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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찾아가는 도민 양성평등 교육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은 경북지역의 성평등 수준 제고를 위한 ‘양성평등, 희망씨앗 프로젝트(seed : see dream)’의 일환으로 찾아가는 도민 양성평등교육을 실시한다.이번 교육은 지역의 양성평등의식 개선 및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통해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제고할 목적으로 마련했다. 교육대상은 도내 양성평등교육을 희망하는 20명 이상으로 구성된 소모임, 단체, 학교, 주민자치조직, 기업,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 등이다.교육을 희망하는 도민은 선착순 신청할 수 있으며, 교육신청서 접수 순으로 총 9개 단체(기관)를 선정한다. 경북의 넓고 분산된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신청한 단체(기관)로 찾아가는 교육을 실시하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집합교육이 어려울 경우에는 화상교육으로 진행한다.교육신청서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www.forwoman.or.kr)‘개발원소식’에서 신청서양식을 다운로드 해 작성 후 이메일로 제출하며, 상세한 사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지역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위해 공무원 위주로 이루어지던 양성평등교육을 도민으로 확대하였으며, 생활 속 실천을 통해 지역의 성평등 수준을 제고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8

“친근한 홍차 문화 다양한 프로그램 발굴”

“홍차는 혈압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등 건강상 이점이 있고 체중 감량에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김미자 안동 선다문화원 원장은 지역에서 흔치 않은 홍차 소믈리에다. 20여 년간 홍차를 마셔온 열렬 홍차 애호가인 그는 안동 보경사 부설 선다문화원에서 수년 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홍차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항산화 기능이 뛰어난 홍차는 고령자 뇌기능 개선에도 아주 좋은 효능이 있고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 암 발생도 줄여주는 건강식품이라는 게 김 원장의 홍차 문화 예찬론이다. 김미자 홍차 소믈리에를 27일 만나 홍차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홍차 소믈리에란 무엇인가.△‘Tea 전문가’를 말한다. 와인 소믈리에나 커피 바리스타와 같이 전문적인 티 테스팅 훈련을 마스터한 전문가다. 고객이 요청한 홍차에 대한 특성과 배경을 파악하여 기호에 맞춰 홍차를 추천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홍차 전문점을 창업하시는 분들이나 홍차 강의를 하고자 한다면 꼭 거쳐야 할 필수 코스라고 생각한다. 홍차를 즐기는 평범한 분들도 많이 도전하는 자격증 중의 하나다.-홍차란 어떤 차인가.△녹차와 비교를 해서 설명하면 더 이해가 쉬울 것이다. 녹차는 5~10%가량 찻잎을 발효시킨 차다. 그러나 홍차는 80~95%까지 찻잎을 발효시켜서 만든 대표적인 차라고 볼 수 있다. 홍차는 찻잎 내부의 성분 자체에 들어있는 효소가 산화되어서 붉은 빛깔을 띤다. 동양에서는 차의 수색을 보고 홍차라고 부르지만, 서양에서는 건엽의 검은 색깔을 보고 블랙 티(Black Tea)라고 부른다. 홍차는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차다. 특히 영국을 비롯한 유럽인들이 가장 많이 즐기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생산되는 차의 75%가 홍차다.-홍차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스트레이트 티, 블렌디드 티, 플레이버리 티가 있다. 스트레이트 티는 원산지의 찻잎만을 이용한 것으로 대표적인 생산지는 인도, 스리랑카, 중국이다. 다즐링, 기문, 우바, 아쌈, 랍상소우총 등이 있다. 블렌디드티는 두 종류 이상의 찻잎을 배합하여 제조한 차로 서로 다른 지역의 찻잎을 섞은 홍차이다. 대표적으로 잉글리쉬 블랙퍼스트, 애프터눈티, 오렌지페코가 있다. 플레이버리티는 찻잎에 꽃잎이나 과일, 향신료 등을 사용하여 향을 가미한 차로 가향차라고도 한다. 찻잎에 향을 더한 플레이버리티는 차를 우리거나 우유를 넣더라도 특유의 찻잎의 향이 살아있어서 향을 깊게 즐길 수가 있다.-홍차의 효능에 대해 알려달라.△홍차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있는 폴리페놀의 일종인 카테킨이 항산화에 아주 탁월하다. 노화를 촉진시키는 유해산소의 활동을 억제하는 기능이 바로 이것이다. 그래서 홍차를 많이 마시면 노화를 방지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으며 심장질환이나 동맥경화, 암 발생을 줄여준다. 폴리페놀류는 콜레스테롤이 소화기관으로 흡수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역할도 한다. 얼마 전 영국 뉴캐슬대 연구진의 발표에 따르면 하루에 홍차 5잔 이상을 마시는 노인은 집중력이 높았고 주의력도 오래 유지되었다고 한다. 홍차가 고령자의 뇌기능을 개선한다는 점은 아주 주목할만한 부분이다.-홍차 수업에서는 주로 어떤 것을 배우는가.△홍차를 우리는 방법부터 홍차의 도구, 홍차의 등급과 분류, 홍차의 제다, 홍차의 역사, 한국·중국·인도·스리랑카·일본 등 각국의 홍차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테이블 세팅, 티푸드, 티 바리에이션에 대해서도 체계적으로 배우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사찰의 장점들을 최대한 살려 자연 친화적인 좋은 환경에서의 이색적인 홍차 수업은 일상에서 행복을 가져다 줄 것이다.-경북도청과 연관된 행사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행사를 주로 진행했나.△경북도청 내 보국정에서 ‘달빛명상차회’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경북도 주관으로 경북도민들과 소통하는 차회를 2년간에 걸쳐 진행하였다. 많은 찻자리를 준비하였으나 그때도 홍차 자리가 가장 인기가 있었으며 홍차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코로나로 잠시 쉬고 있는 상황이지만 도민들의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크다.-2018년 체코 프라하 차요미르 차 축제에도 참여했다고 했는데 이 행사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우리나라 홍차를 알렸는가.△체코의 유일한 차 축제인 ‘Cajomir International Tea-Art Fest’에 한국 차인 여섯 명이 초청되었다. 영광스럽게도 그중 한 명으로 합류하게 되어 축제의 오프닝 무대에서 고려시대 가루차 시연의 팽주를 맡으며 큰 무대를 장악하였다. 유럽인들에게 한국의 차 문화를 알리고 특히 하동에서 생산되는 가바홍차(수연제다)를 홍차 찻자리와 함께 음다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여 유럽인들에게 큰 찬사를 받았다.-홍차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홍차는 문화다. 홍차를 마시는 티타임은 단순히 차를 마시는 시간이 아니라 사람들을 만나고 교류하는 새로운 의미의 시공간이다. 홍차는 차를 즐기며 홍차 문화를 알아가는 것이다. 그러니 홍차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홍차를 즐긴다는 마음으로 가볍게 접근해주길 바란다.기초부터 쉽게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들부터 홍차와 더불어 테이블세팅 등과도 연관하여 수업을 받을 수 있는 커리큘럼도 준비되어 있다. 홍차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을 두드려주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는.△홍차 문화는 영국을 비롯한 유럽에 국한된 거창한 문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은 분이 홍차를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경북도청과 안동시와 연계하여 홍차를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홍차 소믈리에 자격증도 원하시는 분들은 누구나 취득할 수 있게끔 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싶다. 깊고 그윽한 맛과 향기로 우리를 매료시키는 홍차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다. 한잔의 홍차를 마시는 시간은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문화가 형성이 되는 역사가 만들어지는 시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8

“천년역사 신라 도자 전통 세계에 알리고 싶어”

“천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신라 도자의 전통을 오롯이 지켜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22일 오후 경주시 보문동 남촌마을에 자리한 ‘남촌도예’에서 만난 서무성 도예가는 자신의 작품을 어루만지며 야심 찬 포부를 밝혔다. 그는 22년째 이곳에서 남촌도예라는 이름의 도예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신라 토기의 아름다움에 빠져 외길 인생을 걷고 있는 그는 청화백자 차 세트의 작품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서 도예가는 24살 때 전국기능올림픽대회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일찌감치 남다른 도예 실력을 발휘해 청년 작가 시절부터 주목받았다. 도예를 중심으로 나눈 그와의 인터뷰를 정리했다.-도자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도자기를 배우기 위해 요업과가 있는 경주공업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방과 후 물레를 배워 학생 신분으로 기능대회에 참가하여 입상도 한 바 있다. 물레를 차면서 흙이 항아리 형태로 만들어지는 과정에 깊은 매력을 느끼게 되어 도예가의 길을 걷기 시작하였다.-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소개해달라△1. 수비(흙 정제하기) 2. 흙 밟기 3. 꼬박 밀기(진공 토련) 4. 물레 성형 5. 정형(다듬기) 6. 조각, 초벌구이(1차 소성 : 850˚c~950˚C) 7. 안료 시문(코발트안료 그림그리기) 8. 시유(유약 바르기) 9. 재벌구이(2차 소성 ; 1250˚c~1280˚c) 10. 완성 후 불량 선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청화백자는 순도 높은 백자에 청색의 코발트 안료로 무늬를 그리고 투명유약을 입혀 환원염에서 구워낸 도자기를 말한다. 청화안료는 회회청이라고 하여 처음에는 중국에서 수입하였는데 조선왕족실록에 의하면 1463년부터 1469년(예종1) 사이에는 수입이 어려워 국내산 토청을 채취하여 청화백자를 번조하였다고 한다.-도자기를 만들면서 가장 뿌듯했던 경험이 있다면.△도예의 길이란 평탄하지 않다. 경제적인 면에서부터 모든 작업이 수작업으로 진행되다 보니 많은 고난의 시간과 수고가 따른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갈 수 있었던 것은 도자기를 보며 좋아해 주는 사람들 때문이다. 내가 정성 들여 만든 찻잔에 차를 우려 마시면서 행복을 느끼며 심신의 안정을 찾는다는 사람들의 말에서 위로를 받는다. 도자기 체험학습에 참여한 아이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코일을 밀어서 한 줄씩 쌓아 올려 열심히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어서 “선생님 멋지게 가마에 구워주세요”라고 말하는 모습도 보람을 느끼게 한다. 어린이들의 작품을 가마에서 꺼낼 때 설레고 기뻐할 아이들을 생각하면 피로감이 달아난다.-남촌도예만이 가지고 있는 아름다움이 있다면.△‘남촌도예’를 떠올리는 차인들은 순수함과 깨끗함, 섬세함을 떠올린다고들 한다. 청화백자란 순도 높은 백자 표면에 청색의 코발트 안료로 그림을 그린 조선 시대 대표 도자기이다. 연꽃을 모티브로 그린 다구는 남촌의 대표 시그니처다. 연꽂의 꽃말처럼 청결하고 고귀한 다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 남촌도예는 전통과 실용성을 겸비한 다기를 만들기 위해 연구 중이다. 다구는 종류가 많다. 남촌은 차를 처음으로 입문하는 사람들이 생활차를 배우는 다기를 널리 보급하고 있다. 청화백자는 녹차의 탕색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운 다기이다. 탕색뿐만 아니라 다관의 그립감이나 절수(물이 떨어지는 현상)는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차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편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다구를 만들려고 노력한다.-도자기에 관심 있는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도자기는 우리의 생활 속에 아주 밀접해 있다. 비싸고 깨지기 쉽고 무겁다는 이유로 플라스틱 제품이 나오면서 멀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현대에 와서 도자기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취미생활로 배우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여러 분야에서 도자기가 많이 접목되어 있다. 다구를 만드는 도공으로써 현대인들이 차를 즐겨 하고 다기를 실생활에 많이 사용하기를 바란다. 요즘 현대인들이 보이차를 즐겨 마신다. 보이차는 중국 다구인 자사호에 마셔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코 그렇지가 않다. 물론 좋은 자사호도 많이 있다. 하지만 어떤 흙으로 화학물질이 섞였는지 알 수 없는 자사호들도 너무나 많다. 우리 도공들이 만든 전통 다구들도 아주 우수하고 훌륭한 작품들이 많다. 중국 다구가 아닌 한국 다구들을 사랑해주기를 바란다.-포부 및 앞으로의 계획은.△신라 도공의 후예라는 긍지와 함께 도자기의 길을 35년째 걷고 있다. 경주에서 천년의 도자 전통을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개발하려는 욕심과 끈기로 명품 경주 도자기 문화를 이어가려고 노력해왔다. 대한민국 도예 명장을 열심히 준비 중이다. 35년 도예의 길을 가고 있으면서도 아직 한 번도 개인전을 열지는 못했다. 물론 초대전이나 단체전은 수없이 열었다. 정확히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오로지 남촌도예를 아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위해 조심스럽게 준비해볼까 한다. 누구나 생활 속에서 편하게 접할 수 있는 아름다운 다기와 생활자기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3

“한국인 정체성 확보·풍요로운 삶의 질 목표”

“인문학 강좌의 주제는 희생과 봉사 정신입니다. 실제 인문학 속에 녹아 있는 핵심적인 부분이지요. 제가 강사료를 일절 받지 않는 것도 다 그 이유 때문입니다. 스스로 직접 몸으로 실천해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하지요.”인문학 강사로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이범교 교수의 말이다.이 교수는 2011년 포항에 ‘일월문화원’을 설립해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 이래 현재까지 꾸준히 운영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포항 ‘일월문화원’ 말고도 경주, 울산, 서울 등에서 왕성한 인문학 강의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지구촌 시대에 더욱 절실한 한국 전통문화와 그 원리에 대한 이해를 확산해 한국인의 정체성 확보와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한다. 이 교수를 20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어떤 분야의 인문학 강의를 하나?△현재 고정적으로 강좌를 하는 곳은 포항 ‘일월문화원’, 경주 ‘문화와 사람들’, 울산 ‘울산문화아카데미’, 서울 ‘서울문화아카데미’ 등 4개 지역이다. 특히 사단법인 일월문화원에 속해 있는 ‘포항일월문화 아카데미’의 강의를 전담하고 있으며 경주, 울산, 서울 등을 오가면서 강의를 한다. 강의 주제는 역사, 문화, 경제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경제 현황 및 코로나 19에 관하여 유튜브 영상으로 강의했다.-일월문화원은 어떤 단체인가?△포항의 많은 사람이 역사, 문화 등의 인문학에 관심이 있지만 실제로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그래서 포항지역 시민의 인문학적 목마름을 달랠 수 있는 문화단체로 만들 필요성이 있었다. 그래서 2011년 일월문화원 내에 ‘일월문화 아카데미’ 과정을 개설하여 인문학 강좌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 200여 명의 성인이 인문학 강의를 듣기 위해 앉아있는 장면을 볼 때는 가슴이 뛴다. 강의의 절반 정도는 전국의 유명강사를 초빙하여 특강으로 진행한다. 둘째, 넷째 토요일에는 직접 유적지를 찾아가는 문화 답사와 포항시민 참여를 위한 문화 기행 및 해외 답사를 한다.-어떻게 인문학 강의를 시작하게 됐나?△경북 봉화에서 태어나 한양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 인재개발원 기술교육팀장으로 근무했다. 대학 재학 때 사서삼경과 불교, 법률, 경제학 서적 등을 탐독하는 등 인문·사회과학에 심취했었다. 대학 진학 후 전공을 잘못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과를 바꾸지는 못했다. 대학 졸업 후 회사에 다니면서도 경주박물관 및 포항 주변의 유적지를 꾸준하게 탐방하며 연구했다. 그러다가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욕망이 커져서 40대 중반에 과감하게 사표를 내게 되었다. 어쩌면 겁이 없었다는 생각도 든다.-퇴직 후 제일 먼저 한 일은 뭔가?△2001년 경주박물관의 삼국유사 강좌에 등록해 공부하며 책을 쓰기 시작했다. 박물관이나 현장답사 가는 날 빼고는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집필에 몰두했다. 그렇게 삼국유사(三國遺事)를 공부하여 2004년 두 권짜리 삼국유사의 종합적 해석(민족사)을 출간했다. 공학도 출신의 무명의 필자가 삼국유사 해설서를 펴낸다는 것 자체가 획기적이었다. 불교 서적을 많이 내는 민족사의 윤재승 대표는 출신 성분도 묻지 않은 채 원고만 보고 출판을 승낙했다. 현재 4쇄까지 찍을 정도로 독자층이 형성돼 있다. 삼국유사와 관련된 2천여 편의 논문과 수많은 단행본을 해석하고, 저명 학자들의 의견을 중심으로 편집해 저자의 주관적 판단을 최소화하며 종합적 해석을 담은 결정판이다.-밀교에 관한 책을 쓰셨던데 밀교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밀교(密敎)는 최후의 대승불교다. 밀교는 700년대 초에 인도에서 중국으로 들어와 750년 무렵 신라까지 전해졌다. 1947년 손규상 선생이 밀교 종파인 진각종을 만들어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어려운 공부를 하면 신도들이 도망치기 때문에 쉽게 그림으로 푼 것이 만다라다. 만다라는 중론과 유식론을 합쳐 놓은 것이다. ‘수리수리 마하수리,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 진언도 밀교에서 나온 경전이다. ‘밀교와 한국의 문화유적’이란 책은 3~4세기에 관념적인 한문 중심이었던 대승불교를 구체적이고 실천적으로 재구성한 밀교의 해설서이다. 어려운 밀교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도표, 그림, 사진을 최대한 활용했다.-코로나19 시대에 강의는 어떻게 하고 있나?△코로나 이전에는 일월문화아카데미에서 매주 수요일 200여 명의 성인이 모여 인문학 강의를 들었다. 그런데 작년에 250여 명의 수강생을 모집해 놓고 지금까지 대면 강의가 중단된 상태이다. 그래서 작년 하반기부터 유튜브를 통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의 특성상 아무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좋지만 대면 강의에서의 열정을 느낄 수 없어 아쉽다. 빨리 코로나19가 끝나서 현장 강의와 문화 답사를 함께 다니며 공부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많은 사람이 인문학이 실생활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하고 의구심을 갖는다. 다시 말하면 인문학이 먹고사는 데 무슨 도움을 주는가에 대한 답을 정확히 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계획은 인문학과 경제, 국제 문제 등을 결합하여 강의하고자 한다. 또 하나의 바람은 제가 지난 10년간 강의해왔으나, 계속해서 강의할 수는 없는 게 현실이다. 누군가가 이어주어야만 지금까지의 노력이 헛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은 능력의 문제라기보다는 남들을 위한 희생과 봉사의 정신만 있다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분이 나온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21

인디플러스 포항 오늘 ‘미나리’ 개봉

(재)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화제의 영화 ‘미나리’를 17일 개봉한다. 지난해 선 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관객상을 시작으로 매번 수상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미나리’는 3월 15일 기준 관객 51만1천860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특히, 배우 윤여정과 작품이 연이어 수상하면서 해외에서 주목받은 영화를 스크린에서 관람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인디플러스 포항은 영화 ‘미나리’의 인기몰이를 반영해 주말 동안 ‘미나리’만 상영하는 ‘풀(FULL) DAY’를 마련했다. ‘미나리 풀 데이’는 미나리로 가득하다는 뜻을 담은 영어단어 ‘FULL’과 식물류인 미나리 ‘풀’을 상징하는 중의적 표현이 담긴 재미있는 기획전이다. ‘미나리 풀 데이’는 20일, 21일 양일간 진행한다. 기획전 이후에도 △‘고백’ △‘빛과 철’ △‘세 자매’ △‘화양연화’ △‘아비정전’ △‘중경삼림’과 교차 상영한다.영화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남부 아칸소주를 배경으로 이주한 한인 가정이 정착하는 과정을 담은 영화로, 정이삭 감독이 미국 아칸소 시골 마을에서 자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한 자전적 경험을 시나리오로 옮겼다. 미국 자본으로 제작됐지만 한국어 대사가 80%에 이르며, 순자 역의 윤여정 배우가 연기한 할머니와 가족의 사랑이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는 미나리와 맞닿아 있다.상영 일정과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인디플러스 포항 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www.indieartcinema.com)에서 수수료 없이 예매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6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 무료 교육프로그램 진행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은 이달부터 11월까지 국고지원사업 선정으로 입장료와 체험료가 모두 무료로 진행되는 ‘무료 교육프로그램’ 참여자를 모집한다.박물관은 올해 국립민속박물관이 주관한 ‘민속생활사박물관 협력망’사업 중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사업과 ‘교육 운영지원’ 사업에 선정됐다.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박물관협회가 주관하는 ‘박물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과 ‘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 뽑혔다.이에따라 사업별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연말까지 진행된다.박물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5~10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 가족, 아동,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탈모양 석고방향제 만들기’, ‘나만의 하회탈 그림 에코백 만들기’ 등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박물관 길 위의 인문학 사업에서는 4~11월 평일, 주말에 초등학생, 중학생, 가족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를 긍정적으로 극복해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코(로나)블(루) 극복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민속생활사박물관 협력망’ 사업에서는 4~10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5~6월 지역아동센터, 유아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어린이 박물관 ‘인형무락(人形舞樂)’, 교육 운영지원 ‘암막 속 숨은 탈을 찾아라’를 운영한다.기타 자세한 내용은 하회세계탈박물관(054-853-2288)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6

“부추꽃·씨앗 이용한 포항 전통주 연구중”

신수정 전통주 연구가는 지역에서 몇 안 되는 술 양조학 박사다. 신 박사는 요리와 전통주 강사 두 가지를 하다가 전통주 매력에 빠져 전통주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일을 선택해 전문 강사로 살고 있다. 전통주란 그 땅에서 자란 곡물과 누룩, 물만을 이용해 만드는 술을 말한다. 예로부터 가문과 지역마다 특유의 맛과 향을 가진 다양한 전통주가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는 소주나 맥주 등에 밀려나 전통주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별로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신 박사는 이러한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전통주를 만들고 시민들에게 그 비법을 전수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전통주 대중화의 꿈’을 소박하게 간직하고 있는 신 박사를 14일 만나 전통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전통주와의 인연은 언제부터였는지.△가르치고 배우는 것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공대 졸업 후 줄곧 수학 과외를 했고,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채웠다. 그중에 요리는 친정어머니의 영향을 받아서 가장 관심이 많았던 분야였고, 다도, 마술, 아동 요리, 드론, 웃음치료사 등은 자격증도 취득했다. 그 가운데 저의 천직이 된 것은 요리와 전통주였다. 요리는 작년까지 포항시 평생학습원, 이마트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다. 하지만 전통주와 병행을 하자니 너무 바쁘고 삶에 여유가 없어졌다. 그래서 요리 강의를 포기하고 전통주에 좀 더 집중하고자 하고 있다.전통주와의 인연은 차(茶)에서 시작됐다. 남편이 다구(茶具)에 관심이 많았고, 그 영향으로 저도 다도를 배우기 시작했는데, 그때 대구에서 전통주를 빚는 선생님과 인연이 닿았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전통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게 했고, 그 후로 저의 전통주 인생은 시작됐다. 그때가 2006년 즈음이었으니까 벌써 15년이 되었다.-전통주 배우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했는데.△전주술박물관에서 전통주 전문강의가 있어서 매주 포항에서 전주까지 6개월을 다녔다. 거기서 전통주 기초과정과 심화 과정을 수료했고, 2008년 국선생선발대회에서 본상을 수상하여 전통주 빚기 실력도 인정받았다. 그 후 서울에 있는 박록담 소장이 운영하던 한국전통주연구소에서 전문가과정과 강사과정을 수료했다. 매주 서울을 오가며 전통주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견뎠던 힘든 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포항에서 처음으로 연일읍 유강에서 청목전통주연구소를 시작하였다. 전통주를 배우긴 했지만 전주술박물관이나 한국전통주연구소가 정식 교육기관이 아니어서 학문적 욕구를 채워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대학원 진학을 했지만 양조학을 가르치는 대학을 찾을 수가 없었다. 수소문 끝에 찾아간 곳이 충주술박물관을 운영하면서 영남대에서 양조 관련 강의를 하시던 이종기 교수님이었다. 그분을 찾아가 영남대 대학원에 입학했고, 석사학위를 취득하였다. 그 이후에 우리나라 맥주 관련 최고 권위자이신 정철 교수님이 재직하셨던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에 진학하여 ‘복분자증류주의 양조적성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전통주의 종류와 만드는 과정을 소개한다면.△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집집마다 술을 빚어 제사도 지내고 손님도 대접해 왔는데, 이러한 문화를 가양주(家釀酒) 문화라고 한다.전통 가양주는 한국인들이 주식과 부식으로 삼는 곡식과 천연발효제인 누룩과 물을 원료로 하여 일체의 화학적 첨가물이 없이 빚어진다. 달콤한 맛이 주가 되어 여기에 신맛, 매운맛, 떫은맛이 조화를 이룬 미묘한 감칠맛이 난다. 전통주는 크게 청주와 증류주, 탁주로 나누어진다. 일반적인 술빚는 순서는 누룩의 법제 → 쌀 백세 → 항아리 소독 및 도구 소독 → 고두밥 찌기 → 차게 식힌 고두밥과 누룩의 혼화 → 술독에 담고 주 발효시키기 → 냉각 → 서늘한 곳에서 후 발효시키기의 과정을 거쳐서 술이 된다. 이렇게 술을 빚어 먹을 수 있게 되기까지는 대략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성을 다해 술을 빚고, 술이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한 모금의 술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것인가를 알게 되는 것이다.-우리 지역과 관련된 전통주를 개발한다면.△지역마다 그 지역 특색을 살린 전통주들이 개발되고 또 시판도 되고 있다. 한때는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부추나 시금치 등을 활용한 전통주 개발을 계획도 했으나 여러 가지 사정으로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부추꽃이나 부추 씨앗을 이용한 전통주를 만들어 보려고 연구 중이다.-전통주 강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나.△2010년 즈음 청목전통주연구소를 개소한 때부터 일반인들에게 전통주를 교육하기 시작했다. 최근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여 강좌가 크게 전통주와 수제 맥주로 나뉘어 있다. 초급반은 전통주에 관심이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며, 누구든지 가정에서 손쉽게 빚어 먹을 수 있도록 실기 위주의 지도를 하고 있다. 초급반에서는 전통주의 문화적 가치 및 누룩 만들기, 부의주 및 송순주 빚기를 한다. 심화반은 초급반을 수료하고 가양주에 대한 보다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양조기술을 터득함으로써 다양한 고급 가양주를 빚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 이외에도 전문가반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는 좀 더 빚기 어려운 술을 선정해 전문적인 술빚는 기술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특히, 창업 등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이 수강한다. 실제로 직접 창업을 한 사례도 있다. 수강생은 각 과정별 3~5명으로 편성해 집중 지도를 한다.-포부 및 앞으로의 계획은.△포항시 북구 여남동에 포항지역 전통주 사랑방이 될 공간 ‘청목주가’를 신축하고 있다. 이곳에서 술도 빚고, 전통주도 마시며 우리나라 전통주의 발전과 보존을 위한 자리가 될 수 있도록 멍석을 깔아 놓을 생각이다. 제가 깔아 놓을 이 멍석에 우리 지역의 전통주 애호가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었으면 정말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5

3월, 최덕규 작가 ‘그림책의 맛’ 강연

최덕규 아동문학가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3월부터 ‘인문학 인 포항(In Pohang)’프로그램을 운영한다.코로나 팬데믹 시대, 삶의 위안과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인문학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올해에는 ‘책 한 잔, 인문학 카페’를 주제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인문학 인 포항’은 2012년부터 시작된 강연 프로그램으로 매년 시민의 다양한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고 자기계발의 밑거름을 다지는 각 분야의 저명한 인물을 초청해 시민들과 소통하는 장으로 운영해왔다. 그동안 74회 운영을 통해 8천760여명이 참여해 명실상부 인문학 강연의 초석으로 자리했다.올해는 3월 최덕규 작가의 ‘그림책의 맛’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오후 2시에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진행된다.4월 이태형 천문학자의 ‘밤하늘의 인문학’, 5월 임경선 작가의 ‘살아가는 태도에 관하여’, 6월 문요한 정신과 전문의의 ‘살아갈 힘을 주는 나만의 휴식’, 7월 오은 시인의 ‘마음의 발견과 일상의 재발견’, 8월 백세희 작가의 ‘내 마음 속 그늘, 우울에 관하여’, 9월 김환영 작가의 ‘아이는 어떻게 성장하는가’, 10월 김하나 작가의 ‘말하기를 말하기’등이 준비돼 있다.31일에 열리는 최덕규 작가의 ‘그림책의 맛’강연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지키면서 운영될 예정으로 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을 한 후 참여가 가능하다. 사전 신청은 15일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선착순 50명이 되면 마감한다. 강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거나 포은중앙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최덕규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으며 현재는 그림책 작가로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여름이네 육아일기’,‘거북아, 뭐 하니’외 다수가 있으며 ‘여름이네 병아리 부화 일기’로 제20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기획 부문에 당선된 바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4

“가장 정확한 체질 측정 방법은 8체질 맥진법”

한선용 포항 금손한의원 원장“체형, 얼굴, 성격, 오링테스트 등 체질을 알아내기 위한 많은 방법이 있지만 가장 정확한 방법은 8체질 맥진법입니다. 쉽게 숙달하기 어렵기 때문에 10년째 항상 노력하며 익히고 있습니다. 한번 타고난 체질의 맥은 일평생 바뀌지 않습니다” 떠오르는 신예 한선용(31) 포항 금손한의원 원장에게는 체질이 주요 관심 대상이다. 한 원장은 조선 시대 이제마 선생이 독창적으로 고안한 사상체질(4가지)을 더욱 발전시켜 체질을 8가지로 구분하는 8체질 치료법을 사용하고 있다.한 원장은 특히 체질 의학의 모체인 사상의학을 모체로 해 정통성을 갖춘 8체질 의학 중에서 실천적이고 경험적인 체질 의학을 지향하는 8체질4Life을 다루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지난 13일 한 원장을 만나 8체질 치료법과 코로나 시대 건강 관리법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한의학 중에서도 주로 치료하는 분야를 소개해 달라.△한의학의 치료 분야는 무궁무진하지만, 그중에서도 8체질을 통한 치료를 주로 한다. 사람마다 타고난 오장육부의 밸런스가 다르며, 그에 따라 음식과 생활습관 전반을 바꾸면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최상의 건강상태를 갖게 되는 원리다. 예를 들어서 태양인(금양, 금음)의 경우 간과 관련된 기(氣)가 약하므로 외부에서 체내로 들어오는 독소(음식, 약품 등)에 대한 해독능력이 떨어져 장 건강이 약해지게 된다. 특히 불량한 인스턴트 식생활을 지속할 시에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아토피피부염과 비염 등 면역질환이 오기 쉽다. 즉, 간의 기를 약하게 타고난 태양인 체질의 경우에는 간의 기를 보충하는 배추, 상추, 케일 같은 녹색 잎채소와 해물을 적절히 먹어주는 것이 좋다. 체질에 맞는 생활을 하면 양약 없이도 굉장히 호전되고 재발하지 않는다. 각종 허리, 무릎, 어깨 치료 외에도 각 사람의 체질을 맥진으로 판별하고 올바른 생활습관을 갖게 해 건강을 찾도록 하는 치료를 주로 한다.-코로나 시대에 한의학의 장점은.△코로나바이러스가 창궐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코로나는 전파력은 높으나 치명률은 낮은 감기바이러스의 일종이다. 코로나에는 제대로 듣는 약도 없다는 점이 특히 문제다. 몸이 허약한 상태에서 감기에 잘못 걸리면 폐렴까지 가듯이 결국 인체의 면역력이 얼마나 올바르게 작동하는 지가 관건이다. 인체 면역력이 정상 작동한다면 큰 후유증이 없이 나을 수 있다. 브레인포그 등 코로나로 인한 치명적인 부작용은 인체 면역이 오작동한 결과다. 평소 체질에 맞는 적절한 한방치료를 받으며, 면역력을 정상화시켜 놓는 것이 코로나 시대에 건강을 챙기는 최고의 유일한 방법이다.-사람들이 요즘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은 무엇이 있나.△바로 ‘장누수증후군’이다. 음식물이 장 속을 지나면서 소화되어 영양소는 받아들이고, 독소는 바깥으로 배출해야 하는데,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장의 벽이 약해지고, 그 틈을 타고 오염물질이 들어와서 모든 병을 일으키는 근원이 된다. 장의 건강을 해치는 대표적 요인은 각종 방부제, 첨가물, 조미료, 화학약품, 항생제, 소염제, 진통제, 제산제, 농약, GMO식품과 더불어 인류가 과거에 거의 먹지 않았던 식재료들이다. 장 속의 미생물 총에 영향을 주어 건강이 무너지는 것이다. 적절한 치료로 장 누수가 해결되면 소화 기능 개선과 더불어 각종 난치성 면역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섬유근육통, 크론병과 흔한 과민성 대장염 등 다양한 질병이 굉장히 호전되고 좋아지게 된다. 첨가물 범벅인 인스턴트 식품과 제산제·소염제 등 양약이 장 누수를 곧잘 발현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한 근골격계 통증을 넘어 전신적인 문제로 오시는 환자분들에게는 각 사람의 체질에 맞는 이로운 음식과 해로운 음식을 알려드리고, 몸에 맞는 운동 등을 가르쳐 몸 전체를 자연 치유하도록 관리해 드리고 있다.-한의사로서 바람이나 이루고자 하는 최종 목표가 있다면.△대한민국 국민이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면서도, 건강한 나라가 되도록 만드는 게 목표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독창적이고 뛰어난 사상체질, 팔체질 의학이 있고, 다른 나라에 없는 최고의 발효음식인 김치와 된장, 청국장, 장아찌가 있다. 그러나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이렇게 소중한 보물을 잊고, 몸이 나빠지는 식습관만 고집하고 있다. 또 건강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잘못된 의학적 상식들에 속아 헤매며, 어떤 경우는 체질을 잘 알지 못하고 정반대 체질에 맞는 음식 식단을 맞춰 섭취하는데, 그로 인해 건강을 잃는 사람도 흔하게 보게 된다. 사람의 몸은 99.9%의 미생물로 이루어진다. 바로 우리가 먹는 음식물 하나하나가 우리 몸을 만들기 때문에 사람에게 적합하지 않은 음식물은 제하고, 각자 체질에 맞는 음식을 섭취함으로서 건강을 찾게 해드리는 게 목표다. 체질을 정확히 알아야 제대로 된 치료가 시작된다. 일생 동안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기본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 때문에 날마다 노력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 자신의 체질을 정확히 알고 각종 질병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그 날까지 나아갈 것이다.-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지난해에도 코로나로 인한 경제적 상황과 스트레스로 좌절하고, 건강까지 잃은 환자들을 많이 보았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다시 힘을 내어 일어서고, 한 가정이 살아나고, 나아가 포항 전체가 살아나기 위해선 건강이 필수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건강한 육체가 있다면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모든 포항시민에게 올바른 체질과 건강정보를 전달해주는 한의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14

포항 아라예술촌,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사업’ 공모 선정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는 경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한 ‘2021 경상북도 지역문화예술특성화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공모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분야, 지역문화예술 창작지원 사업 분야 등 총 3개 분야 선정으로 이뤄졌으며, 포항문화재단은 입주 작가 양성 및 시민 참여 사업을 진행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분야에 응모해 지원 단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도비 2천400만원을 확보했다.특히, 올해 공모는 사립미술관을 포함한 민간시설단체 등이 대부분 선정됐으나, 공공단체로는 포항문화재단과 영주문화관광재단 단 두 곳만 선정돼 그 의미가 크다.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지원사업’은 경북도 내에 레지던시 시설을 갖춘 전문예술단체를 지원해 입주 예술가들의 창작활동을 돕고, 지역주민과 연계한 ‘창작, 소통, 향유’ 기획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아라예술촌에서는 ‘아구아구 프로젝트’라는 4가지 기획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입주 작가 협업 프로그램 ‘아리아리:아라에서 우리집까지’는 공공기관인 아라예술촌의 기능적 역할과 그에 따른 가치를 지역민과 공유하고자 입주 작가들의 작품을 지역민에게 환원한다는 의미로 기획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전시나 문화를 접하기 힘든 시민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프로그램 참가자는 4월부터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예약으로 모집한다. /윤희정기자

2021-03-10

“대금은 나의 마음을 읽어주는 평생의 친구”

“대금은 자연의 소리와 가장 닮은 소리를 내는 매력적인 악기이지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연주할 수 있다는 것이 제일 큰 특징이기도 합니다.”대금에 전통음악의 멋과 기품을 담아내는 박종현 대금연주자는 경주세계차문화대축제 등 지역의 무대에서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악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 대금을 32년간 연주해 왔다.경주 향산재 대금 공부방에서 후학을 가르치고 있는 박종현 대금연주자는 학생들이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함께 갈 수 있도록 격려와 따뜻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그만의 교육철학을 실천해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대금 한 소절로 코로나와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웃을 위로하는 삶이 정말 행복하고 감사하다는 박종현 대금연주자를 8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함께 나눴다.-대금을 시작하게 된 동기는.△1970년도 초반 중학교에 다닐 때 신문 배달을 하며 학비를 충당했던 때가 있었다. 신문에 연재되는 소설 속 주인공이 단소를 취미로 연주하고 연습하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그 소설 속의 주인공처럼 단소를 배워서 연주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서 80년대 말 포항 해맞이공원 인근에 단소를 가르쳐주는 곳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이 대금을 제작하고 강의하는 곳이었다. 그때 운명적인 만남은 시작되었고 처음 대금을 공부한 계기였다. 그러니까 1989년도에 대금 공부에 입문을 시작한 것이다.-대금을 연주했을 때 가장 보람된 경험이 있다면.△수업이 끝난 시간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대금을 연습하고 있었는데 5학년 학생이 엄마 손을 잡고 저녁 운동을 하러 나왔다가 대금 소리가 너무 좋다고 하면서 대금을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한 적이 있다. 그 인연으로 잠시나마 길잡이를 해준 경험이 있는데 전통 악기인 대금을 공부해보겠다는 어린 학생의 마음이 참으로 기특하게 생각되었다. 우리의 고유문화를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대금을 배우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대금이란 어떤 악기인가.△통일신라 시대부터 연주되었던 3현 3죽 즉 거문고, 가야금, 소금, 중금, 대금이라는 악기들 가운데 하나다. 젓대라고도 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횡적이다. 대금에는 정악 대금과 산조대금이 있는데 정악 대금은 궁중음악과 정악에 사용되었고 산조대금은 대금산조나 민속무용 반주 등에 사용된다. 편종이나 편경처럼 고정음을 가진 악기가 편성되지 않은 협주곡을 연주하기에 앞서 악기들이 대금에 음을 맞춘다. 대금은 누런 황죽이나 양쪽에 골이 파인 쌍골죽으로 만드는데 특히 쌍골죽은 좋은 재료이기에 소리가 좋다.-대금의 역사를 소개한다면.△대금은 삼국시대부터 오랜 역사 동안 사랑을 많이 받아온 민족 관악기다. 가로로 쥐고 부르는 악기라고 해서 ‘횡적(橫笛)’이라고도 하였다. 대금을 처음 만들어 사용했던 민족은 고구려인들이었다. 강서큰무덤벽화에 신선이 대금을 연주하는 모습이 담겨있는데 이것이 그 사실을 반영한 것이다.-대금을 연주하면 위로가 된다고 했는데.△마음이 편하지 않을 때 대금을 연주하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음이 기쁠 때 연주를 하면 그 기쁨이 배가 된다. 그래서 대금이 제게 주는 위로는 너무도 크다. 저의 마음을 알아주고 읽어주는 평생의 친구이기도 하다.-대금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대금 공부에서는 소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숨쉬기의 연습이 저절로 되어진다는 점이다. 높은 소리는 음이 거칠고 탁할 수도 있지만 호흡이 짧아서 자주 호흡을 해야 한다. 낮은 소리의 음은 부드럽고 맑은 느낌이 나서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다. 호흡만으로도 빠르게도 하고 느리게도 하는, 연주자의 생각을 담아 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숨이 차면 숨을 쉬면 된다. 복식호흡을 자주 사용하게 되니 건강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도움이 된다. 치매 예방에도 아주 좋다. 아랫배에서 숨을 내쉬는 호흡 방법으로 불어내고 숨을 들이쉴 때도 마찬가지로 깊이 들이쉬는 게 핵심이다. 보통 사람들이 가슴으로 숨을 쉬지 않고 깊이 복식호흡을 하는 것이므로 몸에 이롭다. 대금을 연주하면서 얻어지는 건강한 숨쉬기로 대금의 소리도 즐기고 건강도 누리는 취미생활로 대금을 적극적으로 권해주고 싶다.-대금의 매력은 무엇인가.△낮은 저음에서 나오는 구슬픈 가락과 높은 음역대에서 나오는 호방산 선율이 마치 우리가 느끼는 기쁨과 슬픔을 표현한 것 같다. 낮은음과 높은음이 만들어내는 조화로움은 마치 우리가 살면서 세상에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면 좋을 것 같다는 가르침을 주는 것 같다.-대금 연주 행사 중 기억에 남는 행사가 있다면.△작년에는 코로나로 인해 개최되지 못했지만 2019년 경주에서 열린 세계차문화축제 무대에서 연주했었다. 그때 중국의 긴주둥이차주전자를 이용해서 예술을 펼치는 장취호 공연을 보여주기 위해 참여했던 중국인 젊은 청년이 대금을 신비롭게 바라보면서 한번 배워보고 싶다고 해서 내가 간직하고 있던, 아끼던 대금을 선물했던 적이 있다. 그 중국인 청년의 환한 미소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아주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인사를 나누었고 이렇게라도 우리의 전통 악기를 세계에 소개할 수 있어서 너무 흐뭇했다.-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저에게 대금을 배우러 오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기회를 통해서 우리 전통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 대금이란 악기가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라본다. 문화의 한 분야로서 전통문화를 면면히 이어가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다면 저는 어떤 장소이든 어떤 대상이든, 한 명이 되었든 두 명이 되었든 기꺼이 제 역할을 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9

“우울하신가요? 전통다례 배워보세요”

“혼란스러운 요즘 오롯이 내 마음에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면 전통 다례를 배워보세요”우리 전통문화인 다례를 세계에 알리고 선조들의 품격과 예법을 전수하는데 앞장서는 차(茶) 전문가 박수경 다례사는 코로나19 우울을 달래는 데에는 다도가 으뜸이라고 귀띔한다.박 다례사는 대한민국최고급다례사(한국차인연합회 차문화 최고과정 이수)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는 포항 지역의 차 전문가 중 몇 안 되는 인물 중 한 하나다. 그동안 생활예절, 전통예절, 의식 다례, 생활 다례를 시민과 학생들에게 가르쳐 올바른 차 문화와 예절을 널리 보급해왔다. 특히 그는 다례사 교육, 다화, 티 테이블, 차의 개론 및 분류, 차의 과학적 연구, 차와 건강 등 다양하고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통해 차인(茶人) 양성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7일 박수경 다례사를 만나 이제 막 차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으려는 이들에게 징검다리가 돼줄 쏠쏠한 정보들을 들었다.-다도란 무엇인가.△자기 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한 여정이다. 차를 우려내는 그 고요한 시간 동안 오롯이 나의 마음을 비우는데 집중하다보면 내면에 숨어있는 나를 만나고 나를 안아줄 수 있게 된다. 차를 마시는 행위는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더 나은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욕심도 없고 기교도 없는 것이 다도의 정신이다.-차란 무엇인지 그리고 차의 성분과 효능은 어떤 것인가.△차라고 하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차나무의 잎을 따서 만든 것을 말한다. 예를 들면 루이보스, 마테, 민트 이런 건 허브이다. 생강차, 대추차 이런 건 탕이라고 한다. 히비스커스, 캐모마일 이런 건 꽃차다. 차가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는 과일, 꽃 허브 심지어 향신료까지 그 어떤 재료와도 블랜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른 재료와 섞으면 그 재료를 빛나게 해준다, 하지만 차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메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차의 성품을 말해주는 것이고 차가 단순히 기호식품을 넘어 정신을 다스리는 음료라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차의 성분은 차나무가 자라는 품종, 재배되는 조건, 채엽하는 시기, 토질, 제조방법에 따라 다소 달라진다. 차에는 500가지가 넘는 화학성분들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카페인, 폴리페놀(카테킨), 아미노산(데아닌), 비타민, 당류, 기타 방향 물질 등이 인체에 유익함을 주고 있다. 이 성분들의 대표적인 효능은 항산화 작용이다. 우리 몸에 활성산소를 없애주고 질병에 걸릴 확률을 줄여준다. 차의 약리적인 효과로는 충치를 예방하고, 중금속을 제거하고, 식중독을 예방하기도 하며 암 발생을 억제하는 역할도 한다. 환경호르몬의 피해를 예방하며 혈당이 상승하는 것을 억제해줘서 당뇨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찻잎 속에 있는 비타민은 노화를 방지하고 피부를 맑게 해주고 항암작용에 도움을 준다. 데아닌은 천연 진정제라고도 불릴 만큼 신경계를 안정시켜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준다.-한국 차를 즐기는 이유가 있는지.△튀지 않으면서 은은하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한번 차를 맛보면 쉽게 빠져들 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우리 차는 녹차와 발효차인데 발효차의 경우 80% 정도 발효된 황차를 즐긴다. 녹차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차다. 인정받는 다원에서 농사지은 차를 구해 마시면 가장 좋다. 우리나라의 하동이나 보성지역에서 생산되는 녹차는 깔끔하면서도 구수함도 느껴진다. 차를 공부하고 알면 알수록 더 맛있게, 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일상에서 곁에 두고 행복하게 마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다례의 진정한 가치는 기다림이라고 했는데.△우리의 삶이란 곧 기다림이라고 생각한다. 원하는 일이 이루어지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내게 오기를 우리는 항상 기다리지 않나. 차를 마시기 위해서는 찻물이 끓기를 기다려야 하고 찻물이 우러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충분히 여유를 두었을 때 원하는 맛있는 차를 만날 수가 있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 바쁘고 빨리빨리 결과를 보려고 하지 않나. 우리 차인들은 찻물을 올리는 순간 마음이 편안해진다. 기다려야 물이 끓고 그래야 맛있는 차를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찻물이 끓는 동안은 그 소리를 감상한다. 마음이 편안해지는 소리다. 이때 차가 우리에게 하는 이야기는 순리대로 살라는 것이다.-진정한 차인 생활은 어떤 것인가.△차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차의 특성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야 하고 조금의 공부가 필요하다. 차의 성질에 따라서 다구(茶具)를 선택해야 하고 물의 온도를 맞춰야 하고 차의 양을 정해야 하고 우리는 방법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차를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이다. 차는 혼자 마셔도 좋고 둘이 마셔도 좋고 여럿이 마셔도 좋다. 같은 차를 마셔도 누구와 마시느냐에 따라 차맛이 달라진다.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차는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이것이 차가 가진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8

“포항 역사가 한국의 예술이 될 수 있게 노력”

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포항토속민요 전승의 선구자로 불린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포항의 토속민요를 무대에 올려왔던 장 대표는 최근 포항문화재단이 지원하는 2021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공모사업에 선정돼 관심을 끌고 있다.아무도 흥미를 두지 않던 지역의 토속민요에 푹 빠져 살아온 그는 올해도 지역문화 콘텐츠의 가능성을 입증받은 마당극 ‘석곡 하얀 찔레꽃’ 등을 재창작한 ‘석곡 이야기’ 등 4편의 창작 작품 공연을 준비 중이다.장 대표를 6일 만나 근황과 함께 앞으로의 계획 등을 들어봤다.- 2021년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공모사업은 어떤 것인가?△지역의 전문예술단체가 공연장 상주단체 육성지원 사업을 통해 공연예술단체와 공연장 간의 상생 협력을 통해 지역 공연단체의 예술적 창작역량 강화의 기회를 제공해 주는 계기가 된다. 그리고 상주단체와 공연장과의 협업으로 공연·교육 프로그램 등 문화예술 콘텐츠를 개발하고 상주 공연장의 가동률 제고와 활성화를 도모하게 된다. 상주단체가 되면서 더 좋은 것은 작품활동을 좀더 좋은 조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대잠홀 연습실을 편히 사용할 수 있어서 단원들의 역량 강화에 큰 도움이 된다. 작품활동을 하면서 기획, 연출, 홍보, 연희를 다 제가 해야 해서 어려움이 많은데, 상주단체가 되면서 포항문화재단의 팀장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더 좋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다.- 1년간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있는가?△우선 상주단체공연으로 4개의 공연이 기획되어 있고 매년 해온 석곡 선생의 이야기를 소재로 기획한 마당극을 준비하고 있다.또 상주단체공연은 창작 초연작으로 광남서원에 있는 충비단량에 관한 이야기를 기획하고 있다. 조선시대의 여성인 단량과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을 비교해 보고 그 시대의 여성의 삶과 현대의 여성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마당극 정통기법으로 연출하여 무대에서 펼치기 때문에 관객과 함께하는 해학과 감동이 있고 다시금 우리의 삶을 돌아볼 수 있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레퍼토리 공연은 매년 정기공연으로 연출하는 전통춤 전승 공연이다. 올해는 제 스승이신 김지립 명무께서 연출을 해주시기 때문에 스승님의 연출과 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최고의 춤판이 되리라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교류 공연으로는 남호남의 예술로서 광주 지역의 상주단체와 교류를 협의 중에 있다. 상주단체 마지막 공연은 퍼블릭으로 일반 시민을 교육하여 스승과 제자가 한 무대에서 예술로 하나 되는 공연이다. 시민에게는 예술로 함께하는 시간이라 어찌 보면 상주단체 공연 중 가장 깊은 뜻이 있는 공연이 아닐까 한다.- 올해 선보이는 ‘석곡 이야기’는 어떤 작품인가?△석곡 이야기로 작품을 시작한 지 4년째가 된다, 4년 동안 7개의 작품을 연출했다. 사실 한 소재로 7개의 작품을 하긴 쉬운 일은 아닌데 석곡 선생은 포항만이 아니라 한의학과 유학의 큰 인물이기에 계속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올해도 석곡 이야기는 현대물에 중심을 두고 연출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 대본 작업을 시작하진 않았는데 한의학이 품고 있는 의미와 석곡 선생의 사상을 그대로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사실 작년 작품은 마당극 사상 최초로 삼대가 함께 출연하는 기록적인 작품이었다. 노령화가 되어가면서 겪게 되는 문제점을 한의학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려고 한다.- 토속민요 전승의 선구자로 불리는데 언제부터 토속민요를 불렀나?△사실 선구자란 표현은 제게 아주 큰 부담이 되고 너무 과분한 표현인 것 같다. 포항에서 토속민요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3년부터지만 제가 제주에서 활동할 때부터 토속민요에 관한 관심은 계속 가지고 있었다. 통속민요의 기교와 화려함보다는 토속민요의 투박하고 들꽃 같은 느낌을 사랑한다. 아마도 크고 화려한 무대보다 작은 마당판의 놀이를 좋아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한다. 처음 들어도 늘 듣고 있었던 것 같은 소리가 참 좋다. ‘자장 자장 웡이 자장 우리 아기 잘도 잔다 자장 자장 웡이 자장’ 이것이 우리가 토속민요를 처음 듣기 시작하는 시기가 아닌가 한다. 늘 어머니 음성으로 들었던 소리들이 토속민요 아니겠나. 아이들이 고무줄을 하거나 제기차기를 하면서, 숨바꼭질을 하면서 불렀던 소리들이 토속민요다. 그러니 모두가 토속민요를 처음 부른 것이 곧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제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전해주고 싶다. 제 스승님 한국무용가 김미순 선생님이 그랬듯이…. 예심국악소리를 설립하면서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 포항의 역사를 예술의 이야기로 표현하리라 다짐했다. 전통춤의 전승과 포항의 이야기를 같이 담을 것이고, 포항 구석구석에 있는 많은 역사를 예술로 수면에 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춤의 전승과 포항의 이야기로 포항의 예술이 곧 경북의 예술이 될 수 있게, 경북의 예술이 곧 한국의 예술이 될 수 있게 즐기며 노력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7

영화진흥위 주관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 인디플러스 포항, 4년 연속 선정

(재)포항문화재단 인디플러스 포항이 영화진흥위원회가 주관하는 ‘2021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는 동일 사업으로 2018년 이후 4년 연속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2021년 독립영화전용관 운영지원 사업’은 독립영화 상영을 통해 영화관 운영을 특화시키려는 영화관 운영자에 대해 상영관 운영비 및 프로그램 기획비를 지원하고, 한국 독립영화의 유통 활로를 확보하고 영화문화 다양성 증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경북 도내 유일, 전국 최대 규모 독립영화관인 인디플러스 포항은 이번 사업을 통해 포항 육거리 구)시민회관 자리에 다시 세워진 복합 문화 공간 중앙아트홀의 특성과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도 지속 가능한 소수 중심의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선보인다. 2021년 운영 키워드를 ‘P’otential : 인디플러스 포항의 가능성으로 설정하고, 독립영화 대중화를 위한 가치를 발견, 사회적 거리두기로 끊어진 유대감을 연결하는 매개자 역할에 적극 임해 독립영화의 심리장벽을 허물고 가치를 재조명하는데 목표를 두고 운영할 방침이다.세부 프로젝트로 여성서사, 원헬스(One Health), OTT에 없는 영화 등 일상을 함께하는 ‘촘촘한 일상전’과 우수 감독·배우·작품의 가치를 포항에서 이어나가는 ‘가치의 발견’, 상영관을 벗어나 편안한 분위기로 호평을 받은 ‘빈백 영화제’등 다양한 기획전을 비롯해 멀어진 사회적 거리를 영화를 매개로 시민을 연결하는 프로젝트를 활발히 진행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7

“이제는 일상이 봉사활동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일상생활이 봉사활동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남을 도우려고 시작했지만 결국에는 나 자신의 생활을 정갈하게 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 봉사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김명옥 포항 동해면민복지회관 소장은 27년째 동해면에 거주하면서 새마을 부녀회와 새마을 문고 활동을 시작으로 동해석곡도서관, 열린학교, 요양병원 등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소장은 봉사활동을 위해 웃음치료사·요양보호사 등 필요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한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온 성실한 활동가다.바쁜 와중에서도 그가 봉사의 일상을 놓지 않는 바탕에는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그리고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는 성경 말씀이 가슴 깊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포항 남구 대표 봉사 여왕’으로 불리는 김 소장을 지난 1일 만나 봉사자의 역할과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현재 어떤 일을 하는지?△동해면민복지회관에서 평생학습 강의 계획과 복지회관 업무 전체를 관리한다. 이곳 복지회관은 2016년 12월에 개관하여 이듬해 2월부터 어르신 중심의 강의가 진행되었다. 서예, 요가, 노래 교실, 사물놀이, 창의 전래놀이, 캘리그라피천아트, 라인댄스, 미술, 국학 기공, 하모니카, 오카리나, 나의 사진 일기 등의 수업과 정보 이용 교실, 탁구장, 체력단련장을 운영하면서 동해면민들의 즐거움과 건강지킴이 역할을 수행해 왔다.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운영되는 탁구장과 체력단련실은 직장인들의 좋은 휴식공간이자 어르신들의 건강관리에 꼭 필요한 운동의 장이다.-어떤 봉사활동을 하고 있나?△석곡도서관 자원봉사는 2009년부터 지금까지 해오고 있다. 서고를 정리하고 주민들과 학생들의 열람실 이용을 돕는 일이다. 이 일을 위하여 도서 분류법 등을 배웠으며, 새마을 문고 활동을 같이하면서 지역주민들에게 도서교환 행사와 독후감 쓰기 등을 독려하여 동해면에 거주하는 학생들과 면민들의 정서함양과 책 읽는 습관 갖기 등의 문화생활에 도움이 되고자 노력하였다.포항 유일의 야학인 ‘포항열린학교’에서 6년째 야학 교사를 하고 있다. 배워야 할 시기에 경제적 여건 및 사회환경에 의해 배움을 포기했던 아픔과 배움의 목마름에 고민하던 어른들이 야간에 학교에 나와 중, 고등과정 검정고시를 공부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교사로 봉사하는 분들도 대부분 직장인이며,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두 시간 동안 수업을 한다. 한글을 깨쳤다고 연필로 정갈하게 쓴 편지를 받았을 때, 검정고시 시험에 합격하고 문자로 감사 인사를 받았을 때는 더욱 보람을 느낀다.-그 외에 어떤 활동을 하는가?△웃음치료사로 요양병원과 요양원 등에 봉사활동을 하면서 위덕대 치매 관리 전문가 과정을 수료하였고, 요양보호사 자격증도 취득하였다. 그렇게 자신을 준비시킨 다음에 내가 도울 대상자들께 다가갈 수 있다. 시설에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들과 함께 노래하며 손잡고 춤을 추기도 하고, 색종이 접기와 그림 그리기 등의 활동을 하다 보면 몸은 지치지만 기쁨과 감사함을 느끼면서 배운다. 보통 두 시간 정도 프로그램을 하는 데 어르신들이 지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보며 감동을 받기도 하지만, 안타까울 때도 있다. 그러나 코로나 19로 인하여 이 모든 활동이 중단된 지 오래되었다.그리고, 2014년부터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독서 모임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모임을 통해 책을 읽고 깨닫고 적용하는 법을 알게 되었다. 매주 토요일 아침 6시 30분 지정된 장소에 모여서 지정 도서 혹은 자유 도서를 읽고 토론하며 혼자 하던 독서의 부족함을 채우고 있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는 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초록이라는 책 정리 방법과 로드맵 만드는 법 등을 배웠다. 독서 모임을 통하여 좋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이 생겼다.-인생의 목표가 있다면?△처음 자기개발서를 읽으며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다만, 그 생각이 확장되어 내 주변도 나만큼 행복하게 물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피어 /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 말하지 말아라 /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 결국 풀밭이 온통 /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는 시처럼 나 하나로 세상이 얼마나 바뀔까를 생각하면 매우 부정적인 결론을 내리게 된다. 그러나 ‘우리’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목표를 ‘우리’가 되어서 이루어 보려고 한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19로 인하여 복지관 문을 닫게 되고 주민들과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탁구장의 탁구공들과 체력단련실의 운동기구들이 긴 잠을 자고 있다. 정지된 듯한 그 시간 속에서도 우리 복지회관 자원봉사선생님들은 수시로 모여서 복지관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마스크를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께 나누어 드리고, 마스크스트랩을 직접 짜서 선물하는 봉사를 꾸준히 해 오고 있다. 코로나19 예방 백신과 함께 긍정적인 뉴스들을 마주하는 요즈음이다.마비되었던 생활들이 2021년 봄을 맞아 눈 속에서도 추위를 이겨내며 피어나는 매화꽃처럼 당당하게 회복되기를 소원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2

“나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되는 학교”

박정재 경주 괘릉초등학교 교장.“괘릉초등학교로 오세요. 희망이 새록새록 살아나고 있습니다”다양한 아이디어로 교육력을 회복해 폐교위기에 처한 시골 학교를 작지만 강한 학교로 육성해 농어촌 학교 우수사례로 호평받고 있는 괘릉초등학교 박정재 교장의 자부심은 매우 높아 보였다.경북 경주시 외동읍 신계입실길에 위치한 괘릉초등학교는 전교생 54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지만 개교 62년의 만만찮은 전통을 자랑한다. 경주에서도 외곽지에 위치해 있는 이 학교는 농산어촌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 논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 2019년부터 경북도교육청이 실시하는 소규모 학교를 살리기 위한 특색사업인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도입한 후 학생 수가 늘어나는 등 위기를 극복해 학생 수가 늘어나고 있다.지난달 28일 박정재 교장을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소개한다면.△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는 작은 학교 학구를 큰 학교 학구까지 확대·지정해 큰 학교 학생들이 주소 이전 없이 작은 학교로 일방향 전입이 가능하도록 학교 선택권을 주는 제도로 소규모 학교의 학생 수 증대를 통해 학교를 활성화하고 작은 학교 적정규모화를 통한 농산어촌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해 지난해부터 시행하고 있다. 올해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를 운영 중인 학교는 초등학교 97개교, 중학교 11개교이며 초등학교에 298명, 중학교에 79명의 학생이 큰 학교에서 작은 학교로 전·입학했다.-‘자율과 협력의 ART로 참 삶을 가꾸는 행복한 학교’를 비전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어떤 것인가.△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삶을 선택하며 자율적으로 살아갈 때 어떤 보상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자발적 내적 동기를 바탕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존재다. 스스로 선택한 삶 속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결정하며 실천하는 과정에서 실패에 대한 쓴 경험도 우리들의 성장을 위한 좋은 배움의 과정이 될 것이다. 자신의 삶과 타인의 삶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자율성은 괘릉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과 적절한 조화를 이루어 낼 수 있다. 또한 인간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다. 그래서 본교는 공동체를 지향한다. 친구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는 곳, 나의 행복이 우리 모두의 행복이 될 수 있는 곳, 그래서 공동체 구성원 서로가 경쟁자가 아닌 서로의 삶을 더 행복하게 해주는 협력자가 되길 꿈꾸고 있다. ART의 A는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건강한 어린이, 즉 Activity(도전)를 나타낸다. 이는 체육 예술 감수성, 생태 감수성, 문화이해능력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R은 배움을 즐기고 지혜를 키워가는 어린이, 즉 Research(지혜)를 나타낸다. 이는 기본학습능력. 자기관리능력, 문제해결 능력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T는 나눔과 배려로 더불어 살아가는 어린이 즉 Together(공감)을 나타낸다. 이는 대인관계 능력, 민주시민, 의사소통의 하위영역을 포함한다. 각 영역의 머리글자인 ART는 본교 학생이 키워야 할 핵심역량이면서 이는 또한 ART가 갖는 본래의 의미인 ‘예술’을 함의하고 있어 본교 교육과정은 ‘ART’라는 핵심영역을 키움과 동시에 그 과정 자체가 예술적이며 ‘예술’처럼 향유하고 즐기고 가꾸어 가는 행복학교임을 의미한다.-괘릉초등학교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인가.△괘릉초등의 교육 프로그램은 자연을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며 문화와 예술을 향유하고 삶의 가치를 실천하여 세상을 이롭게 하는 글로벌 인재를 기른다는 교육 목표를 두고 있다. 교육 목표에 따른 프로그램은 ART를 중심으로 한 △체육 예술 감수성 △생태 감수성 △문화이해능력 △기본학습능력 △자기관리능력 △문제해결 능력 △대인관계 능력 △민주시민 △의사소통 등 핵심역량 아래 교육 중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지역과 함께 하는 마을교육공동체 행사, 자율·협력 중심의 인성교육, 가족과 함께하는 체험프로그램, ‘같이’의 가치, 따뜻한 배려! 경청, 인성덕목 실천 등을 주제로 한 활동과 중간놀이 시간을 30분으로 늘인 ‘더 놀자’등 다양하고 특색있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다.-희망 넘치는 학교로 거듭나기 위한 각오는.△2020학년도까지 시설 및 환경 개선, 자유학구제로 인한 테마 학습 등으로 작지만 강한 학교로 도약을 시작했다면 2021학년도에는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의 확보된 예산으로 교육여건 개선에 좀 더 애를 쓰고 교육공동체가 머리를 맞대고 짜낸 본교의 특색있는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경상북도교육청과 경주교육청의 기본 방침인 ‘삶을 풍요롭게 하고 미래역량을 키우는’ 교육과정에 충실하면서 본교의 특색이 녹아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자 한다.-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경북 교육청의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이 3년간 지속될 것인데 계속 잘 추진되어 전교생 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되기를 바란다. 굳이 도시로 가지 않고 농촌에서도 충분히 학부모가 원하는 질 높은 교육을 다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하기를 소망한다. 또한 자유학구제 정책을 같은 시군으로 제한하지 말고 타 시도와 업무협약을 맺어 광범위하게 실시했으면 한다. 본교가 울산광역시와 인접해 있고 실제로 전·입학 문의도 울산에서 많이 오나 자유학구제로 인한 전·입학 범위가 경주 시내로 제한되어 있어 본교 전입으로의 한계가 있는 아쉬움이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3-01

“어려운 시기, 소상공인에 힘 되고파”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는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 정인화 세무사에게 따라다니는 세평이다. 코로나19 등에 따른 장기적인 경기불황 시대에 지출을 줄이는 것이 큰 관심 영역이다. 이미 직접 지출을 줄일 대로 줄였다면 절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경기불황 속에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경제난을 타파하고자 하는 이들도 많다. 요즘 같은 상황에서 세무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포항에서 ‘정인화 세무회계사무소’를 이끌고 있는 정인화 세무사를 지난 22일 만나 세무사의 역할과 근황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눠 봤다.-세무사는 주로 어떤 일을 하나.△세무사는 크게 3가지 일을 한다. 세금신고, 기장대리, 세법컨설팅업무다. 절세방법을 제대로 제시해서 세금신고를 대신해주며 국세청과 사업주와의 통로 역할을 해주는 일이다. 쉽게 설명하면 세금신고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모든 납세자가 세금을 납부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세법을 잘 몰라서 절세할 부분을 놓치기도 해서 전문가인 세무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다. 개인의 경우 부가세신고, 종합소득세 신고, 법인 같은 경우 법인세 신고 등을 주 업무로 하며 4대보험 신고, 고용지원금신청 등도 도와준다. 고객을 확보하는 일이 수입과 연결되는 일이다 보니 영업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대단한 영업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 일을 하면서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것을 배웠다. 나날이 고객의 수준이 높아지고 요구도 다양해지고 있지만, 항상 서비스 마인드로 중무장하여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하면 고객들 또한 믿고 맡겨 주신다.-세무사로서 바람이 있다면?△포항 오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포항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다르고, 나아가 경북 지역사회에 도움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바람이 있다면 지역사회와 소통이 잘되는 세무사가 되어 소상공인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제대로 된 플랫폼 역할을 통해 업종별로 도움 될 만한 세무 지식을 널리 제공하여 위기에 놓인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납세자의 재산과 권익을 보호해주는 일이다. 특히 세법 지식이 부족한 납세자가 부당한 세금부과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도록 해주거나 사후에 구제해주는 일이다. 세무사로서 내가 가진 지식으로 그들의 땀과 눈물을 닦아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싶다.-세무업계가 포화상태라는 말이 있다. 그렇다면 본인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은?△세무 사업은 기장대리를 주로 운영하고 있기에 포화상태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변화하는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다.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까?’를 항상 노력하고 연구해야 한다. 우리 사무실은 포항 세무서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어서 민원인들의 문의가 많은 편인데, 민원인의 귀한 발걸음을 반갑게 여기고 그들의 문제점들이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 세무사는 고객의 절세를 돕는 대표적인 서비스 직종인데 여기에서 살아남으려면 ‘실력’은 물론이고 ‘서비스 정신’까지 두 가지가 모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민원인의 일을 내 일처럼 생각하고 친근하고 인간미 넘치는 세무사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결국에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므로 믿음과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문의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세무사’와 같은 이미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세무사로서 제대로 된 세법 지식을 제공해 민원인에게 믿음을 주는 것을 비전으로 삼는다. 다른 경쟁력이라고 하면 국세청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납세자 입장을 헤아리고 사업에 도움이 될만한 조언을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생각한다.-본인만의 업무 철학이 있다면?△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최대한 도움을 드리려고 노력한다. 오랜 기간 이 업무를 해오며 주변에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사장님들을 많이 접했다. 세무사는 세법의 테두리 안에서의 명확한 업무처리가 중요한데, 세금을 더 줄일 수 없을지, 빠진 부분으로 인해 추후 문제가 되지는 않을지 등을 놓고 납세자들은 고민을 많이 하므로 합리적인 방법의 절세를 통해서 현실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든 세금을 많이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법의 울타리 안에서 도움을 드리고 납세자는 그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 나만의 철학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코로나 영향으로 많은 분이 힘든 상황에 놓였다. 어려운 시기이지만, 개개인이 힘을 내어 어려운 시국을 함께 헤쳐 나가며 포항 소상공인들의 경제가 잘 회복되었으면 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살아야 포항 경제도 향상한다. 앞으로도 조세 전문 세무사로서 소상공인들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세무사가 되고 싶다. 세무사 시험에 합격했을 때, 그때를 떠올리며 초심을 잃지 않고 국세청과 납세자의 든든한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2-23

포항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 ‘포항고문화연구회’‘古城(고성)-40년 기념호’ 출간

포항의 문화재지킴이 1호 동호인 단체인 포항고문화연구회(회장 강호진)가 창립 4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답사 결과 등을 정리한 기념호 ‘古城(고성)-40년 기념호(1980-2020)’를 펴냈다.포항고문화연구회는 1980년 포항제철고문화연구회로 활동을 시작해 2003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다. 연구회는 그동안 문화유적 답사와 조사, 발굴현장이나 박물관특별전 관람, 탁본전시회, 문화재 돌봄 봉사, 역사문화세미나, 시민공개강좌 등의 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다. 창립 40주년 기념호 ‘고성’은 연구회의 지난 40년간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포항지역 문화유산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기 위해 기획됐다.책은 크게 ‘특별기획’과 ‘논고’, ‘특별기고’로 나뉘어 있다.특별기획에서는 포항지역의 문화유산을 11개 주제로 나눠 조사한 방대한 자료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포항의 고려 銅鐘(동종)’은 고려시대 동종의 양식 변화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학계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책은 우선 보물 제1280호인 ‘오어사 동종’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1995년 오어지 준설 작업 중에 발견한 오어사 동종은 고려 고종 3년(1216)에 대장(大匠) 순광(順光)이 만들었다고 제작연도가 명문에 정확히 나와 있어 포항에 남아 있는 종들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존에는 조선 현종 8년(1667)에 제작한 보경사 서운암 동종(보물 제11-1호)이 가장 앞서 제작된 종으로 알려졌었다.포항시 동해면 발산리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는 ‘영일 출토 고려동종’에 대한 사진 촬영과 실측자료도 공개했다. 이 종은 일제강점기 모로가 히데오가 소장하다가 해방 후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진 뒤, 현재는 국립대구박물관이 보관하고 있다. 종의 제작 양식 등을 고려할 때 고려전기인 11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지금은 사라진 ‘흥해대사종’에 대한 자료도 담았다. 흥해대사종은 고려 광종 7년(956)에 제작한 종으로 조선시대에 일본 오끼나와로 넘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1908년에는 일본 국보로 지정됐지만 1945년 태평양 전쟁 당시 폭격으로 불타버렸다. 현재는 타다 남은 용뉴(龍紐)가 일본 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포항고문화연구회는 흥해대사종의 온전했던 옛 사진과 자료 등을 확보해 소개했다.논고에서는‘신라의 발전과 묘제(墓制)의 변천에 관한 연구’(최명수), ‘고려후기 부도(浮屠)의 풍수지리적 특성 연구’(왕승호), ‘한양도성 축성사업 고찰’(최학순) 등을 소개했다.특별기고에서는 초창기 고문으로 활동한 신라문화사연구자 고(故) 윤경렬 선생의 가족사와 경주 어린이박물관학교, 신라문화동인회 등의 일화를 기술했다. 또 일제 강점기 일본에 약탈된 삼국과 통일신라의 기와를 집중 수집한 이우치 컬렉션에 대한 연구와 조사를 진행한 신창수 백두문화재연구원 이사장이 신라에 기와가 수용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막새의 문양과 제작기법의 변화를 정리했다.포항고문화연구회 강호진 회장은 “이번 ‘포항의 고려 동종’특별기획은 고려전기와 중기, 후기로 이어지는 동종의 발달사를 조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고려 동종의 양식 변화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2

포항시, 꿈틀로 입주작가 지속 지원키로

포항시와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을 시 자체 예산을 들여 올해 계속 운용하기로 하고 최근 청포도다방에서 꿈틀로 4기 입주작가들과 활동 협약식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꿈틀로 입주작가 지원은 예술가들의 임대료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창작활동 기반을 제공하고, 예술가의 역량 강화사업과 시민 문화향유 프로그램 등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통해 원도심 재생과 활성화를 이룬 제도다. 시와 문화재단은 2016년 문화특화지역 조성사업 공모에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선정되면서 국비를 지원받았다. 2020년까지 5년간 지원하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시한이 지나 국비 지원이 끊기면서 사업 지속 여부를 놓고 고민해온 포항시는 100% 자체 예산으로 입주작가 지원사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포항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도심 재생을 견인하고 있는 꿈틀로 운영의 지속성과 문화예술창작지구의 선진지로서 한 단계 도약을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시민들의 호응도가 높았다는 판단에서다.올해 꿈틀로 4기 입주작가 모집은 총 41명이 지원했으며 그중 순수 회화, 공예, 도예뿐만 아니라 영화, 커뮤니티아트, 문화예술기획자 등 총 31명을 선정했다. 올해는 특히 장르의 협업이 가능한 작가들의 지원률이 높았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작업실 월 임대료(최대 35만원)와 특성화 간판 제작비(100만원 이내)를 지원하고, 꿈틀갤러리 무료 대관 및 입주작가들의 자생적 기반을 갖추기 위한 역량강화 사업 등 다양한 예술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꿈틀로는 지금까지 38여명(팀)의 예술가와 단체들이 거쳐갔다. 이들 중 일부는 효자동, 중앙동, 죽도동 일대에 자립작가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포항에 전혀 연이 없는 청년작가와 문화예술 단체, 공간디자이너, 사업소 등 예술분야의 활동자들이 꿈틀로에 둥지를 트는 경우가 늘었다.골목식당 방송 여파 및 북구청 이전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꿈틀로 임대료 상승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꿈틀로 건물주들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했다. 지난 5년 동안 꿈틀로 입주 작가의 작업실의 임대료를 동결하거나,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임대료를 절감해주는 등 그간 예술가와 건물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성과라 볼 수 있다.포항문화재단은 꿈틀로 조성 6년차를 맞이해 앞으로도 주민관계형성 및 네트워킹 강화를 위한 문화적 방식의 주민상생 프로그램과 작가 역량강화 사업, 아트마켓 및 시민 문화교류 프로그램, 작업세계 안정화 및 영향력 발현을 위한 가치생성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 추진을 통해 예술인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뿐만 아니라 올해는 예술의 다양한 가치가 발현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공동운영단을 구성해 소통과 협의를 통한 꿈틀로 운영방향을 집중 토론하고 문제해결 경험을 배양하는 등 꿈틀로 상생과 자립을 위한 협력 거버넌스 운영체계도 수립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지금은 장애인을 위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할 때”

“넉넉지 않은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히 만남을 줄여가는 차원이 아닌 고립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나타나고 있습니다”문경욱 포항 중앙엘림복지재단 열림소망의집 사회복지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속 복지 사각지대로 몰리고 있는 장애인들에게는 더더욱 사회통합 차원의 복지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감염이라는 위험성과 정책의 시행으로 공공기관들마저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장애인복지시설, 노인복지관 등 일상에서 꼭 필요한 시설까지 이용이 제한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문 복지사를 만나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 복지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사회복지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사회복지사는 우리 이웃 중에 특별히 약한 이웃에게 찾아가 그들을 돕고, 그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람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면, 복지사는 정부나 지자체의 복지정책을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전달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 모습으로는 사회복지전담공무원, 민간복지시설 사회복지사, 시민단체 활동가로 나눌 수 있다. 나는 현재 사회복지법인 중앙엘림복지재단에 소속되어 일하고 있다. 엘림소망의집은 발달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이 여러 가지 상황으로 부모나 가족이 돌보기 어려운 경우 시설에 입소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는 시설이다. 내가 맡은 업무는 총무기획으로 입·퇴소 관리, 상담, 자원봉사자 관리, 시설물 관리, 외부 공모사업 작성, 행정업무 등 그야말로 다양한 업무를 진행한다. 복지사는 팔방미인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지론이다.-사회복지사를 하게 된 계기는?△2007년 가을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친구와 함께 군산에 있는 나눔의 집이라는 장애인생활공동체에 봉사활동을 하러 가게 되었는데, 뇌성마비 1급 장애인을 3일 동안 돌보며, 인생의 대 전환을 맞게 되었다. 그동안 나 자신만을 위해 살아왔던 삶에 회의를 느끼고, 타인을 위해 한 번 살아보아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 길로 가방을 싸서 그 공동체에서 먹고 자면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돌보고, 장애인에 대해서 깊이 알아가게 되었다.이런 저의 열정을 보고 나눔의집 김선 원장님께서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을 공부하라고 권면을 하셨고, 군산대 일반대학원에서 훌륭한 교수님들 가르침 속에서 사회복지학문을 정식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학위과정을 잘 마치고 사회복지사 일을 정식으로 하게 되었다.-지속적인 자기계발이나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장애인에 대해 알고 싶었다.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그때부터 각 분야의 전문가를 찾아 배우기를 힘썼다. 경북시각장애인연합회 김일근 회장님으로부터 리더십은 물론 장애를 극복하고 진취적으로 살아가는 자세를 배웠고, 부산점자도서관 관장으로 재직하는 박광문 관장님과는 호형호제하며 시각장애인의 애환을 느낄 수 있었다. 시각장애인축구를 알기 위해 포항스틸러스 U-18 백기태 감독님을 찾아가서 가르침을 받았고, 특수체육을 더 알고 싶어 포스짐특수체육센터 홍승찬 대표님께 발달장애인 맞춤형 재활운동을 배우기도 했다. 13년이 지난 지금, 저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사로, 문화예술복지사로, 장애인체육전문가로, 학생들을 위한 선배 복지사로 다방면에서 활동하게 되었다.-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해부터 봉사자나 후원자가 줄었을 텐데.△그렇다. 봉사자의 수는 2019년 대비하여 90%가 줄었고, 명절이나 연말연시에 찾아오는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도 현저하게 축소됐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우리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간다는 것이다. 마음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사람은 외로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사람은 어울려야 하는 존재인데,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 저와 같은 사회복지사는 이제 새로운 준비를 해야 한다. 시설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이 코로나 펜데믹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지역사회에 나가 같이 어울리고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각종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대면·비접촉 각종 서비스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복지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포항은 반세기 동안 철강도시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이제 포항은 인정과 사랑이 넘치는 복지문화도시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고 있다. 저력이 있는 포항시의 시민으로서 나는 자부심이 넘친다. 내가 그리고 우리 동네 주민들과 더불어 자발적으로 포항을 아름답게 가꾸어 나가야겠다고 다짐해본다.-앞으로의 바람은?△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별이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차별을 받는 일이 적어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지길 바라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선에서 일하는 저희 사회복지사들이 더 노력해야겠지만, 정부에 있는 공무원 및 모든 국민이 장애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른과 아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내국인과 이주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는 세상, 그것이 바로 제가 바라는 대한민국과 포항의 모습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21

“시낭송은 소리꾼이 노래 부르는 것과 같아”

“시낭송(詩朗誦)이 주는 즐거움을 현장에서 시민과 함께 나눌 수 있는 그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박선옥 시낭송가는 ‘포항시낭송협회(포시낭협)’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고문을 맡고 있다. 2011년 14명의 회원이 ‘심산서옥’에서 시작한 포시낭협은 지금은 39명의 회원이 ‘문화 소통과 공감’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낭송을 통한 자기 계발과 회원 상호 간의 유대 강화, 시낭송 문화 나눔 활동을 통한 사회봉사와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립해 매년 시낭송 공개 발표회를 해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때문에 비공개 시낭송 발표회를 치르고 있다.요즘은 페이스북에 낭독시를 올리는 재미로 일상을 보낸다는 박 시낭송가를 지난 15일 만났다.-시낭송을 소개한다면.△시낭송은 소리의 예술이다. 랑(朗)은 ‘밝은 소리로 또랑또랑하다’의 의미이고 송(誦)은 ‘외우다’의 의미이다. 즉 시낭송은 ‘밝은 소리로 또랑또랑하게 외우는 것’을 말한다. 시낭송은 소리꾼이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낭송자가 시를 목소리에 실어 독창적인 해석과 가락으로 듣는 이로 하여금 시적 감동을 울림으로 받게 하는 것이다.-시낭송가로서 출중한 기량과 다양한 직업적 활동 영역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출중하단 말은 과찬이다. 목소리로 표현할 수 있는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아 동화구연, 연극, 시낭송을 배웠고 지금은 독서지도사로 일하고 있다. 앞선 경험들은 독서지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리고 시낭송은 한 글자마다 감정을 실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연습만이 최선의 길이며 낭송자가 먼저 시를 읊으면서 감동을 해야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개별적으로 작업 활동을 하는지.△매년 포항문인협회와 포항시립도서관, 포시낭협 등 문학과 문화 단체에서 작가 초청 강연이 있을 때 시낭송, 소설낭독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윤보영 시인, 오낙율 시인, 이종관 시인의 시를 전문적으로 녹음하는 공동작업에도 참여했었다.-코로나19로 시낭송회가 자주 열리지 못해 아쉬움이 클 텐데.△작년에 포시낭협은 정모를 5회밖에 못 했으며 개인 활동을 하는 시낭송가들은 행사가 취소되는 바람에 힘든 시기를 보냈다. 회원들은 SNS에 자신의 시낭송 동영상을 올리거나 매주 화요일마다 자유롭게 애송시를 올려 서로 공유하고 소통하면서 아쉬움을 달랬다.-시낭송 하면 가만히 서서 시를 읊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혹시 다른 연출 방법도 있나.△시낭송으로 연출할 수 있는 무대는 다양하다. 낭송자가 혼자냐, 여럿이냐에 따라 독송과 합송으로 나눌 수 있고, 시를 어떤 장르와 결합하느냐에 따라서 시 노래, 시극, 시 퍼포먼스, 시 뮤지컬 등 다양한 형태로 나눌 수 있다.-시낭송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고 싶은가. 시낭송 객석에서 나온 다양한 반응 얘기를 듣고 싶다.△시낭송은 관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 낭송가가 시에 녹아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잘 품었다가 자신만의 개성 있는 음성, 표정, 몸짓으로 낭송하면 관객들을 울리고 웃길 수 있다.발표회 때 보면 재미있는 부분에서는 관객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박수를 치기도 한다. 몰입하는 경우에는 숨을 죽이면서 낭송을 듣는다. 관객들은 다양한 연출에 놀랐고 시에 공감을 하면서 힐링이 되었다고 말한다. 3년 전 시극에서 국수를 팔았는데 그때의 대사와 시가 아직까지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을 보면 감동의 여운이 컸던 모양이다.-시낭송으로 관객을 울릴 수 있다니, 예를 들면 어떤 시인가?△대부분 가족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이 있는 시들이다. 여국현 시인의 ‘길고양이, 울다’는 아버지에 대한 시인데 여국현 시인뿐만 아니라 회원들, 관객들을 모두 울렸던 시였다.-동화 구연과 연극인으로도 활동했는데 시낭송가로 더 많은 활동을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시낭송을 하는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고른 시를 읊다 보면 저절로 마음의 치유가 되고 기쁨이 배가된다. 또한,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어서 좋다. 동화구연과 연극 역시 매력적인 활동이지만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여건상 활동하기가 어렵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우리의 생활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가고 있다. 모임을 zoom, 리모트미팅 등 비대면 화상으로 개최하고 있고 SNS에 자신의 활동을 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SNS를 통해 시낭송뿐만 아니라 수필, 소설, 자기 계발서 등 좋은 글들을 낭독하여 많은 분께 위안과 용기를 주면서 행복 나눔을 하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19 종식 선언이 되어 무대에서 시낭송을 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6

인기 웹툰 ‘바나나툰’ 작가 와나나 초청

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오는 24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인기 웹툰 ‘바나나툰’작가 와나나(필명)를 초청해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한다. 포스터웹툰창작체험관 운영사업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강연은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통한 실시간 생중계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즐길 수 있다.웹툰 플랫폼 ‘레진코믹스’에서 연재된 ‘바나나툰’은 20대 젊은이의 소소한 일상을 담은 일상 개그물로 자신의 생활을 개그로 승화시켜 지친 청년들에게 웃음과 위로를 줬다. 또한,‘바나나툰’의 저자 와나나(정해완) 작가는 1인 크리에이터로 활약하며 약 33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스타 유튜버이다. 이번 강연에서는 웹툰 작가가 된 계기, ‘바나나툰’을 그리기까지의 과정 등 웹툰작가 지망생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전할 계획이다. 이번 강연은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인해 50명의 인원을 제한해 진행되며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는다. 와나나 작가에게 궁금한 점은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의 실시간 댓글에서 질문할 수 있고, 채택된 질문자에게는 작가의 사인 등 소정의 상품을 전달할 예정이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힘든 시기를 견뎌낸 포항시민들에게 힐링과 치유의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일상에 지친 모든 젊은이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웃음을 되찾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5

“모두에게 관광의 봄이 왔으면…”

“모두가 코로나19를 잘 이겨내고 관광의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순영 수필가는 위로를 주는 작품을 쓰는 작가로 유명하지만,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로도 잘 알려진 문인이다. 이 작가는 관광객들에게 양질의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일상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2021년 새해를 맞아 포항문인협회 사무국장을 겸하고 있는 그를 지난 13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문화관광해설사는 어떤 일을 하는가.△우리나라 모든 지역에서 문화관광해설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해설사들이 하는 일은 관광객들에게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뿐만 아니라 안전하고 즐겁고 유익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설사의 서비스를 체험한 관광객들은 재방문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해설사의 역할이 크다는 이야기이다.- 해설사를 한 계기는?△글을 쓰면서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신라사를 중심으로 역사 공부를 하면서 포항의 역사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어릴 때는 몰랐던 내 고장이 간직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자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 연세 많으신 어르신들을 찾아가서 살아온 이야기를 들을 때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정리하는 일도 재미있었다. 국내 여행안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국립경주박물관 전시실과 신라 유적지를 해설하면서 포항시 문화관광해설사 모집에 응모하여 포항시 해설사가 되었다.- 그동안 보람 있었거나 힘들었던 점이 있다면.△해설을 들은 사람들이 ‘쉽게 이해가 된다’는 말을 하거나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며 기뻐할 때 보람을 느낀다. 경상북도 문화관광공사의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발표한 관광지나 유적지 소개 글과 사진들의 많은 조회 수를 확인할 때도 보람이 있다. 여행기를 보고 그 길을 그대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자긍심도 갖게 된다. 힘들게 느껴지는 때도 없지 않다. 해설 예약을 해놓고 아무 말 없이 오지 않을 경우가 있다. 일정이 변경되어 올 수 없을 경우나 예정보다 늦게 도착하거나 일찍 도착할 경우에도 연락을 미리 해주면 좋겠다. 그리고 어떤 관광객들은 여행지에서 불편하거나 못마땅한 일이 있으면 해설사에게 폭언으로 항의하기도 한다. 관광객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해설사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 관광객의 감정이 진정될 때까지 불만을 들어 줘야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음이 편치 않다.-지속적인 자기개발과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어떻게 노력하는지 알고 싶다.△관심 분야의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현장을 답사한다. 자료집 내용과 현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해설사는 역사학자가 아니다. 동일한 대상도 학자마다 다르게 주장하기도 한다. 해설사는 한 가지 주장만 이야기하지 않고 다른 주장도 함께 들려준다. 다양한 자료집을 보고 공부한 만큼 풍부한 해설을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해설사들은 늘 공부하고 준비한다. 과거의 역사뿐만 아니라 현재의 변화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중앙지와 지방지 두 가지 신문을 구독한다.-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지난해부터 관광객이 많지 않을 텐데.△코로나19로 인해 단체관광객은 많이 줄었다. 그렇다고 개별관광객들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관광 분야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는 것 같다. 관광객이 없으면 지역 경제는 침체의 늪에 빠진다. 어떤 형태로든 사람의 왕래가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활기찬 도시가 된다. 마스크 벗고 환하게 웃는 밝은 얼굴을 대하던 일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문화관광 해설 서비스는 어떻게 받을 수 있나.△관광지나 유적지에서 직접 해설을 요청해서 들을 수도 있지만, 포항시청 관광산업과(054-270-2374)에 전화해서 예약한 후, 현장에서 해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관광 선진도시 포항을 위한 각오는?△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의 방법이 달라지고 있다. 개별 여행을 선호하며 산이나 바다, 강을 찾아 도보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포항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도시이다. 더 많은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포항을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만족한 여행을 하고 돌아갔다가 재방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앞으로 바람이 있다면.△겨울 지나면 봄이 오듯이 코로나19로 인한 암울한 시기가 빨리 지나가고 평범한 일상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새봄이 오고 벚꽃 만발하면 마스크 벗고 가벼운 발걸음들이 거리에 가득해지기를 소망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14

“시는 내게 아무것도 아니면서 아무것이다”

조혜경 시인은 포항 지역 문단을 대표하는 시 동인회 ‘푸른시’의 막내 회원이다. ‘푸른시’는 1999년 포항 지역에서 활동하는 젊은 시인들이 결성한 순수시 동인회로서 현재는 8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모든 예술이 그렇듯 변방의 지역적 한계를 순수하고 올곧은 ‘시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푸른시’는 활발한 창작 활동으로 이미 문단에서 널리 알려진 동인 모임이다.조 시인은 지난 2017년에 회원이 됐다. 그는 경험에 뿌리내린 시들을 주로 쓴다. 고향인 영덕 축산 바다와 음식,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작품에 담는다. 최근 펴낸 동인지 19호에 수록된 그의 시 ‘검은 짜장면’ 등 8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8일 조 시인을 만나 근황을 들었다.- 시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책상에서 ‘샘터’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그때 처음 ‘시’를 만났다. 동시는 글자 수가 얼마 되지 않아서 읽기가 좋았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줄거리를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 한편 한편이 매번 새로운 글이었고 새로운 세계였다. 지금도 제일 좋아하는 시 중의 하나인 권태응 선생님의 ‘감자꽃’은 내가 아는 감자는 분명한데 전혀 다른 감자로 다가왔다. 그때까지 내가 먹었던 보리밥 안에 굴러다니는 식은 거무튀튀한 감자가 아니라 명랑하고 즐거운 감자였던 것이다. 시가 최소의 단어들로 만들어진 문장으로써 사람들에게 선명한 이미지를 만들고 그 이미지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그때는 다 몰랐겠지만, 그 느낌이 좋아서 시를 좋아하고 쓰기 시작했다.- 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시는 무엇이기도 하고 무엇이 아니기도 하다. 무척 애매하다. 나는 아직도 시가 ‘무엇이다’라는 정의를 내리기가 어렵다. 노래도 되었다가 기도도 되었다가 어느 날은 나를 천 길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한다. 진흙으로 가득 찬 진창에 뒹굴게 하다가도 신기하게도 단박에 저 우주로 한없이 솟구치게도 하니 시는 ‘그 아무것도 아닌 아무것이다’고 말하면 답이 될 수 있을까. 시도 그렇지만 시인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이것이다’라고 명확하게 구분을 짓지 않는 것이 나는 시인이라고 생각한다. 경계에 서 있는 사람이 시인이다. 옳고 그름도 그렇지 않은가. 모두가 다 옳을 수는 없듯 모두가 다 틀릴 수도 없다. 그래서 시인은 어느 한쪽 편에만 서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세상 모든 누구의 편이 될 수 있는 사람이다. 시도 시인도 세상을 삶을 당신을 홀로 두지 않는다. 언제나 당신 편이다. 그렇다면 ‘시는 내 편’이라고 생각해도 되겠다.- ‘푸른시’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푸른시’는 2004년에 처음 알게 되었다. 2004년 ‘문학이 있는 목요일’이라는 포항문인협회 소속 문예아카데미 강좌에 등록을 했다. 그 곳에서 ‘푸른시’ 동인인 선생님들이 시 창작에 관한 강의를 담당하셨다. 그때부터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그러나 멀리서 가만히 좋아하는 한 사람이었다. 오랜 시간을 짝사랑만 해 온 내게 지금의 ‘푸른시’ 회장인 김말화 시인이 함께 동인을 하자고 제안을 해왔다. 오래 고민했었다. 나를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부모님이다. 나를 시의 세상에 내놓은 사람은 ‘푸른시’ 선생님들이다. 시를 잘 쓰든 그렇지 못하든 나는 ‘푸른시’의 옆에 가만히 있기만 해도 좋다. “시는 세상의 푸르름이다”는 ‘푸른시’의 슬로건처럼 ‘푸른’이 주는 ‘살림과 생명’의 시의 바다에서 서툰 헤엄이라도 오랫동안 치고 싶다.-‘푸른시’에 들어가서 어떤 점이 좋았나.△다른 장르의 예술도 또한 그렇지만 문학의 한 분야인 시도 협업이 가능하지 않다. 소설은 책상 앞에 묵직하게 자리 잡은 엉덩이가 반은 책임진다고 한다. 시도 마찬가지다. 많은 것을 보고 듣고 읽어야 하지만 시로 남을 수 있는 것을 거르는 데는 소설과 같다. 혼자서 긴 시간을 끙끙거리고 쩔쩔매기가 일쑤다. ‘푸른시’는 한 달에 한 번 월례회라는 형식을 빌려 합평회를 갖는다. 그 시간을 통해 서로 안부를 묻기도 하며 숨을 고른다. 합평회를 거친 시는 결이 달라진다. 시를 보는 눈도 깊어지고 단단해진다. ‘푸른시’는 시의 도반(道伴)이다. 세상의 모든 길이 우리에겐 시의 길이다. ‘푸른’을 묻힌 처음의 길이다. 철저하게 혼자이지만 그런 혼자들이 여럿인 거다. 그것이 우리 ‘푸른시’의 힘이다.-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은.△좋은 시를 쓰고 싶다. 혀의 윗부분에 돌기처럼 돋아난 부분을 미뢰라고 한다. 내 시에 그런 미뢰가 많이 있기를 바란다. 시는 시인이 내놓은 경험의 미뢰들로 이루어져 있다. 독자는 자신의 경험에서 나온 돌기를 시인의 시와 맞물려 보는 것이다. 그 맞물림이 많으면 짧은 몇 행의 시에서도 많은 책을 읽은 것 이상의 마음이 일렁인다.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자주 일렁이기를 바란다. 나는 익숙하고 잘 아는 것을 쓰려고 한다. 사소한 것, 오래된 것, 나달나달 보풀이 이는 것, 그 보풀을 손끝으로 잡아채는 것, 식구들, 이웃들, 그들이 내 시의 처음이다. 나는 그 처음을 끝까지 가져갈 것이다. 그 마음을 ‘시’라는 신화로 만들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9

‘새해엔 다문화 여성들 좀 더 돕고 싶어”

“요즘은 이웃들과 나눠 먹을 전통과자와 떡 만들며 새해를 준비하고 있습니다”영덕에 사는 김경숙(70) 씨는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다. 전통 떡과 과자 등을 직접 만들어서 주위 노인들에게 매달 무료배달 봉사를 하는가 하면, 색소폰 연주단과 노인합창단원으로 공연을 하며 지역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탁구도 잘 치는 편이어서 지난 2019년엔 영덕군 60대 대표로 경상북도 탁구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영덕의 소문난 살림꾼으로 ‘정리정돈의 여왕’으로도 불린다. 지난 7일, 경계를 넘나들며 노년을 재미나게 살고 있는 김 씨를 만났다.-유치원 교사로 은퇴했는데 이렇게 늦은 나이까지 아이들을 지도할 줄 알았나?△퇴임 전에 근무했던 농촌 초등학교병설유치원은 원생 5~7명 중 대부분 조손 자녀들로서 어릴 때부터 조기 음악수업을 접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근무 초부터 피아노·오카리나를 가르치다가 퇴임 후 방과후 돌보미로 초청되어 지도하다 보니 지금까지 하게 되었다.-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로 어떤 과목을 가르치나.△방과후 돌보미로서 틈틈이 음악의 기초적인 이론과 오카리나·한문 기초를 가르치고 있다. 시골이 집이라 학원에 다니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한다.-타래과, 화과자 등 전통과자와 떡을 잘 만들어 ‘전통과자 장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들었다. 언제부터 만들었는지,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전통 떡과 과자는 몇 종류나 되는지 궁금하다.△장인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워낙 음식 만들기를 좋아하다 보니 20여 년 전쯤 안동 조진영 선생님께 우리 전통음식·혼례음식 등 다양한 수업을 받았으며, 나 나름대로 여기저기서 음식 수업을 받아왔다. 그때는 밤낮 가리지 않고 열심히 배우러 다녔다. 떡 종류는 워낙 광범위해서 딱히 몇 종류라고 단정 짓기 어려울 것 같다. 과자·다식 종류도 역시 떡이랑 마찬가지여서 몇 종류라고 말하긴 쉽지 않다.-전통 과자와 떡을 만들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어려웠던 점이라면 떡이나 음식 등을 전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가사·직장·봉사 틈틈이 짬을 내서 취미로 하고 있는 터라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할까.김경숙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사.-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가.△물론 레시피는 다 있다. 그 레시피에서 조금 조금씩 변형해서 다양하게 만들다 보니 또 하나의 새로운 나만의 레시피가 만들어진다.-악기 연주 실력도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배웠나. 연주하면서 어떨 때 보람을 느끼나?△대단한 실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릴 적부터 초등학교 교사이시던 친정 부친께서 음악에 조예(전국초등학교 교사들이 자료로 시던 음악교육자료를 수년간 집필하신 김명기 교장)가 계셔서 여러 가지 음악교육을 받아왔다. 결혼 후 기독음대 오르간과를 나와 지금까지 수십 년간 영덕읍교회 오르간 반주자로 있다. 그 외에도 플루트·오카리나·클라리넷·하프·팬플룻·색소폰 등의 악기들을 배우며 포항 플루트오케스트라에서도 몇 년간 연주 활동을 했다. 영덕 색소폰동호회에는 십여 년 넘게 주말 공연 찾아가는 음악으로 여름엔 강이나 바다로 나간다. 교도소 등을 찾아가 봉사하며 사회에서 소외된 분들에게 연주할 때 매우 보람을 느낀다.-‘뿌린 만큼 거두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게 신조라고 했는데, 설명이 듣고 싶다.△무엇이든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고 본다. 피아노 학원을 오랫동안 운영하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악기 레슨에 몰두했다. 야간에는 안동을 왕래하면서 전통음식 수업을 받고, 악기 연주를 통한 순회 봉사활동도 다니는 등 언제나 바쁜 일상을 보내왔다. 뭐든지 하고자 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다짐한다. 지금까지 건강을 허락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며 살아가고 있다.-2021년에 봉사하거나 배우고자 계획한 게 있다면?△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에서 민사·가사·조정위원으로 지금까지 17년 동안 활동하면서 새롭게 느낀 것은 요즘 핫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다문화 여성들 문제다. 사건 조정 때마다 보면 우리나라에 와서 갖은 수모와 멸시, 차별대우를 많이 받고 있는 걸 보면서 늘 안타까웠다. 이제는 우리가 한마음이 되어 좀 더 평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다문화 여성들을 돕고 싶다. 또 한가지는 오래전부터 배우고 싶었던 대금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설날이 다가온다. 새해를 맞으면서 함께 나누고 싶은 생각은?△코로나19로 가족 이웃 간에도 왕래가 어려워 요즘 명절 때마다 준비한 다과를 이웃이나 외로운 분들에게 대접해 드리기를 좋아했는데, 올 설날에도 가능할지 모르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