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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토크 콘서트 듣고 해안둘레길 걸어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내 걷기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포항의 해안둘레길이 갖고 있는 문화자산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하고 인문학적으로 체험하는 뜻깊은 행사가 열린다.시민 교양과 지역 사회 문화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펴고 있는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포항학연구센터는 포은중앙도서관과 함께 오는 19일 오후 2시 서명숙·송호근의 인문학 토크 콘서트 ‘포항을 걷다’를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서 개최한다. ‘포항의 길’(글누림출판사)의 대표 저자인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과 특별기고 필자인 송호근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석좌교수는 ‘포항의 길’을 주제로 인문학 강연을 펼칠 예정이다. 평소 포항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는 두 사회적 명사가 함께 하는 토크 콘서트에 포항 시민들도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포항의 길’은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지난해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운영한 시민 대상 강좌인 ‘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의 강연자와 수강생들이 펴낸 에세이집이다. 이육사의 길, 청하의 길, 포항 옛 철길, 장기목장성 가는 길, 괴동역 기찻길, 우암과 다산의 장기 유배길 등 24개의 포항의 길이 수록돼 있다.이날 ‘포항을 걷다’행사는 서명숙 이사장과 송호근 석좌교수가 각각 30분간 ‘포항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한 후에 패널 및 시민 방청객들과 토크 콘서트를 진행한다.패널에는 이재원 포항지역학연구회 대표와 문화기획사 서종숙 문화밥 대표가 참여하며 사회는 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가 맡는다.강연자와 청중은 모두 열 체크를 한 후에 입장하고, 토크 콘서트 중에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행사 참석자는 50명이며 참가비는 무료다.한편,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 포항학연구센터는 이번 인문학 토크 콘서트 연계 행사로 ‘서명숙 제주 올레이사장과 함께 걷는 포항 해안둘레길 체험’ 행사를 연다. 24일, 26일, 31일 세 차례 진행하는 행사에는 포항 해녀들과 포항지역학연구회 회원, 포항시민이 참여해 호미반도에 있는 호미길과 구룡소길, 선바우길 걷기 체험이 이뤄진다.한반도의 동쪽 땅끝 ‘호미곶’의 지형적 상징성과 해양관광자원을 연계해 조성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은 일명 호랑이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영일만을 끼고 동쪽으로 쭉 뻗어 나와 있는 동해면과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의 해안선 58.3㎞를 연결하는 트레킹 길로,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기암절벽과 파도 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는 힐링로드(Healing Road)다.해안선을 따라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을 거쳐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반도 지역의 해안 비경과 석양, 역사와 전설이 깃든 선바위와 힌디기, 하선대를 비롯해 장군바위와 모감주나무 군락지, 구룡소, 독수리바위 등이 호미곶 해맞이광장까지 이어진다.포항학연구센터 측은 “이번 행사를 통해 ‘포항의 해안둘레길’이 갖고 있는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발견함으로써 포항 시민들에게 문화적 자부심을 높여줄 수 있으리라고 전망한다”고 전했다.자세한 내용은 포스텍 융합문명연구원(054-279-3822/ricc-pos@postech.ac.kr)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4

“시 언어에 담긴 향기 목소리로 피워 내”

“아름다운 시를 읽으면 가슴이 뛰고 왠지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다는 행복감에 빠져듭니다. 이런 시 낭송 무대를 통해 많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하는 울림을 오랫동안 전하고 싶습니다.”김일란(58) 시 낭송가는 ‘포항시낭송회’의 초대회장으로 지역의 시 낭송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 낭송을 배우기 시작해 알음알음 관심 있는 주위의 지인들과 함께 자신의 집이기도 한 포항시 남구 효자동 ‘심산서옥’에서 작은 시 낭송 발표회 등 잔잔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코로나19의 터널 속에 공개 시 낭송 발표회나 찾아가는 시 낭송 재능나눔 활동을 제대로 펼칠 수 없었지만, 오는 4월 말 ‘커피 시인’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윤보영 시인을 초청해 ‘시가 흐르는 일곱 번째 뜨락(시 낭송 콘서트)’을 준비하는 등 분주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새봄맞이 시 낭송 마당을 준비하고 있는 포항시낭송회 김일란 회장을 지난 12일 만났다.-시 낭송을 소개한다면.△시 낭송은 시의 언어에 목소리의 향기를 피워내는 것이다. 또 시를 낭송하는 것은 시의 행간에 날개를 달아주는 일이다. 즉, 시를 품고 음미하며 감정을 살려 낭송하는 것은 시에 배인 은유와 감동의 향기를 홀씨처럼 세상에 널리 퍼지게 하는 것이다. 그것은 곧 가장 짧은 문장으로 가장 긴 울림을 주는 문자인 시에 저마다의 음색을 입혀 시의 정서와 감흥을 더해주는 언어예술이기도 하다.-시 낭송을 하면 어떤 점이 좋아지는가.△시를 낭송하면 시각과 청각이 동시에 자극된다. 목소리를 따라 머리와 몸을 가볍게 흔들다 보면 신체감각이 활성화되고 눈과 혀, 입술, 성대까지 살아난다. 이러한 신체적 이완과 감정의 작용을 통해 마음이 안정되고 정화되며, 자신의 표현과 대상과의 교감으로 자신감과 만족감이 커지게 된다. 요즘처럼 단절되고 코로나 블루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한 편의 비타민 같은 시 낭송은 영혼을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힐링과 위안의 선물이 될 것이다.-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폭넓게 교류하는 시뜨락 시담(詩談) 행사가 독특한 아이템이라던데.△‘시뜨락’ 행사는 경향 유수의 시인을 심산서옥에 초빙해 시 낭송과 시 얘기를 나누며 독자와 소통하고 교감하는 시 낭송 콘서트이다. 초청 시인은 자신의 삶과 문학 얘기를 나누고, 포항시낭송회 낭송가들이 개성을 살려 초청 시인의 시를 낭송하며 시인과 독자가 한자리에서 시회(詩會)를 펼치는 작은 문학 나눔 행사다. 2019년 6월부터 개최했는데 4월 30일 열리게 될 7회 시뜨락은 윤보영 시인을 초청할 계획이다.-시 낭송을 연계해 개별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지자체 공모사업에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참여해 시 낭송의 외연을 확장해나가고 있다. 포항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생활문화동호회 지원사업 예술교육에 참여하고, 전국생활문화축제에 온라인 실시간으로 출연해 포항12경시(오낙률 연작시)를 낭송해 전국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경북문화재단의 ’詩와 음악이 흐르는 고택(故宅) 거닐다’에 우정 출연을 하는 등 시 낭송의 아름다움을 전파하고 있다.-코로나19로 시낭송회가 자주 열리지 못해 아쉬움이 클 텐데.△단절과 비대면의 시기이지만 온라인 줌미팅으로 회원 각자가 PC 화면을 통해 시 낭송을 하고 품평회를 여는가 하면, 5~6명씩 소그룹 미팅으로 조별 특성을 살린 이색적인 시 낭송 퍼포먼스로 색다른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또 회원들은 SNS에 수시로 자신의 애송시를 올려 공유하고, 최근에는 지혜의 보고인 논어(論語)를 줌(Zoom)으로 강의하는 ‘논어상장’ 온라인 강좌를 20여 회원들과 수강하며 수신(修身)과 지혜의 지평을 넓혀나가고 있다.-시 낭송의 저변확대를 위한 방안이 있다면.△기분이 좋으면 콧노래를 부르고 뭔가 힘차게 시작할 때는 구호나 파이팅을 외치듯이, 일상 속에 스며드는 시 낭송으로 흥겹고 활기찬 분위기를 이끌어가면 어떨까 싶다. 짧으면서도 명징한 의미를 드러내는 우리 민족 고유의 시조를 ‘하여가’나 ‘단심가’처럼 화답하는 형식으로 낭송하는 것도 괜찮을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코로나 상황을 봐가면서 회원들과 함께 종전의 정기 시 낭송 발표회나 찾아가는 시 낭송 나눔 등으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많은 분께 위안과 용기를 주면서 행복을 안겨드리고 싶다. 어서 빨리 그러한 날이 다가와 산골에서 흐르는 개울물 소리 같고 실버들을 하느작거리게 하는 바람의 노래 같은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시 낭송의 음률로 희망찬 새봄을 맞이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3

포항 문화도시, 2021 문체부 평가 ‘우수’ “문화적 재활로 도시 쇠퇴 위기 극복”

포항시가 법정 문화도시 두번째 해 사업에서 우수 평가를 받았다.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제1차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 2년 차 성과 평가에서 시가‘우수도시’로 선정됐다고 13일 밝혔다.이에 따라 시는 올해 기본 사업비 26억원에 추가 인센티브 사업비 4억원을 확보했다.시는 지난 2019년 12월 부천시, 원주시, 천안시, 청주시, 서귀포시, 부산 영도구와 함께 대한민국 1차 법정 문화도시로 지정됐다.지난해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철의 도시, 문화도시’라는 비전 아래 민·관이 참여하는 통합형 거버넌스를 운영하는 등 활발한 사업을 펼쳤다.지진으로부터 촉발된 ‘재난과 도시쇠퇴라는 위기를 문화적 방식으로 해결’한다는 핵심가치를 작년 대비 구체화시키며 ‘포항형 문화안전망’이라는 거시적 정책의제를 도출함으로써 보편적·포괄적 문화를 확산할 수 있는 도시 진화의 혁신적인 모델을 창출하고자 노력했다. 이에 도시의 전 권역을 관통하는 시민주도형 도시문화거버넌스를 구축하고, 도심 중심의 문화활동이 아닌 농·산·어촌·공단지역으로 문화연결망을 확장하고, 포항의 도시 구조적 문화소외층 발굴 등 문화자치·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시도했다.또한 포항만의 예술지원시스템을 개발·적용해 지역문화예술생태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창작자의 성장지원을 통해 예술가가 지속적으로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문화적 정주 환경을 개선해 건강한 문화예술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자 노력했다.더불어 이러한 문화예술생태계를 리드할 다양한 지역문화전문인력을 양성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현장에 직접 투입함으로써 과정의 경험을 통해 실질적 전문인력으로 거듭나도록 추진해 지역의 인적자산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지역문화를 위한 동력을 마련하는 성과를 거뒀다.특히 문화예술에 기반한 새로운 도시성장동력이 필요한 시점을 맞아 포항만이 가진 과학·기술인프라와 예술인프라를 결합해 민-관-학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포스텍과 함께 ArtTech LAB을 구성해 국제포럼을 추진하는 등 그랜드 마리오네트 아시아 거점 구축 사업의 기반을 마련해 미래성장동력을 확보했다.이 밖에도 산업자원의 인문학적 재해석을 통한 지역문화의 미래자산화, 전 지구적 이슈인 기후, 환경 등 문제에 대한 인식과 이를 활용 또는 극복하는 장기적 관점의 다양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추진했고, 이런 문화적 재활 과정을 통해 도시의 쇠퇴위기를 극복한 점이 우수한 평가를 받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13

볼거리·즐길거리·감동이 함께하는 곳

(재)포항문화재단은 경북도가 추진하는 ‘3대 문화권 인프라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해따라 달따라’(가제)가 선정돼 지원금 1억원(국비 7천억, 도비 3천억원)을 확보했다고 8일 밝혔다.3대 문화권 사업은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신라·가야·유교 3가지 문화 키워드를 바탕으로 역사·문화자원과 낙동강·백두대간 등 생태자원을 활용해 대규모 문화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번 지원사업은 민관 협력과 자원활용을 기반한 3대문화권 인프라를 활용해 신규 콘텐츠를 개발하고 운영함으로써, 경북의 관광거점들이 경쟁력 높은 인프라 공간으로 전환하고 지역관광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역 내수를 촉진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드는 데 역점을 맞췄다.‘해따라 달따라’는 요근래 소셜네트워크와 각종 매체를 통해 경치 좋기로 입소문을 타고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오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의 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구성하고, 관람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기반 야외형 방탈출 게임 콘텐츠인 ‘별의 기억’을 긴밀히 연계해 짜여나갈 예정이다. 기존의 야외형 방탈출 게임들은 체험키트와 어플 속에 한정해서 게임 속 상황을 구현했다면 새롭게 준비하는 콘텐츠는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존재하는 실제 관련자들(안내직원, 체험 부스 진행자 등)이 관람객과 관계를 맺고 진행해 좀 더 실감 나는 프로그램이 이뤄지는 차별성을 보여준다. 또한 귀비고(貴妃庫) 전시관의 대표 전시물인 ‘태양의 노래’와 다양한 콘텐츠들이 추가로 관련돼 기존 ‘별의 기억’스토리 라인에 새로운 암시와 복선, 다채로운 체험요소뿐만 아니라 인문학적 주제, 역사적 지식까지 탄탄하게 구축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귀비고 전시관 관계자는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은 없어도 한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공간으로 도약하기 위해 재미와 교육을 모두 만족하는 명품 문화관광 콘텐츠를 공들여 준비하고 있다”며 “귀비고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은 정부 3대 문화권 사업에 따라 조성된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으로 만들어진 포항 지역문화 기반 관광거점 공간이다. 공원 내 위치한 귀비고와 신라마을은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일월정신을 계승해 만들어진 전시공간으로, 2018년부터 포항문화재단에서 위탁받아 운영해 오고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3-08

그 곳, 그 사람들을 다시 기억합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의 옛 공간의 흔적과 인물의 족적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한 스토리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우리로부터 비롯하여, 기억과 기록사이(이하 기억과 기록사이)’구술서를 펴냈다.‘기억과 기록사이’는 현대사회에서 언급되지 않은 포항의 인물과 공간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 이를 기억하는 지역의 원로와 그 가족, 그리고 상징건물에 얽힌 스토리 복원을 열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두 차례 진행한 토크콘서트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모임과 활동이 제약을 받았지만 주춤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기억의 소환과 기록화 작업이다. 포항문화재단은 아직 다하지 못한 말과 남기지 못한 글들을 담아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기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억과 기록사이’ 토크콘서트는 포항 방송계 1호 아나운서 최규열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그때 그 시절 방송 이야기’와 지진으로 사라지게 된 시립 서경도서관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포항 시민의 공부방이야기’ 담론 자리를 통해 시민들과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어느 도시이던 마찬가지이지만 포항에 기반한 예술가들의 활동 흔적과 그들이 물리적으로 남겨놓은 흔적까지 잘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삶을 영위하던 공간은 그곳에 머물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기억과 기록사이’ 구술집은 시각·음성, 영상 자료의 기록과 수집에 그치지 않고 그때의 풍경사진 등을 모아 수록했고,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여러 활동들과 직, 간접 관련자들이 남긴 자료, 증언을 채록해 실었다.포항문화재단은 잊혀진 공간을 보존하고, 대담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현재와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발굴하고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후대의 연구 및 역사 문화적 사료를 위해 최대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화도시사업을 통해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원로들의 구술 채록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의 채록과 경북기록연구회의 편집을 통해 발간된 이번 구술서는 신청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무료배부될 예정이며 관련문의는 포항문화재단(054-289-7912)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7

‘고독한 화가’ 조영제 올 하반기 포항전시회 ‘관심’

‘고독한 화가’로 널리 알려진 원로 서양화가 조영제 작가(77)가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성황리에 개인전을 끝마치고 올 하반기 포항에서 전시회를 준비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영제 작가는 홍익대 건축미술과를 졸업하고 줄곧 작가로서 개인전을 비롯해 단체전 등 수십회의 전시회를 해오고 있다. 현재 경남 통영시 도산예술촌과 신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조 작가는 지난달 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를 비롯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부산 부평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풍경, 정물, 누드 등 구상화를 바탕으로 한 그의 그림은 거친 터치와 섬세한 붓놀림을 동시에 구사하며 고독이 지배하는 화풍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색감이 보다 깊고 스산한 것이 특징이다.여체에서도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여체를 건강한 일상 속에 가감없이 녹인 특유의 진솔함은 맹목적으로도 도금화 된 윤리와 도덕이 보다 자유롭고 진솔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듯하다.조 작가의 그림에서는 또한 인생의 고락과 깊은 맛이 그대로 배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고독과 슬픔이 진하게 묻어난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그림을 고독과 슬픔, 쓸쓸함에 비유하고 있다.푸른 소나무를 그려도 훨훨 날고 있는 새를 그려도 그는 슬픔을 그림 속에 심는다. 그리고 고독을 덧칠한다. 또 여인의 나신을 그려도 성적인 욕구가 아닌 여체를 통한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조영제 작가는 “슬프지 않으면 내 그림이 아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늘 슬픔이 많았어요. 아마도 천성적으로 고독한 성격을 타고나서 그런 것 같아요. 아름다운 풍경도 내 마음의 눈으로 보면 밝고 환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슬프게 표현되곤 했어요. 그래서 내 그림은 늘 우울합니다”라고 회고했다.그는 아직 한번도 경북에서 전시회를 열지 않았다. 인생의 완숙기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지역의 전시회를 기대해본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2-03-07

“사람의 도리 ‘예절’ 평생 실천자세 가져야”

‘품위(品位)있는 삶을 지향(指向)하는 사단법인 경주전통예절원’경주시 동천로 67-1에 자리한 (사)경주전통예절원은 전통예절에 담긴 선인들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힘쓰는 교육기관이다.이곳을 세우고 지키는 윤정수(76) 원장은 배려와 양보를 모르고 자꾸만 도덕성이 무뎌지고 있는 세태에 주목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윤리를 바탕으로 고운 심성과 바른 인성을 심어주는 예절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예절원을 개원, 사비로 운영하고 있다.“품위 있는 삶이란 바로 예절이 있는 삶이며 서로에게 예절을 갖춘다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선 반드시 예절을 평생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윤 원장을 지난 5일 만났다.-경주전통예절원은 어떤 교육기관인가.△(사)경주전통예절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통과의례인 관·혼·상·제례의 의식에 담겨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정신을 찾아 실천하고 발전시켜 후세에게 물려주는 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공부하다 보면 자신도 한층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삶의 자세가 자연스럽게 후세로 이어져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현대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는데 보탬이 된다고 믿고 교육을 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은 선인들이 남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되살려 보급하는 노력의 하나로, 전통 관례와 계례를 거행하여 청소년의 인성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통혼례를 위한 모든 비품도 구비하여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름답고 검소한 전통혼례식을 올려 준다. 그리고 상례와 제례에서도 그 의식에 담긴 의미를 바로 알아서 시대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으며, 건강과 교양 강좌 과목도 적절히 편성하여 균형 잡힌 알찬 사회교육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전통이란 과거로부터 이어온 것으로, 현대의 문화 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전통예절도 이와 같다. 선인들이 남겨준 전통예절의 형식과 절차를 현재의 우리가 다 알기는 힘들고, 알았다 해도 다 실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정신은 삶의 환경이 달라진 요즈음에도 우리가 물려받아야 할 변함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동안 어른들이 하시던 대로 따르기만 했던 상·제례의 의식에 대해, ‘왜 그랬을까? 그리고 거기에 깃든 선인들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공부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또, 공부한 것을 나누려고 하다 보니 교육기관이 필요했다.-주로 어떤 분들이 교육에 참여하는가.△경주전통예절원 교육과정이 연간 120시간 중 전문과목 70%, 교양과목 30%로 구성돼 있다. 예절 교육으로는 비교적 구체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 때문에 경주는 물론 포항과 울산, 영해 등지에서 수강생이 찾아온다. 올해, 설립 10년째인 예절원의 4기, 5기 때는 수용인원 한계인 51명이 수강 신청을 해왔으며, 예비후보까지 등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수강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주간에는 일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다도, 해설,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 외에 후손들에게 올바른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 참여를 희망한 분들도 있다.-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우리 예절원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오는 순간부터 품위 있는 삶을 지향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하니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의욕에 부합하는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듯하여 항상 송구한 마음이다. 특히, 낮에 일을 마치고 저녁밥도 못 먹은 채 1시간 이상 운전하여 오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교육을 이수한 수강생들은 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가는가.△수강생 모집할 때 간혹, 거기 나오면 어디에 취직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제일 난감한 문제다. 예절원 120시간 공부했다고 취직시켜주는 곳은 없다. 단지 하나의 스펙은 된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어디에서나 예절 바른 사람을 뽑지 않겠는가.-지금 운영 중인 교육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가.△현재 경주전통예절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전문과목 강사 구하기이다. 선인들의 책이 거의 한문으로 되어있고 또 재미도 없어서 더 깊이 공부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과목의 대부분을 원장이 강의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경주전통예절원의 수강료는 애초부터 무료였고 현재도 그렇다. 그리고 지금까지 강의해주시는 분들께 강사료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시내 문화원 수준의 강사료를 드리려고 하고 있다. 처음부터 관의 지원 한 푼 없이 개인이 하다 보니 교육 시설부터 운영까지 변변치 못한 것이 많아서 수강생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6

인문고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현대시- 마음의 무늬 읽기 ‘특강’

포항시립대잠도서관은 시민들의 독서 진흥을 위한 문학 특성화 프로그램 수강생을 모집한다.대잠도서관은 ‘문학 특성화 도서관’으로 지정된 후 해마다 다양한 주제의 문학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도 상·하반기에는 인문고전과 현대시 특강을, 중반기에는 현대소설 특강을 운영할 예정이다.먼저 인문고전 특강은 ‘위대한 고전 읽기-셰익스피어 4대 비극’, 현대시 특강은 ‘시, 마음의 무늬 읽기’라는 주제로 문학분야 전문강사를 통해 문학과 관련된 깊고 의미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인문고전 특강에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선정해 난해하다는 시민들의 고전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대중적인 작품을 깊이있게 탐독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한다.현대시 특강에서는 매회마다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시 읽기의 즐거움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프로그램은 3월 10일부터 5월 19일까지 오전 10시~낮 12시 각 10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은 인문고전, 목요일은 현대시로 운영한다.신청은 2일 오전 10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프로그램-문화행사 신청 코너에서 할 수 있으며, 각 15명씩 선착순으로 모집한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대잠도서관의 특성화 주제인 문학에 걸맞은 인문고전과 현대시 특강을 통해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누며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문학특성화 프로그램은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우선 운영되며, 차후 코로나 상황에 따라 대면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대잠도서관(270-5676)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2

포항시립도서관 “시민 문화발전소 역할”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은 올해 차별화된 콘셉트를 통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독서문화를 만드는 문화발전소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이는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공간에서 문화를 즐기고,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뀌어 가는 흐름에 맞춰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먼저, 시민중심의 독서문화 서비스 및 시민의 문화 향유 욕구 충족을 위해 도서관 건립 및 확충에 나선다. 2023년 하반기 개관 예정으로 오천도서관(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1천641㎡, 연면적 5천29㎡)이 현재 증축 중이며, 포항지역 첫 음악도서관인 흥해도서관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마산리 62-1외 2필지(전 대성아파트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건축면적 2천485㎡, 연면적 1만1천424㎡)의 규모로 2024년 상반기 개관 예정이다. 올해는 차별화된 독서 문화 콘텐츠를 운영해 탄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특화 프로그램을 본격화한다. 콘텐츠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대면·비대면 프로그램을 병행·운영해 문화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원 북 원 포항(One Book One Pohang)’은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부터 어린이·청소년·일반 3개 분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특히, ‘특색 있는 프로그램’ 마련으로 차별화된 도서관을 만들어 갈 방침이다.‘인문학In포항’은 ‘슬기로운 인문학 생활’을 주제로 작가·시인 등 각 분야 전문인을 초청해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한다.평일 낮시간대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한 저녁 인문학 강좌인‘별찌인문교실’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취미개발 프로그램으로 올 상반기에는 시민 최대 관심사인 ‘주린이의 첫 주식투자’를 주제로 운영한다. 김범곤 재무설계사가 8일부터 4월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온라인 화상수업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주식입문자들을 위한 주식투자에 대한 기초과정을 강의한다. 북 콘서트인 ‘렉처콘서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한류(영화, 음악, 음식)에 대해 음악공연과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24일 오후 7시 첫 번째 시간엔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함께 K-좀비를 통해 한국영화를 알아본다.지역 작가 및 석학의 특강도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 마련한다. 상반기에는 ‘청년의 꿈 박태준’의 저자 이대환 작가의 강연(3월 16일)과 국내 대표 사회학자인 송호근 포스텍 동국석좌교수와 제주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의 인문학 토크 콘서트 ‘포항을 걷다’(3월 19일)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올해 신설된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는 포은중앙도서관 1층에 구축된 스마트 K-도서관 장비를 활용해 급증하고 있는 1인 미디어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9월 독서의 달에는 올해의 책을 중심으로 책에서 파생된 체험·전시·공연 및 원 북 작가와의 만남을 계획 중이며, 웹툰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 전 세대 소통의 장인 포항만화축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웹툰·메이커 프로그램), 대잠도서관(문학), 영암도서관(노인복지), 오천도서관(역사), 동해석곡도서관(철학), 어린이영어도서관(영어), 연일도서관(청소년), 구룡포도서관(여행)은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도서관을 조성해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계획이다.이밖에도 계층별 독서문화 프로그램, 방학특강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서관과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 읽는 도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시민들의 문화갈증 해소를 위해 시립도서관이 앞장서서 문화발전소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한 해 동안 진행되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1

“메타버스 속 갤러리 전시는 현재 진행형”

“나는 나의 존재를, 내 삶을, 내게 부여된 생명의 시간들을 사랑하는가, 혹은 방관하는가를 생각하며 작업을 합니다. 인간의 삶은 주어진 어떤 운명에 저항 없이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재창조하는 것이 아닐까요.”경주 화단의 중진 신인숙(56) 서양화가는 지난 1999년부터 종이에 펜으로 선을 수차례 그어 새롭고 다른 차원의 드로잉 작업을 선보이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새로운 미술 언어와 기법, 미술 재료에 관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며 사물, 현상에 내포된 메시지와 특징들을 포착해 원숙하고 활달한 붓 터치로 기존 회화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 27일 신 작가와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펜으로 종이 위에 선 긋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고등학교 시절 입시 미술학원 수업에서 선을 긋는 것이 데생의 가장 기초적인 첫걸음이었다. 무식한 선 긋기는 조금씩 품위를 갖추어 가면서 선에도 감정이 있고 지성과 온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형태와 빛의 흐름을 선 하나로 표현하는 마법을 익혀나가는 경이로운 날들이었다. 날마다 조금씩 자라나 꿈속에서 그리는 그림에서 더욱 자유롭게 표현이 되었고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선 긋기 작업이 본격 시작되었다.-작품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예술가의 삶은 구도의 길과 다르지 않다. 예술가는 수행하듯 반복하고 스스로의 길에서 곁가지를 잘라내고 말 없음으로 말한다. 선과 선 사이에 틈이 생긴다. 틈은 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틈이 없었다면 그저 면이 되었을 것이다. 선을 긋는 이유는 틈을 얻기 위함이다. 선을 긋되 선과 선 사이의 틈을 바라본다. 선과 선 사이의 유연성으로 형상을 이루기도 하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나타나 보이게 하는 것이다.-선 긋기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미술은 바깥세상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내면의 깊은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자연의 색은 꽃의 기억이랄까 우리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꽃. 새의 깃털, 단풍잎. 돌멩이의 무늬, 이끼 낀 숲, 동틀녘의 안개. 해질녘의 공기, 바람결 속에 숨 막히게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어찌 표현하여야 하는가, 오래된 친구의 주름살, 미소, 친근한 숨소리 그 위로를 어찌 표현할까, 예술가라면 그런 아름다움의 천만분의 일이라도 표현하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선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신 작가의 그림 소개를 부탁한다.△바람을 그려보고 싶었다. 나무를 흔드는 바람 흔들리는 바람을 따라 내 마음도 몹시 흔들린다. 흔드는 바람, 불, 그것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온전히 태우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이 마음의 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생각의 창고에서 끝도 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진다. 바라보면 사라진다. 내 안에 수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들, 이미 지난 일이거나 혹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일들 그것들을 내가 살아야 할 지금은 아니지만 바라다본다.-작품방식 또한 독특하다.△내 작품은 모두 종이 위에 펜으로 선을 긋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완성한다. 독특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작가라면 누구나 다 여러 번 덧칠하고 고민하고 정성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단순한 선을 반복한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 편하다. 잘하고 못함을 잊는다. 행위만 남는다.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떠오르고 가라앉는 생각들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오고 가는 것을 바라본다. 바라보면 사라진다.-신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무엇인가.△나이 든 예술가는 부분적으로 둔감해 지지만 전체적으로 예민해지고 섬세해진다. 그러면서도 버려야 할 것, 쳐내야 할 것을 과감히 쳐낸다. 젊은이처럼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지금껏 살아온 경험과 헛발질에서 마침내 화해하는 것이다. 뭔가의 이끌림을 받듯이 신비로움에 사로잡힌 채 작품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최근에 메타버스 갤러리를 구축했는데 반응은 어떤가.△비대면 시대의 예술가 활동은 양면성을 갖는다. 활동이 정지됨으로 생긴 시간은 메이커스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게 하였고, 코딩과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메타버스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메타버스 공간에 개인갤러리를 구축하는 기회가 되었다. 언택트 시대의 흐름으로 폭발적 수요를 얻은 메타버스의 세계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초현실 공간이다. 누구나 휴대폰으로 접속이 가능하므로 나의 전시는 항상 진행 중인 것이다.-주변에서는 신 작가를 어떻게 평가하나.△검정색, 파스텔 톤의 편안한 붓자국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직선으로 몰고 갔다가 부드러운 원으로 다독거리더니 종국에는 평정의 세계로 데려간다고 한다. 내가 이끄는 대로 시선을 맡기면 파도치던 마음이 가라앉는다고들 한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담백한 것이 좋다. 음식도 옷도 사람도 삶도 그리고 그림도 단순한 게 좋다. 많이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면 어떨까.-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누군가가 행복 총량을 말했다. 늙고 가난하고 누추하고 병약한 이라도 행복이 있다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보다 약한 자를 가엾이 여기고 사랑으로 베푸는 중에 삶이 채워지고 따뜻해지고 여물어가는, 가녀린 가닥 가닥의 실들이 모여 질기고 강한 밧줄이 되듯 서로가 기대고 어울려 사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7

‘포항거리예술축제’ 국내 참가작 공모 내달 11일까지… 거리공연 가능 작품

(재)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거리예술 정체성 확보와 시민 일상의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해 기획한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에 함께 할 국내 작품을 공모한다.이번 공모는 오는 3월 11일까지 접수를 진행하며,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참가작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거리극, 무용, 마임, 서커스, 전통연희, 공공예술, 시각예술 등 축제가 제공하는 야외공간에서 실연 가능한 모든 장르의 작품은 지원가능하다. 참가작 선정 기준은 작품의 예술성과 창의성, 독창성, 발전가능성, 축제 진행 공간에 적합성 등이다. 최종 선정된 작품은 공연료, 기술지원, 공연 장소, 홍보를 지원받으며,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출연 기회를 얻는다.공모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 및 제출 서류 양식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시작해 올해로 5회를 맞는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는 오는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포항 송도 솔밭 도시 숲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한편, 지난해 열린 ‘2021 포항거리예술축제’는 100% 사전예약제 도입과 공연 장소 분리, 3중 방역망을 설치해 안전하게 진행했다. 악단 광칠, 다크니스 품바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20여개 팀의 거리공연과 시민참여 전시, 역량강화 프로젝트 등 총 50여 회의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윤희정기자

2022-02-27

다양한 고민 책으로 푸는 ‘북 테라피 프로그램’ 운영

“당신의 고민에 책처방전을 드립니다.”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시민들의 다양한 고민을 책으로 풀어주는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눈길을 끌고 있다.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영하는 독서치료 프로그램 ‘랜선 북 테라피’는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시민들의 고민 글을 받아 독서 치료 전문 작가인 유지은 작가가 조언과 함께 관련된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8개의 사연을 소개하고 매월 1회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하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마련된 우체통에 사연을 넣거나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프로그램-랜선 북 테라피-고민상담소를 통해서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다.지난 8개월 간 ‘일상의 반복 속에 친구의 부재에 대한 초등학생의 고민’, ‘만화책만을 고집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고민’, ‘취업준비생의 고민’ 등 시민들의 다양한 고민이 랜선 북 테라피의 문을 두드렸다.포항시립도서관 사서팀이 자체 제작해 업로드 한 8개의 동영상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댓글이 글쓴이를 응원하는 등 새로운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시대에 책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독서치료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침체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사서들의 시민들의 독서활동 증진을 위한 노력으로 극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3

“경북예총 위상 더 높이겠다”

권오수 신임 경북예총 회장은 경북예총 창설 6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급변하는 시대 변화의 인식과 미래지향적 견해를 새롭게 제시하며 소통에 의한 경북예총의 더 높은 위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상북도연합회(이하 경북예총) 제25대 회장에 당선된 권오수(57) 전 한국미술협회 경상북도지회장은 “경북예총의 위상 강화와 소속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권 회장은 지난 15일 가톨릭상지대학 두봉관에서 열린 한국예총경상북도연합회 제60차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 합의 추대돼 무투표로 당선됐다.권오수 신임 경북예총 회장은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경북예총의 활성화를 위해 △기관 및 기업 메세나 도입(MOU연계 구축) △경북예술인센터 구축(예술인 문화공간 확보) 등을 통해 경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경북예술인들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또 △경북예술제를 경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로 키우고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의 범위를 국제대회로 승격시켜 독도가 우리의 땅임을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권 회장은 상주 출생으로 함창고를 졸업하고 안동대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동안 안동미술협회 지부장과 한국미술협회 조각분과 부위원장, 한국미술협회 전국 지회장단 협의회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문신미술상 선정위원 등 전국 각종 미술대전 심사운영 위원을 역임하는 등 지역 예술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2

DIMF, 거리축제 달굴 프린지 공연팀 모집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은 거리축제 활성화에 함께 할 프린지(Fringe) 공연팀을 모집한다. DIMF는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거리공연 ‘딤프린지’, ‘찾아가는 DIMF’ 등과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수성못 일대에서 열리는 대규모 프린지 페스티벌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SMFF)을 매년 개최하며 시민들에게 야외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에 DIMF는 다양한 공연과 프로그램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거리축제를 함께 만들어갈 공연단체를 모집한다.뮤지컬을 중심으로 음악, 댄스, 무용, 연주 등의 퍼포먼스가 가능한 공연단체라면 누구나 지원 가능하다.선정된 공연팀은 오는 6월 24일부터 시작되는 제16회 DIMF의 사전홍보를 위한 프린지 공연과 오는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수성못 일대에서 열리는 2022 수성못 뮤지컬 프린지 페스티벌(SMFF)에서 활동한다.장르를 불문하고 실력을 겸비한 2인 이상의 공연팀이라면 오는 3월 18일까지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레퍼토리에는 뮤지컬 콘텐츠가 필수적으로 포함돼야 한다.지원팀이 제출한 공연 영상파일과 프로필을 토대로 25팀 정도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공연팀에게는 공연 진행을 위한 장소, 무대, 음향 등 전반적인 기술 사항과 소정의 출연료 등이 지원된다.DIMF는 이번 프린지(Fringe) 공연팀 모집을 바탕으로 거리공연을 활성화시켜 도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음과 동시에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화예술인을 위한 무대 기회 제공에 의미를 두고 연중행사로도 운영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1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 구입 공모

포항시립미술관은 동시대 예술과 호흡하는 미술관으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예술적 가치가 높은 우수 소장품 수집을 위해 지난 11일부터 3월 11일까지 한 달간 2022년 소장품 수집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올해 소장품 구입 대상은 세 범주로 나뉜다. 첫째, 스틸아트미술관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위한 주요 금속작품(1990년대 이전 한국근현대조각사의 주요 금속작품 우선 구입), 둘째, 지역미술사 정립에 중요한 작품, 지역작가의 경우 포항을 중심으로 한 영남권 경북 북부 지역으로 한정한다. 셋째, 포항시립미술관 기획전시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이다.매도를 희망하는 작가, 작품소장자, 개인 또는 법인사업자 등은 포항시청 홈페이지 또는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신청 양식을 내려 받아 작성한 후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최종 구입 작품과 매입가격은 미술관 작품수집심의위원회와 작품가격평가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4월 중 결정될 예정이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공모를 통해 학문·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구입해 우수한 문화적 자산을 보유하고자 한다”며 “더 나아가 수집한 작품들을 전시, 연구, 교육 등에 활용함으로써 다채로운 시각문화를 창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기타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참여마당-공지사항) 또는 수집담당자(054-270-4705)에게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2-02-20

“몰랐던 재능 발견으로 더 행복한 삶”

“전국적으로 평생교육기관들이 활성화되는 가운데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새로운 변화를 꿈꾸는 이들에게 손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공예를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몰랐던 재능을 발견하게 되면 더욱 행복한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포항시 북구 중앙로 425에서 포항풀잎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공예가 곽철선(54) 센터장은 풀잎문화센터의 장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곽 센터장은 홈패션, 양말목공예, 마크라메 등 30여 개의 공예 자격증을 갖고 이 센터에서 20여 개의 강좌를 개설해 개인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개발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19일 곽 원장과 만나 나눈 그의 삶과 공예강좌의 매력을 정리한다. -풀잎문화센터를 하게 된 계기는?△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독서 수업을 오랜 시간 해오면서 틈틈이 다양한 취미와 함께 생활 공예를 배우고 익혀왔다. 그래서 10여 년 전부터 직접 풀잎문화센터를 운영하며 학교, 지역 사회에서 열심히 강의도 하고 재능기부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취미로 시작해온 다양한 공예들이 세월이 흐른 지금에는 어엿한 직업 공예인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도와준 셈이다.-풀잎문화센터에서는 어떤 수업을 진행 중인가?△요일별로 다양한 강좌를 운영 중이다. 가정 분과 강좌로는 홈패션, 아동복, 패션 양재, 홈웨어, 애견용품, 양말목공예, 홈데코 마크라메, 출산준비물, 서양자수 등이 있다. 공예분과로는 가죽공예, DIY가구, 레진아트, 석고방향제, 아로마향초, 점핑 클레이, 스트링아트, 비누베이커리, 라탄 소품공예, 풍선아트 등이 있다. 미술분과로는 냅킨아트, 우드아트, 천아트, 수채화 캘리그라피, 민화. 캘리그라피 등이 있다. 토탈공예의 경우, 센터의 과목 중 7과목을 선택하여 수강한 후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서 자격증 심사 후 토탈공예 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풀잎문화센터 수강생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손주 재롱이나 보면서 노실 나이에 자격증을 취득해서 직접 공방을 열어 보고 싶다고 울진에서 오신 60대 후반의 김춘영 수강생이시다. 일 년 동안이나 거의 매주 빠짐없이 2시간씩 걸려가며 차를 운전하고 오셔서 퀼트와 캘리그래피 과목을 배우시고 숙제까지 꼬박꼬박 빠짐없이 하시더니 결국 자격증까지 취득하셨다. 지금은 울진에서 학교 강의도 나가시고 홈클래스도 운영하시고 틈틈이 작품 활동도 하시며 부업으로 판매도 한다고 하신다.-풀잎문화센터는 어떤 곳인가?△풀잎문화센터는 일반 학원과 복지관, 백화점 문화센터와 차별화하여 가족적인 분위기 속에서 월~금요일 아침 10시부터 저녁 9시 사이 본인이 편한 시간에 자유로이 선택 수강할 수 있는 사단법인 비영리 사회교육 기관이다. 다른 학원이나 문화센터처럼 수강생을 일정한 정원만큼 모아 놓고 수업하는 것이 아니라 1:1 개인으로 체계적인 지도하에 각 강좌 사범 코스를 수료한 회원은 자격증 취득 후 강사 활동을 할 수 있으며, 홈클래스 및 공방 운영도 가능한 곳이다. 대한민국 강좌, 교육 ‘NO.1 문화센터’로 1992년 풀잎문화예술 연합회를 시작으로 전국에 약 220개 지부와 다양한 여러 가지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다양한 수업 중 가장 마음에 가는 수업이 있다면?△양말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양말목으로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이나 인형, 인테리어 소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양말목공예이다. 양말목은 우리가 신는 양말의 앞쪽 발가락 부분에 붙어있는데 양말목이 잘리고 박음질 되면서 양말이 완성되고 기계에 걸려있던 양말목은 버려지게 된다. 이렇게 폐기물로 분류가 되어 소각 처리되거나 과수 결속 끈으로 쓰이던 양말목에 가치와 쓰임을 넣어 작품으로 재활용하는 공예다.-풀잎문화센터 수강생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그동안 배운 공예를 지역 사회에 환원할 기회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풀잎문화센터를 통해 취미가 직업이 되고 꿈이 이루어지고 생활의 긍정적 변화가 시작되고, 아름답고 밝은 내일을 꿈꾸는 분이라면 누구나 오셔서 소중한 꿈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아무래도 포항이 새로운 공예나 체험을 접할 기회가 부족한 중소도시이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더 많은 공예 작품과 체험을 경험해볼 수 있도록 많이 소개하는 것이 앞으로의 제 사명이자 목표이다. 그래서 제 어깨가 무겁다는 것을 느낀다. /윤희정기자

2022-02-20

공공예술작품 관리 ‘스틸아트매니저’ 모집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8일까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을 관리하게 될 ‘스틸아트매니저(Steel Art Manager·SAM)’를 모집한다.재단은 지난 10년간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을 통해 약 190여 점의 작품을 포항 시내 곳곳에 상설 전시해왔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강 도시의 이미지를 살려 ‘철’을 특화로 한 예술축제로, 2015년부터 지역 철강기업체가 참여해 작가, 기업, 작가기업 협업 작품을 시민들에게 공개했다.재단은 지난해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10주년을 맞이해 시민주도의 쾌적한 작품관리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SAM’을 처음 기획했다. 이를 통해 그간 페스티벌로부터 수집된 스틸아트 작품에 대해 시민 거버넌스를 구축해 작품 모니터링 및 관리 등 지속적인 관심을 유도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 1기 SAM 활동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일부 개편해 진행될 예정이다. SAM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예술작품 현장을 기록하는 역할을 맡아 진행하는 스틸아트매니저 인턴십이다. SAM으로 활동하게 되는 50여 명은 포항 시내 작품이 배치된 20곳 중 희망하는 지역에서 격월 1회 작품 상태를 점검하게 된다.또한 현장 활동에 앞서 전문성 확보를 위한 워크숍이 진행되는 등 여러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참여자에게는 위촉장 수여, 1365 시스템 봉사시간 부여 및 소정의 활동비와 함께 올해 새롭게 추가된 우수 활동가 특별 시상의 혜택이 제공된다.참가 신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에서 지원서를 다운로드 받은 후 28일까지 이메일(kyy577@phcf.or.kr) 혹은 구글폼 신청서(https://forms.gle/BzsckGREqxeX9zoF7)를 통해 접수하면 된다.결과 발표는 3월 3일 홈페이지 및 문자 메시지를 통해 개별 통보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6

달에게 띄우는 액막이연… 대보름 소원 담아 보내자

15일은 음력 1월 15일로 새해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날이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은 달에게 소원을 빌었다. 그 간절한 기원은 지금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물리쳐야 할 적, 코로나 때문이다. 언택트 시대 정월대보름의 의미를 되짚어본다.정월대보름은 한자어로 상원(上元)이라고 한다. 달을 중심으로 세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동아시아문화권에서 보름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여 일 년을 상원(음력 1월15일), 중원(음력 7월15일), 하원(음력 10월15일)으로 나누었다. 그에 따른 세시풍속은 농경을 기본으로 하였던 우리 문화의 상징적인 면에서 의미가 크다.정월대보름에 행해지던 세시풍속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각 가정에서는 오곡밥과 나물 먹기를 비롯하여 부럼 깨기, 귀밝이술 먹기, 샘에서 용알뜨기, 다리밟기, 더위팔기, 소밥주기, 액막이연 날리기, 꿩알주우라고 김싸먹기 등이 있었다. 일 년 동안 가족의 건강과 소원을 바라는 기복 행위였다. 마을 행사의 대표적인 것은 동제 지내기, 지신밟기, 고싸움, 줄다리기, 달집태우기 등이 있었다. 마을의 안녕과 풍어와 풍년을 기원하고 주민들의 단합을 위한 것이었다. 마을이 없다면 개인도 없다는 것을 알고 행하는 풍속이었다.우리 고장에 줄다리기가 이어져 오는 곳이 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화진리 구진 마을에는 매년 정월대보름에 앉아서 하는 앉은줄당기기가 펼쳐진다. 생업이 어업인데 별신굿을 대신하여 하는 놀이이자 제의의 개념이다. 줄의 형태가 게 모양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게의 붉은 색은 귀신을 쫓고 알은 다산을 상징한다. 이 마을에서는 여성들만 줄다리기를 하고 남자들은 풍물을 울리며 흥을 돋우는 역할을 한다. 주민 전체가 참여하여 풍어를 기원하고 하나 된 마음으로 마을의 평안을 기원한다. 조상들이 지켜온 대보름 풍속의 의미는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어느 시대에나 식구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것은 불변이다. 특히 농경시대에는 수명이 짧은 경우가 많았으니 더욱 그랬다. 확실한 병명을 모른 채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슬픔이자 두려움이었다. 세상사를 주관하는 이가 있다 믿고 그에게 읍소하고 간절함을 표현할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다. 그것이 하늘이었고 그중에서도 달이었다.오늘날에도 건강은 중요시한다. 전화를 끊을 때면 아프지 말고 잘 있어라, 만나면 건강이 최고라며 운동과 식사를 강조하는 진심어린 말을 전한다. 어른들은 가끔 이 좋은 세월에 뭐가 아쉽냐 하면서 많은 돈과 행복이 있어도 몸이 무너지면 모두가 허사라고 욕심을 부리지 말라 한다.코로나 시대에는 더 신경을 쓴다. 손소독 철저히 하고 마스크 꼭 끼고 정부에서 실시하는 방역수칙을 잘 따른다. 그것은 죽음의 그림자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 가까이에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과학이 발전하고 의료기술이 좋다 해도 넘어설 수 없는 한계가 있으며 지금이 그 한계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둘째는 자급자족의 풍요를 바랐다. 조상들은 먹거리가 풍족하지 않았다. 농경사회에서는 먹는 것이 건강과 노동에 직결되는 생활이었다. 살아내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농사가 생명줄이었다. 풍년이 되기 위해서는 계절에 따른 날씨가 중요했고 날씨를 주관하는 신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지신을 달래고 비와 바람을 부리는 신에게 제사를 올리며 모두에게 넉넉한 일 년을 기원했다.우리가 바라는 것도 풍요한 생활이다. 다만 농경시대의 풍요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먹고 사는 것의 근원적인 문제가 아니라 더 좋은 것, 더 나은 것을 찾아 끊임없이 요구의 종류를 바꾸어 간다.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는 신제품과 그에 따른 공장과 상점들이 생겨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인간의 욕구는 끝이 없어 동물의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 그 결과 새로운 바이러스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메르스, 사스. 신종플루, 코로나바이러스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일상이 흔들리는 불안한 상황을 겪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가 꿈꾸는 더 나은 세상이 어떤 세상을 말하는 것인지, 계속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인간의 능력을 사용한다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자신에게 물어본다. 우리의 미래가 행복하게 살 수 있다는 밝은 전망보다는 불확실하다 예측하는 경우가 많다.마지막으로 개인의 행복이 중요하지만 마을이라는 공동체의 안녕도 중요하게 여겼다. 주민들은 마을의 평안과 풍년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냈으며 동제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고 마을을 대표하는 제주는 부정한 언행, 부부 합방을 비롯한 금기 사항을 엄격히 지켰다. 그때는 마을공동체 유지를 위해 진심을 다해 기원하며 신을 중심으로 단합이 이루어졌다. 줄다리기나 고싸움을 통해 주민간 협동과 소속감을 고취시켜 나만이 아니라 모두가 잘 사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면서 마을공동체 의식은 희미해졌다. 생산의 주체가 단체에서 개인으로 바뀌었다. 직업을 찾아 뿔뿔이 흩어지며 주민 수가 줄어들면서 공동체 마을은 서서히 힘을 잃어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규칙적인 출퇴근과 소속된 회사에서 주어진 일에 전념하고 그에 따른 성과에 행동이 좌지우지되면서 개인을 위한 생각이 중요해졌다. 이웃들과 친구는 비교의 대상이며 넘어서야 할 상대였으므로 사람들은 지쳐갔다. 이제는 나만 행복한 것이 가능한지 의문이 생기는 시점이다.코로나로 활동이 자유롭지 못한 지금, 정월대보름의 무병장수, 풍요, 마을공동체를 기원하던 세시풍속을 상기해본다. 신의 영역을 성스럽게 여기고 마음을 다하여 섬기며 거창한 부자를 바란 것이 아니라 모두가 건강하고 배고프지 않게 사는 세상을 소원했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가 한마음으로 간절히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이번 대보름에는 그 옛날 조상들이 달을 보고 기원하던 간절한 마음이 된다. 어린 시절 달님 앞에 비손하던 어머니가 부르던 달님, 그 달님을 찾아 지겨운 코로나 물러가길 소원하고 각 가정마다 소소한 복 누릴 수 있는 환경이 되기를 빌어본다. 바람 부는 바다에서 액막이연을 띄워보자./양태순(수필가)

2022-02-14

아크릴 물감 매화도는 시대 변화의 반영

최영조 문인화가 “매화가 봄의 상징이 된 것은 긴 겨울 끝에 제일 먼저 꽃을 피워 봄소식을 주는 모습이 어려운 역경 속에서도 희망을 전한다는 상징성 때문 아닐까요.”최고의 이상향, 격조 높은 정신, 최상의 가치로 대변할 수 있는 진, 선, 미를 추구해온 문인화 정신이 예술적 감각에 영향을 미쳤다는 최영조(56) 문인화가. 지난 12일 경주시 황성로 35-3에 있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사군자 매화도를 서양화 재료로 그린 ‘매화도’ 작품으로 국내 화단의 주목을 받고 있는 최 작가를 만나 삶과 작품에 대해 들어봤다.-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사군자 매화도를 그려 화제가 되고 있다. 쉽고 편리한 재료로 변화된 현재의 미술 경향에 따른 것인가.△그렇다고 볼 수도 있다. 기본적인 먹그림은 화선지에 먹으로 스며드는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으로 일필휘지 기운 생동감을 표현한 문인화 작품이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의식주 모든 것이 변화되듯이 우리의 전통적인 재료를 버리고 현대미술에 기본으로 사용하는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정신은 문인화 기본 운필법을 그대로 갖고 사군자, 서예 붓으로 현대미술에 맞게 작업세계를 펼치고 있다.-매화도를 그리는 이유는?△처음에는 별다른 이유가 없었지만, 문인화 사군자를 공부하면서 매화도에 집중하게 됐으며 동기는 다양하게 많다. 돌아가신 월봉 정석환 선생님께서 즐겨 그리시던 매화 작품에 매력을 느끼면서 시작되었으나 시간이 갈수록 매화의 의미와 나의 성격과도 흡사한 부분들이 많아 마음을 담게 되었다. 한 해의 시작을 알리는 꽃 중의 꽃이 매화라 사군자 매, 난, 국, 죽 중 매화도를 즐겨 그리고 있다. 그 와중에 매화 그림은 큰 둥치를 표현하면서도 섬세한 작은 가지와 그리고 아름답고 고결한 매화꽃 향기는 봄을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어 주어서 좋다.-최 작가도 옛 선비들처럼 자신의 모습을 추상적으로 상징할 수 있도록 간결한 조형성을 강조해 표현하는 사군자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지?△그렇다고 볼 수 있다. 문인화 작품의 격은 마음에 있다. 화격보다 인격이 앞서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문인화의 장르는 회화의 장르와는 다르다. 회화는 사물을 보고 사실적인 작품을 표현한다면 문인화는 정신을 담는 장르다. 즉 느낌, 분위기, 감정과 감성을 들추어내는 작품 세계로 아, 하는 감탄사와 기운을 전달하는 작품이다. 동양철학의 기본 바탕인 음, 양의 이치를 갖고 작업을 하여야 자연 의미에 가깝게 갈 수 있다고 본다. -전통 사군자를 서양미술에 접목해 한국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시대의 흐름이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의 변화처럼 작품의 세계도 변해야 한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전부터 장르가 없어졌다고들 한다. 현시점에는 평면, 입체 크게 둘로 보지만 이 또한 무너졌다고들 한다. 평면 작가들이 입체적인 작품들을 많이 하면서 서로 간의 장르는 무너졌다. 나 또한 매화도뿐만 아니라 추상적 작품 겨울 연밭, 음율, 선율, 몽현(夢顯) 작품들을 하고 있다. 서양의 재료 아크릴 물감은 다루기는 엄청 힘든 반면 현대인의 시각에 맞는 색감을 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서양화가 보는 그림이라면, 동양화는 읽고 동양화는 음미한다고 한다. 추천하고 싶은 최 작가의 ‘매화도’ 작품 감상법이 있다면?△앞에서 말한 것과 같이 문인화의 매화도는 일필휘지의 기운 생동감 그리고 여백은 보는 이에게 생각하게 만드는 공간 창출로 비어있지만, 채워져 있다.-민족의 정신을 담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소중한 옛 그림들이 서양문화에 밀려 현대인들의 생활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데 대한 최 작가의 견해가 궁금하다.△그런 부분에는 안타깝다. 서예, 문인화뿐만 아니라 옛 풍습 및 전통적인 모든 것이 조금이 사라지고 있다. 정통적인 모든 장르는 보존은 가능하나 지속은 힘들다고 본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것은 국가가 바탕이 되어야 지속 가능하다. 사라지고 있는 문화유산들은 많다. 그중 하나일 뿐이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초·중·고등학생에게는 미술 학업에 충실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입시에 집중된 것이 아쉽다. 서예. 문인화. 민화, 조각 등등 많은 경험치가 혼합될 때 새로운 창작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k-팝은 세계적인 음악이 되어있듯이 k-아트를 세계에 알리고 싶다. 서양미술은 퍼포먼스가 안 되지만, 문인화 매화도는 퍼포먼스가 된다. 즉석에서 작품화를 완성도 있게 할 수 있다. 동양의 미술을 알리고 싶다. 아직도 먹을 모르는 나라들이 많다. 동양의 먹을 잉크라고 생각하고 질문을 한다. ‘코리아 잉크 먹(墨)’이라고 말하면 모른다. 슬픈 일이다. ‘차이나 잉크’라고 말할 때 비로소 고개를 끄덕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13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도록 5종 발간

국립대구박물관(관장 함순섭)은 상설전시실 개편의 성과를 담은 ‘상설전시도록’ 5종(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어린이도록)을 새롭게 발간했다. 이번 도록에는 2019, 2020년에 걸쳐 개편된 고대문화실, 복식문화실, 중세문화실의 전시품을 수록했다. 이 책은 전시 안내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국립대구박물관 상설전시실 문화재에 한층 더 다가가는 계기를 만들어 준다. 관람객은 전시 이해를 넓히고 대구·경북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도록은 한국어를 비롯한 영어, 중국어, 일본어 4개 국어로 제작했다. 최근 세계화와 비대면 경험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다국어 도록은 국내를 비롯해 국외에도 우리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할 전망이다.또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처음으로 제작한 ‘어린이 도록’은 미래 주인공인 어린이를 위해 체험활동과 함께 주요 전시품을 알기 쉽도록 편집했다. 이번 5종 도록 발간은 성인부터 어린이, 국내부터 국외까지 국립대구박물관을 소개하고, 다양한 관람객층의 수요에 대응하고자 노력한 결과물이다.국립대구박물관은 대구·경북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고 복식문화 특성화 박물관으로 매년 관련 전시는 물론 조사·연구를 지속하고 있다.이번 상설전시도록은 새롭게 단장한 박물관의 모습을 오롯이 국민에게 전하고, 관람객의 문화향유권 향상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도록은 국립박물관 문화상품점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7

“茶 마시면 정신순화, 내적 성장 도움”

“차는 형식이 아니라 생활입니다. 지나칠 만큼 예법이 강조되어온 것은 그만큼 차 생활에서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소소명차는 편안하게 오셔서 서로 대화하며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포항시 북구 신덕로 53번길에는 생활 차를 위한 보이차(茶) 카페 소소명차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은 김정훈(31) 대표가 직접 차를 우리며 소개해 주는 예약제 테이블과 손님이 직접 우려 마실 수 있는 카페 테이블들이 함께 있는 소담스런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는 소소명차에 차 애호가들의 발길이 늘어나고 있다.생활 차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보이차 전문 찻집을 추구하는 김 대표를 지난 5일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보이차 찻집을 운영하시기에는 너무 젊으신데요?△보이차를 즐겨 하신 아버지로부터 일찍이 차를 접하게 되었다. 어릴 적 허약하고 잔병치레가 많아 부모님께서 걱정이 많으셨는데 꾸준히 차를 마시면서 성인이 되어서는 해병대에 입대할 정도로 건강해졌다. 젊은 나이임에도 보이차에 대한 열정이 남다른 것은 몸소 체득하여 주변 사람들에게 권할 만큼 차에 대한 확신이 컸던 탓인 것 같다. 제가 젊어서 그런지 어른들뿐만 아니라 젊은 손님들도 많이 찾아준다.-김정훈 대표에게 차 문화는 무엇인가.△차는 정신적인 문화라고 생각한다. 차를 마시면서 우리는 사유할 수 있고 위로를 받을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일상생활과 차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대인관계에도 물론 사교적인 측면에서도 큰 역할을 한다. 인간관계의 꽃과 같은 차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오랜 전통을 지닌 차 문화는 우리의 정신을 순화시켜 예의와 질서를 갖춘 생활은 물론 개인의 내적 성장에도 반드시 큰 영향을 준다.-보이차는 어떤 차인가.△보이차는 크게 생(生)잎으로 만드는 보이생차와 숙(熟)성시켜 만드는 보이숙차로 구분한다. 보이생차는 생잎 특유의 향긋함과 단맛, 보이숙차는 숙성 특유의 부드러움과 깊은 진향의 특징을 가진 차다. 보이차는 와인과 위스키처럼 연도별 빈티지가 있다. 떼루아와 숙성의 차이로 맛과 향이 다르다. 숙성이 잘 될수록 맑고 깨끗하며 깊은 향을 낸다. 발효에서 나오는 갈산 성분이 지방간과 노폐물 배출을 도와 다이어트, 피부미용, 수족냉증에 좋으며 피를 맑게 하여 고지혈증, 당뇨 등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발효 보이차의 장점과 효능을 알려달라.△보이차는 후발효차다. 미생물과 효소의 이중작용에 의한 발효가 찻잎에 함유된 다량의 폴리페놀, 다당류, 섬유소, 카페인 등을 줄인다. 발효 과정에서 생긴 홍색소와 갈색소, 다량의 유산균이 다이어트에 도움을 주며, 핵산에 작용하여 세포의 활성도를 증가시킨다. 당류의 분화에 따라 새로운 종류의 방향 물질이 생기면서 특유의 향이 나오게 되고 더불어 항산화 활성 물질도 생성된다. 체온을 올려 면역력을 높여주고, 염증 질환을 다스리고 피를 맑게 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차인들 사이에서 발효 보이차는 만병통치약으로 불린다.-소소명차에서 진행 중인 수업의 특징이 있다면.△소소명차 클래스의 차별점은 차를 배우는 사람의 관심도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커피나 와인의 소비가 많아지면서 서양식 차 문화가 익숙해진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차를 마셔보고, 우리는 직접 경험들을 통해 누구든지 차를 시작할 수 있게 돕는 전문 찻집이다. 원데이클래스부터 초, 중, 고급 과정으로 나눠 소소명차 생활 보이차 수업을 운영 중이다.-보이차는 어떤 차 도구를 사용해서 마시면 좋은가.△중국차 도구는 크게 두 가지다. 자사호는 ‘자색의 흙으로 만든 호’로서 자사 안에 존재하는 철 성분이 차 안에 있는 여러 영양학적 성분들과 반응하여 떫고 쓴맛을 경감시켜준다. 개완은 ‘뚜껑이 있는 찻잔’으로서 여러 다류를 하나의 개완으로 추출 가능하며, 간편한 사용과 세척의 편리성으로 사랑받는 다기다. 생활 차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들에겐 편리성을 위주로 출시되는 다기의 종류도 많기에, 정해진 틀보다 본인의 상황과 조건에 맞춰 시작해보길 권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