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백신 꼭 맞고 거리두기도 여전히 중요”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흰 소의 기운처럼 힘차고 듬직한 기운이 밝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쉽게 줄어들지 않는 코로나 환자들의 행렬과 남의 일 같지 않은 심정으로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 여러 상황 앞에서 환자를 대면해 치료에 앞장서고 있을 의료인들의 심정은 어떨까. 미국 엘에이 카운티 풋힐 프레스비테리안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전시아씨의 하루를 비대면 인터뷰로 따라가 본다.-간단히 자기소개 부탁한다.△미국인 남편을 만나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지천명이 되어 간호사라는 직업에 다시 도전을 하게 되었고 2020년 6월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10월에 국가자격증을 따서 11월부터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코로나 현장 간호사로 근무하는 걸로 알고 있다. 건강은 괜찮으신지?△현재 오른쪽 어깨에 오십견이 왔지만, 그것말고는 별다른 건강에 따른 문제는 없다. 그리고 지난 12월 22일에 화이자에서 나온 코로나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다. 그게 효과가 있기를 바란다.-어떤 부서의 간호사인가? 독자들이 알기 쉽게 풀어서 말해주셨으면.△한국의 독자들도 잘 알고 있는 중환자실 간호사이다. 영어로는 Intensive Care Unit이라고 약어로 ICU라고 부르는데, 일반적인 의료설비로는 충분히 관리할 수 없는 중증환자나 대수술 후의 환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지속적으로 간호하며, 필요에 따라서 신속한 구급조치를 할 수 있는 집중치료시설에서 근무한다.-최근에 코로나 관련, 환자의 죽음을 대면한 적 있는가? 그때의 심정과 느낌은?△매일 코로나 관련 환자의 죽음을 접한다. 이제 중환자실은 거의 코로나 환자를 보는 곳이 되었다. 어떤 죽음이든 그것을 대면하는 것은 심리적으로 힘든 일이다. 코로나 환자의 죽음이 더 슬픈 이유는 가족들이 임종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가족들이 화상으로 그분들이 돌아가시는 모습을 접할 수는 있지만, 직접 환자 곁에서 죽음을 애도하는 것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다. 죽음을 곁에서 지켜보는 우리 간호사들은 최대한 애도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분들의 죽음이 간호사로서 가슴 아픈 이유는 전염성 질병이라는 이유 하나로 일반 환자들의 죽음과는 달리 취급된다는 점이다. 더 이상은 인터뷰에서 말하기 곤란한 사항이지만 무척 안타깝고 암담한 일이다.간호사 사무실에서 인계를 기다리는 미국 엘에이 카운티 풋힐 프레스비테리안 병원 전시아 간호사.-코로나 환자들을 현장에서 겪는 느낌이 남다를 것 같다.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는가?△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 코로나가 환자들의 상태를 급작스럽게 악화시키는데, 환자를 보살피기 위한 의료기구나 재료가 턱없이 부족하다. 처음 코로나를 맞았을 때 미국에는 마스크도 부족해, 하나를 가지고 오래 사용했다.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가끔 간호사들이 입어야 하는 가운도 없을 때가 있고, 수시로 필요한 간호 장비들이 부족할 때도 있다. 간호사들끼리 그런 상황을 ‘정글간호’라고 말하기도 한다. 또 환자를 진정시키는 약도 수급이 부족해, 응급 처방으로 지원받기도 한다. 그밖에도 어려운 점이 아주 많다. 현 상황이 의료계 최악의 상황인 것 같다.-현장 의료인으로서 코로나를 극복하기 위한 의견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우선 코로나 백신이 대중화되면 꼭 맞으시길 바란다. 한국에서는 언제 백신이 가능해질지 모르지만, 75%이상의 집단 면역에 기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나부터 백신을 맞기 전에 안전에 대한 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과학적인 데이터를 통해서 95%의 안정성이 있다고 하니 이 끔찍한 시기에 기댈 것은 그것뿐이지 않을까. 여전히 마스크 쓰고 안전거리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얼굴을 되도록이면 만지지 않는 것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인들은 이미 이런 것을 잘 실천하고 계실 테니 제가 더 말하는 것은 예의가 아닐 것 같다.-앞으로의 계획은? 간호사로서 또는 개인적으로 다 말해도 좋다.△공부를 계속 해서 Nurse Practitio ner(NP·전문간호사)에 도전하고 싶다. DNP(Doctor of Nursing Practice)라고 예전에는 대학원 학위만 있으면 됐는데 요즘은 박사학위를 받아야 하는 추세라서 지금 계획으로는 2024년에 그 과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늦은 나이에 간호사가 되어서 현장에서 오래 일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전문간호 의료인이 되기 위해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1-04

여유와 평화 상징하는 영물로富 부르고 禍는 막아

2021년은 신축년(辛丑年), 흰 소의 해다. 천간의 신(辛)은 ‘희다’라는 뜻을 지니며, 십이지의 축(丑)은 소띠를 뜻한다. 따라서 올해는 ‘흰 소띠 해’다. 소는 우리 민속에서 어떤 의미를 지닌 동물일까? 소의 해를 맞아 소와 관련된 재미난 얘기를 소개한다.△우리 역사에서 소는 언제부터 등장했나?기원전 1~2세기 김해 조개더미에서 소의 치아가 출토됐다. 이때부터 소가 가축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서 ‘삼국지 위지 동이전(魏志 東夷傳)’에 따르면 부여에서 소를 비롯해 육축(六畜)을 사육하고, 이것들의 이름을 관명으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유사’에는 3~4세기경에 농기를 제작해 논밭을 갈고 수레를 만들어 탔다는 기록이 있다. 이밖에 삼국시대 고구려 고분벽화 안악 3호분 벽화에도 누렁소·검둥소·얼룩소 등이 여물을 먹는 외양간이 그려져 있다. 이처럼 소는 2000년 이상 생구(生口)로서 한집에 같이 사는 가족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소는 어떤 동물?소는 다른 동물에 비해 덩치가 크고 움직임도 느린 편이다. 개나 고양이에 비해 사람 말을 잘 알아듣는 편도 아니다. 하지만 한국문화에서 차지하는 소는 근면과 유유자적의 대명사였다. 나아가 동물 중에서는 우리와 가장 친근한 존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소의 우직하고 성실한 면모는 인간의 게으름을 경책하는 방편으로도 활용돼왔으며, 여유와 평화를 상징하는 영물로 인식되기도 했다. ‘소가 말이 없어도 열두 가지 덕이 있다’는 말은 우리 조상들이 소의 이러한 성품을 높이 샀던 것을 보여주는 한 예다. 전통 농경사회에서 소는 힘든 농사일을 도맡아 하던 주역이요, 풍요와 힘을 상징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소는 부(富)를 불러오고 화(禍)를 막아주는 존재였다. 농가 밑천으로는 소가 최고의 자산이었으며 소 자체가 부를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옛사람들은 입춘 전후에 풍년을 기원하며 흙이나 나무로 만든 소 인형을 세우기도 했다. 이사한 뒤나 동제를 지낸 다음에 소뼈나 소고삐를 매달아 둔 것은 나쁜 귀신의 범접을 막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우리 일상생활에서 소는 근면(勤勉)과 풍요(8C50饒), 희생(犧牲)과 의로움(義)을 의미하는 동물로 상징되고 있다.△소의 특성소는 생물학적인 측면을 보자. 소(cattle)의 학명은 보스 타우루스(Bos taurus)다. 동물 분류학상으로 등뼈를 갖고 있는 척추동물문(Vertebrata)에 속한다. 점차 범위를 줄여 가면, 젖을 먹여 송아지를 기르는 포유강(Mammalia), 짝수의 말굽을 가진 우제목(Artiodac-tyla), 먹은 사료를 다시 씹는 반추류(Ruminantia)에 해당한다. 더 세분하면 우과(Bovimae), 우속(bos)에 속하는 가축이다.소의 겉모양은 독특하다. 뿔이 두 개 있고, 털 색은 품종에 따라 다른데 흰색, 황갈색, 검정색 등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 소는 체구, 개량된 정도, 얼굴의 생김새, 뿔의 크기, 사육하고 있는 지역 등을 고려해 분류된다. 소를 사용 목적에 따라 분류하면 소고기 생산을 위한 고기소, 젖 생산을 위한 젖소, 일을 시키는데 특히 물건 운반에 주로 이용되는 일소, 여러 목적으로 활용되는 겸용종이 있다.체구의 크기에 따라서는 덩치가 큰 대형종, 중간 정도인 중형종, 덩치가 작은 소형종으로 나뉜다. 전 세계적으로 450여 종이 있다.소가 다른 가축과 특별히 다른 점은 위가 네 개라는 점이다. 그래서 하나의 위를 갖고 있는 다른 가축에게는 줄 수 없는 풀 사료를 소에게는 제공할 수 있다. 소가 갖고 있는 네 개의 위 중 제1, 제2 위를 반추위라고 한다. 그 기능은 일시에 많은 양의 사료를 저장하는 데 있다. 아울러 반추위 내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의 도움을 받아 소가 섭취한 풀 등 사료 안에 있는 섬유소를 분해한다. 또 휘발성 지방산의 생산, 단백질, 비타민 B군, 비타민 K군을 합성해 준다.△소가 들어간 지명은 얼마? …731개우이도(牛耳島), 우산(牛山), 우도(牛島), 가우도(駕牛島), 우명산(牛鳴山), 와우(臥牛)와 구축(九丑) ….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소’가 들어간 지명은 총 731개다. 용(1천261개), 말(744개)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고 한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04개로 가장 많고, 대구·부산·세종이 1개로 가장 적다. 경북은 94개였다. 그중 경남 거창군 가북면에는 맹수로부터 어린아이를 구했다고 하는 이야기와 함께, 인간을 위해 온몸을 아끼지 않은 소의 헌신과 의리를 기리는 뜻을 담아 ‘우혜(牛惠)’라는 마을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의 고개 ‘소똥령’은 팔려가던 소들이 고개 정상에 있는 주막 앞에 똥을 많이 누어, 산이 소똥 모양이 됐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전남 나주시의 마을 ‘구축(九丑)’은 아홉 마리의 소를 기르면서 마을을 발전시켰다는 전설이 유래가 돼 생겨난 지명이며, 울산시의 ‘우가(牛家)’마을은 소가 병에 걸리자 이곳에 집을 짓고 소들을 피난시켰다고 해 생겨난 지명이다.△소와 관련한 속담과 덕담은?-“쇠귀에 경 읽기”: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줘도 ‘이해를 하지 못 한다’는 뜻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일이 잘못된 뒤에는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느린 소도 성낼 적 있다”: 아무리 성미가 느리고 순한 듯한 사람도 화나면 상당히 무섭다는 뜻.-“못된 송아지 엉덩이에서 뿔난다”: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한 모양을 이르는 말.-“느릿느릿 걸어도 황소걸음”: 보기에는 느리지만 꾸준하고 믿음직스러우며, 실속이 있다는 뜻.-“쇠뿔도 단김에 빼라”: 어떤 일이든 마음먹었으면 망설이지 말라는 뜻,-“바늘구멍으로 황소바람 들어온다”: 작은 것이라도 소홀히 하지 말라는 뜻.-“소 뒷걸음질 치다 쥐잡기” : 우연히 행운을 얻게 된다는 뜻.-“소 닭 보듯 닭 소 보듯”: 무덤덤하게 서로 아무런 관심도 두지 않고 있는 사이를 이르는 말.-“쟁기질 못 하는 놈이 소 탓한다”: 할 줄 모르는 저를 탓하지 아니하고 도구를 탓한다는 뜻으로, 자기의 능력 부족을 남의 잘못으로 돌린다는 뜻.-“큰 소가 나가면 작은 소가 큰 소 노릇 한다”: 어떤 집단이나 단위에서 윗사람이 없게 되면 아랫사람이 그 일을 맡아보게 되는 이라는 뜻.-“도랑에 든 소”: 도랑 양편에 우거진 풀을 다 먹을 수 있는 소라는 뜻으로, 이리나 저리나 풍족한 형편에 놓인 모양을 이르는 말.-“푸줏간에 들어가는 소걸음”: 벌벌 떨며 무서워하거나 마음에 내키지 아니하는 것을 억지로 하는 모양.△소를 소재로 한 시문이나 그림은?소는 우직하고 순박하며 여유로운 천성을 지닌 동물로 인식된 까닭에 조선 시대 선비들은 각별한 영물로 여기곤 했다. 그런 흔적은 소를 소재로 한 시문이나 그림, 고사가 많이 남아있다는 점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특히 당시 선비들은 속세를 떠나 은일자적(隱逸自適)할 수 있는 선계(仙界)에 대한 동경을 묘사하면서 소를 그 이미지로 부각하고자 했다.소를 잘 그린 조선 시대 화가로는 김제, 이경윤, 김식, 윤두서, 조영석, 김두량, 김홍도, 최북 등이 있다. 이처럼 우리 선조들에게 소를 탄다는 것은 세사(世事)나 권력에 민감하게 굴거나 졸속하지 않는다는 정신적인 의미가 있다. 나아가 권세를 버리고 초야에 묻혀 산다는 의미도 아울러 내포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도움말 = 천진기 전 국립민속박물관장

2021-01-03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신춘문예 등단 산실로

경주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 재학생들이 전국 주요 일간지가 실시한 ‘2021 신춘문예’에 대거 당선되는 성과를 거둬 문단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 시 연구반 재학생인 김광희씨는 동시 ‘엄마의 꽃밭’으로 조선일보 신문문예 동시 부문 당선자로 선정됐고 소설연구반 재학생인 이경숙씨도 국제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얼음창고’를 응모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수필연구반 이수정씨가 전북일보 신춘문예 수필 부문에 ‘달항아리’가 당선됐고, 손미숙 재학생도 제32회 신라문학대상 소설 부문에 소설 ‘샹그릴라’가 당선됐다.이밖에도 전인식 재학생이 시 ‘경주 남산’으로가 성시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5회 불교문예작가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얻었고, 류현서씨가 제11회 경북문화체험 대상(수필, ‘당삼채’), 노정옥씨가 호미문학대전 금상(수필,‘길어깨’), 경북문화체험 은상(‘줄, 내리다’), 신정애씨가 경북문화체험 가작(수필, ‘육수’), 박건영씨가 근로제문학상 가작(소설), 이능수씨가 매일시니어문학상(‘바람개비’)을 각각 수상하는 등 30여 명이 2020년 전국 규모 공모전에서 입상했다.또 손은조, 이선락, 권상연(이상 시), 노정옥, 오경석(이상 수필)씨 등 5명이 문예지 신인상으로 등단하는 영예를 안았다.김우전(시집 ‘숲속 국어시간’), 전인식(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 속’), 이인록(소설집 ‘16년’), 이능수(수필집 ‘인생가방’) 재학생이 작품집을 발간하기도 했다.한편,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김봉환)에서 동리목월 선생의 선양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지난 2006년 창작대학 출범 이후 시, 소설과 수필창작을 공부하는 목월 입문반·연구반, 동리 입문반, 동리소설 연구반, 동리수필 연구반 등 현재까지 2천58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그동안 36명이 신춘문예에 당선했으며 매년 30명 이상 전국문예대전 및 신인상 수상의 성과를 이루고 있다. 교수진은 시 전동균 손진은 유종인, 소설 이채형 김이정, 수필 한상렬 박양근 등 전국적인 지명도를 가진 시인과 작가들로 구성돼 있다. 2021년에는 2월 20일에 개강할 예정으로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9

“제빵은 과학… 배움 20년째 현재진행형”

포항에서 ‘제과제빵 최고장인’이 탄생했다.포항시는 최근 장인정신이 투철하고 제과제빵 분야의 최고 수준의 기술을 자랑하는 한민희(43) 어니스크 빵집 대표를 ‘2020년 포항시 최고장인’으로 선정했다. 2회째를 맞이한 올해 포항시 최고장인은 심사위원회의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각 분야 9명이 최종 선정됐다. 한 대표는 제과제빵 분야 최고 수준의 기술인으로서 산업현장에 장기간 종사하며 기술발전에 크게 공헌한 공을 인정받았다. 첫 영예를 안은 한 대표는 제과제빵 분야의 미래 기술 개발을 이끌고 후배들에게 그 역량을 전수하는 조언자 역할을 맡게 됐다. 천연발효종빵 전문 베이커리로는 전국 최고일 거라고 자부하는 한 대표는 그동안 10여 종의 발효종 빵을 개발했다. 지금도 매일 달라지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레시피를 조정해 가며 발효빵 만들기에 열중하는 장인이다.그를 28일 그의 빵집에서 만났다.-빵 만드는 게 이렇게 업(業)이 될 줄 알았나.△전혀 몰랐다. 하지만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를 보면서 인간적인 일(직장)을 구하고 싶었고 그래서 기술을 배우길 원하긴 했다.-군 제대 후 우연히 호텔 베이커리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빵과의 인연이 시작됐다고 하던데.△군 전역 후 우연히 길에서 만난 동네 형이 호텔 베이커리 일을 권했다. 그 때 오븐에서 크루와상이 구워지는 것을 보며 ‘이거구나’하며 진로를 결정했다.-빵 만드는 공정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었나.△동네 형이 호텔 제과장이었다. 그래서 관련 학교나 학원 경험은 물론 자격증도 없이 바로 현장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나 다른 타 주방에서도 자격증 하나 없는 놈이 빵 만든다고 무시하고 좋지 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 최고의 제과점에서 제대로 배워보겠다고 결심한 후 가방 하나 둘러매고 혈혈단신으로 서울 유명 제과점을 찾아가 본격적으로 제빵기술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다.-제과제빵을 배우며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건가.△제빵은 다른 요리와 달리 살아 있는 효모로 음식을 만드는 과학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한 레시피와 각 반죽들마다의 온도, 그리고 적절한 글루텐까지. 반죽부터, 오븐에서 구워져 나올 때까지 하나라도 잘못되면 완벽한 빵을 만들 수 없기에 매번 어렵다. 그래서 20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늘 배우고 있는 현재 진행형이다.-정해진 레시피가 있는 게 아닌가.△일을 배울 때는 조금이라도 배합이 틀리면 반죽의 상태가 변하므로 정확한 방법대로 일을 배웠고 지금은 기 기본을 베이스로 우리 포항의 시민들이 좋아할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우리 지역 특산품과 특수한 재료를 찾아 빵을 개발하고 있다.-언제부터 빵을 직접 만들었나.△어니스크를 오픈한 지 7년이 지났다. 아침 7시면 직원들과 함께 출근해서 같이 퇴근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오래도록 빵을 만들지 않을까 싶다.-뿌린 만큼 거두며 노력한 만큼 이루어진다는 게 신조라고 했는데, 설명이 듣고 싶다.△기능장이란 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그 분야에 최고가 되는 것인데 삶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내가 노력한 만큼 돌아오는 것 같다. 얼마만큼 연습하느냐가 실력으로 나타났고 나만의 노하우가 많을수록 후배들에게도 인정받다 보니 내가 얼마나 많이 알고 있고 할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큰 것을 바라지 않고 내가 한 만큼만 얻을 수 있는 삶을 살고 싶다.-일하면서 제과제빵 공부를 병행하느라 시간 관리가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직원들과 똑같이 일하면서 대외 활동도 하고 제품 개발 및 판매 관리까지, 할 일이 너무 많다 보니 시간이 늘 부족하다. 그래도 지금은 와이프가 도와줘 훨씬 낫지만, 시간을 쪼개어 쓰는 게 일상이 되었다.-가장 자랑하고 싶은 빵이 천연발효종 빵이라고 했는데.△처음에 천연발효빵을 접할 때는 빵의 상태를 잘 모르다 보니 공정대로 배웠는데 경력이 쌓이면서 빵의 필수 재료인 이스트를 넣지 않고도 자연에서 얻은 효모로 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느껴 꾸준히 연구하고 공부하고 있다. 프랑스 연수 당시 좀 더 디테일하게 배워 지식이 넓어진 것 같다. 매장에서도 인기 메뉴이다.-앞으로의 바람이나 꿈이 있다면.△대구에서 태어나 자랐고, 일은 서울에서 배웠으나 장사는 포항에서 하고 있다. 지금은 포항시민으로서 포항의 특산품을 이용하여 포항의 대표 빵을 만들어 보고 싶어서 준비 중이다. 그리고 나서 전국에서 찾아오는 빵집, 포항시를 대표하는 빵집으로 만드는 게 앞으로의 바람이고 목표다. 지금처럼만 잘해 나간다면 10년 안에 이루어지리라 호언장담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8

예술인 저작권 ·복지 다룬 ‘함지’ 2호 발행

대구 행복북구문화재단의 문화예술담론지 ‘함지’ 2호가 발간됐다. 재단은 지난 9월 ‘함지’ 창간호를 발간, 코로나19로 인한 예술계 변화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함지’ 2호는 저작권과 예술인 복지 등을 깊이 있게 다룬다.첫 주제인 ‘예술가의 권리장전, 저작권’에서는 홍승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글로 저작권 개념을 알아본다.이어 계승균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인용, 출처 명시, 표절과 패러디의 차이 등 저작권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관해 이야기 한다.또 다른 주제인 ‘예술인 복지와 문화향유권’에서는 이범헌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회장을 통해 우리나라 예술인 복지 현주소를 짚는다.배연직 노무법인 사람과 산재 선임 공인노무사는 새롭게 시행되는 예술인고용보험에 대한 궁금증을 자세히 다뤘다.이 밖에도 안희철 연출가가 대구·경북 원로 연극인 김삼일, 서영우, 채치민, 홍문종의 입을 통해 1960~80년대 지역 연극계를 추억하는 글 등을 싣는다.손태룡 한국음악문헌학회 대표는 대구시립교향악단부터 민간교향악단까지 지역 교향악단의 역사를 기록했다.또 소설가 이나리가 옛것과 새것이 한자리에 머무르는 북구 노곡동을 탐방하며 주민들과 진행한 인터뷰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0-12-28

“꿈틀로 작업실 풍경·작품 온택트 감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지 육거리 우리은행 포항지점 뒤 중앙파출소 일대에는 ‘꿈틀로’라고 불리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가 있다. 포항시가 지난 2017년 6월 지역예술가 공간 지원을 통해 침체된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조성한 곳이다.‘포항문화예술인의 거리’로 불리기도 하는 ‘꿈틀로’는 30명의 입주작가들이 온라인으로 작업실 풍경과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인해 전시 관람의 제한이 많아진 데 따른 아쉬움을 덜고자 온라인 플랫폼을 확장해 활용하는 방식이다. 더 많은 시민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거리 두기에 의한 제약을 뛰어넘어 ‘꿈틀로’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꿈틀로’ 입주작가연합회 회장인 김희욱 목공예 작가를 27일 만나 작가들의 작품 활동, ‘꿈틀로’ 활성화 방안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입주작가들의 작업실과 작품을 온라인으로 선보이고 있는데. 소개 부탁한다.△이번 온라인 전시는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진행된 2020 꿈틀로 오픈스튜디오 ‘존재하는 것, 존재했던 것’의 전시영역을 확장해 작업실 관람은 물론 참여 작가의 작업 모습을 영상으로도 볼 수 있게 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사회적 거리 두기 격상으로 인해 전시 관람의 제한이 많았던 아쉬움을 덜고자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더 많은 분이 시·공간의 제약 없이 거리 두기를 넘어 ‘꿈틀로’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함께할 수 있도록 했다. ‘꿈틀로’에 입주한 1기, 2기, 3기 30개 팀이 참여해 입주작가들의 창작공간을 개방하고 그간의 활동성과와 작품세계를 들려주고 있다. 그 밖에 화보 촬영 이벤트 및 체험프로그램과 아티스트 토크, 특별전시 등이 마련되면서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하고 있다.-그동안 공실에 많은 예술가가 둥지를 틀어 골목 곳곳에 다양한 예술 활동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게 됐다. 그동안의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모든 활동이 기억에 남지만 올해 ‘298놀장 아트마켓’이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왜냐하면 작가연합회의 이름으로 시행하는 마지막 행사였었고 모든 작가가 어려운 가운데 힘을 모아 준비했기에 그리고 포스코 봉사단과 함께하였기에 즐거웠고 더욱 뜻깊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준비도 어려웠고 코로나19 때문에 힘들었지만 그래서 더욱 뭉치고 하나 되어가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내년부터 포항시로부터의 작업실 월 임대료 지원이 중단되는 데 따른 자구책은 있는지.△지금까지 문화거리 조성에 있어서 다른 지자체도 비슷한 과정을 거쳐서 선발과 지원을 해왔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문화라는 것이 눈에 드러난 가시적인 효과를 바라보는 시선을 버리고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구책은 사실상 자립을 뜻하는 부분인데 문화예술이 단순히 상품을 사고파는 거래로 생각해서 판매 수익을 거둬 들이는 사업이라고 한다면 자립이 가능하겠으나, 문화예술의 가치를 단순히 상품으로 받아들여 스스로 수익을 내어서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을 요구한다면 자구책을 낼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일부 작가들은 월세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꿈틀로’를 떠나게 될 것이다. 포항에 문화예술을 기반으로 조성된 ‘꿈틀로’에는 아직도 순수하게 자립이 어려운 작가님들이 많이 계신다. 작가로 구성된 사회적 협동조합의 설립도 이런 작가들의 고민과 문제점들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완벽한 자구책은 아니지만, 협동조합의 설립으로 인해서 작가들과 함께 하는 사업아이템을 많이 개발하고 있고, 조합 차원에서 작가의 개인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해 지금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꿈틀로’는 포항문화재단의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해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하는 시민의 공간으로 발돋움했다는 평가다. 앞으로 더욱 활성화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사업의 종료와 새로운 사업으로의 전환 이런 것들의 연속이 아닌 한가지 프로젝트의 연속성이 필요한 것 같다. 작가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지원이다. 오직 작품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만 전체적으로 작가들의 레벨업이 이루어질 수 있고, 또한 찾아오는 거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의 현실에 있어서 ‘꿈틀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꿈틀로’는 작가들이 만드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이 만들어가는 공간이다. 부족하지만 다양한 콘텐츠개발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하려고 한다. 항상 응원해주시고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7

대구미술관, 올 한 해 작품 234점 수집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올 한해 소장품 기증, 구매로 작품 234점을 수집했다. 특히 기증 작품의 경우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작품을 기증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에 따르면 기증 작품은 상반기 108점, 하반기 67점이며 구입 작품은 아트페어 8점, 지역 전업미술인 작품구입 공모 45점,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 수집 제안 6점 등이다.고 박동준 분도갤러리 대표가 모은 105점, 개인 소장가 작품 3점, 권정호 작가 등 5명이 내놓은 67점 등 175점을 기증받았다.또 전업 미술인 작품 공모 45점, 대구아트페어 8점,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 수집 제안 6점 등 59점을 사들였다.이로써 대구미술관은 올해 기준 총 1천541점의 소장품(구입: 515점, 기증: 992점, 관리전환: 34점)을 보유하게 됐다.기증문화 활성화를 위해 기증 절차 안내를 알리는 한편 기증자에게 기증 증서와 감사패 수여, ‘기증자의 벽’ 등재, 미술관 주최 각종 행사 초청, 미술관 간행물 무료 제공 등 다양한 예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소장품 수집을 위한 소장품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앞으로 대구미술관 소장품을 심층적으로 조사·연구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장품 주제전과 아카이브 구축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그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7

“경계의 시간을 산책하면서 가깝고 소중한 것들 되새기는 작업”

김주영 사진작가포항지역에서 수필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주영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녀는 블루, 그린, 레드 등 색이 품은 공간 안에서의 자신의 독백을 담은 두 번째 개인전 ‘어떤 재현(What Representstion)’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전시는 그녀가 몇 년 동안 일출과 일몰의 시간대에 작업한 사진들을 모아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경계의 시간을 산책하면서 우리가 머무는 공간에서 ‘가깝고 소중한’ 것들을 다시금 생각해보는 작업이었다”고 말하는 김주영 작가를 21일 만났다.-2016년 첫 개인전 이후 4년만의 개인전인데 소회를 듣고 싶다.△사진이라는 매체는 이미지로 소통하고 공감한다. 이미 현존하는 세계를 이미지로 환원하면서 대상 그 자체가 지닌 시각적 힘을 재해석 해보기도 한다. 이번 전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만난 오묘한 색들을 통해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공간을 깊이 들여다 본 작업이었다. 사진을 찍다보면 똑같은 장소이지만 낮과 밤의 시간에 따라 공간적 의미가 새롭게 느껴졌다. 어둠속에서 만난 색들을 이미지로 표현하다보면 다양한 공감각적 감정들이 생긴다. 지난 전시 ‘The Sea’에서는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다면, 이번 전시는 색이 머문 공간에서 자연의 일부가 되기도 하고 이방인이 된 시간들을 색으로 은유했다.-이번 전시에 선보일 작품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색이 머문 공간에서 사진을 매개로 감정들이 가감된 흔적들을 보여주고 싶다. 전시장에서 만날 사진들은 색의 3원색으로 병치시켜 구성했다. 어디선가 마주한 듯한 풍경, 익숙한 장소지만 전혀 다른 감각의 시선들이 혼재되었다. 레드(Red)가 많은 공간에서는 따뜻함과 차가움, 강함과 약함, 가깝고 먼 색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기도 했다. 또 그린(Green)이 가득한 공간에 머물 때는 현재를 살아가는 시간과 자연과 어우러진 삶에서 새로운 설렘을 경험하기도 하였다. 색이 머무는 공간에 관심을 가지게 한 색이 블루(Blue)이다. 일몰 시간대에 만난 블루의 색감은 낮에는 경험하지 못한 색이었다. 색을 통해서 사유의 폭이 확장되어가면서 이번 전시를 준비하게 되었다. 원래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23∼30일 전시가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심해져 국공립시설 운영이 중단 되어 연기해야할 상황이라 안타까운 마음이다.-사진집은 이미 출간되었다고 들었다. 다른 평론가들이나 사진작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사진집 ‘어떤 재현’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되어 출간했다. 닷북은 ‘한국 사진가들이 사진 시각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으며 그들은 세상을 어떻게 경험했고 또 기억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관한 시선’으로 연속간행물을 발간하고 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직간접적인 한국 사진가들의 시선을 관심을 가진 박이찬 편집자께서는 “김주영의 ‘어떤 재현’은 공간 색감이 공간의 느낌을 변형시키고 작가의 독백이 읽히기를 의도하고 있어 색감의 의미들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또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표현은 기존의 빛의 인식과는 다르다는 점이다. 우리가 끊임없이 물어야 하는 것은 공간의 이야기와 어울러 공간에서 맴도는 빛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들이다. 분명한 것은 그러한 의미들이 공간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들을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국 그녀는 자기 경험적 삶의 내러티브를 타인과 나누고자 한다”고 평가해주셨다.-앞으로의 계획과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에 사진전으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었다. 하지만 물리적 환경이 계획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었다. 요즘은 평범한 일상이 가장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안전 안내 문자를 받을 때 마다 순간순간 놀란다. 자연스럽게 모든 일상들이 마비가 된 듯하다. 비대면 소통이 일상이 되어가고 있는 요즘에 예술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이번 작업을 하면서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많은 위안과 치유를 경험했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물리적으로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예술은 치유를 향한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작업도 그런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21

대구교육박물관, 인성교육교재 발간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이 ‘대구의 문화재 편액(扁額)’를 활용한 인성교육교재를 발간했다. 사진교재에는 ‘도동서원(道東書院) 중정당(中正堂)’, ‘대구향교(大邱鄕校) 대성전(大成殿)’ 등 대구의 주요 건축 문화재에 걸려 있는 한자 편액 85개를 선정해 문화재 및 편액에 대한 이야기, 편액 사진, 편액에 새겨진 한자를 수록했다. 내용의 구성은 학생들의 눈높이와 정서에 맞게 ‘마음길’이라는 부제로 4단락으로 나누고, 향교, 서원, 고택, 사찰 등 같은 건축문화재를 유형별로 모아 대구지역 편액지도를 만들어 학생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했다.또한 대구의 문화재 및 편액에 대한 의미와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알아보고 편액에 새겨진 174개 한자의 음(소리)과 훈(새김)을 익히고 여러 차례 써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학생들이 대구의 주요 건축 문화재를 관람할 때 지나치기 쉬운 편액에 대해 알아봄으로써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통해 인성을 함양하고 편액에 새겨진 한자의 음(소리)과 훈(새김)을 알아보면서 격대교육 확산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우리 대구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은 의미를 되새기고 긍지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5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 통해 현대사회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 가질 수 있길…”

모든 예술가들은 문화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도시를 꿈꾼다. 그 희망을 실천하는 방법의 하나로 서종숙사진 서양화가는 몇 해 전부터 문화도시 포항 조성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지난해 문화예술기획사 (주)문화밥을 창립해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추진을 위해 시민 커뮤니티를 돕고 있는 것을 비롯해 중앙동 꿈틀로 일대를 기반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꿈틀로 문화로 잇다-무성영화 상영’ 행사 등 올해만 해도 3번의 문화도시 조성을 위한 프로젝트를 여러 시민단체와 진행했다. 그리고 내년에도 공공미술프로젝트로 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를 주제로 한 새로운 조형 작업을 동빈항에 선보이게 된다. “팬데믹 시대에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이 생긴 것처럼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를 통해 현대사회에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가져보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는 서 (주)문화밥 대표를 13일 만났다.-문화예술 기획자로서 3년째 활동을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포항문화재단이 설립되면서 문화기획 인력양성 수업에 참여하게 되었다. 10년 전부터 문화기획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서 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일들이 문화기획이었다. 어쩌면 문화예술을 전하고 알리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가는 일들이 이미 내 몸에 배어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비(自費)가 아닌 행정의 도움으로 만들어가는 일들을 시작한 지가 3년이 되어 간다. 함께 문화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늘어나면서 문화기획이 나의 중심적인 브랜드가 되어 가고 있다.-지난해 포항문화재단의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에 선정됐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이제까지 포항이 가진 인문문화자산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문화재단이 포항의 인문문화자원을 권역별 사업으로 진행하는 공모를 보면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보자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되었다. 칠포리 암각화는 10년 전 아이들과 함께 문화유산 체험을 하러 간 기억이 있다. 체험을 준비하면서 칠포리 주민들과 함께 암각화를 조사하고 연구하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암각화를 알리는 체험을 준비하게 되었다. 참여한 포항시민들이 암각화를 탐방하면서 포항의 역사자원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는 소감을 전해왔다. 그로 인한 자기 만족감이 지속적으로 문화기획을 하게 만든다.-겸재 정선의 ‘내연삼용추’ 조형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는가.△포항의 상권을 대표하는 항만인 동빈내항을 아름다운 조형 작품으로 꾸미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정화냉장 건물 외벽에 걸게 될 창의적 조형물 겸재 정선의 ‘신내연삼용추’ 작업은 이달 중순부터 시작된다. ‘만선의 꿈’ ‘로드 갤러리’ 등 다른 회화·영상 작품도 동빈내항 일대에 함께 걸게 되는데 전체 작업은 내년 2월에 모두 마무리되며 ‘생명의 물길에서 문화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1733년에서 1735년까지 청하 현감을 지내면서 청하 고을의 ‘청하성읍도’와 내연산의 비경을 담은 ‘내연삼용추’, ‘내연산폭포도’, ‘고사의송관란도’ 등의 작품을 남기신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통한 현대적 예술 창작활동의 방향성을 찾게 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의 삶에 활력이 되고 더욱 마음이 풍요로워지게 해주었으면 한다.-문화도시 조성사업이 시민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주)문화밥의 주요 지향은 ‘포항의 인문문화자산을 활용한 예술 창작활동의 활용 방안’이다. 그중에서 북포항권 인문문화자산을 연구하고 이를 통해 예술가들의 다양한 활동으로 연계된다면 포항만의 콘텐츠를 가질 수 있다고 본다.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을 통한 현대적 예술 창작활동의 방향성’을 주제로 최근 김용권 겸재 정선 미술관 관장 초청 강연회를 가졌는데 겸재 정선의 삶과 예술에서 포항이 가진 자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인하였다. 일련의 과정을 포항 예총, 포항미협이 함께 해 예술가들과 함께 창의력을 모은다면 문화도시 포항의 방향성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지금까지 연구하고 만들어가고 있는 기획들을 포항의 많은 예술가와 함께하고 싶다. 나 또한 예술가였기에 혼자만의 리그가 아닌 다양한 예술 분야가 함께 포항이 가진 인문문화자산을 융합적인 콘텐츠로 만들어간다면 문화가 밥처럼 건강해지고 문화로 밥을 먹고 살 수 있는 문화환경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운영하는 회사 이름을 문화밥으로 만든 이유도 이와 같다. 문화가 밥처럼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13

도서관과 함께 하는 한 해의 마무리

“도서관과 함께 한 해의 마무리, 어떠세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어느 때 보다 힘들었던 2020년 한 해의 마무리를 위해 12월 한 달 동안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위안을 전할 예정이다.2020 원 북 원 포항 올해의 책인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의 저자 김초엽 작가와의 만남(진행 이창순 문학평론가)은 12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 준비돼 있고, 그 다음날인 13일 오후 2시에는 비대면 화상 플랫폼을 통해 올해의 독서퀴즈왕을 뽑는 ‘랜선 가족퀴즈왕!’(진행 최미경 작가)을 진행한다. 15~16일 양일간은 랜선에서 클레이아트를 만들어보며, 매주 일요일 웹툰창작실에서 코딩을 이용한 햄스터봇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진행할 예정이다.모든 프로그램은 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 신청을 해야 참여가 가능하며, 김초엽 작가와의 만남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온라인 북토크 형식으로 진행된다. 온라인 프로그램은 시립도서관 전용 화상플랫폼을 통해 운영된다.이 외에도 1층 로비에서는 테마 도서가, 3층 복도에는 2020 원 북 원 포항 공모전 수상작(서평, 그림부분)이 전시돼 시민의 휴식처가 될 전망이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참으로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모든 것이 일순간 멈췄지만 또 우리의 일상은 계속되고 있다. 일상을 찾는데 도서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아주 작은 부분이나마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도서관이 힘쓰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2-08

“모호한 풍경 통해 고립된 일상 살아가는 소시민의 심리 표현”

이종길(46) 서양화가. 지역 곳곳에 산재한 일상의 풍경을 작업으로 이끌어내어 선보인 시간이 벌써 10여 년이다. 대학 시절 강의실에서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 이유를 배웠던 그지만 항상 전통 위에 현대를 얹는 방식으로 자신의 예술 영역을 구축해왔다. ‘전통의 현대화’는 그가 평생 부여잡고 있는 화두이자 메시지였다. 최근에는 포항시립미술관 3, 4전시실에서 ‘일상은 처음부터 낯익지 않았다.’ 전을 열고 있다.이종길 화가를 7일 만나 이번 전시회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일상의 풍경을 대상으로 작업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대학을 졸업하고 후배 몇 명과 작업을 같이 했다. 그때가 2009년경이었다. 당시 내 삶에 대한 어떤 고민, 미래라든가 생활이라든가 이런 것들에 대해 작업을 한다는 것들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후배들과 그런 얘기를 많이 했다. 어떻게 작업할 것이냐 어떻게 살아갈 것이냐에 대한 토론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그때부터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게 됐는데 주변의 모습 또한 내 모습과 똑같다는 느낌을 받게 됐다. 일상의 풍경들이 나와 젊은이들이 처한 환경의 모습과 똑같은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의 작업실 주변의 일상적인 풍경인 슈퍼마켓이라든가 철물점이라든가 내가 항상 오가던, 그런 길에서 보이는 이미지들을 대상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어떤 고독감이라고 해야 할까, 현대인들의 고독감이나 공허함, 그런 부분을 일상의 풍경 이미지에 끌어들이게 됐다.-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우수작가 공모제인 ‘제15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전인데.△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의 작고 화가 고 초헌 장두건 화백이 포항미술계의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자신의 사재를 내놓아 마련한 상이다. 사실 지방에서 작업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은 환경이다. 무엇보다 작품 발표하는 환경도 잘 안 갖춰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상을 받음으로써 작업하는 데 희망을 품고 힘차게 나갈 수 있는 계기가 한 번 더 마련된 게 아닐까 싶다. 상황 자체가 나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하지 않을 수는 없겠다. 당연히 거기에 따른 작가로서 책임감 같은 것도 따르는 문제고 그래서 내가 이제 작품으로써 그만큼 많은 것을 보여 줘야 하니까 그런 무게감이라든가 이런 것들도 많이 있을 것 같다.-어떤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나.△모호한 풍경을 통해 일상을 살아가는 소시민의 공허하고 불안정한 심리와 사회적 부조리함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을 드러내는 작업들이다. 송도 등 포항 주변의 일상을 흐릿한 묘사로 담아낸 풍경과 유채색의 명확한 이미지의 배치는 내 회화의 주된 골격이다. 명확한 색과 묘사로 특정한 대상을 화면 내에 구성하는 것은 일상의 시간 내에서 대상을 고립시키는 나만의 방식이다. 고립된 이미지는 단순히 일상 속 대상의 재현을 넘어 예술가 혹은 개인의 내면 심리를 드러낸다. 이미지는 현 상태를 직면하고 다시금 일상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지점이기 때문에 자족적이고 독립적인 형상이 된다.-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작가란 자기를 반영하지 못하면 그 작품에 대한 진실성이 없는 것 아닌가. 그래서 앞으로 작업은 지금과 같이 내가 살고 있는 포항이라는 곳을 구석구석 한 번 더 면밀하게 파헤쳐 보고 싶다. 송도라는 곳은 옛날 좀 지난 시간의 기억으로 더듬어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포항 사람들이 그들의 정서 속에서 가장 대표할 수 있는 그런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송도라는 공간 자체가 해수욕장이라든가 그것들이 포항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대표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에 아마 그런 장소들에 대한 부분들이 작업으로 되지 않나 싶다. 그래서 내가 살고 있는 이곳을 더 깊이 있게, 깊숙이 하는 작업을 하면 결국은 그것을 보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다가올 거라고 생각한다. 나만의 특별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흔하게 볼 수 있는 장소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에 대한 느낌들을 공유하면서 볼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7

동시집 ‘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 출간

“소중한 어린 친구들의 시는 별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위를 깜깜하게 하고 여러분이 쓴 시를 조용히 떠올리면 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날 것입니다.”경상북도교청문화원(원장 김현동)이 최근 방과후 문학 수업 ‘시와 보드랑 놀자’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의 동시를 모아 동시집‘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을 출간하고 출판기념회를 가졌다.이번 동시집‘꼬마 시인들의 별을 줍다’출판기념회는 방과후 문학 수업 시와 보드랑 놀자에 참여한 8명의 초등학생들이 수업시간마다 동시를 읽고 한 편씩 직접 쓴 동시를 모아 출판하면서 2020년의 추억을 글로 남기는 기회가 됐다.출판기념회 시간을 통해 동시집을 감상하는 학생들 얼굴에선 웃음꽃이 피어났으며 학생들은 동시집을 감상하며 자기 시뿐만 아니라 친구들이 쓴 시도 감상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김소윤(해맞이초등 2년) 학생은 “내 시가 책으로 출판되어 나와 너무 기분이 좋다. 다른 친구의 시도 두고두고 볼 수 있어 재미 있고 배울 게 많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수업을 담당한 김순희 수필가는 “동시집을 편집하고 출판한 책을 읽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니 보람이 있다. 2020년을 추억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물을 마련해 준 것 같아 기쁘고 뿌듯하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7

원도심 활력 불어넣은 ‘꿈틀로’의 힘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포항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와 도심 재생을 견인하고 있다.(재)포항문화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꿈틀로에서 시작된 문화특화지역조성사업이 올해 5년차로 마무리되는 가운데, 쇠락했던 포항 원도심이 문화적 방식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중앙로 298번길 일대에 예술가들이 정착하면서 활기를 되찾았다고 1일 밝혔다.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한동대학교에서 2020년 추진한 ‘꿈틀로 성과분석 및 발전방안 마련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꿈틀로 출범 4년차까지 3천명 넘는 시민이 문화예술교육을 경험했으며, 해마다 수천명이 꿈틀로를 방문했다. 꿈틀로 입주 작가가 창작한 예술작품은 총 4천여점으로, 입주 예술인 1인당 200개가 넘는 작품을 창작했다. 특히 꿈틀로 지구 내 입주자들의 총 수입이 2016년과 비교해 2019년에는 2.64배 증가했다.뿐만 아니라 경제성 분석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2019년 후반 기준 1.26으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비용 대비 편익(B/C)가 1은 사업의 타당성을 객관적으로 인정해 주는 기준이 되는 수치로 꿈틀로 사업은 경제적 효과가 충분한 것으로 조사됐다.꿈틀로 청년 예술가들은 꿈틀로에 스토리를 입히고 다양한 장르의 문화예술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꿈틀로에 이주한 청년 작곡가 김명진(28)씨는 “예술가들과 가까이에서 비슷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꿈틀로의 가장 큰 장점이다”며 “꿈틀로 주민들에게 들은 사연을 노래로 만들어 온라인 콘텐츠로 제작해 최종 재능기부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예술가들이 입주한 골목에 신선한 바람을 넣어 줄 청년 창업가들도 꿈틀로로 모이고 있다.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곳과 수제맥주, 수제햄버거, 실내디자인 등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작·창업활동으로 꿈틀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성 상권이 아닌 직접 브랜드를 개발하고 독자적인 운영을 하는 등 주민주도형 창업공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TV 프로그램을 통해 덮죽, 국수 등을 판매하는 음식점들이 소개되면서 꿈틀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꿈틀로는 현재 문화 창작, 교육, 체험 등으로 연계된 문화예술창작지구로 한 단계 더 도약할 시점에 있다. 선순환 문화생태계 구축을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2-01

“좋은 산문은 쉽게 읽히고 머리에 그려지는 듯 스토리 가져야”

이치운 수필가“오늘날 우리는 윈도우의 창을 여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합니다. 머릿 속에서 다양한 사안들이 한꺼번에 창문을 여닫는 거죠. 그런데 우리는 그 창들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으려 애쓰지 않습니다. 실제로 관계의 연결고리들은 엄연히 존재하고, 우리의 정신은 흩어져 있는 개별적 사안들을 얼마든지 연결할 수 있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줄칼’을 고안하게 되었습니다.”지난달 15일 발표된 ‘제4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인 이치운(58·부산시) 수필가는 지난달 30일 가진 인터뷰에서 수상작 ‘줄칼’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줄칼’은 평생 배를 탔던 아버지의 줄칼을 가는 모습을 보며 인생의 소중한 교훈을 얻게 된 이 수필가의 인생이야기이다.그와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수상작 제목이 특이하던데요.△바다에서 일하는 어부들은 항상 작은 칼을 몸에 지녀야 했다. 그물코를 깁거나 뱃일을 하거나 일상생활에서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건이다. 내가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줄칼을 만드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줄칼을 만드는데 쏟는 정성이 대단했다. 아버지는 다른 동네 어른들에 비해 급한 성격임에도 불구하고 줄칼을 만들 때는 전혀 달랐다. 그날만은 매일 마시던 보해 소주조차도 입에 대지 않으셨다. 아버지의 참을성과 인내심을 보고 자랐다. 나는 중학교 과정과 고등학교 과정을 검정고시로 패스하고 철공소, 보세공장, 신발공장, 학원강사, 대학교수, 인문학강사의 삶을 살아왔다. 어렵고 힘든 상황임에도 쉽게 포기하지 않는 참을성과 인내하는 힘은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준 큰 유산이다. 줄칼을 볼 때 마다 아버지를 대하는 마음 같아 꼭 쓰고 싶었다.-좋은 산문은 무엇일까요.△고상한 말, 화려한 미사여구, 근엄한 표현은 글의 생동감을 떨어뜨린다. 내용을 멋지게 포장하는 것 또한 좋은 산문이라 할 수 없다. 좋은 산문은 쉽게 읽히고, 머릿속에 그려지는듯 스토리를 가져야 한다. “나도 한때 저런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우리 부모님 이야기 같다, 우리 가족 이야기 같다”는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삶에 질문 하나 정도는 던져 볼 수 있는 사유가 포함되어 있는 글이라면 좋은 산문이라 할 수 있지 않겠는가.-전염병 창궐 등 요즘 살기가 참 힘들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 이 같은 오늘날 문학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요.△코로나로 일상이 멈추어 섰다. 사회 활동 축소로 경제가 마비되면서 가정경제 또한 어려워졌다. 경제활동이든 사회활동이든 사람과 사람이 만나 다양한 관계를 맺을 때 경제적·사회적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이런 활동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까지 와있다. 문학의 역할은 사회가 안고 있는 아픔을 보듬어 치료해주는 종합병원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아야 한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문단도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기업조직 및 사회단체를 위해 해오던 ‘인문학 강의’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인문학강의를 통해서 사람에 대한 존엄성과 소중함을 아는 계기가 되었다. 무엇보다 사람들과 나누는 다양한 이야기는 그들의 삶을 관찰하게 되고 이해하면서 작품 구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된다. 수필은 우리 주변에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이다. 주변의 이야기로 독자들이 공감하는 작품을 쓰고 싶다. 마지막으로 문학평론 연구에 조금 더 집중하려고 한다. 평론가는 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여 작품이 지닌 미적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작가의 창작세계를 소개한다. 평론 작업은 비평원리에 따라 작품을 미시적, 거시적으로 재단함으로써 독자에게는 작품의 이해도를 높이고 작가에게는 보다 나은 창작의 길을 제시하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문학평론가가 되기 위한 노력 또한 게을리 하지 않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30

‘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공모 수상자 발표 대상에 김은순씨 시 ‘돌문어라는 춤’

김은순씨포항문인협회(회장 서숙희)는 지난 29일‘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 수상자를 발표했다. 최고상인 대상의 영예는 김은순(청주시 청원구)씨의 시 ‘돌문어라는 춤’가 차지했다, 소설 부문 최우수는 장세진(부산광역시 연제구)씨의 ‘포항, 그리고 나침반’, 시 부문 최우수는 김완수(전주시 덕진구)씨의 ‘바다 제련소’, 수필 부문 최우수는 김경아(울산광역시 북구)씨의 ‘선바위 별곡’이 입상했다.대상 작품 ‘돌문어라는 춤’은 “언어감각이 재기발랄하고 사유가 깊은 시적 완성도가 높은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김은순씨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직지사랑 전국백일장에서 대상을 받았고, 재학 중에 방송대문학상 시 부문에 당선됐다.한편, 지난 8월부터 10월 31일까지 3개월간 공모한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에는 전국 각양각지에서 시 부문에 31명 129편, 소설에 24명 24편, 수필에 19명 50편이 응모됐다. 12월 5일 예정됐던 입상작에 대한 시상식은 코로나19로 인해 취소됐다.다음은‘제12회 포항소재문학상’ 입상자 명단.◇시 △대상 김은순(청주시 청원구) △최우수 김완수(전주시 덕진구) △우 수 허남기(영천시 영천고1길) 박한규(포항시 남구) ◇소설 △최우수 장세진(부산광역시 연제구) △우수 이기쁨(경주시 황성로 ) 김은혜(인천광역시 연수구) ◇수필 △최우수 김경아(울산광역시 북구) △우수 장진수(대구광역시 달서구) 허동욱(포항시 북구).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9

무성영화로 추억하는 70년 전 포항의 겨울밤

“아~ 포항의 70년 흘러간 과거를 묻지 마시오.”흘러간 옛노래를 부르는 변사의 구성진 목소리가 포항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의 주말 저녁을 울리던 지난 21일 저녁.아카데미 극장, 시공관, 포항극장, 육거리 분수가 품어져 나오던 그때 그시절 흑백 사진 속 추억을 되돌이며 무성영화가 시작됐다.포항의 추억과 기억이 깃든 여천동. 지금은 중앙로 꿈틀로.이곳에서 시민이 주체가 된 시민주도 문화 사업이 성황리에 열려 눈길을 끌었다.(재)포항문화재단이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2020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인 ‘꿈틀로 문화로 잇다’를 시민커뮤니티 트리플A를 만드는 사람들(이하 트리플A)과 문화예술단체 (주)문화밥(이하 문화밥)이 함께 ‘꿈틀로 문화로 잇다-무성영화 상영’행사를 만들었다.추운 겨울밤이었지만 참여한 동네 사람들과 포항시민들에게 흑백 추억을 간직하게 하고, 포항의 70년 흑백 사진으로 ‘누어아 사진전’을 감상하고, ‘누어아 사진관’으로 흑백 인생사진을 찍으며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줬다.누어아란 ‘누구든 작가, 어쩌다 작가, 아무따나 작가를 꿈꾸는 꿈틀로’가 되기를 바라는 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의 함께하는 꿈틀로의 마음을 담은 이미지라고 한다.1950년 6·25를 배경으로 한 전쟁의 포화 속에서 포항 시가지가 흔적도 없이 폐허가 된 사진을 중심으로 시작되는 새마을운동, 포항제철 준공식, 포항역 이동식 영화관 등 포항의 70년 시간 속 희노애락의 여행을 정석화 변사와 함께 떠나는 포항 70년의 이야기는 감동 그 자체였다.트리플A의 송영화 회장은 “추운 날씨에도 트리플A와 함께하는 주민들이 계신 덕분에 성황리에 행사를 치를 수 있었다. 정석화 고문님이 변사의 변신으로 예술적인 끼를 보여주셨고, 정길화 사무총장님의 중앙동과 함께한 인생이야기를 들으며 삶이 예술임을 발견하게 되었다. 누어아의 의미처럼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꿈틀로의 현재와 미래를 기대해본다”라고 전했다.꿈틀로에서 시간적 여행과 공간적 재생을 통해 과거와 현대 세대가 함께 추억하는 영화제를 만들고자 하는 첫 스타트로 시작된 무성영화가 어쩌면 지역 예술인들과 시민들이 가진 중요한 자원이었다. 이는 시간과 공간적인 역사성을 현대 세대에게 연결해 모두가 추억하는 문화 거리를 가고자 하는 주민들의 바람이었으며 ‘포항의 과거를, 포항을, 꿈틀로의 미래를 주민들이 이어가고 가슴으로 닿고, 더불어 꿈틀로의 미래’를 보고자 하는 간절한 염원이었다.이 사업의 주관을 맡은 문화밥 서종숙 대표는 “꿈틀로에서 주민이 주도가 되어 문화를 만들고, 그 속에서 작가와 함께 하는 기억과 재생을 통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간다면 함께 즐기는 문화의 중심 꿈틀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의 기대감을 가진다. 특히 이번 행사에 협찬을 해준 상가들 덕분에 더욱 더 함께하는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었다며 감사드린다”고 전했다.다음 프로젝트로 이어지는 꿈틀로 주민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4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 무너질 윤리·도덕, 위헌 조항 등 설명

포항인권윤리포럼이 24일 오후 2시 포스코 국제관 1층 대회의실에서 ‘포괄적 차별금지법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한다.포럼은 국회에서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위헌적인 조항을 설명하고 그 폐해로 무너질 윤리 도덕의 문제점을 알리고, 전국 곳곳에서 이 같은 포럼이 이어져 열리길 기대하며 추진됐다.이강덕 포항시장과 장순흥 한동대 총장, 안순모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장의 인사와 더불어 4명의 전문가가 나서 주제별로 발표한다.이상원 총신대 교수(기독교윤리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윤리성’, 민성길 연세대 명예교수(정신의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정신의학’, 김준명 연세대 명예교수(감염의학)는 ‘포괄적 차별금지법과 공공보건’, 권요한 박사(한국윤리재단 운영위원장)는 ‘국제인권윤리선언 해설’로 기조연설을 한다. 종합토론은 권요한 박사의 사회로 진행된다.포럼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50명만 참석한 가운데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진행되며, 온라인으로 전국에 실황중계 된다.현장 및 온라인 참가자들의 사전신청을 받고 있다.포럼 참여단체는 포항인권윤리포럼, 포항YMCA, 포항건강한가정지킴이연대, 미래세대희망세움연구소, 한동대 아가청, 한국윤리재단(KEF), (사)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 포항시기독교교회연합회, 포항성시화운동본부, 포항CBS, 포항극동방송, 포항CTS 등이다.한편, 지난 6월 29일 정의당 장혜영 의원이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후 종교계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입법 반대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2

‘그리움’은 내 詩에서 맥놀이 하는 핏줄

차영호 시인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도로를 내로 바꾸고/차는 쪽배로 바꾸면/흐르고 흘러 닿을 수 있을까?// 무릉武陵// 복사꽃 붉게 핀/바다가 보이는 언덕에서 젓대를 불면/가까이 더 가까이 다가와 내 무릎을 베고 눕는 수평선// 설익은 음률에도 바다는 파도를 파견하여 장단을 맞추고 추임새로/보구치 복복/성대는 분홍, 꽃분홍…. - 차영호 시 ‘수평선-복사꽃’ 중포항지역에서 ‘낭만의 시인’으로 불리는 차영호(66) 시인이 네 번째 시집 ‘목성에서 말타기’(도서출판 움)를 발간했다.차 시인은 2003년 시집 ‘어제 내린 비를 오늘 맞는다’를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시집으로 ‘애기앉은부채’, ‘바람과 똥’ 이 있다. 2019년 ‘우리詩작품상’을 수상했다.차 시인에게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2015년 ‘바람과 똥’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시집이다. 소회를 듣고 싶다.△내가 학창 시절에 시를 만나고부터 여태까지 짧지 않은 동안 시를 생각하지 않고 보낸 날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시상을 찾아 헤매고, 쓰고 매만지는 나날이 이어져 왔고 앞으로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시인이 시를 쓰고 그 시를 가려 꿰어 시집을 엮는 것은 다반사다. 나는 시를 쓸 때 되도록 관념어를 쓰지 않고 우리말 시어를 골라 이미지를 선명하게 드러내려고 용쓴다. 그러면서도 ‘그리움’이라는 말은 남용하다시피 한다. ‘그리움’은 내 시에서 맥놀이 하는 굵은 핏줄이기 때문이다.-시집에 담긴 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제가 쓴 졸작이 제 마음에 든다는 것은 퍽 겸연쩍은 일이지만, ‘매향연서(梅香戀書)’에 눈길을 한 번 더 주고 싶다, 다른 시편들 몰래. 한지공예가로부터 그의 작품 ‘매화’에 어울리는 시를 의뢰받아 쓴 시편으로 대청호반에 있는 창호지로 문을 바른 시골집에서 밤새워 썼다. “(상략) 나는 지금 외딴 마을에서 그리움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오래전부터 수없이 날려 보냈지만 멀리 날릴수록 얼른 되돌아와 손바닥에 도로 얹혀있는 이 원반이 날아갈 곳은 오직 한 군데뿐, 새벽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아직도 별이 초롱초롱합니다. 별 하나가 앉은걸음으로 다가와 속닥입니다. // 우리는 그리움에 대해 책임이 있어. 태초부터 우리 자신이었던 다른 조각들이 어디에 흩어져 살고 있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지. 그 조각들이 잘 지내고 있을 때 우리는 역시 행복해. (하략)”차영호 시인-시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시인들은 어떻게 평가하나.△김상환(문학박사·시인)은 “차영호는 말과 사물, 내면-세계의 공간, 실재의 깊이를 향해 그리움을 연인처럼 대하는 시인이다. ‘목성에서 말타기’의 시와 세계는 이러한 길과 그리움을 주제로 한 천체 이미지, 동·식물적 상상력이 돋보인다”며 작품 해설을 했고, 고영민 시인은 “차영호 시인의 시는 ‘그리움’의 시다. 그에게 있어 시간은 가는 것이 아니라 오는 것이다. 시간에 끊임없이 불을 댕겨 자신의 근원에 대한 탐색과 존재론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그는 서정시가 나를 회복하는 눈물겨운 여정이며, 특정한 시대에 한정되지 않고 언제나 되돌아갈 수 있는 원형적 세계임을 이번 시집에서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시집 뒷표지에 적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꾸준하게 공부해 독자에게 친절한 시를 쓰고 싶다. 대개 예술성과 대중성을 서로 대척점에 놓여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는 하지만, 그 양팔저울을 나름대로 조절하며 시작(詩作)에 임하려고 한다. 지금 이 순간도 ‘그리움’을 더 잘 보이게, 들리게, 만져지게 냄새 맡아지게 표현하려고 골몰하고 있다.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말들을 더 선명하게 이미지화하여 쓴 시편들을 바로 당신께 보여드리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22

포항 청년들이 바라본 ‘관광지 구룡포’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경북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지원사업 프로그램인 ‘구룡탐험대’2기 ‘나홀로 휴식생활’을 개설해 지난 9월 29일부터 11월 12일까지 진행해 ‘오늘 구룡포 어때요?’라는 책을 발간했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협력해 구룡포생활문화센터(아라예술촌)를 중심으로 진행한 사업이다.‘구룡탐험대’2기 ‘나홀로 휴식생활’ 프로그램은 다양한 문화예술적 취미를 가진 청년들이 함께 모여 코로나19로 인해 잃어버린 일상의 휴식시간을 되찾고, ‘나’ 와 ‘휴식’ 그리고 ‘구룡포’를 테마로 새로운 휴식문화를 만들어보고 그 내용을 책자로 기록하는 협동 프로젝트이다.이번에 발간한 ‘오늘 구룡포 어때요?’는 구룡포 주민의 일상과 관광객의 시선 등 다양한 관점에서 구룡포를 바라보고 그 모습을 담아낸 에세이로, 참여자들이 내면의 자아와 주변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실시했다.기획자, 강사, 참여자 등 5명이 책의 저자로 참여해 책 디자인부터 내용, 사진촬영까지 직접 기획했다. 또한, 포항시 대표 관광지인 구룡포가 포항시민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 것인지 살펴본 계기가 돼 그 의의가 높다. 특히 포항문화재단에서 처음으로 국제표준도서번호 ISBN을 발급받아 그 의미가 있다.한편, ‘오늘 구룡포 어때요?’는 비매품으로 판매하지 않으며, 책을 보고자 하는 시민은 18일부터 구룡포생활문화센터 2층 도서관에서 볼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17

시와 시 낭송… 詩香 가득한 가을

“하늘 맑푸르고 단풍 고운 가을 언덕, 시 낭송과 문학 이야기가 국화 향기처럼 피어나다”포항시낭송협회는 최근 포항시 남구 효자동 심산서옥 뒤뜰에서 탄탄한 작품세계로 한국 시조단에서 주목받는 서숙희 시인(포항문인협회장)을 초청해 네번째 시조집 ‘먼 길을 돌아왔네’출간기념 시조 낭송과 시 얘기를 나누는 시낭송 콘서트 ‘네번째 시(詩)뜨락’ 행사를 개최했다.문인, 시낭송가, 음악가, 이웃 주민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시낭송협회 권양우 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행사는 1부 서숙희 시인의 ‘먼 길을 돌아왔네’ 출간기념 시낭송과 시 이야기, 2부 서숙희 시인의 자작시 낭독 및 삶과 문학에 대한 얘기, 3부 시인과의 대화 및 저자 사인회 등으로 진행됐다.시뜨락 행사는 아름다운 풍금과 아코디언 연주로 문을 열었다. 이어 포항시낭송협회 13명의 회원들이 서숙희 시인의 시를 가슴에 품으며 낭송했고 강성태 서예가는 ‘먼 길을 돌아왔네’시조 전문을 서예작품으로 써서 증정했다. 시 낭송과 문학 얘기, 악기 연주, 시서(詩書) 작품 전달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곁들여 국화향 만큼의 풍성하고 향기로운 문학감성을 한마당 펼친 것이다.서숙희 시인은 “요즘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가 돌풍을 이루고 있는데 그 속에도 사랑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노래했다. 모든 사람의 가슴 속에는 사랑이 꿈틀거리고 있다. 사랑을 모르기 때문에 사랑시가 대중의 공감을 얻는 것이다. 시를 쓰려면 의도적으로 씨앗을 뿌리고 키워 나가야 한다. 수많은 사람 중에 이곳에 모인 여러분들과 오늘 이 아름답고 영롱한 시뜨락 행사는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고 말했다.이번 행사에 참석한 김지영 시낭송가는 “소소하게 열린 시뜨락 행사가 코로나19로 인해 움츠러들고 지쳐가는 일상에 활기를 더하는 한 줄기 감성의 빛을 안겨준 것 같았다. 바람소리 새소리 풍경소리 정겨운 뒤뜰에서 시낭송 소리와 문학 얘기가 어우러지니 단풍 보다 더 아름답고 풍성한 가을이 익어가는 것 같았다”고 감동을 전했다.한편, 포항시낭송협회는 낭송을 통한 자기계발과 회원 상호간의 유대강화, 낭송문화 나눔활동 등을 통한 사회봉사와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2011년 7월 창립됐으며, 매월 1회 정모 시낭송회 및 매년 1회 공개 시낭송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0-11-17

“작은 생명체 등장은 나를 위로하는 행위”

꽃은 말이 없다. 바람도 그러하다. 하지만 그녀의 캔버스 안으로 들어온 바람은 낮은 목소리로 꽃을 흔들고 가을을 흔든다. …섬세한 감성으로 늘 붓을 쥐고 있는 그녀, 윤은경 서양화가를 지난 16일 그녀의 화실에서 만났다.윤은경 서양화가-언제부터 그림을 그렸나.△어렸을 때 내성적이었고 조용한 아이였다. 그러다 보니 늘 혼자였다. 그림은 내게 혼자 놀기 가장 좋은 장난감이 되어주었다.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니 잘 그린다는 이야길 듣게 되었고 잘 그리게 되니 친구들이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림이 나를 변화시켰다. 그래서 나는 날마다 그림에 빚을 지고 사는 기분이다.-늘 붓을 놓지 않았던 것 같은데 혹시 휴식기는 없었나.△결혼과 육아로 3년 이상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러다가 하루는 꿈을 꾸었다. 울면서 전시장을 헤매는 내가 보였다. 그림을 그리면서 울기도 했다. 그런 꿈이 날마다 반복되었다. 그때부터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 자체가 나를 위로하는 돌파구였다.-지난 10∼15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나비의 꿈’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었는데 나비 그림을 그리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다큐멘터리에서 새처럼 멀리 나는 나비에 대한 방송을 본 적이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에 흔한 ‘작은 멋쟁이 나비’는 뜨거운 사막의 열풍을 견디며 아프리카에서 유럽으로 건너온 후 일정 기간 머물다 다시 아프리카로 돌아간다. 너무나 작고 가냘픈 나비이지만 1만2천km를 날아다니는 나비의 자유로움과 강인함에 영감을 받아 나비를 그리기 시작하였다.-‘나비의 꿈’에서는 실제 나비도 등장하지만, 고양이도 보인다.△고양이의 귀와 나비의 날개가 닮아있다고 해서 예전부터 고양이를 나비라고 불렀다고 한다. 나비와 고양이, 이 둘 사이에서 나는 감성적 유사성을 느꼈다. 애틋함과 친근함 그리고 따뜻함, 나를 떠난 것들에 대한 사소한 애착들이 내 그림에 등장하는 작고 가냘픈 아기 고양이들을 통해 느껴지길 바란다.-포항 복합문화공간 청포도미술관에서 17일부터 29일까지 갖는 전시 내용은.△개인전과 일러스트전이 같은 선상에서 시간차를 두고 진행된다. 10일부터 5일간 이루어진 전시는 화가 윤은경을 오롯이 볼 수 있는 개인전이고 뒤로 이어지는 청포도 갤러리 전시는 지금까지 작업해오던 삽화를 모은 일러스트레이터 윤은경을 만나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특히 일러스트 전시는 책 속의 원화 전시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자신만의 엽서를 만들고 전시할 수 있는 참여전도 마련했다. 보는 전시에서 만드는 전시로 전시의 의미를 확장해보려고 한다.-일러스트 전시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지난 10년간 미술 중점 포항 항도중학교에서 미술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자 하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내가 그들의 꿈에 한 조각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일러스트전을 기획하게 되었다.-본인의 작품세계와 향후 계획을 소개한다면.△길에서 흔히 보이는 풀과 자주 볼 수 있는 나비들의 이름을 찾아 작업을 하면서 이름 없는 풀, 이름 없는 나비가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주변의 생명이 있는 작은 것들을 그림의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나를 위로하기 위한 행위였다. 좋은 그림은 넘어진 마음도 일으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은 것을 향해 눈을 밝고 맑게 뜨고자 한다. 늘 경계를 지우고 소통하고 연결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서양화가 윤은경 프로필▲1976년 경남 밀양 출생▲부산 동아대학교 회화(서양화) 졸업▲부산 동아대학교 교육대학원(미술교육과) 졸업▲개인전 및 그룹전 수십차례

2020-11-16

“이후에는 더 즐거운 삶의 노래 쓰고파”

배문경 수필가.경주의 중진 여류 수필가 배문경(56) 시인이 첫 산문집 ‘쪽빛에 물들다’(도서출판 예술과마을)를 발간했다. 배 수필가는 2009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같은 해 시흥문학상을 수상하고, 2016년에는 천강문학상을 수상했으며, 작품 ‘오동나무, 울다’가 2020년을 빛낼 60인의 수필가의 작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9일 배 수필가를 만나 이번 산문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등단 이후 11년만에 첫 산문집이다. 소회를 듣고 싶다.△포항에서 태어나 2남 3녀의 막내로 자랐다. 연로하신 부모님 밑에서 외로움 속에서 성장했다. 사춘기에는 집을 떠나 독립하리란 단단한 각오가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25년 쯤 간호사로 살았다. 글은 대학시절부터 취미가 있어 더러 썼지만, 이렇게 작가로서 등단하고 책을 발간할 줄은 몰랐다. 수필은 내게 세상의 크고 작은 이야기들을 말에서 언어로 바꾸는 길을 만들었다. 다시 글은 삶을 읽는 힘을 만들어 주었다. 나와 타자의 삶이 문장 틈틈이 시간의 지층으로 쌓였다. 혈연이 나를 만든 DNA라면 인연이 된 많은 사람들은 나의 정서와 생각에 영향을 끼쳤다. 기억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글이 필요하듯이 순간을 기록하고 마음을 기록했다. 가슴속의 따뜻한 사랑과 냉정한 이성을 그 안에 넣는 작업을 하며 십여 년을 보냈다. 너무 오래되어 낡은 스웨터 같은 글도 있고 따끈한 호빵이나 초콜릿 같은 글들이 섞여있다. 완전히 발가벗은 듯해서 부끄럽고 노력한 부분의 결실이 감격스럽기도 하다.-산문집에 담긴 수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면.△등단작인 ‘달빛연가’는 불국사를 배경으로 어머니의 사십구재를 썼고, ‘기림(祇林)의 달’은 어머니의 생애에 대한 슬픔과 인연을 썼고 이 작품으로 경북문학대전에서 수상했다. 그리고 경북문화체험 수필대전에서 수상한 ‘절 없는 절’은 경주 탑곡 마애불상군을 배경으로 쓴 글이다. 이처럼 경주와 불교라는 의식이 깔려 있는 글은 2016년 천강문학상을 수상한 ‘목리(木理)’를 통해 좀 더 구체화되었다. 나무의 이치에 빗대어 인간의 정서를 투영하며 쓴 글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나의 분신이다. 그래도 ‘기림의 달’은 다시 보아도 가슴을 울리는 종소리가 늘 묻어나는 글이다.배문경 수필가 산문집 ‘쪽빛에 물들다’ 표지.-산문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수필가들은 어떻게 평가하나.△이번 산문집에는 40편의 수필이 실려있다. 긴 것은 원고지 18매이고 짧은 것은 9매도 있다. 상징과 은유 그리고 문학성과 감동을 한꺼번에 잡기란 녹록하지 않다. 수필 장르는 많은 글을 담는 아주 큰 항아리다. 나는 그 항아리에 쪽을 담아 우려낸 쪽빛처럼 쓴 글들이 많다. 독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즐겁다. 한상렬 평론가로부터 ‘계단’은 새로운 시도를 한 작품으로 인정받았고, ‘목리’는 장성진 교수로부터 평범해지기 쉬운 제재의 상호결합을 서술의 속도감으로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었다.‘쪽빛에 물들다’수필집의 작품해설에서 김동수 평론가는 희로애락 그리고 그 굴곡을 넘나들며 추출한 삶의 앤솔로지(anthology)들, 이제 작가는 모든 것을 문학의 용기에 담아 독자에게 건넨다. 그러면 독자는 그 맛을 음미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볼 것이라고 했다.-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계속 글을 쓸 것이다. 아마도 이후에는 조금 더 편하고 즐거운 삶의 노래를 쓰고 싶다. 살아가는 일은 혼자 이루어지지 않는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했을 때 기쁨은 고조된다. 나의 글과 독자의 바람이 하나가 된다면 더없이 기쁜 일이 되리라 본다.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가 기다리고 있다. 독자의 응원은 더 나은 문학성과에 버팀목이 되는 만큼 큰 응원의 박수를 부탁드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9

제9회 스웨덴영화제, 대구서 개최

오는 11∼15일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개최되는 ‘제9회 스웨덴영화제’ 포스터.‘제9회 스웨덴 영화제’가 오는 11일부터 15일까지 예술 전용 상영관인 대구 동성아트홀에서 열린다. 주한 스웨덴대사관과 스웨덴 대외홍보처, 스웨덴 영화진흥원이 공동 주최한다.올해로 9회를 맞이하는 스웨덴영화제는 ‘성평등’과 ‘다양성’을 주제로 드라마와 SF, 다큐멘터리 장르를 아우르는 총 10편의 최신 스웨덴 영화를 소개한다.특히 올해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영화 속 진취적인 여성들’ 특별전을 상영하고,‘영화 속 진취적인 여성들’ 연대기 전시를 동시에 진행한다.‘개막작은 소니 요르겐센 감독,마리나 뉘스트룀 감독의 ‘아틀란티스의 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치열하게 싸운 스티그라르손의 기록 ‘스티그라르손 - 불길에 뛰어든 남자’, 1973년 아칼리 실험의 기록물과 생존자들의 재회를 바탕으로 한 다큐멘터리 ‘표류자들’, 여학생 카챠코크가 남동생의 연미복을 입고 무도회에 참석해 일으키는 해프닝을 담은 ‘연미복을 입은 여자’ 등이다.또 올해 스웨덴영화제에서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직접 만나기 어려운 스웨덴 영화감독들과의 영상 만남인 ‘언택트 게스트 토크’도 진행될 예정이다. ‘제9회 스웨덴영화제’는 동성아트홀 홈페이지(www.artmovie.co.kr) 또는 현장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티켓가격은 1천원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20-11-09

뮤지컬 ‘강치전’ OST 앨범 온라인 사이트 공개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지난 6일 국악가족뮤지컬 ‘강치전’ OST 앨범을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발표했다.이번 음원은 지난달 25일 독도의 날을 맞아 유튜브를 통해 선공개한 후 이뤄진 것으로 멜론, 지니, 바이브 등 음원사이트에 정식 발매됐다.특히 지역에서 창작한 뮤지컬의 OST를 온라인에 발표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재단에 따르면 코로나19 시대 속에서 집에서도 뮤지컬의 감동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독도와 강치에 대한 전 국민들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OST를 온라인 음원사이트에 공개했다고 밝혔다.뮤지컬 ‘강치전’은 지난 경기도 오산 공연 스트리밍 공개에 이어 이번 온라인 음원 발표를 통하여 많은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열었다. 이번 ‘강치전’OST는 우리 전통의 선율인 국악을 바탕으로 총 10곡을 담고 있다.메인 테마곡이라 할 수 있는 ‘동해아리랑’은 ‘아리랑’의 한의 정서를 담은 곡으로 바다는 영원히 바다 스스로의 것임을, 우리는 잠시 빌려 쓰는 것이라는 사실을 노래한다.‘우! 멸치스웩’은 귀에 꽂히는 리듬에 딱 맞는 라임과 반복되는 훅이 매력적인 곡이다.한편, 뮤지컬 ‘강치전’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레퍼토리 제작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돼 기획, 제작한 작품이다.특히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바다생물들의 공생에 대한 주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박창준 포항문화재단 문예진흥팀장은 “뮤지컬 ‘강치전’은 국악을 기반으로 한 가족뮤지컬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이번 ‘강치전’ OST 앨범의 온라인 음원사이트 발매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2021년에는 전국투어와 더불어 다양한 부가 콘텐츠 제작을 통해 ‘메이드 인 포항’의 글로벌한 작품으로 키워 나갈 계획” 이라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9

“가슴과 가슴 연결하는 음악 하고 싶어”

안서련 피아니스트·공연예술기획자.안서련(33). 그녀가 있는 곳은 어디든 어울림의 소리가 들린다.그것은 그녀가 연주하는 피아노 소리일 때도 있고 그녀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젊은 예술가들의 화합의 소리이기도 하다.혼자가 아닌 늘 함께 이길 바라는 피아니스트이자 공연예술기획자인 안서련, 그녀를 지난 8일 만났다.-어렸을 때 꿈도 피아니스트였나.△의사였다. 헬렌켈러 위인전을 보고 의사가 되고 싶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6학년 나보다 어린 아이가 피아노를 치는 걸 보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피아노에 빠져들었다. 처음엔 그저 내가 참 피아노를 좋아하는 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야 내가 피아노연주에 재능을 가진 것을 알게 되었다.-피아노과를 졸업했다. 보통은 유학을 준비하지 않나.△졸업 전에 독일로 유학을 가려고 준비했었다. 그런데 개인적인 이유로 비행기를 못 탔다. 부모님께서 한국에 있길 바랐고 경제적인 이유도 있었다. 한동안 내 삶의 방향을 잡지 못해 방황 했었다. 그러던 중 각종 축제 서포터즈 활동과 세종문화회관의 인턴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창의인재동반사업을 통해서 뮤지컬을 시작하게 되었고 음악조감독으로 활동했다. 다양한 문화예술활동을 하며 백스테이지에 대한 열정을 음악예술경영대학원을 다니며 키워나갔다.-이십대의 대부분을 서울에서 보냈다. 포항에 내려온 이유가 있나.△20살부터 8년 이상 서울에서 생활을 했다. 학업과 일을 병행하며 잠깐의 쉼표도 없는 빠듯한 생활을 보냈기에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쳐 있었다. 포항은 부모님이 계셨고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에 익숙할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포항에 내려와 무언가 시작하려니 참 막막했다. 주변에서는 피아노학원을 하는 것을 당연시 했지만 나는 내가 배운 피아노로 무언가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예비 사회적 기업, 꿈다락 토요문화학교에서 강사로 활동했고 평생교육프로그램 기획을 하며 반주도 했다. 그때는 내가 어떤 일을 할지 눈앞에 보이지 않았기에 내가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갔다.-현재 amc 대표이다. amc는 어떤 단체인가.△혼자 일을 꾸려나가려니 한계에 부딪혔다. 그래서 같은 생각을 가진 3명의 젊은 예술가와 함께 about music company(어바웃뮤직컴퍼니), 음악에 관련해 모든 걸 자유롭게 펼쳐보자는 의미로 뭉쳤다. 그리고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단체를 키워나갔다. amc는 음악에 관심 있는 누구나가 함께 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현재 공연기획, 아카데미, 연습공간 대여 및 문화예술 공모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최근에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현재 청년 예술가 모임 레마앙상블과 해오름여성합창단 그리고 2020 문화도시 포항 시민커뮤니티·공간 프로젝트 삼. 세. 판에서 ‘장량 르네상스’의 활동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나는 음악전문가이기 전에 시민이다. 그래서 음악으로 시민들과 호흡하는 모든 것에 안테나를 맞춘다.-올해 기억에 남는 공연이 있나.△올해는 코로나19로 예술가들에게는 녹록치 않은 환경이었다. 하지만 음악이 주는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알고 있기에 연주를 할 수 있는 곳이면 마다않고 찾아다녔다. 지난 8월의 해오름예술단의 ‘힘내라! 포항아’ 콘서트, 10월 31일 열렸던 2020 문화도시 포항 협업·워킹그룹 전문인력 양성과정 新Steeler(신스틸러) 협업프로젝트로 마켓테이블 ‘가을소풍’ 야외음악회 출연도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얼마 전 성황리에 마무리지은 2020 찾아가는 문화활동지원사업 (경북문화재단), 경북청년커뮤니티 지원사업 ‘카르페디엠-용기’, 2020포항예술지원사업 청년공모 부문의 사연 읽어주는 음악회 ‘music of memory’까지 나에게는 어느 공연 하나 귀하지 않고 소중하지 않은 시간이 없다.-앞으로의 계획은.△2017년부터 미혼모와 그 자녀를 보호하고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여성소망센터 후원을 위한 음악회를 기획하고 있다. 위로를 선물하는 음악, 사랑을 전하고 소중한 추억을 떠올리는 음악, 때로는 사회적 목소리를 내는 음악, 바로 그러한 가치를 찾아내는 음악을 하고 싶고 그러한 공연기획을 꿈꾼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시민과 예술가를 가슴으로 연결하는 음악이 무엇일까, 라는 내 고민은 현재진행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8

포항 연일공공도서관 개관

포항시가 직접 운영하는 연일공공도서관이 3일 문을 열었다. 포항시는 3일 오전 10시 30분 연일공공도서관 개관식을 열고 시민에게 개방했다. 개관식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 시·도의원, 지역주민 등이 참석해 도서관의 새 출발을 함께 응원했다.포항시 남구 연일읍 동문리 15의3 연일근린공원 내에 들어선 연일공공도서관은 국비 14억4천, 도비 5억, 시비 18억6천 등 38억원이 투입돼 연면적 1천171㎡로 지상 2층 규모로 지난해 7월 준공했다.연일공공도서관은 특히 상대적으로 문화 인프라가 부족한 청소년들의 문화적 감성과 창의성 개발을 위한 청소년특화도서관으로 운영되며 청소년 도서코너 등이 별도로 마련돼 청소년들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게 된다. 또한 창의력과 비대면 시대에 발맞춰 직접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UCC실이 구축돼 있다.연일공공도서관은 문화시설의 일종으로 단순히 책만 읽고 공부하는 곳이 아닌, 다양한 책과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로서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부모가 편하게 만나는 생활밀착형 공간으로 조성돼 시민들의 문화, 정보의 요람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1층은 유아·어린이 자료실, 2층은 일반자료실, 독서 동아리실, UCC실, 북카페가 마련돼 있다. 또한 근린공원과 연계해 각종 문화 공연을 개최, 휴식과 문화과 융합된 지역 거점 문화공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도서관은 둘째, 넷째 월요일에는 휴관하고 화∼일요일에 운영하며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누구나 찾고 싶은 도서관, 머물고 싶은 도서관이 되도록 편안한 분위기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하며 “청소년특화도서관으로서 아이들에게 희망의 기회가 되는 도서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포항시는 현재 인구 52만 명에 7곳의 대형 시립도서관과 40곳의 작은도서관, 8개의 스마트도서관이 있다. 포항시는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시민의 지식정보 향상과 문화향유를 위한 문화도시 포항으로 만들기 위해 북구 흥해읍과 남구 구룡포읍 등에도 공공도서관을 올해와 오는 2023년까지 각각 건립한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1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