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포항 앞바다에 멸종위기 ‘큰바다사자’ 출현

포항 앞바다에서 멸종위기 야생동물 큰바다사자가 목격됐다.18일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포항시 남구 구룡포 인근 해상을 지나던 어선 선장이 “등부표 위에 바다표범이 있다”고 신고했다.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해경은 등부표 위에 엎드려 쉬고 있는 해양동물 한 마리를 발견했다. 해경이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에 문의한 결과 해당 동물은 큰바다사자인 것으로 확인됐다.앞서 지난 12일과 13일에도 부산 기장군 앞바다와 울산 남방파호안 인근 해상 등부표에서 큰바다사자 한 마리가 각각 발견돼 해경의 도움으로 바다로 돌아간 일이 있었다.다만 발견된 큰바다사자가 동일 개체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큰바다사자는 바다사자과의 해양포유류로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Ⅱ급으로 지정돼 있다.주로 오호츠크해, 베링해, 알래스카, 캘리포니아 중부 등 북태평양 연안에 분포한다. 동해에서도 가끔 발견되며, 남해에서도 목격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래연구센터 관계자는 “큰바다사자는 특히 수컷의 경우 활동 반경이 넓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동해나 심지어 남해에서도 발견되곤 해 출현이 아주 드문 현상은 아니다”고 설명했다./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8-18

“민간 주도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큰 의의”

박정희대통령동상건립추진위원회(이하 박동추)가 오는 11월 14일 경북도청 앞에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까지 진행 경과를 보고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박동추는 18일 수성호텔 인근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동상 건립 추진 경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이들은 오는 11월 14일 박 전 대통령 탄생 107주년을 맞이해 경북도청 앞에 동상을 건립할 방침이다.지난해 11월 박동추로 출범한 이후, 지난 2월에는 동상모형 제작을 완료하는 등 동상 건립을 준비해왔다.당초 이들은 대구에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과 기념 공원 조성을 목표로 민간 주도 사업을 추진했다.하지만 지난 3월 홍준표 대구시장이 민·관 협력 없이 시비 등을 활용해 동대구역 광장을 ‘박정희 광장’으로 바꾸고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천명하면서, 방향을 틀어 경북 안동에 있는 경북도청 앞 천년숲 광장에 동상을 건립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이후 이철우 경북도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경북도청 앞에 동상을 건립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기존 대구에 있는 ‘박정희정신계승사업회’ 산하에 있던 박동추를 경북도 내에 법인을 둔 ‘대구·경북미래연구원’ 산하로 옮겼다.이를 통해 지난달 22일 경북도로부터 기부금품 모집등록증을 교부받아 동상 건립을 위한 본격적인 모금 운동에 나서게 됐다. 지난 12일에는 이들이 추진하는 동상 건립안이 ‘경북도조형물심의위원회’에서 통과하며 추진력을 얻었다.이에 박동추는 지난 17일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상건립을 위한 모금운동 발대식을 열어 전국 지역본부별 모금 상황을 보고하고, 오후에는 서문시장에서 가두 홍보활동을 진행했다.현재까지 김관용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대구·경북 출신의 유력 인사 40여명도 동상 건립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특히, 동상 건립을 위해 박몽용(화남건설 회장) 공동위원장이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박 위원장은 “박 전 대통령의 국가 지도로서의 업적은 세계적인 인정을 받는다”며 “지금의 젊은 세대들과 후손들에게 박 전 대통령의 업적을 기리고 정신을 계승하는 데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정희 정신’의 발상지는 젊은 시절 그가 활동한 대구와 경북이기에 도청 소재지가 있는 경북도청 앞 천년숲 광장에 건립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재경대구경북시도민회와 경북지역본부 등에는 민간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대한 불이 붙어 걷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민간이 주도해서 박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하고 기념하려는 것이 다른 동상 건립 추진과 차별화된 점”이라고 강조했다.한편, 박동추 측이 진행하고 있는 박 전 대통령 동상 건립을 위한 국민모금은 총 10만명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이 모금에 10만원 이상 기부하면 동상 배경석에 이름이 새겨지고, 1만원 기부자는 동상 터에 세워질 키오스크에 이름이 등록된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8-18

오늘부터 을지연습 시작 軍, 주민 양해·협조 당부

19일부터 한미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연습이 진행된다. 이에 각 군은 훈련으로 인한 소음 등으로 인해 지역 주민이 놀라지 않도록 미리 양해를 당부했다.육군 50사단은 19일부터 29일까지 책임지역인 대구와 경북 일원에서 ‘2024년 UFS 연습’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50사단은 이번 UFS 연습간 실전적인 기동 및 사격훈련 등을 진행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국가총력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고, 전투준비태세를 확립하는 등 대구와 경북 지역방위의 소임을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이에 훈련기간 동안 실제 병력 및 장비가 이동할 수 있어 주민들의 양해와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50사단 관계자는 “군사 및 국가 중요시설의 위치를 물어보거나 거동이 수상한 인물을 발견하면 즉시 가까운 군부대나 경찰서 또는 국번 없이 1338번으로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또, 공군 제11전투비행단(이하 11전비)은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 동안 한미연합 ‘을지 자유의 방패(UFS·Ulchi Freedom Shield)’ 연습과 연계해 비행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평소보다 많은 비행음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지역 주민의 양해를 구했다.공군의 이번 훈련은 주·야간 비행운영을 비롯해 임무 중인 항공기가 최단 시간 내 무장 장착을 정확하게 수행 하는 긴급귀환 및 재출동 훈련, 대량탄약 조립 훈련, 국가중요시설 합동 대테러 훈련 등 각 분야 요원의 임무 수행 능력향상을 위한 훈련으로 진행된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8-18

한국양궁 성공 5가지 비결 에코프로 “기업도 배워야”

에코프로가 2024 파리올림픽 전종목 금메달에 빛나는 한국 양궁의 성공 요인을 5가지로 분석해 기업경영과 연결한 내용을 임직원에게 공유해 화제다.에코프로는 사내 홍보채널을 통해 공정성과 시나리오 경영, 서번트 리더십, 생태계 조성, 끊임없는 혁신 등 다섯 가지 요인을 한국 양궁의 성공 비결로 소개했다고 18일 밝혔다.가장 먼저 공정성을 소개하며 한국양궁협회가 학연·지연·혈연 없이 실력으로만 선수를 선발하는 시스템을 소개했다. 기업 역시 세계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실력을 갖춘 인재들을 모을 수 있는 공정한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실제로 한국양궁협회는 6∼7개월에 걸쳐 수천발의 화살을 쏘면서 선발전과 평가전을 치른 뒤 국가대표를 선발한다. 스타 선수라 해도 국내 선발전에서 밀리면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실력주의를 지향한다.두 번째는 ‘시나리오 경영’을 지목했다. 양궁 국가대표팀은 국제대회 출전을 앞두고 경기 중 나타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고 훈련했다.여러 리스크에 노출될 수 있는 기업 경영에서도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해야 리스크를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다.한국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권한 위임을 통한 서번트 리더십’도 주목했다.또 유소년부터 국가대표에 이르는 양궁 생태계를 조성해 선수층을 두껍게 한 것처럼 기업도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 소재 및 장비 등의 생태계가 강건하게 구축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끝으로 숨은 공신으로 알려진 슈팅로봇 등 첨단 기술이 적용된 혁신 과학기술 장비들을 소개하고, 기업들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송호준 에코프로 대표는 “여자 양궁 10연패는 세계 정상을 40년 가까이 지켜왔다는 점에서 스포츠를 넘어 기업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며 “특히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 있는 선수를 선발하고 육성하는 것은 정상에 오르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밝혔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8-18

오션힐스포항CC 회원권 피해액 170여억

오션힐스 포항CC(이하 오션포항) 회원권 사기거래로 피해를 입은 회원은 164명, 피해액은 170 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피해자들 중에는 공무원을 포함 전문인 등도 다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책위원회(대책위)를 구성한 이들은 일단 오션포항 경영진을 관리 소홀 등으로 경찰에 고발키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6월 숨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A씨가 장기간 사기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회사 경영진의 묵시적 동의가 없고 서는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이다.◇오션포항 사기사건 방식과 경위국내 골프장 및 리조트에서는 이용권 거래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도 하나 회원권 중개 전담팀을 꾸리거나, 지정 회원권 거래소와 제휴하는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오션포항도 담당 직원을 프리랜서로 A씨를 고용, 중개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A씨는 오션포항의 ‘회원관리부장’이라는 명함을 썼고 부킹도 도와줬다. 골퍼들은 A씨의 사무실도 골프장 내에 있다 보니 믿고 거래를 했다.A씨는 평소 회원권 거래 전문 거래소의 선매수 방식을 활용했다. 자신이 회원권 매입을 원하는 골퍼와 양도양수 계약을 체결하고 먼저 대금을 받은 후 그다음에 확보한 회원권을 넘겨주는 방법이었다.문제는 시중에 물건이 없는데도 A씨가 매수 대금을 계속 받으면서 불거졌다. 코로나를 지나며 자산가치가 폭등하는 사이, 회원권 가격도 계속 오르자 기존 보유자들이 매도를 하지 않게 된 것. 가령, 의뢰인에게는 1억 원에 회원권을 사주기로 계약을 하고 대금을 받았는데 회원권 가격이 올라 1억3천∼1억5000만 원이 되어버리니 A씨는 가만히 앉아서 엄청난 손실을 봐야 했다. 상식적이라면 이쯤에서 손을 털어야 했으나 A씨는 반대로 계속해서 신규 고객 모집하는 길을 택했다.서둘러 좀 더 싼 가격에 사야겠다는 골퍼가 늘어난 점도 이 길을 선택한 요인이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먼저 매매대금을 준 고객들에게 회원권은 넘겨주지는 못했지만 회원가에는 공을 칠 수 있도록 해줬다. 처음에는 지인들로부터 무기명 티를 양도받아 이를 해결했다. 그러나 그것도 한계에 다다르자 나중에는 본인이 차액을 직접 지불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월 1000만원 대였던 골프대납 비용이 시간이 지나면서 1억원을 훌쩍 넘기기가 다반사였다.A씨는 계약자들이 회원권 양도를 요청하면 회원권 경매가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등의 방법으로 위안시켰지만 A씨 행각은 골프장 내부에서부터 알음알음 소문나기 시작해 점차 시중에까지 퍼져나갔다. 이를 전해들은 피해자들이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 조사가 시작되었고 얼마 후 자신의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내고 사건을 정리했다.◇책임 공방속 골프장 측은 ‘재판받아오라’고 입장선회A씨가 숨지며 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마무리가 불가피하고 그 경우 피해자들도 달리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그러나 A씨 사기 과정에 골프장 측이 일부 관여했거나 알고서도 방관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피해자들이 대책위를 구성, 골프장 경영진을 고발한 것도 그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A씨가 2005년 오션포항 오픈 때부터 회원권 거래 관련 일을 해왔고, 골프장 내 사무실과 ‘회원관리부장’이라는 명함을 고객들에게 돌렸다면서 이로 인해 골프장 직원으로 믿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2015년과 19년 오션포항 운영위원회 회의에 부장 직책을 가진 사측 인사로 참석하기도 했고 그동안 계약만 한 비회원에게 회원 부킹 횟수와 동일하게 해 준 것은 회사가 일부라도 개입하지 않고서는 어려웠다면서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며 민, 형사 소송을 잇따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션포항 측에서는 A씨가 골프장 회원권을 중개해주고 커미션이나 수수료를 챙기는 개인사업자였을 뿐이라고 반박한다.회사 측은 이 사건이 처음 불거질 때만 해도 책임지겠다고 밝힌 바 있다.그러나 피해 규모가 점점 커지자 “기존 회원의 이해관계도 있어 쉽게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한 발 뺐다. 회사 측은 한때 ‘피해자들에게 합당한 회원권 지위를 부여’하는 식으로 보상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그 경우 구좌수가 100여개나 증가, 기존 회원들로부터 반발을 살 수 있고, 피해자들이 계약했던 회원권의 분양가가 다양해 계약 체결 시기마다 시세 차이가 달라 획일적인 보상이 어렵다는 점 때문에 이도 포기했다.또 회원제 골프장인 관계 회사 자금으로 배상금을 변제할 경우 배임 혐의로부터 자유스럽지가 않아서인지 최근에는 아예 법원 판결을 통해 정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실제 회사 측은 요즘 피해자들이 항의하면 ‘재판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배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식으로 은근히 안내하고 유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사태를 지켜본 기존 회원권 거래 업체들은 초반에 문제를 파악하지 못해 고객들의 피해를 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간혹 이런 일이 일어나는 만큼 회원권 거래 당사자들은 더욱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8-18

“골프장 인수 잉크도 마르기 전에 그린피 인상부터 하나?”

강동씨앤엘(고려시멘트)이 경주 소재 ‘블루원 디아너스CC(27홀)’를 인수한 후 2개여월 만에 그린피를 50%가까이 인상키로 하자 회원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강동씨앤엘은 지난달 4일 태영그룹 계열사 블루원이 보유하고 있던 ‘블루원 디아너스CC’를 비롯해 워터파크, 룩스타워(복합문화공간) 사업의 자산과 부채, 계약, 인력 등 영업 일체를 1320억원에 양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인수했다.이후 ‘블루원 디아너스CC’이던 골프장 네이밍을 ‘강동 디아너스CC’로 변경한데 이어 최근 4만원이던 회원 그린피를 오는 9월부터 50% 인상된 6만원으로 하는 안을 공지했다. 카트비 2만5000원은 별도다. 강동 디아너스 측은  “최근 지속적인 제반비용과 물가상승 으로 불기피하게 이용요금을 변경하게되었다”면서 “회원님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회사 측 방안대로라면 회원은 카트비 포함 8만5000원을 지급해야 라운딩이 가능하다. 이 이용료는 경북 동해안 내 회원제 골프장 중에서는 최고다.실제 인근한 경주신라CC는 36홀임에도 회원그린피는 카트 포함해 5만원이어서  디아너스CC보다 3만5000원 저렴하다.골프장 측은 비회원들의 주말 이용료도 기존 25만에서 2만원 인상된 27만원으로 하는 안을 내놨다. 이 경우 카트비가 포함되면 29만5000원이 된다. 이는 경북도내 골프장 중에서 가장 고가며 수도권 상위클래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다.이 인상안이 공지되자 회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 골프장 회원들은 18일 오전 11시 디 아너스 본관 앞에서 그린피 인상불가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시위에 참석한 회원들은 “강동씨앤엘이 인수 잉크도 마르기 전에 이용료 인상부터 들고나왔다”면서 합의되지 않은 인상안은 수용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용료가 오르면 회원권 거래가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그 경우 가만히 앉아서 회원권 가치 하락으로 손해를 보게된다며 회사 측의 일방적 인상안을 반대했다.이 골프장은 현재 일반 회원권이 2억8000여 만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08-18

지방의원 끝없는 ‘도덕적 해이’ 지방의회 이대로 가도 괜찮나

지방의회 의원의 ‘도덕적 해이’가 끝이 없다. 1991년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된 지 30년이 넘었지만, 지방의원의 자질론과 지방의회 무용론에 대한 여론은 끊이지 않고 있다. 과연 가장 기본인 자정 의지가 있는지부터 묻지 않을 수 없다.지방의원들의 제 밥그릇 챙기기 위한 소속 정당 간 기 싸움과 의회 권력을 두고 벌이는 다수당의 내부갈등 행태가 위험수위를 넘었다.포항시의회는 지난달 24일 제317회 임시회를 열어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의원 다수가 출범식에 불참하면서 ‘반쪽짜리’ 출범식이 되는 등 파열음이 이어져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열린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을 통해 후보자를 독단적으로 확정하는 등 일방통행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의 비토에 따른 것이다. 이는 의정활동에서 주민의 이익을 우선시해야 할 지방의회 의원이 기본 의무를 다하지 않은 행위다. 물론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의원 각자의 이익을 추구한 대목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관련 기사 7면이처럼 포항시의원들의 실망스러운 구태가 이어지고 있는데도 이 비정상을 진심으로 성찰하는 의원은 없다. 주권자인 주민을 대리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온전한 지방의회 기능에 충실한, 성숙한 의정활동을 앞장서서 솔선하는 의원은 좀처럼 발견되지 않고 있다.이번 제9대 포항시희외 출범 과정을 바라보며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자질 검증 부실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지방의회 무용론’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전문가들로부터는 정당공천제 폐지, 지방의회법 정비 등 지방자치제의 입법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혈안이 된 지방의회가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질타가 이어지는 판이다.지역의 한 정치 전문가는 “지방자치를 통한 지역발전을 위해서 지역의 정치 리더인 지방의원의 적극적인 의정활동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면서 “법적·제도적 장치 완비와 지방의 정치환경 여건을 보완하는 등의 다양한 과제 가운데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지역 정치 참여와 함께 선출된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적극적인 활동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본지는 지방정치 활성화를 위한 지방의회의 바람직한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연재를 3회에 걸쳐 게재한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8-15

운영 한 달 수성구청역 스터디카페 프라이빗룸·오픈룸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

대구교통공사(이하 공사)가 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스터디카페를 운영한 지 한달째를 맞이했다. 학원가 인근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이곳 스터디카페가 운영된 지 한달이 조금 지났지만, 벌써 학생들 사이에 소문이 나 이용객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지난 11일 오전 11시 30분쯤 방문한 대구도시철도 2호선 수성구청역 지하에 마련된 스터디카페. 주말 오전에도 스터디카페 앞에 놓인 키오스크를 통해 좌석을 확인하고, 공부를 하기 위해 입실하는 고객들이 종종 눈에 띄었다. 한 남학생은 지하철에서 내려 개찰구를 통과한 후 바로 방향을 돌려 옆에 있는 스터디카페로 들어가기도 했다.공사는 수성구청역 지하 2층의 유휴공간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 지난 4월 스터디카페를 유치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8일 학생과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고품격 스터디카페를 이곳에 개점했다.이 스터디카페는 201㎡, 60석 규모로 프라이빗룸, 오픈형룸, 랩탑 멀티룸, 및 휴게실 등 다양한 공간으로 구성됐다.또한 요금결제와 출입관리를 위한 키오스크, 무선인터넷, 물품보관함, 냉난방설비 및 산소발생기 등을 비치해 이용편의성을 높이고 학습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했다. 이곳은 오전 청소 근로자 1명이 청소를 하는 것과, 아르바이트생 1명이 매일 자정에 마감 업무를 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이용객수는 개점 이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일평균 60명, 주말·휴일 평균 45명 정도가 이곳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이용객들은 대체적으로 지하철역에 마련된 스터디카페가 참신하고 편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지정민(16) 군은 “주말 오후에 이 근처에서 학원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오전에 지하철 타고 일찍 와서 이곳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다가 밥을 먹고 학원에 가기 딱 좋다”고 말했다./안병욱기자 eric4004@kbmaeil.com

2024-08-15

갈수록 치솟는 물가… 물회 한 그릇 먹기도 ‘주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포항 앞바다를 찾은 A씨(49세·회사원) 가족은 시원한 물회를 맛보기 위해 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을 찾았다.물회 4그릇을 주문한 A씨는 주문서에 찍힌 10만 4000원의 가격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은 2만 6000원. 전년보다 4% 오른 금액이다. A씨는“죽도시장에서 10만 원이면 4인 기준 모둠회 대자를 먹을 수 있다. 양도 많고, 밑반찬도 훨씬 다양하다”며, “오늘 방문한 가게의 물회는 작년에 비해 가격이 오른데다, 양도 생각보다 적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 5곳을 조사한 결과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식당 주인 B씨는“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도 따라 올리게 됐다”며, “특히 물회의 주재료인 해산물, 사과, 배, 오이, 고춧가루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배 10개의 가격은 7만 1679원으로 전년 대비 132% 올랐다. 오이 10개 가격도 1만 4242원으로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청양고추도 100g당 1540원으로 전년 대비 56.2% 올랐다.양념장 필수 재료 고춧가루도 1kg에 3만 5040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9% 비싸다.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신선식품지수는 7.7% 증가했다.인근의 또 다른 물회 가게 주인 C씨는 물회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작년 대비 2.5% 인상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만 30원으로 오르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4년 연속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 한우 불고기 버거는 2021년 7200원에서 올해 8600원으로 19.4% 올랐다.맥도날드도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1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올렸으며, KFC는 지난 6월 대표 메뉴인 징거세트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조규봉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인건비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외식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또, 정부에서 경기가 위축되는 것을 막고 경기 부양을 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을 쓰기엔 불안한 상황이고, 계속 잡고 있자니 현재 경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딜레마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8-15

8월 2주차에 1357명, 코로나 재유행 비상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이달 들어 올해 가장 많은 수준으로 치솟았다.15일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는 6월 말부터 다시 증가하고 있다.지난달 셋째 주만 해도 226명이던 입원환자가 이달 2주차에는 1357명(잠정)까지 늘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최근 입원환자는 지난달 둘째 주 148명,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 이달 첫째 주 861명 등이다. 일주일마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모습이다.중·경증 환자를 포함해 응급실을 찾은 코로나19 환자는 6월 2240명에서 지난달 1만1627명으로 5.2배가 됐다.질병청은 “지난 2년간의 유행 추세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코로나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복지부는 중증도에 따라 적시에 치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대응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과거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공공병원 등을 중심으로 여유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입원을 위한 협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복지부 관계자는 “환자가 신속히 진료받도록 행정안전부,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별 코로나19 진료 협력병원 목록을 확보·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입원환자 증가 시나리오별로 대응 방안도 만들고, 특히 중환자 발생 상황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에 공동 대응 상황실을 설치한다.또 권역감염병전문병원을 포함한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과 긴급치료병상을 가동하고, 필요하면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 사용량이 급증함에 따라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치료제를 추가 공급할 예정이다.주간 치료제 사용량은 6월 23∼29일 1272명에서 7월 28일∼8월 3일 4만2천명분 이상으로 증가한 상황이다.정부는 이번 추가 공급으로 8월 마지막 주부터는 전체 담당 약국에 충분한 치료제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내다봤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8-15

전문가 현장 목소리 반영, 체감도 높은 치안정책 수립할 것

경북자치경찰위원회가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치안 행정 길라잡이 정책연구단’ 분과위원회를 개최했다.먼저 9일 개최한 생활안전 분과위원회에서는 ‘과학 치안을 통한 경북자치경찰의 성과 창출’을 주제로 한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윤우석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미래 치안환경 구축의 핵심인 과학치안에 대해 논의한 후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자문을 구했다.과학 치안은 인적 치안력을 보충하거나 대체할 수 있으며, 새로운 범죄 등 급변하는 치안 환경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 최상의 치안 역량을 확보할 수 있다. 위원회가 올해 8월 행안부 공모에 선정돼 내년부터 시행할 ‘지능형 CCTV 도입’도 과학 치안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이어 13일에 열린 사회적 약자 보호 분과는 위원회가 추진 중인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내년도 신규 시책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가 제시됐다.류준혁 대구가톨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범죄 예방 정책’을 발제했고, 이를 주제로 분과위원들은 증가하는 노인 대상 범죄와 1인 가구 대상 범죄에 대한 진단 및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특히 위원들은 신규 시책인 학교전담경찰관 및 학대 예방 경찰관의 역량 강화와 심리 치유프로그램 지원사업의 실효성 있는 추진을 주문했다. 끝으로 14일 교통 분과위원회는 ‘경북 어르신과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주제로 한 대구대 경찰행정학과 김상호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개인형 이동장치(PM) 교통사고 예방과 교통안전시설물 확충 등 다방면으로 교통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했다.손순혁 위원장은 “민관 플랫폼을 통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북형 자치경찰 치안 정책 마련에 온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며, 여기에 전문가들의 중추적인 역할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원회는 이번 정책연구단 분과별 위원회에서 도출된 전문가들의 의견을 내년도 신규 시책 수립에 반영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8-15

친구와 함께 나선 부산 여행

“현주야, 우리 부산 여행 갈까?”오랜만에 보낸 연락 한 통에 현주는 김천에서부터 무더위를 뚫고 부산까지 내려왔다. 1년이란 긴 공백 기간이 있었음에도 우리에게선 어색함을 찾을 수 없었다.부산역에서 만나 반가워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다 정해지지 않은 목적지를 그제야 정했다. ‘서면이 부산의 핫플레이스야’라는 현주 말만 믿고 지하철을 타고 서면으로 향했다. 우리가 잘못된 출구로 나온 탓인지 도착한 서면은 휑하니 아무것도 없었다. 서면으로 오자 했던 현주를 원망하며 때양볕에 지친 우리는 시원한 바다나 보자며 해운대와 광안리를 두고 고민했다.밤까지 있을 것이니 야경이 좋은 광안리로 가자는 시민기자의 제안에 광안리로 이동했다. 현주는 광안리에 도착하자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주린 배를 붙잡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뭐라도 먹자고 했다. 시민기자의 추천으로 우리는 부산의 별미 밀면을 먹었다. 밀면 맛집을 찾아 밀면을 먹고 있는데, 더운 날 게다가 휴가철의 주말에 부산까지 떠나온 시민기자를 걱정하는 걱정스러운 엄마의 전화도 덤으로 먹었다.밀면이 만족스러웠는지 배가 채워져서 그런지 텐션이 업된 우리는 버스킹이라도 하는 마냥 길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바다로 향했다. 수평선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를 듣고 발도 담가보며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촉촉하고 아련한 눈빛으로 바다를 보고 지난날들을 떠올리는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하는 많은 인파를 보자니 부럽고 우리 텐션에 뛰어들지 않자니 아쉬워 수영복이라도 사자며 돌아다녔지만, 작당한 것을 찾지 못해 물놀이를 다음으로 미뤘다. 바닷가의 뜨거운 햇살에 견디지 못해 더위나 날리자며 팥빙수나 먹자는 이야기가 나왔다.팥빙수를 먹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간 카페에는 팥빙수가 없었고 대신 음료와 케이크를 사고 시원하고 탁 트인 창가로 갔다. 바다와 시원한 음료는 환상의 조합이었고 덕분에 프로필 사진을 바꿀만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조용한 카페에 앉으니 미혼 여성이 무슨 이야기를 하랴. 남자친구와 썸남의 이야기가 흘러나왔다.“언니, 우리 타로나 보러 갈까?” 답이 없는 관계가 답답했는지 재미 삼아 고민을 날려버릴 수 있는 타로 점괘를 보러 갔다. 타로와 사주까지, 2곳에서 2번이나 점괘를 확인하고 어찌 더 싱숭생숭해진 우리는 어차피 맥주 한잔할 생각이었는데 지금부터 달려보자는 심정으로 현주 친구가 추천한 술집으로 향했다.아, 이게 웬일. 여긴 카페보다 분위기가 더 좋네. 찍는 사진마다 친구들에게 사진작가 소리를 듣는다. 분위기 좋고 배경 좋고 맥주도 시원하게 맛있는데 우리의 흥을 돋우기에도 기분을 풀기에도 부족함을 느꼈다. “우리 노래방 갈까?” 우리는 언제나 기승전 노래방으로 끝났기에 망설일 이유는 없었다.‘낭만고양이’, ‘마리아’, ‘8282’ 등 고음을 모은 곡까지 완곡하며 우리의 흥은 최대치로 올라갔다. “현주야, 대구에서 장기자랑 같은 걸 하는데, 우리 거기 나가서 노래 부르자!” 술기운인지 올라간 흥 때문인지 자신감까지 충만해진 우리는 대구 이태원길에서 열리는 주민예술경연대회 ‘펼쳐락(樂)’에 지원했다.즉흥적인 두 여자의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올라가는 편 기차는 예약도 하지 않아 액션 영화 추격전을 방불케하는 헤어짐도 있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우리 생각과 마음엔 완벽한 여행이었다. 다시 만날 수밖에 없는 경연대회까지 지원했으니 헤어짐도 두말 할 것 없이 좋았다. 모든 것이 하룻만에 일어난 일임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지금 죽어도 노는 것에 여한 없다 싶게 놀았으니, 이쯤이면 여름휴가를 제대로 장식한 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경연대회가 기다린다. 현주야, 파이팅하자! /김소라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독설이라는 야수를 키우지 말자” 상대가 무심코 뱉은 말에 상처

얼마전 사소한 다툼을 하다 상대가 뱉은 말에 마음에 금이 갔다. 마음이 아프니 곧이어 몸이 따라 아프다. 무더위에 병원을 전전하며 말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지 다시 느낀다. ‘들은 귀는 천년이요 말한 입은 사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 세상 모든 원한과 고통은 대부분 말에서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남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독설은 치명적이다. 말 그대로 ‘독설’이다. 말에 독이 있어 듣는 이의 몸, 마음, 영혼까지 상하게 한다. ‘산산이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야수’는 아이러니 하게도 가까운 사람에게서 출현하기 마련이다. 친밀하게 지내며 정을 나누던 사람이 뜻이 맞지 않으면 불현듯 칼을 들이대 가슴을 저미는 독설을 퍼붓는다. 가까이 하지 않았으면 이런 일도 없었으련만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법이란 오묘한 것이어서 아둔한 인간의 머리로는 다 알 수 없는 법이다. 기대감이 있었기에 독설은 더욱 상처가 되어 도무지 삼켜지지 않는 바늘로 목구멍에 걸려 넘어가지를 않는다.“수십 년 낮과 밤이 쌓은 단단한 철벽 단숨에 뚫고 나타났다 산산한 가슴 찌르고 순식간에 사라지는 날렵한 야수// 놈이 어디에 사는지는 아무도 몰라// 몸통도 얼굴도 색깔도 정년도 없는 유령, 날이 갈수록 혈기왕성 기세 등등 단언컨데 놈의 가슴에 불로초 이파리 무성한 게 틀림없어// 예고 없이 들이닥쳐 순식간에 번쩍이는 면도날 가슴팍에 들이대 한 점 한 점 포 떠 접시에 담아 놓고 유유히 사라졌다 핏기 가실 만하면 다시 나타나 칼날 들이대// 덧난 상처 딛고 올라가는 가풀막 그 끝이 어딘지 나는 몰라// 남몰래 소리 죽여 울던 시간이 만든 꼬부랑길 돌고 돌아가다 한숨 돌리려 들면 또다시 코앞 가로막는// 거듭거듭 곱씹어 봐도 목구멍으로 넘어가지 않는 뼈아픈 바늘들// 삼키지 못한 말에는 불생불멸의 날개가 있어// 시공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날아다니다 오늘도 내 등뼈에 불시착해 도끼눈 부릅뜨고 작업 시작하려 식칼 빼 들어”(조옥엽 시 ‘독설’)어느 선지자는 이런 주장을 한다. 암도 어쩌면 말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고. 독설을 많이 한 사람은 결국 그 영향으로 자신이 암에 걸린다고 했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말이 얼마나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지는 여러 실험에서 이미 밝혀진 바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말이 소통 수단이다. 말을 통해서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고 마음을 주고받는다. 독설이란 남도 죽이고 나도 죽이는 법이다. 시인이 간파한 ‘불생불멸의 날개’를 단 이 야수를 우리 더는 뱉어내지 말자. 여름이 절정을 지나 이제 밤이면 조금씩 가을의 기운이 느껴진다. 조금만 견디면 더위는 물러가고 시원한 가을이 올 것이다. 못된 야수 같은 말로 서로를 괴롭히지 말고 긍정적인 말, 사랑이 담긴 말로 이 팍팍한 삶을 윤택하게 해보자. /엄다경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

휴(休)를 찾아 떠난 템플스테이…

어느 구순을 넘긴 어르신이 먼 길 떠나시며 말했다. “딱 하루 반나절 놀다 가는 거 같다”고. 그 하루 반나절의 삶에 녹아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희로애락도 함께 품고 가셨으리라. 남편이 정년퇴직을 했다. 정신없이 살다 문득 돌아본 지난 세월이 그야말로 딱 하루 반나절이다. 어느새 거울 앞에서도 통장 앞에서도 세월을 받아들일 용기가 절실한 나이와 마주했다. 밤낮을 그치지 않고 흐르는 물은 발원지를 떠나 낮은 곳으로 흐른다. 구덩이를 만나면 채운 뒤 가고 바위를 만나면 돌아서 가고, 서두르지 않아 흘러감에 선두를 다투지 않으며 고요히 큰 바다에 이른다. 세상에 순응하는 물을 맹자는 학문에 비유했지만 나는 인생에 비유해 본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만난 바위 앞에서 웅크리고만 있기보다 순리를 따르는 물처럼 그렇게 고요히 돌아서 가자. 그래서 떠났다. 남편과 함께. 템플스테이의 테마는 ‘휴(休)’였다.경북 의성군 등운산에 위치한 고운사로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내린다. 비가 오면 오는 대로 그 또한 즐겨보자. 고운사 도착 전 ‘최치원 문학관’이 먼저 눈에 들어선다. 마침 시간이 여유로워 잠시 들렀더니 최치원의 일대기가 순차적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신라 말기 골품제의 신분제도에 한계를 느낀 그는 12세에 당나라로 유학하여 18세에 장원급제를 한다. 그 유명한 ‘격황소서(檄黃巢書)’로 칼 보다 강한 붓의 힘을 보여주며 문장가로 이름도 떨친다. 그러나 신라로 돌아와 골품제도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시무책을 올렸으나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아 미련 없이 관직을 버리고 전국을 방랑한다. 천재로 태어났던 그는 골품제도의 희생양이 되어 자연과 더불어 신선처럼 살다가 떠났다.고운사에 도착해 사찰복을 받아들고 방을 배정 받으며 템플스테이는 시작되었다. 고운사(孤雲寺)는 통일신라 신문왕 원년에 승려 의상이 창건한 사찰로 이후 최치원이 머물면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건립하며 더욱 아름다운 사찰이 되었다. 구름 위에 떠 있는 누각이라는 뜻을 지닌 가운루는 올해 7월 17일 유형문화유산에서 국가유산 보물로 승격되었다. 우화루의 유명한 호랑이 벽화는 용맹과 사나움을 상징하기보다 자신을 잘 다스려 고요하고 평화로운 삶의 영위를 위해 그려졌다고 한다. 창건 당시 ‘高雲寺’였으나 두 아름다운 누각의 건립을 기념하며 최치원의 호를 따 ‘孤雲寺’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 밖에도 조선 고종황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어첩이 보관된 연수전과 궁궐 형태의 솟을삼문 만세문이 격식과 권위로 연수전을 지키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사찰에서 유일하게 고운사에서만 볼 수 있는 경내 왕실 건물들이다.새벽 4시에 종각이 울리며 템플스테이의 하루가 시작된다. 4시 30분 새벽 예불, 6시 아침 공양, 6시 30분 등운 스님과 차담, 낮 12시 점심공양, 저녁 6시 저녁예불로 짜인 일과표에 참여 여부는 자유였다. 도반끼리 체험 왔다는 광주에서 오신 네 분과 함께 고요히 일정을 소화했다. 아름드리 천년숲길에 맨발걷기를 위해 잘 다져놓은 황톳길도 걸으며 사찰에 머무는 동안 고운과 함께 호흡하듯 했다.천재였던 최치원도, 우둔한 나에게도 인생의 여로에 크고 작은 희로애락은 스스로가 감당해야 할 몫으로 주어진다. 어떻게 다스리는가는 본인 몫이다. 종교의 힘을 빌리든 여행을 떠나든 책을 읽든 친구와 수다를 떨든 침묵수행을 하든 나름의 방식으로 평온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고운사 들어설 때 저울추만큼 무거웠던 침묵이 고운사를 나설 때 침묵은 깃털처럼 가벼워져 있었다. /박귀상 시민기자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4-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