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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그윽한 매화향에 취하다

기나긴 겨울도 그 끝이 보이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세상에 변화는 누구도 막지 못한다. 겨울잠을 자는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다. 느닷없는 3월의 눈이 내리고 봄은 더디게 오나 싶은데 활짝 핀 매화가 봄소식을 전했다. 영주시 단산면 병산리에 자리한 한국선비매화공원 매화분재원에는 300여 점의 다양한 매화 분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하우스로 된 분재원 입구에는 세 그루의 백송이 자리했고 분재원에 들어서면 가득한 매화향이 방문객을 반긴다. 그 향기가 선비의 지조처럼 높고도 곱다. 분재원 입구에 ‘선비매화’ 분매의 특징과 감상법을 소개한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분매를 감상하기 전 선비매화의 네 가지 특징과 귀한 모습을 미리 알고 감상하라는 배려다. 첫째가 가지가 드문 것이 귀하고 번잡한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절제’이며, 나무는 늙은 것이 귀하고 어린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경륜’이 둘째, 나무는 마른 것이 귀하고 살찐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검소’가 셋째, 꽃은 다소곳이 오므린 것이 귀하고 활짝 벌어진 것은 귀하지 않다는 ‘선비정신의 겸손’이 그 마지막 특징이다. 각각의 매화나무에는 명패를 달아 고유번호와 함께 도홍주사, 노매, 정당매, 낙조매, 녹아도비매, 비원매, 월사매, 영인매, 금둔백, 원앙매, 분피궁분, 쌍벽수지, 와룡백, 춘풍후 등의 이름을 기입해 두었다. 관람하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준다. 고목 위에 피어난 아름다운 꽃은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며 봄 내음을 그리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겨울의 혹독한 추위를 견디고 피어난 매화는 봄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예로부터 선비정신을 상징하고 절개와 지조, 기개를 뜻하는 꽃이기도 하다. 영주시는 한국선비매화공원에 매화나무 200여 종 2000여 주를 식재해 노지 가득 매화를 선보인다고 한다. 봄꽃의 자태와 함께 희망을 설계할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찾아가봐도 좋을 듯하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5-03-11

통도사 홍매화를 보려면…

독도에 가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바람이 불면 배가 뜨지 않거나 가까이 가서도 접안이 안 돼 발을 땅에 내리지 못하고 돌아온다. 꽃이 절정일 때 보는 것도 그렇다. 가까이 있으면 오늘 가서 못 보면 내일 보면 되지만, 먼 거리라 벼르고 별러 갔는데 아직 덜 폈거나 이미 지는 중일 때도 있다. 통도사 홍매화를 그렇게 몇 년을 벼르다 보러 갔다. 새벽 시간에 가서 우리만 조용히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눈 비비며 나선다고 나섰는데도 도착하니 해가 떠 있다. 역시나 매화나무에 사람들이 주렁주렁 매달렸다. 아, 향이 참 좋다. 통도사는 주차장에서부터 걷는 길이 낭만적이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산문부터 일주문까지 이어지며 드리워져 맨발 걷기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숲길 이름이 ‘무풍한송길’인데 비가 온 다음 날 이른 시간에 가면 안개에 싸인 길이 방문객을 포근히 감싼다. 2018년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대상)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훌륭한 풍경과 정취를 자랑한다. 길이는 약 1.6㎞여서 산책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솔바람에 취해 걷다 보면 홍매화 앞이다. 홍매화는 통도사 영각 앞에 섰다. ‘자장매’라는 별명으로도 불리는데, 370여 년 전 이곳을 이끌었던 승려들이 자장율사의 창건을 기념하는 의미로 심은 것이란다. 유난히 붉은 꽃잎을 건물 문살을 배경으로 당겨 찍었다. 장승업의 매화도를 흉내 냈다. 꽃잎이 팝콘처럼 퐁퐁 소리를 낼 것 같다. 좀 더 멀리서 매화나무 전체를 렌즈에 담았다. 곧게 뻗다가 가지는 자연스럽게 휘고, 옛 화가들의 병풍 속에 있던 그 자태 그대로다. 사람들이 매화 주변에 모여 떠날 줄을 모른다. 한국 3대 사찰의 하나로, 양산 통도사는 643년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모시고 온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안치해 창건한 사찰이다. 이 절의 창건 유래에 대한 삼국유사의 기록을 보면 신라의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신라의 대국통(大國統)이 되어 왕명에 따라 통도사를 창건하고 예부터 승려가 되고자 하는 이들이 수계를 받는 곳으로 유명했다. 통도사는 경남 합천 해인사, 전남 순천 송광사와 함께 ‘삼보사찰’로 불린다. 통도사는 부처를 모시고 있다고 해서 ‘불보사찰’, 해인사는 불법이 새겨진 팔만대장경을 갖고 있다고 해서 ‘법보사찰’, 송광사는 승려들이 모여 수련하는 곳이라고 해서 ‘승보사찰’이라고 부른다. 금강계단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있어서인지 대웅전 내에는 불상이 없다. 부처를 직접 모신다는 것이다. 창건의 정신적 근거이며 중심인 금강계단은 자장과 선덕여왕이 축조하여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한 이후 오늘날까지 잘 보존되고 있다. 이 사찰은 대웅전이 금강계단과 함께 국보로 지정되어 있으며, 이 밖에 보물로 지정된 양산 통도사 청동은입사향완, 보물 양산 통도사 봉발탑이 있고, 보물전시관에는 병풍·경책(經冊)·불구(佛具) 및 고려대장경(해인사 영인본) 등의 사보(寺寶)가 소장되어 있다. 소속 암자로는 선원(禪院)인 극락암을 비롯하여 백운암·비로암 등 13개의 암자가 있다. 올해는 2월이 유난히 추웠다. 그래서인지 꽃소식이 많이 늦었다. 2년 전 사진첩을 뒤지니 2월 28일에 홍매화가 지는 중이었는데, 지금(2025년 3월 8일) 만개하지 않았다. 예년 생각에 2월 중순부터 멀리서 사진 찍으러 왔다가 아직 꽃문을 열지 않아 사진 없이 돌아갔다고 한다. 3월 중순이면 홍매 뒤에 따라오는 백매가 피었을 시기인데 말이다. 홍매화 향에 취해 경내를 거닐 수 있으려면 3대가 덕을 쌓아야 하는 건가 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5-03-11

독서와 음악 함께 즐기는 사랑방으로 가요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음악과 함께 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최근 포은흥해도서관(포항시 흥해읍 흥해로 81번길 46)이 음악특화도서관을 내세우며 시민들에게 선물처럼 다가왔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7일은 2025년 첫 음악프로그램인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이 열리고 있었다. 수강 신청은 도서관에서의 음악 수업이라는 특별함 때문이었는지 순식간에 목표 인원인 12명이 마감되었다. 수업을 시작하는 강사의 첫마디도 “이런 멋진 공간에서 강의를 하게 되어서 정말 좋다”였다. 수강인원에 맞추어진 오디오룸은 적은 인원이 영화를 보는 것처럼 음악 수업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진 듯했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춤, 탱고를 시작으로 한 음악 수업은 세계사와 곁들이니 화려한 춤만큼이나 강렬하게 다가온다. 가르델과 피아졸라를 떠올리며 수강생들의 음악에 대한 궁금증과 그에 대한 강사와 오고 가는 이야기는 정해진 수업 시간을 넘길 정도였다. 탱고가 춤에서 노래로 밴드로, 클래식에 영향도 받고 재즈에 영향을 주고 로큰롤이나 힙합으로 침체기를 맞은 변화의 역사를 한 눈으로 확인했다. 2시간의 수업을 마친 한 수강생은 “오늘 첫날이라 1시간 전부터 와서 음악 수업을 기다렸다. 오는 발걸음이 괜히 설렌다. 도서관이 정말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시민기자도 수업을 마치고 음악특화도서관인 포은흥해도서관을 자세히 둘러보았다. 먼저 도서관은 북구보건소와 시립어린이집, 장난감도서관을 사이에 두고 가운데 우뚝 서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1층에서부터 안내데스크 옆 어린이·유아자료실과 음악 강당이라는 화살표가 먼저 이용자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곳이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서면 은은한 분위기가 음악과 어울리는 듯했다. 조용히 앉은 자리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이용자들 사이로 멀티음악자료실과 음악자료실답게 온전히 음악 관련한 자료들과 CD, 서가에 꽂힌 추억의 LP, DVD, 음악 악보집, 세 개의 프로그램실과 작곡실, 연주실, 오디오룸 등으로 채워졌다. 중학생 이상 이용이 가능한 멀티음악자료실 한켠에는 사서추천음반코너도 마련되어 있었는데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거장으로 발돋움하고 있는 조성진의 음반도 보였다. 옆의 스피커에서는 최근 경상북도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흥해 농요도 낮게 흘러 나오고 있어서 특별함을 더했다. 반대쪽은 정기간행물 코너도 마련되어 잡지랑 신문도 볼 수 있게 했다. 마주하는 곳에는 카페 같은 예쁜 곳이 있어 시민들이 오며 가며 편하게 차 마시며 휴식을 즐기겠구나 싶었다. 3층은 일반자료실, 문학자료실, 작가실 등을 갖췄다. 봄 햇살이 쏟아지는 창가에는 흥해 일대가 내려다보였다. 책을 펴고 자리에 앉으니 소란스럽지 않으면서 오롯이 책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았다. 주차장은 넓고 쾌적했다. 빨간불과 초록불로 빈자리를 알려주는 시스템으로 이용자들을 배려했는데 대부분 만족해했다. 층별로 살펴본 도서관은 책을 통해 음악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단순히 책을 읽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기며 자주 찾고 싶은, 또 하나의 중심이 되는 곳이라 느껴졌다. 음악특화도서관인 포은흥해도서관은 아직 시범운영 중이다. 평일과 주말 모두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운영된다. 매월 둘째, 넷째 월요일은 휴관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03-11

DGIST, 한국·일본·독일 자동차 산업 개방형 혁신 연구…국제 학술지 게재

윤진효 책임연구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이하 DGIST) ABB연구부 윤진효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디지털 전환이 자동차 산업의 개방형 혁신에 대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세계적 권위 학술지인 ‘유럽 혁신 경영 저널(European Journal of Innovation Management)’에 제1저자 겸 교신저자로 게재했다. 이는 한국, 일본, 독일 국제 공동연구 결과이다. 이번 연구는 특허 분석과 심층 인터뷰 두 가지 방법을 병행해 진행됐다. 미국 특허청(USPTO)에 등록된 한국, 일본, 독일 주요 완성차 기업들의 특허를 조사해 2000∼2001년, 2010∼2011년, 2020∼2021년 3개 시점을 비교했다. 이를 통해 디지털 전환 전후 개방형 혁신의 변화를 확인했다. 또한, 심층인터뷰의 경우 한국(DGIST 연구팀), 일본(메이죠 대학 연구팀), 독일(호엔하임 대학 연구팀)이 각국의 자동차 기업 및 자동차 부품업체 관계자들을 인터뷰해 개방형 혁신의 실제 적용 사례와 산업 내 협력 방식 변화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면서 자동차 산업의 개방형 혁신 방식이 변하고 있었지만, 국가별로 그 형태는 달랐다. 이번 연구는 디지털 전환이 자동차 산업의 개방형 혁신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실증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연구개발(RD) 중심의 협력 구조가 일반적이었지만, 디지털 전환 이후에는 자동차 산업이 타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혁신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아울러 국가별 개방형 혁신 전략이 각국의 산업 환경과 특성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도 확인됐다. 윤진효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은 국가 경제와 직결되는 중요한 산업”이라며 “이번 연구는 기업뿐만 아니라 정책 수립에도 참고할 만한 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11

혹시 마약중독자가 사용?...영국 공중화장실에서 확산된 공포-투데이 핫 클릭!

“세상이 참 무섭다. 이제 영국에선 공중화장실을 이용하는 것도 쉽지 않겠구나. 그나저나 한국도 마약중독자가 적지 않다는데, 우리 공중화장실은 안전할까?” 네티즌들의 걱정이 하나 더 늘었다. 영국 공중화장실에서 시작된 괴담(?)이 언론보도와 인터넷을 타고 여기까지 도착했다. 얼마 전 영국의 데일리메일은 ‘공중화장실에 비치된 휴지를 사용할 땐 눈여겨 봐야한다. 수상한 얼룩이 있거나 움푹 팬 자국이 보인다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 얼룩이나 자국이 불법 약물, 즉 마약을 주사하는데 사용된 바늘 흔적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한 것이다. 마약중독자가 사용한 바늘엔 피가 묻어 있고, 그 피는 각종 질병과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아직 공중화장실 휴지에서 마약사용자의 혈액이 검출됐다는 뉴스는 없지만, “매사 불여튼튼이니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는 의견이 사람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 지역엔 한국인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관광지가 흔하다. 그런 유명관광지 공중화장실에서 ‘볼일을 볼 때조차 조심해야 하는 세상’이 온 것일까? 여행을 좋아하는 네티즌 사이에서 “영국에 간다면 주머니와 가방에 내가 쓸 휴지부터 먼저 챙겨야겠다”는 푸념이 나오는 것도 아주 이상한 일은 아니게 됐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3-11

포항 첫 노인요양시설 ‘정애원’ 재개원

2022년 문을 닫았던 포항시 북구 청하면 소재 노인요양시설 ‘정애원’이 2년여만에 재개원했다. 정애원은 지난달 11일부터 입소 어르신을 다시 유치하는 등 정상 운영에 들어갔다고 10일 밝혔다. 정애원은 포항에 거점을 둔 사회복지법인으로 1999년 전액 자부담으로 설립된 포항 최초의 노인요양시설이다. 정애원은 설립 후 지난 2022년까지 어르신의 만족, 보호자의 안심, 직원의 자긍심이라는 슬로건 아래 입소어르신, 보호자, 자원봉사자, 후원자, 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해 경북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했다. 또 포항을 넘어 경상북도의 노인복지를 견인하는 대표시설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지난 2022년 3월 정애원 요양보호사를 중심으로 설립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정애원 분회가 요구한 임금 및 직원 복리후생 문제를 놓고 노사간 마찰이 일었다. 정애원과 노동조합은 지속적으로 협상을 진행했지만,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 노동조합은 사측을 압박하는 피켓시위와 집회 등을 열었고,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및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10여 가지 이상의 고소·고발을 하는 사태까지 이어졌다. 여기에다 노동조합 조합원과 비조합원간의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입소어르신과 보호자들에 대한 서비스제공이 원활해지지 않자 정애원은 2022년 폐업했다. 이후 고용노동부·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고발된 통상임금 산정위반, 휴업수당 미지급, 관공서의 공휴일 적용시점 위반, 연차수당 미지급, 직장 내 괴롭힘과 갑질,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활동 방해), 부당징계 등은 모두 기각됐다.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서 진행되던 근로기준법 위반 형사재판도 2025년 2월 11일 무죄가 선고됐다. 김한수 정애원 원장은 “사회복지법인 열린가람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지난 23년간 노인복지를 견인하던 정애원을 2024년 11월 재개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에서 계류중이던 형사재판까지 무죄가 선고되면서 요양시설 운영과정의 정당성이 입증된 2025년 2월 11일을 기점으로 본격 입소어르신을 유치하는 등 도내 최대 규모, 최고시설의 요양시설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2025-03-10

포항 죽도시장 글로벌 명품시장 도약한다

포항시는 10일 시청 소회의실에서 ‘죽도시장 글로벌 웰컴복합센터 건립연구용역’ 완료보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회는 수행기관 (주)한길을 비롯해 관계부서 공무원, 자문위원회, 평가위원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용역에 대한 최종 성과를 검토하고 향후 추진계획에 대해 논의했다. 또 내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방문자 안내 서비스 및 전시·문화·체험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웰컴복합센터의 설립 필요성에 대한 검토도 이뤄졌다. 시는 북구의 컨벤션센터·스페이스워크·학산천 및 남구의 호미곶·구룡포 등 주요관광지의 중간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는 웰컴복합센터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마련해 향후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방문객을 유인하고 관광자원을 연계할 수 있는 글로벌 명품시장으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과제들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의 인기 관광지 죽도시장에 복합 방문자센터가 건립된다면 지역관광 산업 및 구도심 상권 활성화는 물론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역사·문화와 전통시장을 품은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죽도시장 글로벌 웰컴복합센터’ 용역을 추진해 왔다. 포항시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중소벤처기업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죽도시장 글로벌 웰컴복합센터 구축을 본격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10

“시원 달콤 고로쇠, 자연의 선물이죠”

“오늘은 하늘이 도왔네요” 지난 6일 오후 2시, 고로쇠 수액 채취가 한창인 포항시 북구 죽장면 두마자연생태마을은 때아닌 눈발에 마치 겨울이 다시 온 듯 하얀 눈에 뒤덮였다. 오지마을의 적막한 분위기도 감돌았다. 본지 기자가 마을 입구에 들어서자 60대 중반의 남성이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는 10년째 두마리에서 고로쇠 채취 작업을 해온 전정열(64)씨다. 본격적인 고로쇠 수액 채취에 나서기 전 간단한 주의사항을 들은 뒤 전씨의 차에 몸을 실었다.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꼬불꼬불한 산길을 30여 분 동안 오르니 허리춤에 하얀 노끈이 묶인 나무들이 눈에 들어왔다. 전 씨는 “모두 고로쇠 나무예요. 여기 있는 나무들은 모두 자생한 것들이에요. 인위적으로 심은 것이 아니라 자연에서 스스로 자랐죠”라고 말했다. 쌓인 눈 탓에 차에서 내려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양손에 들고 10여 분 더 걸어 산을 올랐다. 산 중턱에는 이미 8명의 작업자가 2인 1조로 팀을 이뤄 고로쇠나무를 찾아다니며 수액을 채취하고 있었다. 한 명이 나무에 드릴로 2cm 정도 깊이의 구멍을 내고 ‘ㄱ자’ 연결구를 끼우면 다른 한 명이 흐르는 수액을 담는 봉투를 끈으로 묶었다. 구멍은 나무 둘레에 따라 하나부터 많게는 세 개까지 뚫었다. 두마리에서 나고 자란 이종발(72)씨는 “1m 정도 되는 긴 봉지를 가득 채우는 데 하루면 충분하다”며 “날씨가 좋지 않으면 총 작업기간인 15일을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 씨는 “수액 채취 작업은 최저기온이 영하 3~4도로 내려가고, 낮에는 영상 10도의 맑은 날, 그러니까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날에만 채취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작년보다 생산량이 절반 가량 줄었고, 올해는 다른 지역보다도 수확 시기가 15일 정도 늦어졌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직접 수액을 채취해 봐도 될까요”하는 기자의 질문에 전 씨는 “오케이”라며 흔쾌히 허락했다. 전 씨의 도움을 받아 나무에 구멍을 내자 곧 수액이 흘러나왔다. 손등에 떨어지는 수액을 받아 맛을 봤다. 그 맛은 시원하고 달콤했다. 전 씨는 “시간이 지날수록 단맛이 더 커진다”며 “다만 유통기한이 짧아 빠른 시일 내에 마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수액 채취가 끝난 후 작업장으로 이동했다. 작업은 5명이 각 구역을 맡아 진행됐다. 채취한 고로쇠 수액은 한곳에 모아 3번 걸러낸 후 깨끗하게 세척한 페트병에 담겨 상품화됐다. 예측할 수 없는 날씨와 수확량 감소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10년 넘게 작업을 해온 전 씨와 작업자들은 자연의 선물을 소중히 다루며 매년 수액 채취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고로쇠 수액은 미네랄, 칼슘,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해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체내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등 건강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10

인권위 “법정 정년 65세로 상향해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법정 정년과 연금 수급 개시 연령 간 격차로 인한 소득 공백을 이유로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상 법정 정년을 60살에서 65살로 올릴 것을 국무총리와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인권위는 한국의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차이가 있고, 이로 인한 소득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 촉진에 관한 법률’상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려야 한다고 판단했다. 인권위는 법정 정년 60살과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인 65살 사이의 간극으로 5년 이상 소득 단절에 직면하게 되는 현실을 “개인의 경제적 안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문제”라고 봤다.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법정 정년과 같은 60살이었으나, 1998년 1차 연금개혁 당시 재정 안정화를 위해 2013년부터 61살로 상향했다. 그 뒤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져 2033년부터는 65살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인권위는 이번 권고에 대해 △현재 우리나라 65살 이상 노인의 빈곤율과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점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일할 수 있는 가동연한을 기존의 60살에서 65살로 상향 판결(2019년 2월 21일)한 점 △OECD가 ‘2024년 한국경제보고서’에서 60살로 규정돼 있는 한국의 법정 정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밝힌 점 △유럽연합 법원과 독일 연방노동법원이 정년 연령을 최소한 연금 수급 연령 이상으로 정하도록 한 결정 등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행정안전부와 몇몇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정년을 기존 60살에서 65살로 연장했다. 한국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한 가운데 은퇴 연령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이 OECD 회원국 중에서도 높은 수준에 있어 고령 근로자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보장을 위해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인권위는 법정 정년 상향 추진이 청년의 신규 채용 감소 등 부정적인 결과를 낳지 않도록 하려면 정부가 고령자 임금 지원 정책을 마련하는 등 기업과 근로자 양측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임금 피크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세제 혜택, 금융 지원 방안 등도 함께 마련해야한다고 권고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10

“건강한 100세 살아야죠” 실버세대 아쿠아로빅 열풍

100세를 넘어 120세 ‘장수’를 바라보는 시대, 포항지역 실버세대(노년층) 사이에서 건강관리 비법으로 물속에서 하는 운동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포항시 남구 송도국민체육센터 지상 2층에 위치한 수영장. 입구에 도착하자 쿵쾅거리는 음악소리와 힘찬 기합소리가 들려왔다. 수영장 내부로 들어서니 강사의 구령과 율동에 맞춰 열심히 몸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의 열기가 ‘훅’ 밀려왔다. 가슴 정도 높이까지 물이 찬 풀장 안에서는 알록달록 수영복 차림의 60∼80대 할머니들이 강사의 동작을 열심히 따라하고 있었다. ‘제자리 뛰기, 돌기, 발차기, 양손 흔들기’ 등 운동강도가 제법 높았지만, 수강생 모두가 동작 하나하나 틀림없이 완벽하게 소화했다. 모두들 나이를 잊은 듯 민첩하고 날렵한 몸놀림을 뽐냈다. 1시간 동안 계속 이어지는 음악에 따라 동작을 하나같이 맞춰가며 ‘아쿠아로빅’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탄성이 절로 터졌다. 운동이 끝났을 때 할머니들의 얼굴엔 지친 기색보다 성취의 미소가 가득했다. 아쿠아로빅을 시작하면서 삶이 즐거워졌다는 박복선(72·여)씨는 “무릎이 아파서 다리 수술을 했다. 송도 솔밭을 맨발 걷기 하는 것도 좋지만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찾다가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쿠아로빅을 하면서 다리가 아프지 않게 되니까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같은 시간 수영장 입구에는 색다른 광경이 펼쳐졌다. 목욕탕 바구니가 5m 가량 길게 늘어선 것. 다음번 아쿠아로빅 강습을 기다리고 있는 40명의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었다. 개장 첫날 부터 이곳을 이용한다는 정정옥(70·여)씨는 “아쿠아로빅을 하면 근력 운동 뿐만 아니라 잡생각을 하지 않아서 정신건강에도 좋다”면서 “삶에 활력이 돌고 매일 이곳에 오는 시간만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민간이 운영하는 수영장 5곳과 공공 수영장 6곳 등 포항지역 수영장 11곳 대부분에서 이런 모습은 흔하게 볼 수 있다. 체력관리가 필수인 노년층에게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한 비법으로 관절에 무리 없이 할 수 있는 ‘수중 운동 붐’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수중운동’은 수압, 저항, 부력 등 물의 특성을 살려 물속에서 쉽게 움직일수 있는 운동이다. 수영을 못하는 사람도 쉽게 음악에 맞춰 유산소 운동을 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특히 수영 입문의 전 단계로 여겨지는 ‘아쿠아로빅(aquarobics)’열풍이 불고 있다. 아쿠아로빅은 물을 뜻하는 ‘아쿠아’와 ‘에어로빅’의 합성어이다. 물속에서 하는 유산소 운동이어서 운동량은 많지만, 몸에 무리가 적게 가는 스포츠로 각광받고 있다. 노년 재활치료·근력 강화·유연성 향상·관절운동에 도움을 준다. 포항시설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11월 정식 개관한 송도국민체육관의 총 이용인원은 지난 4일 기준으로 1만5275명에 이른다. 이 중 60대 이상 이용인원은 1만685명으로 전체의 69.95%를 차지한다. 매월 수강 신청 날이면 신청자가 대거 몰려든다. 김복조 포항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은 “60세 넘으신 분들이 운동하면서 나이를 잊을 정도로 즐거워하는데, 이는 우리 공단이 지향하는 공공 스포츠의 발전 방향과도 일치한다”면서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2025-03-09

진입로~역까지 1㎞ 가는데 30분… 기차 놓친 이용객 ‘분통’

내달 2일이면 KTX포항역이 개통 10주년을 맞이한다. 철도통계연보 분석 결과 포항역은 2015년 기존 북구 대흥동에서 흥해읍 이인리로 자리를 옮겨 새롭게 둥지를 튼 뒤 모두 1854만9852명(2023년 KTX 이용객 기준)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다수 포항역 이용객들은 역사와 그 주변에 개선돼야 할 문제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포항역의 비좁은 진입도로와 부족한 주차공간, 편의시설 부재 등은 포항의 관문 이미지를 먹칠하고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포항역의 고질적인 문제점에 대해 재진단했다. 관련기자 3면 지난 8일 오후 3시쯤 포항역. 역의 진입로는 버스와 택시, 역 이용객들의 개인차량이 한꺼번에 뒤엉키며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편도 3차로 중 3차선은 택시가 승객을 태우기 위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거북이걸음’을 했다. 나머지 1, 2차선도 버스와 승용차들로 꽉 막혀 옴짝달싹도 하지 못했다. 이날 진입로에서부터 역까지 1㎞구간을 가는데,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포항시민 신모(35)씨는 “차를 타고 왔다가 차량 정체 때문에 기차를 놓친 경험이 두 번이나 있다”면서 “주말이면 집에서 출발해 포항역 안까지 도착하는 데 1시간30분 가량 걸리는데, 포항에서 동대구역까지 가는 시간보다 훨씬 더 오래 걸린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입로를 간신히 통과해 역으로 들어와도 몰고 온 차를 주차할 공간 조차 제대로 없었다. 지상에 있는 주차장은 이미 ‘만석’이었다. 도로 아래쪽 공용주차장도 수십여대의 차량이 길게 줄을 늘어선 채 빈자리가 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한 차량이 줄지은 차들사이로 끼어들기를 시도하려고 하자, 이에 격분한 몇몇 운전자가 차 밖으로 뛰쳐나와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차장 진입을 포기하고 역 외곽에 불법 주차를 했다는 포항시민 김모(50)씨는 “애초에 역을 지을 때부터 이용객의 수요를 잘못 예측한 것 같다”며 “몇 개월 뒤면 역세권 개발사업으로 임시주차장 400면이 폐쇄된다고 하던데, 그때는 역사 일대가 상습 교통마비 지역이 될 것”이라며 걱정했다. 이용객들은 부족한 주차공간때문에 엄청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뿐 아니라 시간적 손실에다 인근 공사장 주변 불법주차에 따른 범칙금 납부 등 부작용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또 포항역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역사 내부는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일단 철도이용객이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층 한층이 전부다. 거기에다 편의시설로 입점한 푸드코트에는 빵집과 분식점 등 고작 3개 식당이 전부였다. 편의점 규모도 동네 편의점 보다 못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포항 특산품 판매점도 사람 서너 명이 들어가면 발 디딜 틈 없이 좁았다. 포항을 처음 방문한 관광객 조모(29·여)씨는 “‘기차역과 같은 대중교통시설은 여행객들이 마주하는 그 지역에 대한 첫인상이고 이미지’인데 현대식 건물과 달리 볼품없는 편의시설에 참으로 실망스럽다”면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은 인근 경주역과 너무나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3-09

좁아 빠진 ‘진·출입로’… 주말·퇴근 때만 되면 ‘극심한 병목’

8일 오후 심각한 주차난이 차량정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겪는 포항역의 진입로. 이미 만차인 주차장의 진입을 기다리는 차량과 역으로 진입하는 차량이 엉키면서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KTX포항역 개통 이후 협소한 진·출입로 등 접근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으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포항 북구 흥해읍 달전오거리는 하루 5만대가 이용하고 있는데, 병목현상에 의한 교통체증이 심각한 곳이다. 포항 시내에서 북쪽으로 가다 포항역으로 진입을 위해 좌회전이 가능한 차선은 5개 중 1개 뿐이다.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역에 왔다는 김모(45)씨는 “달전 오거리에서 포항역으로 진입하기 위한 좌회전 차선이 너무 부족해 차가 막힐 때는 옆 차선을 침범하는 아찔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정모(43)씨는 “1개의 차선을 포항역 이용객 뿐만 아니라 이인지구 삼구트리니엔과 한화포레나 주민 등도 이용하다 보니 주말이나 퇴근 시간에 극심한 혼잡을 빚는다”면서 불만스러워 했다. 달전오거리에서 7시 방향으로 좌회전을 하면 왕복 4차선의 도로가 나온다. 이 도로에서 포항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교량 한 곳 뿐이다. 이 교량은 KTX사거리에서 포항역 공영주차장 삼거리를 잇는 왕복 8차선이다. 교량 위 4개 차선의 노면표시에 따라 주차장으로 진입하거나, 승용차, 버스, 택시가 각각 역사 입구까지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공영주차장에 주차하려는 차들이 삼거리까지 길게 늘어서 있어 차선을 제대로 찾지 못한 차량들이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공영주차장 언저리에서 모범운전자가 수신호로 교통정리를 하고, 포항시가 불법 주·정차 단속을 하고 있지만 포항역 입구 혼잡을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정모(56)씨는 “포항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실질적인 입구가 한 곳 뿐인데다 이마저도 너무 좁다”며 “역사 앞에서 1㎞가 채 안되는 거리를 이동하는데 25분이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포항역사 바로 앞도 열차가 출발하거나 도착할 때는 택시, 버스, 승용차 등이 마구 뒤엉킨다. 김모(32)씨는 “역사 앞에 버스·택시 정차 구역을 침범한 승용차때문에 끊임없이 경적이 울리는 일이 발생하고, 손님을 배웅하거나 마중나온 승용차들의 불법 정차행위로 너무 혼잡하다”고 말했다. 역에서 밖으로 나가는 길도 버스·승용차 1차선, 택시 1차선으로 2개의 차선이 있지만, 조금만 나가면 다시 1개의 차선으로 합쳐지면서 도로폭이 좁아진다. 역사 쪽으로 들어오는 길 뿐 아니라 외부로 나가는 길에도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대안으로 북쪽 일방통행 진출로가 있긴 하지만 이용객들은 이 길로 잘 다니지 않고 바닥도 갈라져 있어 흉물스럽다. 이처럼 교통불편때문에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많지만, 도심에 있던 과거 포항역과 달리 지금의 포항역은 시 외곽에 있어 대중교통 접근성도 떨어지는 편이다. 문제는 포항역의 이용객이 앞으로 더욱 늘어나면서 교통불편도 더욱 가중될 것이란 점이다. 포항역은 KTX가 하루 48회 왕복, SRT가 2회 왕복 운행하고 있고, 지난 1월에는 포항과 삼척간 동해중부선이 개통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2015년 포항역 개통 이후 지금까지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며 “KTX사거리에서 삼거리까지 한 차선을 확장하는 공사를 마쳤지만, 삼거리 이후부터 포항역사 내부 도로 등은 국가철도공단 관할이라 시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달전오거리 좌회전 차선에 대한 개선 방안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김보규 수습기자

2025-03-09

주차난 몸살… 불법 주정차까지 ‘혼돈’

포항역의 심각한 주차난이 차량정체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되는 가운데 인근 주택가 도로까지 이용객이 불법주차한 차량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8일 오후 주차공간을 찾지 못한 차량이 포항역 건너편 주택가 도로변에 주차되어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주말이었던 지난 8일 오후 포항역 주차장은 몸살을 앓고 있었다. 열차 시간이 다가오자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주차장과 진출입로 등에서 심각한 교통난이 발생했다. 이용객 수는 많고,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포항역 공영 주차장은 모두 386면, 시가 역사 옆 공터에 405면의 임시 주차장을 추가로 마련했지만 주차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열차편으로 서울에 간다는 황 모(30)씨는 “주차난이 예상돼 집에서 일찍 출발했지만, 임시 주차장이 만차라 상당히 오래 기다렸다”며 “주차장으로 진입하려는 차량들이 마구 뒤엉켜서 엉망이다”라고 토로했다. 모범 운전자 윤 모(68)씨는 “주말이면 기차 도착 시간에 맞춰 주차장을 이용하려는 승객들로 늘 붐빈다”며 “포항역에 도착하는 일행을 태우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차들도 많다 보니 통제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포항역 인근 아파트 단지 앞 대로변에 주차하는 차량들때문에 입주민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주민 박 모(70)씨는 “아파트 단지 앞에 주차하려는 차들로 통행에 불편한 점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불법주정차는 다반사로 일어났다. 임 모(46)씨는 “포항역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하려다 돌아 나왔다”며 “기차 시간은 다가오는데 주차장으로 진입조차 못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정 모(48)씨는 “포항역을 찾는 대부분의 이용객들이 주차장이 만차라 이용할 수 없으니 도로 갓길에 주차해 두고 간다”며 “주말이면 주차 전쟁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포항역 접근성에 문제가 있는 상황이다 보니 열차이용객 대부분이 자가 승용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덩달아 주차장도 부족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주일 한동대학교 공간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임시 주차장이 있지만, 역으로 가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고속열차 운행의 장점이 상쇄된다”며 “현재 주차장 순환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기적으로 주차타워 등을 건설해 주차 용량도 확보하고 역과의 거리도 좁혀나가는 방안을 고려해 봐야 한다”며 “현재 임시주차장은 접근성, 경관 모두가 불량하므로 중앙과 외곽에 공원 산책로에 준하는 둘레길, 스카이워크 등을 조성해 경관도 살리고 이용객들의 접근도 편리하게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운영 중인 임시주차장의 경우 역세권 도시개발 사업으로 폐쇄된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당장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폐쇄에 대비해 포항역 뒤편 1100면 대규모의 주차장 건설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설계 단계를 거쳐 7월 착공해 2026년 5월 완공할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포항역의 주차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 철도공단과 협력하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신설 주차장이 마련되기까지 앞으로도 1년 2개월 정도는 극심한 주차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단정민기자

2025-03-09

“쉴수가 없네” 편의시설 태부족

포항역 대합실내 편의시설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기존에도 많은 이용객들로 붐볐는데, 올들어 동해중부선이 개통되면서 더 많은 승객들이 포항역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서 출장차 포항에 왔다가 상경한다는 A씨는 “끼니때를 놓쳐 역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려 했는데, 먹을만한 밥집이 없어서 그냥 가려고 한다”며 ”이런 규모의 역사내에 한식당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시민 B씨는 “다른 역에 가보면 그 지역 대표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는 데 포항역에 그런 곳이 없는 것이 참 이해가 안된다”고 전했다 실제 역사내 푸드코트에는 편의점 1곳과 도너츠 판매점, 분식점, 덮밥집 뿐이다. 10년전 고속철 포항역이 개통될 당시의 편의시설과 비교해 거의 달라진 것이 없다. 이 공간의 면적은 240㎡로 3층 전체 면적의 7.8%에 지나지 않아 좀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공간이 협소하다 보니 이용객들도 불편하고 다양한 메뉴의 음식점 입점이 현 상황에서는 불가능하다. 이차전지 관련 업체에서 일하고 있다는 시민 C씨는 비즈니스 공간 필요성도 제기했다. 그는 “포항역에는 출장을 위해 이용하는 회사원들이 많은 데, 가끔 급히 처리해야 급한 일이 생기면 업무를 볼 공간이 없어 난감한 적이 있었다”며 “작게라도 업무공간을 마련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음료·커피자판기, 휴대폰 충전함 등도 대합실이 아닌 유리문으로 분리돼 있는 외진 공간 끝에 설치돼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플랫폼내 승객대기 공간도 없다. 삼척에서 포항으로 놀러왔다가 돌아간다는 한 가족은 “대합실에 사람들이 많아 플랫폼에서 기다리려 내려갔었는데 대기공간이 없었다”며 “다른 역에는 대부분 설치돼 있는 데 여기는 왜 없는지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포항역 관계자는 식당과 관련해 “과거 포항역은 출발역이자 종착역이었다보니 식사하는 승객이 적어 민간 운영자가 메뉴를 한정해 그런 것 같다. 동해중부선 개통으로 포항역이 경유역이 돼 이용자가 늘게 되면 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가철도공단 담당자가 플랫폼에 대기실 마련을 위한 현장을 확인하고 갔으며 빠른 시일내 설치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09

가야국의 역사와 문화 탐구하는 ‘가야연구원’

우리 지역에 역사를 공부하는 모임이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의미 있는 일이 된다. 역사는 사실에 대한 정확한 접근과 지식을 늘리는 측면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역사를 통해서 배우는 것을 우리의 실생활에 지혜롭게 잘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과 교훈을 역사에서 얻을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유익한 일이다. 특히 개인과 민족의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역사 공부가 큰 작용을 한다는 것은 역사를 배우는 가장 중요한 의미가 되는 것이다. 2022년 대구시로부터 사단법인 설립을 허가받은 가야연구원은 역사연구단체 중에서도 특별한 면모가 있다. 신라도 고려도 조선도 아닌 가야사를 연구하는 단체란 점에서 주목을 끌 만하다는 뜻이다. 김성문 원장은 “우리는 삼국 시대라 하면 신라, 고구려, 백제로 알고 있는데, 같은 시대 고대국가로 520년간 존속한 가야국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가야연구원은 우리 시대에 자칫 등한시해 잊혀질 가야를 찾아 연구, 답사, 발굴하는 단체”라고 말했다. 고대 시대 존재했던 가야국의 출발은 서기 42년 경상남도 김해시 구지봉에서부터다. 처음 건국했을 때 가야국은 모두 여섯 나라다. 당시 강역도 신라보다 넓었다고 한다. 다만 당시를 증명할 역사적 사료와 고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라, 고구려, 백제보다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가야연구원은 이런 가야사에 대한 고증자료 발굴이나 연구에 집중한다. 향토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과 역사학 교수,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다. 영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야사가 우리 지역에 역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미친 영향을 탐구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년 정기적으로 가야국 지역을 방문 답사도 한다. 함창의 고녕가야, 성주 성산가야, 고령 대가야, 함안 아라가야, 고성의 소가야는 이미 둘러보았다. 올해는 김해지역 가락국인 금관가야의 유적지를 답사할 계획이다. 또 연구원에서는 매년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이 방면에 전문적 지식을 가진 자문교수를 두고 세미나를 개최하며 관심 있는 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강의를 들을 수 있다. 회원가입도 가능하다고 한다. 올해부터는 가야사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각급학교 학생과 일반인 대상의 문예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종석씨는 가야연구원 입회 동기가 ‘가야’라는 국가를 알고 싶었는데 실제로 모임에 참여해 보니 가야의 역사를 깊이 있게 알게 된 것이 보람됐다고 말했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