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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 펜타시티, AI 데이터센터·글로벌학교 유치 영향 받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내 부동산 거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정부의 AI 첨단산업지구 지정 발표란 호재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개발지인 펜타시티 내에서는 그동안 총 40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분양이 속출했고, 이로 인해 ‘마이너스피’도 많게는 5000여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마이너스피’가 분양 가격대로 올라서는 등 거래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다. 부진한 포항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의외의 현상이다. 특히 이달 초 펜타시티에 5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및 글로벌 AI 컴퓨팅센터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분양문의도 급증해 지역의 부동산 업계와 건설회사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A부동산 중개업체는 “4000세대 분양이 ‘마피(Market Price Index)’ 기준까지 갔다가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했다. 부진했던 펜타시티 내 거래에 대해선 두 갈래 시각이 있다. 첫째는 분양가가 평당 1600만원선을 넘어가는 시내와 달리 이곳은 1000만원 전후여서 향후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둘째는 이 지구의 개발 기대감이 선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편타시티에는 대련초등학교가 내년에 준공되고 외국인교육시설 유치 추진, 교통 인프라 확충 , 변전소 설치 등이 병행되고 있다. 특히 이미 펜타시티 내 6만6000㎡ 규모의 외국인교육시설 부지를 확보한 포항시는 영국의 명문 기숙형 사립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hrist College Brecon, CCB)과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11월 중 MOU 체결 및 부지 실사가 예정돼 있으며,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외국인교육시설은 경북 최초이자 전국 단위 학생 모집이 가능한 기숙형 글로벌 캠퍼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부 내국인 입학도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포항시는 이 외국인교육시설을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닌 외국기업 유치와 인재 정주 역량 강화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유치 발표까지 나오자 수요자들이 저가 상태에서의 아파트를 잡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소 분위기가 나아지자 이곳에 대방건설이 주상복합 49층·400세대 규모의 개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펜타시티가 AI지구 지정과 외국인교육시설 유치라는 호재 속에 포항 북부권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 완전한 활황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우려와 대형 평형 중심의 미분양이 일부 남아 있는 상태여서 향후 단지 확대가 무리 없이 흡수될 지 여부도 관건이다. 인프라 구축 속도와 도로·전력·교통의 확충이 지연되면 분양 흡수력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또 외국인교육시설 유치의 실현성, CCB와의 협력은 현재 논의 중인 단계이며, MOU 체결·재정 확보·운영 조건 등이 실제 사업화될 것인지의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 변화, 금리 변동, 경기 흐름 또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

2025-10-17

당당함에도 정직과 겸손이 필요하다

지난 추석, 차례상 장을 보기 위해 죽도시장을 찾았다가 마음이 편치 않은 경험을 한다. 죽도시장에 들어서면 ‘손님이 왕’이라는 말이 무색할 때가 있다. 가격을 묻거나, 영수증을 요청하거나 카드를 내밀면 단호히 거절하면서도 외려 당당한 상인들이 적지 않다. 묻고, 요구하고, 내미는 쪽이 잘못된 분위기다. 평소 죽도시장보다 대형마트나 로컬푸드 직매장을 더 자주 찾게 된다. 가격이 명시되어 있어 흥정이 필요 없고, 생산자의 이름까지 적혀있는 로컬푸드 직매장은 신뢰감을 더한다. 그러나 추석 명절을 맞아 일부러 죽도시장으로 향한다.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명절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상인들을 걱정 하는 언론 보도, 그리고 국산 농축산물과 수산물을 구매시 온누리 상품권 환급 행사도 진행한다는 소식이 있어 지역 상권도 돕고 환급행사도 참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염려와 달리 죽도시장은 주차부터 전쟁이었고 시장 골목은 대목장을 보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일손이 모자라는 듯 분주히 움직이는 생선가게 앞에서 잘 마른 생선을 고르니 이미 팔린 거란다. 다른 생선을 고르고 포항사랑상품권을 내밀며 영수증을 요청하니 영수증 발급은 안 된단다. 카드기기가 없다며 선심 쓰듯 “상품권을 받아주지 않았냐”기에 환급행사에 영수증이 필요하다니 “우린 그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모른다”며 약간의 언성을 높인다. ”영수증 발급을 못해 주시면서 왜 그렇게 당당 하시냐“고 물으니 ”이렇게 장사한 지가 몇 십 년인데 안 당당할 게 뭐 있냐“며 도로 역정을 낸다. 바쁜데, 뜬금없는 영수증 요구가 너무 성가시다는 표정이다. 영수증을 포기하고 문어 사러 간다. 역시나 가격이 올라 있다. 그래도 차례 상에 늘 오르던 것이 안 오르면 섭섭하니 좀 비싸도 한 마리 고른다. 영수증을 요청하니 이곳도 발급이 안 된다. 역시나 환급 행사를 어디서 하는지 모르겠다며 “저쪽 시장에서 하나?” 얼버무린다. 온누리 상품권 환급은 그냥 포기한다. 시장 중앙 노점상 할머니께 콩나물 2000원 어치 달라 하니 “요즘 2000원이 어딨노. 기본이 3000원이다”라며 툭 던지는 말에 그냥 돌아선다. 카드 결제가 안 되는 곳이 많으니 민생지원금도 포항사랑카드도 무용지물. 명절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던 상인들의 하소연이 무색할 만큼 시장은 활기차고 손님들은 넘쳐난다. 왠지 속은 기분으로 죽도시장을 빠져 나온다. 전통시장 이용을 장려하기 위한 포항시의 배려로 공영주차장은 3시간 무료다. 못다 본 장을 보기 위해 로컬푸드 직매장으로 향한다. 포항시에서 전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50억원 안팎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뉴스를 접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통시장의 생명력은 정(情)과 신뢰, 그리고 편리함의 공존에 있다”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인들의 ’정직‘과 ’진심‘이다. 그들의 당당함은 오랜 경험과 자부심에서 비롯되지만, 그 속에 정직과 겸손이 더해질 때 진짜 신뢰가 완성된다. 그러나 그 당당함이 고객을 향한 배려를 잃는 순간 오만이 된다. 젊은 감성의 가게들이 늘어나면서 정직하고 친절한 분위기를 만들어 가려 노력하는 죽도시장이지만 일부 잘못된 당당함이 정직한 상인들의 노력에 흠집을 낸다. 전통시장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제도보다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다. 당당함에도 정직과 겸손이 필요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밤의 도산서원’이 궁금하세요?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있는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574년에 지어진 서원이다. 안동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이자 안동시민이 자랑하는 품격 있는 공간이다. 그간 도산서원은 낮 동안 관람객을 맞이했는데 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의 서원’으로 등재된 후 이듬해인 2020년 가을, 445년 만에 처음으로 야간에 개방했다. 6회째 되는 올해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추석 연휴를 맞아 9월 27일부터 10월 12일까지 16일간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입장료 없이 야간 특별 개장을 하였다. 매표소 앞에서는 한복, 갓, 유건 등을 무료로 대여해 주었는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의 영향으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전통 복식에 갓을 쓰고 입장하는 등 진중했던 유교의 공간이 즐거운 시민의 공간으로 변모해 그 의미를 더했다. 주차장에서 서원에 이르는 길에는 호랑이 장식 등의 전통 조명등을 달아 고즈넉한 분위기에 익살과 즐거움을 더했고 서원 앞마당에서는 ‘도산풍류’를 주제로 버스킹이 열렸다. 진도문에서 광명실을 지나 전교당에 이르기까지 매화처럼 환하게 피어난 조명등이 주는 운치는 낮에는 보지 못했던 도산서원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더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특히 호수에 뜬 달과 같이 덩그러니 어둠을 밝히는 시사단의 야경이 깊어가는 가을밤 도산에서의 흥취를 돋우었다. 특히 주차요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입구와 출구를 분리하여 안내해 밤길 안전을 대비하였고, 관람객들의 차분한 관람 문화도 인상적이었다. 박약재, 홍의재 툇마루에 앉아 기념 촬영을 하고 고직사와 전사청을 둘러보는 발걸음도 밤의 고요함만큼이나 차분한 모습이었다. 연휴를 맞아 가족 단위 관람객들이 눈에 많이 띄었는데, 용상동에서 관람을 온 길주중학교 임연지 양은 “'케데헌' 2편이 나온다면 도산서원을 배경으로 나왔으면 좋겠어요. 야경이 너무 멋지고 힙하잖아요”라는 소감을 밝혔다. 도산서원의 건축물은 간결하고 소박한 가운데 품격 있고 군더더기가 없는 멋을 지녔다. 선비의 고아한 멋이 담긴 풍경을 더욱 많은 이들이 함께했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야경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특별한 밤의 도산서원을 매년 가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손에 희망을 가슴에 역사를, 호미곶이 전하는 이야기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곳, 포항 호미곶은 그 상징성만으로도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이끄는 특별한 장소다. 태양이 수평선 너머로 떠오를 때, 바다와 하늘, 땅이 하나가 되는 이곳은 단순한 해맞이 명소를 넘어, 평화와 공존, 그리고 시간을 관통하는 메시지를 품고 있는 공간이다. 호미곶은 그 풍경만큼이나 깊은 의미를 가진 조형물과 문화유산들을 품고 있어, 포항을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기억을 선사한다. 호미곶을 대표하는 가장 상징적인 조형물은 바로 ‘상생의 손’이다. 바다 위에서 하늘을 향해 솟구친 이 거대한 손은 인간의 상생과 평화, 협력의 의미를 담아 설치된 것이다. 이는 2000년 새천년 해맞이 행사를 위해 1999년에 조각하고 설치된 것으로, 육지에는 그와 마주 보는 또 하나의 손이 세워져 있다. 두 손은 마치 서로를 향해 닿으려는 듯한 형상을 이루며, 바다와 육지가 조화롭게 연결된다는 상징을 표현한다. 특히 새해 첫날, 찬란한 해가 바다 위 손바닥 위로 떠오를 때의 아름다움은 매년 수많은 방문객들을 이끌어, 새해의 시작과 희망의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장소가 된다. 호미곶의 또 다른 보물은 ‘호미곶 등대박물관’이다. 이곳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근대식 등대 중 하나로, 1908년에 완공된 이후 한 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동해안을 지나는 수많은 선박들에게 길잡이 역할을 해왔다. 박물관 내부에는 국내외의 다양한 등대 관련 유물과 자료가 전시되어 있어, 등대의 역사와 항로의 변화, 그리고 바다를 지키는 이들의 삶을 느끼고 체험하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상징들 속에서도 ‘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꽃’은 특히 깊은 의미를 지닌다. 이 불꽃은 2000년 새천년의 시작을 기념하여 설치된 것으로, 독립운동의 성지인 안동 임청각에서 채화한 불꽃, 6·25 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에서 채화한 불꽃, 그리고 제주 4·3 평화공원에서 가져온 평화의 불꽃이 하나로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는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상징하며, 한반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불멸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끊임없이 타오르는 이 불꽃은 우리 민족이 겪어온 고난과 희생, 그리고 화해와 공존을 향한 의지를 상징적으로 담아낸다. 이 ‘영원한 불꽃’은 전국 여러 기념 장소에서도 점화의 근원으로 삼아 활용되고 있으며, 국민들의 기억 속에 대한민국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상징물로 자리매김해 왔다. 특히 매년 현충일이나 주요 기념일에는 이 불꽃을 중심으로 추모와 기념 행사가 열리고, 불꽃을 통해 독립운동가들과 순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의미가 강조된다. 호미곶은 이처럼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자연과 인간,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다. 이곳에 서 있으면, 한반도의 시작점에서 모든 이야기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는 듯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바다 위에 떠오르는 손, 백 년 넘게 불을 밝히는 등대, 그리고 꺼지지 않는 불꽃은 우리에게 말없이 많은 이야기를 건넨다. 포항을 찾는다면, 그 이야기의 시작점인 호미곶에서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는 시간을 보내보는 건 어떨까.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6

여권 빼앗고 폭행에 감금까지 악행 일삼은 동남아 범죄단체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활동하는 범죄 단체들이 조직원 이탈과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갖은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지법이 지난달 24일 선고한 ‘고수익 미끼 사기 범죄’ 관련 판결문을 보면 해당 단체가 조직원 이탈과 수사 회피를 위해 감금, 여권 압수, 가명 사용, 텔레그램 통신 등 다양한 불법 방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범죄 단체는 2019년 11월부터 베트남, 필리핀, 국내에 사무실을 운영하며 한국인을 대상으로 고수익 알바 유인 글을 올리거나 지인을 통해 포섭했다. 조직원들은 캄보디아를 경유해 동남아에 입국한 후 4~6명씩 팀을 구성했으며, 가명을 사용하고 외출을 제한받았다. 또 여권을 압수당해 도주가 차단됐고, 실적이 부진할 경우 질책을 받으며 범행을 강요당했다. 조직원들은 텔레그램으로만 대화하며 추적을 회피했고, 사무실 와이파이나 컴퓨터 사용을 금지해 사이버 수사를 차단했다. 또 검거 시 스포츠 토토 사이트 광고를 했다는 거짓 진술을 하도록 교육받아 사법당국의 수사과정에 혼선을 유도했다. 이들은 개인정보 DB를 활용해 월 1억 프로젝트, 고수익 보장 등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뒤 금융플래너를 사칭해 원금 100% 보장, 수익률 300% 등 사기행각을 벌이며 피해자들을 유인했다. 피해자들은 허위 복권구매 사이트에 투자금을 입금했고, 총 200여 명이 100억 원 상당의 금액손실을 입었다. 법원은 이 사건의 조직원 8명에게 징역 2년~7년을 선고했다. 수사 당국은 동남아 범죄 단체들이 보이스피싱, 로맨스 스캠 등 다양한 범죄로 활동을 확대하고 있으며, 캄보디아 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으로 범행 장소를 다양화해 전방위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남아 내 범죄 단체들은 일부 조직원들이 탈퇴를 시도하면 휴대전화의 범죄 관련 자료를 삭제하도록 하거나, 고문 수준의 폭행을 한 뒤 가족에게 몸값을 요구하는 등 악행을 일삼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파악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0-16

‘냉천교 재가설 공사’ 고통···상인들 피해 배상 청원에 답변은 “불가”

속보=지난해 12월 시작된 포항시 남구 냉천교 재가설 공사에 따른 원활하지 못한 차량 소통으로 매출 감소<본지 8월 28일 자 5면 보도 등>가 이어지면서 청림동 상인들이 폐업과 업종 변경을 반복하는 등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보다 못한 청림동 상가번영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피해 배상까지 청원했지만 “불가능”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청림동에서 9년간 백반집을 운영한 강혜영씨(65)씨는 최근 폐업했다. 냉천교 재가설 공사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데다 임대료 전기세 등을 부담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현재는 인근 식당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강씨는 “청림동 일대 상가 주 매출은 공단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다”면서 “점심시간인 1시간인 직장인들이 평소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 가면서까지 식당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 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빚이 더 늘기 전에 장사를 접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업종 변경을 한 박은경씨(50)는 14년간 마을의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마트’를 ‘편의점’으로 바꾸고, 영업시간도 새벽 1시까지 연장했다. 박씨는 “교통이 불편해지면서 공단 사람들의 발길은 끊겼다”면서 “마을 주민을 상대로 영업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견디기 힘든 처지에 놓인 상인들은 지난 7월 3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냉천교 재가설 공사에 따른 매출 감소 보상과 더불어 가교 개설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북도에서 전한 답변서는 상인들을 더 화나게 했다. 포항 시내~구룡포 구간 왕복 8차로 중 현재 운행 중인 3개 차로가 사실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손실 보상은 인과관계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문종철 청림동 상가번영회장은 “공사 시작 전에 주민들에게 공사 방식과 기간, 가교 설치 등 어떤 부분도 설명해주지 않고 강행했다"면서 “애초 계획한 2027년 6월까지 공사가 지속된다면 수십 곳의 상가가 집단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존 3차로 중 구룡포(청림동 방향)에서 시내로 나가는 차로를 2개에서 1개로, 시내에서 구룡포로 들어가는 방향 차로를 1개에서 2개로 늘렸다"면서 “차로와 신호 변경 등을 통해 교통 흐름을 원할 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 보상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15

포항 중앙상가, ‘페니 전략’ 늪 끊고 ‘로컬 콘텐츠 혁명’ 일으켜야

포항 중앙상가는 지금 구조적 붕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대형 유통자본의 ‘페니 전략(푼돈 잠식)’이 상권의 뿌리를 흔들고, 고질적인 주차난과 지방소멸의 흐름이 겹치며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수년간 도시재생 사업에 1500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상점 매출과 공실률 개선은 거의 제자리다. 도심재생 뉴딜 사업(1442억 원), 문화예술팩토리(58억 원), 주차장 확충(71억 원), 청년플랫폼(27억 원), 야시장(10억 원) 등 굵직한 사업들이 이어졌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깔끔한 거리와 조형물이 만들어졌어도 접근성, 주차 인프라, 콘텐츠 부재는 그대로 남았다. 중앙상가 상인협의회 관계자는 “도심재생 사업에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도 상권은 더 썰렁해졌다.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문제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소비의 첫 기준이 ‘편리함’인 시대에 주차와 교통이 불편한 중앙상가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한다. 공영주차장은 멀고 실시간 안내 시스템도 없다. 정작 예산은 조형물과 전시성 사업에 집중됐다. 성과 평가나 사후 관리도 부실하다. 한 상인은 “시설만 지어놓고 손 떼는 행정이 문제에요. 주차장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놓고 무슨 재생입니까”고 반문했다. 경주 황리단길은 적은 예산으로 ‘로컬 콘텐츠 혁명’에 성공했다. 전통 한옥거리와 개성 있는 상점이 어우러져 역 정체성을 살리면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접근성 개선과 콘텐츠의 힘으로 도시재생의 정석을 보여준 셈이다. 그와 반대로 포항 중앙상가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여전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리’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상가 재생의 해법을 ‘로컬 콘텐츠’와 ‘접근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도시계획 전공교수는 “도심 활성화는 조형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콘텐츠에서 시작된다”며 “주차와 교통망,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상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인근 유휴 부지를 활용한 주차타워 조성, 대중교통과의 연계 강화, ‘차 없는 거리’가 아니라 ‘차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걷기 좋은 거리’로의 개념 전환이 필수다. 빈 상가는 청년창업·공유공간·로컬숍으로 전환하고, 상인 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임대료 상생 협약도 병행돼야 한다. 포항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상인들이 주체가 돼야 합니다. 행정이 끌고 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상권 부활의 열쇠는 상인 공동체와 행정의 정밀한 협업, 그리고 포항만의 콘텐츠 개발에 달려 있다. /lch8601@kbmaeil.com

2025-10-15

“P파 먼저 감지, 경보 문자 더 빨리 전송”···지열발전부지 심부지진계 11월 재설치

2017년 11월 15일 지진을 촉발한 포항 지열발전부지 지하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2022년 5월 국내 최초로 시추공 내부에 설치한 3개의 ‘심부지진계’ 고장 원인은 ‘고열’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15일 흥해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지역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 주관기관인 (주)희송지오텍의 김기석 대표이사는 “시추공 내부 온도가 최고 65.8도까지 상승하면서 전자 장비의 손상이 불가피했고, 전문가 자문 결과 수리 후 재설치는 곤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제작한 심부지진계는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역발전 부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열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에 따라 2022년 5월 지하 500m, 780m, 1400m에 총 3개가 설치됐다. 그러나 이듬해 7월 심부지진계 전체가 고장 나면서 2개월 뒤 모두 인양됐고, 지난해 3월에는 고장 난 심부지진계 수리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역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단은 11월 2일부터 8일까지 미국 심부지진계 제작사 소속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재설치를 진행한다. 3개 세트의 지진계 중 2개 세트를 550m와 1100m 심도에 설치하고, 1개 세트는 예비용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우려와 불만을 털어놨다. 금근철 금장1리 이장은 “지진계를 설치한다고 해서 지진을 막는 것도 아니고, 사전 감지 기능이 없다면 세금 낭비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조기 감지를 통해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지진계의 역할”이라며 “포항 지진계는 다른 지역 보다 먼저 P파(초기 진동파)를 감지해 조기경보 문자가 더 빨리 전송된다”고 답했다. 임종백 포항지진피해대책위원장은 “지진계 설치가 단순 감시 장치라면 시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포항지진의 촉발 원인은 이미 정부 조사로 확인된 사안인데, 이번 사업도 그 연장선상에서 시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시뮬레이션 없는 지진계 재설치는 무책임하다. 고장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비대위원장은는 “이번에는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모든 데이터를 포항시민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기석 대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경주에서도 동일 모델을 운용 중이며, 기본 검증은 끝난 상태”라면서 “포항의 고온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도 특수한 조건인데, 국제 자문을 통해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술로는 60도 이상 심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진계는 없다”며 “기술적 한계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사업 종료 후 모든 장비와 데이터를 포항시에 이관하고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개형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5

외교부 APEC 정상회의 60여 개 공식 협력 기관 발표

외교부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시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60여 개의 공식 협찬 및 홍보 협력 기관을 최종 선정했다. 이 가운데 경북 지역 기업과 기관들이 다수 포함되며, 지역 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문화 확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2025 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 및 홍보 협력 기관에 포함된 경북의 기업과 기관은 K-뷰티 분야에 △㈜바이노텍(화장품) △㈜허니스트(여행키트)가 선정됐다. K-푸드 분야는 △로진(생수) △울름샘물(생수) △농업회사법인 경주로칼푸드㈜(식혜·수정과) △농업회사법인 대본㈜(전통차 티백) △영주농산물유통센터(사과·주스) △경북농업기술원(문자 사과) △황남빵(팥빵) △농업회사법인㈜상복명과원(찰보리빵) △단석가㈜(찰보리빵) △호반장(단팥빵) △단미정 농업회사법인(전통 떡) △한올농업회사법인㈜(고구마말랭이 등) △경주축산농협유통사업본부(한우 육포) △㈜미정(쌀국수)가 포함됐다. 아울러 K-컬처(공연/기념품) 분야에 △성왕이앤에프(원목 펜트레이) △㈜다미(생활자기), IT·가전/가구 분야 △세영정보통신㈜(투어 가이드 장비)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신뢰성 △적합성 △공정성 △형평성 등 객관적 기준에 따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특히,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에 APEC 참여 기회를 제공해 국내·외 참가자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공식 엠블럼 사용 등 관련 홍보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개최 지역인 경북도 경주시와의 상생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지역 기업의 APEC 참여를 통한 지역의 성장과 발전 기회를 마련,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K-뷰티, K-푸드 등 관련 기업의 참여를 통해, 해외 정부 및 미디어 대표단이 한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한류 확산의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아울러 외교부는 민간 기업과의 홍보 협력을 통해 기업이 보유하거나 계약한 옥외 전광판, 신문 및 TV 등 다양한 광고 매체를 활용한 APEC의 성공 개최를 응원하는 홍보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김상철 경북도 APEC준비지원단장은 “경북도는 이번 2025년 APEC 정상회의에 지역의 우수 기업이 협찬사로 선정될 수 있게 큰 노력을 해 왔다”며 “우리 지역에서 개최하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충분히 활용해 세계적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협찬사로 선정된 기업들은 외교부 ‘APEC 2025 KOREA’ 누리집에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간 공식 협찬사’로 공표되고, 천년의 미소로 불리는 얼굴무늬 수막새(보물 제2010호)를 형상화한 공식 엠블럼을 홍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5

신문협회 "AI기본법,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화해야"

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는 15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에 AI기업의 학습데이터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문협회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에 각각 의견서를 전달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신문협회는 의견서에서 “정부가 ‘AI 기본법’ 시행(2026년 1월 22일)을 앞두고 하위법령을 마련 중이나,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담고 있지 않아 저작권 보호 및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법 시행 및 시행령 제정에 앞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AI 기본법 제31조(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에 학습데이터 공개의무 조항을 추가하고 세부 사항을 시행령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AI기업의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는 법률 제정 이전부터 꾸준히 요구돼 온 사안이다. 신문협회는 “법률 제정 논의 당시, 정부와 국회 내에서도 AI의 콘텐츠 무단 학습을 막기 위해 학습데이터 목록 공개 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신문협회를 포함한 언론 5개 단체(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지난해 12월 16일 법률 통과에 앞서 ‘생성형 AI 사업자에 대해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저작권자가 열람을 요청할 경우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의견을 국회 과방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문체부, 과기부 등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했으나 당시 법사위는 ‘기본법은 우선 통과시키되, 미비한 부분은 개정안으로 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한 후, 법안을 통과시켰다. 신문협회는 “AI 기본법 제정 이후, 국회 안팎에서 AI 산업 발전과 저작권자 권리 보호 간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법 개정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관련 개정 논의는 지지부진한 채, 시행령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 제정 직후인 지난 2월 27일, 신문협회는 국회 과방위·국가인공지능위원회·과기부 등에 학습데이터 공개의무 조항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지난 6월 13일 박수현 과방위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인공지능사업자가 학습용데이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노력’, ‘저작물 등의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 등이 학습용데이터로 이용됐는지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는 AI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김기현 과방위 위원(국민의힘)도 6월 17일 ‘학습용데이터 이용 여부 확인 절차 마련 의무’를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끝으로 신문협회는 “지난 8월 2일 시행된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AI Act)은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자가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를 요약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저작권 보호, 인공지능 기술의 투명성 확보, 국제 기준 부합 등의 측면에서 학습 데이터 공개 조항을 AI 기본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5

내달 ‘영국 명문 학교 분교’ 포항 유치 업무협약

속보 = 포항시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내국인 학생 비율 50%의 외국인교육기관 설립(본지 9월 10일자 1면 보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임주희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 등으로 꾸린 방문단은 14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소재 수학·과학 계열 명문 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CCB)’을 방문해 포항외국인교육기관 설립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CCB측은 본교의 전통과 교육 철학을 잇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명문 국제학교 설립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포항 분교 개교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11월 중 포항에서 CCB 포항 분교 유치 업무협약을 맺고 부지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CCB는 4~18세에 이르는 초·중·고생 4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창작예술과 영어, 인문학, 과학, 현대언어, 수학, 컴퓨터 과학 등을 주로 가르친다. 올해 유럽 100위권 대학 3년 연속 입학률 70~75%를 달성하고, 물리학 분야 영국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여서 ‘명문’으로 통한다. 포항시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6만6116㎡(약 2만 평) 부지에 연 면적 3만1252㎡ (약 9453평),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학교를 지어 2029년 초·중·고생 1500명 정원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다. 건축비 1600억 원을 포함해 1800억 원 정도의 사업비로 교육시설과 실험실, 실내체육관 수영장, 기숙사, 도서관도 갖출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만 설립이 가능한 외국인교육기관은 입학 자격에 제한이 없는 데다 30%인 내국인 입학 비율을 시·도 교육규칙을 통해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 포항시는 내국인 비율 50% 가운데 10%를 포항시민 자녀로 할당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의 외국인교육기관은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외국인교육기관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15

‘내란 가담’ 박성재 구속영장 기각···“도주·증거인멸 소명 부족”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박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의 상당성(타당성)이나 도주·증거인멸 염려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피의자 출석 경과 등을 고려하면 도주·증거인멸의 염려보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9일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공모·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을 방조한 것을 넘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순차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로 돌아와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는 법무부 실·국장 등 10명이 모였는데, 박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영장 심사에서 230쪽 분량의 의견서와 120장 분량의 PPT 자료 등을 토대로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수행을 했을 뿐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형남기자

2025-10-15

캄보디아 실종·감금 신고 한국인 80여명 미확인⋯대구·경북도 수사 이어져

외교부가 캄보디아에서 연락 두절 또는 감금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 중 80여 명의 안전이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14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올해 1∼8월 캄보디아에서 실종·감금 신고가 접수된 한국인은 330명으로, 지난해 동기(220명) 대비 50% 증가했다. 이 중 260여 명은 현지 경찰 체포, 자력 탈출, 귀국 등으로 감금 상태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으나, 80여 명은 여전히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후 캄보디아 관련 실종·감금 신고 143건 중 52건이 미제로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지 경찰 단속으로 검거된 한국인은 60여 명으로, 이들은 온라인 스캠 범죄 가담 혐의로 추방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에서도 캄보디아 사건과 관련 수사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3월 이후 캄보디아 관련 실종 신고 15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2명(30대 남성 포함)은 여전히 소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대구경찰이 수사 및 실종자 수색 중인 사건은 2건이다. 나머지 13건은 실종자의 신원이 확인돼 실종 신고가 해제됐다. 최근에는 신고가 접수됐던 미입국자 중 1명이 지난 13일 귀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귀국이 확인된 시민은 범죄 피해를 당했거나 범죄에 연루된 등의 특이사항은 없는 단순 실종 사고로 파악했다. 다만, 캄보디아 출국 이유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수색이 진행 중인 2명은 아직 미입국 상태다. 대구에서 캄보디아 출국 후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들은 올 8∼10월 캄보디아로 떠난 뒤 아직 한국으로 입국하지 않았으며 가족이나 지인과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앞서 12일에는 달서경찰서에 가족에 의해 실종 신고가 접수된 30대 남성 양모 씨도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는 9일 “2∼3주가량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 일대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가족에게 남긴 뒤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찰 관계자는 “아직 현지에서 납치됐다거나, 범죄 조직이 실종자 가족에 금품을 요구한 정황은 없으며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에서는 캄보디아에서 현지 범죄조직에 의해 고문당해 숨진 예천 출신 대학생의 통장에 있던 자금 수천만 원이 국내 범죄조직에 의해 인출된 정황이 드러나자 경찰이 자금 흐름 추적에 나섰다. 이날 경북경찰청은 숨진 대학생 박모 씨(22)의 통장이 국내 대포통장 범죄조직을 통해 이용된 것으로 보고, 자금 이동 경로와 연루자들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 명의 통장에서 1억 원 미만의 금액이 여러 차례 인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자금은 이미 전액 출금돼 범죄수익 일부를 회수하지는 못한 상태다. 수사당국은 자금 인출에 최소 3명 이상이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현금자동입출금기(CD기) 이용과 계좌 이체 등 복수의 세탁 단계를 거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금액은 밝히기 어렵지만, 자금을 나눠 가졌다면 공범으로 볼 수 있다”며 “돈이 흘러간 경로를 면밀히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박 씨의 대학 선배이자 대포통장 모집책 역할을 한 홍모 씨(20대)는 지난달 구속기소 됐다. /김재욱·이도훈기자

2025-10-14

‘암나무 1300그루 포항’ 가을마다 은행 열매와 악취 전쟁

14일 오전 가을비가 내린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인도 가장자리는 짙은 냄새로 가득했다. 은행나무 열매가 터진 채로 인도와 차도에 뒤섞였고, 밟힌 자리 마다 미끈한 얼룩이 번들거렸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은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다. 제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운전자는 “타이어에 열매가 눌어붙어 냄새가 차 안까지 올라온다”며 “매년 가을 은행나무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호소했다. 가을 불청객 ‘은행나무 열매’ 시즌이 왔다. 도심 곳곳의 가로수 상당수가 은행나무다. 8400여 그루의 은행나무 중에 1300여 그루가 열매를 맺는 암나무이다. 포항에서는 다른 지자체 처럼 은행 열매 수거반을 운영하거나 열매가 땅에 닿지 않도록 망을 설치하는 조치가 없어 시민 불편이 되풀이된다. 반면 서울시는 가을철 은행 열매 악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운영한다. 25개 자치구와 협력해 열매가 맺히기 전 조기 채취 작업을 벌이고 민원 접수 시 즉시 출동하는 ‘은행 열매 수거 기동반’도 상시 가동 중이다. 인천시도 ‘은행 열매 기동대응반’을 운영해 진동 수확기와 수거망을 활용한 조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시도 매년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속도는 더디다. 배명규 포항시 푸른도시사업단 가로조경팀장은 “연간 예산이 8000여만 원에 불과해 모든 구간을 일시에 교체하기는 어렵다”면서 “도심 전역을 동시에 관리하기엔 인력과 예산이 모두 부족해 민원 다발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 열매 수거망 설치에 대해서는 “매년 설치·철거 비용이 많이 들고 경관을 해친다는 민원도 있다”며 “차라리 교체 예산을 확보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나정화 경북대 조경학 전공 교수는 “은행나무는 산업화 시기 도시의 대표적인 ‘생존형 수종’이었다”며 “공해와 매연에 강하고 병충해에도 강해 당시에는 최적의 선택이었지만, 지금의 도시는 시민의 쾌적성과 경관의 품격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은행나무 열매의 악취와 도로 오염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도시 이미지와 경관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포항 처럼 해풍이 강한 지역에는 이팝나무, 해송,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내염성과 내풍성이 강한 상록수종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4

느닷없는 강수 ‘가을비’… 주말까지 계속

북태평양 기단이 수축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강수가 발생해 이례적인 ‘가을비’가 이어지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 가을에는 장마가 새로운 계절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비가 0.1㎜ 이상 내린 날이 19일에 달했다. 가을철(9~11월) 평균 강수일수가 22.6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을이 절반가량 지난 시점에 이미 예년 한 시즌 수준의 비가 내린 셈이다. 전국 평균 강수량 역시 10월 11일까지 한 달간 230.4㎜로, 평년(123.7㎜)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월 하순 ‘처서’ 무렵에 약화돼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도 한반도로 수증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수증기가 북쪽의 건조하고 찬 공기와 부딪히면서 마치 여름 장마전선처럼 오랜 기간 비를 뿌린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무렵부터 시작된 비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15일부터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40㎜다. 17일은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18일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지난 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요일인 19일부터 23일까지 아침 기온은 섭씨 6~15도, 낮 기온은 17~20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경진 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장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난 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내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4

[단독] 포항 영일만항 APEC 경제인 크루즈 정박료 부과···70% 깎아도 1억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운영사인 포항영일만신항 주식회사(PICT)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오는 28일 입항하는 중국과 일본 크루즈에 대해 정박료 1억여 원을 대한상공회의소에 부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영일만항에 7만t급(850개 객실)과 2만6000t급(250개 객실) 크루즈를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정박시키고 숙소로 제공한다. 크루즈 2척은 컨테이너 부두 3번과 4번 선석에 정박해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로 활용된다. PICT 항만사업팀 관계자는 “단순히 크루즈가 접안하는 구간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안전관리와 대기장소, 셔틀버스 운행 공간 등 부대시설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범위는 훨씬 넓다”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추정한 사용료는 3억 원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PICT는 준비 3일, 본행사 5일, 철수 2일 등 최소 10일간 시설 점유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선석이 4개인 영일만항에서 이번 크루즈 입항은 3번·4번 선석 외에 2번 선석 일부까지 사용해야 한다”며 “선사나 화주와 협의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남는 선석을 이용하는 일반 크루즈 입항과 달리 이번에는 실제 컨테이너 작업 구간 일부를 점유하게 돼 운영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PICT가 처음에는 회의실 임대료 등 여러 항목을 포함해 요구했지만, 이후 일부 항목을 제외해 최소한의 금액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는 여전히 재정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대한상의 정책지원실 관계자는 “객실을 전부 판매해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포항시, 해양수산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PICT와 대한상의의 단순한 계약 문제가 아니라 국가행사 수행을 위한 협력의 문제”라며 “항만 사용료 외에도 보안·교통 등 부대비용이 커 정부의 행정적 지원이 없다면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상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사용료 감면의 타당성을 단순한 선의나 관례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데이터에 근거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정박 기간, 선박 규모, 시설 점유 범위 등 구체적 근거가 공개될수록 향후 유사한 논의의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4

대구, 캄보디아 관련 실종·감금 의심 15건 접수

대구에서 작년부터 이달까지 약 2년 동안 캄보디아와 관련된 실종 또는 감금이 의심되는 사건이 모두 15건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상자의 소재와 신변 안전이 확인된 사건은 13건이며, 나머지 2건은 현재까지 수사가 진행 중이다. 14일 대구 달서경찰서 등에 따르면 최근 실종된 양모 씨(34)의 아버지는 지난 12일 “캄보디아로 출국한 아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양 씨는 지난 9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행 항공권 사진을 가족에게 보내며 “빌린 돈을 갚기 위해 2~3주 정도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출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출국 이틀 뒤인 11일 “중국인들과 함께 일을 하고 있다”며 “곧 다시 연락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낸 이후 가족과의 연락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양 씨의 아버지는 같은 날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도 아들의 실종 사실을 알렸지만, 대사관 측은 “당사자가 자신의 위치를 밝히고 신고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답변만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양 씨 외에도 대구에서 실종 신고된 또 다른 1명에 대해 외교부와 협조해 소재를 파악하는 한편, 금품 요구 등 범죄 연루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수개월간 연락이 두절됐던 또 다른 실종자는 최근 귀국한 사실이 확인됐다. 그는 지난 8월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가, 전날 갑작스럽게 자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4

소 잘 키우는 안동 사람들의 자부심을 찾다

안동은 우리 가족의 고향이다. 그래서 가족과 또 친구들과 자주 다니러 간다. 병산서원의 노을을 본 후나 채화정의 눈꼽째기창으로 내다뵈는 연꽃을 보고 나서 허기를 채우는 곳은 늘 갈비 골목이었다. 안동 우시장은 봉화 등 경북 북부 지역의 한우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예로부터 좋은 소가 많기로 유명했던 안동은 지금도 전국의 소 장수가 몰려드는 곳이다. 안동이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던 것은 유림의 활약도 있었지만, 낙동강을 끼고 낮은 구릉과 평지가 골고루 발달해 사람이 살기에 알맞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의 2.5배에 달하는 면적에 태조 왕건이 ‘동쪽을 편안하게 한 곳’이라는 뜻으로 안동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근대에 들어서 안동에서 가장 컸던 우시장은 용상장이었다. 장날이면 음식점과 간이 마방이 성행할 정도로 번성했다. 이처럼 우시장이 크다 보니 이곳을 찾는 상인들을 위한 국밥집이 많이 형성되고 안동 경제를 이끌었다. 1980년대 주거시설이 늘고 우시장은 송천동 포진으로 이전했다. 지난 2004년 송천동에서 현재 자리인 서후면 죽전길로 옮겼다. 안동 한우가 유명해진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찌감치 브랜드사업을 벌이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적으로 소를 키우는 농가에서 소를 도축해 유통하던 것을 1993년 ‘안동황우촌’이란 브랜드를 상표 등록해 공동 사육, 공동 판매하는 형태를 취한 것이다. 안동하면 떠오르는 유명한 음식 중 하나가 안동찜닭이다. 안동찜닭 골목만큼 인기를 끄는 곳이 바로 안동갈비 골목이다. (구)안동역 앞에 자리한 안동갈비 골목에는 20여 개의 갈비집이 즐비하다. 질 좋은 한우를 저렴하게 유통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1970년대부터 형성됐다. 갈빗대는 따로 떼어서 갈비찜으로 제공하는데 그 맛이 일품이다. 골목의 모든 집의 갈비가 다 맛있지만, 우리가 찾아가는 집은 본가갈비다. 사장님이 유독 친절하다. 가게 앞에 주차하고 식사를 마치고 나면 시내를 돌아보는 시간에도 차를 그냥 두고 다녀오라고 웃으신다. 친절보다 더 이곳을 찾는 이유는 상차림에 나오는 밑반찬 때문이다. 삼색나물, 동치미, 풋고추무침 다 맛있다. 그중에 우엉샐러드는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어서 특별하다. 두세 번 리필 해 먹는다. 소스에 16가지 넘는 재료가 들어간다니 따라 해 볼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된장찌개인지 국인지 구분 짓기 힘든 탕을 고기를 다 먹고 나면 갈비찜과 함께 뚝배기에 담겨 내온다. 시래기가 기본으로 들었고 이른 봄에는 냉이가 향을 더하기도 한다. 시원한 국물과 시래기를 건져 쌀밥에 비벼 먹으면 갈비 먹은 입이 말끔해진다. 20년 그 자리에서 깊은 맛을 우려낸 사장님 어머니의 솜씨라고 한다. 안동 사람들이 소를 잘 키운다고 한다. 게다가 안동댐이랑 임하댐이 있어서 일교차가 큰 편이라 고기 숙성이 잘돼 맛도 좋다고. 인심 좋은 본가갈비가 그 맛을 극대화시켰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