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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 계성중학교에서 타오른 독립의 횃불…“자유대한민국 만세”

“자유대한민국 만세”라는 함성이 대구 한 중학교에서 울려 퍼졌다. 대구에서는 1919년 3월 8일이 3·1 만세운동을 시작한 날이다. 그 해 3월 1일 서울 파고다공원에서 시작된 만세운동은 전국으로 퍼져 나갔고, 3월 8일 당시 계성학교, 신명학교, 대구고보(경북고교) 학생들이 서문시장에 모여들어 손님, 시장 상인들과 합세해 만세운동을 펼쳤다. 당시 인원은 1000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일제강점기 대구 지역 독립운동의 출발점이 된 대구 3·8만세운동을 기리고, 주도적으로 이끈 교사와 학생들을 기억하며, 선배들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계승하고자 7일 대구 중구 계성중학교 강당에서는 ‘대구 3·8만세운동 제106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오전 10시쯤부터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의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3.1정신보국운동연합 회원들과 계성 중·고 학생들 등 700여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당시를 기억하고, 힘들었던 나라의 위기를 이겨나간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행사에서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한석현(계성고 2학년)군은 “수업을 통해 계성학교가 3·8 만세운동을 주도했다는 얘기를 듣고 후배로서 자긍심을 느꼈다”며 “그 당시 시대 배경에 대해 더 공부하고 역사를 알리고자 노력할 것이며, 순국선열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날 참석한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참여한 학생들에게 ‘1919년과 2025년을 이어 그날의 함성, 오늘의 우리에게’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했다. 학생들은 강 교육감의 강연을 귀담아들으며, 당시 선조의 마음과 현재까지 이어지는 3·8 만세운동의 의미를 되새겼다. 김규재 3·1정신보국운동연합이사장은 “애국정신을 공유하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책무”라면서 “이러한 것이 국가 조직의 기반이 될 것이고, 또 나아가 우리 한반도 자유민주통일의 대업을 성취할 수 있는 도덕적 에너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현 행사도 이어졌다. 참석한 이들은 ‘50계단 만세 행진’에 참여해 만세삼창을 외치며 장관을 연출했다. 장영중 교장은 “대구 3.8만세운동은 계성학교의 자율, 봉사, 개척과 도전정신을 보여주는 독립운동”이라며 “이번 기념식을 통해 학생들이 대구 지역 독립운동의 주역이 계성학교 출신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황인무기자

2025-03-07

윤 대통령 구속취소, 대구경북 지역민 반응은...

7일 포항시 북구 중앙로의 모습. 사진은 특정 기사와 관련 없음. /독자 제공 법원이 7일 윤 대통령 측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것에 대해 대구·경북 주민들 사이에서는 “환영한다”는 반응이 컸지만, “이해 할 수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대구 시민 김모(74·수성구)씨는 “법원의 윤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은 당연한 귀결이다. 구속 자체에 대한 불법적 요소가 있었던 점에 대해서는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모(65·영천시)씨는 “대통령을 구속시킨 사람들은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또한, 경산시민 김모(50)씨는 “법원이 괜히 대통령 구속취소 청구 인용을 했겠나. 내가 법과 정치를 잘 모르지만 이유가 충분하니까 그런 결정을 내린것 아니겠냐”고 말했다. 박모(60·상주시)씨도 “당연한 결정이다. 굳이 대통령을 먼저 구속시켜 놓고 난 뒤에 수사를 하는 듯한 모습이 좀 껄끄러웠다”며 법원의 구속취소 청구 인용을 환영했다. 경주에 거주하는 심모(57)씨는 “법원이 구속요건을 엄격히 적용해야 한다. 이게 맞지 않냐”는 의견을 전했다. 반면 울진군에 사는 천모(48)씨는 “이해할 수 없다. 더 큰 혼란이 올 것이다. 법원이 대통령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번엔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하면 도대체 사법처리의 기준이 뭐냐”고 되물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07

정부, 내년 의대 모집인원 3058명 수용 뜻 밝혀

정부가 2026학년도 의과대학 모집인원을 지난해 증원하기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는 방안을 수용키로 했다. 전제조건은 의대생들이 3월 내 전원 복귀해야 한다는 것.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생 복귀 및 의대 교육 정상화 관련 브리핑에서 의대 총장·학장단이 건의한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058명으로 조정하는 안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엔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 회장단,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 이종태 이사장도 함께했다. 앞서 의대협회는 지난달 17일 '2026학년도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수용할 경우 의대생을 반드시 복귀시키겠다'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전달했다. 의대가 있는 대학 총장모임인 의총협도 지난 5일 온라인 회의에서 의대협회와 뜻을 같이하기로 결정했고,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3058명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바 있다. 이주호 부총리는 "3월 말까지 학생들의 전원 복귀를 전제로 2026학년도 모집인원에 대해 의총협 건의에 따른 총장의 자율적 의사를 존중한다"며 수용의 뜻을 전했다. 여기서 ‘전원'은 의대 교육 대상자 전체를 의미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준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정한 것은 아니라는 게 교육부는 부연이다. 대학 입시요강은 사전예고제에 따라 2년 전 발표되지만, 수정사항이 있을 경우 전년도 4월 말까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변경 신청할 수 있다. /박형남 기자

2025-03-07

해병대 박정훈 대령 모친 김봉순 여사, 75세에 신경북새마을금고 이사장 당선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등으로 기소됐다 무죄 선고를 받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어머니 김봉순(75·사진)씨가 5일 실시된 신경북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에서 당선됐다. 공교롭게도 박 대령도 보직 해임 1년 6개월만인 6일 해병대 인사근무처장으로 통보를 받아 경사를 더했다. 김 당선자는 이날 개표결과, 전체 1440표 가운데 734표(51%)를 얻어 705표를 받은 이상식 후보(현 이사장)를 눌렀다. 김 당선자는 앞서 2015∼2019년까지 이 금고 이사장을 역임한 후 이사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시 이상식 후보에 4표 차로 낙선했었다. 김 당선자는 이후 다시 선거에 나오기로 하고 내심 마음을 가다듬고 있던 중 박 대령이 사건에 휘말리자 모든 것을 내려놓고 그간 아들 구하기에 전력을 쏟아왔었다. 특히 불교신자인 김 당선자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경사로 가서 아들을 위해 기도를 드렸던 사실이 밝혀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다행히 선거를 앞두고 박 대령 사건이 마무리되자 김 당선자는 금고 이사장 선거에 도전장을 냈고 4년 만에 설욕했다. 이 금고의 한 조합원은 “김 후보가 나이도 있고 하나 이사장 재직 당시 보여줬던 추진력 등을 보고 조합원들이 다시 한 번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포항 북구에 소재한 신경북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이 4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새마을금고로는 대형이다. 김 당선자는 “이제 새마을금고가 여신, 수신으로 살아가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면서 새로운 마케팅으로 조합원들의 부름에 부응하겠다고 인사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06

TK새마을금고 이색당선자 최고령 ‘81세’ 최연소‘50세’

‘사상 첫 전국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지난 5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선거는 끝났지만 대구·경북지역 당선인을 향한 지역민들의 관심은 식지 않았다. 특히 이번 선거에서 경북지역의 가장 치열한 접전을 펼쳤던 곳은 구미 상모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였다. 이 곳의 투표율은 무려 53.3%를 기록했다. 30% 초반에 머물렀던 다른 경북지역 금고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 현 이사장이 출마하지 않아 전 이사와 감사가 맞붙으면서 투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 결과는 이봉원 후보(66)가 55.42%로 당선됐다. 이 당선인은 전 상모새마을금고 이사, 현 박정희생가보존회 이사로 재직 중이다. 대구의 경우 대구 효목새마을금고 이사장이 지역 최고 득표율인 90.56%(96표)로 당선됐다. 이색 이력과 배경을 가진 당선인들도 화제다. 최고령 당선인은 구미 금오새마을금고 김영구(81) 당선인이다.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됐다. 이와 대조적으로 포항 늘푸른새마을금고의 박미영 당선인은 50세로 ‘최연소 당선인’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일부 금고의 경우 유효투표수의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서 재투표가 진행된 곳도 있었다. 성주새마을금고는 1차 투표에서 허주식, 류정화, 주남식 등 세 후보가 경합을 벌였으나 과반수 득표가 나오지 않았다. 이후 결선 투표를 진행한 끝에 허주식(62) 전 이사가 전체 116표 중 72표(62.06%)를 얻으며 44표의 차로 현 주남식 이사장을 꺾고 당선됐다. 남포항새마을금고는 1차 투표에서 세 후보 이병홍, 이병관, 김영찬씨가 경합을 벌였으나 과반수 득표가 나오지 않았다. 다시 진행된 결선 투표에서 현 이사장 이병관(77)씨가 전체 107표 가운데 55표(55%)를 얻으며 45표 차로 전 전무 이병홍씨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1회 전국동시새마을금고이사장선거 결과 경북에서는 7만1049명의 총 선거인 중 2만3682명이 참여해 31.0%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대구에서는 선거인 9만561명 중 2만8766명이 투표해 31.8%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선거는 회원 직접선출과 대의원회(간접선출) 방식으로 진행됐다. 경북 30곳, 대구 32곳이 투표를 실시했고, 후보가 1명인 경북 74곳, 대구 53곳은 별도의 투표 없이 이사장을 선출했다. 이번 선거는 2021년 새마을금고법 개정과 2024년 공공단체등 위탁선거법 개정 이후 처음으로 전국 동시에 시행됐다. 금고별 후보자 득표율 등 각종 선거정보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동시이사장선거통계시스템에서 확인할 수 있다. /피현진·이시라·단정민기자·김보규 수습기자

2025-03-06

최대행 “광역비자 3월부터 시범시행”

경북도가 최초로 제안한 광역형 비자 사업을 정부가 정식으로 추진한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외국인정책위원회에서 “지자체가 지역의 특성과 필요를 반영해 비자제도(체류자격, 쿼터 등)를 직접 설계할 수 있는 ‘광역비자’를 시범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인구·경제구조 변화에 적응하고 지역소멸을 막기 위한 광역형 비자 사업은 광역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비자 발급 요건과 모델을 설계·제출하면, 법무부가 심의위원회를 통해 시범사업 대상 지역과 비자쿼터를 확정하는 제도다. 기재부는 지자체 우수 인재 유치와 산업현장의 인력 수요 충족을 위해 유학(D-2) 비자와 특정 활동(E-7) 비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공모를 거쳐 ‘광역형 비자 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시범사업 대상 지자체와 쿼터를 확정할 계획이다. 또한, 청년 인적교류 확대와 한국에 대한 우호적 이미지 형성을 위해 ‘청년드림비자’와 전세계 첨단분야 최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탑티어(Top-Tier) 비자’도 신설한다. 먼저 청년드림비자는 한국전쟁 참전 유엔(UN) 회원국이나 주요 경제협력국 등 ‘코리안 드림’을 꿈꾸는 청년을 대상으로 문화체험, 인턴 등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다. 청년드림비자를 통해 입국한 청년들은 일정 연수 후 국내 첨단 산업부터 농업, 제조업 등에 취업하거나 귀국할 수 있다. 탑티어 비자 발급 대상은 세계 100위 이내 대학의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세계 500대 기업에서 3년 이상 근무를 포함한 8년 이상 경력자로, 연간 소득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배인 약 1억4000만 원 이상의 보수를 받고 국내 첨단 기업에 근무할 예정인 사람이다. 그 가족에게도 F-2 비자를 부여하고 3년이 지나면 영주권 취득의 혜택도 부여한다. 최 권한대행은 “산업현장과 지역의 수요를 적극 반영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비자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며 “현장 수요에 기반한 비자·체류정책 제안제를 시행해 산업·인력구조 변화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2025-03-06

오지의 비경과 만나는 봉화 갈산천 구곡길

빛바랜 풍경 속을 흐르는 강물도 하얀 얼음으로 쉬어가는 갈산천 구곡길은 다가올 봄을 품고 있다. 봉화에는 춘양 구곡과 갈산천 구곡 등이 있으며 갈산천 구곡은 원시림이 그대로 잘 보존된 곳이다. 일월산과 청량산, 미림산의 물줄기가 모여 협곡을 만들고 낙동강으로 이어지는 오지 계곡으로 굽이굽이 절경이고 산자락마다 떠나버린 화전민들의 쓰러진 집들이 향수로 다가온다. 갈산천 구곡길은 봉화군 재산면 갈산리 갈천정 정자에서 시작해 낙동강과 만나는 합강나루터까지의 10㎞ 계곡길로 9곡에서 7곡까지는 차량이 다닐 수 있는 길이 있으나, 6곡부터 1곡 합강나루터까지는 자동차가 다닐 수 없는 옛 오솔길이다. 갈산천 구곡길 여행은 명호면 삼동리 황새마을에서 출발하거나 재산면 갈천정에서 시작하는 두 방법이 있다. 1곡 합강은 낙동강과 갈산천이 만나는 곳이다. 옛날에는 나루터였으나 지금은 오가는 사람이 거의 없는 오지 길이 됐다. 하얗게 얼어붙은 겨울 강은 군데군데 바위들만이 작은 섬처럼 솟아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여름에는 시원한 물줄기와 새벽녘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조용한 강변이다. 2곡 쉰담은 화전민이 떠나고 쓰러진 빈집이 여럿이다. 오랜 세월 다듬어진 바위 밑으로 만들어진 소와 계곡은 하얀 얼음골이다. 오지의 자연 속에 터를 잡고 살았던 선인들의 흔적이 눈에 들어온다. 쉰담은 돌담이 50개가 넘는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3곡 토곡은 예전에 옹기를 굽던 토굴 가마가 있어 토곡이라 불렸다. 여기서 생산한 옹기는 합강나루터를 통해 전국으로 팔려나갔다고 한다.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리던 순수한 이 계곡은 이제 아련한 향수로 다가온다. 호젓한 자연 속 조용함이 지배하는 공간이다. 4곡 골내골은 한때 17가구가 모여 살았고 식수로 이용하는 샘물이 차갑고 가뭄이나 한겨울에도 마르지 않았다고 하여 찬물내기라고 불린다. 기암괴석과 얼어붙은 물길이 절경이다. 5곡 화천은 강변을 따라 핀 진달래가 하천을 따라 강물 위에 어리며 꽃냄새가 난다하여 화천이라 불렀다. 통일신라 후기 마지막 태자가 천년사직을 고려에 넘겨주고 이곳을 지났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6곡 무너무는 장마철에 물이 자주 넘어 물너머 동네라고도 불렸다. 7곡 새골은 바람이 적고 기후가 온화해 새들의 서식지로 알맞다. 8곡 선바위 언덕 위엔 우뚝 선 바위가 있다. 옛날에는 이 바위 위에 갓 모양의 바위가 있었다고 한다. 9곡 갈천정은 병조판서, 대사간, 영흥부사를 지낸 갈천 김희주(1760~1830)가 1808년 갈산리 선영 아래 지은 정자가 있다. 김희주는 갈산천의 절경을 무이구곡과 비교하며 구곡을 선정해 기록을 남겼다. “정자 아래 개울물은 일월산 동쪽으로 흘러와서….”로 시작되는 글이다. 1826년 석수장이를 불러 9곡을 새겼는데 1곡부터 5곡까지는 큰아들 제공이 썼고, 6곡부터 9곡까지 둘째아들 재익이 썼다. 자연 깊숙한 곳에서 비와 바람과 물길에 풍화된 아름다운 산천 갈산천 구곡길은 삶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 오지 길이다. 세상에 없는 특별함이 있고, 우리를 유혹하는 풍경이 있다. 동화의 한 장면처럼 아껴두고 기억하고 싶은 오지로의 여행은 누구나 꿈꾸는 일이 아닐까? 갈산천 구곡길에서 때 묻지 않은 깨끗함과 깊은 산, 흙길을 터벅터벅 발품 팔아 걸으며 욕심 없는 풍경 속에 빠져보시길 바란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5-03-06

남편의 집안일 참여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남편이랑 집안일과 육아 분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어느 모임에서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30대 여성 A씨가 하소연하듯이 뱉어낸 말이다. 이처럼 결혼한 여성들에게 ‘남편과 집안일 함께 하기’는 익숙하고도 첨예한 화두이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도 많아지고 있지만 여성들은 남성들과는 다르게 대부분 집안일과 육아를 맡는 생활방식은 여전하다. 지금까지도 여성들이 일과 집안일까지 훨씬 더 많이 해내야 하는 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22년 통계청의 가사 분담 실태에 따르면 육아는 당연하고 요리,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주로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54.5%로 나와 1위였다. 놀랍게도 집안일을 ‘모두 아내가 한다’가 21% 가까이 나와 그 뒤를 이었다. 결과로 보면 집안일을 ‘모두 아내가 하거나’, ‘주로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집안일을 ‘모두 남편이 하거나’ ,‘남편이 주로 한다’는 비율은 3.8%로 매우 극소수임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요즘은 가정에서 예전보다 성평등이 이루어졌을 거라 기대했지만 가사 분담의 실태는 그렇지를 못하고 있다. 지금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매우 활발한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렇게 가사 분담이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라 느껴진다. 남편과 아내가 집안일을 ‘함께’ 한다는 인식은 건강한 가정생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아내가 전업주부로 있든, 경제활동을 하든 마찬가지다. 어쩌면 가정생활과 부부생활의 모든 것이 ‘집안일’에 달려있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편중된 가사노동은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기혼여성을 상대로 6년 동안 2년마다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할수록 아내의 정신건강이 좋아진다는 결과를 냈다. 남편이 집안일을 한 시간 더 할 때마다 아내의 우울증 발생 확률이 12%나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남편의 집안일 참여에 불만족한 여성들은 정신건강 문제가 15% 더 발생하고 만족하는 여성들은 18% 더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남편이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먼저 남편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남성들은 대개 여가 시간이 많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때가 많은데 이런 시간이 권태와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때 집안일을 하는 건 몸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이 되어준다. 집안일을 함께 함으로써 부부 사이의 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서로 존중하는 소통의 기회가 된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형성되고 특히 아이를 돌보는 건 아이의 사회적 기술과 보호의 확대 등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집안일을 함께 함으로써 얻는 가족과의 유대감은 무엇보다 남편에게는 오래 사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바쁜 일상이지만 가족을 위해 집안일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는 남편 김모(42)씨는 “평소에 저녁 설거지 정도는 알아서 하고 있다. 주말에도 아침 준비를 직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아내 정모 (41)씨의 대답은 “집안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남편이 알아서 해주면 고맙다. 육아도 그렇고. 우리가 가족이라 느껴지고 함께 해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03-06

서울 ‘익선동’ 같은 핫플 포항에서도 가능할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해외여행을 떠나지만 코로나 이후는 국내에 있는 핫한 곳을 찾아 편안한 여행을 떠나는 이도 많다. 같은 장소 다른 느낌을 주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기 위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것도 국내 여행의 묘미다. 서울에 잠시 머무는 동안 종로에서 지인을 만나 닭한마리로 소문난 맛집을 찾았다. 점심시간으로는 다소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번호표를 든 손님들이 줄을 선다. 오랜 식당가 느낌의 허름하고 좁은 골목을 가득 메운 손님들은 환담을 나누며 기다리는 지루함 또한 즐긴다. 핫한 곳이라는 걸 증명하듯 외국인 여행객도 많이 보인다. 생각보다 순번이 빠르게 돌아 잔칫집 같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맛있게 오찬을 즐긴 우리는 종로 주변을 가볍게 여행한다. 웅장함보다는 절제된 엄숙함과 위엄이 서린 종묘 정전과 더 넓은 월대를 바라보며 조선시대 역대 왕들의 기운을 잠시 느낀 뒤 종묘 돌담길을 끼고 ‘서순라길’을 걷는다. 옛 정취와 이국적인 느낌이 조화로운 젊은 감성의 이색적인 카페와 공방이 돌담길과 마주하며 늘어서 있다. 옛 조선의 치안을 담당하던 순라군이 다니던 길이다. 어설프게 내리는 봄비를 맞으며 익선동 한옥거리로 향한다. 두 사람이 비켜가기도 빠듯한 골목과 낮은 기와집이 한국의 정서를 품고 있다. 한옥과 현대적 감성이 결합된 공간은 오밀조밀 골목에 개성 넘치는 식당과 카페, 소품가게들로 정겹다.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 소금빵으로 유명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치즈를 직접 만든다는 카페에서 맛있는 치즈케이크도 산다. 소소한 즐거움이 인다. 익선동은 서울시에서 가장 오래된 한옥단지 중 하나로 1920년대부터 형성되어 판소리 여장 명창들을 비롯하여 많은 예술인이 살았다. 해방이후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공존하였고 한때 요정 관광으로 성행하다 쇠락한다. 20세기 후반 성소수자들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했던 이 곳은 서민들이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골목길과 작은 가게들이 형성된다. 재개발 논의가 있었지만 젊은 창업자들과 예술인들이 한옥의 멋을 그대로 살리며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니 서울 도심 속에서 색다른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는 감성 공간으로 변신한다.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가 되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겪기도 한다. 핫플레이스란 SNS나 뉴스에서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이 자주 찾는 곳으로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공간을 말한다. 핫플레이스가 성공하는 핵심요소는 지역의 역사적, 문화적 특징을 반영한 테마 공간에 스토리텔링을 더해 젊은 감성으로 지역특색을 살린 상점과 카페, 공방 등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서순라길과 익선동도 전통적인 분위기와 젊은 감성의 조화로움이 입소문을 타면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는다. 포항 효자동 ‘효리단길’도 젊은 감성 카페와 음식점으로 나름 핫한 곳이라 불리지만 스토리텔링이 아쉽다. 효리단길도 ‘익선동(益善洞) 한옥거리’ 같은 핫플레이스가 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있지만 효리단길 만의 색깔을 담은 공간으로 만들어 나가려면 지역 아티스트와 청년창업가, 정책이 함께 어우러져야 한다. 포항에도 많은 여행객이 핫플레이스 감성을 찾아 즐길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3-06

조부모 손자녀 돌봄도 수당 총 사업비 3578억 증액 투입

경북도가 올해 저출생 극복을 위해 결혼, 출산, 돌봄, 주거 등 분야에 150개 과제를 추진한다. 도는 지난해 100대 과제에 1999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올해 50개 과제를 추가하고 예산도 3578억원으로 증액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6일 도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저출생과 전쟁 시즌2’ 정책 과제를 설명했다. 올해 사업은 정책 체감도 증대를 위한 경제적 지원 지속, 사회구조 개혁 기반 구축 및 제도 개선, 지역사회 참여를 통한 저출생 사회 인식변화 주도 등에 역점을 둔다. 신규 시책으로 결혼 축하 혼수 비용과 남성 난임 시술비, 35세 이상 산모 의료비를 지원한다. 노인 일자리 사업과 연계해 조부모가 손자녀(0∼10세)를 돌보면 수당도 지급한다. 다자녀, 맞벌이, 소득수준에 따라 13개 시군에 520명에게 5개월간 수당(월 보수최대 76만1000원)을 준다. 또 다자녀 가정 큰 집 마련(대출한도 3억원에 대한 이자 최대 3%)과 육아 휴직 대체인력 근로자, 다자녀 축산농가 도우미 지원사업을 한다. 육아 기반과 서비스를 확충하고 저출생 사회구조 개혁을 선도할 혁신적인 제도 개선에도 나선다. 일찍 사회에 진출하도록 고졸 청년 고용 촉진 제도를 마련하고 비혼, 입양, 이민 등 확장적 가족관계를 도입할 수 있는 조례로 제정해 정책 사각지대를 지원할 계획이다. 국비와 지방비 등을 포함해 총 1조원 규모의 사업도 발굴·추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 집중완화를 위한 지방 거점도시 육성과 돌봄 로봇 실증센터 등 돌봄 산업 클러스터 조성, 세계 어린이 장난감박물관 건립, 융합 돌봄 특구 조성, 국립인구정책연구원 설립, 청년·여성 동반 성장 라운지 구축 등에 대한 기본 구상안을 마련했다. 도는 중앙정부에 건의해 내년부터 국가 예산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에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바로 집행할 수 있게 저출생 극복 분야는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협의 대상에서 제외해줄 것을 중앙부처에 요청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결혼, 출산, 육아, 일·생활 균형에 부담을 주는 사회적 관행 타파에도 앞장선다. ‘적은 돈으로 행복한 결혼식을 올릴 수 있는 문화’, ‘비혼·입양 등 다양한 가족관계를 존중하는 문화’, ‘아이들을 최우선으로 배려하고 육아 휴직을 육아 근무로우대하는 문화’, 일찍 퇴근할 수 있는 제도 및 남녀 역할을 동등하게 바라보는 가족친화 문화‘ 만들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 지사는 이 운동에 동참하는 1호 서명을 했다. 도는 앞으로 시군별 1곳 이상 공공 예식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작은 결혼식 비용 지원, 비혼 가정 정책 사각지대 해소, 입양 축하금 상향, 웰컴 키즈존 및 일자리 편의점 확대, 우리 동네 아빠 교실 활성화, 가족친화기업 지원 강화 등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2024년도 경북의 합계출산율은 0.90명으로 전년보다 0.04명 상승했다. 출생아 수도 1만341명으로 155명 늘었다. 혼인 건수는 9067건으로 전년보다 939건 증가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 존망과 다음 세대 미래가 걸린 저출생, 교육, 과학기술 발전만큼은 어떠한 변화가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안정되게 지속 추진해야 한다”며 “정권과 권력이 바뀌어도 통화와 금융 정책 방향을 일관되게 추진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같은 제도를 우리나라도 이제는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06

한미연합훈련 중 포천 민가에 공군 폭탄 오발사고…주민 15명 중경상

6일 오전 경기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한미연합훈련중 공군이 사용하는 폭탄이 민가에 떨어져 주민들이 다치고 건물이 부서졌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오전까지 주민과 군인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지만, 추가로 통증이나 극심한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며 이송이나 치료를 요청한 주민들이 있어 오후 들어 부상자 수는 15명으로 늘었다. 앞서 이날 오전 10시 5분쯤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낭유대교 인근 노상에 폭탄이 떨어졌다. 인근에 있던 주민은 “갑자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지반이 위아래로 흔들렸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사고로 현재까지 15명이 다쳤고, 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중상 2명, 경상 13명으로 분류했다. 중상자는 민간인 남성 2명으로 우측 개방성 어깨 골절과 안면부 등을 각각 다쳤으며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조종사의 표적 좌표 입력 실수로 오폭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공군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조종사가 비행 준비 과정에서 잘못된 좌표를 입력한 것으로 조종사 진술 등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투기 오폭 사고가 발생하고 100분이 지나서야 공군 전투기에서 MK-82 폭탄이 잘못 투하됐다고 발표했다. 당국은 현장을 통제하고 혹시 남아 있을지 모르는 불발탄 해체 작업을 위해 주민들을 대피시키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떨어진 8발 중 불발탄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지역 주민 50여명은 낙탄지에서 떨어진 마을 회관으로 대피한 상태지만 이들은 “죽을 뻔했다”며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한 인명피해 외 건물 8개동이 피해를 봤다. 세부적으로 성당 1동, 주택 5동, 창고 1동, 비닐하우스 1동이며, 포터 차량 1대도 일부 파손됐다. 공군은 “비정상 투하 사고로 민간 피해가 발생한 데 대해 송구하게 생각하며, 부상자의 조속한 회복을 기원한다”며 “피해배상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적극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06

[투데이 핫 클릭!] “쾅~” 마을에 떨어진 폭탄...15명 부상, 주민들 두려움 호소

‘아닌 밤중에 날벼락’이란 말은 이런 상황에서 사용하는 게 아닐까? 6일 오전 경기도 포천시 한 마을에 폭탄이 떨어져 사람들이 다치고 가옥이 부서졌다. 한미연합훈련 중 공군의 오폭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관계 당국은 “오전까지는 주민과 군인 등 7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통증과 심리적 불안을 호소하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공식적으로 집계된 부상자는 현재까지 15명. 폭탄은 오전 10시 5분경 포천시 이동면 낭유대교 인근에 떨어졌다. 목격자에 의하면 “주변에서 갑작스레 큰 폭음이 들렸고, 이와 함께 땅이 흔들렸다”고 한다. 병원으로 이송된 사람은 1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와 관련 “중상자는 2명, 경상자가 13명”이라는 게 소방 당국의 부연. 부상자 중엔 외국인도 2명 포함됐다. 사람이 다친 것 외에도 건물 8개 동과 차량 1대가 부서지는 피해도 있었다. 사고 원인은 공군 비행기의 폭탄 비정상 투하로 파악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군은 이날 경기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 일대에서 공군, 육군, 주한미군이 참여한 합동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훈련에 투입된 전투기는 F-35A·F-15K·KF-16·FA-50 등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KF-16에서 MK-82 폭탄 8발이 비정상 투하됐다고 군 당국은 설명하고 있다. “사고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가 발생한 걸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발표한 공군은 “향후 피해자 치료와 배상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 말했다. /홍성식 기자 hss@kbmaeil.com

2025-03-06

‘식량안보 위험’ 지난해 농지 8000ha 줄었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지 면적이 8000ha 줄어 식량 안보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경지면적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농지면적은 150만4615ha이다. 이는 전년대비 8000ha가 줄어든 것이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농지면적 150만ha가 무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세계식량안보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2022년 기준 47.7%로 전체 113개국 중 39위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곡물을 7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국가로 곡물자급률은 20%에 불과하다. 국토면적 대비 농지 비율도 2021년 기준 한국은 15.4%로 일본 11.6%, 독일 33.2%, 프랑스 34.5%와 비교해 일본을 제외한 주요국보다 협소한 수준이다. 농지면적은 2002년 18.7%에서 2021년 15.4%로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 주요국은 곡물수출제한조치를 발동하는 등 식량안보체제를 강화하면서 식량주권 강화의 필요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농지 면적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향후 큰 문제점을 낳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정부는 2022년 12월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통해 ‘중장기 식량안보 강화방안’을 발표해 2027년까지 식량자급률 55.5% 달성과 농지면적을 150만ha를 유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23년 그린벨트 해제 발표를 통해 비수도권 내 개발제한구역 해제 요건을 완화한데 이어 지난해 3월 농업진흥지역의 3ha 미만 자투리 농지 해제를 발표했다. 특히 정부는 농지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농업진흥지역외 농지의 전용권한 지자체에 대폭위임 △소멸위험 농촌지역에 맞춤형 자율규제혁신지구 도입 및 조성 △농지의 이·전용 범위 확대 방침을 밝혔다.여기에 자율규제혁신지구 도입의 경우 지난해 발표에서 입지규제완화만 언급한 반면, 올해는 △지구 내 진흥지역내 주말 체험영농 목적 농지 취득 허용 △지구 내 농지 취득 즉시 임대차 허용 △지구 내 농지에 설치 가능한 시설들은 전용신고로 설치할 수 있도록 절차 간소화 △지구 지정을 협의한 지자체는 농지전용권한 전부를 지자체 위임 등 비농업인에게도 농지소유의 길을 대폭 확대시켰다. 임미애 국회의원은 “농지는 한번 훼손되면 복구하기 어렵고, 비농업인의 소유가 되면 농민 소유로 되돌리기 어려우며 비농업용지로 전용되면 경작지로의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농업인들에게도 합법적인 농지소유의 길을 열어주고, 비농업진흥구역의 해제 권한을 모두 지자체에게 넘겨줄 경우 농지가 비농업인에 의해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하고 농지 면적이 급속도로 줄어들 것은 불 보듯 뻔하다”고 지적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06

[투데이 핫 클릭!] “인면수심”...50대 에이즈 감염자, 미성년자와 성매매

“상대의 목숨까지 위태롭게 할 수 있는 감염병을 숨기고 성매매를 하다니, 그것도 미성년자와. 정말이지 인면수심(人面獸心·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으나 마음은 짐승과 같다)이 아닐 수 없다.” 에이즈 감염자라는 사실을 감춘 채 미성년자와 성매매를 한 50대 남성의 재판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이 비판과 질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5일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송현 부장판사)는 미성년자의제강간 등의 혐의로 기소된 O씨의 결심 공판을 열었다. O씨는 지난해 7월 16세 미만 미성년 여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체포됐다. O씨는 현금 5만원과 담배 2갑을 주며 위와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과정에선 O씨의 과거 행적도 드러났는데, 그는 이미 청소년 성매수 전력이 있었다. 게다다 에이즈 감염자임에도 이 사실을 상대에게 숨겼다. 재판에서 검찰은 O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더불어 신상 공개·고지 명령과 취업제한 5년도 요청했다. “에이즈 감염 사실을 숨기고 7개월 동안 피해 아동과 1주일에 3~4회 성관계를 가져 죄질이 불량하다”는 것이 검찰이 밝힌 구형 이유. O씨의 에이즈 감염 사실은 수사 도중 O씨가 평소 복용하던 약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발각됐다. 이에 경찰은 ‘후천성면역결핍증예방법’ 위반 혐의도 함께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O씨와 성매매를 한 미성년 여성은 성병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재판에서 O씨의 변호인은 ‘O씨가 뼈저리게 반성 하고 있다’고 했으나, 여론은 싸늘하다. “에이즈 감염 사실을 감추고 한 번도 아닌 여러 차례 미성년자와 관계를 가졌다. 엄벌에 처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을 것” “아무리 생각해봐도 용서하기 힘든 행위”란 게 네티즌들의 중론이다. O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3-06

방치된 고데기에 엉킨 전선… 무인점포 화재 무방비

최근 비대면 소비 트렌드와 인건비 절감을 위해 무인점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인점포는 특성상 직원이 상주하지 않아 화재 같은 비상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렵지만 ‘무인점포 안전 관리’와 관련한 법률은 전무한 실정이다. 5일 오후 포항시 남구 구룡포 소재 한 무인 사진관. 관광지 방문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던 박씨(29)는 “점포 천장에 거미줄이 쳐져 있고 전선이 어지럽게 나와있는 모습이 위험해 보인다”며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인 만큼 안전에 신경을 더 썼으면 좋겠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같은 날 포항시 북구 셀프 세탁소를 이용한 조씨(34)는 “셀프 세탁소는 큰 용량의 빨래를 할 때 이용을 한다”며 “테라스와 카페 등 편의시설은 잘 갖춰서 있지만 소화기나 스프링클러가 제대로 설치된 곳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이날 포항 지역 셀프 세탁소, 아이스크림 가게, 무인 카페, 무인 사진관 등 10곳을 돌며 소방 안전 시설 유무를 확인한 결과 7곳은 소화기 조차 없었다. 무인 사진관에는 손님의 머리 손질을 위해 고데기가 비치된 만큼 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화재발생에 더욱 주의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실제로 소방청에 따르면 무인 사진관에 전원이 상시 연결된 고데기로 인한 화재발생은 물론 셀프 빨래방 세탁기·건조기에 라이터, 기름 같은 이물질 투입 등이 폭발·화재로 이어진 사례가 있었다. 소방청은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약 9000개의 무인점포가 운영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통업계는 실제 무인점포가 10만개 이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사업자등록만 하면 자치단체에 신고 없이 곧바로 개업할 수 있는 자유업이기 때문에 정확한 점포수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소방청의 자료에 의하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무인점포 화재 건수는 총 39건이다. 재산 피해액은 1억3369만 원으로 집계됐다. 무인점포가 늘어나기 시작한 2021년부터는 화재 건수와 피해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제2조 제1항 2호에 규정된 ‘다중이용업’에 해당하는 업소는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소화기, 간이스프링클러 등을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현행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및 동법 시행령에 따라 약 10평(연면적 33㎡) 미만인 점포는 소화기를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 최근 증가추세인 무인사진관, 무인세탁소, 무인아이스크림판매점 등 규모가 작은 신종 무인점포는 다중이용업에 해당하지 않아 소화설비 설치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회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무인점포를 다중이용업소에 포함하는 법안을 냈지만 현재는 폐기된 상태이다. 포항남부소방서 관계자는 “무인점포는 대부분 1층에 있고 건물 구조가 복잡하지 않아 화재 진압이 용이하고 대부분 폐쇄회로TV를 갖춰 화재 원인을 특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상시 근무자가 없다 보니 신고 자체가 늦어져 초기 진화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05

영남대, 17년 만에 신입생 등록률 100% 달성

영남대는 2008년 대학정보공시 시행 이래 처음으로 신입생 등록률 100%(대학정보공시 정원 내 신입생 충원율 기준)를 달성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 수시모집에서 역대 최다 지원자를 기록한 데 이어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률 98.34% 최고치를 기록해 3년 연속 대구·경북지역에서 수시모집 합격자 등록률 1위에 이은 성과이다. 영남대는 첨단 학과 개편, 실무 중심 교육 과정 운영, 산학협력 강화, 우수한 취업 지원 프로그램 등이 수험생과 학부모에게 신뢰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신입생 증가를 넘어 입학생의 학업 수준 또한 크게 향상되는 성과도 거뒀다. 2023학년도 정시모집에서 60개 모집 단위 중 56개 모집 단위의 입학 성적이 올랐다. 영남대는 신성장 분야 인재 양성과 연구 역량 강화를 위한 투자에 집중해 2024년 라이덴랭킹에서 종합순위가 상승하며 전국 TOP 5에 진입했다. 특히 수학·컴퓨터 분야에서는 10년 연속 국내 1위를 차지했다. 최외출 영남대 총장은 “신입생 등록률 첫 100% 달성은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영남대가 추진해 온 일관성 있는 대학 혁신 노력이 학생과 학부모, 교사,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며 “앞으로도 창의적이고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3-05

우아한 실크·레이스 화려한 런웨이 ‘탄성’

새하얀 실크 소재의 드레스를 입은 모델이 전시장을 빛내며 등장한다. 우아한 몸짓의 모델은 마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듯한 보행을 선보였다. 넘실거리는 바다를 연상시키는 드레스는 실크의 부드러운 질감과 빛나는 비주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뒤이어 금색의 커다란 리본을 매단 블라우스와 한쪽 다리가 드러나는 치마를 입은 모델이 등장하며, 무대는 더욱 화려해졌다. 모델은 고급스러운 우아함과 발랄한 매력을 동시에 발산하며 패션쇼의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다. 투명하고 하늘하늘한 소재의 조끼를 입은 모델이 등장했을 때 관객들은 숨을 죽이며 그 화려한 장면을 지켜봤다. 이 모델은 날개를 단 천사처럼 런웨이를 압도하며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얇은 레이스를 덧댄 드레스와 화려한 꽃무늬로 봄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의상들이 런웨이를 장식했다. 모델들이 걸어갈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감탄의 함성과 셔터 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2025 직물과 패션의 만남전’이 5일 대구 엑스코 동관 전시장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다. 이 행사는 대구시가 주최하고 대구경북패션사업협동조합이 주관하는 것이다. 전시장은 눈부신 패션쇼와 함께 시작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개막을 알린 첫 번째 패션쇼는 디자이너 로지마레(이연수)의 ‘장미빛으로 물든 바다’라는 주제로 펼쳐졌다. 로지마레는 이번 쇼에서 중세 시대의 신비로운 요소와 현대적인 실루엣을 재해석하고, 다온패브릭, 세양섬유, (주)영원코포레이션 등 소재업체와 협업해 멋진 무대를 꾸몄다. 패션쇼는 로지마레에 이어, 포움(장재영)이 ‘날라리와 양다리’주제로 디자인과 소재의 만남을 새로운 스타일로 제시하는 패션쇼를 (주)지 레가씨, (주)대영패브릭, 한솔에코(주)와 함께 무대에 올렸다. 이튿날인 6일에는 남성복디자이너 엠더블유엠(김민석)이 ‘카르페디엠·현재를 즐겨라’라는 주제로 (주)JH FT, 에이펙스, 케이원텍스의 바잉쇼와 ‘mix is new’주제의 상민(남상민)의 피날레 쇼가 (주)현대화섬, 호신섬유(주), 화이트텍스와 함께 진행된다. 김수민(21·대구 동구 신암동)씨는 “대구가 섬유 패션 도시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K-패션을 이끄는 세계적인 수준일 줄은 몰랐다”며 “전공자로서 경험을 쌓으러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많이 보고 배워 견문이 넓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2025-03-05

‘그들만의 리그’로 끝난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

제1회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이사장 선거가 5일 치러진 가운데 대구·경북 대부분의 출마자들이 전·현직 금고 출신으로만 구성돼 ‘그들만의 잔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지역 금융기관으로서 그들의 활동과 정책은 국가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중앙회와의 연결을 강화하고, 새마을금고 전체의 발전을 위해 이번에 전국적인 차원에서 동시 선거를 진행했다. 특히 금고의 투명한 운영과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이사장을 선출해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 과정을 보장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대구 86개소(125명 출마), 경북 104개소(142명 출마)에 출마한 출마자들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자신이 출마한 새마을금고의 이사장, 부이사장, 이사, 감사, 직원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인이 출마한 경우는 대구의 경우 동구 참조은새마을금고에 출마한 2명과 서구 비산5동새마을금고 1명, 북구 대현새마을금고 1명, 달성군 가창새마을금고 1명이 전부였다. 경북의 경우 울릉군 울릉새마을금고 1명, 경주 강동새마을금고 1명, 동경산새마을금고 1명이 전부였다. 이는 까다로운 출마 자격으로 새로운 얼굴이 출마를 꺼리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출마자 대부분이 평소 회원들에게 얼굴이 알려진 해당 금고 전·현직 관계자들이 대거 출마했고, 그나마 대부분의 지역이 1명의 후보만 등록해 무투표로 당선됐다. 선거에 대한 회원들의 관심도 낮았다.  최종투표 결과 직선제로 치러진 곳의 평균 투표율은 31.8%에 머물렀다. 특히 반야월새마을금고(12.8%), 봉덕2새마을금고(17.5%)는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북의 경우도 평균 투표율은 33.3%에 머물렀으며, 왜관새마을금고(14.3%)는 20%에 미치지 못했다. 선거 출마를 고심하다 포기한 A씨는 “대출비리 등 그동안 각종 비리의 온상이라는 새마을금고가 이런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대의원을 통한 간선제 선거에서 과감하게 직선제로 변경했지만, 그럼에도 현 이사장에게 너무 유리한 측면이 있어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이런 방향으로 선거가 지속된다면 특별한 비리가 없는 한 모든 지역 새마을금고에서 현 이사장을 이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될 것이기에 현행 선거는 반드시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현진·황인무기자

2025-03-05

[투데이 핫 클릭!] 100세 할머니가 마트 계산원을?...그녀의 건강 비결은

마트에서 계산원으로 근무하는 백 살의 직원이 있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의심의 눈길을 보낼 수 있겠지만, 이는 가짜 뉴스가 아닌 사실이다. 미국 켄터키주에 거주하는 할머니 조클레타 윌슨이 바로 ‘백 살의 마트 계산원’. 최근 워싱턴포스트는 윌슨 할머니의 사연을 기사로 소개했다. 그녀는 미국 대형 마트 홈디포의 초고령 직원이다. 지난 2021년 여름부터 현재까지 4년째 근무 중인 윌슨 할머니는 주 2~3회, 오전 6시부터 10시까지 계산원으로 일하고 있다. 적지 않은 시간을 서서 일하지만, 지친 모습 없이 고객들과 유쾌한 대화를 주고받는다고. “돈이 아닌 정신과 신체의 건강을 위해 일한다”는 그녀는 근무가 있는 날이면 새벽 4시에 일어나 화장을 한 후 직접 운전까지 해서 마트로 출근한다. 관련 보도를 접한 네티즌들은 윌슨 할머니가 직접 말한 ‘건강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 아래와 같은 것들이다. 첫째는 ‘지속적인 신체 활동을 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하라’, 둘째는 ‘정신 건강을 위해서는 삶을 어둡게 바라보지 않는 낙관적인 태도가 가져라’, 마지막은 ‘나이를 먹어갈수록 자존감을 가지고 자신감 넘치게 살아가라’는 것. 어찌 보면 아주 당연하고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1세기를 살아온 어르신의 생활 속 생생한 지혜가 담긴 세 가지 조언에 공감을 표시하는 젊은이들이 적지 않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3-05

‘두꺼비들의 귀환’ 망월지에 내린 봄

대구 수성구 망월지에서 두꺼비 이동이 포착되며 봄을 알렸다. 4일 대구 수성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7시쯤 망월지에서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성체 두꺼비 암수 한 쌍이 포접한 상태로 발견됐다. 이후 두꺼비 400여 마리가 군집을 이뤄 대거 이동을 시작했다. 망월지 일대는 매년 1000여 마리의 성체 두꺼비가 산란을 위해 망월지로 이동하고 부화에 성공한 새끼 두꺼비들이 다시 서식지인 산을 향해 대규모로 이동하는 경이로운 장관을 연출하는 공간이다. 자연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생태서식지이기도 하다. 하지만 도시화로 인해 서식지가 훼손되고 생태축이 단절되는 문제가 발생해 종합적인 보호 및 복원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수성구청은 매년 두꺼비 이동 시기에 맞춰 △로드킬 방지 펜스 설치 △폐쇄회로(CC)TV를 통한 두꺼비 모니터링 △망월지의 수질검사 및 수위 관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생태 감수성 함양을 위해 관내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망월지 두꺼비’를 주제로 한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수성구청은 2023년부터 환경부 국고보조사업과 연계해 총 2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태교육관 건립’ 및 ‘도시생태축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기본 및 실시 설계 중이며, 오는 2026년 본격적인 공사를 시행할 예정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3-04

쾌적한 객실서 동해안 감상 포항~삼척 2시간 낭만 듬뿍

기차, 특히 어둠 속을 달리는 밤 기차는 추억을 소환하는 낭만의 운송수단이다. 50대 이상 중년들에겐 엄마와 함께 삶은 달걀을 까먹고, 초록색 병에 든 사이다를 마셨던 유년의 기억까지 돌려주는 게 바로 기차 여행이다. 지난 1월 경북 포항과 강원 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이 개통됐다. 이로써 부산에서 시작해 강릉까지 가는 기찻길이 온전히 이어졌다. 포항에서 출발해 장사와 후포, 울진과 매화 등 18개 역을 거쳐 삼척에 가닿는 166.3㎞의 동해중부선은 개통 직후부터 높은 인기를 누렸다. 4일 코레일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달 동안에만 18만 명의 승객이 이 철도를 이용했다. 하루 평균 6000명이 넘는 숫자다. 2월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현재까지의 누적 이용객은 30만 명을 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본지 기자는 지난 2월 28일 밤 8시26분 포항을 출발하는 ‘누리로1865’ 기차에 올랐다. 삼척역까지 소요된 시간은 2시간 9분. 이보다 빠른 ‘ITX마음’ 기차를 타면 1시간 45분이면 삼척에 도착할 수 있다. 깔끔하게 꾸며진 객차 내 시설은 ‘철도 선진국’이라 불리는 유럽의 어느 기차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었다. 새로 만들어진 철길 위를 달렸기 때문인지 흔들림이나 소음도 적었다. 1~2주에 한 번쯤은 동해선 기차를 탄다는 60대 포항시민 A씨는 “소풍 삼아 울진역까지 가서 덕구온천에 들르곤 한다”며 웃었다. 그는 “퇴직한 또래 친구들도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동해중부선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기차엔 청년과 외국인 관광객도 드물지 않았다. 부산과 대구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주말을 보내러 집에 갈 때 버스 대신 이 기차를 이용하는 듯했고, 독일에서 온 관광객은 “부산에서 포항과 삼척을 거쳐 강릉까지 한국의 동해안 도시는 다 가볼 것”이라며 설렘을 드러냈다. 동해중부선이 멈추는 울진 후포는 철도 개통의 기쁨을 직접적으로 누렸다. 지난 3·1절 연휴에 열린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에 6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온 것이다. 이들을 위해 후포역에서 행사장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한 울진군은 “내년엔 더 많은 여행자들이 오길 기대한다”고 했다. 상황이 이러니 오는 14일부터 ‘영덕대게 축제’를 개최하는 영덕군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영덕 역시 동해중부선이 멈추는 역 가운데 하나다. 사람들은 울진과 영덕, 두 지자체의 ‘대게 원조 논쟁’을 지켜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동해중부선과 관련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없지 않다. 18개 역 주변에 부족한 편의시설과 인프라를 구축해야 하고, ‘뚜벅이 여행자’를 위해 각각의 역과 관광지를 잇는 대중교통도 아직은 부족해 보였다. 그 다음 단계는 각 지역별 독특한 음식과 즐길거리,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해 동해안이 ‘오래 머물고 싶은 여행지’가 되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장기적으론 보다 빠른 기차의 도입도 고려해 볼 문제다. ‘관광 경북’이란 꿈을 싣고 하루 8편의 기차가 하루도 빠짐없이 동해중부선 포항-삼척 구간을 달리고 있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