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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민물가마우지로 오염된 수성못 둥지섬, 다시 살아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의 집단 서식으로 심각한 생태계 교란이 일던 수성못 둥지섬이 재생되고 있다. 대구 수성구는 지난 1년간 지속적인 생태복원의 노력 성과가 가시화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앞서 수성구는 지난해부터 ‘수성못 둥지섬 생태복원 5개년 계획’을 수립·추진 중이다. 수성못 둥지섬은 도심 속 철새 서식지로서의 생태적 가치가 높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텃새화된 민물가마우지가 무리를 지어 서식하면서 강산성의 배설물로 인해 수목이 고사하고, 섬 전역이 오염되는 등 생태환경이 급격히 악화됐다. 이에 수성구는 2022년과 2023년에 걸쳐 △둥지 제거 △소방헬기를 활용한 수목 세척 △고압 살수장치 및 스프링클러 설치 △조류 기피제 및 초음파 퇴치기 도입 등 다각도의 조치를 시행했다. 그러나 2024년 초 산란기를 맞은 600여 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다시 섬을 점유하며 60여 개의 둥지를 지어 섬은 다시 배설물과 악취로 오염됐다. 이후 수성구는 지난해 번식기가 도래하기 전부터 60여 개의 둥지 제거, 독수리 모형 등 천적 모형 50여 개 설치, 고사목 제거 및 토양 정화, 오염 수목 세척 등을 시행했다. 또 3월에는 둥지섬의 식생환경에 적합한 생명력이 강한 수종의 나무를 식재해 토양 회복과 생태환경 개선에 나섰다. 산란기 이후에도 민물가마우지가 무인도에 다시 정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서식하는 습성에 맞춰 둥지섬 접근을 원천적으로 막고자 꾸준한 관찰·관리를 이어갔다. 현재 수성못 둥지섬은 점차 생태 균형을 회복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의 피해를 견뎌낸 수목과 새롭게 식재된 나무들이 푸르름을 되찾고 있다. 수성못 일대에는 왜가리, 청둥오리, 물닭, 까치, 비둘기 등 다양한 조류가 공존하며 자연 생태계의 회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2024년은 민물가마우지의 집단서식으로 황폐화되고 죽어가는 수성못 둥지섬의 생태복원의 기반을 마련한 첫해였다면, 앞으로는 둥지섬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단순한 인공섬이 아닌 도심 속 살아 숨 쉬는 생명의 공간으로 생태계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1

40개 의과대학, 교육부로 유급 8305명, 제적 46명 확정 통보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교육부로 유급 8305명, 제적 46명을 확정해 제출했다. 9일 교육부가 밝힌 40개 의과대학이 제출한 유급 및 제적 대상자 현황에 따르면 의과대학 재학생 1만9475명 중 유급 예정 인원 8305명(42.6%), 제적 예정 인원 46명(0.2%)이다. 교육부는 대학별로 학칙에 따른 소명절차 등을 거쳐 원칙대로 처리할 예정이다. 예과 과정에 유급이 없는 대학의 경우 2025학년도 1학기 이후 확정될 성적경고 예상 인원이 3027명(15.5%)이며, 1학기 등록(복학) 시 1개 과목만 수강신청한 인원은 1389명(7.1%)이다. 교육부는 유급 및 제적 인원을 제외한 1학기에 최대한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을 6708명(34.4%)으로 집계했다. 다만 성적경고 예상 및 기타 인원 중 예과 과정 3650명은 2025학년도 2학기에 수업 참여가 가능하고, 1학기에 미이수한 학점을 보충할 경우 정상 진급이 가능하다. 교육부는 대학별 유급‧제적이 확정됨에 따라 대학과 협력해 학업에 복귀한 학생들이 정상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복귀한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되는 일이 없도록 범정부 차원의 엄정한 대응을 통해 보호 조치를 강화하고, 가칭의학교육위원회를 구성·운영해 의대 교육 발전을 위해 학생들을 포함한 의학교육계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예정이다. 아울러 자퇴 및 제적 등으로 인한 결손 인원에 대해서는 각 대학이 해당 결원을 편입학을 통해 원활하게 충원할 수 있도록 지원해 의료인력 양성의 공백을 최소화한다. 또한, 이번 유급 결정으로 인해 향후 동일 학년에 복수 학번의 학생들이 동시에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 각 대학이 진급 시기별 학생 현황을 사전에 면밀히 분석해 철저히 준비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교육이 가능한 수준에서 신입생이 우선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도록 대학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09

경북소방본부 뱀 물림 사고 주의 당부

경북소방본부가 최근 기온 상승으로 야외에서 뱀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도민들에게 산행이나 농작업 등 야외활동 시 뱀물림 사고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9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뱀의 공격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총 416건이었으며, 이중 약 93%인 388건이 기온이 높은 4월부터 9월까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뱀물림 사고는 4월부터 119에 신고 되기 시작했으며, 지난달 7일에는 포항에서 72세 남자가 밭에서 일하던 중 손가락이 뱀에 물렸고, 21일에는 청송군에서 사과밭에서 돌을 치우다 뱀물림 사고가 발생했다. 뱀에게 물렸을 때는 △물린 장소에서 즉시 벗어나 119에 신고하기 △반지나 시계 등 액세서리 제거하기 △깨끗한 물이 있다면 물린 부위를 씻어내기 △물린 부위에서 2∼3㎝ 윗부분을 거즈와 붕대로 감기 △옆으로 눕는 자세 취해주기 등의 응급 조치를 해야 한다. 다만 물린 부위를 입으로 빨거나 꽉 묶는 등의 행위는 상처 악화와 피부조직 손상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해야 한다. 박성열 소방본부장은 “봄철 따뜻한 날씨로 인하여 뱀의 활동이 다시 왕성해지고 있다”며 “뱀의 공격으로 인해 물림 등의 사고가 발생한 경우 응급조치와 함께 즉시 119에 신고하여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5-09

포항성모병원, 적십자 ESG기업 캠페인 동참

포항성모병원이 지역사회를 위한 나눔 실천을 위해 지난 7일 경북적십자사 ‘ESG실천기업’ 정기후원 캠페인에 동참했다. 포항성모병원의 ‘ESG실천기업’ 캠페인 참여는 병원의 나눔 철학을 더욱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일환이다. ‘ESG실천기업’은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달하고자 월 50만원 이상 정기후원에 동참하는 사업장에 대한 명칭으로, 후원금은 위기가정 생계·주거·의료·교육 지원 및 재난구호사업 등 도내 적십자 인도주의 활동에 사용된다. 포항성모병원은 이번 정기후원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자체 바자회 수익금과 직원들의 자발적인 모금을 통해 지역 소외계층 및 독거노인 대상 생계지원, 취약계층 아동 대상 학습비 등을 지원해 오고 있다. 또한, 올해 베트남 탄호아 지역에서 745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해외의료봉사를 진행했으며, 국내 다문화가정을 위한 무료 진료 및 장학금 지원, 최근 영덕지역 산불 피해 성금 기부와 함께 현장 의료지원활동도 수행하며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활발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손경옥 병원장은 “최근 적십자의 경북 산불 구호 활동을 보며 정기적인 후원을 통해 지속 가능한 나눔을 실천하고자 캠페인 참여를 결정했다”며 “지역사회 소외계층에 희망이 전해지길 바라며, 앞으로도 포항성모병원은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김재왕 경북적십자사 회장은 “귀한 나눔에 동참해 주신 포항성모병원에 감사드린다”며 “전해주신 후원금은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성모병원은 1977년 개원 이래 48년간 지역 내 최초의 종합병원으로서 포항시민의 건강을 지켜왔다. 536병상, 13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지역 중추 의료기관으로, 가톨릭 정신에 기반한 전인적 의료 제공과 치유, 봉사를 병원의 사명으로 실천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5-09

“국민 건강권 최우선으로” 시민단체, 불법의료행위 솜방망이 처벌·조사 비판

의료계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대리·유령수술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가 보건당국의 형식적 대응을 강하게 비판하고, 철저하고 책임 있는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국민연대, 국민생명 안전네트워크, 기업윤리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중앙회 등 시민단체들은 8일 오후 세종시 보건복지부 정문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 의료 행위로 재판 중인 서울 Y병원과 K병원장에 대한 거센 비판을 이어갔다. 이들은 K병원장이 무자격자에게 수술을 맡기고 본인은 수술실에 입장하지 않는 유령수술을 자행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에 대해 언급하며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 관련 기관들이 부실한 조사를 벌였고 사실상 방관했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특히 해당 병원이 연평균 3천 건, 5년간 총 1만7천 건에 달하는 수술을 시행한 정황은 명백히 관리·감독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Y병원의 행태는 지난해 5월 K병원장 등 10명에 대한 기소로 이어졌으며, 같은해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다뤄진 바 있다. 당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희승 의원은 K병원장이 연루된 불법 행위 및 건강보험 허위청구 의혹을 지적하며 보건복지부와 심평원의 무대응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같은 질타에 조규홍 보건복지부장관과 강중구 심평원장은 “내용만 들어도 분명히 잘못된 사안이며 근절돼야 한다”고 밝히고, 신속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주장이다. 이들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12월에야 조사를 개시했지만 6일만에 조사를 마쳤다. 시민단체들은 Y병원 관할 보건소에 조사를 위임한 점, 조사 과정에서 수술기록의 진위 여부 및 CCTV, 마취기록 등 핵심 자료에 대한 확인 없이 병원이 제출한 문서만 검토한 사실 등을 지적하며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봐주기 조사”라 비판하고 있다. 일부 시민단체들은 K병원장이 위임한 법무법인에 보건복지부 출신 인사가 있다며 전관예우 의혹까지 제기하는 상황이다. 또 시민단체는 의료기술 광고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K병원장이 방송과 언론을 통해 줄기세포치료,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등을 홍보하며 그 효과를 과장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는 지난 2023년부터 민원 고발이 이어진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보건소가 “일일이 조사할 수 없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고 비판하고 있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Y병원에 대한 고발 사건은 관할인 방배경찰서에서 무혐의 결론이 나왔다가 시민단체 항의로 재수사에 돌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정부 및 기관이 나서 국민 안전과 건강을 지켜달라며 “형식적이고 고답적인 관료주의 행태에서 벗어나, 국민의 건강권을 최우선에 두는 실질적이고 투명한 행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5-08

천년고도 경주서 만나는 ‘고려의 푸른 빛’ 상형청자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된다. 상형청자가 경주로 첫 발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라는 타이틀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의 3월 전시를 마친 후 처음으로 순회 전시를 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97점의 작품과 주요 도편들이 전시됩니다. ‘상형’이라는 말의 의미처럼 다양한 형태들이 장식되어 있어, 전시 관람 전에 각 형상의 의미를 익히면 더욱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다. 예로 오리, 물고기, 원숭이는 관직을 상징한다. 입구를 들어서자 1부 ‘그릇에 형상을 더하여’가 시작되었다. 익숙한 사자와 오리 모양의 토기가 보였다. 좌측엔 고려의 사자와 오리, 그리고 오른쪽엔 통일 신라 시대 유적인 사자와 오리다. 상형청자의 원류가 신라임을 보여준다. 그렇게 서로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2부 ‘제작에서 향유까지’에서는 고려 상형청자의 역사적 맥락과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을 알려준다. 지도를 배치해 상형 청자의 이동 경로를 쉽게 살펴볼 수 있게 했다. 기능에 충실하면서도 완벽한 조형미를 갖춘 향로들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번 전시가 만족스러웠던 이유 중 하나는 유물을 한쪽 면이 아니 사방에서 관람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굶주리다 미끼를 물어버린 동물처럼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향로의 경우 모조품으로라도 실제 활용 모습을 보여줬다면 더 환상적이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백제 금동대향로 사건을 익히 들었던 터라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세밀하게 만들어진 형태들에 감탄하는 것만으로도 시간을 잊어버렸다. 연꽃모양 향로의 경우 꽃잎 사이 사이 몰려든 유약이 만든 농익은 비취색이 깊이를 더해줬다. 도무지 흙에서 나온 빛이라고 가늠되지 않았다. 사자모양 향로는 입과 발 부근 구멍에서도 연기가 나온다고 한다. 꽤 신비로운 모습이 상상되었다. 3부 ‘생명력 넘치는 형상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상형청자들을 살펴볼 수 있다. 기린, 오리, 원숭이, 석류, 죽순, 귀룡 등 다양한 향로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어느 부분 하나 허투루 만들어진 곳이 없다. 발톱 하나 문양 하나 놓칠새라 유심히 들여다 보았다. 죽순모양 주자와 승반은 화려한 문양이나 장식 없이도 완벽한 미를 갖춘 채 그 시대 장인의 우수성을 보여주고 있다. “똑떨어진다”는 표현은 이럴 때 쓰여야 한다. 이때쯤 궁금증 하나가 생긴다. 이 아름다운 물체들 속엔 얼마나 많은 물을 담을 수 있을까? 친절하게도 한쪽 벽에 그 답이 그려져 있다. 무려 소주잔을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어 재미를 더했다. 참고로 죽순모양 주자엔 소주잔 기준으로 30잔이나 들어간다고 한다. 실용성도 최고다. 3부와 4부 사이엔 ‘청자 어룡모양 주자’ 단 한 점만을 배치해두었는데 그 공간을 모두 지배할 정도로 존재감이 굉장하다. 용의 얼굴에 물고기 몸을 형상화한 형태로 금방이라도 꼬리가 펄떡일 것 같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4부 ‘신앙으로 확장된 세상’에서는 당시 유행했던 도교와 불교에서 상형청자가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활짝 웃고 있는 나한상이 특히 눈에 띄었다.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미소 짓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4부의 끝부분에는 화면 터치를 통해 전시품들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기능이 마련되어 있어 더욱 세밀하게 감상하기에 좋다. 또한 출구 쪽에는 모조품을 진열하여 관람객들이 청자를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이는 매우 친근하고 다정한 전시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5월 3일부터 8월 24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박선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대구 공연을 가다

지난 4월 26일 토요일 저녁 7시 대구광역시 서구 이현공원 잔디광장에서 ‘봄愛 콘서트 with 박창근’ 공연이 열렸다. 공연은 서구문화회관에서 ‘서구愛 마토콘서트’의 일환으로 추죄되었다. 서구愛 마토콘서트는 서구문화회관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매월 마지막 토요일에 기획하는 무료 문화 공연이다. 예매는 전석 무료로 서구 구민은 4월 23일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서구문화회관에서 방문으로, 4월 24일 목요일부터는 지역 관계없이 오전 9시부터 서구문화회관 홈페이지나 티켓링크에서 진행되었다. 이번 공연은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에서 우승한 가수 박창근과 유럽 무대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비아(VIA)가 함께 무대를 빛냈다. 클래식과 우리의 소리를 조화시킨 비아가 무대에 먼저 올라 흥을 돋우었다. 대구 출신 가수 김광석의 정겨운 노래들과 ‘쑥대머리’ 등 우리가 잘 아는 판소리를 불러 관객의 마음의 문을 열어주었다. 비아의 무대가 끝나고 모두가 기다리는 가수, 박창근이 나오기 전에 사회자가 이현공원과 서구문화회관 그리고 대구 서구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구가 지난해 합계 출산율 상승률이 전국 1위라는 기쁜 소식을 전하며 서구 구민들의 어깨를 으쓱하게 했다. 이어서 사회자의 소개와 관객들의 함성에 맞춰 박창근이 나와 비아트리오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이후 홀로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르고 기타와 하모니카까지 불며 무대를 꽉 채웠다. 박창근은 노래가 끝날 때마다 관객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객석에 앉아 그의 공연을 함께 보는 류한국 서구청장을 관객들에게 직접 소개해주며,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심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사투리를 쓰지 않냐는 관객의 말에 구수한 사투리로 인사도 전하고, 꽃다발을 들고 무대 앞에서 전해주는 돌발 관객 앞에서도 “누님이 여기 어쩐 일로 오셨어?”라며 재치있게 꽃다발을 전해 받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하나되어 노래하는 시간을 가졌다. 쌀쌀한 날씨에도 그는 앙코르곡까지 불러주고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시민기자는 엄마를 위해 이번 공연을 예매하고 지인들과 즐기라고 표를 전해주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지인의 일정으로 엄마가 혼자 공연을 보러가게 되었다. 그래서 일정을 조율하고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별기대 없이 참석한 공연이었지만, 가수 박창근의 가창력과 관객들과의 소통이 인상 깊었다. 덕분에 엄마와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었고,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가 무대에서 불렀던 노래 중 ‘하루의 색깔’의 가사는 최근 ‘나’에 대한 고민이 많은 시민기자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였다. 혹여나 시민기자처럼 자신에 대한 고민거리를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길 추천한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오월의 장미 찔레꽃

오월 봄바람에는 온갖 꽃향기가 실려 있다. 포항 철길숲 공원을 앞서 걷던 연인이 문득 멈춰 서더니 서로를 쳐다보며 묻는다. “아~ 이게 무슨 향이야?” 뒤따르던 나도 얼결에 향기를 찾아 심호흡을 하며 둘러본다. 눈 가는 주변에 꽃이 없는 걸로 보아 어디선가 봄바람에 묻어 난 봄꽃 향기가 산책길 오가는 사람들의 코를 간질이는 듯하다. 산책을 마치고 대문간을 들어서니 작은 마당에서 낯익은 오월의 향기가 난다. 마당 한쪽 귀퉁이 만개한 찔레가 연신 은은한 향을 뿜고 있다. 찔레꽃 위를 바쁘게 윙윙거리는 꿀벌 옆구리 꿀단지가 무겁다. 꿀을 따면서 향도 함께 가져가는지 그들이 다녀간 자리 꽃향기 옅어지니 바쁜 그들 곁에서 나도 연신 코를 벌름거려 본다. 은은한 찔레향이 오동통한 찔레순 꺾어 먹던 아삭하고 달콤했던 유년시절을 추억케 한다. 산야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소박하고 질박한 찔레꽃은 오랜 세월, 우리민족의 애환을 함께하며 우리네 아린 세월의 정서를 품는다. 가수 장사익은 찔레꽃을 두고 ‘하얀 꽃 찔레꽃 순박한 꽃 찔레꽃/ 별처럼 슬픈 찔레꽃/ 달처럼 서러운 찔레꽃’이라 노래했고, 이연실은 찔레꽃을 두고 ‘엄마 일 가는 길에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잎은 맛도 좋지/ 배고픈 날 가만히 따 먹었다오/ 엄마엄마 부르며 따 먹었다오’라고 노래한다. 춘궁기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 꽃을 보기보다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찾아다녔던 찔레, 하얀 꽃잎과 껍질 졸졸 벗겨 먹던 오동통 살찐 찔레 새순은 꿀처럼 달고 맛있는 간식이었다. 찔레(학명: Rosa Multiflora)는 장미과에 속하는 관목이다. 관목(灌木)이란 키가 작고 원줄기와 가지의 구별이 분명치 않으며 밑동에서 가지를 많이 치는 나무를 말한다. 찔레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이다. 장미 품종을 만들기 위해 접붙일 때 찔레가 대목(臺木)이 된다. 이는 찔레의 거칠고 튼튼한 성질 때문에 병충해나 환경 적응이 강하기 때문이다. 착근을 잘해서 금방 주변을 잠식하기도 한다. 작은 새들이나 소동물들의 은신처가 되어주기도 하는 찔레의 새순에는 비타민과 탄수화물 등 어린이 성장 발육에도 도움 되는 자연의 영양이 듬뿍 담겨 있다고도 한다. 하얀 꽃 지고 맺은 녹색 열매도 가을이면 빨갛게 익어 새들의 먹이가 되어주는 자연 그대로의 야생 장미는 잎, 꽃, 열매, 뿌리, 새순 등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약나무다. 꽃말은 온화, 신중한 사랑, 가족에 대한 그리움, 고독 등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가시가 있어 만질 때마다 찔린다는 데서 ‘찔레’라는 이름을 얻었다는 유래도 있고, ‘찔레’라는 이름을 가진 한 소녀가 원나라에 끌려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다 죽은 자리에 피어난 꽃이라 하여 지어졌다는 슬픈 전설도 있다. 꽃 뿐 만 아니라 열매에도 향기를 지닌 찔레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 그 마음 널리 알리고자 바람결에 은은히 찔레향기 실었다. 찔레의 꽃말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오월 가정의 달 슬로건처럼 느껴진다. 오동통한 찔레순 하나를 골라 껍질 솔솔 벗겨 먹어본다. 달짝지근한 맛에 아삭아삭한 식감은 추억의 맛 그대로다. 굳이 변한 것이 있다면 먹을거리 풍족해진 우리의 입맛이리라. 가정의 달을 맞아 찔레 닮은 소소한 사랑이 찔레 향처럼 은은히 가족들에게 전해지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8

대구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온정 ‘나눔’ 행사

대구 서구 비원노인복지관(관장 권덕환)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 및 MG서대구새마을금고의 지원을 받아 건강 특식을 제공했다. MG새마을금고 희망나눔재단은 사회공헌 전문재단으로 청소년 및 사회취약계층의 문제해결을 위하여 다양한 공익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번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MG서대구새마을금고(이사장 우순택)와 함께 연계해 노인복지관 이용 어르신 및 지역 내 취약계층 어르신들의 결식을 예방하고 건강한 일상 지원을 위해 어버이날, 초복, 중복 등에 특별식을 제공할 계획이다. 비원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정두례 어르신(가명)은 어버이날 특식에 대해 “긴 연휴 끝에 함께 어버이날을 기념할 수 있어서 뜻깊다”며 “맛있는 식사를 준비해주는 비원노인복지관과 새마을금고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MG서대구새마을금고 우순택 이사장은 “어버이 은혜에 감사드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께서 건강한 모습으로 복지관을 열심히 다니시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비원노인복지관 MG새마을금고 온정 ‘나눔’ 행사는 초복과 중복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08

“부모님께 감사”… 어버이날 더 뜻깊은 ‘빨간 명찰’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8일 어버이날을 맞아 포항 행사연병장에서 신병 1316기 수료식을 열고 1365명의 정예 해병을 새롭게 배출했다. 이번 수료식에는 주한미해병부대(MFK) 관계자와 해병대전우회 울산·포항 지회장, 병 316기 선배 해병, 포항특정경비사령부 주임원사, 그리고 수료 신병의 가족과 지인 등 약 5000명이 참석해 새내기 해병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1316기는 지난 3월 31일 입영해 6주간 군사기초훈련과 해병대 특성화 교육, 극기주와 천자봉 고지 정복 등 고강도 훈련을 이겨내며 ‘빨간 명찰’을 수여받았다. 이날 수료식은 애국가 제창과 수료 선서, 해병 자격 선포, 우수자 시상, 훈련기 반납 등으로 진행됐으며 ‘해병 자격 선포’ 순간에는 도열한 신병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장내를 뜨겁게 달궜다. 특히 어버이날을 맞아 부대는 수료식 전 기념영상을 상영해 신병들의 훈련과정과 부모님께 전하는 영상편지를 공개했다. 본 행사에서는 해병대원 전원이 ‘어머니의 마음’을 합창하며 부모님에게 존경과 감사를 전했다. 이를 지켜보던 가족들은 박수와 함께 감격의 눈시울을 붉혔다. 황준석 이병은 “어버이날에 부모님 앞에서 수료식을 마칠 수 있어 뜻깊고 감사하다”며 “강한 해병으로서 임무를 완수하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종문 해병대 교육훈련단장은 “1316기 해병들은 앞으로 전국 각지에서 해병대의 명예와 전통을 이어갈 것”이라며 “빨간명찰에 담긴 자부심으로 어떤 임무든 완수해내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08

방제기간 무시… 법 위에 군림한 국유림관리소

영덕국유림관리소(이하 관리소)가 재선충 방제의 법정 사업 기한을 넘기며 대규모 벌목과 파쇄 작업을 강행한 사실이 드러나 지역사회에 파문이 일고 있다. 주민들은 ‘막가파 행정’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을 촉구하고 있다. 산림청은 매년 4월 15일까지 재선충 방제를 완료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이는 생태계 교란 방지와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다. 그러나 관리소는 이를 어기고 작업을 강행하고 있다. 주민들은 “법은 뒷전이고, 자기들 편한 대로 행정을 펴고 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관리소는 이에 대해 “3월 대형 산불로 일정이 밀렸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설득력은 떨어진다. 방제 기간은 해마다 반복되는 중요한 약속이며, 예외는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로 산림청은 올해 초 방제 기한을 어긴 영덕군 산림조합에 경고·주의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특히 논란을 키운 것은 관리소 관계자의 무책임한 발언이었다. 관리소 관계자가 “문제가 생기면 내가 책임지겠다”고 하자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 주민은 “ 공직자의 책임이 말로만 끝날 일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들은 “기후위기 시대, 국유림 관리기관이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 돼선 안 된다”며 “방제라는 목적이 절차 무시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순 없다. 주민 신뢰를 되찾는 게 급선무”라고 말했다. 관리소는 이번 작업으로 감염목 1만 그루를 제거했다고 밝혔지만, 후폭풍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법과 원칙 무시, 생태계 훼손, 주민 불신, 공직기강 붕괴 등 뼈아픈 대가만 남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사회에서는 산림청 차원의 철저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여주기식 감사나 형식적인 사과로는 지역 주민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5-08

‘여론 조사비 대납 의혹’ 미래한국硏 전 소장 조사

대구 경찰이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8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과거 총선·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전 대구시장 여론조사를 다수 실시했던 미래한국연구소 김태열 전 소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김 전 소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경찰에 나와 정치 브로커 명씨와 홍 전 시장 및 측근 등이 연루된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를 증언했다. 경찰은 김 전 소장을 상대로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한 미래한국연구소가 홍 전 시장 여론조사에 착수한 경위와 비용 처리 방식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12월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 상임대표는 미래한국연구소가 2022년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홍 전 시장을 위해 8차례 실시한 비공표 여론조사 비용 1500만 원을 홍 전 시장 측근 박모씨가 대신 낸 것으로 보인다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또 당시 홍 전 시장 측이 국민의힘 대구시 책임당원 4만4000명의 개인 정보를 아무런 동의 없이 명씨 측에 제공해 홍 전 시장을 위한 비공표 여론조사에 활용토록 했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또 미래한국연구소가 실시한 여론조사비 4000여만 원을 대납한 의혹으로 홍 전 시장과 홍 전 시장 아들 친구 최모씨, 최씨 후배 박모씨 등 3명을 수뢰후부정처사 등 혐의로 지난 3월 추가로 고발했다. 김 대표는 2021년과 2022년 홍 전 시장 복당과 대구시장 당선을 목적으로 미래한국연구소가 12차례 실시한 여론조사 비용 4370만 원을 최씨와 박씨가 공동으로 납부했고, 그 대가로 홍 전 시장이 대구시장으로 당선된 후 최·박씨 2명이 대구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됐다고도 주장한 바 있다. 고발된 최씨와 박씨 등 2명은 명태균 논란이 불거지자 대구시 임기제 공무원직에서 사직했지만, 앞서 제기된 혐의는 모두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 전 시장 역시 ‘명태균 의혹’과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전 소장 등을 조사한 뒤 본격적으로 피고발인들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08

아찔한 주행 ‘전동킥보드’ 사고 느는데 규제는 느슨

전동킥보드를 비롯한 개인형 이동장치(PM)가 일상 속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았지만, 관련 사고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이용자들의 낮은 안전 의식과 법적 장치의 미비가 맞물리며 시민 불편과 사고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오후 포항시 북구의 한 대학교 캠퍼스 앞. 수업을 마친 학생들 사이로 전동킥보드가 빠르게 지나갔다. 제한속도(25㎞/h)를 훌쩍 넘기는 듯한 속도에 학생 몇몇은 매우 놀랐다. 또 다른 학생은 안전모 없이 이어폰을 착용한 채 인도와 차도를 넘나들며 내리막길을 주행했다. 같은 날 남구 철길숲.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 사이로 킥보드 한 대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탑승자는 청소년 두 명으로 모두 보호장비를 착용하지 않았다.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지만,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야 했다. 본지 기자가 이날 두 시간여 동안 포항 일대를 둘러본 결과 전동킥보드를 이용한 20여 명 중 안전모를 착용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청소년과 2인 탑승 사례도 적지 않았다. 대학생 박 모(23) 씨는 “캠퍼스가 넓어 킥보드는 정말 편리하다”면서도 “면허나 안전모 없이 타는 친구들이 많아 사고를 당하는 경우도 종종 본다”고 전했다. 중학생 A(15) 군은 “결제 수단만 등록하면 바로 탈 수 있고, 면허 인증은 어플에서 건너뛸 수 있다”며 “단속도 없으니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의 대여·반납 방식인 ‘프리플로팅(free-floating)’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정해진 반납 구역 없이 어디서든 반납이 가능해 킥보드가 보행로, 상가 앞, 차량 통행이 잦은 골목 등에 무질서하게 방치되는 일이 잦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조 모(42) 씨는 “학교 앞에 방치된 킥보드 때문에 아이들이 걸려 넘어질까 늘 불안하다”며 “아이들 통행이 많은 구간에는 최소한 주차 제한이라도 해야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PM은 만 16세 이상, 제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이상을 보유해야 하며, 1인 탑승과 안전모 착용이 의무다. 하지만 PM 대여업은 등록만 하면 가능한 ‘자유업’으로 분류돼 있어 사업자가 면허를 확인하거나 안전수칙을 강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이로 인해 지자체의 관리도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문제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PM 관련 사고는 2016년 388건에서 2023년 1820건으로 4.7배 증가했다. 이 가운데 안전모 미착용자는 75%, 사고 시 손상 부위 중 머리가 42.4%로 가장 높았다. 면허 보유 비율은 47%에 불과했고, 무면허 18.3%, 신원 미확인은 34.7%에 달했다. 실제 무면허 이용자가 절반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4월에는 경남 김해에서 면허 없이 헬멧도 착용하지 않고 킥보드를 타던 10대가 승용차와 충돌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관련 법안은 수년째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부터 PM 대여업 등록제와 면허 확인 의무화를 담은 ‘PM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경찰청이 추진 중인 ‘전동킥보드 전용 면허’ 역시 답보 상태다. 포항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현재는 단속보다는 계도를 통한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면허 확인과 헬멧 착용 인증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면허 운전이 적발되면 범칙금 10만 원과 함께 1년간 면허 취득이 제한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관리 주체가 명확해지고, 주차 질서나 안전 대책도 본격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08

경북소방본부 119구급대원 폭행 ‘무관용 원칙’ 대응

경북소방본부가 최근 급증하고 있는 119구급대원 폭행 사건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강력히 대응하고, 피해 예방과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한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7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총 42건에 달하며, 특히 올해 4월 한 달에만 3건이 발생하는 등 구급대원과 응급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한 사건에서는 환자가 음주측정기를 구급대원 얼굴에 던져 안면부 및 치아가 파손되는 중상을 입었으며, 또 다른 사건에서는 여성환자에게 응급처치를 하던 구급대원이 신고자인 남성에게 폭언과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현재 이들 사건은 경북소방본부 특별사법경찰관이 수사 중이다. 이에 따라 경북소방본부는 구급대원 보호 및 폭행 근절 대책를 위해 △구급대원 폭행 가해자에 대한 엄정 처벌 △경찰과의 공조 강화와 대원 보호 장비 확대 △구급차 CCTV 설치 확대 등 구급대원 안전을 직접적으로 담보할 수 있는 적극적인 대책들을 추진한다. 또한 구급대원 폭행 사고를 예방하고 안전한 구조·구급 환경을 조성코자 △119구급대원 폭행 근절 △무분별한 비응급 신고 자제요청 △구급대원의 중증도 분류에 따른 이송병원 선정 존중 등 올바른 119 구급차 이용 문화 확산 캠페인도 강화한다. 박성열 소방본부장은 “구급대원과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앞으로도 무관용 원칙을 적용한 강력한 대응과 함께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바탕으로 구급대원 폭행을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구급대원에 대한 폭행은 ‘소방기본법’ 제50조 및 ‘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제28조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로 특히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의 범행이라도 감경 없이 처벌된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5-07

영남대 소장 ‘자치통감’ 국가보물 된다

영남대학교 중앙도서관이 소장한 ‘자치통감(資治通鑑) 권81∼85’가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29일 ‘자치통감’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해 보물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치통감’은 중국 송나라 시대의 정치가이자 사학가인 사마광( 1019~1086)이 약 19년에 걸쳐 편찬한 역사서다. 기원전 403년부터 송나라 건국 직전까지 약 1362년 동안의 역사적 사건이 연대순(편년체)으로 구성돼 있다. 정치와 군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라를 다스리는 데 필요한 교훈을 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편찬됐다. 동아시아에서는 모범적인 역사서로 평가되며, 조선 시대에도 왕과 관리들이 국가를 운영하기 위한 필독서로 삼았을 만큼 큰 영향력을 지닌 책이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자치통감 권81∼85’는 조선 세종 16년인 1436년, 주자소(당시 국가 인쇄소)에서 금속활자를 이용해 간행한 판본이다. 주자소에서 제작한 활자인 초주갑인자를 활용해 인쇄한 것으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체 294권 중 권81∼85에 해당하는 5권을 1책으로 묶은 형태로 현재 영남대 중앙도서관에서 소장 중이다. 국립중앙도서관과 서울대학교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등 몇몇 기관에도 일부가 보관돼 있으나, 현재까지 전해지는 동일 판본은 수량이 극히 적어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해당 고서는 조선 초기의 금속활자 인쇄 기술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역사학 뿐 아니라 정치학, 행정학, 서지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는 가치 있는 유산이다. 최재목 영남대 도서관장은 “이번 ‘자치통감’ 보물 지정 예고는 영남대의 학술자료 보존과 연구에 대한 그 간의 노력을 인정받은 상징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소중한 유산을 잘 보존하고, 국내외 학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5-07

“비상근무 특별휴가 우리 구청만 외면”

대구 달서구 공무원 노조가 비상근무 등에 따른 특별휴가를 요구했으나 달서구청은 이에 응답하지 않아 마찰을 빚고 있다. 노조는 다른 구청과 같은 처우를 반영해주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치르는 대선 동원 근무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7일 대구 달서구 등에 따르면 노조는 지난달 달서구에 제설작업, 산불 감시 등 비상근무에 따른 특별휴가 2일을 보상으로 요구했다. 또 6월 3일 치르는 대선으로 인해 구청 업무 공백을 메우게 되는 선거 동원 근무 미참여자들에게 특별휴가 1일을 줄 것을 요구했다. 달서구노조 관계자는 “올해 초 제설 비상근무를 두차례 했고 산불 감시 근무도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돌아가면서 직원들이 투입됐다”며 “대선의 경우 선거 사무에 동원되지 않는 나머지 20%의 직원이 업무를 떠안게 돼 직원들의 특별휴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요구사항을 반영해주지 않을 경우 다음 달 치르는 대선 동원 근무를 거부하겠다”며 “다른 구청은 특별휴가를 주는데 달서구청만 주지 않고 있다”고 항의했다. 노조는 직원들에게 관련 서명서를 받고 있으며, 서명서를 달서구선거관리위원회와 달서구에 이르면 다음 주 낼 예정이다. 이번 대선 때 달서구 직원 799명이 본 투표소 140곳, 사전 투표소 23곳, 개표소 1곳 등에 배치될 계획이다. 선거 사무 인력은 사전 투표·본 투표 사흘 전까지 각각 위촉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달서구와 노조 간 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달서구는 다른 공공기관과 협의해 선거 사무 인력을 동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서구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사항은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07

‘5월 특수’ 이젠 옛말… 꽃시장 ‘시들시들’

경기 침체로 인한 대구지역 화훼업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5월이 ‘가정의 달’인 만큼 특수를 누려야 하는 화훼 업계지만 꽃을 찾는 이가 드물어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 침체와 인구감소에다 카네이션을 다른 것으로 대체하는 추세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7일 오후 북구 대구의 한 꽃 백화점. 상인들은 당일 들어온 꽃을 다듬고, 정리하면서 손님 맞이에 분주했다. 하지만 가게를 가득 메운 꽃과 달리 매장은 생각 보다 썰렁했다. 어버이날을 맞아 일부 카네이션을 구매하러 온 시민 일부만 매장을 돌아다니며 꽃을 골랐다. 한 시민은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 카네이션 등을 사러 오랜만에 도매시장을 찾았다”면서 “동네 꽃집 보다 훨씬 저렴하게 합리적인 가격에 꽃 선물을 준비할 수 있었지만, 예전과 달리 이렇게 사람이 없을 지는 몰랐다”고 말했다. 꽃 백화점 상인 이호전(52)씨는 “경기가 안좋으니 꽃 시장에 시장을 찾는 고객이 줄어든걸 체감한다”며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꽃들의 순환이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네이션 화분의 가격 상승도 소비자의 발길을 줄이는 데 영향을 미쳤다. 꽃 소매점에서는 산불 피해와 그에 따른 가격 인상 등 각종 이유를 들며 꽃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달 꽃을 구매한다는 김모(50·북구)씨는 “항상 계절마다 꽃을 사는게 취미이다 보니 종류는 차이가 날수도 있지만 가격대를 잘 안다”면서 “그러나 최근 들어 눈에 띌 정도로 같은 돈에 비해 꽃 양이 줄어든 걸 체감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네이션은 대부분 수입되고 있는 상황이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면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화훼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영남화훼(김해)의 품목별 거래현황은 국화(7687단), 장미(6160단), 알스트로메리아(2014단) 등의 순을 보였다. 가장 많이 찾는 꽃 종류인 국화는 최저 500원부터 최고 1만 원으로 평균 2968원, 장미는 500원부터 2만 6400원으로 평균 4933원, 알스트로메리아는 500원부터 4000원으로 평균 1657원으로 각각 집계됐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5-07

5월 황금연휴 포항 관광객 17만명 ‘북적’

포항시가 5월 황금연휴 기간 동안 17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유치하며 인기 관광지로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포항시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총 17만 4991명의 관광객이 포항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이는 설 연휴 기간(6일간 15만 6680명) 보다 약 12% 증가한 수치이다. 연휴기간이 더 짧았지만, 방문객수는 훨씬 많았다. 앞서 디지털 여행 플랫폼 ‘부킹닷컴’의 황금연휴 국내 여행지 트렌드 조사에서 포항이 검색 증가율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실제 방문 수치로도 입증된 결과다. 연휴 기간 주요 관광지별 방문객 수는 보경사(4만 5373명)으로 가장 많았고, 스페이스워크 3만 3188명, 호미곶광장 3만 680명, 일본인 가옥거리 1만 7985명 순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포함된 이번 연휴에는 가족 단위 관광객부터 여유로운 일정을 즐기려는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포항의 주요 명소를 찾았다. 최근 인기 드라마 촬영지로 주목받고 있는 청하공진시장, 이가리 닻 전망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등 ‘드라마 도시 포항’의 명소들도 2만 5000여 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포항시는 연휴 기간 관광 비상 상황반을 가동해 관광업체와 안내소를 중심으로 위생·안전·화재 예방 점검을 실시하고, 현장 대응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이강덕 시장은 “연휴마다 포항을 찾는 발길이 늘고 있다는 것은 단순한 유행이 아닌 관광도시 포항의 매력이 깊어지고 있다는 뜻”이라며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 젊은 세대와 가족 모두를 아우르는 매력으로 포항만의 관광 브랜드를 더욱 단단히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5-07

산불피해 현장 찾은 김문수, 빠른 복구 약속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6일 '보수의 심장'인 영덕·포항·경주 등지를 잇따라 방문하며 민심잡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시민들과의 눈높이에 맞춰 소통하며 생활불편 민원을 청취했지만, 선거와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꼈다. 그는 이날 오전 9시쯤 KTX포항역에 도착해 마중 나온 지역 경북도·포항시의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곧장 영덕군 산불피해 현장으로 향했다. 김 후보는 영덕군 석리 따개비마을과 노물리를 차례로 방문했다. 두 지역은 최근 발생한 영남지역의 초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그는 산불 피해 상황과 복구 추진 현황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주민들에게 빠른 피해복구 지원을 약속했다. 김 후보는 영덕에서의 일정을 마친 뒤 오후 1시 30분쯤 포항 죽도시장을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거나 시장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구입해 먹는 등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인들에게는 연신 “고생하십니다. 수고 많으십니다”라며 인삿말을 건넸다. 경주로 향하기 직전 김 후보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후보단일화를 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은 채 차량에 올랐고, APEC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로 향했다. 김 후보는 APEC 준비현장을 둘러본 후 돌연 무소속 한덕수 대선 예비후보와의 단일화 압박에 반발하며 대구·경북 방문 일정 중단을 선언했다. 그는 “두 번씩이나 대통령을 지키지 못한 당에서 당 대선후보까지 끌어내리려고 하고 있다. 이럴 거면 경선을 왜 세 차례나 했나"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박윤식·이시라기자

2025-05-06

알사탕 뷰

어릴 적 집에서 학교까지는 30분 이상 걸어야 했다. 5월 땡볕에 하교 후 집에까지 가려면 힘들어서 학교 앞 문방구에 들러 알사탕을 샀다. 하얀색에 단단한 알사탕을 깨물지 않고 누가 더 오래 녹여 먹나 내기하며 걷다 보면 동네 입구 교회 종탑이 보였다. 백희나 작가의 책 ‘알사탕’의 주인공도 마찬가지다. 공터에 오늘도 혼자 노는 아이 동동이도 구슬치기하다 지쳐 반려견 구슬이를 끌고 새 구슬을 사러 문방구로 향한다. 그곳에서 동동이가 집어 든 건, 조금 특별해 보이는 알사탕이었다. 그런데 이 알사탕 뭔가 이상하다. 알사탕 하나를 입에 넣는 순간, 귀가 뻥 뚫리더니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목소리는 입안의 사탕이 녹아 사라지는 동안만 들을 수 있다. 동동이가 먹은 알사탕은 소파가 되어 옆구리에 끼인 리모컨을 꺼내달라 하고, 반려견 구슬이는 동동이가 귀찮은 게 아니라 나이가 들어 함께 놀기 힘든 거라고 말해준다. 하얀색에 까만 티가 묻은 건 아빠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늘 잔소리만 해서 한부모 가정인 아빠의 잔소리를 모아 그림책 한쪽을 가득 채웠다. 사탕이 녹는 동안 아빠의 마음의 소리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가 문틈 사이로 동동이를 향해 날아 온다. 동동이가 가만히 뒤에서 아빠를 안아주면 읽는이의 마음도 뭉클해진다. 분홍색 알사탕이 녹을 때 돌아가신 할머니 목소리가 들리고 투명한 알사탕은 동동이의 속마음, 처음 친구에게 다가가 놀자고 한다. 백희나 작가의 상상력으로 태어난 그림책은 여러 언어로 번역해 세계의 어린이와 어른들의 속마음을 들려주었다.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아카데미 후보작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는 후속작으로 알사탕을 제조하는 방법에 관한 책도 내놓았다. 세계 어린이들이 레시피를 보고 따라 하는 중일 것이다. 5월은 알사탕의 계절이다. 경주 서악동 도봉서당 뒷마당에 알사탕이 치솟았다. 그중에 성질 급한 몇 송이는 꽃문을 열어 작약 향기를 날렸다. 하얀색, 분홍색, 자주색의 함지박만 한 꽃을 피우려고 알사탕 같은 봉오리가 밭 가득하다. 마당 중앙에 탑이 섰고 사월 초파일을 기다리며 달아놓은 오색등이 꽃보다 먼저 색을 빛낸다. 도봉서당에 잠자리를 얻었다면 누구보다 이른 새벽 능과 능 사이를 산책하며 그날 처음 피운 꽃들과 인사를 건네는 호사를 누릴 수 있다. 경주 여행은 낮에도 볼거리가 넘쳐나지만, 야경 또한 볼만하다. 동궁과 월지의 파노라마 뷰의 밤 풍경과 월정교와 다리 밑을 흐르는 남천에 비친 교촌마을의 경치가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다. 경주 읍성도 경주만의 야경을 보여주어서 드라마에 자주 등장한다. 다음으로 즐길 알사탕을 즐기러 금장대로 향한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경주에서 연등축제를 준비했다. ‘2025 형산강 연등 문화 축제’(4월 28~5월 11일)라는 이름으로 금장대 부근 언덕에 연등을 달았다. 물론 경주 시내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 화려한 등이 불을 켜 화려하지만, 금장대를 따라갈 순 없다. 경주예술의전당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길을 건너 다리 위에서 바라본 맞은편 풍경은 단연 최고다. 지나는 차의 속도를 늦추고 때론 무작정 세우게 만든다. 다리 아래 삼각대를 놓고 절경을 찍기 위해 모여든 사진작가들의 무리가 매일 밤 진풍경을 이룬다. 연꽃을 닮은 등이 밤이면 멀리서 보기에 알사탕처럼 동글동글해 ‘알사탕뷰’라고 별명이 붙었다. 금장대 주변으로 연등이 알사탕처럼 빛나는 5월이다. 낮에 작약밭에서 알사탕의 향기를 맡고 어둠이 내려앉으면 금장대의 알사탕뷰를 보면 최고의 호사다. 매해 좋은 사진을 뽑는 행사도 있으니 추억을 저장하길 바란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