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사회

‘뒤집힌 판결’에 2조 증발… 정신적 고통 위자료 빈손 되나

포항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포항시민이 패소하면서 최소 1조5000억원에서 최대 2조원에 이르는 위자료가 증발했다. 아직 3심 재판의 기회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1심 판결 만큼 위자료를 받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시민들은 “정신적 고통과 시간 낭비 등의 피해 보상을 받을 길이 막혀 버렸다”며 참담해 했다. 포항지진 손배소 2심에서 재판부는 원고(포항시민)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1심 판결을 근거로 포항시민들이 정부로부터 받을 1인당 200~300만원의 위자료 수급이 일단은 물거품이 됐다. 범대본이 상고할 뜻을 밝혔지만, 법률심만 하는 대법원에서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지도 불분명하다. 포항시민들이 항소심 패소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앞서 1심 재판부인 대구지법포항지원은 2023년 11월 포항지진 손배소 판결을 하면서 ‘국가는 2018년 2월 11일(여진 발생일)~2023년 11월16일(판결일)까지는 연 5%의 이자를 지급하고, 그 다음부터는 다 갚는 날까지 연 12% 연체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따르면 1심 소송기간인 2018년 2월 11일부터 2023년 11월 16일까지 약 6년 동안의 연 5% 이자를 계산하면 약 90여만원이 되고, 그 후 연체이자를 더하면 100만원이 넘는다. 이를 근거로 정부가 포항시민에게 물어내야 할 위자료 이자로만 5000억여 원이나 된다. 여기에다 이번에 2심에서 포항시민이 승소했을 경우 늘어날 이자는 하루 5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따라서 피고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해 대법원에 상고를 할 경우에는 대법원이 신속 재판을 할 가능성도 컸었다. 재판부도 정부 재정으로 거액의 위자료를 지불하기가 매우 부담스러워지는 것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던 것이다. 실제 범대본이나 시민 변호인단은 2심에서 시민이 승소할 경우 대법원이 신속재판에 나서 상고 3개월 내 선고를 할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그 경우 오는 9월 중 판결이 나올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3심에서도 포항시민 최종 승소 판결이 나면 예산을 확보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절차만 남게 된다. 대법원에서 원고(시민) 승소 판결이 나올 경우 법무부는 하루 5억여원에 달하는 추가적인 이자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내년도 예산에 위자료 지급예산을 반영해야 하고, 빠르면 2026년 초순부터 포항시민들이 위자료를 실제 지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았다. 그러나 이날 2심 판결로 이제 그 바람은 모두 물거품이 됐다. 포항시민 박순자씨(48·포항북구)는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는 희망이 한꺼번에 무너지면서 심각한 박탈감을 느낀다”면서 “대법원에서 반드시 시민의 심정을 헤아려 바로잡아 줄 것을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13

“50만 고통 외면하나” 억장 무너진 포항시민

“50만 포항시민의 고통을 외면한 대구고등법원의 판결을 강력히 규탄한다″ 13일 대구고등법원을 찾은 포항 시민들이 재판 결과에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날 재판부의 주문이 나오자 법정 밖에서는 “이게 무슨 말도 안되는 판결이냐” 등의 격한 고성이 오갔다. 재판이 끝난 후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와 촉발지진 범시민 대책위원회(이하 촉범대) 두 단체는 법원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판결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이 자리에서 모성은 범대본 공동대표는 “말도 안 되는 판결에 50만 포항 시민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모 공동대표는 “지난 6년 7개월 동안 긴 세월을 보냈다. 단 71명에서 시작한 대책위원회다”라며 “5년 1개월 만에 포항지방법원 1심에서 원고 시민 승소 판결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오늘 이 자리에서는 있을 수 없는 판결이 났다.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이 느껴진다”고 울먹였다. 이어 “이것은 명백한 사법농단이다. 50만 포항시민이 분노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정부는 터무니없는 허위 주장과 거짓 대변을 했고, 사법부는 이에 굴복했다”며 “대한민국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촉발지진이라는 것은 저희들 중 아무도 몰랐다. 대한민국 정부가 밝혀냈다. 정부가 포항시민에 알려준 게 촉발 지진”이라고 쏘아 붙였다. 범대본은 대선 후보들에게도 시민의 억울함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범대본은 “이보다 중요한 일이 어딨겠냐”면서 “대통령 선거에 나온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에게 부탁한다. 정의로운 사법부가 설 수 있도록 도와주고, 부정적인 사법부를 규탄해달라”고 주문했다. 촉범대 역시 “이번 대구고법의 판결은 포항시민의 고통과 체계를 철저히 외면한 결과”라며 “대법원은 정의에 입각한 최종 판단으로 시민의 권리를 회복하라”고 촉구했다. 또 “정부는 판결과 무관하게 포항시민에 대한 실질적인 정신적 피해 회복 방안을 즉시 마련해야 된다”면서 “포항시와 정치권은 시민과 함께 끝까지 싸우며, 책임자에 대한 형사적·정치적 책임 추궁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3

충격적인 ‘원고 패소’, 포항지진 민사소송 항소심 결과 뒤집혀

지난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발전사업 때문이라는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대구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정용달)는 13일 지진 피해 포항시민 111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로 결정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원고의 청구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정부가 원고들에게 200~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하게 됐다. 또 재판부는 소송 비용도 모두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일부 업무 미흡사항이 발견됐으나, 이는 사후 조사에서 일체의 미흡사항을 지적하는 것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요건과는 다르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인정하려면 관련 기관의 업무 미흡으로 인해 지진이 촉발됐어야 하는데, 지적 받은 업무의 미흡으로 인해 지진이 촉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사업 주체가 부지 선정에서 충분한 조사와 자문을 거쳤음에도 지진 촉발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던 점, 미소진동 관리방안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때 부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발전 과정에서 물을 강한 압력으로 주입했다거나 계획보다 더 많은 물을 주입해 지진이 촉발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면서 “2017년 4월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도 수리자극을 바로 중단하고 방법을 변경한 점 등으로 보아 고의로 지진 발생과의 관련성을 은폐했다고 볼 수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진 위험도 분석을 게을리하고 지진 발생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지 못한 과실을 모두 인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지진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 자체는 인정했지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정부와 사업 주체의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와 관련, 항소심 재판부는 감사원 감사결과와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검토했을 때, 업무상 미흡 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이 미흡 사항이 지진 촉발과는 관련이 없다고 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3

대구, 비수도권 최초 고신뢰 반도체 지원 기반 조성

대구시가 산업통상자원부 공모 사업인 ‘고신뢰 반도체 상용화를 위한 검증·확인 지원’에 선정돼 국비 144억 원을 확보했다. 이번 선정으로 대구시는 비수도권 최초로 고신뢰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기반 조성에 나선다. ‘고신뢰 반도체 상용화를 위한 검증·확인 지원’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가 2025년부터 5년간 총 212억2500만 원(국비 144억7500만 원, 시비 60억 원, 민자 7억5000만 원)을 투입해 비수도권 팹리스 기업의 고신뢰 반도체 개발지원을 위한 사업이다. 사업 내용은 △지원센터 구축 △반도체 검증·확인(Verification & Validation) 장비 및 툴 마련 △검증·확인 프로세스 확립 △검증용 IP 활용 △시제품을 통한 검증 △산업 생태계 활성화 지원 등을 포함한다. 사업 주관기관인 경북대학교 첨단기술원은 도심융합특구 내 위치한 대구시청 산격청사 201동에 ‘(가칭)고신뢰 반도체 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며, 비수도권 팹리스 기업들의 고신뢰 반도체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종합 지원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 또 한국팹리스산업협회와 한국산업기술시험원도 참여해 반도체 검증·확인 지원, 시제품 검증 지원, 반도체 설계검증 전문 교육, 네트워킹 프로그램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월 구축한 ‘지능형 반도체 개발지원센터’와의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팹리스 전주기 지원체계를 완성함으로써, 대구를 비수도권 팹리스 산업의 성장 거점으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최운백 대구시 미래혁신성장실장은 “이번 고신뢰 반도체 사업 선정을 통해 지역의 시스템반도체 산업기반을 한층 강화하고, 기능안전 지원체계 확보를 통해 중소 팹리스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5-12

포항세명기독병원, 비뇨의학 전문병원으로 ‘우뚝’

포항세명기독병원 (병원장 한동선) 비뇨의학센터가 지역을 넘어 전국에서 찾아오는 비뇨의학 특화 병원으로 도약했다. 2014년 비뇨의학과 개소 이후 진료와 수술 분야에서 꾸준히 성장, 2024년 비뇨의학센터로 승급돼 연 수술 약 1000 건 이상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로봇을 이용한 고난이도 수술까지 질적 성장도 함께 이뤄내고 있다. 포항세명기독병원 비뇨의학센터는 2014년 개소 첫해 외래 진료 6000여 명, 수술 120여 건, 체외충격파 쇄석술 110여 건으로 출발했으며, 현재 연간 외래 환자 약 2만5000 명, 수술 약 1000 건, 쇄석술 200건 이상을 시행하는 규모로 성장, 명실상부한 지역 대표 비뇨의학센터로 자리매김했다. △비뇨의학센터 이준녕 센터장 영입, 전립선암·신장암 로봇수술로 고난이도 수술 체계 확보 2024년 11월 대학교수 출신이자 비뇨기과 암 로봇수술 분야 최고 권위자인 이준녕 센터장이 합류하며, 세명기독병원 비뇨의학센터는 비뇨기과 암 분야까지 진료 범위를 대폭 넓혔다. 이준녕 센터장 영입으로 정확한 진단부터 수술 및 수술 후 치료까지 가능한 원스톱 암 치료 체계가 구축했고, 이는 지방 지역 병원으로는 드문 시스템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최초 전립선비대증 신의료기술 ‘아이틴드’ 시행…환자 선택의 폭 확대 세명기독병원 비뇨의학과는 새로운 의료기술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2017년 국내 3번째로 일회용 디지털 연성 요관 내시경을 도입, 요로결석 수술 선도적 병원이 됐고 이후 현재까지 3000례 이상의 요로결석 수술을 시행했다. 2024년 최소 침습 전립선 비대증 수술인 ‘리줌’ 시스템을 도입, 짧은 기간 동안 70례 이상을 시행했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차례 전국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대상으로 발표한 것은 물론 필리핀 비뇨의학과 본 학회에 초청돼 강연하는 등 학술적으로도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국내로 도입되는 여러 신기술을 감수 및 시연하면서 지역민에게 국내에서 가장 최신의 치료법을 받을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고 있다. △장비 투자와 전문의 영입에 아낌없는 지원 세명기독병원 비뇨의학센터는 설립 초기부터 비뇨의학 진단·수술 장비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이어왔다.2017년 경북 최초로 ‘일회용 디지털 연성 요관 내시경’을 도입했으며, 2019년 ‘체외충격파 쇄석기’를 최신형으로 교체, 2024년 최소 침습 전립선 비대증 수술 ‘리줌 시스템’을 도입했고 올 5월부터는 국내 최초로 ‘아이틴드’ 전립선비대증 수술을 시행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지역 최초로 최신 로봇 수술 시스템인 ‘다빈치Xi’를 도입했을 뿐 아니라 올 상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신형 비뇨의학 전문 레이저 ‘틸륨 파이버 레이저(Thulium Fiber Laser)’ 도입으로 수술 시간 단축 및 더욱 효율적인 수술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문의 확보와 의료진 역량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비뇨의학과 개설 초기부터 진료를 이끄는 이중호 센터장은 2022년 미국 UCSD VA 병원에서 연수를 마쳤으며, 전립선비대증 및 요로결석 전문가인 박재영 과장과 같이 매달 2천명 이상 외래 진료 및 400개 이상 다른 과 의뢰를 소화해왔고 각종 학회에서 상임이사를 역임하며 비뇨의학회 주관 전국 학술대회를 주도하는 등 활발한 학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지방에서도 최첨단 치료받을 수 있도록…전국 병원으로 성장 목표 UP 한동선 병원장은 “비뇨의학 질환에 있어 굳이 서울 등 수도권으로 가지 않아도, 포항에서 진단부터 수술, 항암 및 방사선치료까지 모두 가능한 원스톱 의료체계를 구축했다”라며 “앞으로도 전국에서 찾는 병원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투자와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5-12

포항지진 13일 선고 ‘1심 판결 유지’ 될까

지난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 촉발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 선고가 13일 내려진다. 포항 지진이 발생한지 7년 6개월만이다. 시민들은 이번 재판을 통해 정부의 진심 어린사과와 실질적 배상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하고 있다. 대구고법은 민사 1부는 이날 오전 10시, 포항시민 111명(원고)이 정부와 포스코(피고)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공판을 연다. 앞서 2023년 11월, 대구지법 포항지원 1심 재판부는 2017년 11월 15일(규모 5.4) 본진과 2018년 2월 11일(규모 4.6) 여진이 정부의 지열발전사업 때문에 일어난 것으로 보고 “피해 주민 1인당 200만~3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정부(피고)는 배상금이 과하고 다툴 여지만 많다며, 포항시민(원고)는 당초 청구액인 1000만원 지급을 요구하며 각각 항소했다. 이번 2심 재판의 핵심 쟁점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촉발된 ‘인재’인가 여부다. 2심에서도 원고와 피고는 각각의 입장을 고수하며 물러서지 않았다. 정부 측 변호인단은 지열발전과 지진의 연관성을 전면 부정하는가 하면 1심 판결을 뒤집거나 배상금을 줄이려 했고, 시민 측 변호인단은 이와 대조적인 의견을 내세웠다. 2심 재판 동안 10만여 명이 넘는 시민도 탄원서를 통해 재판에 동참했다. 탄원서는 포항지진으로 시민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과 삶의 파괴, 그리고 국가의 책임 인정을 촉구하는 지역 사회의 간절한 염원을 담았다. 특히 정부조사연구단이 2019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으로 촉발됐다는 결론을 냈고 검찰도 지난해 포항지진이 여러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인재로 판단하고 관계자들을 기소했다는 근거 등을 들어 정부 측 주장을 전면 반박했다. 예상되는 2심 판결은 세 갈래다. 첫째 1심의 판결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다. 위자료를 정부 예산으로 마련해야 하는 만큼 원고와 피고 측도 위자료 금액이 지금 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원고 측 변호인단도 일단 1심 판결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민 입장에서도 최상의 경우다. 두 번째는 1심에서의 위자료가 낮아지는 결과다. 그 경우 규모가 관심사다. 1인 당 100만원이 감해진다면 재판을 신청한 시민이 50여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5000억원이 사라지는 셈이어서 지켜보는 이들의 마음을 졸이고 있다. 세 번째 예측은 가장 좋지 않은 판결이다. 포항 지진은 정부와 넥스지오 컨소시엄 관계자들의 잘못으로 발생한 촉발 지진으로 인정되지만, 정신적 위자료는 인정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질 경우다. 일단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판결이 나올 가능성은 낮게 본다. 실제 당시 지진으로 포항시민들이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었고 그 사실 또한 소송과정에서 드러나 재판부도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런 유형의 판결이 내려지면 포항 시민들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렬하게 저항하고 반발할 것이 예상된다. 이번 소송 결과에 따라 포항시민들의 줄 소송도 예견돼 있다. 현재까지 모집된 2심 소송인단은 49만9881명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진 당시 포항시 전체 인구의 96%에 해당하는 수다. 항소심 판결이 1심과 같은 수준인 200만~300만원으로 내려질 경우 배상금은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역대 집단 소송 중에서도 소송인단이 가장 많고 배상금 규모도 가장 크다. 원심이 확정되면 배상액은 법정 이자율을 포함해 많게는 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12

영주소방서 금설 소방관…여성 소방관 최초 1급 인명 구조사 자격 취득

영주소방서 금설 소방관이 전국 여성 소방공무원 최초로 인명구조사 1급 자격을 취득해 화제다. 12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금설 소방관이 ‘2025년 제2회 인명구조사 1급 자격시험’에서 여성으로는 전국 최초로 1급 인명구조사를 취득했다. 인명구조사는 어떠한 위기에서도 생명을 구조할 수 있는 전문 구조 대원에게 주어지는 자격으로 기초체력과 전문 인명구조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평가하며, 시험 과정은 남·녀 모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 특히 1급 인명구조사 자격시험의 실기시험은 수난구조, 로프구조, 화학구조, 도시탐색 네가지 분야를 평가하며, 수난, 유해화학 물질 누출 등 특수사고가 발생한 극한의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 체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최고 수준의 자격인 만큼 강인한 정신력과 뛰어난 구조기술이 요구된다. 올해 경북에서 1급 인명구조사 자격을 취득한 소방공무원은 총 10명(61명 응시)으로 합격률은 16.4%로 나타났다. 금설 소방관은 “이번 1급 인명구조사 자격시험 평가를 함께한 구조대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큰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며 “1급 자격 취득을 계기로 더욱 책임감을 느끼고 현장에서 활약하며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구조대원으로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이번 전국 최초 여성 1급 인명구조사 자격 취득은 여성 소방관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라며 “오늘도 어디선가 구조의 손길이 있어야 하는 도민들을 위해 인명구조사 양성에 더 힘써 양질의 구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전했다. /피현진·김세동기자 phj@kbmaeil.com

2025-05-12

지역 의대생 60∼70% 유급 기로… 속타는 대학가

대구·경북 의과대학들이 정부는 학사 점검과 제재를 예고하고 의대생들은 여전히 복귀하지 않는 가운데, 대규모 유급 사태와 혼란 속에 학사 운영 위기를 겪고 있다. 교육 당국의 압박과 의료계의 반발 사이에서 각 대학은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12일 계명대에 따르면 계명대 의대는 최근 교육부에 의대 재학생 493명 가운데 299명(60.6%)이 유급 대상자라고 공식 통보했다. 재학생 10명 중 6명이 유급 위기에 놓인 셈이다. 현재 계명대는 편입학 모집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대구권의 경북대,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WISE캠퍼스 등 4개 대학은 유급 현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제적자는 없다고 알려졌지만, 내부적으로 60~70%가 유급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지난 9일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수업을 거부한 학생 중 8305명이 유급 대상, 46명이 제적 대상자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전체 의대 재학생의 43%에 달하는 수치다. 정부는 각 대학이 유급·제적 명단을 이미 확정해 교육부에 제출한 만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사 점검을 통해 제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홍순 교육부 의대교육지원관은 12일 “대학의 공문 내용과 실제 처리가 다를 경우 학사를 지도·점검할 것”이라며 “모집인원 감축도 규정상 가능하나,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사안별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의료계는 정부 정책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은 최근 “의대생 단 1명이라도 제적되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하며 “정부의 압박이 절차적 정당성 없이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집회, 휴진, 파업 등 다양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김 회장은 “의료 정상화와 미래를 위해 정부는 교육현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의대생과 전공의가 신뢰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 의료의 백년대계가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대학에선 유급 처분을 앞두고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빗발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권 한 사립대 의대 관계자는 “학생 수백 명을 유급시키면 당장 예과·본과 수업 배치부터 교실 확보, 교수 인력 조정까지 학사 전체가 흔들린다”며 “이런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재를 말하는 정부 방침은 현실을 모르는 처사”라고 토로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5-12

포항해양경찰서, 불법 포획 고래고기 운반 선장 구속

불법으로 포획한 고래고기를 운반한 일당이 포항해경에 붙잡혔다. 포항해양경찰서는 불법으로 포획한 고래고기를 운반한 혐의(수산자원관리법 위반)로 어선 A호 선장 B씨(53)를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해경은 해상에서 불법 포획해 해체한 고래고기를 어선에 싣고 운반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7일 오후 8시쯤 고래고기를 어선 창고에 숨기고 입항하는 A호를 적발했다. 어선 창고에 실려 있던 고래고기는 총 165자루(무게 약 1.8t, 밍크고래 2마리 추정)로 약 2억 3000만 원에 상당하는 양이다. 해경은 검거 현장에서 고래고기를 전량 압수하고 DNA를 채취·분석해 정확한 고래종 및 개체수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근안 서장은 “이번 사건의 고래포획선을 비롯해 범행에 가담한 모든 공범에 대해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며 "갈수록 조직화하고 지능화되고 있는 불법 고래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해양포유동물인 밍크고래를 불법 포획할 경우 수산업법과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불법 포획한 고래를 소지, 보관, 유통 판매할 경우 수산자원관리법 위반으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2

경북경찰청 송유관 기름 훔치려한 일당 검거

땅굴을 파서 송유관에서 기름을 훔치려던 일당이 검거됐다. 경북경찰청은 12일 송유관 인근 빈 상가를 임차해 땅굴을 판 후,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기름을 절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전문 절도범 6명을 송유관안전관리법위반으로 검거하고, 그중 3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해 3월 구미시 A동에 있는 상가 건물 2곳을 임차해 곡괭이와 삽을 이용, 굴착하는 방법으로 땅굴을 파 송유관 기름 절취를 시도했으나 이웃 주민에게 목격되는 등 발각을 우려해 범행을 중단했다. 이들은 2개월 후 재범행을 시도해 5m 정도 땅굴을 팠으나 이번에는 성토로 송유관이 깊이 묻히는 바람에 미수에 그쳤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자금조달, 장소 물색, 자금관리, 현장 작업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이 들통날 것을 우려해 주로 심야 시간대 작업하고, 정상적인 물건을 판매하는 상가처럼 물건을 진열해 두거나 건물 내부가 보이지 않게 유리를 선팅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구미시 A동에 있는 상가 내에 굴착 흔적이 있는 것으로 보아 송유관에서 석유 절취 시도가 있었던 것 같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진행, 인근 상가 CCTV 및 통화내역 분석으로 총책 및 작업자들을 특정하고, 압수수색으로 범행에 필요한 도구 구입 및 범행 일시가 기재된 장부 등으로 범행 일체 확인, 공범들을 추적해 검거했다. 앞으로도 경북경찰청은 사회적·경제적 가치가 높은 특별재산인 송유관에 대한 도유범죄 첩보 수집을 강화하고, 예방적 형사 활동을 통해 범죄 분위기를 사전에 제압하는 한편, 폭발·화재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물론 환경오염 등 사회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송유관 관련 범죄에 대하여는 단호히 대처할 계획이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5-12

단속정보 흘리고 뇌물 챙긴 현직 경찰관 2명 구속

풍속업자(성인오락실·단란주점·보도방 등)들에게 내부 정보를 흘리고 뇌물을 챙긴 현직 경찰관들이 검찰에 적발돼 구속기소 됐다. 12일 대구지검 반부패수사부(부장검사 박철)는 대구경찰청 소속 A(45) 경위를 뇌물수수 등 혐의로, 경북경찰청 B(46) 경위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로 각각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보도방 등 풍속업을 운영하는 C(50)씨는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게임장 등 풍속업을 운영하는 D(49)씨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9월부터 2020년 3월까지 풍속업자인 C씨에게 단속 정보 등을 제공해 주고 그 대가로 2390만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23년 4월 C씨가 ‘경찰관에게 뇌물을 줬다’고 허위신고를 하게 하고 직접 대구경찰청 간부에게 제보한 혐의(무고)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풍속업자인 C씨에게 단속 정보 등을 제공해 주고 그 대가로 6386만 원을 수수한 혐의다. 또 그는 2022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풍속업자인 D씨에게 단속정보 등을 제공해주고 1억96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는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을 통해 수시로 대화하고 만남을 이어갔다. 경찰관들은 풍속업자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고 수상스키를 즐기거나 골프를 치고 풍속업자의 별장을 이용하기까지 하는 등 부적절한 유착관계를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풍속업자가 현직 경찰관에게 부동산을 명의신탁한다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고, 둘 사이에 의심스러운 금전거래도 있었음을 확인해 추가 계좌추적 및 사무실 압수수색 등 전면 재수사하게 됐다”며 “피고인들이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풍속업자들과 경찰관들의 남은 의혹들에 대해서도 철저하게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2

포항시 ‘한반도 동쪽 땅끝’ 표지석 개방 논의

속보= 포항시가 안전상의 문제로 일반인의 발길을 허용하지 않았던 ‘한반도 동쪽 땅끝’ 표지석 문제 <본지 지난 12월 2일 자 1면 단독보도>와 관련해 현장 개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지난 2007년 구룡포읍 석병리 바위섬에 ‘한반도 동쪽 땅끝’ 표지석을 설치했지만, 관광객 접근이 어려워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관광객이 표지석을 보려면 개인 사유지인 양식장 인근 콘크리트 둑을 건너야 하는데 파도가 높게 치는 날이면 안전사고 위험이 커 양식장 주인 A씨가 부득이하게 출입을 통제할 수밖에 없었다. A씨는 포항시에 여러 차례 안전난간 설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포항시 관계자와 A씨가 지난달 30일 만나 표지석으로 향하는 통행로 바닥 시공과 안전난간 설치 등 구체적인 개방 방안을 논의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장을 방문해 양식장 주인과 함께 안전 문제 및 구조물 설치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며 “현재 예산 확보 등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표지석 설치 위치와 표기 오류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전문가들은 표지석에 표기된 ‘한반도’는 남북한 전체를 일컫는 말로 한반도 동쪽 땅끝은 함경북도 나선시가 된다며 ‘한반도 동쪽 땅끝’이 아닌 ‘대한민국 동쪽 땅끝’으로 표기를 정확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석규 지리학자는 “표지석에는 ‘한반도 동쪽 땅끝’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을 뿐만 아니라 동경·북위 표기 단위도 빠져 있다”며 “표지석이 실제 땅끝이 아닌 양식장 앞 바위섬에 설치된 점도 지리적 의미와 맞지 않다. 표지석은 현재 위치가 아닌 육지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표기 오류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예산 등을 검토해 수정할 예정”이라며 “현재 위치는 역사적 자료를 바탕으로 설치한 것으로 정통성 측면도 고려해 땅끝의 개념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2

차량 꼬리 문 ‘로또명당’ 교통체증 부채질

포항지역의 ‘로또 명당’으로 손꼽히는 복권 판매점 인근 도로가 복권을 구매하러 온 차량들로 인해 수년째 몸살을 앓고 있다. 시민들은 “지자체의 미온적 조치가 불편을 가중 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며 비판했다. 지난 8일 오전 8시50분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 위치한 A로또 판매점. 이곳은 지역에서 가장 많은 1등과 2등 당첨자를 배출해 낸 판매점 중 한 곳으로 소문나 있다. 이같은 입소문에 평일 이른시간에도 많은 사람이 찾고 있다. 매장안 안팎을 살펴보니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걸어오는 사람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자신이 몰고온 차를 인근 도로에 잠시 주차해 두고 몸만 빠져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문제는 운전자들이 편리하게 로또를 구매하기 위해 도로에 정차하고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주변 일대는 극심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날 많은 차들이 비상등을 켠 채 2차선 도로 중 2차로에 정차한 뒤 복권을 구매하러 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차선 도로에는 무려 6대의 차량이 꼬리에 꼬리물 듯 길게 늘어서 있기도 했다. 6대의 차량 중 맨 뒤쪽 차량의 후미가 1차선으로 넘어오자, 1차선에서 운전하는 운전자들은 짜증이 난듯 연신 경적을 울렸다. 또 일부 운전자들은 2차로에 차를 세우고 나오려다, 1차로에서 주행하는 차와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시민 박모(38·여)씨는 “평소에도 통행량이 많은 도로인데 복권을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차량까지 가세하면 그 일대는 교통난이 가중된다“면서 “차를 빼달라고 말하면 되레 화를 내기도 한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시민들은 불법 주정차로 인해 사고 확률이 높고 그로 인한 인명피해도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지자체의 적극적인 단속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에도 관리 감독 주최인 포항시 북구는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포항시 북구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와야 단속에 들어간다“면서 “부서가 이원화돼 있어 다른 부서에 문의해 달라”고 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12

빨간 구두의 대구 수제화 골목

날씨가 조금 왔다갔다 하지만 마음 놓고 걷기에는 부담이 없는 날이다. 갑갑함을 조금이라도 달래기 위해 수제화 골목을 한번 걸어 보았다. 수제화 골목을 가려면 대구지하철 1호선을 타고 중앙로역에 내려서 2번 출구로 나가서 대구역 쪽으로 50미터쯤 가다가 수제화 조형물이 나오면 바로 좌회전하면 된다. 향촌동 수제화 골목은 대구시의 도심 간선도로인 중앙로에서 종로를 동서로 연결하는 서성로 14길의 300여 미터에 이르는 골목이다. 조형물을 지나 10여 미터만 가면 도로 양쪽에는 수제화 만드는 집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도로에 다니는 사람은 별로 보이지 않는데, 수제화들만 저마다 사 가라고 손짓 하며 지나가는 사람을 부른다. 장애인의 신발을 전문으로 만드는 아벨제화와 수제화 명장 최병화 명장의 집도 보인다. 수제화 골목에 관련 업체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부터다. 운동화는 부산, 구두는 대구 수제화로 명성을 높이며, 1990년대에 와서 오늘날의 수제화 골목을 갖추게 되었다. 장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공무원들 보다 10배는 더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한다. 수제화 골목에는 수제화와 관련된 다양한 업체들이 모여 있다. 디자인에서 제단, 갑피, 조립의 공정을 주로 하는 업체와 가죽제품의 원자재와 밑창, 안창, 장식물, 끈과 같은 각종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도 있다. 완성된 구두를 판매하는 업체 등 수제화 관련해 60여 개의 업체들이 20여 년 이상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제화 골목 중간쯤에 향촌동 수제화센터가 있다. 수제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수제화 골목의 연혁과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수제화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수제화를 제작하는 방법과 발 체험기가 설치되어 있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빨간 구두와 남일해의 ‘빨간구두 아가씨’의 노래 가사가 벽에 적혀 있다. 향촌동 수제화센터에 미리 예약을 하면 기념품을 직접 만들어 갈 수도 있는데 수제화 골목과 수제화센터만 돌아봐도 대충 2시간은 걸린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5-05-11

여성 아파트 관리소장 지유정씨

과거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아파트 관리소장 직종에까지 여성들의 진출이 늘고 있다. 이는 직업에 대한 인식 변화와 여성의 섬세함과 소통 능력이 업무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때문으로 분석이 된다. 15년 차 아파트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여성 관리소장 지유정 씨를 만나 그의 직업관과 아파트 관리소장으로서 역할에 대해 들어보았다. -아파트 관리란 업무가 여성이 하기에 힘들지 않은가? △주민과의 소통이 중요하다. 언제나 열린 창구를 유지하면서 입주민 의견을 경청한다. 민원 접수 시에는 입주민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 세대를 방문해 문제를 확인 후 바로 해결한다. -아파트 관리 업무에 뛰어들게 된 동기는? △전에는 전산과 사무직에 근무했다. 우연히 여성이 아파트 소장 일을 하는 걸 보고 매력을 느껴 공부했다. 그때만 해도 여자가 하기엔 힘든 일이라 주위의 반대가 심했다. 정년은 65세인데 주민의 촉탁을 받으면 더 연장할 수 있다. 지금은 직종을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어떤 분야에 중점을 두고 아파트를 관리하는가.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일이 터지기 전에 미리 점검하고 대비하는 것이다. 아파트의 투명한 관리와 주민의 알권리 보장을 통해 입주민의 만족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애로사항을 꼽는다면? △동마다 동 대표가 있고 대표회장이 대표 회의 의결에 따라 집행하는 과정을 주민들이 믿고 따라 주면 좋겠다. 불신은 서로를 힘들게 한다. 물론 주민의 알권리를 위해 관리실이 먼저 충실히 보고하는 역할을 잘 해야한다. -입주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관리사무실을 믿어주시고 격려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다. 그것이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아파트 관리 업무를 하고 싶은 여성에게 권하고 싶은 말은? △적극 추천하고 싶은 직종이다. 여성 특유의 세밀하고 섬세함으로 남성보다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현재 72세에 현역으로 일하고 있는 분을 보면 메리트 있는 직업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여성 소장으로서의 장점을 살려 입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해 많은 여성들의 귀감이 되고 싶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5-05-11

‘나는 임대인이다’ 성황리 공연

라온미니극단(단장 곽명옥 수필가)이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 행사의 일환으로 수필극을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 김광석길 야외 콘서트홀 무대에 올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으며, 첫 번째 공연은 박민재 수필가의 원작 ‘나는 임대인이다’를 이경은 작가가 각색하고, 곽명옥 단장이 기획하였으며, 김용조 시인이 연출을 맡았다. 아버지의 병원비를 충당하느라 보증금까지 바닥난 상태로 집세가 밀리자 ‘아버지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넋두리하는 직장 여성. 시골 부모님 생각에 꿈을 중도 포기해야겠다는 청춘의 안타까운 모습. 그리고 노력과 성실로 앞날의 삶을 잘 풀어가는 청춘을 보며 흐뭇해 하는 임대인의 이야기까지를 모두 엮어 평범한 우리의 삶을 조명한 스토리의 수필극이다. 어려움 없는 삶이 어디 있으랴. 아웅다웅 살다가 가진 것 다 내려놓고 떠나야 하는 우리 인생도 궁극에는 세입자 신세 아니겠는가. 지구별의 세입자끼리 사랑과 정을 나누며 살아야 한다는 우리 시대의 메시지를 담았다. 갈등과 사랑, 인정의 묘사가 관객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재미와 궁금증을 더해갔다. 이날 참석한 원작자 박민재 수필가는 임대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꿈을 향한 청춘의 도전을 응원하는 부모의 마음이 회의와 보람의 접점이었음을 확인하고 청춘들에게 꿈과 용기를 잃지 않도록 격려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이명지 수필가의 원작 ‘낮술’이 앙코르 공연으로 올려졌고, 이어 ‘나는 임대인이다’가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방종현 수필가의 하모니카 연주를 배경으로, 연기자들은 아마추어 이상의 연기를 뽐내 관중들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한혜경 문학평론가(명지전문대 명예교수)는 “살아가면서 겪는 일들과 소회, 삶의 희로애락, 우리 사회의 여러 현상 등을 진솔하게 담아낸 수필이 수필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로 탄생해 태양처럼 빛났다”고 평했다. 이영옥 작가는 “수필극은 원작에 원근법을 입혀 작가와 감상자가 일체감에 이르게 하는 고도의 작업”이라는 감상을 밝혔다. 장호병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계간문장 발행인)은 “미디어 환경이 바뀜에 따라 예술 소비 모드가 변화되고, 수필작품이 10분 내외의 수필극으로 재탄생하고 있으며, 이경은 작가의 수필극본집 ‘튕’이 이런 예술 소비 패턴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인사말을 했다. 사람들의 정서, 감각에 효과적으로 호소하기 위해서는 시각예술이나 청각예술 등 여타 장르의 이질적인 특성을 접목하는 하이브리드, 또는 그 특성을 차용, 교차하는 크로스오버의 작법이 문예활동에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문장인문학회가 주도하는 ‘활자를 뛰쳐나오는 문학’이 라온미니극단의 공연을 통해 문학소비시장의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5-11

역사는 바르게 전해져야 한다

며칠 전 김해 가야테마파크에 갔다. 가락국의 모형 궁전인 태극전 내부를 둘러보았다. 사면에는 가락국의 역사를 알아볼 수 있는 게시물이 여러 곳에 있었다. 동쪽 벽면 중앙에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지도에 여섯 개 가야국의 지명과 국명을 게시해 둔 곳에 시선이 모였다. 가야국은 42년 김해에 가락국, 함녕에 고녕가야, 성주에 성산가야, 고령에 대가야, 함안에 아라가야, 고성에 소가야를 건국했다. 남부 지역 지도에 기록한 가야 국명을 보는 순간 가슴이 덜컹 내려 앉은 기분이었다. 상주 함창에 있어야 할 고녕가야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흔적조차 찾을 수가 없고, 진주에 고령가야로 표기해 둔 것이 있었다. 고녕가야는 가야 건국 신화에 등장하는 고로가 시조왕이고 2대 마종왕, 3대 이현왕이 있었다. 254년 신라 제12대 첨해왕에 멸망한 고대 가야국이다. 213년간이나 존속한 고녕가야가 지도상에 기록이 없다는 것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병도 역사학자 등은 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진주로 비정하기도 했다. 고녕가야의 ‘고녕’이 진주시의 옛 지명인 ‘거타’ 또는 ‘거열성’의 음과 비슷하기 때문이라 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음이 비슷한 점은 찾을 수가 없다. 역사적으로 존재하지도 않은 진주에 고녕가야가 존재했다는 설은 비약적인 해석이라 생각한다. 고녕가야를 고령가야라 표기하면 대다수가 고령의 대가야로 인식하기가 쉽다. 대가야가 고령에 건국되었기에 지명인 고령을 생각하여 대가야를 고령가야로 부르기도 하나 바른 국명을 사용해야 한다. 함녕(함창)에 있었던 고녕가야를 일부는 고령가야로 기록하는 때도 있었으나, 이는 고녕가야로 기록해야 한다. 고녕가야의 한자는 ‘古寧加耶’이다. 한자의 ‘寧’자는 어두에 오면 ‘영’으로 읽지만, 어두 다음에는 ‘녕’으로 읽는다. 고녕가야가 지워진 원인에는 일부 사학자에 의해 가야의 역사가 경상북도 북쪽에 존재해 있으면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일본부설에서 369년에 한반도 가야 땅에 임나일본부를 설치하여 200년간 다스렸다고 주장하는 것에서 그 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임나국을 한반도 남부의 가야 지역에 비정한 사학자가 있다. 우리의 역사 왜곡으로 본다. 몇 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 신청한 가야고분군 7개 중에서 합천의 옥전고분군을 ‘다라국’으로, 남원의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을 ‘기문국’으로 등재 신청한 일이 있었다. 다라국과 기문국은 일본서기에 등장하는 임나국의 이름이다. 왜 이 이름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신청에 올렸는지 의문이 갔으나 민족사학자들에 의해 두 개의 임나국 이름이 빠지고, 합천 옥전고분군으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으로 등재된 사건도 있었다. 역사적 사실은 후손에게 바르게 물려 줄 책무가 있다. 역사학자나 역사학을 전공하는 사람은 유념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김성문 시민기자

2025-05-11

울진군청, 10m 공기소총 단체전 한국 신기록

울진군청 사격팀이 10m 공기소총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권은지, 박예은, 조은서, 모수정으로 구성된 울진군청은 10일 오후 대구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제8회 대구광역시장배 전국사격대회 10m 공기소총 여자 일반부 단체전에서 1천895.9점을 쏴 종전 한국 기록(1천894.5점)을 1.4점 경신했다. 권은지는 지난달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본선 한국 신기록(636.7점)을 세운 데 이어 팀 동료들과 함께 단체전에서도 한국 신기록을 수립했다. 또한 권은지는 이 종목 결선에서도 2024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금지현(경기도청)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효철 울진군청 사격팀 감독은 "대회 초반부터 안정적인 자세와 정확한 조준으로 고득점을 유지했다. 이번 기록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과 향후 세계대회에서 메달 경쟁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강연술 대한사격연맹 회장은 "대구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 신기록이 수립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고, 김동후 대구사격연맹 회장은 "이번 기록 수립이 2027 세계사격선수권대회 유치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한사격연맹은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대한사격연맹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외 대회에서 연달아 신기록이 나오는 등 우리나라 사격이 크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5-05-11

포항시청 이준환, 유도 그랜드슬램 우승

유도 남자 81㎏급 간판 이준환(포항시청·세계랭킹 6위)이 '세계 최강' 나가세 다카노리(세계 8위)를 꺾고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이준환은 10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카자흐스탄 바리시 그랜드슬램 2025에서 나가세를 연장전(골든스코어) 접전 끝에 말아업어치기 한판승으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나가세와 치열한 싸움을 펼치다가 정규시간 1분 19초를 남기고 지도(반칙) 1개를 뺏었다. 정규 시간 10초 전엔 지도 1개씩을 나눠 가졌다. 유리한 상황에서 연장전에 들어간 이준환은 적극적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끊임없이 공격을 시도하며 나가세를 흔들었다. 연장전 45초엔 기습적인 왼손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이준환은 있는 힘을 다해 상대를 넘어뜨리려 했으나 여의찮았다. 이준환은 옷매무새를 갖춘 뒤 곧바로 상대 허를 찌르는 왼손 업어치기를 시도했다. 이번엔 몸을 낮춘 채로 상대 몸을 들어 올렸다. 깨끗한 한 판이었다. 이준환은 환호하며 두 손을 불끈 쥐며 기쁨을 표현했다. 나가세는 국제대회에 자주 출전하지 않아 세계랭킹이 높지 않지만, 굵직한 국제 대회마다 우승을 차지한 이 체급 최강자다. 그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땄고, 2020 도쿄 올림픽과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이 체급 2연패를 달성했다. 그러나 이준환은 나가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이준환은 시니어 국제 무대에 데뷔한 2022년 6월 울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서 나가세를 업어치기 절반승으로 잡아내며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고 2023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선 8강에서 나가세를 누르며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해 파리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이준환은 지난달 아시아 선수권대회 우승에 이어 이번 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연합뉴스

2025-05-11

생성형 AI 활용 콘텐츠 제작 특강

포항시가 지난 9일부터 오는 30일까지 매주 금요일, 포항시 북구에 위치한 경북콘텐츠기업지원센터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활용 콘텐츠 제작’ 특강을 운영한다. 이번 특강은 포항시민의 AI 인식을 제고하고 생성형 AI 저변 확대를 위해 추진됐다.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지식 습득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시민들이 직접 익힐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을 구성해, 매주 2시간씩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특강은△ChatGPT를 활용한 AI 개념 이해 및 일상 속 실습 △콘텐츠 아이디어 발굴 및 유튜브 제작 실습 등으로 구성되며, 실습 중심의 교육을 통해 시민들이 AI 기술을 친숙하게 접하고 이를 생활에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특히 특강은 총 2회차(1·2차, 3·4차)로 나눠 진행되며, 사전 접수는 4월 30일부터 5월 7일까지 유선으로 실시하였고, 접수 첫날 접수가 마감되어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교육 수강 후에는 만족도 조사를 실시하여 향후 시민 정보화 교육 개선에 반영할 예정이다. 안나경 포항시 정보통신과장은 “이번 특강은 시민 여러분이 생성형 AI, 특히 ChatGPT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직접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보는 실습 중심의 과정으로 구성됐다”며 “AI를 단순히 기술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 정보 검색, 유튜브 영상 제작 등 일상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번 교육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