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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의무휴업 평일 전환 반대 시위한 대형마트 노조원 16명 벌금형

대구지법 형사3단독 박태안 부장판사는 집회 도중 시청 강당에 무단 침입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된 대형마트 노조원 50대 A씨 등 16명에게 벌금 200만 원씩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 노조 소속인 A씨 등은 2022년 12월 19일 집회 신고 장소인 대구시청 산격청사 출입구 밖이 아닌 산격청사 대강당에 들어가 3시간가량 점거 농성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은 대구시가 대형유통업계 대표 등과 기존 일요일이었던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평일 전환 추진 협약식’을 체결하기로 예정된 날이었다. 당시 마트 노조원들은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돼 연행됐으며, 시는 장소를 바꿔 협약식을 진행했다. 박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이 비록 조합원들의 권익과 주장을 관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하더라도 무단 침입 결과 협약식이 예정된 장소에서 열릴 수 없게 돼 사실상 주거의 평온을 해하였다”며 “다만 피고인들이 마트 근로자들의 휴일에 쉴 권리를 보장받기 위한 근로조건 개선이나 향상을 위해 범행에 이른 점 등을 참작한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5

송아지 3마리가 경품으로 내걸린 포항 신광면 광복 80주년 축구대회

지난 1947년부터 매년 8월 15일 개최하는 신광면축구대회가 올해도 15~17일까지 사흘 동안 신광중학교 운동장에서 열린다. 특히 올해는 광복 80주년이어서 더욱 성대하게 치러진다. 경품으로 송아지 3마리도 내걸렸다. 신광면민축구대회는 전국 유일의 광복기념 축구대회 행사다. 외세의 침략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결의를 다지고, 면민들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는 것을 목적으로 시작됐으며 지금까지 1959년과 1982년, 그리고 코로나 감염병이 창궐했던 2020년과 2021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개최되어 왔다. 오랜 기간 변함없이 면민들이 숭고한 그 뜻을 기려왔다는 점에서 이 대회는 광복단체 등 각계로부터 그 역사성도 인정받고 있다. 1998년부터는 마을별로 윷놀이, 팔씨름대회 등 민속경기도 시행되면서 남녀노소가 다 참여하는 화합한마당잔치로 자리 잡았다. 대회가 열리면 출향인들도 대거 고향을 찾아와 마음을 함께 나누고 있다. 김성훈 신광면체육회장은 “올해도 면민과 출향 인사 등 2000여명이 참여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5 행사는 광복 80주년을 맞은 만큼 각 리 동장, 단체장 등 80명이 흰 천에 손도장을 찍는 퍼포먼스도 진행한다. 1945년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고 신광 발전과 면민들의 안녕과 안전을 염원하기 위한 것이다. 사흘 동안 신광을 떠들썩하게 할 올 대회에는 마을별로 25개의 축구팀이 참여하고, 22개 마을에서 팔씨름 팀과 윷놀이 팀이 각각 출전, 힘과 기량을 겨룬다. 특히 올해는 김성훈 체육회장이 1000여만 원 상당의 송아지 3마리를 경품으로 내놔 누가 그 행운을 잡아갈지도 흥밋거리다. /최진호 기자

2025-08-14

법률구조공단, 고금리 대출 추심 제동⋯법정 최고 이자율 초과 이자 ‘부당이득’

법원이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한 채권 추심은 부당이득이라며 반환을 명령, 장기간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아온 채무자 구제에 나선 사례가 발생했다. 14일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따르면 지난 2002년 A씨는 한 대부업체로부터 연 69%의 이율로 200만 원을 대출받았다. 해당 채권은 여러 차례 양도를 거쳐 한 대부업체에 넘어갔고, 업체는 2024년 원금의 15배가 넘는 3300만 원 이상을 받아냈다. 당시 A씨는 부당이득 반환을 요구했지만, 개인 소송이 어려워 법원 소송구조 제도를 통해 법률구조공단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대부업법상 최고 이자율(2018년 9월 6일 기준 연 24% 이후 연 20%)을 초과한 부분의 추심이 정당한지 아닌지였다. 공단은 “이행 권고 결정은 기판력이 없으므로 실체적 권리관계와 다른 금전 교부에 대해서는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대출계약서에도 관련 법령 변경 시 변동이율을 적용한다는 조항이 있어 초과 이자는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포항지원은 지난 7월 공단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8년 9월 6일 이후 법정 최고 이자율을 초과해 추심 한 금액은 부당이득”이라며 “대부업체가 A 씨에게 1849만 3900원을 반환하라”고 판시했다. 이상화 공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과거 고금리 대출 관행이 채무자를 장기간 고통에 빠뜨린 사례에 경종을 울린 의미 있는 판례”라며 “앞으로도 무리한 채권 추심으로 고통받는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4

정부기관·지자체 사칭 사기 기승 “조심하세요”

13일 오전 11시쯤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 있는 건축물 자재 납품 업체에 영천시 복지관장 명의의 공문이 도착했다. 발신자는 경북노인복지센터 구매과였고, 물품 구매 견적서도 첨부돼 있었다. 공문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자 특수소화기 14대가 필요하다고 했고, 업체 측은 물량을 맞출 수 없다고 답했다. 이 담당자는 다른 업체 번호를 알려주면서 물건을 구매·납품해 달라고 했다. 당연하게 관공서의 주문이라고 믿은 업체는 해당 번호로 전화를 걸어 계약금 100만 원을 보냈다. 업체 대표는 뒤늦게 조악한 수준의 공문을 확인하고, 경북노인복지센터에 전화한 결과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포항에서도 정부 기관이나 포항시청 공무원을 사칭한 사기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포항의 한 파크골프 용품업체 대표는 포항시청 노인장애인복지과 소속 공무원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노인 우울증 예방 교육 프로그램에 필요한 물품 중에 파크골프채와 골프공이 빠져 긴급하게 구매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5일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포항시장 직인에다 담당 주무관 이름이 적힌 물품구매확약서까지 보내오자 그대로이 믿었다. 그러나 자신을 공무원으로 속인 사기꾼이었고, 업체 대표는 275만 원의 손해를 봐야 했다. 그는 “공무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피의자는 정중한 말투를 사용한 데다 정식 공문서까지 모방해 보내왔기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 사진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포항시청 복지정책과의 주무관 명의의 공문에 지역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 사진을 찍는다며 사전 준비금 100만 원을 송금해 달라는 것이었다. 다행히 사진관 대표가 복지정책과에 전화를 걸어 확인하면서 사기범의 소행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포항 뿐 아니라 정부 기관을 사칭한 신종 사기 피해는 전국에서 계속 늘고 있다. 특히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집중되고 있어서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부 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의 이름을 도용해 신뢰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이 제품을 구매할 때 반드시 공식적인 입찰 또는 계약 절차를 거치고, 전화나 문자로 개인 명의의 주문을 요청하는 일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최진호 기자 fair199500@kbmaeil.com

2025-08-13

경북도, 포항 영일만 횡단 고속도로 건설 박차

경북도가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된 이후 17년간 첫 삽도 뜨지 못한 포항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 건설사업 해결에 나선다. 포항시와 힘을 모아 올해 안에 사업을 확정 짓고, 내년에 사업을 시작한다는 목표가 실행되도록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김학홍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13일 “북극항로 개척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는 필요한 사업”이라며 “포항시와 긴밀하게 협조해 올해 안에 사업이 확정돼 내년에는 사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영일만 횡단대교는 포항시 남구 동해면 약전리에서 북구 흥해읍 남송리 일원에 영일만을 횡단하는 해저터널과 해상교량으로 연장 18㎞, 왕복 4차로로 계획된 고속도로다. 총사업비는 약 3조2000억원 규모다. 그러나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사업에 포함되고도 경제적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미뤄지고 있다. 포항~영덕간 고속도로 건설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 간의 총사업비 협의 과정에서 국가재정부담 및 국도대체우회도로 활용 가능성 등의 사유로 영일만 횡단구간을 제외한 포항 흥해읍에서 영덕IC구간(30.9㎞)만 확정해 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을 통해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건설되도록 국회와 중앙부처 등을 찾아 계속 설득했다. 국토교통부는 이를 받아들여 2021년 영일만 횡단구간에 대해 타당성 조사를 하고, 기획재정부는 이듬해 포항~영덕간 고속도로의 총사업비 변경 승인 협의를 거쳐 영일만 횡단구간 고속도로가 포함될 수 있도록 추진해 국비 등 사업비를 반영했다. 하지만 2023년 기획재정부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기점으로 현재까지 지지부진한 상태다. 어렵게 확보한 2025년 예산(1821억 원)도 지난 정부 추경 편성 때 전액 삭감돼 지역에서는 사업이 취소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7일 영일만항을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 신북방경제의 핵심 관문과 동해안 에너지산업의 물류거점으로 육성하고자 경제부총리를 직접 만나 관련 사업을 건의했고, 영일만 횡단대교를 필수적인 사업으로 건의했다. 그는 서해안 고속도로와 남해안 고속도로 완공으로 형성된 L자형 국가도로망을 2015년 개통된 포항~울산 고속도로와 연말 개통 예정인 포항~영덕 간고속도로를 이으면 U자형 국가도로망을 완성할 수 있어 영일만 횡단대교는 끊어진 동해안의 맥을 잇고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추진되어야 하는 사업임을 강조했다. 한편 포항시개발자문위원연합회는 이날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일만 횡단대교 예산 삭감은 50만 포항시민을 기만한 정치적 사기극”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을 강력하게 규탄했다. 포항시와 포항시의회까지 싸잡아 비난한 연합회는 △해상 경유 원안 노선 즉시 확정 △2026년 본예산에 영일만 횡단대교 건설사업비 반드시 반영 △포항시·포항시의회·지역구 국회의원 정당 초월해 한 목소리로 사업 추진할 것 등 3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글·사진/이시라·이창훈기자

2025-08-13

80주년 맞은 광복절 “빛을 되찾은 가치 알고, 의미 되새기자”

대한민국이 광복을 맞은 지 80주년을 맞았다. 일제 36년의 참혹한 식민 통치에서 벗어난 1945년 8월 15일은 민족의 정체성과 자주권을 잃지 않기 위해 싸운 수많은 이들의 헌신과 희생이 결실을 맺은 날이었다. 이를 통칭해 우리는 ‘광복’이라 부른다. ‘빛을 되찾은 날’ 우리 국민에게는 국권을 회복하고, 민족의 이름을 되찾았으며 새로운 세상을 맞이한 중요한 날이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는 수많은 희생과 노력의 산물이다. 총칼 앞에서도 굴하지 않았던 독립운동가, 국외에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외교적, 무장투쟁으로 맞섰던 이들, 국내에서 민족 교육과 문화 운동으로 정체성을 지켜낸 수많은 보통 국민의 힘이 뭉쳐 이룬 결과이다. 이런 한반도 역사의 현장 중심에 대구·경북이 있었다. 1919년 3월 8일 대구에서는 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대한독립 만세’가 울려 퍼졌다. 대구 약령시에 있는 교남 YMCA 회관은 독립운동 정보를 전파하는 거점 역할을 했다. 박상진을 중심으로 1915년 대구에서 조직된 대한광복회는 일제의 식민통치를 무너뜨리고, 공화정 체제의 독립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인 비밀 결사 단체였다. 여성독립운동가의 활약도 눈부셨다. 3·8 만세운동을 이끈 교사 임봉선, 여성 의열단원 현계옥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활동하며 힘을 보탰다. 대구에서는 이러한 독립운동을 기억하기 위해 국립신암선열공원, 대구근대역사관, 희움일본군위안부역사관 등 다양한 공간을 마련해 조국독립을 위해 헌신한 애국선열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린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한 만큼 독립정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전체 독립유공자의 약 14%에 해당하는 2500여 명의 인물이 경북 출신이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국무령을 지낸 석주 이상룡 선생을 비롯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경북 안동의 임청각에서 배출됐다. 대한민국 독립의 초석을 다진 지역인 만큼 경북은 독립운동 역사 발굴과 선양을 위해 독립유공자 발굴 사업, 기념관 건립, 관련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민간에서도 8·15 광복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를 벌여왔다. 가장 대표적인 행사는 경북 포항 신광중학교의 ‘8·15 한마음 체육대회’이다. 1947년부터 시작된 이 대회는 올해로 72회째를 맞은 역사 깊은 행사이다. 우리 민족은 광복 직후 분단이라는 비극과 함께 한민족끼리 남북으로 갈려 총을 겨누는 전쟁의 상처를 겪었다. 수많은 정치적 혼란과 외환위기, 사회 갈등의 고비를 안고 살아왔다. 지금도 불평등, 지역·세대 갈등, 정치 양극화를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다. 80주년 광복절을 맞은 우리사회는 광복의 의미와 가치, 역사적 중요성을 되새기는 ‘그날’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8-13

부산항 중심 북극항로 개척… 영일만항 거점항만은 ‘필수’

국정기획위원회가 13일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부산항 중심의 북극항로 개척사업이 담긴 ‘북극항로 시대 주도 K-해양강국 건설’을 국정 과제로 확정해 발표했다. 수도권 일극 체제 완화와 지역 균형발전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려면 포항 영일만항에 거점항만의 역할을 제대로 부여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부산항이 또다른 일극이 돼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석탄·철광석·이차전지 등 핵심 광물자원의 수요지역인 포항은 동해 석유 가스 탐사시추로 에너지자원 확보 가능성에다 북방 물류 운송 거점으로서 북극항로 환적화물 유치에 유리한 입지를 자랑한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은 후보자 시절 정희용 의원(국민의힘)의 질문에 북극항로 활성화 시기와 예상되는 항만별 특성을 고려한 복수 거점항만 전략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장관으로 임명되면 관련 사항을 자세히 살피겠다고도 했다. 이미 2014년 용역까지 진행할 정도로 북극항로 개척에 대비해온 포항시는 경북도와 함께 16선석 규모로 계획된 영일만항의 계류시설을 32선석으로 늘리고 기존 면적 34만㎡에서 2배 이상 확장해 풍력, 소형모듈원자로(SMR), 수소, 유류 등 국가 에너지 복합기지를 구축하는 등 동해안 에너지산업의 물류 거점이자 북극항로의 중심으로 키울 계획이다. 스마트 항만으로 탈바꿈하는 작업도 필수다. 포항시는 해양수산부 등 관련 기관 부산 집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북극 해운정보센터’ 만큼은 포항에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며 지난달 관련 용역까지 마쳤다. 포항시는 “북극항로에 있어서 영일만항은 거점항이자 완충지대로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해양 일극 체제 방지와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꼭 포항에 ‘북극 해운정보센터’가 세워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극 해운정보센터’는 위성·AI(인공지능)을 활용한 기상·해빙 관측, 예측정보, 안전 운항 등을 총괄 지원하는 국가적 차원의 컨트롤 타워로서 북극 빙하가 시기별로 녹아 생기는 북방항로를 찾고, 기존의 남방항로의 환경·지정학적 상황도 분석해 국내 해양 운송 업체에 빠르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운송로를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포항시는 지역의 과학 인프라를 활용한 인재 양성 노력도 기울인다. 글로컬대학 30에 최종 선정된 한동대와 포스텍을 비롯해 한국해양대, 연구기관과 함께 북극항로 개척에 있어서 안전에 필요한 AI와 위성정보 분야를 비롯해 국제해상법 분야 전문 인재 양성과 북극항로 개척 과정에서 영일만항을 특화할 수 있는 분야 인재도 길러내기로 뜻을 모았다. 북극과 가장 가까운 노르웨이 등지에 있는 대학들과 연계한 쇄빙선 건조 등의 분야 인재 육성도 고려하고 있다. 하영석 계명대 명예교수(한국해운항만학술단체협의회장)는 “포항에 국제광물자원거래소를 조성해 글로벌 자원 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아시아와 유럽간 컨테이너 환적 거점(3000~500TEU급 선박 특화 항만)을 만들어 북방 물류 거점 항만으로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북극해 크루즈 항만 조성과 해양탐사선 모항 및 수산물 가공센터 설치도 필요하고, 경북연구원 내 북극해연구센터를 만들 필요도 있다고 도했다. 천만석 포항시 항만과장은 “북극항로 개척의 중심에 부산항을 두면서도 영일만항 등 항만별 특성을 살린 선택과 집중을 통해 북극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3

‘포항지진’ 형사재판 2라운드… “촉발” VS “자연” 치열한 공방

2017년 11월 15일과 2018년 2월 11일 수리자극 등으로 포항지진을 촉발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과 검찰이 지진의 원인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12일 대구지법 포항지원 제1형사부(박광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포항 지열발전 연구사업 주관기관 넥스지오 대표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연구원 등 5명에 대한 형사재판 2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장) 는 "정부연구조사단에 국내 전문가 12명, 국외 전문가 5명이참여했고, 마지막 회의때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을 냈다”면서 “그 결론에 반박한 전문가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2017년 4월 15일 3차 수리자극으로 규모 3.1 지진이 발생했음에도 안전관리를 소홀히 했다“면서 ”수리자극에 의해 유발지진이 발생했다“고도 강조했다. 이 밖에도 “물 주입 수리자극 후 유발지진이 생겼고, 단층에 스트레스가 쌓여 지진이 발생하게 됐다”라면서 "특히 동일본대지진과 경주지진은 지열발전 이전에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포항지진은 이들 지진과 관련성이 없다“고 했다. 반면에 피고인 측 변호인은 포항지진이 지하수 과다 유입 등에 의한 자연 발생 지진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이 지역 지하수의 변화는 크지 않았다”면서 “지하수 물높이 변화가 심부에 미치는 영향은 적다”며 잘라 말았다. 이어 “물 주입량의 에너지와 지진 규모가비례 한다는 이론은 참고사항일 뿐 절대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포항지진의 원인을 두고 증인신문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8월 26일 여인욱 전남대 교수, 9월 23일 이진한 고려대 교수가 잇따라 증인석에 앉게 되며, 포항촉발지진과 관련해 활동했던 이들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된 인재로 진술할 가능성이 크다.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MW급 지역발전 연구사업을 수행하던 넥스지오 대표 등 5명은 5차례의 수리자극 과정에서 2017년 4월쯤 발생한 규모 3.1 지진 이후에 지속적인 수리자극을 진행할 경우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지진 위험도 평가를 위한 사업 중단 등 제반 조치 없이 성공만을 위해 계획된 주입량(320t)보다 1400t이나 많은 1722t의 물을 주입하는 등 무리한 수리자극을 한 결과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의 지진 등을 촉발해 포항시민 1명이 사망하게 하고 81명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2016년 초부터 해당 연구부지에 2개 단층대가 있음을 추정하고, 그곳에 수리자극을 진행할 경우 보다 큰 규모의 지진이 일어나 주변 지역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예상하고도 수리자극을 계속 실시하는 등 여러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인재’라고 주장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2

‘저상버스’ 도입률보다 실제 이용률을 높여야

저상버스가 도입된 지 여러 해가 지났다. 저상버스는 계단을 없애고 교통약자(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의 이동 편의를 위해 설계된 버스다. 또 2023년 1월부터는 노선버스를 대체나 폐차할 경우 저상버스를 의무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시내·농어촌 마을버스를 그 대상이다. 하지만 저상버스 도입률이 과거에 비해 높아지고 있지만 실제 이용률은 현저히 낮다. 저상버스 주 이용 대상자인 교통약자들의 실제 이용률이 거의 없어 고민해 봐야 할 문제다. 20여 년간 뇌병변장애로 인해 휠체어를 이용하는 포항의 한 장애인(57)은 “한 번도 저상버스를 타본 적 없어요”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저상버스를 타기까지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다. 버스를 탄다고 해도 여러 사람의 시선이 아직 불편해서 가까운 거리는 전동휠체어로 다니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일반 승객들도 저상버스를 타는 장애인을 본 적이 거의 없기는 마찬가지다.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단순히 물리적 이동을 넘어 교육, 취업, 사회적 서비스 접근을 통해 비장애인과 동등한 시민으로서 일상을 누릴 수 있는 당연한 권리다. 국토교통부의 ‘2024년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통약자는 2022년에 비해 18만 명이 증가했고 저상버스의 보급률은 전국적으로 39.7%로 2022년보다 4.1%로 증가했다. 대구도 서울 다음으로 저상버스 도입률이 높지만 이용률이 저조하다. 경북은 2024년 기준으로 도입률이 29.4%로 인천(24.4%), 전남(24.9%), 충남(27%)과 함께 30%에도 못 미치고 있다. 경북 제1의 도시인 포항은 전체 버스 184대 중 118대가 저상버스로 운행 중이다. 경북의 타 시·군보다 높다. 마찬가지로 이용률은 거의 없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유모차를 가지고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 유모차를 가지고 타려면 여러 가지 불편한 점이 발생한다. 대구에 사는 조은정(40)씨는 “유모차를 가지고 택시가 아니라 버스를 타야 할 때가 있다. 아직은 탑승 시 유모차를 접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아기 띠에 아이를 메야 하고 유모차를 접다 보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큰맘 먹고 타야 하는데 아이를 낳기 전에는 전혀 몰랐던 이야기다”라고 토로했다.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버스, 택시, 지하철을 이용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교통약자들의 일상에서는 버스, 택시, 지하철 타는 게 자연스럽지 못하다. 휠체어나 유모차의 경우는 5분 만에 갈 길을 20여 분이 넘게 걸리기도 한다. 집을 나서자마자 울퉁불퉁한 인도를 경험하는 것부터 힘들다. 버스에 타기까지의 순서도 어렵다. 버스가 인도 가까이 정차를 해야 하고 리트프 설치, 탑승 후 휠체어 고정, 단말기 승차 태그, 순서를 거쳐야 한다. 여기에 운전기사의 불친절과 승차 거부 등이 존재한다. 지난 2023년 포항에서는 버스 기사의 협조 부족으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인도 대신 도로에 하차해야 하는 일이 발생해 장애인 단체의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는 저상버스 보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실제 이용률이 낮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초고령화 사회 진입을 앞둔 현재, 교통약자(장애인과 노인 등)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따라서 저상버스 확충뿐만 아니라 이용 접근성과 편의성 개선을 통한 실질적 이용률 향상이 시급한 과제다. 포항시 대중교통 관계자는 “저상버스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것이 맞다. 불편한 사항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차량번호나 시간 등을 기록하셔서 신고를 주시면 된다. 불편한 점은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

매화를 사랑한 이들

조희룡 ‘매화서옥(梅花書屋)’​을 보았다. 대구 간송미술관 2전시실에 오롯이 홀로 자리한 그림이다. 전시실 입구에는 매화 한 송이가 하얀 꽃병에 꽂혔다. 선비의 서재를 몰래 들어가는 느낌이다. 매화 숲속의 서재라는 뜻의 그림을 만나러 들어갔다. 벽에 매화 한 그루가 가지가 생기고 꽃잎이 피어나 나무가 환해지는 순간이 천천히 그려진다. 영상을 보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매화서옥’ 진품이 우릴 맞는다. 천천히 다가가 매화향에 스며들게 만든다. 그림 속 조희룡이 어떤 향기를 맡고 있을지 짐작이 되었다. 봄이면 경주 통일전에 매화를 보러 찾아간다. 너른 주차장에 차를 대고 차 문을 열면 매화향이 마중을 나와 있다. 아직 꽃은 보이지도 않는데 향기로 어서 오라고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 통일전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에 큰 연못이 있고, 하얗게 꽃구름이 뭉싯한 매화가 한 그루 보인다. 그림에는 선비의 집 주위로 하얗게 둘러쌌으니 그 향이 숲 가득할 것이다. 매화서옥, 가파른 산기슭 아래 나지막이 자리한 서옥과 그 주변을 감싸는 매화, 그중 한 가지를 병에 꽂아 바라보는 모습이 화폭에 담겼다. 짧은 순간 피고 지는 꽃이 아쉬워 화폭에 담아두었을 매화, 화가는 매화를 좋아하는 병이 있어 스스로 매화 큰 병풍을 그려 자는 방에 이를 둘러놓고 벼루는 매화시경연을 쓰며, 먹은 매화서옥장연을 썼다. 바야흐로 매화백영을 본떠 시를 짓고, 시가 이루어지면 방에 ‘매화백영루’라는 편액을 걸어 자신이 매화 좋아하는 뜻을 통쾌하게 드러내 보여 주었다. 그런데 금방 이루어지지 않아 억지로 읊다가 목이 말라 매화편차로 목을 축이었다. 매일 밤 열대야로 잠 못 이루다가 입추에 접어드니 더위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며칠 에어컨을 끄고 창을 열고 잠자리에 들었다. 용케도 알고 귀뚜라미가 창가에 와서 날개를 비빈다. 옛사람들이 만든 절기가 어쩜 이리 딱 맞는지 감탄스럽기까지 하다. 여름휴가에 24절기에 관한 책 ‘제철행복’을 읽었다. 한 해를 사계절이 아닌 24계절로 나눠 살았던 현명함에 무릎을 치게 만들었다. 절기마다 먹는 음식이 따로 있고, 절기마다 피는 꽃을 옛사람들은 어떻게 즐기는지 알게 되었다. 12월에 있어 맨 끝의 절기인가 했더니 조선시대는 동지가 한 해의 시작으로 보았다. 궁궐에서는 천문과 지리를 담당하던 기관 ‘관상감’에서 새해 달력을 만들어 임금에게 올렸다. 책 형태로 만들어진 달력이라 하여 ‘동지책력’이라 불렀다. 신하들에게 절기가 적힌 달력을 선물로 내리면 신하들은 그것을 가까운 친지들에게 나눠 삶의 지표로 삼았다. 조선 후기에는 30만 부나 찍었다고 하니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선물이었다. 24절기 중에 밤이 가장 긴 동지에 조상들이 팥죽을 먹고 봄을 기다리며 즐긴 풍류가 놀라웠다. ‘구구소한도’라는 풍속인데 양수 9를 길하게 여긴 조상들은 동짓날로부터 아흐레가 아홉 번 반복된 날, 즉 81일째 되는 날에 봄이 온다고 여겼다. 그래서 동짓날에 흰 종이에 매화 81송이를 그려 창문이나 벽에 붙여놓고 하루에 하나씩 색칠해 나갔다. 흐린 날엔 매화 위쪽을, 맑은 날은 아래쪽을, 바람 부는 날은 왼쪽을, 비가 오는 날에는 오른쪽을, 눈이 오는 날에는 한가운데를 칠했다. 마침내 81개가 모두 칠해진 날 창문을 활짝 열고 진짜 매화를 바라보았다. 듣기만 해도 얼마나 낭만적인지, 올해 동지에는 친구들에게 구구소한도를 나누며 색칠 놀이를 권하고 싶다. 81일 동안 색칠하는 이야기를 공유하고, 함께 매화를 찾아 나서는 탐매 모임을 만들어야겠다. 더운 여름을 잊게 하는 옛 어른들에게 배우는 피서법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

안동 낙동강변을 ‘맨발로 룰루랄라’

입추와 말복이 지나고 더위가 한풀 꺾였다. 그래도 우리 몸이 기억하는 여름 더위는 추석 전까지는 이어지리라. 여름에는 물놀이만한 피서가 없다. 산으로, 계곡으로, 바다로, 강으로, 사람들은 더위를 식히러 떠난다. 하지만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이 여름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안동시 낙동강변(운흥동300 일원)에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물속에서 걷기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탈춤공원 건너 강변에 약 400m 길이의 ‘물속 걷는 길’이 조성됐다. ‘물속 걷는 길’은 안동댐에서 내려오는 차가운 물을 실개천으로 유입해 만든 수로형 산책로다. 시원한 실개천에 파라솔과 의자를 비치해 걷다가 담소를 나눌 수도 있고 간단한 간식도 먹을 수 있다. 주의할 점은 파라솔에서 커피나 간식을 즐긴 후 꼭 뒷정리를 하고 가지고 온 쓰레기는 다시 가져가는 시민의식을 보여주면 좋겠다. 안동시는 지난해부터 낙동강변에 모래길과 적운모길, 자갈길을 조성해 시민들의 맨발 걷기를 장려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공간에 이번 물속 걷는 길까지 조성되면서 산책을 즐기던 시민들에겐 더 없는 힐링의 장소가 되었다. 접근성도 높아 아침부터 저녁까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걸을 수 있다. 마침 맨발 걷기에 나선 법흥동 주민은 “그동안 도청 신도시 천년숲 황톳길을 걸으러 일부러 그 멀리 다녀오곤 했는데 안동 시내에도 이런 곳이 만들어져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고 했다. 어싱 운동의 붐은 건강과 저속노화에 관심이 끊기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물속 걷는 길’은 초등생 종아리 반 정도의 물 깊이라 아이들과 함께 즐겨도 좋고 어르신들이 운동하기도 안전하다. 파라솔에 앉아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책 한 권 읽는 여유도 즐길 수 있다. 앞으로 잘 가꾸어 장점을 극대화시킨다면 안동의 또다른 명소가 될 것이다. 또, 토요일 밤에는 가까이 낙동강 음악분수 쇼를 관람하고 다양한 공연과 음악 감상도 가능하니 올 여름 남은 더위는 낙동강변에서 여유 있게 보내면 좋을 듯하다.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8-12

대구시·경북도 ‘5극 3특’ 공조 시동

이재명 정부가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균형 성장을 위해 ‘5극 3특’(5개의 초광역권, 3개의 특별자치도) 정책을 제시한 가운데 대구시와 경북도가 공동 전략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기획조정실장, 지방시대정책국, 경북연구원, 행정통합추진단, 대구정책연구원 등 관계자는 13일 오전 경북도청 사림실에서 ‘대구·경북 공동 협력 TF’를 구성하고, 공동 전략 과제를 논의한다. 기존 행정협력 기반과 공동 정책 수요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공동 전략을 준비하고, 새 정부 정책 기조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 공동 전략 과제는 4대 분야 21개이다. 초광역 SOC 분야는 대구경북신공항, 대구·경북 순환철도망, 동서횡단철도, 동서횡단고속도로, 달빛철도, 대구권광역철도(동남권 연결) 등 7개다. 미래전략산업 분야는 미래 모빌리티, AI(인공지능)반도체, 항공·방위, 이차전지, 바이오, AI로봇, 고부가가치 섬유산업 등 8개다. 문화관광권 개발 분야는 낙동강·금호강·백두대간, 포스트 APEC, K 콘텐츠 개발 및 초광역 관광그리드 구축 등 3개이고, 사회환경 분야는 인재양성, 저출생 극복, 탄소중립 등 3개이다. ‘대구·경북 공동 협력 TF’는 이날 협의를 통해 21개 공동 전략 과제를 15개 정도 수준으로 더 좁힐 예정이다. 한편 국정기획위는 13일 청와대에서 ‘대국민 보고대회’를 열어 123대 국정과제와 12대 중점 전략과제 등을 발표한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8-12

동해안, 아열대성 해파리 대량 출현··· 휴가철 피서객 주의 당부

최근 동해안에 아열대성 소형 해파리인 푸른우산관해파리가 대량 출현해 여름 휴가철 피서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경북도소방본부에 따르면 푸른우산관해파리는 지름 2~3㎝ 크기로 동전처럼 둥근 모양을 띤다. 지난 7월 중순 제주 해역에서 처음 관측된 뒤 전남·경남·부산·경북 등 남해안과 동해안 전역으로 확산해 대량 출현하고 있다. 이 해파리는 독성이 강한 편은 아니지만 피부에 닿으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다. 소방본부는 “바다에 입수할 때는 전신 수영복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호기심으로 해파리를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해파리에 쏘였을 때는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상처 부위를 씻어낸 뒤 남아 있는 촉수는 신용카드 등을 이용해 긁어 제거해야 한다. 이후 냉찜질로 통증을 완화하는 것이 좋다. 특히 수돗물이나 알코올로 세척하거나 상처 부위를 문지르거나 압박하는 행동은 금물이다. 최근 3년간 경북 지역에서는 해파리 쏘임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총 40건 발생했다. 연도별로는 2022년 15건, 2023년 4건, 2024년 21건이 보고됐다. 올해는 아직 공식 통계가 집계되지 않았지만 푸른우산관해파리의 대량 유입으로 피해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소방본부는 전망했다. 박성열 경북도소방본부장은 “동해안에 해파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피서객들은 해파리 쏘임 사고에 경각심을 갖고 안전하게 여름 휴가를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2

‘열대어 재테크’ 뜬다… 쏠쏠한 ‘제2의 월급’

“취미로 키우던 물고기가 월급 봉투를 하나 더 만들어줬습니다” 포항시 남구에 거주하는 김정훈씨(32)는 2년 전 작은 어항 하나로 열대어 구피 사육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취미였다가 번식한 새끼를 판매하면서 월 50만~100만 원의 수익도 올린다. 김씨는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체계적으로 배우니 이제는 취미이자 부업이 됐다”며 “번식이 잘 되면 월급을 한 번 더 받는 기분”이라고 웃었다. 그는 어항을 늘리면서 사육 품종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열대어 재테크는 희귀하거나 인기 있는 품종을 정식 수입 절차를 거쳐 들여온 뒤 집에서 사육·번식해 분양하는 방식이다. 구피, 디스커스, 엔젤피시 등이 대표 품종이며, 일부 희귀 구피는 한 쌍 가격이 100만 원을 넘는다. 건강하게 관리하면 한 달에 1~2차례씩, 수십 마리의 새끼를 얻을 수 있어 수익성이 높다. 시장은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네이버 카페 ‘홈다리 장터’는 약 15만 명이 활동하는 국내 최대 열대어·관상용 새우 거래 커뮤니티다. 회원 간 직거래 뿐 아니라 품종 정보, 사육 노하우, 질병 치료법 등이 활발히 공유된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네이버 밴드, 유튜브 채널에서도 매일 수백 건의 거래와 상담이 오간다. 강아지·고양이와 함께 3대 반려동물로 꼽히는 관상어 산업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인다. 해양수산부 ‘제2차 관상어산업 육성 종합계획’에 따르면 2014년 약 4100억 원 규모였던 관상어 산업 시장은 2020년 4873억 원가량으로 확대됐다. 저렴한 초기 비용과 유지비도 장점이다. 포항시 북구에서 수족관을 운영하는 A씨는 “가정에서 소규모로 열대어를 양식할 경우 수도·전기세와 사료값을 포함해도 월 5만 원 이상 지출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초기 투자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50만 원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사육 환경이 불안정하면 질병으로 개체가 전멸할 수 있고, 거래 과정에서의 사기나 배송 중 폐사 같은 위험도 존재한다. 조규봉 한동대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직장 외 시간과 에너지를 부수입 창출에 쓰는 경향이 강해졌고, SNS의 발달로 소비자 선호를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소규모라도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시작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초보자가 무리하게 고가 개체를 들였다가 질병으로 모두 잃는 경우가 적지 않아서 충분한 사전 학습과 검증된 거래 상대 확보가 필수”라고 조언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2

일가족 숨진 대구 아파트 화재⋯3차 합동감식

속보=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밝히기 위한 추가 합동감식이 12일 진행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동구 신천동 아파트 화재 현장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 등과 함께 3차 합동감식을 진행했다. 이날 현장 감식은 1·2차 감식에서 나온 정황을 토대로 더 과학적이고 세밀한 분석을 위해 실시됐다. 현장은 ‘POLICE LINE’으로 통제됐고, 수사관들은 현관과 실내를 오가며 세밀하게 조사했다. 화재로 숨진 일가족은 평소 계단을 이용하거나, 인사도 받지 않는 등 이웃과 단절된 채 지낸온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주민들은 착잡한 심정으로 베란다 등에서 합동감식을 지켜보기도 했다. 한 주민은 “일가족이 사망한 화재가 발생해 마음이 아프다”면서 “억울함이 있다면 반드시 풀어지길 바란다”면서 “주민들이 아픔을 딛고 일상으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거실 등 4곳에서 발화 지점이 확인됐으며 양초와 성냥이 다량 발견됐다. 아파트 내부 발화지점 주변에는 노끈으로 묶은 서적 수십 개 등 인화성 물건들이 놓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당시 소방대원들이 현관문을 강제 개방했을때 가구 등으로 입구가 막혔던 사실도 파악됐다. 외부인 침입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화재는 지난 10일 오전 3시 35분쯤 동구 신천동 아파트 11층 세대 내에서 발생했으며 19분 만에 진화됐다. 서윤재 동부경찰서 형사과장은 “현장감식 내용과 부검 결과를 종합해야 확실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8-12

봉화 특산물로 채워진 韓·베트남 국빈만찬상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1일 방한한 또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초청해 청와대 영빈관에서 연 국빈 만찬 메뉴가 봉화의 특산물을 활용한 퓨전 한식으로 밝혀지면서 베트남과 봉화군과의 관계가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만찬 메뉴는 고려 말 한반도에 정착한 베트남 왕자 이용상의 후손인 화산 이씨가 한국전쟁 후 봉화에 정착한 점을 고려해 준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메뉴는 ‘봉화산 허브를 곁들인 해산물 샐러드와 삼색 밀쌈 말이’ ‘여름 보양 영계죽’ ‘봉화 된장소스를 곁들인 제철 민어구이’ ‘여름 쌈밥과 김치 스프링롤을 곁들인 봉화 한우 떡갈비 구이’ ‘메밀차와 홍시 크렘 브륄레’ 등이었다. 한우와 된장 등 상당수 식재자가 봉화와 영주 등 인근 지역에서 대통령실로 공수됐으며 음식하나하나에도 봉화와 베트남 간 교류 등 상징과 의미를 담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대통령실이 이번 베트남 정상회담 만참 메뉴 주 식자재를 봉화에서 가져갈 정도로 배려한 부분에 감사드린다”면서 “지금 봉화군이 진행하고 있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봉화군은 국내 유일의 베트남 리왕조 유적지를 활용한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이 사업은 문화체육관광부 2025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 대상지에 최종 선정됐다. 봉화군은 고려시대 베트남인 이주역사와 관련 유적인 충효당을 지역특화 소재로 활용해 봉성면 창평마을 일대에 국내 유일의 베트남 테마명소 ‘봉트남’을 조성해 베트남 이민자·유학생 등이 찾는 성지로 만들 계획이다. /박종화·박형남 기자

2025-08-12

포항 찾은 김문수 “오직 나만 이재명 정권·민주당 독주 저지 가능”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1일 ‘보수의 텃밭’ 포항을 찾아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의 독주를 저지할 적합한 인물인 김문수를 뽑아 국민의힘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당원들에게 호소했다. 이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차담을 나누고 포항으로 향한 김 후보는 “제1야당으로서 확고한 신념으로 이재명 독재정권의 개헌과 장기 집권 시도를 반드시 저지해야 할 것”이라며 “당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권과 당당히 맞설 수 있는 강력한 국민의 힘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4년 연임 개헌 제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의 장기 집권의 의도가 숨겨져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김 후보는 “국민의힘을 해산시키면 더불어민주당의 일당 독재 체제가 되지 않겠느냐”라며 “북한의 조선노동당, 중국의 공산당처럼 우리 대한민국도 민주당 일당 독재가 되면 깜깜한 암흑세계 속에서 우리가 살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이재명은 대장동 사건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위증 사건 등 많은 재판을 받아야 하는데 대통령 임기를 마치고 재판을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는 지적도 했다. 고용노동부 장관 출신인 김 후보는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기업 활동을 저해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노동 개혁 목적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격차를 줄이고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서 ”과도한 규제는 오히려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고 한국에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만 발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는 마지막으로 “포항의 경제를 살리고 양질의 일자리를 더 많이 창출하기 위해서는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이 더 부지런히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1

‘동부초 이전’ 3년 갈등 해소 물꼬 트나

속보=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2단계 확장의 조건인 동부초 이전을 놓고 3년간 갈등을 겪은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이 11일 한 자리에 모여 손을 맞잡았다. 앞으로 두 기관이 어떤 합의안을 도출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포항시청 중회의실에서 마련한 첫 협의회에서는 포항시와 포항교육지원청 실무진과 국장까지 참여해 서로가 가졌던 오해를 풀고 잘못 판단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도 했다. 이런 덕분에 공식 협의체를 구성해 매월 1차례 이상 정기 회의를 여는데 합의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상생 협력의 의지를 다지며 열린 마음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면서 “두 번째 회의는 이달 내로 교육지원청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상현 포항시 관광컨벤션도시추진본부장은 “오늘 첫 협의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동부초 이전과 포엑스 건립 2단계 사업에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후성 포항교육지원청 행정지원국장도 “서로의 입장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했고, 이견에 관해서는 대화를 통해 조율해 나가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포항시는 지난해 7월부터 북구 장성동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옛 미군부대 캠프리비 부지에 연 면적 6만3818㎡로 2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컨벤션홀과 7183㎡ 면적의 전시장, 2128㎡ 면적의 컨벤션홀, 11개 중·소회의실, 시민 휴식 공간, 상업·업무시설, 루프탑 등을 갖춘 포엑스 1단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말 또는 2027년 초 완공 예정인 이 건물에 초대형 행사 및 국제회의 유치를 위한 2단계 확장사업에 동부초 부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으나 최근 3년간 교육청지원청과의 협의가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1

‘워터 퐝 페스티벌’서 뜬 깜짝스타 중 1 곽세현 숏폼 하루만에 58만 조회

지난 8~9일 경북매일신문이 마련한 ‘2025 SUMMER 워터 퐝 FESTIVAL’에서 인기 래퍼 래원의 무대에 올라 화려한 랩 실력을 뽐낸 포항 장흥중학교 1학년 곽세현(13)군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인기 트로트 가수 전유진을 잇는 포항 대표 스타 탄생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11일 오후 5시 기준 ‘ 워터 퐝 FESTIVAL’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59초 짜리 곽군 무대 숏폼 동영상의 조회수는 57만9000회를 기록했다. ‘좋아요’는 1만7000여 개, 공유 71380건이다. 현재 반응이 폭발적이어서 조만간 조회수 100만회를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 곽군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된 2분 37초짜리 숏폼 동영상의 조회수는 무려 4만8000회를 기록했다. ‘좋아요’ 역시 1222개가 달렸고, 곽군을 응원하는 댓글도 줄을 잇는다. 이 동영상은 지난 9일 ‘워터 퐝 FESTIVAL’에서 곽군이 쇼미더머니 출신 래퍼 래원의 힙합 공연 무대에 올라 랩 실력을 뽐내는 모습을 담았다. 파워풀한 래핑을 쏟아낸 곽군은 단숨에 무대를 장악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래원이 피쳐링한 래퍼 염따의 ‘존시나’라는 곡을 선보인 곽군은 원곡자에게도 전혀 밀리지 않은 모습으로 무대를 휘저었다. “나도 래원이랑 공연 해봤으면 좋겠다”, “세현의 미래가 밝다”, “제2의 포항 염따 그는 대세 (곽)세현”이라는 등 부러움과 감탄, 놀라움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곽군에게 무대를 제공한 ‘워터 퐝 FESTIVAL’에 대한 호평도 줄을 이었다. 포항시민 유모씨(30)는 “포항에서 워터밤과 같은 행사를 열어줘서 고맙다”면서 “내일이 없다는 듯이 신나게 즐겼고, 내년에도 행사를 열어준다면 무조건 참석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피서객 최모씨(28·서울)는 “공연 라인업도 쟁쟁한 가수들로 구성돼 볼거리가 많았다. 내년이 더 기대된다”고 의견을 남겼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8-11

길이 2m·무게 400kg 거구… 자유자재 ‘개복치 해체쇼’

포항 죽도시장 수산물매장 상인 이영태씨(71)가 이른 아침부터 번뜩이는 칼을 들었다. 입가에는 미소가 번졌다. 흔하지 않은 물고기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길이는 2m 남짓에 무게가 400㎏가 나가는 거구를 보면서다. “날개부터 갑니다”라고 외친 이씨가 수압이 센 호스를 들이대자 납작한 거구의 배는 물줄기와 만나 은빛 속살을 더 드러냈다. 비릿하면서도 달큼한 향기도 번졌다. 이씨의 칼끝은 매우 부드럽게 날개를 파고들었고, 녹두로 쑨 청포묵과 같이 말랑말랑하면서도 탱탱한 살점이 떨어졌다. 지나던 사람들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발걸음을 멈췄다. 11일 아침 죽도시장에서 마주한 ‘개복치’ 해체 현장의 모습이다. 개복치는 몸은 납작하고 넓고, 꼬리지느러미가 퇴화해 등지느러미와 뒷지느러미로 수영한다. 수심 600m까지 잠수할 수 있고, 해파리와 오징어 등을 먹고 산다. 부레가 없어서 젤라틴 질 피하조직으로 중성부력을 유지한다. 치어 단계에서 대부분 천적에 먹히는 귀한 생선이다. 이씨는 개복치의 목을 다시 공략했다. 붉은 핏물 대신 불투명한 액체가 툭 튀었다. 개복치의 창자와 뇌 사이에 있는 쓸개를 건드려 터뜨리면 고기 맛이 써지기 때문에 절대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 공략 포인트인 배를 가르자 내장이 출렁였고, 오징어가 창자에 그대로 숨어있었다. 갓 잘라낸 투명한 살점을 입에 넣은 이씨는 “비리지 않고 담백하다”고 했다. 콜라겐이 많아 여성들이 특히 좋아한다는 날개살은 검붉은 대야에 별도로 담았다. 이씨의 설명은 더 이어졌다. 개복치 날개는 수육, 하얀 몸살은 회·수육·장조림, 뱃살은 국거리, 창자는 볶음과 두루치기가 제격이다. 개복치 수육은 ㎏에 4~5만 원, 창자와 국거리는 1만5000원 수준이다. 큰칼은 날개와 몸통, 중간 칼은 목과 꼬리, 작은 칼은 세밀한 부분을 다듬는 데 사용하고, 해체는 날개, 머리, 꼬리, 몸통 순이었다. 워낙 몸무게가 많이 나가서 숙련되지 않으면 해체 작업 자체를 할 수 없고, 쓸개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서는 오랜 경험이 필요하다. 젊은이들도 힘이 들어서 배우기를 포기하는 게 다반사인 개복치를 자유자재로 다루게 된 이씨는 아버지의 좌판 냄새와 개복치가 싫어서 사업을 택했다가 2006년 지금의 가게를 이어받았다. 한때는 연 매출 35억 원을 기록했고, 주말이면 하루 500명 넘는 손님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강제 철거와 이전을 겪으면서 사정이 어렵지만, 그래도 그는 개복치와 씨름하며 꿋꿋하게 이곳을 지키고 있다. 63빌딩 수족관 요청으로 2m 길이의 개복치를 포항에서 특수차량에 실어 3시간 40분 만에 옮겨서 6년을 생존하게 했던 이야기, 고래를 개복치로 착각해서 손해본 일화, 물치를 개복치로 속아 400만 원 손해본 기억도 쏟아냈다. 이씨는 “포항 죽도시장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제대로 된 먹거리, 볼거리, 살 거리를 제공하려면 개복치 전시관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개복치는 그 자체로 볼거리”라면서 “내가 손을 놓으면 죽도시장의 개복치가 사라질 수 있으니 포항시청, 포항시의회, 포항시민들이 뜻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1

포항 오도리 해변 불법 수중 파라솔 모두 철거

속보=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 해변에 불법 설치된 수중 파라솔<본지 8월 4일자 5면 보도>이 모두 철거됐다. 지난 2일 오도리 해안도로 인근 얕은 바다 위는 민박업주들이 설치한 평상과 파라솔 5~6개가 점령했다. 하루 5만 원의 ‘자릿세’를 받고 피서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이다. 일부 이용객들은 평상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남은 쓰레기를 바다에 버려 환경 훼손과 안전사고 우려도 제기됐다. 공유수면법 제8조에 따르면 공유수면에 인공 구조물을 설치하려 할 때 반드시 점용·사용 허가를 받아야 한다. 평상과 파라솔은 명백히 인공구조물에 해당하고, 허가 없이 설치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지난 10일 경북매일신문 취재진이 현장을 다시 찾아 확인한 결과, 해안의 파라솔과 평상은 모두 사라졌다. 대신에 ‘수중 파라솔 대여 및 설치 금지’라는 안내 현수막이 걸렸다. 해변은 탁 트인 모습을 되찾았고, 물놀이를 즐기는 관광객들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오도리 해변을 찾은 한 주민은 “경북매일신문 기사를 보고 단속이 이뤄진 것 같다”며 “경관이 훨씬 좋아지고, 바다 접근도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흥해읍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최근 불법 구조물 설치와 영업에 대한 민원이 접수돼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며 “현재 해당 시설은 모두 철거된 상태이며, 재발 방지를 위해 주말까지도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8-11

일가족 숨진 대구 아파트 화재, 당시 현관문 가구로 막혀 있었다···성냥·양초 다량 발견

속보=경찰이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로 일가족 3명이 숨진 사고<본지 11일자 5면 보도>와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대구동부경찰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숨진 어머니 A씨(47)와 자녀인 B군(13), C양(11)에 대한 부검을 진행한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사망 원인이 화재인지, 외력 등 다른 이유로 인한 것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하고 있다. 기도 손상이나 독극물 중독 여부 등도 확인할 계획이다. 이 불로 A씨는 아파트 화단에 추락한 상태로, B군과 C양은 안방에 누운 상태로 소방대원들에게 발견됐다. 감식 결과 화재 현장에서는 안방과 거실 등 4곳에서 발화 지점이 확인됐으며 양초와 성냥도 다량 발견됐다. 또 아파트 내부 발화지점 주변에 노끈으로 묶은 서적 수십 개 등 인화성 물건들도 놓여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화재 진압을 위해 소방대원들이 현관문을 강제 개방하자 가구 등으로 막혀 있었던 사실도 파악됐다. 경찰은 현재로선 방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화재 원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화재는 지난 10일 오전 3시 35분쯤 동구 신천동 아파트 11층 세대 내에서 발생했으며 19분 만에 진화됐다. 경찰 관계자는 “부검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화재 원인에 대해서도 감식 결과가 나와야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