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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병대 1사단, 저고도 이탈 수영침투(Helo Cast) 훈련 실시

해병대 1사단 수색대대는 15일 포항시 도구해안 일대에서 마린온(MUH-1) 헬기를 활용한 저고도 이탈 수영침투(Helo Cast)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에는 수색대대 장병 100여 명과 해병대 항공단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2대가 투입됐으며, 수중침투능력 향상을 목표로 개인 및 팀 단위 훈련이 진행됐다. 본 훈련에 앞서, 12일부터 13일까지 전투수영장 무적관과 약전 방파제에서 헬기 이탈 절차, 투하 자세 숙달, 핀수영(Fin swimming) 등 지상훈련을 실시했고, 평가에 합격한 장병들만 헬기 저고도 이탈 수영침투(Helo Cast) 훈련에 참가했다. 장병들은 훈련 당일인 15일 K-3 비행장에서 마린온에 탑승해 도구해안 상공으로 이동했으며, 해상에 진입한 후 개인 및 팀 단위로 수중침투 작전을 수행했다. 해안에는 고속단정(RIB)과 소형 고무보트(IBS), 해상안전근무자를 배치했으며, 훈련 전에는 지휘관 주관으로 유형별 사고 사례 교육을 실시하는 등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했다. 훈련을 마친 수색대대는 사후강평을 통해 교훈을 도출하고 작전계획을 발전시킬 계획이다. 방병조 중대장은 “이번 훈련을 통해 임무와 역할을 명확히 인식한 가운데 개인과 팀 단위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라며 “앞으로도 실전적 교육훈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임무를 환수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겠다”라고 밝혔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5-15

[투데이 핫 클릭!] 역사강사 그만두는 전한길 “정치 안 한다”고 했지만...

고액의 수입을 올리며 오랜 기간 인기 역사강사로 활동했던 전한길 씨가 강단을 떠난다는 소식이 14일 전해졌다. 같은 날 메가공무원 홈페이지엔 ‘전한길 선생님 은퇴에 따른 강좌 수강 안내’라는 공지가 떴다. “전한길 선생님 강의로 공부하신 수강생 여러분과 메가공무원 회원분들께 아쉬운 소식을 전하게 됐다. 전 선생님의 은퇴로 인해 메가공무원과의 계약을 종료하게 됐다”는 게 게시물의 내용. 실상 전한길 씨의 강의계 은퇴는 이미 지난달 8일 유튜브를 통해 먼저 알려져 있었다. 이와 관련 전씨는 “강단에선 물러나지만, 이는 은퇴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전한길 뉴스’ 발행인으로 언론인의 길을 걸으며 국민의 대변인이 되겠다”는 향후 계획을 밝히기도 했었다. 이른바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을 지나며 전씨는 출연하던 방송사로부터 퇴출 통보를 받았고, 친구 관계도 악화됐으며, 제자들의 악플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 가운데 몇몇은 “그러기에 판단을 잘 했어야지. 자승자박이다”라는 의견을 보였고, 또 다른 이들은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전 강사를 지나치게 괴롭혔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한편, “강의계 은퇴 후 정치권으로 갈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전씨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네티즌들 사이에선 “고향인 경북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할 것”이란 풍문이 여전히 떠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5-15

맨바닥에 초등생 업어쳐 ‘영구장애’ 유도관장 기소

바닥에 이중 메트도 깔지 않은 채 업어치기해 초등학생에게 영구장애를 입힌 대구 30대 유도 체육관장이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대구지검 서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서성목)는 15일 유도 체육관장 A(31)씨를 지난 13일 업무상과실치상죄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22년 4월쯤 유도 훈련 중 이중 매트 없이 당시 10세였던 B군을 2~3회 업어치기해 머리를 바닥에 부딪히게 해 뇌출혈, 사지마비, 지적장애 등 영구장애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당시 B군은 뇌내출혈 이외에 머리 부위의 뼈 손상이 확인되지 않았고, 체육관원들은 “사고를 목격하지 못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또 의식을 회복한 B군도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A씨가 책임을 회피하면서 상해 원인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사건 수사가 수년간 계속됐다. B군과 가족들은 고통의 시간을 견뎌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사건을 승계받은 법의학박사 출신 검사는 기록을 재검토하고, 피해자의 입원 이후 방대한 양의 진료기록과 MRI, CT 영상 등을 분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피해자의 진료기록 및 상처부위에 대한 법의학자문위원의 자문 등을 거쳐 피해자의 뇌내출혈이 체육관에서의 외력에 의해 발생한 사실을 확인하는 등 A씨의 혐의를 밝혔다. B군의 가족은 검찰에 ‘철저한 수사에 대한 고마움’의 내용 등이 기재된 감사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향후에도 법의학자문위원 등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도움을 받아 범죄로 인한 피해를 입고도 억울한 국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5-15

산불 ‘위기경보 심각’에도 묘목나눔 강행… 보여주기식 행정 ‘눈살’

대형 산불이 발생한 지난 3월25일 산림청 영덕국유림관리소는 묘목 나눔 행사를 열었다. ‘위기경보 심각단계’ 속에서 국민 안전보다 보여주기식 행정을 택한 무책임한 관료주의가 민낯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사흘이 넘도록 꺼지지 않았다. 국가위기경보는 ‘심각’으로 격상됐고, 산불진화대와 소방 인력은 밤낮없이 산속에서 사투를 벌였다. 긴급 대피령이 내려진 마을도 속출했지만, 정작 같은 날 영덕국유림관리소는 ‘내 나무 갖기’ 행사를 강행했다. 주민을 행사장으로 불러 묘목을 나눠주고, 기념사진까지 찍는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인근지역에서는 같은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불길을 막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민들이 크게 분노했다. 한 산불진화대원은 “당시 현장은 전쟁터였다. 그런데 영덕국유림관리소는 상황의 심각성 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태평스럽게 행사를 열고 있었다”며 “말뿐인 ‘심각단계’였다”고 실상을 전했다. 영덕국유림관리소는 “주민과 약속한 일정이라 어길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나라가 타고 있는데 나무 나눠주는 게 그렇게 급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문제는 이 뿐만이 아니다. 같은 시기 산림청은 ‘재선충 방제’ 명목으로 법정 기한을 넘긴 벌목 작업을 강행했고, 이 과정에서 목재 운반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등 2차 피해 우려를 자초했다. 여러 주민들은 “전국이 타들어가고 있는데도 산림청은 상황 판단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었다”며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실수가 아닌 위기 대응 능력 자체가 부재한 조직 문화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박윤식기자 newsyd@kbmaeil.com

2025-05-14

‘포항 녹색도시 전환’ 새로운 길 모색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WGGF 2025)’이 14일 라한호텔 포항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다. 포항시가 주최한 이번 포럼은 ‘미래를 위한 녹색전환, 도전 속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철강 제조업 중심의 도시 포항이 산업 구조의 다변화를 추진함과 동시에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녹색도시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한 탄소배출 문제에 적극 대응하면서 녹색 기술을 통한 산업 생태계 재편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번 포럼은 전국 지자체 중 컨벤션센터가 없는 곳에서 열린다는 점, 포항이 철강 일변도의 산업구조에서 친환경 신산업구조로 나아가는 의지를 다진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이날 행사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김정재 국회의원,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 마쌈 바티오예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UGIH 총괄책임자를 포함한 국내외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축사에서 “고향 포항에서 녹색성장을 주제로 한 세계적인 포럼이 시작된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감동스럽다”며 “포항은 원래 어업 도시였고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인구가 3만 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이후 50년 동안 세계 7대 철강강국의 중심지로 성장했으며 지금은 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도시 중 하나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시점에 세계녹색성장포럼이 포항에서 출범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다”며 “기후 변화는 더 이상 특정 국가만의 문제가 아닌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통령은 또 2021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를 인용해 “매년 전 세계에서 약 15만 명이 홍수와 가뭄 등 기후 재해로 인해 사망하고 있다”며 “이제 기후 변화는 생존의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어 “선진국들은 이미 기후 변화에 관한 연구와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있다”며 “녹색성장은 단순한 환경 보호를 넘어 경제와 환경을 조화시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10년 출범한 GGGI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녹색성장 논의의 중심에 섰다”면서 “포항이 이 흐름을 선도하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기후 변화의 위협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지금 우리 눈앞의 현실이다. 올해 경북에서 발생한 대규모 산불도 기후 변화가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러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녹색 성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개회사에서 “탄소중립과 경제성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포항은 기존 산업 구조를 친환경 생태 도시로 전환하고 있으며 해상풍력단지 조성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시의 노력을 세계와 공유하고 확산하기 위해 녹색성장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글로벌 포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결과가 오늘의 WGGF”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내년 말 완공 예정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가 개관하면 제3차 포럼부터는 본격적인 녹색성장 담론의 장이 될 것”이라고 했다. 개회식 직후에는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사무총장이 ‘비전에서 행동으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녹색성장의 실현’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김 사무총장은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달성과 기후위기 대응은 이제 분리된 목표가 아니라 동시에 추진돼야 할 필수적인 과제”라며 “녹색성장은 개발과 환경의 균형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실현하는 열쇠”라고 역설했다. 아데어 로드 터너 에너지전환위원회 의장은 에너지 전환의 시급성과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요청했다. 터너 의장은 “기후 위기의 대응책은 재생에너지의 빠른 확산과 탈탄소화 기술의 과감한 투자에 달려 있다”며 “이를 통해 경제 성장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탄소중립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포항시는 이번 포럼은 15일까지 이틀 일정으로 진행하지만, 내년부터는 1주일 일정으로 개최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4

에너지∼도시 정책까지… 지속 가능 미래전략 공유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WGGF 2025)’ 행사 첫날인 14일 3개의 주요 세션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 ‘글로벌 정책 동향’에서는 도시의 역할, 에너지 전환, 데이터 기반 지속 가능 전략 등 다양한 의제가 논의됐다. 마쌈바 티오예(Massamba Thioye) UNFCCC UGIH(유엔기후변화협약 글로벌혁신허브) 총괄책임은 ‘녹색전환을 위한 도시의 중요성’을 발제했다. 그는 “도시는 인구와 경제가 집중된 생태 위기의 중심이자 기후 위기 해결을 위한 녹색 전환의 핵심 거점으로서 ‘피해 최소화’를 넘어 ‘생태적 번영’을 이끄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찌엔(Guān Qiàn) 중국 국가에너지그룹 국제부 부주임은 ‘중국 석탄발전 산업의 저탄소 전환과 중국 에너지의 실천’을 발표하며, 중국 정부의 석탄화력 부문의 탄소 저감 기술과 함께 탈탄소화를 위한 중국에너지의 기술적 실천을 소개했다. 파파 알리운 세크(Papa Alioune Seck) UN WOMEN 연구개발(R&D) 총괄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데이터 시스템’을 주제로 연단에 올라 성별, 지역, 계층 간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데이터 기반 정책 수립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백인규 딜로이트 ESG 센터장은 ‘글로벌 규제동향과 한국의 대응’을 테마로 주요 국제 규제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한국 기업의 ESG 전략 방향을 분석했다. 두 번째 세션은 ‘탄소중립 선도 도시’가 선택됐다. 이 세션에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대표 도시들이 참여해 각국의 지역 탄소중립 실천 사례를 공유하고 도시 간 협력 모델을 모색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강연자로 나왔다. 이 시장은 ‘산업도시에서 환경도시로의 대전환’이라는 주제로 지속 가능한 포항을 위한 신산업 전환을 알렸다. 마지막 세션은 ‘신성장 산업 리딩 기업의 역할과 실천 전략’을 주제로 구성됐다. 이 자리에는 국내 대표 친환경 산업 기업들이 참여해 각자의 녹색전환 전략을 공유했다. 신명균 포스코 저탄소제철연구소장은 ‘포스코와 함께하는 그린 투모로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열어갑니다’를 주제로 내걸고 포스코의 탄소중립 로드맵을 발표했다. 박상준 에코프로HN 상무는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적 전략’을 통해 온실가스 PFCs 저감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문상진 두산퓨얼셀 상무는 ‘발전용 연료전지 기술 및 사업소개’를 주제로 수소 연료전지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포럼 둘째 날인 15일에도 △기후테크 유니콘 △녹색성장 협력 △블루카본 기반 해양 생태 복원 △일상 속 탄소중립 등 다채로운 세션이 이어진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4

대구 달성습지 ‘생태계 교란종’ 퇴치작전

“저희가 나서서 미래 세대에 좋은 환경을 물려줘야지요.″ 14일 ‘생명다양성의 날’을 앞두고 대구시와 민간이 힘을 합쳐 달성습지 생태계교란종 제거에 돌입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구라 1길에 위치한 달성습지는 생태학습관이 조성된 만큼 사계절 다양한 식생으로 자연이 숨 쉬는 곳이다. 이곳에는 봄이면 갓꽃이 노랗게 물들고, 여름에는 기생초가, 가을에는 억새와 갈대가, 겨울에는 철새와 흑두루미, 재두루미가 도래하고 삵과 수달도 볼 수 있는 만큼 자연의 보고다. 대구시에서는 달성습지의 소중한 가치를 알리고, 습지 보전 및 생태관광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생태계교란종을 정리하며 이곳을 가꾸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달성습지 내 나무 그늘에는 대구시와 남구청, 달서구청, 남구 환경감시단 등 50여 명의 인원이 집중하고 있었다. 달성습지 관리소 관계자들이 설명하는 생태계교란종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서다. 달성습지 관계자는 “오늘 주로 제거해야 할 것은 가시박과 환삼덩굴 등”이라며 “덩굴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개화 이전 유묘를 손으로 뿌리째 완전히 뽑아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을 들은 관계자들은 즉시 장갑과 발 토시, 포대 등 장비를 갖추고 목표 지점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작업 구역 총 4곳에서 약 2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교육받은 대로 작업을 진행했다. 곧 여름을 맞이하기 전이라 번식한 생태계교란종의 수량이 어마어마했다. 이를 방증하듯 작업에 나선 인원들의 수거 포대에는 제거 종을 담은 흔적이 역력했다. 20여 년이라는 오랜 기간 제거 작업에 나선 인원도 있었다. 정기안(65·여) 자연보호달서구협의회 사무국장은 “매년 2회 달성습지에서 제거 작업을 진행해 매년 줄어드는 추세”라며 “늘 그렇듯, 안전한 퇴치는 어렵지만 최대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향숙(63· 여·대구 남구)씨는 “작년에 작업한 곳에 비해 올해 많이 줄었들었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하는 일인 만큼 일상생활 중 주변의 눈에 띄면 뽑아 퇴치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가시박·환삼덩굴은 빠른 성장 속도와 번식력으로 다른 식물을 감아 생육 방해 및 고사시키는 등 생태계 교란 야생식물로 낙동강·금호강 등 하천변에 광범위하게 확산해 자생생물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생태계 교란 식물인 가시박·환삼덩굴 제거뿐 아니라 블루길·배스, 붉은귀거북 등 생태계교란 생물 수매사업도 추진하겠다”며 “고유종의 서식공간을 확보하고 생물다양성 유지 등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5-14

“위로는 못할망정…” 포항지진 패소에 50만 시민 ‘격앙’

지난 2017년 11월과 2018년 2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 지열발전사업 때문이라는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이 판결에 포항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했고, 범시민대책본부는 즉각 상고를 결정했다. <관련 지면 3·5면> 대구고법 민사1부(부장판사 정용달)는 13일 지진 피해 포항시민 111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정부가 원고들에게 200~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한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 재판부는 소송비용도 모두 원고가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일부 업무 미흡사항이 발견됐으나, 이는 사후 조사에서 일체의 미흡사항을 지적하는 것으로 민사상 손해배상 요건과는 다르다”며 “민사상 손해배상을 인정하려면 관련 기관의 업무 미흡으로 인해 지진이 촉발됐어야 하는데, 업무상 미흡으로 지진이 촉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사업 주체가 부지 선정에서 충분한 조사와 자문을 거쳤음에도 지진 촉발 가능성이 있는 활성단층의 존재를 파악할 수 없었던 점, 미소진동 관리방안이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부실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발전 과정에서 물을 강한 압력으로 주입했다거나 계획보다 더 많은 물을 주입해 지진이 촉발됐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7년 4월 규모 3.1의 지진이 발생한 직후에도 수리자극을 바로 중단하고 방법을 변경한 점 등으로 보아 고의로 지진 발생과의 관련성을 은폐했다고 볼 수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2심 재판부의 시각은 앞서 판결한 1심 재판부와 판이하게 달랐다. 1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지진이 발생했을 가능성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지진 위험도 분석을 게을리 하고 지진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대응하지 못한 과실을 모두 인정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지열발전사업으로 인해 촉발지진이 발생했다는 인과관계 자체는 인정했지만, 증거 부족을 이유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정부와 사업 주체의 고의나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2심 재판부는 감사원 감사결과와 진상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검토했을 때 업무상 미흡 사항이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 지진 촉발과는 관련이 없다고 봤다. 범시민대책본부(이하 범대본)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함이 느껴진다“며 ”명백한 사법 농단이자 재판 거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범대본은 “포항지진 피해자들이 제기한 정신적 위자료 청구 소송에 대해 1심 판결을 뒤집고 국가와 책임 당사자의 배상 책임을 부정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규탄하면서 포항 지진은 명백한 ‘인재(人災)’였다고 거듭 주장했다. 범대본은 “정부 산하기관이 주도한 지열발전사업의 부실한 관리와 넥스지오 컨소시엄의 무책임한 시추작업이 지진을 촉발시켰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과학적 조사와 국가 조사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바 있다”면서 “그로 인해 수천 명의 시민들이 집을 잃고 공동체가 붕괴됐으며 수년째 심리적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했다. 또 “이번 고법의 판결은 그러한 고통과 책임을 철저히 외면한 결과다”면서 “법은 약자의 편에 서야 하며, 국가의 책임은 그 어떤 기관보다 무겁게 다뤄져야 한다. 그러나 이번 판결은 고통 받는 시민들보다 국가의 책임 회피를 더 우선시한 것으로 정의의 이름으로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이날 판결은 정부를 상대로 한 위자료 소송이지만, 향후 정부와 타 기관 단체들을 상대로 한 또다른 지진소송이 예정돼 있다. 모성은 범대본의장은 “이번에 정부 측은 수십여명의 변호인단이 소송을 대리하는데, 우리는 한 두 사람만 법정에서 원고의 주장을 펴는 등 법정 다툼에서 부족함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남은 재판은 포항지역 변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것을 비롯 여러 방안을 마련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라·김재욱기자

2025-05-13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나요

지난 5일 어린이날, 포항 환호공원에서는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가족과 함께하는 사람들로 붐볐다. 엄마와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여러 가지 체험을 위해 줄을 서기도 하고 무대 위에서는 가족참여 프로그램을 통해 서로의 친밀감을 조금 더 느끼기도 했다. 평소에 누리지 못한 시간을 돗자리와 텐트 속에 자리를 잡고 서로의 이야기꽃을 모락모락 피워 올리며 가족 모두가 소중한 시간을 즐겼다. 이처럼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살아도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함께하는 시간’이다. 평소의 우리들의 모습을 들여다보면 같은 집에 있어도 각자의 공간에서 엄마와 아빠, 아이들이 다른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떻게 보면 ‘혼자’인 시간이 대부분이고 같이 있어도 ‘같이’가 아닌 시간이다. 그래서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더 소중해진다. 직장인인 아빠들의 일상은 “저녁에 퇴근하고 들어가면 아이랑 마주하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한 시간도 안 된다. 회식까지 하면 더 어려운 상황이다”고 토로한다. 그마저도 “휴대폰과 게임 그만해라, 숙제는 했니 등 아이에게 명령하는 말뿐이다. 뭔가 자꾸만 아이를 혼내는 말부터 먼저 나와 아쉽다“라고 전한다. 가족이라는 말을 들으면 먼저 떠오르는 모습은 따뜻하고 안정감 있는 사랑스런 웃음으로 채워진 장면들이다. 또 추억을 생각나게 하고 현재도 계속 이어지게 만든다. 한 조사에 따르면 언제 삶이 의미 있느냐고 묻는 질문에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가질 때’가 46%로 가장 높았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때가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게 52%였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느낄 때가 45%로 그때 삶이 안정적이라고 느낀다는 결과를 냈다. 그렇다면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이 중요한 이유는 뭘까. 가족은 무엇보다 기본적인 인간관계 형태다. 개개인의 세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키는 핵심 요소다.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면서 세상에 대해 알려주고 그 속에서 자녀는 사랑과 배려, 책임감 등 인간으로서 중요한 가치를 배운다. 안전에 대한 감각을 형성하고 가족 안에서 사랑과 보호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자신감 있게 탐험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럼 어떻게 하면 가족 모두가 즐거운 시간을 만들 수 있을까에 대한 방법은 어렵지 않다. 평소에 익숙하게 보는 것들로 하면 된다.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요리를 하거나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 관람, 여행 등이 있다. 이렇게 함께한 시간은 사진과 동영상, 일기 등의 기록물을 남겨 소중한 추억을 담아낸다. 어린 자녀를 둔 아빠가 아이들과 진짜 함께한 시간을 떠올리니 대부분 ”휴대폰 대신 함께한 보드게임,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나눈 일, 집에서 함께 요리하며 장난치며 보낸 시간, 같이 영화를 보며 웃은 시간들이었다“고 한다. 아이와 ‘아빠랑 같이 만든 떡볶이 어때”, “오늘 본 야구 경기는 재미있었어?”라고 이야기하는 사이 시간은 짦았지만 서로가 더 소통의 시간이 된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많은 시간을 함께 있어도 각자 휴대폰만 하는 것이랑 단 5분이라도 온전히 눈을 마주치고 웃는다면 아이에게는 그게 전부가 될 수도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우리 삶에서 아주 중요하다. 추억만이 아니라 자신과 가족이 모두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는 또 다른 기회이기도 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작약 풍경

풍경은 어느 계절, 어느 시간에 보느냐에 따라 감동이 다르다. 또 어떤 상황에 누구와 보느냐도 중요하다. 매년 돌아오는 봄인데도 아이처럼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과 함께면 늘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작약 축제가 매해 열려도 올봄의 꽃이 더 아름다울 것이기에 영천으로 향했다. 영천보현산약초식물원은 처음 가 보는 곳이다. 내비게이션의 안내를 따라 자천리를 지나자 보현댐이 나타났다. 댐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젤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줄을 서서 건너다녔다. 체험해보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오늘 우리의 목표는 작약이니 꽃을 향해 나아갔다. 산으로 올라갈수록 온도가 1도씩 내려갔다. 연두가 사라지고 초록이 자리한 산 아래 동네보다 식물원 주차장에 서니 5도 정도 차이가 났다. 주차장은 이미 만차다. 겉옷을 잘 여미고 입구에 선 조감도를 살폈다. 희귀 약초, 영천 대표 약초 등 군락을 나누어 생각보다 넓은 부지에 온갖 약초를 심어놓았다. 제대로 돌아보려면 몇 시간이나 걸릴 듯했다. 작약은 어디 있을까 하고 산책로를 따라 올랐다. 맨 먼저 민들레가 후 불면 날아갈 준비를 마치고 여기는 내 영토라는 목소리를 냈다. 가까이 할미꽃도 머리를 풀어 해치고 준비 땅 하는 신호만 들리길 기다렸다. 작약은 산책로 주변부터 골짜기마다 제일 넓은 터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 한 송이도 피지 못했다. 산꼭대기라 기온이 낮아 열흘은 기다려야 필 모양이다. 봉오리 모양이 ‘살바도르 달리’가 디자인한 막대사탕처럼 동글하게 솟아 한꺼번에 다 피면 온산을 환하게 만들 것이다. 그나마 하얀 모란 몇 그루가 벙긋거리는데 산이 깊어서 그런지 향이 더 진하다. 아쉬운 마음을 약초 이름을 보며 달랬다. 잎 모양이 날카로운 톱날 같은 톱풀, 이건 파 같은데 하고 들여다보니 차이브라는 자색파였다. 비누풀, 뱀무, 덤불쑥, 잔대, 약초를 보며 걷다 보니 전망이 좋은 관리동이다. 약초에 관한 전시물도 있다지만 우리는 산 아래 작약을 보려고 다시 길을 나섰다. 영천 한약 축제 홈페이지에 주소가 여럿 있었다. 그중에 식물원 가까운 화북면 자천리 1670으로 주소를 찍었다. 10분이면 닿았다. 동네 골목으로 들어가니 주차장이 있어도 대여섯 대면 끝이었다. 차 한 대가 빠지길 기다렸다 그 자리에 주차하고 꽃밭에 들어갔다. 10% 피어서 축제 시기(5월 14~12일)에 맞추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꽃을 보려고 찾아온 사람들은 몇 송이 앞에서도 사진 찍기에 바쁘다. 함지박처럼 꽃이 커서 함박꽃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 작약은 한 송이로도 사람들을 웃게 만든다. 자천리 작약밭에는 은행나무도 늠름하게 서 있어 가을에 방문해도 좋겠다. 매해 꽃 피는 시기가 날씨에 따라 달라지니, 준비하는 손길도 이럴 때는 참 난감할 따름이다. 일주일 뒤에 다시 오라며 밭 주인이 아쉬운 인사를 건넸다. 꽃밭에 들어가도 좋지만, 넘어뜨리거나 꺾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화북면 배나무정길 344와 정각리 890에도 꽃이 다 피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번 주부터 기온이 높아진다니 하루가 다르게 꽃 문이 열리길 기대해야겠다. 그때는 꽃밭에 사람이 넘쳐날 것이니 붐비는 시간을 피해 새벽이나 오후 늦은 시간에 오자. 며칠 뒤 또 오자며 우리는 포항으로 향했다. 올 때는 고속도로로 왔지만 돌아가는 길은 죽장휴게소를 들러서 가기로 했다. 모고헌을 지나니 오후의 햇살이 옆으로 기울었다. 벚꽃이 찬란할 때도 드라이브하기에 좋았던 길이다. 벚나무 사이로 햇살이 드리우니 그 그림자도 보기에 그저 그만이다. 오후에 길을 나선 선택이 옳았다. 죽장휴게소까지 20여 분, 봄빛에 취했다. 작약 피는 시간이 아직 일러 아쉬운 마음을 봄 햇살이 아는지 우리를 따라오며 어른거렸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봉화 산골마을의 어버이날 풍경

50여 가구가 사이좋게 모여 사는 봉화의 작은 산골마을에선 매년 어버이날이 되면 전통사회의 미덕인 효를 실천하기 위해 의미 있는 행사를 열고 있다. 올 어버이날도 조용한 산골마을에선 아침부터 스피커에서 이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늘은 어버이날이니 마을회관에 한 분도 빠짐없이 나오셔서 준비한 음식도 드시며 즐거운 시간 가지세요”라는 방송이었다. 이 마을에선 옛날처럼 농악놀이를 하고 종일 음주·가무를 하던 모습은 없어도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어른과 노인을 공경하는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고 있다. 봉화군은 큰 마을 작은 마을 할 것 없이 대부분 어버이날 행사를 매년 이어왔다. 올해 이 마을에서는 직접 음식을 장만하지 않고 뷔페로 잔칫상을 차렸다. 갈수록 고령화돼 가는 농촌, 산골마을은 음식을 장만할 일손이 부족하니 시대 변화에 따라 현실성 있게 준비했다고 한다. 이날은 면장, 농협조합장, 도의원, 군의원이 산골마을에 총출동해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어버이날을 맞이하면 노인회에서 여행을 가는 마을도 있고, 작은 마을에서는 식당에서 한 끼 식사로 대신하는 경우도 있다. 조금 큰 마을에선 노래잔치를 벌이기도 한다. 평생을 힘든 농사일로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노인들은 경로당에 모여 세월을 보내고, 아프면 병원이나 요양원에 간다고 한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편찮은 어르신들을 위해 음식상을 차려 집으로 찾아가기도 한다. 옛날처럼 농사일을 함께 나누는 모습이 사라지고, 힘든 일은 기계화되고 또 외국인들의 일하는 모습이 일상이니 같은 마을 주민들도 함께하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하지만, 어버이날 같은 날은 다 같이 모여 식사라도 할 수 있다. 1956년 5월 8일부터 기념해온 어머니날 행사는 1973년에 어버이날로 확대해 제정됐다. 전 세계 170여 개국이 기념하고 있는 어버이날은 미국의 앤 자비스라는 여성이 남북전쟁으로 인해 자식을 잃은 어머니들을 위로하고 응원하기 위해 만든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하얀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추모하는 의미이며, 붉은색과 분홍색은 살아계신 부모님께 사랑과 존경, 감사의 의미로 전해진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카네이션을 중심으로 부모님께 감사의 뜻을 담아 드리고 있다. 산골은 유난히 겨울이 길다. 겨우내 보일러 기름 아껴가며 춥게 지냈던 산골 어르신들은 따뜻한 봄보다 도시로 떠난 자식들의 전화 한 통을 더 기다린다. 어버이의 은혜에 감사하고, 경로효친의 전통적 미덕을 기리는 날을 맞아 성실과 희생 속에 살아오신 부모님이 어쩌면 외롭게 늙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5-13

111명만 골라 참가시킨 ‘샘플재판’ 결과 50여만 명 계류된 ‘남은 재판’ 영향 주목

13일 판결이 난 포항지진 소송은 일단 샘플 경우여서 향후 다른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끌 수 밖에 없게 됐다. 포항지진소송에는 50여만 명이 참가할 정도로 규모가 커 각자 선임된 변호사들도 수십여 명 연관돼 있다. 실제 지진소송은 지금 포항과 서울 등 여러 갈래로 진행되고 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그중에서도 선도재판이었다.1심에서 승소한 8명의 지역 변호사들로 구성된 포항공동지진소송단은 수임한 10여만 명이 넘는 시민들을 모두 항소심에 참가시킬 경우 인지대 등이 엄청난 만큼 일단 111명만 골라 재판을 했다. 1심에서 승소했으면서도 항소한 이유는 위자료 배상액이 신청액에 비해 적다는 것이 이유였다. 물론 피고인 국가도 ‘다툴 여지가 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이날 1심 선고와 정반대의 판결을 하면서 시민들이 기대했던 2조여원 국가 배상은 판이 일그러져 버렸다. 하지만 같은 지진피해 건으로 현재 1심과 2심 재판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다소 고무적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들 재판부가 이날 항소심 재판부와 다른 판결을 내놓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재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뜨거운 감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에 하나, 다른 항소심 재판부에서 이번 항소심 재판부와 다른 판단이 나온다면 그때는 혼란이 불가피, 대법원의 판단을 받아봐야 최종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이란 것이다. 다만, 1심에서 승소했던 사건이 2심에서 뒤집혀 버려 남은 재판부는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면에서는 50여만 명이 계류된 남은 재판이 다소 불리한 측면이 없지 않다. 지역의 C변호사는 “13일 판결은 현재 진행 중인 재판에서 잣대가 될 수밖에 없다”면서 상고 시에는 포항시와 시의회 등도 나서 세심하게 변호인단을 꾸리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번 항소심에서 정부 측은 대형로펌을 선임해 총력적으로 나섰다”면서 반면 시민 측은 지역의 변호사들로 구성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소회를 나타냈다. 그는 ”지역의 변호사들이 일을 못한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큰 사건은 상대방 변호사를 보고 같이 대응해야 하는데 시민 측도 굴지의 대형로펌을 함께 선임해 지역 변호사들과 공동으로 참여했다면 시너지 효과 등으로 완패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진행 중인 재판은 그렇게 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김보규기자

2025-05-13

퀴어 축제 방해 홍준표 불기소 처분⋯조직위 “노골적 봐주기”

대구의 한 시민단체가 퀴어 축제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 전 시장과 대구시에 대해 불기소 처분이 나오자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는 13일 수성구 대구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대구퀴어문화축제에 집회방해, 공무집행방해에 대해 노골적으로 봐주기식 불기소를 처분한 검찰을 규탄한뒤 항소장을 접수했다. 조직위는 “대구지검이 지난 4월 대구퀴어문화축제와 참여연대가 대구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외 다수를 상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과 공무집행방해에 대한 고소장 접수 후 장장 18개월만에 수사 결과를 통보해 왔다”며 “공권력을 앞세워 집회를 방해해 축제를 준비 시간이 늦어져 온전히 준비하지 못한채 축제가 열렸으며, 축제에 참가하고자 하는 대다수 시민이 안전에 위협을 느끼며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집회시위의 자유가 사법부에의해 계속해서 도전받고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이 감당하고 있다”며 “‘불기소이유 고지청구’를 통해 피고소인들의 책임을 엄중히 물겠다”고 강조했다. 또 “집회시위의 자유가 모두에게 보장되도록 끝까지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제15회 퀴어축제 당일인 그해 6월17일 홍 전 시장은 대구시 및 중구 소속 직원 500여명을 동원해 축제 무대 설치를 위한 차량 진입을 막아서는 등 행정대집행이 있었다. 반면 대구경찰청은 집회신고가 적법하다며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주최 측이 신고 내용대로 행사를 치를 수 있게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행정 공무원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5-13

“포항시민, 국민 아니라고 선언한 것… 파기하고 환송해야”

포항지진 공동소송단 대표 공봉학 변호사<사진>는 13일 포항지진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 재판부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데 대해 “국가의 예산을 걱정한 정치적 판결”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공 변호사는 이날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국가가 포항 시민을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라고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하며 “대법원에서 반드시 이번 판결을 파기하고 환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1심 판결은 법적 권리 관계를 냉정하게 판단한 결과였지만 이번 항소심은 어느 편을 들 것인지 고민하다 정부의 곳간을 걱정한 판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공 변호사는 특히 포항지열발전소와 관련한 국가의 과실이 명백히 인정된 바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 결과, 포항지진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산업통상자원부의 내부 감사 자료 및 검찰 수사 결과 등을 통해 정부와 사업 주체의 책임이 분명히 드러났다”며 “이런 자료들을 외면한 이번 판결은 과실 판단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공 변호사는 “국가 스스로가 과실을 인정한 여러 공식 문서와 조사 결과가 존재함에도 이를 근거로 소송을 제기한 시민들에게 돌아온 건 국가의 부인”이라며 “재판부가 대법원 판결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조차 확신 없는 태도로 심리를 충분히 마친 재판부의 태도라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항지열발전소 추진 과정에서의 안전성 검토 부실도 거듭 문제 삼았다. 공 변호사는 “지열발전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시도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포항 단층 등 다양한 지질학적 위험 요소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그 결과 지진으로 인명 피해와 주택 붕괴 등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담보로 R&D사업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R&D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진행돼야 한다. 그 전제가 무너졌다면 국가는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 변호사는 “말이 안 되는 판결에 반드시 상고하겠다”며 “이번 항소심 판결은 법리적 판단보다 정치적 고려가 앞선 국가가 국민을 저버린 결정이었다”고 덧붙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5-13

정부 책임 있다더니, 왜?… 피해자의 삶 외면한 판결에 분통

“너무 억울해요. 어떻게 이럴수 있어요?” 13일 대구고법에서 열린 포항지진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이 내려진 뒤 2017년 11월 지진 진앙지였던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경로당은 어르신들의 한숨 소리로 가득했다. 모두 80대 이상인 경로당 회원들은 “죽기 전에 위자료 한 푼이라도 쥐어보겠냐”라며 허탈해했다. 아침 일찍 경로당에 나와 판결을 기다렸다는 원 모(86) 씨는 “지진 났을 때 집에 금이 가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며 “정부가 책임 있다고 해 놓고 이젠 또 안 된다고 하니 도무지 알 수가 없다. 나이 들어서 이런 일 겪으니 더 서럽다”고 실망감을 쏟아냈다. 강 모(87) 씨는 “1심에서는 그래도 나라가 잘못했다고 인정해줬는데, 2심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 이해가 안간다”며 안타까워 했다. 옆에 있던 이 모(79) 씨는 “지진 때문에 흥해읍이 많이 망가졌다. 우리도 체육관에서 몇 달을 지냈다. 얼마나 불편했는지 아느냐”면서 “어려운 판결이유는 잘 모르겠고, 그래도 얼마만이라도 정부가 위자료를 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중장년층의 흥해읍민들도 심한 박탈감을 느낀다는 반응이 주류를 이뤘다. 박모(53·식당주인) 씨는 “지진 이후 손님이 확 줄었다. 건물 벽에 금이 가고 비도 새 가게를 새로 수리했다”며 “국가가 책임 인정했을 땐 조금이나마 위로가 됐는데, 이번 판결 보고 나선 그냥 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토로했다. 이 모(45·회사원) 씨는 “법원이 말하는 ‘국가 배상 책임 없음’이 과연 법리만 따진 건지, 피해자들의 삶을 실제로 들여다본 건지 의문”이라며 “단순한 법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윤리와 신뢰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포항도심의 시민들도 “국가의 책임을 끝내 사법부가 부정했다”며 격앙했다. 김 모(60·)씨는 “정부와 학계, 감사원, 진상조사위 모두 지열발전소와 지진의 연관성을 인정했으니, 공무원의 불법 여부와는 상관없이 원인을 제공한 국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이토록 국민을 외면한 판결이 나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부 송 모(34·양덕동)씨는 “보상이 목적이 아니라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묻기 위한 싸움이었는데, 그마저 막혀버린 기분”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번 판결은 지진 트라우마로 일상을 회복하지 못한 시민들에게도 큰 상처를 남겼다. 노 모(29·장성동)씨는 “대학생 시절 지진을 겪은 뒤 밤에 천장이 흔들리는 느낌만으로도 땀이 나고, 도서관에서도 누가 갑자기 일어나면 심장이 뛴다“며 “대인기피까지 생겼지만, 법원이 이런 고통을 외면하고 아무 일 없다는 듯 판결한 것이 더 큰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비판했다. 학부형 김 모(41·두호동)씨는 “당시 초등학생이던 딸이 지금은 고등학생이 됐지만, 여전히 불안장애 약을 복용하고 있다”며 “외출도 어렵고 공부도 제대로 못 하고 있는데, 국가 책임은 없다는 판결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정민·김보규기자

2025-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