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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포항경주공항 활주로 이물질, 두번째 많아

국내 15개 공항 활주로에서 항공기 이·착륙 중 치명적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이물질이 최근 5년간 1만 건 이상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경주공항에서도 1591건이 발견돼 이에 대한 대책이 요구된다. 3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용갑 의원(대전 중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공항별 활주로 이물질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5년간 국내 공항에서 발생한 활주로 이물질은 총 1만167건에 달했다. 공항별로는 김포공항이 4865건으로 가장 많았고, 포항경주공항 1591건, 제주공항 824건, 원주공항 735건, 김해공항 642건 순이었다. 활주로 이물질은 항공기 부품이나 차량·장비 부품, 등화 부품, 포장 골재, 종이비닐 등이며, 크기가 작은 것은 육안으로 확인해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를 자동으로 탐지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국내 공항은 인천국제공항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활주로 이물질로 인한 사고는 국내외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00년 7월 프랑스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서 발생한 에어프랑스 4590편 추락사고는 활주로 이물질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이륙 중이던 항공기가 활주로의 금속 부품을 밟아 타이어와 연료탱크가 파열되고 엔진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추락해 탑승자 109명 전원이 사망했다. 국내에서도 2024년 3월 아시아나항공 화물기가 인천공항 도착 후 날개 손상이 발견돼 운항이 중지되는 등 최근 5년간 총 74건의 활주로 이물질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 박용갑 의원은 “활주로 이물질은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 완벽하게 제거하기 어렵다”며 “해외 주요 공항들이 도입한 활주로 이물질 탐지시스템을 국내 공항에도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제주항공 참사를 계기로 해외 공항의 항공 안전사고 예방 기술과 장비를 파악해 국내 공항에 신속히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인천국제공항은 고정형 및 이동형 하이브리드 탐지시스템을 도입한 결과 국내 공항 중 운항횟수가 가장 많음에도 최근 5년간 활주로 이물질 발생 건수가 119건에 그치면서 청주공항, 광주공항 다음으로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2-03

낙동강 인근 주민 콧속에 녹조 독소 검출

낙동강 인근 주민 2명 중 1명이 녹조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유입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환경운동연합과 낙동강네트워크, 대한하천학회 더불어민주당 이용우·진보당 정혜경 의원 등은 3일 서울 종로구 환경운동연합 회화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람 콧속 녹조(유해 남세균) 독소 검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녹조 독소가 호흡기 통해 인체로 유입된 국내 첫 확인 사례”라며 “사람 코에서 녹조의 대표적인 독소인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것은 녹조 독소가 인체에 유입됐음을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민간 전문가의 조사 결과는 녹조 독소의 인체 유입에 있어 중요한 경로가 될 수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에 부합하다”고 했다. 이들은 또 “예견된 녹조 재앙이 국민건강과 안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녹조 사회재난 해소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문제이자, 우리 사회가 상실했던 상식 및 이성의 회복을 위한 과정”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는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라며 “차기 정부는 가칭‘녹조 사회재난 해소를 위한 국민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환경단체는 지난해 8월 20일부터 9월 12일까지 낙동강 등 주요 녹조 발생원 약 2㎞ 이내 거주 및 일시 활동 조사 대상 97명으로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 대상자 97명 중 46명(47.4%) 검출됐으며, 이 중 34명(73.9%)은 마이크로시스틴LR(MC-LR) 검출됐다. 마이크로시스틴LR(MC-LR)은 마이크로시스틴 중 독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시스틴이 검출된 46명 중 40명의 증상은 재채기가 23명으로 가장 많았고, 눈 가려움증·이상 눈물 분비 등 눈 증상이 21명, 콧물 18명 등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 조사 참여자 12명 중 10명(83.3%) 검출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고, 이어 창원 14명 중 7명(50.0%)이 검출됐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03

경북매일신문,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선정

경북매일신문(대표이사 최윤채)이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2025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에 선정됐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위원장 김찬영·이하 지발위)는 3일 2025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로 본지를 포함한 전국 지역일간지 27개사와 지역주간지 40개사 등 총 67개사를 선정해 발표했다.  지원 대상 신문사는 지난해 68개사가 선정된 것에 비해 올해는 1개사가 줄었다. 대구·경북 지역 일간지 중에서는 본지와 매일신문, 영남일보가 이름을 올렸다.  지발위는 1년 이상 정상 발행, 경영 건전성, 제작 취재 판매 광고 관련 윤리 자율강령 준수, 광고 비중 50% 이하, 한국ABC협회 가입, 편집 자율권 보장, 소유 지분 분산, 지역사회 공헌, 중장기 비전 등을 종합 평가해 지원사들을 선정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은 지발위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됨에 따라 기획취재, 지역신문제안사업, 지역민 참여보도, 인턴프로그램 등 다양한 사업에 우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경북매일신문은 이번 선정을 계기로 차별화된 기획취재와 새로운 뉴스콘텐츠 발굴 등 지역사회 여론형성과 공익적 역할에 더욱 앞장설 방침이다.  한편 지역신문발전기금은 ‘여론의 다양성 확대와 지역사회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2004년 지역신문발전특별법을 제정하고 2005년부터 선정사들에게 각종 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앞서 경북매일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12차례 우선지원대상사로 선정됐다.  /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2-03

“포항시민 지진피해보상 위자료 이자 규모만 5000억원 대”

“일단 포항시민들이 현재 상태에서 이자로만 5000억 원 정도를 더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모성은 포항지진범시민대책본부(범대본·사진) 의장은 “포항지진피해보상청구 재판이 좀 더 길어지면 국가가 이자로만 1조여 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빠르면 올 연말 2심과 3심 재판도 마무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 본 모 의장은 “그렇게 하기 위해선 재판에 임하는 시민총의가 모아지고 재판 독촉을 해야 하는 전제가 충족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 연휴 동안에도 지진피해보상 청구 소송에 매달리고 있는 그를 만나봤다. - 지진피해소송 참여 시민은 얼마인가. △법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소송 참여 포항시민은 2024년 3월 19일 소멸시효까지 기준으로 49만9,881명이다. 현 주민등록 인구기준으로 포항시민 거의 100%가 소송에 동참한 것으로 파악된다. 별도로 안강 등 경주시민들이 진행하고 있는 소송인수를 합하면 50만 명이 넘을 것이다. -2심 판결은 언제쯤 날 것으로 예상하나. △항소는 1심 선고판결(2023년 11월 16일)후 2주 내에 하도록 정해져 있어 원고와 피고 모두가 2023년 11월 29일 전후 항소했다. 현재까지 3차 변론이 열렸으며 4월 8일 최종변론이 잡혔다. 이제 2심은 최종변론과 결심, 선고만 남았다. 흐름대로라면 2025년 가을이면 항소심이 판결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심인 대법원에서의 심리기간을 통상 3개월 잡을 경우 연말이면 모든 판결을 마무리할 수 있다. 다만, 이는 포항 시민이 적극적으로 재판 독촉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있을 때다. -피해보상금 이자로 시민들이 받아야 할 돈이 현재 기준으로도 총 5000억 원이 넘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맞다. 대구지법포항지원은 2023년 11월16일 포항지진피해보상 1심 판결을 하면서 국가는 2018년 2월 11일(포항 2차 지진 발생일)~2023년 11월16일(판결일)까지는 연 5%의 이자를 지급하고, 그 다음부터는 다 갚는 날까지 연 12% 연체이자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1심 소송기간인 2018년 2월 11일부터 2023년 11월 16일까지 6여 년 동안 연 5% 이자를 계산하면 약 90여만 원이 되고, 그 후 연체이자를 더하면 100만원이 넘는다. 역산하면 이자로만 5000억원 대다. 1심 판결대로 유지되는 것을 가정하면 포항시민들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1인당 위자료 300만원 그리고 연체이자 100만원을 합하여, 총 400만 원 정도다. 전체적으로는 총 2조 여 원 규모다. -이자가 1조여 원 대에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1심 판결이 난 2023년 11년 16일부터는 현재 12% 연체이자가 불어나고 있다. 올 연말을 전후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면 1심 이후 1인당 추가로 더 받게 되는 이자는 72만 원 정도다. 이것은 1심 선고 후 2심이 진행된 2년 동안의 이자로 법적으로 보장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위자료 외의 이자로만 1인 당 172만원을 받을 수 있다. 연말을 넘기면 이자가 또 불어 1인당 200여만 원 선까지 갈 수도 있다. 그 경우 정부가 포항시민들에게 지급해야 할 돈은 이자로만 1조여 원 대에 달한다. 전체 지급 액수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 1인당 위자료 300만원과 이자 200만원씩 모두 500여만 원에 육박한다. 이 경우 포항시민들이 받을 돈은 총 2조5000여억 원 대에까지 이른다. 어마어마한 돈으로 천문학적 수치다. -지진 피해 위자료는 언제쯤 수령이 되나. △3심 판결이 나오면 정부는 지급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대법원 최종 판결이 올 연말에 날 경우, 당초 예산 반영은 어렵고 추경예산 등으로 2026년 하반기에는 현금으로 위자료를 받을 수 있다. -1심에선 시민 1인당 위자료로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이 결과가 2심과 3심에서도 유지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일각에선 늘어나기는 어렵고 줄어들 수도 있다는 의견들이 나오기도 한다. △우린 유지된다고 본다. 이미 3명의 판사가 참여하는 1심 합의부 재판에서 치열하게 다투었다. 선고가 나올 때까지 6년의 시간이 걸렸고 재판부도 3번이나 바뀌었다. 그만큼 논쟁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결과가 1인당 300만원 위자료 지급이다. 이후 특별히 변화된 부분이 없었으니 2심 재판부가 1심 선고를 유지하지 않을까 전망한다.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을 텐데. △지진발생 후 국가를 상대로 피해보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하니 다들 시간과 돈만 낭비한다며 말렸다. 그래도 꿋꿋하게 갔다. 그 과정에서 온갖 험담을 듣기도 했다. 그러나 이 소송은 어느 누군가가 총대를 메지 않고서는 어렵다고 판단, 중단치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갔다. 말 못한 그 고생은 1심 선고 결과로 보상받았다. /이석윤·김보규기자

2025-02-02

尹측 “문형배·이미선·정계선 탄핵심판 심리 스스로 빠져야”

윤석열 대통령 측이 문형배·이미선·정계선 재판관이 스스로 탄핵심판 심리에서 빠져야 한다는 의견서를 헌법재판소에서 제출했다. 윤 대통령 측은 1일 전날인 31일 헌재에 회피 촉구 의견서를 제출했다면서 “재판부의 권위와 재판이 공정하다는 신뢰는 내부에서 문제없다고 강변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인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문형배 재판소장 권한대행이 과거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SNS를 통해 교류했고, 교류 관계인 정치인들 대부분은 민주당 인사들이었으며 사회적 이슈에 관한 글 등을 볼 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미선 재판관에 대해선 “친동생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윤석열 퇴진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배우자는 이 대표와의 재판거래 의혹 및 대장동 50억 클럽으로 재판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과 같은 법무법인에 근무하고 있다”고 했다. 정계선 재판관에 대해선 “배우자인 황필규 변호사가 탄핵 촉구 시국 선언에 이름을 올렸고, 황 변호사가 속한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이사장이 국회 측 대리인단 공동 대표 김이수 변호사인 점에서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미 재판관의 성향에 의해 심리의 속도나 결과가 좌우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며 재판관들이 알아서 재판을 회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재파관들이 스스로 사건을 회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앞서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비슷한 사유로 제기한 정계선 재판관 기피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도 전날 브리핑에서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의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심판의 본질을 왜곡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며 “이로 인한 사법부의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해 헌재는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만약 헌재 재판관 8인 체제에서 3명이 회피하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에 관여할 수 있는 재판관은 5인이 된다. 이럴 경우 헌재법상 결정 정족수인 6인에 미치지 못해 탄핵심판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한편, 윤 대통령의 변호인 석동현 변호사가 일반 시민과 청년을 중심으로 ‘윤 대통령을 위한 국민변호인단’을 모집하고 있다. 석 변호사는 “변호사가 아닌 전국의 일반시민·청년 중심”이라며 “2월 중순 출범이 목표”라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2-01

용산 국립한글박물관에 불…소장품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에서 1일 오전 8시 40분쯤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50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39대와 인력 140여명을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불은 3층에서 시작돼 4층으로 번졌는데, 4층에 쌓여 있는 자재로 진입이 어려운탓에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물관이 증축공사로 휴관 중이라 관람객은 없었지만, 불을 끄기 위해 박물관 내부로 진입했던 소방대원 1명이 철근 낙하물에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또 박물관 안에 있던 작업자 2명이 구조됐고 4명이 대피했다. 문화유산 피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문체부에 따르면 불은 1일 오전 8시 40분쯤 증축 공사 중이던 박물관 3층과 4층 사이 철제 계단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튀어 화재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박물관이 증축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유물 전반을 수장고에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어 문화유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박물관 측은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장품 257점을 인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겼다. 박물관은 2014년 한글과 한글문화를 알리기 위해 개관했으며, 조선 제22대 임금인 정조(재위 1776∼1800)의 편지와 글씨를 모은 ‘정조 한글어찰첩’과 한국 최초 가집 ‘청구영언’ 등 다양한 보물을 소장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증축공사 현장에서 철근 절단 작업을 하던 중 불티가 튀어 화재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한글박물관 화재 현장을 방문해 “소방청과 협조해 화재 진압에 최선을 다해달라” 당부했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한 유 장관은 진압 상황과 피해 현황 등을 확인한 뒤 박물관 직원 등에게 이같이 지시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2-01

대구고등법원장에 진성철, 대구지방법원장에 강동명

진성철 특허법원장과 강동명 대구고법 부장판사가 각각 신임 대구고등법원장과 대구지방법원장에 임명됐다.  또 대구가정법원장에는 임해지(28기) 서울중앙지법 민사제2수석부장판사가, 대구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에는 김상윤(30기) 대구지법 부장판사가 보임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지난 31일 법원장(고법원장 9명·지법원장 17명) 및 수석 부장판사 등에 대한 보임 및 전보 등 인사를 실시했다.   부임은 10일자다.   진성철(19기) 신임 대구고법원장은 달성이 고향이며 능인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1993년 대구지법 판사로 임관해 대구고등법원, 대법원 재판연구관,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대구지방법원 가정지원장,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대구고등법원 수석부장판사, 특허법원장 등을 역임했다.  강동명(21기) 신임 대구지방법원장은 대구가 고향으로 사대부고와 서울대를 졸업하고 대구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원에 발을 디뎠다. 대구지법 수석부장, 포항지원장, 대구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한편 조희대 대법원장은 이번 인사에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도입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폐지했다.  종전에는 법원마다 소속 판사들이 투표를 통해 법원장 후보를 뽑았으나 이번에는 판사와 법원 공무원 등 모든 사법부 구성원들로부터 전체 법원장 후보군을 추천받는 방식으로 바꾸었다.  또 고등법원 부장판사들을 지방법원장에 보임하는 시스템을 도입,  시행했다.    대법원은 "이번에 법원장 후보자에는 모두 198명의 법관이 추천됐다"면서 그중 108명이 심사에 동의, 법관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18명이 법원장에 최종 임명됐다고 밝혔다. / 김재욱 기자

2025-02-01

헌재 “재판관 개인 성향 따라 좌우되지 않아”

헌법재판소는 31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한 헌재 판단은 재판관 개인 성향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 아니다”고 했다. 최근 여권 등에서 헌법재판관의 과거 SNS 활동이나 가족의 정치적 성향을 거론하며 재판관들의 ‘정치적 편향성’을 비판하자, 헌재가 이를 정면반박한 것이다.  천재현 헌재 공보관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헌재 브리핑룸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대통령 탄핵 심판 심리 대상은 피청구인(윤석열 대통령)의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에 위배되는지와 그 위반 정도가 중대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이에 대한 판단은 헌법과 법률을 객관적으로 적용해 이뤄지는 것이지 재판관 개인 성향에 의해 좌우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권과 언론에서 재판관 개인 성향을 획일적으로 단정 짓고 탄핵 심판 본질을 왜곡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며 “사법부 권한 침해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친분설과 관련해선 “이 대표와 문 대행은 페이스북 친구 관계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10여년 전 댓글과 대화 내용까지 기억할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고 했다. 문 대행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천 공보관은 “블로그 글이 문제가 되는 것 같은데 특정 부분만 발췌한 기사를 보기보다 원문이 있으니 전체를 읽어보고 맥락에 따라 판단하면 될 듯(하다)”라며 “대행의 의견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문 권한대행과 이 대표가 최소 7차례 소통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또 판사 시절 법원 내 진보 성향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냈고, 2010년 자신의 트위터에 “굳이 분류하자면 우리법연구회 내부에서 제가 제일 왼쪽에 자리 잡고 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 외에도 국민의힘은 이미선 재판관 가족이 윤 대통령 퇴진 촉구 단체 소속이라는 점, 정계선 재판관 남편이 국회 탄핵소추 대리인단과 같은 직장에 근무한다는 점을 거론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 측에서 재판관 기피 신청을 검토 중이란 말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천 공보관은 “기피 신청 관련 문건이 검토된 것은 없다”며 “재판관 동생이나 배우자를 이유로 회피 요구가 있는데 판례가 재판관에게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은 주관적 의혹만으로 부족하고 합리적으로 인정될 만큼 객관적 사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그에 비춰서 보면 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헌재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외에도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을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증인으로 채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1-31

경북경찰청, 설 연휴 특별치안대책 전개 성과 거둬

경북경찰청이 설 명절을 맞아 지난 20일부터 30일까지 설 연휴 기간 ‘특별치안대책’을 전개한 결과 지난해 대비 하루 평균 112신고는 5.9%, 교통사고는 40% 감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경찰청은 이 기간 많은 현금을 취급하는 귀금속점, 환전소, 편의점 등 영업소에 대해 사전 취약요소 진단 결과를 토대로 자율방범대 등과 합동으로 가시적인 순찰활동을 전개했으며, 보이스피싱 예방 홍보활동 및 은행 등 현금다액취급업소에 구역별 거점근무를 통해 예방적 형사활동을 추진하고, 가정폭력 재발우려가정 297개 가정에 대해 모니터링을 실시함으로써 사회적 약자 보호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또한 연휴 기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결빙구간이나 졸음운전 등 사고우려지점의 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암행순찰차를 활용한 교통법규 위반 단속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연휴에 비해 하루평균 교통사고는 40%, 부상자는 55% 각각 감소했다고 밝혔다. 김철문 청장은 “설 명절 특별치안활동이 종료된 이후에도 도민이 언제나 안심하고 평온한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치안 활동을 전개해 안전한 경북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1-31

설 연휴 눈길 28중 추돌·아파트 화재… 사고로 얼룩

6일 간의 긴 설 명절 연휴기간 동안 대구·경북은 눈길 교통사고, 화재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설 연휴 전국적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되면서 뱃길도 끊겼다. 연휴 셋째 날부터 설날까지 사흘간 많은 눈이 내리면서 빙판길 교통사고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지난 27일 오전 11시쯤 상주시 화남면 당진영덕고속도로 청주 방향 48㎞ 지점에서 28중 추돌 사고가 났다. 비슷한 시간대 1㎞가량 떨어진 지점에서도 4중 추돌 사고가 일어났다. 이들 사고로 모두 15명이 경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도로공사는 사고 여파로 한 때 상주시 화서면 화서IC로 진입하는 차들을 국도로 우회 조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고 모두 눈길 미끄러짐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사고 후 현장을 벗어난 차들도 있어 정확한 사고 내용은 더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눈이 녹지 않고 얼어붙으면서 도로가 많이 미끄러워 도로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속출했다. 29일 오후 11시 51분쯤 칠곡군 기산면 제2왜관교 왕복 2차선 도로에서 80대 여성이 직진하던 SUV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당시 이 여성이 편도 1차로로 폐지 수집 리어카를 끌며 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SUV를 몰던 20대 남성 운전자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 29일 오후 11시 10분쯤 문경시 중부내륙고속도로 문경휴게소 부근에서 귀경 중이던 일가족 3명이 탄 승용차가 전복됐다. 이 사고로 뒤집힌 승용차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과 20대 남성이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경찰은 이들 사고에 대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화재도 연이어 발생했다. 30일 오전 0시 13분쯤 칠곡군 석적읍의 18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수도 배관 동파 방지 열선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이 났다. 이 불로 다친 사람은 없지만 주민 50여 명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소방 당국은 장비 19대, 인력 59명을 투입해 42분 만에 불을 모두 껐다. 칠곡군은 당시 재난문자를 통해 “건물 밖으로 대피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오전 7시 34분쯤 영천시 금호읍의 20층짜리 아파트 18층에서 원인을 알 수없는 불이 났다. 이번 화재로 70대 여성이 숨지고 인근 세대 주민 20여명이 대피했다. 불은 발화 세대를 전부 태우는 등 소방서 추산 2665만원의 피해를 내고 1시간30여분 만에 진압됐다. 기상 악화로 귀성 뱃길도 막혔다. 울릉도의 유일한 뱃길인 2만t급 대형여객선 울릉크루즈가 설 연휴기간인 지난 27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통제되면서 울릉 주민 등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울릉크루즈는 30일 밤 11시50분 운항을 재개하며 울릉도 뱃길이 정상을 되찾았다. 울릉도 등 항로상에는 지난 27일 강풍특보가 발효돼 35~70㎞/h(10~20m/s)의 강풍이 불고 높은 파도가 일었다. 강풍특보는 31일 오후 3~6쯤 해제될 예정이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당초 설 연휴 울릉도 여객선을 이용할 승객을 9000여 명으로 예상했다”면서 “기상악화에 따라 여객선 통제로 1/3 수준인 3000여 명(왕복)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북부 종합

2025-01-30

늦겨울·봄 예년比 ‘따뜻’ 전망

올겨울에 이어 봄도 예년보다 따뜻할 전망이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12월 1일부터 이달 28일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0.9도로 집계됐다. 이는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기온 중 11번째로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기상청 3개월 전망에서 2월 기온은 평년(0.6∼1.8도)보다 높을 확률이 50%, 비슷할 확률이 30%, 낮을 확률이 20%로 제시됐다. 이는 겨울 중 역대 두 번째로 기온이 높았던 지난겨울(2023년 12월부터 2024년 2월까지)과 마찬가지로 올겨울도 기온이 평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올겨울이 덜 추운 이유는 ‘적도 지역 성층권 상부(약 25㎞)에 서풍이 불기 때문’이다. 적도 성층권 상부에 서풍이 불면 대류 활동이 감소해 열대 지역의 기온이 상승한다. 이로 인해 제트기류가 강화돼서 북극의 찬 공기가 우리나라 등 중위도로 내려오는 것을 막는 방벽 역할을 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2월이 따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지난 늦가을부터 초겨울까지 티베트 지역 눈 덮임이 예년보다 적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티베트 지역 눈 덮임이 적으면 지면에서 대기로 열 방출이 많아지고, 이는 고기압이 잘 발달하도록 만든다. 이 고기압이 동아시아 쪽으로 확장하면서 우리나라 기온을 끌어올릴 수 있다. 기상청은 3월 기온은 평년기온(5.6∼6.6도)보다 높을 확률이 60%, 비슷할 확률이 30%, 낮을 확률이 10%로 봤다. 또 4월은 평년기온(11.6∼12.6도)에 보다 높을 확률을 40%, 비슷할 확률을 20%라고 밝혔다. 3월은 북대서양과 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우리나라 동쪽에 고기압이 발달하면서 예년보다 기온이 높은 경향을 보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4월 기온이 높을 것으로 전망한 것은 동인도양 해수면 온도가 예년과 비교해 높은 상황이 유지돼 이 지역에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되고 우리나라 부근에도 고기압이 만들어져 따뜻한 남풍이 불 가능성이 큰 점이 주된 근거다. 기상청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지만 일시적인 한파와 늦겨울 꽃샘 추위가 있을 수 있으니 일기 예보를 확인해서 건강을 잘 챙길 수 있도록 하라”고 말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1-30

설 연휴 끝 ‘尹 탄핵 심판’ 속도 붙는다

설 연휴 동안 휴지기를 가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심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이르면 3월 중 탄핵심판 결론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심리가 ‘9인 체제’에서 이뤄질 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헌재는 30일까지 변론준비기일 2차례, 변론기일을 4차례 진행했다. 향후 변론기일은 2월 4일, 6일, 11일, 13일까지 지정돼 있다. 기존 오후 2시에서 오전 10시로 앞당겨 하루 종일 심리를 진행한다. 당장 2월 4일 5차 변론에는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전 국군 방첩사령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인신문이 이뤄진다. 2월 6일에 열리는 6차 변론에서는 김현태 제707특수임무단장·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이 나온다. 7차(2월 11일) 변론에서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신문이 예정돼 있다. 주요 군 지휘관들에게 비상계엄 당시 어떤 지시가 있었는지가 위법성 여부의 판단 근거가 될 수 있는 만큼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은 증인 신문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인신문 때처럼 윤 대통령이 직접 신문할 가능성도 있다. 헌재가 13일까지 총 8차 변론기일을 지정한 가운데 재판부가 증인을 추가로 채택하면 기일은 늘어날 수도 있다. 윤 대통령 측은 30명 이상을 증인으로 신청했고, 법이 정한 최소 6개월의 심리 기간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다만 헌재가 추가 기일을 지정할지는 미지수다. 법조계에서는 3월 중에는 윤 대통령의 파면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의 임기가 오는 4월 18일 종료되기 때문이다. 두 재판관이 퇴임하면 재판관 충원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그 전에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헌재 역시 대통령 탄핵심판을 최우선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또 8인 체제로 운영되는 헌재가 9인 완성체를 구성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헌재는 2월 3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국회가 선출한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 만약 마 후보자의 임명 사안이 처리되면 헌재 재판관은 9인체제로 완성될 가능성이 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1-30

바다와 함께 떠나는 기차여행

동해선 열차길이 열렸다. 바다를 바라보며 강릉까지 달려가보자.기차여행을 떠났다. 포항에서 강릉까지 새로운 길이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표를 예매했다. 동해를 친구삼아 달리는 새로운 선로다. 이른 아침 7시 48분에 포항에서 출발해 아침 11시 넘어 강릉에 도착하는 표를 샀다. 아주 작은 역까지 모두 서는 마치 어릴 적 타 보았던 비둘기호 느낌이다. 월포, 장사, 강구를 지나 일행 중 한 명은 영덕역에서 만났다. 영덕에 사는 언니는 살림꾼이라 손이 무겁게 가방을 들고 기차에 올랐다. 이른 아침 나섰을 우리를 위해 따뜻한 커피와 삶을 달걀을 내민다. 얼마나 손이 야무진지 두 개씩 따로 포장해 떨어진 자리에 앉은 지인들까지 쉽게 나눠 먹도록 배려했다. 들고 온 가방은 도라에몽 주머니처럼 백설기, 사탕, 초콜릿, 따뜻한 차에 손 닦으라고 물휴지까지 없는 게 없다. 수십 년 전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와 완행열차를 타고 온종일 서울로 가며 돌봄을 받던 시절이 떠올라 뭉클했다. 한참을 달리다 보니 생소한 이름의 역도 보였다. 고래불, 기성, 매화, 심지어 흥부역도 있었다. 놀부역도 있으려나. 웃으며 창밖을 보니 강원도에 가까워질수록 기차는 바다 옆으로 다가섰다. 7번 국도가 드라이브하기 좋은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이유는 바다를 보며 달리기 때문이다.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가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는 풍경이다. 그런 풍경이 포항에서 삼척까지는 저 멀리 보여 조금 안타까웠다. 정동진역이 역시 최고였다. 모래사장으로 바로 내려설 수 있는 역이어서 사람들로 가득했다. 레일바이크에 탄 사람들도 신나게 바닷길을 달리고,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 모래시계 소나무까지 기차 안에서 다 보인다. 역사는 작은데 사람들을 사로잡는 매력은 넘쳐나는 역이다. 대설주의보가 내려 강릉에서 눈싸움도 해야지 하며 강릉역을 빠져나왔지만, 눈은 먼 산에 하얗게 쌓였을 뿐 온화하다. 도착시간이 점심때라 맛집을 찾아갔다. 감자옹심이와 막국수를 시켰다. 늘 줄을 서는 집이 역에서 걸어 5분 거리여서 찾기 쉬웠다. 따뜻한 옹심이로 속을 든든히 채우고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오늘은 차를 빌리지 않고 되도록 뚜벅이 여행을 하기로 했다. 설 연휴라서인가 기찻길이 뚫려서인가 중앙시장은 사람들로 붐벼서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정도였다. 구경을 10분 만에 포기하고 시장을 빠져나왔다. 근처 전집에서 감자전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시계를 보니 서둘러 다시 강릉역으로 돌아가야 했다. 약에서 출발하는 AI버스를 기차를 타고 오는 동안 예약했기 때문이다. 올해로 만 3년 운행한다는 무료 셔틀버스다. A코스, B코스, C코스까지 있어 강릉역에서 안목해변 등을 돌아오는 코스다. 인터넷 예약 필수다. 강릉역에서 나올 때 잘 살펴야 한다. 입구가 여러 곳이라 초행길인 우리는 어디서 타야 하는지 몰라 한참 헤맸다. 결국 오후 2시 승차 시간을 지나버렸다. 할 수 없이 허난설헌 생가터까지 택시를 탔다. 가면서 택시 기사님께 여쭈니, 택시 승강장 맞은편에 보라색으로 표시한 곳에서 기다리면 된다고 알려주셨다. 사람이 운전하지 않고 자동차 혼자 자율주행이라 급정거 급출발할 때도 있어서 6세 이하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들은 탑승이 어렵다고 한다. 곧 운행 코스도 변경된다고 하니 잘 알아보고 경험해보면 좋겠다. 강릉에서 여러 계획이 있었지만, 뚜벅이 여행이 쉽지만은 않아서 다음 일정은 취소하고 따뜻한 카페에서 저녁 먹을 때까지 ‘멍 때리기’로 했다. 다들 이런 시간도 좋다며 두런거리며 쉬었다. 부산에서 강원도를 가려면 자동차로 7번 국도를 달려가는 방법뿐이었는데 이젠 눈길 걱정 없이 기차로 데려다준다. 여행하기에 좋은 코스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5-01-30

이제는 사람 대신 키오스크의 시대

사람 대신 키오스크의 시대가 되고 있다. 키오스크(Kiosk)는 매장결제 무인 시스템으로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선택할 수 있는 기기다. 마트와 음식점에서의 식사 주문과 계산은 물론이고 영화관, 공항, 병원, 은행, 등의 공공시설에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고 점점 그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얼마 전, 한 지인은 경기도에 있는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축의금 키오스크’라는 기계와 마주했다. 축의금을 받는 접수대가 아닌 기계가 자리를 잡고 있으니 조금 낯설고 당황스러운 마음이었다고 한다. 기계에 축의금을 내려니 어색함이 가득해서였을 것이다. 그래도 평소에 키오스크를 접해온 터라 축의금 키오스크를 사용하는 데는 많이 어렵지 않았다. 기계에서 신부 쪽을 터치해 축의금을 넣으니 식권이 나왔다. 편하기는 했다. 하지만 사람을 보고 인사를 하고 얼굴을 봐야 하는 곳에서 기계라니. 한껏 차려입은 마음이 확 떨어지는 느낌이었을 거다. 키오스크는 사람이 사라진 버스터미널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제 매표는 당연히 키오스크로 대체되었다. 환불과 취소도 기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종종 포항에서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갈 일이 있는 이모(53)씨는 “순천에서는 키오스크 4대만으로 매표를 하고 있다. 이제는 얼마 전까지 계시던 도우미도 없어진 것 같다. 아직 키오스크를 불편해하며 예매를 부탁하시는 어르신들이 계신다. 이분들은 취소와 환불은 더 어려워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을 키오스크는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빠르게 늘어났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대면이 아닌 비대면의 대표적인 트렌드가 되었다. 이 때문에 무인 점포, 무인 계산대 등 무인화를 한 발 더 일찍 당기는 매개체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예로 동네 골목마다 늘어나고 있는 무인 편의점, 스터디 카페, 무인 카페, 문구점을 보면 알 수 있다. 최근에는 무인 스포츠시설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스포츠 시설에서는 스마트 기기와 AI로 혼자서도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키오스크를 반기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인건비를 절약한다는 큰 이점이 있다. 또 한가지는 24시간 운영이 가능해 고객은 늦은 밤이나 이른 아침에도 편리한 시간에 이용을 할 수 있다. 당연히 점주 입장에서는 매출을 높일 수 있어 좋다. 이토록 편리하기도 한 키오스크는 디지털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 뿐 아니라 디지털이 익숙한 젊은 사람들에게도 한편으로는 아직도 조금은 불편하다는 데에 뜻을 같이한다. 그건 사람이 사라지고 있다는 아쉬움이 아닐까. 결혼식에 갔던 지인도 축의금은 하객의 마음이 담긴 성의인데 사람이 있던 자리에 기계가 대신하니 ‘축하의 의미’가 조금 퇴색되는 것 같다. 내 가족 결혼식이라면 반대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바쁜 일상에 키오스크가 대신하니 좋긴 하지만 결혼식이나 장례식 등 친척들이나 이웃과 함께 웃고 우는 곳에선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고 싶은 게 더 크기 때문일 거다. 붓펜으로 경조사 봉투에 마음을 담아 적어 내려가는 글을 쓰던 때가 떠올라서다. 곱창집을 자주 가는 한 직장인은 “요즘 기계가 대세이긴 하지만 즐겨 가는 곱창집이 이모님을 대신해 기계로 만들어져 손맛이 느껴지지 않는다. 키오스크도 로봇서빙도 그렇고 단골집인데 진정한 맛이 사라지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01-30

달라진 설날 풍경

설 명절에 해외여행을 떠난다? 상상도 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먼 옛날 얘기가 아니다. 88올림픽 이전만 해도 해외여행 자체가 생소했다. 올해 설 연휴동안 보인 국제공항들의 북새통 모습만으로도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했는지 여실히 보인다. 설 연휴는 주말과 연휴 사이에 끼어있던 월요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연휴 끝 금요일까지 연차를 쓰면 명절 연휴가 9일이었다. 넉넉해진 연휴기간동안 약 134만 여명이 차례 상을 접어두고 해외여행을 떠났다. 설 명절의 변화의 시작은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라를 잃었던 당시, 우리의 고유명절 설날도 예외 없이 고초를 겪는다. 그들은 음력설을 ‘구정(舊正)’이라 비하하며 태양력에 따라 신정(新正)을 강요한다. 이렇게 시작된 양력 과세는 해방 후 전통명절인 설날이 되살아나면서 이중과세가 된다. 산업화시대가 열리며 이중과세의 낭비성을 들어 세계화에 발맞춰 양력 과세를 살리고 음력설을 금한다. 그러나 오랜 전통을 버릴 수 없는 국민의 뜻에 따라 1989년 설날이 다시 되살아나며 양력 과세는 하루 휴일로 축소된다. 동요 작곡가 윤극영 선생의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라는 노래가 더없이 정겹던 시절, 설날이 다가오면 마을 어귀에 자리 잡은 뻥튀기 아저씨가 내지르는 ‘뻥’소리에 쌀, 깨, 옥수수 등을 챙긴 아이들이 몰려든다. 튀겨 온 튀밥에 집에서 고운 조청 버무려 만든 강정은 그야말로 환상의 맛. 떡 방앗간에서 갓 빼 온 가래떡을 엄마 몰래 훔쳐 먹을 땐 너무 맛있어 눈물까지 난다. 설날은 그렇게 아이들을 설레게 했다. 음력으로 한해의 마지막 날인 섣달 그믐밤을 잘 보내야 한해가 순조롭다며 어른들은 아이들을 앉혀놓고 구전처럼 일러준다. 그믐밤 잠들면 눈썹이 하얗게 센다고도 하고 도깨비가 훔쳐 갈까봐 신발을 방안에 들여놓게도 했다. 정말 눈썹이 하얗게 셀까봐 잠들지 않으려고 꾸덕꾸덕 마른 가래떡을 썰고 있는 바쁜 엄마를 거들며 버티다 버티다 잠이 들기도 했다. 얼른 입어보고 싶은 설빔을 안고 잤던 그 밤은 그렇게 내내 환하게 등불을 밝혀두었다. 설날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설빔을 차려입고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먹는다. 공식적으로 한 살 더 먹었다는 의젓해진 마음으로 집안 어른께 세배를 드리며 세뱃돈도 받고 덕담도 듣는다. 아이들은 들녘이나 얼음판 논 위에 모여 팽이치기, 자치기, 앉은뱅이 스케이트 타기 등의 놀이에 정월 초하루가 그저 신난다. 설빔과 맛있는 음식이 일상이 된 지금은 설 준비 내려놓고 해외로 국내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설 민속전통놀이도 체험놀이로 변모했다. 지역마다 설날의 전통 민속놀이인 투호, 공기놀이, 팽이치기, 비석치기, 딱지치기, 제기차기, 윷놀이 등을 지역민과 여행객이 경험할 수 있도록 행사장을 마련한다. 포항시도 송도 해수욕장,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영일대해수욕장,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등에서 다양한 K-민속전통놀이 행사가 있었다. 포항 흥해 전통시장의 한 상인은 “명절 대목이 실종되었다”고 했다. 해외여행만큼이나 차례상차림 대행 서비스 이용이 당연시될 만큼, 변해가는 설날의 풍습이 익숙해지고 있다. 전통은 곧 뿌리다. 전통을 잇는다는 것은 뿌리를 튼튼히 하는 것과 같다. 시류에 따라 고향에서든 여행지에서든 K-전통놀이 체험과 함께 우리 고유명절 설날을 되새기며 ‘명절증후군’이 사라진 행복한 설날을 보내는 것도 좋은 듯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