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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저출생 대책 특별법 제정, 지금 서둘러도 늦다

경북도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기존의 틀을 뛰어넘는 대책들을 만들기 위해 저출생 대책 특별법의 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와 관련, “저출생은 국가 존립이 걸린 문제로 일반적 대응으로는 안 되고 특별법을 통해 사활을 걸고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북이 먼저 정책을 실험해 모델을 만들고 전국에 확산시킬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요청했다.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저출생 극복에 여타 도시보다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저출생 대책본부를 신설하고 저출생 극복 100대 과제도 발표했다. 저출생 극복에 1조2000억원의 예산도 쓰겠다고 했다.그러나 경북도가 구상하는 정책들이 구체적으로 실행되기 위해선 법적 뒷받침이 있어야 속도감 있게 추진할 수 있다. 도청 신도시에 설치할 돌봄 특구만 해도 공감하는 정책임에도 법적 근거가 없으면 실행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정부가 15년 동안 280조원의 예산을 붓고도 저출생 문제가 제자리에 머물고 있는 것은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중구난방식의 정책이 펼쳐진 게 큰 원인이다. 법적 근거로 종합적이고 체계적이며 통일된 정책이 시행됐다면 조금이라도 달라졌을지 모른다. 저출생이 국가적 문제로 야기된 것이 20년 가까이 됐다. 지금 특별법을 만들어도 빠르지 않다. 특별법에 담을 내용을 정부와 정치권이 논의해 신속히 법 제정에 나서야 한다.28일 발표된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따르면 30년 후 대구 인구는 2022년 대비 24.3%가 감소하고 2045년부터는 200만명 선도 붕괴된다. 30년 후 경북의 고령인구 비중은 49.4%로 전체의 절반이다. 이는 대구경북의 문제가 아니고 전국적 현상이다. 인구문제를 한 세대를 기준으로 본다면 저출생 대책 특별법의 제정이 다음 국회에서 가장 먼저 다뤄져야 할 사안이다. 시간이 없다.민생법안을 뒤로 한 채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권을 보면 걱정이 되는 바 크다. 하지만 저출생 문제 대응에 여야가 다툴 이유가 없다. 정부와 정치권은 저출생 특별법 제정 요구에 적극 부응해주길 바란다.

2024-05-29

수능 6월 모의평가, ‘의대블랙홀’ 序幕 열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치러지는 6월 모의평가에 ‘N수생’(재수생 이상)이 대입사상 가장 많이 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시업계는 27년 만의 대규모 의대정원 확대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은 카이스트와 포스텍 등 5개 이공계 특수대학 모집정원 1600명과 비슷한 숫자(1509명)로 늘어난다. 성적이 상위권인 자연계열 출신이면 누구나 의대진학 욕심을 낼 수 있는 인원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따르면, 6월 모의평가에 지원한 수험생은 47만4133명으로 작년보다 1만458명 증가했다. 재학생이 81.3%이며, 검정고시생을 포함한 ‘졸업생 등’이 18.7%를 차지하고 있다. ‘졸업생 등’ 응시자 수는 공식 통계가 있는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대학에 다니면서 다시 입시를 준비하는 ‘반수생’은 1학기 기말고사를 앞둔 시점이라 6월 모의평가에는 보통 응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9월 모의평가와 본수능에서는 N수생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다.N수생 급증을 예상한 대형 입시학원들은 이미 대대적인 ‘의대 마케팅’에 들어갔다. 지난 2월 서울 종로학원이 개최(온·오프라인)한 ‘의대 정원 확대 발표에 따른 긴급 재수, 반수 전략 설명회’에는 학부모와 수험생 4120명이 몰렸다. 학원들은 의대 정원이 한꺼번에 늘면서 상위권 대학생뿐 아니라 직장인까지 대거 의대 준비에 뛰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산업계는 인재들이 너도나도 의사가 되기를 희망하면 연구인력을 어디서 구할지 걱정이고, 재학생들의 대규모 자퇴가 예상되는 이공계 대학들도 뒤숭숭하다.지난해 우리나라 초중고 학생들의 사교육비는 27조1000억원에 달하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의대 광풍’까지 불면서 사교육비는 천문학적으로 늘 조짐이다. 학원들만 신나게 생겼다. 대규모 의대증원이 몰고 올 부작용을 충분히 예측하고도 정책을 강행한 정부가 ‘의대블랙홀’에 어떻게 대처할지 국민이 지켜보고 있다.

2024-05-28

반도체 인력 완성한 대구, 기업유치에 총력을

산자부가 주관하는 첨단산업 특성화 대학원 공모에서 지역소재 경북대와 포항공대가 선정됨으로써 대구는 비수도권에서는 최대 규모 반도체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곳이 됐다. 특히 대구가 고교-대학-대학원으로 이어지는 반도체 인력양성 체계를 완성함으로써 타지역과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것은 의미있는 결과다. 또 대량의 전문인력을 배출함으로써 반도체 관련 기업의 지역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졌다고 할 수 있다.반도체 산업은 세계 경제를 이끌 핵심산업으로 주요국마다 관련산업 육성에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분야다. 한·미정상회담 때 한국을 찾은 바이든 대통령의 첫 방문지가 반도체공장이 있는 평택이었다는 사실만으로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잘 알 수 있다.윤석열 정부 정책의 1순위도 반도체 산업 육성이다. 최근 정부가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26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산업 육성에 국가가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뜻이다.대구시도 홍준표 시장 취임 후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특히 이번에 경북대 등이 반도체 특성화대학원 공모에 선정됨으로써 석박사 30명을 포함 대구에서만 1750명의 반도체 인력이 매년 배출되게 된 것은 반도체 기업의 지역 유입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대구시 관계자도 “이를 토대로 반도체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력양성의 이점을 활용해 반도체 관련기업의 지역유치를 얼마나 성사시키느냐 하는 것이 앞으로의 관건이다. 대구시의 분발이 필요한 때다.홍 시장 취임 후 대구는 첨단산업 도시로 산업구조를 바꾸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국내 반도체 팹리스(설계전문기업) 1위 기업인 텔레칩스 등 팹리스 4곳을 유치했고, 하반기에는 지능형 반도체개발지원센터 개소도 앞두고 있다.반도체 인력의 단계별 양성체계 구축은 지역에 반도체 관련기업을 불러들일 수 있는 절대적 호재다. 대구시 등 관련기관은 대구시 산업의 얼굴을 확실히 바꾼다는 각오로 기업유치에 총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2024-05-28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상생, 더 확대되길

대구시가 지난 2012년 전국 처음으로 실시한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기여도 조사가 10년 넘게 시행되고 있다.자본력과 대형매장을 앞세운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시장 잠식을 견제하고 지역과의 상생경제를 도모하자는 취지의 이 제도는 이제 어느 정도 정착단계에 접어들었다.특히 대구시는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의 의무 휴일을 일요일에서 평일로 전환하는 파격적 조치를 취했고, 이로 인해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와 지역경제가 상생 길을 찾는 선도도시로 주목을 받는다.대구에는 백화점, 대형마트 등 8개 대형유통업체에서 26개 점포가 운영되고 있다. 이들 업소는 대구시의 지역기여도 가이드라인에 따라 매년 10개 항목에 걸쳐 심사를 받는다. 주요 내용은 지역제품, 지역금융기관 이용, 물가관리, 지방세 납부 등으로 대기업이 지역과의 상생경제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지난해는 백화점 ‘더 현대 대구’가 지역기여도 부분에서 최고 평가를 받아 2년 연속 베스트업체로 선정됐다. 더 현대 대구는 지역금융 이용, 용역서비스 지역발주, 지역인력 고용, 지역상설매장 설치, 영업이익 환원 등에서 만점을 받았다. 현대는 “앞으로 전통시장과의 상생활동 및 문화예술 분야에도 새로운 사업을 기획한다”고 밝혀 대기업으로서 상생경제에 모범을 보일 예정이다.지금 우리경제는 고물가, 고금리 등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다. 시장상인을 비롯 소상공인 상당수가 점포 문을 닫아야할지 모르는 고민에 빠져 있다. 대기업에서 작은 일감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소중한 기회는 없을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경제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 절실하다.수도권 집중으로 야기되는 지방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도 지역에 진출한 대기업 유통업체의 지역경제 기여는 매우 중요하다. 국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 발전에도 기여하는 방법이다.대구지역에 진출한 대형유통업체들이 지역에서 번 돈을 지역인력 고용이나 지역상품 구매, 지역사회 환원 방식으로 되돌린다면 그것이 곧 지역경제 상생효과다. 대기업 유통업체의 더 많은 분발이 있길 바란다.

2024-05-27

약자 조롱하며 돈버는 유튜브 채널, 퇴출돼야

최근 경북 영양지역을 비하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을 일으킨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의 인기 순위도가 급하락하고 있다. 피식대학 채널의 구독자 수는 지난 10일 318만명에서 13일만에 17만명가량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채널은 지난 18일 논란에 대해 사과를 하고, 현재는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했다.구독자 이탈이 일어난 것은 지난 11일 이 채널이 ‘경상도에서 가장 작은 도시 영양에 왓쓰유예’라는 영상을 올리면서다. 영상을 보면 출연진(개그맨 이용주·정재형·김민수)은 영양지역 하천을 두고 “위에서 볼 때는 예뻤는데 밑에서 보니까 똥물”이라고 비하했다. 마트에서 산 블루베리젤리를 가리키고는 “할머니 맛.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고 했다. 한 식당에서는 “메뉴가 특색이 없다. 이것만 매일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가 꿀맛일 거야”라고 비꼬았다. 버스터미널에선 청기, 상청, 진보, 입암 등 지명을 보고 “여기 중국 아니냐”라고도 조롱했다.이 영상을 본 영양군민이나 출향인의 충격과 분노는 쉽게 짐작이 간다. 이들 코미디언들은 우리나라 농촌 사회전체를 비하하고 조롱했다.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농촌사회는 하루가 다루게 인구소멸이 진행되면서 모든 생활인프라가 빈약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생활터전에 애착을 갖고 생업을 이어가는 사람들을 조롱거리로 만든 유튜브 채널은 반드시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 동료 코미디언인 박명수도 최근 자신이 진행하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웃기기 위해 뭐든 할 수 있지만 남을 폄하하거나 남의 가슴에 못을 박으면 안 된다”고 했다.지상파TV 개그 프로그램 폐지 이후 많은 코미디언이 유튜브를 통해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MZ세대가 시청자인 이들 유튜브 상당수는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선 모든 방법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수용자를 웃기기 위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혐오발언을 서슴지 않는 피식대학 같은 유튜브 채널은 우리사회에서 퇴출당하는 것이 맞다.

2024-05-27

야권의 입법 폭주… ‘민심의 逆風’ 맞는다

범야권 정당들이 그저께 서울에서 ‘채상병 특검법’ 재의결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열었다.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온 특검법을 재의결하기 위한 여론전이었다. 집회에서는 예상한대로 ‘대통령 탄핵’이 공공연히 거론됐다. 조국 대표는 2016년 12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것을 상기시키며, “국민의힘이 재의결에 찬성표를 던지지 않으면 8년 전 겪었던 일을 다시 겪을 것”이라고 했다. 과거 촛불집회의 ‘추억과 단맛’을 되새기는 듯한 모습이었다.채상병 특검법은 내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만약 여권에서 17명의 이탈표가 나오면 통과된다. 현재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한 여당 의원은 안철수·유의동·김웅·최재형 4명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들을 향해, “감성여론에 휩쓸린 정치인들이 딱하다”고 비판했다. 야권에선 공천탈락 여당 의원 중에서 이탈표가 다수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오산(誤算)인 것 같다. 집권당 전직 의원들은 차후 공직 자리를 보전받을 기회가 많다.채상병 특검법을 둘러싼 여야 정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당장 22대 국회 원 구성 현안이 코앞에 다가왔다. 민주당은 상임위 18곳 중 법사위와 운영위를 포함해 11곳의 위원장을 차지하겠다는 주장이어서, 여당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이 예고한 ‘25만원 민생지원금 지급법’과 ‘검찰개혁법’, 그리고 민주당이 재발의를 추진하는 각종 특검법도 뇌관이다.민주당의 국회장악과 입법폭주는 민심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총선에서 이겼다고 정부를 무력화하고, 입맛에 맞는 문제성 법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협박행위나 다름없다. 현재 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여야가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은 산적해 있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유예, 고준위방사성 폐기물법 등은 반드시 처리해야 할 법안이다. 민주당이 22대 국회에서도 지금처럼 민심을 빙자해서, 대통령 탄핵과 입법폭주를 일상화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2024-05-26

교묘해지는 피싱범죄, 안전수칙 꼭 지켜야

보이스 피싱(전화 금융사기)에 이어 문자 메시지를 활용해 개인 정보를 빼내거나 악성코드를 유포하는 스미싱(Smi shing) 사기 수법이 활개쳐 주의가 요망된다. 스미싱이란 문자메시지(SMS)와 피싱의 합성어다. 신뢰할 수 없는 사람 또는 기업으로부터 온 것처럼 가장해 개인 비밀번호 및 금전을 탈취하는 신종사기 수법을 이르는 말한다. 최근 포항 등 경북지역에서도 쓰레기 불법투기, 폐기물 관리법 위반 등 관공서 과태료 고지서를 사칭한 신종 스미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포항에 사는 30대 직장인은 쓰레기 분리수거 위반 신고가 됐다는 문자를 받고 미심쩍어 알아봤더니 신종 피싱범죄란 걸 알고 다행히 피해는 피했으나 누구나 쉽게 당할 수 있는 수법에 놀랐다고 한다.금융당국과 경찰의 지속적 단속에도 피싱범죄는 줄지 않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의하면 작년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1900억원으로 전년보다 35%가 증가했다. 1억원 이상 피해자만 200여 명에 이른다. 과거에는 주로 고령층을 타깃으로 삼았으나 요즘은 20대 청년층의 피해가 더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피싱의 수법이 날로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어 자칫 방심하면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한번 걸려들면 개인이 받는 심리적 충격과 피해도 커 각별한 경각심이 필요하다.스미싱 피해를 예방하려면 예방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가 불분명한 URL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하며, 개인정보 요구 문자는 철저히 무시해야 한다. 또 백신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를 하고 소액결제 금액제한 설정을 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경북경찰청에 의하면 경북도내서도 전화사기 피해가 매년 100억원 이상 발생하고 있다. 나와 우리 가족도 언제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철저한 경계심으로 피해를 막아야 한다. 우리는 정보 홍수시대를 맞아 스마트폰 만능주의에 빠져있다. 날로 교묘해지는 피싱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으려면 당국의 고단위 대응도 필요하겠지만 스스로 예방수칙을 잘 지키는 것이 최상책이다.

2024-05-26

‘안동호의 손님’ 쇠제비갈매기를 보셨나요

어제 본지 1면에 실린 ‘안동호 쇠제비 갈매기 부부’ 사진은 독자들에게 큰 감동을 줬다. 수컷 갈매기가 새끼를 품은 암컷에게 먹이를 전달하는 모습은, 이들이 알에서 깨어난 새끼를 얼마나 힘들고 소중하게 키우는지를 생생하게 알 수 있게 한다. 쇠제비갈매기(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제비모양의 작은 갈매기)는 암컷이 알과 새끼를 품고 있을 동안 부지런히 먹이사냥을 해서 암컷에게 전달하고, 암컷은 이를 새끼들에게 먹인다.이들은 원래 낙동강 하구 모래밭(삼각주)에서 주로 번식했지만, 4대강 사업으로 강 하구 생태계가 훼손되면서 지난 2013년 봄부터 안동호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당시 본지 권광순기자(현 조선일보 기자)가 이 장면을 특종보도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를 수위 변화나 포식자(수달, 수리부엉이 등)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영구적인 인공모래섬 2개를 만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쇠제비갈매기 서식지 보호 노력이 12년째 이어지면서 안동호를 찾는 무리는 처음 40~50마리에서 최근엔 100마리 이상으로 늘었다.올해는 지난달 6일 120여 마리가 안동호를 찾았고, 짝짓기·둥지틀기·포란(抱卵) 과정을 거쳐 5월 10일 인공모래섬에서 처음으로 새끼가 알에서 깨어났다. 모두 23개 둥지에서 2~3일 간격으로 태어난 새끼는 모두 62마리로, 현재 인공 모래섬은 병아리사육장처럼 시끌벅적하다. 이들이 4월에 안동호를 찾는 것은 이때가 빙어 산란기여서 먹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새끼들은 부화한지 20일 정도 지나면 부모로부터 독립해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7월이 되면 이들은 안동호를 떠난다.안동시가 지난해 정부지원을 받아 서식지 인근 섬에 따로 탐방인프라(고배율 관찰 망원경 등)를 구축했기 때문에, 최근에는 전국적인 탐조 관광객들이 유람선을 타고 쇠제비갈매기 모습을 비롯해 호수경관을 즐기고 있다. 안동댐 축조로 재산권행사나 안개 피해가 심한 안동시민들이 해마다 찾아오는 쇠제비갈매기로 인해 다소 위안을 받을 수 있어 다행이다.

2024-05-23

도레이 구미 투자, 지방정부 노력이 낸 성과다

도레이 그룹은 탄소섬유 분야 세계 1위의 일본기업이다. 도레이와 도레이첨단소재가 또다시 첨단소재 분야 글로벌 생산기지로 구미를 선택했다. 산자부와 경북도, 구미시가 22일 도레이와 함께 첨단소재 분야에 대한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투자 규모는 총 5000억원으로 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정보통신 소재용 필름, 이차전지 분리막 등의 생산시설을 구축한다.도레이는 지난해 10월 구미 4공단에 탄소섬유 3호기 기공식을 가지고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현재 설비작업을 진행 중이다. 설비구축이 완료되면 구미에서는 연산 8000t 규모의 초고성능 탄소섬유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도레이는 한일국교 정상화 이전인 1963년부터 한국에 진출해 60년 동안 섬유 분야에 5조원의 누적 투자를 한 대표적 외국인 기업이다. 한·일 관계라는 정치적 변수에도 꾸준히 투자해 외국 기업 국내 투자의 모범사례로 주목받아 왔다.잘 알다시피 국내 기업들도 값싼 인건비를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떠나는 상황에 외국 기업이 지속적으로 지방의 작은 도시인 구미에 투자를 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생산과 공급 측면에서 유리한 부분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유치 노력과 오랜 신뢰가 이어져온 측면을 무시할 수 없다.도레이의 이번 투자에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이 수차례 일본으로 건너가 도레이그룹 회장 등을 만나 구미 투자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아키히로 도레이 회장에게 감사의 뜻으로 구미시가 명예 구미시민증을 전달하는 행사도 가졌다. 도레이의 구미투자에 대한 보답으로 행·재정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고 한다.도레이는 구미지역에 도레이첨단 소재 본사와 5개 공장을 두고 있으며 종업원만 1800명에 달한다.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에 이바지하는 바가 적지 않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는 기업의 투자를 지방으로 이끄는 데는 지방자치단체의 열정과 노력이 끊임없이 필요하다. 도레이의 통큰 구미 투자를 모범 사례로 삼아야 한다.

2024-05-23

경북도 소상공인 구하기, 실질 성과로 답해야

경북도에 의하면 도내에는 소상공인 사업체가 36만7000개로 경북 전체 기업 38만3000개의 96%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종사자는 52만9000명으로 전체 근로자의 55%다. 이처럼 이들 소상공인은 경북지역 서민경제의 근간이자 핵심 주체다. 하지만 이들의 61.6%가 매출액 1억 미만이며 38%는 5000만원 미만의 영세업체다.코로나19 이후 시작된 고금리, 고환율, 고물가 등으로 서민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영세 소상공인의 경영난은 심각한 수준이다. 장사가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소상공인이 늘고 있고, 그들이 갚아야 할 대출금이 연체되거나 못 갚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는 것이다.경북신용보증재단의 보증으로 금융권의 돈을 빌린 뒤 갚지 못하는 보증순사고액 증가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경북지역 보증순사고액은 2021년 470억원이던 것이 2022년에는 584억원으로 증가했고, 지난해는 1503억원으로 급증했다. 전국 도지역 중 최고다.경북도가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소상공인의 어려움 해소와 육성을 위해 경북도 소상공인 육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소상공인의 경영환경 개선과 중장기 비전 제시를 통해 서민경제 회복과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8대 전략과제로 소상공인에 대한 저금리 대체상환 보증을 확대하고, 소상공인 소통을 위한 앱 구축, 소상공인 자녀 출산지원, 영세 소상공인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자료에서 드러났지만 소상공인은 지역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핵심 주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지속된 불황으로 많은 소상공인들이 지금 벼랑으로 몰리고 있다. 당장 빚더미에 앉아야 할 형편이다. 어디가서 호소할 때도 의지할 곳도 없다.경북도가 밝힌 소상공인 육성 정책이 그들의 어려움을 잘 헤아려 용기를 주고 사업 의욕을 살리는 약이 되어야 한다. 말로만 하는 정책이 아니라 정책이 실핏줄처럼 현장으로 잘 스며들 수 있도록 섬세하게 운영돼야 한다. 행정의 역량이 성과로 대답할 수 있어야 칭찬을 들을 수 있다.

2024-05-22

“포스코의 탄소중립 실현은 포항시민의 숙제”

포항환경연대가 최근 포항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기업, 관련기관, 노동조합, 언론계 등이 참여하는 ‘탄소 중립·수소환원제철 포럼’ 결성을 제안해 주목받고 있다. 포항환경연대는 지난 4월 출범할 당시 “수소환원제철과 탄소중립 달성은 포스코가 포항에 존치할지 떠날지를 결정하게 하는 문제다. 포스코의 탄소중립은 포항 시민 전체가 나서서 해결할 숙제”라고 언급했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 사실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은 우리나라 철강기업의 생존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당장 유럽연합은 2026년부터 철강, 알루미늄 등 6대 품목에 대해 탄소국경세를 적용한다. 탄소국경세를 1톤당 100달러로 적용할 경우, 우리나라 철강기업들은 2030년에 수출대금 30% 이상을 국경세로 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의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우리나라가 유럽연합에 수출하는 철강 수출액은 48억 유로(약 7조 원)에 이른다.포스코는 현재 수소환원제철공장 3기를 짓기 위해 포항제철소 동쪽 앞바다 135만㎡(41만평)를 메우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1기 공장은 2033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지난 1월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개발센터를 열어, 포스코 고유의 수소환원제철공법(하이렉스) 연구와 설비 구축, 시험조업 업무를 수행하면서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수소환원제철소가 로드맵대로 건설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포항지역 일부 시민단체가 “바다를 메우면 해양생태계가 오염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비용도 큰 부담이다. 사실상 제철소를 새로 짓는 작업이어서 2030년부터 2050년까지 수십조원의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해외 철강강국들은 정부차원에서 천문학적인 지원을 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생색내기용 지원에 그치고 있다.포항환경연대가 제안한 ‘탄소중립·수소환원제철 포럼’이 하루빨리 결성돼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가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과제나 장애요인에 대해 해법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

2024-05-22

상임위 배정의 제1잣대는 ‘현안해결 역량’

22대 국회 개원(30일)을 앞두고 TK(대구경북) 지역 당선인들의 상임위원회 배정에 관심이 쏠린다. 상임위 배정은 당선인들의 1·2·3지망을 받아 원내지도부가 조율해서 결정한다. 그저께(20일) 국민의힘이 희망 상임위원회 신청을 마감한 결과, TK지역에서는 특정 위원회에 지원이 몰린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위 지원 당선인이 6명으로 가장 많았고, 산자위와 정무위 4명, 농해수위 3명 순이었다. 국토위는 의원들의 지원경쟁이 가장 치열한 상임위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등이 소관기관이어서 SOC사업(도로·철도 건설) 유치와 예산 확보가 용이하다. 통합신공항과 달빛고속철도, 영일만대교 등 TK지역의 굵직한 현안을 다루는 상임위다. 이번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김정재 의원(포항북)이 국토위를 희망했다.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국토위 여당 간사를 맡았다. 3선 의원은 유력한 상임위원장 후보다.산자위도 인기 상임위다. 지역 내 산단 조성, 산업별 특화단지 지정부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입법에 주력할 수 있다. 주호영(대구 수성갑)·이인선(대구 수성을)·구자근(구미갑) 의원과 조지연(경산) 당선인이 지원했다. 정무위는 최근 인기 상임위로 부상하고 있다. 피감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현안이 주로 기업규제이기 때문에, 대기업 접촉이 잦은 상임위다. 지역구에 설정된 과도한 규제를 해소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농해수위는 비수도권과 영남권 출신이 많은 여당에서 주로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송언석(김천) 의원을 비롯한 일부 중진 의원이 상임위 배정을 당에 위임하기는 했지만, 인기상임위에 지원자가 몰리면서 자체 교통정리가 불가피하게 됐다. TK지역 각 지자체에 쌓여 있는 다양한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반드시 각 상임위에 의원들이 적절하게 배정돼야 한다. 의원들에게도 상임위 활동 성적은 다음 총선 공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전문성을 고려해 상임위를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2024-05-21

지역 미래 달린 TK 통합론, 갈 길이 바쁘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다시 불을 지핀 대구경북통합론에 대한 지역의 관심이 상당하다.22대 국회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의제의 명분이 설득력 있고, 지방소멸이라는 국가적 난제에 대응하는 효과성에 대한 공감대가 높은 때문으로 짐작이 된다. 특히 2019년 민선 7기 시절 시작했던 대구경북특별자치단체 추진 때와는 내용 면에서 크게 달라 주목도도 높다.홍 시장은 대구경북의 통합은 현재 정부-광역-기초 3단계인 행정체계를 2단계로 줄인다는 점에서 과거 논의 때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 단계를 줄임으로써 불필요한 기구를 없애고 예산절감과 행정력의 신속효율성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 지사는 이번 통합 논의를 통해 미국 연방제 수준의 통합 자치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국방·외교를 제외한 모든 권한을 이양받아 완전한 지방자치를 완성하자는 것이다. 허울뿐인 지방자치를 멈추겠다는 뜻이다.이런 두 광역단체장의 생각에 윤석열 대통령도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TK통합론의 성사 여부는 전국적 관심이다. 이상민 행안부장관과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 양 광역단체장이 대구에서 만나 이와 관련한 논의를 벌일 것으로 보여 그 결과에 따라 시도통합론은 타 지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높다.홍 시장은 행정통합의 로드맵으로 올해 내 시도의회 의결, 내년 상반기 중 대구경북행정통합 법안 통과, 2026년 지방선거 때 통합단체장 선출 등을 제시했다. 지난번 실패한 TK통합 추진과정을 반면교사 삼아 치밀하고 설득력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무엇보다 지역민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 날로 비대해지는 수도권에 대응하는 지역의 생존전략임을 널리 알려야 한다. 지역의 미래가 달린 선택으로 500만명 한반도 제2의 도시를 만드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시켜야 한다.정부가 균형발전을 국정과제로 삼고 있지만 수도권 집중은 멈출지 모른다. 이대로 가면 지방은 모두 소멸한다. 인구가 경쟁력인 시대에 맞춰 다시 내건 TK통합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24-05-21

늙어가는 대도시… 부산 이어 대구도 ‘초고령’

부산에 이어 대구도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비수도권 대도시들이 수도권 집중화로 인해 청년들이 떠나면서 맥없이 늙어가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베이비붐 세대(1959~1964년생)의 노년기 진입도 한몫했다.행정안전부 통계에 의하면, 4월 말 기준 대구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47만5318명으로 전체 인구(236만8670명)의 20.1%를 차지했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14.0%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우리나라 도(道) 단위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한지 오래됐다. 비수도권 지자체의 고령화가 심각하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이미 오래전에 UN은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늙은 최고령 국가가 될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노년층이 늘면 자연적 온갖 사회병리현상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대구시가 초고령사회 진입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친화도시 조성’을 본격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의문이다. 가장 급한 게 노인간호와 일자리 문제다. 대구시가 실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노인 정책 현안 1, 2위로 ‘돌봄’(38.7%)과 ‘일자리’(38.3%)가 꼽혔다. 국가나 지자체 모두 이 문제해결을 위해 각종 정책(재가요양·돌봄, 재택의료서비스 확대,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인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이제 대도시까지 늙어가면서 국가 전체적으로는 일할 연령층이 줄어 국민연금 재정이 바닥나는 것도 시간문제가 됐다.이러한 사회적 재앙을 막으려면 출생률을 끌어올리는 방법밖에 없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지난주 TK 행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인구소멸 문제 때문이다. 저출생, 지방소멸의 근본 원인인 수도권 일극주의를 막기 위해 시·도통합을 통해 국토를 다극체제로 재편하겠다는 생각이다. 인구의 지역분산을 유도하는 정부의 혁신적인 발상과 정책 없이는 지방소멸을 막을 수단이 없다.

2024-05-20

대구시, 탄소중립 선도도시로 거듭나길

탄소중립은 탄소를 배출하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여 실질 배출량을 0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지구촌은 탄소의 과잉 배출로 지구 평균온도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여러 가지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지구적 재앙을 줄이기 위해 전 세계 70여 개국이 탄소중립에 참여하고 있고, 우리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발표한 바 있다.지구온난화를 막는 데는 국가뿐 아니라 도시의 역할도 크다. 우리나라도 여러 도시가 탄소중립 정책을 펴고 있지만 대구시는 그 중 앞선 도시로 꼽힌다. 지난 2022년 대구시는 총사업비 13조원을 들여 탄소중립도시 대전환을 선언하고 구체적인 전략도 발표했다.그 일환의 하나로 추진하는 친환경 사업이 성과를 냈다는 소식이다. 대구시가 매립가스를 차세대 고부가가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로 전환하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고 한다. 앞으로 이를 기반으로 국제적 이슈로 부상하는 SAF(동식물성 지방, 폐기물 등을 원료로 생산하는 항공유) 생산실증에도 도전하겠다고 하니 성과에 따라 탄소중립도시로서 이미지 대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중소벤처기업부가 지원하고 대구시는 실증연구 플랜트부지 제공, 매립가스 공급, 행정지원 형태로 참여하고 기술은 (주)인투코어테크놀리지가 맡고 있다. 대구시의 수소생산 실증의 성공은 천연가스 활용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일이다.대구시는 2006년부터 쓰레기 매립장에서 발생하는 매립가스를 포집해 지역난방 목적의 중질연료로 공급하는 매립가스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으로 매립장 악취 저감과 매립장 사업료 수입 66억원, 탄소배출권 판매 수입 562억원을 창출한 바 있다.이번 수소생산 실증연구의 성공과 향후 SAF 실증연구 도전은 대구지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이를 활용한 경제적 실익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탄소중립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서 지구촌 국가와 인류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대구시가 탄소중립의 실천적 도시로 모범이 되는 성과를 이루길 바란다.

2024-05-20

다시 불 지핀 ‘대구경북 통합론’을 주목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와 경북도의 통합을 주장해 한동안 논의가 중단됐던 대구경북 통합론이 새롭게 불을 지피게 될지 주목된다.홍 시장은 지난주 제22대 대구경북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 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 자리에서 시장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경북 통합 구상을 밝혔다.그는 “최근 중국 쓰찬성 청두시를 방문하면서 2006년 방문 때와 달리 18년 만에 인구가 2500만명 도시로 바뀌었다”고 하면서 “대구와 경북도 통합하는 게 맞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그는 또 “대구와 경북 전체를 인구 500만명 광역시로 만드는 것이 대구와 경북이 각각 발전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고 좋을 것”이라는 구상도 설명했다.이에 대해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통합 논의에 적극 찬성”이라 대답하고 “대구경북은 당장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어 통합을 논의하자”고 화답했다. 또 당선인들에게는 “대구경북 통합 법안을 만들어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대구경북 통합론은 민선 7기부터 활발히 논의된 의제였다. 한때는 대구경북 통합단체장이 선출될 듯한 분위기까지 몰고 갔으나 통합반대 일부 여론과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 등 복잡한 사정으로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민선 8기 들어 대구경북 통합론이 공식 거론된 것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통합론의 본질은 수도권 공룡화에 대응해 지역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인구소멸에 적극 대응하자는 데 있다. 대구경북뿐 아니라 이 문제는 전국 지방 공동의 담론으로 떠올랐으나 지역 내 이해관계와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소극적 대응으로 실천에 옮겨지지 못하고 있다.홍 시장의 말대로 지금은 인구가 국력인 시대다. 지방의 도시도 인구를 늘리지 않고는 성장의 모멘텀을 찾기 어렵다. 대구와 경북은 한 뿌리란 점에서 통합에 대한 생각은 같다. 통합에 대한 여론수렴과 치밀하고 논리적인 계획이 밑받침돼야 성공할 수 있다.대구와 경북은 신공항 건설 등 공동의 발전을 논의할 전환점에 서 있다. 다시 불 지핀 통합론이 지역발전의 원동력 되게끔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2024-05-19

시중은행된 대구銀, ‘은행권 메기’로 성장하길

금융위원회가 지난주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의결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된 첫 사례이자, 32년 만에 새로 생겨난 7번째 시중은행이다. 대구은행은 은행권 과점 구도를 깰 ‘메기’로 투입되는 만큼, 경직된 금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 소비자 입장에서도 시중은행간의 경쟁 활성화로 금리나 수수료 등에서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황병우 대구은행장은 “내부통제와 디지털금융을 통해 금융 시장에 새바람을 일으키겠다”고 했다. 대구은행은 다음달 주주총회를 거쳐 57년 만(1967년 창사)에 사명을 ‘아이엠(iM)뱅크’로 바꾸고, 지방은행 꼬리표를 뗀다. 대구·경북 지역에선 기존 대구은행 사명을 병기(倂記)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대구은행이 단시일 내에 타 시중은행과 안정적·실효적 경쟁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은행의 전략은 인터넷은행의 효율성을 중심으로 전국 단위 영업망을 확대해 오프라인 대면 영업의 장점도 동시에 챙기는 ‘뉴하이브리드 뱅크’로 거듭난다는 것이다. 당장 시중은행과 경쟁하기엔 규모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선 수도권과 지방은행이 없는 강원·충청지역을 중심으로 영업점을 신설할 생각이다. 첫 신설점포는 빠르면 상반기 중 강원도 원주에 낼 계획이다.대구은행이 하루빨리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해 시중은행으로 정착하길 바란다. 경제계를 중심으로 한 대구·경북 지역민들도 하나같이 전국을 무대로 성장기회를 확대해 가는 대구은행을 응원하는 분위기다. 단지 대구은행이 꼭 명심해야 할 것은 기존의 지역 지원사업이나 중소기업 여신규모 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대구은행에 의존해 왔던 이 지역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들에게 소외감이나 금융공백을 느끼게 해선 안 된다. 금융위가 대구은행 시중은행 전환을 의결하면서 ‘본점은 대구광역시에 둘 것’이라는 조건을 단 것은, 이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유지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하라는 뜻이 담겨 있다.

2024-05-19

포항경주공항 국제선 취항, 준비할 때다

경북도와 포항시, 경주시, 한국공항공사 포항경주공항, 경북문화관광공사 등 5개 기관은 지난 14일 경북도청에서 모임을 갖고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지원과 포항경주공항 국제선 운항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의 골자는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지원과 포항경주공항의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에 협력하고, APEC 각국 정상회의 방문단의 안전하고 원활한 국내 여행과 입국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포항경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할 문제지만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가 성공한다면 반드시 허가돼야 할 사안이다. 현재 김해국제공항과 대구국제공항에서 부담해야 할 복잡한 공항업무를 분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기상악화와 일정 변경 등의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서비스 지원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2025 APEC 정상회의에는 외국인 관광객 4만여 명을 포함 국내외 1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재 서울과 제주 등 국내로만 운항되는 포항경주공항의 국제선 취항은 국내외 여행객의 원활한 수송을 위해 필수라 할 수 있다.포항경주공항은 지난 2022년 포항공항에서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을 바꾸고 공항 활성화를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 울릉도 공항이 개항되면 위치적으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포항경주공항은 항공수요 측면에서 가장 많은 혜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무엇보다 지방공항의 활성화는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APEC 정상회의가 아니더라도 포항경주공항은 부정기편 운항을 통해 도시 국제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경북도가 국내선 전용공항에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허가를 중앙정부에서 시도지사 승인으로 변경해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하니 이번 기회에 제도 개선이 있어야 한다.지금은 도시와 도시간이 연결되는 국제화시대다. 지방공항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관심과 제도개선 의지가 중요하다.

2024-05-16

‘메타버스산업의 産室’로 주목받는 경북도

경북도가 최근 정부공모사업인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실증 기반 구축사업’에 최종 선정돼 국비 100억 원을 확보했다. 국비는 관련 중소기업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기술 지원과 성능 검증, 제품 상용화를 지원하는데 쓰인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크기가 1인치 이하로 작지만, 수십에서 수백 배 확대된 큰 화면을 보여주기 때문에 메타버스(현실과 가상이 혼재된 세계)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소비전력이 적어 디지털 카메라, 캠코더, 동영상 안경 등 다양한 제품에 활용된다.구미에 있는 ‘XR(확장현실)디바이스 개발지원센터’를 중심으로 한국광기술원, 경희대, 충남·충북테크노파크가 이 사업에 참여한다.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도내 350여 개의 디스플레이 관련 기업이 메타버스 시장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구미지역을 중심으로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 사업 진출을 원하는 중견·중소기업을 지원해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과 융·복합해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최근들어 TV·스마트폰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성장세가 주춤해 지면서 확장현실(XR)·증강현실(AR)·가상현실(VR) 기기시장이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레도스 기반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빠른 응답속도와 높은 색 순도를 갖는 특성이 있어 각종 혼합현실 기기의 영상표시 소자(素子)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레도스는 유리 기판 대신 실리콘 기판 위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증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다.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더 얇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해상도와 색상 표현력을 향상시킬 수 있어 확장현실 기기에 맞춤형 기술로 꼽힌다.이 사업에는 올해부터 2028년까지 5년간 148억원이 투입된다. 경북도가 이 사업에 성과를 낼 경우, 구미지역에 집중된 관련 중소기업 상당수가 전망이 밝은 반도체 융합 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분야로 사업 진출 기회를 얻을 수 있어 기대가 크다.

2024-05-16

‘대통령 탄핵’ 남발… 이게 정상적인 나라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그저께(14일) 서울에서 열린 25차 민생토론회에서 “개혁을 하게 되면 많은 국민에게 이롭지만, 누군가는 기득권을 뺏긴다. 뭔가를 빼앗기는 쪽은 정말 정권 퇴진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의대 증원정책에 대한 의료계 집단 반발을 염두에 둔 듯한 발언이지만, 야권이 최근 ‘채상병 특검법’ 등을 고리로 대통령 탄핵 여론을 조성하는 데 대한 불편한 생각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각종 선거 때마다 ‘정권 퇴진’이나 ‘탄핵’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요즘처럼 정치권에서 공공연하게 “차라리 대통령이 없는 게 낫다”, “빨리 끌어 내리자”는 식의 막말이 남발된 적은 없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현상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은 공개석상에서 윤 대통령을 향해 탄핵 소추나 임기단축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 됐을 때보다 지금이 더 심각하다”고 했고,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채상병 사망 수사자료에서 대통령실의 구체적 관여 물증이 나왔다. 수사에 대한 불법적 개입이 확인되면 그건 바로 탄핵 사유”라고 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단행한 검찰 인사와 관련해 대통령 탄핵 수순에 들어선 것 같다고 암시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민주당은 대통령이 채상병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야 6당 공동 장외투쟁에 돌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탄핵연대’를 통해 과거 촛불시위와 같은 정권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탄핵정국이 현실화하면 윤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이나 지지율로 봤을 때, 나라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대통령 파면은 ‘중대한’ 헌법이나 법률 위배가 있어야 가능하다. 직선제로 선출된 대통령은 민주적 정당성을 국민에게 직접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여야 정쟁(政爭)이 있을 때마다 공개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운운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국격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2024-05-15

토함산 산사태, 2년 동안 당국은 몰랐나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은 불국사, 석굴암 등이 있는 경북 경주 국립공원 토함산 일대에서 최근 2년 동안 24건의 산사태가 발생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녹색연합이 밝힌 보고서에 따르면 토함산 정상부를 중심으로 서쪽인 진현동, 마동 등과 동쪽인 문무대왕면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산사태가 24곳이나 발생했다는 것. 대표적인 현장은 정상부 동쪽 사면이며 가장 큰 규모로 산사태가 일어난 현장은 문무대왕면 병곡리 일대 해발 630m 지점으로 약 2000평 규모라고 한다.산사태는 지난 2022년 9월 태풍 힌남노가 내습했을 때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고 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세계문화유산이자 국보인 석굴암 위쪽 두 곳에서도 산사태가 발생해 석굴암으로 이어지는 계곡과 경사면에 흙과 암석이 지금도 계속 흘러내리고 있는 상태라고 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큰 비가 내리거나 지진 등으로 지반이 흔들리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석굴암의 산사태 위험은 시한폭탄이나 다를 바 없다”고 했다.힌남노는 포항시민에게는 가슴 아픈 기억이 있는 태풍이다. 포항 인덕동 한 아파트단지 지하주차장에 물이 차 차량을 빼러 간 주민 7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태풍이다. 정부가 포항과 경주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정도로 막대한 피해를 안겨준 슈퍼급 태풍이다.놀라운 것은 환경단체가 이같은 사실을 발표하기 전까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혀 손을 쓰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방치한 것인지 몰랐던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언론보도 후 뒤늦게 대책회의에 나섰다는 소식이 실망스럽다.다음달이면 장마철이 본격 시작된다. 가뜩이나 이상기후로 비가 잦은 데다 기상이변에 따른 폭우까지 예상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급하다. 토함산은 소나무, 잣나무 등 뿌리를 깊이 내리지 못하는 침엽수가 많은 곳이라 폭우에 안전치 못하다. 당국이 서둘러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피해가 커질 우려도 있다.토함산의 안전 대진단과 피해 복구로 문화재와 주민의 안전을 지키는 항구적 대책도 이번 기회에 마련돼야 한다.

2024-05-15

대구, ‘ABB산업의 요람’으로 자리잡는다

대구시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이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산업 육성을 위해 대구수성알파시티에 ‘ABB 글로벌 캠퍼스’를 건립하기로 했다. 수성알파시티를 ABB 관련 고급인재 양성의 산실로 만들어 글로벌 및 플랫폼 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지하2층, 지상8층 규모로 건립될 캠퍼스에는 ABB 대학원, 글로벌 산학연 협력 공간, 연구·개발 센터, 스타트업 지원 공간이 들어선다. 이곳에서는 IT분야 초격차 인재 양성, 글로벌 기업 협력 연구, 기술창업과 사업화가 이루어진다. 대구시는 앞으로 DGIST와 함께 이 캠퍼스에 최첨단 반도체 공장(D-FAB) 운영을 위한 센서 파운드리 컴퍼니, MIT수준의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한 의과학전문대학원, 과학 영재학교 설립 등도 추진할 생각이다. 243개 기업이 입주해 조단위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수성알파시티는 이미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소프트웨어(SW) 집적단지로 자리잡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성알파시티를 글로벌 기업·대학·인재들이 활발하게 교류하는 디지털 혁신장소로 만들겠다”고 했다. 대구시는 홍 시장 취임 이후 ABB산업 육성에 총력을 쏟아왔다. 관련산업 투자유치와 산학연 협력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과 함께 ABB벤처포럼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고, ABB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펀드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한국벤처투자, DGB대구은행, DIP가 참여하는 ‘DGB디지털제조혁신펀드’는 현재 170억원 규모로, 기업에 대한 직접투자와 주식상장, 인수합병, 역외기업 유치를 지원한다. AI연구의 핵심장비인 슈퍼컴퓨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DGIST는 이미 지난해부터 수성알파시티에 ‘DGIST AI·SW 교육연구센터’를 설립해 ABB 산업 인재 양성과 기업 간 협업연구를 한창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대구시와 공동으로 ABB 캠퍼스를 운영할 경우 놀라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24-05-13

“집 안팔려”… 전국 최하위 입주율의 대구시

3년째 침체 국면에 빠져있는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는 언제쯤 회복세를 찾을지 걱정이다. 부동산 경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주택건설산업부터 소비재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후방 효과가 커 내수경기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한다. 대구지역은 부동산 경기가 장기 침체에 빠지면서 공급 과다로 인한 미분양 물량 증가 등으로 시행사는 물론 분양관련 중소업체들까지 경영난으로 전전긍긍이다.소비자 입장에서는 신규 아파트를 구입하고도 기존 집이 안팔려 입주를 못하는 일도 빈번하다. 정상적 거래까지 막히다 보니 집값이 폭락하는가 하면 전세사기 같은 부작용도 자주 빚어지고 있다.정부가 각종 규제를 풀고는 있으나 부동산 경기는 좀체 반등할 기미가 없다. 특히 대구는 미분양 무덤이란 별명이 붙은 것처럼 미분양 물량이 수년째 1만여 가구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규 아파트 분양은 엄두도 못낸다. 분양을 임대로 전환하는 등 업계가 자구책 마련에 나섰지만 불황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최근 수성구 범어동의 한 재건축 아파트가 분양에 나서 100% 분양에 성공했으나 분양가구 수가 적고 입지가 좋았기 때문이지 분양경기 회복을 말할 수준은 아니다. 장기침체의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를 진작할 특단의 대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지난 4월 대구지역의 아파트 입주율이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고 한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4월 대구지역 아파트 입주율은 57%로 전월보다 7.6%포인트가 떨어져 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7월 관련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라 한다.입주율 부진의 이유로는 기존주택 매각 지연과 세입자 미확보가 각각 33.9%로 가장 많았고, 잔금 대출 미확보가 21.4%로 나타났다. 집이 안팔리고 들어올 세입자도 없어 두 집 중 한 곳은 빈집으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부동산 경기가 과잉돼 집값이 폭등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만 정상적 거래가 막혀 이사를 못하는 일도 없어야 한다.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 정부의 추가 대책 검토도 필요하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관심과 대책이 시급하다.

2024-05-13

野 입법폭주… 추경호 협상력·리더십 통할까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된 추경호 의원(3선·대구 달성)의 어깨가 무겁다. 당선되자마자 야권의 ‘입법 폭주’부터 막아야 할 처지다. 대구로서는 주호영(수성갑)·윤재옥(달서을) 의원에 이어 그가 세 번째 잇달아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됐지만, 앞날이 워낙 가시밭길이라 축하한다는 말도 하기가 어색하다. 그는 당장 총선 참패로 사분오열된 여권을 통합시키고, 입법권을 장악한 야권과의 협상에서 명분과 실리를 챙겨야 하는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정치생명까지 걸어야 할 과제도 기다리고 있다.이달 말 재표결이 예상되는 ‘채상병 특검법’ 대응부터 난제다. 야권 6개 정당 지도부는 그저께(11일) 대통령실 청사 인근에서 예비역 해병대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2대 국회 민주당 초선 당선자들도 하루전인 10일부터 ‘채상병 특검’을 수용하라며 국회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22대 국회가 개원도 하기 전에 장외투쟁부터 시작하는 ‘강성야권’을 상대해야 할 추 원내대표로서는 착잡하기 짝이 없을 것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선(先)수사 후(後)특검’ 입장을 이미 밝혔기 때문에, 그로서는 야권과의 협상 재량권도 사실상 없는 난처한 상황에 놓여 있다.민주당이 현재 특별법 형태로 추진하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금’ 지급과 같은 포퓰리즘 입법을 막아내는 것도 추 원내대표 코앞에 놓인 숙제다. 그리고 그는 22대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상임위원장 독식을 주장하는 민주당과 타협해 성과물도 만들어 내야 한다. 야당에서 예고한 각종 특검법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는 것도 그가 해야 할 일이다.추 원내대표는 당선 직후 “정치와 국회는 끊임없이 대화하고 협상해야 한다. 타협하고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이 바로 협치”라고 했다. 추 원내대표의 협상력과 리더십으로 22대 국회는 21대와는 달리 ‘여야협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2024-05-12

대구 서구 일원 ‘악취 민원’ 진정되려나

대구시가 악취 민원이 폭증하는 원인으로 지목하는 대구염색산업단지 일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대구시가 다음달 1일부터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서구 비산동, 평리동, 이현동 등 염색산단 일대 84만9684㎡ 규모다.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염색산단 내 악취배출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은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시설 설치계획을 제출하고, 1년 이내에 악취방지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매년 악취 실태조사도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악취 배출기준을 초과하면 조업정지 등 과거보다 강력한 행정처분을 받게 된다.이번 발표에 대해 주민들은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서구 일대에 발생하는 악취에 대한 저감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환영의 뜻을 비췄다고 한다. 그러나 서구는 염색산단 외에도 음식물 분뇨, 하수처리장 등 악취를 유발하는 시설이 많이 모여있어 지속적 관리가 필요하다.대구시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염색산단에 대한 악취오염도 조사를 벌인 결과, 조사대상 624건 중 12.7%인 79건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지속적이고 철저한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서구 일원의 악취 민원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1980년 들어선 염색산단과 함께 악취 유발시설들이 많아 악취는 서구 최대 민원으로 손꼽혀 왔다.특히 작년 서구지역의 신축 아파트 입주가 대거 시작되면서 한 해 동안 1만3000건이 넘는 악취 민원이 접수됐다. 주민들은 악취로 인해 두통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했다. 또 일부 아파트에서는 바람이 불면 창문을 열 수 없을 정도로 악취에 시달린다는 주장도 했다.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된 경주의 A공업은 악취지역 지정후 악취 민원이 크게 줄어든 곳이다. 타 지역의 사례를 참고하면 대구시의 이번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은 높다.대구시도 철저한 관리를 통해 저감효과가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가 서구 일대가 가진 악취 불명예를 벗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4-05-12

첫 삽 뜬 대구대공원, 대구의 새 랜드마크 되길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일대에 조성될 대구대공원 사업이 30년만에 드디어 첫 삽을 떴다. 지난 8일 기공식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주민 등이 참석해 공사 시작을 축하했다.대공원 조성사업은 전체 면적(162만5000㎡) 중 80% 이상을 동물원과 산림레포츠시설로 만들고 나머지는 공동주택 3천가구와 학교 등 공공시설로 채운다.사업비 1조5000억원이 소요되며 대구도시공사가 민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한다. 이 사업의 핵심은 동물원 조성이다. 이곳에 동물원이 만들어지면 1970년 조성된 달성공원 동물원이 이곳으로 이전하게 된다. 규모는 달성공원 동물원보다 10배 가량 크다. 방사 면적도 기존보다 5.7배 넓어져 동물복지 실현도 가능해진다.숲속 넓은 면적에 동물원이 만들어짐에 따라 친환경적 분위기 속에서 동물들이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계획대로라면 물개, 얼룩말, 사슴, 사자, 호랑이 등 많은 동물들이 이곳에 입주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특히 홍 시장이 “동물원에 판다를 들여올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협의를 하겠다”고 밝혀 벌써 화제다. 만약 판다가 대구로 오면 대공원 동물원은 전국적 흥행이 가능한 곳으로 바뀔 수 있다. 에버랜드의 경우 푸바오 열풍이 불면서 지난 한해 입장객이 215만명에 달해 푸바오 등장 전보다 두배가 늘었다.대구대공원은 1993년 공원시설로 결정됐지만 실제 공원으로 개발되지 못한 채 시간을 끌다가 이번에 첫 삽을 떴다. 대공원 주변에는 대구미술관과 간송미슬관, 삼성라팍 야구장이 있고 롯데가 대형쇼핑몰을 건립 중이어서 대규모 여가공간으로 변신하기에 매우 적합하다.대구시가 대공원 조성사업의 콘텐츠를 얼마나 다양하고 획기적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이 일대는 전국유명 관광명소로 바뀔 수 있다. 홍 시장도 이곳을 “전국에서 가장 쾌적하고 이름다운 공원, 또 동물들이 서식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했다.여가 공간이 부족한 대구에 동물원이 포함된 대공원이 만들어지는 데 대한 시민들의 관심 또한 크다. 대구시의 열정과 노력으로 대구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2024-05-09

‘與野협치’ 더 멀어지게 한 尹 대통령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국정운영 상황과 향후 계획을 밝혔다.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데다, ‘해병대 채상병 특검’ 등 윤 대통령 신변을 겨냥한 야권의 공세가 극심한 상황에서 열린 이번 회견은 윤 대통령의 향후 국정운영 동력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우선 가장 예민한 현안인 채상병 특검과 관련, 윤 대통령은 “수사 결과를 보고 납득이 안 되면 제가 먼저 특검을 하자고 하겠다”면서 ‘선(先)수사 후(後)특검’ 입장을 고수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에 대해서는 ‘정치 공세’라고 선을 긋긴 했지만,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증원과 관련해서는 “설득으로 풀어나가겠다”며 기존의 강경입장을 확인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열린 ‘국민보고’자리에서는 지난 2년간의 국정성과를 설명하고,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등 향후 3년의 국정운영 계획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이날 회견에 대한 대체적인 반응은 ‘사전에 충분히 예상했던 답변’이라는 게 주류다. 기대이상의 공감 가는 내용이 없었다는 얘기다. 지난 2월 KBS 대담 때처럼 오히려 불통이미지를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사실 어느 대통령이든 기자회견에서 호평을 받기는 어렵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민생이나 정치 현안에 대해 정답을 가지고 있을 수 없다. 정치적 반대세력이 국민 절반 가까이 되는 것도 부정평가가 주류를 이루는 이유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은 이번 회견에서 국정 기조 쇄신을 기대했던 많은 국민을 실망시키면서 리더십에 타격을 입은 것은 분명하다.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는 정치공세라고 했고, 순직한 해병대원에 대한 특검은 수사를 지켜보자며 국민을 허탈하게 했다. 민주당은 국민의 명령대로, 윤석열 정부를 바로잡아가는 일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민의’를 앞세운 야권의 전방위적 공세를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

2024-05-09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APEC 경주 유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후보도시 선정이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20년만에 다시 한국에서 열리는 APEC 후보도시에는 경주시와 인천시, 제주도가 3파전을 벌인다.외교부는 지난 7일 경주시 등 후보도시 3곳을 발표하고 이달 중 후보도시 대상 현장실사에 들어간다고 했다. 6월 중에는 개최도시가 최종 선정될 전망이다.2021년 7월 APEC 유치 의향을 공식 표명한 경주시는 경북도와 시·도민 등이 혼연일체돼 준비해온 그간의 모든 과정을 선정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개최 희망도시 중 유일하게 기초단체인 경주시는 지방의 중소도시라는 것을 장점으로 내세워 유치전에 나서고 있다. APEC이 표방한 포용성의 가치에 부합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시대라는 시대적 정신과도 맞는다는 설명이다.APEC은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공존하면서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는 포용성을 시대적 가치로 생각한다. APEC은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톡(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년) 등에서 이미 성공적 개최를 한 바 있어 경주 개최가 낯선 일은 아니다. 또 정부가 국정과제로 내세운 지방시대를 실천하는 당위성과 균형발전을 이루는 명분에서 경주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경주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 도시다. APEC은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우리나라의 역량괴 비전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인 동시에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려 국가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회의다. 천년고도 경주는 한국의 빛나는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줄 최고의 도시다. 타임지 등 국제언론이 세계 100대 관광도시로 국내선 유일하게 소개한 도시다.이달 시작되는 선정위 실사단 방문에 경주시는 총력 대응해 시·도민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경주시 개최의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 특히 중소도시도 대규모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 이것이 계기가 돼 지방시대를 앞당기게 된다면 APEC 경주 개최가 가지는 의미는 더한층 클 것이다.

2024-05-08

악성 정보공개청구 남발, 공무원들이 멍든다

악성민원인이 제기하는 무더기 정보공개 청구로 행정력 낭비가 심하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악성민원인이란 공무원에게 부당한 요구나 폭언을 일삼거나, 같은 청구를 반복해 업무를 마비시킬 의도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다. 악성민원은 심각한 인권침해일 뿐만 아니라 공무집행 방해에도 해당되지만 대부분 공무원은 보복이 두려워 참고 넘어간다. 지난 3월에는 포트홀 보수 공사를 위해 교통을 통제하던 경기 김포시 공무원이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충격적인 일도 있었다. 전국 자치단체가 비슷한 추세지만 경북 예천군을 예로 들면, 민원인들의 정보공개 청구가 지난 2020년 551건에서 2023년 1715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민원인 중에는 최근 3년에서 많게는 5년 이상의 정보 공개를 요구하는 사례도 있어 직원들이 서류 복사나 개인정보 확인 작업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예를 들어 민원인이 3년간 공무원의 개별 출장 및 업무추진비 집행 내용을 청구할 경우, A4용지 2천 장이 넘는 분량의 문서를 담당자가 작성해야 했다. 정보공개 청구는 신청 접수일로부터 10일 이내에 공개하게 돼 있다. 예천군 한 공무원은 “특정부서를 대상으로 악의적으로 자료를 청구하는 때도 있고, 지인을 활용해 동일한 정보공개를 청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했다.정부가 최근 민원 취지와 업무방해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자치단체가 심의위를 열어 종결 처리할 수 있도록 법적근거를 마련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 행정안전부 집계에 의하면, 최근 2년간 정보공개청구 건수는 총 354만6822건인데 이 중에서 상위 10명이 청구한 게 82만7160건이다. 1명당 많게는 30만 건 가까이 정보공개를 청구하며 의도적으로 담당 공무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일부 자치단체의 경우, 정부의 법령개정에 맞춰 자체 조례 개정을 추진중이다. 해당조례가 정당한 정보공개 요구에 대한 거절 수단으로 악용돼서는 곤란하지만, 악성민원을 근절할 수 있는 장치로서는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2024-05-08

알박기로 논란된 청송군 골프장 조성사업

청송군이 공영개발로 추진하는 27홀 규모 골프장 조성 사업이 이번엔 공정성 시비로 논란이다. 청송군은 지난달 25일 교보증권 컨소시엄을 청송군 골프장 조성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컨소시엄 업체 가운데 일부 업체가 골프장 조성 예정부지 내 핵심 자리에 2만9000여 평의 땅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고 있는 것. 특히 청송군 골프장 조성과 관련해 설계용역을 맡은 업체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밝혀져 공정성 논란을 더 키우고 있다.청송군 골프장 조성 사업은 청송군 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2018년부터 시작했다. 교보증권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기 전 2022년 6월 한림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석연치 않은 사유로 포기하면서 이 사업은 2년간 표류해 왔다.한림건설은 국내 상위권 건설사로 수도권에 2개의 골프장을 보유한 업체. 한림건설은 우선협상대상자 계약 후 50억원의 사업이행보증서를 제출해야 하나 이를 이행치 않아 계약이 해지됐다. 당시 한림건설이 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도 부지 매입 문제인 것으로 전해진다고 한다.이번 재공모 과정에서도 3개 업체가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으나 2개 업체가 중도에 포기한 것 역시 알박기 부지 때문이라 하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어도 뒤끝이 개운치 않은 분위기다. 포기한 업체 관계자가 “시험출제자가 시험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하니 공정성에 대한 군의 해명이 있어야 한다.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은 전국 최고 청정휴양지를 자랑하는 청송군이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다. 군민들도 조기에 마무리돼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사업 절차 과정에 법률적 문제는 별개로 하더라도 공정성 문제로 사업의 취지가 훼손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공정성은 공기관의 업무 집행에 있어 행정의 균형을 이르는 말이다. 시대적 흐름으로도 공정성은 법률적 문제 못지않게 민감한 문제다.2년만에 다시 시작하는 골프장 조성 사업의 순항을 위해 군의 명쾌한 해명이 먼저 있어야겠다.

2024-05-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