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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박근혜의 ‘윤·한 단합’메시지, 여권위기 경고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6일 자신의 사저를 찾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단합을 강조했다. 이제 열흘 정도 앞으로 다가온 4·10 총선 국민의힘 판세와 관련한 위기감에서 나온 말로 보인다. 유영하 변호사의 전언에 의하면, 박 전 대통령은 “서해수호 기념식에서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두 분이 만난 것을 언론을 통해 봤다. 이럴 때일수록 위기에서 뜻을 모아 단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기념식 장면을 TV를 통해 본 사람들은 대부분 느꼈겠지만,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 어깨를 치며 격려 인사는 건넸지만 냉랭한 분위기는 감추지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이 이날 단합을 특히 강조한 것은 지난 2016년 여권의 ‘옥새파동’으로 당시 새누리당이 다 이긴 선거를 지고, 자신은 탄핵까지 당한 아픈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과 한 위원장과의 대화에서 중점 거론된 이슈가 ‘의대증원 문제’라는 점은 다양한 해석을 낳는다. 아마 선거막판 총선정국이 정권심판론 쪽으로 흐르는 주된 이유가 의료대란으로 인한 사회혼란 때문이고, 이에 대한 대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는 대화가 오갔을 가능성이 있다.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보면, 27일 현재 총선 판세는 민주당의 우세쪽으로 기울고 있다. 특히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이 양대 정당을 앞선다는 조사도 나온다. ‘범야권 200석’이라는 말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지역구(163석)와 비례위성정당을 통해 모두 180석을 얻어 입법권을 그들의 입맛대로 행사했다. 만약 예상대로 범야권이 이번 총선에서 국회의석 3분의 2인 200석 이상을 확보하면 대한민국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대표가 장악하게 된다. 개헌과 대통령 탄핵 추진도 가능해 사회가 극도로 혼란해질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한 위원장을 만나 윤 대통령과의 단합을 강조한 것은 만약 의료대란 해법 등을 둘러싸고 두 사람이 또다시 부딪히면 총선 승리는 물 건너간다는 점을 경고한 것으로 판단된다.

2024-03-27

포스텍 연구중심 의대 설립 입장 달라졌나

연구중심 의대 신설 및 스마트병원 설립에 포항시 등 지역사회와 함께 적극 나섰던 포스텍(포항공대)이 갑자기 태도를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연구중심 의대 신설은 포스텍이 설립의 주체인데 포스텍이 발을 뺀다면 설립 추진의 동력이 상실돼 사실상 추진의 의미가 없게 된다. 특히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 움직임은 범시민 궐기대회와 서명운동까지 벌어지는 등 지역사회 핫 이슈로 등장해 포스텍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시민들의 납득을 구할 수 있다.본지 취재팀에 따르면 이에 대한 포스텍의 공식 입장은 들을 수 없다고 한다. 취재 과정에서 미온적 태도만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대외협력팀은 책임교수에게 연락해 보라고 하고, 책임교수는 대학 기획처에 알아보라고 한다. 포항시도 이 문제와 관련해 포스텍과 소통이 잘 안 된다고 답변을 했다.이러다 보니 포스텍이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원하기나 하는지 아니면 원치도 않는데 포항시 등이 혼자 나서 이제껏 춤판을 벌인 건 아닌지라는 지적도 나온다.사정이 이러자 이강덕 포항시장이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스텍을 작심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스텍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간 김성근 총장이 보여준 행태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했다. “학교 안에서 아카데미만 챙기는 총장은 필요없다”고도 했다.시민단체도 “포스텍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비판을 한다. “총장이 바뀌었다고 의대 설립이라는 중대한 목표가 달라지는 것은 이해가 안된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은 포스텍이 우리나라 최초로 연구중심 대학을 표방하고 출발한 학교로 단기간에 세계적인 명문대학으로 성장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목표다. 또 포항이 추진하는 바이오산업 특화단지와 잘 어울리는 학문이고 국가적으로도 가야 할 분야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측면에서도 당위성이 많다. 이 문제로 논란이 커져서는 바람직하지 않다. 포스텍이 분명한 입장을 밝혀 논란을 잠재워야 한다.

2024-03-27

정치권은 ‘경북도의 저출생정책’을 공부하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그저께(25일) 열린 ‘저출생 대책·점검 회의’에서 “저출생 극복 분야에 과감하게 재정을 선제 투입하고 출산, 돌봄, 결혼 분야의 도민 불편사항을 빠짐없이 파악해서 정책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 경북도는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개최해 왔던 저출생 대책·점검 회의를 매주 월요일로 정례화했다. 이 지사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목마른 자가 샘 판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저출생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우리나라에서 노령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에 출생률 추락 속도가 가장 빠른 지역에 속한다.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의 핵심은 수도권 집중화다. 모든 자원이 몰려 있는 수도권이 가장 살기가 좋으면 청년들이 거기서 결혼하고 아이도 많이 가져야 하는데, 통계적으로 수도권 출생률이 가장 낮다. 주거와 양육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사는 “청년들이 수도권에 취직을 하더라도 외곽지에 집을 구해 출·퇴근을 하니까 모두가 지쳐서 결혼도 출산도 포기한다”고 했다. 공감이 가는 말이다.이 지사는 우선 “단시간에 수도권 인구를 지방으로 분산시키는 것은 어려우니만큼,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과 완전돌봄 정책부터 펴야한다”고 했다. 경북도의 경우, 아파트 1층을 지자체에서 구입해서 0세부터 초등학생까지 완전돌봄을 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이 집에오면 가방을 던져놓고 1층에 내려와서 마음껏 놀고 공부하도록 하자는 생각이다. 돌봄은 0세부터 2세까지는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이후는 공동체(전업주부나 봉사단체 등) 구성원에게 수당을 주고 맡기면 된다는 것이다. 올해 정부가 시범실시하고 있는 ‘저녁 8시까지 학교에서의 완전돌봄’ 정책은 오히려 아이들을 학대하는 정책이라는 소리가 교육계에서 나오고 있다.이번 총선에서도 여야 모두 의석이 몰려있는 수도권 위주로 정책공약을 남발하면서 비수도권은 푸대접하고 있다. 정치권부터 ‘수도권 일극주의’가 대한민국 소멸 위기의 주범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2024-03-26

다시 글로컬대학 선정에 도전한 지역대학들

교육부가 시행하는 글로컬 대학30 프로젝트의 2년차 공모 접수가 지난주 마감됐다. 교육부는 전국에서 총 103개교에서 65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역에서는 대구가 6건 7개교, 경북은 7건 12개교로 밝혀졌다. 지난해 신청에서는 경북의 포스텍과 안동대·경북도립대가 선정됐으나 대구권에서는 지역거점대학인 경북대를 비롯 한군데도 선정된 곳이 없어 아쉬웠다.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는 비수도권 대학의 혁신 역량을 평가해 선정된 대학에 대해서는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교육부는 급격한 학령인구 감소와 산업구조 변화 속에 앞으로 10∼15년이 비수도권 대학 혁신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인식 아래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비수도권 대학의 구조조정 사업이라는 평가도 한다. 지난해는 지역거점대학인 부산대와 전남대, 강원대, 충북대 등 전국 거점국립대 대부분이 글로컬대학에 선정됐으나 경북대는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지역의 중심대학으로서 지역의 위상을 대변하는 경북대의 탈락은 지역민에게도 적잖은 충격이었다.올해 경북대는 기획서를 제출하면서 ‘글로벌 명문 연구중심대학 KNU·청년연구자가 넘쳐나는 파워풀 대구’를 비전으로 담았다. 연구중심 대전환 등 5대 키워드를 제시했지만 결과는 두고봐야 한다.지난해 글로컬대학에 선정된 국공립대학 가운데 4군데는 통합을 전제로 했다. 경북대는 대구교대와의 통합 논의가 올해도 무산되고 금오공대와는 통합을 논의하려다 학생들의 반대로 무산돼 단독 신청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총장의 비례대표 파동까지 벌어져 불안한 부분도 없지 않다. 대구교대는 단독으로 신청했다. 또 영남대와 금오공대, 경일대와 대구가톨릭대는 연합으로 신청서를 냈고, 계명대와 계명문화대가 통합으로 신청을 했다. 대학마다 획기적 혁신안으로 글로컬 대학 선정에 도전하고 있다.대학은 지역을 대표하는 학문의 장소다. 지역대학 발전은 곧 지역사회의 성장을 의미한다. 지역의 많은 대학이 글로컬대학에 선정되는 기회가 있길 기대한다.

2024-03-26

여당은 중도층이 돌아서는 이유를 알고 있나

오는 28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4·10총선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지난주 마감된 후보등록 결과, 대구는 2.83대 1, 경북은 3.07: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과거 총선과 비교하면 전국적으로 경쟁률이 대폭 낮아졌다. 극단적인 양대 정당이 정치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TK(대구·경북)지역은 대부분 지역구가 여당우세로 평가되지만, 대구 중·남구와 경산, 영천·청도 3곳 정도가 격전지로 분류된다. 모두 친여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이 출마한 곳이다. 총선을 불과 보름 정도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선 위기론이 확산하고 있다. 선거 막판 몰아친 윤석열 정부에 대한 ‘심판 바람’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수도권에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및 출국 논란,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테러’ 발언 등이 중도층 민심을 뒤흔들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PK(부산·경남) ‘낙동강벨트’에서도 여당 후보들이 고전하고 있다는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부산 북구·강서구·사하구·사상구, 경남 김해시·양산시 등 낙동강 하구 지역을 포함하는 낙동강 벨트는 10석이 걸린 PK 최대승부처다.어제(25일)는 윤 대통령 지지율이 또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리얼미터가 지난 18∼22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6.5%를 기록했다.일주일 전 조사보다 2.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정당 지지도에서도 국민의힘이 37.1%, 민주당이 42.8%를 기록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남은 선거기간 중에도 윤 대통령이 의료대란 등과 관련해 선거 전면에 나설 경우, 국민의힘은 정권심판론 벽을 넘지 못한다. 지금 국민의힘이 주력해야 할 이슈는 의료공백 해소와 민생 정책이다. 정부는 그동안 장바구니 물가와 주택가격 안정, 서민 생계대책 등 책임 있는 민생 대안은 내놓지 못한 채, 의사나 언론 등과의 싸움에만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보였으니 외연 확장이 불가능할 수밖에 없었다.

2024-03-25

의대 증원 취지 맞게 지역인재 비중도 높여야

지역 의과대학에 정원이 크게 늘었다고 그 지역에 더 많은 의사가 남는다는 보장은 없다. 2013년 정부는 지방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2015년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이른바 지역인재전형제도의 도입이다. 비수도권 의과대학의 경우 소재지에 거주하는 학생을 일정 비율 이상 선발하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는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도 40% 이상으로 의무화했다.서울 등지로 빠져나가는 지역 의대 출신 의사들을 막아보자는 의도였지만 여전히 많은 수의 지역의사들이 예우 등을 이유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다. 인구 1천명당 의사 수로 보면 서울이 3.1명으로 단연 전국 1위다. 경북은 1.4명으로 전국 꼴찌며 대도시인 대구는 2.4명이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이와 관련해 대구와 경북 5개 의과대학에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정원의 80%로 늘려달라고 공식 요청했다고 한다. 현재 정부가 2천명을 증원하면서 비수도권 의대는 60% 이상 지역인재를 선발토록 한 것보다 20% 더 늘려달라는 의견이다. 지역인재전형 비율을 더 높여야 지역에 머무는 의사도 더 많아진다는 뜻이다.정부가 의대 정원을 2천명 더 늘리기로 한 것은 고령화로 인한 의료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부족한 필수의료 인력 확보 그리고 지역의료간 격차 해소 등에 목적이 있다. 지역인재전형 선발 비율을 60%까지 상향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일본의 경우는 의사면허 취득 후 일정기간 지역에서 의무적으로 근무하게 하는 지역의사제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로 지역의과대학 졸업생의 90% 이상이 지역에 머무는 등 지역의료 인력 인프라 확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지역의사제가 없는 우리는 의대 증원으로 문제를 풀려 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대학별 의대 정원도 비수도권 중심으로 증원배분한 계획을 발표했다. 지금부터는 대학과 지역사회가 머리를 맞대 지역의료 인력확충의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특히 경북은 의사 수와 의대 정원 면에서 전국 하위권이다. 지자체와 대학 등 지역사회의 관심과 대응이 중요할 때다.

2024-03-25

포스코맨 장인화의 ‘현장중심 경영’ 기대된다

지난주(21일) 포항본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3년 임기를 시작한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의 ‘현장중심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장 회장은 취임직후 첫 스케줄을 포항지역 기관장과의 회동으로 잡았다. 그룹의 산실인 포항지역 사회와의 소통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인식을 했기 때문일 것이다. 장 회장은 포항시장과 시의회 의장, 상의회장를 비롯해 그룹 임원 전원이 함께한 자리에서 “지역사회와 긴 안목에서 진정성 있게 소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장 회장의 강력한 소통의지에 따라 포항시와 포스코 간의 관계가 순탄해진 것은 다행이다. 포스코홀딩스 주소 서울이전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포항시와 포스코는 지금도 미래기술원 수도권 설립문제를 두고 심각한 마찰을 빚고 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들은 “미래기술연구원의 본원은 포항에 있지만, 인력과 조직은 모두 수도권에 그대로 두고 있다”며 항의집회를 이어오고 있다.장 회장 앞에는 묵직한 현안이 잔뜩 기다리고 있다. 당장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산업을 ‘초일류’로 키우지 않으면 그룹 국제경쟁력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제철소 고로를 대체할 수소환원제철 프로젝트도 빨리 진행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데, 전임 최정우 회장은 윤석열 정부와의 관계를 극도로 악화시켜 놓았다.장 회장은 평생을 포스코그룹에 몸담은 포스코맨이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그가 취임하자마자 전국 사업장을 순회하는 ‘100일 현장 경영’에 들어간 것도 이러한 맥락으로 보인다. 그룹 CEO가 직접 현장직원들과 만나 의견을 나누다보면 그룹이 가야 할 방향이 뚜렷하게 보일 수 있다.포스코는 지난 2022년 가을 태풍 힌남노로 제철소 전체가 침수되면서 소등했던 포항제철소 야간 경관조명을 지난주 1년 6개월 만에 다시 켰다. 포항시민에게 보내는 지역상생 메시지로 읽혀진다. 포스코가 재계서열 5위로 부상하기까지는 포항시민들의 아낌없는 지원과 희생이 뒤따랐다는 점을 항상 잊어서는 안 된다.

2024-03-24

황당 투표용지 받을 유권자 입장 생각해봤나

4·10 총선에서 투표용지를 받아 본 유권자들은 황당함을 느낄 것이다.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 길이가 무려 51.7cm에 달하기 때문이다. 역대 최장이라고 말했던 21대 48.1cm보다도 이번은 3.6cm가 더 길다.지역구 후보자와 지지정당에 각각 기표하는 정당명부식 1인 2표제가 도입된 2004년 17대 총선 이후 가장 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등록 마감일인 22일 밝힌 비례대표 후보등록을 마친 정당은 모두 38개다. 비례대표 후보자는 253명으로 5.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4년 전 총선에서도 비례의석만을 노린 위성정당을 비롯한 미니 정당들이 대거 등장해 35개 정당이 투표용지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이번에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되면서 유권자들은 지난번과 비슷한 투표용지를 받아야 한다.투표용지는 정당의 개수에 따라 높이와 후보자 사이의 구분 칸이 조정되는데, 정당의 개수가 23개 이상이면 후보자 사이의 칸이 0.2cm가 줄어든다. 나이가 많아 눈이 나쁜 노인들은 자칫 손놀림을 잘못하다 무효표를 만들 수 있다. 수십 개의 정당이 난립하다 보니 유권자들이 헷갈려 지지정당을 올바르게 기표하지 못해 유권자의 소중한 권리가 상실될 우려도 있다.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4년 전 양당 대결에서 정치를 개혁하는 차원에서 도입됐지만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이라는 꼼수를 부리는 바람에 그 취지가 무력화됐다. 오히려 혼란만 더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대표적인 게 조국혁신당처럼 비례의석만을 노려 생긴 미니정당의 탄생이다. 조국혁신당은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거나 재판 중인 사람을 후보자로 내세우고 있다. 준연동형제가 국회를 범죄자들의 도피처로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국민 대다수가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준연동형제도가 유지되는 것은 국회에서 다수의 의석을 장악한 더불어민주당의 책임이 크다. 국민의 뜻보다 정치적 이익을 먼저 앞세우는 정치권에 대해 유권자들은 표로써 심판에 나서야 할 것이다.

2024-03-24

TK 신공항 건설사업 출발점에 섰다

대구시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을 맡을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을 위한 절차 작업에 본격 들어갔다. 대구시는 20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공항공사, 대구도시개발공사, 대구교통공사, 경북개발공사와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 및 종전부지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21일에는 산업은행, 대구은행 등 8개 금융기관과도 같은 내용의 업무 협약을 맺었다.이로써 SPC 구성 문제 등 지지부진하던 대구경북 신공항사업이 드디어 본궤도에 오르게 된다. 정장수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6월 말 민간사업자와 공공 전체가 포함되는 SPC 법인 구성이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하반기에 SPC 설립을 완료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 토지보상 및 착공 등의 절차를 거쳐 2025년에는 착공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신공항 부지 결정과 특별법 제정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은 신공항 사업은 대구시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착공이라는 대역사를 시작하게 된다.대구경북의 미래를 바꿀 신공항 사업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가 현실화되는 순간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공공기관의 협약은 TK신공항 건설의 기폭제가 되는 출발점”이라 말했다. 특히 대구시가 주도하는 기부대양여사업이지만 국가가 모든 문제를 보증하는 국가보증사업으로 격상됐기 때문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며 “신공항 사업의 성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공공기관과 금융기관 등의 참여로 대구경북 신공항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되지만 대구경북 대역사인 만큼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도 많다. 신공항 건설사업의 주관사 선정 등 대기업 참여와 건설 경기 장기침체도 넘어야 할 과제다.또 대구시가 계획한 대한민국 남부권 거점공항으로 완성되기 위한 전략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대구경북의 경제를 획기적으로 바꿀 공항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시와 경북도의 노력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지원도 반드시 필요하다. 지역 정치권도 신공항 조성이 성공할 수 있도록 헌신적 노력을 다해야 한다.

2024-03-21

정부는 의대증원이후의 문제, 감당할 수 있나

정부가 지난 20일 기존보다 2천명 늘어난 2025학년도 의과대학 학생정원 대학별 배정결과를 발표하면서, ‘의정(醫政) 갈등’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의사들은 정부가 ‘2천명 증원’을 발표하자 “정권퇴진 운동에 나서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연세대 의대교수들은 ‘정부는 의대생 2천명 증원 배정안을 철회하라’는 성명을 통해 “의대 증원 졸속 정책은 우리나라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킬 것이다. 사직서를 내고 휴학계를 제출한 (전공의·의대생 등) 후속 세대 1만5천명을 포기하며 진행하는 의대 증원은 아무런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이번 의대 증원 배분의 핵심은 예고했던 대로 지역의대 우선이었지만, 지방대 의대는 당장 크게 늘어난 학생을 제대로 가르칠 교육 여건과 수련병원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로 떠올랐다. 의대 정원 배정 결과를 보면, 비수도권에 증원분의 82%를 배정하고, 경기·인천지역에 나머지 18%를 배분했다.정부가 2027년까지 국립대 의대 교수를 1천명 늘리는 한편, 기자재 확보 등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데 집중하겠다고 했지만, 각 의과대학에서는 늘어난 인원을 당장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올해 입시부터 나타날 ‘의대블랙홀’ 현상도 큰 사회문제가 될 것이다. 2천명 증원 규모가 4대 과학기술원 입학 정원을 합친 것보다 많아서 ‘이공계 인재 유출’이 심각해질 수 있다. 외신에서도 한국정부가 의대증원을 밀어붙이면서 경제 분야, 특히 반도체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는 분석을 할 정도다.학원가에서는 올해부터 의대 진학을 위해 ‘N수’에 나서는 이공계 재학생, 직장인 등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의대정원 확대는 가장 민감한 이슈인 ‘사교육비 뇌관’을 건드리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 아니다. 앞으로 갑작스런 의대증원으로 인해 나타날 의료공백과 교육·사회·경제적 후폭풍을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국민 모두가 지켜보고 있다.

2024-03-21

자중지란 빠진 여권, 총선승리위해 원팀돼라

4·10 총선을 불과 3주 앞두고 국민의힘이 ‘용산발 리스크’와 ‘비례사천’ 논란에 휩싸여 난장판이 됐다. 1980년대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했다가 집중포화를 맞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은 20일 자진사퇴했지만, ‘해병대원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주호주대사에 대한 조치를 놓고는 당정갈등이 여전하다. 국민의힘 비례용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명단을 둘러싼 당 지도부 간 갈등도 심각하다. 대표적 친윤(윤석열)계인 이철규 의원이 비례명단에 호남·당직자가 배제됐다고 지적하면서 “바로잡기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리자,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원하는 사람, 추천하는 사람이 안 됐다고 해서 그걸 사천이라고 얘기하는 건 굉장히 이상한 프레임 씌우기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지금까지 잠복해 있던 양측의 갈등이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다시 격화하는 양상이다. 국민의힘으로선 대통령실의 입장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용산의 분위기는 강경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수도권 판세가 여당에 불리한 쪽으로 악화될 경우 당정 간의 불협화음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자중지란에 빠져 있는 여권을 바라보는 민심은 싸늘하다. 수도권에선 4년 전보다 의석수가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소리도 공공연히 나온다.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수도권 의석 121석 중 16석(서울 8석, 경기 7석, 인천 1석)만 차지했다.한 위원장이 “이번 총선에서 지면 윤석열 정부는 집권하고 뜻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끝나게 될 것”이라고 한 말은 공연히 한 소리가 아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조국혁신당 대표가 최근 ‘정권심판론’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을 암시하는 발언을 자주하고 있지 않은가. 한 위원장도 언급했듯이,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큰 혼란에 빠지면서 종북세력이 주류를 이루는 나라가 될 것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은 역사적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면서 지금부터라도 총선 승리를 위해 원팀이 돼야 한다.

2024-03-20

새 대구상의회장에 지역경제가 거는 기대

대구상공회의소 신임 회장에 케이케이(주) 박윤경 회장이 선출됐다. 대구상공회의소 118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회장이 탄생했다는 점에서 경제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또 2000년 이후 추대 방식으로 유지해오던 대구상의 회장 선출이 24년 만에 상공인이 직접 회장을 뽑는 방식으로 바뀐 것도 화제가 됐다.시대 변화의 흐름에 따라 여성 회장의 등장도 바람직하다. 경선에 따른 상공계 분열 등을 우려도 하나 경선이 가진 장점도 많아 25대 대구상의 회장 선출은 이래저래 지역경제계에 새로운 분위기를 안겨주었다.특히 박 회장은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토종기업의 대표며 개인적으로는 할아버지부터 아버지를 거쳐 3대째 대구상의와 인연을 맺어온 집안이다. 그래서 그의 상의 회장 선출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대구상의는 1907년 국채보상운동을 주도한 대구민의소가 모태다. 다른 지역과 달리 특별한 전통과 역사가 있다. 대구상의 118년 역사 속에는 이런 전통이 면면히 이어져 왔다. 상의가 지역 상공인의 이익 도모를 목적으로 하지만 지역경제계를 대표하는 단체로서 해야 할 일도 많다.무엇보다 30년 가까이 GRDP 전국 꼴찌의 대구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이 성장할 좋은 토양을 만들고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도 많이 이끌어와야 한다. 대구경제의 볼륨을 키우는 데는 대구시가 할 일이 있고 대구상의가 할 일이 따로 있다.지금 대구는 큰 전환기에 있다. 섬유 등 전통산업이 줄어든 대신 첨단미래산업이 그 공백을 메우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에 지역 신생기업이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치밀한 정책적 지원도 필요하다.신임 회장도 밝혔지만 신공항 개항에 앞서 대구가 대한민국 남부권 신산업 거점도시가 될 수 있도록 치밀하고 착실한 준비도 해야 한다. 박 회장은 “경제단체 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혁신과 도약을 통해 지역경제 발전을 이뤄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상의가 지역경제를 혁신할 수 있도록 새 회장의 출발에 지역상공계도 힘을 보태야 할 것이다.

2024-03-20

내 집 마련 꿈 짓밟는 부실시공 강력 대처를

작년부터 대구지역에는 건설 자재 수급 불안정과 건설현장의 파업 등으로 공사가 지연된 아파트가 늘었다. 특히 입주 예정자들의 사전점검 전에 공사가 마무리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아 입주 예정주민들의 민원이 자주 발생했다.대구시도 이런 문제점을 파악하고 작년 12월 입주자 보호대책으로 입주자 사전점검제도 개선책을 마련 발표했다. 검사권자가 사전방문 중에도 공사가 완료되지 못할 경우 공사 완료 후 추가 방문을 실시토록 했다. 또 시군구 점검단은 하자 조치 확인 후 준공 처리하도록 했다.그러나 시의 제도 개선에도 여전히 사전 입주 점검과정에서 주민 민원이 발생하고 있어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지난 16일 대구시 북구 고성동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아파트 입주예정 주민 300여 명이 모여 “날림공사 준공거부” 등의 피켓을 들고 집단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입주가 한달 정도 늦어진 데다 사전점검이 완료된 상태지만 타일 파손, 창틀 누수 및 미시공, 견본주택과 다른 마감재 사용 등의 하자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대구지역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오래 지속되면서 신규아파트 공사가 늦어지거나 심지어 공사가 중단된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1만세대가 넘어서면서 아파트 부실시공에 대한 우려도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극심한 분양경기 침체가 공사 부실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는 분위기다.권익위에 의하면 2020년 6월부터 2023년 5월 사이 아파트 부실시공 관련 민원은 전국적으로 41만여 건에 달했다. 대구에서도 같은 기간 5만3천여 건의 민원이 있었다. 잘 알다시피 광주 화정동 신축아파트 붕괴나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대구시는 작년 대구복합혁신센터 부실시공과 관련, 해당 업체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가한 바 있다. 부실시공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한 감독을 시행해야 한다. 불황일수록 부실시공 우려가 높다. 행정기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이 반드시 필요하다.

2024-03-19

여당 낙하산공천이 ‘TK격전지’ 만든다

내일(21일)부터 이틀간 4·10총선 후보자 등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진다. TK(대구·경북)지역에서는 국민의힘이 지난 주말 25개 지역구 후보자 공천을 끝냈으며, 민주당은 인물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19개 선거구에만 후보자를 낸다. 지역민의 지지세가 강한 무소속 출마자도 15명(경북 10명·대구 5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관심을 끄는 TK선거구는 여당이 ‘국민추천’ 또는 ‘공천번복’으로 후보자를 확정한 대구동·군위갑과 북구갑, 중·남구 지역이다. 동·군위갑과 북구갑의 경우, 현역 류성걸 의원과 양금희 의원을 컷오프(공천배제)시킨 것을 두고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 동·군위갑에 공천된 최은석 후보자(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나 북구갑에 공천된 우재준 후보자(변호사) 모두 대구시민에겐 낯선 인물들이다.류성걸·양금희 의원 모두 공천결과에 승복했지만, 당 지도부에 대한 지지자들의 불만이 높다.대구 중·남구에서는 5·18폄훼 발언으로 공천이 취소된 도태우 변호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 지역구에 공천된 김기웅 전 통일부 차관 역시 지역민에겐 생소한 사람이다.TK지역 최대 격전지로 분류되는 곳은 박근혜 대통령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최경환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한 경산이다. 여당에선 이곳에 대통령실 출신 조지연 전 행정관을 공천했다. 지금까지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최 전 부총리에 대한 경산시민의 지지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국민의힘이 막바지에 단행한 TK지역 낙하산 공천은 상당한 민심이반 현상을 가져오고 있어 선거결과가 어떤 식으로 나타날지 예측할 수 없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국민추천과 공천 번복을 합성한, ‘국민호떡 공천’이라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공천에서 탈락한 한 여권 인사가 “공천받은 인물이 누구인지, 뭘 하는지, 어떤 훌륭한 일을 해서 추천받았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당에서 추천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유권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한 말에 백번 공감이 간다.

2024-03-19

TK 낙하산공천은 ‘묻지마 투표’가 낳은 産物

국민의힘이 전국 254개 지역구 후보 모두를 확정하면서 4·10 총선 공천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공천에서 현역 의원 114명(비례대표 23명 포함) 중 40명이 공천을 받지 못해 35.1%의 교체율을 기록했다. 21대 총선 때의 현역 교체율 43.5%보다 크게 낮아 현역 위주 공천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TK(대구경북)지역도 사실상 현역 중심으로 공천이 마감됐다. TK지역 현역 교체율은 역대 최저인 36%로, 지난 21대 총선 교체율 64%와 비교가 되지 않는다. ‘인요한 혁신위’ 출범 당시부터 중진희생론이 강조됐지만, 대구의 3선 이상 중진 의원과 경북의 재선 의원들도 모두 공천장을 받았다. 용산 참모 출신 중에는 강명구 전 대통령실 비서관(구미을)과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영주영양봉화),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경산) 등 3명이 공천을 받았다.TK지역 공천은 막판에 ‘국민추천 프로젝트’와 ‘재공천’이라는 명분으로, 유권자들이 듣도 보도 못한 인물들을 대거 공천하면서 낙하산 공천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주말 이뤄진 대구 북구갑과 동구군위갑 국민추천 후보와 중남구 재공천 후보는 대부분 대구시민에겐 낯선 인물들이다. 지역에서는 거의 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TK지역은 누구를 공천해도 당선이 된다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약속했던 ‘시스템공천’과는 거리가 먼 여당의 막바지 공천 결과를 보면서 TK지역민이 느끼는 실망감은 크다.같은 영남권이면서도 PK(부산경남울산)지역과는 다르게 정치적 획일성이 강한 TK지역의 ‘자업자득’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와 21대 국회를 장악한 야당에 대한 평가를 하는 선거다. TK지역 유권자들도 이제 정치적 소외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묻지마 투표’를 지양할 때가 됐다.각 당이 내놓은 후보자 중 누가 민심을 잘 대변할지를 꼼꼼히 분석한 후 투표를 해야 한다.

2024-03-18

의대 증원, 안동대·포스텍 의대 신설 포함해야

도농 복합지역인 경북이 가진 가장 취약한 분야 중 하나가 의료다. 경실련이 작년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경북은 지역 차별없이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지역으로 분류됐다. 전국 17개 시도 대상으로 책임의료기관의 의사수, 책임공공병원 설치율, 치료가능 사망률 등을 분석한 결과였다.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수를 인구 1천명당 의사수로 환산하면 경북은 0.55명이다. 전국 평균(0.79명)보다 훨씬 낮다. 치료가 시의적절하고 효과적으로 이뤄진다면 살릴 수 있는 죽음도 전국평균(43.8명)보다 높은 46.9명으로 조사됐다.경실련 조사가 아니더라도 유사한 자료는 많다. 서울연구원에 의하면 개인병원수 비율이 경북은 0.5%로 전국 꼴찌다. 서울은 27.1%다. 경북의 11군데 군지역은 소아청소년과가 없다. 또 보건복지부 자료에 의하면 도내 의사 평균연령은 서울(45.7세)보다 5.2세가 높은 50.9세다.경북도가 2026학년도 목표의 안동대 국립의대, 포스텍 연구의대 신설의 필요성과 설립 계획을 정부에 공식 제출했다고 한다. 정부가 2025학년도 신입생 기준 의대 정원을 현재보다 2천명 더 늘리기로 한 것과 관련해 두 대학의 의대 신설을 요청한 것이다.위에서 지적한대로 지역의료 취약성 보완을 위해 의과대학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역의료 불균형 해소와 인력 확보를 위해 도내 의대 신설이 필요함을 오래전부터 역설해 왔다. 특히 그는 “포스텍의 연구중심의대는 반도체나 스마트폰을 대신한 미래 바이오산업 육성과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신설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세계적 명문인 포스텍은 연구중심 의대 설립을 위해 오랫동안 준비해왔고 관련 인프라도 충분하다. 정부도 필수의료와 의료격차 해소 등을 이유로 의료계의 반대에도 의대 증원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전체 증원규모 가운데 80%를 비수도권에 둔 것도 비수도권의 취약한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서다. 정부 의대증원 계획에 안동대와 포스텍의 의대 신설이 포함되는 것은 의대정원 확대의 명분에도 부합한다.

2024-03-18

여당의 ‘국민추천제 공천’ 긍정·부정론 교차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지난주 여당 텃밭인 대구 동구군위갑과 북구갑, 서울 강남갑·을, 울산 남구갑 등 5개 지역에 국민추천을 거쳐 심사한 후보자들을 공천했다. 이 제도의 당초 목적이 지역구 공천에서 소외된 여성·청년 후보군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공천 결과는 별로 유권자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국민의힘 국민추천 프로젝트에는 모두 180여 명이 직접 신청하거나 제3자 추천을 통해 참여했다.대구 동구군위갑에는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이사, 북구갑에는 우재준 변호사가 후보자로 뽑혔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최 후보에 대해서는 “글로벌 기업을 운영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지역경제 활성화, 국가 발전을 도모할 전문 인재로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우 후보에 대해서는 “대구시 감사위원회 위원을 역임하며 지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는 평가와 함께, 청년(1988년생)의 시각에서 새로운 정책 대안을 제시하면서 기성세대와 미래세대를 잇는 가교 역할에 앞장서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 위주의 공천을 해 청년과 여성, 정치 신인이 배제됐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경선 위주의 시스템 공천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면서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청년과 여성, 정치 신인에게 불리한 공천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쌍특검법’ 재표결 이탈표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천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들었다.이처럼 ‘비개혁적 공천’이라는 비난을 만회하기 위해 나온 게 오디션 공천 방식인 국민추천 프로젝트다. 대구·경북 정치권에서는 지난 15일 공개된 후보들을 두고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정치색이 전혀 묻지 않은 신인이 발굴돼 지역정계에 새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긍정론과 기성정치권을 뛰어넘는 차별적인 역량을 찾아볼 수 없다는 부정적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여당이 처음 시도한 국민추천제가 결국 ‘전략공천’이라는 비판도 큰 만큼, 앞으로 제도 개선을 통해 당 지도부의 공천권 전횡을 막는 제도로 정착하길 바란다.

2024-03-17

의료계 집단행동 한 달…醫·政은 대화 나서야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시작한 지 18일로 한 달째다. 정부의 의대생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한 달이 지났으나 여전히 양쪽 간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정부는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정지 사전 통지서 통보에 이어 의대 정원 증원분 2천명에 대한 배분 작업에도 들어갔다. 여전히 강경 일변도의 자세를 고수하고 있다.의료계도 전공의들의 사직에 이어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이 시작됐고, 25일부터는 전국 의과대학 교수들의 집단 사직도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가톨릭 의대 교수 90%가 전공의의 불이익이 발생할 땐 사직도 불사하겠다는 뜻을 보였고 전국 의대교수들도 비슷한 의사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종합병원의 수술과 가동률이 떨어지고 암환자 등의 수술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의대 교수들마저 사직한다면 의료공백이 훨씬 커질 것은 뻔한 일이다. 대구시가 전공의 의료공백과 개원의 집단행동 등에 대비해 비상진료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지난주에는 국가거점국립대학교 총장협의회가 의·정 사태와 관련 호소문을 발표했다. 총장협의회는 “의·정 갈등이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심각한 위기로 번지고 있다”며 “정부는 의학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는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정부와 의료계는 열린마음으로 대화의 장을 열어야 한다”고 호소했다.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시작한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환자들의 불안감이 극도로 심해지고 있다. 의대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된다면 걷잡을 수 없는 의료현장의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환자들이 받을 피해가 상상이 안 된다.의대 증원은 본질적으로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정상화에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더 이상 시간을 끌지말고 본질적 문제를 놓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해야 한다. 전공의들에 대한 면허 정지와 의대생에 대한 유급으로 정부와 의료계 모두가 얻을 게 없다. 의료 현장만 황폐해 질 뿐이다. 시간을 더 끌지말고 의·정은 조속히 대화에 나서라는 게 국민의 요구다.

2024-03-17

영일만항의 크루즈 취항, 행정이 적극 나서야

최근 포항 영일만항의 국제대형여객선 취항이 무산된 것과 관련해 관리청인 포항해양수산청에 대한 지역 관광업계의 비난이 쏟아진 바 있다. (본지 3월 11일자 보도) JS해운과 두원상사 등 국내 유명 여객선사들이 최근 1년 동안 크루즈사업을 위해 포항 영일만항 취항을 목적으로 사업면허 신청까지 진행했으나 지지부진한 여객터미널 공사 문제로 결국 취항을 포기하게 됐다는 것이다. JS해운은 강원도 속초항으로, 두원상사는 부산항으로 사업지를 옮겨 가버린 것.영일만항의 여객터미널은 2022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 등이 선사 미입점을 우려해 선사 입점 후 공사완공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이 바람에 선사가 입점한 후에도 세관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등 추가공사로 6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선사 입점 후 공사완공 때문에 국내 대형선사의 영일만항 유치는 실패로 끝난 셈이다.모처럼 관광산업 활성화를 기대했던 지역관광업계가 불만을 터뜨린 것은 당연한 반응이다.이런 상황 속에 포항시도 타 지역과는 달리 크루즈산업 육성에 무관심한 것이 선사 유치 실패에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전남도와 강원도는 국제해상여객 운송사업 진흥 조례 등을 만들어 여객선사들에게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충남 서산시의 경우는 크루즈여행 불모지에다 국제여객터미널이 없는 악조건에서도 시당국의 노력으로 대신항을 출발해 일본 오키나와, 대만 기륭 등을 거쳐가는 크루즈사업을 유치했다.크루즈산업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수요가 급부상하고 있다. 크루즈 한 척 승객수는 항공기 15대와 맞먹는 관광 효과가 있다. 새로운 국제여행사업으로 각광을 받는 크루즈산업에 대한 행정당국의 관심이 무엇보다 필요하다.특히 영일만항을 보유한 포항으로서는 적극적인 선사 유치에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포항은 크루즈산업을 지역 관광산업의 중심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 봄 직하다. 영일만항을 활용한 관광진흥책 마련 등에 당국의 관심과 적극 행정이 필요한 때다.

2024-03-14

‘증오의 장’이 된 선거판, 民生은 뒷전인가

도태우 변호사의 공천유지와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등으로 국민의힘이 궁지에 몰렸다. 야당이 본격적으로 두 이슈를 가지고 공세에 나서면 중도층 민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 가운데 조국혁신당이 여당에 대한 증오를 자극하는 공약들을 내놓고 있어 국민의힘으로선 사면초가 형국이다.대구 중·남구에서 공천을 받은 도 변호사의 ‘5·18 폄훼 발언’은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엔 최고의 호재다. 도 변호사는 최근 “과거의 미숙한 생각과 표현을 깊이 반성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존중하고 충실히 이어받겠다”며 몇 번이나 사과했고 당지도부도 이를 수용했지만, 야권의 공세는 숙지지 않고 있다.수도권 선거에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이 악재가 되고 있다. 이 대사는 장관 재직 당시 발생한 해병대원 사망 사건과 관련,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공수처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야당이 연일 이 대사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 여당으로선 외연확대의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서울 동작을 후보인 나경원 전 의원은 “대통령실이 이 전 장관을 대사로 임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부분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고, 서울 중·성동갑 후보인 윤희숙 전 의원도 “공수처의 무리한 수사라고 해도 총선 후에 내보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다. 이런 논란에다 최근에는 성일종 의원이 인재 육성과 장학 사업의 ‘잘 된 사례’로 이토 히로부미를 언급했다가 야권으로부터 ‘친일공세’를 받고 있다.선거일이 임박할수록 여야의 막말이 더 거칠어져 걱정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의 경우 선거판을 증오의 장으로 만들 작정을 한 것 같다. ‘한동훈 특검법’을 공약으로 내건 게 대표적인 사례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입에 올리고 있다. 이러한 험한 언어는 유권자의 정치혐오를 부추겨 선거를 오염시키는 요인이 된다. 득표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여야는 난타전을 멈추고 민생문제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

2024-03-14

치의학연구원, 인프라 우수한 대구가 최적지

치의학 연구 개발과 관련 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재 대구시와 광주시, 충남 천안시 등이 3파전을 벌이고 있는데 도시마다 각기 장점을 앞세워 연구원 유치에 강한 의욕을 보여 결과가 주목된다.12일 홍준표 대구시장은 기관장 회의에서 “국립치의학연구원의 대구 유치 성공을 위해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이 앞장서 달라”고 요청했다. 대구는 치과 산업 관련 인프라가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뛰어나 대구가 치의학연구원의 입지로서 적합함을 강조했다고 한다.국립치의학연구원은 작년 12월 관련법의 국회 통과로 올들어 3개 도시 간의 유치전이 더 달아오르고 있다. 대구는 홍 시장이 지적한대로 치의학 관련 인프라가 전국서 최고다. 국내 10대 임플란트 기업 중 세 곳이 대구에 본사를 두고 있다. 치과에 필수적인 치료용 핸드피스는 대구에서 전국 생산량의 96%가 만들어지고 수출도 98%나 된다. 치과 의료 수출액의 30%가 대구다. 또 경북대 치의과전문대학원과 4개 종합대학이 있고, 12개 종합병원 등 3천800여 병·의원에서 2만1천200명의 의료 인력이 근무한다. 치과의료산업은 대구경북 의료산업의 주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치의학연구원 설립은 지역균형발전을 고려하고 다음으로 관련산업의 인프라가 우수한 곳에 입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은 치의학 관련 연구개발과 기술진흥 및 산업발전, 기술의 표준화, 전문인력 교육과 양성 등의 많은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는 최적지라 할만하다. 일부 지역에서 대통령 공약이라는 이유로 공모 과정 없이 지정 설립을 주장하나 부당한 요구다.많은 정부 예산이 들어야 하는 연구원 설립과 운영은 설립 취지에 부합하고 연구 성과가 확산될 수 있는 곳으로 선택해야 한다. 대구시와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은 대구 유치의 당위성을 홍보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지역 정치권도 연구원의 대구 유치에 관심을 갖고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야 한다.

2024-03-13

의대 교수마저 병원을 떠나면 어떤 사태 올까

정부가 사직 전공의들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서면서 전국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 움직임도 확산하고 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불이익을 줄 경우 제자들과 같이 사직하겠다는 입장이다. 의료대란이 결국 파국으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정부가 합리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않을 경우 오는 18일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지난 12일 “의대 증원을 1년 뒤로 미루고 의사협회, 여야, 국민대표, 교수, 전공의가 참여하는 대화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집단행동을 예고하면서도 정부와의 대화 채널을 제의한 것이다. 정부는 단칼에 거부했다. 의대 교수들도 의료 현장을 떠나면 예외없이 의료법에 따라 처벌하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날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정부가 아예 의사들과의 대화 창구를 봉쇄해버린 모습이다.정부의 강경자세에 대한 의대 교수들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계명대 의대 교수들은 최근 성명서를 통해 “무리한 사법 처리와 비합리적인 의대생 증원을 강행해 전공의와 의대생에 어떠한 피해가 발생한다면 교수들은 스승으로서 제자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울산대, 부산대 의대 교수들도 정부가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불이익을 주면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의대 교수들이 만약 병원을 떠나버리면 대학병원은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한 혼란사태가 발생할 것이다.대구에서는 13일 개업의들도 집단행동에 가세했다. 대구시의사회와 경북도의사회는 이날 대구 동성로에서 의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대시민 설명회를 열고, 정부가 의료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해 의료계가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과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어서, 앞으로 의·정(醫·政) 갈등은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정부가 의대증원 숫자를 비롯한 의료계 현안을 모두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고 타협점을 찾지 않는 한 의료 대란은 셀 수 없는 피해자를 내면서 끝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2024-03-13

대구경찰의 ‘릴레이 비위’ 언제까지 이어지나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의 잇따른 비위 행위가 사회적 비난을 받고 있다. 최근만 해도 음주 운전, 음주 폭행, 직장 내 성희롱 의혹 등으로 당사자들이 징계 처분되거나 조사를 받고 있다.서부경찰서 한 간부는 지난달 말 술 마시던 일행을 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간부는 관할 지역 한 식당에서 별다른 이유 없이 술을 마시던 일행을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 대구경찰청은 대구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과 간부가 부서 회식 도중 동료에게 성희롱을 했다는 민원을 접수하고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이 간부는 현재 타 경찰서로 발령났으며, 성희롱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일선 경찰서 직원들이 음주 운전 혐의로 잇따라 검거됐다. 남부경찰서 소속 한 간부는 교통사고를 낸 후 현장을 벗어났다가 시민에 의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붙잡혔고, 수성경찰서 소속 한 경찰관은 주차하던 중 골목길 3중 추돌 사고를 냈다가 검거됐다.지난해에도 대구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의 음주운전을 비롯해 불법·탈선행위가 이어져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경찰관이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하는가 하면, 사건 관계인에게 금품을 받아 구속되기도 했다. 불법 도박장에 지분을 투자한 의혹으로 수사 대상에 오른 경찰관도 있었다. 이러니 대구경찰이 ‘릴레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는 비난이 나오는 것이다.경찰은 지난 정부의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대폭 강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통해 부패·경제·선거 등 6개 분야 수사권만 검찰에 남기고 나머지 수사권은 경찰에 넘겼다. 경찰은 검찰의 수사 지휘를 받지 않고 사건을 1차 종결할 수도 있게 됐다. 이처럼 무소불위의 공권력을 거머쥔 경찰이 본연의 책무인 치안을 뒤로한 채 온갖 불법 탈선행위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대구경찰청은 경찰관들의 연쇄적인 비리행위를 끊어낼 강력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 그래야 절대다수의 모범적인 경찰들이 도매금으로 욕먹지 않는다.

2024-03-12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사업, 새 전기 맞았다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사업에 정부가 힘을 보태기로 함에 따라 포스코의 차세대 기술개발이 획기적 전기를 맞게 됐다. 1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24년 전략기획투자협의회를 열고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 개발을 신규예비타당성조사 신청대상으로 확정하고 정부 재정(RD)을 투입 하기로 했다. 정부의 재정지원 규모는 밝혀지지 않으나 상당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이 국가안보 차원에서의 전략적 중요성이 있고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도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현재 포스코가 추진 중인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제철생산 과정에 사용되는 석탄 대신에 수소를 쓰는 기술이다. 용광로 없이 환원로와 전기로로 환원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산화탄소가 아닌 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획기적 탄소 감축이 가능하다.정부가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을 지원 하기로 한 배경에는 한국의 2050년 산업 부문 탄소배출 감축목표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2018년 대비 2억1천만t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상용화가 필요하다. 기술이 상용화되면 목표치의 40%가 감축되는 효과가 있다.그러나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들어갈 비용이 만만치 않다. 포스코는 하이렉스 설비 도입 등 탄소중립을 위한 기술개발에 40조원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천문학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선 정부의 지원은 필수다.게다가 독일과 일본, EU 등 경쟁국도 수소환원제철 기술개발에 투자를 벌이고 있어 우리나라도 차세대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형편이다. 정부가 포스코의 기술개발을 지원 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포스코뿐 아니라 차세대 기술개발이 다른 영역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기회도 되기 때문이다.포스코는 정부 기술개발 지원을 계기로 차세대기술 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등 성공적 마무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수소전환제철 기술을 활용한 설비 준비에는 환경문제 등 난관도 적지 않다. 모든 난관을 극복할 포스코의 더 많은 분발이 필요하다.

2024-03-12

조용하던 與 TK경선, 막바지에 혼탁양상

4·10 총선 TK(대구·경북)지역구 국민의힘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대구 동구·군위을과 안동·예천, 구미을, 의성·청송·영덕·울진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이들 경선 지역구에서는 그동안 예비후보들이 모든 화력을 집중시키는 과정에서 흑색 선전과 비방전이 난무해 후유증이 만만찮다. 대구 동구·군위을은 어제(11일) 강대식·이재만 예비후보 간 결선 투표가 실시됐으며,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 지역구는 5자 경선이 치러졌기 때문에 뒷말이 무성하다. 1차경선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본선에 오른 두 사람에 대한 지지 선언 과정에서 많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안동·예천도 어제 김형동·김의승 예비후보 간 양자 경선이 치러지면서 네거티브 공방전이 치열하게 펼쳐졌다. 공방전의 주요 이슈는 현역의원인 김형동 예비후보가 의원사무실 외에 따로 선거사무소를 운영해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공관위와 선관위에서 사실조사에 나섰기 때문에 진위 여부는 곧 밝혀지겠지만, 경선 앙금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구미을과 의성·청송·영덕·울진 지역구는 경선이 12~13일 실시돼 14일 결과가 발표된다. 의성·청송·영덕·울진은 김재원·박형수 예비후보 간 양자 경선이 진행되지만, 구미을은 김영식 의원과 강명구·최우영·허성우 예비후보 간 4자 경선이 치러져 주자들 간의 기싸움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이 지역구에서는 ‘당무감사 현역의원 평가결과’ 공개 여부가 쟁점이 돼 현역과 도전자들간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그동안 여당의 TK지역 공천과정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순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공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인사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해 준다. 시스템 공천원칙에 따라 경선 위주 공천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이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이 이 지역에 발을 붙이지 못한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이 지역 일부 지역구에서 나타나고 있는 막판 혼탁 양상은 다소 우려스런 요소이긴 하지만, 경선 결과가 나오면 원만하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2024-03-11

에코프로 통 큰 투자서 지방소멸 해법 본다

우리나라는 대·중소기업 통틀어 절반 이상의 기업이 수도권에 쏠려 있다. 국내 상장기업 본사의 73%와 첨단제조업, 지식서비스업종 종사자의 60∼70%가 수도권에 있고, 그 비중이 갈수록 커진다.지방소멸과 저출산 문제의 근원적 원인은 기업의 수도권 쏠림과 같은 중앙집권적 구조에 있다. 권한과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하지 않으면 중앙집권적 구조 탈피는 힘들다. 수도권에 있어야 기업에 유리한 정보나 세제, 인재확보 등을 할 수 있고 심지어 권력과 밀착도 쉬워 기업들은 수도권을 떠나려 하지 않는다.수도권으로 기업과 사람이 몰리면서 수도권은 과잉, 비수도권은 결핍이라는 악순환이 되풀이 된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써도 기업이 수도권에 있으면 지방소멸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정부가 공공기관 100여 개를 지방혁신도시로 이전시켰으나 그들은 몸만 가 있지 사람은 서울 등 수도권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지방 이전의 효과도 당연히 별로다. 세계적 이차전지 소재 기업으로 떠오른 에코프로는 상장기업 30위 내 기업 가운데 지역인재 비율이 90%에 이르는 유일한 기업이다. 전체 임직원 3천여명 가운데 90%가 비수도권에 주소를 두고 있는 지역인재 중시형 기업이다.2020년부터 포항에 투자를 시작한 에코프로는 올해 1조2천억원을 포함, 포항에 5조5천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철강중심 도시에서 에코프로의 투자로 포항은 이제 철강과 이차전지산업이 양립하는 산업구조로 바뀌었다.에코프로의 통 큰 투자로 산업인력이 늘어 에코프로 포항 1·2·3 캠퍼스에만 2천200명의 종업원이 있다. 4캠퍼스가 완공되는 내년에는 3천명 가까운 인력이 포항에서 근무한다고 하니 지방소멸을 극복하는 데는 기업만한 것이 없다. 에코프로가 이를 입증한다.양질의 일자리가 생기면 사람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에코프로처럼 지방에도 기업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지방소멸 문제는 기업의 비수도권 투자에서 해법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에코프로가 모범을 보였다.

2024-03-11

비판받는 경북대 총장의 부적절한 처신

홍원화 경북대 총장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비례공천을 신청했다가 논란이 일자 하루만에 철회한 것과 관련해 경북대교수회 등 구성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경북대 민주화교수회 등은 지난주 성명을 내고 “총의 비례대표 신청과 철회 과정은 경북대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킨 사건”이라며 “구성원의 신뢰를 잃은 총장은 스스로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교수회 등 학교 구성원들은 “지금 경북대는 가장 위태롭고 중요한 변곡점에 서 있다”며 “모두가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에 총장이 임기 8개월을 남겨놓고 정치권을 기웃거린 행태는 용납할 수 없으며 앞에 놓인 숱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동력을 상실했다“고 지적했다.총장도 자유로운 정치적 선택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공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때와 장소를 가리는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 대한민국 지성을 대표하는 대학의 상징인 총장은 더 그러하다. 임기 8개월 남겨놓고 비례공천을 신청한 것은 누가 보더라도 사적 이익을 먼저 생각한 경우라고 본다. 경북대는 지난해 부산대와는 달리 글로컬대학 선정에 실패했다. 올해는 반드시 글로컬대학에 선정돼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다. 홍 총장의 이런 행동은 구성원의 결집력을 약화시키고 대학을 위기로 몰아갈 수도 있다.지금 지방의 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와 학생들의 수도권 쏠림으로 존폐위기에 몰려 있다. 지방거점국립대학 총장으로서 교육적 책무를 다해야 할 입장을 버리고 정치권에 기웃거린다면 비난받아 마땅하다.특히 비례공천 신청 이틀 전 대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민감 현안인 의대 정원을 더 늘려달라고 요청한 홍 총장의 건의마저 진정성을 의심받게 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하루만에 비례공천 신청을 철회했지만 구성원들의 실망은 크다. 이제라도 심기일전해 흐트러진 구성원의 마음을 결집시키고 산적한 과업들을 푸는 데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우리지역의 지성을 대표는 경북대의 위상이 흔들리는 일들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것이다.

2024-03-10

총선 한달 앞… 결국 중도층이 승패 가를 것

4·10 총선이 오늘(11일)로 꼭 30일 남았다. 열흘 후인 21일부터 후보자 등록 신청이 시작되고, 28일부터는 공식 선거운동에 들어간다. 여야는 막바지 공천 작업을 서두르면서 공세수위를 높이고 있다.현 판세는 여야가 초접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5~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 37%, 민주당 31%로 나타났다.신당인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6%로 조사돼, 민주당과 합하면 여당과 같다.(여론조사의 세부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조국혁신당은 사실상 민주당의 2중대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은 상승세를 타는 지지율에도 낙관적인 전망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TK(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이번 총선에서도 일부 무소속 강세지역을 제외하고는 국민의힘 석권이 예상된다. 시선을 끄는 부분은 친박(박근혜)계의 부활이다. 지난 21대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당선자를 내지 못했던 TK 친박계는 이번 총선에서 구심점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친박계 후보는 여당 공천을 받은 대구 달서갑 유영하 변호사와 중·남구 도태우 변호사(박 전 대통령 형사재판 변호인), 그리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경산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현재 경선전을 벌이는 김재원 전 정무수석비서관이다. 박 전 대통령이 정치권과 거리를 두면서 달성군 사저에 칩거하고 있지만, 4명 모두 당선되면 친박계는 22대 국회에서 무시 못할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번 총선은 상당수 지역구가 초박빙으로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결국 선거의 판세를 가를 최대 변수는 중도층 투표율이라는 얘기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것도 중도층과 진보의 결합이 주요한 요인 중 하나로 꼽혀왔다. 중도층은 덜 이념적이고 덜 정치적이다. 투표일 직전까지 각 후보자가 냈던 메시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지지자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여야가 이제부터 상호비방을 자제하고 정책대결에 집중하는 이유다.

2024-03-10

해외관광객 급증, ‘국제도시 대구’시대 올까

대구를 찾는 해외관광객이 늘고 있다니 다행이다. 지난해 대구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2022년 8만명에 비해 4.5배 늘어난 36만명으로 집계됐다. 관광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는 대만(14만6천명)이다. 저비항직항노선 이용이 편리한데다, 대구의 사우나·찜질방 시설을 대만국민이 특히 좋아하기 때문이다. 미주와 유럽(7만2천명), 동남아(5만5천명), 일본(3만2천명), 중국(2만6천명) 관광객도 느는 추세다. 대구시의 올해 해외관광객 유치 목표는 43만 명이다.대만관광객 증가에서 보듯, 해외 관광객 유치의 최우선 조건은 다양한 국가와의 직항노선 개설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집계에 의하면,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수가 지난해 9만1천명으로, 전년 6천명과 대비해 1천400% 늘었다고 한다.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의 해외시장 맞춤형 마케팅도 관광객 유치에 성과를 냈다. 대구시는 지난해 해외미디어·현지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대구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애써왔고, 해외 특수목적단체 관광객유치를 위한 상품개발에도 총력을 쏟았다.대구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무엇보다 환영할 일이다. 그만큼 도시가 정체되지 않고 생동감이 넘친다는 증거다. 비수도권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관광산업은 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유입인구 증가요인도 될 수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외국인 관광객 수도권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 인천국제공항과의 접근성, 풍부한 숙박 인프라가 주요 원인이다. 이런 측면에서 대구경북신공항의 조기개항은 해외도시와의 활기찬 소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현안이다.대구시가 외국인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관광정책이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 최근 해외관광객들의 패턴을 보면, 주로 개인이나 가족, 친구 단위의 배낭여행을 즐기는 경향이 강하다. 대구시가 이런 개별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해서, 외국인이 북적대는 ‘국제도시 대구’라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가길 기대한다.

2024-03-07

동성로 도심캠퍼스 출발… 청춘거리로 부활을

침체 일로에 있는 대구 동성로상권을 살리기 위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도심 캠퍼스 1호관이 6일 문을 열었다. 동성로 캠퍼스는 도심 공실을 청년들의 문화·체험 공간으로 재구성해 교육 및 창업공간으로 활용하고, 청년 유입을 통해 동성로상권을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것이다. 전국 최초로 도심 한가운데 마련되는 도심 캠퍼스에는 지역 13개 대학이 29개의 프로그램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대구시와 협의한 대학들은 앞으로 연간 2천500명의 학생들을 이 공간에서 학습을 시키게 된다. 버스킹, 보컬 레슨, 로컬 창업, 쥬얼리 크리에이터, 근대건축 투어 등 다양한 과정의 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도심 캠퍼스는 서로 다른 대학과 전공들이 융합해 대학 간 상생을 유도하는 사업인 동시에 도심 공동화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말했다.대구 동성로는 전국적으로 알려진 대구 최대 번화가이자 랜드마크다. 반월당에서 대구역 사이 0.92km에 이르는 이 거리는 20∼3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하루 10만명 이상이 찾는 번화가로 대구의 생동감을 느끼게 하는 장소다.그러나 유통구조가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면서 동성로상권이 크게 쇠퇴하기 시작했다. 유동인구 감소로 의류·잡화 등 판매시설 위주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고, 불황에 견디지 못한 상점들이 하나 둘 문을 닫았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의하면 동성로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2018년 2.3%이던 것이 2022년에는 14.8%로 급증했다. 대구 평균(8.2%)보다도 훨씬 높았다.지난해 7월 대구시가 동성로 활력 제고를 위해 시작한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홍 시장이 역점을 두는 사업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토론 현장에서 관광특구 지정을 약속하면서 동성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동성로 캠퍼스 1호관 개관을 계기로 동성로 상권 활력을 위한 사업들이 속속 전개돼 대구 대표 번화가 동성로가 젊은이들로 붐비는 청춘의 거리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

2024-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