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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코로나 전국 확산 양상… 대구경북 긴장감 높여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닷새째 500명대를 기록했다. 500명대 연속 기록은 지난 1월 13∼17일(561명-524명-512명-581명-520명) 이후 약 3개월만이다. 특히 수도권에 집중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비수도권으로 크게 늘면서 전국적 양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4일 질병관리본부는 0시 현재 신규 확진자가 543명이라 밝혔다. 지난달 30일 이후 닷새째 500명대다.대구와 경북은 3일 10명과 17명이 각각 신규 발생한데 이어 4일에도 대구 15명, 경북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정부는 이같이 코로나19의 불안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4일 오후 4차 유행 가능성 경고와 함께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하는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정부는 오는 11일까지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 중이지만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 부산과 경남 거제, 진주 등은 자체적으로 2단계 격상을 했다. 특히 유흥업소 발 하루 수십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는 부산은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시 교육당국은 관내 학교의 밀집도를 기존 3분의 2에서 3분의 1 이하로 강화하기로 했다. 유흥업소와 식당 등의 영업시간이 제한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일상의 불편이 또다시 커질 모양이다.그동안 70%이상 수도권에서 발생하던 코로나19가 수도권 비중이 낮아지고 비수도권의 발생 비중이 높아져 심상찮은 분위기다. 지난 주말에는 비수권지역에서 40% 이상이 발생했다. 주말인 3일과 4일 이틀동안 대구와 경북에서도 모두 55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불안불안한 상황이다.우리나라는 코로나19의 백신접종률이 이제 겨우 1.83%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에까지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의 대응 자세처럼 모두가 긴장감으로 무장해야 한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지만 마스크 쓰기와 손씻기,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의 수칙을 지키는데 동참해야 한다.봄철을 맞아 사람의 이동량이 증가하고 있으나 방역에 대한 긴장감은 예전같지가 않다. 4차 유행이 시작된다면 그나마 완화됐던 업소들의 어려움이 또다시 시작되고 일상의 불편함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 우리는 다시 긴장감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2021-04-04

청년농부들에게서 ‘고향르네상스’ 기대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취임 이후 농촌에 뿌리를 내리는 청년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고향소멸’을 막아낼 수도 있겠다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민선 7기가 출범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경북도에서 ‘후계 농업경영인’으로 선정된 사람은 1천848명으로 민선 6기 4년간 선정된 1천288명 보다 43.5% 늘었다. 40년 전인 1981년부터 정부차원에서 진행된 이 사업이 최근 들어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경북도에서 올해 뽑은 후계 농업경영인은 493명으로 이 중 39세 이하 청년들이 303명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경북도는 후계 농업경영인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 전문적인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다양한 지원사업도 마련해 준다. 그렇게 많은 수는 아니지만 지금 추세대로 꾸준히 농촌 청년들이 뿌리를 내려주기만 한다면 농촌붕괴를 막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종수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이 “농촌에서 다시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하겠다”고 한 말이 감동적으로 들린다.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는 오래전부터 농촌소멸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날이 갈수록 농촌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고령화도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1980년 1천82만명이던 농가 인구는 2005년 343만명을 거쳐 이제 200만명 밑으로 떨어지기 직전이다. 우리나라는 농민들이 허리가 휘도록 농사짓고, 소 팔고 논 팔아서 자식을 교육시켰다. 지금 세계 유수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것도 그 원동력은 농민들의 피와 땀이다. 지금처럼 농촌 빈집이 늘고 전답이 황폐화하면 그동안 다져놓은 농업기반이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농촌 주민 모두에게 기본소득을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후계 농업경영인사업은 모든 자원의 수도권 독식과 농산물 산업 위축, 농가인구 감소, 고령화 등을 막아 농촌의 르네상스를 꿈꾸게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안으로 보인다.경북도가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유지해 대한민국 농촌부활의 모델을 제시하길 기대한다. 정부는 농업분야의 청년 취업자가 앞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2021-04-04

75세 이상 접종 시작… 대구경북 접종률 높여야

4월부터 75세 이상 고령층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나이와 상관없이 노인시설 입소·이용자와 종사자도 이달 1일부터 백신 접종을 맞는다. 75세 이상 고령자는 전국적으로 350여만명이며 대구가 15만8천여명, 경북은 24만9천여명이다. 지난 2월 26일부터 요양시설 입소자와 의료진 등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나 일반인에 대한 백신 접종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도 이날 백신 접종을 맞고 백신 접종만이 코로나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홍보했다. 대구와 경북지역은 지난 1차 백신 접종에서 전국에서 가장 낮은 백신 접종 동의율을 보였다. 아스트라제네카(AZ)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 결과라고 하지만 전국 평균보다 낮은 수치를 보인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70% 이상이 접종을 받아야 집단면역이 생긴다고 하니 백신 접종 기회를 놓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정부도 AZ백신에 대해 안전성에 문제없다고 수차례 밝혔으며 1일에는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AZ 백신을 맞는 등 대국민 불안감 해소에 나서고 있다. 서울의 경우 75세 이상 백신 접종 동의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우리지역에서도 백신 접종률을 높이는 것이 지역의 집단면역을 높이는 관건이 된다. 이제부터 일반인의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는 만큼 많은 사람이 백신 접종에 적극 응해야 한다.지금 세계 각국은 백신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세계의 백신공장이라 불리는 인도가 자국민 우선을 앞세워 백신 수출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면서 전 세계가 충격파에 허덕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백신 물량 확보 시기가 늦어지는 질 것 같다니 걱정이다. 정부가 예상한 11월 집단면역 형성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지금 국내 코로나 신규 환자는 매일 400∼500명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3차 유행이 시작한지 벌써 다섯 달째 접어들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일 기미가 없다. 1일에는 551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면서 이틀째 500명대를 기록했다. 41일만에 최고다. 부산지역은 이날 53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대구와 경북도 연일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백신접종이 유일한 대안이란 점 잊지 말고 백신 접종에 적극 나서야 한다.

2021-04-01

구미의 핵심 반도체 기업을 중국에 넘기다니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반도체 업체 매그나칩이 중국자본에 매각돼 반도체 핵심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그나칩 노조는 오는 월요일(5일) 구미공장에서 중국자본 매각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뉴욕거래소에 상장된 매그나칩은 지난달 “미국 본사 주식전량을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과 관련 유한책임 출자자들에게 매각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매각거래 규모는 14억달러(약 1조6천억원)다. 매그나칩의 사무실은 서울과 청주에 있으나 사업장은 구미산단에 있다. 현재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을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DDI 반도체(디스플레이에서 화소를 조절해 영상을 구현하는 반도체)와 자동차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다. 매그나칩의 DDI 반도체 점유율은 삼성전자에 이어 전 세계 2위 수준이다.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으로 세계경제가 휘청거리는 시점에서 매그나칩반도체를 중국에 매각한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구미갑이 지역구인 구자근 의원(국민의힘)은 “매그나칩반도체가 중국에 매각되면 국가 기간산업인 반도체 핵심기술의 유출이 우려된다. 중국이 매그나칩을 인수하면 첨단 OLED 구동IC와 전력 반도체 사업의 기술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 의원은 최근 6년간 국외로 유출된 국내 산업기술이 121건이고 이 중 29건은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국가핵심기술은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민경제의 발전에 중대한 악영향을 줄 우려가 있는 기술을 뜻한다.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안 그래도 한국이 장악하고 있는 OLED 시장을 잠식하려고 혈안이 돼 있다. 헤드헌팅 사이트엔 ‘한국 기업의 OLED 관련 반도체·디스플레이 엔지니어를 구한다’는 중국 기업의 채용 공고가 수시로 올라온다. 국가핵심기술을 수출하거나 외국인이 국가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합병하려는 경우 정부의 허가를 받게 돼 있다. 정부가 허가하지 않으면 매각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한국의 핵심적인 산업 자산을 굳이 중국 같은 경쟁국에 넘길 필요가 있겠느냐’는 산업계의 목소리를 가볍게 듣지 말고 ‘국가핵심기술’ 보유에 대해 철저히 심사해서 매각 허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2021-04-01

‘김해 신공항 백지화’ 너무 성급하지 않나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해공항 확장사업을 폐기하고 가덕도 신공항 사전타당성 조사를 5월 중에 시작하겠다”고 보고했다. 정부가 김해신공항 사업을 백지화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불과 일주일 앞두고 내린 이번 결정은 누가 봐도 ‘선거용’으로 생각된다.지난 2016년부터 시작된 김해공항 확장사업에는 이미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기본계획 수립에 34억3천만원이 들어갔고, 환경영향평가 용역비에 7억3천만원이 쓰였다. 그 외 부수적인 경비도 많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해신공항 백지화로 지난 5년간 최소 40억원의 예산이 낭비된 셈이다.국토부는 가덕도 신공항의 조기 착공을 위해 내년 3월까지는 사전타당성조사를 마친 뒤 사업추진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내년 대통령 선거에 임박해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구체적인 건설방안을 내놓겠다는 의도로 비친다.사전타당성조사에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국토부가 2월 초 국회에 제출한 자체보고서를 어떻게 번복하느냐는 것이다. 국토부는 당시 가덕도 신공항이 안전과 환경, 경제성 등 7가지 면에서 모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는 ‘가덕도 신공항은 외해(外海)에 직접 노출돼 조류와 파도 등의 영향으로 공사가 어렵다’, ‘해상 매립 공사만 6년 이상 예상되고 태풍 피해도 우려된다’, ‘부등침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며 난공사와 안전성을 특히 걱정했다. 진해군비행장과 가까워 항공 안전사고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도 강조됐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난제를 내년 3월까지 어떻게 검증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상식적으로 생각해도 국제공항을 건설하려면 우선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의 사전타당성 조사에서 안전성을 검증한 후 김해공항 확장사업을 폐기하는 절차가 정상적이다. 예비타당성 조사가 생략된 마당에 사전타당성 조사를 초스피드로 진행하겠다는 것은 안전성검증까지 적당하게 넘어가겠다는 생각이 아닌지 걱정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토부 담당자들은 사전타당성 조사만이라도 철저하게 해서 나중에 직무유기를 했다거나 성실의무를 위반했다는 소리를 듣지 말아야 한다.

2021-03-31

토종기업의 쇠퇴… 지역경제 활력소 찾아야

대구와 경북을 기반으로 하는 토종기업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시대에 토종기업만을 고집할 수는 없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토종기업의 퇴출이 취약한 지역 경제를 반영한 결과라는 측면에서 안타깝다.특히 대구시 중구 동성로에 소재한 대구백화점 본점의 영업 중단 소식은 충격적이다. 1944년 출발해 70여년 시민과 함께 애환을 같이해온 향토 유통업체의 위기를 목격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대구백화점 본점은 건립 당시 대구 최초의 10층짜리 고층건물로 지역사회의 많은 화제를 뿌렸으며, 줄곧 대구 동성로 상권의 중심지 역할을 했다. 또 대구 중심 상권의 상징이기도 했다.대구는 전국 지방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백화점 산업이 잘 발달 된 곳이다. 대구백화점과 동아백화점이 양대 산맥을 이뤄 서울업체의 지역시장 공략에도 향토기업으로서 유통산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그러나 2010년 롯데 등 서울업체의 집요한 지역시장 공략으로 동아백화점이 이랜드로 넘어가고 이어서 신세계 백화점의 대구 진출로 지역 유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대백 본점의 영업 중단은 대구 상권이 분산되고 코로나19 장기화 등에 따른 요인도 있으나 신세계, 현대 등 대기업의 대구시장 진출이 가장 큰 요인이다. 특히 신세계의 대구진출은 유통시장의 파이를 키운 측면은 있으나 지역에 본사를 둔 지역유통업에는 위기로 다가왔다.대구백화점측은 본점의 폐점으로 적자를 줄이고 프라자점으로 역량을 집중해 새로운 전기로 삼겠다고 하니 향후 변신에 기대를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대구에는 1980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청구, 보성 등 굵직한 주택건설회사들이 전국적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경영난을 겪고 기업의 수명을 다하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그래도 아직은 크고 작은 많은 향토기업이 지역민 속에 남아 선전을 하고 있다.향토에 뿌리를 둔 토종기업은 지역경제의 뿌리산업이다. 대기업과는 달리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지역의 오랜 특성을 대변한 산업이다. 글로벌 경쟁시대일수록 향토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더 절실한 이유다. 대구백화점의 분발을 촉구한다.

2021-03-31

천지원전 10년 묵혀놓고 백지화, 보상도 안하나

경북 영덕군에 건립키로 했던 천지원자력발전소 사업이 결국은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가 선언한 탈원전 정책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긴 하지만 국가사업에 대한 신뢰가 허물어지고 피해 보상에 대한 후폭풍이 이제 본격화 할 것 같아 걱정이다.영덕군은 천지원전이 백지화되면서 발생하는 직간접적 피해 규모가 3조7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당장 정부 원전지원금 380억원의 사용을 정부측에 승인 요청했지만 정부 입장은 거부다. 정부측은 지원금은 사업을 전제로 한 돈이므로 백지화된 이상 지급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영덕군은 사업 백지화의 귀책 사유가 군에 전혀없고 이미 군비 등으로 상당부분 사용돼 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천지원전 사업은 2012년 이명박 정부가 영덕읍 석리, 매정리, 창포리 일대 324만㎡에 가압경수로형 원전을 건설키로 고시하면서 시작됐다. 10년동안 주민들은 정부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을 믿고 토지가 묶여 권리행사가 제한되더라도 인내해 왔다.그러나 2017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하면서 천지원전 사업은 백지화 수순에 들어갔고 사업자인 한수원은 2018년 천지원전 예정구역에 대해 지정 철회를 산자부에 신청했다. 이번에 산자부가 천지원전 발전소 예정구역의 지정 철회를 심의 의결한 것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다.경북도와 영덕군은 천지원전 백지화에 따른 보상을 이미 수차례 산자부 등에 건의했다. 특히 영덕군은 지원금의 사용 승인과 함께 특별법 제정을 통해 원전 예정구역내 주민과 인근주민에 대한 피해조사 및 충분한 보상을 요구했다. 또 원전 대안사업 및 미보상토지에 대한 대책도 요구했다.그러나 이에 대한 정부측의 입장은 매우 미온적이다. 대안사업으로 신재생보급사업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고 있지만 주민이 이 정도 수준의 보상에 응할 리가 만무하다.정부의 적극적이고 성실한 보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권을 떠나 국가의 정책을 믿고 10년간 인내해 왔던 주민에 대한 정부의 진정성 있는 대책이 반드시 제시돼야 한다. 국책사업에 대한 국가의 신뢰며 정부에 대한 믿음이 된다. 천지원전 사업의 실행과 백지화의 주체는 정부다. 백지화에 대한 보상에 정부의 성의 있는 대책을 촉구한다.

2021-03-30

‘기후위기 교육의무화’ 제안에 공감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그저께(29일) 비대면 영상회의로 진행된 전국대도시(광역시 제외한 인구 50만 명 이상도시)시장협의회에서 “기후위기 환경교육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을 했다. 기후위기가 이제 인류생존의 문제가 된 만큼, 중·고교 교과과정에 필수과목으로 넣어 전 국민이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자는 것이 제안의 배경이다. 탄소배출이 많은 철강산업을 주력으로 하는 도시의 단체장으로서 평소 탄소중립 실천에 주력하고 있는 이 시장이 제안한 의견이어서 더욱 공감이 간다. 이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도 “전국대도시 시장협의회가 솔선수범해 탄소중립을 위해 실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다른 시·군에 푸른 영향력을 전파해 나가자”고 강조했다.일상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후변화와 관련한 위기감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일으킨 바이러스 출현에 직접적인 역할을 한 것도 기후변화라는 연구 결과가 최근에 발표됐다. 전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이 박쥐가 선호하는 산림 서식지를 확장시킴으로써 중국 남부를 코로나 바이러스의 온상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저께부터 전국을 뒤덮은 최악의 황사도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최근 20년 사이 중국과 몽골 황사 발원지의 폭염일수가 급증하면서 토양수분이 급격히 떨어져 사막으로 변하는 것이 황사가 더 심해지는 주요인이 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와 숨 막히는 황사에서 보듯 기후위기는 이제 우리 국민의 생존이 걸린 문제가 됐다. 자연히 모든 교육단위에서 기후위기와 관련한 환경교육을 중요과목으로 다루는 것이 맞다. 환경교과목은 기후위기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지난 2007년에는 전국 20% 정도의 중·고교에서 선택과목으로 채택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 학교가 외면하고 있다. 그러니 어떻게 자라나는 세대들이 기후위기에 대한 절박함을 가질 수 있겠는가. 교육당국은 이 시장이 제안했듯이 환경교과목을 모든 중·고교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것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전국 교육대와 사범대의 교원양성과정뿐만 아니라 교사 연수에서도 반드시 기후위기 관련 환경교육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2021-03-30

봄나들이철 신규 감염 확산 불안불안하다

국내 코로나19 신규감염자가 휴일효과로 어제(29일 0시기준) 300명대 후반으로 줄어들긴 했지만, 5개월째 3차유행이 지속되고 있어 걱정이다. 인구 이동량이 많은 봄철 들어서는 수도권을 넘어 대구·경북을 비롯한 비수도권에서도 산발적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전국적으로 확산세가 언제든 거세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신규감염이 주로 가족·지인모임, 다중이용시설 등 일상공간을 통해 진행되고 있어 방역당국도 확산세를 잡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하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지난 28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자 특별방역대책을 내놓았다. 대구시는 시민단체·종교인 등 200여 명으로 구성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통해 시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역 대책을 수립하기로 했으며, 경북도는 경주 벚꽃 축제, 청도 소싸움 축제, 구룡포 대게 축제 등 주요 봄 축제 18개를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정부도 확산세를 최대한 억제하기 위해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및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를 다음 달 11일까지 2주 더 연장하고, 다중이용시설의 방역을 강화한 기본방역수칙을 마련해 어제부터 시행에 들어갔다.정세균 국무총리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야 하는 2분기에 4차 유행이 현실화하면 일상 회복의 꿈도 멀어진다.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부활절도 방역의 위험요인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정 총리도 언급했듯이 지금은 나들이하기 좋은 봄철인데다 다음 달에는 부활절(4일), 4·7 재보선등이 있어 자칫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특히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부활절 행사는 동시다발적인 교회발 집단감염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어 모두가 긴장하고 있다. 집단감염 추세가 다양한 일상 공간을 고리로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람 간의 접촉이 증가하면 그만큼 감염 위험도 커진다.코로나19 바이러스는 지금 전국적으로 일상 곳곳에 침투해 있다고 보면 된다. 될 수 있으면 사람끼리 모이지 않는 것이 최선의 방역대책이다. 모든 국민이 소규모 모임이나 단체식사를 자제하고, 일상생활에서도 기본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집단감염 확산세를 하루빨리 전정시켜야 한다.

2021-03-29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이번에는 성사되길

대구시와 경북도가 팔공산 도립공원에 대한 국립공원 승격을 다시 추진키로 하면서 그 성사 여부가 관심이다.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은 이미 2012년말부터 2013년에 걸쳐 추진된 바 있다. 그러나 그때는 주민 재산권 제한과 시도간의 이해관계 등이 얽혀 승격이 불발됐다. 그러나 당시 함께 논의선 상에 있었던 광주 무등산은 국립공원으로 승격해 이미 8년동안 자치단체의 예산을 줄이면서 공원관리는 물론 국립공원으로서 브랜드 가치 효과도 누려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018년 10월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문제를 대구 경북의 상생협력 과제로 꺼내면서 다시 재추진이 이뤄지고 있다. 시도는 추진에 앞서 주민자치회, 상가번영회 등 지역대표를 대상으로 주민간담회를 8회 걸쳐 가졌으며 이달 29일부터는 지역주민과 토지소유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도 청취한다고 한다.팔공산은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후 행정구역을 이유로 시와 도가 별도 관리하는 관리의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또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난개발이라는 부작용도 많이 겪었다. 이번 국립공원 재추진은 이런 측면에서 지역민의 기대가 적지 않다.전체 면적 125.24 k㎡ 규모의 팔공산은 대구시와 경북도 영천, 경산, 군위, 칠곡 등에 걸쳐 있는 우리 고장 최고의 명산이다. 역사와 문화, 생태자원이 풍부해 지역민들이 언제나 즐겨 찾는 힐링의 장소이기도 하다. 수달과 삵, 하늘다람쥐 등 멸종위기 희귀종 동물과 천연기념물이 잘 보존돼 있으며 동화사, 은해사 등 고찰과 국보급 문화유산도 곳곳에 남아 있다. 우리 고장이 오랫동안 지키고 보존해야 할 명산 중의 명산이다.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에 가장 큰 장애였던 재산권 침해문제는 국립이 돼도 지금과 달라질 것이 없다고 하니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이 이번에는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 승격에서 보았듯이 자치단체가 직접 관리하지 않아 예산절감 효과도 크지만 국립공원이 되면 전문공단의 일관된 관리로 자연이 가진 가치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또 국립공원 승격으로 생기는 브랜드 가치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적지 않으니 이번 추진이 좋은 결실을 보길 기대한다.

2021-03-29

불안한 대구경북 코로나 발생… 상춘객 비상

전국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불안한 조짐을 이어가는 가운데 대구와 경북도 신규 확진자가 줄지 않아 걱정이다. 주말인 27일 0시 대구는 23명 경북은 11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일요일인 28일에도 대구 10명 경북 7명으로 모두 1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는 27일 505명, 28일 48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19일(561명)이후 36일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가 500명대를 넘기기도 했다. 일요일인 28일 400명대 후반으로 떨어졌으나 보통 주말이면 검사 건수가 줄어드는 점을 고려하면 우려할만한 숫자다.특히 주말인 28일 부산 56명, 인천 33명, 강원 19명 등 비수도권에서의 발생이 늘어나는 양상을 보여 대구와 경북 등 지역단위의 코로나 방역에 긴장을 높여주고 있다.지난 25일 기준으로 우리나라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어섰다. 문제는 증가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1월21일 누적환자 3만명을 넘긴 지 불과 4개월 사이에 7만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사우나, 식당, 직장 등 일상 공간 곳곳에서 감염이 끊이질 않는다.전문가들은 백신접종이 시작됐으나 이런 불안한 상황은 4월까지 지속될 것 같다는 전망을 한다. 정부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 및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를 내달 11일까지 다시 연장했다. 그러나 기온이 풀리면서 전국 유명 벚꽃단지마다 상춘객이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고 있어 코로나 확산의 불씨가 될까 걱정이다. 대구에도 금호강 벚꽃길, 수성못, 앞산 벚꽃길 경북에서는 경주 보문단지 등에 상춘객들이 몰려와 코로나 방역 분위기를 느슨하게 하고 있다. 2월말부터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됐으나 이달 현재까지 국민의 백신 접종률은 겨우 1.4% 수준이다. 세계 백신의 60%가량을 생산하는 인도가 자국민 접종을 이유로 수출을 일시 중단하면서 국내 백신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이다.봄철 꽃구경 나올 상춘객은 이번 주가 절정이다. 다시한번 방역의 고삐를 죄어야 한다. 작년 11월 중순부터 시작한 3차 대유행이 벌써 5개월째다. 이동량이 많은 봄철 시도민 각자가 주의를 갖는 것이 최고의 방역이다.

2021-03-28

‘바이오랩’ 유치경험 자체가 포항의 資産이다

정부가 올 상반기 중에 ‘K-바이오 랩센트럴’ 구축 사업 후보지 공모를 한다고 발표하자 포항시가 공모 참여의사를 밝혔다. 포항시는 다음 달 초 대학, 연구기관, 바이오 관련 기업, 병원 등이 참여하는 유치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랩센트럴은 지난 2012년 미국 보스턴에 설립된 바이오 분야 벤처·스타트업 지원기관이다. 벤처·스타트업에게 실험시설, 사무공간 등을 제공하면서 바이오 분야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에는 산·학·연·병원에 걸쳐 바이오 벤처·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인프라가 구축돼 있어 랩센트럴을 유치할 의욕을 가질 만하다. 제넥신 같은 바이오벤처 40여 개가 활기있게 운영되고 있고, 지난해에는 대형 제약회사인 한미사이언스와 3천억 규모의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바이오 관련 전문인력을 지속적으로 배출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준공한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BOIC)는 랩센트럴과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랩 센트럴의 실질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도 할 수 있다. 랩센트럴 유치전에는 현재 대전과 인천, 청주(오송)가 뛰어들어 접전을 벌이고 있다. 대전은 과학부시장을 따로 둘 정도로 바이오 분야 산업에 관심이 많다. 최근에는 지역언론사 주최로 각계 랩센트럴 관련 리더들이 모여 포럼을 열기도 했다. 인천은 지난 2002년 셀트리온이 송도에 입주한 후 동아쏘시오, 바이넥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머크 등 국내외 바이오 기업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적극적으로 유치전을 벌이고 있다. 청주 오송읍은 대기업 바이오 생산 공장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등 6대 바이오 행정기관이 있는 곳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이 언급한 것처럼 포항은 오랫동안 바이오 산업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왔고, 세계 최고 수준의 신약개발 플랫폼을 갖추고 있다. 포항의 최대강점은 교육이 연구로 연결되고, 연구가 산업으로 발전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곧 출범할 랩센트럴 유치위원회에 포항시의 바이오 관련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총동원해서 포항시의 미래 먹을거리를 구상해 보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2021-03-28

수도권 맞선 ‘영남권 메가시티’ 추진 기대된다

‘영남권 그랜드 메가시티’ 청사진 마련을 위한 첫 연구보고회가 그저께(24일) 울산연구원 주재로 온라인에서 열렸다.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등 영남권 5개 시·도와 4개 연구원(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연구원)이 지난 1월 15일 맺은 협약을 계기로 첫발을 내디딘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추진계획과 분야별 실행계획 수립 등 연구 착수에 관한 내용이 보고됐다. 그리고 대구경북·부산·경남 3개 연구원이 지난해 10월부터 과제로 연구하고 있는 영남권광역교통망 구축방안, 영남권 안전한 물관리체계 구축방안, 낙동강 역사문화 관광벨트 조성에 대한 중간보고도 있었다.영남권 4개 연구원은 앞으로 경제·산업, 교통·물류, 환경·안전, 문화·관광, 행정·교육, 보건·복지 6개 분야에 걸쳐 공동연구를 진행하며, 영남권 전체를 아우르는 민관 거버넌스 조직 체계구축과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형프로젝트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이미 여러 차례 언론에 보도됐지만, 영남권 5개 시·도는 지난해 8월 5일 국가균형발전과 상생발전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영남권 미래발전협의회’를 만들었다. 그동안 시장·도지사 회의, 실무자 협의회도 여러 번 열었으며, 영남권 자치단체가 우리나라 새로운 경제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연구해 왔다. 영남권 5개 시·도는 오는 8월까지 ‘발전방안 공동연구’가 마무리되면 연구에서 도출된 분야별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영남권 발전방안 공동연구’의 목적은 노골적으로 진행되는 수도권 일극주의 체제에 브레이크를 걸자는 것이다. 서울, 경기, 인천과 충청권 일부까지 포함하는 수도권은 계속 몸집을 불리며 국내 모든 인적·물적 자원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비수도권 자치단체들이 뭉쳐서 이를 저지하지 않으면 국가 균형발전은 물건너간다는 초조감에서 이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경북 행정통합도 마찬가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지만, 비수도권 자치단체가 수도권에 대항할 수 있는 ‘메가시티’를 형성하지 못할 경우 경제, 산업,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계속 쇠퇴일로를 걸을 수밖에 없다. 이번 공동연구에서 영남권 발전과 관련한 실천가능한 대안이 제시돼 비수도권 주도의 국가균형발전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2021-03-25

IMF 이후 최악 대구경제, 특단 대책 세워라

코로나 사태 영향으로 지난해 대구의 산업관련 각종 지표가 IMF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구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20년 대구지역 경제현황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대구지역 경제성장률은 -7.9%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돼 1998년(-9.9%) 이후 가장 부진했다.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제적 타격이 심각할 것이란 짐작은 했으나 대구경제 성장률이 이처럼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놀랍다. 한국은행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이 밝힌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1.0%와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감 또한 심각하다.대구상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역중소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64.5%로 전년보다 5.9%p가 떨어졌으며, 업종별로는 전자부품을 제외하고는 전 업종에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특히 지역의 주력업종인 섬유업(-18.2%), 기계장비(-16.9%), 자동차(-13.8%) 등이 모두 큰 폭 감소했다.통계 작성 이후 한 번도 감소한 적이 없던 서비스업 생산도 지난해는 2.9%가 감소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이 동시에 감소하면서 무역수지는 전년보다 30.2%가 줄었다. 대구지역 산업단지 생산액도 전년보다 13.1%가 감소했던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같은 기간 국가 전체 흐름과 비교했을 때 백번 양보하고 해석하더라도 대구의 경제성과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대구지역 산업구조의 취약함이 여실히 드러낸 결과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대구시와 대구상의 등 지역경제단체를 중심으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 이를 악무는 각오없이 이같은 흐름을 바꾸기는 어렵다.정치적으로 소외가 지속되고 부산 가덕도 공항 건설과 같은 대구경북 경제에 불리한 환경 등이 잇따라 조성되고 있다고 생각하면 지역경제를 살릴 묘안 찾기가 급하다.때마침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이 연임에 들어갔다. 한차례 거친 대구상의 회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세련되고 완숙한 능력으로 대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경제 주체가 발벗고 뛰고 대구시나 정치권은 문제 인식을 같이해 그들을 도와야 한다. 이번이 대구경제에 대한 심각성을 다시 인식하는 절실한 계기가 됐으면 한다.

2021-03-25

공유 킥보드, 안전한 교통문화로 정착시켜야

지난해 전국에 본격 도입된 공유형 전동 킥보드가 도심의 새로운 단거리 교통수단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안전사고는 물론 무질서한 주차 등의 각종 문제가 뒤따르면서 교통수단에 걸맞는 교통 안전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대구와 포항 등 대도시 중심으로 번지고 있는 공유형 전동 킥보드는 이동의 편리성과 친환경적이라는 특성으로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대구에는 9개사가 4천여대의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운영하고 있으며, 포항도 2개사가 150대 가량의 공유형 전동 킥보드를 대여하고 있다.현재 우리나라에 도입된 공유형 전동 킥보드는 자유업으로 분류돼 행정당국의 등록이나 허가없이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다. 특히 언제 어디서든 QR코드 확인만으로 사용이 가능하고 단거리 이동의 편리성 때문에 수요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이다.그러나 공유형 전동 킥보드의 보관 장소가 마땅찮고 헬멧 미착용, 과속질주 등으로 인한 보행자 위협 등 각종 문제 야기도 적지 않아 이에 따른 적절한 보완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전국적으로 공유 전동 킥보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일부 지자체는 도로 등 기반 시설의 정비 내지 확충 또는 주차권장 구역 지정 등 안전한 이용을 위한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관련업계와 협의를 벌이고 있는 곳도 있다.국민권익위 자료에 의하면 2019년 447건이던 전동 킥보드 안전사고가 2020년 10월까지 688건으로 늘어났다. 또 전동 킥보드로 인한 불편 민원은 2019년 981건이었으나 2020년에 와서는 2천371건으로 대거 증가했다.공유형 전동 킥보드는 중국의 공유 자전거처럼 그 수요가 앞으로 크게 증가할 수 있다. 공유경제 개념이 도입되면서 공유 전동 킥보드와 같은 업종의 사업장이 또다른 형태로 갑자기 생겨날 수도 있다. 공유경제 개념의 전동 킥보드는 이미 우리에게도 공유경제가 현실로 다가왔음을 의미한다.공유형 전동 킥보드는 대중교통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옳다. 그러나 정착 과정에 무질서나 보행자 위협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보완책도 병행해 마련해야 한다. 건전한 교통문화 형성에 전동 킥보드도 함께 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2021-03-24

대구경북線 전액국비건설이 순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그저께(23일) 손명수 국토교통부 2차관을 만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을 경유하는 대구경북선을 전액 국비로 건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도지사는 지난 18일에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같은 건의를 했었다. 통합신공항이 성공적으로 운영되려면 대구경북선 국비확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경부선 서대구역과 통합신공항, 의성을 잇는 대구경북선은 경부선의 교통량 분산과 중앙선을 연결하는 간선철도일 뿐만 아니라 통합신공항이 중부권 거점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한 중심축 역할을 하게 된다. 이 도지사가 최근 대구경북선 예산에 신경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이 철도 건설이 경남도의 철도망 계획과 함께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권의 실세인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정부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는 쉽게 예측할 수 있는 일이다. 경남도는 얼마 전 창원~부산~울산~신경주~영천~동대구~서대구~창녕~창원을 잇는 ‘동남권 메가시티 급행철도’ 구상을 정부에 건의했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두 철도 모두 광역철도로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할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대구경북선이 광역철도망으로 분류되면 전액 국비가 투입되는 일반철도와 달리 30%를 자치단체에서 부담해야 한다. 정부는 대구경북선을 포함한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확정을 앞두고 다음 달 중 주민공청회를 열 예정이다.현재 대구·경북지역민들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으로 인해 많은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 통합신공항 접근과 관련해 추진되고 있는 각종 SOC사업이 가덕도 신공항과 연결돼 종속변수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감이 크다. 가덕도 신공항이 영남권 SOC 예산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수 있는 개연성이 충분히 있지 않은가.대구·경북의 미래가 걸려 있다시피 한 통합신공항이 성공하려면 공항 이용객의 교통 편의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교통편의성 확보의 최우선 수단은 철도망이다. 4월 중 열릴 국가철도망 구축 주민공청회를 앞두고 대구·경북은 모든 역량을 동원해 정부 설득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 정부는 특별법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건설하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관련한 SOC사업을 전액 국비로 충당하는 것이 형평성에도 맞다.

2021-03-24

결식아동 돕는 선한 가게 확산돼 ‘훈훈’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느 직종보다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선한 영향력 가게’ 캠페인에 적극 동참하고 있어 포항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19년 서울 홍대 파스타 가게에서 시작된 이 캠페인은 결식아동에게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거나 재능기부를 하는 자발적 사회운동이다. 포항시 북구 덕산동에서 토스트 가게를 운영하며 지난해부터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장원철씨는 생계난을 겪는 아이들이 제때 밥을 먹지 못해 굶고 있다는 내용의 TV보도를 본 후 이 캠페인에 동참하게 됐다고 했다. 이 가게에서는 아동급식카드가 있으면 매장에서 판매하는 전 메뉴 중 2가지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가게 벽면에 붙여진 작은 스티커에는 ‘매일 와도 괜찮으니, 부담 갖지 말고 웃으며 보자’라는 글귀가 적혀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북구 양덕동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노일창 사장은 이달 초부터 이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으며, “결식아동들이 불쌍해서가 아니라 삼촌 같은 마음으로 아이들이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튼튼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포항지역 내 18세 미만 급식지원사업 대상자는 모두 3천968명이다. 이중 아동급식 전자카드인 ‘경북참사랑카드’를 이용하는 사람은 2천111명이며, 식비는 한 끼 당 5천원이다. 현실적으로 이 가격으로는 식사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음식점 주인들을 중심으로 이 캠페인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포항지역에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는 가게는 7곳(식당 6곳, 학원 1곳)이다. 23일 현재 ‘선한 영향력 가게 홈페이지’에 등록된 업소는 1천390개다. 캠페인 초기에는 음식점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학원, 미용실, PC방 등도 참여하고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 ‘선한 영향력 가게’를 검색하면 참여업체를 확인할 수 있다.코로나 19 대유행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큰 가운데서도 결식아동을 돕는 자영업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그만큼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선한 영향력 가게’를 본보기로 삼아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1-03-23

65세이상 백신 접종, 불신 씻는 계기돼야

논란을 일으켰던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접종이 시작됐다. 보건당국은 23일부터 요양병원 만65세 이상 입원환자와 종사자에 대한 접종을 시작했다. G7 정상회담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도 이날 AZ백신 접종을 했다. 65세 이상 일반인의 경우는 4월부터 접종을 시작한다.질병관리청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AZ백신과 혈전 생성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며 백신 접종을 권고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유럽의약품청(EMA)도 AZ사의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백신 접종을 중단했던 독일과 이탈리아가 접종을 재개했다고 한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사람이 AZ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요양병원과 시설내 65세 이상 고령자들의 예방접종 동의율은 76.9%에 그쳤다. 65세 미만의 동의율 93.7%보다 많이 낮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을 반영한 결과다.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도입한 백신은 AZ사가 주종이다. 앞으로도 1천만명 분의 AZ백신을 더 접종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는 67만명 정도가 백신 접종을 해 백신 접종률이 이제 겨우 1.3%에 그치고 있다.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려는 계획에 도달하려면 갈 길이 바쁘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을 가라앉히지 못하면 코로나 감염증의 유행을 막는 것이 매우 힘들지도 모른다.어제부터 시작한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래서 특별하게 더 중요하다. 백신 접종을 가장 먼저 시작한 이스라엘은 경제활동을 서서히 준비한다는 소식이다. 우리도 지금부터 철저한 준비와 관리로 백신 접종의 속도를 내야 한다.백신 접종의 불신감을 먼저 잠재워야 한다. 백신 접종과 관련한 내용을 투명하게 밝히고 인과성 여부도 있는대로 설명해야 한다. AZ백신 접종후 면역 이상반응을 상세히 설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회지도층이 앞장서 맞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세계보건기구는 AZ백신 접종에 대해 접종으로 얻을 이익이 부작용으로 인한 위험성보다 크다고 결론을 낸 바 있다. 국민들도 백신 접종에 대한 효용성을 믿고 따르는 것이 코로나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해야 한다. 지금도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400명 안팎 발생하고 있다. 백신에 의한 면역력 형성이 가장 확실한 대응책임을 믿어야 한다.

2021-03-23

도심 활성화 기대되는 옛 포항역 개발

포항 부동산 시장이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옛 포항역 폐선부지 개발사업’에 투자자들이 몰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포항시는 다음 달 5일부터 접수를 시작하는 이 사업 공모를 위해 사전에 참가 의향서를 받은 결과 모두 30개 업체가 참가 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참가 의향서를 낸 업체 중 최소 5개 업체는 실제 공모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 신청 예상 업체 중에는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포항시는 신청업체를 대상으로 최종 심의를 거쳐 4월 중순까지는 우선사전협상자를 지정할 예정이다.포항시 북구 대흥동에 위치한 옛 포항역은 일제시대였던 1914년 간이역으로 출발해 포항시의 중심지 역할을 해 왔지만, 지난 2015년 KTX 포항역사가 흥해읍에 새로 생기면서 그해 4월 1일 101년 역사를 마감했다. 이 사업은 포항역 후적지인 대흥동과 용흥동 일원 철도부지 2만7천여㎡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민간 사업자가 한국철도(코레일) 토지 매입을 전제로 한 ‘환지 방식’으로 개발이 진행된다. 환지방식은 도시개발사업 구역의 토지 소유주에게 보상금을 지급하는 대신 개발구역에 조성된 땅(환지)을 받는 토지 보상법이다.포항시는 지난 2017년부터 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지진과 코로나19 등의 대형 악재 때문에 사업추진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난해 5월 공모과정에서는 사업 희망 업체가 돌연 회사 사정을 들면서 사업 포기 의사를 밝혀 포항시는 전담부서(민자사업추진단)까지 구성해 사업 추진에 에너지를 쏟아왔다. 옛 포항역을 중심으로 한 구 포항시가지는 최근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면서 투자처로 주목되고 있으며, 포항시는 이곳에 초고층 랜드마크를 건립해 도시 스카이라인을 새로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실제 이 사업에 참여 의향서를 낸 업체 중에는 폐선부지에 70층 규모의 아파트와 문화시설, 공원 등을 조성해 시가지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동안 포항 구시가지 침체의 주요 원인이 되어 온 옛 포항역 일대가 과거처럼 인구가 집중되는 지역으로 개발돼 포항 도심 생명력 회복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2021-03-22

방역상황 개선 서둘러 경제 상승효과 높여야

코로나19 사태로 시작된 고용 악화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전국적으로 고용 상황이 12개월째 연속 감소세다. 대구는 이보다 훨씬 나쁜 23개월째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경북의 고용 상황도 최악 수준에 머물러 있다.통계청이 발표한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월 중 우리나라 취업자 수는 2천636만5천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7만3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 달 96만명에 비해서 감소폭은 절반 정도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대구는 취업자가 118만1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만2천명이 줄었으며, 경북은 취업자가 135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4천명이 감소했다. 대구와 경북 모두 감소 폭은 전달에 비해 대폭 낮아졌다. 대구의 실업률은 5.1%, 경북의 실업률은 5.4%로 전국 평균 4.9%보다 모두 높았다.특히 고용의 질이 나빠졌다. 대구와 경북 공히 36시간 미만 취업자는 늘어났으나 36시간 이상 취업자는 되레 감소했다. 정부와 자치단체의 일자리정책 영향으로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된다.그러나 2월 중 고용 감소폭이 전달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은 경기상승에 대한 긍정적 신호로 바라볼 수도 있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 달에 비해 고용감소 폭이 크게 줄어든 것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완화된 탓으로 풀이했다. 당국의 방역조치에 따라 경기상승이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의미다.2월 중 대구경북의 수출액이 1월보다 증가세를 나타냈다. 백화점 등의 매출도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역협회 조사에서도 2분기 수출전망지수가 1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일단은 긍정적 신호다. 경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것은 아니나 코로나 상황에 대응하는 소비가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코로나 사태가 1년을 넘기면서 시민들의 코로나 대응력과 내성이 잘 생겨났다는 뜻이다. 보건 당국이 코로나 방역체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면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경제 회복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매우 크다. 백신접종 등 방역당국의 체계적이고 발빠른 대응력이 발휘된다면 경제 회복도 기대해 볼만한 분위기다. 당국은 지금 상황에 맞는 방역 묘책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2021-03-22

도로공사 이미 진행중인데 예산을 못 주겠다?

울진군 평해읍과 영양군 수비면을 잇는 국도 88호선 중, 평해읍 남대천을 따라 백암온천이 있는 온정면까지 15km 정도의 도로 직선화 사업이 설계변경으로 인한 추가 공사비문제로 시끄럽다. 이 도로공사에 얽힌 다양한 민원 때문에 3년 전에 구성된 울진남부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주말(19일) 온정면 백암온천 광장에서 추가공사비 국비반영을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울진 지역민들은 “정부가 주민편의를 위해 139억원도 반영해 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공사가 시작된 이 사업은 2023년 8월 완공 계획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당초 발주 금액은 666억원 정도였으나 공사구간 중 ‘광품지구 2.4㎞’ 설계변경으로 139억원이 더 소요돼 총 사업비가 805억원으로 늘어났다. 국토부 산하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은 증액된 공사비 지원을 기획재정부에 요청을 하고 있지만 기재부가 예산낭비라며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다.기재부 관계자는 “광품 구간 설계변경으로 터널을 뚫어 직선화할 경우 기존 도로보다 500m 정도 줄어들며, 시간도 시속 60㎞로 주행한다고 가정하면 겨우 24초 단축하는 효과가 있을 뿐”이라는 논리를 펴며 예산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경북 북부지역 지도를 보면 한눈에 파악할 수 있지만 울진~영양간 88번 국도는 동해안이나 경북 북부지역 관광객들이 백암온천단지를 찾을 경우 거쳐야 하는 도로라서 교통안전을 위해 정비공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도로가 구불구불한 산과 하천을 따라 형성돼 있고 그늘진 곳이 많아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매년 겨울철이 되면 이 도로 대부분 구간은 ‘블랙아이스 도로’로 변한다. 블랙아이스 도로는 운전자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눈길보다 더 미끄러운 빙판길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반드시 직선화가 필요하다. 기재부는 ‘겨우 500m 단축시킨다’는 반대논리를 펴고 있으나 이 500m 구간이 앞으로 어떤 사고를 일으킬지 모르지 않는가. 탈원전 정책으로 엄청난 손해를 입으며 살림살이가 빈약해진 울진군도 부지매입을 위해 군비 8억원을 보태겠다고 하니 기재부는 하루빨리 도로가 완공되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

2021-03-21

‘행정통합’ 더 많은 토론과 시간 필요한 때

대구시와 경북도가 지역상생 발전을 위해 추진해왔던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이 주민의 관심을 모으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다. 주민의견을 수렴할 공론화위원회가 4월로 예정했던 숙의토론 과정을 생략하겠다고 밝히면서 행정통합 추진 전반에 먹구름이 끼는 양상이다. 특히 지난 17일 권영진 대구시장이 대구시의회에 참석해 행정통합 시점 조정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행정통합론이 장기과제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공론화위원회 주관으로 주민의견 청취를 위한 온라인 토론회와 권역별 토론회 등을 진행했으나 성과는 기대치에 못미쳤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한 것도 큰 원인이겠지만 공론화를 위한 논의 환경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해 아주 제한적 공론화에 그쳤던 것이 일반적 지적이다.대구경북의 미래발전을 위한 거대 담론인 행정통합론이 주민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면 이를 실천할 동력이 살아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공론화위원회가 숙의토론 과정을 생략기로 한 이유에서도 지금의 상황을 잘 읽을 수 있다. 공론화위는 코로나19 장기화와 지역사회의 관심 미비, 찬반여론의 대립 심각, 지역사회의 균열 등을 숙의과정 생략의 배경으로 들었다.현재의 분위기로서는 숙의토론을 거쳐 어떠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결과에 대한 수용성과 공감대가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대구와 경북의 미래 발전을 위한 상생적 전략이라는 총괄론에는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각론에 가서는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특정인이나 단체가 주도해서 이 과제를 풀기에는 한계가 있다. 행정통합에 대한 찬반여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것은 행정통합론의 불안정성을 대변하는 결과라 하겠다. 행정통합이 반드시 내년 지방선거 전에 결론을 내야 할 일은 아니다. 시간을 벌더라도 충분하고 더 광범위한 논의과정을 거쳐 주민의 이해와 의견을 구해야 한다. 특히 논리의 범위를 넓히고 주민이 실감할 수 있는 절박한 주제 등을 놓고 격론을 벌이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대구와 경북이 처한 경제적 어려움 등이 행정통합을 통해 풀어갈 길이 있는지를 살피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정치적 목적보다 지역발전이라는 순수한 목적에서 접근하는 이성적 담론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은 시간과 토론이 더 필요한 때다.

2021-03-21

AZ백신 부작용 논란 확대… 접종률 떨어질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맞고 혈전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보고가 잇따르자 유럽 많은 국가들이 백신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등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AZ 백신 접종을 한 60대 여성에게 혈전이 발견되는 사례가 뒤늦게 보고되면서 시중에는 AZ 백신 접종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유럽연합 27개국 중 오스트리아, 독일 등 18개국이 AZ 백신으로 인한 혈전 생성 가능성을 우려해 예방적 차원에서 접종을 중단하고 있다.이런 논란이 이어지자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얻을 이익이 부작용으로 인한 위험성보다 크기 때문에 접종을 지속하라”는 권고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청도 “백신을 맞고 숨진 사람에게 혈전이 생긴 것이 사망의 원인인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백신 접종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AZ 백신은 출시 과정에서부터 효능성을 두고 논란이 있어온 데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백신이란 점 때문에 혈전 논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크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신을 접종한 사람은 62만여명이다. 이 중 95%가 AZ 백신을 맞았다. 또 2분기 도입이 확정된 백신의 57%가 AZ 백신으로 예정돼 있어 AZ 백신 접종으로 인한 혈전 논란이 미칠 심리적 불안감은 높다 하겠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백신 접종이 2분기에 시작할 예정으로 있어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이상반응 등 의심사례 신고 건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현재 우리나라는 하루 400명 안팎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3차 대유행의 고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집단면역 형성이 예정대로 이뤄져야 대유행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혈전을 둘러싼 백신 접종 논란은 분명히 악재다. 보건당국의 신뢰가 중요하다.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나 사망자에 대한 분석 결과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또 고위험군 접종 대상자에 대한 치밀하고 신중한 관리도 있어야 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떨어지면 접종률을 끌어 올릴 수 없다. 혈전과 백신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전문가 견해를 정확히 밝히고 필요하다면 속도보다 안전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백신에 대한 정책 신뢰가 무너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

2021-03-18

새로운 소비문화 배워야 전통시장 살 수 있다

대구시내에 있는 전통시장 150곳 중 41.3%인 62곳이 시장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적이다. 대구시 실태조사에 의하면 시내 전통시장 중 39곳은 공실률, 상인 수 등의 지표로 평가할 때 시장기능을 완전히 상실했으며, 23곳도 곧 같은 처지에 놓일 위기에 있다. 예를 들어 역세권에 있는 달서구 송현시장은 교통요충지임에도 불구하고 점포 2곳, 노점 6곳 등 8곳만 장사하고 있고, 성당동 구마시장은 상인 6명이 6개 점포에 종사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모두 문을 닫고 임차인을 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본리동 본리시장도 점포 2곳 외에 모두 문을 닫아 시장 기능을 사실상 상실했다.대구시의회에서도 최근 “상당수 전통시장이 기능을 상실해 명맥만 이어가고 있고, 재정비사업을 기대하며 빈 점포가 방치돼 있다. 남은 상인들은 슬럼화와 화재위험으로 생계조차 위협을 받는다”며 집행부에 문제제기를 했다. 대구시가 매년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엄청난 예산과 노력을 쏟아 부었지만 그 결과는 신통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동안 편의시설이 개선되면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을 찾을 것으로 판단하고 아케이드 설치와 주차장 설치, 화장실 정비 등 시설환경개선사업에 주력해 온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전통시장을 비롯해 서민들의 삶의 터전인 골목상권이 수도권 인구집중화와 대형 유통자본 등으로 인해 하나 둘 붕괴하는 현상은 아쉽기 짝이 없다. 대도시 전통시장은 그동안 우리나라 서민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해 왔다. 어떤 방식으로든 전통시장을 중심으로 한 골목상권은 살려야 한다.대구시내 전통시장의 쇠퇴원인도 다른 비수도권 대도시의 경우와 대동소이할 것이다. 쉽고 편리한데 익숙한 젊은 층의 소비패턴,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장악 등이 큰 원인일 수 있지만, 상인들이 유통시장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도 강하다. 특히 소비를 주도하는 30~40대의 문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나오고 있다. 단적인 예를 들면 위생에 대한 인식이다. 전통시장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도 있어야 되겠지만 일차적으로 상인들이 주체가 돼 새로운 소비 흐름을 배우고 시장을 변화시켜야 한다.

2021-03-18

표류하는 ‘대구취수원 이전’ 해법을 찾아라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16일 ‘시·도민들에게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먹는 물 문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된 문제다. 무엇보다 먼저 중앙정부에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대구 취수원 문제를 지역간 갈등이라며 수수방관하지 말고 정부가 문제해결의 전면에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안전한 취수원 확보문제가 대구시의 최대현안인데도 불구하고 표류를 거듭하고 있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한 것이다. 권 시장이 이날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에 대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 줄 것을 주문한 것은 지금까지 대구시가 구미시·경북도와 셀 수 없을 정도로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실패를 거듭해 왔기 때문이다. 취수원 이전에 대한 구미시민들의 반대여론은 강경하다. 대구시는 정부용역 결과 하루 30만t의 물을 해평취수장에서 공급해도 구미에 별 영향이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구미시민, 특히 해평면 주민들은 해평취수장의 물을 대구와 공동으로 사용할 경우 현재의 상수원 보호구역이 확대돼 재산권이 침해되고 수질규제가 강화될 것을 염려하고 있다. 구미시도 당연히 취수원 공동사용은 구미시민 의견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번 권 시장의 호소문과 관련해서도 구미시 범시민반대추진위원회는 “구미시민 동의 없는 대구취수원의 구미 이전은 절대 안된다”고 못박았다.권 시장도 강조했지만 먹는 물 문제는 국민의 생명권과 직결되기 때문에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출범당시 대구취수원 이전문제 해결을 약속해 놓고도 아직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태도로 봤을 때 여전히 해결방법은 한 가지뿐이다. 현장설명회 등의 방법을 통해 구미시민들의 입장을 충분히 경청하고, 해평취수원 공동사용으로 구미시민들이 입는 피해가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보상을 해주기로 약속해야 한다. 그래야 해평면민을 포함한 구미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수 있다. 대구 취수원 이전 문제는 243만 대구시민들의 건강과 직결돼 있어 권 시장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지난 1991년 발생한 페놀사고에 이어, 매곡 취수장 낙동강 원수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 이후 대구시민들의 수돗물 불신은 극에 달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1-03-17

TK통합신공항 특별법, 결국 폐기되나

여당의 반대로 상임위 문턱을 넘지 못했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이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것이란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은 그동안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비롯, 국민의힘 대구·경북 의원들이 강력하게 처리를 요청해왔다.특히 국민의힘 김상훈(대구 서)·송언석(김천) 의원은 법안소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과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동시 통과를 줄기차게 요구했으나, 4월 보궐선거를 의식한 국민의힘 부산 의원들과 민주당 의원들이 합심해 지난 달 19일 법안소위에서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만 통과시켰다.이 법안은 지난달 26일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229명 가운데 찬성 181명, 반대 33명, 기권 15명으로 통과했다. 이후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은 순풍을 타고 있다. 지난 9일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이 국무회의를 통과했고, 국토교통부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작업에 본격적으로 착수, 올 하반기 안에 사전 타당성 조사와 함께 전략환경영양평가, 환경영양평가 등 환경성 검토 작업을 거치게 될 예정이다. 가덕도 특별법이 국회에 계류중일 때는 여당도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을 계속 논의하자며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으나 가덕도 특별법 통과 이후 여당은 통합신공항 특별법 논의에 큰 관심없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17일 교통법안소위원회를 열고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특별법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민주당 홍익표 정책위의장의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대한 비난발언 때문에 파행되고 말았다. 게다가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코앞에 닥쳐 있어 그때까지는 국회 논의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그 이후에는 당대표선거, 대선후보 선정 등으로 눈코 뜰새없는 정치일정이 기다리고 있으니 국민의힘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에 쏟아부을 전력이 절대부족하다. 다만 민주당 조응천·진성준 의원이‘TK 신공항은 민간 공항과 군 공항이 함께 이전하는 특수한 경우’라며 ‘일리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니 여당을 설득할 교두보로 활용하도록 정치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가덕도 신공항 건설 강행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있는 대구·경북지역 민심을 추스르기 위해서는 TK정치권이 다시 한번 분발해주길 바란다.

2021-03-17

로또 狂風…정상적인 사회 아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로또 대박’을 꿈꾸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포항시를 비롯한 경북도내 중소도시의 ‘로또복권 명당’에는 최근 평일에도 로또를 구매하려는 사람들로 줄서는 사진이 본보 사회면에 보도됐다. 왜곡된 부동산 시장, 폭등하는 주식시장에서 소외된 서민들이 기댈 곳이 로또복권밖에 없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사회현상이다. “취업도 힘든데 정작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월급을 받아서 내 집을 장만하려면 수 십 년 동안 돈을 한 푼 안 쓰고 꼬박 저축만 해야 한다. 로또는 단돈 천원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는 시민의 말에 공감이 간다.지난해 전국의 로또 판매량은 로또복권 판매가 시작된 2002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인 4조7천370억건에 이른다. 2019년 4조3천181억건, 2018년 3조9천687억건보다 10~20%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로또 하루 평균 판매량은 1천297만8천93건으로, 복권 1장 가격이 1천 원임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판매량은 약 130억 원이나 된다. 로또 복권은 립스틱, 미니스커트 등과 함께 대표적인 불황형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경기가 불황일 때 달리 기댈 곳 없는 서민들이 복권에라도 당첨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이다.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최근 주요 20국(G20)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복원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충격이 만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로 인한 부채문제, 청년층의 고용난으로 우리경제가 두고두고 회복하기 힘들다는 평가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는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G20 국가 중 15위에 머물 전망이다. 내년 성장률(3.1%)도 12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경기반등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경기 침체기에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복권을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예전에는 샐러리맨들의 꿈이 월급을 모아 내 집 마련을 하는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러한 꿈이 허망하게 됐다. ‘흙수저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로또밖에 없다’는 한 시민의 말이 우리사회의 현 주소를 잘 말해 주고 있다.

2021-03-16

포항지진 특별법 시행, 시민 기대에 부응하길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의 일부 개정안이 다음달 16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포항지진 발생 3년 5개월만에 법 시행을 맞는 것이어서 포항시민으로서는 감개가 무량하다. 2017년 발생한 포항지진은 인재였음에도 특별법 성사에 이르기까지 숱한 난관을 넘어야 했다.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특별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만 무려 2년여의 시간이 흘렀다.그동안 포항시민이 가져야 했던 고통은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다. 국책사업을 수행하던 지열발전소의 잘못으로 빚어진 결과를 놓고도 피해구제를 위한 법 제정에 오랜 시간을 허비한 것이다.포항지진은 우리나라 지진 역사상 유례가 없는 피해를 입혔다. 일부 주택이 전파되고 일부 건물에는 균열이 발생하는 막심한 손실을 유발했다. 피해 규모가 수천억원에 달했다. 주민 1천여명이 살던 집을 떠나 이재민 생활하면서도 정부로부터 따뜻한 위로와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수능시험이 연기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 여론 조사에서는 포항시민 10명 중 8명이 지진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지진도시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포항시가 받은 경제적 피해 또한 컸다.다음달 16일부터 시행되는 포항지진 특별법은 정부와 지자체가 80%와 20%씩 각각 재정부담을 맡음으로써 100% 피해구제가 가능하게 됐으며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기일도 민법상 3년과는 달리 5년으로 늘렸다. 산자부와 포항시는 지원금의 조속한 지원을 위해 통상의 공포기간 3개월을 1개월로 단축하는 성의도 보였다. 이제 지진 특별법에 따라 포항시민의 지진 피해에 대한 구제가 본격화 될 예정이어서 지진으로 받은 시민들의 그간의 상처가 조금이나마 위로받았으면 한다. 특히 특별법 제정의 정신을 살려 시민들의 지진피해에 대한 재정적 보상이 충분하고 빠르게 진행되길 기대한다.정부는 아직 포항지진에 대한 책임을 명확하게 규명하지 않았다. 이런 점을 상기하며 포항지진이 준 교훈에 대해 반면교사 삼는 자세가 있어야 한다. 이번 특별법은 국가적 재난에 대응하는 정부의 능력을 가늠하는 계기였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특별법 시행으로 포항시민이 지진 악몽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게 정부는 만반의 준비가 있어야 겠다.

2021-03-16

구미 ‘보람이 비극’은 사회에 뭘 말하고 있나

최근 들어 우리사회에 아동학대와 이로 인한 사망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구미시 한 빌라에서 미라상태로 발견된 보람이(3세)의 생전모습이 지난 13일 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되면서 아이를 방치해 숨지게 한 김모씨(22)와 김씨의 어머니 석모씨(48)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는 “부모 잘 만났으면 너무도 건강하고 예쁘게 자랐을 아이들이 계속 희생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댓글이 이어지면서 보람이의 비극이 ‘제2의 정인이 사건’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우리 사회를 가슴 아프게 한 정인이 사건은 홀트아동복지회에서 입양한 여자 아이를 부부가 장기간 학대하여 16개월이 되었을 때 죽음에 이르게 한 일이다. 지난해에는 정인이 사건 외에도 천안에서 계모가 아홉 살짜리 의붓아들을 여행 가방에 7시간 넘게 넣고 다니다가 아이가 사망한 사건, 그리고 창녕에서 아홉 살 여자아이를 계부와 친모가 동물처럼 쇠사슬로 묶고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발바닥을 지지는 고문을 한 엽기적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2019년 기준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아동인구 10만 명당 381건으로 1년 전 301건보다 80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72.5건을 시작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아동학대 피해 건수는 신고된 사건만을 집계하기 때문에 학대가 급증한 것인지 신고가 늘어난 것인지 구분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한 것처럼 아동학대 대부분은 집 안에서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가해자가 부모이기 때문에 정부가 학대 사실통계를 정확하게 집계하기는 어렵다. 요즘에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인해 아동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정부에서는 아동학대 사망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전수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등의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범죄는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아동학대 범죄는 아이에 대한 사회 구성원 모두의 따뜻한 관심과 적극적인 주변의 피해신고가 전제돼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21-03-15

코로나 재확산 조짐…긴장 고삐 죄야

정부는 코로나19의 3차 유행이 다시 확산세에 있다고 조심스레 진단하고 있다. 코로나19와 관련한 각종 지수가 모두 악화되고 있는 것이 판단의 근거다.문제는 날씨가 풀리면서 봄철 행락객 등 나들이 인파가 늘면 지금의 확산세가 더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정부는 15일부터 현행 거리두기 방역체계를 2주간 더 연장키로 했으나 유흥시설 영업시간과 사적모임의 금지 조건을 일부 완화해 코로나 재확산의 불씨로 작용할까봐 걱정이다.15일 0시 현재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모두 382명으로 일주일만에 400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전날이 검사 건수가 줄어든 휴일인 점을 고려하면 확산세가 진정된 것이라 보기가 어렵다. 9일부터 6일간 연속으로 400명대를 이어온 국내 코로나 감염증 사정은 각종 수치에서 나쁜 단계로 전이되는 모습이다.한 사람의 전파력을 말하는 코로나19 재생산지수가 1.07을 기록하면서 3주만에 1.0을 넘었다. 1.0 이상이면 유행의 확산으로 볼 수 있는 수치다. 또 최근 일주일 60대 이상 환자는 하루 평균 113.9명으로 일주일 전 82.6보다 31.3명이나 늘었다.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비율도 24.5%로 최근 4주 사이에 가장 높았다. 최근 일주일 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439명)를 두고 보면 이미 2.5단계(전국 400∼500명) 수준에 들어선 셈이다.국내 코로나19가 수도권 중심으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방도 사적 모임이나 목욕탕 등을 통해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한다.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15일 대구경북에서도 8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정부는 4월부터 65세 이상 고령자를 비롯 일반국민을 대상으로 대규모 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 2∼3월 접종 대상자의 10배 규모가 2분기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중에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신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곳곳에서 접종 후유증을 호소한다. 백신 접종에 대한 불신을 불식시키면서 백신 접종자수를 늘리는 보건당국의 신속한 대응이 요망된다.이제 날씨가 풀리는 행락철이 돌아오면서 전국에는 나들이객으로 크게 붐빌 것이 예상된다. 백신 접종으로 인한 면역력이 형성될 때까지 보건당국과 국민 모두가 긴장감을 놓지 말아야 한다.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