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신재생에너지 `자가 생산·효율적 절약`이 에너지 독립도시 도약 첫걸음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최초 `제로에너지(Zero Energy)` 공동주택 실증단지를 방문했다.서울시 노원구 하계동에 조성된 제로에너지 주택은 국토교통부가 에너지 비용 제로화를 목표로 493억원을 투입한 에너지 자립구조 주택이다. 집은 첨단 단열공법을 활용한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로 설계됐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성공하려면 여기저기에 에너지자립 마을과 에너지자립 아파트가 많이 생겨야 한다”며 “여기 노원구에 있는 에너지제로 주택이 첫 모델을 아주 성공적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에너지 자립도시 포항 만들기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4.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과거와 현재5. 에너지 미래, 시민참여가 우선돼야독일, 2009년부터 모든 건물 건축에너지 낭비 최소화·절약 최대화한`패시브 하우스` 형태로 설계해야 허가정부의 꼼꼼한 정책·지원과시민 의식 변화·기업 투자 참여로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확대 해야□ 에너지는 생산보다 지켜야`패시브 하우스`는 단어 그대로 `수동적인 집`이라는 의미가 있다. `액티브 하우스(Active House)`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액티브 하우스는 자연 에너지를 활용해 자가발전을 이루는 집이다. 주로 태양열을 이용하기 때문에 액티브 솔라하우스라고도 불린다. 지붕에 태양전지나 반사경을 설치하고, 축열조를 설계해 태양열과 지열을 저장한 후 난방이나 온수시스템에 활용한다.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최근에는 풍력이나 바이오메스 등 에너지를 활용하기도 한다. 물론, 화석연료처럼 환경오염을 유발하지 않는 친환경성을 갖고 있다.그렇다면, 패시브 하우스란 무엇일까.쉽게 말해 에너지의 낭비를 최소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만들어진 건축물을 말한다. 무엇을 생산해내는 능동적인 뜻이 아닌, 기존에 만들어진 에너지를 최대한 저장하고 보관하는 의미다.남향으로 지어져 햇볕을 많이 받으며, 일반 단열재보다 최대 3배가 두꺼운 단열재와 단열에 효과적인 3중 유리창 등을 건축물에 적용한다. 궁극적으로는 난방과 함께 실외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하는 것이다. 1991년 독일 다름슈타트(Darmstadt)에서 처음 시작됐지만,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건 역시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다. 프랑크푸르트는 지난 2009년부터 모든 신축 건축물을 패시브 하우스로 설계하도록 했다. 그렇지 않다면 건축 허가를 내주지 않는 등 강제성을 부과했다. 물론, 패시브 하우스가 장기적으로는 더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도심재생사업과 재개발·건축 등을 통해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예전에 지어진 건축물도 패시브 하우스로 개축돼 있다.예를 들어 두세 시간의 난방 이후 훈훈한 열기가 온 집안에 가득하다면, 굳이 밤새도록 난방기구를 돌릴 필요가 없다는 건 누구나 다 안다. 겨울철 칼바람 등 외풍이 집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면, 역시나 보일러나 전기장판을 틀지 않아도 될 것이다.반대로 여름철에도 마찬가지다. 단열재를 통해 외부의 열을 차단함으로써 냉방기구 사용량을 줄인다. 특히, 내부 환기장치를 이용한다면 한겨울에도 난방시설을 사용하지 않고 실내온도를 약 20℃로 유지할 수 있으며, 한여름에는 냉방시설을 사용하지 않아도 약 26℃의 실내온도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패시브 하우스가 그 역할을 한다.에너지자립도시는 단순히 신재생에너지로 만들어진 전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완성될 수 없다. 이는 `속 빈 강정`과 같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100%로 맞춘다고 해도 마찬가지다. 천문학적 금액과 시간 등이 소요될 게 뻔하다. 전기를 생산함과 동시에 만들어진 전기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수적인 요건들이 필요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패시브 하우스는 이러한 부분을 충족할 수 있다.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에너지자립`이라고 할 것이며, 에너지로부터의 `독립`일 것이다. □ 에너지 절약은 신재생에너지와 상승효과대한민국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피의 성장에만 집중되고 있다. 발전소만 간헐적으로 지어졌을 뿐,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여타의 장치들이 부족하다. 히트펌프, 열저장시스템 등 생산된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비가 필수적으로 뒤따라야 한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에너지 저장시설을 이용하게 되면 53% 수준의 전기에너지 자가 생산율을 90%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이를 적극적으로 홍보하면서 시민들의 관심을 끌어내 기업들의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 지금 정부의 추가 역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문재인 정부의 목표인 오는 2030년 총 전력량 중 20%가 신재생에너지로 대체되더라도 실제 일상생활에서 체감하는 변화는 전혀 없다. 오히려 비싸진 전기료가 서민들에게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며, 정부의 지원을 받은 관련 기업들만 배를 불리는 전형이 될 것이다.특히, 가장 중요한 건 시민들의 의식 변화다. 정부의 수많은 지원도 물론 선행돼야 한다. 에너지 전환사업은 지자체 측면에서도 지역 내의 중소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국가 재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관련 사업이 발전하면서 고용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기존 에너지를 수입해오면서 시외로 유출되던 자금을 막을 수 있다.또한,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은 탄소 배출량 감소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에너지 사용량 감소는 개발 단계를 넘어 난방 부분에 사용되는 에너지를 줄여야 한다.에너지 절약과 관련해서는 가장 먼저, 쉽게 접할 수 있는 부분이 가전제품이다. 냉장고, TV, 세탁기 등 제품은 에너지 소비효율이나 사용량에 따라 다섯 단계로 나눈 라벨(label)을 부착하도록 제도화돼 있다.1등급은 5등급과 비교해 약 30%~40%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아직 일상에서는 초기 투자 비용이 비싼 `에너지효율 1등급` 가전제품보다 비교적 저렴한 아래 단계를 구매하고 있지만,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전기자동차 시장도 국내에서 점점 커지고 있지만, 역시나 1.5배 이상 차이가 나는 초기 투자 비용은 구매자에게 큰 고심 거리다. 그러나 정부를 비롯해 각 지자체에서는 확대 보급을 위해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지금 시기를 맞춰 하이브리드 및 전기 차량을 구매하는 것도 장기적으로는 큰 이익을 볼 수 있고,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에도 이바지하게 된다. 이 역시도 결국, 시민들의 판단에 달렸다. □ 결론프랑크푸르트에서는 2020년을 에너지 전환의 기점으로 보고 있다. 그들은 태양광발전 시스템과 전력 저장소의 개발, 전기자동차의 가격이 2010년과 비교해 현저히 감소했고,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프랑크푸르트는 2050년까지 목표(탄소발생량 95% 감소)를 달성하고 에너지 소비를 약 50% 절약할 수 있다.2010년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발표한 `기후보호를 위한 마스터플랜 100%` 맨 마지막 문단에서는 이러한 문구가 있다.“이 시나리오의 시행 여부는 결정권을 가신 행동 당사자들의 용기에 달렸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시민과 기업이 프로젝트를 받아들이는 것이다.”정부 및 지자체의 흔들리지 않는 추진력이 선행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반대할 수 있는 시민과 기업의 의견을 청취하고 설득해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문재인 정부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은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여전히 반대 입장이다. 기업은 가운데서 눈치를 본다.그러나 프랑크푸르트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신재생에너지와 함께하는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선택은 빠를수록 좋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끝/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7-12-13

`숲이 치유고 놀이다` 전 세대 유혹하는 산악관광벨트 조성 추진해야

산(山)은 사람에게 마법을 건다. 노동은 놀이가 되고, 불편은 낭만이 된다. 여름엔 뙤약볕, 겨울엔 찬바람을 견디며 굽이굽이 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절로 흥이 난다. 정상에 올라 발아래 세상을 바라보며 과일 한쪽 베어 무는 게 전부.그런데도 사람들은 야호를 외치며 줄지어 산을 오르내린다. 마법에 빠진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산에 간다는 `등산인구`가 2천만명에 달한다.산악자전거를 타고 산 속 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상당수다.국토의 64%가 산인 대한민국. 경북은 전체면적의 70%를 산에 내줬다. 그 자체로 거대한 산이다.군데군데 놀이와 낭만을 심으면 이만한 관광지가 없다. 지역 발전을 일굴 성장동력이다. 산악관광 대국 스위스는 아름다룬 자연환경과 완벽한 인프라로 해마다 관광수입 35조원을 벌어들인다.무슨 마법이 통한걸까.제약에 발 묶인 산악관광 개발`규제프리존특별법 처리` 목소리 높아봉화 백두대간수목원·영주 산림치유원 등지역의 천혜 자연환경 기반해산악관광 콘텐츠 개발 이뤄져야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1. 세계 산악관광의 모범사례 스위스 알프스 산맥2. 산악관광 특성화 모델 스위스 필라투스 쿨름호텔3. 국내 산악관광 선점 경쟁 -울산 영남알프스4. 산악관광 활성화 가능성 및 개발 기대효과5. 경북 산악을 한국의 필라투스로산악관광은 지역경제와 직결된다. 1·2·3차 산업을 아우르면서도 제조업 위기를 돌파할 대안으로 꼽힌다.산악관광 지출만 해도 그렇다. 스위스 필라투스 산 정상까지 케이블카로 올라가 열차와 유람선을 타고 내려오는데 16만원이 든다. 필라투스 쿨름호텔 하루 숙박비는 최소 35만원. 레스토랑 식사에 산악레저 활동까지 포함하면 1박 2일 머무는 비용은 50만원을 훌쩍 넘는다.국내는 어떨까. 설악산 케이블카 탑승료 왕복 1만원에 대피소 숙박과 매점 식사만 따져봐도 5만원 안팎. 계산기 안 두드려봐도 필라투스와 열 배가량 차이가 난다.지리산 종주만 하더라도 외국 산장과는 비교도 안 되는 시설에 수십 명이 한데 모여 쪽잠을 자야하는 현실. 불편은 불편일 뿐, 낭만이 될 수 없다.필라투스 쿨름호텔 건설은 120년 전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비교적 얕았던 시절이라 가능하기도 했다. 스위스 사람들의 생활원천이 목축업인 만큼 목초지 보존도 잘 돼 있었다.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거듭나기 위한 토대가 그만큼 탄탄했다.역사와 문화보다 결정적인 것은 생각의 차이. 우리는 스위스의 몇 배 달하는 산림면적을 갖고 있으면서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다. 산악관광을 제대로 즐길 준비가 안 됐기 때문이기도 하고, 환경론자와 개발론자가 타협과 대립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기도 하다.전문가들은 국내 산악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upgrade)` 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산과 더불어 사는 삶 속에 등산인구가 증가하면서 히말라야, 알프스 트레킹에 나서는 사람들도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사람이 달라졌다.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산악관광이 활성화될 경우 관광객이 10% 이상 증가할 뿐만 아니라 1인당 산지관광 지출액도 높아진다. 지역 총생산액과 부가가치는 덤으로 오른다. 고용이나 생산 유발효과도 볼 수 있다. □ 규제프리존특별법, 산악관광 활성화 열쇠 될까마법이 통하려면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그동안 국내 여러 지자체가 `산악관광의 메카`에 도전했지만 각종 제약에 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했다.현행 산지관리법은 표고 50%, 평균경사도 25% 이상에 호텔이나 식당 설치를 제한한다.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면 조리된 음식 판매가 불가능하다. 백두대간보호법은 목초지 내 목장 외에는 어떤 시설도 설치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산에서는 오직 경관을 바라보는 일만 가능하단 얘기다.정부는 여러 제약을 한 번에 해결하기 위한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회에 제출된 법안은 정쟁에 휘말려 표류 중이다.국내 산악관광 선두주자로 나선 강원도는 “대관령 일대에 계획한 산악관광사업이 시행되면 연간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회에서 조속히 규제프리존특별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명산산업단지, 산지레포츠 산업단지, 고원초지형 산업단지, 산림치유산업단지 조성 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산악지형 특성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특화단지를 만들자는 것이다.전경련은 “이를 추진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산악관광이 활성화된다면 케이블카와 산악자전거, 레저용품 등 아웃도어 시장을 포함한 관련 제조업이 다시 성장하는 건 시간문제”라고 전망했다. □ 국립산림치유원 개원 1년간 4만명 방문경북 지역은 최근에서야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치유·생태관광 촉진에 힘을 싣고 있다. 시작은 숲에서부터다.산림청은 지난해 10월 영주시와 예천군에 걸쳐 있는 소백산 옥녀봉 일원 2천889ha에 세계 최대 규모의 산림치유원을 만들었다.서울 여의도 면적의 10배 크기다. 한 번에 최대 2천명까지 수용 가능한데 아이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별로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한다.사람들은 숲길을 걷고 수(水)치료와 명상을 하며 재충전한다.기본은 걷기. 문화탐방치유숲길(6.4㎞)은 3시간 30분, 산악스포츠치유숲길(3.2㎞)은 2시간이 소요된다. 마실치유숲길, 마루금치유숲길, 금빛치유숲길, 동산치유숲길, 볕바라기치유숲길 총 7개 구간에 34.3㎞의 치유숲길이 조성돼 있다.향기치유정원, 맨발치유정원, 음이온치유정원은 이름만 들어도 어떤 공간인지 짐작 가능하다. 아토피나 만성질환이 고민이거나 태교를 위해 찾는 이들도 있다.하룻밤 300여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도 갖췄다. 수련센터에는 청소년이나 직장인을 위한 회의실과 식당이 있다. 걷기와 체조, 족욕처럼 숲에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활동은 물론 장비 착용 후 심박수를 확인하며 걷는 밸런스워킹, 활력충전 트레킹까지 산림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놀이와 낭만은 현실이 된다.교육연수 장소로도 인기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직원 800여명은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산림치유원에서 2박3일씩 14차례 워크숍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산림치유 프로그램과 연계한 행사는 더 이상 업무 연장선이 아니다. 이곳에서의 노동은 놀이가 된다.개원 이후 산림치유원에는 지난 1년간 3만8천명이 다녀갔다.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수익은 20억원. 산림 일자리도 덩달아 늘었다.강원 횡성, 전남 장성, 경북 칠곡의 국립숲체원 등을 포함한 산림 치유시설에는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와 같은 산림복지전문업 종사자 1천500명이 있다.산림복지진흥원 관계자는 “내년엔 산림치유원 이용객이 5만명을 넘을 것”이라며 “산림전문업 제도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종사자 200명을 더 모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백두대간수목원, 관광벨트 조성방안 무궁무진 경북 봉화는 지난해 9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을 임시 개원하고 지역 산악관광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생태 축인 백두대간의 생물다양성을 보존하기 위한 곳으로 면적이 5천179ha에 이른다. 정식 개원을 앞두고 지난 9월 10만번째 방문객을 맞이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주로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마법이 벌어진다. 백두산호랑이가 살고 있는 `호랑이숲`과 야생식물 종자저장시설인 `시드볼트(seed vault)`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순환전기버스인 호랑이트램을 타고 돌아볼 수 있으며, 사전 예약하면 전문해설 프로그램도 이용 가능하다.아이 손잡고 오는 부모가 많아 주변지역과 연계해 가족단위 관광벨트로 조성하기 위한 움직임도 보인다. 영주 산림치유원과는 달리 생태자원을 중심으로 한 웰빙테마 관광지로서 자연친화적인 요소를 관광사업과 연계해 새로운 수요 창출방안을 설계 중이다.트레킹코스를 산악자전거와 집라인과 같은 익스트림 스포츠와 묶으면 레포츠벨트도 만들 수 있다. 사계절 산림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국내 대표, 국내 유일의 산악관광지로서 지역발전을 이끌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스위스 필라투스 산이나 울주 영남알프스처럼 이름 있는 산악관광지가 되려면 교통이 뒷받침돼야 한다. 봉화에는 과거 백두대간 지역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던 석탄산업이 사양화되면서 당시 석탄 이동 수단으로 사용됐던 철도 노선이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노선을 활용한 산악관광 열차 운행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백두대간의 역사와 문화, 생태자원을 활용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탐방 전용열차를 도입 운행한다면 관광자원 개발은 물론 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까지 넘볼 수 있다.대구경북연구원 김병태 연구원은 `한반도 허리 중추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백두대간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산악 및 모험레포츠 도입이 적절한 지역”이라며 “백두대간 레포츠 관광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인프라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 역사 등 지역특화 자원을 연계해 관광상품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북 산림에 지역 살림을 알차게 꾸릴 때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2-08

생활 속 신재생에너지 전환으로 `에너지 자족도시` 건설 박차

2010년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이라는 독일의 한 도시가 민·관·학계가 모두 힘을 합쳐 에너지 자립마을로 성장해갈 때, 그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효율성을 따져 대규모 발전시설보다 소규모·자립형 발전을 중심으로 나아가려 할 때, 신재생에너지사업의 긍정적인 효과가 점차 연방국가 독일의 다른 도시로 확산해 갈 때, 아직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태였다.대한민국에서는 굳이 잘 생산·소비되고 있는 화력, 원자력발전 에너지를 신재생에너지로 변환해야 한다는 이유와 목적이 없었다.당시까지만 해도 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해외 선진사례로써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개념만 어렴풋이 알고 있을 뿐이었다.하지만, 대기업들은 달랐다. 발 빠르게 신재생에너지사업에 뛰어들었다. 이는 에너지 분야를 포함한 모든 곳에서 `친환경`이 `세계화`의 흐름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이산화탄소 배출의 주범이었던 화석연료를 포함한 기존 발전사업들을 계속 추진했을 때, 점차 고갈돼 가는 원료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 당연했고, 그에 따른 가격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 다분했다.신재생에너지의 무한한 에너지원을 기술력으로 뒷받침해 잘 활용하기만 한다면, 경제성과 친환경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해외 몇몇 성공사례들을 분석한 LG그룹이 그 선두주자로 나섰다.에너지 자립도시 포항 만들기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4. 국내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과거와 현재5. 포항의 에너지 미래, 지방분권시대에 맞춰태안군 태양광발전단지 생산 전기태안 인구 40%가 1년간 사용 가능김천·영월 등 태양광발전소 조성으로소득과 일자리 창출로 연계돼`에너지자립마을` 실현 위해대기업·대규모 사업 아닌지자체 차원의 발전 방향 모색해야□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 경제성 확인지난 2008년 6월. 충청남도 태안군에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소가 들어섰다.신재생에너지특구로 지정된 지역에서 완공한 첫 번째 에너지단지였다.3개월 뒤인 9월 3일 ㈜LG가 100% 출자해 설립한 LG솔라에너지는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 일대에 조성된 태양광 발전단지 준공식을 가졌다.이 태양광발전소는 국내에 설치돼 가동 중인 발전소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지어졌다.1천100억원이 투자됐으며, 폐염전 위에 조성된 들판, 29만5천166㎡(약 9만평)의 넓은 부지에는 1개당 170~22W의 발전용량을 보유한 집광판(모듈) 7만7천182장이 설치됐다.태양전지 모듈 하나는 70인치 PDP 패널 크기로, 156㎜의 정사각형 태양전지 60개로 구성돼 있다.LG솔라에너지가 완공 이후 두 달간 시험운전을 한 결과, 발전소는 21억 2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사업성은 충분했다.LG 측은 이후 생산된 전기를 한국전력에 1㎾당 677원에 판매해 연간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08년 당시 전력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시세는 ㎾당 100원 수준이었다. 차액인 577원은 발전차액제도(FIT)를 통해 정부에서 지원했다.전기 생산량은 14㎿, 이산화탄소 저감량은 연간 1만2천t이었다. 지구온난화를 유발 및 이를 가중시키는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인 탄소배출권으로 환산하면 28만5천달러, 약 3억 7천900만원 규모다. 생산된 전력은 태안군 인구 2만 가구 가운데 40%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었다.LG에 이어 삼성도 곧장 태양광발전에 뛰어들었다.2009년 1월 31일 삼성에버랜드는 경북 김천시 어모면 일대에 경상북도·김천시와 MOU를 맺고서 태양광발전단시를 추진, 준공했다.김천은 기후가 일사량이 풍부하고 연중 안개가 없으면서 적당한 바람이 부는 통풍 등 특성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나왔다. 특히, 태양광발전소 후보지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남해안 지역보다 연중 내리는 비와 눈이 적다는 입지분석 결과도 제시됐다.태양광 발전시설 부지 58만4천550㎡에서 생산된 전력량은 8천 가구가 연간 사용 가능한 2만6천MWh였다.이에 따른 원유 수입 대체 효과는 4만 배럴(bbl)이며, 화석 에너지 대체 효과는 6천TOE(Ton of Oil Equivalent, 석유환산톤을 의미하며 1TOE는 11.63MWh),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는 연간 1만700t에 달한다.태양광발전은 25℃의 적정 온도에서 가장 효율이 좋다. 때문에 이곳은 모듈의 온도 상승을 방지하기 위해 발전단지 부지에 잔디를 심어 지열의 영향을 줄이고 있다.25℃ 기준으로 모듈 온도가 1℃씩 상승하게 되면 출력이 0.4% 정도 떨어진다. 열 차단으로 하루 약 1천472kWh의 전력을 더 생산할 수 있게 됐다.또한, 물 분사 시설을 설치해 모듈의 빛 투과율을 높여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도록 꾸준히 생산시설의 부수적인 부분들을 중점으로 출력을 높이고 있다. □ 지역 상생 발전 모델, 강원도 영월이미 한반도 전역에는 이와 같은 대규모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발전단지가 다양하게 조성돼 일정 부분의 전력을 생산해내고 있다. 그리고 단순한 대규모 발전시설을 떠나 지역 일자리 창출 등 긍정적인 효과도 거둬들이고 있다.대규모로 지어진 신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은 화석연료와 원자력발전을 천천히 대체하고 있다.강원도에는 현존 국내 최대의 태양광발전소인 영월태양광발전소가 있다.영월군 남면 연당리 두메산골에 위치한 발전소는 바위산을 깎아 만든 30만 평 규모의 발전시설에 300W 용량의 태양광 패널 13만장이 설치돼 시간당 40MW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하루 전기 생산은 약 160MW다. 이 전력량은 4만 명의 영월군 주민들이 모두 쓸 수 있는 규모다.특히, 이곳은 태양광 패널을 7m 높이의 H빔 위에 설치해 태양광 패널 아래 지면을 `명이나물`로 알려진 산마늘 재배 단지로 만들었다.초기 투자비 1천400억원 중 30%를 단지 조성에 투자해 지역 영농조합에 임대했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 일자리 창출 효과는 물론 소득 창출로까지도 연계될 기회가 제공됐다.영월발전소는 준공 이후 매년 15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 앞으로 산마늘 밭고랑 사이에 승마코스 등을 만들어 세계 최초의 태양광 발전시설을 겸비한 복합영농단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이제는 독일처럼, 선택과 집중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의 3MW 초과 발전사업 허가현황(2017년 8월 29일 기준)을 보면 2001년을 시작으로 총 860여 건의 사업 허가가 났다.특히, 2010년부터 석유·석탄, 가스, 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원을 활용한 발전보다 풍력, 태양광, 바이오 매스,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사업 비중이 커지고 있으며, 2011년부터는 매년 허가건수가 30여 건씩 증가하고 있다.문재인 정부의 핵심인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확대보급 정책으로 관련 사업은 당분간 계속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정된 국토에서 모든 발전시설을 수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실생활에 신재생에너지가 접목되지 않는다면, 상업성을 노리는 `그들`만의 잔치가 될 것이 뻔하다.프랑크푸르트의 `기후보호를 위한 마스터플랜 100%`이 필요한 시점이다.기업 주도에서 도시 주도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발전시설보다는 소규모에 집중하고, 도시에서 불필요하게 소모되는 에너지를 찾아 원인을 제거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이제는 계속해서 몸집을 불리기보다는 근육을 단련하고 군살을 제거해야 할 때이다.이미 정부에서는 기틀을 마련해가고 있다. 남은 건 `에너지자립마을`로 성장할 지자체의 의지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7-12-06

산과 사람 사이에 `놀이·체험`… 영남알프스 종합산악관광지 개발

“산과 사람의 팀워크가 워낙 좋았다. `산악`은 곧 자연을, `관광`이 인간의 특정 활동을 대변한다고 본다면, 글자 그대로 산악관광이란 자연과 사람이 함께 존재함을 말하지 않는가? 결국 `산악관광`에 답이 있었다.” 국내 대표 산악관광지인 영남알프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울주군 관계자는 `공존(共存)`에서 길을 찾았다고 귀띔했다. 영남알프스는 스위스 필라투스 만큼이나 `환경보전과 산림개발이 반드시 앙숙만이 아니란 것`을 몸소 보여주는 곳이다.울주군은 글로벌 산악관광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난 2011년 종합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를 컨트롤타워 삼아 오는 2020년까지 산악관광 집적화를 추진한다. 단순히 지역경제 활성화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울주군 관계자는 “영남알프스는 가장 `자연적(natural)`이면서도 놀이와 낭만까지 있는 산”이라며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어딜 가 봐도 여기만큼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상당히 남아 있는 산이 없다며 매우 좋아한다”고 말했다. 보전과 개발,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는 균형이 산으로 사람을 부르는 가장 큰 매력이란 얘기다.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1. 세계 산악관광의 모범사례 스위스 알프스 산맥2. 산악관광 특성화 모델 스위스 필라투스 쿨름호텔3. 국내 산악관광 선점 경쟁 -울산 영남알프스4. 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가능성 및 개발 기대효과5. 경북 산악을 한국의 필라투스로 □ 교통인프라 구축으로 국내 산악관광 선도영남알프스 산악관광은 말 그대로 `산악`, 즉 자연에서부터 출발했다. 울주군은 스위스처럼 남다른 산악지형을 타고났다. 이웃한 밀양·양산·청도·경주 5개 시·군에 해발 1천m 이상의 고봉 9개가 어우러져 영남내륙에서 가장 높고 넓은 산악지대인 영남알프스를 형성했다. 운이 억세게 좋았다.영남알프스를 따라다니는 수사(修辭)는 결코 과장이 아니다. 전체면적 255km로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 기묘한 바위와 나무들이 한데 어우러져 계절마다 수려한 풍광을 선사한다. 1천m를 갓 넘는데도 지대가 낮은 평지에 솟아 있어 실제 눈으로 보는 산 덩치는 훨씬 웅장하게 다가온다.산꼭대기에는 억새초원이 장관을 이룬다. 천혜(天惠)의 비경에 매료된 산악인들은 `한강 이남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찬미를 아끼지 않는다.도시는 그저 주어진 자연환경에 눌러앉지 않았다. 아무리 빼어난 경관도 보는 이가 없으면 소용없는 법. `산악`을 토대로 `관광`에 발을 들였다.울주군은 산으로 사람을 부르는데 교통인프라가 `앵커(anchor)`로 활약할 것이라 내다봤다. 버스와 기차 온갖 탈 것을 동원. KTX울산역 연계 리무진버스는 25~30분 간격으로 사람과 산을 잇는다.군 관계자는 “1천m급 산이 생활권 내 자리 잡고 있어 도심 접근성이 뛰어나다”며 “누구나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는 `산악관광의 메카(Mecca)`로 부상하기 위해 교통인프라 구축을 통한 접근성 향상에 특히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지역 주민들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산악관광 특성화로 지역경제에 활기를 더하고 세계적인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나고자 시민들이 앞장서 자연과의 공존을 꾀했다.영남알프스 홍보담당자는 “케이블카 설치도 주민들이 먼저 제안했다. 산을 보호하는 동시에 관광객에겐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 여겼다”고 덧붙였다. □ 문화관광단지 조성해 산악콘텐츠 강화팀워크는 산악문화 콘텐츠로 다졌다. 울주군은 지난 2015년 신불산 자락에 산악문화관광 거점시설인 복합웰컴센터를 세우고 종합산악관광지 개발에 나섰다. 산과 사람 사이를 놀이와 체험으로 채우기 위해서다. 센터가 들어선 등억마을 일대에는 국제경기가 가능한 인공암벽장과 수변야영장이 조성돼 있다. 오는 2019년까지 숙박시설을 마련하고 로프웨이 시설을 설치하는 등 대형 관광개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산악관광과 산악레포츠, 문화예술, 숙박 등 다양한 기능이 어우러진 산악관광단지로 탈바꿈한다.센터 관계자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KTX울산역에서 곧바로 연결되는 도로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연말쯤 이 도로가 개통되면 이동 소요시간이 대폭 줄어 산악관광이 더 편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울주군은 청도·밀양·양산·경주와 협의체를 구성하고 산악관광 콘텐츠를 강화할 방침이다.지난달 신장열 울주군수는 시정연설을 통해 `자연과 예술이 공존하는 문화관광도시`를 목표로 △행복케이블카 사업 △홍류폭포 테마숲길 조성사업 △산악영상문화센터 건립 △작천정 별빛야영장 △등억 야영장 △작천정 다목적 광장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영남알프스를 중심으로 지역 전체를 하나의 산악문화관광 단지로 조성하기 위한 비전이다. □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개발영남알프스의 산악관광 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울주군은 연간 평균 400~450만명이 영남알프스를 찾는 것으로 보고 있다.울산을 방문하는 관광객도 해마다 늘고 있다. `2017 울산 방문의 해` 추진상황을 분석한 결과 9월말까지 541만명이 다녀갔다. 올해 목표치인 400만명을 훌쩍 넘겼다.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260만명이 다녀간 것과 비교하면 어마어마한 상승이다.이를 반영해 울주군은 최근 열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 일원 종합마스터플랜 최종보고회에서 중간보고회 때 취소한 집라인 설치를 재추진키로 했다. 케이블카 사업과 연계해 장기사업으로 분류하고 2021년께 착수할 예정이다.애초 군은 환경영향평가를 문제 삼아 집라인 사업을 계획 단계에서 취소했지만, 집라인은 공원시설에 포함되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검토 결과를 확인하고 재추진을 결정했다. 5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케이블카 상단부에서 복합웰컴센터로 이어지는 2㎞ 구간에 집라인을 설치할 계획이다.복합웰컴센터에서 홍류폭포를 잇는 테마숲길도 개발한다. 산책로를 정비하고 자연과 예술을 접목한 자연 설치미술 조형물도 내년부터 제작에 들어간다.사계절 물이 흐르는 홍류폭포를 만들기 위해 펌프 로 물을 끌어올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인위적이고 도시적인 사업은 제외하는 대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사계절 녹지경관과 가로경관 조성에 중점을 뒀다.□ 산악영화제 개최로 산악관광 대중화팀워크는 글로벌 무대에서도 빛을 발했다. 탄탄한 교통인프라와 풍성한 문화콘텐츠로 지난해 세계 산악인들을 위한 `울주세계산악영화제`를 선보인 것.산악영화제는 산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것을 아우른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축제의 장에는 전 세계 21개국이 참가, 산악영화 97편이 상영됐다. 행사 닷새 동안 관객 6만1천800여명이 다녀갔다.`핫(Hot)`한 열기에 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얼마 전 국제산악영화협회(IAMF)의 스물네 번째 정회원이 됐다.국제산악영화협회 누리집 안에 홍보공간을 보유하고 국제경쟁 부문 접수 일원화, 공동 프로젝트 추진, 국제산악영화협회 그랑프리 수상자 선정 의결권과 같은 `회원 프리미엄`을 거머쥐었다. `글로벌 산악관광 1번지`를 향한 도움닫기를 마친 셈이다.세계를 무대로 우뚝 선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구심점 역할을 할 산악관광문화센터도 건립된다.울주군은 `바람의 조각`이란 테마로 영남알프스를 활강하는 글라이더 형상을 만든다.2019년 8월 개관 목표로 복합웰컴센터 옆 주차장 부지에 연면적 1천520㎡, 건축면적 630㎡의 지하 1층, 지상 1층 건물을 짓는다. 최대한 주변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게 핵심이다.군 관계자는 “산악영상문화센터가 건립되면 국제연합 세계관광기구(UNWTO) 산악관광회의 개최도 가능할 것”이라며 “울주세계산악영화제의 본부 역할은 물론 영남알프스 입체상영관과 연계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센터가 산악관광 대중화와 관광객 유치, 볼거리 제공 등에 큰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울주군의 현주소에서 경북 산악관광의 미래를 본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2-01

가정·산업·교통분야 `고효율성`에 집중, 탄소·에너지 절감 `일석이조`

2010년 조사 결과 프랑크푸르트의 전력 소모량은 6천580GWh로 나타났다. 서비스업과 무역업이 포함된 3차산업 분야에서 가장 많은 43%를 쓰고 있었다. 38%는 2차 산업에서, 15%가 가정용 전력이었다. 산업에서는 조명에 사용되는 전기가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가정에서는 전체의 71%가 난방에 사용되는 에너지였다. 결론적으로, 연간 6천GWh가 넘는 전력 소모량과 약 4천40만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단순히 `효율성`만 높이더라도 38%나 감소시킬 수 있었다.기업 형광등·전구 교체로 에너지 소비 85% 줄여단거리는 자전거로… 고속자전거 도로 개설전기자동차 카풀 제도 권장하고 각종 지원 추진태양열발전·열 저장시스템 활용해가정내 발생하는 잉여전기 재활용도에너지 자립도시 포항 만들기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4. 대한민국의 에너지자립마을, 충남 태안5. 포항의 에너지 미래, 지방분권시대에 맞춰□ 산업, 투자비용은 운영비용으로 상쇄우선으로 고려할 사항은 도시 내 각종 산업이었다. 특성에 따라 2차 산업과 3차 산업을 나눠 그에 맞는 계획을 세웠다.프랑크푸르트 최대 산업단지인 회흐스트 지역에는 화학·금속공업 등 90개의 회사가 있다. 1천800GWh(60만 가구 상당)의 전력이 사용됐고, 시 전체 산업 전력(2천582GWh)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이었다. 압축기와 환기장치 등 기계에너지에서 최대 전력이 소비됐다. 이를 작동하는 전동기(모터)를 고효율로 교체하기만 해도 20%의 에너지 절약 효과를 볼 수 있었다.3차산업(무역, 상업, 서비스업 등)에서는 열에너지 형태로 소비된 전기 에너지의 90% 정도가 재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로 분석됐다. 결국, 전체적으로 에너지 관리에 대한 인식 부족이 `추가비용`을 낳는 상황이었다.프랑크푸르트 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형광등과 전구를 교체해 `스마트 조명 관리` 시스템을 적용한다면, 에너지 소비를 3/4까지 줄일 수 있었다. 건물 내 조명시설에 사용되는 전력은 전체의 38%였다. 연한 색의 벽과 바닥, 높은 투과율을 가진 유리창 등도 좋은 방안이었다. 초기 투자 비용은 2년 내에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의견이였고, 실제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 있는 도시인 `멘덴`에서는 이러한 방식을 사용해 에너지 소비를 85%나 줄였다. 금전적으로는 비용의 83%를 아낀 셈이었다.□ 가정, 상호 보완으로 절감2010년 프랑크푸르트 가정에서 사용한 전기의 총합은 1천24GWh. 평균 전기 사용량은 2천825KWh였다. 중점은 에너지의 지역 내 순환이었다. 도심 지역에서 난방 네트워크를 통해 경제적인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열병합과 태양열 발전, 히트펌프, 열 저장시스템 등을 활용한다면, 쓰고 남은 잉여 에너지를 전기와 난방에 재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프랑크푸르트는 파악했다.태양열 발전은 호텔이나 식당, 양로원, 스포츠 시설 등과 같은 연중 내내 일정한 양의 온수를 필요로 하는 시설에 적합하다는 결론에서 시작했다. 2013년 태양열 발전소에서 생산된 열에너지 비중은 전체 열에너지 소모량의 10%였다.`기후보호 마스터플랜 100%`에 따라 2050년까지 태양열 발전의 비율은 지역 수요의 약 15%까지 증가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됐다. 이는 한 가정에서 약 60%의 가정용 온수 수요와 최대 35%의 난방 수요를 공급할 수 있는 양이다. 하지만, 이것만 가지고서는 궁극적인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웠고, 프랑크푸르트는 `상호보완`에 초점을 맞췄다.`히트펌프`는 낮은 온도에서 높은 온도로 열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장치다. 작동에는 낮은 흡기온도가 필요하다. 일조량이 적은 겨울철 태양열 시스템의 작동이 제한될 때 히트펌프를 활용한다면 열 생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시내 중심지에서는 주위 공기를 자연적인 열원(source)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기존 건물에 설치하기엔 굉장히 제한적이지만, 낮은 흡기 온도를 포함한 저온 방사 패널을 신축 건물의 설계 단계에서 설정해 짓도록 했다.열 저장 시스템은 상호 보완에 필수적이었다. 저장된 열에너지는 날씨에 관계없이 연속적인 전력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대규모 열 저장소 개발은 열 에너지를 사용하는 각종 시스템의 50% 수준까지 저장해놓을 수 있다. 이 중 하나인 아이스뱅크는 낮은 온도를 요구하는 히트펌프와 끊임없는 작용을 할 수 있다. 이미 프라운호퍼 연구소에게 가정용 히트펌프와 아이스뱅크, 태양열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상호 보완 작용으로 기존 난방유를 사용할 때보다 연간 약 1천유로를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먼 미래 모든 방법들이 적용됐을 때, 프랑크푸르트 시민들의 자가소비율이 70% 이상 도달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교통, 통근차량을 줄여라교통분야에서 에너지 절감과 탄소배출량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은 시민들의 인식 개선과 각종 지원, 편의를 위한 제도 개선이 중점이었다. 프랑크푸르트는 단순하지만 최선을 이용했다. 가장 먼저 해결할 문제는 `통근`이었다.단거리 이동 수단으로서의 자전거 이용을 권장하는 것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 시의 중점 사항 중 하나다. 탄소배출량 감소와 친환경 두 마리를 잡으려면 자전거 보급이 우선 확대돼야 함이 분명했다. 2010년 당시 시내 이동수단으로 자전거 이용객은 전체 13% 정도였다. 시는 자전거 이용률을 늘리고자 도심지로 향하는 `고속 자전거 도로` 개설을 추진했다.통근자들의 인구와 밀도를 기초로 한 연구 결과에 따라 총 여섯 개의 주요 도로를 확정해 개발하기로 했다. 이동시간을 1/3로 단축할 수 있음은 물론, 5~15㎞ 이내 통근자들은 출·퇴근 시 차보다 자전거를 이용하면 더 빨리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었다. 혜택 대상자는 프랑크푸르트 통근자 수 중 33%에 해당했다. 시에서는 더 많은 자전거 이용객들을 확보하기 위해 도시 내의 자전거 교통에 맞춘 신호체계 변경과 자전거 주차장 확보, 자전거 대여 제도 등을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다.차를 타야 할 상황이라면 시민들에게 출퇴근용 `카 쉐어링`을 이용하도록 권장했다. 특히, 저렴한 연료비를 가진 전기자동차의 `카풀`이다. 도시 교통량을 현저히 낮출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한 각종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카 쉐어링` 차량과 전기 차량에 대한 전용 주차공간을 확보해주고 규제를 완화, 우선순위화해 보급을 확대했다. 교통카드를 이용해 `공유 차량`에 탑승할 수 있도록 제도도 마련했다. 동시에 기존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모두 전기 차량으로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모든 상황이 종합됐을 때 2050년 휘발유와 경유 차량은 모두 하이브리드와 전기자동차로 완전히 대체될 것이며, 자가용 부문의 에너지 수요는 2천888GWh에서 413GWh로 줄어든다. 자전거 이용객은 전체 시민 중 35%까지 올라서며, 대중교통에서는 소모 에너지가 31% 감소할 것으로 프랑크푸르트는 낙관하고 있다. 연료비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카 쉐어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으로 예견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이바름기자bareum90@kbmaeil.com

2017-11-29

`세상을 발 아래에` 특별한 매력 특화산업화 해 감동주는 관광지 육성

1964년에 만들어진 영화 `메리 포핀스`에서 굴뚝 청소부 버트는 이런 노래를 부른다. `런던의 지붕 위는 정말 멋진 곳이라네/ 온 세상이 발아래로 보인다니까/ 이런 건 새들과 별들과 굴뚝 청소부만 볼 수 있는 거야.`지붕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을 버트는 특권이라 여겼다. 마찬가지로 산을 오른 자만이 산정(山頂)에서 내려다 보이는 세상을 차지할 수 있다.특별함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요소다. 일찍이 이를 노린 스위스는 산악지형을 특화산업으로 육성해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거듭났다.스위스 산악관광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융프라우에 이어 최근에는 루체른의 바위산 필라투스(Pilatus)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산악교통이 다양하고 체험레저 활동이 풍부해서다.중세시대에 용이 나타난 곳으로 알려진 필라투스에는 최고 경사각(48도·융프라우 25도)을 자랑하는 산악열차가 다닌다. 기차 이용료는 융프라우 삼분의 일 수준인데 발아래 펼쳐지는 경관은 더 낫단 평가가 나온다. 산꼭대기 바로 아래에 호텔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가봤다. 온 세상이 발아래로 보이는 스위스 필라투스 산으로.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1. 세계 산악관광의 모범사례 스위스 알프스 산맥2. 산악관광 특성화 모델 스위스 필라투스 쿨름호텔3. 국내 산악관광 선점위한 경쟁 -울산 영남알프스4. 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가능성 및 개발 기대효과5. 경북 산악을 한국의 필라투스로 □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곳인구 5만7천명이 거주하고 있는 스위스 루체른(Luzern)은 산악관광으로 먹고사는 작은 시골 마을이다.이 동네에 자리 잡은 필라투스는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빼어난 자연경관으로 지역경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루 반나절 여정도 가능한 까닭에 관광객은 물론 루체른 시민에게도 인기가 많은 산이다. 필라투스와 관련된 여러 설화는 여행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단순히 아름다운 경치 때문만은 아니다. 스위스 사람들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더해져 상상이 현실이 되는 공간이기도 하다. 산을 두 발로 걸어 오르내린다는 공식부터 깨진다. 산정에 오르기까지 하늘과 호수 어디든 길이 된다. 필라투스의 가장 큰 매력은 유람선과 톱니바퀴 열차, 케이블카, 곤돌라를 모두 타는 `골든 라운드 트립(Golden Round Trip)`을 통해 발산된다. 루체른 교외의 크리엔스(Kriens)에서 곤돌라를 타고 오를 수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열차로는 반대편 사면에서부터 오를 수 있다.증기외륜선과 톱니바퀴 열차, 케이블카와 버스를 타고 즐기는 왕복 여행도 가능하다. 해발 2천132m 산꼭대기까지 빨간색 케이블카를 타고 하늘길에 올랐다. □ 골든 라운드 트립으로 즐기는 산악레저타운중간 기착지인 프레크뮌테크역에서는 하이킹이나 스키처럼 레저활동을 즐길 수 있다.필라투스는 스위스 최대 산악레저타운으로 꼽힌다. 인공암장에서는 집라인(zipline), 번지 트램펄린, 보드와 롤러스케이트까지 아이들을 위한 놀이도 가득하다. 겨울에는 스키촌이지만 여름에는 낚시, 등산, 마운틴 바이킹, 하이킹, 곤돌라, 승마, 카약까지 가능한 `산악관광의 천국`으로 바뀐다.11살 아들과 함께 집라인 체험을 하고 있던 크리벨리(37) 씨는 “케이블카가 없었다면 아이와 함께 산을 오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다채롭고 의미 있는 여행을 만드는 데 산악교통의 역할이 컸다. 남녀노소 누구나 산에 오를 수 있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enjoy)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고 말했다.중간역에서 필라투스 정상으로 이어지는 케이블카로 갈아타면 종전과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숲은 사라지고 암벽이 나타난다. 산정에 이르기까지 케이블카로 30분이면 충분했다.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세상은 녹색과 흰색의 경계가 뚜렷했다. 관광객들은 필라투스 주변을 병풍처럼 에워싼 봉우리들 중심에 서서 깎아지른 바위벽을 바라봤다. “원더풀(wonderful)”, “어메이징(amaging)” 여기저기서 감탄이 터졌다. 과연 산과 물의 제국이다. □ 산정에서 보내는 `별 헤는 밤`2천m가 넘는 산꼭대기 바로 아래 필라투스 쿨룸호텔(Hotel Pilatus-kulm)이 있다. 지난 1890년 문을 연 유서 깊은 산악호텔로 루체른 주(Canton)의 보호 건물로 지정됐다.2010년 8월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마친 쿨름호텔은 여행 중 아주 특별한 밤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밤이 되면 하늘에서 별빛이 쏟아지고, 산 아래로는 루체른 시내와 호숫가의 불빛이 아름다운 강을 이룬다.호텔 외관은 호화롭지도, 그렇다고 내부가 화려하지도 않다. `산 위의 성(城)`이라 불리지만 웅장하지 않은 소박함이 오히려 이 동네, 이 산과 조화를 이룬다. 127년이란 시간을 고스란히 간직한 만큼 호텔 곳곳에 역사적인 장소와 고풍스런 장식이 남아있다. 얼마전엔 리모델링으로 현대적인 감각까지 더했다. 알프스 스타일의 방 27개실과 스위트룸 3개실을 갖췄다. 하룻밤 숙박 비용은 300~400프랑 정도. 언제 어느 객실에서 묵는지에 따라 가격대가 달라진다.객실에서 보이는 풍경은 수시로 바뀐다. 산 정상이라 날씨가 자주 변덕을 부리는 탓이다. 구름 없이 맑은 날에는 알프스산 영봉들과 루체른 호수가 저 멀리 보인다고 한다.이곳 퀸 빅토리아 레스토랑에서는 창문으로 보이는 오렌지빛 노을이 장관을 이룬다. 건물 밖에는 나무 의자와 식탁이 놓여 있어 날이 좋을 때는 야외 식사가 가능하다. 이런 게 진짜 낭만이다.필라투스가 19세기부터 유럽 부호들이 즐겨 찾는 여행지라는 것이 절로 이해되는 순간. 호텔 프런트에서 만난 스위스인 리나(52)씨는 “결혼기념일을 맞아 지난밤 쿨름호텔에서 아주 특별(special)한 시간을 보냈다.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았다”며 “한밤중 별이 쏟아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자연과 교감하고 대화를 나눴다”고 평생 잊지 못할 순간이라 말했다. □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톱니바퀴 열차산밑으로 향할 땐 산악열차 `필라투스 반(bahn)`에 몸을 실었다. 케이블카처럼 빨간색을 칠한 열차다. 톱니바퀴를 이용해 오르내린다.1889년 운행을 시작한 필라투스 반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톱니바퀴 열차로 알려져 있다. 매년 5월부터 10월까지 깎아지른 절벽과 숲, 들판을 지나 필라투스 정상까지 스릴 넘치는 풍경을 선사한다. 최고 경사도가 48도나 된다. 덜컹덜컹 거리는 기차 진동은 심장박동과 리듬을 맞췄다.열차는 동굴 사이를 거닐며 루체른 호수와 마을 풍경을 큼지막한 투명 창문으로 파노라마처럼 펼쳐놓는다. 평화로운 알프스의 공기도 마음껏 마실 수 있다. 눈 덮인 바위산의 전경은 내려갈수록 녹색 풍경으로 바뀐다. 같은 열차칸 맞은편에 앉아있던 바브린카(47)씨는 “스위스를 제대로 감상하는 법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산악열차를 타고 바라보는 근사한 풍경”이라며 웅장한 절벽과 숲속으로 다시 시선을 돌렸다.케이블카로 산을 오르고 산악열차를 타고 내려다본 세상은 루체른의 매력을 온전히 담고 있다. 2천m에 이르는 산을 체력 부담없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이렇게 `발쉽게` 오르내리다니. 왜 사람들이 그토록 스위스에 열광하는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필라투스 반 해외영업마케팅 관계자는 “해마다 평균 68만명이 필라투스 산을 찾는다. 교통이 편리하고 숙박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어 지난 5년간 방문객은 꾸준히 증가했다”며 “관광객 대부분이 골드 라운드 트립을 가장 좋아한다. 실제로 이곳을 찾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필라투스를 선택한 사람들은 특별한 것을 좋아하고 자연을 사랑하는 여행가”라고 말했다.온 세상이 발아래로 보이는 감동의 파노라마를 다양한 산악교통이 완성한 셈이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1-24

탄소절감·기후보호 위한 촘촘한 플랜 `세계적 에너지 자립마을` 명성

□ 독일,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프랑크푸르트유럽의 오랜 강대국. 통일국가이자 연방국가. 맥주와 소세지가 유명한 나라. 우리에겐 너무나 잘 알려진 이 나라는 광복 이후 간호사와 광부 파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리고 독일은 전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이 가장 잘 정착한 나라로 유명하다.인구 70만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종교·문학적 역사 깊고 `EU 경제수도`2013년부터 `기후보호` 프로젝트 가동시민들의 쉽고 간편한 동참도 큰 역할2050년내 완벽한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글 싣는 순서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4. 대한민국의 에너지자립마을, 충남 태안5. 포항의 에너지 미래, 지방분권시대에 맞춰현재 독일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100% 달성한 지역은 20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 중 15곳이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에 속한다.독일 최북단에 있는 해당 주는 사계절 내내 강풍이 불어 풍력발전의 조건을 충족하는 지역이다. 적게는 인구 100여 명에서 많게는 1만2천명 정도의 농촌 소도시로 이뤄져 있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는 그야말로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에 최적의 지리적 요건을 갖춘 셈이다. 이로 인해 이곳 도시들은 에너지자급자족을 실천하고 있다. 인구 약 70만의 도시. 독일 중서부 헤센 주에 위치한, 이 나라의 수도는 아니지만 둘째가라면 서러운 도시가 있다.정식 명칭은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frankfurt am main). 흔히 프랑크푸르트라고 불리는 이 도시의 시가지에는 `라인 강의 기적`으로 잘 알려진 라인 강 지류인 마인 강이 흐르고 있다. 때문에 도시 이름도 `마인 강의 프랑크푸르트`라는 뜻을 담고 있다.상공업도시인 이곳은 오래전부터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의 상징적인 도시였다.9세기에 완공돼 1562년 이후 모두 10명의 황제들이 즉위식을 가진 `카이저 돔` 대성당을 비롯해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등을 집필했던 대문호 괴테가 살았던 `괴테하우스`가 바로 이 도시 한 가운데에 있다. 국가적으로나 종교적, 문학적으로 역사가 오래되고 깊은 도시다.최근에는 유럽중앙은행(ECB) 본사와 독일연방은행을 비롯해 모든 은행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있어 연방정부 독일의 경제와 금융의 중심지이자 유럽연합(EU)의 경제적 수도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항공·철도·자동차 등 교통의 요지이면서 동시에 도심지를 가로지르는 524㎞의 마인강 운하를 따라 뱃길도 나 있어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프랑크푸르트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유는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그들에겐 `에너지 자립마을`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지구온난화와 신재생에너지가 지구촌 문제로 대두되기 이전 학계에서나 신재생에너지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할 때부터 이들은 이산화탄소를 버리고 친환경을 붙잡기 시작했다.□ 신재생에너지, 왜 시작했을까슐레스비히홀슈타인 주의 소도시들보다 인구가 70배 이상 많은 프랑크푸르트에서는 지난 2010년 한 해 동안 약 2만2천650GWh의 에너지가 사용됐다.난방이 50%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고, 전기 사용에 30%, 교통 분야에서 남은 20%가 소비됐다.하지만 이렇게 소비되는 에너지 중 지역에서 생산되는 에너지는 단 5%에 불과하며, 95%가 인근 도시에서 들여오는 수입에너지였다. 공급받는 에너지 역시 천연가스가 57%, 석탄화력이 23%였고,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양은 고작 9% 남짓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이 도시는 사용하는 에너지를 모두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을 마련했다.2012년 3월, 프랑크푸르트 시의회에서 `기후보호를 위한 마스터 플랜 100%`프로젝트가 만장일치로 결정됐다.이 프로젝트는 지자체와 시민, 전문가 등 도시를 이루고 있는 모두가 힘을 합쳐 탄소 발생량의 95%를 감소시키자는 목표가 설정돼 있다. 에너지 사용량을 2050년 기준으로 현재보다 절반까지 줄일 수 있는 여러 방안들과 함께 부족한 양은 신재생에너지를 사용해 충당하자는 논의 결과도 담겼다. 독일 연방정부는 오는 2018년까지 총 90만 5천 유로를 프랑크푸르트시에 지원하기로 했다. `모든 것`을 `모두`가 노력하자는 대전제 하에 2013년 1월부터 이곳에서는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시동을 걸었다.우선 시는 프로젝트 가능성 조사 계획안들의 분석에 초점을 맞췄다. 기간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이었다. 연구는 프라운호퍼(Joseph von Fraunhofer) 연구소가 참여했다. 다양한 자료들이 분석된 결과, 프랑크푸르트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이를 다시 지역 내에서 재활용하는 방법 등을 통해 현재의 에너지 소모량을 줄일 수 있음은 물론, 탄소 배출량도 저감될 것이라는 연구소의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과학자들이 전력과 난방, 교통 등 세 갈래로 나눠 분석한 결과는 프랑크푸르트가 오는 2050년 안에 완벽한 재생에너지를 보급할 수 있다는 목표를 입증했다.계획안의 성공을 위해 프랑크푸르트는 주변 라인마인지역 타 도시들과의 공조체제를 구축했다.2013년 봄 라인마인지역 도시들은 마스터 플랜에 따른 `에너지 전환사업`에 협조할 것을 동의하고 공동지역 에너지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100여 개의 기관과 약 15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단체들은 △에너지 공급 △가동성 △설계 및 생활 △사업 △가치창출 등으로 큰 틀을 잡았다.도시의 대대적인 변화에는 시민들의 의견도 적극 반영됐다. 프랑크푸르트 내 5개의 시범지구(버켄하임, 회흐스트, 북서부, 북동부, 운터리더바흐)에서 수집된 여러 에너지 전환 방법은 현재까지 단기·중기·장기적 방안에 따라 113가지가 목록화됐다.도심지를 도보로 이동하는 `시티 도보 투어` 를 비롯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도심지 보물찾기 `지오캐싱`과 “버리지 말고 수리하자”는 발상 아래 만들어진 `리페어카페`, 의류를 포함해 자신이 사용했던 물건들도 타인에게 기증할 수 있는 `기브박스`까지 단순하지만 쉽게 참여가 가능한 제안들이 프랑크푸르트에서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들은 올해 다른 지구에도 확대됐다. 여전히 프랑크푸르트는 `기후보호를 위한 마스터 플랜 100%`을 이어오고 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7-11-22

재개발 아닌 `재발명`… 생각의 한 끗 차이가 만든 `산악 관광대국` 스위스

산은 우리나라 국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한반도 면적의 63%를 소유한 `땅의 주인`이다. 산에 깃들어 사는 삶 속에 누구나 산을 오르내린다. 산은 더 이상 산악인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산악활동은 산악관광으로 귀결된다. 산과 사람의 공생을 택한 산악관광지에는 사람이 모이고 그 지역은 활기를 띤다. 전 세계 유명 관광지 대부분이 산악지방에 있으며, 관광산업 수익의 최대 20%가량이 산악관광으로부터 기인한다는 통계도 있다. 산악특화 지역인 경상북도는 전체 면적의 70%를 산에 내주고 울창한 산림과 풍부한 물까지 품고 있다. 자연이 곧 자원인 시대.축복받은 산악지형을 활용해 관광체험 활동을 추진할 수 있는 충분조건을 갖춘 셈이다.본지는 세계 관광산업 트렌드에 맞춰 경북도의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을 기획기사 5회에 걸쳐 연재한다.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있는 그대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과 자연을 가꿔 경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보존이냐 개발 대상이냐의 시각차이다.이 두 가지 관점의 중심에 미국 초대 산림청장을 지낸 지퍼드 핀초(Gifford Pinchot)가 있다. 그는 공익을 위한 자연보존을 주장하면서도, 한편으론 공익을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개조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연을 자원으로 지혜롭게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보존이라 여겼다.보존과 개발 뜨거운 논쟁 속에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한 산악관광 경쟁은 시작됐다. 미국과 독일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는 아이디어를 발휘해 산으로 사람을 부른다.그중에서도 스위스는 알프스 산악관광을 내세워 세계적인 산악관광지로 발돋움했다. 환경보전과 산림개발이 반드시 앙숙만은 아니란 것을 몸소 보여준 셈이다.한국 절반크기 국토 강원도보다 작은 산림면적에도 산악관광 수입 매년 35조 육박일반인도 쉽게 등반, 풍경 감상하도록 산악교통에 주력… 일자리 창출·매출도 급증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방안1. 세계 산악관광의 모범사례 스위스 알프스 산맥2. 산악관광 특성화 모델 스위스 필라투스 쿨름호텔3. 국내 산악관광 선점위한 경쟁 -울산 영남알프스4. 경북도 산악관광 활성화 가능성 및 개발 기대효과5. 경북 산악을 한국의 필라투스로□ 알프스 산악관광 수입 연간 35조원사실 스위스와 우리나라는 닮은 점이 많다. 강대국 틈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로 지낸 것도 그렇고, 산악지대가 많아 땅이 척박하다.비슷하기만 한 건 아니다. 사람 수와 땅덩어리 크기만큼은 우리가 우세하다. 스위스 인구는 한국인의 6분의 1에도 못 미친다. 국토 면적은 4만㎢로 우리나라의 절반 정도다.산악면적은 서로 비슷한데 산악관광을 육성하기 위한 개발투자에는 스위스가 더 적극적이다. 산꼭대기까지 열차가 다니고 산 정상에는 호텔과 레스토랑이 있다.규제나 철폐를 대하는 사회의식도 스위스가 앞선다. 산을 깎아 건물을 짓는데 거리낌이 없다. 산악개발을 추진하기까지 자연환경적 이슈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결국엔 관광산업 진흥을 위한 결론을 내려왔다. 스위스가 산악관광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매년 35조원. 산림면적 125만㏊로 강원도(136만9천㏊) 보다 작은 규모지만 우리나라 전체 관광수입 18조원의 두 배가 넘는 수익을 벌어들인다. 생각차이의 결과다. □ 해상케이블카, 지역 관광지도 바꾸다국내 상황을 들여다보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강원도 양양군은 설악산 케이블카를 설치하려 10년째 애쓰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못 내렸다.이웃지역인 삼척은 지난 9월 개장한 해상케이블카로 명소가 됐다. 개장 한 달 만에 탑승객 4만5천명 돌파, 하루 평균 2천명이 넘는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 상권은 활기를 되찾았다.애초 30억원으로 잡았던 관광수입도 40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삼척 주변 관광지들도 반사 이익을 봤다. 해상케이블카 하나로 지역 관광지도가 뒤바뀐 셈이다.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의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블카 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1천520억원에 이른다. 이제서야 양양군과 강원지역 지자체·사업자들은 “낙후된 관광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하고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국토의 63%가 산지인데도 그동안 각종 규제에 묶여 충분한 투자와 개발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전국경제인연합회는 더 나아가 설악산 대청봉 정상 근처에 4성급 호텔을 짓는 방안을 제안했다. 스위스 체르마트 관광지를 산지개발을 위한 벤치마킹 모델로 삼았다.전경연은 “스위스가 산악열차와 케이블카를 수시로 운행하고 산 정상에 리펠랄프 리조트 같은 5성급 고급 호텔을 운영 중이지만 환경 훼손 없이 전 세계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스위스 산악관광 역사 100년오늘날 산악관광 대국으로 불리는 스위스는 애초 가난한 낙농국가였다. 국토의 25%만 경작지인 데다 알프스 산에 둘러싸여 겨울이면 눈이 쏟아졌다. 혹독한 자연환경 속에 빈곤에 시달리며 풍요와는 거리가 먼 도시였다.경제선진국으로 발돋움할 기회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17~18세기 유럽 전반에 관광문화가 퍼진 가운데 1816년 영국의 대문호 바이런(Byron) 시인이 스위스 여행 중에 만든 시 `시옹성의 죄수`가 주목을 받으면서 유럽인들 사이에 `여행병`이 돌았다. 예술가들은 이를 `그랜드 투어(Grand Tour)`라 부르며 영감을 얻고자 스위스를 드나들었다. 척박한 산골짜기에 사람 발길이 이어지면서 스위스 산악관광 시대가 열렸다.스위스인들은 관광객을 오래 머무르게 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산골짜기를 활용하기로 했다. 1816년 8월 6일 루체른 근교의 리기산 정상에 스위스 최초의 산장호텔인 `리기쿨름(Rigi Gulm)`이 문을 연 배경이다. 리기산에 매료된 모험가, 학자, 작가들은 산정에서 바라보는 목가적 풍경에 발목을 잡혔다. 이후 1871년 유럽 최초의 산악열차가 운행되면서 관광객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개업 당시 침대 6개로 시작한 리기쿨름은 60년이 흐른 뒤 침대 630개를 갖춘 3개의 호텔로 성장했다. □ 산악열차와 숙박시설로 산악관광 선도산악지형을 성장 걸림돌로 여겼던 스위스는 리기를 선두로 알프스산맥을 활용한 산악관광 수입을 벌어들이고 있다. 산악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산에 올라 풍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산악교통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스위스관광청에 따르면 현재 케이블카와 스키용T바 총 2천470개가 설치 운영 중이다.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만 3천300여개, 매출은 7천400프랑에 달한다. 가혹하기만 했던 자연환경이 스위스 경제부흥의 원천이 됐다.알프스 북쪽 끝자락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산인 필라투스는 관광객 누구나 쉽게 산을 오르내릴 수 있도록 케이블카와 산악열차, 로프웨이를 운영하고 있다. 산 끝자락에는 필라투스 쿨름호텔이 성업 중이다. 해발고도 2천132m의 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산악호텔로 관광객 발을 붙잡는 최고의 수단이다. 호텔에서 시작되는 하이킹코스만 5개. 융프라우를 비롯한 알프스산맥에 이어 루체른 호수와 시내, 마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낭만적인 석양과 일출도 빼놓을 수 없다. `별이 쏟아지는 밤`에 매료된 산악인들은 이곳을 반드시 묵어가야 할 곳이라 말한다.□ “지금은 산을 재발명 할 때”`산악관광 대국`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건 아니다. 기후 악재로 인해 산악관광 시장이 위태로워진 탓이다.지난겨울엔 눈이 내리지 않아 스키장이 제때 문을 열지 못하고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되기도 했다.스위스 정부관광청 CEO인 유어그 슈미트(Juerg Schmid)는 한 포럼을 통해 “지금은 알프스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맞아 산을 `재발명`하기 위해 관광업계가 움직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산을 재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발명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본 것이다. 최근 스위스 정부는 산을 재발명하기 위해 계절에 구애받지 않는 산악관광 사업을 폭넓게 시도하고 있다. 자전거 여행자가 잠재성장력을 지닌 고객층이란 분석을 토대로 스위스 모빌리티(Switzerland Mobility)와 함께 산악자전거 관광아이템도 개발 중이다. 산악자전거 루트 개발에 관한 구조 계획을 정부기관에 제안하기도 했다.스위스관광청 관계자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좀 더 `쿨(cool)`한 여행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알프스산맥의 자연경관을 고스란히 보존하면서도 획기적인 방법으로 산을 발명하기 위해 스위스다운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치밀한 규제를 토대로 천천히 공들여 성공적인 결과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1-17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원`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시대 도약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의사는 어느 정부 때보다 강하다. 문 대통령은 오는 2030년까지 총 전력량 중 20%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친환경적이고 무한한 공급력을 가진 신재생에너지는 탈원전 정책과 함께 문 정부의 투트랙 전략의 톱니바퀴처럼 하나씩 이가 맞춰지고 있다.신재생에너지는 기존의 화석 연료를 재활용하거나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에너지로 태양 에너지, 지열 에너지, 해양 에너지, 바이오 에너지 등이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는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이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친환경·무한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경북도는 산과 바다가 있는,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기에 천혜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 일조량도 충분하다. 신재생에너지사업의 중심축인 태양광과 풍력, 지열과 함께 해상풍력까지 모든 조건을 충족할 만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경북도는 이를 활용하기 위해 지난 2006년부터 오는 2028년까지 태양력, 풍력, 수력 등 동해안에 소재한 풍부 청정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관련 연구인프라 구축, 우수한 전문인력을 육성하는 동해안 에너지클러스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산학연이 모두 살아 숨쉬는 포항이 있다.가까운 미래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분권 개헌으로, 독립적인 하나의 자급자족 개체로서 생존해야 할 지자체로서는 에너지 수급 계획에 대해 충분히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이에 본지는 총 5회에 걸쳐 정부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사업 추진 경과, 미래 자치정부 수립에 따른 에너지 수급 계획,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에너지 자립도시`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예를 들어 에너지자립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문 정부 `지방분권 개헌` 더불어탈핵·재생에너지 정책 천명지자체 재정·에너지 등자립 생존시대 도래지자체-주민간 적극적 참여로에너지사업 필요성 공유해야글 싣는 순서1. 문 정부와 탈원전, 그리고 신재생에너지2. 독일은 왜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시작했을까3. 에너지 자립도시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4. 대한민국의 에너지자립마을, 충남 태안5. 포항의 에너지 미래, 지방분권시대에 맞춰□ 탈 원전과 신재생에너지의 상관관계지난 5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했다.새로운 정부 출범과 함께 문 대통령은 곧바로 자신의 공략이었던 탈(脫)원전·석탄 정책을 선언했다.신규 원전 전면 중단 및 건설계획 백지화를 주창해온 문 대통령이 취임 이후 원자력 및 석탄 화력발전을 지양하고 친환경, 무한 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사업을 국가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정부는 현재 7%대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중을 2030년에는 20%까지 달성하겠다는 목표로 `신재생에너지3020`을 국정과제로 선정했다.지난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폐쇄 선포식에 참석한 문 대통령은 그 자리에서 탈원전 정책을 확고히 했다. 곧바로 후보시절 자신의 공약이었던 `신고리5·6호기 공사 중단`을 실행했고,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약 3개월간 공론화를 진행했다.재개 59.5%, 중단 40.5%로 결과가 집계돼 신고리5·6호기는 건설이 재개됐지만, 공론화 과정에서 국민의 뜻을 수용한 정부는 탈원전·신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추진의지를 더욱 확고히 했다.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현재 계획된 신규원전 건설계획 백지화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금지 등이 담긴 에너지전환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중앙정부 차원의 에너지 전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탈원전은 곧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연결된다.정부는 원전 폐쇄로 공급 차질이 예상되는 에너지를 현재 확대 보급 추진 중인 신재생에너지사업으로 충당할 계획이다.특히,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환경요건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가 중심축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산업통산자원부는 지난 3일 기후변화센터와 CSK에너지정책연구원이 개최한 6차 전력포럼에서 “연료전지 등 신에너지를 제외한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발전원의 추진계획을 담은 재생에너지 3020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보급 확대로 발전시설 설치 비용이 감소하게 되면 자연적으로 현재 우려되고 있는 전기세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해결해야 할 과제하지만, 여전히 신재생에너지사업의 확대 보급에는 많은 난제가 남아 있다.대표적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의 입지선정이 까다롭다. 일조량과 풍향, 풍속 등 각자 특성에 맞는 환경을 찾더라도,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넓은 부지가 마땅치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주민 수용성 역시 넘어야 할 큰 산이다.설비 설치 시 소음 발생과 환경훼손 등의 이유로 신재생에너지사업은 전국 어디서나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민원과 직결되는 사안이기에 지자체에서도 주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많은 사업체가 산자부 전기위원회의 허가 이후에도 관할 지자체 담당자 앞에서 매번 퇴짜를 맞는 이유다.실제 경북도내 신재생에너지사업이 허가된 5천여 곳 중에서 절반 정도가 주민들의 반대 등으로 지지부진한 상황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우선으로 발전시설 입지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계획입지제도를 활용해 설치를 지원할 방침을 세웠다. 이 제도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또는 민간이 주택공급과 산업입지 지원 등의 특정 목적을 위해 개발한 택지개발예정지구, 산업단지 등에서 토지를 분양, 임대받아 시설을 설치하는 형태를 말한다. 토지형질변경 등 대지조성과 관련한 인·허가 절차를 별도로 거치지 않고 입주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계획입지는 체계적인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개발됨으로써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음은 물론, 환경보전 측면에서도 장점을 갖고 있다.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계획입지가 가능한 땅은 전국에 5억㎡ 정도로 여의도 면적의 172배에 이르고 있어 물량은 비교적 충분하다.사업은 각 지자체에서 주도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전까지 마찰을 빚어왔던 전례를 교훈 삼아 외부사업체의 일방적 추진이 아닌 지자체에서 주민들과 함께 직접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진하도록 할 것이라고 산자부는 밝혔다.지자체와 지역주민이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공유해 보급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인 `불필요한 마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신재생에너지는 양보다 질신재생에너지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든다는 큰 단점을 갖고 있다. 반면에 깨끗하고 고갈될 염려가 없을뿐더러, 무공해 재생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영구성과 친환경성은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접근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이 옳다.세계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하고 있는 이유 역시 현재를 지나 미래를 안전하게 설계하기 위해서다.특히, 정부는 미래에는 과거와 현재처럼 대규모 설비시설보다는 소규모 발전사업이 중심을 이뤄야 한다는 데에 공감하고 있다.신재생에너지 관련 2018년도 정부 예산 총액은 1조 409억으로 올해보다 39% 증가했다. 이 중 발전차액지원(FIT) 예산이 3805억원으로 가장 많았다.발전차액지도는 발전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 발전으로 공급한 전기 거래가격이 정부가 고시한 기준 가격보다 낮은 경우에 차액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다. 발전사업자에게 직접적인 보조금이 지원되기 때문에 사업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사업의 안전성이 담보된 FIT제도는 30㎾ 또는 10㎾ 이하 소규모 발전사업을 중심으로 활용될 예정이다.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일정 규모만 갖춘 사업체가 보다 쉽게 신재생에너지사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고, 여기서 파생된 수요·공급량의 증가로 설비 단가를 낮출 수 있다. 결국, 여타의 제반조건들이 모두 성립될 경우, 현재 지적되고 있는 문제점들이 해결될 수 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2017-11-15

포항 만의 놀이로 `매력적 해양관광도시` 확고한 이미지 메이킹 필요

관광·레저는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형 산업이다. 특정 물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이 필요치 않은 관광산업은 자연환경에 아이디어를 더하는 것으로 목적한 효과를 이룰 수 있다는 특징을 지녔다. 물론, 기대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준의 물적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포항은 운 좋게도 `맑고 푸른 바다`와 `경관이 수려한 산`이라는 자연환경을 이미 갖추고 있다.영일대해수욕장과 월포해수욕장, 구룡포와 호미곶, 내연산 보경사와 운제산 오어사 등은 포항이 간직한 귀한 관광자원이다. 여기에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효과적인 투자가 더해진다면 `21세기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 게 어려운 일만은 아니다.이와 관련된 발걸음은 이미 시작됐다. 포항시는 ▲인프라 확충으로 해양관광도시 도약 ▲시민과 소통하는 관광마케팅 전략 추진이라는 굵직한 관광활성화 목표를 세우고 2018년을 준비하고 있다.발전을 위해서는 벤치마킹(Benchmarking)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 호주의 브리즈번과 부산시는 이미 해양관광과 산악관광이 고루 발전한 도시로 평가되고 있는 곳이다. 포항은 이 두 도시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까.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바다·산·음식·재미있는 역사까지천혜 관광자원 두루 갖추고 있는 도시창의적 아이디어·효과적 투자로호주·부산 능가하는 관광도시 비전 제시 ◆골드코스트에서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으로 이어지는 관광 인프라 호주 브리즈번 역시 포항처럼 하늘이 선물한 자연환경을 지닌 곳이다. 끝을 짐작할 수 없을 만큼 길게 이어지는 골드코스트 해변과 화산 용암이 만들어낸 매력적인 풍광의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여행자들의 감탄과 박수를 부른다.하지만, 관광객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하는 건 단순히 그곳의 자연경관만이 아니다. 호주 정부와 브리즈번 관광정책 입안자들은 여기에 아이디어를 더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골드코스트의 경우엔 `파도타기의 최적지`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나가는 동시에 관련 이벤트와 축제를 연중 쉼 없이 진행한다. 덕분에 해변엔 서핑보드를 어깨에 걸친 젊은이들이 넘쳐난다. 이들이 도시에 생동감과 활력을 주고 있음은 물론이다.골드코스트가 `서핑`으로 특화된 공간이라면, 선샤인코스트는 바로 눈앞에서 고래와 만날 수 있는 체험관광 프로그램과 역동적인 바다낚시를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름이 높다.지역이 가진 특성을 재빠르게 파악해 어떤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여행자들을 불러 모을 수 있는지 고민의 끈을 놓지 않는 선샤인코스트 관광업계의 노력은 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글래스하우스 마운틴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화산 봉우리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힘들다.`메이플톤`이나 `몬트빌` 같은 예쁘장한 유럽풍 마을을 만들어 `숲 속에서 행복한 휴양을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한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호주의 대표적 관광명소 중 하나로 만들었다.브리즈번 시내에서 펼쳐지는 관광활성화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세계 각국의 음식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대규모 축제장을 조성하고, 시내 한가운데 인공 해변을 만드는 공격적인 투자가 있었기에 동서양의 적지 않은 관광객이 이 도시를 사랑하게 된 것이다.브리즈번 강변에 수십m 높이로 만들어진 관람차에 올라보면 짐작할 수 있다. `다시 찾고 싶은 관광·레저도시`를 만들기 위해 브리즈번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부산, 해양관광·등산·온천욕·쇼핑까지 즐길 수 있는 도시바다를 `수영만 하는 장소`로 생각하는 건 낡은 사고방식이다. 부산은 이런 오래된 고정관념을 과감하게 깨뜨렸다.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시기가 되면 해운대해수욕장엔 평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평소엔 TV 화면에서나 보던 영화배우와 탤런트를 직접 만날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관광객들이 해변 인근 음식점이나 주점을 찾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것이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어진 사례다.광안리해수욕장은 광안대교를 통해 `야경이 손꼽히게 아름다운 장소`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 케이블카가 운행을 재개한 송도해수욕장의 경우와 함께 적절하고 효과적인 투자가 관광활성화에 기여한 경우다.부산은 `바다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금정산 숲길과 동래온천, 영화를 통해 주가가 높아진 국제시장에서의 쇼핑 등을 결합해 `관광 메카`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부산 시티투어버스는 자동차를 가져오지 않은 여행자의 `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 버스 티켓 한 장이면 도처에 산재한 부산의 관광명소를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 밀면, 돼지국밥, 곰장어 구이 등의 먹을거리도 이제는 `부산 별미`로 사람들의 인식 속에 자리 잡았다. ◆포항이 그려가는 `매력적 관광도시`의 청사진 그렇다면 호주 브리즈번, 부산과 유사한 자연환경을 가진 포항은 관광활성화를 위해 어떤 비전을 제시하고 있을까.포항시는 우선 `도시 정체성을 살린 관광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지역의 환경과 역사, 문화와 특산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관광 상품을 찾아내겠다는 것.이를 위해 ▲팔각모 문화정신 관광자원화 추진 ▲오감톡톡 포항관광 VR 체험관 조성 ▲미니음식 맛보기 여행 프로그램 운영 등이 기획되고 있다.해병대 1사단 상륙훈련장을 관광명소로 만들고, 가상현실을 활용한 콘텐츠를 제작해 관광객들에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하며, 물회, 과메기 등 포항의 별미를 맛보는 투어를 개발하겠다는 게 포항시의 계획이다.각종 축제의 내실화도 `관광도시 포항`을 위한 중점 추진과제다. 이를 위해 내년에는 포항 해병대 문화축제에 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축하 비행과 해상 퍼레이드, IBS 탑승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관련 “포항국제불빛축제와 한민족 해맞이축전, 포항운하축제, 호미반도 해안둘레길 걷기축제 등의 질적 수준도 대폭 높여갈 것”이라고 포항시청 관계자는 부연했다. 여기에 `해양관광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노력도 진행된다. ▲해를 품은 달 `월포역` 연계 관광 프로젝트 ▲구룡포 한 바퀴 골목투어 개발 ▲한국 문화관광해설사 전국대회 유치 ▲블라디보스토크, 우수리스크, 하산 등의 의료관광·봉사와 연계한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 등이 그 세부 추진계획이다.포항시는 관광활성화를 위한 시민들의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관광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수시로 공모하고, 좋은 의견은 관광정책에 적극 반영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이를 위해 `포항관광 아이디어 자유게시판`을 운영하고, 우수 아이디어에 대해선 시상도 할 예정이다. 또한 유학생이나 교환학생의 능력을 활용해 외국어로 관광 동영상을 제작해 마케팅에 이용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현재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호미곶의 경쟁력을 강화해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프로젝트도 실행을 목전에 뒀다.호미곶을 `야경 명소`로 만들기 위해 등대 외벽에 LED 패널과 조명을 설치하고, `명사가 들려주는 해돋이 역사기행` 프로그램을 개발하며, `호미곶 스토리북`을 제작하는 등의 사업이 추진될 예정인 것.해양관광 인프라 조성 및 확충사업도 이어진다. ▲영일만 해오름 탐방로 조성 ▲해안둘레길 연계탐방로 정비 ▲신라문화탐방 바닷길 조성 ▲국민 여가 캠핑장 조성 등이 진행될 것이라는 게 포항시의 설명이다.이처럼 다양한 방면에서의 노력이 `찾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도시 포항`으로 구체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끝

2017-11-10

`부산` `해운대` 이름만으로도 심쿵… 누구나 가고싶은 관광도시 각인

`바다`와 `해양관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몇몇 도시가 있다. 호주의 경우 골드코스트가 그렇고, 이탈리아에서는 나폴리, 크로아티아라면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가 이에 해당되는 도시다.호주·부산 사례 취재·분석`해양관광도시 포항` 로드맵 제안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그렇다면 한국 도시 중 이런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 아마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부산”이라고 답할 것이다. 지난주 토요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갈매기가 바람 속을 날아다니는 해변을 거닐며 가을 바다의 정취를 만끽하고 있는 고성웅(38)씨를 만났다.동갑내기 아내와 금요일 밤기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는 고씨는 “나는 서울 토박이고, 와이프는 경기도에서 태어나 자랐다. 우리가 연애하던 대학 시절부터 바다가 보고 싶을 때면 언제나 해운대나 광안리해수욕장을 찾곤 했다”고 말했다. `바다`가 주가를 높이던 여름이 끝났지만, 부산은 여전히 많은 여행객들로 북적인다. 해운대와 광안리 해변만이 아닌 다양한 관광지와 색다른 볼거리를 곳곳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정산과 백양산, 해동용궁사와 석불사 병풍암, UN기념공원과 금강공원, 수영만 요트경기장과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는 강서예술촌, 전통음식 체험을 즐기는 만덕 뜰에장 등은 아름다운 바다 풍광과 함께 빼놓을 수 없는 부산의 관광자원이다. 여기에다 동래에서는 온천에 몸을 담그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부산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관광명소는 어디일까. 지금부터 가벼운 발걸음으로 부산의 바다와 등산로, 거리와 맛있는 음식을 찾아 가보자. ◆ 해변, 빼놓을 수 없는 `부산관광의 보석` `부산`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머릿속에 그려지는 풍경이 푸른 파도와 새하얀 모래알 반짝이는 해변이다. 해운대해수욕장은 넓은 백사장과 미려한 해안선을 지닌 부산의 대표적 해변이다.수심이 얕고, 물결이 잔잔해 가족 단위 피서객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여름철이면 TV 화면에서 수십 만 명의 사람들이 몰린 해운대해수욕장 풍경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언론사들은 해운대해수욕장 방문객을 통해 그해 피서객의 규모를 가늠하기도 한다.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잘 알려진 해운대해수욕장엔 특급호텔부터 저렴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한 숙박시설이 밀집돼 있다.23년째 해운대 해변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B씨는 “깨끗한 바다와 현대적 건물이 어울려 독특한 풍경을 연출한다”는 것을 매력으로 꼽으며 자랑을 이어갔다.“휴양과 더불어 각종 오락과 유흥을 즐길 수 있는 해운대는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달맞이 축제와 북극곰 수영대회 등도 흥미로운 볼거리”라는 게 B씨의 설명.해운대 인근 식당에서 부산의 별미로 꼽히는 돼지국밥을 먹었다. “우떻습니꺼? 맛있지예?”라고 묻는 주인아주머니의 사투리가 정겨웠다.지하철로 이동해 찾은 광안리 해변엔 젊은이들이 많았다. 주변엔 개성 넘치는 레스토랑과 독특한 실내장식을 한 카페,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패션잡화점 등이 자리하고 있다.대학생 김민호(21)씨는 “배낭여행에서 본 유럽의 해변과 비슷한 분위기”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광안리는 낮보다 밤이 아름다운 공간이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면 바다를 가로질러 만들어진 광안대교가 다채로운 빛깔로 화려하게 불을 밝힌다. 이 낭만적 광경을 보기 위해 연인들은 밤의 해변으로 데이트를 나온다. 노천카페에선 라이브 연주자들이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특히 이날은 광안리 해변에서 부산불꽃축제가 열린 날. 연인들은 터지는 불꽃 아래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며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웠다.이외에도 △붉은 석양이 아름다운 다대포해수욕장 △해상 케이블카 설치로 관광명소로 재부상하고 있는 송도해수욕장 △넓은 백사장과 깨끗한 수질을 자랑하는 송정해수욕장 등이 부산을 찾은 여행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 국제시장과 금정산을 거쳐 동래온천으로황정민이 출연해 천만 관객을 모은 영화의 제목으로도 유명한 `국제시장`.부산시 중구 신창동에 소재한 재래시장이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부산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로 떠올랐다.국제시장은 1945년 해방 이후 일본인들이 남겨놓고 간 물건과 해외동포들이 가져온 상품을 거래하며 형성된 곳이다. 처음에는 `도떼기시장`이라 불렸고, 1948년 건물을 신축하면서 `자유시장`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국제시장이라는 명칭을 얻은 것은 한국전쟁 때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물건이 판매되면서부터다.다섯 차례의 크고 작은 화재를 겪은 국제시장은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서민들의 삶의 의지를 보여주는 장소이기도 하다.국제시장 먹자골목에서 `부산식 막장`에 찍어먹는 순대 한 접시를 주문했다. 밀려든 인파로 왁자지껄한 골목엔 말 그대로 `사람 사는 냄새`가 가득했다.`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금정산에 얽힌 전설은 흥미롭다. 산의 꼭대기에 물이 마르지 않는 금빛 샘이 있어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온 금색 물고기가 놀았다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 금정산이란 이름도 거기서 생겨났다고 한다.국내 최대 규모인 산성과 범어사로 유명한 금정산은 금강공원, 국청사, 산성마을 등과도 가깝다.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물이 가벼운 산행을 선호하는 사람들을 반겨준다. 또한 14곳 약수터의 물맛도 그만이다. 산길에서 만난 70대 어르신은 “물맛이 좋으니까, 금정산 막걸리도 맛있다 아입니꺼”라며 웃었다.금정산 주변을 산책하다보니 해가 저물었다. 지척에 동래온천이 있었다. 30~40년 전에는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았다는 동래온천 일대엔 이미 1천500년 전부터 뜨거운 물이 솟았다.상처 입은 학이 동래온천에 며칠 몸을 담그고는 회복돼 날아갔다는 `백학(白鶴)의 전설`이 전하기도 한다. 거리엔 먹장어 굽는 냄새와 연기가 가득했다.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징그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먹장어. 하지만, 쫄깃한 맛이 일품인 먹장어 숯불구이는 밀면 등과 함께 부산의 대표적 먹을거리 중 하나다.먹장어 구이를 맛보고 숙소로 들어와 욕조에 편하게 누웠다. 따스한 온천욕 20분에 피로가 한꺼번에 풀리는 느낌이었다. ◆ 송도 해상케이블카와 시티투어버스를 만나다부산여행 이틀째. 29년 만에 새 단장을 마치고 최근 운행을 시작한 해상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송도해수욕장으로 갔다.송림공원에서 암남공원까지 1.62km 구간 바다 위를 오가는 케이블카는 아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입장권을 구매해 케이블카에 올랐다. 송도 해상케이블카의 바닥은 강화유리로 만들어져 발 아래로 짙푸른 바다가 그대로 보였다. 아찔한 긴장감이 꼬마들의 탄성을 불렀다.어린 딸과 함께 송도 해변을 찾았다는 강현석(35)씨는 “부산에서 산지 20년이 넘었지만 송도해수욕장엔 잘 오지 않았는데 케이블카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 타보러 왔다”고 했다.한적했던 송도해수욕장이 케이블카 하나로 인해 새로운 `핫 플레이스`로 부상 중이다. 주변 상인들이 반길만했다.부산에서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시티투어 버스`를 “부산의 핵심 관광지를 저렴하고 효과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추천한다.부산역을 출발해 부산박물관-동백섬-영화의전당-평화공원 등을 경유하는 `레드라인`과 해운대-달맞이길-수산과학관-시립미술관을 돌아보는 `블루라인`, 용호만과 오륙도를 오가는 `그린라인`이 운행 중이며, 지하철 부산역에서 출발해 이기대 전망대와 광안리해수욕장의 야경을 둘러보는 `부산 야경투어`도 인기다. 때론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때로는 버스나 지하철에 올라 여행한 부산. 바다와 산이라는 자연에 인공적 아름다움을 더하고, 여기에 몸으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까지. 부산에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1-03

계절별 특색있는 해양·산악 관광 프로그램으로 세계인 유혹

배는 말 그대로 만경창파(萬頃蒼波) 위에 떠있었다. 거짓말처럼 바로 코앞에서 포말을 일으키며 고래 한 마리가 뛰어올랐다. 고교 시절 읽었던 허먼 멜빌(Herman Melville·1819~1891년)의 소설 `모비 딕`이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에 등장하는 고래만큼 거대하지는 않았지만, 얼핏 보기에도 몸길이가 20m는 넘을 듯한 제법 큰 녀석이었다.배에 탄 호주 초등학생들이 “서프라이즈(Surprise)!”라는 감탄사를 연발한 건 물론이다. 그들만이 아니었다. 70대로 보이는 은발의 노부부 또한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채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놀라움의 순간은 몇 분의 사이를 두고 반복됐다. 배의 오른편에서 헤엄치던 고래가 바다 아래로 사라진지 후, 이번엔 왼편에서 아까보다 더 큰 고래 2마리가 나타났다. 배에 오른 관광객들이 자기들을 만나러 온 것을 아는 양 어른 키만한 커다란 꼬리를 흔들며 자맥질을 반복하는 고래들. 현실이 아닌 동화 속 풍경 같았다.포항 인구 절반의 도시 `선샤인코스트`고래 관찰 등 다양한 해양관광 제공화산 용암지형 `글래스하우스 마운틴`독특한 풍경·체험관광으로 인기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 고래를 만나러 `선샤인코스트`에 가다 호주 선샤인코스트(Sunshine Coast)는 푸른 바다 위에서 매혹적인 고래의 유영을 관찰할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유명한 곳이다.1~2시간 정도 배를 타고 먼 바다로 나가 무료로 제공되는 홍차와 과자를 먹으며 거대한 고래의 귀여운(?) 재롱을 즐길 수 있는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에 지불되는 비용은 100AUD(한국 돈 8~9만원) 정도.퀸즐랜드주(州)의 주도인 브리즈번에서 북쪽으로 96km 지점에 자리한 선샤인코스트의 인구는 약 30만 명. 포항 인구의 절반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사는 크지 않은 도시다. 그럼에도 계절마다 특색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 준비돼 이를 즐기려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줄을 잇는다. 애초 선샤인코스트는 북부의 누사시(市), 중부의 마루치시, 남부의 칼론드라시로 구성돼 있었다. 2008년엔 이 도시들이 합쳐져 선샤인코스트시(市)가 됐다.선샤인코스트의 매력은 바다에 서식하는 `고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관광 프로그램만이 아니다. 오스트레일리아 동물원, 오지 월드, 언더워터 월드, 빅 파인애플 공원과 마제스틱 극장 등도 여행자들의 호평을 받는 관광지다. 호주는 한국과 달리 12월과 1월이 무덥다. 이 시기에는 선샤인코스트 곳곳에서 나이트마켓이 열려 `한여름 밤의 크리스마스`를 즐길 수 있다. 두꺼운 외투를 껴입고 입김을 내뿜는 게 아니라, 수영복을 입고 차가운 샴페인을 마시며 “메리 크리스마스”를 외치는 것이다.선샤인코스트 `관광의 핵심`이라 불리는 지역은 북부 누사헷즈다. 이곳에서는 수영과 서핑 등 다양한 해양관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해변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그레이트샌디 국립공원에선 승마와 낙타 타기도 할 수 있기에 연중 관광객이 끊이질 않는다. 또한, 누사헷즈는 모험심 가득한 청년들이 선호하는 `프레이저섬 투어`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 볼 때마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오는 풍경브리즈번에서 1시간 30분 가량을 자동차로 달려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선샤인코스트 부두에 도착하니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우연이었을까? 출입문을 열고 들어간 식당의 운영자가 한국인 부부였다. 초밥과 간단한 면 요리를 판매하는 그곳에서 물었다.“가까운 거리에서 고래를 볼 수 있다는 것 외에 또 어떤 매력이 선샤인코스트에 있나요?”호주에 정착한지 10년이 넘었다는 부부가 환히 웃으며 답을 해줬다.“파도타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길 파라다이스라고 불러요. 해변이 근사한 것은 물론이고, 서핑을 하기에 적절한 파도가 서퍼(Surfer·파도타기를 하는 사람)들을 불러 모으죠. 끝이 보이지 않는 해안선을 따라 펼쳐지는 경치는 매번 봐도 볼 때마다 새롭고 놀라워요. 고래를 만나고 돌아오면 배를 타고 나가 낚시도 한 번 해보세요. 한국에선 보기 힘든 물고기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기자를 포함한 50여 명의 승객을 싣고 고래를 보러 나갈 배를 기다리는 동안 선샤인코스트에서 25년째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밀러(52) 씨를 만났다. 맑은 공기와 눈부신 햇살 아래서 스트레스 없이 살기 때문일까? 그는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였다.“보석처럼 빛나는 바다와 최고의 경관을 하늘로부터 선물 받은 도시”라고 선샤인코스트를 치켜세운 밀러 씨는 ◆관광객과 함께 호주 사람들도 사랑하는 누사헷즈 해변 ◆기묘한 풍경을 자랑하는 알렉산드라 헤드랜드 ◆카란드라 킹스비치 ◆자유스러움이 넘쳐나는 알렉산드리아비치 등을 `꼭 돌아봐야 할 선샤인코스트의 주요 관광지`로 추천했다. ◆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한 흥미로운 프로그램”“여러분, 이제 고래를 보러 출발합니다”라는 선장의 안내 방송과 함께 서서히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승객 모두가 기대감에 들뜬 표정이었다.사실 고래를 10~20m 앞에 두고 관찰한다는 건 BBC나 NHK의 자연·생태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에게나 허락된 경험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렇기에 선샤인코스트의 `고래 관찰 체험프로그램`은 여행자에게 흔하지 않은 경험을 선사하고 있다고 말해도 좋다.시드니(Sydney)에서 남편, 아들과 함께 선샤인코스트를 찾았다는 에밀리(34) 씨는 “호주는 나라 전체가 바다에 둘러싸인 섬이죠. 하지만, 어디서나 고래를 볼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 헤엄치는 고래를 보는 건 정말이지 드문 일입니다. 잊을 수 없는 흥미로운 광경이네요. 마치 근사한 생일선물을 받은 느낌입니다”라며 파도에 흔들리는 배 위에서 아들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34년을 살아온 엄마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이었으니, 아들 마틴(6)에게는 분명 처음 있는 일이었을 것이다. 자기보다 수백 배가 큰 거대한 동물이 청옥색 물보라를 튀기며 수면 위로 솟구쳤다가 바다 깊숙한 곳으로 사라지는 광경을 본 것이. 엄마 뒤에 몸을 숨기고 본 신비한 고래의 점프. 마틴의 푸른 눈동자에 새겨진 기억은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을 게 분명했다. ◆이곳은 조그만 유럽?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선샤인코스트를 둘러보기 전 들른 글래스하우스 마운틴(Glass House Mountains)은 호주의 해변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지닌 내륙의 관광명소다.영국 여왕의 총애의 받은 `위대한 탐험가` 제임스 쿡(James Cook·1728~1779)이 이름을 지었다는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화산의 용암이 냉각되며 형성된 독특한 지형으로 방문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의 높고 낮은 화산 봉우리들은 호주 관광의 빼놓을 수 없는 자산이다.호주관광청에 따르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안내센터`에서는 다양한 현지 상황과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글래스하우스 마운틴 내에 자리한 메이플톤(Mapleton)과 몬트빌(Montville)에선 프랑스나 스위스 등 서유럽 시골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울울창창한 숲이 우거진 조용한 산책로와 아기자기한 호주 공예품은 여성 관광객의 환호성을 불렀다.독일에서 왔다는 클라우디아(33) 씨는 “지난해 여행한 남부 프랑스 마을보다 더 예쁜 것 같다. 내일은 티브로가건 산(Tibrogargan Mount)에 올라 아름다운 풍경을 내려다보고 싶다”며 기념품점에서 구입한 팔찌를 자랑했다.선샤인코스트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방문하고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는 길. 자연이 준 환경에 사람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만이 문화관광산업의 활성화를 불러올 수 있다는 교과서적인 원칙이 다시 한 번 떠올랐다.그날 밤, 기자는 선샤인코스트에서 본 고래를 타고 글래스하우스 마운틴 위를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27

광활한 해변에 레포츠·쇼핑천국… 세계인 발길 잡는 명품 관광도시

브리즈번(Brisbane)에서 출발한 차는 남쪽으로 향하는 도로를 달렸다. 정체구간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시원스런 질주. 한국과는 반대인 호주의 계절. 9월 중순은 늦봄에서 초여름으로 넘어가는 청명한 시기다.열어둔 차창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투명한 햇살에 눈이 부셨고, 불어오는 바람에선 달콤한 체리 냄새가 났다. 1시간을 조금 넘게 달렸을까?이윽고 골드코스트(Gold Coast)가 사파이어 빛깔의 매혹적인 웃음을 드러냈다. 일단 그 엄청난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끽해야 2~3km의 백사장만을 보아온 기자에게 총연장 30km에 이르는 골드코스트의 해변은 현실이 아닌 `상상 속의 공간`처럼 느껴졌다.쭉 뻗은 직선도로 한편으론 수십 층의 고층건물이 즐비하게 늘어섰고, 반대편으론 아득한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도시. 첨단의 건축 기술과 원시의 바다가 어색하지 않게 공존하는 골드코스트는 재론의 여지없이 매력적인 관광지다.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4개 市 연합도시 `골드코스트`깨끗한 해변과 다양한 음식들 유혹치안상태 좋고 인종차별 없어 ◆“바람아 불어라, 우리는 파도를 탈 것이다”골드코스트는 북쪽 사우스 포트에서 시작돼 서퍼스 파라다이스와 벌리헤즈, 쿨랑가타 등 4개 시(市)로 형성된 연합도시를 지칭한다. 앞서도 말한 것처럼 퀸즐랜드주(州) 남동쪽으로 30km에 걸쳐 있는 세계적 관광도시다.골드코스트를 찾은 날은 바람이 심하게 불었다. 한국이라면 어깨를 움츠릴 수도 있는 날씨. 그러나, 해변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바람 따위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파도타기를 즐기려는 것인지 서핑보드를 들고 해변으로 내려선 스코트(23) 씨는 “물놀이를 즐기기엔 추운 날 같다”는 기자의 말에 “이것보다 더 센 바람이 부는 날에도 파도타기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서핑을 하다보면 바다에서도 땀을 흘리게 됩니다. 그거 알고 있어요?”라며 웃었다. 역삼각형으로 잘 발달된 상체가 매력적인 청년이었다.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영화 `이 투 마마`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삶이란 1분 앞도 예측이 불가능한 파도타기와 같은 것이다. 그러니, 웃으며 물결에 몸을 맡겨라.” 비극으로 치닫는 인생 앞에서도 낙관을 잃지 않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다룬 멕시코 영화를 호주의 해변에서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그렇다. 누구도 1분 앞의 생을 정확하게 알 수 없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생은 아름다울 수 있는 게 아닐까.골드코스트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고 외치며 파도에 몸을 맡기는 젊은 관광객들만 있는 건 아니다. 나이 지긋한 은발의 노인 커플도 느긋하게 해변을 산책하고, 인형처럼 예쁜 아기들도 장난감을 들고 거리와 바닷가를 종종거리고 있었다. 평화로운 풍경이었다. ◆ 이토록 넓은 해변에 쓰레기 하나 없다니…골드코스트에선 서핑과 수상 오토바이, 스피드 보트 등의 역동적인 해양레포츠는 물론, 호주의 매력이 듬뿍 묻어나는 기념품과 젊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세계 각국의 명품 쇼핑도 즐길 수 있다. 서퍼스 파라다이스 캐빌 애버뉴는 `쇼핑의 천국`이다. 쇼핑몰과 기념품 가게, 명품숍이 줄줄이 늘어서있다.식당에서 만난 한 호주인은 “사람들이 몰리는 여름철이면 비키니를 입고 레스토랑에서 바닷가재 요리를 먹는 관광객도 적지 않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먹을거리 측면에서도 골드코스트는 각광받는다. 유럽 각지에서 일하던 요리사들이 대거 포진한 해변 인근 레스토랑에선 신선한 해산물과 육질 좋은 쇠고기로 만든 수십 수백 가지 음식이 미식가들을 유혹한다. 동행한 통역자는 “요즘은 일본산 와규(和牛)로 만든 스테이크가 인기”라고 귀띔했다.카페에서 커피를 마신 후 다시 해변을 돌아봤다. 왼쪽으로 봐도 끝이 보이지 않고, 다시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도 모래밭의 끝이 어디인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 `거대한 사막 같은` 해변.그 광대한 백사장에 담배꽁초 하나, 빈 과자봉지 하나 보이지 않았다. 깨끗한 해변을 유지하는 데는 시민의식도 작용했겠지만, 골드코스트시 당국의 철저한 관리가 있지 않았을까.자연이 선물한 관광자원에 환경 유지와 개선의 노력을 더하는 것. 골드코스트 공무원들과 호주 정부는 어떤 것에 신경을 써야 세계의 여행자들이 자신의 나라로 몰려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는 듯했다. ◆ 관광객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호주 사람들 서서히 해가 저무는 골드코스트. 파도타기를 끝내고 모여 앉아 즐거운 수다삼매경에 빠진 청년들이 가득한 레스토랑 한 곳에 자리를 잡고, 해산물 요리를 주문했다. 해변의 석양에 어울리는 스파클링 와인(Sparkling Wine)도 한 병 청했다.이곳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마크(48) 씨는 “어떤 매력이 골드코스트에 있기에 수많은 관광객이 여기를 찾아오는 것인가”라는 물음에 아래와 같은 답변을 들려줬다. “아름다운 경관과 매력적인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다는 게 부정할 수 없는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여러 가지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나라가 오스트레일리아다. 일단 치안상태가 좋다. 여성 혼자 여행한다고 해도 위험을 느끼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우리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으로 구성된 나라다. 그렇기에 외국인에 대한 선입견이나 차별도 거의 없다. 물론, 소수의 백인우월주의자도 있지만, 그건 지극히 일부다. 또한, 만나봐서 알겠지만 호주 사람들은 느긋하고 친절하다.(웃음) 거기에 맛있는 요리 또한 가득하니 여행자가 끊이질 않는 것 아니겠는가.” 적당한 포만감과 취기 속에서 골드코스트를 떠나기 위해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거대한 바다 아래로 진홍빛 태양이 숨어들고 있었다. 보기 드물게 아름다운 석양이었다. 루비(Ruby) 수만 개가 동시에 반짝이는 듯한 풍경. 그 아래 선다면 가슴 안 열정이 식어버린 중년도 사랑에 빠질 수 있을 것 같았다. ◆ 골드코스트 못지않은 매력적인 도시 브리즈번길을 되짚어 브리즈번으로 돌아오니 캄캄한 어둠이었다. 그러나, 브리즈번강(江) 일대의 매혹적인 풍경이 숙소로 돌아가려는 여행자의 발길을 막았다. 들어가 잠을 청하기엔 브리즈번이 내미는 유혹의 손길이 지나치게 집요했다.`호주 제3의 도시`로 불리는 브리즈번은 사탕수수와 밀이 많이 생산되고, 각종 낙농품으로도 유명하다. 양모(羊毛)로 만든 제품의 인기가 높고, 쇠고기 요리가 맛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이야기.낮의 더위를 식힐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늦봄 브리즈번은 밤을 즐기기에 최적의 조건을 제공한다. 강의 양편을 잇는 4개의 다리는 저마다 휘황하게 불을 밝히고 낭만적 감상으로 사람들을 이끈다. 인근에 자리한 카페와 식당마다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했다.브리즈번 봄밤의 나른한 정취에 매료된 기자는 “호주에서 가장 맛있는 포도주 중 하나죠”라는 웨이터의 추천을 믿고 `바로사 벨리`에서 생산된 쉬라즈(Shiraz) 한 병을 달게 마셨다. 옆 좌석에선 무슨 축하할 일이 있는지 대여섯 명의 손님들이 연신 잔을 부딪치고 있었다. 예약해둔 호텔로 돌아가기 위해 레스토랑을 나섰을 땐 밤 10시가 조금 넘어 있었다. 주당이 흔한 한국이라면 초저녁에 가까운 시간. 그런데, 이건 뭐지? 거리에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호주는 아기들만이 아니라 캥거루와 코알라도 저녁 8시면 잠자리로 가요”라는 통역자의 말이 농담이 아니었던가.어쨌건 평소 생활하던 한국에서의 풍경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내일은 1896년 축조됐다는 퀸즐랜드주 의사당과 국립미술관을 둘러보고, 강변에 아찔한 높이로 서 있는 관람차를 타러 가야지`라고 마음먹으며.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20

204㎞ 긴 해안선 따라 사계절 해양레포츠 환경 조성 박차

푸르고 깨끗한 동해와 내연산 보경사(寶鏡寺), 운제산 오어사(吾魚寺) 등을 품에 안은 포항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이 가진 독특한 자연·역사·문화적 인프라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는 관광 활성화는 포항을 비롯한 대다수 지자체의 주요한 지상과제 중 하나다. `부가가치 높은 21세기형 신산업`으로 불리는 관광업. 본지는 자연환경을 십분 활용해 선진형 해양·산악관광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호주 브리즈번과 부산의 사례를 취재·분석하고, 포항이 설계하고 있는 관광산업의 미래를 더불어 점검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1. 포항 관광산업의 현주소2. 골드코스트가 여행자를 매료시키는 이유3. 글래스마운틴과 선샤인코스트가 선사하는 즐거움4. `해양관광의 메카` 부산을 가다5. 포항이 만들어가는 관광도시의 미래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리스와 이탈리아 등 몇몇 유럽 국가는 그들의 선조가 오래 전 세운 미려한 성당과 세계 각국 역사책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고대의 유적을 통해 자동차 수백 만 대 수출로 벌어들이는 이상의 수입을 해마다 올리고 있다. 이러한 관광 활성화는 국가의 호감도를 높이는데도 기여한다.넓은 바다 가까이 자리했고, 높고 낮은 산들이 도심지 주변에 들어서 사계절 내내 빼어난 경치를 자랑한다는 측면에서 포항은 골드코스트와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을 가진 호주 브리즈번과 여러 가지 유사점을 지녔다.포항과 브리즈번은 유럽의 도시와는 또 다른 매력을 활용해 관광산업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로 자연환경이다. 서부와 남부 유럽의 도시가 유적 중심의 관광지라면 포항은 브리즈번이나 부산처럼 자연경관을 관광산업의 핵심으로 활용·발전시켜 나갈 가능성이 충분하다.그렇다면 포항은 영일대해수욕장과 구룡포 등을 포함한 해양 관광자원, 내연산과 운제산 등의 산악 관광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할 계획을 세우고 있을까?해맞이축제·불빛축제 등 호평에도1년 주기 행사로 한계 있어연속성있는 관광콘텐츠 개발 시급해수욕장마다 특색있는 레포츠 개발환동해 해양레포츠 중심도시 도약해야 ◆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한 포항시의 노력 영일대해수욕장과 호미곶에서 열리는 해맞이축제에는 매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여름날 네온사인 환한 포스코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불빛축제 역시 포항을 찾는 사람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해맞이축제와 불빛축제는 1년에 단 며칠만 진행되는 행사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한 계절 또는, 1년 내내 연속성을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매력적 관광 콘텐츠의 개발은 포항시가 시급해 해결해야 할 문제다. 이런 고민의 과정에서 나온 것이 `해양레포츠의 활성화`다.포항은 영일만을 중심으로 204km에 이르는 긴 해안선을 가진 도시다. 해안선을 따라 해수욕장도 다수 조성돼 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 관계자는 “해수욕장마다 특색 있는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영일대해수욕장은 스릴 넘치는 딩기요트와 수상 오토바이, 칠포해수욕장은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는 윈드서핑의 명소로 개발한다는 것이 포항시가 제시하는 비전이다. 또한 용한리해수욕장에서는 서핑을, 죽천해수욕장에 가면 SUP(Standup Paddle board)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이러한 노력은 가시적인 성과로도 나타나고 있다. 포항시가 운영하는 해양스포츠아카데미에는 매년 1천 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다. 딩기요트 70대와 서핑보드 35개, 수상스키와 카약 등을 보유한 이 아카데미의 운영 방식과 회원 관리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전국 지자체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포항시는 “각종 해양스포츠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우리 시를 매력적인 해양레포츠 도시로 자리매김 시키려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불빛축제기간에 전국 수상 오토바이대회와 해양경찰청장배 전국 요트대회, 대학 동아리 요트대회, 포항시장배 딩기요트대회 등을 열었고, 2020년에는 `전국 해양스포츠제전`을 유치할 것을 목표로 세우고 있다. ◆ 만족도 높은 해양레포츠 환경 조성을 위해“해양레포츠를 즐기기에 최고의 환경을 가졌다”고 말해도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포항의 자연환경. 이를 적극 활용해 환동해 해양레포츠의 중심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포항시는 장기적인 마스터플랜도 확정했다. “안전성과 편리성에 쾌적한 환경까지 갖춘 곳에서 관광객들이 마음껏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포항시는 `해양레포츠 활성화 추진목표와 세부과제`를 설정했다.기반시설 확보와 수용태세 개선을 위해서는 ▲다목적·다기능 복합 해양레포츠 시설 조성 ▲해양레포츠 관련 전문인력 양성과 교육프로그램 체계화를, 홍보 강화와 저변인구 확대를 위해서는 ▲편리한 정보시스템 구축 ▲체험프로그램 도입 및 확대 ▲동호회와 종목별 협회의 통합관리를, 지역사회와 융합하는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해양레포츠 관련 시설 조성시 지역민 참여 확대와 환경요소 고려 ▲지역 축제와 연계한 대회 개최 ▲해양관광과 연계되는 프그로램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 포항시의 계획이다. ◆ 내연산 보경사·운제산 오어사도 매력적 자원 골드코스트와 선샤인코스트가 호주 브리즈번의 해양 관광자원이라면, 글래스하우스 마운틴은 산악 관광자원이라 할 수 있다. 포항도 브리즈번과 유사하다. 해수욕장과 거기서 즐기는 각종 레포츠가 포항의 해양 관광자원이라면, 내연산과 운제산에 자리한 사찰 보경사와 오어사는 매력적인 산악 관광자원이다.신라 진평왕 25년(602년)에 창건된 보경사는 중국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지명법사의 숨결이 살아있는 공간이다.지명법사가 왕을 찾아가 “동해안 명산에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절을 세우면 외부의 침입을 막는 동시에 나라가 융성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전한 후 축조된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하는 보경사는 가을 풍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해마다 보경사 일대를 붉게 물들이는 단풍과 내연산 12폭포의 장엄한 풍광을 보기 위해 수많은 여행객들이 찾아온다.보경사는 보물 252호 원진국사비, 보물 430호 원진국사 부도, 서운암 동종(보물 11-1호), 보경사 괘불(보물 1609호), 적광전(보물 1868호), 금당탑(유형문화재 203호) 등을 간직하고 있어 불교문화사와 역사에 관심 있는 사학자들도 주목하는 사찰이다.포항시 남구 오천읍 운제산 자락에 위치한 오어사가 간직한 전설도 흥미롭다.신라 문무왕 때 원효대사와 효공선사가 운제산에서 서로의 법력을 겨뤄보기 위해 물고기를 삼켰다가 다시 살려내는 시합을 벌였고, 한 마리의 물고기만이 살아남자 서로 자신이 살린 것이라 다투었다는 이야기가 전하는 것. 오어사(吾魚寺)의 한자를 해석해보면 빙그레 웃음이 나올 법한 에피소드다.오어사 역시 많은 유물을 가진 절이다. 유형문화재 452호인 대웅전과 명필로 이름 높았던 해강 김규진이 쓴 현판, 오어사 동종과 상량문, 법화경, 원효대사의 유물로 추정되는 대관과 숟가락 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 관광객이 만족할 수 있는 인프라 조성에 힘써야 이처럼 포항은 해맞이축제·불빛축제 등 이미 내외부에서 성공 가능성을 인정받은 각종 축제의 개최지이며, 맑은 바다와 수려한 산이라는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공간이다. 여기에 해양레포츠 활성화를 통한 관광도시로의 비약적인 발전도 추진하고 있다.하지만, 놓쳐서는 안 될 `포항 관광의 맹점`들도 분명 있다. 포항을 찾는 여행자와 관광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원활하지 못한 대중교통 연결 인프라, 가족 단위 관광객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의 부족, 근절되지 않는 성수기 숙박업소의 바가지요금, 적극적인 마케팅과 홍보의 부재 등이 바로 그것이다.`21세기 환동해 해양·산악관광의 중심지로 도약한다`는 포항시의 비전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위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는데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3

청년행복 찾아주는 알찬 `체감 정책` 펼친다

체계적이고 우수한 청년지원정책을 자랑하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청년들은 애국심과 애향심이 강했다. 자신의 나라가 지옥 같다며 `헬 조선`이라는 신조어를 연발하는 우리나라 청년들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를 비롯한 대부분 복지국가는 세율이 40%를 넘는 등 기본적인 사회구조부터 다르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들을 위한 우수한 지원정책은 하루아침에 이뤄낸 것이 아닌 부단한 소통과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나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청년문제 해결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행정도 난무하지만, 경북도는 다양한 정책을 펼쳐 올 한해동안 1만여개 청년일자리를 창출하는 등 고무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지는 경북도가 올해 펼친 청년지원정책과 내년도 계획을 살펴봤다.상공인·대학·지자체 대표 등 `의기투합` MOU 체결道 청년고용촉진 특별위도 발족, 자문 역할 `톡톡``1社-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 장밋빛 기대해외취업 성공 청년들에 지원도 아끼지 않아내년에는 건강관리·자기계발 등 복지혜택 늘리고취업준비생 기술함양 교육 마련 등 지원 확대□ 전국 최초 청년취업과 신설올해 신도청 시대를 맞은 경북도는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고자 청년 일자리 창출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특히 올 초 전국 최초로 청년취업 전담부서인 `청년취업과`를 신설해 다양한 정책을 연구하고 실현했다.청년취업 정책토론회 등을 열어 청년일자리 활성화 정책을 마련하고자 머리를 맞대고, 모든 부서가 청년지원 관련 신규사업을 발굴했다. 먼저 청년일자리 1만2천개 창출과 청년고용률 45% 달성을 목표로 `청년취업 Cheer Up! 종합대책`을 수립·발표했다. 또 지역 상공인과 대학, 지자체 대표 등 청년고용 관련 협업기관 단체가 모여 청년일자리 늘리기 결의대회를 갖고 청년고용촉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경북도 청년고용촉진 특별위원회도 발족해 청년일자리 확충 장·단기 계획 수립과 정책개발 자문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는 10개 상공회의소 3천900개 회원사 주관 아래 하반기 취업 시즌에 맞춰 `1社-1청년 더 채용 릴레이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 9월 21일 영천 상공회의소를 시작으로 경산, 상주, 칠곡, 포항, 구미, 김천, 영주, 안동, 경주 등을 돌며 일자리 확산 운동을 펼쳤다. 이 행사는 캠페인으로 그치지 않고 회원사 기업들이 릴레이 운동에 동참해 현장에서 즉석 면접을 치르고 바로 채용해 실질적인 취업으로 연결되는 획기적인 운동이다. 도내 10개 상공회의소 소속 약 4천개 기업이 청년 1명씩을 더 채용한다면 경북 청년실업자는 20%가량 감소할 전망이다.해외취업 정책도 호평을 받고 있다. 해외취업에 성공한 청년들에게 항공료, 보험료, 현지정착비 등을 직접 지원하는 방식이다. 지원대상은 경북에 주소를 둔 19~34세 청년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는 1인당 200만원, 미주·유럽은 3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도는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경북도경제진흥원 내 `경북청년해외취업지원센터`를 설치하고 전담직원 2명도 배치했다. 현재까지 115명이 신청·접수했으며, 35명이 지원받았다. FTA 확대 등 복잡한 글로벌 무역환경에 대응하고 수출기업 수요에 부합하는 무역 인재 양성을 위한 청년무역사관학교도 운영 중이다. 올해 4년째 운영된 이 학교는 지역 제조업 및 우수농산물 수출기업체에 무역 전문인력을 공급하고 지역 대학생들의 수출입 전문역량을 강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모집기준은 만 39세 이하 청년으로서 경북소재 대학교 재학생(졸업생) 및 경북에 주소를 둔 대학생이다. 현장실습에 참가하면 학기제 학점도 인정받을 수 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271명이 수료해 114명(42%)이 취업하는 우수한 성과를 낳았다. 청년창업을 위한 정책도 다양하다. 지난 10월 13일 창업기업이 접하는 맞춤형 멘토링을 지원하고자 멘토단을 위촉했다. 청년창업지원정책의 초점이 창업육성에서 사후관리로 전환되는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도는 지난 7~8월 2개월에 걸쳐 모집공고 및 기관추천을 통해 청년멘토 13명을 최종 선정했다. 총괄, 경영관리, 지식재산, 마케팅, 투자자문분야 등으로 세분화된 청년멘토단은 청년창업과 창업기업육성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전문분야 재능기부를 통한 멘토링 지원이 가능한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이들은 앞으로 2년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실전적이고 현장감 넘치는 멘토링을 청년창업기업에 상시 제공하게 된다. 또한 청년창업에 대한 인식과 저변확대를 위해 대학생, 도민, (예비)창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도 펼친다.지난해 8월에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구 중심가에 청년창업기업 지원을 위한 `경북 청년 CEO 몰`을 개소했다. 이곳은 지역 청년창업기업의 마케팅과 홍보, 제품 판로개척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전시판매장과 카페를 겸하는 1층에서 청년창업기업 34개 업체 114종의 제품을 전시·판매한다. 지난 9월까지 1만500명의 발길이 이어졌으며, 제품판매와 카페운영, 회의장 임차 등의 수익사업을 통해 3천7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경북도 조성희 청년취업과장은 “정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도는 올해 `일·취·월·장 7대 프로젝트`를 추진해 9천483명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했다”면서 “목표했던 1만2천개 보다는 부족하지만 80%를 넘어서는 성과를 달성했고, 실질적인 취업협력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내년도 7개 사업 신규시책, 154억 예산 편성경북도는 올해 기업과 대학, 관계기관과의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네트워크 구축에 집중했다. 내년부터는 올해 구축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실적 위주의 청년고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계획이다.단순히 청년취업만을 위한 사업추진을 넘어 청년행복을 찾아주는 정책이 필요하다는데 주안점을 두고 건강관리, 자기계발 등 복지향상 지원, 취업준비생 기술함양 교육훈련 강화, 사회 전반의 일자리 인식개선사업 확대 등의 신규시책을 마련했다. 2017년도 청년지원정책 예산은 지난해 62억원보다 150% 증액된 154억원을 편성했다. 도는 기업이 필요한 인력을 맞춤형 교육 후 취업으로 연계하는 경북청년기업매칭협력사업(20억원)과 청년취업틈새기술인력양성사업(5억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임금·복지 등 근무여건 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청년취업경북청년카드지원(20억원), 청년고용이 실적이 우수한 기업에 고용환경개선비를 지원하는 청년고용촉진기업지원(20억원), 청년 CEO육성 및 청년창업제품 판로개척지원에 29억원을 각각 편성했다. 또 도는 북부권 청장년 창업지원센터를 신규설치해 신도청 중심지인 북부권의 청년창업활성에 거점역할을 수행한다는 계획이다.정병윤 경북도 경제부지사는 “경북은 전국 최초로 청년취업과를 신설하고 지금까지 청년들의 문제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임을 인식시키는 데 주력해 왔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을 기반으로 청년고용에 대한 기업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대학 등 취업지원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청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을 펼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16-12-05

선진 직업교육시스템 구축이 청년문제 해결 실마리 된다

청년실업문제 청정(淸淨)국가 오스트리아는 일하지 않으면 각종 사회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정부가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청년 스스로 일을 구하려고 노력한다. 특히 체계적인 기술교육과정은 수많은 마이스터(장인)를 양성하고 있다. 법정 의무교육 9학년(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이 끝나면 진학이나 기술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달리 기술교육의 선호도가 더 높다. 기술교육 최종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마이스터에 오르면 대학졸업자들보다 더 대우받는 사회풍토가 이를 뒷받침한다. 고졸이 인정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와는 판이하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단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바우 건축직업학교(BAU Akademie Lehrbauhof Salzburg)를 방문해 기술교육 과정을 취재했다. 밝은 표정으로 현장실습교육을 받는 이곳 학생들을 보면서 머리를 싸매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새벽까지 학원을 전전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가엽기까지 했다.오스트리아 학생 70%, 대학 대신 직업교육 선택잘츠부르크 바우 건축직업학교 연방·州정부서 지원재학생에 수당 지급… 자격증 취득때마다 올려 받아직업훈련중 적성 맞지 않거나 다른 일 하고 싶다면공공고용서비스 AMS 통해 타 분야로 이동 가능다양한 고용서비스 원스톱 제공, 취업률 90% 넘어□ 대학진학보다 기술교육 선호오스트리아 직업교육 시스템은 유럽연합국가 중에서도 본보기로 삼는다. 단순 실습교육이 아닌 기업들과 유기적으로 연결해 산업현장의 인력 미스매치를 줄이고 있다. 기술이론교육 역시 교과과정을 세분화해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적용할 수 있고, 교육자가 필요한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다.대학진학률이 70.8%(2015년 기준)에 이르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오스트리아는 70%가량이 직업교육을 받는다. 더 큰 테두리인 유럽연합 차원으로는 절반가량이 직업교육을 받는다. 유럽연합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청년실업문제가 대두하자 직업교육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젊은 인재들이 일찍부터 노동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을 갖춰 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이 때문에 유럽연합 소속 국가들은 선진화된 직업교육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유로스타트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취업교육률은 체코가 73%로 가장 높았으며, 크로아티아(71%), 오스트리아·핀란드(각 70%), 슬로바키아(69%), 슬로베니아(67%), 네덜란드(66%) 등의 국가가 뒤를 이었다.학생들도 직업학교를 선호한다. 직업학교에는 자신만의 집을 짓고 싶어서 기술을 배우는 학생부터 기업의 오너가 되려는 학생까지 다양한 꿈들이 자라고 있었다. □ 마이스터 양성소 바우 건축직업학교잘츠부르크 교외에 있는 바우 건축직업학교는 건설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곳이다.이 학교는 건설협회와의 협력을 통해 운영되는 독립적인 기관으로, 교장을 비롯한 12명의 교사가 근무한다. 시간제 강사 5명도 교육을 돕고 있으며, 연간 150명 전문가가 특강을 벌인다. 학교는 연간 200만 유로 예산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의 직업교육 비용은 연방정부와 주정부에서 지원한다. 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매월 일정한 비용의 수당도 받는다. 이 수당은 단계별 자격증을 취득할 때마다 높아진다. 재교육을 받는 등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비용이 전혀 들지 않는다.건축직업학교는 목공, 타일, 벽돌 쌓기, 땅 다지기, 건설장비 운용 등의 기술을 교육해 다양한 분야의 장인양성을 목표로 한다. 모든 건설분야에 필요한 안전교육은 물론, 기업경영이나 건설법, 효율적인 에너지 이용 등 현장과 관련된 이론 교육도 이뤄진다. 교육기간은 3년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첫 과정은 15세부터 시작한다.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합격하면 18세에 전문인력으로 인정받는다. 전문인력이 되면 선임기술자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이어 정식기술자에 도전한다. 최종 목표인 마이스터 과정을 수료하고, 시험에 합격하면 기업의 러브콜이 쏟아진다.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통과한다면 또래 대학졸업자들보다 급여수준도 높고, 사회적으로도 더 인정받는다.바우 건축직업학교 입학생 55% 이상은 마이스터 과정을 밟는다.올해 입학해 첫 현장교육 과정을 받는 도미닉(15) 군은 “딱딱한 교실보다는 활발한 현장이 좋고, 집을 짓는 일에 매력을 느껴 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건설자가 꿈이기 때문에 일단 벽돌 쌓기 분야 장인이 되고, 또 다른 분야도 배울 계획”이라고 말했다.산림관련 기술교육을 마치고 취업했다가 건축기술 재교육 과정을 밟고 있는 마티아스(22)씨는 “대학에 진학하면 단순히 이론교육만 받고 학위 밖에 딸 수 없다. 기술을 배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유리하다”면서 “일 때문에 노르웨이도 다녀와 봤지만, 오스트리아의 직업교육과 지원정책이 좋아 다시 돌아왔다”고 말했다. □ 수준 높은 공공고용서비스(AMS:Arbeits Markt Service)오스트리아에는 건축 분야 외에도 미용과 제빵, 전기, 자동차수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직업학교가 있다. 바우 건축직업학교는 물론 모든 학교들이 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학생들을 돕는다. 직업훈련을 받다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다른 분야의 일이 하고 싶다면 AMS에 상담 신청을 한 뒤 다른 직업훈련을 받을 수 있다. AMS는 구직자와 구인자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일자리를 알선하는데, 수요자에 적합한 다양한 고용서비스를 원스톱(One-Stop)으로 제공한다. 우리나라 고용노동부가 운영하는 `워크넷`과 비슷한 장치다. 그러나 취업성과를 기준으로 보면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다. 사회 기본 시스템 등이 전혀 다른 오스트리아와 우리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워크넷 취업률은 40%를 밑도는 반면 AMS는 90%를 상회한다. 오스트리아 정부가 적극적인 소통으로 학생들이 하고 싶은 일을 하도록 돕고, 기업과 유기적으로 연계해 취업을 도운 성과라고 볼 수 있다.요한 필터바흐 교장은 “오스트리아 청년실업률이 낮은 비결은 직업교육시스템과 공공고용서비스가 잘 구축돼 있기 때문”이라면서 “다채롭고 충실한 취업교육은 고급 인력을 양성하고, 이는 노동시장의 충성도를 높여 기업의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킨다”고 말했다.또 그는 “고급 인력이 취업해 기업이 성장하면 국가 경제의 안정성으로 귀결된다. 청년교육이 국가 경제로 이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강조했다.“청년실업 문제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부재가 원인”인터뷰 요한 필터바흐 바우 건축직업학교 교장요한 필터바흐사진 바우 건축직업학교 교장은 우수한 교육 시스템이 실업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실마리가 된다고 강조했다.필터바흐 교장은 “직업학교 교육과정은 6단계로 나눠져 있고 마지막은 현장 소장 개념의 마이스터다. 전문대학을 졸업하면 3단계부터 시작하는데, 이론은 바싹하지만 기술이 없다”면서 “오히려 대학을 나온 사람보다 우리학교 졸업자들이 성장이 빠르고 급여도 더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매년 3천명 정도가 졸업하는데 모두 건축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예술가가 되거나 컴퓨터 전공자가 되기도 한다”면서 “하지만 우리 학교는 건축관련 마이스터 과정을 받는 비율이 55%나 되고 전체 학생 중 15%가 마이스터가 된다”고 설명했다.또 그는 “오스트리아는 직업학교 입학비율이 70%에 이르지만, 잘츠부르크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직업학교에 입학하는 비율이 45% 정도 된다. 예전과 비교하면 조금 줄어들긴 했지만, 자신의 적성을 살려 전문직종에 취업하려는 학생들이 많아 직업학교 진학률은 매년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서 “학교도 전문학교로 학생을 유치하고자 초등학생들을 초대해 직업교육 과정을 설명하는 등 홍보활동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학교 운영과 관련해서는 “학교 내에 건설 관련 기술혁신팀과 연구팀을 비롯한 다양한 프로젝트팀을 운영하는 등 기술교육뿐만 아니라 연구활동으로 학교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면서 “이 학교를 통해 실력 있는 건설분야 전문인력을 많이 배출하고 있어 국가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많은 마이스터를 배출하는 만큼 자부심도 크다”고 자랑스러워 했다.마지막으로 그는 “국가 경쟁력을 키우려면 자라나는 청년들에 대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청년들이 고급인력을 가진 인재로 성장하면 기업이 성장하고, 기업이 성장하면 나라 경제가 튼튼해진다. 최근 세계적으로 대두하는 청년실업문제는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의 부재가 원인이다”고 평가했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16-11-28

“아낌없는 청년지원 정책이 지역 경쟁력 살려낸다”

연애, 외모관리, 인간관계,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모두 포기한 `N포 세대`는 우리나라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이다. 극자본주의(hyper-capitalism) 국가로 불리는 우리나라는 대부분 청년문제가 실업부터 비롯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돈을 벌지 못하고,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고용절벽이 악화할수록 청년들의 시름은 깊어간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지난 9월 기준 9.4%를 기록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더 심각하다. 실업률을 산정하는 경제활동인구에 학생, 취업·공무원 준비생, 비경제활동인구(취업을 포기한 사람) 등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청년 비경제활동인구를 일컫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nning)`을 포함하면 청년실업률이 30%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정적인 사회복지가 정착된 유럽은 어떨까. 최근 여러 유럽국가에서도 청년실업이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지만, 청년지원정책이 우수한 독일과 오스트리아는 최하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단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주정부와 경제관광자치행정국 과장을 만나 청년지원정책을 취재했다.□ 잘츠부르크는…오스트리아 주정부 9개 중 하나인 잘츠부르크는 알프스산맥을 끼고 있어 수려한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베토벤, 하이든 등과 함께 빈 고전파를 대표하는 작곡가 모차르트의 고향이기도 하다. 1965년 개봉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The Sound Of Music)` 촬영지는 현재까지도 수많은 영화팬이 찾고 있다. 이곳의 인구는 약 54만명이지만, 연간 숙박 관광객만 무려 100만명이 넘는 오스트리아 대표 관광지다. 잘츠부르크 도심으로 들어서면 트램웨이(Tramway)와 비슷한 유선 전기버스가 가장 먼저 들어온다. 전기버스와 연결되는 전깃줄이 건물 사이사이에 거미줄처럼 얽혀 장관을 이룬다. 오래된 건물과 전기버스라는 신구 조화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풍경이다.잘츠부르크는 관광산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이 주를 이루는 산업구조다. 레드불 등 대기업으로 불리는 업체도 있지만, 극소수다. 엘리베이터 부품이나 자동차 엔진 부품 등 정밀공업이 우수해 가장 많은 수출을 하고 있으며, 건축산업과 나무산업도 발달했다. 최근 잘츠부르크 청년들이 많이 취업하고 성장하는 분야는 멀티미디어, 창의산업 등이다. 오스트리아 전체 실업률은 지난해 기준 5.9%를 기록, 잘츠부르크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실업률은 따로 집계하지는 않지만, 전체 실업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주정부는 판단하고 있다.15년전부터 교육지원금 `빌둥셰이크` 자체 도입구직·재교육 원하는 청년 연간 5천명 혜택 받아대학생·소수민족 어학지원금 등 교육비 지원 다양100가지 넘는 마이스터 자격시험도 적극 지원우수한 청년지원 정책들, 실업률 낮추고 경제활성화 효과인력양성으로 지역기업 키우고 주정부 재정도 살 찌워□ `청년문제 청정국가` 오스트리아 지원 정책잘츠부르크는 오스트리아 주정부 9개 중 하나로 오스트리아 연방정부의 정책을 따른다. 더 큰 테두리로는 유럽연합의 관리를 받는다. 잘츠부르크 주정부가 단독으로 지원하는 예산은 한정적이지만 주거·건축 관련 지원금과 교육지원금 등 다양한 지원이 이뤄진다.오스트리아는 가족형편과 소득수준 등을 고려해 지원금을 지급한다. 19세까지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가족지원금(아동수당)을 지원하는데, 아동 1인당 나이에 따라 연간 최소 147만8천원에서 최대 202만9천원까지 받을 수 있다. 자취를 하며 대학을 다니거나 부모가 일찍 사망한 경우, 4년 이상 단독세대로 직업활동을 했을 때에는 월 최대 84만5천원을 받을 수 있다. 일반 대학생들은 월 59만5천원의 지원금이 주어진다. 아이가 있을 경우에는 가족지원금는 별도로 양육수당을 받는다. 아이 1명당 14만원 수준이다.각종 지원금을 받으려면 대학입학 후 학점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따른다. 교육지원금을 상환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다른 유럽국가들보다 뛰어난 부분이다. 잘츠부르크는 연방정부 차원의 지원 외에도 별도로 세금을 부과해 재원을 직접 마련, 젊은 세대들이 집을 사거나 지을 때 비용의 일부를 지원한다. 주택지원금도 연방정부 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사람에게 더 많이 지원된다. 미혼모·미혼부를 비롯해 신혼부부, 아이가 많은 가정일 경우 좀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다. 태양열 발전 등 친환경에너지를 이용한 주택은 더 많은 지원을 받는다. 주택지원금 재원은 주민들로부터 급여의 일정 비율을 주택건축을 위한 부담금으로 거둬들이고 있다.슈테판 마이어 잘츠부르크 주정부 대변인은 “잘츠부르크는 연방정부나 지방정부에서 청년취업을 유도하는 다양한 지원정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주정부도 청년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정책을 항상 고민하고 실현하고 있다”면서 “지역 청년들이 느끼는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도 각종 설문을 통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애향심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잘츠부르크 주정부 차원 교육지원금 `빌둥셰이크`유럽연합 국가들은 대부분 청년에게 현금을 지급한다. 각 국가가 정한 연령까지 재산이나 소득 여부와 관계 없이 양육수당을 지원한다. 교육도 대부분 무상으로 받을 수 있다. 대학진학보다는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청년들은 자격취득교육지원법의 지원을 받는다. 특히 잘츠부르크는 지역 청년들을 대상으로 `빌둥셰이크`라는 교육지원금을 지원한다. 이 제도는 잘츠부르크 주정부가 15년 전 자체적으로 도입했다. 새로운 일자리를 찾거나 재교육(보수교육)을 원하는 사람 등 누구나 자격취득을 하고 싶다면 지원할 수 있다. 주정부는 연간 5천여명을 선정해 교육비를 지원하는데, 이는 대학생 지원금이나 기존 실업교육과 관련한 지원금 정책과는 별도로 운영된다. 이와는 반대로 대학진학을 목표로 하는 직장인도 대학 시험을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준다. 외국인노동자나 소수민족 출신이 독일어를 배우도록 지원하는 `독일어 어학 지원금`도 있다. 화물자동차 운전 자격시험을 비롯한 일반기술에도 교육비를 지원한다.2년 전부터는 마이스터(장인) 자격시험도 지원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값비싼 가격 때문에 서민들이 장인 자격취득에 어려움을 겪자 지원정책을 손본 것. 오스트리아는 기술이 필요한 개인 사업을 하려면 무조건 마이스터 자격증이 필요하다. 열쇠 수리공도 자격증이 없으면 할 수 없고, 회사 사장이 되려면 직종과 관련한 자격증이 있어야 한다. 장인 자격증 종류만도 100가지가 넘는다.▲ 크리스티안 잘러트마이어 잘츠부르크 경제관광자치행정국 과장이 공동기획취재단에게 청년지원정책을 설명하고 있다.장인 자격시험 지원은 교육비용 50% 제공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자기부담금이 전혀 없으면 제도를 악용해 취미로 교육을 받는 사람이 생기기 때문이다. 4년을 기준으로 1인당 최대 900유로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며, 20살이 지나도록 직업교육을 전혀 받지 못했던 사람과 50세 이상은 1천250유로까지 받을 수 있다. 시험 응시료는 이와는 별도로 2천유로까지 지원된다.연간 주정부 교육지원금 총 예산은 250만유로 정도다. 지난해 교육지원금을 받은 사람은 19세 이하 125명, 19~45세 3천470명, 45세 이상 382명 등 총 5천명으로 나타났다. 잘츠부르크 주민 약 1%가 매년 혜택을 보는 셈이다.잘츠부르크 주정부 관계자는 청년들을 위한 아낌없는 지원정책이 실업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 활성화와 주정부 재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크리스티안 잘러트마이어 경제관광자치행정국 과장은 “지난 15년간 교육지원금을 지원했는데, 매년 주민 1%가 교육지원금을 받았으니 현재까지 인구 15%가 혜택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또 “지역 기업들이 장인 자격증을 가진 인력이 필요하고 선호하는데, 이를 주정부가 지원해 좋은 인력을 양성하면 지역에 더 많은 기업체가 들어올 것이고, 더 많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다”면서 “기업이 활성화되면 지역 경제도 함께 좋아지고 장인 자격증을 소지한 고급 인력들은 더 많은 월급을 받아 다시 세금을 내기 때문에 주정부 재정으로 다시 순환된다”고 설명했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2016-11-21

“기본소득네트워크 도입이 청년실업 돌파구 될 수 있어”

오스트리아는 우리나라 국민에게 친숙한 나라는 아니다. 많은 사람이 오스트리아와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혼동하기 마련이다. 오스트리아는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태어난 나라로,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아내 프란체스카 도너(Francesca Donner)도 그 출신이다.유럽 대륙 중앙에 있는 이 나라는 중도통합형 복지국가로 영미식 신자유주의나 북유럽식 보편적 복지보다는 실용적인 복지국가 모델을 도입해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1인당 국민소득도 세계 18위를 기록하는 등 소득수준이 높다. 국가 실업률은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도 최하위권이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취재기획단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과 잘츠부르크를 찾아 기본소득네트워크와 선진 청년 지원정책을 취재했다.출생부터 사망까지 기본소득 보장 주장부자·상위 10% 계층 증세로 재원 마련2006년 시작 2018년 국회에 시민청원 목표현재 유럽 전역 25개 네트워크가 운영오스트리아사회주의청년연맹 실업 최소화 운동기업에 총매출액 대비 세금 부과 세원 확보주 30시간 노동 단축은 질병·의료비 감소더 많은 일자리 더많은 사람에 제공 가능□중도통합형 복지국가 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황제의 나라로 서구의 변방과 동서의 교차로에 있다. 오스트리아의 수도인 빈(Vienna)은 19세기 말 유럽 최고의 도시로 꼽혔다. 인근 유럽 국가들보다 자유주의와 산업화, 민주화가 늦게 진행됐고, 현재까지도 엘리트주의적 정치문화가 남아 있다. 아돌프 히틀러가 태어난 나라로, 세계대전 가해 세력으로 분류돼 제2차 세계대전 후 연합국의 분할 신탁통치를 거쳤다.자본주의체제와 사회주의체제 사이에서 생존을 위해 중립을 선택했으며, 화해와 타협, 조정과 중재, 점진주의와 실용주의, 융합과 재창조 등을 모형으로 한다.중도통합형 복지국가인 오스트리아는 개인 소득의 40% 이상을 세금으로 걷는다. 이는 가족지원금, 취학아동 양육수당, 실업수당, 출산수당, 연금 등 복지재원으로 사용된다. 일반 의료비가 무료이며, 25세까지 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특히 직업교육을 받는 학생이나 성인에게도 직업교육지원금을 지급한다.□기본소득 붐(boom) 이뤄오스트리아를 포함한 유럽국가에서는 국가가 재산의 많고 적음이나 근로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사회구성원에게 매월 생활을 충분히 보장하는 수준의 소득을 무조건 지급해야 한다는 기본소득보장 운동이 활발하다.클라우스 삼보(79)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 회장은 “기본소득 도입이 청년실업을 해결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는 2006년 공식 출범했다. 기본소득 도입과 관련한 홍보물을 만들어 배부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현재 5천여명으로부터 도입찬성 서명을 받아냈다. 오는 2018년 오스트리아 국회에 기본소득 도입 시민청원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다. 유럽연합 차원으로는 7개 이상의 나라에서 100만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유럽연합의회에 청원하고 2020년 도입을 목표로 한다.지난 2014년 1차 청원 운동을 진행했으나, 6개국에서 30만명의 서명을 받는데 머물러, 청원에 실패했다. 이후 꾸준한 활동으로 기본소득 운동을 확산했고, 현재는 유럽 전역에 25개 기본소득네트워크가 운영돼 전망을 밝히고 있다.기본소득네트워크는 기복소득이 인간의 기본권으로, 출생부터 사망까지 기본소득이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건 없는 기본소득 보장 △보편적인 기본소득 보장 △개인을 기반으로 하는 소득 보장 △최소생계를 보장할 수 있는 기본소득 보장 등 4가지를 기본원칙으로 삼고 있다.기본소득을 도입하려면 가장 큰 걸림돌이 재원 마련이다. 그들은 부자증세로 국가 양극화 현상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위 10% 계층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해 기본소득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 클라우스 삼보(79) 오스트리아 기본소득네트워크 회장.클라우스 삼보 회장은 “청년 모두에게 동등한 조건으로 공부하고, 기술을 배울 수 있도록 하려면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면서 “상위층이 누리는 혜택이 분산되는 것이 청년문제 해결의 단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또 그는 “지난 5월 비엔나대학교 경제학과 학생을 상대로 기본소득 관련 특강을 했는데, 2천여명이 몰릴 정도로 관심이 높았다”며 “6월에도 전국 40개 지역에서 천여명의 청년들이 기존 정치에 불만을 느끼고 주거와 일자리 창출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을 벌였다. 청년들의 사회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다는 반증이다”고 말했다.한편, 독일에서는 기본소득 캠페인으로 `마인 그룬트아인콤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54명에게 1년간 월 1천 유로(약 128만원)의 기본소득을 지급하고 있다.□오스트리아 청년들이 말하는 `청년문제`오스트리아 사회주의청년연맹 율리아 헤르(23·여) 의장과 돌란트 플락히(23) 대변인은 낮은 최저임금, 비싼 집값, 난민 문제 등을 청년 삶의 어려움으로 꼽았다.사회주의청년연맹은 현재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당(이하 사민당) 산하 청년조직으로 120년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는 오스트리아 16~22세 청년 7만여명이 가입해 활동한다. 연맹은 사민당의 산하 조직이지만 그들의 정책과 입장이 다를 때는 철저히 반대의견을 내기도 하는 독립된 조직이다.오스트리아 청년실업률은 세계적으로 낮은 편이지만, 그들은 실업률을 더 줄이고자 다양한 운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연맹이 추진하는 청년문제해결을 위한 운동은 `가치창출 부담금`과 `주당 30시간으로 노동시간 단축` 도입이다.`가치창출 부담금`은 집권당이 추진 중인 정책으로 가치가 창출되는 곳에서 세금을 내게 하는 재원확보 방안이다.율리아 헤르 의장은 “소수 고용주가 대부분의 일자리를 쥐고 많은 부를 축적하고 있지만, 세금을 내지 않으려고 해외로 도피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오스트리아의 세율이 높다 보니 회사나 주거지를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 등 세율이 낮은 곳으로 옮긴다”고 실태를 지적했다.이어 “재원을 허투루 낭비하는 일이 없도록 `가치창출 부담금`을 도입해 기업 총매출액(순수익) 대비 일정액을 세금으로 내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오스트리아에선 현재 법적 노동시간이 주당 40시간, 산업별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단체협약상으로는 주당 38.6시간이지만, 잔업이 많아서 통상 법적 노동시간을 웃돌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시간당 노동생산성이 높고 노동집약적 산업이 아니라 노동시간을 단축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연맹의 주장이다.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스트레스도 줄고 질병이 적어져 오히려 의료비 등 복지비용 부담이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또 일자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 있어 실업률도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연맹은 여성과 남성 간 임금 차별을 없애기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그는 “오스트리아는 일자리가 적은 건 아니지만, 급여 등 좋은 조건의 직장을 구하는 것이 청년들의 고민”이라며 “청년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를 느끼는 청년들이 직접 지적하고, 해결방안을 연구해 국가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2016-11-14

연애·취업·인간관계·결혼·출산까지 포기 위기의 `N포 세대`에 희망을…

최근 우리나라 청년들은 스스로를 `헬 조선(지옥 같은 한국 사회)`이라는 단어 아래 가둬놓고 희망과 꿈을 포기한 안타까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연애, 취업, 외모관리, 인간관계, 결혼은 물론 출산까지 모두 포기한 `N포 세대` 세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 지난 9월 기준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9.4%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시작한 1999년 이후 최고치다. 당시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관리를 받던 외환위기 시절임을 생각하면 현재 청년실업률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인지 알 수 있다. 정부는 매년 약 2조원을 청년실업 대책에 투입하고 있다. 그러나 구태의연한 일자리 정책은 청년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지 못하는 실정이다. 본지는 우리나라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과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지역신문발전위원회 공동기획취재에 참여했다. 세계적으로 청년지원정책이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독일, 오스트리아 등 유럽 2개국 사례를 통해 성공적인 청년정책 방향을 5회에 걸쳐 제시하고자 한다.청년실업률 지난 9월기준 9.4%10명 중 1명은 `백수`인 셈학생·취준생·취포생 등 포함하면체감 청년실업은 30~40%에 이르러OECD 회원국 중 한국 등 5개국 상승세청년문제 해결 시동 건 경북도올 1월 전국 최초 `청년취업과` 신설`1사-1청년 더 채용하기` 프로젝트도 가동청년일자리 창출 성과 속속 이어져도서관·편의점이 전부인 공시생 4년차알바 편의점서 쪽잠 자며 시험준비`인생역전`은 공무원 임용 뿐이던가…#새벽 4시. 알코올 냄새를 풍기며 해장 음료를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멈추는 시간이다. 포항 한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인 이호진(29·가명)씨는 이 시간이 좋다. 온전히 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4년째 공시생(공무원 시험 준비생)인 그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 쓸 면목이 없어서다.학사모를 쓰고 기뻐했던 기억은 사라진 지 오래다. 그의 첫 일과는 직장이 아닌 도서관 출근이다. 두꺼운 책을 뒤적이다 어둠이 내리면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편의점 계산대를 베개 삼아 쪽잠을 자기도 한다. 그가 누울 수 있는 시간은 3시간 정도.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이지만, 다른 일은 엄두도 못 낸다. 취업문이 바늘구멍보다 좁기 때문이다. 그는 `인생 역전`을 위한 돌파구는 공무원 임용뿐이라는 일념으로 오늘도 쳇바퀴를 굴리고 있다.중졸 출신인 일명 `흙수저` 20대 청년 어린 나이부터 건설현장 일용직 전전햇빛 그리운 쪽방 벗어날 날은 언제…#김정훈(27·가명)씨는 가난이 싫다. 그는 요즘 흔히 말하는 `흙수저`이다. 홀로 가계를 담당하는 어머니의 부담을 덜고자 고등교육도 마치지 못했다.어린 나이부터 일용직 근로자로 건설현장을 전전했다. 아직 젊은 나이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삭신이 쑤신다. 다른 직장을 구하고 싶지만, `중졸`이라는 이유로 서류지원도 쉽지 않다. 국가가 지원하는 직업교육도 쉽게 받을 수 없다.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사는 생활도 8년. 아무리 발버둥쳐도 지독한 가난을 벗어날 수 없다. 최근 경기가 어려워 일거리가 줄면서 기본적인 생활도 어렵다. 그는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쪽방 월세를 걱정하며 하루에도 수십 번씩 `헬조선` 외친다. 대한민국 헌법 제2장 `우리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으며, 직업 선택의 자유가 있고, 양심의 자유를 가진다.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고, 근로의 권리와 의무를 같이 규정하고 있으며,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다`는 그에게 다른 나라 얘기다.■ 우리나라 청년실업 현주소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매달 고용지표를 발표할 때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다. 지난 9월 기준 9.4%를 기록, 대략 10명 중 1명은 `백수`인 셈이다.그러나 청년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청년실업은 이보다 훨씬 가혹하다. 실업률을 산정하는 경제활동인구에 학생, 취업·공무원 준비생, 비경제활동인구(취업을 포기한 사람) 등은 포함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 청년실업률이 30~40%에 이른다고 지적하고 있다.니트(NEET)족 증가도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니트족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Traning`의 약자로 정규교육을 받지도 않고, 노동시장에서도 제외되어 있으며, 취업을 위한 직업훈련에도 참여하지 않는 청년층을 의미한다.2014년 한 조사에서는 청년층(만 15~29세) 950만명 중 취업자와, 학생을 제외한 니트족은 163만명(17.2%)이라고 집계된 바 있다. 특히 니트족은 수입창출이 불가능해 자신의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 잠재실업률 상승 때문에 국가 경제성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각종 일탈행위의 잠재요인으로까지 분석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계적 문제 `청년실업`청년실업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현재 진행형이다. `선진국 클럽`으로 불리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의 지난해 평균 청년실업률도 11.6%를 기록했다.국가별로는 그리스가 41.3%로 가장 높았고, 스페인(36.7%), 이탈리아(29.9%), 포르투갈(22.8%), 프랑스 (18.9%) 등이 뒤를 이었다.반면 일본은 5.3%를 기록하며 가장 낮았고, 독일(6.5%), 아이슬란드(7.0%), 스위스(7.1%), 멕시코(7.7%), 노르웨이(8.2%), 오스트리아(8.4%), 미국(9.1%) 등도 한국보다 낮은 편에 속했다. 청년 실업률이 상승 추이를 보이는 회원국은 우리나라(0.2%p)를 비롯해 핀란드(1.8%p), 노르웨이(1.5%p), 터키(0.5%p), 네덜란드(0.3%p) 등 5개 나라다.나머지 29개 회원국은 청년 실업률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거나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이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국가는 아일랜드(-3.9%p), 슬로바키아(-3.7%p), 그리스(-3.7%p), 스페인(-3.0%p) 등으로 집계됐다.■ 경북도 청년실업문제 해결 `집중`경북지역 청년실업률은 6월 기준 9.61%로, 일반실업률 3.21%보다 6.4%p 높다. 포항 철강산업과 구미 전자·전기사업 등도 어려움을 겪으며 청년들의 취업길은 더 험난해졌다.지역 인재 유출현상까지 가속화하면서 청년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올해 신도청 시대를 맞은 경북도의 청년 정책은 슬로건 하나로 집약된다. 바로 `경북청년! 일·취·월·장`이다. `일찍 취직해 월급 받아 장가(시집) 가서 부모님께 효도하자`는 내용으로, 청년일자리 1만2천개를 창출하고 이와 동시에 청년 고용률 45%를 달성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특히 도는 청년실업문제 심각성을 인식하고 올해 1월 전국 최초로 `청년취업과`를 신설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청년취업 문제를 노동시장 원리에 맡겨 두기에는 사회적 시급성이 절박하고, 기업과 사회의 동반성장 측면에서 청년고용을 조금이라도 늘리고 숨어 있는 일자리를 찾아내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이는 다른 정책보다 청년일자리 창출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김관용 경북지사의 신념에서 시작됐다.`1사(社)-1청년 더 채용하기` 프로젝트도 눈길을 끈다. 도는 올해 3월 7일 상공인, 대학, 경제·노동단체, 지자체 등의 대표와 도민들이 모여 청년일자리 늘리기 범도민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청년 구직자와 도내 우수기업의 연결에 도민 모두가 함께 참여하자는 활성화 운동을 벌이고 있다.각 기관의 대표들과도 경북도 청년고용촉진특별위원회를 별도로 발족해 청년일자리 확충을 위한 장·단기 계획 수립과 정책 개발 자문의 시간을 자주 갖는 등 청년취업 문제 해결에 힘을 보태고 있다.도의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6월까지 취업자 145만6천명, 고용률 63.7%를 기록했다. 전국 16개 광역지자체 중 제주에 이어 두 번째 높은 실적이다. 청년 실업률(9.61%)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지만, 다른 지역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2016-11-07

천혜의 바다자원 활용, 체험·참여관광 개발에 `선택과 집중`

본지는 지난 4회에 걸쳐 영국 브라이튼, 전라남도 여수 등의 사례와 포항시 현재 해양관광 실태·향후 방향 등을 살펴봤다. 포항이 철강이라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한 것은 자명하며, 새로운 먹을거리인 관광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마지막회에서는 포항이 해양관광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도시로 탄생하기 위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두호마리나항 등 해양시설 조성 힘싣고해양레저·스포츠분야 전문인력 양성숙박·부대시설 등 인프라 구축 나서야외곽지역 해안가 리조트·콘도 건설 등시설 분산 추진으로 균형개발 추구청년부터 중장년까지 全세대 아우르는쇼핑 환경 구축도 중요 과제로호응도 높은 내실있는 축제 개발 절실시민 참여의식 강화도 반드시 필요□ 브라이튼과 여수앞서 살펴본 영국 브라이튼과 전라남도 여수는 두 도시가 지닌 천혜의 자연여건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해양관광 도시로의 기회를 잘 살린 대표적인 사례다. 브라이튼은 휴양지로의 인기가 식으며 침체됐던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안 개발을 시도, 쇠퇴하는 지역을 되살리고자 예술과 문화가 있는 휴양지로 탈바꿈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로 인해 각종 문화 축제, 공연 등이 연중 내내 펼쳐지며 관객이나 여행객이 먼저 찾아오는 도시가 됐고, 여기에 각종 콘퍼런스 유치 활동으로 방문자를 유도해 경제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인구가 약 16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도시에 항상 외부에서 온 방문객이 넘쳐나는 것은 브라이튼만의 아름다운 자연환경도 영향이 있겠지만 여기에 더해진 문화·예술 등의 콘텐츠가 핵심이 된 것이다. 아울러 이처럼 유입되는 방문객을 머물게 하기 위한 충분한 숙박, 쇼핑 등의 인프라도 충분히 구축하는 노력을 기울였던 브라이튼은 더 많은 관광객 확대 목표를 이루고자 앞으로도 편의시설 확충에 더욱 주목하기로 했다. 여수시의 경우 무엇보다 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개최가 도시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다. 개최 당시 800만이상의 방문객이 여수를 찾았으며 박람회가 종료된 후에도 연평균 1천명이상이 찾는 국내 최고의 관광도시가 됐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여수에서 박람회가 열렸기 때문이 아니라, 여수시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해양관련 기구·기관 유치와 더불어 새로운 관광콘텐츠 개발에도 힘을 쏟은 까닭이다. 또한 관광객을 수용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도 힘을 기울였고 일회성 방문이 아닌 다시 찾고 싶은 도시를 위해 해양레저·스포츠 분야와 먹을거리, 놀거리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기획했다. 많은 섬과 아름다운 바다, 야경으로만 유명한 장소를 넘어 `즐길 수 있고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탄생할 수 있도록 기울인 노력의 결실을 얻고 있는 것이다.□ 체험·체류형 관광 위한 준비를포항시는 현재 `철강`이라는 특정 분야에 집중된 산업 구조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세계적 철강경기침체와 후발국가의 추격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지역 곳곳에는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실정이다.앞으로 포항시가 극복해나가야 할 여러 대안 중 하나는 지금처럼 제조업 위주의 경제구조에서 벗어나야 하며 수많은 전문가는 포항의 `산업다변화`가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산업다변화를 위한 여러 해결책 중 한가지가 바로 `해양관광의 활성화`로 꼽힌다. 최근 관광의 추세는 유명장소나 관광지를 들러서 살펴보는 단순한 관광에서 직접 경험해 보는 체험관광, 참여관광 위주로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 역시 바다와 같은 자원을 활용한 체험, 참여관광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포항은 동해안의 아름다운 해안과 역사적 의미가 있는 상징들, 영일대 해상누각과 죽도시장, 포항운하, 호미곶 등 각종 유명 관광요소는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체험 요소는 아직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여수의 경우 해양레저스포츠 참여인구 증가에 발맞춘 관련 분야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여수시는 해양레저스포츠 타운 및 돌산해양낚시공원, 마리나항 조성과 단체 관광객을 목표로 한 무료 해양레포츠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해 여름마다 방문객 증가 효과를 누리고 있다. 포항시에서도 이러한 추세에 걸 맞게 현재 추진단계에 놓여 있는 두호 마리나항 등 각종 해양시설 조성이 지지부진하지 않도록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해양레포츠 프로그램 확대 운영 및 전국 홍보에 힘을 쏟아야 한다.아울러 이를 위해서는 해양레저·스포츠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 인력 양성도 필수다. 지역 내 고등학교와 대학의 교육에 대한 투자를 연계해 마리나 등 해양시설 완공 이후 크루즈·요트산업 등에 종사할 수 있는 인재를 준비하는 과정도 서둘러야 한다.□ 관광 인프라 확충 시급한편, 위에 언급한 대로 체험·체류형관광 조성을 위해서는 숙박이나 부대 편의시설에 대한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우선 관광산업에 필요한 호텔, 리조트, 도로, 대중교통 등 인프라를 충분히 갖춰야 한다. 포항의 관광 문제로 지적되는 부분 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역시 호텔 부족 등 숙박과 관련된 내용들이다. 그동안 크고 작은 스포츠 대회나 이벤트 등으로 포항을 찾은 단체 관광객이 머물 곳이 없어 경주나 영덕 등 인근의 도시로 빠져나갔다는 이야기는 이미 해마다 반복적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재 포항에는 중국 투자 기업을 유치해 환호공원 안에 5성급 호텔 건립을 추진하는 등 각종 계획이 있지만, 영일대해수욕장 등 일부 지역에 집중된 상태이며, 포항 외곽지역 해안가에도 대형 리조트나 콘도 등의 시설을 분산해 균형 있는 개발을 해야 할 것이다.또한 내·외국인들이 관광·쇼핑하기 편한 여건도 아직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잦은 만큼, 시에서는 전통시장과 더불어 공생할 수 있는 쇼핑환경을 구축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위주의 시장보다는 청년에서부터 중장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쇼핑 환경도 구축돼야 할 것이다.□ 전문기관·축제·시민의식 강화해야브라이튼의 공식 관광기구 `비짓브라이튼(VisitBrighton)`은 단순한 지자체의 행정부서가 아닌 마케팅과 이벤트 유치,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가이드라인` 역할을 하고 있다. 브라이튼을 하나의 `회사`혹은 `상품`으로 전제해 도시 홍보를 하는데 최적화돼 있으며 10년 이상 종사한 전문가들이 영국뿐만 아닌 인근 유럽 등의 관광 추세를 분석하고 새로운 잠재적인 고객확보를 위해 시장 전략을 수립하는 등 활약을 펼치고 있다. 포항 역시 관광 분야의 전문가를 확보하고 충분한 경험을 쌓아 오래 종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전문성을 가진 이들이 같은 부서나 기관에서 근무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물론 내년부터 국제통상·세제·재난·안전 등 공직사회 내에서 전문성이 필요할 경우 부서를 옮기지 않고 한 분야에서만 평생 근무하는 `전문직 공무원` 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그러나 일부 부처와 특정 직급으로 시범시행됨에 따라 당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순환보직제의 단점을 줄이고자 불필요한 관련 부서개편을 줄이고 최소한의 근무기간을 보장하는 등 행정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이와 함께 내실있는 축제 개발과 함께 관광분야에 대한 시민의식의 강화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지역 축제나 각종 문화활동 등에 대해 시민의 참여도를 높일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포항엔 연중 내내 다양한 기관 주최로 많은 축제가 열리지만 정작 시를 대표하는 축제 한두 개를 제외하면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역축제는 경제적 파급 효과를 고려한 지역민의 소득이 우선돼야 하며 주민 화합과 더불어 지역홍보 효과도 불러올 수 있어야 하는 점을 명심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민과 상인, 시 모두가 성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 /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것입니다

2016-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