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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올 추석엔 가족과 함께 ‘야경 맛집’ 찾아 떠나자”

추석을 맞아 가족과 함께 특별한 여행을 계획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가을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명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전국의 달맞이 명소 4곳을 소개한다. ◇ 수원 대표 야경 명소, 서장대 경기도 수원에 있는 서장대는 보름달을 감상하기에 최적의 장소로 손꼽힌다. 수원 화성 팔달산 정상에 있는 서장대는 1794년(정조 18년)에 군사시설로 세워졌으며, 군사 훈련과 외부 감시의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서장대에서의 낮과 밤은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낮에는 수원 화성의 전경이 탁 트인 시야에 아름답게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밤에는 현대적인 도시 야경과 전통 건축물이 조화를 이뤄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보름달이 떠오르는 저녁에는 고즈넉한 달빛 아래 화성과 수원의 야경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그 때문에 많은 이들이 서장대를 찾아 그 매력적인 야경을 즐기곤 한다. 서장대 바로 아래에는 효원의 종이 설치돼 있다. 이 종은 1991년 수원시가 정조의 효심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으로 방문객들은 직접 종을 치면서 부모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할 수 있다. ◇ 바다와 도시 야경이 한눈에 구봉산 전망대 전라남도 광양시 구봉산에는 광양만과 여수, 순천, 남해를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 서면 포스코(POSCO) 광양제철소, 이순신대교, 광양항 등의 산업 시설에서 나오는 조명들이 어우러져 만드는 환상적인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추석 보름달이 뜨는 밤에는 더욱 낭만적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구봉산 정상에는 메탈 아트로 만든 독특한 봉수대가 눈에 띈다. 이는 전통 봉수대의 기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조형물로 광양의 상징인 빛과 철, 꽃을 활용한 디자인이 인상적이다. 이곳은 해맞이 행사, 야외 공연, 결혼식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장소로도 활용돼 많은 방문객들에게 사랑 받고 있다. ◇ 월출 명소로 손꼽히는 산책하기 좋은 공원, 부산 달맞이 동산 달맞이 동산은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대표적인 월출 명소다. 이곳은 해운대 해변에서 가까워 바다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착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함께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정월대보름이나 추석 보름달을 감상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도 잘 알려져 있다. 달맞이 동산은 과거부터 시인과 묵객들이 자주 찾던 장소로, 여기서 바라보는 월출은 해운대의 푸른 바다와 어우러져 매우 인상적이다. 특히 달맞이 동산을 지나가는 달맞이 길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달맞이 동산 정상에는 1997년에 세워진 해월정이 있으며, 이곳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면 한층 더 운치 있는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야외 음악당, 조각공원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추천한다. ◇ 달빛 아래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전설의 바위, 제주 용두암 제주 용두암은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인근에 있는 높이 약 10m의 바위다. 용이 승천하려다 실패해 바위가 됐다는 전설을 가진 곳이기도 하다. 바위의 모양이 용의 머리와 닮았다고 하여 용두암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며, 파도와 바람에 깎인 독특한 형태로 오랜 세월 제주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 잡았다. 전설에 따르면, 한라산 신령의 옥구슬을 훔쳐 달아나던 용이 신령의 화살을 맞아 바다에 떨어져 바위가 됐다고 전해진다. 이곳에서는 달빛 아래에서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믿어지며, 이러한 신비로운 전설 덕분에 용두암은 특히 밤에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로 알려져 있다. 용두암에서 도두항까지 이어지는 6km의 해안도로는 제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드라이브 코스 중 하나다. 이 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카페와 맛집이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여정을 즐길 수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사진자료 제공 - 한국관광공사

2024-09-12

이야기 보따리 다시 풀어내는 명작 만나보세요

긴긴 뜨거운 여름을 지나왔다. 아직 가을이라 하기엔 미흡하지만, 가끔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추석이 코앞이라고 말해준다. 추석 연휴가 5일이다. 조상님들 산소를 돌보고, 친척들과 만나 가져온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고 정성스럽게 마련한 음식을 나누는 기쁜 명절이다. 하늘 저쪽에서 구름 공장이 열심히 뭉게구름을 만들어 보내온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가까운 곳에 나들이하기에 좋은 날씨다. 누렇게 익어가는 들도 즐기고, 오래전 함께 즐겼던 영화도 곱씹어보는 추석 명절이 되길 바라며, 영화 네 편을 골라 보았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진품의 미덕이 숨어 있다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베스트 오퍼’ 시네마 천국 감독 작품이다. 36년 전 개봉한 ‘시네마 천국’은 지금도 사람들의 최애 작품을 꼽을 때마다 등장한다. ‘베스트 오퍼’는 아날로그 필름 작품만 고집하던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첫 번째 디지털 영화이다. 영화 제목 ‘베스트 오퍼’는 경매가 최고액을 의미한다. 주인공은 미술품을 보는 남다른 안목으로 당대 최고의 경매사다. 하지만 심각한 결벽증으로 사람들과 소통이 힘들다. 60이 넘도록 사랑하는 이 하나 없이 경매를 도와주는 친구 한 명뿐이다. 그와 함께 부당한 방법으로 여인들의 초상화를 낮은 값에 경매받아 혼자만의 비밀의 방에 모아두고 감상한다. 그 앞에 광장공포증을 가진 여자가 나타난다. 그때부터 주인공 올드만의 인생은 달라진다. 처음 사랑에 빠진다. 영화음악은 거장 엔니오 모리꼬네 작품이다. 모든 위조품 속에는 진품의 미덕이 숨어 있다라는 대사가 주인공의 첫사랑이 진짜 사랑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을 대변한다. 그의 비밀의 방에 가득한 여인들의 초상화가 이 영화의 압권이다. 진정한 친구 한 사람이라도 있었더라면 올드만의 인생은 달라졌을 것이다. 속고 다시 속이는, 거짓말 게임의 끝은 진실?빌 콘돈 감독의 ‘굿 라이어’ 명품 연기의 주연, 연기경력 50년이 넘는 여주인공의 주체적인 캐릭터. 부유한 미망인 ‘베티(헬렌 미렌)’는 온라인 데이트 사이트에서‘로이(이안 맥켈런)’를 만나고,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좋은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하지만 사실 로이는 베티의 돈을 노리고 의도적으로 접근했던 것. 이를 모르는 베티는 로이가 제안한대로 공동 계좌를 만들어 본인의 재산과 로이의 재산을 합하는 데 동의하고, 두 사람은 베를린으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베티는 로이의 정체를 알게 된다. 미녀와 야수와 위대한 쇼맨을 만든 빌 콘돈 감독이 만들었다. 아카데미 각본상을 수상한 그는 인간의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이 영화는 반전의 반전이 재밌다. 이야기의 처음 시작은 2차 세계 대전 독일이다. 거짓말이 제일 쉬워 거짓말로 사람들의 돈을 갈취하며 살아가는 로이, 마지막 장면에서 거짓말을 할 때마다 자신의 돈이 사라지니 그제야 진실을 말한다. 스릴러 장르라지만 남녀 연기자의 내면 연기를 보는 맛으로 영화를 즐기면 더 재밌을 것이다. 쉬워 보이지만, 결코 쉽지 않은… 삶의 철학을 묻다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납작하게 구운 반죽 사이에 팥소를 넣어 만드는 전통 단팥빵 ‘도라야키’를 파는 작은 가게.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가게 주인 ‘센타로’에게 ‘도쿠에’라는 할머니가 찾아온다. ‘마음을 담아’ 만든다는 할머니의 단팥 덕에 ‘도라야키’는 날로 인기를 얻고 가게 주인 ‘센타로’의 얼굴도 밝아진다. 하지만 단골 소녀의 실수로 할머니의 비밀이 밝혀지면서 예상치 못한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는데…. “당신에게는, 아직 못다 한 일이 남아 있습니까” 제목이 팥 이야기인 만큼 도라야키 안에 들어갈 팥소를 만드는 장면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여준다. 팥에서 상태가 안좋은 것을 골라내야하고, 전날 미리 물에 불려놓는다. 팥에서 색이 우러나온 것도 살핀다. 팥을 삶고 솥에 귀를 가져가 소리를 듣고는 시간이 됐다는 듯 건져 차가운 물로 헹궈낸다. 제대로 헹구지 않으면 떫은맛이 남는다. 냄비에 다시 넣어 물을 넉넉히 부어 삶는다. 서서히 끓기를 기다리다 김의 냄새가 달라졌다며 팥 상태를 살피고 뚜껑을 닫아 뜸을 들인다. 복잡하네요 하는 남자 주인공 말에 극진히 모셔야 한다고 할머니가 말한다. 손님을 모신다는 말이냐 하고 묻자 할머니는 팥들이라고 대답한다. 밭에서 힘들게 여기까지 왔으니까 하고 살짝 조신다. 뜸이 든 팥 냄비에 팥이 으스러지지 않게 조심히 수도꼭지에서 아주 약하게 물을 흘려 냄비에 팥물이 투명해질 때까지 기다린다. 그때마다 할머니는 팥을 자세히 사랑스럽게 들여다본다. 건져낸 팥에다 당을 넣어 섞은 후 또 기다린다. 왜 기다리냐고 남자가 묻자 할머니는 갑자기 끓이는 건 실례라고 하며 팥이 당과 친해지길 기다려주자고 한다. 마치 맞선과 같으니 뒷일은 처녀 총각에게 맡기자 한다. 얼마나 기다려요 하니 2시간이란다. 그 후 팥이 으깨지지 않게 서서히 저으면서 뭉근히 달여 불을 줄인 후 물엿을 넣어 완성한다. 팥알이 한알한알 제 모습 그대로 간직한 맛있는 앙이 완성되었다. 이런 맛은 처음이라는 가게 주인 남자, 이제껏 도라야키를 한 개 다 먹은 적이 없다고 한다. 팥을 정성스럽게 만들면서 늘 무표정이던 그의 표정에도 웃음이 살아난다. 살아가는 것도 팥을 삶는 것과 같다라고 감독이 우리에게 일러준다. 해맑은 동심의 세계 그린 명작 애니메이션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웃집 토토로’ 경주 천년의 정원 외나무다리에서 찍은 영상을 sns에 올리니 지인이 토토로의 숲같다고 좋아했다. 오랜만에 ‘이웃집 토토로’를 돌려보았다. 주인공 사츠키와 메이 자매, 음력 5월을 뜻하는 사츠키. 나이는 12살. 소학교(초등학교) 6학년이다. 쿠사카베 가의 장녀로, 메이의 언니. 씩씩하고 밝은 성격을 가진 단발머리의 소녀다. 비가 몹시 쏟아지던 날 버스 정류장에서 아빠를 기다리다가 토토로를 만나게 된다. 동생 이름의 유래는 영어로 5월을 뜻하는 메이(May). 나이는 4살. 사츠키의 여동생으로, 아빠와 언니를 잘 따른다. 숲에서 놀다가 조그맣고 이상한 동물을 발견하고 뒤를 쫓아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그곳에서 도토리나무의 요정 토토로를 만난다. 사실 메이는 원안에는 없던 캐릭터였다. 당초 기획 단계에서는 주인공은 사츠키 단독으로 하려 했으나 주인공의 배역을 둘로 나누어서 동생 캐릭터인 메이가 추가로 만들어지게 된다. 작품의 성격상 외동딸보다는 자매나 남매로 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두 소녀가 뛰어다니다 큰 나무를 가리키자 아빠는 녹나무라고 알려준다. 녹나무 파수꾼이란 일본 소설이 떠오른다. 이 영화로 감독은 일본의 아름다운 풍경을 알리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 지역에도 훌륭한 숲이 많다. 경북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 등등 추석 연휴에 가족이 함께 산책하기 좋은 숲이다. /김순희 수필가

2024-09-12

재밌고 신나고 여유롭고 … ‘봉화’로 떠나는 모든 이유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이 다가왔다. 올해 추석은 주말 포함해 5일간 황금연휴가 이어져 가족들간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늘어났다. 올 추석 뭐 하고 보낼까를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반가운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쌓을 수 있는 봉화의 추천 관광지를 소개한다. □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재밌게 봉화군 춘양면에 자리잡은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전체 크기가 약 5179ha, 1500만 평으로 전 세계에서도 두번째로 큰 규모이다. 특히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기후변화에 취약한 희귀·특산식물을 수집·보존하고 있다. 희귀식물 313종, 특산식물이 164종에 달한다. 이 밖에도 각종 식물 전시원과 백두대간의 상징 동물인 백두산 호랑이, 세계 최초의 야생 식물종자 영구 저장시설 ‘시드 볼트(seed vault)’를 보유하고 있다.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가장 많은 곳은 ‘호랑이숲’이다. 호랑이숲은 멸종위기종인 백두산호랑이의 야생성을 지키기 위해 자연서식지와 유사한 환경을 조성한 전시원으로 면적은 총 3.8ha(약 1만 1000평)로 축구장 6개 크기와 맞먹는 거대한 규모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사육환경을 갖추고 있는 이 호랑이숲에서 6마리의 백두산 호랑이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90분 동안 수목원 내 주요 전시원 30곳을 탐방하는 ‘달려라 어흥카트’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전문 숲해설사의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고산식물의 안식처 ‘알파인하우스’부터 인기 전시원인 호랑이숲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추석 당일을 제외한 14일부터 18일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연휴 동안 투호, 윷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3종과 백두랑이 캐릭터 풍선 나눔 행사, 한가위 행복 나눔 추억의 선물뽑기, 수목원 on 버스킹 공연(14 하루) 등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돼 가족나들이로 제격이다. 백두대간수목원은 관람객 편의를 위해 추석 연휴 안동버스터미널과 영주역에서 매일 1회 왕복 셔틀버스(무료)를 운행한다. 한창술 백두대간수목원장은 “추석 연휴 가을꽃으로 물든 수목원을 관람하면서 즐겁고 풍요로운 한가위를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분천산타마을에서 신나게 분천 산타마을은 봉화군 소천면 분천역에 위치해 있다. 백두대간이라는 자연 자원과 동심을 자극하는 산타클로스 이미지를 접목해 1년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조성됐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모두가 함께 기다리는 즐거운 날, 크리스마스를 여름에도 느껴볼 수 있다. 새파란 여름 하늘과 새빨간 산타의 모습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입구에서부터 아기자기한 산타 조형물들이 반기고 있으며 곳곳에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꾸며진 포토존이 있어 예쁜 사진들을 남겨볼 수 있다. 특히 분천산타마을 내 산타우체국에는 관광객들을 위해 산타옷과 모자가 마련돼 있어 산타로 변신해 사진을 찍어볼 수 있으며, 크리스마스에 받아볼 수 있는 엽서 쓰기 체험도 해볼 수 있다. □ 선유교와 범바위 전망대에서 여유롭게 안동의 도산서원에서 봉화를 거쳐 태백에 이르는 35번 국도는 세계적인 여행정보지 미슐랭 그린가이드가 유일하게 별을 준 한국 최고의 길이다. 구불구불 강변을 따라 청량산입구에서부터 낙동강을 거슬러 명호면사무소로 가는 방향에는 길이 120m, 폭 2.5m의 봉화 선유교가 있다. 선유교에 올라 주변 경치를 둘러보면 청량산의 풍경이 낙동강과 어우러지며 윤슬 일렁이는 옥빛 강물까지 감탄이 절로 나오는 절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선유교 끝에 도착하면 작은 정자가 있어 햇살도 피하고 산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 35번 국도를 따라 조금 더 올라가다보면 ‘삼동재 호랑이상 경관 쉼터’라는 팻말이 보인다. 봉화에서 낙동강 줄기를 가장 잘 굽어 볼 수 있는 범바위 전망대다. 범바위 지명은 고종 때 선비 강영달이 선조 묘소를 바라보며 절을 하다 만난 호랑이를 맨손으로 잡았다는 얘기에서 유래한다. 그래서 전망대 옆 바위 위에는 호랑이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전망대에서는 낙동강이 만든 물돌이 모습과 그 중심으로 태극 문양을 하며 돌아치는 아름다운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맑은 하늘 아래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경치를 배경 삼아 사진을 남기기에 좋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9-12

달빛 아래 책 한권… 가족과 함께하는 지혜의 시간

‘AI 시대의 소크라테스’ 2022년 11월 챗GPT의 상용 버전이 공개된 이후, 생성형 인공지능은 사회경제적 변화의 선두에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어떤 질문에도 척척 답하고 그림을 그려주며 영상을 만들면서 사람들은 진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섰다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인간과 비슷하거나 넘어서는 일반인공지능 또는 초지능의 출현도 머지않았다는 기대감과 그에 따라 인간은 필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다. 고통과 불평등 속에서도 어떻게 사유해야 인간답게 살 수 있는지를 천착해온 철학자 이진우 포스텍 명예교수는 신간 ‘AI 시대의 소크라테스’(휴머니스트)에서 인공지능 시대에 들어선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는다. 그는 원하는 결과물을 즉각 제공하는 인공지능을 ‘21세기의 소피스트’라고 규정하면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바로 ‘소크라테스의 지혜’라고 강조한다. 소크라테스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이 아니라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질문을 던졌다. 이진우 교수는 인공지능이 인간 지능을 대체할 것처럼 보이는 지금이야말로, 인공지능은 못 하지만 인간은 할 수 있는 질문을 통해 인간 조건과 존재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한다.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기계는 느낄 수 있는가? 기계는 의식을 갖고 있는가? 이진우 교수는 이 세 가지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리로 하여금 인공지능 시대 또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 조건을 성찰하자고 제안한다. 이진우 교수는 챗GPT가 상징하는 기술 진보를 구텐베르크 혁명에 못지않은 지성 혁명으로 파악하고, 인공지능 혁명이 불러일으킨 철학적 전환에 주목한다. 이 교수는 현대의 인공지능이 고대 아테네에서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지식과 기술을 전수했던 소피스트와 같다고 본다. 실제로 고대의 소피스트는 사람들에게 지식을 전달했지만 정작 지혜는 전하지 못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당대의 소피스트를 비판하고 무지를 고백함으로써 진정한 지혜를 추구한 소크라테스의 질문이다. 이 교수는 “인간이 계산으로 단순화된 사고 체계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때, ‘왜?’라는 질문도 사라진다. ‘기계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은 결국 ‘인간은 생각할 수 있는가’란 질문으로 이어진다”며 “이제 인공지능은 생각을 넘어 공감까지 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인공지능이 잘하는 것은 인간이 뒤떨어지고 인간에게 능숙한 것은 인공지능이 하기 어려워한다는‘모라벡의 역설(Moravec’s paradox)’은 감정이라는 문제로 집약된다. 인간에게는 몸이 있기에 감정을 가졌고 인공지능은 그렇지 않기에 감정에 미숙하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상식이었다. 하지만 ‘감정 인공지능’이 상식을 바꾸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교수는 또 “감정 인공지능은 사용자의 ‘깊은 감정’보다 ‘피상적 감정’에 집중한다. 사용자가 기뻐하면 같이 기뻐하고 슬퍼하면 같이 슬퍼하는 감정 인공지능은 영화 ‘그녀(Her)’가 미리 보여준 인공지능과의 우정과 사랑이 현실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진짜와 구분할 수 없는 가짜 감정으로 소통하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면서 감정이 인간에게 고유하다고 강변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진다”며 도덕성의 원천이라 할 수 있는 감정을 인공지능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현실은 인간에게 과연 감정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화’  세계적인 불교 지도자이며 평화운동가인 틱낫한(1926~2022) 스님의 ‘화’가 20여 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틱낫한 스님 하면 ‘화’(초판 2002년)가 연상될 정도로, 이 책은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마음의 불꽃을 식히는 지혜’라는 부제를 달고 최근 번역·출간된 책은 화, 절망, 좌절감 등에서 벗어나 나와 상대가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가르침을 담고 있다. 그것은 난해하거나 깊은 이론적 공부, 극한의 수행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바로 ‘마음챙김’수행 하나면 된다. 현대인들은 ‘화(분노)’를 촉발, 촉진시키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인간의 욕망을 부추기는 물질주의, 이기심, 무한경쟁 등이 자리한다. 그렇다면 이런 현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행복해질 수 있는가? 스님은 화는 정신적, 심리적 현상이지만, 생물학적, 생화학적 요소와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본다. 즉 몸과 마음은 별개가 아니며, 몸이 마음이고 마음이 몸이다. 따라서 화의 뿌리는 마음만이 아니라 몸에도 존재하며, 결국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어떻게 먹고, 마시고, 소비하는지, 자신의 몸을 어떻게 취급하고 있는지 등 ‘마음챙김 먹기 수행’을 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이 돈, 권력, 높은 지위가 행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다 얻고도 불행하거나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고 스님은 지적한다. 결국 분노, 절망감, 좌절 등을 다스리는 것이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과정에서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스님은 화가 날 때는 수백개의 근육이 긴장해 아름답지도 멋지지도 않은 자기 얼굴을 거울에 비춰보고 이를 바꾸기 위해서 해야 하는 일, 바로 미소 짓기를 해보라고 권한다. 타인의 행동 때문에 화가 치솟을 때는 복수심에 사로잡혀 맞대응하는 것을 경계하고 대신 스스로를 돌아보며 화를 다스려야 한다고 알기 쉬운 비유로 깨달음을 전한다. ‘부의 설계자들’ ‘페이팔(PayPal)’은 전 세계 온라인 지불 시스템을 운영하는 미국 회사다. 일론 머스크, 피터 틸, 리드 호프먼, 맥스 레브친 등 실리콘밸리의 부흥을 이끈 일명 ‘페이팔 마피아’들은 현재 테크 산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조직으로 일컬어진다. 테슬라, 메타, 유튜브, 스페이스X, 팔란티어, 링크드인 등 이 시대를 이끈 수많은 기업을 창시하고 투자하고 경영한 이들의 시작점에는 모두 페이팔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미국 논픽션 작가 지미 소니의 신간 ‘부의 설계자들’(위즈덤하우스)은 일론 머스크 등 창업자와 초창기 직원들과의 수백 건의 인터뷰와 수십만 장에 달하는 방대한 내부 문건 분석을 통해 페이팔이 어떻게 태동했고 성공했는지 그 전략을 낱낱이 파헤친다. 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페이팔의 창업 과정과 초기 운영을 추적하며 그 해답을 찾고자 한다. 책은 1998년부터 2002년까지 페이팔의 역사를 조명한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난민 소년 맥스 레브친이 다소 엉뚱한 꿈을 좇다가 스탠퍼드대학에서 피터 틸을 만나고,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 창업에 나서는 데서 전설의 첫 막이 열린다. 그들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그린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같은 발상의 사업을 전개하던 일론 머스크와의 만남, 그리고 두 기업의 합병과 페이팔의 탄생이 이어진다. 페이팔의 사업은 낯선 개념을 고객에게 설득하는 일, 경쟁자의 도전과 음해, 해커와 사기꾼들의 위협에 이르기까지 생존 기반을 뒤흔드는 도전이 계속됐다. 이 속에서 페이팔 구성원들은 갈등과 협력, 원칙과 효율성, 사려와 신속함의 균형점을 찾아가며 성장을 이룬다. 이후 이베이에 매각하고 기업공개를 함으로써 창업자들은 거부가 되고, 종업원들은 안정적 고용 기반을 만든다. 하지만 전설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새로운 모험에 나선다. 일론 머스크가 대표적이다. 지분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스페이스X와 테슬라를 설립했다. 피터 틸은 팔란티어와 파운더스펀드를 설립했으며 페이스북의 최초 투자자가 됐다. 맥스 레브친은 슬라이드와 어펌홀딩스를 만들어 도전을 이어간다. 페이팔 초기 직원들도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유튜브 공동 설립자 채드 헐리, 스티브 첸, 자웨드 카림이 모두 페이팔 출신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 책의 특징은, 지금은 존경의 대상이 돼 장막 뒤에 숨겨진 피터 틸과 일론 머스크 등의 초년기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됐다는 것이다. 19세의 일론 머스크가 피터 니콜슨이라는 인물에 매료돼 단지 그를 따르고자 스코샤 은행에 인턴으로 들어가 근무한 이야기는 이색적이다. 저자는 이들이 기존 관행을 거부하고, 새로운 규칙을 만들고 남다른 행동을 했다고 말한다. ‘아웃사이더’의 모습을 특별하게 보였다는 얘기다. 이 책은 행운과 불운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는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주인공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응했는지를 덤덤하게 보여준다. 그런데 이 건조한 진술들은 때로 더 묵직한 통찰을 던져주곤 한다. “옳은 것보다는 틀린 것을 찾아라”, “경계를 부수어라”, “시장을 독식하라” 등 파괴와 혁신을 일으킨 이들의 전략은 현재 디지털 스타트업 문화의 토대가 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9-12

문경으로 떠나는 스무번째 五味여행

우리나라 중부 내육에 위치한 문경은 높은 일교차로 사과를 비롯한 각종 농산물의 품질이 우수하다. 이 가운데 지역을 대표하는 농산물로 오미자가 유명하다. 기후적 특성으로 우리나라에서 오미자가 가장 많이 생산된다. 문경시는 오미자 축제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로 20회째를 맞고 있다.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오미자 주산지인 문경시 동로면 금천둔치에서 열린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솜사탕 같은 오미자꽃이 새빨간 결실로 변신한 9월, 문경으로 오셔서 추석 선물도 구입 하시고 문경오미자로 건강도 챙기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경 오미자 축제 문경시는 지난 6일 문경시청에서 신현국 시장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 문경관광진흥공단, 축제대행사가 참석한 가운데 가을철 문경 대표 농산물 축제인 문경오미자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추진상황 보고회를 갖고 축제 전반에 대한 점검을 했다. 2024년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문경시 동로면 금천둔치(동로면 적성리 525-11)에서 개최된다. 박서진과 마이진, 정서주 등 유명가수 축하공연을 비롯해 오미자 할인판매, 청담그기체험, 미각체험관 등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해 전국 일등 문경오미자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축제장에서는 최고품질 생오미자, 건오미자, 오미자당절임을 특별할인가(생오미자 1만5000원/kg)로 구입할 수 있다. 또한 오미자홍보관, 농특산물판매장, 미각체험관을 통해 다양한 오미자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가족 단위 관광객을 위해 키즈존(에어바운스, 친환경 나무놀이터), 키다리 삐에로 아저씨 공연, 오미자 수상라운지가 준비되어 있으며 축제장에 조성된 파크골프장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시는 지난달 31일 서울 강남스퀘어 광장에서 2024년 제20회 문경오미자축제 개최 홍보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 홍보 행사를 열었다. 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문경오미자축제를 홍보하기 위해 일 평균 10만명이 방문하는 서울 강남구 강남스퀘어 광장에 홍보 부스를 설치 운영했다. 문경시와 오미자축제추진위원회, 문경관광진흥공단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수도권 시민에게 오미자슬러시를 나눠주며, 관광도시 문경과 특산품을 함께 홍보했다. □ 다섯가지 맛의 오미자 문경 오미자가 제철을 맞아 빨갛고 탐스럽게 익은 열매를 요즘 한창 수확 중이다. 오미자는 준고랭지 작물로서 문경의 백두대간을 형성하고 있는 문경시 동로면 황장산과 대미산 중턱이 바로 우리나라 최대의 오미자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백두대간의 해발 300~700m 산자락에서 천혜의 자연환경조건과 친환경 과학농법으로 재배되고 있는 문경오미자는 신이 준 열매로 불리며 세계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오미자(五味子)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달고, 시고, 맵고, 쓰고, 짠 맛 등 다섯 가지 기본 맛을 다 갖춘 유일한 열매로서 다양한 효능을 자랑한다. □ 오미자의 효능 오미자는 기침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에 좋아 연예인을 비롯한 목을 많이 사용하는 직업인에게 인기 만점이다. 예로부터 천연 강장제로 불리며 동의보감에서 남녀 모두의 정력에 좋다고 했으며, 시잔드린 성분과 사과산 등 유기산이 풍부해 기력 증진과 피로회복 효과가 뛰어나 태릉선수촌의 대표적 건강식품으로 꼽히고, 기억력을 증진시키고 머리를 좋게 해 수험생 등 학생들에게 매우 유익하다. 또한, 술과 담배의 부작용을 줄여주는 효능이 있고, 여성들의 자궁을 건강하게 해주며, 이 외에도 뇌졸중과 간·심혈관 질환 등에 뛰어난 효능을 가졌음이 과학적으로 입증됐다. □ 오미자의 활용법 오미자는 9~10월이 제철로, 요즘 오미자를 구입해 오미자청을 담가놓으면 1년 내내 온 가족의 건강음료이자 만능조미료로 활용할 수 있다. 생과를 활용한 오미자청은 보통 오미자와 설탕을 1대1 비율로 담지만, 문경에서는 설탕량을 30% 줄이고 그 대신 올리고당을 첨가한다. 왜냐하면 올리고당은 설탕보다 칼로리가 40% 정도 낮고 체내 흡수율 역시 낮기 때문에 설탕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해준다. 오미자는 색상이 환상적이고 다섯 가지 맛이 조화를 이루어 어떠한 식재료와도 찰떡 궁합을 보여준다. 가정에서 오미자 음료, 술 등으로 손쉽게 이용함은 물론 야채샐러드, 김치류, 소스류 등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생선 요리에는 비린내를 없애주고, 육류 요리에서는 누린내를 없애주며 고기를 아주 부드럽게 하고 풍미를 더해준다. 이뿐만 아니라 오미자차는 차게 혹은 따뜻하게 4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전천후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 문경 오미자의 특징 문경오미자 생산에서는 무엇보다도 소비자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맞춤형 안심먹거리를 위해 천적과 생물제제 활용, 제초제 사용금지 등 친환경 농법으로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다. 상품 포장마다 문경오미자 진품확인 스티커를 부착해 QR코드, ARS, 인터넷 등을 이용해 소비자가 구매한 제품의 문경오미자 진품 여부를 그 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경 오미자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청정제품 생산과 우수한 기술연구 시스템, 가공산업에 대한 당국의 지원, 업체들의 자생력이 그것이다. 오미자생산자협회는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기 위해 뭉친 생산자 단체로 오미자 가공제품에 질 높은 원료를 공급하는 주역이다. 문경의 오미자연구기반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는 쫓아올 수 없는 수준으로 친환경미생물센터, 토양검정실, 오미자연구소, 친환경오미자대학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 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4-09-11

‘농심 품은’ 영주 농·특산물로 추석 감사의 마음 전해요

수확의 계절, 넉넉함이 있는 가을이다. 가을은 나눔의 계절이기도 하다, 풍성한 마음과 농심이 가득 담긴 가을걷이는 명절인 추석을 맞아 좋은 사람과 함께 나누는 따뜻함이 담겨 있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제품의 우수성 때문이다. 소백산 기슭에서 자란 다양한 농축산물은 맑은 공기, 맑은 물, 우수한 토양과 기후, 그것에 더해 정성과 땀방울로 농심을 담았기 때문이다. 영주시에서 생산되는 특산품들은 소백산록의 자연환경과 전통기법에 따른 생산 방식을 선택해 그 맛과 품질이 우수해 추석 선물 및 제수용품으로 그 가치성이 높이 인정되고 있다. □ 풍기인삼 국내 최초 재배삼의 시효지인 영주 풍기 지역은 500여년의 재배인삼 역사를 통해 우수한 인삼을 생산하고 있다.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에서 생산되는 풍기인삼은 타 지역 인삼에 비해 내용과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다. 특히, 다양한 홍삼제품은 웰빙건강 식품 뿐만 아니라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 홍삼제품은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홍삼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 인삼은 혈압조절, 간장보호, 항암작용, 항당뇨, 피로회복, 식용증진, 면역력 강화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영주사과 영주시는 국내 사과 생산의 14.5%를 차지하는 전국 제1의 사과 주산지로 백두대간의 주맥인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분기하는 지역의 소백산 남쪽에 위치한 산지 과원에서 생산, 풍부한 일조량과 깨끗한 공기, 오염되지 않은 맑은 물에 의해 맛과 향이 뛰어나며 성숙기 일교차가 커 사과의 당도가 높다. 영주사과는 대부분 15kg 상자로 포장되어 출하되고 있으나 다양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포장단위를 5kg, 10kg 단위로 다양화 체제를 갖췄다. 사과는 피로회복, 피부미용, 위장장애 등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영주한우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소백산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에서 사육된 영주한우는 개량된 암소에 1등급 정액으로 인공수정해 생산된 우량 숫송아지를 5-6개월에 거세하고 한우고급육 표준사양관리프로그램에 의거 사육한다. 비육 후기에는 특수사료 급여와 초음파 육질진단을 실시해 출하적기를 판단, 고품질의 육질만을 생산·판매한다. 영주한우는 위생 및 질병 안정성을 위해 부루세라병 등의 악성가축전염병을 차단하고 축산물의 위생·안정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확보를 위해 사육 ·도축·가공·판매에 이르기까지 정보를 기록·관리하는 쇠고기이력추적시스템을 2006년부터 실시해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축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 풍기인견 풍기인견은 천연섬유라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 되며 땀띠가 예방되고 촉감이 좋아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라 불린다. 인견은 땀 흡수력이 탁월하며 정전기가 없고 부드러우며 식물성 자연섬유로 피부가 여린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등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좋은 건강섬유다. 가볍고 얇아서 여름 실내복, 반바지, 잠옷, 침구류, 천연염색을 한 외출복 등 다양한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다. □ 영주복숭아 소백산 자락의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자란 영주복숭아는 과실이 크고 육질이 연하며 과즙이 많고 당도가 매우 높을 뿐 아니라 비타민A와 펙틴이 풍부하여 향이 뛰어나다. 복숭아에 함유된 구연산 등 유기산은 니코틴 해독과 항암작용, 펙틴 성분은 장을 부드럽게 해 변비에 좋으며 혈액순환을 도와 관상동맥경화 등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복숭아는 단맛이 강하지만 실제 당분은 10% 정도에 불과하며 펙틴 성분 때문인 포만감으로 다이어트에도 도움을 준다. □ 단산포도 단산포도는 간이비가림 시설과 저농약 고품질 호맥재배로 생산 되는 유기물 생산품이다. 단산 포도는 미숙과는 출하하지 않고 적정량을 착과시켜 품질이 우수하다. 특히, 유기물효소를 균형시비하고 선과와 포장을 철저히 관리한다. 단산포도의 특징은 포도생육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비옥한 토양에서 유기농업으로 재배해 육질이 조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다. □ 소백산 오정주 옛날 사대부가의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서 소백산 청정약수, 우리 쌀, 우리 밀로 만든 누룩, 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다. 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 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오정주는 영주시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비법을 전수해 오고 있다. □ 정도너츠 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만든 웰빙 식품이다. 찹쌀을 주재료로 해 밀가루로 만든 도너츠 보다 영양 성분검사를 해보면 적개는 7배 많게는 10배 이상 지방함량이 낮게 나오며 콜레스테롤과 트렌스지방이 0%로 먹을거리로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 순흥 기지떡 기지떡은 서리꽃처럼 희고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하며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아 오래두고 먹을수 있다.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한 고품격 떡이다. □ 상떼마루 천혜의 자연속에서 재배된 지역 특산물인 영주사과로 만든 100%순수 천연제품으로 설탕과 알코올이 전혀 첨가되지 않은 제품이다. 상떼마루 아이스와인은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와인품평회에서 은상을 받은바 있는 지역 특산품이다. □ 선비촌 한과 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선비촌 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자연 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되고 있다. 달지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으로 구분 생산된다. □ 고구마빵 맑고 깨끗한 청정지역 영주에서 재배 가공한 자연 웰빙 건강제품으로 고구마는 칼륨성분이 많은 알칼리성 식품으로 소화촉진, 변비해소, 노폐물 배출, 간의 신진대사, 피부노화 방지, 체내지방 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며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빵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고구마빵이다. /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4-09-02

10,000여 참가자들, 포항 영일만 앞바다 뜨거운 레이스

아름다운 영일만 앞바다의 풍경을 무대로 8000여 명의 건각들이 힘찬 레이스를 펼쳤다.  전국 마라톤 동호인들의 축제인 ‘2024 제8회 포항 철강 마라톤(Steel Run!) 대회’가 지난달 31일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화려하게 개최됐다.  경상북도와 포항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이번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마라톤 동호인 8천여명과 가족, 지역 주민 등 1만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해, 김일만 포항시의회 의장, 김정재·이상휘 국회의원, 이정우 경북도 메타 AI 과학국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대표가 참석해 축하의 인사말을 전했다. 또 박용선, 이칠구, 손희권 경상북도의원, 나주영 포항상공회의소 회장, 전익현 포항철강관리공단 이사장, 천시열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이재한 포항시체육회장, 김종익 포항시의회 운영위원장 등 지역 각계 인사들이 건각들과 함께 달리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행사는 남·녀 개인 10㎞(STEEL Run), 남·녀 개인 일반 5㎞(FUN Run), 남·녀 개인 학생부 5㎞(Z-Run) 등 6개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푸른 동해 바다를 보며 질주하며 그동안 갈고 닦아온 기량을 선보였다. 남자 개인 10㎞ 부문(STEEL Run)은 박현준씨가 32분36초07의 기록으로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또 여자 개인 10㎞ 부문 우승은 38분12초07로 완주한 정순연씨가 거머쥐었다. 개인 5㎞ 부문 남자는 감진규(16분23초)씨가, 여자는 박교빈(20분47초)씨가 각 1위로 골인했다. 학생 5Km 부문 남자는 정지성(20분05초)군과 여자 조미라(25분42초)양이 이름을 올렸다. 마라톤이 끝나고 진행된 시상식에서는 기념 메달과 상품 등이 수여됐다. 이후 참가자 전원을 대상으로 한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전달하는 행사도 진행해 대회의 풍성함을 더했다.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대표는 환영사에서 “1만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이 포항철강 산업발전을 염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면서 “지금 이 순간 참가자들이 보여주는 열정과 정열, 용기와 힘이 모여서 포항 철강산업이 세계 속의 중심지로 다시 우뚝 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아름다운 바다와 함께 활력 있고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면서 “대회에 참가한 여러분 모두 힘내라”고 응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사진=이용선기자 대회 이모저모 ○…“내년에는 또 다른 코스튬을 입고 참가할 거예요!”  31일 ‘스파이더맨‘복장으로 대회에 참가한 정우남 (32·경주)씨는 선수와 가족 등 1만 명이 모인 마라톤 참여자 중에 단연 돋보였다.  정 씨는 지난해에 ‘캡틴 아메리카’복장을 하고 이 마라톤 대회에 참여한 분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면서 자신도 꼭 코스튬을 하고 마라톤을 한 번 뛰어 보고 싶었다며 이색 복장 착용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날  다소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코스튬을 입고 10㎞ 마라톤을 완주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날 출발 전에 스파이더맨 복장을 한 정 씨가 행사장에 나타나자 참가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자며 몰려드는 등 정 씨는  이날  대회 내내 인기남이 됐다.   ○…미국에서 온 사업가 더스틴 앨런는 전투복을 입고 참가, 주목을 끌었다. 그는 “포항이란 도시는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뛰기에 좋은 곳”이라며 해병대는 포항의 또다른 상징이어서 전투복을 입고 나왔다고 했다.  평소 달리기를 꾸준히 했지만 마라톤은 처음이라는 그는 기록을 세우기보단 완주를 목표로 세우고 참가했다고 했다. 이날 진행된 포항철강마라톤에는 더스틴 앨런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인이 참여해 글로벌한 행사가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포항제일교회에서 박영호 담임목사와 김경원 부목사 등 10명의 목사와 신자들이 대회에 참가, 포항철강발전을 염원했다.  첫 출전임에도 이 교회는 단체 부스를 설치, 청년부 등 참가자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기도 했다.  신자들은 “아름다운 영일대 해수욕장에서 자연을 느끼고 달리기 하는 동안 묵상하는 과정에서 하나님과 더 깊은 교감을 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도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성도들과 함께 뛰겠다”고 전했다.  포항의 대표적 교회를 이끌고 있는 박영호 담임목사는 “올 초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면서  달리기는 단순한 운동을 넘어 기도의 한 형태, 또는 신앙 성장을 위한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뛰는 운동을 예찬했다. 이날 참가 목사들은 5㎞ 코스를 완주, 신자들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철강마라톤 최고령 참가자는 10㎞ 코스를 완주한 한기식(78)씨. 한 씨는 “마라톤을 좋아해서 56년간 꾸준히 대회도 나가고 연습을 틈틈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씨의 마라톤 경력은 예사롭지 않아. 국내외 마라톤 경기부터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보스턴 마라톤 대회까지 뛰었을 정도로 마라톤에 진심이다.  한 씨는 마라톤에 대해 “인내와 끈기가 필요한 운동, 완주 했을 때 뿌듯함이 크다”고  극찬과 애정을 드러냈다. 대회 최연소 참가자는 돌이 채 지나지 않은 11개월 이도율(2023년생) 아이였다. 도율이네 가족은  이날 아빠 이근주(37), 엄마 조아라씨(34), 누나 지율(4)이 등 4식구가 함께 출전,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윤희정·단정민기자/김채은수습기자·성지영인턴기자 남자 10㎞ 우승 박현준“아침 햇살 반짝이는 바다보며 달리니 즐거워” “생각보다 기록이 잘 나와서 너무 만족스럽습니다.” 31일 포항철강마라톤 남자 개인 10㎞에서 32분 36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한 박현준 씨(41·대구시)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차지한 그는 이날 RMC런마클 크루들과 함께 마라톤에 참가했다. 박 씨는 “평소 주 2회 가볍게 러닝을 해왔다”며, “8㎞ 지점에서 맞바람이 불어 힘들었지만, 아침 햇살에 반짝이는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어 즐거웠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날씨가 많이 덥지만, 러닝이 큰 인기를 얻고 있어 뿌듯하다”며,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고 즐거운 러닝 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남자 5㎞ 우승 감진규“3회 연속 우승… 마라톤은 내 삶의 활력소” “마라톤은 내 삶의 활력소입니다.” 남자 개인 5㎞에서 16분23초 성적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감진규(31·부산)씨는 지난해 포항철강마라톤대회에 이어 3연승을 달성했다. 감씨는 “철강마라톤 1회부터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 첫회에 우승하고 2022년부터 올해까지 계속 1등으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소방공무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친구들과 취미로 마라톤 대회에 나갔는데, 그게 너무 재밌어서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씨는 지난해 본인 기록보다 24초 앞당긴 것에 대해 “스마트 워치를 안 차고 왔다. 2, 3등과 같이 맞춰 가려고 했는데 뛰다보니 욕심이 생겨서 기록을 빨리 당긴 것 같다”고 밝혔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학생부男 5㎞ 우승 정지성“두번째 참가해 1위… 막판까지 열심히 뛰어” “이번 대회가 2번째 마라톤 참가였는데 우승할 거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습니다.” 학생부 5km에서 우승한 동지고 3학년 정지성(19) 군은 뜻밖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솔직히 눈 앞에서 남자 초등학생이 열심히 뛰어 가길래 뒤따라 가게됐는데 들어와보니 1등이라고 하더라며 환하게 웃었다.   학교 유도부 선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계속 운동을 하고 싶다면서 내년에는 일반부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이번에 유도부 코치선생님께서 대회에 나가 체력테스트를 한 번 해 보라고 해서 참가했는데 뜻밖의 성적까지 냈다며 코치선생님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우승 상금으로 같이 대회에 참가한 친구들에게 맛있는 것을 사주게 된 것이 너무 기쁘다는 그는 "영일만 앞 바다를 보며 뛴 포항철강마라톤에서 우승했다는 추억은 나에게는 영원히 기억될 소중한 자신"이라고 말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여자 10㎞ 우승 정순연“즐기려고 출전했는데 좋은 결과 얻어” “즐기려고 왔는데 더워서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앞에 뛰는 남자분들 보면서 끝까지 뛰었더니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다” 31일 포항철강마라톤 여자 개인 10㎞에서 38.13초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정순연 씨(51·대구시)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30대에 마라톤에 참여해 본 경험이 있는 정순연 씨는 51세의 나이가 되어도 여전히 마라톤을 뛴다. 그녀는 평소 러닝동호회 사람들과 주 3회 짧게는 5㎞ 길게는 10㎞ 러닝하며 체력을 길렀다. 언제가 가장 고비였냐는 질문에 정 씨는 “5㎞가 딱 넘어갈 때 너무 힘들었다. 평소에 연습할 때도 이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걷지만 말자, 걸으면 여태 뛴걸음들이 다 무너지는 거다”라고 마음을 다 잡았다고 전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여자 5㎞ 우승 박교빈“10년 만에 결승 골인… 달리는 모든 순간 좋아” “10년 만에 결승선을 뚫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2024 포항철강마라톤 여자 개인 5㎞(FUN RUN) 우승자 박교빈(22)씨는 20분 47초를 기록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씨는 중학교까지 체전을 준비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했지만,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운동을 잠시 쉬다 올해 포항공과대학을 조기졸업한 후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박씨는 “마라톤이 공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공부와 운동 모두 체력이 중요한 만큼 달리기를 통해 길러둔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학업에 몰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철강마라톤 FUN RUN 구간에 대해서는 “평지가 많은 데다 구간 통제도 아주 잘 돼 원활하게 경기를 치룰 수 있었다”며 “바닷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모든 순간이 좋았다”고 평가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학생부女 5㎞ 우승 조미라“서울서 포항 방문… 가족들 응원 덕분에 1등 ”  이번 대회 학생부 5km 여자 1등은 12세 조미라(초등학교 6학년) 양이 차지했다.  서울시 구로구에 살고 있다는 조 양은 마라톤 대회 참가는 처음이었는데 가족들 응원으로 1등을 한 것 같다고 기뻐했다.   어릴 때부터 마라톤에 관심이 많았다는 조양은 “우승 상금으로 아빠 엄마에게 맛있는 것을 사드릴 생각”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이번 대회 때문에 처음 오게됐다는 조 양은 “포항은 바다도 예쁘고 자연 환경이 참 좋다고 생각해요”라며 귀엽게 살짝 웃었다.   조 양을 데리고 온 아버지 조성연 씨는 "포항까지 거리는 좀 멀었지만  막상 대회에 참가하고 보니 가족들 모두 아주 만족했다"면서 특히 바다를 보면서 뛰는 것이 아주 특별했다며 “내년에도 기회가 되면 꼭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4-09-01

“빠듯한 생활비에 자식 부담될까…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죠”

퇴직 후에도 경제적 이유로 노동 시장에 남아야 하는 고령층의 현실은 고단하다. 포항시 남구 효자동에 살고 있는 A씨(70)는 50대 초반 대기업에서 퇴직한 후 몇 년간 작은 가게를 운영했지만, 경기 악화와 매출 부진으로 결국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50대 후반부터 다시 일자리를 구해 일을 해왔고, 현재는 대형 마트에서 출납원으로 일하고 있다. A씨는 “몸이 예전 같지 않아 힘들지만, 생활비 마련과 자녀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어쩔 수 없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쉴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2022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 실질적으로 노동 시장에서 퇴장하는 나이는 72.3세로 조사됐다. 고령층이 퇴직한 후에도 약 23년간 다른 일자리를 전전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66세 이상의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평균 14.2%의 세 배에 달해 우리나라 고령층의 경제적 불안정성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포항시 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B씨(66)는 “국민연금을 받긴 하지만, 그 돈으로 생활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비원 일은 다행히 나이 제한이 덜해서 내 나이에도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월급과 국민연금을 합쳐야 겨우 생활이 가능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지난달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12월 기준 국민연금 공표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국민연금을 받는 사람은 498만명으로, 전체 973만명 중 무려 51.2%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수급률이 노인 인구의 절반을 넘어선 것은 1988년 제도 도입 이후 최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82만원 정도다. 국민연금만으로 안정된 노후를 기대하기 어려운 고령층이 노동 시장에 재진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여겨진다.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5월 경제활동인구 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고령층 55~79세 인구는 1598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50만2000명 증가했다.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은 60.6%로 전년 동월 대비 0.4%p 늘었다. 고령층 취업자는 943만6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1만6000명 증가, 고용률은 59.0%로 0.1%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 근로 희망자는 1109만3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0.9%p 상승, 희망 근로 연령은 평균 73.3세로 0.3세 증가했다.경북도의 경제활동 인구 현황에 따르면 55~64세 예비노인은 69만2000명, 65세 이상 노인은 59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대구시의 경제활동 인구는 55~64세 예비 노인이 53만1000명, 65세 이상 노인이 22만800명으로 드러났다. 포항시의 노동 연령 별 취업자는 50~64세 9만1200명, 65세 이상 취업자는 3만5400명으로 조사됐다.김진홍 포항시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은 “한국의 고령층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노동 시장에 남아야 하는 현실은 사회적 안전망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음을 반증한다. 이러한 상황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적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지방정부는 은퇴 고령자가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의 선택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필요한 재교육, 재훈련의 역할을 지역의 대학과 협력 연대해 예비 고령자들의 전반적인 지식과 직업 능력을 확대할 수 있는 지역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황영훈 포항 시니어클럽 관장 인터뷰 / 황영훈 포항 시니어클럽 관장“고령자 경험·능력 활용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 마련돼야”저소득층·고연령 어르신 위한단순 노무직·공공근로에 집중경제적 자립·자아실현 충족 못해보상·근무형태 등 맞춤지원 기대 은퇴후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다양한 취미생활에 몰입하면서 평온한 노년을 보내는 것은 이제 꿈이 되어 버렸다.한국의 고령층들은 경제적 이유로 노동 시장에 계속 남아야 하는 상황이다. 평균 퇴직 연령은 49.3세지만, 실제 노동시장에서의 퇴직 연령은 72.3세다. 심지어 66세 이상의 노인 중 40.4%가 소득 빈곤에 처해 있으며, 국민연금만으로는 안정된 노후를 기대하기 어렵다.황영훈 포항 시니어클럽 관장은 고령근로자가 증가하는 원인에 대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주된 원인이라고 밝혔다.1955~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 세대는 약 713만 명에 이르며,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했다는 것.“은퇴는 했지만 경제적 필요, 건강 개선, 사회적 참여 욕구로 인해 이들은 꾸준히 일자리를 찾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령 근로자가 증가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황 관장은 고령 근로자의 사회적 역할이 커지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현재 대부분의 노인 일자리는 저소득층과 고연령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공익형 일자리에 편중되어 있어, 이들의 경험과 능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일자리는 낮은 임금과 제한된 근로 시간으로 경제적 자립에 큰 도움이 되지 않아, 고령 근로자들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죠.”노인일자리의 대부분이 시청이나 동사무소에서 주선해주는 단순 노무직이나 공공근로에 한정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그나마 지속적이지 않은 것도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무엇보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다양화와 전문화가 필요합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역량을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교육, 창업 지원, 사회적 기업 연계 등의 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해야 합니다. 고령 근로자들이 교육, 문화,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원봉사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황 관장은 또 노인들이 꾸준히 일을 하기 위해서는 성과에 따른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맞춤형 지원과 인센티브 제공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유연근무제나 시간제 근무 등 다양한 근무 형태를 제공하고 보상(급여)도 성과에 맞게 현실화 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노인들도 보람과 성취감을 가지고 일을 하죠.”황 관장은 노인일자리 문제는 단순히 노인에게 일자리를 시혜적으로 주는 것이 아니라 노인들의 경험과 경력을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며 “지역 내 기관 및 기업과 협력해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하고 성과를 토대로 성공모델을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4-08-28

‘첫 국·공립 통합대학’ 국립경국대, 내년 3월 첫발 내딛어

지속적인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기피 현상으로 지방 대학교들이 큰 위기를 맞으며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립대와 국립안동대는 이같은 교육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통합을 추진해 왔다.두 대학은 마침내 전국 최초로 국·공립대 통합대학교를 출범한다. 교명은 ‘국립경국대학교’로 짓고 2025년 3월 새롭게 출발한다.국립경국대는 경북도와 지자체, 유관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경북도의 대표 거점 국립대학으로 지역사회의 발전을 견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대학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 전국 최초 국·공립 통합대학 출범경북도립대학교와 국립안동대학교는 학령인구 감소와 급격한 산업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대학교육체제 전반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고자 대학 통합을 추진해 마침내 교육부의 승인을 받아 2025년 3월 ‘국립경국대학교’로 새롭게 출범한다.통합의 주요내용은 △(학사조직) 학부 12, 학과 15, 대학원 4(일반 1/특수 3) 운영 △2025학년도 입학정원 1539명 선발 △(행정조직) 총장 1, 부총장 2, 4처 1국 1본부 1센터, 4행정실 운영 등이다.국립경국대학교는 전국 최초의 통합 국·공립 통합대학이자 경상북도 지역대표 거점 국립대학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안동, 예천캠퍼스가 소재한 지자체, 산업체, 공공기관과 유기적 네트워크를 기반한 통합대학으로서 경북 중심의 새로운 거버넌스 구축,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한 인문, ICT, 바이오, 백신 및 공공수요 분야 특성화와 교육여건 개선을 통해 통합대학교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안동캠퍼스는 인문, ICT, 바이오, 백신 분야를 특성화 분야로 전통문화 기반 K-인문 글로컬 인재양성, 농생명과 공학 간 융합을 통한 AgTech 인재양성, 지·산·학·연 협업 기반 경북백신산업 성장 견인을 목표로 한다.또한 학과 간 벽을 허물 수 있는 융합교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문사회·IT 단과대학 같은 융합단과대학을 운영하며 전공 분야가 상이한 전공을 통합한 광역 학부제를 추진한다.예천캠퍼스는 축산, 응급구조 등 공공수요 분야를 특성화를 통해 지역 공공수요 기반 인재양성을 통한 지역발전 선도를 목표로 한다. 향후 지역수요 기반의 새로운 전공 신설과 함께 글로벌 한글학교 등을 설치해 캠퍼스별 차별화된 특성화 전략을 추진한다.캠퍼스별 특성화를 기반으로 지역 맞춤형 인재 양성 및 청년들의 지역정주 유도를 통한 지역소멸 예방에 기여하고 다양한 계층에 맞춤형 교육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대학의 책무를 다할 예정이다. □ 광역 학부제 통합모집국립경국대학교는 2024년 9월 9일부터 9월 13일까지 2025학년도 신입생 수시 원서접수를 실시한다. 선발인원은 정원 내 1521명, 정원 외 86명을 포함한 전체선발인원 1625명의 98.9%인 1607명을 수시에서 모집한다.특히 이번 수시모집은 작년 학과 단위 개별모집과는 달리 광역 학부제 통합모집을 통해 학부 내 전공선택권을 100% 보장한다.학부 입학생은 1학년 2학기에 학부 내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사범대학 전 학과, 간호학부, 성인학습자학부 제외)할 수 있으며 학과(전공)를 선택한 이후에도 자유전과제를 통해 학년 제한 없이 학과(전공) 변경이 가능하다. 국립경국대학교는 경북지역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도 마련했다. 2025학년도 신입생을 대상으로 경북도에 주소를 둔(2025. 6. 30. 기준) 학생에게 1년간 등록금이 면제된다. 안동시·안동시의회와의 협약에 따라 안동시에 주소를 둔 신입생에게는 매년 100만 원의 학업장려금이 지원된다. 이외에도 천원의 아침밥 사업, 다양한 장학제도, 풍부한 해외연수 등 학생들의 복지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4-08-28

철강업계도 AI 홀릭, 정확하고 안전하게 작업...AI 제철소로 변신한 포스코

사람의 개입이 없는 자동화가 실현된다.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붐이 일면서 철강업계도 고위험·고강도 현장에 산업용 로봇을 도입한다.안전한 현장과 생산성 향상을 제고하고, ‘인텔리전트 팩토리’ 구현을 지원하기 위함이다.글로벌 업황 둔화 속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용 로봇과 AI 기술의 적용이 핵심요소라는 판단에서 해당 분야에 대한 회사 차원의 투자와 인력육성 및 인재 영입을 강화해 나간다.포스코는 주력 생산현장을 대상으로 로봇을 우선적으로 적용해 무엇보다도 안전한 현장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CCTV를 활용한 육안작업 자동화, 조업상황 및 소재품질 상시 모니터링 등에 AI기술을 접목시켜 운전자의 작업 부하를 줄이고, 생산성과 수익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AI로 코크스오븐 연소 제어코크스는 제철소에서 쇳물을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되는 연·원료로, 코크스의 품질은 곧 쇳물의 품질과 직결된다. 코크스는 코크스오븐에서 석탄을 가열해 만들어진다. 이때 코크스를 어떻게 가열하느냐에 따라 코크스의 품질이 결정된다.열화상 이미지와 AI를 활용한 코크스오븐 자동 연소 제어 시스템은 열화상 이미지를 이용해 코크스의 건류 상태를 판단한다. 이를 딥러닝으로 학습시켜 AI가 적정 연소량에 맞춰 연소를 제어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시범 도입을 통해 70만 개 데이터를 실시간 검증한 결과, 기술 정합성이 95%가량으로 높게 나타나 실제 조업에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포항제철소 2코크스공장은 3기 코크스오븐에 자동 연소 제어 시스템을 일부 활용하고 있다. 연소 제어는 작업자가 수동으로 하되, AI가 제안하는 적정 연소량을 작업에 활용하는 것이다.시스템을 실제 조업에 적용한 결과, 코크스 품질과 연소 효율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열화상 카메라로 코크스 상태를 정확하게 판단해 품질 편차를 줄이고, 코크스 제조에 필요한 최적의 연소량을 도출해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있었다. 안정적인 연소 제어를 통해 질소산화물(NOx) 배출량 또한 감소시킬 수 있어 대기오염물질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자동연소제어시스템은 작업 보조용으로만 활용되고 있지만, 향후 포항제철소는 시스템만으로 자동 연소 제어가 가능하도록 사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2코크스공장 3기 코크스오븐 외에도 시스템 적용 개소를 4기, 5기 코크스오븐 설비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 작업 데이터 재학습하는 AI기술 개발철강제품은 두께와 성분 등 고객사의 주문사항에 맞춰 출하되는데, 생산을 거친 제품의 형상이 고객사의 요구 규격을 만족하지 못하게 되면 교정 공정에서 이를 바로잡게 된다.가장 두꺼운 제품을 생산하는 후판공장에서는 별도의 온도조정 없이 생산된 제품을 롤(Roll)과 롤 사이로 통과시켜 물리적인 힘으로 제품을 정정하는 ‘강력교정’ 방식을 사용한다. 현재까지의 강력교정은 제품의 규격과 변형 정도에 따라 압하량이 정량적으로 정해져 있어, 정해진 데이터에 맞게 입(入)측과 출(出)측의 롤 사이 간격을 조절해 실시해왔다.‘후판 강력교정 자동화 모델 재학습 기술’은 단순 정량 데이터 적용을 넘어 AI가 이전 조업 결과를 바탕으로 재학습하고, 보다 효과적인 압하량을 스스로 찾아 교정 작업의 완성도를 높이는 기술이다. 재학습 기술을 적용한 이후 포항제철소 후판공장에서는 교정 전과 비교한 교정 후 평탄도 형상관리 지표가 10% 이상 개선되는 등 효과적인 정정작업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고강도강 교정 시 제기됐던 설비사고 위험성도 크게 줄었다.◇ ‘지게차 안전제동 AI시스템’ 현장도입고용노동부에서 공개한 산업재해 분석정보에 따르면, 제조업 12대 사망사고 기인물 중 지게차에 의한 사망사고가 1위로 20%(632건 중 124건)를 차지하고 있다.‘지게차 안전제동 AI시스템’은 영상인식 기술과 자동정지 속도제어 기술 등이 적용돼 충돌에 따른 재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지게차가 주변 작업자에게 접근하면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지게차가 단계적으로 자동 정지한다. 충돌 위험 거리가 6m 이내일 경우 알람이 울리고, 4m 지점에서는 감속이 시작되며, 2m 이내로 작업자가 근접하면 지게차가 자동 정지한다.해당 기술은 운전자 또는 작업자가 스스로 주변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돌발상황 발생 시 지게차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해 지게차 충돌에 의한 재해를 원천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제철소 열악한 현장과 다양한 지게차 Maker에 ‘지게차 안전제동 AI 시스템’을 적용한 실증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부터 포스코 DX는 (주)태양전기와 협업해 포스코 뿐만 아니라 포스코그룹 전체로 적극 확산할 계획이다. ◇ Smart CCTV와 AI기술 융합으로 선재제품 라벨 검수작업 자동화포항제철소에서 생산돼 고객사로 출하되는 선재, 코일, 후판 등의 제품 생산 정보와 차량에 상차된 현품 정보의 일치 여부를 검수하는 검수장이 있다. 만약 제품라벨이 검수위치의 반대편에 부착될 경우, 검수자가 차량에 탑승해 직접 육안으로 검수를 실시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이때 검수자가 MES 송장정보와 제품라벨을 육안으로 대조하기 때문에 휴먼에러 발생 가능성이 있다. 이는 고객사의 클레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적재 차량 위에서 검수 작업에 집중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생산기술부 제품출하섹션은 포스코DX와 협업해 Smart CCTV를 활용한 ‘선재제품 라벨 검수 자동화’ 기술은 12대 카메라의 회전과 줌 기능을 제어하는 ‘추적좌표 영상분석’ 모델이 차량에 불규칙하게 적재된 선재제품의 라벨위치를 자동으로 추적해 문자를 인식한다. 인식된 문자는 MES 데이터와 비교한 뒤 검수 결과를 시스템으로 출력한다.해당 스마트 기술은 객체인식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것으로, 고정된 화면만 보는 것이 아니라 AI모델이 직접 CCTV의 각도와 줌 기능을 제어해 라벨의 위치를 찾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적용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개발된 객체인식 AI 알고리즘을 기존에 설치된 CCTV에 적용하면, 선재제품 뿐만 아니라 후판, 코일 등 다른 제품의 출하 검수장에도 쉽게 확대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포항제철소는 2025년까지 코일 및 후판 제품 검수장에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 AI 영상기술로 스마트 제조 혁신 추진포항제철소는 포항 체인지업그라운드에 입주한 AMSquare사, SensingPlus사와 함께 인공지능 및 영상기술 분야에서 합동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포스코는 산업현장의 데이터와 제철 공정의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벤처기업은 이를 최신 스마트 기술과 혁신적인 분석 아이디어를 활용해 스마트 예측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양측은 지속적으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특히 인공지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AMSquare사와의 협력을 통해 포항제철소는 생산 공정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제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영상분석 전문업체 SensingPlus사와는 열연공장 및 STS냉연공장 입측을 고해상도 3D 스캐너와 카메라로 정밀 실사해 정교한 3D 모델링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포항제철소는 디지털트윈 및 고위험개소 원격점검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이러한 대기업과 중소벤처기업 간의 상생협력 모델은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08-25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의회 혁신’ 필요하다

‘의회 없는 자치 없고 자치 없는 민주 없다’는 말이 있다. 지방자치를 제대로 하지 않는 나라에 민주주의란 무의미하단 뜻이다. 하지만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방의회 무용론’이 대세다. 포항시의회의 경우, 원구성에서 파행과 갈등을 거듭해 시민들의 우려가 더욱 심화했다. 이번 제9대 후반기만의 문제는 아니다. 평소에도 의회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뚜렷한 정치철학이나 기조 없이 중앙 정치의 논리와 의석수에 따라 움직인 결과물이다. 뿐만이 아니다. 의원들이 의회 활동 중 일으키는 물의도 좀처럼 그치지 않는다. 민생과 관련된 시급한 안건들도 별다른 진전 없이 대부분 묶여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방의회가 다시 제 기능을 하도록 혁신할 방법은 없는지, 여러 각도에서 모색해봤다. ◇정당공천제 폐지지방의원 정당공천제는 광역의회는 1991년부터, 기초의회는 2006년부터 도입해 지속해오고 있으며 현재는 제도적으로 보장돼 있다.지방선거에 정당이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지방자치도 민주정치의 일환으로서 정당 참여로 인해 지방자치단체(이하 지자체)의 의사 결정에 대한 책임소재가 명확해진다. 현실적으로도 지방선거에서 정당 참여는 이뤄져 왔다.하지만 정당공천제도로 인해 지방선거의 중앙 정치 예속화가 점점 심화됐다는 부정적 의견도 커지고 있다. 또 지방선거가 지역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중앙정부의 중간평가로 전환, 정당의 지역패권주의가 재현되고 있다. 포항시의회 제9대 후반기 원구성에서도 국민의힘 중앙당의 공문에 따라 의장단 선거 전 의원총회를 열고 내정자를 선임했다. 국민의힘 의원이 다수라 내정자는 그대로 본회의 선거에서 당선됐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정당공천을 받기 위해 중앙당이나 지역 국회의원에게 일종의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기초단체장이나 의원 출마자들이 지역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을 하는 일도 다반사다. 또 각 정당이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을 줄이고 ‘내 사람 끼워 넣기’식의 형태가 계속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정당공천제도는 정당에 대한 충성심이 강조돼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현상이 벌어지곤 한다.중앙당도 이 같은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일방적인 공천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자 여야 정치권은 지난 4월 총선에서 향후 치러질 지방선거에 시민 투표로 결정되는 ‘상향식 공천’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방침이 나왔지만 이것이 지켜질지는 미지수다.우수인력의 지방의회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지방선거 때 일부 대상에 대해 정당공천을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기초의원의 경우 정당공천제를 없애고 기초단체장의 정당공천 배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를 거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 포항시의회 한 의원은 “기존에 논의되던 국민경선제의 방식을 보다 체계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장기적으로는 정당공천을 완전히 배제하는 점진적인 대응책 마련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섭단체 조례 제정포항시의회 김성조(개혁신당, 장성동) 의원은 지난달 31일 제317회 포항시의회 임시회 전 5분 발언에서 “‘포항시의회 교섭단체 구성과 운영에 관한 조례 제정안’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 광역·기초의회에서 산발적으로 ‘교섭단체 조례’가 제정되고 있다. 25일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국 243개 기초·광역지방자치단체 중에서 교섭단체를 구성·운영하는 곳은 91개 지자체다. 지난해 3월 개정된 ‘지방자치법’ 63조의2에는 ‘조례로 정하는 수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가 된다’는 조항이 신설됐다. 국회에서와 같이 교섭단체를 지방의회에서도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교섭단체는 의회 의사 진행에 관한 중요한 안건을 의장과 협의하기 위해 일정한 수 이상의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 단체를 말한다. 보통 의회에서 일정한 정당 또는 원내 단체에 소속한 의원들의 의사를 사전에 통합·조정해 정파 간 교섭의 창구역할을 함으로써 의회의 의사를 원활하게 운영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국회에선 20명 이상의 소속 의원을 가진 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 행정안전부 자치법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기초의회 교섭단체 소속 의원 수를 보면 많게는 9명에서 적게는 3명만 있어도 구성할 수 있다. 소수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해 원내에서 배제되지 않을 수 있게 됐다.지방의회의 교섭단체 대표의원은 국회에서의 각 당 원내대표와 마찬가지로 의회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지방의회 교섭단체와 그 대표의원의 권한은 의회 의원 구성 협의, 소속 의원의 상임위 배정,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직위에 관한 인선, 위원회 위원 선임과 개선의 요청과 협의, 의회 일정과 의사 진행순서 협의, 대집행부 질문의원 수와 질문순서, 긴급 현안질문 관련 협의, 정례회 중 대표연설 등과 같이 막중하다. 즉 소속 정당 의원들의 의사를 수렴하고 의회운영에 있어 상당한 결정권을 가지며 정당 간 교류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포항시의회는 교섭단체 구성·운영에 관한 조례가 아직 없다. 지역 사회에서는 정당이나 원내 단체에 속하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정파 간 교섭 창구 역할을 할 교섭단체가 구성돼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포항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상민 원내대표는 “현재 포항시의회는 7명의 소수당 의원을 배제함으로써 포항시민 약 5분의 1을 배제하고 있다”며 “교섭단체를 통해 정당 간 견제와 협력으로 균형을 이뤄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더 보장하고, 포항시의회 민주주의 또한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의회법 제정지방의회는 지방정부를 통한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서 ‘지방의회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25일 현재 지방의회(광역의회 17개·기초의회 226개) 의장 협의체인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대한민국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지방의회법 제정은 지방헌법을 만들어서 각 자치단체를 지방정부로 인정하고 각자의 권한 속에 진행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정책지원관 정상화, 수석전문위원실 증설 등 숙원 과제를 지방의회에 관한 독립법이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지방의회와 관련한 법률 조항은 ‘지방자치법’에 포함돼 있는데 △지방자치 분권에 따른 지방의원 역할 확대 △의원 2인당 1명 배정방식의 정책지원관 부족 문제 △특례시의회 출범 등 변화하는 사회적 환경을 법 조항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의 조직·예산권을 규정하지 않아 의회사무처 운영 등에 있어 차질을 빚고 있다.문제는 전국 243개에 달하는 지방의회 규모와 기능에 비해 지방의회법 등 독립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낮다는 것. 때문에 국회 등 중앙 정치에서 지방의회법은 주요 법안으로 분류되지 못하고 있다. 지방의회법은 지난 2018년 전현희(더불어민주당, 강남을) 국회의원이 최초 발의했지만 계류,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는 4건의 지방의회법이 상정됐지만 모두 불발됐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인 ‘지방시대위원회’도 지난해 7월 10일 출범, 약 1년 넘게 지역 균형발전 정책, 지방분권 과제 등을 총괄해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방의회법을 주요 안건으로 삼지 않고 있다.지방의회법은 일선 지방의회에서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후반기 시도의회의장협의회와 시군자치구의장협의회 활동이 본격화되면 전국 지방의회 대표들이 모여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지난 14일 열린 ‘대한민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정기회’에서도 지방의회법 제정 촉구를 논의했다. 또 각 당 대표들에게도 지방의회법 필요성을 전달해 국회에서 공론화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대구권 대학의 한 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기관대립형 정부형태지만 단체장 권한이 우위에 있다”며 “지방의회법 제정으로 지방자치를 실현할 법률을 만들어 의회와 단체장의 관계가 각 지역에 맞게 다양한 형태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장은희기자

2024-08-25

포항 아치못-아치골-연화재-대안저수지 돌아보기

포항 IC를 빠져나와 연화재에 이르면 길 양옆으로 산줄기가 나란히 펼쳐진다. 오른쪽이 포항 도심의 주산(主山) 양학산 줄기고, 왼쪽이 오늘 소개할 아치재다.‘아치재’는 이름에서 보듯 산(山)도 아니고 령(嶺)도 아닌 재(峙)다. 100m 남짓한 조그만 봉우리이지만 시계를 잠시 전통시대로 돌려보면 재밌는 사실들과 만난다. 아치재 인근은 조선 후기엔 흥해군에 속했다. 당연히 인접한 포항과 흥해 사이에서 행정구역을 둘러싸고 많은 조정 과정이 있었다. 또 이름(阿雉)에서 보듯 꿩과 관련된 재미있는 설화를 간직하고 있다.행정구역 상 같은 북구지만 외곽에 위치한 탓에 우창동이나 용흥동처럼 도시의 주류에 포함되지 못했고, 늘 도시의 변방으로만 머물렀다. 개발 수혜는 비켜갔지만 옛 전통부락 마을길, 지명 등 민속적 전통이 잘 남아 있어 포항의 옛 자취를 더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조선 후기 아치골은 흥해읍 동상면에 위치아치재가 위치한 북구 우현동은 조선후기에는 흥해군 동상면(東上面)에 속했다. 1914년 일제의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여천동(余川洞) 일부를 통합해 우현동이 됐다. 한자로 ‘우현(牛峴)’은 우리말로 ‘소티’ ‘쇠퇴’의 뜻인데 지명 유래와 관련해서 몇 가지 설이 전한다.첫째는 7번 국도를 따라 흥해로 넘어가는 재의 모습이 마치 ‘누운 소(牛峴)’같다 하여 유래됐다는 설, 둘째는 옛날 소장수가 날이 저물어 이 고개에서 잠을 자던 중 소뼈가 쌓여 있는 꿈을 꾸고 이 골짜기를 소티골로 불렀다는 설, 셋째는 ‘작은 고개’라는 뜻의 소티가 변음되어 ‘소현 ‘우현’으로 바뀌었다는 설 등이다.우현동 일대는 옛부터 숲이 울창해 산 좋고, 물 맑고, 인심 좋은 고장으로 소문이 난 곳이다. 현재는 시세(市勢)가 확장,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신흥 주거지로 주목받고 있다. 또 2019년 개통한 서울∼포항간 KTX의 역사가 흥해읍 이인리로 이전함에 따라 포항의 새 관문으로서 도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꿩이 알을 품고 있는 지형이라 하여 아치재우현고개는 연화재와 함께 7번국도에서 포항과 흥해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로 기능하고 있다. 아치재는 우현고개와 비슷한 공간에서 재(峙)로써 역할을 해왔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기능과 역할에서 조금 차이가 있다.우현고개가 큰 도로와 인접한 중심 도로에서 포항 북부와 흥해를 연결하던 재(峙) 역할을 했다면, 아치재는 아치골이라는 마을을 배경으로 주변의 마을과 마을을 잇던 산속 교통로로써 의미를 갖는다.‘아치골’이라는 이름 유래도 재미있다. 마을 뒷산 봉우리가 알을 품고 있는 꿩의 모습을 닮았다고 해서 유래됐다고 한다. 사실 꿩은 닭이나 오리처럼 가금(家禽)은 아니지만 산이나 들, 민가 주변에 동거하면서 반(半) 가금 상태로 인류와 함께 해왔다. ‘꿩먹고 알먹는다’‘꿩 잡는 게 매 ‘꿩 궈 먹은 자리’ 등과 같이 우리 속담에 등장하며 민중들의 일상 속에서 함께 공감해왔다. ‘꿩! 꿩!’ 하고 힘차게 우는 소리는 까치소리와 함께 마을을 울리던 정겨운 소음이었다. 또 밀밭, 보리밭이나 산에 수북이 알을 낳아 민초들에게 간식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아치골은 흥해-대련-연화재로 통하던 교통로고향이 포항인 사람들도 아치재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 북부 너무 외진 곳에 위치해 밖으로 드러낼 기회를 잘 얻지 못해서다.나루끝 큰도로에서 우현동 쪽으로 접어들어 아치골사거리에서 한신휴 아파트, 우현 화성타운을 끼고 직진하면 잠시 후 아담한 못이 나오는데 바로 아치못이다. 전통시대 우현동 일대 농사를 위한 관개(灌漑)시설로 추측된다.못의 북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면 본격 아치재의 시작이다. 아치재는 앞서 언급한대로 옛날 우현마을과 흥해읍 이인리, 대련마을, 연화재를 연결하는 교통로는 몰론 밤밭골, 수태골, 뒷골 같은 재(峙) 주변 마을을 이어주던 산 속 교통로다.우주선이 행성을 날아다니고, 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시대에 옛날 고샅길, 마을길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마는 의미를 두고 다가가면 전통시대 길의 의미를 새롭게 인식할 수 있다. ◇전통시대 옛길 걸으며 선조들 자취 탐방아치골 등산로는 사방으로 뚫려 있어 어느 쪽으로든 진출이 가능하다. 골짜기 전반을 아우르고 싶다면 아치못-아치재-대안지-연화재를 모두 돌아보는 코스를 권한다.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는데 두 시간이면 충분하다. 10~20분 간격으로 이정표가 나타나 길을 잃을 염려도 없다.아치재에서 20분쯤 비탈길을 급한 걸음으로 오르면 삼거리가 나타난다. 오른쪽으로 가면 아치골이고 왼쪽으로 가면 대안지-연화재 가는 길이다. 아쉽게도 아치골 골짜기에 민가(民家)는 이제 거의 없다. 흥해와 통하는 큰길 공사가 현재 진행 중이다.삼거리에서 10분쯤 오르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오른쪽으로 가면 흥해읍 이인리 방향이고 직진하면 연화재다. KTX 역사가 들어선 이인리 쪽은 이제 전통마을은 볼 수가 없고, 대단위 아파트 공사가 진행 중이다.산에서 만난 배정숙(72)씨는 “20~30년 전만 해도 아치재 주변엔 ‘뒷골’ ‘말골’ ‘큰골’ ‘밤밭골’ 같은 전통부락들이 널려 있었다”며 “이 모든 마을들의 중심에 아치재가 있어 (이 재가) 산속 교차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이 길을 따라 흥해에서 포항장으로 가던 장꾼들이, 행정문서·세수미(稅收米)를 실은 아전들이, 대련으로 마실을 가던 민초들이 왕래했다.◇연꽃 활짝 핀 대안저수지 돌며 늦여름 정취 만끽아치재와 연화재는 30분 거리에 있다. 양학산으로 연결해서 산행을 하고 싶다면 연화재 육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접어들면 산림조합 뒷산을 지나 시청 뒤 양학산과 연결된다.흙산(土山) 위주 밋밋한 산행에 식상했다면 대안못 방향을 추천한다, 연화재 갈림길 못 미쳐 대안못-포항여자전자고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 길로 접어들면 된다.대안지는 전통시대 조성된 소류지로, 작은 연못이지만 규모에 비해 호수의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 아담한 저수지를 푸르게 덮고 있는 연잎과 그 위를 아름답게 채색한 연꽃에, 싱그러운 초록의 기운에 빠져드는 것도 여름 산행의 이벤트다. 저수지 둘레길을 따라 데크가 조성돼 있고 못을 둘러싼 백일홍 등 수 십여 종 식물이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늦여름 한나절 바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아치재 옛길, 저수지 둘레를 걸으며 선조들의 자취를 한 번 느껴보는 것도 괜찮은 일인 듯하다. 글·사진/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8-22

37년 쇳물 인생, 명장의 한마디“기술력, 혼자만의 산물 아니다”

“기술력은 혼자만의 산물이 아닙니다. 서로 소통하면서 함께 노력하고 발전해 나가려는 생각을 통해 완성도를 올립니다.”2015년 대한민국 명장, 2019년 포스코 명장에 동시 선정된 김공영(56) 금속재생산 대한민국 명장.각 명장 동시 선정은 작년 광양제철소에서 1명이 추가돼 2명으로 늘었지만, 포항제철소에서는 아직도 김 명장이 유일하다.포스코명장 제도는 포스코에서 2015년부터 뛰어난 기술은 물론 타의 모범이 될 만한 인품까지 겸비한 탁월한 직원을 선발해 예우하고 포상하는 제도이다. 포스코는 매년 2~4명을 선발하고 있다. 명장으로 선발되면 특별 승진·포상금 5000만원·명예의전당 헌액 등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어 현장 기술인들의 최고 영예이자 롤모델로 여겨진다.최근 김 명장에게 최고의 기술자가 되는 길에 대해 들어봤다. - 금속재생산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진학을 포철공고로 하게 된 것이 첫 계기이다. 부친은 함경도 원산이 고향인데, 6·25 때 혈혈단신으로 피난을 와 결국 고향에 가보지 못하고 작년 12월 별세했다. 잠깐 떠났다 집에 돌아갈 줄 알았는데, 가족들과 영원한 이별을 할 수 밖에 없었던 부친은 친척이라곤 한명도 없는 남한 땅에서 일가를 이루었다. 넉넉지못한 형편임에도 불구하고 혼자라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자식들이라도 많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7남매를 두게 됐다고 했다. 나는 3남 4녀 중 다섯째였다. 중학교 때 공부를 제법 잘 했지만, 가난한 가정 형편으로 인문계고등학교에 진학해 대학을 가는 것이 힘들다고 생각했다. 3년 전액 장학금을 받고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에 진학해 제강과 수석으로 졸업했다. 포스코의 제강부에 배치받아 현재까지 금속재생산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금속재생산 분야 명장이 된 것은 특별한 선택이 아닌, 그때 당시의 사정에 의한 선택의 결과였다.- 포스코에 입사 후 취련사가 된 과정은.△1987년 포철공고를 졸업하고, 같은 해 4월 포스코에 입사했다. 처음 배치받은 부서는 제강부 2제강공장 전로였다. 전로는 용광로에서 생산된 선철을 정련해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강으로 만드는 공정으로, 전로에서 용강을 정련하는 작업자를 취련사라고 했다. 기술력이 부족했던 그때 당시 취련사는 매우 힘든 직무로 누구라도 좀 더 수월한 부서에 근무하는 것을 원했고, 전로에 근무하는 것을 기피했던 때였다. 나는 일이 힘들고 쉬운 것에 크게 개의치 않고 근무했다. 그런데 입사 1년 후인 1988년 10월에 스테인리스제강부 정련로로 근무 부서를 옮기게 됐다. 스테인리스제강부도 제강부와 동일하게 취련사라는 직무가 있는데, 제강부 취련사와 거의 같은 일을 한다. 다만 차이는 스테인리스강은 일반 탄소강에 비해 3~5배정도로 비싼 강인데, 정련 과정에서 사용하는 합금철이 제강부 전로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10배 이상 비싼 부분이고, 취련사가 어떻게 작업을 하느냐에 따라 원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입사후 5년 차인 1992년에 취련사가 됐는데, 이때부터 포스코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취련사로서의 노력은.△취련사가 되면서 스스로 다짐한 것이 동료 취련사보다 훨씬 싸게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해 회사에 이익을 매년 내 연봉의 10배 이상은 벌어줘야겠다는 것이었다. 스테인리스강을 싸게 만들려면 고가의 원료인 크롬과 니켈의 성분조정을 가능한 낮게 매우 엄격하게 관리하고, 가능하다면 저가원료를 최대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했다. 매일 취련 작업을 하고 나면 복기 과정을 거치면서 내 작업의 잘된 부분과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스스로 공부하고, 개선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부족한 이론 부분을 보충하기 위해 책을 통해 열심히 공부도 했지만, 잘 모르는 것은 연구소에 근무하는 박사님들께 찾아가서 묻고, 배우고, 이런 과정을 약 5년 하다 보니 취련 작업에는 도사 수준이 됐다. 그때 당시 취련사들은 매월 2~5개의 불합격 작업을 해 불량에 의해 원가손실과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나의 경우, 불합격작업 자체가 월 1~2개 수준으로 적게 발생되다가 5년 동안 불합격작업 자체를 한번도 안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불합격 작업을 5년 이상을 못한 것은 내가 최연소 반장으로 승진해 취련 작업을 못하게 되었기 때문인데, 취련사로 근무하는 약 10년의 세월동안 내가 처음 다짐했던 동료취련사들보다 훨씬 싸게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하겠다는 것은 이룬 것 같다. 이 밖에도 설비개선을 통한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원가를 절감하는 노력을 계속했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개선활동을 해 성과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안활동과 자주관리 분임조활동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곤 했다.- 명장이 되기 위해서는.△처음부터 계획하고, 노력한 경우는 아니다. 매 순간순간에 충실했던 것이 밑거름이 돼 어느새 명장으로 선정될 정도로 성장한 것이다. 내가 명장이 된 것은 항상 개선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싸고 품질좋은 스테인리스강을 생산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배우고 노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래전부터 ‘雨垂穿石(우수천석)’이라는 글귀를 가슴에 새기고 생활하고 있다. ‘천년을 두고 떨어지는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법구경에 나오는 글귀와 일맥상통하는 글귀인데, 1만시간의 법칙과 비슷하다. 오랜 세월 노력하고 익히면 못할 것이 없다. 명장이 되기까지 회사생활에서 이와 비슷하게 생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우수제안 활동을 통해 탈산적중률을 획기적으로 올린 일이다. 약 23년 전 일이다. 스테인리스강 정련공정 탄소제거과정에서 발생된 크롬산화된 것을 모두 회수해야 원가나 품질, 생산성 등에 문제가 없다. 이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때 당시 환원제 적중률이 65%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 나머지 35%는 원가쪽으로 불리하기도 하고, 품질 불량이 발생되기도 하고, 성분격외가 발생되기도 했다. 이게 고질적인 문제라서 부서에서는 엔지니어를 투입해 1년 동안 개선활동을 진행했는데 1년 활동 후에도 전혀 개선되지 못한 상태였다. 이것을 내가 6시그마에 기반, 취련작업 데이터를 활용해 회귀모형을 만드는 활동을 했다. 환원제 적중률을 93% 수준까지 향상시킨 것이다. 아주 획기적인 일이었고, 이 활동은 우수제안 2등급과 특허등록으로 마무리했다. 지금까지도 그때 개선한 것이 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또 기억에 남는 것은 2018년 우수제안 1등급 개선활동을 한 것이다. 포스코 56년 역사에서 우수제안 1등급은 아직까지 10건 정도밖에 나오지 않은 아주 귀한 것이다. 스테인리스제강부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 1등급이다. - 숙련기술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혼자 하려고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나 먼저 그 길을 간 선배들, 나를 따라오는 후배들 등 모두와 소통을 잘 해야 한다. 나는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주변 그 누구와도 모두 공유한다. 후배들에게 강조하는 것 중 하나는 노하우는 언제나 동료들과 공유하고, 한 단계 레벨업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국에는 자신의 기술력을 더욱 높이는 수단이 된다는 부분이다. 나만이 아는 노하우를 공유하지 않으면 불완전한 노하우로, 언젠가 생각지도 못한 부작용에 맞닥뜨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얻은 노하우를 모두와 공유하면 내가 사용할 때는 발견하지 못한 부분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노하우를 만들 수도 있다. 그리고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예전의 방식이 다 나쁜 것은 아니지만, 너무 기존의 것에만 의지하면 변화가 없고 발전 자체를 기대할 수 없다.- 앞으로의 포부는.△숙련기술인으로 성장하려는 후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수준 높은 전문교재를 편찬하고자 한다. 제강분야 전문교재를 보면 아직도 1970년대 이론과 내용이다. 최근의 기술동향이나 설비동향 등을 파악하기 어려워 공부하고자 하는 후배들이 제대로 공부하기 힘든 현실이다. 최근의 조업기술과 이론을 포함한 전문교재를 편찬해 후배들이 배우고 익히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또한 포항지역의 문화와 역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언젠가는 포항지역 문화해설사로 봉사를 할 계획도 갖고 있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08-19

엘리트 체육 도시로… 문경, 국제대회·전지훈련 성지로 뜬다

문경시는 2013년 국가스포츠의 요람이자 엘리트 체육의 산실인 국군체육부대의 문경 이전과 함께 2015 경북문경세계군인체육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국제적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외 스포츠대회는 물론 전지훈련의 메카로 우뚝 서 있다.문경시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로서, 전국 어디에서나 2시간대에 접근이 가능한 대한민국의 중심지이다. 현재 차질없이 진행중인 중부내륙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수도권과 1시간대에 접근가능해 진다.여기에 국군체육부대의 우수한 스포츠 인프라와 함께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자원까지 품고 있다. 융복합 스포츠 산업으로 스포츠·전지훈련의 메카로 발돋움해 앞으로도 더 많은 대회와 전지훈련 유치가 가능할 전망이다.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은 완벽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해 엘리트체육의 전지훈련은 물론, 각 종목의 대회 개최지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며 “세계대회를 치러낸 경험을 바탕으로 숙박, 관광 등의 분야와 접목된 ICT스포츠 융복합산업 육성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국군체육부대국군체육부대는 2013년 성남에서 문경으로 이전됐다. 태릉선수촌의 5배 규모로 국제규격 스포츠 시설을 자랑하는 국가 스포츠의 요람이자 엘리트 체육의 산실이다.건립비 3900억원으로 호계면 견탄리 일대 45만평 규모로 조성됐다. 실내훈련장 18동과 실외훈련장 10동, 실내육상장 1동, 선수 숙소 등 29개 동과 영외 아파트가 있다.1만 2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은 4개면의 축구장, 근대5종 복합경기장, 사이클 벨로드롬을 갖추고 있다. 국제규격 경기장은 축구, 럭비, 핸드볼, 농구, 유도, 복싱, 레슬링, 수영, 육상, 태권도, 아이스하키, 빙상 등 25개 하계종목과 바이애슬론, 아이스하키, 빙상, 스키, 루지, 봅슬레이, 스켈레톤 등 7개의 동계종목을 치러낼 수 있다. 특히, 14개 종목 동시훈련이 가능한 V자형(520m)의 세계 정상급 수준인 국내 최대 실내훈련장, 세계 유일의 근대5종 전용 실내경기장 등이 있다. □ 완비된 체육 인프라문경시는 국제규격의 최신시설을 갖춘 국군체육부대가 있고, 시민운동장에는 트랙 8레인을 갖춘 육상경기장이 있다. 시민운동장(천연잔디)과 영강체육공원(인조잔디)에 축구장이 조성되어 있다. 또한, 문경국제소프트테니스장(13면)과 배드민턴 전용경기장, 온누리스포츠센터, 국제클라이밍센터, 문경야구장, 그라운드골프장 등 다양하고 우수한 스포츠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지난해 마성 남호리에 위치한 씨름전용훈련장에 다목적 야외씨름훈련장을 설치해 올해 10월에 완공예정이다. 경북도 여자하키팀 훈련 및 전지훈련팀을 유치해 국군체육부대와 연계한 전지훈련 거점 조성을 위해 호계면에 필드하키장을 조성중이다.그리고 베이미부머 세대가 골프를 은퇴하고 파크골프에 입문하는 등 농촌을 중심으로 파크골프가 새로운 여가 활용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최근 트렌드를 반영해 제11회 대한체육회장기 파크골프대회를 유치하고, 각 읍·면·동별로 파크골프장해 명실상부한 스포츠 메카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문경시는 지난 3월 28일 2007년 부산광역시를 연고지로 창단한 상무여자축구단의 연고지 이전을 위해 국군체육부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4월 첫 홈경기를 치른 문경상무팀은 창녕 WFC를 상대로 2대1로 승리를 거뒀으며, 7월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군인여자축구대회’에서 프랑스와의 결승전에서 1대 0으로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 전지훈련의 메카국내에서 수영과 승마 펜싱 사격 크로스컨트리로 구성된 근대 5종을 한꺼번에 훈련할 수 있는 곳은 문경 체육부대가 유일하다보니 국내·외 선수단의 인기 전지 훈련장이다.문경을 방문하는 전지훈련팀은 종목별 국가대표팀과 국가대표 상비군, 한국체대를 비롯한 각종 대학팀, 전국의 체육 중·고등학교, 실업선수팀 등 다양한다. 특히 문경시-국군체육부대-한국관광공사 등 3개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노력한 결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스페인, 독일, 러시아, 이탈리아 등 해외 훈련팀의 참여도 해마다 늘고 있다.문경 전지훈련의 가장 큰 매력은 국군체육부대의 최첨단 시설을 갖춘 경기장에서 국가대표급 체육부대 선수들이 멘토로 지도를 해주는 등 훈련 파트너로서 실전연습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또한, 훈련장과 숙소 간 차량지원과 함께 관광체험, 지역 특산품 홍보 등 전지훈련 선수단에 대한 타지역과 차별화된 문경시의 다양한 정책으로 문경을 방문하는 전지훈련 선수단들이 훈련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는 점도 문경이 추진하고 있는 스포츠마케팅의 강점이다. □ 성공적인 체육대회 유치문경시는 문경 브랜드를 앞세운 전국 단위 체육대회를 개최해 스포츠도시 문경의 이미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매년 문경의 특산품과 관광명소를 타이틀로 하는 체육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2021년 7개의 전국대회에 이어 2022년에는 25개 전국대회를 성황리에 치렀다.지난 2월 2023 민속씨름 문경장사대회를 시작으로 3월에는 제53회 전국장사씨름대회, 제51회 춘계 전국 초중고 유도연맹전, 아시아 하키연맹 총회를 개최했다.4월에는 파크골프 중앙회 임원대회와 제23회 경북협회장배 합기도 대회 및 국무총리기 대표선발전을 유치했다. 5월에는 선수·임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동아일보기 전국소프트테니스대회가 10일간 열렸으며, 8월에는 1만여 명이 함께하는 문경새재 맨발 페스티벌이 개최됐다.또한, 오는 26일부터 8월 31일까지 6일간 국군체육부대 실내종합경기장에서 8개국 초청 국제대학 배구대회가 열린다. 8개국 16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SBS스포츠채널을 통계 중계될 예정이다.오는 11월까지 50여 개 전국 규모 대회가 이어진다. 대회와 관련된 선수와 임원 등 대회관계자, 학부모, 응원단 등 연간 8만여 명이 문경을 찾는다. 대회기간 동안 문경에 체류하며 숙박과 음식점, 관광지를 이용할 것으로 보여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4-08-19

“할아버지 명예 위해 더 열심히 해야겠다 결심”

“미미가 한국 국가대표로 시합을 나갔으면 좋겠구나.”처음부터 한국인이었다. 한국과 일본, 두 개의 국적을 가진 이중국적자였지만, 한국을 택했다. 할머니의 유언이었다.언어도 모르고 낯선 땅이었지만 두렵지 않았다. 대한의 딸이었기 때문이다.허미미(21·경북체육회) 유도 선수는 독립운동가 허석 지사의 후손(5대손)이다. 할아버지 허무부씨는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의 증손자이다.허 선수는 할머니의 바람대로 2021년 국가대표선발전을 거쳐 2022년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마침내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 및 혼성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해 국위를 선양했다.귀국 후 한국에서의 첫 일정으로 지난 6일 대구 군위군 삼국유사면에 있는 허석 선생의 기적비를 참배했다. 4년 뒤엔 반드시 금메달을 가지고 이곳에 다시 오겠다는 다짐과 함께.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4시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허 선수에게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이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다음은 허미미 선수와의 일문일답. - 허미미의 5대조 할아버지가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이다.△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정말 놀랐다. 할아버지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최로 열린 열린 독립유공자 후손 초청 오찬에 참가했다. 어떤 대화를 나눴나.△윤 대통령과는 두 번째 만남이다. 메달을 따서 감사하다, 축하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유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아버지가 유도 선수였다. 유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니 너무 멋있었다. 그래서 유도를 시작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올림픽 경기 순간은.△몽골 선수인 엥흐릴렌 라그바토구와 시합을 한 것이 가장 기억이 남는다. 작년과 재작년 모두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결정전에서 만나 패배했다. 올해에는 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에서도 졌다. 3승 무패의 상대이다보니 8강전에서 대결하게 됐을 때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고 너무 부담감이 있었는데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이겨서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 - 슬럼프 극복은 어떻게.△나는 나를 믿고 있다. 자신감이 별로 없는 편인데도, 언제든지 ‘내가 하겠다’는 마음을 갖고 매일 운동도 하니 나를 믿는다.- 유도를 시작하려는 어린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이번 올림픽을 보고 유도를 시작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생각을 한다. 유도를 좋아해 주고 사랑해 주고 유도를 하면서도 재밌게 해주면 좋겠다.- 한국과 일본 유도의 다른 점은.△한국에만 있는 게 있다. 유도에 집중할 수 있는게 좋다. 제일 차이가 있는 것 같다. - 경북에서 좋아하는 관광지는.△아직 안 가봐서 모르겠다. 나중에 다녀오면 말씀드리겠다. 찾아보겠다.- 허미미 선수에게 유도란.△유도는 재미, 행복 같다. 유도를 하면 고민이나 힘든 생각이 들지 않는다. 집중할 수 있으니까 유도가 정말 좋다.- 유도의 매력은.△사실 매력을 모르겠다(웃음). 왜 좋아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냥 너무 재밌다.- 앞으로의 계획은.△파리올림픽에서 아쉽에 은메달을 받았는데 금메달을 따고 싶은 마음이 크게 생겼다. 2028 LA올림픽에서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이번에 올림픽 응원해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다. 앞으로도 유도를 사랑해주면 좋겠다. 독립운동가 허석 선생은“하늘에는 두 태양이 없고 백성에게는 두 임금이 없다. 충(忠)은 곧 생명을 다하는 것이요, 마땅히 힘을 다하는 것이다. 어버이를 섬기는 도(道)와 임금을 섬기는 마음은 우리와 더불어 다를 것이 없는데 어찌하여 임금이 다른가. (중략) 너희들은 일시에 진멸(盡滅)코자 하노라.”1910년 7월 경술국치(庚戌國恥)를 겪은 후 망국의 한을 품고 있던 허석(許碩·1857~1920).그는 일본인들의 조선 침탈에 분개해 동포들에게 일제의 침략상을 알리고자 계획했다.1918년 8월경 군위군 의흥면(義興面)으로 통하는 도로 부근의 눈에 잘 띄는 암벽에 항일 격문을 작성해 동포들의 항일의식을 고취했다.이로 인해 일경에 붙잡혀 1919년 5월 3일 대구지방법원 의성지청에서 소위 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아 옥고를 치렀다. 만기출옥 후 3일 만에 옥중 여독(餘毒)으로 순국했다. 1982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대통령표창에, 1991년에 건국훈장 애국장에 각각 추서됐다.고향 마을인 대구광역시 군위군 삼국유사면 화수리에 ‘효의공 허석 의사 순국 기적비(孝義公許碩義士殉國紀蹟碑)’가 세워져 있다. 인터뷰  / 김정훈 경북체육회 유도팀 감독2024 올림픽에서 유도 메달리스트를 키워낸 경북체육회 유도팀 김정훈(43·사진) 감독.허미미(21)는 유도 여자 57㎏급에서 은메달과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김지수(23)는 혼성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두 제자는 모두 재일교포. 한국의 뿌리를 찾아 조국을 빛나게 해 준 김 감독을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가졌다.- 허미미 선수와의 인연은.△고등학생 전국 체전 때부터 지켜봐 왔다. 재일교포인 김지수 선수를 통해 허 선수가 우리 팀에 오고 싶어 하는 의사를 지속적으로 전달받았다. 김 선수가 한국에서 잘 적응하면서 지내고 있으니 허 선수도 그런 마음이 들었을거다. 또 김 선수의 할아버지가 경북 상주 출신이고, 허 선수의 허석 할아버지 기적비도 군위에 있다. 이게 경북체육회 유도팀에 오게 된 결정적인 이유가 된 것 같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나도 허 선수를 원했고, 자기도 오고 싶어 했고, 서로 같은 마음이었다.- 허 선수를 한국에 데려오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허 선수는 재일교포 3세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는데 2021년 코로나19 여파로 ‘한국·일본 입국시 2주 격리’ 등 여러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좋은 성적을 내고 유도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어 보람을 느낀다.- 허 선수가 독립유공자 후손이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 과정을 알고 싶다.△허 선수가 2021년에 왔을 때 혼자 자가 격리를 여러번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이렇게까지 한국에 와서 선수 생활을 하려고 하는데, 한국에 가족도 없이 혼자 외롭게 있는 모습이 많이 안쓰러웠다. 옛날 본적지를 찾아가면 혹시 친척이나 가족이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수소문을 했다. 우연찮게 마을 주민한테 독립운동가의 후손일 수도 있다는 그 얘기를 듣고, 관공서를 찾아다니면서 직계 가족인 것을 알게 됐다.- 경북체육회 소속의 허미미, 김지수 선수가 녹록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할 수 있었던 비결은.△재일 교포 출신이다 보니 두 선수 모두 어찌보면 특별한 케이스다. 우리나라 선수 자격 유무 등 적잖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두 선수가 유도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하는 데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 분들의 도움으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행정적으로 전폭적인 지원을 해준 이철우 경북지사를 비롯해 경북도청 관계자, 체육회 관계자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부용기자

2024-08-15

포항시의회 후반기 출범식 33명 중 18명 출석… 멀고 먼 화합의 길

◇민의는 소홀한 포항시의회 의원들…입법·정책 감시 뒷전상당수 포항시의원이 공천과 이권 챙기기에만 눈이 멀어 본연의 업무인 입법 및 민원 해결, 정책 감시기능에 소홀하다는 비판이다.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경북매일신문이 지난 14일 포항시의원 33명의 제9대 지방의회 임기 동안 본회의 시정질문 현황을 전수 조사한 결과 시정질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시의원은 전체의 63.6%인 21명에 달했다. 정당별로 보면 현재 국민의힘(이하 국힘)이 24명 중 18명,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7명 중 2명, 무소속 1명이 여기에 해당됐다. 김은주·전주형 의원이 각 4회로 시정질문을 가장 많이 했다.국회는 법률을 제·개정하고, 각 지방의회는 이 법률에 근거해 해당 지역에서 시정에 여러 영향을 미치는 자치법규인 조례를 만든다. 제9대 지방의회 임기가 시작된 2022년 7월부터 현재까지 포항시의회에 접수된 조례 제·개정안 중 시의원들이 발의한 의안은 총 98건이었다. 시의원들은 한 명당 평균 2.97건의 조례안을 발의한 셈이다. 제9대 전반기 임기 동안 조례를 단 한 건도 발의하지 않은 의원은 7명에 달했다.현재까지 발표한 5분자유발언은 101건으로 한 명당 평균 3번이었다. 전체 시의원 중 지금까지 단 1번도 5분자유발언을 하지 않은 의원은 모두 4명이다. 김성조 의원이 16번으로 가장 많이 발표했고 이어 김은주 의원 13회, 김영헌 의원 8회, 박칠용 의원 6회 순이었다. 30년 넘은 지방의회, 이대로 괜찮은가 (1) 제 밥 그릇 챙기기 급급, 정당 간 기 싸움까지 (2) 해법은 없나…정당공천제 폐지, 교섭단체 조례제정, 지방의회법 제정(3) 해외 선진사례…영국·일본·미국을 중심으로 ◇소속 정당 간 기 싸움·의회 권력 두고 내부갈등 위험수위 넘어 포항시의회 제9대 후반기는‘반쪽짜리’ 원구성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에서 자체적으로 의원총회를 열어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후보를 내정하고 그대로 진행했다.포항시의회는 지난달 24일 제317회 임시회를 열어 제9대 후반기 원 구성을 완료하고 출범식을 개최했다. 하지만 상당수 시의원이 임시회 출범식에 불참했다. 국힘 포항남·북당원협의회는 의장단 선거 며칠 전인 6월 28일 포항시산림조합에서 의총을 열어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후보를 미리 내정했다. 포항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국힘 의총이 열리기 하루 전인 27일 성명서를 통해“포항시의회 후반기 의장단 독점을 시도하는 것은 야권의 목소리를 원천차단하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지적했다. 또 포항시의회 더불어민주당 김상민 원내대표는 이날“국힘 원내대표 추경호 국회의원의 지역구인 달성군의회는 개원 이래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부의장도 배출했다”며“중앙당에서 지령이 배포됐다고 하지만 지역 사정에 맞게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포항시의원 33명 중 국힘 소속이 22명(민주당 7명, 무소속 3명, 개혁신당 1명)이어서 다수당의 의견에 따라 내정된 그대로 본회의에서 통과됐다.이 뿐만이 아니다. 포항시의회는 지난달 31일 제317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윤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에 조영원 의원, 부위원장에 함정호 의원을 각각 선출했다. 문제는 윤리특별위원회 구성 또한 모두 국힘 소속이라는 것. 소수당 소속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열린 전체 의원 간담회에서 즉각 반발했다.개혁신당 김성조 의원과 민주당 김상민 의원은“특위에서는 화합이 이뤄질 줄 알았는데 윤특위 위원장과 위원 모두 국힘 의원들로만 구성돼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한다”고 했다. 그러자 김 의장은“9월 임시회에서 사·보임 등을 통해 재구성할 의사가 있다”고 해명했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2년, 잡음 이어져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지방의회가 소속 직원의 인사권을 행사하게 된 지 올해로 2년이 됐다. 당초 지방의회 전문성 강화가 목적이었다. 하지만 의회의 인사권 독립에 반발한 집행부와 갈등을 빚는가 하면, 제대로 된 절차를 밟지 않는 등 잡음이 생기고 있다.포항시의회는 포항시 파견 공무원 인사를 협상의 여지 없이 바꿨다. 포항시의회는 지난 6월 21일 전문위원 3명(5급)의 결원이 발생해 포항시에 파견을 요청했다. 포항시는 3명의 파견 공무원 명단을 확정하고 포항시의회에 보냈다. 또 의회에 파견할 3명의 직렬과 직급에 맞춰 포항시 인사를 준비했다.하지만 포항시의회는 포항시가 파견하기로 한 경제산업전문위원을 기존 파견 대상 명단에 없었던 공업직 A씨로 교체해 달라고 요구했다. A씨는 포항시 확대간부회의 상황을 녹음해 특정 당협에 넘겨줬다는 의혹을 받아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병가를 낸 바 있다. 김일만 의장은 7월 2일 포항시가 A씨를 파견하지 않는다면 다른 2개 위원회 공무원도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이에 포항시는 내부 인사를 예정일보다 2주 뒤에야 완료할 수 있었다. 이같은 포항시의회의 독불장군식 인사로 공직사회의 인사 질서를 붕괴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이후 포항시의회는 지난달 16일 인사권을 발휘, 내부 인사이동을 진행했다. 파견 받지 못한 3명의 인원을 메우기 위해 타 시도에 전출을 요청했다.현재 의회 인사 시스템으로는 업무 능력이 미흡한 검증되지 않은 직원을 채용해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동안은 포항시와 적절한 인사교류로 직원들의 직무역량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노력했다. 또 시에서도 업무 능력을 인정받았거나 관련 부서에서 어느 정도 근무한 인력을 뽑아서 파견받았다. 현재 구조로서는 의장의 권한으로 임용·승진된 직원에 대한 업무 능력에 따라 의장의 신임도와 인사권 실효성이 인정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은 마땅히 필요하나 지방공무원 내에서 검증받은 직원을 파견받는 현재 방안과 적절히 병행해 장·단기의 전략적 방안을 채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통·화합·협치’는 먼 나라 이야기포항시의회는 지난 9대 전반기부터 남·북구 의원들의 신경전에 이어 후반기에는 초·재선 의원들의 불협화음으로 시작됐다. 타 지방의회는 원구성이 마무리 되면 화합과 협치를 강조하는데 비해 포항시의회는 점점 더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의장단은 김일만 의장은 북구, 이재진 부의장은 남구로 각각 한 자리씩 맡았다. 상임위원장은 남구 3명, 북구 2명으로 국힘 자체 의총에서 배정했다. 의원은 국가 또는 주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하지만 현실적으로 직위유지(공천), 선거구 관리를 위한 전략 차원, 주민들의 이익이 복잡다기해 전체를 대표하기 어려운 현실적 사정 등으로 지역구 중심의 행동과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도 의회는 전체 대표와 선거구 대표의 기능을 동시에 가지고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이번 후반기 의장단 구성 과정과 그 후 의장단의 전횡에 다선 의원들이 홀대를 받았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달 24일 본회의에는 전체 의원 33명 중 19명이, 출범식에는 18명이 출석했다. 민주당 소속 시의원 7명과 개혁신당 시의원 1명 외에도 여러 국힘 소속 의원들이 불참한 것이다. 같은달 25일 각 위원회별로 진행된 주요 업무보고에서도 4개 위원회 모두 2명 내지 5명까지 위원들이 불참했는데 재선 이상급 위원들이 대거 불참했다.법률상·형식상으로 시의원 간 동등한 지위를 가진다. 매월 수령하는 의정비도 같다. 하지만 국회의 경우 국회의장단 선임과정과 상임위원장, 원내대표 선임과정 그리고 본회의장 내 좌석 배정에서 다선을 중요한 요소로 배려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포항시의회 한 의원은“경북도의회에서는 상임위원장 후보가 되려면 재선부터 의장단은 3선부터 출마가 가능한 암묵적 룰이 있다”며 “포항시의회에서도 소속 당과 지역구에서 여러 번 선출된 경험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8-15

“포항 대전리, 3·1운동의 역사·문화 계승하는 호국 성지”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며 국권 회복과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친 3·1의사들의 숭고한 희생과 업적이 없었다면 조국 광복은 이룰 수 없었겠죠.”포항 북구 송라면 대전리 마을. 이곳은 3·1운동 때 영일 지역 만세운동의 근거지가 된 마을이며 14명의 3·1의사가 난 곳으로서 전국에서도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호국 성지다.광복절 79주년을 앞두고 12일 대전리에서 만난 안시호(62·포항시 북구 송라면 대전리) 대전3·1 독립운동 유족회장은 “국권 회복을 위해 헌신한 포항 지역의 3·1운동 의사들의 숭고한 독립 정신과 호국정신을 기억하고, 민족의 숭고한 자주독립 정신을 계승·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매년 대전리 3·1만세촌에서는 3·1절 기념행사와 만세 재현 행사를 개최해 선열들의 숭고한 독립정신과 희생정신을 기리고 있다”고 마을을 소개하며 반겼다.안 회장은 대전길120번길 22-5에 자리한 대전3·1의거 기념관에서 지난 2019년부터는 단체 관람객에게 대전리 3·1운동사를 전하는 도슨트(전시해설) 역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현재 1층으로 된 기념관을 2층으로 확장해 체험관 등 부대시설을 갖춰 요즘 세대에 맞춘, 재미있으면서도 유익한 독립운동 기념관으로 거듭나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20년째 대전3·1 독립운동 유족회를 이끌고 있는 안 회장은 1919년 3·1운동 당시 포항시 북구 청하면 청하장터에서 수백 명의 군중과 함께 3·1만세 운동을 일으킨 송라면 대전리 출신 윤영복, 윤영만, 이준석, 이영섭, 이준업, 안천종, 안상종, 안덕환, 안화종, 김진순, 김종만, 이명만, 김진봉 등 3·1의거 14명 의사 중 한 사람인 안도용(1893∼1921) 의사의 손자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었던 아버지가 8살인 어린 나이에 할아버지인 안도용 의사가 돌아가셔서 힘들게 자랐을 거 같은데, 어땠나?△할아버지는 감옥에서 고문당하신 후유증으로 집에 오신 다음 계속 누워 생활하시다 2년 후에 돌아가셨다. 어린 아버지는 할아버지 곁에 가는 것을 두려워해서, 할머니로부터 1919년 3·1 운동 당시 포항 청하 독립 만세운동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포항 대전리 ‘만세촌’ 14명의 의사 중 9명이 대전교회 교인이었는데, 이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아버지가 기억을 많이 못하고 계신 탓에 나는 이명만 의사로부터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1981년, 대학교 1학년 때, 14인의 의사 중 유일한 생존자였던 이명만 의사(당시 81세)가 서울에 있던 나를 불러 14인 의사의 공적을 적어 보훈청에 제출하라고 하셨다. 이명만 의사는 그 5년 뒤에 돌아가셨다. 이 의사의 말씀에 따르면 1919년 3·1 운동 당시 대전교회는 영수 윤영복을 중심으로 만세 시위를 주도했다. 대전교회 창립자인 이익호 선생의 아들 이준석·이준업 형제의 집에서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준비하고, 교인들은 3월 21일 청하 장날에 맞춰 500여 명의 군중과 함께 독립 만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로 90여 명이 검거됐고 대전리 마을의 14인 지사도 끌려갔다. 이익호 선생은 배재학당 졸업 후 낙향해 청하면 일대에 3개의 교회를 세워 기독교 중심의 구국 계몽운동을 전개했지만 일찍 병사해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의 민족의식과 신앙 구국의 의지가 아들과 교인들에게 그대로 이어졌고, 교회가 만세운동의 중심에 설 수 있었다. 안시호 대전3·1 독립운동 유족회장 -대전3·1의거 기념관을 소개한다면.△이준석·이준업 형제의 생가 바로 옆에 대전3·1의거기념관이 운영되고 있다. 이준석 의사의 증손자인 이병찬 계명대 석좌교수가 3·1의거 당시 태극기를 제작했던 생가 부지를 포항시에 기증해 포항시가 2001년 개관했다. 이곳에는 대전리 출신 14인 의사들이 당시 항일 운동을 전개하면서 사용했던 유품과 판결문, 훈장, 영정 등 관련 유물 180여 점이 전시돼 있다.-다른 지역에서도 독립운동가들을 기념하기 위한 기념관 등 여러 시설이 운영되고 있는데, 대전3·1의거 기념관의 차별점이 있다면?△포항은 경상북도에서 가장 먼저 독립운동을 전개했으며 1919년 3월 12일 대전리 출신 14인과 청하 출신 9인이 중심이 되어 청하장터에서 수백군중과 함께 만세운동을 펼쳤으나 무자비한 무력 탄압으로 23인이 투옥되고 옥사하기도 하였다. 대전리 사람들이 체포되자 마을 사람들은 마을 앞 두곡숲에 모여 독립만세를 외쳤다. 이후 옥고를 치르고 마을로 돌아온 의사들은 청년회를 조직하여 항일 운동을 이어갔으며, 어린아이들도 골목에서 만세놀이를 했다고 전해진다. 당시 태극기를 제작했던 장소에 기념관이 건립되었으며, 기념관 옆 복원한 이준석 의사의 생가에는 당시 대전교회의 종탑과 태극기 만들던 장면도 재현되어 있다. 마을 안에는 1913년 3월 2일 설립되어 만세운동의 구심점이 되었던 대전교회가 여전히 있다. -시대 변화에 따라 독립운동사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있어야 할 듯한데….△독립운동 기념관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기억의 전달 장소로 이용돼야 한다. 그래서 포항시에서 시대의 흐름이나 요즘 세대에 맞게 어떻게 변화해야 할 건지 다방면으로 고민해야 할 것 같다. 특별전시나 문화행사, 교육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할 문화정책 전문가, 해설사 배치 등을 위한 시의 예산도 필요하다. 단지 건물을 세우고 1년에 한 번 이벤트성 3·1절 기념 행사를 운영하는 것에만 기념관 건립의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모순이다. 현재적 시점에서 미래에 전달하는 역사 교육 기관으로서, 기념관은 현재 제1종 전문박물관으로 분류되고 있다. 박물관미술관 진흥법 제2조에, 역사·고고(考古)·인류·민속·예술 등에 관한 자료를 수집·관리·보존·조사·연구·전시·교육하는 시설로 정의돼 있다. 여러 물품을 모아놓은 공간이라는 의미로 접근하기보다 유산을 수집, 보존, 연구, 교류, 전시하는 옛사람들의 문화를 함께 향유하고 교육하는 공간으로 인식해야 한다.현실적인 방법 중엔 우선 독립운동가의 개별적 스토리를 좀 더 들여다보고 콘텐츠로 개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전3·1 독립운동의 주인공 격인 대전교회 설립자 이익호 선생을 조명하는 사업이 진행돼야 한다. 그리고 80호 작은마을에서 14명의 멸사봉공 독립운동가가 나온 전국 유일의 마을인 만큼 이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문화제 개최 또한 고민할 필요가 있다.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위한 해법을 제시한다면?△2017년 독립·참전유공자에 대한 지원 강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보상금을 받지 못하는 생활 형편이 어려운 (손)자녀에 대한 생활지원금이 신설됐다. 기준중위소득(전체 가구 중 소득을 기준으로 50%에 해당하는 가구의 소득) 50% 이하 및 70% 이하의 (손)자녀가 지원 대상이다. ‘독립유공자예우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융통성 있는 지원금 설정과 후손 예우의 폭을 넓혀 증손자까지 보상 대상에서 포함시켜 주었으면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사진/안성용 사진가 제공

2024-08-12

한적한 시골장터 ‘갯마을 차차차’ 촬영 이후 글로벌 관광지로

‘내가 맛집 기사 한 줄 쓰면 다음 날 음식점 앞에 줄이 쫙 섰지’. 10여 년 전 맛집 소개로 필명을 날리던 한 선배의 후일담이다.몇 줄 글에도 손님들이 식당을 칭칭 감던 신문의 위력은 이제 예전 같지 않다. 오히려 ‘6시 내 고향’이나 ‘생생 정보통’ 같은 방송 매체에 주도권이 넘어가 버린 느낌이다.요즘은 특정 장소를 알리는데 영화나 드라마 촬영지, 세트장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극(劇)에서의 감동을 그대로 느낄 수 있고, 드라마 현장을 바로 확인할 수 있어 MZ세대들에게 소구력이 크다고 한다.근래 포항에서 드라마에 등장한 후 크게 인기를 끄는 곳이 있다. 바로 포항시 청하면에 있는 ‘청하시장’이다. 2021년 tvN ‘갯마을 차차차’가 방영되면서 청하시장은 전국적 명소 반열에 올라섰다. ‘3년이나 지났는데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싶은데 아직도 시장통에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심지어 곳곳에서 외국인들의 수다소리도 심심찮게 들린다.한가로운 시골 전통시장이 경북의 명소를 넘어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한 사연 속으로 들어가 보자. ◆고려 후기 이후 동해안 지역 물산 집중포항에 본격적으로 인간이 터를 잡은 것은 흥해읍의 지석묘를 통해 보듯 청동기시대부터였다. 이 지역엔 변진 24국 중 하나인 근기국(勤耆國)이 자리잡고 있었고 이들은 동해안을 배경으로 정치 세력을 형성했다. 근기국은 후에 신라에 복속되면서 경주 세력의 군현체제 아래 편제됐다.6세기 후반 청하 일대에는 냉수리고분을 축조한 세력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무덤 양식, 부장품을 통해서 볼 때 냉수리 세력은 포항의 북부, 동해를 배경으로 상당한 정치, 경제 세력을 형성했음을 알 수 있다.통일신라시대 아혜현(阿兮縣)이 있었던 청하면 일대는 고려 후기 이후 동해안의 물류 집산지로 뿌리를 내렸다.‘청하(淸河)’라는 지명이 처음 등장하는 것은 고려 태조 13년으로 이때부터 청하는 흥해, 영일, 장기와 함께 독자적인 행정 구역으로 발전하게 된다. 청하시장의 개시(開市) 연도는 여러 문헌을 종합해 볼 때 1920년대 일제강점기로 추측된다. 1910년대 이미 청하면은 17개 리(里)와 동(洞)을 관할할 정도로 면세(面勢)를 형성했다고 하니 전통시장의 출현은 훨씬 그 이전이 아닌가 한다. ◆1970~90년대 장날엔 장꾼들 대혼잡청하시장은 위로 영덕, 남쪽으로는 흥해 사이에 위치한 소규모 시장이다. 주변에 우시장, 어시장이 들어섰다는 기록이 보이지 않고 장옥(場屋) 규모도 크지 않아 읍면 단위의 상권을 담당한 정도였던 것 같다.청하시장은 단층상가 두 곳을 아케이드로 연결한 형태로, 점포수도 많지 않다. 그러나 시장 전체 면적은 상당히 넓은 편이고, 광장이 잘 발달돼 있어 상설시장보다는 오일장(1, 6일)에 최적화된 구조다. 현재 대로변과 장옥 등의 상가는 약 90여 곳으로, 입점 상가들은 보통 시골 장터처럼 과일, 건어물, 철물점, 신발, 잡곡, 의류, 어류, 농약, 종묘, 가축 등이다.30년째 시장을 지켜왔다는 한 어르신은 “1970~90년대만 해도 청하시장 장날엔 인근 흥해, 영덕, 포항은 물론 영천, 경주에서도 장꾼들이 몰려들 정도로 성시(盛市) 이루었다”고 말한다. 바다에 인접해 꽁치, 가자미, 오징어, 고등어 등 각종 수산물이 풍부하고, 또 인근에 평야, 산지 농사가 잘 발달해 과일, 채소 등 농작물 난전도 크게 발달했기 때문이다.한때 주변 20~30리 장꾼들과 난전들을 불러 모으던 청하시장은 2000년대 이후 상권이 급속히 위축되었다. 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고령화, 이농현상, 저출산 등 전반적인 사회현상 때문이다.◆‘갯마을 차차차’ 방영 이후 전국적 명소로경북 동해안 오지의 작은 시장으로 활력을 잃어가던 청하시장에 2021년 귀한 손님들이 찾아들었다. tvN의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제작팀이었다.짠내, 사람 내음 가득한 바닷가 마을 ‘공진’에서 펼쳐지는 힐링, 로맨스 드라마는 국내는 물론 넷플릭스 시청률 전체 순위 10위권에 랭크되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드라마 히트는 극의 무대인 청하시장에도 큰 변화를 일으켰음은 물론이다. 드라마가 회(回)를 거듭할수록 촬영장을 찾는 방문객들이 늘어났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2021년 10월부터 다음에 초까지 약 10만여 명의 관광객들이 시장을 다녀갔다고 한다. 한 달 평균 3만~4만 명이 이곳을 다녀간 셈인데, 덕분에 지역 경제에도 관광 특수가 일었고, 시장 매출도 몇 배씩 늘었다고 한다.노점을 운영하는 한 어르신은 “드라마가 방영되던 당시에 하루 종일 젊은이들이 시장을 찾아 사진을 찍고, 세트장을 둘러보느라 연일 인파로 북적거렸다”고 말한다.드라마를 시청했던 외국인들의 방문도 러시를 이뤘다.모종을 파는 한 상인은 “주말이면 관광객들을 실은 관광버스, 승용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다”며 “덕분에 시장통에서는 하루 종일 외국어 소리가 떠나질 않았다”고 기억했다. ◆보라슈퍼, 공진반점, 청호철물 그대로청하시장엔 현재도 드라마 속 공진시장 세트장과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드라마 촬영 당시 시장의 25곳 점포는 드라마 세트장이 됐지만 상인들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촬영에 협조했다고 한다.동네사람들의 사랑방 역할을 하던 ‘보라슈퍼’도 남아 있다. 현재 보라 엄마는 없지만 쫀드기, 아폴로, 사탕, 과자와 장난감들을 팔고 있다.자장면, 탕수육을 부지런히 실어 나르던 ‘공진반점’ 간판도 그대로다. 대신 메뉴는 곰탕, 소머리국밥, 국밥으로 바뀌었다.보라 아빠가 일하던 ‘청호철물’엔 지금도 옛날처럼은 아니지만 셀카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문앞에 소품용 의자를 준비해 사진을 찍도록 배려했다. 전직 가수 오윤이 운영하던 ‘한낮에 커피 달밤에 맥주’도 사진 촬영 명소로 사랑을 받고 있다. 파스텔톤의 건물과 고즈녁한 풍경 덕에 드라마 당시 낭만적인 분위기가 아직도 남아 있다.‘여기가 정말 우리가 찾던 곳이었어요.’ 당시 드라마 제작진들이 촬영을 위해 이곳을 답사했을 때 이구동성으로 한 말이라고 한다.이런 ‘준비된’ 세트장 분위기를 배경으로 드라마가 성공을 거두고 시장이 관광지로 부상한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개인과 국가가 성장, 발전 과정에서 흥망성쇠를 겪듯 동네 어귀의 시장도 수없이 부침(浮沈)을 반복한다. 일제강점기 청하, 신광면에서 생필품 조달 창구로 시작한 청하시장은 1980~90년대 사방 30리 난전(亂廛)들을 불러 모을 정도로 번창하다 안타깝게 이제 쇠락기를 맞았다.이런 침체기에 갑자기 나타난 ‘갯마을 차차차’ 촬영팀은 시장을 지역 명물, 국가적 명소를 넘어 글로벌 관광지로 도약시켰다.시장으로 치면 로또를 맞은 셈인데, 이젠 자치단체와 상인들이 이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혜를 모을 때가 아닌가 한다.글·사진/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8-08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포항서 꼭 이뤄져야 할 핵심 정책”

2015년 파리 기후변화 협약을 통해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 대응 공동 의제로 2050 탄소 중립을 선언했으며, 한국도 이에 동참했다.포항의 탄소중립운동은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법’에 따른 정부와 포항시청의 지침을 따르자는 측면도 있지만, 시민들과 함께하는 환경운동을 펼치자는 취지다. 우리 지역에서 탄소중립운동의 속도를 높이고 확대해야 포항, 나아가 우리나라의 탄소중립정책을 성공시킬 수 있다.손종수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는“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은 포항에서 펼쳐지는 모든 탄소중립운동보다도 더 절실한 과제”라며 “포스코의 이산화탄소 제로 정책인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은 우리의 미래를 위해 포항에서 꼭 이뤄져야 할 가장 핵심적이고 절실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포럼에서는 하준수 고려대 미래건설환경융합연구소 연구교수가 ‘탄소중립과 한국경제’, 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가 ‘수소환원제철의 포항지역사회 경제적 사회적 의의’, 이부용 본지 기자가 ‘수소환원제철 도입과 기업경쟁력’등을 각각 발제했다. △포스코 수소환원제철소와 탄소중립유성찬 포항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이산화탄소 제로 달성을 위해 포스코의 탄소중립이 성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포스코는 지구온난화, 기후변화로 인해 완전히 새로운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해야 한다. 포항시민들이 포스코가 제대로 일을 잘하도록 도와줄 때이다. 기후위기를 극복하도록 해야, 포항시와 포항시민의 경제활동이 성공할 수 있다. 2026년이후, 포스코 철강제품의 유럽수출 가능하려면 석탄으로 생산한 철강제품으로는 어렵다. 2050 탄소중립 정책으로 모든 생산활동이 환경경제산업을 통해 이뤄질 것이다. 포스코가 친환경 철강재를 생산해 탄소국경세에 대한 걱정 없이 세계적으로 철강산업을 리드해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지 않다.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에 대해서는 포항시와 포항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지 않고 있다. 지역 지도자들의 탄소중립, 환경경제에 대한 한계를 보여 준다.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수소환원제철소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 포항의 경제산업과 탄소중립경제를 위해서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은 2차전지 만큼이나 중요하다. 포스코의 철강산업이 일몰(sunset) 산업이 아니라면 탄소제로와 환경경제를 이차전지산업과 동일하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포항이 국제도시로 번창할 길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소환원제철법을 성공시키는 것이다.△탄소중립을 향한 글로벌 기업들의 노력, RE100RE100은 기업이 100% 신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하는 민간차원의 글로벌 캠페인이다.영국의 비영리단체인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과 탄소공개프로젝트의 주도로 2014년에 13개 기업에서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2050년까지 사용 전력의 100%를 화력발전이 아닌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사용, 제품을 생산하자는 자발적인 약속이다. 기업들이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100%를 사용해야 투자가 가능하다. 2050년까지 RE100 실천은 가입을 위한 최소 조건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가 40%이다.2022년 7월말 기준으로 RE100에 가입한 세계적 기업은 구글, 애플, 인텔, 제너럴모터스(GM), 이케아 등 376곳이다. 우리나라 기업은 2020년에는 6개, 2022년 2년 만에 21개 기업으로 증가했다. RE100 참여로 생산비용이 상승되지만, 세계의 소비자들이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흐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애플과 같은 글로벌 IT제조사가 국내 반도체 공급사에 RE100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대만의 반도체기업인 TSMC로 물량을 돌리겠다고 선언했다. RE100 회원사 중 애플은 자신의 공급망에 포함돼 있는 협력업체에게도 신재생에너지 전기를 사용해 생산된 부품을 납품하도록 요구했다.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국내대표 전자기업도 RE100을 추진하지 않으면 수출경쟁력은 떨어질 것이다. 세계 경제가 탄소중립 실현중심으로 완벽하게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포스코도 2050 탄소중립경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EU 집행위원회가 2021년 7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규정안을 발표했다. 2023년에서 2025년까지 전환기를 거쳐 2026년부터는 EU로 수입되는 시멘트, 전기, 비료, 철강, 알루미늄의 직접배출 탄소에 대해 탄소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우리의 노력한국정부는 2022년 12월 10일 ‘2050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14번째 탄소중립을 법제화한 국가이다. 포스코도 205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 선언, 로드맵을 발표했다.2018년 유엔기후변화협약 ‘시나리오1.5℃’를 통해 지구 평균온도를 산업화 이전보다 1.5℃ 이상 높아지지 않도록 유지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2019년 12월, 25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기로 참가국 모두가 서약했다. 2021년 9월, ‘기후위기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을 제정했다. 기본법 12조 1항에 따르면, 시장·군수·구청장은 국가·시도계획을 고려해 10년 계획기간으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해야 한다. 포항시의 탄소중립 추진 및 노력의 법적 근거가 만들어진 것이다.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와 탄소중립추진계획에 따라, 정부도 포항시도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해야 한다.△수소환원제철에 대한 세계의 동향과 우리의 대응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프랑스는 약 2조 4000억원, 독일은 4조원, 영국은 2조원, 일본은 4조원 정도의 개발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미국 또한 탄소중립시대 대응을 위해 2050년까지 7조 9000억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중공업 분야의 탄소중립에 투자한다.현재 수소환원제철소에 몇조원씩 투자하는 나라들은 유럽선진국들이다. 이전에는 철강산업이 개발도상국들의 공해산업이었지만 현재는 친환경, 수소환원제철로 변화했다. 개발도상국과 중진국에게서 철강산업을 다시 찾아오려는 선진국들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포항지역사회·경제적 의의포스코 이전의 포항 전통사회의 경제는 고기잡이와 농업이 중심이다.포항의 경제가 ‘근대화경제개발’의 중심으로 일어선 것은 ‘제철보국’의 포스코 창립의 결과임은 분명하다.대한민국은 수출주도형 경제,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다. 철강산업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 정부도 좀 더 적극적으로 수소환원제철소 건립에 투자를 해야할 단계이다.철강산업의 탄소중립을 위해 유럽의 각국정부 프랑스는 약 2조4척억원, 독일은 4조원, 영국은 2조원, 일본은 4조원 정도의 개발보조금 지급할 계획이다. 현재 수소환원제철소에 몇조원씩 투자하는 나라들은 유럽선진국들이다. 수소환원제철로 철강제품 생산하려는 강대국과의 경쟁을 해야 한다. 수소환원제철소가 성공을 해야 탄소중립도 성취하고 강대국 사이에서 뒤처지지 않는 나라로 설 수 있다.△포항시민들의 협력과 포항 변화의 모멘텀기후위기 극복과 과학기술발전의 계기로 지역사회가 변화하고 있다. 친환경사회 건설, 신재생에너지 100%실현, RE100. 탄소중립경제, 지구온난화, 기후위기 문제에는 정견의 차이가 없어, 포항시민들의 협력이 중요하다. 포스코는 이제 제철보국을 넘어 ‘탄소중립보국’이라는 사명, 그 중심에는 ‘수소환원제철소’가 있다. 포항지역시민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관심을 전환하고 탄소중립에 대한 지역공동체의 협력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미래에는 포항의 탄소중립 넷제로운동이 전국의 표준이 되고 수소환원제철로 인해 대중화 될 것이다. 포항의 복잡한 사회적 관계를 극복하고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탄소제로운동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글·사진/이부용기자

2024-08-04

주왕산 탐방로·얼음골·신성계곡 걷다 출출해지면 ‘달기탕 백숙’

어느 도시 할 것 없다. 낮과 밤 모두 펄펄 끓는 가마솥 더위가 사람들을 지치게 하는 8월의 초입. 높아지는 불쾌지수와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무기력감이 우리를 지치게 하는 성하(盛夏)의 계절이다.일상이 돼버린 뜨거운 폭염을 잠시라도 피하고 싶은 이들은 휴가를 계획 중이다. 그렇지 않아도 8월은 여름휴가의 피크 시즌. 그렇다면 어디로 가야 할까? 공기 좋고, 계곡 그늘 시원하고, 맛깔스런 먹을거리도 있는 곳이라면 금상첨화(錦上添花)가 아닐지.경북 청송은 주왕산의 멋들어진 풍경 속에서 ‘산소 카페’로 불릴 만큼 깨끗한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청정한 고장이다. 무더운 여름철에 어울리는 쾌적한 피서지로 손색이 없다는 이야기. 올 여름 어디로 휴가를 갈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윤경희 청송군수가 조언한다. “우리 청송군에 오시면 깨끗하고 맑은 자연의 매력을 만끽하면서, 가족과 연인이 행복한 추억을 쌓아 가실 수 있다”고. 과연 그럴까? 아래 청송군을 방문한다면 꼭 가봐야 할 시원한 피서지 몇 곳을 상세하게 소개한다. ▲주왕산을 지나 얼음골로 가다 보면...국에서 12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높은 암석 봉우리와 깊고 수려한 계곡이 빚어내는 절경을 간직한 곳이다. 탐방로를 따라 연화봉, 급수대, 시루봉, 학소대 등을 만날 수 있고 수려한 계곡도 매력적이다.용추, 절구, 용연폭포 등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뤄 ‘한국 3대 암산’에 꼽히지만, 사람들이 이용하는 탐방로는 유모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평탄하다. 가을 단풍철에는 많은 인파가 몰리지만 지금은 다소 한적한 길을 조용히 거닐 수 있다. 주왕산에서 영덕군 옥계계곡으로 가다 보면 얼음골 인공폭포가 시원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계곡 주변은 한여름 온도가 32°C가 넘으면 얼음이 얼고, 계곡 물은 얼음처럼 차갑다. “나무 그늘 아래 앉아 시원스럽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를 보며 얼음골 생수 한 잔 마시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는 게 청송군의 설명이다. ▲달기·신촌 약수탕 물로 끓인 백숙은...달기약수탕은 청송읍 부곡리에 위치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30여 년 전 조선 후기 때 금부도사를 지낸 권성하가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부곡리에 살면서 마을 사람들과 수로 공사를 하던 중 바위 틈에서 솟아오르는 약수를 발견하게 됐다고.권성하가 그 물을 마셔봤더니 막혔던 속을 뚫어주는 트림이 나오고 위장이 편안해져 그 후 즐겨 마시게 되었다고 한다. 달기약수탕은 가뭄이 아무리 심해도 솟아나는 물의 양이 변하지 않는다. 게다가 추운 겨울에도 얼지 않으며, 색과 냄새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상주-영덕간 고속도로 동청송 인터체인지 인근에는 신촌약수터가 있다. 조선시대 말 무렵 조정에서 전국의 약수를 조사한 일이 있는데, 당시 이곳 약수가 가장 무겁고 맛이 독특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이 물은 위장병에 효험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소가 됐다고 한다.이 두 곳 약수터에서 솟아나는 물에는 철분이 많이 함유돼 약수터 주변이 빨갛게 산화된 모습을 볼 수 있다. 탄산수는 톡 쏘는데 근처 가게에서 파는 달달한 엿과 함께 마시면 그 맛이 더욱 좋다. 또 약수로 밥을 지으면 푸른색 윤기를 띠며 찰기가 생겨 지친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데 그저 그만이라고.약수탕에서 시원한 달기약수 한 모금 마셨다면, 주변의 먹을거리를 찾아보는 게 보통의 사람들이 취하는 행동. 맛있는 음식은 여름휴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달기·신촌 약수탕 근처에는 약수를 사용해 우려낸 닭백숙이 여름철 보양식으로 이름 높다.약수 닭백숙은 철분 함량이 높은 약수가 닭의 지방을 제거해줘 맛이 담백해진다. 또, 소화가 잘돼 위에 부담이 없다. 약수에 닭, 인삼, 황기, 감초, 대추, 녹두를 넣어 푹 고아서 닭이 알맞게 익으면 건져내 따로 담고, 국물로 죽을 쒀 닭고기와 함께 먹는 게 일반적이다. 이 닭죽은 위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고, 지친 몸의 기운을 찾아준다고 한다. ▲일상 지친 눈 편안해지는 신성계곡 녹색길청송의 또 다른 명소 신성계곡 녹색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여름 관광지로 추천한 걷기 좋은 여행길이다.갯버들 하천 길, 갈대 봇도랑 길, 방호정 길, 자암 길, 하천 과수원 길, 백석탄 길로 이어진 12km의 녹색길은 맑은 물과 푸른 숲을 더불어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지저귀는 새 소리와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고 한다.녹색길을 아우르는 신성계곡은 뻬어난 풍광과 맑은 물, 그리고 빽빽한 소나무숲을 자랑한다. 방호정에서 고와리 백석탄에 이르는 계곡 전체가 청송 8경의 ‘제1경’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곳은 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 방호정 감입곡류천, 백석탄 포트홀 등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를 4곳이나 품고 있어 지구 환경 학습장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신성리 공룡 발자국 화석산지는 2003년 태풍 매미에 의해 산사태가 발생해 약 400개의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곳이다. 공룡 모형이 설치돼 있는 소공원은 학습장과 포토존으로 활용된다. 방호정 감입곡류천은 아름다운 하천, 퇴적암 절벽, 도지정 민속문화재 ‘방호정’이 어우러진 명소다. 방호정은 조선시대 선비 방호 조준도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사모하는 마음이 간절해 생모 안동 권씨의 유택이 보이는 곳에 세운 정자다. 신성계곡을 찾게 된다면 현대인이 잊고 사는 효(孝)의 가치를 떠올리며 반드시 둘러봐야 할 곳이다.청송 안덕면 고와리 계곡에 있는 백석탄 포트홀은 알프스산맥의 미니 암봉과 닮은 바위군이다. 하얀 바위 사이로 흐르는 맑은 물은 “이곳이 선계(仙界)가 아닌가”라는 혼잣말을 하게 만든다. 계곡 흐름에 따라 오랜 시간 동안 침식된 암반에 항아리 모양의 깊은 구멍들이 생겨있으며, 조선 인조 때 경주에 살았던 송탄 김한룡은 이곳 시냇물이 맑고 아름다워 고계(금)라 부르기도 했다.▲시원한 실내 전시장과 체험장으로청송백자 전시·체험장도 가볼만한 곳이다. 청송백자는 조선후기 ‘4대 지방요’로 분류될 만큼 명성이 높았던 생활 자기다. 이곳에서는 전통도자기의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청송백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청송백자를 활용한 다양한 도자기 체험도 가능하다.남관문화센터는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 남관 화백을 기리고자 조성한 문화 예술공간. 7월 16일부터 9월 1일까지는 ‘2024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공동 협력 전시’의 일환으로 미디어아트홀에서 ‘헤어짐의 단상, 그리고 새로운 만남’이라는 주제로 특별 전시가 열린다.야송미술관은 청송에서 태어난 동양화가 야송 이원좌의 작품 36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기획전시도 함께 이뤄진다. 별도의 건물로 조성된 ‘청량대운도 전시관’에는 동양화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작품인 한국화 ‘청량대운도’가 전시돼 있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2024-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