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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김천시, 성공적 투자유치로 ‘기업하기 좋은 도시’ 도약

김천시가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를 시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전략적 기업투자유치 활동에 매진한 결과 김천1일반산업단지 3단계 100% 조기분양으로 총 36개 기업체, 7721억 원이라는 투자유치와 3529개의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냈다.이는 경기침체 등 국내외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의 우수한 입지여건과 함께 적극적인 기업유치, 저렴한 분양가, 풍부한 산업 인프라 등으로 투자유치 활성화에 김천시의 관심과 역량이 집중된 결과로 분석된다.특히 김천시는 2008년부터 시 직영으로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해 재정 절감 효과뿐만 아니라 산업단지 분양가를 15% 이상 낮추는 등 파격적인 분양가로 투자유치 효과를 극대화했다.이러한 자구책은 2011년 김천일반산업단지 1단계 사업의 성공적인 분양에 힘입어 2단계·3단계를 연이어 조성해 조기에 100% 완판하는 등 총 106개의 기업을 유치해 김천의 산업지도를 다시 그렸다.이에 그치지 않고 현재 김천일반산업단지 4단계 조성사업에 착수해 행정안전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토지 및 지장물 보상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4단계 조성사업을 통해 48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연간 3조 3000억 원의 생산유발 효과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돼 명실상부한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4단계 산업단지는 어모면 다남리, 개령면 신룡리, 대광동 일원에 124만㎡(38만 평) 규모로 총사업비 2349억 원을 투입해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 등 10개 업종을 유치할 계획이며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입주의향서가 142%(113만㎡) 접수돼 기업체 간의 입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 230만평의 대규모 산업단지 매력적인 투자지역2027년 완공을 목표로 김천1일반산업단지 4단계(38만 평) 조성이 완료되면 이미 준공된 1단계(24만 평)·2단계(42만 평)·3단계(35만 평)와 90년대 조성한 김천1·2차 산업단지(62만 평), 감문·대광·지례·아포농공단지(27만 평) 등 총 230만 평의 대규모 산업단지 벨트를 구축하게 된다.그리고 김천시는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경유하고 KTX김천(구미)역이 입지해 있는 광역교통의 요충지로서 기업의 물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입지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또한,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김천~거제간 남부내륙철도가 개설되면 김천은 서울까지 1시간 30분, 거제까지는 1시간 10분에 도달이 가능해져 수도권과 남해안을 연결하는 교통의 중심지로서 새로운 도약을 하게 되며 사통팔달의 탁월한 교통환경이 갖추어진 물류교통의 허브도시가 된다.더욱이 154㎸급 산업단지 전용 변전소와 열병합발전소의 증기공급, 도시가스 및 하수종말처리시설 등 완벽한 인프라도 갖추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분양가로 기업투자에 매력적인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 입주기업에 다양한 지원 혜택김천시는 우수한 입지여건으로 찾아오는 기업에 만족하지 않고 발로 뛰는 기업유치와 기업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지원시책을 추진해 왔다. 투자유치진흥기금을 운영해 투자기업에 대한 보조금 및 기업유치를 위한 각종 기반시설 조성 등에 240억여 원을 투입했다. 2019년에는 투자유치진흥기금 100억 원을 추가로 조성해 공격적인 기업유치 활동을 전개한 결과 일반산업단지 3단계 조기분양 완료라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통해 국내에서 창업 3년 이상 된 기업이 지방에 신·증설 투자를 하거나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기업 본사 등을 이전 하는 경우 당해 지역에 1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10명 이상을 신규로 고용하면 해당 기업에게 설비투자의 일정 부분을 지원해 주고 있다.이밖에도 김천산업단지에 입주하는 기업은 취득세 75% 감면, 5년간 재산세 75% 감면 등 세제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창업 기업으로 인정받을 경우 법인세 감면 혜택까지 추가로 받을 수 있다.지역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을 도모하고자 중소기업 운전자금 및 이차보전금을 지원하고 있다. 김천시의 이차보전율은 도내 최고인 4%이며, 지난 한 해 524억 원의 융자 실적으로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했다.그밖에도 기업 현장의 애로기술 해결을 위한 기술주치의 119 지원 사업, 중소기업의 제조현장 경쟁력 제고를 위한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사업, 지역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근로환경 개선 및 생활 안정을 제공하기 위해 중소기업 기숙사 임차비 지원 사업 등 시시각각 변화하는 경기 상황을 주시하며 지역 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기업지원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 근로자를 위한 복합문화센터 신축김천시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원하고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주관한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건립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 31억7천만 원, 도비 4억 원을 확보하고 시비를 포함해 총사업비 65억 원으로 복합문화센터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일반산업단지 2단계 부지 내에 위치한 등대지 주차장에 건립 중인 복합문화센터는 문화·편의시설을 확충하고 공연장과 전시홀, 코인세탁실, 공유주방, 동아리실, 심리상담센터 등 다양한 공간이 마련돼 근로자 복지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또한 주변에 수변공원과 산책로를 조성하고 키즈룸과 어린이 놀이터를 만들어 근로자 가족들이 함께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김천1일반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는 2024년 12월 완공할 예정이다.김충섭 시장은 “민선7기에 이어 민선8기에도 일자리가 풍부한 경제도시를 첫 번째 시정 목표로 우량 기업 유치에 매진하겠다. 일자리 창출 및 지역주민의 소득 증대는 물론 연관 산업의 파급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김천에서 투자한 기업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성공신화’를 계속해서 써내려 가겠다”고 밝혔다./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4-08-01

日 ‘어린이 패스트트랙’ 혜택·핀란드 ‘엄마 상자’ 제공

저출산 문제는 비단 한국만이 아닌 전 세계적으로 주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많은 나라가 인구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인구정책을 도입 중인 것.저출산은 양육비 부담부터 여성 경력 단절 등 다양한 원인을 포함하고 있어 뚜렷한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아래는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주목할 만한 출산장려책을 내놓은 해외 사례를 정리한 것이다. □ 일본정부와 기업이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 각각의 어린이 친화 정책을 펼치고 있는 게 일본이다.일본 정부의 대표적인 어린이 친화 정책은 ‘어린이 패스트트랙 제도’. 어린이 패스트트랙은 국립박물관·공항·관공서 등을 이용할 때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임산부를 다른 대기자보다 먼저 입장할 수 있게 하는 제도다.도쿄 국립박물관의 경우 어린이날이나 연휴 기간엔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매표소를 따로 운영한다. 현장 상황에 따라 어린이 패스트트랙도 시행한다. 어린이 동반 가족만 입장할 수 있는 날도 별도로 있다. 노키즈존이 늘어나고 있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행보다.기업들도 앞장서 출산 장려책을 펼친다. 일본의 대표적 카메라 제조사인 캐논(canon)은 아이가 있는 직원을 대상으로 1주에 2번씩 조기 퇴근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들었다. 미쓰이스미토모(三井住友) 해상화재보험사는 ‘육아휴직 응원수당’과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대체하는 직원에게 최대 10만 엔(한화 86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도 있다.□ 헝가리헝가리는 2000년대 초까지 저출산국이었다. 하지만, 2011년 1.23명 이였던 출산율이 2020년엔 1.56명으로 증가했다. 출산율 반등에 성공한 것.대표적인 출산 지원 정책은 결혼을 하면 최대 약 4000만 원을 무이자로 대출해주는 것이다. 이후 아이 1명 출산 시 이자 면제, 2명 출산 시 대출액의 3분의 1 탕감, 3명 이상 출산 시 전액을 탕감해준다. 4명 이상의 자녀를 낳은 여성은 평생 소득세가 면제되며, 3명 자녀 가정은 7인승 자동차를 구매할 때 1000만 원의 지원을 받는다. 또 주거비 보조, 국영 시험관시술기관 무료 지원, 보육시설 2만1000곳 확대 등 출산 인프라 정비도 시행하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2030년까지 출산율을 2.1명으로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독일독일은 과거 특유의 ‘남성은 일, 여성은 주부’라는 성(性)역할 고정이 저출산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있다. 산업화 이후에도 고정화된 가부장적 성 역할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자 결혼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아졌다.정부는 2000년대 1.3명 까지 떨어진 출산율 반등을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독일은 현재 3년간의 육아 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기간엔 여건에 맞는 부모수당제도(현금)을 이용해 소득 대체가 가능하다. 이외에도 아동수당(자녀당 36만 원), 형제보너스수당(최대한도 월 287만 원)을 지급한다.또한 ‘거주허가 및 정주법’(이민법)을 제정해 정주형 이민정책도 시작했다. 전문인력인정법, 기술이민법 등 숙련 기술자 정주 중심의 이민정책을 펼침으로써 생산인구 반등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스웨덴스웨덴의 여성 고용률은 2020년 기준 78.3%로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이다. 맞벌이 부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수년째 합계출산율이 1.5~1.6명을 유지하는 이유는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기 때문.스웨덴은 출산 전후로 480일의 휴가를 부모 모두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 휴가 기간 소득대체율이 80%에 이른다. 영아기를 지난 아이를 맡길 수 있도록 보육시설 확충에도 신경을 쓴다쓰고 있다. 종일제 어린이집, 아이돌보미 등 다양한 육아 서비스 이용료가 가구 소득 3% 이하로 책정돼 무상에 가깝다. 학교에 들어가서도 마찬가지다. 스웨덴의 공교육은 대학을 포함해 국가가 모든 재정을 부담한다.만 16세 이하 아이에겐 매달 1520크로나(약 17만 원)씩 아동수당도 지급한다. 학생인 경우 20세까지 연장해 수당을 받을 수 있다.□ 핀란드‘유엔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올해까지 7년 연속으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조사된 국가는 핀란드. 출산 지원 정책도 잘 갖췄다. 임신 초기부터 산모와 아이의 건강을 돌보는 정부 산하 진료기관인 네우볼라(Neuvola·모성 클리닉)를 운영해 임신부를 돕는다.핀란드 정부가 운영하는 사회복지기관은 모든 임산부에게 출산 전 육아 필수품이 담긴 ‘엄마 상자’를 제공한다. 이는 핀란드 모든 엄마들에게 주어지는 보편 복지이면서 ‘국가도 당신과 함께 태어난 아이를 키우겠다’는 사회적 약속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자를 열면 가장 먼저 ‘임신을 축하하며 이 상자가 가정에 행복을 주길 바란다’는 내용의 편지가 나온다. 더불어 신생아를 위한 열 벌의 옷과 보온 담요, 장갑, 장난감, 온도계 같은 기본적인 육아용품이 들어있다.이외에도 핀란드는 출산이 여성의 사회 진출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육아휴직 기간에는 근로자를 해고할 수 없도록 했다. 육아휴직을 마친 후에는 휴직 전과 같은 업무 또는, 동등한 수준의 임금을 지급하는 직무에 복귀시키도록 한 것도 핀란드판 출산장려책이다.□ 중국중국도 저출산 문제로 고민이 깊다. 지난해 중국의 출산율은 1.0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인 한국(0.72명)과 비슷하다. 이는 중국이 1961년 이후 61년 만에 처음 겪는 인구 감소라 많은 이들이 심각성을 인정한다.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중국의 저출산 문제는 1인당 GDP의 6.9배에 달하는 높은 양육비와 출산 휴가의 부족 탓이라 지적했다.중국은 1978년부터 2014년까지 ‘한 자녀 정책’을 고수하다 2021년 ‘세 자녀 정책’ 법안을 공식 통과시켰다. 같은 해 7월 쓰촨성(四川) 판즈화시(攀枝花)는 중국 최초로 출산·양육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두 자녀 및 다자녀 가정에는 만3세까지 아이 한 명당 500위안(약 9만3000원)의 보조금이 매달 지급된다는 내용.산시성(陕西) 센양시(咸阳)의 경우 세 자녀를 출산한 여성 근로자에게는 기존 출산휴가 외에 15일의 휴가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배우자에게는 돌봄 휴가 10일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중국의 저출산 극복 대책은 이처럼 출산·양육 보조금 형태가 주를 이룬다. 여기에 양육의 어려움을 유발하는 교육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교육 금지 정책도 내놓았다./황인무·김채은수습기자/성지영인턴기자

2024-07-28

출산 고민하는 젊은 세대들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야

경북도가 올해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출생률을 끌어 올리는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이 과연 실질적으로 출생률을 높일 수 있을지 의문을 갖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경북도는 지난 2월 저출생과의 전쟁을 공식화하고, ‘경북이 주도하는 K-저출생 극복’ 기본구상을 발표했다.만남 주선, 출산·돌봄 주거지원, 일·생활 균형, 양성평등 6개 분야 100대 과제를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빠르게 구축하고 일·생활 균형 인식 확산 등 결혼과 출산을 선택한 가정의 삶의 질을 보장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 이를 위한 예산은 1조2000억 원 규모다.문제는 경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생 대책이 큰 틀에서 지금까지 정부가 해왔던 정책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6년간 280조 원에 이르는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출산율은 매년 역대 최저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저출생 문제 89.5%가 공감하지만, 90.8%가 정책 효과 불신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전국 25~49세 남녀 약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분석 결과를 보면, 89.5%가 저출생 문제에 대해 심각하다고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 저출생 정책에 대해서는 90.8%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했다.여성계도 경북도의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은 지난 5월 성명서를 통해 “저출생 문제에 긴밀하게 대응하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우리 사회가 합계출산율 0.65명이라는 수치가 나타나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있다”고 주장했다.여성계는 저출생의 원인으로 △OECD회원국 평균보다 연간 122시간 많은 노동시간 △결혼과 출생 비용 및 육아 비용 부담 △불평등한 가사노동 △노동시장에서의 여성 불이익 및 소득 불안정 등을 강조한다. 이에 더해 “경북이 내놓은 정책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여성계의 주장과는 별개로 △출산과 직업 유지의 어려움 △비싼 주택 가격 △청년 취업난 △육아복지 부족 △심각한 비교 문화와 젠더 갈등 △SNS 널리 퍼져 있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부정적 시각 △늦은 초혼 연령과 이에 따른 노산 문제 △심각한 낙태율 문제 등도 저출산의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이 중 가장 심각한 것은 경제적 이유다. 경북도는 물론 정부에서도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 제한적인 지원 정책은 출산율을 높이지 못한다는 것을 지난 16년 간 확인했다. 높은 주택 마련 비용과 육아 비용 등은 제한적인 지원으로 해결이 안 되기 때문.특히, 부모가 가진 재산과 권력에 따른 계급 문화는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아이가 부모의 재력 등으로 인해 다른 아이에게 배척되고 놀림을 받는 사회에서 누가 아이를 낳아 그 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을까?아파트 브랜드별로 나뉘는 계급 앞에선 어떤 지원책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실제로 최근 우리 사회에 등장한 ‘개근 거지’라는 신조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단어는 학기 중 여행 한 번 못가고 꼬박꼬박 등교하는 학생들을 비하하며 사용되고 있다 우리 아이가 ‘개근 거지’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의 출산 독려는 오히려 반감만 불러올 뿐이다.□ 가부장적 인식과 경제적 문제 등이 야기한 저출생 세태여기에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에 따른 불이익과 ‘육아와 집안일은 여성이 하는 것’이라는 가부장적 인식도 타파해야 할 문제다. 이는 남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결혼을 미루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어느 정도 바뀌고 있다고 해도 아직은 부모 세대를 보고 자란 남성들의 경우 여성들의 육아와 가사 전담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반면 여성들은 이런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성들을 더 힘들게 한다고 본다. 맞벌이 없이는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아이를 위해 직장을 그만두기도 어렵다. 그러니 일과 가정의 양립이 어렵다고 토로하면서 이를 포기하게 된다.이는 남녀 간 만남을 늦추는 이유가 되고, 초혼 연령도 높아지게 만드는 원인이면서 저출산의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해 우리나라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3.7세, 여성 31.3세로 조사됐다. 10년 전과 비교해 남성은 1.6세, 여성은 1.9세 늘어난 수치다. 20년 전과 비교하면 남성은 3.9세, 여성은 4.3세 늘었다. 초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노산 문제가 심각해졌다.보건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여성들의 난임률은 나이가 들면서 급격히 올라간다. 25~29세 여성들의 난임률은 14.2%지만 35세가 넘어가면 49.3%, 40세가 넘어가면 무려 71.9%가 난임을 겪는다.여성이 31세에 결혼해 신혼을 즐긴다는 이유로 몇 년만 출산을 늦추면 아이를 가질 확률이 줄어든다. 심평원 불임·난임환자 진료비 통계를 살펴보면 최근 5년간 약 두 배가 늘었는데 만혼에 따른 출산연령 증가가 가장 높은 이유로 지적됐다.이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른 문제도 야기한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저출산으로 인한 학생 수 급감으로 학교 수가 줄어드는데 반해 특수학교의 학생 수는 증가하고 있다. 2018년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는 9만780명이었던데 비해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든 2022년에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 수가 10만3695명으로 늘어났다. 이렇다보니 만혼 가정에서는 아이를 출산하지 못할 바에는 딩크족으로 살겠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비혼 출산 포함한 다양한 가족 지원 정책 펼쳐야”낙태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으로 입법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법적 제재 없이 낙태를 선택하는 젊은이가 늘어 우리나라는 최근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낙태율 1위라는 불명예를 기록했다.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 낙태 건수는 하루 3000건으로 1년에 약 110만 건에 달했다. 지난해 신생아 출산 23만여 명과 비교해 4배가 넘는다.이런 상황에서 경북도가 추진하는 저출산 대책이 효과를 보려면 경제적 지원과 더불어 이 모든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 특히 실제로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전문가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문제의 당사자인 젊은이들의 목소리를 듣는 게 더 중요하다. 특히, 숨겨진 목소리를 잘 찾아 듣고 가능한 게 뭔지 따져야 한다.일부 전문가들은 “지금 저출산의 요인은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다. 여성의 역할과 지위에 있어 전통적이고 고질적인 관념들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또한 “높은 출산율의 선진국을 보면 출산하는 30% 이상이 비혼자”라며 “비혼 출산을 포함한 다양한 가족 지원 정책에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한 근무환경, 정시 퇴근문화 조성 등 기업들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2024-07-28

창단 60주년 맞은 대구시향, 매회 공연 마다 전석 매진에 뿌듯

오케스트라에서 악기를 연주하지 않는 한 사람, 바로 지휘자다. 포디움에 선 지휘자는 두뼘 남짓 바톤(Baton)을 통해 자신의 음악 철학을 녹여내고 전체 하모니를 완성한다. 그래서 지휘봉을 ‘세상에서 가장 가벼우면서도 무거운 악기’로 부른다.백진현 지휘자가 작년 11월에 대구시향에서 첫 지휘봉을 잡은 지 취임 9개월 차를 맞았다. 전임 고(故) 줄리안 코바체프가 탁월한 곡 해석 능력을 기본으로 부드러운 카리스마와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백 지휘자는 압도적인 몰입감과 카리스마로 역동적인 지휘 스타일을 내보이고 있다. 동작도 크고 동선에도 거침이 없다. 절제된 동작과 디테일로 청중의 공감을 끌어내는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연주회 도중 마이크도 없이 육성으로 곡해설을 곁들이며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것도 이젠 그의 트렌드가 됐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제11대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백진현, 그를 만나봤다. -대구시향 상임지휘자로 취임 9개월을 맞은 소회는?△지난해 11월 취임 연주회부터 대략 14회 정도 공연을 지휘했다.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의 정기 및 기획연주회뿐만 아니라 서구, 동구, 달서구 공연장을 비롯 코오롱야외음악당, 신천둔치 등 대구 곳곳에서 시민들과 음악으로 소통하며, 따듯한 관심과 사랑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에 보답하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작품,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이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그동안 단원 개개인의 장단점도 충분히 파악했고, 이런 이해를 바탕으로 오케스트라의 앙상블을 이루는 데 중점을 둘 것이다. 호른 연주자로 첫발을 내디딘 마음의 고향과 같은 대구시립교향악단에서 지휘자로 함께하는 요즘, 단원들이 자신의 실력과 잠재력까지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고 있으며 의욕 넘치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지휘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오케스트라 연주의 핵심은 앙상블이다. 오케스트라에서 연주자 개인의 기량이 아무리 탁월해도 앙상블을 이루지 못하면 불협화음에 지나지 않는다. 평소 단원 각자의 기량 연마는 필수이고, 합주 때 서로의 사운드에 귀를 기울이며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해 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자 지휘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지휘자와 오케스트라는 궁극적으로 ‘재연의 예술’을 한다. 항상 작곡가의 작품에 대한 창작 의도를 잘 파악해 관객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곡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상황과 시대 배경 등 작품 전반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토대로 연주 깊이와 넓이를 더해 시민들이 양질의 문화를 영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클래식의 대중성과 음악성(작품성, 전문성) 사이에서 고민 해결법은?△대중성과 음악성 두 가지 모두 균형감 있게 추구해 나가는 것이다. 한때 클래식은 특정인이 향유하는 고급스러운 음악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오늘날 클래식은 이미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고, 대구시립교향악단의 객석만 보더라도 남녀노소 다양한 관객층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대중성은 공연의 때와 장소, 연주자의 성향 등 공연 기획에 맞춘 선곡을 통해 관객의 기호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음악성은 어떤 작품을 선곡하든 그 나름의 음악적 가치를 찾고 표현함으로써 실현해 나가고 있다.-매 정기연주회 마다 임팩트, 생동감 있는 지휘와 디테일로 청중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화 있는 지휘를 위해선 팀워크가 필수인데, 단원들과 호흡은 잘 맞나?△당연히 잘 맞을 수밖에 없다. 합주 때면 단원들에게 연주에 필요한 바를 분명하게 이야기하고, 단원들도 여기에 맞춰 잘 따라주고 있다. 지휘자와 단원도 음악으로 서로 소통한다. 우리는 전문 연주단체이고, 연습실과 무대 위에서만큼은 철저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단원은 지휘자의 해석과 요구를 잘 수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고, 지휘자는 단원들이 어떤 부분에서 연주와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지 파악해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 나갈 때 같은 색채로 표현하는 것이 최상의 음악적 호흡이고, 그것이 잘 이뤄졌을 때 관객도 최상의 무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지난 2월 정기연주회 앙코르곡으로 에르난데스의 ‘엘 쿰반체로’를 연주하며 록 콘서트장 같은 분위기가 연출돼 관객들이 함께 즐기며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백진현 지휘 코드’로 해석해도 되나.△연주회를 레스토랑의 코스 요리에 비유하자면 서곡은 에피타이저, 협주곡과 심포니는 메인 요리에 해당한다. 그리고 앙코르는 멋진 코스가 끝난 아쉬움을 달래줄 특별한 디저트라 할 수 있다. 때로는 디저트가 더욱 기대되는 만찬도 있듯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앙코르에 ‘진심인 편’이다. 쉐프가 자신 있게 내놓는 ‘오늘의 메뉴’처럼 말이다. 최근에 만난 한 지인은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다음 연주 때 앙코르는 어떤 곡일지 기대와 궁금증을 내비치기도 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세상의 모든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가 되기 위해서는 음악적 ‘다양성’에 기반한 풍부한 레퍼토리가 기본이다. 앙코르의 변신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레퍼토리 확장, 연주력 향상을 위한 노력으로 봐주시면 좋겠다.-앞으로 대구시향 운영 방향은?△음악가이자 지휘자로서 늘 추구하는 바는 이 세상의 모든 곡을 연주할 수 있는 오케스트라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취임 이후 우선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최근 10년간 연주한 곡목을 분석했고, 오케스트라의 실력 향상과 청중의 다양한 음악적 욕구까지 충족시킬 레퍼토리로 선정하고 있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앞으로도 다양한 시대, 다양한 음악가의 작품을 꾸준히 연주해 나갈 예정이다. 창단 60주년을 맞이한 지금, 거의 매 공연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시민의 큰 사랑을 받는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위상에 걸맞게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다. ◆백진현 상임지휘자는?현재 동서대 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계명대 음악대학, 맨해튼 음악대학원(MM), 브루클린 음악원(PG-D), 하트퍼드대 음악대학원(AD), 파이스턴 국립예술대학원(DMA)을 졸업했다.미국, 러시아, 캐나다, 이탈리아, 스페인, 쿠바, 체코, 브라질, 페루, 카자흐스탄, 헝가리, 몽골, 루마니아, 멕시코, 중국, 일본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의 활발한 공연을 펼쳤다.국내에서는 KBS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 부산시향, 광주시향, 충북도향, 창원시향, 포항시향, 강릉시향 등을 지휘했다.‘제27회 오늘의 음악가상’, ‘제33회 부산음악상’, ‘2018 한국음악상’ 등을 수상했다./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7-25

포항 철강산업 경쟁력 유지… ‘수소환원제철’로 승부수

지금은 지구온난화, 기후위기의 시대이다. 기후변화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으로 치닫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서 수소환원제철에 대한 공적인 토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포항지역의 시민사회, 공동체, 지역언론 등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마련됐다.포항환경연대는 23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탄소중립·수소환원제철 포럼’을 개최했다.이날 김영식 전이엠솔루션 수소환경 총괄본부장이 ‘수소경제와 수소환원제철’이라는 주제로 국내외 수소경제 동향과 진단, 국내 기업의 기술력 현황 등을 설명했다. 김 본부장은 “현재의 수전해 수소 생산 기술력 제고를 통한 경제성 확보가 필요하다”며 “수전해 효율 향상, 저가·고효율 소재개발 및 재생에너지와 연계한 대규모 수소생산 시스템 실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최만규 (주)대영엔지니어링 환경사업부이사는 환경영향평가 진행경과와 주민 및 전문가의 의견수렴, 관계기관 협의절차 이행, 사후모니터링 체계 수립, 제언 등 지나온 길과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최 이사는 “포항제철소 조강생산량 유지를 위해 수소환원제철 3기 및 관련 설비 건설을 위한 135만㎡ 용지 필요하다”며 “제철공정 상 수소환원제철 설비는 기존 고로가 위치한 선강지역에 인접 배치가 필수이며 포항제철소 내 가용부지가 없어 북측 공유수면 매립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탄소중립과 한국 경제하준수 고려대 미래건설환경융합연구소 연구교수는 “포항시에 제철산업이 핵심산업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급망지원 정책의 유기적 결합은 탄소중립 정책과 지역 경제활성화가 융합할 수 있는 녹색경제의 성공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탄소중립을 경제와 밀접한 산업부문을 중심으로 분석하면, 전력·열 등 간접 배출을 포함할 경우 국내 전체 온실가스의 약 56%가 산업부문에서 배출되고, 업종별로는 철강, 정유·석유화학, 시멘트 및 반도체·디스플레이 업종이 산업부문 온실가스의 82%를 배출하고 있다. 반면, 이들 4대 업종은 2019년 기준 국가 제조업 매출액의 약 52%를 차지하고 있어 전형적인 고탄소산업에 의한 지배적인 배출기여를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직접배출과 간접배출을 포함한 산업부문의 지역별 배출현황은 2021년 배출량 기준 발전소가 가장 많은 충남이 가장 높고 경북은 4순위로 나타났다. 권역별 고탄소산업의 배출비중은 대구경북권은 금속제품이 49.0%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여 주고 있고 충청권, 동남권 및 수도권은 전기가스 산업이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여 주고 있다. 다만, 일반 도시와 달리 산업부문 배출이 45% 이상을 점유하는 산업도시 유형의 배출 특성이 나타나고 있어 탄소중립 도시 구축과 같은 지역의 온실가스 관리를 위해서는 산업계와의 협력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탄소중립정책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여러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마이너스 효과와 플러스 효과 사이에서 다양한 견해가 제시되고 있다. IMF(2020)는 2021~2035년 기간은 녹색 인프라 투자의 경기부양효과가 성장에 플러스로 작용하고 그 이후에는 탄소세 부과 효과가 커지면서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국은행 이슈분석 보고서(배한이, 2023)에 따르면, 탄소중립 정책의 경제적 영향평가를 NGFS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NGFC는 저탄소경제 이행 경로를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 억제 경로에 따라 ‘질서있는 이행’, ‘무질서한 이행’ 및 ‘현상 유지(hot house world)’의 3가지 경우로 구분하고, 이를 더 세분화해 2050년 ‘탄소중립’, ‘2°C 이하’, ‘산발적 탄소중립’, ‘지연된 2°C 이행’, ‘각국의 배출 감축목표(NDCs)’, ‘현재정책(current policies)’ 시나리오의 6가지로 구분하고 분석했다.시나리오에 따라 기후변화 이행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이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탄소중립 및 2°C 이하 시나리오 하에서 2021~2050년 중 연평균(Baseline 시나리오 대비) 각각 약 0.6%p, 0.4%p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기술발전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효율성이 상당폭 개선될 경우, 탄소중립 및 2°C 이하에서의 연평균 경제성장률은 각각 약 0.5%p, 0.1%p 하락해 하락폭이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역별로는 수도권보다는 비수도권, 즉 동남권, 호남권, 충청권, 대경권 등의 순으로 경제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고탄소산업이 주로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환경 이슈에서도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불균형 심화비수도권에서는 주력산업의 탄소배출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과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 개발 지원 등 유인구조 마련을 통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저탄소경제 이행으로 인한 손실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다른 측면에서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관리정책이 시작된 시기를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2030 NDC, 2015.06)’ 수립 시기로 고려하고 국가 실질 총생산(GDP) 측면의 경제적 현황을 검토하면 2013년 1563조원에서 2022년 1969조원으로 10년간 연평균 2.6% 매년 외견상의 경제규모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다만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이 가장 크게 반영된 것으로 논의되고 있는 2020년 한해에만 전년 대비 0.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2015년 이후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 우리 경제에 현재까지는 외견상 우려할 만한 영향이 있지는 않은 것처럼 보여진다. △탄소중립 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현재까지는 충분한 전략적·기술적 대비가 없는 경우 대부분 다소 부정적인 경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실제로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탄소세 등의 직접적인 경제부담과 감축을 위한 시설 전환 비용 등의 요소를 고려하는 경우, 산업부문 중심의 경제적 위축현상은 일반적으로 예상될 수 있다. 이러한 탄소중립 정책의 영향을 관리하기 위해 정부에서는 녹색경제 및 정의로운 전환과 같은 환경과 경제의 양립을 위한 지원제도와 기후 약자 또는 도태될 우려가 높은 산업군의 대응을 위한 전략 등을 제시하고 있다. 즉, 국가 탄녹기본계획(2023.04)에 수록된 온실가스 감축인지예산제도와 기후대응기금 활용과 같은 재정 정책, 녹색분야 자금 지원 확대 및 전환과정 지원 등의 녹색 정책금융 등의 금융정책과, 지난 5월에 발표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선정과 같은 기후기술 기본계획과 탄소중립 전문기술인력 양성 정책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기후기술의 개발과 연관인력의 양성정책기후 선진국인 영국 기후변화 위원회보고서(CCC, 2023)는 평균 급여지수가 국가 전체 평균보다 높은 탄소중립 전환 사업 종사자 일자리가 2020년 이후 약 8만개 이상 증가하고, 2020~2021년 저탄소 기업의 직접 고용이 1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탄소중립 전략이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탄소중립과 경제관계를 온실가스 다배출 기업이자 포항시의 핵심 기업인 포스코와 제철분야 탄소전환을 위한 수소경제로 국한해서 보면, 한국형 100대 녹색기술 및 전략회의(탄녹위 7차 회의, 2023)에서 철강분야 탄소중립 로드맵으로 장기적으로 탄소를 다량 배출하는 고로-전로를 수소환원제철로 전환하기 위해 공정 및 설비 설계 등의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2029년까지 100만t(톤)급 준상용급 실증화 및 2040년 이후 단계적 전환 전략을 수립했다.수소경제 전환을 위해서는 많은 기술개발과 재정 투입과 연관 공급망의 구성을 위한 넷제로 인력 양성이 중장기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글·사진/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4-07-23

“몽족은 고구려 후예” 여행·출장 땐 꼭 먀오·몽족촌 방문

가장 먼저 독특한 이력이 독자들의 눈길을 잡아챈다. 얼마 전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역사에세이 ‘역사의 파편-또 다른 한국인의 초상, 몽족의 슬픈 역사’(들꽃출판사 刊)를 쓴 윤기묵(63)은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했다. 이학(理學·물리학, 화학, 천문학, 지질학 등 자연과학을 통칭하는 단어) 석사 학위도 가졌다. 지금 하는 일도 역사 연구나 글쓰기와는 멀어 보인다. 그는 강원도에서 기계 사업과 식품 제조업, 수제맥주 양조장을 운영 중이다.그런데, 늦은 나이인 마흔셋에 시인으로 등단했고, 이후 ‘역사를 외다’ ‘외로운 사람은 착하다’ ‘촛불 하나가 등대처럼’ 이란 제목의 시집을 냈다. 역사에세이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만주 벌판을 잊은 그대에게’는 윤씨의 역사 관련 전작(前作). 이쯤 되면 우리가 흔하게 보는 고만고만한 사업가는 아닌 게 분명하다. 비즈니스 마인드와 시인의 성정(性情)을 두루 갖추고, 거기에 아마추어 역사학자의 면모까지 보이며 1인3역을 해내고 있으니. △한국문단 중진 이승철 시인이 본 윤기묵은 사업가이자 시인, 아마추어 역사학자의 역할까지 하고 있는 윤기묵씨. ‘다재다능’이라 불러도 무방한 윤기묵의 그간 행적과 정체성에 대해선 ‘역사의 파편’ 뒤표지에 실린 선배 시인 이승철의 문장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이런 대목이다.“역사의식을 갖고 글을 쓴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현대 시(詩)문학사를 살펴보더라도 신동엽, 김남주, 고정희 시인 등이 그런 부류에 속할 정도로 매우 드물다. 윤기묵도 역사에 대해 깊은 통찰력을 갖고, 역사적 사실에 대해 그만의 새로운 해석으로 독자들의 관심과 주목을 받았다. 그는 역사의식을 중심에 두고 그간 출간된 시와 에세이를 통해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펼쳐왔다. 결국 참된 시는 역사고, 역사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해주는 진실의 빛이 아닐까.”이승철의 발문(跋文)을 읽고 다시 보니 윤기묵이 어째서 바쁜 사업의 와중에도 한국과 관련된 아시아의 역사에 관심을 가져왔는지 어렴풋이 짐작된다.윤기묵은 바이어나 사업 파트너를 만나러 중국에 가면 꼭 먀오족 식당에서 밥을 먹는다고 했다. 마시면 다음 날 숙취로 괴로울 것이 뻔한 독한 술임에도 베트남에 갈 때면 반드시 몽족 술집에서 술을 마신다. 왜 그럴까? 윤기묵은 이렇게 답한다.“나는 고구려 음식도 모르고 술 맛도 모르지만 먀오족과 몽족이 고구려 유민일 가능성이 높다기에 그들의 밥과 술을 조상의 음식인양 챙겨 먹었던 것”이라고.어? 정말 그럴까. 여행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여러 차례 봐왔던 화려한 의상의 몽족이 정말로 우리와 같은 뿌리를 가진 사람들이란 말인가. △아마추어 역사학자의 꼼꼼한 ‘몽족 탐구’윤기묵에게 몽족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가지게 한 책이 있다. 김인희가 2010년 출간한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이 바로 그것. 그 책은 먀오족과 몽족이 고구려 유민의 후예라고 주장한다.“668년 고구려가 신라당나라 연합군에 의해 멸망하고 이듬해인 669년 20만 명에 이르는 고구려 유민이 중국으로 끌려갔다. 그중 10만 명이 중국 남방으로 이주해 먀오족의 기원이 됐다. 이후 명나라·청나라 시대에 들어서며 이들 가운데 일부가 동남아시아로 이주해 몽족이 됐다.”김인희는 19가지의 증거를 들어가며 먀오족의 중심세력이 고구려 유민임을 증명했다는 게 윤기묵의 생각이다.‘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 외에도 윤씨에게 역사적 영감과 정보를 제공한 책은 여럿이다.유재현의 ‘메콩의 슬픈 그림자, 인도차이나’ 미국 예일대 제임스 스콧 교수의 저서 ‘조미아, 지배받지 않는 사람들’ AP통신 기자로 활동한 찰스 펜의 ‘호치민 평전’ 등.윤기묵의 ‘역사의 파편-또 다른 한국인의 초상, 몽족의 슬픈 역사’는 베트남 비즈니스 현장에서의 생생한 체험담과 아시아 역사 속에서 풍파를 겪은 몽족의 역사, 여기에 소설과 영화 속에 등장하는 몽족의 이야기까지를 다채롭게 담았다. 의미와 재미를 동시에 느낀 행복한 독서 체험을 했다는 게 기자의 독후감이다.본격적인 여름휴가 시즌이 시작됐다. 불가피한 이유로 도시에 남은 사람이라면 윤기묵과 함께 ‘몽족의 역사’를 찾아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7-23

전 세계 약 1000만명 거주, 中 5대 민족 중 하나

몽족(Hmong족)은 중국과 베트남, 라오스, 태국, 미국 등에서 거주하는 소수민족이다. 중국어로는 먀오족(苗族)이라 한다. 동남아식 발음은 메오족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몽(hoong)족이라 불렀다.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뜻.몽족은 베트남뿐 아니라 라오스, 버마, 태국 산간 지역에 살고 있다. 중국 내에서 한족, 좡족, 만주족, 회족을 포함한 5대 민족에 들어가는 큰 민족 중 하나다. 라오스에서는 3대 종족 중 하나. 묘족과 같은 민족 집단으로 같은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다.몽족의 기원은 기원전 3세기 중국 황하 유역에서 발원한다. 지난 2000년 동안 중국 남부 일부 지역에서 생활했음을 학자들이 밝혀낸 바 있다. 명·청나라 시절엔 묘족에게 부과되던 불합리한 과세에 저항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후 정치적 보복을 피해 점차 서쪽으로 이주했다. 특히 청나라 말기에 있었던 한족과의 전투 이후 동남아로 대거 이동했다고 알려졌다.몽족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이른바 ‘베트남 사건’이다 1960년대에 미국은 공산주의 베트남 정부에 반감을 가진 소수민족을 찾았고 그중 대표적인 집단이 몽족이었다. 미국 중앙정보부(CIA)와 그린베레는 몽족을 무장시켜 라오스, 베트남 공산화를 막고 북베트남의 후방을 교란하는 비밀 작전을 진행했다.몽족은 미국을 신뢰하며 열성적으로 참전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미군이 철수하면서 보복의 대상이 됐다. 1975년 사회주의 성향의 정당이 라오스를 장악하자, 수만 명의 몽족이 태국으로 정치적 망명을 시도했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프랑스, 기아나, 캐나다 등의 국가로도 떠났다.여려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는 몽족의 인구는 약 1000만 명으로 추산된다. 중국 800만 명, 베트남 79만 명, 라오스 70만 명, 미국 22만 명, 태국 15만 명, 프랑스 1만5000명, 오스트레일리아 2000명, 기아나 1500명, 캐나다 600명, 독일 500명 등.몽족 일부는 유엔의 재정착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라오스로 돌아왔다. 몽족의 언어인 몽어(Hmongic)는 두 개의 주요 방언군으로 나뉜다. 이 두 방언은 발음과 어휘에서 차이가 있고 상호 이해는 제한적이다. 몽어 문자가 없었으나, 20세기 중반에 로마자로 표기한 몽어가 개발됐다 .몽족은 전통적으로 농업과 산간지대에서는 임업에 종사했다. 또한 화려한 전통 의상과 수공예품으로 유명하다. 몽족의 사회 구조는 가족 중심주의며, 대가족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현재 몽족은 여러 국가에서 소수민족으로서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중이다. 교육과 경제적 기회의 부족, 문화적 차별 등으로 인한 어려움이 없지 않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정리=황인무 수습기자

2024-07-23

모든 혁신은 사람으로부터… 시청 공직문화에 새 바람

민선 8기 김장호 구미시장이 ‘모든 혁신은 사람으로부터 나온다’는 신념하에 시작한 ‘굿모닝 수요특강’이 7월 17일로 100회를 맞았다. 공무원들의 관행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급변하는 트랜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시작한 ‘굿모닝 수요특강’은 그동안 국도정 과제, 최신트랜드,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진행해왔다. 2년여 간 지속되어 온 ‘굿모닝 수요특강’이 구미시 공직사회에 미친 영향과 성과는 무엇이며, 앞으로의 방향성은 어떠한지 김장호 구미시장에게 직접 들어봤다. △굿모닝 수요특강 기획한 이유는.- 민선 8기 시정 슬로건을 ‘새희망 구미시대’로 정한 이유는 시민들에게 새희망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 새희망을 이루기 위해선 변화와 혁신이 반드시 필요했고, 변화와 혁신을 주도하는 이들은 다름아닌 구미시의 공직자들이다. 그런데 공무원들의 ‘늘 하던대로 하면 된다’는 인식부터 바꾸지 않으면 변화와 혁신은 어렵겠다는 판단을 했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 세상에서 공직자들도 새로운 트랜드를 알아야만 시민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급변하는 사회와 미래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2022년 7월 20일부터 업무에 방해되지 않는 오전 7시 30분에 아침특강인 ‘굿모닝 수요특강’을 개설했다.△수요특강 100회 달성 소감은.- 우선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엊그제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100회를 맞았다. 그동안 이른 아침시간을 할애해가며 배움의 열정을 보여 준 직원들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강의에서 나온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구미시 정책에 연결하기 위한 시도들을 진행할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수요특강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적지 않은 진통을 겪기도 했다. 이른 아침에 나와야 하는 부담감도 있었을 것이고, 특히 어린 아이를 키우는 직원들의 불만이 많았다. 그렇다고 혁신을 위한 공부를 포기할 순 없어 해결방법을 모색한 것이 바로 ‘시차출근제’였다.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는 제도인데 전직원을 대상으로 월 2회 이상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 지금은 시차출근제가 정착이 되어 본청에서 거리가 멀리 떨어진 출장소 등의 직원들도 수요특강에 참석하고 있다. 수요특강을 100회까지 이어오면서 느낀 것은 시장이 100번 말하는 것보다 전문강사가 변해야하는 이유와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것이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지금 구미시 공무원들의 식견은 예전보다 많이 높아졌으며, 자신이 하는 일에 관심도 올라가 있다. 또 행정을 기존의 관행대로 그냥 하던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 번 생각하고 해야 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수요특강이 구미 공직사회에 가져 온 혁신이다.△가장 기억에 남는 강의는 무엇인지.한회 한회 모두 특별한 강의였지만, 개인적으로 세계의 여러 도시들이 새롭게 발전하는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최근 97회 수요특강에서 언급된 스페인 빌바오시의 경우 재건 문화 산업의 일환으로 지어진 구겐하임 미술관은 쇠퇴하던 공업 도시 빌바오를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도시가 문화예술을 입음으로 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에 굉장히 인상 깊었다. 구미라는 도시에 문화예술을 어떻게 입혀야할지에 대한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또 기억에 남는 강의는 세바스티앙 베르트랑 교수의 ‘해외에서 보는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이다. 51회 특강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한국인도 아닌 프랑스 역사학자가 박정희 대통령을 존경하는 마음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말에 감동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 고향인 구미에서 특강이 이뤄진 것이 뜻깊었다. 가장 고민을 가지고 들었던 강의는 역시 인구 문제였다. 저출산과 관련된 인구 주제가 나왔을 때마다 느낀 것은 구미도 지금이 마지막 타임이라는 것이다. 특강을 통해서 구미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고, 더 노력해 나가야 한다는 걸 느낀다. △수요특강 내용이 주요 사업에 접목된 사례가 있는지.수요특강에서 나온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강의 내용 중 구미지역에 필요한 부분은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지산샛강, 금오산, 비산나루터 등이다.예술 문화적 안목 향상과 공간과 디자인 중요성 인식을 위한 강의를 수차례에 걸쳐 진행한 결과 지산샛강 고니벅스, 경북도민체전 조형물, 구미IC 조형물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었고, 시청사 호국보훈의 달(2023.6) 앰비언트 광고기법 적용 등의 이색적인 홍보를 진행할 수 있었다. 또 모종린 골목길경제학자의 강의 후 경북 최초 로컬크리에이터 발굴 및 육성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구미시·경북도·한국푸드테크협의 업무협약 MOU 체결 및 구미 미래농업 장기 플랜 마련 뒤에도 수요특강이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수요특강을 통해 3차례에 걸쳐 저출생 극복을 위한 진행한 심층강연의 내용을 토대로 돌봄체계 확대, 여성 청년 유출 방지 대책, 가족친화 인프라 구축, 강동-강서 도심간 대중교통 활성화 등의 정책을 이끌어 냈다.△수요특강 후 관련부서에 업무지시가 많다고 하는데.수요특강 후 특별히 업무지시가 많아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수요특강을 하는 취지가 전문강사들이 이야기하는 좋은 사례와 정책들을 구미에 접목시키는 것이니 그와 관련된 부서가 한동안 바빠지는 건 당연한 것이다. 또 내가 업무를 지시한다기보다 관련 부서 스스로 연구하고 정책을 시도해 나가기 때문에 바빠지는 것으로 봐주었으면 한다. 수요특강은 취미클럽 활동이 아니다. 구미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예산을 들여 전문강사들의 고견을 듣는 것이니 만큼 구미발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수요특강 앞으로 어떤 점이 달라지나.크게 달라지는 점은 없지만, 좀 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분들을 초빙하도록 노력하겠다. 또 수요특강이 일반적인 강연 형태여서 방법적인 한계는 분명이 존재한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다 보니 주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직원들의 질문 시간을 늘리고 토론 위주의 강의도 한번 시도해 보겠다. 수요특강은 그동안 미래산업 27회, 문화축제관광 25회, 인구·균형발전 13회, 도시계획 9회, 도시홍보 6회, 시정혁신·조직문화 12회, 심리안정·자기개발 8회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해 왔다. 구미시정과 관련된 주제들이 대부분임에도 많은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고 직접 수요특강을 듣기 위해 이른 아침 시청을 방문하기도 한다. 오늘도 100회 기념으로 마련된 ‘세상의 모든 음악, 아침을 여는 음악의 향기’라는 콘서트 형식의 강의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석해 주셨다. 시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겠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4-07-17

마이스산업 핵심 인프라 장착, 국제 관광컨벤션도시로 ‘도약’

포항시는 오는 18일 북구 장성동 1287번지 일원에 마이스(MICE)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포엑스)’를 착공한다. 시는 수년간 도시 브랜드 경쟁력을 더 높이고 지역경제의 성장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대규모 회의장을 갖춘 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해 왔다.4년 만에 그 결실을 보게 된 시는 전국에 난립한 국제컨벤션센터들과의 출혈 경쟁이 불가피해 지역 특성을 살린 전시·회의 콘텐츠를 개발하고 시설 활용을 극대화하는 등 꼼꼼한 전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시는 문화체육관광부에 포항시를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신청, 마이스산업 거점 도시로 육성할 계획을 추진 중이다. 굴뚝 없는 황금 산업으로 불리는 마이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포엑스 건립을 통한 중심지로 새롭게 도약해 세계적 도시경쟁력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한 포항시의 전략을 살펴본다. △마이스 산업 육성 통해 경쟁력 있는 대한민국 대표 지방 도시로 도약포항시는 인구나 산업 규모 면에서 월등히 앞선 경북 제1의 도시임에도 전시컨벤션센터의 부재로 국제 규모 행사를 상당수 포기해야 했다. 해마다 200회가 넘는 심포지엄과 포럼도 전시회를 열 공간이 없어 소규모 강연과 토론 위주로 개최할 뿐이었다.시는 포엑스 1단계 준공 후 본격 운영에 들어가는 2027년까지 지역 주력사업인 철강과 이차전지·바이오·수소 등 특화 신산업을 융·복합한 국제 전시행사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 철강 중심 회색 도시에서 인간중심 생태·탄소중립도시로의 대전환을 주제로 하는 국제회의들을 준비하고 유치할 방침이다.시는 마이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가 지역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도심 해변 입지를 차별화한 시민친화형 컨벤션센터 운영이 목표포항시는 포항과 유사한 도심 해변에 입지한 ICC 시드니와 같이 시민친화형 컨벤션센터로의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심 해변인 영일대해수욕장 인근에 건립될 컨벤션센터는 영일만을 조망할 수 있는 오션뷰가 강점이다. 포항역, 포항버스터미널 등 교통 거점시설과 20분 내에 위치해 접근성 또한 편리하다.마이스 참가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즐길 거리도 산재해 있다. 포엑스 인근에 스페이스 워크, 영일대해수욕장, 장미원, 죽도시장 등 인지도 높은 관광자원이 있다. 센터 인근지역의 다양한 숙박시설에 더하여 고급호텔 등도 건립된다. 포항시는 도시 브랜드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지난해 주력사업으로 구도심 초고층 주상복합건물 건립과 포항해상케이블카 설치사업을 본격화했다.△경쟁우위 및 차별화포엑스는 경북지역에서 가장 넓은 전시장 공간으로 건립된다. 마이스산업 초기 설계 단계부터 타 지자체와 달리 ‘마이스 지원위원회’를 운영했다.앞으로 건축 및 마이스 분야 학계, 산업계 전문가 13인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운영할 예정이다. 해당 위원회는 컨벤션센터 건립 및 마이스산업 육성과 관련된 자문역할을 수행하게 된다.포엑스는 전시컨벤션 행사뿐만 아니라 평소 시민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조성된다.△안정적 센터 운영 기반 마련 계획신성장 산업 중심의 특화된 국제 규모 전시회를 개발할 방침이다. 포항 국제컨퍼런스(POBATT)를 중심으로 컨벤션 규모를 확대하고 이차전지 전주기 밸류체인을 완성할 전시회 등 배터리 융·복합행사를 계획하고 있다.포항 배터리 위크(가칭·IBW in Pohang-International Battery Week in Pohang)와 국제 바이오 포항(가칭·BIO PH) 등의 행사를 통합해 국제 컨퍼런스를 개최할 예정이다.포항 및 경북도의 해양관광 콘텐츠 홍보를 위한 B2C(기업 대 소비자) 전시회와 철강 및 비철금속 산업전, 포항 철강 마라톤대회, 스틸아트페스티벌 등 포항시가 주관하고 있는 철강 관련 행사 등을 혼합한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국제 방사광기기학회 총회(SRI), 아·태물리컨퍼런스(APPC), 세계철강협회 총회(World Steel)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 국제회의 유치를 통해 국제 마이스 도시로의 입지도 확대한다.2025년 출범을 목표로 하는 재단법인은 문화·관광사업과 분리된 독립적인 MICE 전담 조직으로서 포항 마이스산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관광·마이스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을 위한 마케팅 전략현재 주력산업인 철강산업 외 배터리, 바이오, 수소 등 신성장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또한 철강산업에 기반한 회색도시의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관광도시, 문화도시, 녹색도시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포항 철길숲, 해도도시숲 등 도심 곳곳에 숲과 정원을 조성하고 있으며, 4대 하천 복원 등 녹색도시로 변화하고 있다.신성장 산업과 관광·문화·환경에 기반한 새로운 먹거리 요소 발굴을 위한 마이스 산업 육성 등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역특화 전시회 및 컨벤션 육성포항시는 지역특화 컨벤션 육성이 향후 마이스 도시로서의 성공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판단, 미래 유망산업을 육성하며 도시 산업구조를 변화시켜가고 있다. 관련하여 현재 ‘이차전지 국제컨퍼런스’, ‘가속기 기반 바이오분야 컨퍼런스’, ‘포항국제수소연료전지포럼’ 등 지역특화 행사를 지속 개최 중이다.이외에도, 포항이 보유한 강소연구개발특구, 포항벤처밸리 등에서 신규로 개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핵심사업(애플 연구센터, 그래핀 등) 특화 행사를 지속 육성할 계획이다.△국제회의 복합지구 추진마이스 개최 효과 극대화를 위해 센터 일대의 ‘포항형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할 예정이다. 마이스 유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컨벤션센터 중심 일대와 포항 전역으로 포항에서의 체류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관광·마이스 자원 조성을 기획하고 있다.구체적으로 ▲레저-영일만관광특구 조성(해수욕장, 물회거리), 환호공원(스페이스워크, 시립미술관), 포항운하, 포항크루즈, 영일만항 크루즈(울릉도 크루즈, 국제크루즈) ▲쇼핑-죽도시장, 롯데백화점 등 ▲숙박-라한호텔(3성급) 이외, 센터 1KM 이내 환호공원 특급호텔(4성급, 400실)을 건립할 예정이다.△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및 공동체 회복 의미 담아포엑스 건립은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포항지진 피해로 인해 급격하게 침체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공동체 회복을 위해 ‘포항지진 특별법’에 따라 국비가 지원되는 사업이다.포엑스가 가장 고려하고 있는 사항은 ‘시민 친화’다. 마이스와 문화가 공존하며 주민들과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 지역민과 관광객이 함께 향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많이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지역문화행사, 이벤트 등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시설 비수기의 비효율도 극복할 예정이다.이강덕 포항시장은 “마이스 행사 기획 및 국제행사 유치 등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지속 가능한 마이스산업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시민을 위한 시설을 유치하는 등 시민 친화적인 컨벤션센터를 만들어 지역 내 경제·사회·문화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7-16

황리단길∼계림∼동궁과 월지∼박물관 잇는 ‘트램’ 어때요

초여름 태양이 다소 뜨거웠으나 이국(異國)의 부드러운 햇살을 굳이 피할 이유는 없었다. ‘코로나 19 사태’가 전 지구적 재앙으로 악명을 떨치기 바로 전해. 오스트리아를 찾았다.비엔나 숙소를 나와 도나우강(江)으로 가는 트램에 올랐다. 캄캄한 터널 속을 달리는 지하철과 달리 주위 풍경이 환히 보이는 지상 노면전차를 타고 도시 외곽으로 나간다는 것 자체가 흥겨운 소풍이자, 일상을 벗어난 여행으로 다가왔다. 트램 안에서 보이는 비엔나 시청과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은 행정 관청이라기보다는 예술품에 가까웠다. 밤이 되면 청사 외벽에 극장처럼 커다란 영사막을 설치해 요한 스트라우스의 클래식 공연을 상영하는 곳이 비엔나 시청 건물.도나우강변에서의 산책을 끝내고 돌아오는 길엔 쇤부른 궁전에 들렀다. 역시 트램을 타고서였다. 비엔나 도심은 큰 산과 눈에 띄는 굴곡이 드물어 평평한 지형이다. 트램을 만들기에 좋은 지리적 환경을 갖췄다는 이야기. ▲한국 지자체도 효용성 높은 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 중오스트리아만이 아니다. 동유럽 국가로 함께 묶이는 헝가리, 불가리아, 세르비아는 물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다리”로 불리는 도시 튀르키예 이스탄불 역시 트램이 저렴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인 동시에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매력 갖춘 ‘관광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한국에서 대중교통과 관광 관련 행정을 담당하는 이들도 이 사실을 모를 리 없다. 트램에 눈길을 보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서울에선 1899년부터 1968년까지 트램이 운행됐다. 서울 중심가 종로에서 마포까지 운행되던 지상 노면전차는 대중가요와 소설의 소재로도 사용됐다. “밤 깊은 마포 종점~”으로 시작되는 ‘은방울자매’의 노래를 기억하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자동차를 소유한 개인이 늘어나고, 지하철이 만들어지면서 서울의 트램은 그 모습을 감췄다.하지만, 시대는 또 변했다. 넘쳐나는 자가용으로 인해 극심한 교통 체증이 유발되면서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세상이 온 것. 그런 이유로 서울시는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총연장 5.4km의 트램을 건설할 예정이다.‘한국 제2의 도시’로 불리는 부산도 풍광 좋은 광안리해수욕장 인근에서 오륙도와 이기대(二妓臺)까지 이어지는 트램을 만들겠다는 프로젝트를 세웠다. 2023년 2월엔 이 구간 트램의 사업 타당성 재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이외에도 울산은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저공해 트램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마산· 진해와 통합되며 인구가 100만 명을 넘어섰지만 아직 지하철이 없는 창원시도 2030년엔 트램이 오가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 아래 사전 타당성 조사를 받았다.대전과 제주도 역시 ‘교통 인프라 개선’과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멀리 내다보고 트램을 만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편리하고 저렴하며 효율적으로 도심 관광지 이어주는 트램 생겼으면…2016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업무를 위해 경주 황리단길과 대릉원 일대를 100여 차례 이상 오갔다. 그 결과물로 2000매 가량의 원고와 6권의 책이 남았다. 그러니, 경주에 관한 애정과 관심이 누구보다 크다 자부할 수 있다.비엔나 역시 기자가 좋아하는 도시. 그랬기에 7년의 간격을 두고 거푸 2번을 찾아갔고, 갈 때마다 일주일 이상 머물렀다.‘많은 것이 닮은 도시’ 한국의 경주와 오스트리아 비엔나. 도심 대부분이 평평한 지형이고 좁은 공간에 역사 유적과 유물, 관광객을 매혹하는 명소가 많다는 것이 두 도시의 공통점.그래서다. 비엔나의 트램이 편리하고 저렴하며 효율적으로 도심 관광지를 이어주듯, 경주에도 트램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 건.경주시외버스터미널을 기점으로 황리단길-대릉원-첨성대-계림-동궁과 월지-월성 발굴 현장-국립 경주박물관을 이어주는 트램이 생긴다면 비엔나의 ‘링 스트라세’ 못지않은 명물이자 도시의 자랑거리가 되지 않을까?위에 언급한 구간에서의 경제적·문화관광적 효과가 현실에서 증명된다면 트램의 운행 지역을 보다 넓혀 진흥왕릉과 김유신 묘, 진평왕릉까지 잇고, 더 나아가 경주시 외곽 감은사지와 문무왕 수중릉까지 확장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이런 상상을 하는 건 여행을 좋아하는 이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게 만든다.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룬 황리단길에서 경주 트램에 올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수많은 왕릉 사이를 달려, 첨성대와 계림에서 신라의 탄생과 선덕여왕의 능력을 되새기고, 동궁과 월지에 화사하게 핀 연꽃을 감상한 후 아들과 딸의 손을 잡고 경주박물관에 들어가 ‘우리는 역사를 통해 무엇을 배워야하나’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트램의 외부는 신라가 가진 이미지를 잘 표현한 디자인을 공모해 꾸미고, 내부엔 스크린을 설치해 트램이 지나는 곳, 즉 대릉원, 동궁과 월지, 계림, 첨성대, 경주박물관, 황리단길 관련 영상물을 보여준다면 경주를 찾는 여행자 대부분이 “금상첨화(錦上添花)”라며 무릎을 치지 않을까 싶다.그런 날이 가까운 시기에 도래하기를 경주시민, 경주를 사랑하는 관광객들과 함께 기다려본다. (끝) 비엔나의 ‘실용적 명물’ 트램 ‘링 스트라세’ 오스트리아 비엔나는 도심의 효율적인 교통 흐름과 출퇴근 시간 차량 정체 등을 막기 위해 도시 곳곳을 거미줄처럼 잇는 대중교통을 운행하고 있다. 거기에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트램(노면전차)은 고전적이고 낭만적인 모습까지 보여줘 여행자들에게 편의에 더해 즐거움까지 제공한다.트램과 버스, 기차와 지하철을 적절하게 이용하면 비엔나 어느 곳이건 어렵지 않게 돌아볼 수 있다.‘Wiener Linien’이라 불리는 비엔나의 대중교통은 트램 노선 29개, 지하철 노선 5개, 버스 노선 127개로 이뤄졌다. 야간에도 운행되는 노선이 있어 실용성도 높다.비엔나를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의 티켓만 구입해 트램, 버스, 지하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자동판매기와 역 매표소는 물론, 담배와 신문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상점에서도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여행자에 대중교통의 꽃은 ‘링 스트라세’ 관광객들 사이에서 ‘비엔나 대중교통의 꽃’이라 불리는 트램은 1840년대에 최초로 운행을 시작했다. 그때는 지금처럼 전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말이 끄는 형태였다고 한다.말-증기-전기로 이어지는 비엔나 트램의 에너지원 진화는 사회·경제적 변화·발달과도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고 보면 된다.세계에서 가장 광대하고 오래된 것으로 평가받는 비엔나의 ‘트램 네트워크’는 30개 노선으로 구성됐다.총연장 225km의 지역을 지역민과 관광객을 싣고 쉼 없이 달린다. 비엔나 내·외곽엔 1100개 이상의 트램 정류장이 있다.비엔나가 낯설 수밖에 없는 세계 각국 여행자에게 세칭 ‘링 스트라세(Ringstrasse)’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링 스트라세’를 타면 자연사박물관, 호프부르크 왕궁, 오스트리아 국회의사당, 역사 지구, 국립도서관, 왕실 보물박물관, 부르크 극장, 시청 등 비엔나의 명소와 주요 관광지를 쉽게 돌아볼 수 있다.낭만적 매력 가득한 비엔나를 꼼꼼히 탐험해보는 건 재론의 여지없는 여행자의 즐거움이 될 것이다. /홍성식기자 · 정리=단정민수습기자

2024-07-16

맨손으로 잡은 은어·무더위 날리는 워터쇼… ‘가자, 봉화로!’

2024~2025 경북도 지정 최우수 축제이자 대한민국 여름 대표축제인 ‘봉화은어축제’가 오는 27일부터 8월 4일까지 9일간 봉화읍 내성천 일원에서 개최된다.(재)봉화축제 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경북도, 봉화군의 후원으로 열리는 제26회 봉화은어축제는 ‘은어야 놀자! Let’s go 봉화로!’라는 슬로건으로 다양한 체험과 공연, 주민참여, 전시 및 부대, 연계 행사가 펼쳐진다.은어축제의 핵심 주제 체험인 은어 반두·맨손잡이와 숯불구이 체험은 물론, 글로벌 어신 대항전, 전국 청소년 은어 맨손잡이 대회 등을 올해 새롭게 선보인다.9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매일 다양한 콘셉트의 공연도 진행되며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확대하기 위한 주민참여 행사와 가족건강 걷기대회 등 전시 및 부대, 연계 행사도 풍성하다. □ 봉화은어 잡고 맛보고 즐기고은어축제의 핵심 주제 체험인 반두를 활용한 은어 반두잡이 체험은 축제 기간 중 매일 4회 내성천 반두잡이 체험장에서, 맨손으로 하는 은어 맨손잡이 체험은 매일 3회 맨손잡이 체험장에서 1만2000원의 체험비로 즐길 수 있다. (지역화폐 봉화사랑상품권으로 5000원 환급)핵심 주제 체험은 지난 12일부터 온라인 플랫폼 ‘네이버 예약’을 통해 현장 예매보다 2000원 저렴하게 체험권을 구매할 수 있으며, 올해는 지역 주요 관광자원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과 연계·협력해 주제 체험과 수목원 입장 패키지권을 상품화해 판매한다.이외에도 숯불로 구운 은어 맛보기와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은어 숯불구이 체험과 글로벌 축제 도약 발판 마련을 위한 글로벌 어신 대항전, 다양한 연령층의 축제 참여를 위한 전국 청소년 은어 맨손잡이 대회, 또 하나의 핵심 주제체험으로 자리매김할 전국 어신 선발대회가 준비돼 있다.다양한 은어 요리도 맛볼 수 있도록 ‘겉바속촉! 수박香 은어 튀김장’, 재단 직영 ‘싱싱 은어 활어 판매장’, 지역에서 생산·가공하는 우수 농·특산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봉화愛곳간 봉화 로컬푸드 판매장’, 지역 농·특산품과 은어를 재료로 한 ‘은어밥상 은어 요리 판매장’ 등을 조성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워터슬라이드와 에어바운스 풀장을 갖춘 ‘은어 어린이 워터파크’, 청정 1급수 내성천 자연 그대로의 모래를 만지며 놀이를 즐길 수 있는 ‘휴!(休) 내성천 모래놀이장’, 어린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할 창의 놀이 활동인 ‘실베리아 키즈 플라자’ 등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체험 행사도 진행돼 온가족 여름 추억여행지로 기대된다. □ 무더위를 식혀주는 다양한 공연올해는 매회 특색있는 퍼포먼스와 다채로운 공연을 통해 관광객 만족도를 극대화하고 신나는 축제장 분위기를 조성할 계획이다.개막 첫날인 27일에는 오후 1시부터 수변무대에서 초청 내·외빈과 지역 주민, 관광객들이 제26회 봉화은어축제의 성공을 기원하는 기념식으로 축제의 서막을 알리고 오후 7시부터는 특설무대에서 인기가수 이보람, 허각, 트라이비, 황윤성, 마이진, 린, 박지현 등이 출연해 개막 축하공연을 장식한다.축제 둘째날인 28일부터 8월 3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특설무대에서는 매일 다양한 컨셉의 공연들이 다채롭게 펼쳐진다.봉화 홍보대사 국민배우 이성민과 빅마마 이지영, 샵안녕이 출연하는 토크 뮤직 콘서트 ‘봉 퀴즈 온더 블록’과 봉화 지역 예술인 공연 ‘봉삘! 예술인 콘서트’, 전국 버스커들의 라이브 공연 ‘봉스킹 홀릭’, 스페이스A, 김현정, 쿨(이재훈), 김완선이 음악 비트에 맞춰 펼쳐지는 물대포 워터쇼 ‘COOL~! K-레트로 콘서트’가 준비돼 있다.이밖에도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즐기는 세대공감 참여형 패밀리쇼 ‘FUNFUN 캐리와 친구들 뮤지컬’, DiGi앨리스, 하이큐티, 이짜나언짜나, DJ춘자의 한여름밤 청춘 무도회장 콘셉트 물대포 디스코 나잇 공연 ‘청춘 썸머나잇! 워터풀 원더풀’, 트로트계의 아이돌 진욱 김소연, 빈예서, 홍잠언이 펼치는 ‘HOT~! K·트로트 콘서트’로 여름밤의 낭만을 더하고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축제 마지막 날인 8월 4일에는 제26회 봉화은어축제 현장 스케치 영상을 관람하며 아쉬움을 달래고 차년도 축제를 기약하는 기념식인 폐막식과 경서, 우디, 최우진, 미스김, 김희재가 출연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신나는 폐막 축하공연, 화려한 불새 불꽃쇼로 축제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 모두가 하나되는 안전한 축제올해는 봉화은어축제를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특화하고 자생력을 갖춘 지속가능한 성장이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지역주민, 관광객의 참여와 만족도가 증대될 수 있는 매력적인 축제로 기획해 추진한다.지역주민이 주도하는 축제문화 선진화 캠페인과 지역사회 소통을 위한 주민참여행사도 마련해 주민 참여형 축제로 운영하고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이 함께 어울려 만드는 민간주도형 축제로의 정착을 도모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지속 가능한 친환경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올해는 은어 맨손잡이 체험객에게 생분해 친환경 봉투를 지급하는 등 저탄소 축제장 인프라 조성으로 친환경 축제를 실천한다.또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안심 축제 구현을 목표로 안전하고 즐겁게 축제를 즐길 수 있도록 철저한 안전관리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유관기관과 연계·협력해 안전사고 예방에 힘쓸 예정이다. 계절성 축제 특성상 기후변화 시 발생할 수 있는 온열질환에 대비해 축제 종사자들에게 온열질환 예방 키트를 공급하는 등 관광객과 종사자 모두가 안전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박현국 (재)봉화축제관광재단 이사장(봉화군수)는 “대중적 기호와 축제관광 트렌드에 부합하는 축제 기획과 봉화군의 관광명소를 부각시키고 은어를 소재로 접목한 이색 여름 콘텐츠를 다양하게 마련했으니 청정한 힐링 숲속도시 봉화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즐거운 여름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고 말했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7-14

경북도 폐가 2만1900여채, 흉물 방치 넘어 공동체 붕괴 우려

포항시 호미곶면에 자리한 집 한 채. 지붕을 덮은 초록 풀이 보기에도 을씨년스럽다. 풀은 담장을 넘어 이웃 주민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 집주인은 포항이 아닌 대구에 거주 중이다.이웃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며 집주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그는 포항에 와서 자신의 빈집을 관리할 생각과 의지가 없다. 한 주민은 “빈집이 폐가가 되면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며 “지자체에서 관리를 서둘렀으면 한다”고 말했다.포항시에 따르면 “고령의 부부가 살다 두 사람이 사망하면 외지에 있는 자녀들이 집을 팔려고 하지만 수요가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사유지라 폐가가 돼도 법적인 문제 탓에 함부로 처리를 못하고 있어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단 호미곶면의 빈집만이 아니다. 경북지역의 빈집 문제는 심각하다. 단순히 폐가가 생긴 걸 넘어 도시공동화 현상으로 치닫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 2022년 통계에 의하면 전국의 빈집은 모두 13만2052채로 추정되며 이중 16.6%인 2만1,963채가 경북도에 몰려있다. 이는 전라남도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경북 도내 빈집은 김천시가 1175채로 가장 많고 포항시 1165채, 경주시 1016채, 안동시 982채, 영천시 668채, 상주시 680채, 영주시 618채, 구미시 558채, 문경시 448채, 경산시 128채 순이다.그중 단독주택이 5만3463호고, 아파트가 5만7077호, 연립주택이 5931호, 다세대 주택이 8187호, 비거주용 건물 내 주택이 2801호로 파악된다. 빈집 대부분이 단독주택과 아파트라는 이야기.당연한 이야기지만 오래전 지어진 주택일수록 빈집으로 방치되는 경우가 흔했다. 단독주택 빈집의 경우 5만3463호 중 4만4800호(83.8%)가 1979년 이전에 건축됐다. 아파트 빈집의 경우엔 5만7077호 중 2만4559호(43%)가 1990년부터 1999년 사이에 지어졌다.빈집이 늘어나는 건 이론적으로 주택 초과 공급의 여파다. 지난해 기준 전국의 주택보급률(가구 수 대비 주택 수)은 102.1%. 특히 인구감소지역이 많은 경북(113.2%)·전남(112.4%)·충북(111.6%) 등은 110%가 넘어 주택이 남아돈다. 울산(108.4%)·세종(105.6%)·광주(105.2%)·부산(102.6%)·대구(101.4%) 등 대도시도 크게 다르지 않다.외부적 요인으론 수도권 집중화, 저출산, 고령화가 지목된다. 실제 2019년 전국에서 가장 빈집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던 전라남도(15.5%)는 그해 고령 인구 비율이 22.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한국보다 앞서 인구 감소와 빈집 문제를 경험한 일본은 고령화율 20% 이상의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빈집이 900만호(2023년 기준)에 이른다. 이는 5년 전(2018년)보다 51만 채 늘어난 수치다.내부적인 요인으로는 철거 비용과 재산세 지출 부담, 부모가 남겨둔 재산 처리에 대한 심리적 부담 등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빈집 문제가 심각한 건 쓰레기 불법투기 등으로 주위 환경이 나빠지고, 노후 건축물의 붕괴에 따른 안전사고나 범죄 위험에 노출되는 등 2차 피해도 우려된다는 것. 실제 노숙인들이 빈집에 들어와 불을 피우다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장소가 된 사례도 드물게 있었다.빈집 문제는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비용을 발생시킨다. 일본은 빈집이 10만채 늘면 1조5000억엔(약 13조원) 가량의 경제 손실이 발생했다. 미국에서 빈집은 인근 지역 범죄율을 19% 증가시켰고, 빈집이 2.8가구 증가할 때마다 지역 범죄율은 6.7% 증가했다. 빈집 문제에 심각성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다. 그렇기에 전국 83곳의 인구감소지역에선 주택을 추가 매입해도 1가구 1주택자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세컨드홈’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농어촌정비법 시행령을 개정해 7월부터 지자체장이 빈집의 소유자에게 직권 철거 등 조치명령을 내릴 수 있게 됐다.포항시는 경북도에서 유일하게 별도의 빈집정비팀을 운영해 관내 빈집을 관리한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 내 빈집 60곳을 정비해 주민편의공간으로 조성한 것. 특히 주차장 확보가 어려운 도심 내 빈집 44곳을 정비해 공유주차장을 확충했다. 빈집을 리모델링해 주민 커뮤니티시설로 재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올해도 사업비 5억원을 투자해 도심지(동 지역)와 농어촌지역(읍·면 지역)에서 1년 이상 아무도 거주하지 않은 빈집을 대상으로 정비사업을 진행할 예정.대구시는 2013년부터 4년간 빈집 170동을 철거해 주차장 83곳, 쌈지공원 19곳, 텃밭 36곳, 꽃밭 28곳, 운동시설 4곳으로 탈바꿈시켰다. 이후에도 9억원에 가까운 예산을 확보해 빈집을 활용한 주민편의시설을 조성했다.이처럼 도내 지자체들이 예산을 들여 꾸준히 빈집 정비에 나서고 있지만 매입의 어려움, 철거 비용 지원에 대한 예산 부족 등으로 정비 속도보다 빈집 증가세가 더가파른 상황이다. 또한 빈집 정비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려 해도 건물과 땅 소유주가 자발적으로 신청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일부터 관내 농어촌이나 준농어촌지역에 한해 시장, 군수, 구청장이 ‘빈집정비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하고, 철거명령 뒤에도 빈집을 철거하지 않는 소유자에게는 강제금 500만 원을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한 바 있다.농어촌 혹은, 도심의 빈집 정비를 주민편의시설 형태로 만들 게 아니라 주거시설로 진화시켜 관광숙박업과 임대업으로 전환하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등장했다.전라남도 강진군은 상태가 좋은 빈집 소유주가 5년 또는 7년 이상 집을 무상으로 임대하면 군청에서 최대 7000만 원의 사업비로 리모델링 해준다. 또, 입주자들이 보증금 100만원, 임대로 월 1만원에 거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한동대학교 공간시스템공학과 김주일 교수는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간단치 않다 하더라도도시재생사업을 실시해 허름한 집을 정비하거나 철거를 유도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빈집을 활용해 예술센터를 만들거나 동네 편의시설을 만드는 외국 사례를 참조해 도시 재생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모아나갈 때 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빈집 문제 해결, 해외에서는?일본, 소유주와 활용 희망자 연결영국, 주민-봉사자 함께 폐가 재생伊, 빈집 1유로 거래 프로젝트 마련▲일본 - 빈집은행 시스템 도입대표적 초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지자체 64%는 빈집은행(Akiya Bank) 시스템을 도입해 빈집 정보를 공개하고, 소유자와 구매 희망자를 연결해주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쿄도의 오오타구(大田533A)는 빈집 전용 창구를 설치해 소유주와 빈집 활용 희망자를 연결해준다. 동시에 국가전략특별구역법의 여관업법 특례를 활용해 빈집을 비교적 수월하게 숙박시설로 바꿀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올림픽 개최로 외국인 방문이 증가할 것에 대비한 조치였지만, 그 이후에도 이 정책은 빈집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영국 - 리브워크 프로그램영국의 경우 커뮤니티 주도의 빈집 재생사업이 활성화돼 있다. 리버풀(Liverpool)에서 진행된 리브워크(live work) 프로그램은 지역 주민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참여해 빈집을 고쳐 주거환경을 개선한 프로젝트다. 이는 장기 임대계약이 가능한 주거지를 조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런던 포플러 지역 주택조합과 예술단체 바우아츠(Bow Arts)가 협력해 저소득 예술가에게 거주공간이자 작업공간을 제공한 사례도 있다. 리브워크는 50호 이상의 빈집을 재생해 주거지로 만들었고,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했다고 평가된다.▲이탈리아 - 1유로 프로젝트3000여 명이 살고 있는 이탈리아 작은 도시 마엔차시(Maenza comune)에서는 2021년부터 빈집을 1유로(약 1400원)에 거래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1유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1유로 프로젝트’는 헐값에 빈집을 매매할 수 있게 하는 대신 보증금 5000유로(약 720만원)를 내고 3년 내에 건물 개보수에 착수해야 하는 제도다. 보증금은 공사 완료 후 돌려받을 수 있다. “2021년 관련 정책 발표 후 97명의 외국인이 주택을 구매를 신청했고, 21명의 외국인이 매수 후보자로 선정됐다”며 “숙박업, 식당 등 상업시설을 만들기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빈집 구매 우선권을 줘 마을의 활력을 높이고 있다”는 게 미엔차시 관계자의 설명. 올해 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마엔차시를 방문해 현장을 살펴본 후 한국에서도 ‘빈집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7-14

1600년 전 대가야 문화유산 살아 숨쉬는 찬란한 역사도시

최근 고령군은 군민들이 오랜 기간 기다려온 경사를 맞았다. 고령이 ‘대가야 고도(古都)’로 공식 지정된 것.지난 3일 국가유산청은 ‘고도 보존육성 중앙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고령군이 한국에서 5번째 고도로 지정됐음을 알렸다. 2004년 3월 5일 ‘고도 보존에 관한 특별법’ 제정 이후 경주, 공주, 부여, 익산에 이어 고령군이 5번째 한국의 고도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고도란 이름 그대로 과거 우리 민족의 정치·문화의 중심지이며 오랜된 수도라는 뜻. 이는 앞서 언급된 다섯 도시, 즉 경주, 부여, 공주, 익산, 고령의 역사·문화적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케 한다.1600년 전 대가야의 도읍이던 고령군 대가야읍 일대는 최근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지산동 고분군과 대가야 산성인 주산성, 대가야 궁성지, 고아리 벽화 고분 등 역사 향기 가득한 문화유산이 곳곳에 산재해 “고대 국가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고 있는 지역”으로 평가된다. 거기에 역사적·경관적 가치가 잘 보존돼 관광자원으로서의 가능성도 높다.기존 4개의 고도인 경주, 공주, 부여, 익산을 대상으로 고도 지정을 통한 지역적 파급효과와 관련된 지표를 분석해보면 지역 발전에 긍정적 에너지가 되고 있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고도 지정은 도시의 문화적 가치와 관광경쟁력을 극대화 할 수 있으며, 방문객 소비 지출에 의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작지 않다. 이를 감안해 그간 고령은 대가야읍 시가지의 고도 지정을 열망해왔다.이미 지정된 4개의 고도에 이어 고령군은 2004년 특별법 제정 이후 20여년 만에 처음 신규 고도로 지정된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고령군 고도 지정의 경제적 효과는...고령이 고도로 지정됨에 따라 향후 역사·문화 환경을 보존하기 위한 고도 이미지 찾기사업과 주민지원사업 등이 가능해졌다. 또한 주거환경 개선을 통해 고도의 정체성 회복과 역사·문화도시를 조성할 수 있는 배경이 만들어졌다. 이로 인한 지역 활력 증진과 주민의 문화 향유권 증진, 그리고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이는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고령군 활성화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된다.그간 고도로 지정된 도시들이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왔는지 살펴보는 건 흥미롭고 의미 있는 작업니다. 지난 2015년부터 추진된 ‘고도 이미지 찾기사업’은 한옥 건축, 전통 담장 축조, 가로변 외관 정비사업 등에 540억 원이 지원됐다. 현재까지 관련된 추진 사업의 숫자는 700건에 달한다.보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주의 사업 건수가 256건(36.6%)으로 가장 많고, 경주는 157건(22.4%), 부여가 154건(22.0%), 익산이 133건(19.0%)이다.‘고도 이미지 찾기사업’ 가운데 지속성을 가지고 진행된 주요 사업으로는 고도 내 주요 역사문화 탐방거점을 명소화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그 예로 경주 황리단길을 중심으로 한 주거 및 가로환경개선사업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돼 탐방객이 2016년부터 매년 10~20%씩 증가하기도 했다.이는 지역 활력 증진의 전환점을 마련함으로써 고도 보존육성사업에 대한 주민인식 개선에 작지 않은 역할을 했다. 이밖에도 3개의 고도는 한옥형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추진해 부여 쌍북리, 공주 제민천변과 백미고을, 익산 금마지역 등이 명소화되면서 도시의 이미지와 정체성 형성에 효과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산동 30호분에서 출토된 통형기대. ◇관광객 증가에 큰 역할 해낸 ‘고도 이미지 찾기사업’고도 이미지 찾기사업이 본격화된 2015년과 2016년을 기점으로 고령군 이전에 지정된 4개 고도 모두 관광객 수가 크게 증가했다. 경주시 고도 지정지구 관광객 수는 2016년 경주지진 발발로 인해 2017년엔 감소했으나, 2018년과 2019년에는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공주시 고도 지정지구 관광객 수는 2016년 전년 대비 크게 증가했으며, 2017년, 2018년, 2019년에도 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부여군 고도 지정지구 관광객 수 또한 2016년엔 이전과 대비해 대폭 늘었고, 2017년, 2018년, 2019년에는 소폭의 증감을 반복했다. 익산시 고도 지정지구 관광객 수는 2013년~2019년까지의 증감률을 살폈을 때 약 11% 정도 감소한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2016년을 기점으로 다시 늘고 있다.이런 상황을 고려한 고령군은 고도 지정 이후 발생할 경제적 파급효과를 산출하기 위해 4개 고도를 대상으로 고도 지정 이후 얻게된 관광객 수와 방문 시 1인당 평균 지출액 증가율을 계산했다.그 결과 2019년을 기준으로 4개 고도의 관광객 수에 대한 증가율은 42.6%이며, 1인당 평균 지출액 증가율은 15.4%로 확인됐다.이와 관련 고령군의 최근 4년간 방문자 변화 추이도 검토했다.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고령의 평균 방문객 수는 약 70만6000명으로 확인된다. 고령군에서 관광객들이 지출한 경비는 1인 평균 약 28만4990원. 이중 식음료비 지출이 8만3072원으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은 숙박비 6만4890원, 교통비 5만1932원 순이었다. ◇고도 지정에 따른 정책적-경제적 파급 효과고령군은 고도 지정 이후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을 위해 기존 4개 고도 중 공주의 고도보존육성사업 국고보조금 사례를 참고했다.공주가 고령의 고도 역사문화환경 지정지구 특성(면적, 지정 형태, 지정 공간)과 유사하기 때문. 그러니, 지역에 미치는 파급효과 규모도 비슷할 것으로 예측됐다.고도 이미지 찾기사업이 시행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공주의 평균 국고보조금인 약 51억 원을 대상 금액으로 설정한 고령군은 2021년 한국은행에서 발표한 ‘2019 산업연관표’를 바탕으로 지역에서 발생되는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유발효과, 고용유발효과를 산정하고자 했다.고도보존육성사업 시행으로 파급효과가 예상되는 부문은 제조업과 건설업 , 서비스업, 정정보통신업, 금융 및 보험업, 부동산업, 전문 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등이다.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검토를 진행한 결과 고령군의 고도 지정 및 사업 추진에 따른 정책적·경제적 파급효과가 수치로 나타났다.고령군이 추산한 생산유발효과는 약 96억 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약 43억 원으로 총 139억 원이다. 여기에 더해 약 513명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용유발효과도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지산동 고분군을 포함한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관광객 증가와 고용 기회 확장에 따른 수입 증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정부의 추가적인 국비 지원에 따른 지역 파급효과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2022년 진행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 세계유산활용 콘텐츠 연구에 의하면 고령군 방문 관광객은 67만3000여 명, 올해는 73만8388명으로 추산된다. 내년엔 더 늘어나 113만 명이 넘는 방문객이 고령군을 찾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남철 고령군수 “우리 군이 대가야 역사문화도시로 인정받은 것”고도 지정 이후 관련 사업 추진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이남철 고령군수는 “고령이 20여 년 만에 신규 고도로 지정된 것은 여러 가지 차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고령이 공식적인 대가야의 역사문화도시로 인정받은 것이라 군민과 함께 기뻐한다”며 관련 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주거환경 개선 등을 통해 고도의 정체성 회복과 역사문화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여기에 덧붙여 이 군수는 “고도 지정 이후 가장 시급한 것이 지정지구를 설정하는 것이다. 몇 가지 복안이 있는데 좀 더 면밀히 분석하고 논의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효율적인 안으로 지정지구를 설정하고자 한다”고 부연했다.현재 고령군이 TF팀을 구성해 발굴해 낼 대표적 사업으로는 고도 이미지 찾기사업과 대가야 궁성지 발굴 및 복원 정비사업, 세계유산 및 핵심유적 탐방거점센터 건립, 고도 주민협의회 구성 및 고도 육성 아카데미 설립 등으로 알려졌다./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4-07-11

변혁의 새 발걸음 뗀 경산시 약속과 기회의 도시 만든다

지난 1일 민선 8기 조현일 경산시장의 후반기가 시작됐다.조 시장의 민선 8기는 ‘꽃피다, 시민 중심, 행복 경산’을 슬로건으로 △살고 싶은 도시환경 △일자리 중심 미래 경제 △사람 중심 교육문화 △지켜주는 행복복지 △시민 중심 적극 행정 등을 시정 목표로 출발했다. 이러한 시정 목표를 향해 달린 조 시장의 전반기 2년은 ‘변화’와 ‘새로운 시작’으로 평가할 수 있다.코로나 펜더믹을 이기기 위한 시정 추진에 미래 먹거리를 찾고자 전력투구했다. 코로나19를 지나오며 힘들어하는 시민들을 위해 특별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벤처창업생태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임당 유니콘파크, 소프트웨어 인재 양성과 소프트웨어 산업발전에 이바지할 42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설립, 지역문화를 통합 관리할 경산문화관광재단 설립 추진 등의 성과를 보였다.특히 지역의 현안 사업인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의 지역 입점을 위한 경산지식산업지구 개발변경안의 승인은 지역 경제지도를 바꾸게 될 것이다.조현일 시장은 앞으로 책상 앞 행정을 벗어나 현장에서 답을 찾는 행정으로 민선 8기 후반기 경산시정의 획기적인 발전을 이끌겠다고 강조했다. □ 도시브랜드 개발2024년 화두를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有志竟成’으로 삼은 조 시장은 시정의 주안점을 △스스로 빛나는 항성 도시의 기반 구축 △종횡무진, 탄탄대로를 거침없이 뻗어가는 도시 △다 함께 행복한 경산 △다양한 콘텐츠로 쉼이 있는 경산 △현장에서 답을 찾는 소통행정 △삶의 만족도가 높은 도시에 두는 등 전반기 시정은 내일이 설레는 경산을 만드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조현일 시장은 가장 먼저 지역 얼굴인 도시브랜드를 새롭게 개발했다. 경산시의 도시브랜드는 민선 5기인 2013년 개발된 ‘투게더 경산’을 사용하고 있었으나 차별화되고 독창적인 비전을 담은 도시브랜드의 필요성에 따라 시민들의 선호도 조사를 거쳐 빛나는 항성의 형태로 균형감 있는 정방형의 비율은 풍부한 인재와 인프라, 문화 등 우수한 정주 여건이 균형 잡힌 도시를 의미하는 ‘My Universe Gyeongsan’을 새롭개 개발해 지난해 10월 선포했다.새로운 도시브랜드는 위성이 아닌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과 같은 도시, 젊고 활기찬 도시, 시민이 중심이 되는 행복한 도시, 꿈이 있고 내일이 더욱 설레는 경산을 만들겠다는 미래 비전과 의지를 담았다.새롭게 개발된 도시브랜드는 ‘2024 글로벌 도시브랜드 도시 다양성 부문 대상’과 ‘한국의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도시브랜드(BI) 부문 대상’ 수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경산시는 도시브렌드 가치 확산을 위해 대표 상징물인 CI와 캐릭터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새로운 CI는 개발을 마치고 조례개정을 기다리고 있다. □ 임당 유니콘파크조 시장의 민선 8기 전반기 시정에서 빼어 놓을 수 없는 것이 임당 유니콘파크다.청년 도시 경산을 위해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임당 유니콘 파크는 대구도시철도 2호선 임당역에서 영남대역 사의의 자족시설용지와 업무시설 용지 5만 평에 ICT 기반 스타트업 기업을 집적하기 위한 자원시설과 특구조성, 기업 유치 방안 등의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 벤처창업생태계의 구심점이 된다.임당 유니콘파크의 특이점은 지식산업센터와 창업 열린 공간 등 두 사업을 전국에서 유일하게 동시 유치한 것으로 경산시는 지난해 12월 국비 286억 원 등 총사업비 995억 원으로 지하 2층, 지상 6층, 전체 면적 2만 1702㎡에 120여 개의 기업 입주 공간과 다양한 기업 편의시설을 마련해 쾌적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이로 스타트 기업부터 경쟁력을 갖춘 성정 벤처기업까지 입주시켜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스타트 기업으로 성장시킬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시는 총 5만 평 규모의 경산대임 공공주택 지구에 기업과 연구기관이 입주할 수 있는 ICT 벤처창업 밸리를 조성해 임당 유니콘파크 역할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 프리미엄 쇼핑몰 입점또 하나 거론할 수 있는 것이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의 경산 입점 가능성의 문을 열었다는 것이다. 경산지역에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 입점 가능성은 지난 2020년 9월 신세계사이먼과 경북도, 경산시,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 경산지식산업개발(주)가 경산 프리미엄 아울렛 조성을 위한 투자유치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시작됐다.하지만, 아울렛 부지가 산업용지로 개발돼 물류·유통단지로 변경돼야 하는 문제에 부딪히고 산업통상자원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이 지구 지정 목적에 어긋난다며 불가라고 밝혀 사업이 좌초 위기에까지 내몰렸었다.민선 8기 경산시장으로 취임한 조 시장은 시민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요구 조건을 수용하는 등으로 경산지식산업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을 승인받아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의 지역 입점을 가능하게 했다.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이 경산지식산업지구에 입점하면 연간 방문객 800만 명에 취업유발 효과 1만 3천여 명, 생산유발 효과 1500억 원, 부가가치유발 효과 600억 원 등 지역 경제에 큰 영향력을 끼치게 된다. □ 정주여건 개선대구도시철도 1호선 안심~하양 연장사업이 연말 개통을 앞두고 있으며 경산역에 정차하는 KTX 운행 횟수 증편, 경산 시티투어와 백자산 치유의 숲 운영, 소아ㆍ청소년 야간 진료 서비스 등 시민의 행복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취임 2주년 기념식을 직원과 시민 위주의 간소한 정례회로 대신한 조 시장은 공무원 노조를 방문해 시정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청년들을 위한 생활 인프라 확충과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건립된 청년지식놀이터 개소식에 참석해 청년들의 복합문화공간 조성 등 청년인구 유입을 유도하고 머물고 싶은 경산을 만들기 위한 청년 정책들을 펼칠 것을 약속했다.또 새마을회 회원들과 함께 주거환경 열악한 노인과 장애 가정에서 도배와 장판, 싱크대 등 집수리 봉사활동을 펼치기도 했다.조현일 시장은 “내일이 기대되는 행복도시 경산은 시장 혼자서 만들 수 없고 시민과 공직자가 함께할 때 가능하다”며 “경산의 발전을 위한 구상과 준비, 미래로 가야 할 방향 설정은 끝났으니 산업구조를 첨단 신산업으로 바꾸고 청년들이 일하고 결혼해 아이 낳아 키울 수 있는 약속과 기회의 도시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4-07-09

비엔나를 ‘비엔나답게’ 하는 것들

오스트리아 비엔나,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 빼어난 풍광과 매력적인 관광자원으로 많은 여행자가 사랑하는 동부 유럽 도시들이다. 프라하는 ‘지구에서 가장 맛있는 맥주’로 불리는 필스너 우르켈을 시원스레 마시는 낮이 아름답고, 부다페스트는 세체니 다리를 배경으로 하는 야경이 엄지를 치켜세우게 만든다. 헌데, 비엔나는 낮과 밤이 모두 아름답다. 앞서 언급된 두 도시를 압도하는 비엔나의 매력은 어떤 게 만들어내는 걸까?△클림트와 실레를 함께 만나는 벨베데레 궁전2개의 궁(宮)과 프랑스 스타일의 정원으로 꾸며진 벨베데레 궁전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미학적 성취를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전쟁 영웅이자 귀족인 오이겐 폰 사보이가 사랑한 여름 별장이었는데, 1752년 마리아 테레지아(마리 앙투아네트의 모친)가 매입해 지금의 이름 ‘벨베데레’를 지었다. 미술을 잘 모르는 이들이라도 한 번은 이름을 들어봤을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와 에곤 실레의 ‘죽음과 여인’, 여기에 나폴레옹 초상화 등을 만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전적 건축미의 수작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1869년 모차르트의 ‘돈 지오반니’가 초연된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는 연주자와 지휘자가 출입하는 통로가 놀라움에 입을 틀어막게 만든다.플라시도 도밍고, 요나스 카우프만 등 최고의 테너 가수가 종종걸음으로 오간 그 통로를 일반인들에겐 개방하지 않는 게 안타까울 정도. 로마 제국의 위상과 견줄 수 있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재력과 예술적 관심이 있었기에 만들어질 수 있었던 건축물이다. 에단 호크와 줄리 델피가 주연해 한국에서도 인기 높았던 영화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의 무대가 된 도시가 바로 비엔나. 이 영화를 자세히 본 사람이라면 알베르티나 미술관에서 바라본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의 옆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거대하고도 ‘아름다운 샘’ 쇤부른 궁전비엔나의 랜드마크로 역할하는 쇤부른 궁전은 18세기 왕과 여왕, 왕자와 공주가 사랑했던 별궁. 쇤부른은 ‘아름다운 샘’이란 뜻을 지닌 단어다. 이름값을 하듯 1996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계절마다 아름다운 꽃이 피어나는 이 궁전 정원은 자그마치 50만 평. 지금도 해질 무렵이면 비엔나 시민들이 개를 끌고 나와 산책을 즐긴다. 유명 예술품으로 장식된 1441개의 방은 당대 합스부르크 왕가의 힘과 권위를 짐작케 해준다. 6세 꼬마 모차르트가 여왕을 위해 연주회를 열었던 ‘거울의 방’은 1년 내내 관광객들로 넘쳐난다.△유럽 3대 미술관의 위용 비엔나 박물관비엔나 미술사박물관은 애초부터 미술관으로 사용하겠다는 목적 아래 축조된 건물이다.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가 세운 것으로 1891년 개관 이후 파리 루브르 박물관, 스페인 프라도 미술관과 함께 유럽 3대 미술관으로 호평되고 있다.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화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장엄한 벽화가 있고, 운영되는 미술관 내부의 카페는 비교 대상을 쉽게 찾을 수 없는 화려함의 극치를 이룬다.△모처럼의 여행이니 명품 하나쯤은… 비엔나 도심 거리케른트너와 그라벤은 ‘거리 이상의 거리’로 불린다. 슈테판성당부터 비엔나 국립 오페라하우스까지 직선으로 이어지는 케른트너 거리에 서면 고풍스럽고 세련된 건물들을 보며 행복한 눈요기를 할 수 있다. 깔끔하게 장식된 레스토랑, 노천카페도 부지기수. 케른트너 거리 끝에 위치한 슈테판광장과 이어지는 그라벤 거리는 부자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고급 명품 매장이 밀집돼 있다. 이 거리에서 오스트리아의 색다른 먹을거리인 슈니첼(송아지 고기에 빵가루를 묻혀 튀긴 요리)과 자허토르테(살구잼과 초콜릿을 재료로 만든 케이크)를 맛보지 않으면 후회한다. /정리=김채은 수습기자

2024-07-09

비엔나와 닮은 경주, 낮과 밤의 아름다움 느껴보라

2011년과 2018년, 두 번에 걸쳐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여행했다.동부 유럽 특유의 서정과 낭만에 아마데우스 모차르트(1756~1791)와 에곤 실레(1890~1918·화가)라는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예술가’를 낳은 도시는 낮과 밤이 모두 매력적이었다.더없이 미려한 쇤부른 궁전과 벨베데레 궁전을 돌아본 후 장엄하게 우뚝 선 슈테판성당을 올려다보며 마시는 커피는 그 향과 맛이 각별했다. 비엔나가 지닌 낮의 매력이다.어둠이 내리면 저렴한 입장권을 끊어 비엔나 오페라하우스에서 클래식 공연 한 편을 감상한 후 오스트리아 전통음식인 슈니첼이나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를 만들어 파는 레스토랑을 찾아다녔다. 서양식 저녁 식사가 싫은 여행자라면 태국, 중국, 베트남, 레바논, 이란, 심지어 자수성가한 한국인이 경영하는 한식당을 찾아가면 될 일. 식당은 차고도 넘쳤다. 소박하지만 세련된 간판을 단 세칭 ‘명품 숍’을 구경하거나, 형편이 허락한다면 한두 개쯤 구입하는 것도 비엔나의 밤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다.실물로 만나는 에곤 실레와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은 시인 황지우가 말한 바 ‘스탕달 신드롬’(Stendhal syndrome·빼어난 예술품을 접했을 때 감흥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상 반응)을 불러올 만했다. 250년 장구한 세월을 뛰어넘어 모차르트의 ‘아이네 클라이네’를 들으면서는 왜 알버트 아인슈타인(1879~1955)이 “진짜 천재는 내가 아닌 모차르트”라고 말했는지 짐작하게 됐다. ▲경주가 비엔나보다 못할 이유는 없다2022년 통계에 의하면 그 해 비엔나를 여행한 한국인은 3만여 명에 가깝다. 지난해는 더 늘었다. 오스트리아 관광청은 “2023년 가을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한국인 입국자는 전년 대비 390%, 숙박 일수는 335%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를 반영하듯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체코 프라하, 헝가리 부다페스트까지를 묶은 ‘동유럽 일주 패키지여행’은 인터넷은 물론 TV 홈쇼핑에서까지 인기 상품으로 팔린다. 젊은이들은 일정을 스스로 짤 수 있는 자유여행으로 비엔나를 다녀오기도 한다.그렇다면 역사 유적을 포함한 다양한 볼거리, 여기에 입맛 까다로운 미식가들에게도 만족감을 주는 레스토랑, 국보를 여러 점 소장한 박물관까지 갖춘 ‘비엔나와 닮은’ 경주의 ‘여행지로서의 인기’는 어떨까.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황리단길이 경주를 상징하는 관광지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인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게 관광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말엔 20~30대 외국인 방문자를 어렵지 않게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바로 황리단길. 경주시는 황리단길과 인근 교촌마을, 대릉원, 동궁과 월지, 국립 경주박물관 등을 엮어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국적과 무관하게 대부분의 청년층이 좋아할 각종 이벤트를 열어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고군분투 중이다. ▲“경주, 비엔나처럼 명소 이어주는 교통수단 있었으면…”서울에 거주하는 50대 K씨는 올해 초 20대 딸과 함께 비엔나와 경주를 연이어 여행했다. 누구도 부정하기 힘든 ‘매력 가득한 두 도시’를 두루 돌아본 K씨는 이렇게 말한다.“비엔나 슈테판성당이 중세 건축양식의 수려함을 보여준다면, 경주 천마총은 천년왕국 신라 역사 속에 숨어있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림과 만난 비엔나의 미술관도 좋았지만, 경주박물관에서 들었던 에밀레종 소리와 금동약사여래입상의 아름다움도 잊을 수 없다. 비엔나에서 맛본 슈니첼은 맛있었다. 그런데, 경주 한 식당에서 먹었던 두부 요리는 그보다 더 맛깔스러웠다. 각각의 매력이 다를 뿐이지, ‘비엔나가 경주보다 좋다, 혹은 경주가 비엔나보다 멋진 관광지다’라고 함부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그렇다면 20대 젊은 여행자인 K씨 딸은 비엔나와 경주를 어떻게 느꼈을까?“비엔나의 명소를 이어주는 트램(tram·도로 위에 깔린 레일 위를 주행하는 노면전차)이 너무 편하고 좋았어요. 경주도 각각의 여행지를 효과적으로 잇는 트램을 만든다면 그 자체로 또 하나의 경주 명물이 되지 않을까요?”흥미롭고 수긍 가능한 의견이었다. 다음 기사에선 황리단길을 시작으로 경주의 주요 역사·문화·예술 명소를 연결하는 트램 설치를 제의해볼까 한다. (계속)/글: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4-07-09

“다시 한번 신발끈 동여매고 멋스러운 청도 만들자”

‘청도를 새롭게, 군민을 힘나게’슬로건으로 힘차게 출발한 청도군의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돌았다.김하수 군수는 혁신하는 친환경 농업도시와 살고 싶은 행복한 복지도시, 성장하는 상생의 균형도시, 매력적인 고품격 관광도시, 변화하는 창의력 교육도시 등 5대 군정 목표와 평생학습 행복도시와 문화·예술·관광 허브도시, 농업 대전환 등 3대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쉼 없이 달렸다.그동안 평생학습행복관 개관과 청도행복헌장(십계명) 전국 최초 제정, 전국 최초 청도인적자원개발학과를 설치 등 괄목한 성과를 냈다. 군은 이같은 성과를 토대로 새로운 천 년의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김하수 군수는 “취임 후 2년간은 동료 공직자와 함께 청도군의 미래 비전을 설정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한번 신발끈을 동여매고, 군민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살 수 있는 멋스러운 청도를 만들고자 모든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평생학습 행복 도시청도평생학습행복관을 개관해 평생학습 기반체계를 마련하고 온누리 대학과 여성대학(원) 운영으로 모든 군민의 수준 높은 평생학습 기회를 보장하고 평생학습 동아리 지원 등으로 교육공동체를 강화했다.지역 핵심 인재 양성을 위해 청도인적자원개발학과를 개설하고 등록금 지원, 대학생 기숙사 지원, 작고 강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등을 추진했다.앞으로 청도군은 명품교육 도시로의 생애주기별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과 함께 교육 발전 특구 지정을 통해 지역발전의 큰 틀에서 지역교육 혁신과 인재 양성 및 정주 여건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도시청도반시축제 세계코미디아트 페스티벌, 정월 대보름 행사, 청도읍성예술제 등 지역 명품축제들은 새롭고 다양한 프로그램 제공으로 매년 최고 방문객 수를 갱신하고 지역의 독특한 매력을 담은 관광 9경을 새롭게 선정했다.읍면별 특색있는 음악회와 마을 유래석 및 청도 관광 웹 드라마 제작, 유천문화마을 및 운문사 역사문화관 조성 등 다양한 문화 혜택을 누리고, 신화랑 풍류마을에 국내 최대규모 스카이 트레일 및 롤러코스터 짚라인 설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 마련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다.앞으로 700석 규모의 아트홀과 수영장을 갖춘 생활문화복합센터, 예술인 정주 여건 마련을 위한 예술인 창작공간, 반려동물 힐링센터, 전국 최고 수준의 산림치유힐링센터, 성곡댐 생태관광벨트 조성사업 등이 완료되면 명실상부한 영남 최대 문화예술관광 허브 도시로 생활인구 확보로 침체한 지역 경기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또 해외 새마을운동 조성사업을 베트남에서 스리랑카로 확대해 새마을 발상지 청도의 독창적 정신문화 확산·보급에도 힘쓰고 있다. □ 희망을 꿈꾸는 농업 대전환청도군은 농업 대전환의 역점사업으로 농업의 규모화와 첨단화를 통해 안정적 수익을 창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혁신농업타운 조성으로 소득 배가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성장 농업인 육성사업과 전문농업경영인 양성 교육, 국제농업학술 세미나 개최 등을 통해 혁신을 선도하는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고, 청도형 스마트팜 조성, 딸기 스마트팜 생산기반 지원 등 농산물 재배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한다.농산물 안전분석실 준공과 청도반시 비상품 자원화센터 건립으로 농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을 계획이다.특히 농업인 숙소를 건립해 외국인의 안정적 거주와 부족한 일손을 확보, 새로운 소득작목 개발로 수출 품목 다양화로 해외판로 확대, 아열대 작물개발 및 재배단지를 조성으로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예정이다.□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고장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감소 위기에 대응하고자 지방소멸 대응 기금 272억 원 확보로 인구 증가를 위한 다양한 시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경북 최초 소아청소년과를 보건소 내에 운영하고 보건소 외래산부인과, 지역특화 보육프로그램 운영, 청년 월세 지원, 신혼부부 주거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도 추진 중이다.이외에도 청도군은 출산지원금 확대, 출산 농가 영농도우미, 신생아 및 입양 영아 건강보험료, 유치원 무상급식, 중고등학생 교복 구입비 지원 등 1인 최대 1억 9000만 원을 지원하는 생애주기별 지원정책을 진행 중이다.2025년까지 인구정책 기본전략 4대 분야 23개 과제에 700억 원 이상 재정을 투입할 계획이다. □ 모두가 행복한 따뜻한 복지노인복지기금과 농축산물 가격안정 기금, 인재 육성장학기금을 확보하고 아동 복지기금, 고향사랑기부금, 저출생 극복 성금 등을 추가 조성하는 등 다양한 계층별 지원을 위한 든든한 기반을 마련했다.전동보조기기 보험 가입 지원제도 신설, 아이돌봄 서비스 지원, 70세 이상 군민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통해 어려운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더 두텁게 지원하고 생활민원 바로 처리반을 시행해 주민 불편 사항을 조기 없애고 있다.□ 미래 맞춤형 지역개발700여 명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가공·연구·물류단지, 문화·숙박시설이 융합된 자연드림파크 조성사업의 본격 추진과 첨단 의료시설, 레포츠 시설을 갖춘 해외동포를 위한 명품 전원주택단지 조성사업 등은 지역거점 정주기반 조성과 일자리 창출 효과를 함께 누릴 수 있다.설레임마당 조성사업과 청도 상상마루 조성사업, 도시재생 뉴딜사업 등으로 도심과 농촌의 조화로운 발전을 꾀하고 재활용 분리 로봇 도입, 로봇카페 조성으로 로봇 친화적 인프라를 구축했다.광역 철도망 청도 연장, 마령재 터널 개설, 청도·경산 대중교통 버스 연계, 대구버스 노선 청도 연장 추진, 대구·경산·영천 등 인근 8개 지역 시내버스 무료 환승 등 관광객의 접근성을 확보하고 편리한 교통망을 이용한 대규모 물류단지 조성도 계획 중이다.□ 주민자치로 안전한 도시주민참여예산학교와 군민 아이디어 프리 토크, 주민참여 확대간부회의, 라운드테이블, 읍면정 보고회, 비전 2040 중장기 발전계획 군민워크숍 등을 통해 함께 소통하고 군정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기회를 확대했다.화재피해주민 지원사업을 신설하고 지능형 CCTV 및 스마트 마을 방송시스템 구축, 디지털 기반 노후 위험시설 안전 관리시스템 구축 등 안전을 강화했다.각북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 정비사업 외 16개 자연재해 예방 사업과 하천 정비사업, 노후 상수도 정비사업 외 11개의 상·하수도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특히, 전국 군 단위 최초로 동창천이 국가하천으로 승격되어 국가 차원의 신속한 정비에 대규모 지방예산을 절감할 수 있게 되었다.이러한 민선 8기 전반기 성과를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기획예산담당관을 기획예산실로 개편하는 등 2국 1실 12과 체제로 조직개편을 단행해 청도군 미래 3대 비전의 성공적인 추진을 꾀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4-07-04

“1조5000억 국책사업 주춧돌, 군민 주인인 희망찬 봉화 건설”

봉화군의 민선 8기 전반기는 1조5000억원 규모의 국책사업인 양수발전소 유치, K-베트남밸리 조성사업 국가정책화 추진, 스마트 농업 생산기반 조성 등 봉화의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한 주춧돌을 놓은 시기였다.봉화군은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지역 개발사업들을 내실있게 추진하고 완성시켜 군민들이 행복하고 살기 좋은 부자 농촌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박현국 군수는 “지난 2년간의 성과들을 바탕으로 민선 8기 후반기에도 주요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이끌어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 군수는 이어 “이제 시작한 사업들을 착실히 추진함과 동시에 중부권 동서횡단 철도 및 남북9축 고속도로 건설, 산림특화공공기관 및 교육기관 유치 등 취임 초에 구상하고 준비했던 계획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실천해 ‘군민이 주인인 희망찬 봉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 국책사업 양수발전소 유치봉화군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에 걸쳐 군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양수발전소 유치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봉화군 소천면 두음리와 남회룡리 일원에 건설되는 양수발전소는 500MW 규모로서 약 10년의 공사 기간 동안 1조50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봉화군청 개청이래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으로 전체 사업비의 약 70%가 지역자금으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또한 양수발전소 건설(약 10년) 및 가동기간(약 60년) 동안 지방세,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금 등 직접 지원금 1200억 원과 고용효과 6700여 명, 직간접 생산유발 효과 1조3000억 원 등 막대한 직간접 경제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양수발전소 주변에 홍보관을 비롯한 관광시설을 개발해 분천산타마을,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 K-베트남 밸리, 청량산을 연계한 체류형 관광자원을 구축해 관광활성화도 추진할 계획이다.양수발전소 건설로 수량 조절이 가능해져 기상이변에 따른 홍수피해 예방, 농업용수 부족 해소, 산불진화 용수 확보 등 날로 커져가는 일상생활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스마트팜 기반 구축봉화군은 농업의 디지털 전환을 통해 농업 생산력을 증대하고, 미래형 스마트영농 구축과 경쟁력 있는 농촌을 위해 농업 체질 개선에 힘썼다.새로운 소득작물 발굴과 스마트 농업 예비 창업농, 기존 농업인의 교육장으로 활용하기 위해 올해 9월 완공을 목표로 ‘스마트 온실 테스트 베드’를 조성한다. 총사업비 196억 원이 투입되는 봉화농업의 미래모델이 될 ‘봉화 임대형 스마트팜 단지’는 대상지 확정을 마치고 실시설계 중이며 내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또한, 청년의 농업 분야 창업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 농업인을 대상으로 ‘임대형 스마트팜 창업농 교육’도 실시해 봉화군 스마트농업을 이끌어가는 전문가 양성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농촌인력확보를 위한 전담 부서를 설치했으며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필리핀과 MOU를 체결하고 농식품부 공모사업으로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을 추진해 안정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를 유입해 농가 일손을 돕고 있다.농업 생산성 향상과 농촌 일손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농업기술센터 맞은 편에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확장 이전하고 농기계임대사업소에는 키오스크(무인안내기)를 설치해 농기계 임대 예약, 출고, 결제 등을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지난 5월에는 전국 유일 공공형 버섯 배지센터인 ‘약용버섯종균센터’를 개소해 경북 북부 지역의 버섯 산업을 이끌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체류형 관광자원 개발봉화군은 봉성~춘양~소천~명호를 연계하는 체류·체험형 관광벨트 조성으로 머무는 관광기반 구축에 나선다.먼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K-베트남 밸리 조성사업’을 위해 4억 원의 용역비를 확보해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베트남 뜨선시와 자매결연 체결, 정부 관계자와 베트남 정부에 지속적으로 ‘K-베트남 밸리 조성 사업’을 한국-베트남 국가 간 사업으로 추진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봉화의 관광지로 빼놓을 수 없는 분천 산타마을의 관광명소화 사업을 시행해 산타하우스, 사계절 썰매장, 미니기차, 산타 전망대 등 체험형 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또한, 분천 산타마을 킬링 콘텐츠 확충사업도 함께 추진해 벽화, 정원 등 산타마을 전반에 대한 경관을 개선하고 전망대와 대형 산타 조형물을 설치해 산타마을의 랜드마크로 조성한다.폐교인 소천초등학교 분천분교를 매입해 15실의 숙박시설, 카페, 레스토랑을 갖춘 친환경 숙박시설을 조성하고 있으며, 천혜의 트레킹 코스인 낙동강세평 하늘길을 재정비해 체류형 관광지로 거듭 난다는 계획이다.아울러 아시아 최대 수목원인 백두대간 수목원과 연계해 관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벚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물야저수지 주변에 산책길을 조성하고 있으며 인근 오전약수탕을 새롭게 정비해 힐링 산책코스로 개발하고 있다.봉화군의 대표 여름 축제인 봉화은어축제는 ‘2024~2025년 경상북도 지정 최우수 축제’로 선정돼 콘텐츠 및 프로그램 개발, 축제 운영, 홍보마케팅을 위한 도비 9500만 원을 확보했으며 새롭고 다양한 콘텐츠로 오는 27일 개막을 앞두고 있다. □ 목재친화도시 조성국가유산 수리용 목재와 각종 부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국가 유산청에 건의해 법전면에 건축 중인 ‘국가유산 수리 재료센터’가 올해 하반기 준공될 예정이다.또한, 그 인근에 춘양목으로 목공예 체험을 하기 위한 ‘춘양목으로 만들어 가는 마을학교’를 건축 중이다. 이 두 곳이 완공되면 봉성면에 위치한 ‘목재문화체험장’과 더불어 국가유산수리재료센터와 연계한 체험 관광자원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봉성면 우곡리 일대 100ha에 풍부한 산림자원을 활용한 산림휴양, 산림치유, 산림교육 등 다양한 산림복지시설과 서비스를 결합한 ‘문수산 산림복지단지’ 조성과 함께 ‘향기식물 치유단지’, ‘휴양형 산림숙박시설’을 함께 조성해 문수산자연휴양림과 더불어 대한민국 대표 산림 휴양공간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생활 인프라 개선명호·재산·법전·춘양·석포면에 기초생활거점센터를 조성하고 읍면에 노인 체육시설 확장 및 생활체육공원 조성을 통해 지역주민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과 체육활동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법전면 풍정리의 봉화요양원을 치매전담형 노인요양시설로 확충, 전환, 소아·청소년의 빠른 진료를 위한 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설, 석포면 국공립 어린이집 신축 등 주민 복지시설을 확충한다.도시발전의 기본이 되는 교통망 확충을 위해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조기건설과 남북9축 고속도로 건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국지도 88호선 선형개량과 지방도 915·918호선 확포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이밖에 농어촌버스 요금 무료화, 행복택시 운영 확대를 통해 정주여건을 개선한다. 전원주택단지 및 작은정원 조성사업과 도시재생사업, 일반농산어촌개발사업을 통해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으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4-07-03

청송 군민에 약속한 공약 이행률 57% ‘순항 중’

청정한 자연 환경과 맑은 공기로 여행자들을 유혹하며 ‘산소카페’로 불리는 작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 많은 청송군. 2022년 6월 재선한 윤경희 청송군수는 “하나 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을 슬로건으로 삼고 군정을 운영했다. 벌써 윤 군수의 민선8기가 2주년을 맞았다.군민에게 약속한 73개 공약사업은 2024년 1분기 기준 57%에 달하는 공약 이행률로 순항 중이라는 게 청송군청의 설명.이 데이터에 의하면 청송군은 경북 평균 공약 이행률 34.8%보다 비교적 높은 이행률을 보이고 있다.주요 완료 공약은 ‘농산물 유통 및 판매지원 확대’ ‘청송군 농어촌 무료버스 운행’ ‘진보 지역아동센터 확충’ ‘주왕산 관광지구 주변정비사업’ ‘행정혁신 프로그램 청송어람’ 등이다.주요 사업을 포함한 총 23개의 공약 사업이 완료돼 ‘2024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지방자치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 분야별 주요 성과청송군이 지향하는 ‘소외계층 없이 모두가 공정한 행복을 누리는 청송 건설’의 분야별 주요 성과도 주목할 만하다.농업 분야에서는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업시스템 구축을 위해 ‘무적엽 청송사과 시범유통’ ‘청송사과 미래형 과원 조성’ ‘미세살수장치 설치’를 지원했다.복지 분야에선 보편복지의 확대를 위해 ‘8282 민원처리반 운영’ ‘청송군 농어촌 무료버스 운행’이 현실화됐고, 관광·경제 분야 및 지역활기 소생을 도모하는 ‘파천면 산소카페 청송정원 조성’ ‘제17회 청송사과축제 개최’ ‘제1회 청송백자축제 개최’ ‘청송사랑화폐 700억 확대 유통’ 등이 눈에 띄는 성과다.지역 이미지 향상 분야에서는 ‘청송읍 중앙로·금월로 전선지중화 사업’ ‘청송읍 야간경관 조명 조성’ ‘청송읍 회전교차로 설치’ 등이 주목받았다. 이는 ‘산소카페’로 요약되는 청송군의 도시브랜드 경쟁력을 향상시켰다는 평가다.이를 토대로 윤 군수는 민선8기 3년차에는 주요 군정성과를 밑바탕으로 군민과 관광객의 환한 웃음 넘치는 ‘활력 청송’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새삼 하고 있다. 결국 청송군만이 아니다. 지자체 공약의 성공적 실현 여부는 다양한 도전과 변화의 시도가 아닐까.청송군은 현재 농업재해를 예방하고 영농일손 절감으로 사과 생산력을 늘리는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청송사과는 타 지역 사과보다 생산량이 많아야 시장에서 입지가 견고해지고 사과 주산지로서의 명성을 이어 갈 수 있다. 이를 위해 군민소득을 높이는 청송사과 생산량 증대 방안 연구를 위해 현동면 거성리에 ‘새 소득 시범사업(사과 시설재배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새 소득 시범사업은 조·중생종 사과 조기생산, 다수확 사과 재배 기술 개발, 스마트팜 기술연구, 청송사과 품질 향상 요인 등을 발굴하게 된다.올해 준공을 앞둔 ‘청송황금사과 연구단지’는 병충해에 강한 대목 육성, 재해 예방기술 보급으로 과수화상병과 탄저병을 선제적으로 대비해 우수한 품질의 청송사과 생산을 유지할 계획이다.또, 영농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무적엽 청송사과 시범유통’ ‘영농 일자리센터 운영’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영농환경도 개선할 방침이다. □ 군민 웃음꽃 피는 복지사업청송군은 세대를 아우르는 복지서비스를 차별 없이 군민들에게 제공하려 노력 중이다. 육아 부담이 큰 젊은 부부들에게 ‘유모차와 출산축하 박스’를 지급해 아이 키우기 좋은 여건을 조성하고, ‘진보 공공도서관 리모델링’과 ‘청소년 수련관 야외 문화·체육시설 확충사업’으로는 청소년 놀이공간을 제공해 인재 양성의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전국 최초로 시행해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열풍을 일으킨 ‘청송군 농어촌 무료버스 운행’ 활성화를 위해서는 현서~진보 단일노선을 신설하고, 승강장을 추가로 설치한다. 이는 대중교통 소외지역 개선과 군민의 교통편의를 향상시킬 전망이다.그외에도 ‘8282 민원처리반’ ‘건강마을 조성사업’ ‘정신건강 증진사업’의 쉼 없는 추진으로 행복한 청송군민의 삶을 보장하겠다는 게 청송군의 약속.청송군과 지역 대학, 기업이 힙을 합쳐 ‘청송군 K-U시티 항노화 사업’도 추진한다.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확보함으로써 지역 인재를 육성하고, 청년창업을 돕는 항노화 연구지원센터 건립, 기업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결과 상품화, 지역학생 연계 교육 프로그램 운영과 창업지원 등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청송읍 월막리 옛 군수 관사 부지에 조성하는 ‘청송공공주택 청년 빌리지’와 진보면에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해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청년들의 지역 청착을 돕겠다는 것도 청송군의 계획.공모사업에 선정돼 추진 중인 ‘주왕산 사계절을 맛보다!’ ‘주왕산 산소맛길 조성사업’ ‘달빛이 내려앉은 달기약수거리 활성화사업’을 진행하며, 동시에 청송군의 대표 음식을 추가로 개발·홍보하는 것도 빼놓지 않고 있다. □ 모두가 행복한 청송 건설지역 자원을 활용한 관광상품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경북형 이색숙박시설’을 추진한다. 호텔의 편리함과 캠핑의 즐거움이 결합된 ‘경북형 이색숙박시설’은 옛 주왕산 초등학교 부지에 조성된다. 이를 주왕산면의 다양한 관광자원과 결합해 ‘머무르는 관광지’ 조성으로 지역 경쟁력과 관광소득 향상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파천면 일대에 만들어지고 있는 ‘청송산림레포츠 휴양단지’는 지난 5월에 27홀 규모의 골프장 조성을 위해 교보증권 컨소시엄과 126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이 역시 향후 청송군의 이미지 변화와 지역경제에 활력을 일으킬 사업으로 눈길을 모은다.군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주거공간도 대대적으로 개선한다. ‘청송군 농촌협약 346억원’ ‘청송읍 농촌중심지 활성화 사업 180억원’ ‘청송읍 거대리·주왕산면 신점1리·부남면 하속 1리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60억원’ ‘진보면 각산리 외 3곳 마을 만들기 사업 20억원’, ‘덕리지구 농촌공간 정비사업 180억원’ 등 총 사업비 786억원의 농촌생활 공간개선 사업의 추진이 그 구체적 결과물이다.이를 통해 청송군의 정주인구를 늘리고 청송의 가치를 높여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게 된다. ‘진보면 및 산남지역 전선지중화 사업’으로는 도시미관을 정비하고, 더불어 ‘산소카페 청송’의 브랜드 경쟁력을 높여갈 방침이다. ‘진보면 파크골프장’ ‘산남지역 파크골프장’ 조성은 군민의 여가활동을 용이하게 해줄 것으로 보인다.그간의 성과와 함께 3년차의 청사진을 제시한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난 2년 군민들의 지지와 응원에 감사드린다”며 “자연재해를 예방하고 생산량을 늘리는 농업정책을 추진하고, 군민의 건강을 유지하고 만족도 높은 삶을 위한 복지정책 보급에도 힘쓰겠다. 덧붙여 농촌주거환경 개선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모두가 행복한 청송을 실현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았다./김종철·홍성식 기자

2024-07-02

한때 수학여행 명소, 이제는 국제적 핫플로

경주는 이미 한국에서 손꼽히는 관광도시다. 곳곳에 자리 잡은 역사 유적은 거리 전체를 ‘살아있는 박물관’으로 만들었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고의 핫 플레이스’로 불리는 황리단길의 현대적 매력은 ‘문화관광이 강한 도시’ 경주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최근 내년에 열릴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결정되며 겹경사를 맞은 경주시. 그렇다고, 지금에 만족해 여기서 멈추는 게 옳을까?그렇지 않다. 한 단계 더 진화된 관광 환경을 고민하고, 방문객들의 편의를 높여줄 각종 시설을 만들어내는 건 경주를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명품도시’로 만드는 첩경이 될 것이므로.본지는 앞으로 진행될 3회의 기획연재 기사를 통해 경주 관광의 현황을 짚어보고, 세계 속 명품 도시와 명품 거리가 어떻게 조성됐는지 알아보며, 도처에 흩어진 유용한 관광자원을 효과적으로 이어줄 교통수단 등을 제시함으로써 경주가 보다 진일보한 관광도시로 발돋움하는데 미력이나마 보태고자 한다. ▲청춘들의 ‘경주 여행’ 출발지 황리단길1960~70년대 경주는 신혼여행지로 각광받았다. 해외여행은 언감생심,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가는 신혼부부도 드물었던 시절이다. 그때 결혼한 부부들의 집엔 그들의 젊은 날이 찍힌 낡은 흑백사진이 남아 있는 경우가 흔하다. 뒷배경은 첨성대나 불국사의 다보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1980~90년대엔 학생들의 수학여행지로 역할 한 게 경주다. 10대 청소년 수백 명이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당시엔 안압지(현 동궁과 월지)로 불렸던 신라의 인공 연못 앞에서 우정을 다졌다. 그들이 지금은 학창시절 추억을 곱씹는 40~50대 중년이 됐다.그리고, 21세기. 2024년을 청년으로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경주 여행의 출발지를 묻는다면 열 중 아홉은 “황리단길”이라 답할 게 분명하다.황리단길은 경주 황남동과 서울 경리단길이 합쳐져 만들어진 조어(造語). 과거엔 주거 지역이었다. 하지만, 경주를 찾는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위한 카페와 레스토랑, 독특한 상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전통 한옥이 커피숍이나 게스트하우스로 변모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중반.황리단길의 인기는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황리단길을 찾은 방문객은 평일엔 하루 3만 명, 주말의 경우엔 5만 명에 육박했다”고 말한다. 벚꽃이 절정을 이뤘던 화창한 4월엔 165만 명에 이르는 여행자들이 황리단길과 그 일대를 돌아다녔다.명성을 실감하고 싶어 지난주 사진기자와 함께 경주 황리단길을 찾았다. 평일이었음에도 꽤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를 오가고 있었다.한식부터 일식, 이탈리아와 스페인 요리까지 원하는 것을 골라 먹어볼 수 있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소품 상점에 메인 도로는 물론 골목 곳곳이 이른바 ‘포토 존’으로 손색이 없기에 20~30대가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을 듯했다.황리단길이 경주 관광의 출발지로 자리 잡은 이유 중 하나는 지척에 다양한 역사·문화유적이 있다는 것일 터. 고대 신라의 위상과 빼어난 예술성을 느낄 수 있는 대릉원, 첨성대, 동궁과 월지, 국립 경주박물관 등이 모두 걸어서 30분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 ▲황리단길 인근 경주박물관 주차장에서 떠올린 비엔나황리단길에서 청년들과 섞여 가볍게 점심을 먹고 대릉원을 거쳐 국립 경주박물관으로 향했다. “경주는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가진 한국의 관광지”라는 이야기가 과장된 것이 아님을 확인했던 한 장면.경주박물관 주차장. 전세버스에서 내리는 20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만났다. “어디서 온 것인가” 묻자, 한 여성이 “난 캐나다고, 저 사람은 미국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원체 여러 나라에서 온 이들이 모였기에 나도 다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잠시 후면 경주박물관에서 992년이란 장구한 세월 동안 존재하며 ‘황금의 고대 왕국’으로 불렸던 신라의 진면목을 볼 생각에 들뜬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을 보며 그 역시 한 해 수백 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떠올렸다.비엔나는 고풍스런 중세 성당과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 현대적인 감각을 갖춘 화려한 상가와 전통 요리를 판매하는 식당, 유서 깊은 오페라극장 등이 불협화음을 내지 않고 조화를 이룬 역사·문화·관광도시로 이름이 높다.다음 연재 기사에선 경주와 비엔나의 어떤 점이 닮았고, 어떤 것이 다르며, 과거와 현재를 결합해 보다 큰 매혹을 줄 수 있는 관광지로 발전하기 위해선 어떤 인프라가 만들어져야 할지 살피고자 한다. 세계 속 명품 도시·거리는 어디에?좁은 한국을 벗어나 좀 먼 곳으로 눈을 돌려보자. 유럽과 미국은 물론, 아시아에도 고풍스런 역사 유적과 새로운 문화예술이 이상적으로 결합된 이른바 ‘명품 도시’ 혹은, ‘명품 거리’가 적지 않다.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이 매력에 흠뻑 빠졌을 그 거리 몇 곳을 소개한다. △프랑스 파리의 마레지구파리 센강 우측엔 마레지구(Le Marais)가 있다.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과 현대적인 건물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조화’ 차원에선 건축학도들의 연구 대상이 될 정도.마레지구는 본래 센강 늪지대에 형성된 17세기 왕족의 저택들이 모여 있던 곳이다. 1789년 프랑스혁명으로 상당수 저택이 파괴됐으나 1960년대 일부를 복원해 역사를 보여주는 박물관이 들어섰고, 시간이 흐르며 인근에 세련된 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들어오면서 파리를 대표하는 현대적 관광지가 됐다.마레지구의 자리한 소설가 빅토르 위고의 집은 위고가 1832년부터 1946년까지 살았던 곳으로 현재는 박물관이다. 그 외에도 카르나발레 박물관, 보쥬 광장, 피카소 미술관 등이 수많은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영국 런던의 쇼디치런던의 옛 중심가인 시티 오브 런던과 신도시 도클랜드를 잇는 역할을 하는 쇼디치(Shoreditch)도 명품 거리로 손색이 없다. 구도심과 신도시 중간에 위치해 두 지역 간 이동을 용이하게 한다. 관광의 주요 인프라 중 하나인 교통이 좋다는 것.여기에 쇼디치 인근 올드 스트리트역은 테크시티와 실리콘 라운드어바웃 지척에 있어 런던에 산재한 비즈니스와 금융산업 중심지로 편안하게 갈 수 있도록 해준다. 이를 통해 영국은 스타트업 기업의 집적화로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쇼디치는 벽화로도 유명하다. ‘전위 미술가’로 불리는 뱅크시를 포함한 많은 예술가들이 그래피티(graffiti·거리 벽면에 낙서처럼 그려진 그림) 등을 통해 도시가 지닌 매력을 극대화시키고 있다. 이는 재론의 여지없이 빼어난 관광 상품으로 여행자들에게 받아들여진다.△미국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지난 2009년 문을 연 미국 하이라인 파크(The high Line)는 뉴욕 중심부와 구도심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하이라인 파크는 폐쇄된 고가철도를 활용해 만든 공원.뉴욕 맨해튼 남서쪽 첼시에 자리 잡았는데, 사람들이 통상 떠올리는 네모난 공원이 아닌 철로를 따라 만들어 일직선으로 뻗은 독특한 형태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하이라인 파크가 조성되며 인근 상권도 함께 성장했다. 주변엔 여행 잡지와 각종 방송에 소개된 레스토랑과 갤러리가 여러 곳이다.근처에서 영업 중인 첼시마켓은 과거 내셔널 비스킷 컴퍼니의 공장이던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현재는 쇼핑몰과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푸드 코트로 탈바꿈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명소가 됐다.다녀온 이들은 입을 모은다.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기 편하고, 매력적인 건물과 시원스런 공원이 결합된 하이라인 파크는 누가 뭐래도 뉴욕 최고의 ‘힙한 여행지’다.”△일본 교토의 기온 거리교토는 매년 5000만 명의 여행자가 몰리는 관광도시다. 그중에서도 기온 거리에만 한 해 수백만 명이 방문한다. 기온 거리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교토의 역사와 문화를 현대적 관광 요소와 결합해 구도심과 새로운 시가지를 연결하는 역할을 하는 곳”.기온 중심부에 위치한 야사카신사(八坂神社)는 기온 축제의 중심지로 이름이 높다. 약 1400년 전 만들어진 이 고대 신사는 교토의 중요 문화재 중 하나이기도 하다. 신사 옆에 위치한 마루야마 공원은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공원. 벚꽃이 필 때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하지만, 지난 4월부터는 관광객들이 사유지 골목 일부로는 들어갈 수 없다. 폭이 1~2m에 불과한 매우 좁은 기온 거리를 찾는 여행자들이 사진을 찍기 위해 몰리면서 예기치 않은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탓에 나온 조치다. 관광객들에게도 높은 시민의식이 필요한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계속)/홍성식기자·정리=성지영 인턴기자/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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