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대구 달성군의 시작은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깊은 역사와 다채로운 문화를 품은 넓은 권역에 전국 최연소 단체장 군수와 평균연령 42세의 젊은 인구가 어우러지며 마침내 그 잠재력을 폭넓게 실현하고 있다. 전 공직자의 땀과 노력은 복지에서 산업까지, 교육에서 문화까지 빛나는 성과를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민선 8기의 2주년을 지나며, 여전히 안주하지 않고 내실 있는 사업 추진에 몰두하고 있는 달성군의 그동안의 성과와 비전을 살펴본다. △‘최초’, ‘최대’ 수식어 가득한 교육·보육 사업달성군의 지난 2년은 ‘최초’, ‘최대’라는 수식어로 가득한 시간이었다. 군민에게 꼭 필요한 참신한 교육·보육 사업을 추진한 덕분이다.우선 달성군은 지난해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어린이집 영어교사 전담배치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을 신청한 관내 어린이집 172곳에 주 2∼3회 영어교사를 파견해 놀이와 체험 등을 접목한 영어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아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 위한 과감한 시도도 있었다. 올해 초 달성군 첫 초등 영어 방학캠프를 통해 지역 초등학생 50명이 필리핀 바콜로드로 떠난 것이다. 이는 지자체에서 참가자들의 교육비 전액을 지원하는 대구시 최초의 해외 어학연수·체험 프로그램이다. 캠프는 올해 여름에도 필리핀에서 진행한다.2024 중등 영어 여름방학캠프 역시 처음으로 이뤄진다. 지역 중학생 30여 명은 다음 달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난다. 현지 원어민과 함께하는 집중 영어교육은 물론, 명문 사립학교 방문 등 문화체험으로 글로벌 감각까지 키울 수 있도록 한다.초·중등 영어 여름방학캠프 등 교육 사업의 상당 부분을 담당하는 기관이 달성교육재단이다. 기존 달성장학재단에 교육, 진로진학, 도서관 업무를 더해 지난해 새롭게 출범한 곳이다. 교육사업의 전문성을 높여 학군, 대입 등과 관련한 인구 유출을 줄이는 것이 달성군의 청사진이다.또 지역인재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교육발전특구사업도 성과를 냈다. 올해 2월 달성군을 포함한 대구시가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지정된 것이 대표적이다. 달성형 창의적 체험활동 및 방과후 학교 혁신, 대학·연구기관 등과 연계한 맞춤형 교육체제 구축 등 공교육 혁신을 통한 인재양성 및 정주여건 개선 활동이 한창이다. 이를 위해 지자체, 교육청, 대학 등이 협력하며 각종 규제 완화와 최대 200억원 예산 혜택도 주어진다.아울러 지역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아이들을 위한 세심한 활동으로 진정한 의미의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실현 중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대구시 구·군 최초 365일 24시간제 어린이집이다. 보호자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제도다. 달성군의 넓은 권역을 고려해 총 3곳에서 전면 운영 중이다.이 같은 노력에 답하듯 달성군은 올해 초 전국 82개 군 지자체 중 출생아 수 1위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달성군의 합계출산율(가임기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03명으로, 출생아 수 1000명 이상 지자체 중 1위를 차지했다. 출산·양육 가정에 진짜 필요한 부분을 제대로 읽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임을 상기할 수 있는 기록이다. △1인가구 대책부터 국가유공자 예우까지, 복지사업의 끝없는 발전아이가 자라기 좋은 도시는 곧 가족구성원 모두가 살기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복지사업의 혜택이 아동·청소년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달성군은 다양한 연령·계층을 아우르는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대표적인 것이 의료혜택이다. 지난해 달성군은 주민들의 오랜 염원이었던 유가읍 ‘행복한 병원’ 24시간 응급실을 열었다. 현재까지 1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등 주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이동건강버스 ‘달성건강빵빵이’는 지역 곳곳을 방문하며 벌써 100건 이상의 순회를 마쳤다.고독사 위험군인 1인 가구의 안전도 생각했다. 상반기 수립한 2024년 달성군 고독사 예방 시행계획은 고독사 위험군 발굴 및 이들의 사회적 고립 해소를 과제로 담고 있다.대표적인 사업 중 하나가 스마트폰 달성안심서비스앱 무료 배포다. 앱을 설치한 1인가구, 거동불편자 등이 일정 시간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을 시 위기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해 미리 등록된 다수의 가족과 지인 등에게 자동으로 메시지를 보내는 시스템이다.이와 더불어 노년층의 삶의 질도 생각했다. 어르신의 빈곤문제를 덜고 생활에 활력도 줄 수 있는 일자리 사업이 대표적이다. 달성군은 올해 195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4700여 명의 어르신을 위한 지역 맞춤형 노인 일자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보훈대상자 지원 예산은 달성군 역대 최대인 33억3천만원으로 편성했다. 특히 90세 이상 참전유공자 특별명예수당은 지방자치단체 중 달성군이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제도로 월 17만원씩 100여 명에게 지급 중이다. 대부분 고령인 참전유공자분들이 더 늦기 전 조금이라도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예우를 강화한다는 취지다.달성군은 올해 보건복지부의 2024년 장애인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장애인활동지원 급여의 10∼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장애인이 원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선택권을 보장하는 제도다. 올해 7월부터 전국 8개 지자체에서 시범사업이 이뤄지며 대구·경북에서는 달성군이 유일하다.△대구 미래먹거리 책임진다, 산업 중심지로 거듭나는 달성최근 달성군에 전해진 기쁜 소식 중 하나가 대구시 기회발전특구 지정이다. 기회발전특구는 기업의 대규모 지방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사업으로, 입주기업에 세제, 금융, 규제특례 등 혜택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 등 19개 기관이 협약을 체결했다. 전국 지자체 중 최초로 신청에 나선 대구시의 기회발전특구에는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가 포함돼 있다.달성군은 사업 대상지의 주거, 교육, 문화체육, 공원녹지 인프라 확충과 기반시설(SOC) 지원 계획 등을 수립했다. 특구 입주 기업에 대한 각종 혜택 제공도 계획하고 있다. 달성군의 주거, 녹지 등 인프라와 조세혜택 등이 어우러져 ‘기업 하기 좋은 달성군’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된 것이다.이에 앞서 지역 곳곳에 전해진 호재 역시 적지 않았다. 달성군은 지난해 대구 국가 스마트기술산업단지(제2국가산단),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 예타 통과,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등 주요 국책사업에 잇따라 선정됐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역시 2032년 하빈면에 새롭게 터를 잡는다.달성군은 관련 TF팀을 마련하는 등 행정지원에 앞장서는 것은 물론, 새롭게 유입될 임직원들을 위해 지역 환경 개선 및 관광산업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군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콘텐츠, 진정한 의미의 문화도시 달성하다‘대구 최초 법정문화도시’ 달성군의 활약은 눈부시다. 2022년 12월 대구시 최초 법정문화도시에 선정된 후 군민이 주인공이 되는 여러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총 4709명의 시민이 문화활동에 참여해 911회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최했다. 폐허처럼 방치돼 있던 옛 화원우체국은 시민들의 손길 아래 ‘문화우체국’으로 거듭났고, 옛 화원운전면허시험장에서는 아이들 웃음소리 가득한 ‘2023 도시문화캠프’가 열렸다. 모두 달성군만의 문화자원을 활용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이다. 사업은 국비 포함 최대 200억의 예산을 활용해 2027년까지 이어진다.올해 하반기에도 멋진 사업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야외오페라 ‘사문진- 피아노, 그 첫 번째 이야기’다. 우리나라에 피아노가 처음 들어온 사문진 나루터를 배경으로 한 작품으로, 10월 5일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출연자의 대부분은 달성군민을 포함한 대구 시민이다. 이달 공개오디션을 통해 출연자를 선정했으며 남은 기간 다사읍의 연습공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작품을 준비한다.지역의 풍경도 꾸준히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가 대구교도소의 하빈면 이전이다. 달성군은 교도소가 빠져나간 화원읍 후적지에 국립근대미술관·뮤지컬콤플렉스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홍준표 대구시장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조성을 건의하는 등 그 계획 역시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다만 시설 유치까지 길게는 수년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 후적지가 우범지대로 변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달성군은 옛 교도소 터에 주민을 위한 휴게·편의 공간을 꾸며 이 같은 우려를 덜 예정이다.교도소가 옮겨간 하빈면에는 체육시설 등 주민친화시설이 들어서, 변화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교도소 역시 최신식 첨단 경비 시스템이 적용돼 지역민이 안심하고 지낼 수 있도록 했다.최재훈 달성군수는 “민선 8기 2주년을 맞는 현재 달성군에 긍정적인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음을 군민 여러분도 체감하고 계시리라 믿는다”라며 “달성군의 가장 좋은 나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전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노력하는 만큼 앞으로도 힘찬 전진을 이어가는 지자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4-07-01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10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회장으로 선출돼 대한민국 교육의 한 축을 맡았고, 대구시와 9개 시군이 함께 참여하는 대구교육발전특구 사업을 유치해 3년 동안 연 200억원의 국비를 확보함으로써 공교육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대구교육청이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한 IB프로그램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대한민국 교육의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하고 있다. 또, 최근 폐막한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34개를 포함해 100개의 메달을 따 역대 최고의 성적도 거뒀다. 이러한 가운데 지역 교육 공동체가 대구교육에 거는 기대감이 커지는 만큼 대구시교육청의 주요 정책과 계획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 IB프로그램 전국 확산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O(Internatio 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이며, 개념기반 탐구학습 활동을 통해 학습자의 자기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 교육 체제다. 대구교육청이 지난 2018년 전격적으로 IB의 한국어화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올해 현재 전국의 11곳 시도교육청 300여 개 이상의 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연구·실천하고 있다. 도입 초기에 비용과 적용상의 이견 등으로 인해 일부 반대도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관련 교원연수를 집중적으로 시작했다. 또, 그동안 국제학교 등에서만 인재 양성을 위해 영어로 운영되던 IB 프로그램을 한국어화(DLDP) 함으로써 소수 학생뿐만 아니라 공교육권에 있는 일반 학생도 IB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게 해 전체 공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미래를 선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최근에는 국가 교육과정의 개정 방향 또한 IB 프로그램의 철학과 방향과 유사하게 개편해 IB 프로그램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과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뜨겁다. 교육계 여론 또한 IB 프로그램이 자신의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제 상황에 적용하고,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학습력과 문제해결력을 갖추도록 해준다는 점에서 공교육 혁신 정책 중 가장 효과적으로 학교 교육을 진화시켜 나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가장 큰 성과는 대구지역 IB 학교의 탄생이다. IB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한 학교 정책, 교사 역량, 학교 문화, 교육과정 체계 등을 갖춘 최고 수준의 학교가 IB 월드스쿨이다.전국 공교육권 31곳의 IB 월드스쿨 중 대구지역의 학교가 초 9곳, 중 11곳, 고 5곳 등 25곳으로 전국 IB 월드스쿨의 약 87%가 대구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만, 대학 입시와 관련한 IB 교육 프로그램 해결 과제가 남아있다. 국가가 인정하는 국제공인 교육과정 중의 하나인 IB프로그램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도 대학 진학을 위한 여러 경로와 기회가 보장돼야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수학능력시험을 응시하지 않아도 되는 학생부 종합전형으로만 대학에 지원 가능하다. 현재 대입 제도의 여건과 환경은 이웃나라 일본처럼 IB DP 이수자를 위한 특별 전형 등도 운영되고 있지 않다.이에 대해 강은희 대구교육감은 “우리가 IB를 도입·운영하는 이유도 고교 단계에서 주도적으로 탐구하고, 분석하는 수업과 평가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머지않아 깊이 있는 사고와 상당한 학습력을 갖춘 학생들을 원하는 대학과 대입 제도가 합의점을 찾아갈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현재 다수의 국내 대학에서도 IB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생들의 학업 성취에 대해 긍정적인 관심을 갖고 있어 앞으로 대학 진학의 통로도 점차 넓어질 전망이다. △ 전국소년체육대회 대구 학생들 성과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에서 대구교육청선수단은 금 34개, 은 24개, 동 42개, 합계 10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금메달 기록은 6곳 광역시 중 1위고, 지난 2004년(금메달 37개)이후 2번째로 많은 숫자다. 808명의 학생선수가 35개 종목에 참가해 28개 종목에서 골고루 메달을 획득함으로써 더욱 의미가 있는 대회였다. 특히 육상 여중부 100m 허들은 23년 만에 여중부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웠고, 사격(공기권총) 남중부 개인전에서는 대회신기록을 수립했다.이러한 성과에는 ‘다:體로운 365 프로젝트’란 대구시교육청의 학교체육 활성화 사업이 뒷받침했다는 평가다. 이 프로젝트는 다양한 종목, 다양한 시기, 다양한 공간을 활용해 학교별 특색에 맞게 아침 0교시 체육 활동, 틈새 시간을 이용한 자율체육활동 등 학교단위 자율체육활동 활성화 사업이다. △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 선정인구절벽과 지방소멸은 화두가 되고 있다. 이를 극복하고자 교육발전특구 정책이 발표됐고, 대구지역이 1차 시범지역으로 선정됐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자체와 교육청, 대학, 지역 산업계 등이 협력을 통해 지역의 교육혁신과 인재 양성을 견인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해 지원하겠다는 현 정부 지방정책이다. 이번 교육발전특구 사업은 대구형 공교육 혁신을 통한 지역인재 정주 여건 조성에 꼭 필요한 정책이다.대구시교육청은 지자체와 대학, 지역기업체 등과 협의를 거쳐 교육발전특구 추진 방향에 맞도록 6가지 핵심 전략을 제안했다. 특히 국제인증(IB) 교육특구를 제안함으로써 다른 시도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주요 내용은 △교육과정 편성 자율권 확대 △교원 선발, 양성, 전보 시 교육청 권한 확대 △대학의 학생 선발권 자율적 확대 등이다. 유보통합, 늘봄학교, 협약형 특성화고교, 자공고 2.0 운영 등 종합적인 내용도 포함했다. △ 제10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선출2008년부터 9명의 회장이 역임했지만,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강 교육감이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으로 선출됐다.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교육의 본질에 충실한 교육 정책을 펼쳤고 교사, 기업인, 국회의원, 장관을 역임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교육현장과 정부,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감의 결과다. 특히 6년 전 대구시교육청이 선도적으로 도입한 국제 바칼로레아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해 우리나라 공교육 혁신으로 이어질 것이란 점도 반영됐다.최근 교육계는 저출생, 학령인구감소, 국가재정의 위기에 따라 풀어내야 할 과제가 많다. 늘봄학교 전면시행, 유보통합, 2022 개정 교육과정 현장 안착 지원과 고교학점제 전면시행, 대입제도 개편에 따른 학교현장의 바뀐 정책의 안착, 교권보호, 학생심리 안정, 기초학력 향상, 지역 계층간 교육 불균형 문제 등 시도교육감들과 교육부가 지혜를 모아 함께 풀어가야 할 난제들이다.강은희 교육감은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17개 시도교육감의 의견을 수렴, 성숙한 지방교육자치를 실현하겠다”며 “특히 미래세대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토대 마련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2024-06-26
‘영화팬들의 기억 속에서 불멸할 20세기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 분명한 알폰소 쿠아론(63·멕시코). 그는 영화 ‘이 투 마마(And Your Mother Too)’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산다는 건 파도타기 같은 거야. 겁내지 말고 물결에 몸을 맡겨.”무언가가 되기 위해, 어떤 것을 이루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라고 사람들을 위로하는 알폰소 쿠아론. 그가 가장 좋아하는 계절이 시원스럽게 ‘파도타기’를 할 수 있는 여름이라고 한다.이른 폭염이 닥친 한국. 덥다고, 아침에 입고 나온 셔츠가 땀에 젖었다고 과하게 스트레스 받지 말자. 어차피 매일 울어도, 매시간 웃어도 생은 누구에게나 단 한 번뿐인 것.일찍 찾아온 여름 밤. 편안한 숙면으로 독자들을 이끌 영화 2편을 아래 ‘피서용 선물’로 소개한다. 짙푸른 바다가 그리운 시절이니 ‘그랑 블루’푸르게 일렁이는 파도와 하얀 거품을 물고 자지러지는 포말, 원색의 비키니가 달리는 해변과 첫사랑의 기억인 양 붉게 멍드는 석양.다장조의 동요 같은 도시의 회색 일상들. 잠시잠깐의 떠남이 그 단조로움을 얼마만한 힘으로 치유할지는 미지수지만, 누구나 바다로 가는 기차를 타고 싶은 목마른 초여름의 6월 말이다.하지만 떠나고 싶어도 떠날 수 없는 사람들이 세상에는 있기 마련. 햇살 부서지는 낭만의 금빛 해변을 꿈꾸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떠날 수 없는 사람들에게 ‘그리운 옛날 영화’ 뤽 베송의 ‘그랑 블루’를 보라고 권하고 싶다.차갑고 서늘한 페루와 그리스의 바다 풍광을 배경으로 ‘인간이란 끊임없이 외로움과 싸우는 가여운 존재’라는 깨달음을 주는 슬프고, 그 슬픔 때문에 끔찍하게 아름다운 영화이기에 그렇다.자크 마이욜(장 마르바 분)과 엔조 몰리나(장 르노 분)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다. 가난한 그리스의 해변마을에서 누가 깊이 자맥질하는가를 내기하던 철부지들.영화는 그 철부지들의 성장과 좌절, 희망과 소멸을 ‘짙푸른 바다’의 색채와 구원의 여인으로 상정된 조안나(로잔나 아퀘트 분)를 통해 보여준다.36년 전인 1988년. 프랑스 칸 영화제 오프닝 작품으로 상영된 ‘그랑 블루’는 36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하늘만큼 파랗고 광대한 심해(深海)의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지금 이곳이 싫지만, 다른 저곳으로 갈 용기가 없는 인간들의 소심함을 다독이며 위로해왔다.혼자선 외로움을 견딜 용기가 없고, 그 외로움을 나눠 가질 다른 사람을 사랑할 여건과 용기마저도 없는 사람들. 그래서였을까?“내 우주는 바로 당신이에요”라는 로잔나의 고백은 새벽녘 해미 같은 서늘함으로 우리들의 가슴을 적셨다. 영화를 본 늙은 시인은 자신의 젊은 날과 지나온 여름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어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고, 내일도 마찬가지다. 사랑하는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 바다는 내내 푸르렀다”고. 영화 ‘그랑 블루’ 포스터. 눈으로 보는 바다는 단지 아름다울 뿐이다. 파라솔 아래에서 밀어(蜜語)를 속삭이는 연인들, 모래성을 허물며 발가락을 간질이는 파도, 수평선 저편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별빛. 그러나 인간의 삶에 어찌 아름다움만이 있을까.눈이 아닌 가슴으로 바라보는 바다는 막막함으로 우리 가슴을 막아선다. 맑은 서정시의 소재가 되고 고운 노래의 가사가 되었던 바다.하지만, 그 푸르름 안에는 또 얼마나 많은 눈물과 슬픔이 녹아있었던가? 세상사의 회한(悔恨)이란 인간에게나 바다에게나 마찬가지인 것을 나이를 먹어가며 알게 된다.바다로의 떠남을 꿈꾸었지만, 떠나지 못하고 식은땀 끈적이는 도시에 남은 사람들. 떠난 사람들에게 ‘바다’는 분명 눈과 육체를 즐겁게 해주었을 것이다. 허나, ‘그랑 블루’를 통해 가슴과 영혼에 쌓인 일상의 묵은 때를 씻어내는 즐거움과 만족감은 영화가 플레이 될 커다란 TV가 방에 있는 우리들 몫이다.영화의 마지막 장면. 자크는 돌고래의 노래 소리만이 적요함을 깨는 심해로 사라진다. 죽으러 갔을 수도 있다. 스스로 선택한 죽음은 아름다울 수도 있는 법.라스트 신이 펼쳐지는 동시에 떠오르는 요절시인(夭折詩人) 한 명이 있었으니 박정만(1946~1988)이다. 박 시인은 죽기 며칠 전 딱 2줄짜리 시를 남겼다. 이런 것이다.“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우리도 셔츠를 땀으로 적셔야 하는 지긋지긋한 여름을 피해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다. 그곳이 심해건, 우주건, 또한, 피안(彼岸)이건. 무더운 여름밤 색다른 피서가 될 ‘마리 이야기’아이를 어른으로 만드는 것은 어떤 힘일까?1871년 프랑스 파리. ‘파리 꼬뮌’을 눈앞에서 지켜본 시인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는 열일곱 나이에 조숙하게도 이런 말을 했다던가.“상처받지 않은 영혼이 어디 있으랴.”그로부터 100년이 훌쩍 지난 시대의 한국. 시인 허수경(1964~2018)은 ‘슬픔만한 거름이 어디 있으랴’란 제목의 시집을 낸다.그로부터 꽤 긴 시간이 지난 후 애니메이션 감독 이성강은 앞서 언급된 두 사람의 말에 이런 진술을 덧붙인다.“비록 상처와 슬픔으로 가득했을지라도 유년을 추억하는 것은 눈물겨운 아름다움이다.”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를 통해서다. 이미 성장한 관객들에게 ‘마리 이야기’는 추억한다는 것의 아름다움을 새삼 가르친다. 그러나, ‘마리 이야기’가 더 큰 애정을 가지고 접근하려는 대상은 상처와 슬픔 속에서 자라난 어른이 아닌, 상처와 슬픔 없이 커가고 있는 ‘오늘의 아이들’이다.괴이한 모습을 한 우주 종족을 싸움 붙여 레이저 광선을 난사하는 컴퓨터 게임도, 커다란 풍선이 천장에 매달려 돌아가고 그 아래에선 물놀이를 하는 놀이공원도 없던 아빠의 어린 시절.‘대체 아빠는 뭘 하고 놀았을까?’라는 궁금증에 아이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만하다. 아… 이걸 어떻게 말해줘야 하나? 온통 아스팔트 천지인 도시에서만 생활하는 21세기의 아이들에겐 맨땅에서 막대로 나무 조각을 쳐 날려 보내던 ‘자 치기’도, 하굣길 연탄 화덕에서 설탕을 녹여 만들어먹던 ‘뽑기’도 설명하기가 난감하다.‘가족 애니메이션’을 표방한 ‘마리 이야기’는 이런 곤혹스러움과 마주친 아버지들을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하다. ‘유년을 추억하는 아릿함’이 있으니까.가난했지만 희망 또한 가득했으며, 겪어야 했던 슬픔만큼 기쁨도 곳곳에 숨어 있던 20세기 아이들의 유년. 아빠가 겪은 그 시절을 함께 겪어보는 동지의식을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바람 빠진 축구공을 차고, 구슬치기를 하며 무료한 시간을 달래는 가난한 아이들의 바닷가 마을. 태풍으로 아버지를 잃은 소년 남우는 할머니와 엄마, 고양이 ‘요’와 함께 산다. 애니메이션 ‘마리 이야기’ 포스터. 일찌감치 겪은 죽음의 체험은 남우를 우울하고 말수 적은 아이로 만들어버렸다. 곧 도시로 떠나게 될 유일한 친구 준호는 이런 남우가 걱정스럽다. 남우의 엄마를 짝사랑하는 경민 아저씨의 친절과 보살핌도 남우에겐 별다른 위로가 되지 못한다.그러던 어느 날 문방구에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구슬을 발견한 남우에게 신비로운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환상 속의 소녀 ‘마리’와 산처럼 크고 구름처럼 부드러운 강아지 ‘몽’이 나타나 답답하고 짜증나는 현실에서 남우를 해방시키고 꿈의 세계로 함께 여행을 떠나는데….앞서 랭보와 허수경의 말처럼 크건 작건 슬픔과 상처 없이 성장하는 사람은 이 땅에 없다. 그것은 아버지를 잃고 희망마저 잃은 남우만이 아니다. 궁핍과 결핍의 시대를 살아온 ‘아버지 세대’에겐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지워지지 않은 생채기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마리 이야기’는 바로 그 상처를 다독이고 위로하는 이성강 감독의 나지막하지만 따스한 목소리에 다름없다. 전체적인 화면의 주조를 이루는 나른하고 따스한 색감과 실사에 버금가는 배경의 사실성은 환상과 현실을 오가며 ‘가난한 희망’과 ‘궁핍 속에서 자라는 꿈’을 키우던 시대로 아버지와 아이들을 여행시킨다. 상처와 슬픔도 성장의 자양분이니까.어려웠던 시절을 아름답게 추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아이를 어른으로 만드는 건 즐거움의 기억만은 아닐 터. 상처와 슬픔의 기억도 성장의 자양분이 된다.모자라고 부족한 것 하나 없이 크는 2024년의 아이들. 그 아이들에게 모든 것이 모자라고 부족했지만 열악한 조건 속에서도 성장을 멈추지 않았던 어린 시절 아빠의 건강한 삶을 ‘마리 이야기’를 통해 일부나마 보여주는 것.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듯하다.오늘 밤엔 에어컨과 거실의 형광등을 꺼보자. 그 어둠 속에서 아이의 손을 잡고 ‘마리 이야기’를 본다는 건 색다르고 의미 있는 피서법이 될 것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6-25
대구·경북 행정통합론이 다시 과열되면서 경북도민 특히 북부권의 안동·영주·문경·예천지역 주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이들은 5년 전 민선 7기에서 관 주도로 통합을 밀어붙이다가 무산됐는데 8기에서도 똑같은 식으로 시·도지사가 행정절차법에 의한 정책수립과 의회협의와 시·도민공청회 등 그 어떤 합리적 절차 없이 정략적 판단만으로 일단 선포부터 했다고 비판했다. 일부 안동과 예천을 비롯한 경북북부지역 주민들은 통합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통합을 반대하는 측은 수도권 견제라는 대의명분 만으로 지방 균형발전에 실속 없는 정략적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면서 이 같은 행위는 월권이고 위법이라는 의견이다. 행정통합은 헌법과 행정절차법에 따라 민주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진을 해야 함에도 그런 절차 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이들은 절차적으로 헌법, 특별법, 지방자치법 등의 법·제도부터 제·개정해 효력을 갖추고, 정책수립을 통해 전문기관 자문, 관련부서 협의, 의회 동의, 공청회 토론, 시도민 의견수렴 여론조사 등을 거쳐서 3분의2 이상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한 다음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한다. 이를 외면한 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통합 논의는 지방자치 분권을 잘못 이해한 탓이거나 아니면 정략적인 차원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대구시의 추진대로 대구·경북 통합이 이뤄진다면 경북에 속한 기존 시·군은 권한이 대폭 축소돼 소멸 위기를 맞은 일선 시·군은 더 큰 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들은 개발과 효율성 제고로 국가나 광역발전을 이룰지는 몰라도 농촌지역은 서울에 이어서 지방광역수도로도 집중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이런 이유로 이들은 이번 통합에 동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국가나 광역발전의 대의명분이 있더라도 고향에서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농촌지역 주민들의 기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것이다. 행정구조개편 차원에서도 광역 통합보다는 생활권의 기초 시·군 통합이 합리적이라고 1992년 지방자치 초기부터 평가됐다고도 한다.안동시의 반대는 더욱 구체적이다. 2008년 경북도청이 안동시로 이전하면서 그동안 낙후됐던 경북북부지역이 도청이전 효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는데 대구·경북의 통합은 이런 기대에 역행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이를 두고 홍준표 시장은 대구에 본청을 두고 안동과 포항에 청사를 두고 차관급인 부단체장이 관할 지역을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여기에 산하 기관·단체를 안동으로 이전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안동 달래기에 나섰지만 반대측은 수도권 1극을 그대로 두고 다원화한다고 농촌지역이 균형발전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경북도의회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경북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홍 시장 주도로 도민 의견 수렴 없이 추진되면서 흡수 통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이에 이철우 지사는 “아직 논의가 설익은 단계라 먼저 상의하지 못했지만, 통합안의 윤곽이 나오면 당연히 도의원들과 대화할 것”이라며 “중앙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최대한 이양 받는 것이 이번 통합의 목적”이라고 말했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6-23
대구·경북 통합의 첫 신호탄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쏘아올렸다. 홍 시장은 지난 5월 17일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과 함께하는 대구경북 발전결의회’에서 대구경북 통합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 자리에 있던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급물살을 탔다.홍 시장은 이날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모임에서 “2006년에 중국 청두시를 방문했다. 그때와 달리 18년 만에 방문한 청두시는 인구 2500만의 도시가 됐다. 거기서 돌아오는 길에 대구와 경북도 통합을 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며 통합에 착안한 이유를 밝혔다. 그간 홍 시장은 대구·경북 통합에 부정적 입장이었다. 그러나 대구경북신공항, 달빛철도 건설 등 대구·경북 공통 현안과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광역 협력을 제안한 것으로 해석된다.이에 이철우 지사는 “대한민국이 큰 위기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경제는 정체돼 있고, 저출산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더 이상 발전하기 어렵다”며 “대구와 경북이 통합해야 발전한다고 늘 주장했고, 우리만 통합하는 것이 아닌 광역시가 있는 지역을 다 통합해야 수도권 일극 체제를 막을 수 있다”며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난 18일 밤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 경북이 통합해 500만의 대구직할시가 되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된다. 도를 없애고 광역시와 국가가 바로 연결되는 2단계 행정체계가 되면 중복 기능 기관들도 통폐합되고, 행정체계도 단순화돼 효율성이 극대화된다”고 주장했다.이런 상황에서 대구·경북 통합 논의가 지방행정 체제 개편으로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5월 20일 대구시청 산격청사 간부회의에서 “대구·경북 통합이 완료돼 대구직할시가 된다면 대구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될 것이며, 앞으로 대한민국은 서울, 대구의 양대 구도로 지방행정이 전환하게 된다. 이를 위해 기획조정실장을 태스크포스(TF) 단장으로 해 이철우 경북지사가 제시한 로드맵에 따라 2년 뒤 한 사람의 대구직할시장을 선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 지사도 같은 날 도청 간부회의에서 행정통합 실현을 위해 대구·경북 태스크포스(TF)와 중앙정부 범부처 TF의 투트랙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지난 6월 4일엔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와 관련 단체장 등이 모여 대구·경북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첫 4자 회동을 가졌다. 이날 회동에서 참석자들은 대구시와 경북도, 정부가 2026년 6월 지방선거 직후인 7월 1일 대구·경북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킨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특별법 제정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이행하기로 전격 합의하기도 했다. 이후 대구시는 지난 11일 경북도와의 행정통합을 보다 체계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 위해 ‘대구경북행정통합추진단’을 신설했으며 지난 17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홍 시장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대한민국 양대 경제축을 형성하게 돼 정체된 대한민국 경제가 재도약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래된 행정체제를 개편하는 대혁신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국내·해외 통합 사례주민 투표과정 없이 추진 ‘마창진’인구감소·재정난 등 난제 수두룩하남·성남·광주 성남권은 수포로美, 40여개 통합 자치단체 운영중日도 100년 걸쳐 7만 여→ 1718개대구·경북의 행정통합 논의가 진행됨에 따라 과거 국내 지방행정 통합과 해외 행정통합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행정구역 자율 통합을 위한 여론조사에서 마산·창원·진해 이른바 ‘마창진’은 가장 높은 지지율로 2009년 통합 대상으로 확정됐다. 의견 수렴 절차인 주민 투표는 거치지 않았다. 통합과정은 순조로웠지만 통합 후의 상황은 그렇게 녹녹하지 않았다. 창원시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사회복지비가 급증하고, 재정 자립도는 하락했으며, 가용예산도 줄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청주, 청원은 무려 네 번의 시도 끝에 2014년 7월 통합시로 출범했지만 비교적 성공적인 통합사례로 남아 있다. 청원지역에 대한 지원과 배려에 중심을 둔 상생발전 방안은 5개 분야 39개 항목 75개 세부 사업으로 구성됐다.반면 2009년 하남·성남·광주를 통합하려던 성남권 행정구역 통합시도는 ‘지역 여론을 무시한 밀실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수포로 돌아갔다해외 각국에서도 행정을 효율화하고 재정력을 강화하기 위한 행정구역간 통합시도는 꾸준히 시도됐다.미국의 경우 1809년 카운티-시티 통합이 시작된 이후 현재 40여 개의 통합 자치단체를 운영하고 있다. 캐나다는 2001년 1개의 광역 자치단체와 그 안에 있던 기초 자치단체를 통합하면서 기초 자치단체의 지위를 없애고 단층제(광역·기초 자치단체가 합쳐짐)로 개편했다.이외에도 스위스, 뉴질랜드, 일본 등 선진국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행정 도시 통합을 진행해 왔다.일본은 100년에 걸쳐 3번의 대합병(메이지, 쇼와, 헤이세이)을 통해 시·정·촌의 수를 7만여 개에서 1718개로 줄였다. /단정민 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품에 안은 군위군이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이끌 ‘글로벌 신공항 관문도시’로 떠오르고 있다.TK신공항이 들어서는 군위군에는 신공항과 연계한 첨단산업단지, 배후 주거단지 및 생활 SOC 구축을 위해 최대 20조 원을 투입하는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신공항 인근지역을 각종 규제를 배제하는 ‘TK신공항프리존’으로 조성해 중남부 신경제권을 선도하는 지역으로 변모하게 된다. 또한 ‘첨단산업1·2지구’, ‘신 주거지구’와 함께 ‘문화·관광지구’, ‘군부대이전지구(후보지)’가 추진되고, 군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교통망, 미래형 에너지, 정수장, 소각장·매립장, 하·폐수처리장 등 사회기반시설도 들어서게 된다. △첨단산업을 담은 최대 30.7㎢(930만 평) 산업벨트 구축신공항 첨단산업지구는 당초 대구-군위 공동합의문의 공항 배후산업단지 3.3㎢(100만평)를 훌쩍 넘는 파격적인 최대 30.7㎢(930만 평) 규모로 추진될 예정이다.동서 산업벨트 형태로 최대 3개 단지를 계획해 반도체, 미래차, UAM, 수소, 친환경소재, 미래 섬유 등 첨단산업과 연구시설 등을 도입해 순차적으로 조성한다.개발주체가 특성에 맞게 추진할 수 있도록 공영, 민간, 원형지 개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한다. 첨단산단에는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등 미래 첨단산업과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해 미래 신산업의 융복합 기술단지로 특성화된다. 도심항공, 자율주행차 등 수소 기반 모빌리티 생산 가치사슬(제조·기술서비스) 지원 기반을 마련하고 탄소중립 청정에너지원인 수소를 활용한 스마트 전력망 시스템과 기반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첨단 모빌리티 관련 시스템반도체 팹리스 지원, 제조업 파운드리 공급을 통해 공항이 조성되는 시점에 항공물류를 활용한 미래 첨단업종(ABB, 반도체, UAM 등)의 대규모 투자도 기대된다. 또한 첨단산단 내에는 수소 연료전지발전, 지붕형 태양광 뿐만 아니라 680MW 규모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군위군 전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에너지복합단지’가 조성된다. 이를 통해 입주 기업에 값싼 전기를 공급해 기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고 신공항 시설과 주민 주거 지역에 지역난방을 공급할 예정이다.‘염색산업단지 이전’ 사업은 미래 고부가가치의 ‘첨단섬유복합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염색 관련산업은 무방류시스템을 도입하고 자원회수시설을 설치해 신소재, 탄소섬유 등 고부가가치, 고기능성 복합섬유소재 클러스터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시는 2027년 보상과 공사를 시작하고 TK신공항이 개항되는 시점에 맞춰 첨단산업단지를 완공할 예정이다. △25만명 규모의 미래형 도시신공항 및 산업단지 종사자 등이 정주하는 에어시티는 신공항 근접지에 12.5㎢(380만평)으로 조성한다. 구도심인 군위읍 일대를 포함해 지역간 균형발전을 도모해 미래 도시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에어시티는 스마트시티, 중수도, 증기열을 이용한 지역난방, 친환경에너지가 공급되고, 신공항을 중심으로 철도, 도로를 비롯한 신교통수단(UAM, 무인자율주행 등)이 도입되는 미래형 도시로 거듭나게 된다.조종사, 승무원 등의 교육·훈련을 위한 ‘종합항공연수시설’도 도입한다. 신공항 경제권 조성을 앞당기기 위해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 산·관·학·연의 혁신자원을 집적할 수 있도록 ‘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대구 테크노파크 군위캠퍼스’를 조성해 국제 RD 거점을 구축한다. 특히 신공항, 에어시티, 첨단산업단지 일대는 과감한 국내외 기업 유치 및 투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TK신공항프리존(TKAFZ)’을 조성해 세계적 수준의 신성장 거점으로 만들 예정이다.△군부대 이전과 문화·관광 향유공간 조성시는 2023년 12월 국방부와 민·군상생 군부대 이전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군위군으로 이전지가 결정될 경우, 군위군이 신청한 우보면 일대를 이전부지로 확정하고 군부대 이전 사업들을 조기에 추진한다. 이전지역에는 ‘국군종합병원’을 건립해 지역민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산성면, 부계면 일대의 문화·관광지구는 대구시와 구·군 공무원 약 1만 4천 명의 공무원 연수시설을 포함해 골프장 등 레저시설, 호텔, 리조트, 고급 타운하우스, 산림휴양시설 등 복합 휴양관광단지로 개발한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번 군위군 도시공간개발 종합계획은 군위가 향후 TK 미래 100년을 이끌 명실상부한 글로벌 신공항 도시로 발돋움 하기 위한 것”이라며 “후속 절차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군위군을 중남부 신경제권을 이끌 글로벌 관문도시로 건설하겠다”라고 말했다. “글로벌 공항도시 차질없는 추진 총력”김진열 군위군수 인터뷰철도·고속도로 사통팔달 교통망공항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 필수여객·물류 두 토끼 동시에 잡아중남부 신경제권 중심 도시 도약인구 2만 3000명의 소도시로 지방소멸위기 한 복판에 있는 군위군이 대구경북신공항이라는 새로운 날개를 달고, 힘찬 비상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신공항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는 김진열 군수를 만나 군위군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음은 일문일답.△군위군이 글로벌 공항도시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걸맞은 도시공간계획에 대한 군수님 생각은?-그동안 대구시와 군위군은 대구경북신공항의 개항에 대비해 ‘글로벌 에어시티 군위’ 위상에 걸맞은 청사진을 준비해왔다. 대구시의 ‘군위군 도시공간개발 종합계획’은 군위군이 대구 미래 50년의 선봉장이 될 첫걸음이다. 첨단산업단지, 복합휴양단지, 에어시티, 군부대 이전 등 최대 20조원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되면 군위군은 인구가 25만명으로 11배가 늘고, 일자리는 10만개 이상 늘어난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사업들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전 행정력을 동원할 것이다.△신공항이 인천공항에 버금가는 거점관문공항으로 거듭나기위한 핵심 인프라는 어떤 것이 있으며, 진행 상황은?-대구경북신공항이 향후 거점 관문공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객’과 ‘물류’,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여객 수요 핵심은 접근성 확보를 위한 ‘교통망 확충’이며,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항 중심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수적이다. 신공항 철도 구축과 중앙고속도로 확장 등 국가 계획 반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계획이 완성되면 팔공산 관통고속도로, 달빛철도, 신공항철도, 중앙고속도로 확장 등 사통팔달 교통망이 구축돼 중남부 신경제권을 이끌 글로벌 관문도시로 도약하게 된다. 또한 항공물류 활성화를 위한 첨단산업단지는 약 191만평 규모로 약 1조 2000억원을 투입해 조성된다. 이 첨단단지엔 반도체, 미래모빌리티 등 미래첨단산업과 수소 활용한 미래 신산업 융복합 기술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군부대 이전도 당면 현안 중의 하나인데 유치 전략은?-군부대 이전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주민 수용성이다. 군위군은 5개 유치 경쟁 시군 중 유일하게 군부대 이전 후보지 주민 16개 단체에서 군부대 유치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같은 광역시 안에서 군부대를 이전하므로 인허가 등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하고 후보지 일원을 이미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이미 마련했다.△군위군의 강점을 이용한 관광, 문화 인프라 강화 전략은?-삼국유사테마파크, 인각사 등 삼국유사와 관련한 관광자원과 김수환추기경 생가 및 사랑과 나눔공원, 영화 리틀포레스트 촬영지 등 다양한 문화관광자원을 개발해 인근 도시민들의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해 오고 있다. 대구편입과 신공항 건설,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 등으로 관광객의 꾸준한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관광 관련 인프라를 확충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체류형 관광거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마지막으로 군위군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민선8기 임기가 반환점을 돌고 있다. 지난 2년간 저와 군위군 공직자를 믿고 응원해주신 군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지난 2년간 굵직굵직한 일들을 해왔다. 대구시로 편입된 지난 1년간 군의 크고 작은 변화를 군민들께서도 느끼셨을 것이다. 군위군이 마음껏 날개를 펼칠수 있도록 저를 비롯한 군위군 모든 공직자들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대구경북행정통합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쏘아올린 통합에 정부가 적극 나서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시·도지사 등 통합의 주체세력은 통합에서 가장 시급한 특별법을 올해내에 마무리짓고 2026년 7월에는 통합시도지사를 탄생시킨다는 계획이다,이들 양 수장은 통합으로 인해 현재 중앙에 편중돼 있는 절대 권력을 지방으로 완전히 분산시켜 거의 독립정부에 준하는 자치권을 부여받아 소멸하는 지방을 부활시키겠다는 빅 프로젝트로 시도민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이렇게 되기에는 상당한 험로를 넘어야 한다. 많은 시도민들은 행정통합에 무관심하다. 오래동안 불경기가 이어지는 등 민생이 최악인 상황에 시도지사가 서민을 위한 정치보다는 통합에 행정력을 집중하는데 대해 불만도 많은게 사실이다.수면위로 떠오른 후 너무 빠르게 진행되다보니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다. 통합에 대해 시도지사들이 자신의 개인적 입장과 차기 진로를 고려해 행정통합을 밀어붙이려는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그 예로 홍준표 대구시장이 그동안 꾸준히 통합을 반대해오다 느닷없이 지난달 갑자기 통합카드를 꺼냈고, 이를 기다리듯 이철우 지사가 덥석 받아들였기 때문이다.이에대해 지역 일각에서는 통합의 명분을 내세우며 양 시도지사가 차기 자신의 입장을 겨냥한 이슈선점이라는 시각도 갖고 있다.양 시도지사 모두 다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광역단체장 수장으로 차기 대권의 잠룡후보들인 만큼 시도통합으로 뉴스메이커가 돼 몸집을 최대한 불린 후 대권후보로 가거나, 아니면 통합시도지사로 가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의구심이다.2019년 시작돼 그동안 5년여간 수면위로 올랐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선되면서 중단됐다가 다시 재 점화된 통합의 로드맵은 어떤것인가. □ 통합 방향은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를 통합하자는 행정구역 개편안이다. 대구 경북의 시도지사 모두 통합이라는 큰 틀에서는 합의했다.하지만 내부사정을 들여다보면 복잡하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광역시가 경상북도를 흡수하는 방식을 내세우고 있다. 가칭 대구광역시 포항시, 대구광역시 안동시 등 경북이라는 이름 자체가 하나도 없는 흡수방식이다. 경북을 통째로 대구와 합치는 것은 사실상 전례가 없는 새로운 형태의 지자체이다. 홍 시장은 총리실로부터 지휘받는 (가칭)‘대구직할시’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과거 대구시와 경북도간 행정통합 논의는 3단계 행정체제를 유지하는 것이어서 실효성이 없다며 반대했었다.이번에 추진하는 것은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로 연결되는 기존 3단계 행정체계를 2단계로 대폭 간소화하는 것이다.통합된 ‘대구직할시’는 서울특별시처럼 행정안전부의 통제를 받지 않고 곧바로 총리실의 지휘만 받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대구직할시는 서울에 이어 인구 500만명의 한반도 제2 도시로 급부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홍 시장은 또 윤석열 대통령이 대구시와 경북도간 통합 논의와 관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시한 내용을 설명하면서 “(대통령은)통합되는 대구직할시의 권한은 미국처럼 연방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에 준하는 그런 독립된 권한을 주겠다고 했다”고 밝혔다.홍 시장은 기존 기초자치단체의 자치권에 대해서는 통합 추진 과정에서 논의를 좀 해봐야 할 문제라고 언급하고, 현재 서울시와 서울시내 자치구간 권한 배분 관계 등에 대한 연구를 해야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이에 대해 이철우 지사는 완전한 자치정부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이 지사는 이번 통합의 성격은 단순한 지방간 통합이 아닌 ‘완전한 자치정부’ 모델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국방과 외교를 제외한 중앙정부의 모든 권한을 이양토록 하고 이민, 비자, 환경, 산림, 저출생 정책 등에 대해서도 완전한 지방자치가 가능토록 해야한다는 구상이다.재정문제와 관련해서는 대구시와 경북도가 현재 받는 교부세를 그대로 받고 통합에 따른 플러스 알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통합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도 양 지자체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구·경북 시도민들의 공감대 형성이 제일 조건”이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성공하면 수도권 집중 현상을 막고 지방시대를 활짝 열어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 만드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통합 절차는통합을 위한 절차는 여론조사와 대구시·경북도 통합특별법 제정이 필수다.기초자치단체간 통합은 주민투표와 의회 의결 등의 과정을 거치도록 되어있지만 광역자치단체간 통합은 이를 규정한 법률이 없어 주민투표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을 치를 필요가 없다. 하지만 시도의회의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시도의회가 강력히 반대할 경우 진척이 어려울 수도 있다. 최근 이철우 지사도 도의회 답변에서 “도의회가 강력히 반대하면 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전문가들은 두 자치단체의 장이 이견이 없고 중앙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해 진행에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문제는 통합특별법 제정이다. 양 시도지사를 비롯 행정안전부 등 중앙부처에서 지지한다고 해도 특별법제정이 쉬운 것은 아니다.아직 국내에서 광역자치단체의 통합전례가 없고, 여소야대가 심각한 현실에서 민주당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통합에 대한 문제점통합논의가 빠르게 급진전하면서 통합 과정에 불가피한 조직 통폐합과 슬림화, 통합 자치단체의 명칭에 대한 상호 이해 등 풀어야할 과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현재 가장 큰 쟁점으로 부상한 것은 통합 후 탄생할 자치단체의 명칭이다. 홍준표식의 대구직할시 명칭에 대해 경북도민의 반발은 싱상이상이다. 경북 북부권을 중심으로 벌써 반대 현수막이 나붙는 등 생각이상의 반대기류가 강한상태다.이철우 지사도 이를 익히 알고 있는 만큼 현재는 통합자체를 성사시키고 대구시나 경북도 등 명칭은 추후 의논하자는 입장이다.통합이 이뤄져 가칭 ‘대구직할시’가 탄생하면 기존 대구 중심으로 발전 계획이 수립돼 경북 외곽지역은 오히려 낙후할 것이라는 우려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대구광역시에서도 상당수 시민들은‘자세한 논의가 필요하다’, ‘단순히 1981년 대구직할시 승격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 ‘시민들의 의견 수렴 없이 무작정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냐’는 등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대구시와 경북도간 행정통합은 2019년부터 추진해오다가 2023년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임과 동시에 중단돼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으나, 홍 시장이 지난달 17일 전격 제의하고 이 지사가 화답한 데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의가 급진전하고 있다. 김호진 경북도 기획조정실장“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역사적으로 한 뿌리였던 대구경북의 정체성을 다시 회복하고 완전한 지방시대를 열어 지방소멸과 국가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시대적 결단이자 중요한 전환점이다. 인구 500만과 지방재정 50조가 넘는 거대 규모로 통합돼 수도권에 대응한 대한민국 제2의 초광역 행정·경제권으로 도약하고 공동의 통합발전전략을 실행해 국가 발전을 주도적으로 선도하려는 것이다.”행정통합의 실무 총 책임자인 김호진 사진경북도 기획조정실장은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통합에 혼신의 힘을 쏟겠다는 각오를 밝혔다.김 실장은“대구경북 통합은 중앙정부의 권한을 이양 받고 재정을 보장받으면서 경제와 산업, 지역개발, 주민생활과 복지 등의 지방행정과 교육, 경찰, 소방 등 통합 지방정부가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완전한 분권형 통합자치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4일 행정안전부, 지방시대위와 함께 한 4개 기관 통합 간담회에서 이러한 통합방향을 제시했으며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검토 입장을 확인하고 범정부 통합지원단 구성과 활동도 합의했다.“현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통합에 대한 시도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고 통합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수렴과 활발한 연구를 통해 최선의 방안으로 대구경북의 의지와 역량을 하나로 응집시키는 것이다.”이를 위해 행정통합추진단, 통합자문위원회, 통합연구지원단을 중심으로 한 행정통합 민관합동추진단 체계를 구성하고 통합절차의 적극적인 추진과 시도민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활동을 최우선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민선 8기 전반기에 대구 미래 50년 비전이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다. 전반기 시정혁신 성과와 후반기 시정운영 계획은.△민선8기 2년 대구가 다시 우뚝 일어설 수 있도록 미래, 산업, 공간 등 전 분야에 걸쳐 100가지 혁신으로 대구를 변화시켜 왔다. TK신공항과 달빛철도로 새로운 하늘길, 철길을 열고, 산업동맹으로 대한민국 남부 거대경제권 조성의 기틀을 마련했다. 군위군 편입으로 특·광역시 중 전국 최대 면적(1499㎢) 확보, 도심군부대 통합이전, 규제프리존 K-2 후적지 개발을 통해 경제 영토를 확장해가고 있다. ABB, UAM, 로봇 등 5대 미래 신산업으로 개편하고, 2년 만에 8조5532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제2국가산단 유치 등 산업을 혁신했다.맑은 물 하이웨이 국가주도 추진, 대형마트 의무휴업일 평일전환 등 민생 분야에 대해 집중 혁신했다. 기득권 타파와 공공기관 통폐합, 최단기간 청렴도 전국 1위 달성, 민선 출범 최초 2년 연속 지방채 발행없는 예산 편성, 팔공산 국립공원 승격 등의 혁신에 대구경북행정통합을 더해 대구혁신 100+1의 틀을 완성했다. 남은 2년은 대한민국이 선진대국시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대구발 혁신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TK신공항을 안정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신공항특별법 연내 개정과 SPC 구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TK신공항 건설은 남부 거대경제권 조성을 통해 지방소멸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미래 100년 핵심과제다. 지난해 4월 TK신공항특별법이 제정되고 민간공항 예타 면제, 군 공항 기부대양여 심의 등을 거쳐 군 공항 이전 사업대행자(SPC) 선정 절차를 추진 중이다. 개정안에는 초과사업비 국가지원 명시, 민간공항 건설 일부를 대구시에 위탁, 지방채 발행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연내 SPC 설립을 위한 LH 등 공공시행자와 SPC 구성 방안 협의와 민간참여자 공모절차를 진행 중이다. 시공능력 20위권 내 10개사 등 47개사의 사업 참여 의향을 확보했다.-최근 지역 이슈인 대구경북 행정통합의 의미 및 효과와 경북 북부지역의 반대여론 확산 우려에 대한 해결방안은.△대구경북 행정통합은 100년 이상 된 지방행정조직 대혁신의 출발점이자 대한민국 행정체제 대개혁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통합으로 대구경북특별시는 한반도 제2의 도시가 되어 서울과 함께 대한민국 양대 경제축을 형성하게 된다. 경북 북부지역에는 산단 조성, 통합공기업 이전,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통해 경제적으로 더 발전된 지역으로 만들 것이다.-동대구역과 대구 대표도서관에 박정희 대통령의 동상을 세우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사업 추진의 의미는.△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구국정신, 2·28민주화 운동의 자유정신, 박정희 대통령의 산업화 정신을 품은 긍지 넘치는 도시다. 박정희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지만, 5000년 가난과 빈곤에서 벗어나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산업화 정신만은 재조명할 필요가 있다.-대구 미래 50년을 위한 산업구조 개편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셨는데 대구의 산업구조는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ABB산업의 경우 지역 디지털 혁신거점 조성사업 선정, 8000억 원 규모의 SK AI데이터센터 건립 MOU 체결 등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반도체 분야는 시스템 반도체에 집중해 RD 인프라 확충, 기업 유치 등의 성과를 창출해냈다. 모빌리티산업은 모터소부장특화단지 유치, UAM산업 육성 관련 MOU를 각각 체결했고 로봇산업은 국내 유일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조성사업 예타통과 이후 후속절차를 진행 중이다.-맑은물 하이웨이 사업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높다. 현재 추진 상황은.△맑은 물 하이웨이 사업은 환경부가 종합적으로 검토해 정부 대안(취수량 46만㎥/일+α, 관로신설 L=110㎞, 사업비 1조4200억원)을 마련하고 지역 부단체장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가지는 등 의견수렴 중이다. 7월 중에 정부 대안을 확정할 예정이며 필요시 특별법(예타면제 등) 제정과 후속 행정절차인 낙동강물관리위원회 심의를 연내 완료할 예정이다./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지난 2019년 시작된 행정통합논의가 홍준표시장의 취임으로 중단됐다 최근 되살아났다, 통합에 대한 의견은.△인구가 급격하게 소멸돼가는 상황에서 이대로 가면 경북의 경우 상당한 시군이 없어지게 된다. 하지만 현재 지방정부는 할 수 있는게 거의없는 등 모든권한이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한 예로 수해로 인해 사람이 죽고 다치고 엄청난 피해가 나도 국가하천의 경우 경북도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방법은 행정통합을 해 지역을 수도권에 대항하는 메가시티로 키우고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가져와 광역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지역에 맞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대구나 경북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젊은이들이 수도권에 가면 지방은 공동화가 될 수밖에 없다.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지금까지 행정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절대로 사심이 있어서 하는게 아니다. 거대화되는 수도권과 맞서고 지역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역내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도록 덩치를 키우고 지방자치를 실현하는게 급선무라고 생각하고 있다.-경북에서 통합에 대한 반대의견이 심하다. 대구의 경우 경북이라는 말을 아예 하지않는 등 흡수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대해 경북민들의 상실감이 크다. 특히 북부권을 중심으로 도청이전이 정착도 안된 상황에서 통합은 안된다라는 생각이 강하다.△경북이 사라지면 안된다. 그렇지않아도 많은 시도민들로부터 대구경북통합 명칭을 ‘대구직할시’ 또는 ‘대구광역시’로 한다는 언론 보도에 적극 대응하라는 주문이 많다. 분명히 밝히지만 지금은 통합자체의 성사가 매우 중요하므로 보다 큰 틀을 성사시켜놓은 후 세부 논의과정에서 명칭을 정하면 된다.이 문제로 통합의 근본을 깨뜨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통합명칭, 청사 위치 등은 매우 민감한 문제이기 때문에 시도민의 공감대가 형성될 때까지 충분한 논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청사 위치도 현 위치를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시·도민 공감대 형성에 유리하다고 생각한다.북부권은 현재 도청 청사에 더해 중앙으로부터 이관받은 공공행정기관들을 집적하는 통합 대구경북의 행정중심복합도시로 만들겠다.도의회 협의와 관련, 먼저 상의했으면 더 좋았으나 아직 통합 논의가 설익은 단계로 통합안을 짜서 의원들과 대화하겠다,홍준표 대구시장도 경북 반박을 우려해 ‘대구직할시’나 ‘대구광역시’(명칭을) 고집하지 않고 통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있다.이 문제는 추후 협의과정에서 잘 풀릴 것으로 생각한다. 시도민들이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관건은 미국의 주처럼 중앙정부 권한을 대폭 이양 받아 완전한 자치를 이뤄 한나라처럼 운영, 대한민국을 초일류 국가로 가는 선도적 역할이 되도록 합심, 노력하는 것이다.-행정통합 로드맵은 어떻게 되나△지금 행정통합을 늦추면 더 이상 통합은 못 한다.더는 시간을 늦추면 굉장히 어렵고 단체장을 새로 뽑은 후에는 서로 양보를 하지 않을 테니 지금이 절호의 기회다.일부에서는 너무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알고 있다. 하지만 거듭 강조하거니와 지금을 넘기면 통합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본다.양 시도는 2026년 7월 1일 통합 자치단체 출범을 목표로 올해 안에 시도의회 동의와 특별법 국회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특히 특별법 국회통과는 쉽지가 않은 만큼 시도와 협력해 지역정치권을 비롯해 국회 등과 활발하게 접촉해 특별법이 통과되도록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여당의원을 비롯 야당의원과도 긴밀히 접촉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도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하겠다. 주민투표는 여러사정상 어렵더라도 시도의회의 의결을 받아야 하는 만큼 도의원들에 여러사정을 잘 설명하고 협력을 구하겠다.이를 위해 지역균형발전 방안을 통합하기 전에 미리 내놓겠다. 경북 북부, 서부, 동부 등 각 지역 발전 방안을 특색있게 만들어 청사진을 보고 도민이 공감하도록 하는 게 중요한 만큼. 총력을 쏟겠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주낙영 경주시장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의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에 성공해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롤모델의 걸작을 만들어 낼 것을 다짐했다.경주시가 지난 2021년 7월 전국 최초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도전장을 내고 약 3년간 전 시·도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경주유치에 최선을 다했다.그 결과 지난 20일 외교부 산하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선정위원회에서 경주를 선택했고, 조만간 외교부 준비위원회에서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사실상 경주로 확정된 것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최적의 인프라를 갖췄지만 경주가 유일한 중소도시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 불릴 만큼 여러 가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260만 경북도민의 결연한 의지가 있었기에 두 광역도시와 치열한 경쟁을 뚫고 마침내 유치에 성공을 했다”면서 “위대한 성과가 있기 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철우 경북지사와 김석기 국회의원을 비롯해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며 소회를 전했다. □ 범시민 유치 노력경주시는 일찌감치 경북도와 함께 범시민추진위와 민간추진위, 도시의회 유치특위 구성 등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APEC 경주유치 공감대를 전국적으로 전파했다.이어 경북지사, 지역 국회의원과 함께 대통령실, 외교부 등 여러 요로로 대정부 유치활동을 전개해 왔다.그리고 싱가포르 APEC 사무국을 찾아 경주 당위성을 피력했고 APEC 유치 기원 경주 벚꽃마라톤 대회와 슈퍼 콘서트, 각종 포럼 및 시민사회단체 등 지역사회에서 스스로 APEC 유치 물결이 끊이지 않았다.특히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만큼 단순한 회의가 아닌 외교·경제·문화적 역량을 십분 발휘해 국격을 높이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중요한 모멘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경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도시이자 국가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도시로 신라 천년 역사를 품고 있으며 한반도 최초의 통일문화로서 국제교역과 K-컬처의 출발지이자 불국사·석굴암 등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역사적 품격이 깊어, 세계 정상들에게 진정한 한국의 아름다움을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곳임을 주장해 왔다.특히 지난해 9월 ‘APEC 경주유치 100만 서명운동’을 전개한 결과 불과 85일 만에 25만 경주인구 보다 약 6배 많은 146만3874명이라는 많은 국민들드리 지지와 성원 보내줬다. 경주가 APEC 정상회의 최적지로 손색이 없고 국민적 공감대가 완성되었음을 대변한 것이다.□ 최적의 입지 조건경주는 유치 3파전을 벌인 인천, 제주 중 유일한 지방중소도시이다. 일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연상케 했다. 하지만 경주시는 경쟁 도시들과 비교 우위를 부각하며 경주 유치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설득했다.경주는 APEC 교육장관회의와 세계물포럼, G20 재무장관회의,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의 성공 개최 노하우가 풍부하다.특히 6월 국제컨벤션협회(ICCA) 발표 전국 기초단체 중 국제회의를 가장 많이 개최한 도시 1위로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APEC의 포용적 성장과 지방화 시대 지방균형발전 가치 실현의 최적모델 역시 경주다. 그간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 역사와 문화가 있는 세계 중소도시들의 성공 개최 사례를 보면 경주의 당위성은 차고 넘친다.경주는 정상 경호와 안전에 최적 요새다. 보문관광단지는 회의장과 숙박, 전시장 등이 3분 이내 모든 인프라가 집적되어 있어 회의진행 및 정상경호의 최적이다.또 경재 후보도시와 달리 바다와 접해있지 않고 보문관광단지 전체 1200만㎡를 민간인출입통제구역으로 설정, 시민 불편 없이 완벽한 경호가 가능하다. 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될 때 한미정상회담은 보문관광단지에서 열렸음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숙박시설도 최적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회의장 주변 3㎞ 이내에 5성급 호텔을 비롯해 45~250평 규모의 초특급 스위트룸 187실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더해 황룡원(43실)와 교원드림센터(104실), 온협경주연수원(235실), 소노벨경주(417실), 한화콘도(395실), 켄싱턴리조트(555실) 등 럭셔리한 연수시설과 초특급 리조트가 103개소가 있다. 4463실의 정부대표단 수요대비 157% 객실을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반경 10km 이내에는 1333개소 1만3265실을 확보하고 있어 경제대표와 미디어 관계자, 행사요원 등의 수요대비 280% 객실 확보하고 있다.또한 2005 부산 APEC 정상회의 시 소요된 회의장 및 기능실 사용면적 2만6185㎡와 비교해 2만8199㎡의 충분한 회의공간을 갖추고 있다.50분대의 김해국제공항과 대구국제공항, 포항경주공항, 울산공항 4곳을 활용할 수 있고 이 중 울산공항을 제외한 3개가 민간·군사공항이다. 이는 기상악화나 일정변경 등 상황변화에 유연한 대처가 가능하고 혼잡한 민간공항에 비해 통제와 관리가 용이해 비용적 이점이 크고 무엇보다 국빈 의전과 경호 측면에서도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췄다.최근 포항경주공항 국제선 부정기편 취항 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해 경주 최단거리 공항에서 국제선 운항도 기대되고 있으며, KTX·SRT 등 완벽한 교통망도 빼놓을 수 없다. 주낙영 경주시장 □ APEC 경제 효과경주는 영남권 산업벨트의 중심허브 도시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일구어 낸 성장축의 중심에 있어 대한민국 경제발전상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지다.경주의 한수원·원전·소형모듈원자로(SMR)와 포항(포스텍, 이차전지), 울산(완성차, 조선), 구미(반도체), 안동(바이오) 등으로 이어지는 산업 대동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APEC이 개최될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 최절정기로 세계 정상과 영부인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대릉원 등에서 찍은 사진이 전 세계에 소개되면 세계의 이목이 경주와 대한민국에 집중될 것이다.APEC 유치로 국내외 관광객 증가 등 생산유발효과가 1조8863억, 부가가치유발효과 8852억, 1만4438명의 취업유발효과를 비롯해 국제MICE 관광도시 위상제고 등 경주의 미래 100년 대계를 앞당길 마중물이 될 것이다.경주는 APEC 개최 효과가 국한될 수밖에 없는 광역도시가 아니라 국제회의 인프라와 역량, 발전 가능성을 모두 갖춘 지방도시에 유치해 APEC의 이념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각료회의를 비롯한 200여 관련회의를 대구, 울산, 부산, 경남의 동남권 전체로 파급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지방화시대 국가균형발전에서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주낙영 경주시장은 “앞으로의 임무는 세밀하고 철저한 준비로 경주의 미래 100년 대계를 앞당기고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알리고 APEC 역사에 길이 남을 성공 롤모델로 승화시키는 걸작을 만들어내는 것”이라며 “시도민들이 다시 한마을 한뜻으로 뭉쳐 APEC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많은 협조와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지역 해양생태계 보존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며, 건강한 바다 환경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포항제철소 직원들로 구성된 ‘클린오션봉사단’과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이 꾸준히 해양 환경 정화 봉사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도 수산자원 증진을 위한 바다숲 조성을 추진하는 등 노력을 쏟고있다. ◇ 바다 수중은 우리가 지킨다, 클린오션봉사단포항제철소 클린오션봉사단은 스킨스쿠버 자격증을 가진 임직원들이 제철소 인근 해역에 직접 잠수해, 수중 바다 생태계 보전에 기여하는 봉사단이다. 2009년 11월 창단돼 포스코 포항지역 직원, 자회사, 사외봉사자로 구성됐다. 이들이 꾸준한 활동을 펼친 결과, 포항 지역 바다에서는 2023년 약 58t(톤)의 해양 오물이 사라졌으며 15년 간 누적 1110t의 해양쓰레기가 수거됐다.클린오션봉사단은 지난 15일 포항 영일만 해역 일대에서 수중 정화 활동을 펼치며, 해양 폐기물로 불편을 겪는 인근 지역 주민들과 청정한 지역 해양 생태계를 위한 봉사활동을 진행했다.이날 단원들은 깨끗한 해양 환경을 위해 타이어, 폐플라스틱, 폐어구 등 쓰레기 수거를 했다. 전용 선박을 이용한 대형 해양 폐기물 수거 활동도 병행해 보다 청결한 해양생태계 조정에 앞장섰다. ◇ 해안 둘레길은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올해로 창단 3주년을 맞이한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은 해변에 떠밀려온 표류물과 쓰레기를 수거하는 봉사단이다.지난달 26일 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은 포항 두호동과 환호동 해안가를 방문해 해안 둘레길 환경정화 활동을 펼쳤다. 이날 봉사단은 두호동과 환호동 일대 해안을 청소하면서 주변에 버려져 있던 폐어구와 폐스티로폼 등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며 바다 사랑을 실천했다. 봉사단은 정화 활동과 함께 해양환경 지키기 캠페인 활동을 함께 진행하며, 인근 주민들의 해양생태계 관련 인식 개선에도 앞장섰다.해양환경지킴이봉사단장인 포스코 포항제철소 제강설비부 김영학 과장은 “평일에는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주말엔 봉사 단원들이 함께 모여 포항 해안가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있다”며 “관광객들이 포항을 깨끗한 도시로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어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며 더 많은 사람들이 해양 환경 보호에 동참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동해안 보존을 위한 포스코의 노력포스코의 노력은 동해안 깊은 바다 속까지 전해지고 있다.지난 4월 포스코는 해수부 등 4개 기관과 함께 바다숲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 협약은 포스코의 대표적인 해양생태계 보존 활동 중 하나로, 바닷속 인공어초인 ‘트리톤’을 활용해 바다숲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긴 것이다.트리톤은 포스코의 철강 부산물인 ‘슬래그’를 활용해 만든 인공어초로, 해양생태계에 유용한 칼슘과 철 등의 미네랄 함량이 일반 골재보다 높아 해조류의 생장과 광합성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실제 포스코는 2020년 5월 울릉도 남양리 해역과 2023년 5월 포항 청진 3리 해역에 트리톤을 활용한 바다숲을 조성하기도 했다.그 중 울릉도 남양리 바다숲은 3년간 해조류 생체량이 조성 초기 40배 이상 증가하고, 해조류의 출현 종수는 초기 10종에서 19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다채로운 해양 생태 복원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철강슬래그는 트리톤 외에도 시멘트 원료 및 토목 공사용 골재 등 다방면으로 재활용이 가능한 친환경 자원으로, 향후 포스코가 추진하는 ‘수소환원제철’ 용지조성사업에도 활용될 예정이다.◇ 지속 가능한 제철소 구현에 앞장한편 2023년 해양수산부 국립해양조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89년부터 2022년까지 34년간 지구온난화 등 기후 위기로 인해 우리나라 연안의 해수면이 매년 평균 3.03㎜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동해안은 해류의 영향으로 서해나 남해보다 수온 상승과 열팽창 효과가 더 두드러져 평균 해수면 상승률이 가장 높은 편이다.포스코는 해양생태계 보존을 위한 노력과 함께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선언하고,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이춘선 클린오션봉사단장클린오션봉사단은 가입자 대상 자격증 취득비와 스쿠버 장비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 포항 앞바다를 지키고 싶은 영웅이라면 누구나 환영한다. 바닷속에 방치된 해양쓰레기는 환경오염뿐만 아니라 선박사고 등의 위험 요소가 되는 만큼 더욱 신경써서 해양쓰레기를 수거해 나가고 있다. 청정한 해양 환경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하는 클린오션봉사단장인 포스코 포항연구인프라그룹 이춘선(52) 과장과 최근 인터뷰를 가졌다.-‘클린오션 봉사단’에 참여한 계기는.△아이들이 어릴 때 가족이 함께 해안가를 산책하다가 철새로 보이는 제법 큰 새 여러 마리가 바닷가에 죽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죽은 새 옆에는 생활 쓰레기와 스티로폼 덩어리, 여러 가지 비닐 쓰레기 등이 잔뜩 있었다. 아마도 이 새들은 오염된 물고기를 먹었거나 사람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죽은 것 같다고 말해 주었다. 철새들이 죽지 않도록 어떻게 도울까 상의 끝에, 우리 가족이 바다에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보자는 이야기를 했다. 이후 관련 봉사 단체를 찾다가 2011년 아내와 함께 ‘클린오션 봉사’ 활동을 시작하고, 아들 둘은 2017년부터 ‘클린오션 봉사단’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클린오션 봉사활동 참여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아이들이 어릴 때는 아빠에게 이끌려서 나올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자원해서 토요일 봉사활동을 어디서 하는지, 친구를 데리고 와도 되는지 물어보는 등 적극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봉사활동을 하면서 부부간 대화도 많아지고, 자식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어 가족이 더욱 화목해진 것 같다.- 봉사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해양쓰레기 총량으로 보면 우리가 주워서 처리하는 해양쓰레기는 너무나 적다. 우리의 미미한 활동결과 보다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림으로 인해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조금씩 영향을 받아서 바다의 관심을 가지고 바다가 깨끗해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희망을 갖고 봉사하는 것이 보람의 시작인 것 같다.- 앞으로의 포부는.△클린오션 봉사활동을 통해 해양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깊이 깨닫고 있다. 봉사활동을 하면서 책임의식이 더욱 강해졌고, 해양 환경 정화와 포항 바다 생태계 보호에 작게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서 큰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클린오션 봉사단 활동에 참여하며, 해양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싶다. 또한, 더 많은 사람들이 해양 환경 보호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가족과 함께 시작한 이 봉사활동이 나에게 큰 의미를 주었듯이, 앞으로도 꾸준히 해양 환경 보호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포항항은 경북 동해안의 관문역할을 하는 수출입 무역 전진기지로 산업화 시기 철강제품을 수송하면서 국가경제 발전을 이끌었다. 포항항은 삼국유사를 통해 역사전면에 모습을 드러낸다. ‘연오랑 세오녀’의 전설에 따르면 연오와 세오는 현해탄을 건너 일본국의 왕과 왕비가 된다. 포항항이 신라 초기 부터 해상교류의 중요한 거점이었다고 짐작되는 부분이다. 조선시대 포항은 영일현에 속했는데 1732년(영조 8)에 통양포(通洋浦) 아래에 포항창(浦項倉)을 설치하고 별장(別將)을 파견했다. 포항창에 모인 곡식은 함경도로 진휼할 재료였기에 포항창 주변은 함경도와 경상도를 잇는 동해안 해로의 구심점이 됐다. 1919년경에는 현재의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일대에 접안시설이 축조돼 어업과 해운업이 활성화되면서 근대적인 항만기능을 갖추게 됐다.포항항은 1962년 6월 12일 국제무역항으로 지정 공포돼 새로운 도약을 맞게 된다. 포항항이 실질적인 무역항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 것은 포항종합제철소(현 포스코)의 건설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1969년 포항신항 부두를 준공하고 철강제품을 수송하면서 포항항은 본격적으로 국제 무역항으로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대북방 교역에 대비한 환동해권의 국제물류 거점항만으로써 영일만항이 건설되면서 포항항은 재도약 계기를 맞았다. 포항시는 영일만4산업단지에 이차전지기업, 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에 이차전지, 철강부품, 수소연료전지 기업을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이들 기업과 함께 영일만항은 환동해 관광·물류 중심항으로 뛰어올라 우리나라를 넘어 세계 항만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항 물동량 회복 ‘잰걸음’포항항의 부두길이는 1만1915m, 하역 능력은 9133만5000t이며 접안시설은 선박 55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는 국제무역항이다. 포항구항은 1962년 동빈동에 개항해 9선석을 확보했으며 연안모래나 기름 등의 물류 이동을 돕는다. 포항신항은 1972년도 청림동에 첫 부두가 완공된 이후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포스코와 철강공단을 지원하는 철강산업의 중추항만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재 38선석을 보유하고 있다. 영일만항은 2009년 흥해읍에 개항해 컨테이너부두 4, 일반부두 2, 국제여객부두 1, 관공선부두 1선석 등 8선석을 갖췄다.포항항은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적인 공장 셧다운과 국경폐쇄, 글로벌물류운송 차질로 영일만항의 물동량은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 2022년 태풍 힌남노의 직격탄을 맞았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도 받았다. 2019년 포항항의 컨테이너 185만4633t, 비컨테이너 5901만5798t이던 물동량이 점점 감소해 2022년 81만5999t, 5004만6753t으로 각각 56%, 15%까지 줄었다.포항항 물동량은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4월까지 컨테이너 28만1000t, 비컨테이너 1539만8000t로 빠르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도, 포항시와 포스코, OCI 등은 지역 수출입기업체의 지역 상생협력 노력의 일환으로 포항항 이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는 영일만산단, 블루벨리산단 내 이차전지 관련 물동량 유치에 나섰다. 이차전지 화주와 선사, 국제물류주선업자인 포워더 연결을 추진 중이다.더불어 대경권 내 자동차 부품 177개 업체들도 대경권 내 대형화물 물동량 발굴, 유치에 나서, 동일 수출지역 화주의 물동량을 수합하고 신규항로 개설에 필요한 물동량을 확보키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우드팰릿 물동량 증대를 위해 주 5회 운행되는 영일만항 인입철도를 8월부터 주 10회로 증편 운행함에 따라 물동량 증대에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대구·경북 유일의 컨테이너 항만인 영일만항포항 영일만항은 우리나라의 17곳 컨테이너 항만 중 대구·경북에서 유일하게 컨테이너 부두를 보유한 동해안 종합 무역항이다. 1992년에 첫 삽을 뜨기 시작한 영일만항은 2009년 컨테이너 부두 4선석을 갖춘 항만으로 개항했다. 영일만항은 현재 안벽1000m, 폭600m, 수심12m의 규모로 3만t급 선박 4척이 동시 접안할 수 있다. 영일만항은 총사업비 2조8463억원이 투자되는 사업으로, 내년 7월 준공예정인 해경부두에 이어 2030년까지 연안여객부두·연안여객터미널 건설, 항만배후단지 2단계 사업, 항만시설용부지 등 건설이 추진된다.포항시는 항만이용장려금(인센티브) 지원과 홍보를 통해 지역 내 부산항 이용 화주와 포워더의 물동량을 영일만항으로 전환하도록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이 세계 2대 환적 중점 항만임을 감안해 항로부족과 항차수 부족의 문제는 부산항 환적을 통해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또 시는 포스코 물동량 중 소(小)코일(냉연코일, 전기강판, 스테인레스강판)을 컨테이너화로 추진한다. 포스코는 선재 화물을 컨테이너화 해 연간 40만t을 수출하고 있기 때문. 뿐만 아니라 영일만항이 환동해권을 순회하는 크루즈 노선의 기항지로서 역할할 수 있도록 노력해 관광산업 활성화는 물론 포항이 국제관광 도시로 도약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포항해수청은 영일만항의 국가 기간산업 지원 및 환동해와 북방 물류·관광 거점항을 목표로 각종 항만 인프라를 늘려가고 있다. 영일만항 내 국제여객터미널 확충과 연계, 기존 포항구항의 연안여객터미널을 영일만항으로 이전하고, 기존 연안여객터미널은 중소형 화물부두로 전환하도록 준비 중이다. 국가어업지도선부두 기능을 도입해 동해권 어업지도 활동 지원과 어업지도선의 안전 운영이 가능한 피항지를 확보할 계획도 갖고 있다. 항만 환경개선에도 나서 미세먼지 저감 등 항만대기질 개선을 위한 육상전원공급설비(AMP)를 도입한다. 기후변화 협약에 따른 환경규제 강화로 온실가스 배출관리를 위한 통계시스템 도입과 선박 배출가스 저감 추진 방안 또한 마련한다.△포항항 발전 과제포항시·포항해수청은 포항항의 물동량을 늘려 지역산업이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자와 산업 기능을 전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 영일만항이 지금보다 더 다양한 물동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항만배후단지에 단순한 물류창고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물동량을 창출할 수 있는 제조업, 유통업, 수산물 활어보세장 등 다양한 업종을 입주시켜야 한다. 특히 대구·경북에는 수입 활수산물 통관에 필요한 활어보세장치장이 없어 대부분 부산항과 동해항을 통해 공급되는 실정이다.영일만항은 앞으로 개발될 항만 인프라와 기반 시설을 바탕으로 대구·경북의 관문항으로, 북방물류 중심항으로 한 단계 더 도약이 필요하다. 현재 영일만항 2단계 개발구역 55만9000㎡과 시멘트 부두, 모래 부두, 수리조선 부두가 개발될 예정이나 개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포항항만의 문제가 아니라 포항구항 재개발과 도시재생 사업과 맞물려 있어 조속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전국의 항만들이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정책과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경북 유일의 종합항만인 영일만항도 미래 항만물류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발 빠른 준비와 움직임을 보여야 된다. 이와 더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항만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발전 가능한 항만개발이 추진돼야 한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최근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발표에다 포항과 강원 삼척을 잇는 동해중부선 철도가 올해 개통이 예정돼 포항 항만의 가치가 오르고 있다”며 “향후 포항항을 더욱 개발해 환동해권 중심 항만을 넘어 우리나라 대표 항만으로 발돋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34년, 34세.꿈과 도전의식으로 의기양양했던 10대와 20대를 지나고, 질풍노도와 시행착오의 청년기를 마무리하며 장년으로서의 성숙을 준비해야 할 시기고, 나이다. 이는 조직이나 개별 인간이 크게 다를 바 없다.눈 밝은 옛사람들은 34년, 34세를 이립(而立·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당당하게 선다는 뜻)을 지나 불혹(不惑·세상 잡사에 현혹되지 않는다는 의미)으로 가는 중간 지점이라 봤다.본지가 올해 창간 34년을 맞았다. 장구한 세월이라 할 순 없지만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앞서 언급처럼 ‘성숙을 준비해야 할 때’인 것이다.포항에 기반을 둔 신문사로서 동갑내기 지역민 중 주목할 만한 사람을 찾았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아닌, 조직과 사람 사이에도 벤치마킹과 반면교사(反面敎師)가 가능하니까.1990년 6월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공대에서 공부했고, 현재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하는 오은진(34)씨가 기자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오 교수는 지난해 1970년대부터 연구된 중요한 과학적 과제의 해결 실마리를 제시한 논문으로 학계에서 주목받았고, 교수가 되기 전엔 컴퓨터 이론 분야 우수 연구자에게 연구비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리제 마이트너상(Lise Meitner Award)을 한국인 최초로 받은 사람.인간과 사물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제대로 판단하는 현명함을 얻기 위해선 성실과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건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 그 외엔 어떤 게 더 필요할까?이 질문은 34주년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 본지와 아직 ‘걸어야 할 길’이 먼 34세 젊은 학자 모두에게 의미 있고 유용할 듯했다.포항공대 오은진 교수는 바쁜 일정임에도 인터뷰 요청에 흔쾌히 응했다. 초여름 햇살이 목덜미를 기분 좋게 간질이던 지난주. 강의를 마친 오 교수를 만났다. 무엇보다 환한 웃음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1990년생으로 알고 있다. 정확한 출생일과 출생지는.△1990년 6월 17일에 포항 성모병원에서 태어났다. 이번에 알게 된 것인데 ‘경북매일’과 태어난 달까지 같다.(웃음)-그렇다면 유년시절도 포항에서 보낸 건가.△태어난 직후 부모의 직장을 따라 경기도 안양과 충청남도 천안 등에서 생활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경기도에서 졸업했다.-대학에 입학하며 태어난 곳으로 돌아온 셈인데, 포항공대를 선택한 이유는.△어릴 때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니, 수학 공부도 열심히 했다. 포항공대에 오기로 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하다. 수학이 재밌었고, 그 분야를 더 빨리 더 많이 알아보고 싶어서다. 포항이 ‘내 마음속 고향’이라 고민의 시간도 짧았다. 더불어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했는데, 우리 학교는 타 대학에 비해 조기 졸업생이 많았고, 그들에게 호의적이었다. 입학을 위한 면접을 보러 왔을 땐 조용한 캠퍼스 분위기와 따뜻한 사람들에게 매력을 느꼈다.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공부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포항공대에서 했다. 학교를 떠나기 싫었던 것인지.△포항공대엔 학사 과정을 마친 후 석·박사 과정을 그대로 여기서 이어가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타 대학에 비해 그 비율이 높다고 알고 있다. 학사 과정 공부를 해보니 학교와 포항이란 도시가 썩 마음에 들었다. 굳이 석·박사 과정을 이어갈 다른 학교를 찾아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성격이 내향적이라 익숙한 공간이 편하기도 했고. -‘박사 후 과정’(Postdoc)은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했다고 들었다. 어떤 곳인가.△독일 여러 곳에 산재한 독립적인 연구소의 집합체라고 보면 된다. 일반과학 전 분야를 다루는 연구기관이다. 2018년 봄부터 1년 6개월쯤 거기 있었다.-당신의 주요 연구 분야가 뭔지 알기 쉽게 설명한다면.△컴퓨터공학 분야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알고리즘이 필요하다. 그걸 수학적으로 정의하고 풀어내는 일이다. 예를 들면 택시 여러 대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중 어떤 택시를 선택해 승차하는 게 사람들에게 가장 유리하고 합리적인지 찾아내는 거다. 좀 더 확장하면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할 최적의 조합을 찾아내는 연구를 한다고 설명하면 될 듯하다.-과학자(연구자)로 산다는 건 어떤가. 재미는 없을 것 같다.△왜 연구자의 삶이 재미없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웃음) 풀고 싶은 문제가 있는데 그것의 해결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하고 고민하다가 마침내 그 문제가 풀렸을 때 느끼는 연구자만의 ‘카타르시스’ 같은 게 있다. 내 경우 다른 일을 하면서는 그런 감정을 맛본 적이 잘 없는데, 연구 과정에선 자주, 그리고 강하게 느낀다.-연구와 강의 외의 시간에 즐기는 취미는 뭔가.△사실 공부하고 학생들 가르치는 일이 일상생활의 거의 대부분이다. 남자친구와의 가벼운 산책은 언제나 즐겁다. 출장이 잦은 편인데 그걸 여행처럼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바다 보는 걸 좋아하는데 포항에 살고 있으니 행운이라 생각한다. 독일에서 공부할 땐 해변이 그리워 스웨덴 스톡홀름(Stockholm)의 차갑고 맑은 바다를 보러 가기도 했다.-스물아홉 살에 교수가 됐으니 벌써 5년차다. 포항공대 학생들의 특징과 따뜻한 사제 관계를 맺는 노하우는.△다른 대학 학생들을 만난 적이 드물어 비교하긴 조심스럽다. 다만 우리 학교 학생들은 순수한 면이 있는 것 같다. 학문적 열정이 느껴져 그것도 좋아 보인다. 관계 맺기의 노하우라…. 제자들이 힘들어하면 “나도 10년 전엔 너희와 같은 입장이었어”라고 해준다. 이런 말이 ‘너를 이해하려 노력할게’라는 마음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연구자와 교수로서 세운 장기 계획과 단기 계획은.△짧게는 지금 진행하고 있는 몇 가지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마무리가 중요하다. 학생들과 함께 하는 연구라 잘 마치고 싶다. 최근에 장기간 진행할 연구 과제를 하나 받았다. 이걸 받기 위해 고심하며 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는 하나의 거대 목표를 향해 가는 게 아닌 당장 필요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힘을 써왔다. 좋은 기회가 왔으니 앞으로의 10년은 보다 큰 문제의 해결을 지향하는 삶을 살아볼 생각이다.-당신이 삶에서 이루고 싶은 건 뭔가.△나는 심오한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다. 연구도 지금 당장이 재밌으니까 했고, 그러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됐다. 한참 후의 일이 되겠지만 사람은 죽어도 그가 쓴 논문은 어떤 형태로든 남는다. 내가 사라진 후에도 많은 사람들이 내 논문을 읽고 길을 찾는데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 어떤 연구는 1~2년이 지나면 의미가 없어질 수도 있다. 반면, 어떤 논문은 10년이 지나도 읽힌다. 오래 기억될 논문을 쓰고 싶다.-당신과 같은 해, 같은 달 태어난 ‘경북매일’이 창간 34주년을 맞았다. 꽤 긴 시간 알게 모르게 같은 공간 포항에서 지내온 지역 언론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 한마디 부탁한다.△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34년 동안 꾸준히 시민과 함께했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듯하다. 나와 같은 공간에서 태어나 현재까지도 같이 있다는 게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포항에서 오래 살았음에도 이 지역을 잘 몰랐고, 지역사회에 기여한 부분도 거의 없어 부끄럽다. 이에 비해 신문사는 지역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작지 않은 사회적 기여를 한 것 아닌가? 포항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반도체 특화단지, 방산혁신클러스터를 유치한 구미시가 첨단산업도시 특성에 맞는 ‘전생애 맞춤 교육체계’구축에 나섰다.그동안 구미 국가산단에는 반도체·방산·이차전지 등 첨단산업과 관련된 소재·부품 기업들이 많이 위치해 있음에도 정작 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은 구미 국가산업단지로의 이전을 기피해 왔다.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인재 수급 문제였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지역 인재들은 지방에 대기업과 같은 좋은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진출하는 것이고, 대기업은 이러한 수도권 인재 쏠림 현상을 핑계로 지방으로 이전을 회피하는 이상한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미시는 민선 8기에 들어서며 ‘사람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교육도시’라는 비전을 내세우며 전생애에 걸친 맞춤 교육체계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구미시가 만들어가고 있는 교육도시의 모습을 알아본다. □ 지속 가능한 돌봄 제공지난 2월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된 구미시는 젊은 도시의 특성에 맞게 아동 중심의 지속 가능한 돌봄 지원을 가장 먼저 강화했다. ‘365 소아 청소년 진료센터’, ‘구미시아픈아이돌봄센터’, ‘신생아 집중치료센터’등의 의료·보건 시스템을 구축한 구미시는 이를 연계한 돌봄 지원을 강화하고, ‘구미24시 마을돌봄터’를 2026년까지 3개소 확대, ‘다함께 돌봄센터’를 13개소로 확대해 수요맞춤형으로 보육 시간 트랙을 다양화하고 있다. 또 돌봄 지원 온라인 시스템 LMS 구축으로 신개념 돌봄 체제를 마련한다. 학교복합시설을 통한 늘봄학교 시설의 단계적 확충, 구미 거점형 돌봄센터 건립 추진을 통해 공백없는 돌봄 서비스 제공, 유보 및 유초 연계 이음 프로그램 운영으로 아동 중심의 지속 가능 돌봄을 실현할 계획이다. 특히, 신도심 학령인구 과밀지역인 산동, 옥계 일원의 돌봄교실이 부족함에 따라 거점형 돌봄센터 ‘구미 늘품뜰’을 2024∼2026년까지 72억원을 투입해 산동초에 3층 규모의 돌봄교실 6개실(150명), 방과후 학교 6개실(200명)을 건립한다. ‘구미 늘품뜰’은 2026년 하반기부터 대상자를 선정해 맞춤형 돌봄 프로그램을 무료 운영하며, 틈새·수시 대상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 기업이 참여하는 공교육 혁신공교육 혁신을 위해 고등학교-구미시-대학-산업계 연계를 통한 ‘산학 협약형 자율형 공립고 2.0’을 추진하고, 구미교육의 다양성 강화를 위한 ‘예술·과학 중점 통합 중·고등학교’를 운영한다. 또 사교육 부담 경감을 위한 공교육 지원사업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면서 마이스터고·특성화고 중심의 ‘기업공유형 산학연계 교육과정 운영·지원 강화’로 기업 실무형 인재양성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여기에 장학재단을 교육재단으로 재편해 지역 교육자원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역 교육자원 운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산업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해 시-교육청-대학-기업체 협력 거버넌스를 통한 구미지역의 실효성 있는 직업교육체계를 구축하고, 반도체·방산 등 구미 특화 전략산업과 연계한 관련분야 전문 연구 인력과 현장 실무인력 집중양성 등을 통해 지역의 인재가 지역에서 취업하고 정주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한다. 시는 교육부 컨설팅을 통해 사업별로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도교육청-구미교육지원청-지역대학 등으로 구성된 구미교육발전특구 지역 협력체를 중심으로 실무협의회, 사업추진단을 구성해 실효성 있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든든한 길잡이… 구미시 진학진로지원센터수도권, 대도시와의 교육 정보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개소한 구미시 진학진로지원센터가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생들의 진로 탐색에 든든한 길잡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수도권 입시 전문기관과 연계한 ‘대입 1대 1 맞춤 컨설팅’과 ‘상시 상담’등 무료 입시컨설팅 프로그램은 대입 합격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또 변화된 입시제도를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는 입시 설명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2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선택과목 폐지, 고교 내신 평가 5등급제 변경 등 주요 개편안의 내용분석에 따른 전망과 대응 방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수험생의 불안감을 해소했다. 지난 4월에는 ‘학교생활기록부 기록 및 관리’라는 주제로 경쟁력 있는 학생부 관리 방안에 대한 대입 설명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밖에도 지역의 명문 학교 육성과 공교육 역량 강화를 위해 학력 제고 공모, 고교 특성 프로그램, 특성화 학교 지원, 동영상 수능 강의 등 학교별 맞춤형 교육지원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사업 선정구미시는 구미대학교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역 소멸 및 학령인구 감소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부 주관의 고등직업교육거점지구(HiVE) 공모 사업에 지난 4월 최종 선정됐다.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구미시와 구미대는 2년간 국비 36억원, 시비 4억원 등 총 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역 특화 분야인 반도체, 메타버스 마케팅, 도시조경디자인 분야의 인재 양성을 주축으로, 정주 인력 확대를 위한 반도체 생산공정 전문과 과정 등 다양한 직업교육역량 강화사업,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특히, 지역 특화 분야 인력양성을 위해 반도체전자통신공학부는 반도체 8대 생산공정 실습실 환경 구축과 실험 실습 기자재를 구입을 완료했다. 메타버스디지털마케팅과와 도시조경디자인과 역시 메타버스디지털 실습실과 1인 스튜디오, 스마트팜 실습실 환경 구축과 더불어 실습 기자재 구입을 완료했다. 이 3개 학과는 2024년도 모집정원 100% 충원을 달성했다. □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 및 혁신기술개발 지원사업구미시가 시행하는 ‘지역산업기반 인재양성 및 혁신기술개발 지원사업’은 지역 주도로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및 실용화를 지원하고 첨단산업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는 사업으로, 지역의 금오공대, 경운대, 구미대, 한국폴리텍대 구미캠퍼스 등 4개 대학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사업은 첨단사업 분야 인재양성을 위해 지자체 권한을 확대한 점에서 새로운 지방시대를 열어갈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구미시는 지역 4개 대학을 대상으로 △반도체 및 방산 분야 역량강화를 위한 전문인력 양성 지원 △지역산업기반 첨단산업 분야 전문인력 양성 및 교육지원 △산·학·연 공동 기술개발 및 실용화 지원 △현장기반 실무형 인재양성 등의 사업을 내년 8월까지 총사업비 30억원을 들여 추진한다. 시는 이번 사업추진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정주여건 개선, 산업환경 변화 중점 대응 분야(방위산업 및 반도체 산업연구)구성으로 지역 발전 전략의 실효성 확보, 지역 내 혁신기관 간 협력체계 강화 및 기업지원 프로그램 통합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DGIST 공학전문대학원 설립구미시가 지역 첨단산업의 도약을 이끌 현장 리더형 공학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경상북도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과 손잡고 금오테크노밸리에 ‘DGIST 공학전문대학원’(DGIST 경북 구미캠퍼스)을 설립한다. 이르면 내년 3월 개원하게 되는 DGIST 공학전문대학원은 학사 학위자 중 3년 이상의 실무경력을 가진 20명 내외의 입학생을 선발해 2년제 공학 전문 석사 과정을 운영하며, 코어과목(반도체·디스플레이, 첨단로봇·모빌리티, 의료·바이오 등)을 중심으로 수요자 맞춤형 오픈 커리큘럼을 구성한다. 공학의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적 접근을 통해 산업현장에서 직면하는 고난도 문제를 프로젝트 형식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하고, 현장 경험이 풍부한 DGIST 연구원과 교수진이 함께 이론과 실습을 통합한 팀티칭을 추진한다. 구미시는 오는 7월까지 지역기업체를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통해 반도체, 방산을 필수로 한 전문분야를 설정한다. 지난해 7월 지방에서 유일하게 반도체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된 구미시는 소재·부품 기술 자립화, 초격차 반도체기업 육성, 글로벌 반도체 시장 초격차 유지 목표 달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이번 DGIST 공학전문대학원 설립은 기술력을 갖춘 국내외 굴지의 기업 유치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김장호 구미시장은 “반도체와 방산산업 등 구미의 미래신산업 육성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산업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우수한 인재를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라며 “지역의 인재가 지역에서 취업하고 정주하는 선순환 체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올해로 개관 15주년을 맞이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제2관 건립을 추진하며 문화도시 구축에 앞장서고 있다.그동안 포항시립미술관 제1관은 문화도시 포항의 랜드마크로서 역할을 해오며 호평받아왔다. 오는 2027년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 제2관이 건립되면, 포항은 지역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가치를 드높이며 문화 중심도시로 더욱 더 발돋움 할 것이다. 이에 본지는 창간 34주년을 맞아, 제1관에 이어 또 하나의 문화 상징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 주△경북 최초 공립미술관으로 첫발 …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경북 최초의 공립미술관인 포항시립미술관은 2009년 12월, ‘시민이 감동하는, 작지만 차별화된 세계적인 미술관’을 목표로 개관했다.포항시 북구 환호동 347 환호공원에 세워진 미술관은 ‘철강 산업을 통해 조국 근대화를 견인한 도시’, ‘영일만의 기적’이라는 수식의 도시 포항에서 지역의 상징성과 이슈로 미술관의 정체성을 제대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항문화의 근간인 스틸(steel)을 테마로 미술관 외에도 스틸아트공방, 스틸아트페스티벌 등에 주력하며 지역문화를 견인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함으로써 스틸아트미술관을 실현해왔다. △제2관, 환호공원 부지 내 242억 투입, 지상 2층 연면적 6125㎡ 규모로 2027년 완공 목표포항시는 포항시립미술관 제2관 건립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현재 포항시립미술관이 위치한 환호공원 부지 내에 건립할 계획이며, 총사업비 242억 원에 지상 2층, 연면적 6125㎡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지난 3월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 계약을 맺고 기본 설계를 추진 중이며, 2025년 4월 착수할 예정이다.제2관은 환호공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해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시민의 삶에 녹아들도록 하고자 한다. 세계 유일의 스마트 미술관을 목표로 문화예술 산업의 디지털 전환에 따른 용·복합 커뮤니티 허브 조성 및 다양한 문화·여가 활동이 이뤄지는 이용자 중심의 스틸 스마트 뮤지엄을 구축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포항시는 제2관 구축 TF팀을 발족했다. 앞으로 수집·보존·연구 중심의 1관, 지역 소통형 커뮤니티 중심의 2관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할 예정이다.앞서 시는 지난해 12월 설계 공모를 실시해 5개의 제안서 중 포스코AC의 공모안을 당선작(최우수작)으로 선정한 바 있다. △스틸 뮤지엄 너머 해양관광도시 비전 담아낼 새로운 랜드마크포항시립미술관은 변화하는 시대와 가치, 창작환경과 미술관의 패러다임 등에 대처하며 ‘사람’ 중심의 목적 지향적 공간으로서 제2관을 건립해 예술과 시민이 동등한 주체로 존재할 수 있는 미술관 실현에 집중하고자 한다.포항시립미술관은 지난 2009년 개관 이후 매년 관람객 및 체험 교육 참가자들이 증가해왔다. 2관 건립은 늘어나는 시민들의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욕구들을 충족시킬 필요성에서 비롯됐다. ‘스틸 아트 뮤지엄’을 표방한 전형적 역할의 미술관인 1관에 이어 2관은 ‘철’이라는 지역 특성을 가진 동시에 시민, 작품, 작가 등 모든 매개가 소통할 수 있는 콘텐츠 등으로 이례적 역할을 하는 미술관으로 건립할 가치가 있다. △‘라키비움’ 형태의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 역할 수행포항시립미술관은 시민의 문화예술 향유권 증대에 이바지하고, 시민과의 열린 소통을 통해 지역문화를 조성하고자 ‘고급 문화(high culture)’라고 부르는 문화의 재생산 도구가 아닌 시민의 지적·정신적·윤리적 함양에 이바지한다는 미술관의 역동성, 창의성 및 미래지향적 역할을 실현해왔다.특히 포항시립미술관은 현대미술관의 아카이브(자료보관소) 역할 중요성에 대해 공감, 이미 개관 초, 지역 출신 장두건 화백이 기증한 아카이브를 비롯, 지역 미술 관련 자료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과거의 기록뿐만 아니라 오늘 진행 중인 미술관의 전시 및 학예의 역사가 담긴 아카이브를 정리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으며 그간 수집한 자료로 지역 미술사 연구 용역을 진행했다.세계 미술관의 관심사는 수장-전시-교육-연구기능으로 확장되고 있다. 좋은 미술관이 되기 위해서 모든 주요 박물관에서는 연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포항시립미술관 또한 제2관 개관 시 ‘라키비움(도서관·기록관·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의 형태로 공립미술관으로서의 전문성 역할이 요청된다.△제2관은 시민의 삶의 질 고취·미래의 꿈과 희망 심어주는 역할 수행해야미술관의 핵심 기능은 일반인이 다른 곳에서는 접할 수 없는 훌륭하고 희귀한 사물을 경험하도록 함으로써 사람들이 풍부한 지식과 새로운 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다. 심리학자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이를 ‘최고의 경험(peak experiences)’이라고 했다. 미술관은 영혼을 고양시켜 사고와 감각의 폭을 넓히고 상상력을 자극해 매혹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다.이러한 경험들은 어떤 새로운 지역, 독특하고 이국적인 문화가 담겨져 있는 미술관을 방문할 때 더욱 강하게 나타난다. 즉, 미술관은 지역주민에게는 자긍심을 심어주고 그 지역을 방문한 외국인에게는 신비감과 경외심을 갖게 하는 중요한 장소다. 미술관은 방문하는 이들에게 아름다움과 삶의 여유를 통해 미래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역할을 수행한다.△다양한 문화와 관람자의 견인차 역할로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 기대미술관 건립은 지역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기반이 되는 것은 물론 지역주민에게는 문화·예술을 풍부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구미 각국의 미술관 건립은 이미 콘텐츠뿐만 아니라 외부의 건축물까지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인식, 세계적인 관광 콘텐츠로서 지역경제를 살리는 중요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최근 미술관 건립 패러다임의 현대적 양상을 뉴뮤지올로지(미술관학)의 관점에서 보면 과거 소장품의 중요성에서 인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탈리아 로마에 위치한 막시현대미술관이나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 중심에 위치한 가나자와21세기미술관 사례와 같이 유연한 미술관에 대한 관심과 리서치를 통한 새로운 유형의 미술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나오시마현대미술관은 미술관 안에 최상의 서비스 시설뿐만 아니라 숙박시설까지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로운 개념의 미술관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능동적인 주체자로서 현재를 질문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미술관에 눈길이 모아지고 있는 이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발견된 석유·가스전의 탐사 자원량이 1998년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다는 발표가 나왔다.정부는 현재 물리 탐사를 마친 단계로 앞으로 직접 탐사 시추를 통해 부존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2035년경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 에너지 수입을 대체하고 남는 물량은 해외에 수출할 계획이다.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동해 석유·가스전의 매장 가치가 현시점에서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시총을 약 440조 원으로 계산했을 때 약 2200조 원의 가치가 있는 셈이다.안 장관은 “상당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세계적 에너지 개발 기업들이 이번 개발에 참여할 의향을 밝힐 정도로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최대 매장 가능성으로 보면 약 140억 배럴 정도의 막대한 양이 매장된 것으로 보이며 4분의 3이 가스, 4분의 1이 석유로 추정된다”고 했다.이날 정부가 밝힌 예상 매장량은 최소 35억 배럴, 최대 140억 배럴이다. 가스 3억2000만∼12억9000만 톤(t), 석유 7억8000만∼42억2000만 배럴을 석유로 환산한 수치로 우리나라 전체가 석유는 최대 4년, 천연가스는 최대 29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다.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시추 성공률을 20%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유전 개발은 물리 탐사, 탐사 시추, 상업 개발 3단계로 이루어지는데, 현재는 물리 탐사 과정을 통해 석유가 영일만에 매장되어 있을 가능성만 확인한 단계다.이런 제반 상황과 관련해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앞바다에서 원유가 발견되고, 이를 지역에서 산업화하면 석유·화학산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기존 산업의 전후방 효과도 클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2년 7월 민선 8기의 출발을 알리며 변화를 예고한 고령군.마라톤처럼 이어졌던 수많은 군민과의 소통콘서트를 통해 ‘군민의 목소리’를 듣고, 더 나은 ‘군민의 삶’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고령군은 민선 8기 전반기 동안 세계유산도시 도약, 철도시대 개막, 대도시권 배후도시 기반 마련 등 사회전반에 괄목한 성과를 달성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민선 8기 전반기 성과민선 8기 고령군의 가장 큰 성과와 변화는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꼽을 수 있다. 가야고분군 중 핵심유산으로 인정받는 지산동 고분군을 보유한 고령군은 진정한 세계유산의 도시로 도약했다.세계유산과 야간관광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기획된 고령 대가야축제는 역대 최대 22만명이 방문하는 등 성공적으로 개최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 ‘3년 연속 경북도 최우수축제’에 선정됐다.대도시와 연접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이며 각종 개발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많았던 다산지역이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곽촌지구를 비롯한 공동주택 건설, 천년건축 시범마을 등 신규 주거단지 조성을 본격 추진할 예정이어서 고령군은 대도시권 배후도시로서 급부상할 것으로 기대된다.또한, ‘달빛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제정으로 고령역사 건립의 발판을 마련하고, 고령 철도시대의 서막을 올렸다. 더불어, 한국중부발전과 ‘친환경 청정에너지 발전소 조성 MOU’를 체결하는 등 9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유치 성과를 올리면서 미래 성장동력도 마련했다.청년임대주택 준공 및 고령청년 드루와락, 뮤즈하우스 등 청년을 위한 주거 및 문화 거점공간 조성, 청년창업지원센터 개소 등을 통해 청년들의 정주기반을 크게 개선했다. 산모 산후조리비 지원 어린이놀이터와 어린이과학체험관을 개소해 아이키우기 좋은 도시 기반도 마련했다.다산 좌학리 임대형 스마트팜과 고령군 드론센터 등을 준공해 새로운 농업인을 지원하고 농촌지역 생활여건 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오며 농촌 정주 여건을 크게 향상시켰다. □ 꿈이 현실이 되는 청년희망도시청년임대주택 확대 및 매입임대주택사업을 추진하고, 천년건축 시범마을, 청년농촌보금자리 등 청년세대를 위한 주거인프라 구축한다.다자녀가정 대상 양육장려금 및 학자금을 지원하고, 청년 정착의 근간이 될 양질의 일자리 제공을 위해 지역특화 맞춤형 공공일자리사업, 일자리와 청년창업지원센터 운영, 청년몰 사업 등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특히, 연말 준공 예정인 월성일반산업단지 내 중견기업을 유치,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고령청년 드루와락 및 뮤즈하우스 활성화는 물론, 체류형 창작공간인 문화예술창작소와 청년희망이음클러스터 등을 통해 청년문화 정착을 지원한다.□ 글로컬 역사문화 힐링도시세계유산의 도시로 거듭난 고령군은 지산동 고분군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방문자센터 건립과 야간경관 조성, 세계유산 축전 및 야행 등 세계유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나아가 대가야 고도(古都) 지정, 대가야역사문화클러스터 사업 및 문화예술특화지구 조성으로 대가야 정체성을 공고히 하고, 역사문화도시로서 품격을 제고할 계획이다.휴식과 힐링, 자연친화적 관광선호 추세에 따라 다산 은행나무숲 일원 바래미 생태레저단지와 낙동강문화권 에코뮤지엄 조성, 회천변 어북실 초화단지 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야간경관 명소화사업 및 미디어아트숲 조성 등으로 온종일 꽃과 빛으로 물드는 매력적인 웰니스 관광도시 도약을 나선다. □ 경쟁력 있는 미래농촌 건설국가 전략사업 중 하나인 바이오산업에 대응해 추진 중인 그린바이오 산업화시설 조성사업을 통해 지역농업을 미래 성장산업이자 수출산업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다.새로운 농업인구 유입을 위해 귀농·귀촌 통합플랫폼 임대형 스마트팜을 확대 구축하고, 청년복합귀농타운 조성 및 고령화와 농촌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농업인력뱅크를 운영한다. 또 농업근로자 기숙사 건립, 농기계 임대사업소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스마트 농업을 위해 시설 현대화사업의 지원을 확대하고, 과학영농시스템 조성으로 지속 가능한 농업기반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농산물 가공 종합처리장 및 고령딸기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 농촌 크리에이투어 지원사업 등을 통해 지역 농·특산물 및 농촌 테마상품의 특화산업화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도모, 경쟁력 있는 6차산업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 대도시권 배후도시 도약대구 제2국가산단이 지정되고,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논의되고 있어 고령군은 다산지역 개발제한구역 해제 절차를 밟으며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더해 월성일반산업단지 완공을 앞두고 있어 대구 배후도시로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달빛철도 역사 건립 추진과 대구·경북 대중교통 광역환승제 도입, 대가야 하이패스 IC 설치 및 다사-다산 간 광역도로 개설사업 등은 고령군의 도시접근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이렇듯 기업하기 좋은 도시 여건 조성을 위해 기회발전특구 지정 또한 계속해서 추진해 나가며, 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한 세일즈행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동고령 IC 물류단지 등 신규 산업단지 조성, 중소기업 운전자금 지원 및 환경개선사업, 소상공인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지원 확대 등으로 지역의 산업, 경제 기반을 탄탄하게 지원할 계획이다.□ 모두가 누리는 따뜻한 보금자리대가야읍 신규 청사와 연계한 ‘대가야권역 거점형 돌봄교육센터’를 조성해 돌봄·교육·문화 기능이 결합된 원스톱 완전돌봄 지원 공간을 마련한다.노인복지센터와 장애인 종합복지관을 건립해 다양한 형태의 저소득층 일자리를 창출해 ‘군민 행복시대’를 열 계획이다. 또한, 종합병원과 연계한 유기적 의료협업시스템을 갖추고, 마을주치의 사업과 같은 고령군만의 특색 있는 보건·의료서비스를 확대하는 등 군민 맞춤형 건강사업을 추진한다.이와 함께, 다산건강가족센터 건립과 읍면별 파크골프장 확대, 맨발걷기 길 조성 등 생활체육과 여가 인프라를 확충해 건전하고 건강한 군민의 삶을 보장할 방침이다.□ 군민과 함께 만드는 군정고령군은 군민과의 만남, 소통의 장을 통해 현장의 소리를 청취하고, 군정에 반영하는 동행의 행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대가야읍 청사 건립 및 성산·쌍림면사무소 등 행정 인프라 개선을 통해 최고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 도시재생사업, 생활밀착형 숲 조성해을 통해 편리하고, 한층 더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 지역의 힘을 키울 교육여건을 만들어가기 위해 교육발전특구 지정, 원어민 영어교실 운영 및 군민독서실 이전 등을 추진해 지방을 살리는 교육혁신을 완성할 계획이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4-06-19
‘반성으로 돌아보지 않은 역사는 또 다른 비극으로 잉태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이는 장르를 불문한 한국의 작가들이 ‘1980년 5월 광주’를 끈질기게 추적하고, 문학적으로 형상화해온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으로부터 44년 전 5월. 열흘간 전개된 ‘5·18광주민주화운동’이 한국의 인권 신장과 사회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부정하는 이들은 드물다.잊어서는 안 될 한국 현대사 속 ‘5월정신’을 알리는데 진력해온 5·18기념재단(이사장 원순석)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최근 출간된 ‘오월문학총서’ 시리즈는 바로 이 5·18기념재단 주도로 한국의 시인, 소설가, 희곡작가, 문학평론가들의 ‘5월항쟁’ 탐구 성과를 집대성한 결과물이다. 서적 간행의 실무 총괄책임은 이승철(시인·한국문학사 연구가·사진)이 맡았다.본지는 20대부터 50대까지 3명의 기자가 참여해 이 책을 함께 읽었다. 아래 23세 성지영 인턴기자, 30세 단정민 수습기자, 54세 홍성식 특집부장이 각자의 역사의식과 세대 감각으로 읽어낸 ‘오월문학총서’ 독후감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시·평론 시는 파토스(patho)를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문학 장르다. 시인들에게 순간의 격정과 열정을 보여주기에 ‘1980년 5월 광주’만한 소재가 또 있을까?그게 슬픔과 비극의 역사라 할지라도, 한국의 시인들은 그 속에서 눈물 어린 희망과 어두운 터널이 끝나는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환한 미래를 찾아내고자 고군분투 해왔다.‘오월문학총서’ 1편으로 묶인 ‘시’. 여기엔 200명이 넘는 시인들이 참여했다. 그들은 각기 다른 형식과 스타일로 ‘5월 그날’의 아픔을 문장 사이사이에 새기고, 역사 속에서 부활하는 5월 희생자들을 노래하고 있다.자신의 작품을 이 책에 기꺼이 수록해준 시인들은 최근 타계한 문단의 원로 신경림(1936~2024)부터 2007년 ‘5·18민주화운동 기념 서울 청소년 백일장’ 당시 18세 여고생이던 장원 수상자 정민경까지 연령대의 프리즘이 넓다. 그렇기에 각각의 세대가 인식하고, 해석하고, 전망하는 ‘5월정신’을 한 권의 책에서 효과적으로 확인해 볼 수 있을 듯하다.어느 시인의 특정 작품을 지목해 거론할 것도 없다. 책에 실린 시인들의 노래 하나하나 모두가 “민주주의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던 위대한 ‘시민정신’을 기억하고, ‘절대공동체’라는 아름다운 ‘대동세상’을 소환할 것”이란 간행위원회의 바람에 답하는 것들이 분명해 보인다. 시가 행간에 숨은 의미를 은유와 상징을 해석해 읽어내는 것이라면, ‘평론’은 로고스(logos)를 기반으로 쓰인 글이기에 보다 이성적인 태도의 독서가 필요한 문학 장르.오월문학총서 4편 ‘평론’은 “5·18에 대한 근본 문제를 중심에 둔 총론격의 글과 문학 장르를 중심으로 시, 소설, 복합 영역으로 나누어 기존 발표작 중에서 골라낸 11편의 글, 5월문학 형성에 기여한 문학예술인과 작품을 심도 있게 논의한 신작 원고 5편 등 총 16편을 수록했다”는 게 간행위원회의 설명이다.‘5월정신과 아시아 민주주의’라는 김동춘의 평론으로 시작되는 책은 ‘5월 시문학의 흐름과 전망’(이성혁), ‘고통과 문학, 고통의 문학’(김영찬), ‘절대 신화 너머의 자리, 포스트-광주’(김영삼), ‘5월, 죽음이 삶이었던 시의 시대’(이영진) 등으로 이어진다. 수록된 평론 대부분이 주도면밀한 읽기와 비판적 재해석이 필요한 글들로 보인다. 새로운 전망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단단한 벽돌 역할을 할 것들이기에 그 중요성이 시와 다를 바 없이 만만찮게 느껴진다. 소설 2011년 5월,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록물이 유네스코 세계기록 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를 기념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올해 5·18기념재단과 출판사 ‘문학들’은 ‘오월문학총서’ 제2차분을 최근 출간했다.이 총서는 1980년 이후 발표된 오월문학 작품을 집대성해 5월정신의 전국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하며, 5·18의 왜곡된 진상을 바로잡고자 기획됐다. 이번 총서 중 하나인 소설집은 40여 편의 중단편 소설 중 15편을 선정, 세대와 시각을 초월한 다양한 작품을 담고 있다.책을 펼치면 이순원의 ‘얼굴’이란 소설이 가장 먼저 등장한다. 주인공인 아들은 월부로 자기 방에 놓아둘 텔레비전과 비디오 세트를 구입하고, 구할 수 있는 대로 ‘광주항쟁 관련 비디오’를 구해 복제하기 시작한다. KBS의 ‘광주는 말한다’를 볼 때도 그는 내내 거기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자신의 얼굴을 찾기에 바쁘다. 그러나 찾을 수 없었고 이에 안심하지만, 한 번씩 오랫동안 묵혀뒀던 기계를 점검하듯 테이프를 꺼내 그것들을 다시 확인한다. 어느 날 문득 그 속 어딘가에 자신의 얼굴이 화면 안에서 바깥으로 튀어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기게 되면서다. 1980년대 이른바 ‘서울의 봄’. 33개월의 군 복무 기간보다, 지금까지 살아온 날들보다, 더 길고도 아득했던 살육의 현장에 서 있던 아들은 죄책감에 빠져 술과 함께 긴 밤을 지새우지만, 오늘도 철모를 쓴 계엄군의 모습은 나타나지 않는다.순천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전성태의 ‘지워진 풍경’에는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으로 인해 말하지 못할 아픔을 갖고 살아가는 ‘노인과 그 아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아들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자신의 기억을 믿지 못하고 있다. 계엄군이 돌아와 시민들을 살해하던 밤. 그는 이불 속에 숨어 총성을 들었다. 숨죽여 우는 어머니, 윽박지르는 아버지, 총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누이의 모습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지만 지금도 그게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할 수 없는 듯하다. 아들의 아버지인 노인은 아들과 같은 증상으로 치료를 받는 많은 환자들이 망상과 함께 살아가면서도 큰 지장 없이 일상을 견딘다는 말에 위안을 받지만….이처럼 오월문학총서 소설 15편에는 광주 오월의 모습이 다각적으로 담겨있다. 특히 ‘5월정신’을 승화시키고자 한 작가들의 마음이 실감 나는 묘사를 통해 잘 전달되고 있어 다양한 세대가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5월 광주의 소설’을 만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희곡 ‘오월문학총서’는 5·18 민주화운동을 기억하고자 집필한 책이다. 오늘날 우리는 군사정권에 맞서 국가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그 시절 젊은이들의 피를 숭고하게 생각하는가?‘오월문학총서’ 희곡편은 지금의 우리를 뜨거웠던 민주항쟁의 현장으로 데리고 가 광주시민들이 느꼈을 뜨겁고 무거운 호흡에 동참시킨다. 그중 박지현의 ‘어느 봄날의 약속…’은 5·18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고 싶은 18세 안종팔이 어머니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집을 나와 담임선생님(박선조), 그리고 기독교 전도사(문운동)와 함께 계엄군에 맞서 싸우다 죽음에 이르는 비극적인 스토리를 담고 있다.극의 분량이 그다지 길지 않음에도 18세의 어린 나이로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서 싸우고자 하는 안종팔의 의지와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을 앞두고도 국가를 위해 한 치의 망설임 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문운동 전도사의 용기가 경이로웠다.극은 안종팔의 시신을 보고 창자가 끊어질 듯 절규하는 안종팔의 어머니(김경숙)의 모습으로 막을 내린다. 문운동 전도사는 정의를 지키는데 어린 생명이 제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했지만 결국 5·18은 셀 수 없이 많은 어린 생명을 앗아갔다.박지현의 ‘어느 봄날의 약속…’은 독자들에게 ‘만약 내가 광주항쟁 현장에 있었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거듭해 고민하게 만든다. 총칼을 거머쥐고 있는 군인들 사이로 뛰어가 “계엄령을 해제하라”, “유신잔당 퇴진하라”를 자신 있게 외칠 수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되겠는가.극의 마지막인 에필로그. 5·18 민주화 운동으로 죽음을 맞이한 사람과 살아남은 사람이 항쟁 전 약속했던 것처럼 한자리에 모여 극의 주제곡인 ‘어느 봄날의 약속’을 부른다.1980년 5월 광주에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이 참 많았을 듯하다. 이미 44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떨어지는 꽃잎처럼 지지 말고 활짝 핀 꽃으로 돌아오라”는 어머니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안종팔의 앳된 얼굴이 오랫동안 아른거렸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단정민 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2024-06-18
최근 청소년 시집 ‘해저 연애 통신’을 펴낸 이병철 시인. 1407일 동안 특정 신문사에 칼럼을 연재했다. 3년 6개월의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럼에도 단 한 번 자신의 원고를 ‘펑크’낸 적이 없다. 그 사람이 타자와 맺은 약속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한국에서 ‘대학 시간강사’란 세칭 ‘3D 업종’에 가깝다. 그 일을 얻기까지의 시간과 노력은 경제적 이익과 무관하다. 이병철은 대학 시간강사다. ‘돈이 되지 않는’ 그 일을 유지하기 위해 중고 오토바이를 구입해 음식 배달까지 했지만, 그때도 절망하거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상대와 한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며, ‘도저한 예술가의 낙관성’까지 지닌 이병철은 30대의 끝 무렵을 살고 있는 시인이다. 문학평론도 한다. 뿐인가. 프로페셔널 수준의 낚시꾼이며, 아마추어를 넘어서는 야구 선수(투수)의 면모까지.바로 그 이병철이 이번엔 ‘청소년 시집’을 출간했다. 이 시인의 10번째 책이다. 기자에겐 이번 출간이 ‘의외의 이벤트’로 느껴졌다.그의 활동 영역이 앞으로 얼마나 더 확장될 것인지 예측하는 건 쉽지 않다. 다만, 어째서 ‘청소년을 위한 책’을 썼는지는 궁금했다. 더불어, 아직도 ‘앞길이 구만 리’인 그의 향후 계획까지 묻고 싶었다.아래는 그 의문을 풀기 위해 전화 통화와 이메일을 통해 이병철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간략하게 요약한 것이다. -청소년 시집 출간은 처음으로 안다. ‘해저 연애 통신’을 내고자 마음먹은 이유는.△한 선배 시인이 내가 쓴 시 한 편을 보더니 청소년들을 위한 시로 바꿔 보면 좋겠다고 했다. 호기심이 생겼는데 아예 자연, 낚시, 학창시절 등을 소재로 50편쯤 시를 써 책으로 묶으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받았다. 10년 전 서대문구 성산 지역아동센터에서 저소득층 아이들과 동시 창작 수업을 했고, 또 몇 해 전에는 단대부고 문학동아리 지도 교사를 맡은 적이 있다. 그때 아이들이 참 좋았다. 청소년 문학에 대한 생각이 없지 않았다.-‘해저 연애 통신’이란 제목이 흥미롭다. 어떤 의미인가.△원래 제목은 ‘나, 너한테 낚였어!’였는데, ‘낚시’라는 소재가 너무 부각되는 느낌도 있고, ‘낚다’에 보이스피싱이나 스미싱 같은 신종사기 수법을 연상시키는 데가 있다며 출판사에서 ‘해저 연애 통신’으로 바꿨다. 깊은 바다 속은 뭐가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세계다. 사춘기 청소년의 내면도 저 바다 속처럼 무궁무진하며 무한한 잠재력과 꿈들로 가득하지 않나. 이 시집은 어른들이 모르는 청소년들만의 비밀스런 세계에서 알록달록한 산호초처럼, 은빛 정어리떼처럼 다채롭게 반짝이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우리가 통칭하는 ‘시’를 쓸 때와 ‘청소년 시’를 쓸 때는 뭐가 다른가. 그리고, 어떤 게 더 어려운지.△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시가 좀 더 쉽고, 쓰면서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려운 관념이나 잠언, 화려한 기교나 수사를 배제하고 내가 청소년 화자가 돼 또래 친구와 마주앉아 있다고 생각하며 시를 썼다. 읽는 청소년 독자들도 시 속 화자를 어른이 아닌 친구로 느꼈으면 한다. 청소년이 읽을 시에서는 아무래도 가독성과 흥미 요소, 그리고 무엇보다 여리고 예민한 감수성과 그들만의 세대 문화에 부합하는 공감대가 중요한 듯하다.-기획-집필-퇴고-출간까지 걸린 기간은. 출간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이었나.△2019년 초에 청소년 시집을 써보라는 권유를 받고 겨울방학을 이용해 시집 한 권 분량을 탈고했다. 산문집과 평론집 등 다른 책들이 나올 예정이라 청소년 시집 출간은 다음으로 미루었는데, 출판사에서 원고가 좋으니 우수출판콘텐츠 등 지원사업 수혜를 받아 내면 어떻겠냐고 해서 그렇게 몇 차례 사업에 응모하고 탈락하고를 반복하느라 출간이 늦어졌다. 올해 경기도와 안양문화예술재단 지원사업인 ‘모든예술31’의 수혜를 받아 원고가 완성된 지 5년 만에 출간되게 됐다.-이번 책에서 딱 한 편만 골라 읽어야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걸 추천하는가.△미학적인 시, 메시지가 좋은 시, 핍진한 페이소스가 재현되는 시 등 추천하고 싶은 시가 여럿 있지만, 표제작 ‘해저 연애 통신’을 꼽고 싶다. “여기는 비밀, 우리만의 세상”에 어른들이 많이 개입하지 않았으면 해서다. 청소년들을 개성과 취향과 자의식을 지닌 독립된 인격으로 존중해줬으면 좋겠다. 어른들이 원하는 무엇이 되기보다 “나는 네가 원하는 뭐든지 될 수 있어”라고 짝사랑 상대 아이에게 큰소리치는 낭만은 오직 그 시절에만 가질 수 있는 순수함이다. 청소년들의 그 순수함을 예쁘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 시를 추천한다. -‘해저 연애 통신’ 출간 이후 선후배 작가와 독자들의 반응은.△재밌게 읽었다는 반응이 많다. 내 청소년기가 자전적으로 담겨 있는 시들도 있어서 시를 읽으며 시인을 알게 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몇몇 시들에는 사람 이름이 나오는데 거의 다 친구들이나 주변인들 이름을 가져다 쓴 것이다. 시집 출간 전에 친구들한테 “네 이름이 나온다”고 하자 다들 흔쾌히 기뻐했다.-청소년을 어른으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뭐라고 생각하나.△역시 사랑이 아닐까. 부모님과 가족의 조건 없는 그 무한한 사랑. 어릴 때는 그것이 사랑인 줄 몰랐다. 티브이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끌어안고 쓰다듬고 “사랑해”라고 말해야 사랑인 줄 알았다. 하지만 가세가 기울어 넉넉지 못한 형편에서도 당신들의 삶을 다 제쳐두고 자식을 위해 사셨다. 그 억척스럽고 지난한 삶에서 다정함이나 살가움 같은 게 참 힘들고 어렵다는 걸 나이 먹으니 좀 알 것 같다. 삼시 세끼 먹이며 공부시켜야 한다는 부모님의 일념이야말로 가장 뜨거운 사랑이었다.-이번 책이 10번째 저서다. 적지 않은 숫자다. 집필의 에너지는 어디에서 오는지.△술 마시고 놀고 낚시 다니고 여행 가는 등 바깥으로 보이는 한량의 생활이 압도적인 것 같아도 실은 보이지 않는 방 안에서 읽고 쓰는 시간이 대부분이다. 항상 무엇이든 써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듯하다. 가장 큰 동력은 열등감과 무력감이다. 어떤 글을 써도 만족스럽지 않다. 시를 쓰면 마음에 들지 않아 산문을 쓰고 산문을 쓰면 또 마음에 들지 않아 비평을 쓴다. 비평이 형편없어 다시 시를 쓴다. 벌써 10년 가까이 매주 혹은 격주 쓰고 있는 신문 칼럼은 문학적 글쓰기를 위한 일종의 준비운동으로 여긴다. -다음에 출간될 책은.△세 번째 시집 원고가 꽤 모였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 50편쯤 되는데 그중 20~30편은 버리고 새로 쓰고 싶다. 다음 책으로는 시집이 가장 앞줄에 있고, 박사학위 논문을 조금 라이트한 학술서적으로 고쳐 출간할 생각도 있다. 2019년에 경북매일에 연재한 ‘경북 바닷길 기행문’에다 다른 지역 여행기를 합쳐 전국 기행으로 완성한 가칭 ‘길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원고가 있는데, 출간은 쉽지 않아 보인다. 책을 내줄 출판사가 있으면 좋겠다.-문학을 가르치는 대학 시간강사다. 어떤 보람과 어려움이 있는지.△비전임교원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건 이상과 현실의 괴리에서 늘 괴로워해야 하는 일이다. 출강하는 두 학교에서 초빙교수로 있지만 사실 시간강사의 다른 이름이다. 강의와 학생 지도, 상담에만 전념할 수 있는 경제적 여건이 되질 않으니 외부강의나 집필활동, 부업 등을 겸할 수밖에 없다. 내 경우엔 지난해까지 배달 라이더로 일했다. 비전임교원은 방학에 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건강보험도 지역가입자로 전환된다. 그리고 학교에 연구실이나 휴게실이 될 만한 공간 또한 제공되지 않으므로 강의와 강의 사이 휴식이나 학생 상담 같은 게 어렵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학생들과 문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시가 좋아서, 소설이 좋아서 반짝이는 그 눈빛들을 보는 일은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다.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볼 때, 수업을 통해 무언가 얻어갈 때 정말 기쁘다.-멀리 10년 후를 내다보는 당신의 장기계획이 궁금하다.△실업계 고등학교에 다닐 때 지하 납땜 실습실에서 ‘전문대 문창과 입학-4년제 편입-육군 학사장교-대학원 진학-석사 및 박사-등단-책 출간-강의’라는 10여 년의 단계적 꿈을 꿨고 운이 좋아 그대로 됐다. 현실적으로는 대학의 전임교원이 되는 걸 최우선 계획으로 삼아야 하는 게 맞는데, 이상적으로는 잘 모르겠다. 그저 계속 글을 쓸 수만 있다면, 지금 사랑하는 것들을 계속 사랑하면서 살 수만 있다면 좋겠다.-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은.△‘해저 연애 통신’은 청소년들이 읽기 좋은 책인 동시에 학부모와 교사들도 함께 읽어볼 만하다. 시집에는 여름방학의 계절감이 주로 펼쳐져 있으니 곧 다가올 여름방학 동안 부모와 자녀가 함께, 교사와 학생이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모든 분들에게 푸른 바다를 달리는 은빛 물고기떼처럼 맹렬하게 반짝이는 행복이 가득하길 기원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6-11
백고무신…. 학창시절 한강을 점령한 순서(백제, 고구려, 신라)를 외우던 암기비법(?)이다. 5세기 중국 대륙을 호령하던 고구려는 갑자기 남하 정책으로 대외 노선을 변경한다. 북위(北魏), 양쯔강 일대 한족과 화평했던 고구려가 굳이 정복전쟁을 펼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고구려는 신라 진흥왕이 한강으로 진출하기 6세기 중반까지 강(江) 일대를 차지했는데, 당시 고구려 국경은 충남 당성군(唐城郡·남양만)에서 충북 진천에 이르고 있었다는 게 학계 정설이었다. 그러나 1992년 포항시 신광면에서 발견된 냉수리고분은 이런 기존 학설을 뒤집는 것이어서 역사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무덤 형식이나 부장된 유물들이 모두 고구려계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단순히 한강 일대에 그친 줄 알았던 고구려 강역이 중원을 넘어 신라 턱밑에까지 칼끝을 겨눴다는 사실에 학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6세기 흥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냉수리고분 속으로 들어가 보자. ◆6세기 고구려는 한강-중원-대전까지 진출영남대박물관에 가면 ‘고구려강역도’(高句麗疆域圖)가 있다. 6세기 고구려가 어디까지 남하했는지 알 수 있는 지도로, 당시 지명과 고구려 지명을 병기하고 있다.지도에는 당시 충남 남양-진천-청하를 연결하는 동서라인을 고구려 영역으로 표기하고 있다. 이는 고구려 지배 범위를 한강유역으로 한정한 기존 학계의 견해를 뒤집는 것이다.이를 뒷받침하는 사료도 보고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연기읍지’(燕岐邑誌)다. 이 읍지엔 ‘개소문’성에 대한 기록이 보인다. 연개소문은 천개소문(泉蓋蘇文), 개금(蓋金), 개소문 등 많은 별칭으로 불렸다.읍지엔 ‘소문산성’ 기록이 세 군데나 나타나 이곳이 고구려와 백제의 접전지였음을 알 수 있다. 6세기 고구려가 서울(한강)을 훌쩍 넘어 충남 일대까지 세력을 펼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최근 대전에서 발견된 ‘월평동유적’의 토기도 관심 대상이 되고 있다. 이곳 토기들은 저온에서 구워 갈색을 띠고 바닥이 평평한 전형적인 고구려 토기 특징을 보이고 있다.청림문화연구소의 박승규 원장은 “최근까지 사학계에서는 고구려 강역을 한강 즉 차령산맥 이북으로 비정해 왔지만, 최근 고구려의 군사력이 대전, 연기군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료, 유물들이 많이 보고되고 있다”고 말했다. ◆냉수리고분에서 고구려계 유물 출토냉수리고분은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 위치해 있다. 도음산(384m)의 서측 자락과 용천저수지 사이에 자리잡고 있으며 모두 7기의 고분이 확인되었다. 고분이 위치한 곳은 안강 방면에서 동해로 통하는 길목으로 이곳은 고대부터 중요한 교통로로 기능했다. 즉 삼국시대 경주를 중심으로 한 신라가 동해안과 북쪽 산악지대로 진출하는 길목이었다.냉수리고분은 1992년 도로공사 중에 우연히 발견됐다. 당시 조사단은 신라 수도였던 경주와 50km 이상 떨어져 있고 주변에 뚜렷한 유적지도 없어 지방 토족(신라계)의 수장급 무덤으로 여겼다.무덤 양식도 신라의 무덤 양식 즉 횡혈식석실(橫穴式石室) 형태를 띠었기에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그러나 덮개석이 들어올려 졌을 때 뜻밖의 광경이 펼쳐졌다. 연도(羨道) 부분에 측실(側室·곁방) 이라고 부르는 ‘이실’(耳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석실은 고구려계 무덤에서만 주로 나타나는 유적이다. 고구려는 초기에 적석총(積石塚) 묘제를 주로 사용했지만 4세기 이후 곁방이 있는 다실묘(多室墓) 등으로 변천했다.출토된 유물들도 연구원들의 관심을 끌었다. 묘제에 이어 부장품들도 고구려와의 교류 흔적을 잘 나타내주고 있기 때문이다.먼저 학자들의 주목을 끈 건 ‘부뚜막형 토기’. 이 토기는 고구려 토기 양식을 대표하는 유물로 주로 의례, 제례용으로 널리 쓰이던 양식이다. 조리기구를 부장함으로써 ‘저 세상에서도 배불리 먹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쟁반, 소반 모양의 ‘반형(盤形)토기’도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출토된 반형토기는 3중으로 겹쳐진 형태로, 이 역시 전형적인 고구려 양식이다.발굴에 참여했던 한 연구원은 “신라 영토로 여겨졌던 경북에서, 그것도 한강과 수백km 떨어진 흥해에서 고구려계 유물, 유적들이 쏟아져 나온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주 순흥리고분벽화도 고구려계 유적6세기 ‘고구려의 경북 진출설’과 관련해 영주 순흥리고분벽화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1985년 발견된 순흥리고분에서 고구려 화풍이 뚜렷한 벽화가 발견되었다. 당시 언론은 ‘신라영토에서 고구려 벽화 발견’ 제목으로 대서특필하며 세기적 사건에 열광했다.장수왕의 남하정책이 펼쳐지던 시기 학계에서 고구려는 남한강을 따라 중원(中原)에서 신라와 전선(戰線)을 형성했다고 보았다. 이 기록은 ‘중원고구려비’에서도 잘 나타나 고구려의 군사 주둔 범위가 충주-청주-단양 일대에 미치고 있음이 확인됐다.그러나 순흥리에서 고구려계 벽화가 발견됨으로써 고구려 군사 접경이 중원을 뛰어넘어(훨씬 남하해) 경북 내륙까지 미치고 있음이 입증된 것이다.당시 고분을 발굴했던 이명식 전 대구대 교수는 “순흥리고분의 벽화 화풍이 고구려 영향을 받은 흔적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구려와의 긴밀한 정치적, 문화적 연결성을 확인해줬다. 벽화 소재인 산악도(山岳圖)도 고구려의 덕흥리고분, 무용총의 소재와 비슷해 이 학설에 무게를 실어줬다. 반형토기. /고로로블로그 제공 ◆‘고구려 경북 북부 지배설’ 학문적 모색 필요고구려 묘제, 고구려 양식 토기, 고구려풍 벽화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그 지역이 고구려의 영토였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시 점령과정에서 생긴 과도기적 사건일 수 있고, 양국간 교류 과정에서 나타난 문화현상일 수도 있다. 삼국사기 등 사료에서도 이와 배치되는 기록도 많이 보이고 반론도 만만찮다.당시 고구려가 한반도 남부에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한 사실은 다양한 사료에 나타나지만 이를 정치적 지배로까지 해석하는 건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당시 6세기 대외팽창기 고구려는 신라, 백제 일부지역을 선(線)적으로 지배했을 뿐 면(面)적 통치에까지 이르지 못했다는 것이다.그럼에도 대전·충남지역, 경북 내륙에 이어 동해안 지역까지 고구려의 흔적이 많이 보이고, 비슷한 시기에 고분, 벽화, 부장품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북방 흔적이 나타난다는 사실은 이를 단편적인 사실(史實)이나 문화현상으로 치부하기에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6세기 고구려 강역은 대체 어디까지일까. 중원인가, 대전·충남인가, 영남 내륙, 동해안인가. 이제 학계가 가설을 넘어 학문적으로 정리를 할 때가 아닌가 한다./글·사진=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