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의수 전 포스텍 교수·경제학한국이 경제적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뤘으나, 행복지수는 OECD 국가들 중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경제적 `성공`이 반드시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알버트 슈바이처가 “성공이 행복의 열쇠가 아니고, 행복이 성공의 열쇠다”고 말했듯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 삶의 질은 물론, 지속적인 경제성장의 `성공`을 촉진시키는 촉매역할도 할 것이다.필자는 지난 칼럼을 통해 포스텍 박태준 미래전략연구소가 2016년에 발간한 `행복지도 (Happy Map)를 만들었어요`라는 책자를 인용해 우리 자신을 한국을 사랑하는 외국인 관점에서 숙고해 보았다.36인의 외국인 기고가들은 경제발전의 기적을 이룬 한국이 왜 행복지수는 뒤처져 있는가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첫째,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행복할 시간도 없다.둘째, 남의 눈치를 심하게 본다.셋째, 공동체 감각이 결여돼 있다.이 세가지 현상들이 서로 얽혀있겠지만, `남의 눈치를 심하게`보는 문화가 `물질만능주의` 철학관을 갖게 만들고, 사회적으로 공동체 감각이 결여되게 만들었다고 생각된다.한 외국인 기고가는 “한국사회의 성공은 학력, 지위, 재산 등 세 가지 척도로 측정되는데 모두 아주 강력한 물질만능주의에 뿌리 깊이 박혀 있다”고 지적한다.세계 모든 국가의 사람들이 물질을 중히 여기지만, 유난히 한국인들은 성공과 행복이 물질소유, 사회적 지위에 따라 결정된다고 행복지도의 기고가들은 입을 모은다.심하게 남의 눈치를 의식하며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다 보니, 개인 없는 개인 이기주의 사회문화가 형성되고, 너도 나도 모두 힘든 불행의 구덩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왜 그런 문화가 형성되었을까?1919년 4월에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공포한 첫 헌법은 독립국가로서의 초심을 천명하면서 한국 사회문화의 근본 문제와 그 해결 방향을 시사한다.`제3조 대한민국의 인민은 남녀, 귀천 및 빈부의 계급이 없고 일체 평등하다.``공동사회`라는 이름 하에 개개인이 존중되는 대신, 소수의 `갑`이 다수의 `을`의 권리를 짓밟는 사회는 어느 교수의 말처럼 개인 없는 개인 이기주의 사회로 자연히 변모하기 마련이다.어떻게 개인 없는 개인 이기주의 사회를 탈바꿈하여 모두가 성공하고 더욱 행복한 사회를 세울 수 있을까?사회 심리학자 아브라함 매슬로(Abraham Maslow)는 인간의 필요설을 5단계로 제시하였다.먼저 신체적 필요에서 시작하여 안전, 사랑과 소속감, 자존감, 자아완성에 도달한다.“커서 뭐 할래?”하고 물으면, 우리 어린이들은 흔히 대통령, 장군, 사장 등이 되겠다고 하는 반면, 미국 어린이들은 화가, 음악가, 운동선수, 소방원 등이 되겠다고 한다.양쪽 대답 자체는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우리 어린이들이 전자를 선택할 때 사회와 국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봉사하기 위한 동기로 선택하는가?어린이들의 대답에는 보통 사회에서`갑`의 계급에서 대접받고자 하는 동기가 밑에 깔려 있다.모두들 자신의 재능, 관심사, 가치관에 상관없이 제한된 자리를 목표로 경쟁을 하면 대부분은 실패자가 되고 자신은 불행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과정이 공평치 못하고 비윤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면 체념에서 끝나지 않고 분노로 변할 수도 있다.반면에 미국 어린이들은 자신의 재능과 관심에 부합하고, 그들이 선호하는 업을 선택한다. 자아완성이 그들의 목표다. 그들 개개인 모두 성공하고 행복할 수 있다.내 미국 친구의 조카는 해양 연구를 좋아해 수입은 보잘 것 없지만, 뉴질랜드에 이주해 해양 연구하며 산다. 다른 미국 친구의 딸은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하더니 동물간 의사소통을 대학에서 공부하고, 50살이 넘게 30년 동안 방대한 산맥과 국립공원을 다니며 동물언어를 연구하고 있다.자아완성을 인생의 성공, 행복으로 삼는 사회문화를 이루자.
2017-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