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지만 한국경제는 그래도 건실하다는 자위감과 함께 한국인들 무사할 수는 있겠느냐는 걱정들이 함께 존재한다. 요즈음 주택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음이 여러 지표로도 나타나 보이고, 건설업 관련인들의 한숨에서도 그 어려움들이 크게 표출되고 있지만, 어떻게든 지역숙원사업들이 하나 둘 이루어져서 지역의 주택경기를 되살려놓았으면 하는 희망을 버리지 못하고 있음도 사실이다.주택을 포함한 건설경기는 일반경제와 궤를 같이 하면서도 반박자 쯤 엇갈려 있기 때문에, 가장 경제가 좋은 시점이 건설경기의 정점이 아니며, 건설경기가 가장 좋은 시점이 일반경기의 정점은 아니다. 주택을 포함한 건설산업은 하이테크 산업이 아니라서 업체의 형성 및 진출이 비교적 용이하고, 많은 비숙련노동자들의 고용을 창출한다. 따라서 불황기에는 정부가 부양책으로 SOC건설에 많은 자금을 투여하게 되는 것이다.포항의 경우에도 어려운 경제 활성화의 방편으로 정부자금들이 대폭 SOC에 투여되기를 희망한다. 이는 대규모 교량일 수도 있고, 대규모의 해양박물관 내지 과학체험관일 수도 있고, 도심개발사업의 사업성제고를 위한 인센티브적인 시설 및 SOC 자금 투여일 수도 있다.현재 포항시가 공을 들이는 사업 중 하나가 동빈내항복원이다. 포항시는 이를 통하여 오염된 동빈내항을 정화하고 주변 재개발을 성공적으로 이루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사업들을 통하여 도심재활성화를 이룩하고, 환경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이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포항의 도심재활성화를 위해서 다양한 사업들이 고려될 수 있겠지만, 도쿄의 대표적인 재개발사업으로 불리는 롯본기힐즈를 벤치마킹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복합문화도심으로의 새로운 도시모델을 제시하고 있는 롯본기힐즈 재개발은, 잘 구상된 도심개발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그 도시를 사랑받게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1986년 재개발 유도지구로 지정되었고, 2000년 공사를 시작으로 2003년 4월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평범하고 보잘 것 없던 도쿄 미나토구의 롯본기 주거지는 일약 세계적인 도시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문화도심`이라는 기본 컨셉으로 개발된 33,275평에 걸친 대규모의 도심개발사업에 종합기획사인 모리부동산주식회사는 “거주하고, 일하고, 놀고, 쉬고, 공부하고, 창조한다”는 기발하면서도 다양한 복합기능을 제시했다.17년이라는 장대한 기간에 토지비용을 제외한 2,700억엔의 공사비가 투입되면서 새로운 도시모델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낡은 단독주택과 보잘 것 없는 건물들을 헐어내고 자유로운 흐름과 다이나믹한 건축공간들이 결합된, 미술관, 박물관, 방송국, 영화관 등이 들어선 10여개의 복합타운과 함께, 주거, 업무, 쇼핑, 놀이 등이 종합된 입체적인 쇼핑·문화·주거지역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롯본기힐즈는 매력적인 이미지를 선보이며 건축도시전문가에서부터 일반 학생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발길을 끌고 있다. 일본의 대기업과 다국적 기업들을 위한 오피스공간,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문화·쇼핑의 공간으로서 도쿄를 세계적인 도시로 거듭나게 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포항은 중소도시로서 거대도시 도쿄와는 모든 여건이 다르다. 하지만, 복합 주거·쇼핑·문화단지로서의 다이나믹한 입체도시개념은 분명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디어라고 보아진다. 도심해변의 정취, 포스코와 포스텍의 첨단산업 및 RD, 국제무역항, 크루즈 운항, 적극적인 중·일관광객 유치 등을 바탕으로 지자체, 개발업자, 건축 및 도시전문가, 지역기업, 지역주민 모두가 협업을 이룬다면 낡은 도심에 그 규모는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롯본기힐즈와 같은 새로움을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011-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