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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농업인단체, 스마트팜단지서 풍년기원제 개최… 전통과 미래농업의 조화

봉화군 농업인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 농사의 풍요와 지역 농업의 발전을 기원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봉화군은 지난 17일 봉성면 창평리에 위치한 임대형 스마트팜단지에서 ‘2026년 봉화군 농업인단체 풍년기원제’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지역 농업인단체들이 연합해 공동 주최하고,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봉화군연합회가 주관했다. 이날 행사에는 농업인단체 임원진을 비롯해 읍면 회장단과 회원, 지역 기관·단체장 등 약 200여 명이 참석해 봉화 농업의 풍년과 군민의 안녕을 한마음으로 기원하며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행사는 오전 10시 30분부터 참가자 접수와 함께 흥겨운 풍물공연으로 시작되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오전 11시부터 진행된 1부 행사에서는 전통 제례 형식에 따른 풍년기원제가 엄숙하게 거행됐다. 초헌과 축문 낭독, 아헌, 종헌 순으로 이어진 제례는 전통의 예를 갖춰 진행됐으며, 참석자들은 합동 분향과 헌주를 통해 풍요로운 수확과 지역 농업의 지속적인 발전을 염원했다. 특히 이번 풍년기원제는 첨단 농업기술이 집약된 스마트팜단지에서 개최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를 더했다. 오랜 세월 이어져 온 전통 농경문화와 미래형 농업기술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열린 이번 행사는, 봉화 농업이 추구하는 ‘전통과 첨단기술의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방향성을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군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농업인 간 소통과 결속을 강화하고, 변화하는 농업 환경 속에서도 전통의 가치를 계승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과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행사에 참석한 홍승창 (사)한국후계농업경영인 봉화군연합회 회장은 “예로부터 이어온 풍년기원 행사를 최첨단 스마트농업 현장에서 개최함으로써 전통 농업의 가치와 미래 농업기술이 함께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며 “앞으로도 농업인단체가 중심이 되어 지역 농업의 발전과 농업인 화합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신종길 봉화군 농업기술센터 소장도 “전통 농경문화의 의미를 되새기고 첨단 스마트농업의 미래를 함께 바라보는 뜻깊은 자리였다”며 “지역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마트농업 확산과 농업인 지원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6-03-18

전국 소비자가 선택한 ‘예천장터 베스트5’

예천군이 운영하는 공식 온라인 쇼핑몰 ‘예천장터’에서 지난해 전국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은 지역 농특산물이 공개되었다. 2025년 예천장터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천쌀, 참기름·들기름, 예천사과, 예천꿀, 예천한우 등이 소비자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으며 ‘예천장터 베스트5’ 품목으로 선정되었다. 이번 결과는 온라인 직거래를 통해 전국 소비자들이 실제로 선택한 판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한 것으로, 예천 농특산물의 품질 경쟁력과 소비자 신뢰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평가된다. 예천한우는 소백산 자락의 청정 환경에서 사육되는 지역 대표 축산물로, 참깨·들깨 부산물을 활용한 사료를 사용해 담백하고 고소한 풍미가 특징이다. 양궁 금메달리스트 김제덕 선수를 홍보 모델로 발탁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으며, 곧 운영될 ‘예천한우 특화센터’를 통해 사육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예천꿀은 내성천과 낙동강이 흐르는 청정 자연환경 속에서 생산되는 지역 대표 양봉 특산물이다. 아카시아꿀, 야생화꿀, 밤꿀 등 다양한 종류의 꿀이 생산되며, 자연 숙성을 거친 깊은 향과 풍부한 맛으로 소비자들에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스틱형 포장 등 다양한 제품 형태로 상품성을 높이는 등 소비자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예천사과는 백두대간 자락의 큰 일교차와 풍부한 일조량 속에서 재배돼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예천농산물축제에서 진행되는 ‘사과월드컵’ 등 소비자 참여형 행사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지역 농업인의 축적된 재배 기술과 체계적인 관리로 품질이 안정적이며 선물용과 가정용 모두에서 높은 재구매율을 보이고 있다. 참기름과 들기름은 낙동강 상류의 사질양토와 풍부한 일조량에서 재배된 참깨와 들깨를 원료로 생산된다. 예천 참깨는 알이 굵고 기름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전통 방식의 착유 공정을 통해 깊은 향과 고소한 맛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참기름과 들기름은 예천장터에서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국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대표 가공식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망의 1위는 예천쌀이 차지했다. 예천쌀은 맑은 수질과 비옥한 토양 등 쌀 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에서 생산되는 지역 대표 농산물이다. 예천쌀은 종자 보급부터 수매까지 철저한 계약 재배 관리를 통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고 있으며, ‘경북 6대 우수 브랜드 쌀’ 3년 연속 선정 및 ‘전국 고품질 쌀 생산 대회’ 대통령상 수상 등 대내외적으로 입증된 품질이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었다. ‘예천장터’는 예천군이 직접 운영하며 엄격한 심사를 거친 우수 농가만 입점시켜 유통 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였다. 소비자들은 산지의 신선함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고, 농가는 안정적인 판로를 확보하는 상생의 장이 되고 있다. 이용 편의성도 대폭 강화되었으며, 16일부터 31일까지는 2만 원 이상 구매 시 매일 2000원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특별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예천 농산물이 전국적인 사랑을 받는 이유는 청정 자연과 농민의 정성, 그리고 군의 체계적인 관리가 시너지를 낸 결과”라며 “앞으로도 예천장터가 전국 최고의 공공 쇼핑몰로 자리매김해 지역 농업인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3-18

한천사 원산 스님, 10년간 꾸준한 나눔으로 지역사회 따뜻한 등불 되다

예천군 감천면 증거리에 위치한 천년고찰 한천사 주지 원산 스님이 10년째 이웃과 아이들을 위해 따뜻한 정성을 실천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8교구 본사 직지사의 말사인 한천사에서 원산 스님은 꾸준한 나눔으로 지역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원산 스님의 나눔은 단순한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행동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2017년부터 매년 겨울마다 감천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위한 성금을 전달해오고 있다. 특히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50만 원의 성금을 기탁하며 따뜻한 겨울을 선물했다. 이러한 나눔은 차가운 계절에도 불구하고 그의 마음은 늘 온기를 잃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매년 3월이 되면 새롭게 시작하는 감천중학교 입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해 왔다. 올해 역시 학생 한 명 한 명에게 20만 원씩, 총 60만 원의 장학금을 전하며 배움의 길에 든든한 힘이 되고있다. 이처럼 스님의 나눔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서, 미래를 향한 희망의 씨앗을 심는 역할을하고 있다. 원산 스님은 아이들을 향한 사랑이 남다르다. 지난해 어린이날에는 감천초등학교 학생 전원에게 정성껏 준비한 선물꾸러미를 전달하며 아이들에게 잊지 못할 따뜻한 추억을 선사했다. 작은 손에 쥐어진 선물 속에는 단순한 물건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었는데, 그것은 누군가 자신을 응원하고 있다는 믿음과 기쁨이었다. 원산 스님은 “한천사는 오랜 세월 감천면민과 함께 호흡해 온 천년고찰”이라며 “작은 정성이지만 학생들이 마음껏 공부하고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의 자비와 가르침을 실천하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과 아이들에게 따뜻한 희망이 전해질 수 있도록 나눔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석기 감천면장은 “매년 꾸준한 나눔으로 지역사회에 온기를 불어넣어 주시는 스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기탁하신 성금과 장학금이 스님의 고귀한 뜻에 따라 필요한 곳에 소중히 전달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6-03-18

대구 고용 개선···경북은 ‘고용 둔화’ 뚜렷

대구와 경북의 고용 흐름이 엇갈리고 있다. 대구는 서비스업 중심으로 고용이 회복세를 보인 반면, 경북은 농림어업과 건설업 부진 영향으로 고용지표가 전반적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동북지방데이터청이 발표한 ‘2026년 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경북의 고용률은 61.6%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하락했다. 취업자는 140만6000명으로 1만3000명(-0.9%) 감소했고, 실업률은 3.4%로 0.2%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대구는 고용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 고용률은 57.9%로 전년 동월보다 0.8%포인트 상승했고, 취업자는 121만4000명으로 1만8000명(1.5%) 증가했다. 실업률은 3.2%로 0.5%포인트 하락했다. △ 경북, 제조업 늘었지만 농림·건설 급감 경북은 산업별로 명확한 양극화가 나타났다. 제조업 취업자는 1만9000명 증가하며 7.6% 늘었고, 도소매·숙박음식점업(+1만3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8000명)도 증가했다. 그러나 농림어업 취업자가 4만3000명(-17.6%) 급감한 데다 건설업(-6000명), 서비스업 일부(-5000명)도 감소하면서 전체 고용 감소를 견인했다. 종사 형태별로는 임금근로자가 증가(+1만명)한 반면 자영업 등 비임금근로자는 2만3000명 줄어 구조적 취약성이 이어졌다. △ 대구, 서비스업 중심 회복···건설·제조는 부진 대구는 서비스업이 고용 회복을 주도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 취업자가 3만9000명(7.7%) 늘었고, 농림어업과 도소매·숙박음식점업도 소폭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 취업자는 1만4000명(-14.9%) 줄었고, 제조업(-9000명), 전기·운수·통신·금융업(-3000명)도 감소하며 산업 간 온도차가 뚜렷했다. 고용 형태에서는 자영업자 등 비임금근로자가 증가(+1만2000명)하며 소상공인 중심 고용 회복 흐름이 나타났다. △ “대구 회복·경북 둔화”···TK 고용 양극화 심화 지역경제의 한 전문가는 “이번 조사결과를 종합해 볼 때 대구는 서비스업과 자영업 중심으로 고용이 회복된 반면, 경북은 농림어업과 건설업 부진 영향으로 고용이 위축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경북은 제조업 증가에도 불구하고 1차 산업 급감이 전체 고용을 끌어내린 반면, 대구는 제조업 부진에도 서비스업 확대가 고용을 방어하는 구조를 보였다. 지역 경제 구조 차이가 고용 흐름의 방향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8

고환율·고유가·고전기요금··· 포항 철강 3중 ‘복합위기’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선을 위협하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면서 포항 철강산업이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에너지 비용 급등과 글로벌 통상 압박이 동시에 겹치며 생산 원가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 철강업계에 따르면 제철소는 24시간 가동되는 연속 공정 특성상 전력 비용 의존도가 높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최근 4년 사이 70% 이상 상승하면서 생산 단가가 급격히 뛰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료가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면서 일부 공정은 운영 방식 조정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부 환경도 악화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 기조 강화로 관세 장벽이 높아진 가운데, 중국 철강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에 더해 품질 개선까지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철강업계는 수출과 내수 양측에서 압박을 동시에 받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개별 기업 차원을 넘어선 구조적 문제로 분석된다. 환율·유가 상승, 에너지 정책 변화, 글로벌 통상 환경 재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현재 위기는 특정 기업의 경쟁력 문제가 아니라 국가 산업 환경 전반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철강 산업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제조업의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기간산업으로, 경쟁력 약화 시 산업 전반에 파급 영향이 크다. 실제로 생산 비용 상승이 지속될 경우 전방 산업의 원가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장에서는 정부 차원의 대응 필요성도 제기된다. 포항 경제계의 한 전문가는 “철강 산업은 국가 경제의 기반 산업인 만큼 전기요금 부담 완화나 통상 리스크 대응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시급하며, 무엇보다도 지금 지방선거에 다들 관심이 쏠려 있지만 경제정책 당국만이라도 K-스틸법의 시행령 등의 마련에 적극적인 행보를 해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철강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을 경우 회복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환율과 에너지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산업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 여부가 향후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6-03-18

국민주 삼성전자 오늘 주총...작년과 완전 달라진 분위기 예상

주주 수가 420만명에 달해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제57기)가 18일 오전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다. 매년 주총 때마다 주주들의 성토장인 됐던 주총장 분위기가 올해는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제56기 주총 당시 5만8600원이던 주가는 현재 20만원을 넘나들고 글로벌 AI 열풍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의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목표 주가를 현재보다 두세 배 더 높게 잡기도 한다. 차세대 제품인 HBM4도 지난달 세계 최초로 양산 공급을 시작하며 기술 주도권 회복에 청신호가 켜졌다.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HBM4가 고객들에게 ‘삼성이 돌아왔다‘는 평가까지 받으며 차별화된 성능 경쟁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여기다 주총을 하루 앞두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6’ 기조연설에서 삼성을 특별히 언급하며 감사를 표하는 바람에 주가가 4% 넘게 오르는 일도 있었다. 주총장에는 차세대 HBM과 갤럭시 AI, AI 홈을 비롯한 주력 제품 및 서비스가 전시되고, 각종 체험 및 편의 프로그램도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주총에는 전영현 부회장과 모바일·가전 등 사업을 맡고 있는 DX 부문의 노태문 대표가 부문별 사업 현황과 전략에 대한 주주들의 질문에 대답할 것으로 보인다. DS 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한진만 사장, 시스템 LSI 사업부장 박용인 사장, DX 부문 VD사업부장 용석우 사장, DA사업부장 김철기 부사장 등 주요 경영진도 자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18

무작정 따를 줄 알았나...트럼프 최측근 “대통령 유럽에 분노, 그리 화내는 거 처음 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호르무즈해협 파병 요구를 수용하지 않고 있는 유럽에 격분한 상태라고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이 밝혔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SNS인 트루스소셜에 ‘나토의 도움 필요없다’는 글을 올린 직후 그레이엄 상원의원도 엑스(X)에 글을 올려 “방금 대통령과 통화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원활한 통항을 위한 자산 제공을 유럽 동맹국이 꺼리는 문제에 대해서였다. 살면서 그가 그렇게 화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의 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유럽 동맹에 초점이 맞춰져 작성됐을 뿐 호르무즈 해협에 군함 파견 요청을 받은 한국, 일본, 중국, 호주 등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연합뉴스는 적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대통령의 분노는 중대한 사안이라 나도 공감한다”면서 “호르무즈 파병이 미국보다 유럽에 이익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으며 핵폭탄 보유를 막기 위해 군사작전을 벌이는 것은 우리(미국) 문제지 자기들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동맹의 오만함은 불쾌함을 넘어서는 일“이라며 이란의 핵보유 저지를 위한 유럽의 대응은 처참한 실패였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호르무즈 해협 통행에 지원이 거의 제공되지 않으면 유럽과 미국에 광범위하고 심대한 파장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나는 동맹을 지지하는 데 있어 매우 적극적이지만 이처럼 진정한 시험의 순간에는 동맹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면서 “이렇게 느끼는 상원의원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라고 말해 뒤끝이 있을 수 있음을 내비쳤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3-18

트럼프, “나토는 물론 韓·日·호주 도움도 필요 없다”...군함 파견 안해도 되나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미국의 의도와 달리 장기화되자 우리나라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일본, 호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거론하며 “더 이상 누구의 도움도 필요없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당사국들은 일단 한숨을 돌리는 셈이지만, 변덕스러운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으로 볼 때 또 어떤 불똥이 튈지 모르는 형국이라 긴장은 여전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우리는 상당한 군사적 성공을 이뤘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들의 지원이 필요하지도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면서 “우리는 절대 그런 적이 없다. 이는 일본, 호주,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선뜻 지원 요구에 응하지 않는 동맹국에 분노와 좌절감을 표한 것인데 다국적군으로 구성되는 ‘호르무즈 연합‘ 구상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대부분의 나토 동맹국으로부터 테러리스트 정권인 이란에 대한 우리의 군사작전에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지만 나는 그들의 행위에 놀라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항상 나토를 일방통행으로 여겼기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나토 회원국 보호를 위해 매년 수천억 달러를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들을 보호하겠지만 그들은 우리를 위해, 특히 필요한 시점에 아무 것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호르무즈 해협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국가들에게 물류 동선 확보를 위해 군함을 보내라는 것인데도 응하지 않는 데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거론된 당사국들은 트럼프의 이날 발언의 진의를 파악하려 하겠지만 언행이 자주 바뀌는 그의 성향 때문에 얼마나 무게를 두고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이다. 실제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도 17일 한 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 파병 요구’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미국과 긴밀하게 소통하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내용이 자주 바뀌고 있어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최정암기자 am4890@kbmaeil.com

2026-03-18

靑 정무수석, 트럼프 파병 요구에 “숙고 필요...일방적 한미동맹 시대 지나”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1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일 등 5개국에 호르무즈 해협으로 군함 파견을 요청한 것에 대해 “상당한 숙고가 필요하다”면서 신중론을 제기했다. 다른 4개국도 파병에 난색을 표하고 있고, 우리나라가 무조건 미국의 요구를 따르던 일방적인 한미동맹 시대는 지났다는 이유를 댔다. 홍 수석은 이날 SBS ‘뉴스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숫자를 거론하는 등 미국이 동맹·파트너 국가의 안보를 지원했다고 강조하며 연일 군함 파견을 압박하는 상황을 두고 이같이 언급했다. 홍 수석은 “전투 병력을 보내는 문제는 당장 결정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일단 선을 그은 뒤 “도움을 요청한 대부분의 국가, 중국은 당연히 거부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영국과 프랑스, 일본조차도 부정적 입장이 팽배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입장이 그날그날 바뀌고 있다“며 “오늘은 아무런 도움이 필요하지 않고 미국 혼자 할 수 있다는 입장이 나오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홍 수석은 “그런 측면에서 우리 정부도 이번에 중동 사태와 관련한 전투 병력 파병 문제는 상당한 숙고가 필요하다“며 “한미 관계뿐 아니라 국내 정치적 협의 과정도 매우 중요해 두 가지 다 고려해 심사숙고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대해 미국의 도움을 많이 받은 나라라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홍 수석은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국에서 일방적인 시혜를 받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한민국 역시 미국을 위해 베트남 전쟁에 함께 갔고 많은 장병이 피를 흘리며 희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동에서 여러 차례 미국 주도의 전쟁이 있었을 때 재정적 지원은 물론 비전투 지원, 공병부대 등의 전투 병력을 지원한 적이 많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런 것을 감안하면 한미 동맹이 일방적 수혜 관계였던 시대는 이미 2000년대 들어오며 지났다“며 “한미 관계가 긴밀한 안보 동맹의 축은 맞지만 서로 존중·배려해야 하는 동맹 관계인 것도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17

김용판 “달서구, 전국이 배우는 ‘행복자치 성지’로”⋯100일 혁신 공약 제시

김용판<사진> 대구 달서구청장 예비후보가 17일 ‘달서구 대전환’ 구상을 제시하며 “달서구를 전국에서 배우러 오는 대한민국 행복자치의 성지로 만들겠다”며 “취임 초기부터 구청장과 직원, 주민, 정치권, 유관기관이 함께하는 존중 문화를 구축하는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행정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수행하는 만큼 이들을 단순한 ‘손과 발’이 아닌 ‘두뇌’로 존중해야 한다”며 “이러한 문화가 자리 잡을 때 창의와 혁신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취임 첫날 구민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존엄협공신(존중·엄정·협력·공감·신뢰)’을 핵심 가치로 한 취임사를 PPT 브리핑 형식으로 발표해 구정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또 구청장 직속 ‘달서구 대전환 혁신단(달대혁)’을 구성해 구정 전반을 점검하고, 불필요한 사업과 예산을 과감히 정비하는 등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김 예비후보는 △행정문화 △성서공단 △지역축제 △힐링문화 △주민복지 등 5대 분야 대혁신을 추진하기 위해 부서별 태스크포스(TF)를 즉시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취임 즉시 53만 구민의 민원을 체계적으로 수렴·처리하는 등 주민 중심 행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TK 기초단체장, ‘무혈입성’ 재현되나···4곳 무투표 당선 가시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무투표 당선지역' 여부에 쏠리고 있다. 보수 정당의 텃밭인 이 지역에서 국민의힘 공천 신청자가 단 1명에 그친 곳들이 확인되면서, ‘무투표 당선 사태’가 재현될 조짐이 보인다. TK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지역 발생이 생소한 케이스는 아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대구 남구(임병헌), 달성군(김문오), 경북 고령군(곽용환), 봉화군(박노욱) 등 4곳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새누리당 소속으로 단독 출마해 투표 없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대구 중구(류규하)와 달서구(이태훈), 경북 예천(김학동)에서 ‘행운의 주인공’들이 탄생했다. 이번 지방선거 역시 흐름이 유사하다. 지난 9일 국민의힘 대구시·경북도당의 공천 신청 접수 결과에 따르면, 대구에서는 조재구 남구청장과 최재훈 달성군수가 각각 3선과 재선을 향해 단독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경북에서도 재선에 도전하는 조현일 경산시장과 이남철 고령군수가 단독으로 공천을 신청한 상태다. 대구 남구와 달성군, 경북 고령군은 과거에도 무투표 당선 사례가 있었던 곳으로, 지역 정가에서는 이들이 본선에서도 경쟁자 없이 ‘무혈입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선거운동이 전면 불허된다. 후보자는 선거운동이 금지되며, 유권자들은 선거 벽보나 공보물을 받아볼 수 없다. 후보자가 어떤 공약을 내걸었는지, 혹은 도덕적 결함이나 세금 체납 실무가 있는지 확인할 길이 원천 차단되는 셈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구시·경북도당은 국민의힘 후보의 무투표 당선을 막기 위해 기초단체장 예비후보 추가 모집을 진행하고 있지만 출마희망자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 지지세가 압도적인 상황에서 현직 단체장의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다 보니 여권은 물론 당내 경쟁자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국민의힘 대구 국회의원 “민주당, 대구·경북 통합 발목”⋯입장 표명 촉구

국민의힘 대구지역 국회의원들이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 처리를 둘러싸고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세를 강화했다. 국민의힘 대구 국회의원 일동은 17일 성명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은 대구·경북 행정통합에 대한 입장을 즉각 밝히라”며 “그동안 온갖 핑계를 내세워 특별법 처리를 가로막아 온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후보 차출설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통합 반대가 특정 후보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아니냐는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대구·경북 행정통합은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과제로, 특정 정당의 선거 셈법에 따라 좌우될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대구시장 출마 예정자들을 향해서도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들은 “출마를 준비하거나 거론되는 민주당 후보들은 통합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통합은 막아 놓고 선거에서는 대구의 미래를 말하는 것은 시민을 기만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민주당이 끝까지 침묵과 회피로 일관한다면 시민들은 이를 사실상 자백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누가 대구의 미래를 위해 노력했고, 누가 가로막아 왔는지 시민들은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특별법 처리도 촉구했다. 이들은 “민주당과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더 이상 지연과 회피로 일관하지 말고, 통합 의지가 있다면 즉시 처리해야 한다”며 “끝내 막을 경우 대구시민의 심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컷오프 논란’ 속 추경호 “책임 피한 적 없다”⋯대구시장 출마 정당성 강조

국민의힘 추경호<사진> 의원이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 속에서 공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추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국회의원으로 일한 지난 10년 동안 국민과 당원이 맡긴 책임을 단 한 번도 피한 적이 없다”며 “이번 대구시장 출마 역시 당과 시민의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대구 경제를 다시 일으켜 달라는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추 의원은 공천 과정과 관련해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원내대표를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정치공작성 수사의 표적이 되고, 정치 탄압의 대상이 됐다”며 “제 안위만 생각했다면 국회의원에 머무는 것이 더 편했겠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역할을 감당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총선 패배 직후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 자리는 ‘독배’로 불렸지만 당과 나라를 위해 맡았다”며 “이후에도 해외 한 번 나갈 틈 없이 당과 나라를 위해 싸워왔다”고 밝혔다. 이어 “진정 당을 위해 헌신해온 사람이 누구인지 묻는다면 답은 분명할 것”이라며 공천 과정에서의 평가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주호영 “대구시장 공천 전권은 시민에게”⋯국힘 공천 내홍 속 강력 반발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사진) 의원이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공천관리위원회와 특정 후보를 겨냥한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주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시장 공천 전권은 특정 인물이나 지도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대구 시민에게 있다”며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아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 과정에서 영남권 현역 단체장과 중진 의원을 겨냥한 대대적인 물갈이 방침을 검토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대구지역 현역 중진 의원 전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이른바 ‘컷오프’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당내 반발이 확산되는 상황이다. 주 의원은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을 겨냥해 “공관위는 공정한 룰과 절차를 관리하는 기구이지 특정인을 밀어주고 자르며 민심 위에 군림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전권이 공관위원장 개인에게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의 정수리를 때려야 한다면 지도부를 겨냥해야지 왜 애먼 대구를 실험장으로 삼느냐”며 “지금 때리고 있는 것은 당이 아니라 대구 시민”이라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진숙 후보를 향해서도 “대구시장은 특정인의 낙점이나 일부 정치세력의 구도로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며 “정말 출마 의지가 있다면 대구 시민의 선택을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전권 위임이라는 말로 혼란을 키울 것이 아니라 당이 왜 민심을 잃었는지에 대한 답을 내놓는 것이 우선”이라며 공천 과정 전반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국힘 대구 ‘중진 컷오프’ 전운···복잡해진 후보들 셈법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혁신 공천’을 내세운 공천관리위원회의 중진 컷오프 방침을 두고 반발이 이어지면서 후보 간 셈법도 엇갈리는 양상이다. 컷오프 대상으로 거론되는 6선의 주호영 의원은 연일 공관위를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주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시장 공천의 전권이 언제부터 공관위원장 개인의 호주머니 속에 있었느냐”며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이진숙 후보는 대구의 자존심을 더는 짓밟지 말아야 한다”고 맹비난했다. 주 의원은 공관위의 공천 기조를 정면으로 겨냥해 “부산에서는 지역 정치 현실과 민심에 부딪혀 컷오프를 철회해놓고, 왜 유독 대구만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면서 “대구를 얼마나 만만하게 봤기에 이런 식으로 대구의 중진들을 짓밟고, 대구를 떠났다가 40여 년 만에 돌아온 사람을 낙하산처럼 꽂으려 하냐”고 날을 세웠다. 앞서 주 의원은 채널A 라디오에서도 “중진 컷오프는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는 것”이라며 “컷오프는 승복 못 한다”고 반발했다. 마찬가지로 컷오프 위기에 놓인 3선 추경호 의원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추 의원은 페이스북에 “22대 국회 첫 원내대표라는 독배를 마시며 거대 야당과의 투쟁 최전선에서 온 힘을 다해 싸웠다”며 “경제부총리를 지낸 경험을 살려 대구 경제를 다시 일으켜 세워달라는 부름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출마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진정 당을 위해 헌신하고 싸워온 사람이 누구인지 주변에 물어본다면 답은 분명할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불만을 표했다. 초선인 유영하 의원 역시 공천 방식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심정지 환자에게 전기충격기를 쓰더라도 강도가 과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정당성과 당사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홍석준 전 의원은 중진 교체 요구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이들의 반발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을 지키고 선당후사 해야 하는 중진의원들이 대구시장에 출마한 것에 대해 대다수가 비판하고 있다”며 “본인들에게 불리한 결정이 날 때 당을 흔드는 것은 중진의 도리도 아니고 매우 잘못된 정치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진 컷오프가 현실화하면 유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은 당내 갈등을 경계하며 조속한 경선을 촉구했다. 이 전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공천을 둘러싼 억측과 음모론으로 당내 분란이 커지고 있다”며 “어떤 경선 방식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민의힘 공관위는 당 쇄신을 위해 인적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지만, 급격한 중진 배제가 불러올 역풍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컷오프에 반발한 중진들이 독자 행보에 나설 경우 보수 진영 내 표 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는 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에게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17

김부겸, 대구시장 출마 자격 요건은 ‘주소 이전’

김부겸<사진> 전 국무총리의 대구시장 출마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주소 이전’ 문제가 꼽히고 있다. 여야 정치권에서는 김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실제 출마를 위해서는 선거법상 일정 시점까지 주민등록을 대구로 옮겨야 한다. 공직선거법상 광역단체장에 출마하려면 선거일 60일 전까지 주민등록상 주소를 해당 지역에 둬야 한다. 6월 3일 선거 기준으로는 60일 전이 4월 5일이다. 다만 4월 5일이 일요일인 점을 고려하면 행정 처리가 가능한 4월 3일 금요일까지는 주소 이전이 완료돼야 한다. 주소 이전은 인터넷으로도 가능하지만 주민등록 초본에 반영되기 위해서는 담당 공무원 확인 절차가 필요해 사실상 근무일 기준으로 마감된다. 시한 내에 주민등록을 대구로 옮기지 않으면 출마 자체가 불가능하다. 통상 주소 이전은 실제 이사를 동반하는 것이 원칙이며, 실거주지가 아니더라도 주소를 옮기려면 주택 매매나 전월세 계약 등 일정한 법적 근거가 필요하다. 김 전 총리 측에서는 “이사와 관련된 움직임이 아직 관측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현재 김 전 총리의 주민등록상 주소는 대구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총리는 지난 2021년 9월 보유하고 있던 대구 수성구 자택을 매각한 뒤 서울로 이사하면서 주민등록도 함께 이전했다. 당시 김 전 총리가 대구를 떠난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아쉬워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았다. 이후 김 전 총리는 2023년 3월 경기 양평에 주택을 신축해 이주한 뒤 현재까지 거주 중이다. 김 전 총리의 부인은 대구 거주 중이던 2021년 5월 양평 임야 618㎡를 1억9000여만 원에 매입했었다. 민주당 대구시당 관계자는 “최근 양평 주소까지 확인했다”면서도 “주민등록상 주소는 개인정보에 해당해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공천 일정 자체는 최대한 늦출 수 있지만, 법적 요건인 주민등록 이전 시한은 넘길 수 없다는 점에서 김 전 총리의 결단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17

이정현 대구 컷오프 강행 예고… 최고위 ‘거부권’ 만지작?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부산시장 후보 공천에서 한발 물러섰지만 대구시장 현역 중진들에 대해서는 ‘컷오프(공천 배제)’ 강행 의지를 고수하고 있다.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당의 정수리를 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하며 제동을 걸고 나서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대구시장 공천 심사와 관련해 ‘현역 중진 배제’ 카드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JTBC와의 통화에서 “당의 변화를 위해서는 누군가는 나서서 균열을 내야 하고 그것을 우리의 본산인 대구에서 해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정수리를 제대로 치지 않으면 당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며 “절대 지체 없이 혁신 공천을 해나갈 것이며, 변화를 위해 죽을 각오로 임할 것”이라며 컷오프 강행을 강력히 예고했다. 주호영(6선)·윤재옥(4선)·추경호(3선) 등 거물급 중진이 버티고 있는 대구를 시작으로 당내 세대교체 흐름을 본격화하려는 구상으로 읽혀진다. 앞서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하려다 부산지역 의원 17명 전원과 공관위 내부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전격적으로 ‘경선’을 치르기로 입장을 바꿨다. 그 후 이 위원장은 이날 예정됐던 공관위 전체 회의마저 취소하고 ‘숨 고르기’에 들어갔으나 대구만큼은 중진 컷오프를 밀어붙이겠다는 생각을 다진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의 거침없는 쇄신 의지에 당 지도부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텃밭의 거물들을 무작정 잘라낼 경우 보수 분열과 선거 참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원내 지도부 투톱은 이미 전날부터 공관위를 향해 견제구를 날린 상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하기 때문에 경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고, 정점식 정책위의장 역시 “당헌·당규상 기본 원칙은 경선”이라며 “결국 최고위 의결을 거쳐야 공천장이 나가는 것”이라고 뼈 있는 말을 남긴 바 있다. 당내에서는 이 위원장이 당지도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구 중진 컷오프를 의결할 경우 최고위원회가 재의를 요구하는 방식으로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장동혁 대표가 이 위원장에게 ‘전권’을 약속했으나 선거 판세가 흔들리는 상황을 좌시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당 지도부와 공관위 간의 정면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세리기자 ksr1@kbmaeil.com

2026-03-17

김부겸 띄우기 나선 민주당…“지도부, 김부겸 자택 방문해 출마 요청”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시·도당위원장협의회 회의에서 대구시장 선거를 언급하며 예비후보 신청자가 없는 지역에서 추가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을 겨냥해 ‘김부겸 띄우기’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는 직접 김 전 총리 집까지 찾아가 대구시장 출마를 호소했다. 국민의힘이 대구시장 공천 과정에서 중진의원 컷오프설 등으로 파열음이 나오자 이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민주당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은 17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계 핵심이 김 전 총리의 경기도 양평 자택을 찾아 대구시장 출마를 정중히 요청했다’는 보도에 대해 사실 여부를 묻자 “지도부 범위를 어디까지 보느냐에 따라서 사실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전 총리 자택을 직접 찾지는 않았지만 지도부가 방문한 건 맞다는 취지다. 한 실장은 “김 전 총리는 정말 훌륭하고 능력이 있는 분이다.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6·3 지방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어 달라”며 “그동안 친분이 있던 여러 의원들이 그런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 당 차원에서 김 전 총리를 설득하고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의 요청에 김 전 총리도 출마 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번주 주말 출마 선언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 전 총리의 옛 보좌진들이 대구에 선거 사무실과 숙소 마련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지역 기초단체장 출마를 고심 중인 민주당 한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다면 ‘붐업’ 차원에서 기초단체장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약체 후보를 대구시장으로 공천할 경우 ‘국민의힘 심판론’이 작용해 대구에서 민주당 바람이 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6-03-17

크로아티아 민족주의 ②문예부흥의 발로 ‘일리리어니즘’

1805년 나폴레옹이 이끄는 프랑스 육군은 아드리아해의 북쪽 이탈리아와 경계를 이루는 이스트라반도와 달마티아 해안지역을 접수해버렸다. 아드리아해의 진주라고 불리는 두브로브니크 역시 무사하지 못했다. 사바강 남쪽지역과 슬로베니아의 수도 류블랴나 까지 접수한 나폴레옹은 이 지역을 통째로 묶어 ‘일리리아’라며 식민지배의 속주라고 분명히 했다. 그런데 나폴레옹의 이러한 역사적 무지가 이상한 방향으로 바람을 탔다. 추호의 의심도 없이 슬라브민족 그들의 선인이 일리리아인이 아니라고 부정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고대 로마와 비잔티움제국 당시에 이곳에서 살아가던 고대 원주민들을 가리키는 이름을 도매금으로 몰아서 붙여버린 것이다. 자칫 남슬라브민족 전체가 일리리아민족에서 파생된 것처럼 되어버렸다. 이즈음에서 크로아티아인을 일리리어니즘으로 일취월장 시키는 일이 일어났다. 나폴레옹 몰락 이후 이곳을 점령한 합스부르크제국마저도 이곳에 괴뢰정권을 만들어 왕국 이름을 ‘일리리언왕국’이라며 역사를 우습게 만들고 말았다. 뒤이어 크로아티아 언론이 한발 더 나아가 ‘일리리어니즘’을 핵심 주제로 각 지역의 지식인들의 주장을 시리즈로 싣는다. 모든 슬라브인이 살아가는 땅은 일리리아인 혹은 크로아티아인 영토라는 주장까지 대두된다. 이를 계기로 스스로 발칸반도 선주민을 받아들이면서 원 뿌리를 더 먼 과거까지 박아버린 셈이다. 그들로서는 나폴레옹에게 절이라도 하고 싶었을 법하다. 용기백배한 크로아티아 지식인들이 도서관을 개관하면서 문예부흥에 기치를 세우고 성직자들을 동원해 일리리아 음악과 전설과 설화까지 샅샅이 뒤져 살려냈다. 일리리아인의 전설을 동원해 흙으로 돌아간 지 수천 년이 지난 전사를 일으켜 세워 크로아티아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갔다. 마치 광개토대왕이 중국인으로 변신해 되살아나고, 알렉산드로스가 하등 상관없는 지금의 마케도니아공화국 민족영웅으로 되살아나는 것과 마찬가지다. 한국인과 세르비아인, 그리스인들 복장 터지는 일일 게다. 크로아티아 귀족은 물론 중산층까지 지지에 나서며 크로아티아 전역은 물론 슬로베니아와 가만히 있는 보스니아까지 합쳐 일리리아 남슬라브의 나라를 건설하자고 주장했다. 19세기 초, 언론인들까지 가세한 ‘일리리아운동’은 언어의 통일로 일련의 성공을 거두면서 정치와 종교,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크로아티아인들의 지지를 받았다. 그러자 이들의 꿈이 확대되면서 남슬라브 단일국가를 꿈꾸기 시작했다. 이들의 이상은 크로아티아 사람들 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분포해 살아가던 세르비아인과 슬로베니아인, 슬로보니아지역, 달마티아까지 지지를 이끌어 냈다. 실로 나폴레옹과 일리리아의 힘이었다. 그리고 크로아티아 지식인들이 중심이 되어 1835년 ‘크로아티아 신문’이 발행된다. 뒤이어 문학잡지까지 세상에 빛을 보면서 남슬라브어의 통일과 남슬라브민족의 이상이라는 구체적인 목표가 설정되고 힘을 얻는다. 이에 귀족들까지 합세하자 크로아티아의 넓은 지역과 심지어 세르비아까지 즐겨 사용하던 ‘쉬토방언’으로 쓴 논문 등을 통해 미래의 크로아티아 통일국가에 대한 청사진까지 세상에 빛을 본다. 남슬라브민족 쉬토방언이 표준어로 성은을 입은 것이다. 크로아티아의 일리리아주의와 슬로베니아의 그들만의 리그는 세르비아의 입장에서 하룻밤의 꿈일 뿐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로아티아가 일리리아주의를 버리지 않았던 것은 민족의 단합에 이보다 더 좋은 꺼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1848 파리혁명과 독일혁명이 일어나고, 이를 지켜본 크로아티아인은 헝가리와의 충돌을 피하지 않았다. 남슬라브족의 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슬로베니아는 물론 세르비아인들도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스스로가 주역이 되어야 한다며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었다. 그러나 늘 자국 내 이익과 시류에 휘둘리는 인간들이 있게 마련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어쭙잖은 것을 벤치마킹해 크로아티아의 전 지역에서 헝가리어를 학교와 관공서에서 공식어로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법안까지 만들어 통과해버렸다. 기가 막힌 크로아티아 민족주의자들은 오스트리아에 달려가 징징 짜면서 하소연 했다. 그러나 오스트리아 빈 정부는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네 말도 맞고, 저들 말도 맞다 했다. 이를 비판하는 세력도 있게 마련이었다. 1843년 크로아티아 이반 쿠쿨레비치를 비롯한 정치가와 지식인들이 크로아티아 국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현실과 정체성을 장탄식했다. 그리고 남슬라브민족의 단결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고, 단합을 위한 민족회의를 최초로 개최했다. 이반 쿠쿨레비치의 연설이 대 헝가리 투쟁의 전환점이 된 것이다. 그의 간절한 호소와 노력으로 1845년 크로아티아 자치정부가 부활을 맞았고, 헝가리에 빼앗긴 주권을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었다. 민족의 자존심인 종교 역시 헝가리교구에서 벗어나 자그레브 주교관구의 대주교관구 승격도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박필우 스토리텔링 작가

2026-03-17

7만 원의 회귀(回歸)

6개월 전, 어느 퇴색한 보도블록 위에서 마주쳤던 무구한 물질의 부름을 기억한다. 누군가의 주머니에서 낙엽처럼 떨어져 나와 길 위를 부유하던 7만 원. 그것은 누군가의 소소한 성찬(盛饌)이었을 수도, 혹은 팽팽하게 당겨진 가계부 한 귀퉁이의 절박한 단추였을지도 모른다. 나는 그 무연(無緣)의 재화를 집어 들며, 그것이 내 소유가 아님을 인지하는 찰나의 도덕적 긴장을 느꼈다. 욕망의 사행성(斜行性)은 언제나 달콤한 속삭임을 동반하지만, 나는 그 서늘한 유혹을 뒤로하고 인근 지구대의 문을 밀었다. 낡은 지폐들이 경찰관의 손을 거쳐 장부의 건조한 기록으로 바뀌던 순간, 나는 비로소 그 돈의 무게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그것은 도덕적 결벽이라기보다는, 타인의 상실감을 나의 횡재로 치환하지 않겠다는 최소한의 윤리적 예의였다. 시간은 계절의 결을 따라 묵묵히 흘렀다. 초가을의 서늘한 바람이 만추(晩秋)의 낙엽으로, 다시 엄혹한 동토(凍土)의 침묵으로 이어지는 동안 길 위의 기억은 망각의 심연 속으로 서서히 침잠했다. 대가 없는 선의는 잊혔을 때 비로소 순수해지는 법이다. 나는 그 7만 원이 누군가의 품으로 돌아갔으리라 막연히 짐작하며, 그 선량한 결말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믿었다. 그런데 오늘, 휴대폰 화면 위로 날아든 한 통의 문자 메시지가 고요한 일상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관할 경찰서에서 온 연락이었다. 6개월의 유실물 공고 기간이 만료되어, 법적 절차에 따라 그 재화의 소유권이 습득자인 내게 귀속되었다는 전언이었다. 잊고 있었던 소식이 전령처럼 찾아온 순간, 내 마음속에는 예기치 못한 봄기운이 차올랐다. 이 7만 원의 회귀는 물질적 증식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그것은 6개월이라는 시간의 숙성 과정을 거쳐 내게 돌아온 일종의 ‘철학적 이자’와도 같았다. 내가 사회라는 거대한 유기체 속에 던져 넣었던 작은 신뢰의 씨앗이 반년의 겨울을 견디고 마침내 내 집 앞마당에 피어난 한 송이 봄꽃 같았다. 우리는 흔히 세상이 각박하다고 말하며 타인을 경계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킨다. 그러나 이번 일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선의의 그물망’이 여전히 견고함을 증명해 주었다. 법이 정한 6개월이라는 기간은, 진정한 주인을 찾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이자 동시에 습득자의 정직함을 시험하는 정화(淨化)의 시간이었다.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이제 이 돈은 ‘길에서 주운 횡재’가 아니라 ‘정당한 기다림 끝에 얻은 보상’이라는 새로운 명분을 입게 되었다. 창밖은 어느덧 연두색 생명이 움트고 있다. 목련의 봉오리가 부풀어 오르고 산수유의 노란 웃음이 번져가는 이 계절, 7만 원이라는 숫자는 단순한 화폐 단위를 넘어선다. 그것은 마치 자연이 내게 건네는 뒤늦은 세뱃돈 같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바르게 살아가려 애쓰는 선량한 시민에게 하늘이 내리는 소박한 격려사처럼 느껴졌다. 삶은 수많은 우연의 중첩이다. 하지만 그 우연을 어떤 빛깔로 채색하느냐는 전적으로 인간의 몫이다. 6개월 전 내가 그 돈을 사유화했다면, 그것은 찰나의 유희로 사라졌을 것이며 내 마음 한구석에는 씻기지 않는 앙금 같은 부채감이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공적인 신뢰의 영역에 그 돈을 기탁함으로써, 나는 반년 동안 ‘정직’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마음의 금고에 예치해 두었던 셈이다. 뜻하지 않은 행운은 준비된 자에게 더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이번 소식은 나로 하여금 주변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내가 무심코 지나쳤던 타인의 작은 친절들, 혹은 내가 세상에 던졌으나 잊고 있었던 사소한 배려들이 어쩌면 지금도 시간의 터널을 지나 내게로 돌아오고 있는 중일지도 모른다는 믿음. 그 믿음은 오늘 하루를 살아가는 강력한 동력이 된다. 이제 나는 경찰서로 향하는 발걸음을 재촉하려 한다. 그곳에서 만날 7만 원은 반년 전의 그 낡은 지폐들이겠지만,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눈부신 봄의 전령으로 보일 것이다. 나는 이 돈을 단순히 소비의 도구로 쓰지 않으려 한다. 이 기분 좋은 소식을 기념하기 위해 작은 일부라도 다시 세상의 그늘진 곳에 나누는 ‘선의의 연쇄 작용’을 고민해 본다. 꽃향기가 만개한 봄날, 길 위에서 시작된 작은 인연이 이토록 아름다운 회귀로 마침표를 찍게 되어 참으로 다행이다. /김경아 작가

2026-03-17

AI시대, 관리자는 왜 사라지는가

산업 현장에서 회의의 풍경과 보고의 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최근 산업 현자에서 인공지능의 존재감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과거 생산회의는 보고서와 경험 많은 관리자의 판단에 의존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실시간 데이터 화면이 회의를 대신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설비 가동률, 품질 편차, 안전 지표가 자동으로 분석되고 이상 징후까지 예측된다. 사람은 설명하기보다 화면을 확인하고 방향을 논의한다. 관리 방식 자체가 변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의 확산은 단순히 업무 효율을 높이는 수준을 넘어 조직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맞는 영역은 ‘관리’라는 기능이다. 전통적인 관리자는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하며, 상위 조직에 보고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데이터 수집과 분석은 이제 AI가 더 빠르고 정확하게 수행한다. 보고를 위해 존재하던 관리 기능은 점차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많은 조직에서 관리자는 문제 해결자라기보다 정보 전달자로 머물러 있었다. 현장에서 올라온 내용을 정리해 보고하고, 지시 사항을 다시 전달하는 구조였다. 그러나 AI가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순간 이러한 중간 단계는 급격히 축소된다. 정보의 흐름이 수직 구조를 거치지 않고 직접 연결되기 때문이다. 이 변화는 관리자의 소멸을 의미하기 보다 역할의 전환을 요구한다. 이제 관리자의 가치는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무엇을 질문하는가’ 에서 결정된다. AI는 무엇이 발생했는지 알려주지만, 왜 중요한지 판단하지는 못한다. 조직의 방향성과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인간의 몫이다. 제조 현장에서 개선 활동이 성공하는 조직을 보면 공통점이 있다. 관리자가 답을 제시하기보다 문제를 정의하도록 돕는다는 점이다. “왜 이 공정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가”, “이 데이터가 의미하는 위험은 무엇인가”와 같은 질문이 조직의 사고 수준을 높인다. AI는 분석을 제공하지만, 질문의 수준이 낮으면 결과 역시 평범할 수밖에 없다. 다가오는 AGI(일반인공지능·인간 수준의 AI) 시대에는 일정 관리, 보고서 작성, 성과 분석 같은 관리 업무 상당 부분이 자동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리자의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의미가 아니라, 관리자의 존재 이유가 달라진다는 신호에 가깝다. 통제와 감독 중심의 관리자는 줄어들고, 방향을 설계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리더의 중요성은 오히려 커질 것이다. 결국, AI 시대의 조직은 관리자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관리의 개념을 다시 정의하게 될 것이다. 데이터를 관리하던 시대에서 사람과 의미를 관리하는 시대로 이동하는 셈이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조직이 필요로 하는 것은 더 많은 관리가 아니라 더 깊은 리더십이다. AI가 관리 업무를 대신하기 시작한 지금, 조직이 던져야 할 질문은 명확하다. 관리자를 유지할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관리자가 앞으로 필요해질 것인가’이다. 미래의 관리자는 지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방향을 묻고 사람들의 가능성을 연결하는 질문자가 될 것이다. /정상철 미래혁신경영연구소 대표

2026-03-17

경험의 밀도가 도시공간을 살린다

공실의 시대, 사람들은 왜 더 이상 오지 않는가? 공실률 70%, 구도심의 쇠퇴, 죽어가는 상권. 이제는 너무 익숙한 말이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이를 인구감소와 경기침체로 설명한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오늘의 공실은 단지 경제의 문제가 아니라, 20세기 공간이 21세기의 삶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생겨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과거의 도시는 기능에 따라 고정되고 분리되었다. 상가는 소비를 위한 곳, 극장은 영화를 보는 곳, 사무실은 일하는 곳, 학교는 배우는 곳으로 나뉘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 기능을 따라 이동했고, 공간은 그 목적에 맞게 작동했다. 그러나 오늘의 삶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일하고 쉬고 만나고 소비하는 행위는 한 공간 안에서 겹쳐지고,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도 끊임없이 중첩된다. 많은 상업공간은 이런 변화에 아직도 충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공실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서 나온다. 소비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바깥 세상의 리듬이 초연결과 초개인화로 바뀌는 동안에도, 많은 상업공간은 여전히 진열과 판매 중심의 오래된 문법에 머물러 있다. 결국 사람들은 더 편리하고 더 빠른 방식으로 대체 가능한 기능들을 먼저 온라인으로 옮긴다. 극장은 OTT에 밀리고, 활자 신문은 인터넷 기사로 대체되며, 단순 판매 중심의 상점은 플랫폼 커머스에 흡수된다. 많은 공간이 이제 사람들에게 굳이 찾아갈 이유를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바로 그 지점을 읽어내는 기준이 경험의 밀도다. 경험의 밀도란 단순히 사람이 많이 오는지를 뜻하지 않는다. 그 공간에서만 가능한 감각, 관계, 기억, 머무름, 우연성이 얼마나 두텁게 형성되는가를 뜻한다. 좋은 시장과 식당, 광장과 복합공간은 물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와 현장의 분위기, 장소의 기억을 함께 만든다. 사람은 상품만 사러 가는 것이 아니라, 그 장소에 머물고 어떤 장면의 일부가 되기 위해서도 그곳을 찾는다. 결국 공간의 경쟁력은 기능이 아니라 얼마나 대체 불가능한 경험을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오늘날 미술관의 변화는 중요한 힌트를 준다. 과거의 미술관이 완성된 작품을 조용히 바라보는 공간이었다면, 오늘의 미술관은 작품이 저장되고 보존되고 운반되는 과정까지 감상의 일부로 끌어들이는 수장고형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는 현대인이 결과물만이 아니라 그것이 유지되고 관리되는 과정 전체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뜻이다. 식당과 상점도 여기서 배울 수 있다. 음식을 만드는 손길, 재료를 다루는 과정, 물건이 선별되고 포장되는 장면이 드러날 때 공간은 더 깊고 풍성한 경험의 장소가 된다. 결국 공실의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문제가 아니다. 시대가 요구하는 경험의 밀도를 담아내지 못한 공간들이 비워지는 현상이다. 도시 재생의 핵심도 빈 점포에 어떤 업종을 넣을 것인가가 아니라, 사람들을 머물게 할 어떤 장면과 경험을 기획할 것인가로 바뀌어야 한다. 기능만 남은 공간은 죽고, 서사와 체류가 있는 공간만이 살아남는다. 비어가는 것은 점포가 아니라 경험의 밀도다. /조관필 한동대 교수

2026-03-17

장동혁 따라다니는 ‘야당심판론 프레임’

요즘 국민의힘을 보면 선장 없는 난파선을 보는 것 같다. 대구·부산·충청 등에서 공천심사를 둘러싼 파열음이 당을 산산조각 내고 있지만, 이를 해결할 리더십은 찾아볼 수가 없다. 충격적인 것은 국민의힘 공관위가 대구시장 선거에서는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충북도지사 선거에서는 김수민 전 의원을 공천하기 위해 무리한 컷오프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대구시장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은 “유튜버 고성국씨가 이정현 전 의원을 공관위원장에 추천했고, 이진숙 전 위원장이 고씨와 손잡고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한다”고 했고, 김영환 충북지사는 “특정인을 정해놓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고 했다. 김 지사가 언급한 특정인은 장동혁 대표가 추진한 당명교체 작업 실무를 맡았던 김수민 전 의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장 대표와 관련있는 공천잡음이다. 선거에서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없을 순 없지만, 이렇게 인위적으로 공관위가 현직 도지사까지 컷오프하며 특정인 공천을 시도한다는 의혹을 산 사례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지난주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모여서 ‘윤 어게인 반대’ 결의문을 채택한 것도 이러한 공천갈등을 없애기 위한 선제조치 성격이 강하다. 국민의힘은 지금 당 내분을 촉발시킬 뇌관이 곳곳에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에는 지난달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의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동행한 김예지·박정훈·배현진·우재준 의원 등 친한계 인사 8명이 제소돼 있다. 그리고 서울시당 윤리위에서 ‘탈당 권유’ 중징계를 받은 고성국씨의 이의 제기 사건도 윤리위의 재심의 단계에 있다. 장 대표는 지난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리위원회에 제소된 모든 징계 사건에 대해 지방선거가 끝날 때까지 추가적인 징계 논의를 하지 말아 달라”고 했지만, 그의 진의(眞意)는 달리 해석되고 있다. ‘현재 진행형’인 징계 논의는 보류하되, 이미 집행이 완료된 징계와 당내 인사에 대해서도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라는 뜻이 내포돼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장 대표가 ‘절윤’의 실천방안인 한 전 대표 제명 철회와 지난주 의원총회에서 나온 윤민우 윤리위원장,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등에 대한 인사 조치 요구를 거부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최근 ‘혁신 선대위’ 출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를 장 대표가 아닌 새 얼굴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다. 선거흥행을 위해 장 대표를 보완하면서 유권자에게 쇄신 이미지도 줄 수 있는 인사가 선대위에 영입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감이 가는 부분이다. 지금 여권은 친여 유튜브에서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와 검찰보완 수사권 거래설’을 제기한 이후 혼란에 빠져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반사이익을 전혀 얻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 시선이 야당의 내분과 공천잡음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통해 극우세력과의 실질적인 ‘절연’ 의지를 보이지 않는 한 민주당이 제기하고 있는 ‘야당 심판론’은 6·3 선거일까지 계속 기승을 부릴 것이다. 선거일이 이제 80일도 남지 않았다. /심충택 정치에디터 겸 논설위원

2026-03-17

경북 초대형 산불 1년···불행한 일 다시 없어야

오는 22일이면 작년 경북 의성에서 시작한 경북 북부지역 대형산불이 발생한 지 꼭 1년이 된다. 2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산불은 산림 피해 면적만 해도 역대급이다. 축구장 6만3000개의 산림을 불태웠다. 2만명이 넘는 주민이 긴급 대피했고, 주택과 농작물, 축사, 농기계 등 농민의 생계수단도 송두리째 앗아 가버렸다. 인구감소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아직 그 후유증에 시달리며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사람도 많다. 경북 북동부 5개 시군을 6일간 휩쓸고 간 산불은 성묘객의 작은 실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작은 불씨 하나가 엄청난 재앙을 부를 수 있음을 일깨워 준 사고라 하겠다. 봄철은 등산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고 기후마저 건조해 산불이 발생할 위험이 매우 높다. 지난 10년간 발생한 대형산불 중 74%인 28건이 봄철에 발생했다. 특히 지구촌 기후온난 후 기상 이변이 잦아지면서 산불발생은 대형화하는 추세다. 산불 발생의 원인은 입산자의 실화나 쓰레기 소각. 담뱃불, 성묘객 실수 등 매년 반복 지적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조금만 조심하면 피해를 피할 수 있는데도 잘 지켜지지 않는다. 당국의 산불 예방홍보와 주민들 경각심 고취에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14일부터 다음 달 19일까지 정부는 ‘대형산불 특별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산불 대응체계 점검에 나선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6일 대구와 경북을 방문해 각기관의 산불 대응체제 점검과 시민을 대상으로 한 예방 캠페인도 벌였다. 산불이 나면 산림당국과 지자체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진압에 나서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끄는 속도보다 번지는 속도가 더 빨라 진화 효과가 더디다. 그래서 산불은 진화도 중요하지만 예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북도는 올해부터 산불 대응 미흡 시군에 대해 재정적 페널티를 부과한다고 한다. 책임있는 행정을 권고하는 조치다. 경북도도 작년 뼈아픈 경험을 교훈삼아 올해는 산불 발생 제로 해로 정했다고 한다. 각오가 큰 만큼 성과가 있길 바란다.

2026-03-17

사교육비가 남긴 교육 격차

우리나라 부모들의 자식 교육에 대한 열망은 끝이 없다. 나는 비록 못 배웠지만 자식만큼은 반드시 공부시키겠다는 부모의 마음이 결국은 사교육 열풍으로 이어진다. 1980년 전두환 신군부는 사회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한 과외열풍을 잠재우기 위해 과외를 전면금지한 7·30조치를 내린다. 공직자 자녀가 과외를 하면 공직자가 공직에서 물러나도록 강력한 법규까지 만들었지만 시중에는 암암리에 과외가 성행했다. 7·30 조치는 2000년 헌법재판소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위헌판결을 내려 2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수능에 등장하는 킬러 문항이 과외를 증폭시킨다는 여론으로 한때 정부는 수능시험 문제에 킬러문항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한 적이 있다. 킬러문항이란 최상위권의 변별력을 높일 목적으로 출제되는 초고난이도 문제다. 학원의 도움없이는 풀기가 어렵다. 강남의 유수학원에 학생들이 몰려드는 이유라고도 한다. 최근 교육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초중고생이 쓴 한해 사교육비 규모가 밝혀졌다. 27조원 정도다.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여 그 원인을 두고 설왕설래다. 교육부는 초등 돌봄이나 방과 후 학교 확대 등 정책적 효과가 일부 나타난 것으로 해석을 한다. 그러나 일각서는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준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문제는 사교육비 총액의 감소에도 고소득층일수록, 학업 성취도가 높을수록 사교육비가 많이 드는 것으로 조사돼 사교육비의 사회적 폐해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성적 상위 10%가 월 66만원 쓸 때 성적 하위 20%는 월 32만원을 써 두 배 차이가 났다. 계층 간 교육격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6-03-17

국힘의 비정상 공천, 선거흥행에 도움 되겠나

지방선거 시·도지사 공천을 놓고 국민의힘 내분이 점입가경이다. ‘이정현호’ 공천관리위원회가 대구지역 중진의원들에 이어 현직 광역단체장에게까지 컷오프(공천 배제) 칼을 빼 들자 후유증이 극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 16일 충북지사 후보 공천에서 김영환 현 지사를 컷오프하고 추가 공천을 접수하기로 했다. 정당 사상 현직 광역단체장이 경선 없이 탈락한 것은 사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현역 단체장을 공천에서 배제할 경우 해당 지역 선거 흥행에 엄청난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정현 위원장이 추가 공천접수를 하려는 이유가 당명 교체 작업 실무를 담당했던 특정인을 낙점하기 위한 의도라는 말이 나온다. 이 위원장은 이날 부산시장 공천심사에서도 박형준 부산시장을 컷오프했다가 반발에 부딪히자 17일 다시 주진우 의원(부산 해운대갑)과 경선을 시키겠다고 결정을 번복했다. 박형준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위원장을 향해 “당을 망하게 하는 행위이자 망나니 칼춤”이라며 공개 반발했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난주 대구시장 공천 심사 때는 현역 중진 의원 3명을 컷오프 하려다 일부 공관위원의 반발로 결정을 미뤘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이 사실상 특정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이러한 컷오프 시도를 했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장 예비후보인 6선의 주호영 의원은 채널A 유튜브에 출연해, “(이정현 위원장은)대구 선거를 망치고 민주당에 대구시장을 상납하려고 작정한 사람 같다”고 했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17일 회의를 열어 대구시장 공천 등을 다시 논의할 계획이었지만 회의 일정을 연기하겠다고 공지했다. 현재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이정현 공관위원장에 대한 대구지역 민심은 극도로 예민해져 있다. 상식적인 원칙과 절차 없이 특정인을 밀어주는 듯한 공관위 회의를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으니 파열음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이고 선거 흥행에 도움이 되는 공천심사를 하길 바란다.

2026-03-17

포항문화재단-아트플랫폼 한터울, 전통예술 현대화로 지역 문화 새 지평

포항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문화예술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아트플랫폼 한터울(대표 김도연·이원만)과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경북문화재단 주관 ‘2026년 공연장상주단체지원사업’에 선정돼 지역 특화 공연예술 프로그램 공동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번 협력은 포항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전통예술의 현대적 재해석과 생태 및 역사 기반의 콘텐츠를 창출하며 지역 문화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988년 사물놀이와 풍물놀이 단체로 시작한 한터울은 2019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며 교육 및 공연 분야에서 독창적인 활동을 이어왔다. 특히 환경 문제와 전통 설화를 결합한 콘텐츠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지지배배(知知拜拜)’는 흥부전의 제비노정기를 조류 보호 메시지로 재해석한 창극으로, 어린이들이 판소리를 배우며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또한 ‘바다가 그랬어’는 멸종된 독도 강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체험형 워크숍으로, 공연 관람 후 바다 생태계를 탐구하며 예술과 교육의 접점을 확장한다. 한터울의 대표작인 국악 가족뮤지컬 ‘강치전’은 2023년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가치를 전국에 알린 성공 사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지원사업 선정을 계기로 양 기관은 5000만 원의 도비를 확보하며, ‘상생프로젝트-포항별곡’을 통해 포항의 역사, 신화, 생태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할 계획이다. 특히 탈, 전통연희, 동해안별신굅 등 전통예술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가족뮤지컬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통의 동시대성 확장’과 ‘지역 문화 생태계 조성’을 추구한다. 주요 사업으로는 △창작연희 ‘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 △우수 레퍼토리 ‘강치전’ 재개막 △체험형 교육 프로그램 ‘바다가 그랬어’ 등이 있다. ‘호랑이는 어디로 갔을까’는 탈춤, 굿, 타악연희, 현대무용을 결합한 작품으로, 사라진 존재를 기리는 굿의 의미를 현대적으로 풀어낸다. 굿 음악 라이브 연주와 독창적인 호랑이 움직임이 관전 포인트다. 국악 가족뮤지컬 ‘강치전’은 울릉도 강치를 소재로 한 이야기로, 2019년 초연 이후 3년 연속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에 선정되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022년에는 OST 발매와 유아문화교육사업 선정 등으로 예술의 대중화와 교육적 가치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바다가 그랬어’는 ‘강치전’에서 영감을 받은 체험 프로그램으로, 공연 관람 후 바다 생태계를 주제로 한 워크숍을 진행해 예술과 교육의 연계를 강화한다. 김도연 한터울 대표는 “포항문화예술회관 상주단체로 선정돼 기쁘다”며 “전통예술의 현대적 변주를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지역 문화의 지속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협업이 포항의 공연예술 기반을 확장하고, 시민에게 다채로운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6-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