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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대구정책연구원, 달빛철도 연계한 ‘영호남 그랜드 순환 고속화 철도망’ 구축 방안 제시

대구정책연구원이 대구-광주 달빛고속화철도를 중심축으로 영호남을 하나의 거대 순환권으로 묶는 ‘영호남 그랜드 순환 고속화 철도망’ 구축 구상을 공식 제안했다. 철도가 완성되면 대구·광주·목포·부산·포항을 잇는 총 722.8㎞의 순환 고속축이 형성돼 영호남 교류 확대와 국가균형발전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구정책연구원은 26일 발간한 대구정책브리프 제30호에서 ‘대구–광주 달빛철도 연계 영호남 순환 고속화 철도망’ 구축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진은 “달빛고속화철도가 영호남을 연결하는 핵심 동서축인 만큼, 이를 영호남 전체를 도는 순환 고속화 철도망으로 확장해 남부거대경제권의 성장 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빛고속화철도는 총연장 198.8㎞, 사업비 6조 400억 원 규모로 2030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대구와 광주를 직결하는 동서축 인프라로, 정부는 현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확정을 추진하고 있다. 연구진은 달빛철도가 완성되면 내륙과 해안권을 동시 연결하는 ‘해륙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목포로 이어지는 서남부 해륙축, 대구–포항의 동남부 해륙축, 그리고 남해안권과의 연계를 통해 ‘영호남 메가성장순환벨트’ 조성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 바로 ‘영호남 그랜드 순환 고속화 철도망’이다. 대구–광주–목포–보성–순천–광양–진주–창원–부산–울산–경주–포항–대구로 이어지는 총 722.8km의 순환 노선으로, △신산업벨트 △관광문화벨트 △물류벨트 △역세권벨트 등 4대 전략벨트를 형성해 남부권 성장을 이끄는 핵심축이 될 것으로 제시됐다. 또 연구진은 전체 구간의 72.5%가 이미 운행 중이거나 정부 예산이 확보돼 건설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남은 27.5%인 달빛고속화철도만 완성되면 전 순환 고속화 노선이 즉시 운행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경제적 파급효과도 제시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순환 고속화 철도망 구축 시 △생산유발효과 23조 6000억 원 △고용유발효과 13만 명 △영호남 연 교류인구 4900만 명 △소비증진효과 연 5조 원 △통행시간 단축에 따른 사회적 편익 연 21조 7000억 원 등의 효과가 기대된다. 향후 과제로는 △달빛고속화철도 예타 면제 조기 확정 및 적기 준공 △국가철도망계획·국토종합계획 반영 △2030년 순환철도 완공 및 운행 등을 제안했다. 박양호 원장은 “서울 2호선이 도시 구조를 바꿨듯 영호남 그랜드 순환 고속화 철도망은 남부권 국토공간의 대변혁을 이끌 것”이라며 “영호남 교류증진에서 공동번영, 갈등 해소, 국민통합으로 이어지는 장기 선순환 효과를 만들어낼 국가급 프로젝트”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26

한국화가 정혜숙을 만나다

비단과 한지의 결을 따라 모란이 피어난다. 선덕여왕의 이야기 속 꽃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귀와 평화를 주는 현대의 모란으로 재탄생 시킨 정혜숙 화백. 정성으로 피워낸 붉고 푸른 에너지가 당신의 삶을 환하게 비추길 바란다는 화가의 작품 속에선 그녀의 열정이 가득하다. 그녀를 만난 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4층에서 열린 지아트마켓에서였다. 모란을 주테마로 작업 중인 작가답게 벽면들이 모란으로 가득하다. 정 화백의 모란들은 화려하면서도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붉은 모란에서부터 오묘한 색을 띄는 모란까지 모란이라는 공통점을 가지면서도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그중 검은 배경에 빛이 나는 듯한 꽃잎을 가진 모란 그림이 있어 작가에게 기법에 관한 질문을 던졌다. 보통 종이나 비단에 물과 색을 올리는 반면 이 그림은 색을 가진 종이의 물을 빼냄으로 색다른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독특한 자신만의 방법을 연구 중이라며 바탕 색지에 따라 다른 색이 나타난다고 한다. 오묘한 느낌에 빠져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그러다 모란들 사이 눈에 띄는 그림이 눈에 들어왔다. 단순한 붓놀림으로 그려진 듯 하지만 현장 느낌이 물씬 나는 탑그림이다. 깜깜한 밤 크고 둥근 달 아래 탑이 놓여있다. 달빛이 탑과 댓잎을 감싸듯 비추고 있다. 각각의 다른 존재는 이질감 없이 하나가 되어 조화를 이룬다. 원래 하나의 생명이었던 것처럼. 김시습의 마음을 담은 듯 용장사지 3층 석탑은 많은 이야기를 품은 채 그림 속에 존재한다. 어느 정도 작품에 관한 설명을 듣고 난 후 그림을 시작한 계기에 관해 들을 수 있었다. 그림을 시작한 건 마흔 즈음이었다. 삶이 어둡게만 느껴지고 다음날 아침 눈뜨기조차 괴로웠던 시기였다. 그런 마음을 마냥 덮어두고 살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삶의 방향을 바꿔야 했다. 그리고 만난 스승이 고 정담 조필제 선생이다. 조필제 선생은 생전 지역에서 부드러운 이미지와 인품으로 후배들에게 존경받던 분이다. 또한 제1회 신라미술대전 대통령상 수상자이며 모란 그림 전문가다. 여담이지만 대통령상은 1회를 시작이며 마지막으로 없어져 조 선생은 유일한 대통령상 시상자이기도 하다. 시민기자도 선생께서 생전 건강하실 때 우연히 몇 번 뵌 적이 있었는데 인심 좋은 동네 할아버지처럼 늘 웃고 계셨다. 도인 같던 스승에게 매일 같이 사는 게 힘들다며 넋두리했다. 그때마다 10년만 더 견뎌보라 하셨다. 50즈음엔 반드시 세상이 달라져 있을거라 단단히 말씀하셨다. 마치 예언이 이루어진 것처럼 50즈음 마음도 삶도 달라졌다. 그러다 조필제 선생께서 작고하셨고 존경하고 의지하던 스승의 죽음은 정 화백에게 굉장한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쉬엄쉬엄 취미처럼 하던 그림을 전문적으로 해야겠다 마음먹었고 허만욱 교수를 만나 대학원 2년 동안 수업을 들었다. 그렇게 더 단단해져갔다. 지금도 기일이 되면 옛 스승을 찾는다. 마치 스승이 앞에서 듣고 있듯 그간의 달라진 작품 결과물들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안부도 전한다. 앞으로의 계획을 물었다. 먼저 현재 경주 선도동에서 운영 중인 일우갤러리는 전문적 갤러리의 모습보다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놀이터 같은 공유공간으로 유지하길 원한다. 그리고 작업에서는 큰 욕심 없이 모란을 잘 그리고 싶다 했다. 돈보다 곧은 정신을 추구하는 작가로 남는 게 그녀의 꿈이다. 화사하면서 강렬한 모란을 닮은 정 화백의 맑은 꿈을 응원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5-12-25

송년회 풍경이 말해주는 달라진 술 문화

12월이 되니 어김없이 송년 모임이 이어진다. 직장 회식은 물론 각종 동호회와 소모임까지 총회, 송년회, 망년회를 들먹이며 다사다난했던 을사년 한해를 마무리 하는 분위기다. 이런 자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지만 예전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부어라 마셔라’ 가 당연시되던 술 문화 어디가고 시대 흐름에 따라 달라진 모습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방송대 총 동문 송년회. 많은 인원이 함께할 수 있는 널찍한 횟집 식당에서 맛있는 회를 앞에 두고 건배사가 이어진다. 동문회장의 건배사에 맞춰 들어 올린 저마다의 잔에는 소주도 있고 맥주도 있고 음료와 물도 있다. 이미 술은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에 익숙한 듯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다. 권하는 사람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도 없다. 포항영상문화포럼 송년파티는 또 다른 풍경이다. 가족 같은 분위기에서 와인 잔을 들고 가볍게 건배한다. 붉은 와인 잔이 맑게 부딪히는 소리를 배경으로 한 해를 정리하는 대화가 이어진다. 취하기 위한 술자리가 아니라 분위기를 나누는 시간이 중심이 된다. 송년모임에 술이 더 이상 부담이 되지 않는다. 기성세대들에게 술은 인간관계의 윤활유이자 사회생활의 필수 요소였다. 회식자리에서 상사가 권하는 술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였고 즐기기보다 취하기 위해 마셨다. 식사보다 술이 우선이었고 폭음으로 2, 3차는 기본이었다. 잔이 비워지기 전에 다시 채워지는 술자리는 늘 시끄럽고 분주했다. 술을 거절하는 행동은 무례함으로 여겨졌고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이 사회성이 좋은 사람으로 인식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건강이 무참히 학대받던 시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이제 술에 대한 인식이 분명히 달라졌다. 마시지 않는 선택 또한 존중받고, 술을 마셔야 친해진다는 공식은 힘을 잃었다. 더불어 ‘술 마셔서 그랬다’는 변명도 더 이상 쉽게 용납되지 않는다. 술은 이제 있어도 좋고 없어도 괜찮은 존재가 된다. 취함보다는 맛과 향, 다음날 컨디션을 중시하는 문화로 옮겨가며 ‘음주 강요’는 외려 문제행동으로 인식된다. 코로나 이후 회식 자체가 줄어들며 술자리는 저녁식사나 카페모임으로 대체되는 경우도 늘었다. 이는 단순한 음주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변화는 사회 구조의 변화와도 맞닿아 있다. 상명하복과 연장자 중심에서 벗어나 수평적 조직을 지향하면서 더 이상 술을 통한 통제나 강요가 정당화 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술을 덜 마시는 것만이 아니라 음주 관련 사고와 폭력, 범죄가 줄어들고 사회적 비용까지 낮아지는 긍정적인 효과를 보인다. 밤 10시만 넘어도 골목식당들은 불이 꺼지고 빛을 잃은 거리는 한산해진다. 손님이 없으니 택시도 귀하다. 그나마 남아있는 야간 택시조차 취객보다는 카페 손님을 선호한다. 얼마 전 늦은 밤까지 술자리를 가진 지인이 택시를 잡지 못해 결국 집까지 운동 삼아 걸었노라 허허롭게 웃던 그 모습은 달라진 밤의 풍경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건강과 직장 문화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술 문화의 변화는 계속되고 있다. 선택적으로 마시는 문화가 이미 뿌리를 내렸고 세대가 바뀔수록 더욱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다. 술보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자리, 송년회 풍경이 말해주듯, 음주문화의 변화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12-25

12월, 문학의 온기로 채운 겨울문학제

한해의 결실을 매듭짓는 12월,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한국수필문학관 ‘2025 겨울문학제’는 한 해 문학적 여정을 되돌아보는 풍성한 자리로 열렸다. 문학의 언저리를 서성이는 필자에게 이 행사는 놓칠 수 없는 순간이었다. 지난 12월 11일, 한국수필문학관 산하 수필창작아카데미, 대구에세이포럼, 수필알바트로스, 수필세계작가회 등 네 개 단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동인지와 개인 수필집들이 세상에 첫선을 보였고, 그동안 갈고닦은 성취를 서로 축하하는 자리에는 100여 명의 문우가 모여 성황을 이뤘다. 1부는 공도현 작가의 사회로 문을 열었다. 홍억선 관장은 개회사에 이어서 새로 출간된 책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세심한 해설을 전했다. 제자들의 글을 자식 살피듯 세세히 짚어 주시는 관장의 말에 아직 읽지 못한 문장들이 머릿속 깊이 스며드는 듯했다. 이어 지난 한 해 각종 수상자가 소개되며 축하의 박수가 이어졌다. 대구수필가협회 문학상을 받은 엄옥례 작가를 비롯해 아카데미 회원들의 대외 문학지 등단과 공모전 입상자들의 성과가 언급되었다. 필자 또한 청송 객주문학제에서의 작은 결실이 이름으로 불리는 수줍은 기쁨을 누렸다. 동료들의 성취에 아낌없이 쏟아지는 박수 소리는 겨울바람을 녹일 만큼 뜨겁고 다정했다. 2부는 변미순 작가의 진행으로 수필세계 신인상과 문학상 시상식이 이어졌다. 수필세계 신인상은 상반기 박인규·윤시오 작가와 하반기 박정애 작가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문학상은 쉼 없이 작품 활동에 정진하며 수필집을 펴낸 조현태 작가가 받았다. 참석자들은 부러움과 함께 진심 어린 박수로 축하를 전했다. 이어진 축하 무대에서 조영애 문우가 선보인 수필 낭송은 이날의 백미였다. 목소리가 잠겼다고 수줍어하던 자칭 ‘백발의 소녀’는 무대 위에서 누구보다 깊은 울림을 전하며 장내를 고요한 감동으로 물들였다. 3부 친교 시간에는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황무선 문우가 부르는 ‘소양강 처녀’가 흐르자 필자와 조영애 문우는 참지 못하고 무대 위로 올라가 응원의 춤사위를 보탰다. 이어진 무대에서는 선배 작가들이 망설임 없이 노래와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정적인 문인이라는 편견은 보기 좋게 깨진 무대였다. 객석에서도 들썩들썩 몸을 흔들었고, 오색 풍선과 환호로 가득했다. 글을 쓰는 열정만큼이나 삶을 즐기는 에너지 또한 남달랐다. 선후배가 따로 없었다. 모두가 하나가 되는 화합의 장이었다. 흥겨운 무대가 끝나자 사진 촬영과 식사가 이어졌다. 작가들의 질서 정연한 태도가 눈에 띄었다. 행사가 모두 끝난 뒤에는 또 한 번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글 잘 쓰는 이들은 마음 씀씀이도 따뜻한 것일까.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가 한마음으로 뒷정리에 나섰다. 잔반 처리와 테이블 정리 등 소란했던 홀은 순식간에 깨끗하게 정돈되었다. 끝까지 남은 이들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둘러앉아 차를 나누며 관장님과 소회를 나누었다. 대명도서관에서 수필 수업을 하던 시절부터 2004년 ‘수필세계’ 창간, 2015년 전국 최초로 단일 문학 장르관인 ‘한국수필문학관’ 건립까지 관장의 집념은 숭고할 만큼 꾸준했다. 그 꾸준한 마음을 스펀지처럼 온전히 빨아들이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가운 겨울 공기는 선명한 각오로 가슴 안에 파고들었다. 무심히 흘려보낸 한 해를 되돌아보며, 필자는 더는 망설이거나 갈등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새겼다. 쓰는 사람으로서 글쓰기의 길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결의와 함께. /손정희 시민기자

2025-12-25

AI가 찾고 드론이 경고···해경, ‘구조 골든타임’ 앞당긴다

바다에서 위급 상황이 발생하기 전 인공지능(AI)이 위험 징후를 먼저 포착하고 드론이 현장으로 날아가 경고 방송을 하는 시대가 열린다. 해양경찰청은 사고 발생 후 구조에 집중하던 기존 방식에서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고를 더 빨리 인지하고 대응력을 고도화하는 ‘스마트한 해양안전망’ 구축을 본격화한다고 25일 밝혔다. 장인식 청장 직무대행(차장)은 “이번 정책의 핵심은 인프라 혁신을 통해 현장에서 단 1초라도 빨리 구조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고를 ‘먼저 발견하는 방식’의 고도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 민생 10대 프로젝트’로 선정된 항공 채증영상 분석 AI ‘Deep Blue Eye’를 개발한다. 기존에는 사람이 채증 영상을 일일이 확인해서 위험요소를 파악해야 했다. 이제는 항공기에 탑재된 AI가 선박 종류를 분류하여 불법여부를 판독하고, 해양사고 상황에서는 해상 조난자를 신속하게 발견하여 경보를 제공한다. 안개나 비로 흐릿한 영상도 선명하게 복원해 요구조자의 허우적거림 등 세밀한 행동 패턴까지 읽어내 구조 골든타임을 확보할 전망이다. 연안 안전 관리의 사각지대는 드론이 메운다. 해경은 내년부터 5년간 전국 77개 연안 파출소에 열화상 카메라와 스피커가 탑재된 드론을 순차 배치한다. 이 드론은 야간에 갯벌 해루질객 등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여, 고립 등 사고 위험이 감지될 경우 즉시 경고 방송을 실시한다.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단계에서 국민 스스로 위험을 인지하고 대피할 수 있도록 돕는 ‘하늘 위의 안전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바다의 교통관제(VTS) 체계도 더욱 촘촘해진다. 동해·포항 광역 VTS 운영을 시작하고, 새만금, 부산 기장, 거제 등 주요 해역에도 관제 시설을 확충해 관제 사각지대를 줄인다. 현장 구조 여건도 개선을 위해서는 이동 중 잠수복 착용이 가능한 구조 승합차량을 도입해 현장 도착 즉시 구조에 투입될 수 있는 체계를 갖춘다. 특히, 제주 해역의 대형·복합 사고에 대비해 내년 3월 제주해양특수구조대를 신설해 광범위한 관할 해역에 대한 신속 대응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국민과 함께하는 안전망 구축에도 공을 들인다. 연안 위험 구역 97곳에 배치된 194명의 연안안전지킴이 활동 시간을 월 51시간에서 80시간으로 대폭 늘려 촘촘한 밀착 순찰을 이어간다. SNS 숏폼 챌린지나 찾아가는 연안안전교실 등 국민 눈높이에 맞춘 콘텐츠를 통해 안전 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25

대구소방, 페루에 노후 소방차 3대 무상양여⋯개도국 소방환경 개선 앞장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소방 인프라가 열악한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노후 소방차량을 꾸준히 지원하며 국제 소방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올해는 페루에 소방차량 3대를 추가로 양여하며 소방안전 역량 강화에 힘을 보탰다. 대구소방은 지난 23일 대구소방교육훈련센터에서 소방차량 무상양여 기증식을 열고 페루 정부에 소방차량 3대를 전달했다. 이번 지원은 사용연한이 지나 국내에서 불용 처리된 소방차를 개도국에 제공해 현지 소방환경 개선과 국제 협력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구소방은 2018년부터 올해까지 총 27대의 소방차량을 개발도상국에 제공해 왔다. 지원된 차량들은 화재 진압뿐 아니라 구조·구급 등 각종 재난 대응 현장에서 ‘즉시 활용 가능한 실질 장비’로 평가되며 현지 소방력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이날 기증식에는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 조지 페리토 주한 페루대사관 참사관, 사단법인 사회적경제허브센터 김원규 대표 등이 참석해 소방차량 인계 절차를 진행했다. 엄 본부장은 “대구에서 보내는 소방차가 페루 현장에서 재난 대응에 직접 기여하길 바란다”며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과 글로벌 소방안전 수준 향상을 위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조지 페리토 참사관은 “대구소방안전본부와 사회적경제허브센터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번 기증을 계기로 소방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25

새해 첫 해 독도서 맨 먼저 본다···1월 1일 오전 7시 26분

붉은 말의 해인 2026년 첫 해는 1월 1일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한국천문연구원이 밝혔다.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 주전몽돌에서는 7시 31분에 해돋이를 할 수 있다. 포항에서는 호미곶 7시 32분, 구룡포와 칠포 7시 33분, 화진 7시 34분에 새해 첫 해를 볼 수 있고, 경주 감포수중릉은 7시 32분이다. 영덕은 고래불과 장사에서 7시 34분 해가 떠오르고, 울진 망양정은 7시 35분, 죽변은 7시 34분이다. 경주 토함산에서는 732분, 영천 보현산과 청송 주왕산에서는 7시 35분 해맞이할 수 있고, 대구 팔공산은 7시 36분, 봉화 청량산은 7시 37분이다. 천문연구원이 발표한 시각은 해발고도 0m(바다 수면)를 기준으로 산출한 값이다. 지대가 높을수록 지평선이 더 멀리 보이기 때문에 일출은 더 빨라진다. 예를 들어 해발 100m에서는 실제 해가 뜨는 시각이 발표 시각보다 약 2분 가량 앞당겨질 수 있다. 한편 정월대보름인 내년 3월 3일에는 달이 지구의 본그림자에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월식’ 현상이 나타난다. 이날 오후 6시 49분 48초에 달 일부분이 가려주는 부분식이 시작된다. 달이 지구 그림자에 완전히 들어가는 개기식은 오후 8시 4분부터 오후 8시 33분 42초에 최대가 된다. 오후 9시 3분 24초에 개기식이 끝나고, 부분식은 오후 10시 17분 36초에 마무리된다. 내년 가장 큰 보름달은 12월 24일에 뜬다. 가장 작은 보름달은 5월 31일에 뜬다. 가장 큰 달과 가장 작은 달의 크기는 약 14% 정도 차이가 난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2-25

영천호국원서 6·25 전사자 유해 합동영결식

육군 50사단은 지난 24일 국립 영천호국원에서 ‘2025년 대구·경북지역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영결식’을 거행했다. 이날 합동영결식은 50사단 장병들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군 관계관들과 영천·칠곡·상주 지자체장과 의장들, 대구지방보훈청장, 경북남부보훈지청장, 지역 보훈 단체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영결식은 2025년 유해발굴 추진경과 보고와 헌시 및 추모사, 종교의식, 헌화 및 분향, 조총, 유해운구 및 봉송 순으로 진행됐다. 사단은 올 9월부터 11월까지 6·25전쟁 당시 낙동강 방어선의 주요 격전지였던 칠곡·상주 일대에서 약 60일간 연인원 4500여 명을 투입해 유해발굴작전을 펼쳤다. 그 결과 국군 전사자 유해 4구와 유품 612점을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민경두 대령은 “조국 대한민국을 수호해주신 선배 전우님들을 늦게나마 직접 모시게 되어 죄송스러운 마음과 영광스러운 마음이 교차한다”며 “이제 선배 전우님들이 조국과 가족의 품에서 편안히 쉬실 수 있도록 우리 장병들이 호국정신을 이어 받아 대한민국을 굳건히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합동 영결식을 마친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봉송되어 신원 확인절차를 거친 후 국립 대전현충원 등지에 안장된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12-25

“메밀묵 사려어~~”···'까묵까묵'한 그리움의 한 조각

메밀묵 사려어~~ 묵 먹을래? 친정에서 연락이 왔다. 힘들게 뭐 하러 묵을 쒔냐 했더니 친구분이 메밀묵을 쒀서 나눈 것을 내게 또 나누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양념장까지 만들어 완벽한 세트였다. 단단하고 간이 딱 맞아 겨울밤 훌륭한 간식이었다. 요즘에는 들리지 않지만, 어린 시절 겨울밤이면 “메밀묵 사려어~ 찹쌀떠억!” 골목길에 울리던 소리다. 하지만 부모님이 뛰어나가 사 오신 적이 없다. 묵은 만들어 먹는 것이지 사 먹는 게 아니라고 했다. 안동에서는 설에 메밀묵 많이 해 먹었다. 친구 인숙이네 할매는 시골 밭에 항상 메밀을 심으셨다. 그 밭을 집터로 샀다가 안 짓는 바람에 땅이 척박하니까 메밀을 심으셨다고. 놋 양푼에 한가득 만들어서 추운 설날에 식혜랑 메밀묵이랑 콩인지(강정)랑 항상 먹었다. 양념장에 참기름을 듬뿍 넣어서 묵 위에 한 숟갈 얹어서 숟가락으로 잘라서 먹었다. 그 메밀 향 가득한 맛! 그리고 그땐 멸칫국물이 어딨었나, 물에 김치 쫑쫑 썰어 넣고 백솥에 끓여서 마지막에 메밀묵 두껍게 채 썰어서 시원하게 먹던 그 묵사발도 아주 맛났다. 인숙이가 결혼하고 몇 해는 설에 가면 항상 싸주셔서 귀한 줄도 모르고 먹었었는데 지금은 그것도 아주 사무치는 그리움의 한 조각이 되었단다. 고향 떠나 태안 살 때 동네에서 겨울이면 가끔 두부며 메밀묵 팔던 할머니가 계셔서 사 먹어 봤는데 기름을 한 숟갈 넣는다는데 그 향긋하고 깔끔한 메밀묵 맛이 아니더라며 묵 이야기에 엄마 보고 싶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메밀묵이 실패하지 않으려면 비율이 중요하다. 냄비에 메밀가루 1컵에 물 4컵을 넣어서 가루가 뭉치지 않게 잘 저어서 섞어준다. 물의 양이 많으면 묵이 물러지고 적으면 딱딱하고 푸석해진다. 파는 가루 중에 메밀 함량이 낮은 가루는 묵이 안 된다. 중불로 바닥에 눋지 않게 저어가면서 끓여준다. 다 끓였다고 바로 식혀버리는데 이게 실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겉만 굳고 속은 흐물거리게 된다. 뚜껑을 덮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 과정을 꼭 거쳐야 쫀득하고 탱글탱글한 묵이 완성된다. 다 익은 메밀묵을 그릇에 부어서 냉장고에 넣어 2~3시간 식혀준다. 이런 복잡한 과정이 까다롭다면 맛집을 찾아가면 된다. 자명에 안동식으로 묵을 만들어 묵밥, 묵비빔밥, 묵한접시, 여기에 연잎밥까지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집이 있다. 가게 이름이 메밀꽃이라 정직하다. 토요일 오후 2시에 도착하니 조용했다. 혹시 브레이크타임인가 싶어 여쭈니 평일에는 오후 3시~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지만 주말엔 쉬는 시간이 따로 없고 손님이 오시면 대접한다고 했다. 묵밥+연잎밥 세트와 묵비빔밥을 주문하고 가게 안을 둘러보았다. 손님이 우리뿐이라 벽에 걸린 민화와 창가의 다육이 구경도 하고 10년 넘게 같은 자리에서 장사한 사장님의 이야기도 엿들었다. 그러는 동안 작은 김치전 두 장이 접시에 담겨 나왔다. 늦은 점심이라 맛있게 해치웠다. 묵밥은 따뜻한 국물이었고, 비빔밥은 정갈하게 새싹 등으로 꾸민 꽃밭 같았다. 함께 나온 공기밥은 노란색을 띠어 무엇을 넣어서 밥을 했냐고 물으니 치자 물이라고 했다. 묵을 먹다가 나중에 밥도 말아 먹었다. 연잎밥은 찰기가 돌아 든든했다. 반찬으로 삼색나물과 각종 장아찌까지 함께 먹으니, 입이 깔끔해져 끝까지 맛있었다. 묵 한 접시는 집에 돌아와 늦은 밤 간식으로 엄마 친구분 솜씨로 채웠다. 지난가을에 통도사 메밀밭에서 ‘산허리는 왼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혀 하얬었다.’라는 구절을 되뇌었었다. 오늘 밤 또 읊어 본다. 메밀꽃: 경북 포항시 남구 연일읍 자명로 302, 전화 (054)277-5922. /김순희 시민기자

2025-12-23

의성 성냥공장에서 열린 김진우 기획전 ‘진화의 불씨’

의성군 의성읍에는 한때 지역 경제를 떠받쳤던 성냥공장이 있다. 1954년 문을 연 ‘성광성냥공업사’다. 1970년대 전성기에는 하루 1만5000갑의 성냥을 생산하며 연 매출 6억 원 이상을 기록했고, 공장 직원만 162명에 달했다. 마을 인력만으로는 일손이 부족해 단촌과 안동 일직까지 통근버스를 운행할 정도로, 성광성냥공업사는 의성을 대표하는 향토기업이었다. 성광성냥공업사는 2013년 5월에 경상북도 산업유산 향토뿌리기업으로 지정되었으나 성냥 산업 쇠퇴라는 시대적 흐름 속에 그해 11월 휴업을 하게 된다. 2013년 영업이 끝날 때까지 성광성냥공업사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성냥 생산 공장이었다. 이후 고(故) 손진국 대표가 토지, 공장 건물 13개 동과 기계, 설비를 의성군에 기증하고 폐업하게 된다. 현재 이곳은 의성군이 부지를 매입해 ‘의성성냥공장 문화재생사업’을 추진 중이며 복합문화공간으로의 변화를 앞두고 있다. 그리고 2025년 12월 현재 ‘산업의 기억이 고요히 잠든 공간’에서 불씨의 잔향을 발견한 김진우 작가의 전시 ‘진화의 불씨’가 열리고 있다. 성냥공장은 폐업 이후에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사무실에는 고 손진국 대표의 명패가 놓인 책상이 있고 폐공장엔 아직 성냥 머리를 얻지 못한 나뭇개비가 잔뜩 쌓여있고 각종 기계와 공구가 있다. 축목에 두약을 찍고 건조하던 ‘윤전기’는 현재 국내에 남아 있는 유일한 성냥 제조 기계로, 근현대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다. 이 모든 사물은 작품의 배경이 되고 함께 조화를 이룬다. 철, 스테인리스스틸, LED, 우레탄, 에나멜 등의 재료로 완성한 설치 작품은 상징성을 더한다. 사라진 산업의 흔적을 탐사하고 불씨의 진화를 시각화한 ‘의성탐사선’과 ‘성냥나무’가 그것이다. 드로잉과 설계도면은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특히 성냥공장의 기계 부품인 볼트, 너트, 용수철과 빗자루, 망치, 낫, 톱, 드릴, 타커 등에 성냥개비에 두약을 입히듯 노랑 페인트를 입힌 오브제가 눈길을 끈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너머로 까마귀 소리가 들리고 폐공장 전시장 안 프레스, 밀링, 공갑기 사이의 다양한 오브제는 명랑한 기운을 뿜어낸다. 이 작품 ‘진화의 불씨’는 작가가 많이 고민하고 마지막에 현장에서 만든 작품이라고 한다. 시간이 퇴적된 공간에 예술의 두약이 입혀지니 낡고, 깊고 그윽한 멋이 난다. ‘안전제일’ 문구가 남아 있는 공장 벽면에는 미디어 아트가 상영되고 지붕에는 18미터 높이의 ‘성냥나무’가 우뚝 서 있다. 성냥개비에서 모티브를 얻었다는 김진우 작가는 전시 설명을 통해 “공장 건축물의 흔적과 나무 형상이 만나 산업의 기호가 생명의 상징으로 재구성되었다”며 “불을 만들기 위해 잘려 나간 나무가 이제는 스스로 불씨를 품은 생명으로 되살아난다”고 말했다. 설치미술가이자 엔지니어인 김진우 작가는 폐공장에서 온기와 미래, 생명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전시는 ‘The Spark of Evolution’ 즉, 진화(鎭火)가 아닌 진화(進化)의 의미를 뜻한다. 산불로 침체된 지역에 희망의 불씨를 점화한 이번 전시는 내년 1월 10일까지 계속된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5-12-23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이다. 학교의 아이들은 겨울방학을 기다리고 여러 단체에서는 그간의 성과를 돌아보며 시상식으로 한 해의 마침표를 찍는다.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시민들도 종강을 맞아 작품 전시회를 열고 내년 학기를 계획하기도 한다. 지난 19일은 한 달에 한 번 있는 인문학 모임이 있는 날이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맞아 모임에서는 강사님을 모시고 나를 돌아보는 글쓰기 시간을 갖기로 했다. 강사는 회원들에게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이야기를 글이라는 도구로 잠시 꺼내 보는 시간이라고 말을 시작했다. 글을 잘 쓰는 것보다 자신이 말하고 싶은 만큼만, 쓰고 싶은 만큼만 해도 된다고 덧붙였다. 글쓰기 주제는 열한 가지 중 자신에게 맞는 한 개를 골라서 쓰면 됐다. 강사의 말이 끝나자 회원들은 준비한 A4용지와 연필로 자신의 이야기를 채워나갔다. 노트북 타자 소리 대신 오랜만에 듣는 연필의 사각사각 소리가 조용한 강의실을 가득 채웠다. 이날 함께한 여덟 명의 회원 중 한 사람도 머뭇거림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모두가 고개를 숙이고 집중하는 모습에 강사는 조용한 응원의 눈빛을 보냈다. 오십여 분의 시간이 지나자, 한 사람씩 자신이 쓴 글을 읽는 시간을 가졌다.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회원들 앞에서 읽자니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각자가 쏟아낸 이야기에 공감을 자아냈다. 십 대를 포함해 육십 대까지의 다양한 연령대 회원들이 쓴 이야기는 한 걸음 더 서로를 이해하기에 충분했다. 먼저 시민기자 차례였다. 곧 지천명(知天命)을 앞두고 그간의 삶을 응원하고 싶었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나에게 편지를 쓸 거라고 했다. 오십 대의 중년 여성 회원은 지금의 나를 만든 가장 큰 영향력은 아버지였다고 한다. 이제는 볼 수 없지만, 그럴 땐 하늘을 보며 마음속에서 불러보는 아버지에 대해 썼다. 남편으로서는 별로였지만 초등학교뿐인 학력에도 자식들에겐 더없이 다정했고 배움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셨다고 했다. 역사에 대해 늘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육십 대 남성 회원은 자신이 왜 역사에 관심이 생겼는지 이야기했다. 고등학교 시절, 세상 재미있는 게 없었다. 그중 역사 수업에 흥미를 느껴 역사학과에 진학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 했다. 또 한 분의 여성 회원은 여러 나이대를 거치면서 이제는 삶이 잘 마무리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짧은 이야기를 했다. 사십 대 남성 회원은 자기관리 실패로 몸무게가 100kg 넘게 나간 때가 떠올랐다고 했다. 그 모습에 화가 난 나머지 가족들을 힘들게 한 게 미안했다고 눈물을 훔쳤다. 하지만 모두의 시선을 끄는 건 열다섯 살 중학생이었다. 어떤 이야기일까 궁금했지만 당당하게 자신이 쓴 이야기를 펼쳤다. 지금 나이에 다시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 삶의 의미에 대한 거였다. 어릴 때는 남이 해주는 선택이 좋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나가는 선택이 더 의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이야기였다. 모두 쫑긋하며 듣다가 이야기를 마치자 큰 박수를 보냈다. 글쓰기와 발표까지 하고 나니 어느새 두 시간을 꽉 채웠다. 회원들은 자신의 지난 이야기가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글쓰기 시간을 경험한 것에 대해 긍정적이었다. 강사는 “한 번의 글쓰기로 뭐라 말할 수는 없다. 글쓰기는 바쁜 일상에서 과거의 나를 만나고 현재의 나를 이해하는 도구다. 앞으로도 내 삶을 돌아보는 글쓰기가 계속되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12-23

경북매일 AI 기반 자동기사 컬러 태깅 서비스 본격 도입

경북매일신문이 독자 중심의 뉴스 소비 환경 개선을 위해 ‘AI 기반 자동 기사 컬러 태깅 서비스’를 지난달 28일부터 정식 운영 중이다. 이번 서비스는 올해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 선정(12차례)을 계기로 추진된 프로젝트이다. AI 기술을 활용해 기사 내 핵심 정보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를 AI가 분석해 요약문을 생성하고, 핵심 내용을 자동으로 태그를 생성한다. 기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할때는 중요 정보를 컬러 색상 또는 인터랙티브한 형태로 표시해 독자가 빠르게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긴 기사도 핵심 내용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가독성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 장점이다. 통계 수치, 인용문, 주요 사건 등을 시각적으로 강조해 이해도를 높인다. 자동 태깅으로 편집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맞춤형 정보 제공으로 이탈률을 낮추고, 기사 완독률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경북매일신문은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독자들의 홈페이지 체류 시간이 늘어나고, 콘텐츠 접근성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향후 뉴스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 기반 미디어 혁신 모델을 다양한 분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AI 기반 자동 기사 컬러 태깅 시스템은 사용자 피드백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뉴스 큐레이션 정확도를 높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2025-12-23

대구소방, 성탄절·연말연시 특별경계근무 돌입⋯“대형화재·안전사고 선제 차단”

대구소방안전본부가 성탄절과 연말연시 기간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24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특별경계근무를 실시한다고 23일 밝혔다. 겨울철 화기 사용 증가와 교회·해넘이·해맞이 행사 등 다중운집이 예상되는 만큼 화재와 안전사고 위험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특별경계근무는 성탄절(24일 오후 6시~26일 오전 9시)과 연말연시(31일 오후 6시~1월 4일 자정) 기간으로 나뉘어 운영된다. 대구소방은 전통시장, 산업단지, 다중이용시설, 주거시설 등 화재취약시설을 대상으로 의용소방대와 합동 예방순찰을 강화하고, 방치 가연물 제거·소방차 진입로 확보 등 위험요인을 집중 점검한다. 연휴 동안 가동이 중단되는 공장·창고·공사장에는 전원 차단 등 자율 안전관리 지도를 실시해 관리 공백으로 인한 화재를 예방한다. 대형 재난 대비를 위해 소방기관장은 지휘선상 대기를 유지하며, 화재 발생 시 초기부터 가용 소방력을 집중 투입해 인명 구조를 최우선으로 대응한다. 교회와 해맞이 명소 등에는 소방력을 전진 배치해 긴급 상황 시 즉각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또 폐쇄회로(CC)TV 관제센터와 협업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경비·보안업체와 연계한 초기 대응체계도 구축한다. 소방장비 가동률 100% 유지, 한파 대비 장비 점검 등도 병행한다. 119종합상황실과 구급상황관리센터는 신고 증가에 대비해 임시 수보대를 확보하고, 응급의료 상담 및 당직 의료기관·약국 정보를 강화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엄준욱 본부장은 “연휴 기간 빈틈없는 예방 활동과 신속한 대응으로 대형화재와 안전사고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시민들도 전기·가스 점검 등 생활 속 화재 예방에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23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 늘봄학교 실무사 처우 개선 촉구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구지부가 늘봄학교 운영 과정에서 드러난 고용 불안과 과중한 업무 문제를 지적하며 대구시교육청에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대구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학부모 만족도 뒤에 가려진 현장의 희생을 더는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불안정한 고용 구조로는 안정적인 돌봄 서비스도, 학교 안전도 담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기간제로 근무하고 있는 한 늘봄교무행정실무사는 매년 재계약을 걱정하며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아이들은 변함없이 ‘선생님’이라고 부르지만 제 자리는 매년 흔들린다”며 “작은 학교라는 이유로 근무시간과 급여까지 줄어드는 현실에서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이들의 돌봄은 해마다 중단돼도 되는 일이 아니며, 늘봄학교가 안정적이려면 일하는 사람도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규모 학교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실무사는 과중한 돌봄·민원·안전 업무로 행정업무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원 전화로 오전이 지나고, 오후에는 사라진 학생을 찾느라 수 시간이 증발한다”며 “학생 안전 확인 업무까지 추가되면서 물리적으로 정해진 시간 내 업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실제 대구지역 실무사 대상 설문조사에서도 79.2%가 ‘시간 내 업무 완료 불가’, 79%는 ‘수당 없는 초과근무’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계약 등 관리자급 업무가 실무사에게 전가되는 문제도 제기됐다. 노조는 “거액의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임에도 실무사가 담당 책임까지 떠맡고 있다”며 “늘봄실장이 예산·계약 업무를 전담하도록 역할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노조는 △대규모 학교 ‘정규 실무사 2인 배치’ 즉각 시행 △초단시간 배치 중단 △반복적 수요조사·통계 행정 간소화 등을 요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의 절규를 외면한 채 늘봄학교를 운영한다면 결국 무너지는 것은 아이들의 안전”이라며 “대구시교육청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글·사진/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