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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하루 2600여 명 몰린 ‘황금연휴’... 적막하던 울릉도에 내린 단비

황진영 기자
등록일 2026-05-02 11:53 게재일 202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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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절·어린이날 낀 징검다리 연휴 맞아 관광객 급증
기상 악화와 접안 지연 등 ‘아찔한 순간’ 딛고 활기 되찾은 도동·사동항 일대
본격적인 황금연휴 첫날 전날인 지난달 30일부터 많은 관광객이 울릉도에 입도하고 있다. 모처럼 활기를 띤 관광업계 관계자들이 저마다 피켓을 들고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황진영 기자 


“얼마 만에 이렇게 북적이는지 모르겠습니다. 긴 겨울 지나고 이제야 숨통이 좀 트이네요.”

5월의 첫 주말을 맞은 2일 오전, 울릉 사동항에서 만난 김석현(38·여행업) 씨는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노동절과 어린이날이 이어진 이른바 ‘5월 황금연휴’의 시작과 함께 민족의 섬 독도의 모도(母島)인 울릉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겨울부터 이른 봄까지 적막감만 감돌던 섬 전체가 관광객들의 발길로 들썩이는 모습이다.

현재 울릉도에 오가는 여객선은 동해 묵호와 경북 포항 항로에서 각각 쾌속선과 전천후 카페리 등 총 3척이 운항 중이다. 이들 선박이 매일 1 왕복 운항으로 하루에만 2600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울릉도로 실어 나르고 있다.

연휴 첫날부터 시작된 대규모 입도가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1일, 울릉도 앞바다에 갑작스러운 돌풍이 몰아치면서 포항에서 출발한 ㈜대저페리의 초쾌속 여객선 ‘엘도라도 익스프레스호’가 기존 기항지인 도동항 접안을 시도하다 강풍에 떠밀리는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자칫 해안산책로와 충돌할 뻔한 위기였으나, 선사의 빠른 판단으로 기항지를 사동항으로 긴급 변경해 다행히 900여 명의 승객은 무사히 발을 디뎠다.

연휴 이튿날인 2일 오전에도 크고 작은 소동은 이어졌다. ㈜울릉크루즈의 전천후 카페리 선인 ‘뉴씨다오펄호’가 사동항 접안시설의 일시적인 오류로 승객 하선에 불편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돌발 상황도 오랜만에 섬을 찾은 관광객들의 설렘과 발걸음을 막아서지는 못했다. 

관광객들이 무사히 입도하면서 울릉도의 관문인 도동항과 저동, 사동 일대 시가지는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주말을 제외하면 인적이 드물어 고요했던 지난달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연휴 이튿날인 2일 오전, 많은 관광객이 도동항에서 입도 및 섬에서 출발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황진영 기자


항구 입구에는 저마다 단체 관광객의 이름이 적힌 피켓을 든 현지 안내원들이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고, 관광버스와 택시들이 쉼 없이 손님을 실어 날랐다. 울릉도 특산품 판매장과 식당가 역시 모처럼 찾아온 특수에 활기를 띠는 모양새다. 

한 관광 안내원은 “연휴 첫날부터 돌풍이 불어 가슴을 졸였는데, 다행히 많은 분이 안전하게 들어오셨다”라며 “이번 연휴가 침체했던 울릉도 관광업계에 그야말로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번 연휴는 울릉도 관광이 재도약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울릉도는 앞서 일부 상점과 숙박업소의 불친절 및 바가지요금 논란이 불거지며 홍역을 치른 바 있다. 당시 관광객들 사이에서 제기된 높은 물가와 서비스 미흡에 대한 불만은 울릉도 관광 이미지에 적잖은 타격을 줬다. 이로 인해 이번 황금연휴를 맞이하는 현지 상인들과 지자체의 각오도 남다르다. 

단순한 대목 맞이를 넘어,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 울릉도와 독도가 징검다리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완연한 봄 성수기에 접어든 가운데, 이번 특수가 과거의 오명을 씻어내고 관광객들에게 다시금 ‘가고 싶은 섬‘으로 신뢰를 심어줄 수 있을지, 나아가 진정한 지역 경제 회복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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