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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 무료 예방접종 시작… 청소년·어르신 등 대상자 확대

생후 6개월∼만 18세 어린이, 임신부 및 만 62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플루엔자 4가 백신 무료접종이 8일부터 시작됐다.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에 따르면 올해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대상자는 전 국민의 37%에 해당하는 1천900만명이다.특히 올해는 인플루엔자 예방을 위해 중·고생인 만 13세∼만 18세(285만명) 및 만 62∼64세(220만명)까지 대상자를 확대했고 지원백신은 기존 3가 백신에서 4가 백신으로 변경했다.8일부터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은 2회 접종이 필요한 대상자부터 시작하며, 2회 접종 대상자는 2회 모두 접종해야 충분한 예방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2회 접종 대상자는 생후 6개월∼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생애 처음으로 받거나, 올해 7월 1일 이전까지 총 1회만 받은 어린이들이며, 1회 접종 후 4주에 2회 접종을 해야 한다.그 외 1회 접종 대상 어린이는 긴 인플루엔자 유행기간 동안 충분한 면역력 유지를 위해 오는 9월 22일부터 무료 예방접종을 시작할 계획이다.어린이 인플루엔자 무료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지정 의료기관은 전국적으로 1만여곳이 있으며,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상관없이 전국 어디서나 무료접종을 받을 수 있다.지정 의료기관은 예방접종도우미 누리집(https://nip.cdc.go.kr) 및 스마트폰 앱에서 확인 가능하다.코로나19 유행과 관련해서는 의료기관 내 감염전파 차단을 위한 사전 예약시스템을 활용해 가까운 지정 의료기관을 예약 및 전자 예진표 작성 후 방문할 경우 의료기관 내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유행기간 및 접종 2주 후부터 예방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고려해 가능하면 11월까지 2회 접종을 완료하길 바란다”며 “어린이의 안전한 접종을 위해 보호자는 접종 전후 아이 상태를 잘 살피고, 의료인은 예진과 접종 후 15∼30분 관찰로 이상반응 여부 확인하며, 안전한 백신보관 등 관리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0-09-08

생리기간 지났는데 피가…왜?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가임기 또는 폐경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은 누구나 정상 주기에 발생하는 월경 이외의 질출혈을 겪을 수 있습니다. 비정상 자궁출혈은 자궁과 질강내의 문제 때문일 수도 있고, 호르몬으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밖에 악성종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나타납니다.비정상 자궁출혈로 병원을 찾아온 환자들은 보통 임신 중인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착상 출혈부터 절박유산, 자궁외임신, 불완전 유산, 전치태반 등으로 진료실을 찾아옵니다. 젊은 가임기 여성에게는 호르몬 불균형에 기인한 비정상 자궁출혈이 흔하게 나타납니다. ‘비기능성자궁출혈’이라고 칭하는데 호르몬 분비 기능의 일시적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간단한 경구 피임약이나 호르몬 루프 치료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자궁과 질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 치료를 하지 않고 경과를 지켜봐도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젊은 층에서는 배란기에도 간혹 출혈이 보이기도 합니다. 배란 장애로 인한 불규칙 월경의 경우는 다낭성 난소증후군과 관계가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원인 질병인 다낭성 난소증후군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를 시행하면 정상적인 월경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체중 감소나 적절한 수면, 인슐린 대사를 조절하는 약복용 등의 방법이 있습니다.그 외 자궁내막에 혹이 생기거나 근종(점막하 근종), 근층 내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등이 원인이 됩니다. 자궁 내 피임기의 삽입이나 경구 피임약 복용도 예측하기 어려운 질출혈을 야기하기도 합니다.그렇다면 이러한 비정상 자궁출혈의 원인을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요? 먼저 질경검사를 통해 자궁경부와 질의 문제인지 우선 감별하고, 초음파를 통해 자궁내막에 병변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만약 비기능성 자궁출혈인 경우 난소에 난포종이나 황체종같은 기능성 종양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 외 자궁내막암이나 난소암 등도 초음파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초음파상으로 자궁내막 용종이나 점막하 자궁근종, 또는 비정상적으로 자궁내막이 두꺼워진 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과 같은 질병이 의심된다면 자궁내시경을 통해 자궁내막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자궁내시경은 진단에 이어 용종절제술이나 근종절제술도 바로 가능하며, 자궁내막암이나 증식증인 경우 진단과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지혈하는 기능도 갖고 있습니다.자궁근종이나 선근증과 같은 기질적 병변과 함께 월경 과다, 월경통이 심한 증상까지 있다면 복강경하 자궁근종절제술, 자궁선근증 절제술, 또는 호르몬 루프의 삽입이나 경구 호르몬제로 출혈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병변의 크기나 위치, 증상 정도에 따라 산부인과 전문의와 수술 여부를 상의하면 됩니다.월경과다 증상이 있다면 최근에는 자궁내시경으로 자궁내막 소작술이라는 시술도 흔히 시행합니다. 생리량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자궁내막을 고열의 전기로 태우는 소작 과정을 통해 자궁내막의 면적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에게 가능합니다.자궁외임신 등 임신과 관련된 비정상 출혈은 출혈이 심한 경우가 많습니다. 가임기 여성으로 임신 가능성이 있을 때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산부인과로 내원해 임신과 관련된 비정상 출혈인지, 아니면 비기능성 출혈인지 신속히 감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폐경 이후 질출혈은 암을 의심해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상입니다. 질위축에 의한 일시적 점상 출혈이 있는 경우도 많지만, 폐경 이후 질출혈의 대부분은 자궁경부암이나 자궁내막암, 전이암 등 악성종양으로 인한 증상이 있기에 반드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2020-09-08

20년간 흡연율, 남성 줄고 여성은 늘어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가 1998∼2018년 우리 국민의 건강행태와 만성질환 변화를 정리한 통계집 ‘국민건강영양조사 Fact Sheet,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의 20년간(1998-2018) 변화’를 발간했다.국민건강영양조사는 흡연, 음주, 영양, 만성질환 등 500여개 보건지표를 산출하는 국가 건강통계조사로 1998년에 도입해 해마다 1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http://www.cdc.go.kr → 사업별 홈페이지 → 국민건강영양조사 → 자료실 → 발간자료)에서 내려받기도 가능하다.통계집에는 국민건강영양조사 20년간 결과를 기반으로 우리나라 성인의 흡연, 음주, 신체활동, 식생활과 같은 건강행태와 만성질환(비만, 고혈압,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8개의 세부영역으로 나눠 주요 결과를 담았다.통계집의 구성은 지난 20년간 8개 영역별 지표 추이, 건강행태 및 만성질환 관련요인, 만성질환 예방과 관리를 위한 생활실천지침을 포함하고 있다.주요 내용을 보면 남자 흡연율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으나 아직 35% 이상이 흡연자이고, 20∼40대 여자 흡연율은 20년간 약 2배 증가했다.월간폭음률은 흡연과 유사하게 남자는 감소 경향이나 50% 이상으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여자의 월간폭음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월간폭음률은 최근 1년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 음주한 분율을 말한다.또한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과 남자 비만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고혈압, 당뇨병은 지난 20년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이 외에 만성질환은 인지 후 치료하면 정상수준으로 관리될 수 있으나, 30∼40대에서 만성질환의 인지율, 치료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낮게 나타나 개선이 필요하다.우리나라 청소년의 흡연과 음주 현황에 대한 통계집 ‘청소년건강행태조사 Fact Sheet’도 함께 발표됐는데, 이를 보면 청소년의 현재흡연율과 음주율은 2016년까지 감소 경향이었으나, 이후 감소세가 둔화되거나 여학생의 현재흡연율은 반등세를 보였다. 현재흡연율은 최근 30일 동안 1일 이상 일반담배(궐련)를 흡연한 사람의 분율을 말한다.청소년 흡연과 음주 관련 요인으로 가족 내 흡연·음주자 여부와 가족의 허용적인 태도, 담배·주류제품 구매 용이성이 부각됐다. 반면 흡연과 음주 예방교육을 받은 청소년의 현재흡연율과 음주율은 받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낮게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청소년 담배나 주류제품 사용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가족의 적극적 노력과 정책적 대응이 병행되고, 흡연·음주예방교육 강화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질병관리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의 건강지표 변화를 파악해 건강정책 추진의 근거 자료를 생산하는 것을 목적으로 수행되는 국가건강조사”라며 “이 자료가 국가건강조사에 대한 대국민 홍보와 건강증진 교육자료로 활용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이러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간해 국민에게 알기 쉽도록 건강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0-09-08

제때 치료 않으면 간경변증으로 진행 ‘위험’

유승연 진료과장포항성모병원 소화기내과평소 술을 즐겨 마시지 않는데도 과음을 하는 사람과 비슷하게 간에 지방이 많이 축적된 경우 ‘비알코올성 지방간’이라 진단합니다. 음주량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남성은 하루 20g 이하(소주잔 2잔 정도), 여성은 하루 10g 이하가 적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로 비만, 당뇨병, 고지질혈증이 있는 사람에게 잘 발생하지만, 여성호르몬 제제나 스테로이드가 포함된 약제를 오랜 기간 복용하더라도 지방간이 올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또는 체중 감량을 위한 수술 후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간세포 손상 없이 단순히 지방이 축적된 지방간부터 간세포 손상이 동반된 지방간염, 복수나 정맥류, 황달 등을 동반하는 간경변증까지 있습니다.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지만, 드물게 전신 피로감을 느끼거나 간이 위치한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을 느낍니다.지방간을 치료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는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당뇨나 비만, 고지혈증을 앓고 있다면 특이한 증상이 없더라도 간기능 검사를 해보는 게 좋습니다. 간 초음파, CT 또는 MRI 검사를 통해 간의 형태를 확인해 볼 수 있으며 드물게 간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지방간을 진단받으면 적극적으로 관리하고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우선 지방간과 연관이 깊은 당뇨, 비만, 고지질혈증을 치료해야 하는데 이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생약제 등을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방간 환자가 과체중 혹은 비만을 동반하고 있으므로 체중 감량, 식사요법, 그리고 유산소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지방간 치료법입니다. 균형 잡힌 식사를 하면서 세 끼의 분량을 줄이는 게 관건입니다. 가급적 야식을 피하고 기름에 튀긴 음식보다는 삶은 음식을 섭취하는 게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당분이 들어간 음료수보다 물이나 녹차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운동은 혈중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데 탁월합니다. 혈당을 내리고, 뼈와 근육을 건강하게 해주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지방간 치료에 도움이 됩니다. 무리하게 운동하는 것보단 자신의 체력에 맞게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하길 권합니다. 빠르게 걷기, 자전거 타기, 조깅, 수영, 등산, 에어로빅 댄스와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일주일에 3번 이상, 한 번에 30분 이상 하는 것이 좋습니다.현재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치료하는 약물로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는 약제(주로 당뇨병 치료제)와 비타민E 항산화제가 있습니다. 단기간 치료에 부분적으로 효과를 보였으나 장기간 치료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지질 강하제, 간장 보호제는 보존적 치료 효과만 있으므로 이에 의존하기보다 체중감량, 식사조절, 운동이 가장 권장되는 치료법입니다. 아울러 정기적으로 전문의를 찾아가 진찰받고, 지방간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치료입니다.

2020-09-01

산책하고, 과식 않고, 명상하고 건강습관 만으로 치매 예방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뇌 기능이 떨어진다. 이때 다들 우려하는 병이 바로 치매다. 치매는 생활습관에 따라 발병 여부가 갈린다. 모두 사람에게 같은 속도로 노화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실제로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고령이라도 생활습관에 따라 뇌의 퇴화 정도가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의학협회저널(JAMA)에 발표한 바 있다. 기본적인 건강 상식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뇌 기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다. 치매 관련 학자들이 40대부터 적극적인 뇌 관리를 권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치매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이 공통으로 인정하는 것은 유산소 운동의 효과다. 뇌유래신경성장인자의 합성이 3배 활발해져 뇌세포와 뇌신경을 건강하게 만든다. 일과 후 저녁에 산책하는 것도 방법이다. 걸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져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잘 공급되기 때문이다. 이때 산소와 영양분이 뇌의 모세혈관까지 충분히 전해지려면 60∼90분 정도 하는 것이 좋다.근력 운동이나 스트레칭의 효과도 빼놓을 수 없다. 가벼운 스트레칭을 시작으로 근육 강화 운동, 유산소, 마무리 스트레칭 순으로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근력 운동을 먼저 한 뒤 유산소 운동을 하면 체내 탄수화물을 활발히 태울 수 있고, 혈관벽 노폐물도 덜 쌓이게 된다.명상을 하면 치매의 원인인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스트레스를 오래 받으면 뇌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가 저하돼 기억 회로에 악영향을 끼친다. 초기에는 단순히 집중력이 낮아지는 수준이지만 점차 치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연구팀은 명상하면 기억력·주의력이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명상으로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마음과 몸을 단단히 할 수 있다. 취침 전 20∼25분 정도 명상을 하면 뇌에 휴식을 준다.강황과 천마가 든 약차를 만들어 마시면 뇌에 영양을 공급할 수 있다. 강황은 뇌 기능을 활성화하고, 천마는 강황의 효과가 뇌에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재료로 만든 약차를 마시면 집중력을 높이고 치매·중풍·우울증 등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동의보감’에는 ‘장청즉뇌청(腸淸卽腦淸)’이라는 말이 있다. 장이 깨끗해야 뇌가 맑아진다는 의미다. 뇌와 장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뇌는 장의 운동과 분비물, 영양공급과 미생물 균형에 도움을 준다. 장은 뇌의 신경전달물질, 스트레스와 불안, 기분, 행동 등에 영향을 미친다. 장에 쌓인 독소는 혈관을 타고 혈액과 섞여 뇌로 이동하는데, 이 독소들이 뇌세포를 공격하는 원인 물질이 된다. 원활한 배변 활동을 위해 채소나 유산균 등을 매일 일정량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 비타민 B12가 풍부한 잡곡, 채소, 과일 등도 좋다. 과식을 줄이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포항시 남구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치매 환자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으로 무기력, 무감동이 있는데 이는 뇌와 관련이 있다”며 “손을 활용하면 뇌 앞쪽의 전두엽이 활성화되는데 특히 오른손잡이는 왼손, 왼손잡이는 오른손을 사용하면 전두엽을 더 자극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9-01

생리때만 되면 골반통이 심해져요

3년 전 한 대학병원에서 좌측난소종양 적출술을 받은 29세 여성이 만성골반통으로 진료실을 찾아왔습니다. 복강경 수술 후 1년간 호르몬 치료를 받으면서 통증이 재발했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골반이 아프고, 월경 주기에는 통증이 심해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고 털어놨습니다.진단을 해보니 좌측 자궁천골인대에서 손가락 두 마디 정도 크기의 심부자궁내막증이 발견됐습니다.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 원인이었죠. 직장(直腸)이 심하게 유착되면서 병변이 숨겨져 있었는데, 이전 수술에서는 좌측난소의 자궁내막종만 제거했던 것입니다. 결국 심부자궁내막증 덩어리는 몸속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서 수술 후에도 계속해서 통증을 유발한 거죠. 다행히 재수술을 통해 병변을 제거했고, 환자는 통증이 완전히 사라져 아주 만족해하며 퇴원을 했습니다.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조직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서 출혈과 염증을 반복하는 병입니다. 자궁내막 세포가 마치 암세포처럼 다른 장기를 파고들어가 출혈과 염증을 일으키는데, 이 상처를 감싸려고 주변 장기들이 들러붙으면서 2차 증상이 나타납니다.자궁내막증이 가장 많이 전이되는 곳은 자궁 후벽의 직장질중격과 자궁천골 인대입니다. 자궁내막 세포가 자궁의 후벽이나 천골인대를 파고들어가 출혈과 염증을 유발하면서 딱딱하게 덩어리처럼 굳으면 심부자궁내막증이 됩니다. 환자는 극심한 생리통, 골반통, 요통, 다리 저림, 배변통 등을 호소합니다. 증상 초기에는 생기 기간에만 통증을 느끼지만, 나중에는 월경과 상관없이 고통을 느끼며 생리기간에 더욱 악화하는 양상을 보입니다.심부자궁내막증이 심해지면 양측 난소 난관의 부속기와 자궁 후벽의 자궁선근종, 직장 유착으로 인한 직장질중격의 폐쇄 등의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때 골반은 마치 하나의 덩어리처럼 유착되는 냉동골반(frozen pelvis) 형태를 띠는데, 이 경우 수술이 매우 까다로워집니다. 만약 이때 난소의 자궁내막종만 제거하면 수술 후에도 통증은 그대로 남아 환자를 괴롭힙니다.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통증의 패턴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비특이적인 골반통이나 요통, 다리 저림, 배변통이 생리기간에 악화된다면 반드시 심부자궁내막증을 의심해봐야 하며, 이는 MRI를 통해 정확히 진단할 수 있습니다. 치료과정에서는 복강경을 통해 딱딱하게 굳어 있는 심부자궁내막증 덩어리를 제거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골반 복막에 퍼져 있는 자궁내막증 조직을 모두 제거해 정상적인 해부학 구조를 유지해야 합니다.자궁내막증은 암이 아니지만, 임상 행태가 마치 암처럼 퍼지기 때문에 치료도 어렵고 고질적인 통증까지 유발합니다. 만성골반통으로 인한 우울증을 겪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골반 내 유착이 심할 경우 불임의 원인이 되며, 자궁내막 세포가 직장 점막까지 전이되면 심한 배변통을 일으키고 생리 시 혈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만성 통증에 시달리던 환자들은 수술 후에 “골반에서 무거운 돌덩어리 하나가 제거된 느낌”이라고 말합니다. 일상생활을 방해하던 통증에서 벗어나 퇴원하는 환자들의 밝은 미소가 최고의 선물입니다.

2020-08-25

‘新 의료모델 발굴’ 콘텐츠 공모

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오는 9월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국내 새로운 의료표준을 제시하는 병원’을 주제로 영상·디자인·슬로건 콘텐츠 공모전을 개최한다. 개원 7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행사는 내년 2월 뇌병원 완공을 앞두고 지향할만한 신(新) 의료모델을 발굴하는 것이 목표다. 대구·경북 지역에 연고를 둔 대학생 및 대학원생은 누구나 개인 또는 팀으로 응모할 수 있다. 참가 신청은 세명기독병원 홈페이지(www.phgidok.com)에서 영상디자인 공모전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하고 작품과 함께 이메일(sm-gidok@naver.com)로 접수하면 된다. 접수된 작품은 심사를 거쳐 10월 12일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상 1명(상금 200만원), 최우수상 1명(상금 150만원), 우수상 1명 (상금 100만원), 장려상 2명(상금 각 50만원)을 선정한다.세명기독병원은 2021년 2월 완공 예정인 뇌병원에 다학적 원격협진 진료와 치매·뇌졸중 예방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최신 첨단 의료장비를 들이는 데에도 지역 최대 규모로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외래 진료부터 검사, 입원까지 원스톱 진료가 가능한 독립된 의료시스템을 구축한다. 특히 한국뇌과학연구원과 MOU를 체결하고, POSTECH 연구팀과는 줄기세포 및 원격의료 등에 관한 합동 연구를 통해 뇌질환 치료분야의 혁신 모델을 만들어 성장·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8-25

심정지 환자 1천여명, 구급차서 살아나

올해 상반기에 심정지로 인해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119구급차에서 심장 기능이 되살아난 환자가 1천4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5일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구급대원이 이송한 심정지 환자는 총 1만3천473명으로, 이 가운데 10.73%인 1천446명이 119구급대의 응급 처치로 병원에 도착하기 전 심장이 다시 뛰는 ‘자발순환 회복’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49%)과 비교해 0.2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월별통계를 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인원이 출동에 투입된 3월과 4월의 자발순환 회복률이 각각 9.8%, 9.9%를 기록하면서 상반기 평균을 밑돌았다. 그밖에는 1월 12.7%, 2월 12%, 5월 11.5%, 6월 11.4% 등을 기록했다.소방청은 지난 2014년부터 ‘119구급차 3인 탑승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3인 탑승률은 작년 동기보다 11.3%포인트 상승한 82.4%로 집계됐다. 또 간호사와 1급 응급구조사와 같은 전문 자격자의 채용을 늘리는 동시에 지난해 12월부터는 구급대원의 응급처치 범위를 확대하는 ‘특별구급대 시범사업’도 운영한다. 이러한 조치들이 자발순환 회복률을 높인 요인으로 분석된다.소방청 관계자는 “심정지의 경우 4분이 지나면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지기 때문에 사고 현장에 가장 먼저 도착하는 구급대원의 대처가 중요하다”며 “병원 도착 전 심정지 환자의 자발순환 회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급대원 증원과 전문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2022년에는 구급차 3인 탑승률을 100%로 올리고, 구급지도 전문의를 확보해 직접 의료지도를 강화하겠다”면서 “구급대원의 처치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법령 근거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8-25

고혈압 환자 실내·외 온도차 요주의 당뇨 있다면 물 조금씩 자주 마셔야

역대 최장 기간의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고혈압이나 당뇨, 콩팥병을 앓는 만성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고온다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몸속 수분 균형을 맞추기 쉽지 않은 데다 체력을 유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자를 위한 ‘슬기로운 여름나기’법을 소개한다.대게 겨울철에 더 위험한 질환으로 알려진 고혈압은 여름에도 환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무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관을 확장시키고 땀을 흘려 최대한 열을 방출하는데, 폭염으로 갑자기 혈관이 확장되면 혈압이 급격히 낮아져 심할 경우 정신을 잃는 열실신까지 발생할 수 있다.평소 고혈압약을 복용 중인 환자라면 건강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떨어뜨리는데 전립선비대증 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혈관이 더욱 확장돼 체위성 저혈압을 유발할 수 있다.실내 냉방으로 인한 온도 변화도 고혈압 환자의 건강에 좋지 않다. 더운 곳에 있다가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열 손실을 막기 위해 피부와 말초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한다. 혈류 변화로 인해 수족냉증과 같은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환자에 따라 두통을 호소하기도 하고 심하게는 심·뇌혈관 증상까지 발생한다.이러한 증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실내 온도를 외부 온도와 5℃ 이상 차이 나지 않도록 하고, 에어컨을 튼 실내에서는 긴 소매 옷이나 양말 등을 착용해 찬 공기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 혈관 수축의 원인이 되는 흡연을 금하고 이뇨작용을 증가시키는 커피나 콜라를 줄이는 것은 물론 음주도 자제해야 한다. 대신 혈액 순환을 돕는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30분씩 꾸준히 하면 혈관 탄력을 높여 혈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포항시 북구보건소 건강관리과 관계자는 “고혈압 환자들이 겨울철에 혈관이 수축된 상태를 기준으로 처방받은 약을 복용하다가 여름에 혈압이 크게 떨어지는 사례가 있다”며 “더위에 두통이나 현기증이 잦아지거나 누워있다가 일어날 때 어지러운 저혈압 증상이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약의 복용량이나 종류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당뇨 환자도 마찬가지로 여름을 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더위에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면 저혈당이 생기는데 가볍게는 어지럼증이나 떨림, 심하면 혼수상태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당뇨를 앓고 있다면 무엇보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갈증을 해소할 정도로 마셔야 혈당이 높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이때 한 번에 많은 양을 마시는 것보다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도움된다. 운동은 기온이 높지 않은 아침이나 저녁에 할 것을 권한다.여름철은 만성콩팥병을 앓는 이들에게도 괴로운 계절이다. 국내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름철 28.8℃를 기준으로 기온이 1℃ 높아질 때마다 콩팥 기능이 악화돼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가 23.3% 증가한다. 몸속에 적정한 수분량을 유지해야 하는데 땀을 많이 흘려 탈수 증상이 나타나면 콩팥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어든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만성 콩팥병 환자는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콩팥 건강은 체내 수분과 전해질, 칼륨이 좌우한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배설 기능이 저하된 탓에 몸속에 칼륨이 쌓인다. 칼륨 함량이 높은 과일 섭취는 피하고 채소를 먹을 때는 물에 데쳐 칼륨 섭취를 줄여야 한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8-18

뚜렷한 원인 없이 하지-요추 통증 계속된다면

김도균 과장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학문인 ‘골반신경학’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많은 여성들이 요통, 골반통, 외음부통, 둔부·허벅지·종아리·발바닥에서 타는 듯하거나, 바늘로 찌르는 듯한 찌릿한 통증을 다양하게 호소하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기존의 산부인과적 접근으로는 통증이 있는 곳에 병변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지요. 이런 경우 해당 피부신경절의 감각을 지배하고 수용하는 골반신경 상부에 침투한 병변이 통증의 원인입니다.예를 들어, 방 안에 전등이 나갔을 때 그 원인은 전등의 필라멘트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등으로 전기를 보내는 전선이나 두꺼비집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각각의 체신경은 가장 말단부의 피부에 통증과 같은 감각을 수용하는 피부신경영역을 가지며, 신경의 어느 부위에 병변이 있든 가장 말단의 피부에서 통증을 느낍니다. 즉, 통증이 있는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해당 신경의 피부신경절과 중추신경, 말초신경의 어떠한 부위에 통증을 일으키는 병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골반 깊숙이 있는 신경에 병변이 있을 경우 대부분의 통증은 등과 둔부·골반·외음부·하지에서 느껴집니다. 또 배변·배뇨 장애, 성기능 장애, 하지운동기능 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이처럼 해당 피부신경절의 통증과 관련된 골반신경을 찾고, 그 신경의 중추신경을 따라 병변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로 골반신경학입니다.골반신경학이 어렵고 생소한 이유는 골반신경이 진입 자체가 매우 힘든 깊숙한 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수많은 혈관이 신경을 가로막고 있어 실제로 많은 전문가들이 가급적 접근을 하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척추신경과 말초신경의 학문이 많은 발전을 이루었음에도 골반신경학은 아직 미지의 분야로 남아있습니다.제가 가진 골반신경학 지식을 토대로 골반신경병변 환자를 진료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48세 여성 A씨는 자궁의 근종 선근증으로 자궁적출술을 받던 중 요관이 손상됐습니다. 수술 후에 합병증이 확인돼 재수술로 복막하 요관 주위를 박리 및 이음수술을 진행했지만, 이전에 없던 우측 골반·요추·허벅지·종아리에 저리고 바늘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생겼습니다. 환자는 그 후 정형외과에서 척추 관련 검사를 받았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었고, 그 후 2년 동안 다양한 통증 치료를 시도했으나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습니다. 일상생활이 힘들어져 하던 일을 관두게 됐습니다.진료실을 찾아온 A씨를 진단한 결과 통증 부위가 골반으로 지나가는 천골신경 1∼2번, 좌골신경의 피부신경절이 원인으로 추정돼 진단복강경으로 골반 깊숙이 좌골신경 부위에 진입한 결과 콜라겐 지방조직으로 된 주변부 연부조직이 딱딱하게 굳어 있었고, 이 조직이 신경을 누르면서 증상이 나타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를 제거하고 나서는 환자의 통증이 사라졌습니다.42세 여성 B씨는 백화점에서 종일 서서 일하는 분이었는데 좌측 하지 정맥류가 심했습니다. 동시에 좌측 골반과 허벅지, 종아리, 발바닥까지 저리고 아픈 증상이 있었습니다. 환자는 척추 디스크 질환으로 짐작해 정형외과와 신경외과를 찾았고, 약간의 디스크 탈출소견이 보여 주사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은 지속됐습니다. 한의원에서 침 치료까지 받았지만, 일시적인 효과만 있을 뿐 별다른 호전이 없었습니다. 진단복강경으로 요추부 5번과 천추부 1번의 신경근 부위에 진입한 결과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정맥류가 있었고, 전기 소작으로 제거했습니다.그동안 진료했던 골반신경병성 통증 환자는 대략 60명 정도입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제게 와서 진단과 치료를 받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을 소요했습니다. 그만큼 골반신경학에 기반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힘듭니다. 대부분 요통·골반통·하지 통증을 척추의 문제로 보고 산부인과로 내원하지 않으며, 산부인과 의사도 근종·선근증·자궁내막증 등과 같은 질환이 발견되지 않으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로 가보라고 합니다. 만성골반통, 하지통증, 외음부통증을 앓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원인을 찾지 못해 치료받지 못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골반신경학은 원인을 찾기 어려운 난치성 골반통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혁신의학’입니다.

2020-08-18

살모넬라 식중독 피하려면? 달걀·소고기는 꼭 냉장고에!

상한 달걀이나 김밥, 쇠고기, 우유 등을 섭취해 발생하는 살모넬라 식중독이 여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긴 장마에 이어 무더위가 지속하면서 고온다습한 날씨 속에 살모넬라 식중독 위험이 커지고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5년간 살모넬라 식중독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 5천23명 중에 3천750명(75%)이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철(8∼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고 11일 밝혔다.식중독 원인균인 살모넬라는 오염된 달걀, 쇠고기, 가금육, 우유에 주로 서식하며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살모넬라 식중독 환자들이 주로 섭취한 음식으로는 달걀과 같은 난류와 가공식품(케이크, 계란지단 등)이 65%(3천287명)로 가장 많았고, 김밥 등 복합조리식품 7%(369명), 육류 5%(243명) 순으로 조사됐다.여름철 살모넬라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식재료의 조리법이나 보관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난류, 육류 등을 구입할 때는 장보기 가장 마지막에 사는 것이 좋다. 달걀을 고를 때에는 가급적 냉장 보관 중인 제품을 선택하고, 산란 일자를 꼼꼼히 확인한 후 균열이 없는 것으로 선택한다. 이때 가급적 아이스박스나 아이스 팩을 사용해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며 집까지 운반하는 것이 안전하다. 구입한 난류 및 육류는 즉시 냉장고에 보관하고, 교차 오염 방지를 위해 바로 먹는 채소 등과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살모넬라균은 열에 약하다. 따라서 달걀이나 가금류, 육류 등을 조리할 때 중심온도를 살균온도인 75℃에 맞추고 1분 이상 충분히 가열해야 한다. 교차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칼이나 도마는 반드시 구분해서 사용하고, 난류나 육류를 만진 후에는 비누 등 세정제를 이용해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손을 씻어야 한다.포항시 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장마가 끝나자마자 연일 30℃를 웃도는 고온다습한 날씨에 음식이 쉽게 변질될 수 있다”며 “특히 살모넬라균 활동이 왕성한 때이므로 달걀로 조리한 식품은 가급적 바로 섭취하고, 보관했던 식품을 섭취할 때에는 유통기한부터 먼저 확인한 다음 재가열해 먹는 것이 안전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8-11

남자들도 예방접종 해야 하나요

박영복 산부인과 교수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서 두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입니다. 한때 ‘국내 여성암 1위’를 차지할 정도로 환자가 많았습니다. 조기검진 프로그램이 활성화하면서 최근에는 유병률과 사망률 모두 현저히 줄었지만, 여전히 국내 여성에게서 자주 또 흔히 발병하는 질환입니다.자궁경부암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질환으로, 성접촉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자궁경부 내부 표면에 있는 상태에서 70% 정도는 저절로 퇴화해 자연치유가 됩니다. 하지만 장기간 남아있던 바이러스가 자궁경부의 취약한 세포에 침투해 유전자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암세포로 바뀝니다. 이들 바이러스는 다양한 변종을 만듭니다. 16·18·31·33형과 같은 고위험 변종들은 자궁경부암, 6·11형과 같은 저위험 변종들은 생식기 사마귀를 유발합니다.고위험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곧바로 암으로 진행되는 게 아니라 몇 가지 단계를 거치는데, 자궁경부 조기검진은 이러한 세포변형 단계를 미리 찾아내 증상 초기에 치료하기 위함입니다. 검사세포변형 단계나 상피내암 단계에서 발견되면, 자궁적출술을 하지 않고도 자궁경부 원추절제술과 같은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통해 미리 건강을 지킬 수 있습니다. 6개월간 3회 접종을 받아야 하는데, 모든 바이러스를 백신이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므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80%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예방접종을 했더라도 정기검진은 꾸준히 받아야 합니다.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국가백신 사업으로 만 12∼13세에게 무료접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만 14세 미만의 경우 6개월간 2회 접종으로도 충분히 항체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백신 접종대상이 확대되면서 만 45세 여성까지 가능하며, 성관계 여부와 관계없이 투여 가능합니다. 올해 무료접종 대상은 2007년 1월 1일생부터 2008년 12월 31일생입니다. 대상자는 가까운 소아청소년과나 산부인과에서 무료접종을 받으면 됩니다.주목할 점은 선진국에서는 남자들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대상자에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미국이나 호주 등에서는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국가 백신사업으로 포함되면서 남아들도 접종대상자입니다. 만 9∼14세는 2회, 14세 이상은 3회 접종을 권장합니다.반면 국내에서 남아 접종은 권고사항일 뿐입니다. 식약청 승인은 났으나 국가 백신사업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남성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남성은 자궁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왜 백신을 맞아야 하느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성행위를 매개로 전염됩니다. 성관계를 갖는 남성도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아야 여성도 자궁경부암으로부터 안전할 수 있습니다.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남성의 성기 사마귀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습니다.요즘에는 커플이 함께 백신을 맞으러 오는 일도 있습니다. 아직까지 남성의 자궁경부암 접종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우리나라에서는 널리 형성돼 있지 않아 거의 시행되고 있지 않지만, 세계적인 추세로 봐서는 곧 접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머지않아 결혼 전 예비신랑에게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여부를 물어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2020-08-11

코로나19로 늘어난 ‘캠핑족’ 안전한 휴가 즐기는 방법은

여름 휴가철을 맞아 야외에서 밤을 보내는 캠핑족이 늘고 있다. 올해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등을 이유로 산이나 강, 바다처럼 자연 속 탁 트인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이 대세로 떠올랐다. 통계청이 추산한 국내 캠핑 인구는 지난 2011년 60만명에서 2018년에는 10배 증가해 6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주말마다 캠핑장을 찾는 캠핑족, 차량 트렁크에서 캠핑을 즐기는 차박족, 베란다·옥상·앞마당 등 집에서 캠핑하는 홈핑족 등 형태도 다양해졌다.캠핑은 더위를 피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추억을 만들 수 있지만,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이 긴 만큼 자칫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캠핑을 떠나기 전에 주의해야 할 건강 상식을 미리 확인하고 목적에 맞는 준비가 필요하다.먼저 자외선을 차단할 선글라스나 모자 등을 필수로 챙겨야 한다. 캠핑 중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되면 건강에 치명적이다. 특히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눈은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각막에 화상을 입어 광각막염이 생길 수 있다. 광각막염이 심해질 경우 백내장을 유발하거나 기타 안질환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조심하는 것이 좋다.음식은 여름철인 만큼 특히 신경 써야 한다. 보통 캠핑을 하러 갈 때 고기와 식재료 등을 미리 준비해 직접 음식을 해먹기 마련이다. 하지만 캠핑장에서는 식품을 오랫동안 차갑게 보관할 수 없어 음식이 상할 가능성이 크다. 고온다습한 환경은 세균이 번식하기 좋아 음식이 부패하기 쉬워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여름철 야외에서 상한 음식을 먹고 식중독에 걸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아나사키스 유충으로 인한 장염 발생이 잦아 주의가 필요하다. 고래 회충으로 유명한 아나사키스는 구충제로도 제거되지 않는 기생충으로 수산물과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지 않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따라서 음식은 가급적 아이스박스나 아이스팩을 사용해 차갑게 보관하고, 고기나 생선의 경우 육즙이 다른 식품과 닿지 않도록 분리 포장하는 것이 안전하다. 캠핑을 떠나기 전에 장을 볼 때 냉장·냉동 식품을 가장 마지막에 구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반드시 손을 깨끗이 씻고 조리 기구를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야외에서 음식을 조리할 경우 육류와 생선은 충분히 익혀 섭취해야 한다. 채소나 과일은 흐르는 물에 충분히 씻어야 한다. 오염된 물로 씻은 채소나 과일을 섭취할 경우 노로바이러스에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 후 음식이 남았더라도 장시간 상온에 노출됐거나 트렁크에 보관된 식품은 집으로 가져가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다.야영을 하다 보면 다양한 독충이나 뱀에 물리는 사고가 날 수 있다. 만약 뱀에게 물렸다면 물린 부위를 심장보다 낮은 곳에 두고, 증상이 없더라도 뱀의 색이나 모양 등을 잘 기억해 119에 도움을 요청하도록 한다. 벌에 쏘이면 보통 가려움이나 통증, 붓기 등의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심한 경우 온몸이 붓고 가려우며 피부 창백·식은땀·불안감·구토·호흡곤란 등의 쇼크 증상이 올 수 있어 신속히 의료기관으로 이송해야 한다. 심혈관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이 있다면 독충·독뱀에 물릴 경우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하도록 한다.강이나 계곡 주변 등은 밤에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므로 일교차에 대비해야 한다. 체온이 떨어진 상태에서 장시간 캠핑 등으로 피로가 누적되면 면역력까지 떨어져 몸살이나 대상포진 등이 발병하기 쉽다. 더운 여름이라도 야외 취침 시에는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아 냉기가 막는 것이 좋으며, 춥지 않더라도 맨바닥이 아닌 침낭과 이불을 깔고 취침을 하는 것이 좋다. 이때 바닥의 습기를 막고자 텐트 아래에 비닐을 깔아 두면 도움이 된다. 덥다고 이불 없이 잤다가는 급격한 체온 저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잠을 잘 때는 복부 쪽에 이불을 덮도록 한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8-04

증상 없는 폐암 조기진단 위해 검진 필수

김진현 과장포항성모병원 흉부외과흉부 엑스레이 촬영은 대부분의 건강검진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다. 간혹 왜 이렇게 자주 촬영을 해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분들도 있다. 가슴 X선 촬영은 전체적인 흉곽의 골격이나 횡경막의 위치, 심장과 대동맥의 크기와 위치, 폐의 상태, 흉수의 유무 등을 알아보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검사이다.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결핵 여부를 확인하는 데 흉부 엑스레이 결과를 토대로 한다. 결핵은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환경에 있거나 영양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면역력이 떨어지면 발병하는 질환이다. 환자 수가 매년 감소하는 추세이긴 하지만, 서구 사회와 비교했을 때 여전히 높은 유병률, 발병률을 보여 안심하긴 어렵다.대한결핵협회 자료에 따르면 매년 3만여명의 환자가 발생하는데 이 중 사망자는 2천여명에 달한다. 지난 2012년 사망률은 5.5%, 2014년 사망률은 3.8%를 기록해 평균 1% 이하의 사망률을 보이는 서구권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 가장 큰 이유는 만연한 결핵 유병률과 함께 일반적인 약제로는 치료 효과가 없는 다재내성결핵의 빈도가 높기 때문이다. 따라서 각종 건강검진에서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결핵을 좀 더 빨리 알아채고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검사를 자주 시행하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본다.가슴 X선 검사의 또 다른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폐종양을 빨리 찾아내기 위해서다. 폐암은 최근 17년째 한국인의 암 사망률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발생빈도는 전체 암 중 4위이지만, 사망률은 가장 높아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질환이다. 폐암은 진행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폐는 혈액 및 임파선 분포 등이 풍부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지기에 굉장히 용이하다. 암세포 앞에 고속도로가 뚫려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작년까지만 해도 건강검진에서 아무 이상이 없던 환자가 일 년 만에 폐암 말기로 진행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더 무서운 질병이다. 대부분의 폐암 환자들은 객혈이라든지, 식은땀이 난다든지, 살이 빠진다든지 이상 증세가 생겨 병원에 내원하지만, 그때는 이미 손쓸 수 없이 암이 진행된 경우가 많다.그럼 치료하면 결과가 좋은지를 살펴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 폐에 3cm 미만의 작은 종괴만 있는 경우(1기) 절제술을 시행하면 생존율은 80% 내외이다. 위암, 갑상선암, 전립선암 등 많은 암종들이 보통 90%를 넘는 생존율을 보이는 것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만약 주변 임파선에 1개라도 전염이 진행된 경우(2기)에는 생존율이 50% 내외로 뚝 떨어진다. 주변 임파선보다 조금 더 멀리 종격동 임파선에 퍼지면 생존율은 30% 내외이다. 타 장기로 전이된 경우는 1% 미만의 생존율을 보인다. 결론적으로, 폐암의 치료 원칙은 수술이 가능한 조기에 발견해서 빨리 수술해서 절제하는 것이다.이러한 목적으로 최근에는 아주 작은 병변도 미리 알아챌 수 있게 건강검진에 흉부 CT를 포함해서 실시하고,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병변은 빨리 떼어내는 추세다. 너무 작아서 위치가 헷갈릴 정도의 병변은 수술 전에 미리 CT를 보면서 바늘을 병변에 찔러 넣어 확인한 다음 흉강경 수술로 해당 부위를 절제한다. 이처럼 아주 작은 병변을 미리 떼어내는 경우 완치율이 95%에 육박한다.정작 수술을 빨리 하고 싶어도 결핵성 병변과 암이 함께 존재하는 등 치료에 앞서 고려해야 할 여러 상황에 놓이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잘못된 판단을 하기도 쉽다. 예를 들어 암 종괴가 커진 것을 결핵이 심해진 것이라 오인하는 식이다. 또 폐렴으로 인한 병변을 암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폐종양 치료는 굉장히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 서구사회에서는 폐종괴가 발견되면 100% 양성 판정이 아니고서야 무조건 떼어내는 것이 원칙이다. 다른 장기의 경우 수술 전에 암인지 아닌지 혼동되는 병변이 있으면 경과를 좀 더 지켜보거나 조직검사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만, 폐종양은 일단 떼어내는 게 원칙이다.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악성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 절제술을 시행해야 한다. 건강검진 결과, 폐에서 어떤 종양이 발견됐다고 하면 경각심을 갖고 즉시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0-08-04

암 수술서부터 이식까지 원스톱시스템 구축할 터

간·담도·췌장 수술은 의사들 사이에서도 어렵기로 소문이 났다. 시간도 꽤 오래 걸린다. 수술이 끝나도 합병증까지 지켜봐야 해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이 많지만, 그만큼보람이 크다고 전문의들은 말한다. 이들은 간담췌 분야를 ‘외과의 꽃’이라 일컫는다. 포항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최근 간담췌 수술을 연이어 성공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병원으로서 제 역할과 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지역 최초로 간암 수술을 시행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복강경을 이용한 좌측 부신 절제술을 진행하는 등 간담췌 분야 수술적 치료와 관련해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역사’의 주역은 외과 박형우 과장이다. 그는 전남대 의과대학 졸업 후 2006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의 과정을 거쳐 국내 간이식·간담도외과 최고 전문의로 알려진 이승규 교수팀에서 10년간 활동했다. 이후 울산대병원 교수로 재직하며 간이식 수술 100례, 간담췌 수술 2천500례를 달성했다. 지난해 1월 세명기독병원에 부임한 이후로는 ‘지역 최초’ 타이틀이 걸린 수술들을 잇달아 성공했다. 얼마 전 그가 10번째 간암 수술을 마쳤다는 소식을 듣고, 박형우 과장을 직접 만나 자세한 지역의료 현황과 향후 계획 등을 물었다.-포항에서 근무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간담췌 치료분야에서 두각을 보인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주로 수도권 소재 대형병원이나 대학병원급에서 시행되는 의료서비스가 포항에서도 가능하도록 이뤄냈다는 점에서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환자들은 그동안 대학병원 수준의 진료를 받으려면 비교적 가까운 대구나 멀게는 서울까지 가야 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치료가 불가능할 것이라 여겼던 분야까지 현대 의학이 빠르게 치료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지역 의료계에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몇 곱절 더 걸리는 듯하다. 특히 암 치료와 관련해서는 지역민들에게 선택의 여지조차 제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간암 치료는 상급종합병원에서도 고난도 수술로 꼽는다. 작년부터 우리 병원에서 간담췌 치료를 위한 수술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 환자들이 경제적 부담이나 정신적, 육체적 피로감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수술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정작 수술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교수 생활을 마무리 짓고 병원에 부임하자마자 “앞으로 간 수술을 하겠다”고 말했더니 동료 의사들조차도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환자들 역시 간 수술을 받아야 한다고 진단하면, 대뜸 대구나 서울에 있는 좋은 병원부터 소개해달라고 했다. 수술에 앞서 병원 의료진과 환자, 보호자들을 설득하는 게 우선이었다.-의사 입장에서는 워낙 어려운 수술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환자 입장에서는 암 진단을 받으면 당장 큰 병원부터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암 치료는 수술만 받는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수술 후에 항암이나 방사선 치료가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치료가 끝나더라도 최소 5년간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질환이기에 무작정 대도시에 있는 병원을 선택한다면 시간이나 경제적 부담은 차치하더라도, 환자와 보호자가 이동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 부담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 우선 어느 부위에, 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부터 파악하고 집 가까이에 치료를 맡길 수 있는 의사나 병원이 있는지 알아보는 게 바람직하다.-간암은 국내에서 여섯 번째로 많이 발병하지만, 사망률은 폐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무서운 질환이다. 현대 의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하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간 이식이 가장 이상적인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다. 고주파 치료나 간 절제술은 암 조직만 제거하기 때문에 수술 후 남아 있는 간에서 언제든 재발 가능하다. 반면 간 이식을 받으면 환자의 간을 모두 떼어내고, 공여자의 간을 이식하므로 수술 후 회복만 하면 정상 간으로 생활할 수 있다고 한다. 포항에서도 간 이식 수술이 가능한가.△국내에서 장기이식이 가장 활발한 서울아산병원에서 수련 과정을 통해 장기기증과 이식을 하나의 과정에서 배웠다. 우리 병원에서도 간담췌 치료와 관련해 수술부터 이식까지 원스톱 의료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창 준비 중이다. 문제는 장기기증자가 턱없이 부족해 실제로 뇌사자 간이식은 매우 적은 확률로 이뤄진다. 간암 환자가 뇌사자 간이식을 기다리는 사이 암이 진행돼 대기자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있다. 안타까운 처지에 놓인 환자들이 너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장기기증에 관심을 갖게 됐다.-장기기증에 대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돼야 하는 부분이다.△지난해 8월 한국장기조직기증원과 우리 병원이 뇌사 장기기증자 관리업무 협약을 맺었다. 이후 한국장기조직기증활성화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뇌사자 10명으로부터 소중한 기증을 받았다. 간 이식이 간암 치료에 있어서 가장 좋은 예후를 보이고 있기에 앞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장기기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간담췌 치료 특화병원으로 불릴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포항엔 아직 대학병원이 없지만, 사명감을 갖고 우리 병원이 대학병원급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믿을 수 있는 진료로 환자들이 대도시로 나갈 때 드는 시간적, 경제적 부담과 이동의 불편함을 최소화해 오직 건강회복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 의료진의 노력이 최우선이겠지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무조건 암 수술은 대도시 큰 병원에서 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내려놓고 내 집 가까이에 있는 의사와 병원을 믿고 치료받았으면 한다. 하루빨리 포항 의료계의 중증질환 치료영역이 확산돼 환자와 보호자가 고민 없이 지역 병원을 택하는 날이 오길 바란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7-28

팔팔한 노년 바란다면 근력 키워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노년층의 건강관리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당한 근력을 유지해야 하는데 코로나19 유행으로 외출을 자제하면서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신체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 보니 근감소증, 노쇠 등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21일 의료계에 따르면 근육량은 나이가 들수록 줄어드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노화와 함께 근육량이 자꾸 감소하다 보니 실제 국내 노인 5명 중 1명은 근감소증 수준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팀이 국내 70∼74세 노인 2천12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은 약 228명(21.3%), 여성은 약 145명(13.8%)이 근감소증인 것으로 확인됐다.보통 나이가 들면 근육은 자연스럽게 감소한다. 70대의 근육량은 30∼40대보다 30% 정도 적은 편이다. 호르몬 불균형, 활성산소 증가, 염증, 줄기세포 기능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근육이 사라진 자리를 지방이 채우게 되면 체중은 변동 없이 유지되므로 근소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근감소증은 노화 등 다양한 이유로 몸의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줄거나 약해져 신체활동이 원활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악화되면 장애를 겪거나 사망할 위험이 커진다. 근감소증이 발생하면 근육이 줄어드는 것뿐만 아니라 뼈도 약해진다. 뼈는 근육에 의해 자극을 받아 밀도를 유지하기 때문이다. 근육 감소가 새로운 혈관이나 신경이 생기는 것을 방해해 인지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근육은 평소 혈당을 낮추는 작용을 하는데, 이 작용이 잘 이뤄지지 못하면 당뇨병 발생 위험도 커진다.고령일지라도 규칙적으로 근력 운동을 하면 근육이 커지고 근력이 강화된다. 우선 큰 근육을 위주로 단련하는 게 효과적이다. 대퇴근육, 종아리근육, 등근육, 복부근육이 큰 근육에 속한다. 실내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의자를 활용할 수도 있다. 의자 뒤를 잡고 서서 다리를 천천히 옆으로 들어 올리거나, 발뒤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높이 서서 1초간 유지하는 동작 등을 10∼15회 정도 반복하면 된다. 모든 운동은 신체 능력에 따라 낮은 단계에서 시작해 조금씩 강도를 높여야 한다. 평소 운동을 잘 하지 않는 사람은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습관화되면 근력 운동은 주 2∼3회가 적당하다.전문의들은 “나이가 들수록 근육은 재산과 다름없다”며 “근력을 키우기 위한 운동과 함께 적절한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단백질은 검정콩, 닭·소·돼지고기, 생선, 달걀 등에 많다. 일반 성인은 체중 1kg당 하루 0.9g의 단백질 섭취가 권장되는데, 대한노인병학회가 노쇠 예방을 위해 제시하는 단백질 권장 섭취량은 체중 1kg당 1.2g이다.고령자는 씹는 능력과 소화, 흡수력이 약해 이를 원활하게 하는 조리법도 알아두는 게 좋다. 콩은 소금물에 담가서 불린 후 삶으면 단백질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 이용률이 높아진다. 육류는 결의 직각 방향으로 칼집을 내면 근섬유가 짧게 끊어져 소화가 잘 된다. 음식을 먹을 때 단백질 분해 효소가 들어 있는 배, 파인애플을 함께 먹는 것도 좋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7-21

주말에 늦잠 푹 잔다면 뱃살 빠지고 건강해진다

평일에 부족한 잠을 주말에 보충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절반가량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주중 수면시간이 5시간 미만이라도 주말에 잠을 보충하면 짧은 수면으로 인한 건강상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낮은 고밀도 콜레스테롤혈증 중 3가지 이상이 한꺼번에 찾아온 상태를 말한다. 그 자체로도 건강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향후 당뇨병이나 심뇌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은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2016년)에 참여한 20세 이상 성인 중 주중 수면시간이 평균 6시간에 못 미치는 1천453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말 보충수면과 대사증후군 사이에 연관성이 관찰됐다고 밝혔다.이번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자의 절반이 넘는 52.7%(766명)가 주중에 부족했던 잠을 주말에 보충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연구팀은 이들의 보충 수면시간을 1시간 미만(64명), 1시간 이상∼2시간 미만(241), 2시간 이상(461명)으로 나눠 수면을 전혀 보충하지 않는 사람들과 대사증후군 위험도를 비교했다. 연구 결과 주말에 보충수면을 취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체질량지수(BMI)가 정상에 가깝고 신체활동이 활발했으며, 대사증후군 유병률도 더 낮은 특징을 보였다. 특히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도는 나이, 성별, BMI, 신체활동, 사회적 시차, 경제수준, 결혼상태 등의 요인을 모두 보정했을 때 주말 수면 보충시간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인 그룹에서 45%의 감소 효과가 관찰됐다. 1시간 미만 그룹과 2시간 이상 그룹의 대사증후군 위험 감소 효과는 각각 11%, 19%였다. 연구팀은 주말에 수면을 보충해주면 인슐린 감수성이 높아지고 염증 수치는 낮아지면서 식욕과 자율신경계 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해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주중 수면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주말에 수면시간을 늘려 보충하면 건강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다만, 보충수면이 대사증후군에 미치는 영향은 연령대와 수면시간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20∼39세, 40∼65세 그룹에서는 1시간 이상의 주말 보충 수면이 대사증후군 위험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었지만, 66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오히려 주말에 2시간 이상으로 너무 오래 자면 대사증후군 위험이 4배가량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66세 이상의 경우 수면보다는 나이가 대사증후군 발병에 더욱 영향을 크게 미쳐 수면보충으로 그 위험도를 상쇄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주말 수면보충의 긍정적인 효과는 앞서 국내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서울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연구팀이 지난해 국제학술지 ‘의학’(Medicine)에 발표한 논문에서는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4천87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주말에 수면을 보충하지 않는 사람은 건강 관련 삶의 질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최대 1.63배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당시 연구팀은 “주중에 하루 평균 6시간 이하로 자는 20∼65세 성인은 주말에 1∼2시간 정도 보충 수면을 해주면 대사증후군 위험도가 의미 있게 낮아진다”면서 “매일 7시간 정도의 적정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게 좋겠지만, 여건상 어렵다면 주말 보충 수면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2020-07-21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하는 장마철 낮에도 조명 밝혀 우울감 떨쳐야

장마철에는 건강까지 ‘흐림’이 되기 십상이다. 장맛비로 습도가 높아지면 병균이나 곰팡이가 활개를 치는 반면 일조량과 활동량은 크게 줄면서 건강이 악화되기 쉽다. 높은 습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 몸을 힘들게 한다. 우선 미생물 번식이 활발해져 식중독과 같은 세균성 감염병이 자주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질환도 더욱 두드러진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곰팡이와 진드기의 활동이 활발해지는데, 코나 입을 통해 병균이 호흡기에 들어오면 천식이나 기관지염과 같은 질환을 일으킨다. 아토피피부염이나 두드러기, 무좀처럼 피부 질환을 유발하기도 한다.습도는 정신건강까지 해친다.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열이 잘 분산되지 않아 호흡이 빨라지고 맥박과 혈압이 증가한다. 불쾌지수도 높아져 스트레스를 쉽게 느끼고 체력도 급격히 떨어진다. 여기에는 일조량 감소도 한몫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장마처럼 장기간 습도가 높은 환경에 노출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우울감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장마철을 건강하게 나기 위해서는 실내습도를 60% 이하로 낮추는 것이 좋다. 옷장이나 신발장에 신문지를 깔아두면 습기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습도가 높아도 공기 흐름이 원활하면 불쾌지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선풍기를 사용해 실내 공기 흐름을 원활히 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 최대한 활발히 움직이는 노력도 필요하다. 장마철에는 종일 바깥이 흐리거나 어두워 생체시계가 망가지기 쉽기 때문이다. 실내조명을 환하게 밝히면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다. 비가 그치고 잠깐이라도 해가 뜬다면 야외에서 활동하며 일광욕을 하는 것이 좋다. 우울감을 개선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은 햇빛을 받는 만큼 생성된다. /김민정기자

2020-0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