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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김광원 마사회장 검찰 고발

속보=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늘리기를 통한 편법 확장(본지 8월23일자 4면) 등과 관련, 감사원이 김광원 한국마사회장 등 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6일 감사원에 따르면 김 회장과 1급 간부 A씨는 지난해 12월 서초구 교대역 인근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장외발매소 개설에 필요한 인허가 위험부담을 업체가 아닌 마사회로 이전하는 매매확약서를 체결, 해당 부지를 696억원에 매입했다.그러나 올해 7월 서울시가 해당 부지를 포함한 일대를 마권장외발매소 용도로 허가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을 고시함으로써 마사회는 이 부지를 당초 계획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됐고, 결과적 상당한 금액의 손해가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감사원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에게 김 회장의 해임을 건의하는 등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하는 한편 A씨에 대한 정직을 요구했다. 또 업체가 낸 주민동의서의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타 지역 주민이 작성했거나 중복으로 낸 동의서를 그대로 농식품부에 제출, 농식품부가 지역민원이 해소된 것으로 잘못 판단토록 해 장외발매소 이전 승인을 하도록 한 마사회 직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했다.감사원은 이와 함께 직무 관련자에게 일괄하도급 묵인이나 수의계약업체 선정 등의 대가로 6천500만원을 받은 전남 진도군 과장급 공무원 B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행정안전부에 파면을 요구했다.B씨는 이렇게 받아챙긴 돈을 내연녀의 사업자금과 생활비 등에 사용했다고 진술했으며, 관내 건설업체 등에서도 3천500만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

2011-09-07

장롱 속 신사임당 8천장이 대낮에 감쪽같이 사라졌다

포항의 한 가정집에 도둑이 들어 현금 4억여 원과 귀금속을 훔쳐 달아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를 펴고 있다. 지난 8월31일 낮 12시30분~오후6시10분 사이 주택가 단독주택에 절도범이 침입했다는 것이다.도둑은 현금 4억1천500만 원과 반지·목걸이 등 귀금속 1천여만 원어치를 훔쳐 간 것으로 신고됐다. 현금은 5만 원 권이었고 마대자루에 넣어져 장롱 위에 보관하고 있었다고 했다.신고를 받은 경찰은 먼저 피해자 주변에 용의자가 있는지 살폈다. 장롱 위에 숨겨놓은 돈을 훔친 것과 훔친 돈이 거금인 것으로 볼 때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하지만 주변 수사에서는 성과가 없었다고 경찰이 전했다. 피해자 또한 범인을 전혀 짐작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때문에 경찰은 외부인의 짓이라고 판단하고 간접 증거들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1층 창문을 통해 침입한 흔적이 있어 달아날 때 일대에 가설돼 있는 CCTV에 찍혔을 수 있다는 것이다.경찰은 “범행 추정 시간대가 넓어 CCTV 확보·분석 작업량이 매우 많다”며 “20여 명이 투입된 만큼 조만간 결정적인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이런 가운데 사건이 알려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는 “그 많은 돈이 어떻게 가정집에 보관되고 저렇게 허술하게 관리돼 왔을까?”하며 궁금해 하고 있다. 4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현금으로 보관한다는 것은 일반 가정에서는 매우 드물 수밖에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이와 관련해 피해자는 경찰 조사에서 노후자금을 위해 수입이 생길 때마다 아내 몰래 `장롱예금`을 해 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주변에서는 피해자가 하는 사업의 특성상 현금 흐름이 많아 현금을 보관하는 경우가 많을 수도 있다고 했다.그러나 시민들은 그럴 경우라도 도둑을 막을 수 있는 튼튼한 금고를 사용하거나 무인경비 시스템에 가입하지 않은 것 등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했다. 개라도 한 마리 잘 키웠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사람도 있었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1-09-05

분유 훔친 베트남 엄마에 경찰관 온정 손길

남편은 불법체류자… 아이는 배고파 울고…칠곡경찰서 십시일반 아기용품 현금 선물 돈이 떨어진 불법체류 베트남인 젊은 엄마가 아기 분유를 훔쳤다. 사건을 맡은 경찰관들은 “처벌은 불가피하지만 우유는 우리가 대겠다”며 주머니를 털었다.칠곡경찰에 따르면 지난 8월31일 밤10시쯤 칠곡군 북삼면 한 마트에서 베트남인 웅(여·24)씨가 8만 원 상당의 물건을 돈 안 주고 갖고 나가다 붙잡혔다. 끌고 온 유모차에 분유, 채소, 치즈 등을 넣어나가다가 발각된 것이다.웅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남편이 불법체류자가 돼 취직을 할 수 없어 돈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12개월 된 아기 분유 값조차 없어 며칠째 제대로 먹지도 못했다고 했다. 굳이 설명을 안 들어도 수사를 담당한 제갈동철 경장 등 경찰관들은 상황을 금방 짐작할 수 있었다. 웅씨가 안고 있는 아기의 영양상태가 좋지 않아 또래보다 작고 약해 보였기 때문이다.수사보다는 안타까움에 더 단 경찰관들은 이 사실을 동료들에게 두루 알렸다. 그리고는 십시일반 돈을 모아 분유와 기저귀를 샀다. 현금도 20만 원을 만들었다. 웅씨는 “앞으로는 어떤 경우라도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아기와 열심히 살겠다”며 설움과 감동의 눈물을 훔쳤다.수사에서 통역을 맡은 베트남 출신 귀화인 김선주(여·35)씨는 “다문화가정 소식지에 이 일을 실어 감동을 널리 나누고 싶다”고 했다.칠곡/김용호기자

2011-09-05

그물 걸린 고래 고기라고?

동해안권 포경선 10척 선원 63명 일망타진울산 한 유명 맛집 5천200만원 어치나 판매 ◇직업적 고래잡이 성행포항해양경찰서는 8월31일 경북 구간 동해에서 밍크고래 등을 직업적으로 잡아 팔아온 어선 10척을 붙잡아 울산 선적 Y호 선장 최모(44)씨 등 13명을 구속하고 선원 57명을 입건했다. 해경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주로 구룡포 동쪽 바다에서 최소 30마리의 고래를 불법 포획해 온 혐의를 받고 있다. 그 값을 수협 위판가로 따지면 20억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해경은 추산했다.이들은 선박 간 연락에는 대포폰을 사용하고 금전거래 때는 차명계좌를 사용하는 등 지능적으로 수사망을 피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경은 전했다.하지만 해경은 범죄 규모가 드러난 것만 이 정도이고 실제로는 훨씬 많은 고래가 살육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때문에 포항해경은 포항·울산 등 식당에서 팔리는 고래고기 자료를 채취해 고래연구소에 DNA 검사를 의뢰했다. 유통이 허가된 고래일 경우 DNA가 등록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 경우 불법 포획물로 보고 처벌하겠다는 것이다.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 고래잡이 어선의 S선장은 취재기자에게 “전국적으로 고래잡이 배는 17, 18척 정도 된다”며 “이번 해경 수사로 너댓 척을 빼고는 모두 붙잡혔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래잡이 배들은 누가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고래잡이에 적합하게 개조돼 사용된다”면서 그런 배들이 여럿 있을 정도로 고래잡이가 대놓고 하는 밀렵이 돼 있다고 전했다.◇고래잡이 어떻게 행해지나전문가 도움을 받아 취재한 결과, 고래잡이 배는 구조부터 일반 어선과 달랐다. 포수가 창을 안전하고 잘 던질 수 있도록 배의 앞머리에는 추가로 공간이 마련되고 철구조물 난간도 설치돼 있었다.배를 운전하는 조타실 높이는 일반 어선보다 1m 정도 높았다. 그래야 고래 움직임을 관찰하기 좋다고 했다. 배의 오른편에는 곁문을 만들어 고래를 끌어올리기 편하게 변형돼 있었다. 잡은 고래의 해체가 쉽도록 배 앞쪽 공간도 많이 확보돼 있었다.고래를 잡는 데는 고래를 찌르기 위한 작살, 고래를 배 위로 끌어올리기 위한 갈고리, 해체용 칼 등이 필수적이라 했다. 고래잡이 경험이 있는 A씨(45)에 따르면 보통 고래잡이에는 배 2척이 조를 이뤄 한 척이 고래를 몰아 지치도록 하면 다른 한 척에서 작살을 던져 포획한다.A씨는 “작살은 스테인리스스틸 재질이며 길이는 4~6m 정도”라 했다. 이걸 포수가 고래의 급소에 던져 맞혀 잡는다는 것이다. 작살에는 촉이 끼워져 있으며, 촉은 고래 몸통에 박히고 작살대는 빼낼 수 있도록 돼 있다. 길이 7m 정도의 고래라면 급소에 명중시킬 경우 작살을 3~5회 던져 촉을 박히게 하면 잡을 수 있다. 작살 촉은 울산 철공소에서 주문 제작되며 가격은 개당 3만5천원이라고 했다. 출항 때는 보통 촉 15~20개를 준비한다고 했다.A씨는 “고래가 도망갈 때는 지그재그로 시속 35~50㎞의 속도를 낸다. 그런 고래를 잡으려면 포수와 키잡이의 호흡이 중요하다. 배를 오래 탔다고 해서 누구나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도 했다.◇어떻게 유통시키나포획선은 고래를 잡으면 바로 배 위에서 해체, 20㎏ 단위로 포장해 부표에 매달아 바닷물 속에 던져둔다. 그러면 어선으로 위장한 운반선이 찾아 와 육상으로 옮긴다. 이번 수사에서 드러난 수법이다.운반선은 주로 새벽 시간을 틈타 움직인다. 공개된 항구를 피해 소형 방파제 등에 배를 대 육상으로 내린다. 육상에는 화물차가 대기하고 있다가 고래고기를 받아 울산 등의 고래고기 전문식당으로 옮겨 간다.포획선과 식당을 연결해 주는 알선업자도 있다고 했다. A씨는 “한번 작업하면 운반선과 알선업자는 400만~500만 원 벌 수 있다” “불법 포획된 고래는 정상적인 위판가의 60~80%에 팔린다”고 전했다.이번 해경 조사 결과, 인터넷 맛집으로 유명한 울산 남구 소재 고래고기식당도 이렇게 불법 포획된 고래고기 5천200만 원 어치를 받아 장사한 것으로 확인됐다.해경은 상당수 식당들이 불법 판매망과 상당기간 유착돼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들 식당은 이 고래고기를 그물에 걸려 잡힌 고래고기와 섞어 팔아 온 것으로 드러났다./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2011-09-01

타는 사람 너무 적었나? 포항 새 교통수단 스톱

포항광역교통망이 불안한다. 항공기와 선박 등 교통수단이 잇따라 등장하긴 하나 운항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지난 3월4일 운항을 시작한 포항~여수 노선 소형항공기 경우 지난 7월20일 운항을 잠정 중단했다. 항공사인 `에버그린에어`는 기체 정기점검 때문이라고 했으나 높은 유류비 부담과 저조한 탑승률이 문제가 됐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공항공사 포항지사에 따르면 3월4일부터 7월19일 사이의 이 항공기 운항 실적은 왕복 263편, 이용여객 733명이다. 편당 평균 2.7명으로 탑승률이 10%대에 못 미친 것이다.이 소형항공기는 시속 350㎞로 포항~여수를 40여분만에 주파해 포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처음 1일 3회 왕복 운항하던 항공기는 얼마 지나지 않아 1일 2회로 감축됐다. 항공사 관계자는 “탑승객이 적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면서 “9월 중순께 운항을 재개할 것”이라고 했다.이런 가운데 포항~울릉간을 운항하려던 여객선 오리엔트호도 지난 12일 첫 운항한 뒤 선박점검을 이유로 31일까지 운항을 중단했다. 2008년 10월 나리호란 선명으로 마지막 운항한 뒤 3년여 가까이 휴항했던 이 배는 이번에 승객 200여명을 태우고 도동항에 입항했다가 이튿날 포항으로 돌아온 뒤 멈췄다.일각에서는 회항 때 포항행 예약 승객이 30여명에 불과한 등 이용객이 적은 게 휴항의 원인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선사인 나라해운 관계자는 “워트제트 전자제어장치에 이상이 발견돼 지난 16일 포항항만청에 휴항계를 접수하고 수리 중이다”며 “제어 이상으로 공회전이 심해져 휴항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포항시민 김모(53·양학동)씨는 “새 운송수단이 생겨 기대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이렇게 불안정해지면 그럴수록 이용자가 줄지 않겠느냐”고 불안해 했다./김남희기자 ysknh0808@kbmaeil.com

2011-08-31

“휴일 반납하고 밤샘하며 일했는데…”

`TK케미칼` 유족들 불만 속보 = 지난 27일 발생한 구미 TK케미칼 폭발 사고 사망자 유족들이 회사 측의 태도가 무성의하다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회사측 임원들은 사고 이튿날인 지난 28일 오전 순천향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유족들을 위로하고 대표들과 1차 보상 협상을 벌였으나 진척을 보지 못했다. 회사 측은 산재 처리, 장례비 지원 등을 제시했으나 유족들은 무성의한 대책이라며 거세게 항의했다.유족 공동대표 서모(48)씨는 “우리도 원만하게 처리할 방침이지만, 휴일 근무 중 폭발사고로 5명이 숨졌는데도 임금손실분 보상 등은 거론조차 안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유족 김모(42)씨는 “남편은 시제품 개발을 위해 휴일을 반납하고 밤샘도 마다 안은 채 출근해 일했는데 회사가 너무 무성의하다”고 했다.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불의의 사고로 경황이 없었다”며 “유족들 생각을 참작해 보상문제를 원만히 타결해 나갈 방침”이라고 했다.한편 소방방재청 특별감식반 10명과 국과수, 정부 종합사고 조사반 등 20여 명이 28일 오후 사고 현장을 방문해 정밀감식을 벌였다. 감식반은 폭발 자체 사망보다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샌드위치 판넬이 무너져 타거나 질식해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당시 실험실이 있는 2~3층에서는 곧 생산단계에 들어갈 고강도 탄소섬유 시제품에 대한 마지막 테스트 작업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1-08-30

안동 독립운동가의 代이은 고난

조부는 만주서 순국아버지는 간장장사→자신은 택시기사 추산(秋山) 권기일(權奇鎰)이란 분이 있었다. 자료·증언·연구를 종합하면, 그는 1886년 10월 안동 남후면 검암리 `대애실` 마을에서 태어났다. 성품이 온후한데다 기개와 도량이 넓고 학문이 뛰어나 일찍이 널리 알려졌다. 애국심 또한 투철해 항상 국가의 쇠퇴를 개탄하고 민족의 앞날을 걱정했다.그러다 만 19살 되던 1905년 을사망국조약이 강제로 맺어졌다. 분연히 일어나 향내의 석주 이상룡, 김형식, 김대락 등 동지와 의논해 상소를 올리고 성토했다. 하지만 상황은 갈수록 나빠져 1910년 8월29일엔 한일병탄조약이 공포되기에 이르렀다. 101년 전의 바로 오늘 맞았던 그 국치(國恥)였다.권대용씨 가족사 책으로김희곤 교수에 자문 결실조부 비석도 고향에 세워이에 추산은 1912년 4월 가족을 대동해 만주로 망명갔다. 그리고는 끝없이 넘어오는 동포들 돕는 일에 심신을 바쳤다. 협동농장을 구성해 생활을 안정시켜 나가는 게 급선무였다. 이상룡, 이시영, 김좌진, 김동삼 등 동지와 함께 하면서 신흥무관학교도 세웠다. 나라를 되찾자는 뜻이었다. 드디어 1919년 3.1운동이 터지자 `서로군정서`에 참가해 각 방면의 독립운동단체와의 연결성을 높이는 외무 업무를 맡았다.그러나 일제는 만주까지도 마수를 뻗쳤다. 그해 8월 그는 상해 임시정부 연락업무를 수행하다 일본 경찰에 붙잡혀 혹독한 고문을 당했다. 다음해인 1920년 5월 이후 넉달간 계속된 일제의 독립군 학살 작전 때는 피신하지 않고 동포들을 지켰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일본군의 습격을 받아 무참하게 생명을 잃은 것이다. 만으로 그의 나이 불과 34살 때였다.이렇게 추산이 순국한 뒤 그의 가족에게 남겨진 것은 살을 에이는 빈곤과 고통이었다. 부인은 겨우 3살이던 아들 형순마저 생명을 위협받자 여자애로 분장시키고는 천신만고 끝에 고향 안동으로 돌아왔다. 독립운동에 쓰느라고 모두 팔아가 버린 뒤였으니 기댈만한 재산이 있을리 없었다.아들 형순은 자라면서 여러 공장을 돌며 노동으로 생계를 삼아야 했다. 드디어는 1969년 어느 날 부인과 더불어 간장 장사를 시작했다. 명문가의 주손이 리어카를 끌고 안동 시가지를 돌아다닌 것이었다. 아내가 치는 북소리를 앞세우고 독립지사의 아들은 리어카를 밀었다. 망국만 아니었어도, 독립운동만 아니었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을 일이었다. 그런데도 광복한 이 나라는 그 모습을 그냥 구경이나 하고 있었다.그것이 끝도 아니었다. 세월이 흘러 형순씨 부부는 모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명가의 후손들에게 덮어씌워진 지독한 가난은 대물림됐다. 추산의 손자, 형순씨의 아들은 지금 안동의 택시 운전사다. 민주화운동을 했던 어떤 이가 프랑스로 도망가 `파리의 택시운전사`가 됐다던 일이 연상될 정도다. 친일부역자 자녀들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은사금으로 좋은 대학 나와 떵떵거릴 때 독립지사의 유족들은 피로 세운 새 나라에서까지 이런 가시밭길을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추산의 손자 권대용(63)씨는 어렵사리 생계를 유지하면서도 매우 당당하다. 명문가의 자부심과 독립운동가의 손자임을 절대로 잊지 않는다. 광복회 안동지회 사무국장, 안동독립운동기념관 운영위원, 광복회 대의원 등으로도 활동에 열성이다.이 권기일-권형순-권대용 3대의 이야기가 독립운동 전문연구자인 안동대 김희곤 교수에 의해 최근 `순국지사 권기일과 후손의 고난`이라는 책으로 정리돼 나왔다. 권대용씨가 2000년 어느날 연구실로 김 교수를 찾아가 할아버지 독립운동 기념비를 세우고 싶다고 자문한 게 계기였다.하지만 그에게는 독립운동 등을 증명할 자료가 거의 없었다. 많은 근거들은 김 교수의 계속된 연구가 있고서야 제대로 수습될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정리된 것이 이번에 나온 책이라 했다. 그리고 할아버지 비석도 드디어 세워졌다. 추산의 고향인 검암리 `대애실`마을 입구가 그 자리가 됐다. /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2011-08-29

구미 TK케미칼 “쾅” 터지며 연기폭풍

화학약품 사용 신섬유개발 기술연구소서 폭발화상 입거나 연기에 질식해 5명 사망 2명 부상 지난 27일 오후 1시40분쯤 구미시 공단동 298의1 `TK케미칼`(옛 동국무역) 합섬1공장 2층 기술연구소에서 폭발에 이어 화재가 발생, 5명이 숨지고 2명이 큰 화상을 입었으며 건물 2·3층 5천여㎡가 탔다.불은 발생 2시간여 만에 진압됐으며, 경찰은 “폭발 자체보다는 화재가 발생하면서 타거나 질식해 숨진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중상을 입은 2명은 대구의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폭발 당시 공장 옆을 지나던 김모씨는 “쾅하는 소리와 함께 검은 연기가 순식간에 하늘 끝까지 치솟아 바로 휴대폰으로 소방서에 신고 했다”고 말했다.사고가 난 TK케미칼은 1965년 설립됐던 동국무역 후신이다. 2008년 2월 SM그룹에 인수됐으며 스판덱스, 폴리에스터, PET수지 등 화학섬유를 주력으로 생산해 왔다. 작년엔 매출 8천820억 원, 영업이익 712억 원을 기록했다. 수출액이 연간 7억 달러 이상에 달한다.TK케미칼 합섬1공장 기술연구소에는 모두 30여명이 근무하나 토요일이던 당일엔 7명이 있었던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건물은 불이 잘 번지는 샌드위치판넬로 지어졌으며, 근무자들은 전체 3층 건물인 기술연구동 중 2층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2층은 시제품 생산시설과 연구실험실로 구성돼 있다.TK케미칼 기술연구소는 화학약품을 사용해 신섬유를 개발하는 기구로, 연구실 직원들이 화학약품을 이용해 실험을 하던 중 폭발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경찰과 소방 관계자는 회사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합성수지의 일종인 폴리에틸렌 신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인 헵탄(헵테인 heptane)이 폭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탄화수소의 일종인 헵탄은 원유 속에 존재하고 주로 화학물질을 섞을 때 쓰는 용제로 폭발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구미공단에서는 2008년 아사히글라스 염산 저장탱크 폭발 사고, 2010년 산동면 휴대전화 부품 생산공장 폭발 사고 등이 난 바 있으며, 지난달에도 3공단 금강섬유에서 보일러 폭발 사고가 발생했었다.이번 사건과 관련해 경찰과 소방 당국은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만큼 회사 측의 안전관리가 소홀했는지에 초점을 맞춰 수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원인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만큼 수사가 필요하며 안전수칙을 준수했는지도 조사해 과실이 드러나면 처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사망자 = 남영현(45) 홍명혁(49) 이승복(47) 김성배(46) 서옥원(44) ◇부상 = 권기석(45) 임정수(40)씨.구미/남보수기자 nbs@kbmaeil.com

2011-08-29

개막식 암표값 두배로 껑충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야제와 개막식 등에 암표상들이 활개를 쳤다.개막식의 경우 27일 오후 2시쯤 입장권이 매진되면서 암표상들이 3~4명씩 패를 지어 판매부스 부근에서 서성대다가 표를 못구한 시민들에게 접근해 많게는 액면가의 2배 가까운 금액을 요구했다. 암표상들은 제 3·4 판매소에서 10m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점까지 진출해 개막식 1시간 전인 오후 6시께 2만원짜리 C석은 4만원, 4만원인 B석은 8만원에 표를 넘기고 있었다.암표상 권모(46)씨는“표를 할당받아 떠맡았던 일부 기업체서 개막식 표를 나눠주자 직원들이 이를 우리에게 1만원 혹은 2만원에 넘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암표상들은 지난 27일 오후 3시부터 제3·4판매대 사이에서 표를 환불받지 못해 승강이를 벌이는 시민들에게 접근해 환불은 안되니 어차피 버리는 표라며 2만원권 C석은 5천원, 4만원짜리 B석은 1만원에 사들여 되팔기도 했다.그런 중에 일부 암표상은 개막식을 10분여 앞뒀을 시점 다급해진 관람객으로부터 장당 3만원에서 6만원까지 암표값을 받고는 표 없이 단체 입장객에 섞어 넣어 보내는 수법을 쓰기도 했다. 개막식 암표값을 치른 서모(22)씨는 “입장권이 넉넉할 것으로 생각하고 늦게 갔다가 없어 돌아서려 할 때 암표상이 2만원 입장권을 3만원에 사라고 했다”면서“그러면서도 입장권은 주지않고 단체 관람객에 섞여 입장하라고 해 그제야 사기 당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이러던 암표상들은 개막식이 시작된 후 오후 7시15분쯤부터는 C석과 B석을 각각 1만원과 2만원에 서둘러 관람객들에게 넘기기도 했다.한편 그 전날인 지난 26일 오후 7시30분 두류공원 야구장에서 열린 전야제에서도 암표상들은 많이 설쳤다. 무료이지만 입장권을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점을 악용, 입장권을 5천원씩 받고 판 것이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1-08-29

경산시 비리 17명 기소

경산시청 인사 및 인·허가 비리를 수사해 온 검찰은, 8명을 정식 기소하고 9명을 약식기소하는 것으로 사건을 지난 주 마무리지었다고 발표했다.대구지검에 따르면 공무원 인사와 공장등록 인허가와 관련해 1억1천5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및 직권남용)로 최병국(55) 경산시장을 구속기소했다. 또 인사 청탁이나 인·허가 편의 부탁과 함께 3천만원 및 8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 경산여성단체 협의회장 황모(50)씨와 인쇄업자 배모(39)씨도 제3자 뇌물취득죄로 구속기소했다.남편과 짜고 인사청탁 등 명목으로 공무원 3명에게서 4천500여만원을 받고 아파트 시행사 관계자로부터 2천여만원을 각각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최 시장의 부인 김모(55)씨, 각종 인허가와 관련해 최 시장 등 공무원들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조경업자 박모(44)씨 등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그외 인사청탁 공무원 및 전달자 등 9명은 약식기소하고, 수사 도중 자살한 경산시청 전 공무원은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내려졌다. 연루된 공무원 7명은 승진 대가 또는 승진 청탁 명목으로 최 시장이나 그 부인 등에게 1억7천여만원을 전한 것으로 드러났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1-08-22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 자살시도… “죄송합니다” 유서

독방서 고무장갑으로 목 매… 안동병원 중환자실 입원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44)이 수감돼 있던 청송의 경북북부1교도소(옛 청송교도소)에서 자살을 기도해 안동시내 안동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신씨는 점차 상태가 호전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18일 경북북부1교도소에 따르면 신창원은 이날 새벽 4시10분께 자신이 수감돼 있던 독방에서 고무장갑으로 목을 맸다. 고무장갑은 지난 1월 설거지나 빨래 등을 위해 교도소 안에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는 신음하는 상태에서 교도관에 의해 발견됐고, 옆에서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쓴 메모지가 발견됐다.신씨는 흉악범들이 집중 수용되는 중경비시설인 경북북부2교도소(옛 청송감호소)에 수감돼 있다가 수형 성적이 좋아 작년 5월 일반교도소인 1교도소로 이감됐다. 1교도소에서는 9동 하층 독방에 수감됐으며, 중앙통제실 CCTV를 통해 24시간 특별 관리를 받아왔다. 하지만 신씨는 학사자격고사를 준비하는 등 조용히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상태에 대해 안동의 안동병원측은 이날 낮 1시쯤 공식 브리핑을 갖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신씨가 새벽 5시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는 혈압·맥박 이상 및 저산소증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으나 점차 정상치를 회복해가고 있다는 것이다.안동병원 신경외과 이혁기 과장은 “인공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고 의식이 혼미하긴 하지만 혈압·맥박이 정상화되는 등 신체기능을 점차 회복하고 있다” 며 “목졸린 흔적인 `울혈`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것만이 특이한 점”이라고 밝혔다.신씨는 병원 3층 중환자실 내 유리로 칸막이쳐진 격리실에서 한쪽 손과 발이 묶인 상태로 치료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안동병원 중환자실 입구 등을 교도관들이 막아 외부인 출입이 불가능한 상태다.◇신출귀몰 신창원 = 신창원은 1989년 3월 서울 한 주택에 침입해 3천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등 강도짓을 일삼다 붙잡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그 후 1994년 11월 부산교도소로 이감된 신창원은 1997년 1월 감방 화장실 통풍구를 뜯고 탈출해 2년여 도주행각을 벌였다. 전국에서 목격 신고가 계속됐지만 붙잡히지 않아 신출귀몰한다는 말이 돌았다. 그해 12월에는 평택의 한 빌라에서 경찰과 대치하다 유유히 사라져 갱 영화를 연상시켰다. 탈옥 1년되던 1998년 1월엔 천안에서 경찰관과 격투를 벌이다 권총을 빼앗아 달아나 수사당국을 웃음거리로 만들었다. 이렇게 해서 신씨가 유명세를 타자 그를 잠칭한 범죄까지 발생할 정도였다.하지만 신창원은 결국 탈옥 2년6개월째이던 1999년 7월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있다가 TV수리공에 의해 발견 신고돼 검거됐다. 그때도 그는 입고 있던 화려한 티셔츠로 또 한번 유행을 만들어냈다. 재수감된 뒤에 신창원은 자신의 편지를 교도소측이 발송하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내기도 했다.◇과연 자살하려 했을까 = 신창원이 왜 자살하려 했는가를 두고는 말들이 있다. 교도소 측은 신씨가 자신의 아버지가 사망한 후 정신적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자살을 기도한 그에게서 목졸린 흔적이 뚜렷하지 않아 진짜 자살하려 한 것인지, 아니면 자살을 가장하려다 실패한 것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심한 경우, 저런 조작을 통해 병원 이송 기회를 얻은 후 도중에 재탈출 하려 한 것 아니냐는 경우까지 있다.안동/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2011-08-19

말많고 탈많은 경북 기초의원

경북지역 기초의회 의원이 자신의 아내를 때리거나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잇따라 경찰에 검거돼 한 명은 구속되고 한명은 입건됐다.18일 대구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께 달성군의 한 아파트에서 경북의 모 군의회 의장 배모(49)씨가 손으로 부인(42)의 얼굴 등을 20여 차례 때려 상해를 입힌 혐의로 뒤늦게 입건됐다. 당시 부인 신고로 경찰이 출동해 인근 파출소에서 배의장을 조사했고 부인은 남편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배 의장이 가정불화로 동생 아파트에서 임시 거주하던 부인을 찾아와 말다툼하다 문제를 일으킨 것으로 보고 있다.대구서부경찰서는 18일 사업 인허가와 관련해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 등)로 경북 한 기초의회 의원 강모씨를 구속했다. 강씨는 2007년 4월5일께 자신이 경영하던 토목설계업체 사무실에서 스포츠클럽 인허가를 받아주겠다며 A(55)씨로부터 1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강씨는 지난해 6월 이 토목설계업체의 대표직을 사임하고도 사실상 이를 경영하면서 모두 1억4천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인허가와 관련한 금품수수는 강씨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기 전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1-08-19

고객 주식 30억원 손실 증권사 직원 자살

최근 주가 폭락이 이어지면서 30억원의 고객위탁손실로 고민하던 40대 대형증권사 직원이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대구수성경찰서에 따르면 10일 오전 8시쯤 수성구의 한 아파트 현관 출입구 앞에서 이 아파트 주변의 다가구주택에 사는 서모(48)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대구 시내 대형 증권사 직원인 서씨는 자신의 아내 등에게 `관리하는 고객들의 주식이 폭락했고 만기옵션 증권이 하루를 앞두고 폭락해 손실이 컸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남겨 자살을 암시한 것으로 알려졌다.아파트 폐쇄회로(CC) TV에는 서씨가 엘리베이트를 타고 혼자서 아파트 18층에 내리는 장면이 찍혀 있으며, 경찰은 이로 미뤄 최근 주가 폭락으로 고객 계좌에서 30억여원의 손실이 발생하자 이를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이와 관련해 소속 증권사 관계자는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옵션거래에서 약 10억원 정도 손실을 본 일이 자살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서씨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들은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남의 일 같지 않다”며 씁쓸해 하고 있다. 한 증권사 차장은 “지난 일주일간 밑도 끝도 없이 추락하는 주가를 보며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는 동료가 한둘이 아니다”며 “추가적인 불행이라도 없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1-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