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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세계가 주목하는 ‘K한지공예’ 앞장”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자리한 한지공예방 한지세상(구 하우스천사)에서는 전통오색한지 공예품을 만드는 고정숙(45) 명인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명인이 만든 공예품을 보는 동안 우리 전통 한지의 고운 색감이 어느덧 마음에 잔잔한 평안의 기운을 전하며 공예품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했다.고정숙 명인은 머릿장, 책장, 한지등, 예단함 등 묵직한 전통가구들을 주로 작업한다.고 명인은 “제 작품들은 전통가구를 기반한 창작품들로 합지와 나무를 직접 톱으로 자르는 등 3∼4개월이 소요되는 정말 힘든 작업이지만, 완성하고 나면 정말 기쁘다. 많은 정성과 손길로 매만져진 작품들을 실생활에서 사용하겠다고 구입해 가는 시민들을 만나게 되면 큰 보람이 된다”며 일에 대한 짙은 애정을 표시했다.수행하듯 정성 들여 완성한 전통오색한지공예 작품 50여 점을 경북도청 본관 로비에서 선보이고 있는 고 명인을 만났다.-전통오색한지공예란 어떤 장르인가.△한지를 이용해 만든 모든 기물을 통칭해 한지공예라 한다. 한지공예를 세분화하면 오색전지공예, 장지공예, 지화공예, 지호공예 등으로 나뉜다. 오색한지공예란 청, 적, 황, 백, 흑 등 오방색을 기본으로 한지공예작품 위에 소망하는 기원을 담아 문양들을 오리거나 문양을 그린 작품, 양각, 투각기법 혹은 한지를 꼬아서 만든 줌치기법으로 만든 우리 민족의 우수함을 나타내는 데 최고의 공헌을 한 공예품이다.-경북도청 본관 로비에서 이달 말까지 작품전을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여러 가지 힘든 한 해를 보내는 요즘, 다시 일상으로 회귀하기 위한 치유와 회복을 희망하는 바람으로 개인전을 갖게 됐다. 이번 전통한지공예 전시를 통해 조금이나마 충전의 시간, 지역민의 삶에 한지공예가 주는 영감이 가득 차기를 기대한다.-작품형성 배경 및 제작과정을 소개한다면.△한지공예는 조선 시대에 가장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그런 조선 시대 유물의 형태와 문양을 재현해 미의식을 바탕에 두고 예술성과 현대적인 미적 감각과 장식성, 실용성을 넣어 제작하고 있다. 제작과정은 합지 또는 나무로 골격을 만든 후 골격 바탕면에 순지로 초배한 후 작품의 성격에 맞게 오색지로 나눠 붙인다. 그다음 조각칼을 사용해 문양을 선 따라 오린 후 오려진 문양을 색 배접이나 여러 가지 기법을 이용해 붙이고 여러 번의 풀칠과 마감재를 작품에 덧발라서 그 수명을 오래가도록 한다.-한지공예 명인, 명장 인증패 수여뿐 아니라 문화체육부장관상 등을 수상했는데.△그렇다. 서류심사와 인터뷰, 작품검증, 현장심사 및 전시 등 다양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명인, 명장 인증패를 받았다. 전통공예품 발전에 대한 높은 기여를 인정받은 것이다. 그 외에도 한·중·일 계림 국제 ART SHOW 공예부문 대상 및 대한민국미술대상전 심사위원 등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일일이 손으로 자르고 붙이는 작업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통공예의 맥을 잇고 직접 디자인하고 색을 골라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한지공예 재미로 인해 이제는 이 일을 놓을 수 없을 것 같다.-자신의 작업 경향을 소개한다면.△뭔가에 미친 듯이 한지공예를 했다. 작품을 만들기 위해 밤을 지새웠고, 전국을 누비며 훌륭한 선생님 찾아다니며 만드는 방법 및 여러 가지 기법들을 배웠다. 문양과 디자인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연구해 왔다. 골격 제작을 위해 나무를 톱으로 자르고, 여자로서는 힘든 여러 가지 공예 기계를 다루며 제작해왔다. 나만의 작품 그리고 실생활에서 직접 쓸 수 있는 실용적인 전통한지공예 작품을 만들기 위해 전통가구를 공부하기도 했다. 전통에 대해 알면 알수록 선조들의 지혜에 감동받고 나 또한 그 긴 세월을 비출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전통가구를 재현하고 현대적인 독특한 디자인으로 생활 속의 한지 공예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전통한지공예의 장점을 소개한다면.△내구성과 가볍고 부드러운 질감, 그리고 친근한 자연 그대로의 빛깔 등 한지공예작품은 다른 공예작품에서 표현되지 못하는 것까지도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 조상들은 미의식을 바탕으로 한지를 소재로 사경, 서책, 문서, 생활 기물들을 시대와 각자의 기호에 맞게 제작해왔다. 소박함과 은은함이 자연스럽게 녹아 생활 속에 자리한 한지공예의 멋스러움은 우리 민족의 정서를 한껏 대변한다. 재료 구입이 용이하고, 장식성과 실용성이 우수하다는 특성을 바탕으로 전통문화 계승발전에 한몫을 담당한다. 한지공예의 쓰임새는 무궁무진하다. 실생활에 필요한 많은 소품과 가구, 조명등을 만들 수 있는 까닭에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어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앞으로의 희망은.△한국의 문화유산 한지를 이용해 만든 한지 공예품을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을 대표는 K 한지공예로 주목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내고 전통공예의 가치를 지키고 계승하는 데 앞장서고 싶다.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인 자연스러움을 조화롭게 구현하는 일을 과제 삼아 끊임없이 실험하며 훌륭한 이정표를 하나하나 만들어 갈 것이다. 우리 것을 잘 지키고 보존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관이나 단체의 협조가 절실히 필요하다. 전통을 잇기 위해 학생들의 공예 지도를 위한 교육기관 및 한지 문화의 산업화를 위해 해당 기관의 애정 어린 관심과 도움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9-08

“운문의 완성을 지향하는 詩 ‘시조’의 매력 널리 알리고파”

일상적 체험을 중심으로 한 사색의 깊이와 은유적 성취가 탁월하고 감각적 언어로 진단해가는 자기모색이 남다른 시인. 포항의 중진 시조시인 서숙희 시인 얘기다.그가 최근 시집 ‘먼 길을 돌아왔네’(푸른사상)을 발간했다.서 시인은 1992년 매일신문과 부산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월간문학 소설 신인상과 2015 김상옥문학상, 2017 백수문학상, 제25회 이영도 시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서 시인에게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금환일식’태양은 순순히 오랏줄을 받았다팽팽하게 차오르는 소멸을 끌어안아일순간대명천지는고요한 무덤이다입구와 출구는 아주 없으면 좋겠다시작과 끝 또한 없으면 더 좋겠다캄캄한 절벽이라면 아, 그래도 좋겠다빛을 다 파먹고 스스로 갇힌 어둠둘레오린 듯이 또렷한 금빛 맹세로 남아한목숨,네 흰 손가락에반지가 되고 싶다-시조집 ‘아득한 중심’등 그동안 시조집, 시조선집 4권을 펴내오다 이번에 시집을 펴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2015년, 2016년에 세 번째 시조집과 시조선집을 냈다. 이후 5년 동안 여러 문예지에 발표한 작품들이 시집 한 권 분량이 넘었다. 시집으로 묶지 않고 너무 오래 지나면 낡은 작품이 되어버리고, 또 시대적인 흐름이나 정서에도 처지게 된다. 마침 지난해 서울문화재단으로부터 창작지원금 선정 작가로 1천만원의 지원금을 받았기에 그간의 발표작을 모아서 한 권으로 펴내게 되었다.-시집에 담긴 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흔히 시인들이 가장 난감함을 느끼는 질문이 바로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 무엇이냐는 것인데, 모든 작품 한편 한편에 최선을 다한 그야말로 피와 눈물의 시다. 그러니 모두가 마음에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게 자기 시다. 그만큼 자기 작품에 애착과 부족함을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굳이 고르라면, 2017년 백수문학상을 받은 작품 ‘금환일식’이라는 시조이다. 백수문학상은 현대시조의 완성을 이룬 한국시조단의 거목 백수(白水) 정완영 선생의 이름으로 주어지는 상이다.-시집을 읽고 주변의 반응, 다른 평론가들이나 시인들은 어떻게 평가하나.△내 작품을 크게 나누어보자면 서정성 짙은 작품과 단단하고 강인한 시어들을 사용한 남성적 이미지의 시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이번 시집에서는 문학평론가이며 시인이신 안양대학교 맹문재 교수께서 해설을 맡았는데, “부조리한 운명을 비관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삶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하였다.지금까지 대체로 시조단의 평은, 능숙한 시어 부림으로 정형미학을 개성적으로 이끌어 내는 시인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작품 또한 밀도 높은 시어들로 명징한 이미지 구축과 삶의 심층을 끈질기게 파고드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다.-앞으로의 계획과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흔히 시를 써서는 밥 먹고 살 수 없다고 한다. 그만큼 시집이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물론 시인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을 수 있다. 현대시가 난해하고 재미가 없다는 것인데, 나는 현대시조를 쓰는 사람이다. 문화적 역사와 전통을 지닌 나라는 모두 그 나라 고유의 정형시가 있다.우리나라는 시조라는 빼어난 외형률을 지닌 시조가 있다. 우리말로 쓰는 시, 우리 호흡으로 쓰는 시, 가장 운문적이며 운문의 완성을 지향하는 시가 바로 시조이다. 한번 읽고 가까이 해보시면 시조의 매력에 빠져든다. 특히 코로나19 등으로 마음이 어수선한 지금, 부족하지만 내 시가 조금이라도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우리 문학, 시와 시조가 더 많이 사랑받고 읽혀지기를 바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9-07

이상화기념사업회 내분 ‘점입가경’

‘제35회 상화시인상’ 문제로 불거진 (사)이상화기념사업회(이하 사업회)의 내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선임된 사업회의 손경찬 비상대책위원장은 사업회 내의 갈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해 부이사장 간담회를 제안했으니 이마저도 무산됐다.상화시인상은 심사위원 선정과정에서 제척사유가 있는 심사위원이 포함됐고, 운영위원회 구성 및 개최도 하지 않은 정황이 발견돼 논란이 돼 왔다. 언론에서 꾸준히 이 상의 문제점에 대해서 의혹을 제기해왔고, 대구경제정의실천연합에서도 상화시인상을 백지화하라고 두 차례나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상의 수상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대구시에서 문인들과 사업회 관계자들을 불러서 논의를 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대구시는 사업회측에서 8월 31일까지 수상여부를 결정해 달라고 최후통첩을 보냈으나 사업회측에서는 특정인의 방해로 이사회가 제대로 열리지 못해 결정할 수 없다는 답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구시에서는 더 이상 사업회측에서는 상화시인상을 비롯한 이상화현창사업을 할 능력이 없다고 보고 올해 지원했던 보조금 전액을 환수하기로 결정하고 조만간 환수절차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손경찬 비대위원장은 지난 5일 이런 사업회의 내분을 정리하고 대구시의 보조금 환수조치에 따른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서 이사장단 간담회를 추진했으나 이마저도 무산되자 6일 상화시인상 심사위원 추천자, 심사위원, 기자, 문인 및 대구시민들을 초청해 공청회를 열자고 제의했다.손 위원장은 공청회를 통해 의혹이 있는 상화시인상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앞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더 명예롭고 권위있는 상으로 거듭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한편, 상화시인상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등 주옥같은 시를 쓴 대구 출신의 민족 시인 이상화(1901~1943) 선생의 애국정신과 민족정신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상이다. 이상화기념사업회가 주관하고 대구시가 지원해 매년 개최해 왔다. 올해로 35회째를 맞는 상화시인상은 등단 10년이 지난 중견시인의 시집을 검토해 그해 수상자를 결정한다. 올해 상화시인상은 지난 7월 4일 상화기념사업회 사무실에서 최종 예비후보 11명의 시집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 A씨의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정했다. 상화시인상 올해 수상자 A씨가 받게 될 상금은 대구시민들이 낸 세금 2천만 원이다. /윤희정기자

2020-09-06

“코로나시대, 독서로 희망 찾으세요”

“시민 여러분, 코로나19로 힘드시지만 책 읽으시면서 심신 안정과 용기 찾으세요”포항시립도서관(관장 구진규)은 지난달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전국 확대로 인한 도서관 임시 휴관하면서 시민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특별대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포항시립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도서 특별대출 서비스는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대출 신청한 도서를 다음날 각 도서관별 지정된 장소에서 수령하는 서비스다.대상 도서관은 포항시립도서관 6개관과 작은도서관 40개관이며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운영한다.대출신청은 회원증을 발급받은 포항시립도서관 정회원만 가능하며, 신청일 기준 주1회 1인당 5권까지 신청할 수 있다. 대출 전날 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대출하고자 하는 도서관의 도서자료를 검색하여 ‘신청하기’를 클릭하면 된다.신청한 도서는 반드시 신청한 다음날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회원증을 지참하고 각 도서관의 지정된 장소를 방문해 수령해야 한다. 포은중앙도서관은 지하주차장에서 차량 및 도보로 수령이 가능하고, 대잠도서관은 시청 문화동 1층 출입구, 영암도서관, 오천도서관, 동해석곡도서관은 도서관 입구, 어린이영어도서관은 뱃머리평생학습원 제3문 1층 로비에서 도보로 수령이 가능하다. 작은도서관은 각 도서관의 입구에서 도보로 수령할 수 있다.다만 일요일과 월요일에는 도서수령이 불가능하므로 주말(토, 일요일) 및 월요일 신청도서는 화요일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에 수령할 수 있다. 신청 후 미방문시 대출신청은 취소된다.신청도서는 도서관에서 미리 책소독기를 통한 살균처리 후 제공되며, 도서 반납은 각 도서관의 무인반납실을 이용하거나 재개관 시 도서관에 직접 반납하면 된다.이외에도 상호대차 서비스는 포항시립도서관 정회원을 대상으로 정상 운영한다. 도서관 신규가입을 원하는 경우, 도서관 홈페이지에 가입하고 비대면 확인 게시판에 비대면 확인 요청 글과 증빙서류를 함께 업로드 하면 정회원 승급 처리를 받을 수 있다.포항시립도서관은 또한 9월 도서관 주간 및 독서의 달을 맞아 다양한 온라인 비대면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민문화욕구 충족에 앞장설 예정이다.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을 활용한 ‘랜선에서 찾아요!’는 영상 속 정답을 찾아 홈페이지에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은 도서관에서 자체 제작한 영상을 업로드하여 도서관의 다양한 소식을 전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할 전망이다.온라인 화상수업 플랫폼을 이용한 프로그램 중 하나인 ‘랜선에서 만나요!’는 도서관 역대 원 북으로 진행되는 가족독서퀴즈대회로, 총 20팀(1~3인으로 구성)을 사전신청 받아 실시간으로 운영한다. ‘랜선에서 만들어요’는 사전 신청한 초등생 대상으로 만들기 키트를 우편으로 배송해 실시간 수업을 통해 페이퍼아트, 클레이아트를 함께 배워볼 예정이며, 온라인으로는 처음 진행되는 ‘랜선에서 독서회’는 60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독후활동을 운영할 계획이다. 도서관은 어르신들이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안내할 예정이다.더불어 도서관 이용 활성 및 독서진흥을 위한 슬로건을 시민 공모를 통해 선정해 도서관 로비 대형 현수막, 홍보물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임시휴관 기간 동안 도서관 로비는 시민들의 책 읽는 휴식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앞으로 매 달 작가별, 주제별, 이슈별 등의 테마를 선정해 도서 전시를 해 시민에게 한층 다가서는 친숙한 도서관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구진규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사회 상황을 반영한 비대면 프로그램 운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및 시민 문화욕구 충족을 통해 새로운 도서관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밝혔다.자세한 사항은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phlib.pohang.go.kr/) 공지사항 및 시립도서관 SNS를 참조하거나 포은중앙도서관(270-4600), 대잠도서관(270-5680), 오천도서관(270-5692), 동해석곡도서관(270-4625), 어린이영어도서관(270-4385), 시립도서관 작은도서관팀(270-4616)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9-06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 작가팀 공모

(재)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참여할 작가팀을 공모한다. 총 4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통해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부터 (구)수협냉동창고까지 이어지는 구간에 공모를 통해 선정된 프로젝트를 실행할 계획이다.문화체육관광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0 공공미술 프로젝트 우리 동네 미술’은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예술인들의 일자리 창출과 창작활동 지원 그리고 시민들의 생활 속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공모명인 ‘3AS 포항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추구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방향을 나타낸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포항 지역의 색깔이 있는 작품을 설치(AS 포항)해 미술활동의 장이며 예술을 품은 (도시)공간이(Art Space 포항)되고 프로젝트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관리하는 책임있는(After Service 포항) 모습을 보이고자 한다.작품설치형 또는 도시재생형 2가지 유형의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공모하며, 작가팀은 2팀 내외로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단체는 작가인건비(아티스트피), 작품 제작비 등을 지원 받아 선정시부터 내년 2월까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 홈페이지 또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 게시된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포항문화재단 정책기획팀으로 문의하면 된다.포항문화재단 측은“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시민의 문화생활이 더욱 풍족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미술인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9-01

“바느질은 전통과 지금의 삶을 잇는 작업”

“손바느질은 마음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생각합니다”세상이 상상을 초월하는 속도로 달려가는 요즈음 바늘로 한 땀 한 땀 시간을 꿰매는 이가 있다. 전통침선공예가 추은월 선생 얘기다.조급함을 경계하며 느릿느릿 수행하듯 완성한 손바느질 작품 500여 점을 울진군 매화면 이현세 만화거리 내 매화면 역사관, 소예침선공예전시관에서 선보이고 있는 추 작가를 만났다.-침선이란 무엇인가.△침선(針線)은 바늘과 실을 아우르는 말로 천을 가지고 무언가를 짓거나 꿰매는 바느질을 의미한다. 넓게는 바느질로 만드는 모든 의복과 소품까지를 뜻하기도 한다.조선조 후기의 고서인 ‘조침문(弔針文)’에서는 “….누비며, 호며, 감치며, 박으며, 공그릴 때에 겹질을 꿰었으니 봉미르르 두르는 땀땀이 떠 갈 적에 수미가 상응하고 솔솔이 붙여 내미니 조화가 무궁하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렇듯 침선은 일상생활과 함께 하는 것으로 인간의 미의식을 실용화시켜 왔다.-울진 이현세 만화거리 내 소예전통침선공예전시관에서 상설전시를 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가 있나.△‘침선’은 옛날 한국인 의생활의 전반이었으나 서양 복식이 생활화한 현대에 와서는 ‘전통문화’로 분류된다. 일상에서 접할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전통복식 침선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가 더욱 의미를 더한다.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현대사회의 환경 속에서 새로운 문화창조와 더불어 인간의 의식구조도 변화하고 있다. 산업화에 따라 물질적인 면을 더욱 중시하게 되면서 현대인들이 아쉬워하는 것은 인간적 체취이다. 또 고유한 전통미와의 교류를 통한 새로운 문화의 창조에 대한 갈증도 있다.-침선공예에 있어 바늘과 실은 빼놓을 수 없는 재료 아닌가.△바늘은 규중칠우(閨中七友)로 일컬어지는 7가지 바느질 도구 중에서도 가장 귀중하게 취급됐던 애중품이었다. 실은 예로부터 장수를 상징하는 물건이었다. 그래서 장수를 비는 음력 정월 첫 토끼날 청색으로 물들인 명주실을 팔에 감거나 옷고름에 매달아 문 돌쩌귀에 걸어두기도 했다. 재앙을 물리치고 수명을 늘려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제34회 대한민국전통미술대전’ 침선 부문 대상을 수상했는데.△그렇다. 당시 보자기 작품을 선보여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보자기 수예는 모란, 국화, 매화, 수목, 조류, 충류 등의 문양을 수보에 나타내어 전통자수의 기법을 그대로 고수한다. 사실적 묘사와 함께 도안을 추상화시켜 색실로 반복해서 면을 메움으로서 특유한 멋을 풍긴다. 주머니, 수저집, 향집, 버선본집, 안경집, 자집, 열쇠패 등에 나타내는 문양의 종류는 추상적인 꽃가지와 꽃송이의 표현, 꽃무늬와 함께 등장하는 새와 나비 그리고 장수를 의미하는 십장생문 등이다. 이러한 무늬들은 소박한 자연주의적 성격을 보인다. 수(壽), 복(福). 부(富), 귀(龜), 강(康), 녕(寧). 희(囍) 등의 길상어문(吉祥語紋)과 수복강녕(壽福康寧), 다남(多男), 부귀다남(富貴多男) 등의 연속된 문자도 있다.-자신의 작업 경향을 소개한다면.△오랜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생활의 지혜와 예술성을 보여주신 우리 옛 여인들을 그리워하며 그 발자취를 따라가고 있다. 아름다운 전통을 바탕으로, 지금의 시대와 삶을 잇기 위해 꿰매어 온 바느질이다.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이현세 만화거리, 매화역사관과 전시장을 찾아오시는 많은 분이 공감해 주시기를 기대한다.-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작품을 선보이나.△이번 전시에서는 옛 여인들의 인내와 절약 정신을 고스란히 예술로 승화한 조각보 바느질과 예로부터 내려오는 예단함과 패물함을 전통의 방식으로 구현했다. 그 외 여러 규방 공예를 선보인다. 휴식을 의미하는 베개, 모든 것을 감싼다는 의미의 보자기, 주머니, 수저집, 매집, 향집, 버선본집, 안경집, 자집, 열쇠패 등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규방 공예 작품으로 어렵게 여겨지는 우리 문화를 친숙하고 정감 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연구한 작품들이다.-침선공예 체험장도 운영되고 있는데.△장인들에 의지해 명맥을 잇고 있는 침선 문화의 다음 세대와의 단절을 막고, ‘손기술’의 가치를 대중들과 공유하는 한편 그 존재의 의미를 되새겨 침선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기획됐다. 평소 전통공예에 관심 있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무료 참여가 가능하다.-침선의 장점을 소개한다면.△반복되는 작업으로서 자신과의 싸움 과정에서 얻어지는 정신력 향상을 들고 싶다. 단순해 보이지만 잡념을 가지고 하면 손을 바늘에 찔릴 수도 있고, 바느질 모양부터 예쁘게 안 나온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면서 완성해내다 보면 마음과 몸이 편안해져 맑은 정신을 얻을 수 있다.-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이 있다면.△15살 때부터 전통손바느질공예를 시작했으니 50여 년간 나의 삶과 함께해온 셈이다. 한국 전통미의 예술성을 전파하고 우수한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나가기 위해 더욱 정진하고자 한다. 기계화되고 산업화한 삶 속에서 전통이 함께할 수 있는 방식에 대해 더욱 깊이 연구하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30

제16회 장두건미술상에 김은솔 작가

포항지역을 대표하는 우수작가 공모제인 ‘제16회 장두건미술상’수상 작가에 김은솔(31·사진) 작가가 선정됐다.장두건미술상은 포항 출신의 작고 화가 고 초헌 장두건(1918~2015) 화백이 포항미술계의 발전과 후학 양성을 위해 자신의 사재를 내놓아 마련한 상이다.한국 근·현대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포항지역 미술계의 초석으로서 한국미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장 화백의 예술정신을 기리고 지역미술발전을 위해 올해 16회째 열리고 있다.장두건미술상운영위원회(위원장 손성범)가 지난 2016년 제12회 대회 때부터 대구·경북 지역 미술부문 전 장르를 대상으로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김은솔 작가는 지난 19일 포항시립미술관 세미나실에서 열린 심사에서 장두건미술상 의미에 부합하는 작품으로 실험정신이 뛰어나고 그 기량이 우수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포항 출신으로 상명대 사진영상미디어학과와 서울미디어대학원대학교 뉴미디어학부 석사를 졸업한 김은솔 작가는 영상 미디어, 인터랙티브 아트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인간의 삶과 기술의 관계에 관심을 두고 작업하고 있다.서울에서 1회의 개인전과 서울사진축제, 주안미디어페스티벌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서울국제실험영화제 jungwoonAWARD’를 수상했으며 ‘다빈치크리에티브 공모전 2015’ 에 선정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25

펜 끝에서 생생히 다시살아난 문학의 공간은…

문학의 ‘주요한 포인트’ 중 하나인 ‘공간’은 평론가에게 어떤 방식으로 해석되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책이 최근 출간돼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경북매일신문에 연재된 문학평론가 이경재 교수(숭실대 국문과·사진)의 ‘경북문학기행’이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출간된 것.책의 제목은 ‘명작의 공간을 걷다’(소명출판). 한국 현대문학의 명작을 공간과 관련지어 살펴본 저서로, 3년 전에 출판된 ‘한국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에 이어지는 저작이다.‘한국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가 학계에서 논의되는 이론을 바탕으로 공간과 장소에 대한 학구적 탐구를 위주로 했다면, 이번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현장성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가능하면 작품이나 작가의 공간을 실제로 답사하여 그동안 주목하지 않았던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노력했다”는 것이 이경재 교수의 설명. 또한 공간이나 장소도 ‘한국현대문학의 공간과 장소’가 국내를 비롯한 만주, 북경, 뉴욕, 삿포로, 이스탄불, 블라디보스토크 등 최대한 다양한 곳들을 아우르고자 했다면,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주로 국내의 주요한 곳들을 집중적으로 다뤘다.쉽게 이야기하자면 ‘명작의 공간을 걷다’는 부드러운 한국 현대문학사의 성격을 지니고 있는 저서다. 100년이 넘는 한국 현대문학사에 대한 간략한 안내서 역할을 할 수 있는 저서가 되도록 집필했다는 뜻일 터. 이번 책에선 누구나 인정할만한 한국 현대문학의 명작 39편을 선별했으며, 그 정에서도 개화기부터 21세기에 이르는 한국 현대문학의 작품들이 각 시기별로 균형감 있게 배열될 수 있도록 신경을 기울였다. 평범한 독자들이 부담 없이 문학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원고지 25장 정도의 분량으로 작품이나 작가의 고갱이만을 간명하게 논의했다는 것이 필자와 신문사의 전언이다. 그럼에도 산처럼 쌓인 기존의 연구와는 다른, 겨자씨 만한 새로움이라도 보여줄 수 있도록 저자가 기울인 노력은 눈물겨울 지경.이와 관련 이경재 교수는 “책 속의 문자는 어디까지나 차가운 흑백의 세계일 수밖에 없으며, 답사는 그러한 관념의 세계가 오감을 통해 총 천연의 세계로 되살아나는 마술 같은 경험”이라고 말했다.저자는 보다 정확하고 깊이 있는 문학사의 이해를 위해 국내와 해외의 여러 곳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분명 답사는 목적이 있는 일의 연속이었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지복의 순간들이라, 돌이켜보면 글을 쓰기 위해 여행을 한 것인지, 여행을 하기 위해 글을 쓴 것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행복한 고백도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있다.그러나 문학답사가 언제나 순탄한 것만은 아니어서 무언가 있으리라는 큰 기대를 갖고 찾아간 곳에서 푸른 하늘만을 실컷 보고 오거나, 너무나 달라진 모습에 차라리 오지 않았던 게 나았다고 후회할 때도 많았던 경험도 실려 있다. 문학과 글쓰기의 지난함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이경재숭실대 교수‘명작의 공간을 걷다’엔 무려 103장의 사진이 수록됐다. 그중 3장을 제외하고는 이 교수가 낡은 스마트폰으로 찍은 것들이다. 사료적 가치가 있는 과거의 사진이나 전문가가 찍은 예술성 높은 사진이 얼마든지 있지만, 현장에서 느꼈던 감각을 가능하면 진솔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수록했다고 보면 될 듯하다.마지막으로 이 책 머리말에는 이경재의 진한 안타까움이 드러나 있다. 이인직의 오사카와 워싱턴, 장지연의 프랑스, 이광수의 북촌, 이상화의 수성벌, 백신애와 하근찬의 영천, 이효석의 봉평, 이육사의 안동 원촌, 한흑구가 사랑한 포항, 김동리와 박목월의 경주, 김사량의 도쿄와 가마쿠라, 서정주의 질마재, 조지훈의 주실마을, 김주영의 청송, 현기영의 제주, 최인호의 캘리포니아, 오정희의 차이나타운, 이문열의 두들마을, 성석제의 상주, 장정일의 대구, 김연수의 김천 등을 가보았지만, 안타깝게도 직접 가보지 못한 곳이 단 하나 있다고 한다.그곳은 바로 김동인을 낳고 기른 그리하여 ‘감자’를 낳은 평양. 그곳만은 가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직접 가본 후에 쓴다는 이 책의 원칙에 따른다면,‘감자’론(論)은 언젠가 보완돼야 할 미완의 글이라는 고백이다.이경재 교수는 이 안타까움이 곧 사라져 진정한 한국 현대문학 연구가 가능해지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 고백 안에 담긴 진정성이 눈물겹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24

가정간편식 제조전문가 키운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최미화)은 ‘가정간편식(HMR) 제조전문가 양성과정’ 교육생을 모집하고 있다. 경북여성가족플라자 요리체험실에서 진행될 ‘가정간편식(HMR) 제조전문가 양성과정’은 오는 28일 오전 10시 개강 예정이다.최근 1인 가구의 증가, 여성의 사회활동 확대, 코로나19 등으로 변화된 소비트렌드에 맞춘 ‘가정간편식(HMR) 제조전문가 양성과정’은 총 40시간으로 가정간편식에 대한 이해와 간편식 메뉴실습, 메뉴개발 등 이론과 실습으로 진행된다. 교육생들은 가정간편식제조와 메뉴개발을 통해 가정간편식 실무능력을 익혀 앞으로 1인 기업 창업 및 간편식 제조인력으로 취·창업역량을 갖추게 된다.또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에서는 고혈압, 당뇨 등 생활 습관성 질병 관리에 도움이 되는 가정간편식 제2차 과정도 준비하고 있다.전액 도비로 무료로 진행되는 ‘가정간편식(HMR) 제조전문가 양성과정’신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www.forwoman.or.kr) 공지사항에서 서류를 다운해서 작성한 후 우편 또는 전자메일로 접수 가능하다.최미화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 교육과정을 통해 지역 농산물 이용한 건강한 가정간편식제조 전문가를 양성하여 식품 분야의 신규 일자리 창출과 경북 여성들의 취·창업 역량을 키울 수 있기를 바라며,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여성일자리 창출의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 개발과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한편, ‘가정간편식(HMR) 제조전문가 양성과정’과 관련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여성일자리본부 인재개발팀(054-650-7962)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24

“예술작품에 대한 문턱 낮추고 싶었다”

최근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이라는 말을 많이 접하게 된다. 미술, 음악, 패션, 자동차, 전자제품까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고 대중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 이경형을 만나면 오래된 거리가 예술공간이 되고 전통시장이 예술무대가 되고 생활소품이 예술상품이 된다.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문화 예술 콜라보레이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 이경형 대덕대 예술학부 교수에게 실존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현재 어떤 일을 하는가.△예술을 기획하고 연출하는 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로 활동 중이다.-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 쉽게 말한다면 어떤 일인가.△내게 예술이란 그 범주가 아주 광범위하고 복합적이다. 작은 풀꽃, 버려진 나무토막, 좁은 골목, 낯익은 항구 그 모든 것들이 예술로 연결될 수 있는 것들이다. 크리에이티브 아트디렉터는 상투적인 소재를 신선하게 탈바꿈하고 부산스런 소재들을 하나의 주제로 종합하며 예술로 승화시키는 일을 한다.-최근에 어떤 작업을 했나.△2018~2019년 사이 포항 구룡포 공공미술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했다. 구룡포 적산가옥 위쪽, 문화특화마을에 공공환경 조형물을 조성하는 작업이었는데 지역작가들과 콜라보를 통해 ‘바람언덕의 예술여행’이라는 이름으로 구룡포만이 가지고 있는 어촌마을의 다양한 정서를 표현했다. 그리고 흥해 전통시장 프로젝트에서는 전통시장의 색, 멋, 맛을 살리는 비주얼기획을 담당했다.-포항의 꿈틀로에서 작가들의 역량강화프로젝트도 한 걸로 알고 있다.△2019 포항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2019 문화적도시재생사업프로젝트’는 공간, 사람, 그리고 예술로 생활을 재발견해가는 것이 핵심이다.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에 있는 14명의 작가들을 컨설팅하고 그들이 필요한 부분을 기획하고 개선하면서 작가들에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아트상품 브랜드화이다. 지역의 대표작가 작품을 아트상품화해 대중들과 공유하면서 예술작품에 대한 문턱을 낮추고 꿈틀로의 공간을 새롭게 재창출하고 싶었다.-포항 뿐 아니라 타지역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대전 중촌동에는 요즘 보기 드문 양장점이 밀집해 있는 ‘양장점 거리’가 있다. 그곳에는 1960년대부터 숙련된 기술 장인들이 모여 조성된 패션특화거리인데 반해 산업화에 따른 기성복이 대중화되고 시설이 노후돼 대중들에게 점차 잊혀진 거리가 됐다. 이 거리를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브랜드 런칭과 기존 상인들의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감성브랜드 신규비즈니스모델 발굴과 공동마케팅 작업, 청년창업을 유도하여 수익창출과 지역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중촌동 패션 맞춤거리 프로젝트’를 이끌어냈다.-포항의 문화예술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내게 전공을 물어보면 회화, 디자인, 패션, 디자인까지 다양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는 다양성과 융합의 시대이다. 전통적인 장르개념으로 규정화하면 단순해지고 식상해질 수 있다. 포항에는 좋은 공간, 좋은 요소들이 많다. 가지고 있는 걸 확장시키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예술장르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네트워크가 지역작가들에게 필요하다. 뿐만아니라 공공기관에서 예술가와 예술에 대한 자율권을 보장해주길 바란다. 큰 덩어리만 해주고 인큐베이팅 할 수 있게끔 지켜봐주는 것, 그렇게 시간을 두고 기다려주고 만들어간다면 포항만이 가진 정체성으로 우리지역만이 가질 수 있는 문화와 예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의 색을 찾을 것이다. 예술은 결국은 생활에서 부대끼며 일어난다는 것이 내 예술철학이다. 지역성이 녹아나는 예술, 그것이 바로 포항의 문화예술이 가야할 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23

“올해 ‘꿈이 있는 문예마당’은 전국 공모로”

BBS대구불교방송과 (사)파라미타청소년연합회가 공동 주최하는 ‘제16회 꿈이 있는 문예마당’이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을 위해 공모(公募)대회로 열린다. 전국 공모로 진행되는 ‘제16회 꿈이있는 문예마당’의 주제는‘나 그리고 우리’, ‘힘내요! 대한민국’, ‘미래의 나’세 가지다.참가자들은 세 가지 주제 중 하나를 선택해 부문별로 참가하면 되고, BBS 대구불교방송 홈페이지에서 원서를 다운로드 해 오는 31일까지 접수하면 된다. 1인당 2점 이내로 응모 가능하며, 유치부는 그리기, 초등부와 중·고등부, 일반부는 각각 그리기와 산문, 운문에 참여할 수 있다.‘제16회 꿈이있는 문예마당’에서는 교육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조계종 총무원장상 등 대상 수상자 3명에게 최초로 상금 100만원을 수여하며, 최다 참가 학교와 단체 1곳에 장학금 100만원을 지원한다.오는 9월 26일 월곡역사공원에서는 작은음악회, 청소년.어린이장기자랑, 전통문화체험활동 등 다채로운 문화한마당에 이어 제31회 정지용문학상수상자인 문태준 시인 등 유명 문학가들의 인문학 특강이 부대행사로 열린다.BBS대구불교방송은 우수작을 엄선해 교육부장관상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 300여 명에 시상하며, 수상자는 9월 15일 대구불교방송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2020-08-19

무더위를 훨훨 날려줄 납량특집 빈백영화제

(재)포항문화재단 독립영화전용관 인디플러스 포항은 오는 21일부터 23까지 납량특집 빈백영화제 ‘좀, B좁은’을 개최한다.‘좀, B좁은’은 B급 좀비영화를 의미하며, 지난해 호평을 받은 이색영화제를 이은 시즌 특별 기획전으로 편안한 분위기 속 빈백에 앉아서 호러·스릴러 영화를 감상할 수 있는 색다른 영화제로, 길어진 장마와 늦여름 폭염에 지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예정이다.오싹한 분위기의 좀비소품을 활용해 스릴과 재미가 공존하는 관람공간을 연출하고 관람객들에게는 손가락모양의 좀비쿠키 제공과 함께 다양한 호러소품을 설치해 영화관람 외에도 이색적인 이벤트도 제공한다. 특히 포토스팟에서 인증샷을 찍은 후 SNS에 업로드 한 인기 게시물에 대하여는 독립영화관 무료티켓을 배포할 예정이다.‘좀, B좁은’의 작품으로는 21일 ‘학교를 초토화 시킨 좀비 무리들의 무차별 습격이 시작된다!’ ‘좀비스쿨’, 제5회 서울웹페스트 영화제 베스트 SF 수상작 ‘좀비파이터’, ‘좀비들과의 겁 없는 한판이 시작된다!’ ‘좀비랜드’가 상영된다. 22일에는 남들과는 다른 능력을 지닌 유령 보는 소년 노만의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애니메이션 ‘파라노만’, 스페인 외딴 마을에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공포물 ‘캄포스’, ‘움직이는 시체’ 좀비와 맞서 싸우게 되는 평범한 청년들의 고군분투를 다룬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B급 코미디 ‘새벽의 황당한 저주’가 상영된다. 23에는 좀비 바이러스를 소재로 한 여섯 가지 옴니버스 영화 ‘이웃집 좀비’, 일본에서 30억엔 수익을 올린 2018년 화제의 흥행작이며, 원 테이크(one take)로 담아낸 아비규환 좀비 출몰 현장을 선사하는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의 ‘카메라를 멈추면 안돼!’, 좀비 소재를 다룬 3개의 단편영화, ‘너를 봤어’, ‘리메인’, ‘레어’의 ‘좀, B좁은 단편선’이 상영될 예정이다.자세한 행사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예매는 독립예술영화 통합 예매사이트 인디앤아트 시네마에서 할 수 있고 3천500원(할인 3천원)에 구매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0-08-18

“소중한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 모아요”

‘제4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4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자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1월 8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 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입상자 발표는 11월 16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보다 아름답고 행복한 철과의‘동거’를 위해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기타 자세한 내용은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054-289-5010)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18

“포항지역 문화예술 전문가 찾아요”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지역고유의 인문자산을 활용한 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 추진을 위해 시민커뮤니티를 도와줄 지역기반의 문화예술 전문가 및 문화예술단체를 오는 21일까지 모집한다. 최근 삼세판(시민커뮤니티 제안사업 및 문화활동공간) 공모를 통해 선발된 5개 권역의 15개의 시민커뮤니티를 도와 함께 문화사업을 펼칠 ‘시민커뮤니티 매칭형’과 커뮤니티가 발굴되지 않은 죽장, 기계, 기북면에 한해 진행되는 ‘기획공모형’ 두 가지 유형으로 공모한다. 특히 올해는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첫 해로서 시민중심의 문화도시를 정착시키기 위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문화적 성장과 문화 소외 지역의 우선선발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역문화의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또한 포항문화재단은 제철산업 이전 지역 고유의 인문성 회복을 위해 ‘인문기획위원회’를 구성, 전문가 집단의 논의를 통해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포항만의 문화자산을 6개 권역의 인문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권역별 시민주도 문화사업은 총 사업비 1억3천만원 지원 규모로 유형별 심사를 통해 차등 분배되며, 심의과정에서 시민커뮤니티가 직접 심사에 참여해 시민이 주체성을 갖는 구조로 추진된다. 공모 참가 자격은 최소 1년 이상의 문화기획, 문화예술분야 사업 추진의 실적이 있으면 되며 전문성을 지닌 단체뿐만 아니라 개인(전문가)도 신청 가능하다. 상세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이번 사업에 대한 자세한 문의는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팀(054-289-7913)으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0-08-17

연극, 역경 이겨내는 힘을 주다

세르비아 작가 류보미르 시모비치의 명작 ‘쇼팔로비치 유랑극단’을 재창작한 연극 ‘유랑극단’(각색 소민·연출 김하영)이 오는 20∼23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개막한다.포항시립연극단은 2차 세계대전 유럽을 배경으로 한 원작의 내용을 전쟁과 함께 전염병이 창궐하는 시대의 유랑극단 이야기로 바꿔 제182회 정기공연으로 선보인다.연극은 전쟁과 전염병이 창궐한 어느 무더운 여름날 한 시골마을에서 그곳 시민들과 유랑 극단 단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담았다. 전쟁과 전염병 창궐로 대변되는 현실의 어떤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사람들에게 연극이라고 하는 꿈과 이상을 보여주고 싶었던 사람들의 모습을 그렸다.전쟁이 한창인 한적한 시골마을. 전쟁에 전염병이 확산해 어둠과 근심만이 가득한 이곳에 이리저리 유랑하며 연극공연을 펼치는 유랑극단이 도착한다. 이들은 차가운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그들을 받아준 미망인 심카의 집에 머무르게 되고 그날 저녁에 공연할 연극을 준비한다. 그러나 이들이 공연 연습을 시작하기도 전 마을의 독일 사령관과 그의 정부가 총으로 살해당하는 사건이 벌어진다.김하영 객원연출자(부산 가마골극장 대표)는 “‘연극’이라는 것이 이상과 환상만을 추구하는듯 보이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 인생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일면을 표현하고 있으며, 이는 인간의 인생과 사유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또 그는 “이 무대에서 작가의 작품 세계와 사상을 대변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은 관객에게 어떤 역경과 시련이 닥쳐도 꿈과 희망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전한다”고 말했다.‘유랑극단’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공연이며, 중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생활 속 거리두기’ 좌석제를 적용해 1일 관람객은 50명으로 한정한다.입장료는 5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 경로 및 장애인 우대 3천원으로 구입 가능하다.공연 문의는 포항시 문화예술과(054-270-5483)로 하면 되며, 입장권 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 WWW.ticketlink.co.kr에서 구매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17

‘제15회 포항·포스코불빛미술대전’ 입상자 발표

‘제15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에서 한국화 부문 김창국씨의 ‘여름말의 소금강(청하 내연산 풍경)’과 서예·문인화 부문 김태원씨의 한문 행·초서 ‘이백 오서곡’이 대상작으로 선정됐다.포항·포스코 불빛 미술대전 운영위원회는 최근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18명의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올해 불빛 미술대전 심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심사결과 2점의 대상작품을 비롯해 민화 이옥천, 서각 서문길씨가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우수상, 특선, 입선 219명 등 총 304명이 입상했다.미술부문 대상에 뽑힌 김창국씨는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60대의 늦깎이 화가 지망생으로 신진작가다운 섬세하고 치밀한 붓 터치와 짜임새 있는 구도로 내연산을 표현해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서예·문인화 부문 대상 김태원씨 역시 포항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경상북도 서예대전, 포항불빛미술대전 등 다수의 입상으로 실력을 인정받은 작가다.포항시가 주최하고 포항·포스코불빛미술대전 운영위원회와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가 주관하며 포항예총과 포스코가 후원하는‘제15회 포항·포스코 불빛대전’입상작품은 9월 1일부터 5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전시한다. 이와 함께 우수상, 특별상, 특선, 입선 등 입상자에 대한 시상은 9월 1일 오후 3시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시상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17

“그림책 만들며 자아 존중 알아가길”

모든 아이들은 자기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그 이야기를 표현하는 방법의 하나로 최미경 동화작가는 몇 해 전부터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만들기 프로젝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포항 남성초등학교 전교생들과 함께한 ‘홍계길 위의 아이들_학교다녀오겠습니다’를 비롯해 드림스타트 아동들과 함께한 ‘키즈 인문학아카데미_꿈길따라인문학놀이’등 지난해 한 해만 해도 5번의 그림책만들기 프로젝트를 아이들과 진행했다. 그리고 올해도 포항문화재단의 예술지원사업 동네방네예술프로젝트에 ‘늘푸른 마음 그림책 프로젝트’가 선정돼 8월부터 9월까지 늘푸른마음지역아동센터와 연계해 그림책만들기를 하게 된다.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봄으로써 자신을 이해하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는 최 작가를 11일 만났다.-소외계층 아동을 대상으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을 2년째 하고 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초등학교 방과후과정과 사회복지우선수업을 통해 지난 6년간 동화, 동시 창작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수업을 이어갈수록 더 많은 아이들, 더 다양한 아이들이 ‘창작이 주는 기쁨’을 알아가길 바랐다. 그러한 생각을 구체화시키고자 문화예술교육 공모사업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리고 예술교육의 혜택이 가장 절실한 대상을 고민해 진행했는데 소외계층 아동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으로 집중됐다.-지난해 남성초등학교는 어떻게 그림책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는가.△2018년 포은중앙도서관 상주작가로 있었을 때, 남성초등학교 김도경 교장선생님(당시)께로부터 ‘작가와의 만남’에 대한 의뢰를 받았다. 남성초등학교에 대한 정보 없이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만났다. 그리고 전교생이 20명밖에 되질 않는 작은 학교라는 것을 알게 됐다. 강의를 한창 하고 있는데 한 남자아이가 내게 “지루해요.”라고 하길래 웃으며 넘겼다. 강의 후 선생님 한 분이 따라나오셔서 도움반 아이라고 죄송하다는 말을 하셨다. 그런데 학교를 나서려 하자, 내게 지루하단 말을 했던 그 남자아이가 날 붙잡고 “꼭 다시 오세요.”라고 했다. 이후 이 작은 학교에서 이 아이들과 같이 무언가를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그림 책프로젝트가 시작됐다.-‘늘푸른 마음 그림책 프로젝트’는 어떻게 구성되는가.△이번 프로젝트는 늘푸른마음지역아동센터 아이들 스스로 작가가 돼 글을 구상하고 쓰고 스토리보드판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고 색을 입히는 일련의 과정이 이뤄진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늘푸른마음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은 창작의 즐거움과 자신이 만든 그림책이 출간되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을 보듬어낼 것으로 기대된다. 이후 그림책낭독회를 진행해 과정의 소중함을 알고 결과를 도출하는 방법을 체득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늘푸른지역아동센터는 포항의 도심권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아이들이 가정상황이 좋은 위치에 있지 않아 같은 지역의 아동들과 경제적·문화적으로 편차가 심한 편이다. 포항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이번 포항예술지원사업 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는 지역민과 지역예술인을 연결해 예술교육이 가진 힘을 나누는 사업으로 ‘늘푸른 마음 그림책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이 예술교육으로 감수성 회복과 숨은 재능 발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그림책 만들기가 아동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나.△유년시절 자존감 형성과 자아 성장은 스스로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소중히 여길 수 있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림책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표현하면서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방법을 배운다. 더불어 타인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다.-앞으로 바람이나 계획이 있다면.△예술교육은 모든 계층과 연령층에 꼭 필요하다. 그래서 문화예술교육이 다양한 계층으로 기회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과 연령층에 맞는 프로그램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올해 바람은 늘푸른 마음 그림책 프로젝트를 비롯한 계획 중이던 문화예술교육 관련 프로젝트를 무사히 마무리 짓는 것이다. 나아가 동시대성과 창의성을 고루 갖춘 예술교육프로젝트에 대해 늘 공부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11

하회세계탈박물관, 유아·가족 체험프로그램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은 문화체육광관부와 경북도가 주최하고 경북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0 경북 문화예술교육사 인턴십 지원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경북지역 청년문화예술교육사를활용해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개발하고 운영을 지원하는 사업이다.하회세계탈박물관은 이 지원 사업에 선정돼 ‘손끝에서 만나는 한국의 탈’이라는 주제로 탈춤의 구성요소를 알아보고, 재활용품을 이용한 탈춤판 만들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됐다고 11일 밝혔다.이 프로그램은 경북 주민을 중심으로 5∼7세 미취학 아동이 있는 가족들을 대상으로 탈춤을 다양하게 체험해보고 재활용품을 이용해 나만의 탈춤판을 만들어보는 체험교육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은 한국의 탈을 손 끝으로 느낄 수 있다. 모든 참가비와 간식이 무료로 제공이 되며 완성된 작품들은 박물관 하반기 특별전시관에서 전시하게 된다.참가모집은 총 2기수를 모집하며 5주간에 걸쳐 총 10회의 교육으로 진행된다. 1기수는 20일부터 9월 21일까지(매주 월, 목요일), 2기수는 9월 26일부터 10월 29일(매주 월, 목요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참가 문의는 전화(054-843-2288)나 이메일(mask@mask.kr)로 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2020-08-11

‘해질녘서 동틀 때까지’ 소중한 사람과 걸어볼까요?

“생명 살리는‘밤길 걷기’함께 해요”(사)포항생명의전화(이사장 안인수)가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해질녘서 동틀 때까지-2020 UNTACT 생명사랑 밤길걷기 in_포항’(이하 생명사랑 밤길걷기in_포항)을 개최,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2019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하루에 34.1명, 연간 1만2천46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생명의전화는 이같은 자살예방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38분마다 소중한 생명을 잃는 현실을 자각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희망을 찾아나가는 특별한 자살예방 캠페인으로 기획됐다.코로나19로 인해 삶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점에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도 기존 함께 모여 진행하는 방식에서 비 대면인 ‘따로 또 함께’ 방법으로 장소나 지역 제한 없이 각자 원하는 곳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응원하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하는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참가자들은 9월 한 달간 참가자들이 직접 제작한 생명사랑·자살예방 메시지를 담은 다솜판을 캠페인 티셔츠에 부착후 응원 손현수막을 흔들고 걸으며 지역사회 캠페인활동을 전개한다. 이어 별도의 집결장소 없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해질무렵부터 포항 도심과 경북지역을 걷게 된다. 참가신청시 본인 선택한 코스(5.8km·11.5km)를 추천코스(철길숲길, 영일대 장미공원)나 자율코스(자유롭게 코스 지정한 장소)를 걷고 나서 완보메달을 걸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포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캠페인 #생명사랑밤길걷기 포항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 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하는 어플은 플레이스토어에서 걷기 앱을 다운로드한다.추천장소 5.8km는 우창동행정복지센터→토끼굴 → 양학동행정복지센터→포항철길숲→ 효자교회이며, 추천장소 11.5km는 형산강(장미공원) → 송도해수욕장→ 동빈내항 → 영일대 장미공원 →환호공원(포항시립미술관) → 환호공원입구(GS마트앞)를 걸으면 된다. 자율장소는 참가자가 포항이나 경북 또는 원하는 다양한 지역에서 본인이 자유롭게 장소를 지정해 수행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성인, 청소년 등 누구나 오는 9월 5일까지 인터넷(www.walkingovernight.com), 전화(054-252-9177), 팩스(054-252-9178), 방문접수(포항생명의전화 포항시 북구 중앙로419번길11 대동우방타운 상가2층)를 통해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면 캠페인 키트가 지급된다. 캠페인 키트에는 손현수막, 등번호, 티셔츠, 완보메달, 마스크 등이 들어 있다.안인수 포항생명의전화 이사장은 “해질녘서부터 동틀때까지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특별한 여정을 통해 삶의 위기를 이겨내고, 함께 희망과 용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10

다큐멘터리, ‘교육의 희망’을 말하다

‘제17회 EBS국제다큐영화제’출품작들.코로나19가 휩쓸고 간 2020년은 그 어느 때보다 평범한 일상의 순간들이 그리워지는 해이고 그 상처와 트라우마는 쉽게 가시지 않을 것이다. 또한 학교 등 여러 교육의 현장이 겪은 두려움에서 벗어나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우리 사회의 시대정신을 민감하게 반영해 온 다큐멘터리를 통해‘교육의 희망’을 발견하는 행사가 열린다.오는 17∼23일 열리는 EBS교육방송 주최의 ‘제17회 EBS국제다큐영화제’(이하 EIDF2020)가 바로 그것. 전세계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다큐 페스티벌인 이 영화제는 올해 슬로건을 ‘다시 일상으로 - 다큐, 내일을 꿈꾸다’로 정하고, ‘다큐멘터리는 우리 사회의 등불과 같은 존재’라는 정의를 통해 다큐멘터리의 기본 정신으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영화제로 마련됐다.특히 대구교육청과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이 ‘EIDF2020’에 ‘내일의 교육’섹션을 제안하고 5편의 교육다큐멘터리를 공동선정·방송하는 페스티벌 파트너로 참여해 눈길을 끌고 있다.‘EIDF2020’은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언택트’ 다큐축제로 치러진다. 지상파 방송과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결합한 세계 유일한 영화제의 강점을 살려 안방으로 명품 다큐멘터리를 전달할 예정이다.이번 영화제에는 30개국 총 69편의 작품이 12개 섹션으로 나뉘어 하루 평균 9시간씩 EBS 1TV를 통해 안방을 찾는다.특히 올해는 교육과 여성 섹션을 따로 마련해 전 세계 다양한 교육현장과 여성이 이끄는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일반극장 상영은 취소됐지만 영화제 기간 동안 온라인 VOD 서비스인 D-BOX에서 대부분의 영화들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는 EIDF만의 플랫폼도 건재한다.이번 교육섹션 ‘내일의 교육’에 선정된 5편의 다큐멘터리는 세계의 다양한 교육현장을 베테랑 감독들이 긴 시간을 두고 영상화했다는 것이 여러 공통점 중의 하나다.△위대한 음악의 꿈과 예술에 대한 관찰력이 돋보이는 영상을 보여주는 ‘조지아의 음악학교’(조지아) △우리 시대의 초상일 수 있는 대한민국 입시의 극적 현장을 포착한 ‘공부의 나라’(한국 벨기에) △초등학교 1학년생을 통해 자유와 책임을 가르치는 라트비아의 교육을 만나는 ‘천사들의 합창’(독일 라트비아) △난생 처음 반장선거를 치르는 중국의 한 초등학교 이야기를 담은 ‘반장선거: 저를 뽑아주세요’(중국) △17년 만에 희망과 두려움의 메시지로 재구성한 포스트 테러 아메리칸 드림을 그린 ‘9/11 키즈’(캐나다) 등이다.지난해 전주의 국립무형유산원이 ‘무형유산’을 주제로 한 섹션을 개설·참여한 데서 착안해 대구교육박물관이 제안한 ‘교육섹션’은 ‘교육을 주제로 한 세계의 다양한 다큐명작들을 집약해서 보여주는 효과 뿐 아니라, 다큐멘터리가 가지는 교육적 메시지를 선입견 없이 전함으로써 교육에 관심 있는 한국의 관객들에게 다양한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개막일인 17일 비대면 행사로 진행될 개막식을 위해 제작된 특집다큐멘터리(EBS1TV 오후 9시50분 방영)에서 강은희 대구시교육청 교육감은 “언택트(untact)시대가 가속화되는 시점에 이번 EBS국제다큐영화제는 문화생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이번 행사가 “학생들이 저마다의 잠재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한편, 대구교육박물관은 9월 중 박물관 문화관에서 시민을 대상으로 이번에 선정된 5편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할 예정이며, 10월에는 매년 개최되는‘우리 동네 달빛축제’현장인 박물관 잔디광장에서 야외영화제로도 감상하는 기회를 마련할 계획이다.코로나19로 잃어버린 평범한 일상에 대한 소중함과 그리움을 다큐멘터리를 통해 다시 세우고자 하는 희망을 담은 ‘EIDF2020’은 지상파 방송(EBS 1TV)과 다큐멘터리 전용 VOD서비스 D-박스, 오프라인 극장 상영을 통해 관객과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09

“와이어 매력은 무궁무진한 확장성”

예술은 미(美)의 창조인 동시에 진실에 대한 표현이다. 창작 의지에 지성과 기술이 결합하면 바로 예술이 된다. 숙련된 손으로 지성과 감성을 휘고 구부리고 틀을 잡아 이미지를 창조하는 포항의 와이어공예 작가 이진희를 만났다. 15년 이상 와이어로 자신만의 예술을 형상화해 온 이 작가에게 그의 예술 인생 이야기를 들어봤다.-와이어공예, 아직 일반인들에게 생소하다. 어떤 것인가.△알루미늄 소재로 돼 있는 다양한 굵기의 와이어로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다.-주로 어떤 작품을 만들 수 있는가.△실용적이고 아기자기한 생활소품에서 대형 설치미술까지 보여줄 수 있다.- 어떻게 와이어공예를 시작하게 됐나.△2006년 처음 와이어공예를 접했다. 비즈공예수업을 받던 중 담당 선생님을 통해 알게 됐고 색다른 소재라는 생각에 접근하게 됐다. 그런데 배우던 과정 중 그해 9월 한국와이어공예협회 공모전에서 ‘웨딩시계’라는 작품으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았다.-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상을 받았다.△그래서 부담도 컸지만 와이어공예가 나에게 잘 맞는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도 됐다. 엄마로 여성으로 그리고 독립된 인간으로 나를 깊이 있게 바라보게 된 하나의 기회이기도 했다.-포항에서는 현재 와이어공예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흔치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15년 이상 와이어만 고집한 이유가 있는가.△사실 공예는 유행을 잘 타는 장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욕구가 다양한 만큼 공예작가들은 시대의 흐름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다양한 소재를 공예로 끌어온다. 물론 나도 그러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와이어가 참 좋았다. 그리고 와이어가 가지는 물성이 나에게 잘 맞았던 것 같다.-와이어 공예의 매력은 무엇인가.△‘표현의 확장성’이라고 해야 할까. 와이어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모든 사물은 기본적으로 선의 형태를 이루고 있다. 그런데 와이어는 모든 선의 형태가 가능하다. 물론 선이 면으로 가는 부분이 쉬운 것은 아니었다. 여러 선을 뭉치거나 겹쳐 면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힘들지만 어려울수록 작품이 완성됐을 때의 희열은 강하다.-작가 이진희에게 와이어공예란 무엇인가.△와이어공예 작품은 소재가 가지는 특성상 화려하고 세련된 면이 먼저 부각된다. 어쩌면 나를 바라보는 타인들의 시선도 그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수강생들을 대하고 다른 이들 앞에 서야 할 때가 많기에 늘 밝고 화사한 모습을 보여야 했다. 하지만 잘 휘어지고 쉽게 망가질 수 있는 와이어처럼 나 또한 작가로 엄마로 혹은 한 사람으로 나약하고 쉽게 상처받기도 한다. 그래서 와이어를 보면 꼭 나를 보는 것 같다. 언젠가는 와이어로 만든 작품을 망가지지 않게 고착시키고 싶단 생각에 마법의 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런 와이어공예는 나를 성장시키는 동력이자 나와 닮은꼴이다.-포항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 청포도미술관에서 4일부터 15일까지 특별전을 한다. 어떤 전시인가.△시간을 주제로 하는 청포도미술관 특별전 ‘삶의 시간’ 전에는 시계로 완성된 작품을 모두 선보일 예정이다. 시간을 선택한 이유는 지금까지 내가 해오던 작업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엄마로, 아내로, 작가로 3중의 삶을 살고 있는 와이어공예 작가 이진희는 올 하반기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 세오녀문화제 단체전뿐 아니라 예술지원사업에도 선정돼 다양한 작품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03

코로나 시대 詩로 떠나는 남미여행

하재영 시인.포항의 중진 시인 하재영은 ‘시의 호수에 배를 띄워’치열한 작가정신으로 끊임없이 항해하고 있는 시인이다. 그는 큰 문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화두로 시와 면벽 수행하듯 늘 시를 끌어안고 있는 시인으로 많은 체험과 시적 영감, 기교를 활용해 시를 쓰고 있다. 그가 최근 등단 30년 만에 새로운 시집을 펴냈다.‘낯선 여행지의 몸무게’(푸른사상)라는 제목의 이번 시집은 그의 시적 상상력과 창작 과정을 눈여겨 볼만하다. 남아메리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을 여행하면서 쓴 기행시로 여행지의 수려한 자연 풍경과 사람들 삶의 이야기가 시에 오롯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하 시인을 2일 만나 이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지난 2018년 두번 째 시집 이후 세 번째인데요.△문학 활동을 하면서 시집을 내는 일은 개인의 문학 활동뿐만 아니라 문단사에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할 수 있죠. 등단 이후 저 개인적으로는 여러 권의 시집을 낼 수 있었지만 그 자체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많이 생각했고, 망설이게 했어요. 등단 30년 만에 세 번째 시집은 극히 적은 편이라 할 수 있죠. 이번 시집은 기존의 시집과 좀 다른 것을 추구했어요. 우리나라 기행시의 영역을 더 넓게 확대했다고 할 수 있죠. 한국 시단에서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처럼 독특하게 남미를 집중적으로 다룬 시는 처음일 거예요.-기행시라…. 휴가철인데 현대인에게 여행의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대부분 사람들은 여행을 꿈꿉니다. 바쁜 일상에서 어디론가 떠나는 일은 자신의 모습을, 살아온 과거를 살필 수 있는 기회이면서 미래를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인간만의 특권입니다. 힐링의 시간이죠. 특히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예술가들에게 여행은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이라 할 수 있죠.-시의 주된 소재와 마음에 드는 시를 소개한다면.△예술은 새로움과 즐거움이 있어야 해요. 이번 시집은 그야말로 여행할 수 없는 시대에 시집을 넘기면서 남미를 여행하듯, 즐기면서 볼 수 있는 시집이에요. 남미의 세계적 여행지가 시의 소재가 됐거든요. 먼 거리이기에 여행으로서 쉽지 않은 곳이죠. 작심하고 가야하는 곳인데 땅이 넓다 보니 볼 것 많고, 먹을 것이 많아 느낄 것도 많이 생기죠. 그야말로 오감 이상의 감각이 동원되기에 사색도 덩달아 따라오게 되는 곳이 남미에요. 시집에는 85편의 시가 있는데 여행 출발에서 되돌아오기까지 곳곳의 특색이 시에 담겨 있어요. 예를 든다면 3천m 이상의 고산지역 페루 쿠스코에서 경험하는 고대 문명과 고산증,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사막의 수려한 경관, 칠레의 산티아고 네루다 생가, 아르헨티나의 땅끝 마을 우수아이아, 브라질의 예수상 그 모든 것들이 시의 대상이 됐고, 모두가 애착이 가는 것들이에요. 특히 낯선 지명이 주는 생경스러움을 없애기 위해 많은 사진도 보탰어요.하재영 시인의 시집‘낯선 여행지의 몸무게’ 표지.-시 창작 습관이 있으신가요.△칠레의 시인 파불로 네루다란 시인은 ‘시’란 시에서 “시가 나를 찾아왔어. 몰라, 그게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어. 겨울에서인지 강에서인지 언제 어떻게 왔는지 모르겠어”란 말을 했죠. 이상스럽게도 남미여행은 제게도 시가 그냥 찾아왔다고 할 수 있어요. 일부러 시를 쓰기 위해 많은 여행과 독서와 생각을 했는데 작품 창작과 연결은 잘 안 됐거든요. 그런데 남미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시가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처럼 나를 휘감았고, 그렇기에 이동하면서 메모하고, 머물면서 정리하는 즐거움이 있었기에 시집으로 시를 묶게 됐습니다.-코로나19라는 힘든 시대를 보내고 있다. 문학의 역할은 무엇인가.△코로나 시대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삶의 방법을 찾은 것은 무엇보다 동적인 것보다 정적인 것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소위 언택트 사회가 되면서 사람들은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일상화 됐거든요. ‘뉴 모럴’시대에 맞는 새로운 가치관과 행동양식은 어떤 면에서는 독서의 필요성을 더 중요하게 만들 수 있어요. 특히 시(詩)는 긴 문장, 긴 시간을 짧게 압축한 것이죠. 많은 상상력을 제공하는 시를 이 시대 더 많이 읽어야 할 거예요. 그것이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는 묘안이 될 수 있어요.-앞으로의 바람이 있다면.△대부분 사람들이 정신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그런 것들은 대부분 행복하고는 무관한 것이잖아요. 문학인으로서 그야말로 좋은 작품을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됐으면 좋겠고, 코로나 시대에 제 작품집 ‘낯선 여행지의 몸무게’가 많은 사람들에게 간접적으로 남미 여행을 경험하게 하고,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동기부여를 해 건강한 삶을 누렸으면 좋겠어요./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0-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