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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국제학술심포지엄 ‘고대 유리의 세계’ 개최

국립경주박물관(관장 민병찬)은 오는 27일 오전 10시 박물관 강당에서 5~6세기 신라의 유리와 세계의 고대 유리를 재조명하는 국제학술심포지엄 ‘고대 유리의 세계’를 개최한다.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신라 능묘 출토 유리의 형식학적 특징뿐만 아니라 과학적 분석을 통해 그 원산지, 후 가공 지역, 그리고 실크로드를 통한 유리의 교역망을 살펴본다. 또 이들 유리의 한반도 자체 제작 가능성도 검토한다.경주박물관은 5~6세기 신라 능묘에서 출토된 유리용기와 유리구슬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기원전 2000년 이전에 발생한 서아시아와 동지중해의 유리는 혁신을 거듭하면서 서쪽으로는 유럽 각지 동쪽으로는 동아시아까지 퍼져 나갔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대 유리용기와 유리구슬 역시 실크로드를 통한 국제적 교류의 산물이었다.심포지엄은 신라 능묘 출토 유리의 원류와 국제 교역망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 한국, 영국, 일본의 연구자가 모두 7개의 주제로 발표에 나서 지중해와 서아시아 유리,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 유리 그리고 신라와 일본의 유리에 관련된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 발표 형식으로 진행된다.주제 발표자는 줄리안 헨더슨(영국 노팅엄대학교),시카쿠 류지(일본 오카야마시립오리엔트미술관), 세르게이 랍제브(일본 미호미술관), 박천수(경북대학교),다무라 도모미(일본 국립나라문화재연구소), 김규호(공주대학교), 김도윤·이승은(국립경주박물관) 등이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신라 능묘 출토 유리기와 5~6세기 유리 교역망의 이해 수준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25

창립 40돌지역 문학의 지평을 넓힌다

포항문인협회(회장 최부식)는 최근 기관지 ‘포항문학’ 통권 46호를 발간했다. 연간지로 발간하는 ‘포항문학’은 이번 46호에서 특집1 ‘다시, 한흑구를 말한다’와 특집2 포토에세이 ‘작가의 아버지를 찾아서-나의 아버지’를 필두로 전국에서 주목받는 작가들의 초대 작품들과 문인협회 회원들의 시, 수필, 소설, 서평 등 90여 편의 작품을 실었다.호를 거듭할수록 전국 문단과 문인들의 주목을 받아온 ‘포항문학’은 올해 지역사회에 좀 더 천착하고자 특집‘다시, 한흑구를 말한다’와 ‘나의 아버지’를 마련했다.특집1 포항문인협회 창립 40주년 및 흑구 한세광 선생 타계 40주년을 맞이해 그의 문학세계를 돌아봤다. 한명수 ‘한흑구는 민족시인이다’, 최부식‘한흑구 문학관, 다시 영광된 작가의 집으로’, 하재영 ‘송도 바닷가를 사랑한 문학인 한세광’을 통해 흑구 한세광 선생을 추억했고, 흑구 선생의 친필 원고 등을 발굴해 게재했다.특집2 포토에세이에서는 2017년 기획특집으로 ‘작가의 어머니’ 편을 기획하고 그 완결편으로 ‘작가의 아버지’ 편을 마련했다. 작가의 아버지는 세 명을 초청했다.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작가들도 아버지가 됐고, 아버지의 모습 속에서 작가의 모습을 찾아가 봤다.문예지 특성을 살린 본격 문학작품으로 김왕노, 김병호, 이령 시인들의 신선한 시들과 이강란, 김살로메, 김강의 회원 소설, 수필 한경선 ‘새우눈’을 실었다. 초대작품들은 현 한국문단의 흐름과 수준을 가늠케 하는 수작들이다. 또한 포항문인협회 작가들은 지역과 이웃의 삶을 통해 그 수고로움과 아픔, 기쁨 등을 문학적 언어로 담아냈다.최부식 포항문인협회장은 “이 모든 것은 ‘포항문학’과 포항문인협회가 지역을 바탕으로 추구해온 문학정신이며, 작품세계이다. 우리 일상이 문학이고 지역 문학이 한국 문학의 바탕임을 새삼 일깨우기 위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항문학’은 또다시 지평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포항문인협회는 최근 ‘포항문학 46호 출판기념 및 송년문학의 밤’을 열어 편집주간(소설가 김살로메)을 비롯한 편집위원들의 노고에 감사하고, 회원들이 작품 낭독 등을 하면서 ‘포항문학’발전을 다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24

‘포항소재문학상’ 대상에 이성후씨

이성후씨포항문인협회(회장 최부식)는 24일‘제11회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 수상자를 발표했다. 최고상인 대상에는 이성후(수원시 장안구)씨의 소설 ‘바다 더듬기’에 돌아갔고, 소설 부문 최우수는 김이령(포항시 흥해읍)씨의 ‘울타리’, 시 부문 최우수는 최교빈(부산시 대연동)씨의 ‘해돋이택시’, 수필 부문 최우수는 정미영(포항시 남구)씨의 ‘벽화마을, 거닐다’가 입상했다.포항소재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대상 작품 ‘바다 더듬기’의 미덕은 작가의 절제심에 있다. 청년 실업이 심각한 사회 상황이 문제시되고 앞길이 막연한 주인공이 그려졌으나 어떠한 연민이나 동정도 끼어들지 않았다. 일종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객관성을 부각하면서 주인공 청년의 정처없음을 여실하게 제시함으로써 우리 시대 청년 세대의 문제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고 전했다.이성후씨는 1998년 출생으로, 현재 성신여대 컴퓨터공학과 2학년 재학 중이다. 10회 LH 청년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 21회 민들레문학상 소설부문 가작, 3회 건설문학상 소설부문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한편, 지난 8월부터 10월31일까지 3개월간 공모한 포항소재문학상 작품 공모에는 전국 각지에서 시 부문에 75명 247편, 소설에 27명 28편, 수필에 23명 52편이 응모했다. 입상작에 대한 시상은 오는 12월7일 오후 3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열릴 예정이다.다음은‘제11회 포항소재문학상’ 입상자 명단.◇소설 △대상 이성후(수원시 장안구) △최우수 김이령(포항시 북구 흥해읍) △우수 이은정(경주시 황성로 ) 전은(포항시 남구 해병로 )◇시 △최우수 최교빈(부산시 남구 대연동 ) △우수 오호영(포항시 남구 지곡로 ) 김영욱(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수필 △최우수 정미영(포항시 남구 상도남로) △우수 김정화(포항시 남구 상도로) 김미경(대수시 수성구 달구벌대로)/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24

포항예술고, 실력·인성 겸비한 예술인 양성

포항예술고(교장 김민규)는 3년 연속 포항시 자원봉사 모범학교로 선정돼 현판식을 가졌다고 20일 밝혔다. 지난 19일 포항시자원봉사센터 권오성 센터장이 학교를 방문해 현판식을 가졌으며 3년 연속 자원봉사 모범학교에 대한 포항시장 기관표창과 학생표창은 별도로 있을 예정이다.포항예술고는 학교교육과정에 봉사활동을 별도로 편성해 매월 1회 넷째주 금요일 오후에 실질적인 봉사활동을 실시해 오고 있다. 이러한 봉사활동을 통해 몸으로 직접 체득하게 하는 교육을 실시해 오고 있다. 학기초에 학교에서 직접 봉사활동 대상기관을 섭외해 학생봉사활동이 필요한 곳을 선정해 1년 내내 연속성을 가지고 봉사활동을 전개해 봉사 대상 기관으로부터도 호평을 받아오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매년 봉사대상 기관으로부터 신뢰가 쌓여 해마다 연속해서 신청하는 봉사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각 기관이 요구하는 봉사활동에 학생들의 전공을 살려 연주회, 미술지도 등 예술소외지역에 학생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공연과 시각적 요소가 더해져 더불어 살아가는 포항시가 되는데 힘을 보태왔다.김민규 포항예술고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지역의 소외지역에 직접 봉사활동을 전개해 따뜻한 인성을 겸비한 미래 예술인으로 성장해 나가는 밑거름이 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지속성을 가지고 포항시 자원봉사센터와 유기적인 관계를 통해 봉사의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20

‘향기나는 시낭송 콘서트’ 성황 포항시낭송협회“300여명 방문”

최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포항시낭송협회(회장 권양우)‘제8회 향기나는 시낭송 콘서트’가사진 초대시인, 동호인,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사랑으로 오는 것들’이라는 주제로 1부 나, 2부 가족, 3부 우리로 나눠 진행된 시낭송 콘서트는 총 14편의 시를 회원 30여 명이 출연해 낭송했다.낭송시 주제에 어울리는 영상과 음향을 회원들이 손수 제작해 독특한 무대 연출로 펼쳐진 이번 시낭송회는 다채롭고 이색적인 즐길거리를 제공해 관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받았다.특히 함께 선보인 제13회 조지훈예술제 시낭송퍼포먼스대회 최우수 수상작인 ‘당신의 손끝만 스쳐도’는 두 낭송가의 애절한듯 차분한 어조와 무용수의 리드미컬한 몸동작을 곁들임으로써 보고 듣는 시낭송을 온몸으로 느끼는 감동의 물결로 전해졌다. 또한 네 명의 낭송가가 독특한 의상과 몸짓으로 나태주의 ‘선물’을 합송(合誦)하며, “오늘 하루와 당신과 산과 풀꽃과 지구와 우리 모두가 좋은 선물”임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줌으로써 많은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 외 발표회 중간에 퀸즈플루트앙상블의 가을노래 두 곡이 시같은 선율로 울려퍼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9

부부간 분쟁, 어떻게 해결하나요?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 포은중앙도서관이 이번 주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는 시민 188명을 대상으로 생활속 법률 강좌인 ‘시민법률콘서트’가 마련된다. 이번 강연은 ‘혼인과 이혼’이라는 주제로 이종석 변호사를 초청해 부부간 법률분쟁에 따른 현명한 해결 방법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막연하고 어려운 법을 알기 쉽게 풀어내는 이번 강연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음악 공연, 법률 강연, 질의 응답시간 순서로 진행되며, 별도의 신청 없이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이어 24일 오후 4시에는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서 지역 예술가 공동체 어바웃뮤직컴퍼니(대표 안서련)와 함께 ‘포항을 노래하다’ 음악회를 진행한다.(재)포항문화재단의 ‘2019년 동네방네 예술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사업비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이 음악회는 포항에서 꿈을 키워가는 강다겸(한동글로벌 4년), 백예슬(한동글로벌 4년), 손준하(양덕초 6년), 이규석(죽천초 6년), 이상현(양덕초 6년), 이현석(죽천초 4년), 한소희(유강초 4년) 등 초등학교 4~6학년 7명의 어린이들이 포항에 대한 추억을 가사로 만들어 선율을 입힌 7곡의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이번 공연의 출연진은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이 참여해 더욱 주목을 받고 있으며, 황수진(소프라노), 이은서(양덕중 1년), 채민강(환호여중 1년)이 노래를, 이동준(키보드, 작곡 및 음악감독), 이도관(드럼), 홍대협(콘트라베이스)이 연주를 맡았다. /윤희정기자

2019-11-19

“행복해지고 싶은 사람은 다 초대해요”

(사)예술마당 솔 경북지회(지회장 정미영) 창립 7주년 기념행사‘두 손 맞잡고 노래해요’가 22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포항시 흥해읍 낭만파파에서 열린다.예술마당 솔(이사장 박종문)은 1990년 10월 대구에서 창립된 문화예술 단체로 2011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해 2012년에는 포항을 중심으로 한 경북지회로 조직이 확산됐다.건강한 문화예술을 따뜻하게 소통하자는 모토를 내건 (사)예술마당 솔은 문화 공간을 마련하고 일상 속에서 예술을 만나며 누구나 예술하는 ‘문화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한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해왔다.이번 기념행사‘두 손 맞잡고 노래해요’는 11·15 포항 지진 2주년을 맞이해 흥해읍민을 위로하고 새로운 희망을 갖게 하고자 준비했다.기획과 연출을 맡은 김현식(예술마당솔 대표)씨는 부부와 온가족이 함께 해 행복한 일상과 가정을 소중히 여기는 프로그램 위주로 행사를 진행한다고 전했다.행사는 호혜시장, 단편영화 상영, 반짝 미술품 경매, 작은 음악회 등 다채롭게 진행된다. 호혜시장에서는 물건을 사고파는 게 아니라 주고받는 형태의 거래인 호혜시장을 통해 공동체를 위해 자기가 가진 물건이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들은 발효한방음료, 보이차, 추어탕, 귤, 꿀과 올리브유 등을 내놓았고, 시인과 가수는 시낭송과 노래를 부르며 화가는 자신이 그린 드로잉을 시장에 기증했다.단편영화 상영 시간에는 회원이 기획한 단편영화를 튼다. 단편영화 ‘힘을 내요, 김쌤’은 경북영화교육연구회와 경주 모아초등학교의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만든 영화다. 영화는 학교 홍보 영상을 소재로 해서 만들었는데, 홍보영상에서 볼 수 있는 아이들과 선생님의 밝은 모습과는 달리 실제 학교의 모습은 다를 수도 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반짝 미술품 경매는 회원들이 소장하거나 직접 제작한 작품을 경매 행사를 통해 시민에게 보급한다. (사)예술마당 솔에서는 2012년부터 ‘달빛 아래 노닐다’와 ‘유쾌한 갤러리’ 행사라는 경매 행사를 통해 미술품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해왔다.작은 음악회는 아마추어와 프로가 섞인 회원이 출연하는 음악회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김주헌, 박지명 가수와 전국을 무대로 활약하는 밴드죠가 공연을 펼친다. 밴드죠는 2018년 한 해 동안 흥해시장 야외무대에서 수차례 작은 음악회를 열어 지진으로 지친 포항시민과 흥해읍민을 위로하며 희망을 붇돋는 ‘행복한 흥해 만들기’에 크게 이바지했다.이밖에도 문화대상 시상 예술활동을 통해 지난 한 해 봉사한 회원들을 대상으로 공로상과 봉사상 그리고 문화대상을 시상한다. 문화대상은 참가한 회원이 모두 참여해 뽑은 한 사람을 ‘2019 예술마당 솔이 뽑은 문화대상’ 수상자로 결정한다.‘두 손 맞잡고 노래해요’는 예술마당 솔 회원 뿐만 아니라 포항시민, 흥해읍민 등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좁은 객석으로 인해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문의 010-5615-8821./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9

스틸 러브, 서울 ‘한옥, 걸다’ 展 참가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에서 운영하는 포항스틸아트공방 수강생으로 구성된 금속공예 동아리 스틸 러브가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전시 프로젝트 ‘한옥, 걸다’전에 참가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내년 1월 5일까지 진행되는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전시 프로젝트 ‘한옥, 걸다’展은 한복, 족자, 등불, 풍경 총 4가지 주제로 구성된 야외 전시로, 한옥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대 작가들의 작품이 자연스럽게 한옥마을에 녹아든 풍경을 보여준다. 동아리스틸 러브는 서울 남산골한옥마을 옥인동 윤씨 가옥의 한옥 분위기와 어울리는 다양한 풍경(風磬) 아홉 작품을 전시 중이다.윤씨 가옥 처마에 빼곡히 달린 풍경의 아름다운 형태뿐 아니라 고운 울림소리가 관람객들을 정성스럽게 반기고 있다.포항스틸아트공방 책임강사인 정영신 교수를 비롯한 두 명의 강사로부터 전문적인 지도를 받은 권미분, 김은미, 신은경, 유승호, 윤정운, 이문숙, 이민지, 이영순 조영미 등 9명의 수강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스틸아트공방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성과를 달성했다. 이들은 2016년 포항스틸아트공방 개소 이래 3년 동안 금속공예 강좌 수강을 통해 기술을 연마한 숙련된 수강생들로 이번 전시에서 그 실력을 뽐냈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포항스틸아트공방은 앞으로도 매년 연말 성과물 전시를 비롯해 대외 전시에 참여함으로써 포항의 문화적 위상을 제고하고, 시민의 일상을 아름답고 가치 있게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8

문화도시 포항, 시민 축제로 결실 맺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이 추진하는 법정 문화도시 예비사업의 일환으로 열린 ‘2019 문화도시 시민축제’가 16,17일 이틀간 포항 나루터 문화놀이창고(구 수협냉동창고)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2019 문화도시 시민축제’는 법정 문화도시 예비사업 기간 동안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문화적 활동을 소개하고 또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로, 문화도시 포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다양한 예술가와 문화예술 단체,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 장으로 마련됐다.오프닝은 권역별 시민제안공모 사업의 북천무, 단심합창단으로 지역민들과 그동안 함께 준비해온 치유안무와 합창 무대를 선보였다. 대부분 50대 이상 지역민들로 이뤄진 프로젝트로 이번 사업 참가를 통해 일상의 문화적 변화를 경험하고 높은 만족도를 표했다.공감네트워크 국제포럼은 포항, 안산, 경주, 고성 그리고 일본 후쿠시마 재난활동가들이 모여 재난을 문화적으로 어떻게 바라보고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그 지향점은 무엇인지 고민하고 연대하는 시간을 가졌다.이어진 문화시민 라운드테이블은 포항의 6개 권역에서 진행된 사업성과를 공유하고 권역별 인문자산을 어떻게 시민의 일상으로 돌릴 것인가에 대한 토론의 장으로 이뤄졌다. 포항의 문화단체들과 인문기획위원회의 열띤 토론으로 현장의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기도 했다.이외에도 올 한해 사업성과와 내일의 포항을 그리는 전시들과 그래피티, 국제 교류 전시 등으로 축제를 찾은 시민들이 다양한 장르의 전시를 한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었고, 함께 준비된 프리마켓체험, 퀴즈프로그램, 포토부스 등으로 축제를 방문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특히 이번 축제는 관주도의 행사가 아닌 문화도시 예비사업으로 함께 발 맞춰온 시민중심의 워킹그룹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진행한 점에 큰 의미가 있다. 문화도시 포항이 시민에 방점이 있는 만큼 이번 시도를 통해 시민 주도형 문화 활동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한편, 그동안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법정 문화도시 예비도시로서 올 한해 포항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비사업을 추진해왔다. 포항의 인문성을 회복하고 포항시 전역의 시민 거버넌스를 확대하는 권역별 시민제안공모, 경제위기와 재난을 문화적 방식으로 극복하는 문화적 재활 프로그램, 원도심 꿈틀로를 중심으로 한 문화적 장소 구축과 예술가 및 워킹그룹 양성 등 역동적인 문화도시 사업성과를 만들어 왔다. 오는 2020년 제1차 법정 문화도시 선정을 위해 포항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19-11-17

느낌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김봉환)에서 운영하는 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손진은)은 오는 23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김기택사진시인 초청 문학 특강을 연다. 김 시인은 ‘느낌은 어떻게 시가 되는가?’라는 주제로 ‘느낌’을 시로 표현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강의할 예정이다. 김 시인은 “느낌은 생명체 내부의 생명의 상태를 드러내주는 것”이며 언어가 되기 이전, 사고하기 이전의 느낌은 시시각각 몸속에서 일어나는 생명의 움직임이다. 느낌이 올 때, 느낌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보이기 시작할 때가 시의 첫 문장이 막 나오려는 순간일 것이다. 시는 그 느낌 속에서 언어가 될 가능성을 찾는다. 이 현상과 사건들은 우리에게 이름을 붙여달라고 요구한다. 이 요구에 대한 응답, 즉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것들에게 최초로 부여하는 이름이 곧 시라고 할 수 있다”고 정의했다.경기도 안양이 고향인 김기택 시인은 198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시 ‘가뭄’과 ‘꼽추’가 당선돼 문단에 나왔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대사회의 문제를 진단하는 문명 비판적 경향으로 주목을 받았다. 감정은 제어하고 이미지의 환기에 집중하는 듯하지만, 통찰력 있는 시선으로 대상이 감추고 있는 아름다움을 파헤치는 서정시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역 관련 일을 하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재직하며 시를 쓴 탓에 많은 작품을 발표하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의 이목을 끌었고, 각종 문학상의 영예를 누렸다. 직장을 퇴직한 후에는 이전보다 더욱 활발한 창작 활동을 보여줬다. 현재 경희사이버대 미디어문예창작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시 ‘사무원’은 고교 문학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다. 시집으로 ‘태아의 잠’‘바늘구멍 속의 폭풍’‘사무원’‘소’‘껌’‘갈라진다 갈라진다’등이 있다. 스페인어로 번역한 시집으로 ‘EL CHICLE’가 있고, 시 해설서로 ‘시와 몸과 그림-이상과 서정주의 몸시 그리고 그림’을 펴내기도 했다. 김수영문학상(1995), 현대문학상(2001), 이수문학상(2004), 미당문학상(2004), 지훈문학상(2006), 편운문학상(2013) 등을 받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7

인도자가 있는문학으로 난 길

“문학 큐레이터?!”책은 독자를 새로운 세상으로 안내한다고들 한다. 도서관에는 많은 책이 있고, 그 책의 수만큼 수많은 세계가 있다. 하지만 간혹 어떻게 해야 그 세계로 빠져들 수 있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다. 만약 도서관에 그것을 안내해 줄 수 있는 작가가 상주한다면 어떨까.작가들에게는 공공도서관의 일자리와 함께 안정적인 집필환경을 제공하고, 지역 주민에게는 작가와 함께하는 문학 프로그램을 통해 문학을 더 잘 향유할 수 있도록 진행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포항시립도서관 포은중앙도서관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한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에 공모, 지원기관으로 선정돼 지난 6일 첫 강좌를 진행했다.‘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도서관에 문학 분야 작가가 상주해 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이 사업은 지역작가가 도서관에 상주하며 지역의 문학큐레이터가 돼 문학체험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작가들은 일자리를 통해 창작 여건이 개선되고 독자와 직접 소통하는 기회를 갖게 되는 한편, 주민들은 현역 작가로부터 문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이번 사업은 포은중앙도서관을 포함해 전국 총 31개 도서관이 선정돼 내년 3월까지 운영된다. 포은중앙도서관은 2천만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작가 인건비와 문화프로그램 운영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다.포은중앙도서관은 이번에 선정된 도서관 상주작가인 유지은 작가와 함께 연령층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먼저 태교를 원하는 예비엄마를 대상으로 문학작품과 예술분야를 체험하는 ‘예술 꾸러미 태교여행’을 통해 수강생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나만의 달력을 만든다.또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글쓰기에 대한 취미를 가질 수 있는 ‘희로애락 어르신 독서회’강좌를 통해 문학을 통한 삶의 즐거움을 찾게할 예정이다.예비 초등 5∼6학년 아동들을 위한 강좌 ‘도서관 탐험대’는 어린이들이 도서관의 기능을 스스로 깨닫게 해 도서관을 즐기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인식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강의 마지막 시간에는 탐험의 결과물로 도서관 안내 팸플릿을 제작할 예정이라 더욱 의미있는 강의가 될 전망이다.이와 더불어 포항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내 인생의 책’프로그램은 사전공고를 통해 내 인생의 책에 대한 사연을 모집하며 다양한 연령층의 추천도서를 선정해 사연과 함께 책을 전시한다.‘성탄 맞이 도서관 행사’는 성탄을 즈음한 2주간 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도서관을 찾는 즐거움을 확대하고 가족 단위 성탄관련 1일 체험을 운영한다.포은중앙도서관의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은 지난 2017년, 2018년에 이어 올해 세 번째로 많은 시민들이 도서관을 찾아‘상주작가 지원사업’에 큰 호응을 보이고 있다.유지은 작가.시민 박지윤(45·포항시 북구)씨는 “우리 사회에서 책 읽기의 중요성이 부각되며 독서권장 운동이 사회운동으로 실시된 지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많은 국민들에게 아직도 책을 읽는 행위가 하나의 습관으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앞으로의 독서교육은 포은중앙도서관의 ‘상주작가 지원사업’프로그램과 같이 단순한 구호에서 벗어나 ‘어떠한’ 책을 ‘어떻게’ 읽을 것이며,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지도로써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이번 ‘도서관 상주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의 독서 영역 확대가 인문적 소양의 확대로 이어지길 바라며, 문학가의 활동을 통해 지역민의 창작 활동이 왕성해지고 개인의 재능이 사회로 공유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2

‘문화도시 포항’을 즐기다

“문화도시 포항,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즐겨요”(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이 추진하는 법정 문화도시 예비사업의 일환으로 오는 16~17일 나루터 문화놀이창고(구 수협냉동창고)에서‘2019 문화도시 시민축제’가 개최된다.‘2019 문화도시 시민축제’는 법정 문화도시 예비사업 기간동안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문화적 활동을 소개하고 또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 축제로, 문화도시 포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다양한 예술가와 문화예술 단체,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 행사다.그동안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법정 문화도시 예비도시로서 올 한해 포항이 지닌 문화적 가치를 바탕으로 다양한 예비사업을 추진해왔다. 포항의 인문성을 회복하고 포항시 전역의 시민 거버넌스를 확대하는 권역별 시민제안공모, 경제위기와 재난을 문화적 방식으로 극복하는 문화적 재활 프로그램, 원도심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를 중심으로 한 문화적 장소 구축과 예술가 및 워킹그룹 양성 등 역동적인 문화도시 사업성과를 만들어 왔다.이번 행사는 개성 넘치는 사업성과 부스전시, 포항의 6개 권역의 시민제안사업 가치를 탐구하는‘포항문화시민 라운드테이블’을 비롯 해외 및 전국의 문화적 재난활동가들이 모이는 ‘공감네트워크 국제포럼’, ‘벨기에 교류전시’ 등 포항 안팎으로 문화도시 포항의 성과와 가치를 함께 경험하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이외 시민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집담회와 프리마켓과 아트 체험, 올해 포항 전역에서 열렸던 문화도시 사업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전시, 문화도시 포항에 관련된 퀴즈를 맞히면 상품을 제공하는 ‘유 퀴즈 온 더 팩토리!’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함께 준비돼 있다.특히, 이번 시민축제가 펼쳐지는 나루터 문화놀이창고는 1969년 개소한 구 수협냉동창고 건물로, 내년 리모델링 시행 전 내부를 관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2019 문화도시 시민축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www.phcf.or.kr) 또는 전화 054-289-7897을 통해 확인 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11

인문학, 포항 바다와 놀다

2019년 인문주간을 맞이해 포항시, 포항문화재단, 경북대 인문학술원이 공동 주관하는 인문학을 통해 포항시를 재발견하는 인문주간 행사가 포항의 인문자원인 ‘바다’를 주제로 포항시 곳곳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인문주간 행사는 교육부가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10월 마지막 주를 인문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연다. 이번 2019 인문주간 행사는 ‘갈등을 넘어 화해와 상생으로’를 주제로 전국의 인문도시로 선정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됐다.특히 올해 인문주간은 항구도시인 포항의 인문자원에 주목해 ‘바다’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인문학과 소통할 수 있도록 풍성하고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지난달 26일 포항 동빈내항 (구)수협냉동창고에서 열린 인문주간 개막식 ‘바다와 인문학-인문학, 바다(海)와 놀다’에서는 입체낭독극 공연과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의 주제 강연‘바다 옆에서 철학하기’가 열렸다. 개막식 후에는 ‘바다의 눈으로 바다를 보다’라는 주제로 바다 자원과 보호 및 상상력 원천으로의 바다 활용법에 대한 이윤길 국제옵서버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졌다.29일에는 ‘조선의 마지막 군마’를 주제로 장기읍성, 구룡포, 호미곶, 대보 등 일제강점기 장기, 구룡포 일대를 지배했던 일본인들과 관련된 역사적 장소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텔링 테마기행이 포항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됐다. 또 31일에는 ‘푸른 바다 물빛 닮은 사람들’을 주제로 시민들이 구룡포 조선소 뱃공장과 해풍국수 공장을 방문해‘바다’와 ‘인문학’이 어우러진 포항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현장+토크가 열렸다.이외에도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0일까지 동빈내항 (구)수협냉동창고에서 ‘소환된 삶의 바다’를 주제로 수협창고에서 사용됐던 물건들 중심의 주제전시와 포항조각가협회의 작품이 함께 전시돼 많은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지난 2일은 (구)수협냉동창고에서‘바다를 읽고 듣다’를 주제로 입체 낭독극이 열렸으며 이어 3일 (구)수협냉동창고에서‘바다, 노래가 된 포항’을 주제로 한 낭독극 및 폐막식 공연을 끝으로 2019년 인문주간 행사는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이번 인문주간 행사에 참가한 시민 김은영(32·포항시 북구 장성동)씨는 “포항이 가진 바다와 연결된 인문학이라는 주제가 우리 지역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해주어 흥미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1-04

제3회 포항 스틸에세이 당선작

지난 15일 발표된 경북매일신문 주관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대상에 이어 금·은상을 싣는다.밤하늘에 별이 총총하다. 별들과 대화를 나누겠다는 듯이 풀벌레들은 요란하게 소리를 질러댄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아이와 집으로 들어서는데 반짝이는 불빛이 시선을 끈다. 자세히 보니 반딧불이다.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반딧불이가 까만 밤을 수놓으며 빛난다.조용한 시골 마을에 난데없이 반딧불이가 날아들었다. 마을회관에서 ‘퀼트 공예’ 만들기가 평생학습센터의 지원으로 진행된다. 저녁이면 고요해지던 시골 마을에 갑자기 환하게 불이 켜지고 초롱초롱한 눈빛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지금껏 없던 풍경이다. 낮에는 밭일에 직장 일에 지치고 힘들다. 그렇지만 ‘퀼트 공예’하는 날에는 강사님도 수강생도 생기가 돌고 눈이 반짝인다.퀼트(Quilt)라는 말은 외래어지만 우리말로는 ‘조각보’ 쯤의 의미를 지닌다. 퀼트의 역사는 엄청나게 길다. 조각보에 ‘채워 넣은 물건’이란 뜻으로, 고대 이집트 무덤의 파라오 망토에서 퀼트 기법이 처음 사용된 것으로 발견되었다. 쓰다 남은 자투리 천 조각들이 아까워 이를 재활용하기 시작한 것이지만 완성품의 가치는 원래의 모습을 훨씬 능가한다. 퀼트를 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늘의 쓰임이다. 바늘이라는 한 조각 철의 움직임으로 이루어지는 바느질이 퀼트의 생명을 좌우한다.어릴 때 어머니 곁에 앉아 바느질하는 어머니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다. 어머니는 작은 바늘 하나로 신기한 요술을 부리는 것 같았다. 가족의 옷은 물론 동네 사람들의 찢어지고 해어진 옷을 자르고 붙여 새 옷같이 만들어 내었다. 사람들은 어머니를 바느질 잘하는 ‘침녀(針女)’라고 불렀다. 바늘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어머니의 손길은 날렵하기 그지없었고, 손끝에서 움직이는 바늘은 흡사 날쌘 제비가 날듯이 움직이고 있었다.어머니는 바늘로 말하는 사람 같았다. 바늘구멍으로 세상을 보고, 바늘귀에 실을 넣어 바느질로 사람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었다. 세상의 모든 조각을 모아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들어 가고자 하는 마음, 그것은 바느질을 통해 사랑과 화합을 이루어내고자 하는 마음이다.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같이 떠나간 것을 불러들이고, 갈라지고 흩어진 것을 한곳으로 다 모아낸다. 어머니의 바늘은 옷 조각 위에서 끊어졌다가 이어지고, 이어졌다가 끊어진다. 바늘이라는 한 조각 철의 힘이 어찌 저리 위대할 수 있을까.철로 만들어진 위대한 물건이 어찌 바늘뿐이겠는가. 신에 대한 절대복종의 의미로 인간이 수염을 깔끔하게 깎던 습관에서 만들어졌다는 면도기, 식탁에서 더러운 손을 씻기 싫어 생겨났다는 포크와 나이프, 농사를 짓기 위해서 만든 농기구, 그리고 전쟁을 위해 칼과 총이 만들어졌다. 더 나아가 철의 힘으로 인간은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발전시켰다. 철로 된 작은 바늘을 통해 어머니는 작은 사랑과 화합을 실천하고자 했지만, 철은 이 세상에 빛과 같은 위대한 복음을 던져주었다.퀼트 공예 공부하는 첫날이다.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동네 마을회관으로 향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이 모였다. 신청자가 별로 없을 줄 알고 걱정했는데 뜻밖에 너무 많아 선착순으로 수강생을 선발했다고 한다. 시골에도 이런 열정이 있음에 놀랐다. 한마을에 살면서도 서로 바빠 얼굴 볼일이 좀처럼 없다. 퀼트 공예 덕분에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자녀의 소식도 나누며 더 가까워진 것 같다. 바늘로 천 조각들을 이어가듯이, 퀼트 공예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친근하게 이어주는 만남이 되었다.강의가 시작되었다. 제본 뜨고 홈질·박음질·반박음질·공그르기를 가르치는 강사의 말이 귓가에 윙윙 맴돈다. 고등학교 때 잠깐 배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첫걸음마를 배우는 아기가 걸어가듯이 바느질 자국이 삐뚤다. 이러다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지 벌써 걱정이다. 남들은 저만큼 앞서가는데 아직도 제자리다.강사가 걱정스러운지 옆에서 개인 지도를 해준다. 급하다고 건너뛸 수도 없고 돌아서 갈 수도 없는 것이 바느질이다. 정성스런 바느질 한 땀 한 땀 모여 비로소 작품이 된다는 사실에 ‘내가 지금껏 걸어온 발자국은 어떤 작품일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귀찮다고 대충 넘긴 일은 없는지, 걸어온 걸음마다 부끄러움은 없는지 곱씹어본다. 바느질하는 동안 바늘에 수없이 손이 찔렸다. 바늘이 그렇듯이 그동안 철은 인간에게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준 것인지 모른다.피가 많이 흐르면 바느질을 중단했다가 다시 하길 반복한다. 바늘에 찔릴 때마다 살아오면서 가슴 아팠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바느질 한 땀에 어느새 인생의 한 페이지도 같이 꿰매지고 있었다. 바늘은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가차 없이 내 살 속을 파고든다.마음은 급하고 진도는 느리지만, 퀼트로 제법 모습을 갖춰가는 가방을 보니 뿌듯하다. 세상 어디에도 없는 나의 작품이라 생각하니 더욱 그렇다. 강의의 처음에는 걷지도 못하고 비틀거렸지만, 10주에 걸친 강의가 끝난 지금은 스스로가 너무 자랑스럽고 기특하다. 산을 오를 때 힘들다고 포기해버리면 정상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영원히 눈에 담을 수 없다.인생도 그랬다. 결혼하고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힘들었다. 오랫동안 살아온 집과 가족을 떠나 새롭고 낯선 환경에 적응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조각조각을 바늘로 꿰매었다. 평평하고 반듯한 천이 아닌 찢기고 갈라진 천을 메우고 연결했다. 조각보들은 하나씩 이어지며 모습을 갖추어갔다. 남편과 이런저런 이유로 싸움도 많이 하고 울기도 많이 했다. 그 아픔도 함께 꿰매었다. 아이를 기르다 보니 예상 못한 큰일이 많이 생겼다. 바늘에 꾹꾹 찔려 피를 흘려가면서 퀼트 가방이 완성되듯이 내 인생도 그렇게 조금씩 새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사람들이 철로 만들어진 작은 바늘의 소중함을 모르듯이, 퀼트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한 땀 한 땀의 바느질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된다는 사실을 모른 채 그저 남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을 보며 부러워한다. 흩어져있던 내 인생의 조각보는 퀼트로 조금씩 완성되어 갔다.늦은 밤, 퀼트를 마치고 돌아가는 시골 여인네들의 눈빛은 반딧불이처럼 밤하늘에 수놓아지고 있다. 어느새 나도 침녀가 되어 있었다.귀 하나에 짐을 무기로 가졌다. 귀는 뚫려 있고 짐은 찌르기 좋게 생겼다. 오장육부를 통틀어 장기(臟뚫)란 게 고작 두 개 뿐이다. 은색 도금으로 치장한 몸매치곤 완벽한 기형이다. 듣는 귀만 있고 새실떠는 입은 없으니 오히려 존경스럽다. 두 쪽 귀로 듣고 세치 혓바닥을 놀리는 걸 부끄럽게 만든다. 신체구조상 외짝을 같지만 우린 그것을 성치 못한 육신이라고 비아냥거리지 않는다. 마디 없이 매끈하니 인과관계마냥 매듭 묶어 원수질 일은 없다. 바늘의 짝지는 삼신상(三神床)에 놓이는 실타래이다. 두 가 지는 서로 짝을 이루어야만 헛말이라도 공치사를 받는다. 바늘귀에 실을 꿰려면 지극정성이 필요하다. 손끝에 침을 묻혀 실을 비벼 꼰 채 공을 들인다. 나이 들면 돋보기를 코 위에 얹고서도 헛손질을 할 때가 허다하다.색실을 끼워 바느질을 한다. 연(姸)은 닿고 선(鮮)은 베풂이다. 바늘 끝으로 오작교를 놓고 해묵지 않은 마음끼리 열게 해준다. 시집가는 딸에게 친정어머니가 반드시 챙겨주는 혼수용품이 반짇고리다. 그 가문의 풍습을 익혀야 하는 새댁에게 바느질 도구는 예절만큼 중요하다. 시집살이가 바늘방석 같아도 손끝만 야무지면 사랑받을 거라고 딸의 어깨를 다독인다. 새색시 손맵시 좋다는 말은 음식솜씨와 바늘 끝에서 나온다고 했다.현모양처일수록 바늘을 놀리는 손재주가 다재다능하다. 갓 시집간 며느리는 시어머니 곁에 앉아 집안의 풍습과 가풍을 전수받는다. 기성복이 흔치않아 한복은 손으로 직접 지어내야만 했다. 눈썰미가 없으면 바지저고리를 짓는 건 곤욕이다. 잘못 뒤집으면 팔 다리가 문어발마냥 몇 가닥이 나와 버린다. 한복의 멋을 살리는 데는 예전부터 바늘 솜씨가 좋아야만 흉잡히지 않았다.햇살좋은 날은 앞마당에 빨랫줄이 쳐지고 바지랑대가 이불호청을 떠 받들고 있다. 풀 먹은 이불이 꾸덕꾸덕해지면 끝자락을 서로 맞당겨 주름을 펴고 발로 자근자근 밟는다. 대청마루에 놓인 다듬잇돌을 사이 로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무릎맞춤을 하고 앉아 방망이질을 한다. ‘토닥토닥’ 장단 맞추는 소리가 골목길에 울려 퍼진다.주름이 완만하게 펴진 모시두루마기 손질은 마무리가 까다로웠다. 참나무 숯불을 놋화로에 담고 인두를 꽂았다. 시름시름 앓아가는 불을 인두로 지그시 잠을 재웠다. 끝이 날렵한 인두는 동정받침의 끝을 닮았다. 바늘로 시침질을 하고 앞으로 돌려 인두로 지그시 눌려주면 저고리 앞섶 모양이 살아났다. 한복이 갖춰지면 이젠 바늘로 버섯코를 세울 차례다. 버선코를 살리는 데는 바늘 끝만 한 게 없다. 바늘 끝으로 끌어올리면 버선코가 오뚝 살아났다.아름다운 선을 이어주는 바늘은 대가족 제도다. 굵은 것과 가느다란 게 섞여 도합 스물네 개. 바늘 한 쌈이라 부른다. 연(姸)과 선(鮮)을 잇는 도구라 쓰임새에 따라 다르게 사용된다. 주로 어머니들의 전용이 라 가정마다 상비약처럼 구비되어 있다. 하잖게 여길지 몰라도 생활용 품이라 없으면 불편하다. 아무리 바빠도 그것의 허리에 실을 묶어서 쓸 수 없다는 의미심장한 속담까지 담고 있다.비가 그치면 지렁이가 기어 나오던 골목에 하나 둘 호롱불이 켜졌다. 그 아래서 앉아 어머니는 구멍 난 양말을 꿰맸다. 볕 좋은 날 빨았던 이불호청은 멍석을 펴놓고 시침질을 했다. 묵직한 솜이불은 돗바늘로 속통을 떠주지 않으면 뭉치거나 포장지처럼 펄럭거렸다. 거개 형제가 많아 바늘 한 쌈처럼 이불 속에 오글오글 발을 모으고 살았다.혼사를 준비하던 언니는 25번사 프랑스 자수실로 한 땀 한 땀 십자수를 놓았다. 베개 모서리엔 봉황을 수놓고 횃댓보엔 다복솔을 새겼다. 내가 입은 내의는 무릎이 구멍이 뚫리고 소매 깃이 낡아 나달나달했다. 어머니는 자투리 천으로 여러 모양을 본떠 무릎에 덧대어주었다. 팔꿈치와 무릎 위에는 동물농장마냥 온갖 그림이 그려졌다. 가끔 바느질을 할 때면 되돌아볼 추억이 있다는 건 그리움을 삭히는 특효약이 된다.‘한국의 미’를 살려주는 조각보는 우리 고유의 생활민예품이다. 자투리 천을 조각조각 잇대 만든 오방색 밥상보는 장인정신이 오릇이 스며든 것 같다. 고전을 살려 현대감각에 맞춰 전통미를 살려낸 멋스러움은 한복과도 잘 어울린다. 어느 나라에서 바늘 끝 하나로 그처럼 아름다움 민속예술을 이어오는 걸 보았는가. 조선여인의 바느질 솜씨는 외국인들을 탄복하게 만든다.연(姸)이 끝나는 곳에 선(鮮)이 있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이라도 바늘로 할 게 따로 있다. “필요가 사라지면 도구는 유물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풍경은 사라져도 그리움이 쌓인 사연은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 바느질을 해온 조선여인은 손에서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다.연(姸)이 끝나는 곳에 선(鮮)이 있다. 아무리 편리한 세상이라도 바늘로 할 게 따로 있다. “필요가 사라지면 도구는 유물이 된다”는 말이 있지만, 풍경은 사라져도 그리움이 쌓인 사연은 사라지지 않는다. 평생 바느질을 해온 조선여인은 손에서 바늘을 놓지 않을 것이다.

2019-10-27

포항문화재단, ‘도시문화 상생’ 업무 협약 체결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24일 포항문화예술회관 회의실에서 영등포문화재단(대표이사 강원재)과 도시문화 상생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이번 협약식에서 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와 강원재 영등포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양 도시의 지역문화진흥 및 도시문화의 성장 발전 등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업무협약서 내용으로는 첫째 문화-도시-재생을 주제로 하는 상호교류와 협력, 둘째 양 도시간 문화예술, 청년,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 주체들의 네트워크 형성과 지속적 교류, 셋째 공연장, 전시관 등 양 기관이 운영하는 문화공간의 활성화, 넷째 수변, 철, 창작클러스터, 예술기술융복합, 문화도시 등 양 도시의 공통 관심을 기반으로 추진하는 축제, 포럼, 교육, 창작지원 프로젝트를 상호 협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영등포와 포항은 문화적으로 공통점이 많은 지역으로 상호 협력을 통해 사업의 지속발전과 성과제고를 위한 지표 개발 및 확산을 위해 상호 교류하기로 했으며 특히 양 도시간 청년들과의 지속적 교류를 통해 창작지원 프로젝트가 활성화 돼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4

“바다에서 즐기는 인문학축제에 초대합니다”

오는 26일부터 11월3일까지 8일간은 ‘2019 인문주간’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중심이 돼 전국에서 인문학 대중화의 축제가 벌어진다.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2019 인문주간’을 맞이해 기간 동안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함께 포항시 곳곳에서 다채로운 인문학 행사를 개최한다.인문주간 행사는 교육부가 인문학 대중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를 인문주간으로 정하고, 전국 주요 도시에서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한다. 이번 2019 인문주간 행사는 전국 인문도시로 선정된 지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올해 포항시에서 개최되는 ‘인문주간’은 바다도시 포항의 인문자원에 주목해 ‘인문학과 바다’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인문학과 소통할 수 있도록 다양하고 풍성한 행사를 마련했다.포항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임의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나루터문화놀이창고(구 수협냉동창고)에서 오는 26일 오후 3시 ‘인문주간’ 개막식이 개최된다.입체 낭독극 퍼포먼스 공연과 윤재석 경북대 인문학술원장의 주제 강연‘바다 옆에서 철학하기’와 ‘바다의 눈으로 바다를 보다’라는 주제로 이윤길 국제 옵서버(International Scientific Fisheries Observer)의 토크 콘서트가 이어진다.29일은 ‘조선의 마지막 군마!’를 주제로 장기읍성,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호미곶, 난바 등대장 위령비 등 일제강점기 장기, 구룡포 일대를 지배했던 도가와 야사부로를 비롯한 일본인들의 행태를 재인식해 보고 역사적 장소를 찾아 떠나는 스토리텔링 테마기행이 진행된다.이어 31일에는 ‘푸른 바다 물빛 닮은 사람들’을 주제로 바다와 관련된 직업을 가진 인물의 작업 현장을 찾아 그들의 삶과 애환을 통해 바다와 함께 하는 삶의 의미를 읽는 현장토크가 진행된다.이외에도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바다와 어구’를 주제로 한 주제전시가 (구)수협냉동창고 일대에서 열리며, 11월2일 (구)수협냉동창고에서는 여러 예술극단의 입체 낭독극 공연이 예정돼 있다.11월 3일 꿈틀로 문화경작소 청포도다방에서 입체낭독극 및 폐막식 특별 공연으로 2019년 인문주간 행사는 막을 내린다.차재근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이번 행사는 포항 바다를 통해 바다의 인문학적 가치를 재조명해보는 작은 계기가 될 것”이라며“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보다 가까이 인문학의 가치를 체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한편, 인문도시 지원사업은 ‘영일만 친구, 인문학에 철들다 : 미래를 여는 환동해 역사문화도시 포항’이라는 주제로 포항시가 경북대 인문학술원과 공동으로 기획해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3년간 교육부로부터 약 4억5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진행되는 사업으로 포항의 인문학적 자산을 시민들과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포항시립미술관 ‘제로를 찾아주세요’ 이벤트 진행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3일부터 11월17일까지 개관 10년 기념 특별전‘제로 ZERO’SNS 인증 이벤트‘제로를 찾아주세요’사진·포스터를 진행한다. 전시 인증샷 또는 포항시내·외 전역에 홍보되고 있는 전시 포스터, 가로등 배너, 현수막, 영상 광고 등을 찾아 사진을 찍어 SNS에 공유하면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다.이번 이벤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되며 20명을 선정해 제로 KIT를 증정한다.제로 KIT는 제로전시 포스터, 가방, 홀더, 마우스패드로 구성돼 있다.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포항시립미술관 측은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이벤트를 통해 미술관과 전시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시민들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제로 ZERO’전은 포항시립미술관과 독일 제로파운데이션이 공동 기획했으며 제로의 미술사적 의의를 조명하는 아시아 미술관 첫 번째 대규모 전시다.‘영’(零)을 뜻하는 ‘제로’(ZERO)는 1950년대 후반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태동한 ‘국제미술운동’으로 예술과 기술을 접목시키고 빛이나 움직임 등과 같은 비물질적 재료를 사용해 새로운 형식의 작품을 선보이면서 현대미술 발전에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전시 입장료는 무료이며 2020년 1월27일까지 진행된다. 시민들의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한 전시해설 투어도 마련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1

작가와 시민들이 만드는 ‘예술마당’

포항 지역 예술인의 다양한 작품과 상품을 만날 수 있는 ‘꿈틀로 예술산책 298놀장’이 오는 2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일대에서 열린다.‘예술산책’은 꿈틀로 메인거리의 번지수가 298번길(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로, 한 달에 한번 정례적으로 꿈틀로 일대에서 입주작가와 지역주민, 시민이 펼치는 예술장터를 뜻한다.이날은 꿈틀로 입주작가 24개팀의 창작공간 개방과 지역 내 40여 팀의 셀러들이 참여하는 아트 플리마켓, 옛 아카데미 극장의 장소성을 살린 공연이 문화공판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지역주민의 협업도 눈에 띈다.문화품앗이 등 지난해 꿈틀로를 중심으로 문화적 도시재생사업을 거치며 생긴 지역주민과의 문화적 방식의 관계형성을 지속적으로 맺어가고 있다. 예술산책의 원활한 행사를 위해 열린 화장실, 차 없는 거리를 위한 주차에 적극 협조하는 등 지역주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축제로 완성해 나가고 있다. 예술산책과 더불어 ‘2019 문화-도시-재생 전문가강의공동연수회’도 동시에 열린다.24~25일 열리는 4차 공동연수회에서는 문화도시, 문화적 도시재생 및 문화-도시-재생 현장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집담회와 토론회가 준비되며, 25일은 각 사업지별 사업 현황과 경험을 함께 나누는 지혜공방을 꿈틀로 내 예술가 창작공간 9곳에서 개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애국·애민 석곡 발자취 따라…

포항 출신의 조선말 대학자 석곡 이규준 선생을 선양하기 위한 ‘2019 석곡 인문학 축제’가 26, 27일 양일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청룡회관과 석곡도서관 일원에서 펼쳐진다.이번 행사는 포항시가 근대 한의학과 문학, 천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 큰 업적을 남긴 이규준 선생의 일생과 사상, 학문적 업적을 더욱 깊이 있게 연구하고 선생의 업적을 이번 축제를 통해 시민들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시민 모두가 함께 느끼고, 자긍심을 갖게하기 위해 마련했다.석곡 이규준석곡 이규준(石谷 李圭晙·1855∼1923)은 조선 철종 6년인 1855년 포항시 남구 동해면 임곡리에서 출생해 대부분 독학으로 유학은 물론, 한의학과 천문학 등 다방면에서 학문적 업적을 이뤘고, 특히 사상체질을 주창한 동무 이제마와 함께 근대 한의학의 양대산맥으로 평가하고 있다.‘황제소문대요’, ‘소문대요’, ‘의감중마’등 한의학 분야와 ‘석곡산고’, ‘석곡심서’등 문학분야, 천문학분야의 ‘포상기문’, ‘구장요결’ 등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석곡 인문학 축제’는 26일 오후 3시 청룡회관에서 ‘석곡 이규준의 사상, 저술과 학문세계’주제의‘석곡 재조명 학술포럼’으로 문을 연다. 이번 학술포럼에서는 한의학으로만 알려진 석곡의 사상과 학문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위한 학자들의 연구 발표와 토론이 이뤄질 예정이다.이어 27일 오전 10시 동해면석곡도서관에서 펼쳐지는 ‘2019 석곡 인문학축제’본행사에는 행사시작을 알리는 취타대의 길놀이행사와 석곡 코스프레를 시작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되새겨보는 ‘석곡 이규준 선생 홍보영상’과 석곡도서관 시낭송회의 석곡 선생 추모시 낭송이 마련된다. 또 석곡 선생의 시대정신을 통한 포항의 미래를 열어간다는 의미의 ‘석곡! 포항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의 오프닝 퍼포먼스, 이규준 선생의 일대기 마당극 ‘석곡 마당놀이 석곡뎐’공연 등이 진행된다.연계행사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일대기와 사상에 대한 특강인 ‘청소년 인문학 강연’과‘나의꿈 나의삶’을 주제로 하는 ‘석곡 인문학 청소년 글쓰기’, 참가자들이 자신의 미래, 포항의 미래를 그림과 메시지로 그리는 ‘다함께 미래를 드리다’등도 운영된다.이와함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석곡 선생의 이해를 넓히기 위해 청소년동아리팀들이 직접 참여해 활동하는 ‘또래 친구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마음약국’ 등 10여 개의 청소년 참여부스도 준비된다. 이밖에도 석곡 선생 후학인 소문학회가 운영하는 한방진료와 한방차, 석곡 선생의 천문학을 되짚어 보는 ‘포상기문’ 천문체험 등 다양한 체험들도 진행된다.김용직 포항시 문화예술과장은 “근현대한의학의 독보적인 존재인 석곡 선생은 의료, 약리 뿐 아니라 문학, 천문, 수학, 건축 등 다양한 저술이 있을 뿐 아니라 석곡 서당을 열어 애국과 애민을 실천했고, 그 학문적 성취와 깨달음을 널리 전하기 위해 수백장의 목판으로 책을 만들어 남기고 전하려 애쓰셨던 분으로, 석곡 선생의 발자취를 길이 발전시키고 선양해 나아가는데 더욱 노력하겠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20

“독립운동가 후손들에 대한 위무와 그들을 기억할 의병기념관 건립돼야”

이상준 향토사학자20여 년간 조선시대 유배문화를 연구하며 이를 지역 정체성으로 확립해 지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 온 이가 있다. 포항지역 향토사학자 이상준(59)씨다.그는 무려 20여 년간을 음지에 묻혀있던 포항 장기면으로 유배온 조선시대 학자들을 양지로 이끈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149회에 걸쳐 장기로 유배 온 220여 명의 조선시대 사람들이 세상과 마주했다.포항의 장기 지역은 조선 태조 1년 설장수를 시작으로 우암 송시열, 다산 정약용 등 211명이나 되는 선비가 이곳을 거쳐 갈 정도로 전남 강진과 더불어 조선시대 중요한 유배지였다. 그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고증을 거쳐 재현하는데 앞장서왔다. 그의 노력 끝에 지난 3월에는 장기면 서촌리에 장기유배문화체험촌이 들어섰으며 최근에 ‘제1회 장기유배문화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돼 큰 관심을 모았다.그가 포항지역에서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에 기여한 인사를 격려하는 올해 ‘애린문화상’수상자로 선정돼 시선을 끌고 있다.지난 15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에서 그를 만났다.-여러 권의 저서를 펴내며 포항지역 향토문화와 역사를 올곧이 지켜왔다. 애린문화상을 수상한 소감은.△오래전부터 포항문화원에서 지역의 향토사에 대해 연구를 하고, 발표도 해 왔다. 그래서 재생 이명석이란 분이 포항문화원과 포항의 문화발전에 대해 어떻게 중대한 역할을 하셨는지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저가 이 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덜컥 겁부터 났다. 저가 과연 이런 큰상을 받아야할 자격이 되는지, 너무 부끄러웠다.이번에 저에게 내려진 이 상이 앞으로 더 많은 연구와 봉사를 하라는 채찍으로 알고, 남은 시간들을 이 일에 더 매진하겠다.-장기 지역 유배문화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연구해 오고 있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조선조 포항 장기면에는 약 220여 명의 유배객들이 저마다 사연을 안고 왔다가 간 곳이다. 지금도 장기에 가면 유배문화의 흔적들이 있다. 영의정을 지낸 퇴우당 김수흥처럼 이곳에서 객사한 유배인도 있고, 이시애의 난에 연루된 사람들의 가족들처럼 끝까지 복권되지 않아 지역민으로 살다가 한과 애환을 품은 채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이들의 이야기들을 시대별로 엮으면 조선왕조 5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가 있다. 무슨 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그들은 유배지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지냈으며, 그들이 남긴 사상과 철학은 장기사람들에게 어떤 형태로 녹아있는지를 헤쳐 보는 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2019년 6월12일부터 매주 1회씩 경북매일신문 기획 특집으로 ‘장기에 가면 조선왕조 500년이 있다’를 연재하고 있다. 이 작업이 끝나면 이제까지 연재한 글들을 정리하여 단행 권 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 책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장기를 찾아 한번쯤은 유배인과 대화를 나눠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고 싶다.-“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말처럼 역사를 통해 현재를 반추하고 교훈을 되새겨야 국가가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역민들이 향토역사를 바르게 알고 소중함을 알게 하기 위한 바람이 있다면.△저가 이 영광스러운 상을 받게 된 가장 큰 이유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포항의 3·1운동사’와 ‘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집필해서 일제강점기 포항사람들의 독립운동을 정리했다는 점이었다고 생각한다.‘포항의 독립운동사’를 쓰면서 마음이 아팠던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산남의진 2대 의병대장 정환직의 체포현장에 방치돼 있는 무명용사 3인 합장묘가 대표적인 사례다. 죽장면에서 있었던 실화다. 의병활동을 한 사람의 어머니는 일제의 고문에 못 이겨 죽고, 집이 불태워졌으며 젊은 처는 실성해 돌아다니다 불태워진 집 대들보에 목을 매 자결했다. 목 없는 의병 무덤에 대한 사연, 만주로 피신해 갖은 고생을 하다가 광복을 맞아 돌아왔지만 냉랭한 조국의 현실에 대한 배신감을 털어놓은 후손들의 이야기도 생생하게 들었다. 현장에서 순국했거나 옥중에서 사형을 당한 독립운동가의 재판기록이나 사형집행기록은 찾았지만 후손을 찾을 수 없어 막막할 때는 독립된 이 나라에서 편안히 생활하고 있는 우리들이 죄송스럽기만 했다. 하루 빨리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고, 독립운동 한 의사들의 후손들에 대한 위무가 이뤄져야 된다고 생각했다. 시민 여러분들도 위무 사업에 동참해 포항에 그럴듯한 의병기념관을 하나 건립했으면 하는 바람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1960년 포항 출생△포항문화원 이사 및 감사△2004년 제7회 공무원 문예대전 우수상, 2003년 문학세계 신인문학상△저서 ‘장기고을 장기사람 이야기’‘포항에 뿌리박힌 포은의 자취’‘영일유배문학 산책’‘포항의 3·1운동사’‘포항의 독립운동사’(공저 중 대표집필)‘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등 10여 권 출판

2019-10-15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식 향토사학자 이상준씨 수상 ‘영예’

포항지역 복지재단인 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이 지역 문화예술발전을 위해 제정한 ‘제9회 애린문화상’시상식이 15일 포스코국제관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시상식에는 이대공 애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 이강덕 포항시장, 서재원 포항시의회의장,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최인석 포항제철소 부소장, 송강 포항지청장 등 지역 인사와 문화예술인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애린문화상은 일제 강점기, 8·15 해방, 6·25 전쟁 등 어려웠던 시기에 포항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씨를 뿌리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가꾸고, 정신적 토대를 다듬는 데 기여한 이들을 찾아 조명·격려하기 위해 지난 2011년 제정됐다.올해 수상자인 향토사학자 이상준씨는 포항 장기 지역을 조선시대 유배지에서 학문을 숭상하고 충절과 예의를 중시하는 유향의 고장으로 거듭나게 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으며‘장기고을 장기사랑 이야기’등의 책을 펴내며 장기 문화유산 발굴에 힘써왔다. 특히 올해 초에는 지역에 흩어져 있는 독립운동에 대한 사적(史蹟)을 찾아내 정리해 포항·영일지역의 항일 운동 사료집인‘포항의 3·1운동사’를 출간해 구한말 포항지역의 의병활동자료, 독립운동자료 등 지역의 역사와 전통의 격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었고 역사 연구 재능기부와 봉사를 통해 향토문화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연오랑 세오녀 설화 연구’(영남대 한국학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씨는 ‘해와 달의 빛으로 빚어진 땅’(공저 중 대표집필) 등 포항 근대 문화유산 활용방안 연구에 천착해 오면서 포항의 정체성 찾기에도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상준씨는 “아직 부족함이 많은 저에게 이런 큰 상을 주신 것은 격려와 독려, 그리고 정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앞으로 더욱 노력하여 애린문화상에 걸 맞는 향토사가로 채워가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한편,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제9회 애린문화상 시상, 제20회 재생백일장을 가졌으며, 사회복지사업, 장학사업, 복지선교사업, 문화예술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매년 약 3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50억원을 집행하면서 기독교 정신인 애린·선린(愛隣·善隣)을 실천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15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최영애씨 ‘붉은 녹’ 대상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수상작이 선정됐다.영예의 대상에는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라는 전제 아래 ‘붉은 녹’이 함유하고 있는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그려낸 최영애(70·부산시·사진)씨의 ‘붉은 녹’이 선정됐다.금상에는 진해자(고양)씨의 ‘침녀’, 은상 김임순(경남 거제시)씨의 ‘연과 선을 잇다’, 동상 곽명옥(대구시)씨의 ‘팔을 끊어 버렸어요’·장수영(경산시)씨의 ‘지음’이 각각 뽑혔다.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올해 3회째 개최됐다.올해 공모전은 지난 8월1일부터 10월8일까지 국내외 거주자(기성문인 포함)를 대상으로 공모를 실시한 결과 일본을 비롯 서울, 경기, 울산 등 국내외에서 철에 관한 추억이 담긴 500여 편이 응모해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1점, 동상 2점, 가작 5점 등 모두 10점이 입상의 영예를 안았다.공모전 심사를 맡은 허상문(영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김은주 수필가는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사람살이의 힘겨움과 그 힘겨움의 극복과정을 탁월하게 드러내고 있었고 놓치기 쉬운 생활의 작은 편린들 속에서 삶의 진실을 발견해내고 있었다”며 읽는 독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리라 확신한다고 전했다.정원에 벌거벗은 사내가 서 있다. 오가는 많은 사람과 무언의 소통을 하고 있다. 무심한 듯 보이기도 하고 상실감에 빠져있거나 무력감에 압도된 모습이기도 하다. 여름이면 따가운 햇살에 그을리고,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벌건 녹을 재촉했을 테고, 겨울에는 맨몸으로 모진 칼바람과 흰 눈을 견디며 거친 세상과 맞섰을 것이다. 이 모든 것을 견뎌내면 묵묵히 서 있는 무쇤들 온전할 리가 있겠는가. 거칠어진 전신이 붉다 못해 검붉어졌다.옷을 벗은 원시인 그대로다. 미술관 정원 한가운데 2미터 큰 키의 남자 조각상이 서 있다. 세계적인 영국 조각가 안토니 곰리의 남성나체조각상이다. 먼 곳으로 향한 눈길과 아래로 뻗어있는 손끝은 유난히 힘을 주고 있다. 언제라도 출발할 자세다. 현실을 살아가며 지쳐버린 누군가의 가장이나 아버지가 다시 일어서라는 말을 담은 듯하다. 명상과 수행하는 자세로 자연에 몸을 맡긴 구도자처럼, 때로는 외로우면서 의연한 인간의 모습으로 미술관 정원 앞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며 도시의 관찰자로 서있다.옷을 벗은 맨몸이 온통 불덩이처럼 탄다. 차마 그의 몸 가까이 다가설 수가 없다. 열정이 그의 몸에서 이글거린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려는 것뿐이건만 가까이 서 있는 내 얼굴이 화끈거린다. 정원에 설치된 조각들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중에 하필이면 벌거벗고 실물처럼 서 있는 남자 조각 작품을 요리조리 훑어보는 여자를 어떻게 보겠는가. 미술관 앞길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에 예민해지면서 조금은 민망스럽다. 내가 곰리의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지만 세계에서 인정을 받는 예술세계를 알아보려는데 목적이 있다. 시선에서 당당해지기로 마음을 정한다.곰리는 웅크리거나 선 자신의 몸으로 독특하게 작품을 만들었다. 벌거벗은 몸에 석고를 바르고 굳을 때까지 틀 속에서 근육의 경직과 폐쇄 공포증 등 육체적 고통을 견뎌냈다. 육신을 비워낸 틀에 쇳물을 부어 주물을 뜬다. 굳어진 주물을 깎아 입체 형상을 만든다. 작가는 몸과 마음의 수련을 거친 후 예술작품을 완성시켰다. 영혼을 통해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성찰까지 느껴진다. 그는 자신의 몸이 예술의 소재이자 완성이 되었다. 동양철학과 불교의 근본 교리인 인연의 이치를 작품에 그대로 담아냈다고 한다. 자신이 머물렀던 텅 빈 바디 케이스는 인체 조각이 되어 대자연과 도심 속에서 사람들의 영혼을 채워주고 있다.현대에 쇠는 여러 가지 용도로 사용된다. 또는 오래전부터 신뢰와 강인함의 상징으로 쓰였다. 강철 같은 의지, 강철 같은 심장이라 표현하고 건장한 남자의 근육진 팔다리를 무쇠팔 무쇠다리라 말을 한다. 첫 쇳물이 생산된 이후 반세기 동안 제철 산업으로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포스코 설립자 박태준 회장도 ‘철강 왕’이라는 호칭을 얻었다.하지만 금속도 산화되고 녹이 슬면 본래의 성질을 잃게 된다. 강도가 약해져 쉽게 부스러져 속절없이 무너진다.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다. 녹슨 것은 의미도 좋지 않은 물체로서 이래저래 난감하다. 결국 현대를 살아내는 누군가에게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삶이기에 더 쓸쓸해진다.붉은 녹이 슨 조각상을 보니 생각이 난다. 몇 년 전에 내후강판을 사용하여 새로운 건축공법을 시도한 여자 건축사를 알게 되었다. 건물 외벽에 부착한 강판에 공기나 빗물이 접촉하면 산화작용으로 표면에 녹이 슬게 된다. 일정하게 슨 녹은 건축 강판의 보호막이 되어 철의 부식을 방지하면서 더 강하고 단단하게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녀가 내후강판으로 건축했다는 건물을 찾아가 보았다. 건물 외벽에 슬어있는 붉은 녹은 독특한 색감을 드러내었다. 어느 예술가도 어떤 페인트 색으로도 만들어 낼 수 없는 신비스러운 색채였다. 건축사가 내후강판에 붉은 녹을 피워 완성한 건물이 그저 신기하기만 했다. 건물은 거대하고 멋진 그녀만의 조형 예술작품으로 보였다.그날 새롭게 다가오는 녹의 의미에 감동했다. 부정적인 이미지로 여겨왔던 내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내가 지금 유독 녹슨 곰리의 인체 조각상을 낯설어하지 않고 유심히 살펴보며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내후강판에 슨 녹은 산화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었다. 철을 보호하고 더 단단하게 하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오랫동안 나의 삶과 같이했던 싱거미싱이 있다. 필요로 했던 시절에는 관심 어린 손길로 늘 반질하게 닦아 광택이 났다. 기름칠만 해도 부드럽게 달달 돌아가면 주인이 원하는 옷을 만들었다. 세월이 지나 미싱이 멈추는 시기가 왔다. 긴 시간이 지나도록 사용하지 않으니 윤기를 잃은 채 붉은 녹이 슬어 골동품이 되었다. 인생도 사물도 세월 앞에 끼어드는 녹을 어쩌지 못한다. 그런 미싱이 지금은 화실에서 아들의 그림 정물 소재가 되어 또 다른 가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디자인과 가위질로 미싱을 돌려 멋진 옷을 만들었던 나 역시 일선에서 물러나니 한갓지다 못해 무기력해졌다. 쇠에 슨 녹과 인생의 녹이 뭐가 다르랴 싶다.사람에게 녹이란 삭아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음새 한 곳에도 녹이 슬면 헐거워지고 잘 돌지 않게 된다. 그렇듯이 일상에 낀 녹은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가슴에 녹이 슬고, 영혼에 녹이 슬면 늙어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부정적인 녹일지라도 내후강판에 슨 녹처럼 고통을 견뎌내고 살아내면 생의 의미가 더욱 단단해지리라 본다.미술관 정원에 녹슨 사내를 바라보고 섰다. 작가의 마음이 머물고 있는 장소에 그의 성찰을 담은 조각이 대신 서 있다. 시간과 자연이 어우러져 작가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냈을 때 예술작품의 완성이 되는 것이다. 이글거렸던 수많은 기억들이 온몸에 붉은 녹으로 슬어 있다. 묵묵히 서 있는 저 사내도 언젠가 한번 큰소리로 울고 싶었을 게다. 잠깐의 여유로운 비상을 꿈꾸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삶의 문턱에서 서성거리는 존재일지라도 한번은 다시 인내의 고통을 이겨내고 핏빛 같은 녹물을 머금으며 일어선다. 열정의 녹이 조각 작품 완성이었다.먼저 스틸 공모전을 주최하신 포항시와 주관하신 경북매일신문, 제 글을 대상으로 뽑아주신 심사위원님께도 큰 감사인사 올립니다. 벌써 도로가 은행나무는 조금씩 노랗게 물들기 시작합니다. 저에게는 이 계절이 되면 큰 상실감이 있어 많이 아픕니다. 펑펑 소리 내어 울기도 합니다. 올가을은 슬프지도 울지도 말라고 저를 다독여주는 위로의 상이라 여겨집니다. 글쓰기란 늘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또 포기하지 못하고 쓰게 되는 것이 글쓰기입니다. 이런 저를 오래 동안 지도해주신 교수님과 부경문우님들, 늘 힘이 되어 주시는 선생님들께도 고맙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버팀목인 아들딸에게도 사랑한다는 말을 전합니다. 지금은 제 글의 영감이 되어주시는 김윤택 화백님 먼 곳에서 제일 기뻐하시겠지요. 이 영광을 바치고 싶습니다.△1950년 거제 출생 △창신대 문예창작과 졸업 △2013년 ‘수필과 비평’신인상 수상 △문정 문학상(2019) 수상 △수필집 ‘11월의 노랑나비’(2018) △부산문인협회, 부산수필협회 회원, 부경수필협회 회원수필가가 쓴 수필이 신변잡기의 차원을 뛰어넘고자 한다면, 이 세상과 삶의 모든 대상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루어 새로운 의미를 인식하고 전달해야 한다. 그것은 세상과 인생을 객관적으로 진지하게 바라볼 수 있는 냉철한 인식의 경지를 뜻한다. 수필은 개인이 겪은 사실의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재생산되는 창의적 문학 장르이기 때문이다.이런 의미에서 ‘제3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에 응모한 작품들은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었다. 예심을 거친 작품들 중에서 중점적으로 거론한 작품은 붉은 녹(최영애) 침녀(진해자) 연과 선을 잇다(김임순) 팔을 끊어버렸어요(곽명옥) 지음(장수영)이다. 최종적으로 논의된 이 작품들은 모두 나름대로의 장점을 간직하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였다. 간략하게나마 작품들의 장단점에 대한 지적을 하면 다음과 같다.침녀(진해자)는 바늘과 퀼트 공예를 통한 삶에 대한 작가의 인식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작품의 에피소드 자체가 다소간에 진부하다는 사실이 단점으로 논의되었다.연과 선을 잇다(김임순)는 바늘과 바느질을 통한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다양하게 그려내고 있으나 다소 서술적이고 설명적이라는 평이 있었다.팔을 끊어버렸어요(곽명옥)는 가위를 통하여 현대인의 삶의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려내는 데 성공하고 있으나 서사의 주제의식이 미흡하다는 점이 지적되었다.지음(장수영)은 ‘소리’를 배워가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지음(知音)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 정신이 돋보였으나 전반적으로 관념적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대상으로 선정된 붉은 녹(최영애)은 “철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이 녹”이라는 전제 아래 ‘붉은 녹’이 함유하고 있는 예술과 인생의 의미를 성공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작품 전체를 관류하는 작가의식과 세계인식도 상당한 수준에 이르러 있고, 이를 표현해 내는 글쓰기의 솜씨도 상당한 수준이어서 대상작으로 선정하는 데 심사위원들은 쉽게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심사위원허상문(영남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김은주(수필가)

2019-10-14

포항 암각화 보존 세계 유산적 가치 중심 논의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차재근)은 오는 13일 오전 10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포항 칠포리 암각화 발견 30년 기념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학술대회는‘영일만 선사문화와 암각화’를 주제로, 한국암각화학회, 울산대학교 반구대암각화유적보존연구소와 공동 주최한다. 우리나라 암각화 관련 학계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영일만 지역의 선사문화와 암각화 연구검토 성과를 시민에게 선보이는 자리로 포항 암각화의 보존과 세계 유산적 가치를 중심으로 논제들이 마련될 예정이다.학술대회는 총 3부로 구성된다.1부에서는‘영일만의 선사문화와 암각화’주제 발표가 진행된다. 강봉원 경주대학교 교수가‘고고학적 관점에서 보는 영일만 선사시대’, 이하우 울산대학교 교수가 ‘한국선사문화에서 영일만 암각화의 위상과 의미’, 박진재 한국의 서원통합보존관리단 팀장이 ‘세계유산의 이해와 연속유산으로서의 암각화’를 발표한다. 이 학술주제에는 포항암각화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슈화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2부에서는 ‘선사문화의 보존과 활용’주제발표가 이어진다, 송화섭 중앙대학교 교수의 ‘포항 칠포리 생식기 암각화의 문화사적 가치’, 장장식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의 ‘영일만 윷판형 암각화의 형성과 의례성’, 최기주 청암문화재연구소 소장의 ‘영일만 석조문화재 보존방안-암각화를 중심으로’등 주제별 연구내용이 발표된다. 이 학술주제에는 포항에 산재돼 있는 암각화 유적의 보존문제에 대해 관심이 기울여진다.3부 종합토론에서는 학계와 지역민들이 포항암각화를 두고 자유롭게 생각을 공유해나가는 자리로 진행될 예정이다.한편, 포항 칠포리 암각화는 1990년 8월 7일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제249호로 지정됐다. 칠포리 201번지와 334번지 해안도로변, 749번지 등 곤륜산(崑崙山)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암각화다. 곤륜산 정상에서 흐르는 좁고 깊은 계곡 옆에 돌출된 바위면에 새겨져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10-07

교육 백년대계 앞장선 평보 하태환 정신 기려

고(故)평보 하태환 선생포항대학교 설립자 고(故) 평보 하태환 선생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빛나는 업적을 기념하는 ‘제19회 평보백일장’이 오는 12일 오후 2시 포항대학교 평보관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포항대학교는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의 부강과 지역발전을 교육을 통해 구현하기 위해 포항대학과 동지학원을 설립한 고 하태환 선생의 정신을 이어받고 지역문학의 활성화와 문학적 소양을 끌어올리기 위해 매년 백일장을 개최해오고 있다. 포항대학교가 주최하고 포항문인협회(회장 최부식)가 주관하는 평보백일장은 지난 2001년 처음 개최된 이후 올해 19회째 이르며 지역 문학인구의 저변확대와 글쓰기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또 대학의 지역문화 선도 및 문학발전에 기여를 목적으로 입선자 대학입학 특별전형 확대 및 우선 선발 등 지역 밀착형 대학 이미지 제고에 한몫을 하고 있다.평보백일장은 전국 초·중·고등학생, 대학, 일반인을 대상으로 시와 산문 부문으로 나눠 실시되며 제목은 대회 당일 현장에서 발표한다. 단, 대학부는 포항대학 재학생에 한하며 타 대학 참가학생은 일반부에 포함된다.시상은 대상 1명에게 상금 100만원과 포항대학장상이 수여된다.부문별 장원과 차상, 차하 및 가작 작품을 선정해 상장과 상금을 시상한다. 장원은 대학 및 일반부 상금 15만원·중고등부 15만원·초등부 5만원, 차상은 대학 및 일반부 상금 7만원·중고등부 7만원·초등부 3만원, 차하 및 가작은 소정의 상품권이 주어진다.입상자는 10월25일 포항대학( http://www.pohang.ac.kr )과 포항문인협회( http://cafe.daum.net/pohangliterature ) 홈페이지, 지역일간지를 통해 발표된다. 별도의 시상식은 진행되지 않으며, 학교 및 자택으로 상장(부상) 및 작품집을 발송한다.문의 포항대학교 기획홍보처(054-245-1022), 포항문인협회 사무국(01-2680-301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9-30

‘유배의 땅’ 고품격 문화산실로 태어나다

(사)일월문화원(원장 김혜경)은 오는 11∼12일 양일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일원에서 ‘벼랑 끝에서 꽃을 피우다’를 슬로건으로 ‘제1회 장기유배문화축제’를 개최한다.장기면은 유배문화체험촌, 장기읍성 등 문화유산이 산재해 있어 역사문화자원이 풍부하다.특히 장기면 마현리 등지는 조선후기 최고의 실학자 정약용과 조선 후기 주자학의 대가 송시열 등 유배인들이 오갔던 사연 많은 역사의 현장으로 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유배문화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의하면 149회에 걸쳐 211명이 이곳으로 유배를 왔다고 한다. 조선시대 단일 현(縣)지역으로는 국내에서 제일 많은 숫자이다. 이에 따라 유배역사와 지역자원을 활용한 문화축제를 지역민의 주도적인 참여로 개최해 포항의 대표적인 전통문화체험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주제 프로그램으로 장기초등학교와 장기유배문화체험촌에서 ‘장기인물’, ‘장기 유물·유적 사진전’, ‘우암·다산 작품 전시’등 관련 자료를 전시한 유배문화전시회를 운영하게 된다.또한 유배 밥상의 레시피 소개, 장기면에 유배와서 살았던 유배인들의 장기에서의 삶과 그들이 남긴 발자취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체험부스가 운영된다.축제 일정별 세부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첫날인 11일에는 오후 2시30분 장기유배문화체험촌 내 우암 적거지에서 ‘유배문화 학술 세미나’를 개최해 정약굥과 송시열의 사상과 삶을 조명하고 조선시대 최대 유배지였던 장기의 의미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어 오후 5시30분 장기읍성 동문 옆 야외무대에서는 ‘장기읍성 달빛 음악회’가 열려 청사초롱 소망의 등 행렬, 대금산조·한량무·해금 등의 공연이 펼쳐진다.둘째날인 12일에는 오전 10시30분 장기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유배행렬 재현을 시작으로 사물놀이 공연 등이 열려 개막식 분위기를 돋울 예정이다.또한 장명루 팔찌 만들기, 투호 놀이 등 마을별 전통놀이체험으로 주민들의 참여마당을 제공하며 인생사진관, 좌우명·가훈써주기, 먹거리장터 등이 진행된다.‘유배문화 현장답사’는 문화유산 해설사의 특강과 더불어 12일 2회 코스를 나눠 운영돼 우암·다산 사적비, 장기읍성, 유배문화체험촌 등 장기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그외 부대행사로 인생사진관, 좌우명·가훈써주기, 먹거리장터, 장기특산물 직거래 장터가 장기초등학교에서 참여객을 모을 예정이다.그밖에 장기면사무소에서 ‘7행시 백일장’이 오전 10시부터 장기유배문화전, 포항은 나의 고향, 송시열과 정약용을 주제로 열려 유배인들의 삶을 7행시로 풀어보는 기회를 제공한다.김혜경 일월문화원장은 “유배의 땅에서 고품격 문화의 산실로 그 첫 삽을 뜨는‘제1회 장기유배문화축제’에서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9-09-30

별이 된 신성일, 그를 추억하다

한국 영화계의 큰 별 배우 고(故) 신성일을 추모하는 영화음악회가 열린다.(사)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협회(회장 신재천)는 25일 오후 7시 대구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고(故) 신성일 추모 영화음악제’를 마련해 신성일의 작품과 인생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개봉 당시 서울 관객 25만명을 동원하며 청춘 영화 결정판으로 불린 ‘맨발의 청춘’(1964)을 비롯해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섬마을 선생님’ ‘동백아가씨’ ‘열아홉 순정’ 등 신성일의 영화 영상과 음악으로 그의 흔적을 느끼는 시간으로 꾸며진다. 그의 발자취를 되돌아보는 영상도 마련됐다. ‘사랑과 진실’의 임채무, ‘갑돌이와 갑순이’의 김세레나가 특별출연해 영화 주제곡을 부르며, 향토가수 10여 명이 영화음악을 연주와 노래로 들려준다. 극단 아토가 제작한 10분짜리 뮤지컬 ‘별들의 고향’도 무대에 오른다. 아내인 엄앵란씨는 영상으로 인사말을 전하고, 아들 강석현씨는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식전공연으로 신원엔터테인먼트 영화패션쇼와 고 신성일을 추모하는 묵념, 신성일 추모 영화음악제 축하 영상메시지 등도 준비된다.1937년 서울 출생인 신성일씨는 평생 국내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최고 스타였다. 1960년 영화 ‘로맨스 빠빠’로 데뷔한 이후 ‘맨발의 청춘’과 ‘별들의 고향’, ‘겨울 여자’등 수많은 영화를 히트 시키며 국민 배우 반열에 올랐다. 1964년엔 당대 최고 여배우였던 엄앵란씨와 결혼했는데 당시 결혼식은 세기의 결혼이라 불릴 정도로 큰 화제였다.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출연한 영화만 524편에 달한다. 폐암으로 투병하면서도 지난해 10월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레드카펫에도 서는 등 영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1979년 한국영화배우협회 회장을 맡았고, 1994년에는 한국영화제작업협동조합 부이사장을 지냈다. 2002년에는 한국영화배우협회 이사장과 춘사 나운규기념사업회 회장직을 역임했다. 2007년, 영천으로 이주해 10여 년간 많은 추억을 남겼고 지난해 11월, 별세한 뒤 자택에 영원히 잠들었다.신재천 한국영화인협회 대구경북지회장은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해 한국영화 역사의 산증인인 신성일의 추모 음악회를 열게 됐다”며 “가을의 길목, 그를 기리고 옛 추억을 떠올리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9-09-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