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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초록우산, 동우물산에 ‘초록우산 나눔가게’ 현판 전달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본부장 박정숙)은 구룡포에 위치한 동우물산(대표 황보관현)에게 ‘초록우산 나눔 가게’ 현판을 전달했다고 11일 밝혔다. ‘초록우산 나눔가게’는 정기후원 3만 원 이상을 약정한 점포·기관의 내외부에 나눔가게 현판과 스티커를 부착해 참여 사실을 알리는 캠페인이다. 모금된 기부금은 지역 내 아동 복지, 교육, 긴급지원 등에 사용 되며, 기부금 영수증 발급을 통해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나눔가게는 가게뿐만 아니라 기업, 병원, 센터 등 다양한 기관이 참여할 수 있다. 황보관현 대표는 초록우산 포항후원회 명예회장이자 전국후원회 부회장으로서, 처음에는 구룡포 아동들을 돕기 위해 초록우산과 협력한 것을 계기로 후원을 시작했다. 아이들의 눈에 띄는 변화를 경험한 이 후 “모든 아이가 행복한 세상”이라는 비전을 품고 15년 7개월 간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나눔가게 참여하는 동시에, 매년 후원금과 후원물품을 지원하고, 취약계층 아동 추천과 신규 후원자 모집에도 앞 장서며 지역사회의 든든한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황보관현 대표는 “처음에는 작은 도움으로 시작했지만 아이들이 성장하며 달라지는 모습을 보 면서 오히려 제가 더 큰 힘을 얻었다. 앞으로도 초록우산과 함께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동참하겠다”고 전했다. 초록우산 경북지역본부 박정숙 본부장은 “황보관현 대표님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포항 아동들에게 큰 희망이 되고 있다. 이번 나눔가게 참여를 계기로 기업과 지역사회의 선한 영향력이 더욱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9-11

‘봉사 MOU’···지역사회 소외된 이웃 위한 나눔 실천

지난 8월 30일, 작지만 의미 있는 행사가 우리지역 포항에서 있었다. ‘소외된 이웃돕기 일일 소맥데이’ 행사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방송대) 포항시학생회가 주관한 이 자리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 아니라 학우와 동문 그리고 지역 소상공인 등 300여 명이 뜻을 모아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된 나눔의 자리였다. 학생회는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라는 2025년도 슬로건을 내걸고 올해도 열정적으로 전통을 이어갔다. 이날 행사에서의 성과는 방송대 포항시학생회가 민간 봉사단체 ‘한봉우리 봉사단’과 봉사를 위한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를 체결한 것이다. 두 단체는 이 협약으로 지역사회 나눔 실천을 약속한다. 한봉우리 봉사단은 지난 5월 해병대 가족모임과 포항지역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출범한 민간 봉사단체로 재난 대응, 소외계층 지원 및 크고 작은 지역 행사들의 안전을 위한 자원봉사 등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이에 따라 포항시학생회 소속 학우들은 봉사단과 함께 지역 봉사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처럼 두 단체의 협약으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학우와 동문은 물론 지역 소상공인들의 후원까지 이어지면서 행사는, 결실을 맺어 추수에 공들이는 가을만큼이나 풍성했다. 이삼배 한봉우리 봉사단 단장은 “이번 MOU 체결은 두 단체가 협력해 더 큰 봉사의 길을 열어가는 출발점”이라며 “상호협력으로 지역사회 발전과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재민 학생회장 역시 “소외된 이웃을 돕기 위해 마련된 소맥데이 행사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은 단순한 후원을 넘어 지역사회에 큰 희망과 용기를 전해준다. 앞으로도 방송대 학생회는 함께 나누고 연대하며 지역과 상생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 행사에서는 작은 즐거움도 함께했다. 진행 프로그램의 하나로 열린 미니 가요제에서는 수상자에게 2학기 장학증서가 주어져 학업에 힘을 보탰다. 웃음과 화합이 함께한 순간은 학우들에게도 또 다른 격려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출석수업 문제다. 코로나19 이후 포항시학습관이 아닌 대구지역대학에서 수업이 진행되면서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는 학우들, 특히 연세 많은 학우들에게는 수업을 위한 장거리 이동이 학업에 가장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봉사와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업 스트레스 완화가 절실하다.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는 팍팍한 일정에도 틈틈이 봉사에 나서는 학우들의 모습에서 삶의 희망과 활력이 느껴진다. 그들이 일상에서 만나지는 사각지대에 놓인 소외된 이웃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지역 봉사단체와 함께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낼 때 지역 사회의 어두운 구석까지도 밝아진다. 이번 행사 수익금은 소외된 조손가정 아이들의 학원비 지원과 어른들 무료급식소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작은 손길이 모여 큰 등불이 되는 것이다. MOU 협약으로 이루어지는 사랑과 나눔이 깃든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되고 희망이 되어주기를 기대해 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광복절 밤, 대구를 물들인 트롯 열기

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 대구의 무더위는 유별났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대구를 ‘대프리카’라 부른다.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도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은 공연을 기다리는 시민들의 열기로 들끓었다. 지난 8월 15일 광복절, 대구 출신 가수 김용빈이 대구시가 마련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 음악회 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에 수많은 시민이 몰려든 것이다. 혼자 공연장을 찾은 시민기자는 이른 시간부터 현장을 찾았다. 두어 시간 일찍 도착했지만 이미 넓은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관객들로 가득했다. 아이 손을 잡은 가족,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은 청년들, 그리고 시민기자처럼 혼자 온 관객들까지. 모두의 표정에는 같은 기대감이 묻어 있었다. 조명이 켜지고 무대 위에 김용빈이 등장하자 환호성이 하늘을 찔렀다. 그의 목소리는 힘차면서도 따뜻했고, 노래 한 소절마다 관객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더위는 이미 잊혔다. 시민들은 하나 되어 박수를 치고 함께 노래하며 여름밤의 축제를 즐겼다.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을 가득 메운 관객들. 공연 시작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김용빈은 올해로 현역 22년 차 가수다. 무려 일곱 살 때부터 트롯을 불러왔다. 또래들이 동요를 즐겨 부를 나이에 그는 트롯을 더 많이 알고 있었다고 한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 서며 주목을 받았지만, 성장하면서 ‘더 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은 오히려 그를 짓눌렀다. 결국 극심한 불안과 공황장애로 이어졌다. 그는 7년간 가수 생활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팬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는 응원과 격려가 다시 도전할 용기를 주었다. 무대에 돌아온 김용빈은 한층 깊어진 목소리와 단단해진 내면으로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미스터트롯’에서 최종 ‘진(眞)’의 자리에 오르며 전국적인 스타로 떠오른 것은 그런 노력의 결실이었다. 최근 그는 ‘미스터트롯 TOP7’ 멤버들과 함께 미국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짧은 시간 안에 티켓이 매진될 만큼 해외 팬들의 관심 또한 뜨거웠다. 또한 전국을 다니며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직접 만나며 사랑을 나누고 있다. 이는 김용빈이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순간이었다. 특히 이번 대구 공연은 그의 고향 시민들과 함께한 자리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었다. 무대 위에서 그는 노래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앞으로도 대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다짐을 보이는 듯했다. 관객들은 그의 노래에 환호하며, 한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진한 위로와 기쁨을 함께 나눴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여운은 오래 남았다. 귀에는 여전히 그의 노랫소리가 맴돌았고, 가슴은 따뜻함으로 가득했다. 이날의 무대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었다. 시민들에게는 광복절을 더욱 특별나게 만든 문화의 장이었고, 시민기자에게는 첫 단독 공연 관람의 설렘과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 앞으로 무대 위에서 더욱 활약할 김용빈 가수의 행보가 기대된다. /김영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나의 이야기가 영화가 된다면

나는 책을 좋아한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환경, 다른 경험들이 특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래서 ‘영화 같은 일상’은 나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여겼다. 하지만 수필 모임에 참여하면서 달라졌다. 나의 일상을 돌아보고 작은 사건에 의미를 더해 하나의 글을 완성하는 과정을 겪으며 과거 경험에 특별함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글로 풀어낸 작은 일상이 제법 읽을 만한 글이 되었다. 영화 같은 화려함은 없어도, 눈앞에 그려지는 재미있는 이야기 정도는 되지 않을까? 일본의 소설이나 영화에는 평범한 일상적인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소소한 이야기지만 오히려 더 깊은 여운과 따뜻한 감동을 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우리 가까이 존재하는 이야기를 다룬 예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영화나 드라마처럼 예쁘고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보다, 실제 연애를 다룬 ‘연애의 참견’이나 현실에 있을 법한 캐릭터를 보여주는 ‘SNL 시리즈’가 많은 사랑을 받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추석, 늦은 시간에 택시를 잡기 힘들어 한참을 걷다가 어렵게 한 대를 탔다. 기사님은 “이 시간엔 사람들이 몰려 당연히 택시 잡기가 어렵다”며 카카오 택시 콜을 꺼놓는 이유까지 덧붙여 설명해주었다. 덕분에 지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목적지로 가던 중,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 갑자기 차도로 뛰어드는 사람을 보았다. 놀란 나와 달리 기사님은 “이런 일은 흔하다”며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거칠게 운전하는 기사와 오토바이 운전자들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짧지만 흥미롭고 의미 있는 대화였다. 택시를 타다 보면 아무 말 없이 목적지까지만 가는 기사님도 있고, 묻지 않았는데 삶의 신념과 가족 이야기를 풀어놓는 기사님도 있다. 때론 재미있고, 때론 지루하고, 때론 귀찮기도 하지만, 또 때론 마음에 오래 남는다. 인상 깊게 보았던 일본 영화 중, 시골 카페를 배경으로 손님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있었다. 단골 손님 몇 명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모여 하나의 서사가 되고 결국 영화가 된다. 평범하지만 내 주변의 이야기를 듣는 듯해 몰입해서 보았다. 택시 기사님들과 나눈 대화도 그렇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들을 각색해 영화로 만든다면, 소소한 일상을 담은 하나의 작품이 되지 않을까? 이 영화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까? 어쩌면 평범한 일상 속 이야기가 가장 큰 울림을 전해줄지도 모른다. /김소라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11

대구 엑스코, ‘한국국제축산박람회’ 인산인해

11일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고 있는 ‘한국국제축산박람회’에는 축산 분야 관계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 대거 방문하면서 크게 북적였다. 박람회는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다. 국내 유일의 축산박람회인 이번 행사에서는 세계 축산 분야 기술과 산업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AI 기술이 적용된 축산물 품질 평가와 농장 시설 등이 많이 선보였다. ‘축산의 고유가치와 디지털 이행’을 주제로 열리는 박람회에는 국내외 총 233개 축산 관련 업체가 참여해 794개 부스를 운영한다. 네덜란드·벨기에 등 해외 10개국에서 45개 업체와 근우테크, 황소 농기계, 무한기술을 비롯한 대구지역 기업이 참여해 축산업의 경쟁력을 알렸다. 행사장 부스에는 축산 관계자들이 외국인 바이어에게 축산 관련 제품을 설명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소와 돼지, 닭 등 실제 사육 시설과 똑같이 설치한 전시장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한 시연도 진행됐다. 축산환경개선 테마 전시장은 ICT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뇨 처리 시스템, 악취 저감 기술, 에너지 절감 솔루션이 실물 전시와 함께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았다. 기후변화대응 전시장은 폭염·폭우 등 기후 재해에 대비한 스마트 환기장치, 냉난방 자동화 시스템, 친환경 기자재 등이 소개되며 축사 환경을 개선하려는 농가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김성순씨(43·축산업·경남 의령)는 “시골 농가도 현대화 시대에 접어들었다“면서 “정보통신기술(ICT)와 인공지능(AI) 등을 한자리에서 추세를 볼 수 있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기준씨(25·축산업·경기도 여주)는 “자돈 관련 제품 등 새로운 제품을 보러 왔다”면서 “2017년 ICT초기 시절에 시설을 설치해 점점 노후화로 되고 있어 앞으로 시설 개선 방향에 대해서도 구상해볼 수 있는 자리였다”고 했다. 학술 세미나도 눈길을 끌었다. 행사 첫날 천하제일사료 및 발코 오스트레일리아(Balco Australia), 둘째 날 선진 및 우성양행 등 주요 사료 업체가 축산업의 미래 경쟁력 확보 및 전문성 강화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일반 관람객을 위한 즐길 거리도 풍성했다. 축산정책 홍보 부스, 자조금 연계 축산물 할인 판매장이 마련돼 신선한 축산물을 시중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글 ·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1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 계란 물가 안정화 열쇠 될까

더불어민주당 물가대책 태스크포스가 지난 9일 간담회를 열고 계란 물가 안정과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당초 올해 9월부터 시행 예정이던 산란계 케이지 사육면적 확대 규제를 2027년 8월까지 자율규제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2017년 살충제 계란 사태 이후 도입된 동물복지형 사육환경 개선 정책의 일환이다. 기존 1마리당 0.05㎡였던 케이지 면적을 0.075㎡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이다. 하지만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농가는 사육규모를 약 30% 줄여야 하며, 이는 계란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대한산란계협회는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해달라고 요청했고, 정부는 생산자단체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이를 수용했다. 생산자 단체는 계란 공급 안정화를 위해 추석 이후 노계(산란 능력이 저하된 닭)의 단계적 도태를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성수기 이전에 노계를 도태할 경우 공급량이 급감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로 계란 가격 급등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이다. 안두영 대한산란계협회장은 “사육환경 개선은 반드시 가야 할 길이지만, 공급 안정과 병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협력해 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소비자에게 안정적인 계란을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9월 상반기 기준 30개 특란의 산지가격은 5804원으로 지난해 대비 13.9% 상승했다. 소매가격은 7244원으로 12.1% 인상됐다. 일부 소형마트에서는 1만 원을 넘는 가격에 판매되며 이에따른 소비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에 농협은 마진을 축소하고 자조금을 활용한 할인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 역시 계란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추가적인 수입 조치나 유통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임미애 국회의원은 “산란계 사육환경 개선과 계란 가격 안정은 국민의 식탁과 직결된 문제”라며 “국회 차원에서도 지속적인 정책 지원과 예산 확보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1

저비용·박리다매라면 1000원 빵도 가능할까?

‘990원 소금빵’을 내세운 유튜버 때문에 빵값 적정성이 논란을 빚는 가운데 포항과 대구 등지에 다양한 빵을 1개당 1000원에 살 수 있는 점포가 늘고 있다. 11일 오전 찾은 포항시 북구의 ‘1000원 빵집’도 어김없이 손님이 몰렸다. 24시간 무인으로 운영하는 이 점포는 ‘무방부제, 즉시 섭취 권장’이라는 문구를 내세웠다. 소보로빵, 단팥빵, 소시지빵, 버터 머핀 등 수십 종류의 빵을 산더미 처럼 쌓고 판매하고 있었다. 한 손님은 “1개당 1000원이라 부담이 없어서 마음껏 골라 담았다”고 말했다. 빵값이 급등하는 상황에서 ‘1000원 빵’이 가능할까. 실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빵 물가지수는 138.61(2020년=100)을 기록해 지난해 8월보다 6.5% 올랐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7%)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SK텔레콤 통신요금 인하 효과를 제외한 물가상승률(2.3%)과 비교해도 3배 가량 높다. 무인점포의 ‘1000원 빵집’은 저비용·박리다매 구조다. 고급 버터 대신 마가린과 식물성 유지, 대량 생산에 맞춘 표준화 반죽을 쓴다. 공장에서 만든 빵을 대량으로 받기 때문에 빵 굽는 인력 인건비도 들지 않는다. 점포 운영자는 “메뉴를 단순화해 불량과 재료 낭비를 줄였고, 24시간 무인 결제 시스템을 도입해 인건비가 거의 들지 않는다”라면서 “빵 하나로는 이익이 크지 않지만 판매량을 극대화하면 전체 매출로 수익이 난다”고 설명했다. 김보민 경북대경제통상학부 교수는 “1000원 빵집이 인기를 끄는 것은 소비자들이 가성비를 중시하는 흐름을 반영한 결과”라고 말했다. 글·사진/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11

“경북 산불 피해, 정부 발표보다 훨씬 심각”

경북에서 지난 3월 발생한 산불피해가 정부 발표 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불교환경연대, 안동환경운동연합, 서울환경연합, 생명다양성재단은 부산대학교 홍석환 교수와 11일 서울 불교환경연대 그린담마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북산불 피해확산 원인조사 프로젝트’의 시작과 1차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3월 초대형 산불은 31명의 사망자와 4000여 채의 주택 전소, 1조1000억 원 이상의 재산 피해를 남기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됐다. 하지만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와 과학적 검증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홍석환 교수는 “위성영상 분석 결과 산불 피해 면적은 산림청의 공식 발표인 9만9289ha보다 훨씬 넓은 11만6333ha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어 “산림청이 초기 발표에서 피해 규모를 축소했다가 이후 통계를 수정했지만, 여전히 10만ha를 넘지 않으려는 의도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산림청의 소나무 단순림 숲 가꾸기 정책이 산불 확산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수관부까지 모두 불탄 지역 대부분이 소나무림이었으며, 이는 낙엽활엽수를 제거하는 숲가꾸기 정책으로 인해 식생구조가 왜곡된 결과라는 설명이다. 김수동 안동환경운동연합 대표는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은 터무니없이 부족한데 산림청은 긴급벌채와 임도 조성, 조림 등 산림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며 산림청과 산림카르텔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정길 불교환경연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 탓만 하는 산림청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 일본, 중국, 북한은 산불이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형화되고 있다”며 “해마다 산림청 예산은 늘어나는데 왜 산불은 줄어들지 않는지 의문을 가진 환경단체와 연구자들이 시민과 함께 직접 산불의 원인을 규명해서 재발방지를 위한 조사 연구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황정석 산불정책연구소 소장, 기경석 상지대학교 교수, 염정헌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등도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말까지 현장조사와 자료 분석을 거쳐 내년 2월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비는 파타고니아 ‘지구를 위한 1% 프로그램’과 시민 모금으로 마련됐다. 최진우 서울환경연합 전문위원은 “이 연구는 정부가 외면한 진실을 시민사회와 전문가가 함께 밝히는 첫 걸음”이라며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산하 생명다양성재단 대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연구 결과가 향후 건강한 산림으로의 생태적 전환을 이끄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1

개인회생 중 건강 악화로 변제 불가한 70대 남성, 채무 특별 면책

70대 A씨는 5억 원 이상의 채무를 지고 2021년 개인회생을 신청한 후 법원 승인 하에 3년간 월 114만 원씩 변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11개월간 1200만 원을 변제한 후 실직과 척추협착 악화로 기초생활수급자로 전환되며 생계 곤란을 겪었다. 이에 채권자 측이 개인회생 절차 폐지를 신청하자, 대한법률구조공단은 A씨를 대리해 특별면책을 요청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정으로 변제계획을 끝까지 이행하지 못하는 경우, 특별면책이 가능한지 여부였다. 공단은 A씨가 실직이라는 불가피한 사유로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고, 이미 1200여만 원을 납입해 청산가치 이상의 금액을 변제했으며, 고령 및 건강 악화(척추협착 등)로 재취업이 사실상 불가능해 변제가 불가능한 점을 들어 법에서 정한 특별면책의 요건 충족을 강조했다. 또 현재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돼 어렵게 생활하고 있으므로 특별면책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법원은 “A씨의 고령과 건강 상태, 재취업 불가능성 등을 고려해 변제 불능 상태가 채무자의 귀책 사유가 아니며, 이미 청산가치를 충족했다”며 면책 결정을 내렸다. 이는 회생 절차 중 변제 실패 시 특별면책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로,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적 재기 지원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공단 소속 정혜진 변호사는 “개인회생 및 파산 면책 제도는 개인의 채무 문제 해결을 넘어 사회적 취약계층이 제도적 장치를 통해 다시 삶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게 돕는 제도”라며 “공단은 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채무로 고통받는 국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1

안동MBC 소속 근로자들, 임금피크제 무효소송 항소심서 승소

안동문화방송(안동MBC)에 근무 중인 소속 근로자들이 임금피크제 시행에 따라 삭감된 임금과 퇴직금을 돌려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 1심에서는 패소했으나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대구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손병원 고법판사)는 지난 10일 안동 MBC가 2006년 도입한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 위반이라며 무효라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안동MBC는 소속 근로자 33명에게 임금피크제 적용 전 기준으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 안동MBC가 2013년 도입한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를 위반한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차별”이라며 “해당 제도는 51세 및 27호봉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5년간 누적 15% 삭감했으나, 정년 연장이나 직무 조정 등 대상 조치가 없어 무효”라고 밝혔다. 또 “업무 경감 조치가 미흡했고, 절감 재원이 고용 유지 대신 영업적자 해소에 사용된 점도 문제”라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제1심 원고 패소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타 지역 MBC 사례와 유사한 흐름이다. 대구MBC와 포항MBC도 각각 2024년과 2025년 항소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확정됐다. 반면 서울MBC는 2025년 8월 제1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받고 항소한 상태다. 원고 패소 판결의 경우 방송업계 임금피크제 운영에도 경종을 울린다. 법원은 임금피크제 도입 시 연령 차별 여부와 재원 사용 목적을 엄격히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인건비 절감보다 근로자 보호 조치가 미흡할 경우 무효화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서울MBC 항소심 판결도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9-11

이강덕 포항시장 “캐나다·멕시코 철강도시와 연대해 관세 인하 촉구 가능”

미국 워싱턴 D.C.에서 ‘철강 관세 인하 촉구’ 캠페인을 하면서 포항 철강산업의 절박한 현실을 전한 이강덕 포항시장은 10일 “철강으로 먹고 사는 포항의 운명이 달린 문제여서 어떻게든 위기에 처한 철강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 국내외에서 공감대를 얻어 지원을 끌어내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나섰다”고 소감을 말했다. 영국처럼 최소한 25% 수준으로 조정하거나 제한적 쿼터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이 시장은 “철강산업이 도시의 대부분을 차지해 관세 50% 유지로 직격탄을 맞은 포항과 광양, 당진을 비롯해 캐나다와 멕시코 도시들이 화상회의나 연대를 통해 중앙정부를 대신해서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철강 관세 인하 촉구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보탰다. 이 시장은 특히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치솟는 물가 등이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 조정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라면서 “이 부분에 대한 대비도 끊임없이 해야 하고, 정부도 나름의 노력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비교되지 않는 가격 경쟁력, 값비싼 전기료 부담에 관세 50% 폭탄, 내년 1월 1일 시행하는 유럽탄소국경세(CBAM) 등 악재가 쌓인 포항의 주요 철강사는 사업장 폐쇄 등으로 생산과 고용이 감소하는 등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 시장은 김덕만 버지니아한인회 회장 등과 함께 1~2일(현지 시각) 한미 관세 협상에서 철강 품목 관세가 50%로 유지돼 직격탄을 맞은 철강산업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캠페인을 워싱턴 D.C. 백악관과 국회의사당 앞에서 진행했다.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부과를 멈춰주세요’라는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을 들고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미국 시민사회에 한국 철강산업의 중요성을 알렸고, 동맹국 사이 신뢰에 기반한 공정한 무역 환경 조성도 요청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09-10

‘한돈 70만원’ 금값 사상 최고 소비 심리 위축 금은방 ‘울상’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대구지역에는 소비 심리 위축으로 거래가 줄어 울상이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런던금시장협회(LBMA)에서 금 현물 가격은 지난 8일(현지 시각) 장중 한때 1온스당 3646.29달러에 거래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된 금 선물 12월물도 전날보다 0.7% 오른 3677.40달러에 마감됐다. 국내에서도 금값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KRX금시장에서는 전날 오후 2시 48분 기준 금 1㎏ 현물 가격이 전일 대비 2.71% 오른 165만 9100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말 152만 8600원에서 불과 열흘 만에 약 10% 가까이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은방들은 돌 반지뿐만 아니라 결혼 예물, 커플링, 기념품 등 귀금속 소비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비심리 위축은 대구 중구에 있는 전국 유일의 패션주얼리 특구에서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곳은 2005년 중소기업청에 의해 지정돼 귀금속 및 주얼리 산업의 집적지이자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지금은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10일 오후 대구 중구 교동 귀금속 거리에서는 금은방들이 오전부터 금반지나 금목걸이 등을 진열장 위에 가지런히 올려두며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다만 상점 대다수는 오가는 손님이 없어 보였다. 귀금속 가게에는 제품을 구매하러 온 고객들이 상인과 상담하는 모습도 보이기는 했지만 매우 드물었다. 황해범 대구패션주얼리특구상인회장은 “경기침체와 금값 상승으로 인해 매출이 50% 이상 줄었다”면서 “공직사회나 기업체 등이 귀금속을 재료로 한 기념 기념패, 상패 등의 주문도 금의 양을 줄이거나 없애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40년 이상 귀금속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상인 조모씨(70)는 “금 시세 문의는 늘어났다”며 “목걸이와 팔지 등 제품 구매보다는 투자목적으로 골드바와 금덩어리 등을 찾는 이들이 늘어났다”고 귀띔했다. 시민들은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돌 반지 선물 조차 매우 부담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직장인 김모씨(38)는 ”2년 전 친구에게 아이의 돌에 선물 받은 돌 반지는 30만 원대였다”면서 “친구 아이의 돌에 맞춰 돌 반지를 선물하려고 알아보니 한돈에 70만 원이 넘어 고민이 깊어졌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최근에는 금의 양을 줄여 순금 반 돈 반지나 현금 등으로 선물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반 귀금속 가게를 통한 금 매매가 부담스러워지면서 중고 거래플랫폼 등을 통한 개인간 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판매자는 금을 사고·팔 때의 가격 차이를 줄일 수 있고 구매자는 수공비를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 달러 약세,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수 확대가 맞물리면서 내년 상반기에는 1온스당 5000달러 돌파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이 경우 국내 금값은 순금 한 돈 값은 100만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사진/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0

SRT, 추석승차권 일반예매 시작⋯KTX 예매는?

추석 황금연휴를 앞두고 SRT·KTX의 추석 기차표 예매 일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수서고속철도(SRT) 운영사 에스알(SR)은 10일부터 11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추석 명절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다. 10일은 경부선·경전선·동해선, 11일에는 호남선·전라선 승차권을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명절예매 전용홈페이지에서 운영한다. 앞서 에스알(SR)은 지난 8일부터 이틀간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를 대상으로 추석 명절 SRT 승차권 우선예매를 진행한 결과 예매율 55%를 기록했다. 우선예매 기간 동안 PC, 모바일을 통한 온라인 예매와 전화접수로 예약한 승차권은 오는 17일 자정까지 결제해야한다. 기간 내에 결제하지 않은 승차권은 자동 취소된다. 특히 전화접수로 승차권을 예매한 경로·장애인·국가유공자는 주민등록증·복지카드·유공자증 등 본인확인이 가능한 신분증을 소지하고 반드시 역 창구에서 결제해야 승차권을 발권 받을 수 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오는 15~18일 나흘간 추석승차권 티켓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일~4일 추석 연휴 승차권 예매를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19일 발생한 무궁화호 열차 사상사고 이후 진행된 선로안정화 조치 등으로 2주 간 연기됐다. 코레일은 명절기간 열차운행 조정이 필요해 불가피하게 일정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9-10

‘박정희 기념사업 지원 조례’ 놓고 갈등 고조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 조례를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구국대구투쟁본부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들은 10일 오전 대구시청 산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시의회에서 상정된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 지원조례 폐지안’을 부결하라”고 촉구했다. 시민단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우리 민족 5000년의 빈곤을 해결하고 산업화를 이끌어 오늘날의 번영을 이룬 구국의 영웅”이라면서 “북한의 만행과 김일성 동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다 못 하면서 그의 업적을 기리는 동상 철거를 하려는 것은 반민족적이고 반국가적 행위이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 조례 폐지안은 지난 8일 대구시의회 상임위 심사에서 부결됐다. 당시 의회 내부에서도 의견은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기념 사업 조례는 지난해 5월 대구시 주도로 제정됐다. 이후 동대구역 광장에 기념 동상까지 세워지면서 논란이 증폭됐다. 조례에 반대하는 측은 사회적 평가가 엇갈리는 인물에 대한 기념 사업을 중단하라며 시민 1만 4000여 명의 동의를 얻어 조례 폐지안을 시의회에 전달했다. 결국 조례가 만들어진 지 1년여 만에 시의회 상임위 심사대에 오른 것. 하지만 조례 제정 당시 절차적 정당성이 부족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상임 위원 대부분이 동의했지만, 조례안 폐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다. 결국 조례 폐지안은 찬성 1표, 반대 5표로 부결됐다. 임성종 박정희 우상화 반대본부 위원장은 “잘못된 것에 대해서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것도 큰 용기”라며 “현명한 선택으로 이 조례안이 반드시 폐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주민 조례 발안법에 따라 기념 사업 조례 폐지안은 오는 12일 본회의에 다시 상정돼 표결을 거치게 된다. 구국대구투쟁본부도 이날 대구시의회 본 회장에서 열리는 본회장에 참관과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결과에 따라 마찰도 예상된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9-10

김성환 환경부 장관, 기후 대응댐 정책 절반 중단 결정

김성환 환경부 장관이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시절 발표된 ‘기후 대응댐’ 정책의 절반가량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전국 14곳에 신규 댐을 건설하겠다는 기존 계획을 대폭 재검토하는 것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지역 수자원 확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되던 사업에 큰 변화가 예고된다. 김 장관은 최근 국회 업무보고에서 “주민 반발이 크고 필요성이 적은 3곳은 포기하고, 지방정부가 자체 추진하는 1곳을 제외한 10곳을 직접 다녀왔다”며 “불필요한 곳은 사유를 충분히 설명해 중단하고, 필요한 곳은 기본 용역을 거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기후 대응댐은 극한 홍수와 가뭄에 대비하고, 국가 전략산업의 용수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환경부는 최대 220mm의 강우를 수용하고 연간 2억5000t의 물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계획을 세웠으며, 댐 주변 지역에는 최대 700억 원 규모의 정비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환경단체와 일부 전문가들은 해당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 대응댐이라는 명칭 자체가 과장된 명분”이라며, 전체 후보지의 저수용량이 소양강댐이나 충주댐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로 14곳의 총 저수용량은 약 9980만 t으로, 대형 댐에 비해 규모가 작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예천군 용두천댐, 김천시 감천댐, 청도군 운문천댐 등 경북지역의 신규댐 3곳에 대해 현재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예천군은 과거 폭우로 인한 피해 경험이 있어 찬성 여론이 강한 반면, 김천과 청도는 홍수 이력 부족과 환경 훼손 우려로 반대 의견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김 장관은 이들 지역을 직접 방문해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 김성환 장관은 “지역 공감대를 바탕으로 필요한 곳만 선별적으로 추진하겠다”며 “향후 공론화 과정을 통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기후 대응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9-10

경찰, 44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 조직원 10명 검거

대구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캄보디아에 사무실을 차려두고 판돈 400억원대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혐의로 A씨 등 조직원 7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또 B씨 등 또 다른 조직원 3명과 해당 불법 도박사이트 이용자 174명 등 177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A씨를 비롯한 조직원 10명은 2022년 2월부터 2024년 7월까지 캄보디아에 서버를 둔 불법 인터넷 도박 사이트 운영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A씨 등 체포된 조직원 10명은 여행비자를 사용해 캄보디아를 수시로 드나들면서 도박사이트 운영 입출금, 회원 관리, 직원 감시 등 역할을 분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년여간 해당 도박사이트를 이용한 회원은 1만1000여명으로, 이들이 바카라 등 불법 도박에 사용한 판돈 합계는 44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경찰은 2023년 11월 온라인 모니터링으로 A씨 등이 운영에 관여한 불법 도박사이트를 인지해 수사에 착수했다. 국제공조 수사 등을 통해 A씨 등 조직원 1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경찰은 국내 은신처 등 체포현장에서 현금 2억7000만원을 압수하고 범죄수익금 1억2000만원도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한 A씨 등이 속한 조직 상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2025-09-10

공항관리 노동자들 19일부터 추석연휴까지 파업⋯대구공항은 큰 차질 없을 듯

전국공항노동자연대(이하 노동자연대)가 오는 19일부터 추석 연휴까지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9일 밝혔다. 노동자연대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총파업 선포식을 가졌다. 노동자연대는 인천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대구공항, 포항경주공항 등 나머지 14개 공항 노동자가 가입한 전국공항노동조합으로 구성돼 있다. 두 노조가 함께 총파업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노조원들은 주로 공항 자회사에 소속돼 활주로·청사 유지 및 보수, 소방, 전기 설비 관리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인천공항 3조 2교대 근무의 4조 2교대 전환 △인천공항 4단계 확장에 따른 필요인력 충원 △전국 공항의 자회사 불이익 개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 공항의 자회사 불이익 개선의 주요 내용은 자회사 위탁계약 낙찰률을 현행 92%에서 100%로 적용해 줄 것과 결원 발생 시 계약 대가에서 일부 감액하는 감액제도 폐지 등이다. 노동자연대 관계자는 “올해 설 연휴 때에도 파업이 없었음에도 공항마다 3∼8시간 지연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전체 인원의 60% 이상이 참여해 결항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구공항과 포항경주공항에는 각각 112명, 50명의 공항 관리 노동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이들 중 20%정도가 파업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은 필수고객사업장으로 항공기 운항 등에 필요한 필수 인원은 유지해야 한다. 파업을 하더라도 고객들의 불편이 없도록 비노조원과 파업 미참여자, 외부 대체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락현·김보규기자

2025-09-09

농밀한 바다향 밀려오는 여름 보양식… 초록 면발은 ‘덤’

몸을 위해 필라테스 1대1 수업을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나고 몸이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찬찬히 몸에 대해 알려준 강사님과 식사하자고 했더니 몸보신 가능한 식당을 추천했다. 처음 듣는 상호라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찾아갔다. KBS 포항방송국 앞에 자리한 ‘울릉도태양식당’. 울릉도에 가지 않고 울릉도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했다. 차가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편하지만, 주차장이 없는 맛집은 패스하는데, 이 집은 건너편에 아주 너른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좋았다. 편하게 스윽 주차하고 길을 건너갔다. 문을 열자마자 바닥에 따개비가 먼저 반겼다. 따개비 칼국수가 대표 메뉴이니 벽에도 카운터에도 따개비로 장식했다. 하지만 해물 재료 특유의 비린 향이 나지 않아 좋았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가게에 들어서면서 훅 풍기는 냄새에 질리기 때문에 입맛을 잃곤 한다. 이 집은 일단 첫인상 합격. 메뉴판도 간단했다. 따개비칼국수, 따개비죽, 해물부추전 뿐이다. 귀한 명이나물은 포장 판매한다. 둘이 방문한 우리는 세 가지 다 먹고 싶지만 전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칼국수와 죽을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찾아온 손님들의 연령대를 보니 다양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데려온 부부, 엄마와 딸, 중년 부부, 젊은 연인, 지긋한 어르신들이 밑반찬을 앞에 두고 자신의 메뉴를 기다렸다. 물과 함께 내온 세 가지 반찬이 정갈하다. 과일로 단맛을 낸 겉절이, 직접 담근 효소로 맛을 낸 상추대와 돼지감자 장아찌, 꼬시래기 초무침이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가게 구석에 주인장이 직접 담아둔 효소가 가득했다. 보양식이라 손님의 건강을 위해 손을 아끼지 않고 철마다 다른 효소를 만들어 저장한다고 했다. 가게 안을 둘러보는 사이, 칼국수와 죽이 나왔다. 그릇 위에 따개비가 가득 올려져서 누가 봐도 따개비 칼국수와 따개비 죽이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았다. 바다향이 밀려왔다. 자극적이지 않고 뭉근한 맛이다. 그런데 면의 색깔이 초록이다. 어떻게 반죽했냐고 여쭈니 수입 밀가루는 경상도 사투리로 ‘생목 낀다’는 말이 있어서 비싸지만 국산 밀가루만 사용해서 포항 특산물 부추즙을 내서 반죽에 넣었다니 더 맛이 궁금했다. 생목 낀다는 의미는 위산이 역류해 소화불량이라는 뜻이다. 한 젓가락 후루룩 들이켰다. 쫄깃한 식감이 입안에 감돈다. 더 쫄깃한 것은 따개비였다. 주인장의 인심만큼 듬뿍 들어있어 숟가락을 뜰 때마다 씹혔다. 둘이 두 가지 맛보라고 내온 앞접시에 칼국수와 죽을 번갈아 먹으며 땀을 흘렸다. 국물까지 싹 비웠다. 담백한 맛에 밑반찬이 한몫해서 셀프바에서 리필해서 먹었다. 따개비는 단백질과 칼슘, 마그네슘, 셀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타우린과 오메가-3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을 증진해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항산화 성분이 세포 손상을 막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면역력에 도움 준다. 최근 연구에서 항균 및 항암 효과가 입증되어, 암세포 성장 억제와 유해균 번식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으로 체중 관리에도 좋다. 조개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섭취를 피해야 하며,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울릉도에 본점이 있다. 포항의 울릉도태양식당, 이곳은 육지에서 섬나라 울릉국의 맛을 그대로 내 뱃멀미 심한 우리에게는 좋은 장소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퇴직 후, 누리는 즐거운 취미 생활

포항시 북구 신광면에 거주하고 있는 이경희(64) 씨는 취미 부자다. 이른 아침 수영을 시작으로 오전에는 흥해복합커뮤니티에서 천아트와 캘리그라피 수업에 참여하느라 매일매일 바쁘지만 즐거운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 지난 2학기에는 스마트폰 사진까지 배웠다. 여행지에서의 즐거운 추억을 남기기 위해 사진을 배워두고 싶어서다. 4개월간 수업 후에는 그동안 배운 것으로 작품 전시회도 열었다. 퇴직 후에 취미로 누리는 쏠쏠한 재미다. 최근 주위를 둘러보면 퇴직을 앞둔 분들이 퇴직 후에 무엇을 하고 지낼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모습들을 종종 보게 된다. 대부분은 많은 시간을 어떻게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이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크다. 어느 글에서 읽은 걸 떠올려보면 탑은 기단부, 탑신부, 상륜부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탑의 상륜부를 만드는 것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퇴직 후의 30년이 바로 상륜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지나온 시간보다 앞으로의 30년을 더 잘 보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시간이 여유로워지는 건 분명하지만 규칙적인 생활이 사라지면 무기력해지기 십상이다. 이때 취미가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취미 생활이 정신과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관계 유지 함에 있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요즘 취미는 여러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고를 수 있는 취미도 많다. 보통 여행이나 음악, 미술, 요리, 운동, 공예나 글쓰기의 창작 활동 등이 있다. 또 AI 시대인 지금 디지털 기술에 새롭게 발을 들여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취미 활동 중 무엇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 하면 된다. 평소에 자신이 하고 싶어 했던 걸 선택하거나 어린 시절 막연히 꿈꾸어 오던 것을 도전해 볼 수 있다. 여기서 비슷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모임으로도 이어지면 새로운 배움에 대한 기회가 끊임없이 생긴다. 투자의 복리 효과 같은 거다. 도서관이나 문화센터에서 가볍게 시작하게 된 취미가 뜻밖의 재능으로 연결되어 전문가의 길을 걷게 된 사람들도 더러 볼 수 있다. 등단을 하기도 하고 각종 공모전에서 당선되어 작가로서의 새로운 기회를 얻은 사람들이 그들이다. 수강생에서 강사로서의 길을 걷는 사람도 종종 있다. 이경희씨도 처음에는 퇴직 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나름 고민이 있었다고 한다. “원래 배우는 걸 좋아해서 같이 수영을 하는 분에게도 다른 수업을 자주 추천하기도 한다. 나의 소개로 함께 하게 되면 더 기분이 좋다. 스스로도 긍정적인 에너지가 생기고 젊은 분들도 알게 되니 일석삼조(一石三鳥) 이상이다”라고 말한다. 올해 2월 퇴직을 한 권 미경(62) 씨도 마찬가지다. 시간 제약 없이 해외여행을 시작한 것은 물론이다. 관심 있었던 그림책 독서 모임과 블로그도 시작했다. 블로그는 처음 여성문화회관에서부터 시작해 지난 여름 포은중앙도서관에서도 하고 세 번째로 9월부터 시작하는 대잠도서관 블로그 수업도 신청한 상태다. 초보 블로거지만 여행지에서의 기록을 남기는 게 두 번 여행하는 느낌이다. 관심을 두고 꾸준히 하니 약간의 수입도 생기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취미 생활을 두고 “취미 생활로 또 하나의 새로운 길이 열리는 기분이다. 배움으로 관심사가 비슷한 분들과도 알게 되니 아직 ‘현역’이다”라고 당당히 말한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행복’을 처방하는 약국을 아세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예끼마을에서 ‘예끼아트페어’가 열렸다. 안동시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관광거점도시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도산면 서부리 선성현 문화단지에서 개최한 ‘예끼아트페어’는 다양한 예술 작품 전시와 함께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선성’은 예안의 옛 이름이다. 예안면은 안동댐 건설로 수몰되었고, 구 예안수몰지에서 북쪽으로 약 200m 지점 임야 구릉지에 택지를 조성하여 새마을을 형성해 이주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행정구역상 도산면 서부리에 속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예안이라 부르고 있으며 선성현 문화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면서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의 ‘예끼마을’이란 별칭을 갖게 되었다. 선성현 문화단지는 선성현 관아의 옛 모습을 재현하여 역사와 문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조성한 체험 관광단지이다. 아름다운 안동호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에 건립되었으며 물 위에 조성한 선성수상길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사로잡는 곳이다. 2025 예끼아트페어는 선성현 문화단지 건물 전체를 활용해 전통 공간과 현대미술이 만나는 프로젝트다. 작가들의 작품 전시 외에도 예술 놀이 프로그램인 ‘움직이는 공간’, ‘옛이야기와 신문지 숲’, ‘꼬물꼬물 아트페어’가 운영되었고 국악 공연, 악기 연주체험, 싱잉볼 명상, 한복체험 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그중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미술체험인 ‘꼬물꼬물 아트페어’의 한 프로그램인 ‘행복약국’ 체험이다. 행복약국은 현대인의 마음치료를 위한 공간으로 누구나 손쉽게 ‘행복 가득한 약’을 처방받을 수 있는 곳이다. 약의 종류는 ‘마음이 편해지는 약’과 ‘자신감이 생기는 약’, ‘끈기있게 마무리 할 수 있는 약’,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약’ 등이다. 약의 정체는 젤리와 초콜릿, 석기시대, 꾀돌이 등의 간식으로, 종류별 약을 증상에 맞게 제조한 후 내복약 봉투에 용법을 표기하여 처방받을 수 있다. 이중 가장 인기가 있는 약은 ‘마음이 편해지는 약’이었다. 이 장난스러운 체험은 어른과 아이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었는데 아이에게는 신기한 체험을, 어른에게는 잊고 있었던 ‘놀이’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전자기기나 디지털 없이 얼마든지 즐겁게 놀았던 순수했던 시절의 추억 속 아날로그 놀이 말이다. 현대인의 아픈 마음을 치료해 행복을 전해주겠다는 의도가 전해진 체험으로 관람객 모두들 행복한 환자가 되고 말았다. 처방받은 약 봉지를 들고 나갈 때 행복약국에 걸린 배너 광고가 눈에 띄었다. “행복을 처방합니다. 아이와 함께 웃음, 사랑, 꿈을 처방받아 가세요.” /백소애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2025-09-09

수성못서 숨진 육군 대위 사건, 경찰 본격 수사 착수

대구 수성못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된 육군 대위 사건이 경찰에 이첩됐다. 육군은 9일 “사망자의 유서 형식 메모와 유가족의 고소장 등을 고려해 사망 원인이 범죄 혐의와 관련 있다고 판단하고 오늘 경북경찰청에 인지 통보했다”고 밝혔다. 육군은 또 “민간 수사기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며 “총기와 탄약 유출 경위에 대해서는 육군수사단이 계속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총상을 입은 A대위는 대구에서 발견됐지만, 근무지가 경북 영천에 위치한 육군3사관학교 소속이어서 사건은 경북경찰청으로 이첩됐다. 경찰 관계자는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사망 원인에 대해 한 점 의혹도 남지 않도록 철저히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 대구 수성못 인근에서 육군3사관학교 소속 A대위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는 총기류와 A대위의 메모가 있었다. 메모에는 직장 내 괴롭힘과 가혹행위를 겪었다는 정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류는 사고 전날 부대 내 무기고에서 반출된 사실이 확인됐다. 한편 최근 2주 남짓한 기간 동안 초·중급 간부 3명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하면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최근 주요 지휘관 회의에서 밝은 병영 문화 조성과 맞춤형 자살 예방 대책 등 제도적 방안을 시행해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이도훈·황인무기자 ldh@kbmaeil.com

2025-09-09

‘양신’에서 ‘방신’으로… 구룡포 앞바다서 행복한 인생 2막

‘한반도 동쪽 땅끝’ 포항시 남구 구룡포의 앞바다를 제2의 무대로 삼은 국민타자 ‘양신’ 양준혁씨(56)는 스파이크가 달린 야구화 대신 고무장화를 신고 질주하고 있었다. 손에는 야구방망이가 아닌 그물이 들려 있었다. 지난 8일 경북매일신문과 인터뷰에 나선 양씨는 “야구선수 때처럼 새로운 홈구장 구룡포 앞바다라는 타석에 매일같이 선다”면서 방어 전문 양식 수산인으로서의 각오를 말했다. 방어 1㎏당 3만8000원 최고경매가 기록… 이젠 방어 양식으로 홈런 카페 ‘동끝’•바다낚시터 함께 운영 “인생 최고의 성공은 가족의 탄생” 20년 숙원 ‘땅끝 표지석’ 활용 등 호미곶관광산업 활성화 제안하기도 대구 토박이인 양씨는 이제는 ‘구룡포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올해 5월에는 수협 조합원으로 가입했고, 카페와 바다낚시터까지 운영하면서 구룡포에 뿌리를 내렸다는 설명도 보탰다. 그는 2003년 지인의 양식장에서 물결처럼 솟구쳐 올라오던 광어떼를 보고 구룡포에 꽂혔다. 2006년 양식장 인수 이후 고군분투한 끝에 방어 양식에 성공하면서 ‘방신’이 됐다. 양씨는 “몇 해 전 노량진수산시장에 출하한 방어가 1㎏당 3만8000원이라는 최고가를 기록해 경매사도 깜짝 놀랐다”라면서 “이후에도 가격이 계속 오른 우리 방어가 진짜 최고라고 인정받았다”라며 활짝 웃었다. 야구장에서의 홈런이 환호의 순간이었다면 지금의 홈런은 가족이다. 양씨는 “아이 태어난 게 제 인생 최고의 홈런이다. 가족과 행복하게 사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식장 앞 카페 ‘동끝’은 아내와 함께 꾸린 또 다른 삶의 무대다. 그는 “아내가 원래 카페 오픈식만 도와주려 했는데, 손님이 몰리자 아예 카페를 맡았다”면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딴 장인어른도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양준혁씨의 시선은 이제 포항의 내일로 향한다. 양씨는 “포항은 앞으로 철강만으로는 안 된다“면서 “대한민국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 독도를 바라보는 동쪽 땅끝 일원을 관광벨트의 거점으로 만드는 등 호미곶을 관광산업의 한 축으로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0년째 풀리지 않은 숙원도 지적했다. 양씨는 “20년째 땅끝 표지석으로 가는 콘크리트 둑에 난간 하나 설치 못 하고 묶여 있는데, 포항시가 2억 내지 3억 원만 투자하면 수천억 원의 관광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실제로 주말이면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지만 안전 문제 탓에 표지석에 접근 조차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야구 기록으로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는 그는 이제 바다에서 삶을 설계한다. 바람은 분명하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닌 모두가 함께 잘 사는 길’을 여는 것이다. 양준혁씨는 “야구가 팀플레이였듯이 관광도, 수산도 혼자서는 못 한다"면서 “함께 힘을 모아야 포항이 살고 구룡포가 산다. 여기서 끝까지 전력 질주할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