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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4·2 재보선 투표소 대구 19곳·경북 56곳 확정

대구·경북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오는 4월 2일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의 투표소를 대구 19곳, 경북 56개소(김천시 51개소, 고령군 5개소)로 확정했다. 24일 선관위에 따르면 선관위는 재·보궐선거를 실시하는 지역의 매세대에 투표안내문과 후보자의 선거공보를 보냈다. 신체 장애 등으로 투표소를 방문하기 어려워 자신이 머무는 곳에서 투표하는 유권자인 거소투표신고자 대구 112명, 경북 430여 명에게는 거소투표용지를 함께 발송했다. 선관위는 어르신·장애인 등 층간 이동이 어려운 선거인이 투표소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투표소를 1층 또는 승강기가 설치된 장소에 설치했다. 투표소의 위치는 지방자치단체의 ‘선거인명부 열람시스템’을 이용하거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의 투표소 찾기 연결 서비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 세대로 배달되는 투표안내문에도 투표소가 설치된 건물명과 약도가 있다. 유권자는 선거공보를 통해 후보자의 정견·공약과 재산·병역사항·세금납부 및 체납사항·전과기록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투표안내문에는 선거인의 성명과 선거인명부 등재번호, 사전투표와 선거일 투표 참여 방법(투표시간 및 장소 등)이 게재돼 있다. /피현진·장은희기자

2025-03-24

한국인 행복지수12년 전보다 퇴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느낀 행복도는 10점 만점에 6.038로 필리핀(57위)에 이어 58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3월20일 ‘국제행복의 날’에 발표된 내용이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웰빙연구센터에서 ‘갤럽(Gallup)’과 유엔 지속가능개발솔루션네트워크 등과 협력해 매년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를 통해 행복도 지수를 발표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행복도지수(3년 평균)는 2024년 6.038로 2012년 처음 발표한 행복도 지수 보다 0.229포인트 하락했다. 2024년 기준 세계에서 행복도가 가장 높은 국가는 1위 핀란드(7.736)였다. 이어 2위 덴마크(7.521), 3위 아이슬란드(7.515) 순이었다. 반면 전체 조사대상 147개 국가 중 행복도가 낮은 곳은 아프가니스탄(1.364·147위), 시에라리온(2.998·146위), 레바논(3.188·145위) 순으로 나타났다. 최초로 이 보고서가 발표된 2012년과 대비하면 지난 12년간 한·중·일 3개국 가운데 행복도가 떨어진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올해 보고서에서 한국은 2024년 중국(5.921·68위) 보다는 우위를 차지했지만, 일본(6.147·55위) 보다는 후순위였다. 갤럽은 전세계 140개국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현재 당신은 가장 나쁜 삶(0점)과 가장 행복한 삶(10점) 중 어느 곳에 위치하는가’라는 단일 질문에 대한 응답을 종합 평균해 산출한다. 유엔은 2011년 7월 19일 총회 결의에 따라 각 국가에 사회적, 경제적 개발을 달성하고 측정하는 방법을 결정할 때 행복과 웰빙에 더 많은 중요성을 두도록 촉구했다. 이후 2012년 6월 28일 유엔 총회에서 3월 20일을 ‘국제 행복의 날’로 선포한 이래 매년 세계행복보고서가 발표되고 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3-24

“문화재를 사수하라” 피난행렬 잇따라

의성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문화재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의성군은 지난 21일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사흘째 계속 확산하자 24일 이날 오전 옥련사에 있던 유물 3점을 조문국박물관으로 옮겼다. 경북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상조각 목조아미타여래좌상을 비롯해 비지정 유물인 목조아미타여래좌상 대좌, 불화 괘불이 안전하게 인계됐다. 옥련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의 소속 사찰로 신라 흥덕왕 때 창건됐으나 임진왜란 때 소실돼, 1605년(선조 38)에 다시 지어졌다. 옥련사가 있는 안평면에서는 이날 오전 산림청 헬기 13대가 투입돼 일대 진화 작업을 벌였다.  앞서 조문국박물관도 지난 22일 아미타삼존, 탄생불, 신중탱화 등 운람사에 있던 유물 14건, 24점을 이관시켰다. 운람사는 대형 산불 산불 첫날 불에 모두 타 소실됐다.  의성군은 또한 681년 의상대사가 지은 의성군 고운사에 보관된 비지정 동산 유물인 소규모 불화, 불상, 도서 등을 영주 부석사박물관으로 옮겼다. 고운사에 있는 보물 제246호 석조여래좌상은 아직은 옮기지 않았다.  산림당국은 이날 오후 점곡면 일대에 있는 경북도 문화유산자료 고택 서계당, 이계당, 소계당에도 산불 재확산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방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산림당국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교구 본사 조계사 소속 사찰인 석불사와 통일신라 신문왕 때 창건된 천년 고찰 주월사를 방호해달라는 요청도 접수됐다. 1971년 창건된 석불사는 최초 발화지인 안계면과 인접한 비안면 자락리에 자리 잡고 있다. 석불사 법당굴에는 고려 시대에 만들어진 약사여래불인 경북 유형 문화재 제56호 비안면 자락동 석조여래좌상 등이 있다. 주월사에도 아미타삼존불, 복장 유물, 불화, 도서 등 유물이 있어 안전한 장소로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의성군 관계자는 “아직 석불사나 주월사는 직접 산불 위협 단계로 볼 수 없어 문화재를 옮기지는 않고 대기 상태”라며 “산불 진행 상황을 보며 추가 이송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

2025-03-24

의성산불 강풍타고 안동까지 확산

영남권을 중심으로 대형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면서 산림 당국이 진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특히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은 바람을 타고 영덕 방면 점곡휴게소와 경계지인 안동으로 번져나가고 있다.  이부 지역에 비가 예보된 목요일까지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24일 산림청, 경북도, 의성군 등에 따르면 해가 뜨자 헬기 57대와 산불특수진화대 및 50사단 군병력 등 인력 2728명, 진화 장비 425대 등을 투입해 안평면·안계면 2곳에서 산불 진화에 나섰다.진화는 송전선로, 변전소, 요양시설, 문화 유산시설 등에 지상진화대원과 공중진화대를 우선 투입해 작업을 진행했다.이날 낮 12시 기준 산불영향구역은 7516㏊이며, 전체 화선 133.9㎞ 가운데 95.2㎞에서 진화가 완료됐지만, 이날 오후 들면서 강한 바람을 타고 동·북쪽 방면으로 20여㎞떨어진 의성·점곡·옥산면 방면으로까지 번져나갔다.또 오후 3시40분쯤에는 서산~영덕고속도로 영덕 방면 미니 휴게소인 점곡휴게소 화장실 건물에 불이 붙었고 불길이 옆에 있는 편의점 건물로 번져 피해를 입혔다.  한국도로공사는 산불이 확산하자 오후 3시35분쯤 부터 서산~영덕고속도로 북의성IC에서 영덕 톨게이트까지 양방향 통행을 전면 통제했다.    산불은 의성 경계지인 안동까지 확산됐다. 불길이 바람 방향을 타고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오후 4시10분쯤 의성군 점곡면 근처에 있는 안동시 길안면 현하리 야산으로 번진 것. 이에 따라 의성군과 산림당국은 현하리 마을 주민에게 길안초등학교·길안중학교로 대피하라는 안전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특히 산불은 안동으로 확산하기 직전 1시간여 동안 약 6m 높이 불기둥을 보였다. 이 불로 의성군 점곡면 야산 능선 모두가 타 일대가 검게 변했다.   앞서 산림청은 오후 3시부터 산속에 있는 진화대원들에게 안전한 곳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이날 오후 3시 기준 의성군 안평면과 안계면 산불 진화율은 각 72%, 69%였으나 순간풍속 최대 15㎧의 서풍이 불면서 안전에 위험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같이 조치했다.  지난 21일 시작해 나흘째 접어든 경남 산청 산불 역시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가 뜨자마자 공중에는 진화 헬기 36대가 투입됐고 지상에서 공중진화대·특수진화대, 소방·군인 등 2341명이 투입돼 불을 껐다. 그러나 진화율은 강한 바람 등의 영향으로 멈춰 있다.  24일 산청 산불현장통합지휘본부 등에 따르면 오후 3시 기준 진화율은 68%에 머물고 있다. 전체 불길 50㎞ 중 34㎞가 진화됐고 남은 구간은 16㎞로 추정 산불 영향 구역은 1502㏊다.  해병1사단 등에서도 병력이 산불 진화 현장에 대거 투입됐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 군은 2작전사령부를 중심으로 육군과 해병대, 공군 등 약 1,350여 명의 장병과 육군항공사령부와 공군작전사령부 헬기 35대 등 가용 인력 및 장비를 투입해서 산불 진화와 잔불 제거, 의료 지원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장병들은 안전을 고려해 주불 진화보다는 잔불 제거와 주변 정리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24

‘소나무 중심 숲’ 불쏘시개 역할… 산림구조 개편을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울산 울주 등 전국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실화, 다시말해 누군가의 실수로 발생한 인재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다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불에 잘 타는 침엽수 위주의 산림 구조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화를 더 키우고 있다.   24일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의성과 산청, 울주, 경남 김해, 충북 옥천 등 5개 산불 지역에서 특수진화대 등 인력 2000여명과 헬기 수십 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강한 바람으로 인해 진화율은 70%를 겨우 넘긴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산불은 기후적 요인과 지형적 특성이 맞물려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건조한 기후가 지속되면서 낙엽과 가지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하마를 키웠다. 습도가 낮은 상태에서 옮겨 붙은 작은 불씨가 초속 15m 내외의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화점 이외 주변 산으로 번져 버린 것.  강풍은 이미 꺼진 불씨도 다시 살려내어 진화를 더 힘들게 했다. 산악 지형에서 발생하는 ‘골바람(谷風)’ 또한 불길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면서 진화 작업을 매우 더디게 했다.  이번 산불은  ‘소나무 중심 숲 구조’ 인 우리나라 산림생태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국내 산림 중 36.9%는 소나무 중심의 침엽수림으로 구성돼 있다. 소나무숲은 전국 산림 면적의 약 25%를 차지해 단일 수종으로는 가장 면적이 넓다. 그러나 소나무는 송진을 포함하고 있어 화재가 발생하면 불을 급격히 확산시키는 특징이 있다. 이번에도 불에 탄 나무가지와 솔방울이 강풍을 타고 멀리 날아가면서 불씨를 여러 곳으로 옮겼다. 이는 산불이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일각에선 소마무 중심의 우리 산림으로는 얹네든지 불만 나면 대형으로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산림 시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형 산불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소나무 중심의 산림 구조를 개선하고, 불에 강한 활엽수를 중심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 참나무, 밤나무 등은 상대적으로 화재에 강해 방화림 역할을 할 수 있다.  산불 진화를 위해서는 신속한 현장 접근이 필수적인 만큼 이를 위해 산림 내 임산도로를 적극적으로 개설해 소방차와 진화 인력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한편 기존의 인력 순찰 방식에서 벗어나 드론과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감시 체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강하다. 드론을 이용하면 넓은 지역을 빠르게 모니터링할 수 있어 조기 발견과 신속한 초기 대응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강풍에 대한 대비첵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헬기 경우 강풍이 불면 진화 속도가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산림당국은 일출 시각에 맞춰 의성 산불 지역에 진화 헬기 57대를 투입하려 했지만, 안개와 연기로 시야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헬기 투입에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산악 지형에 적합한 고성능 진화 헬기 도입을 확대하고 방화선 구축을 위한 대응 장비도 강화할 필요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역의 한 산림 전문가는 “활엽수 중심의 산림구조로 개편하고, 산림 임도를 확충해 신속한 접근이 가능하도록 해야하는 것은 이제 ㅜ선택이 아니라 필수다”라면서 “산불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정부와 지자체의 교육과 홍보활동 또한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시라기자

2025-03-24

“통상전쟁 국익 확보 전력 극단 갈라진 사회는 불행”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국회의 탄핵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한 총리는 탄핵소추 87일 만에 직무에 복귀했다. 관련기사 4면 헌재는 이날 한 총리에 대한 탄핵심판 청구를 재판관 5(기각) 대 2(각하) 대 1(인용) 의견으로 기각했다. 탄핵심판은 재판관 6명 이상이 찬성해야 당사자를 파면할 수 있다. 탄핵 기각 의견을 낸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김복형 재판관은 내란 공모, 내란 상설 특검 임명 회피, 김건희 특검법 거부, 한동훈 전 대표와의 ‘공동 국정 운영’ 시도 등 4개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봤다. 반면, 정계선 재판관은 유일하게 인용 결정을 내렸다. 정 재판관은 “한 총리는 대통령의 직무정지라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최소화하고 국가적 혼란을 신속하게 수습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헌법과 법률 위반 행위로 논란을 증폭시켰다”며 “한 총리가 헌법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은 점, 내란 상설 특검을 임명하지 않은 점이 파면시킬 만큼 중대하다”는 의견을 냈다. 각하 의견을 낸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탄핵안 가결에 필요한 의결정족수를 총족하지 못했다고 봤다. 두 재판관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는 대통령만큼이나 신중하게 행사되도록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이 갖춰지지 않아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것이다. 다만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을 제외한 나머지 재판관 6명은 “대통령 권한대행은 헌법과 법령상으로 대행자에게 미리 예정된 기능과 과업의 수행을 의미하는 것이지, 이로써 권한대행이라는 지위가 새로이 창설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 총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서 정족수를 대통령 기준 200석이 아닌 국무위원 기준 151석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은 행위에 대해선 기각 의견을 낸 재판관들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한 총리가 국회에서 선출된 조한창·정계선·마은혁 재판관 후보자의 임명을 보류한 것이 헌법과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파면을 정당화하는 사유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반면, 김복형 재판관은 다수의 견해인 기각 의견에 동참하면서도 “대통령에게 ‘즉시 임명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가 그 자체로 위헌·위법이 아니다”고 판단했다. 가장 관심을 모았던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에 대해서는 헌재가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비상계엄에 대한 판단이 나오면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판단을 헌재가 내리지 않으면서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직무에 복귀한 한 권한대행은 이날 대국민담화를 통해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 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 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 데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몇 년 우리가 명백히 목격하고 배운 것이 있다면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러겠다”고 강조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3-24

尹대통령 다음달 14일 첫 정식 공판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기소된 윤석열 대통령 측은 24일 열린 2차 공판준비 기일에서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불법적 공소제기”라며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이날 윤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2차 공판준비기일을 44분간 진행했다. 재판 쟁점과 일정을 정리하는 공판 준비 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윤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 김홍일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은 방대한 배경사실과 정황만 나열할 뿐, 어느 시점부터 누구와 어떤 공모를 했는지 공소사실은 전혀 특정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판 준비 기일과 달리 다음달 14일 오전 10시 시작되는 정식 공판에는 윤 대통령이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정식 공판에선 피고인이 참석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결과에 따라 ‘현직’ 또는 ‘전직 대통령’ 신분으로 출석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식공판에서 재판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증인 신문을 하기로 했다. 검찰 공소장에 따르면 최 부총리와 조 장관은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전 대통령 집무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우려를 전달했고, 최 부총리는 “비상계엄 선포는 경제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안 된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앞으로 최소 2주에 3회가량 공판기일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재판부는 검찰과 윤 대통령 측에 △2회 4월 21일 △3회 4월 28일 △4회 5월 1일 지정에 대한 의견을 낼 것을 요청했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03-24

“연일 번지는 산불, 언제 집으로 돌아갈지”

평소 텅 비어 있던 의성체육관은 24일 산불로 임시 대피한 주민들로 붐볐다. 관련기사 2·7면  이 의성체육관에는 현재 의성읍민과 요양병원 환자 등 166명이 머물고 있다. 망연자실한 주민들은 자원봉사자들이 내미는 도움의 손길에 그늘진 표정으로 어색한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주민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주변에서는 매케한 연기냄새에다 헬기 소음이 끊이지 않았다.  TV뉴스에서는 산불이 인근 지역까지 확산하고 있다는 소식만 전해졌다. 텐트 앞에 힘없이 앉은 권금순(74·철파리)씨는 “금방 불이 꺼져 집으로 돌아갈 줄 알았다. 그런데 벌써 삼 일째 여기에 있다”며 힘들어 했다. 그는 “동네 사람 중 일부는 집으로 돌아가기도 했으나 불이 인근 지역으로 연일 번지고 있어 무서운 마음에 여길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원봉사자들과 공무원들이 정말 열심히 도와주긴 하지만 대피소 생활이라는게 내 집 같지 않다”며 “하루라도 조속히 집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 뿐이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단촌면 상화리 주민 마창운씨는 “현재도 집주변의 산불이 바람을 타고 산을 넘어 다니고 있어 상당히 불안하다”면서 “바람에 재만 날려도 불이 난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빨리 끝나기만 기도한다”고 간절하게 말했다.  점곡면 윤암리 주민 이인제(71)씨는 “30년 전 대구에서 사업을 정리하고 고향 땅에 내려와 6만 평의 산에 모든 것을 바쳤는데 이번에 산불로 모든 것이 타버렸다”며 울먹였다. 그는 “올해 수확할 수 있는 송이, 호두·밤나무 1500그루가 이번 화마로 피해를 입었다"면서 "아내와 난 나이가 들어 다시 시작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라 앞날이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의성읍 업리에서 고물상을 운영하는 김하진씨의 얼굴에도 근심이 가득했다. 김씨는 “작년부터 모아온 고물과 폐지는 이번 산불에 대부분 소실됐다”며 “폐지, 깡통 같은 폐자원이 가격 하락으로 팔지 못하고 보관 중이었는데 진작 처리할 걸 후회된다"며 땅을 쳤다. 그는 "지금 상황에선 다시 고물 수집을 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막막한 현실을 한탄했다.  의성군 점곡면에서 태양광발전 시설을 운영하는 60대 김모씨는 당장 수입이 끊기는 상황에 놓였다고 하소연했다. 산불이 태양광발전 시설을 덮치며 하루아침에 작동을 멈춰 버린 것.  그는 “해가 길어지기 시작하는 봄부터가 성수기여서 본격적인 전기 생산을 앞두고 시설 정비도 마쳤는데 하루 아침에 다 잃었다”며 “산불이 나던 날 급하게 시설을 보러 왔더니 이미 도로는 통제 중이었다. 멀리 보이는 화선에 태양광 시설이 포함돼 있었고, 그래서   ‘아이쿠 끝났구나’  생각했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며 이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김지민(42) 씨는 “주말 동안 산불이 꺼지지 않고 오히려 더 크게 확산한다는 소식에 애들이 학교도 못 갈까 봐 걱정한다”면서 “그나마 학교는 정상적으로 문을 열어 서 다행이다”고 털어놨다. 의성군 산불은 이날 오전 65%의 진화율을 보였으나 강한 바람이 계속되면서 여전히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창훈·이병길·피현진·단정민기자

2025-03-24

이강덕 포항시장 '군 헬기, 산불 진화시 신속 출동 가능토록 개선책 마련해야'

24일 해병대 교육훈련단에서 열린 2025년도 1분기 포항시 통합방위협의회 정기회의에서 해병대 및 해군항공사령부 소속 헬기의 산불현장 출동 부분에 관한 개선책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이강덕 시장은 “전날 의성의 큰 산불로 포항시가 임대한 산불진화헬기가 모두 그곳에 투입된 상황에서 마침 포항에 산불이 발생해 의성까지 간 헬기를 오라고 할 수도 없어 해병대 1사단에 헬기 지원 요청을 했더니 즉시 출동이 되지 않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뒤늦게 확인한 결과, 군 헬기 사용은 합참의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너무 까다롭던데 산불 진화는 시간을 다투는 만큼 언제 보고하고 승인받고 그렇게 하느냐”며 “손실이 커지기 전에 진화해야 하는 산불은 선 출동, 후 보고로 대처할 수 있도록 국방부에 건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 시장은 또 산불 진화에 해병대 및 해군 소속 헬기 출동 시 신속한 성과를 내기 위해선 사전 훈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말하고 시와 소방서와 군이 공동으로 훈련하고 점검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지금은 함참의장 승인 절차도 간소화 되어 있어 빠른 시간 내에 결정을 통보받고 있다”면서 “하지만 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포항시 통합방위협의회장의 개선 목소리인 만큼 상부에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이강덕 시장은 군 관계자로부터 병력 수송이 주 목적인 군 헬기에는 산불진화를 위한 장비가 부족하고 특히 강이나 저수지에서 물을 급수하여 투하하는 물탱크 시설 보강이 있어야 산불현장 투입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오자 2026년도 예산에 적극 반영,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산림청 소속 헬기에는 부착된 이 물탱크는 제작 설치비 등에 대당 15여억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보규 수습기자

2025-03-24

[투데이 핫 클릭!] 축의금만 내던 비혼자들의 궁여지책은?...바로 ‘이것’

“나도 비혼식이라도 열어 그간 낸 축의금을 돌려받아야 하나?” 찬바람 부는 혹한의 겨울이 지나고 화사한 꽃들이 앞 다퉈 피어나는 봄이 마침내 사람들 눈앞에 도착했다. 예로부터 이 계절은 ‘화혼(華婚)의 시기’였다. 지난 시절보단 결혼하는 사람들이 줄었지만, 그래도 3~5월은 예비 신랑과 신부의 설렘이 있는 때. 헌데, 미혼자들은 이 시기가 예상치 못한 지출이 가장 많은 달이기도 하다. 적지 않은 숫자의 축의금 봉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 결혼하지 않은 남성과 여성이 늘어나면서 적게는 수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남의 결혼식에 내놓았던 축의금을 자신은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흔해졌다. 어려워진 신혼집 준비와 아이를 낳고 기르는 육아의 힘겨움이 가져온 세태 변화 탓이다. 그래서일까?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21세기형 궁여지책’이 나왔다는 뉴스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결혼하지 않은 한국 독신 여성들 사이에서 비혼식을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에서도 한국의 ‘비혼’에 주목한 것이다. 2023년 말 현재 한국 30대 가운데 51%가 결혼을 하지 않았다. 지난 2000년과 비교했을 때 비혼자가 4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비혼식’이란 단어엔 결혼하지 않은 사람이 앞으로도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선언하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또한, 비혼식엔 일부 기업에서 제공하는 ‘비혼 축하금’을 지인들에게 거둬들이고 싶다는 결혼하지 않은 남녀의 은근한 바람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본전 생각’이 아닐까? 어떤 정책과 방법을 내놓아도 갈수록 결혼이 줄어드는 상황. 소식을 접한 한 네티즌의 “40세건, 45세건 일정 연령이 되면 비혼식을 공식화해 그때까지 사용된 친척과 친구들의 결혼 축의금을 반의 반이라도 돌려받게 해줘야 한다”는 의견이 마냥 우스개로만 들리지 않는 세상이 된 것 같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3-24

국토부, 현장배치플랜트 기준 완화하는 개정안 행정예고…레미콘 업계 반발

국토부가 공사현장 내 레미콘 생산시설(현장배치플랜트)의 설치·생산기준을 완화는 방안을 내놓자 레미콘 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23일 레미콘업계는 입장문을 내고 “국토부가 작년 12월 행정 예고한 현장배치플랜트 기준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건설공사 품질관리 업무지침 개정안’은 기존 건설자재업체을 역차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행 현장배치플랜트 설치는 레미콘업체가 90분 이내에 건설 공사현장에 공급이 불가능한 경우로 제한하고 생산한 레미콘을 해당 현장 외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또 중소레미콘업체가 사업조정을 신청할 경우 50%를 주변 레미콘업체가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행정 예고된 국토부의 개정안은 현장배치플랜트에서 레미콘 전량을 생산·공급할 수 있도록 하고 생산한 레미콘을 인근 현장으로 반출을 허용하도록 했다. 또 중소레미콘업체의 사업조정 신청을 일괄 기각하고 주변 레미콘업체와의 공동협력 규정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레미콘업계는 “레미콘 가동률이 역대 최저인 17%로 낮아진 상황에서 현장배치플랜트 설치조건을 완화해 새로운 공급자를 진입시키는 것은 건설산업 활성화를 위해 건설자재업체를 고사시키는 역차별”이라며 “주변 레미콘업체들의 수주 기회를 박탈하고 심각한 생산 과잉화를 부추겨 업계 생존을 위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장배치플랜트 설치는 법에 따라 사업 조정절차를 거치고 레미콘 공급이 불가능한 특정 현장에 대해서만 적용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와 함께 업계는 “현장배치플랜트 설치에 대한 사업조정신청 일괄 기각은 사업조정제도를 유명무실하게 만드는 상생협력법 위반사항”이라며 “생존권 사수를 위해 전국 1079개 레미콘업체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24일 시멘트 업계에서도 건설 경기 침체로 올해 전체 실적이 1980년대 수준으로 후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멘트 출하 실적은 445만1000t으로 전년 동기(591만6000t)보다 24.8% 감소했다. 작년 1∼2월에도 전년 동기 대비 16.9% 줄었던 출하량은 올해 들어 하락 폭을 더 키웠다. 2020년 이후 시멘트 출하량이 가장 많았던 2023년 1∼2월(711만7000t)과 비교하면 올해 1∼2월 출하량은 62.5% 수준에 그친다. 올해 연간 출하량 전망치인 4000만t을 달성하려면 1∼2월 출하량이 최소 500만t대여야 하지만, 이를 밑돈 만큼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시멘트협회는 내다봤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3-24

“이재민들 불편없게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

“식사 하세요” 23일 오전 의성종합체육관은 산불 이재민들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로 북적였다. 지난 22일 경북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확산하며 의성읍, 신평면 등 35개 마을의 693가구 주민 1221명이 인근 마을회관, 체육관 등으로 대피했다. 주민 대부분은 가족 또는 마을 단위로 각기 텐트 안에서 가슴을 졸이며 꼬박 날밤을 새웠다. 텐트 주위 테이블에 삼삼오오 모여 아침 식사를 하던 이재민들은 어제의 악몽을 떠올리며 한탄 섞인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주민들의 텐트를 일일이 방문해 불편한 곳은 없는지 확인했다. 자원봉사자 A씨는 “이재민들이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며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위안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보람차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도 이번 산불로 피해를 본 이재민을 위해 재난구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각 지역에 이재민 구호시설을 설치하고 대피소마다 적십자 봉사원을 파견, 산불 진화인력과 이재민을 대상으로 급식 봉사를 벌이고 있다. 한 이재민은 “어젯밤은 너무 힘들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음식을 가져다주셔서 조금은 편안하게 지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성군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를 본 지역 사회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3-23

전국 31곳서 동시다발로 산불 하루발생 10년새 두번째 높아

지난 22일 발생한 전국 곳곳의 산불은 하루 발생건수 기준으로 최근 10년새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국립산림과학원 산불예측센터에 따르면 지난 22일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31건으로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봄철 산불 중 하루 건수로는 역대 두 번째로 많았다. 가장 산불이 많았던 날은 지난 2023년 4월 2일이었다. 당시 충남 홍성과 대전 등 35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했고, 이들 중 11곳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2000년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지난 22일은 역대 네 번째로 산불이 많이 난 하루였다. 기록상으로는 2002년 4월 5일(6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는 2000년 4월 5일(50건), 2023년 4월 2일(34건) 순이었다. 이번 산불은 피해 면적으로도 역대 세 번째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상황보고서에 따르면 23일 오전 8시 기준 모두 3286.11㏊의 산림이 불에 탔다. 축구장 약 4600개 크기 산림이 소실된 것이다. 지역별로 보면 의성 1802㏊, 산청 1329㏊, 울주 85㏊, 경남 김해 70.11㏊다. 10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했다. 4명이 목숨을 잃었고 중상자 5명, 경상 1명이 나왔다. 인명 피해는 모두 산청에서 발생했다. 역대 가장 큰 피해면적을 기록한 산불은 동해안(삼척 등 5개 지역)에서 2000년 4월 7일부터 4월 15일 발생한 것으로 2만 3794㏊가 불에 타고 360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축구장 3만 5000개의 면적과 주택 등 800여 채의 건물이 불에 탔다. 재산피해는 약 360억 원이었다. 다음으로는 큰 피해를 낸 산불은 울진·삼척에서 2022년 3월 4일에 발생했다. 이 불로 산림 1만 6342㏊가 탔고, 6482명의 주민들이 대피했다. 또 시설물 약 643개 소가 소실되는 등 9086억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이 산불를 진화하는데 걸린 시간은 213시간 43분으로 역대 우리나라 최장기간이었다. 이한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장은 “산불 대부분이 사람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고 있다”며 “입산과 성묘 시 화기 소지, 영농부산물 소각, 담뱃불 및 화목보일러 재투기 등을 금지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23

전국 곳곳 뒤덮은 대형 산불… 소방당국 나흘째 화마와 ‘사투’

지난 21일부터 경북 의성과 경남 산청, 울산 울주 등 전국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나흘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방당국이 진화에 애를 먹고 있다. 이번 산불로 4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건조한 대기 속에서 강한 바람이 불고 있어 완전 진화까지는 시일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23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11시25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했다. 산불은 서풍을 타고 번져 이날 오후 5시 기준 4650ha의 산림을 태웠다. 산림당국은 헬기 51대, 소방·경찰 등 인력 4790명, 장비 670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불을 잡지 못하고 있다. 이 화재로 의성 35개 마을 702가구 1503명이 대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478가구 661명이 복귀했으며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의성읍·안평면·단촌면·점곡면 등에서 주택과 창고 등 건물 110채가 산불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고, 이 중 74채가 전소, 7채가 반소, 13채가 소실됐다. 화재의 원인은 한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21일 시작된 경남 산청 산불은 1368ha의 산림을 태웠다. 진화율은 70%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산불로 주민 800명이 대피했고, 주택 6동과 사찰 2곳 등 시설물 열 곳이 불에 소실되기도 했다. 이 화재로 산불을 진화하던 진화대원 등 4명이 사망하고, 부상자도 6명이 발생했다. 화재의 원인은 인근 목장 주민이 예초기로 작업을 하던 중 불꽃이 튀어 발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울주군 산불은 산림 180㏊를, 경남 김해시 산불은 90㏊를 불태웠다. 진화율은 각각 70%, 90%다. 산불로 대피한 주민은 울주군 867명, 김해시 148명이다. 행안부는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 중대본을 구성한데 이어 이날 오후 6시에는 울산·경북·경남 지역에 재난 사태를, 같은 날 오후 10시 30분에는 경남 산청군에 특별재난지역을 선포했다. 재난 사태 선포 지역에는 재난경보 발령, 인력·장비·물자 동원, 위험구역 설정, 대피 명령, 응급 지원, 공무원 비상소집 등 조치가 취해지며,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뤄진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남 산청의 일시 대피자와 이재민을 위해 재난 구호 사업비를 긴급 지원하고, 재난 안전 특별 교부세도 재난 사태가 선포된 3개 시·도에 긴급 지원할 예정이다”면서 “재해구호협회와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이재민을 위한 임시 대피소도 지방자치단체 수요를 받아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산불의 영향으로 도로와 철도가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의성 산불 여파로 부산울산고속도로 청량나들목에서 장안나들목까지 양방향, 청주영덕고속도로 서의성나들목에서 안동분기점까지 양방향, 중앙고속도로 안동분기점 상주 방향 등 고속도로 3곳의 통행이 차단됐다 해제되기도 했다. 한국철도공사도 산불로 한때 통제했던 중앙선 안동∼경주 열차에 대해 안전 점검을 마치고 23일 오전 운행을 재개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03-23

“마을 덮친 산불… 집도 타고 내 인생도 함께 타버렸어요”

23일 오전 의성군 초입에 들어서자 자욱한 연기와 매캐한 냄새가 가득했다. 공기는 숨을 쉬기 힘들 정도로 무거웠다. 진화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곳곳에서 여전히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관련기사 2·5면 도롯가에 서 있던 일부 주민들은 숯검정이 돼버린 산을 멍하니 지켜보며 아무 말 없이 눈시울을 붉혔다. 산불에 몽땅 타버린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다. 잔해에서 흩날리는 재는 그 참담함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안평면 신월리 신동마을 주민들은 전날 간신이 몸만 빠져 나온 뒤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지만, 화마가 쓸고 간 처참한 모습에 망연자실했다. 주민 이상달(70) 씨는 “칠십 평생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살아왔는데 이번 산불로 집이 다 탔고, 내 인생도 함께 타버렸다”며 쉰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산불이 나자 다들 대피했다. 집을 나설 때는 불길이 이미 눈앞에 있었다. 정말이지 믿을 수 없다”고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김민수(51)씨는 ”대피소에 머물다 돌아오니 집은 온데간데 없고, 키우던 소 두 마리만 불길을 뚫고 살아남아 날 보고 울더라“면서 ”소에게 먹이던 짚이 타버려 물이라도 먹이려고 했는데, 강한 불길에 수도 계량기도 녹아 이마저도 당장 줄 수 없게 돼 마음이 너무나 아팠다“며 눈물을 훔쳤다. 그의 집은 폭격을 맞은 듯 폭싹 내려앉았고, 벽돌 더미만 나뒹굴었다. 김씨 이웃에 사는 정상섭(78)씨의 집도 흔적 조차 남기지 않은 채 사라졌다. 정씨는 ”산불이 집 근처를 쓸고 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을땐 가재도구고 뭐고 모든게 사라지고 집터만 덩그러니 남아있었다“고 힘들어했다. 근처에서 만난 또 다른 주민은 당시 휴대전화로 촬영한 산불 영상을 내밀었다. 떨리는 손으로 촬영한 휴대전화 영상 속에서는 불길이 마을을 향해 치솟듯 번지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그는 “불이 이렇게 빨리 번질 줄은 몰랐다. 모든 것이 한순간이었다”며 당시 공포를 전했다. 의성군 특산물인 마늘도 산불 열기가 닿으며 모두 말라버렸다. 마늘 농사를 짓는 황장하(71) 씨는 “마늘이 열기에 다 쪼그라들었다. 이제 농번기인데 빨리 안정화됐으면 좋겠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농사로 먹고 살고 있는데 이제 다 날아갔다. 정부가 빨리 지원대책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토로했다. 의성읍 중리리의 한 농산물 유통업체는 공장 건물 2동이 모두 불에 타는 피해를 봤다. 공장주인 김양수(46) 씨는 “8년 전 건물을 신축해 사과, 배 등 과수 농산물을 저장하면서 유통시켰는데, 이번 산불로 모두 날려버렸다”며 “앞으로 생활이 막막하다.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막대한 피해가 조금이라도 회복되길 바랄 뿐이다”고 하소연했다. 김씨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 있는 기분”이라며 답답한 심정을 나타냈다. 의성군이 운영 중인 자연장지 ‘천제공원’도 이번 산불로 잔디장 2977개, 수목장 312개가 불에 탔다.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온 김운표(50) 씨는 “공원 잔디가 다 타버려 돌아가신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른 것 같다”며 “빠른 피해복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지난 22일 오전 11시 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뒤 2시간 46분 만인 이날 오후 2시 10분쯤 산불 3단계를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피해 추정 면적이 100∼3000㏊ 미만, 초속 11m 이상 강풍이 불고 진화 시간이 24∼48시간 미만으로 예상될 때 발령한다. 의성군은 한 성묘객이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며 “그가 직접 119에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병길·피현진·단정민기자

2025-03-23

봄 산불, 연간 발생 건수 절반 차지… 피해면적은 전체의 86%

봄철에 발생한 산불이 연간 전체 산불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로 인한 피해 면적은 전체의 8할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다. 23일 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에 따르면 2015년부터 최근 10년간 3월과 4월에 발생한 산불은 251건으로 전체 산불의 46%를 차지했다. 이로 인한 산림 피해 면적은 3424㏊로 전체 피해의 86%에 달했다. 연평균 546건의 산불에 대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원인 미상(78건)을 제외하고, 입산자 실화가 171건(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쓰레기 소각 68건(15%), 논·밭두렁 소각 60건(1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0년 동안 산불에 의한 산림 소실면적은 연평균 4002㏊이었다. 연도별 발생 건수는 큰 변화가 없었으 나, 피해 규모는 크게 달라졌다. 특히 지난 2022년에는 2만 4797㏊의 산림이 불에 타 최대 피해를 기록한데 이어 2023년에는 4992㏊의 피해가 발생했다. 2022년과 2023년에는 피해면적 30㏊ 이상의 산불이 평균(6.4건) 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100㏊ 이상의 대형 산불도 평균(3.2건)을 크게 웃돌았다. 2022년 3월 울진·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여의도 면적의 56배에 달하는 1만6302㏊의 산림을 태웠고, 주택 332채가 소실되면서 587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봄철에 이같은 대형 산불이 많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기상 및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지적한다. 강수량이 적어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고, 이동성 고기압과 저기압이 번갈아 영향을 주면서 강한 바람이 발생하는데다 낮은 습도도 산불을 확산시켰다는 것이다. 또 등산객 실화와 농사 준비를 위한 논·밭두렁 태우기 등 인위적인 부주의도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산불 혐의로 검거된 사람은 총 2189명에 이른다. 사소한 부주의나 실수로 인한 산불이라도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산림보호법에 따르면 과실로 산림을 태운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산림보호구역에 불을 지른 자는 7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산불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봄철 건조하고 강한 바람으로 산불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산불 예방에 많은 관심과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3-23

경주·달성서 벚꽃축제 “꽃놀이 오이소”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춰 대구·경북에서도 벚꽃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경주에서는 ‘2025 경주 대릉원돌담길 축제’가 다음 달 4일부터 6일까지 개최된다. 봄꽃 명소에서 먹거리·즐길거리와 함께 마음껏 벚꽂을 감상 할 수 있다. APEC 정상회의를 맞이해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할 것을 대비해 한·중·일·영어 등으로 번역된 안내 홍보물이 배포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벚꽃거리예술로 △벚꽃라이트쇼 △도로 위 놀이터 △친환경 ‘함께해 봄’(친환경 체험) △돌담길 레스토랑마켓 △친환경 뽑기 등이 펼쳐진다.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마술, 마임, 불쇼에다 재즈공연까지 수준 높은 거리공연이 대릉원 돌담길 3곳의 무대에서 펼쳐진다. 올해는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이 출연한다. 특히 볼 만한 벚꽃 라이트쇼는 매일 오후 8시, 9시 정각에 펼쳐져 음악과 함께 각색의 조명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친환경 ‘함께해 봄’에는 친환경을 소재로 한 체험이 가능하다.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블록 쌓기, 모자이크 아트 등 8개 체험이 있어 뜻깊은 경험을 해볼 수 있다. 시는 도보 이용객의 안전을 위해 대릉원돌담길 일원(황남빵 사거리 ~ 첨성대 삼거리)을 3일 낮 12시부터 7일 낮 12시까지 전 방향 교통을 통제한다. 앞서 달성군은 이번 주말부터 ‘달창지길 벚꽃축제’와 ‘옥포 벚꽃축제’를 준비 중이다. ‘달창지길 벚꽃축제’는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유가읍 한정리 벚꽃길을 따라 펼쳐진다. 왕복 5km 길이의 벚꽃길은 산책과 드라이브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옥포 벚꽃축제’는 29일부터 30일까지 옥포읍 기세리에서 열린다. 옥포 벚꽃길은 노인복지관에서 송해공원으로 이어지는 1.5km 구간에 수령 50년 이상의 벚꽃 나무들이 아름다운 벚꽃 터널을 만든다. 이 벚꽃길은 1968년부터 지역 주민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가꿔진 대구의 대표적 벚꽃 명소 중 한 곳이다. /황성호·최상진기자 csj9662@kbmaeil.com

2025-03-23

한미 해병대, 25년도 1차 ‘KMEP 연합 보병·제병협동훈련’ 실시

해병대 1사단 33대대는 지난 3일부터 21일까지 3주간 경북 포항, 경기도 포천, 파주 일대에서 미 해병대 III-MEF 예하 12대대 장병들과 25년 1차 KMEP 연합 보병·제병협동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협동훈련에는 한미 해병대 장병 1100여 명과 K808, K1A2 전차, MUH-1(마린온), 미 CH-53E, AH-1Z 헬기 등 다양한 전력이 참가했으며 연합보병훈련과 제병협동훈련 2단계로 구분되어 진행됐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은 훈련기간 소부대 전투기술 노하우를 상호 공유하며 연합 작전수행능력을 향상시켰다. 단계별 훈련을 시행하기 앞서 양국 해병대는 전술토의 및 작전지역 정찰, 훈련계획 수립 등을 함께 준비하며 연합훈련의 성과를 극대화했다. 먼저 1단계 훈련은 경북 포항 주둔지 일대 훈련장에서 그룹별 연합중대를 편성해 산악전 기초훈련, 팀 리더십 훈련, 도시지역 전투(CQB) 훈련, 수색정찰, 실전체력 단련, 사격훈련 등을 진행했다. 한미 해병대 장병들은 다음 훈련장으로 이동하는 동안 연합상륙작전의 공중돌격 상황을 부여하여 마린온(MUH-1), CH-53E·AH-1Z·UH-1Y 등 다양한 한미 항공자산을 활용한 연합 공중돌격 훈련을 실시했다. 경기도 파주 무건리 훈련장에서 이뤄진 2단계 훈련에서는 한미 해병대 장병들이 K1A2전차, K808 등 기계화부대와 전투력을 통합해 연합제병협동훈련을 시행하고, 주야간 공격·방어작전을 수행하며 실전적인 전투기술 숙달과 전투감각을 향상시켰다. 주일석 해병대사령관(해병중장)과 Roger B. Turner Ⅲ-MEF 사령관(美해병중장)은 지난 19일 작전지도를 함께하면서 전략·전술적 공감대를 공유하고, 한미 해병대 장병들의 사기를 북돋았다. 또한 한미 해병대 장병들은 훈련 사후강평을 통해 교훈을 도출하고 작전계획을 발전시켰으며, 친선활동을 통해 돈독한 전우애를 다졌다. 하퍼(Harper) 미 해병대 3사단 중대장은 “70여 년간 이어져 온 한미 해병대의 파트너십은 한반도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왔다”면서 “이번 KMEP 훈련을 통해 한미 해병대는 상호 신뢰를 더욱 구축하고 앞으로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수호하는 동반자로서 전진해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석한 해병대 1사단 중대장은 “혈맹으로 맺어진 미 해병대와의 KMEP 연합훈련을 통해 연합 작전수행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면서 “언제 어떠한 상황에서도 적이 도발한다면 공고한 한미 해병대의 강력한 힘으로 응징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해병대는 보병뿐만 아니라 포병, 항공, 군수, 화생방, 의무 등 기능별 KMEP 훈련을 연중 실시하고 있으며, 실전적 전투기술 숙달과 확고한 작전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23

왜 우리는 ‘전선시첩’을 읽어야 하는가

올해는 6·25전쟁 발발 75년 되는 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다. 현재 81억 인구가 함께 사는 지구상에 단 하나뿐인 우리 분단국의 슬픈 역사를 자각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문학이 당대 인간 삶의 투영이라 한다면 전쟁 중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끊임없이 외세의 침략을 받았다. 임진왜란이 그랬고 35년간의 치욕적인 일제강점기도 마찬가지였다. 한국전쟁은 또한번 우리민족에게 깊은 상처를 안긴 전쟁이었다. 개인도 나라도 힘이 없으면 무너지게 마련이다. 힘을 길러야 하고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우리는 같은 민족끼리 총부리를 겨누어야 하는 동족상잔의 전쟁의 아픔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 문학사적으로 보면 한국전쟁 중 전선이 무너지면서 문인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은 문단의 주요 작가들이 대구로 몰려오면서부터다. 그들은 ‘문총구국대’를 결성하고 자유를 지키기 위해 전쟁에 참여했다. 6·25전쟁 참전 문인들은 전선에서 체험한 것을 시로 남겨 전쟁중인 군인은 물론 국민의 사기 진작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 기록을 남긴 것이 바로 전쟁 체험시 모음인 ‘전선시첩’이다. ‘전쟁문학’을 우리 문학사에서 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쟁 체험시를 담은 ‘전선시첩’도 마땅히 우리가 챙겨야 할 소중한 시적 자료다. 전쟁 중에 쓴 시적 기록을 폐허가 된 당시는 물론이고 이 후 75년이란 적지 않은 세월 동안 온전히 보존할 수가 있었던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기록물 자체가 매우 한정적이어서 자료의 수집과 접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 ‘전선시첩’은 제3집까지 발간이 되었고, 참여 시인은 37명이며 작품은 78편에 이른다. 모윤숙의 개별 작품을 포함하면 38명의 79편이 된다. 필자는 전체를 일독하고 제1집과 제2집의 ‘서문’ 등을 살펴서 해설을 쓰면서 지금은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 여기서 분명한 것, 한 가지는 서른여덟 분 모두를 애국시인으로 명명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애국지사’‘의사’나 ‘민족시인’이란 칭호를 붙인 기록은 봤지만 ‘애국시인’이란 공식적 기록물은 접하지 못해 봤다. 한국전쟁에 직접 참여하거나 전쟁 중의 체험을 시로 써서 국가수호와 국군의 사기 진작에 기여한 것은 늦었지만 그 공로를 인정받는 것은 마땅 한 것이다. 6·25전쟁 75주년을 맞아 애국적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들의 피끓는 애국적 감성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또 문학사적 의의를 짚어보는 심포지엄이라도 열어 그들의 애국심을 느껴보자. 우리 기성세대는 1950년대 한국전쟁을 치를 때 그야말로 굶주림에 허덕이며, 연명해 온 세대들이다. 당시의 교육 수준은 형편없었지만, 그래도 시인들은 상대적 지식층으로, 소수 정예의 작가들이었고 그들의 시대적 작가정신은 분투적이었다. 전쟁발발 75년을 맞은 오늘, 그들의 작품을 일독하기를 감히 권한다. /손수여 시민기자

2025-03-23

노년기 취미생활로 난 가꾸기어떠세요

난초 재배를 취미생활로 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난초를 키우는 재미가 쏠쏠한데다, 취미생활로서는 품격도 있고 자기 수양에도 도움이 된다. 또한 시간 선용에도 좋고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의 취미생활이라고 할 만하다. 40여 년 동안 난초를 애지중지하며 가꾸어 온 애호가 이영수 씨(80)의 집 아파트 베란다에는 다양한 종류의 난초들이 질서정연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줄잡아 수백 종은 될 것 같았다. -옛 선비들은 키우던 난이 꽃을 피우면 친구들을 불러서 난향을 같이 맡으며 시를 짓고 놀았다고 하던데요. 난초 키우기에 입문한 동기는 무엇인가. △난과의 만남은 40여 년 전 초여름 어느 화원을 지나다 맑고 깨끗한 동양란 꽃을 보고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인격이 청렴결백한 귀인의 모습을 닮은 것 같아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자주 대하다보면 잎이 보여주는 곡선의 아름다움과 유연함에 매혹을 느끼게 되었다. 지인으로부터 춘란(春蘭) 화분 하나를 선물로 받고 난(蘭)과의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지금 어떤 종류 난을 얼마쯤 소유하고 있는지. △소심·적화·왕화·주금화 등 300여 점의 한국 춘란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소장하려면 돈도 많이 들어가겠다. △처음 입문할 때 주말에는 전라도 어느 산속 계곡에서 난을 찾아 헤매며 난이 한두 촉 늘어나는 재미에 빠져 힘든 줄 모르게 난을 찾아다녔다. 여름에는 잎이 그려내는 조형미와 가을에는 물 줄 때마다 포토를 뚫고 올라오는 꽃망울을 보면서 환희의 기쁨을 느꼈다. 촉이 늘어나고 더러는 구입도 하면서 지금은 300 화분을 소장하게 되었다, -가격대도 만만찮을 것 같다. △한 촉에 몇백 또는 몇십만 원 단위의 난도 있다.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아파트에서 키워도 잘 자라는지? △아파트 베란다 환경은 난초를 기르기에 적합한 공간이다. 빛과 온도를 적절히 조절하면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다. 난초는 대부분 밝은 빛을 필요로 하지만, 직사광선은 피해 줘야 좋다. 오전에 부드러운 햇빛이 드는 위치가 이상적이다. 온도는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0도에서 28도의 따뜻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물 주기는 어떻게 하나. △물 주기는 난초 관리에서 매우 중요하다. 습도가 너무 높으면 뿌리가 썩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난석의 상층부가 마르면 물을 주는 것이 좋다. 특히 물을 줄 때는 저수온의 물을 사용하여야 하며, 미지근한 물이 이상적이다. 이영수 씨는 한국 동양란 연합회 심사위원. 대구 난 연합회 자문위원, 팔공난우회 회장을 역임했다. 전국 난 전시회 심사 위원도 맡았으며 2024년 봄, 가을 전시회에서 특별 대상 대구시장상을 수상했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5-03-23

앞산의 귀룽나무, 대구의 봄을 먼저 알린다

117년만에 폭설을 기록한 뒤 입춘을 지내고도 정월 대보름에 또 많은 눈이 내렸다. 우수를 지나고 포근하다가 또 추운 날씨가 오르락내리락 갈피를 잡지 못한다. 정월 대보름 폭설에 이어 한 달이 훌쩍 넘었는데도 한라산과 설악산 등 강원도에는 3월 16일에도 눈이 내렸고, 3월 18일에는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다. 대구의 앞산은 도시와 연접된 거대한 산으로 이루어져 북쪽으로 방향을 두고 있으니 음지쪽이 될 수밖에 없다. 음지쪽 암석 절벽 바위틈을 비집고 찔끔찔끔 흘러내리던 물방울은 고드름으로 매달려 정취를 더한다. 박쥐가 동굴 천장에 매달리는듯한 모습이 신기하다. 음지쪽은 햇살이 우글거리지 않으니 풀과 나무들은 당연히 잠에서 깨어날 줄 모른다. 그럼에도 매화 잔가지 껍질은 어디든 혹한에도 잔뜩 푸르다. 이즘 땅속에서는 따스한 체온을 느낀듯 꽃샘추위와 만설에도 아랑곳없이 탱글탱글한 꽃망울을 팡팡 터트린다. 매화가 봄을 가장 빨리 알린다고는 하나 귀룽나무를 앞지르진 못한다. 특히 앞산 안지랑골 귀룽나무는 계절 따라 절기를 꿰뚫고 유난히도 봄을 일찍 알린다. 안일사 뒤편 해발 약 350m에 자생하고, 남부도서관 뒤 산자락에도 여러 그루 있다. 안지랑골은 안일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으로 200m쯤 올라가다 보면 오로지 한자리에서만 늙어가는 예닐곱 그루가 모여 자라는 귀룽나무를 만나게 된다. 휑하니 지나가는 골바람을 타고 꽃샘추위에 휘청거리는데, 이미 죽은 두 그루는 썩어지는 몸이니 아마도 부모일 테다. 수명을 다해 자연사로 나자빠진 몸통의 밑둥치는 이미 부패 막바지에 다다랐다. 이미 죽은 몸통을 한 번 더 죽이듯 구멍 뻥뻥 뚫어놓은 것은 지나치던 오색딱따구리의 행적이다. 끼니 고픈 참에 행여 꼬물거리는 식감이라도 내장되어 있을까 싶어서 행한 잔혹한 흔적이다. 봄이 오기 전부터 몸이 근질근질한 귀룽나무는 몸통에 붙은 아주 작은 가지 끄트머리에서 봉긋봉긋 감싸고 있던 새순 봉우리를 곧 터트릴 준비에 바쁘다. 천안삼거리 수양버들처럼 휘영청 늘어진 가지에선 이미 참새부리만큼 커버린 동아(冬芽)가 곧 벌어질 채비를 한다. 그러자 며칠 뒤 그 부위를 갈색으로 감쌌던 껍질이 벌어지고 샛노란 이파리가 나온다. 이렇게 며칠을 두고 봄은 그렇게도 바쁜데 갑작스레 또 생각지도 않은 하얀 눈이 내린다. 어찌나 당황했을까. 샛노랗게 돋아나는 윗자리에 내린 하얀 눈은 그대로 얹어놓은 채 모른척한다. 근데 끄떡 않던 땅거죽이 자꾸자꾸 꾸물거린다. 넌지시 푸른 이파리를 그대로 밀어 올리니 얼었던 동토에 그렇게 봄을 앞당기고 있다. 이를 볼 테면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가 펴진다. 앞산순환도로에는 동쪽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구간의 옹벽 위에 50여 그루의 귀룽나무가 도로를 따라 열 지어 나란하게 자란다. 대구시에서 과거 ‘푸른 대구 가꾸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식재한 나무다. 산악지역인데도 가장 먼저 움 틔우는 나무이기 때문에 대구에 봄이 오는 것을 시민들에게 가장 먼저 알릴 수 있도록 귀룽나무를 줄지어 심어 놓은 것이다. 지금 모두 아름 들이로 성장해 당초의 취지에 맞게 시민들에게 배려하듯 봄을 알리고 있다. 귀룽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교목으로 아시아와 유럽이 원산지이다. 꽃은 5월에 하얗게 핀다. 꽃대 길이가 10~15cm이고 꽃 하나의 지름은 1~1.5cm이다. 6월에 익는 열매는 검은색이며 동그랗다. /권영시 시민기자

2025-03-23

“누렁아 미안해”…대피했다 돌아오니 소 두 마리만 무너진 집 지켜

의성군 안평면 신월리 신동마을에 화마가 덮친 것은 지난 22일 오후였다. 15가구가 살던 이 마을에 화마가 덮치자 주민들은 뒤를 돌아볼 사이도 없이 대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간신이 몸만 빠져 나온 주민들은 대피소에서 하루를 보내고 23일 다시 마을을 찾았지만 눈앞의 모습에 망연자실 할 수 밖에 없었다. 마을은 온통 시커멓게 그을려 있었고, 직접 화마의 피해를 입은 주택도 있었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산불이 났다던 얘기에 대수롭지 않았다. 최초 발화지점인 괴산리와 신월리는 직선거리로 약 5~6km는 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산불이 나도 금방 꺼지고 마을 사람들의 일상에는 별다른 일이 없을 줄 알았던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금방 꺼질줄 알았던 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마을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었다. 산불로 인한 연기가 먼저 마을을 가득 매웠고, 이어 불길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사람들은 그제서야 대피하기 바빴다. 정신없는 상황에 무엇을 챙겨야 할지도 몰랐다. 그저 몸만 빠져 나왔다. 이번 산불로 집이 완전히 전소된 신동 마을 주민 김민수(51) 씨는 “대피했다 돌아오니 집이 완전히 불에 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키우던 소 두 마리만 화마 속에 살아남아 날 보고 울더라”며 “농기계도 다 타버려 당장 농사를 짓을 수도 없고, 짓고 있던 마늘밭도 불어 그을려 제대로 자랄지 모르겠다”고 한 숨을 쉬었다. 실제로 김씨 주택은 폭격을 맞은 듯 처참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밤새 불에 탄 주택은 벽돌 더미로 변해있었고, 일부 남아 있는 주택도 화마가 지나한 흔적이 역력했다. 시커멓게 그을린 담장, 뼈대만 남은 경운기 등 성한 곳 없는 자신의 집터를 바라보던 김 씨는 “산불이 마을로 점점 다가오자 급하게 도망쳤는데, 오늘 와보니 우사에 키우던 소 두 마리가 살아있었다 애들 먹이던 짚이 타버려 물이라도 먹이려 했는데 강한 화마에 수도 계량기도 녹아 이마저도 당장 줄 수 없어 마음이 쓰인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김 씨의 이웃 정상섭(78)씨 집도 화마가 삼켜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정 씨는 “산불이 집 근처를 지나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을 땐 가재도구고 뭐고 모든 게 사라지고, 집터만 남아있었다”고 말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3-23

고용노동부 포항지청, 소규모사업장 대상 ‘노동관계법 현장 컨설팅’ 실시

고용노동부 포항지청(지청장 신동술)은 소규모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동관계법 현장 컨설팅’을 실시한다. 23일 포항지청에 따르면 이달 24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2주간 경북 동부 지역에 소재한 상시근로자 30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관계법 준수 역량 강화를 위해 25년 제1차 ‘현장 예방점검의 날’을 집중 운영한다. 올해 현장 예방점검은 위반사항 적발보다 “노무관리지원(컨설팅)” 강화에 중점을 둔다. 이번 1차 현장 예방점검의 날은 임금체불 등 현재 사건이 진행 중이거나, 신고사건 이력이 있는 사업장 중 근로감독 필요성이 있는 59개소를 대상으로 하며, 근로감독관이 직접 사업장을 방문하여 노무관리 전반에 대한 컨설팅을 실시한다. 다만, 임금체불과 최저임금 위반에 대해서는 시정을 요구할 계획이며, 일부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임금체불 예방 및 임금 직접 지급 원칙이 확립될 수 있도록 현장 방문을 통한 집단컨설팅도 병행할 예정이다. 신동술 지청장은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인 권익을 보장하기 위해 기초노동질서는 현장에서 반드시 준수되어야 할 사항”이며 “앞으로도 노무관리가 취약한 영세사업장을 대상으로 노무관리지원을 강화하고, 기초노동질서 준수 분위기가 확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