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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작년 22만쌍 부부됐어요

대구지역 혼인 건수가 3년 연속 빠르게 증가하는 등 우리나라 혼인 건수 증가율이 역대 최고인 14.9%를 기록했다. 26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24년 12월 혼인 건수는 2만2519건으로 2023년 같은달 대비 4937건(28.1%) 증가했다. 시도별 혼인 건수도 그 전해에 비해 모든 시도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10년 넘게 혼인이 감소한 기저 효과와 함께 비혼(非婚)주의 대신 전통적인 가정을 꾸리려는 1990년대 중후반 Z세대가 늘어난 점, 정부·지자체의 파격적인 결혼 인센티브 등이 최근 결혼 증가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일반혼인율은 같은 기간에 비해 남녀 모두 1.8건 증가했으며, 연령별 혼인율도 같은 기간 대비 모든 연령대에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혼인종류별 혼인 건수는 같은 기간에 비해 남자 초혼은 1만765건(25.7%) 증가한 반면 재혼은 385건(-4.7%)감소했고, 여자 초혼은 1만836건(26.5%) 증가한 반면 재혼은 남자와 마찬가지로 442건(-4.9%) 감소했다. 연간으로는 2023년 19만3657건에서 22만2422건으로 14.9%가 증가했다. 시군별 특징을 살펴보면 2024년 연간기준으로 혼인건수가 가장 크게 증가한 곳은 광주(68.1%), 대전(53.2%), 서울(16.9%), 전북(16.5%), 경기(15.5%) 등 5개 지역만이 전국평균 증가율(14.9%)를 웃돌았으며 대구(14.0%)와 경북(11.6%)도 증가하기는 하였으나 전국 평균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전년 같은달 대비 혼인건수 증가율(전국 28.1%증)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대전(131.8%), 세종(49.3%), 서울(37.4%), 부산(34.4%), 경남(30.8%), 전남(29.8%), 광주(29.6%) 순으로 전국 평균치를 웃돌았다. 대구는 같은 기간 대비 13.8%, 경북은 12.4% 증가에 그쳤다. 다만 경북의 경우에는 최근 5년동안 혼인건수가 하락추세를 보이다가 2023년 8128건에서 2024년에는 9067건으로 11.6%가 증가했고, 대구는 전국평균의 증가율은 보이지 못했지만 2022년 이후 3년 연속으로 전년 대비 혼인건수 증가율이 2022년 2.9%, 2023년 8.7%, 24년 14.0%로 증가속도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였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2-26

‘지방분권 개헌 필요’ 확산 지방 4대 협의체장도 촉구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이하 협의회)를 비롯한 지자체를 대표하는 지방 4대 협의체가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했다. 26일 인천 송도의 다례원에서 열린 ‘지방4대 협의체장 간담회’에서 협의체장들은 “저출산과 수도권 일극 집중화 상황에서 중앙 주도의 지방정책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지방분권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재구 대표회장 (대구 남구청장)을 비롯해 유정복 시도지사협의회장, 안성민 시도의회의장협의회장, 김현기 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조재구 협의회장은 “지방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며 ‘지방분권 개헌’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이 사라지는 절체절명의 시기에 지방 4대 협의체는 학계·시민단체와 공동으로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활발한 논의와 활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의 재정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보통교부세 등 지역균형 발전 재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조 협의회장은 “최근 국세 수입의 하락에 따라 지방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보통교부세 등 지역균형 발전 재원 확대를 위한 근본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지난 2006년 19.24%로 결정된 후 지금까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지방교부세 법정 교부율을 22.24%까지 3%포인트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협의체는 자치구에 보통교부세를 직접 교부하는 방안과 부동산 교부세 총 재원에 내국세 총액의 1%를 추가 확보하는 개편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의 주요 내용은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로서 헌법 전문과 제1조에 ‘지방분권 국가’를 명확하게 선언 △중앙-지방 간 수직적 상하관계를 수평적 협력관계로 전환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명칭을 ‘지방정부’로 변경 △자치행정·자치재정·자치조직권 등 지방의 자치권을 헌법상 원칙으로 보장 등이다. 앞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18일 ‘민선8기 3차년도 제2차 공동회장단회의’에서 ‘지방분권 개헌 결의문’을 채택·발의한 바 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6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학 졸업생 특화 프로그램’ 신설 운영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하 노동청)은 26일 ‘2025년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 고교·대학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졸업생 특화 프로그램’ 운영대학과 지원 약정식을 가졌다. 사진 특히 노동청은 올해 ‘쉬었음’ 청년을 예방하기 위해 졸업생 특화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최근 채용시장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대학 졸업생들이 조기 취업할 수 있도록 전방위적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계명대와 대구가톨릭대가 작년 8월부터 이번 사업을 시범운영한 바 있다. 올해부터는 경일대, 계명문화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영남대, 영남이공대, 영진전문대 등 13개 대학이 추가돼 총 15개 대학이 참여한다. 올해 참여 대학들은 졸업(예정)자에게 전화·문자와 다양한 행사 등을 통해 참여를 독려하고, 1:1 상담, 서류·면접 컨설팅, 취업한 선배의 멘토링 등 취업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약정식은 관내 대학들이 지역 취업지원 통합네트워크를 통해 상호 연계·협업함으로써 취업성과를 제고할 수 있도록 대구고용센터 한 자리에서 진행됐다. 대구고용센터 김선재 소장은 “그간 우리 지역의 대학들은 재학생 맞춤형 고용서비스 등 고용노동부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를 활성화해 학생들의 취업성과가 높아 해마다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며 “신규사업인 졸업생 특화 프로그램도 대학들이 청년들의 취업에 실질적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6

[투데이 핫 클릭!] “그 높은 곳에서 교각 상판이...” 비통한 마음 전한 네티즌들

“너무 안타깝다. 일하다가 갑자기 죽거나 다쳤으니 가족들의 심정이 어떨까.” “완벽한 공사 현장 관리로 앞으로는 이런 황당한 사고가 없어야 한다. 당국은 철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재발 방지책을 세워라.” 25일 오전 9시 50분경.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서울세종고속도로 천안-안성 구간 건설 현장에서 교각 상판 4개가 떨어지며 작업 중이던 노동자 10명이 죽거나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40~60대인 사망·부상자들의 사연이 알려지자 이를 안타까워하며 위로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가 인터넷 댓글로 나타나고 있다. “교각의 높이가 50m가 넘는다는데, 얼마나 무서웠을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는 의견을 남긴 이가 있었고, “언제가 돼야 재난과 서글픈 사망사고가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요”라고 묻는 네티즌도 있었다. 일부 전문가는 사고 원인을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며 나타나는 ‘편하중’이 작용한 것이라 추측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상판 붕괴의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향후 경찰 수사와 관계 당국의 원인 조사가 진행될 예정. 이에 더해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가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에 적용될 것인지 여부를 들여다볼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부터 현재까지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를 의식한 것인지 “대한민국에서 살아남기가 왜 이렇게 힘드냐. 산업재해로 죽고... 치료 못 받아 죽고... 건설 현장에서 죽어가니...”라고 쓴 한 네티즌의 댓글이 아프게 다가온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6

대구고용노동청, 위험상황 관리지역 합동 패트롤

대구고용노동청이 산재 사망사고 근절을 위해 위험상황 관리지역 합동 패트롤(patrol)에 나선다. 26일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제조업의 사고사망자가 작년 같은달 보다 2명에서 6명으로 4명이 증가함에 따라 달성군을 위험상황 관리지역으로 선정했다. 대구노동청은 이날 사망사고 위기의식 고양 및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대구지역 인력 및 패트롤카를 총동원해 달성군 주요 산업단지 내 고위험 사업장을 일제히 순회했다. 합동 패트롤에 앞서 대구고용노동청, 안전보건공단, 안전관리전문기관 등 관계기관은 노사의 안전의식 향상과 현장의 안전문화 안착을 위해 ‘안전문화 실천 결의문’을 낭독했다. 이어 근로감독관 및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40명은 20개의 점검반을 구성해 논공공단 및 구지 국가산업단지 내 50인 미만 고위험사업장 65곳에 대해 3대 사고유형 8대 위험요인, 4대 금지 캠페인 등 필수 안전수칙 준수를 집중적으로 지도했다. 윤수경 청장은 “산재 사망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거나 다수 발생하는 지역을‘위험상황 관리지역’으로 선정해 집중 관리할 방침”이라며 “안전문화가 산업현장 깊숙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6

포항 ‘특급호텔’ 부지 시끌

포항시 북구 영일대해수욕장 인근 항구동 공영주차장에 특급호텔 건립이 추진되고 있다. 부지 적합성 등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도 가열되는 양상이다. 25일 포항시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 민간 제안 공모를 통해 공영주차장 250면과 200실 이상의 객실을 갖춘 4성급 이상 특급호텔을 유치할 계획이다. 이 부지는 도청 소유였으나 시가 사들였었다. 앞서 한때 도청이 공매를 통해 민간업자에게 넘겼고 이곳에 주상복합아파트가 추진되던 중 중도금을 납입하지 못해 계약 무효가 되기도했던, 영일대해수욕장 상가내에서는 금싸라기 땅이다. 시는 특급호텔 건립과 관련,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사업으로 컨벤션센터와 함께 포항을 국제적인 마이스 도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부지가 특급호텔이 들어서기에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어차피 시가 나서 하는 것이라면 특급호텔이 들어설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에 해야한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사 기간 주차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등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주일 한동대 공간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그곳은 해변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주변에 모텔과 술집이 밀집해 있어 유흥가 성격이 강하다”며 “주변 환경을 고려했을 때 특급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적합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급호텔이 컨벤션센터와 함께 운영된다면 학회나 학술 관련 손님들이 주로 방문하게 될 텐데 호텔 주변 환경이 과연 고위급 손님들을 맞이하기에 적합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지역과 비교해 보면 특급호텔의 경우 ‘비즈니스 디스트릭트’와 가까운 시가지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며 “항구동 공영주차장 부지에 세워지는 특급호텔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다각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대구, 경주에 있는 특급호텔은 외지 손님들이 와서 머물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만족할 만한 시설에다 주변 관광지 등을 갖추고 있지만, 영일대 해수욕장 인근은 주변 도시와 비교했을 때 관광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연결된 교통망도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항구동 일부 주민들도 불만을 드러냈다. 공영주차장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63)는 “공사가 시작되면 주차 문제와 소음으로 인해 불편이 많을 것”이라며 “영일대 해수욕장은 여름이면 관광객들이 몰려와 가뜩이나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인데, 호텔 공사에 따른 주차난은 더 심해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주민 B씨(57) 역시 “지역 발전을 위해 호텔이 들어서는 것은 좋지만, 무엇보다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며 “교통문제와 주차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관광객은 물론 주민들도 불편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교통 문제와 주차난 해결을 위해 충분한 논의와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있다”면서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취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호텔 건립이 이뤄지면 지역 상권과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주민들과 소통하며 최선의 해결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2-25

언제나 그 자리에 ‘안동 제비원 석불’

안동 이천동 마애여래입상은 고려시대인 11세기 무렵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불상이다. 안동사람들에겐 ‘제비원 석불’ 혹은 ‘이천동 석불상’, ‘제비원 미륵’으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 오도산 남쪽 기슭 거대한 바위벽 전체 높이 12.38m, 너비 7.23m에 달하는 크기에 선으로 몸통을 새기고 2.4m 높이의 머리 부분을 조각하여 얹어 놓은 불상이다. 화강암 석벽 머리의 뒷부분은 평면의 자연석을 그대로 두고 앞면만 얼굴을 조각하였다. 얼굴은 자비로운 미소를 띤 모습이고 머리에는 부처의 지혜를 상징하는 육계(肉9AFB: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솟아 있다. 양손은 아미타불이 중생에게 설법할 때 취하는 아홉 종류의 손 모양 중 하나인, 가운뎃손가락과 엄지손가락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국가유산 ‘보물’로 지정된 제비원 석불은 오랜 세월 지역민의 휴식공간이자 관광명소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미륵불 어깨에 앉아 소풍 기념 단체 사진을 찍기도 하고 도로가 닦이기 전 비포장도로에서 멀리 미륵을 배경으로 나들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제비원 불상에는 오래된 전설이 있다. 옛날 석공 기술을 가진 어느 형제가 살았는데 조각 솜씨가 우열을 가릴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최고의 조각가는 둘이 있을 수 없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고 불상을 먼저 만든 자는 살아남고 늦게 만든 자는 죽기로 약속하고 시합에 들어가게 된다. 동생은 열심히 돌을 갈아 다듬었으나 형은 빈둥빈둥 놀기만 하다 약속한 날이 임박하자 미륵의 머리만 조각하고 큰 바위에 얹어 불상을 완성했다고 한다. 부처의 몸체부터 만드느라 기간 내에 완성하지 못한 동생은 그만 죽고 말았고 형이 만든 불상이 지금껏 내려오는 제비원 석불이라는 전설이 있다. 이 이야기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 ‘제비원 이야기’로도 각색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기도 했다. 불상이 새겨진 암벽의 맞은편에 수직 암벽이 서 있어 두 암벽 사이에 석굴처럼 좁은 공간이 형성돼 있다. 이곳에 미륵전 불단이 있어 가정의 평화와 소원성취를 바라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제비원 석불은 안동시 이천동 산2번지, 안동에서 영주 가는 국도에서 언제나 온화한 얼굴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곳을 지날 일이 있다면 잠시 들러 심신의 고단함을 내려놓는 것도 좋겠다. /백소애 시민기자

2025-02-25

두 영웅이 자리한 절벽… 부용대에서 바라본 하회마을

안동 부용대에 오르는 길, 영하의 날씨지만 바람 한 줄기 없이 하늘은 구름 한 점 띄우지 않고 푸르러 산책하기 좋은 날이다. 겨울이라 그런지 우리 일행만 오르는 숲길엔 새소리만 들렸다. 화천서당 주차장에서 물 위에 뜬 연꽃 같은 마을을 내려다보는 전망대까지는 금방이다. 숨이 차기도 전에 도착한 우리 눈에 하회마을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졌다. 탄성을 부르는 경치다. 기와집이 이마를 맞대고 머리를 잘 다듬은 초가가 가끔 섞인 동네, 하회탈춤 판이 벌어지는 유서 깊은 동네가 강을 휘감는다. 과거 이 마을에서는 담장을 만들 때 돌을 섞지 않았다고 하는데, 마을이 물에 가라앉지 않기를 바라는 풍수의 관점에서 그렇게 한 것이라고 한다. 동네를 감싸는 소나무 숲은 만송정이다. 류성룡의 맏형 류운용이 동네에서 바라보이는 절벽의 살기운을 막기 위해 심었다고 한다. 비바람도 막아주니 일석이조였다. 햇살에 윤슬이 강 위로 쏟아져 눈이 부시다. 배 한 척이 그림처럼 모래톱에 누웠다. 하회 건너편에 류성룡 선생은 탄홍 스님의 도움을 받아 옥연정사를 마련한 다음 이 집에 대한 기록을 ‘옥연서당기’로 남겼다. 선생은 호를 서애(西厓:서쪽 벼랑)로 짓고 마을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스스로 외로운 ‘고라니의 삶’을 살아가길 원해 강 건너 절벽 아래 지었다. 주차장에서 옥연정사로 향하자, 고양이가 길 안내를 맡는다. 앞서가다 야옹아 부르니 돌아와 우리 주위를 한 바퀴 돌고 또 앞장선다. 잘 따라오라는 소리같다. 마당에 들어서니 용트림하는 소나무가 비스듬히 하늘을 받치고 섰다. 서당채의 이름은 세심재(洗心齋)이다. 여기에 마음을 두어 만에 하나라도 이루기를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마루 감록헌은 왕희지의 ‘우러러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아래론 푸른 물 구비 바라보네’라는 시어에서 따온 것이다. 마루를 가운데로 두고 좌우 방 한 칸이 있으며 선생께서 서당으로 쓰신 곳이다. 친구의 내방을 기다린다는 뜻으로 원락재(遠樂齋)라 하였는데, 먼 곳으로부터 벗이 찾아오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 방에 기거하며 징비록을 서술하셨다. 고양이를 따라 간죽문으로 나갔다. 이 길로 절벽의 좁은 길을 따라가면 겸암정사에 도달할 수 있는 층길이 있는데 지금은 일반인들이 다니기에 위험하여 폐쇄되었다. 겸암정사는 부용대에서 화천서원 반대편 내리막길로 가면 나온다. 조심조심 내려가며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강의 물결이 일품이다. 자꾸만 서서 바라보게 만든다. 절벽 위에서 내려다보는데도 강바닥이 훤히 들여다보였다. 송사리가 노닐 것만 같고, 손을 뻗으면 물결이 만져질 것만 같다. 류성룡의 맏형인 겸암 류운룡이 건립한 정사 앞에는 나이 많은 나무가 우리가 오길 기다렸다는 듯, 봄 마중하며 늠름하게 하늘을 우러렀다. ‘겸암(謙菴)’은 자신의 능력과 덕을 내세우지 않고 남을 존중한다는 뜻으로 스승인 퇴계 이황이 15세 문하생 류운룡의 학문적 재질과 성실한 자질에 감복하고 지어 준 것이다. 정면의 ‘겸암정(謙菴亭)’ 편액은 퇴계가 쓴 것이다. 얼마 전 일본 마쓰야마의 가류산장에 입장료를 내고 들어갔었다. 함께 간 아들이 우리나라에 이보다 풍경 좋은 누각이 더 많아 감흥이 없다고 한 이유가 겸암정사를 두고 한 말 같다. 하지만 문이 잠겨 마루에 오르지는 못해 아쉬운 마음이다. 오래된 건물을 오래 간직하는 방법은 사람의 숨결을 쏘이고 발길이 오르내려야 한다. 경회루와 진주 촉석루의 마루도 사람이 오르자 벌레 먹는 일이 줄었다고 한다. 마루에 올라 류씨 형제의 시선으로 하회를 바라보고 싶은 마음은 여기 오는 사람 모두가 같을 것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2025-02-25

요즘 대세 소비 트렌드, ‘아는 맛’이 뜨겁다

요즘 대세인 소비 트렌드는 레트로(복고) 감성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기보다는 익숙한 ‘아는 맛’에 뜨거운 열풍이 불고 있다. 레트로는 과거의 스타일, 디자인, 문화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을 말하는데 패션에서부터 식품과 게임, 영화 등 일상생활의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영향력을 드러내고 있다. 사람들에게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아는 맛인 레트로 열풍은 최근의 장기화된 경기 침체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인한 소비자들의 지갑 열기가 어려워진 영향도 있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현재생활형편·경기 등을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1월 100.7에서 12월에는 88.4로 떨어졌다. 이 사이를 레트로 마케팅이 파고들었다. 아는 맛이 아날로그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하면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거기다 기성세대에게는 단순히 추억의 맛을 전할 뿐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공감과 연결의 역할도 함으로써 그 매력을 더하고 있다. 특히 MZ세대인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에서 따뜻한 감성을 느끼게 하는 레트로가 더 두드러진다. 이들은 디지털 세대이지만 경험해 보지 않은 아날로그 감성과 경험 등 옛날 것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보인다. 2030의 젊은이들은 지금은 휴대폰으로 손쉽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옛날처럼 LP판을 통해 듣거나 그 시절 추억의 음식을 맛본다면 부모님 세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이 될 수 있다. 7080년대 TV 광고에서 인기를 끌었던 제품 등 당시의 디자인을 활용한 재출시, 필름 카메라, 굿즈들은 소비자들에게 여전한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들은 SNS로 소통하고 그들의 레트로 경험을 적극적으로 공유하며 소통과 공유의 문화가 되었다. 단순 제품 소비가 아닌 스토리와 출시 당시의 사회문화적 경험에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개봉이 이어지고 있는 영화도 이런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2월부터 극장 예매 사이트에는 해리포터, 반지의 제왕, 죽은 시인의 사회 등 반가운 영화들의 이름을 쉽게 볼 수 있었고 몇몇은 현재도 상영 중이다. 비긴어게인, 미드나잇인파리, 이터널 션샤인도 재개봉해 관객들을 맞았다. 오래된 영화가 극장에서 다시 상영되는 것은 옛 영화를 다시 보는 것 이상으로 새로운 가치관으로 새로운 해석이 가능해서다. 20년 전 만들어진 영화가 현재의 사회적 이슈와 연결될 때 관객들에게 영화는 새롭게 다가온다. 재개봉 영화가 추억을 소환하는 건 당연하다. 예전에 보았던 영화의 감정과 기억들이 다시 살아나게 하고 관객들과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는 소중한 추억을 나누는 기회가 된다. 영화관에서는 관객을 다시 부르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재개봉한 영화 ‘해리포터’를 본 시민 A(43)씨는 “해리포터 팬인 아이들과 함께 보았다. 바쁜 아이들과 대화도 하고 덕분에 책도 구입했다. 재개봉 덕분에 예전에 놓쳐버린 명작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말했다. 레트로에 사람들이 끌리는 이유는 예전의 감성이 느껴지면서 새롭게 재해석 되기 때문이다. 과거에 대한 존경과 미래에 대한 창의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그건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감성을 더하기 때문이다. 세대 간의 소통의 매개체도 된다. 전 세대와 공감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는 맛’ 레트로가 앞으로도 사랑받아야 할 이유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5-02-25

[투데이 핫 클릭!] 빵돌이와 빵순이의 비명 “또 오른다고요?”

지난 2월 초. 파리바게뜨가 빵 96종과 케이크 25종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했다. 연이어 이번에는 파리바게뜨와 함께 대표적인 제빵 브랜드로 이야기되는 뚜레쥬르가 내달부터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5%가량 올린다고 예고했다. TV와 신문에서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밥보다 빵을 더 좋아하는 세칭 ‘빵돌이’ ‘빵순이’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조그만 크림빵 하나가 2000원이 넘어가니 이젠 제과점에서 빵 몇 개 집어 들기도 무섭다”는 댓글부터 “원료가 되는 달걀과 버터 등의 값이 오르니 어쩔 수 없겠지만... 이젠 빵도 줄이며 살아야 하나”라며 자조하는 네티즌도 있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 관계자의 “주요 원재료와 제반 비용이 상승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높이게 됐다“는 해명을 이해는 하지만, 비단 빵값만이 아닌 전반적인 물가의 상승세가 가파른 지금 상황이 서민들에겐 힘겹게 다가올 듯. 빵 가격을 높이는 건 비단 한국만은 아니다. 최근 CNN 등 외신의 경제 관련 보도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빵과 과자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에선 작년에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창궐해 4000만 마리 이상의 산란계를 살처분 했다. 그런 이유로 지난 1월 미국의 달걀 도매 가격은 전년 대비 186%가 상승했다. 33년 사이 가장 큰 상승폭이라고 한다. 이는 제과·제빵점이 비명을 지르며 빵값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있다고. 이런 추세라면 한국, 미국 할 것 없이 빵돌이·빵순이의 한숨은 동시에 짙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5

의식잃은 마라톤 선수 심폐소생술로 구한 대구 기동순찰대

‘2025년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한 선수를 대구 경찰관이 심폐소생술로 구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25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3일 열린 마라톤대회에 참가한 아마추어 선수 한명이 오전 11시 40분쯤 우리들병원 앞 코스를 진행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생사가 위급한 순간에 처했다. 당시 이곳을 범죄예방순찰을 하고 있던 대구경찰청 기동순찰대 구광회 경감은 “현장에 달려가니 눈동자가 없이 얼굴이 창백한 상태로 의식이 없이 쓰러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구 경감은 지체없이 주변행인들에게 119구급차 요청과 함께 선수의 팔과 다리를 주무르라고 한 뒤, 긴급하게 심폐소생술을 실시 했다. 즉시 3∼5분간 심폐소생술을 하니 잠시 신음 소리를 내긴 했지만, 정신은 혼미한 상태를 보여 지속적인 마사지를 실시했다. 이후 강서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경북대병원으로 후송했으며, 다행히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이승협 대구경찰청장은 “대구 경찰은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각종 행사시 적극적인 경력 배치로 대구 지역사회 시민들의 신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2-25

[투데이 핫 클릭!] “27평 아파트인데 40만원 냈어요”...‘폭탄 난방비’ 원인은?

“지난 1월은 예년에 비해 큰 추위가 없었고, 실내온도를 과하게 높이지도 않았는데 난방비가 40만원 나왔어요. 이 정도면 폭탄 수준 아닌가요?” 1월분 난방비 고지서를 받아본 서민들은 깜짝 놀랐다. 지난해에 비해 대폭 오른 요금에 “도시가스 계량기가 고장 난 것 아닌가”라고 말하는 네티즌이 있을 정도. 올해는 입춘, 우수가 지나고도 2월 꽃샘추위가 대단했다. 당연지사 난방 온도를 올렸을 테고, 그 요금 고지서는 3월에 받아들게 된다. 또 한 번 폭등한 난방비에 놀랄 일이 남은 것이다. 주택용 난방 요금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M㎈당 101.57원에서 112.32원으로 9.8% 인상됐다. “그 여파가 사용량이 늘어나는 겨울에 이르러 현실화된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 난방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은 국제시장에서의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상승이다.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기후의 급격한 변화가 가뜩이나 팍팍한 월급쟁이와 소상공인의 주머니 사정을 더욱 옥죄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옛날부터 ‘겨울은 가난한 사람이 힘든 계절’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젠 가파르게 오른 난방비가 서민들의 한숨을 부르는 시대가 됐다. 도시가스 요금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선 “집을 비울 땐 보일러의 외출 기능을 사용하고, 겨울철 실내 적정온도인 20도를 지킬 것”을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어쨌건 이번 주부터는 날씨가 다소 풀린다니, 내달엔 다사로운 봄기운과 함께 ‘폭탄 난방비’ 걱정도 사라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5

포항 학산천 복원, 공기 연장도 모자라 설계 변경

포항시가 이례적으로 4차례나 공사기간을 연장한 학산천생태복원 공사본지 1월 7일자 1면 보도가 완공을 앞두고 교량 공법이 변경되면서 안정성 논란을 빚고 있다. 포항시는 공기 연장에 이어 교량을 더 수월하게 건설하도록 설계 변경을 허가해 업체에게 공기를 맞추도록 특혜를 준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총 사업비 424억 원을 투입해 진행중인 학산천생태복원에는 통행량이 많은 주간선도로인 영일대에서 육거리 방향으로 만들어진 기존 교량을 철거하고 신설교량을 설치하는 공사가 포함돼 있다. 신설 교량은 애초 ‘RC 교량’으로 설계됐으나 현재 현장 시공은 ‘PC 교량’으로 공법을 바꿨다. 문제는 구조물에 대한 안정성 확보이다. RC 공법은 현장에서 바로 철근콘크리트를 타설하는 방식이지만, PC공법은 외부에서 만들어진 콘크리트 구조물을 현장에 거치하는 방식이다. PC공법은 교통개방이 빠르고 작업이 편리해 공기를 단축할 수 있지만, 기초 지반 부실에 따른 부등침하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건설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토목설계 전문가 A씨는 “이곳은 지형적 특성상 지반침하의 가능성이 높고 특히 홍수시 범람 우려가 있어 충분한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는 무리한 설계변경은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초부터 구조물 안정성에 문제가 없었다면 바로 적용하지 않고 공사 막바지에 공법을 변경한 것은 공기단축을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어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당공사는 기존에 설치한 하천 콘크리트 구조물을 철거하고 자연석을 쌓은 식생 블럭위에 인공 조경물을 설치하고 있다. 건설 관계자는 “홍수시 상류 계곡수가 엄청나게 쏟아지는 지형적 특성으로 하류에 설치되는 교량과 인근 인공석 등의 구조물과 조경 시설이 급류에 휩쓸려 유실될 수 있어 근본적인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교체 시공하는 PC 교량은 기존 지반이 견고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진단됐다”며 “공사를 하루빨리 완공시켜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학산천생태복원 사업은 기존 복개도로를 철거하고 생태하천을 조성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상권 활성화와 주변 인구증가, 관광산업 경제에 도움을 준다는 시장 공약 사업으로 추진됐다. 당초 2021년 2월에 착공해 2023년 7월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공사업체가 절대공기를 맞추지 못하면서 시에서는 1차로 그해 9월까지, 2차로 2024 년 6월까지, 3차로 2024년 말까지 공기를 연장해 줬다. 하지만 시공업체는 준공을 못했고 시는 4차로 2025년 3월까지 공기 연장을 했다. /임창희기자

2025-02-24

“도자기로 일상에 스며드는 예술 그려요”

24일 오후 포항시 북구 덕수동의 한 골목길.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카페가 있다. 입구로 들어서자 눈에 띄는 것은 각양각색의 도자기들, 카페 벽면에는 감탄을 자아내는 작품들이 줄지어 걸려있다. “이게 다 도자기로 만든 작품인가요?” ‘온,도씨 카페’ 김도원 작가. /본인 제공 무심코 던진 질문에 카페 주인인 김도원(40) 작가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이 작품은 슬립 캐스팅 기법을 이용해 만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도자기를 떠올리면 주로 컵이나 접시 같은 실용적인 것들을 생각하는데, 저의 작품은 그런 고정관념을 깨고 도자기를 예술의 한 형태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김 작가는 대전에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중 어머니의 권유로 고향인 포항으로 오게 됐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며 겪었던 스트레스가 상당했어요. 어머니께서 ‘너무 힘들면 좋아하는 일을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죠. 그렇게 포항에 내려왔고, 여기서 정말 좋은 도자기 선생님을 만나게 됐습니다. 처음엔 취미로 배우기 시작했지만, 점점 더 빠져들게 되더라고요. 제 인생에서 이렇게 집중한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그가 만든 도자기에는 고래와 꽃들이 그려져 있다. 어릴 적 어머니가 그린 민화에서 모티브를 찾았다고 한다. 고래, 꽃, 풀, 화초 등 그가 사랑하는 자연의 상징들이 도자기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민화를 그리셨거든요. 그래서인지 민화에서 본 그림들이 제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것 같아요. 고래나 꽃 같은 자연의 이미지는 언제 봐도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고, 도자기에 그려 넣으면 그 느낌을 더욱 강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카페 모퉁이에 있는 작은 작업실에는 다양한 모양의 도자기들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주 3회(월·수·일요일) 카페에서 진행하는 ‘원데이 클래스’의 수강생들이 만든 작품이다. 그중에는 어린이들이 만든 작품도 있다. 그는 어린이들의 순수하고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어린이들이 만든 도자기를 보면, 정말 순수하고 투박한 부분이 많아요. 그들이 만들어내는 작품은 단순하지만 그 안에 담긴 상상력은 저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죠. 어린이들의 순수한 세상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김 작가는 도자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일상 속에서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도자기는 단순히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예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장식품이 아니라 일상에서 사용하면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런 도자기를 만들고 싶어요” 그가 만든 도자기에는 보통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고차원적인 예술성 보다 사람들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예술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2-24

대구염색산단서 또 폐수 유출

대구염색산업단지 하천에서 24일 또다시 염색용 염료로 추정되는 폐수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 8일 이후 46일만이다. 지난 사건 당시 해당 지자체는 파악이 늦어 시료 채취도 하지 못했고, 하수관로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이유로 원인규명도 못했는데 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20분쯤 대구 서구청 생활환경과는 “염색산업단지 폐수가 달서천하수처리장으로 이동하는 하수관로에서 염료로 추정되는 진분홍색 액체폐수가 흘러나오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현장에서 즉시 시료 채취를 진행했다. 간이검사 결과 해당 폐수에서는 pH11이라는 수질 상황이 나왔다. 국가수자원관리종합정보시스템에서는 이 수치를 물고기가 살 수 없는 수준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날 현장에는 도살장과 같은 비릿한 냄새로 가득했다. 대구시, 대구환경청,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등 관계기간도 속속히 현장에 도착해 점검에 나섰다. 이들은 원인 규명을 위해 맨홀 뚜껑을 열어보기로 했으나, 약 30분만인 오후 2시 50분쯤 흘러나오는 진분홍색 폐수 방류가 끊기면서 원인 규명에 난항을 겪는 모습이었다. 서구 관계자는 “땅속에 하수관로가 묻혀있어서 경위 파악이 쉽지 않다”며 “폐수량은 추정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위치한 하수관로는 염색산단과 제3산단, 침산·원대·평리·노원동 등에서 모인 하수를 달서천 하수처리장으로 보낸다. 인근 지역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구악취시민연대 조용기 대표는 “지난달 보랏빛 폐수방류 당시 대구시와 서구청 등 관계 기관과 논의해 대책을 마련했다고 들었다”며 “하지만 동일한 사고가 또 다시 발생하면서 주민들은 이제 관계 기관도 믿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고 말했다. 이주한 서구의원은 “하루 이틀 문제가 아니다. 반복된다는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것”이라며 “오늘 사고로 인해 관계기관이 한자리에 모인 만큼 향후 대응을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황인무기자

2025-02-24

책과 함께 자라는 아이들… 상주 ‘작은도서관 돌봄교실’ 운영

상주시 작은도서관에서 책과 함께하는 돌봄교실이 운영돼 신선한 이미지를 주고 있다. 상주시립도서관(관장 권양희)은 독서와 아이돌봄의 융합을 통한 창의인재 육성을 위해 ‘2025년 함께 키우는 작은도서관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경상북도와 상주시가 내실있는 아이돌봄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하기 위해 기획했다. ‘2024 경상북도 자원봉사대회’에서 자원봉사 우수시군 평가 분야 ‘대상’을 수상한 상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가 보조사업자로 선정돼 돌봄도서관을 운영한다. 돌봄교실 참여자는 초등학교 1~4학년 25명이며, 봄방학 기간(2월 11일 ~ 28일) 3주 동안 평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성동 기찻길 작은도서관에서 운영하고 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자녀돌봄에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작은 도서관이 새로운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 나고 있는 것이다. 상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에서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아이를 키워나가는 일종의 ‘품앗이’ 활동으로 상호성장의 기회를 갖게 된다. 돌봄교실은 독서 습관 생성을 위한 자율독서시간 등 독서활동을 중심으로 책을 통해 상상력을 키우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협동심을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돌봄교실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집과 가까운 도서관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아 안심된다”며 “특히 아이 문해력 향상에 도움이 될 독서 연계 프로그램을 들을 수 있어 신청했다”고 전했다. 장미향 상주시종합자원봉사센터장은 “이 사업이 부모들의 방학 기간 중 돌봄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수 있길 기대한다”며 “아이들도 이곳에서 안전하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영석 상주시장은 “상주시립도서관은 지역 사회의 교육 허브로서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울 수 있는 공간을, 부모들에게는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체계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5-02-24

대구 시민단체, “환경부는 팔현습지 하식애 개발계획 철회하라”

대구 한 시민단체가 환경부에 팔현습지 하식애 개발계획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24일 금호강 난개발 저지 대구경북공동대책위원회(이하 금호강 공대위)는 성명을 통해 “멸종위기종인 수리부엉이 산란을 공식 확인했다”며 “잘못된 삽질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멸종위기종들의 보고인 팔현습지를 국가습지로 지정해 이 일대를 안정적으로 보전하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22일 팔현습지 생명평화미사 현장에서는 금호강 팔현습지 하식애에서 팔현습지의 깃대종인 수리부엉이 부부가 산란에 성공한 것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강 공대위에 따르면, 팔현습지는 수리부엉이 가족뿐 아니라 20종에 이르는 법정보호종 야생동물이 살고 있음이 확인됐다. 이들은 “환경부가 팔현습지 무제부 구간에다 끊어진 길을 잇는다는 구실로 1.5㎞에 이르는 보도교를 놓으려 하고 있다”며 “8m 높이의 교량형 보도교를 무제부 산지를 따라 건설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보도교가 준공될 시 수리부엉이의 서식처로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 일대를 안정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금호강 공대위는 “팔현습지 하식애를 명실상부한 천연기념물로 만들어 대구시민의 영원한 자랑거리로 삼을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