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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해병대 교육훈련단, 25년 첫 공수기본교육 실시

해병대 교육훈련단은 지난달 28일 포항 일대에서 올해 첫 공수기본교육(266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교육의 목적은 실전적인 공정작전 임무수행 능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10일부터 28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수기본교육에는 1사단, 2사단과 6여단 등 해병대 각 부대에서 200여 명의 인원이 입교했다. 입교 전 체력검정을 시작으로 지난 2주간 지상훈련과 모형탑 훈련, 시뮬레이터 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았고 24일부터는 실강하에 돌입했다. 해병대 공수기본교육은 해병대 공정작전부대와 수색부대 장병들이라면 반드시 수료해야 하는 훈련과정이므로 병사들에게도 교육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훈련은 총 3주간 진행됐으며, 1주차에는 착지, 공중동작, 모형문 훈련 등 과목별 자세를 숙달하고 2주차에는 모형탑과 시뮬레이터 숙달 및 평가를, 3주차에는 자격 획득을 위한 4차례의 실제 강하가 이뤄졌다. 실강하 교육은 1500피트(400m)에서의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및 고정익 항공기 강하, 1000피트(300m)에서의 기구강하 등 다양한 강하수단으로 진행됐다. 총 3회 이상 자격강하에 모두 성공한 교육생은 휘장 패용증을 획득하고 왼쪽 가슴에 공수휘장을 부착하는 영예를 가졌다. 공수기본교육에 참가한 김도윤 일병은 “병사임에도 불구하고 해병대 일원으로서 공정요원 자격을 획득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어 감사하고 사명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무사히 수료하고 자랑스럽게 공수휘장을 달아서 어떤 임무도 자신있게 수행해 나가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공수교육대장 김정근 준위(준사관61기)는 “공수기본 훈련이 높은 곳에서 진행되는 고난이도의 훈련인 만큼 교육생들을 지도할 때 항상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올해 예정된 6건의 공수기본 교육도 안전사고 한 건 없이 최대의 훈련효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김보규 수습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3-03

대구경찰 '3·1절 폭주족' 단속 결과 27명 검거

대구 경찰이 3‧1절을 맞아 폭주족 출현에 대비해 이륜차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을 실시한 결과 , 27명이 붙잡혔다. 대구경찰청은 지난달 28일 오후 11시부터 1일 오전 6시까지 폭주족 출현에 대비해 이들이 주로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 15곳에서 단속에 나섰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암행순찰팀과 기동순찰대 등 173명과 암행순찰팀, 경찰오토바이 등 70대를 집중 배치했다. 이들은 장소를 수시로 바꿔가며 모이는 폭주족 특성에 대비해 차량을 적극 활용해 이들을 해산조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일부 오토바이가 소규모 무리를 지어다니기는 했지만, 도로를 점가하는 행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경찰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집결 후 소규모 폭주행위를 하던 운전자 19명을 도로교통법위반(신호위반, 중앙선침범, 안전모 미착용 등) 혐의로 단속했다. 특히 경찰은 신호를 위반한 채 도주하는 폭주 오토바이를 검거해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음주운전 사실을 추가적발하는 등 음주운전 3명, 자동차관리법 위반(불법튜닝) 혐의 3명, 소음진동관리법 위반(소음기 탈부착) 혐의 2명 등을 적발했다. 대구경찰청은 "채증된 영상을 바탕으로 폭주행위에 가담한 피의자를 특정해 엄정처벌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 17일부터 28일까지 폭주족 대비 이륜차 사전 집중 단속을 실시한 대구경찰은, 단속 기간동안 신호위반과 중앙선침범, 안전모 미착용 등 도로교통법위반 642건을 적발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3-01

대구 염색산업단지 폐수 유출 의심업체 2곳 적발돼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대구 염색산업단지 폐수 유출과 관련해 대구시가 의심 업체 2곳을 적발했다. 28일 대구시는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 서구청 및 대구지방환경청과 함께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의심 업체 2곳을 물보전법 위반으로 행정처분 할 예정”이라며 “나머지 의심 사업장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올해 4차례 발생한 염색산단 내 폐수 유출에 대해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적발 업체 중 한 곳은 폐수 염료 제조·배합실에서 배출된 폐수가 하수관로로 흘러가도록 한 사실이 현재 파악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따르면, 한 의심 업체의 배합실에서는 염료통 세척, 염료 폐수 처리 등의 작업이 이뤄졌다. 행정당국이 확보한 해당 업체의 작업일지에서는 지난 24일 염색산단 내 하수관로에서 붉은빛 폐수가 유출되던 당일 붉은색 계열의 염료를 작업한 사실이 확인됐다. 다만, 작업시간은 일지에 적혀 있지 않아 특정하지 못했다. 당시 붉은빛 폐수는 오후 2시쯤 유출됐다. 또 다른 업체 한 곳은 폐수 운영일지를 작성하지 않은 사실이 대구시에 적발됐다. 물환경보전법에 따르면, 폐수 염료 제조·배합실에서 배출된 폐수가 하수관로에 유출될 경우 조업정지 및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한, 폐수 운영일지 미작성은 경고 및 과태료 100만원에 해당한다. 유출 당시 조사에 나선 서구청의 입장도 나왔다. 성웅경 서구 부구청장은 “배합실에 폐수관로로 연결돼야 할 폐수 처리시설이 오수관로로 연결돼 폐수가 유출되는 걸 확인했다”면서 “다만, 최근 폐수 유출과 직접 관련이 있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행정당국은 적발된 업체를 행정 처분할 예정이며, 나머지 의심 사업장에 대해서도 전수조사에 나선다. 권오상 대구시 환경수자원국장은 “관계 기관 간 긴밀한 협업체계를 통해 법 위반업체를 끝까지 추적해 행정처분 및 고발조치할 것”이라며 “강력한 방지대책을 추진해 폐수 유출이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8

대한민국교원조합,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관련 전교조-민주당 규탄

대한민국교원조합(이하 대한교조)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규탄했다. 28일 대한교조는 성명서를 내고 “AI 디지털교과서(이하 AIDT) 도입 반대를 위해 고발을 일삼는 전교조와 민주당의 행태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대한교조에 따르면, 최근 전교조와 민주당은 AIDT 도입을 반대하며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강은희 대구교육감을 고발했다. 이에 대해, 대한교조는 “명백한 정치적 행태이며, 교육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면서 “전교조와 민주당의 무리한 주장과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대한교조는 “AIDT는 이미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해 법적 근거가 명확히 확인된 정책이다”며 “그간 민주당은 국회 업무보고를 통해서 수차례 질의를 통해 발목잡기를 했고, 또 청문회까지 추진했으나 새롭게 확인된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히려 수차례의 국회 질의와 청문회를 통해 의혹이 사실이 아님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2007년 노무현 정부가 ‘디지털교과서 상용화 추진 계획’을 발표하며 교육 격차 해소와 사교육 의존도 완화를 목표로 디지털 교과서 개발을 시작한 점을 시작으로 봤다. 또 문재인 정부 역시 2020년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정책 방향과 핵심과제’를 통해 AI를 활용한 교과 학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2023년 민주당 출신 김진표 국회의장이 발의한 법안이 통과돼 교원의 AI 교수·학습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비용으로 3818억원이 마련된 점 역시 근거로 들었다. 대한교조는 “전교조와 민주당은 교육을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라”면서 “전교조가 고발권을 남용해 정책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AIDT 도입은 학생들에게 맞춤형 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정책”이라면서 “이를 정쟁의 도구로 삼아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교육 현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일 뿐이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2-28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 대형 공사장 화재예방 현장 점검

엄준욱 대구소방안전본부장이 지난 27일 대구 달서구 두류네거리에 위치한 ‘두류역 자이’ 건설현장을 방문해 화재 예방을 위한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점검은 용접·용단 작업 등 화재 위험이 높은 작업 공정에 대한 집중적인 확인과 함께 건설현장 내 화재 예방 조치를 강화하기 위해 추진됐다. 엄 본부장은 현장 관계자들과 함께 가연성 자재 관리 실태, 임시소방시설 유지·관리 상태 및 화기 취급 시 화재감시자 배치 여부 등을 직접 점검했다. 또 관계자들에게 화재 예방 안전수칙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2∼2024년) 대구에서 공사장 화재가 총 68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3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연평균 22.7건(ʼ22년 26건, ʼ23년 22건, ʼ24년 20건)이 발생했고, 재산피해 5067만원이다. 특히 지난 14일 부산 기장군 복합리조트 신축 공사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를 계기로, 대형 공사장 화재 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대구 내 대형 공사현장 84개소를 대상으로 오는 5월 30일까지 화재 예방 특별대책을 추진한다. 엄준욱 본부장은 “건설현장 화재의 주요 원인은 대부분 부주의에서 비롯된다”며 “건설현장 관계자들이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점검과 교육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5-02-28

포항서 ‘3·1 만세운동’ 재현

포항에서 제106주년 삼일절을 맞아 역사적인 만세운동을 재현하는 행사가 열린다. 3월 1일 오전 9시 포항시 북구 중앙동 포항소망교회(구 여천장터) 일원에서 ‘여천 3·1 만세운동 재현문화제’가 열린다. 이번 행사는 포항시 중앙동개발자문위원회와 16개 자생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다. 1919년 3월 11일과 12일 여천장터에서 발생한 경북 최초의 만세운동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마련했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여천 만세운동의 역사적 중요성에 매우 주목하고 있다. 매일신보는 1919년 3월 15일자 신문에서 ‘포항 밤중에 소동해’라는 제목으로 ‘조선독립만세운동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당시 여천시장 일대는 일본의 주요 행정기관과 일본인 거주지가 밀집해 있어 삼엄한 경계가 이뤄졌음에도 민중들의 만세운동이 일어났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는 것이다. 박은식의 ‘한국독립운동지혈사’는 포항의 3·1운동 규모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이 자료는 당시 포항 인구 6500여 명 중 약 2400명이 7차례에 걸친 만세운동에 참여했다고 기록했다. 만세운동 과정에서 40명이 사망하고 330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280여 명이 투옥되었다고도 전해진다. 장두대 중앙동개발자문위원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우리 지역의 독립운동 역사를 바로 알고, 선조들의 애국심과 희생정신을 되새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 행사가 단순한 역사적 사건을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포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문화행사로 자리매김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행사 주최 측은 이번 재현문화제가 독립선언문 낭독과 만세삼창 등을 통해 106년 전 선조들의 독립에 대한 열망과 용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동안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던 여천 만세운동의 역사적 의의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2-27

이젠 검은색… 감시 비웃듯 대구염색공단 염료 유출 잇따라

행정당국이 대구염색공단 하천의 무단 염료 유출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지만, 같은 장소에서 연이어 염료 유출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27일 대구시 서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10분과 오후 3시쯤 “염색산단 인근 공단천 하수관로에 검은색 염료처럼 보이는 물질이 흘러나온다”는 내용의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행정당국 관계자들은 현장으로 출동해 해당물질의 시료를 채취했다. 이는 지난달 8일 이후 네 번째다. 이날 확인된 폐수는 pH 측정 결과 정상치 기준(5.8~8.6)을 벗어난 10이었다. 하루 전인 지난 26일 오전 7시 15분쯤에도 “검은색 물질이 흘러나온다”라는 내용의 신고가 서구청 당직실로 접수돼 당직 공무원이 현장에서 육안으로 확인했다. 그러나 시료 채취가 2시간이 지난 오전 9시 40분쯤 이뤄져 정확한 오염 여부를 알 수 없었다. 앞서 지난 25일 오후 3시 30분쯤 같은 장소에서 검은색 염료 폐수가 흘러나왔고, 24일에는 진분홍빛 염료 폐수가 염색산단 달서천 하수관로에서 흘러나오자 김정기 대구 행정부시장, 대구지방환경청장, 서구 부구청장 등은 25일 오전 11시 현장 방문을 실시하고, 합동 점검반을 구성했다. 지난달 8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보라색 폐수가 흘러나왔는데, 당시에는 시료 채취조차 하지 못해 큰 비난을 받았다. 행정당국이 염료 폐수 감시를 하는데도 염료 폐수 유출이 계속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산단 내 일부 업체들이 수시로 폐수를 조금씩 흘려보낸다고 의심하고 있다. 염료 폐수를 채취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 하수관로가 지하에 매립돼 있어 근원지를 찾기 힘들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합동 점검반이 구성된 이후에도 염료 추정 폐수 의심 신고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조용기 대구악취방지시민연대 대표는 “행정당국의 합동조사단이 꾸려졌음에도 여전히 폐수유출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유출 업체들이 절대 걸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으로밖에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대구시와 서구청 등이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는 한 폐수 유출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근 주민들의 불안감은 최근 행정당국의 불신감으로 바뀌고 있다”며 “주민들이 바라는 것은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행정당국은 주민들의 이런 바람을 외면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염색산업단지공단은 27일 염색산업단지 일대에 폐수 무단 방류 업체 제보자에게 포상금 1000만원 이상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2-27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소소하고 소중한’전

주말 늦은 오후 아이와 산책을 나섰다. SNS를 살펴보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특별전이 눈에 들어와 급히 나섰다. 누군가에겐 벼르고 세운 여행지들이 경주사람들에겐 흔한 산책 코스가 된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주말을 맞은 국립경주박물관은 여전히 붐볐다. ‘소소하고 소중한’이란 타이틀이 마음에 들었다. 산책코스가 그렇듯 경주에서 어지간한 유물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한다. 풍문으로 듣기에 어른들은 곧잘 어린 시절 유물 파편으로 소꿉놀이를 했다고 했다. 그 정도로 흔한 것이 토기 파편들이다. 드라마 지나가는 행인 1보다 배역이 적은 그들이 이번 전시의 주인공이 되었다. 처음 만난 대상은 중층 유리구슬이었다. 유리 위에 금박을 입히고 다시 유리를 입히면 금구슬이 된다고 한다. 신기한 한편 탐날만큼 예뻤다. 그 다음은 금동손이다. 머리 잃은 불상, 손 잃은 불상은 자주 만났지만 홀로 남은 ‘손’은 낯설다. 만든이의 마음이 그러했을까. 작고 귀여운 손 안에서도 부처님의 따스함이 느껴졌다. 평소와 달리 깨어진 항아리들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항아리마다 자신의 역사가 있을 것이다. 항아리 주인들은 그들의 항아리가 이곳에 이렇게 놓여질거라 예상했을까. 원도심에 갈 때면 자주 찾는 중심상가 주차타워 부지에서 발견되었다는 동물 모양 벼루는 개구리를 닮았다. 어쩌면 휴대용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벼루는 동일한 모양의 기념품이 있다면 바로 구입하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이어지는 사자와 짐승 얼굴무늬 꾸미개도 마찬가지다. 두 마리의 사자는 씨익 웃는 모습이 더할나위 없이 사랑스럽다. 귀여운 외형덕에 아이의 반응도 좋다. 바독돌 앞에는 오목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기가 준비되어 있는데 사람들 대기가 많아 다음을 기약했다. 직물코너에선 요즘 뜨개질에 관심이 많은 아이가 특히 관심을 보였다.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남기는 메모에도 가장 관심이 있는 유물로 직물을 선택했다. 잠시후 드디어 만났다. 특별전으로 이끌었던 대상이었던 나무로 만든 빗이다. 하루를 계획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는 시간 모두 함께 하는 빗이다. 저 빗 주인들은 어떤 하루를 보냈을까? 자신의 머리 혹은 가족의 머리를 빗기며 만들어갔을 일상들이 너무도 궁금해졌다. 모르는 이에겐 흔한 돌맹이에 불과했을지 모를 숫돌과 석기도 유심히 살펴보았다. 끝으로 만난 건 이번 전시에 처음으로 등장했다는 목조관음보살좌상이다. 조선 전기 작품으로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오랜만에 만난 세상 빛이 반가워서일까. 은은한 미소와 여유로워 보이는 자세로 사람들을 마주하고 있었다. 또하나 이번 전시의 특별한 점은 각각의 유물을 담당한 큐레이터에 대한 소개다. 중간중간 재밌게 소개된 그들의 안내는 전시의 맛을 한껏 더해주었다. 옆에 없지만 함께 관람하는 기분이 들었다. 이번 특별전 관람은 당연하고 소소한 것들이야말로 우리 일상을 채워주는 가장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해주는 시간이었다. 특별전은 오는 3월 9일까지 진행된다. /박선유 시민기자

2025-02-27

꽃 피우기에 늦은 때란 없다

한동안 따스한 햇살에 몸이 녹아내리더니 또 꽃샘추위다. 창문이 덜컹덜컹 바람에 흔들리며 쉽게 봄이 오지 못함을 되새겨준다. 봄이 봄다워지기 위해 아직 몇 번의 몸살이 더 남았을까. 이월의 끄트머리에서 너무 성급히 봄을 기다리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눈을 들어 먼 산을 바라보면 산빛이 조금 변해 있다. 산책길에 발견한 버들개지 보송한 솜털에도 봄기운이 묻었다. 어떤 일이든 어느 날 갑자기 이루어지는 일은 없다고 하지 않는가.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색을 바꾸고 땅을 녹이고 거죽을 뚫으며 봄은 오고 있다. “봄이 봄다워지기까지 / 언제고 한번은 이렇게 / 몸살을 하는가보다 / 이 나이에 내가 무슨 꽃을 피울까마는 / 어디서 남몰래 꽃이 피고 있기에 / 뼈마디가 이렇게 저린 것이냐”- 정희성 시 ‘꽃샘’ 요즘 시대에는 꽃피는 나이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티비에서 91세 할머니를 보았다. 책을 읽는 체력을 기르기 위해 그 연세에도 마라톤을 하셨다. 새벽 다섯 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아파트 주변을 열다섯 바퀴씩 도는 할머니의 열정은 젊은이의 열정 저리가라였다. 삼십 년을 마라톤을 해오신 할머니가 일 년에 참가하는 마라톤 대회만도 몇십 군데였다. 오로지 책을 읽고 배우는 기쁨을 위해 마라톤을 하는 할머니는 정말 대단했다. 꾸준히 책을 읽어야 하기에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해서 마라톤을 한다니 누가 이 할머니를 노인이라 할 것인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 힘든 마라톤마저도 마다하지 않는 열정, 그 열정은 원하는 것을 이루는데 나이는 아무런 걸림돌이 아님을 말해준다. 또 우리 모임에는 바리스타 할머니가 계신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실버 카페에서 일하신다. 검정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내리는 모습이 멋지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바리스타 대회에 출전하여 입상도 하셨다며 수줍은 미소를 지으신다. 할머니 바리스타의 커피는 뭔가 다르다. 젊은 사람이 뽑는 커피와는 다른 연륜과 내공이 담긴 커피라 더욱 그윽한 향을 내는 것 같다. 꽃 피우는 일은 그저 되지 않는다. 엄혹의 시기를 기다림과 인내로 건너와야 한다. 중년을 지나면 이미 꽃피우기는 늦었다며 이 나이에 뭘 하겠냐고 미리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꿈을 이루는 데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꽁꽁 언 땅에 새싹이 돋고 마른 나뭇가지에 다시 꽃이 피듯이 누구에게나 꽃을 피울 수 있는 힘이 있다. 비록 꽃샘추위가 바람을 몰고 와 발목을 잡아도 포기하지 말자. 오늘이 가장 젊은 날이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올봄에는 원하는 꽃 하나씩은 피워보자. 그 꽃으로 세상은 조금 더 아름다워지고 누군가는 커다란 용기를 얻을지도 모르지 않겠는가. 뜻을 버리지만 않으면 어느 나이에도 꽃은 핀다. /엄다경 시민기자

2025-02-27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꽃샘추위의 시샘 속에서 졸업과 입학으로 축하 꽃다발이 분주히 오가는 시즌이다. 죽는 날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을 대변하듯 마무리와 동시에 또 다른 세상으로 나아가야 하는 건 유치원생이나 대학원생이나 다를 바 없다. 학생의 대다수가 직장과 공부를 병행하는 한국방송통신대학교(이하 방송대)도 예외 없이 졸업과 입학으로 분주한 모습이다. 지난 2월 8일 흥해읍에 위치한 방송대 포항시학습관에서 포항총동문회 총회 및 48·49대 학생회장 이·취임식과 함께 49대 포항시학생회 출범식이 있었다.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는 슬로건으로 25년 한해를 맡게 된 49대 포항시학생회장은 중어중문학과에 재학 중인 이재민씨다. 3월 1일 포항시학생회 주관으로 같은 장소에서 2024년도 졸업식과 2025년도 신·편입 오리엔테이션이 있다. 아직 동트지 않은 새벽, 포항 죽도시장에서 느끼는 그 생동감과 열정은 지역민의 학구열에 까지 영향이 미친다. 방송대 포항시학생회 소속 2024년도 졸업자 중 23명이 14개 학과에서 ‘성적 우수상’을 받는다. 학생회 출범 시기도 대구·경북 지역대학 총학생회(43대)보다 포항시학생회(49대)가 더 빠르다. 그러나 25년도 1학기 정시 인원이 203명으로, 신·편입 인원이 최대 700여명이었던 전성기 대비 절반수준으로 꾸준히 감소하면서 지난해까지 포항시학습관에서 이루어지던 출석수업이 2025학년부터는 대구 달서구 소재 대구·경북 지역대학으로 옮겨진다는 것이 학교 방침이다. 영덕, 울진, 경주, 영천 등 인근 지역 학생들까지 이용하던 포항시학습관을 두고 출석수업을 위해 장거리를 다녀야하는 학생들은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학우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이재민 학생회장은 포항시학습관에서 출석수업이 계속해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다. 학교는 현실적인 여건 속에서 양질의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학생회는 학우들의 의견을 들어 학교에 전달하는 중요한 창구로써 기능한다. 학교와 학생회가 서로 존중하며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학문적 성취와 개인의 발전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평생직장이 힘들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직장과 병행이 가능한 방송대에서 국가자격증을 취득한다.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 유아교육과 정교사 자격증, 식품영양학과 국시 응시 자격증 등 교육학과에서 지정 이수과목을 이수하면 교육부장관이 발급하는 국가자격증인 ‘평생교육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학위보다 학습자체가 목적이라면 한 달 영어 학원비로 수준 높은 강의와 체계적인 수업이 있는 방송대 영어영문학과가 더 효율적이다. 배움의 의지는 삶에 생동감을 준다. 정국(政局)이 불안하니 국민이 깨어있어야 함을 더 실감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것은 글을 몰라 억울함을 당하는 어리석은 백성들을 구제함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한글로 인해 문맹률이 아주 낮다. 이는 배움을 부추기며 방송대처럼 열려있는 곳에서 평생을 공부할 수 있는 주춧돌이 된다. 호연지기로 채워진 자존감이 가슴에 충만해지면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아도 서운해 하지 않는다면 또한 군자가 아니겠는가(人不知而不614D 不亦君子乎)’라는 공자 말이 무색해진다. 새로이 출범한 49대 방송대 포항시학생회가 열정 넘치는 학우들과 함께 어려운 시국 속에서도 밝고 생동감 넘치는 사회의 한 조각이 되기를 바라본다. /박귀상 시민기자

2025-02-27

[투데이 핫 클릭!] “오늘 비 와?”...일기예보 정확도 높인 AI 시스템 개발

먼저 오래 전 이야기 하나. TV에서 일기예보를 진행하는 기상청 직원이 “오늘은 날씨가 맑겠습니다”라고 예보를 전한 직후 거리로 나서자 굵은 소나기가 쏟아졌다고. 건물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하던 그는 자신을 알아본 사람들이 “일기예보는 매일 틀려”라고 소곤거리자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다고 한다. 당시는 기상 예보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던 시절. 이제 위에 언급한 것과 유사한 에피소드가 대폭 줄어들 것 같다. 최근 AI를 기반으로 한 보다 정확한 기상예보 시스템이 개발된 것이다. 영국의 한 외신은 지난 25일 ‘AI를 활용한 새로운 일기 예보 시스템을 출시한 유럽은 향후 최대 15일까지의 날씨 예측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AI 예측 시스템은 현재까지 사용 가능한 머신 러닝을 활용해 가장 광범위한 매개변수를 생성한다”는 것이 기상 관측 전문가의 전언. 기술의 발달이 기상청 직원이 얼굴을 붉히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준 듯하다. 지난 1년 6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친 결과 새로운 AI 기상 예보 시스템은 이전 방식에 비해 최대 20% 이상 향상된 정확성을 보였다. 앞으로는 한국 역시 AI 전문 인력과 관련 인프라 확충, 데이터 활용 개선과 기술력 강화로 진일보한 기상관측 시스템이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몇 년 후, 아니 짧게는 몇 개월 뒤면 “아직은 맑은데 비가 올 수도 있겠지. 우산을 챙겨가는 게 좋을까?”라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2-27

경주신라CC 방부목·석재 빼돌리고… 6만원 부킹 예우도

경주신라CC는 지난 2021년 11월 티 박스 보수공사에 나서면서 방부목 780개가 필요하다고 이사회에 요청, 예산 7348만원을 승인받아 시공했다. 그러나 3년 후 이 회사 감사들이 공사 현장을 돌며 실사를 한 결과, 설치된 방부목은 560개에 불과했다. 재고 등을 감안하더라도 부풀려진 수량은 120개였고, 금액으로는 1134만원이었다. 티 박스 현무암 판석 깔기 공사도 석재 2320개를 4100만원에 구입한 것으로 결산보고서에 올라있으나 감사를 해보니 500여 장은 아예 납품이 되지 않았다. 회사 장부에는 기록돼 있으면서 어디론가 사라져버린 석재는 원가로만 914만원에 달했다. 감사결과를 뒤로하더라도 티 박스 보수공사는 시공 당시부터 많은 회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게 했던 현장이었다. 멀쩡한 자연 잔디구장에 방부목을 들여 놓고 석재를 까는 것이 타당한가하는 지적이 나왔던 것. 2800여 명의 회원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경주신라CC(주)의 최근 경영 부분이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사 감사들은 집행 및 회계감사를 통해 전·현직 대표 등의 업무상배임 부분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펴고 있다. 또 감사보고서를 회원들에게 발송하고 법적 대응에 나섰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원들을 아연실색케 만드는 집행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골프장 구성에 중요 요소 중 하나인 경관 수목 식재 부분 공사도 상식을 넘었다. 골프장 측은 이 공사에 2022년 3월∼12월까지 총 1억9300만원을 투입했다. 회사 규정에 의하면 이 정도 금액이면 공개 입찰을 해야 한다. 그러나 회사 측은 공사비를 임의로 4등분 한 후 특정업체와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맡겼다. 또 수목도 경주가 아니라 멀리 있는 호남지역의 모 업체로부터 납품받았다. 신라CC 감사들은 “비교견적을 받아보니 골프장 측 수목 구입 단가는 정상적인 시장가보가 2배 이상 높았다”면서 누군가를 위한 이상한 결정 아니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이 수목 공사로 회사가 입은 손실이 7000만원을 상회한다고 했다. 대표이사의 여비 수령 과정 또한 난해했다. 신라CC는 대표이사가 출근하면 하루 30만원의 여비를 지급해 주고 있다. 전에 없던 이 규정은 직전 A 모 대표이사가 취임 후 이사회에 상정, 통과시켰다. A 전 대표는 이후 2021년 6월∼2023년 3월까지 총 1억6630만원을 지급받았다. 그러나 A 대표는 본인 통장으로 돈을 받은 것이 아니라 경리 직원 통장을 통해 여비를 수령했다. 회계감사를 하던 정석수 감사는 출근부 날인 서명이 평소 A 전 대표의 필적과 다른 점을 보고 전문기관에 감정을 의뢰했다. 결과는 경리담당 간부의 날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엄밀하게 보면 이는 허위사문서 작성에 해당된다. 일각에선 A 전 대표가 다른 사업체를 경영하고 있었던 만큼 소득 탈루를 위해 이런 우회 방법을 쓴 것 아닌가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감사 결과, 현 대표이사도 자유스럽지 못했다. 특히 현 대표이사 경우 2023년 집행한 3억2500만원의 집수정 공사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2회에 걸쳐 입찰이 유찰된 후 모 업체로 최종 낙찰되었는데 그 과정이 석연치 않았다. 특정업체에 공사를 밀어주기 위해 규정과 절차를 교묘하게 비튼 부분 등이 나타난 것. 또 취임 후 이사회 보고 및 승인 없이 진행한 물품 및 공사계약 건이 무려 18건에 달했다. 경주신라CC 감사들은 최근 이같은 내용의 감사보고서를 회원들에게 발송하고 문제가 된 사항들은 조목조목 적시했다. 특히 감사보고서에는 전·현 대표가 승인한 특별할인 우대자(이하 예우자) 부분도 담겨 논란이 커지고 있다. 회사 측이 지역의 공직자 등에게 주중·주말 상관 않고 6만원으로 골프를 칠 수 있도록 해줬다는 것이다. 드러난 것만 수백여 건에 달한다. 이외에도 이번 감사에서는 A 전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결도 없이 2022년 1500여만원을 들여 공인서클단체 회장과 총무 등을 초청, 라운딩 한 것을 비롯 직원들의 업무시간 골프 등 많은 사안들이 지적됐다. 이 회사 감사들은 “전 대표이사가 회사 돈을 들여 180여 명의 공인단체 회장과 총무를 초청한 것은 명백한 업무상 배임”이라면서 법적 조치와 함께 3년 동안 골프장 출입을 정지시킬 것을 회사에 요구했다. A 전 대표이사와 같이 이사를 역임했던 모 회원은 “당시 회사 규정에 대표이사는 1회에 한한다고 돼 있었는데 A 전 대표가 연임이 가능토록 정관 개정을 시도하다 회원들의 반발에 부딪혀 통과를 시키지 못한 적이 있다”면서 공인서클단체 회장과 총무 등을 초청, 라운딩 한 것은 이사회 통과 후 열릴 총회에 대비한 포석이었다는 것은 알려졌던 일이라고 밝혔다. 정석수 감사는 “경주신라CC가 비리의 온상이 되어가는 것을 더 이상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어 나서게 됐다”면서 회원들의 권리 확보 차원에서 앞으로도 위법하고 부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보문단지 내에 소재한 경주신라CC는 지난 1979년 PATA(아시아태평양지역관광총회)를 앞두고 경주에서는 처음으로 회원제 골프장으로 개장했다. 당시에는 J호텔이 골프장 대주주였으나 이후 경영이 기울면서 회원들이 나서 법원경매를 통해 매입했다. 회원제골프장인 만큼 3년 임기의 대표이사는 회원 투표로 선출하고 있다. 경주신라CC 감사들은 감사결과를 토대로 A 전 대표이사와 B 상무, C 모 부장 등 3명을 업무상횡령 및 배임 혐의 등으로 경주경찰서에 고소했다. 한편 본지는 골프장 측의 해명과 반론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이시라·단정민기자

2025-02-26

“3억 돌려달라” 가짜 조각가에 민사소송 건 청도군

청도군이 가짜 조각가의 사기행각에 수억의 예산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청도군은 조각 사기 사실을 뒤늦게 확인하고 조각작품 예산 반환 소송을 제기해 뒷북행정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더욱이 가짜 조각가는 청도군의 사기 경력을 바탕으로 전남 신안군에서 수십억 조각작품의 납품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밝혀져 공공기관의 검증 절차에 중대한 허점을 드러냈다. 청도군은 경력을 속이고 미술품을 청도군에 판매한 A씨를 상대로 계약 취소와 대금(2억9700만 원)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냈다. A씨의 조각품 사기는 2022년 수신인을 청도군수로 한 편지를 군청으로 보내며 시작됐다. 그는 이 편지에서 6·25전쟁 당시 참전한 외국 군인과 청도군이 고향인 자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사생아이며, 어릴 적 이탈리아의 유명한 조각가 집안으로 입양돼 조각실력을 쌓았고 파리7대학의 교수도 역임했다고 소개했다. 어머니의 고향 청도를 위해 자신의 작품과 소장품 등 수백여 점을 모두 청도에 기증하고 싶다고도 썼다. 이후 군은 작품 ‘천사의 나팔’ 9점을 기증받아 청도레일바이크에 8점을 설치하고, 작품 20점을 구매해 신화랑 풍류마을에 19점을 설치했다. 군은 작품 설치비 명목으로 5700만 원 등 설치비와 작품비 명목으로 2억9700만 원을 A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조각상을 납품한 A씨의 학력과 경력은 모두 허위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대구지방법원 제12형사부는 지난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과 사기 혐의로 기소된 A(72)씨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청도군과 전남 신안군에 허위 이력을 내세워 조각작품을 납품하며 청도군에서 2억9700만 원을, 신안군에서 19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청도 조각품 납품에 대해 “기망 행위가 있었다”며 유죄를 확정하고, 신안군 사건은 “의심이 들지만 기망으로 계약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청도군은 A씨가 기증한 조형물 9점과 작품들은 공공조형물 심의를 거쳐 조형물을 해체하거나 처리하기로 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사전에 꼼꼼하게 확인하지 못해 거액의 예산을 잃고 사후약방문으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청도군에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청도읍에 거주하는 김성호(32) 씨는 “사기를 치려고 달려드는 사람을 사전에 판명하기에는 쉽지 않았겠지만, 이런 일을 반면교사 삼아 앞으로는 당하는 일이 없어야겠다”며 “군민들의 혈세인 2억9000여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군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5-0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