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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월드뮤직 아티스트 `켈틱우먼` 내한

아일랜드의 크로스오버 그룹 켈틱우먼 내한 공연이 오는 27일 오후 7시 30분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보컬리스트 메이리드 칼린, 수잔 맥파든, 에바 맥마혼과 바이올리니스트 타라 맥네일로 구성된 켈틱우먼은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한 월드 뮤직 아티스트다.지난 2005년 발표한 데뷔앨범`켈틱우먼`(Celtic Woman)은 67주 연속 1위 기록을 가진 안드레아 보첼리를 제치고 82주 연속 빌보드 차트 월드뮤직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2013년, 2014년에는 빌보트 차트 올해의 월드뮤직 아티스트 부문을 차지했으며 통산 8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켈틱우먼은 아일랜드의 전통음악인 켈틱 음악을 기반으로 팝과 어덜트 컨템포러리,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켈틱우먼만의 맑고 깨끗한 느낌으로 연주한다.2004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펼쳐진 켈틱우먼의 무대는 미국 공영방송(PBS)을 통해 방영되며 폭발적 인기를 얻었고, 이후 미국투어를 시작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이번 내한공연에서는 대표곡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등 청아한 음색을 가장 잘 표현한 곡들로 가득 채울 예정이다.켈틱우먼의 에너지, 서정적인 정서, 신비로움 등 다채로운 매력으로 선선한 가을밤, 관객들의 지친 마음 속 긴장과 슬픔을 녹여주는 따뜻하고 편안한 음악을 선사할 것이다.켈틱 우먼은 미국 대통령 클린턴, 부시, 오바마 앞에서 공연을 선보이는 등 미국에서 탄탄한 팬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1년 내내 유럽은 물론 호주, 중국,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대륙을 넘나들며 공연을 펼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25

다섯 작가의 인물화에 대한 다른 접근법

롯데백화점 대구점이 8층에 갤러리를 개관하고 내달 16일까지 개관 기념전 `그림, 시대의 얼굴`을 열고 있다.8층 갤러리는 214㎡(65평) 규모로 전문 큐레이터가 상주한다. `그림, 시대의 얼굴`전은 회화의 오랜 테마인 인물화에 대한 다섯 작가의 다른 접근을 살펴보는 전시다.권경엽은 실제의 모델을 대상으로 삼지만, 이를 자의적으로 변형시키고, 인물의 개인적 특성을 지워냄으로써 비현실적인 인물을 그려낸다. 그래서 마치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여성은 명료하면서도 미묘하게 다층적이다. 가장 많은 표정을 담고 있는 것이 무표정인 것처럼, 무미건조함 특유의 멜랑콜리를 화면 밖으로 발산시킨다. 이는 특정 대상에서 떨어져 나와 보편화된 인물로, 물리적 질감을 상실시켜 내적 감정상태를 가시화한다. 서상익의 `화가의 성전` 연작은 2012년 무렵 인물 표현 연구를 위해 자투리 캔버스에 자신이 좋아하는 화가를 그리면서 시작됐다. 그가 처음 그린 작가는 게하르트 리히터였다. 우선 이 연작은 `근, 현대 회화에 대한 백과사전적 연구와 탐색`이자, 작가 자신만의 오마주이고, 컬렉션이다. 홍경택의 펑크와 오케스트라를 조합해 만든 개념인 `훵케스트라` 연작은 대중음악의 선율과 리듬에서 받은 작가의 느낌을 담아내고 있다.시각화된 펑크 리듬, 선율과 더불어 대중스타에서부터 해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들이 하나의 거대한 오케스트라를 이루면서 서로 충돌하고, 어우러진다. 이는 혼돈의 카오스적 세계이고, 그럼으로써 또한 생명력의 원천으로 그려진다. /윤희정기자

2016-10-25

결혼·임신·출산·육아 `가족에 대한 사유`

대구미술관(관장 최승훈)은 25일부터 내년 2월 12일까지 4, 5전시장에서 Y+아티스트 프로젝트`배종헌 : 네상스(Naissance)`전을 연다.`배종헌 : 네상스(Naissance)`전은 올해부터 새롭게 시작한 Y+ 아티스트 프로젝트에 선정된 작가의 전시다. 대구미술관의 기존 `Y아티스트 프로젝트`가 만 39세 이하의 젊은 작가를 발굴·육성하는 프로그램이라면, `Y+아티스트 프로젝트`는 젊은 작가와 중견작가 중간 세대인 40대(만40~만49세) 대구·경북 지역작가를 대상으로 한다.프랑스어로 출생·탄생을 의미하는`네상스(Naissance)`전에서 배 작가는 결혼 후 새롭게 형성되는 가족과 이를 둘러싼 결혼문화에 대한 성찰, 그리고 임신, 출산, 육아 등에 대한 작가의 사적인 고백을 관람객들에게 전달한다. 또한 영유아 양육문화산업의 이면을 바라보는 작가의 비판적인 시선을 드로잉, 회화, 사진, 영상, 설치 등 총 30점의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배종헌(47) 작가는 대구 출신으로 개인적인 체험들을 사회적 사실과 연결해 예술적 맥락을 만들어내는 실험적인 작업으로 명성이 높은 현대미술가다.경원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금호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사루비아다방, 아르코미술관, 소마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등의 초대전과 청계천 프로젝트, 부산 국제비엔날레, 강정 대구현대미술제 등 굵직한 기획전시에 출품했고 에르메스미술상에 노미네이트 됐다.이번 전시 담당자인 김나현 큐레이터는 “전시의 4가지 키워드인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을 통해 가족 탄생의 개념을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가족에 대해 심도 있게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배종헌 : 네상스(Naissance)`전은 신분증 및 산모수첩을 지참한 임산부는 본인에 한해 무료관람이 가능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5

김동리 소설의 지향과 의미구조 강의

▲ 신형철 문학평론가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학장 장윤익)은 신형철 문학평론가를 초청해 오는 29일 오후 2시 30분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특강을 연다.신형철 평론가는 1976년생으로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동 대학원 국어국문학 박사다. 2005년 평론`당신의 X, 그것은 에티카`로 문단 활동을 시작했다. 저서로는`몰락의 에디카`,`느낌의 공동체`,`정확한 사랑의 실험`등이 있다. 현재 문학동네 편집위원이며, 조선대학교 문예창작대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신 평론가는 이날 `문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김동리의 소설과 함께`를 주제로 순수문학과 신인간주의의 문학사상으로 일관하면서 한국문학의 거두로 평가되고 있는 소설가 김동리의 소설의 지향과 의미 구조 등에 대해 강의할 예정이다.또한 평소 “칭찬할 수 있는 글을 다루겠다, 책이 가진 장점은 정확히 설명하겠다”고 말해왔던 평론 철학과 자신의 산문집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지역 청중들과 함께 문학에 대해 성찰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동리목월문예대학 관계자는 “ 치유 인문학의 최고 작가로 평가받는 신형철 문학평론가를 직접 만나는 이번 강좌는 새로운 문학의 치유를 체험 할 수 있는 놓쳐서는 안 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25

극단아트피아, 26일 연극 `어머니사랑` 공연

대구 수성아트피아의 시민연극단체 극단아트피아의 세 번째 레퍼토리가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수성아트피아 무학홀 무대에 오른다. 극단아트피아는 올해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공모에 선정되어 지난 4월부터 6개월 동안 매주 연습을 진행해왔다. 그 결과발표회로 연극 `어머니사랑`을 공연한다.극단아트피아는 지난 2012년 수성아트피아가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참가자를 모집해 가족뮤지컬 `엄마들의 수다`를 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이후 단원들은 2013년 수성아트피아가 제작한 악극 `비 내리는 고모령`에 조역 및 코러스로 참여했고, 두 번째 레퍼토리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하며 연기력을 키워왔다. 지난해에는 뮤지컬 `미스코리아`에 참여해 삶에서 우러나오는 깊이 있는 연기로 젊은 뮤지컬 배우들과 함께 했다.극단아트피아는 지난 5년 동안 일반인들과 전문 연극인들, 그리고 공공아트센터가 협력하면서 시민들의 삶 속에 예술을 뿌리내리는 독특한 생활예술공동체의 모델을 만들어왔다. 단원들은 초등학생부터 주부, 직장인 그리고 60대 이상 노년층까지 삼대가 함께 하고 있다.이번 결과발표회 작품 `어머니 사랑`은 가족을 위해 항상 헌신하며 살았던 어머니, 힘든 삶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더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항상 괜찮다고만 하시는 우리들의 어머니를 표현한 작품이다.`어머니사랑`은 TBC 배우이자 교육연극 예술강사로 활동 중인 이융희가 대본을 쓰고, 2013년 대구연극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하며 많은 연극과 뮤지컬에서 배우 및 연출 활동을 하고 있는 대구과학대 겸임교수 이지영이 연출을 맡았다./윤희정기자

2016-10-24

27~30일 동리목월문학제 문화와 예술축제로 열린다

한국문단의 두 거봉 동리·목월 선생의 생애와 문학정신을 계승하는 `제11회 동리목월문학제`가 오는 27일부터 30일까지 경주 시내 일원에서 열린다.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회장 최병섭)는 동리·목월 선생을 추모하고 두 거장의 문학정신과 작품을 선양하는 품격 높은 문화·예술 종합축제로 발전시켜 왔다. 올해로 11회째 이어가는 `동리목월문학제`는 경주시민은 물론이고 전국 잠재 문학인들의 문학정서를 자극해 문학의 대중화를 유도하며, 문학인들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고 그 역량을 높여 개성적 한국 문학이 보편적 세계문학으로 뻗어갈 수 있도록 지적·감성적 에너지를 모우고 나누는 큰 잔치로 펼쳐진다.27일에는 오후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에서 문학이 다른 장르와 어우러져 대중의 예술적 감성을 자극하는 음악회가 열린다. 뮤지컬 배우 박해미씨를 비롯해 소프라노 김한경, 바리톤 박정환 등 서울과 경주지역 유명 성악가들이 출연해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를 부른다. 또 경주시립합창단은 김동리의 시`들국화`등을 노랫말에 담은 음악을 처음으로 선보이며, 시낭송가들의 시낭송도 마련되다.28일 오후 2시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린다. 심포지엄은 1, 2부로 나눠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주제 발표와 열띤 토론의 장으로 진행된다. 주제발표에는 한국의 대표 여류시인인 문정희 시인이 `한국시의 세계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문학평론가인 이재복 한양대 교수가 `이문열 소설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한강 소설과 한국문학의 세계화`, 양진호 대구대 교수가 `최인호, 복거일 소설가가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주제로 각각 발표한다. 질의토론에는 조기현 문학평론가, 이채형 소설가, 박양근 평론가, 김봉환 소설가가 참여한다.특히 주제 발표에 앞서 김동리 작품과 2015 동리목월문학상을 수상한 문정희 시인의 시 `조등이 있는 풍경` 낭송 시간도 마련된다.29일 오전 10시에는 서라벌문화회관에서 어린이 동요경연대회를, 30일 오전 10시에는 동리목월문학관에서 한국 문학을 이끌어갈 인재를 발굴하는 동리목월전국백일장을 진행한다.최병섭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장은 “경주시가 주최하고, 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 경북도가 후원하는 제11회 동리목월 문학제가 경주시민은 물론, 전국의 문화 예술인들과 학생들의 큰 잔치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4

몸짓으로 말하는 무용수 이야기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 홍승엽)은 2016년 마지막 공연으로 기획공연 `2016 M-MEMBERS`를 오는 27,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연다.M-MEMBERS는 2010년부터 시작된 프로젝트로 대구시립무용단 소속 남자무용수들 직접 자신들의 이야기로 대본과 안무를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공연으로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는 여자무용수들까지 가세해 더욱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이번 공연은 총 5개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첫 작품은 문진학이 안무한 `오리뱅뱅`이다. 욕조속을 둥둥 떠다니는 러버덕(고무로 만든 오리장난감)을 보며 떠다님이라는 눈에 보이는 현상의 변형을 무용으로 표현해 낸다. 3개의 장으로 된 작품에는 임현준, 김경영, 여연경(여), 문진학이 출연한다. 두 번째 작품은 오찬명 안무의 `I+I` 로 복잡 할 수도 틀릴 수도 모를 수도 알 수도 없는 모든 순간순간을 느끼며, 즐기며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몸으로 보여준다. 김인회, 강현욱, 오찬명이 출연한다.김동석, 김초슬(여)의 공동안무와 출연으로 선보이는 세 번째 작품 `웨이브 오브 마인드(Wave of Mind)`는 남녀 두 무용수가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 작품을 풀어낸다. 네 번째 작품은`백색침묵`으로 김홍영이 안무하고 김혜림, 김인회, 강현욱, 김홍영이 출연한다. 모든 것이 기계화된 조급한 현실에 지친 현대인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표현해 내는 무용수들의 몸짓이 `백색침묵`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마지막 작품은 신승민 안무의 `리폼(Reform)`이다. 몸으로 재해석 되는 감각의 공간을 무대위에 그려낸다. 대구시립무용단의 수석단원인 최상열, 강주경과 박종수, 송은주, 신승민 등이 출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4

애정없는 어른과 팽개쳐진 아이들

2011년 `세계의 문학`신인상으로 등단한 소설가 김봄의 첫 번째 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민음사)가 출간됐다.김봄은 십 대 폭주족 이야기를 다룬 작품 `내 이름은 나나`로 미성년 `루저`들의 그늘과 좌절에 대해 말한다는 평을 받으며 등단했다. 작가는 줄곧 어린 청춘들에게 시선을 두고 있다. 이때 작가가 포착하는`청춘`의 성질은 풋풋하고 싱그러운 것이 아닌 풋사과를 씹었을 때의 떫고 아린 맛에 가깝다. 나이 어린 인물들이 벌이는 사건사고를 따라가는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애정 없는 어른과 그들에 의해 팽개쳐진 아이들이 주고받는 폭력의 현장을 보여준다.소설집 `아오리를 먹는 오후`에는 사회가 만들어 놓은 정상 궤도를 자꾸만 이탈하는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들의 나이는 대부분 십 대로, 어른의 입장에서 `문제아`, `비행 청소년`이라고 편하게 묶어 부르는 존재들이다. 어른들은 그런 아이들을 두려워하기보다는 골치 아파하고, 이해하려고 하기보다 치워 두고 싶어 한다. 무자비하게 속도를 즐기는 오토바이 폭주족부터(`내 이름은 나나`),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을 강간하는 히키코모리 소년(`문틈`), 조건 만남으로 돈을 벌고 파트너를 돌려 가며 섹스하는 가출 청소년 집단(`절대온도`)까지, 작가는 영리하고 예쁜 아이들만 보고 싶어 하는 세상에 소년 범죄자들의 만행을 핍진하게 기록한다./윤희정기자

2016-10-21

“밑도 끝도 없는 적개심과 사악함이 도처에 출몰한다”

▲ 도종환 시인서정과 현실을 아우르는 섬세하고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언어로 삶의 상처를 위무하고 세상의 아픔을 달래는 서정의 세계를 펼쳐온 도종환(62) 시인의 시집`사월 바다`(창비)가 출간됐다.신작 시집으로는 2011년 여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이후 5년 만이다.사별한 아내를 그리며 쓴 시`접시꽃 당신`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더불어민주당 재선 국회의원으로 활동 중인 시인인 이번 시집에서“밑도 끝도 없는 적개심과 사악함이 도처에 출몰하는 견탁의 세상에 산다”(`서유기 3`)며 볼품없는 현실 세계를 있는 그대로 내보인다.“정치공학만 난무하는 오늘날 한국의 정치판에서 겪은 내상의 흔적들”(최원식, 발문)로, 지난 4년간 “고통과 절규와 슬픔과 궁핍과 몸부림의 현실” 속에서 “온몸에 흙을 묻히고,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시인의 말) 불의한 시대에 맞서 아름다운 세상을 일구고자 하는 간절한 심정으로 써내려간 견결한 시편들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서정의 깊이와 격과 감동”이 어우러진 가운데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는 “사무치는 위로가 있는 매혹적인 시집”(박성우, 추천사)이다.“산짐승은 몸에 병이 들면 가만히 웅크리고 있는다/숲이 내려보내는 바람 소리에 귀를 세우고/제 혀로 상처를 핥으며/아픈 시간이 몸을 지나가길 기다린다//나도 가만히 있자”(`병든 짐승`전문)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 치욕스러운 고통 속에서도 시인은 “내게 오는 운명을 사랑하리라”며 “쓰러질 때까지” 끊임없이 “선택하고 뉘우치고 또 나아”(`아모르파티`)간다. “사람에게서 위로보다는 상처를 더 많이 받”(`해장국`)으면서도 절망에 잠기거나 포기하는 대신 “불가능한 것을 꿈꾸”(`별을 향한 변명`)며 사랑을 실천하는 길을 걷고자 한다. “그날은 오지 않을지 모른다/누구에게든 그날은 잠시 머물다 가고/회한과 실망과 배신감만이 길게 남을지 모른다/그래도 그날을 향해 또 가야 한다는 생각에/마음이 아팠다/어느 시대에도 그날은 오지 않았는지 모른다/그날이 우리 곁에 왔다고 말하던 시절에도/내 하루의 삶이 그날로 채워져 있지 않았으므로/다시 그날을 기다려야 했다/일상이 그날인 그날까지 다시 가야 한다고/나를 다독이며 마음 아렸다”(`그날`부분)특별히 이`사월 바다`는 시낭송 오디오북을 무료로 써비스하는 `더책 특별판`으로 제작돼 도종환 시인이 직접 고르고 낭송한 열두편의 시편들과 시인의 말 등을 시인의 목소리뿐 아니라 영상으로도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또한 이번 시집에 실린 `화인`이라는 시에 싱어송라이터 백자가 곡을 입힌 동명의 노래를 같이 감상할 수 있도록 뮤직비디오도 수록했다. 시인의 육성으로 직접 듣는 시편들에는 시인의 호흡과 느낌이 그대로 실려 있어 시의 감동을 더 실감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1

갑오농민전쟁부터 세월호까지 절절한 `위령`

▲ 고은 시인“구글 알파고에게 없는 것/그것이 나에게 있다//슬픔 그리고 마음//집에 돌아와 신발을 벗고 뉘우친다/내 슬픔은 얼마나 슬픔인가/내 마음은/얼마나 몹쓸 마음 아닌가//등불을 껐다”(고은 시 `최근` 전문)`한국이 낳은 세계적 시인`이라는 호칭 그대로 한국문학의 한 봉우리를 넘어 명실공히 세계 시단의 중심에 우뚝 서 있는 고은(83) 시인의 신작 시집`초혼`(창비)이 출간됐다`무제 시편`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때`와 `곳`에 얽매이지 않는 `자가자무(自歌自舞)`의 분방한 시정신으로 우주와 소통하는 대자유의 세계를 펼친다. 이 시집은 한마디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삶을 아우르는 우주적 상상력과 세상의 본질을 꿰뚫어보는 예리한 통찰력, 인간 존재와 인생에 대한 심오한 예지가 돌올한 “불멸의 시학의 완성”(조재룡, 해설)이다.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끊임없는 탐구와 모색과 고뇌가 깃든 뜨거운 심장을 간직한 채 역사와 시대를 온몸으로 껴안으며 어둠속에서 미지의 꿈과 희망을 노래하는 시인에게 또 한번 감탄할 따름이다. 제1부에 102편의 시와 제2부에 미발표시`초혼`을 실었다.“인류 각위 그대들이 끝내 지켜야 할 것/아래와 같다//내 발가락부터/내 손가락부터 이미 특수성일 것//내 별 볼일 없는 얼굴로 하여금/그 누구의 보편성 아닐 것//태풍 뒤 무지개이거나/태풍 뒤 무지개 없거나/오늘이/내일의 보편성 아닐 것”(`유언에 대하여` 전문)시인은 특정한 날, 특정한 곳을 노래하지 않는다. “어느날/어느 곳/어느 넋이 와 말하”(`하늘 높이 오르는 노래들`)듯,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어느날`이 시 쓰는 날이고,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어느 곳`이 시 쓰는 곳이다. 또한 시인은 특정한 화자의 발화에 기대지 않는다. 그의 시에서 개인은 개별적인 단독자가 아니라 우주의 일부이자 전부인 “입자이자 파동”(`내 조상`)으로서 역사와 사회를 감당하는 공동체적이고 특수한 개인이다. 시인은 “온 길도/갈 길도 다 새로 태어나”(`신발 한 켤레`)리니 “미래여 옛날이여 여기 오라”(`나의 행복`)고 말한다. 삶과 죽음, 여기와 저기, 자아와 타자의 구분을 넘어선 곳, “다른 곳을 모르는 곳”과 “다른 곳이 모르는 곳”(`두만강 어귀에서`)에 이르러 시인은 “비유가 아니시기를/비유가 싸가지없는 사기로 되는/서글픈 밤들이 아니시기를”(`손님`) 바라는 마음으로 미지의 행복을 추구해나간다. 제2부의 `장편 굿시` `초혼`은 원고지 130매 분량(63쪽)에 달하는 회심의 역작이다. 김소월의 시를 차용한 시에서 시인은 갑오농민전쟁부터 6·25 전쟁, 광주항쟁 그리고 최근의 세월호 침몰에 이르기까지 이 땅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혼령을 불러내 어루만지고 있다.“나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하늘로/나 도솔천/나 용궁 심청/나 천제의 하늘/나 환인의 하늘/그곳으로 돌아가지 않으리라//나 소월의 초혼 신 내려/이 고려강토/이 고려산천 도처마다 떠돌며/신방울 울려/신북 치며/신피리 불며/내 비록 맺힌 소리나마/이 소리로 소리제사 소리공양 내내 올리며/이 땅의 반만년 원혼 혼령 위무하며/살아가고저”(`초혼`부분)/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21

꾸역꾸역 살다 마주치는 어떤 사람

2014년 `투명인간`으로, 한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살아낸 보통 사람의 이야기를 숨 돌릴 틈 없는 서사에 담아냈던 이야기꾼 성석제(56)가 신작소설집을 출간하며 돌아왔다. 제목이 묘하다. `믜리??괴리도 업시`(문학동네).`믜리??괴리도 업시`는 고려가요`청산별곡`에서 인용한 것으로,“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라는 뜻이다. 고려시대 때 “믜리??괴리도 업시 마자셔 우니노라”라고 한탄하며 청산으로 숨어들길 소망했던 어느 가여운 이가 있었다면, 2016년 성석제의 소설 속에는 “미워할 이도 사랑할 이도 없이”, 그 어떤 대단한 환희나 통렬한 절망도 없이 꾸역꾸역 살아가다가, 어떤 “사건” 혹은 “사람”과 맞닥뜨리는 인물들이 있다.이 책은 2013년 12월부터 2016년까지 성석제가 집필한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은 책이자, 작가가 1996년 첫 단편소설집`내 인생의 마지막 4.5초`(출간 당시 제목`새가 되었네`)를 출간한 지 꼭 20년이 되는 해에 펴내는 새로운 소설집이다. 표제작`믜리??괴리도 업시`는`동성애`를 다룬 단편소설이다. 소설 속에서 `너`로 지칭되는 인물은 동성애자다.`나`와 같은 고향에서 자란 그는 어린 시절 읍내의 큰 주물공장 사장 아들로 한때 귀공자 대접을 받았지만, 공장에서 큰 사고와 화재가 잇따라 아버지 사업이 폭삭 망하면서 거지 신세로 전락하고 주변의 멸시를 받는다. 여러 고난을 극복하고 나와 같은 대학에 들어오게 된 그는 나에게 특별한 관심을 보이고, 나는 그를 무시하려 하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프랑스에서 유명한 미술가로 성공한 그는 몇 년 만에 동성애인과 함께 나타난다.이 책을 열면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소설`블랙박스`에도 모래처럼 허물어져가는 일상을 견디다가 돌연 나와는 너무 다른 인물을 만나 전기를 맞는 인물이 있다. `블랙박스`는 계간`문학동네` 창간 20주년 기념호에 발표됐을 때부터 `미친 소설이 나타났다!`는 소문이 자자했던, 폭발하는 에너지로 가득한 작품이다./윤희정기자 jyun@kbmaeil.com

2016-10-21

포항 대흥교회 중직자 31명 세워

포항대흥교회(담임목사 김성원)는 최근 안수집사, 권사 등 31명의 중직자를 세우고 교회부흥과 지역복음화를 다짐했다.대흥교회는 이날 오후 7시 교회 본당에서 드려진 교회직원 임직감사예배에서 안수집사 16명(취임 5명, 장립 11명)과 권사 15명(취임 2명, 임직 13명)을 세웠다.김성원 목사의 인도로 시작된 1부 예배는 최낙종 장로의 기도, 할렐루야찬양대의 찬양, 강현복 목사(포항샘터교회)의 설교, 축도 순으로 이어졌다.강현복 목사는 `집사의 직무`란 제목의 설교를 통해 “진정한 신앙인은 외부의 핍박에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는 것”이라며 “시련 가운데서도 풍성한 연보가 넘쳤던 마게도니아교회처럼 헌금의 정신을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강 목사는 “집사직의 기원단어는 바로 공궤”라며 “공궤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 평등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직무를 집사가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2부 취임 및 임직식에서는 서약과 집사임직, 기도와 악수례, 공포, 조경수 목사의 권면, 임직증서 전달, 김용호 집사의 임직자 인사, 신용태 장로의 광고 순서으로 진행됐다.임직자들은 “하나님이 주신 귀한 직분을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받으며 일꾼으로 세워주신 하나님과 성도님들 모두의 기대와 바람에 어긋나지 않도록 겸손한 마음과 섬김의 자세를 갖고 충성된 일꾼이 될 것”을 다짐했다.한편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교단 포항대흥교회는 1951년 포항시 남빈동 주차수 집사 집을 기도소로 설립됐다. 2010년 7월에는 남구 이동에서 예배실과 교육실, 콘서트홀, 도서관 등을 갖춘 새 성전을 완공, 이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0

“부흥회로 교인 영적성장 돕자”

포항지역 교회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부흥회를 잇따라 열고 교인들의 영적 성장을 돕는다.이들 교회는 국내 유명 부흥사들을 초청, 부흥회를 이어간다.포항가은교회(담임목사 김동철)는 23일 오후 7시30분 교회 본당에서 박순오 목사를 강사로 초청해 말씀사경회를 시작한다.말씀사경회는 26일까지 오전 5시, 오전 10시30분, 오후 7시30분 하루 3회씩 모두 10회 진행된다.박 목사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과 총신대 신학대학원를 졸업하고 미국 커버넌트신학교와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또 계명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실천신학)를 받았다.그는 미국 뉴욕언약교회를 개척, 12년간 시무했고 대구서현교회에서 17년간 담임목사로 섬긴 뒤 만 65세에 조기은퇴 했다.지금은 사단법인 나눔과 기쁨 상임대표,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공동대표, 북한인권 한국교회연합 공동대표, 기독영성상담연구소 이사장, 강해대지설교클리닉 대표강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김동철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거룩한 참 부흥의 역사를 경험코자 말씀사경회를 준비했다”며 “매시간 은혜를 사모한다면 신앙의 정체성을 찾고, 도전 받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는 25일부터 27일까지 교회 본당에서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힘이다`를 주제로 가을 대부흥성회를 연다.대부흥성회는 25일 오후 7시30분 시작, 27일까지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진다.이찬수 목사(성남 분당우리교회)는 `하나님과 대결하는 자의 어리석음`,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힘이다`, `하나님의 시선으로`, `칠 년 동안`, `예수님의 쉼터`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이 목사는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랑의교회 청년부담당 목사와 총회교육위원회 교육전문위원, KOSTA 국제강사를 지냈다.2002년 5월에는 분당우리교회를 개척 설립했다.저서는 오늘 살 힘, 기도하고 통곡하며, 죽으면 죽으리이다, 오늘을 견뎌라, 붙들어 주심, 처음마음, 삶으로 증명하라 등 7권을 펴냈다.포항침례교회(담임목사 조근식)는 26일부터 28일까지 교회 본당에서 `하늘에 속한 신령한 복`을 주제로 2016년 추계축복 부흥성회를 개최한다.부흥성회는 26일 오후 7시30분 시작, 오전 5시, 오후 7시30분 하루 2회씩 모두 5회 이어진다.이순창 목사(서울연신교회)는 `말씀 안에서의 형통을!`, `예수 안에서의 축복`, `기도를 통한 축복을!`, `십자가를 향한 축복`, `사명으로 형통한 축복을!`이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다.이 목사는 영남대신학대와 장로회 신학대학원, 서강대 대학원, 명지대 사회복지대학원, 맥코믹 신학대학원을 졸업했다.그는 예장 평북노회장과 서울시연합당회 회장을 지냈으며, 28년째 서울 연신교회 담임목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에는 국민권익위원회 옴부즈만 위원으로 국민들의 억울함과 고충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았다.포항 송림침례교회(담임목사 이동형)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장경동 목사와 함께하는 행복나눔 전도축제를 연다.행복나눔 전도축제는 30일 오후 7시30분 막을 올려 하루 3회씩 모두 7회 이어진다.장경동 목사(대전 중문교회)는 31일 오후 7시 말씀을 전하고 정종현 목사(서울인광교회)는 30일 오후 7시30분, 31일 오전 5시, 오전 10시30분, 김호민 목사(대전권능교회)는 1일 오전 5시, 오전 10시30분, 오후 7시30분 인도한다.장경동 목사는 각종 기독교 방송 설교를 통해 시청자들을 `울렸다 웃겼다`를 반복하며 복음의 핵심 메시지를 전하고 크리스천의 시대적 사명을 일깨우고 있다.장 목사는 침례신학대학에서 목회학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이 대학 겸임교수와 침례교 부흥사협회장을 지냈다.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평신도 지도자 100만 명 훈련원장, 푸른 마음 캠페인 `정지선 지키기` 운동본부 이사장, 대전중문교회 담임목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나를 팔아 천국을 `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하라`, `믿음의 간증을 남긴 사람들`, `축복의 36가지 말씀`, `천국의 비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 등 16권을 펴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20

항일여성운동가 백신애 삶·문학을 만나다

▲ 영천이 낳은 항일여성운동가 백신애. 경북도와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18일 영천교육문화센터 공연장에서 영천이 낳은 문인이자 항일여성운동가인 백신애(1908~1939)의 삶을 재조명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역사 속에 묻혀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여성인물의 생애와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학술행사인`경북 여성인물 재조명 심포지엄`의 일환으로 마련된 행사다.심포지엄은 학계, 여성계, 관련단체 및 유관기관, 학교 관계자, 도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항일여성운동가 백신애(白信愛)의 삶과 문학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백신애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주제발표 및 토론, 근대 대중가요로 시대상(相)을 반영한 명사 특강, 백신애 초혼굿 연극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본 기조강연 및 주제발표에 앞서 영천시 새마을부녀합창단과 소리공연, 기념영상, 연극 등의 다채로운 문화공연이 펼쳐졌다. 특히`백신애의 삶을 다룬 다큐방송`이 기념영상으로 상영됐으며, 김창우 경북대 명예교수가 연출을 맡은`순이야 울지 말고 일어서라` 라는 연극에서는 백신애의 파란중첩의 생을 그림으로써 청중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백신애의 삶과 문학을 재조명하는 주제발표 및 토론은 백현국 영천 영동중학교 교사(문학평론가)가 진행했으며, 서영인 문학평론가는 `여성운동가 백신애`, 김용락 경운대 교수는 `여성작가 백신애의 문학세계`, 이중기 시인은 `백신애의 생애`에 관한 주제발표와 좌담을 통해 참석자들로부터 백신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9

“한점·한획은 내 정신적 자유이자 고독한 사유의 생명체”

“고인이 법을 세우기 전에 고인은 어떤 법을 법으로 삼았을까요. 예술작품은 겉모양이 아니라 속이 살아있는 생명체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컴퓨터 프로그램에도 등록된`솔뫼민체`라는 독특한 서체를 개발, 각종 문화상품과 아파트 조형물에도 활용해 전국적인 명성을 날린 서예가 솔뫼 정현식(57).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3년부터 경주에서 솔뫼정현식문자예술연구소와 갤러리 솔뫼를 운영하며 서예술을 독자적으로 해석해 가고 있는 지역의 중진이다.구도자적 서예술을 이해하는 서예인으로서 옛 사람의 틀에 안주해 편한 길을 가지 않고 작품에 시대를 담고 삶을 담기 위해 고민하는 한국에서 몇 안 되는 서예가 중 한 사람으로 평가되고 있다.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전국적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정 작가는 디지털 시대를 연상시키는 기하학적 구성의 서체를 창조함으로써 화제를 모은 서단의 이단아로 평가되기도 했다. 2004년 10월에 처음 선보인 디지털 폰트 솔뫼민체는 전국적으로 호응을 얻고 있는데 `논어``금강경`등 뜻 글자가 담고 있는 함축적이고 심오한 내용을 시각적으로 해체, 특유의 미의식과 구도로 재구성함으로써 현대서예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정 작가의 12번째 개인전이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자유자재(自由自在)한 서예담론`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회는 그의 제3전환기로 평가되고 있다.서예술의 본원과 금석문에 대한 깊이 있는 미학적 탐구를 모범적으로 해 온 그는 이번 전시회를 “한 점과 한 획은 내 정신적 자유의 행복과 고독하게 번민한 사유의 생명체”라고 소개하고 있다.이번 열두 번째 전시회에 출품되는 50여 점의 작품들에서 새로운 서예세계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붓질에 형상 보다는 인문학적 담론과 학문을 통한 깊은 서예술을 새롭게 일구기 위한 새로운 각오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선현들의 경구에서 삶을 관조하며 깨우친 깊은 사유와 진지한 성찰이 담겨 있고 성숙된 자아를 품은 인생으로 살아가자는 바람이 작품 곳곳에서 산견된다. 출품작들은 솔뫼민체로 쓴 한글서예와 서예 행서를 재해석한 한문, 도자 작품까지 아우르고 있다. 소품에서부터 7~8m에 이르는 대작과 16폭의 한글민체 병풍, 그리고 도자기에 민체 작품 등 솔뫼 서예의 독창성과 다양함을 한 눈에 만날 수 있다. ▲ 서예가 솔뫼 정현식특히 비균제와 비균형이 지배하는 그의 자유분방하면서도 통제된 장인적 숙련성으로 한결 아름다우면서도 깊은 예술혼을 담은 작품들은 관람자들을 공명시키기에 충분하다.글제는 `임제록`, `동다송`, `사구게`, `채근담`, `서보귀절` 등으로 다양하며 중국 당나라 선승 한산선사의 시구와 시편(詩篇)의 구절을 적고 명상을 담은 작품도 있다.정현식 작가는 그동안 `제8회 포항국제아트페스티벌`대상, `제20회 삼일문화대상`본상, 서예문화상 및 한·중 서법대전 최고상 수상, 대한광복관추모탑 등 금석문을 휘호했으며 `솔뫼민체교본`, `노자도덕경`, `사자소학` `한글고체` 등의 저서가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9

“황룡사 장엄한 위상 국민에 알리는 기회 되길”

`신라의 화려한 불교문화 총체 `황룡사지 발굴 4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와 사진전이 경주에서 열린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황룡사지 발굴 40주년을 맞아 20일부터 25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신라 황룡사, 경주 황룡사지`를 주제로 학술대회와 사진전을 연다.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는 20일 개최된다. 국내 연구자들의 발표를 통해 1976~1983년까지 8년 동안 시행된 황룡사지 발굴조사 성과를 재조명하고, 한·중·일 연구자들의 동아시아 고대 사찰 비교연구에 대한 주제발표와 함께 종합토론이 있을 예정이다.이 행사에서는 황룡사지 발굴조사 성과를 재조명하고, 한국·중국·일본 연구자들이 동아시아 고대 사찰을 비교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다.주보돈 경북대 교수와 이은석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은 각각 `황룡사 창건과 신라 중고기 황룡사의 위상`, `황룡사 건립과 신라왕경의 조성`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하코자키 가즈히사 일본 나라문화재연구소 유구연구실장은 `일본 고대 사원에 미친 신라의 영향`에 대해 설명한다. 이어 25일에는 국립문화재연구소 건축문화재연구실이 주관하는 국내학술대회가 펼쳐진다. 국내 전문가들이 그동안 진행해 왔던 황룡사 심화연구에 대한 최근 성과를 공개하고, 아울러 황룡사지 유구보호 방안에 대한 관계전문가들의 발표와 토론이 열릴 계획이다. 사진전은 `황룡사지 1976~1983`을 주제로 21~25일 열린다. 황룡사지 발굴조사를 위해 철거된 구황마을 전경, 1976년 4월 20일 황룡사지 발굴조사 고유제, 황룡사 목탑 심초석(목탑의 중심인 심주를 받치는 초석) 이동 등 다양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 100여 장이 새롭게 공개된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황룡사지 발굴조사 40주년 기념행사를 통해 황룡사 복원을 위해 애썼던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과거 신라의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황룡사의 장엄한 위상을 국민에게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경주 황룡사(黃龍寺)는 신라가 90여 년에 걸쳐 조성한 대규사찰이다. 645년 당대 최고 높이인 9층 목탑이 만들어져 당당한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고려시대 몽고군이 침입해 화마를 겪으면서 터만 남았다. 1963년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보존되고 있다. 황룡사지에서는 1976년부터 7년간 진행된 발굴조사를 통해 금동불, 풍탁(처마 끝에 다는 장식물), 금동 귀고리, 각종 유리 등 유물 4만여 점이 출토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9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 우수작가 4명 선정

㈔대구사진비엔날레조직위원회는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9월 29~11월 3일)의 한 행사인 포트폴리오 리뷰를 통해 4명의 우수 작가를 선정했다고 17일 밝혔다. 선정된 우수 작가는 김정아·김지원·김진희·차진현씨로 이들에게는 2018 대구사진비엔날레에서 전시할 기회를 준다. 또한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미국 `휴스턴 포토페스트`와 지속적인 업무협약으로 2017년 `인터내셔널 디스커버리`전시에 2명의 작가가 초대되는 등 휴스턴 포토페스트에 총 4명의 작가가 초대될 예정이다. 포트폴리오 리뷰는 지난달 30일~ 2일 대구 호텔 인터불고 엑스코에서 웬티 와트리스 휴스턴 포토페스트 공동창립자 등 국내외 리뷰어 24명과 작가 78명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정아 작가 등 4명은 당시 리뷰어들로부터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아 우수 작가로 선발됐다.대구사진비엔날레조직위원회 측은 “이번 리뷰 행사에서 우수 작가로 선정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후 전시나 여타 행사에 더 많은 참여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뷰어로 참석한 중국의 디렉터인 바오 쿤은 2017년 중국의 핑야오 국제 사진축제에 대구사진비엔날레 포트폴리오 리뷰 참여작가 10명을 초대해 전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한편 `2016 대구사진비엔날레`는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봉산문화회관 봉산문화거리 등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10-18

어디서도 감상못할 `특별한 발레오페라` 특별한 감동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작품인 글룩의 오페라`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21일 오후 7시 30분 22일 오후 3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이번 무대에 오를`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발레의 명가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린츠극장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이다. 작곡가 글룩(1714-1787)은 활동 당시 절대 우위를 차지하던 이탈리아 오페라 형식에서 벗어나 중창과 합창의 역할을 키우고, 특히 발레의 비중을 확대한 독자적인 양식의 작품들을 선보였는데, 그 대표작이 바로`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다. 이 작품은`근대 오페라 작품의 시초`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룩은`오페라 개혁가`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는 나무나 바위까지 감동시켰다는 하프의 명인`오르페우스`의 유명한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죽은 아내 에우리디체를 못 잊어 저승까지 찾아가 아내를 데려오지만`절대로 뒤돌아보지 말라`는 신의 경고를 어기고 비극적 결과를 맞이한다는 것이 원래의 내용이지만, 글룩의 오페라는 오르페오가 신을 감동시켜 에우리디체와 함께 무사히 지상으로 올라간다는 내용의 해피엔딩이다. 하지만 메이 홍 린이 연출한 이번 프로덕션에서는 에우리디체가 다시 살아나지 못한 채 비극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에서 원작 신화와 맥을 같이한다.글룩의`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가 발레의 비중이 큰 작품이기도 하지만 오스트리아 린츠극장의 이번 프로덕션은 이 극장 발레파트 수장을 겸하고 있는 연출가 메이 홍 린이 처음부터 끝까지 발레를 앞세워 작품을 구성한 점이 가장 이색적이다. 여타 오페라 무대에서 발레가 한정된 부분에 장식적으로 쓰였던 것에 비하면 휴식 없이 1시간 30분을 발레 중심으로 이끌어간 오페라 작품인 것. 따라서 관객은`듣는 재미`뿐 아니라`보는 재미`까지 동시에 느낄 수 있다. 이번 공연에 참여하는 린츠극장 소속 무용수는 모두 16명. 국내 어디서도 감상할 수 없는 특별한`발레오페라`의 매력을 기대해도 좋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8

한불 중견 현대미술가 2인 초대전

경주 예술의전당 지하 1층에 자리한 라우갤러리는 다음달 20일까지 다양한 소재와 형식으로 새로운 의미와 가능성을 찾는 한국과 프랑스의 중견 현대 미술가 2명의 초대 개인전을 연다. 대구미술대전 초대작가인 이기성 작가는 건축용 철이나 광물 등 여러 가지 도구를 사용해 그라인딩(분쇄)해 선과 점 등의 효과를 살려 그 느낌이 동양화의 여백처럼, 회화와 또 다른 공간감을 느끼게 하는 작업을 한다. 철가루를 입혀 철판처럼 만든 패녈 위에 흩뿌려진 철가루들은 자석을 대고 움직여 마치 호수의 물결이나 무한한 우주의 공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작품 제목 `위딘 빙 (Within Being)`에서처럼 작품이 벽에 걸려 조명을 받았을 때 주는 빛의 이미지를 통해 존재의 시원인 우주로 시선을 확대하고, 존재와 비존재에서 생명력의 의미를 추출해낸다. 프랑스의 중견 작가 크리스찬 펜델리오의 작품은 그가 꿈꾸는 현재의 세계를 표현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순수의 세계는 동심(童心)에 닿아 있으나 그저 꿈만으로, 꿈꾸는 것으로 끝내지 않는 현실감을 갖고 있다. 머리가 크고 목이 긴 인물의 반복은 흡사 어린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의 엉뚱함과 비대칭을 닮았다. 아이들이 보는 세계, 인물의 가장 큰 특징을 보이는 대로 그린 것이다. 그러나 펜델리오는 모든 사물과 이야기를 한 눈에 보고 있음에도 그는 여전히 아이들의 제한된 시각과 과장된 생각들을 옮겨 놓는다. 크리스찬 피델리오는“아이들의 눈을 통해서 왜소해지는 인간들의 존재와 너무 많은 생각으로 무거워진 우리들의 머리를 표현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심각해지고 무거운 관객들의 절망을 원하지 않는다. 동화적 이미지의 차용은 그런 그의 바람이다.표정의 밝음, 별과 물고기의 유희, 그리고 땅보다 우리가 속한 세상보다 더 큰 모습으로 날개달임 물고기를 잡는 아이. 그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현실의 답답함과 우울로부터 진정 우리를 구원해 줄 것은 화려한 가식이 아니라 소박한 진실임을 말하고 있다.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크리스찬 피델리오의 작품들은 현대 문명의 우울함을 비판하면서도 그것이 날선 공격성이 아니라 과거와 동화적 순수성으로 설득하고자 하는 진지함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8

한자리서 보는 스틸아트 현재와 미래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내년 1월 8일까지 철을 주제로 한 스틸 작품 기획전 `철이 전하는 메시지` `스틸 드로잉`전을 열고 있다. 1층, 1, 3, 4전시실에는 `철이 전하는 메시지`전에 참여하는 4인의 작품 28점, 2층 2전시실에는 `스틸 드로잉` 전시에 참여하는 4인의 작품 16점 등 총 44점의 다양한 스틸아트 작품으로 구성된다.`철이 전하는 메시지`전은 다양한 철의 물성(物性)을 시각적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김재각, 우징, 최대훈, 하석원 등 네 명의 철 조각가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스틸 작품을 통해 철이라는 재료의 변화의 지평이 무궁무진함을 느낄 수 있다.현대조각에서 철은 다른 유형에 비해 매우 높은 성취기능을 갖는데, 이는 철이 열에 의한 처리가 쉬울 뿐만 아니라 연마나 절단, 용접, 표면처리 등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이다. 차갑고 거칠고 무겁게만 느껴지는 철은 조각가의 감각적인 손에 의해 가공되어 전시공간을 새롭게 변화시킨다.오랫동안 철이라는 재료를 가지고 독창적인 조형세계를 연구하며, 에너지 넘치는 활동을 해온 최태훈은 `철의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부터 사용하기 시작한 `철근 결속선`들을 서로 얼기설기 묶어 바람에 흔들거리는 숲을 표현하고, 거대한 철 덩어리를 통해 우주를 담아내려 했다.오늘날 집의 의미에 대해 물음을 던지는 작가 하석원은 외형적 틀만이 존재하며 외부를 향해 열려 있는 집 형상의 스틸작품을 소개한다. 그는 집이 본래의 기능을 떠나 상징적인 의미가 강조되면서 “우리를 그 안에 가두고 억압하며 단절과 좌절을 경험하게 한다”라고 말하면서 집에 대한 우리의 편견과 일상적 시각을 뒤집어 보여주고자 한다.지난 2014년부터 딱딱하고 무겁고 거친 철에 소리를 담아내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우징은 자신의 손끝 감각으로 다듬어진 스틸 악기 `우징금`과 `징기타`를 선보인다. 그 무겁고 딱딱한 철 조각에 아름다운 소리를 시각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조각의 의미를 넘어 청각에 더한 매력을 느끼도록 하고 있다.김재각 작가는 스테인리스 봉을 휘어 그 위에 철망을 덧씌우는 작업으로, 멀리서 감상하면 골격과 윤곽이 잘 드러나도록 먹의 농담을 이용한 한 폭의 산수화 같다. 그 윤곽선들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보듯 산의 능선과 계곡이 응집과 확산을 반복하며 긴장감과 리듬감을 동시에 전한다.`철이 전하는 메시지`전의 작품들은 삶의 풍경과 소리를 다양한 스틸 조각으로 보여준다면, 2층에 전시된 `스틸 드로잉` 전시 작품들은 선을 위주로 한 `그리는 행위`로서의 형식을 보여줌과 동시에 철을 주재료로 창조와 연구, 실험의 발현으로서 존재하는 드로잉 작품에 주목한다.전시에 참여하는 고산금, 권남득, 김승주, 황혜선 등 4인의 작가들은 평면, 조각, 설치, 영상 미디어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철 드로잉을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작품들은 철을 주재료로 다양한 매체와의 관계 속에서 드로잉으로 탐구하고 구체화하는 작업을 제시한다. 각각의 작업이 담아내는 철은 철이 가진 차갑고, 견고하며, 무겁고 정적인 물성의 고정관념에서 드로잉적 요소를 빌어 따뜻하고, 유연하며, 가볍고, 동적인 철로 그 관념의 전환을 유도하고 있다.또한, 철 조각의 역사적인 의미와 조형적 모색을 이어가는 동시에 스틸아트의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가능성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고산금은 소설, 신문, 시, 철학서, 법전 등 텍스트를 철 구슬이라는 물질적 오브제로 전환해 문자의 기능을 해체하고, 일종의 새로운 차원의 회화적 언어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권남득은 철을 주재료로 사진, 영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조형적 실험을 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쇳가루와 자력, 그리고 견고한 메커니즘을 이용해 관객의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고안된 드로잉 장치를 소개한다. `자(Ruler)`를 모티브로 조각, 영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하는 김승주는 절대 기준을 상징하는 자를 대형 철 조각으로 변형해 그 의미를 해체함으로써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식을 확장하도록 유도한다.황혜선은 회화와 조각 사이의 경계에 있는 듯한 `드로잉-조각`을 통해 우리가 쉽게 흘려보내는 일상의 풍경들을 붙잡아 견고한 철의 힘을 빌려 기록하고 있다.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이번 두 가지 다른 주제의 전시에서 관람객은 공간을 변화시키는 다양한 스틸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어 적극적인 시각 체험과 공간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7

그림을 들으며 음악을 보는 `색채 언어`

`창조적 감성으로 그림을 들으며 음악을 보다`를 추구하는 서양화가 성병태 작가의 `Canvastra 연가`전이 18일부터 23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유럽전통회화의 독창적인 화풍으로 해외에서는 `성 드로이앙`이라는 화명으로 잘 알려진 그는 캔버스와 오케스트라의 합성어 `캔버스트라(Canvastra)`와 `유럽연가` 시리즈를 통해 국내 화단 및 애호가들에게도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예술이란 물질적 사실(fact)과 영적(靈的) 효과 사이의 불일치이며 삶에 대한 반응을 조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는 성 화백은 `캔버스트라` 시리즈를 통해 심미창조의 또 다른 패턴의 새로운 영감으로 플루트, 트럼펫 등 악기를 오브제로 활용함으로써 청각적 형상화를 중시했다.`유럽연가`시리즈에서는 예술, 과학, 인문학, 공학 등의 놀라운 연관성과 융합을 통해 불러일으키는 창조적 사고의 본질을 따뜻하고도 풍요로운 색채 언어로 전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야자나무가 서 있는 포르투갈 리스본을 배경으로 한 200호 대작과 그리스 에게해 코발트블루 바다와 하얗고 파란 돔 지붕, 그리고 배가 떠 있는 150호 작품 등 음악적 서정성을 불러일으키는 작품 60여 점을 선보인다.대구 출신의 성병태 화백의 이번 개인전은 그가 고희를 맞이해 고향에서 갖는 첫 번째 전시로 `귀향 전시`의 의미도 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7

예술+인문학, 렉처콘서트 `신고전주의`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클래식 음악 공연과 미술, 문학, 건축, 인문학 강의를 결합한 렉처콘서트를 연다. 주제는`고전적 아름다움의 부활, 신고전주의`로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반 유럽에서 바로크·로코코를 대체할 미적 가치를 찾던 무렵 유행한 예술양식인 신고전주의를 다룬다.미술사학자 김석모가 신고전주의 대표화가 자끄-루이 다비드의 작품과 그의 조력자 프랑스 황제 나폴레옹의 관계를 중심으로 당대 이야기를 들려준다.피아니스트 최훈락은 강의 분위기에 맞춰 바흐 칼 필립 에마누엘 바흐 `건반 소나타`, 베토벤 `월광 소나타`, 모차르트 `환상곡`을 연주한다.콘서트는 크게 4개의 주제로 나눠진다. 그 첫 번째 렉처는 고대로의 성지순례, 그랜드투어를 통해 고전주의가 자리 잡은 역사적 배경으로 공연의 문을 연다. 이어 두 번째 렉처는 화가 다비드가 프랑스 미술계의 권력을 거머쥐려는 야망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보며, 세 번째 렉처는 프랑스 대혁명의 시대적 배경과 작품, 변하지 않는 또 다른 왕의 정치적 야욕을 이용하려는 다비드의 이야기를 다룬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 렉처는 황제에 즉위한 나폴레옹과 그와 함께 최고 권력의 화가가 된 다비드의 비극적 운명을 설명한다.김석모는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독립 큐레이터,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피아니스트 최훈락은 독일 슈튜트가르트 국립음악대학 졸업 후 트로싱엔 국립음악대학을 수료했으며, 2012년 TIMF 통영국제음악제 `라이징 스타`상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10-17

대구시향 28일 정기연주회 `가을빛 클래식`

대구시립교향악단이 깊어가는 가을, 우리의 감성을 가을빛으로 물들일 제428 정기연주회를 연다.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는 이번 공연에서 전반부는 경쾌한 모차르트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모차르트가 남긴 대표적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시작해 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을 정상급 연주자인 플루티스트 이월숙과 하피스트 곽정이 함께 연주한다. 그리고 후반부에는 국민악파 작곡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과 리스트의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을 연주함으로써 다양한 레퍼토리를 접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첫 무대에서 선보일 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은 오페라 작품의 유명세만큼이나 세계 각국에서 널리 연주되는 명곡이다. 상류사회에 대한 모차르트 특유의 통렬한 풍자와 그의 장난스럽고 유쾌한 성격이 그대로 녹아 있다. 이어 모차르트의 `플루트와 하프 협주곡`이 연주된다. 이 작품은 플루트와 하프, 두 악기를 오케스트라의 울림 안에 흡수시켜 우아한 프랑스풍 살롱 음악으로 완성해 놀라움을 선사하고 있다.휴식 후 후반부에는 동시대를 살았지만 서로 다른 음악 색을 보인 두 명의 국민악파 작곡가 드보르작과 리스트의 작품을 연주한다. 먼저 고국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었던 체코 출신의 드보르작이 남긴 `교향곡 제8번`을 들려준다.끝으로 리스트의 `교향시 제3번 전주곡`이 이날 마지막 무대를 꾸민다. 프랑스 시인 라마르틴이 “우리 인생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으로의 전주곡이다”라는 말을 했는데 이 문장에서 영감을 얻은 리스트가 1848년 완성한 곡이다./윤희정기자

2016-10-17

우리가 쉬지않고 기별의 기척을 건네는 이유

시인 허수경(52)은 우리말의 유장한 리듬에 대한 탁월한 감각, 물기 어린 마음이 빚은 비옥한 여성성의 언어로 우리 내면 깊숙한 곳의 허기와 슬픔을 노래해 왔다. 그녀의 여섯번째 시집`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문학과지성사)는 2011년에 나온`빌어먹을, 차가운 심장`이후 5년 만의 시집이다. 아주 오래전,“내가 무엇을 하든 결국은 시로 가기 위한 길일 거야. 그럴 거야.”(`내 영혼은 오래되었으나`, 2001)라고 했던 그의 말을 새삼스레 떠올려보게도 되는, 산문도 소설도 아닌 다시 시집으로 만나는, 마디마디 가뭇없이 사라지기 전 가슴 깊이 파고들어 먹먹하기만 한 시 62편이 이번 시집에 담겼다. “시간이 날 때마다 터미널로 나가돌아오지 않는 가방을 기다렸다술냄새가 나는 오래된 날씨를 누군가매일매일 택배로 보내왔다마침내 터미널에서불가능과 비슷한 온도를 가진우동 국물을 넘겼다가방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예감 때문이었다그 예감은 참, 무참히 돌이킬 수 없었다”―`돌이킬 수 없었다` 부분이방인의 운명을 타지에서의 실존의 삶으로 이어가는 시인에게 모국어만큼이나 절실하고 그래서 의지하게 되는 것이 모국의 존재였을 것이다. 때문에 세월호의 유가족들, 정권의 폭력에 희생된 시민들, 하루하루 알바를 전전하며 불안한 미생의 삶을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국가의 보호는커녕 하루아침에 `해충`으로, `불순 세력`으로 전락하고 고국 안에서 또 다른`이방인`으로 내몰리는 모습들은 그야말로 삶의 기반을 뒤흔드는 충격이 되고 말았다. 이는 마치 이국의 거리에 선 그가 눈앞에서 목도하는 풍경, 전쟁과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무자비한 폭력을 피해 중부 유럽으로 향하는 난민들의 행렬과 그들 앞에 국경의 빗장을 내건 유럽국가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던 것이다. 이 “이상하고도 불안한 날씨” 속을 걸어가는 시인이 살아남은 우리만이라도 쉬지 않고 `기별의 기척`을 건네자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윤희정기자

2016-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