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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선물이란 가면 쓴채 접근하는 뇌물

조선 후기의 실학자 성호 이익은 “백성이 가난한 것은 아전의 탐학 때문이고, 아전의 탐학은 뇌물 때문이며, 뇌물이 자행되는 것은 법이 해이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법이 해이해질수록 인간의 탐욕은 똬리를 틀고서 먹잇감을 찾는다는 것이다.공저자인 임용한·김인호·노혜경 씨는 연세대 사학과를 나온 동창 사이다. 이들은 세상과 사람을 움직이는 은밀하면서도 거대한 힘이었던 뇌물의 역사를 더듬어본다. 뇌물은 동서고금을 통해 인류 문명을 쥐락펴락할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예컨대 200년간 전쟁을 지속한 십자군원정도 단 한번의 뇌물로 극적인 반전을 이룬다. 십자군 원정대 대장이었던 보에몽은 성을 지키던 수비대장을 매수해 성문을 열게 했고, 이를 계기로 십자군은 난공불락의 안티오크를 점령해 예루살렘 공국을 세운다.김영란법으로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조선시대 세종 때의 `양자 처벌법`을 원조로 한다는 저자들의 설명도 재미있다. `뇌물 천하`라고 할 만큼 뇌물이 횡행하자 세종은 뇌물을 준 자와 받은 자를 모두 처벌하는 이 법으로 기강을 다잡고자 했다는 것이다.뇌물도 진화한다. 그리고 선물이라는 가면을 쓴 채 은밀하게 접근한다. 뇌물을 뜻하는 영어 `bribe(브라이브)`가 본래는 자선을 베풀 때 쓰는 선의의 물건을 뜻했다. 영국에서는 `집에 가다가 모자나 사서 쓰라`며 푼돈을 쥐어주던 관습에서 생겼다고 해 `해트(hat)`라고 한다. 하기야 우리나라에도 `떡값`이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뇌물인가, 선물인가? 그 경계는 모호하다. 그만큼 이중성을 띤다. 선물을 가장한 뇌물이 많기 때문이다. 내가 주면 선물이지만 남이 주면 뇌물이라는 이중잣대도 뇌물의 생명력을 온전케 하는 변명일지 모른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6-12

빨간 마후라 유치곤, 소설로 부활

국내 유일의 203회 출격기록, 혁혁한 전공에 빛나는 전설적 전투기조종사인 `빨간 마후라` 유치곤의 삶이 장편소설로 되살아 났다. 소설가 차인숙이 유치곤 장군의 삶과 그가 온몸으로 살아낸 근현대사를 한 편의 장편소설에 담아냈다. `나다 유치곤`시간여행, 296쪽, 1만4천원 작가는 실존인물 유치곤을 치밀하게 추적하고, 풍부한 증언과 사료를 바탕으로 전쟁의 아픔과 삶의 뜨거움을 담담하게 그려냈다.아직 6·25의 상흔이 아물지 않았던 1964년. 전쟁 당시 공군조종사들의 삶과 사랑을 그린 컬러영화 한 편이 개봉했다. 특수촬영한 비행 장면, 호쾌하고 매력 있는 주인공 등으로 주목받은 영화 `빨간 마후라`였다. 서울 명보극장에서만 2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대히트를 기록했다. 당시 서울 인구가 300만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국민영화였다.이 영화의 주인공 나관중 대위의 모델은 실존인물이다. 6·25 당시 승호리 철교 폭파작전 등 전세를 좌우하는 중요한 작전에 참가하며 무수한 공훈을 세우고, 국내 유일의 203회 출격기록을 남기며 `불멸의 전투기조종사`로 불린 유치곤 장군이다.작가는 오랜 시간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고 6·25 참전조종사들을 인터뷰하는 것은 물론, 유치곤 장군이 어릴 때 살았던 일본 후쿠오카, 6·25 당시 미군 전투기를 급히 공수해왔던 이타즈케의 미 공군기지 등을 직접 탐방하며 인간 유치곤의 삶을 면밀하게 추적했다. 그 결과 탄생한 이 소설은, 격동의 시대를 뜨겁게 살다간 한 인간의 일대기이자 열악한 상황에서 필사의 싸움을 해낸 초기 한국 공군의 역사 그 자체이다.유치곤이 태어났을 때 조선은 일제에 강점된 지 오래였다. 가난과 차별 속에서 군국주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소년 유치곤은 물정 모를 나이에 그저 하늘을 날고 싶어 소년비행병으로 입대한다. 일본군이 조선인 소년에게 비행교육을 시킨 것은 가미카제 특공대로 삼기 위해서였지만, 다행히 일본이 패망하면서 치곤은 무사히 해방된 조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라를 침략했던 일본에서 배운 비행기술 덕에 나라를 지키는 군 조종사가 될 수 있었다.그러나 당시 한국 공군의 사정은 열악했다. 변변한 전투기 한 대 없어 국민 모금으로 훈련기를 마련하는 게 고작이었다. 그리고 6·25가 터졌다.그때부터 펼쳐지는 공군의 고투는 주먹이 불끈 쥐어질 정도다. 무장도 없는 정찰기에 올라 적진에 수류탄을 던지는가 하면, 미군으로부터 급히 공수받은 전투기에 올라 적응훈련도 충분히 못한 채 매일같이 출격을 감행한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단독작전수행능력을 입증하고, 최정예 미 공군도 실패한 임무를 성공으로 이끈다. 그 선두에서 유치곤은 하늘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한다.소설 `나다, 유치곤`은 아픈 역사의 상처를 경험하고 기억하는 세대와 그렇지 못한 세대가 함께 역사이자 사람들의 삶으로서의 기억을 공유할 방법을 찾고 있다.작가 차인숙은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결혼을 하고 난 뒤 서울로 거처를 옮겼다.1994년 한국여성문인협회 마로니에 백일장에서 `숲속에서`로 대상을 수상하고, 1995년 `아동문예` 문학상에 당선했다. 2002년 `실천문학`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1366153 마나사`가 당선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다큐소설 `리턴 투 베이스`와 `슬프지만 아프진 않다`와 장편소설 `사사이 할매`가 있다. 한국소설가협회 회원 및 공군역사기록관리단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12

`네팔 국민시인` 마더의 詩 만나보세요

한영 대역으로 발행되는 문예 계간지 `아시아`가 2015년 봄호(제37호)부터 새롭게 마련한 코너인 `아시아의 소시집`에 국내에서 만나기 어려웠던 네팔의 시인들을 초대했다. 네팔의 국민시인인 마더 기미레부터 최근에 각광받는 젊은 시인 머누 먼질 등 총 네 명의 여덟 작품을 실었다. 이들의 시는 각기 다양한 개성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모두 히말라야의 높이만큼이나 깊은 인간영혼의 중심에서 울려나오는 잔잔한 감동이 존재한다.더불어 `아시아`는 이번호부터 새롭게 개편된 `기획 특집 : 스토리텔링 아시아`를 선보인다.지난 2012년 베트남의 하노이 특집 이후, 열 개가 넘는 아시아의 도시를 다룬 `스토리텔링 아시아`는 그동안 각 분야의 전문가인 필자 여러 명이 특집에 참여한 것과 달리 이번호부터는 특집 도시가 삶의 일부분이 된 작가를 섭외해 좀 더 깊이 있게 도시를 체험하고, 덧붙여 고유한 개인적 감성이 가득 담겨 있는 글을 수록했다.그 첫 번째 도시는 `동양의 파리` 하얼빈이다. 하얼빈은 제정 러시아의 중동철도 기점으로서 철도 개통과 함께 인구가 급증하며 거대 도시로 발전했다. 20세기 전반에는 러시아, 영국, 미국, 일본 등 제국주의 열강의 각축전이 펼쳐진 무대이기도 해 국제도시로서 `동양의 파리`라는 별명까지 얻었다.독립운동의 중심지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이 도시에 대해 만주 전문가 박영희 시인이 직접 발로 뛰고 펜을 들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12

그루터기교회 성전 새단장 감사예배

그루터기교회(담임목사 유호범)가 포항제일교회의 지원을 받아 성전을 새롭게 단장하고 지난 7일 감사예배를 했다. 사진 그루터기교회의 성전 새단장은 포항제일교회(담임목사 이상학)가 교회 창립 110주년을 기념한 `생명살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포항제일교회는 1천500여만 원을 지원해 교회 천장, 바닥, 강대상 등을 리모델링을 도왔다. 유호범 목사의 인도로 진행된 감사 예배에는 포항제일교회 이상학 목사가 `작은 자는 없다`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이 목사는 “겨자씨 한 알이 새와 가지가 깃드는 나무가 되듯이 그루터기 교회가 지향하는 삶과 사역이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도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유호범 목사는 “이번 성전 새단장은 포항제일교회의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이웃사랑으로 넘쳐흘렀기에 가능했다”며 “앞으로 마을공동체의 중심, 청년 사역의 장, 포항연탄은행의 기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그루터기교회는 지난해 10월 포항연탄은행을 설립해, 연탄을 사용하는 지역 영세가정과 에너지 빈곤층을 지원해 왔다.한편 포항제일교회는 교회 창립 110주년을 기념한 `생명살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 포항노회 소속 미자립교회 38곳에 8천여만 원을 지원, 성전 리모델링 및 화장실 설치, 에어컨, 온풍기, 프로젝터 구입 등을 돕고 있다./정철화기자

2015-06-11

대구 동화사 지진피해 네팔돕기 `선화전`

팔공총림 대구 동화사는 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네팔 국민들을 돕기 위한 자비나눔에 동참하고 나섰다. 사진 동화사는 오는 7월 24일까지 동화사 법화보궁에서 지진피해를 입은 네팔 주민들을 돕기 위한 선화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에는 불교 음악 범패의 대가로 잘 알려진 범우 스님의 혼이 담긴 50여 점의 작품이 선보인다.이들 작품은 범패와 선화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에 행복의 씨앗을 심어 주고 싶다는 스님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네팔 주민들을 돕기 위해 선뜻 자신의 작품들을 내놓은 범우 스님은 불제자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도울 수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고 전했다.범우 스님은 “우리가 육바라밀 가운데 보시가 가장 첫째 덕목이듯이 우리는 조건 없이 남한테 베풀었을 때 하는 사람도 기분도 좋고 받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또 도와준다는 뜻도 있지만 내가 수행자로서 보람을 찾는 일이다”고 말했다.동화사 지원 스님은 “동화사에서는 네팔 주민들을 위해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선화전을 마련했다. 그리고 많은 불자님들의 동참도 바라면서 네팔 주민들이 하루 빨리 피해 복구를 통해 일상을 회복하기 바란다”고 밝혔다./정철화기자

2015-06-11

“아버지가 바로서야 가정이 바로 섭니다”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고, 가정이 바로 서야 사회가 바로 서며, 사회가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섭니다”행복한 가정 만들기를 위해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포항기독교회가 아버지 학교를 운영하며 건강한 가정 세우기 운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두란노 아버지학교 포항지부(지부장 김신철 집사)는 13일 포항침례교회(담임목사 조근식)에서 제45기 아버지학교를 운영한다.아버지학교는 7월 11일까지 5주간 매주 토요일 오후 4시부터 5시간20분 동안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란 주제로 진행된다.두란노 아버지학교는 성경 속에 나오는 각종 아버지상을 통해 교회와 가정에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해 토론하고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또 아버지로서의 사명과 역할을 일깨워주며, 진정한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도록 도와준다.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의 영성, 아버지와 가정에 대한 강의도 이어진다.등록비는 12만원이며, 연령과 종교에 관계없이 아버지라면 누구든 수강 신청할 수 있다.두란노 아버지학교 김신철 포항지부장은 “아버지들이 이번 교육을 통해 아버지의 역할과 사명에 대해 눈을 뜨고 아버지의 영성을 회복하고 진정한 아버지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어 가정이나 교회,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버지의 학교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이혼 직전에 있는 가정들을 회복시키고 건강한 가정을 만드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어 갈수록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문의 : 054)256-0091, 김신철 지부장(010-2528-3594)./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6-11

경북고 동문 `경맥예총` 한일 합동연주

경북고등학교 동문예술인들의 모임인 경맥예술인총연합회(회장 이원락, 이하 경맥예총)는 11일 오후 8시 대구시민회관 그랜드콘서트홀에서 개교 99주년 기념음악회를 개최한다. 이 음악회는 올해 한일수교 50주년과 지난해 체결된 일본 오사카카이세이가쿠엔고등학교와의 자매결연 1주년 축하를 겸해 한일 합동으로 개최된다.민간 교류를 통한 한일 친선 확대의 의미가 더해진 이번 공연은 한일 양국의 훌륭한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한다.경북여자고등학교동문 합창단 `릴리 하모니`(단장 장경옥, 지휘 신미경) 70명이 무대를 연다. 경북고 동문인 테너 정기진은 오페라 `토스카`에 나오는 `별은 빛나건만`를, 테너 윤덕환은 도니제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에 나오는 `남몰래 흘리는 눈물` 등을 부른다. 동문 가족들도 대거 연주에 참여한다. 소프라노 이정현은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의 `뮤제타의 왈츠`, 이은림은 이흥렬 작곡의 `꽃구름 속에` 등을 들려준다.아쟁연주자 김윤진은 김선 편곡의 `밤은 잠들지 않는다`를 김태균의 피아노와 함께 연주하고, 피아니스트 김고운은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바장조 작품번호 332번`을 연주한다. 일본에서 오는 피아니스트 키타하라 나오코는 라흐마니호프의 `회화적 연습곡` 두 곡을 연주한다. 바이올리니스트 류향려는 오치 유카의 피아노 반주로 브람스의 `헝가리 무곡 1번`과 몬티의 `차르다시`를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전지현과 최계정의 피아노 듀오 `3개의 안달루시아 춤곡`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경맥예총은 이날 공연에 이어 오는 30일 오사카 현지에 한일 합동으로 음악회를 개최한다. 경맥예총은 12일 오후 7시 30분과 13일 오후 4시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개교 99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운수좋은 날`(작곡·지휘 박지운)을 무대에 올린다.경맥예총은 지난해 대구시민회관에서 전국 최초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음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문의:grandarts@hanmail.net, 티켓문자예약 010-4802-1808./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10

하다솜씨 CCM스타 경연대회 `대상`

진주벧엘교회 하다솜씨(여·26)가 포항에서 개최된 제3회 CCMSTAR 경연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하 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 포항섬안교회에서 열린 `2015 CCMSTAR 찬양사역자 발굴 경연대회`에서 `너무 늦은 건가요`를 불러 대상을 수상했다.하 씨는 상금 100만원과 트로피를 비롯해 디지털 싱글 1곡 제작과 음원출원, 찬양사역 지원 등을 부상으로 받았다.하 씨는 심시위원들로부터 안정된 음색과 가창력을 선보였다는 평을 받았다.금상은 `이제는 내가 없고`를 부른 여주중앙감리교회 이소희씨(여·23), 은상은 `하늘의 노래`를 부른 대구침산교회 백주희씨(여·21), 동상은 `바닷길`을 부른 서울새벽빛교회 박세희씨(여·21)가 각각 수상했다.금상과 은상, 동상 수상자에게도 각각 50만원, 30만원, 20만원 상금과 트로피, 찬양사역 지원 등이 부상으로 주어졌다.격려차원에서 수여하는 드림상은 김연주양(포항제일교회 고등부)이 받았다.올해 대회에는 솔로와 듀엣, 트리오, 중창, 찬양단 등 45개 팀이 참가해 지난달 16일 포항제일교회에서 예선대회를 치렀고, 예선을 통과한 15개 팀이 지난 6일 본선에서 실력을 겨뤘다.심사는 찬양사역자 주리와 박요한, 김만희, 김브라이언이 맡았다.CCMSTAR 운영위원회(위원장 황석규 목사, 포항섬안교회)와 두나미스(대표 황한규)는 지난 2013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크리스천 문화행사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매년 전국 단위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확대해 실시해 오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10

소설 `벙어리 삼룡이` 국내 첫 연극무대에

포항시립예술단이 국내 단편 명작 소설 `벙어리 삼룡이`를 연극화해 무대에 올린다. 사진 포항시립예술단(단장 김재홍)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포항시립연극단 제170회 정기공연 `벙어리 삼룡이`를 선보인다.벙어리 삼룡이는 연극으로 선보이는 국내 최초의 공연이다. 나도향의 국내단편명작소설 `벙어리 삼룡이`를 연극화한 작품으로써 문학적 가치가 돋보이는 문예극이다.이 작품은 우리나라 근대사를 엿볼 수 있으며 신분을 초월한 사랑과 인간 감정에 대한 사실적 해부를 통해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고 인간애를 고취시켜 뜨거운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벙어리 삼룡이는 대중성이 있는 이야기로 모든 세대가 즐기며 볼 수 있는 연극으로 일제치하의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고요하고 한적한 어느 시골마을 오생원의 집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다.주인공 삼룡이는 벙어리이다. 사회적 통념으로 인간적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존재는 못된다. 그러나 그는 착하고 충직하다. 자신의 신분적 굴레를 인정하고 개인의 불행을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는 박해를 받고 그 박해마저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사회적 박해와 인간적 불평등에 시달리며 살아왔지만 새색시로 인해 이성에 대한 열정이 발현되고, 그것은 자신을 둘러싼 사회에 대한 도전과 인간선언의 시기로 들어서게 됨을 의미한다.그의 죽음에는 현실적 죽음이 갖는 추함과 고난의 이미지가 없으며, 사랑이 완성되는 짧은 순간으로 나타난다.이번에 공연되는 연극 `벙어리 삼룡이`의 연출을 맡은 주혜자씨는 감수성과 세밀한 묘사가 뛰어난 연출가로 정평이 나 있으며 현재 극단 배관공(배우, 관객 그리고 공간) 대표이다.주혜자 연출가는 “이번 연극에서 대사보다는 몸짓에 더욱 비중을 둔 `신체극`의 형식에 조금 더 가까운 묘사기법으로 복잡한 대사 속에서 의미를 발견하는 것보다는 배우들의 눈짓과 표정, 몸짓 등을 통해 그 속에 내재된 대사들을 마음으로 들려주고자 한다”고 말했다.시립연극단 단원들은 연출자의 의도에 맞게 대사보다는 `신체극`의 형식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번 공연에서 새롭게 변화된 시립연극단의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포항시립연극단의 제170회 정기공연 `벙어리 삼룡이`는 19일 오후 7시 30분 첫 공연을 시작으로 28일까지 총 9회에 걸쳐 공연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토일) 오후 4시이다. 공연시간은 100분이며 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입장료는 일반인은 1만원, 학생은 5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시 일반 7천원, 학생 3천원으로 할인된다. 또한 복지할인 대상자(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차상위계층, 국가유공자, 임산부, 다자녀가정 등)는 3천원으로 관람할 수 있다.공연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에서 하며, 단체 관람 및 관객과의 만남, 기타 문의는 포항시 문화예술과(270-5483)로 하면 된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10

“독수리·황소·늑대 등 야생동물 매력속으로”

늑대 화가로 잘 알려진 탁노 작가의 초대전이 12일부터 25일까지 대구 키다리 갤러리에서 열린다.사진 탁노 작가는 경남 밀양 출생으로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홍익대 서양화과와 홍익대 대학원에서 수학했다.`탁노`라는 이름은 예명으로 모든 삶의 짐을 `탁! 내려놓는다`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며, 본명은 조영설이다.그의 예명에서 느낄 수 있듯이 탁노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모든 껍데기와 잡념을 내려놓고, 인간의 순수한 본성에 대해서 얘기한다. 탁노 작가가 처음에 늑대를 그리게 된 이유는 황혼의 시기에 들어서서 삶에 다소 지쳐있던 시기에 자화상을 그리기 위해 자신의 모습을 거울에 비춰보았을 때 날카롭지만 외로움이 가득한 눈빛과 헐벗고 축 늘어진 한 가장의 모습이 마치 한겨울 야생에서 오랫동안 굶주려 야성으로 가득찬 한 마리의 늑대 모습이 투영되어 보였기 때문이라고 한다.그는 인간의 내면에 있는 동물의 야성을 보았고 야생의 동물들에 매력을 느껴 들판을 자유롭게 내달리는 야생마, 창공을 날으며 세상의 모든 표적들을 주시하는 독수리,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강한 생존력을 보여주는 늑대 같은 동물을 소재로 삼았다. 최근에는 우리 곁에서 순하디 순한 가축이지만, 청도 소싸움에서 볼 수 있듯이 경쟁의 맞부딪침 속에서 야성의 투지를 드러내는 황소에도 매력을 느껴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탁노 작가의 모든 작품에는 야성이 가득찬 동물이 담겨져 있다.이번 전시에는 독수리, 황소를 비롯한 최신작들과 초기의 늑대작품, 그리고 크기와 기운에서 관람객을 압도할 야생마 작품 등 20여점이 전시된다.탁노 작가는 오는 13일 오후 5시 대구 키다리 갤러리를 방문해 작가와의 대화 시간을 갖는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6-10

한 폭의 그림이 된 `긴 풀줄기 닮은 선`

갤러리 분도는 8일부터 오는 7월 18일까지 한국화가 임현락 초대전을 마련한다.임현락 작가는 경북대 미대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수묵화와 설치 작업을 꾸준히 벌이고 있다.그가 한지 위에 그린, 필묵으로 이루어지는 선은 긴 풀줄기를 닮았다. 먹과 한지라는 재료, 풀이라는 소재는 우리 그림의 전통 가운데 하나인 화초도의 양식을 표면적으로는 잇고 있다.하지만 그가 그린 작품은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한국화의 새로운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바로 `1초 수묵`은 다양한 매체 위에 극단적으로 길게 늘어트린 하나의 획은 그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되기도 하고, 그 그림들이 모이면 커다란 설치 작업이 된다. 한 번의 호흡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획은 그 속에 시공간을 밀도 높게 형성시킨 그의 대표작이다.특히 이번 분도의 전시 `1초 수묵 - 찰나에 머물다`는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대돼 개최했던 특별전 `Jump into the Unknown`의 피드백 성격을 갖는다.지난 4월 19일부터 6월 22일까지 진행되는 비엔날레 행사 기간에 열리는 이번 이벤트는 여러 나라에서 모인 현대미술가 40명의 실험적인 프로젝트이다.역사적인 건축물과 미술관, 야외 제방에서 벌어지는 비엔날레 특별전 작업은 대구 갤러리 분도의 1, 2, 3층 전시 공간에서 병렬로 공개된다.회화와 설치 작업을 기본 구성으로 이탈리아에서 전해 온 영상을 비디오 다큐멘터리 아카이브로 공개할 예정이다.문의 : 053) 426-5615./정철화기자

2015-06-09

창문을 통해 본 바깥세상은…

갤러리 아소는 개관 이래 처음으로 임창민 작가(계명대 교수)의 영상설치와 미디어작품을 소개한다. `특별한 공간에서 특별한 전시`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임창민 개인전은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 최근 미디어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아티스트 임창민 작가는 정지화상과 동영상을 결합해 정적인 실내공간을 연출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사진 속 공간은 갤러리 아소, 빈 사무실, 호텔룸, 새롭게 선보이는 Transportation 시리즈인 항공기 기내 등의 창문을 통해 창밖의 풍경을 작품속으로 끌어들인다. 창밖 풍경을 정교하게 삽입시켜 보여주는 비디오이지만 마치 벽에 걸린 그림이거나 시간이 정지된 시공간의 풍경을 담고 있는 아주 특별한 구성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또한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만한 작품은 현장을 이용한 영상설치작품이다. 유일하게 갤러리 내부에 연못을 가지고 있는 갤러리 아소에서 연못을 이용한 영상설치 작품을 준비했다. 중력에 의해 낙하하는 순간 사람들의 표정에서 공포와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볼수있는 `Gravity` 작품과 밤하늘 불빛을 따라 알수 없는 나선을 그리며 선회하는 불나방을 소재로 제작한 `Life Drawing`작품은 현장의 특수성을 고려해 제작한 영상 설치 작품이다. 이외에도 브라운관 모니터와 연못 속 가상의 물고기를 이용한 최근 작업도 함께 전시된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6-09

문화재 그리기 빚기대회 10일 시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이영훈)은 10일 오후 4시 박물관 강당에서 `제31회 우리 문화재 그리기 빚기 대회` 시상식을 개최한다. 경주박물관은 지난달 18일 열린 `국립경주박물관 제31회 우리 문화재 그리기 빚기 대회`를 개최했다.이번 대회에는 경주와 포항, 대구, 김해 지역의 초등학생 396명이 참가했으며 심사를 통해 120명의 어린이가 입상했다.최고상인 으뜸상(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은 `토우장식긴목항아리`사진 왼쪽를 빚은 경주초 4학년 양채은 학생이, 그리기 부문 으뜸상(국립중앙박물관장상)은 `신장상문비석`을 그린 포항양덕초교 4학년 김예은 학생이 차지했다.또한 버금상(경상북도지사상 등) 14명과 솜씨상(국립경주박물관장상) 30명, 꿈나무상(국립경주박물관장상) 74명의 수상자가 선정됐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원회는 어린이들의 감성이 담긴 좋은 작품들이 많았으며, 성실하게 표현하는 동시에 독창적이고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높이 평가하여 우수작으로 선정했다고 심사평을 했다. 대회 입상작품은 10일부터 8월 30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강당로비에서 전시된다.이번 작품전은 초등학생들의 눈높이로 우리 문화재를 감상하고 자유롭게 표현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정철화기자

2015-06-08

고금미술작가 공모, 김수미씨 선정

제27회 고금미술선정작가 공모전에서 여류화가 김수미(31·사진)씨가 선정됐다. 고금미술연구회(회장 김성수)는 미술을 사랑하고 아끼는 지역의 실업인, 법조인, 의사, 공무원, 금융인 등을 중심으로 1977년에 설립됐다.고금미술연구회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신진유망작가 발굴, 후원하는 `고금미술 선정 작가공모`를 지난 1989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한차례씩 개최해오고 있다.올해 개최된 제27회 공모전은 지난 4월 2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고금미술연구회 사무국과 한국미협 대구지회, 대백프라자갤러리, 대구시내 각 화랑, 미술대학에서 공모 원서배부를 배부했고 총 3점의 출품작과(30호 1점, 50호 1점, 50호 이상 100호 이내 1점) 포트폴리오를 함께 제출받았다.심사는 정은기 조각가(前 영남대학교 교수)를 심사위원장으로 박병구(서양화, 대구미술협회장), 김양수(서양화, 전업작가), 도병재(한국화, 영남대학교 겸임교수), 이정은(서양화, 경북대학교 교수), 이지원(기자, TBC 문화부), 장기영(서양화, 전업작가)씨가 참여했다. 심사결과 계명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중국 천진 미술학원을 수료한 뒤 다양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김수미씨를 최종 선정했다. 정은기 심사위원장은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 모두가 기본기에 충실한 우수한 작품들이었다. 고금미술선정작가인 김수미씨 기본기에 충실한 주제의 묘사능력이 뛰어났으며, 안정된 구도가 주는 편안한 이미지의 구성이 정물화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장미를 비롯해 다양한 꽃들이 주는 신선한 이미지를 환상적인 색채 처리로 표현한 작품 속에서 강인한 자연의 생명력을 함께 느낄 수 있었고 찻잔이 주는 조형미와 그것에 담긴 여러 가지 의미를 상징성으로 표현함으로써 관객들에게 무언가 궁금증을 유발하게 하는 묘사 매력을 보여줬다고 덧붙였다.또한 무엇보다 화면구성이 주는 차별화된 구도와 사실감 넘치는 묘사력의 뛰어난 능력이 이번 심사를 맡은 심사위원들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평가했다.이 공모전은 미술계의 신진양성과 구상미술계의 굳건한 터전을 마련, 한국미술의 보다 진취적인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순수 미술애호가들의 미술활동 지원 사업이다. 선정된 작가는 고금미술연구회의 격려금과 함께 TBC대구방송과 금복주 문화재단, 동일문화장학재단, 에스엘 서봉문화재단의 특별장려금 2천만원이 지원된다. 이와 함께 선정 작가 초대전은 오는 12월 1일부터 6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정철화기자

2015-06-08

시민 참여 딤프린지 참가팀 모집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사장 장익현, 이하 DIMF)이 오는 26일부터 열리는 제9회 DIMF를 함께할 `시민 참여 딤프린지(DIMFringe)` 참가팀을 모집한다.DIMF와 Fringe의 합성어인 `딤프린지(DIMFringe)`는 뮤지컬과 연극, 버스킹, 댄스, 무용 등 퍼포먼스가 가능한 문화예술분야의 단체나 일반 시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딤프린지는 DIMF 축제 기간 중 동성로 야외무대, 뮤지컬광장, 두류공원, 김광석길, 수성못 등 대구 곳곳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DIMF는 저렴한 가격에 엄선된, 다양한 뮤지컬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많은 뮤지컬 팬들과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뮤지컬 전문축제. 하지만 단순한 뮤지컬 축제에만 그치지 않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로서 시민참여 프로그램인 딤프린지를 통해 여러 예술장르의 접근성을 높이고 예술인들과 시민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지난해 펼쳐진 딤프린지는 뮤지컬광장, 이월드 83타워광장, 동성로 대구백화점 야외무대에서 재즈밴드, 비보잉 댄스팀, 인디밴드 공연, 뮤지컬 갈라 콘서트, 시민과 함께하는 플래시 몹 등의 프로그램으로 DIMF의 감초역할을 톡톡히 하며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DIMF는 올해 참여 단체를 더욱 늘여 축제 기간 동안 대구를 `축제 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딤프린지는 연령, 장르 제한 없이 전문가, 동호인, 학생 단체 등 누구나 신청할 수 있으며 오는 12일까지 DIMF 인터넷 접수를 통해서 신청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DIMF 홈페이지(www.dim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DIMF 배성혁 집행위원장은 “뮤지컬은 노래, 연기, 안무 등 다양한 퍼포먼스가 가능해 누구나,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장르다. 꼭 뮤지컬이 아니라도 다양한 문화,예술 단체들이 설 수 있는 딤프린지 무대를 계속 활성화 시켜 나갈 것”이라며 관심 있는 시민의 많은 참여와 성원을 당부했다.문의 : 053-622-1945./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6-08

나무로 세상을 바라본다

나무를 보며 사람을 이야기하고 세상을 바라본다. 나남출판 대표이자 나남수목원 이사장인 조상호 씨가 나무처럼 살고 싶은 마음을 책에 담아낸 `나무 심는 마음`을 펴냈다. 나남·364쪽·2만원 책제목과 수목원 이사장의 직책만 보면 나무와 관련된 책으로 보이지만 내용은 나무에 대한 책이 아니다. 책은 대부분 나무 외의 것을 다룬다. 저자는 36년째 몸담은 출판사 일을 하면서 익힌 `세상을 보는 눈`을 이야기한다.1부는 나무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하지만 나무를 어떻게 심고 어떻게 가꾸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울진의 깊은 숲속 금강송 군락지의 대왕 금강송을 보며 그의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울긋불긋 물든 단풍의 대합창을 보며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다.가뭄을 잉태한 폭우에 빚데 대자연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인간에 대해 말한다. 나무 혼자서 숲을 이룰 수 없고, 사람이 혼자서 살아갈 수 없듯, 인간과 자연과 함께 어울리지 않으면 그 어느 쪽도 살아있을 수 없다는 이야기이다.저자는 2부에서 수많은 씨줄과 날줄로 엮인 인연을 에세이로 풀어냈다. 사숙했던 조지훈 선생부터, 김영희 대기자, 김민환 교수, 손주환 기자, 이윤기 소설가 등 근 60년을 살아오며 만난 인연을 이야기한다. 사람 한 명 한 명을 귀히 여기는 그의 마음이 오롯이 드러난다.저자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 또한 엿볼 수 있다. 대한민국의 언론은 편향된 프레임으로 뉴스를 보도한다. 옳은 것을 옳다, 그른 것을 그르다 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느끼는 바를 솔직히 전할 수 있는 우직함은 그가 살아온 세월에서 기인하는가, 그간 출판해 온 수많은 책들에서 연유하는가에 대해 사유한다. 이를 통해 공직자의 부패마저 부패가 아닌 비리라 보도해야만 하는 감옥 같은 현실에 일침을 가한다.이처럼 저자의 깊은 심상의 민낯은 3부 여행기에서도 고스란히 마주할 수 있다. 해외여행이라면 처음 가보는 세계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벅찰 텐데, 그 여행 사이사이에 저자는 글을 쓰고 기록하며 그가 보고 느낀 모든 것을 전하고 있다./정철화기자

2015-06-05

산골 암자서 띄운 스님의 인생잠언

법정 스님의 맏상좌였던 덕조 스님이 첫 에세이집 `마음꽃을 줍다`를 발간했다.1983년 전남 송광사로 출가해 인근 불일암에서 법정 스님을 모셨던 덕조 스님은 1997년 서울 성북동에 길상사가 창건된 뒤 법정 스님의 뜻에 따라 12년간 길상사 주지와 사단법인 `맑고 향기롭게`의 이사로 일하면서 대중들과 함께 수행, 정진해왔다.이후 2009년 길상사의 모든 소임을 내려놓고 송광사로 돌아온 뒤 법정 스님이 모셔진 불일암을 지키고 있다.“법정 스님으로부터 선물로 만년필과 카메라를 받은 인연으로 어설프게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홀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덕조 스님은 길상사 주지를 하면서 대중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다 길상사 홈페이지를 개설했고 그 이후로 날마다 일일일언(一日一言)을 10여 년 넘게 쉬지 않고 써왔다.책 `마음꽃을 줍다`는 스님이 2003년부터 써 온 95편의 단상과 5편의 에세이, 71개의 사진을 엮은 것이다. 스님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연재해 온 글과 사진 중에서 가려 뽑고 새로 에세이를 추가해 사계절로 나눠 이야기를 풀어냈다.스님은 깊은 산골의 봄, 여름, 가을, 겨울 풍경과 그 속에서 주운 깨달음을 나직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들려준다. 시를 연상시키는 짧은 글들은 단순하지만 깊은 울림이 있다.스님은 책 곳곳에서 인연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특히 법정 스님과의 인연을 회고하는 부분이 눈길을 끈다.덕조 스님은 법정 스님을 해외에 나갈 때는 꼭 엽서를 보내주셨던 자상한 분으로 기억한다. /연합뉴스

2015-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