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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대구시향, 제480회 정기연주회 ‘자유와 평화’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올해 마지막 정기연주회 제480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2월 1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은 ‘자유와 평화’를 주제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의 지휘로 바그너의 ‘지크프리트 목가’와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 프로코피예프의 ‘교향곡 제5번’을 들려준다. 브루흐의 작품은 놀라운 기교와 깊이 있는 해석으로 호평받는 첼리스트 주연선이 협연한다.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지크프리트 목가’는 바그너가 아내의 생일선물이자 아들의 출생을 축하할 목적으로 작곡됐으며, 가족을 위한 사랑이 담겨진 곡이다. 선율이 무척 아름답고 사랑스러우며, 가정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자주 연주되는 명곡이다.이어 첼리스트 주연선과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연주한다. 1881년 작곡된 이 곡은 유대교에서 속죄의 날에 부르는 히브리 성가를 관현악 반주의 첼로 독주곡으로 변주한 일종의 환상곡이다. 첼리스트 주연선은 현재 중앙대학교 예술대학 음악학부 교수, 현대차 정몽구 장학재단에서 지도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휴식 후에는 프로코피예프의 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교향곡 제5번’이 펼쳐진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로코피예프의 조국 러시아가 승기를 잡았을 때 탄생한 이 작품은 그가 음악 인생에서 얻은 모든 경험과 실력을 집대성한 대작이다. 1945년 1월 모스크바 콘서바토리 홀에서 프로코피예프 지휘로 초연한 이후 꾸준히 음악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1-11-28

비전업작가 19명 사진의 한계를 넘다

리얼리즘 사진을 넘어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등 사진의 확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전시회가 열린다.다양한 기획전시와 아카데미를 통한 수준 높은 사진 마니아층 확대를 모토로 하는 지역 비전업사진작가 그룹 사진의 숲의 회원전 ‘2021 사진의 숲 트리엔날레-사진, 사진 너머 사진’전이 12월 1일부터 1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 2층 전시실에서 펼쳐진다. 전시회에서는 사실적 기록성을 넘어 형식주의 실험 및 아방가르드 정신의 사유와 감성을 일깨우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19명의 작가는 취미의 보편적 의미를 넘어 스스로에게 ‘미적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고 성찰한다. 작가들은 동시대 취미론의 의제를 던지는 진정한 아마추어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지난 2015년 포항, 경주, 영덕에서 사진의 정통성과 실험적인 도전을 추구하는 사진작가 20명이 창립 회원으로 참여해 2018년 첫 회원전에 이은 이번 두 번째 회원전은 보다 많은 시민에게 사진 예술에 더욱 쉽게 다가갈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한국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상일 작가가 큐레이터로 참여해 모더니즘과 포스트 모더니즘 작품으로 나눠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는 팬데믹 시대에 예술로 치유를 받으며 우리들의 삶을 사진이라는 매체로 성찰한 작품 350점이 전시된다.1층 전시실은 ‘사진’을 주제로 재현과 기록 그리고 존재론적 관점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강철행, 고한종, 김승기, 박성두, 오연미, 원충희, 진대훈, 최광복, 황향숙 작가들은 ‘우리 삶’의 현실에서 존재의 의미를 묻기도 하고 자연과 정물을 통해 미적인 것에 대한 숙고를, 농촌과 도시의 산업에 대한 환경에 대한 해석과 또 전례행사나 현존하는 역사적 공간을 통해 유형적 가치를 사진에 담았다.2층 전시실은 ‘사진 너머 사진’의 주제로 ‘사진 재현의 한계를 극복하고 매체의 속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시를 구성한다. 김용록, 김숙경, 김주영, 박영희, 박태희, 신경희, 송영숙, 양순남, 유소피아, 이한구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사진이 갖는 형식과 특성의 경계를 허물기도 하고 이미지와 텍스트의 경계를 오가기도 한다. 작가들은 사진이라는 매체의 고유성을 지키면서도 그 한계의 의제(agenda)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로 인해 표현예술의 의미를 확장하고자 했다. 이번 전시의 부대행사로 한국을 대표하는 다큐멘터리 사진가 이갑철 사진작가와 전 경일대 교수이자 부산 고은사진미술관 관장인 이상일 다큐멘터리 사진가 초청특강이 12월 5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과 12월 11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또 사진벼룩시장이 전시기간 중 전시장에서 진행되며 사진경매 행사는 12월 11일 오후 5시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밖에 연계전시로 이상일 사진가 기획전 ‘쉼 , 표 _ 아날로그의 시간’이 12월 6∼11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8

세계적 문명교류학자 정수일의 유럽 기행

세계적인 문명교류학자인 정수일(87) 한국문명교류연구소장의 신간 ‘문명의 모자이크 유럽을 가다 1 북유럽’은 모두 5편 시리즈로 기획된 유럽문명기행 중 첫 번째 책이다. 5천여 년간 30여 개의 문명을 탄생시킨 인류사에서 1천500여 년에 걸쳐 꽃을 피운 유럽문명은 비교적 후발한 문명이다. 이런 유럽문명이 근현대의 ‘선진’ 문명 또는 ‘중심’ 문명으로 급부상할 수 있었던 것은 교류를 통해 앞선 문명의 다양한 요소를 흡수, 동화한 덕분이다. 이질적 문명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며 다채롭고 찬란한 유럽문명을 새로 탄생시킨 것이다.정 소장의 유럽문명기행은 문명 담론의 실질적 발원지인 유럽의 실상을 점검하고자 기획됐다.유럽 15개국 답사를 통해 근현대 세계사의 중심이자 ‘선진’ 문명으로 자리 잡아 온 유럽문명의 허와 실을 짚어낸다.특히 첫 번째 책 북유럽 편은 척박한 자연환경과 유럽의 변방이라는 지정학적 여건 속에서 북유럽 4개국이 어떻게 세계가 손꼽는 청렴·복지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었는지 각종 보고서와 탐문, 현지 기행을 바탕으로 그 비결을 탐색한다.북유럽 편이 살피고 있는 나라는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4개국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활동이 아니라 태도에 있다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식 연구가인 데이비드 호킨스(1927∼2012) 박사의 ‘성공은 당신 것’(판미동)이 출간됐다. 2012년 호킨스 박사 영면 후 유품 정리 시 발견된 미출간 원고로, 시기적으로는 ‘의식 혁명’ 이전에 쓰인 그의 첫 저작이다. 이 책에서 호킨스 박사는 진정한 성공의 원천은 우리가 하는 활동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존재하는 우리의 태도에 있음을 밝힌다. 즉 성공은 분투하는 노력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부력(浮力)의 힘으로 이뤄지므로, 무엇인가를 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스스로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로 존재하겠다는 내면의 원칙을 세우면 부와 명성이 저절로 따라온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호킨스 사상의 정수를 고스란히 담고 있으면서도 쉬운 언어로 풀어내어 비즈니스 분야와 성공하는 사람들의 내면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을 명확하게 보여준다.저자는 친절하고 우호적인 태도에 대해 배려하고 공유하고 다정하고 참여하는 마음가짐, 타인의 경험이 어떨지를 상상해 타인을 위해 가능한 한 최상의 경험을 창조하려고 진심으로 노력하는 마음가짐이라고 전한다. 이런 마음이 부족할 때 흔히들 싼 가격에 많은 양의 물건을 내놓거나 마케팅이나 홍보 기법에만 의지하는 실수를 저지른다고 이 지적한다. 어떤 비즈니스든 유일한 고객은 ‘인간의 본성’뿐이며, 그 성패는 고객들이 우수한 품질과 진실성을 느끼는 체험 자체에 달려 있다. 즉 고객들이 물건이나 서비스를 통해 호의와 친절함을 체험하도록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해 저자 자신의 성공담은 물론, 식당, 사업체, 기업 등의 풍부한 사례를 든다. 파워(power)와 포스(force), 끌개 패턴 등 의식 탐구 이론의 근간이 되는 중요 개념들을 쉽게 풀이하며, 깊고 넓은 호킨스의 사상으로 들어가는 길잡이가 돼 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가난했던 소녀공이 자산가가 되기까지

가난했던 소녀공에서 글로벌 기업 회장으로 믿기지 않는 성공을 거둔 켈리델리(KellyDeli) 창업주이자 회장인 켈리 최(53·한국명 최금례)가 자기계발서 ‘웰씽킹’(다산북스)을 펴냈다. 켈리델리는 유럽 12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6천억 원이 넘는 대그룹이다. 급성장 곡선을 그린 켈리델리의 성공신화는 프랑스의 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 교재에까지 실렸다. 영국 선데이타임스 선정 2020년 ‘리치 리스트(Rich List)’에서 345위에 오른 그녀의 재산은 3억8900만 파운드(약 6천200억 원). 데이비드·빅토리아 베컴 부부(354위)보다도 앞섰다. 켈리델리는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하면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전북 정읍에서도 시골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난 켈리 최는 고교 졸업장이라도 있어야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에 큰맘 먹고 상경해 소녀공이 됐다. 그때 나이가 열여섯 살. 낮엔 봉제공장, 밤엔 야간 고등학교를 다니며 눈코 뜰 새 없이 주경야독하며 보냈다.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꾸며 일본과 파리 유학을 떠나 공부를 했다. 30대에 성공 가도에 올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업 실패로 10억 원의 빚을 걸머져 삶의 마지막까지 갔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상황에서도 큰 부를 이룬 부자들의 습관과 생각을 체득하기 위해 대성한 사람들 1천 명을 연구해 일상에서 실천하려고 애썼다.‘웰씽킹’은 가난했던 소녀공 시절부터 글로벌 기업 회장이 되기까지, ‘최상위 부자’ 켈리 최가 말하는 진정한 부에 관한 ‘풍요의 생각’ 이야기다. 풍요의 생각이란 결핍의 생각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결핍의 생각이 과거에 사로잡혀 있다면, 풍요의 생각은 현재와 미래로 향한다. 결핍의 생각은 인생을 제한하고 벽에 가두지만, 풍요의 생각은 인생의 지평을 넓히고 벽을 부순다.그녀는 부자들의 공통된 사고방식을 하나씩 따라 하고 완전히 체득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결과, 불과 5년 만에 거대한 부를 이뤘다.책 제목 ‘웰씽킹(Wealthinking)’은 ‘부(Wealth)’와 ‘생각(thinking)’을 합성한 조어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경영 노하우와 부자의 마인드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웰씽킹 아카데미’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책의 1부에서는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이라는 주제로, 누구에게나 부자가 될 씨앗이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지 그것을 아직 발견하지 못했을 뿐, 독자들이 자신만의 부의 씨앗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이론편’이다. 2부에서는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웰씽킹’이라는 주제로 부의 생각을 몸에 체득하기 위한 ‘실천편’이다. 그녀가 1천 명의 부자들을 공부해서 체득한 ‘7가지 생각의 뿌리’, 웰씽킹의 정수라고 말할 수 있는 ‘6가지 시각화’, 그리고 진정한 부자는 공헌의 힘에서 나온다는 ‘웰씽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의 뿌리, 시각화, 웰씽커, 이 세 가지를 삶의 완전한 변화를 일으킬 마중물이라고 힘주어 말한다.그녀는 책에서 부를 끌어당기는 마음 자세로 ‘목표는 무조건 원대해야 한다’ ‘성공한 나의 모습을 매일 5분씩 시각화하라’ 등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5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

‘흔들림 없는 역사 인식-조선인 강제연행·원폭 피해자의 편에서다’(삶창출판사)는 한국엔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일본의 양심적 지식인으로 살았던 다카자네 야스노리의 유고집이다. 다카자네는 1939년 일본의 식민지였던 서울에서 태어나 1945년 일본으로 돌아갔다. 규슈대에서 불어불문학을 공부하고 나가사키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세계사 현장에서 저지른 모국의 과오를 인지한다.시간이 흘러 1970년대. 원폭 피해 운동과 조선·중국인 강제 연행이란 주제에 천착한 그는 핵폭이 이뤄진 나가사키에 ‘평화자료관’을 건립하고 일생을 전후보상운동에 헌신한다.책 1부에는 다카자네 야스노리가 생전에 발표한 논문들과 짧은 글, 그리고 일생의 작업이라 할 수 있는 조선인·중국인 강제 연행 및 원폭 피해 문제, 전후 보상 문제, 역사윤리에 대한 깊은 고찰이 담긴 글을 수록했다.2부에는 나가사키 평화자료관의 정기간행인 ‘니시자카통신’ 권두언에 쓴 글을 모아 엮은 것이다. 침략 사상의 전파자였던 요시다 쇼인과 후쿠자와 유키치 등에 대한 비판적 인물평부터 시작해 한일조약 및 한일 정부간의 ‘위안부’ 문제 합의를 비판한 글, 평화자료관의 활동 및 설립 과정과 그 의의를 소개하는 글, 중국 및 한국을 방문하여 학살 피해자나 원폭, 강제 동원 피해자를 만난 내용을 소개하는 글 등 한국인 독자에게도 밀접한 주제를 다룬 글을 모았다.3부는 다카자네 야스노리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인들의 추도사들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5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 팡파르

(재)포항문화재단은 법정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24일부터 오는 12월 22일까지 포항시 일원에서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을 위한 시민축제 ‘2021 문화도시 포항 시민축제-포포낙락(浦包樂樂)’을 개최한다. 이번 축제는 법정 문화도시 추진 2년 차 사업을 마무리하며 사업성과를 시민과 함께 공유하는 문화도시 주간으로 설정하고 다양한 시민커뮤니티와 기획자 그룹의 참여로 진행된다.특히 2021년 문화도시사업 정책의제인 ‘문화안전망’을 주제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지내 온 시민들을 위로하고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아 문화도시 포항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다양한 예술가와 문화예술 단체, 시민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열린 행사이다.이번 축제는 지난 1년간 시민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온 성과의 결과물로 문화도시 시민기획자의 주도하에 다양한 전시 및 체험, 행사가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계획에 발맞춰 꿈틀로 일원,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문화공간 21개소, 포항시 중앙상가, 포스텍으로 분산해 진행된다.꿈틀로에서는 문화도시 브랜드 팝업전시 문화시민청을 중심으로 시민커뮤니티 삼세판 캠크닉(캠핑+피크닉) 체험 및 꿈틀로 298놀장, 꿈틀로 오픈스튜디오, 문화안전망을 연계한 문화재생활동가 F5 아카이빙 전시 기억보관소, 찾아가는 문화도시 PLAY 이벤트 등 각 사업의 성과공유회가 열린다.시민커뮤니티 삼세판은 각 커뮤니티 문화공간 22개소에서 온고지신 철든 클래스를 시작으로 12월 5일까지 다양한 체험 및 전시회를 연다.포스텍에서는 그랜드마리오네트 아시아거점구축 사업의 일환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를 위한 예술기술 플랫폼(ARTTechnology Paltform) 국제포럼이 열린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4

“국립경주박물관서 신라의 사찰과 탑 만나요”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4일 신라미술관 불교사원실을 신설하고, 황룡사와 분황사, 감은사, 사천왕사 등 신라시대 대표 사찰의 출토품 530여 점을 상설 전시한다.신라미술관 2층에 있던 기존 황룡사실을 공간과 내용 면에서 크게 확장한 불교사원실은 신라의 최초 사찰인 흥륜사부터 9~10세기 사리기까지 아우르는 신라의 찬란했던 불교문화의 풍성한 이야기를 담았다. 불교사원실은 신라 왕경과 지방의 주요 사찰 유적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 탑 장식, 불상, 기와 등을 활용해 신라 사찰의 역사 전반을 조망할 수 있게 구성했다. 황룡사 구층목탑과 분황사 모전석탑에서 발견된 다종다양한 사리기와 공양품은 불교 공인 이후 사찰에 투입된 왕실의 막대한 정치적, 경제적 지원을 엿볼 수 있다. 황룡사의 사리기 외함 표면에 새겨진 ‘찰주본기(刹柱本記)’는 7세기의 탑 건립과 9세기 중수에 대한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 탑을 둘러싼 다양한 역사적 상황을 전하는 귀중한 자료다. 통일 직후의 대표 사찰인 사천왕사 녹유신장상벽전(綠釉神將像7513塼)과 감은사 서탑 사리장엄구에서 볼 수 있는 한층 정교해진 도상과 높은 조형미를 통해 통일이라는 대업을 달성한 신라의 정치, 종교, 예술적 역량을 느낄 수 있다. 통일신라 후반기의 봉화 서동리, 창녕 술정리, 함양 승안사, 포항 법광사의 사리기는 당시 지방 사찰에서 전개된 불교 신앙의 일면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유행이 가져온 사리장엄구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 이외에 신라의 최초 사찰인 흥륜사를 비롯한 주요 사찰의 기와와 전돌 180여 점이 전시된다. 한편, 이번 불교사원실 신설은 2018년 이후 국립경주박물관이 진행해 온 전시 환경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서 관람객들이 더욱 나은 환경에서 신라의 사원 문화를 접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윤희정기자

2021-11-24

‘분황사 당간지주’로 이름 바꿔 보물 지정

경주 분황사와 황룡사 사이에 있는 통일신라 시대 유물인 ‘당간지주(幢竿支柱)’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이 된다.문화재청은 경북유형문화재 ‘경주 구황동 당간지주’를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로 이름을 바꿔 보물로 지정했다고 23일 밝혔다.당간지주는 절 입구에 설치하는 깃발인 ‘당(幢: 불화를 그린 기)’을 걸기 위해 높게 세운 기둥인 ‘당간’을 지탱하기 위해 당간 좌우에 세운 기둥을 말한다. 통일신라 시대 초기부터 사찰 입구에 본격적으로 세워졌다.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는 분황사 입구 남쪽과 황룡사 사이에 세워졌다. 고대 사찰 가람에서의 당간지주 배치와 분황사 가람의 규모와 배치, 황룡사 것으로 보이는 파손된 당간지주가 황룡사지 입구에 자리한 예가 있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보면 구황동 당간지주는 분황사에서 활용하기 위해 세워진 것으로 보인다.문화재청은 경주지역에 있는 주요 사찰의 당간지주와 유사한 조영 기법과 양식을 보인 점, 현존하는 통일신라 당간지주 중에서 유일하게 귀부형 간대석(竿臺石: 당간을 받치기 위해 하부에 받친 석재단)을 지닌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전체적인 형태와 외관은 현재 보물로 지정된 경주 망덕사지 당간지주, 경주 보문사지 당간지주, 경주 남간사지 당간지주 등과 유사해 이들 당간지주와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문화재청은 덧붙였다.분황사는 신라를 대표하는 사찰 중 하나로, 634년에 창건했다고 전한다. 건물은 대부분 사라졌으나 벽돌 형태의 돌을 차곡차곡 쌓은 국보 모전석탑 등이 남았다.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에 보물로 지정된 경주 분황사 당간지주를 체계적으로 보존 및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1-11-23

우리 역사 속 다양성 한눈에

고대부터 지속된 한국과 다른 나라의 문물 교류의 근원을 살펴 볼 수 있는 유물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열린다.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24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특별전시관에서 특별전 ‘고대 한국의 외래계 문물-다름이 만든 다양성’을 개최한다.고대 한국 사회는 다양한 이질적 문화 요소들이 어우러지고, 혼재돼 나타나는데, 이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 ‘외래계 문물’이다. ‘외래계’란 토착, 재지와는 반대되는 개념으로 예전부터 있어 온 것이 아니라 밖에서 들어와 당시 사람들에게는 비보편적이고 불안정적이며 낯선 것들을 말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갈등하고 빚어낸 교류의 산물인 외래계 문물을 소개함으로써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현대 사회의 새로운 관계망에 대해 함께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자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경주 계림로 14호 무덤 출토 황금보검을 비롯해 한반도 전역의 외래계 문물 172건 253점(국보 2건, 보물 6건)이 선보인다. 고대 한국 사회에서 ‘다른 사람’, ‘다른 문화’가 만들어낸 우리 역사 속 다양성을 4부로 구성해 살펴본다.제1부 ‘낯선 만남’은 외래계 문물을 이해하는 배경을 설명하는 인트로 부분이다. 이국적 외모를 지닌 사람들의 이미지를 담은 다양한 전시품을 통해 고대 한반도에 사는 이들이 경험했을 낯선 만남의 느낌을 재현한다. 더불어 외래계 문물이 나타나는 배경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교류’의 다양한 모습들을 모델화해 함께 전달한다.선사시대의 교류가 환경적 요인에 의한 이주가 중심이 됐다면, 이후 국(國)이라는 형태로 각자의 경계가 형성되면서 교류의 모습도 변화하게 됐다. 제2부 ‘스며들다’에서는 국가들의 정치·사회적 요인에 의해 교류가 구체화, 다양화돼 우리 역사에 스며드는 과정을 살펴본다. 요령식동검을 특징으로 하는 고조선 사회에 철기문화를 가진 수많은 중국계 유민들이 이주하고, 한군현이 설치되는 등 서서히 시작되는 전쟁과 갈등, 망명과 신기술의 전파로 나타나는 다양화된 교류 내용을 각종 금속기와 토기자료로 설명한다.제3부 ‘외연을 넓히다’에서는 삼한시기 초원과 바닷길을 넘어 본격적으로 외연을 넓혀가는 문물교류의 양상을 북방 유목민족의 동물장식, 중국과의 교역품, 동남아시아의 유리구슬, 한반도 남부 해안지역의 일본계 유물 등으로 설명한다.제4부 ‘다양성을 말하다’는 삼국시대 이후 한반도 내부의 긴장 관계 속에서 이뤄지는 각국의 정치, 외교 활동과 한층 복잡해진 교류의 양상을 각종 외래계 문물을 통해 소개한다. 나아가 다양한 문화와 공존하는 통일신라의 양상도 함께 살펴본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와 사람이 섞이고 갈등하면서 역사에 스며들어 ‘우리’를 만들고, 점차적으로 그 외연을 넓혀 문화적 다양성이 공존하기까지 고대 한국 문물 교류의 역사를 새롭게 해석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박물관 측은 또 “고대 한국 사회의 다양성을 통하여 현재 우리 사회에 필요한 문화 다양성, 사회적 포용에 대한 이해, 상호 소통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범 내려온다’ 히트친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 포항 온다

(재)포항문화재단이 ‘범 내려온다’의 춤꾼들로 유명한 현대무용단 앰비규어스 댄스 컴퍼니의 신작 ‘얼이섞다’ 공연을 25·26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이 공연은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에 선정돼 마련됐다. 포항문화재단, 춘천문화재단, 고양문화재단, 천안문화재단 등 4개 지역문화재단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와 함께 제작했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는 밴드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에 맞춰 독창적인 안무를 선보여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에 출연해 유튜브 등에서 조회수 6억뷰를 돌파했으며, 최근 콜드플레이, 구찌 등과 협업하는 등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신작 ‘얼이섞다’는 ‘어리석다’라는 단어가 가진 ‘얼이 썪었다’라는 부정적 의미를 ‘얼이 섞인다’는 긍정적 의미로 바꾸기 위해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무한한 상상력과 독창성을 안무로 표현한 작품이다. 특히 MBC 라디오의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에 나온 귀신 쫓아내는 소리, 밭가는 소리 등의 향토민요에 맞춰 13명의 무용수가 춤사위를 펼친다.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의 김보람 예술감독은 “이번 공연을 통해 과거와 현재, 춤과 소리가 섞이며 서로의 얼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공연은 1부와 2부로 나뉘며 1부에서는 MBC라디오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속 향토민요를 사용한 무대를 선보이며 2부에서는 클럽을 배경으로 DJ가 테크노음악과 향토민요를 리믹스한 음악을 온전히 분석해 반영해낸 앰비규어스댄스컴퍼니 특유의 독특하고 강렬한 춤과 독특한 의상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문의 (054)289-783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중국 잡극 ‘조씨고아’ 섬세한 시각으로 재조명

포항시립연극단이 제184회 정기공연으로 ‘무명’(無名·기군상 작·최은영 연출)을 24일부터 27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무대에 올린다. ‘무명’은 13세기 중국 잡극(雜劇) ‘조씨고아’를 부산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연출자 최은영 연출자(기군상 작)가 각색·연출한 작품이다.시골의사 ‘정영’이 충성과 의리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처자식을 희생한 후 복수에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권선징악이 아닌 복수의 공허험과 허탈감에 대해 깨달음을 주는 줄거리를 하고 있는 연극은 중국 춘추전국시대 진(晉)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조씨 가문이 몰살된 해가 기원전 597년이니 연극의 무대는 2천6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진나라 장수 도안고는 최고 권세를 누리는 조씨 가문에 적의를 품고 역적 누명을 씌운다. 9족(族)을 멸하는 반역연좌제에 걸려 조씨 가문의 부계 4촌, 모계 3촌, 처가 2촌 300여 명은 하루아침에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조씨 집안의 문객이던 정영의 도움으로 조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조씨고아(무명)’는 유일하게 목숨을 건진다.정영이 조씨 가문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자기 아들과 무명의 목숨을 맞바꿨기 때문이다. 그러자 그의 아내마저 “그깟 약속이 뭐라고, 그깟 의리가 뭐라고, 남의 자식 때문에 저 애를 죽여요”라고 울부짖으며 저 세상으로 떠난다.정영은 무명을 ‘정발’이라 이름짓고 자신의 아들로 키운다. 그렇게 20년이 지나고 정발이 장성하자 정영은 조씨 가문의 지난날을 고백하며 도안고에 대한 복수를 부탁한다. 결국 복수에 성공하지만 이들에게 남은 건 후련함이 아닌 공허함 뿐.포항시립연극단 측은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수없이 공연되었던 작품이지만, 포항시립연극단의 ‘무명’은 여성 연출자의 섬세한 시각으로 작품을 재조명하였고, 각 배역들이 그 공간에서 살고, 제 방향을 잘 찾아갈 수 있도록 차분하고도 당차게 끌어내어 배우들의 풍성한 연기가 무대를 가득 메꾸어 줄 것”이라고 전했다.계략에 의해 부모가 죽임을 당하고 그 원수의 양자가 되어 자란 ‘무명’이 20살이 돼 맞이하는 운명은 가혹하기만 한데…. 처절한 숙명 앞에서 가문을 이을 여자도, 멸문을 끝낼 남자도 거부하며 아무 것도 아니길 원하는 그녀 ‘무명’의 이야기가 화려한 액션과 빠른 극의 전개로 지루함 없이 무대에 펼쳐진다.공연 시간 24∼26일 오후 7시 30분, 27일 오후 4시. 입장료 전석 5천원(20인 이상 단체, 장애인, 경로우대 3천원). 문의 270-548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3

낯선 풍경보다 무채색이 그리운 시대

“세상은 변했습니다. 그러나 아날로그 시대를 겪었던 저희들에겐 새롭게 생성되는 낯선 풍경보다는 무채색의 세상이 그리운 요즘입니다.”대구를 기반으로 하는 유명 사진작가들의 모임인 아날로그사진연구소 회원들은 23일부터 포항 갤러리 권에서 열리는 4번째 그룹전에 앞서 “과학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시대에 반하는 아날로그 사진의 가치와 대중적인 지속적인 관심으로 저변 확대를 위해 인간의 삶과 우주의 섭리를 포착한 작품을 선보이려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갤러리 권 초대전으로 이번 전시를 갖는 아날로그사진연구소는 사진학을 전공한 중진 사진작가들로 구성됐으며 서진은 대구예술대 교수를 비롯해 노한종, 박민우, 이석주, 이순희, 이호섭, 전애경 작가 등 7명이 참여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인쇄 기술의 진화로 작품의 대형화와 컬러의 색 공간이 가지고 있는 화려함보다는 그리 크지 않는 크기로 흑백이 품어내는 특유의 성질과 더불어 옛 필름 카메라만이 구현해 낼 수 있는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서진은 작가는 코로나19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내러티브 방식으로 풀어낸 작품 ‘코로나의 흔적’을 선보인다. 서 작가는 “길고 지루한 코로나의 시간, 거리두기가 만든 혼자의 시간들, 점점 짙어져가는 작업실 안의 커피향과 쌓여가는 혼적들…. 언젠가는 지나갈 이 순간, 야릇한 애정을 담아 나의 코로나의 시간을 기록한다”고 전했다.박민우 작가의 ‘대구 달성공원, 2021’은 유리건판 촬영 기법을 사용해 대구 도심 대표 공원인 달성공원을 촬영한 작품이다. 유리건판은 감광유제를 유리판에 발라 건조시킨 일종의 필름으로 20세기 초 널리 이용된 사진기술이다. 새벽의 신선한 공기와 비온 후 습하고 진득한 공기의 냄새 등 달성공원의 모습을 담담한 시각으로 담았다.이석주 작가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본인도 누구인지 인식할 수 없는 ‘마스크 바이러스’에 걸려버린 모습을 4계절로 나타낸 작품 ‘안면인식장애’를, 전애경 작가는 담벼락 아래 낡은 빈 의자를 촬영한‘어떤 그리움’을 출품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11-22

서양화가 김익선 개인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2021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서양화가 김익선 작가의 개인전을 연다. 김익선 작가는 포항에서 태어나 평생을 지역의 애환과 함께하며 화가로서의 뼈대를 가꿔온 토박이 예술가다.올해 회갑을 맞은 김 작가는 지난 30년간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봉직하며 자신의 전공인 서양화 작업에 꾸준히 정진해온 중견화가로 독특한 예술세계를 구축해왔다.김 작가는 유화 물감 특유의 덧칠하는 맛을 살려 견고한 터치로 화면을 구성하는 아카데믹한 화풍을 선호한다. 포항 주변의 풍경인 바다와 교외의 아름다운 자연 등을 대상으로 향수자의 감성을 자극하며 서정적으로 해석해내는 작업방식을 취한다. 구도를 보는 안목과 이를 해석하는 방식도 튼튼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며 그 안에서 작가의 내면을 진솔하게 담아내려 노력한다.때로는 고풍스런 정물이나 목련을 소재로 작업의 변화를 추구하고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통해 조형적 실험정신을 담아내기도 한다.이번 전시는 정년퇴임을 한 해 앞두고 그간의 화업을 결산하는 의미를 담아 펼치는 첫 번째 개인전이다.‘대보 가는 길’‘구룡포 선착장’‘물 그림자’‘산동네’ 등 30여 점의 출품작들은 진실한 모습으로 대상을 바라보고 그 내면의 감동을 진실하게 화폭에 담아내는 깊이있는 예술가의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다.김익선 작가는 동국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일본의 후쿠야마와 중국 연길 국제미술교류전 등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으며, 경북미술대전과 신라미술대전에서 수상한 바 있다. 일본 후쿠야마 시립미술관, 포항시의회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한편,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고자 우수작가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 수준 있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프로그램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2

‘미술, 수집과 동시대 이슈’ 2021 POMA 아카데미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7일부터 12월 11일까지 3주간 매주 토요일 미술관 세미나실에서 ‘2021 POMA 아카데미-미술, 수집과 동시대 이슈’를 개최한다.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포마(POMA·Pohang Museum of Steel Art) 아카데미는 문화·예술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를 초빙해 시민들이 미술관 기획전시는 물론 미술과 예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이번 POMA 아카데미는 미술품 수집과 유통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반영해 미술품 수집의 역사부터 미술시장 형성 배경 그리고 오늘날 동시대 미술시장의 이슈인 아트테크부터 NFT까지를 폭넓게 다룰 예정이다.총 3차 강연으로 진행되며 1차 강연(11월 27일)에는 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품수장센터 운영과장인 장엽 연구관이 ‘미술품 수집의 역사: 국립현대미술관 사례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POMA 아카데미의 시작을 알린다. 2차 강연(12월 4일)은 서진수 미술시장연구소 소장의 ‘미술품 소비시대와 미술시장 호황기’로 진행되며, 3차 강연(12월 11일)은 주연화 아라리오갤러리 총괄 디렉터로부터 ‘동시대 미술시장 이슈: 아트테크로부터 NFT까지’를 통해 현재 주목받고 있는 미술시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POMA 아카데미 신청은 시립미술관 홈페이지(www.poma.kr)에서 할 수 있으며, 강좌별 30명 선착순 사전예약으로 운영된다. 문의 (054)270-4706./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2

“신라화원 동궁과 월지는 삼국 문화 종합선물세트”

“경주에는 아직도 많은 역사의 수수께끼가 숨겨져 있습니다.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신라의 문화와 예술을 공부해보면 어떨까요?”재미있는 말솜씨와 탄탄한 지식으로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세간의 평가는 과장이 아니었다.지난 2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역사 강사 최태성의 강연회 ‘아름다운 신라 화원 동궁과 월지’에 참석한 이들은 “새로운 역사적 사실과 함께 신라 유적의 가치를 알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안압지에서 월지까지’라는 주제로 진행된 이날 강연회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300명의 시민들이 초대됐다. 초등학생부터 70대 어르신들까지 강연회를 찾은 이들의 연령층은 다양했다. 최 강사의 인기를 실감하게 해준 모습이었다.강연회에는 주낙영 경주시장, 서호대 경주시의회 의장, 경북도의회·경주시의회 의원들도 다수 참석했고, 행사를 주관한 본사 최윤채 대표도 자리를 함께 했다. 주 시장과 서 의장, 최 대표는 축사를 통해 “동궁과 월지 등 수많은 역사문화 유적이 있는 경주를 더욱 사랑해주길 부탁드린다”는 말을 참석자들에게 전했다.“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며 강연을 시작한 최태성 강사는 “어떤 것에 대한 평가는 그것과 깊은 관계를 맺은 후에 하는 것”이라며 동궁과 월지를 포함한 신라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했다.안압지(월지)를 조성한 문무왕에 얽힌 에피소드와 1970년대 발굴 당시의 이야기를 들려준 최 강사는 동궁과 월지를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가 고구려와 백제의 건축 기술까지 더해 만들어낸 삼국 문화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평가했다.동궁과 월지에서 거문고를 연주한 헌강왕의 낭만적인 일화,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과 고려 태조 왕건이 월지에서 만났던 일을 이야기할 때는 객석에서 웃음과 아쉬움의 탄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의 시작과 끝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유적이다.최 강사는 월지 발굴 현장에서 쏟아져 나온 기와와 나무배, 주령구와 남근목 등을 설명할 때는 영상자료를 활용해 강연회에 참석한 이들의 주목도를 높이기도 했다.“지금처럼 높은 건물이 없던 통일신라시대엔 안압지에서 황룡사 구층목탑이 보였을 것이니, 동궁과 월지는 신라 최고의 전망을 가졌던 곳”이란 말에는 동의와 호응의 박수도 나왔다.강연 참석자들은 월지의 물을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 1천300년 전 만들어진 수로와 신라인들의 높은 생활수준을 보여주는 각종 유물에 대한 이야기에도 관심을 보였다.“역사의 퍼즐이 제대로 맞춰지려면 후손들의 지속적인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로 강연을 마친 최태성 강사는 자신을 기다려온 100여 명의 참석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11-21

사유·치유의 시간… 원로 서양화가 노선호 개인전

자연에서 체득한 사유와 치유의 메시지를 시각적 언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원로 여류 서양화가 노선호(73) 개인전이 23일부터 28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열린다. 네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 노 작가는 대상의 물성과 현상에 대한 관찰과 해석으로 전개된 사실적, 인상적으로 표현된 작품들과 내면적 감정과 느낌을 살린 주관적 색채 표현의 작품들을 선보인다.‘봄의 교향곡’, ‘환타지아’, ‘길’시리즈, ‘꽃의 성찰’, ‘숲 이야기’, ‘나의 가족’ 등에서 자연과 인간에 대한 공존의 이야기를 보여주고자 하며 사유와 치유의 시간과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길’ 연작은 아련한 기억이 실려 있고 삶의 영욕을 묻어두고 있으며 순수하고 행복했던 시절로 우리를 안내하고 있다.한국교육미술협회·학회 윤백만 이사장은 “노 작가의 작품에는 제한되거나 머무르지 않고 새로움에 대한 시도와 미지의 세계를 향한 동경으로 생명력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담아내고자 한다”고 평가했다.노선호 작가는 달서구미술협회 우수작가상 선정(2020년),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부문 입선 2회, 신조형 미술대전 우수상 등의 수상 경력이 있으며 부산지방법원 예술법원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1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양성평등 실현하자”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양성평등 경북’ 실현을 위해 최근 ‘2021년 경북 양성평등 알리오 1, 2차 토론회’를 온라인(Zoom)으로 개최했다. 알리오단은 여성단체 회원, 청년, 교수 등으로 구성됐으며, 경북의 양성평등 현실을 진단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해 양성평등 문화 확산에 앞장서는 역할을 한다.이날 토론회는 ‘경북 지역의 양성평등 이슈’를 주제로 홍희정 한국주택금융공사 부연구위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1차 토론회는 ‘기업의 성별 다양성 및 포용성 제고 방안’에 대해 강현아 젠더노동연구소 대표와 강지연 도란도란 군위 자두방 대표의 발표로 진행됐다.2차 토론회는 ‘세대별 양성평등 문화를 논하다’는 주제로 김인순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명예부연구위원과 김중길 부산대학교 법학연구소 연구교수가 발표했다.토론회는 양성평등 전문가들의 발표와 알리오단 및 다양한 분야 참가자들의 열띤 토론의 장을 마련한 것에 의의가 있다는 호평을 받았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번 토론회가 경북 기업의 양성평등 제고 방안에 대해 논의하며, 세대별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는 성평등 관점의 정책 제안과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1

“나만의 향초 만드는 작업 매력적이죠”

“캔들 공예는 기본적으로 좋은 향기와 함께하는 고요한 작업입니다. 캔들을 만들면서 기다림이 주는 즐거움도 함께 배우는 것이지요. 자기만의 디자인된 캔들 작품도 중요하지만, 자신이 만든 캔들이 굳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을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잠시나마의 여유로 힐링을 느끼셨으면 합니다.”머무르고 싶은 따뜻한 공간, 향기로운 공간을 만들고자 디자인 및 금속공예를 전공한 포항의 캔들 공예가 윤승빈(28) 씨는 그 디자인 감각을 살려 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내에 캔들 공방 ‘배러 댄 센트’를 열었다. 전공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오며 금속공예, 소도구 제작 등 다양한 공예 분야를 두루 섭렵한 그는, 디자인 및 공예에 관한 폭넓은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공방 수강생들과 향기를 나누고 있다. 그의 작품은 ‘배러 댄 센트’라는 브랜드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기도 하다.본인의 캔들 공방에서 자정까지 작업과 연구를 한다며 독특한 아티스트의 면모를 보여주는 그는 캔들의 온기를 닮은 따뜻한 예술가였다. 지난 20일 그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정리한다.-금속공예 등 다양한 공예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캔들 공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캔들 공예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일상 속 휴식을 원해서였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오던 금속공예를 생활여건 때문에 잠시 중단하고 일반 회사생활을 하며 일상을 지내 오던 중 단일화된 하루하루에 무료함을 느끼게 되었고 유일한 휴식처인 집을 꾸미는 홈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시각뿐만 아니라 후각으로도 공간의 변화를 가져다주는 캔들에 자연스레 관심을 품게 되어 나만의 캔들을 하나씩 둘씩 만들다가 어느덧 공방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다.-캔들 공예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수강생들은 원하는 향초를 디자인하고, 제작을 거쳐 기다림 끝에 완성한 작품을 마주하는 모든 과정을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해낸다.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하는 이 작업은 쉴 틈 없이 바쁜 일상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자신의 브랜드 ‘배러 댄 센트’ 작품의 특징을 소개한다면.△편안함이라 생각한다. 저는 작품을 만들 때 작품을 놓을 공간을 먼저 생각하곤 한다. 캔들은 눈으로도 작품을 즐기지만, 향으로도 즐기기 때문에 공간 전체가 작품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디든 두어도 편안하고 안정되는 작품을 제작하려고 한다.-그동안의 작품 활동을 소개한다면.△청년작가로 활동하며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단체 전시회에 참여하게 되었다. 꿈틀로 작가분들과 같이 협업하여 진행한 연합회전 전시부터 꿈틀로 내에 위치한 문화공작소 청포도다방에서 환경보호를 주제로 작품전시를 하기도 하였다. 개인 작품 활동 후 남은 왁스와 일회용품을 재활용하여 제작한 작품들로 자연의 회복에 대한 행동적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였다. 이 전시 이후 저 스스로 환경에 대한 반성과 깨달음이 컸기 때문에 의미가 깊은 전시회였다. 지난 10월 2일부터 30일까지는 포항의 공예 작가들이 모여 ‘일상을 유혹하는 공예’를 주제로 송도수협갤러리에서 전시를 진행했다. 캔들뿐 아니라, 와이어 공예, 데코파쥬, 석고, 테디베어 등 다양한 공예작품을 전시해 송도 바닷가에서 예술 산책을 즐겨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로 호평받았다. -나만의 향초를 만들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가 많은데.△취미반, 자격증반, 원데이 클래스반을 소개하면 어떨까 한다. 원데이 클래스의 경우 캔들을 한번도 접해보신 적이 없는 분이라도 하루 만에 자신만의 캔들을 만들어 볼 수 있는 과정이다. 같은 재료 같은 모양이라도 수강하는 분들마다 각각의 개성을 나타내어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작품의 영감을 얻기도 한다. 취미반 과정의 경우 원데이 클래스를 진행 후 대부분 조금 더 캔들의 매력에 빠지게 된 분들께서 수강 신청을 해주곤 한다. 총 4회 과정으로 원데이 클래스에서 배우지 못한 캔들 제작과정과 특성에 대해 세부적으로 알아가며 진행하는 수업이다. 마지막으로 자격증반 과정의 경우는 저와 같이 캔들 공방을 창업하거나 전문적으로 캔들 작품을 제작하고 싶은 분들이 받게 되는 과정이다. 캔들 공예에도 한국 양초공예협회에서 발행하는 민간자격증이 존재한다. 총 8주의 교육과정을 거쳐 자격증을 얻게 되는 수업이다.- 캔들 공예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한마디.△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하루쯤 시간을 내어 캔들 공방에 들러 수업을 수강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기다림이 주는 편안함과 코끝에 스치는 향이 주는 분위기에 일상 속 힐링을 즐겨보셨으면 좋겠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다양한 사람들의 공간을 채우는 향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하나의 꿈이 있다면 저처럼 청년작가를 하고 있거나 다양한 여건으로 인해 꿈을 포기하는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작업과 합동 전시회를 이루어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1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정치와 사상

‘한나 아렌트와 차 한잔’(한길사)은 현대의 대표적 정치철학자 중 한 사람으로 공공성의 문제를 탐구했던 한나 아렌트(1906∼1975)의 사상 안내서다.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인 저자 김선욱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는 책에서 시대를 통찰한 아렌트의 주요 학문적 논의를 개괄하고 그의 사상과 저서 전체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관점을 제공한다.저자는 아렌트의 정치 개념을 개괄적으로 소개한 뒤 아렌트 정치사상에서 정점이라고 평가되는 ‘판단’ 문제를 다룬다. 이어 아렌트가 유대인으로서 고민한 사안과 그녀가 정초한 ‘악의 평범성’ 개념의 의의를 살핀다.저자는 아렌트의 이론을 현대 한국사회에 비춰 2016년 촛불시위의 혁명성을 해석하고, 물질만능주의에 스며있는 전체주의적 망령을 꼬집기도 한다.이 책은 아렌트가 말한 정치의 개념으로 시작해 정치가 언어·경제·철학과 갖는 관계를 알아보고, 정치가 갖는 세계 내의 의미를 통해 아렌트 사상의 핵심인 자유와 권력 개념을 설명한다.부록으로 아렌트가 박사학위 논문을 보완해 출간하려 했으나 간행되지 않은 글 ‘사랑 개념과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실렸다.김선욱 교수는 “아렌트를 이해하려고 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그를 정치적 사유의 깊이로 끌어들인 근본 경험들”이라며 “이러한 지식 없이는 아렌트 정치사상의 깊은 곳에 흐르는 방향성을 놓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글로벌 패권 대전환 시대 ‘한국의 선택’

중국과 미국의 패권경쟁으로 21세기 글로벌 패권의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날로 뜨거워지는 거대세력의 충돌 틈바구니에서 한국은 미래에 대한 지혜롭고 진취적인 새로운 출구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새 책 ‘한국의 선택’ : 한미동맹의 새로운 동반자, 러시아’(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에서 미래학자인 저자 김태유·이대식 서울대 교수는 과거 상업혁명과 산업혁명의 과정에서 세칭 선진국들의 ‘선착의 효’가 현세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듯, 한국의 선진국 도약을 위해서는 러시아와 손을 잡고 ‘북극항로’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한다.한반도에 들이닥치고 있는 미·중 갈등의 대격변에서 한국이 판도를 이끌고 가는 능동적 중개자로서 새로운 판을 만들어가는 패권국으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한국과 러시아의 동반자 관계로의 전략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태유, 이대식 대표 저자들은 ‘총론’에서 영국, 프랑스, 스페인 등 강대국에 둘러싸인 네덜란드가 세계 경제의 패권을 장악했던 비법을 살펴보고 한국이 주변 강대국 간 경쟁의 희생양이 아닌 패권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저자는 17세기에 소국 네덜란드가 패권 국가가 될 수 있었던 요인으로 물류 장악력, 기술력, 그리고 개방적 포용력 등을 들고, 21세기의 한국 또한 이 세 가지 힘을 갖춘다면 과거의 잔혹사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총론’에 이어 4부로 구성된 본문에서는 새로운 물류, 새로운 기술, 새로운 개방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지를 현재적 시점에서 논한다.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정보통신기술, 과학기술, 관광, 방산, 가스, 문화 등 각 분야 러시아 전문가들의 분석과 제안을 모아, 지경학, 에너지, 물류와 기술, 인적·문화적 교류 네 부문으로 분류하고, 한국과 러시아 협력의 효과와 그 가능성을 짚어본다.1부 ‘한국의 지경학적 딜레마를 풀어갈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가 추진하고 있는 유라시아 동서회랑 완성을 위한 극동개발 및 유라시아 최적의 파트너가 한국이며 동시에 한국에 러시아도 북방정책, 북한의 비핵화, 미·중 갈등에서의 출구 등 주요 난제를 해결하는 데 유력한 동반자가 될 수 있음을 밝힌다.2부 ‘한국 미래산업의 자양분이 될 러시아의 에너지’에서는 장차 한국의 미래산업에 필요한 러시아의 풍부한 광물, 천연가스 및 전력을 활용할 방안을 논의한다.3부 ‘한국에 물류와 기술 패권을 안겨줄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해상 물류,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기술, 4차 산업혁명, 방산 부문 등, 구체적인 산업과 기술 부문에서의 한러 협력을 다룬다.4부 ‘한국과 인적· 문화적 교류가 가능한 최적의 파트너, 러시아’에서는 러시아의 창의적인 인적 자원, 다민족에 대한 수용성, 문화 및 관광 부문 교류 현황, 인구 변화에 의한 상호보완성 등 한국과 러시아 간의 문화적· 인적 협력 가능성을 살펴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30여년 판사경험 바탕 현직 법조인이 말하는 ‘한국 법정 이야기’

‘판사에게는 당연하지만 시민에게는 낯선 법의 진심.’30여 년 동안 법복을 입고 재판을 해온 박형남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법정에서 못다 한 이야기’(휴머니스트)라는 제목의 재판 관련서를 펴내 화제다.지난 2017년 세상에 드러난 사법농단 사태와 ‘화천대유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 문제 등 최근 국민의 사법부에 대한 부정여론이 높은 가운데 발간된, 일반인을 위한 현직 부장판사의 책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전북 전주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해 1988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한 이래 각급 법원에서 다양한 재판 업무를 두루 담당해 온 박 부장판사는 이 책에서 일반인은 잘 알지 못하는 판사들의 사고방식과 법정 이야기를 친절하게 소개한다.저자는 ‘판사는 왜 시민과 다르게 생각하는가’라는 머리말에서 “몇 년 전 ‘사법 농단’과 직접 관여되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재판만 한 사람으로서 무엇이 잘못되었고 어디서부터 풀어야 하는지 찬찬히 생각하고 또 고민했다. 이 책은 이런 생각과 고민의 결과이다. 법률 개념과 법리에 대한 전문적 설명은 필요한 경우만 적고 실제 재판 사례나 역사적 사실을 많이 알리려고 노력했다”고 적었다.책은 30여 년의 시간 동안 한 사람의 재판관이 인문학적 성찰과 사회과학적 분석을 통해 법의 마음과 눈물을 하나씩 살핀 성장 기록이기도 하다.형사재판과 민사재판을 두루 거치며 바라본 재판의 풍경, 재판 과정에서 울고 웃는 사람들의 얼굴, 법률가로서 읽고 쓰고 생각해온 법의 인문학, 특별해 보이지만 지극히 평범한 판사의 일상까지, 보통의 시민들이 알고 싶어 하는 법정의 뒷모습을 차분하고 성실하게 풀어준다. 책 마지막에는 박형남 판사와 법철학자 김현섭 교수의 대담 ‘시인의 마음으로 공감하는 판사가 좋은 재판을 한다’를 실었다.억울한 사람의 눈물에 공감하며 보다 엄정하면서도 인간적인 재판을 기대하는 일반인에게 이 책은 판사의 냉철한 정신과 따뜻한 마음을, 더 나아가 법의 진심을 알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8

샤갈·자코메티… 거장들 작품 대구서 만난다

프랑스 국보인 마르크 샤갈 ‘라 비(La Vie·삶)’를 포함 칼더, 자코메티, 미로, 장 뒤뷔페 등 거장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대규모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모던 라이프’전.내년 3월 27일까지 대구미술관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선보이는 전시회는 프랑스 최초의 사립 미술기관인 프랑스 매그재단과 공동 주최로 모더니즘을 주제어로 양 기관의 소장품을 공동 연구한 프로젝트다.양 기관의 소장품 중 78명 작가의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대표작 144점이 소개되는데 모더니티의 전이와 변용적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프랑스 국보인 샤갈의 작품을 포함해 그동안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웠던 프랑스 최초 사립미술관 매그 재단 소장품을 다수 만날 수 있어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매그 재단은 프랑스 코트 다쥐르의 아름다운 지역인 생-폴 드 방스에 위치한 기관으로 조르주 브라크, 알렉산더 칼더, 마르크 샤갈,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 20세기 미술사에서 중요한 족적을 남긴 유명 미술가 작품 1만3천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전시는 총 8개의 소주제로 나누어져 있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 뒤뷔페, 훌리오 곤잘레스, 최영림, 피에르 탈 코트, 안나 에바 베르그만, 유영국, 김창열, 박서보, 이배 등 모더니즘을 선보인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주제에 따라 만나볼 수 있다. 고차원의 사유를 이끌어 내는 한묵, 이우환, 정점식, 이강소 등의 작품과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브람 반 벨데, 파블로 팔라주엘로,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작품 등 눈길을 끄는 작품들이 대거 선보인다.이번 전시의 공동기획자 마동은 전시기획팀장은 “이번 전시의 핵심은 현재를 반영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기대하는 모더니즘의 독자적인 성질이 드러난 작품들을 소개하는 것이다”라며 “144점의 작품을 관람하는 찰나의 순간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유료이며 성인 1만원, 청소년·대학생은 7천원이다. (053)803-790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7

전통춤 명인들의 화양연화

지역에서 보기 드문 대한민국 전통춤 명인들의 공연이 열린다.포항의 전통문화예술단체인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한국전통무용의 명인 국수호·김지립 선생을 초청해 오는 20일 오후 4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2021 포항의 풍류 ‘화양연화(花樣年華)’를 개최한다.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김지립 선생은 2019년 예심국악소리의 정기공연에 초대돼 포항에서의 공연 후 2년 만에 포항 무대에 오르는 것이다.김지립 선생은 그의 제자인 경북도지정 전문예술단체이자 포항문화재단 대잠홀 상주단체인 예심국악소리 대표 장임순 씨와 함께 김지립류 한량춤 ‘풍류여정’·‘자운여무’ 등을 선보인다. 김지립류 익산한량춤 ‘풍류여정’은 풍류를 즐기는 남자의 춤으로 세속의 부귀명성을 뒤로하고 자연과 멋을 벗삼은 남성의 풍류를 노래한 춤이다. 김지립 선생은 전통무용에 충실하면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춤사위로 재창조해 내 일명 ‘김지립류’ 전통춤을 전수하는데 힘쓰고 있다. 한국 창작무용의 대가이자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이수자인 국수호 명무는 ‘남무’(국수호류) 공연을 펼친다. 국수호류 ‘남무’는 무인(舞人)의 格(격)이 느껴지는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주 삼현 승무의 대가인 정형인 선생에게 16세부터 18세 때 사사한 춤을 바탕으로 국수호의 독특한 춤사위와 인생을 관조하는 춤 연기가 혼재하며 춤을 통한 삶의 여정이 짙게 표현되는 작품이다. 남도의 계면가락을 바탕으로 완성된 춤은 개인적 기량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춤이다.이번 공연은 예심국악소리의 대잠홀 상주단체 공연이자 여덟번째 정기공연으로 마련됐으며 우리나라 최고 명무들과 지역 예술인들이 함께 꾸미는 무대를 시민들에게 가깝게 만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추진됐다.이날 공연은 김지립 명무가 축원의 의미와 복을 기원하는 축원 북춤으로 문을 열면서 포항시민들의 가정에 액운을 몰아주는 기운을 불어넣어준다.이어 예심국악소리 단원들이 진도북춤, 소고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춤을, 장임순 대표가 축원북춤, 김지립류 살풀이춤, 김지립류 한량춤을 선보인다. 이밖에도 광주에서 활동하는 전통풍물예술단 풍물연희예술단 장호준 대표가 음악감독을 맡아 영호남 교류의 무대도 함께 펼치는 의미 있는 공연이 될 것으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이번 포항의 풍류 ‘화양연화(花樣年華)’ 공연에서는 우리나라 최고 명무들과 춤을 사랑하는 시민, 지역 예술인이 함께 포항시민의 희망을 전통춤과 함께 어떤 연출기법으로 그려내는지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한편, 예심국악소리는 2008년 설립해 2016년 경북도전문예술단체로 지정받았으며 그동안 한국의 전통춤의 진수를 포항의 풍류에 담아내 주목받고 있다. 정기공연 이외에도 포항의 소리와 이야기로 전통의 전승 뿐 아니라 창작 공연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7

“에세이집 ‘포항의 길’은 문화도시로의 모색”

“에세이집 ‘포항의 길’은 시민들의 소중한 생각과 글이 담긴 책입니다. 아무쪼록 ‘포항의 길’이 포항 시민은 물론 전 국민에게 잘 알려져서 문화도시 포항의 이미지가 새롭게 정립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노승욱 포스텍 인문사회학부 교수의 ‘포항의 길’ 에세이집 출간 소감이다.‘포항의 길’은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지난 6월 14일부터 7월 7일까지 성황리에 운영한 시민 대상 강좌인 ‘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의 결과물이다.이 강좌의 기획 및 교육을 맡았던 노 교수를 지난 15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2021 일상의 글쓰기-포항의 길’ 강좌를 열게 된 계기는.△ 팬데믹이 발생하자 하늘길이 막히더니 땅길도 막혔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바이러스를 일시적으로는 차단했지만, 마음길도 함께 막아 버렸다. 답답한 마음에 집 밖을 나서니 조심스레 길 위로 나선 시민들이 보였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응력으로 인해 시민들이 발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무수한 이야기가 진동하며 쏟아져 나오는 듯 보였다. 마그마처럼 분출되는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해 ‘포항의 길’ 강좌를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에서 열었다.-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이 그동안 개최해온 사회 각 분야 전문가와 오피니언 리더 초청 강좌와는 다른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그동안의 강좌는 말하고 싶은 사람과 듣고 싶은 사람으로 명확히 양분되는 특징이 있었다. ‘포항의 길’ 강좌는 시작부터 달랐다. ‘포항의 길’에 대해서는 강연자도, 수강생도 모두 나름대로의 전문가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포항의 길에 대해 말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다. 산업화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포항은 언뜻 개방적인 도시처럼 보이지만, 고립감과 고독함이 존재하는 곳이다. 조선 시대에 포항은 유배의 땅이기도 했다. 포항 시민들이 들려주는 길의 이야기에는 대한민국의 중심, 세계의 한복판과 연결되고 소통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있다.- 시민들이 일상을 보내며 살아가고 있는, 길에 주목한 이유는.△위드 코로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공간의 의미가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 이동과 여행이 제한되면서 내 동네, 내 고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일상의 공간이 갖는 중력이 커지면서 길 위로 나선 산책자들은 길에서 과거의 역사를 찾고, 현재의 일상을 성찰하며, 미래의 삶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흔히 도청도설(道聽塗說)이라고 하면, 가볍기 그지없는 길 위의 뜬소문을 의미하지만, 팬데믹 시대의 도청도설은 시민들의 희비애환을 이야기로 담아내는 창작의 재료가 되고 있다.- 수강생들은 단순하게 지식을 얻는 수준을 넘어 내 고장 사랑과 공동체 의식을 실천하고 만들어가는 모임도 키울 수도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것 같다. ‘포항의 길’ 에세이집 소개 및 발간 기대 효과는.△지금까지 3년간의 ‘일상의 글쓰기’ 강좌를 통해서 수많은 포항 시민들이 에세이 작가로 데뷔했다. 문화의 수용자, 소비자에서 문화의 창조자, 생산자로의 변화를 체험한 것이다. 특히 이번 ‘포항의 길’ 발간으로 시민들은 포항의 문화적 자산에 대한 자부심과 긍지를 재확인했다. 지역의 공동체 의식 형성에 있어서 문화적 자신감은 깊은 뿌리와도 같다. 시민들의 ‘포항의 길’ 만들기 프로젝트는 다른 도시에도 파급 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 시민 참여 강좌를 통해 창조적 결과물을 이루어 내는 ‘포항의 길’ 발간 사례가 여러 지역에서 재연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 지도는 새롭게 그려질 수 있을 것이다.-‘포항의 길’은 강연자와 수강생이 함께 책을 만드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에세이집을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강연자(전문가 필진)와 수강생(시민 필진)이 함께 공저자로 참여해서 에세이집을 출간하는 것은 ‘일상의 글쓰기’ 강좌가 1회 때부터 유지해 온 전통이다. 같은 주제 아래 문제의식을 공유한 강연자와 수강생이 하나의 유기체처럼 소통하고 공감하면서 멋진 컬래버레이션 무대를 글쓰기를 통해 만드는 것이다. 이번에 24명의 필자가 쓴 ‘포항의 길’ 원고가 모여지고 지도를 만들었을 때 보이지 않는 어떤 손이 지휘봉을 잡고 24인 24색의 조화로운 연주를 이끌어 낸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21세기는 평생학습 및 인적자원 개발의 시대이다. 앞으로 바람직한 시민교육의 방향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미래에는 대학에 두 번 입학하는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청년 시기에 한 번 입학하고, 중년 이후에 또 한 번 입학하는 배움의 이모작이 현실화할 수 있다. 지금까지 평생교육원, 노인대학 등이 해오던 역할로는 100세 시대를 준비할 수 없다. 중년을 넘어선 시민들을 재교육하는 새로운 대학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경제적·문화적 생산자로서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지식과 기술을 업데이트해가는 문명시민, 기업시민, 교양시민을 양성하는 방향으로 시민교육의 대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인문학자로서 이공계 학생들을 융합 인재로 교육하는 일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이와 함께 포스텍 문명시민교육원을 통해 시민교육 프로그램도 계속 개발해 나갈 생각이다. 올해부터 기획한 ‘포항학 총서’ 간행의 책임을 맡고 있는데, 포항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6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개관 30주년 기념 ‘시대의 선구자들’ 展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이 미술관 개관 30주년을 기념해 대구 미술 형성에 큰 역할을 한 작고 작가 특별전 ‘시대의 선구자들’을 개최한다. 다음 달 18일까지 1∼5전시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선 죽농 서동균, 태소 주경, 극재 정점식, 목랑 최근배, 이산 홍성문 5인의 서화 및 서예, 서양화, 한국화 조각 등 150여 점과 아카이브 자료가 소개된다.죽농 서동균(1903~1978)은 석재 서병오의 제자다. 스승이 만든 교남시서화연구회를 물려받아 운영했으며, 광복 후 이를 영남서화회로 개칭, 후진을 양성하며 현대 영남지역의 대표적인 서예가들을 배출했다.주경(1905∼1979)은 서울에서 출생했다. 한국의 서양화 1세대인 고희동과 이종우에게 데생 및 유화를 지도받았다. 그가 19세에 그린 그림인 ‘파란(1923)’은 한국 최초의 추상화로 알려져 있다.정점식(1917~2009)은 경북 성주 출신이다. 해성보통학교를 졸업하고, 대성학원에서 수학했다. 1941년부터 헤이룽장성 하얼빈에서 초등학교 교사를 했고, 46년 귀국 후 오상중·고, 계성중·고 등에서 교사, 64~84년 계명대 미대 교수를 역임했다. 대구미술가협회(1955), 신조회(1972) 등의 발족과 결성에 힘썼다. 최근배(1910~1978)는 함경북도 명천 출신이다. 경성고보를 졸업하고 일본 동경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37년 조선미술전람회에서 서양화부, 동양화부에 3점을 입선했다. 경북여고, 대구고 등에서 교장을 하다가 65년부터 효성여대 생활미술과 교수로 재직했다.홍성문(1930∼2014)은 경북 김천 출신으로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했다. 65년 제14회 국전에서 ‘동양의 얼굴’로 입선한 이후 국전에서 세 차례의 특선과 문화공보부장관상을 수상했다. 63미전, 이상회, 경북조각가회(1980) 창설에 힘썼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6

‘2021 포항음악제’ 화려한 클래식 무대 성료

‘기억의 시작’을 주제로 개최됐던 ‘2021 포항음악제’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10회의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7일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폐막했다.국내·외 무대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참여로 개막 전부터 눈길을 끌었던 ‘2021 포항음악제’는 포항이 클래식 음악을 통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기반을 마련했을 뿐 아니라 시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향유권을 조성하고 고급화된 문화 수요에 부응하며 동시에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인 계기가 됐다는 호평을 받았다.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국내 최정상급 아티스트들로 다채롭게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수준높은 음악제를 개최해 대한민국 클래식의 위상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기존 클래식 음악 축제가 서울이나 대도시 위주로 개최된 반면 이같은 대규모 클래식 음악 축제가 포항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된 점이 클래식 축제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발견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이와함께 관내 22개 기업들의 후원 참여로 만들어진 음악제라는 점도 좋은 사례로 화제를 모으며 주목받았으며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의 음향 또한 지난해 리모델링 공사 이후 적절한 잔향감으로 이번 음악제에서 최적의 음향을 제공해 문화도시 포항의 위상을 드높였다.이밖에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줄어든 객석을 고려해 보다 많은 관객들의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음악제 기간 동안 진행한 무료 라이브 스트리밍도 높은 수준의 음향과 영상으로 공연장을 찾지 못한 관람객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재)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해 올해 처음 개최된 음악제는 ‘탄생’, ‘희로애락’, ‘드라마’, ‘사랑에 빠진 연인들’ , ‘브람스의 말 ’, ‘클래식 피아졸라’, ‘엔딩’등 총 7회의 메인 프로그램과 연주자를 집중 조명하는 3회의 ‘포커스 스테이지’, 음악평론가의 강연까지 준비된 프로그램 모두 관객과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특히 개막공연 ‘탄생’에서는 포항 페스티벌 체임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으로 첼리스트 박유신이 연주한 카푸스틴의 ‘첼로 협주곡 2번’과 소프라노 서선영이 협연한 핀치의 ‘탄생의 날’을 한국 초연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고, 또한 매 공연마다 환상적인 호흡과 수준 높은 연주로 음악의 향연이 펼쳐져 찬사를 받았다.이외에도 오랜만에 국내 클래식 무대를 찾은 재미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인 이유라의 절대 기교의 연주와 ‘건반 위의 구도자’재불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독주 및 실내악 협연, 노부스콰르텟의 피아졸라 연주곡을 비롯해 11일 ‘엔딩’ 공연으로 대미를 장식하기까지 매 공연, 연주곡마다 기립박수가 쏟아지며 관객과 연주자 모두가 즐기는 ‘열린 축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2021 포항음악제’의 예술감독이자 첼리스트로 무대에 오른 박유신은 “어려운 상황에서 개최된 음악제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공연마다 관객분들이 교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즐겨주셔서 오히려 제가 더 깊은 감동을 받았고 참여 연주자 모두자연스럽고 세심한 운영에 만족스럽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음악제인만큼 시민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전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새로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이끄는 힘은 우리 포항 시민의 능력이며 이번 ‘2021 포항음악제’ 역시 시민의 능력으로 만든 클래식 축제라 자랑스럽다” 며 “이번 음악제를 통하여 삶의 기쁨과 만족을 누리셨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