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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출신 중견시인 이우근, 신작 ‘빛 바른 외곽’ 선보여

경북 포항 출신의 중견 시인인 이우근 시인이 신작 시집 ‘빛 바른 외곽’(도서출판 선)을 펴냈다.시집은 4부로 구성됐다. 1부는 강물은 더욱 먼 곳으로 흐르네, 2부는 개구멍도 문이니 열심이면 큰 대문 열릴 일. 3부는 스스로 목표가 되는 순절(純絶)에의 지향, 4부는 사랑이 독약이라 그래도 사람이 해독제인 걸로 구성돼 있다.이번 시집에 대해 공광규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반어적 표현의 서정과 재미, 아름다움과 놀람을 향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우아와 추악 사이, 진실과 거짓 사이, 실제와 추상 사이를 반어적 표현으로 융합하고 통섭하고 형상하는 이우근 시인이 있는 한 우리 문단은 영속할 것이다”고 평했다.또 김나영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이우근 시인은 현대사회의 외곽에서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삶과 직업에 대해 깊게 천착함으로써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최우선에 두려는 인본주의적 태도를 주지(主旨)한다”고 했다. 이우근 시인 이우근 시인은 “낮지만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들의 얼굴과 그 생활을 공유하고자 하면서, 비록 몸과 마음이 따르지는 못했지만, 불교적 관점의 이타성과 사회적 시선에서 비켜난 이들의 소중한 생활을 기록하고자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결국에는 그 자신을 위해, 자신의 구원을 위해 시를 썼다. 사람이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사람의 한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가능성의 희망과 연대에 대해, 회피하지 않으려 했지만, 가능성은 희박하고 노력은 진행형이라, 말한다”고 밝혔다.이우근 시인은 2007년 문학·선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산문집으로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아무도 죽지 않는다’ 등이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9

“대구읍성의 옛 이야기 함께 엿봐요”

조선후기 경상도의 행정, 역사, 문헌, 지리, 국방 등을 담은 기록물 ‘영영사례(嶺營事例·상주박물관 소장)’. 대구교육박물관(관장 김정학)은 오는 10일부터 내년 4월 10일까지 대구의 역사와 문화의 근간이 된 대구읍성의 역사를 연대기별로 소개하는 기획전시 ‘대구읍성, 새로운 도시의 탄생’을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대구의 도시 성장과 발전을 이미 114년 전에 사라져 지금은 흔적만 가늠해볼 뿐인 대구읍성과 함께 살펴보는 전시로 조선시대에 대구가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을 알아보고, 대구읍성과 관련된 역사적 상황과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조선후기 새로운 도시로 성장해 지금까지 이어진 대구의 면모를 살펴보는 자리다.전시는 총 3개의 공간으로 나눠 대구읍성의 역사와 문화를 담은 자료 15여 점을 소개한다.첫 번째 공간 ‘대구, 경상의 중심이 되다’에서는 1601년 경상감영(조선시대 경상지역 최고 관청) 설치와 함께 행정 중심 도시가 된 대구를 보여준다. 대구가 감영지로 선택될 수 있었던 배경과 경상감영의 의미와 역할, 그리고 감영의 기능과 감영에 머물며 지역을 다스린 관찰사의 활동을 통해 도시로 본격적인 성장을 시작한 대구의 모습을 알아본다. 경상감영 운영의 행정 사항을 기록한 상주박물관 소장 ‘영영사례(嶺營事例)’를 비롯해 경상감영과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소개한다.두 번째 공간 ‘읍성, 대구를 보호하다’에서는 프로젝션 매핑(대상물 표면에 빛으로 이뤄진 영상을 투사해 실제처럼 물체를 입체적으로 보이게 해주는 기술)으로 대구읍성의 축성 배경과 축성 상황에 대해 알아본다. 감영이 설치된 후에도 축성까지는 시간이 걸린 데에는 영향을 준 국가 방어 정책의 변화 모습을 비롯해 축성이 필요했던 당시 사회 모습을 설명하고, 대구읍성의 축성과 수성(修城)에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4명의 인물들(영조, 조현명, 민응수, 김세호)의 이야기를 오디오로 구성해 들려준다. 세 번째 공간 ‘도로, 도시를 변화시키다’에서는 도시의 입지에 핵심적 요소인 도로가 대구읍성과 대구의 도시변화에 어떠한 영향을 줬는지 살핀다. 도보와 말(馬), 그리고 기차로 이어지는 이동 수단의 변화와 이에 따르는 도로의 변화가 읍성의 해체와 대구라는 도시의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를 통해 오늘날 대도시인 대구의 모습을 이해해보는 공간이다. 조선 후기 도로에 대한 기록인 국립중앙도서관 소장 ‘도로고(道路考)’를 통해 오늘날 도로에 남아있는 대구읍성의 흔적을 보여준다.김정학 대구교육박물관장은 “이번 기획전은 대구읍성의 존재감을 키워 대구의 미래를 빛낼 콘텐츠로 재등장시키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대구시민의 마음속에 언제나 최고의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있는 대구읍성의 다양한 가치를 알려주고, ‘축성(築城)의 교훈’보다는 ‘훼철(毁撤)의 증오’로만 남은 대구읍성의 존재를 이제는 다르게 인식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1590년 일본 침략에 대비해 쌓은 토성인 대구읍성은 임진왜란 때 파괴된 후 1736년 석성으로 다시 쌓았으나 1907년 일제 주도 상권확장 개발로 해체돼 지하에 일부 흔적만 남아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8

신라 금관 만들고 써보고… ‘나는 왕이로소이다’

추운 겨울 어르신들이 집에서 신라 금관을 감상하고 직접 금관을 만들어 왕이 돼보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8일부터 노년층을 대상으로 체험 프로그램 ‘집에서 만나요! 박물관’을 비대면 방식으로 운영한다.최근 코로나19 확산의 장기화로 대면 활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평소 문화생활이 어려운 노년층의 정서 안정과 인지 능력, 그리고 자존감을 높이기 위해 집에서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프로그램은 ‘나는 신라의 왕이로소이다!’라는 주제로 천마총 금관 등 신라 금관을 감상하고 나만의 신라 금관을 만들어 보는 순서로 구성했다.참여자들은 ‘왕’, ‘임금’과 관련된 떠오르는 생각을 말해보고, 신라 금관을 감상한다. 금관을 보며 떠오르는 느낌을 감정 스티커로 표현한 뒤 나만의 신라 금관을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에서 우리 선조들이 사용했던 금관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다.신청 기관은 활동 카드와 체험 꾸러미를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으며, 추후 관리자 대상으로 사전 온라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온라인 교육에 참여한 단체는 코로나19 예방 수칙과 상황을 고려해 해당 자료를 활용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이 프로그램 참여에 관심 있는 기관과 단체는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 ‘교육·행사-교육프로그램-집에서 만나요! 박물관’에서 세부 내용을 확인하고 신청할 수 있다.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박물관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집에서 쉽게 소장품을 감상하고 체험 활동을 함으로써 노년층에게 안전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2-07

유인촌 표 ‘겨울 나그네’ 온다

“즐겁게 흐르던 그 맑은 시냇물/오늘은 왠지 잔잔하게/작별 인사도 남기지 않네…. 시냇물 얼음 옷 밑으로/세차게 물살 일으키며/흘러 흘러갑니다.”프란츠 슈베르트(1797~1828)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에 완성한 연가곡 ‘겨울 나그네’의 일곱 번째 곡 ‘강 위에서’는 한없이 애절하다. 겨우 31년의 짧은 생을 예감한 듯 허허롭기까지 하다.배우 겸 연출가 유인촌(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슈베르트 연가곡 ‘겨울 나그네’를 연극과 결합한 음악극 ‘리트 플레이 겨울 나그네’가 오는 11일 오후 3시와 7시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 무대에 오른다.이 작품은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Winterreise)에 수록된 24곡 전부를 성악가의 노래와 연기자들의 무언극(모노드라마) 연기와 함께 무대에 올리는 일종의 음악극이다. 테너 김은국과 바리톤 김준동이 노래하고 피아니스트 김미아와 노성희가 반주를 맡았다. 작품을 연출한 유인촌이 직접 출연한다.‘리트 플레이 겨울 나그네’는 슈베르트의 서정적인 연가곡들을 모노드라마와 함께 풀어내 음악을 귀와 눈으로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9년 국내에서도 공연됐고 지난해에는 프랑스 파리 무대에도 올랐다.‘리트 플레이’라는 장르는 리트(Lied·독일 가곡)를 가지고 Play(논다)는 의미로, 이번 공연은 기존에 봐왔던 콘서트 형식이 아닌 극의 형태로 구성된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를 통해 역동적인 방법으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공연이다. 특히 극에 몰입을 높이기 위해 공연장 무대 위에 객석을 배치하고 마치 패션쇼의 런웨이를 연상시키는 형태로 무대를 구성했다. 출연자들은 무대와 객석 사이를 오가며 연기와 연주를 펼치고 관객은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뿐 아니라 작품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사랑의 상처로 소외되고 절망한 한 젊은이의 처절한 독백을 노래하는 ‘겨울 나그네’의 모습은 외롭고 쓸쓸히 버림받은 자의 자화상을 그린다. 사랑을 잃은 청년은 추운 겨울 얼어붙은 시냇물을 보면서 겨울이 오기 전 흐르는 시냇물을 그리워한다. 차가운 시냇물의 얼음 위에 연인의 이름을 새기며 빨리 봄이 와 얼음이 녹아 이별의 아픔도 함께 사라져버리기만을 고대한다.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외로운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한 ‘겨울 나그네’가 당시의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와닿았을지도 작품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다.독일 시인 빌헬름 뮐러 연작시에 곡을 붙인 ‘겨울 나그네’는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백조의 노래’와 함께 슈베르트 3대 가곡집으로 꼽힌다. 사랑을 잃고 실의와 굴욕과 슬픔에 빠진 젊은이가 연인의 집 앞에서 이별을 고하고 떠나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의 시적이고 정적인 아름다움은 유인촌의 실험적 연출기법으로 한껏 표현된다. 세밑 최고의 선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연출가 유인촌은 “원작에 대한 충실한 해석을 통해 작품이 현대인의 가슴에 예술적으로 승화되어 와닿을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 제작하였다. ‘리트 플레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겨울 나그네’를 소개하게 되어 무척 설레고 이번 공연을 통한 지역 관객들과의 만남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의 (053)320-512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7

“지역민 위한 남구 거점도서관으로 새롭게 도약”

포항시 남구 오천읍민의 독서문화 진흥과 복합문화공간의 기능을 담당할 오천도서관 리모델링 및 신축공사 기공식이 6일 오천읍 정몽주로 566 도서관 신축공사 현장에서 개최됐다.이날 기공식에는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정해종 포항시의회 의장, 전종숙 포항교육지원청 교육지원국장, 이재도 경북도의원, 지역주민 등 90여 명이 참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 및 마스크 의무화, 개인위생을 준수하는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조치를 철저히 이행한 가운데 진행됐다.이번 오천도서관 신축공사는 주민들에게 지식정보, 평생교육, 문화공간 등의 역할을 모두 아우르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총 117억3천만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2023년 7월 개관을 목표로 기존 지하 1층에서 지상 3층 건물 2천548㎡를 리모델링하고, 추가로 4층 건물 2천640㎡를 신축해 연결함으로써 5천188㎡(1천572평)의 새로운 도서관으로 건립된다.지난 1999년 5월 개관해 운영 중인 오천도서관은 지역 주민의 늘어나는 문화적 욕구 충족과 구도심재생 및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기존 도서관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추가 신축을 통해 남구 지역의 새로운 독서문화중심 도서관으로 조성할 예정이다.지하 1층을 포함, 지상 1층에 영유아 및 어린이자료실, 2층에 1종합자료실, 북카페, 문화교실, 시청각자료실, 3층에 디지털자료실, 2종합자료실, 야외휴게공간, 4층에 보존서고, 회의실, 사무실, 전산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또한 기존의 벽면을 개방해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고, 가족이 함께 책을 읽고 즐길 수 있는 카페형 도서관으로 만들어 낙후된 오천의 구도심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고, 기존 유휴공간을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자료실로 확대해 시민들의 여가생활 수준을 향상할 계획이다. 더불어 인근 지역에 주거지 공영주차장 44면을 추가로 조성해 도서관 이용자 및 지역주민의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오천오일장의 주차난을 개선할 예정이다.오천도서관이 새롭게 건립되면 지역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생활이 가능한 공간으로 활용돼 각종 정보와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아 오천읍의 정주여건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해 도약하는 도서관, 코로나19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는 오천도서관으로 시민들에게 새롭게 돌아오겠다”며 “모든 주민이 다양한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벨라미치 문예硏, 코로나 뚫고 전국으로

(재)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연장 중앙아트홀 상주단체의 문화예술 향기가 코로나19 속에서도 전국으로 퍼졌다. 포항문화재단의 복합문화공간 중앙아트홀 상주단체인 벨라미치 문화예술연구소(대표 정하해)가 3개 오케스트라 공연을 포항에서 마무리하고,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활동무대를 전국으로 넓히고 있다.먼저 ‘2021 공연장상주단체육성지원 성과공유회’에 경북도 대표 공연으로 참여한다. 이는 서류와 포항 공연 현장실사 등을 통해 선정됐다. 2021년 경북도 내 최고 지원금을 확보한 데 이어 실황 공연이 진행된 이후에도 최우수공연으로 선정돼 공연기획, 작품성, 운영 능력을 또다시 인정받았다.또, ‘제8회 전국공연장 상주예술단체 페스티벌’에서 경북도 대표 상주예술단체로 초청되기도 했다. 이 축제는 연극·무용·음악·전통예술 분야 전국 17개 예술단체의 작품이 출전하는 전국구 상주단체 페스티벌이다. 개최지인 울산 외 지역의 6개 도시 초청작 중 하나로 7일 오후 7시30분 울산꽃바위문화관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에서 인생 동화로 손꼽히는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를 중심으로 스크린을 활용한 동화 일러스트 배경, 체임버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더해진 공연이 포항에 이어 다시 열린다.벨라미치 문화예술연구소가 진행한 3개 공연 △지역의 위인을 발굴한 ‘창작 칸타타’ △클래식으로 읽는 명작소설 ‘어린 왕자’ △원도심 어르신의 오케스트라 도전과 청년과의 화합을 이룬 ‘퍼블릭 프로그램’까지 모든 공연을 전석 매진시키며 중앙아트홀의 활성화 기여는 물론 지역의 위인발굴과 코로나19 속 세대 간 화합을 음악으로 이뤘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정하해 대표는 “코로나19로 인한 공연예술 침체 속에서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일 수 있었고, 우수작으로 인정받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포항 청년예술가의 공연을 전국으로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공연장 상주예술단체’는 지역 기반의 전문예술단체를 길러내고 지역 공공 공연장을 지역문화의 거점으로 성장시킨다는 전략으로 추진된 예술지원제도이다. 지난 2010년부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돼 전국 137개 공연장에서 140개 예술단체가 활동하고 있다. 포항에서는 중앙아트홀과 포항시청 대잠홀 두 개 공연장에서 두 개의 상주단체가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올해 포항 예술 빛낸 주역들 한자리에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이하 포항예총)는 9일 오후 6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2021 포항예술인의 밤 및 포항예술인상 시상식’을 갖는다.2021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어려움 속에서도 지역 예술에 공헌도가 높았던 예술인 및 관련 종사자 23명을 선정해 격려와 축하를 보내는 자리다.사진작가협회 정광수 씨, 연극협회 장희랑 씨, 영화인총연합회 최옥정 씨, 음악협회 김나미 씨가 시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으며 국악협회 장임순 씨, 무용협회 배주현 씨, 문인협회 손창기 씨, 미술협회 박경숙 씨는 의회의장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다.또한 박은주(국악협회), 황현정(무용협회), 김주영(문인협회), 최수정(미술협회), 허태영(사진작가협회), 성홍석(연극협회), 이순관(연예예술인총연합회), 정다윤(영화인총연합회), 신혜령(음악협) 씨는 유공회원 표창을 수여한다.시상식에 앞서 포항예술인의 밤 행사에서는 독창적인 음악세계를 구축하고 있는 포항신포니에타 앙상블이 엔니오 모리코네의 ‘사랑의 테마’(영화 ‘시네마 천국’ OST)와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다수의 영화음악과 드라마 OST 작업으로 널리 알려진 작곡가 이지수의 ‘아리랑 랩소디’ 축하공연이 펼쳐진다.한편 ‘2021 포항예술인상’ 그 외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국회의원표창 김경희(포항시 문화예술과) 김종필(포항문화재단) △감사패 김대인(포스코행정섭외그룹장) 류준하(애린복지재단 사무국장) 대구은행 환동해본부 김희욱(꿈틀로작가회장)./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아이튜브’ 공연

대구시립무용단의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i tube)’가 오는 9, 10일 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열린다.‘아이튜브’는 코로나19 상황 이후 댄스필름 제작, 생중계 공연 등 비대면 위주의 작품 활동을 해오던 김성용 대구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오랜만에 대극장 무대에서 선보이는 대구시립무용단의 정기공연 신작이다.김 감독은 이번에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 이 작품은 일상에서 흔히 보이던 연필과 연필심이 낯설게 보이는 순간에 시작됐다. 아주 사적인 상상에서 시작된 생존하지만 실존하지 않는 상상들을 담아내고 있다.무대 위에는 아이튜브라 불리는 둥근 원통이 있고 튜브 속 무용수들은 상징적인 동작과 은유적인 표현으로 각자가 가진 삶의 내러티브 구조를 만들어 내며 관객 스스로 아이튜브의 주인공이 돼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튜브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우리 삶의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오브제에 특화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객석으로 전달해 낸다.이 작품의 또 다른 모티브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이다. 유지완 음악감독은 ‘아이튜브’를 만나는 순간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을 떠올렸다고 한다. 소설 ‘굴’ 속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피해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짓고 싶은 집을 짓거나 평화로운 단잠을 자기도 하는 등 욕망을 채워나간다. 어느 날은 고된 노동에 저주하며 굴을 내팽개치고 나와 버렸다가도 다시 돌아가 그대로 있는 굴을 보며 안도하기도 한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굴에서의 삶은 아이튜브와 꼭 닮았다.이번 작품의 아트디렉터는 평창올림픽과 BTS와 싸이 월드투어 등을 작업해 온 유재헌 감독이 맡았다. 시립무용단과는 ‘더 카’ ‘디 오브젝트’ 등의 작품을 함께 했다.김성용 예술감독은 “상상의 오브제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현실을 반영한 아이튜브는 우리에게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6

포스코갤러리, ‘우리 시대 장인을 만나다’ 展

포스코가 포항 본사 포스코 갤러리에서 ‘우리 시대 장인을 만나다’ 전시회를 연다.내년 1월 15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는 (사)경상북도최고장인협회 소속 장인들이 제작한 공예작품을 선보인다.(사)경상북도최고장인협회는 경상북도 최고 장인으로 선정된 우수 숙련 기술자로 구성돼 있다. 경상북도는 2012년부터 디자인, 공예 등 한 분야에 15년이상 종사하며 기술 계승과 발전에 공헌한 기술자를 선발하고 있다.이번 전시에서는 도자기, 석공예, 목공예, 금속공예 등 다양한 분야의 경상북도 장인 25인의 작품 80점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전시를 통해 백영목, 김봉율, 문한조, 김범식 장인 등 경상북도를 대표하는 장인들의 작품세계를 만나 볼 수 있으며, 우리 전통 기술을 계승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킨 공예 작품을 통해 경상북도 최고장인의 우수한 기술력과 장인 정신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한편, 포스코갤러리는 관람객들이 장인들의 작품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업 소개 영상도 함께 전시할 예정이다.포스코 관계자는 “장인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우리 전통문화 유산의 우수성과 작품에 담긴 장인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전시는 오는 1월 15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며, 전시 관람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내방객은 발열 체크, 명부 작성 이후 관람을 즐길 수 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12-06

“코로나 시대, 무기력해진 삶에 생기를”

김기임 (주)생각연구소 대표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돈, 명예, 건강 등의 많은 요소가 있겠으나, 이들이 소위 나의 의지대로 얻어내기 어려운 것들이라면 내 주변의 인간관계에서 얻어지는 소소한 행복은 관계 안에서 얼마나 잘 소통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우리는 소소한 행복 찾기에 집중해야 하고, 소소한 행복은 소통에서 비롯되며, 소통의 기본은 존중입니다”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지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자 애쓰고 있는 (주)생각연구소 김기임 대표는 소통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김 대표는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심리 및 철학 기반의 인문학 콘텐츠를 기획하고, 다양한 인문활동을 매개로 우리 사회 소통을 위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해 주목받고 있다. 올해에도 ‘들릴락(樂)말락(樂)’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소통을 주제로 한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김기임 대표를 지난 4일 만났다.-(주)생각연구소에 대해서 소개하자면.△(주)생각연구소는 심리기반의 ‘소통을 위한 철학’을 모토로 다양한 인문활동을 기획하고 운영하여 ‘다 같이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경북 영천 소재 사회적기업이다. ‘듣는 기쁨 말하는 즐거움으로 소통하다’는 슬로건으로, 인문학과 철학이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삶에 지친 이들이 스스로 철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여러 분야에서 인문학 교육 외에도 이를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소통프로그램 개발을 연구하고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하며 어떤 도움이 되나.△우리 사회에는 세대 간, 남녀 간, 계층 간 등 생각보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다양한 관계에서의 소통을 위해 인식 전환형 맞춤소통 프로그램을 문화·예술을 매개로 운영하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북문화재단 오감백감사업 ‘세상과 시시(詩詩)하게 소통하다’는 장애인들에 대한 세상의 편견을 장애인이 이해하고자 노력 했던 프로그램이다. 대구문화재단 인생나눔교실 사업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은 신중년세대를 위한 동아리 활동 지원 사업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지식과 재능 및 지혜를 지역에 나누는 인문활동 프로그램이다.-대표적인 사업 하나를 소개한다면.△영천시 평생학습도시 사업 ‘들릭락말락 가족소통캠프’는 지역자원인 마현산(꽃동산)을 무대로 가족소통원정대를 결성하여 진행된 프로그램이다. 마을 가까이 있는 산책로를 따라 스팟 별 미션을 가족이 함께 수행하면서 가족 구성원이 서로에 대해 좀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었다. 많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감사와 격려의 인사를 들었지만 코로나19 덕분이랄까 모처럼 야외에서 이루어진 가족프로그램에 전에 없던 많은 인사를 들었다.-코로나로 인해 힘들어진 인문학 교육 사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코로나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는 삶 곳곳에서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무기력해진 우리 삶에 생기를 찾아줄 인문활동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도 있다. 위기는 기회라고 하는 말도 있듯이 위로, 공감, 소통 등을 주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이를 위한 사회적인 관계망들이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앞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이나 바람이 있다면.△우리 사회는 정서적인 불안정이 초래하는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연일 뉴스를 통해 접하고 있다. 심리적 안정과 건강한 정서를 갖기 위해 필요한 일들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들을 해보고 싶다. 인생의 경험을 가진 신중년 세대들과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청소년 세대의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하고, 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작은도서관을 만들어 전통사회에서 이웃이 담당했던 정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듣는 즐거움 말하는 기쁨으로 소통할 수 있는 매개로서의 책이 꽂혀있는, 끊임없는 대화로 시끌벅적한 도서관이 2022년 영천시에 문을 열 수 있기를 기대한다.-경상북도의 인문학 교육 관련 정책이나 사업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한다면.△대화를 기초로 하는 심리기반의 인문활동들은 지금까지의 사업들처럼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인문활동의 결과물들은 대체로 참여자들의 만족도에 있다고 보이는 데 눈에 보이지 않는 결과에 대한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책들에 대한 시도와 이를 인정해 주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미래 사회는 앞으로 어떻게 펼쳐질 것이며 이를 대비해야 할 우리의 준비 자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미래 시대 AI로 인해 사라질 직업들에 관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래에 많은 일자리를 로봇에게 내어주고 할 일이 없어지게 될 미래를 불안해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들, 없어질 일자리를 대체할 양질의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인문학과 철학을 기초로 하는 많은 인문활동과 문화예술과 연계된 새로운 일자리가 새롭게 태어나게 될 직업들이 아닐까? 인문기반의 좋은 직업들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청년창업 브랜드 미리 만난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2일까지 포항시 북구 중앙동에서 예비 청년창업가 6명의 브랜드를 미리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 ‘EDITION SIX’를 운영한다.이번 팝업스토어는 법정 문화도시 특성화 사업의 일원인 ‘순환형 문화공영개발 청년문화창업특구 조성’을 통해 진행되며 공공이 개입해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고 극복하는 새로운 상생 순환형 청년문화창업을 지원해 청년들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서 자신만의 브랜드로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다.지난 9월부터 예비 청년창업가들이 모여 지역상권 분석, 세무회계 교육, 현장실습 등 교육을 받았고 전문 창업컨설팅 등을 통해 탄탄하게 창업을 준비해오고 있다.그동안의 교육과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본인의 브랜드를 미리 선보이는 팝업스토어를 통해 브랜드 스토리 전시 및 상품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예정이다.팝업스토어는 중앙동 초원통닭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일 오전 11시∼오후 7시, 주말(금·토·일요일) 오전 11시∼오후 9시까지 방문 가능하다. 참여 방법은 청년 브랜드 6명의 SNS나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SNS에 게재돼 있는 링크를 통해 사전 신청 후 예약일에 맞춰 방문하면 된다. 문의 (054)289-790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5

선암사 템플스테이 교장 등명 스님과의 차담

천년고찰 선암사는 사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꼽힌다. 조계산 동쪽에 자리 잡은 사찰은 꽃과 나무, 물, 바람 등 꾸미지 않은 자연미가 그윽한 곳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문인, 화가, 사진가, 서예가 등의 작품에 오르내릴 만큼 한국적 정서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런 아름답고 오래된 선암사의 모습을 선암사에서 출가하고 수행한 등명 스님(현 템플스테이 교장)이 처음으로 글로 풀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스님, 고민이 있어요’(마음의숲)라는 제목이 말해주는 것처럼 이 책은 선암사를 찾은 많은 사람과의 차담(茶啖)과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주고받은 삶의 진정성을 친밀한 등명 스님의 어투로 담아 독자들의 마음을 평온하게 풀어준다. 특히 선암사 자연 풍경과 구석구석의 고풍스러운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읽는 이들에게 선암사의 사계를 펼쳐 보여준다.등명 스님은 불필요한 마음이 차오를 때면 현재의 내가 곧게 서 있는가를 우선으로 살피라고 말한다. 분별심을 갖지 않고 부차적인 욕심과 집착을 덜어내며 나 자신을 고요하게 만드는 연습(수행)을 하다 보면 답답하고 괴로운 마음속 고민이 해결된다고 한다. 방향이 잘못되면 속도는 무의미하다는 마하트마 간디의 말처럼, 쉼과 성찰 속에서 자신의 방향이 정해지며 결국 자기 자신과 한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인간과 자연의 경이로운 만남 , 41편의 글로 풀어내

에세이 ‘저녁의 비행’(판미동)은 인간과 자연의 경이롭고 우연한 만남을 다루고 있다. 저자 헬렌 맥도널드(51)는 이 책에서 어릴 적 고향에 대한 향수부터 숲에서 야생동물을 지켜보는 기쁨, 어느 이민자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감성이 담긴 글을 펴냈다. 그는 논픽션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새뮤얼 존슨상과 영국의 권위 있는 문학상 코스타상을 석권한 작가이며 이번 신작은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뉴욕타임스’ 등 전 세계 유력 언론으로부터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됐다.케임브리지대 지저스 칼리지 연구교수 등을 역임한 저자는 상자 안에 산호, 화석, 바위, 깃털 등을 수집하는 16세기 수집 열풍 ‘분더카머(Wunderkammer)’처럼 이 책이 문학판 호기심 상자라고 말한다. 책에는 송골매, 칼새, 찌르레기, 토끼, 소, 돼지, 백조, 편두통, 브렉시트, 발전소 굴뚝 등 전혀 무관한 듯 보이는 주제들이 한데 모여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것처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관찰과 매혹, 시간과 기억, 사랑과 상실에 대한 41편의 에세이를 통해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존재를 바라보는 새롭고 다채로운 시각을 일깨워 준다.저자는 자연 세계와 그 속에 사는 생명체들을 고요한 마음으로 관찰한다. 새들의 둥지와 알을 관찰하며 집이라는 개념을 반추해 보고, 개발업자들에게 팔려 버린 초원을 찾아가 그럼에도 땅속 층층이 훗날을 기다리는 씨앗들이 살아 있다는 희망을 떠올리는 등 자연과의 만남에서 뜻밖의 위안과 감동을 찾아낸다. 자연뿐만 아니라 도시의 일상에서도 우리 주변의 다양한 존재들과의 관계와 그 역사를 돌아본다. 문명의 상징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꼭대기에서 철새 이동을 관찰하며 650피트 높이의 하늘에서는 도시와 시골 사이의 구분이 없어진다거나 템스강 백조를 조사하는 연례 행사에 참여해 국가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고, 헝가리에서 자유롭게 날아가는 수만 마리의 두루미를 지켜보며 국경이라는 경계에 좌절하는 난민들을 떠올리기도 한다. 저자는 그것이 자신의 글에 흐르는 주제인 사랑이라며, 특히 “우리를 둘러싼 모든 빛나는 존재에 대한 사랑”이라고 정의한다.저자는 “서로 간의 차이를 알아차리고 인정하면서 서로 보살피고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 지금 당신의 눈이 아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려고 시도하는 것들이 오늘날 역사적 순간 속에서 나에게 가장 심대하게 다가오는 문제들”이라고 말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천재 철학자, 새로운 인본주의를 말하다

오늘날 인간의 생각하기 능력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인터넷 세상 속에서 실재와 가짜를 구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태블릿 등 휴대용 기기들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은 지 오래다. 생각이란 무엇이며, 인간의 생각은 무엇이 특별한 걸까? 철학 자체만큼이나 오래된 이 질문은 오늘날 여전히 유효하다.‘생각이란 무엇인가’(열린책들)는 독일 본 대학의 최연소 교수로 이름을 떨친 ‘천재 철학자’ 마르쿠스 가브리엘(41)의 최신작이다.2005년 25세라는 젊은 나이로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4년 뒤 독일 본 대학 최연소 석좌교수로 부임한 가브리엘은 자신의 독자적 철학 이론인 ‘신실재론’을 바탕으로 생각의 의미를 탐구함으로써 인간의 지위를 확고히 하려는 야심 찬 시도를 보인다.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인본주의를 주창해온 그의 이론은 탈진실과 포퓰리즘 등에 응답하기 위한 새로운 형태의 철학으로 읽힌다.참신한 관점과 날카로운 통찰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이 시각, 청각, 미각, 후각, 촉각에 비견되는 생물학적 감각임을 논증한다. 그에 따르면 색깔은 시각으로, 소리는 청각으로 접근하듯 생각은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감각’, 곧 세계와 나를 연결하는 감각이다. 우리의 생각 감각은 진화의 산물이며 우리의 개념은 역사와 문화의 영향을 받아 형성되기 때문에 인간의 생각은 기술로 대체될 수 없다.가브리엘은 “인간은 동물이 아니기를 의지(意志)하는 동물”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한 환상을 깨부수고 우리의 삶과 미래를 더 나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는 우리의 생각 감각을 일깨워 준다.이 책은 저자의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2013), ‘나는 뇌가 아니다’(2015)를 잇는 3부작의 완결편이다. 전작들에서 각각 우리 시대에 만연한 자연과학적 세계관과 신경중심주의에 맞서 반론을 제기한 가브리엘은 이 책에서 인간의 생각에 관한 이론을 마무리 지으며 오늘날에 필요한 새로운 인본주의를 제시한다.우리는 줄곧 생각하는 능력은 인간의 특권이라고 생각해 왔다. 그러나 인간의 지능적인 문제 해결 방식이 기계에 의해 더 잘 수행하는 상황이 빚어지면서 인간의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정신마저 기계에 넘겨주고 마는 것은 아닐까?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이 책은 우리 시대에 만연한 커다란 두 가지 사유 오류에 맞선다. 하나는 우리가 실재를 이러저러하게 위조하므로 있는 그대로의 실재(실재 그 자체)를 결코 파악할 수 없다고 여기는 구성주의적 견해, 다른 하나는 인간의 생각 능력을 모방할 수 있는 정보 처리 과정이라고 간주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바탕에 깔린 견해다.이 책에서 가브리엘은 구성주의자와 인공지능 지지자들의 주장은 물론, 논리학, 언어철학, 신경과학에서 제기할 수 있는 철학적 가설을 꼼꼼하게 검토하며 거기에 어떤 오류가 있는지 낱낱이 밝혀낸다. 한 치도 물러서지 않고 철학적 기반을 공고히 다져 기술과학에 대한 환상을 쫓아내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2

건설현장 조각으로 현 시대의 탐욕 풍자

포항의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32·사진)이 세계 최대 아트 경연대회 ‘아트프라이즈’의 한국판인 ‘2021 아트프라이즈 강남’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서울 강남구와 아트프라이즈 강남 조직위원회·강남문화재단이 주최하고 한국암웨이 미래재단과 신한은행이 후원해 지난 2019년부터 열리고 있는 ‘아트프라이즈 강남’은 서울 강남구가 가구거리 활성화와 시민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미국 미시건주 그랜드래피즈에서 매년 열리는 ‘아트프라이즈’ 행사를 강남구의 실정에 맞도록 변형해 2019년 도입했다.올해 3회째를 맞이한 ‘2021 아트프라이즈 강남’ 행사는 ‘지구를 살리는 착한 예술’을 주제로 회화, 입체, 사진 등 공모 선정작 98점이 논현동 가구거리 13개 가구 매장과 아트 주제관에서 전시됐다. 1차 공모접수에는 전국에서 906점의 작품이 신청됐고 그 중 98점의 작품이 선정돼 전시 기간동안 전문심사위원회를 통해 최우수상(상금 1천만원) 1명, 우수상(500만원) 4명, 인기상(상품) 2명을 선발했다.안효찬 작가의 최우수상 수상작 ‘우리 안에 우리_생산적미완 #2’는 시멘트와 철근 등을 소재로 건설현장이라는 조각의 형태를 빌어 끊임없이 탐욕하고 살아가는 현 시대를 향한 풍자적 시선을 담아냈다. 안 작가는 “이번 2021년 아트프라이즈 강남의 ‘지구를 살리는 착한 예술’이라는 주제가 내가 관심 가지고 있는 작업 주제와 맞는 것 같아 지원하게 되었는데 운 좋게 최우수작까지 수상하게 되었다.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만들어 대중들과 예술로 소통해 나아가겠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안효찬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예술고, 경북대 경북대 미술학과(조소 전공)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입주형 예술촌인 레지던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인간의 탐욕과 사회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 작업 ‘우리 안에 우리’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2-01

‘포항의 눈’으로 본 해양문화

포항의 해양문화를 정리한 책이 발간됐다.포항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어로(漁撈)와 그와 관련된 독특한 문화가 형성됐지만 이러한 문화의 구조와 의미망을 ‘지역의 눈’으로 포착한 작업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반영해 기획한 ‘포항의 해양문화’(연오랑 간)는 포항 고유의 해양문화 중에서 가장 특징적이라 할 만한 네 가지 주제인 바다음식, 굿, 해녀, 고래를 선정해 그 의미와 성격을 ‘지역의 눈’으로 살펴보았다.강제윤 국립 한국섬진흥원 이사는 물회, 과메기, 개복치, 돔배기 등 풍성한 포항 바다음식의 유래와 배경, 가치를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냄으로써 음식 이야기가 한 지역의 역사를 흥미롭게 보여줄 수 있는 사례를 만들어냈다. 포항은 동해안굿의 근간을 만든 김석출 만신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다. 염원희 경희대 HK연구교수는 김석출 만신을 구심으로 하는 포항 무속의 위상을 입체적으로 조명함으로써 포항이 한국 무속의 특별한 공간임을 밝혀내고 지역 차원에서 그 가치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에는 1천여 명의 해녀가 활동하고 있으며 그 인원이 제주도, 울산시 다음으로 많다. 김수희 박사는 제주 해녀와는 다른 역사적·사회적 맥락에서 형성된 포항 해녀의 독특한 문화적 가치를 분석하며 해녀 문화의 전승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포항은 고래와도 인연이 깊다. 지난 2005년에 1천300만 년 전 돌고래 화석이 국내 최초로 발견된 곳이 포항이다. 김도형 ‘THE OCEAN’ 편집위원은 일제강점기 때 역사의 수면 위로 올라온 영일만 밍크고래에 주목하며 현재 생존해 있는 포경선 선원과 중매인의 인터뷰를 통해 포항 고래의 역사를 생생하게 전했다.네 개의 주제 외에 이기복 해양문화연구원 연구위원의 ‘1935년 포항에서 열린 경상북도 수산진흥공진회와 경북 수산업의 동향’은 이 책의 무게를 더한다. 이 공진회는 박람회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었지만 연구사에서는 간과됐다. ‘수산’이라는 산업적 주제, ‘포항’이라는 지역적 제한성 때문이다. 이 논문은 공진회가 “당대의 지역 수산 권력·자본·식민통치력 등이 교직된 그들만의 ‘바다 잔치’였다”는 것을 밝혀내고 “1935년 식민지 조선의 바다에서 이루어진 역사를 재구성하였다”는 점에서 포항의 역사 연구자료로 큰 의미가 있다.최재선 한국해양수산연구원(KMI) 명예연구위원은 “지역 고유의 해양문화를 지역의 시각으로 심층 분석한 이 책은 지역 해양문화 연구와 대중화 작업의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30

신화 속 여신들의 수다…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 포항 찾아

2016년 첫 공연부터 ‘페미니즘 입문극’ 수식어가 붙으며 전석 매진에 연장 공연까지 이어졌던 화제의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가 포항을 찾는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4일 오후 2시와 오후 6시 두 차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연극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공연을 갖는다.‘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는 2016년 ‘산울림고전극장’ 참여작으로 처음 선을 선보여 앙코르 공연과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연장공연까지 이어졌던, 대중의 큰 사랑을 받은 연극이다. 뿐만 아니라 2017 제4회 서울연극인대상 ‘극작상’ 수상 및 CJ문화재단에서 주최한 2017 스테이지업 공간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겸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극의 내용은 현대 여성들의 속마음을 그리스 신화의 여신들의 모습에 빗대어 거침없이 보여주는 내숭 없는 여자들의 화끈한 이야기, 각기 다른 입장 속에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이야기로써 그리스 신화 속 여신 헤라, 아프로디테, 아르테미스의 사랑, 질투, 욕망, 분노, 저주, 다툼 등 삶의 원초적인 전형을 현재 우리의 삶으로 그려내고 있다. 또한 실력파 젊은 연극인들로 구성된 창작집단 LAS의 톡톡 튀는 해석과 캐릭터 표현, 무대 디자인 및 그리스 신들의 능력을 표현하는 방식 등이 한순간도 관객들의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제우스의 명으로 올림포스 12신이 소집된 날. 조금 일찍 도착한 세 여신이 무대에 등장한다. 헤라는 바람피우는 남편 때문에 질투의 화신으로 전락했고, 아프로디테는 매일 밤 남자를 바꿔가며 색을 탐하고, 아르테미스는 처녀성을 지키기 위해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다. 가벼운 참견으로 시작된 세 여신의 수다는 점차 적나라한 고백으로 변해가며 관객들을 충격에 빠뜨린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올 한해 세대별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레퍼토리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노력했으며 그중 여성들의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연극을 마련했다”며 시민들의 많은 관람을 부탁했다. /윤희정기자

2021-11-30

‘한국화 거장’ 박대성 화백의 독창적 작품 세계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은 현대 한국화를 대표하는 수묵화가 박대성 화백(76)이 올해 새롭게 그려낸 신작들을 통해 독창적인 화풍의 한국화를 느껴볼 수 있는 한국화 특별기획전 ‘원융무애(圓融无涯)’전을 내년 5월 29일까지 연다.이번 전시는 박대성 화백의 신작을 포함해 49점을 전시하며 한국화의 다양성과 폭넓은 확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한국화의 세계화 등에 대한 비전을 화두로 던진다.제1전시실에는 세로 길이 3.5m에 달하는 ‘금강폭포1’과 ‘금강폭포2’ 작품이 나란히 걸려 박대성 화백의 한국화가 추구하는 특유의 부감법(俯瞰法)으로 마치 폭포아래서 위를 올려다보는 것 같은 감동을 전한다.또 소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세밀하게 표현한 신작 ‘소’와 ‘청우’가 거장의 붓 끝에 담긴 절제된 힘을 전하고 있다.2전시실은 박대성 화백이 서화를 대하는 자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20m족자에 빼곡하게 써진 지서 김생 임서작품과 함께 박대성 화백이 직접 작품에 대한 생각을 전하는 영상을 상영해 깊이 있는 관람을 가능하게 한다.3전시실에는 밝은 색감이 있는 작품들과 작은 크기의 그림들을 골고루 배치해 ‘내가 풍경이 되는 창’과 함께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4전시실은 그림 사이사이 에어매쉬 소재로 된 가벽을 설치해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 작품 감상의 몰입도를 극대화하고 있다.가벽 넘어 투영되는 은은한 조명과 작품이 더해져 만들어내는 신비로운 분위기는 관람객의 시선이 오랜 시간 작품에 머물 수 있도록 발길을 사로잡는다.하이라이트 전시관인 마지막 5전시실에는 박대성 화백이 올해 새롭게 그려내 선보인 가로 11.5m 길이의 신작 ‘몽유 신라도원도’를 중심으로 좌우 벽을 따라 늘어선 조명과 가운데 앉아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대작 한국화가 주는 차분하고도 웅장한 분위기를 한껏 자랑한다. /윤희정기자

2021-11-30

“지역문화는 국가 문화정책의 핵심”

“포항예술진흥원을 통해 시민들에게 포항 문화예술의 새로운 길을 열어 문화 부흥의 가능성을 열어 보이고자 합니다.”정광수 포항예술진흥원장이 밝힌 진흥원 개원 취지다. 포항예술진흥원은 지역민에게 미술, 사진 작품 관람의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해 주고, 지역 문화예술인들에게는 보다 쉽게 발표의 장을 열도록 해주고, 지역민은 지친 마음을 위로받는 계기를 제공하고자 지난 2019년 개원했다.예술진흥원을 출범시켜 이끌어가는 정광수 원장을 지난 28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게 된 계기는.△작은 기업을 23년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 회원으로 6년 동안 사진예술 활동을 하고 있다. 작품 전시 및 예술 활동을 통해 예술인들의 어려운 점들을 같이 느끼게 되었고 체계적인 지원(예술의 디지털화, 아카데미)과 기회 부여 등 많은 예술인이 참여하고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포항예술진흥원을 개원하였다.-올 3월 디지털 갤러리를 개관해 미술과 사진 전시회를 진행해 시민의 호응이 높았다.△4관의 디지털 갤러리는 포항예총과 위·수탁 계약을 맺어 미술은 포항미술협회에서 사진은 한국사진작가협회 포항지부의 작가를 추천받아 매달 작가들 4명의 작품을 전시해 왔으며 현재까지 36명 작가의 작품 1천여 점을 전시하였다. 시·공간을 허무는 전시공간인 디지털갤러리 누적 방문 수는 현재까지 1만2천여 명을 기록하면서 좋은 반응을 보여 주고 있다.-지난 12일부터 19일까지는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오프라인 전시회도 열었는데 시민의 반응은 어땠나.△비대면으로 봤던 작품들을 직접 보게 되니 물질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작가들 각자의 QR코드를 찍어 더 많은 작품으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신기해했으며, 미술과 사진 작품을 동시에 볼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었다. 또한 대형 모니터를 통한 사이버 전시공간도 함께 보면서 오프라인 전시가 끝나도 온라인상에서 이어진다는 점에서 ‘가상과 현실을 잇다’ 전을 시민들도 같이 이해하고 소통으로 이어지는 전시라고 생각이 든다는 평이었다.-디지털 갤러리를 추구했는데 실물 작품 감상을 할 수 있는 전시회를 기획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디지털 사이버 갤러리 전시는 시·공간의 경계가 없는 반면 리얼리티의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리얼리티의 한계를 다소나마 극복하기 위해 포항문화재단의 2021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의 지원금을 받아 전시하게 되었다.-문화기획자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지역문화가 나아갈 방향 그리고 지역 문화정책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지역문화는 국가문화정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정책의 최상위로 문화정책을 내세워야만 지역문화가 발전할 수 있다. 지역 문화정책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어 지역의 모든 주체가 삶의 문화를 표현하도록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포항지역 문화 낙후성을 이야기할 때 대안으로 가장 으뜸으로 거론되는 것은 문화인프라를 늘리는 것과 문화인력 확충, 지역의 특화 개발, 문화재정 확충 등이다. 문화도시가 시각예술, 공연예술, 전통예술을 내용으로 하는 문화예술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문화관광, 문화산업, 문화생산, 역사문화, 문화창작 등을 그 분야로 하고 있는 만큼 발상의 전환을 통해 문화적 도시로 육성하는 실질적인 방향전환이 필요해 보인다. 포항시가 가장 서두를 것은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확보하는 일이다. 포항의 바다와 산, 영일민속박물관과 한말 의병활동, 일월문화제 문화, 장기읍성과 유교문화 등은 모두 문화콘텐츠로의 전환이 가능한 자연, 인문조건들이다. 이들 자산을 중심으로 문화콘텐츠의 확장 가능성을 집중 심도 있게 검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바람직한 시민들의 문화향유 기회 제공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나.△먼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디지털 갤러리에 대한 더 많은 홍보와 참여폭을 확대하여 공연예술 분야 예술인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해 보려고 한다. 또 작가들의 생생한 작업 활동을 담아 시민들과 공유함으로 예술작품의 이해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도서관 20여 곳에 배포할 도록에는 작품사진뿐만 아니라 작품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작가노트를 수록하였고 QR코드도 인쇄되어 시민들이 QR코드를 스캔하면 작가들의 작품들을 언제나 쉽게 볼 수 있어 시민들의 문화향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첫째, 지난 11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포항중앙고등학교 축제 기간을 맞아 처음으로 ‘찾아가는 전시’를 개최하였는데 학생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내년에는 좀 더 세심히 기획하여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도록 했으면 한다. 둘째, 작가들의 작품을 NFT(디지털저작권)화 하여 판매까지 가능한 판로를 지원하고자 한다. 셋째, 올해 1~2기(각각 3개월) 수업이 끝난 포토샵 아카데미가 내년 2022년 1월 3기 모집을 시작한다. 포항예술진흥원에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윤희정기자

2021-11-29

국립정동극장 뮤지컬 ‘용화향도’ 성료

(재)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마무리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경북도, 경주시의 후원을 받아 국립정동극장이 제작한 ‘용화향도(龍華香徒):모두의 검, 하나의 나라’가 지난 27일 약 9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지난 3월 30일 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두 번째 시즌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화려한 개막 이후 총 162회차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특히 지난 시즌 관객들에게 첫 번째 창작뮤지컬 ‘월명(月明)’으로 큰 감동을 선사한 바 있으며, 두 번째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를 통해 더욱더 깊어진 작품과 묵직한 메시지로 끊임없는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용화향도(龍華香徒)’는 신라의 역사적 인물 김유신이 어린 시절 결성했던 화랑 집단 ‘용화향도’와 청년 김유신이 처음으로 승리했던 낭비성 전투를 중심으로 새로운 신라를 만들어갈 청년 유신의 꿈과 춘추, 백석 등 신라 화랑들의 성장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는 사실을 바탕으로 역사·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고 화랑들의 ‘꿈’, ‘사랑’, ‘성장’에 대한 현시대적 감동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여기에 다양한 무대 기술뿐 아니라 배우들의 뜨거운 에너지와 감각적 음악, 생생한 북 연주를 통한 울림으로 관객들과 소통했다. 특히 뮤지컬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창작진의 투입과 신예 뮤지컬 배우, 내공 있는 한국무용수들의 출연, 역사적 깊이 있는 스토리, 다양한 무대연출 등으로 관람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또한 신라 화랑 유신이 뜻을 함께 하는 화랑들을 모아 ‘용화향도’를 결성하며 하나가 돼 나가는 과정을 창작뮤지컬로 표현하며 코로나19 펜데믹 속에서 ‘우리 모두가 하나가 돼 이겨낼 수 있다’는 위로와 희망적인 메시지를 줬다는 평과 함께 예매처(인터파크 공연 평점 9.8점(10점), 네이버 공연 평점 4.84점(5점))으로 공연에 대한 관객들의 만족도도 크게 상승했다.경주를 대표하는 브랜드공연으로서 자리매김한 국립정동극장 ‘용화향도’는 상업적인 목표보다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공해 지역 문화 관광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해 경주시민 대상 특별가 5천원이라는 파격 정책까지 세웠다. 또한 2% 객석 나눔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소외지역 및 계층 300여 명 대상 공연 관람을 진행하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기회 확대에 기여했다.김희철 (재)국립정동극장 대표는 “2022년에도 신라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새로운 창작뮤지컬을 제작할 계획이며, 기존 작품의 장점을 발전시키고 부족했던 점을 개선해 더욱 깊이 있고 작품성 높은 내용의 공연을 준비하여 관람객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11-29

대구 연말 선물 ‘호두까기인형’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립발레단의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펼치는 전막 발레 ‘호두까기인형’이 오는 12월 4일과 5일 오후 5시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가 E.T.A 호프만의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을 원작으로 하는 발레 ‘호두까기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고전 발레 중 하나로 꼽히며, 해마다 연말이면 전 세계 주요 무대에 오르는 인기작이다. 크리스마스를 배경으로 한 동화적인 줄거리와 차이콥스키의 밝고 달콤한 선율의 음악이 더해져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작품이 된 것.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의 예술감독으로 30여 년 간 활약하며 러시아 발레의 신화를 이룩한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으로, 지난 2000년 국내 초연한 이래, 매년 전석매진을 기록해오고 있다. 주인공 소녀 이름을 ‘클라라’에서 ‘마리’로 바꾸고, 목각인형 대신 어린 무용수가 호두까기 인형을 직접 연기하도록 한 점, 그리고 호두까기인형을 선물하는 큰아버지 드로셀마이어에게 극을 이끄는 화자의 역할을 부여한 점 등이 특징이다.1막에서 주인공 마리와 왕자가 나쁜 생쥐들을 물리치고 크리스마스 랜드로 여행하는 중 마법의 눈송이들과 만나 함께 추는 화려한 군무 ‘눈송이들의 춤’, 2막 크리스마스트리 꼭대기에서 스페인, 인도, 중국, 러시아, 프랑스 인형들이 선보이는 다채로운 2인무, 앙상블의 우아하고 화려한 군무 ‘꽃의 왈츠’, 그리고 마리와 왕자의 결혼식 장면인 ‘그랑 파드되(전막 작품의 주요 장면에서 남녀 무용수가 추는 2인무로 아다지오-솔로 바리에이션-코다 순으로 공연되는 발레 형식)’까지 한순간도 놓쳐선 안 될 명장면들이 펼쳐진다. 게다가 150벌 가량의 화려한 의상 역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전망된다.강수진 예술감독이 이끄는 이번 공연은 정은영, 신승원(마리 역), 김기완, 허서명(왕자 역) 등 최고 스타 무용수들을 배치, 고난도 테크닉과 예술성을 선보일 예정이다.발레 ‘호두까기인형’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호두까기인형을 선물 받은 주인공 마리가 꿈속에서 왕자로 변한 호두까기인형과 함께 나쁜 생쥐들과의 전쟁에서 승리하고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대구오페라하우스 관계자는 “연말을 맞아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이다”고 소개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