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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 곳, 그 사람들을 다시 기억합니다

(재)포항문화재단은 포항의 옛 공간의 흔적과 인물의 족적을 기억하고, 기록하기 위한 스토리콘텐츠 개발 사업으로 ‘우리로부터 비롯하여, 기억과 기록사이(이하 기억과 기록사이)’구술서를 펴냈다.‘기억과 기록사이’는 현대사회에서 언급되지 않은 포항의 인물과 공간에 대한 재조명을 위해 이를 기억하는 지역의 원로와 그 가족, 그리고 상징건물에 얽힌 스토리 복원을 열망하는 시민들과 함께 두 차례 진행한 토크콘서트의 기록을 고스란히 담았다.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든 모임과 활동이 제약을 받았지만 주춤해서는 안 될 것이 바로 기억의 소환과 기록화 작업이다. 포항문화재단은 아직 다하지 못한 말과 남기지 못한 글들을 담아내는 것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기록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기억과 기록사이’ 토크콘서트는 포항 방송계 1호 아나운서 최규열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그때 그 시절 방송 이야기’와 지진으로 사라지게 된 시립 서경도서관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는 ‘포항 시민의 공부방이야기’ 담론 자리를 통해 시민들과 이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어느 도시이던 마찬가지이지만 포항에 기반한 예술가들의 활동 흔적과 그들이 물리적으로 남겨놓은 흔적까지 잘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삶을 영위하던 공간은 그곳에 머물던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기억과 기록사이’ 구술집은 시각·음성, 영상 자료의 기록과 수집에 그치지 않고 그때의 풍경사진 등을 모아 수록했고, 기록으로 남기지 않은 여러 활동들과 직, 간접 관련자들이 남긴 자료, 증언을 채록해 실었다.포항문화재단은 잊혀진 공간을 보존하고, 대담을 통해 그들의 흔적을 현재와 연결할 수 있는 지점을 발굴하고 찾아내기 위해 앞으로도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후대의 연구 및 역사 문화적 사료를 위해 최대한 많은 분들의 말씀을 남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문화도시사업을 통해 기억과 기록의 중요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원로들의 구술 채록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의 채록과 경북기록연구회의 편집을 통해 발간된 이번 구술서는 신청자에 한해 선착순으로 무료배부될 예정이며 관련문의는 포항문화재단(054-289-7912)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7

‘고독한 화가’ 조영제 올 하반기 포항전시회 ‘관심’

‘고독한 화가’로 널리 알려진 원로 서양화가 조영제 작가(77)가 최근 서울과 부산에서 성황리에 개인전을 끝마치고 올 하반기 포항에서 전시회를 준비중이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조영제 작가는 홍익대 건축미술과를 졸업하고 줄곧 작가로서 개인전을 비롯해 단체전 등 수십회의 전시회를 해오고 있다. 현재 경남 통영시 도산예술촌과 신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조 작가는 지난달 서울 인사동 라메르 갤러리를 비롯 지난달 28일부터 이번 달 5일까지 부산 부평아트스페이스에서 전시회를 가졌다. 풍경, 정물, 누드 등 구상화를 바탕으로 한 그의 그림은 거친 터치와 섬세한 붓놀림을 동시에 구사하며 고독이 지배하는 화풍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색감이 보다 깊고 스산한 것이 특징이다.여체에서도 자신의 삶을 보여주고 있다. 여체를 건강한 일상 속에 가감없이 녹인 특유의 진솔함은 맹목적으로도 도금화 된 윤리와 도덕이 보다 자유롭고 진솔할 수 있기를 소망하는 듯하다.조 작가의 그림에서는 또한 인생의 고락과 깊은 맛이 그대로 배어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이 이해하기 힘든 고독과 슬픔이 진하게 묻어난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그림을 고독과 슬픔, 쓸쓸함에 비유하고 있다.푸른 소나무를 그려도 훨훨 날고 있는 새를 그려도 그는 슬픔을 그림 속에 심는다. 그리고 고독을 덧칠한다. 또 여인의 나신을 그려도 성적인 욕구가 아닌 여체를 통한 고독을 표현하고 있다.조영제 작가는 “슬프지 않으면 내 그림이 아니지요. 저는 어려서부터 늘 슬픔이 많았어요. 아마도 천성적으로 고독한 성격을 타고나서 그런 것 같아요. 아름다운 풍경도 내 마음의 눈으로 보면 밝고 환하게 그려지는 것이 아니라 슬프게 표현되곤 했어요. 그래서 내 그림은 늘 우울합니다”라고 회고했다.그는 아직 한번도 경북에서 전시회를 열지 않았다. 인생의 완숙기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지역의 전시회를 기대해본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2-03-07

서양화가 김성호·김대연·강주영 3인展

서양화가 김성호, 김대연, 강주영…. 개성 넘치는 화면으로 널리 알려진 세 작가의 3인전이 오는 2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빛을 그리는 화가로 유명한 김성호 작가와 포도를 ‘극사실주의’로 그려내는 김대연 작가, 강렬한 생명력을 아름다운 꽃으로 표현하는 강주영 작가가 저마다의 독창적인 예술 세계관을 보여준다. 이번 기획전은 ‘회화, 시절인연(時節因緣)’이란 주제로 ‘때가 되어 인연이 합쳐지듯’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대구·경북 출신으로 대구를 기반으로 성장해 서울과 대전 등 전국에서 한국 구상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서 10여 년 만에 한자리에 다시 모인 것이다.‘빛’을 그리는 작가 김성호는 어둠 속에서 밝게 빛나는 조명의 화려함을 아름다운 새벽 풍경 속에 담고 있다. 자연이 선사하는 빛이든, 인공의 빛이든 그의 그림에는 빛이 선명하게 살아 있다.‘포도 작가’로 유명한 김대연의 극사실 포도 그림은 사진이 갖는 표현의 정교함을 뛰어넘는 사실적 재현으로 실제와 환영을 넘나드는 환상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강주영 회화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만개한 꽃의 형상과 원색의 대비가 주는 강한 조형적 이미지다. 본인이 자연에서 느끼고 채집한 이미지를 강한 생명력으로 재창조해낸 것이다.강 작가의 작품은 회화의 평면성을 극복해 색채대비가 주는 입체적 공간감을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7

“사람의 도리 ‘예절’ 평생 실천자세 가져야”

‘품위(品位)있는 삶을 지향(指向)하는 사단법인 경주전통예절원’경주시 동천로 67-1에 자리한 (사)경주전통예절원은 전통예절에 담긴 선인들의 정신을 계승·발전시켜 밝고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데 힘쓰는 교육기관이다.이곳을 세우고 지키는 윤정수(76) 원장은 배려와 양보를 모르고 자꾸만 도덕성이 무뎌지고 있는 세태에 주목했다. 우리 고유의 전통과 윤리를 바탕으로 고운 심성과 바른 인성을 심어주는 예절 교육이 시급하다고 판단해 예절원을 개원, 사비로 운영하고 있다.“품위 있는 삶이란 바로 예절이 있는 삶이며 서로에게 예절을 갖춘다는 것은 타인을 배려하는 것이다. 원활한 인간관계를 위해선 반드시 예절을 평생 실천하는 자세를 가져야할 것”이라고 강조하는 윤 원장을 지난 5일 만났다.-경주전통예절원은 어떤 교육기관인가.△(사)경주전통예절원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쳐야 했던 통과의례인 관·혼·상·제례의 의식에 담겨있는 아름답고 소중한 정신을 찾아 실천하고 발전시켜 후세에게 물려주는 공부를 목표로 삼고 있다. 공부하다 보면 자신도 한층 품위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삶의 자세가 자연스럽게 후세로 이어져 정서적으로 메말라 가는 현대를 아름답고 풍요롭게 가꾸는데 보탬이 된다고 믿고 교육을 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은 선인들이 남긴 아름다운 전통문화를 되살려 보급하는 노력의 하나로, 전통 관례와 계례를 거행하여 청소년의 인성교육에 이바지하고 있다. 전통혼례를 위한 모든 비품도 구비하여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아름답고 검소한 전통혼례식을 올려 준다. 그리고 상례와 제례에서도 그 의식에 담긴 의미를 바로 알아서 시대 상황에 맞게 실천할 수 있도록 공부하고 있으며, 건강과 교양 강좌 과목도 적절히 편성하여 균형 잡힌 알찬 사회교육이 되도록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경주전통예절원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는가.△전통이란 과거로부터 이어온 것으로, 현대의 문화 창조에 이바지할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전통예절도 이와 같다. 선인들이 남겨준 전통예절의 형식과 절차를 현재의 우리가 다 알기는 힘들고, 알았다 해도 다 실천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정신은 삶의 환경이 달라진 요즈음에도 우리가 물려받아야 할 변함없는 소중한 유산이다. 그동안 어른들이 하시던 대로 따르기만 했던 상·제례의 의식에 대해, ‘왜 그랬을까? 그리고 거기에 깃든 선인들의 정신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인간의 모든 행동에는 반드시 어떤 의미가 있게 마련이다. 이것을 공부하다 보니 재미도 있었고 또, 공부한 것을 나누려고 하다 보니 교육기관이 필요했다.-주로 어떤 분들이 교육에 참여하는가.△경주전통예절원 교육과정이 연간 120시간 중 전문과목 70%, 교양과목 30%로 구성돼 있다. 예절 교육으로는 비교적 구체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 때문에 경주는 물론 포항과 울산, 영해 등지에서 수강생이 찾아온다. 올해, 설립 10년째인 예절원의 4기, 5기 때는 수용인원 한계인 51명이 수강 신청을 해왔으며, 예비후보까지 등록하는 기록을 세웠다. 수강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주간에는 일을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다도, 해설, 그리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나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 외에 후손들에게 올바른 예절을 가르치기 위해서 참여를 희망한 분들도 있다.-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다면.△우리 예절원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오는 순간부터 품위 있는 삶을 지향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하니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의욕에 부합하는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듯하여 항상 송구한 마음이다. 특히, 낮에 일을 마치고 저녁밥도 못 먹은 채 1시간 이상 운전하여 오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고맙고 미안할 뿐이다.-교육을 이수한 수강생들은 주로 어떤 활동을 이어가는가.△수강생 모집할 때 간혹, 거기 나오면 어디에 취직되느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제일 난감한 문제다. 예절원 120시간 공부했다고 취직시켜주는 곳은 없다. 단지 하나의 스펙은 된다. 똑같은 상황이라면 어디에서나 예절 바른 사람을 뽑지 않겠는가.-지금 운영 중인 교육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이 있는가.△현재 경주전통예절원의 가장 큰 걱정거리는 전문과목 강사 구하기이다. 선인들의 책이 거의 한문으로 되어있고 또 재미도 없어서 더 깊이 공부하려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현재 전문과목의 대부분을 원장이 강의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앞으로의 계획과 포부가 있다면.△경주전통예절원의 수강료는 애초부터 무료였고 현재도 그렇다. 그리고 지금까지 강의해주시는 분들께 강사료를 제대로 드리지 못했지만. 올해부터는 시내 문화원 수준의 강사료를 드리려고 하고 있다. 처음부터 관의 지원 한 푼 없이 개인이 하다 보니 교육 시설부터 운영까지 변변치 못한 것이 많아서 수강생들에게 항상 미안한 마음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6

‘시대의 대표 지성’ 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열림원) 은 이 시대의 대표 지성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이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가장 지혜로운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오랜 암 투병으로 죽음을 옆에 둔 이어령 전 장관은 제자인 김지수 조선비즈 기자에게 사랑, 용서, 종교, 과학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낮고 울림 있는 목소리로 전달한다.고 이 장관은 “재앙이 아닌 삶의 수용으로서 아름답고 불가피한 죽음에 대해 배우고 싶어”하는 제자의 물음에 은유와 비유로 가득한 답을 내놓으며, “죽음이 생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을 가르친다.‘유언의 레토릭’으로 가득한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왜 케이스 바이 케이스에 진실이 있는지, 왜 인생은 파노라마가 아닌 한 커트인지, 왜 인간은 타인에 의해 바뀔 수 없는지” 등을 설명하며, 한평생 “평화롭기보다 지혜롭기를 선택”했던 자신이 발견한 삶의 진리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한다.이어령은 자신의 죽음이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내 육체가 사라져도 내 말과 생각이 남아” 있으니 “그만큼 더 오래 사는 셈”이라고…. 글을 쓰고 말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이라는 그는 “보통 사람은 죽음이 끝이지만” 작가에게는 “죽음에 대해 쓰는” 다음이 있다며, 현재 자신에게 벌어진 “모든 일을 아주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털어놓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3

세상을 바꾼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스티브 잡스’의 저자이자 세계적인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의 신작 ‘코드 브레이커’(웅진지식하우스)가 나왔다. 이 책은 2020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이자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의 선구자, 세계적인 여성 과학자 제니퍼 다우드나의 삶을 밀도 있게 그려낸다.다우드나는 어린 시절 “여자가 무슨 과학을 한다고” 같은 업신여김을 당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연구자의 길로 나아갔다.그리고 프랑스 미생물학자 에마뉘엘 샤르팡티에와 협업해 박테리아가 바이러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하는 후천적 면역체계인 크리스퍼(CRISPR) 시스템의 작동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이 시스템은 유전자 편집 기술(크리스퍼 가위)로 발전해 암과 유전병 치료에 크게 기여해왔다. 지구촌에 엄습한 코로나19의 백신 개발과 진단 및 치료 연구에도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저자는 근래에 보기 드문 애플의 공동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공식 전기 ‘스티브 잡스’를 그가 타계한 지 19일 만인 2011년 11월에 펴내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된 바 있다.다우드나의 성장기와 크리스퍼 유전자 편집 기술의 발전사를 엮은 이 책은 ‘생명의 기원’, ‘크리스퍼의 발견’, ‘유전자 편집’, ‘크리스퍼의 활용’, ‘공공 과학자’, ‘크리스퍼 아기’, ‘도덕적 문제’, ‘전선에서 날아온 특보’, ‘코로나바이러스’ 등 모두 9부로 구성됐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3

노동·부동산… 사회경제적 문제와 분리된 민주주의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후마니타스)은 유럽에서는 민주주의를 탄생시킨 도화선으로 평가되는 ‘조세’(租稅·세금)가 우리나라에서는 민주주의 바깥에 존재해 온 이유를 역사적으로 살핀 책이다. 저자 손낙구 씨는 2008년 ‘부동산 계급사회’라는 책을 펴내 부동산을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분석해 ‘부동산 계급사회’를 하나의 개념으로 만들었던 역사학자이자 정치·노동운동가다.손 씨는 이 책에서 민주화 이후 각 분야에서 기적 같은 변화가 일어났음에도 왜 민주주의가 노동·부동산·복지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와 분리되고 있는가(왜 평범한 사람들이 사회경제적으로 여전히 고단한가)라는 질문에 해답을 찾기 위해 ‘조세 없는 민주주의’의 기원을 찾아 나선다.손 씨는 서구에서 근대 시민 혁명은 ‘대표 없는 과세’에서 ‘대표 있는 과세’로의 전환을 가져왔으며, 복지국가 혁명은 민주화된 국가가 적극적 조세정책과 복지 확대를 통해 사회의 불평등 구조를 개선하는 변화를 이끌어 냈다고 주장한다.반면 1948년 입헌주의, 보통선거권, 대의제 등의 제도적 형식을 갖추며 시작된 한국의 민주주의는 조세 및 이를 둘러싼 계급 간 이해관계와 무관했고, 출발할 때부터 조세는 민주주의 바깥에 존재했다고 지적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3

한국인 DNA에 각인된 미역문화

‘세계 미역문화의 발상지, 포항 영일만’.국내 처음으로 미역과 관련된 인문전문서로서 한민족의 해조류문화(Korea’s Seaweed History)를 집대성한 책 ‘미역인문학’(휴먼앤북스)이 출간됐다. 미역의 해양생태적 가치와 첨단산업으로서의 미역의 활용성 등 미역문화의 과거, 현재, 미래를 짚어보고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브랜딩(branding) 작업의 일환으로 바다를 지켜온 민중들의 이야기를 담은 의미 있는 책이라는 평가다. 저자인 김남일 씨는 경북 상주 출신으로 행정학박사이자 경북도 환동해지역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이 책은 말 그대로 미역에 관한 인문학적 보고서다. 역사를 추적해 고구려 시대 이후 미역이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이자, 마을 공통체에서 공동작업을 통해 채취한 주요 수산물임을 밝혀낸다. ‘삼국유사’의 연오랑세오녀 신화 속에 나오는 바위가 미역바위임을 추측해 내는 것처럼, 저자 김남일 씨는 여러 문헌과 자료를 통해 미역의 과거와 현재를 인문학적으로 읽어낸다.미역은 해조류 음식 재료의 하나가 아니라 한국인의 DNA에 깊이 각인된 해양문화유산이다. 생일날 또는 산모가 출산 후에 먹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미역은 그 이상의 문화적 요소가 담겨있다.이 책은 미역 문화의 탄생, 어촌마을 공동체에서 차지하는 미역의 중요성, 미역의 문화사, 문학작품과 민요 속에 나타난 미역, 미역의 생태학적인 위치, 미역의 유통과 관련한 미역 길(켈프로드·Kelp Road), 미역 음식의 진화와 변신, 세계진출 등 여러 항목의 풍부한 자료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한국인에게 미역은 단순한 먹을거리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미역 문화가 있기에 그 미역(해조류) 문화를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해야 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2021년 ‘울진·울릉 돌미역 떼배 어업’이 국가중요어업유산으로 등재됐고, 2014년 말을 타고 새우를 잡는 벨기에의 ‘우스트덩케르크의 전통어업’과 2016년 ‘제주도 해녀 어업’이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돼 있기에 충분히 설득력 있는 주장이다.한국인들은 해조류 중 한국산 ‘김’이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세계시장에서 ‘김’은 일본이 종주국이다. 이에 저자는 미역도 자칫하면 이웃 나라에 그 주도권을 빼앗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저자가 심혈을 기울여 여러 자료를 섭렵해 이 책을 쓴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저자는 서문에서 “2021년 2월 19일 시행된 ‘해양교육 및 해양문화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발맞춰 우리 청소년들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역동적인 동해의 역사문화를 깊게 이해하도록 하고 싶었다. 일본이 와카메(wakame)라는 이름으로 이미지를 선점할 우려가 있어 세계 미역 문화의 발상지인 우리의 미역 문화의 주권을 회복하는 데도 디딤돌이 되고 싶었다”고 밝혔다.저자는 1989년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공보처 장관 비서관, 국무총리실 행정쇄신위원회를 거쳐 1995년 경북도로 옮겨 새경북기획단장, 환경해양산림국장, 독도수호대책본부장, 문화관광체육국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 ‘독도, 대양을 꿈꾸다’, ‘마을, 예술을 이야기하다’, ‘독도 7시 26분’ 등이 있다. /윤희정기자

2022-03-03

‘시즌 6’ 뮤지컬 ‘레베카’ 대구 무대에

‘강력한 넘버와 웅장한 무대’. 스릴러 영화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동명소설을 재탄생 시킨 영화 ‘레베카’를 모티브로 한 뮤지컬 ‘레베카’가 대구 무대에 오른다. 4월 8∼10일 계명아트센터.국내 6번째 시즌으로 돌아온 뮤지컬 ‘레베카’는 다프네 듀 모리에의 베스트 소설 ‘레베카’를 원작으로 하며, ‘레베카’, ‘신이여’, ‘하루 또 하루’ 등 강력한 넘버와 거대한 ‘맨덜리 저택’ 무대 세트로 정평이 나있다.뮤지컬 ‘레베카’는 국내서 큰 인기를 얻은 뮤지컬 ‘모차르트!’ ‘엘리자벳’의 작곡가 실베스터 르베이와 극작가 미하엘 쿤체의 작품이다. 2006년 오스트리아 비엔나 레이문드 극장에서 첫선을 보인 후 전 세계 12개국, 총 10개 언어로 번역돼 공연됐으며, 2013년 한국 초연 이후 2019년 다섯 번째 시즌까지 총 687회 공연에 총 관람객 83만명, 평균 객석 점유율 98%를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왔다. 뮤지컬 ‘레베카’는 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은 막심 드 윈터와 사랑에 빠진 ‘나’가 레베카와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로 와서 겪는 일들을 보여준다.옥주현, 신영숙이 부르는 댄버스 부인의 ‘레베카’를 필두로 중독성 있는 뮤지컬 넘버가 가득하고, 반전을 거듭하는 극적인 서사를 잘 설계된 무대 연출이 뒷받침한다. 막심 드 윈터 역에는 민영기, 김준현, 에녹, 이장우, 댄버스 부인 역에는 신영숙, 오주현, 나 역에는 임혜영, 박지연, 이지혜, 잭 파벨 역에는 최민철, 이창용, 반 호퍼 부인 역에는 김지선, 한유란, 베아트리체 역에는 류수화, 김경선 등 최고의 배우들이 뮤지컬을 이끌어갈 계획이다.최고의 극본과 군더더기 없는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 최상의 컨디션으로 뮤지컬을 선보일 예정이다.불의의 사고로 아내 레베카를 잃고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 막심 드 윈터. 그는 몬테카를로 여행 중 우연히 ‘나’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행복한 결혼식을 올린 후 두 사람은 막심의 저택인 맨덜리에서 함께 생활하게 되는데…./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2

인문고전-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현대시- 마음의 무늬 읽기 ‘특강’

포항시립대잠도서관은 시민들의 독서 진흥을 위한 문학 특성화 프로그램 수강생을 모집한다.대잠도서관은 ‘문학 특성화 도서관’으로 지정된 후 해마다 다양한 주제의 문학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올해도 상·하반기에는 인문고전과 현대시 특강을, 중반기에는 현대소설 특강을 운영할 예정이다.먼저 인문고전 특강은 ‘위대한 고전 읽기-셰익스피어 4대 비극’, 현대시 특강은 ‘시, 마음의 무늬 읽기’라는 주제로 문학분야 전문강사를 통해 문학과 관련된 깊고 의미 있는 수업을 진행한다.인문고전 특강에서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을 선정해 난해하다는 시민들의 고전문학에 대한 고정관념을 탈피하고 대중적인 작품을 깊이있게 탐독하는 흥미로운 시간을 제공한다.현대시 특강에서는 매회마다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통해 우리의 삶을 성찰하고 시 읽기의 즐거움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할 예정이다.프로그램은 3월 10일부터 5월 19일까지 오전 10시~낮 12시 각 10회에 걸쳐 매주 화요일은 인문고전, 목요일은 현대시로 운영한다.신청은 2일 오전 10시부터 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프로그램-문화행사 신청 코너에서 할 수 있으며, 각 15명씩 선착순으로 모집한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대잠도서관의 특성화 주제인 문학에 걸맞은 인문고전과 현대시 특강을 통해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행복을 발견하고 함께 생각과 마음을 나누며 성숙해지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한편, 이번 문학특성화 프로그램은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우선 운영되며, 차후 코로나 상황에 따라 대면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대잠도서관(270-5676)으로 문의하면 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2

시각예술 매체 통한 동시대 미술 한자리 모아

대구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대구예술발전소의 올해 첫 기획전시 ‘Beyond the Limits’가 오는 4월 24일까지 대구예술발전소 로비 및 1, 2전시실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여러 매체를 통해 사회상을 기록하고 재현하며, 각 장르가 가지고 있는 특징과 한계에 주목한 작가들을 소개한다.오용석, 유현미, 이예승, 임선이, 임현락, 정기엽, 정정주, 정지현, 최선, 최하늘 작가가 참여해 서양화는 물론 조각, 한국화, 사진, 영상,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선보인다.대구예술발전소 1층 로비와 1전시실에서는 공간에 대한 고민을 조형적으로 풀어낸 정정주 작가의 작품과 회화의 현안을 다양한 시각으로 풀어낸 최선 작가의 설치작품을 만날 수 있다.2전시실에서는 여덟가지의 서로 다른 매체를 비교하며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다. 매체가 주는 각각의 이질적인 느낌이 이동 방향에 따라 신선한 감각으로 다가온다. 제주 4·3사건을 떠올리며 작업한 정기엽 작가는 액체와 기체가 만들어내는 구조물 설치를 통해 시각적, 촉각적인 재미를 선사함은 물론, 예술의 사회적 역할을 역설한다.이어 임현락 작가의 시원한 필치로 그려진 한국화 작품을 입체적이고 실험적으로 재해석해서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1

포항시립도서관 “시민 문화발전소 역할”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은 올해 차별화된 콘셉트를 통한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해 독서문화를 만드는 문화발전소로서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며 시민들의 문화갈증을 해소할 방침이라고 1일 밝혔다.이는 도서관이 책만 읽는 공간에서 문화를 즐기고, 참여하는 열린 공간으로 바뀌어 가는 흐름에 맞춰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와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이다.먼저, 시민중심의 독서문화 서비스 및 시민의 문화 향유 욕구 충족을 위해 도서관 건립 및 확충에 나선다. 2023년 하반기 개관 예정으로 오천도서관(지하 1층, 지상 4층, 건축면적 1천641㎡, 연면적 5천29㎡)이 현재 증축 중이며, 포항지역 첫 음악도서관인 흥해도서관이 포항시 북구 흥해읍 마산리 62-1외 2필지(전 대성아파트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4층(건축면적 2천485㎡, 연면적 1만1천424㎡)의 규모로 2024년 상반기 개관 예정이다. 올해는 차별화된 독서 문화 콘텐츠를 운영해 탄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 특화 프로그램을 본격화한다. 콘텐츠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대면·비대면 프로그램을 병행·운영해 문화공백을 최소화할 계획이다.올해로 17회를 맞이하는 ‘원 북 원 포항(One Book One Pohang)’은 시민들의 요청에 따라 올해부터 어린이·청소년·일반 3개 분야로 확대 운영할 예정이다.특히, ‘특색 있는 프로그램’ 마련으로 차별화된 도서관을 만들어 갈 방침이다.‘인문학In포항’은 ‘슬기로운 인문학 생활’을 주제로 작가·시인 등 각 분야 전문인을 초청해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한다.평일 낮시간대에 도서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한 저녁 인문학 강좌인‘별찌인문교실’은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취미개발 프로그램으로 올 상반기에는 시민 최대 관심사인 ‘주린이의 첫 주식투자’를 주제로 운영한다. 김범곤 재무설계사가 8일부터 4월 26일까지 매주 화요일 오후 7시 온라인 화상수업 플랫폼 줌(zoom)을 통해 주식입문자들을 위한 주식투자에 대한 기초과정을 강의한다. 북 콘서트인 ‘렉처콘서트’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한류(영화, 음악, 음식)에 대해 음악공연과 함께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며, 24일 오후 7시 첫 번째 시간엔 복도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와 함께 K-좀비를 통해 한국영화를 알아본다.지역 작가 및 석학의 특강도 포은중앙도서관 1층 어울마루에 마련한다. 상반기에는 ‘청년의 꿈 박태준’의 저자 이대환 작가의 강연(3월 16일)과 국내 대표 사회학자인 송호근 포스텍 동국석좌교수와 제주 올레길을 만든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의 인문학 토크 콘서트 ‘포항을 걷다’(3월 19일)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올해 신설된 ‘미디어 라이브러리’에서는 포은중앙도서관 1층에 구축된 스마트 K-도서관 장비를 활용해 급증하고 있는 1인 미디어에 대해 체계적으로 공부할 예정이다.9월 독서의 달에는 올해의 책을 중심으로 책에서 파생된 체험·전시·공연 및 원 북 작가와의 만남을 계획 중이며, 웹툰 트렌드를 바탕으로 한 전 세대 소통의 장인 포항만화축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또한, 포은중앙도서관(웹툰·메이커 프로그램), 대잠도서관(문학), 영암도서관(노인복지), 오천도서관(역사), 동해석곡도서관(철학), 어린이영어도서관(영어), 연일도서관(청소년), 구룡포도서관(여행)은 다양한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차별화된 도서관을 조성해 시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 계획이다.이밖에도 계층별 독서문화 프로그램, 방학특강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도서관과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책 읽는 도시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시민들의 문화갈증 해소를 위해 시립도서관이 앞장서서 문화발전소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한 해 동안 진행되는 다양한 독서문화 프로그램에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3-01

“메타버스 속 갤러리 전시는 현재 진행형”

“나는 나의 존재를, 내 삶을, 내게 부여된 생명의 시간들을 사랑하는가, 혹은 방관하는가를 생각하며 작업을 합니다. 인간의 삶은 주어진 어떤 운명에 저항 없이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재창조하는 것이 아닐까요.”경주 화단의 중진 신인숙(56) 서양화가는 지난 1999년부터 종이에 펜으로 선을 수차례 그어 새롭고 다른 차원의 드로잉 작업을 선보이며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는 새로운 미술 언어와 기법, 미술 재료에 관해 꾸준히 연구하고 사유의 폭을 넓히며 사물, 현상에 내포된 메시지와 특징들을 포착해 원숙하고 활달한 붓 터치로 기존 회화의 틀을 벗어난 독특한 분위기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 27일 신 작가와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펜으로 종이 위에 선 긋는 작업으로 유명하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고등학교 시절 입시 미술학원 수업에서 선을 긋는 것이 데생의 가장 기초적인 첫걸음이었다. 무식한 선 긋기는 조금씩 품위를 갖추어 가면서 선에도 감정이 있고 지성과 온도가 있음을 알게 됐다. 그리고 형태와 빛의 흐름을 선 하나로 표현하는 마법을 익혀나가는 경이로운 날들이었다. 날마다 조금씩 자라나 꿈속에서 그리는 그림에서 더욱 자유롭게 표현이 되었고 해결의 실마리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선 긋기 작업이 본격 시작되었다.-작품 제작 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예술가의 삶은 구도의 길과 다르지 않다. 예술가는 수행하듯 반복하고 스스로의 길에서 곁가지를 잘라내고 말 없음으로 말한다. 선과 선 사이에 틈이 생긴다. 틈은 선을 살아 숨 쉬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 틈이 없었다면 그저 면이 되었을 것이다. 선을 긋는 이유는 틈을 얻기 위함이다. 선을 긋되 선과 선 사이의 틈을 바라본다. 선과 선 사이의 유연성으로 형상을 이루기도 하고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이미지를 나타나 보이게 하는 것이다.-선 긋기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미술은 바깥세상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게 아니라 내면의 깊은 것을 끄집어내는 것이다. 자연의 색은 꽃의 기억이랄까 우리가 자연에서 볼 수 있는 꽃. 새의 깃털, 단풍잎. 돌멩이의 무늬, 이끼 낀 숲, 동틀녘의 안개. 해질녘의 공기, 바람결 속에 숨 막히게 아름다운 빛깔과 향기를 어찌 표현하여야 하는가, 오래된 친구의 주름살, 미소, 친근한 숨소리 그 위로를 어찌 표현할까, 예술가라면 그런 아름다움의 천만분의 일이라도 표현하여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다.-선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신 작가의 그림 소개를 부탁한다.△바람을 그려보고 싶었다. 나무를 흔드는 바람 흔들리는 바람을 따라 내 마음도 몹시 흔들린다. 흔드는 바람, 불, 그것들을 그려보고 싶었다. 온전히 태우는,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이 마음의 불.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생각의 창고에서 끝도 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들이 떠오르고 사라진다. 바라보면 사라진다. 내 안에 수없이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들, 이미 지난 일이거나 혹은 다가올 미래에 대한 일들 그것들을 내가 살아야 할 지금은 아니지만 바라다본다.-작품방식 또한 독특하다.△내 작품은 모두 종이 위에 펜으로 선을 긋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 완성한다. 독특하지도 특별하지도 않다. 작가라면 누구나 다 여러 번 덧칠하고 고민하고 정성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단순한 선을 반복한다. 잘하지 않아도 된다. 편하다. 잘하고 못함을 잊는다. 행위만 남는다. 단순한 행위를 반복하면서 떠오르고 가라앉는 생각들을 바라본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오고 가는 것을 바라본다. 바라보면 사라진다.-신 작가가 추구하는 작품세계는 무엇인가.△나이 든 예술가는 부분적으로 둔감해 지지만 전체적으로 예민해지고 섬세해진다. 그러면서도 버려야 할 것, 쳐내야 할 것을 과감히 쳐낸다. 젊은이처럼 스스로를 돋보이게 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지금껏 살아온 경험과 헛발질에서 마침내 화해하는 것이다. 뭔가의 이끌림을 받듯이 신비로움에 사로잡힌 채 작품에 임하게 되는 것이다.-최근에 메타버스 갤러리를 구축했는데 반응은 어떤가.△비대면 시대의 예술가 활동은 양면성을 갖는다. 활동이 정지됨으로 생긴 시간은 메이커스 교육을 받을 기회를 갖게 하였고, 코딩과 인공지능 프로그램과 메타버스의 세계에 입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메타버스 공간에 개인갤러리를 구축하는 기회가 되었다. 언택트 시대의 흐름으로 폭발적 수요를 얻은 메타버스의 세계는 시공간을 뛰어넘는 초현실 공간이다. 누구나 휴대폰으로 접속이 가능하므로 나의 전시는 항상 진행 중인 것이다.-주변에서는 신 작가를 어떻게 평가하나.△검정색, 파스텔 톤의 편안한 붓자국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직선으로 몰고 갔다가 부드러운 원으로 다독거리더니 종국에는 평정의 세계로 데려간다고 한다. 내가 이끄는 대로 시선을 맡기면 파도치던 마음이 가라앉는다고들 한다.-그림을 배우려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담백한 것이 좋다. 음식도 옷도 사람도 삶도 그리고 그림도 단순한 게 좋다. 많이 가지고 싶다는 욕심이 없어야 한다. 꼭 필요한 것만 남기면 어떨까.-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누군가가 행복 총량을 말했다. 늙고 가난하고 누추하고 병약한 이라도 행복이 있다고.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나보다 약한 자를 가엾이 여기고 사랑으로 베푸는 중에 삶이 채워지고 따뜻해지고 여물어가는, 가녀린 가닥 가닥의 실들이 모여 질기고 강한 밧줄이 되듯 서로가 기대고 어울려 사는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7

‘포항거리예술축제’ 국내 참가작 공모 내달 11일까지… 거리공연 가능 작품

(재)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거리예술 정체성 확보와 시민 일상의 문화 접근성 향상을 위해 기획한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에 함께 할 국내 작품을 공모한다.이번 공모는 오는 3월 11일까지 접수를 진행하며,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참가작을 최종 선정할 예정이다. 거리극, 무용, 마임, 서커스, 전통연희, 공공예술, 시각예술 등 축제가 제공하는 야외공간에서 실연 가능한 모든 장르의 작품은 지원가능하다. 참가작 선정 기준은 작품의 예술성과 창의성, 독창성, 발전가능성, 축제 진행 공간에 적합성 등이다. 최종 선정된 작품은 공연료, 기술지원, 공연 장소, 홍보를 지원받으며,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출연 기회를 얻는다.공모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 및 제출 서류 양식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https://phcf.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2018년 시작해 올해로 5회를 맞는 ‘2022 포항거리예술축제’는 오는 10월 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포항 송도 솔밭 도시 숲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한편, 지난해 열린 ‘2021 포항거리예술축제’는 100% 사전예약제 도입과 공연 장소 분리, 3중 방역망을 설치해 안전하게 진행했다. 악단 광칠, 다크니스 품바 등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20여개 팀의 거리공연과 시민참여 전시, 역량강화 프로젝트 등 총 50여 회의 공연과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윤희정기자

2022-02-27

촛불 후 5년, 우리 삶 현주소는

세계 경제 10위의 부자 나라인 한국은 대격변이 일고 있다. 기회와 충격의 양면성을 지니는 디지털 전환,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생태 위기, 최고 수준의 노인 빈곤율, ‘대기업과 중소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남성과 여성’ 간에 존재하는 극심한 격차, 높은 자살률 그리고 마침내 세계 최저의 출산율 등 시민은 불안하다. 이러한 변화와 위기의 시대에 시민의 안전한 삶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복지와 고용, 환경 등 사회정책은 물론 복지국가 시스템의 전면적인 재구조화가 시급하다. 이태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등 각계 전문가 일곱 명이 2년여간의 집요한 공부와 토론을 거쳐 집필한 ‘성공한 나라 불안한 시민’(헤이북스)이 출간됐다. 촛불 이후 5년, 다시 ‘정치의 시간’을 맞아 우리 삶의 현주소를 짚고, 우리 사회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모색하기 위한 ‘한국 복지국가의 재구조화를 위한 담대한 제안서’다.모두 3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는 ‘대격변 시대, 시민은 정말 안전한가?’이다. 저자들은 불평등과 격차가 세습화하고 불공정마저 일상화한 사회에서 대안과 희망이 부재한 현재적 조건은 대한민국 시민들의 삶의 만족도가 낮고 높은 수준의 울분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한다.팬데믹이 이런 위기적 현상을 가속화하고 중층화하고 있고, 우리를 ‘초격차-단절-공포’의 미래로 몰아붙여 회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당장 현시점부터 정치, 경제, 사회, 특히 생태 환경 등에 걸쳐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며 그 핵심은 새로운 복지국가의 틀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한다.특히 한국 복지체제가 시민이 직면한 사회적 위험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는 현실은 지난 80여 년 가까이 분배를 둘러싸고 제도화된 정치경제 변화의 누적된 결과이며, 따라서 복지체제의 변화만이 아닌 한국의 산업구조와 정치질서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한다.이 책의 2부는 ‘대전환 시대, 우리는 무엇을 바꿔야 하나?’이다. 저자들은 한국 사회보장제도가 그동안 가족-개인 사이의 부양 및 돌봄이란 가족 기능을 전제하고 그 기능이 부족하거나 없는 경우에 한해 국가가 제도적 지원을 하는 방식의 보충적 지원이 강조돼왔다고 전제하고 이제는 국가의 개입이 개인의 사회권을 보장하기 위해 직접 작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또한 노동시장을 둘러싼 여러 변화는 필연적으로 복지 시스템의 변화를 강제하며 노동의 세계가 기존의 정규직 중심의 모델에서 벗어나 파트타임, 한시적 일자리, 취업준비생, 실업자, 프리랜서, 비정규직 임금근로자 등 실로 다양한 종류의 ‘일하는 사람들’로 된 다층적 구조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에 조응하는 새로운 복지 패러다임이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이외에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사회적 위험으로 떠오른 생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거대한 경제사회적 전환이 필요한데, 그 전환은 녹색 전환과 탈탄소사회이며 그 핵심 전략이 ‘국가의 녹색(복지)화’라고 제안한다.이 책의 3부는 ‘새로운 복지국가,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려면?’이다. 전 국민 사회보험, 전환기적 기본소득, 보편적 사회서비스, 혁신 역량 강화, 정의로운 전환을 비롯한 녹색 복지 전략 그리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복지 정치 전략 등을 다룬다.저자들은 한국 사회보장제도의 중심축인 사회보험은 고용 관계를 근간으로 확립돼있기 때문에 불안정노동자가 증가하고 있는 노동시장의 변화에 조응하지 못해 많은 사각지대를 낳는 한계를 지닌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서는 현재 고용에 기반한 사회보험 가입체계를 소득에 기반한 가입체계로 전면 전환하는 것이라는 것.복지국가의 또 하나의 핵심축이 사회서비스이지만 우리나라 사회서비스는 공공의 책무성이 거의 실종된 상태라고 주장하고, 사회서비스의 공공 인프라를 대폭 확충해 공공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자 역할을 확대해 모든 국민이 사회서비스를 권리로 보장받는다는 방향을 제시한다.녹색 복지국가 전략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생태 위기 시대의 복합 위험에 대응해 시민의 사회권을 보장하기 위한 ‘생태사회정책’에 있다면서 시민의 권리와 삶의 질을 신장하는 한편, 자연과의 호혜적 공존이란 생태적 가치를 동시에 또렷이 담아야 하고,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한 사회정책을 주문한다. /윤희정기자

2022-02-24

다시 목단꽃 피었는데… 현직 기자 애틋한 사부곡

“겨우 내내 빈 제비집을 쳐다보면서 집을 떠난 엄마, 그 뒤를 따라간 아버지를 기다린다. 빈집을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아들의 마당에는 엄마 닮은 목단꽃이 올해에도 피었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제비식구들의 지저귐으로 아버지와의 ‘불편했던 동거’를 추억한다.” -이창형 자전적 에세이 ‘두 남자를 위한 에피그램’ 중현직 언론인인 이창형사진 씨가 자전적 에세이 ‘두 남자를 위한 에피그램’(도서출판 선)을 펴냈다. 이 책은 어머니를 먼저 보내고 경북 포항 시골집에 홀로 남은 팔순 아버지와 ‘불편한 동거’를 통해 티격태격 애정을 쏟아낸 일상이 담겼다.1부 ‘다시 목단꽃은 피었는데’, 2부 ‘버리고 기다리는 봄’, 3부 ‘홀로서기’, 4부 ‘아버지의 유산’ 등으로 구성된 207쪽의 책은 병석의 아버지를 지키는 아들의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사랑과 그리움이 4계절을 물들이고 있다.저자 이창형 씨는 “아버지의 사계절이 형형색색 곱게 물들어 황금빛 들판을 남겼다”며 아버지를 회고했다.이 씨는 포항 출신으로 포항고, 충남대 사회학과, 경북대 대학원 언론정보학과를 나와 기자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 ‘10년 후 무얼 먹고 살 것인가’(2007년)가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4

대사 없이 노래만 ‘하데스 타운’ 대구 공연

미국 브로드웨이 화제의 뮤지컬 ‘하데스 타운’이 대구 무대에 오른다. 오는 3월 11∼27일 계명아트센터. ‘하데스 타운’은 2019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후 토니상 최우수 작품상, 음악상 등 8관왕을 휩쓸었다. 대사 없이 노래로 극을 전개하는 ‘성스루 뮤지컬(Sung-Through)’로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전 세계 라이선스 공연으로는 한국이 처음이다.포크와 블루스, 재즈가 뒤섞인 음악이 매력적이고, 작은 재즈바에서 시작해 확장돼 가는 무대, 헤르메스가 내레이터 역할로 나서는 독특한 형식이 돋보인다. 저승의 신 하데스를 노동자를 착취하는 대자본가로 그리면서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도 담아낸다.극작가이자 싱어송라이터인 아나이스 미첼이 2010년 포크송 앨범 하데스타운에 오르페우스 신화 이야기를 담아낸 이후 연출가 레이철 차브킨과 함께 작곡한 곡들은 그래미상에서 최고 뮤지컬 앨범상을 받았다.막이 오르면 재즈가 울려 퍼지는 뉴올리언스의 재즈 바 같은 공간이 눈앞에 펼쳐진다. 물론 시대와 배경은 그리스 신화의 세계가 아닌 불특정 현재다. 이곳 사람들은 모두 추위와 가난에 시달린다. 이 재즈 바의 웨이터이자 곡을 만드는 오르페우스는 지겹고 두려운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다시 찾아올 노래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얼마 후, 오르페우스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되고 아내를 되찾기 위해 하데스의 지하 광산으로 향한다.극은 끊임없이 사랑을 상기시키는 오래된 신화 속 이야기를 시대의 불안과 의심, 삶의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현재를 살고 있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재해석했다. 전형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탈피해 새로움을 배가시킨 재즈, 포크, 블루스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 또한 귀를 사로잡는다.커튼콜까지 총 37곡의 노래는 7인조 밴드의 빈틈없는 음악과 함께 무대를 채운다.오르페우스 역에 조형균·박강현이, 헤르메스 역에 최재림·강홍석이, 페르세포네 역에 김선영·박혜나, 에우리디케 역에 김환희·김수하, 하데스 역에 지현준·양준모·김우형 등이 출연한다. 공연시간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및 공휴일 오후 2시·7시. 월요일 공연 없음./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3

다양한 고민 책으로 푸는 ‘북 테라피 프로그램’ 운영

“당신의 고민에 책처방전을 드립니다.” 포항시립도서관(관장 송영희)이 시민들의 다양한 고민을 책으로 풀어주는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운영, 눈길을 끌고 있다.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영하는 독서치료 프로그램 ‘랜선 북 테라피’는 지난해 7월부터 매월 시민들의 고민 글을 받아 독서 치료 전문 작가인 유지은 작가가 조언과 함께 관련된 책을 추천하는 방식으로 시민들의 지친 마음에 위안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그동안 8개의 사연을 소개하고 매월 1회 포항시립도서관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 하고 있다.이 프로그램은 시민들이 포은중앙도서관 1층 로비에 마련된 우체통에 사연을 넣거나 포항시립도서관 홈페이지 문화프로그램-랜선 북 테라피-고민상담소를 통해서 익명으로 참여할 수 있다.지난 8개월 간 ‘일상의 반복 속에 친구의 부재에 대한 초등학생의 고민’, ‘만화책만을 고집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의 고민’, ‘취업준비생의 고민’ 등 시민들의 다양한 고민이 랜선 북 테라피의 문을 두드렸다.포항시립도서관 사서팀이 자체 제작해 업로드 한 8개의 동영상에는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 댓글이 글쓴이를 응원하는 등 새로운 소통창구의 역할을 하고 있다.송영희 포항시립도서관장은 “코로나19의 장기화 시대에 책으로 시민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독서치료프로그램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침체되고 있는 사회 분위기가 사서들의 시민들의 독서활동 증진을 위한 노력으로 극복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3

“경북예총 위상 더 높이겠다”

권오수 신임 경북예총 회장은 경북예총 창설 60주년을 맞아 무엇보다 거시적인 안목으로 변화를 주도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급변하는 시대 변화의 인식과 미래지향적 견해를 새롭게 제시하며 소통에 의한 경북예총의 더 높은 위상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상북도연합회(이하 경북예총) 제25대 회장에 당선된 권오수(57) 전 한국미술협회 경상북도지회장은 “경북예총의 위상 강화와 소속 회원들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권 회장은 지난 15일 가톨릭상지대학 두봉관에서 열린 한국예총경상북도연합회 제60차 정기총회에서 만장일치 합의 추대돼 무투표로 당선됐다.권오수 신임 경북예총 회장은 올해로 60주년을 맞는 경북예총의 활성화를 위해 △기관 및 기업 메세나 도입(MOU연계 구축) △경북예술인센터 구축(예술인 문화공간 확보) 등을 통해 경북지역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경북예술인들의 위상을 높일 계획이다. 또 △경북예술제를 경북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로 키우고 △대한민국 독도문예대전의 범위를 국제대회로 승격시켜 독도가 우리의 땅임을 세계에 널리 알릴 계획이다.권 회장은 상주 출생으로 함창고를 졸업하고 안동대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그동안 안동미술협회 지부장과 한국미술협회 조각분과 부위원장, 한국미술협회 전국 지회장단 협의회장,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 및 심사위원, 문신미술상 선정위원 등 전국 각종 미술대전 심사운영 위원을 역임하는 등 지역 예술문화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2

경북도향, 아양아트센터 초청 신년음악회

경북도립교향악단이 23일 오후 7시30분 대구 아양아트센터 아양홀에서 아앙아트센터 초청 신년음악회를 갖는다.경북도립교향악단은 국내 최초의 도립교향악단으로 1997년 창단해 경북의 혼을 담은 연주로 도민의 문화적 자긍심과 수준 높은 정신문화 향유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이날 연주회는 백진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지휘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소프라노 서선영과 베를린 도이체오퍼 극장에서 전속 주역 가수로 활동한 바리톤 이동환이 협연자로 나선다. 공연은 스메타나의 오페라 ‘팔려간 신부’ 서곡을 시작으로 웅장하고 화려한 무대의 막을 올린다. 백진현 경북도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 다음으로 경북도립교향악단 수석단원 플루티스트 황효정이 연주하는 보네의 ‘카르멘 판타지’와 흥겨운 축제 분위기를 민요풍의 선율과 리듬으로 표현한 드보르작의 ‘카니발 서곡’이 이어진다.이어 소프라노 서선영이 새로운 봄을 알리는 임긍수 곡 ‘강건너 봄이 오듯’과 베르디의 오페라 ‘시칠리아섬의 저녁 기도’ 중 ‘고맙습니다 여러분’을 들려주고, 바리톤 이동환이 에릭 레비의 ‘나는 믿어요’와 푸치니의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 ‘아무 일도 없군 조용해’를 노래한다.마지막으로 서선영·이동환이 듀엣으로 베르디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 중 ‘들리는가 가혹한 눈물의 소리를’과 차이콥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환상 서곡’을 선보인다.8세 이상 관람할 수 있고, 입장료는 무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2

‘인간+자연’ 신비로운 내면 세계 표현

인간과 자연을 고찰하는 작업에 천착해온 여류 한국화가 황연화(55·문경시) 중원대 교수가 지난 2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부산 써니갤러리 초대전을 갖고 있다.이번 전시회에서 황 작가는 ‘인간+ 자연’을 주제로 그동안 구축해온 다양한 사유의 세계와 그에 대한 정의를 작품 속에 투영해 낸 최근작 20여 점을 선보인다.출품작들은 캔버스에 추상적 효과를 바탕으로 하고 그 위에 다양한 유년시절의 추억들을 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종이배, 종이비행기를 그려 꿈을 표현하고 화병에 꽃의 향기를 담은 다소 고태미가 나는 항아리나 기명절지도, 연, 산수그림, 화조 등은 전통적 향기가 가미된 현대회화로서의 변모를 보여주고 있다. 황연화 작가 황 작가는 “삶의 경험과 무의지적으로 남겨진 기억, 잊혀진 기억을 포함한 궤적들이 현재의 감각 내에 존재하는 일상의 것들과 교감하는 것을 보며 삶의 흐름과 지속에 대해 통찰하게 됐고 이를 통해 신비로운 내면의 세계를 작품에 녹여내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문경 출신인 황연화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에서 한국화와 미술사를 전공했으며 규방공예와 민화를 작품에 혼용해 승화시키고 있다. 그동안 20회의 개인전과 각종 국제전, 단체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에는 미국대통령상 금상을 수상했고 우수청년작가 선정, 세계미술공모전 그랑프리, 소비자평가대상 등을 수상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