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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계엄의 바다’에 빠진 與…중도층 민심 비상

한국갤럽이 지난 21일 발표한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중도층의 민심변화가 확연하게 드러났다. 갤럽이 지난 18~2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물어본 결과 국민의힘 34%, 민주당 40%로 집계됐지만, 중도층만 분석해 보면 국민의힘이 민주당에 20%p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전주 중도층 조사에서는 5%p(민주당 37%, 국민의힘 32%) 격차로 박빙이었다. 한 주 만에 엄청난 변화가 생긴 것이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갤럽은 “지난해 10월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 통화 음성 녹음 파일 공개 후 지지도 격차가 커진 점에 비추어, 최근 창원지검의 수사 결과 등으로 다시 이목을 끈 ‘명태균 사건’이 여당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여당의 ‘극우 행보’가 중도층 민심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최근 헌법재판소 비판과 윤 대통령 방어에 집중하면서 당 색채를 ‘탄핵반대 이미지’로 바꿔놓았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민심은 강성 지지층의 극렬행동이 나타날 때 이탈하는 경향을 보였다. 조기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여야 간 판세는 중도층 민심이 좌우한다. 최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중도·보수’를 표방하고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유승민 전 의원이 “이 대표가 호적까지 파가면서 중도·보수에 침범하는 것을 만만하게 보면 안 된다”고 한 말에 일리가 있다. 국민의힘이 지금처럼 중도층 민심 흐름을 외면하다가는 현재의 지지율 격차를 줄일 수 없게 된다. 여당 지도부도 윤 대통령 방어에 집중하면서 중도층 민심을 흡수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사과를 비롯해 입장정리를 하지 않고는 중도층 민심을 잡기 어렵다. 여러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 대부분은 비상계엄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내일(25일) 윤 대통령의 헌재 변론도 마무리되는 만큼, 국민의힘은 ‘계엄의 바다’를 건너는 타이밍을 놓치면 안 된다.

2025-02-23

탄핵선고 임박…與대선준비 ‘시간이 없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면서 정치권이 조기 대선 분위기로 급변하고 있다. 여야 모두 ‘역풍’을 의식해 탄핵 선고가 나오기 전까지 본격적인 대선준비를 자제하고 있지만, 예비주자들은 사실상 선거운동에 들어갔다. 탄핵심판 선고 후 60일 안에 대선을 치르기 때문에 예비후보 모두 마음이 급하기 때문이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그저께(19일) 서울 여의도와 국회를 각각 찾았다. 홍 시장은 여의도에서 당 출입 기자들과 오찬을 한 후 SBS방송에 출연했다. 그는 방송인터뷰에서 “내일 당장 선거를 해도 준비가 다 돼 있다”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 지사는 국회소통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조기 대선이 아닌 대통령 지키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지난 8일 동대구역 탄핵반대 집회에서 부른 애국가는 SNS를 통해 ‘애국가 챌린지’ 바람으로 확산하고 있다. 최근 여권 대선주자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영천 출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대선행보 모습을 보인다. 그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열린 ‘노동개혁 대토론회’에 참석해 “약자를 보살피는 것이 공직자 첫 번째 직분”이라며 출마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토론회에는 여당 의원 60여명이 자리를 같이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옥죄는 ‘배신자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헌재의 탄핵심판 일정으로 봐선, 윤 대통령 파면 인용시 조기대선은 4~5월 중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여권 대선 예비후보의 경우, 당내 경선을 고려하면 선거준비 시간이 지금 시작해도 빠듯하다. 민주당은 설 직후부터 이재명 최측근들로 구성된 ‘7인회’가 중심이 돼 이미 조기대선에 대비하고 있다. 사실상의 대선캠프다. 국민의힘이 탄핵에 반대하는 보수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조기대선 언급조차 꺼린다면, 탄핵선고 이후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내부적으로는 외연확장을 위한 경선룰 개정 준비작업 등을 할 필요가 있다.

2025-02-20

지방 미분양 부양책…언 발 오줌누기 아닌가

정부가 지방의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LH를 통한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3000가구 매입 등의 지방건설 경기 보완책을 발표했으나 지방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당초 지역업계가 강력히 요구했던 총부채원리금 상환비율(DSR) 규제 완화가 빠지고, 양도세와 취득세 등과 같은 수요를 촉진할 정책들이 보이지 않아 경기부양 효과가 미미할 거라는 반응이다. 물론 LH를 통해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 물량을 매입함으로써 자금난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은 있다. 하지만 지방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모두 1만7000 가구에 이르고 있어 3000가구 규모의 매입으로 시장경기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또 LH가 3000가구 중 대구와 경북에서 얼마 만큼의 물량을 매입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언 발에 오줌 누기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금 지방의 사정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 자체가 없는 상황이다. 수요촉진을 위한 직접적 대책이 나와야 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양도세·취득세 완화나 금융대출 지원이 바로 그것이다. 디딤돌 대출의 우대금리가 신설됐으나 이것 역시 간접적인 지원에 불과하다. 대구시는 그동안 지방 맞춤형 부동산 경기 진작책을 정부 측에 줄기차게 요구했다. 미분양 주택 매입과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한시적 세제완화 등을 요구했지만 미분양 주택 매입만이 이번 정책에 반영됐다. 그나마 지방만을 위한 정부정책이 나온 것은 다행스런 변화라 할 수 있다. 수년간 침체에 빠져있는 대구와 경북지방의 부동산 경기를 회복시키는 것은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측면에서 시급한 문제다. 정부는 이번 조치 후 지방의 건설경기 변화를 잘 살펴보고 시의적절한 추가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지역 정치권에서도 논의가 됐던 DSR 규제 완화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미분양 증가 등 지금 지방은 오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역경제가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다. 비수도권에 대한 중앙정부의 과감한 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

2025-02-20

벼랑 끝 몰린 철강산업…정부 특단대책 나와야

포항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이 벼랑 끝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국정부의 철강제품에 대한 25% 관세부과로 수출 전망이 어두워진 가운데 국내적으로 저가의 중국산 철강이 대량으로 밀려와 사실상 사면초가다. 철강은 산업의 쌀로 불릴만큼 산업분야의 핵심 소재다. 그러나 세계 각국이 앞다퉈 기간산업으로 육성하면서 지금은 세계적으로 공급물량이 과잉이다. 더욱이 트럼프 정부처럼 보호주의 장벽이 글로벌 시장에서 확산된다면 국내 철강산업의 장래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저가의 중국산 철강재의 국내시장 침투는 국내 철강업 생존에 치명적이다. 본사가 무역협회 수출입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중국산 철강의 수입 의존도는 날로 커지고 있다. 작년 처음으로 전체 수입물량의 절반을 넘었다. 1990년 국내 철강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던 비중은 겨우 4.6%였다. 그러나 작년에는 51.5%로 늘었다. 이는 중국이 철강 생산을 늘리면서 저가로 국내 시장에 파고든 때문인데, 수입단가도 수입국 중 가장 낮다. 문제는 미국이 철강에 관세를 매기면서 수출 길이 막힌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으로 더 낮은 가격으로 밀려올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를 경우 국내 철강업계의 가격 경쟁력은 더 떨어지고 시장은 교란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알다시피 포항의 경제는 포스코 중심의 철강 경기에 큰 영향을 받는다. 철강산업 의존도가 큰 광양과 당진도 비슷한 처지다. 포항 등 3개 도시 단체장이 철강산업 위기에 공동대응키로 한 것도 이런 이유다. 그러나 현재로선 뾰쪽한 대책도 없다. 지난 17일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이 산업부 등 정부 부처에 포항을 ‘산업위기 선제 대응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촉구한 바 있다. 국내적으로 기업을 보호하는 조치가 서둘러 마련돼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정부가 무역 협상력을 잘 발휘해야 위기를 넘길 수 있다. 국내 철강산업은 앞으로 세계적 과잉생산과 보호무역주의, 탄소중립전환 요구 등 큰 도전에 직면한다. 중국 저가 공세를 포함한 모든 난제를 푸는데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 해법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

2025-02-19

망가지는 의료시스템…이게 의료개혁인가

의정갈등이 1년간 지속되면서 대구권 상급종합병원(수련병원) 의사수가 급격하게 줄고, 적자규모도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대구권 수련병원 5곳(경북대·계명대동산·영남대·대가대·칠곡 경대)의 의사 수는 2023년 12월 1843명이었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1102명으로 40.2% 감소했다.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사직이 주요 원인이다. 전공의 공백으로 진료가 줄어들면서, 수련병원의 적자도 심각하다. 김선민 의원(조국혁신당)이 최근 전국 11개 국립대병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손실액은 5663억여 원으로 의정갈등 전인 2023년보다 2배(98.9%)가량 증가했다. 손실액이 가장 큰 병원은 서울대병원(약 1106억원)이었고, 다음이 경북대병원(약 1040억원) 이었다. 수련병원들은 전공의 이탈 후 수술규모와 병상가동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개학이 임박한 이달말까지 의정갈등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병원경영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정부는 2026학년도 의대증원 규모를 각 대학이 자율결정하도록 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의정갈등에 오히려 기름을 붓고 있다. 대학입장에서 보면 의대정원 규모는 학교위상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모집정원을 늘리려 할 것이고, 이게 현실화하면 앞으로 의대교수까지 전공의와 함께 집단대응할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요즘 정부태도를 보면, 의료위기 사태가 1년이 됐지만 모든 의료시스템이 정상가동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의료시스템은 현재 내부적으로 서서히 망가지고 있다. 지금 의료현장을 지키는 의대교수들은 밤새 당직을 서면서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수술하거나 외래진료를 해야 해 지쳐 있다. 최근에는 의대교수들도 대거 사직하면서, 대부분 수련병원은 부분적으로 돌아가는 진료행위 외엔 모두 파행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올해도 제자리에 돌아오지 않을 경우, 의료공백사태가 손쓸 수 없는 상태로 진행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25-02-19

경북 지방정부협력체, 분권협력 새모델 되길

경북도지사와 경북도내 시장 군수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정책 최고 협의체인 경북 지방정부협력회의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발족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도내 22개 시군 단체장은 17일 모임을 갖고 경북 지방정부협력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협약서에 서명하고, 제1회 경상북도 지방정부 협력회의를 개최했다. 지방정부 협력회의는 기존의 시도지사협의회나 시장군수협의회 등과는 다르다. 광역과 기초가 수평적 관계 속에 지방의 업무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성과도 공유하는 모임이다. 이를테면 균형발전, 국책사업, 국제행사, 지방소멸 등 지방과 관련한 주요 정책을 경북도와 시군이 입안단계에서 설정 및 후속 조치에 이르기까지 협의하고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도지사와 시장군수협의회장은 공동의장을 맡는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시장군수협의회와 공동 구성한 지방정부협력회의는 지방정책 최고 심의.합의체 기구”라고 밝히고 “새로운 지방분권 협력모델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실시한 지 벌써 30년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전국 자치단체들이 수많은 역할을 수행했지만 여전히 중앙의 예속을 못 벗어나고 있다. 지방정책의 대부분이 중앙정부에서 결정되고 예산도 중앙정부가 주는 대로 받아 쓰는 게 현실이다. 지방자치란 지방 사정에 밝은 지방정부가 지역실정에 맞게 세금을 거두고 이를 재원으로 적재적소에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핵심이다. 권한과 예산이 중앙에 집중된 지금과 같은 구조 아래서는 지방자치는 불가능하다. 그동안 지방분권을 위한 입법조치를 수도 없이 요구했지만 중앙정부의 미온적 태도로 실현되지 못했다. 중앙정부는 오히려 협의, 조정, 심사 등의 명목으로 자치권 행사를 막고 있다. 경북의 지방정부협력체는 도와 시군이 수평적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지역의 문제를 민주적으로 행사하는 새로운 분권협력의 틀을 지향하고 있다. 온전한 지방자치와 분권을 희망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꿈과 의지가 담긴 협의체다. 이번 협의회 출발이 지방분권을 앞당기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5-02-18

여야협치로 에너지3법 처리…경북 ‘대환영’

국회가 지난 17일 산자위 소위를 열고 ‘에너지 3법’(해상풍력특별법·전력망확충법·고준위방폐장법)을 합의처리했다. 경북지역의 오랜 현안이기도 했던 에너지 3법은 빠르면 이달 중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해상풍력특별법은 정부가 입지를 선정해 주고 인허가를 단축해 주는 내용이다. 현재 포항시는 산자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6년 말까지 75억8500만원을 투입해 남구 구룡포읍·장기면, 북구 흥해읍·청하면·송라면 앞바다에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한 민간사업자도 영일만항 인근에 96MW 규모의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복잡한 인허가와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풍력발전단지 조성을 위한 금융·세제혜택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어 사업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전력망 확충법은 정부가 송배전망 확충을 지원해 전력 생산을 돕는 게 핵심이다. 많은 양의 전력을 사용하는 AI산업을 뒷받침하자는 취지다.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산업이 몰려있는 포항으로선 전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열어주는 법이다. 고준위방폐장법은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나오는 사용 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를 저장·관리하는 시설을 만드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가동한 지 40여 년이 지났지만,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최근까지 약 1만9000t의 해당 폐기물을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하고 있다. 울진 한울원전은 2031년, 경주 월성원전은 2037년, 신월성원전은 2042년에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법안처리를 한 것을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이번에 상임위 소위에서 통과된 법안들은 모두 산업현장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계엄정국에 묻혀 있던 국회가 잠시나마 정상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다행한 일이다. 그동안 꽉 막혔던 민생 물꼬가 조금이나마 트이는 느낌이다. 앞으로도 국회가 민생을 위한 ‘협치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여야 모두 노력해야 한다.

2025-02-18

연이은 드라마 촬영으로 관광명소가 된 포항

포항이 K-드라마를 대표하는 도시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최근 종영된 SBS드라마 ‘나의 완벽한 비서’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촬영지인 포항시내 관광명소들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주 촬영지인 송도송림테마거리, 이가리 닻 전망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등은 드라마 방영 중에도 관광객들로 붐볐다고 한다. 이 드라마는 포항시가 제작을 지원했다. 12부작인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 등의 OTT 플랫폼에서도 시청률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K-드라마 팬들로부터 인기를 얻었다. 포항시는 촬영지에 포토존과 안내판을 설치하고,‘나의 완벽한 포항 여행’이라는 주제로, 드라마 투어코스를 별도로 조성할 계획이다. 포항은 인기드라마였던 ‘동백꽃 필 무렵’(2019)과 ‘갯마을 차차차’(2021)의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동백꽃 필 무렵’ 촬영지인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는 세트장을 연상케 할 만큼 관광명소가 됐다.‘갯마을 차차차’의 촬영지인 청하 공진시장은 특히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은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한류팬이 많다. K-드라마와 K-팝, K-푸드 등 한국문화에 열광하는 인구가 2억명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들을 ‘아름다운 바다도시’ 포항으로 유치하기 위해 포항시민 모두가 홍보맨이 될 필요가 있다. 포항은 K-드라마 외에도 다양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지난 설 연휴에는 포항 관광명소를 찾은 관광객이 16만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관광도시로서의 성공적인 새해 출발을 한 셈이다. 앞으로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와 연계한 관광상품을 계속해서 개발해야 한다.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광인프라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합심해서 관광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자세가 돼 있어야 한다. 음식점과 관광상품 가게 주인, 택시기사 등 시민 모두가 친절하게 관광객을 맞이해 다시 찾고 싶은 포항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관광의 최대 기피요인으로 지목되는 바가지요금은 반드시 근절해야 한다.

2025-02-17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사각지대 없도록

전세사기 피해자를 돕기 위한 특별법이 제정된 이후 올해부터 피해자에 대한 생활안정지원금이 자치단체별로 본격 지급되고 있다. 대구에서는 수성구청이 30대 피해자 A씨에 대한 지원금을 처음으로 지급했다. A씨는 2021년 주거용 오피스텔을 임차했으나 계약기간 종료후에도 전세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해 전세사기 피해자로 인정받은 케이스다. 달서구청도 법에 의해 피해자로 결정된 피해자를 대상으로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할 예정인데, 가구원 수에 따라 1인가구 80만원, 2인가구 100만원, 3인가구 120만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수년 전부터 전세를 끼고 부동산을 매입하는 캡투자 방식으로 전세보증금을 가로채는 사기가 극성을 부려왔다. 대구에서만 2년동안 500건이 넘는 전세사기가 발생했고, 피해자 가운데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례도 있다.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법의 전세 사기가 활개치면서 경찰청이 집중단속에 나서 약 2년 동안 무려 8323명을 검거하고 그중 610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국토부의 전세사기 피해자 접수 신청에 3만3000여 건이 접수되고 국토부의 심의과정을 거쳐 전세 피해자로 인정된 사례만 2만5000건이 넘는다. 특히 피해자의 70%가 40대 미만의 젊은이여서 사회적으로 던진 충격이 컸다. 전세 사기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신체적 고통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하면서 은행에 이자를 꼬박 내야 하는가 하면 집에 따라 단전·단수도 감당해야 했다. 최근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경산)은 “현행법은 생계, 의료, 주거, 교육 등의 기본적인 지원만 규정하고 있어 이사비용이나 노후주택 시설보수 등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특별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세 사기 피해자가 현행법에 따라 일부 구제는 받으나 미처 미치지 못했던 부분도 보상을 받도록 법의 범위를 넓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법을 떠나 아직도 많은 전세 피해자가 고통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생활안정금 지원을 계기로 그들의 상처를 더 보듬어줄 세심한 행정이 필요하다.

2025-02-17

여당은 ‘조기대선 준비’ 손놓고 있어도 되나

민주당은 사실상 조기대선 준비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지난주 ‘다시 뛰는 대한민국, 민생은 민주당 경제는 이재명’이라는 글이 적힌 현수막을 각 시·도당에 배포했다.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추대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밝힌 문구다. 민주당이 법사위에 상정한 ‘명태균 특검법’도 대선용이라는 해석이 많다. 국민의힘은 이를 ‘이재명 대선용 고속도로’라고 명명했다. 민주당은 최근 이 대표 대선공약이었던 ‘전 국민 25만원 지급’을 추경편성을 통해 재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반면, 여권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결론이 날 때까지 조기대선 언급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선전략 방향을 놓고 고민하는 흔적이 엿보인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기일이 3월 중에 잡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헌재가 오는 20일로 정해진 10차를 마지막 변론으로 잡게 되면, 3월 초 판결과 5월 초 대선을 가정할 수 있어 대선을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다. 일각에선 이미 대선 예비후보들이 각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만큼 ‘경선 룰’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되면 대선후보 경선을 서둘러야 한다. 지금은 최종 경선 후보를 ‘민심’(국민여론조사)과 ‘당심’(선거인단 조사)을 절반씩 반영해 뽑도록 돼 있지만, 상당수 예비후보들이 ‘역선택’ 방지를 위해 이 룰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 개연성이 있다. 지금 국민의힘 예비주자들의 최대 고민은 너나 할 것 없이 윤 대통령과의 관계 설정일 것이다. 예비주자 누구도 윤 대통령 지지세가 강한 ‘당심’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후보 경선과정에서도 ‘비상계엄 찬반’ 여부가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당내 경선이 이런 식으로 흐르면 국민의힘은 또다시 탄핵정국 이전과 같은 내분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지금부터라도 탄핵이 인용될 때를 대비해, 보수결집뿐만 아니라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 외연확장이 가능한 인물을 당 대선후보로 뽑기 위한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

2025-02-16

철강도시 공동대응, 위기극복 노력 돋보여

포항시와 광양시, 당진시 등 3개 철강도시 단체장이 미국 트럼프 발 관세폭탄으로 위기에 몰린 지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로 약속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정인화 광양시장, 황침현 당진부시장은 지난주 각 지역의 철강산업 현황과 피해상황 등을 공유하면서 위기극복 공동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긴급대책 영상회의를 개최했다. 3개 철강도시에서 생산되는 조강생산량은 국내 전체 생산량의 93%다. 국내 생산량 대부분을 맡고 있는 이들 도시가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은 철강산업의 위기가 곧 지역경제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지역의 단체장이 글로벌 무역환경 악화로 나타난 지역산업의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모습은 매우 바람직하다. 국내 정치가 혼란한 지금 상황에서 이들 단체장의 노력은 더 돋보인다. 하나의 힘보다는 여럿이 힘을 보태면 더 낫다. 단체장의 역량을 모아 대응하면 노력의 성과도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알다시피 국내 철강산업은 2021년부터 글로벌 경기침체로 철강 수요가 크게 줄어든 상태다. 게다가 중국의 저가 물량의 국내 공세와 일본의 엔화 하락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로 국내 철강업계는 전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가 내달부터 철강제품에 대해 25%의 관세를 추가 부과키로 하면서 국내 철강업계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빠졌다. 포항제철이 있는 포항시는 경북도와 협의해 포항시를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과 산업전기료 인하 등의 정부 지원을 건의한 바 있다. 이번 3개 철강도시도 정부와 여야 정치권에 대한 공동건의문을 채택했다.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방안이 조속히 나오길 희망한다고 했다. 철강산업은 자동차, 조선, 전자 등 모든 산업에 반드시 들어가는 핵심 소재 산업이다. 국내 수출의 기둥 역할을 담당하는 분야다. 3개 도시는 철강산업 경기에 따라 도시의 경제가 좌지우지되는 측면이 많다. 철강산업의 위기 극복이 도시민의 삶을 돌보는 일이 되기도 한다. 3개 단체장의 공동건의에 대해 정부는 즉각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2025-02-16

위기의 포항경제…정부지원 이끌어 내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폭탄으로 철강과 이차전지 등 포항지역 주력 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그렇다고 당장 업계 스스로가 자구책을 만들어낼 상황도 아니다. 기업과 상공단체 등이 각자도생식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미국이 내세운 관세 장벽이 너무 커 성과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은 정부가 직접 나서 대외협상력을 발휘해 기업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최상의 방책이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는 정상 간 통화나 고위경제관료 미국 파견 등을 통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처지는 딱하다. 탄핵정국과 리더십 공백으로 통상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얘기가 아직 들리는 바가 없다. 그나마 경북도와 포항시, 구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나서 간담회 등 기업의 애로를 듣는 창구 역할을 해주고 있어 위안이 된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12일 포항시청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지역 기업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발 관세 폭탄과 관련한 지역경제 활력 회복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산업위기 대응특별지역 지정을 건의하겠다”고 밝히고 “도민이 뭉쳐 지금의 위기를 타파하는 경북의 힘을 보여주자”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철강업계는 △철강 탈탄소 설비투자에 대한 정부 직접 지원 확대 △저렴한 비용의 청정수소 확보 등을 건의했다. 경북도는 이차전지 분야와 관련해서는 친환경 설비투자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전력비 인하에 대한 보조금 예산 확대 등 기업의 투자 여력을 살리는 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정책으로 철강, 반도체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수출액의 40%가 관세 사정권에 들어섰다. 경북도 영향권 중 한 곳이다. 정부가 장차 대미 협상에 나서겠지만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한 대응 노력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방정부가 중앙정부의 추동력을 독려하고 위기에 처한 산업계의 현장 목소리를 바로 전달해야 한다. 업계의 요구를 구체화해 건의하고 정부 정책에 반영되도록 발로 뛰는 것이 지방정부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일이다.

2025-02-13

새마을금고 이사장 첫 直選…왜 조용할까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가 올해 처음 직선제 방식으로 3월 5일 치러지지만 기존 이사장들의 영향력이 워낙 강한데다, 대통령 탄핵 정국에 묻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졌던 이사장 선거는 새마을금고법 개정과 함께 올해부터는 조합원이 직접 뽑도록 하고, 선거의 운영과 감독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맡도록 했다. 다만 직선제는 평균 자산 2000억원 이상인 새마을금고에 한해 의무화하고, 그 이하 소규모 금고는 직선제와 간선제 중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의 경우 86개 금고 중 직선제가 치러지는 데는 41곳, 경북은 104개 금고 중 직선제가 치러지는 데는 20곳이다. 문제는 직선제 도입에도, 선거에 대한 조합원들의 관심이 지극히 저조하다는 것이다. 선관위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받고 있지만, 지난 12일 현재 대구지역 예비후보는 27명에 불과하고, 경북도내 8개 시·군은 예비후보가 단 한 명도 없다. 이유는 출마조건이 까다로운데 있다. 이사장 선거에 나오려면 새마을금고에서 4년 이상 일하거나 다른 금융 관련 기관에서 10년 이상 근무해야 한다. 금고에 따라서는 이사 등 별도의 추가 자격 조건도 있다. 상당수 금고는 현 이사장에 유리한 조건을 달아 놓았다. 이러니 ‘이사장이 3선연임으로 출마하지 못하는 금고만 후보들이 나선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이사장 선거 때마다 금품수수 의혹 등 다양한 비리로 얼룩졌다. 서민금융인데도 이사장 연봉이 1억여원에 이르고, 세 번 연임(임기 4년)이 가능하다. 당연히 기존 이사장들이 연임 욕심을 낼 수밖에 없다. 이번 ‘제1회 전국 동시선거’는 조합원들이 직접 선거를 하고, 선거감독도 선관위에서 하는 만큼 깨끗하고 공정하게 치러져야 한다. 비리없는 선거가 되려면 선관위 힘만으로는 어렵다. 금고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 감시자 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고 선거공보를 통해 후보자의 정책·공약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표를 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2025-02-13

저출생 해법찾는 경북…정부·국회는 뭘하나

지난 11일 경북도청에서 열린 ‘저출생 대책회의’에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저출생은 국가적 중증이다. 경북도가 중증외상센터라는 각오로 혁신적인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소멸 문제가 생사(生死)를 넘나드는 중증 단계까지 왔고, 경북도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응급실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 지사는 지난해부터 이 회의를 주재해 오고 있으며, 이번이 27번째다. 지난해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9년만에 처음으로 출생아 수가 반등세를 보인 성과를 냈다. 지난해 말 경북도내 출생아 수는 모두 1만467명으로, 전년동기보다 35명이 늘어났다. 2015년 이후 계속 줄어들던 출생아 수가 지난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적은 숫자이긴 하지만, 의미있는 터닝포인트다. 그저께 열린 회의에서도 각 실·국별로 다양한 저출생 정책이 나왔다. 저출생과 전쟁본부에서는 음력 7월 7일인 ‘칠월칠석’을 ‘견우직녀 만남의 날’로 정해 도내 미혼 남녀끼리 이어주는 이벤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소방본부는 인사 관리 규정을 개정해, 결혼·출산을 앞둔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희망하는 소방관서에서 근무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공항투자본부는 산업단지 청년문화센터에 24시간 돌봄센터 운영하고, 돌봄 시설을 설치하는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산림자원국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치유의 숲 태교’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날 각 실·국에서 나온 대책은 경북도뿐만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저출생 문제가 특정 정책만으로 하루아침에 개선될 수는 없지만, 경북도가 중증외상센터를 자처하며 전국적인 저출생 극복 모델을 만들려는 노력은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저출생 문제는 경북도가 중증환자 치료하듯이 처방을 한다고 해서 획기적인 효과가 나올 사안이 아니다. 중앙정부와 국회가 앞장서서 아이낳기 좋은 사회 분위기를 만들고, 입법으로 이를 뒷받침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다.

2025-02-12

학생이 안전한 학교…교육 당국의 몫이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40대 여교사가 1학년 학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고는 말하기 힘들만큼의 충격적인 사건이다. 신학기 개학을 앞두고 일어난 이 사건으로 새학기부터 학생들을 학교에 보내야 하는 많은 학부모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우리학교는 과연 안전한가”라는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을 살해했다는 사실만으로 우리 사회의 기본이 무너졌다는 탄식도 나왔다. 가장 안전하다는 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깨진데 대한 허탈감으로 풀이된다. 범행을 저지른 40대 여교사는 정신질환 경력자다. 정신질환을 이유로 휴직을 신청했지만 20일만에 복직했다. 교사들도 인간이기에 정신질환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어린학생을 상대해야 하는 교사라는 특수신분을 고려하면 정신질환 병력자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는 엄격해야 한다. 사고를 낸 교사는 복직후 동료교사의 팔을 꺾고 기물을 파손하는 폭력적 행동을 보였다는데도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것은 이 사건에 대한 교육당국의 책임이 없다고 말하기 어렵다. 같은 병력으로 휴직을 더 할 수 없다는 제도상 미흡으로 변명할 수도 없다. 지난해 한 조사에 의하면 교사의 정신질환 발생 위험도는 일반 공무원 두배 이상 높다는 보고가 있었다. 진선미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23년 기준 우울증 진료를 받은 초등학교 종사자가 무려 9000여 명에 달한다. 매년 그 수가 늘고 있다고 하니 정신병력 교원에 대한 교육당국의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 대전의 한 초교에서 발생했지만 이 사건이 놀랍고 충격적인 것은 우리사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대구시와 대구시교육청이 학교 안전관리 전반에 대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특히 대구시 교육청은 정규수업 후 운영하는 늘봄 교실 등에 대한 학생관리에 중점을 두고 지원책 보완에 나선다고 한다. 학교는 우리의 아이들이 꿈을 키워가는 곳이다. 경찰의 수사로 이번 사건의 잘잘못이 규명되고 이를 계기로 학교가 가장 안전한 공간으로 재탄생되길 바란다.

2025-02-12

‘신입생 0명’ 학교 증가…교육 양극화의 그늘

신학기 개학 때마다 들리는 우울한 뉴스지만, 올해도 전국에서 신입생이 없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하는 초등학교가 185곳인데 이 중 42개교가 경북에 있다고 한다. 대도시인 대구에서도 신입생이 없는 초등학교가 있다. 대구·경북 지역의 인구감소 수준이 위기상황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현상이다. 경북교육청 집계에 따르면, 올해는 도내 초등학교 42개교, 중학교 3개교 등 모두 45개 학교가 신입생이 없다. 지난해에는 30곳이었지만, 올해 15곳이나 늘었다. 안동과 영천, 의성에 각 5곳, 포항·상주·성주에 각 4곳, 김천·문경 각 3곳, 청도·고령· 울진 각 2곳, 예천·봉화 각 1곳이다. 중학교는 포항·영천·청송 각 1곳이다. 그나마 군 단위에선 면마다 1곳씩 남아있던 초등학교도 점차 없어져 가는 추세라서 충격적이다. 학생이 없어 문을 닫는 학교가 늘어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속수무책이란 것이 안타깝다. 경북도내에서 신입생을 받지 못해 폐교한 학교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2~3곳이었다가, 지난해는 6개교로 대폭 늘어났다. 전국적인 출생아 수를 고려하면 앞으로의 상황은 더 비관적이다.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출생아 수는 2019년 30만3000명이지만, 2020년에는 27만2000명, 2021년에는 26만1000명, 2022년에는 24만9000명으로 해마다 1~2만명씩 줄어들고 있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갈 나이가 되면, 전국 초등학교의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비수도권 농어촌 지역에서 아이들이 사라지는 문제는 지방정부나 교육당국 차원에서 손을 쓸 수 있는 차원을 넘어섰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교육격차 해소와 저출생 문제 해법 없이는 모든 대책이 임시처방에 불과하다. 가장 효과적이 대책은 청년들이 농어촌에 살면서 아이를 낳아 키우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황당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농어촌 공교육을 대도시 사교육시장 못지않게 수준을 높이면 가능할 수 있다.

2025-02-11

포항경제에 직격탄 날린 美 철강 관세 폭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선언한 대로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25% 관세가 10일 부과됐다. 앞으로 철강에 이어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등도 미국의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 한국의 수출전선에 초비상이 걸린 상태다. 특히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생산공장이 있는 포항은 수많은 연관업체들이 미국의 철강 관세정책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향후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대미 철강수출에서 263만t을 무관세 적용을 받고 있다. 하지만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포스코는 포항과 광양에서 2024년 기준 162억 달러의 철강제품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미국의 의존도가 11% 정도다. 미국의 관세정첵이 구체화될 때까지 지켜봐야 하겠으나 현재로선 특별한 대응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알다시피 철강산업은 2023년부터 수요부진으로 관련업계가 애를 먹고 있다. 게다가 저가의 중국산 제품이 시장에 파고들어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미·중의 관세전쟁이 심화되면 중국산 철강제품의 국내 수입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점쳐져 국내 철강산업은 이래저래 사면초과 국면이다. 철강제품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25% 관세가 부과됐으나 한국정부가 나서 물량을 제한하는 쿼터제를 수용함으로써 관세대상에서 제외되는 성과를 냈다. 아직은 정부의 대응책이 나오지 않고 있으나 관세를 면하기가 쉽지 않고 대체시장 확보도 만만치 않아 걱정이다. 혼란이 극에 달한 우리 정치상황을 생각하면 경제가 무너질까 우려도 된다. 포스코 등 관련업계가 신제품 개발 등 위기를 넘어설 수 있는 대안 모색에 나서야겠지만 지방정부도 함께 고민하고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포스코는 우리지역의 대표기업으로서 지역 경제와 시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정부의 대미 협상력에 기대를 걸어야 할 시점이지만 트럼프발 관세폭탄에 대응하는 지역 경제주체들의 각오도 새로워져야 한다.

2025-02-11

경북도민 역외 진료비 전국 최고, 대책은 없나

정부의 지방의료 육성 정책에도 지방환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기준으로 지방에 거주하는 중증·암환자들의 서울 소재 의료기관 이용이 연간 1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폐암, 간암, 위암 등 주요 암의 경우 지방거주 환자의 40% 이상이 서울 소재 상급종합병원에서 치료받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다. 이는 5년 전보다 15%가 늘어난 수치라고 하니 정부의 지방의료기관 육성책 발표와 별개로 지방의 환자들은 여전히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해도 지역 의료체계의 완결성을 높이기 위해 지역거점병원과 국립대병원을 서울의 빅5 수준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권역별로 3년간 최대 500억원 지원하고 지역인재 의대 전형비율을 현재 40%에서 대폭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의정갈등이 1년 이상 끌고 있는 탓도 있으나 지방의 환자들은 피부로 느낄만큼 지방의 의료수준이 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중소도시와 농촌지역이 많은 경북은 외지 진료 비중이 더 심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경북지역 주민이 치료를 위해 1년간(2023년) 타지에서 지출한 의료비가 무려 2조4380억원이다. 경북은 대구, 부산, 경남, 울산 등 경상권 권역에서 타지 의료기관 지급 진료비 비중이 36.5%로 가장 높다. 시군별로 보면 도서 지역인 울릉군이 86.6%로 가장 높았고, 영양군과 청송군이 80%를 상회했다. 정부가 밝힌 지역거점병원 육성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는 한 환자의 수도권 쏠림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렵다. 문제는 환자의 수도권 쏠림과 동시에 지역자본의 역외유출도 심화된다는 사실이다. 환자의 역외 쏠림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노령화가 되는 미래에는 더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역소재 의료기관의 경쟁력 강화와 지역거점병원 육성 정책이 서둘러 마련돼야 하는 이유다. 경북의 경우 포스텍의 연구중심 의대 설립과 국립안동대 의과대 신설 등이 이런 문제를 해소하는 한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2025-02-10

TK에서는 왜 ‘지방의원 후원회’ 저조할까

지난해부터 지방의원도 국회의원처럼 후원회 개설이 가능해졌지만, 대구·경북지역 지방의회에서는 실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의원 정치후원금 제도는 지난해 7월 1일부터 도입됐다. 지방의원들이 합법적으로 정치자금을 확보하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연간 모금 한도는 광역의원 5000만원, 기초의원 3000만원이며 선거가 있는 해는 두 배까지 가능하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역·기초의회를 통틀어 대구지역(161명)은 후원회를 개설한 의원이 전혀 없었고, 경북은 341명 중 3명(경북도의원 2명, 구미시의원 1명)만 후원회를 개설했다. 전국적으로는 지방의원 3865명 중 354명(9.2%)이 후원회를 두고 있다. 광역의회는 전북도의회가 개설률 37.5%로 1위를 기록했고, 서울시의회 30.4%, 경기도의회 28.8%, 전남도의회 26.2%, 인천시의회 25% 순이었다. 기초의회는 2988명의 의원 중 180명(6%)이 후원회를 개설했다. 수도권과 호남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의원들이 후원회제도를 외면하는 이유는 ‘비용부담’ 탓이 크다. 후원금을 받더라도 사무실 유지비용과 직원 인건비를 충당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장기화된 경기 침체로 주민들에게 손을 벌리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후원회 설립절차가 복잡한 것도 문제다. 후원회 등록신청, 회계책임자 신고 등이 까다롭고 후원회를 설립한다 해도 정치자금 수입·지출 절차, 회계보고서 작성과 제출 방법 등이 어려워 지레 포기를 한다는 것이다. 지방시대의 중심에는 지방의원들이 있다. 지방의원들의 입법 활동과 예산 심의, 집행부 감사 등은 생활정치를 정착시키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다. 후원회 제도는 재력은 없지만 역량 있는 청년들이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 나라살림연구소가 지적했듯이, 선관위를 중심으로 후원금 회계프로그램 사용법과 기부금 사용방법, 사례 교육 등을 통해 지방의원들이 후원회제도를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25-02-10

대구시 공공공사 발주, 경기부양 효과 나오길

지난 3일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12월 대구경북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대구지역 건설 수주액은 2408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건설공사 총 수주액의 겨우 1.0%다. 대구지역 건설업계의 건설공사 수주 규모가 전국 1% 수준이라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12월 실적만으로 전체를 평가할 수 없지만 대구 경제의 전국 비중에 비해서도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다. 전년동기 수주액(8808억원)과 비교해도 72%가 급감한 수치다. 통계청은 재건축 주택, 신규주택, 학교, 병원 등 민간부문 공사가 저조했던 것이 원인으로 분석했다. 대구 지역 부동산 경기는 수년째 동면 상태다. 건설경기를 뒷받침하는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으니 건설경기가 좋을 리 없다. 게다가 고물가, 고금리,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건설업계의 유동성이 압박을 받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미분양 주택은 8000가구가 넘으며 집값은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지금 상태가 지속된다면 건설 관련 산업 전반이 무너질지 모른다. 대구시가 연초부터 대형 공공건설공사 조기 발주를 서두르는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대구시는 지난주 대형 공공공사 발주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100억원 이상의 대규모 공사에 대해서는 계획단계에서부터 지역건설업계에게 추진계획, 발주시기 등의 정보를 알려주고 그들이 공사를 수주하는데 도움을 주기로 했다. 특히 공공건설공사에서 지역제한 입찰이나 지역의무 공동도급 우선시행 등 지역업체 보호방안을 이행하도록 발주처를 독려했다. 이 조치와 관련 홍준표 대구시장은 “수주 가뭄을 겪는 건설업계의 시름이 조금이나마 해소됐으면 한다”며 대구시 공사 발주가 건설경기 회복의 마중물이 되길 희망했다. 어려움을 겪던 건설업계에게는 단비같은 소식이다. 특히 건설업계의 의견을 청취해 지역 업체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도록 행정이 앞장서겠다고 하니 기대감도 크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다. 지방정부와 지역경제가 힘을 모아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나가야 한다.

2025-02-09

시추 한번으로 “석유없다”… 성급하지 않나

포항 영일만 앞바다 가스전 개발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첫 탐사시추에서 기대했던 수준의 석유·가스가 확인되지 않으면서 후폭풍이 거세다. 정부는 첫 시추공 주변의 다른 6개 유망구조에 석유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시추를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지만, 민주당은 프로젝트 자체가 사기극이라며 책임을 묻겠다는 태세다. 정부는 지난 6일 “시추결과 가스의 징후는 발견했으나 경제성을 확보할 수준은 아니었다”며 사실상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물거품이 된 것처럼 발표했다가, 하루 뒤인 7일에는 “가스의 징후가 좀 있다. 후속 탐사를 충분히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며 말을 바꿨다. 정부의 이런 갈팡질팡하는 태도를 두고, 국민의힘에선 관련 공무원들이 야당 눈치를 보면서 성급하게 프로젝트 무산 발표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전문가 의견을 종합해보면, 세계 어느 나라든 첫 시추에서 유전이 발견되는 케이스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선 세계 최대 규모인 남미 가이아나 유전은 14번째, 노르웨이의 에코피스크 유전은 33번 만에 시추에 성공했다는 자료를 내놨다. 대부분 해외 유전 개발 사업들은 시추를 거듭하면서 확보한 시료를 분석해 성공률을 계속 높여간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이 “한 번 시추해 봤는데 바로 석유가 나오면 산유국이 안 되는 나라가 어디 있겠나”라고 한 말에 공감이 간다. 첫 시추공에서 석유가 나오지 않아 아쉽긴 하지만, 이번 프로젝트 성공률이 20%에 달한다는 것은 탐사 시추를 포기할 수 없는 확률이다. 정부와 석유공사가 지난해 6월 첫 시추를 시작할 때도 최소 5번의 시추공을 뚫겠다는 전제가 있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변변한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을 위해 손바닥 뒤집듯 쉽게 접을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국운이 걸린 자원개발이 정쟁에 발목이 잡혀 무산되는 것은 후손에게 죄를 짓는 행위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긴 안목으로 시추작업을 진행해야 하고, 정치권은 추경예산 편성을 통해 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2025-02-09

집값 폭락한 대구·경북, 악성 미분양도 늘었다

대구와 경북의 부동산 경기는 언제쯤 기지개를 켤 수 있을까. 수년째 이어져 오는 대구·경북지역의 부동산 경기침체는 내수경기 활성화에도 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 부동산 관련산업이 내수시장에 미치는 후방효과를 생각하면 대구경북의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은 상상 이상이다. 본사 취재팀이 한국부동산원의 부동산정보 통계시스템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대구와 경북의 집값(주택종합매매가격지수 기준)은 최근 3년간 대구는 18%, 경북은 2%가 각각 떨어졌다. 지역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으나 대구의 경우 세종시(22%) 다음으로 전국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경북도내 중에는 경산(10.5%), 구미(8.5%), 포항(4.7%)이 비교적 낙폭이 컸던 지역으로 조사됐다. 5일 국토부가 발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은 미분양 주택이 다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7월 이후 줄어들던 미분양 주택이 10월부터 다시 증가해 대구는 8807가구, 경북은 6987가구로 집계됐다. 특히 악성 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은 대구가 2674가구, 경북이 2237가구로 전달보다 862가구, 866가구가 각각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대구가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고, 전남에 이어 경북이 세 번째로 많다. 부동산 산업은 앞서 언급했지만 주택이나 비주거용 건물 등에서 파생하는 재화생산과 소비에 관련된 것으로 경제적 파급력이 매우 강하다. 소비와 투자로 이어지는 내수산업 활성화와 직결되는 분야다. 대구와 경북의 부동산 경기는 정상적 거래가 어려울 정도로 수년째 침체 늪에 빠져있다. 최소한의 이사 수요라도 감당할 정상적 거래를 위해선 경기 진작책이 나와야 한다. 대구시가 이런 점을 고려, 수도권과는 다른 비수도권만의 주택정책 필요성을 여러 차례 건의했으나 정부의 시원한 대답은 없다. 최근 정치권이 지방 미분양 주택에 대한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의 완화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얘기가 들리나 그것이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지자체에 관련 권한을 대폭 이양하거나 비수도권에 맞는 획기적 맞춤형 정책이 나와야 한다.

2025-02-06

배터리·바이오 34조 투입… 포항경제에 ‘단비’

정부가 지난 5일 발표한 34조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배터리·바이오 중심)기금’ 조성은 대구·경북 경제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차전지와 바이오 특화단지로 지정된 포항으로선 더 반가운 소식이다. 특화단지에는 정부공적자금이 우선 투입된다. 관련 법률안 개정을 통해 기금이 조성되면 저리 대출과 투자가 쉽게 이뤄질 수 있어, 철강산업 위축으로 어려움을 겪는 포항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기금은 산업은행이 일정 규모의 자금을 펀드에 먼저 출자해 마중물 역할을 하면 시중은행이 뒤따라 돈을 투입하는 방식으로 적립된다. 펀드에 시중은행이 참여하면 산은이 독자적으로 투자할 때보다 더 많은 자금을 동원할 수 있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현재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의무화를 철회한다”고 밝힌 이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둔화)까지 겹쳐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조 단위에 달했던 배터리 3사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천억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당연히 배터리 3사에 부품을 공급하는 포항지역 소재사들도 실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포항 영일만 산업단지에는 코스닥 시가총액 1위를 기록했던 배터리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이 ‘2차전지 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캠퍼스에는 양극재를 양산하는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이엠, 전구체 원료·제품을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수산화리튬을 제조하는 에코프로이노베이션, 산업용 산소와 질소를 양산하는 에코프로에이피,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하는 에코프로씨엔지가 입주해 있다. 그리고 포항은 지난해 6월 바이오특화단지로 지정된 이후, 기존 바이오 연구개발 인프라(세포막 단백질 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포스코 연구진)와 연계해 인허가 특례지원을 통해 국제적 바이오·백신허브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정부가 국회와 잘 협의해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게 되면, 포항지역 관련기업이 저리 대출 또는 지분 투자 형식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위축된 지역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다.

2025-02-06

‘국정협의체 현안’이 곧 TK지역의 숙제다

지난해 12월 출범한 이후 ‘휴업’ 상태였던 여야정 국정협의체가 다음주 재가동된다. 여야는 지난 4일 국회에서 국정협의체 실무회의를 열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참여하는 4자회담을 이르면 10일 열기로 했다. 국정협의체에서는 반도체특별법과 고준위방폐장법을 비롯한 경제·민생 법안처리가 주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2월 임시국회에서 주 52시간 예외 조항이 담긴 반도체특별법과 ‘에너지 3법’부터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너지 3법은 국가 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법, 해상풍력 특별법이다. 제1차 추경편성도 주요의제가 될 전망이다. 현재 쟁점이 되고 있는 국정현안은 모두 TK(대구경북)지역의 핵심과제와 직결돼 있다. 먼저 포항 앞바다 유전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 시추작업이 원활하게 추진되려면 올해 본예산에서 민주당이 전액삭감(497억원)한 관련예산을 추경에서 복원해야 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적정성을 의심하며 시추예산을 책정하는데 적극 반대하고 있다. 원전 11개가 있는 경북으로서는 에너지 3법에 포함된 고준위방폐물 처분장법 역시 긴급 현안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 원전은 고준위 방폐장이 없어 사용후 핵연료 등 고준위 방폐물을 원전 내에 임시로 쌓아두는 실정이다. 구미에 집중돼 있는 반도체 소재 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미래먹거리법’으로 불리는 반도체 특별법도 하루빨리 제정돼야 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공백이 길어진 가운데, 여야정이 국정협의체를 가동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긴급현안을 추진하려면 거대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조기대선을 의식해서 우클릭하고 있다는 비판은 나오고 있지만, 최근 이재명 대표가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하면서 국정협의체 가동에 대한 접점이 마련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2025-02-05

지역기업, 수출구조 재편으로 活路 뚫어야

대구상공회의소는 4일 미국 트럼프발 관세정책에 먼저 타격을 받게 될 지역기업을 두가지 측면에서 분류했다. 하나는 멕시코와 캐나다에 생산시설을 두고 우회적으로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이고,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상의 관계자는 “특정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수출선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역본부도 같은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구경북 수출구조의 변화 분석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대구와 경북의 제1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지난 25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기준 대중국 수출 의존도는 대구 23.6%, 경북 32%였다. 이는 전국 평균 19.5%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라고 했다. 2위 수출국인 미국도 못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미 수출 의존도는 대구 23.4%, 경북은 16.2%다. 전국 평균 18.7%와 비교하면 높은 편에 속한다. 무역으로 먹고사는 우리나라는 수출 구조를 다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오래전부터 들어왔다. 다만 오랜 무역관행과 신개척지 발굴 과정이 쉽지 않아 개선이 잘 안 되고 있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 때도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지면서 수출구조 개편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지금도 같은 문제로 고민한다. 5년 전 한국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서는 우리나라는 수출품목과 수출 대상국의 집중도가 주요 수출국 가운데 1위라고 했다. 대구경북지역 기업도 다를 바 없지만 대구상의와 무역협회 조사에 의하면 전국 수준을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기업의 수출 활로의 다변화 모색은 선결과제다. 특히 집중도가 높다는 것은 대외 변화에 민감하는 의미여서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곧 닥칠 트럼프발 관세 위기에 대응할 종합적이고 장기적 대책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지자체 모두가 힘을 합쳐 각자의 영역에서 활로를 찾아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2025-02-05

울릉에도 유전 가능성, 野 ‘산유국 꿈’ 외면말라

울릉분지에 최대 51억7000만 배럴 규모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다는 용역 보고서가 한국석유공사에 제출됐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지질탐사전문 컨설팅 업체인 액트지오사가 작성했다. 액트지오사는 지난해 6월 정부가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탐사 분석을 진행한 회사다. 석유공사는 “현재 용역 결과만 제출받은 단계여서 전문가들과 추가 검증을 정밀하게 진행해야 더 구체적인 매장량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검증작업은 국내 전문가 위주로 진행 중이며, 3월중 완료된다. 탐사 성공률은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비슷한 20% 수준으로 분석됐다. 최소 7000만t에서 최대 4억7000만t의 가스, 최소 1억4000만 배럴에서 최대 13억3000만 배럴의 원유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14개 구조 중 탐사자원량이 가장 많은 곳의 이름은 ‘마귀상어’다. 문제는 액트지오사에 대한 야당의 불신과 탐사재원이다. 포항 앞바다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적정성을 의심해왔던 민주당이 울릉분지 유전 탐사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민주당은 2025년 예산심사에서 대왕고래 1차 시추 예산 500여억 원을 전액 삭감해버렸다. 현재 석유공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1차 시추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추가 시추가 정상적으로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 정부가 2차 시추부터는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해외 투자유치가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그저께 밝혔듯이, 동해 유전개발 사업은 에너지 안보차원에서 정파를 떠나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이어 울릉분지 유전 탐사가 성공하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4%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에너지 자립국이 된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은 산유국에 대한 국민기대를 저버리지 말고 이번 1차추경에 관련예산을 반드시 책정하길 바란다.

2025-02-04

불경기 한파에도 나눔의 정신은 뜨거웠다

매년 연말연시 전개되는 희망나눔 캠페인이 혹독한 불황 경기로 목표액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우려를 딛고 올해도 목표액을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냈다. 대구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경북도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108억7000만원과 213억원의 모금액을 각각 달성했다고 밝히고 3일 폐막식 행사를 가졌다. 특히 경북도는 1988년 이웃돕기 캠페인을 시작한 이래 최초로 200억원을 돌파하는가 하면 모금액 사상 가장 큰 금액을 달성했다고 했다. 지난해는 고금리, 고물가, 경기침체라는 경제적 악재로 어려운 상황이 지속돼 온 한해였다. 게다가 계엄사태와 탄핵정국에 따른 정치적 혼란까지 겹쳐 기업이나 개인의 기부를 기대하기가 쉽지 않았던 분위기였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 목표를 초과하는 성과를 낸 것은 어려운 이웃에 대한 우리 고장 주민들의 적극적인 사랑의 마음이 있었던 때문이다. 올해도 기업 기부는 물론 개인의 기부도 줄지 않고 이어져 왔다. 경북도의 경우 개인의 기부가 전체 모금액의 절반을 넘어서는 놀라운 개인 참여도를 보인 것이다. 희망나눔 캠페인은 처음에는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모금을 시작했다. 이후 2007년부터는 희망나눔 캠페인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단순히 기부를 넘어 기부자가 우리 사회 투자자의 일원으로서 나눔의 가치를 실현하자는 데 목표를 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사회적 나눔의 연대에 동참할 수 있게 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통해 모두가 발전하는 사회동력을 삼자는 뜻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부금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배분하는 역할을 한다. 시·도민이 십시일반 정성으로 모금한 성금이 다양한 복지사업에 사용되어 어려운 이웃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또 그들에게 전달된 성금이 우리 사회가 각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그들이 재기하는 희망의 빛으로 작용했으면 한다. 나눔 캠페인의 가치가 더 잘 알려져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과 기업이 동참하는 성과가 있길 기대한다. 기부는 거창한 결심이 필요한 것이 결코 아니다.

2025-02-04

경북형 광역비자, 인구소멸 막는 해법되길

경북도가 제안한 외국인 광역비자제가 올해부터 본격 시행된다. 광역비자는 중앙정부 대신 지방정부가 지역별 특성에 맞춰 외국인에게 비자를 발급하는 제도다. 지역실정에 밝은 지방정부가 이민정책을 설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법무부는 지난해 12월 1일 “광역지자체가 지역 특성에 맞춘 비자 요건을 설계하면 승인하겠다”면서 광역형 비자시범사업을 공고했다. 사업방식은 지방정부가 지역 특성에 맞는 비자 발급 요건과 모델을 설계해 제출하면, 법무부 심의위원회를 통해 시범사업 대상 지역과 비자쿼터를 확정하는 형태다. 법무부는 앞으로 외국인 이민이나 고용 정책에 시·도지사협의회장,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을 심의위에 참여시킬 계획이다. 경북도는 조만간 시·군, 경제단체,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와 수요조사를 한 뒤 이번주내에 법무부에 공모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광역비자를 받고 입국한 외국인은 기업의 전문·기능인력, 노인복지시설 요양보호사, 관광·요식업 분야에 취업한다. 광역비자제도는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민선 8기 취임과 함께 처음 제안한 이후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으며, 외국인 인력고용과 지역별 배분 등을 포함한 비자사무를 지방정부가 결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경북글로벌학당, K-드림외국인지원센터 등 외국인의 지역 적응과 취업·정착을 지원하는 조직을 구축하고 있는 경북도로서는 광역비자제도가 시행되면 외국인 인력이나 유학생 유치에 있어 타 시도보다 앞서 나갈 수 있다. 광역비자제도 도입 목적은 비수도권 지방정부의 인구소멸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경북도를 비롯해 우리나라 비수도권 지방정부의 인구 소멸위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중소도시 소멸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인구정책 패러다임을 외국인 유치 쪽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곧 초등학교가 없는 기초자치단체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광역비자 도입이 경북도의 미래 성장동력이 되려면 경북도가 철저한 수요조사와 함께, 외국인 노동인력이나 유학생들의 안정적인 정착 방안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2025-02-03

포항·구미도 관세 위기, 총력 대응 절실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캐나다·멕시코산 수입품에 25%, 중국산에 10%의 추가 관세를 물리면서 예상됐던 미국발 관세 전쟁이 시작됐다. 캐나다와 멕시코가 즉각 반발해 25%의 보복관세를 선언했고, 중국도 세계무역기구(WTO)에 미국을 제소키로 하는 등 맞서면서 글로벌 시장 경제가 대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의 배경은 불법 이민자 등을 표면적 이유로 내세웠지만 내용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내는 나라를 대상으로 한 무역전쟁 선포다. 캐나다, 멕시코, 중국은 미국 무역흑자 상위 3위국이다. 한국은 대미 무역흑자 8위국으로 다음 타깃의 대상이다. 미국은 우리나라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거대시장이다. 특히 많은 국내기업들이 멕시코 등에 공장을 차려 우회 수출하고 있어 미국의 관세정책이 본격화 될 경우 한국경제에 미칠 파장이 심상찮다. 대구와 경북도 트럼프발 관세 폭탄이 비켜갈 수 없는 곳이다. 포항경제의 중심인 철강과 이차전지, 구미의 반도체 산업도 미국의 관세 정책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미 반도체, 철강, 자동차 부문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지금 포항의 철강산업은 저가제품 공세에 시달려 현대제철 2공장의 가동이 중단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관세 정책이 발표되면 엎친 데 덮친 격이 될 수도 있다. 또 포항지역 수출 1위 품목인 이차전지까지 타격을 받게 되면 포항경제는 매우 심각해질 수 있다. 구미 전자와 반도체 산업도 비상이기는 마찬가지다. 자동차 부품산업이 많은 대구의 제조업 전반에도 트럼프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관세 폭탄에 대응할 대책이 나와야 하나 탄핵정국으로 정부가 어수선해 걱정이다. 정부는 단단한 각오로 미국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 지방정부와 상공계 등 지방경제 주체들은 위기의식 속에 함께 지혜를 모아 위기 극복에 나서야 한다. 특히 기업은 혁신적 기술 개발로 독자적 경쟁력을 갖추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는 노력을 시도해야 한다.

2025-02-03

청년이 머물고 싶은 도시에 大邱 미래 걸어라

대구시가 지난주 대구광역시 청년정책조정위원회 올해 첫 회의를 개최했다. 청년정책조정위는 대구시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청년정책 전문가 등 20명으로 구성된 민간협력 네트워크다. 여기서는 지역특성에 맞는 청년사업을 발굴하고, 청년정책에 관한 주요 사항을 심의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 지방자치단체마다 이와 같은 기구가 만들어져 있고 관련 정책들도 비슷한 것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수도권 집중으로 청년들이 빠져나가는 지방도시들은 청년들을 붙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발표된 정책만큼 청년들의 호응이 좋은 것은 아니다. 정치, 경제 등이 집중된 수도권으로 쏠리는 청년들의 마음을 붙잡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지역 청년들이 떠나게 놔둘 수는 없는 일이다. 대구시는 청년이 찾는 젊고 역동적인 대구 건설을 위해 2017년에는 청년정책과를 신설해 각종 청년정책 개발에 힘을 쏟아왔다. 홍준표 대구시장의 민선 8기에는 대구시의 산업구조를 신산업 구조로 대폭 개편해 젊은이가 선호하는 일자리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민선 8기 3년동안 결혼 적령기 30∼34세 청년인구가 1만여 명이 늘어난 성과를 냈다. 매년 2000∼3000명씩 줄어들던 30대 청년인구가 23년만에 증가세를 보인 것은 놀라운 변화다. 지난해는 전국 지자체 일자리 대상에 대구시가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영광도 안았다. 그렇지만 이 정도로는 청년이 있고싶어하는 도시라 말하기 어렵다. 청년들이 주목하는 대구가 되기 위해선 획기적인 정책들이 쏟아져 나와야 한다. 청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 주인공이다. 그들이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지방도시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기발한 청년정책을 만들 수 있어야 대구의 미래도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는 올해 일자리, 주거, 교육, 복지문화 등에 1691억원의 예산을 들여 청년정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지자체가 추진하는 비슷한 수준의 예산과 정책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 대구만의 종합적이고 특별한 청년정책이 만들어져야 한다.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