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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거꾸로 가는 안동시 버스행정

안동시가 최근 지역에 운행되는 시내버스의 막차 시간을 1시간가량 앞당기기로 했다. 안동시내 기준으로 현재 밤 10시 30분 정도에 끊기던 막차가 9시 20분 정도면 끝난다고 한다. 시민들이 어리둥절해 할 수밖에 없다. 불평이야 두말할 것도 없다. 안동시의 이같은 결정은 버스회사 측이 “법에 정한 운수 종사자의 8시간 휴식보장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그대로 수용한 탓이다. 지난 2월 개정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는 운수종사자 휴게 시간을 보장토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버스회사들은 운행시간을 더 늘리려면 운전자에 대한 예산지원이 필요하다는 뜻도 전했다고 한다. 안동시는 예산절감과 준법을 이유로 버스회사 측의 요구를 단순히 수용하고 만 셈이다.시내버스는 `시민들의 발이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특히 우리 사회가 다양해지면서 개인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는 마당에 안동시가 시내버스 운행시간을 단축한다는 결정을 내린 것은 그야말로 생뚱스럽다. 도대체 시민들의 불편은 온데간데없다는 말인지 이해가 안 된다. 대중교통이 기업의 이익으로 운행되는 시기는 벌써 지났다. 버스회사의 영업적 이익만 고려한다면 대중교통 수단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대중교통 수단에 공영적 개념을 도입한 것은 오래전 일이다. 시민들의 편의라는 복지적 개념으로 보는 것이 행정적 판단이다. 이런 공공적 성격 때문에 행정당국이 버스회사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이다.안동시도 안동지역 3개 버스회사에 대해 지난해만 해도 86억 원이라는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내년에는 97억 원의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 한다. 지난해 경북도청 신청사 개청 후 안동시가 기존 버스와 연계 운행키로 했던 버스노선 계획을 버스회사들의 압력에 밀려 신설노선으로 운영했던 것과 관련, 안동시의회가 “혈세 낭비를 한 졸작 행정”이라고 비판한 것이 그냥 한 말이 아니었다고 생각이 든다.과거 권위주의의 상징으로 보였던 `행정편의주의`가 시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소비자 편의주의`로 바뀐 지 오래됐다. 민선단체장을 선출하는 여러 이유 중 하나도 이런 시대적 사고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버스회사 측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는 안동시의 수동적 행정에 우려가 많다. 안동시 관계자가 “공부는 집에서 하고 막차가 없어지면 학원 버스 등을 이용하면 된다”는 사고 또한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시민의 편에서 서서 일하는 공직 자세가 있어야겠다. 시민들은 지금 오히려 시내버스 시간의 연장을 요구한다. 버스 운전자의 인건비 부담을 해서라도 시민의 불편을 없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행정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현재 시가 지급하는 90억 원의 보조금으로도 막차시간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 봐야겠다.

2017-06-14

새마을 운동, 정치적 폐기는 옳지 않다

경북도가 추진하고 있는 새마을 운동 관련 각종 사업이 축소되거나 폐지될 위기에 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에 따른 정책기조의 변화로 추측된다.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인 경북도도 최근 해외 봉사단 파견 중단을 포함한 새마을 관련 사업들이 폐지, 축소될 것이란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북도는 새마을 운동 본산으로 전국 유일하게 새마을 봉사과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매년 100억 원이 넘는 예산을 들여 국내외에서 새마을 정신 보급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15개국 47곳에 새마을 시범마을을 만들어내는 성과를 내기도 했고, 새마을 정신 보급 등을 통해 한국을 홍보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새마을 시범마을에는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함께 일해 왔다.그러나 최근 코이카가 개발도상국 농촌지원 사업 가운데 글로벌 새마을 청년봉사단 등 새마을 요소가 담긴 사업을 지역종합개발사업으로 재편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경북도는 구체적 통보는 없으나 새 정부의 정책방향 등을 고려할 때 새마을 사업의 궤도수정 및 축소가 불가피 할 것으로 보고 있다.새마을 운동은 1970년대 한국사회를 특징짓는 중요한 요소의 하나다. 그것은 정치적 이유를 떠나 우리나라 근대화를 이룩한 소중한 정신문화의 유산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새마을 운동은 조국 근대화를 기치로 한 넓은 의미의 농촌재건 운동이었다. 근면, 자조, 자립정신을 바탕으로 했기에 오늘날 개도국의 관심이 된다. 실제적으로 새마을운동은 1970년대 우리나라가 이룩한 경이적인 경제 성장의 정신적 힘이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문재인 정부가 정치적 해석으로 새마을 운동을 폐기하려고 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그동안 수차례 정권이 바뀌었지만 새마을 사업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뒤로 한채 이 사업은 명맥을 유지해 왔다. 지금와서 이 사업에 대한 정치적 평가는 무의미한 일이다. 박근혜 정권의 정책을 지우기 위해서라면 국민통합 정신과도 맞지 않다. 정책 결정은 그 사업이 지닌 정신적 가치와 국가적 목표와 유관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바른 일이다. 만약 정권이 다시 바뀌어 이 사업을 복원해야 한다면 이 또한 수치스럽고 민망한 일이 될 수 있다.지금 우리시대는 정권의 눈치를 보는 과거와는 다른 민주국가다. 정책 결정에는 국익이 우선돼야 하며 실효성 등이 논의의 근간이 되는 것이 맞다. 정치적 고려는 있을 수 없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추진해 온 경북도의 소신 있는 자세가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새마을 운동의 본산답게 사업의 연속성 확보를 위해 정부당국을 설득하는 노력을 하여야 한다. 지방분권 시대에 맞는 지역 특성화 사업이라는 것도 알릴 필요가 있다.

2017-06-13

자유한국당 `시대정신` 제대로 읽어내야 부활한다

제1야당 자유한국당 유력 정치인들이 내달 초 전당대회를 앞두고 부활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의 유력정치인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한국당 전당대회는 지리멸렬의 늪에 빠진 보수정치가 되살아날 것인가 아닌가가 결정되는 분기점이다. 한국당은 이번 전대에서 시대정신의 요체를 반드시 찾아내야 한다. 자유한국당의 모태는 민주공화당이다.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다보면 결국 박정희 장군의 5·16 군사쿠데타 이후 정변 주도세력에 의해 1963년 창당된 민주공화당을 만나게 된다. 공화당은 민자당·한나라당·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을 거치면서 이 나라 권력의 중추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국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8%까지 떨어지는 등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자유한국당이 이렇게까지 추락한 원인은 주지하다시피 정권을 나락으로 밀어 넣은 `최순실 게이트`에 있다. 대다수 국민은 아직도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도덕적 실패를 용납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무엇보다도 자유한국당이 탄핵정국 속에서 통렬한 자기반성이 있었다고 기억하는 국민들이 별로 없다는 게 문제다.자유한국당은 지난 대선 때 홍준표 후보가 24.03%의 득표율로 비교적 선전했다는 점을 위안거리로 삼는 듯하다. 조금만 더 잘하면 국민들이 지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 낌새다. 하지만 민심의 바다는 결코 그렇게 녹록지 않다. 24%의 미몽에서 깨어나 8%의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국회에서 새 정부에 대해서 `비토` 일변도의 모습으로 가는 것은 국면전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허술한 논리에다가 공감할 만한 대안도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만으로 민심을 얻을 수 있던 시대는 지나갔다. 부실한 정책을 조목조목 따지면서 대안을 제시해 국민들을 설득해나가는 성숙한 야당으로서의 새로운 위상 구축이 필요하다.철저한 반성으로 도덕성을 재무장한 다음 통합과 혁신의 리더십으로 외연을 왕성하게 확장하는 것이 마땅히 나아갈 길이다. 혈혈단신으로 나서서 돌개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의 정책방향은 뜻밖으로 철저하게 `보수`다. 마크롱은 근무시간 증대·임금체계 개선·공공일자리 감축을 모색하고 있다.그런 그가 문재인 대통령의 `적폐청산` 구호와 유사한 `데가지즘(Degagisme·구체제 청산)`을 화두로 내세워 무려 `하원 77% 석권`이라는 기적을 일궈내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결국 `보수주의`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개혁성`을 바탕으로 하는 설득력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자유한국당이 `개혁`을 기본으로 하는 시대정신의 새 지평을 찾아내길 기대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시대정신을 오롯이 읽어 민심을 폭발시킨 위인이었다.

2017-06-13

경북지역 고령 `의료난민` 심각… 의료체계 개혁 절실

경북지역의 고령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노인 `의료난민`이 늘고 있다. 고령 `의료난민`들은 단순히 재정적 여건이 좋지 않아 요양보호 및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고령에 따른 신체활동 제약으로 외부활동이 힘든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고령화 현상에 따른 문제점들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병원` 중심이 아닌 `지역사회 및 1차의료`에 기반을 둔 새로운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통계청의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일상생활이나 사회활동에 제약을 느낀다`고 대답한 경북지역 내 75세 이상 인구는 7만5천72명으로서 전국 17개 시·도 중에 경기도, 서울 다음으로 많았다. 이 중 옷 입기·목욕하기·밥 먹기·집안 돌아다니기와 같은 내부활동보다 외부활동이 더 힘들다고 호소한 응답자는 5만6천404명으로 지난 2010년(2만7천854명)과 비교하면 5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문제는 외부활동에 애로를 겪고 있는 고령인구의 절반(2만8천939명)가량이 가족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라는 점이다. 지자체나 사회단체의 도움이 없다면 이들은 사실상 난민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빠른 일본에서는 활동이 어려운 고령인구를 위해 지자체가 나서 무료버스를 운행하거나 이동판매 차량을 투입하기도 한다.포항의료원은 지난 2012년부터 매주 2회에 걸쳐 `찾아가는 행복병원` 사업을 시행하고 있어 새로운 방향을 선도하고 있다. 진료팀은 경북 동해안 지역 내 의료혜택이 열악한 오지를 찾아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과 맞춤형 처방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어림없는 상황이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이 절실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최근 건강복지정책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의뢰로 진행한 `고령사회를 대비한 노인의료비 효율적 관리방안(연구책임자 이규식)` 연구는 현 `병원` 중심체계에서 `지역사회` 중심으로의 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의료계획이 만들어져야 가파른 고령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해 주목된다. 큰 틀에서 1차의료·급성기의료·재가 및 지역사회서비스가 중심축을 이루고 공통분모를 찾기 위한 지속적 연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만성질환을 갖고 있어 돌봄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료`와 `사회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하고 있는 유럽의 경우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인간은 누구나 생로병사(生病死)의 과정을 거친다. 선진 복지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외롭게 사는 노인들이 `의료난민`으로 방치되는 현실을 개선하는 일에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 노인의 삶이 편안하도록 개혁하는 일은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

2017-06-12

전기차 인프라 구축, 속도감 있게 해야

대구시가 공동주택 전기차 충전기 설치 신청에서 전국 최고 신청률을 기록했다.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아파트형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사업 공모에서, 대구지역은 112개 단지에서 363기가 신청해 전국 최고 신청률을 기록했다. 인구대비 가장 많은 수량을 신청한 것이다. 한전의 이번 사업은 온실가스 감축과 정부의 전기차 활성화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시행하는 것으로 충전기 구축 비용은 한전이 일체 부담한다. 공동주택 측은 부지만 제공하면 된다.얼마 전 대구시는 전기차 보급률에서도 전국 8대 도시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충전기 설치 신청률 최고와 더불어 대구는 보급률과 인프라 등에서도 전국 최고수준을 갖춰가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대구시민들의 관심도가 타 시도보다 그만큼 높음을 나타낸 사례로 볼 수 있겠다. 전기차 선도도시 경쟁은 국내도시 간에도 사활을 건 경쟁을 보여주고 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판다면 선도도시 경쟁에서 낙오되기 십상인 상황이다. 전기차 경쟁은 미래 산업이란 시각에서 국가 간 경쟁도 뜨겁다.최근 중국은 전기차 인프라 구축 사업에 정부 차원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중국은 그동안 전기차 인프라 부족으로 전기차 발전이 더뎠다고 생각하고 전기차 산업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최근 중국 국무성 상무회의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시설 건설 가속화에 관한 지도의견을 통과시켰다”고 중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아파트 주차장의 자리마다 전기 충전기를 설치할 공간을 확보토록 했다. 공공주차장에는 전체 주차공간의 10% 이상을 충전기 설치공간으로 마련토록 의무화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또 전기 충전기의 중국 표준화 작업을 지시했고, 민간 자본 참여의 길도 적극 권장토록 한다고 했다. 중국은 2020년까지 500만대 전기차 보급을 목표로 전기 충전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한다. 대구시의 전기차 선도도시 선점 전략은 누가 뭐래도 잘한 선택이라 본다. 그 결과가 성공적이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대구시는 2030년까지 대구시의 전기차 선도도시 구축을 끝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외적 상황으로 보아 구축 완료시기를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본다. 전기차 산업의 발전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소비 수요가 많아지는 추세에 발맞춰 전략수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대구시는 전기차 글로벌 기업과의 교류와 전기차 보급률, 전기 충전기 설치율 등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전기차 경쟁에 앞서기 위한 대구시의 새로운 전략의 필요성은 없는지 검토가 있어야 한다. 단편적 결과를 두고 만족해하는 것보다 선제적 기획으로 타 시도를 압도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는 것이다. 전기차 인프라 구축 목표 및 시기도 가급적 앞당기는 노력을 해야 한다.

2017-06-12

`능력검증` 안 하는 인사청문회 개혁해야

국회에서 인사청문회가 열릴 적마다 일어나는 장면들은 번번이 기시감으로 다가온다. 문자 그대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의식이 춤을 추면서 똑같은 무늬가 반복되는 데칼코마니처럼 지루하고 짜증이 난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공수(攻守)의 위치만 정확하게 바뀌었을 뿐이었다. 19대 대선으로 정권이 교체된 후 벌어지는 인사청문회는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를 향해 무지막지 말 폭탄을 퍼붓던 더불어민주당 청문위원들은 후보자 두둔에 몰두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반면 여당에서 야당으로 위치가 바뀐 청문위원들은 후보자들의 약점을 물어뜯기 위해 전전긍긍이다. 너무나 뻔한 패턴이고, 단조로운 역전극이다. 무엇보다도 국민을 질리게 하는 것은 청문회 내내 청문위원과 공직후보자 간에 오가는 문답의 주제가 위장전입이니, 부동산 투기니, 세금탈루니, 논문표절이니 하며 지난 삶의 찌꺼기들을 놓고 벌이는 입씨름 뿐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도덕성 검증은 중요하다. 도덕성이야말로 고위 공직자의 핵심 덕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밑도 끝도 없는 티 뜯기와 감싸기로 일관하는 청문행태다.박근혜 정부 시절 7명이나 낙마시켰던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자유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던진 한 마디는 오늘날 국회 인사청문회가 얼마나 유치한 희극인지를 상징한다. 홍 의원은 “여당의원님들은 옛날에 전부 호랑이 같으시더니 지금 전부 고양이가 되셨다. 치어리더 역할을 하시려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야당 의원들은 폭소하고 여당의원들은 머쓱한 표정을 지었지만 씁쓸하기 그지없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위공직 후보자를 불러다 놓고 쓰레기통 검사만 하고 `능력검증`이라고는 도무지 안 하는 인사청문회는 개혁돼야 한다. 국민은 이번 인사청문회를 통해서 김이수 후보자가 헌재소장을 맡을만한 어떤 능력을 지녔는지 알아내지 못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국내외적으로 처한 엄중한 국가적 난제들을 타개할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감을 잡아내지 못했다. `능력검증`만 하는 시간을 따로 잡더라도 이 문제는 반드시 개선해야 한다. 백악관은 물론 연방수사국(FBI), 국세청(IRS) 등이 총동원돼 233개 항목에 대해 2주간 먼저 후보자를 검증한 다음 청문요청을 하는 제도를 가진 미국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스포츠 선수를 뽑으면서 신체검사만 잠깐 하고 마는 방식의 인사청문회는 이제 확 바뀌어야 한다. 그나마, 이 나라에서 이토록 기본을 제대로 지키며 살아온 인재 하나 찾아내기가 어렵다는 현실이 착잡하다.

2017-06-09

우박 피해 특별재난 선포 등 정부가 빨리 나서야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우박 피해가 심각하다. 현재 밝혀진 피해 규모는 6천664ha로 지난 2007년 9천ha에 이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 전국 피해규모의 83%가 경북에서 발생했다. 지역별로는 봉화군이 3천386ha로 가장 많았고 영주 1천695ha, 문경 639ha 등의 순이다. 경북도내에서는 10개 시군이 피해를 입었다.그러나 현행 법령상 우박 피해의 경우 자연 재난에 포함되지 않아 특별재난지역 선포가 어렵다고 한다. 또 지자체와 중앙정부의 이중지원이 안 돼 경북도 등 행정당국이 피해농민 지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화가 난 농민들이 경북도청을 찾아 우박으로 피해가 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라고 주장했다.경북농업인단체협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우박피해 농민들이 필요한 것은 생색내기식 위로금이 아니고 영농을 재기할 수 있는 실질적 보상과 대책”이라고 했다. “경북도도 규정만 들먹이지 말고 보상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만들라”고 했다.지금 우리 농가는 오랜 가뭄과 조류독감(AI), 우박 피해 등으로 3중고를 겪고 있다. 이미 수개월째 계속되는 가뭄으로 농가는 물이 없어 파종을 못하는 논밭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지역에서는 양수장 물을 서로 끌어당기려 주민들 간 몸싸움도 벌어진고 한다. 농업용수 문제만 아니라 가뭄이 계속 된다면 식수도 위협할 것이라는 경고도 들린다. 또 조류독감 위기경보가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된 후 경북도내 농민들도 비상 상태에 빠졌다. 가금류의 이동이 제한되면서 불안감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조류독감으로 인한 피해를 여러차례 경험한 농민들은 사태의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을 뿐이다.새 정부는 민생 안정을 위한 정책발표로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서민층의 애로에 귀를 기울이는 정부의 태도에 국민도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 최근 빚어지는 농민들의 걱정거리는 생업에 직격탄을 주게 된다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발 빠른 대응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지금 농민들이 겪는 애로는 위로 수준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고 영농을 재기할 수 있을지가 문제인데 정부의 실질적 대책이 없이는 근본 문제에 접근할 수 없다.우박 피해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법령만 따지는 것은 무책임한 태도다. 정부의 결정을 기다리기 보다 정부의 적극적 대응을 요청해야 한다. 피해복구는 재빨리 이뤄져야 복구율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뒤늦은 대책은 효과를 못 보는 사후약방문격이 될 수 있다. 해마다는 아니지만 우박과 같이 농촌에 되풀이 되는 문제는 장기적 계획으로 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피해가 발생하고 또다시 같은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단견 처방은 이제 없어져야 할 병폐다.

2017-06-09

지역상가 장기불황 여파 심각… 타개책 시급

장기불황 여파가 지역경제에 깊숙하게 파고들고 있다. 특히 포항을 비롯한 경북지역 중대형상가 공실률이 전국평균을 훨씬 웃돌고 있어 불황의 충격이 얼마나 강한 지를 반영한다. 포항지역 상가 대로변 1층도 빈 곳이 수두룩하지만 임대료 인하도 여의치 않아 건물주와 임차인 모두 시름만 쌓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불황을 타개할 응급정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올해 1분기 상업용부동산 임대동향에 따르면 포항지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3.5%로 전국 평균 9.5%보다 4% 높았다. 대구(10.7%), 울산(11.3%), 전남(12.2%)지역과 비교해도 높은 수치다. 전국 중대형상가 공실률이 최근 3년 새 최저치를 기록한 데 반해 포항지역의 공실사태는 쉽게 해소되지 않은 모습이다.포항을 포함한 경북지역 중대형상가 공실률은 13.6%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충북(14.3%) 다음으로 가장 높았다. 같은 기간 소규모상가 공실률도 4.5%를 기록해 전국 평균(3.9%)보다 비어 있는 점포가 많았다. 포항은 중앙상가를 비롯해 남구 이동, 북구 양덕 등 주요상권의 대로변 1층 상가에서도 `주인 찾는 점포` 광고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불황에 따른 매출 감소로 운영을 버티기 힘든 자영업자들이 스스로 빠지기도 하지만,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비자발적 이탈`이 대로변 1층 공실 사태를 빚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상가지역은 국민경제 상황의 단면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상징적인 장소다. 지난 2011년 이후 매년 호전되던 지니계수, 소득5분위 배율, 상대빈곤율 등 소득분배 지표들이 지난해 일제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가계소득 증가가 정체된 가운데 조선업 구조조정, 탄핵정국, 김영란법 등 불경기의 충격이 고스란히 저소득층으로만 집중된 영향으로 풀이된다.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소득분배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가 처분가능소득 기준으로 0.304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 연령별로는 은퇴연령층(66세이상)의 지니계수가 0.387로 18~65세 근로연령층(0.279)보다 불평등도가 컸다.문재인 정부 출범에 즈음하여 고질적인 불황 타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한껏 높아지고 있다. 특히 먹고 살기 힘든 시간이 길어지면서 지역의 경제사정은 악화일변도로 치닫고 있다. 새 정부가 최우선적으로 피폐해진 지역민들의 삶을 헤아려 특단의 대책으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도록 이끌어주어야 할 것이다. “부유한 사람들을 더욱 부유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난한 사람들을 풍요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의 기준”이라며 뉴딜정책을 성공적으로 이끈 미국 루즈벨트 대통령을 상기한다.

2017-06-08

대구공기업 대표 인사청문회, 실효성 있는 제도 돼야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약인 공기업 대표 인사 청문회가 도입된다. 대구시는 권 시장의 지시에 따라 산하 공사,공단 등 공기업 대표에 대한 인사 청문회를 전격 도입한다고 6일 밝혔다. 지방공기업 대표에 대한 인사청문회 요구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왔으나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대구시는 이번 제도는 대구도시철도공사와 대구도시공사, 대구환경공단, 대구시설공단, 대구의료원 등 5개 단체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또 시는 시의회와의 협의를 거쳐 향후에는 시 산하 출연, 출자기관에 대해서도 청문회 제도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방공기업 대표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입은 인사의 투명성, 공정성, 적격성 등을 확보하는데 목적이 있다. 인사청문회가 실시되면 그동안 논란을 불러왔던 공기업에 대한 `관피아` 및 낙하산 인사가 줄고 전문성 있는 인사의 영입 길은 더 넓어진다고 보면 될 것 같다.그러나 현행 헌법상 지방공기업 기관장의 임면권은 지방자치단체장에 있어 시 산하 공기업 대표에 대한 청문회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진행될지는 알 수 없다. 대구시는 인사 검증을 대구시 의회에 맡길 계획이다.지방공기업 대표 청문회와 관련한 상위법은 현재 없다. 따라서 대구시의 조례 제정도 불가능하다. 이런 점을 감안, 대구시는 지방공기업 대표 청문회 도입을 위한 방법으로 시의회 측에 협약을 제안했다. 이처럼 법적 근거가 미약한 만큼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대구시는 비록 대구시장이 임명권을 가지고 있으나 시의회에서 부적절 의견이 나오면 단체장이 존중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하고 있으나 운용 방법에 따라 논란의 소지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지방공기업 인사 청문회를 시행하고 있는 곳은 현재 9곳이다. 대구시가 비록 뒤늦게 인사청문회 길을 열었지만 제도 취지만은 타 지역보다 잘 살려야 한다. 타 시도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문제점을 분석하고 보완하는 준비가 있어야겠다.새로 도입되는 제도가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선의의 수단이 되어야 하지 인재 영입을 가로막는 결과를 초래해서는 곤란하다. 대구시가 인사권의 상당 부분을 의회와 나누겠다는 생각으로 이 제도 도입에 나섰다고 본다. 시의회도 그에 상응하는 준비와 노력을 하여야 한다. 국회 인사청문회처럼 당파 간 이해관계로 청문회의 본질을 잃는 일이 빚어져서는 안 된다. 인사청문회가 낙하산 인사를 막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능력 있는 인재를 영입하는 올바른 수단이 되어야 한다. 대구시가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인사부터 청문회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으니 그 첫 시험대를 지켜보자. 대구시와 시의회가 지혜로운 운용으로 인사혁신의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

2017-06-08

조류독감 심각단계 격상, 선제 대응으로 막아내야

조류 인플루엔자 (AI) 의심 사례가 속속 확인되면서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6일 0시부터 조류독감 위기 경보를 `경계`에서 최고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전국의 모든 농가의 가금류가 24시간 일시 이동이 중지된다. 또 전국 모든 지자체에 `지역재난안전 대책본부`가 설치 운영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5일 현재 AI 양성반응이 확인된 농가는 울산, 군산, 제주, 양산, 부산, 파주 등 6개 시·군 8개 농가로 밝혀졌다. 대구·경북지역은 아직은 조류독감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으나 경북의 두 곳에서 양성반응이 나온 지역과의 거래 관계가 확인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경북도는 조류독감의 전국 확산 조짐에 대응키 위해 방역대책본부 가동에 들어갔다. 경북도는 AI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이동 통제초소를 포함, 각 시·군 거점 소독시설에 다른 도에서 유입되는 축산차량에 대해 소독과 소독필증 발급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한다.조류독감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심대한 타격을 입힌다. 그동안 수 많은 조류독감 피해를 입어 본 농가들은 피해의 심각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작년 겨울 전국을 강타했던 조류독감은 발생 후 50일 만에 3천만 마리의 가금류를 살처분해야 할 만큼 농가에 치명상을 입혔다. 정부의 살처분 보상 비용도 2천300억 원이 쓰였다. 조류독감은 일시적으로 일어나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몹시 나쁘다. 닭 소비가 줄고 생닭 가격은 떨어진다. 계란 값 파동도 조류독감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국가 차원의 피해 규모가 1조원을 넘었다고 한다.이번에 확산 조짐을 보이는 조류독감은 삼복 등 여름철 특수를 노린 상인들에게 안겨 줄 피해가 크다는 점에서 가볍게 대응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조류독감은 가을이나 초겨울에 주로 발생하나 이번은 유례없이 여름철에 발생해 관련업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다.당국은 조류독감의 발생원인 분석과 함께 전염원 차단에 신속히 나서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조류독감 바이러스 차단 독려에 나섰다. 당국은 철저한 관리로 더 이상 조류독감이 번지지 않도록 하는 방역 활동에 주력해야 한다. 백신 대책을 포함한 다양한 대책이 있어야겠다.특히 대구·경북은 철저한 초기 대응으로 우리지역에 유입되는 바이러스가 없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을 활용해 농가나 상인들에게 실시간 조류독감 바이러스 발생상황 등을 알리고 대응책을 구축해야 한다. 경북도는 지난해에도 선제적 차단 방역을 통해 AI의 유입을 막은바 있다. 조류독감 바이러스는 예방적 활동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행정 당국은 AI 바이러스 유입 방지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2017-06-07

TK정치, 지역발전 위한 `구심점` 마련 시급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야당으로 위치가 바뀐 TK(대구·경북) 정치의 무기력 현상이 깊게 이어지고 있다. 지금처럼 응집력을 갖지 못하고 각자도생(各自圖生) 방식으로 지속된다면 중앙정치권에서 영영 소외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하루빨리 충격과 혼란에서 벗어나 `지역발전`을 위해 재정비해 나아가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위상을 구축하기 위한 `구심점`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9대선을 하루 남겨놓은 8일,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대구 동성로에서 가진 유세에서 “가짜 보수가 대구·경북 정치를 독점해 온 30년, 대구·경북 어떻게 됐나. 전국에서 무려 24년간 경제 꼴찌 아니냐”고 직격탄을 날렸다. 득표를 위한 자극적 발언이었지만 뼈아픈 기억으로 남아있다.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권은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중심으로 협력했다. 또 박근혜 정권에서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정한 역할을 했다. 타 지역으로부터 `형님 예산`또는 `최경환 예산`이라는 볼멘소리를 들을 정도로 합심하여 움직이는 힘이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총선 때의 공천 파문과 국정농단 사태에 이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이 같은 구심점은 사라지고 결집력도 상당히 이완됐다.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TK홀대론` 등 위기의식이 깊어지면서 지역발전을 위한 구심점을 찾아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3선 이상의 중진들이 힘을 합쳐 지역발전을 위한 구심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다. 지난달 31일 경북 의원 모임에서도 이 같은 주장이 공감을 이뤘다. 경북 의원들은 “TK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 끝에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의견수렴을 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이와 관련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재선을 비롯해 3선 이상 의원들의 협치가 중요하다”면서 “국회와 지역, 여당과의 역할 등에서 임무를 나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선인 박명재(포항남·울릉) 의원도 “경북 의원들은 주도적 역할과 단합의 중요성을 이야기했다”면서 “지역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 사람을 만들어야 한다는데 암묵적 동의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경북의 강석호·김광림(안동)·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이철우(김천) 의원 등과 대구의 유승민(대구 동구을)·주호영(대구 수성을)·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 등 3선 이상의 중진의원들이 소속정당을 초월한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그 동안 집권당 안에서 다소 안일한 정치를 해왔던 `온상기질`부터 청산해야 한다. 지역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뜻과 행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패러다임을 만들어내야 할 것이다.

2017-06-07

호국보훈의 의미, 올바르게 되새기자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6일 현충일과 6·25전쟁, 29일 제2 연평해전 등 호국과 관련한 기념일이 이달에 많이 몰려 호국보훈의 달이다. 호국보훈이란 말 그대로 나라를 수호하고 공훈에 보답하자는 뜻이다. 다시 말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과 순국선열의 정신을 높이 기리고 그들에 대한 공로에 보답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국민이 얼마나 단결해 국가를 수호하는지는 그 나라 국민의 애국심에 달렸다. 호국영령의 희생정신에 대한 교육과 의미를 잘 전달하는 것은 그래서 매우 중요한 일이 된다.현충일은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가장 비극적인 6·25 전쟁의 희생자를 기억하자는 국민적 합의에 의해 1956년 만들어졌다. 6월 6일은 24절기 중 `망종`에 해당하는 날로 예로부터 우리 조상은 이날을 통해 하늘에 제사를 많이 올렸다고 한다. 현충일을 6월 6일로 정한 것도 조상의 이런 뜻을 받들고자 한 것이다.우리 사회가 급변하면서 가치관도 많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젊은이들이 바라보는 국가 안보관은 사태의 심각성을 수용하는 측면에서 기성세대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여론조사에서도 우리는 그런 결과를 접할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를 세대 간 갈등으로 표현했다. 6·25전쟁을 치른 지 6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안보관이 엷어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젊은이들한테는 더욱 그렇다. 이것을 시대적 감각이 다른 세대 차라 보아도 무방하다.그러나 안보를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호국보훈의 정신만은 세대를 떠나 달라서는 되지 않는다. 호국보훈의 정신은 국가를 수호하는 애국심의 발로이기 때문이다. 국가가 없는 국민은 있을 수 없다. 일제식민의 아픔을 경험한 우리 민족은 호국에 대한 의지가 어느 민족보다 강하다. 실제로 그런 민족적 정신이 오늘날 대한민국을 세계 강국의 반열에 서게 했다. 비록 젊은 층으로 갈수록 그 정신적 의지가 다소 얇아지는 느낌은 있으나 이는 교육을 통해서라도 앞으로 그 정신을 고취해 나가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호국보훈의 달은 이런 민족적 자긍심과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영령들의 뜻을 새겨 보자는데 있다. 현충일을 단순한 공휴일로 보고 여가를 즐기는 젊은이가 많다고는 하지만 현충일의 의미를 전달하는 국가적 차원의 노력만 잘 한다면 그 의미를 보다 잘 살릴 수 있다고 본다. 남과 북이 대치된 현실을 제대로 알리고 호국보훈의 행사에 민간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으로 본다.새 정부 들어 처음 맞는 호국의 달이다. 국가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보훈 가족들에게도 변함없는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세심한 배려가 무엇인지 한 번 더 살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2017-06-05

`사드`는 불장난 대상이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격노`라는 타이틀로 파장을 촉발시킨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고 누락` 파동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국민들의 혼란에다가 `한미동맹 균열 우려`라는 초대형 걱정거리로 등장했다. 청와대와 국방부 양측의 주장을 종합해보면 결국 군사용어에 대한 이해부족이었던 것으로 압축된다. 청와대가 이 문제를 이슈화한 배경이 무엇인지, 엄중한 국익문제를 제대로 헤아려본 도발적 행동이었는지가 관심거리다. 청와대는 국방부가 청와대에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사드 4기의 추가 국내반입을 고의적으로 숨겼다는 의혹을 공개 표명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에게 제출한 최종 보고서에 `3월 6일부터 4월 23일까지 사드 체계 전개`라고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사드 1개 포대가 통상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는 만큼 보고 누락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전개`란 실전배치뿐 아니라 부대 내 보관까지 포함한 개념이라는 얘기다.더욱이 사드 발사대는 현재 성주 부지에 2기 이외에 나머지 4기는 미군 모 기지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언론보도까지 수차례 나온 상황이다. 청와대는 당초 보고서 초안에 담겼던 `6기 발사대, 모 캠프에 보관, 4기 추가 배치` 등의 문구가 최종 보고서에서 삭제된 점과, 정 실장 질문에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그런 게 있었습니까?”라고 반문한 일을 특정해서 `고의적 누락`이라고 공격한 것이다.청와대와 국방부 간의 충돌이라는 말도 안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문제지만, 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이자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간사인 더빈 의원의 입에서 9억2천300만 달러(약 1조300억원)의 사드 배치·운용비를 다른 곳에 쓸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것은 더 심각한 사태다. 문 대통령은 더빈 의원에게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라고 해명했다고 한다.당초 사드 문제를 정치쟁점화시킨 것 자체가 웃지 못 할 망신살거리다. 어느 나라가 군사무기 배치문제를 놓고 국민여론 듣고 국회에서 떠벌리고 왈가왈부하는가. 북한이 핵무기 배치를 국민여론대로 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일이 있나. 미국이 다른 나라에 전략자산을 판매한 사례는 있지만 직접 운용하는 무기에 대해 값을 물린 적은 없다. 미국 대통령 말 한마디에 벌떼처럼 달려들어 불가론을 외치는 한심한 작태들이 벌어졌었다.`돈 봉투 사건`을 빌미로 검찰개혁의 고삐를 쥔 청와대가 이번 `사드 보고 누락` 의혹을 군 장악의 지렛대로 쓰려고 했던 것이 아니냐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이다. 동맹국이 운용하는 전략자산을 놓고 장난치는 일은 절대 안 된다. 국민들의 안위가 걸린 전략무기 배치문제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것은 멈춰야 한다. 당파싸움에 눈이 어두워 삼천리강산을 백성들의 피로 물들인 임진왜란의 처참한 역사를 되읽어보라.

2017-06-05

`전기차 선도도시` 경쟁… 갈 길이 멀다

대구시의 전기차 보급률이 전국 8대 도시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다. 31일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의 전기 자동차 보급률은 104%를 기록했다. 올해 보급목표 1천500대를 뛰어넘는 1천563대가 신청돼 목표대비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이라 한다. 신청 대수는 제주도가 1천793대로 가장 많았으나 제주시의 목표 대수가 7천361대로 잡혀 보급률에서는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전국 8대 특별·광역시 평균은 35.3%로 나타났다. 어쨌거나 대구시는 보급 대수와 수요면에서 전국 최고임이 확인됐다.대구시는 전기차 선도도시 구축을 일찌감치 표방해 왔다. 올 1월 권영진 대구시장 일행은 글로벌 전기차 1위 기업인 테슬라를 방문해 대구시와의 협력관계를 얻어냈다. 테슬라는 올 11월 대구에서 열리는 `대구 국제 미래자동차 엑스포`에 인력파견과 기술자문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대구시도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기 구축과 데슬라 자동차 구매 보급에 적극 나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대구시의 전기 자동차 선도도시 구축사업은 대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산업 전략의 한 축이다. 먹거리 산업이 부족해 GRDP 전국 꼴찌의 불명예를 안아왔던 대구시가 야심차게 도전하는 미래산업이다. 지역산업의 큰 축을 차지하는 자동차 부품산업을 근간으로 한 미래형 산업으로 전기차 산업은 대구에 적합도가 있어 보인다.따라서 대구시는 2020년까지 전기차 생산기반 구축, 2030년에는 전기차 선도도시 구축을 끝낸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그러나 전기차 선도도시는 대구말고도 전국 주요 도시들이 도시재건을 위한 산업으로 눈독을 들이고 있다. 광주시도 이미 친환경 자동차 선도도시 지정을 받았다. 친환경 산단 조성과 부품개발에 3천30억원을 투자한다고 한다.부산은 전기차 핵심기술 개발에 초점을 맞춰 파워 반도체 상용차 사업에 나선다고 한다. 세종시도 올해부터 전기자동차 생산도시로 등록하면서 기업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2019년까지 360억원을 들여 그린자동차 장거리 주행을 위한 기반 기술개발에 나서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 산업은 새로운 산업의 방향타라 할 만큼 도시마다 타깃이 되는 산업이다. 대구시가 일찍 미래산업으로 전략화했다고는 하나 실천적 계획들이 면밀하지 못하면 경쟁에서 낙오가 되기 십상이다. 대구시의 미래자동차 산업 전략에 대한 지능적 투자가 더 필요하다. 국가적 차원의 지원도 선제적 전략에서 압도하는 아이디어 등이 있어야 승산이 있다.지금 전국의 도시들은 도시 간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죽음을 각오로 뛰고 있다. 야당도시가 된 대구가 미래형 자동차 선도도시가 되려면 과거보다 열배의 노력을 더해야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2017-06-02

이낙연 총리, `지방분권국가` 견인차 역할 기대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진통 끝에 처리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외에 국민의당·정의당이 찬성한 덕분에 가까스로 파국은 면했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출범 21일 만에 총리 인준절차를 마무리한 가운데 이 신임총리에 대한 지역민들의 기대가 쏟아지고 있다. 그가 전남도지사를 역임한 만큼 나라가 모범적인 지방분권국가로 발돋움하는 견인차 역할을 충실히 하기를 한마음으로 희망하고 있다. 이낙연 총리에 대한 국회의 표결 결과는 총 188표 중 찬성 164표, 반대 20표, 기권 2표, 무효 2표였다. 찬성률 54.6%라는 수치는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정홍원 총리 찬성률 72.4%를 크게 밑돈다. 야당은 이 총리 부인의 위장전입 사실이 드러나 문재인 대통령이 천명한 5대 인사 원칙을 어겼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결국 자유한국당은 인준안 표결에 불참했고, 바른정당은 표결에 참석해 반대표를 던짐으로써 `반쪽 총리` 딱지를 떼지 못했다.이 총리의 어깨에 걸린 사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엄중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악습을 끊어내기 위해서는 일단 청와대는 중장기 국정과제에 집중하고 일상 업무는 총리가 전담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청와대가 사안마다 간섭하며 내각 위에 군림하는 구조부터 없애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서를 같이 하면서 책임총리로서의 위상을 정립해내야 한다.이 총리의 정치력이 우선적으로 발휘돼야 할 분야는 협치와 상생의 틀을 구축하는 일이다. 120석의 집권여당 혼자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구조다. 야당과의 협조관계 설정이 필수다. 청와대와 여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경우 정국운영은 일순간에 난기류에 빠질 수 있다. 4선 중진 의원 출신으로서의 노련미를 십분 발휘해 야당과의 협치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이낙연 내각의 성패여부는 이 대목에서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지역민들은 이 총리가 광역단체장으로서 척박한 우리 지방자치의 현실을 생생히 체험했다는 점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내년 6월 지방선거 국민투표에서 `지방분권형` 개헌이 성취되도록 하는 일을 필두로 지방자치를 일대 혁신할 기회가 닥쳐왔기 때문이다. 때마침 지방분권 의지가 투철한 정치인인 지역출신의 김부겸(대구 수성구갑) 의원이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로 내정돼 더욱 고무적이다.지방분권국가를 실현하는 길은 결코 녹록치 않다. 제아무리 지역이 시끄럽게 떠들어도 급변하는 중앙정치 이슈에 한번 묻히기 시작하면 관심이 금세 실종되기 십상인 까닭이다. 선진적인 `지방분권국가`로의 탈바꿈 과업은 이제 문재인 정부의 지엄한 사명이다. 이를 굳건히 지켜가기 위해서는 이낙연 총리와 김부겸 행자부장관 내정자가 앞장서서 이끌어 주어야 한다. 기적의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고대한다.

2017-06-02

수질오염 개선책 없는 `신당천 정비사업` 보완돼야

국토부에서 주관한 `2017년 지방하천사업 제안 공모`에 경주 신당천, 문경 초곡천, 고령 회천 등 3개 사업이 선정됐다. 이들 3개 사업에는 718억원(국비 359억원, 지방비 359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그런데 이들 사업 중 국비 298억원을 확보하게 된 경주 신당천의 경우 지난 수년간 언론과 시민단체에 의해 제기된 축산폐수로 인한 수질오염 문제에 대한 대책이 빠져있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에 선도사업으로 선정된 경주시 신당천(8.2㎞) 정비사업은 내년에 실시설계를 시작해 2022년에 공사를 완료할 계획이다. 사업내용은 신당천을 홍수와 태풍 등 자연재난에 안전한 하천으로 탈바꿈시키고 새천년·새숨결 생태공원, 수질정화 생태습지, 친수 환경 등을 조성하기로 돼 있다. 동산교 등 노후 교량 4개소를 신축하고, 하천 유지수 확보를 위해 여울형 낙차보 4개소를 친환경적으로 설치한다는 계획도 포함돼 있다.그런데 신당천 사업에 하천정비의 핵심인 수질오염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의아스럽게 하고 있다. 경주시가 제공한 사업계획 자료에는 축산폐수의 하천 유입과 관련, 수질정화생태습지를 조성하겠다는 내용만 포함돼 있을 뿐 구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다. 경주시 천북면을 가로지르는 신당천은 지난 수년 간 인근 양계농장인 희망농원에서 배출된 축산폐수가 수질오염의 주범이 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희망농원의 축산폐수는 설계 상, 입구의 야외 침전조(정화조)를 거쳐 오수관로를 타고 경주시 에코물센터로 가야 한다. 그러나 두 곳을 연결하는 300㎜ 오수관은 비가 오면 부유물로 막혀 제구실을 못하고, 빗물과 섞인 축산폐수는 수용용량을 초과해 신당천으로 넘쳐흐르는 실정이다. 지역 시민단체인 형산강환경지킴이 측은 경주시가 이번 사업을 통해 시설조성에만 주력할 것이 아니라는 비판이다.형산강환경지킴이 측은 신당천 수질오염 상태가 최근까지도 전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치된 지 수십 년이 지나 노후화된 정화조를 새것으로 교체하거나 에코물센터로 향하는 오수관로 용량을 확장하는 등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하루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경주시 관계자는 사업관련 브리핑 진행 당시에도 수질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지방하천 정비사업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거나 이용 편의를 증진시키는 시설공사에 집중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 우선 물을 맑게 하는 사업부터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것이 맞다. 맑은 물이 확보되지 않는 한 그 어떤 정비사업도 주민들 삶의 질을 드높여줄 수 없기 때문이다. 윗물인 지방하천이 맑아야 아랫물인 큰 강물도 맑은 법 아니던가.

2017-06-01

김부겸 장관, 지방분권 정착시킬 소임 부여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0일 행정자치부장관 후보자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대구 수성 갑)의원을 지명했다. 상주출신의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인 김 의원은 평소에도 `지방분권 개헌`을 강력히 주장해 온 4선의 지역중진 의원이다. 그는 이날 가진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저를 행자부 장관 후보로 지명한 뜻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 확대, 투명한 봉사 행정의 정착에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풀뿌리 민주주의를 확고하게 제도화하는 장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그의 행자부 장관 지명에 대해 지역 여론은 대체로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그의 장관 지명으로 지방민의 여망인 지방분권 강화가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을 많이 내놓았다. 그는 민주당에서 지방분권정당 추진단장을 맡는 등 지방분권 운동에 평소 적극 참여를 해왔던 인물이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의 행자부 장관 지명은 지방분권 공약이행을 위한 역할부여에 있다고 본다. 새 정부의 인수위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지난 24일 업무보고를 하는 행자부에 대해 `지방분권 공화국 공약 이행을 위한 역할`을 당부했던 것으로 미뤄 보아도 그의 역할이 짐작된다.그런 만큼 그의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매우 크다. 대구는 지방분권 운동을 주도해 온 자치단체다. 2011년 전국 최초로 지방분권 촉진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2년 대구시 분권협의회를 창립한 바 있다. 전국 지방분권협의회의 출범도 대구가 주도한 성과라 할 수 있다. 대구는 어느 지방보다 지방분권에 관한 열의가 높은 도시다.김 의원의 행자부 장관 지명은 이런 면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의 소신과 지역민의 열망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향후 지방분권 추진에 대한 기대감을 더 높여 주고 있는 상황이다.지방분권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리하는 과정이다. 중앙에 집중된 권한을 지방으로 분산시키고 중앙과 지방이 함께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가는 국가 개조 작업의 일환이다.내년에 추진될 개헌에 지방분권 강화 부분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 것은 온전한 지방자치에 대한 지방민의 염원을 담은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지방정부에 실질적 자치 조직권을 주고 재정분권도 강화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이제 실질적 행정 책임을 맡은 행자부 장관 지명자의 의지와 역할이 필요할 때가 됐다. 2018년 개헌안에 지방분권 정신을 담아 중앙정부가 모든 기회를 독점하는 작금의 제도를 개선하는데 그의 역할이 분명하게 있어 주길 바란다.평소 보여 왔던 김 지명자의 역량과 성실성 등으로 미뤄보아 임무 완수에 대한 믿음도 크다. 새로운 풀뿌리 민주주의의 길을 가는 심정으로 충심의 노력이 있길 바란다.

2017-06-01

대학퇴출 본격화되나… 지방대학 살길은

교육부가 대학구조 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았던 대구외대(경북 경산시)와 한중대(강원도 동해시)에 대해 학교폐쇄 절차에 들어가면서 부실대학 퇴출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구조개혁 작업은 일찍이 예고된 바이나 대학의 퇴출이 본격화되면 그 후유증이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지방에 소재한 대학들은 수도권 대학과의 불리한 경쟁을 의식하면서 지역사회에 안겨줄 파장에 벌써부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교육부는 학교법인 경북교육재단(대구외대)과 광희학원(한중대)에 대해 감사결과에 따른 시정요구를 이행하지 않으면 학교 폐쇄를 위한 절차를 추진 한다고 밝혔다. 두 대학은 내달 18일까지 교육부 요구사항을 이행하면 구제될 수 있으나 이미 대학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할 것으로 알려져 폐쇄를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교육부는 대학구조 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을 받은 13개 대학을 포함 전국의 28개 대학에 대해 올해부터 정부 재정지원을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지역대학들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문제로 지역대학이 겪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에 별다른 대응방법이 없음에 답답해하고 있다. 교육부의 구조개혁 정책 기조도 등급을 통한 서열화로 흘러 지방대학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고 지방대학이 손 놓고 기다릴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대학가의 구조조정은 근본적으로 인구절벽에 기인하고 있다. 올해 58만 명이던 고교 입학자 수가 내년에는 46만 명으로 12만 명이나 줄어든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 입학 증원은 56만 명이다. 고교 입학생 수보다 10만 명이 적으니 2020년부터 대학의 상황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또 대학에 대한 정부의 예산 지원이 경쟁력을 유발키 위한 `선택과 집중`에 있으니 부실대학 정리도 불가피하다.이런 틈바구니서 지방대학이 어떻게 살길을 찾아야 하는지는 대학 스스로가 고민하고 노력할 일이다. 물론 학령인구의 대폭적 감소로 지방대학이 받는 `데미지`는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 어쩌면 수도권 대학과의 격차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으니 지방대학의 선제적 대응 태도가 중요하다. 지방대학이 지역에서 차지하는 공공의 개념은 매우 크다. 지역인재 육성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 미치는 여파도 엄청난 대학존립의 이유가 된다. 대학구조 개혁 평가에 이런 점도 반영되는 것이 옳다. 문재인 정부의 기본정책에도 지방자치를 중요 이념으로 삼고 있다. 지방대학들은 자체적인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지방화 시대에 맞는 대학발전 방안도 만들어 가야 한다.지방대학이 무너지면 지방정부의 근본이 흔들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격적인 대학 퇴출에 대응하는 지방대학과 지역사회의 지혜가 지금부터 필요하다.

2017-05-31

총리 인준 `청신호`… `이중 잣대` 모순 정리해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의 국회 인준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이 총리 임명동의안 처리에 협조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반대` 방침을 밝힘에 따라, `반쪽 인준`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문제는 앞으로 20명 안팎 공직후보자들의 검증이 남아있다는 사실이다. `이중 잣대`의 모순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화근이 될 수밖에 없다.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9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일부 장관 후보자의 위장전입 및 탈세 의혹 등과 관련, 국민과 야당에 양해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인사 탕평을 요구하는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자 당선 첫날 총리 후보자를 지명했으나 국회 인준이 늦어지고 정치화되면서 저의 노력이 허탈한 일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 기준을 이른 시일 내에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29일 브리핑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총리인준에 협조하기로 했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정의당 역시 이날 논평을 내고 “총리인준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정우택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직후 “대부분의 의원들이 압도적으로 총리인준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바른정당 역시 30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 후보자의 인준안에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조영희 대변인은 의총 뒤 “당론을 강제하는 건 아니나 반대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의석수 120명인 민주당과 40석인 국민의당, 6석인 정의당이 이낙연 총리 후보자 인준에 응함에 따라 임명동의안은 무난하게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국회 재적의원 중 과반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문 대통령이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 점은 나름 평가할만 하지만 형식과 내용 모두 상식에서 벗어나고 기대 이하라는 비판이 나온다. 양해를 구하기에 앞서 먼저 유감 표명과 사과를 하는 게 순리고 도리라는 것이다. 이낙연 총리는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반쪽 인준`, `반쪽 총리`가 될 수밖에 없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줄줄이 이어질 장관 등 인사청문회에서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되는` 불가사유의 모순이다.그렇다고 야당이 이 문제를 계속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당했으니 너도 당해보라`는 식으로 감정적으로 대응해선 안 된다. 청와대와 여야가 마주 앉아 이 문제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들되, 더 이상 예외가 있어서는 안 된다. 밑돌을 비뚜름하기 놓고 그냥 돌을 쌓아 가면 그 공사는 반드시 위태로운 부실공사가 된다.

2017-05-31

특수활동비 개혁 `투명성`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특수활동비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첨부는 물론 사용처를 밝힐 필요 없이 수령자의 서명만으로 지출되는 예산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동안 눈먼 돈으로 지목돼온 특수활동비를 개혁한다고 밝히면서 사적으로 쓰는 식비와 생필품, 애완견 사료비 등을 모두 자신의 월급에서 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특수활동비 개혁은 당초의 목적을 벗어나 허투루 쓰이는 관행을 고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맞다, `검은 예산` 혹은 `깜깜이 예산`이라 불려온 특수활동비는 국정원과 국방부 등 안보와 관련된 기관에 가장 많이 배정되었고, 그 다음으로는 경찰청·법무부·청와대 등 흔히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기관에 배정돼 왔다. 지난해 정부기관에 편성된 특수활동비는 총 8천870억원에 이른다. 국회가 매년 80억이 넘는 특수활동비를 쓰면서 지출증빙도 없이 서로 사이좋게 나눠가지는 혈세낭비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대통령이 특수활동비를 개혁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특수활동비와 특정업무경비 127억원 중 42%에 해당하는 53억원을 절감해 청년일자리 창출과 소외계층 지원 예산에 보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같은 청와대의 솔선수범은 우리 사회 곳곳에 영향을 미쳐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에서는 대통령과 가족의 식비·생필품·의복비 등을 대통령 개인이 부담하는 것이 상식화돼 있다.그 동안 납세자연맹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집행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특수활동비의 폐지를 요구해왔다. 공무원이 국민 위에 군림하던 권위주의 정부의 산물이라며 정보기관을 제외한 모든 특수활동비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다. 사기업은 영수증 없이 돈을 지출하면 횡령죄로 처벌받는데 공무원이 국민의 세금을 영수증 없이 사용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납세자연맹은 또 정보기관의 특수활동비도 규모를 축소하고 국회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하고, 오용을 철저히 조사해 사적으로 이용한 특수활동비는 환수하고 세금횡령죄로 처벌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특수활동비를 과도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통제하는 것은 옳다. 엄연히 국민세금으로 지출되는 예산인 만큼 사적인 용도로 쓰이지 않도록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혁되는 것이 맞다.특수활동비를 사용하는 기관들이 스스로 예산을 삭감하고 투명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해나가려는 흐름이 일고 있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당초 특수활동비라는 이름의 예산배정 정신을 함께 생각해보아야 한다. 업무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 꼭 써야 할 예산마저 `검은 돈` 취급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최대한 줄여서 쓰되 투명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혁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혈세는 결코 공무원의 주머닛돈이 돼선 안 된다.

2017-05-30

경북도 도입 `주4일 정규직` 새 모델로 성공하길

경북도가 정부의 일자리 창출에 동참하기 위해 올해부터 도 산하 출연·출자기관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민간 기업에서조차 시도해 보지 않은 `주4일 근무제`를 공공기관에서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다고 하니 전국적 관심이 대단하다. 만약 이 제도가 성공한다면 그 파장은 대단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성공여부를 떠나 선진국 일부에서 시행되는 이 제도가 우리 현실에 얼마만한 적합성을 가질지를 두고 전국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만만찮아 시행의 의미는 크다고 본다.경북도가 산하기관에 도입기로 한 `주4일 근무제`는 도 산하 28개 출연·출자기관에서 올해 채용하는 정규직 99명 전원을 주4일제로 채용한다는 것을 말한다. 도는 비정규직 50명도 주4일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함께 발표했다. 주4일제 근무자에게는 복지혜택 등 전반적 예우는 정규직과 동일하게 적용하나 보수는 20% 정도 줄인다. 현재 대졸 신입사원의 초봉은 경북개발공사가 연 2천800만원, 경북테크노파크가 2천500만원 수준이다. 주4일제로 채용된 직원일 경우 경북개발공사에 입사한다면 2천240만원 정도 받게 된다. 경북도는 이렇게 해서 발생한 잉여 예산을 재투입해 일자리 나누기 사업으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경북개발공사는 이렇게 하면 채용 인원을 현재보다 25%정도 더 늘릴 수 있다고 본다. 경북도의 현실성 있는 용단이라 본다. 실제로 이 제도는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등 북유럽국가에선 이미 성공한 근무형태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리도 개인의 사생활이 존중되는 선진국형 일자리로 방향을 바꾼다고 보면 이 제도의 정착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일본은 전체 기업의 8% 정도가 이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그러나 학계에선 또 다른 우려를 내놓기도 한다. 주4일제 근무가 제2의 비정규직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우려다. 주4일제 짜리와 주5일제 짜리라는 또 다른 차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다. 동일노동, 동일근무, 동일혜택이라는 관점에서 불평등이 예상된다는 뜻이다.그렇지만 이 제도 도입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본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패러다임을 제시한 공로가 높다고 보는 것이다. 지금의 일자리 창출은 경기에 의존해야 하는 기업의 생산성 향상보다 새로운 패러다임 개척에 무게를 두는 것이 더 중요할 지 모른다. 일단 노사가 서로 양보해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는 합일된 모습이 필요하다. 모든 제도가 그러듯이 일장일단이 있다. 좋은 점은 살리고 부족한 부분은 고쳐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 제도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제도 속에 있는 구성원들의 합심된 노력이 필요하다. 시험대에 오른 `주4일 정규직`의 성공 정착에 기대를 건다.

2017-05-30

`천년고도` 경주의 명성 찾는 복원 사업 돼야

신라왕경 복원 사업을 추진 중인 경주시가 경주읍성 복원사업에 나선다고 한다. 국비 423억원을 포함 605억원을 투입하는 경주 읍성복원 사업은 2030년에는 옛 모습을 찾는다고 한다. 월성이 신라 천년을 상징하는 유적이라면 읍성은 신라 이후 천년을 상징하는 유적으로 보면 된다. 사적 제 96호로 지적된 경주읍성은 경주시 북부동과 동부동 일대에 위치한 지방 읍성이다. 고려 현종 3년(1012년)에 축성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임진왜란 때 불에 타 허물어진 것을 조선 영조 22년(1746년)에 개축됐다는 기록이 있다.당시 성의 둘레가 2.3㎞에 달했다고 한다. 일제 강점기에 무작위적인 파괴와 근대의 도시개발로 옛 모습이 대부분 사라진 상태다. 읍성은 군이나 현의 주민을 보호하고 군사적, 행정적 기능 함께 하는 성이다. 경주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지방 통치의 중심이었으니 읍성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경주시는 현재 진행 중인 신라 왕경 복원사업과 함께 경주읍성 복원사업이 완료되면 경주는 신라부터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의미 있는 역사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좀 더 실감 나는 역사의 현장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경주는 누가 뭐래도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 현장이다. 신라 천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는 문화의 보고이다. 불국사 다보탑, 석굴암 등 국보급 문화재와 보물 등 수백 점의 국가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특히 경주문화재에 속한 불국사 등 많은 유산은 유네스코가 인정하는 세계적 명성의 문화유적지이다.문화유산의 도시이면서 경주는 관광지로서도 매력이 큰 곳임에도 불구하고 문화관광 도시로서 기능적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많을 것이다. 예산의 문제를 수반하기도 하나 체계적인 문화재 관리정책의 부재에도 원인이 있다고 본다.“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경주의 문화재 관리에 대한 보다 진지한 연구가 필요한 때라고 본다. 때마침 신라 왕경과 함께 경주읍성 복원사업이 진행된다고 하니 문화도시로서 기능과 관광지로서 명예를 회복했으면 한다.일본의 `교토`나 스페인의 `톨레도` 같은 도시들도 경주와 같은 고도이지만 체계적인 관리로 경제와 문화, 관광 명승지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경주는 다른 도시와 달리 역사문화도시로서 기능에 초점을 두고 많은 행정력을 쏟아야 한다. 그래야만 차별성 있고 이색 있는 도시로서 성장할 수 있다.왕경과 읍성의 복원 사업을 계기로 경주가 세계적 관광지로 변모하는 동력이 생겼으면 한다. 이것은 경주를 자주 찾는 대구·경북인 모두의 바람이며 자존심을 살리는 일이기도 한 것이다.

2017-05-29

대구·경북 국비 확보. 지역정치권 뭉쳐 나서야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는 호남과는 판이하게, 지역의 국비예산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대구시와 경북도가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하는 등 팔을 걷어붙이고 총력전에 나섰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소식이다.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 판이하게 달라, 정부의 국비 배분 원칙도 변화할 것이 자명하다. 지역정치권이 주요 현안사업과 대선 공약과제들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서 함께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대구시는 최근들어 권영진 시장이 지역 현안의 정부 정책 반영을 위해 직접 나섰다. 세종과 서울 등에 일찌감치 예산 베이스캠프를 운영하는 등 내년도 국비 확보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통합공항 이전사업 지원 및 연결교통망 구축, 미래형 전기·자율차 선도도시 육성 7개 지역 공약사업, 대구 경북권 광역철도망 건설 지원, 경북도청 이전터 개발 등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경북도 역시 내년도 국비 예산 11조9천억원 확보를 목표로 지역 정치권과 긴밀히 교류하며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경북도는 지난 10일 김장주 행정부지사가 주재하는 긴급 간부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도는 지역의 주요 현안사업과 대선 공약과제들이 새 정부 국정과제로 채택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보고, 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하지만 이 같은 대구시와 경북도의 노력이 실제 예산 확보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대구통합공항 이전만 하더라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대구순환고속도로(성서~지천~안심) 건설 등도 정부의 SOC 예산 삭감 등으로 좌초될 가능성이 있다. 새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은 더 큰 문제다.경북도와 상주시는 2018년에서 2027년까지 낙동강 수변생태축 보전·복원 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145억원의 예산 중 70%를 국비로 신청키로 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4대강 정책감사 지시와 달성보 등의 상시 개방으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포항시가 계속 추진키로 했던 창조경제혁신센터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의 지역별 통합 등 대수술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지역 홀대론 등의 감정적 대응보다는 새 정부의 정책에 발맞춘 지역 사업의 개발이 필수적이라는 지역정가 일각의 주장은 일리가 있다. 그 동안 대구·경북이 예산 확보 노력에서 `간절함이 없었다`는 중앙부처 관계자들의 비판을 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새 정부를 설득할 논리와 전략으로 재무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무지개 군단으로 변화된 지역정치권이 뭉쳐서 함께 예산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 지역 현안사업 추진에 정파적 이해관계가 개입될 이유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달라진 세상에 맞춰가기 위한 새로운 각오와 대응이 절실하다.

2017-05-29

컬러풀 대구페스티벌, 지역민 소통의 장으로 키워야

2017년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이 27일부터 2일간 희망을 주제로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열린다. 대구시는 지난해보다 퍼레이드는 화려하게 거리공연은 수준 높게 펼쳐질 것이라 설명했다. 이번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은 퍼레이드와 거리공연, 먹거리 등으로 구분해 치러지며 내용은 그 어느 해보다 알차다고 한다.특히 이번 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컬러풀 퍼레이드`는 국내 최대 규모인 107개 팀 6천700여 명이 참여해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대구시가 자신만만해 하는 행사다.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10시까지 국채보상로 일원에서 펼쳐질 이 행사를 위해 시는 관광객 편의를 위한 계단식 객석 확대와 구간별 전광판 설치, 전 구간 조명시설 등을 강화했다.올해는 미국 걸스카우트 팀과 러시아 전통무용 팀 등 7개의 해외 팀과 서울시 등 19개 타지역 팀도 참여를 유도해 행사의 의미를 키웠다. 행사기간 중 220여 개 팀의 거리공연이 펼쳐지고 40대의 푸드 트럭도 운영돼 볼거리와 먹거리가 만족되는 행사가 될 것이라 한다.대구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이번 행사를 위해 많은 공을 들여왔다고 한다. 시민들의 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물론이요, 행사의 수준을 끌어올려 풍성하고 유익한 축제가 되도록 고심했다는 것이다. 내용 가운데 그런 고심의 흔적들을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행사에는 대구시민이면 누구나 한 번쯤 구경을 할 것이란 기대도 든다. 그렇지만 이번 축제를 진행하면서 축제의 본래적 의미를 잘 살려 간다면 더욱 값진 행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 축제는 특정한 의미를 기억하는 것에서 출발했으나 요즘은 지역 기반문화산업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지역 문화에 기반을 둔다는 의미는 지역민의 문화적 동질성을 확인하는 과정으로도 본다. 동시에 그들의 동질성은 지역민의 화합 정신으로도 승화될 수 있는 것이다.축제가 그냥 볼거리와 먹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함께 나누고 공유한다면 행사의 진정한 의미를 살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요즘은 덧붙여 축제의 경제성도 함께 평가한다. 축제를 통해 경제적 파생효과를 건진다면 이것은 금상첨화인 것이다. 컬러풀대구페스티벌을 보기 위한 관광객의 발걸음이 시작된다면, 대구는 축제의 성공 도시로 남는다 할 수 있다. 대구라는 도시 브랜드를 알리는 시발점도 될 것이다. 대구시가 능가하겠다고 표현한 `에든버러 축제`는 이런 전통과 경제적 가치와 관광이 혼재된 글로벌 축제이다.`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란 말처럼 대구시의 컬러풀 페스티벌도 대구시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기능을 할 수 있다면 성공한 축제로 시작하는 것이 된다. 27일부터 시작되는 컬러풀 대구페스티벌의 성공 축제를 기원한다.

2017-05-26

일자리 창출, 자발적 `민간 참여` 이끌어내야 성공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직후 `1호 업무지시`로 일자리위원회를 신설한데 이어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역시 청년 일자리와 농촌공동화 문제 해결에 도정의 역량을 집중해 나가기로 했다. “다리 하나 도로 하나 덜 놓더라도 도정의 모든 역량을 일자리에 우선 투입해야 한다”는 김 지사의 의지는 결연해 보인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은 자발적 `민간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경북도는 시·군, 유관기관 등의 일자리 조직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을 실시해 유기적인 일자리 협력체계 구축에 착수했다. 특히 정부조직 개편에 발맞춰 `청년 일자리 총괄 정책관`을 신설하고, 인구수가 많은 일정 시·군에 전담조직을 설치할 계획이다. 여기에다 청년 일자리 창출 사업에 포커스를 맞춘 1천억원 규모의 일자리 관련 추경예산 편성도 계획하는 등 재원확보에도 공을 들일 예정이다.문재인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81만 개를 만든다는 공약 이행의 밑그림인 `공공부문 일자리 충원 로드맵`을 내달 안에 마련할 계획이다.문 대통령은 24일 청와대 비서동인 여민관 집무실에 설치된 일자리 상황판을 직접 조작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일자리로 시작해 일자리로 완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 `양질의 민간 일자리 창출을 위한 마중물`이라고 설명했다. 청년실업이 사상 최악이다. 구조적으로 심화한 이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방법은 없다. 4조2천억원가량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는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는 일단 숨통을 틔우는 비상대책은 될 수 있을지언정 궁극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공공부문이 너무 비대해지면 도리어 혹을 하나 더 붙이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은 “상속자의 나라에서 창업자의 나라로 바꿔 경제에 젊은 피를 수혈해야 젊은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해 새 정부의 일자리정책의 방향을 짐작케 했다.하지만 너도나도 달려드는 섣부른 창업 붐으로 오히려 청년들의 삶이 엉망이 되는 상황이 초래되지 않도록 극구 경계해야 할 것이다.일자리 창출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내야 한다. 권력자의 강력한 의지는 대단히 중요하다. 하지만 `돈`에는 애국심이 없다는 진실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사업가는 `수익`이 보이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를 안 한다. 정부의 역할은 그 가능성과 기반을 만들어주는 일에 집중돼야 할 것이다.문 대통령의 말처럼 일자리 창출은 최고의 복지정책이다. `숫자 보여주기`식 일자리 창출이 아닌 실제로 `양질의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는 기적을 일궈내기를 모쪼록 기대한다.

2017-05-26

지역 핵심산단(産團), 노후화 대책에 집중해야

대구의 1인당 지역내 총생산이 2008년 전국 최저 수준을 기록한 뒤 좀처럼 바닥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16개 광역단체 중 꼴찌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단체장들의 수많은 노력에도 아직 답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최근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발표한 `대구·경북지역 산업클러스터 문제점과 시사점`에서 지적한 우리지역 산업클러스터 노후화 문제는 여러 측면에서 귀담아들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미 아는 문제라고 가볍게 넘어가야 할 일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 발빠른 대응이야 말로 지역경제를 지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고 본다.한국은행 조사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은 착공 후 20년이 지난 노후 산업단지가 모두 74개에 달한다. 이는 지역산단 164개의 44.3%로 거의 절반에 가깝고, 전국 평균 35.9%에 비해서도 높아 우리지역 산업단지의 노후화 진행속도가 매우 빠름을 짐작케 한다. 특히 대구경북은 구미와 대구성서, 경산 1 등 3개 단지를 핵심거점으로 대경권 광역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으나 후속투자 부진으로 핵심 산단의 경쟁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3개 핵심 거점산단은 대구·경북산업단지내에서 생산 58.1%, 수출 72.8%, 고용 52.7%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구미국가산업단지의 경우는 노후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 대상으로 지정되고도 추진 속도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해 경쟁력을 잃고 있다. 또 구미국가산단은 전기·전자 연구개발 인력비중이 1.9% 밖에 안 된다. 전국 평균치 6.3%에도 미치지 못하다는 것은 전기전자 특화단지로서 특색을 사실상 잃고 있다는 의미다. 성서산단도 자체연구소 마련과 RD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대구·경북산단들은 우수한 인재를 불러들이는 정주 여건에 대한 투자도 미흡하다. 특히 대중교통이나 교육, 의료 등 생산을 지원하는 분야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 지역 내 중소기업들이 적시에 우수한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대구·경북의 산업구조는 소기업, 소상공인이 97%를 차지하는 등 부가가치가 낮은 업종이 대부분이다. 기계, 자동차부품, 섬유 등 몇개 업종의 제조업이 있으나 산업적 연관성으로 외풍에 강하지 못한 취약점이 있다. 우리지역에 대기업 유치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기존의 강소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오히려 우리 현실에 주효하다고 본다. 이것이 대구·경북의 경제를 지키는 주요 수단이 된다는 것에 유념할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 산업의 거점이 되는 지역산단의 경쟁력 강화에 행정당국의 전력투구가 필요하다. 도시재생이 연계된 종합 리뉴얼 전략으로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회복시켜가야 한다는 한은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2017-05-25

`국민통합` 이룩해야 `나라다운 나라` 된다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치가 연일 치솟고 있다.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의 특집조사 결과 문 대통령의 전반적인 직무평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무려 87.0%가 `잘함`이라고 답해 90%를 육박했다. 이는 탄핵정국을 거치면서 국민들이 얼마나 정상적인 국정운영에 목말라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국민통합`이 관건이다. 문 대통령이 주창하고 있는 `나라다운 나라`는 온전한 통합을 이룩할 때 비로소 일궈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도식에서 “저의 꿈은 국민 모두의 정부,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라며 “다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 보자”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역주의와 이념 갈등, 차별의 비정상이 없는 나라가 노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취임사와 5·18 기념사 등 대국민 메시지를 내놓을 때마다 통합을 외친 문 대통령이 나름의 탕평 인사와 탈권위주의적 행보로 국민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문 대통령이 업무지시를 통해 내린 조치들을 보면 슬며시 걱정이 들게 하는 요소들이 없지 않다. 5·18기념식에서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정도는 그 동안 보수정권의 납득하기 힘든 아집이었다는 인상이 있었던 만큼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지시들은 과거 정부 정책에 대한 감정적 `뒤집기` 성격이 짙다.문 대통령은 취임 다음날 세월호와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재수사해야 한다는 의미의 발언을 했다. 재판이 마무리 단계이거나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대통령의 언급은 무엇보다도 `검찰개혁` 과업에 전면 배치된다는 비판을 살 여지가 있다. 취임 이틀 만에는 두 번째 업무지시를 통해 국정 역사교과서 폐지를 지시했다.`4대강 사업 정책감사` 지시는 즉각 정치적 논란거리로 등장했다. 한국당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4대강 보로 인해 홍수와 한해(旱害)가 없어졌다. 그것만 하더라도 1년에 수십조 원의 이득을 보고 있다”며 “헛발질”이라고 비판했다. 한국당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과 바른정당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지난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이나 정치감사`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4대강 사업에 대한 지난 3차례의 감사를 `윗선의 입맛에 맞는 감사`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번 감사 역시 `입맛에 맞는 감사`가 될 수밖에 없음을 드러내는 자기모순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에 앞서 야당 대표들을 만나는 등 포용의 리더십을 보여 양쪽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기도 했다. 통합 행보는 일관성 있게 이어져야 한다. 성동격서(聲東擊西)의 얕은 치세술이라면 결코 진정성을 인정받지 못한다. 진정한 `국민통합` 없이는 결코 `나라다운 나라`로 갈 수 없음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2017-05-25

서문 야시장, 글로벌 야시장 가능성 커졌다

최근 1년간 젊은 층이 많이 넘나드는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서문시장 야시장이 최고의 화두가 됐다는 소식이다. 작년 6월 개장한 서문시장 야시장은 SNS상의 점유율(언급량)에서 국내외 야시장 중 1위를 차지했다. 대만, 홍콩, 도쿄, 태국 등 세계적인 유명 야시장을 제치고 서문시장 야시장이 1위를 차지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소셜 분석 시스템 전문조사 기관인 SK플래닛 M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야시장과 관련한 버즈량 조사 결과,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블로그, 카페, 뉴스, 커뮤니티 등 야시장 관련 SNS 전체 점유율에서 서문시장 야시장이 버즈량, 버즈량 증가폭, 지역연계 홍보효과에서 모두 1위를 했다. 이는 비록 SNS상이지만 서문 야시장의 세계적 이목도를 짐작할 수 있는 결과로 보아야 한다.서문시장 야시장은 대구시가 관광 명소화 등을 목적으로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다. 개장 초부터 수십만의 인파가 몰려 성공 가능성을 점치게 했으나 작년 11월 시장 내 4지구 화재로 한동안 폐쇄해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올 3월 피해 상인들의 협조 속에 서문 야시장은 재개장에 들어갔다.서문 야시장 개장의 성공은 관광 불모지인 대구도 머무는 관광지로 변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동시에 서문시장 일대에 대한 관광명소화 사업도 자신감 갖고 시행할 수 있는 배경이 되기도 한 것이다. 서문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브랜드 시장이다. 우리나라 3대 시장이란 전국적 명성도 갖고 있는 곳이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서 서문시장의 언급량은 2만1천296회 였다. 타이완 3천594회, 홍콩 2천706회, 동경 2천664회, 방콕 2천4회 등 세계적 야시장보다 월등히 높은 횟수를 보여줬다. 국제적 관광지로서 인지도 확보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서문 야시장은 개장과 시장 화재 등으로 언급량이 많을 수도 있으나 이 역시 홍보적 효과는 있는 일이다.대구시는 이번을 계기로 서문시장 야시장을 국제적 관광명소로 키운다는 전략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구시는 면세점 거리조성과 체류하는 관광지 조성을 위한 한옥게스트하우스 건립 등의 사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외에도 더 많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기회를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삼는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 서문시장 야시장은 주말이면 일일 평균 10만 명 이상이 방문한다. 작년 6월 개장이후 누적 관광객 수가 1천200만명에 달하고 있다. 방문객 중 외지인이 35% 가량을 차지하는 등 관광지 시장으로서 여건도 최절정에 있다고 본다.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반드시 살려 서문 야시장이 세계 최고의 `글로벌 야시장`이 되게 해야 할 것이다.

2017-05-24

`4대강 정책감사`, 그게 그리 시급한 국정현안인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10여 일 만에 4대강 사업 전반에 대한 정책감사를 지시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그동안 강도 높은 조사와 수사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 또다시 감사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정치보복이라는 반응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감사에 대해 개인의 위법, 탈법행위 적발 목적이 아니라고 애써 설명하고 있지만 이게 과연 그렇게 시급한 국정현안인지부터 의문이다. 청와대는 다음달 1일부터 녹조발생 우려가 큰 낙동강 주변의 강정고령보, 달성보, 합천창녕보, 창녕함안보와 금강 주변의 공주보, 영산강 죽산보 등 6개 보를 상시 개방하도록 결정했다. 또한, 4대강 민관합동 조사평가단을 구성해 향후 1년간 4대강 전체 16개 보 주변의 생태계 및 수질·수량상태를 평가한 뒤 내년 말까지 보의 철거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4대강 사업은 사업기획 단계에서부터 찬반양론이 갈려 온 나라가 시끌시끌했다. 국민들은 도대체 이 사업을 놓고 왜 정치권이 정반대의 주장을 펼치며 하염없이 지지고 볶는지 이해하지 못한다. 청와대의 이번 조치를 놓고도 환영과 우려라는 상이한 반응이 혼재하고 있다. 환경단체 등은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부작용이 우려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정부의 6개 보 상시 개방 조치로 보의 수위가 낮아질 경우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영농에 차질을 빚을 수 있고, 방류량이 늘어 유속이 빨라지면 세굴현상으로 강바닥이 패어 보 구조물의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이미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감사원이 세 번이나 감사를 실시했다. 특히 이 전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검찰까지 동원해 이 잡듯 뒤졌다. 그 결과 공사에 참여했던 기업들만 이런저런 고초를 겪었을 뿐 크게 드러난 것이 없었다.중립적으로 평가받는 민간 전문가 92명으로 구성된 민간합동위원회가 240회의 현장조사 등 1년을 활동한 끝에 2014년 12월 2천500쪽의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보고서 결론은 `일부 부작용도 있지만 홍수와 가뭄 대비 면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었다.취임 이후 국민들의 지지율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파격행보는 많은 기대를 갖게 한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을 다시 파헤치겠다`는 결정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청와대가 아무리 극구 부인을 해도 정치권은 물론 국민들 사이에 거친 `정치보복` 논란을 확산시킬 게 뻔하다. 필연적으로 가야 할 `협치의 정치`는 또 어떻게 될까도 걱정스럽다. 무엇보다도 정책 우선순위 대목에서 의문이다. 국민들의 신산한 삶을 개선시키기 위한 수많은 정책현안들을 젖혀놓을 만큼 `4대강 감사`가 정말 그리 급한 일인지 좀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2017-05-24

내년 `6월 개헌` 지방분권 강화 내용 반드시 담아야

지난 19일 있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원내대표와의 청와대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내년 6월 개헌 의지를 밝혀 정치권을 중심으로 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내년 6월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하겠다는 내용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사에서도 간접적인 개헌 의사를 밝혔지만 문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를 불러 놓고 이렇게 말한 것은 개헌의지의 천명에 다르지 않다. 특히 여야 원내대표들도 적극적으로 동의함으로써 내년 6월 개헌은 사실상 정치권이 합의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중요한 것은 개헌 합의는 이루어졌지만 각론에서 그림이 어떻게 그려질지가 미지수라는 것이다. 여야의 입장 차는 선거 전부터 이미 선명하게 선이 그어져 있었다. 특히 권력구조 개편 문제에 대해서 분권형 대통령제와 4년 중임제 대통령제를 두고 여야 간 의견 대립이 첨예하다. 정치권의 이러한 대립은 지방분권형 개헌을 주장해온 지방민의 입장에서는 우려되는 바가 없지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분산해 달라는 지방분권형 개헌논의가 정치권의 이해 다툼으로 자칫 뒤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방민들은 20년 이상 진행돼온 우리의 지방자치제도가 그동안 요식적 행위에만 그쳐 이번 개헌 때는 반드시 고쳐져야 할 숙명적 과제로 보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헌법에는 `대한민국이 지방분권 국가`임을 반드시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주민 자치권과 자치법률 제정권, 재정분권 등을 명시해 명실 공히 지방분권이 실현되는 분권 국가로서 면모를 갖춰가도록 해야 한다고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개헌은 국가 경영을 틀을 바꾸는 중차대한 일이다. 개헌을 통해 정치를 쇄신하고 국가 운영 시스템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야 한다. 따라서 개헌의 내용과 방향은 국민의 뜻에 맞게 조율돼야 함은 당연하다. 당파 간 정략적 이해에 얽매인다면 국민의 뜻을 배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지방민의 염원인 지방분권형 개헌은 중앙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력을 지방으로 나누어 중앙과 지방이 대등한 입장에서 경쟁해 국가의 발전을 도모하자는 데 있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통해 온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보면 된다.낙후된 지방이 발전하는 동력으로서 분권형 개헌은 반드시 필요하다. 문 대통령이 집권초기 개헌의지를 밝힌 것은 대선공약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동시에 국정수행의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한 뜻으로 이해된다. 문 대통령의 개헌의지에 발맞춰 지방분권 강화 등 국민의 뜻이 충분히 수렴된 개헌 내용에 대한 논의가 있길 바란다. 내년 6월이라고 하지만 충분한 논의를 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

2017-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