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는 곳이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낸 `공공기관 임금정책 평가 보고서`를 보면 119개 공기업·준정부기관 정규직 1인당 평균 연봉이 7천만4천원이고, 심지어 임금을 5% 가량 올리기까지 했다. 그 중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은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했다. 박사급 인력이 많다는 이유이고, `내수 활성화`를 구실로 정부가 임금을 올려준 것이다. 한국전력거래소,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세라믹기술원 등 상위 20개 기관의 평균 임금이 8천만원을 웃돌았다.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꿈도 못 꿀 임금이다. 공공기관 내에서도 정규직과 계약직의 임금격차는 현격하다. 무역보험공사 등 준정부기관들의 경우 비정규직의 임금이 정규직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방만운영이 문제점으로 떠올랐고, “별로 하는 일도 없이 국민혈세만 축낸다”는 비난이 쏟아졌으며, 다양한 해결책들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그것이 모두 눈가림에 불과했음이 이번 조사에서 드러났다.2013년 교육비·의료비·경조금 등이 과하다는 논란이 일어 줄이겠다 했지만 이 보고서에 의하면 전혀 개선된 것이 없고 오히려 늘어났다. 그래서 보고서는 “과도한 복리후생제도가 운영되지 않게 주문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금출연으로 사내 복지 혜택을 늘려주는 일관성 없는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결국 공공기관 개혁은 시늉뿐이고, 고질병을 고칠 처방전은 없다는 뜻이다. 하기야 공공기관이란 `정권의 전리품`이니 그럴 것이다.고용노동부는 고액의 임금을 상습적으로 체불하는 기업주 239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383명에 대해서는 대출을 제한하겠다고 한다. 신용제재 대상자들은 향후 7년간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다. 재산이 있으면서 고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버티는 얌체 체납자들이나, 간신히 살아가는 근로자들의 임금을 체납하는 기업주들이나 `인간의 마음`을 가진 자들이 아니다. 경북에서는 `군위병원` 곽모(49) 대표가 3차례 명단에 포함됐다. 명단은 매년 공개되는데 이에 아랑곳 않는 철심장도 있다고 한다.젊은 혈기 하나 믿고, 젊어 고생은 돈 주고 산다고 생각하며, 아르바이트에 뛰어든 청춘들의 애환이 심상치 않다. 하루 3시간 수면을 취하고 밤 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이 많고, 이들의 `건강자산`도 감당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최근 경북 경산의 한 편의점에서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던 청년이 취객의 흉기에 살해되는 사건까지 있었다. 언어폭력, 신체 폭력, 성희롱에 시달리고, 유통기간 지난 음식으로 끼니를 떼우고, 거기다가 임금착취까지 당해야 하는 청춘들은 꿈도 희망도 접어야 할만큼 `골병`이 든다. 정부는 이런 불공정과 불평등부터 고쳐야 한다.
2017-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