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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TK떠나는 청년, 한해 1만4천명이나 된다니

대구·경북을 떠나 수도권으로 가는 청년 숫자가 해마다 늘고 있어 걱정이다. 동북지방통계청이 그저께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대구와 경북 청년 인구(19~39세)는 각각 58만5천명, 52만9천명으로 2015년 대비 23.7%, 17.1%씩 줄었다. 지난해에만 이 지역을 떠난 청년이 1만4천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청년들이 너도나도 수도권으로 향하는 이유는 치열한 생존경쟁에도 고임금 일자리가 많은데다 사회적 인프라가 탄탄하기 때문이다. 각종 통계자료에서도 회사급여와 고용률, 교육·의료 서비스 격차가 청년들의 수도권유입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문제는 비수도권 청년층 유출이 다른 연령대보다 성장 잠재력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청년층 중에서도 고학력자일수록 수도권으로 향하는 경향이 뚜렷한 점은 비수도권으로선 비관적이다. 이번 통계청조사에서도 고임금이 보장된 일자리와 관련된 대구·경북 순유출 인구 비율이 2015년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우리나라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원인 중의 하나도 청년층 수도권 집중 현상 때문이다. 서울시 출산율이 전국 시·도 중 가장 낮은 것이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주거비와 사교육비 등으로 자녀를 키우는 비용이 높아 청년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출산을 줄인다는 것이다.비수도권 지자체 모두는 오래전부터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전 행정력을 동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상황은 악화일로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절반이 이미 소멸위험지역에 들어섰고, 2047년에는 모든 시·군·구로 확대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역대 정권과 지자체 모두 왜 청년들이 정든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하는지, 매우 잘 알면서도 악순환을 막지 못하고 있다. 국토균형발전 정책은 정부가 수도권 국회의원 눈치를 보지 말고, 최우선정책으로 밀고 나가지 않으면 성과를 내기 어렵다. 이번 총선에서 드러났듯이, 여야 모두 의석이 몰린 수도권에 선심공약을 집중시키는 한 국토균형발전은 요원하다.

2024-05-01

코스트코 포항 유치, 청신호 켜졌나

창고형 대형유통시설인 코스트코의 포항 입점 여부가 요즘 포항에서는 최고의 관심거리다. 지난달 4일 코스트코코리아 실무진이 포항을 다녀간 뒤 4월 말 대표단과 실무진이 또다시 포항시를 전격 방문함으로써 코스트코의 포항 유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탓이다. 일부 포항시민들 사이에서는 코스트코 유치 가능성을 높게 보고 고조된 분위기까지 보인다고 한다.회원제로 운영하는 창고형 도매 할인점인 코스트코는 전 세계 14개국에 871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3위의 유통업체다. 국내서는 1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수도권과 광역시에 집중돼 시군단위에서는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경북도내는 아직 한 군데도 없다. 일부 주민들은 대구로 원정을 가 상품을 구매하기도 한다. 포항점이 생긴다면 포항, 경주, 영덕, 울진 등 경북 동해안 일대가 주요 소비권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이 된다.포항은 인구 50만명의 도시로 포항제철소와 포스텍 등 대학과 연구시설 등에 근무하는 젊은이들이 많다. 또 최근에는 이차전지산업과 바이오산업 등에 대한 투자가 집중되면서 포항의 시세도 확장되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층을 중심으로 코스트코 포항 유치에 관심이 많아 포항시도 유치에 적극적이다.포항시를 방문한 대표단은 이차전지와 바이오산업으로 인한 포항시의 성장 가능성과 지리적 여건 등을 살펴봤다고 한다. 특히 “지방에서의 설립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해 두 차례 포항시 방문과 연관지어 본다면 포항점 설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짐작도 가능하다.입점 여부 결정은 기업이 하겠지만 코스트코 포항 유치를 희망하는 포항시로서는 좀 더 적극적인 대응이 있어야 한다. 23개 시·군 중 인구가 가장 많은 포항에 매장 설립을 요구하는 것은 명분이 있는 일이다. 코스트코로 인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유발효과와 정주여건 개선 등을 생각하면 코스트코 포항 유치에 더 많은 정성을 들여야 한다.기업편에 서서 행정을 펴고 입점에 필요한 문제 해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 원리다.

2024-05-01

영수회담 계기로 ‘대화의 정치’ 복원해야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그저께 만나 정국 현안을 논의했지만 별도의 합의문을 채택하지 못할 정도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국민기대에 비해 용두사미처럼 끝났다는 평가가 주류다. 대통령실은 “소통과 협치의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했지만, 민주당은 “국정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했다. 그렇지만 윤 대통령이 그간의 입장과 달리 야당 대표를 국정 파트너로 인정하는 첫 회동이었다는 점에서 만남 자체가 성과라고 할 수 있다.회담에 배석한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민생 문제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합의에 이르진 않았지만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이 있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두겠다”면서도 회담 내용에 대해선 실망 섞인 반응을 내놨다. 다만,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대 증원·지역 및 필수의료 살리기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의료개혁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이 대표는 총선기간 중 “의대 증원 적정 규모는 400∼500명”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의료계에서는 “의대 신입생을 뽑는 것이 의료 체계를 유지하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이상 해결책은 없어 보인다”는 반응이 나왔지만, 정치권이 의정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것은 의료 파국을 막을 첫걸음이 될 수 있다.두 사람이 서로 할 말만 하고 헤어졌지만, 협치의 물꼬를 텄다는 측면에서 영수회담의 의미가 작지 않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윤 대통령은 야당을 국정의 동반자로 인식하고, 불통과 오만의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 남은 임기 3년간 ‘식물정부’가 되지 않으려면 민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야당과의 신뢰를 쌓으려면 이 대표와 자주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 이 대표도 이젠 증오의 정치를 청산하고 수권정당 대표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길 바란다. 진영논리에 매몰돼 강대강 대치를 이어온 여야 정치권도 이번 영수회담을 협치의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대화와 소통의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

2024-04-30

야생진드기 감염병 주의보, 철저한 대비를

올해 첫 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SFTS) 환자가 경북 상주에서 발생해 주의가 요망된다. 상주시에 따르면 상주에 거주하는 60대 여성은 4월 초 자택 인근 과수원에서 작업한 뒤 지난 16일부터 식욕부진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발열 증상이 멈추지 않아 도내 의료원에서 입원, 검사를 받은 결과 SFTS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것.SFTS는 2009년 중국에서 최초 발견된 신종 전염성 감염병이다. 국내서는 2013년 첫 환자가 발생했다. 첫 환자 발생 후 작년까지 모두 1895명의 환자가 발생해 이 가운데 355명이 사망했다. 18.7%의 치명율을 보이고 있다. 작년 경북도내서는 20명의 SFTS 환자가 발생해 이 중 10명이 숨져 각별한 주의가 요망되는 감염병이다.진드기는 유충, 약충, 성충단계에서 각기 다른 숙주에 기생하는데 날씨가 따뜻해지는 봄철부터 11월까지 활동을 한다. 경북 상주에서 올해 첫 환자가 발생하고 지난 26일에는 제주도에서도 환자가 발생해 진드기에 의한 중증열성 혈소판감소 증후군 환자 발생의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서는 50대, 농업·임업 종사자한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농작업뿐 아니라 등산 등 야외활동 어디서나 감염될 우려가 있다. 매개체인 참진드기는 전국적으로 서식하고 있어 야산이나 들판에서 활동할 때는 주의를 해야 한다.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어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야외에서 활동을 할 때는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귀가 후에는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만약 진드기에 물렸다면 즉시 병원에 가 치료를 받아야 한다.증상으로는 40도가 넘는 원인불명의 발열과 피로감, 식욕저하,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통 증상이 나타나고 두통, 근육통, 림프절이 붓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코로나 바이러스 감염병으로 모두가 오랫동안 고생을 한 경험이 있다. 각종 전염성 질병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을 맞아 보건당국의 철저한 관리와 함께 개인의 보건의식도 한층 더 높아져야 한다.

2024-04-30

외식비 두려운 가정의 달… 물가대책이 民生

가정의 달 5월을 전후해 각종 물가가 크게 올라 서민 가계에 부담이다. 특히 가정의 달 행사로 지출이 많은 5월을 앞두고 있어 가정마다 가정의 달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5월이 가정의 달로 불리는 이유는 어린이날을 비롯 어버이날, 스승의 날, 부부의 날 등 가정과 관련된 기념일이 많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5월 1일 근로자의 날과 15일 부처님오신날, 성년의 날 등 각종 기념일이 줄줄이 이어져 있다. 관련한 행사로 가정의 지출이 크게 늘어나는 시기다. 자녀 선물과 부모님 용돈, 외식비 등을 따지면 일년 중 가장 지출이 많은 달로 꼽힌다.이런 가운데 이달 들어 김밥, 치킨 등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외식비 가격이 오른데 이어 5월 중에는 맥도날도 햄버거와 프랜차이즈 피자헛도 가격을 올린다고 한다.한국소비자원 조사에 의하면 대구경북지역의 외식품목의 가격은 1년 전보다 3%대 상승했다. 냉면이 9000원대, 김밥 4000원대, 비빔밥 9000원대 등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시중에는 이보다 더 높은 가격들이 수두룩해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가격은 더 올랐다.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3월 우리나라 외식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3.1%보다 0.3% 포인트 높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정부는 상반기 물가 목표를 3%대로 잡고 있으나 지금 추세라면 목표 달성이 힘들 것 같다. 과일과 채소류 가격이 한동안 유지될 것 같고 국제유가도 중동전쟁으로 불안요소 해소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정부가 좀 더 촘촘하고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물가를 잡는 것보다 더 중요한 민생은 없다. 소비자는 소비자대로 물가가 올라 걱정이고, 상인들은 가격을 인상하면 손님이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위기다.5월 가정의 달은 온가족이 모여 따뜻한 정을 나누는 달이다. 자라나는 자녀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주고 부모님에게는 바쁘다는 이유로 못했던 효도를 다하는 날이다. 정부의 물가안정이 민생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2024-04-29

야권의 입법폭주 막으려면 與정상화 급하다

국민의힘이 4·10총선 20일이 지나도록 참패의 늪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선거 이후 세 번째 열린 어제(29일) 당선인 총회에서 가까스로 황우여 전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해 지도부공백을 메웠지만, 비대위가 당의 혼란을 수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황 위원장은 임기가 정해진 시한부지만 두 달 동안 당 리더로서 전당대회 룰을 정하는 중책을 맡게 된다. 그러나 현재 전당대회 규정인 ‘당원투표 100%’ 개정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 친윤계와 수도권 그룹 사이에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어 이를 중재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그동안 당 중진들이 이 문제 때문에 너도나도 비대위원장 자리를 고사하는 바람에 구인난을 겪어왔다. 국민의힘은 22대 국회 원구성 협상 등을 책임질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과정에서도 심각한 내분을 겪고 있다. 다음달 3일 치러지는 원내대표 후보로는 현재 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만 거론되는 상태다. 총선에서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았던 이 의원에 대해서는 당내에서 ‘총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는 비토세력이 많아 내분의 원인이 되고 있다.여당이 혼란을 겪고 있는 상태에서 민주당은 ‘입법폭주’ 준비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이미 5월 국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고. 다음 달 2일과 28일 본회의 개의를 추진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에 되돌아온 법안, 민주당이 처리하려고 하는 법안들을 다음 달 본회의에서 처리할 예정이다. 거부권 행사로 폐기된 간호법 제정안, 방송3법 등의 재입법 추진도 검토하고 있다.정치권에서는 여당의 비대위원장 인선과정을 지켜보며, 22대 국회가 전보다 더 적극성이 떨어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당대회 준비에 두 달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 선출된 황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화력을 집중해 하루빨리 당을 수습해야 한다. 비대위는 며칠 뒤 선출될 원내대표와 함께 당장 야권의 입법폭주에 대응해야 하고, 당내 갈등과 분열을 해소할 해법도 마련해야 한다.

2024-04-29

與野, 오늘 영수회담을 ‘협치’의 계기로 삼길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오늘(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한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공식 회동을 하는 것은 2022년 5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회담은 오찬이 아닌 차담(茶談) 형식으로 오후 2시 열린다. 난항을 겪었던 두 사람의 회동은 ‘이 대표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윤 대통령 뜻과 ‘의제 합의를 접어두고 먼저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이 대표의 의지에 따라 성사됐다. 관심사는 이 대표가 제안할 의제다. 이 대표는 우선 주요 총선공약이었던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과 이를 위한 추경편성, 그리고 ‘해병대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각종 특검수용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문제를 직접 거론할지가 주목된다. 최대현안인 ‘의료공백’과 관련한 의제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와 민주당도 의대증원 필요성에는 공감하기 때문에 의료파국을 피하기 위한 대안이 전격적으로 나올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경우, 첫 회담에서는 이 대표의 제안을 경청하는 것으로 그칠 가능성이 있다. 쟁점 법안에 대한 합의는 여·야·정 협상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오늘 두 사람의 회동에 대한 국민기대는 크다. 그동안 ‘얽힌 실타래’와 같았던 현안이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첫 회담에서 실질적 성과가 나오긴 어렵겠지만, 이제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사실상 국정 파트너로 인정한 만큼 두 사람이 자주 만나 대화하는 것 자체가 ‘증오정치’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윤 대통령으로선 오늘 회담이 그동안 국민에게 보여준 오만·불통 이미지를 바꿀 주요 기회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대통령으로선 민심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고, 실질적 성과를 도출하려면 야당과의 협치가 기반이 돼야 한다. 이 대표도 21대 국회가 ‘협치’로 유종의 미를 거두도록 대통령실, 그리고 여당과의 대화와 소통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첫째도 둘째도 민생을 살리라는 것이다.

2024-04-28

경산에 대형 아웃렛, 지역경제 마중물 돼야

경산시의 오랜 숙원 중 하나인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대형 프리미엄 쇼핑몰 유치가 가능권에 들어왔다.산업통상부는 지난주 경제자유구역위원회를 열고 대형 아웃렛 유치가 가능한 경산지식산업지구 개발계획 변경안을 심의 의결했다고 밝혔다. 당초 연구개발(RD) 및 제조업 위주의 산업시설단지에서 지식산업, 서비스, 유통 등이 가능한 복합경제산업시설로 개발계획안을 변경한 것이다.경산지식산업지구는 2008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후 경산시 하양읍 대학리와 와촌면 소월리 일대 약380만㎡ 규모에 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현재 166개 기업과 7개 국책연구기관이 들어와 있다.하지만 문화와 여가생활을 영위할 정주 여건이 미비해 인근에 10개 대학 10만여명의 학생들이 있음에도 우수한 인력자원들이 대도시로 매년 빠져 나가고 있다.경산시와 경자청은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사업지구 내 일부시설의 변경을 산자부에 건의했고, 2020년에는 신세계사이먼과 투자양해 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신세계사이먼은 1200억원을 투자해 2023년 개장을 목표로 프리미엄 아웃렛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그러나 유통상업시설 유치는 본래 목적과 다르다는 이유로 산자부가 반대해 대형 쇼핑몰 유치는 오랫동안 지지부진했다. 이번에 산자부가 계획안을 변경함으로써 드디어 이곳에 대형 프리미엄몰 유치가 가능해진 것이다.조현일 경산시장은 26일 쇼핑몰 조성을 공약으로 내세운 조지연 22대 국회의원 당선자와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쇼핑몰 입주와 연계해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청년들이 머무는 성공한 복합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밝혔다.프리미엄 쇼핑몰 입점이 가능해지면서 국내 대형유통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예상이 된다. 경산시는 이곳에 전국 최고 수준의 프리미엄 쇼핑몰을 조성한다는 각오로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곳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마중물이 돼야 함은 물론이고 나아가 지역대학생들의 취업기회의 장으로 활용되도록 해야 한다. 또 인구소멸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경산지식산업지구가 성공리에 마무리돼야 할 것이다.

2024-04-28

의료개혁특위 출범, 의정갈등 돌파구 찾길

사회적 협의체인 대통령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 출범했다. 여기서는 지역의료 강화,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 수가 등 보상 체계 공정성 제고를 핵심으로 하는 4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의대 증원 규모는 다루지 않으나 현재 심각한 상황에 빠진 의정갈등을 고려해 증원규모와 관련한 의료계의 통일된 안이 제시된다면 특위의 의제에 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있다. 의료계의 적극적 참여 여부에 따라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의사협회나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백지화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특위 불참을 밝혀 의정 갈등 해소는 여전히 안갯속이다.지난주 정부는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에 따라 2025학년도 각 대학별 의대 증원 규모를 50∼100% 범위 내에서 자율모집토록 허용했다. 정부는 의료공백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방지하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자율조정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역의 경북대는 학장 회의를 통해 내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정부 발표의 50%만 반영한 155명으로 결정했다. 영남대와 계명대는 증원분의 100%를 반영키로 했으며 대구가톨릭대도 100% 반영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이와 별개로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반대해 지난달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했던 의대교수들이 25일부터 순차적으로 병원을 떠난다고 밝혀 의료대란이 불가피하다. 지역의 5개 의대에서는 아직 구체적 움직임이 없으나 내부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여 불안한 상태다.정부가 2000명 증원에서 한발 물러서는 등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의사단체들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만 되풀이하고 있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의정 갈등이 두 달을 넘기면서 환자들의 불편과 고통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더 이상 방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도 알 수 없다. 의료개혁특위 출범을 계기로 의정갈등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 환자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어느 누가 승리해도 승리가 아닌 것이다.

2024-04-25

野 ‘입법폭주’에 무기력한 여당, 집권당 맞나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의 초강경 기류로 온 나라가 혼돈상태에 빠졌다. 윤석열 대통령의 남은 임기 3년이 ‘식물 정부’가 될 수 있다는 말이 실감 난다. 민주당은 여당의 반대는 아랑곳하지 않고 단독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비롯한 쟁점법안을 21대 국회에서 모두 처리하겠다는 태세다. 이러한 민주당의 강경 자세 때문에 이번 주 계획됐던 윤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마저 깨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민주당은 다음 달 2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이 그동안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되돌아온 법안(양곡관리법, 간호법, 노란봉투법, 방송3법, 쌍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 등 9개 법안)을 비롯해 ‘채상병특검법’, 전세사기피해특별법 등 쟁점법안을 단독처리할 예정이다. ‘여야 협치’의 첫걸음으로 인식됐던 영수회담도 민주당의 과도한 의제요구로 회담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 23일 첫 실무회담 후 ‘민생 문제 해결’을 의제로 삼겠다고 발표했으나, 민주당이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각종 특검 법안(이태원 참사·채상병 사망 사건·양평고속도로 의혹·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및 주가조작 의혹)에 대한 거부권 자제 등을 요구해 협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22대 국회에서는 야권의 강경노선이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선기간 중 ‘대통령 탄핵’이 거론됐을 정도로 강경성향의 인물들이 대거 원내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런 때일수록 야권과의 소통을 강화해 작은 협조라도 얻어내야 할 여당이 무력감에 젖어 있는 것은 문제가 많다. 지금 국민의힘 분위기를 보면, 역대 최악의 총선 성적표를 기록한 여당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한가하다. 보수정당 존립을 위한 반성은커녕 다시 친윤 원내대표를 뽑아 총선이전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민주당이 민심을 내세워 국회권력을 남용하는 것도 비판대상이 되지만, 여당의 안이한 자세는 더 큰 문제다.국민의힘은 앞으로 민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하면 국정이 마비된다는 현실을 철저히 깨닫고, 여야 협치를 실현하는데 총력을 쏟아야 한다.

2024-04-25

주목받는 경북도 AI·메타버스 영화제

경북도가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국제 AI·메타버스영화제(GAMFF)가 개막전부터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도가 지난 18일부터 한달간 영화제 작품 공모에 나선 결과, 미국 등 42개국에서 527편의 작품이 응모해와 일찍부터 대박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제 영화제라는 대중예술에 AI와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영화제는 국내에서는 이번이 처음이고, 독특한 아이디어와 접목하고 있다는 점이 대중의 인기를 모은 비결이라 한다. 작품 공모에 응모한 사람들도 영화감독을 비롯해 AI·메타버스 전문가, 일반인, 학생까지 폭넓게 참여해 처음 시도하는 AI·메타버스 영화제에 대한 반응과 평가가 어떻게 나타날지 벌써 관심이다.인공지능(AI)과 메타버스를 활용한 디지털 분야는 이미 우리들의 생활과는 밀접한 분야다. 앞으로 이 부분이 산업과 일상에서 더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영화제는 관련 분야 뿐 아니라 일반인의 관심도 높다. 국내외적으로 많은 작품이 응모한 것 또한 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 결과다.경북도가 처음 시도하는 AI·메타버스 영화제는 시대 변화에 맞는 참신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에 기반했다는 점에서 칭찬받을 만하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분야에서 과감한 도전을 해 흥행 대박을 얘고하고 있는 것도 좋은 일이다. 이철우 지사는 AI·메타버스 영화제에 대해 “기술과 예술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창작의 장”이라 평가하고 “경북도가 그 기회의 장을 제공하겠다”고 했다.영화제가 창작의 영역을 새롭게 개척하고 디지털 분야의 대중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영화제로서 가치는 충분하다. 이번 영화제가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북도는 일찍부터 메타버스 관련 부서를 신설하는 등 AI와 메타버스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비중을 높이 두었다. 예산도 많이 배정했다. 이번 영화제는 기대만큼이나 성공적 결과가 나오도록 단단한 준비가 있어야겠다. 경북도는 반도체와 이차전지, 원전 등 신산업으로 경제 동력을 키워가고 있다. AI·메타버스 영화제가 대박 난다면 경북도의 신산업 이미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2024-04-24

포항시의 ‘국회의원 푸대접’ 의전, 정상적이냐

포항시가 주최한 ‘제44회 장애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회의원 의전문제가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9일 포항체육관에서 열린 기념식 행사 과정에서 주최 측은 이강덕 시장과 김일만 시의회 부의장 축사에 이어, 4·10총선에서 3선에 성공한 김정재 의원(포항 북구)과 이상휘 국회의원 당선인(포항 남구·울릉군)을 경북도의원, 포항시의원과 같이 단상에 불러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인사말을 하도록 했다. ‘지방의원급’ 예우를 받는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두 국회의원으로선 불편해질 수밖에 없는 의전이었다.행사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국회의원을 너무 홀대한다”는 말과 함께 “시장과 국회의원의 불편한 관계 때문에 이런 사태가 발생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고 한다.행사 후 이상휘 당선인이 참지 못하고 포항시 담당자를 불러 의전 문제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한 것을 두고,‘국회의원 갑질’ 논란까지 나오는 모양이다. 일선 시·군 행사 때마다 내빈 의전문제가 제기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경북도에서는 특히 경북도의원들이 푸대접을 받는 단골손님이었다.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경북도의원들의 경우 시·군이 주관하는 행사 때마다 초청장을 받고도 가야될지 말아야 할지를 고민해야 했다. 자리배치나 축사순서 등의 의전에서 기초의원에 밀리는 수모를 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기 때문이다.사소한 축사 순서 문제로 소인배처럼 화까지 내느냐는 비판을 할 수도 있겠지만, 포항시는 입장을 바꿔 의전문제를 다룰 필요가 있다. 손님 예우를 하기 싫으면 초청장을 보내지 않는 것이 맞다. 정상적인 내빈예우도 하지 않으면서 행사 외관을 그럴듯하게 하려고 정치인이나 기관단체장 등에게 초청장을 남발하는 행위는 이제 그만둬야 한다. 전국적으로 상당수 시·군에서는 행사 시간을 축내지 않기 위해 축사나 인사말 같은 의전 순서를 과감히 생략하는 곳이 많다. 포항시도 과거 의전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차원에서 시 주최 행사 초청자를 최대한 줄이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다.

2024-04-24

장인화號의 혁신…‘초일류 포스코’ 기대한다

지난달 21일 취임한 장인화 회장이 한달여 만에 포스코그룹의 혁신방안을 구체화했다. 그저께 발표된 ‘7대 미래 혁신과제’에는 철강 부문에서 매년 1조원 규모의 원가를 절감하고, 3년 내 유망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그룹 내실 다지기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장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미래기술 전략, 생산기술, 인사 등 각 분야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된 ‘포스코 미래혁신TF’를 가동하면서 회사 경영 현황 전반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7대 미래혁신 과제를 종합해보면, 포항시에 집중된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투톱’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유연한 조직문화를 구축하고, 시장 신뢰 회복을 추구하겠다는 내용으로 정리할 수 있다.포스코는 우선 실행 가능한 과제는 즉시 실천에 옮기는 한편, 저탄소 생산체제로의 전환과 MA 같은 대형 과제는 오는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실행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재계에서는 포스코홀딩스가 작년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6조6708억원이나 보유하고 있어 대규모 MA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장 회장은 앞으로 과제 실행력을 높이고 성과를 조기달성하기 위해 사업회사 사장 또는 본부장이 책임지고 과제를 추진하도록 하고, 본인이 직접 주기적으로 진행사항을 점검할 계획이다.장 회장은 현재 취임사에서 밝힌 ‘100일간의 현장 경영’을 실천 중이다. 장 회장의 현장경영 첫 방문지는 포항 냉천범람 당시 피해가 컸던 포항제철소 2열연 공장이었다. 장 회장은 그동안 포항을 비롯해 광양, 송도 등 계열사 작업현장을 돌면서 직원들의 다양한 얘기를 듣고 복장자율화, 호칭변경 등 파격적인 조직 문화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맨’이라는 애칭으로 불려지는 장 회장이 3년 임기 내내 포항제철소를 비롯한 계열사 현장을 자주 찾아 직원들의 생생한 얘기를 들으면서 경영체제 전반을 혁신해 포스코그룹이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길 바란다.

2024-04-23

방폐물 특별법 5월 임시국회서 처리되나

우리 미래세대와 원전지역 주민을 위해 임기 종료를 앞둔 21대 국회가 반드시 해결하고 가야 할 과제 중 하나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관리 특별법의 제정이다. 20대 국회에서 한차례 폐기된 경험이 있는 이 법안이 21대 국회에서 또다시 폐기된다면 이것이야말로 21대 국회가 직무유기를 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21대 국회가 처리할 시간은 5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임시국회가 마지막 기회다.다행히 여야가 이 문제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인다는 관측이 나와 21대 국회 내 처리에 대한 기대감을 주고 있다. 특별법은 원전가동으로 발생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리에 관한 세부적 규정을 명기한 법안이다. 1978년 고리원전 가동 후 쌓인 사용후 핵연료가 1만8천t에 이르러 더이상 보관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자칫 원전을 멈춰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에 대비한 법안이다.지난 2월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정부 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준위 방폐물인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저장시설 확보가 시급하다”며 법안의 국회 통과를 호소한 바 있다. 그는 “한빛, 한울, 고리원전은 10년 내 방폐물을 보관할 장소가 없어 최악의 경우 원전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정부는 앞으로 국내 32기 원전에서 4만4000t까지 사용후 핵연료가 나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당장 시작한다 해도 37년이 걸린다고 하니 촌각을 다투는 일이다. 경북 경주시 등 원전소재지 주민들은 고준위 특별법이 불발되면 자칫 임시저장 시설이 영구시설화되는 것 아닌지 우려를 표하고 있다,이미 이와 관련해 주민들은 특별법 제정을 위한 항의를 수 십차례 벌이기도 했다. 특히 원전 수출 등 다시 불붙은 원전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법안의 통과는 서둘러져야 한다.세계 원전운전국 상위 10위권 내 국가 중 영구방폐장 건설에 착수하지 않은 나라는 한국뿐이다.5월 중 열릴 21대 국회 종료를 앞두고 탈원전 친원전 등의 이념적 논쟁을 떨쳐내고 여야는 국가의 장래를 내다본 대승적 차원의 결정을 반드시 해야한다.

2024-04-23

총선참패 여당, ‘남탓’하며 자중지란 빠질 때냐

4·10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여권이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어 안타깝다. 당이 흡사 ‘무정부’ 상태에 빠진 모습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의 갈등이 우선 당을 혼란스럽게 한다. 총선 후 침묵을 지켜왔던 한 위원장은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글을 올린 직후였다. 한 위원장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오찬을 제안하자 건강이 좋지 않다며 거절까지 했다. 정치권에서는 한 위원장이 이참에 윤 대통령과 일정한 거리감을 둘 각오를 했지 않겠느냐는 추측이 나온다.차기 당권 레이스와 관련해 ‘영남권 책임론’도 나와 당 내분을 짙게 한다. 지난주 당내 낙선자 모임과 윤상현 의원 주최 세미나 자리에서 총선참패에 대한 영남권 책임론이 거론되자 TK정치권에서 발끈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잘 되면 내탓이고 잘못되면 조상탓이라는 속담이 있다”고 질타했고, 대구시장 출신 권영진(대구 달서병) 당선인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영남 탓을 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22대 국회 권력을 모두 야권에 넘겨준 채 개헌·탄핵 저지선만 가까스로 확보한 여당이 향후 갈 길도 찾지 못한 채 내분을 겪는 모습은 국민에게 한심하게 비칠 수밖에 없다. 역대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이처럼 크게 패배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이 가장 큰 패인이라는 것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는데도, 영남권 책임론 같은 뒷말이 나와 당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국민의힘이 해야 할 일은 지도부를 하루빨리 구성해서 대통령과 야당 간의 가교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의 권력독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집권여당답게 대화와 타협의 여야관계가 복원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2024-04-22

중소도시까지 번진 도심 빈점포, 특단 대책을

경기 측정의 바로미터로 삼는 상가 공실률이 급상승하고 있다. 대도시는 물론 포항, 안동, 김천 등 경북도내 중소도시까지 도심의 빈점포가 늘어나 도농할 것 없이 불황의 그늘이 깊게 드리워지고 있다. 상가 공실률 증가는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붕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시장경제 회생을 위한 정부의 획기적 조치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한국부동산원 조사에 의하면 작년 4분기 전국의 상가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 13.5%, 소규모 상가 7.3%, 집합상가 9.9%로 나타나 전년보다 0.3∼0.9% 포인트가 높아졌다. 대구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평균공실률이 15.9%를 기록했고, 경북은 이보다 더 높은 19.7%다. 포항 도심은 25.8%의 공실률을 기록했으며 안동과 김천 등도 전국평균을 웃도는 공실률을 보였다. 특히 포항 구도심인 중앙상가의 경우는 45%가 공실인 것으로 포항시가 파악하고 있어 거의 절반 가까이 문을 닫은 심각한 수준이다.전국보다는 대구 공실률이 높고 대구보다는 경북 공실률이 더 높아 불황에 따른 빈점포가 농촌의 중소도시까지 확산되는 추세에 있는 것으로 분석이 된다.상가의 빈점포가 늘어난 것은 자영업자들의 폐업도 상대적으로 늘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작년 대구에서 폐업한 음식점이 무려 5천 곳에 달한다고 한다.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등으로 장사가 안돼 폐업을 선택한 자영업자가 속출한 셈이다. 일부 상인들은 높은 금리 때문에 중도에 파산 선고를 한 경우도 많아 소상공인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급하다. 경기침체에 물가까지 치솟는 상황이 이어지자 각 지자체가 나서 상가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 대책을 세우나 시장경기 전반이 부진해 상가 경기회복이 쉽지 않다.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금융·세제 등 정부 차원의 파격적 대책이 필요하다. 정부가 그간 민생이란 이름으로 많은 대책을 밝혔지만 피부로 와닿는 게 별로 없다. 시장경기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

2024-04-22

첫 영수회담… ‘증오의 정치’ 끝내는 계기 되길

윤석열 대통령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취임 2년이 지나도록 회담 제안에 응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이 먼저 회동을 제안한 것은 이 대표를 국정파트너로 인정하고, 민주당과의 협치에 나서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으로선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함에 따라 민주당 협조 없이는 국정을 자신의 의지대로 이끌어 나갈 수 없게 됐다. 이 대표로서도 차기대선 출마를 위해 제1야당 리더위치를 확고하게 할 필요가 있다. 양측은 지난주 회담 성사 직후 의제 조율에 들어간 상태다. 최우선 의제는 ‘민생협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첫 민생협치의 핵심은 아마 민주당 주요 총선공약인 ‘전 국민 1인당 25만원 지원’ 문제가 될 것이다. 이 지원금에는 대규모 예산(13조원)이 투입돼 조율과정에서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있다.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과 전세사기 특별법, 제2 양곡관리법과 같은 현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국무총리·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 인선 문제가 협상 대상이 될지는 주목된다. 만약 대통령실과 민주당이 정부인사 문제에 대해 조율이 이뤄질 경우 ‘거국 내각’ 구성의 첫 걸음이 될 수 있다.정국의 뇌관으로 작용할 예민한 쟁점은,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난데다 여야 협치 무드가 어렵게 조성됐다는 점에서 의제조율 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5월 임시국회 처리를 예고한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등이 대표적이다.윤 대통령 취임 이후 여소야대 21대 국회는 극한대립으로 일관하면서 우리 정치를 ‘정쟁과 증오의 장’으로 변질시켰다. 이번 영수회담을 계기로 다음달 30일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22대 국회는 민생을 위한 건설적 정책논의와 초당적 협력이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지금 서민들은 자고 일어나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로 인해 하루하루가 고되고 지친 상태다. 정부와 여야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국민 삶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22대 국회가 되기를 바란다.

2024-04-21

대구 노후 주택지 통개발, 부동산 경기가 관건

대구시가 대규모 노후 주택지 통개발 마스터플랜을 발표했다. 마스터플랜의 대상지로 범어, 수성, 대명, 산격지구 4곳을 꼽았고, 이곳을 대구 미래 50년을 상징하는 미래공간으로 새롭게 만들겠다고 했다. 조성후 50년이 지난 노후 주택지에서 발생하는 주차난, 쓰레기 무단 방치, 편의시설 부족 등의 문제를 통개발을 통해 한꺼번에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기존의 소규모 개발 방식에서 나타나는 주변지역과의 부조화, 조망권, 일조권 등의 문제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 대구시의 설명이다.노후 단독주택지의 재개발을 위해선 바람직한 정책이다. 시가 용적률을 높이는 종 상향만 할 것이 아니라 개발 방향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대감도 크다. 시는 민간이 주도하는 개발을 위해 규제는 최소화하고 인센티브는 최대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대구시의 통개발 플랜에 대해 민간업계 반응은 대체로 신중하다. 대구시의 계획이 좀더 구체화돼야 심도있게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또 장기적 관점에서는 바람직하나 대구의 적체된 미분양의 해소가 선행되지 않으면 민간 참여가 쉽지 않다는 반응도 보였다.대구지역은 지난해말 기준 1만 가구가 넘는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다. 전국 미분양 6만여 가구의 17%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악성물량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도 전국의 10% 수준이다.대구지역은 이미 수년째 부동산 경기가 침체에 빠져 있다. ‘미분양 무덤’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청약을 미루고 있는 업체도 많다. 준공후 분양으로 전환해도 분양이 안돼 일부 업체는 민간임대로 전환하는 곳도 등장했다. 공급이 부족한 서울과는 상황이 달라 대구지역 부동산 경기부터 활성화 시켜야 통개발 플랜도 효과를 낼 수 있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지 않으면 대구시의 통개발 플랜은 장기과제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아니면 공공이 개발에 나서야 하나 재정 문제가 쉽지 않다. 대구시의 통개발 플랜은 바람직하지만 부동산 경기회복이 선결돼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2024-04-21

달빛산업동맹, 영호남 경제협력 새지평 열길

대구시와 광주시가 17일 달빛산업동맹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한 실무추진단 회의를 전북 남원에서 가졌다. 지난 2월 달빛철도가 경유하는 영호남 10개 광역·기초단체장은 광주에서 특별법 국회 통과를 축하하는 모임을 갖고 그 자리서 영호남 상생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남부거대경제권 조성 협약서에 서명한 바 있다. 이날 회의는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양 도시 실무단 모임이다.2013년 대구시와 광주시가 상생발전을 도모하며 맺은 달빛동맹이 이제는 남부경제권 구축을 위한 산업동맹으로 이어지면서 두 도시의 역할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두 도시는 수도권의 노골적인 반대에도 상호협력으로 달빛철도 특별법 제정을 일궈낸 바 있어 두 지역이 구상하는 남부거대경제권 계획도 상당한 기대감을 준다.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 등이 집중되는 수도권 일극체제다. 지방의 경제는 고사 직전에 몰려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방의 경제가 살지 않으면 국가의 기형적 성장으로 국가의 존립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구시와 광주시가 협력하는 남부거대경제권 계획은 이런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수도권에 쏠리는 경제의 힘을 지방으로 분산시켜 국토균형발전을 도모하자는 것이어서 정부의 국정 방향과도 일치한다.이날 회의에서는 달빛철도의 조속한 건설과 달빛철도 연계 달빛첨단산업단지 조성, 국가 AI·디지털혁신지구 구축, 2038년 하계아시안게임 성공적 유치 등에 대한 기초적인 논의가 있었다 한다. 남부경제권 구축에 대한 논의가 광역자치단체에 의해 자발적으로 이뤄진 것만으로도 고무적이다.남부경제권 조성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인근 광역단체의 협력과 정치권의 관심도 이끌어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적극적 지원은 필수다. 두 도시가 합리적이고 설득력 있는 준비와 노력으로 남부경제권 조성이 성공리에 진행되길 기대한다. 달빛고속철도가 완성되면 두 도시는 한 시간 거리다. 산업뿐 아니라 관광 등 많은 분야에서 교류가 활발해질 수 있다. 두 도시 간의 협력이 경제발전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24-04-18

시중은행 준비 大邱銀, ‘내부통제’가 우선 과제

금융위원회가 그저께(17일) 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1천657건을 고객 명의로 임의 개설한 대구은행에 대해 해당 업무(은행예금 연계 증권계좌) 정지 3개월(중징계)과 20억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고객 계좌 임의 개설에 가담한 영업점 직원 177명에 대해서는 감봉 3개월·견책·주의 등의 신분 제재조치를 했다.다행히 금융위 중징계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금융위는 그저께 회의에서 관련 안건을 아예 다루지 않았다. 대구은행으로선 그동안 발목을 잡아왔던 징계 건이 결론나면서 시중은행 전환에 속도를 붙일 수 있게 됐다.지난달 28일 취임한 황병우 DGB금융그룹 회장(대구은행장 겸임)은 대구·경북을 비롯해 전국 경제계와 증권가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사상 처음으로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는 해인 만큼, 그룹 CEO의 비전과 역량에 거는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황 회장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는 시중은행 전환 이후에도 조직을 투명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해 은행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어떤 조직이든 신뢰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는 내부통제시스템을 실효성 있게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특히 대구은행은 시중은행으로 전환되면 영업 범위가 전국으로 확대돼 내부통제시스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지난해 DGB금융이 내부통제혁신위원회를 신설하는 한편, ‘책무구조도’를 마련해 임원별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부여한 것은 잘한 일이다. 책무구조도에 기재된 임원은 자신의 소관 업무에 대해 내부통제 기준의 적정성, 임직원의 기준 준수 여부 및 기준의 작동 여부 등을 상시점검해야 할 의무가 있다.그동안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다양한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강력한 내부통제를 다짐했지만, 신뢰의 근간을 흔드는 횡령사고 등이 빈번하게 터져 고객들에게 충격을 줬다.대구은행 임직원들은 이번 기관 중징계를 계기로 자신이 맡은 업무에 대해 철저한 책임 의식을 가지고, 유사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2024-04-18

글로컬大 예비지정 지역대, 혁신으로 승부를

교육부가 추진하는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대구와 경북에서 6개대학(5개 혁신기획서)이 예비 지정에 이름을 올렸다. 대구서는 경북대와 대구보건대학이, 경북에서는 영남대와 금오공대, 한동대, 대구한의대 등이 예비 지정됐다. 경북대와 한동대, 대구한의대는 단독으로, 영남대와 금오공대가 연합으로, 대구보건대는 광주보건대, 대전보건대와 연합으로 신청했다. 경북대 등 대구권 대학들은 한 군데도 선정되지 못한 지난해 글로컬대학 선정 때보다 진일보한 성적을 보인 것은 다행이다. 문제는 올 8월 최종 선정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이들 대학들은 7월말까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산업계 등과 함께 혁신기획서에 담긴 과제를 구체화하는 실행 계획서를 제출해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 주관의 이 사업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담대한 정책이다. 선정된 대학은 5년간 1천억원의 정부 재정이 지원된다. 이 사업에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사실상 자연도태될 상황을 맞을지도 모른다.2024년 글로컬대학30 프로젝트에는 전국에서 105개교 65개 기획서가 제출됐으나 33개교 20개 기획서만 예비 지정됐다. 이 가운데 10개 대학 정도가 본 지정을 받을 것이 예상된다.글로컬대학30은 지역의 대학과 지역사회가 동반성장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지역의 대학과 지자체, 산업계 등이 머리를 맞대 상호 협력해 지역사회를 발전시키고 지역대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하자는 것이다. 경북대는 연구중심대학, 대구보건대는 초광역 연합을 통한 특화캠퍼스, 영남대와 금오공대는 반도체와 SW 특성화, 한동대는 전인지능인재 양성, 대구한의대는 K-메디 신산업 창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예비 지정된 지역의 대학들은 이번 사업의 본지정을 위해 지금부터 학교 명운을 건 노력을 다해야 한다. 대학은 지역사회를 이끄는 지식의 보고이자 성장동력이다. 지역대학의 발전이 곧 지역사회 발전이라는 사명으로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길 바란다.

2024-04-17

리더십 진공상태에 빠진 대통령실과 여당

정부·여당이 심한 무력감에 빠져 있다. 역대 최악의 총선 참패를 당한 지 1주일 지났지만, 아직 수습 방향을 찾지 못한 채 극도의 불안정 상태에 놓여 있는 듯하다. 국민적 관심이 쏠렸던 윤석열 대통령의 그저께(16일) 국무회의 발언은 오히려 여론을 더 악화시킨 감이 있다. 얼마 전 심각한 의정갈등 국면에서 발표한 담화 결과와 마찬가지로, 오히려 후폭풍을 가져온 메시지라는 평가가 많다. 선거후 첫 입장 표명 방식을 두고 대국민 담화나 기자회견이 아니라 국무회의 모두발언 형식을 택한 것부터가 대통령의 불통이미지를 더 강화했다는 것이다. 야권은 “용산주도의 불통식 정치로 일관하겠다는 독선적 선언”이라며 비판했다. 여당도 리더십 실종 상태다. 위기감이 없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저께 당선자 총회를 열어 총선 참패에 따른 지도부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 논의했지만, 전당대회에 대한 구체적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총선 패배를 앞장서서 수습해야 할 여당 지도부의 진공상태는 대통령의 입지를 더욱 위축시키고 있다.정부가 무력감에서 벗어나려면 먼저 윤 대통령이 고도의 정치력을 발휘하는 방법밖에 없다. 여권 내에서는 야당과의 협치 차원에서 국무총리 후임에 박영선 전 의원을, 비서실장에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카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생뚱맞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지금 야권의 최대목표는 현 정부를 흔들어 ‘식물정부’로 만드는 것이다. 그래야 정권교체가 가능해진다. 여권이 야당과 협치하겠다는 생각 자체가 순진하기 짝이 없는 발상이다.여권은 일단 집권여당 사상 최악의 총선 참패를 왜 당했는지 진단하는 것이 급선무다. 그 후에 국정방향을 다시 정립해 민심을 얻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번 선거 외연 확장의 실패 요인이 됐던 ‘대기업·부자 감세정책’을 다른 방향의 민생정책으로 전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야당이 현금지원성 정책을 제안한 것에 대해 ‘마약과 같은 것’이라며 일축해버리는 식으로 대응하면 상당수 서민을 적대세력으로 돌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2024-04-17

국민의힘 차기 비대위원장 책임 막중하다

국민의힘이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 때까지 다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지난 15일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 당선자들이 모여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전당대회를 하려면 비대위를 거쳐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새 비대위에서 전당대회 절차를 주관해 22대국회 새 지도부를 선출하겠다는 것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마당이라 불가피하게 ‘관리형 지도부’를 구성해야겠지만, 집권 여당의 위상에 맞지 않게 비대위 체제가 너무 잦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2년 동안 벌써 네 번째 만들어지게 된다. 그만큼 여당이 바람 잘 날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당내에서도 “지도부가 이렇게 자주 바뀌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 나오는 상태다.이번에 구성될 여당 비대위는 전당대회 관리를 위한 지도부라고는 하지만 책임이 막중하다. 우선 총선 참패에 대한 수습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저께 열린 중진 당선자 모임에선 선거 참패 원인 분석이나 위기 수습 대책은 거의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들이 돌아가며 자신의 이야기만 했을 뿐 토론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니 보수정당 사상 최악의 패배에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총선에서 압승한 민주당은 이번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법’(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을 처리하고, 22대 국회가 열리자마자 김건희 특별법 등을 재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당 내에서도 이 법안들에 대해 조건부 찬성을 하는 당선자나 현역 의원들이 있는 만큼, 국민의힘으로선 유일한 저지수단인 대통령 거부권까지 무력화될 가능성이 있다. 22대 국회에선 여당에서 8명만 이탈해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은 무용지물이 된다. 이러한 현안을 고려해 보면, 국민의힘 새 비대위는 윤 대통령과 거대야당의 가교 역할, 그리고 당정 관계를 재정립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비중 있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

2024-04-16

세컨드홈 세제 혜택, 농촌경제 활력소 되길

정부가 기존 1주택자가 인구감소지역에서 신규로 집을 구입하더라도 1주택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는 특례 조치를 발표했다. 대상은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 가운데 대구 남구·서구 등 서울과 광역시 일부 지역을 제외한 모두 83곳이다. 지난해 대구에 편입된 군위군은 특례지역에 포함된다고 밝혔다.정부는 또 인구감소지역에 지정 요건과 절차를 간소화한 소규모 관광단지를 도입해 지역 맞춤형 관광인프라를 확대한다고도 밝혔다. 그리고 외국인 산업인력 및 정주인구 확대를 위해 지역특화형 비자지역을 28곳에서 66곳으로 늘린다. 할당 인원도 현재 1천500명의 두배로 늘리기로 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농어촌지역의 경제활성화를 도모하고 이를 통해 지방의 인구소멸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특히 농촌지역으로 이동하는 생활인구(하루 동안 3시간 이상 머무는 시간이 월 1회 이상인 사람)와 방문인구, 정주인구 등을 늘려 농어촌지역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생각이다.알다시피 저출산과 청년층의 수도권 진출로 지방은 인구가 노령화되고 사람도 줄어 활기를 잃어가고 있다. 특히 농촌으로 갈수록 더 심각한 양상이다. 당장 인구를 늘릴 수 없으니 도시인구의 농촌 유입과 왕래를 통해 지방의 경제에 힘을 보태겠다는 궁여지책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1주택자가 공시지가 4억원(시세 6억원 정도) 이하의 인구소멸지역 주택을 구입할 경우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재산세 등에 세제 혜택을 부여함으로써 농촌지역의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다.특히 농촌 빈집 등의 활용 방안이 나오는 등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이것이 침체된 부동산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저출산과 인구감소에 대응하는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실효적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이번 조치가 인구소멸 대응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사업의 성과를 내기 위해선 정부 조치를 뒷받침할 지방자치단체의 세심한 후속 조치도 매우 중요하다.

2024-04-16

중동 리스크, 지역경제계도 비상경계 나서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심야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에서의 전쟁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50년만에 중동전쟁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전 세계가 중동발 글로벌 경제위기에 긴장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경제계도 비상이 걸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중동사태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6개월 넘게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에서의 전쟁 확전은 세계 안보와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수입 원유의 70% 가량을 중동산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으로선 악재 중 악재를 만난 꼴이다. 현재 브렌트 유가가 장중 92달러를 넘어섰고, 호르무즈해협이 봉쇄가 되면 국제유가 100달러 돌파는 시간 문제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도 17개월만에 가장 높은 1천370원을 기록하고 있어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1천4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고유가, 고환율로 수입 물가가 오르면 가뜩이나 불안한 국내 물가를 자극할 우려가 크다. 모처럼 되살아나고 있는 국내 수출회복세에 찬물을 끼얹게 되고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멀어질 수 있다.기업들은 원유가격 상승으로 원가부담이 올라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심리적 불안감이 경제를 더 어렵게 할까봐 걱정이다. 지역업계서는 벌써 중동으로부터 주문이 줄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와 경북도, 상공단체 등이 나서 중동발 리스크에 대한 상황을 면밀히 관찰해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정부 차원의 대책이 당연히 나오겠지만 지방자치단체와 지역경제단체가 할 일도 많다. 중소기업이 많은 지역의 사정을 고려 기업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를 위한 지원책과 수출지원을 위한 선제적 대응책을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물가가 오르고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도 가중된다. 서민들의 어려움을 보살필 따뜻한 정책도 필요하다. 선거 후유증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까지 겹쳐 있다. 당국은 민생의 어려움이 최소화되도록 만반의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2024-04-15

난국 타개하려면 ‘쓴소리 총리·비서실장’ 필요

국민의힘의 총선 참패 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후임 인선이 늦어지고 있다.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대부분 인물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인 것이 주된 원인이다. 이번 인사는 여당의 총선 패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국정 쇄신 의지를 보여주는 첫 시험대이기 때문에 대통령실도 여론동향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 하마평에 오르는 총리 후보는 대구 수성갑에서 6선에 오른 주호영 의원을 비롯해 권영세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정현 전 의원 등이며, 비서실장 후보는 인천 계양을에서 낙선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충청 출신 정진석 의원 등이다. 그러나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조차 거론되는 인물들에 대한 비판기류가 워낙 강해 대통령실이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결격사유는 ‘TK 출신이라서, 서울 용산이 지역구이기 때문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맞대결을 해서, 민주당 대표 출신이라서’ 등등 다양하다.정부 요직에 대한 조기 인적쇄신론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긴 하지만, 이번 인사는 신중을 기하는 것이 맞다. 인사를 서둘렀다가 검증이 허술해 청문회 과정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야당의 집중포화로 국정이 표류할 소지가 다분하다. 무엇보다 총리 후보자는 야당의 추인을 반드시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민주당도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윤 대통령이 이번 인사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는 언제든 서슴없이 쓴소리와 직언을 할 수 있는 인물을 골라야 한다는 점이다.야권은 이번 선거기간 중 ‘대통령 탄핵’을 거론할 정도로 윤 대통령에게 증오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야권을 상대로 국정과제를 수행하려면 지금과 같은 독단적인 업무 스타일로는 하루를 견디기 어렵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다양한 국정현안을 타개하려면, 우선 매일 얼굴을 대하며 국정을 논의하는 인사들이 대통령과 격의없이 대화하고, 야당과도 쉽게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2024-04-15

저출생과 전쟁 벌이는 경북도의 분발 기대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적 어젠다의 하나인 저출생 극복에 남다른 소신과 의지가 있다. 경북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예산과 정책을 펴는 것도 그의 의지가 반영된 탓이다. 그동안 이 지사가 밝힌 생각과 발언들을 살펴보면 그 내용을 더 잘 알 수 있다. 저출생 문제만큼 우리 세대가 시급히 극복해야 할 과제가 없다는 점에서 경북도의 정책 방향에 동의한다. 지난 2월 경북도는 도내 23개 기초단체와 기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국 최초로 ‘저출생과의 전쟁’선포식을 가졌다. 이 자리서 이 지사는 “경북도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돌봄, 주거 등을 초단기로 실시하고 저출산 극복을 제2의 새마을 운동으로 확산시키겠다”고 했다.국가와 전국 자치단체들이 저마다 저출생 문제에 대응하고 있지만 경북도만큼 광범위하고 세밀한 정책을 펴는 곳은 드물다.최근 경북도는 규제개선 총괄부처인 국무조정실을 찾아 저출생 극복을 위한 각종 규제 혁파와 사회보장제도 신설·변경 등 12개 과제의 개선을 건의하는 등 적극적 행보도 보였다. 이와 관련 이 지사는 “사회 전반에 걸쳐 있는 규제만 과감히 풀어도 저출생 문제 해결에 속도감 있는 정책 추진이 가능하다”고 했다.저출생 문제에 경북도가 사활을 거는 이유에 대해 이 지사는 “목마른 사람이 샘물 파는 심정”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1970년도까지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던 곳이다. 이후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쏠리면서 지금은 경북이 전국에서 가장 노령화되고 출생률도 가장 낮은 지역으로 변했다.경북도가 2024년 추경을 편성하면서 경북 자체예산 1천600억원의 40%가량을 저출생 극복 관련 분야 예산으로 편성했다.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안전돌봄, 안심주거, 일 생활균형, 양성평등 등에 예산이 투입된다. 경북도의 예산이 생활현장으로 흘러들어 저출생 극복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국가적 어젠다인 저출생 문제가 국가 차원에서 할 일도 있지만 지자체의 노력도 필수다. 경북도의 저출산 극복 노력은 이런 점에서 더 돋보인다.

2024-04-14

50일 넘은 의료공백, 이제 국회가 나서야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시작된 의료 공백이 지난 주말 50일을 훌쩍 넘겼다. 곳곳에서 응급환자들이 수술병원을 찾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지만, 정부와 의료계 모두 해법을 찾지 못한 채 혼란을 겪고 있어 안타깝다. 현재 대구시내 대부분 수련병원은 신규 인턴 수급이 끊겨 병원에 남아있는 소수 전문의들이 중환자실에 입원한 여러 과(科) 환자들을 동시에 보고 있다. 야간이나 휴일 당직 근무도 의사 두세 명에 의존하고 있어 매일 아찔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번 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총선 직후 총리와 대통령실 참모진이 사의 표명을 한 후 개각 분위기까지 형성되면서, 의정(醫政) 갈등 해소를 기대할 만한 입장 표명은 나올 것 같지 않다. 의대 증원 추진동력을 상실한 정부가 의료계와 적극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추측이 있지만, ‘2천명 증원’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입장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의료 개혁에서 성과 없이 물러날 경우, ‘레임덕’을 앞당기는 결과를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의료계가 통일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도 의정 갈등을 더 꼬이게 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현 비대위와 차기 회장간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전공의 대표가 의대교수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사태는 더 악화하고 있다.이제는 국회가 중재에 나서 의정간 대화테이블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각계가 참여하는 공론화 특위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자. 증원 규모는 400∼500명이 적당하다”며 의료 공백 해법을 제시했다.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부가 무리하게 2천명 증원을 밀어붙여 선거 패배를 자초했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남은 시간이 별로 없다. 대학별로 다음 달까지 수시 모집 요강을 발표해야 하는데 그 이후 정원을 조정하면 극심한 혼란이 발생한다. 국회가 의료시스템이 더 이상 망가지기 전에 임시회를 소집해서 초당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2024-04-14

염색산단 악취관리지역 지정에 거는 기대

대구시가 서구 평리동 일대에 풍기는 고질적 악취의 원인으로 지목된 염색산업단지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시는 지정을 위한 착수 조치로 11일부터 26일까지 시군구 홈페이지에 의견수렴 공고를 제시하고 지역주민과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이후 검토과정을 거쳐 다음 달 중으로 염색산단을 악취관리지역으로 확정, 고시하게 된다.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염색산업단지 내 악취 배출시설을 운영하는 사업장은 지정 고시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악취 배출시설 설치 신고를 하고 1년 내 악취방지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 또 악취 배출기준을 초과하면 조업정지 등 강력한 행정처분도 받게 된다.1980년 설립 인가가 난 염색공단에는 현재 127개의 섬유염색업체가 입주해 있다. 염색공단에서의 악취 문제는 공단 설립 이후 꾸준히 제기돼온 민원이다. 기업부담과 예산 등의 여러 문제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온 것이 사실이다.2020년 한국환경공단이 실시한 악취실태 조사에 따르면 염색산업단지의 악취가 주거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주는 것으로 밝혀졌고, 서구청 조사에서도 매년 사업장의 8∼15% 정도가 악취 배출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대구시가 이번에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기로 한 것은 서대구역사 개통과 역세권 개발로 서구지역의 인구유입이 대거 늘면서 악취관련 민원이 폭증한 때문이다. 2022년 173건이던 악취 민원이 지난해는 1만3천여 건으로 급등했다.대구시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효과적인 사업장 관리가 이뤄져 시민들의 정주환경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서·북부지역에는 하·폐수처리장, 음식물처리시설, 환경자원시설 등이 산재해 있어 염색산단 관리만으로 악취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구시는 서구지역 일대 악취문제가 주민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주민들이 만족할 때까지 악취관리에 엄격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치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그만큼 크다.

2024-04-11

여당 ‘TK석권’, 지역발전에는 걸림돌 된다

4·10총선에서 야권이 압승을 거두었지만, TK(대구·경북)지역에선 여당이 25개 선거구 모두를 싹쓸이했다. 선거막판 야권이 개헌가능 의석인 200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하면서 국민의힘 지지자들이 투표장에 몰린 결과다.민주당과 무소속 후보 강세지역으로 주목을 받은 대구 중남구에서는 공천번복으로 뒤늦게 여당후보로 출마한 김기웅 전 대통령실 통일비서관이 60%에 가까운 득표율을 보이며 민주당 허소 후보와 무소속 도태우 후보를 따돌렸다. TV3사 출구 조사에서 경합지역으로 분류됐던 경산 선거구도 대통령실 행정관을 지낸 여당 조지연 후보가 4선 출신 무소속 최경환 후보를 이겼다. 사실상의 전략공천인 국민추천제로 여당후보 티켓을 따낸 대구 동구군위갑 최은석 전 CJ제일제당 대표와 북구갑 우재준 변호사도 높은 득표율로 당선됐다.대구 수성갑에서는 주호영 후보가 당선돼 당내 최다선인 6선 국회의원이 됐다. 대구 정치권에서는 6선이 처음 나왔다. 지역에서는 ‘TK 국무총리’에 대한 기대감이 나온다. 4선고지에 오른 윤재옥(대구 달서구을) 원내대표와 김상훈(대구 서구) 의원의 활약도 기대된다. 포항북구 김정재 후보와 상주문경 임이자 후보는 TK지역 최초로 여성 3선의원이 돼 정치적 위상이 높아졌다.TK지역의 경우,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무소속으로 대구수성을에 출마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당선돼 그나마 ‘특정정당 싹쓸이’를 피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국민의힘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 이번 선거캠페인 과정에서 TK지역 상당수 선거구에서는 여당후보의 유세차량을 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선거분위기가 냉랭했다. 그 흔한 정부·여당의 지역공약조차 사라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구·경북 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은 이유도 유권자들이 투표 자체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고인물이 썩듯이, 묻지마 투표로 당선된 국회의원들은 민심의 무서움을 알 수가 없다. 지역발전과 정치적 다양성은 함수관계에 있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2024-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