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 바뤄흐 스피노자의 명언처럼 우리는 현재를 충실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인간은 끊임없이 내일을 이야기하고 대부분 장밋빛 내일을 기대하며 그 꿈을 실현하고자 오늘을 살아간다. 28만여 명의 시민이 생활하는 경산시의 내일은 어떤 모습일까?당장 눈앞에 다가올 2030년의 모습, 그리고 계속해서 다가올 미래 경산은 어떤 모습일지 현재를 돌아보며 내일을 그려본다. □ 경산의 현재2023년을 마무리하고자 달려가고 있는 현재의 경산은 대구광역시의 베드타운 역할을 하던 배후도시에서 경북도의 3대 도시로 위세를 자랑하며 발전 가능성이 무궁하며 한번은 살고 싶은 도시가 됐다.지속으로 늘어나는 유입인구와 상주인구에서 볼 수 있듯이 교육과 일자리, 주거생활의 모든 것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했으며 국가의 주요 연구소 등도 자리 잡는 등 대한민국 내에서도 기틀이 튼튼한 도시가 되었다.1900년대부터 시작된 택지조성은 409만 935㎥의 택지개발과 45만 855㎥의 도시개발 등으로 정주권을 보장하고 603만 6천990㎥의 산업단지는 일자리와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특히 지역의 산업지도를 바꾸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경산지식산업지구는 지금까지 지역에 없던 업종을 유치해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차세대 건설기계와 자동차, 철도차량 부품산업, 첨단 메디컬섬유 융합소재산업 등과 미래의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설계지원센터와 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융복합센터,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 미래 모빌리티기술센터, 메디컬융합소재 실용화센터, 차세대 차량융합부품제품화 지원거점센터, 사물 무선충전 실증기반구축사업 등의 7개의 국책 연구기관의 입주는 경산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조영·임당동 고분군 등 고대국가의 압독국의 문화유산, 불교 기도 도량으로 유명한 팔공산 관봉 석조여래좌상(갓바위), 귀신이나 액운을 쫓는 명물로 알려진 경산의 삽살개 등 2%가 부족한 느낌은 들지만, 충분히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부존자원들도 넉넉하다.또 60곳의 초중고와 13개의 대학, 1곳의 특수학교 등으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인재 양성의 최적 교육환경도 제공하고 있다.여기에 한국에서는 두 번째로 프랑스의 ‘에꼴42’의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해 창의적 역량을 갖춘 우수 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는 ‘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는 자기주도학습·동료학습 기반의 문제해결식 소프트웨어 교육에 연중무휴 24시간 개방된 학습 공간으로 그 결과에 기대감을 주고 있다.경산시는 ‘지켜주는 행복 복지’를 목표로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사업을 확대하며 주민복지와 노인복지, 여성복지, 어린이 복지, 장애인 복지에 최선을 다하는 등 도농복합도시의 특색을 살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현재의 경산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경산형 성장 전략 수립, 지역 균형 발전의 토대를 구축해 일상 속 행복이 보장되는 머물고 싶은 도시로,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 행복공동체 구현, 지역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정책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 2030년의 경산2030년의 경산은 인구 30만 명에 미래 신산업 육성과 건강과 휴식이 있는 푸른 도시, 문화기반시설 균형 실현, 초고령 사회를 대비한 복지체계 구축을 중심으로 시민이 행복하고 산업이 성장하며 문화 향유로 도전과 혁신이 있는 지속 발전도시 경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를 위해 경산시가 만든 2020년부터 2030년까지의 중장기 발전계획에 따르면 경산과 진량, 자인, 하양 생활권의 지역 여건을 최대한 살리며 발전시켜 연간 250만 명의 관광객을 기대하고 있다.또 일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도시쇠퇴 현상을 특색 있는 도시재생사업으로 도시 활력을 높이며 지역 균형개발과 범죄와 재해 위험이 없는 안전 도시, 쾌적하고 깨끗한 청정도시를 목표로 행복 스마트시티를 비전으로 삼고 있다.고속도로와 철도, 버스 등으로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구축하고 있으나 비효율성이 지적되고 있는 버스노선, 경산 오거리 등 중심 시가지 도로 혼잡문제를 대중교통과 공유교통, 자율주행차 등이 연결되는 통합교통서비스로, 도심지역 혼잡 불편은 주차공간 마련으로 해결을 제시하고 있다. 시는 이처럼 2030년의 경산을 위해 △도시·주거 △도로·교통 △산업·경제 △문화·관광·체육 △복지·보건 △공원·녹지·환경 △교육 △농업·농촌 등을 아우르는 중장기계획이 세웠으나 이 중장기 발전계획이 지난 2018년도에 수립돼 현실과 차이가 발생하는 점을 확인하고 내년에 2030~2040 중장기 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 나서 실현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현재에서 예측하는 2030년의 경산의 모습은 정형화되지 못해 사람마다 다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모순을 안고 있다. □ 경산의 내일경산의 내일을 뚜렷하게 정형화를 할 수 없다 하여도 “더 나은 곳으로 발전”이란 명제에서 벗어나지 않는다.경산시는 경산4일반산업단지에 자원순환형 셀룰로오스 나노섬유소재 산업화센터를 구축해 미래 모빌리티 신성장 동력 창출 및 지역 자동차 부품업체의 활력을 높이고 특구로 지정된 전기차 차세대 무선 충전 규제 자유 특구에서 차세대 무선 충전 신기술 규제혁신을 통한 새로운 부가가치 생태계와 전·후방의 산업생태계 조성으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특히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의 유기적인 네트워크 구축과 벤처기업의 투자·협업, 연구지원을 수행하는 스타트업 창업생태계를 구축하는 임당 유니콘파크는 스타트업 60개, 지식산업센터 69개 기업 입주, 1천여 개의 일자리 창출과 창업 전진기지 역할로 인재들의 지역이탈 방지에 한몫하게 된다.이외에도 게임산업 육성과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 운영, ICT융복합 어린이재활기기 실증센터 구축, 청년 지식 놀이터와 웹툰 창작소 운영, 로봇 선도기술 사업화 지원,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으로 생동감 있는 지역경제를 체감한다.문화예술회관과 임당유적전시관으로 지역문화를 꽃피우고 문화관광재단으로 지역문화의 가치를 높여 누구나 찾아오고 싶어 하는 고장으로, 틈새 없는 복지안전망 구축과 여성 안전 클러스터 구축에 따른 누구나 행복을 느끼며 소외감이 없는 도시로 사람들이 기억한다.새마을운동이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움직인 것처럼 발상의 전환에 따른 특색있는 시책의 도입으로 국민의 의식을 선도하는 지자체로 자리 잡았다.여기에 지역의 간절한 희망인 명품아울렛의 영업으로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2천여 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 경산은 연간 수백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명소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대의 압독국이 자리 잡아 일찍부터 고대인들의 생활문화 공간이었던 경산에 남은 문화유산과 자연 자원, 문화재, 기타 문화·역사자원 등 다양한 관광자원을 활용한 쉬어가는 관광자원의 개발로 수익 창출과 지역을 알리는 홍보 효과, 특히 대구의 명소로 알려진 팔공산 관봉 갓바위도 경산의 명물로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을 것이다.특히 2030~2040의 중장기 개발계획의 로드맵을 따라 진행된 경산의 새로운 모습은 현재의 우리로는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 될 수도 있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11-20
구미시는 그동안 산업도시, 공업도시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노력들을 해왔다. 산업도시와 공업도시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트랜드가 되고 있는 관광산업에는 맞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선8기 김장호 구미시장이 취임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김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혁신(革新)’을 강조해 왔다. 그 혁신은 구미의 관광정책에도 대변화를 가져왔다. 산업도시, 공업도시의 이미지를 바꾸기보다 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구미라면축제’이다. K-라면이 세계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그 중에서도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가 높은 농심의 신라면이 구미시에서 생산된다는 것에 착안해 축제를 만든 것이다. 지난 17일부터 19일까지 열린 제2회 구미라면축제 현장을 찾아 구미라면축제의 매력과 앞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알아봤다. □ 라면, 요리가 되다구미라면축제는 라면축제답게 라면을 이용한 다양한 요리가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구미시는 지역 음식점 15곳을 엄선해 축제장 중간에 위치한 라면테마광장에서 라면을 이용한 다양한 음식을 선보이도록 했다. 그 결과 누룽지라면, 신라면투움바파스타, 얼큰라면술밥, 단신라면, 추억의 라면땅, 홍게라면, 치즈라면 등 30여 가지의 다양한 라면 음식을 탄생했다. 매운맛을 선호하는 이들을 위한 최루탄김치라면, 숙취해소를 위한 황태해장라면, 라면과 고기를 조합시킨 소불고기짜장라면과 돼지라면 등 이색적인 라면도 큰 인기를 얻었다. 라면이 인스턴트 음식이라 몸에 좋지 않다는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건강식 라면도 선보였다. 일반적인 라면스프를 대신해 시금치, 당근, 자색고구마 등으로 소스를 만든 라면으로, 마녀들이 만든다고 해서 마녀라면으로 판해했다. 판매된 라면들의 가격도 5천원∼8천원으로 저렴해 방문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또 구미시와 해외자매·우호도시인 베트남 박닌시, 일본 오츠시, 대만 도원시도 이번 라면축제에 참가해 자국의 라면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라면과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 제공구미라면축제는 도심에서 열리는 첫 축제로, 구미역에서 산업도로로 이어지는 역전로와 문화로, 금리단길 등 원도심에서 다양한 행사를 연계해 도심 전체를 축제장으로 만들었다. 도심 전체를 축제장으로 만들기 위해 △즐길라면!라면로드(홍보 및 체험존) △쉴라면!힐링거리(포토존 및 셀프 라면 식음존) △먹을라면!라면 테마광장(이색라면 식음존) △빠질라면!라면 스테이지(무대공연 프로그램) 등 4가지 테마로 구성해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헀다. 특히, 농심의 라면제품을 활용한 포토존에서는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객들이 추운 날씨에도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등 국내 유일의 라면 축제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외국인들도 라면축제를 보기 위해 행사장을 많이 찾았고, 평소 라면을 즐겨는 것으로 알려진 유명 연예인 강호동씨도 축제 첫 날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구미시가 이번 라면축제와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를 위해 인근지역 축제들과 연계한 것도 인상적이다. 시는 축제기간인 17일과 18일 문화로 청춘페스티벌과 18일 원평동 방천축제, 18일과 19일 축제장 내에서 진행된 ‘구미에서 즐거울 락’거리공연과 구미역 후면광장에서 열린 구미생활문화예술인축제, 구미영상미디어센터에서 17일과 18일 열린 ‘구미 금비천 Digilog춤축제’, 축제장 내에서 열린 ‘삼성,LG 공모전 수상작 전시회 등 다양한 행사와 함께 하면서 방문객들에게 구미의 다양한 문화행사를 소개했다. □ 청결도 100점음식축제에서 가장 인상을 찌푸리게 하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청결과 바가지요금 문제일 것이다. 하지만, 구미에서는 그런 문제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구미라면축제는 청결면에서도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축제장 별도의 공간에 프레쉬존을 곳곳에 만들어 음식물 쓰레기와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보관하도록 해 냄새와 거리미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다. 바람이 많이 부는 야외임에도 축제 기간 3일동안 깨끗함을 유지했다. 이는 구미시의 세심한 준비와 축제 참가자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이번 축제에서 사용된 일회용 용기가 모두 자연분해되는 친환경 용기를 사용하면서 친환경을 위해 노력한 점도 돋보였다. 음식가격도 사전 검토를 충분히 거쳐 정가로 결정해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했다. □ 축제가 침체된 상권을 살린다구미라면축제가 처음부터 도심에서 열리진 않았다. 낙동강체육공원에서 열린 제1회 구미라면축제도 당시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김장호 시장은 만족하지 않았다. 김 시장은 축제장에 와서 라면만 먹고 가는 것에 만족하지 못했다. 라면과 더불어 구미를 제대로 알리면서 지역상권도 함께 살아야한다고 생각해 축제장소를 도심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많은 반대에 부딪혀야 했다. 구도심이 너무 좁아 주차공간과 무대 등 행사장 시설을 설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게 이유였다. 또 축제로 인한 민원폭증도 우려된다며 공무원들조차도 난색을 표했다. 그러나 김 시장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해외 축제 사례를 들어가며 라면축제가 구도심의 상권을 회복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라면축제기간 3일 동안 2번도로(문화로)와 새마을중앙시장에는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특히, 주말에도 오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던 문화로에는 모처럼 젊은 세대들이 움집해 활기를 뛰었다. 이로인해 처음 도심에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을 반대했던 상인들도 생각이 바뀌었다. 문화로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43)씨는 “십수년간 문화로에 사람이 이처럼 많았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며 “도심에서 무슨 라면축제냐 라며 생각했었는데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일 줄은 몰랐다. 덕분에 모처럼 장사할 맛이 난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축제를 위해 적극 협조하는 상인들도 있었다.구미역 뒤 금리단길의 10여 개의 업체들은 축제 기간 방문객에게 제품할인, 영업시간 연장 등의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축제기간 구미시민 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외지인 등 많은 인파가 축제장을 찾았다. 구미시에 따르면 축제 기간동안 약 10만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 빈점포 활용방안을 찾아라구미 도심에서 처음으로 열린 구미라면축제는 행사기간 동안 10만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했으나, 축제장 내 즐비한 빈 점포들은 보여주고 싶지 않은 구미의 단상을 드러내기도 했다. 약 500m거리의 들어선 축제장에 빈 점포의 수는 헤아릴 수 조차 없이 많았다. 오히려 문을 연 점포 수가 더 적은 것 같기도 했다.이런 상황은 문화로도 마찬가지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장소를 도심으로 바꾼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상인들과 지주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구미시는 원도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작년부터 구미역 리모델링과 정주 환경 개선, 도심 상권 활성화, 낭만 문화도시 조성 등의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다. 이는 앞으로 구미라면축제가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대표하는 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축제 장소를 그에 맞는 축제 장소로 탈바꿈 시키기 위한 것도 한 이유이다. 하지만, 원도심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없이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원도심 주민들도 자신들을 위해서라도 구미시에 적극 협조해야한다. 언제까지 빈 점포가 즐비한 곳에서 축제를 할 수는 없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3-11-19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성공적 추진을 통해 군민들 삶의 질을 높이고, 성주군의 발전을 견인한다”는 것은 이병환 성주군수의 주요한 공약 중 하나다.이에 답하듯 성주군은 ‘민선7·8기 역점시책’이라 표현해야 마땅할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1단계와 2단계 사업을 순차적으로 착착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성주읍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겠다는 복안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래에서 성주군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실질적인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졌으며, 그것들이 현실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창의문화교류센터에서 문화 향유...지역의 랜드마크 역할도성주군은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생활SOC 복합화사업과 연계하여 295억 원의 사업비로 도시재생 뉴딜 1단계 사업을 추진했다.이 사업은 2022년 완료됐다. 도시재생 뉴딜 1단계 사업은 ‘꿈과 희망이 스며드는, 깃듦 성주’라는 슬로건 아래 순서에 맞게 추진되었으며, 창의문화교류센터 건립과 스마트 보행환경개선사업, 살기 좋은 동네 만들기, 성주시장 활성화사업으로 구성돼 현실에서 보여졌다.그중 도시재생 뉴딜 1단계 사업의 핵심사업이라 할 창의문화교류센터 설립은 기존 버스터미널 부지에 추진돼 남녀노소 모든 계층이 문화생활과 여가 시간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또한, 창의문화교류센터는 성주읍 도심의 랜드마크라는 새로운 역할을 찾아내 이를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창의문화교류센터의 주요 시설은 지하주차장(117대), 야외광장, 어린이급식지원센터, 국·공립어린이집, 가족센터, 작은영화관, 국민체육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등으로 요약될 수 있다. 그동안 성주의 지속적 문제로 지적되던 ‘공영주차장 부족으로 인한 주차난’은 창의문화교류센터에 117대 규모 지하주차장이 만들어짐으로써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는 평가다.또한, ‘작은영화관’ 개관으로 인해 성주군민이 인근 도시로 나가지 않아도 영화 관람이 가능해졌으며, 야외광장에서 개최되는 여러 축제들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문화·여가 생활을 즐기는 구심점이 되고 있다.“이외에도 성주시장 활성화사업으로 시장 창고 13동을 설치하고, 전통시장 내 공공와이파이 설치와 통신장비 교체로 시장 환경 개선을 통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 성주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고질적 주차난 해소와 더불어 안전한 교통 환경 조성도시재생 뉴딜 2단계 사업은 2020년도 130억 원의 국토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었으며, 연이어 생활문화센터, 작은도서관, 돌봄센터, 거점주차창 조성사업 등 생활SOC복합화 사업에 249억 원을 추가 확보해 총 379억 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2024년이면 전체 사업이 준공될 예정이고, 도시재생 뉴딜 2단계 사업을 통해 건강문화캠퍼스와 주차타워, 별의별 어울림 복합센터, 별의별 문화마당 등을 조성하게 된다.기존 성주체육관 건물을 리모델링 한 건강문화캠퍼스와 주차장 부지를 활용한 3층 규모의 주차타워(170대)는 2023년 4월 준공하여 주민들의 체육·문화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또, 함께 만들어진 주차타워는 성주읍 주차 공간 부족 문제 해소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기존 읍사무소 부지에 건립 중인 별의별 어울림 복합센터는 지하1층에 지상4층, 연면적 4천900㎡ 규모다. 1층에는 성주읍 행정복지센터, 작은도서관 및 주차장(41대), 2층에는 생활문화센터와 돌봄센터, 3층에는 중대본부와 지역대본부, 4층에는 CCTV통합관제센터가 배치될 예정이다.“이와 같은 공공시설의 복합화를 통해 군민들에게 더욱 효율적인 행정·문화·복지 시설 등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군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성주군의 이어지는 부연이다.아울러 농협 주차장 부지에는 지하2층 규모의 주차장과 공원으로 구성된 별의별 문화마당이 조성 중이다. 이 시설은 주민들에게 편리한 주차시설과 휴식할 수 있는 쉼터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도시재생 뉴딜 2단계는 지역 현안인 공영주차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 345대의 주차면수를 확보할 계획이다.건강문화캠퍼스 주차타워, 별의별문화마당 거점 주차장, 성주초등학교 인근 군민회관 부지 등 공영주차장 조성을 통해 성주읍의 고질적 주차난을 해소해 더욱 안전하고 깨끗한 교통 환경 조성에도 역할 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이병환 성주군수 “내년은 성주읍 도심 대개조(大改造) 원년으로”이와 같은 성주군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도시재생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주민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1단계 주민 자치조직인 ‘깃듦 성주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현재 1단계 재생사업으로 조성된 창의문화교류센터와 공영주차장을 위탁관리 중이다.2단계 주민 자치조직인 ‘성주읍 별의별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은 2023년 준공된 건강문화캠퍼스 주차타워를 위탁관리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금 조성 중인 별의별 문화마당 거점주차장 관리를 위해 준비 중이라는 게 성주군의 설명.도시재생 협동조합에서는 성주군 별고을장학회와 사회복지법인·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 마을회관 세탁기·건조기 기부 등 지역사회를 위한 사업에 동참하고 있어 주목받는다. 이런 행위가 지역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또한, 도시재생 역량강화사업의 일환으로 도시재생 기초센터와 함께 관내 사생대회, 문화 어울림 축제를 개최하는 등 주민이 주도하는 참여 활동에도 꾸준히 힘쓰고 있어, 다양한 방면에서 지역민들과 화합하는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성주군 도시재생 뉴딜사업은 주민이 직접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주민과 함께 지역 변화의 방향성을 찾아간다는 게 모토다. 이를 통해 피부에 와닿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런 과정은 주민간의 소통 활성화와 주민연대 강화에도 작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이와 관련해 이병환 성주군수는 “오는 2024년을 성주읍 도심 대개조(大改造)의 원년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다짐했다.“도시재생 1단계와 2단계 뉴딜사업의 성공적인 마무리와 함께 이천 친환경 하천 조성사업, 온세대 플랫폼 구축사업, 케어팜 빌리지 조성 등의 사업도 추진 중에 있다”고 전한 이 군수는 “열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해 성주읍 도심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으며, 향후 보다 다양한 세대가 그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웃음을 보였다.이는 “앞으로도 모든 사업을 주민과 함께 만들어가는 새로운 성주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약속으로까지 이어졌다./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3-11-13
각박한 도심 속에 살고있는 현대인들은 늘 숲을 꿈꾼다. 가볍게 떠나서 자연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는 수목원이 인기를 끄는 것도 자연을 그리는 사람들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푸른 식물과 나무가 지천으로 심어져 있는 수목원에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3년 전 문을 연 세종특별자치시의 국립세종수목원으로 떠나보자. 학습과 자연 체험까지 할 수 있는 수목원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나들이를 떠나보면 어떨까? ◇ 바오바브나무 비롯해 이색 수목 만발세종특별자치시의 국내 최초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은 축구장 90개 규모(65㏊)다. 국립세종수목원은 사계절 온실을 비롯해 한국적 전통과 현대적 정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20개의 다양한 주제 전시원으로 조성됐다.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에서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한 국립세종수목원은 모두 2천453종 161만 그루의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3번째 국립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의 핵심 볼거리는 국내 최대 유리온실인 ‘사계절 전시 온실’이다. 꽃잎 세장이 달린 붓꽃모양으로 지어진 사계절 열대온실은 꽃잎 한 장마다 열대 온실, 지중해온실, 특별전시온실이 자리한다.동선에 따라 지중해 온실로 먼저 발길을 옮겼다. 32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지중해식물 전시원에는 물병나무, 올리브, 대추야자, 부겐빌레아 등 228종 1천960본을 관찰할 수 있다. 지중해온실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바브나무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보았던 것처럼 우람하고 강렬하지는 않지만 작고 연약한 모습이 ‘어린 왕자’ 속 바오바브 나무와 더 가까운 것 같다.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는 빨간색 부겐빌레아도 지중해 온실에서 꼭 봐야할 수목이다. 빨갛게 물든 건 꽃이 아니라 잎이다. 작고 수수한 꽃 대신 화려한 잎으로 벌과 나비를 유인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올레미소나무도 이채롭다. 중생대 백악기 때까지 살다가 멸종된 줄 알았으나 1994년 호주에서 발견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다. 줄기가 항아리처럼 생긴 케이바 물병나무와 ‘시어머니 방석’이란 별명을 가진 금호선인장도 지중해온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볼거리다. 지중해 온실 한가운데는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 모양을 한 정원이 인증샷의 명소로 자리잡았다.열대온실로 들어서니 실내에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5.5m 높이의 관람자 데크길을 따라 나무고사리, 알스토니아, 보리수나무 등 437종 6천724본의 열대 식물이 식재돼 있고 실내에 조그만 폭포도 있다. 마치 아마존 열대우림을 산책하는 듯한 기분을 느껴볼 수 있는 이색적인 공간이다.열대온실에서 가장 인기있는 수목은 수령 300년가량 된 거대한 흑판수다.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연필이나 칠판의 재료로 쓰인다고 한다. 열대 온실을 둘러보며 알게된 것은 우리가 즐겨먹는 열대과일이 흔히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다는 사실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는 나무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여러해살이 풀에서 자라는 열매라는 것이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받는 아보카도는 인간이 아니었으면 멸종했을지도 모르는 식물이라고 한다. 아보카도 열매를 통째로 삼켜 씨를 퍼트려주던 과거의 매머드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멸종하면서 아보카도 역시 멸종위기에 처했지만 우연히 아보카도를 먹은 인간이 맛에 매료되어 대량재배 하면서 멸종을 면하게 된 것이다.열대 온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화려한 식물이 많기도 하지만 벌레를 잡아먹는 식물인 식충식물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은 파리지옥을 비롯해 끈끈이주걱, 사라세니아 등 여러 종이 전시돼 있다. 파리지옥은 유인냄새를 뿌려 파리가 덫으로 들어오면 덫이 닫히면서 포획을 하게 된다. 그에 비해 사라세니아는 기다란 간처럼 생긴 잎에 벌레가 떨어지면 소화효소로 분해한다. ◇ 샤넬 넘버 5 만드는 꽃 ‘일랑일랑’ 이채열대지방의 휴양지마다 피어있는 야자수도 종류가 다양하다. 베트남이나 중국의 우거진 숲에 자생하는 생선꼬리야자는 마치 물고기 꼬리모양처럼 가지가 갈라지고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전통주택의 재료로 사용되는 락카야자는 줄기와 잎자루가 립스틱 색처럼 붉은 색을 띠고 있어 일명 ‘립스틱 야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아랫부분이 술병처럼 부푼 독특한 모양의 병야자와 크리스마스 트리를 연상케 하는 모양의 성탄야자도 눈을 사로잡는다. 열대 온실엔 국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식물이 자란다. ‘황금 연꽃 바나나’는 최근 노란 꽃이 피었다. 수개월간 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며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하와이 무궁화’ 종들이 모여 있는 곳엔 빨간 ‘산호 히비스커스’ 꽃이 피었다.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 샤넬 넘버5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일랑일랑도 꼭 찾아봐야 할 식물이다. 일랑일랑은 필리핀 고유언어인 타갈로그어로 ‘꽃중의 꽃’을 의미한다.특별전시온실에서는 다양한 기획전이 열려 어린이 관람객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6m 높이 천장에 매달린 대형 호접난과 행잉볼 60여 개는 입체감을 배가시켜 마치 동화책 속으로 들어간 듯한 느낌을 준다. 오는 12일까지는 특별전인 피터래빗의 비밀정원이 전시된다. 사계절전시온실에는 반려식물 상담실이 설치돼 식물을 건강하고 예쁘게 키우는데 필요한 도구나 방법들을 자세하게 안내해준다.사계절 전시 온실밖에도 볼거리가 천지다. 조상들의 정원문화를 엿볼 수 있는 한국전통정원에는 서울 창덕궁 주합루와 부용정, 후원을 본떠 같은 크기로 조성한 궁궐정원과 남도 정원의 백미인 소쇄원을 볼 수 있다. 튤립, 수선화 무스카리 등의 봄꽃이 피어있는 모시조각보원은 한국의 전통문양인 모시조각보를 모티브로 조성한 정원이다.후계목정원도 이채롭다. 정이품송 2대자손목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유명한 나무들의 자식이나 손자뻘 나무들을 옮겨놓은 곳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이 뉴턴의 사과 나무 후계목이다. 1665년 아이작 뉴턴은 영국 켄싱턴의 집 뜰에 앉아 있다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이 사과나무는 뉴턴의 사후 전 세계 대학 식물원 연구센터의 요청에 따라 후손이 만들어졌고 여러나라에 널리 퍼져나갔다. 현재 국립세종수목원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는 3대손이다. 뉴턴 사과나무의 증손자인 셈이다.※ 여행 Tip국립세종수목원 관람 시간은 매주 화∼일요일 오전 9시∼오후 5시이며 입장 마감시간은 오후 4시다.입장료는 성인 5천원, 청소년 4천원, 어린이 3천원이다.세종특별자치시 주민과 다문화가정,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연간회원은 50% 할인된다.오는 24~26일에는 사계절전시온실에서 반려식물 키트 산업전이 열린다./세종=글·사진 최병일 여행전문기자
2023-11-09
전 세계가 2050년까지 순 탄소 배출량을 넷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원자력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원자력 산업의 중심지인 경북·경주의 현재와 미래를 현 시점에서 짚어보기 위해 ‘2023 경북원자력포럼’이 마련됐다. 7일 라한셀렉트 경주 베가홀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화두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정용훈 카이스트 교수, 김경수 iKSNF 단장, 김찬수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기조강연 황주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산화탄소 발생량 적고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 공급”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은 전 지구적 문제다. 이는 과거, 현재, 미래를 통틀어 인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라는 이야기다. 에너지는 인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우리가 밥 먹고 움직이는 행위 모두에 에너지가 사용된다. 인간의 삶은 모든 것이 에너지로부터 기원한다. 에너지는 우리 생활과 밀착돼 있다.기후 변화는 에너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구 온도가 2도 올라가면 세계엔 큰 일이 발생한다. 그렇기에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늦추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스위치만 켜면 전기가 들어오는 세상에 사니 그걸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이를 줄이는 게 관건이다. 원자력 발전은 다른 수단에 비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적다.에너지는 안보 문제와도 직결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의 무기화가 급속도로 진행 중이다.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세계는 자국의 에너지 안보를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우며 화석연료 의존에서 탈피하려 하고 있다.많은 나라가 신재생에너지 환경을 조성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 투자 대비 수십 배의 비용이 소요된다.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은 나라별로 에너지 환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엔 원자력이 가장 저렴하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미국의 태양광 생성 비용이 싸다고 우리도 이를 따랐다간 낭패를 볼 수도 있다.한국은 대부분의 에너지를 수입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총 수입량의 25% 정도가 에너지다. 그중 석유 수입 금액이 가장 많다.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서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에 따를 필요가 있다.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가스 등으로 다양화해야 한다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이들이 많지만, 원자력발전소는 원자폭탄과 달리 저농축 우라늄을 사용하기에 폭발의 위험성이 거의 없다. 거기에 원자력발전소엔 방사성 물질 유출 방지를 위한 다중의 방호벽이 있다. 한국 원전은 과거 문제가 된 체르노빌, 후쿠시마 원전과는 다른 형태의 원자로다. 충분한 내진 설계로 지난 번 경주 지진보다 60배 강한 지진에도 견딜 수 있다. 원전 주변 방사선은 실시간으로 측정돼 공개된다. 그 수치도 자연 방사선량 수준에 그치고 있다.원자력은 저렴한 비용으로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으며, 온실가스 배출량도 적다. 원전의 연료인 우라늄은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돼 있어 안정적 수급이 가능하다.현재 한국은 지방 소멸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산업체 유치는 인구감소율을 낮춰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주요한 수단이다. 울진군의 경우가 그 실례를 보여준다. 울진은 여타 경북의 군 단위 지자체에 비해 고용율 등 지역경제 지표가 눈에 띄게 좋다.경상북도와 경주시에는 원자력 전 주기를 담당하는 기업과 기관들이 자리했다. 경주에는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을 포함해 26개사 5천여 명 근무 중이다. SMR 국가산업단지와 관계기관까지 입주한다면 고용이 6천여 명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가 기술, 에너지, 문화, 관광 등이 어우러져 삶의 질이 높아진 생활 환경 속에서 지방융성의 시대를 맞이하길 바란다. 주낙영 경주시장 환영사“SMR 국가산업단지 미래 이끌 성장동력 전초기지로”‘내일을 위한 선택, 원자력’이라는 주제로 2023 경북 원자력 포럼을 개최하게 됨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현재 원자력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경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월성 원전, 원자력환경공단 등 원자력 관련 공공기관과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 양성자가속기 등 연구기관 또한 밀집된 원자력 도시이다. 경주시는 탄소 중립과 기후변화와 같은 우리 시대의 여러 도전 과제에 대응하고, 원자력 산업의 발전과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SMR(소형모듈원자로)은 일반 원전 대비 매우 높은 안전성과 낮은 건설비, 다양한 활용성을 갖고 있다. SMR로 전환되는 세계적 추세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선두적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올해 3월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선정된 SMR국가산업단지는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인근 일원에 3천966억원의 사업비로 150만㎡(46만평) 규모로 조성되며 우리 경주의 미래를 이끄는 첨단 산업의 전초기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는 혁신원자력 RD 거점기관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조성에 발맞춰 미래 경주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나갈 것이다.원자력에너지 없이는 탄소중립이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는 이러한 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만들어 더 큰 도약과 혁신적 변화의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이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나아가 세계적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응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이번 포럼을 통해 탄소중립·그린뉴딜 시대에 원자력산업과 우리 시가 나아갈 방향을 도출하고, 원자력 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아낌없는 성원 부탁드린다.“고준위방폐물 특별법 신속한 제정” 강조□ 참석자 포럼 이슈7일 원자력 포럼에서 참석자들은 사용후 핵연료 관리정책에 대해 관심들이 많았다. 경주 월성원전 등 국내 원전의 임시 저장고에 대한 포화 시점이 다가오고 있지만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불만들이었다. 여야 모두 정쟁에만 몰두하다보니 시급한 현안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다.남홍 경주미래포럼 회장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현재 국회소위에 고준위방폐물 특별법과 관련, 국민의힘 안과 민주당 안이 올라와 있지만 양측의 의견차로 통과가 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국회에서 처리 여부를 물었다. 답변에 나선 김경수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장은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못할 경우 임시저장 한계를 맞는 한빛원전부터 문제가 심각해진다“며“특별법이 하루빨리 제정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쉽지 않아 고민이 크다”고 털어왔다. 신속한 입법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당초는 올해 초 해당 법안의 통과가 기대됐으나 여야의 친원전·탈원전 정쟁으로 법안 처리가 늦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내 통과하지 못하면 내년 치러지는 총선 이후 다시 관련법안을 재발의 해야 한다면서 그럴 경우 장기 표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실제 앞서 ‘제1차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수립 이후에도 3건의 특별법안이 발의됐으나 제20대 국회 회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으며 21대 국회에서조차 아직 소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고준위 특별법(민주당 김성환 의원·국민의힘 김영식·이인선 의원 발의)과 민주당 홍익표 의원이 발의한 방사성폐기물 관리법 전부개정법률안이 올라와 있다. 여야는 이번 국회가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지난달 20일 소위를 열어 법안 심사를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소위 자체가 무산되면서 또다시 연기됐다. 특히 12월 초 정기국회가 끝나면 바로 22대 총선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점에서 해당 소위가 이 법안에 신경 쓸지도 의문이다. 따라서 향후 여야의 전격적인 합의가 없는 한 21대 국회 통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날 참석자들은 이 부분을 가장 우려했으며 국회가 미래를 보고 빠른 결단을 내려 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한편 세계 원전운영 상위 10개국과 비교해 고준위방폐장 부지선정 전인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사용후핵연료(고준위 방사성폐기물)는 원전 사용에 따른 불가피한 부산물이며, 원전 내 습식 저장시설에 임시 보관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가동 이후 1만8천600t이 쌓여있는 상태다. 이번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부지선정에서부터 공사기간들을 감안하면 20여년 이상 지나야 이용이 가능하다. /황성호·이부용기자
2023-11-07
주제발표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日 원전 처리수 방류로 인한 피복 가능성 희박”먼저 오염수, 처리수, 방류수에 대한 정리부터 필요하다. 오염수는 원자로 냉각에 사용되는 물에 지하수가 추가돼 늘어나는 양만큼 덜어내는 물로, 녹물과 방사성 물질이 혼합돼 있다.오염수는 규정에 따라 방류하기 위해선 핵종을 걸러내야 한다. 걸러내는 장치가 ALPS(다핵종제거설비)다. 이를 이용, 반복 여과시키면 모든 핵종에서 삼중수소 외에는 방류기준을 맞출 수 있다.처리수는 우리가 원하는 수준의 만족된 물로 보면 된다. 다만, 삼중수소의 농도는 방류기준을 만족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수백 배의 해수와 혼합해 삼중수소까지 방류기준 농도를 만족하도록 해서 내보낸다. 이를 방류수라 한다.ALPS로 걸러지는 핵종들은 세슘, 스트론튬, 플루토늄 등이며 여과시키면 처리수 내에 극히 미량만 존재한다.2011년 사고 후 후쿠시마 원전 인근 수십㎞ 이상의 넓은 바다가 오염됐다. 세슘의 농도는 입방미터당 1천베크렐(Bq) 이상이었으며, 최대 1억Bq에 이르렀다. 현재 처리수 내의 세슘 농도는 입방미터당 수백 Bq 수준으로서 2011년 사고 전 후쿠시마 앞바다 해수의 세슘 농도와 유사한 수준이거나 그 이하다.해류가 태평양을 돌아 우리나라로 들어오는데 5년 정도 걸린다. 그런데 2011년 이후 지금까지 우리나라 해수의 방사성 물질 농도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수백만 톤에 불과한 처리수(2011년 후쿠시마 바닷물 수준의 오염도)를 방류해서 우리나라 바다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 삼중수소는 저장탱크 내에 2.2g정도 있다. 이는 자연에서 생성돼 동해바다에 비와 눈으로 유입되는 연간 5g의 삼중수소에 비해서도 적은 양이다. 더욱이 후쿠시마 연간 배출량은 0.07g에 불과하다. 배출 시 삼중수소 농도가 리터당 1천500Bq 이하로, 이는 WHO 음용수 기준 1만Bq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또한 그 농도도 방류 후 수 ㎞만 흘러가면 리터당 1Bq로 떨어지게 된다. 리터당 1Bq은 우리나라 강물의 자연적인 삼중수소 농도와 같다. 방류지점에서 수 ㎞ 이후부터는 강물과 같은 수준의 삼중수소 농도를 갖고 위험성을 논할 필요성이 없을 것이다. 시물레이션 해보니 5년 후 우리나라 바다에 리터당 0.000001Bq 농도로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강물이 리터당 1Bq이므로 이러한 농도 증가는 아무 의미가 없다.피폭량도 전혀 의미 없다. 후쿠시마 앞바다 생선만 1만년 이상 먹는다 해도 엑스레이 1회 피폭량이다. 우리나라 생선은 2천만년 이상 먹어야 엑스레이 1회 피폭량이 될 것이다. 인천∼일본 나리타 1회 왕복 비행하면 후쿠시마 앞바다 수산물 900년 분량의 피폭되는 것으로 나온다. 원전 처리수로 인한 피폭량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주제발표 김찬수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원자력 수소·청정 공정열 등 신산업 창출 힘써야”원자력은 지난 수십여 년 간 발전분야를 통해 저탄소 전력생산에 기여해 왔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고리 1호기 이후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되는 전력을 안정적이고 저렴하게 생산해 낸 기반이 원자력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최근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한 2050년 탄소중립사회 실현은 이제 전 지구적인 목표로 공유되고 있다. 이미 주요 선진국들은 관련 정책과 계획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다만, 신규 원전 건설, 신재생에너지, 전기차 등 여러 가지 저탄소기술들의 급격한 발전 및 도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는 2050년 탄소중립사회 실현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전력 및 수송 못지 않게 산업 분야에서도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향후 많은 산업들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원자력과 신재생과 같은 탄소중립전력을 활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필연적으로 대규모 발전설비 및 송전망 건설로 이어질 것이며, 무조건적인 발전설비 구축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가 필요하며, 전세계적으로 최근 원자력을 기존 전력 생산뿐만 아니라 청정 공정열 및 수소 생산으로 활용분야를 확대하는 것이 적극 검토 중이다.이미 일부 국가에서는 원자력의 열에너지를 산업 공정열 및 지역난방, 담수화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 특히 캐나다는 대규모 원자력 공급단지를 운영한 바 있고, 스위스는 지금도 제지공장에 원자력으로 생산한 증기를 공급하여 연간 2만3천t의 석유를 대체하고 있다.현재 전 세계는 탄소중립사회를 위해 단기적으로는 가동원전을 활용한 수전해 수소생산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고온선진소형모듈원자로를 활용한 공정열 공급 및 수소 생산 실증이 진행될 예정이다. 독일을 제외한 모든 원자력 선진국들은 원자력 공정열 및 수소 생산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단 중 하나로 적극 고려하고 있으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원자력 수소 및 공정열 관련 기술 개발은 필연적으로 가야할 길로 보인다.우리나라도 원자력 수소 및 청정 공정열로 경제적 탄소중립 실현과 에너지 안보 확보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실현 요소로는 우선적으로 가동원전을 활용한 수전해 수소 생산을 위해선 국민 수용성 증대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자력 분야와 수소 생산, 화학 공정 분야와의 협력 증진으로 여러 신사업을 창출해야 할 것이다.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고온선진원자로 개발을 통한 고효율 수소 생산 및 공정열 생산분야의 화석연료를 경제적으로 에너지 안보를 확보하며 대체해야 한다. 이는 우리가 지금까지 원자력을 통한 저렴한 안정적인 전력생산으로 경제적으로 고도 성장을 해온 것처럼, 탄소중립사회에서 원자력 공정열 및 수소는 국내 산업경쟁력 유지 및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주제발표 김경수 사용후핵연료관리핵심기술개발사업단장 “사용후핵연료 처리, 처분부지 확보에 달려있어”우리나라가 1978년 원자력 발전을 시작한 이래 장기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부분이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문제다. 2016년에야 최초로 법정계획을 수립하였으며, 현재는 국회에서 이의 이행에 필요한 특별법 제정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정부는 법적 토대가 마련되면 13년 이내에 처분 부지를 결정하여 중간저장시설을 짓고, 14년간 원위치 실증과 이후 10년간 건설을 거쳐 처분시설을 운영하겠다는 일정을 세우고 있다. 현재 국회에서 심사 중인 특별법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법정계획 이행을 위한 첫 단추를 끼우는 것임에도, 발전소 내 임시적인 건식저장시설의 저장 용량에 관한 조항 등에 관하여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어서 20대 국회에 이어 또다시 제정 지연을 우려하는 상황이다.사용후핵연료 문제를 풀 실마리는 처분부지 확보에 달려 있다. 특별법의 핵심은 처분 부지를 확보하는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이다.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지역지원 등의 혜택이 주어지더라도 처분장 설치 찬성률이 40%를 밑돌고 있다. 이것은 법률적 토대가 마련돼 부지선정에 착수하게 되더라도 최근 일본의 대마도 방폐장 유치 추진 건에서 나타나는 찬반 갈등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결국, 지역사회 동의를 조건으로 하는 부지확보의 성패는 처분시설 수용성 증진이 관건이다. 이를 위한 기술정책적 방안으로 △안전 최우선 정책 추진 △한국형 고효율 처분시스템 개발 △연안 해저 암반도 처분구역으로 고려 △처분기술의 안전 성능 사전 입증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장기적인 지질 안정성을 부지선정 평가기준의 핵심으로 세워, 기간 단축은 물론 정책 신뢰도 향상을 추구해야 한다. 또 국토의 효율적 이용을 위해 선도국 방식보다 처분장 면적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안전성과 경제성은 강화하는 처분시스템이 필요하다.육지 처분 방식은 어느 곳이나 수용도가 낮을 것이므로 적용 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 처분구역을 바다 밑까지 넓히면 지역사회의 님비(NIMBY) 심리 완화, 핌피(PIMFY)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시설에 대한 주민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2030년 초 완성되는 연구용 URL에서 처분기술의 성능·안전성 현장시험 결과를 국민에게 공개해 신뢰를 꾸준히 확보해야 한다. 주제발표 이태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안전성·경제성 대폭 향상 SMR 가치에 주목하자”전 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달성이 글로벌 메가트렌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든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를 확보해야 하는 시대적 도전에 직면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럽 의회는 원자력을 친환경 경제활동 분류체계에 포함시켰다. 원자력의 역할을 보다 강조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에너지 공급 위기 여파가 일자 종전 원전 제로화 정책에서 이제는 원전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하는 추세다. 이와 더불어 △재생에너지와의 연계 △석탄화력발전 대체 △오지·격지·도서지역·광산 등에 대한 분산형 소규모 전원 △수소·공정열 생산 △우주·해양 분야 적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탄소 원자력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기존의 대규모 전력생산에 국한되었던 원자력 역할을 점차 다변화 시켜 나가고 있다.특히 원자력 주요국은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유연성·경제성을 대폭 향상 가능한 다목적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가치에 주목하고 있다. 각국의 환경에 맞게 기술개발 지원책을 수립하여 전략적 투자 확대에 힘쓰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미국은 탄소중립 달성 및 청정에너지 경제 전환을 위한 혁신기술 중 하나로 SMR을 선정하고 관련 지원책을 시행 중이다. 에너지부와 국방부의 적극적 지원에 힘입어 다수의 민간 기업이 기술혁신을 주도하면서 실증 및 상용화 노력 중이다. 국제원자력기구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80여 종 이상의 SMR이 개발 중이다. 이는 기술우위에 기반한 미래 시장선점을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부 모델은 이미 비즈니스 단계로 접어들어 해외 수출 사업도 본격화 되고 있다.중국과 러시아는 이미 SMR을 가동 중인데 추가로 확장 공사가 한창이다.우리나라도 지난 수십여 년 간 축적한 원자로 설계-기기공급-건설-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2012년에는 한국형 SMR인 SMART의 표준설계인가를 획득했다. 현재는 한층 향상된 경쟁력을 갖춘 ‘혁신형 SMR’을 개발하고 있다. 기술개발이 완료된 SMART는 2020년대 글로벌 SMR 시장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형 SMR’은 본격적으로 2030년대 시장에 진입할 예정이다. 또한 소듐냉각고속로·고온가스로·용융염원자로 등 제4세대 원자로 역시 글로벌 사업화를 목표로 민-관 협력 개발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정리=이부용기자
비행기 7시간, 기차 3시간. 총 10시간여의 머나먼 여정이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 청장 일행은 그렇게 철의 땅에 발을 들였다. 가을이 없는 나라의 계절을 지낸 이들은 처음보는 한국의 단풍에 쌓였던 피로를 단번에 잊었다.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짧았던 인도네시아 취재 기간에 만났던 크리카타루 포스코 직원인 나디라(Nadhira), 데시(Desi)이다. 두 달 만이었다. 멀리 와줘서 고맙고 잊지 않고 기억해 줘서 또 감사했다.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 청장(차관급) 일행 11명은 철강산업 이해와 철강과정신설을 위한 포스코 기술교육 인프라 견학을 위해 지난달 23~27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포항에는 24일 포항제철소와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25일 체인지업그라운드와 인재창조원 포항기술교육센터를 방문했다. ◇ 인도네시아, 포항을 찾다포스코가 인도네시아 국영철강회사 크라카타우스틸과 합작 설립한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지난 8월 2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산업부 PIDI 센터에서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 산업인력개발청과 철강산업 인력 육성을 위한 협약서(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인도네시아 산업부와 크라카타우포스코는 내년 7월까지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교와 특성화고등학교에 철강산업 전문과정을 신설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인력과 예산, 교육 인프라를 제공하고, 크라카타우포스코는 철강산업 전문과정 강사 교육 및 학생 현장실습을 지원하게 된다.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의 기술대학교와 특성화 고등학교에 포스코 기업 문화·한국어 과정 등이 포함된 철강산업전문과정을 신설, 3년간 이론 교육과 현장실습 후 우수 졸업생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에 우선 채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우수한 철강산업 인력을 육성해 한국의 포스코 뿐만 아니라 글로벌 포스코 그룹에서 근무하는 비전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김광무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은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하고, 경험과 기술력을 겸비한 해외 숙련 인력이 한국에 들어와 산업계 기술 인력 공백을 일부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오는 9일에는 크라카타우포스코와 인니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 및 특성화고는 ‘철강산업기술과정’ 개설 협력합의서를 체결할 예정이다.포스코와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같은 지향점을 갖고 양측간 MOU를 체결한 것이며, 한국의 철강산업과 포스코 제철소 및 기술교육 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포항에 방문하게 됐다. ◇ 기술 교육의 메카,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마스로칸 산업인력개발청장을 비롯해 다디 총괄국장, 반뜬 기술대학 수파르디 교장, 족카르타 특성화고 에닝 교장, 에미 센터장 등 기술 교육 관계자들은 특히 포철공고 교육 과정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이성열 포철공고 교장은 “본교는 1970년 개교해 기계, 금속, 전기, 전자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며 “올해 2월까지 졸업생 1만5천여 명을 배출했고 현재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현재 포스코에는 약 2천명의 졸업생이 재직 중”이라고 포철공고를 소개했다.이어 “마이스터고 지정이후 7년간 평균 취업률 94%, 1인당 평균 국가 기술 자격증 9.3개를 취득하고 있다”며 “인문학적 소양교육, 예체능교육에도 힘써 인성교육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이번 만남을 통해 상호 직업 교육을 이해하고, 인도네시아 철강법인 현장 인력 육성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했다. 이후에도 학생과 교사간의 상호 교류를 통해 직업 교육 이해의 폭을 넓히고, 글로벌 역량을 높이는 등의 발전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금속 산업 분야에서의 직업 교육 관리와 교육과정 개발, 교육 시설과 기술 인프라 구축에 대한 학습과 경험 교류를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이어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은 크라카타우포스코와 함께 2024년 족자카르타 특성화고에 철강산업기술과정을 개설할 예정”이라며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는 미래 산업의 리더로 성장할 젊은이들을 위한 품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는 뛰어난 명성을 갖고 있다. 우리는 포철공고가 고품질 직업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직접 보고 배우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BPSDMI와 포철공고 간의 강화된 협력의 첫 걸음이 될 것을 희망했다. 그는 “새로운 지식, 경험의 향상, 직업 교육의 최고 사례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자 하며, 이러한 통찰을 향후 우리 나라의 산업 인력 개발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라며 “포철공고와 미래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질의 응답 시간에는 전공직무 능력향상, 융복합·글로벌·인성 교육 등에 대한 다양한 질문이 쏟아졌다.이들은 실습실, 방과후 활동실 등 학교 전체를 둘러본 뒤, 많은 것을 배워간다고 입을 모았다.에닝 족자카르타 특성화고 교장(Mrs. Ening)은 “포항제철공고를 방문해 학교 교육과정 및 실습실 현장을 모두 둘러 보았다. 학교가 매우 깨끗하고, 학생들의 활기찬 모습이 좋았다”며 “기술 교육 뿐만 아니라 음악, 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균형잡힌 교육과정을 실행하고 있음을 확인했기에 족자카르타 특성화고에도 꼭 반영하고 싶다”고 말했다.짠드라 산업부 직원(Mr. Chandra)은 “교장 및 모든 교직원과 학생들이 친절하게 맞이하고 설명해 줘서 감사하다”며 “인도네시아 산업부 산하 특성화고와 포항제철공고가 앞으로도 계속 교류할 수 있길 희망한다. 교사와 학생들이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특성화고에서 함께 발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 “포철공고만의 특별활동 통한 균형 갖춘 인재 양성, 교육과정 모델 삼을 것”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우수인력·창의성 ‘산업발전 견인’ 공감대기술대학·특성화고 운영 전폭 지원 인식포스코 사업 정책 지원도 아끼지 않을 터인도네시아 산업부 산업인력개발청(BPSDMI)은 다디 산업인력개발청 총괄국장과 실무진, 철강산업기술과정 신설 예정인 학교의 교사들과 함께 철강산업에 대한 이해와 포스코의 기술교육 인프라 현장을 벤치마킹을 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포스코와 포철공고 등을 방문했다.마스로칸 인도네시아 산업인력개발청장(57·사진)과 이날 포철공고 창의관에서 인터뷰를 가졌다.- 포스코 방문 소감은.△오전에 포스코 포항제철소 현장, Park 1538 역사관을 모두 방문했다. 철강산업이 국가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기반 산업이며, ‘산업의 쌀’ 이라는 점을 확실히 이해했다. 특히, 포스코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 이라는 슬로건에 감명을 받았다. 인도네시아 산업 및 경제 발전을 위해선 ‘풍부한 자원’ 이 아닌 ‘우수한 인력과 창의성’ 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인식하고 향후 미래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과 지원을 강화해야 할것이다.-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 방문 소감은.△학교가 매우 깨끗하고 모든 것이 정비가 잘 되어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교육과정 및 교육실습 자재 등이 매우 잘 갖춰져 있고, 특히 학생들의 기술교육 뿐만 아니라 밴드, 운동 등 특별활동 교육을 통해 균형갖춘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 것에 대해 인도네시아가 배울 점 이라고 생각한다.- 인도네시아 산업부 지원 사항은.△철강산업기술과정이 신설되는 ‘반뜬 기술대학’ 과 ‘족자카르타 특성화고’는 모두 산업부 산하(산업부가 직접 예산과 인력을 지원하는 산업부 직할 학교) 학교들이다. 철강산업기술과정에 세부 교육과정 개발, 필요한 교수진 채용, 학생 모집 및 강의 진행이 산업부 산하 기술대학 및 특성화고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두 학교의 운영 예산은 모두 산업부 예산과 인력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포스코와 앞으로의 관계는.△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 크라카타우포스코 제철소를 설립해 우수한 품질의 철강제품을 생산해 인도네시아 산업을 강건하게 함과 동시에, 현재 배터리소재 사업, 팜농장 사업 등 다양한 산업에 진출해 인도네시아 산업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산업부는 포스코의 이러한 인도네시아 진출에 매우 감사하며 인도네시아 사업에 인도네시아 산업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철강인력양성도 이제 시작하는 만큼 포스코와 협력하여 우수한 철강산업인력 육성을 위해 지속 협력할 것이다.- 포항시와의 교류는.△포스코의 시작이자 기반이 포항시라고 알고 있다. 특히 철강 및 금속산업 뿐만아니라 배터리소재 산업이 포항시에 많다고 들었다. 앞으로 인도네시아와 포항시와의 많은 교류가 있길 기대하며, 인도네시아 산업부도 관심을 갖고 할 수 있는 분야에서 지원토록 하겠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
2023-11-06
전국이 울긋불긋 물드는 단풍시즌, 대구도 예외가 아니다.대구의 도심과 주변에는 가을의 정취를 흠뻑 느낄수 있는 단풍명소가 의외로 많다. 가족이나 친구, 연인과 함께 나들이 하기 좋은 단풍 비경지를 소개한다. △달성 대표 관광명소 옥연지 송해공원‘명품숲길 선정’ 금동굴로 이어지는 둘레길·백세교 산책로송해선생 이야기 담은 기념관 등 알찬 볼거리 많아 입소문이달 중순까지 열리는 가을 국화 전시회도 놓치지 말아야 옥포읍 기세리에 자리한 옥연지 송해공원은 달성군을 대표하는 관광명소 중 한 곳이다. 송해공원이 달성군 명예군민인 방송인 고(故) 송해 선생의 이름을 딴 장소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송해공원이 있는 옥포읍 기세리는 송해 선생의 아내인 故 석옥이 여사의 고향이기도 하다. 과거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송해 선생은 자주 옥연지를 방문해 실향의 아픔을 달랜 것으로 전해진다. 부부의 묘소 역시 송해공원 인근에 마련돼 있다.송해공원의 자랑거리는 다양한 볼거리와 걷기 좋은 산책로다. KBS ‘전국노래자랑‘을 떠올리게 하는 재밌는 조형물, 얼음빙벽 등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금동굴 등으로 이어지는 둘레길 데크와 백세교 등은 산책 명소로 전국에 입소문이 나 있다. 밤에는 화려한 조명분수 등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가을에는 흐드러진 낙엽에 반한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달성군은 이곳에서 11월 중순까지 국화 전시회를 개최한다. 달성군 양묘장에서 공들여 생산한 대형 국화 작품과 포토존은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다.송해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송해기념관 선비체험관도 알찬 볼거리로 가득 차 있다. 송해 선생의 유품과 사진자료 등에서 그의 생애, 달성군과의 인연, 전국노래자랑 등 업적을 알 수 있다. 송해카페에서 다양한 음료도 맛볼 수 있는데 송해 선생의 캐릭터가 담긴 커피잔 등이 독특함을 더한다. 옥상에서 한눈에 내려다보는 탁 트인 송해공원의 풍경은 덤이다. 송해공원은 이 같은 풍성한 콘텐츠 덕분에 지난해만 10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또 2018년 제21회 세종문화대상 올해의 명소, 2023년 산림청 걷기 좋은 명품숲길에 선정되며 그 명성을 인정받았다.달성군은 더 나은 송해공원을 만들기 위해 매년 약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시설 곳곳을 관리하고 있다. 향후에도 교통 접근성 개선, 계절별 꽃 식재, 테마가 있는 조형물 조성 등을 통해 더욱 많은 사람이 찾는 장소로 거듭날 전망이다. ‘달성 둘레길 걷기’ 등 송해공원의 뛰어난 시설물과 산책로를 활용한 행사도 꾸준히 개최할 예정이다. △ 볼 곳 많은 대구 수성구라이온즈 파크~진밭골까지 이어지는 생각담는 길 ‘내관지’다양한 오브제 눈길… ‘팔현생태공원’선 다양한 식물·꽃 감상수성못~들안길 투어버스 즐기다 다양한 먹거리로 입호강도 수성구에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가을 명소들이 가득하다.우선 내관지가 소개할 만하다. 내관지길은 라이온즈 파크와 스타디움을 거쳐 내관지, 청계사, 진밭골까지 이어지는 생각을 담는길 5코스이다. 도심 가까이에 위치해 인근 주민들이 주로 방문하는 산책로로 경관이 수려하고 환경이 깨끗해 자연과의 깊은 교감이 가능한 코스로내관지의 넓은 수면과 인접한 산들이 조화를 이뤄 고즈넉한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비교적 많이 알려지지 않은 보물같은 장소이다.대흥동 유아숲체험원 일원에서 시작돼 내관지에 이르는 데크로드는 기존 왕벚나무 사이를 걸어가는 숲길의 느낌을 최대한 살려내었고, 내관지 내부에는 수상데크를 신설하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보다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게 한다. 특히 차별화된 공간조성을 위해 전문가의 참여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신창훈 수성구 총괄건축가, 독창적인 작품활동으로 인정받고 있는 조진만 건축가, 대경솟대작가협회 등 여러 전문가와 협업해 관리용으로만 사용되던 취수탑과 연결교량을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품격있는 공간으로 변화시켰다.내관지길에는 ‘생각을 담는 길’의 독특한 테마를 더욱 부각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예술적 대상물)들도 설치돼 있다. 오르막 구간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인생문구가 씌여진 통나무의자,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솟대, 대나무터널 등 이야기가 있는 산책로가 되도록 조성했다.두번째는 팔현생태공원이다.이곳은 가을에 자연과 함께 휴식을 취하며 아름다운 식물과 꽃을 감상할 수 있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 생각을담는길 1코스 금호강길의 시작 지점이자 대구둘레길 16코스 팔현안심길에 위치해 있어, 금호강을 따라 산책하며 자연 생태를 느낄 수 있다.팔현생태공원에는 산책로와 초화원, 데크, 쉼터, 철새탐조대가 조성돼 있다. 가을에는 국화, 댑싸리 등 계절을 대표하는 식물들이 포토존을 만든다. 팔현생태공원 인근에는 수성패밀리파크와 고모역이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으며, 금호강자전거길과 곳곳에 운동기구들이 잘 조성돼 있다.수성구라는 지역에서는 뺄 수 없는 곳이 수성못이다. 수성못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하는 국내 대표 관광지 100곳에 2차례나 선정될 정도로 대구를 대표하는 곳이다. 자연을 품은 도심 속 호수공원으로, 지하철 3호선 수성못역 등 대중교통을 통해 쉽게 방문할 수 있다. 수성못 카페거리, 들안길 먹거리타운 등 먹을거리도 다양해 연인·가족단위의 방문이 많다.올 4월 수성구는 수성못과 들안길 먹거리 타운을 스마트관광도시 사업지로 선정하고 관광 서비스 플랫폼인 대구 트립 앱도 구축했다. 수성못과 들안길을 잇는 수성투어버스도 운영 중이다. 25인승을 개조한 오픈 버스가 오전11시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 한 시간 간격으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못역∼수성못∼아르떼 수성랜드∼들안길 먹거리타운∼황금역 등 10개의 정거장을 오간다.15년만에 수성못 음악분수 시설을 새로 개선해 수성못의 밤을 더욱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다. 또 가을밤 보랏빛 꽃으로 수놓는 맥문동 군락지를 배경으로 이루어지는 버스킹 공연 등 낮부터 밤까지 다채로운 즐길 거리로 관광객의 발길을 모으고 있다. 수성못은 수성빛예술제, 수성못 페스티벌, 뮤직수제맥주축제, 비치발리볼 월드투어 등 주요 축제가 사계절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 중 수성구 대표 겨울축제인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빛작품을 만들어 전시하고, 밤하늘을 무대로 드론 공연을 펼치는 수성빛예술제가 예정돼 있다. △ 대구는 역시 팔공산평년보다 꽤 늦어진 절정 시기로 이제야 ‘만산홍엽’ 즐겨라이딩 성지 ‘한티재 고갯길’·케이블카로 가는 ‘소원바위’‘낙엽천국’ 팔공로·순환도로길은 드라이브 코스로 엄지척대구에서 팔공산을 빼고는 가을 단풍을 얘기할 수 없다. 특히 가을철에 팔공산은 더욱 웅장해진다. 대구의 진산인 팔공산(1192m)은 가을철에 단풍을 입어 울긋불긋하고 웅장해진 숲의 기세를 선보인다.기상전문업체 웨더아이에 따르면 올가을 첫 단풍과 절정기가 평년보다 느려졌다. 팔공산은 지난달 20일부터 단풍이 시작됐고, 현재 산 전체가 붉게 물들어 있다.‘한티재’ 고갯길에 가보는 것도 좋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든 멋진 가을 길이다. 자전거 마니아들 가을 여행길로 팔공산은 특히 인기다. 케이블카를 타고 팔공산 ‘소원바위’에 들러볼 수도 있다. “지극(至極)하면 이루어진다”는 소원바위에는 시민이 간절한 마음을 담아 동전을 따닥따닥 붙여 놓았다.가을철 낙엽이 아름다운 대표적인 구간은 팔공로(공산댐∼도학교)와 팔공산 순환도로(팔공CC 삼거리∼파계사 삼거리)이며, 이곳은 은행나무와 단풍나무가 만드는 노랗고 붉은색 물결을 드라이브하면서 마음껏 즐길 수 있다.팔공산에서 단풍을 구경하는 길은 파군재에서 출발하여 파계사 삼거리를 거친 다음, 동화사 삼거리로 내려와 다시 파군재로 돌아오는 여정이 ‘최고’로 추천할 만하다. 파계사 삼거리에서 우회전을 해 동화사 방향으로 나아간다. 나무들이 크기는 작아져도 그 대신 아담하고 아기자기해 또 다른 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게 해준다.아울러 부인사, 옻골마을, 불로고분군 등도 가을 붉은 물결을 선보인다. 부인사는 몽고군이 쳐들어와 초조 대장경을 불태운 장소라는 슬픈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아름드리 고목들이 많이 남아 있어 단풍 나들이 장소로 아름답다. 아울러 옻골마을은 주렁주렁 대봉감이 빨갛게 익어있고, 뒷산 단풍이 울긋불긋 물들어있다. 이곳에서는 고택도 즐길 수 있고, 다양한 가을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올록볼록 쏟아 있는 모양의 고대국가 무덤을 기억하는 불로고분군 역시 색다른 가을의 전망을 느낄 수 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11-05
문경의 가을 황금들판이 축제로 영글고 있다. 문경을 대표하는 특산품을 주제로 다양한 축제 한마당이 펼쳐지며 전국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문경사과축제가 지난달 14일부터 16일 동안, 문경약돌한우축제가 지난달 7일부터 3일 동안 연이어 개최됐다. 앞서 지난 9월 문경오미자축제, 5월 문경찻사발축제를 성공리에 마무리하며 전국 으뜸 축제의 고장으로 명성을 확고하게 다져가고 있다.신현국 문경시장은 “전국에서 문경을 찾아주시는 많은 관광객들이 문경에서 열리는 축제장에서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지원을 아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문경시 대표 가을 축제인 2023 문경사과축제가 지난달 10월 14일부터 29일까지 16일간 문경새재도립공원 일원에서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의 주제로 성황리에 개최됐다.주요 축제 내용으로는 △문경사과 판매장 운영 △문경사과 전시 홍보관 운영 △사과 따기 체험 △애플데이 행사 △문경사과 나눔 행사 △문경사과 모자 만들기 △문경사과 인생네컷 △사과 럭키박스 △사과 껍질 길게 깎기 등 가족과 연인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로 구성됐다.문경시에 따르면 이번 축제 동안 관람객 46만명이 축제장을 방문하고, 170t을 판매해 21억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행사 개막식에는 이찬원, 정동원, 영기, 한강 인기 트로트 가수의 공연으로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축제의 서막을 알렸고 오프라인 사과판매부스와 온라인 사과 판매부스를 병행해 방문객의 구매 선택 폭을 넓혔으며, 문경사과 홍보관을 설치해 문경사과만의 차별화된 장점을 알렸다.□ 함께먹자 약돌한우제12회 문경약돌한우축제는 ‘함께가자 yes문경, 함께먹자 약돌한우!’라는 주제로 10월 7일부터 10월 9일까지 3일간 문경새재 제1주차장에서 개최됐다.축제는 약돌한우 할인판매, 복고체험 및 로데오, 약돌한우 시식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됐다. 문경시에서는 약돌한우축제의 개막에 앞선 지난 9월 21일 서울 중구청 광장에서 약돌한우축제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홍보 부스를 설치해 축제 홍보를 진행했다. 올해 약돌한우 축제는 그동안 아프리카돼지열병, 코로나 19 등 각종 악재에 밀려 규모를 축소하거나 소고기 판매부스만 운영하는 등 명맥만 유지하다가 2019년 개최 이후 4년만에 다시 열렸다.약돌한우축제에는 연인원 10만명이 행사장을 찾고, 7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특히 1천명이 동시에 이용가능한 구이터에서는 시세보다 20~33% 가량 저렴하게 약돌한우를 즐길 수 있도록 준비했고, 가족 단위의 관람객들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복고를 주제로 한 이색적인 체험 프로그램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 다섯가지 맛의 비밀 문경오미자2023 문경오미자축제가 지난 9월 15일부터 17일까지 3일간, 문경시 동로면 적성리 금천둔치 일원에서 ‘다섯가지 맛의 비밀, 문경오미자!’라는 주제로 열렸다. 올해로 19회를 맞은 문경오미자축제는 문경시의 4대 축제 중 유일하게 오미자의 주생산지인 동로면에서 개최됐다. 동로면은 올해 7월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컸음에도 유실된 식생 블록을 교체해 금천 둔치를 정비하고, 원활하고 안전한 통행을 위해 철제계단을 설치했다. 축제 방문객을 위한 주차장을 추가로 정비하는 등 성공적인 축제 개최에 있어 철저한 준비를 기울였다. 축제에는 생오미자, 건오미자, 오미자당절임을 시중가 대비 최대 2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했고, 축제 기간 내내 빗줄기가 이어졌지만, 축제 3일간 5만여명의 관광객이 방문, 5억원(42t)을 판매고를 올리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축제장에서는 특히, ‘백두대간 송어축제’도 함께해 더욱 풍성한 볼거리로 꾸며졌다. 송어잡기 체험의 경우 300여명이 몰려 참여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인기 얻었다. 직접 잡은 송어를 바로 손질하여 송어회로 맛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여 좋은 호응을 이끌어냈다. 송어의 대중화 및 다양한 송어요리 개발을 위해 개최한 송어요리 경진대회 수상작 레시피는 관내 송어 판매점에 무료로 제공하여 송어 판매점의 매출 향상 및 송어 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송어축제는 최근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 방류를 시작함에 따라 해양수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깊어져 자연스럽게 내수면 수산물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획됐으며, 성공적인 축제의 마무리로 문경 송어의 위상을 널리 알렸다.□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문체부 선정 명예문화관광축제 ‘문경찻사발축제’가 지난 4월 29일 화려한 개막축하공연을 시작으로 5월 7일까지 총 9일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서 성공리에 개최됐다.축제에 앞서 서울 청계광장에서 수도권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현장 홍보를 시작으로 부산 벡스코 ‘제3회 대한민국 대표 축제 박람회’에 참여해 대중 선호도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발로 뛰는 현장 홍보를 통해 관광객을 이끌었다.이번 축제는 9일 동안 24만여명의 관람객이 축제장을 방문하고, 방문객의 소비 지출액을 바탕으로 산출한 경제적 효과가 137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한, 축제기간 동안 축제장 입장료와 주차요금, 전동차 운행을 전면 무료화로 관람객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특히, 올해의 축제는 ‘전통’과 ‘실용’을 동시에 갖춘 문경 찻사발을 만나볼 수 있었으며, 생활자기 경매는 출품된 도자기가 모두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문경찻사발축제의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도자기를 만들 수 있는 도자기 빚기 체험, 찻사발에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찻사발 그림그리기’, 더위를 날릴 수 있는 페달보트장과 풀장 속 숨어있는 황금 찻사발을 찾는 ‘황금찻사발을 찾아라’등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의 인기를 끌었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3-11-02
발길 닿는 곳곳 오색빛깔이 사뿐히 내려앉은 가을이다. 낙동강변의 유려(流麗)한 물길 옆으로 크고 작은 산 능선에 물든 알록달록 단풍 길과 너른 황금들판 사이의 오랜 가옥과 옛길이 이룬 고즈넉한 안동의 가을이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안동 단풍길 따라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자. 1.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는 ‘낙강물길공원’은행나무와 메타세쿼이아 등이 주를 이룬 안동댐 수력발전소 입구는 가을이면 울긋불긋 색깔의 향연을 펼친다. 특히 발전소 입구 좌측에 자리한 낙강물길공원(구 안동폭포공원)은 초록의 수련이 짙게 깔린 인공연못 위로 붉게 물든 단풍나무가 드리워진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내, 연못의 징검다리는 물론 나무 아래 곳곳의 벤치가 여행객들로부터 사랑받는 포토존이 되고 있다. 여기에 안동댐까지 에두른 산책로와 월영공원까지 이어지는 수변데크가 있어 평상시 산책코스로도 안성맞춤이다. 수력 발전소 입구를 지나 직진하면 월영교는 물론 안동시가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안동루가 나온다. 안동루에 올라 내려다보면 왼편의 샛노란 은행나무 길과 오른편의 새빨간 단풍나무 길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가을 감성으로 가득해진다. 2. 옐로우 카펫 따라 거니는 월영공원국내 최장 목책교로 안동호를 가로지르는 월영교의 월영공원 은행나무 길은 짙은 가을을 만끽하기에 최고의 장소다. 단풍이 드는 절정에 이르면 파란 하늘에 걸린 황금빛 오로라가 일렁이는 가을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강변을 따라 백여 미터가 넘게 조성된 은행나무 길은 샛노랗게 물든 은행나무의 단풍잎들이 월영공원 길 위로 소복이 내려앉을 때는 그야말로 장관이다. 월영공원은 은행나무 길 뿐만 아니라 울긋불긋 소소한 단풍나무와 물안개 낀 월영교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함께해 매년 이맘때 즘 사진작가들로부터 사랑받는 곳이기도 하다. 해질녘 노을 아래 물든 가을의 낭만을 찾는다면 월영공원의 은행나무 길을 추천한다. 3. 가을 단풍 물들어가는 숲길로 ‘안동호반나들이길’안동댐 보조호숫가를 따라 도는 호반나들이 길은 호수 속에 반영된 단풍과 고요한 숲 내음으로 마음의 안식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대한민국 국토경관디자인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력만큼 누구나 걷고 싶은 수변문화공간으로 안동 인근지역에서도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장소 중 하나다. 특히 숲속 길에서 바라보는 월영교의 자태는 한 폭의 풍경화를 보는 듯 신비감을 자아내 월영교와 짝을 이룬 관광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4. 안동호를 품에 안은 ‘안동민속촌’안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성곡동의 안동민속촌은 또 하나의 작은 안동이다. 안동댐으로 수몰된 민속 문화재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 그 의미로도 남다르지만 안동호의 풍광을 안고 에두른 8만여 그루의 나무가 안동민속촌의 가을을 붉게 물들여 지나는 발길을 저절로 멈추게 한다. 5. 가을 물길 속으로 들어가는 ‘선성수상길’물길 속으로 들어가는 듯, 그림 같은 경치를 벗 삼아 산책할 수 있는 안동 선성수상길은 가을이 되면 산악인들로부터 사랑받는 가성비 높은 등산코스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호수와 산길을 연계한 부교는 수위변동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여 안동호 위를 걷는 재미를 더한다. 9구간의 안동선비순례길 중 제1코스인 선성수상길은 도심에서 조금 떨어진 도산방면에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도 제격이며 선착장은 물론 선비순례길 마다 자리한 문화재를 만나는 유익한 즐거움도 더할 수 있다. 6. 천년사찰 세계유산 ‘봉정사’천년사찰인 세계유산 봉정사는 늦가을 정취가 만연할 때 고즈넉함이 더욱 깊어지는 곳이다.봉정사를 에두른 비스듬히 살아온 고목들은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의 품위에 걸맞게 고혹적인 붉은 단풍으로 자태를 뽐낸다. 특히 붉게 물든 산 아래 아침 안개가 드리운 봉정사의 새벽녘은 봉황이 곧 날아들 듯 그 유래만큼이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7. 퇴계와 나란히 걷는 ‘도산서원’가을의 도선서원은, 진입로의 진 붉은 빛깔의 단풍나무는 물론 도산서당과 전교당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들어 아름다운 서원의 곡선미와 함께 더욱 화려해진다. 시사단을 마주하고 앉아 나지막이 내려다보이는 풍광은 퇴계의 사색을 잠시나마 벗하며 바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힐링의 시간이다. 8. 하회마을의 가을세계유산 하회마을에 가을이 오면 제방을 따라 심긴 벚나무와 전통가옥, 그리고 집안에 심어진 감나무 등이 단풍에 물들어 각각의 색깔을 뿜어내며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마을 뒤 황금빛으로 물든 들판은 더욱 평화롭고 고즈넉한 목가적 분위기로 잔잔한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곳이다. 9. 갑시다, 나랑. 나랑 같이 ‘만휴정’안동시 길안면 묵계리에 자리한 만휴정은 조선 중기 문신 보백당(寶白堂) 김계행(金係行, 1431~1517)이 말년에 독서와 사색을 즐겨하던 곳이다. 가파른 기암에 흐르는 송암폭포 곁으로 자리한 아담한 정자가 하나 눈에 띄는데, 바로 만휴정이다. 얼마 전 종영한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장소로 입소문이 퍼져 만휴정으로 들어서는 다리는 인생샷 명소로 주말이면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본래 하나의 자연인 듯, 단풍으로 물든 깊은 산새 안에 어우러진 정자가 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사색하기 좋은 계절 가을코스로 제격이다. 10. 가을에 핑크샤워해요 ‘안동강변 핑크뮬리 그라스원’탈춤공연장 앞 강변이 핑크빛으로 물들었다. 울긋불긋 익숙한 가을단풍 대신 조금은 특별한 나들이를 찾는다면 바로 안동강변의 핑크뮬리 그라스원을 추천한다. 이색적인 가을 정취로 ‘핑크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영가대교를 배경으로 다양한 포토존을 담고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핑크뮬리는 실물로도 고혹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지만 사진에 담을 때 더 빛을 발한다. 살짝 밝은 필터를 적용하면 어디서나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산소카페 청송군’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수려하고 청정한 자연을 배경으로 청송사과의 수확철을 맞아 풍성하고 다채로운 청송사과축제를 마련한다.제17회 청송사과축제는 ‘청송사과, 찬란한 금빛 향연’이란 주제로 오는 11월1일 청송읍 월막리 용전천(현비암 앞)에서 화려한 막을 올려 5일까지 5일간 개최된다.청송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산소카페 청송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 최고의 청정 관광도시를 더욱 부각시키고 용전천 현비암 주변 자연경관에 빛을 수놓은 야간 경관조성사업을 축제와 연계해 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축제장을 만들었다. □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청송사과 우수성 알려청송군은 대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지속가능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해 청송사과축제의 글로벌 축제 도약을 꿈꾼다.온라인축제는 지난 6일부터 11월 5일까지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청송사과축제 대표 체험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게임 4종(청송퀴즈, 박터뜨리기,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을 선보여 축제 형태를 다양하게 변화시켰다.내달 1일부터는 축제장에서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준비도 마쳤다. □ 대표 프로그램 ‘청송꽃줄엮기 전국대회’‘청송꽃줄엮기 경연대회’를 전국대회로 확대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꽃줄엮기 경연대회는 최우수상 시상 훈격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시켰다.청송군은 청송사과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청송꽃줄엮기’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데 한걸음 다가가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청송사과축제 홍보관 운영청송사과, 사과 요리, 사과 가공품 등을 전시하는 사과축제 홍보관을 지난해에 이어 210평 규모로 조성해 청송군의 황금사과를 특화 전시한다.역대 사과왕 화판과 올해의 황금진·사과왕 입상작을 전시하고 스마트 다단재배 시설 설치를 통해 청송사과의 역사와 선진화된 사과재배 기술은 물론 사과재배 최적지의 자연환경을 동시에 홍보한다.홍보와 더불어 사과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청송군 우리음식연구회에서 개발한 사과요리를 선보인다. 사과떡볶이와 사과떡갈비 등 청송사과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6~8종의 요리 및 디저트도 시식·판매할 예정이다.또한 시네빔을 활용한 청송관광 홍보 동영상 상영으로 청송군의 대표 관광자원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기회도 만들었다. □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하는 프로그램 구성올해 축제는 청송사과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와 사과 방망이 체험 등 전 연령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꾸며진다. 또한 8개 읍면 주민과 풍물단이 함께 하는 ‘청송사과 퍼레이드’, ‘청송군민 노래자랑’을 통해 군민과 관광객 모두가 하나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행사장 주무대에서는 풍성한 공연 프로그램도 이어진다.연계공연으로 장윤정, 나태주, 홍지윤 등이 출연하는 ‘헬로콘서트 좋은날’ 녹화 공연과 송가인, 박지현, 박구윤 등이 출연하는 ‘세계유교문화축전’이 이어진다. 이찬원, 정동원, 조정민 등이 출연하는 ‘사과축제공연’과 손태진, 지원이 등이 초대가수로 출연하는 ‘청송군민 노래자랑’도 개최된다.이밖에도 축제 기간 동안 제26회 청송문화제, 시니어 한마당, 건강체조 경연대회,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되어 있다.또한 소공연장 프로그램으로는 사과 올림픽 3종, 청송 골든벨, 청송군민이 구성하는 재능기부공연 등이 준비된다. 원산지 표시 위반자 의금부 압송 시연과 2023 청송황금사과배 전국고교장사씨름대회 등 특별 행사도 더해진다. 더불어 사과·사과즙·사과떡 시식·판매와 무료 차 시음 등의 상설 행사도 마련돼 청송사과축제를 찾은 관광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 꼭지 무절단 사과 판매청송군은 올가을 만생종 사과부터 꼭지 무절단 사과를 농산물산지공판장을 통해 출하할 수 있는 유통구조 구축을 본격 전개해 나가고 있다.꼭지 무절단 사과는 청송군에서 청송사과 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역점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사과 꼭지를 치지 않음으로써 농가의 인건비를 절감하고 과실 신선도 향상에 효과적이다. 소비자는 더욱 신선한 사과를 맛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이번 사과축제장에서 판매할 사과도 모두 꼭지 무절단 사과이다. □ 바가지요금 및 불공정 상행위 근절 신고센터 운영특히 올해는 전국적으로 축제장 바가지요금이 크게 이슈가 된 만큼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반을 편성하고 사과축제장 내 신고센터에 전담 공무원을 배치 운영하는 등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장, 후한 인심과 정이 넘치는 축제장을 만들어낼 방침이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올해 역시 축제장을 찾는 모든 사람들이 만족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청송사과축제는 꼭지 무절단 사과로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의 차별성과 우수성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윤 군수는 또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을 바탕으로 안전한 축제를 만들고 신고센터 운영을 통한 바가지요금 없는 축제장을 만듦과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청송/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3-10-29
곡성은 시골스러운 풍경을 가장 잘 간직한 곳이다. 곡성을 휘감아 흐르는 섬진강은 어머니의 젖줄처럼 푸근하기만 하다. 맑은 물길은 들판과 만나고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감성을 적시는 풍경이 펼쳐진다. 가을의 중턱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자연의 순정함이 가득한 곡성으로 떠나보자.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의 가을. ◇섬진강의 무릉도원 ‘침실습지’전남 곡성에 있는 섬진강은 수많은 보물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연 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침실습지는 아름다움의 으뜸으로 칠 만하다. 침실습지는 섬진강과 곡성 군내에서 흘러든 곡성천, 고달천, 오곡천 등이 만나는 길목에 형성된 자연형 하천 습지다. 침실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는 명당’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어 ‘섬진강의 무릉도원’으로 불리는 침실습지는 203만㎡ 규모로 형성돼 있다. 수달과 삵, 남생이, 흰꼬리수리 같은 멸종위기 야생 생물을 비롯해 6천665종이 넘는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습지 인근 주민들도 수달을 종종 목격하는데, 수달 서식지가 있다는 것은 습지의 생태 피라미드가 건강하다는 증거다.침실습지 전역에는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버드나무 군락이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홍수로 많은 나무가 쓸려 내려가 숲처럼 무성했던 모습이 사라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살이 돋듯 조금씩 회복하는 중이다.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는 습지의 모습에서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여울지는 강물과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소박한 들꽃 등 침실습지의 주변 풍경도 매력적이다. 특히 새벽 풍경은 필설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습지 사이로 갈대가 흔들리고 안개가 짙게 피어오르면 물고기들은 숨을 죽이고 밤을 새운 왜가리만 푸드덕거린다.새벽 추위를 떨치고 섬진강 서편 강둑에 새벽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카메라 렌즈로 강물을 응시하고 있다. 침실 습지가 제법 넓기 때문에 인근만 둘러보려면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왕복한 뒤 생태 관찰 데크를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좋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침실목교는 제법 길고 외형이 아름다워 포토존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사진작가들이 모여드는 곳은 해뜰녘에는 고달교 남쪽으로 200m 지점에 있는 섬진강 서편 강둑이나 생태데크가 시작되는 지점, 혹은 침곡목교 위쪽이다. 해질녘에는 동악산으로 떨어지는 풍광을 렌즈에 담는 포토그래퍼들을 볼 수 있다.침실습지는 물을 바라보며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물멍’의 최적지다. 모든 시름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을 터다. 하이라이트 구간은 퐁퐁다리다. 철제 다리에 작은 구멍이 뚫려 물에 잠겨도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한다. 퐁퐁다리 한복판에 있으면 흐르는 물소리만 끊임없이 들린다. 쉴 새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복잡하던 머릿속이 말끔히 비워지고 자연과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코키아 단지가 조성된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침실습지 인근의 또 다른 명소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4만㎡ 부지에 유리온실, 초콜릿을 만들어보는 로즈카카오체험관, 장미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이국적인 분수대와 연못, 정자가 어우러진 장미공원은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가을 끝 무렵인 이맘때에는 붉게 물든 코키아(댑싸리) 단지가 사람들로 북적인다.기차마을답게 증기기관차를 타고 가정역까지 짧은 기차 여행도 할 수 있는데, 열차 안에서 쫀드기와 별사탕처럼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전부리도 판다. 가정역에 내리면 섬진강을 따라 옛 전라선 철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체험할 수 있다.기차마을에서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곡성의 숨은 명소인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다. 국도 17호선이 지나는 신기 교차로에서 곡성 군내로 들어서는 2차선 도로를 따라 메타세쿼이아가 하늘로 시원스레 뻗었다. 녹색으로 쭉쭉 뻗은 여름철에도 좋지만 나뭇잎이 갈색으로 물드는 가을 풍경이 으뜸이다. 800m 남짓 늘어선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논 풍경도 볼거리다.영화 ‘곡성’을 본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종구(곽도원 분)가 딸 효진(김환희 분)과 오토바이를 타고 가며 환하게 웃던 장면이 떠오를 것이다. 도로변에 주차공간이나 갓길이 없지만 차량통행이 적은 편이라 느긋하게 드라이브 하기 좋다.숲속에 스며든 가을 정취를 느끼고 싶다면 동악산 자락에 있는 도림사가 제격이다. 도림사(道林寺)는 신라시대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옛이야기에 따르면 도인이 숲처럼 모여들어 도림사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규모는 작지만 보물로 지정된 과불탱과 아미타여래설법도 등 문화재를 품고 있다.도림사 앞에 이르면 돌을 층층이 쌓아올려 만든 돌계단이 보인다. 수작업으로 한 칸 한 칸 쌓아 올렸을 계단은 보기에 아름답고 편안하다. 절에 들어서기 전 계단을 천천히 오르며 마음을 추스른다. 한 칸씩 계단을 오를수록 도림사의 기품 있는 풍경이 눈으로 가득 들어온다. 고즈넉한 절 마당에 청량한 목탁소리가 울려 퍼진다. 푸른 숲을 배경으로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도림사의 전경 앞에 마음이 맑아지는 순간이다. 곡성 8경 가운데 하나인 도림효종(道林曉鐘)은 도림사의 종소리가 새벽 기운을 타고 먼 곳까지 은은하게 퍼진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요하고 한적한 경내에 맞은편 계곡에서 흐르는 물소리가 잔잔한 음악처럼 퍼지고 가을빛으로 물든 나무가 하나, 둘 잎을 떨어뜨린다. 계곡 암반에 앉아 계절이 지나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어느새 자연과 하나 된 자신을 발견한다.동악산 북쪽에 있는 치유의 숲은 가을철 산책로로 명성이 높은 곳이다. 산림청 산하기관인 한국산림복지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곡성 치유의 숲에서는 동악산 등반, 꽃차 블렌딩을 비롯해 산림을 이용한 치매 예방, 수면 건강 증진 프로그램, 숲에서 실시하는 태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별빛 가득한 곡성섬진강천문대곡성섬진강천문대는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바라고 서 있다. 순하게 흘러드는 물줄기처럼 둥글둥글 참 유한 모습이다. 한데 여느 천문대와 달리 평지에 자리해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게다가 주변으로 민가도 더러 눈에 띈다. 사실 이곳 곡성섬진강천문대가 들어서 있는 고달면 가정마을길 일대는 천문대가 들어서기에 그리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지는 못하다.천문관측을 위해서는 주변의 인공광원이 없을수록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곡성섬진강천문대를 찾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건 천문대 측이 마을주민들과 불리한 여건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합심하여 노력한 덕이다.우선 천문관측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마을과 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에 갓을 씌워 빛이 위로 향하지 못하게 했고, 천문관측이 이뤄지는 시간대 도로를 지나는 마을 차량들은 스스로 헤드라이트의 불빛을 끄고 지나기도 한다./곡성=글·사진 최병일 여행전문기자
2023-10-26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인 채 남아있을 수 있다는 건얼마나 큰 축복인가.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채로함께하는 사람과는 함께인 채로누구도 떠나지 않고무엇도 끝나지 않으며그렇게 영원할 수 있다는 것은.어렸을 땐 이야기의 끝이 무서웠다.그들의 행복이 영원할지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었으므로.그들이 떠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남겨진 나는그들의 손 한번 잡아 볼 수 없고숨결 한번 느껴 볼 수 없으므로. 그럼에도 이야기의 끝이란 얼마나 큰 축복인가.시간이 멈춘 청하 공진시장을 거닐며공기에 벽돌에 슬레이트 지붕에 스며 있는사랑과 따스함을 만져 볼 수 있다는 것이.크릴새우 먹는 펭귄과바다사자 먹는 북극곰이서로 사랑하며 살 수 있는 곳에우리도 크고 작은 발을 얹어 볼 수 있다는 것이. 그가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가 그를 사랑하듯내가 너를 사랑하고 네가 나를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이.그 멈춘 이야기 속에 우리 이야기 한 스푼 섞어서다시 한번 이어 나가게 할 수 있다는 것이.- 글 : 이가은(서울대 국문과 박사 수료) 임주은 임주은 1982년 포항에서 태어났으며 대구가톨릭대 공예과를 졸업했다. 개인전 2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아트페어에 서양화 작가로 참여했다. 현재 포항문화재단 이사, 포항청년작가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 경북청년작가회 등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3-10-23
영덕군 영덕읍 영덕대게로. 시원스레 펼쳐진 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거대한 약사불(藥師佛·약사여래, 약사유리광여래, 약사불로 불리는 부처. 불교에서 중생의 병을 고쳐주는, 즉 의사와 약사 역할을 하는 부처를 지칭)이 우뚝 서게 된다.길이 46m의 약사불 아래로는 법당을 만들어 10만의 부처를 봉안할 예정. 소요될 것으로 추정되는 예산만 200억 원. 어마어마한 프로젝트다. 이름하여 ‘청동 동해 약사불 대작불사(大作佛事)’이를 주도하고 있는 사람은 영덕 기원정사의 주지 자명 스님(58·속명 김상노).호방한 웃음과 거침없는 몸짓으로 대중에게 설법하고, 또한 자신이 작사한 노래를 통해 보다 친근하게 불교의 교리를 전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청명한 가을 햇살이 좋던 지난 19일 오전이었다.그와 주고받은 이야기는 유쾌하고 희망적이었다. 자명 스님은 마주 앉은 사람을 편안한 웃음으로 이끄는 힘을 가진 승려였다.아래 그날 나눈 이야기를 바탕으로 자명 스님의 과거와 현재를 요약하고, 나아가 그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향후 10년의 꿈을 그려보려 한다. □ 가난했던 중고교 시절… “나를 위로해준 건 음악”1965년 경남 진주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마산(지금의 창원시)으로 이주한 자명 스님.몸이 불편해 경제활동이 어려웠던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는 도축장에서 고기를 사다가 바구니에 이고 다니며 팔았다. 행상으로 3남 1녀를 키우던 어머니가 자명 스님이 열두 살이던 때 세상을 떠났다. 이어 3년 후엔 천식을 앓던 아버지까지 돌아가신다.불행은 연이어 오는 것일까? 자명 스님의 중고교 시절엔 형님 둘도 불귀의 객이 됐다. 안타까운 요절이었다. 소년 김상노(자명 스님)는 험한 세상에 누이와 단 둘이 남겨졌다. 그 시절 ‘외로운 소년 김상노’를 위로해준 건 라디오에서 들려오던 노래들.‘경남의 명문 고교’로 불리는 마산고등학교를 다니면서도 대학 진학은 생각할 수 없었다. 학비가 없었으니까. 고교를 졸업하고는 고물 수집을 시작했다. 그런데, 남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고물을 모은 자명 스님은 20대 초반에 작지 않은 돈을 벌게 된다.자신이 번 돈으로 대학을 갈 수 있게 되자, 경남대 정치외교학과에 진학한다. 이후에도 막노동 등으로 학비를 마련하며 대학을 다녔다. 낙천적이고 활달한 기질은 대학에서도 자명 스님을 주목받게 했다. 학교를 마치고는 다소 생뚱맞게도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다.자명 스님은 보험 영업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거둔다. 당시 프로야구 선수 선동열이 약 1억 원쯤의 연봉을 받았는데, 자명 스님은 보험왕이 돼 한 달에 1천만 원 이상을 벌었다.드라마 같은 자명 스님의 인생은 30대에도 이어진다. 1995년엔 무소속으로 출마해 만 30세에 최연소 도의원이 된 것.그때 지역 아파트 단지에 주차된 차의 유리창을 닦아주고는 ‘맑은 세상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쓰인 조그만 명함을 와이퍼에 끼워둔 선거운동 방식은 지금까지도 마산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정치판에서 부대끼며 권력의 덧없음을 돈오(頓悟·갑작스런 깨달음)한 자명 스님이 출가를 결심한 건 2005년이다. 산속의 컴컴한 토굴에서 1년 6개월을 지내며 마침내 자명 스님은 석가모니의 진면목에 눈뜨게 된다.□ 스승 영경 스님의 화두 “칼끝에 묻은 꿀을 빨고 살지 마라”2012년 출가한 지 7년이 흐른 후 자명 스님은 양산 통도사에서 영경 스님의 상좌(上佐)가 된다. 스승은 이런 공안(公案·화두)을 자명 스님에게 던졌다고 한다.“대장부답게 살아라. 칼끝에 묻은 꿀이나 핥고 살아서는 안 된다.”자명 스님은 최근 10년 동안 10장의 찬불가 앨범을 만들었다. 사람들에게 설법하는 방식으로 ‘노래’를 택한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자명 스님은 이렇게 답했다.“불교 신자들이 늙어가고 있다. 이는 저변의 약화로 이어진다. 한국에선 기독교 신자가 17%, 가톨릭 신자가 7%, 불교 신자가 16%쯤 된다고 한다. 이는 종교 자체에 무관심하거나 비판적인 사람들이 60% 이상이라는 이야기다. 1천600년 한국 불교의 역사와 부처님이 펼친 뜻을 보다 쉽고 편안하게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게 ‘노래로 하는 설법’이다.”거기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내가 만들어 부르는 찬불가가 사람들에게 작은 치유와 위로로 다가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겠다.” □ 동해안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는 청동 약사대불찬불가로 보다 친숙하게 불교의 교리를 설파해온 자명 스님은 지난 10년간 또 하나의 큰 불사를 차근차근 준비해왔다.영덕 기원정사 주변을 깔끔하게 정비하고, 입구에는 도로를 만들었다. 도로 개설 허가를 받고 완공하기까지 8년이 걸렸다고 한다.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었다.이제 ‘청동 동해 약사불 대작불사’의 구체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일단 오는 29일 일요일엔 ‘불두봉안(佛頭奉安) 봉축법회’와 이를 축하하는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불두봉안’이란 부처의 머리를 받들어 모시는 행사를 말한다. 이미 기원정사 인근엔 11m에 이르는 불두가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날 음악회엔 가수 김범룡과 윤태화, 광우 스님과 범준 스님이 초청됐다.46m의 대형 청동 약사불만으로도 영덕을 넘어 동해안의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자명 스님의 미래 계획은 거기서 그치지 않는다.“앞으로 10년 동안 대형 와불(臥佛·누워있는 불상)과 아미타불(阿彌陀佛·서방 극락정토의 주인인 부처)을 만드는 불사도 동시에 진행할 예정이다.”짙푸른 동해 곁에 우뚝 설 초대형 약사불의 ‘불두’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한 이들은 이번 휴일 영덕 기원정사를 찾아 가을날 정취와 찬불가, 가수들의 공연까지 즐겨보는 건 어떨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숨결이 살아있는 영덕에서 지난 21일 호국 벨트 조성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호국보훈 음악회 ‘다시,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가 성황리에 개최됐다.이날 오후 영덕군 장사상륙작 전승기념공원에서 열린 행사는 영덕군과 경북남부보훈지청이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했으며 김동희 영덕군 부군수, 김지현 경북남부보훈지청장과 손덕수 영덕군의회의장, 최윤채 본지 대표이사 등 내빈과 영덕군민 1천여명이 대거 참석했다.식전 행사는 영덕줌마난타의 신명나는 공연으로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인칸토솔리스트의 앙상블이 가을 하늘과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선율을 선보였다.이후 박문태 역사해설가의 장사상륙작전 의미에 대한 설명과 제2작전사령부 의장대의 절도 있는 시범 공연이 관람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나라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었던 772명 학도병의 숭고한 희생을 소재로 한 영화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장면을 보여주며, 국군장병들의 고마움과 행복한 오늘, 밝고 희망찬 내일을 기원하는 시간을 가졌다. 죠이풀어린이합창단의 맑고 청아한 음색과 흥겨운 율동은 관람객들에게 순수한 감동을 선사해줬다.곧이어 ‘미스트롯 2’ 경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인기 가수 은가은을 비롯해, 듀엣가수 최성과 서후의 공연이 이어지자 관중들이 동시에 환호하며 한껏 열기를 더했다.이들은 댄스와 함께 신나는 ‘인기곡 메들리’로 열정적인 무대를 선사했다.마지막 무대의 주인공은 바로 마야였다. 마야는 ‘쿨하게’, ‘붉은 노을’, ‘진달래꽃’ 등 히트곡을 잇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무르익게 했다.관객들은 객석까지 내려와 열창하는 출연 가수들과 함께 환호하고 춤을 추며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김동희 영덕군 부군수는 “나라를 위해 목숨 바쳐 피지도 못한 이들의 넋을 기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며 “호국의 고장 영덕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 갔으면 한다”고 전했다. 김지현 경북남부보훈지청장은 “국토 수호를 위해 애쓴 호국영령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드리다”면서 “그분들의 뜻을 받아 우리나라 발전을 위해 나아가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이어 손덕수 영덕군의회의장은 “오늘 음악회는 보훈단체 뿐만 아니라 주민과 함께하는 음악회다”며 “모두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오늘 이 자리가 영덕군이 호국보훈의 중심지로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영덕이 호국보훈의 성지가 될 수 있도록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윤식·이시라기자사진=이용선기자
2023-10-22
“영덕군은 목숨을 걸고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한 의병장 신돌석의 고향인 동시에, 일제강점기 애국항일운동의 역사적 한 장면으로 기록된 3·18 영해 독립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다. 또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풍전등화의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낸 학도병들의 숭고한 희생으로 기억되는 장사상륙작전이 진행된 곳이기도 하다.”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숨결이 살아있는 영덕군과 오늘날 한국을 있게 한 국가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담당하는 경북남부보훈지청(지청장 김지현)이 ‘호국 벨트 조성 프로젝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영덕은 228명의 독립유공자가 생활하고 있고, 이는 군 단위로는 경북 최대 숫자다.김광열 영덕군수를 비롯한 공무원과 영덕군민들은 이러한 ‘호국보훈의 이미지’를 극대화시키고, 나라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 이들의 넋을 기리고자 호국 벨트 조성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것.오는 21일엔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영덕군과 경북남부보훈지청이 공동 주최하는 호국보훈 음악회가 열린다. 이름 하여 ‘다시,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21일 오후 2시 장사상륙작전이 펼쳐진 장사해수욕장 전승기념공원에서 진행될 이번 음악회엔 지역민들이 준비한 식전 공연이 열리고, 영덕군 어린이 합창단도 참여한다. 최성과 박혜민, 은가은, 마야 등의 가수는 공연을 통해 영원히 잊어서는 안 될 순국선열의 숭고한 뜻을 되새기게 된다.“이날 행사엔 생존한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어르신들도 초대한다”는 것이 영덕군청의 설명이다. 음악회 사회는 아나운서 문채희가 맡는다.향후 다양한 방면에서 추진될 영덕군의 호국 벨트 조성사업과 호국보훈 음악회 ‘다시,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에 앞서 위에 언급된 신돌석 의병장과 3·18 영해 독립만세운동, 장사상륙작전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이는 영덕군의 긍지이자, 나아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다시 학습한다는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서른 살이 되기 전 안타깝게 순국한 신돌석… 사후 건국공로훈장 추서의병(義兵)은 ‘국가가 적으로부터 침탈당해 위기에 처했을 때 통치권자의 명령 없이 스스로 뜻을 세워 외적에 대항해 싸우는 민간인 병사’다. 의병이 된다는 건 하나뿐인 목숨을 걸어야하는 일이니 누구도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다.조선이 기울어가던 무렵부터 대한제국을 거쳐 일제강점기까지 영덕에선 적지 않은 의병들이 자발적으로 일어나 조국을 위해 싸웠다. 그들이 보여줬던 애국정신은 오늘날까지도 선명하다. 사학자들은 영덕 출신 의병장 신돌석을 지목해 “최초의 평민 의병장으로 견인불발(堅忍不拔)의 용기와 저항의식을 보였기에 영덕을 넘어 경상북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고 말한다.1878년 영덕군 축산면 도곡리에서 태어난 신돌석은 어릴 때부터 부당한 일을 가만히 두고 보지 않았던 기개 높은 소년이었다. 1905년 을사늑약이 체결된 후 나라의 운명이 위험에 처하자 신돌석은 일본과 싸울 것을 결의하고, 1906년 영릉의병진(寧陵義兵陣)을 만든다. 이후 동해안과 태백산맥을 거점으로 일본군과 여러 차례 전투를 벌였다.당시 신돌석은 일본군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신장군실기’는 신돌석을 “그 모습이 장대하고 여력이 뛰어나 수십 길의 언덕을 가볍게 뛰어 넘었다”고 썼고, ‘의병대장신동유사’는 “전신주를 뽑아 일본 공병 5~6명을 무찔렀다”고 기록했다.신돌석은 영덕과 영해를 넘어 강원도 삼척에서까지 우리의 농수산물을 약탈하는 일본군에게 치명적 타격을 가해 이름을 높였다. 그랬으니 1907년 경기도 양주에서 전국 의병장들이 모였을 때 교남창의(嶠南倡義) 대장으로 추대된 것은 당연한 수순.호국과 애국의 마음으로 자신을 나라에 바친 신돌석은 서른이 되지 못한 채 젊은 나이에 순국한다. 국가는 그의 높은 충절과 의기를 기려 건국공로훈장을 추서했다.□ 김세영과 권태원이 주축이 된 1919년 3·18 영해 독립만세운동3·18 영해 독립만세운동은 8명의 순국자와 16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1919년 대표적인 독립만세운동의 하나다. ‘두산백과’는 이 운동을 비교적 상세하세 서술하고 있다. 아래 인용한다.“영덕 지역의 독립만세운동은 고종의 장례에 참례해 3·1운동을 직접 보고 귀향한 김세영이 구세군 참위 권태원 등 군내 인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면서 추진됐다. 권태원은 정규하·남효직·남여명·박의락 등과 뜻을 모아 영해읍 성내동의 장날인 3월 18일에 거사하기로 결의했고, 이 일대의 향반과 유지들에게도 참여 약속을 받아냈다. 당일 오후 1시. 정규하와 박의락이 영해 주재소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대한 독립 만세’를 외치자 장터에 모인 3천여 명이 일제히 호응했다. 행진에 나선 시위대는 저지하는 일본 경찰에 저항했고, 영해공립보통학교와 영해면사무소, 영해우편소 등을 차례로 파괴했다. 이 만세 시위는 인접한 병곡면까지 이어져 밤이 새도록 시내를 누비며 ‘독립 만세’를 불렀다.” □ 장사상륙작전, 10대의 학도병들 나라를 위해 목숨 걸다장사상륙작전은 1950년 한국전쟁 발발 초기 불리했던 전황을 단숨에 뒤집어엎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을 견인했다. 작전의 성공 뒤에는 수많은 10대 학도병들의 희생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시작된 지 3개월. 경상남·북도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남한 땅이 북한군의 손에 들어갔다.한국군 수뇌부와 UN군 사령부에겐 상황을 단숨에 역전시킬 획기적 작전이 필요했다. UN군 사령관 더글러스 맥아더는 “성공 확률이 낮고, 큰 희생이 예상된다”는 미국 워싱턴 정부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인천상륙작전을 추진한다.그때 한국군 총참모장이던 정일권 육군 소장도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한국전쟁의 승패가 좌우될 인천상륙작전 성공을 위해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만들어졌다.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있기 몇 시간 전. 경상북도 영덕군 남정면 장사동 해변으로 학도병 772명이 헤엄을 치거나 해변 소나무에 연결된 로프를 이용해 육지에 올라섰다. 장사상륙작전의 시작이었다.90% 이상이 총 한 번 쏴본 적 없는 어린 학생들로 구성된 그들은 당시 북한 조선인민군 최정예 부대로 평가받던 2군단과 당당히 맞서 7번 국도를 봉쇄해 조선인민군의 보급 루트를 끊었고, 소련제 기관총이 쏟아내는 수천 발의 총탄 앞에서도 두려움을 이기고 ‘200고지’를 탈환하는 전과를 거둔다. 이는 학도병들의 순정한 애국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터.이번에 호국보훈 음악회 ‘다시, 우리의 영웅들과 함께’가 열릴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은 바로 이들 수백 명 학도병의 순수한 열정과 나라사랑 정신을 받들어 만들어진 공간이다. 영덕군의 호국 벨트 조성사업과 호국보훈 음악회 개최 소식을 들은 다수의 영덕군민들은 “내세워 당당히 자랑할 수 있는 영덕의 애국정신을 알리고, 독립과 자유를 위해 희생된 순국선열의 뜻을 기리는 의미 있는 사업과 행사”라고 입을 모았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10-15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제도 시행이 본격화됐다. EU는 탄소배출량에 따라 수출 품목의 세금을 매기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을 위한 전환기 가동을 지난 1일부터 시작했다. 전환기 가동에 따라 2025년말까지 EU 외 제 3국에서 생산된 시멘트, 전기, 비료, 철 및 철강제품, 알루미늄, 수소 등 6개 제품군을 EU에 수출하려면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산출해 EU에 분기별로 보고해야 한다. 이처럼 ‘탄소 배출량’이 무역시장 경쟁력 확보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표로 떠오르면서 산업계는 저탄소 생산 프로세스 개발, 저탄소 친환경 제품 개발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이런 세계 산업계의 흐름을 기회로 활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다. 탄소중립과 관련된 친환경 사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인도네시아는 탄소중립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글 싣는 순서1. 포항 영일만의 기적, 인도네시아에 닿다2. 이차전지 날개 단 인도네시아, 포항시 기회 찾으려면3. 인도네시아와 포항 기업 간의 교류 현 주소4. K기업문화, 인도네시아에 퍼진 한국기업 저력5. 탄소중립 시대, 인도네시아에서는 어떻게 ◇ 인도네시아 탄소중립 정책인도네시아는 아세안(ASEAN) 국가 중 탄소배출량이 가장 높은 나라다. 그러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함께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선도적으로 탄소중립에 뛰어 든 국가이다.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다소 늦은 2060년까지 단계적으로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탄소중립을 위해 2025년까지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3%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3천686기가와트(GW)에 달하는 동남아시아 최고 신재생에너지 발전 잠재력을 실현시키기 위해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토지 확보 절차를 간소화하고, 유리한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등 규제 장벽을 혁파하는 옴니버스법을 입안했다.최근 인도네시아 정부가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전기차 비즈니스도 탄소중립 트렌드와 맞물려있다. 인도네시아는 전기차 산업이라는 고부가가치 산업 발전을 통해 탄소중립 시대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동시에 자국 탄소 배출 저감을 꾀하고 있다.◇ CCUS, 국내 철강업계 ‘탄소’ 고민 해소하나인도네시아가 탄소중립시대에 주목하고 있는 또다른 사업은 바로 ‘탄소포집 및 저장기술(Carbon Capture Utilization Storage·CCUS)’이다. 제철, 화력발전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분리, 포집해 저장하는 것이다. CCUS 기술은 탄소중립 실현의 가교가 되는 ‘브릿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21년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감축량의 14%를 CCUS가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탄소포집 기술을 이용하면 대기중에 배출되는 탄소를 포집해 고갈 유전, 가스전 등에 수십~수백만년 저장할 수 있다. 탄소 포집, 운송, 저장 기술은 이미 어느정도 상용화돼 있고, 기술 성숙도도 높아 단기간 내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인도네시아는 CCUS 사업을 추진하기에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CCUS 사업 추진 시 탄소는 주로 폐가스전, 폐유전에 저장되는데, 인도네시아는 수많은 가스전과 유전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는 탄소 저장 공간이 풍부한 점을 활용해, CCUS를 활용한 수소·암모니아 발전 기술 개발을 발표하는 등 친환경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미국 석유기업 엑손모빌과 인도네시아 국영 에너지 회사 페르타미나가 진행한 공동 연구에 따르면 페르타미나 소유 석유 및 가스전에 10억 톤(t)의 잠재 탄소 저장 용량이 발견됐다. 한국의 경우, 이산화탄소 저장 공간이 부족해 탄소포집기술 활용이 제한적이다.한국석유공사(KNOC) 주도로 동해가스전 저장소를 개발하고 있지만, 연간 40만 t 수준에 불과하다. 철강업계에서만 연간 탄소배출량이 1억t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많은 민간 기업들은 탄소포집, 저장, 활용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말레시아, 인도네시아 등 해외 탄소 저장소를 확보하고 있다.포스코는 인도네시아를 눈여겨보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 국영가스공사인 ‘페르타미나(Pertamina)’와 탄소 포집 및 저장 사업을 추진하고자 협력하고 있다. 찔레곤에 위치한 크라카타우 포스코에서 50~250㎞ 떨어진 인근 해상에 고갈중인 유전과 가스전을 활용해 탄소를 저장하는 것이 계획이다. 포스코는 2030년부터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폐유전 및 가스전에 보관하는 실증사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SK ES도 인도네시아 페르타미나와 MOU를 체결해 CCS 분야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페르타미나는 미국 엑손모빌, 프랑스 에르리퀴드, 일본 미쓰이 등과 협업해 CCUS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유전, 가스전을 탄소 저장소로 활용할 경우 탄소를 가스전에 넣는 과정에서 유전과 가스전에 남아있는 석유, 가스 또한 완전히 추출해 사용할 수 있어 탄소 저장과 활용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항시, 탄소 중립 시대에 생존하려면포항시도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화두에 주목하고 있다. 포항시는 탄소중립에 따른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래 먹거리 선점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가 집중한 5대 신성장 사업은 이차전지, 수소, 바이오, 철강신소재, 미래기술 분야다. 이 중에서도 포항시는 탄소중립 이라는 시대적 흐름에 급부상하고 있는 이차전지와 수소 분야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이차전지 분야에서의 성과는 뚜렷했다. 포항시는 빠르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을 예견하고 전기차의 심장인 이차전지 산업 유치에 총력을 다했다.전국 최초로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나선 결과, 지자체 중 유일하게 3년 연속 우수 특구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차전지 종합관리센터를 건립하고 관련 산업 육성 조례를 제정하는 등 이차전지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2023년 상반기에만 5조 5천억원의 기업 투자 유치를 이끌어냈다.포스코케미칼, 에코프로 등 유수의 이차전지 소재 업체들을 보유하고 있는 포항시는 올해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지정되며 지역 산업 구조 다변화의 성공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이차전지 산업과 더불어 수소 산업도 포항시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타조사를 전국에서 유일하게 최종 통과하면서 포항시는 친환경 수소경제 허브도시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년까지 수소 기업 70개사를 유치하는 등 수소 생산과 소비가 연결되는 수소도시로 거듭나겠다는 것이 포항시의 계획이다.핵심은 포스코의 포항제철소에 있다.포스코 포항제철소에는 이미 생산 공정에서 부생 수소가 발생하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이미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 일부를 포항철강공단 내 수요기업에 공급하는 배관 공사에 착수했다. 총 172억원을 투입해 포항제철소 수소공장에서 수소저장탱크를 추가 건설하고 수소공장부터 포항철강산업단지 구간(5.4㎞)과 제철소 산소공장부터 포항철강사업단지 구간(4.3㎞)에 배관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포항제철소가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포항시에게 큰 기회다.포스코는 2050년까지 20조원을 투자해 포항제철소에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업 추진에 따라 수소환원제철 설비 하이렉스 (HyREX) 3기, 전기로 1기, 제강공장, 수소저장설비, 원료저장설비 등이 신규 설치될 예정이다.포스코가 수소환원제철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포항, 광양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포스코 자체 수소 수요만 연간 수백만t에 이르게 된다.포스코는 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2050년까지 연 700만 t의 수소를 생산하는 수소 기업이 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막대한 양의 수소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수소 관련 인프라도 빠르게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수요가 확보되고, 수소 공급, 운송, 저장 시설들이 들어서게 되면 연관 산업체 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수소, 이차전지가 유망산업인만큼 많은 지자체들이 두 분야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여러 지자체와의 경쟁 속에서 이차전지 산업이 포항에서 둥지를 틀 수 있었던 것은 이차전지 산업의 가치를 알아본 선구안과 빠른 행정력 덕분이었다. 아직 초기 단계인 수소산업이 포항에서 영글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인터뷰 포스코 인니 최부식 박사“친환경 탄소중립, 탄소포집기술 중요”인간이 오랜 기간 사용 해 온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를 개발한다는 것은 당연히 어렵고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러나 기후 변화가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데, 언제까지 기술 개발을 기다릴 수는 없다. 화석연료를 대체할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지구에게 시간을 벌 기술이 필요하다.지난 8월 31일 자카르타에 위치한 포스코 인도네시아 법인 사무실에서 최부식(51·사진) 박사를 만나 탄소중립 및 인도네시아 투자 환경에 대해 들어봤다.- 탄소중립 시대에 탄소 포집이 왜 중요한지 설명해달라.△수소환원제철이나 신재생에너지 같은 기술은 기존에 탄소를 배출하던 산업의 생산 공정을 혁신해 완전히 탄소 배출을 없애는 것인 반면, CCS/CCUS 기술은 그대로 생산 공정을 유지하되, 배출하는 탄소를 포집해 격리해 이산화탄소에서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없애는 것이다. 전자는 원천적으로 탄소 배출을 없애는 혁신적인 기술이지만 개발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CCS/CCUS 기술은 탄소 배출을 원천적으로 없애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저장공간이 언젠가 고갈될 수 있는 등 제약이 있지만 단기간에 상용화가 가능하다. 국제사회에서도 CCUS의 탄소 중립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EU는 그린 택소노미에 CCUS를 포함했고, 미국의 경우 IRA 법안을 통해 CCUS기업에게 세금 공제 혜택을 부여했다. CCUS를 탄소중립 핵심 수단으로 바라보고, CCUS 관련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정부 차원에서 동해가스전 시범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말레이시아 등 해외에 저장소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다.- 탄소포집, 활용 기술만의 장점이 있다면.△비교적 빠른 상용화가 가능하다. 이미 탄소 포집, 운송, 저장 등 주요기술은 상용화가 됐고 기술성숙도도 최고 수준이다. 고갈 유전, 가스전에 저장할 경우 수십에서 수백만년 동안 안정적인 저장을 할 수 있다는 것도 확인됐다. 고갈돼 가는 가스전이나 유전에 이산화탄소를 투입하면 잔류가스나 석유를 추출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물을 집어넣어 추출하는 방식이었는데 따로 잔류 가스, 석유 추출 과정을 거치지 않고 이산화탄소 저장 과정에서 바로 자원을 추출할 수 있으니 경제적이다. 활용에 있어 여러 장점이 있어 포스코도 탄소포집기술을 눈여겨보고,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한국은 아직 CCUS/CCS 기술 분야에 많이 주목하고 있지 않은 것 같은데.△탄소 포집을 할 수 있는 저장소로 주로 폐가스전, 폐유전이 사용된다. 가스나 석유가 나오는 나라들이 탄소포집관련 사업을 하기 유리하다. 철강 산업 최초 CCUS 프로젝트를 추진한 곳도 아랍에미리트 최대 철강사인 에미레이트스틸이다. 아부다비 국영 석유회사와 함께 저장소를 개발해 연간 80만t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는 말레이시아가 각광받고 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와 CCUS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와 삼성, SK, GS로 구성된 한국 컨소시엄이 추진하고 있는 셰퍼드 프로젝트는 한국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시아로 이송해 저장하는 사업이다. 현대중공업도 페트로나스와 이산화탄소 운송체 연구 개발을 하고 있고, 한국전력공사와 포스코 등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그 다음으로는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도 산유국이기 때문에 폐가스전, 폐유전이 많다. 엑손모빌, BP 등 글로벌 석유 대기업 등이 총 15개의 CCUS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일본 정부가 CCUS 프로젝트 추진에 인도네시아를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CCUS프로젝트 중 일본 정부 지원에 기인한 프로젝트가 40% 수준이다. 일본은 현재 2050년 연간 CCUS 저장량을 1.2~2.4억톤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자본투자, 재무 지원부터 국가간 정책, 사업 협력 지원까지 다양한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네시아에서 어떻게 CCUS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가.△크라카타우 포스코 인근 50~250㎞ 해상에 고갈중인 유전과 가스전이 다수 포진해있다. 가스전 운영 주체인 국영 석유기업인 페르타미나가 현재 여기서 엑손모빌과 CCUS 활용을 연구하고 있다. 이런 환경을 활용해서 CCUS 허브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핵심은 운송비다. 한국에서 말레이시아에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운송하려면 해상으로 운송해야되는데, 운송비가 많이 소요된다. 크라카타우 포스코는 가스전 인근에 위치해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운송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파이프라인을 활용하면 해송에 비해 획기적으로 운송비를 줄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탄소 저장소를 확보하고 탄소포집기술을 활용하면 거세지는 탄소 중립 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탄소포집기술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 슬라브를 한국에 공급할 수도 있고, 한국 제철소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이송해 저장하는 방안도 활용할 수 있다. 다양한 가능성을 두고 여러 기관들과 협력해 고민하고 있는 단계다.끝/인도네시아에서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사격연맹 회장을 지낸 최승태(崔升泰) 선생을 만나 부친 목운(木雲) 최원수(崔遠壽, 1912∼1987) 선생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최원수 선생은 건국 후 초대 영일군수와 제2대 국회의원을 지낸 분으로 남은 기록도 기억하는 사람도 거의 없다시피 하다. 하지만, 그의 남다른 정치 역정을 보면 우리가 이어가야 할 뜨거운 정신이 있음을 느끼게 된다. 최승태 선생이 빛바랜 흑백사진을 보며 부친의 기억을 되살려내는 데에는 최승태 선생과 오랜 세월 함께한 김기철 선생의 도움이 있었음을 밝혀둔다. 김도형(이하 김) : 근황은 어떠신지요?최승태(이하 최) : 나이도 있고 하니 조용히 보내지. 지인들과는 틈틈이 연락하면서 일이 있으면 바깥에 나가기도 하고.김 : 선생님 집안은 원래 흥해에 있었다고 들었습니다.최 : 맞아. 포항으로 나오기 전에 흥해에 있었지. 할아버지가 흥해에서 한의원을 하셨거든.김 : 조부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군요.최 : 할아버지 이름은 최봉래(崔鳳來)야. 독학으로 한의사 시험에 합격할 정도로 머리가 좋은 분이셨지. 지금 포항세무서 건너편에서 구생(九生)한의원이라는 큰 한의원을 하셨어. 당시 포항에서 가장 큰 한의원이었을 거야. 한의원은 입 구(口) 자의 적산가옥으로 대지만 300평이 넘었거든. 나중에 포항역 앞으로 옮겼는데 거기도 대지가 300∼400평 정도 되었어. 6·25 전쟁 때 두 군데 모두 소실되었고, 전쟁 후에 덕수동에 한옥으로 한의원을 새로 지었지. 할아버지는 포항노인회 회장을 맡으셨는데 1962년에 돌아가셨어. 작고하기 직전까지 진료를 보셨지.김 : 조부께서 남긴 일화가 있는지요?최 : 한마디로 원칙주의자였지. 꼬장꼬장하셨어. 1950년대에 이런 일화가 있어. 제3대 부통령인 함태영이 포항에 왔다가 할아버지를 만나고 싶다며 어디로 오라는 연락이 왔어. 그런데 할아버지는 일언지하에 거절했어. 나어린 함태영이 찾아와야지 내가 왜 그를 찾아가느냐고 말이야.함태영(1872∼1964)은 함경북도 무산 출신으로 3·1 운동 후에 주동 인물로 잡혀 경성복심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출옥 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목사가 되었으며 광복 후에 한국신학대학장을 지냈다. 1952년에 이승만 대통령과 함께 제3대 부통령에 당선되어 1956년까지 재임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참조김 : 부친 최원수 선생은 어린 시절을 흥해에서 보내셨는지요?최 : 아버지는 흥해국민학교에 입학하셨는데, 그전에 서당에 다녔어. 청하에서 기청산수목원 가는 길에 있는 서당이었는데, 그곳에서 일곱 살이 되기 전에 ‘소학(小學)’과 ‘대학(大學)’을 다 뗐다고 해. 흥해에 신동 났다는 소문이 퍼졌지.김 : 최원수 선생이 흥해국민학교를 졸업하고 경기고보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고 들었습니다.최 : 맞아. 흥해에서 국내 최고 명문인 경기고보에 수석 입학을 했으니 흥해가 떠들썩했겠지.1899년 개교한 경기고등학교는 1922년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로 교명을 바꾸었고, 1938년 4월 1일 경기공립중학교로 또다시 교명을 개칭했다. 따라서 최원수 선생은 경성제일공립고등보통학교 시절에 학교를 다녔다.흥해초등학교는 1908년 4월 4일 사립 의창소학교(義昌小學校)로 인가가 나면서 개교했고, 1911년 3월 18일 흥해공립보통학교로 설립 인가가 났다. 1937년 의창공립심상소학교, 1941년 의창공립국민학교로 교명이 바뀌었다. 1946년 흥해국민학교로 변경되었고, 1996년 현재 교명이 되었다. 1970년 흥해서부초등학교, 1998년 흥해남산초등학교가 흥해초등학교에서 분리 개교했다. 흥해초등학교는 1906년 3월 11일 개교한 연일초등학교(개교 당시 사립 광남학교)와 더불어 포항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초등학교다.김 : 최원수 선생이 어릴 때부터 친분을 나눈 분은 누구십니까?최 : 코오롱그룹 창업주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이원만과 검사 출신으로 국회의원을 한 김장섭이 있지. 두 사람은 아버지와 동향(同鄕)에 흥해국민학교 동창이어서 가깝게 지냈어. 아버지와 이원만, 김장섭 모두 일본 유학생이라는 공통점도 있고. 어머니가 칼국수 끓이는 솜씨가 좋았는데 이원만과 김장섭이 이따금 우리 집에 칼국수를 먹으러 왔지.니혼대학(日本大學)을 중퇴한 이원만(1904∼1994)은 경북 영일군의 산림을 관리하는 산림 기수보로 근무하다가 1933년 일본 오사카로 떠나 1935년에 광고용 모자를 생산하는 아사히공예주식회사를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두었다. 코오롱그룹의 창업주로 우리나라에 나일론을 최초로 들여와 ‘현대판 문익점’이라 불린다. 정부에 수출입국, 공업단지 조성을 건의하고 한국산업수출공단 창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구로공단과 구미공단 조성을 이끌었다. 1960년 참의원 선거에서 경상북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었고, 제6, 7대 국회의원(민주공화당, 대구 동구)을 지냈다.메이지대학(明治大學) 법학부를 졸업한 김장섭(1909∼1993)은 일본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한 후 일제강점기 때 판검사를 했으며 1954년에 서울지검 검사장을 했다. 제1공화국 말기에는 내무부와 농림부의 차관을 지냈다. 1960년 1월 제4대 총선 보궐선거(영일군 을)에서 자유당 공천으로 당선되었고 4·19 혁명 후 참의원(무소속)에 당선되었다. 이후 제6, 7대 국회의원(민주공화당, 포항시·영일군·울릉군)을 지냈다. 오천중학교와 동해중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김 : 경기고보를 졸업한 후에 일본 유학길에 오르셨지요?최 : 일본의 리쓰메이칸대학(立命館大學)에 입학했는데 졸업은 못하고 중도에 귀국했지.리쓰메이칸대학교는 1900년 일본 교토에서 설립된 사립 종합대학교다. 간사이대학(関西大學), 간사이가쿠인대학(関西學院大學), 도시샤대학(同志社大學)과 함께 일본 간사이 지역의 4대 명문 사립대학으로 알려져 있다.김 : 중도 귀국한 이유는 무엇입니까?최 : 일본이 전쟁을 확대하면서 일본에 있던 조선 유학생들의 삶도 고달파졌지. 한반도는 물론 일본 열도에서도 온갖 무리한 일이 벌어졌고, 조선 유학생들은 결국 견디기 힘들게 된 거야. 단적인 예로, 식량 사정이 악화되어 단무지 하나로 밥을 먹었다고 하더군. 아버지는 어떻게든 참아보려 했지만,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귀국하셨지.김 : 귀국해서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최 : 포항으로 돌아와 형산면사무소에서 몇 년 근무하셨어. 일본 유학을 해서 일어에 능통했고 ‘아사히신문(朝日新聞)’과 ‘마이니치신문(每日新聞)’을 평생 구독하셨지.김 : 일제강점기 때 포항에도 일본에 유학 갔던 조선인 자녀가 꽤 있었다고 들었습니다.최 : 지금의 중앙상가 북포항우체국 앞에 나가면 하오리(羽織)를 입고 뒷굽이 높은 게다(下駄)를 신은 일본 유학생들이 많이 다니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지역 원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일제강점기 때 동해안은 어자원이 풍부해 포항·영일에서도 수산업으로 큰돈을 번 사람이 꽤 있었다. 이들 중에 자녀들을 일본으로 유학 보낸 사람이 많았던 것이다. 최승태1937년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초등학교와 포항중학교, 계성고등학교, 국민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무역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포항으로 돌아와 사업을 하며 부친(최원수, 건국 후 초대 영일군수, 제2대 국회의원)의 정치적 기반을 지켰다. 민주화추진협의회와 민주산악회에 참여해 김영삼 대통령 당선에 헌신했으며, 경북사격연맹 회장, 국제사격연맹 심판관, 라이온스클럽 경북 309-N 지구 총재를 맡았다.
무열왕 김춘추의 돌올한 외교 수완과 정치력, 무열왕의 손위 처남 김유신의 탁월한 전쟁 수행 능력과 상대를 압도하는 전략적 병법(兵法)을 앞세운 신라는 660년 황산벌전투에서 승리하며 백제를 병합했다.이어 668년에는 평양성전투에서 고구려 군대를 궤멸시키며 삼한일통(삼국통일)에 한 걸음 더 다가섰고, 문무왕 김법민의 집권 이후인 676년엔 당대 아시아 최강대국 당나라 세력을 몰아냄으로써 온전한 통일국가의 형태를 갖춘다. 그리고, 삼국이 통일된 5년 후인 681년. 문무왕은 “죽어서도 나라를 위협하는 일본 해적들을 막아내는 용이 되겠다”는 말을 남기고 붕어(崩御)한다.문무왕의 아들이자 무열왕의 손자인 신문왕 김정명은 효자였다. 아버지의 뜻을 그대로 수용해 일본 도적들이 출몰하는 서라벌 바닷가에 문무왕의 뼈를 묻었다. 그리고, 인근에 완성한 사찰이 지금의 경주시 문무대왕면에 자리한 감은사(感恩寺)다. ◆통일 이후 최대 과제는 권력의 중앙집중화와 왕권 공고화7세기 후반 이처럼 새롭게 재정비된 신라 통일왕조의 제1과제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바로 지방 귀족들에게도 나눠주었던 권력을 빼앗아 중앙으로 집중시키고, 통일 왕조 군주의 권력을 최대치로 강화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욕망하는 존재’다. 자신 앞에 놓인 권력과 돈을 “저는 관심 없어요. 제가 가졌던 권력이건 돈이건 모두 가져가세요”라며 쉽사리 허락할 이는 드물거나 아예 없다. 남들이 가진 권력을 자신 앞으로 집중시키기 위해서는 강제력과 희생양이 필요한 법. 신문왕 김정명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그랬기에 신문왕 집권 초기엔 한 차례 거센 피바람이 불어닥친다. 수많은 이들이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다. 특히 처가가 풍비박산(風飛雹散) 났다.우리역사문화연구소 김용만 소장의 책 ‘인물한국사’엔 이와 관련된 서술이 등장한다. 다소 끔찍하기까지 한 내용이다.“신문왕은 냉정하면서도 판단력과 실천력이 뛰어난 임금이었다. 그는 즉위한지 한 달 만에 반란 모의죄로 소판(蘇判) 김흠돌, 파진찬(波珍湌) 흥원, 대아찬(大阿湌) 진공 등을 처형했다. 놀랍게도 김흠돌은 신문왕의 장인이었다. 김흠돌은 661년 6월 김유신을 도와 고구려 공격에 참여했고, 668년엔 대당총관 자격으로 고구려 정벌에 참여해 그 공으로 고위 공직인 소판에 올랐다. 흥원과 진공도 전쟁에서 큰 공을 세운 사람들이다. 신문왕은 김흠돌을 처형한 지 8일 후에 그들을 참수한 이유를 발표했다. 김흠돌 등이 사악한 자를 끌어들이고 궁중의 내시들과 결탁해 반란을 일으키려고 했다는 것. 이어 얼마 후에는 이찬(伊湌) 군관의 목을 베었다. 신문왕은 그가 김흠돌이 반역할 것을 알고도 고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처형하고, 그의 장남까지 자살해 죽게 만들었다.”자신의 권력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장인어른”이라 부르던 사람에게도 가차없었던 게 신문왕. 아내가 슬픔 속에서 흘릴 눈물은 ‘통일된 국가의 왕권 강화’라는 대의명분 아래 무시됐다.◆중국과 일본, 조선왕조에서도 권력 독점을 위한 희생이…그런데, 권력의 독점과 강화를 위해 친족이나 처족을 죽인 사례는 비단 신문왕 통치 시기에서만 발견되는 게 아니다.우리와 가까운 나라 일본과 중국, 신라와 고려왕조 이후 등장했던 조선에서도 그런 사례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가마쿠라 막부(鎌倉幕府)에 이은 무로마치 막부(室町幕府) 시대. 그 카리스마가 수백 년 세월을 넘어 아직까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권력을 나눠달라” 요구하는 동생의 목을 잘라버린다. 같은 시대 또 다른 다이묘(大名·중세 일본의 봉건 영주) 하나는 인근 지역 다이묘에게 생포된 아버지를 어렵게 빼내 와서는 죽여버린다. “늙은이가 바보 같이 사로잡혀 내 권력 쟁취 가도에 걸림돌이 될 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무시무시하다.중국 최초의 통일왕조인 진나라의 시황(始皇)은 친모가 ‘노애’라는 사내와 밀통해 낳은 동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어머니를 찾아가 “다시는 임신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며 수십 차례 배를 걷어찬다.씨가 다른 젖먹이 동생은 가죽부대에 넣어 돌바닥에 패대기쳐 죽인다. 생후 몇 개월도 되지 않은 아기를. 그 젖먹이가 커서 자신이 독점한 권력을 찬탈할 걸 미연에 방지한 것이다. 중국 고서 ‘사기(史記)’에 등장하는 이 이야기 역시 잔인하기 짝이 없다.초나라 항우와 권력을 다투던 유방은 “당신 아버지가 포로가 됐다. 항우가 그를 끓는 물에 삶으려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잘 삶기면 다리 하나 얻어먹으면 되겠네”라며 외면했다.이 일이 있기 몇 해 전에는 적군에게 쫓기는 상황에서 “마차가 무거워 속도가 나지 않는다”며 함께 탄 아들을 발길질해 마차 아래로 떨어뜨린 사람이 유방이다. 왕이 되기 위해서 아버지와 아들 관계라는 혈족의 인연까지 잘라버린 것이다. 결국 유방은 한나라의 제1대 황제가 됐다.일본이나 중국까지 갈 것도 없다. 조선 건국 초기. 태종 이방원은 이복동생 이방석을 쇠몽둥이로 때려죽였고, 계유정난(癸酉靖難)을 통해 집권한 세조 이유(李瑈)는 16세 어린 조카 단종 이홍위(李弘暐)의 목에 밧줄을 걸어 죽였다.조선이 기틀을 잡아가던 14세기 후반부터 15세기 초반까지 왕들은 수많은 처가 사람들을 참수하고, 입에 사약을 퍼부었다. 이를 ‘살육의 역사’라 부르는 건 터무니없는 과장이 아닐 터. 모두 권력을 쟁취해 독점하고,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통일신라의 위엄과 권위를 위해 첫 아내 내치고, 새 아내 맞아신문왕이 신라의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오른 건 겨우 열여섯 살 때다. ‘삼국사기’에 의하면 병약하고 왜소했다고 알려진 그는 오래 살지도 못했다. 스물일곱에 사망했으니. 그러니, 집권 기간은 겨우 11년이다.그럼에도 신문왕은 괄목할 만한 정치·사회적 개혁을 주도한 군주로 평가받는다. 김부식이 집필한 ‘삼국사기’는 신문왕 김정명의 통치 당시 행적을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신문왕은 지방 조직 정비와 지방 통치제도를 확립했으며, 전국을 9주5소경으로 나누고 행정조직을 강화했다. 청주에 서원경(西原京)을 설치하고 달구벌로 수도 이전을 계획하기도 했다. 687년 5월엔 문무 관료전을 최초로 지급했고, 689년 1월에는 귀족에게서 노동력 징발이 가능한 녹읍을 폐지해 귀족의 권한을 약화시킴으로써 왕권의 전제화를 이뤘다.”21세기인 요즘이라면 고등학교와 대학에 다니며 취직을 고민할 나이에 불과한 10~20대에 위와 같은 일을 해냈다면 신문왕은 ‘워커홀릭(Workaholic)’이었을 가능성이 다분하다.그런 그가 장인을 죽이고, 아들을 낳지 못한 아내를 궁궐 밖으로 내치고, 전처(前妻) 보란 듯이 새로운 아내를 성대한 혼인식 속에 맞아들인 냉혈한의 모습을 보인 것에는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앞서 언급한 ‘인물한국사’를 다시 살펴본다. 아래와 같은 내용이 나온다.“…(전략) 신문왕은 왕권을 강화하고 귀족들의 저항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그 첫째가 외척의 발호를 막는 것이었고, 이를 위해 막강한 권력을 가진 김흠돌을 제거하고 배후 세력이 없는 여성을 왕비로 새로 맞이했다. 신문왕은 김씨 왕후를 쫓아낸 지 2년 후인 683년 김흠운(金欽運)의 딸을 왕후로 삼기로 하고 폐백 15수레, 쌀, 기름 등 135수레, 벼 15수레를 보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5월 7일 그녀를 부인으로 책봉하고, 여러 대신들을 보내 그녀를 맞이하게 했다. 수레에 탄 그녀 곁에 시종하는 관원들의 숫자가 엄청났다. 이런 성대한 결혼식은 처가가 대단한 세력가였기 때문이 아니다. 자신의 결혼을 최대한 이용해 왕실의 위엄을 드러내 보이려는 의도에서였다.”그랬다. 바로 ‘왕실의 위엄’, 넓게 해석하면 통일왕국 권력의 중앙집중화와 왕권의 공고화(鞏固化)를 위해 처가를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이는 삼한일통을 이룬 신라의 찬란한 빛 아래 숨겨진 또 하나의 ‘어두운 그림자’ 같은 역사가 아닐까.(계속)/홍성식기자 hss@kbmaeil.com사진/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23-10-10
“김유신은 몰락한 금관가야의 후손이라는 태생적 약점에 절망하지 않고, 언제나 미래를 직시하며 노력과 땀을 아끼지 않았기에 무열왕 김춘추와 함께 삼국통일이라는 업적을 남길 수 있었다.”성큼 다가선 가을을 몸과 마음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10월 7일 오전.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강연회 ‘신라의 삼국통일-무열왕과 김유신의 시대’엔 경주시민과 경북도민, 내외빈을 포함 1천500여 명의 사람들이 찾아 발 디딜 틈 없는 성황을 이뤘다.경주 화백컨벤션센터 3층 대강당에서 열린 ‘신라의 삼국통일-무열왕과 김유신의 시대’라는 주제의 강연회에 강사로 나선 이는 공중파와 케이블방송, 유튜브 등에서 ‘큰별쌤’으로 불리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최태성 씨.최태성 강사는 백제와 고구려의 병합(660년과 668년), 당나라의 축출로 이어지는 삼국통일의 과정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김유신과 무열왕(김춘추)에 얽힌 이야기를 1시간 10분의 시간 동안 누구나 알기 쉽고 재밌게 풀어내 참석자들의 박수와 환호를 받았다.▲경주시장, 경북도·경주시 의원, 신라문화원장 등도 참석강연회엔 주낙영 경주시장과 이동협 경주시의회 부의장, 경주시의회 이경희, 정원기 의원, 경북도의회 배진석, 황명강 의원, 진병길 신라문화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 해 시민들과 유쾌한 만남을 가졌다.강연회가 시작되기 전 무대에 오른 주낙영 시장은 “연휴의 시작을 신라 역사와 함께 하려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최태성 강사의 인기를 실감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한 뒤, 삼국통일이 이뤄진 7세기 중후반 우리나라의 역사에 관해 짤막하지만 인상적인 ‘소강연’을 펼쳐 참석자들의 이목을 끌었다.이어 이동협 부의장은 “경주시민은 물론 국회의원들까지 이번 강연회에 참가 의사를 전해왔었다”는 말로 ‘신라의 삼국통일-무열왕과 김유신의 시대’ 강연회에 쏠린 지역민들의 관심을 알려 박수를 받았다.강연회를 주관한 경북매일의 최윤채 대표는 “너무나 짧은 시간에 참가 신청이 마감돼 참석을 원했던 분들 모두를 이 자리에 모시지 못해 송구하다”며, “내년에는 더 큰 공간에서 보다 많은 분들과 함께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김유신의 고뇌와 환희를 흥미로운 강연으로 풀어낸 최태성 강사본격적인 강연에 나선 최태성 강사는 ‘금관가야의 마지막 통치자 구형왕(김유신의 증조부)-김무력(김유신의 조부)-김서현(김유신의 부친)-김유신’으로 이어지는 가계도를 그려, 어떤 과정을 통해 다른 나라에서 밀려온 유민(流民)에 불과했던 김유신이 신라의 핵심 정치 지도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인지 설명했다.그 과정에서 최 강사는 특유의 유머와 재치 있는 어법으로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과 어머니 만명부인의 러브 스토리’ ‘김유신과 기생 천관의 만남과 이별’ ‘김유신의 여동생 문희가 무열왕 김춘추와 결혼하게 된 사연’ 등을 자연스레 이끌어내 객석의 웃음과 감탄을 불러냈다.이날 강연회엔 아버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참석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적지 않았다. 이를 감안한 듯 최태성 강사는 아이들 곁으로 다가가 친절하게 신라와 삼국통일의 역사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아이들의 답변을 이끌어내는 정감 있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줬다.“자신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려는 노력이 있었기에 김유신은 삼국통일의 위업을 이뤄낸 인물로 오늘날까지 기억되고 있다”는 말로 강연을 마친 최 강사는 “여러분도 자신의 세운 목표를 향해 쉼 없이 꾸준히 달려간다면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란 말로 강연장을 찾은 어린 학생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강연이 시작되기 30분 전부터 참석자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함께 찍는 사진에 포즈를 취해주는 등 ‘팬 서비스’에도 충실했던 최태성 강사의 ‘신라의 삼국통일-무열왕과 김유신의 시대’ 강연회.아침 일찍부터 준비해 경주 화백컨벤션센터를 찾은 울산의 한 가족. 딸과 아들의 손을 잡은 아버지는 “재미와 의미를 동시에 선물 받은 강연회였고, 아이들에게 좋은 가을 선물이 된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