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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가족과 함께한 축제… 궂은 날씨에도 즐거움에 흠뻑

지난 주말 포항과 안동, 예천에서 경북매일신문이 주최·주관한 다채로운 행사가 성황리에 펼쳐졌다.먼저 지난 5일 어린이날을 맞아 미래 세대의 주역인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놀이활동으로 신나고 유익한 하루를 선사해 주기 위한 ‘101주년 기념 2023 어린이날 큰잔치’가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주관으로 포항 철길숲 한터마당 일원에서 개최됐다.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어린이, 학부모 등 2천여 명이 철길숲 오크광장을 가득 메운 이날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다양한 체험과 축하공연, 어린이 시상식 등이 진행돼 행사에 참여한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줬다.김정재(포항북) 국회의원,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과 유문선 포항북부소방서장, 연규식 도의원, 김종익·김하영 포항시의원, 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 등 내빈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에는 학교별로 추천한 모범어린이 시상에 이어 참석 어린이와 내빈들이 단상에 올라 어린이날 노래를 합창하며 어린이날을 축하했다.이강덕 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시 어린이들의 101번째 어린이날을 축하한다”며 “많은 어린이들이 있다는 점에서 포항시는 행복한 도시인 것 같다. 포항시 어린이들이 서로 도와가며 행복하고 씩씩하게 자라주길 바란다”고 전했다.김정재 국회의원은 “여러분들이 좋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어린이가 되어 꼭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당부했으며 백인규 시의회 의장은 “포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인공으로 성장해달라”는 말을 전했다.최윤채 경북매일신문 사장은 “어린이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오늘 날씨가 심술궂지만 친구들과 신나게 놀고 부모님과 맛있는 거 먹고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란다”고 말했다.이어 6일과 7일 안동과 예천에서 진행된 ‘제50회 차전장군 노국공주 축제’와 ‘2023 예천활축제’ 프로그램에 더해 경북매일신문 주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가 진행돼 해당 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6일 오후 6시 30분 안동에서 진행된 ‘안동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MC 한기웅씨의 사회로 비가 오는 날씨에도 많은 관람객이 운집해 김용임·박성연·류지광 등 8명의 인기 트로트 가수들의 멋진 공연을 즐겼으며 류지광 등 가수들의 팬클럽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가수가 등장하자 이름을 연호하며, 해당 공연장을 환호성으로 가득차게 만들었다.이어 7일 오후 7시 예천에서 진행된 ‘예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은 박현빈·박성연·정미애·허찬미·노지훈 등 유명 가수들이 대거 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장식하는 등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유명 가수들이 총출동하자 인근 지역민들도 가족들과 함께 축제장을 찾아 멋진 공연을 더불어 즐기기도 했다.이들 양 축제에서 진행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행사는 관람객을 축제장으로 유도하고, 축제의 흥을 더욱 폭발시키는 킬러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행사를 주최·주관한 경북매일신문 최윤채 사장은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가 낙동강이 지나는 시·군에서 열리는 축제와 행사마다 구름 관람객을 몰고 다니는 마중물이 될 수 있게 콘텐츠를 보강하는 등 더욱 내실을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포항 ■ 안동 ■ 예천 사진=이용선기자/정안진·피현진·이시라·구경모기자

2023-05-07

‘가정의 달’ 5월에 잘 어울리는 영화 찾고 있나요

언필칭 ‘계절의 여왕’으로 불리는 5월이 열렸다. 환하고 따스한 햇살, 머리칼을 날리는 시원한 바람 속에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하기 좋은 날들이다.그러나, 세계와 인간의 역사 속에 마냥 즐거워만 해도 좋은 시절은 없는 것. 한국의 5월은 ‘쉬이 지울 수 없는 아픔’과도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 명백한 사실은 너도 알고 나도 안다.“꽃잎에 지는 바람으로 5월을 노래하지 말라”고 일갈한 시인 김남주(1946~1994)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아래 추천하는 2편의 영화를 보며, 이토록 아름답게만 느껴지는 5월의 행복과 더불어 되새겨야 할 이 땅 ‘5월의 슬픔’까지 함께 더듬어보는 게 어떨까. 영화 ‘이웃사촌’의 한 장면(위)과 포스터. 아프게 떠올리는 이 땅의 1980년대… ‘이웃사촌’때로는 영화가 입담 좋은 ‘역사 선생’ 혹은 또 다른 ‘근현대사 교과서’로 역할 한다. 그런 경우를 직접 이야기 들은 적이 있다.몇 해 전이다. 중학교에 다니던 조카딸이 광주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택시운전사’를 보고 와서는 동생에게 진지한 얼굴로 묻더란다.“아빠, 옛날엔 진짜로 우리나라 군인들이 죄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총 쏴서 죽이고 그랬어요? 아니죠?”동생이 뭐라고 답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 다만 ‘아직도 학교에선 중학생들에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건가’란 의문이 생겼을 뿐.그래도 다행이다. 조카가 백부처럼 캄캄한 골방에서 천주교 정의구현 전국사제단이 비밀스럽게 제작한 ‘광주항쟁 사진집’을 통해 끔찍한 1980년 5월 광주의 진실을 알게 된 게 아니라서.1988년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책을 펼치고 총 맞아 죽은 광주 청년의 반쯤 감긴 눈을 보며 홀로 경악하던 밤이 잊히지 않는다. 아마 기자가 살아있는 내내 그럴 것이다. 이후로 35년 세월. 세상은 많은 부분 바뀌었다.비단 기자의 조카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택시운전사’ ‘1987’ 등 비극적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를 본 중학생들은 자기들 학교 역사 교사에게 “이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고 사실인가요?”라는 질문을 했을 듯하다. 그 아이들은 어떤 답변을 들었을까?영화 ‘이웃사촌’ 역시 입담 좋은 ‘역사 선생’ 혹은 또 다른 ‘근현대사 교과서’의 역할을 자처한 작품으로 느껴진다. 영화의 시대적 배경은 민주화 이전, 공간적 배경은 한국, 밑바탕에 깔린 메시지는 ‘슬픔과 저항’이다.상영 시간은 2시간 10분으로 꽤 길지만, ‘이웃사촌’의 스토리 라인은 몇 줄로 정리가 가능할 정도로 간명하다.DJ(김대중)와 YS(김영삼)를 섞어놓은 듯한 민주화운동 투사(오달수 분)가 있고, 그를 감시하는 정보기관의 공무원(정우 분)이 있다. 어떤 사건을 계기로 투사의 진심을 알게 된 정보기관 직원은 그간 살아온 삶의 태도와 지향을 180도 바꾼다. 시대의 슬픔을 자기희생과 저항을 통해 이겨낸 둘의 재회로 영화는 마무리. 정치적으로 끔찍했던 한국의 1980년대를 다루면서도 영화는 우리를 울리다가 웃기고, 서럽게 만들다가 깔깔거리게 한다.감독 이환경의 스타일은 말 잘하고 재밌는 역사 교사와 닮았다. “감정 과잉에 신파적이라 영화가 19세기 동화 같다”는 비판을 들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어쩌랴. 그게 ‘7번 방의 선물’ 등 전작들에서 이미 봐온 이환경의 패턴화 된 영화 연출 방식이라면 인정할밖에.조연들의 빼어난 연기력은 ‘이웃사촌’의 핍진성을 높여준다. 지난시절 중앙정보부와 국가안전기획부를 떠올리게 하는 영화 속 정보기관의 고위직 역을 맡은 배우 김희원은 “악역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소화한다”는 세간의 평가에 값하는 연기를 이 작품에서도 보여준다.민주화운동 투사의 딸 역할로 나온 이유비의 눈빛 연기는 극장 안 사람들의 서러워서 뜨거워진 가슴에 기름을 붓는다. 제법이다. 기대하지 못했던 연기력이라 불러도 좋을 듯했다.어쨌건 한국의 비극적 현대사에 카메라를 들이댄 또 한 편의 ‘좋은 영화’로 점 찍을 수는 있을 것 같다. 기자 외의 관객과 평론가들에게는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모르겠지만.어쨌건, 이제는 대학생이 된 조카딸은 ‘이웃사촌’을 봤을까? 봤다면 또 동생에게 질문을 던졌을까? 그게 아니면 제법 컸으니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이 땅의 1980년대를 기록한 책을 읽었을까?조카의 의문에 답해줄 좋은 역사책 한 권 선물하고 싶은 5월이다. 누가 소녀들을 지옥으로 보냈나?… ‘귀향’‘태백산맥’을 쓴 소설가와 동명이인인 조정래. 그는 14년에 걸쳐 한 편의 영화를 위해 제 생의 많은 시간을 바쳤다.놀라운 건 7만5천270명. 어떤 이익단체도 쉽사리 끌어 모을 수 없는 숫자의 사람들이 몇천 원 또는, 몇십 만 원의 돈을 기꺼이 쾌척해 이 영화가 개봉되길 열망했다는 사실이다.이는 전례가 드문 일.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위해 이른바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하는 건 한국인들이 적극적 예술향유자로 문화계 전면에 등장했다는 걸 증명하는 사례로 기록되기도 했다.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전쟁. 개인의 의지를 압도하는 집단의 지향에 의해 상처받고, 고통 받은 이들이 적지 않다. 이는 비단 일본이 획책했던 태평양전쟁에 한정되지 않는다. 역사학자와 철학자들은 말한다. “전쟁이란 인간이 구축해온 합리적 이성이 무너지는 순간”이라고.긴 이야기는 필요 없겠다. 영화 ‘귀향’. 개봉 당시, 터무니없이 적었던 개봉관으로 상영했지만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반자본적 기현상이 나타났고, 영화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눈물을 흘렸다는 주위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기자 역시 그런 상황 속에서 영화를 봤던 기억이 있다.오늘날, 제2차대전의 와중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전쟁터로 끌려가 인권을 유린당하고, 인간으로서의 자존감을 짓밟히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은 여성들이 많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그러니, ‘귀향’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부정하거나 거부할 사람들 역시 적다. 그 당시 어떠한 일이 일어났고, 그 끔찍한 역사적 사건 탓에 보호받아야 할 한 개인의 삶이 타의에 의해 철저히 파괴되었다는 것 역시 대부분이 알고 있다. ‘귀향’은 기본적 역사인식만 갖췄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입을 가진 사람들은 누구나 말할 수 있다.“1930~1940년대 아무 것도 모르던 소녀를 끌고 가 그들을 고통 속에 빠뜨린 일본의 군인들은 나쁘다” 혹은, “제국주의의 야욕 달성이라는 전체주의적 욕망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킨 일본의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등.사실 ‘귀향’은 영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스토리·구성의 핍진성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하루 한 끼 챙겨 먹기도 힘들만큼 가난이 보편적이었던 1940년대 한국 농촌을 유토피아로 묘사한 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여성들의 수난을 겨우 등에 드러난 푸른 멍자국으로 밖에 표현하지 못한 것, 전투 장면에서 보이는 제국주의의 저항세력이 중국인인지 한국독립군인지조차도 알 수 없게 만든 역사 재현의 조악함, 억울하게 죽어간 소녀들의 죽음을 해원하는 방식이 겨우 무당의 굿판을 통해서였다는 점 등. 곳곳에 산재한 부족한 부분들을 무시할 순 없다.그러나 그럼에도 ‘귀향’은 사람들을 울린다. 왜 그럴까? 답은 매우 단순하다. 겨우 열네 살 소녀가 자신이 ‘이상향’으로 꿈꾸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게 만든 거대한 시스템, 그것을 향한 반감 때문이다. 바로 제 욕망을 위해 수백 만 명의 인간을 희생시킨 일본 제국주의.이처럼 간명한 영화적 결론이라면, 여기에서 일본군 위안부에 관한 세간의 인식과는 또 다른 저서를 펴내 비난을 화살을 맞고 있는 세종대 박유하 교수도 들먹일 필요가 없고, 일본 정치권과 현실적 실익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한국 정권의 입장을 거론할 필요도 없다.왜냐? 아픔과 그 아픔을 넘어서는 카타르시스란 어차피 객관이 아닌 주관의 영역이기에.이렇게 말해보자. 세상의 어떤 일은 복잡한 논거와 긴 설명 없이도 그것의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다. 영화 ‘귀향’이 그 안에 담고 있는 메시지는 간명하다.“왜, 열네 살 어린 조선 소녀가 부모가 기다리는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타의에 의한 죽음을 맞았던가? 그 죽음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 답변이 너무나 빤한 질문.때론, 삼척동자도 아는 쉽고 분명한 사실이 사람을 울린다. ‘귀향’이 가진 기술적 흠은 관객의 눈물을 부르는 역사적 사실을 이기지 못했다.해서, ‘귀향’은 영화적 완성도와는 별개로 어떤 빛남을 지닌 영화다. 그 빛남에 우리가 안아줘야 할 약소국 소녀의 피가 묻어있을지라도. 해서, 이 빛나는 햇살 아래 5월에 보길 권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05-02

“택지개발·사통팔달 교통망 이어 첨단 지식산업 도시로”

경산시의 산업과 경제는 빠르게 성장한 특징이 있다. 1990년대 초반까지 경산은 대도시의 배후 도시, 대구광역시의 베드타운의 색채가 짙었으나 빠른 산업과 경제성장으로 현재는 경북의 3대 도시로 자리 잡았다.1960년대까지 경산은 전형적인 농업 중심 사회로 미곡(쌀) 생산이 농업의 중심에, ‘대구 능금’의 대표 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사과의 전체 85%를 차지했었다.1970년대 초반에는 섬유업체가 전체 제조업체의 85%를 차지하다 1975년 석유 파동 이후 감소했다.1990년대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돼 진량읍과 자인면에 일반산업단지가 조성되고 2008년 지식경제부로부터 경제자유구역 지구로 지정되어 첨단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식산업지구 지정으로 첨단지식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의 생산 비중이 증가하게 되었다.즉 경산시의 빠른 성장에는 1980년대 지역에서 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와 대구시의 배후 도시의 이점을 살린 택지개발, 사통팔달의 교통의 편리성을 고려한 산업단지의 조성이 인구 유입을 불러온 결과로 볼 수 있다.글싣는 순서① 역사② 산업과 경제③ 문화와 관광④교육과 사회복지⑤ 미래 ◇택지개발과 지역의 주거경산은 대구광역시와 연접하고 대구시 수성구와는 시가지가 바로 이어져 생활권이 같음에도 지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정주권 보장으로 대구지역 주민의 전입이 많은 편이다.시민들에게는 편리성을, 전입인구의 유도를 위해 경산시는 1900년부터 택지조성에 나서 옥산1지구(51만 5천628㎡)부터 하양(무학)지구(48만 1천630㎡)까지 9곳에 409만 935㎡의 택지를 개발하고 신대·부적지구(45만 855㎡) 등 9곳의 도시개발을 완료하거나 진행 중이다.또 경산지구(63만 6천398㎡) 등 6곳의 토지구획정리사업과 일단의 주택지 조성사업을 완료했다.이러한 경산시의 도시개발정책으로 아파트는 지속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전통적인 형태의 가옥은 점점 사라지는 아쉬움이 있다.영남대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등의 대학과 산업단지가 위치한 지역에는 원룸 촌이 형성되는 등 지역에 아파트와 원룸이 집중된 것은 대구시의 베드타운, 대학도시로의 성격을 반영하고 있다.경산의 옛 중심지들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서상동 도시재생사업 등 도시재생사업으로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산업단지의 개발경산지역의 경제와 산업에 밀접한 관계인 산업단지의 시초는 지방공업 단지로 1994년 4월 준공된 진량읍 신상·대원·황제·봉회리 일원의 경산1 일반산업단지(구 진량공단) 157만 7천413㎡다. 일반산업단지는 산업의 적정한 지방 분산을 촉진하고 지역 경제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시ㆍ도지사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단지다.이후 자인면 북사리와 교촌리 일원 48만 9천299㎡의 제2 산업단지가 1999년, 제3 산업단지(149만 7천259㎡)는 2009년, 경산1-1 산업단지(7만 6천20㎡)가 2021년 10월, 제4 산업단지(239만 6천999㎡)가 최근 준공되는 등 603만 6천990㎥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로 변모했다.경산1 일반산업단지에는 기계와 조립금속, 섬유, 의복, 전기, 전자, 자동차부품 등의 무공해 업종을 유치하는 등 산업단지마다 특색 있는 업종을 유치했다.경산지역의 산업단지에는 3만 5천여 명의 근로자가 근무하며 이들 대부분이 기계·금속(8천366명)과 자동차 운송장비(6천732명), 전기·전자(5천191명) 등에 근무하고 섬유 의복과 식품에도 6천99명이 근무하며 지역 산업을 이끌고 있다. 계획 중인 산업단지는 경산도시첨단산업단지와 재활산업특화단지가 있다.◇산업구조 변화의 핵심 경산지식산업지구경산지식산업지구는 경산의 산업지도를 바꾼다.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내 경산지식산업지구는 382만 3천804㎡로 2012년 사업을 시작해 비록 준공이 2023년으로 1년 미루어졌지만, 지금까지 지역에 없던 업종을 유치해 산업구조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경산지식산업지구의 주력업종은 차세대 건설기계와 자동차, 철도차량 부품산업, 첨단 메디컬섬유 융합소재산업 등이 입주하고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신세계 명품아울렛의 입주 여부다.1·2단계 사업인 경산지식산업지구는 1단계 283만 9천644㎡는 분양률 93%에 2단계 98만 4천160㎡도 분양률 37%를 기록하고 1단계에는 151개 기업이, 2단계에도 9개 업체 등 160개 업체가 입주를 희망해 현재 112개 업체가 입주를 완료하고 83개 업체가 가동하는 등 경산지역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 창출에 이바지하고 있다.특히 경산지식산업지구가 주목받는 것은 미래의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7개의 국책 연구기관의 입주다.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설계지원센터와 차세대 건설기계부품 융복합센터, 첨단메디컬 융합섬유센터,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 미래 모빌리티기술센터, 메디컬융합소재 실용화센터, 차세대 차량융합부품제품화지원거점센터 등 6개 기관은 입주를 완료했으며 사물무선충전실증기반구축사업은 현재 설계용역 중이다. ◇신세계 명품아울렛신세계 명품아울렛은 지역 경제의 활력소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큰 의미가 있다.애초 1단계 17만 7천㎡에 들어설 예정이었던 신세계 명품아울렛은 세계적인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는 미국 사이먼프로퍼티그룹과 신세계그룹이 1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200여 개의 국내외 유명 잡화 브랜드로 구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사정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부지도 2단계 산업용지 15만 4천120㎡로 축소 입주할 예정이지만 산업용지를 유통상업용지로 전환해야 하는 선결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정치권과 조현일 시장 등이 산업자원부 실무진들과 접촉하며 실마리를 찾기에 적극적이며 16만 명의 시민들의 염원이 담긴 서명부가 전달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경산지식산업지구에 신세계 명품아울렛이 조성되면 2천여 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국내외 관광객이 유치되면서 인근인 청도와 영천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지역주력산업의 변화지역의 주력산업은 쌀과 과일에서 석유화학과 섬유·의복으로, 또 기계·금속과 자동차·운송장비로, 다시 전기·전자로 산업생태계가 변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산업을 이끄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171개 중 현대·기아 등의 1차 협력사는 23개에 그치고 2~3차 중소·영세기업이 대부분으로 중소기업의 비중이 높고 완성차의 높은 의존성에 단순 차체(섀시, 바디) 생산이 145개에 이르고 내연기관 관련 부품 생산이 주를 이루고 있다.경산시는 변화하는 산업생태계를 따라잡고자 미래 차 기술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에 나서며 인력 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있다. 지역의 경제와 산업의 지속적인 발달에는 고부가가치산업의 비중이 높아야 한다.고부가가치산업을 유치하려면 산업단지도 필요하지만,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당근책,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 경산시가 앞으로 30년, 50년, 100년 발전을 위해서는 다양한 시책개발과 함께 경산시의회가 함께하는 인센티브 개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5-01

시민과 함께하는 해병… 2만여 명 관람 ‘뜨거웠던 이틀’

‘2023 포항 해병대문화 축제’가 지난 29일과 30일 이틀간 오천읍 해병의거리(서문사거리 일원)와 해병대 제1사단에서 2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방문한 가운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4년 만에 열린 이번 축제는 한미70주년을 맞아 미해병대 캠프무적 대원들과 17개 시도지부 해병전우회원이 참여하는 등 해병대 부대별 개방행사와 함께 이뤄져 오랜만에 오천 서문사거리가 북새통을 이뤘다. 축제 첫날인 오전 10시 해병대 부대 입장시간부터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부대입구에‘해병대원 여러분이 포항의 영웅입니다’가 적혀진 포토월에는 시민들의 훈훈한 응원메시지가 눈길을 모았다.페인트탄 사격체험, 실전체력체험존 등 해병문화체험부스와 각종 해병대 장비탑승 대기소마다 가족단위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도솔관과 해병대 역사관, 해룡의 집 등 부대시설에도 다양한 이벤트로 관광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해병의 거리에서는 해병4컷 사진촬영존과 군번줄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크로마키 포토존 등 해병대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부스들이 운영됐으며 다양한 해병대 굿즈들을 판매하는‘해병어울림 문화마켓’을 열어 방문객들이 따뜻한 추억을 남겼다.이외에도 양일간 군악대, 무적도, 의장대 등 각종 시연행사와 함께 병영체험 및 장비전시, 해병이 연날리기 이벤트가 이뤄지는 전투연병장 등 다양한 장소서 알찬 행사가 진행됐다. 특히, 해병대 제1사단 내부를 간단한 출입확인팔찌 착용 이후 도보로 부대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해병체험과 이벤트가 펼쳐졌고 해병의거리 특설무대에서는 첫날 해병대와 미 해병대의 군복 변천사를 훤칠한 해병대 장병들이 무대 위에서 선보인 ‘마린룩 페스티벌’과 ‘어린이 무적도 공연’ 그리고 마마무 솔라 등 인기가수들의 축하공연인 ‘레드마린 드림콘서트’도 인기를 끌었다. 30일 행사는 맑은 날씨만큼이나 많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찾아 해병대 장병들의 끼와 다부진 몸을 볼 수 있는‘핫피플 선발대회’와‘쇼미더마린 공연’을 즐겼으며 현역복무 중인 그룹 블락비의 피오의 축하공연으로 축제의 즐거움을 더했다.한편, 포항해병대문화 축제기간 포항사랑카드 10%할인 행사가 병행돼 많은 시민이 방문했으며 오천읍 8개 자생단체 200여 명의 주민들이 지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쾌적한 환경제공을 위해 이른 아침 클린데이 행사를 전개해 미담이 되기도 했다. 사진=이용선기자/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3-04-30

“뚜벅이 여행, 오히려 좋아” 걸어서 만나는 진짜 월포

포항에게 바다는 먹거리 창고이자 놀이터였으며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관문이었다. 최근에는 K-드라마 대표 촬영지로 이름을 알리면서 ‘관광지’로써 지역을 알리고 있다. 특히 청하면 월포리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풀잔디를 거닐 수 있는 마을이다. 고속도로는 물론 동해선 기차가 오가는 월포역이 있어 뚜벅이 여행가들에게도 안성맞춤이다. 월포에서 즐기는 유유자적 힐링 투어 5곳을 소개한다. /편집자 주 □ 청하시장청하5일장이 열리는 이곳은 포항 사람이 아니라면 ‘공진시장’이라는 이름이 더 익숙할 터다. 지난 2021년 성황리에 막을 내린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로, 극 중 주인공이 사는 마을이었던 공진의 배경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바다내음과 함께 낮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인 조용한 마을이 전세계에서 방문하는 명소로 부상했다. 입구에도 공진시장이라는 간판이 달려있지만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이 아니므로 청하시장을 검색해 찾아가야 한다.가장 먼저 보이는 곳은 ‘보라슈퍼’다. 드라마 속에서 동네 사랑방 역할을 하던 곳이다. 현재는 추억의 간식과 장난감 등을 판매하고 있다. 바로 옆에는 ‘공진반점’이 있다. 남자 주인공이 배달부로 일하는 중국집으로 나왔지만, 현실에서는 곰탕 맛집으로 소문났다. 또 청하5일장 주변으로 ‘청호철물’, ‘오징어 탑’ 등이 드라마 속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마치 갯마을로 들어와 있는 생동감을 느끼게 해준다. 가장 인기있는 장소는 역시 ‘한낮에 커피 달밤에 맥주’ 카페다. 파스텔톤의 커다란 문과 덩쿨이 내려앉은 카페 전경은 파란 하늘에도, 노을진 붉은 하늘에도 잘 어울린다. 방문객들은 당장이라도 주인공들이 나와 반겨줄 것 같은 풍경에 매료돼 기념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 기청산식물원과 청하중학교기청산식물원은 청하중학교 맞은 편에 위치해 있다. 지난 1969년 기청산농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해 2004년 환경부의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선정됐다. 현재까지 서식지 내에서 보존이 어려운 멸종위기야생식물 종을 관리하고 복원사업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등 멸종위기야생식물 지킴이 역할을 해내고 있다. 울창한 나무에 둘러싸여 자칫 지나칠 수 있지만, 단돈 8천원을 내고 안으로 들어가면 2천500여 종의 멸종위기야생식물이 모여 살고 있어 아이들의 자연 학습 놀이터로 제격이다.전시시설도 식물의 환경에 맞게 다양하다. 오는 5월에는 ‘벚꽃 엔딩’의 아쉬움을 달래줄 백합나무(튤립나무)와 쪽동백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백합나무는 목련과로 높이 50∼60m의 크기로 자란다. 손바닥을 펼친 듯한 커다란 초록잎 위로 황녹색의 꽃이 튤립처럼 핀다. 쪽동백나무는 옥령화라고도 불린다. 때죽나뭇과의 낙엽 활엽교목으로 흰 꽃이 포도알처럼 늘어져 탐스럽게 피어난다. 나무는 가구재로, 씨는 머릿기름이나 초의 원료로 쓴다. 6월에는 노오란 모감주나무가 자태를 뽐낸다. 종자가 염주로 만들어져 염주나무라고도 불리는 이 나무는 황색의 꽃이 펴 개나리와 닮았다. 꽃이 지고 나면 꽈리처럼 생긴 열매가 달린다.기청산식물원과 얼굴을 마주한 청하중학교는 지난 2005년 환경보전 우수 시범학교로 선정된 만큼 경관이 뛰어난 학교로 유명하다. 한적한 시골 마을의 학교와 학생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는 풍경은 옛시절을 떠오르게 한다.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 사이로 봄에는 벚꽃이 나리고 가을에는 노란 단풍이 물들어 운치를 더한다. □ 용두 허우리 향나무용두리에 뿌리내린 허우리 향나무는 높이 7m, 바닥둘레만 4.66m에 달하는 거목이다. 2.90m나 되는 4개의 큰 줄기가 갈라져 압도적이다. 이 향나무에는 일화가 전해 내려져 온다. 향나무가 지키고 있는 용두 1리와 2리는 원래 한마을이었으나, 오래전 큰 홍수로 도랑이 넘쳐 마을이 두 지역으로 갈라져 멀어지게 됐다. 이 때문에 마을 노인분들이 서로 왕래할 수 없는 처지가 됐고 서로 사랑하던 북촌할배와 광명할매 또한 헤어지게 됐다. 이에 마을 구장이 향나무를 심어 두 어르신이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원했다.하지만 주민들은 낭만적인 유래와 다르게 재밌는 이야기를 꺼냈다. 할매마을과 할배마을의 사이에 우환과 다툼이 있었지만, 향나무를 심고 난 후 마을이 평온하고 화목해졌다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앞세우던 향나무가 수백년 간 마을 수호자로 자리를 지켜오고 있음은 사실이다.커다란 나무 그늘 아래서 따가운 봄볕을 피하고 있노라면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와 풀잎 쓰다듬는 소리를 낸다. 여행 중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며 쉬어가기 좋은 장소다. 운이 좋다면 고령의 마을 어르신들에게 옛 이야기를 들어볼 수도 있다. □ 월포해수욕장포항이 경북을 대표하는 바다도시인 만큼 동네마다 각양각색의 해수욕장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월포해수욕장의 매력은 뭘까. 달 월(月)에 물가 포(浦)라는 그 이름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이곳은 달이 가장 먼저 뜨는 ‘달맞이 명소’다. 일찍이 이 사실을 안 이들은 구룡포 해맞이공원에 가기 하루 전날 밤 이곳에서 떠오르는 달에 소원을 실어 보낸다. 방송인 전현무가 방송국에서 대상을 수상한 날 밤 월포의 한 펜션에 내려와 일출을 보며 2023년 새해 첫날을 기념하기도 했다.달은 달현산 아래 바다 인근에서 가장 보기 좋다. 까만 바다에 고개를 내미는 파도가 하얀 달빛에 부서지는 일은 소중한 이와 오래 즐기고픈 장면이다. 첫해를 맞이하며 열정을 다짐하기 전에 조용히 어둠을 밝히는 달님에게 지난해가 무사히 지나갔음을 감사히 기도하고 한해를 정리하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또, 해양스포츠를 빼놓을 수 없겠다. 월포는 파도가 잔잔하고 수심이 평균 200m로 낮아 초보자가 서핑을 도전하기 좋다. 주민들과 월포초등학교 학생들이 플로깅, 블루카본 등 해양생태계보호 활동을 하고 있어 환경적으로도 깨끗하고 안전하다. 백사장에는 옛날부터 바다에서 물고기를 잡는 데 썼던 후릿그물과 배 한 척이 서 있다. 서핑 후 보드와 함께 인증샷을 찍으면서 절대 놓치면 안 될 포토존이다. □ 사방기념공원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위치한 이곳은 한국 사방사업 100주년을 기념해 지난 2007년 문을 열어 사방의 목적과 중요성 등을 설명하는 뜻깊은 장소다. 이 공원은 1975년부터 5년간 360만명이 투입돼 4천500㏊를 단기간에 녹지화한 전국 최대 규모의 영일지구사방사업 성공기를 보여주며, 외부공원과 사방사업 기술변천과 각종 자료를 모아 전시한 실내전시실로 나눠져 있다. 주차장에서 언덕길을 오르면 드넓은 잔디광장에 다양한 조형물들이 세워져 있고, 뒤로는 탁 트인 마을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기념관 안에서는 영상물과 게임 등 체험형 활동을 즐길 수 있다. 설명 안내도 무료로 제공해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는다. 2층으로는 외부공원과 이어진다. 자주색의 비단향꽃무, 들국화 같은 마가렛과 색색의 데이지가 올망졸망 모여 있는 꽃길을 따라 걸어가면 하늘을 담은 연못이 펼쳐진다. 사방사업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재현한 동상들이 있는 산지사방 전시장을 지나고, 억새밭이 손짓하는 바람의 언덕에 다다른다. 뒤돌아보면 성큼 다가온 바다와 일직선으로 이어진 계단이 아찔하게 다가온다. 묵은봉 정상 직전에는 관해루가 있다.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정자로 남쪽 호미곶이 희미하게 보인다. 정상 동북쪽으로는 청진리 항구와 해안선이 평화롭다. 사방사업에 대한 이해부터 산을 직접 느끼며 오르기까지 마침내 발아래 바다와 산이 한데 어우러진 풍광을 담으면 평온과 기쁨이 마음을 채운다./김민지기자 mangchi@kbmaeil.com

2023-04-27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 문경 도자기 한눈에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명예문화관광축제인 ‘2023 문경찻사발축제’가 개막한다.올해 축제는 29일부터 5월 7까지 9일 간 문경새재 오픈세트장 일원에서 ‘찻사발에 담긴 천년의 불꽃’이란 주제로 전면 오프라인으로 개최한다.올해 25회째를 맞는 이번 축제는 코로나19 장기화 이후 4년만에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다. 장민호, 김희재, 박서진, 김의영, 최석준, 주미 등 최정상급 가수들의 개막축하공연으로 화려한 개막을 알린다. 또한 박구윤, 박주희, 안성준, 박규리 등으로 채워지는 폐막식 및 트롯인 문경공연까지 축제의 여흥이 쉼 없이 이어진다. 찻사발이 지닌 생활자기로서의 본질적 가치를 담아 새롭게, 멋있게, 재밌는 축제로 관람객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문경 찻사발이 생활도자기로의 전환점을 맞게 될 이번 축제에서는 축제 상품이 엄청나게 싼 가격으로 판매돼 생활도자기로 훌륭하게 쓰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축제 기간 중 문경새재 축제장 입장료와 주차요금도 모두 무료이다.4년 만에 전면 현장축제로 열리는 ‘2023 문경찻사발축제’를 미리 돌아본다. □문경새재 오픈세트장에 차려지는 기획전시‘기획전시’프로그램는 우리나라와 문경을 대표하는 도예명장과 한· 중·일 도예작가들의 다양한 도자기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먼저 오픈세트장 강녕전에서 펼쳐질 ‘무형문화재 특별전’과 ‘도예명장 특별전’을 만날 수 있다. 백산 김정옥, 묵심 이학천, 문산 김영식, 미산 김선식 국가·경북도 무형문화재, 경북도 최고장인 월파 이정환, 우남 김경식, 문경 도자기명장 월봉 오정택, 황당 김억주, 청마 유태근, 도광 김경선 등 도자기 장인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작품 20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국제교류전’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도예작가를 초청해 문경찻사발과는 또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 전시되는 60여점의 작품은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오픈세트장 백제궁에서 펼쳐질 ‘문경도자기 명품전’은 전통의 맥을 이어온 문경 사기장들의 명품 52점이 전시돼 문경도자기의 진수를 선보인다.이밖에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제20회 전국찻사발 공모대전’의 입상작 10점, 역대수상작 19점을 포함한 123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문경도자기 한상차림전’은 문경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생활자기들의 멋을 감상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제공된다.이번 기획전시 프로그램은 다양하고 우수한 전통도자기 작품들을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함께 즐기며 문경도자기의 멋과 정취를 가득 담아갈 수 있는 뜻깊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특별하고 다채로운 부대행사2023 문경찻사발축제는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고 있다.먼저, ‘특별행사’로 문경 도자기 명장들이 도자기를 직접 제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도자기에 대해 궁금한 부분을 직접 설명해 주는 소통형 참여프로그램 ‘사기장의 하루’행사가 축제기간 중 1일 2회(10시, 14시) 오픈세트장 광화문 무대에서 펼쳐진다.그리고, 문경찻사발축제의 백미인 ‘문경도자기 명품경매 및 생활자기경매’가 마련된다. 생활자기 경매는 4월 30일과 5월 6일, 문경도자기 명품경매는 5월 5일과 7일 오픈세트장 저잣거리 주무대에서 당일 오후 3시에 진행 될 예정이다.이밖에도 다례시연, 아름다운 찻자리, 전국가루차 투다대회, 문경전국발물레경진대회, 이야기할머니가 들려주는 문경찻사발이야기, 찻사발 원픽이벤트, 찻사발의 산 시간제한 이벤트, 찻사발 할인! 체험스템프 이벤트가 준비된다.또 100만원대 다완을 10만원에 한정판매하고 50만원대 다시세트도 10만원에 판매하는 요장별 다완 및 생활자기 한정판매 이벤트, 5월 5일 어린이날을 기념한 ‘웅이마술사의 신기한 마술 이야기’등의 특별행사가 이어진다. 문경찻사발축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체험행사’로는 ‘찻사발 빚기’와 ‘찻사발 그림그리기’, 5만원 상당의 혜택을 사전예약 1만5천원에 누릴 수 있는 ‘찻사발 원픽패스권’, 풀장 속 꽁꽁 숨어 있는 황금 찻사발을 찾는 ‘1300 황금찻사발을 찾아라’ 등이 눈길을 끈다. 그 외에 찻퀴즈온더블럭, 찻사발 패달보트, 차담이 네컷, 망각의 찻집, 스탠딩 찻자리, 다례체험 등 가족·연인들이 함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새롭게 마련했다.또한, 1천만원 상당의 황금다완 경품 이벤트, 축제의 주인인 시민들과 함께하는 시민의 날 진행, 문경찻사발의 이색적인 재미를 표현하는 광화문 글러벌스타 월담스토리, 문경특산물 판매, 문경문화 예술인 자유공연, 차담이 페이퍼 포토존 등의 ‘알찬행사’들은 축제의 재미를 더해 준다.안동MBC 정오의 희망곡 오픈스튜디오, 찾아가는 영화관, 문경도자기와 향토음식 한상차림전, 한복 패션쇼, 제1회 문경 전국사진 촬영대회, 신스틸러 페스티벌, 문경사랑 연예인초청 골프대회, 문경도자심포징엄, 문경친환경 캠핑프로그램, NH농협과 함께하는 건빵박사·이은결 스페셜 마술쇼 등의 ‘부대행사’가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신현국 문경시장은 “4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 축제로 개최되는 제25회 문경찻사발축제 준비에 관계자 모두가 어느때보다도 많은 정성을 쏟았다”고 밝혔다.신 시장은 “특히 관광객의 안전과 교통문제에 대한 대책마련에 중점을 두고 차질없이 축제를 준비를 했으니 안심하고 문경을 방문해 코로나19의 역경을 버텨내고 일상을 회복중인 우리 모두가 봄기운이 가득한 문경새재에서 문경찻사발 축제의 진수를 만끽하고 힐링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3-04-26

“보양식·왕의 밥상·사찰음식… 왜 잘못 알고 있었을까?”

이른 아침과 밤에는 아직 춥고, 낮엔 벌써 여름이 온 듯 덥다. 이런 계절엔 감기에 걸리기도 쉽지만 입맛 역시 잃기 십상이다. ‘잔인한 달’ 4월엔 건강을 조심해야 한다는 이야기. 육체의 건강을 위해선 좋은 음식을 가려 먹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신 건강을 챙기려면 뭘 해야 할까? 여기엔 재론의 여지가 없다. 책을 읽어야 한다고 수백수천의 선현(先賢)들이 때마다 강조했으니.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와 중국에서 날아온 짙은 황사에 콜록대는 기침을 참기 힘든 늦봄. 여기 육체적 건강을 지켜줄 음식에 관해 쓴 책 2권이 있다. 읽으면 정신적 풍요까지 선물 받을 수 있는. 이번 주말엔 이 책들을 읽음으로써 달아나버린 봄날의 입맛을 되찾아보면 어떨까?“영화처럼 극적이던 삶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 건 세상엔 ‘나보다 강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안 뒤”‘민어의 노래' 접한 한 시인은 “외로움에 기갈 든 영혼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준다”고 극찬하기도“양반이 민어로 보신했다는 말은 근거 없어… 궁중 음식도 허구, 우리 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낸 음식” ▲요리 재료에서 건져 올린 맛있는 詩-김옥종의 ‘민어의 노래’문장이란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가는 삶의 총체다. 수학적으로 표현하면 ‘삶=문장’이라 할 수 있을 터. 그러니 당연지사 사람이 쓰는 문장에는 살아온 삶이 녹아들기 마련이다.여기 커다란 손과 덩치를 가진 한 사내가 있다. 10대 땐 고향인 전남 신안과 학창시절을 보낸 목포에서 ‘소년 주먹’으로 유명했다. 자신의 완력을 과신했던 시절엔 한국인 최초로 K-1 파이터가 돼 일본 격투기 선수와 맞붙었다. 육체가 정신보다 빠르게 성장했던 사람 김옥종.불같이 뜨겁고 영화처럼 극적이던 삶이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뀐 건 ‘세상엔 나보다 강한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다.그 무렵 그는 밤거리가 아닌 부엌에서 칼을 들었다. 요리사가 된 것이다. 채소를 다듬고, 생선을 말리고, 육수를 끓였다. 철부지 아들이 커가는 걸 말없이 지켜보던 어머니와 함께 조그만 식당을 운영한 것.그리고 다시 20년 넘는 세월이 흘렀다. 김옥종은 이제 자신이 만들어내는 요리를 소재로 시를 쓴다. 40대 중반 문예지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그가 지천명(知天命)을 넘겨 출간한 첫 시집이 ‘민어의 노래’다.자신이 만들고 손님이 먹는 김옥종의 요리 대부분은 이 책에서 시의 제목이 됐다. 그는 음식을 매개로 삶의 희비, 세상의 빛과 그림자, 인간의 본성을 해석해 낸다. 예를 들자면 이런 문장이다.세월은 소리 내어 울지 않는 것민어 몇 마리 돌아왔다고 기다림이 끝난 것은 아니다…-위의 책 표제작 중 일부.곧 다가올 초여름 제철 생선 민어를 요리하며 ‘세월’과 ‘끝나지 않는 기다림’을 떠올리는 사람. 이를 시인 외에 어떤 이름으로 부를 수 있을까? 책장을 넘겨 아래 시를 보자.나도 한 번씩은 조금 피가 흐르더라도가슴을 열어겨울 쪽볕에 한나절은 말리고 싶다졸여낸 것은 생선이나 사람이나깊어지는 건 매한가지 아니겠나.-위의 책 중 ‘건정’ 전문.전통 방식으로 말린 생선 ‘건정’은 김옥종이 사용하는 요리 재료 중 하나다. 바람과 햇살 아래서 말라가는 생선을 보며 사람 또한 깊어지기 위해선 곰삭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그는 포착해낸다. 평소 ‘삶의 근원’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다면 나올 수 없는 문장이다.오래 묵힌 간장 혹은, 잘 삭힌 홍어처럼 독자를 매혹하는 김옥종 시의 매력은 ‘주꾸미 초무침’에서 다시 한 번 드러난다.‘피어오르는 아지랑이에 석쇠 받치고/잘 여문 도다리 자글자글 하얀 속살/애틋하게 올려놓고/노랑 잎 봄동 데쳐서 막걸리 식초에/주꾸미 뒹구는 호시절에는/생의 건너편에 있는 것들까지 부르고 잡다.’맛있는 걸 앞에 두고도 함께 할 사람이 없어 외로워하는 현대인들, 결국은 자신만큼 사랑할 어떤 것도 찾지 못한 소시민들에게 김옥종은 “생의 건너편에 있는 것들까지도 모두 불러 모아 한상 잘 차려 먹이고 싶다”는 너른 마음 씀씀이를 보여준다.‘민어의 노래’를 접한 시인 하나는 이 시집을 두고 “외로움에 기갈 든 영혼들의 뱃속을 든든히 채워준다”는 상찬을 얹었다.기자는 여기에 이런 말을 덧붙이고 싶다. “음식을 재료로 만들어낸 김옥종의 시는 오늘을 사는 우리가 잊었던 인간의 따스한 체온을 되찾게 해준다”고. ▲뭘 알고 먹어야 더 맛있는 법-황광해의 ‘한식을 위한 변명’황광해는 음식과 요리 관련 글에서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규합총서’ 등의 고문헌을 자유자재로 인용하는 돌올한 칼럼니스트다. 그의 문장은 짧고 군더더기가 없어 쉽고 편하게 읽힌다.황광해와 함께 밥을 먹어본 사람은 안다. 그는 누구보다 음식과 식재료에 대해 많이 알지만 ‘지식’을 무기로 식탁에서 허세를 부리지 않는다. 과장이 없고 명료한 사람이다. ‘한식을 위한 변명’은 음식평론가 황광해가 썼다. 첫 장을 펴면 열거된 소제목부터가 심상찮다.‘보양식은 없다’‘조선의 왕들은 사치스럽게 먹었다?’‘먹음직스러운 사찰 음식은 없다’‘궁중의 음식, 나라의 치욕이자 수치’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한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전복(顚覆)시키는 제목들. 내용으로 들어가면 이 제목들이 황광해의 딱딱 끊어 쓰는 단문에 의해 부연된다.동서(東西)와 고금(古今)의 여러 자료를 검토·인용해 설득력을 높이고, 의구심을 가질 독자를 위해 다양한 역사적 사실과 실제적 사례를 들려주는 것.먼저 보양식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한식을 위한 변명’에서 황광해는 잘라 말한다. “보양식은 없다.” 이러한 단언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물음이 뒤따른다.“아니, 보양식이 없다니요? 우리 조상들이 먹던 삼계탕, 장어, 민어, 개고기 등은 그럼 뭡니까?”황광해가 답한다. “보양식에 관한 한 우리는 발전이 아닌 퇴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있지도 않았던 보양식을 억지로 만들어 먹고 있다”고.이를 증명하기 위해 보양식으로 가장 즐겨 먹는 음식 중 하나인 삼계탕이 원래는 지금의 모습이 아니었음이 기록된 ‘일성록’과 ‘몽경당일사’ 등을 인용한다. 또한 오늘날 삼계탕을 만들 때 사용되는 ‘영계(20여일 키운 어린 닭)’가 과거에는 사용된 적이 없음도 증명해낸다.비싼 가격임에도 각광받는 민어회와 장어 요리 역시 조선시대엔 ‘보양식’과 거리가 멀었다는 게 황광해의 주장.“양반이 민어로 보신했다는 말은 근거가 없다. 당시 민어 보신은 불가능했다. 양반들은 대부분 한양 도성이나 대도시에 살았다. 바닷가에서 민어를 옮기는 일은 불가능했다. 궁궐에서도 민어회를 먹거나 생민어로 탕을 끓였다는 기록은 없다.”여기에 덧붙여 장어를 귀한 보양식으로 대접하는 세태는 일본의 영향이라고 말한다. “조선시대에는 장어를 좋게 여기지 않았다. 그때 장어는 정체가 불분명한 녀석이었다”는 게 황광해의 설명이다.세칭 ‘궁중요리’에 관한 황광해의 태도도 명확하다. “왕의 밥상, 궁중의 음식은 허구다. 왕의 밥상은 없었다. 우리 시대 사람들이 만들어낸 허구의 음식”이라는 것. 조선시대의 여러 문헌에 근거해 ‘왕의 밥상은 결코 화려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펼친다.‘궁중음식을 전승한 기능보유자’ 또는 ‘조선 왕조의 마지막 상궁’으로 불리는 한희순에 대한 황광해의 인물평은 가혹하게 보일 정도다. 요약하면 이렇다.‘한희순이 고종과 순종, 계비 순정효황후 윤씨의 밥상을 책임졌다는 건 엉터리 소설이다. 무너진 왕조라도 왕실의 식사는 남자, 숙수의 몫이었다. 어린 여자 나인이 밥상을 책임졌다는 것은 유교적 사회질서 구조와 조선의 궁궐을 모르니 하는 소리다. 한희순은 고종 시대엔 제대로 일을 할 연차도 되지 않았다.’황광해의 문장과 주장은 열광과 비난을 동시에 일으켰다. 그러나, 그것 또한 책을 읽는 재미.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해 ‘한식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만들어갈 것인지는 ‘한식을 위한 변명’을 읽은 독자들의 몫이다./홍성식기자hss@kbmaeil.com

2023-04-25

‘청송사과’ ‘산소카페’… 청송 읽는 2개의 핵심 키워드

부산의 자갈치시장, 흑산도의 홍어, 태안의 젓갈, 전주의 한옥마을, 마산의 아구찜, 보령 대천해수욕장의 머드(Mud)….모두가 해당 도시를 머릿속에 떠올리면 연이어 따라오는 특산물이나 관광 명소다. 이처럼 다른 지역이 가지지 못한 걸 보유하고 있는 도시는 관광 부문에 있어 듬직한 지원군을 얻고 있는 셈.경북 청송은 이미 오래전부터 지속적인 노력과 적극적인 홍보로 사과를 한국 최고의 명품으로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깨끗하고 맑은 공기를 즐기며 여행할 수 있는 도시’라는 브랜드 이미지까지 공고히 하고 있다.‘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은 이제 여행을 즐기는 관광객들 사이에서 보통 명사가 됐다. 지난 주말 청송군을 돌아보며 이 ‘보통 명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했다. 다음은 그 결과에 대한 간략한 보고서다. □ 청송사과·산소카페 청송,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선정‘특산품 브랜드’는 청송사과, ‘도시를 상징하는 브랜드’로는 산소카페가 경북의 청정 자연 속에서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청송군을 대표하는 핵심 키워드로 확고하게 자리 잡아가고 있다.윤경희 청송군수는 “지역민의 땀방울 속에서 향기롭게 자라는 사과와 타지역 어느 곳과도 확연하게 구별되는 맑은 공기와 오염되지 않은 환경을 간명하게 보여주는 ‘산소카페’가 관광객들에게 청송이 가진 장점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이를 증명하듯 지난 4월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 ‘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군’이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을 누렸다.“이로써 ‘청송사과’는 11년 연속, ‘산소카페 청송군’은 4년 연속으로 개별 분야에서 최고상이라 할 수 있는 대상을 차지하게 됐다”는 게 청송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소비자가 직접 참여해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브랜드를 선별하는 ‘2023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은 권위와 명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유수의 브랜드 시상식이란 건 이미 주지의 사실.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대표브랜드 대상 경연에는 청송사과를 비롯해 8개의 사과 브랜드가 후보에 올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사과를 즐겨 먹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선택은 지난 대표브랜드 경연에서와 마찬가지로 냉정하고 명확했다.소비자들은 인지도, 차별화, 신뢰도, 품질 등 모든 면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는 청송사과”라고 인정하고, 기꺼이 청송사과를 선택했다.심사위원들은 소비자들이 청송사과를 최고 브랜드로 인지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고 한다. “사과 재배에 적합한 자연 환경, 우수한 품질 관리, 앞선 재배 기술과 적극적인 판매 전략이 주효했다.”일교차가 큰 청송의 지역적 특성은 소비자들이 신뢰하고 다시 찾는 청송사과 맛의 가장 큰 비밀 가운데 하나다. □ 최고 품질 사과 만들기 위한 청송 농민들의 노력청송사과는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연평균 13℃가 넘는 해발 240m 이상의 산지에서 길러지고 있다. 사과 생육 기간에 일교차가 크면 사과는 다음 세대를 위해 영양분을 과육에 저장한다. 낮과 밤 사이의 큰 일교차가 사과의 영양분을 저장하는 활동을 촉진해 과육을 단단하게 하고 단맛을 높이는 작용을 하는 것.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청송사과는 자연 환경 하나에만 의지해 만들어진 브랜드가 아니다”라는 게 청송사과 재배 농가들의 한결같은 부연이다.“더 아삭하고 당도가 높은 사과 재배를 위한 청송 농민들의 수십 년 간 노력은 다른 지역이 따라올 수 없는 사과 재배 지식과 기술을 축적하게 했다”는 것이 농민들의 자긍심이다. 또한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적극적인 홍보 또한 한국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대표 과일 자리에 청송사과를 올려놓았다”고 덧붙였다.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청송군은 1994년 청송사과 상표 등록, 2007년 청송사과 지리적 표시제 등록, 키 낮은 사과 묘목 도입, 친환경 저농약 재배 기술 확장, 과수 고품질 시설 현대화, 청송황금사과 ‘황금진’ 개발 등 상품성 향상을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다.여기에 더해 대도시 시식 홍보행사, 직거래 판매 지원, 청송사과 유통센터 운영, 청송사과 품질보증제 시행 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의 신뢰와 호응을 일으켰다는 게 지역 전문가들의 견해다.한국 최고 사과를 재배한다는 농민들의 자부심과 청송군의 노력은 세계에서 인구가 네 번째로 많은 인도네시아에 한국 최초로 사과를 수출하는 결과도 가져왔다.청송군은 2022년 인도네시아로부터 연간 300t 사과 수출 쿼터 승인과 사과주스 5년간 무제한 수출 승인을 받았다. 이 또한,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성과다. 여기에 청송군은 사과 생산량 증가가 가져올 가격 하락에 대비해 사과 수출량을 1만t까지 늘리는 계획도 세웠다. □ 청송의 긍정적 이미지 극대화시킨 ‘산소카페’이날 2023년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시상식에서는 ‘산소카페 청송군’도 4년 연속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 도시 브랜드의 저력을 내외에 선보였다.도시 브랜드 부문은 청송을 비롯한 8개의 지자체가 수상 후보에 올랐다. 수상작 선정 과정에서 최초 상기도, 보조인지도, 마케팅 활동, 브랜드 선호도 등 4가지 항목에서 가장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은 건 ‘산소카페 청송군’이었다.‘산소카페 청송군’은 “청송이 가진 청정한 자연 환경과 우수한 자연 자원에 공간적인 상징색을 입혀 지역의 가치를 입체적으로 표현했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이어지는 설명.지역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청송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청송, 전국 최대 규모의 백일홍 정원인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은 자연환경을 잘 가꾸며 보전하고 있는 청송의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청송군은 이런 이미지를 보다 확실하게 드러내기 위해 주산지 왕버들 나무 복원, 신기리 명품숲 조성, 청송정원 주변 생태공원 조성, 청송백자 레지던스 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이는 청송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자연으로부터 위로받고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기반이 돼주고 있다. 전선 지중화 사업과 도시재생 사업, 농촌 공간 정비사업 역시 청송을 깨끗하고 안전한 도시로 만들어 가기 위한 프로젝트다.이와 함께 전국 최초 관내 시내버스 전면 무료운행으로 주민과 관광객의 이동 편의성을 높인 것도 청송의 이미지 상승에 호재로 작용 중이다. “자가용 이용을 줄여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는 부연이 잇따른다.“청송사과와 산소카페 청송군을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로 선택해 주신 소비자들께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전한 윤경희 군수는 “청송군은 군민과 함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하고, 보다 우수한 품질의 사과를 생산해 여러분의 신뢰와 사랑에 보답하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그 도시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연상되는 대표 특산품과 긍정적 이미지가 있는 도시. 이는 한국 지방자치단체 모두가 지향하는 모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그런 차원에서 보자면 청송은 이미 그 지향의 절반쯤을 이룬 셈이다. 그래서다. 더 기대되는 건 청송군의 미래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2023-04-23

첨단 기술 산업 육성으로 청년이 돌아오는 고령

고령군은 그간 민선8기 핵심사업이라 부를 수 있는 ‘555 프로젝트(인구 5만명, 도시 신규주택 5천호, 청년인구 5천명)의 성공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노력은 2023년 4월 현재도 현재 진행형이다. “딸기와 수박이 맛있는 농촌마을”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첨단기술산업을 육성하고, 대규모 산업단지를 조성함으로써 떠났던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고장을 꿈꾸는 고령. 미래를 위해 준비된 고령군의 각종 사업이 어떻게 구체적으로 추진되고 있는지 아래에서 점검해본다.□ 첨단기업 유치로 잘사는 고령 건설고령군은 지난해 말 IP테크, 백운지업과 투자유치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IP테크와 백운지업은 동고령일반산업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다.IP테크는 투자규모 36억 원 고용계획 25명이며, 백운지업의 투자규모는 81억 원, 14명을 고용할 예정이다. 이는 ‘범군민 고령사랑 주소 갖기 운동’에 동참하는 효과도 있어, 인구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지속적인 기업 유치활동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구 증가에 힘쓸 계획”이라는 것이 이와 관련된 고령군청의 설명.고령은 기업 투자유치 MOU 체결을 시작으로 관광시설과 산업 인프라 유치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미 경북도청과 투자유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도 시작됐다.여기에 첨단기술산업과 중견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는 민선8기 역점시책인 ‘5.5.5 프로젝트’의 달성 기반이 될 전망이다.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통한 인구 유입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대가야읍과 다산면 지역의 신규 주거단지 조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엔 ‘대가야지구 도시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우람종합건설과 업무협약도 체결했다.대가야지구 도시개발사업은 고령군 대가야읍 장기리 189번지 일원 면적 8만1천690㎡에 주택 625세대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지난 1월부터는 서석홍 고령군 명예군수의 1호 기부를 시작으로 고령 출향인과 고령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자발적인 기부도 이어지고 있다. 시행 100일 만인 4월 10일엔 1억2천만 원이 모금되는 실적을 올렸다.고향사랑기부금은 기부자에게는 세액공제와 답례품 제공, 지방자치단체는 지방재정 확충, 지역 생산자에게는 농가소득 증대라는 1석3조의 효과가 있는 사업.고령군은 답례품으로 고령옥미, 멜론, 딸기, 수박, 감자, 양파와 한우, 한돈, 고령사랑상품권 등 빼어난 품질의 고령 특산품을 준비했다.또, 기부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대가야생활촌 숙박권과 캠핑장 이용권 등 관광서비스 상품도 선물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들이 기부한 돈은 별도기금으로 편성돼 사회 취약계층과 문화·예술·보건 등 주민복리 증진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 산업단지 조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통상 사람들은 고령군을 인구 3만 명이 조금 넘는 딸기, 메론, 감자의 특산물 산지로 알고 있다. 하지만, “고령은 대구 인근에 위치한 제조업 강소도시로 보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산업단지 4곳과 농공단지 2곳에는 330여 업체 5천500여 명의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으며, 그외 쌍림, 성산, 개진 등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에는 개별 공장 600여 곳이 가동 중이다.고령군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미래 산업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준비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현재 고령군은 다산면 일대 66만8천㎡ 규모의 월성일반산업단지와 개진면 일대 22만1천㎡ 규모의 열뫼일반산업단지를 조성 중이다. 이는 2024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데이터 센터 유치와 물류시설, 첨단산업 관련 중견기업을 데려오기 위한 홍보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2024년 하반기부터 산업단지 내 공장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뿐 아니다.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광주-대구고속도로의 교차점에 위치한 성산면에는 동고령IC 물류단지가 11만4천㎡ 규모로 만들어지고 있다. 광역교통망으로의 용이한 접근은 물론, 물류 수송을 위한 최적지로 손색이 없다.고령군은 “이 물류단지가 2025년 상반기에 준공되면 한국 중부권과 경남·전라권을 잇는 물류산업의 요충지가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민선 8기 시작과 함께 고령군은 현재 조성 중인 산업단지와 별개로 신규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사전작업도 시작했다. “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직접 시행함으로써 분양가를 낮춰 규모 있는 중견기업 유치를 목표로 한다”는 게 군청 관계자의 부연이다.유치 업종도 산업구조의 변화에 발맞춰 첨단산업과 고부가가치산업을 끌어들여 지속가능한 산업구조 형성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령군은 2개의 고속국도가 교차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또한, 대도시 대구를 접하고 있어 인력 수급도 용이하다. 이는 제조업 입지에 최적의 장소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런 장점을 살려 향후 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제조업 부흥의 기회를 잡고자 하는 게 고령군이 그리고 있는 청사진이다. □ 청년들이 돌아오는 고령군으로지난해는 원자재 가격과 물가 상승, 금리 인상 등 국내외 여건 악화로 기업 운영이 힘겨웠다. 올해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의 3중고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현실에 무너지지 않고 위기를 기회 삼아 변화와 도약의 해를 만들고자 하는 게 고령군의 다짐이다.이를 위해 지난해 말 ‘고령군 기업지원 및 육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고령군에 소재한 기업의 경제활동을 지원하고 육성하기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또한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을 통해 금리 부담을 덜어 기업 경영의 안정화를 도모하고 있다.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을 위해서는 ‘청년일자리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기업인의 애로사항을 듣는 것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곧 준공될 금빛마실어울림센터에 고령군 기업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함으로써 공장 설립 절차 상담과 시책 정보를 제공하는 건 이런 사업의 연장선에 있다.아울러 고령군과 기업의 상생발전을 위해 ‘관내 기업체 고령사랑 주소갖기 운동’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지방 소멸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업인의 참여와 역할이 중요한 만큼, 근로자 전입 기업에 대한 근로환경 개선 및 물류비 지원이 추진된다. 이는 고령군과 기업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로 지역 발전의 초석이 될 전망이다. □ 메타버스 통해 지역 발전 밑그림 그려메타버스는 가공 혹은,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하는 것. 현재 메타버스는 가상세계의 경험과 현실세계의 경제·사회·문화 활동이 서로 연결되는 개념으로 확장되는 추세.메타버스는 코로나19의 오랜 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수요를 충족할 새로운 대안으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미래산업으로 육성 중이다.고령 역시 ‘고령군 메타버스 서비스 발굴 및 활성화 연구용역’을 발주해 군민 편의 서비스와 주민과 접목 가능한 콘텐츠 발굴 등을 모색하고 있다. 시공간적 제약과 언어 장벽 등 현실의 한계를 극복하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공공 부문 메타버스 구축사업이 활용 목적과 효과에 대한 고려 없이 일회성 또는, 보여주기식 홍보로 추진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민간 플랫폼을 우선 활용하는 방안도 연구하고 있다.4차산업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산업·문화·역사 등 지역의 특화자원에 기반한 메타버스 생태계를 조성하는 플랫폼 개발 사업은 고령군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분야다. 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도 직결된다.혁신을 꿈꾸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통로로 청년들이 메타버스에서 자신의 역량을 발휘해 이를 보다 나은 성장의 발판으로 삼는 것은 고령군의 궁극적 지향점이다.향후에도 고령군은 메타버스가 가져올 다양한 기술 발달과 새로운 서비스 출현, 시대적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 구축과 인력 양성, 콘텐츠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전병휴 기자 kr5853@kbmaeil.com

2023-04-19

명품 영양산나물로 건강한 맛 느껴보세요

예전부터 건강한 먹거리를 이야기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제철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같은 봄이면 온갖 종류의 산나물이 온갖 지천에 널려 있다.산나물은 봄철의 대표적인 제철 음식이며 그중에서도 영양산나물은 일월산 청정 지역에서 자란 오래된 영양의 대표 먹거리이다.봄철이면 집집마다 식탁에 영양산나물로 가득하다. 초록빛 싱그러움이 더해져 봄철 어떤 요리보다도 훌륭한 별미 중의 별미로 꼽는다. 영양산나물의 쌉싸름한 맛과 짙은 향의 매력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지금이 제철임을 느끼게 만든다.특히 영양산나물축제는 봄철 전국의 소비자들이 찾고 있는 건강한 맛 영양산나물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오도창 영양군수는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차별화 된 콘텐츠로 색다른 추억을 느낄 수 있는 영양산나물축제의 성공을 위해 주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와 협조 부탁드린다”며 “영양산나물축제를 찾아오는 방문객들이 최고의 만족을 할 수 있는 축제를 준비 중이며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냈던 농가들의 소득 증대에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데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 건강한 먹거리 ‘영영양산나물축제’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가 오는 5월 11일부터 14일까지 영양 일월산 일대에서 개최된다. 영양군은 2005년부터 올해까지 산나물축제를 18번이나 진행해 오면서 거듭 진화해왔고 매년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해 관광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영양산나물축제는 영양군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면서도 무한한 가능성을 찾지 못했던 산림 도처에 널려 있는‘산채’를 주목하면서 산나물축제가 시작되는 계기가 됐다.‘산채’라는 소재의 특이성과 정체성, 발전가능성 등에 무게를 두고 영양의 미래 동력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양군의 부족한 관광 인프라를 극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활용되는 등 해를 거듭하며 발전하는 영양산나물축제와 함께 산채의 무한한 가능성도 하나씩 발견되고 있다. □ 명품 영양산나물의 건강한 맛의 비결낙동강 반변천의 발원지인 일월산의 청정 자연 속에서 탄생한 산나물은 맛과 향기가 뛰어나 전국적으로도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영양군은 전체 면적 중에 약 87%가 산지로 이루어져 있고 내륙 깊숙한 청정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산나물이 서식하기 좋은 토양(갈색산림토)과 기후조건을 갖춰 양질의 산나물과 희귀 약초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그래서 영양산나물은 웰빙 음식이라기보다는 거의 ‘약초’라고 볼 수 있다.최적의 자연환경 속에서 자라난 영양산나물은 맛과 향이 뛰어나고 미네랄, 비타민, 섬유소와 같은 영양소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자연의 보양식이라 할 수 있다.특히 청정 자연에서 자란 일월산 산나물은 건강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먹기 위해 많이 찾고 있다. □ 영양산나물의 대표 영양 어수리영양 일월산은 예로부터 춘양목이 많이 나는 곳으로도 유명하지만 1960~1980년대에 벌목이 많이 이뤄진 탓에 큰 소나무는 거의 사라졌다.사라진 소나무 사이로 햇볕이 적당히 드는 곳에 터를 잡은 것이 바로 어수리로 해발 700~800m 이상 되는 높은 산에 자생하며 동의보감에서는 피를 맑게 하는 식물로 기록되어 있다.예로부터 부드럽고 향이 좋으며 약효도 좋아 약초꾼들 사이에선 왕삼(王蔘)으로 불렸다. 어수리의 이름처럼 ‘임금님 수라상’에 오른다고 할 정도로 귀한 대접을 받은 최고급 산나물로 현재는 영양을 대표하는 특산품으로 자리 잡았다.어수리는 미나리과에 속하는 다년초생으로 청정지역에서 겨울철 눈 속에서 싹을 틔우고 이른 봄 제일 먼저 식탁에 오르는 산나물이다. 2월 중순부터 4월 말까지 어린순을 채취해 수확하게 되는데 이곳 일월산 자락의 어수리는 그 맛과 향이 진해 전국에서도 최고의 품질로 평가받는다. □ 제18회 영양산나물축제의 즐길거리영양군의 밤하늘을 홍보하기 위해 ‘별이 빛나는 밤에 콘서트’를 진행한다. 또 별을 보며 트래킹을 할 수 있는 야간트래킹 탄소중립 캠페인과 신선하고 건강한 맛의 산나물을 구매할 수 있는 산나물장터가 운영된다.일월산에서 자라는 청정 산나물을 이용해 일월산 높이인 1천 219m의 의미를 부여하는 1천 219인분 산나물 비빔밥 만들기와 시식회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와 맛을 선사한다.원놀음, 영양풍물단, 청소년 및 동호회, 밴드 공연 등 지역민들이 참가할 수 있는 다양한 공연들이 준비되어 있다. 오락가락 가요제, 현장 경매 ‘진품명품’, 사투리의 고유한 멋과 지역문화 특성을 담은 영양고유사투리 경연대회 ‘영양말 겨라보시더!’ 등 축제장의 작은 공간을 활용한 산나물 파티 분위기를 조성한다. 산나물 가공요리 강연, 산나물 떡매치기, 산나물 그림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영양산나물축제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먹거리는 물론이고 재미와 추억을 남겨 줄 것으로 기대된다.또 한글 최초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체험, 사상체질 무료진단, 이색 포토존, 이색쉼터 등이 조성돼 산나물 축제 외에도 다채로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 산나물로 요리한 산촌 먹거리촌산나물축제 기간 동안 봄의 기운을 물씬 풍길 수 있는 산골오지 먹거리를 스토리텔링해 건강하고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인다.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먹거리와 체험을 통해 영양산나물축제의 핵심 방문객층인 가족단위를 대상으로 즐길 거리를 충족시킬 계획이다.산나물 축제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산나물 고기굼터를 운영해 행사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다양하고 건강한 맛의 영양산나물과 신선한 고기를 같이 먹을 수 있다.산나물 고로케, 산나물 핫바, 산나물 피자 등 산나물을 이용해 만든 다양한 음식들을 준비해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먹거리촌도 운영된다. 또 늘어가는 비건인들의 수요에 맞춰 산나물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일품 요리들은 비건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산나물 채취 체험5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영양의 일월산, 개별 체험장 7~8개소에서 산나물 채취 체험행사가 진행된다.봄이 주는 청정 자연의 선물인 ‘산나물’을 관광객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사전 신청을 받아 진행하고 있으며 체험행사 마련을 위해 매년 영양군에서는 영양만의 독특한 맛과 향을 가진 산나물이 자라는 일월산 일대를 특별 관리해 오고 있다.산나물 채취체험을 희망하는 관광객들을 체험농가에 연결해 주고, 체험객들은 입맛에 생소한 산나물을 직접 채취·맛보며 산나물에 대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영양산나물을 홍보하는 효과로 이어진다.특히 영양 산나물은 그 자리에서 뜯어서 맛을 보아도 될 만큼 깨끗하고 무공해여서 체험객들은 청정 영양 산나물의 맛을 보고 향을 맡으며 산나물의 매력에 흠뻑 빠져든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3-04-18

2025 APEC 정상회의는 역사도시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로 화룡점정(畵龍點睛) 찍겠다”주낙영 경주시장이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경주의 미래를 위한 화룡점정이 될 것”이라며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주 시장은 4월 정례석회에서 “지난해 경주시는 1조 103억원의 국도비 확보를 비롯해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고, 新형산강프로젝트를 비롯한 사상 최대 정부공모사업 선정,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달성, SMR국가산업단지 유치 등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경주의 미래 백년대계를 앞당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로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을 것이다”고 거듭 강조했다.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도시 선정을 놓고 지자체 간 유치 경쟁이 한창이다. 미·중·일·러 4강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21개국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정상회의 개최 도시가 얻게 될 유무형의 사회경제적 유발 효과는 상상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지금까지 경주를 비롯해 인천, 제주, 부산 등 지자체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며 뜨거운 유치전을 펴고 있다. 이처럼 여러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시도 일찌감치 유치 도시 도전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경주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이자 국제회의도시에서 첨단과학산업도시로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 □ APEC 정상회의 개최의 의미와 전망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를 의미하는 APEC은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개최된 12개국 간 각료회의를 시작으로, 1993년부터는 매년 개최되며 명실상부한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로 발전했다. 우리나라는 호주와 함께 APEC 창설을 주도했으며,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1991년 이미 서울 각료회의를 개최해 헌장격인 ‘서울선언’을 마련한 바 있다.이처럼 우리나라는 APEC 출범과 함께 이미 주도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2005년 제13차 정상회의를 부산에서 개최하며, 또 하나의 대역사를 만든 바 있다.지난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APEC 정상회의에서는 2025년 정상회의를 또다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부산 개최 이후 20년 만에 국내에서 개최되는 정상회의는 우리나라의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을 세계로 확산하고, 중소기업의 국제화, 지방균형발전 등 포용적 성장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경주시는 세계문화유산이 집적된 도시에서 처음으로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국격을 한 단계 올리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특히 수도권이 아닌 소규모 지방도시에서의 개최는 APEC ‘비전 2040’의 포용적 성장과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 균형발전 가치 실현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경주에서 개최되어야 하는 이유무엇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도시로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곳이 바로 경주다. 한마디로 가장 한국다운 도시인 것이다.지난 수년간 APEC 교육장관회의, 제7차 세계물포럼,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충분한 역량도 갖추고 있다.각국 정상의 경호와 안전을 위한 입지적 조건도 아주 우수하다. 정상회의가 열릴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회의장과 숙박시설 간 이동 동선이 매우 짧을 뿐만 아니라 다른 후보도시와 달리 바다에 접해있지 않고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정상 경호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2005년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됐을 때도 한미정상회담은 경주서 열렸는데 회담장소인 보문단지 일대가 경호에 최적지였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선보이기 위한 적지 또한 경주다. 경주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가 있다. 특히 최근 SMR 국가산업단지 선정은 세계에 우리 원전산업을 세일즈할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포항과 울산, 구미 등 산업도시와 인접한 경주는 다양한 산업시찰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최적지이기도 하다.단순히 회의만 한다면 수도권이나 대도시가 편리할 수도 있다. 하지만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대한민국을 전 세계에 제대로 알리고 싶다면, 그 도시는 반드시 경주가 되어야 한다.개최도시의 유불리를 떠나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고 상상해 보자. 행사가 열리는 11월은 형형색색의 단풍이 최절정에 달하는 시기다. 세계 정상들이 한복을 입고 불국사, 동궁과 월지, 첨성대, 월정교 등에서 찍은 사진과 영상이 전 세계로 퍼진다면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가 아닐까.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단순히 회의를 한다거나 도시의 발전상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한국의 역사와 문화, 전통과 경제발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국격 상승과 국가자긍심을 고취하는 국제회의”라고 설명했다.그는 이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보문관광단지는 지리적 특성 상 정상 경호와 안전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살려 가장 한국적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경주야말로 정상회의의 최적지라 자부한다”고 밝혔다.주 시장은 또 “APEC 정상회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APEC의 관례”라며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지방도시인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 선진 시민의식과 문화 정착의 터닝 포인트경주시는 지난달 30일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유치 활동에 돌입했다. 이에 발맞춰 대정부 유치 활동과 시민의 유치 공감대를 확산하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이러한 움직임 중에 눈에 띄는 경주시의 유치 전략이 또 있다. APEC 정상회의는 각국 정상이 대거 참가하는 국제행사로 세계 각국이 우리나라를 주목하므로, 이에 걸맞은 사회 분위기 조성을 통해 이번 기회를 선진 시민의식과 문화 정착의 터닝 포인트로 활용하겠다는 게 경주시의 복안이다.이를 위해 칭찬하기, 주인의식 갖기, 공익 우선 및 배려하기 등 시민의식 함양 4대 과제를 선정했다. 범시민추진위원회 소속 단체를 중심으로 주체적 역할을 부여하고 시민사회 각계각층에서 민간 주도의 자발적 실천을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법질서 확립 차원에서 생활환경·교통·행락질서 등 3대 기초질서 지키기를 추진한다. 분야별 실천다짐대회와 더불어 연중 지속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계획이다. 한편으로는 경주를 찾는 방문객에게 친절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 줌으로써 정상회의 유치도시로서의 경쟁력을 한층 높이고, 국내외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철저한 준비로 머무르고 싶고 다시 찾고 싶은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혁신할 방안을 추진한다.친절, 청결, 신용, 안전 등 관광선진화 4대 실천운동과 관광 인프라의 대대적인 정비를 통해 친절하고 안전한 손님맞이 준비 태세를 갖춘다. 4대 과제별 세부실천 사항을 발굴하는 한편 숙박업, 음식업, 운송업, 관광업소 등 서비스 업종의 자율 실천을 점검하고 민관 합동 친절교육과 언론과 연계한 캠페인을 전개한다. 주요 관광지 스마트 시스템을 구축·정비하고 외국어 안내판과 편의시설의 개선, 노후·불량 시설에 대한 개체 독려, 화재와 위생, 방역 등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는 등 관광서비스 체계 선진화와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정비할 계획이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4-17

“전시 컨벤션을 넘어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겁니다”

대구가 국제도시에 걸맞은 위상을 굳히고 있는 바탕에는 엑스코의 존재가 절대적이다.대구 엑스코는 대형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유치, 개최해서 대구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대구 엑스코의 창립에서부터 기공까지 전 과정을 주무 사무관으로 총괄해 온 이상길 엑스코 사장(전 대구시 행정부지사)이 엑스코 창립 27년 만에 엑스코 사장으로 와서 엑스코의 한 단계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사장은 대구 엑스코를 전시 컨벤션을 넘어서는 대구의 대표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대구에 엑스코가 있어 자랑스럽다. 엑스코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인가.△지역 기업과 산업의 판로 개척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엑스코가 하고 있다. 엑스코는 전시·컨벤션을 통해 지역 기업들이 정부 정책과 산업별 역점 사업들을 한눈에 확인하고 산업 트렌드에 따른 맞춤형 기술과 제품 개발, 제도적·금전적 지원책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지역 산업에 특화된 전시회와 컨벤션을 통해 국내 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행사가 열리면 전 세계인들이 대구로 모여 비즈니스 교류뿐만 아니라 숙박, 식도락,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소비 활동이 이루어져 경제적 파급효과뿐 아니라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엑스코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어떤 것들이 있나.△연간 130건 이상의 전시회를 포함하여 2천건 이상의 콘서트, 이벤트, 학회 등 각종 행사가 개최되고 250만명이 방문하는 지역 대표 전시컨벤션센터로 역할 하고 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세계물포럼, 2019년 세계뇌신경과학총회 등 수많은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특히 2021년 엑스코 확장 개관 이후에는 2022년 세계 3대 가스산업회의인 세계가스총회와 전 세계 30만 농업관계자들이 모이는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등 대형 전시회의 유치와 개최가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엑스코가 2천19건의 행사를 개최해 매출 328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어렵다고들 했다. 엑스코도 많은 적자를 냈다는데 사장이 바뀌었다고 그렇게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시기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난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 그리고 세계가스총회라는 정부 사업을 엑스코가 개최했던 것이 영향이 컸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임 이후 전시회에 삼성이나 LG, 현대 등의 대기업 본사들이 참여하면서 개막식에도 본사 사장들이 직접 참석하는 등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기업들도 시 보조금 사업으로 참여하던 전시 행사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회사 스스로 경영혁신 개혁을 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지난해 9월 취임하고 이제 반 년 지났다. 그동안 경영혁신을 어떻게 했나.△먼저 나 자신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으로 시작했다. 사장의 연봉을 40% 깎아 버렸다. 그리고 내가 엑스코를 설립 당시 마련했던 사장 관사를 내손으로 없앴다. 그러니 내 연봉의 절반은 깎인 셈이다. 그리고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부서장 직급을 30% 줄이고 위계적인 수직적 조직을 업무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 바꿨다. 물론 이런 엄청난 개혁은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서 실행했다. 그래서 갈등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엑스코 사장으로 온 것을 시절인연이라 그랬다. 엑스코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나.△1994년 대구전시컨벤션센터(대구 엑스코 전신) 건립 업무를 맡은 것이 첫 인연이다. 나로서는 공직의 첫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코엑스 외에는 지방에 컨벤션센터가 없던 때였는데 대구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싱가포르, 홍콩 등 MICE 선도국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서 국비를 확보하고 기공식을 열기까지 총 과정을 맡아 수행했다. 1995년 엑스코 설립을 시작으로 대구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 대구시 행정부시장, 대구예술문화대학장,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을 지내며 지방행정과 문화예술산업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그리고 엑스코 설립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엑스코 사장으로 왔으니 시절인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엑스코 건립 과정에도 사연이 많았을 것 같다.△대구에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게 된 것은 정치적 결정이 뒤따른 것이긴 했다. 당시 김용태 내무부장관이 국비 200억원을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건립 계획을 수립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러나 계장인 내가 500억원으로 올려서 조해녕 시장의 결재를 직접 받아냈다. 여기에다 당시 밀라노프로젝트 자금 200억원을 끌어오는 묘안도 찾아냈다. 공단으로 설립하지 않고 주식회사로 출발하면서 민간자본 5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대구시내 7개 유력 건설사의 공사대금을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민간 자본의 출자 여력이 한정된 상태에서 대구시의 우회 출자나 보조금은 감사 지적사항이 되어 담당자의 징계라는 악순환이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새로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제한 규정인 지방공기업법 79조2항을 폐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돌이켜보니 공무원이 법 개정은 하는 수가 있어도 법 제정은 정말 어렵고 힘든, 대단한 성과였다. -일을 열정적으로, 또 확실하게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엑스코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설립 당시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협의할 때 담당 서기관이 기획재정부에 예산서 제출을 앞두고 휴가를 가버린 적이 있었다. 그는 장관 지시에도 ‘장관은 1년이면 바뀌지만 나는 30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그는 다른 자리로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식으로 담당 서기관이 3번이나 바뀌고 예산도 통상산업부 수출과에서 중소기업과를 바뀌는 등 곡절을 겪어가며 기공식을 할 수 있었다. 한여름 사무실에 에어컨도 없었는데 너무 더워 저고리를 벗고 런닝셔츠 바람으로 일하다 그대로 국장실로 불려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광경을 본 선배 국장이 ‘건방지다’고 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오해가 풀리기도 했다.-대구시 체육과장으로 있으면서도 큰일을 맡아 해냈다.△나는 선례가 없는 일을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많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들을 맡았으니 시장들이 나에게 (믿고) 맡긴 것이다. 체육과장으로 임명된 것은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과 대구시민축구단을 창단하는 것이었다.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 대회라는 국제 대회를 무사히 치렀다. 대구FC는 전국 최초의 시민구단이었다. 그 때 열렬한 축구팬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구의 축구경기를 자주 참관했다. 그럴 때면 표를 100장, 200장씩 주문하곤 했으며 한 번도 외상없이 깔끔하게 표 값을 정산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재임 시절 장관들이나 학교 동창 등과 구경을 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때로는 원칙보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을 것 같다.△대구무역센터 건립 건축 설계공모 당선작 번복 사건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설계작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번복한 서류를 들이밀어 접수를 거부했다가 신문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결국 당사자들이 구속되고 사건을 되돌렸지만 원위치하기까지 8달이나 걸렸고 이 사태를 수습하느라 개인적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원칙에는 분명하고 강하게 대처한 것이다.-선비정신을 이야기한 책도 냈다.△젊은 사무관이었던 시절, 당시 시장님(조해녕)의 ‘대구 정신 정립 필요성’에 대한 훈시를 듣고 생각을 거듭해왔다. 대구시와 중앙정부를 오가며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강의와 세미나 등을 통해 대구를 알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대구의 원형은 선비정신이라고 결론내렸다. 사물의 본질과 명분, 의를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이를 실천하는 정신을 선비정신이라고 생각하고 대구가 선비정신의 본향이라고 생각해 왔다. 시민들이 대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대구가 창조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엑스코의 주변이 상권도 형성되지 않았고 환경도 삭막해 행사가 끝나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썰렁해진다.△내가 취임하고 굉장히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주변환경 정비다. 엑스코의 전시 컨벤션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도 주변경관 개선과 야외광장 컨텐츠 마련 등으로 대구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동관에는 실내 조경을 개선하고 서관에는 생활밀착형 숲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려 한다. 최근에는 야간에도 엑스코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엑스코는 대구시민들에게 어떤 존재인가.△엑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연문화 진흥을 통해 대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촉매제이며 시민들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엑스코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 준다. 서로 동반성장을 이끌어가는 ‘상생관계’라고 생각한다. 엑스코는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된 전시 컨벤션의 지속적인 개최를 통해 지역과 동반 성장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품격 있는 시설과 개최능력을 통해 국제회의 도시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며 대구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힘써왔다. 엑스코는 시민들의 경제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통해 대구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고 생각한다.-엑스코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엑스코는 시민들이 찾아오고 싶은 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복합 문화공간으로 연중 300만명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 도약하는 것이다. 설립 3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가동률 5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코는 문화 예술 관광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마이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엑스코가 전시와 컨벤션을 통해 대구시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활로 개척을 지원하고 마이스산업 육성에 노력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문화행사를 통해 대구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시민과 대구시 간의 간격을 줄이는 데도 힘쓸 것이다.□ 이상길(李相吉·59)· 경북 고령 출신· 성광고. 경북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과 석사. 미 시라큐스대 맥스엘스쿨 석사(행정학과).· 35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실 과장, 지방재정정책관.· 대구광역시 기획조정실장, 행정부시장.·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 특임교수.· 경영혁신대상(2023년 1월, 한국신문방송인협회).· 녹조근정훈장(2004년).· 젊은 사무관 시절 물불 안가리고 앞으로 전진한 도전형 행정가.·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구시에서 22년, 중앙부처에서 8년을 근무했다.· 엑스코(대구전시컨벤션센터) 건립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주무 사무관으로 선례 없고 추진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대구FC 창단, 첨복재단 등 주요기관 설립, 2002 대구월드컵경기장 건립,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성공적 개최를 통해 행정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이경우 편집위원

2023-04-17

대청호가 품은 화려한 비밀 충북 옥천 ‘천상의 정원’

봄은 무법자 같다. 예고도 없이 꽃을 이끌고 와서 남도를 점령하고 중부지방까지 밀고 들어왔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이 이미 한가운데까지 왔음을 선포해버린다. 벚꽃이 피는 듯한데 어느새 사르락 길섶으로 사라졌다.충북 옥천에 있는 ‘천상의 정원’에도 봄이 이미 절정이다. 안타깝게도 꽃이 빽빽하게 피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봄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마지막 향연을 펼치는 봄꽃을 찾아 나들이를 가면 어떨까? ◇경관 농업의 꿈 이룬 ‘천상의 정원’대전에서 옥천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자 눈이 환해졌다. 길목마다 벚꽃이 계절보다 일찍 제 모습을 드러냈다. ‘대청호 오동선 벚꽃길’부터 충북 보은 ‘회남면 벚꽃길’까지 이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에 꽃들이 만개했다. 철없이 일찍 피어버린 벚꽃이 반가워 차창을 여니 하얀 벚꽃이 바람에 후드득 날아와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벚꽃 터널을 지나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 마을을 지날 때쯤 ‘천상의 정원’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천상의 정원의 공식 명칭은 ‘수생식물학습원’. 빼어난 자연환경 덕분에 심리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내적 치유센터’라는 이름도 내걸었다. 공식 명칭으로 부르는 것이 예의겠지만 아무래도 이곳은 천상의 정원으로 부르는 것이 제격이다.천상의 정원을 꾸민 이는 청주 주님의교회 원로목사인 주서택 원장 부부다. 주 원장은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 현장이 관광자원이 되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을 꿈꿨다. 주 원장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다섯 가구와 함께 2002년 대청호 주변 야산을 사서 집을 짓고,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했다. 그렇게 18년이 흘렀다. 정원에는 꽃이 피었고 마치 하늘나라에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2008년에는 충북교육청이 과학체험학습장으로 지정해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명품정원이 대청호에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반인도 꾸준히 찾기 시작했다.천상의 정원 입구에는 기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좁은 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면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이 나온다. 그 길을 지나 10m 정도 걸으면 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에는 화사하게 핀 자목련과 크로커스, 튤립 등 다양한 꽃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야말로 꽃의 정원이다.천상의 정원은 검은색 바위 위에 있다. 바위는 ‘흑색 황강리층 변성퇴적암’이라는 어려운 이름을 달고 있다. 흑색 황강리층 변성퇴적암은 바닷속에 있던 바위인데 오랜 시간에 걸쳐 바다가 육지가 되고 변형돼 생성된 세월의 결정체인 셈이다. 천상의 정원은 원래 포도밭이었는데 정원으로 꾸미려고 흙을 파내다 바위가 나오자 바위를 그대로 두고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검은색의 바위와 화사한 꽃이 어우러지니 꽃은 더 도드라지고 바위는 호위병처럼 듬직하다. ◇유럽식 건물과 작은 교회 등 이채정원을 거닐면 ‘여기서부터는 거북이처럼 걸으세요’ ‘바람이 주인이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등의 낭만적인 글이 적힌 팻말들이 길을 안내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정원의 풍경을 충분히 느끼라는 말일 게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채 20분도 안 걸리지만 바위틈에 자란 들꽃과 소나무는 물론 대청호의 푸른 물결까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걸음 떼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정원에는 ‘천상의 바람길’과 ‘꽃산아래벼랑’이라는 두 코스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천상의 바람길이 매화와 홍도화 등이 핀 길을 따라 둥글게 돌아가는 구간이라면 꽃산 아래 벼랑길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구간이다. 암벽을 타고 올라간다지만 철제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안전하다. 벼랑길 위에 정자가 있는데, 대청호를 조망하기 좋다. 비가 오는 날이면 구름이 산허리에 걸리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위로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비경이 드러난다고 한다.정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유럽식 건물 다섯 채가 보인다. 마치 유럽의 작은 성을 연상하게 하는 건축물들은 ‘아버지의 집’ ‘호수 위의 집’ ‘해 뜨는 집’ ‘달과 별의 집’ 등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중에서 달과 별의 집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건물 꼭대기에 성탑 전망대가 있고 좁고 가파른 철제 사다리를 아슬아슬 딛고 올라서면 대청호와 학습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둘레길이 끝나는 지점은 분재원과 실내정원이다. 분재원에는 소나무 모과나무 소사나무 영산홍 등 500여 그루의 분재가 전시돼 있고 실내정원에서는 수련 가시연 연꽃 부레옥잠화 물양귀비 파피루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카페에서 작은 교회당 이정표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 가파른 길에 계단을 따라 ‘달과 별의 집’에 닿는다. 이 건물 성곽 같은 곳에 오르면 학습원 모두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다소 아찔한 철 계단이 있다. 평일에는 관리소에 이야기하고 올라야 한다.천상의 정원에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있다. 성인 4명만 들어가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예배를 드리지는 않지만 일반 교회처럼 강대상과 예배 의자, 십자가까지 갖추고 있다. 교회 안에 설치된 통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경이 화사하다.천상의 정원은 모두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4~5월에 가장 많은 꽃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주중에는 한적하지만 주말에는 많은 이가 찾기 때문에 하루 방문자를 제한하여 사전예약자에 한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평일에는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입장비는 유아 3천원, 학생 4천원, 일반 6천원, 경로와 국가 유공자 5천원, 단체 5천원이다. /최병일 작가 옥천에서 더불어 가볼만한 곳 2선△옥천성당과 정지용 생가옥천역 근처에 있는 옥천성당은 충청북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1940년대 천주교 성당이다.옥천성당은 메리놀외방전교회 미국인 사제에 의해 건립된 성당으로 파스텔톤의 매혹적인 색감 때문에 사진 명소로 이름이 높다.옥천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시 ‘향수’의 저자 정지용이 태어난 곳이다.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40-1번지에는 정지용의 생가가 잘 복원되어 있다. 두 개의 사립문과 부엌 딸린 안채, 행랑채 등 2동이 일자형 초가집으로 구성돼 있다. △호수에 떠있는 산 ‘부소담악’대청호가 품은 ‘천상의 정원’ 군북면 추소리에는 옥천의 명물인 부소담악(芙沼潭岳)이 있다.부소무니 마을 앞 호수에 떠있는 산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700m에 이르는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 장관을 이룬다.부소담악 능선에는 추소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안개 낀 날 아침에 부소무니 마을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담을 수 있다./최병일 작가

2023-04-13

참꽃 흐드러지는 봄, 분홍에 취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비슬산 참꽃문화제가 4년 만에 다시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돌아온다.비슬산에는 매년 4월 30만 평에 달하는 전국 최대 참꽃군락지를 감상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군은 이 시기에 맞춰 명실상부 대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올해 참꽃문화제를 방문하는 방문객은 새로운 운행수단을 만날 수 있다.기존의 비슬산 반딧불이 전기차가 운행을 중단하고, 전기버스 12대가 셔틀로 운행된다.셔틀버스는 무료로 운영되지만, 발권소에서 표를 받은 후 대기장에서 대기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인원체크를 하기 위함이다. 운행 시간은 약 16분쯤 된다.또한, 이번 참꽃문화제는 기존의 참꽃문화제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지금까지는 방문객이 공연 이외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체험, 포토존을 운영해 방문객이 자유롭게 축제를 즐기고 축제에서 경험한 즐거운 추억들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축제를 운영할 계획이다.첫날인 1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되는 ‘개막 축하공연’에는 대구 출신이자 ‘내일은 국민가수’와 ‘국가가 부른다.’에 출연하며 매력 넘치는 무대를 선사하는 가수 이솔로몬과 ‘이브의 경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 등 다수의 히트곡을 가진 가수 박미경이 출연해 축제의 흥을 돋을 예정이다.이어 이튿날인 16일 오전 10시부터는 지역의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참여하는 ‘참꽃 생활문화예술제’와 이전과 다른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미스트롯 지원이의 축하공연 등이 열리며, 오후 1시 30분부터는 ‘참꽃 프린지 페스티벌’이 진행된다.이 외에도 참꽃문화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꽃 화전’, ‘인생 네컷부스’ 등 방문객들이 소중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체험존과 지역의 기관 및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홍보존이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비슬산 참꽃문화제 축제 일정과 참꽃 군락지의 참꽃 개화 상황은 비슬산 참꽃문화제 홈페이지(www.bise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슬산 참꽃문화제는 무료로 개최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참꽃문화제는 지역대표 축제로 코로나로 인해 4년만에 개최됨에 따라 전국에서 많은 행락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성군 추산으로는 약 10만 명이다. 이로인해 교통 지·정체로 인한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이에 달성군과 달성경찰서는 축제 개최에 맞춰 원활한 교통소통과 방문객의 안전확보를 위한 교통안전 관리대책을 수립·시행한다. 양 기관은 축제 기간부터 오는 23일까지 비슬산 순환도로(휴양림입구네거리→비슬산공영주차장→비슬카페네거리→용봉천교) 8.4㎞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지정 및 교통관리 통제소 7개소를 설치·운영하는 등 원활한 교통소통과 시민안전확보를 위해 연인원 880명(경찰240, 달성군 138, 교통용역 382, 사회단체 120)을 투입해 교통관리를 할 계획이다.전용찬 달성경찰서장은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방문하시는 시민들께서는 교통혼잡을 감안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며 “개인차량을 이용하시는 경우에는 달성군에서 지정한 주차장(7개소 5천660대)에 주차 후 순환버스를 이용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한편 대구시도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시내버스 맞춤노선인 비슬1번 등을 운영한다. 평소 비슬산은 토요일, 공휴일에 600번(휴양림방면) 노선과 달성5번(휴양림방면) 노선이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운행 중이다. 그러나, 참꽃문화제로 이용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행사장 임시주차장에서 휴양림 주차장까지 시내버스 맞춤노선 비슬1번을 운행한다. 비슬1번 노선은 행사기간인 15일∼16일 2일간 오전 8시 30분∼오후 6시까지 운행하며, 이용할 승객은 행사 임시주차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센터 동편) 인근 휴양림입구삼거리 임시정류소에서 탑승하면 되고, 시내버스 일반노선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 휴양림입구삼거리와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만 승하차 가능하다.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 인터뷰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비슬산은 대구 지역 대표 명산천혜 자연서 안전·힐링 관광을비슬산은 일찍이 정성천왕(靜聖天王)을 산신으로 숭배한 산악신앙의 성지이자 신라시대 이래로 불교문화를 꽃피운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명산이었다. 일연스님이 22세 때 승과에 급제한 후 22년간 기거하면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구상한 곳도 바로 비슬산이다. 과거 융성했던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지금도 비슬산에는 이름난 사찰들이 산재해 있다.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고 수계의식을 행한 금강계단이 있는 용연사, 고려 3대 종파 가운데 하나였던 유가종의 중심 도량인 유가사, 현세의 재난을 물리치고 안녕을 기원한 지장 도량으로 알려진 소재사, 일제강점기에 폐사된 후 약 100년만인 2014년에 중창돼 비슬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대견사 등이 그것이다. 불교유적 외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도 빼놓을 수 없다. 빙하기 후기에 형성된 화강암 거석들이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을 만들거나 산 사면이나 골짜기를 따라 강처럼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형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길이가 2㎞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암괴류이다.비슬산 참꽃문화제의 의미는 남다르다.천혜의 자연경관 비슬산과 함께 4월 중하순경 만개하는 정상 참꽃군락지와 달성군 곳곳의 관광자원을 문화콘텐츠로 이어나가 전국 제일가는 문화관광도시 달성군을 알릴수 있는 지역 대표문화축제로 달성 군민과 우리 지역을 찾아오시는 관광객이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유서깊은 사찰(유가사, 소재사, 대견사)과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산재돼 있는 비슬산 정상에 떠나가는 봄을 아쉬워할 4월에 30만평에 달하는 참꽃군락지 진분홍 천상화원을 배경으로 비슬산과 달성문화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와 어우러진 축하공연 등의 즐길 거리를 마련해 전 국민이 매년 기대하는 참꽃 문화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최재훈 달성군수는 “달성만큼 산과 강이 도심 속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다 갖춘 도시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송해공원과 사문진주막촌이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언택트(untact) 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달성군의 관광지가 안전하고 힐링하기 좋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달성을 생동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에 군정을 집중하고 있고, 사람 중심의 공간, 모두가 숨 쉬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흐르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니까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와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4-12

“경주 SMR 국가산단, 한국경제 구원투수·새 성장 동력”

경주시가 최근 SMR 국가산단 유치로 세계 원전수출시장 선점과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경주시는 지난달 15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사업비 3천966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에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SMR 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 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사업이다.그간 역사문화도시로만 알려졌던 경주시가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단을 보유하게 돼 첨단 과학산업도시로 한 걸음 더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 소형모듈원자로(SMR)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300MW 이하의 발전용량으로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모듈형 구성을 통해 경제성을 높인 소형 원자로이다. 수소생산과 해양,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발전원으로 글로벌 원전시장의 새로운 먹거리 각광받고 있다.또 초기 투자비가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자금회수도 빠르며, 기술발전에 따라 경량화와 발전용량 증가도 가능하다.지난 2021년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목표로 조성됐으며 경주시는 이를 실현한 ‘SMR 국가산단’ 조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했다.이에 SMR 국가산단이 차세대 원전의 주요 부품과 기기 모듈의 생산 시설로 많은 고용창출을 통한 실질적 경제효과 있을 것이라 판단해 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산업단지 유치를 선택한 것이다. □ SMR 국가산단 유치 성과국토부는 지난해 8월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균형발전과 차별화된 강소도시 육성을 위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경주시는 지난해 10월 제안서를 제출하고 현장실사, 전문가 종합평가, 산업입지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쳤다.특히 신규 국가산업단지 평가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으로 알려진 입주수요 확보를 위해 전국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 275만㎡의 입주수요 면적을 확보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앞서 지난해 9월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개 기관과 차세대 발전시스템 ‘초임계 CO2 발전 기술’ 업무협약, 10월 포스텍 및 한수원 등 6개 기관과 ‘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어 지난 2월 대형해운사 HMM, 장금상선 등 9개 기관과 ‘원자력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업무협약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SMR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 핵심거점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 일원에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가 2030년까지 조성된다.경주시는 SMR 연구개발 및 생산 국가혁신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통합형 제조와 미래 혁신원자력산업 플랫폼을 차별화해 산업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과 연계해 소형모듈원자로 제조, 소부장(소재·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통해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거점이 될 전망이다.산업단지에는 원자력·전력산업,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연관 29개 업종이 입주한다.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최근 경주시의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MR국가산단을 통해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7천3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천410억원, 취업유발효과 5천399명이다. 산단 조성 후 가동 시에는 생산유발효과 6조7천357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 2천779명에 달한다.이제 경주는 6기의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에 현재 건설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중수로 해체기술원과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명실상부한 원자력 산업 메카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 □ 과제와 전망국가산단 지정과 가동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파급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빠르게 나타나기 위해서는 국가산단 지정과 가동까지 시간을 당겨야 한다.향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등의 행정절차가 필요하다.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산단 후보지 관련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범정부 추진단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먼저 경주시는 올 상반기 LH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자 선정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한 후 내년도 상반기 까지 예비타당성 신청을 비롯해 입주기업 유치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이어 산업단지 신청·승인 후 2026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모든 행정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이것은 기업들의 입주 완료를 포함한 총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이나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행정절차 이행을 최단 기간에 완료해 조기 조성하겠다는 각오다.특히 입주 근로자들이 지역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립형 자립고 유치, 안락한 주거단지 등 정주여건 조성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이튿날인 지난 16일부터 체코 트레비치시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원전 6기를 보유한 도시의 시장이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주낙영 경주시장은 “SMR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며 “향후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역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4-06

이 봄, 책속의 낭만을 찾아서

앞다투어 화들짝 피어난 꽃들이, 한순간 난분분 떨어져 황홀한 분홍빛 풍경을 만들어내는 봄날이다. 4월은 연인끼리, 식구끼리, 심지어 혼자이어도 꽃 무더기 속으로 훌쩍 여행하고 싶은 좋은 시절.하지만, 세상엔 꽃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도서관은 지상에 존재하는 천국”이라 했다. 그의 말을 조금 확대하면 서점도 마찬가지 아닐까?지금까지 개나리와 진달래, 매화와 벚꽃 사이를 거닐며 봄의 낭만을 즐겼다면, 이번 주말엔 책들 속에서 천국을 찾아보는 게 어떨지. 아래 봄꽃 닮은 문장으로 축조된 2권의 책을 권한다. 박철화의 ‘김현,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 ▲‘제자’가 사라진 ‘스승’에게 띄운 애틋한 편지-‘김현,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희귀한 상징과 은유에 관해 말하려면 먼 옛날이야기를 소급해야 한다.지난한 자기 수련을 통해 ‘깨달은 자’가 된 석가가 사부대중(四部大衆) 앞에 섰다. 무슨 말이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가 말라가는 연꽃 한 송이를 아주 천천히 들어올렸다. 모여든 이들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저건 뭐지?”군중 사이에 석가가 귀애하던 제자 가섭이 자리했다. 스승의 눈길은 당연지사 거기로 향했다. 궁금했을 것이다.“가섭아. 너는 이 상징과 은유를 이해하겠느냐?”그런데, 제자가 씨익 웃는다. 더 놀라운 건 가섭의 웃음이 아닌 석가모니의 태도였다. 왜냐? 그가 제자보다 더 크게 웃었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에피소드다.최근 염화미소의 웃음에 더해 울음까지를 포함하며 2000년의 세월을 찰나처럼 뛰어넘는 문장을 확인했다. ‘스승’ 김현(1942~1990)을 아프고 아름답게 추억하는 ‘제자’ 박철화의 책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을 통해서다.제자의 아버지는 10명 가까운 형제의 장남이었다. 1960년대. 큰아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터. 그 부담감은 폭음으로 이어졌다. ‘제자’는 혼자만의 공부방을 가져본 적도, 영어와 수학을 심화학습 시켜주는 학원도 다녀보지 못했다.중고교 시절,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재래식 화장실에서 밭으로 인분을 퍼 나르기도 했던 ‘제자’는 학력고사를 치르던 전날도 아버지의 주정 탓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붉어진 눈알로 시험을 봤다. 그럼에도 ‘제자’는 서울대에 합격한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기관지와 폐에 깃든 병과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20대 초반을 캠퍼스가 아닌 병실에서 보내야했던 ‘제자’. 거기서 그는 고교 시절 스치듯 읽었던 ‘스승’의 책과 만난다. 병원에 누운 ‘제자’에게 ‘스승’의 문장은 죽음의 유혹을 견디게 한 치료제였다.20대는 그런 나이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 모두가 우습고 시시하며 하찮아 보이는 시기. ‘제자’도 그랬다. 공부하는 것도, 문학에의 열망을 드러내는 것도 유치하게 생각됐다. 강의는 뒷전. 학교 인근 산을 오르내리며 시집을 읽고, 낮밤 없이 취하도록 술만 마셨다.그런 ‘제자’를 ‘스승’이 연구실로 불렀다. 그리고는 숙제 하나를 낸다.“강의에 들어오지 않은 걸 이해할 테니, 책을 하나 골라 그걸 비평해봐라. 네가 원한다면 포르노 소설도 좋다.”박완서의 작품을 텍스트로 선택한 ‘제자’는 오래전부터 흠모했던 ‘스승’에게 부끄럽지 않을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악전고투(惡戰苦鬪)한다. 그걸 읽은 ‘스승’은 “너는 문장을 떠나서는 살기 힘든 인간”이라는 칭찬인지, 저주인지 모를 말을 했다.“문학이란 것은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의 가장 깊고 다양하며 섬세한 변주 양식이란 걸 스승은 내게 가르쳤다”고 ‘제자’는 말한다.행복이란 주어지는 게 아니라 결핍과 고통과 싸워가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가르친 ‘스승’. 그 가르침 안에는 필연적으로 불행도 함께 존재한다는 걸 ‘제자’는 빨리 깨우쳐야 했다. 겨우 48세. 그 아까운 나이에 ‘스승’의 간에 암세포가 똬리를 틀었다.1990년 여름. ‘스승’이 죽었다. 스물다섯이었던 ‘제자’의 울타리도 함께 무너졌다. 프랑스로 떠난 ‘제자’.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20년 넘는 세월 동안 그는 ‘스승’과 나누었던 개인적인 이야기와 둘만의 교류에 관해 입을 다물고 살았다.여기까지 읽은 이들이라면 짐작할 것이다. 수차례 등장하는 ‘스승’은 열정적인 불문학 연구자이자 영민한 문학평론가인 김현이고, ‘제자’는 문학평론가이자 전 중앙대 교수인 박철화라는 걸.‘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은 전문 예술용어와 낯선 외국 언어·기호학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열거된 책이 아니다. 생경한 문예사조와 난해한 인용으로 가득 찬 얼치기 문학평론가의 문장은 더더욱 아니다.‘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은 웃음과 눈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했던 행복한 두 글쟁이의 ‘염화미소’인 동시에 발신인은 있지만 수신인은 부재한 ‘슬픈 연애편지’다. 그럼으로 이 봄에 읽기에 맞춤한 책이다. 박완서 단편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부끄럽지 않은 삶이 만들어준 박완서의 문장-‘친절한 복희씨’예컨대 이런 풍경이다.아직은 오염의 불길이 옮겨 붙지 않아 저녁놀이 핏빛으로 붉은 마을에 하나 둘 등이 켜진다. 은으로 만든 숟가락 달그락거리며 혼자 저녁식사를 끝낸 조그만 여자 노인이 바지런히 몸을 움직여 설거지를 마치곤 손에 묻은 물기를 앞치마에 훔치고 오래된 책들이 풍겨오는 향기 근사한 제 방 책상에 앉는다.오동나무로 짠 수십 년 된 가구들. 배경 음악으론 리하르트 바그너의 장엄함보단 프레데리크 쇼팽의 섬세함이, 폴 앵카의 신명보단 조안 바에즈의 적요가 어울린다.몸만큼이나 작은, 주름 가득한 손등 아래서 탄생하는 나이답지 않은 젊은 문장. 젊은 날의 열정이 사라진 자리엔 노인만이 획득할 수 있는 촘촘한 지혜가 들어차 새로운 세대의 무모한 모험을 안내할 지도가 그려진다. 다름 아닌 박완서(1931~2011)의 소설이다.해가 기운지는 이미 오래. 보름을 기다려 살찌는 달의 마법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면 쪼글쪼글한 할머니는 어느새 열일곱 소녀가 된다. 그렇다. 할머니였던 시절에도 박완서의 문장은 영원히 소녀였다.박완서의 단편 모음집 ‘친절한 복희씨’를 기쁜 마음으로 펼치며 책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는다. 마지막에 적힌 단 한 줄의 문장.‘아차산 기슭에서 길고 지루한 여름을 보내고 나서’.위에 박완서가 살았던 상상 속 동네 풍경을 길고도 세세하게 묘사한 이유는 바로 이 문장이 주는 쓸쓸함 때문. 허나, 우리네 생이 매양 쓸쓸함으로만 차 있지는 않을 터. 이에 대한 박완서의 부연이 재밌다.“이 책은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농담 같은 문장이지만 여기에선 삶의 간난신고와 세상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나이 먹은 지혜로운 자의 겸양이 읽힌다.그렇다. 문학이 아니라면 무엇이 있어 이토록 재미없고, 슬프며, 지루한 생을 견디게 할 것인가. 인간의 위무자로 역할 하는 소설, 지상의 비루함을 잠시나마 쓴웃음 지으며 잊게 하는 소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친절한 복희씨’는 판타스틱을 넘어 ‘퍼펙트’하다.이런 비유는 어떨까? 제 욕망에 못 이겨 10년 세월을 바깥으로만 떠돈 사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등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외할머니의 손길. 맞다. 박완서의 소설 아니, 그녀의 문장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따뜻한 손길’이다.다정하기 짝이 없는 박완서의 ‘어루만짐’은 이 책에서도 시종여일하다. ‘그리움을 위하여’ ‘그 남자네 집’ ‘촛불 밝힌 식탁’ 등으로 명명돼 실린 아홉 작품 중 어느 하나를 중뿔나게 지목해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좋을 정도.“박경리와 더불어 한국 현대문학의 한 산맥으로 오연하게 솟았다”라 말해도 좋을 박완서 문장의 따스한 엄정함 속을 헤매노라면 굳이 눈 밝은 독자가 아니더라도 박완서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게 얼마만한 행운인지 단박에 짐작할 수 있다.아래는 그중에서도 가장 빛난다고 생각하는 문장이다. 이런 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게 아닐지.‘그가 죽고 내가 죽는다 해도 이 세상엔 그만한 흔적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허공에서 치마 두른 한 여자가 한 남자의 깍짓동만 한 허리를 껴안고 일단 하늘 높이 비상해 찰나의 자유를 맛보고 곧장 강물로 추락하는 환을, 인생 절정의 순간이 이러리라 싶게 터질 듯한 환희로 지켜본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04-04

오롯이 혼자서, 흙으로 보석을 빚는 예술혼을 만나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유럽인은 예술가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지역마다 예술가들이 마을공동체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거리의 예술가조차 자유롭고 당당하다. 예술인이 모인 마을도 수없이 많다. 지중해의 예술인 마을 생 폴 드 방스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의 센텐드레, 세라믹 예술가들이 모인 핀란드 피스카스 빌리지까지 특색 있는 예술촌이 예술은 물론 관광을 떠받치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한국에도 그런 곳이 있다. 경기 이천에 있는 도자예술마을이다. 예술과 개성이 넘치는 마을로 이번 주말 산책을 떠나보면 어떨까? ◇전통 도자의 메카 된 국제적 예술마을이천하면 품질 좋은 쌀과 도자기가 연상될 만큼 예전부터 도자마을로 이름이 높았다. 이천이 도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6세기 초부터였다고 한다. 이천 특산품으로 백옥과 도기(陶器)가 유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이천이 도자마을로 명성을 이어온 것은 도자 원료인 양질의 흙과 땔감이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양과 가까워 도자를 유통하기 편한 지리적인 여건까지 갖췄다. 지금까지도 이천 곳곳에 도자기를 생산했던 가마터 유적이 남아 있을 정도니 조선시대 도자마을로 얼마나 융성했을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전통 도자기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도공들의 노력으로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일명 ‘예스파크’로 불리는 이천도자예술마을이 지금처럼 대규모 도예촌으로 성장한 것은 2005년 6월 이천 사음동과 신둔면 일원의 360만여㎡를 국내 첫 도자산업특구로 지정하고부터였다. 기존에 터를 잡은 도예가를 중심으로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싶은 전국의 도예가들이 이곳에 모이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도예가들이 힘을 합쳐 2018년 4월 신둔면 고척리에 국내 최대 공예타운(40만6000㎡)인 도자예술마을을 조성했다. 해외에서 한국 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천에 거주하는 도예명장들이 2018년과 2019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세계문화유산·장인 박람회에 참여해 도자 제작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관람객은 물론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까지 열광하기도 했다.우리 도예의 우수성은 K콘텐츠에 중심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천도자예술마을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예술 도시로 인정받았다. 2018년 6월 폴란드에서 열린 제12회 유네스코 연례회의에서 국내 최초로 공예부문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돼 세계 도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총 72개국 180개 창의도시의 의장(議長)도시로 추대되기도 했다. 세계가 도자를 비롯한 한국 공예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년 열리는 이천도자기축제에는 독일 등 외국 작가의 참여가 꾸준하다. 이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한국 도자는 1990년대까지 주로 일본으로 수출됐다. 최근에는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은 물론 미국이나 중동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이천의 도요장 한 곳이 영국과 10억원 어치의 수출계약을 진행한 이력도 있다. 유럽에서는 분업으로 도자를 만든다. 한국의 명장들은 모든 과정을 혼자 진행한다. 그래서 작가의 예술혼이 깃들어 있다.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한국 도자는 형태 변화가 다양하고 중후함이 있다”고 말했다.이천도자예술마을은 가마마을, 사부작마을, 회랑마을, 별마을 등 모두 4개 마을로 나뉘어 있으며 도자를 필두로 유리, 옻칠, 고가구·조각·목공예·섬유 등 350여 개 공방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70~80%를 도자가 차지한다. 공방이 입주한 건물은 보통 3층짜리로 공방에 따라 1~2층은 공방, 2~3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데 3층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곳도 30여 곳이나 된다. 당일 코스로 방문할 수도 있고 예술을 체험할 목적이라면 장기체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도자 체험하며 느끼는 예술의 향기마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는 3층짜리 건물이 기타 모양으로 디자인된 세라 기타문화관이다. 도자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수제 기타 제작 공방을 보고 우쿨렐레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다.전통기법으로 도자기를 구워내는 가마마을은 이천도예마을의 상징 같은 곳이다. 그중 이향구 도자 명장이 운영하는 남양요 전통가마는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소성 과정 등 도자기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공방에 딸린 점포에는 이 명장이 만든 다양한 도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은 한 점 가격이 8천만원이나 하는 대작 ‘달항아리’다. 이천도예마을을 찾았다면 해주도자박물관은 반드시 들르는 것이 좋다. 해주 엄기환 선생이 운영하는 박물관에는 60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모아 놓은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다. 엄 선생의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지순택, 서광수 같은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전통 도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자기도 만날 수 있다. 여경란 도예가의 공방 ‘여기담기’에서는 강아지, 새 등 동물 캐릭터와 어린아이들의 형상을 빚은 도자기를 구경할 수 있다. 도자예술이 단지 그릇을 만드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박기용 작가의 물레를 이용한 백자 그릇과 노미랑 작가의 독특한 도자 조각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가기공방, 실용성을 갖춘 자기 전문 공방인 토토공방도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도자기 외에 다른 구경을 하고 싶다면 별마을에 있는 유리공방 플럭스(FLUX)를 추천한다. 관광객들이 유리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유리공예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천도예마을 여행 팁이천도자예술마을의 공방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전시된 작품도 다양해 사전에 정보를 일별한 뒤 둘러보면 더욱 깊이있게 관람할 수 있다. 도자예술마을 입구의 한옥으로 조성된 관광안내소에 지도와 공방 정보 등이 수록된 안내서가 비치돼 있다. 안내 직원으로부터 공방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도자예술마을 내 모든 공방은 작가의 작업 공간뿐만 아니라 갤러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작가로부터 직접 창작 의도를 듣고 작품을 감상하거나 살 수 있다.걷기를 좋아한다면 천천히 공방들을 둘러보면서 구경할 수 있지만 워낙 단지가 커서 차로 이동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공방에 주차장이 있고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 함께 가볼만한 곳이천은 말산업특구이기도 하다. 호법면 솔밭승마클럽에서는 체험 승마를 할 수 있다.말과 교감하며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이 제대로 전환된다. 신둔면의 ‘안옥화음식갤러리’는 약선요리를 내는 농가 맛집이다. 맛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음식들을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낸다.가정집을 식당으로 사용해 분위기가 더 푸근하다. 사전 예약으로만 운영된다.마장면의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이천의 새로운 숙소로 주목 받는 곳이다. 정원이 예쁘고 찻집이 운치가 있어 투숙하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는 이들이 제법 있다./최병일 작가

2023-03-30

순흥은 역모 땅인가, 충절 고장인가… 단종 아픔 품은 영주

단종과 관련 영주시(순흥)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단종복위를 이끌던 금성대군의 죽음, 순흥도호부의 폐부와 함께 역적의 고장이라는 오명, 백성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피끝마을, 올곧은 충성심으로 백성들로부터 신격화 된 금성대군의 제를 지내는 두레골 성황당이 아직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단종애사에는 비구니가 된 단종의 누이 경혜공주와 남편 정종, 사약을 받은 단종의 숙부인 금성대군과 안평대군의 가슴 시린 사연을 담고 있다.단종과 관련한 슬픈 가족사와 단종으로부터 왕권을 찬탈한 수양대군은 권력의 화신인가, 왕권 강화를 위한 결단이었나, 순흥은 역모의 땅인가, 충절의 고장인가를 두고 현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 금성대군과 두레골 성황제금성대군은 세종과 소현왕후 사이에서 6남으로 태어났다.이름은 유(瑜), 단종의 숙부이자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의 친동생이다.금성대군은 수양대군이 단종으로부터 왕권탈취의 야심을 갖자, 이에 반대하다 1455년 단종 3년 모반혐의로 삭녕에 유배되고 다시 광주로 옮겨졌다.1456년 성삼문·박팽년 등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이 실패하자 이에 연루돼 경상도 순흥(영주)으로 유배지가 옮겨졌다.금성대군은 순흥부사 이보흠과 함께 고을 군사와 향리를 모으고 도내의 사족들에게 격문을 돌려 의병을 일으켜 단종복위를 계획했으나 거사 전에 발가되 반역죄로 처형당했다.순흥부의 주민들은 사약을 받고 사사된 금성대군의 충절을 받들어 신격화하고 사사된 곳에서 그의 혈흔이 묻은 돌을 발견하고 주변에 단을 쌓고 제사를 지냈다.이를 금성단이라 하며 현재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금성대군의 혈석은 소백산 국망봉 밑 두레골에 옮겨 모셔졌고 이 일을 주관한 사람들은 상민(常民) 자치기군인 순흥초군청이었다.순흥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정성을 모으고 소를 잡아 금성대군 제사를 지내는 두레골 성황제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금성단 근처에는 정축지변 당시 스스로 말라죽은 후 200년 뒤 되살아나 충신수라 불리는 압각수가 있다.압각수가 살아난 1년 후쯤 순흥도호부가 재설치 돼 압각수는 현재까지 영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피끝마을마을 이름은 ‘피’가 냇물을 따라 흐르다 멈춰 ‘끝’난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다.1457년 금성대군과 순흥부사 이보흠의 단종복위 거사가 실패하자 세조의 측근인 한명회와 6촌간인 안동부사 한명진이 군사를 이끌고와 순흥도호부에 불을 지르고 인근 백성들을 무참하게 죽였다.그리고 다시 한양에서 철기병이 출동해 2차 학살을 저질렀다.이로 인해 당시 도호부였던 순흥은 황폐화되고 근방 30리 안에 산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정축지변이라 한다.당시 순흥과 주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284호에 1천679명이었지만 단종복위 사건으로 당시 약 300여명의 백성들이 희생 됐을 것으로 역사가들은 추론하고 있다.단종애사의 묘사에 따르면 이때 순흥 청다리 아래 목이 잘려 죽은 사람들의 피가 죽계천을 타고 10리를 흘러 멈춘 곳이 지금의 동촌1리이다. 이런 연유로 이곳은 ‘피끝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당시 순흥에 본적을 두고 있던 순흥 안씨 문중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전해진다.□ 순흥면의 수난순흥은 역모의 땅이라 해 온갖 차별을 받게 된다.당시 도호부였을 만큼 컸던 순흥은 단종복위 사건을 계기로 폐부가 되고 행정 구역은 각각 영천(榮川), 풍기, 봉화로 나뉘어져 통합 된다.순흥에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이 정축지변 당시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이 밤마다 울어대자 이들을 달래고자 바위에 붉은 글씨로 경(敬)이라 새겼다는 경자바위의 유래가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이야순의 글을 통해 전해지며 경자 바위는 소수서원내 죽계천변에 현존하고 있다.현재도 지역 주민들은 어린아이들을 놀릴 때 ‘순흥 청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하는데 이는 정축지변 당시 고아가 된 어린 아이들이 이곳에 버려졌다가 키워진데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단종단종은 1441년(세종 23)에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이름은 홍위(弘暐)다.비는 여산부원군 송현수의 딸 정순왕후 송씨다.단종과 정순왕후 사이에는 후사가 없었다. 1448년(세종 30) 8세의 나이로 왕세손에 책봉되고 1450년 문종의 즉위와 함께 왕세자가 됐다.1452년5월, 문종이 죽으면서 왕위에 올랐다. 이때 단종의 나이 12세였다.단종은 즉위 1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정란(靖亂)으로 유명무실한 왕이 됐다.1455년 왕위를 수양대군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1457년(세조 3) 6월에 성삼문, 박팽년 등의 집현전 학사들이 단종 복위 운동을 펼친 것을 기화로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됐다.노산군으로 강등됨과 동시에 영월로 유배된 단종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계획이 사전에 발각된 사건을 계기로 사약을 받았다.□ 단종 가족사문종의 아내 세자빈 권씨는 단종을 낳은 다음날 산후병으로 사망한다.문종은 재혼하지 않고 6살이 된 경혜공주와 단종 남매를 키웠으나 재위 2년만에 사망하면서 어린 남매만이 남게 됐다.경혜공주의 남편 영양위 정종은 금성대군과 친했다는 이유로 강원도 영월, 경기도 양평, 수원, 김포 통진으로 유배지를 옮겨 다녔다.이때부터 경혜공주는 정종과 함께 유배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1456년 사육신 사건이 터지며 정종과 공주는 전라도 광주로 유배되고 이곳에서 혼인한 9년만에 아들 정미수가 태어난다.정종은 모반을 꾀했다는 혐의로 1461년 한양으로 불러올려 심문을 하고 거혈형에 처해진다.경혜공주는 동생 단종과 남편 종종, 삼촌들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한 많은 삶을 살다가 비구니가 된다.1474년 38세 일기로 생을 마친다.단종의 삼촌인 안평대군은 계유정난에서 이복동생 계양군 이증의 무고로 수양대군이 김종서 등 반대세력을 죽일 때 강화도로 귀향 보내지고 이후 교동도로 이배 되며 36세에 사사 당한다.안평대군은 김종서가 수양대군을 견제하고자 끌어들이면서 다수파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됐다.세조(수양대군)의 삼촌이자 단종의 큰 할아버지격인 양녕대군은 세조를 지원하며 단종, 금성대군, 안평대군, 정종의 죽음에 깊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세조실록 9권에 남아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3-03-27

문화로 물드는 대한민국·문화로 꽃피는 지방시대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23일 발표했다.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보균 장관은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문화매력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끌어내겠다”라고 밝혔다.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 만들 3대 전략·11대 과제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자문과 대구를 비롯한 지역 순회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핵심 국정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정책비전을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으로 제시하고 현재 각 10%로 나타나는 읍·면지역 주민과 대도시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 내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이를 실현할 3대 추진전략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자유롭고 공정한 문화누림 △지역 고유의 문화매력 발굴·확산 △문화를 통한 지역자립과 발전이며 11대 추진과제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립 문화시설 확충과 지역 구석구석 ‘고품격 문화서비스’ 제공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전체 문화시설 수뿐 아니라 국립 문화시설 수도 저조해 문화향유의 ‘양’과 ‘질’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속관(충주·진주), 국가문헌보존관(평창) 등 주요 국립문화시설 5곳을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신규 및 이전 건립하고,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국립예술단체와 박물관의 지역 순회공연·전시도 확대한다. 국립오페라단· 발레단·합창단 등의 지역 순회공연은 지난해 81개 지역에서 올해 101개 지역으로 25% 확대돼 지역 주민들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 주요 소장품의 순회전도 지속 추진한다. △동네마다 슬리퍼를 신고 즐기는 문화생활 ‘15분 문화슬세권’ 조성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문화도시’ 등 지역 지원 사업과 연계해 지역서점, 카페, 공방과 같은 일상공간에서도 소소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15분 문화슬세권(슬리퍼+역세권의 합성어)’을 조성한다.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천407곳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고, 2027년까지 약 1만 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약 80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 갤러리 및 유휴 전시공간 60여 곳에 다양한 시각예술콘텐츠를 제공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지역별 특색 있는 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재발견된다. 거제도는 지역 내 5개 해수욕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마다 문화생활의 지형이 확장될 예정이다.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우선·맞춤 정책지원으로 지역소멸 대응올해부터 인구감소지역은 문화·관광분야 4개 공모사업에서 가점 부여 등 우대를 받고, 박물관·미술관 운영에 있어 법정 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등 정책특례를 받는다. 문화환경이 취약한 지역에는 문화인프라·프로그램· 인력 등을 맞춤 지원(‘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지역활력타운 조성’을 신규 추진(2023년 7개 지역)한다. 지역활력타운은 주거·생활인프라·생활서비스가 복합된 생활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문체부는 선정된 지자체에 국민체육센터 건립과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K-컬처의 원형인 지역문화, 특색있는 고유 매력을 발굴·확산K-컬처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매력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지역별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무형 문화 자원인 ‘지역문화매력 100선’을 선정해 국내외에 알린다. 또한 워케이션, 생활이 여행이 되는 생활관광(‘살아보기’) 등으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 명소·상품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관광주민증’ 발급(11개 지역) 등으로 생활인구를 유입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강원 평창과 충북 옥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관광주민증’ 사업은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발급자 수가 2개 지역 정주인구의 52%인 4만7천여 명에 달한다. △지역발전을 이끌 문화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지역의 청년들이 문화를 통해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정책들도 추진한다. 먼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문화·예술 교육을 받고 관련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과 일자리 창출·매칭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학교 교육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을 지원(‘예술꽃 씨앗학교’)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초등학생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각 지역의 수업용 교육자료 제작을 지원한다.(2023년 3개 지역 공모) 향후 이를 확대해 정식 인정절차를 거친 ‘지역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지역문화 기획자 총 1천850명 양성을 목표로, 지역대학의 문화 관련학과 졸업자 등 대상 전문 교육과 지역 내 문화재단, 문화원 등 문화시설에서의 일 경험(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작·창업에 도전하는 ‘로컬콘텐츠 프로듀서’ 지원과 문화분야 인력 매칭 시스템인 (가칭)‘지역문화 인재은행’ 도입 등을 신규 추진해 창의적 인력을 통해 지역의 자립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23

“바이오 강국,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이 선도한다”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지난 15일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 결과에 따라,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했다.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지역공약으로 이번 신규 국가산단 선정을 통해, 국정과제인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선도해 나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2030년까지 풍산읍 노리 일원 132만㎡(약 40만평) 부지에 3천579억여 원을 투입해 ‘안동 바이오 생명 국가산업단지’를 건설한다.이곳 산단에는 백신·HEMP 바이오의약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 안동시가 국가산단 신청에 앞서 입주수요를 조사한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부지에 입주를 희망했다.안동시는 이를 바탕으로 2040년까지 76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4조2천800억 원이 투자되고, 생산유발 효과는 8조6천2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3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도 기대된다.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국가산단 지정과 관련,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글로벌 백신·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발전을 거듭해 국가 바이오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지방시대 국가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여망에 부응해 미래 백년대계를 이끌어 갈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산단 선정 비결은.△지역 경제의 발전을 소망하는 시민들의 염원과 함께 그간 구축해온 바이오 산업 기업·기관의 우수한 생태계와 사통팔달의 교통망, 기업들의 높은 입주 수요가 만나 이번 신규 국가산단 선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무엇보다,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발표되고, 바이오산업을 통한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목표로 하는 국정과제에 부합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안동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해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유치해 안동에서 국내 최초의 국산 백신 1호를 생산했고, 2020년 헴프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되며 의료용 헴프 산업화의 새 지평도 열고 있다.백신산업 전주기 지원을 위한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비임상지원)와 동물세포 실증지원센터(임상시료생산지원)도 마련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등을 통한 국내외 연구 기관 네트워크는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국가산단 선정에 앞서, 2회에 걸친 입주 수요조사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부지에 입주를 희망했다. 특히, 핵심업종(10개사, 6개 업종) 및 연관업종(47개사, 14개업종)에서 112.6%의 수요를 확보했다.또한, 국도34호선 인접, 중앙고속도로(서안동IC)가 근접하고 있으며, 중앙선 복선화 사업을 통하여 중부 내륙권의 지리적 중심지 및 우수한 광역접근성을 가지고 있다.-2030년까지 국가산업단지 완성을 위한 안동시 향후 계획은.△앞으로, 바이오·백신 인프라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바이오·백신 생산거점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백신 원천 기술개발 연구, 백신 생산 신기술 공정 개발 및 상용화 생산 방식 도입, 백신 소부장 국산화 실증, 헴프 소재 원료 의약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제조 등으로 의료의약품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또한, 경북 안동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전남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와 연계한 백신 공동 연구개발, 실증, 상용화 등을 통하여 국가 바이오생명산업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기존 바이오 산업 시설에 더해 백신후보물질 기술개발을 위한 첨단백신공정기술센터, 백신 인재양성을 위한 백신전문인력육성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다방면의 기업지원을 위한 바이오·백신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국가백신은행, 원부자재 실증, 헴프실증지원센터도 구축해 전주기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도 유치해 바이오·백신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할 것이다.우선 국가산단을 시행할 사업시행자를 선정 후, KBI의 타당성조사와 산업단지계획(안) 수립 후,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산업단지계획 심의를 거쳐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다. 산단 예정지 주민들의 수용성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 사업 기간을 앞당길 것이다. 지난해 실시한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지자체 지원정책을 개발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국가산단 입주 희망 기업들과 예상 투자 금액은.△전문 조사기관을 통해 총 2회에 걸쳐 기업체 책임자를 대상으로 입주수요조사를 실시했다.수요조사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입주수요를 희망했다. 핵심업종(10개사, 6개 업종) 및 연관업종(47개사, 14개 업종)은 112.6%의 수요를 확보했다.특히, 앵커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만㎡에 5,000억여 원의 전략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유한건강생활에서도 6.6만㎡ 부지에 1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입주 기업 등 투자효과 및 생산유발, 고용유발 효과 등 기대효과는.△세계 백신시장은 2019년도 330억 달러에서 2021년 656억 달러, 2022년에는 29% 증가한 849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세계 헴프 시장은 2018년 134억 달러에서 2024년 444억 달러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국가적으로 바이오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급속히 커져가는 시점이다.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로 바이오·백신산업 클러스터 조성, 백신 전주기 지원 및 선순환 백신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또한, 식약처가 최근 2024년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헴프 성분 의약품의 제조수입 허용 이후 헴프 특구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대마 산업 발전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국가산업단지 최종 가동단계에 이르면 76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4조2천800억원이 투자되고, 생산유발 효과는 8조6천200억원, 3만여 명(직접고용 4천300명, 고용유발효과 2만7천9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국가산업단지 조성(총사업비 3천579억원)에 따른 4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천301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 권기창 안동시장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다 이번 성과 외에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통한 경제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산학협력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로 젊은 인재들이 도시로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취직해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선순환 효과로 젊고 활기찬 도시가 조성되는 것이 가장 기대된다.이번 국가산단 선정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전 기업에 대해 파격적인 세제지원과 규제특례가 가능해 현 정부가 비전으로 삼는 지방시대 균형발전의 최적지로서 특화모델을 발굴하고 추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이제 지역 숙원 사업으로 경북 도청 이전에 이어,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에 선정이 해결됐다. 남아있는 숙원사업은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와 70사단부지 활용, 공동 의과대학 유치를 꼽을 수 있다.-국가산단과 관련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실감하며 지역경제 발전을 염원해온 15만 안동시민과 함께 국가산단 선정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이제 안동은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선정으로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명산업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바이오 전문 산업단지가 될 수 있도록 안동의 부흥을 위해 시민 여러분과 손을 잡고 힘차게 전진 또 전진하겠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