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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자연과 이야기 품은 ‘가을 정원’으로 감성여행 떠나요”

한국의 정원은 시간이 만든다.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가 제자리를 잡기까지 비우고 채우는 자연의 섭리가 작동한다. 정원은 단지 관상용이 아니다. 선비들의 숨은 이야기가 있고 정원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기울인 정원사의 땀이 섞여 있다. 정원을 거닐면 바람이 사각거리며 스쳐가고 울울한 대나무가 밤새도록 울어댄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가을에 더 가까이 하고 싶은 정원들을 소개한다. ◇남종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진도 운림산방진도 운림산방(명승)은 ‘남종화의 대가’소치 허련이 말년에 낙향해서 지은 화실이다. ‘첩첩산중에 아침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다’는 뜻으로 풍경이 매우 아름답다.진도에서 태어난 허련이 초의선사와 추사 김정희를 스승으로 모시고,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화가가 돼서 임금 앞에 나아가 그림을 그리는 최고 영예를 누린 이야기는 운림산방의 격을 높인다. 운림산방은 허련의 삶과 주변의 빼어난 풍광, 아름다운 남종화까지 산책하듯 만나는, 가을에 딱 어울리는 공간이다.소치1·2관에는 허련부터 5대에 이르는 작품과 홀로그램, 미디어 아트 등을 선보여 여행자가 미술에 친근하게 다가갈 기회를 마련한다. 운림산방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30분(동절기 오후 4시 30분 / 연중무휴)이다. ◇사유의 가을 정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옥상정원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의 옥상에 ‘시간의 정원(Garden in Time)’이란 이름의 지름 39m 원형 구조물이 설치돼 있다.‘자연의 순환’ ‘순간의 연속성’ 등을 시각화한 작품으로 야외미술 활성화를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계절과 날씨에 따라 작품에 투영되는 빛과 그림자가 변화한다. 자연의 감각과 예술이 공명하는 시공간을 표현했다. 1층부터 3층까지 나선형 통로를 따라 이동하며 미술관의 미적 경험을 주변으로 확장한다. 원형의 옥상정원뿐만 아니라 인근 청계산과 서울대공원 호수까지 포괄하는 작품이다. ‘시간의 정원’ 안에는 황지해 작가의 ‘원형정원 프로젝트 : 달뿌리-느리고 빠른 대화’가 전시돼 있다. 옥상정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개방한다. 월요일은 휴관한다. ◇사랑이 깊어지는 정선 로미지안가든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로미지안가든은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가꾼 특별한 정원이다. 아내만큼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도 소중히 여기다 보니 무려 10년 세월이 걸렸다. 이곳의 랜드 마크 ‘가시버시성’은 부부의 순우리말인 가시버시란 이름처럼 사랑과 믿음에 대한 글귀가 눈길을 사로잡는다.베고니아를 1년 내내 감상할 수 있는 ‘베고니아하우스’도 특이하다. ‘프라나탑’과 ‘붉은자성의언덕’ 등 정원을 꾸미는 동안 느낀 깨달음을 풀어낸 공간이 다양하다. 전문가와 함께 ‘금강송산림욕장’에서 명상을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로미지안가든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 천상의 정원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에 들어 널리 알려졌고, TV 방송을 타면서 옥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학습원을 가꾼 주서택 원장은 오랫동안 목사로 활동하다가, 이른 퇴임 후 도시 사람들이 자연의 품에서 쉴 수 있는 장소를 마련했다.학습원은 대청호 품에 안긴 사색과 성찰의 공간으로,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천상의 바람길’이다. 호젓하고 아기자기한 산책로 곳곳에서 불쑥 대청호가 나타난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교회당’, 학습원이 한눈에 펼쳐지는 전망대, 수련이 가득한 연못 등을 둘러보는 맛도 일품이다. 수생식물학습원 이용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동절기 오후 5시), 일요일에 쉰다.◇닫힌 듯 열린 마당 정원, 안동 봉정사 영산암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에는 부속 암자 영산암(경북민속문화재)이 있다. 우화루의 작은 문으로 허리를 굽혀 들어가면 우리 옛집과 마당이 어우러진 신세계가 펼쳐진다. 영산암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전각 6동 가운데 자리 잡은 마당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같은 화초가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는 이곳은 3단으로 된 마당 아래쪽에 풀꽃이 있고, 가장 넓은 중간 마당은 바위 위에 솟아오른 소나무를 중심으로 배롱나무와 석등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삼성각이 있는 위쪽에서는 마당이 한눈에 보인다. 영산암(봉정사) 관람 시간은 오전 7시~오후 7시(동절기 오전 8시~오후 6시/연중무휴)다. ◇조선 선비의 낭만 별서 정원, 밀양 월연정월연정(경남유형문화재)은 조선 중종 때 한림학사를 지낸 월연 이태가 관직을 버리고 낙향해 지었다. 쌍경당과 그 옆에 자리한 제헌, 월연정 등을 아울러 ‘월연대 일원(명승)’이라 부른다. 먼저 만나는 곳은 쌍경당. 쌍경(雙鏡)은 ‘강물과 달이 함께 밝은 것이 마치 거울과 같다’는 뜻이다. 쌍경당 옆에는 이태의 맏아들 이원량을 추모하는 제헌이라는 건물이 있다.쌍경당 옆 얕은 계곡에 놓인 쌍청교를 건너면 월연정에 닿는다. 월연정은 앞면 5칸, 옆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이다. 한가운데 방이 하나 있고 사방이 마루다. 마루에 앉으면 가을빛을 안고 흘러가는 밀양강이 내다보인다. 보름달이 뜰 때 달빛이 강물에 길게 비치는 모습이 기둥을 닮아 월주경(月柱景)이라 하는데, 옛사람들은 월주가 서는 보름마다 이곳에서 시회를 열었다고 한다. ◇가을 단풍 맛집 · 켄싱턴호텔 설악설악산을 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켄싱턴호텔 설악은 뛰어난 입지로 ‘가을 단풍 맛집’으로 손꼽힌다. 켄싱턴호텔 설악은 사계절 아름다운 설악산의 자연 경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호텔은 지하 1층, 지상 9층 규모로, 총 108개의 객실을 갖추고 있다.애비로드 스카이라운지는 비틀즈 멤버 전원의 친필 사인이 새겨진 기타, 존 레논이 직접 착용한 오리지널 수트, 폴 매카트니의 친필 악보, 비틀즈의 첫 골든디스크 등 국내외에서도 쉽게 접할 수 없는 40여 종의 비틀즈 소장품이 전시돼 있다. 레스토랑 ‘더 퀸’에서는 영국의 로열패밀리가 보내온 왕실 연하장, 조지 6세의 친필편지, 윈저공작 부부의 사진과 친필사인 등 영국 왕실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전시품들이 마련돼 있다.호텔의 각 층마다 국내외 유명 인사들의 발자취를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만날 수 있다. 5층은 ‘스포츠 스타 플로어’로 야구, 축구, 농구 등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스타들의 추억이 가득한 소장품, 6층은 40여 개국 주한대사의 소장품, 7층과 8층은 각각 ‘싱어 플로어’, ‘무비스타 플로어’로 유명 가수들과 영화배우들의 작품, 기념사진, 친필 사인이 새겨진 기증품을 만날 수 있다.켄싱턴호텔 설악은 호텔에서 완벽한 휴식을 위해 영국 콘셉트의 스위트 객실로만 구성된 ‘영국에서의 하룻밤 패키지’를 오는 12월 31일까지 선보인다. 패키지는 △스위트 객실 1박, △더 퀸 조식 뷔페 2인, △더 퀸 와인 파티 2인, △아메리카노 2잔(무제한), △비피터 하우스 투어, △설악산 입장권 2매로 구성됐다.패키지에 포함된 조식과 와인 파티는 영국 왕실의 소장품이 전시된 레스토랑 ‘더 퀸’에서 이용할 수 있다. 호텔 내 전시된 영국 및 국내외 유명 스타들의 소장품과 관련된 역사와 스토리를 소개하는 ‘비피터 하우스 투어’를 운영한다. 사전 예약제로 운영되며, 신청은 프론트 데스크에서 할 수 있다. 예약 및 문의는 (033)635-4001./최병일 작가

2022-10-27

지방정부·기업·연구소·대학 함께 ‘혁신에너지’ 경쟁력 확보

5년만의 원자력 산업 생태계 부활이다. 지난 5월 윤석열 정부는 원자력 강국으로 재도약을 천명했다. 최근 원자력 산업 수출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탈 원전 정책으로 그간 성과는 추락했고 빛이 바랬다. 현 정부의 탈 원전 정책 폐기로 이제 원자력의 불확실 상황이 정리가 됐다. 새로운 도전을 격려하고 원자력 산업의 중심지인 경북·경주의 현재와 미래를 현 시점에서 짚어보기 위해 ‘2022 경북 원자력포럼’을 마련했다.25일 경주 블루원리조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원자력산업과 관련된 화두들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펼쳤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의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김규태 동국대학교 교수,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가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김무환 포스텍 총장 기조강연 - 김무환 포스텍 총장“과학기술 인재 양성·기술개발로 지방소멸 대응”원자력-혁신에너지 등 미래 대표 과학기술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분야 최고의 전문가 영입과 양성, 이들이 일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기업, 지속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정주 여건이 필수적이다. 또한 우수한 인재와 함께 세계적으로 기술적 우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지속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과 지방 정부, 연구소, 대학이 함께 장기적인 계획 아래 같이 움직여야 한다. 인재 영입과 양성,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필요한 자금과 함께, 지방 정부의 의지와 지원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그러나 지방 정부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인재 확보와 매년 필요한 RD 비용을 충분히 투자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부분이 너무 많다. 그러다 보니 중앙정부 주도의 공모과제 선정의 기회를 기다리게 된다. 이제 경주시와 경북도가 선택 분야 육성을 위한 확고한 지원 의지와 협력을 통해 유·무형의 자원을 스스로 준비할 때이다. 중앙정부도 지방의 특색에 맞는 분야를 스스로 키울 수 있도록, 연구 예산 집행의 자율권을 부여하는 블록펀딩을 통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확대해야 한다.결론적으로 혁신에너지로서의 원자력 분야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방정부와 연구소(문무대왕과학연구소), 기업(한수원,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및 대학(동국대, 포스텍)이 한 방향으로 함께 협력해야 한다. 나아가 원자력산업에 필요한 융합 분야는 폭 넓은 타 지역과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지방소멸을 같이 막아내야 할 것이다.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 주제발표 - 김호진 경주시 부시장“클린에너지 문제 해결 SMR 국가산단 유치 과제”‘글로벌 첨단원자력 기술 허브 미래도시’를 지향하는 경주의 미래, 나아가 경상북도의 미래는 원자력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현재 경북은 국내 원전 24기 중 19기를 운용 중이다. 또한 울진 신한울 2기와 울산 지역 신고리 2기를 건설하고 있기도 하다. 2006년 한수원을 유치한 경주와 경북은 이후 양성자가속연구센터와 혁신원자력연구단지도 유치했고, 혁신원자력 연구단지도 지난해 착공했다.혁신원자력의 최적합 지역으로 주목받는 경주는 혁신원자력 RD 연구기반을 갖추고, 원전 수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상생의 기틀을 만들겠다는 이른바 ‘K-원자력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구하고 있다. 이는 미시적으로 4개 분야 12개 과제로 요약된다.그렇다면 이를 구체화시키기 위한 향후 경주의 전략과 과제는 무엇일까? 먼저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에 기여하는 클린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SMR 국가 산업단지다. 이는 제20대 대선 공약이자 국정과제로 채택되기도 했다.이외에도 문무대왕 과학연구소의 지속적인 발전 전략 수립, 초임계 CO2 발전시스템의 첨단화, 수소 에너지 혁신 클러스터의 구축, 원자력 신재생 상생단지 조성을 통한 신재생 에너지 보급 확대, 2040년까지 주요 사업으로 진행될 차세대 극한환경 연구개발 클러스터 조성, 같은 기간까지 진력할 양성자 가속기 첨단 연구단지 구축 등이 향후 남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 주제발표 - 김규태 동국대 석좌교수“고준위 방폐물 관리사업 성공추진 위해 힘 모아야”고준위 방폐물 관리정책 로드맵에 의하면 2023년까지 부지 선정절차를 착수하고, 2036년까지 관리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2043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을 확보하고, 지하연구시설 건설 및 운영을 착수한 후 2050년까지 지하연구시설의 실증을 종료한다. 2060년까지 영구처분시설을 확보하는 것이다.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역 지원과 소통체계의 구축, 기술개발과 인력의 양성, 전담조직의 구축과 법 체계의 개편이 필수적이다. 한편, 가압경수로 습식저장시설의 포화시점을 고려하고 사용후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의 확보 전까지는 주민의견을 수렴한다. 원전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을 구축하고 이 시설에 사용후핵연료를 저장할 계획이다. 향후 사용후핵연료 중간시설이 확보되면 즉시 원전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에 저장된 사용후핵연료를 확보된 중간시설로 이송할 계획이다.현재 고준위 방폐물 관리 관련 국가정책의 법제화를 위해 김성환, 김영식, 이인선 의원 등이 고준위 방폐물 관리 특별법을 발의한 상태에 있다. 발의된 법안은 향후 국회소관위원회에 병합심사 예정이다.EU 의회에서는 금융이나 자금이 기업의 환경친화 경영과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인 녹색분류체계를 올해 7월 가결했다. 이 체계에는 원자력이 포함돼 있다.국내에서는 지난 9월 원자력이 포함된 녹색분류체계 개정(안)이 발표된 상태에 있다.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 주제발표 - 박상덕 서울대학교 박사“원자력 로봇·추진체 인간영역 확장에 기여할 것”최근 글로벌 화두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탄소중립이다.탄소중립을 달성하는 수단으로 원자력의 친환경성이 부각되고 있다. 무탄소 에너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원자력을 청정에너지로 분류했고 유럽에서는 최근 친환경 에너지에 원자력을 포함했으며 우리나라도 이에 따라 친환경으로 분류하고 있다.원자력은 청정 전기를 직접 생산해 탄소중립에 기여하기도 하지만 고온수전해 기법으로 수소를 생산해 수송 부문이나 제철, 시멘트 공장 등의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다. 고온 수전해는 저온 수전해와 비교할 때 전 세계적으로 초기 진입 단계이기에 우리나라가 중간진입 전략으로 원자력 강국이 된 것처럼 노력 여하에 따라 수소 강국도 될 수 있다.원자력 산업에도 4차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해 컴퓨터에 원전의 쌍둥이를 만드는 디지털 트윈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원전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대폭 높여 준다. 원자력 로봇은 방사선 준위가 높은 장소에서 사람이 하는 일을 대신해 작업자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게 한다. 우주용 원자력 로봇이나 원자력 추진체는 인간의 영역을 확장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3D 프린팅과 같은 혁신 제조 기법과 머신 비전과 같은 혁신 건설 기법으로 원자력발전소의 건설단가 상승을 억제해 싼값에 전력이 가능해 지고, 그 결과 가난한 사람들을 건강하게 지켜주는 사랑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 주제발표 - 이병호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사“소형모듈식 원자로 개발, 지속가능한 산업 시대로”소형모듈식원자로 SMR은 국제적으로 전기출력 300MWe이하의 작은 원자로를 칭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의 전기 생산을 위한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크게 구분돼 나뉜다.여기서 모듈의 의미는 원자로내 주요기기 부품을 의미할 수도 있고, 원자로 자체를 의미할 수도 있다. 이렇게 여러 주요부품을 원자로 내에 모듈식으로 배치하거나 원자로를 모듈식으로 여러 기 배치함으로 안전성, 유용성, 경제성 등을 제고할 수 있다.SMR은 전기생산, 공정열 이용, 수소생산, 해수 담수화 등의 다양한 목적으로 적용이 가능하며, 특히 적절한 출력변동 등을 통해 재생에너지와도 공존이 용이하다.전세계적으로 70여 개 이상의 SMR이 개발중이며, 원자력선진국은 SMR 개발 주도권 확보를 위해 국가적 지원을 하고 있다.SMR은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전환의 기회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SMR이 개발 중이다. 국내 원전 추가 건설은 한계에 도달했다. 임계규모 유지가 어려운 대형 원전 사업구조와 공기업 위주의 독점 구조의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는 내수에서 수출로, 대형에서 소형으로, 공공에서 민간으로의 이동으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또 대형원전 경험의 활용과 산학연의 긴밀한 협조, 인허가 기술 개발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특히 SMR 개발을 위해서 인공지능, 자율운전, 3D 프린팅 등의 선진 기술이 원자력에 접목된다. SMR 기술 개발의 완성을 통해 원자력은 미래에도 지속가능한 원자력 산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부용기자

2022-10-25

산소카페 청송서 즐기는 ‘사과의 향연’

특정한 어느 도시를 떠올리면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이미지들이 있다. 그 이미지가 강렬한 곳 중 하나가 청송군이다.맑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가을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과 아삭아삭한 식감과 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사과는 ‘산소카페’를 지향하는 청송군이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이미지들. 맛있는 사과와 청정한 자연환경이라는 청송의 호감 가는 이미지는 그곳을 다녀온 이들의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여기에 즐길거리와 체험 관광이 더해진다면 어떨까? 도시의 이미지는 더 좋아지고, 관광객의 발길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터.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청송군은 내달 초 지역의 대표축제로 자리 잡은 ‘청송사과축제’를 열어 답답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즐거움의 시간을 선물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미뤄졌던 축제… 3년만의 만남‘산소카페 청송군’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답고 청정한 자연을 배경으로 성장하고 있는 고장이다. 바로 이 청송군이 청송사과 수확철을 맞아 풍성하고 다채로운 축제를 마련했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황금진 청송사과, 세상을 밝히다’란 주제로 오는 11월 2일부터 6일까지 5일 동안 청송읍 월막리 현비암 앞 용전천에서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화려한 막을 올린다.청송군은 이번 축제를 통해 ‘산소카페 청송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제슬로시티’, ‘산소카페 청송정원’ 등을 효과적으로 알림으로써 청송이 최고의 청정 관광도시임을 부각시킬 계획이다.청송군 관계자는 “이와 함께 용전천 현비암 주변 경관에 화려한 빛을 수놓을 야간 경관조성사업을 축제와 연계해 다른 지역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축제장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감을 높였다.□ “축제 형태 다양화로 청송사과 우수성 알릴 터”전 국민을 공황과 스트레스 속으로 내몰았던 ‘코로나19 사태’ 이후 3년 만에 개최되는 청송사과축제는 대면 축제의 한계를 벗어나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지속가능한 프로그램 개발로 글로벌 축제로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지난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daum)을 통해 ‘청송사과축제 대표 체험프로그램 4종’이라 부를 수 있는 ‘청송퀴즈’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축제 형태를 다양화했다는 것도 이번 청송사과축제의 특징이다.이를 통해 “대한민국 ‘문화관광축제’의 면모를 갖춰나감과 동시에 한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자 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복안. 여기에 볼거리와 즐길거리도 더해졌다. 기존 ‘청송사과 꽂줄엮기 경연대회’를 전국대회로 확대해 진행함으로써 보는 즐거움이 있는 축제로의 다양성을 모색했다. 이는 향후 시상 훈격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으로 격상시키고, ‘청송꽂줄엮기’를 문화재로 지정하기 위한 초석을 마련하기 위한 조처이기도 하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한 이들은 “주민 참여 활성화와 완성도 높은 볼거리 제공을 위해 8개 읍·면 꽃줄엮기 코칭을 시행해 대표 프로그램의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라고 입을 모았다. □ 누구나 참여해 즐기는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올해 청송사과축제는 청송군 대표 브랜드를 이미지화 한 ‘드론 라이트쇼’를 통해 축제의 흥겨운 개막을 알리게 된다.이어 사과축제의 킬러 콘텐츠인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도전-사과 선별 로또’, ‘꿀잼-사과난타와 사과 방망이 체험’, ‘사과 낚시’ 등의 흥미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해 전 연령대의 사람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계획이다.관광객과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8개 읍·면 주민과 풍물단이 함께 하는 ‘청송사과 퍼레이드’, ‘청송군민 노래자랑’ 등의 프로그램이 상승효과를 일으킨다면 축제를 통해 군민과 여행자들 모두가 하나되는 계기도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행사장 주무대에서는 11월 2일 김희재, 박서진 등이 출연하는 문화제 축하공연이 준비돼 있다.이어 11월 3일에는 현숙, 배일호, 강진, 최진희, 한혜진, 박상철, 금잔디, 류지광, 안성훈, 우연이 등이 함께하는 ‘MBC 가요베스트’ 녹화 공연과 청송 군민상 시상식, 명예군민 위촉식이 개최된다.11월 4일 이찬원, 양지은, 조명석 등 다양한 가수들이 참석자와 함께 흥겨움을 나눌 세계유교문화축전(트로트 콘서트)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외에도 “축제 기간 동안 시니어 한마당, 독도사랑스포츠공연단 공연, 그 외 다수의 축하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이 청송군의 부연이다.□ 청정한 ‘산소카페 청송’ 알리는 축제로…또한 사과축제와 함께 하는 어르신 노래자랑, 재능기부공연 등의 소공연장 행사와 사과 깜짝 경매, 원산지 표시 위반자 의금부 압송 시연, 2022 청송황금사과배 전국 고교장사 씨름대회 등 특별 행사도 축제 기간 내내 관광객·주민들과 함께 한다. 더불어 청송사과 전시·홍보관 운영, 황금사과 품평회, 사과요리 전시와 체험, 사과 떡 나눔과 무료 차 시음 등의 상설행사도 마련돼 있다.다채로운 축제 프로그램과 여러 행사는 청송사과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3년 만에 새롭게 개최되는 이번 청송사과축제는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청송사과의 우수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한 윤경희 청송군수는 “산소카페 청송군의 도시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이번 축제가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온라인에서도 펼쳐지는 흥겨운 축제앞서 잠시 언급한 것처럼 2022년 청송사과축제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동시에 진행돼 즐거움과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청송군은 지난 13일부터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제16회 청송사과축제’의 온라인 행사를 일찌감치 오픈해 ‘오프라인 축제와 유기적으로 연계시킨다’는 계획의 구체화에 힘을 더하고 있다.제16회 청송사과축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비대면 소통의 중요성이 높아진 축제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노력했고, 기성세대와는 달리 모바일 환경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해 축제 형태를 다양화시키고자 고민의 시간을 가졌다.그 결과 대면 축제와 온라인 축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축제로 진행되는 것이 이번 청송사과축제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온라인 축제 프로그램은 청송사과축제 홍보와 더불어 킬러 콘텐츠라 불러도 좋을 청송 퀴즈, 만유인력-황금사과를 찾아라, 꿀잼-사과난타, 도전-사과선별로또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함으로써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남녀노소 모두가 참여하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장점.청송군은 참여 접근성이 좋은 포털사이트를 활용한 온라인 축제를 통해 사과축제 대면 프로그램을 간접적으로 체험함으로써 축제에 대한 적극적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이는 현장 관람객 유치를 확대하고, 향후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예기치 못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해 청송사과축제 개최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보여주는 효과를 얻고 있다. 더불어 “축제의 글로벌화를 위한 새로운 시도가 될 것”이라는 게 온·오프라인 축제를 준비한 청송군의 기대다.올해 청송사과축제는 오랜 시간 이어진 코로나19의 피로감에서 벗어나 지친 일상을 잠시 내려놓고 즐거운 행사와 흥미로운 공연을 즐기며 마음 속 응어리를 풀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11월 초순엔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거리가 준비된 사과축제의 현장 청송군으로 가을 여행을 떠나보는 게 어떨까?/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10-24

영주 풍기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가 반환점을 돌아 종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엑스포는 한 국가, 또는 특정 지역의 문화나 산업 형태를 소개하는 성격을 띠고 있다.엑스포는 일정한 기간과 장소를 통해 경제·산업·과학·학술·예술·문화·농업 등에 대한 상호 비교 분석 및 정보 교환, 산업의 발전을 키워나가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영주시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3일까지 개최 중인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축제는 인삼을 주제로 한 6차 산업과 인삼산업의 다변화를 위해 개최한 행사다.이번 엑스포는 고려인삼의 홍보와 한국 최초 재배삼의 시배지인 풍기의 역사성 재조명, 우수한 풍기인삼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인삼산업 변화의 추구, 6차 산업의 새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 □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풍기인삼축제는 24년을 이어온 지역의 향토 축제인 반면, 고려인삼의 시배지이자 세계 최대의 인삼시장을 자랑하는 풍기에서 개최하는 이번 엑스포는, 엑스포라는 말 그대로 국제적인 규모와 체제를 갖추어 개최되는 산업형 박람회다.인삼을 통한 인류의 건강과 생명에 대한 이해와 비전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코로나19 팬데믹이 세계적으로 장기화 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 수출과 관련해 인삼시장도 크게 위축받고 있다.이번 인삼엑스포를 통해 우리 인삼의 우수성과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수출과 내수 시장 확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인삼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의 발판을 삼게 된다.이런 목적을 기반으로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9월30일부터 10월23일까지 경북 영주시 풍기인삼문화팝업공원 일원에서 개최 중이다. 이번 엑스포는 전시, 교역, 이벤트, 체험, 교육, 여가,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100만 관람객을 목표로 하는 이번 엑스포는 폐막 5일을 앞두고 70만을 돌파해 폐막식이 있는 이번 주말 인파를 예상하면 당초 100만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40여개 기업체들이 인삼교역관을 통해 세계제일 풍기인삼에 대한 홍보와 세계시장 판로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특히 인삼산업이 6차 산업으로 발전 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을 위해 참가 기업 및 수출입 관련 바이어들의 상담이 이어지고 있어 인삼 산업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는 평이다. □ 볼거리, 체험거리, 이모저모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인삼산업의 미래상, 생활과 접목성, 인삼의 효능과 특성, 세계시장을 겨냥한 판로 확대, 인삼의 역사, 인삼과 어우러진 한국 전통문화의 연계성과 학술대회, 체험과 볼거리가 있는 공연 이벤트가 어우러진 행사로 추진 중이다. 엑스포장 내 주제관은 인삼을 배우는 역사 이야기, 인삼의 최초 시배지 풍기의 역사적 사실과 배경, 한국 인삼의 발전상을 한눈에 볼수 있다.생활과학관은 우리 생활 속에 녹아 있는 인삼의 이야기와 현대 과학으로 증명된 인삼의 가치, 한의학적으로 바라보는 인삼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엿보는 공간이다.인삼홍보관 국내 16개 인삼 도시와 인삼산업의 과거, 미래 비젼을 제시하고 약 50여개 기업이 인삼, 홍삼, 가공제품 전시 판매와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수출 협약을 맺는 공간으로 관광객들의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한국전통예술의 음악과 무용을 통해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비상하는 미래를 알릴 수 있는 스토리로 진행 되는 주제공연과 흥겨운 길놀이와 상황극, 캐릭터 퍼포먼스가 함께하는 신명나는 놀이마당 형식을 통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엑스포 퍼레이드, 전국 K-POP 커버댄스 경연대회, 전국 슈퍼밴드 경연대회, 전국 청소년트롯가요제 등 전국 경연 프로그램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경과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2017년 엑스포 유치 선포식을 시점으로 올해까지 6년간 준비과정을 거쳤다.엑스포 예산은 총 317억으로 88만3천㎡ 규모의 주행사장 및 부대 행사장이 꾸며졌다.영주시와 (재)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조직위측은 엑스포를 통해 생산 및 부가가치 유발 3천479억원, 취업유발 2천798명의 파급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16년 고려인삼 시군협의회 출범과 함께 공동 발전 방안이 도출 되면서 엑스포의 밑그림이 그려졌다. 영주시는 2017년 주민 여론조사 및 부지선정 용역과 2018년 엑스포 기본구상 및 타당성 연구 용역을 완료했다. 2018년 농식품부 방문 엑스포 유치 관련 업무 협의를 시작으로 경북도 지방재정영향평가, 2019년 행안부 중앙투자심사 승인, 국토부 지역수요 맞춤지원 공모사업 선정, 엑스포장 부지매입, 2020년 엑스포 추진단 출범, 2021년 풍기인삼팝업공원조성 등을 거쳐 2022년 9월 30일 개장했다. □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의 의미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영주 역사상 최초로 개최되는 국제행사로, 인삼의 저변을 확대하는 국제 박람회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건강식품의 수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생명산업으로 범위를 확장시키기 위한 학술대회와 포럼 등도 함께 개최돼 의미를 더한다.인삼의 종주국으로서 영향력 확대와 건강산업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엑스포 개최로 얻어지는 기대효과는 크게 세 가지로 꼽을 수 있다. 먼저 경제적 효과로는 생산 유발 효과 2천474억원, 부가가치 유발 효과 1천5억원과 2천798명의 취업 유발효과를 기대된다. 두 번째로 사회적 효과로 국내외 관광객 유치로 관광산업 인프라 구축, 관광상품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 기반을 마련한다.마지막으로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문화적 욕구 충족과 문화 지식 함양, 자긍심 고취, 지역의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는 문화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해외시장 수출길 청신호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기간중 수출협약 2천50만 달러, 수출상담 실적 1천506만달러를 달성했다. 이 수치는 기업과 바이어 간 40여 회의 상담을 통해 당초 목표한 500만 달러 수출계약과 1천만 달러 수출 상담을 크게 초과 달성한 것으로 산업엑스포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확인시켜주고 있다.엑스포 잔여기간을 고려하면 수출협약 및 상담액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인삼의 산업화·세계화를 위해 열리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K-인삼 산업의 수출 경연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 네트워크 구축이 쉽지 않은 국내 인삼업체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한류 콘텐츠의 선풍적인 인기로 인삼에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한 해외의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액상형스틱, 차, 음료 등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삼·홍삼 가공품을 다양하게 선보여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과 문의가 높았다. 이런 현상은 다양한 고객층 증가에 따른 수출길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영주시는 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통해 인삼 교역 확대를 위해 세계 각국의 바이어를 대상으로 풍기인삼의 우수성과 지속적 수출 전략을 모색해 수출 지역을 다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방침이다.2022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는 가족 단위, 어린이 관람객들의 취향까지 사로잡으며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행사라는 평이다.이 같은 평가는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인삼, 세계를 품고 미래를 열다라는 엑스포 슬로건처럼 아이를 품는 것이 미래를 여는 일이라는 미래지향적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주시는 엑스포를 통해 새로운 영주의 미래를 개척한다는 계획이다. 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2-10-19

晩秋, 영화 속으로 떠나는 가을 여행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씨, 소슬하게 불어오는 바람, 저 먼 산에서 사람들을 유혹하는 색색깔의 나뭇잎….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집에만 있기에는 뭔가 아쉬운 가을날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있다. 누구라도 가방을 꾸려 낯선 곳으로 떠나고 싶은 계절. 지루한 일상을 벗어나 눈에 보이는 모든 게 새로운 공간으로 가고 싶어진다. 그러나, 여러 가지 문제로 집을 벗어날 수 없는 이들도 적지 않은 게 2022년 10월 오늘의 현실. 이 안타까움을 달래줄 적당한 방법이 없을까? 단풍 든 숲이나, 석양 아름다운 바닷가로 갈 수 없는 독자들을 위해 자신의 ‘가슴 안으로’ 떠나 지나온 삶을 돌아보게 하는 ‘여행 같은 영화’ 2편을 추천한다.중년을 소년 시절로 데려가는 ‘와이키키 브라더스’과거를 떠올리며 눈물짓는 따위는 분명 젊음의 몫이 아니다. 그러기에 시인 황지우는 이렇게 노래한다. “슬픔처럼 쌍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그렇다. 미래를 설계하지 못하고 과거에 기대 현실을 겨우 견뎌내는 삶은 분명 쌍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잊었던 유년의 기억에서 지금의 자신을 있게 만든 편린을 찾아내고, 그로 인해 젖어오는 가슴으로 훌쩍이는 인간을 단죄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임순례 감독의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군사독재 따위의 정치적 상황과는 무관하게 따스함으로 추억되는 1980년대와 정글의 법칙만이 남은 21세기를 오가며 진행되는 영화.‘와이키키 브라더스’가 그려내는 사람들. 현실에서 그들의 삶은 비루하고, 참혹하기 짝이 없다. 반면 그들의 과거는 비참한 지금의 삶과는 대비되는 빛나는 아름다움이다.오래된 온천 도시 나이트클럽에서 취객들의 흐느적거리는 춤을 위해 기타를 연주하는 성우(이얼 분). 하지만 그에게도 찬란한 시절은 있었다. 바로 보컬그룹을 이끌던 고교 시절.성우의 첫사랑 인희(오지혜 분)의 삶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남편과 사별한 채 야채트럭을 몰며 고무줄바지 차림으로 살고 있지만, 그녀에게도 조안 제트보다 더 멋지게 ‘아이 러브 로큰롤(I Love RockRoll)’을 부르던 여고 시절이 있었다. 성우의 고등학교 친구들인 민수와 수철, 인기의 삶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 보컬그룹을 함께 하며 즐거운 추억을 공유한 친구들이지만, 그들을 묶어주던 음악이라는 연결고리는 끊어진지 오래. 민수는 약삭빠른 처세술을 익힌 속물로 전락했고, 시청 건축과 직원이 된 수철은 환경운동가가 된 인기와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들 사이에 우정 따위의 단어가 틈입할 여지는 없어 보인다.빛나던 그들의 과거와 참혹한 현재를 오가는 카메라. 그 속에서 자신의 과거와 현재까지 읽어낸 사람이 비단 기자 하나만일까?건들거리는 폼과 위악으로도 숨길 수 없던 맑은 꿈들. 별을 노래하는 시인이나, 아프리카 오지를 탐험하는 여행가가 되고 싶었던 소년들. 인간은 선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던 시절.그러나 지금은? 저마다 몇 푼 월급에 목을 매고, 꿈과는 동떨어진 일을 죽지 못해 해내며 스트레스로 마신 술에 위장에 탈이 나기 시작하는 중년으로 살고 있는 ‘한때 소년이었던’ 중년들.이런 생각을 하며 지켜보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화면은 우리를 고문한다. 그러나 고맙게도 임순례 감독은 “인생은 환멸”이라는 결론으로 관객을 이끌지 않는다.죽음 곁으로 사라진 늙은 음악가를 대신해 나이트클럽 웨이터 기태(류승범 분)는 몰락해가는 성우의 밴드에 합류한다. 이는 ‘음악이 돈과 밥이 되어주지 못해도 그 길을 가려는 사람은 언제고, 어디에서고 있기 마련’이라는 예술에 대한 낙관을 보여주는 것에 다름 아니다.멤버들과 싸우고 밴드를 떠나 마을버스 기사로 살아가는 드러머 강수(황정민 분)와 호색한 건반 연주자 정석(박원상 분)이 핸드폰으로 나누는 ‘눈물의 화해’는 감독이 품고 있는 인간에 대한 낙관을 드러내기에 모자람이 없다.“그래도 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라는 ‘와이키키 브라더스’의 핵심어를 함축해 보여주는 영화의 라스트 신이 눈에 선하다.밀려나고 또 밀려나 가 닿은 남도의 끝자락 여수. 성우의 기타 연주에 맞춰 첫사랑 인희가 촌스런 무대의상을 입고 노래를 부른다. 더 이상 예쁘장한 여고생도, 자존심으로 뭉친 콧대 높은 소녀도 아닌 중년여자 인희가 노래를 부른다. 아직도 사랑은 포기 못한 우리의 희망, 그 은유가 아닐까? 비록 비루하고, 참혹할 따름인 세상일이라도 인생이란 진지한 것이며, 언제나 죽음보단 삶이 따뜻했다.. 둘이 함께 걷는 길의 따스함 ‘싱글라이더’정호승의 시(詩)에 가수 이지상이 곡을 붙인 노래가 있다. 사는 것이 덧없고 쓸쓸할 때면 볼륨을 낮추고 조용히 따라 부르고 싶은 노래.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도입부는 이렇다.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염세주의 철학자들이 세련되게 해석한 비극적 세계관을 알지 못해도 좋다. ‘존재한다’는 것에 관해 한 번이라도 깊이 생각해본 사람은 안다. 인간의 내부엔 크건 작건 외로움의 사막 또는, 쓸쓸함의 우물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여기 예상치 못했던 사건 탓에 잘나가던 증권회사 지점장에서 오갈 데 없는 실직자가 된 한 사내(강재훈·이병헌 분)가 있다. 영어도 배우고 자립 기반도 만들기 위해 멀고 먼 외국에서 2년 가까운 시간을 고생해 2천만 원의 돈을 모은 젊은 여성(유진아·안소희 분)도 있다.지점장과 성공한 호주 워킹홀리데이 경험자가 되기 위해 둘은 얼마나 큰 노력을 기울였을까. 하지만, 자신의 존재 바깥에 있는 ‘동정 없는 세상’은 두 사람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흘린 눈물과 땀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아무렇지도 않게 되물을 뿐이다.“그래서 어쩌라고? 세상에 슬픈 게 너 하나야?”이주영 감독은 자신이 각본까지 쓴 영화 ‘싱글라이더’를 통해 이 처참한 질문 앞에 선 두 사람의 길고도 짧은 궤적에 카메라를 들이댔다. 담담하고 건조한 연출이 관객들을 슬픔으로 이끈다. 먼저 흥분하고, 교사처럼 가르치려는 감독은 분명 아닌 듯해 믿음이 간다.직장에서 밀려난 한 사내가 아내와 아들이 있는 호주를 찾아간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자신과는 다른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갑자기 낯설어진 아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사내.20대 초반에 낯선 땅에 와서 죽으라고 일만 했다. 겨우겨우 모은 작지 않은 돈. 그걸 좀 더 좋은 조건의 환율로 바꾸고 싶었던 여학생은 불행한 사건에 직면한다.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친구가 된 두 사람. 둘 앞엔 누구도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결말이 기다리고 있는데….강재훈이 처한 벼랑 끝 상황은 어디에서 연유한 것일까? 무엇이 자신감 넘치던 그를 외롭고 난감한 처지로 이끌었을까? 그건 바로 아내를 포함한 타자에 대한 무관심과 소통의 부재가 아니었을지. 눈 밝은 이들은 이주영 감독이 무관심과 소통 부재의 사내 강재훈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 곤경에 처한 소녀 유진아였다는 걸 어렵지 않게 알아차린다.다른 사람의 고통을 이해하고, 어려움에 처한 남을 돕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던 강재훈. 그는 유진아를 통해 자신의 메말랐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된다.‘싱글라이더’의 마지막 장면은 따스함으로 인해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머물 듯하다. 원시의 파도가 몰려오는 황량한 공간. 그 무인지경의 길을 강재훈과 유진아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걷고 있다.이지상이 노래한 정호승 시의 한 구절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라는 걸 우리는 이미 안다.하지만, 하나가 아닌 둘, 둘이 아닌 셋이라면 그 ‘견딤’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18

한번 맛보면 다시 찾는 ‘감홍사과’ 새콤달콤 매력 속으로

문경시는 오는 15일부터 30일까지 16일간 문경새재 야외공연장 일원에서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라는 주제로 2022 문경사과축제를 연다.이번 축제는 △개막식, 폐막식, 축하공연 등 공식행사와 △문경사과 홍보관 등 전시행사 △사과특판, 온라인 스토어, 농특산물 판매 등 판매행사 △사과따기 체험, 사과럭키박스, 사과배 레이스 등 체험행사 △문경사과 학술 세미나, 애플데이, 사과나눔행사 등 특별행사 △문경산악체전, 전국 장애인 행복 걷기대회 등 연계행사로 치러진다.오는 15일 오후 2시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개막식에는 인기가수 이찬원, 홍자, 주미 등이 출연해 축제의 흥을 돋우고 방문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또한 축하공연으로 16일 가수 태진아, 주미, 임혁이 출연하며 25일은 현숙, 서지오, 문연주가, 폐막식인 30일은 주미, 남일해가 각각 무대를 달굴 예정이다.야외공연장 잔디광장에서 열리는 문경사과 홍보전시관에는 △문경사과 이야기 △문경사과 품평회 출품 사과 전시 △사과 가공품 전시 △문경사과 포토존 등으로 꾸며진다.옛길박물관 앞에서 펼쳐지는 판매장에는 19개 부스에서 감홍, 양광, 시나노 골드 등 이 시기에 출하되는 사과들이 판매되면 축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구매가 가능하며, 문경농특산물 판매장에는 오미자, 표고버섯, 약초, 농산물 가공품 등 20여개 부스가 운영된다. 행사장과 13개 농장에서 이뤄지는 체험행사는 △사과따기 체험 △사과 럭키박스 △사과배 레이스 △사과 가위바위보 △사과 사행시 △사과 높이쌓기 △사과껍질 길게 깍기 △사과 빨리 쪼개기 △사과 바람개비 만들기 등이 있다. 25일 문경관광호텔에서 열리는 문경사과 학술세미나는 사과재배농업인과 농업인대학 교육생 등이 참석해 ‘지역에 맞는 사과재배기술 정립 및 문경사과 발전 방안’에 대해 열띤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문경농협 주관으로 열리는 애플데이 행사는 25일 야외공연장에서 문경사과 홍보와 노래자랑 및 장기자랑, 축하공연 등의 내용으로 진행된다.문경사과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 기간 중 주말에 문경새재 일원에서 방문객들에게 문경사과를 나눠주는 나눔행사를 가질 계획이다.사과축제와 연계한 행사로 22~23일 문경산악체전이 열리며, 26일에는 경북장애인체육회 주관으로 전국 장애인 행복 걷기대회도 야외공연장에서 열린다. 신현국 문경시장 최근 2년 동안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 비대면 축제로 진행돼 많은 아쉬움을 샀던 문경사과축제가 드디어 3년 만에 일상으로 돌아와 대면축제로 개최됩니다. ‘백설공주가 사랑한 문경사과’라는 주제어로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전시행사와 판매행사, 그리고 공연행사가 알차게 진행됩니다.문경사과는 일교차가 큰 백두대간 산간 분지 지역의 비옥한 토질과 기후, 기상재해가 없는 축복의 청정 자연환경에서 전국 최고의 사과재배 기술로 생산하여 육질이 단단하고 향이 짙으며 당도가 높아 꿀사과라 불리며, 특히 축제기간에 주력품종으로 판매되는 문경감홍사과는 높은 당도를 자랑하며 식감이 좋아 한번 먹어보면 다시 찾게 되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사과로 인정받았습니다.문경시에서는 2008년부터 매년 한·일 사과재배 기술교류와 일본전문가 초청교육을 통해 해마다 500여명의 사과재배 농업인들에게 지속적인 선진재배 기술을 보급하고, 농업인대학 사과반 과정을 운영하며 매년 1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09년 ‘사과연구소’를 건립하여 지역특성에 맞는 품종 시험재배와 농업인의 현장 실습 등을 꾸준히 진행하며 고품질 사과생산의 전초기지로 활용하고 있습니다.특히, 매년 사과축제기간 중 사과 품평회를 개최하여 문경지역 사과재배 농가가 출품 생산한 사과의 외관심사와 포장심사 등 엄격한 기준을 통해 선발하여 고품질 사과생산을 위한 내부 경쟁을 유도하고 있으며, 선발된 사과는 축제 기간 중 사과홍보전시관에 전시하여 문경사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는 데 사용됩니다.최근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하여 잠시 주춤했던 지난 2년의 시간을 뒤로 하고, 사과 생산농가와 사과축제추진위원회에서는 이번 대면축제를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가기 좋고, 놀기도 좋은 문경새재에서 열리는 문경사과축제에 많은 분들께서 방문하여 이찬원, 태진아같은 인기가수의 공연, 맛 좋은 사과와 온가족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 그리고 가을을 품은 문경새재를 함께 즐기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져보시길 바랍니다.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에서 최초 육성된 국산품종인 감홍사과는 홍로보다 대중적인 인지도는 떨어져도 맛에서는 전혀 뒤처지지 않습니다. 10월 상·중순경에 수확하는 감홍은 재배가 까다롭고, 보관기간이 짧은 단점이 있지만 식감은 연하고 과즙이 많으며, 압도적인 단맛(15~16brix)에 약간의 신맛(산도 0.4%)이 잘 어우러져 한번 감홍을 먹어본 사람은 다시 찾게 되는 고유한 매력을 가진 품종이라 할 수 있습니다.우리시에서는 부사보다 평균 당도가 2~4brix 높고 식감이 좋아 경쟁력 있는 감홍을 지역특화품종으로 보급하기 위해 시범사업과 보조사업을 지원해왔고, 더불어 문경감홍사과재배연구회를 중심으로 재배기술을 교육하고 관리하여 문경의 감홍 재배면적은 10년 전보다 2배 정도 증가하여 2022년 현재 400ha에 이를 정도로 크게 늘어난 상태입니다.올해 초 포항에서 열린 과수산업 발전방안을 위한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간담회에서는 시장 개방화에 대응하여 사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방안으로 문경 감홍사과의 집단보급 성공사례가 소개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예상치 못한 등장으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진 지금, 특히 무엇을 먹든지 개성있고 맛있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이 트렌드가 되며 맛에 있어서는 어떤 사과보다도 탁월한 ‘감홍’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문경사과축제 현장에 방문하셔서 직접 감홍사과를 맛보고 즐겨보시길 권해드립니다.얼마 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던 문경오미자축제에서는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투자’라는 시정방향에 따라 모든 프로그램 구성 및 축하공연까지 전국 최고의 수준으로 진행되어 농가 매출 증대와 참여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내며 다시 한번 더 축제를 위한 투자의 중요성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보름 간의 문경사과축제에서도 주력상품인 감홍사과의 주산지에서 열리는만큼 전국 최고의 위상에 맞게 탁월한 맛으로 대표되는 ‘문경사과’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체험·판매행사의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였습니다.추후 우리시에서 개최하는 문경약돌한우축제와 더불어 내년 진행할 축제들 또한 적극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최고를 지향하며 코로나19로 위축된 지난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는 기회로 만들어 문경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으로 구축하여 경제활성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2-10-13

포스텍엔 따뜻하고 편안한 친구 같은 공간 카페 ‘커미’가 있다

커피가 ‘한국인의 기호품’으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21세기 초반만 해도 인스턴트커피에 설탕과 프림을 섞은 믹스커피가 주류였지만, 대세가 원두커피로 기운 후 향과 맛에 민감해진 이른바 ‘커피 애호가’도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전국이 그러하니 포항이라고 다를 바 없다. 관광객들에게 ‘푸른 물결 동해를 품은 포항의 핫 스폿’으로 불리는 영일대해수욕장엔 현재 수십 개의 커피숍이 성업 중이다.한꺼번에 100명이 넘는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커피전문점부터 10여 평 남짓의 조그만 커피 가게까지 그 형태도 다양하고, 거기서 만들어내는 커피의 맛과 향 또한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가며 다양해지고 있다.유별나게 느껴질 수도 있는 한국인의 커피 사랑은 각종 조사를 통한 데이터를 봐도 어렵지 않게 드러난다.올해 초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사람들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떤 음료를 가장 좋아합니까?”이 물음에 “커피”라고 답한 이들이 32.4%. 설문조사에 응한 답변자 셋 중 하나가 커피를 즐겨 마시는 음료로 지목했다. 탄산음료(7.7%)와 우유(11.3%)를 압도하는 결과였고, 2위로 조사된 과일주스(18.1%)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커피전문점과 커피소비량 증가의 중심엔 ‘MZ세대’가...또 다른 조사에선 한국 커피전문점의 시장 규모가 43억 달러로 나타났다.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중국의 인구가 한국의 30배에 가깝고, 미국 소비자의 높은 구매력을 감안한다면 이는 의외의 결과로 다가온다.커피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 수입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이는 1년 사이에 2천 억 원이 증가한 것. 이쯤 되면 2022년 현대 한국인들은 옛사람들이 밥 먹고 숭늉 마시듯 커피를 즐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듯하다.한국 커피시장의 급격한 팽창과 늘어난 커피 소비량의 중심엔 세칭 ‘MZ세대’가 자리했다.남과는 다른 것, 기존에 있는 것들과는 구별되는 아이템을 선호하는 그들은 오늘도 새로운 맛과 향을 느낄 수 있는 ‘인생 커피’를 찾아 외국 커피 프랜차이즈점부터 원두 볶는 고소한 향기 가득한 동네 커피숍까지 찾아다닌다. 물론 나이 지긋한 이들 중에서도 커피 애호가는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회갑을 넘겼음에도 하루에 커피 4~5잔을 마시는 교수, “커피 향기 없는 아침을 상상할 수 없다”는 중년의 사업가도 기자 주위에 있다.현실이 이렇다보니 다수의 MZ세대와 기성세대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인 대학에 커피전문점이 늘어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지난 2020년 말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총장 김무환) 내에 문을 연 coffee nearme(커피 니얼미·일명 커미)는 독특하고 특색 있는 커피전문점이다.포스텍에서 시작한 로컬 카페 ‘커미’는 포스테키안(포스텍 학생들과 구성원들을 지칭하는 단어)의 행복을 위해 학생들의 감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담아 학교에서 직접 기획한 카페로 이름을 알렸다.“이는 대한민국 공대 중 처음으로 학생들의 행복을 위해 기획돼 상표 등록을 마친 카페”라는 게 포스텍 복지회 이주상 팀장의 설명이다. ▲한국 공대 최초로 학교에서 기획해 상표 등록한 ‘커피 니얼미’“포스텍 학생들의 일상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커피가 함께 존재한다. 모닝커피로 하루를 시작하거나, 바쁜 강의와 일과 중에 잠시 여유를 즐기기 위해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밤샘 연구나 공부를 위해 ‘커피는 연료와 같다’며 즐겨 찾는 등 커피는 학생들에게 매우 가깝고 친근한 친구와 같다”는 부연이 이어졌다.덧붙여 몇 가지를 더 물었다.-학생들의 복지 확장 차원에서 카페를 오픈한다는 건 30년 전에 학교를 다닌 나로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는다.“지금과 그때는 많이 다르다.(웃음) 커미 오픈 당시에도 교내에 카페가 두 군데 있었다. 그곳들을 새롭게 리모델링할 시기도 됐었고, 포스텍 학생들에게 바로 내 옆에 있는 친구처럼 친근하고 따뜻하고 위로가 되는 카페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포스텍 자체 브랜드 커미는 그런 이유로 론칭됐다.”-커피 니얼미의 오픈 과정이 궁금하다.“2020년 12월 7일 포스텍 학생회관 1층에서 처음 영업을 시작했다. 기존의 노후된 카페를 새롭게 만들고자 재능 기부 디자이너의 도움을 받아 브랜드 네이밍, 공간 리모델링, 카페 운영체제 개선, 웨이브온 커피와의 콜라보를 시작할 수 있었다. 포스텍 학생회관점 공간 리모델링 비용은 포스텍 철강대학원 이종수 특임교수가 기부금을 출연했다. 그리고, 국내 최고 카페 중 하나인 웨이브온 커피의 좋은 원두와 함께해 학생들로부터 호평 받았다. 커미 카페는 포스텍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근로 장소이기도 하다.”-‘웨이브온 커피와의 콜라보’라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웨이브온 커피는 부산 기장에 자리한 로스터리 카페(원두를 직접 볶고 갈아 커피를 만드는 가게)다. 아름다운 부산의 바다, 매력적인 장식으로 꾸며진 공간, 직접 로스팅한 커피로 유명하다. 불과 4~5년 만에 웨이브온 커피는 기장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2020년엔 한국 라떼아트 챔피언십 공식 원두 공급사로 선정되는 등 실력과 도전정신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웨이브온 커피의 모습이 젊고 도전적이며 실력을 갖춘 포스텍 학생들과 일맥상통 하는 게 있어 커미와 어울리는 파트너라고 믿게 됐다.” ▲포스텍 도서관 방문한다면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웨이브온 커피에서는 포스텍만을 위한 원두도 브랜딩했다. 이름하여 ‘P.320’. 포스텍엔 매년 유능한 공학도를 꿈꾸는 학생 320명이 입학한다. 소수정예다 P.320은 그 상징성을 담은 이름.이 원두의 선정을 위해 웨이브온 커피에서 기존에 제공하던 원두와 포스텍만을 위해 새롭게 브랜딩한 원두 등을 가지고 교내 구성원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이스팅(사전 정보 없이 시음하는 것)을 진행했다. P.320은 그 과정에서 가장 많은 이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고 한다.“브라질, 콜롬비아, 과테말라 커피콩을 브랜딩 해 로스팅 작업을 거친 P.320은 깨끗한 단맛과 탄탄한 바디감, 길게 이어지는 향기가 장점”이라는 게 포스텍 복지회의 설명. 더불어 우유와 섞어도 맛있는 커피라고 한다. 즐기는 방법도 에스프레소, 모카포트, 프렌치프레스, 핸드드립 등 다양하다.당연한 이야기지만 대학엔 학생 외에도 교직원 등이 함께 생활한다. 그들도 ‘커미’를 좋게 평가하는지 궁금했다. 또한, 학교 바깥의 커피전문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있는지를 물었다.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학부생과 대학원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도 커미를 애용한다. 포스텍 캠퍼스엔 커미 외에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포항의 로컬카페 등이 있다. 그중 커미 카페는 가장 접근성이 좋고, 저렴한 가격에 높은 품질의 원두커피를 제공하고 있기에 포스텍 구성원들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아메리카노 가격은 레귤러 사이즈가 2천500원이다. 오픈 당시의 가격을 현재까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얼마 전인 지난 8월 말에는 포스텍 학내 도서관인 박태준학술정보관 1층에 ‘커미 도서관점’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포스텍은 박태준학술정보관을 지역사회 시민들에게 개방하고자 리모델링을 추진했고, 1층에 커미 카페가 입점하게 된 것.커피가 남녀노소 불문 ‘한국인이 가장 즐기는 음료’라는 사실을 감안해 정신의 향기를 높여줄 책과 향긋한 커피를 매칭시킨 것으로 보인다.그곳에선 커미 1호점인 학생회관점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물론, 웨이브온 커피의 스페셜티 원두도 판매된다. 커미 학생회관점과 동일하게 가격이 저렴하고, 고급 원두도 판매하고 있어 포스텍 구성원들과 도서관을 방문하는 시민들에게 동시에 사랑받고 있다고.낙엽 떨어지고 차가운 바람 불어오기 시작한 만추지절(晩秋之節). 만약 포스텍 도서관을 찾는다면 향기로운 커피 한잔으로 가을의 우울을 떨쳐보면 어떨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11

숲길·물길 따라 퇴계가 사랑한 풍경 속으로

높은 산 아래 맑은 물이 흐르는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경상북도 봉화는 이름처럼 맑은 청량산이 커다란 품을 펼치는 고장이다. 청량산 깊은 골짜기마다 이름난 고찰을 품고 있고,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글을 읽으며 지냈던 선조들이 남겨놓은 문화유산이 가득하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계절, 붉은빛이 물드는 숲길 따라 물길 따라 봉화의 청량산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12개 봉우리와 27개 사찰 품은 청량산경북 봉화군 명호면 북곡리 태백산맥 줄기에 솟아 있는 청량산은 자그마한 금강, 소금강(小金剛)이라 부를 만큼 봉우리마다 수려한 기암괴석이 장관이다. 1982년 경상북도립공원으로, 2007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돼 산천의 아름다움과 더불어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청량산에는 최고봉인 장인봉을 비롯해 선학봉, 자란봉, 연화봉, 자소봉, 금탑봉, 경일봉, 축융봉 등 12개의 봉우리(육육봉)가 연꽃잎처럼 산을 두른다. 봉마다 학소대, 금강대, 어풍대, 원효대, 반야대, 의상대, 밀성대 등의 대(臺)가 있다. 27개의 사찰과 암자 터도 있다.청량산은 신라시대에 높은 봉우리의 이름을 의상봉, 보살봉, 반야봉, 문수봉, 원효봉이라 부를 만큼 불교문화의 흔적이 가득했다. 유교가 국가이념으로 자리 잡은 조선 중종 39년(1544), 당시 풍기 군수였던 주세붕이 청량산을 다녀간 뒤 불교식 이름의 열두 봉우리를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다. 시절에 따라 불가의 산은 유가의 산이 됐다.청량산을 이야기하면서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퇴계 이황을 빼놓을 수 없다. 퇴계는 어린 시절부터 청량산에서 글을 읽고 사색을 즐겼다. 안동의 도산서당에서 제자를 가르치면서도 틈틈이 산을 찾았다. 서당을 세울 때 청량산과 현재의 도산서원 자리 중, ‘어디에 서당을 지을 것인가’ 고민할 만큼 청량산을 사랑했다. 퇴계의 시조 ‘청량산가(淸凉山歌)’의 “청량산 육육봉을 아는 이는 나와 백구(白鷗), 백구야 훤사(喧辭)하랴, 못 믿을손 도화(桃花)로다, 도화야 떠나지 마라, 어주자(魚舟子) 알까 하노라”는 구절에서 청량산이 세상에 알려져 더럽혀질까 걱정하는 마음이 드러난다. △청량산 최고의 풍경 연출하는 응진전청량산 아래에는 낙동강 긴 물줄기가 흐른다. 산 입구에서 바라보면 강을 따라 마치 주상절리를 옮겨 놓은 듯한 절벽이 솟아 있다. 이 절벽은 옛날부터 학이 날아와 새끼를 치고 서식해 학소대라고 부른다.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사이에 두고 학소대와 나란히 서 있는 금강대 또한 비경이다.청량산 입석에서 금탑봉을 향해 천천히 올랐다. 봉우리 사이로 가는 길은 마치 그림 속을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바위가 층층이 쌓아놓은 금탑 모양을 하고 있다는 금탑봉은 3층 층암절벽이다. 암벽 층마다 소나무들이 테를 두른다. 금탑봉은 예전에 신라의 대문장가 최치원의 이름을 따서 치원봉으로 불렀다. 봉우리 기암괴석 동굴 속에서 최치원이 마시고 더 총명해졌다는 총명수가 샘솟는다. 봉우리 아래에는 절벽이 병풍처럼 두른 암자, 응진전이 있다. 원효대사가 머물렀던 암자로 663년 세워졌다. 가을이면 오랜 세월이 녹아든 응진전에 붉은 단풍 물결이 덮쳐 청량산 최고의 풍경을 만든다.금탑봉보다 높은 곳에 있는 김생굴에서는 통일신라시대 글씨의 대가, 김생이 9년간 글씨를 수련했다고 한다. 여기에 재미있는 설화가 있다. 어느 정도 실력을 쌓고 하산하려는 김생에게 갑자기 길쌈을 수련한 청량봉녀가 나타나 실력을 겨루자고 했다. 조선 최고의 명필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 일화처럼,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불을 끄고 서로의 실력을 발휘해 비교해보니 청량봉녀가 짠 천은 흐트러짐이 없었고, 김생의 글씨는 고르지 못했다. 부족함을 깨달은 김생은 1년을 더 수련하고 세상에 나가 최고의 명필이 됐다고 한다. 이곳에는 김생이 붓을 씻었다는 우물, 세필정도 남아 있다. △전설과 보물 간직한 천년고찰 청량사청량산 자락에는 응진전과 더불어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 있다. 연화봉 기슭 구불구불 험한 산길을 따라 거친 숨을 내쉬며 걷다 보면 활짝 핀 꽃 안의 꽃술처럼 청량산 열두 봉우리가 품은 청량사를 만난다. 천년고찰 청량사는 신라 문무왕 3년(663)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예전에는 연대사(蓮臺寺)로 불리며 30여 개의 암자를 거느렸던 큰 사찰이었다. 연대사는 무너져 터만 남았고, 연대사 부속 건물 중 하나였던 유리보전이 청량사라는 사찰로 이름을 바꿨다.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유리보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소박한 건물에 팔작지붕을 얹었다. 처마 선은 단정하다. 기둥 위에 용머리와 용 꼬리가 장식돼 있다. 유리보전 현판은 고려 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이곳에 왔을 때 쓴 친필이라고 한다.유리보전 앞에는 세 갈래로 가지가 뻗은 소나무가 서 있다. 적막한 산속에서 세월을 꿋꿋이 견뎌온 소나무에는 전설이 전해진다. 원효대사가 청량사를 지을 때, 절 아랫마을에서 논을 갈고 있는 농부와 소를 만났다. 뿔이 세 개나 달린 소는 농부의 말을 듣지 않고 날뛰고 있었다. 원효대사는 농부에게 소를 시주하라며 소를 받아 돌아왔다. 제멋대로였던 소는 절에 와 고분고분 말을 듣고 청량사를 짓는데 필요한 재목과 물건을 밤낮없이 날랐다. 절의 준공을 하루 앞둔 날, 소는 숨을 거뒀다. 원효대사가 죽은 소를 묻었더니 그곳에서 가지가 셋인 소나무가 자랐다. 이를 ‘삼각우송’이라 하고, 소 무덤을 ‘삼각우총’이라 불렀다.오랜 설화처럼 청량사에는 오래된 보물도 있다. 청량사 건칠보살문수좌상은 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그 위에 삼베를 입혀 칠을 발라 말리는 과정을 반복하다 일정한 두께가 되면 조각해 만든 불상으로 눈 부위에는 장식을 새겨 넣었다. 보기 드문 건칠불상(종이불상)은 얼굴, 신체, 옷을 입은 모습으로 보아 12~13세기 고려시대 불상으로 추정된다. 복장유물은 불상을 만들 때 사리나 경전 같은 유물을 가슴이나 배속에 봉안한 것인데, 건칠불상과 함께 경상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청량사 지장전에 봉안된 목조지장보살삼존상은 16세기에 만들어진 불상으로, 유교 시대에 만들어진 불상이 드물다는 점에서 조선 불교 조각의 흐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유물이다. 청량사는 지금은 작고 소박한 사찰이 됐지만 신라, 고려, 조선시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을 간직한 거대한 박물관 같다.청량사 유리보전 옆 가파른 산길을 따라 오르면 하늘과 가장 가까운 다리를 만난다. 산이 하늘 높이 닿을수록 골짜기는 깊기에, 하늘다리를 향해 오르는 산길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고생 끝에 오른 청량산의 명물 하늘다리는 2005년 90m 길이로 설치됐다. 해발 800m의 자란봉과 선학봉을 연결한다. 깊은 산속에 설치된 다리를 건널 때 골짜기를 따라 불어오는 바람에 등골이 서늘하지만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게 펼쳐진 능선을 바라보면 두려움은 금세 사라진다. 같이 가볼만한 곳청량산 물길 매호유원지봉화군 명호면 도천리에 있는 매호유원지는 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 청량산을 휘도는 부드러운 물길이 아름답다.태백산맥과 일월산맥 황우산의 만나는 곳이라 산수가 수려하다. 산과 물이 만나는 모습이 매화꽃이 떨어지는 모습 같아 매호(梅湖)라 부른다. 범바위에서 내려다보면 한반도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매호유원지는 은어와 잉어가 많이 잡혀 옛날부터 낚시터로 이름났다. 산이 깊고, 물길도 깊어 등산하면서 래프팅도 즐길 수 있다.낙동강과 운곡천이 만나는 지점과 가까운 곳에는 옛날 용이 살았다는 못, 용소가 있다. 명주꾸리 세 개를 풀어 넣어야 할 만큼 깊다고 한다.매호유원지 하류 암반에서는 마르지 않는 샘처럼 용천수도 흘러나온다. 봉화 청량산은 산 좋고 물 좋은, 그야말로 백두대간 천혜의 자연이다./봉화=글·사진 이솔 객원기자

2022-10-06

‘젊고 힘있는 고령’ 미래 위한 씨앗 뿌렸다

소통과 화합, 현장행정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이남철 고령군수가 오는 8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 젊고 힘있는 고령의 미래를 준비하며 청사진을 그려온 이 군수.고령군은 역점시책으로 불리는 5·5·5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진행하며, 청년층 유입과 주거 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또한, 공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계획도 착착 수립하고 있는 상황. 미래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 개선과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래에서 민선 8기 100일을 맞이한 고령군의 현재 상황과 향후 미래 계획을 상세하게 알아본다. □ 지역 발전과 지방소멸 대응에 지속적 노력5·5·5프로젝트는 ‘인구 5만-신규주택 5천호-청년인구 5천’을 골자로 하는 민선 8기 고령군의 역점시책이다. 이 시책의 해결 방안은 ‘지속 가능한 산업경제’ ‘사람중심 고령발전 인프라’ ‘사통팔달 교통’ ‘앞서가는 미래 스마트 농업’. 신규 산업단지 조성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신도시를 개발해 대규모 주거단지를 조성함으로써 일자리와 주거, 교육문제로 인근 대도시로 빠져나가는 젊은 층을 정착시키는 동시에 지역으로의 유입과 접근성 향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령군은 프로젝트의 성공과 지역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로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를 방문해 군에 신규 주거단지와 산업단지 조성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특히 인구 관련 사안은 고령군이 당면한 과제로 군은 특정 부서만이 아닌 전 부서와 전체 공직자가 하나 돼 협력해 나가야 할 중대한 사안임을 인지했다. 또한 지역 주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조도 당부했다.한편, 군은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스마트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투자유치 업무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 조직 개편도 시행할 예정이다. 고령군은 2021년 10월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됐다. 이후 TF팀을 구성하고,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청년, 농업, 정주여건에 대한 복합적 해결방안을 수립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은 지난 8월 지방소멸대응기금 170억 확보로 귀결됐다. 또한 공모사업의 경우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332억, 농촌공간 정비사업 250억, 다산 청년 복합귀농타운 조성사업 50억 등 민선 8기 출범 이후 3개월 간 총 15건 848억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 군정 방향과 목표 설정 후 현장행정 추진지난 8월 말. 고령군은 민선 8기 공약 및 주요사업 보고회를 개최하고 50여 개의 공약을 확정하면서 향후 고령군이 그려갈 청사진을 공유했다. 군민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실질적이고 실현 가능한 공약사업을 시책화 해 앞으로의 추진계획을 수립하고 발표한 것이다.‘대가야’의 존재가치를 제고하며 가야문화 콘텐츠 글로컬화를 위해 스마트관광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고, 낙동강변 다산 은행나무숲과 같은 자연을 활용한 새로운 관광거점을 개발할 것이며, ‘빛과 꽃’으로 물들이는 전반적인 도시경관 개선 향상을 위해 다각도로 힘쓸 계획이라는 것이 주요 방향. 교육 분야는 ‘대가야교육원’의 운영 방안을 전면 재검토하고, 아이들과 청소년을 위해 한 발 앞선 미래를 내다보는 4차산업 대비 교육정책이 반영된 방향으로의 개편이 필수적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를 위해 창의 융복합 프로그램 운영과 센터 건립 등을 구상 중이다.스마트 부자농촌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 시설 현대화 및 과학영농 기술 도입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 거기에 따라 스마트팜 보급 확대와 지역농협과의 협력 및 외국 지자체와의 협약 체결을 통한 인력중개, 외국인 계절근로자 도입 등의 형태로 농촌인력뱅크를 운영해 농번기 인력수급 문제도 해결할 예정이다.민선 8기 출범 후 고령군은 현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군정으로 대가야역사문화클러스터 1단계, 도시재생 뉴딜사업, 동고령IC 물류단지 조성 등 주요 사업장에 대한 현장 방문을 실시했다.여기서 이남철 군수는 추진상황 파악 후 업무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 보다 나은 방향으로의 사업을 제안하고 피드백을 받기도 하는 등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도, 예산집행의 합리적 운용과 안전사고 예방에 유의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 8월 수도권의 기록적 폭우에 이은 9월 초 태풍 힌남노의 북상으로 한반도 전체에 긴장감이 맴돌았다. 남부권인 고령 지역도 안심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군은 재난 대비 시설물 점검에 앞장섰고, 직원들의 비상대기 또한 이뤄졌다. 그 결과 고령군은 큰 피해 없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태풍이 지나간 즉시 재난 취약지대를 확인함과 동시에 민관이 합심해 가로 환경정비 등에 나서 안전한 지역민의 명절 연휴를 지켜낸 것. 고령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수해가 극심한 포항과 경주를 방문해 군수를 포함한 공직자와 민간단체 등 200여 명이 복구지원에 나섰다.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한 것이다. □ 공감행정 실현과 지방시대 준비이남철 군수 취임 100일. 군 집행부와 고령군의회는 20회 가까이 8개 읍면의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군민들의 의견과 바람을 듣고, 고령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SOC, 교육, 도시환경, 복지, 관광 등 주민의 질문과 요청사항은 다양한 분야에서 쏟아졌고, 고령군은 군민의 대표기관인 의회와 협심해 군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것을 약속했다. 고령의 미래를 위해 군민의 동행과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민선 8기 공약에도 확정됐듯 군민과 함께하는 소통콘서트는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이게 바로 군민의 마음을 읽는 공감행정 아닐까.‘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고령군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170억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확보했다. 이를 대도시로부터 유입되는 청년들을 위한 전반적인 정주여건 개선에 집중 투자할 계획. 청년 희망이음센터를 건립해 취업과 창업을 지원하고, 귀농·귀촌 통합플랫폼으로서 다산 좌학리 일원에 3천 평 규모의 스마트팜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청년 복합귀농타운 조성사업과 연계해 지원하게 된다.이밖에도 아이나라키즈교육센터 증축, 청년지원플랫폼 문화예술창작소 등 유입되는 청년층과 기존 젊은 세대에 안정적인 삶의 여건을 조성하고자 고령군은 앞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열린 지방시대를 맞아 지역 동반성장의 길 또한 함께 걷는다. 이웃 지자체로서 고령과 달성은 상생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생사업으로 추진한 ‘사문진교 야간경관 개선사업’이 마무리 돼 지난 10월 1일엔 ‘달성 100대 피아노’ 공연에 앞서 공동점등식을 가졌다. 그보다 앞선 8월엔 고령군-달서구-달성군 3개의 지자체가 지역연계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관광지를 연계하는 ‘달리고’ 투어버스를 운영하는 등 행정구역을 넘어선 관광체계도 구축됐다. 지자체 간의 이런 협업은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될 것이다. □ 화합과 상생 그리고, 젊고 힘있는 고령고령 다산면과 달성 다사읍을 잇는 강정고령보 우륵교 개통 문제는 수년째 이어져온 지역 현안이다. 생활권과 경제권을 함께 하는 인근 지역민 삶에 직결되고, 또한 지자체 간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라 고령군은 상호 발전적 방향으로 대응할 여러 접근방식을 모색 중이다. 우선 첫 단계로 강정고령보 개통을 위한 추진대응 TF팀을 구상 중이며, 구체적 운영계획과 실천과제를 발굴해 실행에 옮길 예정. 이 사안에 있어 기관 간의 우호적인 관계 유지에 계속해서 노력을 기울이면서, 민간 차원으로의 접근 또한 확장시켜 문제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고령군민의 오랜 숙원 해소와 지역을 초월한 화합과 상생협력의 가치를 실현시킬 더 큰 행정으로 나아갈 때가 아닐까.펜데믹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인구 급감 등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 젊음의 기운으로 들썩이는 새로운 희망의 바람이 고령에 다시 불어올 수 있을까. 군민과 함께 시작한 100일, 그리고 같이 걸어갈 4년. 화합된 힘과 변화하는 혁신으로 비상하는 고령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될 수 있을지. 이전과 달라질 고령을 지켜보는 이들이 많다. 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2-10-06

진지하거나, 담담하거나… 영화로 사색하다

가을 여행지로 각광받는 유명한 산은 물론 우리가 생활하는 주변 이름 없는 조그만 산에도 울긋불긋 단풍이 물들어간다. 만산홍엽(滿山紅葉)의 가을이 무르익고 있다. 푸르게 높아진 하늘 아래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데이트 하는 젊은이들의 환한 얼굴이 정겹다. 중년들은 그 모습에서 자신의 과거를 본다.가을은 누가 뭐래도 ‘생각하고, 고민하는’ 계절이 아닐까? 그래서다. 오래전 선현들은 이때를 독서하는 시간으로 쓰라고 조언했다.‘활자’보다는 ‘영상’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아무래도 책 읽기보다는 영화 보기에 익숙한 듯하다. 인간이란 시대의 변화와 처한 환경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 그러니, 독서 대신 영화 관람을 선택하는 이들을 나무랄 이유는 전혀 없다.사람들은 시기와 감정 상태에 따라 영화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달라진다. 더위가 짜증을 유발하는 여름엔 시원한 액션영화나 오싹한 공포물이 인기고, 슬프거나 우울한 날엔 고전 로맨스영화를 찾게 된다. 그렇다면 가을엔 어떤 영화가 어울릴까? 앞서 말한 것처럼 생각할 거리와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조금은 묵직한 주제의 영화가 좋지 않을까.다양한 인터넷 서비스를 통해 영화를 찾아보기 쉬워진 시대다. 아래 소개하는 영화 2편을 만나며 사색하는 가을 속으로 들어가 보는 건 어떨지. ‘신과 인간’ 진지한 질문 던지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인간은 무엇이고 어디에서 온 것일까? 누군가의 피조물일까, 그게 아니면 수만 년에 걸친 생물학적 변화의 산물일까? 존재와 실존에 관해 고민해본 사람이라면 한 명 예외 없이 떠올렸을 의문이다.인간이 창조된 존재인지, 진화의 과정에 있는 고등한 생물인지를 놓고 벌어진 설왕설래는 인류역사상 가장 뜨겁고 주요한 논쟁 중 하나였다.이른바 ‘창조론-진화론 논쟁’. 수많은 신학자가 이 논쟁에 끼어들어 창조론을 옹호했고, 자연과학자인 다윈(Charles Darwin)과 라마르크(Jean Lamarck)는 탁월한 연구 성과로 진화론에 힘을 실었다.수 세기에 걸친 인간 세상 화두였으니, 문학과 영화에서도 이 두 가지 학설이 갈등하고 충돌했던 것은 불문가지다. 학구적 정열을 간직한 시인이나 소설가 또는, 영화감독은 자기 뜻을 문학·영상으로 정리해 독자와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이런 문제적 작품들은 한쪽의 찬사와 동시에 다른 한쪽의 격렬한 비난을 받았다. 인간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AI 월터(마이클 패스벤더 분). 리들리 스콧 감독은 AI를 창조론 옹호의 영화적 수단으로 사용한다.이미 40년 전 ‘블레이드 러너’를 통해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사회와 인간의 형상으로 제작된 리플리컨트(복제인간)가 겪는 혼란과 갈등을 비판적으로 성찰한 리들리 스콧. ‘에이리언: 커버넌트’ 역시 이전 작품들과 유사한 철학적 질문을 사람들에게 던지고 있다. 이 영화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전작 ‘프로메테우스’와 여러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어찌 보면 후속편으로도 읽힌다.영화의 도입부. 인간과 구별이 거의 불가능한 AI인 월터가 자신을 만든 사람에게 묻는다.“당신이 나를 만들었다면, 당신을 만든 것은 누구인가요?”‘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이에 관한 답변을 생략한 채 전개된다. “영화를 보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보라”는 감독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프로메테우스’는 아주 멀리 떨어진 행성에서 온 외계인의 DNA가 지구의 단세포생물을 만들어내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는 진화론을 정면에서 부정하며 창조론의 손을 들어주는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더불어 논쟁을 부를 소지가 다분한 영화적 설정. 리들리 스콧의 창조론 옹호와 지지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에서도 연속해 드러난다. 영화에 등장하는 인간을 외부적 환경변화에 한없이 무기력한 동물로 묘사하고, 우리가 통상 인간의 특질로 이해하고 있는 동정심과 합리적 결단력을 AI에게 부여하는 장면 등을 통해서다. 여기엔 “진화의 결과가 이 정도라면 참혹하지 않은가”라는 환멸의 질문이 깔렸다.리들리 스콧 정도의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라면 갑자기 튀어나온 우주 괴물이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유치한 권선징악의 결말이 아닐 것이란 정도는 영화팬이라면 누구나 예상할 수 있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에 이은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그 예상도 훌쩍 뛰어넘어 무겁고 난해하기 짝이 없다.여든다섯의 영화감독, 이제는 ‘철학자’로 불러도 좋을 리들리 스콧은 리하르트 바그너의 클래식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에이리언: 커버넌트’의 결말을 통해 자신이 변하지 않을 창조론자라는 걸 보여준다. 그게 어떤 장면이냐고? 그걸 말해주면 영화 보기가 너무 싱거워지지 않겠나.마지막으로 남는 의문 한 가지. 합리와 과학을 신뢰하는 유럽에서 태어나 생활해온 리들리 스콧이 합리와 과학에 더욱 근접한 진화론이 아닌 창조론에 경도된 이유는 뭘까? 그가 독실한 종교인이라서? 그게 아니면, 삶보다는 죽음에 가까운 나이이니 곧 만날 신(神)과의 우호적 관계 설정을 위해서? 노감독은 영화 안과 밖에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그러니, ‘에이리언: 커버넌트’는 재론의 여지없이 ‘사색의 가을’에 맞춤한 영화다. 답을 찾기 위해선 어떤 방식으로든 생각을 해야 하니까. 담담한 카메라에 담긴 괴물들의 세상 ‘소리도 없이’미세한 감정의 일렁임, 사소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억울하게 죽은 사람의 몸뚱이 피를 닦고 자루에 넣어 땅속에 묻는 사람. 세상 물정 모르는 어린애를 술 섞은 음료수 먹여 장기매매 브로커에게 판매하는 사람. 유괴를 생존을 위한 비즈니스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세상의 비난과 손가락질을 받을 행위가 분명함에도 위와 같은 일들은 어제도, 오늘도 있어왔고, 내일도 행해질 것이 분명하다. 싫어도 부정할 수 없다.때때로 현실은 어떤 공포영화보다 끔찍하다. 그런데, 이런 세속 풍경에 카메라를 들이대면서도 침착함과 평정심을 지킨다? 쉽게 이르지 못할 경지. 이는 ‘소리도 없이’가 주목받는 영화인 이유다.몇 년 사이 개봉된 어떤 한국 영화와도 닮지 않았다. 답습과 반복의 흔적이 없다. 그래서다. 돌올하고 이채롭다. 신인 감독이 보여준 기대 이상의 연출력.거기에 멀쩡한 인간의 얼굴을 하고 끔찍한 짐승의 범죄를 아무렇지도 않게 행하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가 일품이다. 주연 유재명과 유아인에게 결코 밀리지 않는다.마지막 장면은 세칭 ‘열린 결말’이라 해석의 가능성이 다양하다. 그랬기에 영화에 관해 이렇다, 저렇다 입을 대는 관객들이 많았다. 좋은 영화는 많은 이들이 논쟁에 참여하게 하는 법.‘소리도 없이’는 법 없이 살 수 없을 듯한 착한 사람들이 법을 어기며 나쁜 짓을 하며 지내다가, 개입되기 원하지 않던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착하고도 나쁜’ 어른 둘 사이에 ‘선악의 포지션이 불분명한’ 열한 살 아이가 끼어든다.그때부터다. 영화는 기존의 상식과 보편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어 의외의 결말을 향해 질주한다. 스토리는 치밀하고, 전개는 정교하며, 앞서 말한 것처럼 배우들의 연기는 핍진하다. 상업적 할리우드 스타일을 답습하는 한국 영화가 가진 약점 중 하나가 과잉이다. 관객이 흥분하기 전 연출자가 앞서 흥분하고, 울거나 웃을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울어라” 혹은 “웃어라” 먼저 옆구리를 찌르거나, 뺨을 친다. 이래서는 감동에 가닿을 턱이 없다.‘소리도 없이’의 가장 큰 미덕은 감독이 먼저 흥분하거나, 감정 과잉에 빠져 오버하지 않는다는 게 아닐까 싶다. 어떤 심각한 사건이 일어나도 홍의정 감독의 카메라는 정중동(靜中動) 담담함을 지킨다.물론 ‘소리도 없이’의 모든 게 다 좋지는 않다. 몇몇 장면에선 앞뒤의 인과가 흐릿하고, 영화에서 벌어진 일의 수습 과정을 납득할만한 설명 없이 건너뛰기도 한다.그러나, 이런 흠결은 전체의 맥락에서 보여준 큰 장점에 비하면 그야말로 소소하게 느껴질 뿐, ‘영화 보는 즐거움’을 깨뜨리지 못한다. 가을 밤, 진지한 표정으로 혼자 보기 딱 좋은 작품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10-04

신명나는 공연에 어깨 ‘들썩’… 가족·친구·연인 추억 쌓았다

2022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과 경북매일신문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 한마당 행사가 3일 안동시 경동로 탈춤 축제 메인 행사장 일원에서 열렸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와 다양한 공연 및 체험 행사로 열린 탈춤 축제와 인기 가수의 신명나는 공연이 이어진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의 이모저모를 화보에 담았다. 듀엣 1+1로 활동 중인 가수 김민교와 이병철이 문화한마당 객석에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흥겨운 공연을 펼치고 있다./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장을 깜짝 방문한 이철우 도지사가 객석에서 시민과 함께 흥겨운 공연을 즐기고 있다. 3일 오후 안동시 경동로 메인 행사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탈 조형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3일 오후 안동시 경동로 거리무대에서 김종흠 명인이 장승 깎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행사장에서 이병철 씨가 객석까지 내려와 시민과 함께하며 신명나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양하영 밴드가 가슴앓이와 갯바위 등 히트곡을 선사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 한마당 행사장을 찾은 외국인들이 K-트로트의 묘미를 만끽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옛 안동역 앞에 노래비가 세워질 만큼 큰 인기를 끈 노래 ‘안동역에서’의 주인공 진성 씨가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고 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무대에서 미스 트롯 출신 강혜연이 자신의 히트곡을 열창하고 있다.

2022-10-03

영화 속 전쟁… 슬프고도 고통스런 나날의 기록

지난 2월 24일 블라디미르 푸틴의 명령을 받은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를 공습하며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모두의 기대와는 다르게 긴 시간 이어지고 있다.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에서 두 나라의 전쟁은 원유와 천연가스, 곡물 등의 가격을 치솟게 만드는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세계인의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 경제 문제보다 더 걱정스러운 건 양국의 수많은 군인과 민간인들이 죽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쟁은 그것을 결정하는 소수의 통치권자가 아닌, 전쟁이 만들어낼 이익과는 무관한 다수 국민의 희생을 불러오는 비극이다. 엄청난 숫자의 사망자와 난민을 양산하고 있는 이 전쟁은 언제가 돼야 끝이 날까? 조속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을 간절한 마음으로 비는 이들이 어느 나라 할 것 없이 많다. 그들에게 시대와 장소 불문 ‘절대악’이라 불러 마땅할 전쟁의 슬픔과 고통을 스크린에 옮긴 영화 2편을 소개한다.태평양전쟁, 한·일 청춘의 비극 다룬 ‘호타루’영화 ‘호타루’를 보고 있노라면 과거사에 관한 미움과는 별개로 일본이 무척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나라란 걸 알게 된다. 눈이 시리도록 짙푸른 가고시마의 바다, 삭막해진 마음을 다독여주는 북해도의 설경(雪景), 흑백의 회상 장면에서 투박하게 빛나는 새하얀 포말….‘호타루’는 반딧불이를 뜻하는 일본어다. 세계 제2차대전 당시 미국 군함을 향해 목숨을 걸고 날아가던 자살특공대(가미카제·神風). ‘호타루’는 반딧불이가 돼서라도 고향에 가고 싶어 했다는 자살특공대원들의 소원에서 따온 제목이다.열여섯 어린 소년까지 ‘국가적 대의’라는 조악한 명분으로 희생시켰던 비극적 전쟁의 역사. 후루하타 야스오 감독은 반전과 평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호타루’의 전개는 단순하고 간략하다. 1989년 히로히토(裕仁) 일왕이 사망한다. 그 죽음은 조용한 어촌에서 전쟁의 상처를 숨긴 채 살아가던 가미카제 대원 야마오카(다카쿠라 켄 분)를 회상으로 이끈다. 연인을 자신에게 맡기고 죽음을 향해 출격했던 한국인 소위 김선재와 지금은 자신의 아내로 살고 있는 김 소위의 여자 도모코(다나카 유코 분), 그리고, 나라를 위한다는 명분 아래 자신이 죽을 차례만을 기다리던 공간 치란(마을 이름).영화는 현재의 공간 가고시마와 과거의 공간 치란을 오가며, 국가집단의 광포한 메커니즘이 강제한 전쟁이 개개의 인간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로 남는 것인지를 보여준다. 상처는 끈질겼다. 맹목적으로 히로히토를 숭배하던 열여섯 가미카제 대원은 백발의 노인으로 변했지만, 일왕이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는 “이제 나의 시대를 끝났다”며 설산(雪山)으로 들어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야마오카는 전쟁 때 죽은 한국인 김선재 소위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고, 혼란스러움은 깊은 병을 앓고 있던 도모코도 마찬가지다.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44년을 잠복해온 전쟁이 야기한 생채기.‘호타루’는 억지스런 설정과 어색한 강변으로 ‘반전·평화’를 외치는 유치한 영화는 아니다. 다카쿠라 켄과 다나카 유코의 농익은 연기와 감미로움과 비극적 서정을 동시에 표현한 쿠니요시 료이치의 세련된 영화음악, 눈부신 하늘과 바다의 색깔이 어울린 영화임은 분명하다.그러나,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치게 아름다운 풍경과 감미로운 음악은 메시지가 관객에게 건너가는 길을 차단해버렸다. 거기에 더해진 야스오 감독의 과도한 감정 이입은 영화를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일제강점기 식상한 신파극(新派劇)으로 만들어버렸다. 중심을 지켜야 할 감독이 흥분하면 배우도 흥분하고, 덩달아 관객도 흥분하기 마련 아닌가.그런 이유에서다. “자식을 죽으라고 명령하는 부모는 없다”며 어버이로서의 일왕이 아닌 전범(戰犯) 일왕을 힐난하는 할머니의 눈물도, “나는 대일본제국이 아닌 조선민족과 연인을 위해 출격하는 것이다”는 김선재 소위의 장엄한 유언도, 김 소위의 유품을 가지고 경상북도 안동을 찾아가는 야마오카와 도모코의 비장미 가득한 한국 방문도 핍진성에까지는 가닿지 못한다.그러나, 이런 약점도 이해 못할 것 없다. 이것 하나만 잊지 않는다면. 전쟁은 짙푸른 바다와 하늘을 나는 갈매기, 아름다운 설원뿐 아니라 인간까지 파괴하는 악(惡)이다.전쟁을 경험한 바 없고, 스스로 반전평화주의자라 생각한 적도 드물지만 ‘호타루’를 봤던 날, 독일 화가 케테 콜비츠가 제2차대전의 포화 속에서 아들을 잃고 그렸다는 판화의 제목이 가슴을 치는 이유는 뭐였을까?“더 이상 전쟁은 없다!” 전쟁을 이기는 유일한 힘은 사랑이라 말하는 ‘애수’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충격과 공포 작전’을 시작했던 2003년 3월. TV 화면이 폭격을 생중계하던 새벽. 평소 알고 지내던 화가 한 명이 전화를 걸어왔다.“우리는 인류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조차 상실했다”고, “잿더미로 변한 바그다드는 우리들의 양심이 불타버렸음을 의미한다“고 말하는 그녀 목소리에 차마 ”나는 자고 있어다“고 말할 수 없었다.그리고 다음날. ‘아아 광주여 이 나라의 십자가여’를 쓴 시인 김준태는 천년고도 바그다드에서 미 공군기의 폭격에 사망한 아이들의 피 묻은 눈동자를 곡(哭)했다.며칠 후. 지금은 유명을 달리한 철학자 리영희(1929~ 2010)가 사람들 앞에 나섰다. 그리고는 말했다.“전쟁을 멈출 수 있는 건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뿐”이라고. “예수를 믿건, 부처를 믿건, 알라를 믿건 우리는 지상에서 사랑을 아는 유일한 존재 인간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고.전쟁은 과연 인간의 사랑까지도 파괴할 수 있을까? 영화 ‘애수’를 떠올린 건 바로 그 순간이었다.아무리 그럴싸한 명분을 갖다 붙이더라도 전쟁은 인간을 파괴하고, 인간이 딛고 선 세상을 황폐화시키는 악이다.어떤 국가도 다른 국가의 불행을 강요할 권리를 가질 수 없다. 당시 미국이 이라크를 향해 쏘던 미사일과 폭탄, 지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땅을 공격하는 미사일과 폭탄은 부정할 수 없는 절대악.미사일과 폭탄에는 아이와 여자를 피해갈 수 있는 눈이 달리지 않았다. 전쟁은 인간 안에 숨어있는 악마를 불러낸다. 우리가 경험한 역사는 피 흘리는 목소리로 증언한다. “아무리 좋은 전쟁도 최악의 평화보다 못하다.”누가 무어라 폄하의 말을 하더라도 사랑은 선(善)이다. 설레는 가슴으로 밤새 서툰 솜씨의 시를 쓰게 만들고, 청맹과니에게 세상을 보게 하며, 음치에게 감미로운 세레나데를 읊조리게 하는 사랑은 부정할 수 없는 절대선. 그런데, 절대악 ‘전쟁’이 인간의 유일한 희망 ‘사랑’을 깨뜨린다면? 마빈 르로이 감독의 영화 ‘애수(Waterloo Bridge)’는 바로 이 최악의 상황을 그려내고 있다. 전쟁으로 인해 처참하게 깨진 청년장교 로이 크로닌(로버트 테일러 분)과 발레리나 마이라 레스터(비비언 리 분)의 비극적인 사랑.영화팬들 귓가에 맴도는 주제곡 ‘올드랭사인(Auld lang syne)’의 비장미는 오랜 세월을 뛰어넘어 여전히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흔든다.세계 제1차대전 와중에 젊은 장교와 예쁜 무용수가 서로에게 끌려 사랑에 빠지지만, 전쟁터로 나간 장교는 돌아오지 않고, 지긋지긋한 전쟁과 자신의 삶에 절망해 거리에서 몸을 파는 여자로 전락하는 무용수.하지만, 전사한 줄 알았던 장교는 살아 돌아오고, 무용수는 연인에 대한 죄책감에 달려오는 트럭에 몸을 던진다. 죽음을 선택한 것이다.전쟁은 ‘마이라 레스터’의 행복을 강탈해갔다. 비단 그녀뿐일까? 수많은 연인과 식구들의 헤어짐과 눈물, 이별과 죽음을 강제한 게 바로 전쟁이었다.영화를 앞으로 돌려본다. 죽은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마이라를 잊지 못하는 로이는 그녀가 남긴 마스코트(Mascot)를 매만지며 슬픈 표정으로 둘이 처음 만났던 자리를 서성인다.전쟁은 둘의 사랑을 온전히 파괴한 것인가? 한 사람의 가슴에서 다른 한 사람을 영원히 추방하지 않는 한 그럴 수 없을 터. 로이의 사랑은 그때까지도 현재진행형이었으며, 전쟁은 결코 사랑을 이기지 못했다.비극의 극단으로 치닫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인간들 가슴 깊숙한 곳에 존재하는 사랑으로 인해 해피엔딩의 영화처럼 끝났으면 하는 바람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9-27

4만2천평 백일홍 화원 ‘청송정원’서 가을 정취 흠뻑

폭염과 폭우가 사람들을 괴롭혔던 이번 여름.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계절은 세상에 없다. 어느덧 아침과 저녁으론 서늘한 바람이 불고, 귀뚜라미 울음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는 가을이다.기승을 부리던 ‘코로나19 재유행’도 다소 누그러지고 있다. 만산홍엽과 천고마비의 시절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런 가을이면 누구나 일상의 공간이 아닌, 낯설고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기 마련.산 좋고, 물 맑은 청송군은 청량한 공기를 호흡하며 농촌의 서정을 즐길 수 있는 ‘산소카페’로 이미 명성이 높다. 도시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 잡은 ‘산소카페 청송’은 지역에 썩 잘 어울리는 네이밍으로 평가받는다.바로 그곳 청송은 가을여행에 맞춤한 곳이라는 게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게다가 지금은 화려한 색채의 백일홍과 코스모가 방문객들을 반기는 시기라 낭만과 즐거움이 더한다.청송정원의 백일홍단지에서 가을날의 추억을 쌓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아래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제공한다. ▲산소카페 청송의 랜드마크가 될 백일홍정원청송군은 오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지역에 어울리는 맞춤형 관광지를 개발해왔다. 이는 지역의 새로운 볼거리와 관광명소를 만들어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느낌과 쉼, 그리고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려는 의지에서였다.이런 의지 끝에 만들어진 것이 바로 산소카페 청송정원 백일홍단지. 여행하기 좋은 시절 가을을 맞아 최근 청송군은 지역사회·지역단체와 마음을 모아 조성한 청송정원 백일홍단지를 무료로 개방한다고 밝혔다.운영기간은 백일홍단지가 개장한 지난 8월 29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약 2개월이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당초 계획되었던 입장료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군민과 관광객들의 자유롭고 부담 없는 방문을 위해 별도 매표 없이 전면 무료로 이용하도록 했다”는 것이 청송군의 설명이다.이에 앞서 청송군은 지난해 7월 주민들과 함께 청송정원 백일홍단지를 국내 최대 규모로 가꾸어 9월과 10월 2개월 동안 약 1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을 유치했다. 이에 관광전문가들은 “백일홍정원은 청송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확실하게 자리매김 했다”고 평가했다.청송군은 지난해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올해는 벤치 그늘막, 사과터널 등 각종 조형물과 포토존을 추가로 설치해 방문객의 볼거리와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사업도 펼쳤다.구역별로 백일홍 색깔을 구분해 다채로운 경관을 조성하고, 주말 음악회와 버스킹 공연 등 각종 문화행사도 개최함으로써 앞으로 청송정원 백일홍단지를 찾는 방문객의 볼거리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이와 관련 윤경희 청송군수는 “지역 주민들과 단체가 협심한 결과 이런 대규모 단지를 성공적으로 조성할 수 있었다”며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청송정원 백일홍단지를 산소카페 청송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에만 8천 명 넘는 이들이 찾은 청송정원화사함을 자랑하는 백일홍단지는 이미 청송의 최고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 청송군 파천면 용전천 일원에 조성된 백일홍 화원 ‘산소카페 청송정원’에서는 여행자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지역의 새로운 볼거리와 관광명소 조성을 목적으로 코로나19 시대에 다양한 관광수요를 예측하고, 주민들과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공간에서 가을을 만끽하도록 하기 위해 4만2천 평 규모의 ‘산소카페 청송정원’을 조성한 것.독특한 관광지로서의 면모는 올해도 빛났다. 구역별로 백일홍 색깔을 구분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마련한 것이다.입장료 없이 가을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 청송정원 백일홍단지의 큰 매력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8월 29일 개장 이후 지역 주민과 SNS 등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현재까지 1만 명이 넘는 관광객과 주민들이 백일홍을 보고 간 것으로 집계됐다.특히 추석 연휴기간에만 8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와 청송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우뚝 선 백일홍단지의 아름다움을 맛본 것으로 알려졌다.“앞으로도 다양한 각종 행사와 공연을 준비할 계획이니 가을여행을 계획한 분들은 청송을 찾아 신선한 공기와 향기로운 꽃 내음 속에서 주말을 즐기고 갔으면 한다”는 것이 청송군의 바람이다.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 청송으로 커가길실제로 청송군에서는 최근 눈에 띄는 행사가 여러 개 열렸다. 지난 17일에는 청송읍 농촌중심지활성화사업 지역 역량강화와 관련해 ‘2022년 청송 느림보대회’가 개최됐다.이 대회는 ‘걷고 싶은 환경조성, 주민의식 개선을 통한 슬로시티 실현’이라는 사업 취지 아래, 만개한 백일홍을 볼 수 있는 청정 휴양명소인 ‘산소카페 청송정원’에서 열려 이목을 끌었다.참가자들은 ‘산소카페 청송정원’의 걷기코스를 거닐며 가을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었고, 이와 함께 청송의 관광명소인 송소고택, 주산지, 청송정원, 청송사과축제를 주제로 한 부스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즐거움을 누렸다.특히 제시된 미션에 성공하면 스탬프를 받고, 스탬프북을 활용해 코스 완주자에게는 상품도 증정했다.대회에 참석한 이들은 “특정세대가 아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돼 가족과 친구가 어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에 보니 청송군이 가진 아름다움이 한두 가지가 아니란 걸 알았다. 청송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로 성장하길 응원한다”고 입을 모았다. ▲꽃과 사람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는 공간얼마 전 20일에는 ‘산소카페 청송정원-백일홍과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렸다.미스터 트롯 출연자 김희재, 류지광과 미스 트롯 출연자 강혜연, 그리고 김범룡, 우연이, 신계행 등 다양한 장르의 가수와 청송문화원합창단이 출연한 음악회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군민과 관광객들을 위로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제공했다.“군민들과 관광객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가을의 문턱에 선 청송정원의 만개한 백일홍을 전 국민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마련한 음악회”라는 것이 청송군의 설명이다.청송군의 새로운 자랑거리가 된 청송정원은 조성 단계에서부터 군민들이 함께했고, 지금도 관내 18개 기관과 단체, 지역민들이 구역별로 전담해 정원을 관리하고 있다.걱정과 근심이 많았던 코로나시대의 그늘을 잊고 다시 찾은 일상의 행복을 만끽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청송정원 백일홍단지는 지금 꽃의 아름다움과 사람의 아름다움이 어우러지는 곳으로 진화 중이다.만약 올가을에 청송을 찾는다면 백일홍단지와 함께 또 하나의 ‘꽃 장관’과 만나볼 수 있다. 주왕산면 하의리 주왕산관광단지에 활짝 핀 코스모스가 여행자들을 반기고 있는 것.청송군은 주왕산관광단지에 1만6천㎡ 규모의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해 지역민과 관광객의 탄성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여기에 더해 진보면 객주공원(5천700㎡)에도 코스모스가 만개해 사람들의 행복감을 배가시킨다. 가을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각자의 추억을 만들기 위해 사진기를 들어올린다.이와 관련 청송군은 “지역 곳곳에 계절별로 화원을 조성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니, 청송에서 잊지 못할 2022년 가을을 보내시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2022-09-27

붉게 타다 결국 잿빛으로… 2014년 능가하는 최악 상황

소나무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 경북과 경남은 물론이고 경기도와 강원도 등 서울춘천고속도로를 따라 수도권으로까지 급속히 확산되는 추세다. 대도시인 대구광역시, 울산광역시, 부산광역시 등도 감염 확산이 멈추지 않고 있다.녹색연합은 본보 보도 이후 전국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 실태 현장조사를 벌여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현장 조사 내용에 따르면 감염 정도가 가장 심각한 곳은 경북 포항∼경주∼울산∼부산 등지로 이어지는 동해안 감염벨트로 확인됐다.특히 경주의 세계유산과 국립공원, 안동의 문화재보호구역 등지에도 붉게 물들어 단풍 든 것 같은 소나무들이 즐비한 것으로 드러났다.서울춘천고속도로와 남양주, 양평, 가평, 춘천 등지와 중앙선 철도 청량리∼서원주 구간에도 재선충병에 걸려 붉게 타들어 가듯이 죽어가는 소나무가 곳곳에서 관찰됐다. 녹색연합은 현재 상황은 소나무 재선충병이 가장 극심했던 2014년 상황을 능가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대구 경북 재선충 감염 피해 심각현재 소나무 재선충병이 가장 심각한 경북 포항∼경주∼울산∼부산 등지로 이어지는 동해안 감염벨트는 곳곳이 보기 흉할 만큼 맹폭됐다. 이곳은 동해안을 이동해 보면 도로와 시가지에서 손쉽게 제선충이 관찰도 정도로 감염이 길고 넓게 퍼져 있다. 포항과 경주의 경우 해안선은 물론 내륙의 산지까지 소나무가 단풍든 것처럼 온 산을 붉게 물들이고 있는 상태다. 산속에 들어가면 지난 겨울에 조사한 감염목을 그대로 내버려 둔 곳도 곳곳에서 확인된다.경주의 경우 세계 유산과 문화재보호구역내에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목이 퍼져 있다. 경주 남산은 국립공원이면서 세계 유산인데 남산의 능선과 사면에는 곳곳에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걸려 죽어 있다. 감염목들은 잎이 붉게 변하면서 타들어가 회색빛 가지만 남은 채 집단으로 고사했다. 그렇지만 문화재청, 산림청, 경상북도, 경주시, 국립공원공단 등 남산의 소나무와 관련 있는 행정기관들은 모두 손을 놓고 있다. 포항에서 영천을 거쳐서 대구광역시, 고령, 의성, 안동까지 소나무가 분포하는 경북의 주요 도시 곳곳에도 소나무 재선충병이 확산되고 있다. 안동은 세계유산을 비롯해 문화재가 곳곳에 있어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나 소나무 재선충병은 안동 산림 전체로 번지고 있다.  대구와 구미 등지에도 우려 수준을 넘었다. 중앙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곳곳에서 쉽게 소나무 재선충병의 감염목을 볼 수 있다. 대구광역시는 아파트 단지와 시가지에서도 감염돼 죽은 소나무가 적잖다. 녹색연합은 “포항과 경주를 비롯해 경북의 주요 도시들은 지난 6월부터 산 전체에서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목이 확인되고 있었다. 하지만,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대책을 총괄해야 하는 경상북도, 울산, 부산 등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모두 상황을 관망만 했다”며 “세계유산과 국립공원을 이렇게 관리해도 되는지 안타까울 지경이다”고 말했다.  □수도권과 경남, 강원 등 전국 확산경상남도의 상황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밀양을 중심으로 창녕, 김해, 창원, 진주, 거제, 통영 등 서부 경남 전체의 소나무숲 사이 사이에 재선충병 감염목이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고속도로와 국도를 비롯해 도시녹지와 주요 산지 곳곳에 재선충이  침범했다. 하지만, 국가적 산지 재해라고 하는 소나무 재선충병 대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치단체는 없다. 녹색연합은 우려스러운 것은 수도권이라고 했다. 경기도 남양주, 양평, 가평, 포천 등지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것. 여기에 더해 강원도 춘천과 홍천 등으로 계속해서 확산하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에서 강원도 춘천으로 연결되는 중부권 벨트에 소나무 재선충병으로부터 공격당하고 있으나 경기도와 강원도 모두 감염목의 실태조사와 방제에 소극적이라고 밝혔다. 소나무재선충에 밝은 지역의 전문가들은 이런 양상은 올봄부터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소나무는 상록수로 연중 늘 푸름을 유지하는 나무여야 하나 전국 곳곳에서 마치 가을 단풍 든 것처럼 소나무가 재선충에 감염돼 숲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은 확산이 심각한 광역과 기초 지자체의 산림 당국에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에 나서기에는 현재 무리이고 역부족이라고 했다.  현재 정부마저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를 포기한 것처럼 보이는데 인력과 예산, 장비가 턱없이 부족한 지자체가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소나무 재선충병 대책 소나무 재선충병은 지난 1988년 부산에서 시작돼 2004년 전후에 전국으로 확산됐다. 그리고 2014년을 전후해 경상북도, 경산남도, 제주도 등의 소나무숲을 위협하며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당시 한해에 200만 그루가 넘는 소나무가 재선충병에 감염됐다. 산림 당국은 소나무재선충병을 국가적 재해로 규정하고 총력 대응을 했다. 2016년을 거치면서 피해목이 줄어는 추세도 보였다. 그러나 2020년을 전후해 다시 피해지역이 넓게 퍼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소나무재선충병의 조사와 감시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산림청을 비롯 시도와 시군은 소극적이 대응으로 일관했다. 실제 소나무 재선충병 대응시스템이 느슨해지면서 예찰부터 방제, 그리고 평가에서도 누락된 감염목이 갈수록 늘어났다. 특히 정부가 소나무 재선충병을 ‘국가적 산지 재해’로 규정하고 대응을 천명했으나 이런 기조와 달리 시도지사와 시장군수는 소나무재선충병의 대응에서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러는 사이, 전국의 주요 소나무숲에서 소나무 재선충병은 활발하게 퍼져갔고 현재 산림이 골병든 상태다. 녹색연합은 지난 1988년 한반도에 감염이 유입된 이래 도로와 철도변 도심 곳곳에서 쉽게 관찰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으나 지금은 비일비재하다면서 그 자쳬가 재선충의 현주소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소나무 재선충병에 대해서 이제 근본적 접근을 해야 할 때가 됐다고 분석했다. 소나무를 지켜야 할 보호구역과 재해 위험이 매우 큰 지역은 사수하되 나머지 소나무숲은 재선충병의 확산을 받아들이고 확산을 인정하는 정책 등 현실에 맞는 대책이 나와야 하고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녹색연합은 “정부가 소나무를 재선충병으로부터 지켜야 한다면 이렇게 확산을 버려둬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현장의 상황은 ‘정부가 소나무 재선충병 포기 출구 전략을 찾는 것은 아닌지’ 강한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26

가을엔 고품격 관광… ‘천년의 향 송이와 한약우에 빠지다’

봉화군이 주최하고 (재)봉화축제관광재단이 주관하는 봉화송이축제가 오는 30일부터 10월 3일까지 4일간 ‘송이향에 반하고, 한약우에 빠지다!’라는 슬로건으로 봉화읍 체육공원 및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올해로 26회를 맞는 봉화송이축제는 지역의 우수 특산품인 한약우를 축제 속에 담아내어 축제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봉화군은 깊어가는 가을밤 천년의 향 송이와 한약우 맛을 즐기는 고품격 문화관광축제로 거듭나기 위해 지속가능한 축제방향을 제안하고 봉화군민의 자긍심 고취와 화합의 장을 조성하는 전략으로 올해 봉화송이축제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봉화송이와 한약우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가치를 창출하고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 축제장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송이 향에 반하다!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송이축제 대표 콘텐츠인 송이채취체험은 축제기간 중 매일 오전 10시, 오후 2시 관내 송이산 일원에서 진행된다.솔향기 그윽한 소나무 숲의 맑은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며 송이를 직접 채취해 보는 체험은 각 회당 100명씩 선착순 사전접수를 통해 무료로 진행되며 봉화축제관광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해 네이버 폼으로 신청 가능하다.전국 최우수 품질의 봉화송이를 직접 보고 안전하게 구매할 수 있는 송이판매장터도 운영된다. 특히 올해는 무료 송이 손질터를 마련해 구매한 송이를 손질해서 즉석에서 시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500g 이하 단위로 송이 소량 판매로 관광객들의 부담을 줄이고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 한약우 맛에 빠지다!안동봉화축협·봉화한약우 작목회가 주관하는 한약우 홍보 및 판매장터는 축제기간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된다. 봉화한약우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한약우홍보관과 맛과 품질이 우수한 봉화한약우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한약우판매관을 만나볼 수 있다.먹거리 장터에서는 관광객이 직접 구매한 송이, 한약우, 버섯 등을 시식할 수 있도록 상차림을 준비한 식당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이곳에서는 손질터에서 직접 손질한 송이와 전국 최고의 가성비를 자랑하는 한약우를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맛있게 구워 먹을 수 있으며 송이라면과 송이국밥 등 송이를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들도 판매해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예정이다.또한 송이한약우 골든벨, 송이 한약우 가요한마당 등 송이와 한약우를 소재로 한 다양한 이벤트성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도 선사할 계획이다.□ 눈과 귀를 채워주는 다채로운 공연!개막식이 열리는 9월 30일에는 봉화홍보대사 최우진과 나상도, 최연화, 설하윤, 박상철 등 인기가수들이 꾸미는 개막 축하공연이 안동 MBC와 함께하는 공개방송형으로 펼쳐진다. 또 10월 3일 폐막일에는 제16회 봉화군민상 시상식에 이어 박서진, 조은성, 장하온, 주미 등이 출연하는 폐막 축하공연과 화려한 불꽃놀이를 끝으로 봉화송이축제의 대미를 장식한다.특히 개막 첫날에는 봉화군 농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자 지역에서 생산되는 나물과 봉화송이, 한약우를 이용한 오색오미의 맛과 멋이 조화된 대형 비빔밥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넘쳐나는 볼거리·즐길거리 축제 콘텐츠 풍성!올해는 관광객층 확대를 위해 공식 공연행사 이외 축제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했다.나만의 작품 만들을 만들어 볼 수 있는 ‘우당탕탕 키즈랜드 어린이 체험공방’을 비롯해 홀로그램 증강현실로 만나는 언택트 실내 운동 체험 ‘신통방통 홀로그램 디딤체험’과 축제장 방문을 기념할 수 있는 포토존 ‘남는건 사진뿐 포토스팟’ 등 전 연령 방문객이 만족하고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돼 있다.또한 지역 농·특산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하고자 농·특산품 홍보 및 판매장터를 조성하고, 다양한 문화의 이해를 위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맞춤형 문화체험을 할 수 있는 세계문화체험관을 운영한다. 전통시장을 활성화하고 관광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축제기간 동안 매일 4회씩 신·구시장에서 지역예술인들의 감성 버스킹 공연도 열린다.축제기간 동안 진행되는 연계·부대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제39회 청량문화제가 축제기간 동안 함께 열린다. 전국 한시백일장, 삼계줄다리기 재연, 학생 사생대회와 각종 예술작품 전시회 및 체험행사 등 봉화의 전통과 문화를 엮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해볼 수 있다.이밖에도 2022 봉화군 씨름왕 선발대회, 제10회 봉화송이 전국마라톤 대회, 계서 성이성 문화제, 은어공주와 송이원정대 뮤지컬, 청량사 산사음악회 등 지역민들의 화합과 관광객들의 소통이 이루어지는 축제의 장이 펼쳐진다.한편, 군은 코로나19 재유행에 대비해 축제장 내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의 수시 소독과 축제장 내 생활 방역 물품 비치 등 방역대응 계획을 수립해 관광객들이 안전하게 축제를 즐기고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할 계획이다.박현국 봉화축제관광재단 이사장(봉화군수)은 “코로나19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되는 봉화송이축제가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봉화송이축제에 오셔서 지역의 우수한 농·특산품도 구매하시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들도 즐기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2-09-20

에펠탑과 센강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

가본 사람은 물론이고, 심지어 가보지 않은 사람들도 안다. 프랑스 파리는 ‘낭만’이라는 단어로 요약되는 도시다.거길 찾는 여행자들은 환하게 불 밝힌 에펠탑 아래서 이른바 ‘인생사진’을 찍고, 센 강 위를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에서 에디트 피아프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샹송을 듣는다.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사람을 들뜨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파리. 기자 역시 6년 전쯤 일주일간 파리에 머물 때 어디선가 좋은 향기가 풍겨오는 노천카페에 앉아 순수했던 소년의 마음으로 돌아가곤 했다.파리는 또한 영화와 문학의 도시다. 그래서다. 예술을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은 일생 한 번쯤은 파리 거리를 목적 없이 떠도는 여행자가 되고 싶다.10대와 20대 시절 읽었던 장 폴 사르트르와 알베르 카뮈의 문장이 탄생한 곳. 그 작가들이 앉았던 카페에 들어가 서툰 프랑스어로 커피를 주문해보는 치기도 파리에선 부끄러울 게 없을 것 같다.영화사에 거대한 족적을 남긴 프랑수아 트뤼포와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익숙한 뤽 베송과 레오 카락스 감독 또한 파리가 주요 활동무대였다. 영화 ‘퐁네프의 다리’에 등장하는 장면을 흉내 내는 연인들이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 도시.빛나는 예술만이 아닌 화려하고 맛있는 요리, 세련된 건축물, 세계적으로 이름 높은 박물관들, 홍세화가 말한 바 ‘톨레랑스(관용)’ 역시 매력적인 프랑스 파리의 관광자산이다. □ 낮보다 밤이 아름답고 매력적인 도시거대함 속에 미세한 매력을 곳곳에 숨긴 파리를 ‘나무위키’는 아래와 같이 설명하고 있다.“프랑스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로 경제, 문화, 정치, 외교 등 많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도시다. 유럽연합의 핵심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의 수도이며, 런던에 이어 독일의 프랑크푸르트 등과 함께 유럽에서 손꼽히는 금융 허브다. 게다가 파리는 오랜 역사에서 비롯되는 예술과 패션과 유행의 도시로 첫 손에 꼽히는 곳이며, 수많은 관광객들을 불러들이는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별명이 빛의 도시다.”여행자들에게 안전은 매우 중요한 문제. 위험한 나라나 도시는 제아무리 매력적이라 해도 선뜻 방문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면 파리는 어떨까.관광 안내책자가 ‘이 지역은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한 곳만 피한다면, 파리의 어떤 거리를 걸어도 그다지 큰 위험을 느끼지 못한다.여행자들이 자주 찾는 몽마르트르 언덕과 루브르 박물관 등 유명 관광지에선 좀도둑 정도를 조심한다면, 미려한 조각품 같은 건물들이 즐비한 파리 어느 곳이건 마음 놓고 다녀도 무방할 듯했다. 환한 햇살 아래 만나는 파리는 재론의 여지없이 아름답다. 하지만, 개인적 체험에 근거해 말하자면 ‘그 도시’ 파리는 낮보다 밤이 더 매혹적이다.파리에 도착한 첫날. 저물 무렵 에펠탑을 보러 갔다. 우편엽서에 인쇄된 사진과 그림으로 수백 번 봤기에 낯설지 않았지만, 실제로 대면하니 그 크기와 높이가 굉장했다.어둠이 조금 더 짙어지자 연한 주황색 조명이 에펠탑을 환하게 밝혔다. 인종과 국적이 각기 다른 연인과 관광객들이 탑 아래서 입맞춤을 하는 장면이 여러 번 연출됐다. 말 그대로 ‘낭만적’이었다. 그런 분위기라면 없던 사랑도 생길 것 같았다.프랑스관광청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제작된 첫 삽화엽서의 앞면을 장식한 게 바로 에펠탑이었다고 한다. 작가의 이름을 딴 리보니(Libonis) 엽서는 우체국이 있던 에펠탑의 2층에서 제작됐다고.수십만 부가 인쇄된 그 엽서로 인해 프랑스 전역에서 가족과 연인들을 이어주는 ‘엽서 열풍’이 불었다고 하니, 그때나 지금이나 에펠탑은 서로를 향한 마음이 식어버린 연인들의 애정을 다시금 부활시키는 병원 역할까지 하고 있는 듯.파리에서 보낸 첫 밤. 기자를 포함한 한국인 셋과 아랍인 하나가 모여 에펠탑 인근 소박한 식당에서 포도주를 곁들여 늦은 저녁을 먹었다. 아니나 다를까. 빵맛이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오밀조밀 파리의 맛집이 모여 있는 고풍스런 동네와 거길 지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바람에 흔들리는 가로수 이파리….그것들을 보고 있자니 프랑스 여배우 소피 마르소가 주연한 영화의 제목이 절로 떠올랐다. ‘나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 센 강 유람선서 맞이한 ‘바람의 맛’은…수많은 소설가와 시인, 화가와 음악가 등이 사랑한 도시 파리는 그 외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한때 영국의 왕세자비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다가, 서른여섯이란 젊은 나이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다이애나 스펜서도 파리를 사랑했다. 그리고, 그 도시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파리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방문코스 중 하나인 센 강 유람선 선착장은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 터널에서 가깝다. 비극과 낭만이 겹치는 미묘한 공간이다. 물론 프랑스 외 다른 나라에도 강물을 가르며 떠가는 유람선이 드물지 않다. 하지만, 센 강 유람선은 그 위상이 여타 유람선을 압도한다. 그 이유가 뭘까? ‘두산백과’는 유람선이 오가는 센 강의 매력을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파리 센 강변에는 프랑스의 역사를 보여주는 유서 깊은 건축물과 현대에 지어진 다양하고 독특한 건물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이루어낸 이 조화는 파리의 역사와 그 발전 과정을 보여준다. 센 강은 퐁네프와 퐁디에나를 비롯해 30여 개의 크고 작은 다리로 연결돼 있다.”센 강 유람선에 올랐던 날이 아직 기억에 선명하다. ‘예술품’이라 부르는 게 더 어울릴 다리 아래로 유람선이 떠갈 때 본 고딕양식의 성당들, 까마득한 중세시대에 축조된 건물들이 수백 년의 시간을 묵묵히 견뎌내고 우뚝 선 모습들은 파리가 여행자에게 주는 선물 같았다.어떤 관광객은 유람선에 오르면서부터 내릴 때까지 그 풍경들을 카메라에 담느라 정신이 없어 보였고, 또 다른 취향의 여행자는 그저 말없이 검은 강물만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때 강의 끝에서 불어온 바람이 코끝을 간질였다. 유람선에 오르기 전 마신 맥주 두어 병의 취기가 갑자기 몰려왔고, 요절한 왕세자비의 얼굴이 물결 위에 그려졌다.인간의 삶 속에 존재하는 ‘낭만’과 ‘비극’이란 대조적인 두 단어를 곰곰 생각하니, 바람의 맛이 달콤하면서도 쓰디썼다. □ 거리에서 만난 파리의 예술가들예기치 않게 찾아와 오랜 기간 사람들을 괴롭힌 코로나19의 광풍은 파리로 향하는 비행기의 숫자를 줄였고, 그 도시의 매력에 목말라했던 여행자 역시 줄어들게 만들었다.프랑스도 다른 나라들과 다를 바 없이 ‘코로나19 사태’로 큰 몸살을 앓았다. 그러나, 어떤 비극에도 끝은 있는 법. 얼마 전부터는 파리 시내와 관광지가 다시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한 여행사는 최근 코로나19가 진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10월 여행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을 조사·발표했다. 그 조사에 따르면 “추석 연휴와 개천절, 한글날 등 대체 휴일이 있는 올 가을의 경우 유럽과 지중해, 튀르키예 등 장거리 여행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10월 한국을 출발하는 해외여행에서 예약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지역 1위는 서유럽. 알다시피 프랑스 파리는 서유럽의 중심지이기도 하다.파리를 여행했던 때. 쉽게 잊히지 않을 몇몇 순간을 경험했다. 지하철역에서 아코디언을 연주하던 악사가 들려준 맑고도 구슬픈 멜로디, 몽마르트르 수많은 무명화가들의 화사한 붓질, 개선문 건너편 광장에서 바이올린을 들고 환하게 웃던 소년…,예술과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는 온갖 종류 악기를 연주하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었다. 그들과 다시 해후할 날을 기다리는 가을의 초입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9-20

폭우 때마다 넘치는 냉천… ‘치수용 댐’ 건설 필요하다

‘치수(治水, flood control)’란 말 그대로 물을 다스리는 것을 말한다. 고대부터 나라를 다스리는 왕들에게 있어 ‘치수’란 나라를 책임지는 자로서 가져야 할 중요한 덕목 중 하나였다.이번 태풍 ‘힌남노’로 포항 곳곳에서 저지대를 중심으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가장 큰 피해가 집중된 오천읍 일대의 침수 원인으로 냉천의 범람이 꼽힌다. 강의 범람이란 곧 ‘치수’에 실패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냉천의 범람 원인으로는 상류의 홍수조절기능 부재와 정비 사업으로 인해 줄어든 강폭 등이 꼽힌다. 이러한 치수 실패를 계기로 지역에서는 결론적으로 ‘치수용 댐’의 역할과 필요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 지리적 홍수 취약 도시, 포항포항은 대륙과 해양성 기후의 교차점에 위치해 지리적으로 홍수에 취약한 태생적 한계가 있는 도시다. 해마다 여름철 호우가 집중되는데 특히 남구 오천읍 신광천과 냉천이 홍수에 취약하다.냉천은 남구 오천읍 무장산을 좌측에 두고 진전리를 지나 오천으로 내려오고, 신광천은 운제산과 무장산 사이 오어사 앞 오어지에 모인 물이 흐르는 천이다. 신광천은 포항운전면허시험장을 거쳐 냉천으로 합류한다.냉천은 유로 연장 18.95㎞로 경사도는 1/82∼1/88이다. 태풍 내습 시 동해 해수면 상승과 배수불량 등의 문제가 있어 제방 범람 및 유실이 자주 일어나는 구조다.유로 연장 12.5㎞ 및 경사도 1/12∼1/59인 신광천 역시 길이가 짧고 상류 경사가 급해 단시간 내 많은 유량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문제가 있다.이러한 문제점으로 냉천의 범람에 따른 피해는 집중호우가 발생할 때마다 일어났다.2012년 태풍 산바 및 집중호우 당시 오천읍에 644㎜의 강우가 내렸고, 농경지 153㏊ 침수 및 신광천 제방 30m 붕괴 등의 피해가 발생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2014년 집중호우로 포항지역 평균 167.9㎜의 강우가 내렸을 때에도 신광천의 제방은 또 붕괴했다. 2016년 태풍 차바 내습 당시에도 오천읍에 200㎜(200년 빈도)의 폭우가 내려 냉천이 범람하고 침수가 발생했다.이렇듯 오천읍이라는 대규모 시가지를 관류해 동해바다로 유입되는 신광천 및 냉천은 홍수로부터의 취약성을 여실없이 보여주고 있다. 대규모 홍수 피해 예방을 위해 유역 내 홍수조절능력 확충이 절실한 이유다. 더욱이 신광천이 합류하며 이어지는 하류지점은 대규모 도시지역으로, 인구가 밀집해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진전지와 오어지의 치수능력 부족 유역 내 위치한 진전지(식수전용) 및 오어지(농업용)의 홍수조절 기능이 전혀 없다는 점도 밝혀져 충격이다. 진전지와 오어지는 각각 냉천과 신광천의 상류에 위치해 있다.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어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의가 필요하나 오어지 홍수조절 기능이 없는 사실이 드러나 제대로 된 업무협조가 되는지도 의문으로 떠오르고 있다.냉천은 범람도 문제지만 그동안 가뭄에 있어서도 심각한 취약성을 보여왔다.따라서 진전지(식수전용)와 오어지(농업용)는 가뭄을 대비하는 역할에 더 무게가 실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실제 포항시 미급수 인구의 70% 이상이 남구 지역에 분포하고 있고 진전지가 식수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데, 진전지(180만t)만으로는 원수가 부족해 식수공급 중단 피해가 빈번하다. 이에 가뭄 발생 시 진전지 원수 부족으로 생활용수 제한 급수가 자주 발생했고, 물공급 안정성이 불확실한 오어지에서 비상 용수를 공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어지 또한 원수 부족(50% 미만) 상태가 되면 물을 보내줄 수 없어 남구지역은 식수 공급 중단 사태가 늘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는 태풍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진전지는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고, 오어지도 지난 9월 3일 태풍을 대비해 방수문을 개방할 당시 저수율이 30%가 채 되지 않았던 점 등에서도 나타난다.우기에 편중된 강우 패턴으로 냉천 중·하류의 하천 건천화가 심각하다는 것 역시 짚어볼 점이다. 포항관측소 월별 평균 강우량은 최대 215㎜(7월), 최소 28㎜(12월)로 7.7배 이상 차이가 난다. 냉천 역시 태풍이 오기 전 물이 거의 메말라 바닥을 보였었다. 이렇듯 평·갈수기 냉천의 생태계는 파괴됐고, 하천 생태계 유지를 위한 하천유지유량 공급이 요구되는 상황이었다. 냉천 유역 특성상 타 유역에서 물을 가져와 유량을 확보하는 방안이 불가능해 신규 댐 건설을 통한 하천유지유량 확보가 필요했으나, 가뭄과 홍수를 조절할 기능을 모두 수행할 ‘항사댐’의 건설은 6년째 표류 중인 상황이다.임시방편으로 냉천 정비 사업을 포항시에서 추진했지만, 이마저도 재난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냉천 정비 사업이 피해를 더욱 키웠다는 주장도 나온다.포항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취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이 사업으로 시는 예산 245억4천900만원을 투입해 포항시 남구 오천읍 진전저수지에서 동해면까지 8.24㎞ 구간의 하천을 재정비했다. 이후 포항시는 2020년까지 1.8㎞ 구간의 냉천 하류를 재정비했고, 산책로와 조경, 운동기구 등 조성작업을 목적으로 18억6천만원의 예산을 추가 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즉 취수 안정성과 더불어 ‘냉천을 시민을 위한 휴식공간으로 되돌리겠다’는 목표 아래 264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해 공사를 진행했지만, 냉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경 사업은 오히려 냉천의 강폭을 좁게 해 이번 태풍에 의한 범람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하류로 갈수록 강폭을 넓히는 것이 하천 정비의 기본인데, 냉천 정비는 이와는 반대로 진행된 것이다. 그래서 향후 복구에 있어서 냉천 정비의 방향성이 원점부터 재검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항사댐 건설냉첨 범람의 해결책으로는 결국 ‘항사댐 건설을 한시바삐 완료해야 한다’에 방점이 찍힌다. 항사댐은 이강덕 시장이 처음 당선된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중앙정부에 발목이 잡혀 현 시점까지 계속 표류 중이다. 이 사업은 오어지 상류인 포항시 남구 오천읍 항사리에 유역면적 6.8㎢, 총저수량 476만㎥, 유효저수량 369만㎥, 저수면적 0.286㎢의 높이 50m·길이 140m의 댐을 건설하는 것이다. 항사댐이 건설되면 홍수조절용량 75만9천㎥, 용수공급량 283만㎥/년으로 홍수대비와 가뭄대처 기능을 모두 수행해 포항의 치수능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항사댐은 2016년 10월 국토부 및 경북도의 ‘댐 희망지 신청제 시행’ 통보에 따라 포항시가 주민설명회에서 참석자 전원 찬성을 이끌어내며 2017년 3월 댐 희망지로 신청을 했다. 하지만 물관리 일원화를 위해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업무가 이관되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며 좀처럼 사업이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항사댐이 건설되면, 75만9천㎥의 홍수조절용량 확보로 신광천 하구 도심지 홍수조절 능력이 확충돼 홍수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또 200년 빈도 홍수량 기준 신광천 하구의 경우 최대 22% 저감(505㎥/s → 393㎥/s)이 가능해 이상기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비상용수 확보로 가뭄에 대응하기도 한결 수월해진다. 연 144만㎥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 오천·동해·장기 주민의 생활용수 불안감을 크게 해소할 수 있다. 안정적 하천유지유량 공급으로 하천 생태복원 및 수질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은 덤이다.‘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이 있다. 항사댐 건설이 미뤄지면서 소는 소대로 계속 잃고 외양간은 외양간대로 내버려두는 상황의 반복이다.이번에 포항은 태풍 힌남노로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다.또 다른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모든 역량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항사댐 건설은 그 대책의 정점에 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2-09-18

자연과 문화 어우러진 신도시… 동그라미 길 위에 행복이

세종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도시 곳곳에 매력적인 관광지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지난 3월에 개통한 독특한 모양의 금강보행교를 비롯해 국내 최초의 도심형 식물원인 국립세종수목원, 식물원과 동물원이 함께 있는 베어트리파크까지 볼거리가 가득하다. 가을의 문턱에서 도심 속에서 힐링을 느낄 수 있는 세종으로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세종의 상징이 된 금강보행교세종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국내 최장 보행교인 ‘금강보행교’가 3년의 공사 끝에 지난 3월에 개통됐다. 금강보행교는 원형의 다리가 한글 ‘ㅇ’의 모양과 닮아서 ‘이응다리’라고 이름을 붙였다. 세종대왕의 한글 반포 1446년을 기념해 교량의 길이도 1천446m로 제작했다. 다리 위에도 ‘뿌리깊은 나무’를 테마로 조성한 조형물, 한글 열매가 달린 나무 조형물 등 세종대왕 업적과 관련된 여러 조형물을 설치했다. 금강보행교는 ‘2022년 올해의 토목구조물’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강보행교는 복층 구조인데 1층은 자전거 전용, 2층이 보행자 전용이다. 보행자 전용 다리는 폭이 12m나 된다. 무리 지어 걸어도 넉넉하다는 얘기다. 사람들은 여기서 강바람을 맞으며 산책하고 1층으로 내려가 자전거도 탄다. 자전거는 쉽게 구할 수 있다. 주변에 배치된 공공자전거 ‘어울링’을 이용하면 된다.다리 주변에는 물놀이시설, 낙하분수, 익스트림 경기장 등이 들어서 있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현실 이미지나 배경에 가상의 이미지를 추가해 보여주는 ‘가상현실 기술 AR망원경’도 설치했다. 다리 중간에 있는 흰색의 인공나무는 금강보행교의 포토존으로 인기가 높다. ‘빛의 시소’, ‘숲속 작은 연주회’, ‘뿌리깊은 나무’, ‘눈꽃 정원’, ‘빛의 해먹’같은 조형물도 눈을 즐겁게 만든다. 보행교 북측에는 높이 15m의 전망대와 클라이밍 체험시설, 익스트림 경기장이 설치돼 있다. 금강보행교는 해가 지면 가장 빛난다. 해 질 무렵이면 경관조명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고, 깜깜한 밤이 되면 오색조명 빛의 축제가 시작된다. 금강보행교는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심야와 새벽 시간대는 안전사고 등을 막기 위해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일몰 이후부터 밤 11시까지는 금강보행교 야경을 볼 수 있다. 도시의 불빛과 금강을 비추는 빛이 어우러진 또 다른 볼거리다.인스타그램 등에 노출되면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늘자 한국관광공사 세종충북지사는 이 다리를 강소형 잠재관광지로 선정했다. 덜 알려졌지만 인기 관광지가 될 공산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사계절 온실 갖춘 국립세종수목원2020년 문을 연 국립세종수목원도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초의 도심형 수목원인 국립세종수목원은 축구장 90개 규모(65㏊)에 사계절 온실을 갖추고 있다.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2천453종 161만 그루의 식물을 관람할 수 있다. 핵심 볼거리는 국내 최대 유리온실인 ‘사계절 전시 온실’이다. 꽃잎 세 장이 달린 붓꽃 모양으로 지어진 사계절 열대온실은 꽃잎 한 장마다 열대온실, 지중해온실, 특별전시온실이 자리한다. 동선에 따라 지중해온실로 먼저 발길을 옮겼다. 32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지중해식물 전시원에는 물병나무, 올리브, 대추야자, 부겐빌레아 등 228종 1천960그루의 식물이 심어져 있다. 지중해온실에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소설 ‘어린 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아프리카 섬나라 마다가스카르에서 봤던 것처럼 우람하지 않다. 작고 연약한 모습이 ‘어린 왕자’ 속 바오밥나무와 더 가까운 것 같다. 지중해온실 한쪽에 있는 올레미소나무도 이채롭다. 올레미소나무는 중생대 백악기까지 살다가 멸종된 줄 알았으나 1994년 호주에서 발견돼 세상을 놀라게 했다. 공룡시대부터 살았던 올레미소나무에서 최근 화사한 꽃이 피었다. 꽃을 보니 수억 년 전의 시간과 조우한 느낌이다. 지중해온실 한가운데는 스페인 알람브라궁전 모양을 한 정원이 인증샷 명소로 자리 잡았다.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빨간색 부겐빌레아도 지중해온실에서 꼭 봐야 할 수목이다. 빨갛게 물든 건 꽃이 아니라 잎이다. 작고 수수한 꽃 대신 화려한 잎으로 벌과 나비를 유인하도록 진화한 것이다.열대온실에 들어서니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5.5m 높이의 관람자 데크 길을 따라가면 나무고사리, 알스토니아, 보리수나무 등 437종 6천724그루의 열대 식물을 볼 수 있다.열대온실을 둘러보며 알게 된 것은 우리가 즐겨 먹는 열대과일이 흔히 알고 있는 상식과 다르다는 사실이다.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는 과일 중 하나인 바나나는 나무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여러해살이풀에서 자라는 열매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각광 받는 아보카도는 인간이 아니었으면 멸종했을지도 모르는 식물이라고 한다. 아보카도 열매를 통째로 삼켜 씨를 퍼뜨려주던 매머드 같은 대형 초식동물이 멸종하면서 아보카도 역시 멸종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우연히 아보카도를 먹은 인간이 그 맛에 매료돼 대량 재배하면서 멸종을 면하게 된 것이다.열대온실은 특히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화려한 식물이 많기도 하지만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을 볼 수 있어서다. 파리지옥을 비롯해 끈끈이주걱, 사라세니아 등 여러 종의 식충식물이 전시돼 있다. △역사적 이야기 숨은 후계목정원 이채열대지방 휴양지마다 피어 있는 야자수도 종류가 다양하다. 베트남, 중국의 우거진 숲에 자생하는 생선꼬리야자는 마치 물고기 꼬리처럼 가지가 갈라지고 뾰족한 것이 특징이다. 인도네시아 전통주택 재료로 사용되는 락카야자는 줄기와 잎자루가 립스틱처럼 붉은색을 띠고 있어 ‘립스틱 야자’라는 별명이 붙었다.열대온실엔 국내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식물도 자란다. 강렬한 노란색 꽃이 아름다운 황금연꽃바나나와 하와이무궁화 종이 모여 있는 곳에는 빨간 산호히비스커스 꽃이 피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향수 샤넬 넘버5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일랑일랑도 꼭 찾아봐야 할 식물이다. 일랑일랑은 필리핀 고유 언어인 타갈로그어로 ‘꽃 중의 꽃’을 의미한다.후계목정원도 이채롭다. 정이품송 2대 자손목을 비롯해 역사적으로 유명한 나무의 자식이나 손자뻘 나무들을 옮겨놓은 곳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뉴턴의 사과나무 후계목이다. 1665년 아이작 뉴턴은 영국 켄싱턴의 집 뜰에 앉아 있다가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만유인력’을 발견했다. 뉴턴의 사후 전 세계 대학과 식물원 연구센터의 요청에 따라 이 사과나무의 후손이 만들어졌고 여러 나라에 퍼져나갔다. 국립세종수목원에 있는 뉴턴의 사과나무는 3대손이다. 뉴턴 사과나무의 증손자인 셈이다. 같이 가볼 만한 곳△수목원과 동물원이 같이 있는 베어트리파크베어트리파크도 재미있는 산책공간이다.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자동차로 약 30분 거리에 있다.베어트리파크는 수목원이지만 이름처럼 반달곰과 여러 동물들을 함께 구경할 수 있다. 수목원이자 동물원인 셈이다.파크 안에서 반달곰이 뛰어놀기도 한다. 꽃사슴동산도 있다. 들머리의 연못에는 비단잉어가 물살을 헤치고 다닌다. 나무만 있는 수목원보다 분위기가 활기차다.베어트리파크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는 1천여 종, 40만 점이 넘는다. 5개의 잎을 가진 오엽송 소나무, 크리스마스트리로 잘 알려진 독일 가문비나무 등 흥미로운 나무들이 수두룩하다. 산수화에서 볼법한 풍경을 축소한 듯 조경을 한 ‘만경비원’도 볼 만하다.호접란, 열대나무, 괴목, 고무나무 분재 등이 전시돼 있다.베어트리정원은 좌우대칭 구조의 입체적 조형미가 아름답고, 향나무와 소나무로 둘러싸여 포근한 느낌이 든다.하계정원은 꼭 봐야 한다. 주황색 문을 열면 태고의 풍경이 펼쳐진다. 죽은 향나무를 타고 오르는 능소화 넝쿨들이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최병일 작가

2022-09-15

“3년 만에 ‘대면축제’로 귀환 ‘문경오미자축제’서 만나요”

문경오미자가 세계 최고로 꼽히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생산자협회를 중심으로 한 청정제품 생산과 우수한 기술연구 시스템, 가공산업에 대한 당국의 지원, 업체들의 자생력이 그것이다.오미자생산자협회는 친환경 오미자를 생산하기 위해 뭉친 생산자 단체로 오미자 가공제품에 질 높은 원료를 공급하는 주역이다.문경의 오미자연구기반은 당연히 다른 지역에서는 쫓아올 수 없는 수준으로 친환경미생물센터, 토양검정실, 오미자연구소, 친환경오미자대학 등 다양하게 운영된다.특히, 문경시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하는 가공지원센터나 향토음식학교는 새로운 오미자 음식 개발과 가공제품의 테스트 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실제적으로 문경오미자 가공산업의 산파역을 한 곳이다.문경오미자축제가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동로면 금천둔치에서 개최된다. 국내 유일 오미자특구 도시, 전국 일등 오미자의 고장, 문경시의 대표 농산물 축제인 문경오미자축제가 3년 만에 현장에서 대면축제로 개최된다.문경오미자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이덕재)는 지난 8월 25일 호계면 문경로컬푸드문화센터 2층 회의실에서 축제추진위원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문경오미자축제 추진위원회를 개최했다.추진위원회는 올해로 18회를 맞은 문경오미자축제를 오미자 집중출하시기인 오는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동로면 금천둔치(동로면 적성리 525-11번지 일원)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다섯가지 맛의 비밀, 문경 오미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서는 시중가격 1만 2천원/kg의 생오미자를 축제장에서 약 9% 저렴한 가격인 1만 1천원/kg에 특별 할인판매 한다.또한, 오미자 농·특산물 직거래장터, 오미자파우치 나눔 행사, 오미자청 담금 체험 등 풍성한 전시, 체험 행사 등을 중점적으로 준비 중에 있다.문경오미자 전시홍보관과 오미자 미각체험관에서는 오미자를 재료로 만든 다양한 가공품과 요리를 체험할 수 있다.아울러 최근 미스터 트롯으로 인기를 끌었던 정동원, 남승민과 전국 노래자랑 인기 초청가수 최석준 등 유명가수들을 초청해 수준 높은 공연을 구성해 축제장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킬 전망이다. “농가와 참여자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 만들 것”▒ 신현국 문경시장 인터뷰-오미자 축제 개최 소감은?△지난 시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대면 축제로 진행됐던 문경오미자 축제가 3년만에 온전한 대면축제로 개최됩니다. ‘다섯가지 맛의 비밀, 문경오미자!’라는 상징성있는 주제어로 다양한 체험행사와 판매행사, 그리고 공연행사가 함께 어우러져 진행됩니다.신맛, 단맛, 매운맛, 쓴맛, 짠맛 5가지 맛을 모두 갖고 있는 ‘오미자’는 동의보감을 비롯한 옛 문헌에서 면역력과 원기를 북돋아주고 기관지와 시력강화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지난 1990년대부터 백두대간에서 자생하고 있던 야생 오미자의 시범 재배가 성공을 거두며 급속한 성장을 일궈온 ‘문경오미자’는 현재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오미자로 자리잡고 있습니다.-문경 오미자의 현황은 어떤가?2000년대 들어 ‘문경시농업현대화사업’과 ‘문경오미자클러스터 구축사업’을 통해 본격 육성되었고, 지난 2006년 ‘문경오미자산업특구’로 지정되어 연구기반시설인 ‘문경오미자 연구소’와 관광객들을 위한 ‘문경오미자테마공원’이 상시 운영되고 있습니다.무엇보다도 ‘문경오미자’는 오미자 농가(생산자 조직)와 문경시(지자체), 가공업체(기업체)를 주축으로 하여 생산·가공·판매의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최초로 오미자를 이용한 가공식품 및 관련 제품들을 생산하면서 오미자 차, 오미자 원액, 오미자 즙, 오미자 청, 오미자 김, 오미자 막걸리, 오미자 와인, 화장품 등 다양한 형태로 판매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오미자 음료의 세계화라는 주제로 ‘FOODEX JAPAN 2018’의 참가로 수출시장 개척, 오미자 와인의 평창올림픽의 공식 만찬주 선정, ‘스타벅스’와의 콜라보 오미자 음료 출시등 판매 사업다각화로 보다 쉽게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저를 비롯한 축제 구성원 모두가 설렌 마음으로 막바지 축제 준비 중입니다. 오미자 본산지, 문경시 동로면의 맑은 가을 날씨 아래 개최되는 ‘문경 오미자 축제’를 많은 분들이 방문하여 다양한 오미자의 변신을 직접 확인하고 맛보고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축제의 특징과 추후 축제 운영 방향은?△제가 시정운영을 위해 세운 다섯 가지 원칙(긍정, 실용, 친절, 스마일, 소통)에 따라 ‘축제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투자’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농가와 참여자 모두가 만족하는 축제를 기획하였습니다.오미자 주산지이자 국내 유일 오미자 특구도시인만큼 크고 작은 기획 모두가 ‘문경 오미자’의 위상에 맞게 전국 최고, 최대 규모로 열리게 되며, 특히 행사를 빛내줄 축하공연도 인기프로그램 출신의 대형가수를 섭외하여 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축제를 찾아오실 것으로 예상됩니다.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불황과 물가상승으로 모두가 어려운 와중에도 ‘문경 오미자’의 본연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체험·판매행사의 완성도를 높여 성공적인 축제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였으니 기대하셔도 좋습니다.추후 우리시에서 개최하는 가을 축제(사과, 한우) 또한, 최고를 지향하며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는 기회로 만들어 문경의 경제활성화와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구축하는데 앞장 설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문경/강남진기자75kangnj@kbmaeil.com

2022-09-13

성큼 다가선 가을, 책과 함께 고요한 사색 속으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명절에 식구들 만나기도 어려웠던 지난해와 지지난해.다행히 ‘사회적 거리두기’가 대폭 완화된 올해 한가위엔 2년 넘는 시간 동안 소원했던 친척들이 얼굴을 마주하고 그간의 소식들을 전하며 정담을 나눴다.명절을 앞두고 포항 등 경북 일대를 덮친 태풍이 많은 수의 사상자를 내고, 재산 피해도 컸다는 건 안타까운 소식이다.온전히 추석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이재민들에겐 앞으로도 위로와 온정의 손길이 필요할 듯하다.인간의 삶에서 수난과 고통이 없을 수는 없다. 다만, 어떤 고난도 함께 헤쳐 나가고자 하는 연민과 나눔의 마음이 있다면 극복이 불가능하지 않을 터.어쨌건 중단 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시 가을이 왔다. 책을 읽는데 시간과 공간을 따지는 건 무의미하지만, 푸른 하늘이 높아지고 아침과 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이 불기시작하는 9월 중순은 그 어느 때보다 독서하기 좋은 시절. 아래 소개하는 3권의 책을 친구 삼아 조용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을 맞이하길 권한다. 소설가 김별아 소설가 김별아와 경주 월성 산책 어때요?소설 ‘미실’로 제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했고, 조선 여성 3부작으로 불리는 ‘채홍’ ‘불의 꽃’ ‘어우동, 사랑으로 죽다’ 등을 발표하며 문단 안팎의 주목을 받은 김별아가 신간을 출간했다. ‘월성을 걷는 시간’.책엔 오랜 시간 계획을 세워 경주 월성 일대를 직접 돌아본 김별아가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월성을 포함한 신라 역사 이야기가 실렸다. 여기에 현재 경주에서 살아가는 이들과의 만남도 담아냈다.소설가 김별아는 경주의 진면목을 찾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최근까지 경주 월성과 주변 지역을 여러 차례 답사했고, 서라벌을 근거지로 살아가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산문집 ‘월성을 걷는 시간’의 일부 내용은 ‘경북매일’에 연재되기도 했는데, 이번 책은 그 내용을 보완하고, 추가적인 취재를 통해 보다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더했다.책에선 ‘조심스레 얼굴을 드러내는 역사의 속살’이라는 부제를 단 월성 이야기를 시작으로, 고문헌인 ‘삼국사기’ ‘삼국유사’ ‘화랑세기’ 등에 기록된 월성과 그 주변 유적들에 대한 이야기 등이 흥미롭게 전개된다.경주 중앙에 위치한 신라시대 궁궐이었던 월성은 그 안에 갖가지 사연과 수많은 유물을 지니고 있는 한국 역사의 보물 같은 공간이다.김별아는 꼼꼼한 사전 취재와 여러 차례의 현장 답사를 통해 그곳을 독자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만들고 있다. 책을 읽노라면 그런 느낌은 더욱 강해져 마치 소설가와 월성 주변을 산책하는 기분이 든다. 김별아는 보다 정확한 정보와 역사 지식을 전달하고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관계자, 월성 발굴 작업반장 등도 만났다.‘개의 이빨처럼 맞물려 있던 시절’이란 글에서는 백제와 고구려의 궁궐은 신라와 어떻게 달랐는지도 확인해 볼 수 있다.책을 펴낸 출판사는 ‘한해 방문객 수만 1천270만 명이 넘는 도시 경주. 한국 최고의 역사·유적 도시로서 수학여행의 단골코스이자, 힙한 황리단길로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지만 정작 우리는 경주가 품고 있는 역사와 공간적 의미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고 묻는다. 의미 있는 질문이다.이와 관련 김별아는 책의 서두에 실린 작가의 말에서 “경주로 가는 발걸음은 언제나 설렌다. 신라와 서라벌에 대해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아는 듯하지만 여전히 많은 것을 모른다. 그리하여 월성이라는 비밀의 열쇠를 풀고 경주로 향하는 마음은 이미 알고 있는 것들과 여전히 모르는 것들 앞에 달떠 두근거린다”고 썼다.신라의 역사와 경주 사람들에 관한 애정이 담긴 이 말로 미루어 보자면 김별아는 월성과는 또 다른 ‘신라’ 혹은 ‘경주’ 이야기로 독자들 곁에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 여전한 상처 ‘세월호 아이들’을 위로하다기자가 아는 서성란은 성실한 작가다. 읽고 쓰는 것에 굴곡이 없다. 시종일관 무언가를 읽고 있으며, 항상 새로운 소설을 고민하는 것처럼 보인다.1996년 중편소설 ‘할머니의 평화’로 실천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온 서성란은 20년 넘는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읽고 쓰는 것으로 삶을 시종했다. 특별한 다른 취미가 없다. 어찌 보면 문학을 향한 ‘무서울 정도의 성실성’이다.오늘날, 바로 지금 여기의 문제에 문학적 촉수를 뻗어온 소설가 서성란은 ‘모두가 사라지지 않는 달’ ‘풍년식당 레시피’ ‘쓰엉’ ‘마살라’ 등의 작품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해왔다.얼마 전 오랜 시간의 준비 끝에 출간한 ‘달 아주머니와 나’ 역시 앞서 언급한 작품들의 연장선에 서있는 것으로 이해된다.서성란의 새 책은 제법 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사람들의 가슴 속에서 여전히 아물지 않은 상처로 남은 ‘세월호 희생자’를 다룬다.“살아 있는 자들이 죽은 사람들을 애도하기 위해 추모의 문학작품을 내지만, 이 소설은 단지 죽음을 위로하는 ‘추모’의 작품인 것만은 아니다. 산 자가 죽은 자를 애도하기 위해 표현하는 슬픔이나 안타까움의 이야기가 아니라 죽은 자가 일정한 죽음의 시간을 지나며 직접 이야기하는 소설”이라는 게 출판사의 설명. 직접적으로 그날의 비극적인 죽음을 이야기하지는 않지만, 아래와 같은 서성란의 문장을 읽을 때면 어쩔 수 없이 어린 세월호 희생자들이 떠오른다.‘열여덟 봄은 열일곱 봄과 다르지 않았다. 열여섯, 열다섯에도 봄은 그럭저럭 무심하게 흘러갔다. 열네 살의 봄은 여느 해와 달랐다. 엄마가 떠났으니까 말이다.’- 위의 책 9페이지 일부 인용.‘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을 텐데도 아버지는 말을 아끼고 감정을 절제하면서 우물거린다. 나는 깊은 상념에 잠겨 길게 한숨을 내쉬는 아버지를 달래주지 못한다.’-위의 책 45페이지 일부 인용.이 가을. 아프지만 비극이 주는 카타르시스와 제대로 만나고 싶은 독자라면 ‘달 아주머니와 나’를 펼쳐보면 어떨까. 권경률 작가 우리가 몰랐던 ‘고려 장수’ 김종연역사는 승자의 행적만을 기록한다. 그건 동서양과 고금(古今)이 다르지 않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를 모르는 한국인은 드물다. 그러나, 그에게 맞서 또 다른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던 고려 장수 김종연의 이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생소하다.포항 출신의 작가 권경률의 책 ‘모함의 나라’는 실제 역사에서는 패자였지만, 그 위상과 가치의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김종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김종연은 고려 우왕 때 수차례 왜구를 토벌하는 공을 세운 장수다. 1388년에는 남원과 구례에서 왜적과 싸워 이겼고, 1389년엔 쓰시마를 정벌해 고려인 포로들을 구출하기도 했던 인물.그러나, 그런 공적이 있었음에도 모함으로 인해 옥에 갇혔다. 권경률은 김종연이 겪은 옥고가 이성계가 역성혁명을 방해하는 정적들을 제거하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모함의 나라’는 독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진다. “고려 말 40년 동안 이어진 왜구와의 전쟁. 왜구 토벌전에 헌신하고 나라와 백성을 지킨 장수들은 역성혁명을 추진한 이성계 일파의 모함에 쓰러져갔다. 고려를 수호한 무인들은 어떻게 잊혔을까? 역사는 과연 정의로운가?” “이 책은 모함의 희생자로 보이는 실존 인물 김종연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고려 말 왜구 전쟁과 왕조 교체기의 권력투쟁을 실감 나게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 출판사의 이어지는 부연.좀 더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책의 1부와 2부에선 고려를 멸망에 이르게 한 왜구의 실체를 규명하며, 왜구 토벌 과정에서 이성계가 역사의 전면으로 부상하는 것에 포커스를 맞춘다.3부 ‘잊힌 무인들’과 4부 ‘호랑이 등에 탄 역사’에선 정권을 잡은 이성계가 명나라를 끌어들여 정적을 모함하고 고려 왕조를 붕괴시키는 일련의 과정을 다루고 있다. 물론, 여기엔 김종연의 저항과 분투 과정 또한 상세하게 담겼다.‘모함의 나라’를 출간한 권경률은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했고, 회사원과 기자 등의 직업을 거쳐 현재는 역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2-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