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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전시 컨벤션을 넘어서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 겁니다”

대구가 국제도시에 걸맞은 위상을 굳히고 있는 바탕에는 엑스코의 존재가 절대적이다.대구 엑스코는 대형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유치, 개최해서 대구 지역 경제 활성화와 도시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대구 엑스코의 창립에서부터 기공까지 전 과정을 주무 사무관으로 총괄해 온 이상길 엑스코 사장(전 대구시 행정부지사)이 엑스코 창립 27년 만에 엑스코 사장으로 와서 엑스코의 한 단계 도약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이 사장은 대구 엑스코를 전시 컨벤션을 넘어서는 대구의 대표 복합 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대구에 엑스코가 있어 자랑스럽다. 엑스코의 가장 큰 역할은 무엇인가.△지역 기업과 산업의 판로 개척과 글로벌 진출을 위한 가교 역할을 엑스코가 하고 있다. 엑스코는 전시·컨벤션을 통해 지역 기업들이 정부 정책과 산업별 역점 사업들을 한눈에 확인하고 산업 트렌드에 따른 맞춤형 기술과 제품 개발, 제도적·금전적 지원책을 찾을 수 있게 한다. 지역 산업에 특화된 전시회와 컨벤션을 통해 국내 산업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행사가 열리면 전 세계인들이 대구로 모여 비즈니스 교류뿐만 아니라 숙박, 식도락, 관광 등 여러 분야에서 소비 활동이 이루어져 경제적 파급효과뿐 아니라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엑스코의 성과를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어떤 것들이 있나.△연간 130건 이상의 전시회를 포함하여 2천건 이상의 콘서트, 이벤트, 학회 등 각종 행사가 개최되고 250만명이 방문하는 지역 대표 전시컨벤션센터로 역할 하고 있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세계물포럼, 2019년 세계뇌신경과학총회 등 수많은 국제행사가 성공적으로 치러졌다. 특히 2021년 엑스코 확장 개관 이후에는 2022년 세계 3대 가스산업회의인 세계가스총회와 전 세계 30만 농업관계자들이 모이는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 등 대형 전시회의 유치와 개최가 이뤄졌다. 지난해에는 엑스코가 2천19건의 행사를 개최해 매출 328억원, 영업이익 13억원, 당기순이익 25억원이라는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어렵다고들 했다. 엑스코도 많은 적자를 냈다는데 사장이 바뀌었다고 그렇게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배경은 무엇인가.△시기적으로 코로나19 상황에서 벗어난 것이 결정적 도움이 됐다. 그리고 세계가스총회라는 정부 사업을 엑스코가 개최했던 것이 영향이 컸다. 또 홍준표 대구시장의 취임 이후 전시회에 삼성이나 LG, 현대 등의 대기업 본사들이 참여하면서 개막식에도 본사 사장들이 직접 참석하는 등 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기업들도 시 보조금 사업으로 참여하던 전시 행사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회사 스스로 경영혁신 개혁을 한 것도 중요한 이유가 될 것이다.-지난해 9월 취임하고 이제 반 년 지났다. 그동안 경영혁신을 어떻게 했나.△먼저 나 자신부터 희생하는 솔선수범으로 시작했다. 사장의 연봉을 40% 깎아 버렸다. 그리고 내가 엑스코를 설립 당시 마련했던 사장 관사를 내손으로 없앴다. 그러니 내 연봉의 절반은 깎인 셈이다. 그리고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다. 부서장 직급을 30% 줄이고 위계적인 수직적 조직을 업무 중심의 수평적 조직으로 바꿨다. 물론 이런 엄청난 개혁은 직원들의 사전 동의를 얻어서 실행했다. 그래서 갈등 없이 추진할 수 있었다.-엑스코 사장으로 온 것을 시절인연이라 그랬다. 엑스코와의 인연은 어떻게 맺어졌나.△1994년 대구전시컨벤션센터(대구 엑스코 전신) 건립 업무를 맡은 것이 첫 인연이다. 나로서는 공직의 첫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코엑스 외에는 지방에 컨벤션센터가 없던 때였는데 대구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위해 싱가포르, 홍콩 등 MICE 선도국 사례들을 벤치마킹해서 국비를 확보하고 기공식을 열기까지 총 과정을 맡아 수행했다. 1995년 엑스코 설립을 시작으로 대구시 기획관리실장,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정책관, 대구시 행정부시장, 대구예술문화대학장, 민선 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을 지내며 지방행정과 문화예술산업에 대한 경험을 축적해왔다. 그리고 엑스코 설립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엑스코 사장으로 왔으니 시절인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엑스코 건립 과정에도 사연이 많았을 것 같다.△대구에 전시컨벤션센터를 건립하게 된 것은 정치적 결정이 뒤따른 것이긴 했다. 당시 김용태 내무부장관이 국비 200억원을 지원해주는 조건으로 건립 계획을 수립하라는 임무가 주어졌다. 그러나 계장인 내가 500억원으로 올려서 조해녕 시장의 결재를 직접 받아냈다. 여기에다 당시 밀라노프로젝트 자금 200억원을 끌어오는 묘안도 찾아냈다. 공단으로 설립하지 않고 주식회사로 출발하면서 민간자본 50%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 대구시내 7개 유력 건설사의 공사대금을 출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민간 자본의 출자 여력이 한정된 상태에서 대구시의 우회 출자나 보조금은 감사 지적사항이 되어 담당자의 징계라는 악순환이 예고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새로 제정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출자제한 규정인 지방공기업법 79조2항을 폐지하는 성과도 올렸다. 돌이켜보니 공무원이 법 개정은 하는 수가 있어도 법 제정은 정말 어렵고 힘든, 대단한 성과였다. -일을 열정적으로, 또 확실하게 수행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엑스코 때문에 유명해졌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설립 당시 국비를 확보하기 위해 협의할 때 담당 서기관이 기획재정부에 예산서 제출을 앞두고 휴가를 가버린 적이 있었다. 그는 장관 지시에도 ‘장관은 1년이면 바뀌지만 나는 30년 공무원 생활을 해야 한다’며 거부했고 그는 다른 자리로 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런 식으로 담당 서기관이 3번이나 바뀌고 예산도 통상산업부 수출과에서 중소기업과를 바뀌는 등 곡절을 겪어가며 기공식을 할 수 있었다. 한여름 사무실에 에어컨도 없었는데 너무 더워 저고리를 벗고 런닝셔츠 바람으로 일하다 그대로 국장실로 불려 간 적이 있었다. 그 때 그 광경을 본 선배 국장이 ‘건방지다’고 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야 오해가 풀리기도 했다.-대구시 체육과장으로 있으면서도 큰일을 맡아 해냈다.△나는 선례가 없는 일을 맡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이 많다.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업들을 맡았으니 시장들이 나에게 (믿고) 맡긴 것이다. 체육과장으로 임명된 것은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것과 대구시민축구단을 창단하는 것이었다.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 대회라는 국제 대회를 무사히 치렀다. 대구FC는 전국 최초의 시민구단이었다. 그 때 열렬한 축구팬이었던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구의 축구경기를 자주 참관했다. 그럴 때면 표를 100장, 200장씩 주문하곤 했으며 한 번도 외상없이 깔끔하게 표 값을 정산해 주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재임 시절 장관들이나 학교 동창 등과 구경을 했을 것으로 알고 있다.-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때로는 원칙보다 융통성을 발휘해야 할 때도 있을 것 같다.△대구무역센터 건립 건축 설계공모 당선작 번복 사건이다. 당시 심사위원들이 결정한 설계작을 불과 몇 시간 만에 번복한 서류를 들이밀어 접수를 거부했다가 신문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결국 당사자들이 구속되고 사건을 되돌렸지만 원위치하기까지 8달이나 걸렸고 이 사태를 수습하느라 개인적으로 고초를 겪기도 했다. 원칙에는 분명하고 강하게 대처한 것이다.-선비정신을 이야기한 책도 냈다.△젊은 사무관이었던 시절, 당시 시장님(조해녕)의 ‘대구 정신 정립 필요성’에 대한 훈시를 듣고 생각을 거듭해왔다. 대구시와 중앙정부를 오가며 공직생활을 하는 동안 강의와 세미나 등을 통해 대구를 알기 위해 노력했고 그래서 대구의 원형은 선비정신이라고 결론내렸다. 사물의 본질과 명분, 의를 바탕으로 시대정신을 구현하고 이를 실천하는 정신을 선비정신이라고 생각하고 대구가 선비정신의 본향이라고 생각해 왔다. 시민들이 대구에 대한 자긍심을 갖고 대구가 창조적 에너지를 바탕으로 새롭게 도약하는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책을 썼다.-엑스코의 주변이 상권도 형성되지 않았고 환경도 삭막해 행사가 끝나면 사람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 썰렁해진다.△내가 취임하고 굉장히 중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사업이 바로 주변환경 정비다. 엑스코의 전시 컨벤션을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노력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외에도 주변경관 개선과 야외광장 컨텐츠 마련 등으로 대구의 대표적인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동관에는 실내 조경을 개선하고 서관에는 생활밀착형 숲을 조성해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제공하려 한다. 최근에는 야간에도 엑스코 주변을 산책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엑스코는 대구시민들에게 어떤 존재인가.△엑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연문화 진흥을 통해 대구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촉매제이며 시민들은 관심과 참여를 통해 엑스코의 존재 가치를 만들어 준다. 서로 동반성장을 이끌어가는 ‘상생관계’라고 생각한다. 엑스코는 지역 특화 산업과 연계된 전시 컨벤션의 지속적인 개최를 통해 지역과 동반 성장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품격 있는 시설과 개최능력을 통해 국제회의 도시로서의 면모를 세계에 과시하며 대구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힘써왔다. 엑스코는 시민들의 경제활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문화예술 향유 기회 확대를 통해 대구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해 왔다고 생각한다.-엑스코의 미래 모습은 어떻게 만들어가야 하나.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엑스코는 시민들이 찾아오고 싶은 문화예술의 중심지이자 복합 문화공간으로 연중 300만명이 방문하는 대한민국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 도약하는 것이다. 설립 30주년이 되는 2025년까지 가동률 55%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엑스코는 문화 예술 관광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마이스 산업의 핵심 인프라다. 엑스코가 전시와 컨벤션을 통해 대구시의 정책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기업의 활로 개척을 지원하고 마이스산업 육성에 노력할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문화행사를 통해 대구시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넓히고 시민과 대구시 간의 간격을 줄이는 데도 힘쓸 것이다.□ 이상길(李相吉·59)· 경북 고령 출신· 성광고. 경북대 행정학과. 서울대 행정학과 석사. 미 시라큐스대 맥스엘스쿨 석사(행정학과).· 35회 행정고시 합격.·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실 과장, 지방재정정책관.· 대구광역시 기획조정실장, 행정부시장.· 민선8기 대구시장직 인수위원장.· 계명대학교 사회과학대 특임교수.· 경영혁신대상(2023년 1월, 한국신문방송인협회).· 녹조근정훈장(2004년).· 젊은 사무관 시절 물불 안가리고 앞으로 전진한 도전형 행정가.· 1991년 제35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대구시에서 22년, 중앙부처에서 8년을 근무했다.· 엑스코(대구전시컨벤션센터) 건립 프로젝트를 성공시킨 주무 사무관으로 선례 없고 추진력을 필요로 하는 업무를 도맡았다. 대구FC 창단, 첨복재단 등 주요기관 설립, 2002 대구월드컵경기장 건립, 2003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 성공적 개최를 통해 행정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았다./이경우 편집위원

2023-04-17

대청호가 품은 화려한 비밀 충북 옥천 ‘천상의 정원’

봄은 무법자 같다. 예고도 없이 꽃을 이끌고 와서 남도를 점령하고 중부지방까지 밀고 들어왔다. 미처 마음의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어느새 꽃망울을 터뜨리고 봄이 이미 한가운데까지 왔음을 선포해버린다. 벚꽃이 피는 듯한데 어느새 사르락 길섶으로 사라졌다.충북 옥천에 있는 ‘천상의 정원’에도 봄이 이미 절정이다. 안타깝게도 꽃이 빽빽하게 피지는 않았지만 분위기만큼은 봄의 낭만을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이번 주말에는 마지막 향연을 펼치는 봄꽃을 찾아 나들이를 가면 어떨까? ◇경관 농업의 꿈 이룬 ‘천상의 정원’대전에서 옥천으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자 눈이 환해졌다. 길목마다 벚꽃이 계절보다 일찍 제 모습을 드러냈다. ‘대청호 오동선 벚꽃길’부터 충북 보은 ‘회남면 벚꽃길’까지 이어지는, 세상에서 가장 긴 벚꽃길에 꽃들이 만개했다. 철없이 일찍 피어버린 벚꽃이 반가워 차창을 여니 하얀 벚꽃이 바람에 후드득 날아와 차 안으로 스며들었다.벚꽃 터널을 지나 옥천군 군북면 방아실 마을을 지날 때쯤 ‘천상의 정원’이라는 이정표가 보인다. 천상의 정원의 공식 명칭은 ‘수생식물학습원’. 빼어난 자연환경 덕분에 심리 치유 효과를 얻을 수 있어 ‘내적 치유센터’라는 이름도 내걸었다. 공식 명칭으로 부르는 것이 예의겠지만 아무래도 이곳은 천상의 정원으로 부르는 것이 제격이다.천상의 정원을 꾸민 이는 청주 주님의교회 원로목사인 주서택 원장 부부다. 주 원장은 농촌의 자연환경과 농업 현장이 관광자원이 되는 경관농업(景觀農業)을 꿈꿨다. 주 원장은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다섯 가구와 함께 2002년 대청호 주변 야산을 사서 집을 짓고, 나무를 심어 정원을 조성했다. 그렇게 18년이 흘렀다. 정원에는 꽃이 피었고 마치 하늘나라에 정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답다. 2008년에는 충북교육청이 과학체험학습장으로 지정해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명품정원이 대청호에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일반인도 꾸준히 찾기 시작했다.천상의 정원 입구에는 기독교적 색채가 느껴지는 ‘좁은 문’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면 한 사람이 겨우 지날 수 있는 ‘좁은 길’이 나온다. 그 길을 지나 10m 정도 걸으면 넓은 정원이 펼쳐진다. 정원에는 화사하게 핀 자목련과 크로커스, 튤립 등 다양한 꽃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그야말로 꽃의 정원이다.천상의 정원은 검은색 바위 위에 있다. 바위는 ‘흑색 황강리층 변성퇴적암’이라는 어려운 이름을 달고 있다. 흑색 황강리층 변성퇴적암은 바닷속에 있던 바위인데 오랜 시간에 걸쳐 바다가 육지가 되고 변형돼 생성된 세월의 결정체인 셈이다. 천상의 정원은 원래 포도밭이었는데 정원으로 꾸미려고 흙을 파내다 바위가 나오자 바위를 그대로 두고 정원을 조성했다고 한다. 검은색의 바위와 화사한 꽃이 어우러지니 꽃은 더 도드라지고 바위는 호위병처럼 듬직하다. ◇유럽식 건물과 작은 교회 등 이채정원을 거닐면 ‘여기서부터는 거북이처럼 걸으세요’ ‘바람이 주인이다’ ‘바람보다 앞서가지 마세요’등의 낭만적인 글이 적힌 팻말들이 길을 안내한다. 천천히 걸으면서 정원의 풍경을 충분히 느끼라는 말일 게다. 빠른 걸음으로 걸으면 채 20분도 안 걸리지만 바위틈에 자란 들꽃과 소나무는 물론 대청호의 푸른 물결까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한걸음 떼는 것이 아까울 정도다.정원에는 ‘천상의 바람길’과 ‘꽃산아래벼랑’이라는 두 코스의 둘레길이 조성돼 있다. 천상의 바람길이 매화와 홍도화 등이 핀 길을 따라 둥글게 돌아가는 구간이라면 꽃산 아래 벼랑길은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구간이다. 암벽을 타고 올라간다지만 철제 계단을 설치해 놓아서 안전하다. 벼랑길 위에 정자가 있는데, 대청호를 조망하기 좋다. 비가 오는 날이면 구름이 산허리에 걸리고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호수 위로는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비경이 드러난다고 한다.정자에서 주위를 둘러보면 유럽식 건물 다섯 채가 보인다. 마치 유럽의 작은 성을 연상하게 하는 건축물들은 ‘아버지의 집’ ‘호수 위의 집’ ‘해 뜨는 집’ ‘달과 별의 집’ 등의 이름을 달고 있다. 그중에서 달과 별의 집은 전망대 역할을 한다. 건물 꼭대기에 성탑 전망대가 있고 좁고 가파른 철제 사다리를 아슬아슬 딛고 올라서면 대청호와 학습원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둘레길이 끝나는 지점은 분재원과 실내정원이다. 분재원에는 소나무 모과나무 소사나무 영산홍 등 500여 그루의 분재가 전시돼 있고 실내정원에서는 수련 가시연 연꽃 부레옥잠화 물양귀비 파피루스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감상할 수 있다.카페에서 작은 교회당 이정표를 따라 걸음을 옮기면 가파른 길에 계단을 따라 ‘달과 별의 집’에 닿는다. 이 건물 성곽 같은 곳에 오르면 학습원 모두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다소 아찔한 철 계단이 있다. 평일에는 관리소에 이야기하고 올라야 한다.천상의 정원에는 ‘세상에서 제일 작은 교회’가 있다. 성인 4명만 들어가도 발 디딜 틈이 없다. 예배를 드리지는 않지만 일반 교회처럼 강대상과 예배 의자, 십자가까지 갖추고 있다. 교회 안에 설치된 통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경이 화사하다.천상의 정원은 모두 둘러보는 데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4~5월에 가장 많은 꽃을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주중에는 한적하지만 주말에는 많은 이가 찾기 때문에 하루 방문자를 제한하여 사전예약자에 한해서만 입장할 수 있다. 평일에는 현장 예약도 가능하다. 입장비는 유아 3천원, 학생 4천원, 일반 6천원, 경로와 국가 유공자 5천원, 단체 5천원이다. /최병일 작가 옥천에서 더불어 가볼만한 곳 2선△옥천성당과 정지용 생가옥천역 근처에 있는 옥천성당은 충청북도에 유일하게 남아 있는 1940년대 천주교 성당이다.옥천성당은 메리놀외방전교회 미국인 사제에 의해 건립된 성당으로 파스텔톤의 매혹적인 색감 때문에 사진 명소로 이름이 높다.옥천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시 ‘향수’의 저자 정지용이 태어난 곳이다. 옥천군 옥천읍 하계리 40-1번지에는 정지용의 생가가 잘 복원되어 있다. 두 개의 사립문과 부엌 딸린 안채, 행랑채 등 2동이 일자형 초가집으로 구성돼 있다. △호수에 떠있는 산 ‘부소담악’대청호가 품은 ‘천상의 정원’ 군북면 추소리에는 옥천의 명물인 부소담악(芙沼潭岳)이 있다.부소무니 마을 앞 호수에 떠있는 산이라 해서 붙은 이름이다.700m에 이르는 암봉들이 병풍처럼 둘러싸 장관을 이룬다.부소담악 능선에는 추소정이라는 정자가 있다. 안개 낀 날 아침에 부소무니 마을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담을 수 있다./최병일 작가

2023-04-13

참꽃 흐드러지는 봄, 분홍에 취하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2019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던 비슬산 참꽃문화제가 4년 만에 다시 지역민과 방문객에게 돌아온다.비슬산에는 매년 4월 30만 평에 달하는 전국 최대 참꽃군락지를 감상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군은 이 시기에 맞춰 명실상부 대구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비슬산 참꽃문화제를 개최해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하고 있다.올해 참꽃문화제를 방문하는 방문객은 새로운 운행수단을 만날 수 있다.기존의 비슬산 반딧불이 전기차가 운행을 중단하고, 전기버스 12대가 셔틀로 운행된다.셔틀버스는 무료로 운영되지만, 발권소에서 표를 받은 후 대기장에서 대기해야 한다. 안전을 위해 인원체크를 하기 위함이다. 운행 시간은 약 16분쯤 된다.또한, 이번 참꽃문화제는 기존의 참꽃문화제와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지금까지는 방문객이 공연 이외에 볼거리, 즐길거리가 부족했다면 올해는 다양한 체험, 포토존을 운영해 방문객이 자유롭게 축제를 즐기고 축제에서 경험한 즐거운 추억들을 오래 간직할 수 있도록 축제를 운영할 계획이다.첫날인 15일 오후 1시 30분부터 진행되는 ‘개막 축하공연’에는 대구 출신이자 ‘내일은 국민가수’와 ‘국가가 부른다.’에 출연하며 매력 넘치는 무대를 선사하는 가수 이솔로몬과 ‘이브의 경고’, ‘이유 같지 않은 이유’ 등 다수의 히트곡을 가진 가수 박미경이 출연해 축제의 흥을 돋을 예정이다.이어 이튿날인 16일 오전 10시부터는 지역의 생활문화예술동호회가 참여하는 ‘참꽃 생활문화예술제’와 이전과 다른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넌버벌 퍼포먼스, 미스트롯 지원이의 축하공연 등이 열리며, 오후 1시 30분부터는 ‘참꽃 프린지 페스티벌’이 진행된다.이 외에도 참꽃문화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참꽃 화전’, ‘인생 네컷부스’ 등 방문객들이 소중한 기억을 남길 수 있는 체험존과 지역의 기관 및 사회단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홍보존이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향후 비슬산 참꽃문화제 축제 일정과 참꽃 군락지의 참꽃 개화 상황은 비슬산 참꽃문화제 홈페이지(www.biseul.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슬산 참꽃문화제는 무료로 개최되며, 별도의 입장료는 없다.참꽃문화제는 지역대표 축제로 코로나로 인해 4년만에 개최됨에 따라 전국에서 많은 행락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달성군 추산으로는 약 10만 명이다. 이로인해 교통 지·정체로 인한 혼잡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이에 달성군과 달성경찰서는 축제 개최에 맞춰 원활한 교통소통과 방문객의 안전확보를 위한 교통안전 관리대책을 수립·시행한다. 양 기관은 축제 기간부터 오는 23일까지 비슬산 순환도로(휴양림입구네거리→비슬산공영주차장→비슬카페네거리→용봉천교) 8.4㎞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지정 및 교통관리 통제소 7개소를 설치·운영하는 등 원활한 교통소통과 시민안전확보를 위해 연인원 880명(경찰240, 달성군 138, 교통용역 382, 사회단체 120)을 투입해 교통관리를 할 계획이다.전용찬 달성경찰서장은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방문하시는 시민들께서는 교통혼잡을 감안해 대중교통을 이용해 주시기 바란다”며 “개인차량을 이용하시는 경우에는 달성군에서 지정한 주차장(7개소 5천660대)에 주차 후 순환버스를 이용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전했다.한편 대구시도 시민들의 편의를 돕기 위해 비슬산 참꽃문화제에 시내버스 맞춤노선인 비슬1번 등을 운영한다. 평소 비슬산은 토요일, 공휴일에 600번(휴양림방면) 노선과 달성5번(휴양림방면) 노선이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으로 운행 중이다. 그러나, 참꽃문화제로 이용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행사장 임시주차장에서 휴양림 주차장까지 시내버스 맞춤노선 비슬1번을 운행한다. 비슬1번 노선은 행사기간인 15일∼16일 2일간 오전 8시 30분∼오후 6시까지 운행하며, 이용할 승객은 행사 임시주차장(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경권연구센터 동편) 인근 휴양림입구삼거리 임시정류소에서 탑승하면 되고, 시내버스 일반노선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 휴양림입구삼거리와 비슬산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만 승하차 가능하다.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 인터뷰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비슬산은 대구 지역 대표 명산천혜 자연서 안전·힐링 관광을비슬산은 일찍이 정성천왕(靜聖天王)을 산신으로 숭배한 산악신앙의 성지이자 신라시대 이래로 불교문화를 꽃피운 대구지역의 대표적인 명산이었다. 일연스님이 22세 때 승과에 급제한 후 22년간 기거하면서 ‘삼국유사’의 집필을 구상한 곳도 바로 비슬산이다. 과거 융성했던 불교문화의 영향으로 지금도 비슬산에는 이름난 사찰들이 산재해 있다. 부처님의 사리를 봉안하고 수계의식을 행한 금강계단이 있는 용연사, 고려 3대 종파 가운데 하나였던 유가종의 중심 도량인 유가사, 현세의 재난을 물리치고 안녕을 기원한 지장 도량으로 알려진 소재사, 일제강점기에 폐사된 후 약 100년만인 2014년에 중창돼 비슬산의 새로운 명소로 자리잡은 대견사 등이 그것이다. 불교유적 외에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비슬산 암괴류도 빼놓을 수 없다. 빙하기 후기에 형성된 화강암 거석들이 특이한 모양의 바위들을 만들거나 산 사면이나 골짜기를 따라 강처럼 흘러내리면서 주변 지형들과 어울려 장관을 이루고 있는데, 길이가 2㎞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암괴류이다.비슬산 참꽃문화제의 의미는 남다르다.천혜의 자연경관 비슬산과 함께 4월 중하순경 만개하는 정상 참꽃군락지와 달성군 곳곳의 관광자원을 문화콘텐츠로 이어나가 전국 제일가는 문화관광도시 달성군을 알릴수 있는 지역 대표문화축제로 달성 군민과 우리 지역을 찾아오시는 관광객이 함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 있다. 유서깊은 사찰(유가사, 소재사, 대견사)과 문화유적들이 곳곳에 산재돼 있는 비슬산 정상에 떠나가는 봄을 아쉬워할 4월에 30만평에 달하는 참꽃군락지 진분홍 천상화원을 배경으로 비슬산과 달성문화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이와 어우러진 축하공연 등의 즐길 거리를 마련해 전 국민이 매년 기대하는 참꽃 문화제를 만들어 가고 있다.최재훈 달성군수는 “달성만큼 산과 강이 도심 속에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다 갖춘 도시는 드물다고 할 수 있다. 송해공원과 사문진주막촌이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언택트(untact) 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한 달성군의 관광지가 안전하고 힐링하기 좋은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며 “달성을 생동하는 매력적인 곳으로 만드는 것에 군정을 집중하고 있고, 사람 중심의 공간, 모두가 숨 쉬고 소통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 흐르는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예정이니까 전국에서 많이들 찾아와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4-12

“경주 SMR 국가산단, 한국경제 구원투수·새 성장 동력”

경주시가 최근 SMR 국가산단 유치로 세계 원전수출시장 선점과 원전 중심의 과학산업도시로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경주시는 지난달 15일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됐다.사업비 3천966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에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선다.SMR 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 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사업이다.그간 역사문화도시로만 알려졌던 경주시가 제조업 중심의 국가산단을 보유하게 돼 첨단 과학산업도시로 한 걸음 더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 소형모듈원자로(SMR)소형모듈원자로(SMR, Small Modular Reactor)는 300MW 이하의 발전용량으로 기존 대형원전 대비 안전성을 높이면서도 모듈형 구성을 통해 경제성을 높인 소형 원자로이다. 수소생산과 해양,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다양한 활용이 가능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발전원으로 글로벌 원전시장의 새로운 먹거리 각광받고 있다.또 초기 투자비가 적고 건설 기간이 짧아 자금회수도 빠르며, 기술발전에 따라 경량화와 발전용량 증가도 가능하다.지난 2021년 7월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는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 기반구축을 목표로 조성됐으며 경주시는 이를 실현한 ‘SMR 국가산단’ 조성을 전략적으로 추진했다.이에 SMR 국가산단이 차세대 원전의 주요 부품과 기기 모듈의 생산 시설로 많은 고용창출을 통한 실질적 경제효과 있을 것이라 판단해 소형모듈원자로 특화 산업단지 유치를 선택한 것이다. □ SMR 국가산단 유치 성과국토부는 지난해 8월 새정부 출범과 함께 국토균형발전과 차별화된 강소도시 육성을 위해 신규 국가산단 후보지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경주시는 지난해 10월 제안서를 제출하고 현장실사, 전문가 종합평가, 산업입지 정책심의위원회 심의 등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쳤다.특히 신규 국가산업단지 평가과정에서 가장 큰 관건으로 알려진 입주수요 확보를 위해 전국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홍보에 나서면서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 275만㎡의 입주수요 면적을 확보하는 고무적인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앞서 지난해 9월 SMR 국가산단 유치를 위한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4개 기관과 차세대 발전시스템 ‘초임계 CO2 발전 기술’ 업무협약, 10월 포스텍 및 한수원 등 6개 기관과 ‘경주 SMR 국가산단 유치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이어 지난 2월 대형해운사 HMM, 장금상선 등 9개 기관과 ‘원자력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업무협약 등 다양한 유관기관과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 SMR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 핵심거점경주시 문무대왕면 동경주 IC 부근 일원에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가 2030년까지 조성된다.경주시는 SMR 연구개발 및 생산 국가혁신클러스터를 기반으로 통합형 제조와 미래 혁신원자력산업 플랫폼을 차별화해 산업생태계를 만들 계획이다. 또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소형모듈원자로 연구개발과 연계해 소형모듈원자로 제조, 소부장(소재·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통해 국가 차세대 원자력 산업의 핵심거점이 될 전망이다.산업단지에는 원자력·전력산업,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연관 29개 업종이 입주한다.경제적 파급효과도 상당하다. 최근 경주시의 연구용역을 통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SMR국가산단을 통해 유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효과 7천300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 3천410억원, 취업유발효과 5천399명이다. 산단 조성 후 가동 시에는 생산유발효과 6조7천357억원, 취업유발효과 2만 2천779명에 달한다.이제 경주는 6기의 원전,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폐장에 현재 건설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비롯해 중수로 해체기술원과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면 명실상부한 원자력 산업 메카도시로 발돋움할 것이다. □ 과제와 전망국가산단 지정과 가동에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파급효과가 지역경제 활성화로 빠르게 나타나기 위해서는 국가산단 지정과 가동까지 시간을 당겨야 한다.향후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환경영향평가, 관계부처 협의 등의 행정절차가 필요하다.지난달 31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국가산단 후보지 관련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범정부 추진단 Kick-off 회의를 개최했다.먼저 경주시는 올 상반기 LH 등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업시행자 선정 협의를 신속하게 진행한 후 내년도 상반기 까지 예비타당성 신청을 비롯해 입주기업 유치 등을 병행할 예정이다.이어 산업단지 신청·승인 후 2026년 공사 착공을 목표로 모든 행정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이것은 기업들의 입주 완료를 포함한 총 사업기간은 2030년까지이나 사업의 신속한 추진과 시너지 창출을 위해 행정절차 이행을 최단 기간에 완료해 조기 조성하겠다는 각오다.특히 입주 근로자들이 지역에서 편안하고 행복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자립형 자립고 유치, 안락한 주거단지 등 정주여건 조성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이튿날인 지난 16일부터 체코 트레비치시를 방문해 원전 세일즈에 나섰다. 원전 6기를 보유한 도시의 시장이 직접 한국 원전의 안전성을 홍보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원전 수주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주낙영 경주시장은 “SMR은 반도체,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침체로 위기를 겪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를 도약시킬 구원투수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다”며 “향후 후속조치에 대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지역 혁신성장을 선도하는 산업생태계를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고 말했다. /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04-06

이 봄, 책속의 낭만을 찾아서

앞다투어 화들짝 피어난 꽃들이, 한순간 난분분 떨어져 황홀한 분홍빛 풍경을 만들어내는 봄날이다. 4월은 연인끼리, 식구끼리, 심지어 혼자이어도 꽃 무더기 속으로 훌쩍 여행하고 싶은 좋은 시절.하지만, 세상엔 꽃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아르헨티나의 작가 루이스 보르헤스(1899~1986)는 “도서관은 지상에 존재하는 천국”이라 했다. 그의 말을 조금 확대하면 서점도 마찬가지 아닐까?지금까지 개나리와 진달래, 매화와 벚꽃 사이를 거닐며 봄의 낭만을 즐겼다면, 이번 주말엔 책들 속에서 천국을 찾아보는 게 어떨지. 아래 봄꽃 닮은 문장으로 축조된 2권의 책을 권한다. 박철화의 ‘김현,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 ▲‘제자’가 사라진 ‘스승’에게 띄운 애틋한 편지-‘김현,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희귀한 상징과 은유에 관해 말하려면 먼 옛날이야기를 소급해야 한다.지난한 자기 수련을 통해 ‘깨달은 자’가 된 석가가 사부대중(四部大衆) 앞에 섰다. 무슨 말이 나올까? 노심초사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던 그가 말라가는 연꽃 한 송이를 아주 천천히 들어올렸다. 모여든 이들 사이에서 술렁거림이 일었다.“저건 뭐지?”군중 사이에 석가가 귀애하던 제자 가섭이 자리했다. 스승의 눈길은 당연지사 거기로 향했다. 궁금했을 것이다.“가섭아. 너는 이 상징과 은유를 이해하겠느냐?”그런데, 제자가 씨익 웃는다. 더 놀라운 건 가섭의 웃음이 아닌 석가모니의 태도였다. 왜냐? 그가 제자보다 더 크게 웃었기 때문이다. 이는 누구나 아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에피소드다.최근 염화미소의 웃음에 더해 울음까지를 포함하며 2000년의 세월을 찰나처럼 뛰어넘는 문장을 확인했다. ‘스승’ 김현(1942~1990)을 아프고 아름답게 추억하는 ‘제자’ 박철화의 책 ‘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을 통해서다.제자의 아버지는 10명 가까운 형제의 장남이었다. 1960년대. 큰아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짐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었을 터. 그 부담감은 폭음으로 이어졌다. ‘제자’는 혼자만의 공부방을 가져본 적도, 영어와 수학을 심화학습 시켜주는 학원도 다녀보지 못했다.중고교 시절,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재래식 화장실에서 밭으로 인분을 퍼 나르기도 했던 ‘제자’는 학력고사를 치르던 전날도 아버지의 주정 탓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붉어진 눈알로 시험을 봤다. 그럼에도 ‘제자’는 서울대에 합격한다.하지만 기쁨도 잠시. 기관지와 폐에 깃든 병과 예기치 못한 교통사고로 20대 초반을 캠퍼스가 아닌 병실에서 보내야했던 ‘제자’. 거기서 그는 고교 시절 스치듯 읽었던 ‘스승’의 책과 만난다. 병원에 누운 ‘제자’에게 ‘스승’의 문장은 죽음의 유혹을 견디게 한 치료제였다.20대는 그런 나이다. 자신을 제외한 나머지 세상 모두가 우습고 시시하며 하찮아 보이는 시기. ‘제자’도 그랬다. 공부하는 것도, 문학에의 열망을 드러내는 것도 유치하게 생각됐다. 강의는 뒷전. 학교 인근 산을 오르내리며 시집을 읽고, 낮밤 없이 취하도록 술만 마셨다.그런 ‘제자’를 ‘스승’이 연구실로 불렀다. 그리고는 숙제 하나를 낸다.“강의에 들어오지 않은 걸 이해할 테니, 책을 하나 골라 그걸 비평해봐라. 네가 원한다면 포르노 소설도 좋다.”박완서의 작품을 텍스트로 선택한 ‘제자’는 오래전부터 흠모했던 ‘스승’에게 부끄럽지 않을 리포트를 만들기 위해 악전고투(惡戰苦鬪)한다. 그걸 읽은 ‘스승’은 “너는 문장을 떠나서는 살기 힘든 인간”이라는 칭찬인지, 저주인지 모를 말을 했다.“문학이란 것은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말의 가장 깊고 다양하며 섬세한 변주 양식이란 걸 스승은 내게 가르쳤다”고 ‘제자’는 말한다.행복이란 주어지는 게 아니라 결핍과 고통과 싸워가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임을 가르친 ‘스승’. 그 가르침 안에는 필연적으로 불행도 함께 존재한다는 걸 ‘제자’는 빨리 깨우쳐야 했다. 겨우 48세. 그 아까운 나이에 ‘스승’의 간에 암세포가 똬리를 틀었다.1990년 여름. ‘스승’이 죽었다. 스물다섯이었던 ‘제자’의 울타리도 함께 무너졌다. 프랑스로 떠난 ‘제자’. 한국으로 돌아오고 나서도 20년 넘는 세월 동안 그는 ‘스승’과 나누었던 개인적인 이야기와 둘만의 교류에 관해 입을 다물고 살았다.여기까지 읽은 이들이라면 짐작할 것이다. 수차례 등장하는 ‘스승’은 열정적인 불문학 연구자이자 영민한 문학평론가인 김현이고, ‘제자’는 문학평론가이자 전 중앙대 교수인 박철화라는 걸.‘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은 전문 예술용어와 낯선 외국 언어·기호학자들의 이름이 줄줄이 열거된 책이 아니다. 생경한 문예사조와 난해한 인용으로 가득 찬 얼치기 문학평론가의 문장은 더더욱 아니다.‘따듯하게 타오르는 사랑의 말’은 웃음과 눈물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자 했던 행복한 두 글쟁이의 ‘염화미소’인 동시에 발신인은 있지만 수신인은 부재한 ‘슬픈 연애편지’다. 그럼으로 이 봄에 읽기에 맞춤한 책이다. 박완서 단편소설집 ‘친절한 복희씨’. ▲부끄럽지 않은 삶이 만들어준 박완서의 문장-‘친절한 복희씨’예컨대 이런 풍경이다.아직은 오염의 불길이 옮겨 붙지 않아 저녁놀이 핏빛으로 붉은 마을에 하나 둘 등이 켜진다. 은으로 만든 숟가락 달그락거리며 혼자 저녁식사를 끝낸 조그만 여자 노인이 바지런히 몸을 움직여 설거지를 마치곤 손에 묻은 물기를 앞치마에 훔치고 오래된 책들이 풍겨오는 향기 근사한 제 방 책상에 앉는다.오동나무로 짠 수십 년 된 가구들. 배경 음악으론 리하르트 바그너의 장엄함보단 프레데리크 쇼팽의 섬세함이, 폴 앵카의 신명보단 조안 바에즈의 적요가 어울린다.몸만큼이나 작은, 주름 가득한 손등 아래서 탄생하는 나이답지 않은 젊은 문장. 젊은 날의 열정이 사라진 자리엔 노인만이 획득할 수 있는 촘촘한 지혜가 들어차 새로운 세대의 무모한 모험을 안내할 지도가 그려진다. 다름 아닌 박완서(1931~2011)의 소설이다.해가 기운지는 이미 오래. 보름을 기다려 살찌는 달의 마법이 그녀의 얼굴을 비추면 쪼글쪼글한 할머니는 어느새 열일곱 소녀가 된다. 그렇다. 할머니였던 시절에도 박완서의 문장은 영원히 소녀였다.박완서의 단편 모음집 ‘친절한 복희씨’를 기쁜 마음으로 펼치며 책 마지막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는다. 마지막에 적힌 단 한 줄의 문장.‘아차산 기슭에서 길고 지루한 여름을 보내고 나서’.위에 박완서가 살았던 상상 속 동네 풍경을 길고도 세세하게 묘사한 이유는 바로 이 문장이 주는 쓸쓸함 때문. 허나, 우리네 생이 매양 쓸쓸함으로만 차 있지는 않을 터. 이에 대한 박완서의 부연이 재밌다.“이 책은 웃을 일이 없어서 내가 나를 웃기려고 쓴 것들이 대부분이다. 나를 위로해준 것들이 독자들에게도 위로가 되었으면 한다.”농담 같은 문장이지만 여기에선 삶의 간난신고와 세상의 풍파를 온몸으로 겪어내며 나이 먹은 지혜로운 자의 겸양이 읽힌다.그렇다. 문학이 아니라면 무엇이 있어 이토록 재미없고, 슬프며, 지루한 생을 견디게 할 것인가. 인간의 위무자로 역할 하는 소설, 지상의 비루함을 잠시나마 쓴웃음 지으며 잊게 하는 소설.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친절한 복희씨’는 판타스틱을 넘어 ‘퍼펙트’하다.이런 비유는 어떨까? 제 욕망에 못 이겨 10년 세월을 바깥으로만 떠돈 사내가 집으로 돌아왔다. 그의 등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는 외할머니의 손길. 맞다. 박완서의 소설 아니, 그녀의 문장을 관통하고 있는 키워드는 ‘따뜻한 손길’이다.다정하기 짝이 없는 박완서의 ‘어루만짐’은 이 책에서도 시종여일하다. ‘그리움을 위하여’ ‘그 남자네 집’ ‘촛불 밝힌 식탁’ 등으로 명명돼 실린 아홉 작품 중 어느 하나를 중뿔나게 지목해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좋을 정도.“박경리와 더불어 한국 현대문학의 한 산맥으로 오연하게 솟았다”라 말해도 좋을 박완서 문장의 따스한 엄정함 속을 헤매노라면 굳이 눈 밝은 독자가 아니더라도 박완서와 동시대를 살았다는 게 얼마만한 행운인지 단박에 짐작할 수 있다.아래는 그중에서도 가장 빛난다고 생각하는 문장이다. 이런 건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게 아닐지.‘그가 죽고 내가 죽는다 해도 이 세상엔 그만한 흔적도 남기지 못할 것이다. 그래도 나는 허공에서 치마 두른 한 여자가 한 남자의 깍짓동만 한 허리를 껴안고 일단 하늘 높이 비상해 찰나의 자유를 맛보고 곧장 강물로 추락하는 환을, 인생 절정의 순간이 이러리라 싶게 터질 듯한 환희로 지켜본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04-04

오롯이 혼자서, 흙으로 보석을 빚는 예술혼을 만나다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유럽인은 예술가들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지역마다 예술가들이 마을공동체의 중심에서 활동하고 거리의 예술가조차 자유롭고 당당하다. 예술인이 모인 마을도 수없이 많다. 지중해의 예술인 마을 생 폴 드 방스부터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의 센텐드레, 세라믹 예술가들이 모인 핀란드 피스카스 빌리지까지 특색 있는 예술촌이 예술은 물론 관광을 떠받치는 중요한 자원이 된다.한국에도 그런 곳이 있다. 경기 이천에 있는 도자예술마을이다. 예술과 개성이 넘치는 마을로 이번 주말 산책을 떠나보면 어떨까? ◇전통 도자의 메카 된 국제적 예술마을이천하면 품질 좋은 쌀과 도자기가 연상될 만큼 예전부터 도자마을로 이름이 높았다. 이천이 도자와 인연을 맺은 것은 16세기 초부터였다고 한다. 이천 특산품으로 백옥과 도기(陶器)가 유명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을 정도였다.이천이 도자마을로 명성을 이어온 것은 도자 원료인 양질의 흙과 땔감이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한양과 가까워 도자를 유통하기 편한 지리적인 여건까지 갖췄다. 지금까지도 이천 곳곳에 도자기를 생산했던 가마터 유적이 남아 있을 정도니 조선시대 도자마을로 얼마나 융성했을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와 6·25전쟁 등으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전통 도자기의 명성을 이어가려는 도공들의 노력으로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다.일명 ‘예스파크’로 불리는 이천도자예술마을이 지금처럼 대규모 도예촌으로 성장한 것은 2005년 6월 이천 사음동과 신둔면 일원의 360만여㎡를 국내 첫 도자산업특구로 지정하고부터였다. 기존에 터를 잡은 도예가를 중심으로 좋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싶은 전국의 도예가들이 이곳에 모이면서 지방자치단체와 도예가들이 힘을 합쳐 2018년 4월 신둔면 고척리에 국내 최대 공예타운(40만6000㎡)인 도자예술마을을 조성했다. 해외에서 한국 도자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이천에 거주하는 도예명장들이 2018년과 2019년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세계문화유산·장인 박람회에 참여해 도자 제작 과정을 시연하기도 했다. 관람객은 물론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까지 열광하기도 했다.우리 도예의 우수성은 K콘텐츠에 중심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이천도자예술마을은 이미 국제무대에서 예술 도시로 인정받았다. 2018년 6월 폴란드에서 열린 제12회 유네스코 연례회의에서 국내 최초로 공예부문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돼 세계 도자문화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총 72개국 180개 창의도시의 의장(議長)도시로 추대되기도 했다. 세계가 도자를 비롯한 한국 공예의 우수성에 주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매년 열리는 이천도자기축제에는 독일 등 외국 작가의 참여가 꾸준하다. 이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한국 도자는 1990년대까지 주로 일본으로 수출됐다. 최근에는 프랑스나 영국 등 유럽은 물론 미국이나 중동에서도 관심이 커졌다. 이천의 도요장 한 곳이 영국과 10억원 어치의 수출계약을 진행한 이력도 있다. 유럽에서는 분업으로 도자를 만든다. 한국의 명장들은 모든 과정을 혼자 진행한다. 그래서 작가의 예술혼이 깃들어 있다. 가치도 높게 평가된다. 한국 도자는 형태 변화가 다양하고 중후함이 있다”고 말했다.이천도자예술마을은 가마마을, 사부작마을, 회랑마을, 별마을 등 모두 4개 마을로 나뉘어 있으며 도자를 필두로 유리, 옻칠, 고가구·조각·목공예·섬유 등 350여 개 공방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70~80%를 도자가 차지한다. 공방이 입주한 건물은 보통 3층짜리로 공방에 따라 1~2층은 공방, 2~3층은 주거 공간으로 사용하는데 3층을 게스트하우스로 꾸민 곳도 30여 곳이나 된다. 당일 코스로 방문할 수도 있고 예술을 체험할 목적이라면 장기체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도자 체험하며 느끼는 예술의 향기마을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소는 3층짜리 건물이 기타 모양으로 디자인된 세라 기타문화관이다. 도자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수제 기타 제작 공방을 보고 우쿨렐레 제작 체험을 할 수 있다.전통기법으로 도자기를 구워내는 가마마을은 이천도예마을의 상징 같은 곳이다. 그중 이향구 도자 명장이 운영하는 남양요 전통가마는 꼭 들러야 할 곳이다. 이곳에서는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는 모습과 소성 과정 등 도자기 제작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공방에 딸린 점포에는 이 명장이 만든 다양한 도예작품이 전시돼 있다.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작품은 한 점 가격이 8천만원이나 하는 대작 ‘달항아리’다. 이천도예마을을 찾았다면 해주도자박물관은 반드시 들르는 것이 좋다. 해주 엄기환 선생이 운영하는 박물관에는 60년간 작품 활동을 하면서 모아 놓은 도자기들이 전시돼 있다. 엄 선생의 작품이 대부분이지만 지순택, 서광수 같은 한국 대표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전통 도예뿐만 아니라 다양한 생활자기도 만날 수 있다. 여경란 도예가의 공방 ‘여기담기’에서는 강아지, 새 등 동물 캐릭터와 어린아이들의 형상을 빚은 도자기를 구경할 수 있다. 도자예술이 단지 그릇을 만드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박기용 작가의 물레를 이용한 백자 그릇과 노미랑 작가의 독특한 도자 조각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가기공방, 실용성을 갖춘 자기 전문 공방인 토토공방도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도자기 외에 다른 구경을 하고 싶다면 별마을에 있는 유리공방 플럭스(FLUX)를 추천한다. 관광객들이 유리공예를 직접 체험할 수 있고, 다양한 유리공예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이천도예마을 여행 팁이천도자예술마을의 공방들은 저마다 개성이 강하고 전시된 작품도 다양해 사전에 정보를 일별한 뒤 둘러보면 더욱 깊이있게 관람할 수 있다. 도자예술마을 입구의 한옥으로 조성된 관광안내소에 지도와 공방 정보 등이 수록된 안내서가 비치돼 있다. 안내 직원으로부터 공방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도자예술마을 내 모든 공방은 작가의 작업 공간뿐만 아니라 갤러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작가로부터 직접 창작 의도를 듣고 작품을 감상하거나 살 수 있다.걷기를 좋아한다면 천천히 공방들을 둘러보면서 구경할 수 있지만 워낙 단지가 커서 차로 이동해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거의 모든 공방에 주차장이 있고 도로도 잘 정비돼 있다. 함께 가볼만한 곳이천은 말산업특구이기도 하다. 호법면 솔밭승마클럽에서는 체험 승마를 할 수 있다.말과 교감하며 땀 흘리고 나면 기분이 제대로 전환된다. 신둔면의 ‘안옥화음식갤러리’는 약선요리를 내는 농가 맛집이다. 맛도 좋고 보기에도 예쁜 음식들을 예쁜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낸다.가정집을 식당으로 사용해 분위기가 더 푸근하다. 사전 예약으로만 운영된다.마장면의 에덴파라다이스호텔은 이천의 새로운 숙소로 주목 받는 곳이다. 정원이 예쁘고 찻집이 운치가 있어 투숙하지 않더라도 일부러 찾는 이들이 제법 있다./최병일 작가

2023-03-30

순흥은 역모 땅인가, 충절 고장인가… 단종 아픔 품은 영주

단종과 관련 영주시(순흥)는 아픈 역사를 안고 있다.단종복위를 이끌던 금성대군의 죽음, 순흥도호부의 폐부와 함께 역적의 고장이라는 오명, 백성들의 죽음으로 이어진 피끝마을, 올곧은 충성심으로 백성들로부터 신격화 된 금성대군의 제를 지내는 두레골 성황당이 아직 그 맥을 이어오고 있다.단종애사에는 비구니가 된 단종의 누이 경혜공주와 남편 정종, 사약을 받은 단종의 숙부인 금성대군과 안평대군의 가슴 시린 사연을 담고 있다.단종과 관련한 슬픈 가족사와 단종으로부터 왕권을 찬탈한 수양대군은 권력의 화신인가, 왕권 강화를 위한 결단이었나, 순흥은 역모의 땅인가, 충절의 고장인가를 두고 현재까지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 금성대군과 두레골 성황제금성대군은 세종과 소현왕후 사이에서 6남으로 태어났다.이름은 유(瑜), 단종의 숙부이자 왕위를 찬탈한 수양대군의 친동생이다.금성대군은 수양대군이 단종으로부터 왕권탈취의 야심을 갖자, 이에 반대하다 1455년 단종 3년 모반혐의로 삭녕에 유배되고 다시 광주로 옮겨졌다.1456년 성삼문·박팽년 등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이 실패하자 이에 연루돼 경상도 순흥(영주)으로 유배지가 옮겨졌다.금성대군은 순흥부사 이보흠과 함께 고을 군사와 향리를 모으고 도내의 사족들에게 격문을 돌려 의병을 일으켜 단종복위를 계획했으나 거사 전에 발가되 반역죄로 처형당했다.순흥부의 주민들은 사약을 받고 사사된 금성대군의 충절을 받들어 신격화하고 사사된 곳에서 그의 혈흔이 묻은 돌을 발견하고 주변에 단을 쌓고 제사를 지냈다.이를 금성단이라 하며 현재 영주시 순흥면 소수서원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금성대군의 혈석은 소백산 국망봉 밑 두레골에 옮겨 모셔졌고 이 일을 주관한 사람들은 상민(常民) 자치기군인 순흥초군청이었다.순흥 사람들은 매년 정월 대보름날 정성을 모으고 소를 잡아 금성대군 제사를 지내는 두레골 성황제를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금성단 근처에는 정축지변 당시 스스로 말라죽은 후 200년 뒤 되살아나 충신수라 불리는 압각수가 있다.압각수가 살아난 1년 후쯤 순흥도호부가 재설치 돼 압각수는 현재까지 영물로 지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피끝마을마을 이름은 ‘피’가 냇물을 따라 흐르다 멈춰 ‘끝’난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다.1457년 금성대군과 순흥부사 이보흠의 단종복위 거사가 실패하자 세조의 측근인 한명회와 6촌간인 안동부사 한명진이 군사를 이끌고와 순흥도호부에 불을 지르고 인근 백성들을 무참하게 죽였다.그리고 다시 한양에서 철기병이 출동해 2차 학살을 저질렀다.이로 인해 당시 도호부였던 순흥은 황폐화되고 근방 30리 안에 산 사람이 없다고 할 정도로 처참한 지경에 이르렀다. 이를 정축지변이라 한다.당시 순흥과 주변 지역에 살던 사람들은 284호에 1천679명이었지만 단종복위 사건으로 당시 약 300여명의 백성들이 희생 됐을 것으로 역사가들은 추론하고 있다.단종애사의 묘사에 따르면 이때 순흥 청다리 아래 목이 잘려 죽은 사람들의 피가 죽계천을 타고 10리를 흘러 멈춘 곳이 지금의 동촌1리이다. 이런 연유로 이곳은 ‘피끝마을’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됐다.당시 순흥에 본적을 두고 있던 순흥 안씨 문중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전해진다.□ 순흥면의 수난순흥은 역모의 땅이라 해 온갖 차별을 받게 된다.당시 도호부였을 만큼 컸던 순흥은 단종복위 사건을 계기로 폐부가 되고 행정 구역은 각각 영천(榮川), 풍기, 봉화로 나뉘어져 통합 된다.순흥에 소수서원을 세운 주세붕이 정축지변 당시 억울하게 죽은 원혼들이 밤마다 울어대자 이들을 달래고자 바위에 붉은 글씨로 경(敬)이라 새겼다는 경자바위의 유래가 조선 후기의 유학자인 이야순의 글을 통해 전해지며 경자 바위는 소수서원내 죽계천변에 현존하고 있다.현재도 지역 주민들은 어린아이들을 놀릴 때 ‘순흥 청다리 밑에서 주워왔다’고 하는데 이는 정축지변 당시 고아가 된 어린 아이들이 이곳에 버려졌다가 키워진데서 유래했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단종단종은 1441년(세종 23)에 문종과 현덕왕후 권씨 사이에서 외아들로 태어났으며 이름은 홍위(弘暐)다.비는 여산부원군 송현수의 딸 정순왕후 송씨다.단종과 정순왕후 사이에는 후사가 없었다. 1448년(세종 30) 8세의 나이로 왕세손에 책봉되고 1450년 문종의 즉위와 함께 왕세자가 됐다.1452년5월, 문종이 죽으면서 왕위에 올랐다. 이때 단종의 나이 12세였다.단종은 즉위 1년 만에 숙부인 수양대군이 일으킨 정란(靖亂)으로 유명무실한 왕이 됐다.1455년 왕위를 수양대군에게 선위하고 상왕으로 물러났다.1457년(세조 3) 6월에 성삼문, 박팽년 등의 집현전 학사들이 단종 복위 운동을 펼친 것을 기화로 노산군(魯山君)으로 강등됐다.노산군으로 강등됨과 동시에 영월로 유배된 단종은 금성대군의 단종 복위 계획이 사전에 발각된 사건을 계기로 사약을 받았다.□ 단종 가족사문종의 아내 세자빈 권씨는 단종을 낳은 다음날 산후병으로 사망한다.문종은 재혼하지 않고 6살이 된 경혜공주와 단종 남매를 키웠으나 재위 2년만에 사망하면서 어린 남매만이 남게 됐다.경혜공주의 남편 영양위 정종은 금성대군과 친했다는 이유로 강원도 영월, 경기도 양평, 수원, 김포 통진으로 유배지를 옮겨 다녔다.이때부터 경혜공주는 정종과 함께 유배지에서 함께 생활하게 된다.1456년 사육신 사건이 터지며 정종과 공주는 전라도 광주로 유배되고 이곳에서 혼인한 9년만에 아들 정미수가 태어난다.정종은 모반을 꾀했다는 혐의로 1461년 한양으로 불러올려 심문을 하고 거혈형에 처해진다.경혜공주는 동생 단종과 남편 종종, 삼촌들이 죽임을 당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한 많은 삶을 살다가 비구니가 된다.1474년 38세 일기로 생을 마친다.단종의 삼촌인 안평대군은 계유정난에서 이복동생 계양군 이증의 무고로 수양대군이 김종서 등 반대세력을 죽일 때 강화도로 귀향 보내지고 이후 교동도로 이배 되며 36세에 사사 당한다.안평대군은 김종서가 수양대군을 견제하고자 끌어들이면서 다수파의 중심적 역할을 하게 됐다.세조(수양대군)의 삼촌이자 단종의 큰 할아버지격인 양녕대군은 세조를 지원하며 단종, 금성대군, 안평대군, 정종의 죽음에 깊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세조실록 9권에 남아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3-03-27

문화로 물드는 대한민국·문화로 꽃피는 지방시대

문화체육관광부는 윤석열 정부의 국정목표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이행하기 위한 문화 분야 비전을 담은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전략’을 23일 발표했다.법정 인구감소지역 89곳 중 85곳이 비수도권에 위치하는 등 지방소멸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박보균 장관은 “지방시대는 문화로 펼쳐진다. 지역 주민의 문화만족도가 높아져야 지역소멸을 차단할 수 있다”라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박 장관은 “경제, 교육보다, 문화에 투자할 때 지역의 경쟁력이 높아진다”라며 “오늘 발표한 정책과제들을 충실히 이행하여 각 지역이 지닌 고유의 문화매력으로 도시의 경쟁력과 차별화를 이끌어내겠다”라고 밝혔다.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 만들 3대 전략·11대 과제문체부는 지난해부터 전문가 자문과 대구를 비롯한 지역 순회 의견수렴 등을 진행하고, 핵심 국정 가치인 자유와 연대를 바탕으로 ‘지방시대 지역문화정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정책비전을 ‘함께 누리는 문화, 문화로 매력있는 지역’으로 제시하고 현재 각 10%로 나타나는 읍·면지역 주민과 대도시 주민 간 문화예술관람율 및 여가생활만족도 격차를 2027년까지 5% 내로 축소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이를 실현할 3대 추진전략은 △대한민국 어디서나 자유롭고 공정한 문화누림 △지역 고유의 문화매력 발굴·확산 △문화를 통한 지역자립과 발전이며 11대 추진과제 중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국립 문화시설 확충과 지역 구석구석 ‘고품격 문화서비스’ 제공비수도권은 수도권에 비해 전체 문화시설 수뿐 아니라 국립 문화시설 수도 저조해 문화향유의 ‘양’과 ‘질’ 모두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국립중앙박물관 소속관(충주·진주), 국가문헌보존관(평창) 등 주요 국립문화시설 5곳을 2027년까지 비수도권에 신규 및 이전 건립하고, 현재 서울에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세종 이전을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예정이다.수도권에 가지 않고도 고품격 문화예술 공연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국립예술단체와 박물관의 지역 순회공연·전시도 확대한다. 국립오페라단· 발레단·합창단 등의 지역 순회공연은 지난해 81개 지역에서 올해 101개 지역으로 25% 확대돼 지역 주민들을 찾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 주요 소장품의 순회전도 지속 추진한다. △동네마다 슬리퍼를 신고 즐기는 문화생활 ‘15분 문화슬세권’ 조성공공문화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뿐 아니라, ‘문화도시’ 등 지역 지원 사업과 연계해 지역서점, 카페, 공방과 같은 일상공간에서도 소소하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15분 문화슬세권(슬리퍼+역세권의 합성어)’을 조성한다. 지난해 전국 18개 문화도시에서 3천407곳의 동네 문화공간이 탄생했고, 2027년까지 약 1만 곳을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약 80개 지역 중소형 서점에는 문화활동 프로그램 운영을 지원하고, 지역 갤러리 및 유휴 전시공간 60여 곳에 다양한 시각예술콘텐츠를 제공한다. 매달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에는 지역별 특색 있는 공간들이 문화공간으로 재발견된다. 거제도는 지역 내 5개 해수욕장에서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 프로그램을 여는 등 지역마다 문화생활의 지형이 확장될 예정이다. △인구감소지역에 대한 우선·맞춤 정책지원으로 지역소멸 대응올해부터 인구감소지역은 문화·관광분야 4개 공모사업에서 가점 부여 등 우대를 받고, 박물관·미술관 운영에 있어 법정 기준을 완화 적용하는 등 정책특례를 받는다. 문화환경이 취약한 지역에는 문화인프라·프로그램· 인력 등을 맞춤 지원(‘지역문화 활력촉진 지원사업’)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협업을 통해 ‘지역활력타운 조성’을 신규 추진(2023년 7개 지역)한다. 지역활력타운은 주거·생활인프라·생활서비스가 복합된 생활거점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문체부는 선정된 지자체에 국민체육센터 건립과 문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K-컬처의 원형인 지역문화, 특색있는 고유 매력을 발굴·확산K-컬처가 세계인의 이목을 사로잡는 상황에서 각 지역이 가진 고유의 문화매력을 발굴하고 널리 알리기 위한 노력도 이어간다. 지역별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유·무형 문화 자원인 ‘지역문화매력 100선’을 선정해 국내외에 알린다. 또한 워케이션, 생활이 여행이 되는 생활관광(‘살아보기’) 등으로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지역 명소·상품 할인혜택이 주어지는 ‘관광주민증’ 발급(11개 지역) 등으로 생활인구를 유입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지난해 10월부터 강원 평창과 충북 옥천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관광주민증’ 사업은 올해 2월까지 5개월간 발급자 수가 2개 지역 정주인구의 52%인 4만7천여 명에 달한다. △지역발전을 이끌 문화분야 전문인력 양성과 일자리 창출지역의 청년들이 문화를 통해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감수성을 키우고 이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게 하는 정책들도 추진한다. 먼저 청년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문화·예술 교육을 받고 관련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생애주기별 맞춤 교육과 일자리 창출·매칭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학교 교육과 연계한 문화예술교육을 지원(‘예술꽃 씨앗학교’)하는 한편, 올해부터는 초등학생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 자긍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각 지역의 수업용 교육자료 제작을 지원한다.(2023년 3개 지역 공모) 향후 이를 확대해 정식 인정절차를 거친 ‘지역교과서’를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부터 2027년까지 지역문화 기획자 총 1천850명 양성을 목표로, 지역대학의 문화 관련학과 졸업자 등 대상 전문 교육과 지역 내 문화재단, 문화원 등 문화시설에서의 일 경험(인턴십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내년부터는 지역 문화자원을 활용한 창작·창업에 도전하는 ‘로컬콘텐츠 프로듀서’ 지원과 문화분야 인력 매칭 시스템인 (가칭)‘지역문화 인재은행’ 도입 등을 신규 추진해 창의적 인력을 통해 지역의 자립 기반을 다질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03-23

“바이오 강국,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단’이 선도한다”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지난 15일 국토교통부 산업입지정책심의회 결과에 따라, 신규 국가산업단지로 최종 선정했다.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는 윤석열 대통령 대선 지역공약으로 이번 신규 국가산단 선정을 통해, 국정과제인 바이오헬스 강국 도약을 선도해 나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2030년까지 풍산읍 노리 일원 132만㎡(약 40만평) 부지에 3천579억여 원을 투입해 ‘안동 바이오 생명 국가산업단지’를 건설한다.이곳 산단에는 백신·HEMP 바이오의약 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바이오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방시대를 선도하는 국가 균형발전의 초석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 안동시가 국가산단 신청에 앞서 입주수요를 조사한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부지에 입주를 희망했다.안동시는 이를 바탕으로 2040년까지 76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4조2천800억 원이 투자되고, 생산유발 효과는 8조6천200억 원에 달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3만여 명의 고용유발효과도 기대된다.권기창 안동시장은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국가산단 지정과 관련,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글로벌 백신·바이오 산업의 허브로 발전을 거듭해 국가 바이오산업 발전을 주도하고 지방시대 국가균형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염원하는 시민들의 여망에 부응해 미래 백년대계를 이끌어 갈 안동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국가산단 선정 비결은.△지역 경제의 발전을 소망하는 시민들의 염원과 함께 그간 구축해온 바이오 산업 기업·기관의 우수한 생태계와 사통팔달의 교통망, 기업들의 높은 입주 수요가 만나 이번 신규 국가산단 선정이 이뤄질 수 있었다.무엇보다, 대통령의 지난 대선 공약으로 발표되고, 바이오산업을 통한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목표로 하는 국정과제에 부합한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안동은 지역경제의 새로운 동력으로 바이오산업을 육성해왔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유치해 안동에서 국내 최초의 국산 백신 1호를 생산했고, 2020년 헴프 규제자유특구에 지정되며 의료용 헴프 산업화의 새 지평도 열고 있다.백신산업 전주기 지원을 위한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비임상지원)와 동물세포 실증지원센터(임상시료생산지원)도 마련했다.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국제백신연구소 등을 통한 국내외 연구 기관 네트워크는 산업 생태계를 이끌어 가고 있다.국가산단 선정에 앞서, 2회에 걸친 입주 수요조사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부지에 입주를 희망했다. 특히, 핵심업종(10개사, 6개 업종) 및 연관업종(47개사, 14개업종)에서 112.6%의 수요를 확보했다.또한, 국도34호선 인접, 중앙고속도로(서안동IC)가 근접하고 있으며, 중앙선 복선화 사업을 통하여 중부 내륙권의 지리적 중심지 및 우수한 광역접근성을 가지고 있다.-2030년까지 국가산업단지 완성을 위한 안동시 향후 계획은.△앞으로, 바이오·백신 인프라와 국내외 네트워크를 통한 글로벌 바이오·백신 생산거점 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백신 원천 기술개발 연구, 백신 생산 신기술 공정 개발 및 상용화 생산 방식 도입, 백신 소부장 국산화 실증, 헴프 소재 원료 의약품을 활용한 다양한 제품 제조 등으로 의료의약품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또한, 경북 안동 백신산업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 전남 화순 바이오메디컬 클러스터와 연계한 백신 공동 연구개발, 실증, 상용화 등을 통하여 국가 바이오생명산업 발전을 선도할 계획이다.기존 바이오 산업 시설에 더해 백신후보물질 기술개발을 위한 첨단백신공정기술센터, 백신 인재양성을 위한 백신전문인력육성지원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다방면의 기업지원을 위한 바이오·백신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국가백신은행, 원부자재 실증, 헴프실증지원센터도 구축해 전주기 지원 기반을 마련한다. 글로벌 바이오 캠퍼스도 유치해 바이오·백신산업의 세계화를 선도할 것이다.우선 국가산단을 시행할 사업시행자를 선정 후, KBI의 타당성조사와 산업단지계획(안) 수립 후, 인·허가 등의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산업단지계획 심의를 거쳐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된다. 산단 예정지 주민들의 수용성 확보에도 최선을 다해 사업 기간을 앞당길 것이다. 지난해 실시한 수요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맞춤형 지자체 지원정책을 개발해 기업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조례 제정도 필요하다. -국가산단 입주 희망 기업들과 예상 투자 금액은.△전문 조사기관을 통해 총 2회에 걸쳐 기업체 책임자를 대상으로 입주수요조사를 실시했다.수요조사 결과 172개 기업이 산업용지 면적 대비 227.2%(91만㎡)의 입주수요를 희망했다. 핵심업종(10개사, 6개 업종) 및 연관업종(47개사, 14개 업종)은 112.6%의 수요를 확보했다.특히, 앵커기업인 SK바이오사이언스는 10만㎡에 5,000억여 원의 전략적 투자를 계획하고 있고, 유한건강생활에서도 6.6만㎡ 부지에 1천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입주 기업 등 투자효과 및 생산유발, 고용유발 효과 등 기대효과는.△세계 백신시장은 2019년도 330억 달러에서 2021년 656억 달러, 2022년에는 29% 증가한 849억 달러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세계 헴프 시장은 2018년 134억 달러에서 2024년 444억 달러로 연평균 2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국가적으로 바이오 산업 육성의 필요성이 급속히 커져가는 시점이다. 국정과제인 “바이오·디지털 헬스 글로벌 중심국가 도약”을 주도해 나간다는 목표로 바이오·백신산업 클러스터 조성, 백신 전주기 지원 및 선순환 백신 생태계 구축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또한, 식약처가 최근 2024년까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헴프 성분 의약품의 제조수입 허용 이후 헴프 특구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 대마 산업 발전을 이끌어 갈 계획이다.국가산업단지 최종 가동단계에 이르면 76여 개의 기업이 입주해 4조2천800억원이 투자되고, 생산유발 효과는 8조6천200억원, 3만여 명(직접고용 4천300명, 고용유발효과 2만7천9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국가산업단지 조성(총사업비 3천579억원)에 따른 4천억원의 생산유발효과와 1천301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예상된다. 권기창 안동시장 -취임 후 가장 큰 성과다 이번 성과 외에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국가산단에 입주하는 기업의 투자와 생산을 통한 경제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 무엇보다 산학협력을 통한 청년 일자리 창출로 젊은 인재들이 도시로 떠나지 않고 안정적으로 취직해 인구소멸의 위기를 극복하는 선순환 효과로 젊고 활기찬 도시가 조성되는 것이 가장 기대된다.이번 국가산단 선정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기회발전특구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전 기업에 대해 파격적인 세제지원과 규제특례가 가능해 현 정부가 비전으로 삼는 지방시대 균형발전의 최적지로서 특화모델을 발굴하고 추진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이제 지역 숙원 사업으로 경북 도청 이전에 이어,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에 선정이 해결됐다. 남아있는 숙원사업은 자연환경보전지역 해제와 70사단부지 활용, 공동 의과대학 유치를 꼽을 수 있다.-국가산단과 관련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말을 실감하며 지역경제 발전을 염원해온 15만 안동시민과 함께 국가산단 선정의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이제 안동은 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선정으로 우리나라의 바이오 생명산업을 대표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것이다.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가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바이오 전문 산업단지가 될 수 있도록 안동의 부흥을 위해 시민 여러분과 손을 잡고 힘차게 전진 또 전진하겠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3-03-19

스마트농업 사활 건 영천, ‘농업 1조시대’ 연다

영천시가 찾아오는 부자농촌 건설을 목표로 농업발전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2018년부터 매년 100억 원씩 농업 예산을 증액하고, 올해 1천56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경쟁력 있는 부자농촌을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영천시의 농가수는 21년 말 기준으로 1만5천 579호로 영천시의 총 세대수 5만3천904세대의 29%를 차지하고 있고, 경지면적은 1만 7천806ha(논 30%, 밭 70%)이다.농업총생산액 8천823억원(조수익 8천 610억 가공 213억) 중 농업소득은 3천759억원으로 농가당 2억4천 128만원이다. 소득 구성비는 과수 49%, 마늘 23%, 축산 21%, 기타 4%, 벼 3%이다.영천시는 농업 1조원시대를 열기 위해 농업의 첨단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원과 방안을 내 놓고 있다.최기문 영천시장 “먹거리와 직결되는 농업의 기반이 무너지면 우리들의 삶의 터전이 무너지는 만큼 급변하는 국내외 환경에 발 빠르게 적응해 농가 소득을 보장하고, 농촌의 미래가치를 창출해 나가기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해 농업 분야 성과중앙부처와 경북도로부터 총 10개의 기관 표창을 받았다. 대표 적으로 영천 한방마늘산업특구이다. 전국 184개 특구 중 최우수 특구로 선정돼 대통령 표창과 상금 2억 원을 받았다. 농기계임대사업 평가에서는 3년 연속 전국 2위, 경북도 1위를 받아 14억 원의 사업비도 확보했다.이밖에 시·군농정평가에서는 9년 연속, 농식품 수출정책 시군평가에서는 3년 연속으로 기관표창을 받았다. 또 채소특작분야 시책평가 대상, 농산물 직거래 우수시군 평가 대상, 축산업무 종합평가 대상, 농촌진흥사업 우수기관 종합평가 최우수상 등의 성과를 냈다.□ 전국 최초로 작약 주산지 지정지난 1월 26일 전국 최초로 작약 주산지에 지정됐다. 작약 주산지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지정하는 재배면적 50ha 이상을 충족해야 한다. 영천시는 2020년부터 재배면적이 꾸준히 증가해 현재 300농가에서 110ha를 재배하고 있다. 생산량은 5천 여t으로 전국 생산량의 34%를 차지하고 있다.주산지로 지정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2019년부터 이어온 작약 꽃 축제를 통해 영천 작약에 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하는 등의 노력이 인정을 받았다. 시는 주산지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다져나가기 위해 2023년~2027년 영천시 원예산업 발전계획에 작약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육성할 계획이다.지난해 경북생약농업협동조합이 밭작물공동경영체육성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받은 사업비 10억 원으로 작약 선별·가공·저장시설을 건립하고, 농가 조직화로 안정적인 생산기반을 확보할 방침이다. □ 유류비 인상에 따른 농민 지원책기록적인 한파와 함께 최근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정부와 각 지자체는 서민 난방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농가들이 외면받지 않도록 경북 최초로 시 자체 예산 10억 원을 긴급 투입했다.농업용 기계·난방기를 사용하는 1만2천500호 농가에 지난해 면세유 인상분 차액 일부를 지원할 예정이다.□ 일손부족 해결 위한 지원책영천시는 경북도 발표 ‘시군 장래인구 추계’에서 2040년 인구 증가 지역으로 전망됐다. 합계 출산율 또한 전국 시구 단위 1위를 차지하는 등 지역소멸의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열어가고 있지만, 안심하긴 이르다.특히, 농업분야에서는 일손부족이 큰 애로사항이다. 안정적으로 농촌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단기적으로는, 농촌인력지원센터의 내실 있는 운영과 외국인 근로자 확보, 청년 농업 육성으로 농촌 고령화 문제를 적극 해결해야 한다.시는 우선 동서남북 권역별 농기계임대사업소에 더해 작산동 일원에 제5사업장을 추가 건립해 일손부족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중장기적으로는 지방소멸과 함께 기후변화, 고령화 등에 적극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팜 단지를 확대하고, 정보통신기술과 농업을 접목해 첨단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농업을 새로운 일자리로 바라보는 청년들을 위해 스마트팜 취·창업, 영농정착 및 융자지원 등 맞춤형 지원도 강화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 농업분야 경쟁력 확보 방안지역의 건강한 먹거리가 안정적으로 직거래될 수 있도록 로컬푸드직매장 개설을 적극 검토하고 별빛한우, 영천와인 등 지역의 농·특산품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차별화된 홍보 전략을 도모하고 있다.한방마늘산업특구, 마늘주산지, 마늘농촌융복합산업지구 지정으로 제2도약기를 맞은 영천마늘의 브랜드화를 위해 올해 경북 1호 마늘 공판장과 마늘 융복합센터 건립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로 차별화된 경쟁력도 확보할 방침이다. 코로나 여파로 대내외 농·특산물 판매시장이 위축되고 지난해까지 성장했던 샤인머스캣도 과잉생산과 품질저하로 인해 판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대외적인 농업유통환경 변화에 따른 농민들의 위기감에서 벗어나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신품종 개발과 새로운 해외 유통망 개척에 적극 나선다. 또 착과량 및 출하시기 조절과 농업인들의 인식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의 신뢰를 회복해나갈 방침이다.영천/조규남기자 nam8319@kbmaeil.com

2023-03-16

누구나 살고 싶은 청송군쾌적한 도시 건설로 시작

2023년 봄을 맞은 청송군은 주민의 행복과 지역의 발전을 위해 각종 사업 계획을 수립해 열정적으로 이를 추진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누구나 살고 싶은 행복한 농촌공간 조성”이란 올해 목표를 세운 청송군은 정주서비스 기능 확충과 활력을 촉진하고자 22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청송군은 체계적인 농촌 정비와 살고 싶은 농촌마을 조성, 쾌적한 도시 건설, 낙후된 시가지 재생, 농촌 일손 부족 해소 등의 세부적 사업 추진으로 군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아래에서 그에 관한 구체적 사업 추진 계획을 알아본다. □ 청송읍 행정문화센터, 기초생활 기반 확충가장 먼저 농촌공간 정비 및 살고 싶은 마을 조성을 위해 청송읍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이 진행된다. 청송읍 행정문화센터를 신축하기 위해 읍사무소를 청송군 실내체육관으로 임시 이전했고, 상반기 중 신축공사가 발주된다. 이를 통해 청송읍의 기초생활 기반 확충과 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주변 마을과 연계된 농촌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게 청송군의 복안이다.청송읍 소재지 금월로엔 55억 원의 예산으로 전신주와 통신주를 지중화 해 전선 없는 거리를 조성한다. 이는 ‘산소 카페’로 불리는 청송의 청정한 이미지를 높이고 안전한 보행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진행되는 사업.또한 농촌공간 정비사업은 공모 신청을 추진 중이며 4월에 최종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향후 5년간 추진되는데, 청송읍 덕리 일원에 축사 7동, 우사·견사 12동, 기타 창고 7동 등을 철거해 악취와 소음 등 고질적 민원을 해결할 것으로 기대된다.유해시설 철거 후에는 공공임대주택, 영농실습농장, 농촌커뮤니티 복합문화센터 등을 조성해 주거와 복지서비스 인프라를 구축하게 된다. 이와 함께 마을 만들기 사업, 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으로 마을회관 리모델링, 마을 진입로 확장, 담장 정비 등도 진행돼 안정적인 생활 인프라도 확충된다. □ 도시재생사업으로 낙후된 시가지 정리부남면 1개 지구, 진보면 4개 지구엔 도시계획도로를 정비해 체계적 정주기반을 마련하고, 청송군관리계획을 재정비해 개발 및 보전체계도 구축한다. 군 계획시설 등에 대한 민원을 해소함으로써 행정 신뢰도도 향상시킬 계획이다.다른 한편으로는 도시재생사업으로 청송읍과 진보면 소재지의 낙후된 시가지를 새로운 환경으로 변화시켜 나간다. 진보진안지구 도시재생뉴딜사업은 복합커뮤니티센터 신축, 마을회관과 복지회관 리모델링, 노후주택 수리 등으로 추진된다.도시재생뉴딜사업과 연계해 추진되는 진보로 전선지중화사업은 ‘산소 카페 청송군’의 깨끗한 이미지를 만드는 데도 일조할 전망이다.또, 청송금곡지구 도시재생사업으로 청송읍 금곡리에 ‘5080 청춘 삶터’ 복합커뮤니티센터를 조성 중이며, 여기서는 창업지원, 건강·문화, 취미활동 등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이는 5080 신중년층 세대를 중심으로 한 사회통합과 공동체의식 활성화에 도움을 주게 된다.청송군은 이외에도 안정적 영농 수행을 위한 기반 마련과 농촌일손 부족 해소를 위한 지원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으로 도시 사람들에게 농촌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귀농인들에게는 영농기술 학습과 정보습득 활동을 지원할 방침이다.농촌지역 일손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송군 영농일자리지원센터와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영농일자리지원센터는 사과 적과, 고추 수확, 사과 수확 등에 필요한 인력을 350농가, 4천여 명가량 지원할 계획이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프로그램 시행을 통해서는 외국 지자체와 MOU 체결 방식과 결혼이민자 가족 및 친척 초청 방식으로 110농가에 630명의 인력을 지원할 예정이다.여기에 더해 과중한 농작업 활동과 가사를 병행하는 여성 농업인들의 복지 증진을 위해 출산농가 영농도우미 지원, 행복바우처 지원, 농작업 편의장비 지원, 공동급식시설 지원 등의 사업도 시행된다. □ 정주환경 개선은 ‘도약하는 청송’의 밑거름최근 청송군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지역으로 지정됐다. 안정적인 정주환경 조성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건설행정서비스 만족도 제고 및 댐·발전소 주변지역 균형발전’ ‘쾌적한 가로환경 조성 및 도로 인프라 구축’ ‘농업기반시설 확충으로 안정적인 용수공급’ ‘자연과 환경이 조화되는 친환경적인 하천정비’ ‘주민생활 편익시설 확충으로 살기 좋은 행복 청송 건설’은 위와 관련된 세부 전략. 이는 ‘하나되는 청송, 그 이상의 도약’을 실현하는데 기여할 전망이다.군은 댐·발전소 주변 균형개발을 위해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7억 원,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에 2억8천만 원을 투입한다. 이 예산으로 댐과 발전소 건설의 간접피해를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득증대 및 생활기반 조성사업이 추진된다. 안정적인 건설 환경 조성과 지역 건설 산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게 청송군의 의지다.관내 도로 정비를 통해서는 군민의 안전과 도로 이용 편의를 증진시킨다. 군도 및 농어촌도로 확포장, 선형 개량, 아스콘 덧씌우기 등은 쾌적한 도로환경을 제공하게 되고, 어린이보호구역 안에 신호기·무인단속카메라 등을 설치해 교통사고도 예방한다.또한 청송교·월막교, 덕천교·송강2교·중평교 등 2종 시설물(연장100m 이상 교량)에 관한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하고, 그외 교량도 정기 안전점검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정비해 사고를 사전에 예방해 나갈 방침이다.농업용수 부족으로 상습적 가뭄 피해를 입고 있는 이전·거두지구에는 소규모 농촌용수개발사업을 펼쳐 저수지, 용수로 등의 수리시설을 설치한다. 이는 농업용수의 안정적 확보·공급으로 가뭄 피해 최소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이와 함께 청송군은 진보면 세장리 황곡지구, 안덕면 지소리 구덕지구, 현서면 모계리 두루골지구엔 취수시설과 송수관로를 설치하고, 노후된 저수지와 농업기반 시설물 46곳을 개·보수할 계획도 세웠다. 이는 농업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게 된다. □ “군민 만족감 높여줄 다양한 사업 추진”재해위험 개선지구 정비사업과 소하천 정비사업, 하천 시설물 유지관리 및 일반하천 개보수사업, 하천 및 소하천 정비사업 등도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고 군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위해 진행되는 사업들이다.태풍 마이삭·하이선 피해 복구와 반복적인 피해 예방을 위해서는 국·도비 96억 원이 투입된다. 이는 구평천 재해복구사업의 추진으로 이어지며, 이밖에도 자연과 환경이 조화되는 친환경적인 하천생태계를 보전하고 수질환경 개선에도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생활 속 불편함의 해소를 위해 마을 안길 포장, 농로 포장, 세천 정비, 소교량 가설 등 군민 편익시설 확충도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이와 더불어 주민들의 숙원사업을 속도감 있게 해결하고 차질 없이 완료한다는 것도 청송군의 방침이다.지난해엔 진보면 67개 점포의 간판 개선이 완료됐다. 앞으로도 진보로 구간의 순차적 간판 개선사업을 시행해 쾌적한 도시공간을 조성하게 된다. 또, 지방소멸 대응기금 6억 원을 확보해 청송읍과 진보면을 제외한 6개 면 간판개선사업도 실시할 예정이다.이러한 다양한 사업의 추진을 천명한 윤경희 청송군수는 “안정적 정주환경 조성으로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 군민이 행복한 살기 좋은 청송군을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종철·홍성식기자

2023-03-15

“체육공공기관 이전에 집중… 경제·문화관광산업 부흥 시킬 것”

문경시는 민선 4대, 5대 문경시장을 지낸 신현국 시장이 지난해 6월 문경시장으로 다시 당선되며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한때 석탄산업으로 번성했던 문경은 국가에너지산업 구조변화에 따른 석탄산업의 쇠락으로 도시는 점차 활력을 잃었다. 위기감을 느낀 시민들은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 지역 발전을 이끌어 줄 지역의 지도자로 풍부한 시정 경험을 갖춘 신현국 시장을 선택했다. 신 시장은 지난 민선 4·5대 문경시장 재임기간 동안 국군체육부대와 문경 STX리조트, 서울대병원연수원, 숭실대 문경연수원을 지역에 유치하는 등 문경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9대 문경시장으로 다시 취임한 신 시장은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1호 공약으로 스포츠 체육도시 육성을 약속했다.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한다는 긍정의 정신으로 한국체육대학, 대한체육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등 체육 관련 공공기관 및 유관단체를 집중적으로 유치해 문경을 스포츠의 요람으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아시아하키연맹 정기총회와 전국단위 육상·유도·탁구·테니스·태권도·씨름 등 70여개 각종 대회를 국군체육부대 및 지역 체육시설에 분산 개최해 정치권은 물론, 체육인 및 동호인에게 스포츠 도시 문경을 각인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 시장은 이뿐만 아니라 대학과 기업, 국가공공기관을 지역에 유치해 지역 경제와 문화관광산업을 동시에 부흥시키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 경북 소방장비전문관리센터를 문경에 유치한 배경은.△군위군에 위치한 경북소방장비전문관리센터가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기관 유치 전담부서에서 소방관련단체와 이전 예정용지가 있는 산양면을 중심으로 각계각층이 포함된 이전 건립 추진위원회를 신속히 출범시켰다.문경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범시민 서명운동과 도움단체들의 유치 퍼포먼스까지 이어지며 온 시민이 한 뜻을 모았다.지난달 28일 열린 이전지 선정 심사위원회에서는 다른 경쟁 지자체 중 유일하게 시장인 제가 직접 발표자로 참석해 문경시로 이전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수도권과 세종의 중앙부처, 도청 신도시와의 탁월한 접근성, 충북 음성에 위치한 소방장비 검사검수센터와 인접한 거리로 신속한 업무협약이 가능하다는 점이 문경시만의 차별화된 장점이다.또한, 문경에 경북도 소속의 직속기관이 하나도 없다. 이제는 문경시에 위치한 경북도 산하 기관이 필요하다는 지자체 간 형평성도 함께 강조했다.초조하게 결과를 현장에서 기다리다 심사위원회로부터 최종적으로 문경시로 경북소방장비전문관리센터 이전을 확정하는 공식적인 발표를 확인하게 되었다. 대외적으로 공식적인 첫 번째 기관 유치 성과이다.-기관 유치 성과의 비결과 향후 계획은.△평소 늘 강조하는 1%의 가능성도 포기하지 않는 ‘긍정의 힘’이 바로 그 비결이라고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면 그 정성은 결국 판을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한다.이번 경북소방장비전문관리센터의 유치도 모두가 함께 반드시 할 수 있다는 확신을 통해 빠른 행동과 판단으로 유치전에 뛰어들어 관계자들을 설득하고 적절한 부지를 찾는 등 필요한 모든 사항을 하나하나 공들여 이뤄낸 성과이다.무엇보다도 이번 유치전을 통해 문경시의 중점 과제인 기관과 대학 유치를 위한 성공의 경험치를 학습했다고 생각한다. 유치전 프로젝트에서 각자 부여된 역할을 수행하며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최상의 결과를 도출하는 조직으로 훈련된 셈이다. 이 기세로 또 다른 유치 작전을 계속해서 진행할 계획이다. 시민들의 많은 지지와 응원을 부탁드린다.- 시장에 취임하며 했던 중점 공약사항의 추진 경과는.△한국체육대학 문경이전은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뚜렷한 입장 표명이 없어 명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문경에 국군체육부대가 있고, 세계적인 군인체육대회를 치를 만큼 잘 조성된 스포츠 인프라와 수도권과의 탁월한 접근성을 들어 한체대 이전의 최적지로 강점을 홍보하고 있다.1%의 낮은 가능성으로도 국군체육부대를 유치했던 기존의 경험을 살려 끊임없이 전국을 누비며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숭실대학교 문경캠퍼스 추진은 작년 말 문경시와 문경대 간의 확약서 체결에 이어 빠른 시일 안에 숭실대까지 함께 참여하는 3자간의 문경캠퍼스 설립 협약을 준비하고 있다. 두 대학 상호 간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어 전국 최초로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이 통합하는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경새재 주흘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어떻게 되고 있나.△문경의 대표 관광지인 문경새제는 연간 400만명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중부내륙 최대의 관광중심지이다. 주흘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은 문경이 한 단계 도약하자는 관광 명품화 프로젝트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주흘산의 험한 산세를 케이블카 설치로 어린이나 노약자도 백두대간의 중심을 정상에서 조망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더 나아가 관봉과 주봉 간 2.5km의 능선을 잇는 데크로드도 조성해 한국인이 꼭 타고 걸어봐야 할 관광상품으로도 구성할 계획이다. 빠르면 내년 연말 착공에 들어 갈 수 있도록 전담부서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시민과 공직자들에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공공기관 이전을 위한 정치권에 대한 호소는 물론, 관련 부처와 기관 설득 작업에 모든 전력을 쏟을 것이다. 아울러,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 사업들과 산적해 있는 여러 과제들과 각종 행정절차를 긴장감을 갖고 속도를 내 분명한 결과를 이끌어 내겠다.문경시의 시정 슬로건이 ‘긍정의 힘 yes 문경’이다. 저와 공무원 및 시민이 하나가 되어 긍정적인 마인드와 최고의 친절정신으로 공공기관 유치와 문경 발전을 위한 개발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문경의 백년대계를 다질 수 있도록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3-03-13

봄에 떠나는 음악여행… 바다의 선율에 빠지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 삶이고, 피곤한 삶이며, 유배당한 삶”이라고 말했다. 요즘 음악 애호가는 물론 막 음악 감상에 빠져든 20~40대 사이에 LP 음악 열풍이 불고 있다. 1970~1980년대 유행했던 LP 음악감상실이 곳곳에 다시 생겨나고, 중고 LP판이 고가에 거래된다. 지난 해 경기 파주에 지상 4층 규모의 대형 LP 음악감상실이 문을 열었다. 단일 규모로만 따지면 세계 최대 수준이라고 한다.‘노래하고 연주하며 화합하는 곳’이라는 뜻을 담은 콩치노 콩크리트(Concino concrete)라는 곳이다. 햇살이 눈부신 봄의 길목에서 음악과 함께 즐겁게 하루를 보내면 어떨까? 고통스럽고 지쳤을 때 음악으로 종종 위로받았다는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서 킹처럼 우리도 음악으로 치유받을 수 있지 않을까? ◇1930년대 첨단기술 총합 웨스턴 일렉트릭파주의 콩치노 콩크리트 앞에는 임진강이 유장하게 흐른다. 강줄기는 속절없이 평온하다. 임진강을 뒤로하고 콩치노 콩크리트 내부로 들어가니 물결처럼 음악이 쏟아져 들어온다. 콩치노의 첫인상은 잘 만들어진 콘서트홀 같다. 콘서트홀과 다른 것은 무대가 있어야 할 곳에 놓여 있는 거대한 스피커들이다. 826.45㎡ 규모에 객석은 테이블도 없이 모두 정면을 향하고 있다. 2층에는 콘서트장이나 오페라하우스 등에서 볼 수 있는 돌출된 객석까지 있어 오케스트라 홀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연주회장 정면에는 1930년대 전설의 명기로 소문난 웨스턴 일렉트릭 스피커가 세 개나 놓여 있다. 1930년대 당시 첨단기술을 총동원해 완성한 이 시스템은 워낙 거대해서 최소 1천500~3천석 정도의 대형극장에서 쓰였다고 한다. 80년 전 스피커라고 하지만 지금도 복각이 어려울 정도로 음질이 뛰어나다고 한다.전문가들은 현대의 최첨단 오디오 기기들이 현미경으로 음표 하나하나를 들여다보듯 음의 디테일을 강조한다면, 웨스턴 일렉트릭 스피커는 음의 골격을 확실하게 잡아주면서 자연스러운 실재 음을 들려준다고 평했다. 전문가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는 마치 연주회장에서 듣는 것 같은 생생한 현장감을 느끼게 했다. ◇좋은 음악 나누고자 건물 완공웨스턴 일렉트릭 스피커 옆에는 대형 나무판처럼 생긴 유로노 주니어(Euronor Junior)라는 이름의 스피커가 있다. 독일의 물리학 박사인 칼 크뤼거와 콘스키 크뤼거 형제가 만들었다. 유로노 주니어는 높이 3.5m, 너비2.6m에 무게는 150㎏이나 되는 대형 스피커로, 주로 독일의 1천500석 이상 대극장에서 사용했다고 한다.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공습으로 인해 대부분 파괴되고 온전하게 남아 있는 것이 드물다. 콩치노 콩크리트의 설립자인 오정수 원장은 우연히 독일 남부도시를 여행하던 중 한 극장에 설치된 유로노 주니어 스피커를 발견했다. 오 원장이 비싼 값을 치르고 한국으로 가져오려 하자 독일 당국이 문화재라는 이유로 반출을 막았다. 유로노 주니어 스피커는 무려 한 달이나 독일 공항에 압류돼 있다가 겨우 들여올 수 있었다고 한다.음악인도 아닌 오 원장이 콩치노 콩크리트 같은 거대한 콘서트홀을 지은 것은 음악에 대한 열망 때문이다. 10대 후반부터 음악에 푹 빠져 살았던 그는 돈만 모으면 오디오 기기를 사는 음악 마니아였다. 처음에는 소니의 워크맨으로 음악을 듣다가 오디오 기기의 하이엔드라는 마크 레빈슨, 골드문트, 자디스 같은 최고급 오디오 기기를 섭렵했다. 이후 우연한 기회에 빈티지 기기인 웨스턴 일렉트릭을 알게 되면서 사자고 마음먹었다. 또 이 빼어난 소리를 혼자 들을 게 아니라 넓은 공간에서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과 공유하고 싶어졌다. ‘아시아의 인어’로 불렸던 전 수영선수 최윤희의 언니이자 1982년 뉴델리 아시안 게임 배영 은메달리스트인 부인 최윤정 씨도 남편의 계획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콩치노 콩크리트 콘서트홀의 대표이기도 한 최씨는 “콩치노 콩크리트에서 LP 음악을 들려주는 것을 넘어 실제 공연도 열고, 음악 영화도 보여주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에도 음악은 끊임없이 가슴으로 파고들었다. 창문 너머 임진강에는 붉은 태양이 고요하게 강밑으로 내려앉았다.운영 시간 월·화·금요일 오후 2~7시, 토·일요일 정오~오후 7시(수·목요일 휴무, 대관 시 임시휴무), 입장료는 2만 원이다. 이곳도 둘러보세요△황인용의 카메라타카메라타는 파주 헤이리예술마을 7번 게이트 앞에 있다. 2004년 이곳에 둥지를 틀었으니, 벌써 20년이 돼간다. 강산이 두 번 바뀌는 세월 동안 음악 애호가들에게 ‘최고’라는 찬사를 받아온 건 온전히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카메라타로 떠나는 음악 여행은 콘크리트로 지은 건물 구석에 있는 작지만 묵직한 철문을 여는 것으로 시작된다. 새로 산 음반에 첫 바늘 올릴 때처럼 ‘지지직’기분 좋은 긴장감이 밀려온다.실내는 공연장처럼 꾸몄다. 의자는 모두 정면을 향해 가지런히 놓였고, 전면에 있는 그랜드피아노 뒤로 빈티지 스피커가 늘어섰다. 독일 클랑필름 스피커가 중심을 잡고, 미국 웨스턴일렉트릭에서 제작한 극장용 스피커가 양옆에 포진했다. 두 스피커 모두 1920~1930년대 제작했으니 나이가 100살에 가깝다. 천창으로 스미는 따스한 봄 햇살이 실내를 채운 감미로운 클래식 선율과 잘 어울린다.원하는 자리에 앉아 음악에 집중하면 된다. 아니 가끔 책을 읽거나, 눈을 감고 명상해도 좋다. 향 좋은 차 한 잔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음악 평론가가 될 생각이 아니라면 ‘난 클래식을 모르는데’같은 걱정은 접어두자. 중·장년층이라면 황인용이라는 이름 세 글자로도 이 공간에 머물 이유가 충분하다. 색채가 강렬한 초상화로 유명한 고낙범 작가와 독특한 콜라주 기법을 선보이는 김상인 작가의 작품을 감상하는 호사는 덤이다. 카메라타(camerata)는 ‘예술인의 모임’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다.문학동네와 협업하는 ‘이달의 책’에 소개된 책은 3층 아담한 서재에서 읽을 수 있다. △김광석 흔적 찾기 파주 이등병마을대중음악의 상징적인 인물인 고(故) 김광석의 노래인 ‘이등병의 편지’를 모티브로 꾸민 이등병 마을도 같이 들러볼만하다.이 곡은 파주시 광탄면 출신 김현성이 작사·작곡했다. 김광석에 앞서 전인권이 리메이크해 불렀으니, 비교해 들어봐도 재밌다.마을에는 정겨운 골목을 따라가는 편지길, 이등병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카페 바스 등이 있다. 대구시 동성로에도 김광석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방천시장 옆 김광석다시그리기길에는 한 시대를 보듬은 뮤지션의 온기가 묻어나고, 동성로 하이마트음악감상실에는 긴 세월을 묵묵히 지켜온 공간의 향수가 전해진다./최병일 작가

2023-03-09

김유신 장군 말에 물 먹이던 마위지 아시나요?

고대국가 압독국(押督國)이 문화를 꽃피우는 등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현재의 경산은 인근 대구광역시의 영향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구 28만의 중소도시에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 문화가 살아있고 성장잠재력이 무궁한 도시, 10개의 대학에서 10만여 명의 대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는 젊고 살기 좋은 도시다.본지는 과거와 현재를 바탕으로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경산을 살펴 지역민에게는 자긍심을, 후손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내 고장 경산(慶山) 알아가기’란 주제로 기획연재물을 싣는다.글싣는 순서① 역사② 산업과 경제③ 문화와 관광④교육과 사회복지⑤ 미래 □ 경산의 유래지역의 역사는 지역민에게 긍지와 자부심에,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경산은 청동기 시대의 고인돌과 선돌로 대표되는 공동체 문화를 가지고 있었으며 청동기 시대와 성격을 달리하는 목관묘(木棺墓) 시대가 열리며 지금의 임당동과 옥곡동, 압량읍 신대리 일대에 임당동을 거점으로 강력한 읍락국가인 압독국이 자리 잡아 지역을 다스렸다.역사의 기록에 따르면 압독국은 신라에 복속되고 중앙집권적 고대국가로 성장하던 신라는 505년(지증왕 6)에 주군(州郡)을 설치하며 옛 압독국의 중심지에 압량군(押梁郡)을 설치했다.삼국통일의 중심인물인 김유신이 압량군주로 군사를 훈련했던 병영유적과 말에게 물을 먹였다는 마위지 등이 남아 있다.757년(경덕왕 16) 신라는 전국의 주·군·현(縣)의 명칭과 행정 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며 기존의 압독군을 장산군(獐山郡)으로 개칭했다.시간이 흘러 후삼국을 통일한 고려 태조는 940년(태조 23) 무렵 행정구역을 단행해 기존의 장산군을 장산군(章山郡)으로 개칭했다. 1308년 충선왕이 복위하자 왕의 이름인 ‘장(璋)’을 피하고자 고을 이름을 장산에서 경산(慶山)으로 개칭해 처음으로 경산이라는 지명이 등장한다.팔공산 자락에 금호강이 관통하는 경산지역은 조선 시대에는 경산현(慶山縣)·하양현(河陽縣)·자인현(慈仁縣)을 중심으로 유교 문화를 꽃피웠다. 1895년(고종 32) 갑오개혁의 하나로 경산현과 하양현, 자인현은 대구부(大邱府) 소속의 경산군·하양군·자인군으로 개편되었다가 1896년 13도인 도제(道制)로 경상북도로 편제되었다.이후 1914년 식민지 정책에 적합한 지방행정 기구를 만든 일제에 의해 기존의 경산군과 하양군, 자인군이 통합되며 인근 신녕군의 일부가 흡수된 경산군이 기록에 등장한다.이후 1981년 경상북도 대구시가 대구직할시로 승격되며 고산면과 안심읍이 대구광역시로 편입되고 현재 경산시의 면적이 되었다. □ 부침의 역사1914년 탄생한 경산군은 지금 경산시의 411.76㎢ 면적보다 넓은 473.01㎢이었다.대구시가 1981년 7월 대구직할시로 승격되면서 고산면 일원 38.27㎢와 안심읍 22.98㎢이 편입되면서 경산군은 지리적인 손해를 입었다.이들 지역이 발전을 거듭해 고산면은 대구시 수성구의 시지로, 안심읍은 동구 혁신도시의 바탕이 되는 등 대구시의 재정충원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어 경산으로서는 아쉬운 대목이다.직할시는 1964년부터 1994년까지 정부의 직할하에 있던 지방자치단체의 행정구역으로 특별시와 함께 일종의 특별행정구역이었다가 1994년 12월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광역시로 바뀌었다.경산군도 1989년 1월 오산시 등 12개 시 및 태안군 설치와 군의 명칭 변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산읍이 경산시로 승격되며 시·군으로 분리되었다가 다시 1995년 전국 행정구역 개편으로 경산시로 통합돼 현재는 3읍 5면 7동(행정동) 체제로 운용되고 있다.경산의 역사에도 아픈 과거가 있다.해방 이후 지역에도 좌익세력이 존재하며 1949년 빨치산에 의한 와촌면 박사리 양민학살사건이 일어났다. 이승만 정부에 의해 좌익세력과 일반 군민들이 보도연맹(保導聯盟)에 반강제로 가입되었다가 1950년 6·25전쟁이 일어나며 이들의 반발을 걱정한 군경에 의해 코발트 광산에서 1천여 명 이상이 죽임을 당하며 양민학살의 아픈 현장으로 기록되고 있다.□ 지역의 고대국가 압독국압독국은 경산지역을 대표하는 고대국가로 임당동을 중심으로 형성된 국가 이전 단계인 족장사회인 읍락국가(邑落國家) 였다.압독국은 원삼국시대 영남지방에 분포하고 있던 진한의 소국 중의 하나로 삼국사기에 ‘압량소국(押梁小國)’ 또는 ‘압독국(押督國)’이란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 권 34 잡지 3 지리 1 장산군편에 “장산군은 지미왕 때에 압량소국을 쳐서 빼앗아 군을 설치하였는데, 경덕왕이 이름을 고쳤다. 지금의 장산군(章山郡)이니 영형이 셋이었다”고 기록하는 등 관련 기록이 여러 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현재의 압량읍이 이와 연관 있는 지명이다.압독국이 알려진 것은 1980년대 초 임당동 고분군에서 도굴된 유물이 해외로 밀반출되려다 적발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19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에 걸쳐 유적 일대가 택지개발지구로 지정되며 임당유적 대부분의 발굴조사가 이뤄졌고, 임당 고분군이 옛 문헌에 기록된 압독국의 중심 고분군으로 서서히 밝혀졌다.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과 임당동 고분군, 조영동 고분군, 진량의 신상리 고분군, 자인의 북사리 고분군 등으로 압독국의 최대 범위는 국읍(國邑)인 임당유적을 중심으로 과거 경산군 전체(대구에 편입된 고산면과 안심읍 포함)와 대구시 동구 불로동 일대까지를 포함했을 것으로 보인다.압독국의 유적은 기원전 2세기 목관묘에서 기원후 7세기경의 석실묘까지 대략 800년 동안 단절 없이 지속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특히 5세기경에 축조된 고총 고분에서는 수많은 토기와 철기, 금동관과 금동관식, 은제 허리띠, 고리자루칼 등 최고 지배자를 상징하는 유물이 출토되기도 하는 등 번성한 문화를 꽃피웠다. □ 지역의 발전6·25전쟁이 끝나고 경산도 전후 복구 사업이 빠르게 진행돼 1956년 경산면이 경산읍으로 승격되고 1973년 하양과 안심이 읍으로 승격됐다.1960년까지 경산은 금호평야와 산재한 분지에서 곡물 위주의 전형적인 농촌지역이었으나 1970년대부터 대구가 빠르게 성장하며 1980년 대구가 직할시로 승격된 뒤 점차 위성도시로서의 성격이 강해졌다.1968년 영남대의 경산캠퍼스가 조성되고 대구지역의 대학들이 잇따라 경산으로 이전하거나 신설되면서 학원도시의 이미지가 강해졌다.또 일반산업단지와 지식산업단지 등이 들어서고 2012년 대구지하철 2호선이 경산까지 연장되며 인구가 지속으로 늘어났고,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도시와 살기 좋은 도시로 급성장해 가고 있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03-07

경제·문화 요충지 대구엑스코 ‘역대 최고 실적’

대구 엑스코가 지난해 사상 최대 경영성과를 달성하면서 지역경제 및 문화 활성화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6일 엑스코에 따르면 지난 23일 개최된 이사회에서 실적을 심의·의결한 결과 매출액, 영업이익 및 행사 개최건수 등 모든 분야에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2천19건의 행사를 개최하며 매출액 328억, 영업이익 13억 원을 기록한 엑스코는 2021년 대비 매출액은 84억이 증가됐고, 영업이익은 엑스코 설립 이래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2019년 3억의 4배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전시장 가동률도 52.3%로, 2021년 전시장 확장으로 2배 넓어진 공간을 2년 만에 50% 이상으로 가동시키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이는 전국 전시컨벤션센터가 전시장을 확장하고 전체 가동률을 50%까지 회복하는데 평균 7년이 소요되는 점과 비교하면 엑스코는 확장 2년 만에 전시장이 활성화 됐다는 지표라 의미가 깊다.지난해 엑스코는 세계가스총회 특수와 9월 발표한 경영혁신 계획에 따른 예산절감을 바탕으로 엑스코 일대 조경을 확충하고 경관 조명을 설치하면서 시민들에게 복합 문화공간으로 각광받았다. 이는 연말 문화행사 매출액으로 연결돼 2021년 대비 매출액만 1.6배 증가한 것이 주효했다. 또한, 지난 10월과 11월에는 중앙정부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안전산업박람회와 국제농기계자재박람회가 연이어 성료되면서 대형 전시회 개최를 위한 최적의 전시장으로 위상을 확고히 했고, 이로 인해 매출의 증대뿐만 아니라 향후 정부순회 전시회 등 대규모 행사를 지속 유치·마케팅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는 분석이다.올해 엑스코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비즈니스 교류의 장으로 소비재와 산업재 전반에 대한 다양한 아이템으로 역대 최대인 125건의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 전시장 목표 가동률인 55%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더불어 1, 2월에 개최된 전시회 방문객도 지난해 대비 20%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지역 전시컨벤션산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전시회 방문객 증가는 행사의 규모 증가와 신규 전시회 유치로 이어지기 때문에 지역에 가져오는 파급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엑스코는 대구 5대 미래산업과 관련한 주관 전시회 규모도 확대한다. 친환경 에너지 분야 국내 최대전시회인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는 올해 20주년을 맞아 규모는 30% 늘어나고 참가업체도 20%이상 증가돼 태양광, 수소,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최신 기술들을 만나볼 수 있어 국내외 기업 및 기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국제미래모빌리티엑스포는 대구가 자율주행과 도심항공교통(UAM) 선도 도시로서 육성하고 있는 지능형 자동차부품 및 UAM분야를 결합해 전시회 규모를 50% 이상 확대 개최할 예정이다. 메디엑스포와 첨단의료기기산업전은 지역 헬스케어 산업의 디지털 전환 및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에 주력해 엑스코 동관 전관에서 개최된다.이와 함께 ICT융합엑스포와 로봇산업전시회도 ABB와 로봇분야를 확대하고 스타트업, 유망 기업들이 최신 트렌드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특별관과 활로 개척을 위한 수출상담회도 확대 운영해 개최한다.아울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 산업기술 RD대전, 국토교통부에서 주최하는 국토교통기술대전 등 정부 정책 관련 수도권 전시회를 지속 유치해 지역 기업들에게 산업육성 핵심정책과 미래 전략기술들에 대한 공유 및 경쟁력 강화에 보탬이 될 예정이다.이밖에도 대구의 우수 기업제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메이드인대구페스타도 신규로 엑스코에서 기획하여 개최될 예정이다.지난해 9월부터 추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의 ‘엑스코 주변 명소화 사업’도 계속 추진된다. 야외광장에 가을 국화전시회와 더불어 개최된 무료 공연과 겨울철 조명과 조형물을 설치해 빛이 있는 거리로 만든 엑스코는 올해 산림청과 대구시의 지원을 받는 2023년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에 참여해 전시홀과 회의실 방문객을 위한 실내정원 조성을 추진한다. 또한, 향후 엑스코 주변 1만㎡ 일대를 걷기 좋은 거리와 대규모 광장으로 조성해 시민들이 365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동관 전시장과 서관 전시장 사이 도로에 녹지 쉼터를 조성하고, 동·서관 전시장을 가로 지르는 공중 다리도 설치해 편리한 이동과 일대 전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 서관 전시장 벽면에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해 활력을 넘치게 하고, 엑스코와 인근 대불공원을 잇는 녹지공간을 조성해 유통단지 일대 활성화와 대기질 개선에도 기여해 ESG경영도 실현한다.이밖에도 엑스코 내부에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난방설비와 공조기 설비를 도입해 탄소를 절감하고 쾌적한 관람환경을 제공할 계획이다. “마이스산업 선도, 지역업계와 동반성장”쾌적한 시설·내실있는 콘텐츠 제공 약속“2023년은 지역 마이스업계와 동반성장하는 한해가 될 것입니다.”이상길 엑스코 대표이사 사장은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올해 엑스코의 목표를 설정했다.특히 MICE산업 선도를 이 사장은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이 사장은 “지난해 12월 엑스코는 지역 MICE업계 관계자 초청 간담회를 개최해 현장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청취하고, 상생 발전하기 위한 방안들을 논의했다”며 “엑스코는 올해 지역 주최자의 전시회 개최 및 신규 전시회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임시 사무실 제공, 엑스코 홍보 네트워크 지원, 아이디어 및 성공사례 공유를 통한 신규전시회 개발 지원 등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현재 엑스코는 지역 MICE산업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를 통해 지역 MICE업계가 동반성장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더욱 다양한 행사들을 꾸준히 개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이를 위해 엑스코는 지역 MICE산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사회적 책임 이행을 더욱 확대한다.이 사장은 “최근 엑스코는 지역 유수의 대학들과 함께 지역 청년들의 MICE업계 진출 기회 확대 및 인재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전시 컨벤션산업의 현장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운영할 예정”이라며 “특히 현재 운영 중인 대학생 인턴십은 엑스코에서 MICE관련 행사의 준비부터 개최까지 업무 전반의 실무를 경험하고, 향후 현장으로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운영될 계획”이라고 했다.엑스코 이상길 대표이사 사장은 “엑스코가 홍준표 시장님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역대 최대의 성과를 거둘수 있었고, 엑스코가 글로벌 전시컨벤션센터로 성장하고 지역 MICE산업의 앵커시설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해주신 홍 시장님을 비롯한 대구시와 경북도 그리고 시도민들에게 감사드린다”면서 “앞으로도 엑스코는 지역 경제와 문화의 중심으로 도약하기 위해 쾌적한 시설과 내실 있는 콘텐츠로 MICE산업을 선도하겠다”고 전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02-26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처럼… 애절한 감성 그대로 느껴보세요

입영열차를 탄 신병들이 제일 먼저 도착하는 곳이 논산훈련소다. 논산은 군사도시 같은 느낌으로 오랫동안 사람들의 뇌리에 자리 잡고 있다. 논산이 의외로 볼거리가 많고 역사적으로 의미 깊은 유적지가 널려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는 것 같다. 유명 영화·드라마의 산실 ‘논산선샤인랜드’부터 마치 흑백필름처럼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논산 강경읍까지 한국의 이색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면 이번 주 충남 논산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국내 최장의 탑정호 출렁다리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순위 정하기를 무척 좋아하는 것 같다. 출렁다리가 중요한 볼거리가 되면서 전국 곳곳에 경쟁하듯 출렁다리가 생겼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내에 있는 출렁다리는 무려 160개. 그중 논산 탑정호에 세워진 출렁다리가 600m로 가장 길다. 종전 1위였던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402m)보다 198m 길다. 폭 2.2m, 길이 600m 다리를 조성하는 데 총 158억원이 투입됐다고 한다.사실 출렁다리 길이를 순위로 따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으랴. 탑정호 출렁다리는 미적인 감각으로 순위를 정한다 해도 수위권에 들 것이 확실할 만큼 화사하고 그림처럼 아름답다. 출렁다리는 현수교 양식으로 기둥에 걸린 주 케이블에서 내려온 행어(hanger·가는 케이블)가 받치고 있다. 상판 바닥에 구멍이 뚫려 있는 게 특이하다. 교량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멍을 뚫었다고 한다. 수면에서 상판 바닥 구멍까지 높이는 10m로, 다리를 건너는 사람들의 공포감이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발을 떼기 어려울 정도다. △유명드라마 산실 논산선샤인랜드논산시와 드라마 제작사 등이 손잡고 조성한 논산선샤인랜드는 국내 유일한 개화기 촬영 세트장인 선샤인스튜디오, 한국전쟁 직후의 풍경을 재현한 1950스튜디오, 실내에서 사격과 VR 체험을 즐기는 밀리터리체험관 등으로 구성된다. 총면적 약 2만㎡에 이르는 선샤인스튜디오는 1900년대 초반 한성(서울)을 재현한 공간이다. 한성전기 사옥을 비롯한 근대 서양식 건물과 기와집, 초가집, 일본식 가옥에 1899년 운행을 시작한 전차까지 어우러져 120여 년 전 모습이 완성됐다. 이곳에서 ‘미스터 션샤인’을 대부분 촬영했고,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논산선샤인랜드는 한류 관광지로 떠올랐다. 온빛자연휴양림도 새로운 한류 명소다. 2021~2022년 방영한 드라마 ‘그해 우리는’이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으며 촬영지인 온빛자연휴양림이 이름을 알리고 있다. △근대 건축물 볼 수 있는 강경읍강경읍은 논산의 근대를 볼 수 있는 곳이다. 국내 첫 천주교 사제였던 김대건 신부의 첫 사목성지인 강경성당, 국내 최초의 침례교회인 강경침례교회, 강경화교학교 등 근대건축물을 곳곳에서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1905년 세워진 ‘옛 한일은행 강경지점’은 일제 강점기 조선식산은행 강경지점이었다가 해방 이후 한일은행 강경지점, 충청은행 강경지점으로 사용된 곳이다. 지금은 은행의 용도를 다하고 강경의 역사를 품은 강경역사문화관으로 사람들을 맞고 있다. 역사문화관 안에는 강경의 근현대 모습을 담은 사진과 주판, 전축, 텔레비전, 전화기 등 생활용품이 전시돼 있다.역사문화관에서 약 2㎞ 떨어진 둑길에는 미내다리가 있다. 뜬금없는 느낌이 들지만, 미내다리는 원래 충남과 전북을 이어주던 길이었다. 외견은 단단하고 위엄과 기품이 넘친다. 무지개 모양의 돌다리는 일대 세도가들이 돈을 모아서 만들었다고 한다. 걸어서 1분이면 건너갈 정도의 작은 다리지만 당시에는 영남·호남·충청을 통틀어 제일의 대교였다고 한다. △윤증 고택, 비극의 황산벌까지강경에서 차를 타고 10분쯤 북쪽으로 올라가면 조선시대의 논산이 나온다. 조선 후기 대학자인 명재 윤증 고택이 노성면에 있다. 배롱나무와 연못이 품격을 더하는 고택은 평생을 청빈하게 살았던 노학자의 꼿꼿한 품성을 닮았다. 윤증의 고택이라고 하지만 사실 그는 단 하루도 이 집에 머무르지 않았다. 늘 초라한 집에 사는 윤증이 안타까워 제자들이 돈을 추렴해 집을 세웠지만 그는 과분하다며 이 집에 발을 들이지 않았다고 한다.고려시대의 논산을 편린처럼 엿볼 수 있는 곳은 관촉사다. 고려 광종 때 혜명이 창건한 관촉사는 한반도에서 가장 큰 부처님이 계신 곳이다. 높이 18.12m, 둘레 9.9m의 관촉사 석조미륵보살입상은 흔히 은진미륵으로 불린다. 거대한 얼굴과 옥수수 모양처럼 위로 솟은 뾰족한 머리를 하고 있어 ‘못난이 불상’으로도 불렸지만, 2018년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백제시대 비극의 드라마가 펼쳐진 곳도 논산이다. 계백의 결사대가 김유신의 5만 신라 대군과 결사 항전했던 황산벌이 탑정호 수변생태공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다. 가족을 베고 쓰러져가는 조국과 함께 죽음을 택한 장수의 안타까운 절규가 들리는 것 같다. 참담한 비극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황산벌에는 패전의 역사를 담은 백제군사박물관이 들어서 있다. 한 번도 역사의 중심에 서지 못했지만 시기마다 깊고 선명한 흔적을 남겨놓은 곳. 어머니의 주름 같은 애환이 남아있는 곳. 논산은 바로 그런 곳이다.유명 영화·드라마 촬영지 2選 △‘헤어질 결심’-강원 삼척 부안해변부남해변은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마을에서 관리하는 아담한 해변은 그 자체로 영화적이며, 입구 대숲과 바위산과 모래밭도 시적이다. 해변에 서면 애잔한 사랑의 사연이 밀물처럼 다가온다. 탕웨이는 이 해변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다. 박해일은 모래사장에 숨어 파도속으로 사라진 탕웨이를 애절하게 찾아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부안해변은 작고 아름다운 해변이다. 이곳은 원래 군사 시설 지역으로 1년에 40일 정도만 개방되는 곳이었다고 한다. 해변 자체도 매우 작아서 동해에서 가장 작은 해수욕장에 속한다고 하는 곳이다. 주로 7,8월 여름에만 개방되는 곳이다. 주간에는 대체로 개방하나, 입구가 닫혔을 때는 삼척시청 관광정책과에 문의하면 마을에 연락해준다.△‘갯마을 차차차’- 경북 포항 북구 최근 포항으로 여행자를 이끄는 한류 드라마는 ‘갯마을 차차차’다. 현실주의 치과 의사 윤혜진(신민아 분)과 만능 백수 홍두식(홍반장, 김선호 분)의 밀고 당기는 사랑 이야기를 재미있게 그렸다. ‘갯마을 차차차’를 따라가는 여행의 시작점은 북구 청하면에 자리한 청하공진시장. 시장 한가운데 장터 건물을 중심으로 드라마에 나오는 공진반점과 보라슈퍼, 청호철물, 오윤카페(한낮에커피달밤에맥주)가 있다. 주말에는 제법 많은 여행객이 찾아오는데, 오윤카페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면 한참 줄을 서야 할 정도다.구룡포항과 가까운 석병1리 방파제의 빨간 등대 역시 ‘갯마을 차차차’ 촬영지로 알려졌다. 혜진이 두식에게 고백할 때와 여러 장면에서 배경으로 자주 등장한다. 구룡포근대문화역사거리는 일제강점기 가옥 80여 채가 남은 곳으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방영되면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최병일 작가

2023-02-23

근로자 상병수당, 아프면 쉴수 있는 사회 향한 ‘첫 걸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아프거나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인해 출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한다. 근로자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장기간 일을 쉬게 된다면 가장 먼저 하는 걱정은 생계에 대한 어려움이다. 대다수 직장인은 다달이 나가야 하는 고정비와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쉽게 쉴 수가 없다. 그래서 ‘아파도 참고’ 출근한다.노동자의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해주는 상병제도는 현재 우리나라와 미국(일부 주 제외)을 제외하면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운영하고 있다.한국도 뒤늦게 일련의 연구와 자문을 거쳐 ‘한국형 상병수당’의 1단계 시범사업이 6개 기초자치단체에서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됐다. 한국형 상병수당 제도는 이제 시작하는 단계로 첫술에 배부를 수 없지만, 아픈 노동자가 소득 걱정 없이 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의미 있는 첫걸음인 만큼 해당 제도의 필요성과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사례 1. 근로자 A씨 “의사 선생님은 당분간 일을 쉬고 치료에 집중하자고 하는데, 생계 걱정에 아픈 걸 참고 일하다 보니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고 있어요….”# 사례 2. 택배노동자 B씨 “다리를 다쳐서 어쩔 수 없이 몇 달간 일을 쉬게 되었는데, 모아 놓은 돈도 떨어져 가고 막막하네요….”# 사례 3. 직장인 C씨 “가슴에 멍울을 발견했는데, 혹시라도 큰 병이면 일을 그만두고 소득도 없어질까 봐 두려워요….” □ ‘아프면 쉬기’가 생소한 사회16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근로자라면 누구나 소득 수준과 근로형태와 관계없이 아파서 일할 수 없는 상황이 예상치 못하게 발생한다.전체 취업자의 35%가 1년 내 일하기 어려울 정도의 상병을 경험했고, 특히 소득수준이 낮고 안정적 일자리가 아닐수록 더 많이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지난 2019년 기준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천967시간으로 OECD 평균(1천726시간)을 훨씬 웃돌고 있었다. 이는 OECD 가입국 중 무려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반면 아파서 휴식을 취한 일수는 한국이 2일로 가장 적었으며 미국 4일, 프랑스 9.2일, 독일 11.7일, 벨기에 12.3일을 기록했다.이들 근로자 중 64%는 아파도 휴식이 어려웠던 경험이 존재했고, 주된 이유 중 하나로 ‘아파도 참고 일하는 분위기’를 지목하고 있었다.□ 아파도 쉬지 못해…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아픈 근로자의 약 30%는 제때 충분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었다.그 이유로는 휴식을 취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43%)가 가장 많았고, 소득 상실에 대한 우려(18%), 실직·폐업 우려(10.7%) 등의 순이었다.이같은 상황은 질병 중증화로 인한 의료비 상승과 치료기간의 장기화를 유발했다.근로자가 아파도 참고 일을 하게 되면 사업주 또한 노동의 생산성 손실 및 질병악화로 인한 조기 퇴직이 발생하고, 그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등 악영향이 연쇄적으로 반복되고 있었다.□ 코로나19가 일깨운 ‘아프면 쉴 권리’최근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근로자의 아프면 쉴 권리 보장 및 감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상병수당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대두하고 있다.특히 단계적 일상회복의 정착을 위해서는 감염병 증상 발견시 집에서 바로 휴식하면서 타인 접촉 및 감염확산 차단이 필요했다.이같은 상황이 발생하자 일선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질병을 제때 충분한 치료를 통해 치료하는 건강권 확보가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는 근로자들이 아플 때 소득상실 걱정 없이 적시에 치료를 받을 수 있게 지원하도록 해 질병의 중증화·만성화 방지 및 추가 의료비용 감소 가능하게 된다는 것이다.또 아픈 근로자의 무리한 출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방지하고, 질병 악화로 인한 조기 퇴직사례를 줄여 기업의 비용절감을 유도했다. □ 상병수당이란‘상병수당’은 근로자가 업무 외 질병·부상 발생으로 경제활동이 어려운 경우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소득을 보전해 주는 사회보장제도를 뜻한다.다만 법정 유급병가 등이 보장되는 공무원·교직원, 자동차 보험 적용자, 해외 출국자 등도 상병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고용주로부터 유급병가가 보장된 근로자는 해당 유급병가와 중복 수급은 불가하며 유급병가 소진 후 상병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복지부는 지난해 7월 상병수당 1단계 시범사업을 △서울 종로구 △경기 부천시 △충남 천안시 △전남 순천시 △경북 포항시 △경남 창원시 등 6개 지역에서 추진해왔다.6개월간 상병수당 신청 건수는 모두 3천856건으로 집계됐으며, 이중 2천928건이 지급됐다. 평균 지급 일수는 18.4일, 평균 지급금액은 81만5천원이었다.□ 상병수당 도입 추진방향보건복지부는 오는 2025년에 보편적 상병수당 제도 도입을 목표로 ‘3단계 시범사업’과 ‘사회적 논의’ 추진 중이다.2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소득 하위 50% 취업자에 대한 집중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복지부는 2단계 시범사업 지역은 공모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전액 국비 지원이 이뤄지며, 관련예산은 204억3천300만원이다.2단계 상병수당 시범사업 지원 대상의 기본자격은 시범사업 지역에 거주하거나 시범사업 지역 내 사업장에 근무하면서 15세 이상 65세 미만의 대한민국 국적자다.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추진방향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세부 운영방안 마련을 위해 ‘상병수당 시범사업 기획단’을 구성 및 운영해 심층적으로 논의할 계획이다”며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각 분야 전문가, 현장관계자 등을 중심으로 대상자의 기준, 신청절차 및 제출서류, 의료인증 방법 등을 확정해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2023-02-16

김천시,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 날아오르다

김천시는 차별화되고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대한민국 스포츠 중심도시로 날아오르고 있다.김천시는 36만㎡의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해 제87회 전국체전, 제36회 전국소년체전, 제27회 전국장애인체전을 역대 가장 모범적이고 성공적으로 치러 낸 저력 있는 스포츠 중심도시다.이러한 스포츠 시설활용과 전국체전을 개최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난해 43개의 국제 및 전국단위 대회를 개최하고, 30여개의 전지훈련팀을 유치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에 25만여 명의 선수단과 관람객들이 김천을 찾아 250억원 이상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특히, 2021년과 2022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다른 도시는 개최하기를 꺼려하는 대회까지 김천에 유치하는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 단 한건의 코로나 확진 없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김천시가 전략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종목은 수영이다. 수영대회는 저비용·고효율 효과를 내는 가장 대표적인 종목으로 매년 많은 수영 선수들이 김천대회에 참가하고 있다.지난해에는 제12회 김천전국수영대회를 비롯해 제18회 꿈나무 전국수영대회, 2022 교보생명컵 꿈나무 수영대회, 수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제94회 동아수영대회 등 대규모 수영대회를 차례로 개최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2023년 계묘년에도 김천시만의 차별화된 스포츠마케팅 전략과 전국 최고의 스포츠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포츠 중심도시로 나아가고 있다. □ 국가대표 전지훈련장11만평의 김천종합스포츠타운 내에 김천종합운동장, 김천실내체육관, 김천실내수영장 등 14개의 경기장 시설이 집약된 전국 최고의 스포츠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매년 30회 이상의 전지훈련을 유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올해는 더욱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국가대표 전지훈련을 대거 유치할 계획이다.특히 전국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는 김천실내수영장은 수영선수라면 누구나 한번 이상은 거쳐 간 곳으로, 대한민국 수영의 메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수영의 모든 종목을 치러낼 수 있는 수영장을 비롯해서 수영·다이빙 지상훈련장까지 보유하고 있어 해마다 많은 선수들이 대회 참가와 전지훈련을 위해 김천을 다녀가고 있다.김천시는 전국 최고 수준의 경기장 시설과 편리한 부대시설을 활용해 전지훈련 최적지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2025년 경북도민체전 유치김천시는 2025년 제63회 경북도민체전 유치에 성공했다. 경북도민체전은 23개 시·군에서 시범종목을 포함한 29개 종목에 2만5천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도내 최대의 체육대회다.김천시는 지난 2013년 제51회 경북도민체육대회 개최 이후, 12년 만에 도민체육대회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도민체전 유치 시 경북장애인체전, 경북생활대축전, 경북어르신생활체육대회까지 뒤따라 개최돼, 관내 숙박업소 및 음식점을 비롯한 시 전반에 걸친 경제적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2000년 제38회와 2013년 제51회 경북도민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낸 김천시는 매년 40~50여개의 국제 및 전국단위의 대회를 개최하면서 풍부한 대회운영 노하우를 통해 도민체전은 물론 전국단위 대규모 대회의 개최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김충섭 시장은 “2025년 경북도민체전 유치가 스포츠중심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높이는 것은 물론 스포츠인프라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성공적인 도민체전 개최를 통해 시·군 화합과 경북체육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대회 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고 밝혔다. □ 김천상무 프로축구단 명문구단으로김천상무 프로축구단(이하 김천상무)은 2022년 김천시민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 속에 1부 리그에 데뷔했다. 평균 2천여명의 관중들이 홈경기 때마다 경기장을 찾아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시민 화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리그 중·후반 치열한 순위권 경쟁의 중요한 시기에 주요 선수들이 만기 제대를 하면서 아쉽게도 1부 리그에 잔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2023년 리그는 윤종규(FC서울), 박민규(수원FC), 조영욱(FC서울), 원두재(울산 현대), 김진규(전북 현대), 이상민(FC서울) 등 2022 리그에서 맹활약한 우수한 선수들이 지난달 김천상무에 입단하며 탄탄한 전력을 구축하고 1부 리그 재입성을 정조준하고 있다.김천시 서포터즈와 수사불패(雖死不敗) 서포터즈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응원문화를 개선해 다른 명문구단에 뒤지지 않는 응원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또한 김천상무는 유소년팀(U-18, U-15, U-12, U-10) 4개팀을 체계적으로 운영해 지역출신 스타플레이어를 육성하고 다양한 팬 서비스를 제공하여 팬 층을 더욱 두텁게 할 계획이다.김천상무 선수는 군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1년 6개월의 복무기간이 끝나면 제대를 하고 소속 구단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장기적으로 경기력을 유지하고 팀을 운영하는데 한계가 있다.그러나 반대로 1년 6개월 마다 새로운 젊은 선수들이 입단하기 때문에 김천상무는 언제나 젊음과 패기, 뜨거운 열정과 승부욕으로 가득하다. 이들 선수들이 짧은 기간 동안 최고의 기량을 발휘해 팀 승리에 기여하도록 김천시민들이 응원하고 있다.2023년 김천 상무에는 김태완 전 감독(52)이 물러나고 성한수 감독(47)이 지휘봉을 잡는 큰 변화가 있었다. 탁월한 전술 구사로 ‘펩태완’이라는 별명을 보유한 김 전 감독은 트레이너, 코치를 거쳐 20년 넘게 상무에 몸담았다. 빈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성한수 감독은 전임 감독의 큰 존재감 때문에 적잖은 부담감을 느끼고 있음에도 자신감에 차있다. 그는 “프로팀 감독으로 데뷔하게 돼 한편으로 두렵지만, 기대감과 설렘이 앞선다. 하루하루를 즐기고 있다”며 “2023시즌 목표는 K리그2에서 20승 이상을 거두고 승격하는 것 이다”며 결의를 다졌다. □ 한국도로공사 배구단 V리그 구단 선호도 1위김천을 연고지로 하는 프로배구 여자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가 지난해 12월 5일 서울시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18회 대한민국 스포츠산업대상 시상식에서 최우수상(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한국도로공사 배구단은 데이터 분석을 통한 다양한 디지털 마케팅 전환으로 2021-2022 V리그 구단 선호도 1위, 멤버십 만족도 2위를 달성하는 등 프로배구 산업의 활성화와 배구 팬들의 만족도 향상을 위한 성과를 인정받았다.김천/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3-02-15

봉화군 “주민 3만명 수성·군민 증가 토대 마련에 올인”

민선 8기 봉화군이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최우선 군정 과제로 삼고 인구 늘리기에 몰두하고 있다.수도권과 지방 일부 도시를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지방소멸이 전국적인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인구 약 3만 명이 살고 있는 봉화군도 예외는 아니다. 봉화군은 한때 인구 10만이 넘는 농업도시였지만, 저출산·고령화와 꾸준한 인구 유출로 지난해 12월 말 기준 인구 3만 139명까지 감소해 인구 3만 명의 벽이 붕괴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특히 봉화군은 2021년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전국 89곳에 포함돼 있다. 또 지역 내 인구소멸 위험을 알 수 있는 국토조사보고서의 인구과소지역 지표에서도 약 50%로 전국 시군구 중 가장 높다.군은 이러한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속 가능한 봉화 발전을 위한 봉화군 인구정책 종합 추진계획을 세우고 인구감소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봉화군은 단기적으로는 인구 감소추세를 완화해 인구 3만 명을 유지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구 증가기반 확립을 통한 정주인구 3만 3천 명 회복과 생활인구 30만 명 달성이라는 목표로 앞으로 모든 행정력을 집중할 방침이다.박현국 봉화군수는 “올해는 우선 인구 3만 명을 지키고, 앞으로 우리 군 인구 늘리기의 토대를 다지는 데 힘쓰겠다”며 “앞으로도 군민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군 인구정책을 수정·보완해 나감으로써, 군민과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행복 봉화 만들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주민 공감대 형성이 먼저군은 그간 부재했던 인구정책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1월 1일자로 조직개편을 시행해 인구정책 총괄부서인 인구전략과를 신설했다.개별·단발적으로 추진하던 인구정책에서 벗어나 지방소멸대응기금 확보와 인구종합계획 수립 등 인구정책 전반에 대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대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군은 지난 1월 인구정책 종합 추진계획을 수립한 이래 인구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과 군 인구시책 홍보를 통한 범군민적 인구 늘리기 참여 유도에 나섰다.지난 3일 소천면을 시작으로 10개 읍면을 순회하며 봉화군 인구정책 설명회를 열고 있다. 읍면 이장을 대상으로 봉화군 인구 현황에 대한 설명과 주요 정책을 홍보해 지역 주민의 이해를 돕고 인구 늘리기의 범군민적 동참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또 실제 봉화에 거주하는 공무원·유관기관·기업체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봉화사랑 주소갖기’ 운동 캠페인을 진행해 지역에 거주하는 숨은 인구를 찾아 전입을 유도하고 봉화군 인구 3만 지키기 운동에 대해 홍보하며 주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앞으로도 관내 각종 단체와 유기적으로 협력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꾸준히 홍보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찾아가는 전입창구 운영 등 보다 적극적인 인구시책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 도시민 유치 인프라 확충 생활인구 확대봉화군은 연 1조 원 규모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확보해 도시민의 지역 유치를 위한 지역의 정주여건 개선에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지난해 132억 원의 기금을 확보해 분천산타마을 킬링콘텐츠 조성사업, 백두대간 펫빌리지 조성사업 등 현재 8개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앞으로도 일자리 창출, 관광 육성 등 지역의 생활인구 증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발굴해 앞으로 8년간 약 800억 규모의 인구 시책사업을 추진한다.지난해 공모에 선정된 경북형 작은정원 조성사업과 두 지역 살기 기반조성사업 등 인구 유치 마중물 사업들도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이다.경북형 작은 정원 사업은 도시민을 위한 휴식·여가·농촌체험 복합공간을 조성해 체류 및 생활 인구를 확보하는 ‘체류형 야외정원’ 사업이다. 특히 경북도가 지역 활성화와 인구활력을 도모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해 주목을 받고 있다.봉화군은 ‘봉화에서 즐기는 웰니스 정원, MushroomLand’라는 테마로 물야면 북지리 일원에 약 2만 5천㎡ 부지에 44억 원을 투입한다. 이곳에 도시민의 수요에 맞춘 15동의 개별체류시설과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주말농장, 전 세대가 어울릴 수 있는 휴식공간과 커뮤니티센터, 지역특색을 살린 버섯재배시설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두 지역 살기 기반조성 공모사업은 경북도가 제2생활거점 마련을 희망하는 신중년 도시민을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 없는 살아보기 공간 제공을 위해 시행하는 사업이다.봉화군은 사업비 10억 원을 투입해 ‘세컨하우스-너나들이 조성사업’이라는 명칭으로 소천면 분천리에 모듈러 주택 10동 규모의 주거 시설 및 생활 인프라를 조성한다.다지역 거주를 희망하는 도시민을 유치해 생활인구를 확대하고 예비 귀농·귀촌 인구 유치를 위한 정주환경을 개선해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예정이다.또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빈집을 리모델링해 관내 거주를 희망하는 귀농, 귀촌인에게 임대 또는 매각하는 시책사업을 추진하는 등 도시민 인구 유치 기반을 확충할 계획이다.□ 신규주택 공급을 통한 인구유출 방지최근 5년 동안 인구 순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봉화군은 영주, 안동, 예천 인접 3개 시군으로 순유출이 91.7%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신축 아파트 등 정주여건을 이유로 영주시로의 인구 순유출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봉화군은 인구유출에 따른 인구감소를 막기 위해 주택 공급 확대에 나섰다.현재 봉화읍 삼계리와 물야면 북지리, 춘양면 소로리·도심리 등 4개 지구에 사업비 216억 원을 투입해 125호 물량의 신규 전원주택단지 부지 및 기반시설 조성사업을 시행 중이다.특히 북지리는 작은정원 조성사업과 연계한 도시민 체류형 농촌체험주택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소로지구 전원주택단지는 올해 준공 및 분양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삼계·도심지구는 실시설계용역을 추진하고 있다.또 봉화군 유휴부지인 봉화읍 내성리 구 워터파크 부지(사업부지 6,325㎡)를 활용해 최대 150세대의 신규 민영공동주택을 유치해 지역의 부족한 주택 공급을 위해서도 노력할 방침이다. □ 전입인구 대상 인구시책 패키지 지원다양한 인구 유입 시책지원도 올해 상반기 중 제도화할 예정이다.올해부터 타 시군구에서 봉화군으로 전입한 주민에게는 30만 원의 전입지원금을 지원한다. 전입 즉시 10만 원, 1년 경과 시 20만 원을 봉화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예정이다.이동별 인구증가 실적에 따라 반기별 3개 이동을 선정해 2천만 원의 상사업비를 지급하는 인센티브도 제공한다.아울러 만 19세에서 49세 청년 전입자에게 3년간 360만 원의 주택 임차료를 지원하고, 만 30세 이상 만 49세 이하의 가업승계청년에게 월 100만 원씩 3년간 지급하는 가업승계청년 정착지원제를 도입해 지역 출신 청년의 안정적 정착을 지원한다.출산육아지원금의 경우 지원기준을 완화해 출산 예정자와 5세 미만 유아를 양육하는 세대의 전입을 유도할 계획이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3-02-13

응급의료 전달체계 개편과 환자 이송·전원 지침 마련돼야

지난해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으로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내 굴지의 대형병원인 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이던 간호사가 원내에서 개두술을 할 의사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고 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사건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도 큰 충격을 안겨줬다.이번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K-의료의 민낯’.서울에서도 발생하는 의료공백 문제는 지방으로 내려올수록 더욱 심각하다.이번 일은 특정 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 생명과 직결된 필수 과목에서 충분한 숙련의를 확보하지 못한 우리 의료체계 전반의 문제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특히 대형병원 하나 없는 경북지역 주민들은 원정 치료가 일상이다.본지는 지역 간 의료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경북 유일의 보건복지부 인증 뇌혈관전문 병원인 에스포항병원의 김문철 대표원장을 만나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글 싣는 순서1. 급성뇌졸중치료를 위한 뇌혈관 전문병원의 역할과 전망2. 뇌혈관질환 ‘골든타임’ 병원 전 단계 환자이송에 달렸다3. 전문병원 제도의 현실과 문제점4. 뇌혈관질환 ‘골든타임 지키려면’ 뇌혈관 전문병원 활용이 답이다 △포항에 에스포항병원을 설립을 하게 된 이유는.- 불과 15년 전만 하더라도 환동해권 지역 시·군 100만 명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포항’이란 지방 도시의 의료 인프라는 부족했다. 응급 중증환자들이 응급치료를 받기 위해서 가까운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이 있는 수도권으로 후송되는 과정에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았다. 촌각을 다투는 뇌혈관 질환을 이 지역에서 해결하지 못해 후송되는 환자들이 겪는 많은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빠른 시간에 수술실까지 들어갈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지역 내 필요했다. 그래서 2008년 10월 지역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제대로 된 병원을 만들고자 우수한 실력을 갖춘 의료진과 직원 70명과 함께 에스포항병원을 설립했다. 그리고 2011년부터 현재까지 전문병원(1기 신경외과 분야, 2~4기 뇌혈관 분야)으로 지정받아 역할을 하고 있다.△에스포항병원의 뇌혈관 질환 관련 전문 인력 구성은 어떤가.- 경북 지역에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제일 많은 12명이 근무하고 있다. 신경과 4명, 중재 시술이 가능한 전문의는 9명이 있다. 신경외과, 신경과 전문의가 24시간 당직을 서며 진료를 볼 수 있어 언제든 응급환자가 수술과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다. 최근에는 뇌졸중 전문 간호사 교육을 실시해 간호사들의 전문적인 뇌졸중 치료 역량과 강화를 통해 뇌졸중 환자의 치료와 간호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자 노력도 하고 있다.△보건복지부 전문병원 제도 필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2011년부터 본사업으로 전환된 대형병원의 환자 쏠림을 해소하고 중소병원 경쟁력 강화를 기치로 도입된 전문병원제도는 앞으로도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방에서 어렵게 전문병원을 위한 의료인력을 유지하며 최적의 의료환경을 마련한 이 뇌혈관전문병원을 운영하고 있지만 여러 가지 제도에서 전문병원이 제외되고 노력에 비해 미흡한 보상체계 등으로 우리 병원과 같은 전문병원들이 많이 만들어지지 못하는 의료환경에는 아쉬움이 있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한국 의료시스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의료 인력, 시설 및 장비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환자 이송 즉시 수술, 입원을 할 수 있도록 의료 시스템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119 이송체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인해 또 다시 안타까운 사건이 되풀이될까 걱정이다. 국민들은 제대로 된 곳에서 적절한 시간에 치료받아야 하는데 단순히 병원의 규모에 따라 환자를 이송한다면 과연 그 이송이 환자를 위한 일인가?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곳으로 이송을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 않은가?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전문병원제도 활용, 그리고 학회로부터 뇌혈관 수술이 가능한 뇌혈관 관련 인증 병원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한국에서 40대 이상의 실력 있는 뇌혈관 의사는 거의 고갈된 상태’라는 말이 있던데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보나.- 신경외과 뇌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지역 뇌혈관 질환 환자의 생명을 책임져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매일 바쁘게 살아왔다. 그리고 뇌혈관 전문병원인 에스포항병원을 15년째 운영하면서 실력 있는 의료진을 수도권이 아닌 지방의 작은 도시 포항까지 데리고 오기에 적잖은 공을 들여서 데리고 왔다. 나는 신경외과 의사라는 자부심을 갖고 33년간 환자를 돌봐 왔지만 이러한 사명감 만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점점 사라지고 있어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이 상황을 물려주는 것을 보면 매우 안타깝다. 사명감에 어울리는 보상과 법률적 보호가 실질적인 지원책일 것이다.△의료 수가 인상하면 나아질까.- 낮은 수가로 일방적인 희생을 담보하고 하면 할수록 적자인 게 현재 뇌혈관질환 분야다. 뇌 수술을 하면 할수록 병원은 손해다. 부족한 의사 인력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병원 눈치 보느라 건강보험 수가를 올려준다고 필수의료 인력 부족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병원이 필수의료분야의 후배 양성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건강보험 내에서 수가를 조정하는 것이 아닌 다른 외부에서 적극적인 지원과 적절한 보상을 해야 한다.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원장이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 정부가 필수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하는 방안으로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하고 있던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필수의료 붕괴 위기를 두고 의대정원 확대의 목소리는 현장과 매우 동떨어진 정책이다. 정부가 생각하는 의사 수가 부족하니 의대 정원수를 늘리자는 단순한 논리로는 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의사 수가 증가한다고 현재 부족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의사가 확충되리란 보장도 없다.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면 필수의료분야에 근무할 수 있는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어 후배들이 필수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우선이다. 젊은 의사들이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이유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앞으로도 별도 지원책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절대 해결할 수 없을 것이다.△뇌혈관질환은 골든타임 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들었다. 근데 무려 지난 5년 동안 80만건 이상의 중증 응급 환자 가운데 52%가 전원을 하며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데 이같은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규모가 큰 응급의료센터나 권역 심뇌혈관질환 센터 등 응급질환 대응체계 자체는 마련되어 있지만 서로 연계가 미흡하거나 야간시간 의료진 대기 인력이 부족해 응급환자 중 절반 이상의 환자들이 다른 곳으로 전원가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응급의료법상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기관으로 전달체계가 나누어져 있지만 각 종별로 역할 기능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증 질환의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기관을 포함한 응급의료기관 전달체계 개편과 그에 따른 응급환자 이송 및 전원 지침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마지막으로 정부나 사회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지난 1월 31일 보건복지부가 ‘필수의료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먼저 현재 필수의료 진료기반 유지를 목적으로 공공정책수가제 도입 필수의료인의 보상과 지원 등 10대 주요과제를 발표했다. 하지만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 대책이지만 구체적인 재정 계획 없이 이슈가 된 사건을 면피하기 위한 처방 위주라 많이 아쉽다. 급하게 공청회, 간담회 몇 번으로 만들어낸 정책이 아닌 필수의료 기반 강화를 위해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필요한 분야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고 보완하면서 추가 대책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끝/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3-0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