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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구미의 젖줄 `더 가까이, 더 친근하게`… 최고 명품 수변도시 도약

시민 아이디어 총 165건 접수7개 특화지구·6개 수변공원 등낙동강 둔치 8.7㎢ 테마공원 조성 추진□ 시민들이 원하는 수변시설 조성구미시는 4대강 사업 이후 낙동강의 한층 넓어진 강폭과 둔치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모색했다.낙동강 구미구간은 총 39㎞로, 사용가능한 둔치 면적은 습지 등 보전지역 12㎢를 제외하고도 8.7㎢(263만평)에 달한다. 고민을 거듭하던 시는 낙동강 둔치를 생태보존과 개발이라는 환경친화적 계획에 대해 시민들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결정한다.지난 2011년 11월 18일부터 2012년 1월 31일까지 총 75일간 구미시민을 대상으로 `낙동강 수변공간 활용 아이디어`공모를 진행해 총 165건의 제안을 받았다.시민들은 수변레포츠 시설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가장 많이 제시했다. 또 번지점프, 열기구, 테마수영장, 암벽등반코스, 레일자전거 등 다양안 방안을 내놓았다. 문화예술시설에 대한 요구도 많았다. 야외공연장, 수상아트홀, 놀이공원, 아쿠아랜드 등 여러 제안이 나왔다. 생태체험이 가능한 체험학습장, 습지공원, 수목원 등 휴양공간도 원했다. 이밖에도 수상레저 조정면허 시험장, 시뮬레이션장 등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접수됐다.구미시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사업 기본안을 만들어 나갔다. 그 결과가 바로 구미시가 현재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구미 7경(景)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이다.□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구미시는 사용가능한 낙동강 둔치 8.7㎢에 대해 수변레저 테마공원을 조성하면서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다양한 친수레저시설을 보완하기로 결정한다.이를 위해 시민이용 패턴과 주변 배후지역 토지이용 특성을 고려해 농촌지역, 보호지역, 도시지역으로 나눠 6대 특화전략의 큰 틀을 구상하고, 이를 구체화 하는 7대 특화지구(7景), 6대 수변시민공원(6) 조성이라는 지구별 특화계획을 수립했다.구미를 가로지르는 낙동강 줄기를 따라 수변 레저문화와 친환경 여가생활이 가능한 공간을 조성해 `개발`과 `보존`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 구미시의 전략이다.구미시의 이러한 전략으로 만들어진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낙동강 둔치를 문화·휴식·레저·관광을 연계한 수변공간으로서 무분별한 개발보다는 친환경적으로 장래 계획성 있게 낙동강을 가꾸어 나가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는 동락, 양호, 지산, 해평, 강정, 구미보, 옥성 등 7개 특화지구와 남구미, 비산, 구미보, 선산, 도개, 옥성 등 6개 수변시민공원으로 나눠 2025년까지 3단계로 걸쳐 추진되고 있다.수변시민공원 조성 특화 전략은 △윈드서핑, 카누, 조정 등 수상레포츠 체험공간 조성 △물놀이장, 오토캠핑장 등 가족테마 체험 공간 △다양한 레포츠 시설 도입과 공간 조성 △익스트림 체험을 위한 공간 조성 △낙동강 인접지역의 낙후된 경관 개선 △둔치 내 쾌적한 쉼터 공간 조성 등이다.구미시는 현재 230억원을 들여 1단계 사업으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 △구미 캠핑장 △낙동강 체육공원 △낙동강 실버그린볼파크 △강바람 물놀이장 등을 조성했다. 이어 2단계 사업은 2020년까지, 3단계 사업은 2025년까지 총 660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고의 수변공간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구미시는 내륙 최대의 명품수변도시를 건설한다는 목표로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라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하면서 동시에 낙동강 둔치를 활용하는 여러 정책을 함께 펼치면서 계획과 시행 점검을 동시에 진행했다.우선 구미 낙동강이 수상레포츠를 하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점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지난 2012년 8월 구미대교 인근에서 전국 최초로 조정·카누 대회 동시에 개최했다.2012 전국 수상스포츠대회는 27개 읍면동 대항 용선대회를 시작으로, 제28회 대통령기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8개부 34종목), 제6회 국민체육진흥공단이사장배 전국카누경기대회(8개부 83종목)를 개최해 구미의 낙동강이 수상스포츠에 최적지임을 입증했다.구미시는 이 대회를 계기로 2015년에도 동락공원 옆 낙동강둔치에서 전국의 카누 선수와 동호인 600여명이 참여하는 `2015 구미낙동강 전국카누경기대회`도 개최했다.구미 낙동강이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최적지임이 증명되면서 구미시는 매년 낙동강 전국수영대회와 회장배 전국 카누경기, 시민화합 레프팅대회, 전국 시도대항 조정대회 등을 개최해 오고 있다. 또 수상스포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저변확대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시는 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조성되기 전부터 조정, 카누, 딩기요트, 원드서핑, 래프팅, 수상자전거 등 다양한 수상기구 체험행사를 통해 시민들이 수상레포츠라는 새로운 레저문화를 체험토록 했다. 수상스포츠가 열릴 때마다 시민들에게 무료로 수상기구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직접 수상레포츠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제공해 왔다. 지난 2013년 구미시 해평 청소년수련원 수상훈련장에서 23일간 1천여명의 시민들에게 무료로 `2013 낙동강 수상레포츠교실`을 운영해 좋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수상레포츠 도시로 자리매김구미시 낙동강 수상레포츠 체험센터가 완공된 이후 개장하기 전 시민들에게 카약, 패들보드, 래프팅보트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시는 2천여명의 체험자를 대상으로 안전교육과 패들링 교육 후 카약, 카누, 패들보드, 고무보트 등 다양한 수상기구를 체험토록 하면서 단 한건의 수상안전사고 없이 무사히 체험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시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시민들의 구미시 낙동강 수상스포츠 체험센터 이용 만족도가 `매우 높음`으로 조사되기도 했다.특히, 시민들은 구미시가 추진하는 수상레포츠가 모두 무동력이라는 점에 큰 찬사를 보냈다.낙동강 수질에 어떠한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남유진 구미시장은 “구미 7경 6락 리버사이드 프로젝트에는 환경을 훼손하고 수질 오염이 우려되는 계획은 일체 반영되지 않았다”면서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아름다운 낙동강을 구미시민과 함께 만들어 후세에 남길 유산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20

굽이치는 강물이 만든 습지 겨울철새 바쁜 날개를 쉬다

강 유역 갈대밭·농경지·습지 등천연기념물 철새 60여종 머물러구미시, 안전한 서식환경 조성위해불법포획 등 교란행위 계도활동 최선□ 겨울 철새의 중간 휴식처낙동강은 예로부터 굽이쳐 흐르면서 산지의 물질을 퇴적시키거나 혹은 지형을 침식시켜 주변에 넓은 들을 형성시켜 왔다. 이러한 토지는 홍수 시 부분적으로 물이 고이면서 습지(濕地)로 변해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 변했다.구미의 경우 1960년대 초반까지 해평습지를 비롯한 낙동강 본류에 넓은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었다. 배후습지(하천의 자연제방 뒤편 낮은 지역에 형성된 습지)의 들판은 논으로 이용됐다.당시 해평습지의 낙동강 변에 인공제방이 건설되지 않아 농사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1970년대 초반 인공제방이 건설되면서 본격적인 농경지로 거듭나게 된다.여기에 1970년대까지 고아읍과 해평면을 지나는 낙동강 본류에는 하중도(강 가운데 생긴 퇴적지형)가 없었지만, 이후에 점진적으로 만들어져 큰 하중도가 해평면의 문량들 앞쪽과 더불어 곳곳에 형성됐다.낙동강 유역의 갈대밭과 모래사장, 하중도, 그 주변의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는 겨울철새들의 안식처로 아주 적합한 환경을 이뤘다.철새도래지인 해평습지를 비롯해 구미 낙동강 유역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세계적인 희귀조류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재두루미, 흑두루미, 고니 등 60여 종의 철새들이 찾는 중간 휴식처이다. □ 새들의 보금자리구미 낙동강을 찾는 겨울 철새는 천연기념물 제203호인 재두루미, 천연기념물 제228호 흑두루미를 비롯해 쇠기러기, 청둥오리, 큰고니, 큰기러기, 흰뺨검둥오리, 쇠오리 등 60여종에 이른다.철새들은 겨울을 나기 위해 10월부터 시베리아와 중국 등지에서 일본으로 날아가는 도중 구미 해평습지를 비롯해 그 일대를 중간 휴식처로 삼고 있다.특히 두루미의 경우 철원 민통선 부근에서나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도 보기가 힘든 철새다. 전세계 두루미의 80~90%가 일본에서 겨울을 나는데 그 중 50% 정도가 구미지역 낙동강을 경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여기에 텃새들도 점차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독수리, 원앙, 왜가리, 백로, 황조롱이 등의 수도 늘고 있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243호이면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된 검독수리의 모습도 관찰되면서 새들이 분포하기 적합한 생태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구미지역은 낙동강 유역에 비옥한 농경지와 습지가 잘 발달돼 있고, 여기에 일천만그루 나무심기운동 등으로 도시숲이 잘 조성이 되어 있는 것도 새들이 살기에 좋은 환경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또 낙동강에 인접한 지산샛강, 문성지 등이 생태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새들의 먹이감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로 꼽히고 있다.구미지역 조수보호원들에 따르면 철새들은 야간에 지산샛강이나 문성지로 넘어가 먹이를 먹고 아침에 다시 낙동강으로 넘어와 쉬는 경우가 많다. □ 철새들을 위한 구미시의 노력구미시는 해평습지와 강정습지가 두루미 등 희귀 철새들의 안정적인 중간 휴식처가 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오고 있다.안전한 서식 환경 조성을 위해 보호 관리원을 구역별로 배치해 불법 포획이나 서식지를 훼손하는 등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또 월동기간 민감한 철새들을 위해 철새의 주요 서식지 부근에서의 낚시 등의 교란행위에 대해 계도활동을 강화하고, 매년 5t 상당의 먹이(볍씨)도 공급하고 있다.여기에 낙동강 두루미 네트워크를 통해 두루미과 철새의 서식 장소 및 도래 경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두루미과 철새 서식을 위한 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이러한 노력으로 지난 2015년 10월부터 2016년 2월까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흑두루미 1천120마리, 재두루미 388마리, 큰고니(천연기념물 제201호) 646마리, 청둥오리 6천100마리, 쇠기러기 7천500마리 등 총 1만6천여 마리가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흑두루미와 재두루미의 개체 수는 2010~2012년 4대강 살리기 사업기간 중 평균 1천222마리에서 4대강 사업이 종료된 2013년 1천543마리, 2014년 2천637마리, 2015년 1천508마리로 평균 64% 이상 증가 추세를 보였다. 큰고니(백조) 역시 2012년 264마리, 2013년 356마리, 2014년 522마리, 2015년 646마리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이경석씨가 지난해 구미지역 낙동강을 찾은 철새들을 기록한 자료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동·식물 잘사는 환경이 사람에도 좋은 환경”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씨“철새는 매년 구미를 찾는 귀한 손님이죠.”구미시 선산읍 구미보에서 만난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 이경석(72)씨의 첫 마디다. 그는 구미시가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운영하는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2012년부터 활동해 오고 있다.이씨는 구미 철새 월동지 보호관리원으로 활동한 것은 2012년부터이지만, 철새들과의 본격적인 인연은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천연기념물인 재두루미 40여마리가 독극물을 먹고 집단 폐사한 사건이 발생하자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소속이었던 이씨가 철새 보호를 위한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철새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이씨는 “지금도 그때 일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식물과 동물이 모두 잘 살 수있는 환경이 되어야지만 사람도 건강하게 잘 살 수 있고, 그게 세상의 이치인데 사람들의 잘못으로 철새들이 그렇게 죽는 것을 보고 조금이나마 철새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어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새들은 경계심이 굉장히 많은 동물이다. 자기들이 내려 앉고 싶은 자리 주위에 낚시를 하는 사람이 있으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이동해 버리고, 내려와 앉아 쉬더라도 사람들이 조금만 가까이 접근해도 금세 날아가 버린다”면서 “새들이 이 곳에서 편히 쉬었다가 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설명했다.그의 철새들을 위한 마음은 부지런함에서 드러난다.보호관리원 근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그는 동이 트는 시간부터 해가 져 관찰이 어려워지는 시점까지 시간대 별로 철새들의 종류와 개채수, 상태, 행동, 날씨 등을 세부적으로 기록한다.이씨가 최근 3년동안 작성한 자료를 조류생태환경연구소에서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져갔을 정도로 아주 상세히 기록이 잘 돼있다.이씨는 “추운 계절에 바깥에서 강바람을 맞으며 있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철새들이 많이 찾아오는 만큼 우리들이 사는 환경이 그만큼 좋아졌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며 “가끔 철새 때문에 낚시를 못하게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철새는 겨울에 잠시 우리지역을 방문하는 귀한 손님이라 생각해 조금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9

빨갛다… 아깝다 이 가을 보내기엔

한가위를 지나며 계절이 바뀐다는 걸 알리는 비가 한두 차례 내리더니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서늘해졌다. 뜨거운 햇살을 피해 다녀야했던 여름이 어느새 우리 곁을 떠나고, 가을을 알리는 귀뚜라미 소리 처연하다.옥계팔봉 바위기둥 웅장한 팔각산일곱가지의 보배가 숨겨진 칠보산영덕~청송 `소통길` 탐방로 주왕산바다·계곡·능선까지 가을낭만 가득이 무렵이면 영덕은 도시의 색깔을 바꾼다. 짙푸른 바다 빛깔에서 만산홍엽(滿山紅葉)의 아름다운 붉은빛으로.새빨간 보석처럼 제 몸을 물들이는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의 나뭇잎들을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시 한 편이 떠오른다. 이상국(71) 시인의 `단풍`이다. `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그래서 잎잎이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봄에 겨우 만났는데가을에 헤어져야 한다니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세상 어떤 것도 저항할 수 없는 시간의 흐름에 서러운 마음으로 `물감 같은 눈물`을 흘리는 나무. 그러나 계곡에 떨어진 `나무의 눈물`은 아이러니하게도 슬프다기보다는 아름답다.도시에선 맛보기 힘든 `달콤한 공기`를 마시며 산에 올라, 붉게 물든 가을 풍광을 여유롭게 즐기는 것 이상의 `힐링(Healing)`이 있을까? 그런 의미에서 가을날 영덕은 `치유의 공간`이기도 하다.단풍을 포함한 가을날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 높은 영덕의 팔각산과 칠보산, 주왕산을 독자들에 앞서 먼저 걸어보았다. 아울러, 매력적인 고택(古宅)이 관광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괴시(槐市)마을까지 둘러봤다. ◆ 팔각산, 동해에 비치는 아름다운 그림자높이가 628m에 이르는 팔각산은 계곡을 끼고 8개의 바위기둥이 이어져 있다. 그런 이유로 `옥계팔봉(玉溪八峯)`이라고도 불린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기묘한 형상의 바위와 경탄을 부르는 깎아지른 암벽이 있어 단풍철이 아닌 평소에도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또한 팔각산엔 전국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70m)도 있다. 봉우리에선 단풍과 함께 삼사해상공원과 옥계계곡의 물줄기를 내려다볼 수도 있다.팔각산과 동대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지는 옥계계곡은 팔각산이 간직한 보물 중 하나다. 침수정(枕漱亭)이 자리한 이 일대는 경상북도기념물 45호로 지정돼 있다. 계곡 가운데는 꽃봉오리 모양의 진주암(眞珠岩)이 있고, 주변의 병풍바위, 향로봉, 촛대바위 등이 여행자의 눈길을 끌어당긴다. 옥계계곡은 옥(玉)처럼 맑은 물이 흐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상마산 삼림욕장 옆을 스쳐가는 물길 위를 출렁다리로 건너면 또 다른 비경이 나타난다. 영덕 사람들은 이곳을 산성계곡이라 부른다. 바닥이 훤히 보일만큼 깨끗한 계곡물 위에 떠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잎은 보는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 칠보산, 일곱 가지 보물을 찾아보는 즐거움영덕군 병곡면에 위치한 칠보산(七寶山)은 태백산맥의 끝자락에서 그 아름다움을 뽐낸다. `일곱 가지 보배가 있는 산`이라는 명칭은 어떤 이유로 지어졌을까? 여기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하나 전한다.고려시대 영덕을 찾은 중국의 학자 한 명이 칠보산 계곡에서 목을 축이고는 물맛에 놀라 “분명 이 산에는 일곱 가지의 보물이 있을 것”이란 말을 했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이 산을 다니며 확인해보니 더덕, 산삼, 황기, 멧돼지, 구리, 철, 돌옷(바위에 난 이끼) 등 일곱 가지 귀한 것들이 있었다. `칠보산`은 그렇게 얻어진 이름이다.울긋불긋한 가을 옷으로 갈아입은 칠보산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로 고래불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칠보산 동쪽엔 신라 선덕여왕 때 창건된 유금사(有金寺)가 있다. 이곳을 찾는 여행자는 보물 674호 유금사 삼층석탑을 돌며 소원을 빌어볼 수도 있다. 또, 거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선 칠보산 자연휴양림이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을 위로한다.산세가 가파르지 않고 완만한 칠보산은 등산 초보자들에게 인기다. 산 아래엔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자연휴양림이 있어 사계절 내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칠보산이다. ◆ 주왕산과 괴시마을, 가을 여행객을 유혹하다 영덕군이 가을마다 여는 주왕산 탐방로의 인기도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공개된 `용전리~갓바위~가메봉`의 6.2km 코스는 많은 이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 코스는 주왕산 아래 자리한 두 도시 영덕과 청송을 이어준다는 의미에서 `소통길`이라 불리기도 한다. 기묘한 형상의 갓바위와 왕거암은 산행에 재미를 더하고, 대궐령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가을 산의 정취는 감탄사를 연발하게 한다.영덕군은 주왕산을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5억 원을 들여 전망대, 안내판, 화장실 등을 설치했다. “주왕산을 연간 40만 명의 등산객이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는 영덕은 진입로 확장 공사와 탐방객 편의시설 조성 등에도 노력을 기울였다.대진해수욕장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오면 또 하나의 보물과 만나게 된다. 바로 괴시마을. 이곳은 호지촌(濠池村)이라 불리다가 고려의 학자 목은 이색(李穡·1328~1396)이 영덕으로 오면서 지금의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함창 김씨, 수안 김씨, 영해 신씨 등이 어울려 살았고, 지금은 영양 남씨 집성촌이 됐다.다른 지역에 비해 전통 건축양식이 잘 보존된 괴시마을엔 영양 남씨 괴시파종택(槐市派宗宅·경북 민속자료 75호), 해촌고택(문화재자료 199호), 영은고택(문화재자료 459호) 등 오래 전 한국의 주거문화를 짐작하게 해주는 고택 30여 채가 모여 있다.빨갛게 익어가는 가을. 팔각산과 칠보산의 단풍, 괴시마을의 고풍스런 기와가 영덕으로의 낭만여행을 권하고 있다. 산사에서의 하룻밤… 장육사 템플스테이번잡한 세상 속에 섞여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가끔 꿈꾼다. 조용한 산에 자리한 사찰에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고 풍경(風磬) 소리를 들으며 며칠쯤 푹 쉬고 싶다는 소박한 꿈.직장인들의 이러한 꿈을 실현시켜주는 휴양의 한 형태가 템플스테이(Temple stay·절에서 숙박하며 사찰 생활을 체험하는 것)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삭막해질수록 `정적인 휴식`의 욕구는 커질 수밖에 없다.영덕군 창수면의 장육사(裝陸寺)는 온갖 욕망이 때마다 충돌하는 세속의 소용돌이에서 잠시 벗어나 몸과 마음의 생채기를 치유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육사는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마련해 사람들을 자연의 품으로 안내하고 있다.고려 공민왕 재위 시기인 1355년 나옹왕사가 창건한 장육사는 경상북도 유형문화재 138호인 대웅전의 미려한 양식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불교문화의 원형이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된 전통사찰에서 수행자의 일상과 삶을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관광객에게 제공한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한 이들은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장육사에는 주목할 만한 문화재도 적지 않다. 대웅전에는 보물 993호인 건칠관음보살좌상(乾漆觀音菩薩坐像)이 미소를 짓고 있다. 이 불상은 독특하게도 진흙으로 내부를 만들어, 삼베를 감은 틀 위에 종이를 여러 겹 붙이고 그 위에 금칠을 했다.석가가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영산회상도 후불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3호)와 지장보살도(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4호) 역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유물이다. 장육사 템플스테이는 당일 코스와 1박2일 혹은, 2박3일 코스 등으로 나눠져 있어 참여자의 여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불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공양과 예불을 진행하며, 참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는 것이 장육사 측의 설명이다.차갑고 쓸쓸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10월. 템플스테이는 팍팍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의 메마른 감수성과 비어가는 가슴을 따스하게 위로해줄 좋은 치료제의 하나일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8

산 속의 보물 `가을송이` 생태환경, A부터 Z까지 `한눈에`

국내 최대의 송이 산지인 영덕군에서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를 발간했다.보고서에는 송이에 대한 생태와 기상에 관한 실체를 규명했고, 송이가 가장 잘 서식할 수 있는 것은 17℃ 내외의 소나무 단순림인 것으로 확인됐다.또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자라는 것으로 조사됐다.송이가 가장 활발하게 서식해 생산되는 가을 시기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인 것으로 나타났다.우리나라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적정한 온도, 습도가 조화를 이뤄야 왕성하게 자랄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고 영덕군이 송이를 생산하는 것과 함께 본격적인 연구사업도 진행하고 있다.이번 연구는 우리나라 송이의 기후 및 기상에 의한 서식조건과 생산량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것이다. 앞으로 정부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최적 서식조건은 17℃ 안팎의 소나무 단순림9월 강수량·기온이 생산량에 가장 큰 영향연평균 219t 생산… 태풍 발생하면 생산량 급증□ 기후가 송이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송이버섯의 생장과 서식에 영향을 주는 주요 인자가 무엇인지 이번 연구결과 밝혀졌다. 송이의 서식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기후요인이다.특히 기온이 결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송이가 가장 잘 자랄 수 있는 온도는 17도 가량이다.습도와 강수량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기온에 비해 현저히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송이생산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10.8℃~14.0℃ 범위였다.강수량은 1천㎜~1천400㎜의 범위였다. 송이 수량과 연평균 강수량, 연평균기온과의 관계는 일정한 함수관계가 성립된다.최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8.5~25.2℃, 꼭짓점 온도는 22.1℃로 나타났다.평균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14.8~19.5℃, 꼭짓점 온도는 17.1℃로 나타났다. 송이가 가장 서식하기 좋은 온도가 17℃로 밝혀진 것이다.최저기온 유효 온도범위는 9.2~16.5℃로 꼭짓점 온도는 12.8℃ 로 나타났다.□ 기후요인과 생산량의 변동추이월별 강수와 기온은 송이생산량과 상관관계를 보인다.6월 강수량이 많을수록 발생량도 증가했고, 6월 기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으면 송이 발생량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8월 강수량이 많고 기온이 높을수록 발생량은 증가했다. 9월의 강수 일수와 강수량의 영향은 중요했다.이 두 요소는 송이의 생산량 증가에 큰 영향을 주었다. 2009년의 경우처럼 9월 강수가 극단적으로 부족할 때는 대흉작으로 나타났다.최저온도 19℃ 내외에서 송이 균사가 온도자극을 받아 원기(原基)를 형성했을 때, 최저온도가 재 상승해 30℃를 넘으면 고온에 약한 균사는 사멸한다.이런 경우 고온장해(高溫障害) 때문에 흉작이 되고 충해(蟲害)송이가 많이 발생하는 등 품질도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송이의 발생 시기와 지역 분포우리나라 송이는 8월에 0.7%, 9월에 38.6%. 10월에 48.1%, 11월에 12.7%가 생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가을송이는 대부분 9월 초순경부터 10월 중순까지 발생한다. 송이 생산일수는 연평균 28.1일로 확인됐다. 생산일수는 연도별로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지역별로는 차이가 있었다.최근 송이 발생지역은 주로 낙동정맥과 백두대간 등이 주를 이룬다.2000년~2005년의 송이 생산량을 도별로 비교해 보면 경북도가 전국 생산량의 약 65%, 강원도가 약 27%를 차지해 90% 이상이 2개 지역에 집중돼 있다.2005년 전후까지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로는 경북도의 영덕, 울진, 봉화와 강원도 양양, 삼척 등을 꼽았다.그러나 2006년 이후에는 강원지역의 송이 생산량이 급감했고, 최근에는 경북의 영덕, 울진, 봉화, 청송, 포항지역으로 주산지가 축소되고 있다.송이의 발생지역은 점차 줄어드는 경향도 있다.1970년대 초반에는 경기도(가평, 광주), 충청남도(예산), 전라남도(담양, 함평, 화순)에서도 송이 수매가 이뤄졌으나 지금은 이 지역에서 송이 수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생산규모에 따른 지역 순위는 해당 연도의 온도와 강수량 등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강원지역의 생산량 급감은 산불 피해와 기후온난화 등의 영향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송이 생산량 갈수록 줄어들어우리나라의 송이생산량은 연평균 219t 가량이다. 송이생산량은 연도별로 큰 차이가 있다.송이생산량은 2010년에 628.3t으로 가장 많았고, 2012년이 409.8t, 2006년 275.9t 2007년 231.6t 2015년 184.6t 2014년 126.4t 2013년 103t 2008년 98t 2011년 85.7t 2009년 59.1t 순으로 많았다.연구조사대상 기간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았던 2010년은 연평균의 약 3배, 두 번째로 많았던 2012년은 연평균의 약 2배였다.생산량이 가장 적었던 2009년은 연평균의 1/4배 정도로 나타나는 등 연도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차이는 온도와 습도 및 강수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또 한가지 흥미로운 것은 태풍이 송이 산지를 강타했던 2010년과 2012년은 송이생산량이 매우 많았다. 송이 산지에 태풍의 영향이 거의 없었던 2009년에는 송이생산량이 급감했다.월별 생산량은 10월이 48.1%.(254t)으로 가장 많았고, 9월 38.6%(204t), 11월 12.7%(66.9t), 8월이 0.7%(3.4t) 순서로 생산되었다. 8월과 11월에도 송이는 나오지만 생산량은 매우 적었다.□ 송이연구 방법과 분석 자료과거 10년간의 송이생산량과 기후관련자료(2006년~2015년)를 수집해 분석했다.조사대상지역은 대표적 송이 산지로 알려진 14곳을 선정했다.경북의 7개소(영덕, 울진, 봉화 안동, 청송, 포항, 청도) 강원 6개소(인제, 홍천, 강릉, 양양, 삼척, 고성) 경남의 1개소(거창) 등으로 선정됐다.자료의 정리와 분석은 첫째, 과거 10년간 우리나라 송이 주산지의 생산 변동에 영향을 주는 기후요인(온도, 습도, 강수량 등)을 지역별, 일별로 조사 분석했다.둘째, 지역 산림조합에서 발표하는 과거 10년간의 송이공판자료를 수집해, 지역별 연도별 월별 등급별 생산실태를 분석했다.셋째, 생산량의 지역별 연도별 차이를 분석하고 기후요인이 송이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것이다.영덕송이 생산 관계자들은 이 같은 분석자료를 토대로 송이생산에 가장 이상적인 방법을 찾아내고 있다.▲ 일명 `송이박사`로 불리는 권오웅 영덕군 산림과장이 자신이 발표한 송이 관련 논문을 펼쳐 보이고 있다. /영덕군 제공`송이박사` 권오웅 산림과장“지구온난화 계속되면 50~60년 내 멸종될 수도”영덕군의 `송이버섯 생태환경 보고서` 발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주인공은 권오웅(56)산림과장이다.일명 `송이박사`로도 불리는 권 과장은 지난해 대구한의대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일반인들이 송이에 대해 알기 쉽도록 정리한 것이 이 보고서다.그동안 송이균과 소나무에 관한 연구는 많았지만, 기후와 송이의 상관관계를 상세히 정리한 것은 이 보고서가 처음이다.그의 보고서는 송이 생장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기온을 꼽고 있다.현재와 같은 지구온난화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에서도 50~60년 내 송이 구경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이 때문에 여름철 최고 기온이 30도 이상 지속적으로 올라가면 스프링쿨러 같은 관수시설로 습도를 유지해 기온을 낮춰야 하고, 밀도 조절, 하층식물 정리 등 송이 맞춤형 숲 가꾸기, 씨앗 자원 보호 등을 통해 송이 생육조건을 최대한 맞춰야 송이 멸종을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권 과장은 “올해 이처럼 송이 작황이 부진한 것은 올 여름 무더위의 영향이 크다”면서“이번 보고서를 바탕으로 앞으로 정부 차원의 송이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단순 생산에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생산체제로 전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7-10-17

찬란한 신라불교 싹 틔운 아도화상 발자취, 디지털로 만나다

신라에 불교가 전래된 지 1천600년만에 이를 기념하는 공간이 구미시에 조성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 13일 도개면 도개리에 신라에 불교를 처음 전파한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신라 불교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신라불교초전지`를 개관했다.경상북도 3대문화권 문화관광기반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사업은 지난 2011부터 신라불교문화초전지를 성역화하는 사업으로 추진돼 왔다. 도개리 일대 부지 3만6천919㎡, 건축연면적 2천537㎡ 규모에 국비 131억원, 도비 17억원, 시비 52억원 등 총 200억원을 들여, 자연친화적인 한옥과 초가 등을 조성해 교육과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었다.구미시는 앞으로 `신라불교초전지`를 기반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연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방침이다. 또 구미시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만큼 다양한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결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 도시로 거듭날 계획이다. 이에 불교역사의 성지인 구미에서 `신라불교초전지`개관의 의미와 관광자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봤다.불교문화·디지털 콘텐츠 결합해팔상도·불교역사 등 색다르게 제공자연친화적 한옥 조성해 교육·체험도 □ 아도화상과 구미시 도개면 모례마을아도화상은 신라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했다는 고구려의 중으로, 눌지왕(訥祗王) 때 신라 일선군(一善郡, 지금의 선산)에 들어와 불교를 포교하려 했으나 당시 불교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모례(毛禮)의 집안에 들어가 3년여간 머슴살이를 하며 숨어살았다.모례는 아도화상으로부터 불교를 포교받은 신라 최초의 신자로, 아도화상을 자신의 집에 숨겨주고 소와 양을 돌보는 일을 맡도록 한 인물이다.이후 아도화상은 산으로 들어가 암자를 짓고 살았는데 이때 눈속에서 오색 찬란한 복사꽃이 피어 그 암자를 도리라 불렀다. 이후 이곳이 신라 최초의 절인 도리사이다. 이후 여덟 곳의 큰 절과 500곳의 선찰이 차례로 건립되고 불법이 크게 융통된 것은 양나라 무제 보통 8년 정미로서 신라 법흥왕 13년부터이다.이후 모례의 집에서 고용살이를 하면서 불교를 포교함으로써 불도가 열렸다 하여 도개(道開)라 했다고 전해진다.현재는 모례의 집에서 아도화상이 함께 사용했다고 전해지는 우물인 전모례가정(傳毛禮家井, 경상북도문화재자료 제296호)만이 `신라불교초전지` 입구에 아직까지 위치하면서 이 곳이 신라불교의 성지임을 알려주고 있다. □ 불교문화와 첨단 디지털 콘텐츠의 만남 구미시는 고구려 승려 아도화상이 모례장자의 집에 머물며 신라에 불교와 향을 최초로 전파한 현장을 전승·보존하기 위해 모례마을 일대를 첨단기술과 역사문화가 융합된 문화관광 명소로 조성했다.특히, 신라불교초전기념관은 첨단 전자산업의 메카인 구미시답게 불교문화에 첨단 디지털 콘텐츠를 접목한 기념관으로 주목받고 있다.이 곳에는 아도화상의 발자취와 부처님의 일상을 그린 팔상도, 한반도 불교 전래 과정 등 다양한 불교문화 콘텐츠를 첨단 디지털로 만나볼 수 있다.총 1천467㎡ 면적에 4개의 기획관으로 구성된 기념관은 제1관 아도, 신라로 향하다, 제2관 신라, 불교의 향이 퍼지다, 제3관 신라, 불교의 꽃을 피우다, 기획관 100년 전 선산 불교문화유산과의 만남 등으로 구성돼 있다.여기에 야외에 신라시대 의·식·주·법 생활상이 그대로 재현된 야외 전시가옥 7개 동도 갖춰져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이용시간은 하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동절기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다. 입장료는 무료이다. □ 자연친화적 전통한옥가옥 체험구미시는 `신라불교초전지`를 전통과 첨단이 어우러진 대표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전통한옥가옥체험관과 불교문화체험관을 조성해 운영한다.총 4개의 체험관으로 구성된 전통한옥가옥체험관은 규모에 따라 성불관, 자비관, 해탈관, 견성관, 오도관, 득도관, 대각관으로 4~10명 단위로 사용할 수 있다.특히, 이 곳은 북동쪽으로 해발 700m의 청화산과 남동쪽으로 약 691.6m의 냉산이 자리잡고 있고,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다곡천이 흐르고 있어 한폭의 산수화같은 풍광을 즐길 수 있다.또 신라의 불교가 처음 전해진 곳인 만큼 인근 도림사 등 불교 유적지가 많아 연계한 볼거리가 다양하다.여기에 불교문화와 사찰음식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불교문화체험관도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체험·교육의 장으로 활용될 수 것으로 기대된다. 국도 25호선과 국도 68호선, 지방도 205호선으로 교통도 매우 편리하다.개관식에 참석한 정토회 법륜 스님은 “구미의 신라불교초전지는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머슴살이를 하며 노력한 그의 숭고한 뜻이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그에 대한 역사적 사실 고증까지 모두 갖춘 진정한 불교의 성지이다”라며 “이곳에 오면 아도화상이 신라에 불교를 전파한 과정과 불교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신라시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남유진 구미시장은 “불교성지 조성을 위해 지난 2011년부터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신라불교문화초전지가 자랑스런 구미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역사문화 교육·체험시설이 되길 바란다”면서 “앞으로 앞으로 천년고찰인 도리사와 지역의 문화자원과 연계되는 관광자원을 구미의 첨단 전자산업과 접목시켜 차별화된 문화관광이 어우러지는 문화관광도시로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한편, 체험시설에 관한 문의는 구미시설공단(054-480-2141~4)으로 하면 된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10-16

뼛속까지 가득한 고소함 한 입 드셔보시렵니까? 투박한 이 한 그릇

서울 종로에서 출판사를 운영하는 H씨(56)는 자타가 공인하는 낚시 애호가이자 미식가다. 그가 해마다 두어 번은 꼭 찾는 곳이 있으니 다름 아닌 `미주구리`를 요리해주는 식당이다.“대체 미주구리가 뭐야?”경상북도 방언을 잘 알지 못하는 출판사 직원이나 선후배들의 궁금증이 이어지는 건 당연하다. 그럴 때면 H씨가 웃으며 나선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미주구리는 경북 사람들이 물가자미를 가리킬 때 쓰는 사투리야. 영덕 인근을 포함해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생선이지. 몸 빛깔은 눈이 있는 쪽은 연한 암갈색이고, 크고 작은 흑갈색이나 유백색의 반점이 있어. 옆줄을 경계로 아래 위에 각각 3개씩 6개의 흑색 반문(斑紋·얼룩덜룩한 무늬)이 있고, 눈이 없는 쪽은 흰색이야.”대학에 입학하며 서울로 올라온 지도 벌써 40년이 가까워오지만, H씨는 아직도 어린 시절 먹었던 `미주구리`의 맛을 잊지 못했다. 여행을 좋아했던 아버지와 함께 즐긴 추억의 먹을거리이기도 하거니와 그리운 유년시절의 고향을 떠오르게 하는 매개체인 까닭이다. 싱싱한 제철 물가자미를 숭덩숭덩 뼈째 썰어 마늘, 풋고추, 파 등의 채소를 듬뿍 넣고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버무려 먹는 `미주구리 막회`는 H씨 단골식당의 최고 인기 메뉴다.동해안을 따라 줄줄이 들어선 여러 도시에선 흔하고 저렴한 음식이지만, 먹어본 사람들에겐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제공하기에 요즘 말로 `가성비 높은` 요리가 바로 막회라고 할 수 있다.영덕군은 바로 이 물가자미와 막회를 테마로 해마다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가 벌써 10년째다. 이 독특한 진미를 맛보려 영덕을 찾는 관광객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 막회, 배고픈 시절 어부들의 즉석 영양식영덕군은 그간 `막회`를 지역의 `특별한 요리`로 자리매김 시키고자 여러 방면에서 노력을 기울여왔다. 영덕은 막회의 주재료인 물가자미와 청어, 전어 등이 많이 잡히는 곳이다.그렇다면 막회는 구체적으로 어떤 음식일까? 기자의 궁금증에 영덕물가자미축제 추진위원회 관계자가 간명하고도 시원스런 대답을 들려줬다.“알다시피 모두가 배고픈 시대가 있었습니다. 그 시절엔 영덕 어부들이 고기잡이를 나가면 제대로 차려서 밥을 먹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든 허기를 달래야 또 일을 할 수가 있지 않았겠습니까.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자신들이 잡은 물가자미, 청어, 전어 등을 뼈도 발라내지 않고 썰어서 배에 있는 채소 한두 가지를 넣어 고추장에 비벼 후다닥 먹는 것이었지요. 그게 오늘날의 영덕 막회가 된 것입니다.”듣고 보니 막회는 가능하면 많은 물고기를 잡아 식구들과 생활을 이어가야 했던 동해안 어부들의 애환이 담긴 음식이었다.그것이 시대가 변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영덕의 전통음식으로 자연스레 바뀐 것이다. 추진위원회는 이런 말도 덧붙였다.“가난한 시절에 먹던 음식이지만 맛이나 영양 측면에서 결코 떨어지지 않는 게 막회입니다. 바로 잡은 생선을 썰어 만든 것이니 신선한 것은 당연하고, 알다시피 막회에 들어가는 생선은 모두 자연산이라 EPA와 DHA 등이 풍부했지요. 그래서인지 어린 시절 막회를 맛본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격식을 갖춘 일식집에서 예쁘게 썰어 장식한 회보다 막회를 더 맛있어합니다.(웃음)” ◆ 채소와 초고추장… `맛있는 막회`의 친구들영덕군 축산면 축산항엔 바로 이 막회를 맛있게 만드는 식당이 몇 군데 있다. 관광객은 물론, 지역 어부들에게도 사랑받는 식당들이다.축산항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은 “뼈째 먹는 생선회라 고소한 맛이 일품”이라고 막회를 추켜세웠다.영덕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나이 지긋한 노인 한 분은 여기에 이런 이야기를 보탰다.“초등학교 다닐 때 아버지가 잡아온 청어와 미주구리로 막회를 만들어 먹곤 했는데 그 싱싱한 식감이 아직도 기억난다. 어머니가 밭에서 키우던 고추와 파, 깻잎을 뚝뚝 뜯어 넣고, 집에서 담근 고추장과 식초로 버무리면 임금님이 먹는다는 요리도 부럽지 않았다.”축산항 어부들에게 `푸른 옷의 신사`로 불리는 청어, 집을 나간 며느리도 굽는 냄새에 돌아온다는 전어, `미주구리`라는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운 물가자미는 너무나 익숙한 물고기들이다.그것들과 함께 어우러져 가난한 시절 허기를 달래주었던 막회의 재료 채소와 초고추장 역시 축산항 사람들에겐 잊을 수 없는 `지난 시절 친구들`이 아닐까.푸른 바다 곁에서 깨끗하고 하얀 물결을 보며 살아온 영덕 사람들은 너나없이 건강해보였다.싱싱한 해산물로 만든 막회를 비롯한 각종 요리도 그들의 넉넉한 인심과 환한 웃음을 만드는데 작지 않은 역할을 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 보다 내실 있는 `물가자미-막회 축제`를 위해지방자치단체가 개최하는 축제는 어느 것 할 것 없이 소득과 관광수입 증대라는 경제적 효과와 지역 화합과 애향심 고취라는 사회적 결속, 전통의 후대 계승이라는 교육의 목적 등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 영덕의 `물가자미-막회 축제`도 마찬가지다.영덕군은 “해마다 발전하는 축제”를 지향하며 국내외 축제에 대한 연구와 객관적인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올해 전문기관의 평가를 통해 영덕군은 ▲축제 주제와 부합하는 프로그램 부족 ▲고비용 저효율이라 지적된 연예인 초청공연 ▲전문성 있는 기획의 부재 ▲축제장과 축산항 환경 정비 부족 등의 문제점을 발견했고, 향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세울 계획이다.이와 관련 영덕군청은 “가족단위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주차 문제와 청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설명했다.깨끗한 바다를 바라보며 영덕의 전통음식인 `막회`를 맛보는 즐거움. 관광객들이 그 즐거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도록 보다 나은 축제를 만들기 위한 영덕군의 노력은 오늘도 진행 중이다. 단백질·콜라겐까지… 맛도 영양도 풍부한 미주구리영덕 막회의 재료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물가자미는 맛과 함께 영양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뇌 기능을 원활하게 해주고, 시력 유지에 효과를 보이는 비타민 B1과 B2가 함유된 물가자미 요리에는 콜라겐과 단백질도 풍부하다.칼슘의 흡수를 도와주는 비타민 D도 적절하게 담고 있어 중년 여성들의 고민인 골다공증에도 일부 효과를 보인다. 물가자미 껍질의 콜라겐 성분은 피부를 젊게 유지하는데 좋다고 알려졌다.또, 칼로리가 낮아(116kcal/100g) 소화가 잘 되고 비만 등의 성인병도 예방한다. 일부 여성들 사이에선 다이어트 음식으로도 인기가 높다. 이외에도 “혈액 순환을 잘 되게 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준다”는 학계의 보고도 있었다.물가자미는 `동의보감`에도 그 효능이 기록돼 있다. “성질이 순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어 허약함을 보충하고 기력을 회복하게 한다”는 것.물가자미는 `약선(藥膳·약이 되는 음식) 한상 차림`으로도 이름이 높다. 포공영(蒲公英·국화과의 민들레 혹은, 동속 식물의 전초를 말린 약재)과 함께 먹으면 변비와 생리불순에 효과를 보이고, 천년초 등 비타민 C 함유량이 높은 재료와의 궁합도 좋다.물가자미 막회나 구이 등을 먹은 후에는 성질이 순한 한약재로 끓인 한방차를 곁들이면 노화 방지에 효과를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물가자미는 경북 동북부 지역의 토속적인 먹을거리인 발효음식 `밥식해`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싱싱한 바다 생선을 뼈째 넣어 밥과 엿기름 등에 발효시켜 먹는 밥식해는 숙성과정에서 단백질이 아미노산으로 분해돼 글루탐산, 리신, 트레오닌과 필수지방산 등이 풍부한 영양식품이 된다.영덕 지역에서는 옛날부터 노인이나 아이가 지치고 입맛을 잃었을 때 밥식해를 먹이곤 했다. 새콤한 맛과 매운 맛 등이 조화된 이 음식은 피로를 풀어주고, 소화를 도와 입맛이 돌아오게 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10-11

포항 예술의 전당 건립, 시민들 자부심 갖도록 추진해야

▲ 류영재 (사)포항예총 회장은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예술의전당 건립을 위해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안성용 사진작가 제공포항의 대표적인 공공문화시설인 포항문화예술회관.지난 1995년 개관 이후 지역문화예술의 중심매개로서 그 역할을 해오고 있다. 공연예술과 전시, 행사, 강연 등 다목적 공간으로서 지역문화 활성화와 애환, 그리고 지역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건축 20여년이 지나면서 공연시설의 낙후 등 여러 문제점이 발생, 포항도 도시 규모에 걸맞는 지역문화 공간을 새롭게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문화복지`라는 개념은 이제 낯선 영역이 아니다.우리 일상의 대화에서도 자연스럽게 오르내릴 정도가 됐다. 특히 우리 사회에서 삶의 질을 측정하는 요소에 문화예술은 으뜸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이는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포항 지역사회는 철강산업 하나만 갖고는 이제는 경쟁력이 없다는 데에는 다들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대안을 찾고 있다. 세계적 철강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한 사례를 찾아 벤처마킹하는 등 물밑에선 그 나름의 변신과 변화를 위한 준비도 그 중 하나다. `철의 도시`에서 `문화 도시`로의 변신하는데 기수가 되고자 포항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에 나서고 있는 (사)포항예총 류영재 회장을 10일 만나 포항의 중심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과 전망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봤다.지역 문화인프라 환경 열악미래 문화 융성에 `걸림돌`50만 시민 문화행사 참여 높아지역 역사·정체성 담은 시설로시민 공감대 형성 우선돼야-우리 문화예술도 지난 십수 년 동안 문화복지적 관점에서 진지한 논의가 있었고 그에 따라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 또한 괄목할 만한 발전을 보여 왔다. 하지만 포항은 이미 오래전부터 수도권이나 다른 지방에 건립돼 온 아트센터 등에 비해 그 역할을 해내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다.△포항문화예술회관은 시세에 비하여 규모가 작고 건립된 지 20여 년이 지나 시설 또한 노후화됐다. 그래서 50만 시민들의 문화예술 향유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여러 가지 부족함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물론 개보수를 하고 있으나 원천적인 구조문제 등의 한계가 있으므로 대형공연이나 다양한 형식의 전시 등을 소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공연장의 음향시설을 새롭게 하더라도 무대와 객석의 구조를 개조해야 하는 등의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특히 전시장은 환경이 더욱 열악하다. 대(大)전시실의 규모가 작을 뿐 아니라 내력기둥이 너무 많이 노출돼 관람을 방해한다. 소전시실은 천고가 낮고 벽면과 바닥 등이 전시 기능에 적합하지 못하다.-문예회관 설립취지가 지방의 문화격차 해소와 지역 문화발전의 거점기관으로서의 역할인데 포항문예회관은 어떤 취약점이 있나.△앞서 말한 것처럼 기능상의 취약점이 있고, 접근성도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경북도내의 다른 도시에는 대부분 현대식 기능을 갖춘 예술의전당이 있으나 포항만 그렇지 못해 품격 높은 대규모의 실내공연을 기획하기가 매우 곤란하고, 오랫동안 경북미술대전 등 전시 행사도 유치할 수 없었다. 시설 낙후는 문화예술의 인적인프라 확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크게 미친다.-예술이라는 것이 하드웨어만 중요한 것 아니지 않나. 다른 지자체들을 보면 아트센터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공공건물 건립에만 집중해 운영에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현대식 시설을 갖춘 예술의전당 건립이 아무리 시급하다 할지라도 운영에 대한 적절한 대책 없이 큰 규모로 건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다만, 포항에는 50만 도시의 규모나 위상에 어울리는 건축물이 하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의전당 건립 운동이라고 하지만 반드시 `예술의전당`이 아니라 상징적인 명칭이다. 컨벤션센터도, 제대로 된 박물관도, 예술의전당도 없으므로 용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가 뒷받침된다면 해법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우리 포항의 경우는 대형 기획공연의 적자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KTX의 개통과 고속도로 및 국지방도의 정비로 한결 원활해진 교통망은 다른 도시와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했으나 이는 자칫 문화의 역류현상을 초래할 우려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예술공간은 일반 건축물 같은 방식으로 건물의 유지, 운영과 같은 셈법으로 계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예술은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 매우 유용한 것이다. 자치단체 간의 무한경쟁이 펼쳐지는 지방자치시대에 꼭 필요한 것이므로 일반적인 경제논리로만 설명하면 곤란하다.-미국의 링컨센터와 케네디센터, 영국의 바티칸센터와 왕립국립극장,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그리고 한국의 예술의전당과 국립극장 등 국내외 우수 사례가 많다. 포항은 어느 모델이 바람직한가.△세계적으로 우수한 사례는 매우 많다. 보다 중요한 것은 내 몸에 맞는 옷이다. 우리 포항의 환경에 맞는 예술의전당이다. 강과 바다가 만나고 바다가 만을 이루고 있는 도시, 산업과 일월에 관한 역사가 어우러진 도시 등을 고민해야 한다.예로 든 사례 중 창의성이 뛰어난 복합 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나 포항시와 입지조건이 매우 비슷한 스페인의 빌바오구겐하임 미술관, 호주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등을 사례로 들 수 있겠다. 런던의 템스강에 건설된 밀레니엄브리지와 화력발전소를 재건축하여 만든 테이트모던미술관을 우리 포항에 건설 예정인 동빈대교와 이전 예정인 시멘트공장의 대형 사일로와 오버랩시켜보는 것도 재미있는 상상이라 생각된다.-포항의 문화수요와 특성은 어떠하며 이에 적합한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어떻게 세워야 하나.△포항의 문화수요는 매우 풍부한 것으로 판단된다.올해 기획, 시행됐던 대형공연의 경우 짧은 기간에 전석매진을 기록했고, 수준 높은 공연에는 시민들의 관심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전시나 문화행사에도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종합공연시설은 많은 비용이 소요되며 향후 운영에도 많은 예산이 필요하므로 국비지원이나 민자유치의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의 특성을 담아내는 차별화 전략으로 `환동해문명사박물관`이나 `스틸컨벤션센터` 등의 기능과 연계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국비에서 운영비의 지원도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현시대에 걸맞는 훌륭한 문화예술시설이 되려면 어떡해야 하나.△문화예술의 속성이 그렇듯이 정답을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담아내야 하며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시설은 용도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통해 기능에 최적화돼야 하겠지만 시민과의 공감대 형성도 매우 중요하다. 추진 과정에서부터 시민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의 연구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한다.-포항시나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문화예술은 더는 인류의 미래가 아니라 현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포항시도 올해 (재)포항문화재단을 출범시키고 문화도시 조성사업을 시행하는 등 문화도시로의 변모를 위한 노력에 적극적이다.여러 과정이 농축된 문화예술의 힘은 매우 폭발적이다. 그러나 그 과정이 비교적 길고 효과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성과에 너무 조급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문화예술을 즐기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예술을 진정으로 즐기기 위해서는 많은 선행학습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지역의 문화와 예술이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이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할 것이다. 현 정부의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 특히 지역문화에 대한 지원은 기대보다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기조에는 찬성하나 중앙에 집중된 지원을 지역의 균형적인 발전과 지역의 문화적 특성화를 위한 지원의 방식으로 변화시켜주면 좋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7-10-11

“웃다가 배꼽 빠지겠네”… 관광객 123만명 몰려 `역대 최다`

`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이라는 주제로 지난달 29일 개막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2017`과 `제46회 안동민속축제`가 지난 8일 폐막했다.안동시와 안동축제관광재단에 따르면 이번 축제에 외국인 5만6천여 명을 포함해 역대 최다인 123만여 명의 관광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지난해 전체 관광객(107만여 명) 대비 14.9%(16만여 명) 증가한 것이다. 특히 추석 다음날인 5일 역대 최대인 16만여 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날 탈춤공연장 입장권만 5천600여 장이 판매됐다.시와 축제관광재단 측은 긴 추석연휴로 인해 귀성객들이 대거 축제장으로 몰리면서 역대 최다 관람객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했다.올해는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4가지 탈춤 동작의 `비탈민(비타민+탈) 타임`과 지역의 춤꾼 50여 명으로 구성된 `뚝블리(말뚝이+러블리)`의 화려한 퍼포먼스가 행사장 곳곳에서 펼쳐지는 등 젊은 층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마련해 축제 참여 연령층도 한 층 다양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관광객들이 대거 몰림에 따라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지난해 625억 원보다 많은 7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 내 총 유입금액도 25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00여개의 국·내외 탈춤 한자리에올해 축제에는 처음으로 탈춤축제를 찾은 볼리비아를 비롯해 불가리아, 말레이시아, 중국, 일본 등 12개국 13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축제를 찾아 이색적이면서 생동감 넘치는 춤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국내에서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봉산탈춤, 북청사자놀음, 가산오광대 등 12개의 국가무형문화재 공연팀과 올해 처음으로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42호로 지정된 예천청단놀음 공연 등이 한국탈춤의 진수를 선보였다. 또 지역민이 주축이 돼 탈춤축제와 함께 성장해 온 80여 개의 자유참가작도 축제를 재미 속으로 빠져들게 했다.특히, 축제기간인 지난 6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연휴를 즐기기 위해 하회마을을 찾아 하회별신굿탈놀이를 관람하기도 했다.`축제인간, 말뚝이의 소원`을 주제로 진행된 개막식은 축제를 즐겨야하는 당위성에 대한 스토리를 화려한 영상과 조명, 현란한 음악(EDM, Electronic Dance Music)과 무대 그리고 특수효과 등을 표현했다.□ 제46회 안동민속축제도 볼거리 풍성축제기간 함께 열린 `제46회 안동민속축제`는 안동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민속으로 탈춤축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축제가 열리는 것을 알리는 성황제와 서제를 비롯해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인 안동차전놀이, 공민왕과 노국공주의 설화에서 유래한 안동놋다리밟기, 안동저전동농요 등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을 이끌었다.안동양로연을 비롯해 공민왕 헌다례, 전통혼례 등 안동의 풍속, 풍물, 시연, 전시, 대회, 초청공연 등 다양한 볼거리도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게릴라 공연과 체험마당 흥 더해축제장 곳곳에 설치된 크고 작은 조형물과 함께 축제장 곳곳에서 진행되는 `뚝블리`들의 게릴라 공연이 축제장 분위기를 들뜨게 했다. 엄마까투리를 비롯한 다양한 조형물로 채워 축제장 인증샷과 함께 가족기념사진 촬영 공간을 제공했다. 318개에 이르는 부스에는 간판 형태의 상가 외벽을 설치해 축제 디자인 변화를 줬다. 축제장 곳곳에서 진행되는 뚝블리와 2018평창동계올림픽 `들썩들썩 원정대`의 게릴라성 공연도 축제장의 흥을 북돋았다.가족단위 체험이 가능한 다양한 참여형 부스 및 프로그램이 참여형 축제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나만의 탈 만들기 코너를 비롯해 사진제작, 목공예, 머그컵 등 크고 작은 30여 개의 체험마당과 탈랄라 댄스를 비롯해 비탈민 댄스 배우기, 한지체험 등 8개 참여마당에는 축제기간 내내 가족단위 관광객으로 붐볐다. □ 외국인에 사랑받은 탈춤축제긴 연휴와 한국의 추석명절을 보내기 위해 국내 거주하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축제장으로 이어졌다. 축제 기간 서울에서 출발하는 외국인 관광객 모객 프로그램은 예약과 동시에 마감이 되는 등 탈춤축제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특히, 여행대행사 MUP(Modernized Universal Platform)와 안동축제관광재단이 손을 잡고 축제를 세계에 알리기 위한 `외국인 팸투어`도 마련됐다. 축제기간 진행된 이번 팸투어에는 28개국 180명의 외국인이 참가했다. 이들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공연관람과 체험을 하며, 하회마을, 도산서원, 월영교 등 안동을 대표하는 관광지를 둘러봤다. 또 참가자들의 SNS와 블로그를 통해 안동탈춤축제를 비롯해 안동의 다채로운 볼거리와 먹기를 홍보했다.□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 등도 `다채`탈춤축제 및 민속축제와 함께 한 부대행사도 축제를 더욱 알차게 했다. 축제 엿새째인 지난 4일 저녁 7시 경북매일이 주관한 `낙동강 7경 문화한마당`이 축제의 열기를 한층 더 뜨겁게 달궜다. 또 육체미와 근육미를 자랑하는 이색경연대회인 킹오브마스크 전국피트니스 챔피언대회를 비롯해 안동의 날 행사, 우리소리축제, 안동시민가요제 등도 관광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했다. 또 축제기간에 세계유산 하회마을에서 펼쳐지는 선유줄불놀이도 큰 인기를 끌었다.이밖에도 시내상권 활성화를 위해 `시장가면`, `마스크 버스킹 대회` 등 전통시장과 시가지에서 마련한 축제 프로그램도 더욱 다채로워지면서 시가지도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열흘간의 긴 연휴를 제쳐두고 지역의 축제를 위해 열심히 발로 뛴 45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성공적인 축제를 견인했다. 이들은 탈춤공연장, 경연무대에서 의자를 정리하고 관광안내소, 유모차 대여소 등 축제장 곳곳에서 불평·불만 없이 숨은 공로자로 활약했다.권영세 안동시장은 “올해 축제의 경험을 바탕으로 탈춤축제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2017-10-10

예산확보·행정감사·규제개혁까지… `멀티태스킹 살림꾼`

스포츠에서는 비록 드러나지 않지만, 팀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는 선수들을 `살림꾼`이라고 표현한다. 마찬가지로 기획예산실은 문경시의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는데 절대로 없어서는 안 되는 수석 `살림꾼`이다.기획예산실 에는 선장 이종필 기획예산실장과 기획, 규제개혁, 예산, 감사담당 및 소속 등 총 20명의 직원들이 일을 하고 있다.여느 부서보다도 다양한 업무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만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늦은 밤에도 항상 사무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문경시 기획예산실의 낮과 밤을 들여다 본다.매년 업무계획 보고회 개최해 정책 발굴불합리 규제 개선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자체 종합감사 통해 청렴공직문화 확산국·도비 예산확보 전략회의 통해정부 연계 신규사업 적극 발굴재정공시로 예산운영 투명성 제고 ◇ 새로운 100년 미래 앞당긴다문경시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으로 다들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는 기획예산실에서는 신년사, 송년사 등 각종 연설문 작성, 부서별 주요업무계획 보고 및 관리, 시정조정위원회 운영, 시정백서 발간, 시정교육자료 제작, 의회업무 지원, 문경시지역발전협의회 운영지원, 중부내륙권 행정협의회 운영, 각종 공모사업 및 수상 총괄, 각종 시정업무 평가, 위원회 총괄 관리 등의 업무가 이뤄진다.지난 3월에는 자유한국당·문경시 간 당정협의회 개최를 통해 중요·시급한 현안사업의 원활한 사업추진을 위한 국비 확보를 건의하는 자리를 가졌고, 또 공모사업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9월 현재까지 공모사업 28건, 총 347억원의 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매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를 개최해 내년도 역점적으로 추진할 시민중심의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예산운용 방향을 정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또 인근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을 위해 중부내륙권 행정협의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새정부 국정과제로 선정된 중부내륙권 동서횡단철도 등 지자체간 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특히 중부내륙고속철도(94.3㎞, 2조1천억원, 이천~문경) 2천280억원과 중부권동서횡단철도(340㎞, 3조7천억원, 12곳 시·군) 타당성 조사용역비 3억원이 내년도 정부예산에 반영돼 열십자 철도교통 중심도시 도약의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또 4월 행정산업정보박람회, 8월 대한민국 행정홍보대전에 참가해 다양한 축제 및 특산물과 뛰어난 행정역량을 뽐내기도 했다. ◇ 민생과 혁신 위한 규제 RE프로그래밍지역 기업의 애로, 지역현안 등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 개선해 우리지역의 기업환경 친화성을 강화시키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농지분야 4건, 산지분야 2건, 건축분야 2건 등 다양한 분야의 과제를 발굴해 국무조정실에서 운영 중인 규제신문고에 제안했으며, 경상북도 및 중앙부처에도 건의해 개선되도록 요청해 놓고 있다.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폐터널 내 일반음식점 허용`, 귀농·귀촌인 유치를 위한 `월악산 국립공원 공원마을지구 확대` 등 2건의 지역생생 프로젝트 과제를 발굴해 중앙부처에 건의했으며, 그 중 `폐터널 내 일반음식점 허용`이 중점과제로 선정돼 추진 중에 있다. 또한 규제의 신설·강화 등에 대한 심사 및 규제개혁의 공정성·전문성 확보를 위해 변호사, 건축사, 기업경제 관련 전문가 등 총 18명으로 구성돼 있는 규제혁신위원회를 운영, 올해는 축사밀집지역에서 발생하는 생활불편 민원을 사전에 방지하고자 마련된 가축사육제한구역 확대에 따른 `문경시 가축사육제한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한 규제를 심의했다.이외에도 규제개혁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적극적인 규제정비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 주민불편·부담완화 등 규제개혁 효과가 큰 자치법규 30건에 대한 정비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지는 등 규제개혁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현재까지 긴급복지 지원 절차 간소화, 미관지구 내 건축물에 대한 건축 심의 완화, 도로굴착 및 복구공사 시 준수사항에 관한 규정 삭제 등 조례 21건의 개정을 통해 시민들의 생활 속 불편사항을 해소하였으며 미정비 조례 9건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해 신속히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 지역발전을 위한 땔감 마련올해 제2회 추경 포함 예산규모는 일반회계 5천744억원, 공기업특별회계 484억원, 기타특별회계 325억원으로 총 6천553억원이다. 금년 4월, 제1회 추경을 통해 처음으로 예산 6천억원 시대를 연지 5개월 만에 다시 한 번 6천500억원을 넘어섰다.문경시의 이러한 살림규모 증대에는 국·도비 예산확보가 주효했다. 예산담당에서는 그동안 국·도비 확보 대응을 위한 전략회의를 통해 중앙부처 계획과 연계한 신규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국회 및 관련부처를 수시로 방문해 지역 현안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등 적극적인 예산확보 활동을 펼쳐왔다. 또 국비확보를 위한 T/F 팀을 구성하고, 교부세 확보 컨설팅과 매주 추진실적 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정부 공모사업과 신규사업 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지방보조금 심의, 용역과제 사전심의, 지방재정 투자심사 등을 통해 재원의 효율적 운영과 무분별한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있으며,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재정 공시와 주민참여예산 운영 등을 통해 예산 사용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가고 있다.아울러 지난 9월, 경상북도 주관 경북콘텐츠진흥원에서 개최된 `2017년도 지방재정개혁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참가해`맑은 물 나눠 먹고, 더러운 물 함께 살려`라는 주제로 우수상을 수상, 2년 연속 수상하는 쾌거를 안았다. ◇ 유리알 같은 청렴 공직사회 구현감사담당에서는 매년 실시하는 읍면동 자체 종합감사는 단순 지적감사가 아닌 예방·지도감사로 불필요한 예산낭비와 불합리한 행정절차 등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소신 있고 업무를 열정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절차상 하자 등으로 공무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지 않거나 감경처리 하는 `적극행정 면책제도`와 직원들이 감사 걱정 없이 규제개혁 및 적극행정을 추진할 수 있도록 `사전컨설팅 감사 제도`를 운영해 열심히 일하는 공직문화를 만들고 적극적인 행정을 추진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고 있다. 또 공직자의 반부패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고 직원들의 청렴 실천의지를 제고하기 위해 `공직자 청렴콘서트`를 실시해 생활 속 청렴을 실천하고 자율적인 청렴문화를 확산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민원 만족도 조사시스템의 운영으로 행정에 대한 민원인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고 주민의 행정에 대한 신뢰도를 제고해 행정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켜 책임 있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문경/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17-10-10

꿈틀로, 낡은 도심에 젊은 문화인들 활력 불어넣다

포항시 원도심 일대의 빈 점포를 활용해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조성한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가 예술을 통해 다양한 예술적 경험과 소통을 나누는 시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지난달 15일부터 17일까지 `꿈틀로` 일원에서 열렸던 `2017 꿈틀로 아트페스티벌`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꿈틀로 입주 작가연합회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꿈틀갤러리`에서 아트페어 개관 전시를 시작으로 입주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체험하는 예술교육과 아트마켓, 거리공연, 꿈틀로 가족 팝업(POP-UP) 놀이터 등 다양한 축제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었다.꿈틀로에 입주한 24개의 창작공간이 문을 활짝 열고 시민 맞이에 나서면서 옛 중앙파출소 일원인 `꿈틀로`에는 골목마다 행사를 알리는 형광빛 분홍 현수막이 내걸리고 라이브 음악 공연과 상점 앞 시선을 끄는 아기자기한 아트상품이 진열되면서 모처럼 거리 곳곳에 활기가 넘쳐났다.포항시 중앙동 옛 아카데미 극장과 중앙파출소 일대는 포항의 경제·문화의 중심지였으나 도시계획변화 등에 따른 도심 공동화로 인해 빈 점포 등 유휴공간이 늘어나면서 활력을 잃었다. 그러던 중 지난 2016년 포항시가 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원도심 문화예술 창작지구 조성사업을 시작하면서 회화와 공예, 도예, 음악, 공연, 조각 등 21개의 개인과 그룹의 예술가들이 14개 건물에 둥지를 틀었다.시민공모를 통해 공식 명칭이 된 `꿈틀로`는 작업실 공개, 문화예술 체험프로그램, 거리 축제 개최 등을 통해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하고, 원도심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도록 입주 작가와 시민이 함께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나가고 있다.그렇게 포항시 중앙동 일대는 모두가 떠났던 썰렁한 도시에서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로 거듭나고 있다. 무엇보다 문화예술의 친근한 놀이터 `꿈틀로`는 포항이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변모하는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는 평가이다.민선 6기 출범 이후, 줄곧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고 있는 포항시가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에 걸맞은 미래지향적 도시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일자리와 주거, 복지, 문화 등이 어우러지고 지역특성을 충분히 살리는 맞춤형 도시재생 추진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강덕 시장은 “재개발 사업이 마을을 모두 밀어버리고 새로 건물을 지어 올리는 것이라면, 도시재생 사업은 공동화된 낡은 도시의 특성을 최대한 살린 가운데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는 개발사업”이라면서 “도시재생사업으로 인한 변화는 느리지만, 성공하면 지역주민의 자부심도 커지고 도시도 살아날 수 있는 만큼, 시민과의 소통과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입주 창작공간 24곳 본격활동`시민 문화예술 체험으로 각광`꿈틀로 아트페스티벌` 성료지역 녹색도시 재생사업 추진전국서 벤치마킹 잇단 방문에`그린웨이 프로젝트`도 한몫 □ 쇠퇴하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는 `도시재생`포항시는 도시재생을 통한 도시발전의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특히 `지속발전 가능한 도시` 건설을 내걸고 있는 포항시의 입장에서는 포항만의 문화와 예술이 지니고 있는 창의력을 도시의 활력과 재생에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즉 문화와 예술이 낡은 도시를 살리는 주요한 수단인 동시에 예술이 가지는 창의성을 도시재생에 적극 도입한다는 것이다.이와 함께 포항시는 도시재생의 기본방향을 지역민의 갈등을 최소화하면서도 효과를 높이는 방향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건축과 도시 전문가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이강덕 시장은 “도시재생은 제도와 관행, 전문 인력의 숙련도와 노하우 같은 것들이 어우러져야 하는 만큼 많은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면서 “특히 많은 전문가와 실무자, 연구자와 도시재생의 주역인 시민들이 문제인식을 같이 참여해 도시재생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와 지식기반을 넓히는 일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포항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의 자연환경을 비롯해 역사문화자원과 특산품, 스토리 등 유·무형의 자산을 발굴해 지역의 잠재력을 높이고 이를 도시의 중점 산업으로 연계·발전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지금까지의 도시재생은 부동산 가치 상승에 중점을 두고 행정 당국이 주도해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하는 방식 위주였지만, 포항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도시재생의 모델이 물리적인 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지역의 경제·사회·환경적 특성을 고려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택했다는 점은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 도시와 숲이 어우러진 친환경녹색도시 조성에 박차포항시는 특히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최첨단 산업기술과 자연환경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는 친환경 산업도시, 친환경 녹색도시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우선 도심을 가로지르는 폐철도부지가 도시숲 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내년 초면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테마 숲 등 시민이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아름다운 경관조성과 활용을 통해 매력 있는 관광포항, 다시 찾고 싶은 포항 조성은 물론, 나아가 사람과 도시, 생태와 문화, 그리고 산업경제가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시민이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기존 산업도시의 삭막한 이미지를 탈피하고 `녹색생태도시`로 꾸준히 변화를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도심지과 수변지역, 산림지역이 서로 엮어지고 연결된 네트워크를 통해서 사람이 중심이 되는 도시재창조를 이루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포항 그린웨이(Green Way)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이강덕 시장은 “잿빛 도시가 친환경 녹색 생태도시로 탈바꿈하고, 움츠렸던 도시가 활력을 되찾는 도시로 변화하는 그 자체가 도시의 경쟁력”이라면서 “집 앞을 나서면 공원이 있고, 벤치에 앉아서 차를 마시고, 책을 읽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모습들을 포항에 만드는 사업이 `그린웨이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이강덕 포항시장포항시의 노력으로 하나둘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다른 지역으로부터 벤치마킹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26일에는 전라남도의회 의원으로 구성된 `녹색도시연구회`가 도시재생과 녹색도시 조성을 위한 선진지 견학과 우수사례 수집을 위해 포항을 찾았다.전정철 전라남도의원은 “포항시가 추진하고 있는 친환경 녹색생태도시 조성 사업은 시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미래도시를 준비하는 선진모델”이라면서 “전라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도시재생과 행복 만들기 사업에 접목시킬 수 있는 좋은 사례가 포항의 그린웨이 프로젝트”라며 계속적인 교류 의사를 밝혔다.그동안 경제 성장과 발전이라는 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달려온 포항시가 쾌적한 시민의 삶을 통해 살고 싶은 포항, 자랑하는 포항이 될 수 있도록 도심 한복판에 녹지(地)와 숲을 확보하고,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시작한 `그린웨이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7-10-02

페스티벌·놀이공원·민속마을서 한가위 추억 만드세요

10월 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최장 황금연휴가 완성됐다. 긴 연휴기간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과 함께하며 즐거운 추석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이번 추석연휴 대구·경북지역의 가 볼 만한 곳을 소개한다.철과 예술의 환상적인 조화 감상하러 포항으로 해양관광도시 포항에서는 지역의 대표문화축제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눈길을 끈다.지난 9월 18일 개막해 오는 14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스틸아트페스티벌은 추석연휴를 맞아 10월 1일부터 9일까지 축제 속의 축제인 `스틸 한가위 한마당`을 마련했다.도슨트의 스틸아트 작품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아트워크투어`는 추석 연휴기간중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운영된다. 7일과 8일에는 아트크루즈 투어와 아트버스투어를 운영한다.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은 영일대 광장에서 마술과 버블 한마당이 열리며, 6일, 7일에는 스틸거리극과 공연이 펼쳐진다.영일대해수욕장 해양아카데미에서는 6∼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선착순으로 모터보트, 딩기요트 무료체험을 할 수 있다.포항 캐릭터해상공원은 오는 9일까지 휴무 없이 운영된다. 매일 오후 2시, 8시, 9시에는 20분간 음악분수 쇼가 펼쳐진다. 연휴기간 10일 동안 매일 선착순 100명에 VR무료체험 이벤트를 진행하며, 6일과 7일은 레이저쇼도 준비돼 있다.구룡포 과메기문화관은 추석 당일을 제외한 나머지 연휴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다양하고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입장료 및 주차료는 모두 무료이다. 특히 추석 연휴를 맞아 △과메기 가공식품 시식회 △바람개비로 만들어요. 태극기 △가족대항 윷놀이 △고무신 신고 멀리차기 △꽃잎, 풀잎 그림그리기 △가로세로 낱말 맞추기 △공예체험 △과메기 비누만들기 △과메기 엮기 체험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운영된다. 4층 영상관에서는 1일 2회 가족영화도 함께 상영한다.이밖에도 포항지역에는 호미곶과 등대박물관,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송림테마거리, 연오랑세오녀 테마파크, 시립미술관 등 볼거리가 가득한 장소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이 살아 숨쉬는 안동으로 추석 황금연휴 기간 안동에선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과 안동민속축제가 열린다.지난달 29일 개막돼 오는 8일까지 열흘간 치러지는 이 축제는 대한민국의 대표축제이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매년 100만 이상의 시민과 관광객이 몰려오고, 하회마을에선 일 년에 두 번 열리는 전통불꽃놀이의 극치인 선유줄불놀이가 부용대와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다.올해 축제는 처음으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에 참가하는 볼리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대만 등 12개국 14개 단체 해외 공연단이 축제를 찾는다. 특히 한국·터키 수교 60주년을 맞아 `터키문화의 날`이 열리고 축제 킬러콘텐츠인 세계탈놀이경연대회가 펼쳐진다.이와 함께 올해 46회째를 맞는 안동민속축제가 이 기간 함께 열린다.안동의 기상과 역동적인 모습을 선사하는 국가무형문화재 제24호인 안동차전놀이 시연 행사를 비롯해 30여 개의 민속놀이가 탈춤축제장을 비롯한 웅부공원, 문화공원 일대에서 개최된다.또 추석 연휴를 맞아 곳곳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하회마을과 도산서원, 안동민속박물관, 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이 명절 당일 무료로 개방된다.하회마을에선 서예, 가훈쓰기, 물지게지기, 물동이이기, 절구 등 체험 행사가 열리고 오는 8일까지 매일 오후 2시 하회별신굿탈놀이 상설공연이 펼쳐진다.4일 도산서원에선 퇴계 선생의 가르침이 담긴 목판 및 탁본을 직접 체험할 수 있고, 3일부터 9일까지 투호놀이 체험 행사도 열린다.안동민속박물관에선 추석 연휴 개관시간을 1시간 연장 운영하고, 3일부터 6일까지 투호놀이, 널뛰기, 굴렁쇠굴리기, 제기차기, 줄넘기, 그네뛰기 등의 체험마당을 운영한다.또한, 연휴 기간 월영교 분수를 매일 가동한다.안동시 관계자는 “추석 연휴와 함께 탈춤축제가 열리는 만큼 최대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된다”며 “안동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편의 시설 점검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유희시설·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 가능한 대구로대구지역에는 놀이공원, 아쿠아리움 등 각종 유희시설에서부터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우선 대구 신세계백화점 9층에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잡은 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은 이번 추석연휴 기간 한정판 펭귄 뱃지와 기념품을 제공하는 `숨은 펭귄을 찾아라`와 `둥근 달이 떴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다.얼라이브 아쿠아리움은 전세계 1천여 마리만 남은 세계적 희귀종인 `매너티`를 비롯해 페루의 귀여운 홈볼트 펭귄, 푸른바다 거북 등 200여종 2만 마리의 다양한 바다생물들로 관람객에게 높은 만족도를 주고 있다.바이킹, 허리케인 등 25종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는 유럽식 테마파크 이월드에서는 추석연휴기간 10월 축제인 `비어 몬스터 파티`를 진행한다.축제기간 동안 몬스터와 함께 신명나는 민속놀이와 게임을 즐기는 `몬스터 민속놀이 한판`, 몬스터들과 퀴즈대결을 벌이는 `몬스터 좀비타운`, 관람객들이 미션을 해결하며 직접 몬스터로 변신하는 `미션 변신몬스터` 등 캐릭터를 이용한 다양한 판타지 이벤트들이 펼쳐질 예정이다.앞산 공룡공원에서는 티라노사우루스, 스테고사우르스 등 거대한 로봇공룡 5마리와 공룡알 등이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반기고 있다. 화석발굴체험장과 메타숲길도 있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공원은 무료로 운영된다.국립대구과학관에서는 추석연휴기간인 9일까지 세계 각국의 민속놀이를 과학적으로 즐길 수 있는 `지구촌 한가위 한마당`행사가 열린다.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 등 세계 각국의 민속놀이 체험을 과학관 실내외 전시장에서 무료로 진행한다.소외계층을 위해 쌀을 기부하는 기부행사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또한 지난달 22일부터 11월 26일까지 멸종 위기의 희귀동물을 전시하는 `몽골 대초원의 동물특별전`도 50% 할인이 가능하다. 역사 생생한 천년고도 경주로천년고도 경주에서는 동물관람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는 동궁원버드파크가 주목받고 있다. 동궁원버드파크는 지난 2013년 9월 6만4천858㎡의 공간에 동궁식물원, 경주버드파크, 농업체험공간으로 개장해 현재까지 160만 명의 관광객들이 다녀갔다.또 황룡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보여주는 `역사체험의 장` 황룡사 역사문화관도 이번 추석연휴 관광객들에게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황룡사 터 서쪽에 오픈한 황룡사 역사문화관에 들어서면 황룡사의 상징인 9층 목탑의 10분의1 크기 모형을 전시한 목탑이 먼저 눈에 띈다. 약 8m높이의 목탑모형 제작에는 8년의 기간이 소요됐다. 목탑 주위로 삼면이 유리벽으로 둘러싸여 밖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해가 진 뒤 조명이 커지면 황룡사 9층 목탑 모형은 더욱 신비로운 자태를 뽐낸다. 추석당일인 10월 4일 경주보문단지 보문호반길에서는 `한가위 스페셜 보문호반 달빛걷기`행사가 열린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호반길 7km를 걷고 나면 달빛을 타고 흐르는 음악에 몸을 맡기고 버스킹공연, 밴드공연 등을 즐길 수 있다. 또한 10월 5일부터 8일까지는 보문수상공연장에서 `추석! 꽃보다 공연!`이라는 주제로 릴레이 공연이 펼쳐진다. 통기타, 밴드연주, 성악 크로스오버 공연, 보컬공연 등 특별공연을 만끽할 수 있다.경주시 관계자는 “추석 황금연휴 동안 풍성한 이벤트와 다채로운 볼거리로 긴 연휴동안 해외로 이어지는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경주로 돌릴 수 있도록 온오프라인으로 마케팅활동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이창훈·이곤영기자

2017-10-02

대구 중구·남구 3선 제한에 새인물 대거 나설 듯

대구는 현역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물러나는 중구와 남구에는 출마 예정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그동안 구축된 자유한국당의 기초단체장을 독점구도 유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필두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교두보 마련, 바른정당의 약진여부 등이 관전 포인트다. 보수 텃밭인 지역 정서를 고려하면 한국당 공천을 둘러싼 당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관측된다.중구는 바른정당 윤순영 구청장이 3선으로 임기가 끝나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바른정당 출마예정자로는 남해진(60) 대구시당 대변인, 송세달(54) 시당 사무처장, 임인환(61) 시의원 등이 포진해 있다. 한국당에서는 류규하(61) 시의회 의장이 출마할 것으로 주변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중인 몇몇 TK 인사들도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민주당 후보로는 신범식(71) 현 남구의회 부의장, 무소속으로는 지난 선거에서 윤 구청장과 경쟁한 한기열(66) 전 구의회 의장이 거론되고 있다.동구는 바른정당 강대식(58) 구청장의 재선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당이 구청장직 탈환을 노리는 지역이다. 권기일(53) 시교육청 대외협력실장, 정해용(46) 대구시장 정무특보, 도재준(67) 시의원이 당내 공천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점쳐진다. 민주당은 이승천(55) 전 국회의장 정무수석비서관이 거론되고 있다. 윤형구(59) 전 중구 도시관광국장은 무소속 출마를 불사하며 이미 퇴직한 상태다.한국당 류한국(64)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할 것이 확실한 서구는 국민의당 서중현(65), 무소속의 강성호(50) 두 전직 구청장이 류 구청장과 맞붙을 채비를 갖춰 전현직 구청장간의 3파전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한국당 소속 김의식(62) 시의원과 박진홍(53) 경북대 첨단기술원 책임연구원도 출마채비 중이다.민주당은 김혜정 시의원이 도전할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가운데 정의당 장태수(45) 구의원도 출마 의지를 굳힌 상태다.남구는 임병헌(64) 구청장이 3선 연임으로 물러난다. 이에 따라 한국당 공천 경쟁이 치열해졌다. 한국당 당내 경선 통과가 가장 관심사다. 권태형(58) 현 부구청장이 경선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박일환(65)·조재구(55) 시의원과 서석만(63) 구의회 의장 등도 경쟁자로 거론되고 있다.북구는 한국당 배광식(57) 현 구청장이 재선에 도전한다. 최길영(64) 시의회 부의장과 이달희 전 경북도당 사무처장 등이 당내 경선 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은 이헌태(54) 구의원의 차출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이재술(56) 전 시의회 의장이 거론되며 김충환(55) 전 시의회 부의장, 구본항(60) 전 시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이영재(50) 구의원이 출마할 수 있다는 소문이다.수성구청장 선거는 이진훈 현 구청장의 대구시장 출마를 전제로 한국당내 경선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여기에 바른정당과 민주당 후보도 가세해 난타전 양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한국당 후보로는 이동희(64) 시의원과 박순천(56) 전 시의원을 비롯 김대권(55) 현 부구청장, 김대현(46) 교통연수원장 등의 각축전으로 예상된다.민주당은 남칠우(58) 새희망포럼 대구 대표와 김희섭(59)·강민구(53) 구의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바른정당은 김경동(58) 전 구의회 의장이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다.달서구는 지난해 4월 보궐선거로 당선된 한국당 이태훈(62) 구청장이 연임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당 경선 후보로 김용판(59) 전 서울경찰청장, 박상태(58) 시의회 부의장, 김재관(59) 시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민주당 출마 예정자로 구의원 3선인 이유경(49) 달서구의원, 바른정당 출마 예정자로 이관석(59) 영남대 총동창회 상임이사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달성군수는 최근 달성군 추경예산 삭감을 두고 군의회와 골이 깊은 김문오(68) 군수의 3선 여부가 관심거리다. 한국당 경선에 조성제(64)·최재훈(36) 시의원을 비롯한 하용하(62) 군의회 의장, 박성태(54) 전 시의원, 강성환(62) 전 다사읍장 등을 거론된다. 전재경(57) 시 자치행정국장 출마설도 점차 힘을 얻는 상황이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7-09-29

포항·안동·경주 등 각축전 예고… 얼굴 알리기가 `관건`

내년 6월 13일 치러지는 제7대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추석은 사상 최장 연휴로 내년 지방선거의 민심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추석 연휴가 때이른 감은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의 사실상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추석 민심잡기 경쟁에 나서는 경북 23개 시·군 기초단체장 출마예정자들은 어느 때보다 바쁜 추석 연휴가 될 것으로 보인다.경북도내 기초단체장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는 역시 포항을 꼽을 수 있다. 포항은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도내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문재인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얼마만큼 약진할지 관심거리다.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약세인 경북지역 지지세 확산의 교두보가 될 수 있어 여야간 대접전을 예고하고 있다.포항시장 출마 예정자로는 한국당 이강덕(56) 현 시장의 재선 도전에 맞서 모성은(54·바른정당) 한국지역경제연구원장, 이창균(59) 바른정당 포항남울릉 당협위원장이 출마채비를 갖췄다.여기에 민주당 대표주자로 허대만(47) 포항남·울릉 지역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허 위원장은 행정안전부장관 정책보좌관의 공직자 신분에다 개인적인 사정을 들어 아직까지 출마 결심을 미루고 있다.그러나 민주당내 경쟁력이 가장 앞서 있어 출마에는 이론이 없다는 관측이다. 도지사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박승호 전포항시장, 서장은 히로시마 총영사도 변수로 남아 있다.지난 3년간 포항 발전을 위해 추진한 사업에 대해 시민들의 평가를 받겠다며 일찌감치 재선 도전의사를 밝힌 이강덕 시장의 행보가 가장 활발하다. 이 시장은 이번 추석 연휴 동안 과메기문화관, 미술관과 스틸아트공방, 철강공단 휴일근무자 위문, 소화응급진료실 방문, 농촌 오지 버스투어 등 강행군을 펼칠 계획이다. 모성은 연구원장 역시 용광로 체험, 추수현장 등 농촌지역 방문 등을 통해 민심 잡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바른당 수석전문위원으로 당의 정책입안과 기획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이창균 위원장도 추석연휴 기간 지역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안동시는 어느 지역보다 한국당 경선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3선에 도전하는 권영세(64) 시장, 권택기(51) 전 의원, 권기창(54) 안동대 교수, 김명호(57) 경북도의원, 장대진(57) 경북도의원, 최웅(56) 포항부시장 등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추석연휴 중 열리는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주요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과 폭넓은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경주지역은 재선인 한국당 최양식(65) 시장을 비롯해 주낙영(56)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 이동우(62) 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 민주당 임배근(63) 동국대 교수, 바른정당 박병훈(54) 전 경북도의원 등이 선거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추석연휴 엑스포 공원 등지에서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게 돼 출마예상자들간 얼굴알리기 각축전이 예상된다.최 시장과 이 사무총장은 아직 출마에 별다른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나머지 3명은 지역 각종 행사에 참석하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경주는 한국당이 강세를 보이지만 지난 수차례 선거에서 여당 후보가 떨어진 반골 민심이 존재하는 데다가 아직 3선 단체장이 한 번도 나오지 않아 첫 3선 시장 탄생 여부가 흥미롭다.반면, 경산시와 구미시는 비교적 조용한 연휴를 준비하고 있어 이채롭다.구미시장 출마 예상자 대부분이 이번 추석 연휴를 조용히 보내겠다고 답했다. 최장 10일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에 정치적인 활동을 벌일 경우 자칫 이미지 구축에 안좋은 영향을 미칠수도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봉재 구미시 새마을회장과 김철호 구미형곡새마을금고 이사장, 이규건 서강대학교 교수,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박성도 경북도 비서실장, 채동익 전 구미시 경제통상국장 등이 주요 출마예상자이다.김봉재 회장은 “모두가 쉬는 기간에 나를 돕는 분들도 같이 쉬어야 되지 않겠느냐”며 “거리에 추석 인사 현수막으로 시민들에게 인사를 대신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양호 회장도 “고향에서 가족, 친지들과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그동안 만나지 못한 고향 친구들과의 모임 외에는 다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3선을 노리는 최영조 경산시장은 추석 연휴기간에 별다른 일정을 잡기보다는 시장으로서의 업무에 충실히 한다는 입장이다.안국중 전 대구시 문화체육국장은 최근 개소한 안국중경제연구소의 다음 포럼을 준비할 계획이다. 공개적인 장소마다 얼굴을 보이는 이천수 경산시의원과 허개열 전 경산시 의장, 황상조 바른정당 경산지부장은 지역의 행사와 출향인사들을 만나는 등 얼굴 알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상주시는 지난 상주·군위·의성·청송지역구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인구가 가장 많음에도 국회의원을 배출하지 못한데 대한 상실감이 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정당의 공천이 곧바로 당선으로 이어지는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엿보여 출마예상자가 난립하고 있다.현재까지 상주시장 출마예상자는 이정백(67) 현 시장을 비롯해 강영석(51) 현 도의원, 박영문(61) 전 KBS미디어 사장, 성백영(66) 전 시장, 송병길(61) 전 대구지법 상주지원 사법보좌관, 윤위영(57) 전 영덕 부군수, 정송(62) 전 경북도 기획관리실장 등 7명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이들 출마 예상자들은 이번 장기간의 추석연휴를 맞아 민심을 잡기 위한 광폭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7-09-29

역사·문화·관광 古都 경주, 21세기형 멀티플렉스를 품다

한 국가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요소는 어떤 게 있을까? 물론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민주화를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현재는 21세기. 도시를 구성하는 패러다임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문화 인프라`는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좋고 나쁨, 만족과 불만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단순히 `먹고사는 것`에 급급했던 시대는 이미 저물었다. 시민들이 어떤 문화적 환경 속에서 생활하고 있는지가 그 도시의 격을 말해주는 시기가 온 것이다.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 1호점 들어서웨딩홀·공연장 등 문화시설에패스트푸드점·패션몰 등 편의시설 갖춰약국·피부관리실·각종 병원도 입점 예정김정재 대표 “색다른 문화체험기회 됐으면”지난 7월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준공된 `지티랜드`(GT Land)가 경주와 보문단지의 랜드마크 중 하나로 급속하게 부각되고 있다. 최근 경주시 신평동을 찾은 사람들은 새롭게 들어선 짙은 흑갈색의 세련된 건물을 눈여겨봤을 것이다.그 건물이 바로 1만5천442㎡의 대지에 연면적 1만7천333㎡(지상 1만686㎡·지하 6천647㎡)로 들어선 지티랜드다.여기엔 앞으로 영화관·웨딩홀·연회장·공연장 등의 문화시설과 패스트푸드점·패션몰·커피전문점·잡화점 등의 편의시설, 검진센터·약국·피부관리실·내과와 성형외과·치과와 이비인후과 등 각종 병의원이 들어설 예정이다.지티랜드의 `GT`는 `Go Together` `Good Thinking`의 약자다. 회사와 관련된 사람들 모두가 좋은 생각으로 행복을 향해 함께 간다는 뜻을 담았다. 2013년 설립된 이 회사는 단순한 부동산 개발회사에 멈추길 원하지 않았다.지티랜드 허정일 회장은 말한다. “고향인 경주의 문화적 환경을 개선하고 싶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다”고. 2015년 2월 건축허가를 받고 그해 11월 착공해 얼마 전 보문단지에 모습을 드러낸 지티랜드는 그러한 허 회장의 뜻이 현실로 나타난 것이라 말해도 무방하다.지난 26일 오전 기자와 만난 지티랜드 김정재 대표이사는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에 보문단지 상권과 연계된 문화·관광시설을 만들고자 했다. 경주시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과 인근 대구·울산·포항 사람들까지 새롭고 색다른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는 말로 복합문화타운 지티랜드의 지향점을 설명했다. “혼란스럽지 않은 보행 동선의 처리와 상호간 기능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설계로 지어진 지티랜드에서는 문화와 사업적인 측면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는 김 대표의 말은 널찍한 야외공연장을 마련하고, `콘텐츠미디어그룹 NEW`가 운영하는 시네큐(CINE Q) 1호점 입점으로 보다 구체화됐다.현대적 디자인 감각으로 만들어진 외부와 마찬가지로 지티랜드 내부에 자리를 잡은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의 로비도 단순함 속 모던함이 돋보였다. 조명과 휴게공간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실용성과 안락함을 동시에 느낄 것”이라며 김 대표가 환하게 웃었다. 그 웃음에는 지티랜드 미래에 대한 낙관과 돈만이 아닌 문화 또한 소중하게 생각하는 기업에 몸담고 있다는 자부심이 묻어 있었다.몇해 전. 인도와 일본, 프랑스의 영화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인도 뭄바이의 극장은 특유의 시끌벅적함과 뜨거운 에너지로 가득했고, 일본 오키나와의 영화관은 먼지 한 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했다. 프랑스 파리 극장의 매력은 넘치는 문화적 향취와 관객들의 좋은 매너였다.경주 보문단지에 새로운 랜드마크로 들어선 복합문화공간 지티랜드와 멀티플렉스 영화관 시네큐는 향후 어떤 모습으로 사람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을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QA로 풀어보는 시네큐 1호점 궁금증지티랜드 내에 자리한 시네큐는 “천년고도 경주의 극장 관람문화를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극장에 대한 궁금증을 QA를 통해 풀어봤다.Q. 첫 번째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경주에 개관한 이유는?A. 시네큐 1호점인 보문점은 경주 최대 규모의 멀티플렉스다. 그동안 영화 관람을 위해 포항이나 울산까지 갔던 경주시민들의 여가생활 만족도를 높이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 보문단지는 여행자들이 몰리는 경주의 대표적 관광지다. 이런 장점을 극대화해 경주 주변 지역의 영화 관람 수요까지 흡수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Q. 보문단지 시네큐가 가진 장점은?A. 프리미엄급 서비스를 차등요금제 없이 일반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관람 만족도와 가격 만족도를 동시에 충족시킨다는 점이 특징이다. 6개의 모든 상영관에 선명하면서도 눈이 편안한 레이저영사 시스템을 도입했고, 넓은 간격의 양팔걸이 좌석을 배치했다. 일반 고속버스와 우등 고속버스의 차이, 비행기 이코노미 클래스와 비즈니스 클래스의 차이라고 설명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Q. 개관 1개월을 맞았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떤가? 관객이 기대만큼 호의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A. 영화 관객이 감소하는 비수기에 오픈해 아직까지는 많은 관객들의 반응을 살펴보지 못했기에 예단은 힘들다. 그러나, 경주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형 멀티플렉스가 생겨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는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인 게 분명하다.Q. 향후 시네큐 상영관을 확대할 계획은 있는가?A. 올해 안에 경북 구미시에 2호점 개관을 앞두고 있다. 이후엔 서울 신도림, 충북 충주, 전남 목포, 남양주 진접 등 관객 수요가 있는 지역을 위주로 멀티플렉스 체인을 확장할 예정이다. 관객 서비스와 관람 문화 업그레이드 등 질적 향상에 중심을 둘 것이기에 타사 멀티플렉스처럼 양적 팽창만을 지향하진 않을 계획이다.사진=이용선 기자/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29

송이송이 피어 오릅니다… 귀하고 귀한 가을산 보물

먼저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평가 속에서 `첫사랑` `번쩍하는 황홀한 순간`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 등의 작품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소설가 성석제(57)가 들려주는 `송이버섯`에 관한 이야기부터 한 토막.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성석제는 서울에 있는 한 회사를 다녔다. 같은 대학을 졸업한 선배가 후배 사원으로 들어온 성석제에게 “맛있는 걸 사주겠다”며 일식 요리를 내놓는 고급 음식점으로 데려갔다. 하지만, 성석제는 생선회를 먹지 못했다. 회를 보기 힘들었던 1960년대 경북 상주 산골 출신이었기 때문일까. 차려진 산해진미에는 젓가락 한 번 대지 않고, 내내 고구마튀김만 먹는 후배를 안타깝게 여긴 선배가 “조금만 기다려봐”라며 음식점 주인을 조용히 불렀다.선배와 주인 사이에 두어 마디 귀엣말이 오간 후 성석제 앞에 조그만 접시가 놓인다. 엄지손톱 두께와 크기로 썰어놓은 하얀색 음식. 맛은 보지도 않았는데 향기만으로도 배가 불러올 지경이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송이버섯`이란 건 이 글을 읽는 누구나 짐작이 가능하다. ◆ `가을산의 보석`으로 불리는 영덕 송이 성석제가 맛깔스런 문체와 위트 있는 문장으로 써놓은 산문에서 `드높은 향기와 식감`을 지닌 것으로 묘사되는 송이버섯.경북 영덕은 바로 이 송이버섯의 이름난 산지 중 한 곳이다.송이를 채취하는 영덕 사람들은 찬바람 부는 1월부터 가을이 오기만을 학수고대한다. 왜냐? 송이를 따는 계절이기 때문이다.절기로 말하자면 백로(白露)를 며칠 앞뒤로 송이의 포자가 만들어진다. 이후 7~10일이 경과하면 그때부터 송이버섯 채취가 시작된다.`영덕 가을산의 보석`을 따려는 사람들이 앞을 다퉈 산에 오른다.올해는 아직 정확한 생산량과 소비량 집계가 나오지 않았으니, 2016년을 기준으로 영덕 송이의 생산 동향을 살펴보자. 지난해 영덕의 송이 채취농민들은 289t의 송이를 따서 252억원의 수입을 올렸다. 산림조합의 수매량이 97t(84억원), 산림조합 직판량이 20톤(17억원), 직거래량이 172톤(151억원)이다. 이 정도면 지방의 작은 도시인 영덕군 경제 활성화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이다.영덕군 송이 수매농가도 해마다 증가추세다.송이버섯은 영덕의 특산품인 동시에 채취하는 사람들에겐 효자에 다름없다. 송이를 판매하고 받은 돈은 아이들의 학비가 되고 부모님을 대접하는 따스한 밥과 국이 된다.영덕 송이의 최고 생산지는 지품면으로 전체 생산량의 40% 정도를 차지한다.그 뒤를 영덕읍(15%)과 영해면(12%), 창수면(8%)이 잇는 형국이다. 놀라지 마시라.수매금액이 가장 높았던 날은 단 하루 만에 영덕 지역에서만 송이 7억6천만 원어치가 거래되기도 했다.영덕 송이는 조선시대 왕에게 진상된 식재료이기도 했다. 영덕군 산림조합은 이 지역에서 채취되는 송이버섯이 품격 높은 향과 쫄깃한 식감을 가지는 이유를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우리 지역의 송이가 가진 향은 동해의 바람과 태백산맥의 우거진 소나무 숲이 선물한 것이라 보면 됩니다. 버섯이 자라기 좋은 토질이기에 맛도 뛰어납니다. 또한 영양 부분에 있어서도 빠지지 않습니다. 식물성 단백질과 탄수화물은 당연지사 풍부하고, 거기에 비타민B 함유량도 높습니다. 그렇기에 면역력 약한 사람들의 체력 보충에 좋지요. 송이버섯이 항암효과를 가졌다는 건 연구결과가 이미 발표됐으니 모두 알고 있을 겁니다.” ◆ 내일부터 `영덕 송이장터` 열려전국 최다 생산량과 최고 품질을 자부하는 영덕 송이. 영덕군은 송이를 지역의 명품으로 자리매김 시키고, 생산자 직접 판매를 통한 군민 소득 증대를 위해 `2017 영덕 송이장터`를 열었다.영덕군 송이생산자협의회 주관으로 지난 18일부터 시작된 송이장터는 영덕군민운동장 일원과 `사랑해요 영덕휴게소` 인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29일부터는 추석 대목장이 펼쳐지게 된다.장터는 ▲영덕 송이의 풍성함을 보여줄 상설 장터 ▲송이 직판을 중심으로 하는 각종 행사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거래 장터 ▲ 수도권과 충청권을 향한 홍보마당 등으로 이뤄졌다.29일 오후 2시 열리는 추석 대목장터 개장식에서는 사물놀이가 식전공연으로, 국악한마당이 식후공연으로 열린다. 송이차(茶)와 송이불고기를 맛볼 수 있는 체험마당도 준비돼 영덕을 찾는 관광객들을 반긴다. 영덕축협은 축산물 할인행사도 열 계획이다.전시마당에선 명품송이와 꿀송이 등의 송이 가공품을 만날 수 있다. 먹거리마당을 방문한다면 송이버섯으로 얼마나 다양한 요리를 만들 수 있는지 알게 된다. 송이갈비덮밥, 송이차돌박이국수, 송이라면, 송이빵….장터 현장에는 `양심저울`을 설치해 거래되는 송이의 무게를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판매자와 구매자간 신뢰를 높이기 위해서다. 방문자들의 안전을 위해 CCTV를 설치하고, 행사장 내부를 국화 등 가을꽃으로 장식해 낭만까지 맛볼 수 있게 배려했다.“지난 행사를 거울삼아 보다 내실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송이장터가 영덕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최고의 축제가 되었으면 한다”는 게 영덕군의 바람이다. ◆ 송이 유통의 문제점 개선 위해 노력지난 2006년 자율공판제가 실시된 이후 송이 관련 유통업체가 급증했다. 이에 따라 수집상들의 담합과 선별기준 미 준수, 수입산 송이 섞어 팔기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송이 생산농가를 위한 저온저장시설 확충과 영덕 송이의 브랜드화 및 소포장재 개발도 당면한 과제다.영덕군청과 영덕군 산림조합 등은 타 지역과 차별화된 송이축제 개최로 영덕 송이의 우수성을 효과적으로 홍보하고, 송이 수집상에 대한 역량교육을 실시하며, 생산농가의 시설 지원을 확대해나가는 방법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다.이와 동시에 “송이와 소나무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다. 소나무 재선충병과 산불 등의 재해에도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영덕군청은 부연했다. 송이등급과 채취방법은… 향과 맛 모두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하는 송이버섯은 등급 관리도 철저하다.특히 영덕의 송이버섯은 현재까지 쌓아올린 소비자의 신뢰를 지켜가야 하기에 특별히 등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송이버섯은 4등급으로 나뉘는 게 일반적이다.1등품은 길이가 8cm 이상이고 갓이 전혀 펴지지 않은 것으로 선별한다. 물론 가격도 가장 높다.2등품은 6~8cm 길이에 갓이 1/3 이내로 펴진 것을 칭한다. 맛과 향에서는 1등품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길이가 6cm 미만이거나 갓이 1/3 이상 펴져버린 것들은 3등품으로 구별된다. 이것들은 `생장 정지품` 혹은 `개산품`으로 불리기도 한다.그 외 기형으로 자랐거나 파손된 송이, 벌레 먹은 것과 물에 젖은 송이는 등외품이다.예로부터 귀한 식재료이니만치 송이는 채취 방법도 까다롭다.“한 손으로 뿌리를 살며시 잡고 막대기를 송이의 대 바로 옆 부분에 꽃아 살짝 들어 올려 채취해야 한다”는 것이 영덕군 산림조합의 설명이다.또한, “송이버섯을 채취한 자리에는 반드시 부드러운 흙을 덮고 가볍게 다져줌으로써 어린 송이와 균사를 보호해야 한다”고 송이 전문가들은 조언한다.상품가치가 없는 어린 송이의 경우 자란 후에 채취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올해 일부 지역에선 송이버섯의 생산량이 적어 kg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선 경우도 있었다.`금송이`로 불릴 만큼 워낙 비싼 까닭에 송이가 마구잡이로 채취되는 경우도 적지 않게 발견된다.하지만, 당장 오늘의 이익만이 아닌 미래를 생각한다면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채취 기준을 지켜야 할 것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29

풍부한 용수·튼튼한 지반… 구미공단, 한국산업의 주춧돌이 되다

1969년 전자산업 육성 위해 조성된 국가산업단지우수한 지내력과 낙동강·구미천 등 용수 풍부바다의 염분 없는 내륙 입지…천혜의 산업환경`한국의 실리콘밸리` 자리매김□ 전자공업 육성만이 살길이다6.25전쟁을 거치면서 완전히 피폐해졌던 한국의 경제는 4.19와 5.16을 거치면서 고도의 성장을 이루는 전기를 마련한다.특히, 5.16 정부는 경제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막대한 재원이 필요해지자 내수보다 수출을 지원하는 방향의 경제정책에 집중하게 된다.이러한 수출지원정책에 의해 1960년대 수출은 10년동안 무려 23배나 증가하게 된다. 하지만, 이러한 수출증가에도 불구하고 외화 가득률의 저하, 수출상품의 단순성, 첨단기술의 부재 등의 문제점이 노출되면서 수출정책은 양적 측면에서 질적 측면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특히, 일본이 1964년 올림픽을 개최한 이후 전자산업의 육성으로 빠른 경제 성장을 하는 모습은 한국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우리 정부는 1960년대 말부터 최첨단 산업인 전자공업을 수출 전략품목으로 육성해 중진국 대열에 진입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국가경제 핵심과제로 설정한다.하지만, 1970년대 초 세계적인 불황과 경공업 위주의 취약한 국내 경제구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경제 성장 속도는 눈에 띄게 둔화되고 있었다.여기에 선진국들마저 계속되는 불황으로 다양한 무역장벽을 쌓아 개발도상국의 수출을 막았고, 1973년 제1차 석유파동은 국내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이에 정부는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나온 결론이 바로 `전자공업진흥 8개년 계획`이었다.이 계획을 토대로 전국 각지를 대상으로 전자공업과 함께 중화학공업을 육성할 산업기지 입지조사에 착수한다.당시 수자원개발공사는 4대강 유역 조사사업 자료를 토대로 구미지역이 최적지라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구미공단구미국가산업단지(이하 구미공단)는 1969년 1월 3일 `구미공업단지 설립추진대회`를 기반으로 같은해 6월 4일 공업단지사업시행자를 지정(건설부 고시 제321호)함으로써 대역사가 시작됐다.전자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조성된 구미공단은 구미시 공단동, 산동면, 칠곡군 일원에 위치해 있다.대부분의 사람들은 구미에 국가공단이 조성된 이유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 때문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그보다 구미지역이 전자산업공단을 조성하기에 가장 좋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공단이 조성되기 전 이 지역은 넓은 평야로 대부분 경작지였고, 약간의 구릉지(해발 50m)를 낀 지역도 있었다.동편 낙동강 제방쪽은 하상지역(河床地域)이었다. 제1단지는 야산 개간지역과 전답 매립지역, 하상 매립지역의 세가지 형태로 구분됐다.일부 사람들이 구미공단이 모래땅 위에 선 공단으로 말하는 것은 제1단지 총 면적의 10% 정도의 모래땅이 전자단지 제3공구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제1단지 부지의 80%이상이 전답이었고, 10% 정도가 야산, 나머지 10% 정도가 낙동강 유역과 하상이다.토질을 살펴보면 전답매립지역은 원래 실트(silt, 모래와 점토 중간의 고운 입자)질 점토였고 그 위에 실트(silt)질 모레로 매립해 지내력(地耐力, 하중을 받치는 지반의 능력)이 우수한 편이다. 반도체 등의 첨단산업에 있어 지내력은 반드시 갖춰야할 필수조건이었다.여기에 낙동강을 비롯해 그 지류인 구미천 등의 풍부한 용수가 공급되는 점도 큰 장점이었다.특히, 낙동강의 수질은 Ca+, Mg+의 함량이 비교적 많아 염색에는 약간의 지장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판정받았으나, 염색업종이 없는 구미공단의 경우 전 입주업체가 양질의 용수를 공급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다.또 내륙에 입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전자산업의 특성상 염분이 많은 바람에 의해 부품의 정밀성과 생산공정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임해지역의 공단은 피할 수 밖에 없었다.거기에 1㎥당 10개의 먼지도 허용할 수 없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최첨단 전자업종의 생산공정에 있어 금오산 등에 의해 둘러싸여 분지 지형의 구미는 중국의 황사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어 더할나위 없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었다.이밖에도 편리한 교통만과 인근 지역의 가용노동력도 한 몫을 했다. 공업화 이전의 구미지역 인구는 1968년 기준 2만1천357명 정도에 그쳐 대규모 공업단지에 필요한 풍부한 노동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하지만 선산, 칠곡, 김천 등지의 유휴인력이 풍부했다. 특히, 대구는 사회·경제적으로 구미를 세력권에 두고 있었으므로 고급인력 확보에도 어려움이 없었다. □ 박정희 전 대통령과 구미공단구미국가산업단지를 논하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빼놓을 수는 없다. 수출지원에 중점을 둔 강력한 경제개발정책의 일환으로 세워진 구미공단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통치철학인 `빈곤으로부터의 탈피`와 `자립경제의 달성`이라는 이상의 실천 현장이기 때문이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으로 인해 구미공단이 건설되었다고 말한다.구미에 구미공단이 들어서는데 있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컸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이전에 구미지역은 자연적, 지리적으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으며, 무엇보다 지역민들의 유치 노력과 희생이 뒤따랐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구미공단 유치가 결정되기 전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은 자신의 고향에 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는 것에 대해 정치적 부담을 많이 느꼈다는 이야기도 있다.코오롱 창업주인 이원만 회장의 회고록에 따르면 박정희 전 대통령은 사석에서 구미에 국가산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에 반대했다. 자신의 고향이라는 이유에서다.이에 이 회장은 “구미에 공장을 짓는 것은 각하의 고향이기 때문이 아니라 입지여건이 좋기 때문이다. 고향이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이원만 회장은 구미에 한국폴리에스텔(코오롱)을 설립해 구미공단 발전에 기여한 인물이다.고향이라는 이유로 처음 부담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구미공단 조성이 결정된 후에는 누구보다도 애착을 가지고 도움을 준 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었다.공단을 조성하기 위해 그 기반 시설들이 하나 둘씩 조성될 때마다 현장을 찾았다. 구미대교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해 공단조성에 차질이 없도록 꼼꼼히 살피기도 했다. 또 지금의 산호대교가 있는 비산에 영빈관(迎賓館)을 지어 그 곳에서 지내면서 구미공단 조성을 계획하고 독려했다.이렇게 조성된 구미공단은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며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오고 있다. 구미공단은 1974년 7천900만달러 수출을 기록한 이후 1년만에 수출 1억달러를 돌파했고, 2005년에는 수출 300억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하면서 명실상부한 한국 산업을 선도하는 중심 공단으로 자리매김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9-29

“자연 담은 `영주 농특산물`로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농부는 땀 흘려 일하고 노력한 만큼 수확을 거두어 들인다. 이런 농부의 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다. 바로 자연적 요소와 주변 환경이다. 영주시는 천혜의 자연자원인 영남의 관문 소백산이 있어 예로부터 강한 바람과 구름을 막아 비를 조절하고 땅에서 자라는 곡식에게 알맞은 일조량과 맑은 물을 제공해 사람과 자연이 조화된 살기 좋은 십승지의 으뜸 고장이다. 먹을거리 또한 풍부하다.영주는 농업기술 발전을 기반으로 작게는 지역 농가 소득 증대와 궁극적인 목표로는 사람의 건강에 도움이 되는 먹을거리 생산을 위해 많은 연구와 개발을 경주해 오고 있다.이런 노력의 결과로 영주지역 농특산물은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국제적인 신뢰도까지 쌓아가고 있다. 최근 미주 및 유럽, 동남아 지역에 다양한 영주시의 농특산물이 수출길을 확대하고 전시판매장이 개소되는 발전의 토대를 다지고 있다. 전 세계로 수출되는 영주의 대표 농특산물을 소개한다.세계 최고의 `영주풍기인삼`·꿀이 뚝뚝 당도와 맛 뛰어난 `영주사과`청정 소백산서 자란 `영주한우`·순수 천연 섬유 `풍기인견` 등 다채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인기 `영주 농특산물` 추석손님 맞을 채비 △세계 제일 영주풍기인삼조선시대 순흥부사로 부임한 신재 주세붕선생에 의해 국내 최초로 재배삼을 키운 시효 지역인 영주시는 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인삼에 비해 내용조직이 충실하고 인삼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산 함량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이런 우수한 품질의 인삼을 생산하는 데는 영주시의 인삼재배 기술에 대한 연구 개발과 함께 소백산록의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과 기후 알맞은 일조량, 맑은 물의 공급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풍기인삼협동조합 054)636-2714풍기인삼공사영농조합 054)638-2304 △영주사과국내 최대 사과주산지인 영주시는 전국 사과 생산의 약 14.7%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생산량은 사과 재배에 알맞은 자연적 조건 때문이다.산록지대를 중심으로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생산 되는 영주사과는 사과 생산에 중요한 성숙기에 극심한 일교차와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 알맞은 바람과 비, 맑은 물의 공급 등으로 사과 향이 깊고 당도가 높으며 사과 속에 꿀(일명 사과 꿀)이 함유 되어 있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영주농협공판장 054)636-8594풍기농협공판장 054)636-3209 △영주한우영주한우는 오래전부터 전통적인 한우 생산의 고장으로 현재 우시장이 성업 중이며 한우품질의 우수성이 인정돼 타지역으로부터 영주 한우 구매를 위한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한우사육 발달의 주요 요소인 환경적인 부분에 있어 소백산 기슭의 청정함과 맑은 물, 깨끗한 공기, 질 좋은 토양에서 생산되는 사료,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큰 뚜렷한 날씨 및 기온 등은 한우 육질 고유의 맛을 생성하는데 큰 영향을 주고 있다.또, 영주한우는 부드러움과 육즙이 풍부해 씹을수록 맛이 더해진다. 혈액순환과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는 불포화지방산의 함유량이 높고 필수아미노산 라이신과 항유황 아미노산이 풍부하다. 한우 맛의 깊이를 더해주는 글루타민산이 다량 함유돼 타 브랜드에 비해 품질과 맛에서 크게 앞서고 있다. 영주한우는 축협 서울공판장에서 전국에서 육질이 가장 우수하다는 판정을 받았다.영주축협본점직판장 054)635-4342 △풍기 인견영주시 특산물인 풍기 인견은 펄프에서 추출해서 짠 식물성 자연 섬유로 가볍고 시원하며 땀 흡수력이 뛰어나고 부드러워 착용감도 우수한 것이 특징이다.1930년대부터 시작한 풍기 인견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풍기 인견은 냉장고 섬유, 에어컨 섬유로 불리며 모시나 삼베보다 가격이 싼 데다 세탁기나 물빨래에도 훼손되지 않아 이를 재료로 만든 남방과 아동복, 원피스, 잠옷, 이불과 같은 제품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풍기인견 100% 펄프(나무)에서 추출한 요사로 만든 순수 천연 섬유로 가볍고 시원하며 몸에 붙지 않고 통풍이 잘되며 땀띠 예방과 촉감이 좋다. 자연 섬유라 갓난아기 알레르기성 피부, 아토피성 피부, 피부가 약한 분들에게 아주 좋은 건강 섬유다.풍기직물조합 054)636-2331풍기인견발전협의회 054)631-8866 △단산포도단산포도는 포도생육에 가장 적합한 최적의 기후조건과 비옥한 토양에서 유기농업으로 재배하기 때문에 육질이 조밀하고, 맛과 향이 뛰어나며 당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간이비가림 재배로 저 농약 고품질로 생산되는 단산포도는 호맥재배로 유기물 생산, 점적관수시설로 고품질화를 위해 미숙과는 출하하지 않는다.또, 적정량을 착과시켜 우수 품질의 포도를 생산하고 철저한 선별과정을 통해 포도의 등급을 확정해 소비자들의 신뢰도를 높여나가고 있다.단산포도작목반 054)631-1138 △고구마빵청정지역 영주에서 재배 가공한 자연 웰빙 건강식품으로 고구마는 칼륨성분이 많은 알카리성 식품으로 소화촉진, 변비해소, 노폐물 배출, 간의 신진대사, 피부노화방지, 체내지방 분해,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며 각종 비타민과 무기질 및 식이섬유가 함유된 국내산 100% 고구마로 만든 빵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고구마 빵으로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미소머금고 054)638-1799고구맘 054)636-9599△순흥기지떡기지떡은 서리꽃처럼 아름답다는 뜻으로 상화떡, 상화병이라고도 한다. 기지떡은 술로 빚어 여름철에도 쉬지 않고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으며 칼로리가 낮고 속을 든든하게 해줘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인기가 높다.한국 전통음식 조리법을 대표하는 발효 과정을 거친 떡이라 살아있는 유산균 덩어리로 단순한 계절떡, 의례떡과 달리 기지떡은 건강을 생각하면서도 여름철 오랜 시간 저장이 가능한 조상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스며든 떡으로 고품격 떡이다.순흥기지떡 본점 054)633-2016△소백산 오정주옛날 사대부가 선비들이 건강 약용주로 마시던 술로 소백산 청정약수,우리쌀,우리 밀로 만든 누룩,소백산에서 자생하는 약초로 빚어 만든 전통 명주다.저온에서 백일이상 장기숙성해 뒤끝이 깨끗한 것이 특징이다. 오정주는 영주시 고현동 박찬정가에서 4대째 그 제조비법을 전수해 오고 있다.소백산오정주 054)633-8166△한과전통의 맛을 지켜가는 한과는 영주지역의 특산품인 인삼, 마, 하수오 및 자연식품인 쑥, 솔잎 등을 이용해 생산하고 있다. 영주한과는 달지 않고 담백하며 고소한 맛이 특징으로 제수용, 선물용, 혼수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선비촌한과 054)638-8900소백홍삼한과 054)635-7955△정도너츠영주지역에서 생산되는 국내산 찹쌀을 주원료로 사용하는 찹쌀 도너츠로 지역의 특산물인 인삼, 사과, 생강, 고구마 등을 재료로 사용하는 웰빙 식품으로 찹쌀을 주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밀가루를 사용한 도너츠 보다 영양 성분면에서 지방함량이 크게 낮으며 콜레스테롤과 트랜스지방이 0%로 맛과 품질 영양면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도를 높여 나가고 있다.정도너츠 본점 054)636-0067/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7-09-28

치열했던 6·25 총성… 전쟁의 아픔과 기억 고스란히 품은 비산나루터

6·25 발발 그 해 8월5일낙동강 도하하려는북한군 저지하기 위해비산나루터에 병력·화기배치국군 제15연대 제2대대의기습공격으로 북한군 섬멸뗏목으로 강 건너던 민간인들무고한 희생 기록조차도 없어□ 6.25 최후의 전선 낙동강1950년 6월 25일 새벽 4시, 북한군은 `폭풍`이라는 공격명령과 함께 서쪽의 옹진반도부터 개성, 전곡, 포천, 춘천, 양양 등 4개 축선 11개 지점에 이르는 38선 전역에서 남침을 개시했다.당시 국군은 하루 전인 24일 자정을 기해 그동안 유지해 오던 비상경계령을 해제하고, 사병들에게 농촌 모내기를 도우라며 2주간의 특별 휴가를 준 상태였다.여기에 북한군은 T-34 소련제 탱크 242대와 170여대의 전투기, 20만명의 병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국군은 탱크와 전투기는 전무했고, 20여대의 훈련용 연습기와 연락기가 고작이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말그대로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전쟁 발발 4일째인 28일 수도 서울이 함락됐고, 북한군은 이 기세를 몰아 7월 15일 금강을 건너 20일 대전까지 장악한다. 북한군은 8월 15일까지 낙동강을 건너 부산까지 간다는 계획하에 낙동강 도하를 위한 총 공세를 펼친다.이를 막기위해 미군 제1기병사단의 주력과 제8군 제27연대, 국군 제15연대가 상주를 방어하는데 안간힘을 기울이지만 결국 상주를 북한군에 넘겨주고, 미군 제1기병사단은 김천으로, 제5기병연대 제2대대는 작오산(303고지)으로 철수해 방어진지를 구축한다.북한군은 낙동강 도하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북한군의 낙동강 도하를 막아라북한군의 낙동강 도하를 막기위해 국군 제15연대는 8월 4일 당시 인동국민학교에 집결했다. 이날 오후 3개 대대를 낙동강 강안에 배치하고 연대지휘소를 가산 소복동에 설치했다.북한군도 낙동강 도하를 위한 준비를 서둘렀다. 북한군 제15사단은 낙동강 대안에 접근해 정찰활동과 소부대 병력으로 급속 도하를 병행하면서 국군의 배치 상황을 살폈다.북한군은 속칭 지푼다리인 홀소와 북삼의 마진나루터를 이용하려는 전략을 세우고, 병력 일부를 비산나루터 지역으로 접근시켜 국군을 교란시킬 계획이었다.국군 제15연대 제2대대는 8월 5일 구미 인동의 구포동과 임수동이 위치한 낙동강 동쪽 강기슭인 장암산(157고지)과 동락나루터 사이에 3개 중대를 배치하고, 각 중대로 하여금 전투정찰대를 편성해 강안(江岸, 강가의 언덕)을 탐색하게 했다.비산나루터에 배치된 제5중대는 이 곳이 옷을 걷고 물을 건너는 도섭이 가능하고, 강변 기슭에 높이 70m의 봉명고지가 있어 도하에 유리한 지형임에 북한군이 급속 도하를 시도할 곳으로 판단, 강변에 미리 준비한 전초진지에 병력과 화기를 배치했다. □ 허를 찌른 기습 공격8월 5일 밤 11시경 북한군의 요란한 사격이 시작되자 비산나루터에 배치된 제5중대장은 북한군의 공격이 임박했다고 판단하고 안병길 이등중사 등 10명의 전투정찰대를 편성해 대안(對岸)에 침투시켰다.전투정찰대가 출발한 얼마 뒤에 부중대장인 선임장교가 강을 건너온 피난민 속에 끼어든 북한군의 편의대 2명을 체포하고, 중대의 좌단 청음 초소에서도 강안에 침투한 북한군 1명을 사로잡았다.전투정찰대는 강 건너 무명고지 북쪽으로 건너가 86고지 일대를 탐색하다 공격준비를 완료하고, 대기 중인 북한군 약 1개 중대를 발견한다.전투정찰대는 북한군과 너무 근접한 거리에 있었기 때문에 발각될 위험에 있었지만, 그대로 안전지대로 물러간다면 북한군이 곧 낙동강 도하를 시작할 판국이었다.이에 정찰 대장은 대원들에게 손으로 사격신호를 보내면서 기습공격을 감행했다. 갑작스런 기습공격을 받은 북한군은 당황하며 우물거렸다.전투정찰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다시 중대로 복귀했다. 정찰대의 피해는 경상자 2명 뿐이었다. 기습공격을 받은 북한군이 1시간이 넘도록 낙동강 도하를 시도하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생각한 중대장은 조명탄을 발사하게 했다.그러자 전방 20~30m 수면에 대나무 30여개가 천천히 움직이고, 그 뒤 40~50m에는 1개 중대 병력이 뒤따르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이에 국군은 일제 사격과 수류탄 투척 등 화력을 수중에 집중했다.북한군의 포탄도 한국군의 진내에 떨어지기 시작했다. 약 10분간 진행된 교전으로 수중의 북한군은 대부분 격멸되고, 그 일부는 대안으로 후퇴했다.중대장은 곧 60㎜ 박격포로 대안 강기슭에 화력을 집중해 적의 퇴로를 차단했다.날이 밝아오자 중대장은 제3소대의 증강된 1개 분대를 이끌고 대안으로 건너가 무명고지 일대까지 정찰했으나, 북한군은 보이지 않고 부상병만 10여명 웅크리고 있어 그들을 사로잡아 중대로 복귀했다.□ 국군 전투력을 입증한 비산진 전투8월 5일과 6일 사이 야간에 벌어진 비산진 전투에서 국군 제15연대 제2대대 제5중대는 낙동강 도하를 시도하는 북한군 중대 병력을 거의 섬멸했다. 특히, 전투정찰대의 공이 컸다. 이 전투에서 한국군의 손실은 부상자 5~6명에 불과했으나, 북한군의 사상자는 헤아릴 수도 없을 정도였다. 격전을 치른 다음날인 6일 새벽 물위에 떠내려가는 시체만 49구가 확인되었고, 사로잡은 포로도 10여명에 이르렀다.비산진 전투가 끝나자 대대에서는 북한군의 접근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특공대를 편성해 대안에 침투시켰다.비산진의 남쪽에 위치한 홀소 나루터와 약목면 덕산동 대안에서도 8월 6일 새벽 전투가 벌어져 북한군 50여명이 사살됐다. 또 국군 제15연대 제1대대는 8월 8일 마진나루터를 도하해 석적의 남율동에 위치한 하의산 고지를 점령한 북한군과 격전을 벌이기도 했다.비산진 전투는 미군사령부가 부산 이동을 논의할 만큼 위기의 상황에서 가져다 준 승전보였다.비산진 전투의 승리로 인해 국군의 전투력을 입증할 수 있었고, 북한군이 낙동강 도하를 지연시키면서 북한군의 전력과 사기에 큰 타격을 주고, 국군에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 아픔의 역사도 함께비산진 전투가 북한군의 낙동강 도하를 지연시키면서 국군의 전투력을 입증한 전투로 그 의미가 남다르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쟁으로 인한 무수한 아픔들이 함께한다.특히, 일반 시민들의 무고한 희생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6.25 최대 방어선이었던 낙동강에는 기록도 되지 않은 무수한 희생들의 기억이 아직 많이 남겨져 있다.국군과 유엔군은 북한군의 낙동강 도하를 막기위해 각 나루터의 나룻배를 징발했다. 이로 인해 미처 강을 건너지 못한 피난민들은 뗏목을 만들어 타고 강을 건너기 일쑤였다.그러다보니 북한군이 피난민으로 가장해 건너가는 경우가 빈번했다. 비산진 전투에서도 북한군 편의대 2명이 피난민에 끼어들어 넘어오다 체포당한 기록이 있다.지역민 안모(80)씨의 증언에 따르면 지금의 선산읍 원3리 부근에 위치한 새도방 나루터에도 피난민들이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너가곤 했는데, 북한군이 피난민으로 위장해 자주 강을 건너가고 하니 어느날 유엔군의 폭격으로 강을 건너던 피난민들이 모두 죽음을 당한 적이 있다고 했다.그는 “전쟁통이었기 때문에 누구하나 그 사람들(죽은 피난민)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었다”며 “지금은 평온하게 흐르는 저 강물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는지 상상도 하지 못할거다. 지금도 낙동강은 그 아픔을 안고 흐르고 있음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9-28

빛, 소리, 향기, 색깔이 함께 춤추자 사람들의 가슴도 출렁였다

아, 이런 풍광을 이전에 본 적이 있었던가? 창포말등대 아래 서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마치 수만 개의 사파이어와 에메랄드를 빠뜨려놓은 듯 짙푸르게 빛나는 영덕의 바다. 물빛 곱기로 이름 높은 태국의 안다만과 이탈리아와 발칸반도 사이 아드리아해(海)도 이처럼 맑고 투명하게 아름답진 않았다.고개를 돌리니 야트막한 산 위에 거대한 바람개비 모양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다. 이국적인 동시에 매력적인 형상이었다. 늦여름에서 초가을로 넘어가는 9월 중순. 영덕의 바다와 산이 선사하는 풍경은 19세기 프랑스의 청초한 발레리나처럼 관광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렇듯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21세기형 문화관광자원으로 개발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난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영덕군은 4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영덕대게공원에서 시작해 고래불해수욕장에 이르는 64.6km의 `블루로드`를 만들었다.눈앞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해안선, 바닷가의 따가운 햇살을 가려주는 소나무 숲, 잘 정제된 설탕처럼 새하얀 모래밭, 어촌 특유의 풍경이 살아있는 조그만 항구, 깎아지른 해안절벽과 갖가지 형상을 한 기암괴석, 그리고 이제는 영덕의 자랑이자 상징으로 자리한 영덕대게의 모형까지. 블루로드에선 이 모든 것들과 웃음 가득한 얼굴로 만날 수 있다. 동해의 멋과 영덕의 맛을 함께 즐기는 `문화·웰빙 탐방로`가 바로 블루로드다. 나이 든 사람들에겐 깨끗한 바다의 기억을 돌려주고, 애정이 식어가는 연인에겐 낭만을 선물하며, 아이들에겐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푸른 길`. 그렇다. 블루로드는 남녀노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이다.4개의 코스마다 각각의 매력을 지닌 블루로드를 천천히 걸으며 기자는 외롭거나 서글플 때 읽고 낭송함으로써 삶을 위로받았던 바다와 관련된 시 4편을 떠올렸다. ◆ `빛과 바람의 길` A코스물결, 불꽃의 물결 늘 움직여왜 자꾸만 나를 살고 싶게 하는지왜 이리도 목마르게 하는지…- 나희덕 시 `바다` 중 일부.강구터미널에서 시작해 금진구름다리와 고굴봉, 풍력발전단지를 거쳐 해맞이공원에 이르는 블루로드 A코스에선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다. 좋은 기운을 뿜어내는 울창한 소나무 숲 가운데 다리를 뻗고 앉으면 평소 고민했던 세상사 시름들이 하나둘 사라져 없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갈증과 열망 없이 살아가는 인간이 어디 있으랴. 누구도 아픔과 고통 하나씩은 안고 있는 게 사람이다. 블루로드 A코스에서 만나는 조용한 포구 강구항의 풍경은 바로 그 사람살이의 힘겨움을 따스하게 위로해준다.풍력발전단지에 이르기 전 신재생에너지전시관을 둘러보고, 창포 족욕체험장에서 따스한 물에 발을 담그면 어느덧 차가웠던 마음이 부드럽게 가라앉을 것이다. 그렇다. 때로 아름다운 풍경은 사람을 `살고 싶게` 만들기도 한다. ◆ `푸른대게의 길` B코스나의 약점까지도 이해하는오래된 친구처럼내 어깨를 감싸 안으며더 넓어지라고 하네사소한 일들을 훌훌 털어버리고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더 맑게, 크게웃으라고 하네.- 이해인 시 `바다로 달려가는 바람처럼` 중 일부.블루로드 A코스의 종착지인 해맞이공원을 출발해 대탄항과 대게원조마을, 죽도산과 축산항을 지나 남씨 발상지에서 끝을 맺는 B코스는 말 그대로 `하늘과 산, 바다와 인간이 함께 걷는 길`이다.15.5km로 대략 5시간 정도면 완주가 가능하다.B코스는 블루로드 중 바다를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영덕군청 관계자는 B코스를 “동해안 최고의 길이자, 영덕 곳곳에 숨어있는 비경을 만날 수 있는 길”이라며 “우리나라 최고의 해안 도보 여행길이라 해도 손색없다”고 말했다.실제로도 그랬다. 해맞이공원에서 보는 바다는 초가을 햇살 아래 휘황하게 반짝였고, 석리 바닷길의 절경은 사람의 마음을 절로 들뜨게 만들었다.죽도산 블루로드 다리를 건너는 재미와 전망대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아찔한 즐거움까지 갖춘 B코스의 매력은 직접 보지 않고서는 설명이 어렵다. ◆ `목은 사색의 길` C코스저문 유월의 바닷가에선조개도 울을 저녁소라방등이 붉으레한 마당에김 냄새 나는 비가 나렸다.- 백석 시 `통영(統營) 1` 중 일부.고려 후기의 명망 높았던 학자 목은 이색(1328~1396)이 산책했던 길로 추정되는 블루로드 C코스는 우거진 숲 속을 걷는 여유로움과 일렁이는 바다의 역동성이 함께 하는 길이다.흘러내린 땀을 훔치는 산길의 끝에는 `목은 이색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시인과 학자란 세상을 향한 예민한 촉수를 가진 사람들.목은은 경북 영덕의 바다를, 백석은 경남 통영의 바다를 사랑했다.여기서 `학자` 이색과 `시인` 백석의 삶을 떠올려보는 것은 블루로드를 찾아온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톡톡함 체험이다.C코스에선 대소산 봉수대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기가 막히다.또, 한국 전통기와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괴시리 전통마을을 보는 즐거움을 놓친다면 아쉽다.여기에 덕천해수욕장의 소나무 숲길과 고래불해수욕장의 광대하고 처연한 서정을 맛보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 `쪽빛 파도의 길` D코스차라리 눈을 감자눈을 감으면 보일 거다떠나간 사람이 와 있는 것처럼 보일 거다알몸으로도 세월에 타지 않는 바다처럼 보일 거다밤으로도 지울 수 없는 그림자로 태어나바다로도 닳지 않는 진주로 살 거다.- 이생진 시 `그리운 바다 성산포 1` 중 일부.무엇이 그리워 시인은 이 땅 남쪽 끝 바다로 가서 `그림자` 또는, `진주`처럼 살고 싶었을까?이생진의 시가 먼 섬 제주를 향한 그리움을 안타까이 노래하고 있다면, 블루로드의 남쪽 출발점인 D코스는 청옥빛 영덕 바다의 밑 모를 정한(情恨)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길이다. 푸르고, 시리고, 또한 정갈한 동해. `영덕 해상산책로`는 삼사해상공원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투명한 창으로 만들어진 산책로 아래 보이는 바다는 잊었던 소년시절의 꿈을 돌려준다. 뿐이랴. 어촌민속전시관을 돌아보며 옛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아이의 눈동자는 별처럼 빛난다.대게누리공원에서 만나는 대게 모형을 본 아이가 “이제 진짜 영덕대게를 먹으러가요”라고 칭얼댄다. “그래, 블루로드를 다 돌아봤으니 이제 영덕의 진미를 맛보러 가야겠지.” 아이를 바라보는 아버지의 얼굴이 웃음으로 환했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17-09-22

`왕건의 나루` 여진, 역사의 흥망성쇠를 강물에 실어 나르다

낙동강 본류 중간점인 구미지역 나루터물류거점지 역할로 큰 시장 형성되기도시, 나루문화 보전 `동락신나루` 조성수변문화공원·나룻배 전망대 등시민 레저문화생활공간으로 재탄생□ 지역 주요물산 물류기지 역할구미지역은 예로부터 낙동강이 중앙을 가로 흘러 동서로 분리가 되어있어 나루의 역할이 중요했다.또한 낙동강 본류의 중간 기착지로서의 역할은 더욱 절실한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지역의 물류 거점지로서의 역할을 맡게 됐다.강나루에 조창(漕倉)이나 사창(社倉), 염창(鹽倉)을 지어 세곡이나 공물 또한 필요 품목을 받아들이거나 출하시키는 일을 했다. 원리의 강창(江倉)은 선산부의 하운창(河運倉)으로, 강변 지역의 여러 사창, 염창역 등이 물류기지의 역할을 했다. 나루를 통해 각 지역의 주요 산물이 출하되고 상선들이 외지산 거래 산물을 하력시켜 물품을 팔고 하면서 인근에 시장이 형성되기도 했다. 비산나루와 강정나루, 계동나루, 이곡나루가 대표적이다. 외국 사신 접견과 영접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선산부의 관문에 월파정을 지어 사신들을 직접 영접한 여진(여차니진)이 있다. 교통의 중심지이다보니 나라의 위난 시에는 도하를 위한 요충 및 격전지이기도 했다. 낙동강에는 고대부터 근대까지 수십개의 나루가 시대에 따라 존폐를 거듭해 왔다.구미지역에 몇 개의 나루가 있었는지는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견탄진, 원흥진, 월굴진, 신풍진, 송당진, 태조진, 용산진, 월파진, 도부진, 강창진, 강정진, 계동진, 비산진, 동락진, 오포진 등이 대표적인 나루로 꼽히고 있다. □ 고려 태조 왕건의 나루 여진(余津) 구미시 해평면 낙산리 부근의 여진(余津)은 여차리진(余次里津), 여차니진(余次尼津), 월파진(月波津) 등 여러 이름으로 표기 돼 왔다.대동여지도에는 여차리진(余次里津), 동비여고에는 여차니진(余次尼津), 경상도속찬지리지에는 월파정진 등으로 각각 자료마다 다른 이름으로 명기돼 있으나 최초의 이름인 여진으로 지금까지 불리고 있다.이 나루의 이름이 여진으로 된 연유는 고려 태조 왕건이 936년 선산읍 생곡리 앞 지금의 일선교 근처 태조방천으로 불리는 낙동강 연안에서 견훤과 후삼국 통일을 위한 싸움에서 크게 이겼기 때문이다.당시 설화에 따르면 고려군과 후백제군은 일리천을 사이에 두고 접전을 벌였다. 왕건은 냉산의 숭신산성에 진을 치고 낙동강 건너편 견훤과 대치하면서 수차례 공격을 했으나 쉽지 않았다. 그때 이곳을 지나던 한 기인이 말하길 “견훤은 지렁이의 화신이라 물속에서 기운이 펄펄나니 물속에 소금을 풀어 놓으면 견디지 못 할 것입니다”고 했다.이에 왕건은 수백 가마의 소금을 강에 풀었고, 그 사실을 모르고 물에 뛰어든 견훤은 몸이 오그라들어 혼비백산하며 달아났다고 한다. 이를 놓치지 않고 왕건이 총공격을 퍼부어 대승을 거두게 된다.대승을 거둔 왕건은 낙동강을 건너면서 “이 나루는 나의 나루”라고 소리쳤다고 하여 여진으로 불리게 됐다고 한다.여진나루는 고려 말기 개설된 관도(官道) 서을~조령~상주~선산~동래로 연결되는 영남최대 육상 물류망인 영남대로와 연결되는 낙동강수로로서 물류 중심지역으로서의 중요한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진다.`세종실록지리지(1432년 세종14)`에 낙동강 통관 주요 나루 8개 중 낙동강 상류에서 첫 번째 나루로 표기가 돼 있으며, `경상도속찬지리지`에도 주요 나루로 등록돼 있다. 근세기까지 선산의 주요 관문으로 이용된 가장 오래된 나루라고 할 수 있다. □ 소통의 중심지 비산(飛山)나루비산(飛山)의 원래 이름은 비산(緋山)이었다고 전해진다. 지역의 흙이 붉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었는데 일제 시절 비산(飛山)으로 개칭됐다고 한다.지금의 비산은 신라시대부터 선산부(일선군) 소속으로 남부지역의 수운하와 동서 교통의 요충지였다. 또 신라 명장 김유신이 백제 정벌을 위해 660년 신라군인 5만명을 거느리고 군위 효령 장군동을 거쳐 구미 비산나루를 지나 김산을 거쳐 진군을 했다고 기록돼 있어 예로부터 중요한 교통의 요지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비산나루는 선산부의 남부지역 관문 역할을 했다. 물자교역과 각 지역에서 모여드는 사람들의 상거래의 중심지로, 또 부산 등의 하도에서 올라오는 상선이 소금과 해산물 등을 하역했고, 내륙지방에서 생산된 농산물과 수공업품, 도자기 등이 판매됐다.이로 인해 지역 상거래 중심의 `갈뫼시장`이 생기게 된다. 선산부의 남부지역 시장으로 20세기 전반까지 크게 번성했다. 지금의 비산동 417번지 일대로 현재는 농경지가 조성돼 있다.근대의 비산나루는 강동지역의 양포동, 거의동, 옥계동과 산동, 장천 등지의 주민과 학생, 근로자, 농민들이 낙동강을 건너 구미, 김천 등지의 시장과 공단의 직장을 출·퇴근, 등·하교의 용무로 많이 이용하던 나들목이었다.특히, 1970년대 구미공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주말이면 매일 400~500명의 근로자들이 양호동 강가 버들 숲에서 휴식을 취하기 위해 배를 많이 이용했다. □ 나루의 퇴진과 동락신나루예로부터 낙동강은 국가의 공물과 조세가 통과해야하는 곳이었고, 해수산물을 실은 화물선이 북쪽 지역으로 거슬러 올라가야만 하는 교통로였다.하지만, 1894년 갑오경장으로 조선시대 공부제도가 현물에서 금납제로 바뀌고, 1905년 경부선 철도가 개통되면서 나루의 역할은 점점 좁혀져 갔다.지역에서도 1967년 용산나루터에 일선교 건설을 시작으로, 여러 대교들이 들어서면서 나루는 빠른 속도로 폐기 됐고, 1980년대 완전히 그 모습이 사라졌다. 다만, 용산나루터, 비산나루터, 동락나루터 부근에 아직까지 강나루 매운탕 식당들이 음식문화를 이어가고 있어 이 곳이 나루터가 있었던 자리였음을 짐작케 할 뿐이다. 이에 구미시는 나루의 문화를 조금이나마 보전하고자 지난 2015년 4월 8일 동락공원 부근에 동락신나루 문화벨트 사업을 완료했다.이 사업은 구미시가 2011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의 옛 전통나루문화 활용을 통한 강변관광문화개발계획에 따라 총사업비 48억원을 투입해 비산나루 중심으로 추진하다 사업부지 및 진입로 확보가 어려워 동락나루로 변경한 것이다. 기존에 조성된 동락공원과 낙동강수상레포츠체험센터와 연계해 수변 문화공원으로 꾸며진 동락신나루는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나룻배 형상의 전망대, 돛을 상징하는 조형물, 야간조명이 어우러진 바닥분수, 구미과학관으로 가는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 옛날 나루터가 서민들이 먹고사는데 기반을 둔 장소였다면 이제는 시민들이 레저문화생활공간으로 이용되는 곳으로 새롭게 바뀌고 있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17-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