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향 제150회 정기연주회<BR>19세기 러시아 음악 진수 선사<BR>21일 포항문예회관 대공연장
러시아 음악은 극적이다. 감정을 몰아치게 하는 강렬한 선율, 장대하고도 애상적인 특유의 분위기는 세대를 넘어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없으면 19세기 낭만주의 이후의 클래식 음악은 이야기가 되지 않을 만큼 러시아는 최고의 스타 작곡가들과 연주자들, 지휘자들의 고향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차이콥스키부터 시작해 라흐마니노프, 무소르그스키 등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중반 활약한 이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음악인들이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150회 정기연주회 `전람회의 그림`을 열고 이 세 작곡가의 대표곡들의 감동을 되살린다.
음악회 서막은 가슴을 적시는 특유의 서정적인 선율과 풍부한 사운드로 잘 알려진 차이콥스키가 남긴 오페라 중 최고의 명작인 `에프게니 오네긴` 중 경쾌한 느낌의 `폴로네이즈`로 산뜻하게 연다.
이 작품은 푸슈킨의 문학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적 서정미가 어우러진 작품으로 남녀간의 사랑과 운명을 다룬 작품이다.
이어 장중하고 서정적인 선율로 너무나 유명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2번`을 들려준다. 이 곡은 KBS클래식FM선정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클래식 음악으로 선정될 만큼 진한 감동이 있는 작품이다. 러시아 특유의 서늘함과 우울함이 전곡을 지배하지만 감미로운 서정성과 터질듯한 웅장함이 라흐마니노프의 샘솟는 창작성을 대변해 주고 있는 듯한 아름다운 곡이다. 묵직하면서도 장중하고 센티멘털하면서도 감미로운 묘기에 가까운 현란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관현악이 파도가 넘실대는 것 같은 뭉클함을 전달하고 현악기를 중심으로 빠르고 경쾌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악상이 펼쳐지면서 전통적인 멜랑콜리의 정서를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마지막 무대는 러시아 국민악파 5인조 가운데 가장 독창적인 작곡가로 평가받는 무소르그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대미를 장식한다. 이 작품은 무소르그스키가 친구 하르트만의 유작 전시회의 미술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으로, 그의 그림 열 점을 음악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곡과 곡 사이에 `프롬나드`(걸음을 옮김, 산책)를 넣어 이 그림에서 저 그림으로 이동하는 부분을 표현했고, 각 그림마다 특징을 잘 살려 마치 한편의 전시를 관람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연주회 지휘는 객원지휘자 정병휘가 맡는다. 그는 세계 여러 거장들을 배출한 빈 국립음악대학에서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와 다니엘 하딩에게 발탁돼 지휘를 했고 빈 국립오페라 상임 지휘자였던 미카엘 할라쉬에게 사사를 받는 등 실력이 뛰어난 지휘자로 현재 서울예술고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피아노 협연을 펼칠 페테르 오브차로프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생으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모짜르테움에서 음악공부를 했고, 영 차이콥스키 콩쿠르와 우크라이나·체코· 러시아 국제 콩쿠르 등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수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피아니스트로 현재 연세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문의 270-5484.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