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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격화…李 대통령의 중재역할 중요

등록일 2025-09-11 14:52 게재일 2025-09-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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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어제(11일) 취임 100일 내외신 기자회견을 하면서 ‘더 자주 소통, 더 큰 통합’ 메시지를 강조했지만, 여야의 첨예한 대치 관계는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지난 8일 만나 민생경제협의체를 구성해 자주 만나자는 약속을 한 지 하루 만에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이 약속을 물거품으로 만들어버렸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위헌정당 해산’ 가능성을 다시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갔다. 전날 회동에서의 협치 약속은 완전히 무시했다. 그는 연설에서 ‘내란’을 26번 언급하면서도 ‘협치’라는 단어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이 ‘더 많이 가지셨으니 좀 더 많이 내어 달라’는 요청에 ‘그렇게 하겠다’고 했던 약속을 헌신짝 버리듯 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도 고마운 법이다. 지난 10일 열린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연설이 고울 리 없었다. 그는 연설 내내 정부·여당을 혹평했다. 송 원내대표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힌다’는 뜻의 혼용무도(昏庸無道) 같은 거친 언어를 쓰며 여권을 맹비난했다. 그는 “지금 국회의 모습은 다수 의석을 앞세운 집권 여당의 일방적인 폭주와 의회 독재의 횡포만 가득하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약 53분간의 연설에서 ‘독재’를 7차례 언급하며 정부·여당에 맹공을 퍼부었다.

당 지도부가 이처럼 앞장서서 서로 증오를 부추기면서 어떻게 여야 간 협의채널을 가동하겠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지난 월요일 이 대통령이 웃으면서 지켜보는 가운데 여야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치권의 해빙무드를 기대했던 국민들의 실망은 이만저만 아니다.

정치복원을 위해서는 이 대통령이 적극 나설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지금 여야협치는 민주당 정 대표가 먼저 야당에 손을 내밀어야 가능하다. 그러려면 이 대통령이 기회 있을 때마다 정 대표를 설득해 협치를 성사시켜야 한다. 그래야 국론도 통일되고 국정운영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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