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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탈속과 환속 반복했던 삶의 종착엔 ‘무정부주의’가…

조금이라도 책을 읽으며 20세기 후반을 보낸 사람이라면 ‘라라’와 ‘디디’라는 독특한 이름의 여성이 등장하는 소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어렵지 않게 기억할 것이다.1992년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인 이 소설은 독일 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1898~1956)의 동명 시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드라마로도 만들어질 정도였다. 이후 우후죽순처럼 번져나갔던 운동권 후일담 소설의 효시로 불리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스토리뿐 아니라 이미지까지 표절했다는 풍문이 떠돌았고, 이는 장정일(시인·소설가)의 몇몇 책과 합쳐져 1990년대 초반 문학논쟁 중 하나인 ‘패러디 논란’을 야기시켰다.바로 그 소설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쓴 박일문사진이 지난 16일 세상을 떠났다. 예순다섯이었으니 요절(夭折)이라 할 수는 없지만, ‘100세 시대’로 불리는 21세기임을 감안하면 이른 죽음이다.영남대와 연세대에서 법학과 철학을 공부한 그는 오랫동안 혼자 살았고, 쓸쓸했던 죽음은 주변 소수의 사람 외에는 알지 못했다. 한때는 대구·경북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주목받던 그의 마지막 몇 년은 외롭고 우울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교 시절부터 탈속(脫俗)과 환속(還俗)을 반복한 박일문. 20여 년 전부터 지난해까지 가끔 만남을 이어온 그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해사한 동안(童顔)과 투명한 눈망울로 기자에게 기억되고 있다. 열일곱 살 어린 나이에 세상사에 절망해 ‘출가납자(出家衲子)’를 꿈꾼 조숙한 허무주의자였던 박일문.그를 어릴 때부터 옭아맸던 진지함, 혹은 진중함 때문일까? 박일문의 출세작 ‘살아남은 자의 슬픔’은 자신과 세계에 절망하여 스스로 세상을 버린 여자(라라)와 스무 살에 성(聖)과 속(俗)의 경계를 가벼이 넘어버린 여자(디디)를 통해 ‘좌절당한 혁명’을 이야기하고 있다.젊었던 한때 경북의 사찰에서 잠시 승려로 생활하기도 했던 박일문은 나이를 먹어서도 수도승처럼 살고 싶다는 꿈을 가진 사람이었다.조용한 산 아래 사찰에서 이름 없는 스님처럼 늙어가고자 했던 열망. 그러나 속된 세상은 박일문의 이런 꿈을 매번 좌절시켰다. □ 진지함과 진중함으로 철학적 주제에 접근했던 소설가‘살아남은 자의 슬픔’ 이후에도 그는 무겁고 건조한 철학적 주제에 집착했다. 존재한다는 것과 사라진다는 것을 장엄하게 이야기하는 ‘적멸’, 예술과 더불어 예술가까지 사라진 시대를 냉소하는 ‘달은 도둑놈이다’ 등의 작품 저변에 깔린 의식은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아픔’이었다. 진지함과 무거움은 그의 대명사처럼 이해됐다.그랬던 박일문이 기러기 깃털처럼 가볍고, 부엌 선반 위에 올려진 유년의 조청단지같이 달콤한 산문집 ‘추억’을 냈던 때가 떠오른다.출간을 축하하며 몇몇 선후배가 허름한 선술집에 모였다. 기자도 그 자리에 동석했다. 산문집 ‘추억’에서 박일문은 그의 희망과 아픔, 고독과 상처, 삶과 문학을 가감 없이 털어놓았다.‘추억’은 독자를 여행하게 하는 작품이다. 원고지 10매 내외로 적어 내려간 100여 편의 짤막한 글은 그때까지 박일문이 걸어온 ‘길’을 보여주고 있었다.그 길은 동시대를 산 사람들 모두의 기록에 다름 아니었다. 우리는 박일문과 함께 흙먼지 날리는 길을 걸어 할아버지 댁으로 가는 아이였다가, 첫사랑 여인에게 “내 피는 초록색”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청년이었다가, ‘사람의 목숨이란 봄날 서리, 또는 아침 이슬 같아서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깨달음을 얻은 중년이 됐다.박일문은 사물을 통해 ‘인간의 추억’을 끄집어냈다. 책 ‘추억’에선 유난히 물건의 이름이 많이 등장한다.부채, 죽부인, 청국장, 하모니카, 옥수수, 콩나물, 연, 미꾸라지, 모깃불, 버들강아지…. □ 유년시절 ‘추억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산문집도 출간지금으로부터 한 세기 전. 박인환은 그의 시 ‘세월이 가면’에서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라고 노래했다. 박인환이 ‘이름’이라는 사물의 명칭보다 ‘눈동자와 입술’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추억에 이르는 사람이었다면, 박일문은 사물을 통해 ‘추억의 이미지’‘에 가닿은 작가였다.지나간 시절이 다 그렇지만 ‘추억’을 관통하고 있는 가장 큰 힘은 순정함에 대한 그리움이다.박일문은 한시(漢詩)를 짓는 할아버지 옆에서 먹을 갈고, 어머니와 함께 아카시아 잎을 따며 희희낙락하던 시절을 그리워했다. 외양간에서 큰 눈을 끔뻑이던 소와 집에서 키우던 개 ‘쫑’, 새끼를 지키려는 어미 새와 너구리같은 미물에게도 영혼이 있다고 믿던 순수의 시대를 추억했다.산문집 ‘추억’이 여타의 상업적인 에세이와 구별되는 미덕은 행간마다 읽혀지는 바로 이 ‘그리움’때문이 아닐지. 출판기념회를 겸한 주석(酒席)이 있던 그날. 박일문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앉아 ‘여윈 부처’처럼 옅은 미소만을 띄고는 말이 없었다. 다만, 자신의 출간을 축하해주러 온 이들이 모두 돌아간 새벽까지 자리를 지켰을 뿐.한 후배 작가는 박일문을 가리켜 “아름다운 외골수”라고 했다. 또 다른 누구는 “바람에 흔들리는 코스모스”라고도 했다.그랬던 그가 아름다움도, 코스모스도 없는 먼 땅으로 떠났다. 바람 차가운 2024년 겨울. 추위를 막아줄 외투도 챙겨 입지 못하고. □ 존재하는 모든 권력과 제도를 부정했던 작가로 기억돼“일체의 권력이나 제도로부터 도망치고 싶어.”살아생전 박일문은 가끔 이런 말을 했다. 그 말이 발화점이 돼 쓰인 책이 장편소설 ‘도망쳐’다.소설의 주인공 ‘흑도’가 꿈꾸는 건 쉼 없이 떠도는 것만으로 존재가 증명되는 유목민의 삶. 흑도는 어떠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기존의 시스템으로부터 도망치려는 정신분열증적 인간이다.박일문은 지향했던 이데아의 붕괴가 사람들의 정신을 파괴시킨다고 생각했다. 1980년대 학생운동과 민중불교운동에 경도됐던 박일문에게 1990년대 초반 러시아의 붕괴와 도미노처럼 무너지던 동유럽 사회주의는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환멸을 불러왔을 터.바로 그 시기에 그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통해 이상이 사라진 사회의 쓸쓸함을 이야기했다. 그런 측면에서 ‘도망쳐’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의 변주곡으로도 이해될 수 있다.‘도망쳐’가 출간된 직후. 조용한 카페에서 박일문을 만났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던 듯하다.“30대 중반에 1년 내내 전국을 돌아다녔던 적이 있어. 강원도 산골짜기에서 남해의 어촌 마을까지. 그해 여름에 작가가 글 쓰고 평생을 살만한 곳을 세 곳 찾았어. 경북 경주와 강원도 정선, 그리고 제주도야. 정서적으로 안정을 주는 곳들이지. 더 나이 먹으면 거기로 가서 나무 심고, 소설 쓰며 조용히 살려고 그래.”하지만, 그 꿈은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경주, 정선, 제주도가 아니고, 고향인 상주나 학창시절을 보낸 대구도 아닌 거대하고 삭막한 도시 서울의 정릉에서 그는 삶의 마지막을 맞았다.자유롭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제지하는 일체의 것들, 그러니까 권력과 법, 제도처럼 거창한 것에서부터 취직과 결혼이라는 일상적 관습까지 모두 거부하고자 했던 작가 박일문.그가 ‘도망쳐’에서 무너진 마르크스주의의 대안으로 제시했던 건 아나키즘(무정부주의)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세월이 많이 흘러 소설의 주인공 흑도와 여자친구 미정이 어떤 경로를 거쳐 규격화된 제도와 규범에서 벗어나고, 마침내 무정부주의적 자유를 획득하게 되는지의 이야기가 이제 흐릿해져 파편처럼 떠오를 뿐이지만.세상에 없는 사람을 추억한다는 건 더없이 슬픈 일이다. 이제 기자를 포함한 누구도 실물로 존재하는 ‘소설가 박일문’을 이 땅에서 볼 수 없다.멀리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피안(彼岸)으로 간 그가 거기서는 외롭지도, 서럽지도 않기를 빌어볼 뿐./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1-23

허투루 쓴 시간 없는 강행군… ‘글로벌 성과’ 두둑

구미시는 미국 투자유치·경제교류 활동을 위해 김장호 구미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지난 7일부터 15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덴버, LA를 방문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참관, 투자 타깃기업 방문 및 현지 경제교류 활동 등을 펼쳤다. 이 기간 구미시 대표단은 단순히 CES를 참관한 것에 그치지 않고 구미시의 부족한 정책은 무엇인지, 세계적인 경제 추세와 앞으로 추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상세히 살펴봤다. 또 미국 현지의 세계적인 기업과 투자 타깃기업을 방문해 좋은 성과를 이뤄내기도 했다.구미시 대표단이 미국 방문을 어떻게 준비했고, 어떠한 성과와 과제를 안고 왔는지 살펴봤다. □ 두 달 전부터 준비한 CES 참관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 mer Electronics Show)는 독일 IFA(국제가전박람회), 스페인 MCW(세계 모바일 전시회)와 함께 세계 3대 IT전시회로 꼽히며 IT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 우주항공, 식품 등 다양한 산업을 넘나드는 최신 기술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3천500여 기업이 참여했으며 국내에서도 현대,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대거 참가했다.구미시는 CES에 참관하기 위해 작년 10월말부터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대표단 구성과 함께 CES 참관 예약을 미리 해야했다. 구미공단에 위치한 삼성과 LG 등의 대기업 부스 투어를 위한 준비도 해야했다. 많이 이들이 CES 부스 방문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CES 기간이 9일부터 12일까지 짧은 기간만 운영되다보니 부스를 마련한 기업입장에서는 VIP투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다. 이러한 사항을 잘 알고 있는 구미시 기업투자과 직원은 사전에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전자, 삼선전자 측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부스 투어를 성사시켰다. 호텔 예약도 쉽지 않았다. CES에 약 13만명 이상이 참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예약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전체 일정과 통역을 담당하는 지미란 주무관이 매일 새벽 3시(미국 시차 때문)에 나와 이메일과 전화로 호텔과 교통편 예약을 하지 않았다면 대표단의 미국 일정은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 글로벌기업 WET사 방문구미시 대표단은 미국 방문 기간 로스엔젤레스에 위치한 특수 분수 디자인 시공 전문 글로벌 기업 WET(Water Entertainment Technologies)사를 방문했다. 1983년 설립한 WET사(CEO 마크 풀러)는 물을 이용한 시설물들의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하는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하는 회사로, 20개국 이상에 특수 분수를 디자인·시공했으며, 60개 이상의 특허와 지적 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기업이다. 대표단이 WET사를 방문하게 된 것은 이 회사가 디자인·시공한 벨라지오 분수(1998년 완공), 두바이 분수(2021년), 싱가포르 창이공항 분수(2019년) 등을 본적이 있는 김장호 구미시장의 권유 때문이었다.이에 지미란 주무관이 이메일로 WET사에 방문의사를 보냈지만 별다른 반응이 없었다고 한다. 그러다 작년 10월 초 다른 일정으로 미국 출장을 오게 된 지 주무관이 직접 WET사를 찾아가 담당자를 만나 2시간여 동안 설득한 끝에 이번 구미시 대표단 방문이 성사됐다. 당초 WET사는 “기념촬영만 하는 MOU를 할거면 오지마라. 일하는데 방해된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 주무관의 끈질긴 설득과 대표단 방문 당시 김장호 시장과 안주찬 의장의 열정적인 모습과 질의에 WET사는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로 바뀌었다.WET사는 대표단에 비공개 시설인 디자인 연구실을 비롯해 물 성질을 분석하는 화학실 등을 촬영을 하지 않는 조건에서 공개해 주기도 했고, 물과 불을 조합한 분수 시연도 펼쳤다. 또 음향 스피커 제작 모습도 공개하고, 스피커 음향도 야외에서 직접 체험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WET사 방문시간은 예정된 2시간보다 1시간 이상 늘어나기도 했다. 낙동강이나 금오산을 활용한 글로벌 랜드마크 조성을 계획하는 구미시는 이날 테레사 콜드웰 최고개발관리자(CDO)와 타냐 에버디지인 최고인사관리자(CTO) 등 WET사 실무자들과 만나 구미의 각종 관광인프라 조성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 업무지시는 현장에서김장호 구미시장은 이번 미국 방문에서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했다. 그의 말처럼 미국 방문 일정동안 현장에서는 많은 업무지사가 내려지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변화와 혁신만이 살 길’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김 시장이기에 이번 미국 방문이 구미시정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가 된다.몇가지 눈에 띄는 지시사항을 살펴보면 WET사를 방문했을 당시 직원들의 창의성을 위해 독특한 사무공간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구미시도 직원들의 자율적인 사고를 위한 사무 공간을 지시했다. 또 포스텍 홍보관에서는 벤처기업 지원책과 지역 대학과 공동으로 창업기업 지원회사 설립에 대한 방법을 강구할 것을 기업지원과장에게 주문했다. CES에서 이 신산업 발전전략을 구체화할 것과 CES에 참가한 구미공단 내 대기업들의 불편 사항도 관련 부서에 전달해 조속히 해결될 수 있도록 지시했다. 김 시장이 미국 방문 기간 지시사항은 대략 15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지시사항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대표단에 소속된 엄기득 기업지원과장을 비롯해 조용경 투자유치1팀장, 지미란, 신동명, 이영섭 주무관은 매일 지시사항을 정리하고 관련부서에 바로 전달하기도 했다. □ 고난의 연속대표단은 미국 방문기간 국내 로봇산업 선도기업 4개사(LG전자, LIG넥스원, 위로보틱스, 구일엔지니어링)와 구미시 로봇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투자타깃 기업인 A사로부터 향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답변을 이끌어 내는 등 성과를 거두었지만, 사실 그 결과물을 얻기까진 고난의 연속이었다.대표단은 첫날 미국 출국부터 쉽지 않았다. 이영섭 주무관이 새로 발급받은 여권으로 인해 미국 대사관에서 비자를 바로 발급하지 않아 일행들과 함께 비행기를 타지 못하고 다음 시간 비행기를 혼자 타고 와야했고, 대표단이 탄 비행기는 기상악화로 많이 흔들리면서 멀미 환자들이 속출했다. 미국 현지 날씨도 이상기온으로 영하의 날씨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각종 간담회와 기업방문, 협약체결, CES 참관 등의 빼곡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다들 실내에서 이뤄지는 행사라 생각해 두터운 옷을 챙기지 않아 컨디션 조절에 힘이 들기도 했다.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여서 행사장 앞까지 버스가 갈 수 없어 도보로 이동해야 했고, 행사CES 전시관의 규모가 24만2천㎡ 정도로 크다 보니 건물과 건물로 이동하는 구간도 적지 않았다. 하루에 3만보 가량은 걸어다녀야 했다. 특히, 조용경 팀장과 신동명 주무관은 미국 입국 첫날부터 CES에 들어가 대표단 동선을 파악하는 등 고된 일정을 보냈다. 이영섭, 지미란 주무관은 각종 행사와 협약체결에 필요한 현수막과 문서 등 모든 용품을 한국에서 들고오면서 대형 여행용 가방을 2개씩 가지고 다녀야 했다.또 덴버의 경우 날씨가 영하 16도까지 떨어지는 악조건이기도 했지만, 덴버에서 LA로 돌아오는 오후 1시 비행기가 갑자기 취소되면서 시간을 앞당겨 새벽 3시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 강행군을 이어가야 했다. 대표단의 이번 미국 방문이 고난의 연속이기는 했으나, 한인사회와의 교류, 로봇산업 협약, 투자 타깃기업 긍정 답변 등 충분한 성과를 가지고 왔다. 이제 글로벌 혁신기술 발전동향을 확인한 구미시가 앞으로 반도체, 방산 등 전략산업에서 어떤 가시적인 성과와 발전방안을 모색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미/김락현기자

2024-01-21

구룡포항 언덕 위에 남아있는 아픈 역사

구룡포항 언덕 위에는 일본 침탈문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다. 조상은 그들에게 우리 선진 문물과 문화를 전하여 주었건만, 일본은 은혜를 잊고 우리의 수산물을 수탈하여 기름진 배를 채웠다. 그들이 떠나간 지 아니, 달아난 지 70년이 훌쩍 넘어섰다. 일본 핍박에 시달린 주민들의 원통하고 분한 마음을 그들이 세운 거대한 눈먼 규화목 송덕비를 보고는 짐작할 수 있다.구룡포 주민은 규화목 송덕비 얼굴을 시멘트로 짓뭉개 눈먼 규화목 송덕비로 만들어 버렸다. 분노의 표출이 아닐까 싶다. 얼마든지 넘어뜨리고 부수어 버릴 수 있을 것인데, 남겨 놓은 것은 아픈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며 자강하자는 큰 뜻이 있지 않을까 싶다.구룡포항에는 과거와 현재의 문화가 공존해 있다. 언덕 아래에는 말로만 듣던 일본풍의 집들로 들어찬 적산가옥을 보고 적이 놀랐다. 100여 년 전 일본인들이 살았던 일본식 가옥이 해방된 지 70여 년이 넘어섰지만, 아직도 500m 거리에 80여 채의 주택, 여관, 요리점 등 원형 그대로 남아있다. 거리를 활보하는 그들의 오만한 몸짓과 요란한 나막신 소리 대신 국내외 관광객들이 이집 저집을 드나들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근대문화 역사 거리를 체험하고 있다. 그들이 남기고 간 문화유산으로부터 문화해설사는 그들의 만행을 하나하나 폭로하고 있다.언덕 위 구룡포 공원에는 먼바다와 구룡포항을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거대한 규화목 송덕비가 세워져 있다. “일제 강점기 때 구룡포 앞바다 방파제 축조와 도로 개설 등에 공을 세운 일본인 도가와 야스브로를 기리기 위하여 일본인들이 본국에서 규화목을 가져와 1944년경에 세웠다”라고 안내문에 기록되어 있다.일제 강점기인 1906년 가가와현 어업단 소전조(小田組) 80여 척이 고등어 등 어류 떼를 따라 구룡포에 이주하기 시작한 것이 그 시초라고 한다. 속내는 일제 강점기에 풍부한 어족자원을 수탈하여 그들의 배를 불리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로 인하여 구룡포 주민들은 가렴주구에 시달리며 핍박과 고통에 시달렸을 것이란 생각에 미치자 억장이 무너진다. 희생된 주민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탑을 세우기는커녕 그들의 악행을 찬양하는 송덕비를 세웠다니 하늘도 통탄할 일이다.규화목 송덕비 주위에는 그때의 실상을 낱낱이 보고 증명할 증인이 아직도 살아 있다. 향나무 노거수이다. 향나무 노거수는 이곳으로 이주하여 온 일본인이 가져다 심었을 것이다.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가이스카라고 하는 향나무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향나무 노거수 주변에 일본인들이 전쟁터에 나가기 전 승리의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였다는 포탄 모양의 돌조각이 세워져 있다.이 밖에도 일본 민속신앙인 신토의 신을 모시는 신사 터 초석, 신사를 참배하기 전에 손을 씻는 초우츠야가 설치되어 있다. 침략 실상을 향나무 노거수 생육 모습이 증언하고 있다. 침략자들의 억압에 시달린 주민들의 분풀이이었을까. 죄 없는 향나무가 만신창이가 된 채 목숨줄을 부지하고 살아가고 있다. 몸은 찢기고 뜯기어 흉터로 얼룩져 몰골이 말이 아니다. 분노한 주민들은 조상의 영혼 앞에 향불로 그의 몸을 죗값으로 불태우지 않았나 싶다.이제는 그곳에 대한민국 재향군인회가 충혼탑을 세워 놓았다. 향나무 노거수는 과거의 지위를 잃고 새로운 주인인 충혼탑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 잘못을 뉘우치고 참되게 살고자 새 주인인 충혼탑을 지키고 있는 향나무 노거수의 가련한 모습에 일말의 동정심이 간다. 이참에 의견을 모아 보호수라는 품계나 천연기념물이라는 더 높은 품계의 지위를 올려주면 어떨까 싶다. 이제는 용왕당, 구룡, 향나무 노거수가 다 함께 구룡포항의 평화와 풍어를 기원하고 있다. 구룡포항 언덕 위에는 향나무 외에도 은행나무와 느티나무 노거수가 등대처럼 동해를 바라보고 있다. 은행나무는 동쪽과 서쪽의 몸 살갗이 다르다. 노란 단풍잎은 만추가 지나고 겨울의 문턱까지 떨구지 않고 끈질기게 매달고 있다.새천년 밀레니엄 느티나무 노거수 역시 힘자랑이라도 하는 듯 우람하게 서 있다. 침략의 아픔을 경험한 노거수는 반일을 넘어 극일로 나아가고 용서와 화해로 스스로 힘을 키우는 자강을 하라는 메시지로 보였다. 구룡포항의 ‘적산가옥 거리’와 언덕 위 ‘눈먼 규화목 송덕비’를 우리의 기억에서 잊지 말도록 ‘구룡포 근대문화 역사 기억의 공원’으로 탈바꿈하면 어떨까 싶다.나라를 되찾은 지도 벌써 한 세기가 다가오지만, 언제까지 아픈 역사의 굴레에 갇혀서 우리끼리 친일이니 반일이니 서로를 탓하며 살아야 할까. 침략자들의 속내는 국론을 갈라놓고 서로를 향해 삿대질하고 싸우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런저런 상념에 빠졌다. 세계사적으로 옛날이나 지금이나 강대국은 약소국을 침략하여 그들의 야욕의 배를 불렸다. 중세 유럽이 그랬고 근대 산업사회에도 부국강병 정책으로 약소국은 그 희생물이 되었다.세계 평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현대사회에서도 전쟁은 끊이지 않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으로 어린아이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희생되고 있다. 약소국의 설움일까. 강대국의 횡포일까. 마냥 이웃끼리 서로 으르렁거리면서 미래를 약속할 수는 없지 않을까. 자강의 길만이 오욕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란 생각이 든다.조용한 아침의 나라, 호랑이 꼬리에 터전을 잡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 옛날 구룡포 주민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보인다. 밀려오고 밀려나는 바다 물결에 씻긴 황금 모래 빛 백사장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풍어로 만선의 고기잡이배들이 윤슬에 물 띠를 그리며 기적을 울린다. 갈매기가 창공을 날아오르며 반긴다. 이런 평화로운 마을을 짓밟아 놓고 무슨 덕을 지었다고 칭송의 노래를 부른단 말인가. 눈먼 규화목 송덕비와 향나무 노거수는 “오욕의 역사를 잊지 말라고, 잊어서는 안 된다”라고 아픈 역사를 곱씹어보게 한다. 오늘 나즐로(나 홀로 즐거운) 노거수 탐방은 자강의 길이 무엇인지, 애국의 길이 무엇인지 곰곰이 되새겨보는 계기가 되었다. 규화목(硅化木)이 뭘까?내부가 무기 광물로 채워져 화석화 된 ‘나무 화석’을 규화목이라 한다.나무의 해부학적 구조가 온전히 보존된 경우는 연륜연대학으로 나무의 나이테를 분석하여 고기후와 고환경을 연구할 수 있다. 다양한 세포로 구성된 복합 조직으로 미세구조와 배열 상태를 바탕으로 나무의 종류를 구분할 수 있다.우리나라 규화목 발견 장소는 경상북도 천연기념물 제146호 칠곡 금무봉 나무고사리 화석 산지, 포항시 금광동 신생대 규화목 화석 산지 등이 있다.구룡포 공원에는 과메기 문화관, 생활문화관. 구룡, 충혼탑, 충혼각, 용왕당과 일본의 신사 터 초석, 쵸우츠야, 포탄 돌, 봉헌, 규화목 송덕비 등 시설물이 있다. 적산가옥 거리에는 일본 가옥과 우리 가옥이 공존해 있다. /글·사진=장은재 작가

2024-01-17

드론·튜닝산업 활성화로 지방도시 한계 뛰어넘는다

한때 20만 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던 김천시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경부선 철도의 영남관문이었으며 경부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물류와 교통이 모이는 경상도 서북부지역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구미시에 국가산단이 조성되고 인구가 유출되고 농업외에 마땅한 대체산업 없이 신산업으로의 전환이 늦어지며 1990년대 이후로는 찬란했던 과거말고는 내세울 게 없는 그저그런 지방소도시로 여겨졌다.기회의 시작은 KTX 철도가 개설되고 김천시로 경북혁신도시 이전이 확정되면서부터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을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 입주는 김천시를 움직이게 하는 동력원이 됐다.지난해 12월 튜닝안전기술원과 드론자격센터가 연달아 준공됐다. 그동안 대표산업의 부재로 침체기를 겪고 있던 김천시는 튜닝안전기술원과 드론자격센터라는 전략산업의 새로운 전초기지를 마련함으로써 다시 한번 지역의 중심으로 가는 출발점에 서게 됐다.김천시 홍성구 부시장은 “김천시가 지방 소도시라는 불리한 여건속에서도 우리만의 강점을 찾아내 오늘의 성과를 잡은 것이 무엇보다 기쁘다. 김천시가 튜닝과 드론의 대표지역이 될수 있도록 쉼없는 노력을 더하겠다”고 밝혔다. △ 튜닝안전기술원 준공김천시는 여러 관계기관 방문, 새로운 미래에 대한 다수의 연구용역, 그리고 직접 전국을 발로뛰며 신산업을 찾아다닌 끝에 교통특화도시의 강점과 살린 ‘자동차 튜닝관련 사업’으로 방향을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김천시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시도되지 않았던 사업방향이었고 관련지식도 거의 없다시피했다. 가장 중요한 예산확보에도 난항이었고 그외에도 준비해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다.하지만 자동차 등록대수의 증가로 튜닝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증가하고 있었고 관련 인프라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선점이 가능하다는 의미도 더해져서 사업방향은 확실해지고 있었다. 더군다나 혁신도시내에 튜닝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과의 협업도 이끌어 내 마침내 2016년 겨울 ‘자동차 튜닝산업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을 시작으로 10년여의 노력끝에 지난해 12월 튜닝안전기술원이 준공에 이르렀다. △ 튜닝산업의 지방시대 개막튜닝안전기술원은 급증하는 튜닝시장의 규모에 발맞춰 김천시가 신중하지만 과감하게 준비해왔다. 튜닝업무를 주관하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주체로서 튜닝검사, 평가, 인증, 생산, 구매, 장착, 체험 등이 한번에 이뤄지는 One-Stop 시스템이 가능하다. 현재 성능확인시험동, 충격시험동, 광학시험동 등이 최종점검 중에 있으며 특히나 미래자동차로 자동차의 패러다임 급변하는 현추세에 대응해 기확보된 부지에 최대 3단계까지 미래형자동차를 위한 각종 시험연구동을 추가로 구축, 김천시를 튜닝산업 분야의 중심도시로 성장시켜 나간다는 계획이다.튜닝안전기술원의 준공전에 이미 주변 김천산업단지로 약 20여개의 자동차 관련 기업들이 입주하였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추가로 약 50개의 기업들도 입주의향을 밝혀 튜닝산업의 지방시대를 여는 김천시의 여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시는 산업계, 학계, 연구소와 협력으로 튜닝관련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구축해 지역인재를 포함한 전문 인력 양성계획도 준비하고 있다.시는 더 나아가 튜닝안전기술원과 인접하여 약 8만8천평 규모의 자동차서비스복합단지를 조성하고 우수한 튜닝기업들을 적극유치, 지원해 장기적으로는 대규모 튜닝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드론산업의 지역거점자동차 튜닝산업과 더불어 김천시는 차세대 전략산업으로 각광받고 있는 드론산업에도 일찍부터 관심을 가지고 인프라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정익 드론의 사용이나 비가시권 드론자격 면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김천시에서는 비가시권 드론운용과 자격체계 시험이 가능한 드론자격센터 구축을 서둘러 착공해 지난해 준공했다. 향후 본격적으로 드론자격센터가 운영되면 이미 자격시험수요가 포화상태에 있는 경기도 화성 시험장을 보완하는 것은 물론이고, 비가시권 자격체계 인증에 대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김천시는 전국 어디서나 접근성이 용이하여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남부지역 등에서도 단시간내에 오갈 수 있어 드론산업에 대한 지역거점이 될수 있다. 김천시에서는 드론산업 인프라 구축과 관련한 사업추진도 활발하다. ‘드론실증도시 구축사업’은 지난 2022년 드론산업 활성화를 위한 국토교통부의 공모에 김천시가 다년도 사업자로 선정되어 SK플래닛, SK텔레콤과 관내기업인 니나노컴퍼니와 같은 전문기관과 함께 드론운용에 필요한 솔루션을 개발, 실증해 왔다.이전에 수행한 디지털 물류서비스 실증사업에서 도출된 개선사항 등을 솔루션화한 것으로 ‘드론비행에 대한 최적경로 자동생성’, ‘다중통신망 이용’ 등과 같이 드론운용에 필요한 프로그램 솔루션 개발이 목표이며 효율성과 안전성을 확보하여 상용·사업화를 최종목표로 하고 있다.무엇보다도 솔루션들이 실제적으로 테스트되는 드론물류의 일상화 사업모델 구축을 위해 MFC(Micro Fulfillment Center, 도심내 주문배송시설) 구축 및 활용, 안정적인 도심지 비행 등과 같은 실증을 추진해 관련데이터를 축적했다. 혁신도시와 산내들 오토캠핑장, 도공촌을 대상으로 배송시범서비스가 성공적으로 완료되며 사업화 및 상용화에 한발 더 앞서나갈 수 있다.특히나 사업을 수행하는 ‘니나노컴퍼니’는 이마트 24와 업무협약을 맺고 일련의 사업들을 추진해 왔으며 해외진출에도 눈을 돌려 몽골 최대 요식업·커머스 그룹인 BLUE MON그룹과 울란바토르 내 드론배송에 관한 MOU를 체결해 관련 플랫폼 수출에 성공했다.더불어 자체 개발, 제작한 드론을 우즈베키스탄에 대량으로 수출하는 등 성장에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김천시는 이러한 사업성과에 힘입어 국토부의 2022년, 2023년 연말평가에 ‘우수’를 획득했다. 올해는 기존의 드론배송 시스템을 상용화하는 한편 좀더 세분화된 사업시행으로 드론산업에 대한 지역거점으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굳힌다는 방침이다. □ 미래 신산업시대 연다김천시는 야심차게 준비한 튜닝산업과 드론산업을 정착시키고 활성화하기 위해 다음단계의 사업진행과정에서 관련기업들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 수립에 들어갔다. 이미 수도권에 있는 튜닝협회와 수차례 접촉하여 지난해 9월 관련 업무협약을 맺는 한편, 튜닝안전기술원 근거리에 부지를 확보하여 유치기업들을 지원할 ‘튜닝산업 지원센터’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추후 준공과 함께 튜닝부품, 또는 자동차튜닝에 필요한 각종 검사장비 라인 등을 내부에 조성해 관련기업들이 저렴하게 이용할수 있게 할 방침이다. 특히나 관내기업인 계양정밀과 독일의 듀어社, dSPACE社등이 MOU를 맺고 함께 개발중인 미래자동차 검사시스템의 Test-type을 튜닝산업 지원센터 내에 설치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성능향상을 지원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드론자격센터의 고유기능인 자격인증과 교육기능을 활성화하고 주변에 확보된 부지를 활용해 우수한 드론업체들을 유치할 수 있는 기업 지원공간도 계획 중에 있다. 아직까지는 규모가 영세한 국내 대부분의 드론관련 기업들의 내부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드론제조와 연구에 필요한 장비를 기업이 원하는 방향으로 구비해 신제품 연구와 테스트, 제조까지 할 수 있는 드론지원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4-01-14

“미래 상주 재도약 원년, 너와 나 우리를 위해 뛰자”

상주시는 지난해 시장 주민소환이라는 장벽을 만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 같은 성장통을 겪으면서도 ‘좋은 기회는 놓치지 않는다’는 물실호기(勿失好機)의 자세로 굳건히 달려왔다. 지방소멸 위험도시라는 불명예스러운 꼬리표를 달고 있었지만, 시대적 도전에 대한 대응 전략을 꾸준히 모색했다.강영석 상주시장은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2024년은 민선 8기 상주시정의 실질적 변화를 이루기 위한 중요한 한 해이자, 시대를 주도해 중흥하는 미래상주가 구현되는 재도약의 원년이 될 것이다”라고 한 해의 포부를 밝혔다.강 시장은 “도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다. 하지만 성공도 발전도 없을 것이다”며 “주저하지 말고 우리 모두가 맡은 자리에서 너, 나 우리를 위해 뛰며, 저를 비롯한 공직자 모두는 상상주도의 의미를 되새기며, 저력있는 역사도시 중흥하는 미래상주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올해 시정 운영 방향은.△ 시가 처한 상황은 올해도 여전히 녹록지 않지만, 그동안의 묵은 과제 하나하나를 해결해 가면서 중흥의 역사를 써내려 가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불과 3년 반 사이에 청리공단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팜 혁신밸리 준공과 더불어 KTX예타통과 및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했으며, 대구시 군사시설이전 유치전에도 뛰어들었다.또한, 상주일반산업단지 준공과 분양을 완료하고, 60만평 이차전지클러스터 조성과 30년 숙원사업인 시청 신청사 건립을 확정했다.전국의 지자체들과 경쟁을 벌여 국민안전체험관 유치에도 성공했다.국가적으로 어려운 재정 여건에도 불구하고 예산확보를 위한 끈질긴 노력으로 본예산 1조1천750억원으로 편성해 5년 연속 본예산 1조원 시대를 이어가고 있다.시는 지방소멸의 위기, 경기침체, 국세감소, 신냉전 등 국내외적으로 직면한 불안한 여건과 어려운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면서 주요 사업과 정책에 대해 선택과 집중으로 미래 상주의 밑그림을 그릴 방침이다. - 지역 최대 현안인 군부대 이전 유치는 어떻게 되는지.△지지부진하던 군부대 이전유치가 지난해 12월, 대구시와 국방부가 군사시설 이전 양해각서를 체결함에 따라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군부대 이전지에 대한 각종 평가와 사업성이 검토될 것이며, 이전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다.이에 따라 시는 ‘대구시가 책임지는 부대 이전관련 기부자의 역할 외에도 시가 제공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할 것이며 그러한 준비를 이미 하고 있다’고 밝힌 바있다.상주시는 국방 관련 전문가의 자문과 코칭을 바탕으로, 유치 지자체로서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이미 준비하고 있으며, 이런 부분에 대해 더 고민하고 구체화 시켜 나갈 계획이다.또한 군부대 이전 유치에 대한 범시민 공감대 형성을 통해 시민 역량을 결집하는 한편, 인적 네트워크 확충과 상주시의 강점인 우수한 군 작전성과 사업성을 지속적으로 홍보하며 군부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자치단체마다 기업유치를 통한 경제활성화에 전력을 쏟고 있다. 상주시의 산업단지 조성 계획은.△상주의 산업지도를 바꿀 60만평 규모의 이차전지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에 속도를 높이고, 기회발전특구 유치를 성사시켜 산업간 균형을 맞추는 경제 상주로의 도약에 박차를 가한다.상주시 공성면 일원에 조성 중인 60만평 규모의 이차전지클러스터는 지난해 2월 SK에코플랜트와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후, 사업대상지 내 토지들에 대한 토지소유자들의 개발동의를 약 72% 확보했다.이를 토대로 제출한 산업단지 지정계획서가 지난 2일 2024년 경상북도 산업단지 지정계획에 반영됐다.이로써 시는 본격적으로 이차전지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행정절차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앞으로 산업단지계획 수립 및 각종 영향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며, 이를 바탕으로 올 하반기에 경상북도로 산업단지계획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제출한 계획이 승인되면, 토지보상을 거쳐 산단 조성을 위한 착공에 들어간다. - 지역 발전의 원동력인 인재육성 방안은 있는지.△지난해 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 유치에 실패하면서 지역 내에 인력양성 대책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북도와 지역기업, 그리고 교육기관들과 함께 K-U시티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지역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인재양성을 통해 연구인력과 기능인력 확보 문제를 해결할 방침이다.또한, 지역특화비자 제도를 이용해 외국 인재의 지역 내 기업 취업과 대학 진학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교육발전특구 선정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공공기관 유치는 인구소멸 해소 및 지역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꼽히고 있다.△상주시는 공공기관이전 유치에 실패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하지만 총선 이후로 예정된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에 사활을 걸 작정이다. 기존 공공기관 혁신도시 이전 정책은 원도심의 공동화와 지역 간의 불균형을 초래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했다.그럼에도 중앙정부는 혁신도시 특별법 규정을 근거로 제2차 공공기관 이전도 혁신도시로 이전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이에, 시는 작년 3월 공공기관 인구감소 지역 이전촉구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고, 10월 공공기관을 비혁신도시 지역으로 이전이 가능하도록 하는 혁신도시 특별법 개정촉구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공공기관이 비혁신 지역으로 이전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애써왔다.올해도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지만, 총선 이후 공공기관 이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상주시 이전이 적합할 것으로 판단되는 기관을 선정해 유치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또한 도심의 밀도감 있는 기능 위주 재구조화에 꼭 필요한 통합신청사 건립은 정부 정책과 연계해 콤팩트시티 개발전략을 병행해 추진한다. - 외지 관광객 유치는 지역 민생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동력이 된다. 지역 문화관광산업 육성 대책은.△지난해 개최한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은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 상주세계모자페스티벌은 대한민국 어디에서도 하지 않은 축제다.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점하고 ‘모자’라는 세계인 공통의 소재를 이용해 축제 한가지로 지역경제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의 목표다.또한, 만화특화 시립도서관을 통해 창의력과 상상력이 발동되고 그곳에 가야만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외지에서도 찾아오는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다.상주시립도서관은 연면적 3천780㎡,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층과 2층은 시립도서관, 3층은 생활문화센터로 건립됐다.경북 유일의 만화특화 도서관으로서, 1층 만화특화공간에는 다양한 장르의 인기 만화 도서를 비치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3층 생활문화센터에서는 웹툰을 직접 체험하고, 또 배울 수 있는 웹툰창작체험관을 운영할 계획이다.시는 새로이 건립된 복합 시립도서관이 단순한 기능을 넘어, 다양한 문화 활동을 향유하면서 상주시의 대표 랜드마크이자 시민들의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또한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 외식산업개발원 상주지점 개설을 통해 외식산업 문화를 바꾸고 민생경제의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이러한 도전을 통해 상주의 정주 인구를 확보하는 한편 생활인구와 관계인구, 체류인구까지 확보해 지역경제를 지켜나간다는 방침이다.- 상주시는 우리나라 농업수도로 불릴 정도로 농업의 비중이 높다. 지역 산업의 근간인 농축산업 육성 방안은.△K-스마트농업의 위상과 역량을 키워나가고 있는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기반으로 청년 창농과 미래지향적 스마트농업을 확산시켜 상주농업의 대내외적인 경쟁력을 갖출 각오다.현재 추진 중인 농산물 종합 물류단지는 신속하게 추진해 대구·경북 신공항 개항 등에 대비하고 상주가 유통의 중심지로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24-01-11

우산처럼 펼쳐진 노거수 품속 아름다운 효행 이야기가…

사계절 언제나 같은 모습을 고집부리는 넓고 푸른 바다, 동해는 왠지 싫지 않다. 언제나 똑같은 변함없는 경관일지라도 계절 따라 느끼는 감정이 다르기 때문일까. 포항에서 삼척으로 이어지는 해안 길 따라 펼쳐지는 동해는 매번 다른 느낌의 감정이 가슴에 와닿는다. 그리고 보면 자연의 대상물이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속 감정이 호불호를 좌우한다는 생각이 든다. 쓸모가 없고 볼품이 없다고 하는 자연의 물상도 모르면 몰라도 알고 보면 존재 이유가 있고 그만한 가치가 또한 있다. 이처럼 만물에도 존재가치가 있거늘, 인간이야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요즘 언론 기사를 보면 생명을 경시하는 희한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자식이 부모를 죽이거나 학대하는 패륜아가 있는가 하면 부모 역시 살기 힘들다고 어린 자식의 목숨을 함부로 하고 학대하는 일도 있다. 이러한 일들이 대부분 정신적 피폐에서 오는 물질적인 재산과 관련된 것이라 우리를 슬프게 한다. 반면에 집안이 가난하였지만, 병든 아버지를 극진히 모시고 산 아름다운 효행의 이야기가 소나무 노거수와 함께 전해 내려오고 있어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울진에서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가는 불영계곡 길 초입에 있는 행곡리 천연기념물 ‘처진 소나무 노거수’와 ‘주명기 효자비’이다. 소나무와 효자비는 한 세트의 멋진 조화로운 그림이다. 상상력으로 그린 추상화가 아니라 실존하는 풍경화이다. 긴 그림자와 함께 웅장함에 저절로 두 손을 합장하여 경배했다. 지난해 울진 산불에도 살아남았다. 물을 뿌리고 방염포를 부착하는 등 선제 대응에 나선 산림청과 산불 진화 관계인들의 헌신적인 노력 덕분이었다. 인근에는 산불로 산림이 아직도 검게 그을려 있었다. 용케도 살아남아 줘서 감사하다는 눈짓을 보내니 푸른 솔가지가 반짝이며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한다.소나무 원래 키는 14m이었으나 지금은 10m로 줄었다. 바닷바람의 짓궂은 장난이나 시샘 탓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360년이라는 모진 세월을 용케도 살아남아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마을 개척 당시에 숲이었으나 차츰 사라지고 지금은 처진 소나무 한 그루만 덩그렇게 남아 ‘주명기 정려각’과 함께 하고 있다. 땅으로 향한 늘 푸른 솔가지의 흔들림은 갓 샤워하고 나온 여인의 긴 머리카락 날리는 듯 싱그럽고 청초하다. 살았으나 죽었으나, 나뭇가지에 붙어있거나 떨어져 있거나 한결같이 함께 있는 솔잎에서 부부의 사랑과 형제의 우정을 느낀다. 이를 부부 사랑과 형제 우정의 징표로 생각하고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를 특히 가까이하였던 것이 아닐까 싶다.우산처럼 펼쳐진 소나무 품속으로 들어가니 솔향이 몸속으로 스며들었다. 힘껏 배불리 솔향을 들어 마시었다 내뱉었다. 기분이 상쾌하고 정신이 맑았다. 마음이 편안하고 몸이 가벼움을 느꼈다. 피톤치드 성분이 혈액을 타고 전신으로 유영하면서 정혈작용을 하는가 보다. 나무 위를 쳐다보니 붉은 나뭇가지에 이름 모를 파란 잎의 어린나무가 자라고 있었다. 어떻게 자랄 수 있을까 궁금했다. 새가 씨앗을 물고 와서 이곳에 떨어뜨렸는지 아니면 나뭇가지에 새의 배설물이 그곳에 붙었는지 알 수 없다. 겨우살이란 식물은 새똥에 묻어나와 나뭇가지에 자란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것은 아니다 싶었다. 어쨌든 묘한 동거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신비스럽다. 이대로 소나무 품속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었지만, 갈 길이 멀어 빠져나왔다.‘주명기 효자비’의 비문을 번역한 안내문을 살펴보았다. “주명기(朱命杞)는 본관은 신안(新安)이며 호는 치암(治巖)이고 지평(持平) 경안(景顔)의 후손이다. 그는 어려서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나, 전신불수가 된 아버지를 정성껏 모셨다. 아버지가 병으로 지친 원기를 회복시키고자 매일 붕어죽을 만들어 드렸는데, 추운 겨울에도 강으로 나가 얼음을 깨고, 그물을 놓아 붕어를 잡았다. 아버지 병이 위급할 때는 손가락을 계속 끊어, 그 흐르는 피를 받아 죽에 타서 드시게 하여 소생시켰다. 부친상을 당하였을 때는 여막을 치고 묘를 지켰다. 바쁜 와중에서도 효경과 소학 등 유학 관련 서적을 탐독하여 성리학과 관련한 나름의 해설서를 만들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다. 이와 같은 효행을 유림이 나라에 건의하여 포상과 함께 1875년 정려되고, 사헌부 감찰에 증직되었다. 1877년(고종 14)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서 비를 세웠다.”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다. 늘 푸른 소나무처럼 부모에 효도하라는 메시지로 들렸다.요즘 인구가 감소한다고 난리이다. 머지않아 사라지는 자치단체 시군이 생기고, 국가 경쟁력이 떨어져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한다. 과거에는 경제 발전에 걸림돌이 된다고 출산 억제 정책을, 지금은 반대로 출산 장려 정책을 내놓았다. 전쟁 중에서도 많은 자녀를 낳았고 전쟁의 후유증과 보릿고개라는 먹고 살기 어려운 시기에도 인구는 늘어났다. 지금은 경제 규모도 크고 훨씬 잘 살면서 결혼을 꺼리고 자식 낳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정부는 결혼과 출산 장려 정책으로 주택 마련 대출에 특혜, 육아비 지원, 육아휴직 등 모두가 경제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 공감하는 바도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 그보다 부모와 자식 간 사랑과 효도가 먼저란 생각이 든다. ‘주명기 효자비’에서 보듯이 자식이 부모에 지극 정성으로 효도한다면 누가 아이 낳기를 바라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부모의 재산을 탐하고 노리는 자식들로 인하여 부모는 효도계약서를 요구하고 있다. 또 자식은 돈 없는 부모를 업신여기며 천대하기까지 한다. 부모는 자식이 두렵고 자식은 부모가 부담스러운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판국에 누가 자식을 낳아 부모가 되고 싶을까. 부모는 자식을 사랑으로 자식은 부모에게 효를 다하는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것이 먼저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모는 머지않아 자신의 자화상이라는 것을 우리 젊은 세대는 알아야 할 것이다. 처진 소나무 노거수를 효행송(孝幸松)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싶다. 부모에 대한 효와 자식에 대한 사랑은 행복의 바로미터가 아닐까.울진 행곡리 효행송(孝幸松) 노거수는…1999년 4월 6일 천연기념물 419호로 지정됐다. 경상북도 울진군 근남면 행곡리 672, 고도 37m, 경도 129.368483, 위도 36.972772에 위치해 있다. 나이가 약 350년(2012년 기준으로) 추정되며, 높이는 약 14m, 가슴높이 둘레는 약 3m, 수관 폭은 15m에 이른다. 수형은 처진 우산형으로 가지가 가늘고 길어서 아래로 늘어진 모습을 하고 있다. 충북 보은의 정이품 소나무와 유사하다. 천전동 마을이 생겨날 때 심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마을의 상징목으로 보호받고 있다. 소나무는 소나무과의 상록침엽교목으로 솔, 소나무, 송목(松木) 또는 소오리나무로 부르기도 한다. 나무껍질은 붉은 갈색으로 거북의 등처럼 갈라진다. 꽃은 4월 하순부터 5월 상순에 핀다. 소나무는 우리나라 수종 중에 가장 넓은 분포 영역을 가지며, 중국, 러시아, 일본 등에도 분포한다./글·사진=장은재 작가

2024-01-10

“끊임없는 도전·혁신으로 새로운 안동 주춧돌 놓겠다”

권기창 안동시장 안동시가 2024년 갑진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 100년의 비전을 제시했다.권기창 시장은 2024년 신년화두로 백절불굴 중력이산(百折不屈 衆力移山)을 선정했다. ‘백번 꺾여도 굴하지 않고, 힘을 모으면 태산도 능히 옮길 수 있다’는 뜻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아, 안동시민, 출향인과 손을 맞잡고 새로운 안동을 건설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미다.이에 안동시는 인구감소와 지방소멸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해 끊임없이 창의와 혁신의 자세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고, 지역발전의 주춧돌이 될 공약사업과 역점사업의 결실을 하나하나 거둬나갈 계획이다.권기창 시장은 “더욱 낮은 자세로 경청하며 시민의 힘과 공직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난관을 극복하고, 새로운 안동 미래 100년의 주춧돌을 놓겠다”며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시민들의 삶에는 기분 좋은 변화를, 마음속에는 미래에 대한 설렘과 희망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시민이 만족할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통팔달의 교통 중심 도시안동시는 최근 연장 개통한 안동역~서울역 중앙선 KTX가 올해 본격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경제와 관광 등 시정 각 분야에 활력을 더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문경~안동 간 철도연결 용역이 실현 가능성을 확보하면 서울 강남 및 수도권 관광객에 대한 접근성 향상뿐만 아니라 국가산업단지 활성화의 이점도 기대해볼 수 있다.대구경북통합신공항 시대를 맞아 신공항과 30분대의 전철 노선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안동시는 이를 통해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 연결성을 확대함으로써 항공·철도·고속도로망을 아우르는 한반도 허리경제권의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도심지 내외부의 교통망도 효율적으로 개선된다. 경북도청 신도시를 오가는 도로인 풍산-서후 국도를 확장하고, 영덕 방면 국도 선형 개량, 포항 방면 국도 확장, 용상~교리 간 우회도로 조기 완공 등 동서 교통망 정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도청 신도시에는 안동지역의 주거·상업시설이 개발되는 신도청 2단계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예천군과 경북도청신도시 상생협의회를 구성하고 일원화된 행정서비스로 주민 불편 해소에 나선다. 신도시 커뮤니티 지원센터 건립으로 힘을 보태고 상생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안동-예천 행정구역 통합 공론화도 이끌 계획이다.□ 깨끗하고 살기 좋은 친환경 복지 도시안동시는 올해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중증장애인 24시간 돌봄센터를 운영하는 등 장애인 등 취약계층 가정에 대한 맞춤형 지원도 실시한다. 아울러 클린시티 운동도 지속해 ‘깨끗한 도시, 살기 좋은 안동’을 만든다는 방침이다.여기에 도시 숲, 소공원, 가로수를 비롯해 낙동강변과 중앙선 폐선부지 등을 활용한 도시의 정원화 사업을 착수하고, 총력 추진해온 안기천 생태하천 복원 등 수질개선 및 친수공간 조성을 위한 물순환도시 사업은 올해 마무리한다는 게획이다.또한,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 위기, 물 부족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안동댐·임하댐의 18억t 수자원을 활용해 나간다. 이를 위해 퇴적토와 녹조 등을 연구할 기관과 청정 물 산업기업을 유치, 물 산업 전진기지로 거듭나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글로벌 문화관광 스포츠도시차별화된 관광콘텐츠를 개발해 명실상부한 1천만이 찾는 관광거점도시 안동을 만든다. 이를 위해 재미와 감동이 있는 사계절 축제를 더욱 특화하고, 안동호에 마리나리조트를 조성하는 등 물의 도시 안동의 매력과 브랜드가치를 제고한다. 구)안동역 부지는 차별화된 관광거점으로 조성하고 남북연결도로를 개설해 단절되었던 원도심의 유기적 발전을 꾀한다.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과 선유줄불놀이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를 추진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전통과 문화의 도시 안동의 명성을 이어간다. 한국문화테마파크와 세계유교문화공원을 새로운 관광 허브로 만들고, 안동국제컨벤션센터는 국제회의·포럼 등을 유치하여 ‘세계 인문가치의 전진기지’이자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한다.낙동강 양안에 걷기 좋은 길 ‘맨발로’ 조성, 탁구 전용 체육관, 익스트림파크, 스카이파크 등 체육시설을 지속 확충하고, 도청 이전 10주년을 기념할 2026년 경북도민체육대회 유치 준비에도 만전을 기한다. □ 시민 중심의 경제·행정도시안동바이오생명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선정에 발맞춰 미래성장 동력인 바이오·백신·헴프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안동시는 우선 관련 기업 유치에 전방위적 총력을 기울여 산업 수요를 충족시킬 계획이며, 경북 산업용 헴프 글로벌혁신특구 사업도 추진해 국제 경쟁력을 확보해 세계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안동대학교와 경북도립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을 계기로 바이오·백신·헴프 산업과 연계한 교육, 취업, 정주로 이어지는, 지역 인재 생태계 조성을 추진해 나간다. 지역의 인재 유출을 방지하고 타지역 인재를 유입하기 위한 안동지역 대학생 학업장려금을 본격 지원한다.또한, 소상공인과 청년의 취·창업 투트랙 지원을 강화하고 주거·교육·자산이라는 3각 맞춤형 지원을 통해 젊은 도시 안동을 만든다. 상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1시장·1특성화 사업을 추진, 상권별 성장 기반과 경쟁력도 확보한다.공정·투명한 계약시스템과 수의계약 총량제로 특정 업체가 수의계약을 독점하는 사례를 완전히 없앤다. 또한, 모든 민원인이 대한민국 최고의 민원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도록 인·허가 일괄처리 시스템도 구축한다. 여기에 올해 원스톱 콜센터를 운영해 민원처리 기간을 단축한다.지방소멸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방시대의 기틀도 마련한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계획에 선제 대응하고 바이오-백신 U-CITY 프로젝트 추진, 미래 인구맵 설계에도 나선다.□ 지속가능한 농업도시농민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는 외국인계절제근로자와 농기계 임대 배송서비스 사업은 더욱 확대한다. 공공형 계절 근로사업 도입을 추진하고, 휴경농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영농대행센터도 구축한다. 농업 보조사업은 지원 순위를 공개하여, 불신을 없앤다.농수산물 도매시장 운영을 개선해 지역 농민을 우대하고 출하장려금을 증액해 농가소득 증대에 힘을 보탠다. 귀농·귀촌지원센터도 지속 운영하고 ‘안동에서 살아보기’사업 등을 통해 살고 싶은 안동, 살기 좋은 안동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첨단화된 미래 농업과 농축산물 유통 선진화 기반도 마련한다. 현행 규제하에 가능한 섬유·종실용 헴프 생산기반을 확충하고, 스마트팜 등으로 미래형 사과원 조성에도 힘쓸 계획이다. 또한, 모돈 출하 적체 및 도축장 부족 해소를 위해 모돈 도축 및 육가공 공장 증축에도 나선다.□ 시민이 행복한 건강도시세계보건기구 고령친화도시 가입으로 건강한 100세 시대, 어르신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든다. 공공산후조리원을 조속히 건립해 출산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임산부와 출생아의 건강증진 사업을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또한, 대상포진, 결핵 등 알려진 감염병에 대해서는 더욱 촘촘한 지원과 관리를 통해 안전망을 강화하고 모바일 건강관리 서비스 제공으로 시민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역학조사 전문인력을 확보하여 환경 변화에 의한 감염병 대처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1-10

“군민과 함께 ‘청도 성공시대’ 구현 열정 쏟겠다”

2024년을 시작한 김하수 청도군수가 군정 시책을 설명하고 있다. /청도군 제공 김하수 청도군수가 2024년을 맞이해 “새해는 군민과 함께 손을 맞잡고 위대한 영광으로 나가는 원년이자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며 “우리와 공존의 가치를 담은 더 큰 희망, 더 큰 행복을 주는 청도군의 청사진을 확실히 그려 내겠다”고 약속했다.2024년 사자성어를 ‘새로운 길을 열어 미래를 창조하자’는 개신창래(改新創來)로 정해 “어떠한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다는 긍정적이고 도전적인 정신을 기반으로 청도 성공시대를 구현할 수 있는 군정 추진에 땀과 열정을 쏟겠다”는 김 군수의 2024년 군정 운영 방향을 살펴본다. □ 5대 비전과 7대 중점 추진전략민선 8기 청도군의 군정 슬로건은 ‘청도를 새롭게! 군민을 힘나게!’이다.이를 위해 5대 비전인 △혁신하는 친환경 농업도시 △살고 싶은 행복한 복지 도시 △성장하는 상생의 균형도시 △매력적인 고품격 관광도시 △변화하는 창의적 교육도시를 실현한다.군은 이 5대 비전을 실현하고자 △평생학습 행복 도시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도시 △농업대전환을 통한 부자 농촌 △다 함께 행복을 누리는 따뜻한 복지 청도 △상생하는 활기찬 지역경제 도시 △균형발전의 미래도시 △첨단기술을 통한 안전보장과 군민 참여 공감 도시 등 7대 중점 전략과 세부 정책들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평생학습 행복 도시청도군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한 평생교육 5개년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했다. 청도 인적자원개발 학과 운영 및 행복아카데미와 여성대학원 개강, 온누리 대학과 마을행복학습센터 확대 운영 등 평생교육 기반 확대와 군민 의식 선진화에 힘을 쏟는다. 또 인재 양성원 운영과 청소년 국제교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등 청도군의 100년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이와 함께 더불어 작고 강한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추진해 교육 경쟁력을 높이고 자발적인 학습 생태계 구축으로 명품교육 도시로 만든다. □ 문화예술관광 허브 도시청정자연과 관광자원을 자랑하는 청도를 문화예술관광 허브 도시로 조성한다.7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생활문화복합센터 건립, 예술인 창작공간 조성, 산림치유 힐링센터 건립, 지역의 빼어난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성곡댐 생태관광벨트 등 대규모 위락단지와 종합레포츠 단지 조성 등 특색있는 삼청의 고장 청도를 전국 최고의 관광명소로 만드는 기초를 다진다.또 지역 문화자원인 청도 9경의 스토리텔링 등 특색있는 관광콘텐츠 개발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1시간대에 접근할 수 있는 1천300만 명의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는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도시로 육성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농업 대전환농촌은 인구 유출과 고령화로 일손 부족 현상에 농산물의 가격불안, 농업소득 감소 등의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지만, 청도는 이를 극복하고 선제로 대응하는 농업 대전환으로 부자 농촌을 만든다.첨단기술을 활용한 대규모 친환경 명품 쌀 재배단지 조성, 과실 전문 생산단지 확대 조성 등과 농촌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농업인력 숙소를 건립한다.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해외시장 개척, 농축산물 가격 안정 기금 운용 활성화에 나서고 차세대 농업 리더 양성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다 함께 행복을 누리는 따뜻한 복지어르신들에게는 노인복지 서비스와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제공하고 따뜻한 복지 실현을 위해 드림생활봉사센터를 개소하고 다문화 가족 지원 확대 등 모두가 평등하고 차별이 없는 보듬는 복지를 실현한다.또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하고자 보건소를 이전 신축하고 농민 재활사업 지원 확대, 외래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를 운영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든다. □ 모두가 상생하는 활기찬 경제도시700명 이상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자연드림파크 조성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지역의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자 유수 기업을 유치하고 공장설립에 필요한 원스톱 지원으로 일자리 창출과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 일자리 창출도 내실 있게 추진한다.또 전통시장 시설을 개선하고 소상공인의 경영안정과 자생능력을 키우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한다. 지역 특색을 살린 청도만의 먹거리촌도 조성한다.□ 골고루 잘사는 조화로운 미래도시명품 전원주택단지인 ‘청도 인터내셔널 유 빌리지’ 조성으로 은퇴자와 청년층·한인 상공인들의 입주를 유도하며 안정적인 정착을 지원할 지역거점별 소통·협력 공간 조성사업을 추진해 어디서나 살기 좋은 청도 시대를 실현한다.미래형 도시 디자인과 도시재생, 농촌협약 등으로 원도심과 농촌 활력 사업으로 편안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한다.더 빠르고 편리한 교통과 물류 인프라 확충을 위해 광역 철도망 청도 연장 추진, 대구~청도 간 대중교통 무료 환승제 도입, 청도역사 환경개선, 마령재 터널 조기 개통, 청도 매전~울주 상북 간 터널 개설 추진 등 지역발전의 핵심과제인 사통팔달 교통망 구축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미세먼지를 줄이고자 노후 경유차 조기 폐차와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 가축분뇨 공공 처리시설 설치로 쾌적한 환경을 조성한다.또 안전한 수돗물을 제공하고 하수도 정비 중점 관리로 청정 청도의 자연을 지킨다.□ 군민이 함께하는 모두의 청도군민의 안전을 위해 재해·재난 예방 및 위기관리 대응 시스템 구축, 노후 CCTV 교체, 군민 안전 보험 지원을 강화하고 자연 친화적이고 안전한 하천을 정비하고자 동창천 정비사업, 풍수해 생활권 종합 정비사업, 하천 재해 예방사업 추진 가속화로 기후변화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간다.이와 함께, 군민이 참여하고 누리는 군정으로 찾아가는 현장 민원실 운영, 군민 참여 예산제도 활성화, 고객 맞춤형 인허가 서비스 제공 등 적극적인 소통과 공감을 바탕으로 군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신뢰받는 행정을 추진한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4-01-08

영험하고 상서로운 ‘용의 기운’ 서린 경북의 마을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신년을 맞아 경북지역의 용과 관련된 지명이나 설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용에 해당하는 진(辰)은 방향으로는 동남동(東南東) 시간으로는 오전 7시부터 오전 9시까지, 달로는 음력 3월을 의미한다.‘용의 해’ 중에서도 갑진년은 청룡 즉 푸른 용의 기운이 가득한 해를 일컫는다. 용은 예로부터 봄을 상징하고 비를 관장해 부귀와 풍요를 뜻하는 길조의 수호신으로 여겨져 왔다.가뭄이 들면 비를 다스리는 용신 혹은 용왕에게 제를 올렸다.용과 관련해 여러가지 상징적인 의미들이 전해져 오고 있지만, 우리 조상들은 강이나 바다 등 물속에서 비바람을 일으키고 비를 내리는 점에 주목해 ‘수신(水神)으로 여겨왔다.이처럼 상상 속의 동물인 용은 마치 실존 동물처럼, 예로부터 우리 전통 문화 속 곳곳에 자리매김 해 왔다. 조상들은 가뭄이 들면 수신으로 불리던 ‘용(龍)’자가 들어간 지형지물에서 기우제를 지내거나 다양한 주술적인 방법으로 비가 내리기를 기원했다.지금도 전국 곳곳에는 지형적 형태와 마을 설화에서 유래된 용 관련 지명들이 많이 남아있다.우리 조상들은 용이 하늘로 서서히 승천하는 것을 통해 평안함을 느꼈다고 한다. 풍요를 상징하는 용은 전통 설화를 통해, 그러한 사람들의 소망을 표출해 왔는데 대표적인 것인 마을 지명이라는 것.전국의 마을 지명 가운데 ‘용’자가 들어간 곳은 무려 1천261곳에 달한다.경북에도 지형적 형태와 마을 지명의 유래에서 용과 관련된 설화들이 여럿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아홉마리 용이 승천한 포항시 구룡포(九龍浦)포항 ‘구룡포(九龍浦)’는 아홉 마리 용이 승천한 포구(浦口)라고 전해진다.‘구룡’은 포항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명칭인데 경산의 구룡마을, 강원도 삼척의 구룡골, 구룡계곡, 구룡폭포, 구룡산, 구룡동, 구룡도 등 한반도에는 구룡 천지다.구룡포의 지명 유래는 신라 진흥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당시 구룡포는 ‘사라리’라고 불렸는데, 진흥왕은 장기 현감에게 동쪽 바다가 노하여 물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백성들을 살피라는 명을 내렸다. 장기현감이 사라리 마을을 지날 때 별안간 천둥 번개가 치고 바다에 폭풍우가 몰아쳤다. 이때 소용돌이 치는 바다에서 아홉 마리의 용이 승천하자, 이곳 포구를 구룡포라고 불렀다는 것.마을의 유래처럼 현재 구룡포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구룡포공원에는 아홉 마리 용의 청동 조각상이 설치돼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다.△ 용이 누워있는 형세인 포항시 흥해읍 용한리(龍汗里)포항시 북구 흥해읍의 용한리는 본래 용덕리와 소한리가 1914년 통합된 이래로 용한리라 칭해지고 있다.이중 ‘용덕’의 유래를 살펴보면 마을 지형이 큰 용이 엎드려 있는 것 같아, 용의 덕(德)을 입어 살아가는 곳이라고 ‘용덕(龍德)’으로 불리게 됐다.마을 지형이 용의 머리, 용두(龍頭)에 해당하는데, 마치 용이 포효하는 모양과 비슷해 용이 마을 사람들에게 덕을 베풀라는 뜻으로 용덕이라 불렀다는 얘기도 있다. △ 용이 마을을 휘감고 있는 예천 회룡포(回龍浦)예천군 용궁면도 지명에 ‘용’이 들어간 명소 중 대표적인 곳이다.이곳에 있는 회룡포(명승)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도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과 같아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회룡포는 비가 많이 오면 섬으로 변해 ‘육지 속의 섬’이라고 한다.인근 비룡산에 위치한 전망대인 회룡대에서는 회룡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이곳으로 가는 길에도 용왕각과 용바위가 있다.현재 회룡포는 고즈넉한 분위기 때문에 산책하기 좋고, 회룡포와 내성천을 미로로 표현한 회룡포미르미로공원에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안동시 용상동(龍上洞)국토지리정보원에 따르면 안동에서는 11개의 지명이 용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용과 관련된 지명으로 가장 먼저 거론되는 곳은 용상동이다.이곳에는 ‘황룡을 물리친 청룡을 승천 시켰다’는 마도령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승천한 청룡은 지금의 용상동 일대 들판을 마씨에게 주었고, 사람들은 용이 승천한 곳이라고 해서 이곳을 ‘용상(龍上)’으로 불러 왔다.또 ‘마도령이 땅을 개척한 곳’이라는 의미로 ‘마뜰’이라고 부르기도 했다.안동은 최근까지 여러 마을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지역으로, 용과 관련된 설화들이 많다.대표적으로 옹천리에는 기우제를 지내던 용바위가 있었다.일제강점기 시절 철도공사로 용바위를 훼손했기 때문에 현재 깎여나간 바위산의 흔적만이 중앙선 철길 옆에 자리 잡고 있다.이외에도 안동에는 길안면 용계리의 도연폭포, 서후면 성곡동의 용우물, 서후면 태장리의 천등산 꼭대기, 남선면 신석1동 납뜰의 뒷산 꼭대기 등 비를 관장하는 용에게 기우제를 지낸 마을이 여럿 있다. △ 안동의 와룡산, 용점산, 용정산 … 삼룡산(三龍山)안동의 와룡산은 용과 관련된 직접적인 설화가 전해지지는 않지만. 와룡산(臥龍山)은 퇴계 이황의 큰 제자인 백담 구봉령이 “산 모습이 마치 용이 누워 있는 형국과 같다”라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지난 2015년 가뭄이 들자 와룡산에서 기우제가 치러지기도 했다. 와룡산 인근의 용점산(龍点山)도 산의 형세가 용과 같고 점의 형태로 생겼다고 해 이름이 붙여졌고, 이 산의 우물은 ‘마르지 않는다’고 용정산(龍井山)으로 불리어졌다. 이곳에는 용과 관련된 산 3개가 자리 잡고 있다.△ 아홉마리의 용이 살던 경산시 용성면 구룡(九龍)마을경산시 용성면 매남리는 구룡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산촌 마을이다.‘구룡’이라는 마을 이름은 구룡산 밑에 위치한 까닭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구룡산’은 ‘동해용왕의 딸이 낳은 아홉마리 용이 살던 마을’이어서 붙여졌다고 한다.지금도 구룡산 꼭대기에는 용이 살았다는 샘인 ‘무지터’가 남아 있다.△용이 솟아오른 밭 김천시 용전리(龍田里)김천시 옥산면 소재지로부터 3㎞ 떨어진 용전 또는 용밭은, 마을 개척 당시 마을 뒷산의 밭에서 ‘용이 솟아 오르는 꿈을 꿨다’고 해 ‘용 용(龍)’자에 ‘밭 전(田)’자를 써서 용전 또는 용밭이라 불린다.용전에서 ‘용이 따라 올라 왔다’는 종상(從上), ‘용이 구름을 타고 승천했다’는 운남산(雲南山) 등 마을 인근에도 용과 관련한 장소들도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다. △용이 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을 한 김천시 용두동 (龍頭洞, 용우머리)현재 김천시 용두동 김천모래밭은 옛 김천장의 중심이었다.‘용두동’이라는 지명은 고성산에서 시작해 남산공원, 석천중, 황금동교회를 거쳐 한신아파트 앞으로 흘렀던 남산천이 한신아파트 앞에 모래를 쌓아 높은 언덕을 이뤘다. 그 형세가 용이 머리를 들고 있는 형상 같다고 해 ‘용우머리’ 라 불리우고 한자로는‘용(龍)’자에 머리 ‘두(頭)’자를 써서 용두동(龍頭洞)이라고 불렀다. 지금의 경부선 철교가 시작되는 부분이 용의 머리에 해당한다고 해, 지금도 ‘용머리길’로 불린다.△ 이무기 꿈이 서린 용(龍)샘구미 금오산 마애보살입상 옆 절벽 밑에 위치한 옹달샘을 ‘용샘’이라고 부른다.전설에 의하면 이 샘에는 용이 되려는 이무기 ‘강철이’가 살았다고 한다.모진 천년의 세월을 지낸 이무기는 마침내 바라던 등천(登天)의 날, 천지를 진동하는 큰 소리를 지르면서 바위를 타고 서서히 하늘로 오르고 있었다. 그때 공교롭게도 언덕 아래서 산나물을 캐던 아낙이 이무기의 등천 모습을 보고 너무 놀라 “저 이무기 봐라”며 큰 소리를 질렀다고 한다.이 소리에 이무기는 원통하게도 등천의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죽고 말았다.이곳의 이무기의 비늘자국이 남아 있는 낭떠러지 암벽 바위를 ‘용회암’, 이무기가 떨어질 때 생긴 홈에서 샘물이 솟아났다고 해 그 절벽밑의 옹달샘을 ‘용샘’이라 부른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

2024-01-07

수로부인 설화 속 동해 배경으로 추억사진 남겨볼까

갑진년(甲辰年), 푸른 용의 해가 시작됐다. 지난해는 전쟁과 테러로 얼룩졌던 한해였다면 올해는 평화와 화합이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 되기를 소망하며 용의 기운이 흐르는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강원도 삼척은 수로부인과 해룡의 전설이 또렷하게 남겨져 있는 곳이다. 바다로 난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볼거리도 많고 가족들이 추억을 나눌 만한 탐방로도 있어 새해 여행지로 추천할만 곳이다. ◇ 다양한 볼거리 가족 여행지로 각광강원도 삼척 해안 남단과 북단에 자리한 수로부인헌화공원과 해가사의터는 ‘삼국유사’에 실린 수로부인 설화를 바탕으로 조성한 곳이다. 수로부인은 강릉 태수 순정공의 아내로, 향가 ‘헌화가’와 ‘해가’의 주인공이기도 하다.수로부인헌화공원은 임원항 인근 남화산 정상에 있다. 지상과 산을 연결하는 높이 51m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오르기 쉽다. 바다가 내다보이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른 뒤, 산책로를 따라 정상까지 걷는다. 정상에 이르는 길에 설화 관련 전시물, 바다전망대, 거북바위 같은 소소한 볼거리가 있다.정상에 도착하면 드넓은 공원이 펼쳐지고, 용을 탄 수로부인 조형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천연 석재를 깎아 만든 조형물은 높이 10.6m, 무게 500t에 이를 만큼 규모가 대단하다. 해룡이 수로부인을 모시고 나타나는 ‘해가’ 관련 장면인데, 조각상 뒤로 망망대해가 보여 더욱 생동감 넘친다. 짙푸른 동해를 배경으로 여의주를 문 초대형 용이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다. 조형물 아래 받침돌에는 ‘삼국유사’ 속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았다. 순정공이 강릉 태수로 부임하던 중 동해안에서 해룡이 갑자기 나타나 수로부인을 납치했다. 이에 한 노인이 백성을 모아 막대기로 땅을 치며 노래 부르니, 용이 다시 부인을 모시고 왔다고 한다. 이때 부른 노래가 ‘해가’로 받침돌에 그 가사가 있다.수로부인 조형물과 마주한 언덕길에는 ‘해가’를 부르는 백성을 표현한 조각상이 설화 속 장면을 완성도 있게 재현한다. 언덕에 오르면 막대기로 땅을 치는 백성과 용을 타고 등장한 수로부인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기세등등한 바다까지 합세한 풍경을 눈에 담는 것만으로 기운이 좋아지는 느낌이다.언덕 위에 정교하면서도 해학적인 십이지신 나무 조각상이 있다. 본인의 띠를 찾거나 올해의 주인공인 용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겨보자. 단아한 수로부인 흉상이나 ‘I love U’ 같은 포토존도 매력적이다.공원 내 카페는 시원한 바다 전망이 일품이다. 노인 행복 일자리 카페로, 음료가 3천~4천원대라 부담이 없다. 카페 앞 울릉도 전망대에서는 맑은 날 맨눈으로 울릉도가 보인다. 안내판에 적힌 ‘삼대에 걸쳐 많은 덕을 쌓아야 보인다’는 문구를 감안해 큰 기대는 접어둘 것. 울릉도를 보지 못해도 탁 트인 바다를 조망하는 것으로 충분히 만족스럽다. 수로부인헌화공원 운영 시간은 동절기(11~2월) 오전 9시~오후 5시 입장료는 어른 3천원, 청소년 2천원, 어린이·경로 1천500원이다. ◇ 절경인 초곡용굴촛대바위길과 길남항도 매혹적수로부인 설화를 담은 또 다른 장소, 해가사의터로 여행을 이어가자. 삼척 최북단 해변인 증산해변 입구에 해가사의터 기념비가 있다. 소규모 공간이라 스쳐 가기 쉬운데, 의외의 재미가 숨어 있으니 꼭 들러볼 것. 임해정은 ‘해가사’라고도 불리는 ‘해가’ 관련 설화를 토대로 복원했다. 정자에서 증산해변과 그 너머로 해돋이 명소인 동해시 추암 촛대바위까지 보인다. 고요하게 바다를 감상하기 적당한 장소다.정자 앞에 설치한 ‘드래곤볼’ 조형물도 흥미롭다. 지름 1.3m, 높이 1.67m 구형 석재에 ‘해가’와 ‘헌화가’ 내용을 글과 그림으로 새겼다. 그림이 꽤 정교하고 자연 빛을 받아 오묘하다. 수로부인을 태운 용의 용맹한 자태가 돋보인다.‘드래곤볼’은 눈으로만 보는 작품이 아니다. 조형물을 돌려서 용을 탄 수로부인 그림이 본인 앞에 멈추면 소망한 일이 모두 이뤄진단다. 사랑도 확인해보자. ‘헌화가’ 장면에서 멈추면 연인의 사랑이 영원하고, ‘해가’ 장면이 나오면 마음에 묻어둔 사랑이나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을 수 있다고. 믿거나 말거나, 새해니까 재미 삼아 한번 돌려볼 일이다. 해가사의터는 증산해변, 삼척해변, 이사부사자공원, 추암해변, 쏠비치 삼척 등 유명 관광지와 인접해 지나는 길에 들르기 편하다. 증산해변이나 추암해변, 추암 촛대바위에서 해돋이를 감상하고 해가사의터에서 ‘드래곤볼’을 돌리며 소망을 기원하면 새해맞이 여행 코스로 완벽하다. 해가사의터는 상시 운영하며(연중무휴), 입장료는 없다.삼척에는 특별한 해안 여행지가 여럿이다. 우선 절경을 자랑하는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있다. 이 일대는 원래 육상 접근로가 없어 기암괴석을 보려면 배를 타고 나가야 했다. 2019년 덱과 출렁다리로 된 초곡용굴촛대바위길이 개장하면서 육로로 편하게 접근하는 곳이 됐다. 바다와 맞닿은 탐방로를 걸어 촛대바위, 거북바위 같은 기암괴석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오랜 세월 일반인 출입을 통제하다가 2021년 개방한 덕봉산해안생태탐방로도 빠뜨려선 안 된다.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사이에 있는 이 길은 2개 코스로 나뉜다. 산 정상 전망대로 오르는 내륙 코스와 산 둘레를 걷는 해안 코스다. 전체 코스가 길지 않아 남녀노소 모두 무난하게 걸어볼 만하다. 맹방해변과 덕산해변 일대가 훤히 내다보이는 전망대와 두 해변에 놓인 외나무다리가 인기 사진 포인트다.한적하고 아담한 갈남항도 주목할 만하다. 인근 장호항보다 덜 알려졌지만, 아름다운 풍경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사진작가와 여행자가 자주 찾는 곳이 됐다.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마주 선 항구가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갯바위가 늘어선 해변이 아늑하다. 용의 기운이 넘치는 여행지 2선△소원 하나를 이뤄주는, 부산 해동용궁사바다와 맞닿은 해동용궁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관음 성지로,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고 한다. 새해 첫날은 물론 사시사철 일출을 보려는 발길이 끊이지 않으며, 지장보살이 자리한 제룡단 방생 터가 해돋이 명소다. 용의 머리 형상을 한 용두암을 시작점으로 사찰 곳곳에 있는 전각과 조각상 등을 이으면 꿈틀거리는 용의 전체 모습이 그려져 더욱 영험한 기운이 흐르는 듯하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자애로운 미소를 짓는 해수관음대불이 사찰의 백미다. 해동용궁사 옆 국립수산과학원 수산과학관 쪽으로 향하면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쌓은 돌탑이 옹기종기 모인 파식대지가 있는데, 사찰 전경이 한눈에 담기는 포토 스폿이다. 해동용궁사 입장 시간은 오전 4시30분~오후 7시, 입장료는 없다. △용이 승천한 곳의 기운을 받는 고흥 미르마루길전남 고흥군 용암마을에 영남용바위가 있다. 고흥 10경 가운데 6경으로 꼽히는 ‘남열 해양 경관과 해수욕장’에 있는 이곳에 용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온다. 먼 옛날,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있다는 것이다. 고흥군은 영남용바위와 고흥우주발사전망대 사이에 해안 탐방로 ‘미르마루길’을 조성했다. 미르는 용을 뜻하는 옛말이다. 길이 4㎞ 미르마루길은 주변의 기암절벽과 몽돌해변, 탁 트인 바다를 두루 감상하며 거닐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설과 관련된 용굴, 사자바위 등도 만나보자. /최병일 여행전문기자

2024-01-04

올해의 화두 ‘有志竟成’… 내일이 더 빛날 경산 만든다

2023년 경산은 코로나 이후 침체한 지역 경기와 시민의 마음을 추스르기에 바쁜 한해였다.2023년 지역 경기 전망지수는 74.3~86.6% 사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하지만, 민선 8기의 출발을 ‘시민이 행복한 도시 경산’을 슬로건으로 출발한 조현일 경산시장의 2023년은 절망보다는 희망이 가득했다.국책사업들의 추진과 지정, 도시의 얼굴인 도시브랜드 ‘My Universe, Gyeongsan’의 대내외 선포, 경상북도 시군 평가 최우수 기관 선정 등의 성과를 바탕으로 2024년을 기대하게 하고 있다.본격적인 지방시대를 맞아 시민의 역량과 잠재력으로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현실 앞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는 조현일 경산시장이 이끌어갈 2024년을 정리해 본다. -2023년이 긴 시간이었지만 짤막하게 요약한다면.△‘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만든 해’로 정리할 수 있다.경산이 새롭게 비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든 해로 지역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도시브랜드를 제작해 발표함으로 지역이 나갈 방향을 설정했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경산시 철도망 구축 기본구상 용역’을 완료하는 등 도로 교통망을 구상했으며 KTX 경산 정차를 2회 늘려 6회로 대중교통 이용객의 편의를 도모했다.시민들의 관심사인 지식산업지구의 대형 아울렛 유치가 비록 미루어졌지만, 유치를 위한 대안도 마련하는 등 진정 열심히 노력한 해였다.또 지방시대 2050 혁신성장 전략 심포지엄을 개최해 미래 신성장산업의 육성 방안도 모색하고 특히 미래 먹거리의 한 축을 담당할 ICT 벤처창업의 허브인 ‘경산 임당 유니콘파크’의 착공은 고무적인 사실이다.이를 통해 경산시 2023 주요 시정 시민 만족도가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경산의 미래를 책임지는 한 축이 공무원들인데 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표정이 밝아졌다는 점에서도 성공한 해였다고 자부할 수 있다. -2024년을 맞이하는 각오는.△2024년은 아주 중요한 해로 대구 지하철 순환선과 국가철도망 계획도 반영되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이를 위해 2024년의 사자성어를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유지경성(有志竟成)’으로 정했다.미래 먹거리인 임당 유니콘파크에 입주할 기업들을 준비하고 제5 일반산업단지의 설계, 시민들에게 여유로운 일상을 제공할 복합문화공간 마련, 축제다운 축제 개최, 어려운 이웃을 위한 나눔과 배려의 실천을 시민운동으로 확산시키고자 한다. -2024년 주요 경산시정은 어떤 것들인가.△2024년 경산시정은 △스스로 빛나는 항성 도시의 기반 구축 △종횡무진, 탄탄대로를 거침없이 뻗어가는 도시 △다 함께 행복한 경산 △다양한 콘텐츠로 쉼이 있는 경산 △현장에서 답을 찾는 소통행정 △삶의 만족도가 높은 도시, 계속해서 살고 싶은 도시 등이 주축이다.스스로 빛나는 항성 도시의 기반 구축은 ‘My Universe, Gyeongsan’의 비전 아래 잘사는 도시, 머무는 도시로 자리 잡아 가는 것이다.임당 유니콘파크와 42경산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전기차 차세대 무선 충전 규제 자유 특구를 발판삼아 지역 기업이 재도약하고 13개 대학 10만 명의 대학생을 지역발전의 보배로 만들어 지역의 인재가 좋은 일자리로 정착하고 지역 성장에 이바지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해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처럼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의미한다.탄탄대로로 거침없이 뻗어가는 도시는 업그레이드 중인 교통망을 말한다.청통와촌IC에서 하양, 진량, 남산, 남천IC(예정)로 연결되는 종축고속화도로는 지식산업지구와 경산산업단지 물류 수송의 대동맥 역할을, 내년 개통될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은 지역의 정주 여건을 개선할 것이다. 대구도시철도 1, 2호선 순환과 3호선 연장도 꿈이 아니다.따뜻한 동행으로 다 함께 행복한 경산은 일반회계 예산의 43%인 5천2억 원을 투입하는 보건·복지에서 볼 수 있듯이 꼭 필요한 곳에 두텁게 지원해 든든하고 촘촘한 양육·돌봄 시스템을 마련한다.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어려움 극복에 함께하고자 지역 화폐 사용을 독려하고자 상시 10% 인센티브 지급으로 지역의 돈이 지역에서 쓰이는 경제 선순환 구조다.다양한 콘텐츠로 쉼이 있는 경산은 지역사회의 정체성을 형성하고 지역민의 자부심을 높이는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위해 전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지역의 대표축제를 개발하고 도심 내 공원에 맨발 걷기 산책로를 조성, 도심 하천인 남천을 아이들이 발 담그고 놀 수 있도록 자연생태 하천으로 재탄생시킨다.또 43년 만에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지역 영산인 팔공산에 핵심 거점시설인 생태 탐방원을 유치해 지역의 랜드마크로 성장시킨다.현장에서 해답을 찾는 소통행정을 위해 행정의 중심은 시민이라는 생각으로 민생현장을 찾아 시민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SNS 채널을 강화해 시민의 목소리를 폭넓게 듣겠다.삶의 만족도가 높은 도시, 계속해서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겠다.사는 곳의 차이가 기회의 격차로 이어지지 않고 어디에 살든지, 나이로도 차별받지 않고 지역 특성인 농촌지역의 인프라 구축하고 농민의 삶의 질 향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이처럼 시민을 중심으로 한 행정력의 집중으로 스스로 빛을 발하는 항성처럼 지속 가능한 발전을 거듭하는 도시, 내일이 더 빛날 도시로 만들어 가는 2024년 경산시의 행정이며 시책이다. -2024년 시정에서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있다면.△쾌적한 도시환경으로 살고 싶은 도시로 발전해 가는 과정이다.특히 탄소 중립 시대를 선도하는 친환경 정책이다.-시민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님비현상에 관한 것이다.도시환경에 절대적인 피해를 주지 않는 기업이나 매립장, 화장장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를 바라며 일상에서 서로 배려하는 문화, 착한문화가 정착되었으면 한다.공직자들에게는 자신이 시장이라는 생각으로 시민을 대했으면 한다.예전보다 공직자들이 친절해지고 적극적으로 움직인다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해주길 바란다.시장은 인구와 비교하면 너무 적은 공무원 수 증원을 행안부에 요청하는 노력을 하겠다./심한식기자shs1127@kbmaeil.com

2024-01-03

아름드리 곧은 줄기 한민족의 기상 닮아

지구에서 가장 큰 유라시아대륙의 동쪽 한반도는 지리적으로 시작과 끝이다. 시작과 끝은 하나이다. 동에서는 시작이요, 서에서는 끝이다. 한반도는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에서 끝난다. 다시 말해 백두산 천지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은 남으로 향하면서 동서로 지맥을 뻗어 골격을 유지하고 태백산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남서로 방향을 바꾸어 지리산 천왕봉에 안착한다.대간은 하나의 정간과 열세 개의 정맥을 만들고 대간을 사이에 두고 정간과 정맥은 크고 작은 산과 강을 만들었다. 산은 강을 건너지 못하고 강은 산을 넘지 못한다. 강은 산을 구분 지우고 산은 강의 발원지이다. 이렇게 산줄기와 물줄기는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의 몸에는 혈맥이 흐르듯이 산과 강은 지맥이 흐른다. 인걸은 지령이란 말이 있다. 특히 백두산 천지와 지리산 천왕봉은 예로부터 신성시하며 경배하였다. 명산인 지리산은 영호남을 품고 지맥의 기운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지리산 반야봉과 명선봉을 양어깨에 올려놓고 있는 구름도 쉬어간다고 하는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부운리 와운 마을, 지리산 해발 800m 고지에 신령스러운 할매송과 할배송이 천년의 세월을 품고 살아오고 있다. 그 이름은 천연기념물 424호 ‘지리산 천년송’이다. 우리 한민족 기상의 표상이다. 동해에 솟아오르는 새해 아침 햇귀의 기운을 지리산 천년송 노거수가 받아 대간에 뻗어 내린 정간과 정맥의 기운에 점화시키리라.새벽 일찍 하얀 숫눈길을 밟으며 지리산 치맛자락 주름 속을 들추며 산중 와운 마을로 향했다. 손전등 불빛이 어둠을 밀어내자, 일행의 분신인 그림자가 나타나 동행해주어 적적함을 덜어 주었다. 천상의 마을로 가는 심심 계곡의 하늘에는 무수한 별들이 어둠 속에 반짝거리며 쏟아져 내렸다. 마침내 푸르스름한 동살에 감싸인 ‘지리산 천년송’이 얼굴을 내밀었다. 나도 모르게 경이로움에 고개를 숙이고 두 손 모아 경배했다.장정 세 사람이 두 팔을 벌려 안아야 할 만큼 거대한 풍채였다. 장엄한 모습은 우리 민족의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름드리 곧은 줄기는 거북등 같았다. 검고 거친 육각형 주름은 인고의 세월을 방증했다. 푸른 치마 속 감추어진 붉은 속살의 수줍음은 한민족의 심상이런가 싶다. 하늘로 뻗어 올린 줄기의 기운은 공간의 틈새를 가지로 아름답게 조화를 이루었다.지리산 능선에 우뚝 선 장송(長松)일지라도 바람이 원하면 춤을 추고 허리를 숙였을 것이다. 구름이 심술을 부려 장대비로 두들기면 제풀에 꺾일 때까지 고스란히 맞으며 순응했을 것이다. 하얀 눈이 내리는 날이면 푸름은 더욱 날을 세웠을 것이다. 곧은 절개와 굳은 의지, 인내와 순응은 자연으로부터 배운 지혜가 아닐까 싶다.장송의 곧은 줄기에서 올곧은 정직한 기개를 보았다. 만 가지의 곡선에서 타협의 부드러운 미를 보았다.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붉은 기운! 잎에서 뿜어내는 녹색 향기! 엄숙하고 과묵한 풍모! 고결한 기상! 진리와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진선미의 결정체이다. 아~ 이것이 천년 삶의 원천이다. 나무는 인간의 스승이다.” 경이롭고 신비스러움에 마음속으로 소리쳤다. 시간의 흐름도 잊었다. 찬란한 아침 돋을볕이 천년송 가지에 내려앉았다. 펼쳐진 설산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환희의 전율에 오감이 곧추섰다. 들숨과 날숨으로 희망의 풍선이 부풀어 올랐다. 어디선가 이름 모를 산새가 파란 하늘로 날아올랐다. 점점이 보이다가 하늘을 여행하는 흰 구름 속으로 사라졌다. 바람은 나뭇가지 눈을 털어내고 달랑달랑 매달린 솔가지 이슬방울은 아침 햇살에 영롱하게 빛났다. 해가 중천에 왔을 무렵 와운 마을 주민들이 지리산 천년송으로 올라왔다. 먼저 할배송에 정성껏 장만한 돼지머리를 비롯한 산중 음식으로 제사를 지냈다. 전국에서 온 관광객들의 일부는 제사에 참석했다. 그들은 마을과 주민들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했다.하늘의 천신을 이어주는 할배송에 재앙을 피하고 복을 달라고 간절히 빌었다. 할배송에 오방색 옷을 입히고 기원 주머니를 매달았다. 장구와 북을 치면서 흥건하고 질펀하게 한바탕 춤사위를 벌였다. 모두가 한패가 되었다. 천신도 지신도 흡족하였으리라. 지금 이곳에는 지난 아픈 상처도 아물고 오직 평화와 즐거움만이 있을 뿐이었다.지리산 천년송은 푸른 날개를 활짝 펴고 창공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이었다. 마치 남원 광한루에서 그네를 타고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춘향이 같았다. 춘향의 지고지순한 사랑의 절개도 ‘지리산 천년송’ 기운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2024년은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이다. 비상하는 청룡처럼 영호남을 품은 ‘지리산 천년송’의 새해 힘찬 사랑의 기운이 영호남을 뛰어넘어 한반도 전역을 뜨겁게 달구리라 소망한다. 천연기념물 노거수란 뭘까?문화재보호법과 시행령에 그 절차와 기준이 정해져 있다. 천연기념물 노거수란 오래되고(古木) 거대한(巨木) 나무를 말한다. 노거수의 품격으로는 천연기념물, 기념물, 보호수가 있다. 천연기념물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적으로 형성된 국가적, 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또는 경관적 가치가 큰 노거수를 말한다.역사적 가치로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고유한 식물로 저명한 것 ▲문헌, 기록, 구술 등의 자료를 통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 또는 민속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것 ▲전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된 고유의 나무로 지속해서 계승할 필요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또한, 학술적 가치로 ▲국가, 민족, 지역, 특정 종으로 학술적가치가 있는 것 ▲특수한 환경에 자생하거나 진귀한 가치가 있어 학술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경관적 가치로는 ▲자연물로서 느끼는 아름다움, 독특한 경관 요소 등 뛰어나거나 독특한 자연미와 관련된 것 ▲최고, 최대, 최장, 최소 등의 자연현상에 해당하는 식물이어야 한다.노거수(老巨樹)는 거목(巨木), 노목(老木), 명목(名木), 신목(神木), 당산목(堂山木), 정자목(亭子木) 등으로도 불린다./글·사진=장은재 작가

2024-01-03

‘그래도 희망은 있다’

가난하고 착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 라오스. 라오스와 태국, 베트남과 캄보디아까지 남동아시아 전역을 훑으며 흐르는 황톳빛 메콩강엔 하루하루 그물을 던져 식구들의 밥을 구해야하는 어부들이 산다. 인도네시아 바다를 근거지로 살아가는 어부들도 마찬가지다. 붉은 해가 저물며 2023년의 마지막을 알릴 때도, 떠오르는 태양이 2024년의 시작을 알리던 1월 1일에도 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그랬듯 무심한 마음으로 바다에 그물을 던졌을 터. 그게 자신과 아내, 아들과 딸의 생계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한국이라고 크게 다를 바 없다. 새로운 해가 시작되는 시기가 되면 누구나 희망과 꿈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 ‘희망’과 ‘꿈’이란 단어 속엔 필연적으로 눈물과 땀이 스며있을 수밖에 없다. 굳이 200여 년 전 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경직되고 고답적인 선언과 진술을 가져다붙이지 않더라도, 인간을 인간으로 살게 만드는 건 ‘성실하고 부지런한 노동’이 아닐지.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밝았다. 지난 시절과 다름없이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자신의 노동으로 가족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악전고투(惡戰苦鬪)할 것이다. 1년 365일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눈앞에 닥친 그 세월 속에서 ‘열심히 자신의 에너지를 다해 싸우듯 살아가야 할 이들’에게 위로가 될 짤막하지만, 울림은 큰 3편의 시를 소개한다. ▲세상을 예민하고 민감하게 느끼려면… 김승희의 시를좋은 시(詩)는 짧다. 이는 이미 오래된 수사다. 하지만, 그 문장에 담긴 진정성은 세파 속에서도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시가 다른 문학 장르와 명확히 구별되는 지점은 ‘촌철살인(寸鐵殺人)’이 아닐까. 1~2줄의 짧은 문장으로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간파해내는 것. 그게 없다면 시는 ‘길게 늘여 쓴 산문’과 다를 바 없다.고희(古稀)를 넘긴 시인 김승희(72)가 딱 6줄로 정의하는 ‘희망’은 이른 아침 마시는 한 잔의 맑고 차가운 물처럼 명확하고 명징하다.그렇다. 결국 희망이란 시처럼 ‘은유’로 사람들에게 다가온다. ‘희망에는 신의 물방울이 들어있다’는 제목의 노래다.꽃들이 반짝반짝했는데그 자리에 가을이 앉아 있다꽃이 피어 있을 땐 보지 못했던검붉은 씨가 눈망울처럼 맺혀 있다희망이라고…희망은 직진하진 않지만.세상 모든 만물은 ‘잉태-성장-소멸’이라는 정해진 길을 걷는다. 성장의 절정에 이른 ‘꽃이 피어 있을 땐 보지 못했던’ 게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시인은 자답(自答)한다. “검붉은 씨”라고.‘희망은 직진하지 않는다’는 깨달음은 성장 이전의 잉태를 마음의 손길로 촉진할 수 있었기에 찾아낼 수 있었던 세상사의 진실이 아닐까.시인 김승희가 발견해낸 잉태와 성장, 소멸의 엄정한 사이클을 돌아본다는 건 범인(凡人)을 예민하고 민감한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평범한 생을 살아온 보통의 독자라고 그걸 못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지 않을 듯하다. ▲시작할 때 끝을 미루어 예언하려면… 고은의 시를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조금 거칠게 이 명제를 설파한 예술가들은 “너와 내가 다를 것 없다. 모든 사람은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기관차에 불과하다”고 했다.시인 고은(91)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빛나고도 지난했던 혁명과 쿠데타, 개발독재와 민주화시대를 한 세기 가까이 자신의 온몸으로 살아냈다.그러니까 그렇다. 그의 절창 ‘문의(文義)마을에 가서’는 막급 100년 세월을 격랑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헤엄쳐온 사람이 아니면 토해낼 수 없는 시다. 이런 것이다.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거기까지 닿은 길이몇 갈래의 길과가까스로 만나는 것을죽음은 죽음만큼 길이 적막하기를 바란다.마른 소리로 한 번씩 귀를 닫고길들은 저마다 추운 쪽으로 뻗는구나그러나 삶은 길에서 돌아가잠든 마을에 재를 날리고문득 팔짱 끼어서먼 산이 너무 가깝구나.눈이여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는가.겨울 문의에 가서 보았다.죽음이 삶을 껴안은 채한 죽음을 받는 것을끝까지 사절하다가죽음은 인기척을 듣고저만큼 가서 뒤를 돌아다본다.모든 것은 낮아서이 세상에 눈이 내리고아무리 돌을 던져도 죽음에 맞지 않는다.겨울 문의여 눈이 죽음을 덮고 또 무엇을 덮겠느냐.‘길’과 ‘마을’, ‘눈’과 ‘죽음’이라는 단순한 4개의 단어를 키워드로 인간의 삶이 어떤 것인지를 명명백백 밝혀내는 고은의 문장 앞에 더 이상 무슨 부연이 필요할까?지금은 구설(口舌) 속에 웅크리고 있는 시인이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지금으로부터 100년의 시간이 더 흘렀을 때 “한 세기 전 한국엔 어떤 시인이 있었느냐?”는 질문이 던져진다면, 거기에 “고은”이라 답할 이들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누군가 오늘의 나를 만든 과거를 묻는다면… 채인숙의 시를사람의 ‘오늘’은 과거라 통칭하는 ‘어제’의 총합이다. 과거가 없는 현재는 있을 수 없고, 미래는 과거와 현재를 통해 발현된다.지난 세기 말인 1999년 한국을 떠나 인도네시아에 정착한 시인 채인숙(53)은 시집 ‘여름 가고 여름’을 통해 미루어 볼 때 문학소녀였음이 분명하다.2015년 ‘오장환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시인의 꿈을 이룬 채인숙은 자신의 과거를 다음과 같이 진솔하게 고백한다. 시 ‘1989’를 통해서다.대학 도서관에서 가끔 책을 훔쳤다바코드니 전자출입증 따위는없던 호시절이었다스웨터 안쪽 바지춤에시집을 두 권이나 꽂고호기롭게 팔짱을 끼고 도서관을 나왔다문학하는 길을 가르쳐 준다길래대학을 갔는데존경할 만한 스승도 없고가슴 뛰는 수업도 없었다다행히, 아까운 등록금을조금이라도 보전하려면책이라도 훔쳐야 한다고 가르쳐 준친절한 선배가 있었다지금도 내 책꽂이엔 대학도서관 스탬프가선명하게 찍힌 누런 시집 몇 권이무슨 전리품처럼 꽂혀 있다나는 부끄러움을 모르는맹랑한 도둑년이었다김수영과 최승자는 늘 선수를 빼앗겼다그때도 분했는데 지금도 분하다아직도 버릇을 못 고치고번번이 훔쳐 쓸 궁리를 한다.‘1989년’은 아마 채 시인이 대학에 들어간 해였을 것이다. 당시는 무력을 수단으로 정치권력을 강탈한 군인이 대통령을 하던 때. 다수의 청년들이 환멸과 허무 속에서 살던 시절이다.억지로라도 ‘희망’과 ‘꿈’을 찾아내지 못하면 자신이 자신의 ‘정신적 무릎’을 스스로 부러뜨려야 했던 그때. 채인숙은 희망과 꿈의 실마리를 책에서 발견했다. 그래서 자청해 ‘맹랑한 (책)도둑년’이 됐을 터.“그런 과거가 그럭저럭 살만해진 현재가 됐다고 온전히 잊혔을까?” 채인숙의 시는 아프게 질문한다.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겐 쉽지 않은 물음이다. 그러나, 의미는 심장하다. 고래로부터 좋은 시는 풀기 어려운 난제(難題)와 같았으니.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4-01-02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 에너지 산업 중추기지로 도약

경주시가 역사문화관광도시를 넘어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첨단 산업도시’로의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주낙영 경주시장은 2018년 취임 이후 5년간 경주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온 만큼, 새로운 경주를 바라는 시민들의 기대감은 크다. 3년을 끌어온 팬데믹과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으로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경주시의 복안을 직접 들어봤다. □ 신성장 동력 산업 역량 집중경주시는 정부 예산 심의에서 확보한 국비를 바탕으로 신성장 동력 산업에 모든 행정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먼저 미래 꿈의 에너지인 차세대 소형모듈원자로 상용화를 위해 지난 2021년 착공한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또 지난해 3월 정부의 신규 국가산단 공모서 경주가 선정되면서 2030년까지 전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국가산업단지가 경주시 문무대왕면 일원에 들어서게 됐다.현재 국가산단은 전국 47곳으로 경북은 구미 6곳, 포항 2곳, 경주 1곳(월성원전) 등 9곳인 것을 감안하면, 경주시는 제조업 분야 첫 국가산단 유치라는 큰 결실을 거둔 셈이다.SMR국가산단 조성사업은 국내 소형모듈원전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한 특화사업으로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한 민선8기 경주시의 핵심 전략이다.지난달 19일 경주시 양남면 나산리 일원에서 첫 삽을 뜬 ‘중수로해체기술원’ 역시 경주의 백년대계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가 될 전망이다.□ 첨단 에너지 산업 도시 도약‘작은 부품 묶음 원자로’라는 그 뜻 그대로 SMR은 출력 300㎿급 이하의 소형원자로로 안전성이 높고 설계와 제작이 매우 간소한 원자로다.현재 세계 20여 국가가 71종의 SMR을 개발 중이며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향후 SMR 시장규모가 6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세계 패권을 거머쥔 미국도 정부 주도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2050 탄소중립의 핵심전략으로 SMR개발을 추진하고 있을 정도다.우리 정부도 SMR 독자개발 등 원전기술 확보를 위한 대규모 RD사업 투자를 공언하는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경주가 있다.경주는 6기의 원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이 있어 원전산업의 최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또 지난해 7월 감포읍 일원에 SMR 연구개발의 요람이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착공에 들어가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립사업은 국비 2천700억원 등 모두 6천540억원을 투입해 1145만㎡ 부지에 연구시설 16개동을 짓는 초대형 프로젝트다.오는 2025년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완공되면 연구 인력만 500~1천여 명으로 소형 모듈 원자로(SMR) 연구개발 등 원전 고도화를 담당하게 된다.경주시는 차세대 원자력 연구의 중추적 역할을 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착공을 계기로 경주를 중심으로 원자력 연구개발 특화단지를 조성하고 서울대 원자력연구소 유치 등 연계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경주 SMR 국가산단정부는 지난해 3월 경주시 문무대왕면을 미래 원자력산업을 주도할 SMR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확정했다.MR혁신원자력 국가산단은 문무대왕면 동경주IC 인근 150만㎡(46만 평)에 2030년까지 3천966억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조성된다.경주 문무대왕면 일원엔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SMR 국가산단이 들어서게 된다.이를 통해 국가 차원의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 거점으로 도약하겠다는 게 경주시의 구상이다.SMR은 쇄빙선·선박 등 해양용과 우주용 전력 에너지원으로 응용 가능해 2035년에 세계 시장이 630조 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현장 설치로 비용이 적게 들고 대형 원전과 비교해 안전성도 높은 편이다.SMR국가산단에는 원자력·전력, 원전해체, 연구개발서비스 등 핵심 23개 업종과 그린에너지, 소재부품, 전기설비 등 29개 연관업종이 입주할 전망이다.경주시가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에 앞서 SMR 연관 기업을 대상으로 한 ‘SMR 국가산단 경주 지정 시 입주의향’ 등을 물은 조사를 보면, 국내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225개 기업에서 275만㎡의 수요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예정 시설용지(97만㎡) 대비 283%에 해당하는 것으로, SMR 국가산단에 기업들이 상당한 관심을 보인다는 방증이다.경주시와 경북도는 SMR부품 인허가기관 설립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이전 추진, 장기 임대 등 미분양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경주시는 SMR 국가산단 유치 타당성 조사에 나서며, 미래에너지 산업 중심도시로서의 비상을 서두르고 있다. □ 원전해체 기술의 중심 중수로해체기술원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사용화 종합 컨트롤타워가 될 ‘중수로해체기술원’이 지난달 19일 경주에서 첫 삽을 떴다.원전 해체기술개발의 전초 기지가 될 이 시설은 경주시를 비롯 경북도,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 산업부 등 4개 기관이 참여하는 사업이다.2026년 말 완공을 목표로 사업비 723억원을 들여 2만 9천487㎡ 부지에 방사화학분석동, Mock-up 시험동, 사무연구동 등이 들어선다.중수로해체기술원이 완공되면 원전해체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개발기술을 실검증 시설 및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원전해체 기술에 요구되는 전문인력 기술지원 및 연구개발·실증 공간이 될 전망이다.이밖에도 해체 사업 관련 폐기물 분석 인프라 구축 및 분석사업을 통해 해체사업의 안전성 및 신뢰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SMR국가산단,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수로해체기술원이 본격가동하면 경주는 물론 경북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이른바 에너지 산업 중추기지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고 밝혔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4-01-02

의사과학자 양성·스마트 병원 건립 연구중심의대 포항이 최적지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과 백신개발 경쟁을 겪으며 바이오헬스 산업은 글로벌 핵심산업으로 성장했다.글로벌 바이오헬스 산업 규모는 3대 주력 산업인 조선, 반도체, 자동차의 3.4배로 지난 2020년 13.8조 달러 규모가 2026년에는 19.7조 달러, 즉 1경9천72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윤석열 대통령도 국가전략관점에서 의사과학자 양성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하도록 교육부, 보건복지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0월 26일 ‘지역 및 필수의료 혁신 이행 추진계획’을 발표해 “지역의 의대 신설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포항시는 수년 전부터 의사과학자 양성과 스마트병원 건립을 위해 노력해 오고 있다. 시는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의사과학자 양성 관계부처 장관을 초청해 간담회를 개최했다. 또 지난해 5월에는 국회에서 ‘연구중심의대 설립 국회 정책 토론회’를, 7월에는 포스코국제관에서 ‘바이오보국(報國)을 위한 바이오산업 미래 포럼’을 개최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실시한 의대 설립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이 보름여 만에 20만 명을 돌파하면서 조기에 목표를 달성, 의대 설립을 향한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망을 확인했다. △ 의사과학자 양성을 통한 국가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의사과학자란 진료와 연구를 동시에 하는 과학자이자 중개연구자로서, 융복합기술 연구, 신약 개발 등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을 주도하는 전문인력이다. 노벨상 생리의학 부문 역대 수상자 총 227명 가운데 절반 이상(119명)이 의사과학자 출신이며 미국 보건·의료 관련 정책을 총괄하는 국립보건원의(NIH) 감독관 69%가 의사과학자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코로나 백신 개발 경쟁에서 미국, 영국 등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와도 벌어진 기술 격차는 ‘의사과학자’ 차이가 결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미국 모더나, 독일 바이오엔테크 등 세계 상위 10대 제약 최고기술책임자(CTO)의 70%가 의사과학자다.포항시는 미국 주요 의학전문대학원의 사례를 분석해 연구중심의대의 교육과정을 8년 기본 구조로 정했다. 기존의 기초 의학과 임상의학 중심의 전통적인 의학교육에서 벗어나 의학 교육에 공학 원리를 통합한 새로운 의학 교육 커리큘럼이다. 형태는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입학생 1·2학년은 MD(의무 석사 과정)로 기초의학과 임상이론, 의료 인문학 등 임상실습 전 교육을 받는다. 3~6학년은 PhD(박사과정)로 각 전공별 필수 과목을 배운다. 7·8학년은 MD(의무 석사 과정)로 핵심임상실습과 학생인턴십, 의료 인문학, 연구심화 등 임상실습교육을 이수한다. 졸업 후 2년은 필수로 연구에 참여하게 되며 그 후 창업 시 2년 간 지원 받을 수 있다.연구중심의대가 설립되면 포항과 경북도뿐만 아니라 국가적으로 큰 경제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가 바이오산업 경쟁력 강화로 10년 내 세계 10위권 진입을 기대할 수 있다. 의료기기 수입의존도가 지난 2018년 대비 62.8% 경감될 것으로 보이며, 오는 2027년에는 의약품 수출 규모 160억 달성이 예상된다. 또 포항시는 한국형 보스턴 클러스터 구축과 강소연구개발특구 육성, 스타트업 전주기 글로벌 성장 지원에 나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한 바이오산업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열악한 지방의료 개선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의 新모델 제시지방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심각한 지역의료 불균형 문제를 겪고 있다. 그 중에서도 경북은 의료 최대 취약지다. 인구 천명당 의사 수는 2022년 7월 기준 서울 3.45명, 대전 2.63명, 대구·광주 2.62명 등이나 경북은 1.39명으로 최하위다. 우리나라에 상급종합병원이 45개가 있지만 경북에는 하나도 없다. 입원환자사망률과 치료가능사망률은 전국 최고 수치를 보인다. 의사과학자를 양성하자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포항시에 따르면 의사과학자 양성에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국민의 86%, 이 중 80%가 의사과학자 양성 의과대학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포항시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피츠버그시 성공사례에 착안, 바이오 산업 에코시스템을 도입해 균형 발전의 첫걸음을 놓는다는 계획이다. 피츠버그시는 철강 도시에서 4차 산업도시 전환에 성공했다. 피츠버그시는 현재 생활 과학을 비롯한 에너지, 로봇 등 8개 주요 산업을 기반으로 대학을 활용한 기술 개발 RD(연구개발)·기업 및 대학, 병원, 연구소 등과 연계한 에코시스템을 구축했다. 포항시도 과학과 공학을 기반으로 한 의학교육 표준모델 정립으로 바이오 헬스 산업을 선도하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해 국가 바이오 헬스 RD 거점으로 도약, 대한민국 바이오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포항과 경북이 기업과 의료 인프라를 연계해 에코 시스템 구축으로 지방 발전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건립으로 경북 ‘초(超)광역권’ 의료 혁신거점 시대가 열릴 것으로 전망한다. 포항의 연구중심의대와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 안동 백신생산단지가 연계되기 때문이다. 시는 지역 주도의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을 통해 국가균형발전 성공모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중심의대 학생들에게 지역 연구소를 통한 일자리 보장과 벤처창업 자금 등 안정적인 진로 지원을 하면서 졸업 후에도 대구경북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새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바이오보국(報國)을 위한 포항시의 차별성포항시는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 병원 설립을 위해 수년 전부터 많은 준비를 해 왔다. 시는 바이오헬스 케어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우수한 연구 교수진을 확보했다. 특히 포스텍은 바이오 분야에 우수한 연구 인력을 갖추고 세계적 수준의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헬스 분야 상위 10% 논문 비율 국내 1위, 최근 5년간 바이오·의료분야 기술이전 수익 118억원을 달성했다.포항시는 전주기적 산업화 인프라를 갖췄다. 연구는 포항가속기연구소,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미래 IT융합연구원 등에서 할 수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위치한 셀트리온은 포항가속기연구소가 보유한 기기와 같은 방사광가속기(PLS-II)를 활용해 COVID-19(코로나19) 치료제와 COVID-단백질의 결합 구조를 0.27nm 수준으로 규명하는 성과를 냈다. 연구 단계에서 개발한 기술의 사업화는 세포막단백질연구소, 생명공학연구센터, 의료기기혁신센터,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등에서 이뤄진다. 극저온전자현미경은 2017년 노벨화학상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데 활용됐다. 앞으로 포항시에서도 세포막단백질연구소에서 보유한 극저온전자현미경을 세포막단백질 구조기반 신약개발에 활용할 예정이다. 기술상용화는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 체인지업그라운드, 포항강소연구개발특구와 연계하면 된다. 안동에 소재한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은 2023년 11월 백신상용화기술지원센터를 개소하고 백신산업화 촉진을 위한 전략적 기업 육성·지원을 약속했다. 이렇게 포항은 교육인력과 연구 인프라, 시스템 확보로 의대 정원 확보 시 민간 자본을 통한 신속한 의대 설립과 효율적 운영이 가능한 구조다.지역 의료와 협력 체계 구축도 마쳤다. 지난 2022년 10월 포항시는 경북도, 포스텍, 포항시 6개 주요 종합병원과 ‘포스텍 연구중심의대 및 병원설립’ 업무 협약을 맺고 지역 내 대형병원과 연구병원-임상병원 협력 모델을 구축했다. 또 빅데이터 활용 연구 활성화를 위한 데이터 공유 범위를 확대하고 기존 병원 전문분야 및 노하우를 활용한 전공의 과정 고도화에 나서기로 했다. 전국 최초로 지역 의료계와 협력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포항시는 ‘3대 특성화 분야’에 매진할 뜻을 품고 있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반 정밀의학으로 ‘예측의학’에 나선다. 이로써 개인별 맞춤형 생체주기 분석과 진단, 첨단 맞춤형 의료기기·스마트 의료기기·최첨단 영상 진단 기술 개발에 도전한다. ‘맞춤형 신약 개발’로 방사광가속기 및 극저온전자현미경을 이용해 구조 기반 신약 개발과 식물 기반 그린 백신 개발을 꾀한다. ‘재생의학’ 분야도 빼놓을 수 없다. 재생의학을 위해 3D 바이오 프린팅을 기반으로 한 생체 모방 기술과 인공장기 개발, 줄기세포 재생 치료제 개발에 힘쓴다. 또 생체융합기술, 스마트 바이오·의료용 나노소재 개발도 추진한다.이강덕 시장은 “기존 의사과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고 연구력 강화를 위해 연구중심의대 설립은 국가적·시대적 요구 사항”이라며 “급성장 하는 AI 등 첨단 기술과 공학 기반 헬스케어 시장 선점을 위해서도 연구중심의대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미국 최대의 바이오·생명과학 클러스터인 보스턴 클러스터를 검토해 포항을 한국판 보스턴 클러스터로 만들 것”이라며 “의사과학자양성과 스마트병원 설립 등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이 발전하면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4-01-01

미주·유럽 직항 1천만 이용… 물류·여객 복합허브 건설

대구·경북 100년 미래 발전의 핵심이 될 TK신공항의 대역사가 시작된다. ‘TK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TK신공항 특별법)이 지난해 4월 제정되고 대구시와 국방부가 K-2 군공항 이전에 합의한 데 이어 신공항과 후적지 개발사업을 수행할 특수목적법인(SPC)을 올해 3월까지 설립하기로 하는 등 TK신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TK신공항은 총 사업비가 12조 원이 넘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군공항을 신설하고 그 후적지를 개발해 사업비를 마련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진행한다. 사업비가 부족하면 국비로 보조하도록 특별법에 규정돼 있다. 민간 공항은 전액 국비로 건설하게 된다. ◇올해 SPC설립으로 건설 본격화대구시는 중남부권 허브공항 역할을 할 TK신공항 건설과 후적지(공항 이전 뒤 남는 땅) 개발을 위해 올해 1분기까지 (가칭)TK신공항건설(주)를 설립하고 본격적인 신공항건설사업에 돌입할 계획이다.이를 위해 한국공항공사 등 국가 공기업, 대구도시공사 등 지방 공기업 등과 연내 신공항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신공항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그랜드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공구 분할과 동시 착공을 계획도 마련했다.국방부로부터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대구시는 올해 상반기에 사업대행자(공공 50% 초과, 민간 50% 미만)를 공모 선정해 상호 협약에 따라 SPC를 설립하고 2024년 민·군공항 기본 및 실시설계 후 2025년 착공해 오는 2030년 개항할 계획이다.대구시는 지난해 연말 사업대행자(SPC) 구성을 위한 설명회를 가졌다. ‘SPC 구성을 위한 투자설명회’에는 삼성전자, 신세계 등 대기업과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 대우건설, 디엘이앤씨, 동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KDB산업은행, IBK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대구은행 등 금융기관과 한국공항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등 공공기관들도 참석했다. 시는 내년까지 SPC ‘TK신공항건설’을 설립할 예정이다.TK신공항은 미주·유럽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한 허브공항 역할 수행을 위해 길이 3천200m(폭 60m)와 2천755m(폭 45m)의 2개 활주로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민항활주로와 군사용 활주로 2곳이 건설되면 통합신공항에서는 매년 10만t 이상의 화물을 항공으로 이송할 수 있게 된다.신공항의 접근성과 정시성 확보를 위해 전용도로와 철도 구축은 물론 여객·화물을 통합신공항까지 바로 보낼 수 있는 공항도심터미널도 건설된다. 고속도로 읍내JCT~군위JCT 고속도로(25.5㎞) 확장, 성주~대구 고속도로(25㎞)도 건설에 이어 철도노선 신설로 서대구KTX역~통합신공항(47㎞), 김천~구미~통합신공항~영덕(143.9㎞), 안동~통합신공항~영천(71.3㎞), 통합신공항~포항(66㎞)노선 신설이 추진된다. 대구~통합신공항~안동을 연결하는 대구도시철도 신설도 검토되고 있다. 광역교통인프라 구축을 마무리되면 대구까지 이동거리가 30분으로 단축된다.또한 군위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관통 도로가 들어서 대구에서 출발해 군위 우보를 지나 통합신공항을 잇고 장기적으로는 △전북 전주~김천~구미~신공항 △포항~신공항△안동~신공항~영천을 잇는 철도망이 추진돼 군위·의성을 육상교통 요충지로도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밖에도 군위·의성에 항공클러스터를 건설해 각종 항공 관련 산업체를 유치할 계획이다.신공항이 들어서는 의성 비안면과 군위 소보면 일대는 공항주변 도시조성을 위해 △항공부품·소재단지 △항공전자부품단지 △항공엔지니어링 서비스단지 △항공서비스전문 인력양성단지 △항공정비단지 △항공물류복합단지 △항공벤처연구단지 △기내식·식품가공단지 등을 비롯해 관광, 주거 및 업무·숙박시설 등이 들어서는 대규모 공항도시로 조성된다.이와 함께 군위·의성에는 각 1천500억 원씩 총 3천억 원을 재원으로 한 4개 분야 11개 단위의 군 공항 이전주변지역 지원사업도 함께 추진된다.◇후적지는 글로벌 신성장도시로 개발대구시는 TK신공항 건설사업을 토대로 미래산업 전환과 도시공간 개조를 통한 대구 재도약 기틀을 마련할 계획이다.대구 군공항이 떠나고 남는 694만여㎡ 부지는 미래첨단산업·관광·상업·금융 중심의 글로벌 신성장 도시로 개발하게 된다. 이를 위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시설을 짓고 도심항공교통(UAM)·로봇배송·자율주행 등 첨단모빌리티를 선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또 과감한 규제 혁신과 제도개선으로 글로벌 기업·인재도 유치할 계획이다.대구시는 K-2 후적지를 공간혁신, 서비스혁신, 산업혁명, 환경혁신 등 4대 혁신전략에 따라 개발한다.K-2 공항 후적지와 금호강에서 낙동강까지 7개의 호수와 24㎞의 물길로 도시전체를 문화수변 도시로 공간을 혁신해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의 메타버스세계가 공존하는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로 만든다.TK신공항까지 20분내로 도달할 수 있도록 도심항공교통(UAM)을 운영 하고, 자율주행도로와 지하물류 터널, 로봇배송 체계를 도입하는 등 로봇과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라이프를 실현하는 도시를 만들 계획이다.UAM, 반도체, 로봇, 헬스케어, ABB 등 대구 5대 미래산업의 글로벌 앵커기업을 유치하고 관광·상업·레저·MICE 산업과 디지털 기반의 신산업도시로 만들고 태양광,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를 도입하고, 물재이용을 통해 스마트하고 친환경적인 물순환시스템을 구축한다.이들 4개 혁신전략으로 개발된 후적지는 글로벌 신성장 도시 조성을 위한 △글로벌 관광 밸리(139만㎡) △메디컬 헬스케어 밸리(99만㎡) △미래산업 밸리(152만㎡) △소호+베니스 문화 밸리(104만㎡) △디지털전환 밸리(97만㎡) △글로벌 창의인재 밸리(107만㎡) 등 6개 밸리 마다 하나의 랜드마크 클러스터를 특화할 계획이다.글로벌 관광 밸리에는 후적지 중앙에 24만㎡의 대규모 인공호수를 조성해 세계적인 랜드마크 시설과 함께 아쿠아리움, 테마파크, 카지노 등 엔터테인먼트 시설과 칠성급호텔, 문화·레져기능이 융합된 복합쇼핑 공간을 조성해 두바이 다운타운과 싱가폴 마리나베이를 넘어서는 글로벌 관광지로 만든다.메디컬 헬스케어 밸리에는 AI·ICT·메타버스 기반의 메디컬 관광과 시니어 타운 등 AI·로봇 기반 맞춤형 케어를 도입하고, 안티에이징 등 메디컬 헬스케어 연구·개발 등 메디컬 헬스케어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미래산업 밸리에는 반도체와 UAM, 로봇산업 중심의 RD 연구소와 첨단기업을 유치하고 조세감면 등 혁신적 기업지원을 통해 입주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대구의 신성장 거점으로 조성한다.소호+베니스 문화 밸리에는 쾌적한 수변과 함께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업무·상업·문화·여가 복합공간으로 조성해 ABB산업·K-컬처·문화·전시·여가·창조 활동이 활발한 공간으로 만든다.디지털전환 밸리에는 AI·IoE·ICT 등 디지털 산업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디지털 사이언스 파크, 스타트업 허브, RD 시설 등을 잇는 글로벌 디지털 활주로를 만들고, UAM·자율주행 등 모빌리티 혁신과 함께 지하공간에는 스마트 물류터널·데이터센터 등으로 활용한다.글로벌 창의인재 밸리에는 삶터·일터·놀이터가 공존하는 스마트한 글로벌 인재 친화형 정주공간으로 조성하고 국제학교와 글로벌 캠퍼스 등을 유치해 대구 5대 미래산업을 이끌어 갈 국내외 우수 연구인력을 유치하는 특화공간으로 만든다. ◇신공항 경제파급효과는 100조대역사인 TK신공항 건설로 대구·경북은 약 100조 원의 경제파급효과를 톡톡히 누리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지역은 새로운 경제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지난 2022년 대구경북연구원의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경제 파급효과 분석’에 따르면 통합신공항 건설에 따른 생산유발효과는 군공항건설·이전 11조 5천억 원, 민간공항건설 2조 6천억 원, 연결교통망 구축 13조 6천억 원, 배후도시 건설 1조 4천억 원, 항공화물·물류단지 건설운영 8천억 원 등 무려 66조 2천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이와 함께 부가가치유발액은 32조 1천억 원, 취업유발 효과는 63만 명으로 분석됐다.여객 수요는 지난 2019년 대구공항 최대 이용객 467만 명보다 3배 이상 많은 1천226만~1천573만 명, 화물 수요는 2019년(3.5만t) 대비 5배 이상 늘어난 15만2천~21만8천t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돼 24시간 여객기와 화물기가 오르내리는 공항이 된다.연간 1천만 명이 이용할 수 있는 관문공항이 될 TK신공항이 오는 2030년 완공되면 미주·유럽직항 등 장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해 그동안 인천공항을 이용했던 대구·경북은 물론 부산·울산·경남을 비롯해 충청·전라권가지 아우르는 여객과 물류 복합허브공항 역할을 수행하는 명실상부한 관문공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이곤영기자lgy1964@kbmaeil.com

2024-01-01

SMR 개발 앞세운 경북, 원자력 르네상스 이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설,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은 이제 일상이 되었으며 세계 어느 곳에서든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30년 사이에 평균온도가 1.4℃ 상승해 지구온난화 경향이 근래에 더 심해졌고, 더욱 가파른 속도로 온난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설, 태풍, 산불 등 이상기후 현상은 이제 일상이며,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사이에 평균온도가 1.4℃ 상승해 온난화 경향이 심해졌다. 문제는 지구온난화가 더욱 가파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Intergovernmen tal Panel on Climate Change)는 2018년 제48차 IPCC 총회에서 치열한 논의 끝에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승인하고 파리협정 채택 시 합의된 1.5℃ 목표의 과학적 근거를 마련했다. IPCC는 2100년까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전 지구적으로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10년 대비 최소 45% 이상 감축해야 하고 2050년 쯤에는 탄소중립(Netzero)을 달성해야 한다는 경로를 제시했다. □ 지구온난화시대 원전의 대안우리나라도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LULUCF 제외)은 1990년도에 비해 149.0% 증가했고 2017년도보다는 2.5% 증가했다. 1990년대는 경제성장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도 크게 늘었고 1998년 외환위기의 영향으로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14.1% 감소한 이후로 2000년대는 경기가 회복되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고 건강하고 넉넉한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 2020년 10월 28일 ‘2050 탄소중립 선언’ 및 12월 10일 ‘2050 탄소중립 비전’을 선포했다.이 같은 추세에 가장 빠르게 대처한 것은 경북이다. 신규 시책 중 동해안 전략산업 분야에 ‘에너지 및 원자력대전환 전략사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하이브리드(원자력+신재생에너지) 청정수소 생산기지 구축과 수소연료전지 및 수전해 핵심기업 투자유치 촉진, 해양용 용융염 원자로 기술개발사업 등 3개 사업이 중심이다. 경북도는 이를 중장기 사업으로 정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사업 구체화 및 실행력을 높여 2024년부터 국책사업화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이는 윤석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침체된 원자력 생태계를 복원하고 원자력 차세대 연구개발, 원전수출 등 원전최강국 건설을 국정과제로 제시한데 따라 국내 원전 최대 집적지이며, 한수원, 한전기술, 중저준위 방폐장,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등 원자력 인프라를 모두 갖춘 경북이 원자력 생태계를 주도해나간다는 의지에서 비롯됐다.경북은 올해 ‘경주 소형모듈원자로(SMR) 국가산업단지와 울진 원자력수소 국가산업단지’가 국토교통부의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최종 선정됐다. □ SMR은 더욱 안전한 원전소형모듈원자로란 기존의 대형 원자력 발전소와 달리 배관없이 주요기기를 하나의 용기 안에 배치해 일반적으로 500MW급 이하인 중·소형원자로(SMR)를 말하며 IAEA(세계원자력에너지협회)는 300MW급 이하를 소형원자로, 700MW이하를 중형원자로로 분류한다. ‘Small Modular Reactor’ 혹은 ‘Small and Medium Sized Reactors’라는 의미로 SMR을 약어로 사용한다.우리나라는 1997년부터 SMART (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의 줄임말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라는 SMR모델의 개발을 시작해 2012년 7월 세계최초로 표준설계인가를 받았다.소형모듈원자로는 기존 대형원전과 비교해 피동 안전시스템을 채택하고, 단순화된 설계, 일체형 설계로 배관 파단 사고 등의 가능성을 제거해 높은 안전성 확보에 용이하고, 모듈화로 다수의 모듈을 동시 설치, 일괄 설치를 통해 시공 작업을 대폭 감소시켜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대형원전 대비 절반 이하 부지에 건설 가능, 안전성 확대로 주변 대피구역 최소화, 기존 화력발전소 부지에 건설이 가능하다. 아울러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기 위해 부하 추종 운전기술을 채택, 출력조절도 가능하며, 전력 생산 뿐만 아니라 수소 생산, 공정열 활용, 지역난방, 해양 탐사 등 다목적 이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시장 전망도 좋다. Idaho National Laboratory는 글로벌 분산전원 시스템의 수요로 SMR이 2030년 전체 신규원전 중 30%에서 2050년 50%로 비중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Idaho National Laboratory는 전체 원전 시장에서 건설되는 원전 종류별 비중이 대형원전의 경우 4세대 원전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SMR의 경우 초소형 원자로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IAEA(국제원자력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20여 국가에서 71종의 SMR이 개발 중인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영국 국립원자력연구소는 2035년 SMR 시장규모가 6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또한 원자력은 전기 생산과정에 탄소배출이 없어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최적의 에너지원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으며, 저비용으로 질좋은 청정수소 대량공급이 가능해 정부의 청정수소 200만t 공급 목표 달성을 위한 필수적 요소이다. □ 원전 해체시장 교두보 확보경북도의 원자력 르네상스 실현을 위한 주요골자를 살펴보면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원자력수소를 중심으로한 원자력 산업생태계 구축과 산·학·연과 연계를 통한 차세대 원자력 연구기반 강화 및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을 통한 원자력 선도국가로의 도약이다.이를 토대로 ‘2023년 경북도는 향후 원자력 100년을 준비할 원자력산업 태동의 원년으로 만들어나간다’는 계획이며, 주요 전략과제로 산업, 연구개발, 협력 등 3개 분야에 대한 12개 전략과제를 제시했다.첫 번째, 원자력 산업생태계 구축을 통해 기업육성 기반을 강화한다.경북도는 경주 감포읍 일원에 조성 중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연계해 경주 SMR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SMR 소부장 제조기반을 강화하여 해외 수출공급망을 구축한다. 아울러, 수소생산에 적합한 SMR 등 원자력을 활용해 미래에너지라 불리는 청정수소를 대량 생산하기 위한 연구개발 인프라를 구축하고 원자력수소 생산실증 및 국가산단 조성을 통해 수소 저장·운송·활용 등 산업화하고 연 2만t 청정수소 생산기반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또한, SMR 혁신제조기술 지원센터 등 SMR 제조기반을 강화해 두산에너빌리티, 현대엔지니어링 등 앵커기업 유치를 추진하고, 기업RD, 판로개척 지원을 통해 원자력 관련 강소기업 10개, 스타트업 10개를 육성하여 소부장 기반을 강화해나갈 예정이다.두 번째 차세대 원자력 연구기반 강화로 미래 원전먹거리를 창출한다.경주 감포읍에 건설 중인 국내 최대 SMR 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조기 개원을 추진래 2025년까지 조성을 완료하고, 저출력 연구로, 대학 공동RD센터 등을 갖춘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을 추진, 차세대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체계를 갖출 계획이다.또한, 지난해 6월 예타 통과돼 부지선정 중인 중수로해체기술원 건설사업을 올해 착공, 원전해체 관련 지역기업 육성을 통해 해외 원전해체 시장 선점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해나갈 예정이며, 원자력추진용 용융염원자로(MSR) 기술개발 및 원자력 활용 원자력수소 생산·실증사업 등 차세대 원자로 핵심기술 개발을 위한 RD 지원으로 연구기반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세 번째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원자력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한다.경북도는 국내 원자력 정책이슈를 선점하고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2023년 국제 원자력에너지 산업전’을 지난 4월 개최하고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원자력학회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2023 원자력산업 국제회의(ICAPP)’ 등 국제행사 등을 통해 국내 및 해외 원자력 관련 대학, 기업,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가칭)원자력에너지 월드 컨퍼런스(NEWC)’를 준비하고 있다.여기에 지난해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선박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경북도는 대형선박 추진용 SMR 기술개발과 실증을 통해 향후 상용화를 위한 협력 기반을 구축 한다.이철우 지사는 “세계적으로 소형원자로에 대한 관심이 부각되고 기술개발 경쟁이 가속화 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에서부터 건설, 해체, 저장까지 원자력 전주기에 대한 대대적인 지원과 원자력 산업생태계를 갖추어 원자력 르네상스를 경북도가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4-01-01

“2026년 地選 통합단체장 뽑아야”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지방소멸을 막고 세계적인 도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대구와 경북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통합이 필요하다”며 “2026년 다음 지방선거에서는 대구와 경북 통합 단체장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지방이 이대로 가면 소멸을 막기 어렵기 때문에 광역자치단체뿐 아니라 도내 작은 시군도 합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상태로는 지역민 여론조사와 투표, 의회 통과, 법안 마련 등 절차가 쉽지 않다. 내년 총선이 끝나면 정치권에서 관련 법 제정 등 논의가 탄력을 받고 전국적으로 통합 논의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충분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지사는 “올해 새로운 산업성장판을 갖춘 만큼 앞으로 미래 성장동력으로 경북 산업지도를 신속하게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를 지방화를 이끌 제대로 된 성장판을 확보한 해라 평가하고 올해에는 넓어진 성장판을 민간의 활력으로 채우기 위해 관주도의 패러다임을 과감히 벗어던지고 민간과 시장이 주도하는 지역발전전략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이 지사는 “그동안 공공재정에 의존하는 지역발전전략은 산발적 소규모투자에 머물러 지역의 판을 획기적으로 바꾸는데 부족했고 민간의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재정투자는 감나무 밑에서 감 떨어지길 기다리는 투자였다”고 평가하면서, 중앙정부와 함께 만들어온 지역활성화 투자펀드 사업의 성공모델을 만들고 ‘경북 민간투자활성화 펀드’도 출범해 민간에 마중물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민간중심의 지역발전전략으로 전환을 선언한 만큼 기업활동 자유 증진을 위한 규제혁신 강화도 화두로 내세웠다.민선 7기부터 지역의 발전을 선도해온 규제자유특구의 성공을 이어가기 위해 현재 4개인 특구를 신규 유치해 확장하고 기존 특구는 국제적인 표준과 산업화를 선도하는 글로벌 혁신특구로 육성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지역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산업단지 등에서 기업들이 겪고 있는 규제와 행정절차의 지연등을 즉각 처리하기 위한 규제혁신 전담기관을 권역별로 지정해 현장밀착형 규제완화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정부의 기회발전특구, 교육발전특구, 도심융합특구, 문화특구로 대표되는 4대 지방시대특구는 추진단을 만들어 기획단계에서부터 민간기업, 대학과 원팀이 되어 추진하고 확실한 투자결정이 미리 확보된 특구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지방시대를 위한 역점과제인 k-U시티를 지속확산하고 시군에서도 아이디어를 내고 주도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반도체 인력 2만명 양성과 제조업 현장에 외국인 인재유입을 위한 ‘글로벌 학당’, ‘외국인 지원센터’도 운영한다는 계획을 전했다.대구경북 신공항 배후 신도시 구성도 언급했다.“세계적인 공항이 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공항 건설도 중요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배후 공항신도시 건설이 필요하다. 또 물류 공항으로서 역할도 대단히 크다. 그래서 항공 물류단지, 중소형 항공기 보수·정비 중심의 항공산업 클러스터, 농식품산업 클러스터, 미래형 모빌리티 특화도시 조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내년에 국가시범 스마트도시 지정 및 사업시행자 선정에 이어 2026년까지 기본 및 실시계획을 수립하고 2027년부터는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도민에게 새해인사도 건넸다.“지난 한해 경제 등 정말 어려웠고 올해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도민의 힘든 생활을 덜어주는 게 행정의 역할이다. 도민 생활이 계속 어려우면 내년 초에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서민 삶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작년에 다양한 성과들로 많은 기회들이 생겨난 만큼,교육혁신과 인재양성을 지속하고 민간이 지역에 투자하는 것이 일상화 된다면 경북이 달라지고 대한민국의 지방시대가 활짝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1-01

“창의·융합·혁신, 환동해 중심도시로 도약하는 한해 될 것”

이강덕 포항시장은 2024년 포항이 ‘창의·융합·혁신으로 지속가능한 환동해중심도시로 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시장은 본지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지난 한해 성과를 되짚으며, 올 한해 시정 계획을 발표했다. 다음은 이강덕 포항시장과의 일문일답. -2024 포항지역 경제 어떻게 전망하고 있나.△세계적으로 미중 무역 갈등, 러-우 전쟁 장기화 및 미국 대선 등 불안정한 정세 속 불확실성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지역은 이차전지 등 신산업의 투자 증가에 힘입어 기업경기실사지수(BSI)가 79로 전국 평균인 69보다 높지만, 전국적으로 고물가, 고금리의 장기화에 따른 서민경제 위축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포항이 역점 추진하는 이차전지·수소·바이오 등 신산업의 경우 꾸준하게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인 만큼, 지속가능한 도시의 경쟁력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지난해 주요 성과를 뽑자면.△지난해는 철강중심의 산업구조를 다변화하고자 했던 오랜 노력들이 큰 빛을 본 의미 깊은 한 해였다. 역대 최대 규모인 7조4천억원 투자유치와 특히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타 통과는 포항의 미래먹거리 마련은 물론 국가경쟁력에도 크게 기여할 기념비적인 이정표였다. 아울러 포스텍의 ‘글로컬대학30’ 선정은 도시와 대학이 협력해 지역의 경쟁력을 혁신적으로 높일 기반을 마련한 소중한 결실이다.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생태, 교육, 복지 등 시정 각 분야에서도 다양한 성과가 나타났다. 상생숲길 인도교 준공, 기후대응 도시숲 확충 등 생활권역의 녹지를 더욱 늘었다. 오랜 숙원이던 포항~수서SRT가 운행을 시작하면서 경북 동해안 광역 교통편의가 증진됐다. 아울러 통합보훈회관과 흥해복합커뮤니티센터 개관 등 모든 세대가 행복한 복지 실현을 위해서도 노력했다.-포항의 미래전략 산업, 어떻게 키우고 있나.△포항의 신성장산업들을 더욱 고도화하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전지보국·바이오보국·디지털보국을 실현하고자 한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계기로 블루밸리 국가산단 계획을 패스트트랙으로 변경하고, 관련 인프라와 맞춤 인재 양성 시스템을 통해 ‘이차전지 메가 클러스터’로 성장시켜가겠다.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후속 사업인 ‘배터리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받아 사용후 배터리 국제표준을 만들고, 산학연관이 협업해 양극재 글로벌 초격차 기술을 확보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선점할 방침이다.수소 분야도 연료전지 클러스터의 본격 추진을 중심으로 전주기 생태계를 구현해 ‘K-수소경제 선도모델’을 만들어 가겠다. 수소차량·충전소 보급 등 인프라를 확충하고 ‘수소특화단지’도 지정받아 기업이 포항으로 몰려 오도록 생태계를 튼튼히 다지겠다.바이오 분야도 지난해 선정된 과기부의 바이오미래기술 혁신연구센터(IRC) 공모가 본격화돼 578억 원 규모의 유전자·세포치료제 연구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바이오 기업들이 지역에 입주할 수 있도록 핵심 인프라를 계속 늘리고, 대학과 협력을 강화해 ‘환동해 바이오 융합클러스터’를 만들 계획이다.이와 함께 AI, 로봇, 시스템반도체 등에 강점을 가진 기반을 바탕으로 디지털, 소프트웨어 산업을 새로운 블루칩으로 키워가겠다. 이를위해 ‘철강 금속 DX(디지털전환) 실증센터’ 구축, ‘경북형 디지털혁신거점’ 지정 ‘글로벌 산학협력관’ 설립 등을 통해 청년들이 선호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 가고자한다.-포항의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추진 전략은.△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한 경북은 전국 시·도 중 의료 최대 취약지로 손꼽히고 포항 또한 도시 위상에 비해 의료 여건이 열악한 상황이다. 지역 의료 붕괴를 막고 지방시대를 견인하기 위해 경북 초(超) 광역권 의료 혁신 거점인 포스텍 의과대학은 반드시 필요하다.2015년 처음 포스텍 의대를 제안한 이후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고, 특히 최근 진행한 설립 촉구 대시민 결의대회에 이은 서명 운동에서 단시간에 20만 명을 훌쩍 넘는 사람들이 서명하면서 광역 차원에서 지역민들의 뜨거운 열망과 의지를 결집했다.지역의료 현실을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바로잡고, ‘대한민국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포스텍 의대를 신설할 수 있도록 지역의 역량을 더욱 모으고 중앙정부에 강력히 요구하며 설득해 가겠다. -올해 시정 목표와 중점 추진할 정책은.△‘창의·융합·혁신으로 지속가능한 환동해중심도시 포항’을 시정 목표로 지역 균형발전 모델 도시를 실현위해 2천여 공직자들과 매진하겠다. 지난 성과들을 더욱 고도화하고 어려운 대내외적 위기 상황 극복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특히 3대 핵심 시정 운영 방향으로 △미래가치 확장 △민생활력 제고 △도시품격 향상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미래 가치확장’은 앞서 말씀드린 신산업 고도화와 미래 산업 대전환으로 대한민국 발전을 견인하는 첨단산업도시로 한층 도약하는 구상이다.이어 시민 삶이 풍요롭고 행복한 ‘민생활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중요한 ‘양질의 일자리’를 더욱 늘릴 수 있도록 전력·용수, 산업단지 등 인프라를 적기에 확충해 탄력을 받고 있는 기업 유치를 가속화한다. 아울러 서민경제 근간인 전통시장 혁신, 소상공인·중소기업 맞춤형 지원 정책으로 활력을 불어 넣을 계획이다.더불어 정주여건의 획기적인 개선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선도하고자 ‘도시의 품격’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어딜 가든 숲과 정원처럼 쾌적한 도시를 위해 그린웨이를 확장해 미세먼지 차단숲과 맨발걷기 황톳길 등을 늘리고 학산천 생태하천 복원을 마무리하는 등 정주여건을 혁신한다. 특히 시민 삶에 꼭 필요한 추모공원·에코빌리지·그린바이오파크 등 필수시설을 주민 친화적이고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갈 방침이다.-마지막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한 말씀은.△포항시가 거두어 온 성과들은 시민 모두의 노력과 헌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새해에도 여러분과 함께 더 큰 희망과 기회가 함께하는 더욱 풍요로운 포항을 함께 만들어 가고자 한다. 지방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동해안 균형발전의 거점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여정에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 아울러 갑진년 새해 모든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 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감사합니다./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4-01-01

“취임 후 대구 재도약 기본틀 완성”

공공개혁을 신호탄으로 공간혁신, 재정혁신, 산업혁신, 민생혁신으로 대구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 마련에 심혈을 기울인 홍준표 대구시장이 2024년은 대구경북신공항, 달빛고속철도, 후적지 개발을 통해 대구를 중심으로 수도권에 버금가는 새로운 남부 경제권의 초석을 다지는데 집중한다. 2024년을 맞아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민선 8기 성과와 올해 역점사업 등에 대해 들어 보았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민선 8기 취임 1년 6개월 동안 18개 공공기관을 11개로 통폐합하고 유명무실한 각종 위원회를 대폭 정비하는 등 공공개혁을 신호탄으로 대대적인 혁신을 시작했다.대구경북의 백년대계인 TK신공항 건설은 지난 4월 특별법 제정이 기폭제가 되어11월 20일 국방부와 ‘군공항 이전사업 합의각서’를 체결했고 대구시가 사업시행자로 지위를 확보해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구의 경제구조를 5대 미래신산업인ABB, 반도체, 모빌리티, 로봇, 헬스케어 중심으로 전환해 민선8기 1년 6개월 만에지난 10년간 투자총액의 1.7배에 달하는 8조 1천367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도심 군부대 통합이전은 지난 12월 14일 국방부와 민·군 상생 MOU체결을 마쳤고 밀리터리 복합타운으로 이전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며, 달빛철도특별법은 헌정사상 역대 최고로 많은 261명의 국회의원이 공동 발의해 국회 국토위원회를 통과하고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민선8기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있는 홍 시장은 2024년에는 대구경북신공항, 달빛철도, 후적지 개발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신공항 건설의 토대를 마련한 홍 시장은 올해 1분기 내에 건설의 공공부문은 한국공항공사, 민간부문은 삼성그룹이 중심이 되어 (가칭)TK신공항건설(주) 설립을 목표로 SPC 구성을 신속히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어 국방부 사업계획 승인과 공구별 동시 착공 및 준공을 거쳐 2029년 조기에 신공항이 개항할 수 있도록 역량을 총결집할 방침이다. 달빛철도는 신공항 개항과 동시에 개통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해 광주, 호남의 물류와 여객을 TK신공항으로 흡수하는 중추적 연결고리로 만들 방침이다.K-2 후적지는 금융, 관광, 상업의‘24시간 잠들지 않는 수변도시’로 만들고 신공항 배후에는 대한민국 최초의 규제프리존을 추진해 글로벌 첨단산업단지로 만든다.대구공항이 빠져나간 후적지는 두바이와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의 장점만을 흡수해 랜드마크 초대형 빌딩을 품은 금융, 관광, 상업의 중심지로 개발해 글로벌 신성장 거점으로 변화시키며, 군위 신공항 배후지에는 해외 유명 대학의 분교 설치는 물론, 복합휴양 문화공간도 조성하고 공항 산단 등의 종사자들이 정주할 수 있도록 수도권 수준의 교육, 의료, 문화, 쇼핑,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에어시티로 건설한다.대구를 ‘글로벌 내륙수변도시’로 전환하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도 추진한다. 마중물 역할을 할 선도사업으로 2024년 말 안심습지 일원에 국가생태탐방로를 조성하고 2025년에는 대명유수지, 달성습지, 화원유원지를 연계하는 ‘디아크 문화관광 활성화 사업’을 완료해 지역의 경관 명소 창출 및 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할 계획이다. 2026년에는 금호강 동촌 일원을 친수복합공간으로 조성하고 하중도, 금호워터폴리스 일원을 관광·레저·문화중심으로 개발하는 등 2028년까지 금호강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완료할 계획이다.홍준표 대구시장은 “대구는 섬유산업 몰락 이후 산업구조 대개편에 실패해 30년째 쇠락한 도시로 전락해 버렸다”고 진단하고 “민선8기 대개혁으로 대구 미래 50년을 책임지게 될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달빛철도 건설, 도심 군부대 이전 등 핵심 정책들의 기본 틀도 완성됐다. 그 틀을 내실있게 채워나가 한반도 3대 도시의 위상을 되찾겠다”고 밝혔다.

2024-01-01

강력한 힘과 지혜로운, 성장·희망의 신비로운 존재

신년휘호동서를 막론하고 교룡은 전설상의 동물로 인류 문화에 등장했으며 그 모양이 청동기에도 사용되었다. 백과사전인 도감 ‘화한삼재도회’에 따르면, 교룡은 눈썹이 있고 뱀과 비슷하며 네 개의 발과 비늘이 있으며 길이가 5m로 하늘을 날아다닌다고 기록하고 있다. 또 다른 비유로는 ‘때를 못 만나 뜻을 이루지 못함’을 뜻한다. ‘교룡득수(蛟龍得水)’는 용이 물을 얻었으니 좋은 기회를 얻는다는 뜻으로, 새해에는 각자가 설계한 삶의 목표가 긍정적인 변화 속에 성공하기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선정하여 휘호하였다. 2024년 갑진년은 십간(十干)의 오방색을 합친 푸른 용(靑龍)의 해이다. 늘상 오가는 한해지만 새해에는 청룡의 기운을 받아 모든 분이 보람찬 삶의 설계를 꼭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신년세화 갑진년 청룡의 해 문화적 상징·의미 ‘솟아올라라, 용!’2024년 갑진년(甲辰年) 용띠 새해가 밝았다. 십이지(十二支)의 다섯 번째 동물인 용은 열두 띠 동물 중 유일한 상상 속 동물이며, 변화무쌍한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존재로서 왕권과 권력, 수신과 풍요를 상징한다. 올해는 ‘청룡의 해’다. 청룡(靑龍)은 동쪽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이자 만물이 근원인 물을 관장하는 수신(水神)이다. 갑진년 새해, 청룡의 청량하고 신성한 기운을 듬뿍 받아 모두 활기차게 비상하시기를 소원한다.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에 큰 영향 미친 상서로운 존재용은 실존하지 않는 동물인데도 정형화된 형태와 상징성을 가지고 우리 민족의 정신과 문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불교에서는 호법의 의미로, 지배층에서는 왕권·권위·입신의 의미로, 피지배층에서는 벽사·기복의 의미로 용을 사용했다. 이처럼 우리 민족은 용을 명예롭고 상서로운 존재로 받아들였다.우리의 생활과 의식구조에 밀접하게 자리 잡은 용의 흔적은 지금도 산, 폭포, 바위 등의 자연물, 지명, 사찰명에 남아있다. 또한 현대 사회에서도 동화책 속의 용, 게임 속 캐릭터, 전설을 표현한 구조물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국문화에서의 용은 삼국통일 이후 불교가 독자적인 호국 신앙으로 발전하면서 용은 호국룡(護國龍)의 성격을 띄기도 했다.승천해 가뭄에 단비를 뿌리고 풍요와 복을 주는 존재용은 낙타·호랑이·사슴·뱀 등 여러 동물이 합성된 상상의 동물이다. 서양에서는 주로 퇴치해야 하는 존재로 나타나지만, 동아시아에서는 상서(祥瑞)롭고 신령한 동물로 인식된다. 우리 민속에서 용은 생명의 근원인 비와 물을 상징한다. 수신(水神)으로서 ‘용신’, ‘용왕’ 등 민속신앙의 대상이 됐고 지역별로 다양한 의례가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은 ‘기우제’다. 바닷가 마을에서 지내는 ‘용왕제’, 정초 우물가에서 행해지는 ‘용알뜨기’, 대보름 강가에서 용신에게 제물을 공양하는 ‘어부심’ 등도 있다. 농사를 짓기 위해 용에게 비를 빌었고, 물고기를 잡기 위해 용에게 풍어(豐漁)와 안녕(安寧)을 빌었다.건국 신화부터 속담까지 민속문화 속 용의 상징한국의 용에 대한 최초 기록은 주몽, 박혁거세 등 건국 신화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용왕도·농기(農旗) 등 그림에는 친근하고 익살스러운 형상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얼음이 갈라진 모습을 ‘용의 짓’으로 보고 그해 풍흉을 점쳤으며, 뜻한 바를 모두 이뤘을 때 ‘용이 여의주를 얻은 격’이라고 하는 등 용 관련 풍속과 속담도 다양하다.용이 깃든 물건으로 액을 물리치고, 재복(財福)과 출세를 바라다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용의 신령스러운 능력을 가까이 두고자 했다. 복식·건축·그림·도자기·가구 등 여러 분야에서 용 문양을 폭넓게 사용했다. 지붕에 용마루, 기와에는 용두(龍頭)를 장식해 화재 예방과 벽사의 뜻을 담았다. 정초에는 용호(龍虎) 그림과 문자를 대문에 붙여 재액초복(除厄招福)을 기원했으며, 농기에 용 그림을 그려 풍요를 희망했다. 또한 문방사우(文房四友)나 문자도(文字圖)에 용 문양을 넣어 출세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입신출세’의 뜻을 지닌 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는 격려와 응원의 의미로 많은 인기를 누렸다. 인간의 이해를 넘는 신비의 상징문학에서 용에 대한 신비는 주로 판타지 작품 속에서 나타나 인간과는 애증 관계를 묘사한다. 최근 들어 드래곤 캐스트·미르 등의 게임에서 드래곤은 중요한 아이템으로 표현되고 있다. 절대적 무기인 갑옷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드래곤들을 물리치고 비늘을 얻어야 한다. 과거 광야에서 용과 싸우던 기사들이 이제는 게임의 환상 속에서 드래곤과 맞서고 성장해가는 것이다.용은 왕을 상징한다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경외의 대상이다. 동양에서는 국가 또는 왕과 동일시하는 동시에 용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면 변고가 있을 징조로 보았다. 신화 속의 수신(水神)인 용은 혼인을 통해 국조(國祖), 군주, 씨족조(氏族祖) 등 귀인의 어버이다. 석탈해는 용성국 왕과 적녀국 왕녀 간의 소생이고, 고려 태조 왕건은 작제건과 용녀의 소생인 용건의 아들이다. 백제 무왕(武王)인 서동은 어머니가 과부로 서울 남지변에 살던 중에 그 연못의 지룡과 교통하여 출생하였고, 후백제 시조 견훤은 광주 북촌의 부잣집 딸이 구렁이와 교혼하여 낳았다. 창녕 조씨의 시조 조계룡은 용의 후예라고 하는 씨족의 시조 신화로서 나타난다.천후(天候) 다스림이 절대적인 농경 문화권에서 군왕과 용은 자연스럽게 결합된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龍顔), 임금의 덕을 용덕(龍德), 그 지위를 용위(龍位)라고 하였고, 임금이 앉는 자리를 용상(龍床)·용좌(龍座), 임금이 입는 의복을 용의(龍依)·용포(龍袍), 임금이 타는 수레를 용가(龍駕)·용거(龍車), 임금이 타는 배를 용선(龍船)이라고 했다. 심지어 임금이 흘리는 눈물을 용루(龍淚)라고 불렀다.용꿈-태몽으로서 최고의 꿈‘용꿈을 꾸고 자식을 얻으면 훌륭하게 된다’는 말처럼 한국인은 용꿈을 장차 크게 이름을 떨칠 자식을 낳게 될 꿈으로 여긴다. ‘용을 타고 하늘을 나는 등용(登龍)의 꿈’은 승진하고 벼슬에 오르는 꿈으로 해석된다.개천에서 용 난다용은 큰못·큰물·깊은 물에서 산다. 또한 아무리 좋은 못이라도 두 마리의 용은 같이 살 수 없다. 용이 활동할 수 있는 큰물에서 용이 나듯이, 인간사의 모든 일도 여건이 잘 조성돼야 성취할 수 있다. 개천이나 시궁창·흙탕물에서 용이 난다는 말은 빈천한 가정에서도 노력에 따라 때로 걸출한 인물이 날 수 있다는 뜻이 된다.용이 하늘에 가려면 여의주·물·비·바람·구름이 필요하듯이 사람이 출세하려고 한다거나 어떤 목적을 달성하려면 주위 여건이 맞아야 한다. 여의주를 잃은 용, 물을 잃고 땅 위에 나온 용, 낚시에 걸린 용은 무능한 존재, 세도를 잃은 사람, 재물을 밝히다가 망신을 당한 사람에 비유된다. 그래서 용도 물 밖에 나오면 개미가 덤빈다.지렁이도 용꿈을 꿀 수 있다. 못난 미꾸라지도 오래 정진하면 용이 될 수 있듯이 빈천한 환경에서 태어난 사람도 오랫동안 끈질기게 노력하면 출세할 수 있다. 자유자재로 조화를 부리는 용도 구름이 없는 맑은 하늘에는 오르지 못한다. 현대의 모든 이들도 무슨 일이나 큰일을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을 미리 만들고 고리를 풀어야 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1-01

경북 곳곳 다양한 해넘이·해맞이 행사… 어디로 가볼까?

반갑게 맞이했던 토끼가 쏜살 같이 흐른 시간 속에 아쉽게 작별 인사를 전하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연이어 푸른 용이 ‘희망과 꿈’을 여의주에 담아 물고 우리들 곁으로 다가올 준비를 마쳤다는 소식이 들려온다.2023년 계묘년(癸卯年)이 저물고,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목전으로 다가왔다.사람들은 저마다 토끼의 해를 돌아보며 하려했으나 하지 못했던 일들을 떠올리고, 곧 다가올 용의 해에는 보다 나은 세상 속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꿈꾼다. 이는 매년 12월 막바지면 늘상 있는 일.지는 2023년의 마지막 해를 보며 회상에 잠기고, 떠오르는 2024년 첫 해를 맞이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그들이 함께 모여 송년의 아쉬움을 나누며, 신년의 꿈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가 전국에서 준비되고 있다. 경상북도도 마찬가지다.경북은 동해와 마주보고 있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솟아오르는 새해 첫 일출의 붉은 장엄함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혜택 받은 공간’이기도 하다.2023년의 마지막 날, 그리고 2024년 첫 날의 일몰과 일출 관련 행사를 경북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을까?해넘이와 해맞이를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다양한 곳에서 다채롭게 펼쳐질 경북의 송년-신년 행사를 소개한다. ◆2024년 갑진년 첫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독도-울릉도독도는 한국에서 가장 먼저 일출과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오는 2024년 1월 1일 독도의 일출은 오전 7시 26분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니, 독도를 지키는 경비대원들은 새해 첫 일출을 가장 먼저 보게 된다. 육지를 떠나와 먼 섬에서 고생하며 지내는 이들에겐 ‘반가운 선물’ 같을 터.독도에 이어 울릉도의 일출 예상 시각은 오전 7시31분. 갑진년 첫 해와 만나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울릉산악회는 오는 31일과 2024년 1월 1일 성인봉에 올라 시산제(始山祭)를 지낼 예정이다.울릉군 차원에서도 해맞이 행사가 준비된다. 신년 첫날 울릉도 저동항 촛대암 방파제에서 ‘대한민국 일출제’를 여는 것. “참석하신 분들 모두와 떡국을 나눌 것”이란 게 울릉군청의 설명이다.떠나는 2023년 토끼의 해를 송별하며 2024년 용의 해를 반기는 프로젝트는 또 있다.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울릉크루즈는 31일 밤 11시 50분 포항을 출발한다. 그 배에 오른 승객들이 동해에서 1월 1일 일출을 볼 수 있도록 울릉크루즈는 울릉도 입항을 조금 늦출 예정이다. 선상에서 맞이하는 해맞이는 색다른 감흥을 사람들에게 선물할 듯하다.◆포항 호미곶에선 해군 항공사령부의 화려한 비행쇼 관람 가능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호미곶 해맞이’도 참여할 사람들을 위한 각종 준비를 마쳤다. ‘청룡의 승천을 함께 만나요’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될 ‘제26회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이 바로 그것.오는 31일 저녁부터 신년 1월 1일 새벽까지 호미곶 해맞이광장은 인파로 넘쳐날 것이 분명하다. 이번 해맞이 행사는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이 손을 맞잡고 준비했다. DGB대구은행과 남포항농협도 후원으로 힘을 보탰다.공식 행사는 1월 1일 오전 6시 45분 ‘신년 대북 공연’으로 시작된다는 것이 포항시의 설명. 이어 ‘2023 포항 리뷰 영상 송출’ ‘새해 인사와 신년 사자성어 발표·퍼포먼스’가 펼쳐진다.해맞이 축전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한 해군 항공사령부와 해병대 항공단의 축하 비행쇼도 호미곶 하늘을 근사하게 수놓는다.해넘이와 해맞이 행사의 가장 큰 적은 해마다 ‘추운 날씨’로 지목돼 왔다. 포항시는 “혹한을 녹여줄 ‘호미곶 마켓’과 떡국 나눔 행사가 그날 추위를 다소 녹여줄 것”이라 부연했다.사실 날씨가 좀 추우면 또 어떤가? 해맞이 행사 참여자들 곁엔 체온으로 서로를 따스하게 녹여줄 가족과 연인, 친구가 있을 텐데. ◆‘문향’ 안동에서도 해넘이-해맞이 행사 의욕적으로 준비‘한국의 문향(文鄕)’으로 불리는 안동 역시 올해도 빼놓지 않고 해넘이와 해맞이 행사를 연다. 일단 31일 웅부공원 시민의 종각에선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제야 타종식’이 진행된다. 이 행사는 밤 10시 30분 시작될 예정.타종식은 시민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50여 명의 인사들이 11개 조로 편성돼 33번 종을 치는 방식으로 열린다. 타종의 마지막 조는 당일 행사장에서 뽑은 시민들이 맡게 된다.안동시가 전한 2024년 신년 메시지는 ‘백절불굴 중력이산(百折不屈 衆力移山)’이다. 이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굴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것’이란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타종식에 이어 1월 1일엔 ‘시민과 함께하는 2024 새해 해맞이’가 펼쳐질 예정.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오전 7시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옥상정원을 찾으면 된다.새해 행사의 주관은 한국정신문화재단이 맡았다. “행사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공연과 떡국 나눠 먹기, 만복이 찾아오길 기원하는 풍물공연 등으로 마련됐다”는 게 관계자의 말이다. 사전 참여 신청이 필요한 행사이니 문의할 사항이 있다면 한국정신문화재단 문화사업팀을 방문하거나 전화 또는 이메일로 연락하면 된다.◆경주와 영덕에서도 사람들 이목을 끌 신년 행사 펼쳐져경주에서는 ‘2024 문무대왕릉 신년 해룡축제’가 송년 해넘이와 신년 해맞이를 기다리는 사람들 앞에서 펼쳐진다. 행사장은 경주시 봉길리 해변에 위치한 문무대왕릉 일대.31일 저녁 7시에 ‘해룡 일출제’ 안내가 시작되고, 전야제로 ‘7080 콘서트’와 ‘가족오락실-겨울 캠핑’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새해를 15분 앞둔 밤 11시 45분부터는 ‘아듀, 2023 카운트 다운’이 시작된다.밝아올 1월 1일 새아침엔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홍보영상’이 상영되고, 참석자들과 함께 하는 다양한 레크리에이션도 진행된다. ‘희망을 노래하다’라는 부제로 마련된 성악 공연과 여의주에 커다란 소원지를 띄워 보내는 행사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 같다.이와 더불어 경주시와 경주문화재단은 ‘2023 신라대종 제야의 타종식’도 준비했다. 31일 밤 11시에 열리는 타종식은 신라대종공원과 봉화대 일원에서 펼쳐진다. 신라고취대의 오프닝 공연과 경주·익산 시민합창단이 손을 잡고 노래할 시민 합창회, 불꽃놀이 등이 참여자들을 매혹시킬 듯하다.‘아름다운 바다 색깔’이 한국에서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닌 영덕군에서도 가는 해를 전송하고 오는 해를 환하게 웃으며 반기는 행사가 준비됐다.영덕의 ‘2024 새해맞이 타종식’은 31일 밤 10시에 삼사해상공원 경북대종 앞과 헬기격납고에서 시작된다.“송년음악제,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타종식, 신년사 발표 등이 열릴 것이고, 행사장엔 먹거리 부스도 설치된다”는 것이 영덕군의 설명이다. 예상 참가 인원은 약 5천여 명.송년음악제는 영덕군 여성합창단의 식전 공연과 함께 진성, 최유나, 황충재 등의 공연으로 구성됐다.이번 경북대종 타종 행사는 군비 2억 원을 들여 영덕군 자체 행사로 추진되는 것이라 간소하게 진행될 예정이지만, 송년의 아쉬움을 달래주고 신년의 희망을 설계한다는 의미는 결코 작지 않을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3-12-28

교육재단 출범·국가 스마트산단 유치… ‘군민이 빛나는 달성’

2023년 한 해 가장 높이 도약한 지자체를 꼽으라면 대구 달성군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달성군은 올해 제2국가산단 등 각종 사업 유치부터 군민 편의를 위한 교육·복지사업 확대까지 전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룩했다. 진정한 의미의 ‘군민이 빛나는 달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온 달성군의 1년을 톺아본다. △착실하게 내실 채운 ‘아이 키우기 좋은 달성’ 목표- 달성군의 평균 연령은 41.2세로 대구시에서 주민 연령대가 가장 낮다. 젊은 신혼부부의 유입이 많은 만큼 교육·보육에 대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다.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 무렵 대입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인구가 적지 않았기에 더욱 그랬다.가장 눈에 띄는 노력의 결과는 달성교육재단 설립이다. 달성교육재단은 기존 달성장학재단에 교육, 진로진학, 도서관 업무를 포함해 새롭게 출범했다. 재단은 군에서 진행하던 입시설명회, 진로진학 컨설팅 등 사업을 한층 체계화했다. 관내 청소년에게 더 나은 입시·교육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평생학습 프로그램, 달성인문대학 등 도서관 사업도 재단을 통해 진행한다.장학금 지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17년 100명이던 장학생은 재단이 생긴 올해 236명으로 늘었다. 총 지급 금액 역시 4억3천만 원에 달한다.글로벌 시대에 발맞춘 영어교육 사업 역시 학부모들의 호평을 얻고 있는 부분이다. 일례로 어린이집 영어교사 전담배치 사업을 신청한 관내 181개 어린이집에 주 2회 영어강사가 방문해 영어수업을 하고 있다. 가정의 사교육비 부담 없이 양질의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업 취지다. 전국 지자체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활동이기에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달성군은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사업 지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교육 혁신에 계속 힘을 쏟고 있다. 교육발전특구는 지역에서 양질의 교육이 이뤄지도록 지자체, 시·도교육청, 대학 등이 협력·지원하는 정책이다. 관련 규제 완화 및 최대 100억 원 예산 지원 등 혜택이 있다.어린이는 물론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권역별 도서관 건립도 순항 중이다. 2천억 원 이상의 군비를 들여 북부권 다사 복합커뮤니티 센터, 남부권 달성 비슬도서관, 중부권 화원 공공복합청사 도서관을 짓는다. 달성군립도서관이 운영 중이긴 하나, 주민 수와 권역 규모에 비해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했다.아이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특화사업인 창의놀이터 구성도 한창이다. 화원읍 본리 미리내어린이공원을 시작으로 달성군 곳곳에 더 많은 창의놀이터가 들어설 예정이다.△살기 좋은 도시, 복지·문화의 향기로 채우다- ‘살기 좋은 도시’의 기준은 모두에게 다르다. 하지만, 안전과 건강이 보장되는 환경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것엔 예외가 없다. 달성군은 북쪽의 다사읍에서 남쪽 구지면까지 이어지는 넓은 권역을 자랑하는 만큼 쾌적한 삶을 위한 의료사업 선호가 다양하다. 그럼에도 외곽 지역의 의료 취약 계층에게 병원의 문턱은 여전히 높다.이런 어려움을 고려해 시작한 사업이 찾아가는 이동건강 버스 ‘달성건강빵빵이’다. 간호사부터 정신건강임상심리사까지 전문 인력이 팀을 이뤄, 건강측정장비를 탑재한 버스를 타고 주민 요청에 따라 지역을 순회하고 있다. 이미 달성군 관내 20여곳에서 검진을 마친 상태다.유가읍 행복한 병원 응급실 역시 같은 맥락에서 등장했다. 달성군은 응급의료 공백을 없애기 위해 행복한 병원을 응급실 운영 지원 사업 대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4월 문을 연 병원은 한 달에 최대 1천900여 명의 환자가 방문해 현재까지 1만 명 이상이 찾았다.더욱 편리한 삶을 위한 정주여건 개선도 활발하다. 화원읍에 있던 대구교도소가 지난달 하빈면으로 이사하며 지역 풍경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달성군은 교도소가 빠져나간 자리에 달성군 국립근대미술관 및 국립뮤지컬콤플렉스를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다만 대형사업인 만큼 관련 시설이 들어서기까지 길게는 4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달성군은 이 기간 빈 교도소 부지로 인해 주민 치안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교도소 녹지 내 산책로 등 휴게시설을 꾸민다. 오랜 세월 금기된 공간이었던 교도소가 주민을 위한 공원으로 재탄생하는 것이다.여기에 더해 새롭게 조성한 공원들이 주민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다사읍 세천리의 세천늪테마정원은 어린왕자 등 색다른 주제를 담은 정원으로 꾸며져 그 생태적·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달성군은 산책로 정비 등을 꾸준히 이어가며, 이곳을 ‘대구시 지방정원 1호’로도 등록하려 한다.이뿐만 아니라 2024년 유가읍 테크노중앙대로, 테크노남로 일대에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하는 등 주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환경개선을 지속해서 진행한다.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파크골프장 등 체육시설도 확충 중이며, 각종 숙원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도 가능하게 됐다. 그동안 문화사업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가창면의 제1순위 사업인 ‘가창 주민종합복지회관 건립’은 도시계획시설 변경 용역을 진행 중이며, ‘구지 근로자 복합문화센터’ 건립도 이달 행정안전부 주관 ‘기업의 지방이전 촉진을 위한 공모사업’ 선정으로 국비 25억 원을 확보했다.△달성 지역 산단, 대구의 성장 동력으로 거듭나다- 2023년은 지역 산단과 관련한 새로운 뉴스가 끊임없이 이어진 한 해이기도 했다. 가장 먼저 올해 3월 대구 국가 스마트기술산업단지(제2국가산단) 유치가 결정됐다. 300만㎡(92만평) 규모의 제2국가산단이 화원읍과 옥포읍 일원에 최종 선정된 것이다. 미래모빌리티 제조업과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지식서비스업 기업이 들어서, 18조6천300억 원의 생산유발효과와 6만3천여 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8월에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 사업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추진에 속도가 붙게 됐다. 이는 로봇 제품 성능·서비스 실증 지원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에 처음 생기는 대규모 로봇 실증 인프라다.구지면 대구국가산업단지, 논공읍·구지면 달성 1·2차 산업단지, 현풍·유가읍 대구테크노폴리스 일대는 정부의 ‘모빌리티 모터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 중 한 곳에 이름을 올렸다. 전기차 모터산업 관련 기업들이 모여 있는 달성군의 환경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하빈면 대평리 일원으로 이전, 2032년까지 약 4천억 원을 들여 첨단도매유통시설을 건립한다는 것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희소식이다. 전국에서 3번째로 큰 도매시장으로 연간 1조 원 상당의 거래가 이뤄질 전망이다.지역 내 기업에 세제, 금융, 정주여건 혜택을 제공하는 기회발전특구 지정도 추진되고 있다. 균형 잡힌 지역 발전을 위해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가 내놓은 계획이다. 대구시가 수립하는 계획에 달성군 대구국가산업단지와 대구테크노폴리스가 포함된다. 최재훈 달성군수 △2024년도 군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한 해 될 것- 달성군은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해 쉼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그 결과는 올해 기관수상 실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앙 31건, 대구시 11건, 외부 17건 등 총 59건의 수상을 달성했다. 교부세 포함 시상금만 9억3천만 원이 넘는다.행정안전부 지자체 혁신평가 우수상 및 주민참여예산 우수 자치단체 선정 등 더 나은 조직·기획을 위해 활약한 점을 인정받은 것은 물론, 보건복지부 겨울 취약계층 지원 표창 및 지역복지사업 보육정책 부문 평가 최우수상 등 주민 복지와 관련한 활동도 호응을 얻었다. 문화체육관광부·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국제관광박람회 최우수상 등 문화관광과 관련한 성장에도 주목할 만하다. 전 공직자가 한마음으로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결과다.최재훈 달성군수는 “군민의 염원과 전 공직자들의 노력이 더해져 여느 때보다 감사하고 풍성한 2023년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 닻을 올린 사업들이 막힘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아끼지 않으며, 2024년 갑진년 초심을 새롭게 해 안주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3-12-28

마침내 하늘 닿은 그곳에 만고충절 ‘장군솔’

구름 위를 거닐면서 선녀를 만나는 꿈을 꾸었다. 길몽이라 믿으면서 또 잠이 들었다. 아침 안개가 무언가 감추려는 듯 산허리를 감쌌다. 겨우 찾은 입구에는 두 마리의 개가 지키고선 낯선 이방인을 보고 연신 짖어대었다. 잭이 콩나무를 타고 하늘나라 거인의 집으로 올라가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안개구름 속으로 한 계단 한 계단 나무 사다리를 타고 하늘로 올랐다. 70도 경사진 계단은 397개나 되었다. 오르다가 멈추어 가쁜 숨을 고르고 또 오르기를 반복하여 마침내 하늘에 닿았다. 고생만큼 기쁨은 컸다. 계단으로 시작해 계단으로 끝나는 곳에 영양 답곡리 천연기념물 만지송 노거수가 기다렸다. 그 아름답고 웅장한 모습에 놀랐다. 이런 묘한 감정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천상의 선녀를 만난 것처럼 몽환적인 분위기에 빠졌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전설에 의하면 “주민들은 이 나무를 ‘장수 나무’ 또는 ‘장군송’으로 부르기도 했다. ‘어떤 장수가 이 나무를 심으면서 나무의 생존 여부가 자신의 성공과 실패에 연결된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들을 낳지 못하는 여인이 이 나무에 지극정성으로 빌면 나무의 영험함으로 아들을 낳게 된다는 속설도 함께 전한다.” 나라를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장수의 성공과 실패가 나무의 살고 죽음과 연결된다고 하니 주민들에게 나무는 태극기와 같은 애국심의 상징물이 되고, 만고충절(萬古忠節)의 나무로 마음속에 심어졌을 것이다. 어찌 보호하지 않을 수 있을까. 또한 마을을 보호해 주는 신통한 능력까지 있다고 주민들은 믿고 있다. 40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아름답고 웅장한 소나무 노거수를 그 옛날 나무를 심은 장수를 생각하면서 만고 충절의 ‘장군솔(將軍松)’이라 별호를 붙여주고 싶다.아름답고 웅장한 장군솔을 무엇으로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자연은 신이 창조해낸 가장 위대한 예술이며 모든 예술의 영원한 주제이다. 소나무 노거수의 형태적 아름다움과 내재 된 정신적 미학을, 푸른 잎과 붉은 가지의 조화를 화가라면 어떻게 표현할까? 화려한 색감의 수채화가 좋을까? 은은한 멋이 있는 수묵화가 좋을까? 신라의 화가 솔거라면 늘 푸른 잎에서 희망을, 붉은 가지 용틀임하는 모습에서 용기를 모두 함께 담아 그려놓을 수 있을 텐데. 나무와 숲은 음악 작품의 소재이고 주제이며 악상 발견의 장소이다. 자연의 노랫소리 들린다. 새소리, 벌레 울음소리,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 바람 소리 등 묘한 소리가 하모니가 된 원시적 자연의 노랫소리다. 자연이 만든 화음을 들으니, 마음이 정화되고 안정된다. 숲에서 들리는 자연의 소리로도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음악가라면 어떻게 표현할까? 베토벤과 모차르트라면 피아노나 바이올린 소리로 고스란히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산림 문학 시에다 곡을 붙여서 만든 서정적인 가곡으로 표현해 보면 어떨까. 최상의 감정 표현이 그저 ‘좋다’는 말밖에 할 수 없다는 것이 슬플 뿐이다.바람이 솔가지를 스쳐 지나간다. 묘한 바람 소리에 귀 기울여 들어본다. 바람의 세기에 따라 미세한 감정의 차이를 느낀다. 바람이 솔가지를 스칠 때마다 쉬이익, 쉬이익하는 통소 소리 같은 송뢰가 들리고 때로는 솨악, 솨아악 하는 파도 소리 같은 송도가 들린다. 미세한 자연의 솔바람 소리의 떨림이 나의 감정선을 자극한다. 어느 악기라도 이런 자연의 소리를 그대로 흉내 낼 수는 없을 것이다. 평소에는 시끄럽게만 느껴졌던 소리가 이렇게 아름답게 들릴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통방통하다.사진작가라면 사실 그대로를 담아낼 수 있지 않을까. 사진 한 장 속에는 소리, 냄새 등 무궁무진한 스토리가 있다. 사진은 인간적이면서도 자연이 지니는 원초적인 에너지를 함축하고 한순간을 영원히 정지시킨다. 그림이 덧셈의 예술이라면 사진은 뺄셈의 예술이다. 주변의 군더더기는 모두 없애 버리고 중점적인 포인트만 담아 강조할 수 있다. 가장 아름다운 풍광과 모습은 순간적으로 나타나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진은 이 순간을 담아낼 수 있으니 오늘 마음껏 실력 발휘 좀 해 볼까 싶다. 장군솔의 이모저모를 이곳저곳 옮겨 다니면서 순간의 아름다운 모습을 렌즈에 훔쳐 담고 가슴에도 담았다. 지금의 아름다운 느낌의 감정을 시로 표현해 본다.‘천상의 만고충절 장군솔/안개구름 사라지자늘 푸른 옷에 옥구슬 별이 대롱대롱/아침 햇살에 반짝이네.천상의 만고충절 장군솔/안개구름 사라지자붉은 속살의 기운/가슴을 불태우네.‘범인이 고상하고 멋진 표현을 한다는 욕심 자체가 애당초 부질없는 짓인 것 같다. 문학, 예술가들이 와서 장군솔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펼쳐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해 본다. 자연이 빚어놓은 장군솔은 어느 예술작품보다 훌륭하다. 또한 문학, 예술작품 대상물이기도 하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천상에서 놀다가 산에 기대어 세워 놓은 긴 나무 사다리 계단을 타고 다시 인간 세상으로 내려왔다. 마을에서 장군솔을 바라보니 동산에 떠오르는 푸른 보름달 같기도 하고, 서산에 걸린 푸른 반달 같기도 하다. 용이 꽈리를 틀고 있는 모습 같은 붉은색의 만 가지가 아직도 머리에 맴돌고 있다. 나무는 살아 있는 모습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서로 다른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나무야말로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예술품이고 숲은 그들을 진열한 박물관이다. 장군솔의 건강함에서 아름다움을 보았고, 아름다움에서 건강함을 보았다. 건강과 아름다움은 하나로 연결되는가 보다. 우리의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도 건강한 삶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장군솔을 보고 깨달았다. 채우지도 못할 물질적 욕심은 뒤로하고 감추어진 노거수를 찾아 헤매고 찾은 노거수의 숨겨진 고유성과 진리를 또 찾았다. 수백 년 쌓아온 노거수의 공덕과 지혜는 문학, 예술이 되어 민속 문화의 꽃을 피우고 우리 삶에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었다. 문학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고, 예술은 우리 영혼을 맑게 해 준다. 한 해를 보내면서 영양 답곡리 장군솔에 나라의 번영과 평화가 무궁하리라 빌어본다.장군솔 노거수의 이름이 지어진 사연장군솔 노거수는 영양군 석보면 답곡리 산 159번, 고도 313m, 위도 36.54343, 경도 129.138582에 위치해 있다. 수령 420년, 키 15m, 가슴둘레 4.4m, 앉은 자리 폭 20m. 다섯 줄기에 23개의 지지대가 설치돼 있다. 1982년 11월 10일 보호수로 지정됐다. 1998년 12월 23일 만지송(萬枝松)이라는 이름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 만지송이라는 이름은 가지가 여러 갈래로 갈라진 모양에서 유래했다. 소나무 품종은 반송(盤松)이다. 나무의 생김새가 쟁반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글·사진=장은재 작가

2023-12-27

젊은이 바글거리는 거리, 색다른 즐거움 가득

대체 ‘여행’이란 뭘까? 사람은 왜 자신이 일상을 보내는 익숙한 공간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생경한 시간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일까?이는 대단히 어려운 질문일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수십 개 나라를 돌아본 이들도 선뜻 “그건 말이지…”라고 시작되는 답을 꺼내기 쉽지 않은.기자 역시 위와 같은 물음을 스스로에게 던져봤고, 주위에서도 유사한 궁금증을 드러내는 이들을 적지 않게 만났다. 그럼에도 인간이 여행하는 이유를 아직 잘 모르겠다.다만 하나. 30개쯤의 국가를 헤매고 돌아다니며 깨달은 건 있다.‘사람이 사는 모습은 그게 동양이건 서양이건, 백인이 주류인 국가이건 황인이 모여 사는 나라이건 흑인이 다수인 곳이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통칭 ‘지구인들’은 그 삶의 형태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는 게 기자의 생각.그러나, 세대 간의 차이는 분명 존재하는 듯하다. 같은 시간, 동일한 정치·경제·사회적 환경 속에서 살아가지만 X세대와 MZ세대가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과 행위의 저변에 깔린 사고체계 사이엔 크고 분명한 간극이 있음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다.지난 달 X세대인 기자가 다녀온 일본 오사카 여행에서도 그 ‘간극’을 확인할 수 있었다. MZ세대는 X세대와 뭐가 달라도 달랐다. 어떤 게 그랬냐고? ▲도톤보리 ‘글리코’ 아래 포토 존에 만들어진 기나긴 줄오사카 여행을 결정하고 이를 점심 먹는 자리에서 알렸을 때, 20~30대 후배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말했다.“오사카하면 도톤보리죠.”그래서 알게 됐다. MZ세대의 오사카 여행 핫 플레이스는 ‘도톤보리’란 걸. 그곳이 어떤 곳인지 궁금했다. 이 의문에 ‘두산백과’는 아래와 같은 답을 들려줬다.“도톤보리(道頓堀)는 일본 오사카에 있는 번화가다. 고급 상점들이 즐비한 신사이바시와 달리 서민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 난바로 이어지는 에비스바시에서 동쪽의 닛폰바시에 이르는 지역에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독특한 간판이 많다. 특히 에비스바시의 글리코 제과점 옥외 간판은 지역의 트레이드마크다. 에비스바시는 젊은이들의 난파(젊은 남성이 처음 본 여성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는 행동을 일컫는 일본어)로 유명하여 ‘난파 다리’라고도 불린다. 난파를 당하지 않고 이 다리를 건너게 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는 여성이 있을 정도로 이곳에서는 ‘난파’가 성행한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다코야키 가게, 회전초밥 식당, 유명한 라면집 같은 음식점도 흔하다.” 숙소에서 도톤보리까지는 지하철을 타면 10분이 걸리지 않는 거리. 유명세를 익히 들었으니 가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해가 질 무렵에 찾는 게 좋다”는 정보까지 알아냈으니 늦은 오후에 도톤보리행 지하철에 올랐다.과연 그랬다. 서울에 비유하자면 홍대 앞 젊음의 거리와 명동을 합쳐놓은 것 같고, 경북 포항에 빗대 말하자면 영일대해수욕장 번화가와 맛집 많은 쌍용사거리를 모아놓은 듯한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일본과 한국은 물론 중국과 서양의 MZ세대가 말 그대로 바글거렸다.앞서 언급한 ‘난파 다리’에도 가봤는데, 여행자가 워낙 많아 누가 누굴 유혹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난파’라는 행위가 이제 사라진 것인지도 확인이 불가능했다.이름난 음식점이나 카페가 아닌 길 한가운데 100여 명 가까운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 것도 낯선 풍경이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모두가 동일한 지점에 서서 순서대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활짝 웃으며 가끔 다리를 들어올리기도 하는 젊은이들의 카메라 렌즈에 담기는 건 흰색 운동복을 입은 사람을 그린 커다란 간판. 그림 속 사람은 ‘글리코’라고 했다.MZ세대가 만들어낸 도톤보리 거리의 긴 줄을 입 벌리고 바라보는 X세대에게 ‘글로코’가 뭔지 여행안내서 ‘저스트 고(Just go) 관광지’가 친절하게 알려준다.“도톤보리 초입에 위치한 에비스바시 주변에는 다양한 네온사인이 눈길을 끄는데 그 중에서도 ‘글리코’ 네온사인이 가장 눈에 띈다. 1935년 글리코 사인이 도톤보리에 처음으로 등장했는데 글리코의 마라토너가 오사카 돔과 가이유칸, 쓰텐카쿠, 오사카 성을 돌아 도톤보리에 골인한다는 내용을 의미하고 있다. 지금은 오사카의 명물이 되었고 기념사진 촬영지로도 인기가 높다.”한국으로 돌아와 포털사이트에 ‘오사카 여행’ ‘도톤보리’ 등의 단어를 입력하고 검색을 해보니 연이어 떠오르는 사진 10장 중 5~6장엔 글리코가 웃고 있다. 하기야 오사카를 찾은 여행객들 모두 너나없이 거기서 사진을 찍고 있었으니…. ▲라면집은 물론 다코야키 좌판 앞에서도 기꺼이 줄을 서는…도톤보리를 특정할 수 있는 단어 중엔 ‘줄서기’가 포함돼야 마땅하다.비단 ‘글리코’ 아래만이 아니었다. 이름난 초밥집과 라면집은 물론, 거리에서 다코야키(밀가루 반죽에 조그맣게 자른 문어와 파 등을 넣고 한입 크기의 구워낸 음식)를 파는 노점 앞도 ‘줄...줄...줄’로 가득했다. 그 줄 속엔 MZ세대가 다수.지난여름. 정년퇴직을 앞둔 50대 후반 선배와 냉면을 먹으러 갔다. 지역에서 소문난 맛집이라 가게 앞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다. 선배는 찌푸린 표정으로 잘라 말했다.“내 돈 주고 점심 사먹으면서 무슨 줄까지 서냐. 다른 식당으로 가자.”얼마 전 X세대 친구들 셋이 서울 홍익대 인근 거리에서 클럽에 입장하려고 길게 줄을 늘어선 젊은이들을 봤다. 한 친구가 이렇게 말했다.“강남역 근처 클럽도 저렇다더라. 대체 이 추운 날 왜 저러는지 난 이해가 안 돼. 너희는 이해 되냐?”그렇다. 이건 세대 간 차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듯하다.기자 역시 ‘삶의 즐거움 중 절반은 먹는 즐거움’이라 생각하는 사람임에도 3박4일의 오사카 여행 중 이름난 초밥집이나 라면 가게 앞에서 줄을 서본 적이 없다. 그게 토톤보리였건, 다른 유명 관광지였건.그러니, 다코야키 좌판 앞 줄에 섞일 이유도 없었고, 글리코와 함께 사진 속에 담기려고 줄을 설 생각 또한 눈곱만치도 없었다.식당과 카페, 클럽과 포토 존에서 길고 반듯한 ‘줄’을 만들어내는 MZ세대는 X세대인 기자에겐 이해가 힘든 생소한 구경거리에 가까웠다. 그건 어쩔 수 없이 먹어버린 나이 탓만이었을까? ▲돌아보면 기성세대도 ‘줄’을 설 때가 드물지 않았지되짚어 생각해보면 21세기 주류로 성장하고 있는 MZ세대의 ‘자발적 줄서기’와는 다른 형태의 줄이 만들어지던 시절이 있었다.인터넷을 통해 기차표와 버스 티켓을 예매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지기 전. 명절을 맞은 기성세대는 고향으로 돌아갈 기차 티켓이나 버스표를 사기 위해 역이나 터미널에서 몇 시간씩 줄을 섰다.그보다 한 세대 전. 민족 간의 전쟁으로 인해 아버지 혹은, 어머니를 잃은 아이들은 먼 나라에서 원조품으로 보낸 밀가루나 빵 한 조각을 얻기 위해 학교 운동장에 만들어진 긴 줄에 섞여야 했다.앞서 ‘세대 간에는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과 사고체계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보다 더 큰 전제로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은 어디서나 비슷하다’는 말도 했다.그랬다. ‘자발성’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그게 어떤 국가이건 어떤 인종이건 어떤 민족이건 어떤 세대건 줄을 서보지 않은 사람은 극히 드물거나 없을 터. 이는 여행을 통해 얻은 깨달음 중 하나다.늦가을과 초겨울 사이에 다녀온 오사카 여행은 적지 않은 즐거움을 선물했고, 거기서 다시 지루한 일상을 살아낼 힘을 얻기도 했다. 밤늦은 닛폰바시 거리에서 맛본 따끈한 어묵, 도심을 오가는 낡은 전철, 화려하면서도 익살스런 통천각 주변의 주점 간판들, 오사카 인근 교토의 청수사 아래 정감 가득한 골목, 그리고 ‘토톤보리의 스타 중 스타’ 글리코까지 오래 기억할 것 같다.마지막으로 여담 하나.한국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부랴부랴 도착한 오사카 간사이국제공항. 무시무시할 정도로 많은 한국인 여행자들이 만들어낸 ‘줄’에 섞였다. 항공기 발권 수속에서 보안검색대까지 자그마치 1시간 50분을 지루한 ‘줄 속’에 서있어야 했다.그러고 보니 일본 오사카 여행은 ‘줄’에서 시작해 ‘줄’로 끝났구나./홍성식기자 hss@kbmaeil.com끝

2023-12-26

태풍·지진·신공항… 함께 울고 웃었던 2023 계묘년

2023년도 어느듯 저물어 가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 하며 늘 쓰는 다사다난이란 말이 올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 여름 예천, 문경, 봉화, 영주 등 북부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모두가 열심히 살던 우리 이웃이자 선량한 주민들이었다. 폭우뿐만 아니라 지진도 빼놓을 수 없는 현실이 됐다. 새벽잠을 깨운 경주지진, 포항 지진손배소 정부책임 인정 판결 등 지진은 이제 우리 일상을 차지해버렸다. 신공항 특별법통과, 이차전지주 광풍 등 올 한해 신문지면을 장식했던 대구경북의 주요 뉴스를 간추려 2023년을 되돌아본다.▷예천 등 경북북부 집중호우 사망 실종 27명…전국 인명 피해 절반 집중지난 7월13일부터 16일까지 나흘간 예천, 영주, 봉화, 문경 등 경북북부지역에 지속된 폭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이 기간 이들 지역에 300에서 4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인명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에서만 사망 18명(예천8명, 영주4명, 봉화4명, 문경2명), 실종 9명(예천9), 부상 17명(예천12명, 영주2명, 문경1명, 봉화2명) 등 27명의 사망·실종 인명피해가 발생했으며, 1천576세대 2천359명이 주택이 산사태로 사라지거나 파손돼 대피를 했다.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발생한 예천군 감천면을 찾아 이재민을 위로하고 특별재난지역선포 등 신속한 후속조치를 지시했다. ▷대구경북통합신공항 특별법 국회 통과‘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안’이 지난 4월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데 이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공포되면서 법적토대가 마련돼 본격적인 건설에 들어갈수 있게 됐다. 지역정치권과 신공항 특별법 국회통과를 일제히 환영하고 신공항건설에 지역의 역량을 결집해나갈 것을 다짐했다. 대구시는 4월 17일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 국회 통과를 기념하는 전직원 조회를 열어 대구 미래 50년을 향한 본격적인 출발을 선포했다.홍준표 대구시장은 “신공항 건설을 통해 대구가 세계로 열린 도시, 파워풀 도시로 우뚝 솟는 대구굴기의 시대를 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포항지진은 인재… 정부는 시민들에게 배상해야지난 11월 16일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포항시민 5만여명이 정부와 관련기업을 상대로 지난 2017년과 2018년 발생한 촉발지진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제기한 지진손해배상 집단소송에서 소송에 참여한 개인별로 200~30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이 판결을 계기로 소송에 참여하지 못했던 포항시민들도 소송에 합류하려고 나서면서 변호사 사무실마다 아침일찍부터 장사진을 이루고 행정복지센터에서는 소송에 필요한 주민등록초본 발급건수가 폭증했다. 포항시는 정부에 일괄배상을 촉구하는 한편 무료법률상담소를 개설하는 등 취약층의 소송참여 지원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새벽 경주지진에 지진악몽 재현지난 11월 30일 오전 4시 55분쯤 경주 동남동쪽 19㎞지역 문무대왕면에서 발생한 규모 4.0 지진으로 경주를 비롯한 인근 포항, 울산지역 주민들은 건물이 흔들릴 정도의 진동에 놀라 새벽잠을 설쳤다.경주시민들은 7년전인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지진악몽을 떠올렸다. 다행히 이번 지진으로 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경주지역이 지진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했다. 경주와 포항, 그리고 울산주민들은 본진에 이어 더 큰 여진이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경주시민들과 마찬가지로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촉발지진으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포항시민들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포항 이차전지, 구미 반도체, 대구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지난 7월 20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모한 국가첨단전략산업단지에 포항은 이차전지, 구미는 반도체, 대구시는 모터 소부장 특화단지로 각각 지정되면서 미래 신성장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특화단지로 선정되면 첨단전략산업의 투자 촉진을 위해 인·허가 신속 처리 특례, 기반시설 구축(특화단지 산업기반시설 우선 지원), 민원 처리, 펀드 조성, 세액공제 등을 패키지로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돼 반도체, 이차전지 산업 글로벌 초격차를 경북이 이끌 수 있게 된다.경북도는 반도체,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대한민국의 전략산업을 이끌 것이라고 자신했다. ▷소나무재선충병 극성… 포항 피해 심해경북의 대다수 지역 야산들이 올해도 재선충병을 피해가지 못하면서 애써 가꾼 산들은 민둥산으로 변했다. 특히 포항은 올해 전국에서 재선충 피해가 가장 큰 지역으로, 구룡포부터 호미곶까지 남부 해안선을 따라 산림 2만1천㏊에서 소나무 20만여 그루가 고사했다.소나무 재선충병은 크기가 약 1㎜인 실 모양 벌레인 재선충이, 소나무 조직의 수분 통로를 막아 말라 죽게 하는 병이다. 보통 가을인 9∼10월에 재선충병이 발생하나 올해는 6월에도 극성을 부렸다. 포항시는 최근 1년반 동안 2천800ha 지역의 소나무 13만여 그루를 제거했고 경북도도 지난해 10월부터 올 3월까지 58만여 그루 소나무를 제거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피해를 근원적으로 막지 못하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차전지주 광풍… 지금은 고점대비 반 토막난 상태지난 7월 주식시장에서는 이차전지관련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신고가를 갱신하는 뜀박질이 이어졌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는 50만원대에서 60만원을 돌파하더니 90만원, 곧이어 100만원을 돌파하면서 황제주로 등극했다.에코프로 형제주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친엔도 연일 신고가를 갈아치웠으며 포스코와 포스코 퓨처엠도 상승행렬에 올라타기 시작, 사상최고가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코프로는 급기야 153만원을 찍었다. 그러나 산이 높으면 골도 깊다는 말처럼 휘몰아치던 광풍은 고점 우려에 꺼지기 시작, 지금의 주가는 대부분 당시 대비 반토막이 나면서 뒤늦게 뛰어든 개미들의 손실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25APEC경주 유치 서명 146만명 돌파2025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경주시민들의 열기가 갈수록 뜨겁다.경주시는 지난 4일 기준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100만 서명운동 85일 만에 146만 3천874명이 동참했다고 밝혔다.이번 서명운동은 지난 9월 7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희망 포럼’에서 100만인 서명운동 출정 퍼포먼스를 통해 본격화된지 3개월도 안돼 거둔 성과다. 경주시는 유치서명을 시작한지 한 달여 만에 50만여 명을 넘어서면서 서명 목표 달성에 대한 초기 우려와 달리 2개월 만에 100만 달성했다. 이어 3개월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최종 146만여 명이 참여하면서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에 대한 시민과 국민적 관심이 대단히 뜨거웠던 것으로 확인됐다. ▷5년간 1천억 지원 글로컬 대학 경북서 3개대 선정교육부 주관 ‘글로컬대학’사업에 안동대-경북도립대, 포항공과대 총 2곳 3개 대학이 지난 11월 13일 최종 선정됐다글로컬 대학은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역량이 있는 비수도권 대학을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으로 대학 한 곳당 5년간 1천억원을 지원한다. 이들 2곳 3개 대학은 지난 6월 전국 108개 대학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예비 지정됐고, 이후 세부 실행계획서 작성과 대면평가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안동대-경북도립대는 전국 최초 국공립대 통합을 실현하기 위한 통합대학으로 입학정원 대폭 감축과 통합대학 내에 공공부총장제도 도입과 대학과 지자체, 혁신공공기관을 연결하는 전담기관인 K-ER협업센터를 설치·운영하는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제시했다. ▷포항시-포스코 화해의 손잡다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정우 포스코회장이 지난 7월 3일 포항 포스코 본사에서 열린 포스코 포항제철소 1기 설비 종합준공 50주년 기념행사에서 20개월 만에 만났다.두 사람은 그간 지주사인 포스코 홀딩스 본사 소재지 문제 등을 두고 포항시와 포스코간의 갈등과 오해를 풀고 상생해 나가기로 했다.이강덕 시장의 상생의 지혜를 발휘해달라는 요청에 최정우 회장은 2030년까지 국내외 투자 전체 121조 중 포항과 광양 등에 73조를 투자하겠다고 화답했다./정상호기자 jyr933@kbmaeil.com/사진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2023-12-25

살기 좋고 지속가능한 지방도시 본보기 된다

2023년이 시작될 때 고령군은 “젊은 고령-힘있는 고령”을 슬로건으로 군민들과 함께 하고자 했다.이남철 고령군수는 “군정 혁신과 고령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고금리·고물가 등 서민경제의 위기와 교부세 감소로 인한 지방 재정 운용의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 부분 지켜졌다는 평가다.고령군은 지난 9월 오랜 염원이었던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라는 경사를 맞았다. 이제 고령군은 ‘세계유산의 도시’임을 내세우며 국제적으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전환기에 서있다. 인구 유입 확대를 위해 다산 곽촌지구 도시개발사업을 벌이고, 다산 상곡·좌학리 일대에 신규 아파트 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고령군은 클라인가르텐 및 천년건축, 청년임대주택 등 지속적인 정주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는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한 맞춤형 처방전이라 할 수 있다.또한 고령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단지 2곳을 조성 중이며, 친환경 청정에너지발전소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 세일즈 활동으로 ‘투자유치 9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이와 함께 대구권 메가시티의 배후도시로서 고령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시기에 각종 개발사업 추진과 첨단 앵커기업 유치에도 총력 대응 중이다.이런 노력은 각종 외부평가에서 증명됐다. 2023 고령 대가야축제 경상북도 지정축제 ‘최우수상’ 수상과 시군 문화유산분야 평가 ‘최우수상’ 수상, 지역자율형 사회서비스 투자사업 ‘최우수상‘ 수상 등 모두 47개 분야에서 상을 받는 기쁨을 누린 것이다. 이는 지역의 위상을 높이기도 했다내년엔 역대 최대 규모인 4천407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경쟁력 높은 역동적 군정을 추진할 목표와 계획을 세웠다“는 고령군의 2024년을 미리 전망해본다. □ 청년 희망도시, 세계유산의 도시로 성장할 발판 마련고령군은 2024년에도 지역의 미래 핵심키워드를 청년으로 삼고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을 다양한 청년정책을 준비 중이다.청년임대주택, 천년건축 시범마을, 클라인가르텐과 청년농촌보금자리 조성사업 등을 추진해 지역 청년의 안정적인 주거 인프라를 구축하고, 청년 일자리 조성을 위해 2024년 준공 예정인 월성일반산업단지 일대에 첨단기술산업 중심의 중견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게 된다. 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전망이다.여기에 청년 일자리·창업지원센터 운영과 함께 청년 창업 및 지역 정착지원사업, 청년몰, 청년특화거리 조성 등을 추진해 청년의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유도해 나갈 방침이다.문화예술창작소 건립, 청년 예술인 창작지원과 록 페스티벌 등 문화예술 행사를 통해 청년중심의 문화가 지역 곳곳에 스며들게 함으로써 청년이 지역사회를 이끌어 가는 청년희망도시를 만든다는 것이 고령군의 복안이다.지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라 할 지산동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역사·문화·관광 모든 측면에서 고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령군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유치와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방문자센터 건립을 시작으로, 세계유산 야간경관 조성, 대가야 고도 지정 등을 추진해 세계유산의 보존과 역사적 가치를 제고해 나가고 있다.세계유산축전, 문화유산 야행 등 가야고분군 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사업도 적극 추진해 고령을 누구나 인정하는 세계유산의 도시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관광산업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고용 창출을 이끄는 중요한 미래전략산업이다. 이를 감안해 은행나무숲 바래미 생태레저단지와 함께 야간경관 명소화 사업, 어북실 명품 초화단지 조성 등을 추진한다.이는 차별화된 시도와 변화로 낮과 밤 모두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관광거점을 만들어내고, 관광객 유치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다. ‘고령관광 100만 시대’는 그렇게 열릴 것으로 추정된다.경상북도 지정 3회 연속 최우수 축제에 빛나는 ‘대가야축제’는 세계유산을 테마로 한‘대가야의 고분군’이라는 주제로, 내년 3월 개최될 예정이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함께하는 대한민국의 대표축제로 성장시킨다는 것이 고령군의 다짐이다. □ 살기 좋은 스마트 농촌과 지속가능한 산업인프라 구축인구 감소, 기후 변화 등 급변하는 농촌의 현실을 감안해 고령군은 스마트농업으로의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새로운 농업인구 유인과 귀농·귀촌인을 위한 정주 인프라 구축을 위해 청년복합귀농타운, 임대형 스마트팜 등 귀농·귀촌 통합플랫폼 구축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그 구체적 사례다.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과 농업인력뱅크 운영, 농기계 임대사업소 조성 등 농촌 인구구조 변화와 고령화에도 적극 대응한다는 것이 고령군의 계획이다.이와 함께 스마트 농업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시설 현대화 및 스마트팜 보급 확대, 과학영농 기반구축 등 농업 환경변화에 따른 농업기술혁신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령딸기 농촌융복합 산업지구 조성, 농산물가공 종합처리장 설치 등으로 우수한 지역 농산물의 부가가치 창출과 유통 활성화를 통한 농가소득 향상은 부자농촌을 실현해 나갈 힘이 되어줄 것이다.국가적으로 메가시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달빛내륙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특별법 발의와 함께 대구 제2국가산업단지가 지정됐다. 이에 따라 대구권 메가시티의 배후도시로서 고령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고령군은 다산면 곽촌지구 개발사업을 비롯해 좌학·상곡지구 신규 주거단지를 조성하고, 월성일반산업단지 준공에 앞서 투자유치 활성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특히 다산면에 집약된 산업단지 일대를 고령형 기회발전특구로 지정해 첨단중견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 중이다.지역의 미래성장기반 확충을 위해서는 친환경 청정에너지 발전소와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노후산업단지 대개조사업, 산업단지 아름다운 거리 조성 등 기업하기 좋은 산업 인프라 구축에 진력하고 있다.지역 발전의 초석이 될 대가야 하이패스 IC, 달빛내륙고속철도 조성, 국지도 및 지방도 확장 등 광역교통망 구축에서도 선제적 대응을 통해 고령군을 영호남 물류교통의 허브로 조성해 나간다는 게 고령의 미래 전략이다. □ 군정의 모든 방향은 ‘군민을 위해, 군민을 향해’로 설정고령군은 차별 없는 사회참여 인프라 조성을 위한 장애인 종합복지센터와 노인복지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어르신 돌봄 시스템 및 공공일자리 확대 등 지역사회서비스 제공을 통한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도 소홀할 수 없다.공공보건과 민간의료기관의 협업을 통한 군민체감형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스마트 헬시하트 사업과 감염병 대비 태세 확립 등 각종 재난·응급 의료체계 구축으로 공공보건안전망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령만의 특색 있는 출산정책인 산후조리비 지원사업을 통해서는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고, 국공립 어린이집 확대, 다함께 돌봄센터 및 지역아동센터 지원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환경 조성에도 노력 중이다.또, 군민체육관 건립 등 생활체육시설 조성과 체육활동지원으로 군민의 여가를 책임지는 것은 물론, 자연재해 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 안심귀가거리 조성 등 각종 재난재해를 사전에 예방함으로써 군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령군은 ‘현장’과 ‘소통’을 군정의 핵심가치로 삼아 지난 1년 6개월 동안 50여 차례 각계각층의 군민 3천여 명을 만나 그들의 목소리를 군정에 반영해왔다.이에 더해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군 관리계획 재정비와 성장관리계획을 수립해 난개발을 방지하고, 도시재생 뉴딜사업, 스마트시티 솔루션 확산사업을 추진해 ‘살기 좋은 도시, 지속가능한 고령’을 만든다는 계획이다.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무상급식, 교복 무상지급,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 3대 무상교육을 추진해 나가고, 어린이과학체험관 개관, 창의 융·복합 프로그램 운영 확대 등 지역인재 육성지원에도 땀을 쏟고 있다는 게 고령군의 설명이다.미래 전략 수립과 그 계획을 실현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합쳐지고 있는 고령군의 2024년을 주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남철 고령군수는 “군정혁신과 고령의 밝은 미래를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이 약속은 고금리·고물가 등 서민 경제의 위기와 교부세 감소로 인한 지방 재정 운용의 어려움 속에서도 상당 부분 지켜졌다는 평가다. 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3-12-25

“사통팔달 교통의 요충지 구미 동서지역 균형발전 견인할 터”

최근 ‘반도체산업 특화단지 지정’과 ‘방산클러스터 유치’에 성공한 구미시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인근 지자체와의 유기적인 연결과 공항 접근성 향상을 위한 교통망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미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과의 거리가 불과 10㎞ 이내에 인접한 국가산단을 보유하고 있어 지난해 기준 경상북도 항공 수출액의 93%, 수출입 물동량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구미시의 이러한 지리적 특성으로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물류 거점도시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구미시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의 배후도시, 물류 거점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교통망 확충 사업들은 무엇이며, 얼마나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 신공항 경제권 중심도시 구미, 광역 교통 인프라 구축신공항 개항 후 항공물류 이동 중심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구미시는 혁신적인 교통망을 구축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북연구원이 발표한 신공항 수요전망에 따르면 2050년까지 신공항을 거점으로 한 중부권 항공물류 수요는 2030년 20만t, 2040년 38만t, 2050년 72만t으로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구미시는 중부권 항공물류 허브로서 신공항 활성화와 더불어 중서부 광역경제권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특히, 신공항 핵심 배후도시로서 첨단산업단지 등 최적의 산업인프라를 기반으로 경제력 기반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의성, 김천, 대구 군위를 비롯한 인근 지자체들과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또 국가산단 입주기업들의 물류비 절감 및 항공수출 증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중서부권 광역발전 마중물, 구미∼군위 고속도로 건설‘제2차 고속도로 건설계획’에 반영된 구미∼군위 고속도로 건설은 총연장 24.9㎞에 1조 5천468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지난 10월 국토교통부에서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을 착수했다. 구미시는 내년 중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구미와 대구 군위를 최단거리로 잇는 이 사업은 지난 9월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영식 의원(국힘·구미시을)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에 질의하면서 언급됐으며, 김장호 구미시장은 대통령실, 국회, 정부세종청사 등을 수시로 찾아가 사업 조기 추진을 건의해 내년 시행예정이었던 사전타당성 조사를 올해 10월로 앞당겼다. 구미∼군위 고속도로 사업이 완료되면 경부고속도로와 중앙고속도로 등의 기존 교통망과 연계돼 원활한 산업물류 수송과 물류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사업은 신공항 활성화뿐만 아니라 대전·충청권을 포함한 경북중서부 광역경제권 발전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신공항 개항 후 항공물류 이동의 주요도로로 예상되는 구미국가5산단에서 서군위IC까지 연결되는 지방도 927호선(국도 33호선∼5산단∼서군위IC∼신공항)을 국도로 승격해 신공항 배후의 교통인프라 향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신공항과 가장 가까운 구미국가5산단의 접근성 강화를 위해 고아읍 송림리에서 해평면 문량리를 연결하는 연장 4.6㎞, 사업비 1천899억원이 투입되는 ‘제5단지 진입도로 공사’가 2025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6차선으로 구성된 이 구간은 지방도 927호선과 접목돼 5산단 입주기업들의 신공항 연계와 정주여건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 국가산단과 신공항을 연결하는 ‘동구미역’신설구미시는 국가산업단지와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연결하는 대구경북선 동구미역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국토교통부 사전 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대구경북선(서대구∼신공항∼의성)은 서대구에서 출발해 통합신공항과 의성군을 잇는 61.3㎞에 2조 444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이다. 구미시는 서대구∼신공항 구간이 구미지역을 관통함에 따라 구미국가5산단과 근접한 지역에 ‘동구미역’을 신설하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시는 신공항 입지 선정(2020년 8월) 이후 국미국가5산단 1단계의 분양률이 24%에서 95%로 상승할 만큼 발전가능성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판단한다. 또 반도체 소재부품 세계시장의 압도적인 점유율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력의 구미산단의 미래발전성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구미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부장관의 발언에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음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구미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현안 보고회에서 원 장관은 “현재 대구경북선 노선을 어디로 할지 심사 중인데 (제가 예상하기로는) 구미시민과 상공인들의 염원이 반영되는 방향으로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직 장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는데 여러분들이 잘 알아들으면 된다”고 덧붙였다. 동구미역 신설에 대한 필요성이 충분하고, 중앙부처가 동구미역 신설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으면서 역사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글로벌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동서횡단철도 구축구미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개항으로 인한 글로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기존 경부선 구미역에 중부내륙선 KTX-이음(속도 250㎞/h)을 정차하는 방안을 추진함과 동시에 동서횡단철도(전주∼김천, 의성∼영덕)의 단절 구간인 김천∼의성 구간에 구미역을 추가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지역과 전북지역을 잇는 동서횡단철도 사업은 동서통합 및 영호남간 교류, 지역균형발전, 철도 네트워크 효율화 등을 위해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서 ‘김천∼영덕’구간을 시작으로 2∼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새만금∼대야’, ‘전주∼김천’, ‘의성∼영덕’등 단구간 형태로 제안돼 진행되고 있는 사업이다.당초, 구미시는 신공항과 연결된 이 사업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나, 김장호 구미시장이 당선된 직후 단절된 김천∼의성 구간에 구미역을 추가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김 시장은 동서횡단철도가 ‘김천∼구미∼의성(신공항)∼영덕’구간으로 구성이 되면 신공항 연결성과 더불어 환동해권 철도 연결이 가능해 사통팔달의 전국 철도망 구축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이 사업은 ‘전주∼김천’, ‘의성∼영덕’구간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사업에 검토사업으로 반영된 상태다. 이에 구미시는 현재 단절돼 있는 ‘김천∼의성’구간에 구미를 반영시켜 내년 상반기 제5차 국가철도망 사업에 반영되도록 할 계획이다. 대구경북신공항, 혁신도시, 국가산업단지 등 충분한 잠재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구미가 반영될 경우 제1차 국가철도망 계획 수립 이후, 경제성과 타당성 미확보로 진행되지 못한 ‘김천∼영덕’간 철도사업은 추진에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김장호 구미시장은 “새만금∼구미∼영덕으로 연결되는 동서횡단철도 사업이 추진된다면 건국이래 동서로 단절되었던 국토를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다는 역사적 의미와 함께 구미는 경부선, 경북선 등 대구·경북지역과 밀접하게 연계돼 경북내륙권 및 부산울산권과의 교통 결절점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라며 “신공항 개항으로 맞게 될 글로벌 시대에 걸맞는 광역교통망을 반드시 구축해 구미를 동서지역 균형발전을 견인하는 교통의 요충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3-12-25

장흥삼합·강진 한정식·벌교 꼬막… 겨울 미식 기행 ‘딱’이네

겨울에 떠나는 여행은 고적하다. 허다한 풍경이 눈에 덮이거나 쓸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맛있는 음식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느 계절에 떠나도 미식 여행은 행복하다. 특히 미식의 본고장인 전라도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겨울에 즐길만한 전라도의 대표 먹거리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사철 삼합 겨울엔 석화까지 장흥의 맛전남 장흥은 산과 들 바다가 주는 맛있는 음식으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겨울 제철 음식으로 매생이 감태 석화구이를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전국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매생이는 겨울 보양식으로 인기가 높고 일출 포인트인 남포마을의 ‘석화구이’는 가치에 비해 덜 알려진 우리나라 최고의 명물로 꼽힌다.장흥군민 보다 많은 사육두수를 자랑하는 ‘한우’ 청정해역 득량만에서 채취한 ‘키조개’ 슬로시티에서 키운 ‘표고버섯’을 함께 구어 먹는 ‘장흥삼합’도 별미 중의 별미에 속한다. 세 가지를 단정히 쌓아 먹으면 부드러운 소고기의 육즙과 말캉하게 뜯기는 키조개의 질감, 또 표고버섯의 고소한 풍미가 입안을 가득 채운다. 누가 더 잘났다 자기주장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하나하나 따로 먹을 때의 재미와는 또 다른 매력이다.장흥에는 토요일마다 ‘정남진 토요시장’이 열린다. 전국 최초의 주말 시장인 토요시장에서는 다양한 공연과 저렴한 한우고기 그리고 고향의 훈훈한 정이 듬뿍 담겨 있는 할머니 장터가 유명하다. 장흥삼합을 비롯해 낙지 바지락 쭈꾸미, 전어 등의 싱싱한 해산물과 함께 전통 순두부 곱창전골 등 먹을 것이 풍성하다. ◇산해진미가 춤을 추는 강진의 한정식전남 강진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개미진다고 이야기한다. 개미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 그 음식에 녹아 있는 독특한 맛’을 뜻하는 전라도 사투리다. 산해진미가 올라오는 강진 한정식은 전라도 음식 중에 최고로 꼽힌다. 강진의 한정식이 발달한 것은 물자가 풍부하거나 교역이 발달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강진이 유배지였기 때문이었다. 유배를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는 법. 오히려 음식에 대한 욕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유배를 온 귀족이나 양반이 이곳의 특산물을 이용해 양반식 식단과 궁중음식을 차려 먹었던 것이 유래다.강진의 한정식은 예전에는 90여 가지가 넘는 음식이 상에 올랐다. 그야말로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의 음식이다. 강진 한정식집 중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은 유흥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도 나온 해태식당이다. 하지만 지역민들은 예향(구 명동식당)이 더 맛있다고 한다. 육회는 물론 부드러운 토하젓과 두툼한 광어회, 표고버섯탕수까지 모두 맛있다.강진의 또 다른 먹거리는 뱀장어다. 자연산도 있지만 양식도 많이 키우고 있어 사시사철 먹을 수 있다. 목리장어센터를 비롯해 강진의 장어구이는 기름기를 많이 뺀 소금구이를 즐겨 먹는다. ◇간간하고 알큰한 벌교의 겨울 맛 벌교‘벌교에서는 주먹 자랑 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벌교 출신의 주먹(건달)들이 많은 것 아니냐고 오해할 수 있지만 의병장인 안규홍이 의병 활동을 하며 투쟁했던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벌교에서 또하나 자랑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음식 자랑이다. 보성에 붙어 있는 작은 마을이지만 음식솜씨만큼은 일품이다. 보성의 겨울 먹거리 중 일품은 역시 꼬막이다. 갯벌에서 나는 참꼬막은 수심 10m 정도의 모래 진흙밭에서 사는 새꼬막보다 성장은 더디지만 감칠 맛이 난다. 전국 참꼬막의 90% 이상이 전남에서 잡히고 반 이상이 여자만 대포와 장암에서 난다.정약전은 ‘자산어보’에서 꼬막을 가리켜 “살이 노랗고 맛이 달다”라고 하였는데, 단맛이 나는 것은 꼬막에 글리코겐 성분이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간간하고 졸깃졸깃하고 알큰하기도 하고 배릿하기도 한 그 맛’. 소설 ‘태백산맥’은 꼬막을 이렇게 표현했다참꼬막은 그대로 쪄내거나 간장양념을 올린 양념 참꼬막으로 내고, 큼직한 피꼬막은 매콤한 양념장에 채소와 함께 무쳐낸다. ◇폭신폭신 도톰한 식감이 자랑, 풍천장어곰장어도 아니고, 붕장어도 아니다. 고창에서는 풍천장어를 맛봐야 한다. 풍천장어는 강물과 바닷물이 섞이는 곳에서 서식하는 장어다. 풍천(風川)이란 말도 바닷물과 강물이 합쳐지는 지형을 말하는데, 고창군 선운사 인근의 인천강이 바로 풍천이다.다른 곳에도 풍천이 많지만 풍천장어는 ‘전라북도 고창군에서 생산되는 장어’라고 명시돼 있을 만큼 고창군의 지분이 막대하단 말씀. 그래서일까, 고창에서 맛 본 풍천장어의 맛을 잊지 못하겠다. 껍질위로 도톰하게 살이 올라 한 조각이 입 안 가득, 포근하게 무너지는 식감은 씹으면 씹을수록 중독적이다. 골고루 양념을 발라 간을 더하니 장어가 낯선 여행자에게도 부담이 없다.곁들여 나오는 명이나물 장아찌나 깻잎 장아찌와 함께 먹으면 짭쪼롬한 맛이 더해져 더욱 식욕을 돋군다. 민물과 바닷물을 모두 누비는 장어이니 어쩐지 더 보신이 되는 것 같은 기분은 착각일까?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배가 짱짱한 느낌, 풍천장어에게 공을 돌리겠다. ◇구석구석 관광도 알차게잘 먹는 만큼 잘 노는 것도 중요하다. 맛을 따라 갔으면, 이 고장의 멋을 따라갈 차례. 장흥-강진-고창을 거쳐가는 코스마다 지역의 명소가 마중한다. 장흥에서는 편백나무숲 우드랜드와 가우도 출렁다리를 만난다.피톤치드가 솟아나는 우드랜드는 아무 생각 없이 훠이훠이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섬의 모양이 소의 머리를 닮았다는 가우도는 두 개의 출렁다리로 육지와 이어져 있다. 섬을 빙 둘러 생태탐방로인 ‘함께해길’도 만들어져 있는데, 약 1시간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다. 사방에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은 괜히 마음을 촉촉하게 한다.고창에서는 선운사를 들른다. 가을이면 상사화가 파도처럼 넘실대는 선운사, 혹시 가을이 아니어도 편안하고 고즈넉한 분위기만으로 아름다운 곳이 아니던가. 잘 정돈된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여행을 떠나기 전 근심과 걱정들이 모두 날아간다.장흥·강진·고창/글·사진=차민경 여행작가

2023-12-21

갑진년 ‘푸른 용의 해’ 경주 관광객 5천만 향해 달린다

경주만큼 볼거리많고 한국적인 정취가 느껴지는 곳도 없을 것이다.  코로나 이후 주춤했던 관광객들이 다시 천년도시 경주를 찾고 있다.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10월말 기준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경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지난해 3천793만명 보다 6.6% 증가한 4천43만명으로 국내 관광 일번지 명성을 되찾고 있다.올해 최고 이벤트는 단연 대릉원 입장료 전면 폐지와 천마총 발굴 50년을 기념해 열린 ‘대릉원 미디어아트’이다.여기에 대릉원(11월말 기준 145만명)과 황리단길(11월말 기준 1247만명) 등에 집중된 관광객들을 중심상가로 유인하기 위해 펼쳐진 불금예찬과 중심상권 동행 행사를 비롯한 경주문화관1918 활성화는 경주 관광 외연을 시내 전역으로 확장시켰다.경주시는 내년도 갑진년, 푸른 용의 해를 맞아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를 통해 관광객 5천만 시대를 활짝 열어 국제 관광도시와 세계적인 MICE 산업도시로 위상을 드높일 계획이다.주낙영 경주시장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중단 없는 지역 문화관광 발전을 위해 올 한해 쉼 없이 달려온 결과 올해 경주로ON 출시, 스마트 에어돔 개관, 도심 관광·상권 활성화 등의 결실을 거둘 수 있었다”며 “내년도 청룡의 해 갑진년에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반드시 유치하고 역사문화관광 특례시 지정도 조속히 완료해 미래 경주 발전을 위한 초석을 다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지난 9월부터 시작한 100만인 경주유치 서명운동이 불과 85일 만에 146만 명의 지지를 이끌어 내면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대한 시도민들의 뜨거운 의지와 열망을 보여줬다.서명지는 이달 중 공모 신청에 앞서 외교부 준비기획단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등에 전달될 예정이다.앞으로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APEC 유치 추진단’은 공모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대내·외 홍보, 범시민 유치활동 지원 등을 펼쳐 나간다.추진단을 중심으로 타 도시와 차별화된 유치제안, 현장실사, 프리젠테이션 등으로 외교부 공모절차에 철저히 준비하고 대정부와 정계는 물론 공중파, SNS 등을 활용해 막바지 유치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도심 관광·상권 활성화경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대릉원 고분을 배경으로 펼쳐진 미디어아트가 야간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떠올랐다.대릉원 무료 개방과 천마총 발굴 50주년을 기념해 펼쳐진 ‘2023 경주 대릉원 미디어아트’는 5월4일~6월4일 대릉원을 찾은 관광객 수는 31만4천163명으로 지난해 1년간 전체 대릉원 방문객 132만 9천114명과 비교하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옛 경주역은 ‘경주문화관1918’로 개관 후 MZ세대들이 선호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변신해 활기를 띠었다. 올해는 △1918 콘서트(5회, 1만2천300여명) △아트마켓1918(6회, 2천여명) △유명 미술가 전시전(5회, 2만8천946명) △무료대관(269회, 2만9천628명) △문화창착소 프로그램(60회, 93명) 등의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중심상권 금리단길에서 5월26일~11월3일 열린 불금예찬 야시장은 21회에 걸쳐 4만3천여 명이 방문해 새로운 관광코스로 각광받았다. 특히 봉황대 뮤직스퀘어, 거리예술위크 등과 연계돼 매출액 1억원을 훌쩍 넘겼다. □ 신라의 맥을 잇는 새로운 관광명소신라 금관이 출토된 ‘금관총’과 신라고분의 대한 이해도를 높일 ‘신라고분정보센터’를 비롯한 신라왕궁 출토유물 전시관인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가 올 6~7월 개관돼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했다.신라 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과 함께 디지털 복원을 통해 가상공간에서 신라인의 생활상이나 신라왕경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천년 신라왕경 디지털(메타버스) 복원 프로젝트’도 속도를 내고 있다.2027년까지 1천365억원 예산을 들여 타임머신 플랫폼을 구축하고, 신라 왕경(王京) 핵심 유적의 디지털 복원도 병행한다. 복원 결과물을 일반인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현실 공간속 디지털 체험관도 조성한다.경주민속공예촌과 맞닿은 곳에는 신라 공예인들의 숨결을 느끼고 신진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위한 공간인 ‘신라금속 공예관’은 내년 6월 개관된다.감포에는 문무대왕 해양 정신과 신라 해양 역사를 교육·전시하는 공간인 ‘문무대왕 해양역사관(2025년)’, 문무대왕면에는 해양문화체험 복합센터인 ‘선부역사기념공원(2027년)’이 각각 개관돼 해양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 예정이다.□ 관광객 5천만 시대경주시가 역사문화관광 특례시 지정 추진과 경주로ON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관광도시 조성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대한민국 역사문화관광 중심지로 발돋움한다.지난 9월부터 교통·숙박 예약에서 맛집 검색까지 모바일 관광앱인 ‘경주로ON’ 하나로 경주 여행이 가능해졌다.여기에 향후 황리단길 생활문화센터, 대릉원, 신경주역 등을 활용한 오프라인 여행자 라운지에는 ‘경주로 ON’과 연동되는 디지털사이니지, 짐보관 서비스, 포토부스, 북카페 등으로 편리하고 안락한 여행자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경주보문단지 내 동궁원, 버드파크와 함께 또 다른 힐링 명소로 거듭날 경주 식물원(라원)도 2025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동궁원의 부족한 콘텐츠인 가상현실(VR), 증가현실(AR) 등의 체험시설 도입과 야외 정원을 시설을 대폭 확대했다.여기에 도서관과 지식정보센터, 커뮤니티 공간을 접목한 복합문화도서관도 2026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이다. 도서관, 생활문화시설, 경주의 자연을 융합한 이른바 ‘카페형 도서관’으로 미래 지향적 공간을 만든다는 게 경주시의 기본 구상이다. □ 권역별 생활체육 인프라 조성사계절 전천후 축구 훈련장 시설인 ‘스마트 에어돔’이 4월16일 정식 개장 후 폭염과 한파 속에서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특히 여름철 24℃, 겨울철 18℃로 1년 365일 쾌적한 운동 환경이 유지되고 있어 각종 축구대회, 프로팀 훈련, 동호회 시합, 행사장소 대관 등으로 올 한해(12월8일 기준) 총 이용객수는 1만7천여 명에 이른다.스포츠 복지를 통한 건강한 도시를 조성하기 위해 권역별 파크골프장은 물론 체육센터 및 체육공원 조성사업도 순항 중이다.경주시는 내년 연말까지 39억 원 예산을 들여 △시내권(경주파크골프 제2구장) 18홀 △북경주(안강) 9홀 △남경주(외동) 9홀 등 총 36홀을 추가 조성한다.기존에 조성 완료된 △시내권 36홀 △서경주(건천) 9홀 △동경주(양남) 18홀을 더하면 5개 권역에 파크골프장이 총 99홀이 운영되는 셈이다.7월에는 건천에 다목적 체육공원이 준공됐다. 향후 충효 국민체육센터(2026년), 현곡 체육공원(2025년), 남경주 국민체육센터(2026년), 반다비 국민체육센터(2027년), 베이스볼파크 3구장(2025년) 완공으로 시민 건강증진과 여가활동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황성호기자 hsh@kbmaeil.com

2023-1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