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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예심국악소리, 전통연희 공연 ‘소리에 춤을 얹다’ 성황

경북도 지정 전문예술단체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최근 영덕 예주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전통연희 공연 ‘2022 소리에 춤을 얹다’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예주문화예술회관 2022 공연장 상주단체 레퍼토리 공연으로 펼쳐진 이날 공연에는 300여 명의 관객이 관람했다.제18회 광주 임방울 판소리 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김명남 명창이 영덕의 복사꽃과 상대산의 관어대를 판소리로 직접 작창하고 소리도 선보였다.특히 관어대의 소리는 영덕군민연극단의 박상완 씨가 소리글을 씀으로써 군민이 함께 참여하는 공연으로 그 의미가 더욱 크다는 호평을 받았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축원의 의미와 복을 기원하는 축원 북춤으로 영덕군민들의 가정에 액운을 몰아주는 기운을 불어넣어주었다.이어 이용덕 명무의 태평무, 젊은소리 쟁이의 반주와 판굿, 예심국악소리 단원들의 진도북춤, 소고춤 등 우리에게 익숙한 전통춤을 선보였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이번 공연은 상주단체의 역량 및 자생력을 강화하고 지역주민들의 문화향수권을 보장해 지역문화예술의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기획된 공연으로 무료로 진행됐다”고 소개했다.한편, 예심국악소리는 2008년 설립해 2016년 경북도전문예술단체, 2022년 예주문화예술회관 공연장 상주단체로 지정받았으며 그동안 한국의 전통춤의 진수를 지역의 풍류에 담아내 주목받고 있다.정기공연 이외에도 지역의 소리와 이야기로 전통의 전승 뿐 아니라 창작 공연으로 국악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3

가족과 함께 즐기는 ‘헨젤과 그레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여름방학을 맞아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보인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네 번째 시즌 공연으로 가족오페라 ‘헨젤과 그레텔’을 22일부터 24일, 28일부터 30일까지 총 6회 공연한다고 12일 밝혔다.‘헨젤과 그레텔’은 독일의 작곡가 훔퍼딩크가 누이동생 베테의 대본에 곡을 붙여 만든 ‘동화오페라’로, 숲속 과자집으로 아이들을 유인해 잡아먹는 마녀와 그를 물리치는 두 남매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형제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다.엥겔베르트 훔퍼딩크의 환상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이 작품은 유럽 현지에서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공연되는 레퍼토리로도 유명하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여름방학을 맞이한 7월 가족오페라라는 공연 취지에 맞게 입장 연령을 6세로 확대해 온 가족이 함께 관람할 수 있는 오페라로 제작하고 있다.매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선보이고 있는 가족오페라들은 전국 투어공연을 포함해 매회 90% 이상의 높은 객석점유율을 기록해 오고 있다.재치 있는 연출과 탄탄한 실력을 갖춘 출연진들의 음악성까지 더해져 관객들이 믿고 보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기획 제작한 ‘헨젤과 그레텔’은 개성이 넘치는 관록의 연출가 헨드릭 뮐러, 무대디자이너 페트라 바이케르트가 2019년 선보였던 독창적이고 상징적인 프로덕션의 무대와 의상을 그대로 재현하되 성악가와 합창단의 신비로운 멜로디를 중점으로 재연출했다.특히, 헨젤과 그레텔을 과자집으로 유인하는 마귀할멈 역을 남자인 테너가 연기하고 동화 속에서 만나던 과자집을 실제로 재현하는 등 극적인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이번 공연은 하차투리안 국제콩쿠르와 아르투르 니키쉬 국제지휘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박준성이 지휘를, 국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출가 이혜영이 재연출을 맡았다. 헨젤 역에 메조 소프라노 정세라와 소프라노 김혜현, 그레텔 역에 소프라노 배혜리, 이주희가 출연한다. 또,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 마녀 역에는 테너 김성환, 이병룡이 출연, 관객들에게 특별한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가족오페라를 온 가족이 함께 부담 없이 관람할 수 있도록 배려하기 위해 매년 특별한 할인정책을 펼쳐오고 있다.3명 단위로 예매하면 30% 할인, 5명 단위로 예매하면 50% 할인해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평일 공연은 1+1 티켓 할인 이벤트도 적용할 수 있다. R석 7만원, S석 5만원, A석 3만원, B석 2만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 앙코르

국내외 오페라 주역으로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들이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푸치니 주요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을 연주한다.달서아트센터는 ‘2017 예술로 문화로 시리즈’의 세 번째로 선보였던 ‘푸치니 베스트 컬렉션’앙코르 공연을 기획, 지역 성악가 8명과 오케스트라를 초청한다. 소극장에서 진행됐던 이전 무대와 다르게 중극장인 청룡홀로 장소를 옮겨 스케일을 키웠다.이날 공연은 독일 함부르크 국립극장 상임 음악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윤이 지휘를 맡았으며, 한국 유일의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인 디오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더욱 화려해진 사운드의 푸치니 오페라를 감상할 수 있다.섬세한 무대 연출과 감각적인 영상으로 시각적 심미성을 더해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최고의 기량을 갖춘 성악가들 또한 공연의 기대감을 높인다.풍부한 성량과 다양한 표현력을 자랑하는 지역 대표 소프라노 이정아와 2016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서 올해의 성악가상을 수상한 소프라노 배혜리, 깊은 음악성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음색과 테크닉을 자랑하는 국내 정상의 소프라노 이윤경, 정명훈이 선택한 소프라노로 이름을 알리며 한국 대표 리릭 소프라노로 자리 잡은 이명주,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의 극찬을 받은 아름답고 서정적인 보이스의 테너 권재희와 국내외 유수의 극장에서 다수 오페라 출연 및 수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우수한 성적을 기록한 테너 노성훈, 더불어 국내외 수백 회 이상의 오페라 주역을 맡은 대한민국 최정상 테너 이현과 한국인 바리톤 최초로 독일 베를린 도이치 오퍼 극장 솔리스트를 역임한 바리톤 이동환이 출연한다.이번 무대는 푸치니의 주요 오페라 6편을 중심으로 레퍼토리를 꾸민다.‘나비부인’ 중 ‘저녁이 온다네’, ‘토스카’ 중 ‘별은 빛나건만’, ‘잔니스키키’ 중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라 보엠’의 ‘그대의 찬손’ 등 푸치니 오페라 중 전 세계 오페라 애호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을 엄선해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는 출연자 전원이 부르는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장식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박대성 화백, 카자흐스탄서 한국화 전시회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이 한국화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는 가운데 독일 전시에 이어 카자흐스탄에서 미술관 소장작가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전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이번 작품전은 주 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원장 이혜란)이 한-카 수교 30주년을 축하하고, 상호문화 교류의 해를 맞아 기획했다.‘THE ETERNAL’이란 제목으로 6월 24일부터 카자흐스탄 국립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는 오는 8월 14일까지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23점의 수묵산수화와 함께 박대성 화백의 화첩도 소개됐다.전시 작품은 박대성 화백의 섬세하고도 담대한 붓질과 먹의 농담의 조절을 통해 그려낸 한국의 아름다운 수묵화들이다. 특히 자연경관을 실제로 보는 느낌을 주는 파노라마 형태의 사실적인 작품은 카자흐스탄 국민들과 거주 한국인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박 화백은 카자흐스탄 전시에 앞서 지난 4월에는 주독일문화원의 초대로 베를린에서 ‘眞景時代:The Eternal(진경시대:영원한)’ 이름으로 전시회를 가져 한국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연이은 해외전시는 올 하반기 미국과 이탈리아도 예정돼 있으며, 이는 경주솔거미술관이 한국화의 세계화·브랜드화를 위해 소장 작가인 박 화백의 해외 진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된 것이다.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솔거미술관 소장 작가인 박대성 화백의 작품이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다”며 “솔거미술관이 한국화 브랜딩의 세계화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2

현대미술 거장 뷔렌의 작품 대구서 만난다

세계적 거장 프랑스의 현대미술작가 다니엘 뷔렌의 작품이 대구를 찾아온다.대구미술관(관장 최은주)은 12일부터 내년 1월 29일까지 세계적 조형 예술가 다니엘 뷔렌(84) 작가의 개인전을 1전시실과 어미홀에서 개최한다.이번 전시는 국내 국공립미술관으로는 최초로 개최하는 뷔렌의 개인전으로, 특별히 그가 직접 제작한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와 대형 설치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아시아권 최초로 소개된다.1938년 프랑스 블로뉴-빌랑쿠르 출생의 다니엘 뷔렌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며 국제 미술계에서 찬미와 논쟁을 동시에 불러일으키고 있는 작가다.1986년 파리 팔레-루아얄의 안뜰에서 공공미술 작품 ‘두 개의 고원’을 소개하며 다시한번 큰 주목을 받기 시작한 그는 같은 해 개최된 제42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고, 이후 뉴질랜드에서 리빙 트레저상, 슈투트가르트에서 국제 최우수 아티스트상, 일본에서 프리미엄 임페리얼 예술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 곳곳에 자신의 ‘인 시튜(In-Situ·현장에서)’ 작품을 남기고 있다.1960년대 초부터 작품의 내용과 형식의 관계를 자유롭게 다뤘던 뷔렌은 작업 초기에는 원형과 줄무늬를 조합하며 작업의 간결성을 방법론적으로 구축해 나갔다. 이후 1965년부터 폭 8.7cm의 흰색과 유채색으로 구성된 산업용 천을 세로로 교차 배열하는 방식을 시도하면서 이 소재가 가진 수많은 가능성으로부터 회화와 표현방식, 나아가 예술가가 개입하는 사회와 물리적 환경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1967년 길거리를 시작으로 ‘작품을 수용하는 공간’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한 그는 갤러리, 미술관, 건축물 등으로 시선을 옮기면서 ‘인 시튜’개념을 고안하고, 전시 장소에 맞는 새로운 작업을 선보여 왔다. 이것은 지금까지 그의 작품 세계를 설명하는 대표적인 모티브로 자리 잡는다.뷔렌이 일명 ‘시각적 도구(Outil visuel)’라 부르는 세로 줄무늬는 그의 ‘인 시튜’ 작업이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 회화, 조각, 건축물의 사이사이 혹은 특별하거나 복잡한 특정 장치의 내부에 배치된 세로 줄무늬는 그가 작업하는 공간의 중요한 특징을 담담하게 ‘폭로’한다.작품과 공간의 특정한 관계성에 주목하는 뷔렌의 이번 전시는 크게 세 공간에서 관람객을 맞이한다. 먼저,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만나게 될 어미홀에는 그동안 봐왔던 넓고 긴 홀에 흰색과 회색의 방을 조성하고, 그 안에 작가가 지금까지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단 세번만 공개했던 대형 설치 작품 ‘어린아이의 놀이처럼’이 소개된다. 관람객은 최대 6m 높이의 사면체, 정육면체, 원통형, 피라미드 또는 아치 형태의 기하학적 모양의 모듈들을 맞닥뜨리며, 놀이터와 같은 거대한 방을 산책하게 된다.이후 1전시실에서는 작가가 직접 감독하고 제작한 6시간30분짜리 다큐멘터리 필름 ‘시간을 넘어, 시선이 닿는 끝에’가 소개된다. 광활한 벽면을 가득 채운 이 영상은 작가가 그동안 걸어왔던 과거의 시간과 여러 에피소드들을 집약적으로 소개한다. 뷔렌의 자서전과 같은 이 작품을 들여다보면 그가 얼마나 도전적이며, 전위적인 인물이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 ‘The Blue Parallelepiped Doubled’, situated work, haut-relief Seoul No.13, 2015. Detailⓒ Daniel Buren-ADAGP Paris, photography: Youngha Jo 끝으로, 흥미로운 필름이 상영되는 어두운 방을 지나면 강렬 채도의 여러 설치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뷔렌의 트레이드 마크인 줄무늬 패턴이 곳곳에 숨어있는 이 공간은 대부분 2015년 이후에 제작된 최근작으로 구성된다. 뷔렌은 1990년대부터 작품에 거울을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설치 작품 역시 거울이 종종 등장한다. 뷔렌에게 거울이란, 작품이 수용되는 장소를 확대하고 파편화하거나 변형함으로써 그 장소를 변모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특별한 도구다.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 그 앞에 서는 순간, 관람객은 작품의 일부분인 거울을 통해 작품과 공간긔 관계 속으로 자연스럽게 진입하는 경험을 체험할 수 있다.최은주 대구미술관장은 “다니엘 뷔렌은 모더니즘적 미술 제도를 비판하거나 고정된 시각을 유발하는 미술사조의 틀을 거부하며 자신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관람객들이 다니엘 뷔렌의 단호하고 정제된 작품을 통해 예술의 본질에 대해 순수하게 사색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2-07-11

포항시립교향악단, 12일 정기연주회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제190회 정기연주회 ‘환상교향곡’이 12일 오후 7시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날 공연에는 프랑스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와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을 선보인다. 지휘는 임헌정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가 맡는다.첫 무대에서는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를 연주한다. 여성 편력이 심했던 드뷔시가 결혼 전 사귀었던 여인 가브리엘 뒤퐁에게 바친 곡이다. 햇볕이 뜨거운 한 여름날, 상징주의 시인 슈테판 말라르메의 시‘목신의 오후’를 읽은 후 잠든 드뷔시가 꿈속에서 얻은 영감을 담았다. 아주 은밀하게 안개 숲으로 유혹하는 듯 낮고 느릿한 플루트 독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직설적인 표현을 벗어 던지고, 몽환적이고 꿈꾸는 듯한 느낌을 플루트, 하프, 크로탈(작은 심벌즈로 오묘한 소리를 냄) 등의 나른하고 환상적인 선율을 통해 전달한다. 드뷔시는 간접적인 접근으로서 스토리의 느낌과 장면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이다.이어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을 연주한다. ‘환상교향곡’은 베를리오즈 대표작인 동시에 음악사에 있어서 중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표제적 성격이 짙은 동시에 ‘고정 악상’이라는 ‘고정된 관념을 나타내는 선율’의 착상을 통해 표제음악 분야를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를리오즈는 이 교향곡에서 전대미문의 다채로운 관현악법으로 낭만주의의 음악어법을 혁신시켰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1

블랙에서 빛으로 빛에서 블랙으로

미니멀리즘 계열의 작가 박영훈(57)·이지송(76) 2인전 ‘Black into Light’가 오는 23일까지 대구 갤러리 분도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두 작가의 두 번째 2인전으로 각자의 작품으로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서 드러나는 차이를 보여준다. ‘블랙에서 빛으로’와 ‘빛에서 블랙으로’가 화이트 벽면의 전시장 안에 펼쳐져 있다.박 작가는 검은 입자가 물질성이 무화되며 빛으로 변하는 지점에서 스스로 미술의 의미를 드러내며 이 작가는 역으로 빛에서 물질로 되돌리는 과정에서 미술의 의미를 새롭게 탐색하고 있다.화이트 벽면에 붙은 박영훈의 평면 작업은 왜 색이 기본적으로 빛에서 나오는지 명명증하게 보여준다. 형광의 텍스타일이 눈이 부실 정도로 화려하고 관능적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데,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무수히 많은 점들이 반복적으로 나열돼 있다. 확대된 망점처럼 보이는 이런 입체적 점들을 오랫동안 바라보고 있으면 점들의 간격이 흐릿해지면서 몽롱해지는데, 점들이 겹치면서 움직이는 느낌이 들며 신체의 감각을 홀린다. 작품은 환영이 일어나면서 색과 입체가 빛으로 변하는 경험을 보는 사람에게 부여하며 이 빛 속에서 여타 감각은 해체되고 마비된다. 이지송 작가는 2012년 미국을 여행하며 기차와 버스 등으로 이동할 때 채집한 영상물을 해체하고 형식화시켜 제작한 3점의 영상 작품들을 설치한다.192개의 영상을 겹쳐 40분가량 진행되는 ‘겹-192’는 2012년 작품이며, ‘여행수첩’ 시리즈는 각 66개, 111개의 영상을 마치 책장에 꽂힌 책들처럼 차곡차곡 겹쳐놓았다. 막대처럼 일렬로 놓인 영상들이 제각각 재생되다 끝나면서, 점점 화면은 블랙으로 채워져간다.갤러리 분도 측은 “‘Black into Light’의 작품들이 만들어내는 조응은 우리의 신체 ‘눈’이 어둠이나 밝음에 차차 적응하는 감각을 상기한다. 박영훈의 ‘블랙에서 빛으로’의 사유의 과정과 이지송의 ‘빛에서 블랙으로’ 나아가는 수행의 과정은 원인과 결과를 뒤바꿔서 드러냄과 동시에 두 작가의 작품 세계관이 서로 어긋나면서 부합하는 새로운 조응의 미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10

자이르,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카메라에 담긴 부유하는 삶의 얼굴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성남훈 작가의 세계 분쟁지역 사진전 ‘WAR KISS’전이 오는 28일까지 갤러리 포항(포항시 북구 죽도로19 2층)에서 열린다. 성 작가는 1990년부터 30년 가까이 코소보, 보스니아, 르완다,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레바논, 크로아티아 등 세계 주요 전쟁지역이나 소외지역을 찾아 유민들의 부유하는 삶의 아픔들을 사진으로 담아왔다.르완다 난민이 모여 있던 자이르(지금의 콩고민주공화국)부터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에티오피아, 우간다, 인도네시아, 페루 등 전쟁과 굶주림, 질병, 환경문제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지구촌의 참혹한 현장을 담은 그의 사진은 역설적으로 너무 아름답다.‘WAR KISS’는 ‘여권법 개선을 위한 세계 분쟁지역사진전’ ‘금지된 현장’의 두 번째 버전이다. ‘여권법’이 존재했다면 세상에 나올 수 없었던 한국 다큐멘터리사진가의 사진과 세계보도사진상 수상작을 통해 ‘금지된 현장’전의 목적을 심화하는 전시다. 이 자리엔 1999년 인도네시아 내전을 담은 월드프레스포토 수상작을 포함해 작가가 30여 년 동안 기록한 세계 분쟁지역 사진들 30여 점이 선별 전시된다.정면을 응시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맑으면서 깊고, 난민캠프에 자리 잡은 엄마가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한없이 따뜻하다. 어떤 상황, 어떤 환경에서도 인간이 지닌 존엄성과 아름다움은 빛을 발한다는 사실을 웅변하는 작품으로 느껴진다.성 작가는 진안 출생으로 전주대 경영학과와 프랑스 파리 사진대학 이카르 포토를 마쳤다. 이후 프랑스 에이전시 라포의 소속 사진가로 국내외에서 활동했다. 1992년 파리 그랑 팔레, 1994년 도쿄 가디어 가든, 1996년 파리 국립사진센터, 2010년 타슈켄트 국립사진센터, 2014년 국립현대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전시회를 열었으며, 1992년 프랑스 르 살롱 최우수사진상, 2004년 강원다큐멘터리 작가상, 2006년 라이카 오스카 바르낙 상 파이널리스트를 수상했다.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타슈켄트 국립사진센터, 국가인권위원회 갤러리 외에 여러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현재 전주대 사진학과 객원교수를 맡고 있으며 니콘 리얼리티 리더스클럽 회원이자 사회공익적 사진집단 ‘꿈꽃팩토리’를 이끌고 있다.갤러리 포항 측은 “우리나라는 지금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고 전쟁의 아픈 기억과 미래의 전쟁 위험에 노출되어 있어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자유와 평화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우리 국민들도 세계 시민으로서 각 지역의 전쟁 난민들과의 상생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6

달서아트센터, 김윤종 개인전 ‘하늘보기’

대구 달서아트센터가 오는 12일부터 8월 11일까지 김윤종 개인전 ‘하늘보기’를 연다. 이번 전시는 달서아트센터가 지역민들에게 지역 작가들을 소개하고 지역 미술의 우수한 작품성을 알리고자 이어오고 있는 ‘DSAC 로컬 아티스트 인 달서’의 일환이다. 매년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원로, 중견작가들을 심의·선정하고 개인전을 열어 지역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하늘보기’전에서는 자연의 실존을 표현하는 대형 회화작업으로 하늘보기의 풍경을 낮과 밤의 시간차를 두고 대조적인 작업을 하고 있는 김 작가의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위안과 감동을 주는 주제를 가지고 풍경을 통해 무한히 상상할수 있는 꿈의 세계를 실현해 볼 수 있게 하는 작가의 수많은 시간들이 축적돼 있다.다양한 형태의 구름과 색, 반짝이는 별들이 작가에 의해 재탄생되는 과정, 그리고 각 작품에 담겨있는 작가의 명상과 자연을 관조하며 바라보는 태도를 담고 있다.‘하늘보기’ 연작은 계절에 따라 시시각각 변화하는 다양한 구름의 형태와 단조로운듯 절제된 색감을 통해 하늘의 맑고 시원한 서정적인 분위기와 어둠이 느껴지는 잔잔한 밤풍경을 표현하며, 자연에 대한 경이와 신비로 표현하고자 했다.김윤종 작가는 “그동안 구름의 변하는 형태를 빌어 다양한 조형성을 통해 자유를 구가하고 구름의 역동적인 고요함과 평화의 상징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하늘보기’연작들은 대형작업의 캔버스에서 무한히 펼쳐지는 낮밤의 조우로 나만의 특별한 하늘 바라보기 방식을 선보이고자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6

대구시향, 15일 ‘제486회 정기연주회’ 개최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제486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대구시향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차세대 피아니스트 임주희(22)가 협연한다.모차르트 ‘피가로의 결혼’ 서곡과 ‘피아노의 시인’ 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 오케스트라의 화려함을 뽐내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셰에라자드’를 연주한다.공연은 모차르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피가로의 결혼’ 서곡으로 문을 연다. 상류사회에 대한 통렬한 풍자와 유머로 가득한 이 오페라만큼이나 세계 각국에서 널리 연주되는 서곡은 소나타 형식으로, 현악기의 속삭이듯 질주하는 빠른 흐름이 앞으로 전개될 이야기를 연상시킨다.쇼팽 ‘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쇼팽이 스무 살 되던 무렵 쓴 것으로, 그에게 찾아온 첫사랑의 설렘과 그리움 등이 깃들어 있어 감미롭고 서정적이다. 이 곡을 함께 연주할 피아니스트 임주희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망설임 없는 과감한 표현과 비극적인 정서를 풍부한 감성으로 승화하는 방법론으로 관객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떠오르는 신예답게 2020년 포브스 코리아 ‘2030 차세대 리더’로 선정된 바 있으며, 신수정 서울대 명예교수와 피아니스트 강충모를 사사했다. 2020년 미국 줄리어드 음악원에 진학해 로버트 맥도널드 사사로 배움을 이어가고 있다.휴식 후 2부에서는 찬란한 색채감으로 관현악의 진수를 선보인 림스키코르사코프의 교향적 모음곡 ‘셰에라자드’가 펼쳐진다. 제목 ‘셰에라자드’는 작자 미상의 아라비아 설화집 ‘천일야화(아라비안나이트)’에 등장하는 술탄 ‘샤리야르’의 왕비 이름이다. 몇 년 전 김연아의 피겨 스케이팅 경기 배경 음악으로 사용돼 친숙한 작품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6

미술관, 무한한 가능성의 공간으로

경주 보문단지 힐튼호텔 내 우양미술관은 12월 31일까지 제3전시실에서 기획전 ‘A-Maze-ing’전을 연다.‘A-Maze-ing’전은 2021년 ‘감각의 숲’, 2022년 ‘바디 아티비티’에 이어 장기화된 팬데믹으로 제한된 일상 속 인류적 요소들의 회복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세 번째 시리즈다. 이번 전시는 담론의 차원을 확장해 인간과 구조물의 관계를 통해 인식되는 ‘공간’을 새로운 시점으로 바라보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기획됐다.20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앙리 르페브르의 공간은 주어진 상태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새롭게 형성되고 변형될 수 있음을 주장한 ‘재현공간’ 개념에 근거한 이번 전시는 미술관 안에서 몸을 통해 공간을 인식, 체험, 상상, 재생산하는 능동적인 행위에 착안했다. 전시는 각자의 방식으로 기존의 공간을 변형해 재창조하는 박정현, 이정윤, 정혜련, 프로젝트 그룹 옆[엽], EASTHug, EVERYWARE 등 현대미술가 6팀의 ‘재현공간’을 선보인다.박정현은 방해를 통해 발견하는 새로운 시점을, 이정윤은 미술관의 고착된 역할(작품-관람자)에 대한 변주를, 정혜련은 우양미술관의 외관을 담은 공간 드로잉을, 프로젝트 그룹 옆[엽]은 왜곡된 형상을 통한 공간의 변형과 재구성을, EASTHug는 빛, 소리, 진동이 가득 찬 공감각의 장을, EVERYWARE는 AR(증강현실)기술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에 대한 질문을 미술관 공간 안에 녹여낸다. 이를 통해 작가들의 재현공간과 관람자의 경험이 만나는 순간 발생하는 시너지 효과는 물리적으로 한정된 공간을 유연하게 만들어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공간으로 변모시킨다.관람자가 직접 아티스트가 돼 라인테이프를 활용해 자유롭게 드로잉을 할 수 있는 ‘라인드로잉 스테이지’를 비롯해 ‘아티스트 아카이브 존’, ‘여행하는 가방’ 등 전시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우양미술관 측은 “설치, 미디어 등 현대미술가들의 작품들을 통해 공간 생성과 변형의 주체가 되는 경험을 통해 움츠러든 우리의 모든 일상이 새롭고 긍정적인 전환점을 맞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5

‘기발한 상상력’ 테리 보더 예술세계 만나보세요

기발한 상상력이 넘치는 세계적인 사진작가 테리 보더의 사진전이 포항에서 열린다. (재)포항문화재단은 ‘2022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테리보더-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전시를 오는 31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개최한다.미국 출생의 사진작가 테리 보더(57)는 시각적 이미지를 활용해 메시지를 전하는 ‘비주얼 스토리텔링’을 능숙하게 구사한다. 특히 철사로 무생물에 팔다리를 붙여 인격화된 캐릭터를 창조하는 ‘벤트 아트’의 대가로 통한다.테리 보더의 작품에는 빵, 과자, 계란, 시계, 해바라기 등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과 사물이 주로 등장한다. 일상적인 소재를 의인화한 그의 작품은 마치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 공감과 재미는 물론 삶의 지혜까지 녹여낸다.이번 전시에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을 사물에 빗댄 테리 보더의 작품들이 한자리에 소개된다. 대표적인 사진 작품 40여 점과 애니메이션, 메이킹 영상 등을 통해 그의 예술세계를 다양하게 감상할 수 있다.또 철사를 접고 구부려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보는 체험 공간도 온라인 갤러리, 도슨트 투어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7-05

서양화가 양군익 4번째 개인전

포항의 중진 서양화가 양군익 작가의 4번째 개인전이 오는 17일까지 포항예술진흥원(원장 정광수)이 운영하는 갤러리웰(포항시 남구 행복길 75번길)에서 열린다.제주 출신인 양 작가는 제주대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하고 국민대 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한 뒤 포항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했으며 올해 퇴임했다.이번 개인전에서는 ‘그곳에 가면-섬’을 주제로 동해, 남해, 제주의 섬 등을 그린 신작 30여 점을 선보인다.대상이 구체적 재현보다는 작가의 상상력과 일부 초현실적인 상황을 표현했으며 블루 계통의 색상을 공통으로 사용해 감상자에게 작품에서 시원함을 느끼게 한다. 일부 작품에서는 ‘하트’라는 프레임을 넣어 마음으로 보는 사유의 풍경과 숨겨진 풍경을 꺼내는 것을 작품에 투영했다.작가의 고향에서 성장하며 보았던 숲, 난대림을 기억하며 정제된 숲을 주제로 숲의 크고 작은 대상들을 변형, 재구성한 작품도 전시한다.양 작가는 수원미술협회 나눔 기획전, 스페인 교류전, 경북창작미술협회전 등 10여 개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한국미협과 경북창작미술협회, 포항구상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이번 전시는 온·오프라인 동시 전시 되며, 포항예술진흥원(ppaa.co.kr) 사이트에서도 관람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2-07-05

대구문화예술회관, 원로작가 이영륭 회고전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7일부터 23일까지 1∼5전시실에서 원로작가 이영륭 회고전을 개최한다.대구문화예술회관은 지역 미술의 역사를 써 온 원로 작가들을 지속적으로 재조명하고 기록하기 위해 2008년부터 매년 ‘원로작가 회고전’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다.이영륭은 한국 현대 추상미술의 전개 과정에서 작가 개인으로서의 작품 활동은 물론 평생 수많은 제자를 길러 낸 미술교육자로서, 주요 미술 단체를 이끄는 리더로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으며 현재도 활발히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미술계의 대표적인 원로 작가다.이번 전시는 작가의 제4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을 기념해 열렸던 2004년의 회고전 이후 거의 20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으로, 작가 생활 초창기인 1960년대 초반의 작업부터 최근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100여 점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등을 아우르며 작가의 60년 화업을 정리하는 전시가 될 예정이다.이영륭은 1939년 대구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한 후 평생 작가이자 미술교육자의 길을 걸었다. 효성여고, 경북대사대부속중학교 교사를 거쳐 수십여 년간 효성여자대학교와 계명대학교에서 지금의 대구 미술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제자들을 길러 냈으며, 정년 퇴임 이후에도 대구원로화가회, 신조회 등 지역의 주요 미술단체를 이끌어 가고 있다.작가는 대학 졸업 후 작가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던 시기인 1960년대 초 ‘벽’ 동인 등에 참여하면서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미술 활동을 시작했다. 1963년에는 김진태, 김구림 등과 함께 대구지역 최초의 추상미술 그룹인 ‘앙그리’를 결성했으며, 이어 1972년에는 지역을 넘어 한국의 대표적인 추상미술 단체인 신조회를 창립해 현재까지 50년 넘게 이끌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2-07-05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9일 ‘창작 관현악 축제’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가 기획 프로젝트 ‘창작 관현악 축제’를 개최한다.축제는 오는 9일 오후 2시 30분, 4시 30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뮤직카페 및 그랜드홀에서 펼쳐진다.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2022년 첫 번째 기획 프로젝트 ‘창작 관현악 축제’는 1부 ‘Festival I : 시민과 작곡가의 만남’, 2부 ‘페스티벌 II’, 3부 ‘페스티벌 III’로 진행된다.1부에서는 시민들이 전속작곡가 권은실, 이수은, 이정연과 함께 축제에서 만나게 될 창작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2부와 3부는 탁월한 곡 해석과 풍부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만들어내 주목받고 있는 상임지휘자 겸 음악감독 최지환의 지휘와 영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창작 관현악 작품’을 선보인다.2부 ‘페스티벌 II’에서는 고유한 우리의 전통판소리 ‘흥보전’의 조상의 해학을 음악을 풀어낸 전속작곡가 권은실의 ‘판소리와 관현악을 위한 흥보전-흥보가 복을 탄다’와 천재작가 이상의 ‘황소와 도깨비’를 원작으로 한 전속작곡가 이정연의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황소와 도깨비’를 만나 볼 수 있다.‘판소리와 관현악을 위한 흥보전-흥보가 복을 탄다’는 소리꾼 오영지와 함께하며, ‘어린이를 위한 음악동화 황소와 도깨비’는 소프라노 한보라와 배우 이혜지가 함께한다.3부 ‘페스티벌 III’에서는 전속작곡가 이수은의 온 가족들에게 친숙한 동요의 멜로디를 소재로 해 자주 즐겨 부르던 동요의 선율과 함께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사운드로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사계절을 만나볼 수 있는 ‘관현악 환상곡 동요와 함께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연주한다. 또 포항 지역에 전해오던 해와 달에 관련된 우리나라 지역 설화 ‘연오랑과 세오녀’를 원작으로 작가 손수민이 각색하고 작곡가 이수은이 창작한 ‘어린이를 위한 작은 오페라 연오랑과 세오녀’가 연주된다.‘어린이를 위한 작은 오페라 연오랑과 세오녀’는 테너 오영민, 소프라노 한보라, 바리톤 김민수, 바리톤 김응화, 배우 이혜지, 배우 정성웅과 노래숲의 아이들(어린이 합창단)이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2022-07-04

북미 대표 명문 관현악단‘몬트리올 심포니’ 대구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 대구콘서트하우스가 명연주시리즈로 마련한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이 오는 7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북미의 대표 명문 관현악단 중 하나인 몬트리올 심포니는 지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는다. 2022년부터 활동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음악감독 라파엘 파야레(42)의 지휘로 후기 낭만파를 대표하는 말러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들을 북미 대륙 특유의 웅장한 사운드와 섬세한 연주로 들려줄 예정이다. 21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힐러리 한이 협연자로 무대에 함께 한다.주목받는 젊은 거장으로 꼽히는 파야레는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의 수제자로 주빈 메타와 샤를 뒤투아의 뒤를 이어 2022 시즌부터 몬트리올 심포니를 이끌고 있다. 2012년 덴마크 말코 지휘콩쿠르 우승 후 빈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LA 필하모닉, 시카고 심포니 등 정상급 교향악단에서 경험을 쌓았고, 거장으로 꼽히는 다니엘 바렌보임과 클라우디오 아바도의 부지휘자로 발탁되며 주목을 받았다.그래미상을 3회 수상한 ‘21세기 바이올린 여제’ 힐러리 한은 뛰어난 음악성과 풍부한 기교, 그리고 다양한 레퍼토리와 클래식 음악의 벽을 허무는 행보로 클래식 음악 팬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힐러리 한과 몬트리올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펼칠 곡은 러시아가 일련의 파업과 반전 운동, 그리고 차르의 퇴위와 혁명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던 시기에 작곡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이다. 이 곡은 황홀하리만큼 서정적인 바이올린의 멜로디가 이어지다 완곡한 첼로의 연주와 함께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바이올린 독주에 고도의 기교를 요구하기도 하고 쾌활하면서 기괴한 사운드가 발산되기도 한다.이어 말러의 ‘교향곡 제5번’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이 곡은 장례 행렬처럼 시작됐다가 타악기들의 굉음과 함께 최후의 승리를 예견하고, 4악장 아다지에토에서는 그의 연인 알마에 대한 애정을 담아 온유하고도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다 5악장은 앞서 예견한 최후의 승리를 향해 겉잡을 수 없이 빨라지며 대단원을 이룬다. /윤희정기자

2022-07-03

미술과 음악이 함께‘MUSEUM & MUSIC

한달에 한 번 열리는 미술관 음악회 ‘MU SEUM MUSIC(뮤지엄 뮤직)’은 미술과 음악이 함께하는 클래식 무대다.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포항시립예술단과 함께 지역주민들이 미술과 음악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예술감상의 기회를 통해 예술과 삶의 간격을 좁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기획한 프로그램이다.‘제64회 MUSEUM MUSIC’이 30일 오전 11시 포항시립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이번 공연은 소프라노와 테너의 우리 가곡과 오페라 아리아, 생황과 아코디언 연주 등 우리나라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조화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클래식 애호가는 물론 가족 단위 관객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소프라노 임다현, 테너 김상권, 생황연주자 서민기, 아코디언 연주자 알렉산더 쉐이킨, 피아니스트 김선옥·김태헌이 무대를 꾸민다.특히 우리 전통 악기인 생황 연주가 7월의 여름을 맞는 싱그러움을 전해준다. 생황은 우리나라의 유일한 전통 화음악기로 국악기 중 유일하게 화음을 낼 수 있는 악기다. 생김새는 관악기처럼 생겼으나 한 번에 여러 음을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생황은 화음뿐만 아니라 선율로 연주해도 애잔한 음색을 내며 심금을 울리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공연 레퍼토리는 가요, 클래식, 팝송, 국악 등 다양하다. ‘그네’,‘별 빛같은 나의 사랑아’,‘공원에서’,‘보석의 노래’, ‘헝가리 무곡’, ‘섬집 아기’, ‘You Raise Me Up(유 레이즈 미 업)’등을 만날 수 있다.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공연을 즐길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2-06-29

‘몽필생화’ 주제 수묵점묘·지총 새 기법 선보여

독특한 한글 민체 서풍 ‘솔뫼민체’로 잘 알려진 서예가 솔뫼 정현식(63)이 15번째 개인전을 30일부터 7월 13일까지 서울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갖는다. 지난 2019년 서울 백악미술관과 경주예술의전당에서의 전시 이후, 3년만의 15번째 개인전이다. ‘솔뫼민체’와 ‘솔뫼손편지’ ‘광개토대왕비서체’ 등 9가지 독특한 서체를 개발한 정 작가는 전통과 현대 서예작품의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새로운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전시 제목을 ‘몽필생화(朦筆生花·흐릿한 붓 끝에 꽃이 피다)’라 짓고 1만6천여 자로 이뤄진 16폭‘임제록’병풍을 비롯한 전통·현대 서예 작품과 수묵점묘(水墨點描), 지총(紙塚) 등 새로운 기법의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수묵점묘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공개되는 새로운 창작 작품이며, 지총은 버려지는 화선지를 재활용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시도한 시대정신이 담긴 작업이다. 이와 함께 전통적인 한지와 더불어 옻칠종이, 대마지, 고지 등 다양한 화선지를 활용한 작품도 소개한다. 이밖에도 MZ세대 작가들과 함께 스테인리스, 가구, 의류, 영상 등 서예의 스펙트럼을 확대한 작품도 선보인다. 부대 행사로는 다음달 5일 오후 2시에 ‘작가와의 만남’을 진행하고, ‘푸른 소를 타다’와 ‘불서한담’, ‘제15회 작품집’ 등의 책자를 선보인다. 정현식 작가는 “문자명상, 수행정신, 서예 인문학을 통한 철학적 사유가 밑바탕이 된 작품들”이라며 “한글 민체와 한문 서체의 조화를 이루고 호환성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작품들을 소개할 뿐 아니라 해학적인 글씨의 형상 체계를 통해 추상성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포항을 중심으로 활동하다 지난 2003년부터 경주에서 솔뫼정현식문자예술연구소를 운영하며 작품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정 작가는 대한민국 서예대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역임하는 등 전국적 명성을 떨치고 있다. 서예문화상, 경상북도문화상, 올해의 서체상 등을 수상했으며 해인사와 팔공산 갓바위, 안동 봉정사, 고운 최치원기념관 등 여러 사찰과 기관의 현판과 주련을 남겼다.‘서예작품으로 만나는 노자도덕경’, ‘솔뫼민체’,‘사자소학’등의 저서가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9

젊은 작가들 신선한 융복합 전시 ‘삼각의 발견:파도가 빛나는 곳’展

포항의 관광 명소인 영일대해수욕장, 구룡포, 송도 등을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감각으로 표현한 융복합 전시가 펼쳐진다. 경북문화재단 ‘2022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으로 진행하는 ‘삼각의 발견:파도가 빛나는 곳’ 전시가 30일까지 포항 꿈틀로에 위치한 퐝플레이스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 꿈틀로 청년예술가 3인의 연합전으로 포항의 대표 바다명소의 소리를 채집해 청각을 시각으로 표현하고 시각을 후각으로 표현하는 등 세가지의 감각을 활용한 다원예술 전시회다.전시에 참여한 캔들아티스트 윤승빈을 비롯해 작곡과 캔들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허유진, 그래피티 아티스트 김진경 등 3명의 청년예술가는 경북에서 태어나고 자란 청년들로 바다를 보며 꿈꾸던 상상의 세계, 바다를 채우는 시원한 내음과 부서지는 파도소리, 그리고 빛나는 햇빛의 아름다움과 다채로운 감각들을 작품에 담았다.전시장 중심에 자리한 작품인 윤승빈 작가의 ‘청어의 향연’은 400여개의 청어 형상 캔들을 천장에 전시한 캔들 작품으로 포항을 대표하는 물고기의 청어를 본따 파도와 빛을 따라 유유자적 날아다니는 바다청년의 모습을 형상화 했다. 시원한 바다내음을 상상케 하는 향과 색감으로 관람자의 시선과 후각을 사로잡는다.또한 삼방향에 위치한 아침의 송도, 오후의 구룡포, 밤의 영일대를 뒷배경으로 시간과 공간에 따른 그곳의 잡음을 채집해 포항의 바다와 소리를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도록 함께 전시했다.허유진 작가의 캔들 공예품은 시간대별 파도가 넘실거리고 빛을 따라 색감이 바뀌는 바다를 캔들로 표현한 작품으로 행복한 일상을 캔들에 표현하고자 한 작품이다. 24개의 캔들은 하루 24시간을 의미하며 멈추지 않은 시간처럼 작가에게 지친 일상 속 위로가 되는 바다에 비치는 색을 담았다.김진경 작가의 그래피티 작품은 바다의 쏟아낸 고민과 생각을 파도가 휩쓸어 가듯 바다라는 큰 서랍장 속 묻혀있던 우리의 소리를 건져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500여 개의 아크릴 조각과 폐그물을 활용해 무심코 버리는 플라스틱 오염을 이야기 함으로써 인간의 이상과 현실이라는 양면성을 전하고자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8

“삶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한번쯤…”

포항시 북구 해동로(동빈동)에 문을 연 아트로드동빈 갤러리(관장 서종숙)는 개관 기념전으로 오는 7월 15일까지 최마록, 신인숙, 박경숙, 서종숙 등 4명의 여성 작가가 모여 각자의 색깔을 보여주는 ‘동래, 친구들’ 전을 펼친다.전시 제목은 같을 동(同), 올 래(來)라는 한자어를 붙인 ‘동래’로 ‘함께 미래를 꿈꾸며 살아가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들은 오랫동안 친분을 쌓아온 동국대학교 미술대학 선후배 사이로 포항, 경주,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마록 작가는 잠시 귀국해 이제까지 해온 작업의 변화과정을 보여준다. 설치작품 ‘두려운, 고립된, 우울한 그리고 협력하는….’은 코로나 시국에 한국 방문 때 겪은 마스크로 겪는 다양한 감정들을 인터뷰해 찾아낸 단어들을 마스크를 가득 넣은 사각 프레임 안에 명시하고 있다.또한 그녀가 캐나다 생활 10년 동안‘cocoon(누에고치)’으로 느끼는 감정적인 삶의 프레임에서 서서히 벗어나 ‘호접몽’을 자각하던 삶의 조각들도 전시한다. 신인숙 작가는 오랫동안 염색과 옷을 만들면서 갖게 된 생활 속 선의 연결점을 작품 속에서 보여준다. 재료가 가진 재질감과 한땀 한땀 선과 선의 연결이 자연적인 색채감과 함께 어울려 모성적인 이미지를 자아내고 있다. 선을 긋는 과정에서 마음을 바라보며 치유를 경험하게 된다고 작가는 말한다.박경숙 작가는 오랫동안 집중해온 볼펜화를 전시한다. 볼펜을 종이에 선의 반복된 연속성으로 작업하며 무의식의 이미지를 만들어냈다. 의도하지 않은 의도성이 작가의 내면 이야기를 보여준다. 서종숙 작가는 자연이 가진 기운 생동감을 색채로 표현하고 그 속에 색다른 재질감의 종이에 꽃을 그리고 열을 가해 단단한 생명감을 더한다. 이질적이라고 생각되던 재료들이 한데 어우러져 함께 섞이면서 서로가 서로를 더하고 고착돼 하나의 화면에 나타난다. 그리고 원이 가진 완전함이 아닌 타원 속에 숨겨진 위로감이 삶을 이끈다.서종숙 아트로드동빈 갤러리 관장은 “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삶에서 맞고 틀린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순간순간 스스로가 느끼는 자아 성찰만이 삶을 업그레이드 할 뿐이다. 내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면 ‘동래(同來), 친구들’을 만나러 오시라고 권해드린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8

기억의 재현·자유로운 다원적 시점 회복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김승곤 사진평론가불가사의한 기하학적 느낌을 주는 건축물들은 개별성과 구체성이 최대한 소거(消去)돼 있다. 타이틀을 제외한다면 우리는 그 사진에서 장소를 특정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정보밖에는 읽어낼 수 없다. 무기질의 건축물은 광각렌즈와 강한 광선에 의해서 극단적으로 심도가 과장되고, 단순화된 면과 형태, 절제된 선들이 예리한 각도를 이루며 위쪽으로 화면을 가로지르고 있다. 포항 갤러리권(관장 라익권)이 올해 첫 초대작가전으로 마련한 전시작가로 사진작가 김정수를 초대했다. 27일부터 7월 11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 ‘空(공), 間(간)-Exercises for Space(공간탐구)’전에 소개되는 작품들은 ‘空(공), 間(간)’ 연작이다.서울 종로 피맛골을 비롯해 부산 광복동과 초량의 차이나타운, 대구 서문시장, 통영 중앙시장 등의 좁은 골목길에 늘어선 건물들을 앙각(仰角)으로 촬영한 사진의 일부를 잘라낸 다음, 그 이미지들을 다시 옆으로 이어 붙여서 공간에 대한 기존 인식을 넓혀 새로운 감각을 일깨우도록 만든 작품이다. 이 작품들에서 기억의 재현과 동시에 중세 이후 우리의 세계관을 지배해온 원근법적 사고를 해체시키고 자유로운 다원적 시점을 회복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잘려진 시공간을 다시 해체하고 재구축하는 인위적인 프로세스를 거쳐 출현한 불가능한 공간은 보는 사람의 지각을 혼란에 빠트리고, 현실에 대한 안정된 인식체계의 기반을 흔들어 놓고 있다.그가 차용하는 딥틱(서로 비슷하거나 의미 있는 두 장의 사진을 병치시키는 기법)이나 트립틱(삼면부조) 같은 표현양식에서 분절(分節)된 이미지들은 독립된 요소로서 분할되지 않고 통일된 전체를 만들어낸다. 현실 대상을 단편(facet)으로 분리해 확고한 조형 의지로 재구축한 그의 작품은 우리의 지금까지의 ‘세계를 바라보는’ 안정된 인지의 체계를 교란시킨다. 무수한 소실점을 갖는 그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우리의 시선은 중심을 잃고 방황한다. 다시점에 의한 그의 다면체 구조는 고정된 시점에서 바라보는 원근법적 세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현기증과도 같은 원초적인 감각을 유발시키는 것이다.김승곤 사진평론가는 “그의 작품은 무수한 소실점들이 다양한 방향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실제와 허구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어려워지고 오늘의 우리에게 마치 그리스의 스핑크스처럼 현대라고 하는 공간에 대한 난해한 수수께기를 던진다”고 평했다.김정수 작가는 일본 오사카예술대 및 동 대학원에서 각각 사진과 예술학을 전공했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21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미국, 중국, 대만 등 국내외 여러 기획전에도 참여했다. 현재 대구예술대 사진영상미디어 전공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7

“갈라진 우리 마음들이 정화되는 시간됐으면”

“사람들이 내 그림을 통해 사고의 폭을 확장할 수 있고, 삶을 살아가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포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서양화가 송상헌(54) 작가는 자신의 작가 인생 의미를 이렇게 말했다. 다양한 화가의 화풍 중에 송 작가는 통속적 방식의 묘사를 넘어서 자신의 감각에 적합한 상징을 탐구한 소재들을 예술의 정신성과 장식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그림을 그린다.그래서 서울 유나이티드 갤러리 초대전 이름도 ‘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고 이름 지었다.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열고 있는 송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은 전시회 이름처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흩어지고, 갈라진 우리들의 마음이 정화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승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린 그림을 출품했다고 설명한다. 송 작가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Integral-부서진 것들’이라는 독특한 이름의 초대 개인전을 열고 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부서진 것들은 기후 위기, 코로나 창궐, 전쟁과 증오, 미움과 파괴의 한가운데 서 있으며 절대적 가치와 생명의 고귀함이 사라지고 전쟁으로 수백 년간 이어져 온 소중한 문화재의 파괴를 보면 갈라지고 부서진 파편들이 어지럽게 흩어지고 있었다. 이러한 부서진 마음들을 조각모음 하듯 하나씩 붙이고 치유하고 연결하는 노력을 하다 보면 언젠가 꽃이 피고 열매 맺는 시절이 온다는 믿음을 뜻한다.-Integral은 무슨 말인가.△‘합치다’의 s를 길게 늘어뜨린 적분 기호이다. 즉, 전체를 조화롭게 구성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작은 것들이 모여 완전체를 이룬다는 뜻이다.-오늘의 우리에게 Integral은 왜 필요할까.△지금같이 황폐한 사막 한가운데서 물줄기를 찾듯,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새벽을 기다리듯, 부서지고 작은 존재가치에 대한 탐구를 통해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주변 많은 사람의 위로와 치유의 시간이 되고자 하는 작가로서의 최소한의 대안이기에 이번 전시 Integral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전시회 대중의 반응이 어땠나.△평소 작가가 활동하는 방향을 봐온 대중들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를 처음 본 다른 사람들이 색감으로나 전체적인 분위기를 통해 현재의 의미를 담은 이번 전시를 눈여겨봤다고 전해온다. 작가로서 많은 응원에 보람을 느꼈다.-그림은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나.△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직접 스케치북을 만들어 매일 가지고 다니면서 보이는 모든 것을 그림으로 승화시켰다. 포항제철고등학교 2학년 재학 중, 세상에 지쳐있고 사회에 대한 관심과 진학에 대한 열망이 점점 사라져 갈 때 마음속 잠자고 있던 열정이 되살아나 슬럼프를 극복하고 난 다음 본격적으로 미술 전공을 선택하게 되었다.-그렇게 열심히 한 이유가 무엇인가.△항상 “아빠는 부재중”으로 자라온 두 딸과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기 위해서 작업에 매진했다.-자신의 그림은 어떤 화풍인가.△오브제를 이용한 콜라주, 공간의 채움과 비움, 색채의 조화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대미술이라고 생각한다.-주로 어떤 방식으로 작업하나.△광목천을 조각내 붙이거나 한지를 조각내 콜라주하여 화면을 구성하고 다른 색으로 여러 번 반복적으로 덧칠한다. 그리고 기존 화면에 만들어진 이미지나 색상을 덮어서 지우거나 흐릿해지거나 일부만 남기거나 하는 방식으로 마무리한다.-송 작가는 한지를 사용해 콜라주 작업한 작품이 많은데 왜 그런 작품을 하나.△결론적으로는 오래된 습관이다. 조각난 것들을 화면에 붙이거나 광목천을 붙이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사포로 여러 번 갈아내거나 다시 덧입히거나 하는 방식으로 화강암의 표면으로 거친 마티에르를 만들어서 표현해 오던 방식에서 비롯된 것 같다.-사람들이 송 작가에 대해 뭐라고 평가하나.△작업에 있어서 만큼은 고지식하고, 고집불통이고, 바쁜 사람이라고 하더라. 아마도 그림을 그릴 때 고뇌하고 파고드는, 그 지치지 않는 열정을 알아본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요즈음은 주로 어떤 것들을 그리고 있나.△지난 작업은 청각의 시각화였다면 요즈음의 작업은 사라져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거나 기억된 형상이 부서지고 조각나고 흐릿해지는 이미지를 조형화하여 빛의 시각화를 표현하고자 하고 있다. 즉, 우리의 자개 공예나 스테인드글라스와 같이 무한한 생명력을 느끼는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앞으로 해보고 싶은 작품의 방향이 있나.△포항의 풍경, 이야기와 역사가 있는 오래된 건축물을 모티브로 한 연작 시리즈를 작품화하여 포항 지역 정체성을 되돌아보고 향수를 느끼게 하고 싶다.-화가로 어떤 평가를 받기를 원하나.△작가로서 외롭게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가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6

렌즈에 담는 아름다움 ‘포항국제사진제’

(재)포항문화재단은 올해 10월부터 내년 1월까지 문화도시 포항만의 아름다움을 찾아 사진을 통해 전시하는 포항국제사진제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에 개최될 포항국제사진제는 국내 정상급 사진가부터 해외 유명 사진가들이 포항의 아름다움을 직접 사진으로 담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제문화교류를 증진 시키고 환동해 거점도시의 특성을 활용해 인근 국가 및 도시 전시 연계 및 순환 형태로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제의 구성으로는 ‘Sustainable City(지속가능한 도시)’라는 주제로 국내외 유명작가들의 시선으로 본 포항의 모습을 담은 ‘주제전’과 포항의 문화와 시민의 삶, 2000년대 포항의 모습, 영상 및 드론으로 표현한 포항 등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공모전’, 마지막으로 지역 기반 청소년 스마트폰 사진을 출품받는 ‘청소년전’, 2000년 이전 옛 사진들을 받아서 구성되는 ‘옛 사진전’ 등이 있다.이번 사진전은 새롭게 건립된 포항문화예술팩토리 개관 기념으로 올해 10월부터 포항문화예술팩토리 4층 갤러리에서 전시할 예정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문화도시 포항은 무궁한 아름다움이 잠재되어 있는 도시”라며“이번 사진제를 통해 포항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하고 시민들이 지역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세부 일정 및 자세한 공모 내용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및 포항국제사진제 홈페이지(www.piff.world)를 통해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추가 문의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축제운영팀 사무국(054-289-7852)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

국내 유명화랑과 관객이 직접 만나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하는 새로운 미술거래방식을 개척해 나갈 ‘아트페어 대구 2022(Art Fair International DAEGU 2022)’가 오는 23일부터 26일까지 4일간 대구엑스코 서관 1,2홀에서 개최된다. 이번 아트페어는 세계현대미술을 주도하는 국내·외 주요작가 500여 명의 작품 5천여 점을 선보인다. 서울과 경기 등 전국의 대표화랑 100여 곳이 참가해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행사로 각 지역 작가들의 특색 있는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아트페어 대구 2022’는 ‘6월, 아트쇼핑하러 간다(June, I’m going to art shopping)’라는 슬로건으로 코로나19 엔데믹에 발맞춰 작품으로 작가와 관객이 소통하고 작품의 해석에 따라 새로운 영감과 아이디어를 얻어 변화하는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고자 한다.참여하는 국내주요화랑에서는 알렉스 카츠, 데이비드 걸스타인, 데미안 허스트, 베르나르 뷔페 등 해외작가와 김창열, 이우환, 최병소, 김동유, 윤병락 등 국내 주요작품들을 선보인다. 최근 국내 블루칩 작가인 김찬주, 정우범, 최성환, 장기영의 작품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특히 이번 아트페어 대구에서 눈여겨 볼만한 작가로 ‘맨션나인’을 통해 참가하는 지현정 작가와 이예린 작가다. 길게 땋은 머리, 밧줄, 우물, 기묘한 방 등을 콰슈 기법으로 그려 미술 애호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지현정 작가는 주로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으며 뉴욕 컬렉터와 미술관 디렉터가 뽑은 작가 7인에 선정되기도 했다.지난해 NFT아티스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예린 작가는 디지털아트로 한껏 주목받고 있다. 맨션나인과 신세계에서 아티스트콜라보 스폐셜 에디션 라이브방송에서 미술애호가들에게 굉장한 호응을 이끌어 낸 신예작가다.특별전 부스에는 운영위원회에서 선정한 이규경 작가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트페어 대구 조명결 대표는 “미술시장의 활성화 뿐만 아니라 부동산, 주식, 가상 화폐에 이어 MZ세대의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는 미술시장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제공하며, 세계적인 작품과 MZ세대의 다양하고, 신선한 작품들을 함께 감상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입장료는 일반 1만2천원, 학생 8천원이며, 20인 이상 단체 관람 시 현장구매 가능하다. 전시관람 및 자세한 사항은 아트페어 대구 홈페이지(www.artfairdaegu.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2-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