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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근현대 한국불교 선승 ‘백성욱 박사 전집’ 출간… 총 6권 구성

독립운동가이자 근현대 한국불교의 선지식으로 꼽히는 백성욱 박사(1897~1981)의 깨달음과 그 가르침이 담겨 있는 ‘백성욱 박사 전집’(김영사)이 출간됐다. 김영사가 전 6권으로 출간한 ‘백성욱 박사 전집’은 그의 강의, 강설, 법문, 글과 함께 생전에 그를 만나 교유했거나 가르침을 받은 22명의 회고와 전기 등을 망라했다. 1권 ‘백성욱 박사의 금강경 강화’(강설집)를 시작으로 ‘불법으로 본 인류 문화사 강의’ ‘분별이 반가울 때가 해탈이다’(법문집) ‘백성욱 박사 문집’ ‘금강산 호랑이, 내가 만난 백성욱 박사’ ‘응작여여시관’(전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전집은 그의 제자인 김강유 김영사 회장이 고인과 인연이 있던 사람들을 수소문해 강의와 법문 녹음을 정리하고, 관련 인물 인터뷰와 취재 등을 통해 2년9개월 만에 완성했다.출판사 측에 따르면 백성욱 박사는 3세에 아버지, 5세에 어머니를 여의고서 12세에 출가한 승려였다. 1920년대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원 철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한국 최초의 독일 철학박사이자 불교학자이기도 했다. 1929년 불교전수학교(동국대 전신) 철학과 강사를 그만두고서 금강산에 입산해 10년을 정진한 수행자였다. 한국전쟁 뒤로는 동국대 총장을 지냈고, 1962년 경기 부천에 ‘백성목장’을 열어 20년 가까이 한국불교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을 강의했다. 치열하고 극적인 삶을 살았던 그는 태어난 날인 음력 8월 19일 입적했다.김영사 측은 “한 사람의 삶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극적인 변화와 기록들, 비범한 통찰과 다채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전집은, 현대를 살아가는 지금, 이 순간의 독자들에게도 의미있는 지침이 돼줄 것”이라고 일독을 권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포항서 전국 생활문화 소통의 장 열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지역문화진흥원(원장 차재근)과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가 포항 해상공원에서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다.온라인(메타버스 포항)은 10월 4일부터 운영한다.‘전국생활문화축제’는 2014년 첫 개최한 이래 매년 지역의 생활문화를 즐기는 축제로써 올해는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으로 만나는 새로운 일상’이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일상 속에서 안전하게 노는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면서 다양한 생활문화를 교류하고 소통하는 환대의 장으로 꾸며진다.이번 축제는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전국의 생활문화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메타버스 가상 공간 플랫폼 ‘메타버스 퐝퐝’과 온라인 생중계 방송국 채널 ‘생활문화TV 퐝퐝’에서 진행된다.‘메타버스 퐝퐝’은 포항 송림숲을 배경으로 다양한 생활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는 가상의 축제장으로 운영된다. 특히 ‘메타버스 퐝퐝’에서는 전국을 10개 권역으로 나눠 활동한 백신 탐사대가 100개의 영상으로 전국의 생활문화를 담은 ‘생활문화 백신(100 Scene)’을 만날 수 있다.또 메타 생활문화센터 포항이 설립되고, 공모를 통해 선정된 ‘생활문화 씬’을 투표할 수 있으며 각종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경품 응모권을 획득할 수도 있다.‘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 해상공원에 마련된 오픈스튜디오에서 진행된다. 전국을 연결해 진행되는 온라인 방송 ‘생활문화TV 퐝퐝’은 포항문화재단과 포항MBC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전국 곳곳의 다양한 생활문화 현장을 연결하며, 이동형 LED 차량을 통해 포항 곳곳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2021 전국생활문화축제를 통해 각자가 그려낸 다양한 생활문화 가치를 이해하고, 우리 일상 속의 문화를 발견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메타버스 축제장의 만남을 통해 코로나19의 답답함을 해소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1-09-30

“와~ 강치가 돌아왔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재단이 자체 제작한 국악가족창작뮤지컬 ‘강치전’을 초연 이후 2년만에 오는 10월 2일 오후 2시와 10월 3일 오후 2시 포항시청 대잠홀 무대에 올린다.뮤지컬 ‘강치전’은 지역작가 윤주미씨의 원작을 토대로 독도와 독도에 살다가 멸종된 강치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평화롭던 독도 바다에 살던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먼 ‘검은 그림자’ 무리에게 부모를 잃고 세상을 떠돌며 친구들을 만나 다시 동쪽 바다로 돌아오는 과정을 그린 성장드라마다.‘강치전’은 포항문화재단이 2019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 레퍼토리 제작개발 프로그램에 선정돼 포항문화재단과 지역 예술인들이 힘을 모아 창작한 작품으로 세련된 연출과 흥미로운 스토리, 감각적인 음악 등으로 지역 콘텐츠의 한계를 극복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경북 동해안지역의 독자성과 역사성, 특이성을 모두 갖춘 독도, 그리고 지금은 멸종된 강치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강치전’은 특히 독도를 영토분쟁지역이 아닌, 평화의 섬으로 풀어내며 인간과 자연, 바다생물들의 공생에 대한 주제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이에 2019년 공연에서 5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을 뿐아니라 ‘2020 방방곡곡 문화공감-국공립예술단체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돼 지난해 경기도 오산과 강원도 원주를 찾아 원정공연을 가졌다. 포항문화재단은 ‘강치전’이 2021년에도 방방곡곡 문화공감 우수공연 프로그램에 선정되자 ‘메이드 인 포항’ 뮤지컬 ‘강치전’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뮤지컬 OST 음원 발표와 유아교육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이번 공연은 소년 강치 ‘동해’가 돈벌이에 눈이 멀어 독도를 떠나지만 다시 자기가 살던 동해 바다로 돌아오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동화 같은 무대, 국악의 흥겨운 연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신나는 안무로 관객몰이에 나선다.뮤지컬 ‘강치전’은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 가능하며 백신접종 할인 및 다양한 할인을 마련해 코로나19로 지친 지역민들에게 재미와 희망을 전할 계획이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동심을 품고 있는 아이들과 마음 깊숙이 아직도 동심을 품고 있는 어른들이 함께 보는 ‘강치전’ 관람을 통해 가족들간의 친밀감을 높일 수 있는 뜻깊고 특별한 추억, 행복한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9

대한민국 최초 소프라노 윤심덕의 음악·사랑·삶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 번째 메인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가 오는 10월 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영남오페라단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합작한 ‘윤심덕, 사의 찬미’는 한국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1897∼1926)의 인간적 이야기와 그녀의 대표곡 ‘사의 찬미’를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2018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무대로, 윤심덕의 음악과 사랑, 억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라와 예술에 헌신한 윤심덕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이 오페라는 2018년 초연 당시 전석 매진을 기록했으며, 제11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할 만큼 대중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이번 공연에서는 초연에는 없었던 서곡을 추가해 음악적인 서사를 보완했고, 2막에 사물놀이 장면을 삽입해 이색적이면서도 시끌벅적한 우리네 장터 분위기를 살렸다.작곡가 진영민이 작곡 및 편곡을, 대구시립극단 예술감독 정철원이 연출을, 베하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김봉미가 지휘를 맡는다.윤심덕과 그의 연인 김우진 역에 소프라노 이화영(계명대 교수)과 테너 이승묵 등 지역을 대표하는 성악가가 캐스팅됐으며 바리톤 노운병, 메조소프라노 김정화, 베이스 윤성우, 바리톤 최득규, 테너 문성민 등이 출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9

김영자 명창 초청 강산제 심청가 완창 공연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형국)은 오는 10월 2일 오후 4시 팔공홀에서 기획공연 명인전을 기획, 김영자 명창을 초청해 강산제 심청가 완창공연을 갖는다.대구 출신인 김 명창은 국립창극단에서 창극 주역으로 활동하며 명품연기를 선보여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으로 역임하면서 국악 저변 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쳤고, 판소리 전승과 후학 양성에도 힘써왔다.2020년 탁월한 실력을 인정받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심청가 보유자로 지정된 김영자 명창은 성우향 선생에게 심청가와 춘향가를, 박봉술 선생애개 적벽가를, 정광수 선생에게 수궁가를 사사했다.이번 무대에서는 3시간 30여 분에 걸쳐 강산제 심청가 완창으로 관객을 만난다. 강산제는 전설적인 소리꾼이자 서편제의 시조로 알려진 박유전 명창이 전남 보성군 강산마을에서 여생을 보내며 창시한 유파다. 서편제의 구성짐과 동편제의 웅장함이 어우러지며, 맺고 끊음이 분명해 절제된 소리가 특징이다. 그중에서도 ‘심청가’는 뛰어난 음악적 형식미는 물론, 불필요한 아니리(사설의 내용을 일상적인 어조로 말하듯이 표현하는 것)를 줄이고 이야기 전개가 탄탄해 많은 명창으로부터 잘 짜인 소리라고 평가받고 있다.고수는 조용수 국립창극단 단원과 김청만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가 전, 후반을 나눠 함께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2021 우수작가’ 이동섭 조각전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2021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의 일환으로 이동섭 조각전 ‘숨 고르기·쉬어가기’ 전시를 오는 10월 3일까지 포항구룡포과메기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개최한다.이번 ‘숨 고르기·쉬어가기’전에서는 해돋이, 연오랑세오녀 등 지역성을 반영한 주제를 포함해 연작 시리즈인 ‘토루소’, ‘기다림’을 통해 기계에 예속된 인체와 현대인의 초상을 브론즈, 돌, 흙, 철 등으로 형상화했다.이동섭 작가는 냉혹하고 차가운 현실을 반영하며 날카롭고 냉철한 비판을 담는 동시에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와 밝은 미래를 염원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자신만의 조형세계에 담고자 했다.이동섭 작가는 영남대 조소과 졸업 후, 포항예술지원사업, 원도심 테마골목사업, 야외조각전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하고 지역 미술계 콘텐츠 확장에 힘쓰고 있으며 2021 한얼우리그림협회 전국작가교류초대전, 이동섭 조각전(렘트갤러리) 등을 개최하며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에도 참여한 바 있다.한편, 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고자 우수작가에게 전시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민에게 수준 있는 관람 기회를 제공하는 포항문화재단의 기획전시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8월 박영희 사진작가를 시작으로, 9월 이동섭(조각), 10월 김기식(회화) 작가에 이어 11월 김익선(회화)까지 선보인 후 올해 총 4번의 전시를 마무리하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그 철길에 깃든 四季

포항의 중진 사진작가 김주영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 ‘그 길, 포항 철길숲’ 전시회가 오는 10월 2일부터 30일까지 포항 갤러리엠(m)에서 열린다.(재)포항문화재단의 ‘2021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사진전은 포항시가 폐철도 공원화 사업으로 조성해 이제는 시민들의 최대 휴식처와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포항 철길숲의 사계절을 담았다.포항 출신의 김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공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로 유명하다. 지난 2월 개최한 사진전 ‘어떤 재현’ 전 출품작들은 사진전문잡지 월간 포토닷에서 기획한 닷북 ‘한국사진100’ 시리즈에 8번째 작가로 선정돼 사진집으로 출간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번 ‘그 길, 포항 철길숲’은 작가가 지난해 사계절 내내 방문한 포항 철길숲에 대한 기록이다. 어울누리 길, 활력의 길, 여유가 있는 띠앗길, 추억의 길 등 테마길에서 느꼈던 작가의 감정을 고스란히 함께 느낄 수 있다. 컬러로 촬영된 사진들은 포항 철길숲이 지닌 아름다움과 여유로움을 한껏 보여준다. 숲의 실제 모습이 사진 속에 진솔하게 담겨 정서적 충만감을 일깨운다. 작품에는 약 100년간 동해남부선을 달리던 기차가 멈추고 소임을 다한 철로가 숲과 공원으로 거듭난 포항 철길숲의 명소들이 담겼다. 숲 산책로를 따라 객차가 길게 연결된 듯 산책을 즐기고 있는 시민들의 다양한 모습도 담아낸다. 구간마다 잘 닦여진 자전거길과 산책로, 가로등 불을 밝힌 듯 환하게 피어있는 박꽃, 운동기구, 벤치, 정자 등 도시의 풍경과 조명 아래에서 빛나는 다양한 색들이 어우러진 사진들을 만날 수 있다.김주영 작가는 “사계절 소소한 풍경들의 아름다움은 도심 속 숲공간에서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가고 있다. 포항 철길숲에는 지나간 시간과 다가올 시간을 이어주며 자연과 삶이 공존한다. 소통의 장소, 휴식의 장소가 된 철길숲. 도심속 작은 치유의 공간으로 거듭난 이곳에서 상실된 모든 것들을 통해 소중한 것들을 지켜야 함을 깨닫는다. 나는 이 길을 사진에 담으며 우리의 삶도 자연의 일부이기에 지켜야 할 소중한 일상의 숭고함을 배운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8

뮤지컬 ‘광화문연가’ 경주 무대에

뮤지컬 ‘광화문 연가’가 오는 10월 30일, 31일 오후 3시, 7시 30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 오른다. 이번 무대에서는 ‘소녀’, ‘사랑이 지나가면’,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을 작곡하며 뜨거운 인기를 모은 고(故) 이영훈(1960∼2008) 작곡가의 명곡들과 함께 아련한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아낸 ‘광화문 연가’를 주크박스 뮤지컬로 펼쳐낸다.뮤지컬은 1980~1990년대 정서를 강력하게 환기한다. 주인공 ‘명우’가 임종 1분을 남기고 기억 또는 마음의 빈집에 자리잡은 옛사랑 ‘수아’에 대한 기억을 되찾아가는 과정이 주요 골격이다.명우 역엔 윤도현, 엄기준, 강필석이 캐스팅됐다. 월하 역은 차지연, 김호영이 나눠 연기한다. 수아 역은 전혜선과 리사, 과거 명우 역은 양지원과 황순종, 과거 수아 역은 홍서영과 이채민이 번갈아 맡는다.고 이영훈 작곡가의 주옥 같은 명곡을 토대로 이지나 연출, 고선웅 작가, 김성수 음악감독 등 국내 최정상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2017년 첫 선보인 뮤지컬 ‘광화문 연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사랑을 소재로 한 극과 노래가 어우러져 깊은 공감과 울림을 선물한다.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 1588-4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 공연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 내한공연이 오는 10월 2일 오후 7시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아르헨티나 탱고 음악의 역사를 쓴 아스토르 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맞아 작곡가가 남긴 유산을 전하기 위해 2021-2022시즌 전세계 투어의 일환으로 이번에 대구를 찾는 것.2019년 첫 내한 이후 2년 만에 한국 투어에 나선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피아졸라 사후 그의 부인인 라우라 에스칼라다 피아졸라가 설립한 아스토르 피아졸라 재단의 공식 오리지널 앙상블이다.이번 공연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레퍼토리 중 하나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사계’ 중 ‘항구의 겨울’과 ‘항구의 여름’ 비롯 전 피겨스케이팅 선수 김연아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프로그램 음악으로 선택해 알려진 ‘아디오스 노니노’까지 폭넓은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또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은 이번 한국 투어에서 세계적인 바리톤 이응광과의 컬래버레이션도 선보인다. 팬데믹 시대에 걸맞게 아스토르 피아졸라 퀸텟과 이응광은 여러 차례의 화상 회의를 통해 곡을 엄선했고, 최종적으로 ‘미치광이를 위한 발라드’와 ‘망각’을 선정했다. 입장권 예매 (053)668-1800, 인터넷예매 www.ssartpia.kr / www.ticketlink.co.kr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메일로 관람하는 기억 ‘텔레마틱 구전’

(재)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0월 14일까지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기획전시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를 개최한다.대안공간 298은 지역 예술가들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다양한 실험적 작품들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시 기획전문가의 필요성을 전파하고 이들의 활동 무대를 마련하기 위한 전시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꿈틀로 대안공간 298의 두 번째 기획전시인 ‘Tele-Type-Lighter(텔레-타입-라이터)’는 ‘구전(球電)’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을 현대미술 작업들로 펼쳐 보인다. 조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전달할 때 쓰던 ‘옛날 옛날에’로 시작하는 방식은 현대에 이르러 오래된 개념처럼 느껴질 수 있다. 현대에서는 핸드폰, 컴퓨터 등의 매체로 빠르게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모두가 익숙해져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구전’에 대한 개념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전제 속에 ‘텔레마틱 구전’을 주제로 기획됐다.‘텔레마틱(telematic)’은 전자 송수신을 뜻하는 ‘텔레커뮤니케이션(telecommunication)’과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틱스(informatics)’의 합성어로서 ‘구전’과 결합시켜 동시대에 전자기기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을 말한다. 이 연장선에서 ‘텔레-타입-라이터’라는 전시 제목은 ‘전자 송수신이 가능한 타자기(teletypewriter)’를 차용했으며, 래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에서 영감을 받아 글 쓰는 사람을 뜻하는 라이터(writer)를 라이터(lighter)로 변경했다.이 전시에서는 지역작가 신미정, 김은솔과 외부작가 정재희, 강재원이 함께한다. 신미정 작가의 ‘자신의 경로(Part of my life)’는 속초 아바이 마을 실향민 1세대의 일기장과 그의 실제 목소리를 영상으로 담아 고향에 대한 향수를 전달하고자 했다. ‘밤섬(Bam Island)’은 여의도 개발 계획으로 1968년 사라진 밤섬에 거주했던 밤섬 실향민의 생의 흔적과 주민들의 기억의 궤적을 추적하고 잊혀진 밤섬의 장소성을 다시 일깨우고자 미학적 이미지로 재현했다. 김은솔 작가의 ‘Clip_SUBTITLE’은 재난 관련 뉴스, 특히나 유튜브로 생산되는 텍스트들을 수집해 영상에 재배치한다.정재희, 강재원 작가는 ‘텔레마틱 구전’에 대한 거시적인 관점을 독특한 설치물을 통해 보여준다. 정재희 작가의 ‘Radio Tower’는 관객이 작품 주위를 돌면 라디오 소리가 변화하는 것을 느낄 수 있게 의도된 설치작품으로 관람객에게 낯선 다감각적 경험을 유도한다. 텔레마틱 구전이 이뤄지기 위한 전제조건인 전자제품을 재맥락화해 일상을 인식하는 새로운 방법과 확장된 의미를 생각할 수 있도록 했다. 강재원 작가는 고향을 잃는 것이 비단 우리뿐만 아니라 텔레마틱한 네트워크에 돌아다니는 정보 역시 그러하다는 생각을 전시장 한가운데 2.5m 크기의 거대한 조각 ‘Untitled 4’로 보여준다. 실향정보를 위한 기념비로, 컴퓨터 렌더링을 통해 철재처럼 표현된 차갑고 단단한 느낌의 텍스처이지만 이는 공기로 지지되면서 새로운 관점의 조각으로 표현했다. 코로나19로 대면 전시를 개최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요즘, 미술계의 많은 전시는 웹, 메타버스, VR과 같은 가상전시를 통해 관객을 만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가상공간이 아닌, 개인 전자메일을 통해 전시에 대한 ‘구전 텍스트’를 직접 전송하고 받아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이는 전시 역시 ‘이야기’로 구전된다는 기획자의 생각에 바탕을 둔 실험적 접근이며 새로운 방식의 참여형 전시다. ‘구전 텍스트’를 전달하는 필진 김태휘(미술비평), 우정아(미술사학자), 심너울(SF소설가)과 이번 전시의 기획인 김맑음(큐레이터)은 그들의 관점으로 전시 내용을 재해석해 전시기간 중 참여를 신청한 관람객에게 총 5편의 메일을 발송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팬데믹 상황으로 전시를 직접 관람하기 어려운 관람객들도 새로운 방식으로 전시를 경험할 수 있다.또한 전시기간 동안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26일과 10월 6일에는 아티스트 토크와 큐레이터 토크가 예정돼 있다. 참여작가와 기획자가 전하는 전시기획과 작품 준비에 대한 전 과정에 대해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로, 사전예약을 통해 시민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포항문화재단 측은 “나와 관련 없는 소설 속 장면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어떤 역사를 지나왔는지 그 흔적과 기억을 기록하여 옛 어른들이 들려주는 구전동화처럼 이를 각자의 특색이 묻어나는 작품으로 표현한 전시”라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배운다는 말이 있듯, 변화되는 사회의 모습과 그 흔적에 대한 관심을 키우자는 전시의 의도가 관람객들에게 크게 와닿길 바란다”고 전했다.대안공간 298은 사전예약 없이 현장 방문이 가능하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동시 관람 인원을 30인 이내로 제한한다. 구전 텍스트를 받기 위한 메일 신청과 전시 관련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7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제5회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 일정이 확정됐다. 포항스틸에세이 공모전은 무겁고 차가운 이미지의 ‘철(鐵)’이 부드럽고 따뜻한 문화로 거듭나기 위한 하나의 밑거름이 되고자 올해로 5회째 열리는 수필 공모전이다.현대문명의 상징이자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돼온 철강산업의 소중함을 함께 나누고 재도약을 기원하기 위해 포항시 주최, 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주관으로 개최되고 있다.올해 공모전 주제는 바늘, 수저, 주전자, 자동차, 만년필, 집, 컴퓨터 등 철을 소재로 한 일상생활 속의 ‘철’이야기이며 국내외 거주하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다. 기성문인도 참여 가능하다. 응모작은 국내외 매체에 발표되지 않은 본인의 순수 창작물이어야 한다.응모 부문은 수필 1∼3편으로 원고지 15장 내외 분량을 10월 27일까지 이메일(munhak@kbmaeil.com)이나 우편(경북 포항시 북구 중앙로 289 경북매일문학상 담당자 앞(우 37735))으로 하면 된다.시상 내역은 대상 1명에 상금 300만원, 금상 1명에 상금 150만원, 은상 1명에 100만원, 동상 2명에 각 50만원, 가작 5명에 각 30만원 등이다. 시상 내역과 입상자 수는 작품 접수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입상자 발표는 11월 1일 경북매일신문 지면과 홈페이지를 통해서 한다.경북매일신문 스틸에세이 운영위원회 측은 “산업의 기반이었던 ‘철’이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자리하면서 만들어온 변화 등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자 마련한 공모전”이라며 “투박하지만 윤이 나던 가마솥에 얽힌 추억, 차 한잔을 위한 주전자, 산업현장에서 땀 흘린 이야기 등 철에 대한 다양한 시선이 모아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문의(054)289-5010./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6

‘마음을 연결하다’ 조각보에 실어 보내는 위안

“포항시민이 이번 일월의 빛 조각보 작품을 통해 하나의 마음으로 모아져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열어가는 풍요로운 도시로 가꾸어나가시길 희망합니다.”제14회 일월문화제(10월 1일∼17일)의 대표 행사인 ‘일월의 빛’ 프로젝트 기획자로 참여하는 설치미술가 김신윤주(52) 작가의 소감이다.10여 년 전부터 조각보를 소재로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을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진행해오고 있다. 김신윤주는 자신의 작업에 대해 “평범한 시민들이 천과 실을 이용해 각자의 사연과 마음을 바느질로 정성스럽게 만드는 ‘하나의 마음 퀼트’ 퍼포먼스와, 그 작품들을 이어서 사회적 이슈에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하나의 마음 기념비’를 설치한다. 그녀는 미디어, 음악, 무용 등의 공연 퍼포먼스도 하는 다원 예술이자 시민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지난 25일 이번 프로젝트 시연을 하기 위해 포항을 찾은 그녀를 만났다.- 포항 일월문화제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나.△마음 조각보 작업은 2012년 뉴욕에서 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하나의 마음(One Heart)’을 기획하면서 시작했다. 일월문화제에는 포항문화재단의 초대로 참여하게 됐다.-‘하나의 마음’ 프로젝트란 무엇인가. 그리고 시민들에게 이 작업이 주는 효과는 무엇이라 생각하나.△“우리의 마음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며 이 프로젝트는 시작된다. 함께 고민하면서 예술작품의 형태로 시도해보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시작이자 과정이고 목표다. 주요 컨셉은 ‘연결’이다. ‘자신과의 연결’, ‘타인과의 연결’, 마지막으로 공공장소에 설치하며 ‘사회와의 연결’을 보여준다. 또 하나의 컨셉은 본인이 만든 마음 조각보작품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이고, 전체가 이어진 큰 것도 ‘하나의 마음 조각보’라는 ‘일중일체다중일(一中一切多中一)’이다. 이런 존재적 구도에서 시민들은 작가로 초대되어 하나이자 전체인 작품을 만들게 된다.-‘대중 참여형 공공미술프로젝트’, 현대미술의 흐름에서 자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내 작품은, 수잔 레이시가 주창한 ‘새로운 장르 공공미술’의 흐름을 잇고 있다. 사회적 이슈 자체를 공공성으로 불러오는 것이 이 장르의 특징인데, 나는 그 공공성으로 사회 구성원 전부를 초대하고 그들이 만든 작품에 ‘하나의 마음 기념비’라는 제목을 붙인다. 강함보다 약함으로, 단단함보다 부드러움으로, 영원함보다 지금 여기의 강렬함으로, 단일의 화음보다 다양함의 불협이 소란한 기념비이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20여 회의 프로젝트를 했다.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굳이 하나를 기억하자면, 201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들과 세계여성평화운동가들이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에서 남으로 행진했던 ‘Women Cross DMZ’ 프로젝트에 조각보 작업을 기획, 참여했던 경험이다. 분단국가의 냉전 상황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는 외부의 인식과 그러기에 기꺼이 관여하고 참여하겠다는 여성평화운동가들의 행동하는 용기를 알게 했다.-이번 포항 일월문화제 ‘일월의 빛’ 프로젝트를 소개해달라.△일월의 빛 프로젝트에서는 코로나19로 지친 세상에 새로운 빛을 불러오는 위로와 희망의 마음을 포항시민들이 작품으로 직접 제작하고 설치하고자 한다. 이번 작업은 각 직장과 가정 등의 소그룹들이 각각 재료를 전달받아 작업하고 나중에 모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작업 형식은 시대 상황에 적합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나타날 시민참여형 공공미술의 한 형식을 새롭게 보여주는 것이다. 더욱 다양하고 작은 목소리들이 가감 없이 드러나서 서로 어우러지는, 앞으로 올 사회의 전망을 이번 작업으로 보여줄 예정이다.-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9월에 일월의 빛 조각보 퍼포먼스에 180여 명의 포항시민이 참여했다. 각 2×3미터 크기로 마무리된 24개의 일월의 빛 조각보들이 서로 이어져서 10월 1일부터 ‘하나의 마음 일월의 빛 기념비’라는 제목으로 해도도시숲 맨발 산책로의 머리 위쪽에 펼칠 예정이다. 낮에는 해가, 밤에는 달이 그 빛을 투과시켜서 작품을 완성시킬 것이다. 일월의 빛도 작품에 참여하는 것이다. 부디 많은 포항시민분이 오셔서 시민들이 한 땀 한 땀 손길로 전해주는 위안의 마음을 일월의 빛에 실어 가득 받아가시길 바란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코로나라는 사회적 상황도 있고, 프로젝트를 너무 짧은 시간 동안 급히 진행하느라 홍보와 참여가 부족했다. 다음에 기회가 생긴다면, 좀 더 많은 포항시민과 함께 더욱 풍요로운 작업을 만들어보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설치미술가 김신윤주 프로필▲광주 출생▲전남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사회학과 예술사회학 수료▲주요 프로젝트와 전시-‘Darkness at the Break of Noon’전 / d’Arte 갤러리, 뉴욕(2016)-‘해방70주년기념 일본군위안부의 역사적 진실과 정의전’/국회의사당 의원회관, 서울(2015) 그외 다수▲주요 수상 및 레지던시-2017년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T 국제 레지던시

2021-09-26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갔다… 셀프부양 시대 대처법

평균 수명이 연장되고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어느 때보다 노후 대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노후 설계 전문가인 강창희씨와 자산운영 연구자인 고재량씨는 공저인 ‘오십부터는 노후 걱정 없이 살아야 한다’(포레스트북스)에서 풍요로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선 일찍부터 마인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저자들은 가장 확실한 노후 대비가 평생현역이라는 정체성과 역할 확보라면서 퇴직 후 12만 시간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창직의 사례를 들어 일러준다. 이와 함께 저성장, 저금리시대에 금융자산은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생애주기별 포트폴리오 짜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3층연금 쌓는 방법과 노후대비 상품으로 활용이 가능한 퇴직연금 등의 활용법도 설명한다.3층 연금이란 1층에 국민연금, 2층에 퇴직연금, 3층에 개인연금을 쌓아 연금을 마련해 두라는 것이다. 선진국은 노후의 주요 수입원으로 60% 이상이 이런 연금인데, 우리나라는 아직 10% 대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한다. 매달 현금 흐름이 나오는 연금을 준비해 놓지 않고 노후를 대비했다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나의 노후를 책임질 사람은 바로 나뿐이다’는 인식의 전환이란다. 나이 들어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자립 능력이다. 돈이 없으면 노후의 5대 리스크(장수, 건강, 자녀, 자산관리, 저금리)를 대비할 수 없기 때문. 저자들은 자식에게 기대던 시대는 이미 갔다면서 자신을 부양하는 셀프부양의 시대에 맞게 적극적으로 대처하라고 거듭 역설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자본주의 미국서 부활하는 ‘사회주의’

“세계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나라, 미국에서 사회주의 인기가 높다.”좌파잡지 ‘자코뱅’의 창립자인 바스카 선카라는 ‘미국의 사회주의 선언’(미래를소유한사람들)에서 이제 미국에선 ‘사회주의자’라고 해도 더는 ‘미친놈’으로 취급받지 않는다고 말한다. 특히 전후 매카시즘과 1990년대 공산주의 붕괴역사로부터 자유로워진 젊은이들의 사회주의 호감도가 높다고 주장한다. 최근에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18~34세 미국인 중 58%는 사회주의를 바람직한 것으로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의 사회주의 선언’은 맑스와 엥겔스의 시대부터 미국의 버니 샌더스, 영국 노동당의 지도자 제레미 코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회주의 정치 운동의 역사를 검토하고, 미국에서 ‘사회주의 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매카시즘 논란 이래 미국에서 ‘사회주의’만큼 불온한 단어는 없었다. 미국에서 사회주의 정치나 운동은 유럽이나 제3세계와 달리 매우 주변적이었다. 100여 년 전 베르너 좀바르트는 ‘왜 미국에는 사회주의가 없는가?’라는 질문에 미국 노동자들이 사회주의 선동에 현혹되기에는 경제의 번영으로 ‘로스트비프와 애플파이’를 너무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답을 찾았다.그의 답은 오랫동안 정확한 것으로 여겨졌다.그런데 1990년대 초 소련이 해체되면서 세계사적으로 사망 선고를 받은 사회주의가 21세기에 들어선 지 20년이 더 지난 시점에 미국에서 부활하고 있다.2018년의 한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30세 이하 젊은이들 가운데 35%는 사회주의를 매우 선호했고, 그렇지 않은 비중은 26%에 그쳤다. 최근의 조사에서는 젊은 미국인 중 58%가 사회주의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 의원은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2016년과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각각 43%, 27%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미국 사회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미국 민주사회주의자(Democratic Socialists of America)의 성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전 하원 의원은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정치인이다. 그녀의 트위터 팔로워는 자그마치 400만 명에 이른다.이러한 인식 변화의 한 가지 이유는 ‘사회주의가 갖는 이미지’의 변화다.한 조사에 따르면 사회주의에 대해 미국 젊은층의 58%는 덴마크 같은 노르딕 국가로 이해한 반면, 65세 이상의 고령층은 소비에트 시스템과 동일한 것으로 간주했다.서론 격인 제1장에서 저자는 여러 한계가 있음에도 스웨덴에서 실현됐던 ‘사회민주주의’를 앞으로 실현해야 할 ‘민주적 사회주의’에 가장 가까운 현실로 제시한다.제2장에서는 맑스는 20세기의 복지 국가나 일반 노동자들이 가난에서 벗어나 사치품의 소비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내다보지는 못했지만, 자본주의는 위기에 취약하고 지배와 착취 위에 서 있으며 사회적, 환경적 파괴로 사회 전체적 비합리성을 양산한다고 평가한다.제3장과 제4장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을 전후한 시기에 사회주의가 가장 활력 있는 시기를 맞이하였으나, 사회주의가 러시아의 가혹한 조건 속에 고립되면서 피로 얼룩진 피투성이의 집단주의로 전락한 사연을 다루고 있다.제5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사회민주주의가 복지 국가라는 역사적 진보를 이뤄냈음에도 신자유주의의 등장으로 후퇴하게 되는 과정을 살피고 있다.제6장에서는 사회주의가 민족 해방 투쟁의 이념으로 기능한 역사를 살피고, 제7장에서는 미국 역사에서 그동안 실체가 가려진 채로 면면히 이어져 온 사회주의 운동의 전통을 소개하고 있다.마지막 제8장~제10장에서는 미국과 영국에서 현재 진행되는 사회주의 운동의 현실을 소개하고, 앞으로 ‘민주적 사회주의’는 사회민주주의의 성취를 기반으로 노동자들의 계급투쟁과 결합해 나갈 때 비로소 성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계급투쟁 사회민주주의’라는 비전을 제시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세계적 신경과학자 연구 ‘인간의 신체와 마음’

‘데카르트의 오류’‘스피노자의 뇌’로 일반인들에게도 잘 알려진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감정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 연구로 세계 뇌과학 분야의 선두주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77)의 최근작 ‘느끼고 아는 존재’(흐름출판)가 출간됐다.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인간의 ‘정서’와 ‘느낌’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과 자아 형성에 기여한 역할을 연구했으며, 인간의 마음이 단순히 뇌의 작용만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문제임을 고찰해냈다.그는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인간 문명의 발전에 이르는 긴 진화적 과정 동안 느낌과 감정이 생명 유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한다.세상에서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 중 하나인 의식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던 다마지오는 인간의 감정과 의식에 대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설명해왔다. 다마지오는 ‘느끼고 아는 존재’에서 그동안 자신이 의식의 문제에 천착해온 결과를 갈무리하고 최근 연구 성과를 덧붙였다.이 책에는 인간의 신체와 마음의 작용에 대한 다마지오의 통합적 관점이 그 어떤 책보다도 간결하고 포괄적으로 설명돼 있다. 책은 △제1장 존재에 관하여 △제2장 마음과 표상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관하여 △제3장 느낌에 관하여 △제4장 의식과 앎에 관하여 총 4장으로 구성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3

완벽할 수 없는 우리 생애를 감싸안는 따스한 희망 담아

대산문학상, 이효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 등을 수상한 조해진의 신작 소설 ‘완벽한 생애’(창비)가 출간됐다. 창비 출판사의 젊은 경장편 시리즈 ‘소설Q’의 열한 번째 작품이다.직장에서 참을 수 없는 모욕을 당하고 직장을 그만 둔 윤주, 윤주의 제주 생활 동안 그의 방을 빌리며 한국여행을 하게 된 시징, 꿈을 접고 신념을 작게 쪼개기 위해 제주로 이주한 미정의 이야기가 다정히 주고받는 편지처럼 이어진다.삶에서 잠깐 스쳐갈 뿐인 타인에게 ‘방’을 내어주고 기꺼이 자리를 마련해주며 “필연적으로, 그렇지만 그림자처럼 은근한 방식으로”(발문 최진영) 연결되는 인물들의 모습을 통해, 불완전하게 흔들리는 세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작가의 말)이 돼줄 수도 있겠다는 단단하고 따스한 희망을 품게 하는 소설이다. 조해진은 작가의 말에서 “신념을 따르고 사랑에 진심일수록 상처받고 방황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또 “생애는 완벽할 수 없고 완벽할 필요도 없다”면서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없고 어디로 가는지도 확신하지 못하는 이 생애의 한가운데서 우리가 서로에게 ‘살아 있음’의 증인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2021-09-23

코로나 시대, 잃어버린 희망의 빛을 찾아서

포항시의 대표적 향토문화예술축제인 ‘제14회 일월문화제’가 오는 27일부터 10월 18일까지 22일간 포항문화예술회관과 해도도시숲을 비롯한 시내 일원에서 개최된다.격년으로 개최하는 일월문화제는 포항을 대표하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근간인 일월정신을 불, 빛, 철로 승화해 포항시민의 화합과 번영을 기원하는 종합문화제다.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과 포항문화원, (사)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가 주관하는 ‘제14회 일월문화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공공미술, 학술행사 등 시민들의 일상 속 문화예술 확산과 지역 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특히 이번 일월문화제는 ‘일월의 빛, 희망을 비추다’를 주제로 일월정신의 계승 및 현대적 의미와 가치를 되짚어 보고 미래세대를 위한 새로운 장을 열기 위한 축제로 마련된다. 또한 장기화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에게 포항의 정체성과 현대문화가 어우러지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일상 회복과 삶의 가치를 되새겨 보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먼저 포항문화예술회관에서는 개막식을 비롯해 공연, 전시, 학술행사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30일 오후 5시 대공연장에서 개최되는 개막식은 고취대의 연주와 무형문화재 이수자의 연오랑세오녀 스토리 주제공연 및 ‘포항 12경’에 대한 창작가곡 등 포항 문화예술의 현재를 느껴볼 수 있는 디테일한 연출과 구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소공연장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행사들이 개최되는데 30일 오후 2시 학술세미나 ‘연오세오 길을 찾아’와 10월 18일 오후 4시 ‘동해안별신굿과 P-Culture의 전략’ 학술행사를 비롯해 생텍쥐페리 원작 ‘어린왕자’를 포항 사투리 버전으로 각색한 낭독극 ‘애린왕자’가 10월 4일 오후 3시에 선보인다.주제공연으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주제로 한 창작 한국무용극 ‘썬앤문 - 해와 달의 이야기’가 10월 9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석고마임 연오랑세오녀’는 10월 2일과 3일 양일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에서 개방된 퍼포먼스로 시민과 만나게 된다.코로나19 시대 접촉을 최소화하며 누릴 수 있는 기획전시도 눈여겨볼 만한 프로그램이다. 27일부터 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는 포항의 무형문화재이수자 중 서각, 궁시, 자수, 침선 명인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일월 명인열전’이, 30일부터 해도도시숲에서는 김신윤주 작가의 세오녀의 비단을 모티브로 잃어버린 빛(코로나19 시대)을 되찾기 위한 시민들의 마음을 모은 조각보 잇기 설치형 공공미술 프로젝트 ‘일월의 빛-ONE HEART PROJECT’전과 일월신화의 빛을 주제로 한 ‘일월 빛의 정원’, 문인화가 이형수 작가의 영일만의 여명을 밝히는 죽도시장 속 시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문인화 전시 ‘일월 숲 갤러리’가 마련된다. 잊혀진 세오녀의 일월안(달과 해의 정기를 보는 눈)을 되찾는 주제로 회화와 조각, 퍼포먼스로 구성된 ‘세오녀의 일월안 전’도 10월 6일부터 포항시립중앙아트홀과 도구해수욕장에서 선보인다. 이외에도 일월문화제의 정통성을 찾아볼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시내 일원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1983년부터 진행된 포항문화원 주관의 일월문화제 대표 프로그램 ‘연오랑세오녀 부부 선발대회’는 올해 21회를 맞아 29일 오후 2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 남구 동해면 도구리에 위치한 일월사당에서 봉행되는 ‘일월신제’는 10월 1일 오전 10시에 거행된다. 또 관내 예술단체의 각종 공연 및 전시도 문화예술회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시내 중앙아트센터 등지에서 펼쳐진다.모든 프로그램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따른 공연 관람 시 한 칸 건너뛰기 좌석제 및 행사 시 50인 미만 인원 제한으로 방역수칙을 준수해 운영된다.이강덕 포항문화재단 이사장은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희망과 화합, 번영을 기원하고 포항의 정체성과 미래의 비전이 어우러지는 일월문화제를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22

영화가 있는 원작… 재미있는 영화를 보고 책도 읽어보자

읽기 시작해서 그 속에 빠져 밤새 다 읽은 책이 있다. 그 책이 영화로 만들어졌을 때 개봉 날에 달려가서 보았다. 아, 실망이다. 늘 그랬다. 섬세한 문장으로 내 머리 속에 살아있던 인물들이 덜 용감하고 덜 매력적이다. 배경 또한 볼품없다. 어떤 컴퓨터그래픽도 인간의 상상력을 채워주진 못하기 때문에 대부분 사람이 별점을 짜게 준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다. 영화를 보고 재밌으면 책을 산다. 지금껏 다 만족이었다. 그중에 이번 추석에 보면 좋을 책과 그 영화를 소개한다. ‘시간을 달리는 소녀’/영화(호소다마모루 감독), SF소설(츠츠이 야스타카 지음)그림 한 점을 보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 마코토의 타임리프 이야기이다. 영화에서는 마코토는 학교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되돌리고, 맛있는 저녁을 먹기 위해, 동생이 뺏어 먹지 못하도록 자신의 간식을 사수하기 위해, 용돈을 무한 반복해서 받기 위해, 절친 치아키의 고백을 피하기 위해서, 친구를 좋아하는 후배를 도와주기 위해, 자신의 사고와 친구의 사고를 막기 위해 사용했다. 정말 소박하고 소소한 일들에 타임리프가 사용되었는 데도 학교에서 요리팀을 바꿔 누군가는 친구의 괴롭힘을 받게 됐고, 고스케는 목숨을 잃을 뻔하고 치아키의 마지막 타임리프로 인해 겨우 살아난다. 그리고 무분별하게 쓴 타임리프 횟수로 인해 치아키는 자신의 세계로 돌아가지 못 할뻔 하기도 한다.이 영화는 애니메이션이다. 하늘의 구름을 기가 막히게 표현해 가을 하늘의 전형을 보는듯하다. 또 일본 영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건널목 신, 기차가 오는 소리를 알리는 땡강땡강 종소리. 교토 여행 중에 어디서나 들리던 소리다. 이런 장면의 영화를 보고 책을 읽으면 삽화를 옆에 두고 읽는 기분이다. 책의 재미를 더해준다. ‘리스본행 야간열차’/영화(빌 어거스트 감독), 책(파스칼 메르시어 지음)독일, 스위스, 포르투갈 세 나라가 합작으로 만든 영화이다. 영화감독은 덴마크 사람이며, 책의 저자는 스위스에서 태어나 자랐고 독일에서 학문을 익혔다. 이 영화 한 편을 위해 참 많은 나라가 애쓴 참이다.기차는 스위스 베른에서 포르투갈의 도시 리스본으로 향해 달린다. 오랜 시간 고전 문헌학을 강의하며 새로울 게 없는 일상을 살아온 ‘그레고리우스’(제레미 아이언스)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우연히 위험에 처한 낯선 여인을 구한다. 하지만 그녀는 비에 젖은 붉은 코트와 오래된 책 한 권, 15분 후 출발하는 리스본행 열차표를 남긴 채 홀연히 사라진다. ‘그레고리우스’는 난생처음 느껴보는 강렬한 끌림으로 의문의 여인과 책의 저자인 ‘아마데우 프라두’(잭 휴스턴)를 찾아 리스본행 야간열차에 몸을 싣게 된다. 구해준 여인이 포르투갈어를 쓰니 그동안 질색하던 포르투갈어에 대해 궁금해지고 짧은 시간에 그녀가 읽던 책을 해독하기에 이른다. 그 책을 쓴 사람에 대해서도.몇 해 전, 스페인 여행길에 포르투갈에 하루 머물렀다. 축구 강국이고 한때는 제국으로 세계의 여러 나라를 점령하기도 했던 나라가 그렇게 작은 곳이란 게 의아했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골목길과 풍경들이 현실 세계에 그대로 살아 움직였다.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언젠간 더 시간을 내서 저 골목길을 현지인처럼 걷자고 다짐했다.주인공 그레고리우스도 포르투갈에서 자신을 이해하는 여인을 만난다. 다들 지루해하던 그를 지루해하지 않는 사람, 나를 알아주는 이가 있는 곳에서 살게 될지…. 영화는 결말을 말해주지 않는다. 책에서 알아보라는 듯.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영화(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책 ‘어긋난 인연’(오쿠노슈지 지음) 책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레에다 희로카즈 지음)아들을 낳아 6년을 키운 어느 날, 산부인과에서 아기가 바뀌었다는 전화를 받는다. 잔잔하던 일상이 무겁게 가라앉는다. 아이가 뒤바뀐 사실을 6년이 지나서야 알게 된 두 가정이 겪은 25년간의 실화이다.영화는 전화를 받은 날부터 아이를 바꾸는 1년 정도의 시간을 달력을 넘기듯 들려준다. 산부인과에서 바뀌었으니 두 가족과 병원 관계자들이 만나 위로금 협상과 혈육이냐 키운 정이냐도 결정해야 한다. 주말마다 아이들은 진짜 부모와 하루를 보낸다. 목욕을 하고 밥을 먹고 강가로 함께 소풍도 간다.한 가정은 도시의 고층 빌딩에 살며 가정보다 일이 중요한 아빠 위주의 구성원이 셋인 가족, 또 다른 집은 시골에서 조그만 가게를 하며 아이 셋과 할아버지까지 여섯 명이 산다. 아이들과 한방에서 자며 눈을 맞추며 산다. 놀이터에서 두 집이 만나 네 아이와 몸으로 놀아주는 시골집 아빠가 멀찍이 떨어져 앉은 도시 집 아빠에게 같이 놀아주라고 했다. 자신은 아주 중요한 일을 하느라 그럴 시간이 없다 하니, 시골집 아빠의 말이 가슴을 때린다. 아버지 역할도 중요한 일이라고.실화가 ‘어긋난 인연’이란 소설로 쓰여지고, 그 책을 감독이 시나리오로 만들어 영화로 찍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를 만들고 나서 이 실화를 소설로 다시 썼다. 두 소설을 다 읽고 비교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완득이’/영화(이한 감독), 책(김려령 지음)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자신에게만은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과 함께 사는 고등학생 완득이. 가난하고 불우한 가정환경에 공부도 못하는 문제아지만 싸움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 간절히 바라는 것이 딱 하나 있었으니, 바로 담임 ‘똥주’가 없어지는 것!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데다 급기야 옆집 옥탑방에 살면서 밤낮없이 자신을 불러대는 ‘똥주’. 오늘도 완득은 교회를 찾아 간절히 기도한다.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그가 내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내 인생은 꼬이기 시작했다! 입만 열면 막말, 자율학습은 진정한 자율에 맡기는 독특한 교육관으로 학생들에게 ‘똥주’라 불리는 동주. 유독 완득에게 무한한 관심을 갖는 동주.미술 수업시간이 인상 깊다. 미술 선생님께서 밀레의 ‘이삭 줍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느낌을 말해보라고 한다. 수업에 1도 관심 없는 완득이는 늘 그렇듯 맨 뒷자리에서 딴생각에 빠졌다. 선생님이 이름을 불렀고, 완득은 그림 속 여인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고, 주인이 품삯을 제대로 주지 않아서 짱돌을 쥐고 던질 준비를 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여인들의 얼굴이 검게 보인다. 그림은 보는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 완득의 해석이 틀리지 않았다. 외국인 어머니를 둔 완득의 시선을 잘 표현한 장면이다.원작은 창비 청소년문학상 1회 수상작이다. 고등학생 시선으로 풀어나가는 글귀가 편안하고 재밌다. 가출에 대해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유아인의 목소리가 음성 지원되는 느낌이다. 이게 영화를 본 다음 책을 읽을 때 매력이다. 아마 영화를 보고 책을 보는 사람 모두 같은 장면을 머리 위에 말주머니처럼 그리고 있게 된다. 이야기가 재밌는 책을 보면 영화로 나왔으면 좋겠다 싶어 검색을 하면 이미 영화화되었거나 판권이 팔렸다고 한다. 영화가 주는 설렘이다. 좋은 영화가 깊은 책으로 가는 오솔길이다. /김순희(수필가)

2021-09-16

대구국제오페라축제, 17·18일 ‘허왕후’ 공연

제18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두 번째 메인 오페라 ‘허왕후’가 17일과 18일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오른다. 김해시와 김해문화재단이 제작한 ‘허왕후’는 2천여년 전 가야(가락국)를 건국한 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 공주 허왕옥의 전설을 소재로 한 창작 오페라다. 지난해 2월 제작에 들어가 지난 4월 김해에서 첫 공연을 성공적으로 펼쳤으며, 공존과 화합, 사랑, 포용을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으며 많은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다. 김해 이외 지역에서 선보이는 첫 무대여서 오페라 애호가들의 각별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첫 공연 이후 아쉬웠던 점과 관객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작업을 통해 더욱 새롭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대구 관객을 만난다.‘허왕후’는 철과 문화의 강국이었던 가야의 김수로왕과 가야의 높은 문화 수준에 감명을 받은 아유타국의 허황옥이 시련과 역경을 이기고 사랑을 이루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가야사 복원사업과 함께 김해를 대표하는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기획된 창작 오페라인만큼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와 역사를 고증한 화려한 의상으로 극중 역사성을 더했다.이번 공연은 차세대를 대표하는 작곡가 김주원, 연출가 김숙영, 지휘자 이효상 등 최고의 제작진과 함께 하며, 소프라노 김성은과 김은경이 타이틀 롤 허황옥 역을, 테너 박성규와 정의근이 김수로 역을 맡는 등 유명 성악가가 배역을 맡았다. 김해시립합창단과 김해 최선희 무용단, 프로젝트 오케스트라 등도 함께 한다.공연 예매는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전석 1만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

솔직하고 거침없다… 30대 작가 5인의 유머러스한 상상

대구미술관이 개관 10주년을 맞아 처음 시도하는 ‘Y 아티스트 프로젝트’ 주제 기획전 ‘유머랜드주식회사’가 오는 12월 26일까지 대구미술관 4, 5전시실에서 열린다. ‘유머랜드주식회사’ 전시는 유머(humor)가 인간의 창조적 능력이라면, 예술에서도 그 양상을 찾아볼 수 있다는 물음에서 시작됐다. 김영규, 이승희, 이준용, 장종완, 최수진 등 30대 작가 5명이 참여해 사회와 예술의 면면을 젊은 감각과 유머로 솔직하고 거침없이 보여준다.회화, 설치, 영상 등 작품 134점은 욕망과 현실의 부조리함, 불합리하고 혼란스러운 사회를 작가만의 상상력으로 유머러스하게 드러내지만, 블랙 코미디와 같은 묵직한 성찰을 유도하기도 한다.김영규는 인터넷 강의 형식을 차용한 영상작품 ‘미술왕 인강시리즈-연봉 1억 미술작가 되는 법 책 발간’ 등에서 미술, 자본, 개인의 관계에 대해 보여준다.이승희는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구조적 모순과 관습적 행위를 관찰한 영상작품 ‘우리가 남이가’ 등을 통해 공동체 의식의 양면성을 재치있게 보여준다.이준용은 베란다의 화분, 미술을 한다는 것, 사회의 불합리, 불안, 우울, 슬픔 등 실로 다양한 일상의 순간을 수채화 작품에 포착한다.장종완은 따뜻하지만 특유의 냉소적인 시선으로 현대사회의 끝없는 불안함을 화폭에 담아낸다.최수진은 색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 그리기에 대한 거침없는 상상력과 열정으로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 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5

피아니스트 임동민·임동혁 형제 경주 무대에

(재)경주문화재단은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행사로 ‘임동민, 임동혁 meets 디토오케스트라’를 오는 29일 오후 8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선보인다.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및 최초 형제 입상자로 주목받으며 리사이틀은 물론 협연, 앨범발매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동민, 임동혁 형제가 선보이는 듀오 무대다.1996년 국제 청소년 쇼팽 콩쿠르에서 형인 임동민이 1위에, 동생 임동혁은 2위에 나란히 입상했고, 2005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공동 3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했다. 1927년 쇼팽 콩쿠르가 시작된 이래 최초의 한국인 입상자이자 최초의 형제 입상자로 더욱 주목을 받았다.이번 공연은 젊은 지휘자 이병욱이 이끄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함께 한다. 임동민은 협주곡 12번을, 임동혁은 협주곡 20번을 들려주고 모차르트 오페라 ‘가짜 바보’와 ‘돈 조반니’ 서곡이 각각 공연의 1·2부에 이병욱의 지휘로 연주된다.협주곡 12번은 모차르트 자신의 화려한 연주력과 탁월한 작곡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20번은 모차르트가 작곡한 최초의 단조 피아노 협주곡이자, 27개의 피아노 협주곡 중 단 두 개뿐인 단조 협주곡 중 하나다.공연 티켓은 경주예술의전당과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문의전화 1588-4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지금, 겸재 정선이 살아 있다면…

(재)포항문화재단이 조선 후기 유행했던 진경산수화의 대가, 겸재 정선(1676~1759)의 진경산수의 화풍을 다양한 형태의 작업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선보이는 기획전을 오는 10월 4일까지 중앙아트홀 전시실에서 열고 있다. ‘겸재가 사랑한 산천, 포항 : 新진경(이하 新진경)’ 이란 타이틀을 단 이 기획전은 ‘내연산폭포도’, ‘내연삼용추도’ 등 겸재 정선이 그림으로 남긴 포항 내연산 폭포가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으로 지정예고됨에 따라 다양한 진경산수의 화풍의 포항지역의 새로운 진경(新眞景) 작품을 소개함으로써 문화도시 포항의 ‘新진경시대’를 열어가기 위한 것이다.이번 ‘新진경’ 전시는 겸재 정선이 21세기 오늘날을 살았다면 그는 어떤 작업을 했을까? 라는 질문에서 출발했으며, 이이남, 이한구, 조풍류, 한승협 등 네 명의 작가가 진경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미디어아트,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이이남은 ‘신-금강전도’ 작품에서 계절변화를 담은 금강산의 아름다움과 함께 헬기와 전투기 등 공포감을 주는 전쟁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줌으로써 분단 현실을 내포한 상반된 두 이념과 가치를 보여준다.이한구 작가는 청하 진경을 주제로 내연산과 12폭포를 이미지화해 사진으로 진경시대를 재해석했으며, 조풍류 작가의 작품들은 겸재의 청록산수풍을 연상케 하는 깊고 청명한 푸른 하늘이 돋보인다. 한승협 작가는 붓으로 하나하나 먹을 묻혀 찍어내는 점묘법을 통해 산세를 미점으로 표현했던 진경 회화를 현대적 기법으로 만나볼 수 있다.‘新진경’ 전시는 전시 외에도 동양의 진경시대와 서양의 후기인상파 시대를 조명하는 미술영화 기획전 ‘영화 속 불멸의 화가들’, 겸재 정선과 진경산수의 현대적 의미를 풀어보는 인문학 강연, 전시해설(도슨트) 상시 운영 등 다채로운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한편, 이번 전시를 지원하는 ‘2021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후원하는 사업으로, 전국 방방곡곡 문화적 향유를 누리지 못하는 지역 주민에게 다양한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제공해 문화 향유권 신장 및 문화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대구 청년·중진서양화가 모임 ‘자관회 초대전’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가 오는 26일까지 전관에서 대구 청년·중진 서양화가들의 모임인 ‘자관회 초대전’을 연다. 작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소품 특별전’ 코너도 함께 마련된다.자관회(自觀會)는 ‘자신을 돌아보고 관찰한다’는 자기관찰 또는 ‘자연을 보며 새로운 조형예술을 개척해 나간다는 자연관조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계명대 서양화과 출신 중견·청년작가로 구성된 미술 단체다. 2006년 창립전 이후 매년 정기전과 특별전을 해오고 있다. 회원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민감하고 섬세한 감성과 선험적 경험에서 오는 독자성을 극대화해나가고 있으며 재현 회화와 극사실, 초현실적 표현양식 등 구상 회화가 갖는 동시대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이번 전시에는 자연을 대상으로 인상과 느낌을 구상회화로 표현하는 장이규, 한창현, 예진우, 이용학, 도진우 등 대표 작가 19명의 작품 60여 점을 전시한다.20여년간 꾸준하게 푸른 소나무를 그려온 장이규는 색채의 밀도나 명암 등 세분화된 표현이 주는 조형적 미의식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굵은 붓 터치와 경쾌한 붓질의 유화 작품을 통해 감각적 색감과 사실적인 묘사가 주는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4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 개인전 ‘우리 안에 우리 - 세 번째 이야기’

주목받는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32) 작가의 개인전 ‘우리 안에 우리-세 번째 이야기’ 가 14일부터 22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포항문화재단의 2021년 문화도시조성 문화예술지원 사업에 선정돼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안효찬 작가의 10번째 개인전으로서 2016년부터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작업을 한 공간에 모두 연출해 보여준다.포항 출신의 안 작가는 경북대 미술학과(조소 전공)와 동 대학원을 수료한 뒤 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입주형 예술촌인 레지던스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그동안 인간의 탐욕과 사회 모순을 풍자적 시선으로 담아내는 설치 작업 ‘우리 안에 우리’ 시리즈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이번 ‘우리 안에 우리 - 세 번째 이야기’는 처음으로 기존의 작업과 신작을 병행하면서 작가의 예술 세계관을 총망라해 보여준다. 전시장에는 그가 꾸준히 천착해온 주제인 돼지와 공사현장을 소재로 한 설치작품 10여 점이 선보인다.작품은 돼지라는 형태를 지지대 삼아 무엇인가를 짓고 있는 건설현장, 그리고 그 안에 구성 요소를 담당하는 오브제들이 표현돼 있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서의 본질과 탐욕과 욕망, 그리고 세상에 대해서 작가가 바라보는 시선은 이처럼 굉장히 모순된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이를 직설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은유적으로 동물에 빗대어 표현했다. 돼지의 형태와 함께 대칭을 이루고 있는, 짓고 자르고 재단하고 부수는 일련의 모든 과정은 작가가 바라본, 혹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인간사회를 보여준다. 두 가지의 요소가 하나의 조각 구조를 이루면서 사회의 또 다른 이면 혹은 모순들을 역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안효찬 작가는 “2016년 첫 ‘우리 안에 우리’의 작업은 소조 형식으로 돼지를 만들고 건설현장의 풍경을 연출했다면 2017년부터 현재까지는 실제 새끼돼지를 캐스팅해 작품으로 표현한다”며 “여기서 돼지는 단순한 동물의 돼지가 아닌 ‘자연의 희생’으로 표현이 된다.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낳으면 10마리 중 3마리는 바로 죽는다고 한다. 이 죽은 돼지는 바로 땅에 묻히지 않고, 냉동돼 실험용으로 우리에게 유통된다. 이렇게 자연(돼지)을 사고파는 행위까지 작업 안에 담으며 스스로 반응하는 지점들을 작품을 통해 풀어낸다”고 설명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9-13

‘영일만 기적’의 영웅들을 소환하다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2021년 하반기 기획전 ‘신화를 담다: 꺼지지 않는 불꽃’전을 14일부터 내년 1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포항을 상징하는 제철산업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해 지역 정체성 인식의 전환점을 마련하고, ‘영일만의 기적’이자 ‘신화’를 만들어낸 인물 ‘박태준’과 ‘이름없는 영웅들’을 현재화 해 삶의 의미와 가치를 재고하고 시대를 관통하는 영웅의 의미를 되새기고자 마련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기적처럼 세운 도시 ‘포항’, 그리고 그 도시의 출발점이자 새 지평을 개척했던 정점에서 개인보다 국가와 사회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세대를 오늘의 현장에서 증언하고자 한다.이번 전시에는 강은구, 권민호, 박경근, 이창운, 임봉호, 장민승, 허수빈 7인 작가가 영상 미디어, 설치 작품 8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1, 2, 3, 4전시실, 초헌 장두건관에서 진행되며 세 개의 갈래로 구성돼 있다.1전시실에서는 삶의 서사를 펼쳐 보인다. 장민승 작가의 ‘입석부근’ 작품을 통해 개인의 내면과 공동체의 연대 즉, 자기 발견을 넘어 삶을 사유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나간다. 2전시실에서는 강은구, 이창운, 권민호 작가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지속되고 있는 도시와 사회를 펼치며 산업화 시대의 상징이자 산업도시 포항을 증언하는 현장을 통해 개인과 시대를 압축적으로 전달한다. 3전시실은 한국 근현대사의 비극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수용하고 순교자적 사명감과 공(公)을 위해 자신을 내던진 인물과 함께했던 존재들을 마주하며 오늘날 영웅의 의미와 주체로서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태도와 방식에 대해 생각해본다.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전시 관람은 온라인 사전 예약 또는 현장접수제로 운영되며 전시실별로 시간당 입장 인원수를 30명으로 제한해 ‘거리두기 관람’을 진행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1-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