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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흑백 가르는 빛

‘빛’이라는 비물질을 매개로 독특하고도 창의적인 시각 이미지를 구현하는 최수환 작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라이트 아트(Light Art)’ 작가다.초기 작업에서 작가는 초상이나 정물 등 주변의 오브제를 빛으로 재현했고, 이후 정교한 아라베스크 무늬와 같은 장식적이면서 추상적인 소재를 평면에서 입체를 넘나드는 환영적인 작업으로 연결을 시켰다.그러나 최근 작품에서는 우리가 흔히 산책하며 볼 수 있는 풍경으로 소재를 변화시키고 있다. 작가는 그 이유를 “우리는 매일 미디어의 홍수에 살고 있고 자극적인 시각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며 매일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강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으므로 전시실만이라도 관람객에게 편안함과 명상의 시간으로 느끼게 하고 싶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동시대미술의 난해함, 일방적인 소통, 가치의 사유화 등 전통적 형식에서 변형된 미술의 자극성에서 벗어나 관람객들과 편안한 소통으로 대면하고 싶은 것이다.대구 봉산문화회관 4전시실(2층) 기억공작소는 ‘최수환-Walk in Emptiness’전을 오는 10월 3일까지 연다.전시장에 들면 이미지를 찍거나 만들고 흑백으로 전환한 뒤 포토샵으로 원하는 명도로 조정하고 프린트한 후 붙인 래미네이트(Laminate) 판에 다양한 크기(0.35~3mm)의 구멍을 뚫어서 이미지를 만들고 그 구멍들에 LED 빛을 투과시켜 완성한 작품들을 만나게 된다. 인식된 사물의 형태와 표면을 물리적 제거(구멍)와 동시에 다른 매체(빛)로 제거된 공간을 채우는 과정에서 평면적 이미지가 입체적 이미지로 인지되는 시각적 착시가 생긴다. 미발표 신작들로 채워진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라이트 아트(Light Art)’ 광원 자체의 효과를 이용해 사물의 실제성을 다룬 ‘Emptiness’ 연작시리즈를 선보이며, 관람객들에게 빛의 근원적인 속성에 다가가는 감각적 체험을 제공한다.최수환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시각(안구)을 통해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 사물의 본질 이해에 관심이 있다. 특히 안구를 통해 사물의 표면을 읽어내는 방식에 집중한다”고 설명하고 “우리는 사물의 표피만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혹은 우리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질문을 통해 눈에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님을, 그리고 익숙한 사물 인식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이해의 시작점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7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입상작 선정

‘제16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대상 수상작 허연옥 씨의 문인화 ‘석란’.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운영위원회 제공‘제16회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에서 서예·문인화 부문에 문인화 작품 ‘석란’을 출품한 허연옥 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 운영위원회는 최근 이틀간 심사위원회의 엄정한 심사를 통해 선정된 올해 불빛 미술대전 심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심사결과 1점의 대상작품을 비롯해 서각 신은정, 서양화 김영목, 수채화 임도경, 조각 이송준, 민화 김락현 씨가 최우수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우수상, 특선, 입선 등 총 308명이 입상했다.이들 입상자에 대한 시상식은 오는 24일 오후 3시 포항문화예술회관 전시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입상작 전시는 24일부터 28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전관에서 시민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포항·포스코 불빛 미술대전 운영위원회는 “코로나19로 다소 어려운 시기에 열린 이번 공모전에 작가들과 시민의 관심이 저조할까 염려하였으나 예년에 준하게 출품이 되어 어려운 여건에도 포항시민의 창작 의욕이 남다른 면모를 보여준 공모전이 되었다”고 밝혔다.한편, 포항·포스코불빛미술대전은 포항의 역사와 포스코의 기업정신을 바탕으로 한 포항국제불빛축제 기념 국제공모미술대전으로 작품내용은 포스코의 기업정신과 불빛축제를 소재로 한 작품, 포항의 풍경과 전통설화를 소재로 한 작품, 순수 예술작품으로 국내외에 발표되지 않은 창작품 등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7

대구시립극단, 스탠딩 드라마 ‘더 플레이’ 시즌2 제작 희곡 공모

대구시립극단은 스탠딩 드라마 ‘더 플레이’ 시즌2 제작을 위해 10분 희곡 공모를 9월 2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공모전은 10분 분량으로 2~3명의 등장인물이 나오는 희곡을 접수 받는다. 시민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는 자유로운 소재로 타 공모전 또는 방송, 인터넷 등 매체에 발표된 적이 없는 작품이어야 한다. 당선작은 총 6편을 선정하며 심사결과에 따라 4편은 각 100만원, 2편은 각 50만원의 저작료를 지급한다.당선작은 스탠딩 드라마 ‘더 플레이’ 시즌2의 극본으로 활용된다. 스탠딩 드라마 ‘더 플레이‘는 지난해 대구시립극단과 TBC가 뉴노멀 시대를 맞아 새롭게 기획한 프로젝트다. 올해는 (재)대구문화재단이 참여해 힘을 실었다.(재)대구문화재단은 코로나19 장기화 및 온라인 예술 활동 일상화에 따른 예술의 창작과 향유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 랜선 프로젝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지난해 큰 호응을 받은 ‘더 플레이’가 이 사업의 일환으로 제작 지원을 받는다.스탠딩 드라마 ‘더 플레이’는 연극공연과 달리 무대 및 각종 장치를 최소화하고 오로지 배우의 표정 연기로 극을 이끌어 나간다. 코로나로 인해 공연장에서의 공연이 힘들어진 상황에서 공연장이 아닌 브라운관, 랜선으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장르다.공모접수는 E-mail(dmtc606@daum.net)로 받으며 신청서 교부 및 공모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화예술회관 홈페이지의 공지사항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7

20일까지 포항스틸아트 공방 10기 수강생 모집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20일까지 2021년 포항스틸아트공방 10기 수강생을 모집한다. 중학생 이상부터 만 65세까지 포항시민이면 누구나 신청가능하다.이번 10기 강좌는 5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며 1강좌당 10명씩 신청을 받는다. 강좌는 생활소품 금속공예, 주얼리 금속공예, 창업반으로 구성돼 있으며 수강생들이 각 과정의 초급반, 중급반, 고급반 중 하나를 선택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창업반은 단계별로 수업을 꾸준히 수강해 온 수강생들이 취미 활동을 넘어 창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아트상품 개발 및 지도를 중점적으로 운영한다.스틸아트공방은 시민들의 취미활동 지원과 창작체험을 통해 일상의 예술화를 구현하고 금속공예 전문가 양성 및 창업 희망 수강생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지난 3월에는 코로나19 예방수칙을 준수하며 기능경기대회 준비반을 추가로 개설해 수강생들을 지원했다. 그 결과 2021년 경상북도 기능경기대회에서 은상, 장려상, 모범선수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수강신청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며 선착순 접수로 진행된다. 자세한 내용은 포항시립미술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054)252-3009./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7

“뽀글이 표정속에 나의 다양한 감정 담겨”

“이러나저러나 내일 해는 내일 뜨는 것 아닐까요?”경주의 서양화가 박선유 작가는 커다란 머리에 짧은 몸통을 한 뽀글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그림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조금은 우습게 생긴 뽀글머리 아이 덕분에 그의 그림은 보는 이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움을 전해준다. 여기에다 언뜻언뜻 보이는 뽀글이의 다양한 표정 속에선 즐거움 이면에 숨겨진 수많은 감정이 느껴지기도 한다. 시를 좋아하는 작가의 문학소녀 같은 감성 어린 색감과 구도로 그리움을 향한 시선을 동화적으로 표현하는 맑은 그림을 그리는 박 작가를 지난 15일 경주 충효동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감정들까지도 포착해 작업으로 불러들인다. 비결을 소개한다면.△뽀글이는 늘 같은 표정을 하고 있는 듯하지만 제 기분이나 주변 인물,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그림 속에 등장하는 작은 뽀글이들은 다중인격이 아니라 복잡한 마음이 들 때 여러 가지 마음이 생기는 것을 표현한 것이다. 작은 뽀글이들은 주로 메인 뽀글이의 생각과 마음을 행동으로 대신 보여준다. 중요한 건 그림을 그릴 때 뽀글이한테 감정을 이입해서 그린다는 것이다. 배우가 역할에 몰입하듯 내가 뽀글이가 되는 거다. 그렇다 보니 그림을 그리다가 뽀글이의 표정을 따라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신기한 건 그림을 구입해 가신 분들 말씀에 의하면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뽀글이 표정이 달라 보인다고 한다는 것이다. 어떨 땐 자신을 계속 응시하고 있는 기분이 들어 행동의 제약을 받는다고도 한다.-뽀글이는 작가 자신을 대변하는 캐릭터이자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2008년 1회 아시아프에 참여했었는데 그때 출품된 부조식 입체작품들을 보고 느낀 점이 많았다. 전공은 회화인데 입체 쪽에 관심이 많았고,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을 보면서 회화로도 충분히 입체적인 표현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팝아트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2009년 대학원 1학기 차에 뽀글이가 탄생하게 되었다. 초기엔 현대인과 현대사의 우울한 모습들이 주로 등장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제 이야기 혹은 주변의 가벼운 소재들로 이동해갔다. 뭔가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지만,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저와 제 주변인들이 현대인 그 자체라는 걸 발견했다. 우리가 겪어나갈 일들이 역사가 될 것 아닌가.-작품 제작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회화는 한 컷으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야 한다. 최대한 함축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게 하는 과정이 작품 제작 시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한 달 이상 선 하나 제대로 긋지 못하고 기다린 적도 있다. ‘일상에서도 힘든 일이 많은데 전시장에서까지 힘들고 싶지 않다’는 지인의 말이 아직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삶에서 늘 즐거운 일만 있는 건 아니다 보니 무겁고 어두운 소재들도 종종 마주하게 되는데 그래도 관람객 입장에서 부담되지 않게 그림을 그리려고 한다. 그래서인지 블랙코미디 같다는 평을 종종 듣는다.-그동안 가진 개인전과 단체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지난 2013년 제주에서의 개인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20대 중반 다시 학교에 들어가서 그림을 시작했는데, 서른 중반 제주 전시 이전까지 혼자 여행을 해본 적이 없었다. 전시 관련이 아니면 경주를 벗어나질 못했다. 그러다가 제주도 하루갤러리에서 초대전이 잡혔는데 일부러 조금 넉넉하게 일정을 잡아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돌아왔다. 그 며칠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다.-경주 지역 벽화 작업과 그림책 삽화도 그리고 있다. 어떤 계기였으며 반향이 있었나.△벽화는 대학 은사님의 소개로 감초깍지길 해국 거리로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이후 서천둔치 벽화를 비롯 대형 벽화작업들을 몇 개 더 하게 되었는데 장점은 주변 분들께 어디 어디 그림을 그린 적 있다고 하면 바로 알아들으신다. 무엇보다 어딘가에 제 흔적이 남아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아이가 태어나고부터는 아이가 엄마 그림이 저기 있다고 하면 좋아해서 산책 겸 종종 구경하러 간다. 예전 독서 모임에서 현대미술에 관련해서 내 작품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때 만난 인연으로 삽화를 담당해서 함께 책을 만드는 기회도 얻었다. 뽀글이가 등장한다.-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어릴 때부터 화가가 꿈이긴 했지만,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도 있었다. 특히 아이를 키우면서 더욱더 마음이 커졌다.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동화책을 만들고 그 책으로 전시도 함께 하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6

대구시향과 ‘올라! 스페인’ 음악 여행 떠나요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요즘,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즐기는 스페인 음악 여행을 기획했다. 스페인어로 ‘안녕’, ‘안녕하세요’를 뜻하는 ‘올라(Hola)’를 접목해 ‘올라! 스페인’으로 이름 붙인 이번 연주는 오는 20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만날 수 있다.‘태양의 나라’, ‘정열의 나라’로 널리 알려진 스페인은 아름다운 자연 풍광, 이색적인 건축물 등과 함께 플라멩코, 판당고와 같은 민속춤과 춤곡이 발전한 나라다. ‘올라! 스페인’에서는 이러한 스페인의 특색을 물씬 느낄 수 있는 샤브리에, 로드리고, 알베니스, 파야의 음악을 대구시향 부지휘자 류명우의 지휘로 선보인다. 그리고 세계가 주목하는 젊은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스페인 기타 음악의 매력을 선사할 예정이다. 특히, 이날 무대에서는 화려한 음색과 리듬에 어울리는 다채로운 조명 효과를 가미해 공연에 몰입감을 더할 예정이다.프랑스 작곡가 샤브리에의 ‘에스파냐’를 시작으로 클래식 기타 협주곡인 로드리고의 ‘아란후에즈 협주곡’이 뒤를 잇는다. 그리고 에스파냐 지역의 아름다운 풍광을 민속 선율로 표현한 이사크 알베니스의 ‘스페인 모음곡 제1번’과 스페인의 대표적인 관현악곡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 마누엘 데 파야의 ‘삼각모자 모음곡 제2번’을 연주한다.대구시향과 호흡을 맞추게 될 클래식 기타리스트 박규희는 아홉 번의 국제 콩쿠르 우승, 아홉 장의 앨범 발매를 통해 주목받았다. 세계적 권위의 벨기에 프렝탕 국제 기타 콩쿠르에서 우승한 최초의 여성이자 아시아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2012년 스페인 알람브라 국제 기타 콩쿠르에서 1위와 청중상을 수상하며 부상으로 세계적인 레이블 낙소스에서 앨범 발매와 스페인 전역 투어 공연을 진행했으며, 카네기홀(와일홀)에서 미국 데뷔 연주를 했다. 일본 도쿄음대를 거쳐 오스트리아 빈 국립음대를 수석 졸업했고, 스페인 알리칸테 음악원에서 마스터 과정 수석 졸업 후 현재 동 음악원 석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이와 동시에 유럽과 일본, 한국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무대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6

사소한 장면 속에 숨겨진 삶의 아름다움

“초여름 하오 산책길/ 오늘 내게 놀라운 사태事態는/ 연 이파리 위/ 소리 물고 파닥이는 물방울을 보는 일// 제 몸에 똬릴 트는/ 하늘도 해도 털어 내며/ 굴러 내리는 맨얼굴의 말 알아듣는 일(….)// 머물던 세상, 손 탈탈 털고/ 한 방울 바다의/ 중심으로 뛰어드는 일// 밀어라 밀어라 바람아/ 전율하는 이 가슴을/ 수평선을 기울였다 펴는/ 세상 가장 아찔한 상쾌 속으로!”- 손진은 시 ‘물방울 속으로’ 부분경주 출신의 중진 시인 손진은의 네 번째 시집 ‘그 눈들을 밤의 창이라 부른다’가 걷는사람 시인선의 44번째 시집으로 출간됐다. ‘걷는사람 시인선’은 시류에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견고히 해가는 좋은 시인들과 시를 발굴하고 그로써 오늘날 우리 문학장이 간과하고 있는 가치를 일깨운다.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손진은 시인의 이번 새 시집은 10년 만의 출판이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통해 “과묵했던 문학 소년을 길러낸 고향의 정경과 일상의 자잘한 사건들을 내 ‘몫’의 말들로 풀어낸 시편들을 선보이고자 했다”고 말한다.10년 만에 펴낸 시집인 만큼 시적 사유의 힘이 탁월한 시편들이 시집을 가득 메우고 있다.시집에 담긴 51편의 작품 속에서 시인이 그려낸 인간 삶의 비극적인 단면, 자연의 이치와 아름다움, 사물의 본질 등은 결국 하나의 메시지로 귀결된다. 무참한 현실 세계 속에서 인간을 인간답게 구원하는 것은 과학적 세계관이나 거대 담론이 아니라 세상에 대한 경외(敬畏)와 자신을 돌아볼 줄 아는 근신(謹愼)의 마음이라는 것. 시집을 펼친 독자들은 시인이 직조해 낸 다채로운 신화적 세계를 체험함으로써 진정한 삶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김기택 시인은 손 시인의 이번 시집에 대해 “그의 시선이 닿으면 보잘것없는 것들은 극적인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으로 무장한다. 그의 상상력은 별 볼 일 없는 사물이나 흔해 빠진 장면을 마법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놀라운 광경을 우리 앞에 펼쳐 놓는다”고 평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2

소크라테스부터 노자까지… 철학자 54인의 지혜 전달

‘나를 살리는 철학’(클레이하우스)은 독일의 철학 컨설턴트 알베르트 키츨러가 삶의 지혜를 전하는 책이다. 저자는 삶의 중요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할 때마다 고대 철학에서 답을 찾았고, 그 지혜를 철학은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의 일상에도 적용하는 일에 자신의 삶을 바쳤다.예를 들어 그는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자꾸 짜증과 분노가 일어난다’는 내담자에게 로마제국의 황제이자 스토아 철학자였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가르침을 처방한다. ‘다른 사람의 실수에 화가 난다면 즉시 자신을 돌아보고 비슷한 실수가 없는지 생각해보라. 그의 충동적인 행동에서 내 모습을 발견한다면 금세 화가 가라앉을 것이다.’ 이처럼 ‘나를 살리는 철학’에는 소크라테스와 에피쿠로스부터 노자와 샹카라까지 동서양을 망라한 고대 철학자 54인의 지혜가 가득하다.다음은 저자가 소개하는 스토아 철학이 말하는 12가지 인생의 법칙.△법칙 1. 걸음을 멈춰라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차분히 자기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마련해야 한다.△법칙 2. 내면의 정원을 가꿔라각자는 자기 마음의 정원을 가꾸는 정원사이고, 행복은 정원에서 피워내는 열매와 꽃이다.△법칙 3. 너 자신을 알라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은 무엇이 자신에게 좋고 좋지 않은지 알고 있다. 자기기만이 최악이다.△법칙 4. 마음을 훈련하라나에게 도움이 되는 생각이 나의 내적 태도로 자리를 잡을 때 진정한 변화가 가능하다.△법칙 5. 자기다움을 찾아라내가 누군지 아는 건 어렵지만, 나답지 않다는 느낌과 그 원인을 찾아내는 건 생각보다 쉽다.△법칙 6. 타인의 결점을 이해하라나를 향한 어떤 공격도 그 근거가 내 안에 있지 않음을 명확히 인식하라.△법칙 7. 베풂으로써 느끼는 행복을 인지하라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먼저 베풀어 타인의 행복에 기여할 때 행복을 느낀다.△법칙 8.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라내게 호의적이지 않은 적도 친절하게 다가가면 친구로 만들 수 있다. 관대함도 연습한 만큼 는다.△법칙 9. 운명을 스스로 조각하라나의 성격은 나의 운명이다. 모든 게 내 손 안에 있다.△법칙 10. 죽음과 가까운 친구가 돼라죽음과 끝이 없다면 삶은 무미건조하고 지루할 테고, 행복도 느낄 수 없을 것이다.△법칙 11. 내려놓고 놓아주어라내려놓을 줄 알면 자유로워진다. 마음을 외부의 것들과 상황에 집착하도록 방치하지 말자.△법칙 12. 마음의 중심을 강화하라균형 잡힌 마음을 갖게 되면 나의 중심은 무한한 행복을 만드는 에너지의 원천이 된다. /윤희정기자

2021-08-12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

2017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대표작 ‘남아 있는 나날’(민음사)이 번역 출간됐다. ‘남아 있는 나날’은 대를 이어 집사라는 직업에 헌신해 온 ‘스티븐스’라는 인물을 통해 양차 세계 대전 사이 영국 격변기의 모습과 여행길에서 바라본 1950년대 영국의 사회상을 교차한 작품이다. 출간과 동시에 “마술에 가까운”(뉴욕 타임스)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과거와 현재를 교차하는 단순한 구조 속에 구시대와 신시대의 충돌, 일과 윤리, 위대함과 정직함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담았다. 스티븐스가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사랑하는 여인과 아버지, 그리고 삼십 년 넘게 모셔 온 달링턴 경에 관한 이야기를 축으로, 이 작품은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넌지시 말해준다.때는 1956년 여름, 달링턴 홀의 집사로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는 생애 첫 여행을 떠나고, ‘위대한 집사’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지난날을 회고한다. 그가 무려 35년간 모셨던 신사 달링턴 경은 밀실에서 비공식 회담을 주재하고 외교 정책을 좌우하던 사교계의 중심인물로, 스티븐스는 그림자처럼 그를 돕는 집사의 직무를 통해 세상의 중심축에 닿아 있다는 내밀한 만족감을 느꼈다.하지만 그러던 어느 날, 세간의 존경을 받던 달링턴 경이 나치 지지자라는 오명을 쓴 채 사회적으로 추락하면서 스티븐스의 경력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다. 이미 주인에 대한 존경을 넘어 맹목적인 헌신을 자처하던 스티븐스는 달링턴 경이 완벽한 도덕관을 가졌다는 믿음을 놓지 못한다. 평생 집사의 업무에만 매달린 탓에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사랑하는 여인마저 떠나보내야 했던 그에게 달링턴 홀이 상징하는 세계는 단지 ‘일’이 아닌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윤희정기자

2021-08-12

줄지어 선 아파트 사이 인간의 욕망을 보다

전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전도유망한 청년 설치미술가 안효찬(32) 작가가 오는 15일까지 포항 오소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개최한다.경북문화재단 육성지원 사업으로 여는 이번 전시는 안효찬 작가의 9번째 개인전으로 포항에서의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돼지를 소재로 복합적인 조각과 대형 설치 작품을 선보여온 안 작가는 ‘희미한 구조’를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 아파트를 화두로 던진다.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살아가는데 필수 요소인 아파트가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욕망이라는 비물질적인 감각들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 추상화된다. 전시 제목은 인간이 감각하는 경험의 추상적 성질을 미술 언어로 추적해온 작가의 관심사에서 비롯됐다.‘희미한 구조’ 연작을 포함한 신작 20점의 작품에는 오늘날 현대 문명이 처한 현실적 상황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담겨 있다.안효찬은 인간의 탐욕과 사회의 모순을 시각 언어로 표현한다.‘희미한 구조-관람차’ 등의 조각 작품은 안 작가가 이상하는 유토피아적인 구조물을 현상화한 작품이다.높이 2m에 달하는 하얀 표면을 가진 아크릴 점토 조각 ‘희미한 구조’ 연작은 아파트가 속이 텅 빈 상태로 뼈대만 앙상한 좌대 위에 불안히 서있을 뿐이다.이전 작업이 어떤 상황들로 가득차 있어 시끌벅적한 풍경이었다면, 이번 신작은 고요한 침묵으로 가득하다. 이는 우리가 어떤 것을 욕망하게 만드는 원인과 그 과정에서 비롯되는 좌절로 인해 나타나는 좁혀지지 않는 거리감을 조용하지만 강하게 감각하게 만든다. 결국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꿈꾸는 욕망의 본질에 대해 어떻게 이것을 인식하고 서로 소통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랄 수 있다.허우중 평론가는 “내가 그의 아파트를 욕망으로 읽지만 누군가는 저 아파트에서 희망을 보는 것처럼, 숨 가쁜 일상에 치이면서도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매일을 채워나가는 것처럼 그가 우리에게 들려주고픈 이야기는 멀리 떨어진 남의 나라 정치가 아니라 가까이서 살 부딪히는 삶의 소리일 것”이라고 평했다.2015년부터 대구와 가평, 중국 등지에서 레지던스를 활발히 진행해 온 안효찬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서울시청 시민청, 경기도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등 대형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경기창작센터,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레지던스 작가로 활동했다. 경북대 미술학과 조소전공을 졸업한 뒤 동 대학원을 수료했으며 대구문화예술회관 2019 올해의 청년작가로 선정됐다. 경기도미술관, 포항시립미술관, 대구문화예술회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으며 현재 포항에서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1

입체·설치·사진… 다양한 현대미술 작품 한 자리에

포스코가 10월 8일까지 특별 기획전 ‘ART + : 예술에 예술을 입히다’를 개최한다.전시는 포항 포스코 본사 1층과 2층 포스코갤러리에서 진행되며, 예약 없이 상시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이번 전시에는 김영섭, 김완, 이이남, 이정록, 정보영, 정직성, 최정윤, 홍인숙 8인이 참여해 동시대 현대미술의 다양성을 보여준다. 입체, 설치미술, 미디어아트, 사진 등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 47점이 전시돼 풍족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전시 1부인 ‘물질이 예술이 될 때’에서는 독특한 소재를 활용한 현대미술 작품을 선보인다. 골판지를 소재로 회화 작업을 선보이는 김완, 사운드 설치 작가 김영섭, 나전칠기 기법으로 풍경화를 새기는 정직성, 소금·스테인리스스틸·색실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해 설치 미술 작품을 제작하는 최정윤의 작품이 전시된다.2부 ‘정신이 예술이 될때’는 일상적 오브제나 이미지에 개념적 발상을 동원해 변형함으로써 예술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거나 사고의 확장을 유도하는 작품을 소개한다.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은 조선시대 화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을 디지털로 번안한 ‘인왕제색도 - 사계’와 ‘新 금강전도’를 통해 고전 명화를 재해석하고, 사진가 이정록은 빛을 필름 위에 중첩시켜 자연의 신비한 생명력을 시각화한 사진 작품을 선보인다. 회화 작가인 정보영은 명암의 대비를 통해 공간과 빛의 관계성을 표현하고, 판화 작가 홍인숙은 민화의 문자도 형태를 띠는 문자 그림을 통해 한글의 조형성과 판화 장르의 인식을 새롭게 한다.포스코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현대미술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특히 코로나19로 지친 시민들과 임직원들이 미술과의 만남을 통해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 고 전했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08-11

다름의 가치 담은 착한 뮤지컬

(재)포항문화재단은 최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포항문화재단 시민연극단 마카다의 제3회 정기공연인 창작 뮤지컬 ‘너의 고향은 어디니?’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지난 2017년 포항문화재단에서 운영한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PHCF 연기예술 아카데미’에서 한 단계 발전한 시민 문화예술 창작 워킹그룹 마카다는 10대∼60대 일반 시민 2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마카다는 ‘전부, 모두’를 뜻하는 경상도 방언에서 착안해 지어진 명칭으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만나 연기와 안무, 발성 등 매주 2회 이상 전문가의 지도하에 지속적인 모임과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일부 단원들은 공연 홍보물 제작과 연출 스태프로도 적극 참여해 준비단계에서부터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함께해 시민이 함께하는 창작 공연이라는 의미가 더욱 컸다.‘너의 고향은 어디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문화다양성 무지개다리’연계 사업의 일환으로 다른 문화 또는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존중하자는 문화다양성의 목표를 가지고 포항의 이야기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이다. 포항으로 이주해 온 아빠와 포항에서 태어나고 자란 엄마, 그들의 딸인 주인공 이로아의 성장기 뮤지컬로 태어난 곳이 다르지만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마음의 고향은 한곳이 아닐까라는 이해와 존중의 메시지를 담아 눈길을 모았다.공연은 전석 무료로 선착순 사전예약이 접수 2일만에 완료됐으며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객석을 50% 제한해 좌석 간 거리를 띄운 지정 좌석제로 운영했다. 마카다 공연은 관람료를 대신해 음식물을 제외한 생필품을 자율적으로 기부받아 공연 종료 후 사회복지시설 등에 전달하고 있다. 이번 공연을 통해 모집된 30여 점의 기부품들은 추후 굿네이버스 연계 지역아동센터 등에 기부될 예정이며, 이 같은 나눔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1

‘포항형 문화안전망’ 구축 시민 릴레이 2차 포럼 개최

(재)포항문화재단은 11일 오후 2시 꿈틀로 대안공간 298에서 ‘제2차 문화안전망 포럼’을 개최한다.문화안전망 포럼은 릴레이 형태로 진행되며 주제별 의제에 대해 시민과 함께 실제적인 시행을 위한 과제 발굴과 법제화를 위한 방안을 도출하게 된다.이번 포럼은 사전예약을 통해 신청한 시민들과 함께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지난 6월 30일 제1차 포럼에서 논의됐던 보편적 문화안전망, 포항형 문화안전망, 재난에 따른 문화안전망 중 보편적 문화안전망에 대해 시민과 함께 심도 있는 정책 설계와 시행방안을 논의한다.1부에서는 보편적으로 문화안전망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 의미, 문화기본권에 기초한 문화안전망의 중요성과 사례 및 포항 법정 문화도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문화안전망 사업의 설계 방향 등에 대해 발제가 이뤄진다.우선 류성효 문화도시 컨설턴트의 ‘보편적 문화안전망의 방향성과 의미’에 대한 발제가 진행된다. 이어 조정윤 부산문화재단 센터장이 ‘문화기본권에 기초한 문화안전망의 중요성 및 사례’를 주제로 발표한다.또 ‘포항의 문화안전망 설계 방향’을 주제로 김윤환 예술사회연구소 대표가 발표한다.2부는 각 분과별로 시민의 의견을 모아 의제를 도출하고 구체화해나가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3개의 분과로 운영되며 추진주체, 공간, 콘텐츠를 주제로 운영된다.추진주체 분과는 문화안전망을 직접적으로 수행해나갈 시민 주체들의 역할에 대해, 공간 분과는 문화안전망 실현을 위해 포항시 또는 권역별, 마을별로 어떠한 공간이 필요하고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콘텐츠 분과에서는 지역에 맞는 문화 콘텐츠 발굴에 대해 시민그룹과 함께 모색한다.김재만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장은 “시민의 일상적 삶에서 문화가 촘촘히 연결될 수 있는 방향과 방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많은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한편, 포항문화재단은 포항이 법정 문화도시로서 2021년 시민과 함께 고민할 정책 의제로서 ‘문화안전망’을 선정하고, 시민 개개인의 삶이 안전하게 문화적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문화안전망 구축을 위한 정책 설계를 위한 시민 릴레이 포럼을 진행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0

“캄캄한 어둠이 지나면 새벽이 밝아옵니다”

(사)포항생명의전화(이사장 안인수)가 자살 예방과 생명존중 문화 확산을 위한 ‘2021 UNTACT 생명사랑 밤길걷기 in_포항’(이하 생명사랑 밤길걷기)을 개최,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2020년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자살로 사망한 사람은 1만3천799명으로 하루에 약 3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특히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외부와 단절된 채 힘든 시간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포항생명의전화는 이같은 자살예방 필요성에 대한 시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사회분위기를 조성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특히 38분마다 소중한 생명을 잃는 현실을 자각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널리 알리고자 캄캄한 어둠을 헤치고 희망을 찾아나가는 특별한 자살예방 캠페인으로 기획됐다.코로나19로 인해 삶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시점에 생명사랑 밤길걷기 캠페인도 기존 함께 모여 진행하는 방식에서 비대면인 ‘따로 또 함께’ 방법으로 장소나 지역 제한 없이 각자 원하는 곳에서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리운 사람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나를 응원하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하는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된다.참가자들은 9월 한 달간 참가자들이 직접 제작한 생명사랑·자살예방 메시지를 담은 다솜판을 캠페인 티셔츠에 부착 후 자신이 직접 응원메시지를 담은 4행시보드를 들고 걸으며 지역사회 캠페인활동을 전개한다. 이어 별도의 집결장소 없이 비대면으로 자유롭게 해질무렵부터 포항 도심과 경북지역을 걷게 된다. 참가신청 시 본인이 선택한 코스(5.9km·11.3km)를 추천코스(철길숲길, 영일대 장미공원)나 자율코스(자유롭게 코스 지정한 장소)를 걷고 나서 다솜판과 4행시보드를 제작하는 모습의 사진과 완보메달을 걸고 사진을 찍어 자신의 SNS에 #포항생명의전화, #자살예방캠페인 #생명사랑밤길걷기 포항 해시태그와 함께 업로드 하고, 신청한 홈페이지에 업로드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용하는 어플은 플레이스토어에서 걷기 앱을 다운로드한다. 추천장소는 철길숲 길, 영일대해수욕장 해변 길을 정해 자신이 신청한 거리를 걸으면 된다. 자율장소는 참가자가 포항이나 경북 또는 원하는 다양한 지역에서 본인이 자유롭게 장소를 지정해 수행하면 된다. 기타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생명사랑 밤길걷기는 성인, 청소년 등 누구나 오는 9월 30일까지 인터넷(pohang.onesteponelife.com)을 통해 접수하고 참가비를 내고 신청하면 캠페인 키트가 지급된다. 캠페인 키트에는 4행시보드, 등번호, 티셔츠, 완보메달 등이 들어 있다. 참가신청에 대한 문의전화는 (054)252-9177, 6으로 하면 된다.안인수 포항생명의전화 이사장은 “9월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전후해 9월 한 달 동안 시민들과 함께 생명존중 사랑실천을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자 합니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한편, 올해 개소 28년을 맞는 포항생명의전화는 ‘한 생명이 천하보다 귀하다’는 신념과 가치로 365일 24시간 위기상담전화 및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의 가정폭력관련 상담, 아동·청소년 상담활동을 실시하고 있으며 부설가정폭력상담소, 부설자살예방센터를 통해 자살예방교육, 캠페인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한 발전과 생명존중의식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10

올해는 ‘스크린 바캉스’ 어때요?

대구 봉산문화회관은 여름방학과 휴가를 맞아 예술의전당 우수 공연을 스크린을 통해 감상하는 ‘2021 스크린 바캉스’를 14일과 28일 가온홀에서 개최한다. 이번에 상영되는 뮤지컬 ‘웃는남자’와 무용 공연 ‘스윙’은 ‘예술의전당 영상화사업 SAC on Screen’ 공모에 선정돼 추진된 것으로 예술의전당에서 공연실황 영상을 지원받아 진행된다.14일 오후 3시에는 뮤지컬 ‘웃는남자’가 상영된다. ‘웃는남자’는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끔찍한 괴물의 얼굴을 하고 있지만 순수한 인물인 그윈플렌의 여정을 따라 세태를 비판하고 평등의 가치에 대해 깊이 있게 조명한 작품이다. 최첨단 무대기술과 독창적 무대 디자인, 격정적인 서사와 서정적인 음악을 통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 EMK뮤지컬컴퍼니의 대표작으로 박강현, 양준모, 민경아, 신영숙 등 링시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28일 오후 3시에는 국립현대무용단의 ‘스윙’이 상영된다. 스웨덴의 재즈밴드로서 정통 뉴올리언즈 핫 재즈 스타일의 스윙음악을 연주하는 6인조 밴드 젠틀맨 앤 갱스터즈의 음악과 뛰어난 테크닉과 섬세한 표현력을 가진 국립현대무용단의 시즌 무용수들의 리드미컬하고 경쾌한 춤이 어우러진 공연이다. 한시도 지루할 틈이 없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8~2019년 예술의전당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이다. 전석 무료. /윤희정기자

2021-08-09

국립경주박물관 ‘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운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최선주)은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 입학생을 모집한다.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 속에서도 교육으로 민족의 자긍심을 지키려고 노력했던 지역 선각자들의 뜻이 모여 1954년 문을 열어 올해로 68년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다. 신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강의 뿐만아니라 관련 체험교육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어린이들에게 호기심과 창의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오고 있다.‘제68기 경주어린이박물관학교’는 9월 4일부터 12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 총 14강좌로 이뤄지며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30분∼낮 12시 국립경주박물관 수묵당과 전시관 등에서 진행된다.올해는 어린이들이 신라의 건국과 성장, 신라의 금관과 성덕대왕신종, 금속품 제작기법, 신라의 불교미술, 문화재 복원 등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참여를 원하는 학생은 13일까지 국립경주박물관 누리집(http://gyeongju.museum.go.kr - 교육·행사 - 교육프로그램)에서 신청할 수 있다. 입학 정원(30명)을 초과할 때는 추첨을 통해 선발할 예정이다.국립경주박물관 측은 “균형 있는 이론교육과 체험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이 경주와 신라의 역사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9

청년 미술가 권군· 손위혁·오지은 초대

(재)포항문화재단은 지역의 신진작가를 발굴·지원하는 2021 청년작가전 ‘흔들리고 미끄러지는 떨림’ 전시를 오는 29일까지 포항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1층 전시실에서 연다.2021 청년작가전은 포항 지역의 청년 미술가를 선정·지원해 발표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차세대 지역 작가의 육성 및 미래지향적 문화예술생태계 조성을 도모하기 위해 마련했다.이번 전시에는 포항 출신 청년 출향작가 권군, 손위혁, 오지은 3명의 작가가 ‘흔들리고 미끄러지는 떨림’을 주제로 한 작품을 선보인다. 해와 달을 통해 되찾은 몸의 감각을 표현한 작가 권군(32)은 도예, 조각, 회화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생명력과 상호연결성을 일깨우는 작업을 주로 하고 있으며, 태양과 달을 오브제로 잃어버린 몸의 감각을 생생하게 회복하고, 생명체로서 겪는 ‘탄생-죽음-재탄생’의 순환을 다채로운 색과 상징, 패턴으로 담아내고 있다. 권군 작가는 홍익대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크푸르트 슈테델슐레 토비아스 레베르거 클래스에서 수학했다.손위혁(32) 작가는 파도치는 인터넷 속 정보들의 일시적 자극이 만든 새로운 균열과 그 균열의 반복적이며 중독적인 현상을 회화 작품들로 선보인다. 손 작가는 이러한 모습을 ‘대중, 일탈을 원함 - 매스미디어, 일탈을 보여줌’으로써 관계를 짓고 매체와 대중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탈적 형태를 조합하고 재구성 한다. 손위혁 작가는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지난해 첫 개인전 ‘멜로디랜드’를 시작으로 현재 서울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오지은(32) 작가는 ‘흔들리고 미끄러지며 떨리는 감각’을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회화들로 풀어낸다. 사적인 경험을 재현한 이미지로 ‘기억’과 ‘실제 사건’의 혼재 속에서 작업의 근간이 되는 기억을 왜곡된 형상으로 배치하며, 기억 속 이미지를 탈각하고 추가하는 반복적인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시각언어로 구성하게 된다. 오지은 작가는 국민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서울을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국립현대미술관 정부미술은행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9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 온 때수건 긍정적 삶 신나게 얘기하고 싶어”

“삶이 곧 행복이란 걸 많은 분과 함께 공감하고 싶었다고 할까요.”경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수미(51) 작가가 최근 즐겨 작업하는 작품의 소재는 때수건이다. 오랫동안 한국 고유의 매체인 한지를 이용한 오브제 작업을 통해 자유로운 선율과 응축된 에너지를 표현해오던 작가는, 올해 ‘경주미술인상’ 수상전시에서 때수건으로 제작한 작품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국인의 생활 정서 속에 깊게 자리하고 있는 때수건은 인생의 고단함을 위로하는 상징적 의미와 화려한 색감의 일상 속 오브제로써 독특한 존재 가치를 부여한다. 때수건의 거친 표면, 올이 풀린 실오라기, 시그니처인 검은 선을 활용해 박음질과 손바느질로 콜라주 작업한 사람 표정, 입체적 추상의 설치작품과 sewing drawing 으로 명명한 바늘땀으로 그린 작품들을 제작했다.지난 7일 경주시 소티마을에 있는 박 작가와 만나 나눈 그의 삶과 작품 이야기를 정리한다.-‘때수건’ 작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한지 오브제 작업을 하느라고 붓과 물감보다 풀과 가위를 사용하는 시간이 많고 견고한 화면을 오랫동안 대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색과 드로잉에 대한 갈증이 많았던 것 같다. 어느 장날에 시장을 돌아보다 리어카에 매달린 때수건이 그늘 하나 없는 화려한 색으로 펄럭이는 모습을 보고 그 찬란함에 가슴이 뛰었고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천이라고 생각했다. 2021 경주미술인상 수상전시를 준비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됐다. 그 과정은 무척 설레고 신나는 작업이었다.-작품 제작과정과 작품이 주는 의미를 소개한다면.△때수건은 일상의 노곤함을 위로하는 상징성과 보편성이 공존하는 매체로써 색과 마티에르, 섬유의 조직 등이 현재의 우리를 표현하기에 꽤 매력 있는 작업재료다. 천을 찢어 마치 물감이 물에 풀어져 종이 결을 따라 흐르는 느낌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얇은 조각을 겹쳐 색을 중화시키기도 한다. 얇은 평면의 천을 좀 더 견고하고 입체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일일이 주름을 잡아 박음질하고 그것을 또 이어붙여 큰 설치작품으로 제작한다. 늘 봐왔던 일상 속 소품이 다른 시각으로 구현될 때 얼마나 큰 에너지로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살면서 오직 한 가지만을 추구하는 것은 ‘절대 고독한 일’이 아닐까.△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 고독한 일’이 아니다. 우선 ‘오직 한 가지’가 무엇인지 평생 찾는 과정이 예술이다. 그래서 외로우면서도 분주하고 늘 깨어있어야 발견할 수 있으니 절대 고독으로는 작업을 이어갈 수 없다. 사유에서 대화에서 여행에서 무료함에서 일상에서 어디서든 작업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찾을 수 있다. 그래서 작가는 안테나로 구성된 유기체로서 삶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다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생겼을 때 작업으로 표현해 오랜 시간을 집중할 수 있는 바쁘고 행복한 사람이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작업을 계속할수록 자신을 객관화하는 연습이 되어서 자아에 매몰되지 않고 또 적확함을 찾아 집중하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욕심에서 벗어나 좀 더 자연스러운 인간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은 결코 삶과 분리되지 않는다. 결국 나에게 작업은 현실을 평정하게 바라보기 위한 삶의 루틴이다.-‘때창’ 연작을 발표하는 이유는.△흔히 다짐하는 ‘행복을 추구하는 삶’처럼 삶과 행복이 독립된 개념이라면 삶은 늘 행복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고달픈 일상의 연속일 뿐 행복은 늘 멀기만 하다. 이는 행복을 목적지로 둔 삶의 태도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경주에서 출토된 신라토우를 보며 당시의 일상을 꾸밈없이 즐겼던 그들의 삶의 태도에 깊이 공감하여 3년 전 ‘삶을 추다’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었다. ‘때창’은 이와 같은 맥락으로 현재의 긍정적 삶에 대한 태도를 이야기한다. 때수건 작업은 이제 시작 단계이고 여러 표현방법을 연구 중이다. 또 이 재료가 어디까지 표현될 수 있을까 기대되기도 한다. 선물처럼 나에게 다가온 때수건으로 긍정적 삶의 태도에 대한 이야기를 신나게 표현하고 싶다.- 올해 경주미술인상을 수상했는데 그림 인생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오랫동안 함께 작업하며 지내던 동료작가들이 주는 상이기에 가장 고맙고 가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작가는 늘 불안하고 지치기 마련이다. 잘 가고 있는지 맞는 길인지 항상 혼자 고민하고 방황하기 일쑤인데 이 상은 그대로 걸어가는 것을 응원한다는 위로처럼 느껴져 뭉클하기까지 했다. 우리끼리 주고받는 상이라지만 2021 경주미술인상 수상은 분명 내 작품활동에 큰 변곡점이 되리라 생각한다.-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언제나 좋은 작품으로 좋은 전시를 만나는 것이다. 하나의 전시가 다른 기회로 확장되고 다시 작업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8월 한 달 동안 경주 황리단길에 위치한 문화공간 황남정미소에서 때창 전시를 할 예정이고 그 후 영천과 대구 등지에서 그룹전이 계획되어 있다. 앞으로 해외전시와 아트페어 등 다양한 관람객을 만나 소통할 기회도 만들어야 하고 머지않은 날 작업공간과 소장공간, 주거공간이 분리된 참한 작업실에서 마음껏 어질러놓고 작업하는 꿈도 가져본다. 나와 주위 사람들이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고 싶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8

반드시 지켜나가야 할 ‘바다의 위대함’

최근 인류의 최대 이슈 중 하나인 해양오염 문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세계적인 해양생물학자 프라우케 바구쉐 박사의 ‘바다 생물 콘서트’(흐름출판)가 나왔다. 저자는 책을 통해 바닷속 놀라운 세계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세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와 가장 거대한 생명체가 공존하고 있는 바다의 공존공생 법칙부터 우리가 해안가를 걸으면 맡게 되는 오묘한 바다 냄새는 어디에서 생겨나는 것인지, 그리고 밤이 되면 수면 위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발광현상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지 등을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다. 또한 바다에 가면 인간의 감정이 요동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인간의 감정뿐 아니라, 인간의 운명과 생존, 더 나아가 지구의 생존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바다의 위대함에 대해 전하기도 한다.이 책에 소개된 바다에 대한 설명은 책에서 배운 것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바다 위에서 혹은 속에서 생활하며 체험하고 직접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해양생태계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들과 과학적 탐사의 결과들 그리고 저자 자신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어우러져 바다와 바닷속 동물들, 해양생태계 전반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하는 가장 완벽하면서도 흥미로운 책이라는 평가다.“어디에 있건, 우리는 바다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숨 쉬고 생활하는 모든 일상이 바다로 향하고 바다로부터 온다”고 말하는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서로 순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하며, 우리가 왜 바다를 사랑하고 지켜야 하는지 그 분명한 이유 를 알려준다.이 책의 핵심 가치는 세네갈 출신의 환경 운동가 바바 디오움이 1968년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총회에서 연설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인간들은 오직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을 보호한다. 우리는 오직 우리 자신이 이해하는 것만을 사랑하며, 우리가 배운 것만을 이해한다.” 저자 바구쉐 박사는 이 책을 통해 “내가 느낀 바다에 대한 사랑과 이 유일무이한 세계를 보호하려는 소망을 수많은 독자들의 마음속에서도 일깨울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서문에 적었다. 이 책은 더 많은 사람이 바다에 대해 알게 될수록 인간이 바다의 재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다음 세대가 살아갈 이 땅을 위해 지금 무엇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도록 돕기 위해 출간됐다.‘바다 생물 콘서트’에서 저자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동물인 플랑크톤에서부터 바다거북, 해달, 펭귄, 대왕고래, 심해 문어 그리고 각종 해조류와 산호에 이르기까지 바닷속 생태계를 이루고 있는 주요 생물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해양생물에 대한 최신의 데이터가 담겨 있는 책답게 한국어로는 명칭조차 만들어지지 않은 낯선 생물들도 다수 등장한다. 또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해양생물에 대한 정보까지 다채롭게 담겨 있다.평생을 바다에서 살아오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서 바다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내고 싶어하는 저자의 집필 의도에 걸맞게 조금도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게 해양생태계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쉽고 알기 쉽게 전달하고 있는 게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5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힘과 태도 ‘사랑’

태어나고 떠날 때까지, 우리는 참 많은 일들을 겪는다. 이 많은 일들 속에서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노력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 삶에 꼭 필요한 힘과 태도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고찬근 신부는 우리가 건강한 사회에서 서로 사랑하며 평화롭게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에 대해 끊임없이 깨닫고자 한다. 온유함이 가득한 세상을 바라며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그 단상을 ‘우리의 사랑은 온유한가’(달)에 묶었다.겸손의 진정한 의미, 고통과 행복을 받아들이는 방법, 미움보다 용서가 좋은 이유, 배려의 기쁨, 타인을 챙기는 지혜로움, 타인을 통해 자신을 알아가는 깨달음, 그렇게 타인과 자신을 사랑하는 일들에 대해 적었다.이 책에서 고 신부는 삶의 여정에서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가벼이 여기지 말라고 강조한다. 힘, 건강, 지식, 돈, 권력…. 이 모든 것들이 ‘사랑과 평화를 위한 도구’임을 알아야 한다고 전한다. 사랑의 힘, 진리를 섬기는 힘이 있을 때에 사회에 물과 공기와 햇빛이 차고 넘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온갖 어려움이 가득한 시대에 그래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을 상기시켜준다. 고 신부는 사랑을 강조하는 이유는 사랑만이 자신을 ‘자신답게’ 만들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그리하여, 자신을 알아가는 기쁨과 권리를 누릴 필요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이는 곧 오늘 하루를 평화롭게 살아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려운 일을 두려워하지 않고 견디는 힘, 슬픔의 크기를 작게 하는 힘, 용감히 반대할 줄 아는 힘, 타인을 용서하는 힘을 기른다면 오늘 하루는 자신을 사랑하며 평화로이 지낼 수 있게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5

지진·코로나 극복 전시연계 교육 프로그램 ‘숨의 기록’ 운영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12, 13일 양일간 시민을 대상으로 예술을 통해 포항지진·코로나19 팬데믹 등 재난 상황을 회복하고 위안을 전하고자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 ‘숨의 기록’을 운영한다.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와 함께 진행하는 이 교육은 시민들에게 현재 개최되고 있는 제16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전 ‘기억의 파동’의 전시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으로, 교육적 감상과 탐구 기회를 제공한다.‘기억의 파동’전은 제16회 장두건미술상 수상작가 김은솔의 개인전으로 포항 흥해 출신의 작가가 직접 마주한 포항 지진과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을 미디어 매체를 통해 재난의 이미지를 작품으로 선보인다.출품작 중 ‘알파와 오메가’는 작가가 포항 지진을 겪고 서울로 돌아가 두 도시에서 감각하는 지진의 심각성과 불안감의 차이를 몸소 경험하고 제작한 작품이다. 포항과 서울의 지진 데이터를 수집해 빛과 소리로 새로운 형태의 지진을 제시한다.시민들은 1차교육 ‘미술관 산책’을 통해 포항시립미술관에서 작가와 함께 ‘알파와 오메가’ 작품을 감상하고 작품 제작 과정을 이해한 후, 미술관 곳곳의 소리를 녹음해 소리 나는 캔버스 작품을 제작한다. 이어 2차 교육 ‘숨의 합주’는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교육실에서 명상을 통해 자신의 몸과 숨을 관찰하고 색, 속도, 온도 등으로 기록해 본다. 숨의 기록을 바탕으로 전도성 잉크로 드로잉 한 후 전자 악기로 제작해 합주해 보도록 했다.교육 신청은 11일까지 포항지진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www.pohang.go.kr/phtrauma) 또는 전화(054-270-4747)로 할 수 있으며, 선착순 10명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1, 2차 교육을 모두 참석할 수 있어야 신청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2021-08-04

조선의 충비 단량 이야기 ‘금줄을 걸어라’ 공연

조선시대 전설적인 충비(忠婢) 단량(丹良)의 이야기가 지역 예술단의 창작 마당극으로 무대에 오른다.포항향토무형유산원과 예심국악소리(대표 장임순)는 오는 14일 오후 5시30분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단량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는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를 공연한다.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는 현대를 살아가는 영일만 여인들의 삶을 해학적으로 그려가며 그 속에서 생명의 존귀함을 알고 끝내 지켜낸 노비 단량의 이야기를 연기, 춤, 노래가 어우러진 완성도 높은 마당극으로 그려낸다. 예심국악소리 마당극 ‘금줄을 걸어라’ 포스터. /예심국악소리 제공 1452년 수양대군이 정권을 잡기 위해 계유정난을 일으키자 영의정 황보인도 첫째와 둘째 아들, 두 손자와 함께 죽음을 맞게 됐다. 이렇게 황보 씨의 대가 끊길 위기에 처하자 계집종 단량은 젖먹이였던 황보인의 어린 손자 황보단을 물동이에 숨겨 피신했다. 그렇게 서울에서 포항 구룡포까지 천 리 가까이 도망친 이들은 구룡포에 터를 잡고 살게 된다. 이렇게 황보 일가는 단량의 목숨을 건 희생을 시작으로 근 300년간 몸을 낮추고 간신히 맥을 이어갔다. 정조 때가 되어 누명이 풀리고 나서야 황보 씨 가문은 다시 살아났고 단량의 고마움을 기려 비석을 세웠다. 예심국악소리는 그동안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충비 단량 공연을 통해 주인을 위해 몸과 마음을 바친 노비 단량의 희생정신과 생명 사랑 정신을 되새기고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 성동리 뇌성산 기슭에 자리한 광남서원에 세워진 단량비를 널리 알리기 위해 공연을 기획했다. 10여 명의 출연·스태프 진은 섬기던 주인의 대가 끊기지 않도록 자신의 몸과 마음을 아끼지 않고 헌신했던 단량의 이야기를 시민들에게 전하기 위해 오랜 연습을 거쳤다. 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 예심국악소리 대표 장임순 씨가 대본을 쓰고 박지명 씨가 작곡을 맡았으며 7명의 어린이들이 연기를 맡아 포항의 소리와 포항의 이야기를 전통 마당극 기법으로 살려 해학적이고 감동 있는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장임순 예심국악소리 대표는 “예로부터 금줄은 악귀를 몰아내는 경계의 의미와 신성한 곳을 상징하는 벽사진경(辟邪進慶)의 의미를 담고 있다. 생명의 존귀함을 담고 있는 금줄을 통해 뜻하지 않은 일상의 어려움을 잠재우고 새 생명의 탄생과 생명의 존귀함을 몸속까지 품고 있는 영일만 여인들의 모성애를 통해 다시 일어서는 영일만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한편, 포항 토속민요 전승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임순 대표는 2014년 포항에서는 최초로 포항 토속민요 공연을 시작해 화제를 모았으며 2019년 마당극 ‘석곡뎐’에 이어 두 번째 포항역사 인물로 단량의 이야기를 마당극으로 선보여 포항역사 알리기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4

8월에 눈이 내린다고요?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주낙영)이 한여름밤을 시원하게 하는 ‘8월에 눈내리는 예술의 전당’ 프로그램을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오후 7시30분 경주예술의전당 야외공연장인 어울마당 무대에 올린다.‘8월에 눈 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2021’은 경주예술의전당의 대표 여름 레퍼토리 공연으로 매년 여름밤에 눈을 내리는 특수 효과를 통해 선보이는 이색 문화바캉스 프로그램으로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기획 제작 사업에 공모해 당선된 민간 우수 사업이다.올해는 경주의 공연 예술 단체의 실연 기회를 확장하고 지역민에게 경주예술의전당의 문턱을 낮추고 문화 예술의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고자 제작됐으며 전 연령 관람 가능한 무료 공연으로 진행한다. 경주문화재단의 지역예술인지원사업 등을 통해 발굴된 EL팝스오케스트라, 혼성중창단 솔라즈, 계림국악예술원, 소울일렉밴드, 플로리스트 윤시윤, 클래식 기타리스트 곽진규 등 총 13팀의 70여 명이 출연할 예정이다. 팝페라 콘서트, 국악 콘서트, 클래식의 밤, 포크 콘서트를 주제로 열리며 특히 마지막 날은 4일간의 공연을 갈무리하는 각 공연 별 하이라이트 레퍼토리를 통해 ‘8월에 눈내리는 경주예술의전당’ 시리즈의 화려한 막을 내린다.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로 지친 시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소하는 안심 방역 체계로 운영한다.안심콜 체크인과 좌석간 거리두기를 진행하며 문진표 발열체크를 완료한 관객들에 한해 입장팔찌를 배부한다.관람 문의는 경주예술의전당 전화(1588-4925)와 홈페이지를 통해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

국립정동극장 창작뮤지컬 ‘용화향도’ 특별 프로모션

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가 여름방학과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두 가지의 특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1+1 특별할인’ 프로모션은 17일부터 9월 4일까지이며, ‘경주 특정 문화관광지 할인’프로모션은 9월 30일까지 진행되며, 기간 내 50% 할인된 전석 1만원에 관람할 수 있다.‘경주 특정 문화관광지 할인’ 프로모션은 경주의 대표 문화관광지인 국립경주박물관, 동궁과 월지에 방문 후 입장권 혹은 방문 인증사진을 지참할 경우 ‘용화향도’ 공연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예매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국립정동극장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티켓,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2011년부터 지역의 역사·문화를 소재로 한 지역브랜드 공연을 선보인 국립정동극장이 올해 두 번째로 선보이는 창작뮤지컬 ‘용화향도’는 뮤지컬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창작진들과 신예 뮤지컬 배우, 내공 있는 한국무용수들의 출연, 깊이 있는 서사와 메시지를 담고 감각적인 음악, 신라 시대 전쟁터를 구현한 웅장한 무대장치, 의상 등으로 볼거리를 제공하며 관람객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창작뮤지컬 ‘용화향도’는 신라 진평왕 시절 화랑 김유신과 김춘추 등의 역사적 인물과 삼국사기에 기록돼 있는 ‘낭비성전투’를 재조명해 김유신과 그가 이끌었던 ‘용화향도(龍華香徒)’의 활약상과 감동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국립정동극장 경주브랜드공연 창작뮤지컬 ‘용화향도(龍華香徒)’는 3월 30일부터 11월 27일까지 일, 월요일을 제외한 주 5회 공연으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상설 공연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1-08-03